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한 생각들

심리 2020. 3. 18. 08:26

 

- 돈과 시간을 쏟아부을수록 사람들은 그 계획이 성공하리라는 희망을 버리지 못한다
- 콩코드 여객기는 국가 차원에서 추진했던 적자 프로젝트의 대표적인 본보기였다. 개발 파트너였던 영국과 프랑스 모두 초음 속 여객기의 사업성이 높지 않다는 것을 오래전부터 통찰하고 있 었지만, 그들은 계속해서 막대한 돈을 투자했다. 오로지 국가의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만약 도중에 그만뒀다면 지켜보는 경쟁 국가들에게 스스로 항복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래서 매몰 비용의 오류는 종종 '콩코드 오류' 라고 불리기도 한 다. 현실을 외면하는 것은 계속 과다한 비용을 지출하는 결정을 내리게 할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치명적인 매몰 비용의 오류에 빠지게 한다. 미국이 베트남 전쟁을 질질 끈 것도 바로 “이 전쟁에서 너무나 많은 병사들이 희생되었다. 이제 와서 중단한다면 병사 들의 목숨을 헛되게 하는 것은 물론 참전을 결정한 일 자체를 잘 못으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 스스로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행복의 비밀이 어디에 있느냐고 물어보면, 종종 이런 말을 듣는다. “절반쯤 물이 담긴 유리잔을 보고 반쯤 비어 있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반쯤 차 있다고 생각해야 하지요.” 과연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행복해질까? 행복하 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된 것은 아닐까? 그들은 이런 의 문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자신들은 이미 행복한 사람으로 태어났고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행복한 사람 들은 대부분의 행복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며 살아가는 동안 줄곧 유지된다는 것을 통찰하려고 하지 않는다. 수영을 하면 수영선수의 몸매를 가질 수 있을 거라는 환상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행복하다는 자기환상의 모습으로도 존재한다.
- 그러므로 이제부터 자기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에 대해 쓰인 책과 자료들을 냉정하게 살펴보라. 그런 글들은 100퍼센트 자 연적으로 행복해지는 성향을 지닌 사람들에 의해 씌어졌다. 그들은 페이지마다 유용한 조언들을 헐값으로 쏟아내지만, 그 조언이 소용없는 사람이 수백만 명이나 있다는 사실은 알려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불행한 사람이 쓴 여전히 불행하다는 글은 책으로 만들 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노력하면 손에 넣을 수 있을 것 같은 것들, 이를테면 단단한 근육, 아름다운 외모, 더 높은 소득, 오래 사는 것, 몸에서 풍기는 미묘한 광채, 행복 등을 준다고 하면 그곳이 어디든 일단 호기심을 갖는다. 그러나 수영장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거울을 한번 들여다보라. 그리고 나 자신에게 정직해져라.
- 예측불가능한 하루하루를 즐기며 살아가기 위해서 귀납법은 필요하다. 그러나 모든 확신은 언제나 일시적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 이처럼 귀납적인 생각은 파괴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그런 데도 우리는 귀납적인 생각을 늘 적용한다. 비행기에 올라탈 때마 다 기체역학의 법칙들이 변함없이 기능을 발휘하리라고 믿고, 길 위를 걸어가다가 이유 없이 얻어맞지는 않을 거라고 믿으며, 우리 의 심장이 내일도 역시 될 거라고 여긴다. 사실 그런 확신들이 없 다면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예측 불가능한 하루하루를 즐기며 살아가기 위해서 귀납법은 필요하다. 그러나 모든 확신은 언제나 일시적인 것일 뿐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귀납법은 확실 히 유혹적이다. 인류는 언제나 해내왔다. 그러니 우리도 미래를 향한 험난한 도전들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라는 말은 인류를 발전시켜 왔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여기에 있다는 사실을 마치 미래에도 인류가 영원무궁하게 생존해가리라는 암시로 받아들이는 것은 심각한 생각의 오류다. 어쩌면 벤저민 프랭클린의 말처럼 죽음과 세금 이외에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을지 모른다.
