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인한 전세계적인 양적완화 정책으로 주식, 부동산 등의 자산시장에 상상할 수 없을만큼 어마어마한 돈이 몰려들었다. 경제상황과는 무관하게 자산시장은 폭등했고, 월급으로는 결코 모을 수 없는 돈을 손에 쥐게 되는 사람도 생겨났다. 하지만, 이제 금리인상 및 양적긴축정책이 시작되었고, 인플레이션 위기가 거론되면서 주식시장은 약세에 접어든 상태다. 코인시장은 더 말할 것도 없다. 1억원을 바라본다던 비트코인도 수십 퍼센트 가치가 하락했고, 스테이블 코인이라고 주목받던 테라는 휴지조각이 되어버렸다. 한순간에 큰 돈을 벌어보겠다던 젊은세대는 패닉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다.

크게 보면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부의 불평등은 가파르게 심화되었다. 자본수익률이 노동수익류보다 높다면 불평등은 악화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많은 사람이 효과적인 자산관리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더 적은 자본수익률을 얻을 수 밖에 없다. 대한민국만 해도 인터넷 및 모바일 보급율이 높아 국민들이 휴대폰으로 금융거래를 하는 데 큰 거부감이 없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보면 세계인구의 1/3은 은행을 이용하지 못하고있으며, 개도국 국민들의 20%는 저축대신 계모임을 이용한다. 이런 맥락에서 금융소외자들에게 은행을 대신할 수 있는 핀테크 기술이 보급된다면, 전 세계적으로 혁명적 변화를 겪을 것이도, 빈부격차도 크게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애플의 아이폰 등장을 기점으로 우리의 모든 생활은 디지털화, 모바일화가 대세다. 종이로 처리되던 것들이 디지털화가 되는 순간, 우리 생활은 무척이나 편리해 진다. 변화가 느리기로 유명한 공공분야까지도 디지털화의 물결에 동참하고 있다. 심지어 문자메시지를 통해 공과금을 납부할 수 있는 서비스가 시행되고 있는 나라도 있다. 이 책은 비교적 최근 등장한 개념인 핀테크 기술과 금융혁신을 알기 쉽게 설명한 책이다. 위에서 이야기 한 바와 같이 핀테크 기술을 활용하면 빈부격차 완화에 도움이 될 수 도 있다. 그래서 이 책의 부제는 금융의 민주화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핀테크 개념들은 신문기사나 뉴스 등에서 한번씩은 들어보았음직한 테마들이다. 하지만, 짤막짤막한 기사를 통해서는 핀테크나 벌어지고 있는 금융혁신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히기는 어렵다. 이 책은 핀테크와 금융혁신에 대해 확실하게 개념을 잡을 수 있게 도와주는 입문서다. 핀테크의 등장배경, 핀테크 활용사례, 금융포용과 경제성장의 문제, 가상화폐, 로보어드바이저 등의 개념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 

실제로 핀테크는 아래와 같은 7가지 이유로 경제성장에 따른 불평등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1. 신용대출 접근성 증가
2. 개인저축을 안전한 제도권 금융기관으로 전환
3. 위험관리 방식의 개선
4. 정보비대칭 감소
5. 제품, 서비스 비용절감
6. 거래비용 절감



* 본 리뷰는 출판사 도서지원 이후, 자유롭게 작성된 글입니다.

 

- 핀테크 회사의 서비스는 기존 금융업계에 혁명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핀테크 기업의 발 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핀테크는 아직 초기 단계의 산업이다. 이들은 시장에 등 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비교적 규제가 까다롭지 않다. 느슨한 규제는 핀테크 기업을 더욱 민첩하게 만들고, 이들이 혁신 서비스를 쉽게 개발하는 제도적 요인이 되고 있다. 반면,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기업의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복잡한 규제를 받고 있어 혁신하기가 쉽지 않다.
