작년 코로나 사태로 인한 주식시장 급락을 신호로, 급락 이후 반등이라는 경험법칙을 습득한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하면서, 동학개미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시중의 저금리를 배경으로하는 유동성을 바탕으로 부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오면서, 급기야는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주가는 회복했고, 역사상 처음으로 주가지수 3000을 넘어서게 되었다.
신문지상에서도 연일 주가 최고치를 자랑하는 기업에 대한 이야기이고, 증권사 리포트들도 매수추천 일색이다. 리포트에서 추천한대로 주식을 살 것 같으면, 코스피200에 들어가는 모든 기업의 주식을 담아야 할 판이다.
문제는 많은 투자자들이 단순한 소문, 뉴스기사, 혹은 어설프게 알고 있는 차트기법을 갖고 투자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작전주 세력이 주가를 부양하는 방법과 그런 정황들이 어떻게 공시에 녹아들어가 있는지를 알기 쉽게 설명해 주는 책이다.
차트매매기법을 알고 나면 이것으로 주식시장의 모든 돈을 쓸어 담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명심해야할 것은 차트는 시장, 특히 세력의 발자국일 뿐이고, 결과일 뿐이다. 차트도 좋고, 뉴스, 실적분석도 좋지만 주가가 움직이기 전에 나타나는 공시의 신호를 포착하는 것이 가미된다면 투자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공시의 내용과 그 의미를 파악하는 것은 일반 투자자에게는 어렵다. 이 책은 실제 공시내용과 그것이 의미하는 바에 대해 예시를 통해 알기쉽게 설명함과 동시에 몇 개월에서 1년여에 걸치는 공시의 흐름과 주가패턴을 통해 매수시점과 매도시점을 명쾌하게 제시하고 있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사업보고서, 공시, 뉴스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이 책은 사업보고서와 공시에 담긴 의미와 향후 주가추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합리적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가이드하고 있다. 이제 찌라시를 바라보면서 투자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꾸준히 공부하면서 자신만의 투자철학을 만들어갈 때다.
마지막 챕터에 소개된 '세력을 인터뷰하다'의 내용은 마치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머니게임 앞에서 친구도 적도 없는 상황 속에서, 불법과 합법사이를 오가는 게 현실이다. 세력의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세력의 패턴을 이해해서 주식투자로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서, 더 나아가 회사경영진이라면 세력에게 당하지 않기 위해서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 본 리뷰는 출판사 지원을 통해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 잘 짜여진 세력주는 매도물량을 계획 없이 쏟아내지 않는다. 매도주문을 누군가가 매수로 받아 주도록 이미 설계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물량이 옮겨지면 이후의 과정을 따라서 주식 병합을 하거나, 감자를 하는 식의 시나리오대로 진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은 대략 3개월 전에 진단할 수 있다. 세력을 모르면서 세력 운운하는 사람들은 어떤 테마주에 갑자기 세력이 들어왔네, 그래서 한 달 만에 주가를 올리네 마네 확신에 차서 말하곤 한다. 하지만 세력들은 사전 작업을 위해 1년 정도의 계획을 세워 입장한다. 어떤 사람들은 시총이 크지 않은 종목에서 외국인의 매도세를 탓하기도 한다. 이제는 많이 알려진 내용이지만 세력은 외국인 창구를 통해서 순매수를 조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주식시장에 서 진짜 외국인 투자기관이 중소형 개별 종목을 순매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소형 개별 종목에서 확인되는 외국인 수급은 대부분 외국계 창구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래서 개인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외국인 순매수를 추종하기보다 국민연금의 흐름을 주시하는 게 더 낫다. 갑자기 매도물량이 나왔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실패를 합리화하려는 그럴듯한 핑계를 찾는 것 에 불과하다.
- 세력의 자금은 출처와 성격에 따라 자산운용사, 창투사, 벤처캐피털, 대 부회사 등을 통해서 유입된다. 자금과 계획을 세팅한 후 세력으로 공시 에 등장할 때는 '사모투자합자회사'라는 구조의 최대주주로 나타난다.
* 세력의 최소 기대수익률은 분기별로 투자금의 30%이다.
* 경영권을 확보하지 않는 최대주주변경은 단기간 내 주가 부양을 노리는 경우가 많다.
* 경영 참여 목적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되면 작업 시작 단계로 보고 주목하자. 특히 사모투자합자회사(사모펀드), 투자조합의 외형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되면 매수 타이밍으로 볼 수 있다. 단, 이미 30%이상 급등한상태라면 매수하면 안 된다.
