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SK하이닉스는 과거 하이닉스 시절부 터 이어져온 영업 부진은 물론 여러 차례 장기간 적자를 냈다. 또 다른 대표 반도체 상장사인 DB하이텍(구 동부하이텍)도 사정은 마 찬가지였다. 이로 인해 많은 투자자에게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로 투자해도 수익이 나지 않는 산업, 대규모 지출만 나가는 산업, 적 자투성이 산업이라는 이미지가 고착화되기도 했다.
이러한 인식이 바뀔 것 같은 계기가 몇 차례 있기는 했다. 2013 년 들어 모바일 기기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메모리반도체는 찍어내기만 하면 무조건 돈이 되는 안정적인 흑자 구조로 돌아섰 다. 2017년에는 서버 투자가 전 세계적으로 급격히 확대되면서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급등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역사적 인 주가 상승과 영업이익 폭등을 기록했다. 2013년 스마트폰 시 장이 포화에 이른 직후 삼성전자 주가가 장기간 횡보하다가 2017 년 메모리반도체가 상승 사이클에 들어선 뒤에야 '삼성전자 주가 도 2배씩 뛸 수 있다'는 게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진실처럼 알려지 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투자자가 반도체 산업에 새롭게 관 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더욱 많은 투자자가 반도체 산업에 진입할 무렵, 반도체 업황은 또 다시 사이클의 정점에 이른 상태였다. 꼭 지에 물린 주식을 오래 들고 인내할 수 있는 투자자는 그리 많지 않다. 이러다 보니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반도체 산업에 투자했는 데도 불구하고 만족스러운 투자 성과를 올린 투자자를 찾아보기 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산업 자체는 꾸준히 투자 기회를 제공하 는데도 정작 투자자들은 수익을 내지 못하는 형편이다.
- 실제로 2020년대 들어 실리콘 반도체를 대체하는 새로운 반도체 소재의 사용이 산업 내에서 점차 확대되면서 커다란 변화가 본격화되었다. 이를 알아보기에 앞서 몇 가지 화합물 반도체 소재를 살펴보자.
화합물 반도체는 보통 금속과 비금속이 결합한 구조를 갖는데, 대표적으로 갈륨(Ga)과 비소(As)가 결합한 GaAs나 산화물(oxide) 반도체가 있다. 산화물 반도체는 금속과 산소(O)가 결합한 반도 체 물질인데, 대표적으로는 원소기호 30번 아연(Zn)과 산소가 결 합한 산화아연 (ZnO, Zinc Oxide)이 있다. 이외에도 황화물(sulfide) 이나 질화물(nitride)을 이용한 반도체 물질 등 여러 반도체 물질이 존재한다.
화합물 반도체 중 기존에 널리 도입되어 산업에 활발히 쓰이는 물질 중 하나로 인듐(In), 갈륨(Ga), 아연(Zn), 산소(O)가 결합한 InGaZnO (인듐갈륨아연산화물, Indium galliun zinx oxid)란 산화물 반 도체가 있다. IGZO 라고도 불리는 이 반도체는 특히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매우 중요하게 사용된다. IGZO는 픽셀을 껐다 켜는 스 위치를 구현하는 데 사용되는데, 고사양 액정표시장치(LCD) 및 OLED 생산 과정에서 실리콘과 함께 활발히 쓰이고 있다. 특히 IGZO는 소비 전력이 매우 뛰어난 특성을 가져 모바일 기기에 널 리 도입되고 있다. 비록 디스플레이를 구동하는 반도체 중 IGZO 가 사용되는 영역이 극히 일부에 불과해 수혜 강도는 높은 편이 아니나, IGZO 소재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국내 상장사인 나노신소재 같은 기업들에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IGZO보다 시장에서의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며 상 용화 준비 단계를 밟고 있는 인듐, 갈륨, 비소(As)가 결합한 In GaAs(인듐갈륨비소, Indium gallium arsenide)와 인듐, 인(P)이 결합 한 InP (인화인듐, Indium phosphide) 등의 화합물 반도체도 꾸준히 주목을 받고 있다. InGaAs는 앞 글자를 따 '인가스'라고도 불리 는데, 자율주행 시대에 주목받을 반도체 물질로 손꼽히고 있다. 자율주행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차량이 실시간으로 주변 환경 을 인지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적외선을 쏴 반사되는 신호를 읽는 LIDAR(Light Detection And Ranging) 시스템은 자율주행의 안정성 을 보강하기 위한 필수 요소로, 이를 위해 적외선 신호를 인지하는 적외선 센서가 사용된다. 적외선 물질을 빠르게 감지하는 반도 체로 '인가스'라고 불리는 InGaAs, InP 등이 알려지면서 널리 연 구되고 있다. 실리콘은 일부 적외선에 반응하는 특징이 있지만 상 온에서는 적외선 감지 특성이 완벽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이는 물 질 고유의 특성에 의한 것으로, 반도체 소재의 종류에 따라 어떤 빛에 반응하는지, 반응 민감도가 어떻게 되는지 등은 상이하다.
- 2010년 초만 해도 2020년이면 누구나 자율주행차량을 사용하 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2020년이 지나고 현재까지도 자율주행 기술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2023년에서 야 레벨3 자율주행이 본격화되었다. 이처럼 자율주행 기술의 발 전이 더딘 이유 중 하나는 반도체 소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새 로운 반도체가 등장하면 반도체 산업이 큰 변화를 맞이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소재를 앞서 공급하는 기업은 새로이 열릴 반도체 시장의 선점 효과를 오랜 기간 누리게 될 것이다.
- 와이드 밴드갭 반도체 소재는 여러 종류가 있다. 실리콘보다 밴드갭이 3배 정도 큰 화합물인 SiC (3.0~3.3eV), GaN (3.4eV)은 이미 반도체 시장의 뜨거운 이슈로 자리 잡았다. eV는 밴드갭의 크기 를 나타내는 단위로 숫자가 클수록 더욱 높은 전압(V)를 버틸 수 있다.
