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레시피

예술 2021. 8. 12. 20:31

* 실제 책의 표지 디자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네 명의 디자이너가 지은 책으로 책 디자인을 위한 실무적 지식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실제 책 표지 디자인을 담당하는 사람이라면 참고서처럼 옆에 두고 읽어볼 만한 책이다. 아래는 디자인을 떠나 어떤 일을 하더라도 가져야할 자세 혹은 지식에 대해 본문중 일부를 발췌했다. 

- 당신의 재능과 세상의 필요가 교차하는 곳에 당신의 천직이 있다. (아리스토텔레스)
- 흰색 배경에 검정색 글만으로 조건이 같습니다. 같은 조건임에도 어떤 디자인은 웃음 소리가, 또 다른 디자인은 비명소리가 들리기도 하며, 어떤 건 클래식이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언어적으로 무슨 뜻인지 알지 못하더라도 타이포그래피 그 자체가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책 표지에 적용하는 타이포그래피는 그저 예쁘다가 아닌 이야기를 담고 있어야 합니다.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타이포그래피를 통해 영화의 예고편처럼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도서를 편집 디자인 하는 것은 디자이너지만, 소비하는 것은 독자입니다. 폰트의 가독성과 판독성에 대해 논하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폰트가 사람들의 생각에 어떤 영향을 끼치며 어떤 느낌을 주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이 모든 생각과 느낌 등은 활자를 소비하는 사람의 경험과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표지 디자인의 타이포그래피 방향을 정함에 있어 우리는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폰트가 만들어진 역사적인 배경과 폰트 디자이너의 의도 또한 살펴보면 분명 디자인에 도움을 줍니다. 타이포그래피를 적용할 도서의 객관적인 정보와 도서의 타겟층 등을 고려해야하는 것은 기본이며 가장 중요한 검토대상입니다.
- 콘셉트는 책의 주제, 책의 핵심 메시지를 말합니다. 즉, 표지 디자인을 통해 드러내려고 하는 주된 생각입니다. 네빌 브로디(Neville Brody)는 “디자인에서 기억해야 할 것은 이미지의 시각적 즐거움이 아니라 그것이 지니는 메시지다.” 라고 했습니다. 보이는 것에만 치중하다 보면 정작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지 놓쳐버리고 맙니다. 그렇기 때문에 디자인에 앞서 콘셉트를 설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필수적인 단계입니다.
- 시장 조사 방법을 몰라서 또는 필요 없다고 생각해서 간과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흐름을 모르면 시장도 당신의 디자인을 외면할 것입니다. 여기서 시장은 의뢰인도 포함되지만, 더 나아가 책을 접하게 될 독자를 말합니다. 티보 칼맨(Tibor Kalman)은
“디자이너의 진정한 타깃은 클라이언트가 아닌 클라이언트의 클라이언트다.”라고 했습니다.
앞서 콘셉트를 정했다면 시장조사를 위해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시장조사를 위한 장소로 방대한 자료를 접할 수 있는 도서관이 좋아 보이지만 도서관에서는 소비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표지 디자인을 하고 있는 우리의 시장은 도서관이 아닌 서점입니다. 
- 그래픽디자이너 폴 랜드가 말한 “단순하게 유지하라. 정직하라. 그리고 최선을 다하라.”에서 '단순함은 폴 랜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개념이었습니다. 폴 랜드의 단순함(Simplicity)은 그저 단순함이 아닌, 문제에 대해 깊이 사유하고 해결하는 형태를 찾아 사람들을 이해시키기 위한 '단순함'이었습니다. 색상을 선택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가진 색을 어떻게 선택해야 문제를 해결해 이해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사고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단순하며 명확한 차이를 만들어 내면서 다른 요소와 연속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색채를 다루는 감각과 실력을 키워야 합니다. 
- DTP(DeskTop Publishing)가 일반화되기 전, 출간된 책이나 잡지, 브로슈어 등을 식자와 사진을 조합하여 칼이나 풀 등 도구를 사용하여 출력될 종이에 붙여 전체적인 구도를 살펴보는 것은 필수였습니다. 예전에는 그런 식으로 얼기설기 조합해 만든 책을 목업이라고 불렀으며, 요즘에 불리는 목업이란 '실물 모형'을 가르키는 말로 디자인 계통에서는 실제 제품과 비슷한 가상의 그래픽 이미지를 뜻합니다. 자신의 디자인을 실제 제품에 미리 적용하여 평가하거나 고객에게 전달할 때 사용됩니다.