- 예언가들은 힘든 고비를 넘기면 좋아질 거라고 말한다. 지금보다 나빠지면 아직 고비를 넘기지 못한 것이고, 더 좋아지면 그의 능력이 입증되는 것이니 이렇든 저렇든 그는 항상 옳다.
- 더 좋아지기 전에 더 나빠지는 함정'은 해결해야 하는 일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너무 얕거나 거의 없을 때 빠지게 된다. 만약 계속해서 상황이 나빠지면 어설픈 전문가의 예언은 입증되는 것이다. 예상치 못하게 상황이 좋아지더라도 고객은 행복해지고, 그 전문가는 상황이 호전된 것을 자신의 능력 덕택으로 돌릴 수 있으 니 이렇든 저렇든 그는 항상 옳은 것이 된다. 당신이 어느 나라의 대통령인데 국민을 어떻게 이끌어가야 할 지 전혀 아는 것이 없다고 가정해보자. 당신은 무슨 말을 하겠는 가? 일단 앞으로 몇 년은 힘든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국민들에게 허리띠를 더 꽉 조이라고 요구한다. 그리고 힘든 침체기가 지나가면 상황은 나아질 거라고 약속한다. 거기서 당신은 이 깊은 눈물의 골짜기가 앞으로 얼마나 깊고 오래도록 이어질지는 확정하지 않은 채 두루뭉술하게 미뤄놓아야 한다. 이러한 전략을 가장 성공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사례가 기독교다. 기독교에서는 지상에 천국이 오기 전에 세상은 멸망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지진, 홍수, 세계의 화재, 죽음 등은 신이 설계한 거대한 계획의 일부이며 반드시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 독교 신자는 상황이 매번 나빠질 때마다 그 예언이 입증된 것으로 인식하고, 반대로 좋아질 때마다 신의 선물로 인식한다.
- 그러므로 누군가가 “더 좋아지기 전에 더 나빠진다” 라고 말하면, 당신에게는 그 말이 경종이 되어야 할 것이다. 실제로 어떤 상황들은 처음에는 내리막길을 달리다가 어느 시점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다시 상승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경력을 바꾸기 위해 이직 을 할 때는 상황에 따라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고 그 기간에는 월급이 없을 수도 있다. 기업에서 사업 분야를 재편성하는 데도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니 이런 자연의 섭리를 섣불리 예언으로 결론짓지 마라. 침체기에 들어섰을 때 우리가 할 일은 전문가의 예측을 믿고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실험하는 것이다. 어떤 조치를 취하고 그에 따른 효과 유무를 판단하는 것은 침체기에 더욱 자유롭게 시도할 수 있다. 그러니까 내리막길에 들어섰더라도 하늘만 올려다. 보지 말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시도하며 반등할 수 있는 지점 에 이정표를 세워라.
-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이란 새로운 정보들이 우리가 갖고 있는 기존의 이론이나 세계관, 그리고 확신하고 있는 정보들과 모순되지 않는다고 보는 경향이다. 이것은 모든 생각의 오류들의 아버지다. 다시 말해 확증 편향에 빠지면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의 지식과 모순되는 새로운 정보들(일명 확인되지 않은 증거' 라고 부른 다)은 받아들이지 않고 걸러내게 된다. 작가 올더스 헉슬리는 “기존의 사실들을 무시한다고 해서 그것 들의 존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라고 말했다. 워런 버핏도 “사람들이 가장 잘하는 것은 기존의 견해들이 온전하게 유지되도록 새로운 정보를 걸러내는 일이다” 라고 강조했다. 워런 버핏이 그 처럼 성공적으로 투자할 수 있었던 것은 확증 편향의 위험을 의식하고, 끊임없이 자신의 생각을 혁신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 성공의 경험이 많을수록, 알고 있는 지식이 많을수록 자신의 생각을 거스르기는 어려워진다.
- 사람들은 자신의 신념에 허점이 생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그래서 먼저 이론을 세우고 마음에 드는 증거를 찾아 덧붙인다.