전기차나 전력설비 같은 영역에선 이들 와이드 밴드갭 반도체 의 사용이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SiC와 GaN은 밴드갭이 큰 물질이므로 구속된 전자가 밖으로 자유롭게 빠져나가는 게 더욱 어렵다. 이로 인해 높은 전력에서 작동하기 훨씬 수월해진다. 특히, 전기차나 전력설비는 300~1500V 혹은 그 이상 범위에서 작 동하는 칩을 요구한다. 게다가 이들 환경은 높은 온도를 수반한다 (차량 내부가 얼마나 뜨거울지 상상해보자!). 실리콘은 밴드갭이 작은 물 질이다. 그래서 전압이나 온도가 높으면 반도체의 특성이 쉽게 사 라진다. 전자가 너무나 쉽게 원자핵의 구속을 뿌리치고 밖으로 빠 져나가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칩을 억지로 크게 만 들어야 하고, 구조도 복잡하게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이는 또다 시 칩의 성능이 저하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즉, 높은 전압에서 사 용하고자 하면 성능을 잃어야 하는 트레이드 오프 관계인 것이다. 이에 반해 와이드 밴드갭 반도체는 두께가 훨씬 얇으면서도 높은 전압과 높은 온도를 쉽게 버틸 수 있다. 특히, GaN과 SiC는 동 일한 구조의 Si 칩보다 무려 10배 이상 높은 전압도 견딜 수 있어 칩 규격에서 1200V급, 3000V급 같은 표현을 쉽게 찾아볼 수 있 다. 또한, 칩을 훨씬 얇고 작게 만들어도 Si 칩과 비슷한 수준의 성 능이 유지된다. 게다가 GaN 반도체는 높은 주파수 대역에서 빠르 게 작동하는 장점까지도 추가로 가졌다. 장점들로 인해 와이드 밴 드갭 반도체는 칩의 크기가 훨씬 작아지고, 함께 사용되는 주변 부 품도 훨씬 적게 필요하다. 그래서 전기차 또는 전력설비 시장에서 는 이들 반도체가 서서히 실리콘 반도체를 대체해 나가는 것이다. 2020년 전까지만 해도 반도체 기업들은 실리콘 소재만 주로 사용했다. 그래서 와이드 밴드갭 반도체는 국방이나 우주산업 같은 특수한 영역에 한정적으로 사용되는 반도체로 인식됐다. 특히, 와이드밴드갭 반도체의 단점이라면 제조 기술이 충분히 발달하 지 않아 가격이 매우 비쌌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급한 수요처가 아니면 대부분 실리콘 반도체가 꾸준히 쓰여왔다. 그러나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등 새로운 산업이 개화함에 따라 여기에 사용되는 일부 칩들은 이제 가격보다는 성능이 더욱 중요하게 되었다. 또 한,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력 손실을 가능한 한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고효율 반도체 칩의 필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게다가 기존의 모바일기기 시장까지도 배터리 충전 효율을 개선 하기 위해 와이드 밴드갭 반도체가 점차 확대 도입되고 있다. 이 렇듯 이들 소재의 쓰임새는 기존 영역을 벗어나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 일반적으로, CPU와 가장 가까운 캐시는 D램이 아닌 S램이 담 당한다. D램은 IT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꾸준히 용량이 증가해왔 다. 그러나 S램보다 속도가 느리다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 또한 용량이 커 CPU가 데이터를 읽기 위해 너무 많은 구역을 탐색해 야 하는 문제점도 있다. 따라서 CPU와 메모리의 데이터 처리 속 도 격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더욱 속도가 빠르고 용량이 작고 계 층적 구조를 가진 S램이 CPU 부근에 함께 탑재되기 시작했다. S램은 주로 CPU 제조사들이 CPU를 제조하는 과정에 함께 설계 해 CPU와 함께 제조하는데, CPU 제조사들은 CPU의 연산 속도 를 높이려는 경쟁을 벌이는 것 외에도 S램의 성능을 향상시키려 는 경쟁을 물밑에서 펼치고 있다. 내 컴퓨터의 CPU가 어느 정도 의 캐시 메모리를 이용하는지는 윈도 내 작업관리자를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 D램과 낸드 플래시는 칩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각각 고유의 제조 공정을 거친다. 그중에서도 D램은 다른 반도체 칩들과 달리 제조 공정 중 칩 내부에 캐패시터라 불리는 유별난 구조물을 만드 는 공정을 거쳐야 한다. 그런데 이 공정이 유별나게 어렵다. 칩 내 부에 독특한 모양의 구조물을 만드는 것도 어렵지만, 첨단소재공 학의 총집합체라 불릴 만큼 다양한 신소재들이 얽혀 사용되고, 반 도체 업체들 고유의 노하우가 요구되기도 한다.
노트북,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 일상 생활 속 모든 가전제품을 뜯어보면 회로가 잔뜩 새겨진 메인보드 기판이 제품 내 공간을 일 부 차지하고 있다. 기판을 자세히 살펴보면 원통 모양의 캐패시터 가회로 곳곳에 부착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캐패시터는 수초이 내의 짧은 시간 동안 전하를 저장했다가 방출한다. 배터리가 몇 시간 이상 충전됐다가 방전되는 것을 고려하면 빠르게 충전과 방전이 이루어지는 캐패시터는 배터리와 명확히 구분된다. 캐패시터는 D램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D램은 캐패시터상 에 전하를 축적하며, 1과 0이라는 데이터를 저장한다. 캐패시터 는 2개의 금속 사이에 부도체가 놓인 구조를 갖는다. 부도체를 사 이에 두고 양 금속에 전압을 걸면 ''''전하들이 도체와 부도 체 표면에 정렬된다. 부도체는 이러한 분극 현상을 나타내므로 유 전체라고도 부른다. 분극 현상이 매우 빠르게 발생하고 사라지므 로 D램이 고속 메모리가 되는 것이다.
- D램 발전은 캐패시터 발전과 궤를 같이한다
전자기기가 10신호를 명확히 구분하려면 충분히 많은 양의 전하가 캐패시터에 담겨야 한다. 충분하지 못한 양의 전하가 담기 면 1과 0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D램의 성능이 낮아진다. 이런 이 유로 캐패시터는 D램을 제작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소재로 꼽 힌다. D램의 성능이 날로 고사양화됨에 따라 캐패시터를 구성하 는 소재도 꾸준히 변해왔다. 실제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 크론 등 D램 3사는 고사양 캐패시터를 구현하는 데 많은 어려움 을 겪어왔으며, 지금 현재도 캐패시터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반도체는 시간이 지날수록 미세화되어 크기가 작아지고, D램의 주요 구성 요소인 캐패시터 또한 반도체의 미세화를 따라 크기가 줄어드는데, 캐패시터는 크기가 줄어들수록 분극 현상이 발생 하는 표면적이 줄어들어 충분히 많은 양의 전자를 담을 수 없다. 이에 따라 표면적을 같게 유지하면서도 더욱 미세하게 만들기 위 해 캐패시터는 단일 원기둥 모양에서 이중 원기둥 모양으로 발전 을 거듭했고, 전하를 더욱 많이 담을 수 있는 유전체 소재들이 도 입됐다. 하지만 모양이 바뀌고 소재가 바뀌면 반드시 또 다른 문 제가 불거지게 마련이다.