* 벤처캐피털(VC)을 통한 사모투자합자회사는 대부분 이자 놀음에 집중한다. 최대주주가 되기 위한 지분확보 시 CB나 BW를 적극적으로 활 용하는데, 이유는 유상증자나 구주 매입은 이자가 없지만 CB와 BW는 지분에 더해 이자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가가 상승하면 전환권 을 행사해 시세차익도 거둘 수 있다.
* 사모투자합자회사(사모펀드)의 구조로 최대주주가 들어오면 꼭 확인할 것이 펀드에 붙는 명칭이다. 세력이 준비해둔 재료가 무엇인지 뚜껑을 열어볼 기회로 삼아야 한다.
* 시총을 늘리는 최대주주변경 이벤트는 반드시 유상증자가 수반된다. 만일 유상증자에 실패하면 주가는 정체되고, 전체 계획도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 유상증자가 한 번 엎어지면 이후에도 계속 불발되는 경우가 많다.
- 조합이 최대주주가 되면서, 비슷한 흐름이 확인된다면 단기간에 수익을 낼 수 있는 확률이 높다. 즉, 조합이 부동산 개발 사업권을 목적으로 일반 기업을 인수하는 경 우 여러 조합원의 자금이 순차적으로 나뉘어 투입되는데, 이 과정에서 기업가치는 증대되고 해당 기업의 주가도 지속해서 상승하는 것이다. 특별히 투자조합이 세력의 주체로 나서면 투자자와 자금의 출처가 쉽게 노출되지 않아 세력의 입장에서는 스텔스 기능을 탑재한 무기처럼 작용한다. 이런 이유로 무자본 인수를 추진할 때 투자조합의 주체가 자주 등장한다.
1. 인수대상 상장사의 시총이 2천억 원 이상일 경우
* 경영권을 먼저 내주는 경우가 거의 없고, 주식양수도 계약으로 최대주주가 먼저 변경된다.
* 중장기적인 목적을 가지고 회사의 사업성에 승부를 거는 M&A가 대부분이라 안정적이고 이자가 적은 자금이 조달된다.
* 실적과 시장의 분위기를 반영하면서 움직인다. 최대주주는 기업이 가 지고 있는 재료나 미래가치를 활용해서 시너지를 창출하면서 성장시키기 위해 경영적 요소에도 인풋을 많이 투입한다
2. 인수대상 상장사의 시총이 2천억 원 미만일 경우
* 주식양수도 계약보다는 CB나 BW를 통해 진행되곤 한다.
* 사채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아 작전을 위한 비용도 커진다. 이런 이유로 단기적인 목적에서 주가 부양에 초점을 두고 이벤트가 전개된다.
* 호재성 재료가 나올 때 성급하게 시세를 분출하려는 움직임과 거래량을 보인다.
- 보통 무기명식 무이권부 사모전환사채의 발행 목적을 운영자금 조달로 공시하는데, 해당 공시 이후 20일 이내, 최대주주가 변경된다면 세력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따라서 최대주주변경 공시가 나왔을 때를 매수 타이밍으로 볼 수 있고, 경영권이 바뀌면서 거래량이 많이 터지는 시점을 매도 타이밍으로 이해하면 된다.
* 최대주주변경을 수반하는 주식담보제공 계약체결'이 공시될 경우 신 사업 진출 관련 공시가 나올 때를 기다렸다가 매수 타이밍으로 진입할 수 있다. 매도 타이밍은 액면분할(주식분할) 결정 관련 공시가 나올 때로 20% 안팎의 수익률을 노릴 수 있다.
*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혹은 전년 대비 1% 이상 회복되고, 대주주지분이 10% 이상, 부동산 자산이 시총의 20% 이상인 종목은 주식담 보대출을 받았던 당시 주가를 대부분 방어한다. 이런 조건에서 유상증 자 공시가 나오는 때가 매수 타이밍이다. 단, 매수가는 주식담보대출 당시의 주가(주당 담보설정금액) 대비 +6% 이하에서 한다. 유상증자공시 이후 주가가 15~20% 상승하고, 이어서 M&A 공시가 나왔음에 도 주가가 더 오르지 않는다면 매도하여 수익을 실현한다.
