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중 전쟁 전까지만 해도 반도체는 미국 기술로 만든 '산업의 쌀'이 었지만 이젠 '적을 궁지로 몰아붙이는 무기가 되었다. 제조 시대에 는 철이 산업의 쌀이었지만 정보 시대에는 반도체가 산업의 쌀이 되 었다. 미·중의 기술 전쟁이 시작되면서 반도체는 중국에서는 '심장', 미국에서는 '안보'로 격상되었다.
미국과 중국은 안보를 지키고 심장을 확보하는 데 봐주기나 양보 가 없다. 1986년 G1 미국과 G2 일본 사이에서도 10년에 걸친 반도체 전쟁이 있었다. 그러나 미국 레이건 대통령 시대의 미·일 반도체 전쟁은 산업의 주도권을 두고 싸운 전쟁이었고 같은 민주주의 국가끼리의 싸움이었다. 하지만 2023년 바이든 대통령 시대의 미·중 반도체 전쟁은 다르다. 산업의 주도권이 아니라 국가 안보를 두고 싸우는, 민주주의와 사회주의 국가의 체제 간 패권 전쟁이다.
해양의 시대에는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했고, 산업혁 명 시대에는 에너지를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했지만, 4차산업 혁명 시대에는 반도체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지금 손톱 크기의 1/3이 채 안 되는 작은 칩Chip 속에 패권 전쟁에서 승리하는 비밀 코드가 숨어 있다.
- 미국은 트럼프 정부인 2018년부터 중국과 3년간 무역 전쟁을 했다. 하지만 세계 1위의 무역 대국인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미국은 승리하지 못했다. 미국의 대중국적자는 더 커졌고 무역 규모는 더 늘어났다. 그래서 미국은 바이든 정부 들어서 전략을 바꾸었다. 중국이 치명적으로 약한 반도체 기술 전쟁을 시작했다. 제조 시대에는 석유 공급을 끊어서 전쟁을 끝냈지만,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데이터 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반도체의 공급을 끊어 버리면 간단히 전쟁을 끝낼 수 있기 때문이다.
- 미·중의 반도체 전쟁에서 옆에 서서 구경하던 한국이 미국에서 날린 짱돌에 맞았다. 미국에 첨단 반도체 공장을 착공하고 삽질을 시작한 한국은 미국의 황당한 반도체 보조금 지급 조건과 심사 기준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한국은 미국 공장을 착공하고 나서야 비로소 미 국으로 보면 국부 유출을 막는 기막힌 지혜지만, 한국의 입장에서는 '보조금의 덫'에 걸렸다는 것을 알았다.
TSMC는 삼성보다 많은 40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했는데 막상 착 공하고 나니 난관이 많다. 엄살이 포함되긴 했지만 TSMC는 인건비, 미국산 사용 허가 규정 준수, 인플레의 영향으로 공사 비용은 대만의 4배, 생산원가는 50~100% 높을 것이라며 우는소리를 한다.
TSMC는 미국의 반협박에 어쩔 수 없이 미국에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지만 속으로는 삼성을 제치고 미국 고객을 싹 다 잡아 보겠다 고 생각했다. 하지만 미국식 제도와 대만식 관리의 충돌에 한숨짓고 있다.
첫째,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공급망의 결핍으로 제조 원가가 급상승할 판이다.
둘째, 구글·아마존 같은 인터넷 회사나 퀄컴· AMD 같은 칩 디자 인 회사에서 커피 마시며 컴퓨터 보면서 일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 하는 미국의 고급 엔지니어링 기술자들을 방진복에 3교대 하는 반도 체 공장에서 관리하는 것이 최대 난제다.
셋째, TSMC 공장은 고객의 비밀 관리를 위해 모든 직원의 카드 출입증을 통해 직원들의 행동을 분석한다. 공장에서 핸드폰 사용 금 지는 물론이고 사무구역에서조차도 최소한의 기능만 있는 블랙베리 휴대폰만 가지고 업무해야 하는 까다로운 규정이 있다. 이런 문화에 서 미국의 개인 프라이버시 보호와 인권을 따지는 노동자들을 관리 하고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
넷째, 돈으로 건물을 짓고 장비는 사지만 문화를 사지는 못한다. 미국 문화를 대만 문화화하지 못하고, 대만 문화가 미국 문화에 동 화되면 TSMC의 신화도 끝난다. TSMC는 2024년에 4nm, 2026년에 3nm 공장을 400억 달러를 들여 짓는데, 대만에서 1,000여 명의 인재 가 3년 계약으로 미국으로 간다. 3년 후 대만 엔지니어들에게 영주권이 주어졌을 때 문화 차이, 환경 차이, 특히 자녀교육 문제 등이 걸리면 그들은 인텔 등 미국 회사로 이직할 가능성이 크다. 공장은 지 었지만 숙련된 고급 인재를 미국에 고스란히 바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황당한 것은 2023년 3월 27일 공개한 미국 상무부 산하 국립표준 기술연구소NIST의 미국 투자 기업 보조금 신청 신고 자료 목록이다. 기업의 현금흐름과 예상이익은 물론이고 웨이퍼 종류별 생산 능력, 가동률, 수율 등의 생산 정보, 소재, 인건비, R/D 등의 원재료와 원가 정보, 판매 가격을 모두 엑셀 파일 형태로 제출하게 되어 있다.
- 해당 파일 템플릿을 보면 반도체 애널리스트의 수익 예상 모델보다 더 정교하다. 초과이익 공유를 산출하기 위한 근거라는 명분으로 반도체 기업의 기밀로 분류되는 가장 민감한 비밀 정보를 모두 미국 정부에 제출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검증하기 위한 미국 상무부의 반도체법팀에 전직 반 도체 전문가와 금융 전문가를 대거 배치해 송곳 검증을 하겠다는 것 이다. 결국 이것은 명분은 뭐라고 하든지 간에 1986년 미·일 반도체 협정에서 미국이 일본 기업에 요구했던 것과 같은 내용이다. 이름만 지원법이고 이를 통해 한국과 대만 기업의 첨단 공장 기밀을 모두 확보하겠다는 뜻이다.
- 지금 한국은 미·중의 기술 전쟁의 틈바구니에 끼어 있다. 지난 3년 간의 미·중 전쟁을 보면 미국의 일방적인 승리로 보이지만 문제는 미 국의 반도체 기술 봉쇄의 실익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제재받은 중 국 기업 중에서 사라지거나 망한 기업이 없다. 그리고 바이든 정부 들어 기술 동맹, 반도체법CHIPS and Science Act 등의 조치는 많았지만 완 성된 것은 없다.