- 모바일 기기용 D램의 목표는 높은 성능과 낮은 소비 전력
D램의 성능과 소비 전력은 서로 트레이드 오프(trade off, 어느 것 을 얻으려면 반드시 다른 것을 희생하여야 하는 관계) 관계에 있어서 둘 다 개선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성능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소비 전력을 낮추는 한 가지 방법은 칩에 인가되는 전압을 낮추는 것이 다. 그러나 전압 변경은 공정 미세화를 수반하며, 전압은 곧 신호 의 강도이므로 강도가 낮아지면 신호 처리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 할 확률도 증가한다. 따라서 전압을 낮추는 방법 외에도 설계 역 량이 총동원되는데, 신호가 오가는 채널을 다양화해서 데이터 전송 거리를 단축해 소비 전력을 절약하거나 동작 시 한 번에 활성화되는 셀의 수를 변화시키는 등 추가적인 노력이 수반된다.
이외에도 D램의 리프레시는 전기 신호를 가해 전하를 다시 저 장하는 작업이므로 전력 소모가 필연적인데, LPDDR에서는 리 프레시 주기를 더욱 늘리는 방법이 도입된다. 캐패시터 내부에 저장된 전하가 빠져나가는 속도는 온도에 비례한다. 이에 따라 LPDDR은 시시각각 온도 정보를 수집해 그에 따라 리프레시를 변화시키는 기술이 도입된다.
- 제주반도체, 틈새시장을 노린다
제주반도체가 주력하는 영역은 맞춤형 메모리반도체다. SIP (System in Package)라 불리는 다소 복잡한 후공정을 거쳐 D램과 낸 드플래시를 하나의 칩으로 합쳐버린다. 정확히는 두 칩을 적층한 MCP(Multi Chip Package)의 형태로 칩을 완성하고, 이를 공급한다. 이외에도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들이 만들지 않는 D램과 노어 플 래시를 공급한다. 사업 초기인 2000년대 초반에는 핸드폰 등 전 자기기에 탑재되는 S램을 주로 공급했으나, 이후 사업을 다각화 하며 S램의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다. 제주반도체는 이들 칩을 직접 제조하지 않고 오로지 설계에 집중한다. 설계를 마치면 대만의 UMC 등에 설계도를 넘겨 제조를 의뢰하며, 이후 웨이퍼 형태로 주요 고객사에 칩을 공급하거나 다른 후공정 업체를 거쳐 최종 단 일칩 형태의 제품을 공급한다.
전자제품 제조사는 기기에 다양한 종류의 메모리반도체를 탑 재한다. 특히, 고성능 D램과 낸드 플래시 외에도 특정한 기능을 구현하는 데 적합한 용량과 작은 크기의 낸드 플래시, D램, S램 등을 필요로 한다. 또한 기기의 소비 전력을 더욱 낮추기 위해 칩 의 동작 방식을 변화시키거나 칩에 형성된 핀 수를 줄이려고 하는 데, 이로 인해 종종 시중 제품과는 다른 메모리반도체 칩이 필요하다. 이러한 D램과 낸드 플래시를 기기 내 각각의 영역에 따로 따로 탑재할 수도 있지만, 두 칩을 적층해 하나의 칩 형태로 수직 으로 이어 붙인 뒤 기기에 탑재하면 공간 절약 효과에 더해 성능 향상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특히 칩 사이의 신호 전송 시간을 단축 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 다. 제주반도체는 이러한 요구에 대응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기 업이다.
MCP를 만들기 위해서는 나름의 설계를 바탕으로 두 칩을 적 층해야 한다. 적층 과정에서 D램 내부의 공간을 최대한 절약해 적층에 유리한 구조로 제작해야 하며, 적층 시 발생하는 공정 기 술상의 문제를 설계 단계에서 미리 극복해야 한다. 제주반도체는 이처럼 MCP에 사용될 D램을 설계하는 사업을 영위하되 낸드 플래시를 외부에서 조달하므로, 낸드 플래시에 맞춰 D램 설계를 수행한다. 제주반도체의 제품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제조 하는 고사양 칩과는 궤를 달리한다. 한마디로 이들 기업과 경쟁하 는 영역이 아니다. 제주반도체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한땅 위에 있으면서도 경쟁에 밀려 망하지 않는 이유다.
- SSD는 낸드 플래시를 비롯한 주요 구성 부품을 PCB에 부착해 만들기 때문에 반도체를 직접 제조할 능력이 없는 기업도 반도체 칩만 사올 수 있다면 제조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낸드 플래시 제조 업체는 소수에 불과하지만, SSD 제조 업체는 전 세계적으로 200개 사가 넘는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킹스톤 테크놀로지는 반 도체 칩을 매입해 SSD를 완성하는 사업 모델을 운영하고 있는데, 칩 제조 능력이 없어 수직 계열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는데도 여타 SSD 업체를 제치고 입지를 공고히 다져왔다. 수직 계열화가 이루 어지지 않은 기업이라도 자체적인 SSD 동작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성능이 우수한 SSD를 개발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낸드 플래시 같은 핵심 부품 공급이 세계적으로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으 면 수급의 어려움을 겪거나 원가가 크게 상승할 수밖에 없는 리스 크를 안고 있다. 실제로 SSD 제조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상장사 바른전자는 낸드 플래시 가격 폭등과 공급 부족으로 SSD를 제조 하지 못하는 위기에 부딪쳐 매출이 6분의 1 토막 나는 등 지속적 인적자가 거듭된 끝에 주식 거래 정지에 이르기도 했다.
