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라자 합의를 전후해서 국내경기를 살리기위해 너무 과도하게 자금을 풀어 버블을 발생시킨 것이 첫번째 잘못이라면, 주식과 부동산이 과열될 때 개입할 타이밍을 놓치고 과열상태를 방치한 것이 두번째 잘못. 세번째 잘못은 과열된 버블을 진정시킬 때도 버블을 서서히 식혀가면서 경제를 안착시켜야하는데 갑자기, 그것도 너무 강력하게 긴축을 단행하는 바람에 버블이 터지면서 경제가 급속히 냉각되어버림. 소위 일본경제를 연착률 시키지 못하고 경착륙시킨 것. 그러나 일본정부의 실수는 여기서 끝나지 않음. 일본정부는 부실채권을 처리할 시기도 놓쳐 일본 경제는 급기야 잃어버린 20년의 수렁에 빠져들고 만 것.
- 소비자들의 기호가 다양해지면서 기업들은 마케팅 활동을 하기 힘들어짐. 고도성장기에는 대중소비시장에 맞는 제품을 출시하면 크게 히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저성장기가 되면 소비트렌드가 워낙 다양해지므로 각각의 트렌드를 잡아내기 대단히 힘들다. 또한 일시적으로 트렌드를 잡더라도 시장자체가 작은 세분시장에 불과하므로 매출또한 크지 않음. 결국 힘만들고 얻는 것은 별로 없는 상황이 됨.
- 전통적인 유통계열 점포는 제조기업의 판매대리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옴. 특정 제조기업이 공급하는 제품만을 취급했고 그 기업이 원하는 가격에 제품을 판매. 하지만 카테고리 킬러형 전문점은 더이상 제조기업의 판매대리점이 아니었다. 특히 이들은 저성장기에 소비자들의 변화를 바탕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구매대리점으로서의 역할을 했다. 소비자들이 다양한 제조기업들의 제품을 원한다면 여러 제조기업으로부터 동시에 제품을 구입해 판매했고, 소비자들이 싼 가격을 원한다면 제조기업들을 경쟁시켜서라도 싼 가격으로 판매. 경우에 따라서는 해외기업에 하청을 주어서라도 싼 가격의 제품을 만들어 판매했다. 이런 성격을 가진 전문점들이 성장함에 따라 제조기업과의 힘의 관계도 역전되기 시작. 고도 경제성장기에는 제조기업이 유통을 계열화해 유통전체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겎므 이끌어갔지만 저성장기가 되자 오히려 유통이 힘을 가지고 제조기업을 끌고 가는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 구색결정권도 제조기업에서 유통으로 넘어갔으며 가격결정권도 유통이 가지게 됨. 그 결과 전통적 일본식 생산은 유지하기 어려워짐. 수돗물처럼 물건을 쏟아내더라도 순순히 팔아줄 유통망이 줄어든 것.
- 일본 기업의 경영자들은 도대체 무엇을 했는가? 경영자가 확실한 리더십을 발휘했더라면 대체로 해결될 문제였기 때문. 즉 과잉을 중단하고, 계열을 파괴하고, 부서간을 조정하고, 해외로 사업을 이끌고 나갔더라면 해결될 문제였다. 하지만 저성장기에 일본 경영자들이 행한 리더십은 별로 도임이 되지 못한 이유는 전통적으로 일본기업의 리더상이 주군경영이었기 때문. 에도시대 각 번의 주군처럼 조직의 리덧는 존재만 할뿐 군림을 하지 않는 전통을 이어받았기 때문. 기업의 경영자도 이러한 주군처럼 기업을 경영하는 것이 고도경제성장기 일본의 전형적인 경영자 모습이었다. 이들은 모든것을 현장에 위임하고 자신은 회사의 얼굴로서 회사의 경영이념이나 자신의 경영철학을 제시하는 역할만 했다. 이것은 일본기업의 현장조직이 너무나 강력해서 모든 것을 위임해도 잘 돌아갔기 때문. 가끔씩 현장에서 의견이 올라오면 이것을 추인하는 선에서 결정되었다. 소위 하의상달시 형태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졌던 것.