* M&A를 통한 신사업 진출은 주식교환 방식과 EB발행을 통해 진행되 므로 자금이 필요치 않거나 최소한의 자금으로도 가능하다. 이후 본격 적인 주가 부양을 위해 지속적으로 신사업과 신규투자에 관한 내용을 언론에 노출하면서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이 시점으로부터 1~6개월에 한해서 주가는 상승세를 보인다.
* 신규투자는 부동산을 담보로 필요한 자금을 융통한다. 자산의 규모가 비교적 크기 때문에 레버리지를 일으키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특히 골프장은 대지와 회원권 등으로 담보부 대출을 받기 훌륭한 자산이다.
- 상장사가 신규 사업에 진출하거나 사업을 확장하면서 여러 비상장사를 공격적으로 인수하고 이들을 흡수합병 형태로 우회상장시키는 전략에는 나름의 계산이 깔려 있다. 주식교환을 통해서 회사를 인수하고 신사업을 하는 만큼 초기 자본지출에 대한 부담이 없고, 여러 회사와 연결돼 있으면 그중 한 회사만 대박을 터뜨려도 모기업의 주가는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자금 사정과 전략에 유리하도록 비상장사의 가치를 부풀리거나 축소하는 일도 수월하다. 물론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다양한 비상장사를 인수하게 되면 각각의 비상장사는 서로 눈치를 보면서 상대방이 열심히 움직여 주길 바라고, 자신들은 무 임승차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이러한 리스크를 예방하기 위해 이면 계약 등의 통제 수단을 활용하기도 한다.
- 특수관계인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게 공시되면 세력이 인수한 가격 에서 ±15% 사이는 매수 가능한 영역으로 수익이 날 확률이 높다. 유상증자 날짜가 정해진 상태에서는 주가가 하락해도 유상증자 납입이 되면 주가는 치솟는다. 세력은 급등한 주가를 유지하기 위해 단일판매·공급계약체결 공시를 낸다. 준비된 계약 건이 없으면 단순한 기재정정을 통해 과거 계약체결 공시를 재탕하기도 한다. 이때부터는 분할로 매도한다.
- 외국인은 보통 수백 억 원에서 수천억 원 규모의 자금을 집행하므로 상식적으로 봐도 시총 2,000억 원 미만의 종목과는 거리가 멀다. 순수한 외국인 투자 자금은 제한된 몇몇 우량주로 들어가기 마련이다. 그런데도 HTS를 보면 2,000억 원 미만의 종목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발생한다. 그런 외국인 수급은 주의해야 한다. 세력이 주로 활동하는 코스닥 중소형 종목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들어온다는 것은 정상적인 외국인 매수와 성격이 다르다. 전형적인 세력주에서 보이는 외국인 순매수는 사전에 협의된 매수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즉, 외국인의 순수한 자금이 투입된 게 아니라 신탁 계약을 맺은 외국 계 창구를 통해서 세력이 매수 주문을 넣는 것이다. 결국 외국인의 수급 으로 종목을 꾸미고 싶은 세력이 자금의 실제 주인이다. 번거롭게 외국인의 수급으로 꾸미는 이유는 앞서 설명했듯이 개인 투자자들이 외국인 수급을 추종할 뿐만 아니라 주가가 하락해도 외국인 유입이 보이면 안 도하기 때문이다. 세력의 입장에서는 남은 물량을 떠넘기기 좋고, 주가 수준을 유지해야 할 때 개인 투자자들이 팔지 않도록 시간을 끄는 좋은 장치가 된다.