기업은 돈이 부르면 득달같이 달려간다. 2023년 3월 25일 베이징 에서 중국 정부가 주최한 중국발전고위포럼에 세계 500대 기업에서 CEO 100여 명이 몰려들었다. 미국의 대표 기업 애플의 팀 쿡, 한국 의 대표 기업 삼성의 이재용 회장도 참석했다.
미·중이 전쟁 중이고 미국의 첨단 기술을 중국에 가져가지 말고, 중국에서 공장을 빼라는데도 애플, 인텔, 화이자, 퀄컴 같은 미국 첨단 산업의 대표 기업 CEO들이 중국 정부의 초청에 대거 참석하고 중국 경제 예찬론을 읊조리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
바로 시장 때문이다. 첨단 기술의 역사를 보면 기술은 돈이지만 기술은 시장을 이기지 못한다. 고객이 바로 돈이다. 2023년에 세계 반도체 시장이 불황의 그늘 속으로 들어가고 있고 주요 회사들이 모 두 적자로 전환되었다. 중국은 세계 반도체 수요의 35%를 차지한다. 경기회복이 가장 빠른 중국이 이번 반도체와 IT 불황의 구세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한국은 중국 반도체 산업의 부상을 정확히 봐야 한다. 미국의 반 도체 봉쇄로 중국의 반도체는 다 죽었다는 것이 한국에서 보는 일반 적인 시각이지만 미국 정부가 제한한 중국의 반도체 기술 통제기준 D램DRAM 18nm, 낸드NAND 128단, 로직 Logic 14~16nm가 지금 중국 반 도체의 진짜 실력이다.
한국과 비교하면 양산 기준으로 로직에서 7년, D램에서 5년, 낸 드에서 2년 격차다. 개발 기준으로 보면 낸드는 1년, D램은 3년 격차 다. 2023년 3월 16일 대만 언론사가 주최한 포럼에서 대만 반도체 업 계의 대부인 TSMC의 장충모 회장도 중국 본토 반도체 기술은 대만에 비해 5~6년 뒤져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2022년 9월 상하이 경제정보위원회 Shanghai Economic and Information Tech Commission의 책임자는 중국이 14nm 로직칩 생산, 90nm 노광기, 5nm 에칭기, 12인치 대형 실리콘 웨이퍼의 국산화를 달성했고 5G 칩과 같은 첨단 통신 칩도 국산화를 이루었다고 발표했다. 2023년 3 월 6일 화웨이는 14nm급의 반도체 설계를 할 수 있는 EDA를 국산 화했다. 이게 중국 반도체의 진짜 얼굴이다.
- 2022년 8월까지 중국 반도체 회사 5,746개가 폐업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한국에서는 중국 반도체 업계가 미국의 견제에 망했다고 보 는 시각이 넘쳐 나는데 이것도 오해다. 2022년 중국의 연간 반도체 기업 창업 수는 6만 개가 넘고 부도율은 9.6% 선이다. 최근 5년간 중 국은 15만 2,060개 반도체 기업이 창업했고 1만 3,033개 기업이 폐 업했다. 폐업율은 8.6% 수준에 불과하다.
그리고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2014년에 만들어진 1기 국가반도 체펀드와 2019년에 만들어진 2기 국가반도체펀드가 투자한 60여 개 기업이 중심이 되어 진행되는 것이지 손바닥만 한 반도체 디자인 업 체 수천 개, 수만 개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다. 그간 2개의 국가펀드 가 투자한 60여 개 기업 중에서 망하거나 폐업한 기업은 단 하나도 없다.
- 미·중의 반도체 전쟁으로 이제 반도체의 세계화는 죽었다.' 향후 20년간 유럽, 중국, 대만, 한국이 투자하겠다는 반도체 투자 금액은 2022년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 6,135억 달러의 1.7배 수준이다. 당장 한국, 대만, 미국이 짓는 5mm 이하 공장만 계획대로 모두 완공되면 2025년 이후 세계 반도체 시장은 심각한 치킨게임 속으로 들어간다. 그래서 규모의 경제가 경쟁력인 반도체 산업에서 투자 능력이 떨어 지면 자동으로 탈락이다.
- 한국은 반도체 불황 사이클에서 역발상을 해야 한다. 미국과 일본 이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을 금지하는 것은 한국에게는 단기로는 악재, 장기로는 호재다. 당장 한국 기업의 중국 메모리 공장들이 타 격을 받지만 장기적으로는 메모리의 공급 부족을 불러오고 중국과 의 메모리 기술 격차는 더 커지게 만들어 추격자를 없애는 효과가 있 다. 진정한 싸움꾼은 한 놈만 팬다. 낸드에서 투자를 늘려 3, 4, 5위 를 죽여 한국 점유율 75% 신화를 만들고, D램에서 투자를 늘려 3위 를 죽여 한국 점유율 95% 신화를 만들면 게임은 끝난다.
그러나 이런 담대한 반도체 전략은 G1 미국과 G2 중국을 상대로 하는 전쟁이다. 세계 1위의 첨단 반도체 기술을 보유한 대만은 반도 체 공장에 물이 부족하자 농업용수를 우선 공급했다. 미국은 첨단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대통령이 직접 한국에 날아왔고, 중국 은 반도체 국산화 기업에 법인세를 10년간 면제했다.
지금 반도체 산업은 재벌의 수익 사업이 아니다. 미국과 중국도 국가의 명운을 건 안보 산업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반도체는 지금 국가대항전이자 쩐의 전쟁이다. 미·중을 상대로 한 반도체 전 쟁에서 안에서 우리끼리 싸우고,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면 죽도 밥도 안 된다. 남을 죽이기 전에 우리 편이 먼저 죽는 우를 범하면 안 된 다. 반도체 산업에 남들보다 못한 지원을 하면서 미국, 대만을 뛰어 넘을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미·중의 전쟁에서 아직까지 한국이 발언권이 있고 부당한 대우 에 항의라도 할 수 있는 것은 미·중이 절절히 원하지만 갖지 못한 첨 단 반도체 생산기술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 를 다이아몬드알을 낳는 거위로 키워야 미·중의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투자 타이밍을 놓치고 기술 개발에 서 처지는 순간 한국의 반도체는 경쟁력을 잃게 된다. 반도체 산업 이 지는 순간 한국도 지게 된다. 반도체는 지금 한국을 지키는 최종 병기다
- 미국은 반도체법에서 미국 내 반도체 시설 건립 지원 390억 달러 와 첨단 반도체 R&D 지원 110억 달러 등 반도체 산업에만 총 527 억 달러(69조 원)를 지원한다. 미국 내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25% 세액공제로 10년간 240억 달러(31조 원) 상당의 지원도 한다. 그 러나 관련 보조금을 받은 기업은 향후 10년간 중국 등에서 첨단 반 도체 제조 시설 확충을 포함한 투자를 할 수 없도록 하는 가드레일 조항을 두었다.