- 디테일의 차이가 디자인의 완성도를 결정합니다. 디자인하다가 막히는 순간이 오면 내가 포인트로 잡기로 한 부분을 남겨두고 부수적인 요소들을 모두 빼고 다시 생각하기 바랍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세련미의 극치는 단순함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당신이 디자인하다가 막히는 느낌이 들 때는 핵심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내가 제일 처음 추구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 팀 브라운은 “디자인의 심장은 타인과의 공감이다. 다른 사람들이 보고 느끼고 경험하는 것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어떠한 디자인도 의미 없는 작업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의뢰인의 요구사항을 모두 들어주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디자인이 의뢰인의 요구 때문에 산으로 가고 있다면, 서지정보에서 디자이너의 이름을 빼달라고 말하고 싶을 것입니다. 디자이너 자신과 의뢰인 모두를 위해 조언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의뢰인을 설득하기 위해선 당신의 디자인에 아주 작은 점 하나까지도, 무의미한 행동은 없어야 합니다. '그냥'이라는 말로는 의뢰인을 설득할 수도, 신뢰를 줄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의뢰인의 요구와 디자이너의 디자인 사이에서 정도를 지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적절함'이라 는 단어를 이해하게 되고, 모든 것이 자연스러워지는 시점이 올 테니 너무 조급해하지 말기 바랍니다. 아직도 “무리한 수정 어디까지 수용하나요?”라는 물음에 답을 찾지 못하셨다면, “내 마음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內).”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내 마음이 수용할 수 있는 기준을 잡고 나만의 룰을 따라 보시길 바랍니다.
- “좋은 디자인은 마지막 디테일까지 철저하다. 어떤 것도 임의로 혹은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디자인 과정에서의 배려와 정확성은 구매자에 대한 존중을 보여준다.” (디터 람스)
- 표지 디자인에서 사진을 이용한다면 사진의 구도에 대해 조금만 알아두어도 도움이 됩니다. 사진 구도의 기본은 가로와 세로입니다. 사람의 눈은 상하로 움직일 때 보다 좌우로 움직일 때 편안함을 느낍니다. 이처럼 가로 구도는 사람의 시선과 닮았기 때문에 안정감을 줍니다. 그래서 가로 구도는 풍경 사진에 자주 사용됩니다.
세로 구도는 사진에 깊이와 거리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폭이 좁기때문에 시선을 집중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사진의 구도에서 균형은 매우 중요합니다. 프레임 속 피사체들이 균형감 있게 배치되어 있을 때 편안함을 줍니다. 프레임 속의 수평선과 수직선은 기울어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특별히 역동적이거나 일부러 불안정한 분위기를 의도하는 것이 아니라면 수평·수직을 맞춰 찍어야 합니다.
- 사진을 찍을 때 쓰는 프레임(Frame)은 '피사체를 담는 공간'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특정 프레임을 이용해 보도하는 것을 프레이밍(Framing)이라 하는데, 사진을 찍을 때 사진의 틀 속에 어떤 화면을 담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과정입니다. 같은 풍경을 찍더라도 프레이밍에 따라 느낌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사진을 이용한 표지 디자인을 할 때도 프레이밍을 잘해야 합니다. 이미 찍혀진 사진을 이용해야 하므로 한계가 있지만 주어진 사진이 눈앞에 놓인 풍경이나 피사체라 생각하고, 그 사진을 책 표지라는 프레임의 사진기로 다시 찍는다는 마음으로 임합니다. 같은 사진을 이용해 어디를 어떻게 보여주는지에 따라 다양한 느낌의 표지 디자인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진을 이용할 때에는 보정 작업이 필요합니다. 높은 퀄리티의 사진이라 하더라도 포토샵을 이용한 보정 작업은 필수 입니다. 예를 들어 사진을 찍을 때 수평·수직을 맞춰 찍으면 가장 좋지만 그렇지 못하면, 포토샵을 이용해 균형을 맞추는 보정 작업을 해야 합니다. 렌즈에 뭐가 묻어 사진에 이물질이 있다면 이 또한 보정으로 지워주어야 합니다. 이런 기본적인 보정뿐 아니라 포토샵을 이용하면 사진에 상상력을 더할 수 있습니다.
- 마이클 베이르트는 “모든 게 다 디자인은 아니지만 디자인은 모든 것에 관한 것이다.” 라고 했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변하더라도 디자이너의 손길이 필요하지 않은 곳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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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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