- 2020년 10월, SK하이닉스는 인텔의 낸드 플래시와 SSD 사업 을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많은 사람이 의아해했다. "인 텔이 SSD 사업을 했던가? 그런데 SK하이닉스야말로 SSD 사업 을 했던가?"라고 말이다. 인텔의 주력 사업은 CPU 및 통신 칩 같 은 비메모리반도체이지만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도 꾸준히 강 자의 지위를 지켜왔다. 낸드 플래시와 SSD를 직접 제조하며 수 직계열화를 바탕으로 선두 업체로 자리 매김하면서 SK하이닉스 보다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기도 했다. 인텔은 자사 SSD에 들어갈 낸드 플래시를 중국 공장에서 제조해왔는데, 플로팅게이트 방식 이라 불리는 제조 공법으로 인해 제품의 수명 및 안정성은 높지만 3D 구조에서의 고단화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다만 안정성에서 유리해 서버향 수요가 많거나 주로 인텔 CPU와 결합 판매되어 일반인들 사이에선 인지도가 낮았을 뿐이다.
인텔의 SSD 제조 사업은 갑자기 이루어진 게 아니다. 인텔은 역사적으로 수많은 메모리반도체를 최초로 출시했고, 꾸준한 연 구개발을 통해 1980년대에 이미 1MB짜리 SSD를 출시한 바 있 다. 당시 SSD를 이용한 플로피디스크를 구상했는데, 아쉽게도 경 제성이 떨어져 결국 현실화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후 메모리반도체 연구개발에 꾸준히 투자하며 SSD는 물론 3D 크로스포인트 메모리를 출시하기에 이른다.
- 인텔, 크로스포인트 메모리로 시장의 전복을 꾀하다
비휘발성 메모리반도체는 데이터의 영구 저장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고, 휘발성 메모리반도체는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 다. 둘의 장점만 취합해 데이터를 영구적으로 저장하면서도 속도 가 빠른 메모리반도체를 개발할 수는 없을까? 실제로 이는 반도 체 산업의 숙원이었다.
그러던 중 2015년 7월, 인텔은 마이크론과의 협업으로 크로스 포인트 메모리라 불리는 신형 메모리를 발표했다. 양사가 공동으 로 개발했지만, 완제품은 각 사의 선택에 따라 서로 다른 형태로 제작해 각자 판매하는 방식을 취했다. 언론은 획기적인 신기술이 발표됐다는 기사를 연이어 보도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반도체 사업이 곧 인텔에 밀려 종말을 고할 것이라는 살벌 한 예측도 나왔다. 인텔은 크로스포인트 메모리가 데이터를 영구 저장하면서도 낸드 플래시보다 데이터 접근 속도가 1000배나 빠 르다고 강조했다. 인텔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5개 남짓한 국가에 서만 이 같은 발표를 진행하며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선두를 달 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놓고 위협했다.
- 인텔이 공개한 크로 스포인트 메모리는 스위치 기능을 하는 셀렉터 (selector)와 0과 1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셀로 구성된다. 데이터를 저장하고 삭 제하기 위해 두 종류의 서로 다른 전기 신호가 십자 모양으로 교 차되는 배선이 각 셀에 장착되어 이들 셀에 전달된다. 인텔의 신 제품을 소개하는 기사에서는 신제품이 낸드 플래시보다 1000배 나 빠르다고 강조했으나, 이는 전반적인 동작 속도가 아닌 신호가 데이터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호 지연의 차이가 1000 배라는 의미로, 실제 구동 속도는 현존하는 SSD와 큰 차이를 느 끼기 어려운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SD보다 조금이라도 빠르다면 충분히 차세대 메모리반도체로 고려해봄 직하니 크로스포인트 메모리가 위협적인 경쟁 상대가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크로스포인트 메모리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바로 시장성을 유지하면서 용량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었다. 낸 드 플래시는 3D 낸드 플래시 형태로 발전했고, 층수는 해가 다르 게 꾸준히 증가했다. 이에 반해 인텔이 처음 소개한 크로스포인 트 메모리는 단층 또는 2층 구조를 가졌으며, 용량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낸드 플래시와 마찬가지로 층수를 보다 크게 늘려야 했 다. 셀렉터, 메모리 셀, 금속 배선을 연이어 한층 한층 쌓아 올리 며 만들어야 하는데, 크로스포인트 메모리는 공정 난이도가 상당 할 뿐만 아니라 각 층을 쌓아 올릴 때마다 잦은 미세 식각과 원자층 증착 등 매우 값비싼 공정을 더욱 많이 동원해야 했다. 낸드 플래시는 층 수가 증가해도 공정 수가 층수에 비례해 증가하지 않 으므로 층수 증가에 따른 용량당 단가가 크게 절감되는 이점이 있는 반면, 크로스포인트 메모리는 용량이 증가하면 생산 원가도 함께 증가하므로 낸드 플래시 같은 원가절감이 어려웠다. 따라서 고용량이 무엇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는 현재의 시장에서 낸드 플 래시와 직접적으로 경쟁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좋은 반도체라도 가격 경쟁력이 없으면 현실적으로 시장성이 없는 것 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텔은 크로스포인트 메모리를 낸드 플래시 의 경쟁 상품이라기보다는 운영체제 구동 같은 영역에서 한정적 으로 PC 또는 서버의 성능을 개선하는 틈새시장형 제품으로 소 개했다.
- 다품종에 기반한 비메모리반도체 시장에는 무려 1만 가지 이 상의 칩을 판매하는 텍사스인스트루먼트나 500가지 이상의 칩 을 개발하는 어보브반도체 같은 기업도 있지만, 한두 가지 제품 만 집중적으로 취급하는 기업도 있다. 칩을 집중적으로 만드는 기 업이 있는 반면, 칩을 가공해 모듈만을 집중적으로 만드는 기업도 있다. 또한, 한번 판매하면 다년간 안정적으로 공급을 유지하는 제품과 짧은 기간 내 경쟁력을 잃어버리는 제품도 있다. 국내 상 장사 아이티엠반도체는 배터리의 안전을 책임지는 보호 모듈 패 키지(PMP, Protection Module Package)만 전문적으로 제조해 애플과 삼성전자를 비롯한 거대 고객사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배터리 보호 패키지라는 기존에 없던 영역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형성한 사례다. 어보브반도체가 설계하는 가전제품 및 산업용 칩은 한번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되면 5년 이상 안정적으로 제품을 납품할 수 있다.