미국이 이런 파격적인 지원과 투자를 하는 이유는 반도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석유'이기 때문이다. 4차산업혁명은 인간의 행동 에서 빅데이터를 만들고 여기서 IP를 뽑아 AI(인공지능)를 만들어 로 봇의 머리에 심는 것이다. 그런데 0과 1의 디지털 기술로 빅데이터 를 만들어 내는 기계가 반도체이고 이것을 장악하면 4차산업혁명의 패권을 쥔다.
- 2022년 7월 28일 미 의회는 5년간 총 2,800억 달러의 예산이 투입되 는 '반도체법'을 통과시켰다. 전후 유럽을 살린 유명한 마셜 계획은 총 131억 5,000만 달러였는데 이를 구매력으로 환산하면 현재 통화 로 1,616억 달러에 불과하다. 따라서 반도체법은 미국 역사상 가장 영향력 크고 광범위한 법안 중 하나다.
이번 미국의 반도체법과 이와 연계한 반도체 Chip4 동맹에 대해 한국은 미국의 반도체 지원 정책에 부응해 미국과 협력할 경우 중국 의 보복을 걱정한다. 그러나 이 미국의 반도체법은 대중국 견제는 명분이고 본질은 '반도체 미국 회귀법Semiconductor Pivot to America Act'이다. 오히려 한국으로서는 과거 일본 반도체 업계가 미국에 당했던 '제2의 미·일 반도체 협정'이 될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법안에 서명하면서 법안의 성격을 명확히 규 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법 서명식에서 "반도체는 미국이 발 명했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 해외에서 생산하도록 그냥 뒀다. 코로 나19 대유행 기간에 반도체 공급이 끊기면서 경제는 멈춰 섰고, 가 계는 높은 물가에 시달려야 했다. 이 법은 반도체를 바로 이곳 미국 에서 생산하도록 하려는 우리의 노력을 배가시킬 것이다."라고 언급 했다.
- 중국이 '중국제조 2025'에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맹비난했던 미국이 이젠 앞장서서 반도체에 527억 달러의 보조금을 퍼붓는다. 앞뒤가 안 맞지만 강자가 하면 로맨스고 약자가 하면 불륜인 것이 지금의 국제 상황이다.
미국의 보조금은 인텔을 위한 보조금이고 '미국 반도체 내재화 전 략Semiconductor USA Inside'이다. 한국과 대만 기업에도 보조금을 준다는 것은 당장 급하니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는 것일 뿐이다. 중국의 견제 는 명분이고 미국의 반도체 인사이드' 전략이다.
미·중의 반도체 전쟁 과정에서 미국이 반도체를 보는 정의가 달 라졌다. 지금 트럼프의 반도체와 바이든의 반도체는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도체는 '첨단 공산품 반도체'였지만 바이든의 반도체는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전략물자 반도체다.
- 메모리는 한국, 로직 제품은 대만에 생산을 의존하는 미국은 중국 의 부상 이후 이를 좌시할 수 없게 되었다. 대만은 중국, 한국은 북한 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다. 만일 유사시에 이들 지역에 문 제가 생기면 대만과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의 첨단 산업도 원시 시대 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4차산업혁명은 이제 스마트폰이 아니라 자율주행 전기차가 주도 품목이다. 반도체 소요량을 기준으로 보면 핸드폰이 '반도체 통조림' 이라면 자율주행 전기차는 반도체 드럼통' 수준이다. 내연기관 자동 차에는 반도체가 200여 개 필요하지만, 전기차에는 400~500개, 자율 주행 전기차에는 1,000~2,000개 정도가 필요하다. 그래서 미국이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려면 반도체 생산을 반드시 미국 안에서 해야한다.
세계 반도체 시장의 생산과 소비 구조를 보면 미국은 전체 반도체 밸류체인의 38%를 장악하고 반도체 소비의 25%를 차지하 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생산 단계에서 미국의 반도체 웨이퍼 가공 Wafer Fabrication 의 점유율은 12%에 불과하고 조립 테스트 Assembly and Packaging Test는 2%에 그치고 있다. 유사시에 반도체 웨이퍼 가공의 72%를 담당하는 한국, 대만,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에 문제가 생기면 미국의 IT 산업은 대책이 없다.
- 미·중의 경제 갈등과 미국이 반도체를 국가 안보 산업으로 규정하 고 첨단 반도체의 생산 내재화를 내건 이후 세계 반도체 산업 구도에 대풍랑이 몰아쳤다. 미국과 유럽의 자국 영토 내 생산, 중국의 국산 화 전략이 맞물리면서 전 세계에는 반도체 산업에 정부 보조금과 생 산 설비 증설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반도체가 국가 안보 산업으로 격상되면서 투자나 비용이 문제가 아니라 최고의 기술과 안전한 생산이 중요해지면서 기존의 자유 시 장경제, 공정 경쟁, 경제성의 문제는 뒤로 가고 모든 국가가 보조금 경쟁과 투자 경쟁으로 내달리고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미국 반도체 공장 투자는 돈이 안 되는 투자 다. 돈이 되는 시장이었으면 인텔이나 마이크론이 해외로 나갔을 리 가 없다. 장사꾼은 돈 냄새를 귀신같이 맡는다. 미국 공장이 돈이 된 다면 대만과 한국의 반도체가 중국이 아니라 미국에 공장을 짓고 대대적인 증설을 했을 것이다. 미국 기업이 해외로 나가고 세계 정상의 기업들이 눈길도 주지 않는 곳에 공장을 지어서 돈을 번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다.
문제는 미국이 40여 년간 구축된 반도체 생태계를 무시하고 자 국 수요를 스스로 충족하는 국산화 전략으로 가면 반도체 산업에는 엄청난 비효율적인 투자와 비용 증가가 수반된다는 점이다. 미국의 BCG가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역별로 필요한 반도체의 자급 체 계를 갖추려면 세계 반도체 업계는 900억~1조 2,250억 달러의 투자 를 해야 하고 매년 450~1,250억 달러의 운영비를 써야 한다. 문제는 이런 투자를 할 경우 전 세계 반도체 원가는 35~65%나 올라간다는 것이다.
- 선거를 앞둔 미국의 정치가 만든 기형적인 반도체 지원책에 대해 미국 내에서, 그리고 유럽에서도 비판과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 고 있다. 표심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지지율 낮은 바이든 정부의 속 사정, 그리고 자기 합리화가 필요한 미국 정부의 애국심은 이해되지 만 돈에는 애국심이 없다. 돈이 되면 되돌아가는 것이고 돈이 안되 면 떠나는 것이다.
