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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의 진화

심리 2019. 6. 2. 19:17

그는 언제쯤 또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낼까? 기다려지는 작가가 있다. 나에게는 안토니오 다마지오가 그렇다. 10년전 쯤 한창 뇌과학에 빠져 있을 때, 안토니오 다마지오의 '스피노자의 뇌'를 읽었던 적이 있다. 기쁨이나 슬픔 같은 '느낌'에 대해 뇌과학적으로 풀이한 역작을 읽으면서, 설명이 되지 않던 '느낌'이라는 것에 대해 어렴풋하게나마 이해를 할 수 있었다.
최근에 안토니오 다마지오의 신작 느낌의 진화가 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마치 오래 있고 지내던 학창시절 친구를 만난 듯한 느낌이다. 찬찬히 책을 읽어가면서 드는 '느낌'은 '역시!'였다. 생물학, 의학, 신경과학, 심리학, 철학을 넘나드는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느낌'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과학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예전 어느 개그우먼의 유행어 가운데 '느낌 아니까'라는 말이 있었다. 사실 우리는 느낌에 대해 1도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 이번 안토니오 다마지오의 신작 '느낌의 진화'를 통해 새로 알게 된 것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1. 느낌의 중요 개념은 항상성이다.
- 우리의 몸은 발달과정을 거치고, 각 구성성분을 재생하고, 노화하는 과정에서 변화를 겪지만 코나투스는 애초의 구조적 설계를 고수하면서 동일한 개체로 남아 있으려고 고집하고 그 과정에서 애초의 계획과 관련된 일종의 생동성을 유지한다.
- 항상성에 관한 인기있는 개념은 평형이나 균형과 같은 개념을 상기시킨다. 그러나 생명에 관한 한 우리는 완벽한 평형상태를 바라지 않는다. 왜냐하면 열역학적 측면에서 평형상태란 어떤 계와 주위 사이의 열의 차이가 0인 상태, 즉 죽음의 상태이기 때문이다. '균형'이라는 말도 사용하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균형은 정체와 지루함을 상기시기키 때문이다. 수년 동안 저자는 '항상성'이란 개념을 중립적 상태가 아니라 좀 더 편안하고 좋아하는 상태를 향해 스스로를 상향조절하는 생명의 작용으로정의해 왔다.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안녕상태를 기반으로 미래로 나아가고자 하는 강력한 충동이 나타난다.
- 항상성에 대한 요구는 협력절차의 이면에 자리잡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세포 생물 전반에 걸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보편적 신체 시스템의 출현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와 같은 전신 시스템 없이는 다세포 생물의 복잡한 구조와 기능이 제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이다.
- 신체 전체에서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하고 궁극적 책임을 지는 시스템은 바로 신경계이다.

2. 감정은 세가지 방식으로 문화 형성에 기여한다
(1) 지적 창조의 동기 유발자 역할
- 항상성의 결핍을 감지하고 진단함으로써
- 창조적 노력을 기울일 만한 가치가 있는 바람직한 상태를 식별함으로써
(2) 문화적 도구와 실행의 성공과 실패 여부를 살피는 감시자 역할
(3) 긴 시간에 걸친 문화형성 과정에서 요구되는 조정을 위한 협상자 역할

3. 느낌은 생물에서 몸의 작동가 밀접하게 연결된 이미지로 구성된다
- 의식과 느낌은 마음의 존재 여부에 의존한다. 진화에 의해 좀더 정교한 신경도구가 나타난 이후에야 뇌가 자극의 수많은 특징을 지도화한 것을 기초로 다중감각의 지각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이후에야 비로소 확실하게 이미지를 창조하고 마음을 구성했다고 볼 수 있다.
-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왜 그토록 중요할까? 과연 이미지는 정확히 무엇을 성취하는 것일까? 이미지가 존재한다는 것은 생물이 감각을 통해 묘사한 외부와 내부 양쪽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기초해서 내면적 표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의미다. 생물의 신경계 안에서, 신경계가 아닌 몸 다른 부분과 협력해 만들어지는 그 표상은 그와 같은 절차를 수행하는 생물에게 엄청난 차이를 가져다줄 수 있다. 특정 생물만이 접근할 수 있는 그와 같은 표상은, 예를 들어 사지나 몸 전체의 도움을 받은 생물에게 더 큰 혜택을 주고 더욱 이익이 되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항상성이 향상되고, 그에 따라 생존가능성도 더 높아진다.