- 워런 버핏은 '능력의 범위(Circle of competence, 자신이 완전히 이해하는 곳에만 투자하라는 뜻 옮긴이) 라는 놀라운 개념을 사용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범위 안에 있는 것은 전문가만큼의 지식을 갖고 있지만, 그 범위 바깥에 있는 것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거나 부분적으로만 이해한다. 이런 이유로 워런 버핏이 강조하는 인생의 좌우명은 다음과 같다. “능력의 범위를 파악하라. 그리고 그안에 머물라. 그 범위가 얼마나 큰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그 범위의 경계가 정확히 어디까지 뻗어 있는지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찰리 멍거는 거기에 한마디를 덧붙였다. “당신의 재능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내야 한다. 만약 당신의 능력 범위 밖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시도한다면 초라한 미래를 갖게 될 것이다. 거의 확실하게 보장할 수 있다.”
- 사회적 태만은 흥미로운 영향을 미친다. 즉 집단 속에 있으면 우리는 자신의 능력을 후퇴시킬뿐더러 그에 따르는 책임도 후퇴시킨다. 좋지 않은 결과들에 책임을 지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에 대한 사례는 어느 이사회나 팀 회의에서도 볼 수 있다. 개인은 집단이 내린 결정 뒤로 몸을 숨긴다. 이를 학문적으로는 '책임감의 분산(Diffusion of responsibility)' 이라고 부른다. 같은 이유로 집단은 개인보다 더 큰 위험부담을 지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향을 '모험 이행(Risky shift) 이라고 하는데, 증명된 바 에 의하면 집단적인 논의는 개인이 혼자 의사결정을 내릴 때보다 더 모험적인 결정을 내린다고 한다. 말하자면 '실패하더라도 내 가 모든 책임을 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진정으로 위험한 것은 거대 자본을 다루는 기업 및 연금 기금 운영사들, 핵무기의 도입 여부를 결정하는 팀 등에 모험 이행이 나타나는 경우이다. 결론적으로, 사람들은 집단 내에 있으면 혼자일 때와는 다른 태도를 보인다. 모험을 주도하며 리더십을 보이기도 하고 집단의 규모를 힘의 크기라 믿고 용감해지기도 하며(그렇지 않으면 집단이라는 것은 없을 것이다), 반대로 집단의 지혜에 몸을 맡긴 채 태만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다행히도 우리는 집단이 지닌 불리한 점을 약화시킬 수 있다. 개인의 능력을 가능하면 눈에 띄게 만드는 것이다. 오늘날 인센티브 제도가 또 다른 폐해를 낳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들이 없애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 때문이다.
- 어느 나이트클럽 밖에서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소리를 지르고 거친 행동을 한다. 상황은 기의 주먹다짐으로 번지기 일보 직전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젊은 경찰들은 연륜 있는 선배 경찰들과 함께 뒤로 물러나 그 상황을 지켜보다가, 부상자가 나온 후에야 비로소 개입한다. 만약 경험 많은 경찰들이 그 자리에 없었다면 사태는 달라졌을 것이다. 젊고 지나치게 열정적인 경찰들은 십중 팔구 행동 편향의 희생자가 된다. 지켜보는 괴로움을 견디지 못해 즉각 사태에 개입하는 것이다. 영국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에 의하 면, 경찰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주는 곳에서는 조급하게 사태에 개입할 때보다 부상자가 덜 나온다고 한다.
- 행동편향은 특히 어떤 상황이 새롭거나 불분명할 때 자주 나타난다. 좋은 투자자들이 나이트클럽 앞에 서 있는 경험 없는 젊은 경찰들과 같은 처지가 될 때가 있다. 그때 그들은 증권거래소에서 일어나는 상황의 추세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으므로 일종의 과민행동에 퍼진다. 물론 소용은 없다. 워런 버핏은 그런 경향에 대해 이렇게 충고한다. “투자에서는 행동이 실적과는 무관하다.”