미국과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한국과 대만은 돈이 되면 미국의 양자가 되는 것이고 돈이 안 되면 파양하고 떠날 수밖에 없다. 대만 과 한국의 미국 반도체 공장은 527억 달러라는 보조금 약발이 떨어 진 다음에는 수익성을 따질 것이다. 시장의 65%가 아시아와 중국에 있고 제조 원가도 아시아가 싼데 계속 미국에서 증설하고 확장할 이 유가 있어야 한다.
미국 반도체 공장의 환상을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미국 반도체 산업이 40여 년 전에 해외로 나간 이유가 있다. 365일 3교대를 돌려야 하는 반도체 공장은 1인당 국민소득 3만 3,000달러대의 한국에서도 어려운데 7만 5,000달러대의 미국에서 원가를 맞추기는 더 어 렵다.
미국반도체협회SIA가 BCG와 공동으로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을 100으로 했을 때 미국에서 로직 제품을 생산하는 반도체 공 장의 운영 비용은 한국과 대만보다 22%, 중국보다는 37%가 높다. 메모리의 경우도 한국과 대만 대비 21%, 중국 대비 34%가 높다.
역사적으로 첨단 산업은 시발역과 종착역이 같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미국이 종착역에 이른 반도체 산업을 다시 시발점으로 돌리려 는 노력은 패착이다. 예를 들면, 반도체Semiconductor를 넘어서는 신기 술 초전도체 Superconductor를 만드는 것이 답이지 정거장을 한참 지난 기차를 다시 역주행하려면 엄청난 혼란과 비용이 든다.
- 미국이 절대강자였던 1990년대부터 미국 중심의 세계는 자유무역과 국제 분업의 효율성에 기반을 둔 '오프쇼어링off-shoring'과 '아웃 소싱 Outsourcing'이 대세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국 내 제조업 육성과 일자리 확대를 목적으로 하는 제조업 회귀 정책인 '리 쇼어링 Re-shoring' 혹은 '니어쇼어링 Near-shoring'이 대두되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경제 안보와 지정학적 문제가 급변하자 미 국은 가치를 공유하는 동지 국가 또는 동맹국 간 협력을 통해 잠재적 공급망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서 '얼라이쇼어링Ally-shoring'인 '프렌드쇼어링'을 제안했다. 신뢰할 수 있는 다수 파트너 국가와 공 급망 다변화 협력을 통해 글로벌 경제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안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무역·투자 규제(관세, 수출 통제, 투자 감 시), 지정학적 정책(지역 경제·안보 협정), 산업 정책(제조업 육성, 기술 투 자, 정부 조달)을 동원하고 있다.
미국은 가치공유 국가 간 공급망과 첨단 기술 개발에 협력함으로 써 미국의 글로벌 경제, 지정학 리더십을 확대하는 한편 자유무역 국 제분업 효율성은 지향하되 지정학 리스크를 최소화하려 한다. 이를 미국이 반도체법과 Chip4 동맹을 통해 대중국 반도체 공급망 봉쇄 를 시작했다. 5nm 이하의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대만은 미국 첨 단 반도체의 심장으로 유사시에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반도체 때 문에 미국이 자동 개입해야 하는 수밖에 없어 대중국 실리콘 방패 Silicon Shield'를 하나 가졌다. 미국 역시 중국의 코앞에 가라앉지 않는 항공모함, 불침항모를 하나 가지게 되어 서로 윈-윈이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대만은 66%, 한국은 17%를 점유하고 있다. D 램 시장에서 한국은 72%, 미국은 23%, 대만은 4%를 점유하고 있다. 미국은 파운드리에서는 대만이 없으면 문제가 커지지만 D램에서는 마이크론이 있어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도 살 수 있다.' 그래서 파운드리에서 대만의 1/3 수준인 한국은 대만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필요하고 D램에서는 중국을 잡는 데 필요하다.
한국의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안미경중은 수명이 다했다는 얘기가 나오자 미국은 한국에 여러 가지 압력을 넣고 있다. 미국 대통령이 방한해 반도체 공장에 가고 재무장관이 방한해 배터리 공장에 가는 일이 일어났다. 한국이 필요한 북핵 문제나 통화 스와프 문제는 뒷전이고 미국이 필요한 반도체와 배터리에만 관심을 보인 것이다.
- 한국은 이에 맞추어 한국의 대표 반도체 기업이 170억 달러, 배터 리 3사가 140억 달러, 자동차 대표 기업이 74억 달러 투자를 발표했 다. 물론 세금 혜택을 받기 위한 조치이긴 하지만 삼성이 향후 20년 간 1,921억 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 11개를 짓는다고 발표했고, LG에너지솔루션도 2025년까지 미국에 7개의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미국 상무부에서는 IRA의 배터리 보조금 문제가 한미 간의 새 로운 대형 쟁점이 되고 반미정서가 고조되자 14nm 이하 반도체 첨 단 장비의 대중국 수출 금지 조치를 한국 기업에게는 1년간 유예해 풀어주겠다는 뜻을 밝혔다. 메모리의 경우 14nm 이하 제품에서는 EUV 노광장비가 필요한데 지금 DUV 장비도 규제하려는 미국이 한 국 기업에게는 메모리 생산을 위한 대중국 핵심 장비의 수급을 풀어 주어 Chip4 동맹의 한 축인 한국을 달래겠다는 속내를 보인 것이다. 첨단 장비의 반입이 어려우면 대미 투자보다 더 많은 투자를 한 대중국 반도체 투자를 스크랩하는 문제를 고민해야 하는 한국 반도 체 업계에는 희소식이지만 배터리 업계에는 악재다. 미국에서는 보 조금을 받지 못하고, 중국에서는 Chip4 동맹 가입 시 보복으로 반도 체가 아니라 배터리 소재가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미·중 싸움에서 배터리의 희생에 반도체가 어부지리를 얻게 된 이상한 형국이 되어 버렸다.
- 미국의 반도체법과 Chip4 동맹은 최대 시장인 중국을 봉쇄하고 중국에서 첨단 공장을 빼내는 것이지만 세계 반도체 산업의 구조를 뿌리째 흔들 수 있는 조치이고 중국이라는 최대 시장을 잃어버리면 미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도 약화할 수 있는 조치다.
그리고 이번 조치는 국가간 협력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강요이 다. 한국의 경우 반도체 수출의 63%가 중국으로 가고 이미 삼성전자 와 SK하이닉스는 중국에 공장이 있는데 보조금을 대가로 이들 공장 에 추가적인 투자를 금지한다는 것은 한국의 중국 공장을 장기적으로 스크랩하라는 의미다.