- MCU가 수행하는 연산은 매우 단순하므로 제품마다 처리할 수 있는 명령이 제한적이다. MCU는 다양한 전자기기에 사용될 수 있는 범용 제품과 고객사의 요구에 맞추어 만들어지는 특수 목 적 MCU로 나뉘는데, 전자제품의 다양화와 차량용 반도체의 확 대. 사물인터넷 확대 등으로 인해 특수 목적 MCU 시장은 지속적 으로 확대되고 있다. 고사양 CPU를 만드는 기업이라면 인텔과 AMD가 바로 떠오르는 것과 달리, MCU는 그 종류만큼 제조하 는 기업도 다양하다. MCU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는 네덜란 드의 NXP, 일본의 르네사스, 미국의 마이크로칩, 스위스의 ST마 이크로일렉트로닉스, 독일의 인피니온 테크놀로지가 있다. 이들 기업은 MCU에서만 막대한 매출이 발생하는 거대 기업이다. 이 외에도 세계적으로 수백 개 이상의 MCU 기업들이 사업을 영위 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MCU를 제조한다. 그러나 거대 MCU 기업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MCU 전문 기업으로 규모를 확대해온 것과 달 리 삼성전자는 주로 자사 가전제품에 탑재될 MCU와 OEM 사업을 병행해왔다. 한편, LG전자는 가전제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MCU가 필요하나, 이의 공급을 도시바, 파나소닉 등 일 본 기업들에 의존해왔다. 그러다 1999년 MCU의 국산화와 계열 사의 자체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계열사 실리콘웍스(현 LX세미콘) 가 MCU 시장에 진입했다. 비록 사업 초기이고 해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무시할 수 없어 만만한 영역은 아니지만, LG그룹을 등 에 업고 사양이 낮은 제품부터 차츰 공급을 확대하면 향후 고성능 MCU 시장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MCU는 사용처와 종류가 다양해 일일이 나열하기 어렵다. 이는 그만큼 다품종 맞춤 생산이 중요한 영역임을 의미한다. 따라서 MCU 메이커는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경쟁력을 갖추거나, 다른 기업들이 만들지 못하는 독보적인 MCU를 만들어 경쟁력을 갖 추어야 한다. 대부분의 MCU 메이커는 제품을 다변화하며 경쟁 력을 갖추어 왔다. 다양한 제품을 취급하는 MCU 전문 기업들은 고객사의 단가 인하 압력이 다른 전자 부품에 비해 적거나 전사 이익 변동성이 낮은 특징이 있다. 기업의 이익이 안정적으로 증가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보니 급격한 성장이 나타나기 어려워 성 장주 투자자에게는 매력이 떨어져보일지 모르지만, 안정적인 장 기 투자를 희망하는 투자자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된다. 상장사 어 보브반도체도 이에 해당하는 사례다.
- NPU 시장과 함께 성장할 PIM 시장
아직까지 NPU 시장의 성장이 초기에 불과하고 NPU의 성능 또한 제한적인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스마트폰 내 일부 인공지능 기능을 담당하는 수준으로 AP를 보조하는 역할 정도로 사용되고 있다. 비록 기술 초기단계란 점은 아쉬울지 모르나, 그만큼 앞으 로 NPU 시장이 무궁무진하게 성장할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NPU 시장은 아직 여러 기업들이 달려 들어 이것저것 새로운 칩을 개발하는 단계에 있다. 또한 뚜렷한 주도권을 가진 업체가 등장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기존의 연산장치에서 시장을 지배해온 엔비디아, 인텔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퀄컴은 물론 애플, IBM, 중국의 하이실리콘 등까지도 뛰어들어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기술도 초기이지만, NPU의 쓰임새 또한 제 한되어 추후 인공지능 시장이나 사물인터넷 시장, 로봇 시장 등이 성장하며 차츰 빛을 발할 예정이다.
또 한가지 주목할 점은 PIM이라 불리는 칩의 등장이다. 삼성전 자와 SK하이닉스는 전통적으로 메모리반도체 제조에 강점을 가 지고 있다. 그러나 고성능 연산장치에서의 사업 경험은 매우 미비 하다. 그래서 NPU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이들 기업이 내놓은 대안은 기존의 메모리반도체에 연산 기능을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즉, 메모리반도체를 중심으로 메모리반도체와 비메모리반도 체의 경계를 허물겠다는 것이다.
추후 반도체 산업은 칩의 종류가 더욱 세분화되고, 고성능 칩을 여러 기능으로 쪼개어 만드는 방식이 확대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쓰임새에 따라 더욱 특화된 칩이 확대될 예정이다. 그렇기에 NPU 와 PIM이 꼭 경쟁관계라 보기는 어려우며, 다만 인공지능 시대 에 맞추어 각각 강점을 갖는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NPU와 PIM이 융합된 형태의 새로운 칩도 등장할 예정이다.
- 특히, PIM은 기능의 다양화보다는 전력소모 절감 등 성능의 비 약적인 발전에 강점이 있다. 따라서 하이퍼스케일 서버나 인공지 능 서버와 같이 대용량 데이터 저장이 필요하고 또 고성능 연산이 함께 필요한 영역에서 먼저 사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기술 수준에서의 PIM은 고성능 연산을 수행하기 어려우며, 또한 CPU나 GPU처럼 범용 제품으로 사용되기 어려운 한계점을 갖는 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연산 기능의 확대보다는 기존 메모리반도 체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발전할 예정이다. 특히 이 과정 에서는 기존 D램 칩의 성능 향상도 필수적이겠지만, 완성된 D램 을 최종 칩으로 완성하는 과정에서 또 한번 성능을 끌어 올려주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즉, 후공정 기술에 변화가 수반되며 PIM의 성능 향상이 이루어짐을 의미한다. 특히, 여러 개의 D램 칩이 수직으로 적층되는 공정과, 이들 D램 칩을 다른 종류의 반도체 칩들과 고성능 기판에 한번에 잘 이어 붙이는 공정이 더욱 중요해진다. 궁극적으로는 인공지능 반도체가 뉴로모픽 환경을 구현하기 위하여 하나의 셀에서 데이터의 연산과 저장이 모두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발전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재에는 이러한 기술을 구현 할 소재, 제조 공정, 제조 단가 등이 모두 만족스럽지 못한 관계로, 우선은 NPU가 연산 기능에 초점을 맞추어 기존의 GPU와 CPU 를 모방해 더욱 인공지능에 특화된 기능을 구현하며 성능을 끌어 올리는 방식으로 발전할 예정이며, PIM은 전력 소모와 데이터 처 리 속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할 예정이다.