- 세력주에서 거래량이 과도하게 터지면, 안 좋은 타이밍이다. 이는 세력의 입장에서 컨트롤이 안 되기 때문이다. 세력은 15~20% 정도의 지분을 가지고 작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유 지분이 그 이하가 되면 유통물량을 통제하기 어려워져 주가 의 방향성과 시세 분출 타이밍에 엇박자가 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 가 1,000원인 종목을 세력이 인수해서 목표가로 2,500원을 잡았을 경 우, 1,000원부터 2,500원까지 이 모든 상승폭을 세력이 만드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세력이 준비한 아이템과 공시를 활용해서 만들어 내는 주가는 현재가의 80% 상승 수준인 1,800원이다. 그럼 나머지 700원에 대 한 추가 상승폭은 누가 만들어 낼까? 바로 목표가 부근에서 세력이 내놓 는 호재성 기사를 보면서 몰려드는 개미와 거래량이 터질 때 세력의 진 입으로 착각하고 줄줄이 진입한 수많은 개인 투자자가 만들어 낸다. 단일판매 공급계약도 이 무렵에 사용된다. 이때부턴 개미들끼리 강한 매 수세를 형성하고 주가를 올리면서 세력의 목표가를 만들어준다. 물론 세력이 주당 1,000원에 지분을 매수하더라도 통상 경영권 프리미엄과 기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실제 매집 원가는 40%를 더한 1,400 원 정 도라고 봐야 한다. 때문에 1,800원 수준의 주가를 만드는 것은 세력에게 큰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1,800원에서 2,500원이 되는 구간은 세력도 시장에 맡기고 지켜봐야 하는 시기이다. 그래서 거래량이 과도 하게 터지면 세력은 물론 그 누구도 주가의 상승폭을 알 수 없는 구간이 되므로 세력만 보고 들어가는 타이밍이라고 하기에는 한 박자 늦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과도한 거래량으로 당일 상승을 보일지 모르나 이후 추세는 하락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이란 자기 회사 주식을 취득하되 직접 사지 않고 금융기관에 매수를 맡긴다는 말이다. 말도 어려운데 그 안에 숨은 맥락을 알기란 더욱이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은 회사가 자사주를 매입한다는 소식이 들리면 의심의 여지없는 호재로 받아들인다. 실제로 관련 공시에는 자사주 매입의 목적으로 주가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라고 기재하면서 투자자의 기대감을 자극한다. 물론 관련 공시 이후에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있지만, 실제 상승폭은 작거나 오히려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 주식 시장에는 누구에게나 알려진 공짜 점심은 없다고 봐야 한다.
- 회사가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두 가지 방식에 대해 알아보자, 회사가 직접 자기주식을 사들이는 자기주식취득과 금융기관에 자 기주식 취득을 위탁하는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이 있다. 자기주식취득은 3개월 내 반드시 예정된 수량을 취득해야 하고, 취득 후에는 6개월 간 매도가 금지된다. 6개월이 지나서 매도하면 3개월간은 다시 재매수 할 수도 없다. 이렇게 매수와 매도가 자유롭지 않음에도 자기주식취득 을 선언하는 건 현시점부터 주식의 가격에 신경 쓰지 않고 반드시 매수 하겠다는 회사의 강한 의지로 볼 수 있다. 반면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은 취득 기간이 6개월에서 1년으로 유동적이고, 매수 후 1개월만 지나면 매도가 가능하다. 매도 이후에도 1개월이 지나면 다시 재매수할 수 있다. 회사에 사정이 있거나 경영진에 변신 이 생기면 자사주 매입을 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투자자의 관점에서 자 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이 반드시 호재만은 아닌 이유이다. 게다가 신탁계 약은 연장이나 해지가 자유로워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의 해지' 공시 가 밥 먹듯이 자주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업 편의를 위한 제도 로 낙인찍히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매수와 매도 제재기한이 1개월이고, 반드시 수량을 채워야 하는 것도 아니므로 회사가 직접 자사주를 사고 팔면서 차익을 낸다는 것이다. 내부사정을 훤히 아는 회사가 직접 자사주를 가지고 매매하므로 수익을 낼 수밖에 없는 구조다.
- 주식 시장이 대세 하락기에 있거나 폭락장이 이어질 때는 더 많은 기업이 자사주취득 신탁계약을 공시한다. 물론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주가를 방어하기 위한 상장사의 순수한 노력이자 주주를 배려한 결정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이 실제로는 더 많다. 이들은 주가의 하락기에 자사주를 매입하고, 반등할 때 차익을 실현한다. 자사주 매입 공시를 보고 매수에 가담한 개인 투자자들은 자신이 투자한 회사에 소중한 투자금을 내어주는 꼴이다. M&A 세력도 이런 자사주취득 신탁계약을 활용한다. 보통 시총 2,000억 원 미만의 소형주에서 자사주취득 공시 이후 눈에 띄는 변동성을 보인곤 하는데, 시총이 2000억 미만이면서 자기주식취득 신탁게약을 공시했다가 얼마 후에 해지 공시를 한다면 주목해야 한다. 해지 대신 제3자 배정으로 유상증자를 받을 주체를 설정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로 납입된 자금은 추가 대출을 받는 데 활용되고, 이 무렵 CB도 발행하면서 회사는 지속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모인 현금으로 저점에 있는 자사주를 계속 매입하며 주가상승을 준비한다. 유상증자와 CB 물량도 공모한 주체를 통해 계속 매집된다. 때가 무르익으면서 준비된 호재들이 슬슬 나오고 자사주 매입 소식은 다시 부각된다. 자사주 매입으로 유통물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주가는 더욱 가 볍게 급등하기 시작한다.