- 전기차 보조금의 사례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지만, 미국은 자국 의 이익에 따라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미국에 공장을 지은 외국 기업 들에게 족쇄를 채울 것이다. 보조금이라는 당근은 미국이 마음대로 결정하는 것이고 이것이 외국 기업을 찌르는 창이 될 수도 있다.
공장을 짓고 나서 더 이상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 오면, 다음은 미국 내 첨단 기업에 대한 정보 공개 의무를 법안으로 만들어 기술 공개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미국의 공짜 점심을 못 먹게 하는 것이 1차 목표지만 장기적으로는 다른 나라들 역시 미국의 공짜 점심에 대가를 치러야 할 수도 있다.
- 미국의 반도체 업체들도 정부파와 시장파로 나누어질 판이다. 중 국 견제를 핑계로 보조금의 수혜를 크게 받는 정부파 디바이스 업계 와 대중국 수출 금지로 손해를 보고 보조금 수혜를 받지 못하는 소 재, 장비 회사 같은 시장파들의 입장은 완전히 다르다. 아이러니지 만 실적 악화로 곤경에 빠진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2024년 대통령 선거철에 대중국 봉쇄 제한을 일정 수준으로 풀어야 한다고 로비를 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좋은 사례가 배터리다. 바이든 대통령이 IRA법을 통해 중국산을 배제하고 자국산 배터리 혹은 동맹국 배터리를 쓰면 7,500달러 보조 금을 준다는 제한을 하자 배터리 생산을 하지 못하는 미국에서는 한국 배터리 업체를 양자로 들이는 전략을 썼다. 하지만 기업은 달랐다. 포드와 테슬라가 중국의 CATL과 합작을 한 것이다. '정부에 정책이 있으면 기업에는 대책이 있다.' 포드와 테슬라는 지분은 100% 미국이 갖고 기술은 CATL의 것을 사용해 배터리를 만들어 'Made in USA' 조건을 충족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는 바이든 정책 물 먹이기 다. 기업들이 이런 행태를 보이는 이유는 기업은 국익보다 주주 이 익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과거 미국이 일본 반도체를 좌초시키고 일본을 플라자 합의로 엔 고를 유도해 죽인 데에는 공화당의 3연속 집권이라는 정책의 일관 성이 있었다. 1981년부터 1993년까지 레이건 대통령 2회 (1981~89 년), 조지 부시 대통령 1회(1989~93년) 총 3기 12년에 걸친 공화당의 연속 집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미국은 공화당 트럼프 대통령 4년(2017~21년), 민주당 바이든 대통령 4년(2021~25년), 다음에 다시 공화 당 대통령 4년(2025~29년)이 교대로 이어진다면 미국이 일본처럼 중 국을 죽이기 위해서는 훨씬 긴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지금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형편없다. 최근에 집권한 10명의 대통령 중 최악이고 트럼프 대통령보다 낮다. 이 추세라면 2024년 대선에서 바이든의 재선은 어렵다. 표심과 선거자금에 목숨 을 걸어야 하는 미국 정치가 실적 악화의 덫에 빠진 기업들의 로비에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미국의 적은 중국이 아니라 미국 내부에 있을 수 있다.
- 2023년 바이든의 반도체와 1986년 레이건의 반도체는 정책은 똑 같이 미국우선주의지만 문제는 정치 상황이 다르고 미국이 타도 대 상으로 삼은 중국은 1985년의 일본과 10가지 부문에서 다르다는 데 있다.
첫째, 정책의 일관성이다. 미국의 일본 죽이기가 성공한 정치적 상황은 12년간 공화당이 집권해 대일본 정책에 일관성이 유지되었다. 반도체는 4년 주기 사이클이 적어도 3번 정도 지날 때까지 잡아야 상대를 완전히 죽일 수 있다.
미국은 2018년 트럼프 대통령부터 중국 때리기를 시작했지만 바 이든의 대중국 정책은 트럼프의 대중국 정책을 홀랑 접었다. 2024년 에 미국은 대선이 있지만 지금 바이든과 집권당의 지지율을 보면 공 화당(트럼프)→ 민주당(바이든)→공화당(?)의 수순으로 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4년마다 한 번씩 대중국 정책 기조가 흔들리면 중국을 좌 초시키기 어렵다.
둘째, 중국의 맷집이 1985년 일본과 비교하면 13배나 커졌고 대 미국 의존도는 절반 수준으로 낮다. 중국은 일본과 달리 금융시장 이 개방되어 있지 않아 미국의 최대 강점인 금융을 무기로 쓰기 어렵 다. 그리고 지금 미국의 리더십을 보면 미국이 동맹으로 중국을 공격한다고 하지만 플라자 합의 같은 강한 대중국 금융동맹을 이끌어 낼 가능성이 작다.
- 결정적인 것은 일본과 달리 중국은 외교와 국방을 미국에 의존하 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본이 미국의 말도 안 되는 조건의 엔고와 미· 일 반도체 협정을 찍소리 없이 받아들인 이유는 단 한 가지다. 국가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에 목에 칼을 들이대고 안보를 무기로 위협하는 미국을 당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미국의 반도체 정책은 표면상으로는 중국을 겨냥하지만 실 제 속내는 한국과 대만의 생산 기술을 미국으로 내재화하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에는 써먹지 못하는 안보를 중국 본토와 대치 상황인 대만, 남북이 대치 상황인 한국에 무기로 사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공격하기 어려운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의 대만 공격은 미국의 대만관계법을 통해 미국의 자동개입을 부른다.
둘째, 반도체 방패를 가진 대만의 반도체 산업 역시 미국의 자동개입을 부른다. 반도체를 품은 닭인 대만을 지키려고 미국이 바로 달려올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대만을 지키는 것은 미국의 무기가 아니라 대만의 첨단 파운드리 반도체 공장이다.
셋째, 지금 중국의 실력을 보면 군사력에서 게임이 안 된다.
넷째, 중국의 대만 공격은 필연적으로 일본의 개입을 부른다. 대 만과 인접한 일본의 안보 위협에 일본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 이기 때문이다. 대만해협, 더 나아가 중국이 점유한 남사군도에서도 중국은 미국과 대치하고 있다.
다섯째, 이 지역은 중국과 대만 문제가 아니라 동북아 국가들의 해상 안보, 에너지 안보, 식량 안보 문제가 걸려 있다. 대만해협의 긴 장은 대만, 중국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과 같은 동아시아 국가들의 물류망 위협이기도 하다. 대만 문제는 단순한 양안 관계가 아니라 동북아 전체, 더 나아가 미국과의 전쟁이기 때문에 중국은 대 만을 쉽게 공격하기 어렵다
- 미국은 중국의 금융을 먹고 중국은 대만 반도체를 먹고 싶다. 그러나 빨리 먹다 보면 체한다. 그리고 가만두면 동화 속에 나오는 잭의 콩나무처럼 커지니 일찍 먹을 필요가 없다. 중국은 대만 반도체가 더 커졌을 때 먹으면 된다. 빨리 서두를 이유가 없다.