둘째, 핀테크 기업에는 지리적 한계가 없다. 대부분 전통적 은 행보다 더 많은 소비자를 확보할 수 있으며, 더 넓은 지역에서 영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들은 복잡한 금융거래를 단순화시키고, 누구나 금융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든다. 예를 들어 인공 지능을 활용해 자산을 관리해 주는 로보어드바이저는 프라이빗 뱅킹PB과 같은 전문 자산관리 서비스를 누구나 누릴 수 있도록 한 다. 투자비용은 크게 줄어들고, 수준 높은 금융 서비스가 대중화 되는 것이다.
셋째, 핀테크 기업은 자세한 고객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 는 핀테크 기업들이 전통적인 금융기관과는 다른 전략을 구사할 수 있도록 해 주고, 다른 수수료(가격)를 부과할 수 있게 한다. 예 컨대 앤트파이낸셜은 '세서미 크레딧' 이라는 신용평가회사를 통 해 소비자들의 신용도를 평가한다. 세서미 크레딧은 개인의 신상정보, 금융 기록, 자산 내역뿐만 아니라 친구 관계까지 파악하여 신용 등급을 산정한다. 이렇게 자세한 데이터를 사용하다 보니, 기존 금융기관보다 더 저렴한 대출금리를 제시할 수도 있다. 한 편, 어떤 보험회사들은 가입자에게 스마트워치를 제공하기도 한 다. 스마트워치를 통해 보험 가입자들의 운동 습관을 모니터링해 건강 상태가 양호한 보험 가입자에게는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넷째, 핀테크는 동일한 금융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한다. 이들 회사의 필수 운영비용도 은행과 같은 대형 금융기관보다 낮을 뿐만 아니라,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도 훨씬 낮다.
어니스트Earnest, 렌딩클럽, 프로스퍼Prosper와 같은 핀테크 회사들 은 자기자본을 많이 소유할 필요도 없다. 자기자본으로 대출을 실 행하는 것이 아니라, 대출 플랫폼에 모여든 투자자들의 자금으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 앞으로 금융산업은 미국의 자동차 산업구조와 유사해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자동차 시장은 자동차를 판매하는 딜러와 자동차 제조업체로 분화되었다. 일부 딜러들은 하나의 자동차 브랜드만을 판매하는 전속 딜러이지만, 다른 딜러들은 여러 브랜드의 자동차를 판매하기도 한다. 그런데 점차 여러 브랜드의 자동차를 판 매하는 딜러가 많아지자 자동차 판매업자들은 자동차 제조사로부터 점점 독립하게 되었다. 금융도 마찬가지다. 금융상품의 제조와 판매가 분리될 가능성이 있다. 핀테크는 판매를 담당하고, 은행은 금융상품을 제조하고 관리하는 '공장'으로 변모하는 것이다.
- 혁신을 주도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역사적으로 봐도, 과거 의 지도자들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지만, 성공하지 못한 예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AT&T 가 스카이프Skype를 출시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비자Visa가 페이팔PayPal을 만들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CNN도 트위터를 만들 수 있었다. 양자 모두 인상적인 한마디나 짧은 코멘트를 핵 심 가치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자동차 제조사인 GM이나 렌터카 업체인 허츠Hertz도 우버를 출시할 수 있었다. 메리어트 호 텔 역시 에어비앤비를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역사가 말해 주듯 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오늘날 금융 인프라를 짓누르고 있다. 이전의 패러다임 전환과 마찬가지로 블록체인이 승자와 패자를 만들 것이다.
- 밀레니얼 세대가 저축에 관심이 많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한 논거도 있다. 우선, 이들은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금융위기를 겪은 세대라 저축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둘째, 이들은 회사에서 기대할 것이 거의 없는 세대다. 이미 이들의 4분의 1 이상은 해고 되었다. 셋째, 밀레니얼 세대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기가 어렵 다. 따라서 부모 세대보다 더 많은 저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넷째, 주택가격이 너무 폭등했기 때문에 이들은 주택을 사기 위해 빚을 낼 필요가 없다. 지금 당장 집을 살 수 없기 때문에 애초부터 저축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 핀테크의 불평등 해소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신용(대출) 접근성 증가: 핀테크를 통해 길가의 노점상을 포함한 영세기업, 중소기업도 신용(대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자본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빈곤에서 벗어날 기회를 얻는다는 것을 뜻한다.