- 동운아나텍, 국내 드라이버 IC 시장의 강자
동운아나텍은 핸드폰의 각종 기능을 동작시키는 데 필수적인 스마트폰용 드라이버 IC를 전문적으로 설계하는 회사다. 주력 사 업은 카메라에 사용되는 AF (Auto Focus) 및 OIS용 드라이버 IC며, 이외에도 디스플레이의 전력을 제어하는 IC, 햅틱 IC 등을 설계해 스마트폰 제조사를 중심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동운아나텍 은 이들 칩의 설계를 담당하며, 삼성전자나 매그나칩반도체 같은 파운드리나 네패스, JECT 같은 후공정 업체에 제조를 의뢰한다. 동운아나텍은 현재 스마트폰에 평준화되어 있는 기능을 구현하 기 위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어서 비교적 광범위한 종류의 스마트 폰을 대상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다. 주로 삼성전자 및 중국을 중심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제품의 수명 주기가 상대적으로 짧 은 편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모든 스마트폰이 동일한 OIS 기능을 탑재한 것 같지만 스마트폰의 제품 종류와 출시 시기에 따라 액추 에이터의 구동 기술도 오픈 루프(Open Loop), 클로즈 루프(Closed Loop), 폴디드 줌(Folded Zoom) 등으로 점차 변하기 때문이다. 이러 한 기술 변화에 따라 새로운 드라이버 IC가 필요해진다. 동운아나 텍은 이 같은 변화에 맞춰 고객사가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드라 이버 IC를 한 발 앞서 개발해내야 한다. 기술 변화가 비교적 빠르게 일어나므로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력이 곧 장기 성과와 직결될 가 능성이 크다. 만약 개발에 실패할 경우 소수 제품군에서 상당수의 매출이 나오는 만큼 기업의 존재가 위태로울 수 있다. 앞서 어보브반도체가 다양한 제품을 고루 오래 파는 것과 상당히 대조적이다. 투자자는 이처럼 똑같이 팹리스라 불리는 기업들이라도, 기업들의 상세 비즈니스 모델이 전혀 다름을 이해해야 한다.
동운아나텍은 지속적인 제품 개발 레퍼런스(reference, 납품 경험 혹 은 납품 기록)를 바탕으로 국내 AF 및 OIS 드라이버 IC 1위 업체라 는 명성을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의 ON 세미컨덕터와 일본의 아 사히카세이 같은 세계적 기업들과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처럼 동운아나텍은 소수 제품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고, 제 품이 스마트폰에 주로 쓰이는 만큼 기업의 실적 또한 스마트폰 시 장에 민감한 구조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는 때로는 동운아나텍의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단점이 될 수도 있다. 특히 기술 경쟁에 서 밀리거나 스마트폰 시장이 부진할 경우 이에 해당한다. 그렇기 에 동운아나텍도 계속해서 신제품 개발에 열을 쏟되, 스마트폰용 이 아닌 다른 산업에 쓰일 반도체 칩을 개발하는 데에 역량을 집중 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동운아나텍은 근래 차량용 드라이버 IC 사 업을 지속 확대하며 기존 사업구조를 더욱 다양화하는데에 집중하 고 있다. 특히 동운아나텍은 기존 스마트폰용 칩을 설계하던 강점 을 살려 차량용 칩 개발도 확대해 왔는데, 차량 내 설치된 디스플레 이 패널을 터치할 때 터치 진동을 일으키는 드라이버 IC와 같은 제 품을 지속 출시하며 전방시장을 다각화하고 있다.
- ARM의 IP는 현재 출시된 대부분 스마트폰에 사용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사용 빈도가 높다. 이에 비해 규모는 작더라도 전 문적인 영역에서 IP 경쟁력을 갖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국내 상 장사 칩스앤미디어는 팹리스로 분류되지만, 완성된 칩을 설계하 지 않고 IP 라이선스 판매 사업에 주력한다. 그렇다면 어떤 종류 의 IP 개발에 강점을 가지고 있을까? 바로 칩스앤미디어의 주력 사업 영역은 비디오 영상 처리다. 셋톱박스나 TV는 물론, 차량이 나 보안카메라 등은 고화질 영상을 지속적으로 변환하는 영상처 리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한다. 이때 칩스앤미디어는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영상 처리 IP를 집중적으로 개발해왔다. 영상을 처리하 는 과정에서 연산장치는 복잡한 연산을 수행하고 소프트웨어가 추가로 보정 작업을 진행하는데, 칩스앤미디어는 두 영역 모두에 걸쳐 효율적인 영상처리를 가능하게 해주는 IP를 개발해온 것이 다. 따라서 영상 처리가 필요한 시장이 성장하면 칩스앤미디어도 함께 수혜를 볼 수 있게 된다. 근래에는 구글과 같은 서버 기업들 이 다양한 서버용 연산 칩을 자체 개발하는 분위기이고, 이 과정 에서 영상 처리 IP가 필수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글로벌 IT 기 업들의 칩 자체 개발 트렌드 또한 칩스앤미디어에게 수혜가 될 수 있다.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기업인 NXP와 같은 전방 고객사가 칩스앤미디어의 IP를 채용하고, 이를 통해 자체 반도체 칩 제품 개발을 마치게 되면, 칩스앤미디어는 로열티 매출이 추가로 발생하는 구조이다. 그러면 NXP와 같은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반 도체 칩을 더욱 많이 팔수록 칩스앤미디어는 로열티 매출이 확대 되며 수익을 챙기게 된다.
- ARM은 2010년부터 서버용 아키텍처를 출시했으나 시장에서 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서버 시장이 고성능 CPU를 우선하다 보 니 저전력보다 성능에 강점을 둔 인텔의 x86 아키텍처가 승승장 구했다. 실제로 ARM은 2020 년이 저물어갈 때까지 서버 시장점 유율이 0%대일 정도로, 부끄러운 수치를 기록해왔다. 그런데도 ARM의 서버 시장 내 지위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되면 서 경쟁사들은 두려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버 시장은 매우 보수적이어서 아키텍처 변화를 받아들이는 데 소극적인 모습을 나타내는데도 말이다.