중국은 대만의 독립을 좌시하지 않겠지만, 미국도 중국의 대만 무력통일을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미·중 지도자의 입장에서는 대만의 현상 유지가 최선이다. 이는 정치인 시진핑이나 바이든 개인 의 정치 이익의 극대화다. 정치적으로 보면 미국이나 중국이 대만을 빨리 통일할 이유가 없다
- 중국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골치 아픈 복잡한 문제를 수반하는 대 만 무력통일보다 친미 성향 민진당 정부를 낙마시키고 친중 성향 국 민당 정부를 세우는 것이 훨씬 좋은 전략이다. 중국은 경제 교류 확 대와 관광 확대 같은 방법을 통해 대만에 경제적 이득을 크게 제공함 으로써 대만 내 친중 세력을 키워 민진당을 퇴출시키고 친중 성향 국 민당 정부를 세우는 것이 대만의 무력 침공보다 훨씬 쉽고 비용도 싸 게 먹힌다.
이는 미국과 대만의 갈등을 유발하고 대만 내 친중, 반중의 편가 르기를 가져와 대만 내부의 분열을 획책할 수 있기 때문이다.
- TSMC 창업자 장충모 회장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반도체 를 제조하면 원가가 50% 이상 높아진다고 실토했다. 그러나 미국은 TSMC와 바터를 친다. 미국의 정부자금을 공짜로 주고, 미국의 파운 드리 시장을 몰아주고, 중국 본토의 위협을 두려워하는 대만에 방어용 무기를 준다.
대만이 미국으로 가는 것은 한국과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 의 보호를 받지만 언제 중국의 공격을 받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달걀 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증시의 격언처럼 TSMC는 반도체 파운 드리의 지역별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다.
- 대만은 전쟁이 나면 중국보다 미국이 더 무섭다. 미국의 국가 안보 보좌관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망설임 없이 TSMC의 공장을 먼저 폭파하겠다고 했다. 첨단 반도체 공장이 중국의 손아귀에 넘어가는 것을 막으려는 전략이다.
대만의 반도체는 미국의 이해관계를 위해 존재하는, 미국의 반도 체 산업을 육성할 숙주일 뿐이다. TSMC도 1990년대에 오리건주와 워싱터주 접경에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하기 위한 공장을 지었지만 비용, 문화, 인력 문제로 악몽으로 끝났고 2020년대에도 다시 그 악 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대만은 중국의 첨단 드론 4대면 TSMC의 핵심 반도체 공장을 폭파당할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중국의 무력 침공 위협에 반도체 방패를 군사적 방패로 전환하려면 미국의 해군력과 핵우산 밑으 로 들어가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다.
미국에서는 527억 달러의 보조금이 있고 투자금에 대해 25%의 세액공제도 된다. TSMC의 입장에서는 시장점유율에서 한국을 따돌 리고 애플, AMD, 퀄컴, 엔비디아 등 미국의 큰 거래선을 안정적으 로 확보할 수 있어 미국 공장 투자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 대만은 지 정학적 리스크에 대비해 미국, 일본, 유럽에 공장을 분산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대만의 TSMC는 USMC(미국), JSMC(일본), ESMC(유럽)로 공장 분산을 통해 리스크에 대한 보험을 들고 있다.
- 반도체 기술은 10nm 이하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가 이끌지만, 반도체 산업의 허리는 레거시 기술의 저가 반도체가 받치고 있다. 10nm 이하 미세 공정 첨단 반도체는 모바일 칩AP, 인공지능, 고성능컴퓨 팅 HPC 등에 쓰인다. 반면 레거시기술의 저가 반도체는 정보기술IT 기기나 자동차에 사용되는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전력관리반 도체PMIC 등에 사용된다.
산업용 제어 칩도 레거시 기술의 저가 반도체가 대부분을 차지한 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전 세계 자동차와 전자 업체의 생산 차질은 10nm 이하 첨단 미세 공정 반도체가 아니라 8인치 웨이퍼로 만드는 레거시 저가 반도체 MCU, PMIC 등에서 발생했다.
미국이 반도체법을 통과시키면서 미국의 보조금을 받은 기업은 중국에 14~18nm 이하의 생산 설비 증설 금지 조항을 넣은 것은 이유가 있다. 8인치 웨이퍼를 쓰는 부가가치가 떨어지는 28nm 이상 제품은 구형 공정이어서 핵심 설비들이 대부분 단종된 상태이고 선 진 기업들은 증설에 나서지 않는다.
선진국은 투자를 하지 않고 공급이 부족한 반면 중국은 미국의 기술과 장비 봉쇄로 첨단 제품의 생산이 어렵게 되자 저가 반도체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은 첨단 반도체 기술이 한국과 대만, 미국 등에 크게 뒤진 만큼 중하위 기술 역량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 중국 반도체의 삼성, TSMC와의 기술력 비교나 격차를 논하기에 는 이르다. 하지만 제품 수요 시장에서 중국의 전략을 주목해야 한 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로 서방 세계가 중국과 반 도체를 단절하면 중국은 기술 국산화를 위해 전력투구할 것이고 사 회주의 특유의 국가 동원력을 가진 중국의 국가 역량을 감안하면 중 국은 10~15년 안에 국산화를 이룰 수도 있다. 그런 상황이 오면서 방 반도체 기업에게 중국이라는 세계 최대 수요처가 사라져 버릴 수 도 있다.
시장이 없는 기술은 의미가 없다. 반도체는 동맹이 중요한 게 아 니고 시장과 기술 혁신이 중요하다. 시장의 30%가 사라지면 기술 혁 신의 동력도 그만큼 줄어들고 투자 여력도 약해진다.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유지하면서 시장 상호 의존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를 생각 해야 한다. 미국의 IPEF, Chip4를 넘어서는 10~15년의 긴 시각에서 대중국 반도체 전략을 세워야 한다.
- 1950년대 말 중국은 구소련이 지원을 중단하자 모든 국가 자원을 동원한 거국체제 동원으로 맨땅에 헤딩하듯이 원자폭탄과 수소폭탄 을 만들어 낸 경험이 있다. 지금 이를 반도체 국산화에 그대로 적용 하려는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중국은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던 반도 체 국산화를 미국의 봉쇄를 계기로 국산화할 수밖에 없고 국산화해 야 한다는 당위성에 국가의 명운을 걸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미·중 전쟁 이후 중국의 침묵이 무섭다. 중국의 당대회, 경제공 작회, 양회의의 문건을 보면 모든 정부 문서의 양이 줄었고 구체적 인 수치 목표나 내용이 없다. 모호한 추상적인 단어 나열에 그친다. 이는 미국과의 경제 전쟁을 의식해 정보를 의도적으로 노출하지 않는 것이다. 특히 첨단 산업과 반도체 산업은 구체적인 육성 계획이 2020년 14차 5개년 계획 이후 공식 발표가 없다. 이는 진정한 반도체 '도광양회' 전략이다.