- 매출도 낮고 이자비용과 신사업 명분으로 사용할 잉여금도 바닥난 회사라면 어떨까? 세력에게는 이렇게 껍데기만 남은 회사도 이용할 여지가 있다. M&A는 Peart과 Shell이 결합하면서 부가적인 가치 와 시너지를 창출한다. 펄은 특화된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하고 실적도 뒷받침되는 비상장 기업 혹은 그런 사업 아이템을 의미한다. 셸은 상장되어 있지만 매출, 재무, 사업성 등 부실이 극에 달해 말 그대로 껍데기만 남은 기업이다. 이런 경우 펄은 우회상장을 위해 껍데기 회사 인 쉘을 인수하고, 상장사의 위치에서 사업전략을 이어간다. 이처럼 순 수하게 기업의 성장에 드라이브를 거는 M&A가 있는 반면, 단기간의 자 본차익을 위해 펄과 공모된 각본으로 진행되는 M&A도 있다.
- 전자공시나 경제신문을 보면 자산재평가'와 관련된 내용을 종종 접할 수 있다. 자산재평가는 호재로 작용하는데, 기업이 보유한 부동산 등 의 유형자산을 재평가하면 대부분 과거에 계상되었던 장부가격보다 높 게 평가되기 때문이다. 이는 기업의 재무제표에서 자본총계를 늘리면서 부채비율을 낮추고, 결과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높여준다. 자산재평가 결과' 공시가 뜨고 장부가보다 높은 평가액이 확인되면, 주가에도 호재로 작용한다. 결과 공시 이전에 좀 더 빠른 대응도 가능하다. 자산재평가 실시 결 정’ 공시가 난 후 해당 부동산의 위치를 체크해서 입지가 좋은 곳으로 확인된다면 대부분 재평가 이후 자산의 가치가 올라간다고 볼 수 있다.이와 반대로 주의해야 할 가치평가도 있다. 유형자산을 양수할 때나 비상장 기업의 주식을 거래할 때는 적정 가치를 판단 받는 과정을 거쳐 야 한다. 이때 회계법인, 신용평가회사 등을 통해서 외부 평가를 받게 되 는데, 비상장사는 특징상 가치평가에 주관적인 요소가 많이 개입될 수 있다. 특히 기술이나 특허 등은 미래가치를 과대평가할 수 있는 좋은 명분이 된다. M&A 세력이 이러한 과대평가를 실행하는 경우는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기획된다. 준비된 유무형자산과 비상장 기업이 있고, 평가를 부풀릴 명분도 마련되어 있으며, 얼마큼의 평가를 받아 거래할지 미리 조율된 각본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과대평가된 유형자산과 비상장사 주식의 양수에 지출한 돈은 결국 그들이 만들어 놓은 흐름을 따라 일부 수수료만 제하고 고스란히 세력에게 들어온다. 앞서 세력에게 매출은 중요치 않고 잉여금만 넉넉하면 된다고 했던 또 다른 이유다. 메자닌 채권을 통해 이자수익으로 가져가든, 자산의 양수도와 비상장사 인수 등 신규사업과 신규투자를 명분으로 챙겨가는 잉여금은 그들에게 좋은 먹잇감이다.