이 같은 배경에는 ARM IP의 성능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으며 전력 효율성이 뛰어나다는 막강한 장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ARM의 서버 시장 침투는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다. 와트당 더욱 많은 연산을 제공한다는 것은 곧 가 성비가 뛰어남을 의미한다. 실제로 고성능에 집중하고 있는 현재 의 서버는 점차 가성비를 향해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대 들어 세계 최대의 클라우드 업체인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는 전력 소모가 큰 인텔의 CPU에서 벗어나 ARM의 IP에 기반한 자체 저전력 연산장치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는데, 마이크로소 프트는 서버용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가정용 PC 시장까지 염두에 둔 ARM 기반 프로세서 개발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러한 변화의 조짐은 x86 의존성이 큰 AMD에서도 나타난 바 있다. AMD는 가정용 PC는 여전히 x86에 의존하는 반면, 서버 시 장의 경우 x86과 ARM으로 이원화를 시도하며 ARM 플랫폼 시 장에 진출했다. 2016년 최초의 ARM 아키텍처를 채용한 옵테론 A1100 시리즈가 그 시초다. 더욱이 애플이 2020년 출시한 칩 M1 는 비록 고성능 서버가 아닌 PC 시장에 한해 사용되었지만, ARM 기반 제품이 저전력 외에 성능에서도 강점을 보여준 사례다. 2020년 엔비디아가 ARM을 400억 달러(약 47조 4000억 원)에 인 수한다고 발표한 배경에는 단순히 서버 시장에서 발휘할 기존 제 품과의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향후 세 상을 지배할 인공지능과 슈퍼컴퓨팅에서는 저전력이 핵심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인텔 x86 아키텍처는 콘 센트에 코드를 꽂는 것만 염두에 뒀을 뿐, 전력의 한계에 대해서 는 고민하지 않았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 인텔의 선단 공정의 도입 지연은 결국 연이은 악재로 이어졌다. 인텔의 대형 고객사인 애플은 인텔로부터의 기술 독립을 선언하 며 자체 CPU 사업에 뛰어들었고, 실리콘이란 이름의 CPU 칩을 출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독자적인 CPU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는 경쟁 구도의 변화가 둔하게 이루어지던 PC 시장에 충격적 인 소식이었다.
물론 인텔의 몰락도 쉽지 않을 것이다. 몇 차례의 부침에도 불 구하고 지금껏 확보한 공정 기술력은 여전히 TSMC와 대적할 만 하고, 인텔 역시 공정 개발에 어려움을 겪으면 AMD처럼 적극적 으로 TSMC의 문을 두드리고 차세대 칩 제조를 의뢰하기 때문이다. 또한, AMD가 반기를 들었던 PC 시장에서와 달리 더욱 고사양칩이 요구되는 서버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꾸준히 강력하다.
TSMC 같은 파운드리는 수많은 팹리스로부터 제조 물량이 끊 임없이 밀려 들어온다. 제품을 만든 후 판매가 만족스러운 수준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제조 비용을 모두 팹리스에 전가할 수 있으므 로 손실이 제한적이다. 그러나 IDM은 자체 제품을 제조하는 데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기 때문에 제품 판매에 실패할 경우 제조 비 용을 고스란히 손실로 떠안아야 한다.
인텔은 차세대 공정 개발이 지연되면서 브랜드 인지도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그동안 브랜드 입지를 다져온 덕분에 제품 판매가 꾸준히 이루어져서 단박에 망하지 않 았다는 점이다. 추후에도 인텔은 공정 개발에 막대한 연구개발비 를 쏟아부으며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다. 특히, 지난 시절 공 정 개발에 밀렸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하여, 추후 2mm 이하 급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반드시 필요한 첨단 제조 장비를 여타 반도체 기업들보다 앞서 주문하는 등 부활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 고 있다.
- 디자인하우스는 새로운 칩을 개발하는 여타 팹리스들과 달리, 다른 팹리스의 설계도면을 제조공정용 설계도로 재설계하는 역 할을 맡는다. 풍부한 디자인 경험과 폭넓은 설계 노하우를 보유한 디자인하우스를 거치면 제조를 의뢰받은 이후 양산에 실패할 가 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대규모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담당 하므로 재설계 과정에서 필요한 IP 비용을 보다 효율적으로 집행 할 수도 있다. 디자인하우스는 여러 설계도면을 통합하는 작업을 시작으로 설계 검증 작업을 대행하며, 칩 제조에 필요한 마스크 제작 작업도 함께 수행한다. 또한, 칩이 완성되면 칩 성능 테스트 를 어떤 방식으로 수행할지에 관한 알고리즘도 마련해준다.
칩의 재설계를 위해서는 제조 공정에 대한 정보가 일정 부분 파운드리와 공유되어야 한다. 이러한 정보가 모든 팹리스에 노출 된다면 파운드리에 리스크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디자인하우스 가 디자인 작업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면 이런 사항을 다른 팹리스 기업들과 공유할 필요가 없다. 이런 이유로 파운드리와 디자인하 우스 사이에는 깊은 신뢰 관계가 필수적이다. 디자인하우스는 자 연스럽게 특정한 파운드리와 깊은 관계를 맺다 보니, 해당 파운드 리에 대한 전문적인 역량을 갖추게 된다. 이런 이유로 팹리스는 파운드리에 제조를 맡기는 과정에서 파운드리가 지정하는 특정 디자인하우스를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 다른 회사의 칩 재설계에 집중하는 디자인하우스에도 나름의 고 충이 있다. 오랫동안 함께 일하던 직장 동료가 어느 날 퇴사한 후 자기만의 사업에 성공한다면 과거 동료로서 축하해야 할 일이기 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배가 아플 수도 있다. 디자인하우스는 팹리 스의 의뢰로 사업을 영위하다 보니 다른 업체의 칩 개발에 의존적 이며, 자체 팹리스 사업을 다각화할 수 없다는 한계점을 갖는다. GUC처럼 거대한 디자인하우스라면 팹리스의 칩 개발을 보조하 는 역할만으로도 충분하겠지만, 비메모리반도체 시장이 급격히 확 대되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자체 설계를 마음껏 수행하는 팹리스가 부러울 수도 있다.
실제로 상장사 아이에이는 한때 디자인하우스였으나, 팹리스 로 전환해 DMB 칩을 거쳐 차량용 반도체 설계로 사업을 확장했 고, 이후 자동차용 모듈 사업까지 진출했다. 그러나 디자인하우스 가 팹리스로의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것은 고객의 영역으로 사업 을 확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이 있다. 고객사로선 디자 인하우스가 설계 기술을 훔쳐갈지도 모른다고 우려할 수 있어서 기존 고객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이유로 일부 디자인하우스 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자회사를 통해 조용히 팹리스 신사업에 진출 하기도 한다.
- 반도체 제조의 시작이자 기반인 웨이퍼를 해외에 의존해야 하 는 점은 국내 반도체 산업의 영향력을 생각할 때 아쉬운 대목이 다. 실리콘 웨이퍼는 일본과 대만에 의존하며, 차세대 웨이퍼 기 술도 유럽과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SK그룹이 2017년 LG그룹이 소유했던 LG실트론을 인수하고, 2019년에는 듀폰의 SiC 웨이퍼 사업을 인수한 배경에는 반도체 원재료를 국산화하겠다는 의지 가 담겨 있다.