2023년 양회의에서 반도체에서 국가 자원을 총동원하는 거국체 계를 명시했지만 역시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 바깥으로 정보를 내 보내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주목할 것은 국유기 업 개혁이다. 중국은 GDP의 63%를 차지하는 국유기업의 평가 기준 에 ROE와 현금흐름을 추가하고 R/D 비중을 명시했다. 국유 기업은 업종 평균 R/D 비율보다 낮게 투자하면 안 된다는 조항이 새로이 들 어왔다.
- 국유기업에 ROE 경영을 통해 서방의 인센티브 시스템을 만들고, 현금흐름과 기술경영을 통해 기술 선진화를 하며, 기술 국산화의 중 심에 국유기업을 동원한다는 것이다. 2023년 3월 들어 중자 기업 이라고 불리는 국유기업의 주가가 폭등했다. 국가자본주의의 무서운 추진력과 될 때까지 고를 부르는 막가파 정신이 무섭다.
- 2023년 3월 24일 중국 증시에서 중국 반도체 회사들의 주가가 무더기로 상한가를 가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전일에 미국의 대중국 반 도체 투자 제한 조치의 세부 사항을 발표했다. 10년간 첨단 제품은 5%, 성숙 제품은 10%의 증설만 허용한다는 조치였다. 언론은 한국기업이 한숨 돌렸다고 했지만 중국에 투자하지 말라는 기조는 변함 없었다.
그런데 중국 반도체 주가의 폭등은 다른 이유가 있었다. 중국 정 부가 미국 정책에 화끈한 맞불 정책을 썼기 때문이다. 미국은 반도 체 공장 유치에 자금 제한과 반도체 업체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 려운 조건을 수없이 많이 두었지만 중국은 파격적인 지원 조건을 내 걸었다.
중국은 2023년 3월 양회의에서 정부와 당의 조직을 개편하면서 국무원 과학기술부의 기능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고 당에 중앙과학기 술위원회를 만들었다. 미국의 기술 전쟁에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역 량을 집결하고 분산된 반도체 산업의 지원을 통일하고 집중해서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 중국은 그간 느슨하고 방만하게 운영되어 온 국가반도체펀드를 재편하고 부패 혐의가 있고 개인의 사익을 추구했던 국가반도체펀 드의 책임자와 이들과 공모해 자금을 유용한 CEO들을 모조리 잡아 들였다. 국가반도체펀드와 국가반도체펀드가 주력으로 투자한 칭화 유니그룹 같은 투자 기업의 지배 구조와 CEO를 싹 바꾸고 반도체에 서 미국과의 새로운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은 과기부와 중앙과학기술위원회를 새로이 출범시키면서 반 도체 국산화와 반도체 장비 국산화의 주력이 되는 기업에 미국과 달 리 전략적으로 자금 지원에 어떤 상한도 없이 무한대로 지원하겠다 는 것을 밝혔고, 이를 증시가 알아차리고 강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 미국은 반도체 지원 자금에 금액 조건 등 복잡한 제한을 두었지만 중국은 반도체를 국산화만 한다면 '자금 무한 제공의 조건을 내걸었 다. 민간이 자본을 통제하는 서방의 자본주의와 국가가 자본을 통제 하는 중국식 국가자본주의의 차이다.
아이러니지만 지금 중국 반도체를 키우는 것은 90%가 미국이다. 미국의 반도체 제재를 받은 중국 기업 중 죽어 나간 기업은 단 하나도 없다. 만리장성의 보호 속에 멀쩡하게 내수시장 기반으로 건재하다. 적은 단칼에 죽여야지 여기저기 마구 찌르면 내성만 키우고 상대 의 실력만 키운다. 지금 미국이 중국 반도체의 교과서이고 중국을 키우는 코치다. 중국이 가야 할 길을 레슨하고 있다. 반도체에 대한 통상 대응, 기술 보조금, 외국 기업 다루는 법, 외국 기업을 제재하고 통제하는 법 등을 모조리 알려 주고 있다.
- 대만 출신인 양맹송은 20여 년간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TSMC에서 17년간 연구임원으로 일한 뒤 2009년 퇴직한 이후 2011 년 삼성으로 넘어와 최고기술책임자CTO(부사장급)를 맡았다. 양맹송 은 삼성이 2014년 14nm FinFET 공정을 가장 빠르게 개발해 TSMC 를 제치고 애플의 아이폰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파운드리 계약을 따내는 데 일조했다고 알려졌다.
그러자 TSMC는 2014년 양맹송에게 소송을 걸었다. TSMC 출신 인 양맹송이 삼성에게 TSMC의 핵심 특허를 넘겼다는 주장이었다. 2015년 대만 대법원은 그해 말까지 양맹송 전 부사장이 삼성전자에 서 일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양맹은 2016년 삼성전자에 복 직했다가 퇴사하고 2017년 중국 본토의 SMIC에 입사해 14nm/10nm FinFET 공정 연구개발 R&D을 했다.
14nm는 반도체 전자회로의 선폭이 14nm인 초미세 공정을 의미한다. '핀펫FinFET'은 칩 아키텍처를 평면이 아니라 3차원 형태 로 구현해 마치 물고기 지느러미 fin와 비슷해 붙은 이름이다. 14nm FinFET을 적용한 제품은 소비 전력이 낮아지고 데이터 처리 능력이 빨라진다.
- SMIC는 2017년 삼성전자 출신인 양맹송 전 부사장을 영입한 뒤 단기간에 미세 공정 기술을 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했다. 양맹송 의 참여로 SMIC의 첨단 공정 기술은 14nm, N+1, N+2를 달성했고 SMIC는 14nm FinFET 공정에서 나아가 10nm, 7nm 공정을 이행한 다는 중장기 로드맵도 세웠다.
기술 장인, 반도체 FinFET 공정의 대가로 불리는 양맹송은 SMIC 에서 사퇴했다. 하지만 양맹송은 2020년 이사회에 보낸 서한에서 중 국 본토로 넘어와 2,000여 명의 엔지니어와 밤새며 14nm 공정을 완성했고 노광장비만 있다면 2021년 4월 7nm로 들어갈 수 있는 공정 기술을 완성했다고 주장했다.