- 불분명한 상황에서 우리는 뭔가를 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그 러고 나면 더 낫게 변한 것이 아무것도 없더라도 기분은 나아진 다. 그러나 자기 기분만 빼면 실제 상황은 종종 더 나빠지는 경우 가 많다. 우리는 너무 빨리, 그리고 너무 자주 행동하는 경향이 있 다. 아무리 인간이 행동하는 것을 선호하고 행동하는 것이 더 빨 리 보상을 얻는 방법이라 해도, 상황이 분명하지 않으면 제발 아 무것도 감행하지 말라. 당신이 상황을 더 낫게 평가할 수 있기 전 까지는 아무것도 하지 말고 뒤로 물러나 있으라. 그리고 철학자 파스칼의 말을 명심하길 바란다. “인간의 모든 불행은 그들이 방 안에 조용히 머물러 있지 못하는 데 있다.”
- 여기 학문적으로 증명된 면 가지 확실한 사항들이 있다.
첫째, 당신이 오랜 시간이 지나도 익 숙해지지 않는 부정적 요소들, 장거리 출퇴근, 소음, 만성 스트레 스 같은 것들을 피하라.
둘째, 물질적인 것들, 즉 자동차, 집, 보너 스, 로또 당첨, 금메달 따위가 주는 효과는 단기적임을 기억하라.
셋째, 오래 지속되는 긍정적 효과들은 주로 당신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가와 관련이 있다. 그러므로 가능하면 많은 자유 시간과 자율성을 갖도록 하라.
넷째, 당신의 열정에 가장 잘 맞는 일을 하 라, 비록 소득이 줄어들더라도, 다섯째, 우정에 투자하라.
여섯째, 여성의 경우에는 가슴 성형수술이 지속적인 행복 효과를 주지만, 남성의 경우에는 현재 자신의 직업적 지위가 더 중요하다. 물론 그 남성이 자신과의 비교 대상 그룹을 바꾸지 않는 한에서 유효하지만 말이다. 그러니까 만약에 당신이 CEO로 승진하고 나서 다른 CEO들하고만 대화를 한다면 행복의 효과는 꺼지고 만다.
- 심리학 교수 어빙 재니스는 많은 실패들에 대해 연구했는데, 그 가 찾아낸 실패의 공통점은 다음과 같았다. 어떤 음모를 꾸미는 집단의 구성원들은 환상을 키우면서 소속감을 발전시킨다. 그리 고 그들이 갖는 환상 가운데 하나는 자신들이 결코 실패하지 않으 리라는 믿음이다. “만약 우리의 지도자(위의 경우에는 케네디 대통령)와 그 집단이 어떤 계획의 성공을 확신하면 행운은 우리 편이 될 것이다” 라는 밑도 끝도 없는 믿음 말이다. 그다음에는 만장일치에 대한 환상이 있다. “만약 다른 모든 사람이 같은 의견이고 나만 의견이 다르다면, 내 의견은 분명히 틀렸다”는 것이다. 이런 환상에 사로잡힌 상태에서는 누구도 훼방꾼이 되려 하지 않는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집단에 자신이 속해 있는 것을 기뻐한다. 만약 거기에서 확신을 갖지 못한다면, 집단에서 제외되는 것을 의미할 테니까.
- 그 어떤 정보도 지식도 없는 문제의 정답을 맞춰야 할 때 당신이 선택해야 할 유일한 답은 확률이 가장 높은 것이다.
- 특히 기업체의 이사회 사무실 안락의자에는 가용성 편향이라는 벌레가 깊숙이 파고 들어와 자리 잡고 있다. 그곳에 모인 이사들은 4분기 실적표나 프로젝트 성과 분석표 등 경영진이 제시한 숫자들을 보며 토론한다. 경영진에서 보여주지는 않지만 더 중요한 것들, 이를테면 경쟁자들의 강점이나 근로자들의 근무 동기 약화 또는 고객들의 태도 변화 등은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사람들은 간단하게 입수할 수 있는 데이터나 처방들을 의사결정의 가장 중요한 근거로 이용한다. 그래서 그들은 종종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예를 들어 10년 전부터 사람들은 이른바 블랙숄즈 모형(Black-Scholes model, 옵션의 가격을 결정하는 공식. 일단 기본적으로 증명한 다음에 그 부분을 증명하는 방식 - 옮긴이)이 파생 금융 상품들의 가격 계산에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다른 계산법이 없었다. 그래서 전혀 아무것도 이용하지 않기보다는 틀렸더라도 어떤 공식을 사용하는 쪽을 선택했다. 변동성지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변동성지수는 금융 상품 위험의 척도로 삼을 수 없다. 하 지만 대신 그것은 산정하기가 쉽다. 그래서 우리는 거의 모든 금 융 모델에 변동성지수를 이용한다. 이런 가용성 편향은 은행들에 게 수십억의 손실을 입혔다. 그것은 낯선 도시에서 관광 지도 없이 돌아다니다가 호주머니 안에 들어 있는 다른 도시의 지도를 발견하고 그것을 이용하는 것과 같다. 마치 관광 지도를 전혀 사용 하지 않기보다는 틀린 지도라도 사용하는 편이 더 낫다는 식으로.