- 전자공시에 올라오는 재무제표를 보더라도 그 수치에 맹신하면 안 된다. 특히 영업(잠정)실적(공정공시)'은 더 주의해야한다. 잠정 실적의 경우 확정치가 아닌 잠정치로서 향후 확정치와는 다를 수 있다고 분명히 명기하고 있음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이를 무시하고 재무제표니까 믿을 수 있는 정보겠지'라며 넘겨버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잠정치에 불과한 호실적을 뉴스로 내보내 주가를 상승시킨 후 적자 수준의 확정치를 공시하면서 주가가 폭락하는 일이 실제로 자주 발생하고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 52주 신저가 종목 가운데 갑자기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 공시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는 매수 신호로 해석하면 된다. 단순히 1년 중 최저가로 가장 쌀 때니 매수하라는 게 아니다. 폭락장을 겪어본 투자 자라면 여기저기 신저가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52주 신저가는 상장 이래 신저가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 하지만 52주 신저가인 상황에서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 공시가 나온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는 이해가 얽힌 특수관계인 사이에 향후 시세 분출을 앞두고 지분에 대한 교통정리가 됐다는 것으로 이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3자의 손을 빌리든, 개별 출자로 대량 보유를 했든 이제 주가를 띄울 준비가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 기업이든 세력이든 주가를 방어해야 할 상황에서 돈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이때 등장하는 게 '타법인주식 및 출자증권취득 (or 처분) 결정' 공시다. 기업이나 세력이 주가를 방어할 여력이 없을 때 그들이 소유한 자회사나 타법인 주식을 양도하는 경우가 있고, 오히려 취득해서 더 많은 자금 레버리지를 만드는 경우가 있다. 기업에 돈이 없어서 소유하고 있던 타법인 주식을 양도하고 유동성을 확보해 급한 채무를 정리하거나 주식을 사들여서 주가를 방어하는 건 쉽게 이해가 된 다. 하지만 타법인 주식을 취득한다고 하는 것은 언뜻 생각하면 이해가 안 될 수 있다. 후자에 대해서 좀 더 설명하면 이렇다. 주가 방어를 위해 돈이 필요 한 기업과 세력이 타법인 주식에 출자해 취득한다. 취득에 사용된 자금 은 공모된 계약이므로 다시 세력에게로 돌아온다. 이후 출자한 자회사 의 주식으로 EB를 발행해서 자금을 융통한다. EB는 회사의 주식은 물론 자회사나 투자한 회사의 주식으로도 채무 상환을 대신할 수 있다고 했다. 즉, 타법인 주식을 취득한 것은 이렇게 EB를 통해 자금을 융통한 후 해당 채무를 상환하기 위해 계획하고 준비된 것이다. 결국 EB를 발 행해서 돈을 끌어다가 쓰긴 썼는데, 상환할 때는 돈이 필요치 않은 구조인 것이다. 당장 하락하는 주가를 방어할 돈이 없을 때, 공모한 다른 타법인 주식을 취득하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또한 EB는 CB나 BW에 비해서 기준가보다 할증된 가격으로 발행 가능하다는 점에서도 회사에 유리한 채권이다. 즉 25% 하락한 종목이 주 가 방어를 위해서 '타법인주식 및 출자증권취득결정' 공시를 냈다는 것은 취득한 주식으로 EB를 발행해 더 큰 규모의 자금을 빌리겠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런 과정에서 회사의 시총이 불어나는 효과도 얻게한 목적으로 '타법인주식 및 출자증권취득결정'을 한다면 세력의 파트나 필요 자금을 추가적으로 회사에 투입하기도 한다.
- 매수 타이밍은 타법인주식 및 출자증권취득 (or 처분 결정 공시가 나올 때, 혹은 이후 취득 출자한 증권을 통해 EB, CB, BW 등을 발행하는 때로 보면 된다. 매도는 매수 타이밍 기준으로 약 30~40% 수익을 목표로 한다.
- 대표와 최대주주가 전주나 사채업자를 찾아갈 땐 M&A 구조가 필요치 않다. 단순히 주가를 부양하면 되는 거래일 뿐이 다. 특별히 사채업자를 찾아갈 땐 그들의 지분으로 담보대출을 받으려 고 하는 것인데, 이때 대출사고가 자주 일어난다. 때에 따라서는 궁지 에 몰린 대표와 최대주주가 도저히 못 갚을 것을 알면서도 최대한 대출 을 당긴 다음 도망갈 준비까지 다 해놓고 사채업자를 찾아간다. 만약 운이 좋아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목숨 걸고 베팅한 대표와 최대주주는 두둑이 한몫 챙기는 것이다. 그래서 대주주의 담보대출 공시를 잘 봐두면 때때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사채업자는 대주주담보대출로 끝내지 않고 이미 발행된 BW를 몰아서 받는다. 즉 이자만 먹는 것이 아니라 주가 부양을 통한 차익 실현을 위해 총알을 준비해 놓는다. 대주주의 담보대출 공시 이후 누군가 BW를 몰아서 챙겨가는 공시가 보이면 기회로볼 수 있는 이유이다. 하지만 이렇게 무리수를 두고 대주주담보대출로 탈탈 털어먹은 종목은 약 3년간 주가의 바닥에서 헤어 나오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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