- 네덜란드의 작은 기업 ASML은 세계 반도체 업계를 쥐고 흔들며, 미국도 중국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노광장비에서 대체불가기술NFT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미국과 대만, 한국이 경쟁적으로 2024~26년을 목표로 5nm 이하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짓고 있다. 그런데 짓는 것은 반도체 회사 맘이지만 완공은 ASML 맘대로다.
이런 ASML에 대응해 일본 캐논이 저렴한 UV를 광원으로 활용 하고 렌즈를 사용하지 않는 나노임프린트 리소그래피NIL: Nanolmprint Lithography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2023년 엔비디아는 ASML, TSMC, 시놉시스synopsys와 함께 리소그래피 공정에 가속 컴퓨팅을 도입하는 '쿠리소cuLitho'라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엔비디아 CEO인 젠슨 황은 리소그래피가 물리학의 한계에 도달한 지금, 쿠리소 기술을 통해 파트너사인 TSMC, ASML, 시놉시스와 의 협력을 통해 파운드리에서 처리량을 늘리고 탄소 발자국을 줄이 며, 2nm 이후의 생산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TSMC는 2nm 공정 개발을 위해 엔비디아와 기술 관련 협업을 강화해 2023년 6월부터 노광(리소그래피) 공정에 엔비디아의 슈퍼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는 쿠리소 기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노광 공정은 '포토마스크'에 그려진 회로를 극자외선EUV을 활용 해 웨이퍼 (반도체 원판)에 사진을 찍듯 옮기는 것이다. 반도체 선폭이 nm 단위로 좁아지면서 포토마스크에 반도체 회로를 정확히 그리고, EUV를 정밀하게 쏘기 위해서 AI를 활용한 고성능 컴퓨팅 기술이 필 요하다.
개별 포토마스크를 설계할 때 중앙처리장치 CPU를 활용하면 2주가 걸린다. 엔비디아는 데이터 병렬 처리가 가능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해 포토마스크 설계 기간을 8시간으로 단축했다. 엔비디아의
GPU 기반 컴퓨팅 노광 공정인 쿠리소 기술을 활용하면 소비전력도 85%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UV는 기존 반도체 노광 공정에 활용되어 온, 광원 대비 파장이 짧아 더 미세한 회로를 구현하는 데 용이하다. High-NA(렌즈 수차) EUV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렌즈의 크기를 기존 0.33에서 0.55 로 키운 차세대 기술이다. 렌즈가 빛을 받는 범위가 넓어지기 때문 에 더 세밀한 해상력을 얻을 수 있다.
3nm 이하 첨단 공정에서 필수인 ASML의 High-NA EUV 장비가 격은 EUV 장비 대비 2배가 넘는 1대당 5,000억 원 이상으로 예상되 지만 패터닝 비용을 최대 50%, 프로세스를 최대 60% 효율화할 수 있 어 도입이 필수불가결하다. High-NA EUV는 현재 개발 속도를 보 면 잘해야 2025년 말에 상용화될 것이고 2026년에도 20대 이상 생산 되기 힘들다. 그래서 첨단 반도체 공장의 완성은 대체불가기술NFT을 가진 ASML이 결정한다.
- 미국에 공장을 짓는 대만의 TSMC와 한국의 삼성은 처한 상황이 다르다. 대만의 TSMC는 파운드리에서 세계 1위이고 삼성의 3배 규모 기업이다. TSMC 매출액의 64%는 미국이다. 공장은 고객과 시장이 있는 곳에 지으라는 경영 철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한국은 첨단 파운드리에서 TSMC보다 시장점유율, 생산 규모, 기 술에서 모두 뒤진다. 미국은 1등과 최고가 필요하지 2등과 차선은 필요 없다. 단지 1등을 끌어오고 유혹하는 데 필요한, 마라톤으로 치 면 페이스메이커가 필요할 뿐이다.
- 2023년 3월 미국과 네덜란드에 이어 일본이 자국 반도체 장비의 대중국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세계 10대 반도체 장비회사 중 4개가 일본 업체다. 당장 한국의 중국 반도체 공장이 증설과 업그레이드에 타격을 받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양쯔메모리YMTC 와 창신메모리 CXMT의 공장 건설을 불가능하게 해 중국의 추격을 막아 주는 효과가 있다. 한국 메모리 업계 입장에서는 시장의 공급 부족을 유발하는 계기가 되고 중국의 메모리 시장 진입을 막아주는 효 과가 있어 단기로는 악재지만 장기로는 호재다.
중국은 2023년 3월 31일 미국의 마이크론사에 사이버 안보를 이유로 마이크론으로부터 수입하는 메모리 칩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사이버공간관리국CAC은 핵심 정보 인프라의 공급망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 이 같은 조처를 취했다고 밝혔지만 이는 첨단 반도체, 반도체 장비의 대중국 수출을 막은 미국 정부에 대한 맞불 작전이다. 한국으로서는 메모리 3등 업체를 중국이 제거해주는 조치라서 조심은 해야 하지만 미국마저 중국이 견제해 주면 장 기적으로는 메모리 시장에서 입지가 나쁘지 않다.
D램 시장의 역사를 보면 대불황 때마다 3류를 죽이고 살아남은 1, 2류의 생존 잔치였다. 1970년대 일본의 미국 죽이기, 1980년대 미 국의 일본 죽이기 (1986년 미·일 반도체 협정), 2000년대 대만의 독일 죽 이기(2009년 키몬다 파산), 2010년대 한국의 일본 죽이기 (2012년 엘피다 파산)가 예이다. 2020년대의 반도체 대불황기에 한국이 과감한 투자 전략으로 3류 기업 하나를 더 정리하면 D램은 한국 기업의 독점시장이 된다.
- 중국이 세계 최고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를 유치하면 중국 내 전기 차를 다 장악할 텐데 상하이에 유치한 이유는 메기 효과와 생태계 효 과를 노린 것이다. 중국은 메기 효과를 확실히 누렸다. 중국의 배터 리 회사들이 세계 1류 테슬라의 기준에 맞추려고 목숨을 걸다 보니 한국을 제치고 세계 1위를 했다. 한국에 일본의 소부장 업체를 유치 하면 한국 소부장이 다 죽는다는 것은 테슬라의 생태계를 이용한 중 국의 상황을 보면 답이 나온다.
소재화학은 100년 산업이고 반도체보다 더 시행착오 산업이다. 한국이 첨단 화학 제품을 지금처럼 두면 한국이 일본 기술을 따라잡 는 것은 한여름 밤의 꿈이다. 메기를 풀어 놓아 치여 죽는 놈은 죽는 것이고 살아남으면 메기를 먹는 고기가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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