- 사람들은 일기나 자서전으로부터 세계사에 이르는 모든 기록을 기교를 부려 의미심장한 이야기들로 지어낸다. 그럼으로써 현실을 왜곡하고, 우리가 내리는 의사결정의 가치를 손상시킨다. 이제부터 우리가 할 일은 하나다. 옳은 판단을 내리고 잘 정리된 이야기들을 따로따로 떼어내라. 그런 다음 그 이야기는 무엇을 감추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해답을 찾으라. 연습 삼아 지금까지의 인생을 아무런 연관성 없이 기록해보는 것도 좋다. 그러면 좀더 진실에 가까운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 화폐를 발행하는 중앙은행들과 재정경제부 장관들은 플라시보버튼을 전적으로 믿는다. 다시 말해 자신들이 경제는 물론 국민들까지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버튼들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밝혀졌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플라시보 버튼을 누르고 있고 사람들은 그런 환상을 믿는 척한다. 만약 경제 라는 것이 근본적으로 방향을 조정할 수 없는 시스템임을 시인한 다면, 경제를 주도하는 사람들은 물론 대중까지 너무나 혼란스러 워지기 때문이다. 당신은 자신의 삶을 뜻대로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마도 현실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우연이 많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 각자는 광장에서 붉은 모자를 흔들어대던 그 남자와 같을지도 모른다. 오직 자신만 그렇게 믿고 있을 뿐이다. 사실 자신의 삶이라고 해도 모든 것을 계획한 대로 이루고 통제할 수는 없다. 확실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 몇 안 되는 부분에 집중하라. 나아가 그것들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들에만 시종일관 집중하라, 그리고 그 밖 의 다른 모든 것은 그냥 일어나도록 놔두어라.
- '공유지의 비극(Tragedy of the commons)' 이란 말은 진정한 의미에서 볼 때 공허한 상투어일 뿐이다. 가장 큰 오류는 공유지의 비 극이 사람들을 교육하거나 정보 캠페인을 벌이거나 사회적 감정 에 호소함으로써, 또는 교황의 칙서나 팝스타의 설교를 통해서 없 어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 데 있다. 그렇게는 안 될 것이다. 공 유 재산 문제에 실제로 관여하려 한다면 두 가지 가능성밖에 없 다. 그 재산을 사유화하거나 관리하는 것.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 면 그 비옥한 땅을 한 사람의 소유로 만들어버리거나, 아니면 아예 사람들이 목초지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것이다. 미국의 생물학자 가렛 하딘은 그 밖의 다른 조치는 그것이 무엇이든 결국 공유지를 황폐화시키고 말 것이라고 했다.
- 선택의 폭이 크면 클 수록 당신은 더욱 불확실해지며, 따라서 선택을 한 후에는 더욱 불만족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찌할 것인가? 일단 선택하도록 주어진 것들을 살펴 보기 전에, 당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생각해보라. 당신의 판단 기준을 기록하고 무조건 그것을 지켜라. 그리고 후회 없는 완벽한 선택은 없다고 인정하라. 홍수처럼 밀려오는 가능성 들 앞에서 최고의 선택을 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그치는 것은 비 합리적인 완벽주의에 지나지 않는다. 당신은 그냥 일이 잘 해결된 것으로 만족하라. 인생의 파트너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도 그렇다.
- 우리는 위험이 크다' 고 하면 불안해한다. 위험이 적다' 고해도 여전히 불안해한다. 오직 위험이 없다' 라는 말에만 안심한다.