4. 신경계의 출현에 따라 느낌이 나타났다
(1) 신경계의 출현은 다세포생물(동물)의 삶을 가능케 해 주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였다. 신경계는 생물 전체의 항상성을 관리하는 하인과 같은 역할을 한다. 그러나 신경계를 구성하는 세포 역시 생존하기 위해서 똑같이 항상성에 의존한다
(2) 신경계는 그것이 속한 생물, 특히 그 생물이 몸이 일부이며 몸과 밀접하게 상호작용을 한다. 이 상호작용은 신경계가 생물을 둘러싼 환경과 주고받는 상호작용과는 완전히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
(3) 신경계의 출현이라는 놀라운 사건은 그때까지 내부장기에 의해 화학적으로 관리되던 항상성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신경에 의해 조절되는 항상성이라는 새로운 차원의 문을 열었다. 나중에 느낌과 창조적 지성을 갖춘 의식적 마음이 발달함에 따라 사회문화적 공간에서 복잡하고 다양한 반으을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문이 열렸다.
(4) 고도로 발달한 신경계에서 몇 가지 복잡한 기능들은 훨씬 단순하게 작동했던 그 시스템의 원시적 도구들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예를 들어 느낌과 의식의 기초를 대뇌피질에서 찾는 것은 생산적이지 못하다.

5. 행복하려면 위장이 편해야 한다
- 위장관과 장 신경계가 느낌과 기분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증거를 제시하는 몇가지 연구들이 있으며, 보편적 행복을 느끼는 정도가 장 신경계의 기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 장 신경계는 복부 내장에서 뇌로 향하는 신호의 주된 도관인 미주신경의 주요 지류다. 소화관이 질병은 기분과 관련된 질병과 상관관계를 보인다. 예를들어 장 신경계가 우리 몸에 있는 세로토닌의 95%를 생산한다. 세로토닌은 감정의 장애와 그것을 회복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6. 문화도 항상성 명령에 의한 효율적 사회행동이라는 외피를 쓴 간단한 단세포 생명체에서 조용히 시작되었다
(1) 마음은 이미지의 형태로 두개의 서로 다른 데이터 집합을 나타낼 수 있어야 했다. 그것은 사회조직의 일부인 다른 사람들이 두드러지고 쌍방향으로 나타나는, 개별적 유기체 외부의 세상 그리고 느낌으로 경험되는 개별적 유기체 내부의 상태에 대한 데이터다
(2) 개인의 마음은 표상들로 이루어진 두가지 집합과 관련된 유기체 전체에서 정신적 관점을 만들어내야 했다. 유기체의 내부와 유기체를 둘러싼 세계의 표상이다.
(3) 일단 마음이 시작되었어도 그것이 오늘날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문화적 마음이 되려면 그 마음에 인상적이고 새로운 기능을 더해 풍성하게 만드는 작업이 필요했다. 그 기능 중 하나는 배우고, 기억하고, 특별한 사실과 사건들을 서로 연결시킬 수 있는 강력한 이미지 기반 기능이었다.
(4) 문화적 마음의 핵심적 도구는 대체로 무시되고 있는 기능, 즉 유희다. 유희는 실제 형태로든 장난감 형태로든 세계의 실제 부분들이 움직이는 것, 춤을 추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것처럼 그 세계에서 우리의 몸이 움직이는 것, 실제 이미지이건 만들어진 이미지이건 마음 속의 이미지들이 움직이는 것을 포함해 겉으로 쓸모없어 보이는 동작들이 참여하고자 하는 욕망을 말한다.
(5) 확실한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다른 개체들과 협력적으로 일하는 능력이다. 특히 이 능력은 인간에게서 발달되었다.
(6) 문화적 반응은 정신적 표현물로 시작되지만 움직임이라는 은총에 의해서 실제로 존재하게 된다. 움직임은 문화적 과정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7) 생명이 시작되어 인간문화의 발전을 이루고 문화적 전달까지 행진이 가능했던 유일한 원인은 항상성에 의해 또다른 발전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7. 유기체는 알고리즘이 아니다
- 살아있는 유기체가 알고리즘이라는 생각은 유기체가 살아있는 유기체이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유기체이건 그 유기체가 만들어질 때 사용되는 기질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잘못된 생각을 확산시키고 있다. 알고리즘이 작동하는 기질이 중요하지 않으며 알고리즘과 기질 중 어느 것도 작동의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알고리즘이라는 말을 현재의 의미로 쓰는 배경에는 기질과 환경이 별개라는 생각이 숨어 있다. 물론 알고리즘이라는 용어 자체는 그런 뜻이 아니며 그런 뜻을 가져서도 안된다

8. 느낌과 의식은 인간에게만 존재하지 않는다
- 감정과 주관성은 핵심적 기관인 신경계가 생기기 이전부터 나타났다. 대뇌피질이 출현하고나서 감정과 주관이 생겨난 것이 아니다. 느낌과 주관성의 출현은 인간만에게서만 일어난 일이 아닌데다 최근의 일도 전혀 아니다. 캄브리아기 정되 되는 아주 먼 옛날에 일어난 일일 가능성이 높다. 모든 척추 동물은 다양한 느낌을 의식적으로 경험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척수와 뇌간이 인간의 중추신경계와 닮은 수없이 많은 무척추 동물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사회적 곤충도 그럴 가능성이 높고, 뇌의 구조가 매우 특이한 문어 역시 그렇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종류의 책은 아니다. 좀 긴 호흡으로 읽어야 한다. 그렇다고 전문지식이 있어야만 읽을 수 있는 책은 결코 아니다. 한여름 시원한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 마시면서 읽어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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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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