실리콘 웨이퍼는 품종이 다양하지 않고 대량 생산과 안정적인 공급이 매우 중요한 만큼 규모의 경제가 필수적인 영역이다. 실리 콘 웨이퍼를 소수의 기업이 과점하고 있는 이유다. 이에 반해 화합물 반도체는 시장 초기 단계로 울프스피드(구 크리), 투식스, 롬(Rhom), 쇼와덴코 등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진출했고,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기업도 여럿이다.
화합물 웨이퍼도 기본적으로는 규모의 경제를 요구한다. 향후 과점적 지배력을 구축할 기업이 누가 될지 웨이퍼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화합물 웨이퍼는 또한 다품종이 요구된다. 일부 화 합물은 소재의 구성비 변화를 필요로 하며, 2가지 이상 소재의 적 층 구조를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일부 웨이퍼는 다품 종 소량 생산에 기반한 비즈니스 모델을 따라야 한다. 이에 따라 실리콘 웨이퍼보다 더욱 많은 시장 참여자들이 나름의 지위를 구 축할 가능성이 크다.
- ASML은 2012년 사이머를 무려 37억 달러(약 4조 2000억 원)에 인수했다. 거금을 주고 인수함에 따라 사이머의 광원 기술이 곧 ASML의 기술이 됐는데도 ASML이 노광기를 자유롭게 수출할 수 없었던 이유는 광원 기술이 각국에서 전략 물자로 관리되는 첨단 기술이기 때문이다. 전략 물자로 관리되는 기술은 바세나 르 협약에 따라 수출될 수 없다. 실제로 미국은 이 협약을 이유로 네덜란드에 EUV 수출 금지를 직접 요청하기도 했다. EUV 기술 이 전쟁 무기로 전용될 수 있다는 표면적인 이유도 있지만, 중국 이 반도체 기술을 확보할 것을 우려하는 속내가 더욱 크게 작용했 을 것이다. 물론 이런 이유 외에도 ASML로선 굳이 중국에 장비 를 수출할 필요가 없었다. 향후 수년 이상 장비를 사갈 업체들이 줄을 서 있고 생산 물량 확대를 거듭해도 공급이 수요의 절반도 따라가지 못하는 형국에 중국이 있으나 없으나 어차피 가만히 앉 아서 이루어지는 돈벌이는 변함없이 지속될 것이었기 때문이다.
- 기술과 장비로 식각의 벽을 넘는다
식각 공정은 쉽게 말해 물질을 녹이는 공정이다. 모든 물질은 제각각 녹이는 방법이 존재할 것 같지만, 유독 잘 녹지 않는 물질 도 존재해서 식각 공정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대표적인 사례가 구리(Cu)다. 구리를 녹일 수 있는 식각 방식과 소재는 매우 제한적 이다. 일부 용액 공정을 통해 구리를 식각할 수 있으나, 나노미터의 영역에서 볼 때는 용액 공정으로 균일한 식각이 이루어지지 않아 미세 공정에는 사용될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미세한 영역에서 구리를 식각하기 위해서는 다마신(damascene)이라 불리는 특수한 공정이 사용된다.
다마신 공정은 구리 배선이 들어찰 구조물을 미리 만든 뒤 구 리를 채운 다음 원자 단위에서의 연마를 이용해 불필요한 영역 의 구리를 깎아내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연마 패드와 연마 소 재를 이용해 물리화학적인 방식으로 구리를 평평하게 깎아 나가 는 CMP (Chemical Mechanical Planarization)라 불리는 특수한 공정이 적용된다. 투자자 입장에서 알아야 할 중요한 점은 이처럼 식각 이 어려운 소재는 더욱 복잡한 공정은 물론 더욱 많은 장비와 소 재를 요구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CMP 공정을 주요 시장으 로 삼는 국내 상장사 케이씨텍이나 미국의 캐봇 마이크로일렉트 로닉스를 비롯하여, 특정 공정에 강점을 갖는 전문 기업들이 탄생 하게 마련이다. 미세 영역에서는 다마신 공정도 한계에 부딪쳐 듀 얼 다마신 등 더욱 복잡하고 새로운 공정이 개발된다. 식각할 소 재가 바뀌어 공정이 복잡해질수록 새로운 장비와 연마 소재가 필 요하므로 이들 기업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신제품 개발은 필 수 임무가 된다. 물론 신제품 개발에 앞서는 기업은 일찌감치 높 은 수익성을 거머쥔다.
- 램 리서치,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도쿄 일렉트론은 장비 자동 화를 통해 유지보수 횟수와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자동화 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런 자동화 기술은 인공지능 기술과 묶여 장비 관리 종합 플랫폼으 로 발전하고 있다. 장비 내부 환경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며, 잦은 교체가 필요한 장비 부품을 자동으로 교체해주는 시스템을 결합 해 종합적인 장비 시스템 제어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생산성이 향상되어 반도체 업체들은 더 적은 수의 장비를 운 영하면서도 웨이퍼 출하량을 늘릴 수 있고, 장비업체들은 장비 가 격을 높여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 팹리스가 칩 제조를 외주로 넘기면 흔히 웨이퍼 투입부터 완제 품이 만들어지는 과정까지 일괄적으로 파운드리가 진행해줄 것 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 파운드리는 주로 전공정에서 제조를 담당한다. 물론 CPU, AP, GPU 같은 대량 생산 칩은 파운 드리가 전공정과 후공정을 아울러 일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 나, 비메모리반도체의 특징은 다품종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웨 이퍼 수준에서 수행하는 전공정은 마스크 패턴을 교체하는 것만 으로도 비교적 유사한 공정들을 거쳐 다양한 종류의 웨이퍼를 찍 어낼 수 있다. 하지만 웨이퍼에 만들어진 칩은 팹리스가 요구하는 사항에 따라 크기와 성능 등 사양이 다 제각각이다. 이는 웨이퍼가 개별 다이로 절단된 이후 칩의 종류마다 제각각 후공정을 거쳐야 하고 칩의 테스트 또한 칩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칩이 너무 다양해서 파운드리는 이들 후공정을 모 두 담당할 수 없다. 후공정 외주 전문 업체 (Outsourced Semiconductor Assembly and Test, OSAT)라는 외주 비즈니스가 필요한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