2. 개인 저축을 안전한 제도권 금융기관으로 전환 금융 서비스를 받지 못한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불안정하게 저축을 해야 했고, 급하게 돈이 필요할 경우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야 했다. 그러나 핀테크가 확산되면, 개인적인 저축 대신 핀테크가 제공하는 저축, 투자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이는 현금 경제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절도 혹은 사기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할 것이다.
3. 위험관리 방식의 개선: 저소득 가구나 영세기업의 위험관리 방식은 고소득 가구와는 완전히 다르다. 이들은 사기나 절도를 당할 가능성이 큰 데다 보험처럼 위험을 관리할 수단도 없다. 핀테크는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모두의 위험관리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으 며, 이를 위한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4. 정보 비대칭 감소: 개도국에서는 거래 중개인들이 많은 수수료를 떼어간다. 만약 핀테크가 거래 주체들에게 시장가격 정보를 직접 제공한다면 중개인들의 영향력을 줄일 수 있다. 예컨대, 핀테크는 상하기 쉬운 농산물의 시장가격을 농부들에게 즉각적으로 알려주며, 부는 자신의 농산물을 기장 수익성 높은 시장에 배송 할 수도 있다. 동부의 입장에서는 농산물 보관비용을 줄이고, 기장 높은 시장가격으로 물건을 즉시 판매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5제품 및 서비스 비용 절감: B2C, C2C 및 G2C 등과 같은 전자 상거래 방식은 그동안 시장에 접근할 수 없었던 소외 계층에게도 편리함과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거래가 촉진된다는 것은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에게 더 나은 경제적·사회적 결과를 낳는다.
6, 거래비용 절감: 모바일 머니를 사용하면, 은행 지점의 필요성 은 사라진다. 이는 매달 은행에 방문해야 하는 사람들의 시간과 교통비를 절감시켜 주고 이는 많은 기초생활수급자가 생활비를 인출하는 데 드는 비용도 크게 줄여 줄 것이다.
- 모바일 결제 플레이어들의 3가지 유형
첫 번째 유형은 최근 애플페이, 구글페이, 삼성페이와 같은 새 로운 플레이어들로, 편의성과 속도를 강점으로 한다. 사용자들은 신용카드에 저장된 정보를 휴대전화에 저장한 뒤 결제 수단으로 사용한다. 다만, 이 방식은 기존의 가치사슬을 파괴시키지는 않는다. 기존의 결제 과정에 '휴대전화' 라는 새로운 중개자가 추가됐을 뿐이다. 이는 상인이 지불해야 할 수수료는 증가할 수 있지만, 소비자는 더 많은 편의를 누릴 수 있다.
두 번째 유형은 자체 앱을 통해 지급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매업체들이다. 이 방식 역시 기존의 중개 기관을 제거하거나 추가 하는 것은 아니다. 고객은 앱에 신용카드의 세부 정보를 미리 입력해 두고 결제 시마다 사용하기 때문에 애플페이나 구글페이에 신용카드 번호를 매번 붙여넣는 수고를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 다. 이러한 종류의 앱 중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스타벅스 리워드 앱 이다. 이 앱은 2019년 미국 기준 회원 수가 1,630만 명에 달한다.