- 저성장기에는 홈런성 히트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역량을 가진 기업이 대단히 유리. 연구개발능력을 갖고 혁신적 신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업이 유통기업을 잠재우고 시장지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 이에 비하면 고성장기에는 연구개발능력이 없는 기업도 시장에 기생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았다. 시장이 성장하니 경쟁기업제품을 모방한 제품만으로도 일정부분 시장수요를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 하지만 저성장기에는 연구개발능력을 가지고 혁신적 신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업만이 생존가능. 사실 이것이 제조기업의 본래 모습이다. 제조기업은 특정 제품과 특정기술에 대한 깊은 지식을 기반으로 향후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신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본업이다. 이에 비해 유통기업은 현재 판매시점 정보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의 폭넓은 선택안을 제공하는 것이 본업. 이 때문에 저성장기에는 이런 능력을 가진 제조기업과 유통기업이 전략적 동맹을 맺어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 일반화된다. 이러한 능력이 없는 한계기업들은 시장에서 탈락하고 만다. 연구개발능력이 없어서 혁신적 신제품을 만들 수 없는 기업도 탈락하고 폭넓은 소비자정보를 바탕으로 폭넓은 선택기회를 제공할 수 없는 기업도 탈락. 경우에 따라서는 무리하게 매출확대를 추구하는 기업도 탈락하며 이익이 나지 않아 재투자를 할 수 없는 기업도 탈락. 저성장기에는 이런 기업들이 연속적으로 탈락하는 기간이다. 자고나면 한계기업들이 사라져가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정부의 지원으로 일부 한계기업들이 일정기간 연명한 경우도 있었지만 결국에는 오랜 저성장기중에 사라져갔다. 그 결과 저성장기에 시장은 점차 과점화된다. 몇몇 능력있는 기업만 살아남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일부 선두기업들이 의도적으로 한계기업을 탈락시키기도 한다. 가격경쟁을 유발시켜 겁쟁이 기업들을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것이다.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과 하이닉스가 가격경쟁을 유발해 시장을 과점화한 것과 같은 현상. 이 단계가 되면 과점기업들은 여유를 가지고 시장을 끌고 갈 수 있다.
- 저성장기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 한국기업들은 기존의 원가절감방식으로는 생존불가. 기존의 방식과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방식으로 원가절감을 하지 않으면 안됨. 이 때문에 원가절감이라는 말보다 원가혁명이라는 말이 더 적당할 것이다. 한국기업들은 기존의 가치사슬 전체를 파괴하고 재구성해야지만 저성장기에 살아남을 수 있음. 그것도 가치사슬을 철저하게 슬림화하고 또한 동기화해야 한다.
- 고객이나 회사가 모두 해결책을 알고 있다면 체력형 영업전략이 가장 좋음. 모두 해결책을 알고 있으므로 분초를 아껴가며 고객에게 물건을 공급해주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 이에 반해 회사는 해결책을 아는데 고객은 이를 모를 경우 제안형 영업방식이 가장 좋다. 해결책을 모르는 고객을 체계적으로 설득하기 위해서는 제안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고객은 해결책을 알고 있는데, 회사는 그 방법을 모르는 경우에는 봉사형 영업이 가장 좋다. 접대하면서 고객의 속내와 진심어린 충고를 받아들여야 영업에 성공할 수 있다. 마지막이 워크숍형 영업이다. 회사도 고객도 해결책을 모를 경우에는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나가야 한다. 이처럼 주먹구구식으로 영업을 전개하는 것이 아니라 영업상황을 잘 분석한다음 상황에 맞는 영업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또한 끊임없이 영업상황을 점검하며 영업상황이 바뀌면 그에 맞게 영업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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