-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은 안전한 것이란 아무것도 없다는 점이 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제로 리스크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는 환 상에서 벗어나라. 저축예금도, 건강도, 결혼 생활도, 우정도, 부동 산도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 없다. 세상에서 단 한 가지만 우리의 뜻대로 확고하다 말할 수 있다. 바로 우리 자신의 행복감이다.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수십억 원짜리 로또에 당첨되는 행운이나 하반신 마비의 불운 모두 장기적으로 삶의 만족감에 영 향을 주지 못한다. 다시 말해 불행한 사람은 어떤 일이 일어나도 여전히 불행하고, 행복한 사람은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여전히 행복하다.
- 성공은 일상에서 실패보다 더 크게 눈에 띄게 되므로, 우리는 시 스템적으로 성공에 대한 전망을 과대평가한다. 그리하여 레토처 럼 환상에 빠지게 된다. 성공할 개연성이 얼마나 적고 또 얼마나 사라져버리기 쉬운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성공한 작가가 한 명 있 다면 그 배후에는 책이 팔리지 않는 작가가 100명 있다. 그리고 그 100명의 작가 한 사람 한 사람 뒤에는 자신이 쓴 글을 책으로 내줄 출판사를 찾지 못한 사람이 100명 있고, 그들 한 사람 한 사 람 뒤에는 이제 막 쓰기 시작한 원고를 책상 서랍 안에 넣어둔 사 람이 또 100명은 있다. 그러나 우리는 성공한 사람들에 대해서만 듣고 있으며, 작가로서 성공한다는 것이 얼마나 개연성이 적은 일 인지에 대해서는 인식하지 못한다. 이는 사진작가, 기업가, 가수, 배우, 스포츠맨, 건축가, 노벨상 수상자, 텔레비전 사회자, 그리고 미인대회 수상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 캐나다 출신의 미국 경제학자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는 “미래에 대해서 예측하는 사람들은 두 종류가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과,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다” 라고 말했다. 투자의 대가 피터 린치 역시 이렇게 비판했다. “미국에는 6만 명의 교육받은 경제학자들이 있다. 그들 중 많은 수가 경제위기와 금리에 대해서 예측하도록 고용되었다. 만약 그들의 예측 이 단 두 번만이라도 계속해서 맞았다면 그들은 백만장자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아는 한 대다수 사람들은 여전히 얌전하게만 있는 피고용자들이다.”
- 우리는 나쁜 소식을 가져온 사람들을 좋 아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영어로는 '전령을 쏘다 신드롬(Shoot theMessenger Syndrome, 원래 아무리 심각한 전쟁 중이라도 전령은 쏘지 말라는 말과 반대되는 것으로, 소식을 받은 사람은 그 소식이 나쁠 경우 그 내용을 전령과 연관시켜 생각하고 그에게 불쾌하게 반응하는 것을 뜻한다 - 옮긴이)' 이라고 부른다. 소식을 가져온 사람이 그 소식의 내용과 함 께 연상되는 것이다. 기업의 CEO나 투자가들은 그런 달갑지 않은 피해를 가져오는 사람들을 무의식적으로 피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결과는 이렇다. 즉 양탄자가 깔린 계단 위로는 오로지 좋은 소식들만 도착한다. 그렇게 해서 왜곡된 이미지가 생겨나는 것이 다. 워런 버핏은 그 점을 매우 잘 의식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소유한 회사들의 CEO들에게 지시하기를, 좋은 소식은 전혀 전하지 말고 오직 나쁜 소식을 (그것도 주저하지 말고) 즉각 전하도록 했다.
- 우리는 어떤 경험으로부터 그 안에 들어 있는 만큼만의 지혜를 추출하고 그 이상은 추출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뜨거운 부뚜막 위에 앉았던 고양이처럼 되지 않으려면 말이다. 뜨거운 부뚜막 위에 앉았던 고양이는 다시는 그 위에 앉지 않았다. 그것은 잘한 일이다. 하지만 그 고양이는 차가운 부뚜막 위에도 다시는 앉지 않았다. (마크 트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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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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