고객들은 앱에 기프트 카드를 저장해 결제할 수 있는데 이 앱에 신용카드 정보를 저장할 수도 있기 때문에 커피를 구매할 때 스마트폰을 통해 계산할 수도 있다. 커피체인 Coffee chain에 따르면 매장에서 매주 이루어지는 거래는 900만 건이며, 이 중 20%는 스마트폰을 통해 결제된다. 최근에는 식료품점에서도 모바일 결제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영국의 다국적 식료품 체인인 테스코 는 테스코페이+Tesco Pay를, 미국의 거대기업인 월마트는 월마트 페이를 출시했다. 테스코와 월마트는 모두 2011년에 스타벅스의 시스템을 따라서 앱을 출시한 것이다. 아마존고 Amazon Go는 고객 이 매장에서 상품을 선택한 후 계산대를 거치지 않고 매장에서 나가는 시스템을 구현했다. 결제는 오버헤드 카메라, 무게 센서, 스마트폰 결제 기술로 상품을 선택하는 순간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세 번째 유형의 결제 플레이어는 종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결제 앱이다. 신용카드 결제, 은행 계좌 관리, P2P 송금, 휴대폰결제, 버스 및 기차 티켓 구매, 음식 주문, 차량 호출, 보험, 신분 증 보관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중국의 알리페이와 위챗이 이러한 유형에 속한다
-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은 다각도의 방법으로 디지털 통화의 도입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다면 디지털 화폐는 중앙은행과 소비자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지급준비금을 기반으로 하는 오늘날의 금융 시스템과 비교한다면 디지털 화폐 시스템의 장점은 무엇이 될까?
- 소비자 입장에서의 이점 
첫째, CBDC는 중앙 데이터베이스에 모든 개인정보를 저장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신원 도용의 문제, 상대방과의 불안전한 거래 (거래 상대방이 결제 의무를 불이행할 경우 옮긴이), 스팸메일 발송 등과 같은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오늘날과 같이 중개 기관이 포함된 결제 시스템은 너무 많은 개인정보를 은행과 같은 제3자에게 공 개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블록체인의 분산원장 시스템은 이러한 문제를 완화한다.
둘째, CBDC는 증권시장의 효율성을 높인다. 오늘날 증권의 청 산과 결제 프로세스는 이틀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분산원장 시스템은 증권의 청산 과정을 실시간으로 구현할 수 있다. 시장 효율성이 증가하고 관련 비용은 감소하는 것 이다.
셋째, 디지털 화폐는 신흥 경제에서 좀 더 안정적인 통화가 될 수 있다. 현금의 경우 인플레이션 등으로 가치가 변동되지만, 디 지털 화폐는 실제 구매력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설계될 수 있다. 디지털 화폐의 구매력을 물가와 연동시키는 방법은 다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인플레이션 목표치와 디지털 화폐의 명목가치 를 연동시키는 방법이 존재한다.
- 중앙은행 입장에서의 이점
2007~8년의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의 중앙은행들은 대부분 금 리를 인하했다. 은행들이 이렇게 마이너스까지 금리를 인하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돈을 쓰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그렇다고 금리 인하가 항상 사람들의 소비를 촉진하는 것은 아니다. 금리가 낮더라도 상황에 따라 사람들은 현금을 지갑이나 금고에 쌓아 두기도 한다. 그러나 디지털 통화가 도입된다면 이렇게 현금을 쌓아 두기 만 하는 경우를 막을 수 있다. 애초에 모든 화폐가 디지털화되어 있으니 현금 자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위와 같은 현금 비축이 줄어든다면 경제 정책의 도구로서 통화 금리의 영향력은 커진다. 부작용 논란이 많은 양적 완화 같 은 비전통적 통화 정책에 의존할 이유가 줄어드는 것이다. 이는 중앙은행의 경기 안정화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다.
- 디지털 통화는 은행 산업의 경쟁력도 향상시킨다. 현재 대부분의 중앙은행이 선호하는 디지털 화폐의 디자인은 '2 단계 발행방식 2-tier issuance' 이다. 오늘날의 화폐와 마찬가지로 화폐 의 발행은 중앙집중 방식으로 하되, 거래는 분권적으로 하는 모델 이다. 그러나 만약 중앙은행이 화폐를 발행하고 이에 대해 이자도 직접 지급할 수 있게 되면, 금융 고객들은 시중은행보다 중앙은행 계좌를 선호할 수도 있다. 또한 이로 인해 오늘날 금융 시스템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예컨대 더 이상 은행의 파산이나 대량인출사태(뱅크런)를 걱정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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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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