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부모로서 자녀를 키우면서 가장 어렵고 답답한 영역 중 하나가 진로에 대한 조언이다. 특별히 진로에 대해 제대로 된 교육이나 상담을 받은 세대가 아니라, 그저 성적에 맞게 대학에 진학하던 세대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또 어쩌면 직장생활에 파묻혀 지내다 보니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생각해볼 여유가 없어서 그럴 수도 있다.

이 책은 현직 진로상담 선생님들이 그들의 겪은 사례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진로에 대해 막막해 할 수 있는 청소년들에게 건네는 현실적인 조언들을 담고 있다. 선생님들의 조언이라 뭔가 딱딱하고 무미건조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건네는 말 한마디 한 마디가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공감해 주는 것이었다. 중간중간 들어가 있는 유명 시인의 시들도 감수성이 풍부한 청소년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줄 수 있는 것들로 엄선되어 있다. 

이 책의 프로롤그에 멘토와 꼰대의 차이점을 언급하고 있다. 꼰대는 자신이 경험한 세계만을 강요하는 사람이고, 멘토는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세계까지 안내해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스스로는 멘토처럼 이야기를 건넸지만, 아이들은 꼰대처럼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

책 속에 나온 여러가지 일화 중에서 '모소 대나무'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희귀종인 모소 대나무는 4년간 3센티미터밖에 자라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5년째 되는 날부터 하루 30센티미터씩 자라서 6주만에 15미터까지 자란다고 한다. 아이들은 하루하루 키 말고는 성장하지 않는 것 같아도, 지금 보내는 시간들이 거름이 되어 어느 순간 부쩍 성장해 나갈 것이다.

자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하여 고른 책인데, 자녀에게 보여주기 전에 먼저 읽어보았다. 책에서 전하는 메시지 하나하나가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될 내용이기도 했지만, 그 이전에 어른들에게도 위안과 위로가 되는 내용이었다. 오히려 부모가 먼저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책을 읽고 조금은 평안해진 마음이 자녀들에게도 전달되었으면 한다.

 


* 본 리뷰는 출판사 지원을 통해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 인생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경험해야 할 현 실이다. (소렌 키에르 케고르)
- 인생에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결정하는 것이다. (벤 스타인)
- 멘토와 꼰대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꼰대는 자신이 경험한 세계만을 강요하는 사람이고, 멘토는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세계까지 안내해 줄 수 있는 사람이다. 우리는 누구나 경험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내가 경험한 것만 강요해서는 안 된다. 나보다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하고 더 다양한 길을 가 볼 수 있도록 문을 열어 주어야 한다. 
- 지금 네 삶이 두렵고 당황스럽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 지금 낯선 곳을 여행 중이라고 말이야. 모든 것이 새롭고 두려움의 연속이고, 내가 선택해야만 하고 겪어 내야만 진정한 여행의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거야.
- 이미연이 윤여정 배우에게 질문했어.
"선생님, 힘들게 결정해서 작품에 들어갔는데, 작품 자체와 작품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마음에 안 들면 어떻게 이겨내세요?" 그러자 윤여정 배우가 대답하지.
“똥 밟았다, 생각하고 그냥 해. 어쩔 수 없잖아. 그런데 참 신기한 건, 그걸 하고 나면 또 한 사람을 얻더라고. 그리고 이 여행도, 떠나기 전에는 엄청나게 고민했지만, 나는 일단 시작하면 절대 불평하지 않아. 왜냐면, 이왕 하기로 한 거니까. 아쉽지 않고 아프지 않은 인생이 어딨어? 내 인생만 아쉬운 것 같고 내 인생만 아픈 거 같지? 다 아파. 다 아쉬워. 세월이 지나니, 하나씩 내려놓고 포기할 줄 알게 되더라. 나는 그냥 허울보단, 그저 재미나게 사는 게 목표야. 인생은 한번 살아 볼 만한 재미있는 거야.”
- 어딘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 "이룩할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싸워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움을 하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잡을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자." (돈키호테)
- 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몇몇 길은 거쳐 오지 않았어야 했고,
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
(....중략)
그 길이 내 앞에 운명처럼 패여 있는 길이라면
더욱 가슴 아리고 그것이 내 발길이 데려온 것이라면
발등을 찍고 싶을 때 있지만
내 앞에 있던 모든 길들이 나를 지나
지금 내 속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도종환,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 “얘들아. 인생에는 늘 B플랜이 있어. 지금 너에게 아무것도 없다고 해서 좌절하지 마. 우리에게는 다른 길이 있는 게 아니라, 다른 길을 생각해낼 수 있는 머리가 있다고.”
- 중국 극동 지방에는 '모소 대나무'라는 희귀종이 있어. 농부들은 수년 동안 정성을 다하지만, 이 대나무는 4년 동안 3센티미터 정도밖에 자라지 않아. 어쩌면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 대나무를 왜 키우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거야. 그런데 5년째 되는 날부터 하루에 무려 30센티미터씩 자란다고 해. 그렇게 6주 만에 15미터이상 자라서 울창한 대나무 숲을 만들지.
나의 성장이 멈춰 버린 것 같고 진로가 분명하지 않아도,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무언가는 뿌리가 뻗어나가는 것처럼 저 보이 지 않는 곳에 차곡차곡 역량을 쌓아가고 있는 중이야. 6주 동안 훌쩍 자라나기 위해 4년 전부터 보이지 않는 땅속에서 뿌리를 뻗치고 있던 모소 대나무처럼 말이야. 지금의 순간들이 너희에게 보이지 않는 거름을 주는 시기가 되길 바란다.
- Unlock이라는 책을 보면 우리의 뇌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고 해, 이것을 신경가소성' 이라고 불러. 우리의 뇌를 촬영해 보면, 문제를 잘 풀 때보다 오히려 잘 되지 않고 어떤 것에 실패했을 때 뇌가 더 활성화된다고 해. 실패를 계속 하다 보면 우리의 뇌는 더욱 불가능한 것에 가까이 갈 수 있는 잠재력을 발휘하게 되겠지. 열심히 살지 않는 이유가 물론 게을러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사 실 실패할까 봐, 또 그것으로 마음이 다칠까 봐 두려운 마음이 들어서일 때가 가끔 있어. 그런데 실패할수록 우리는 더 좋아진다니, 참 귀한 발견이다 싶지 않니?
-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저 향기로운 꽃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저 아름다운 목소리의 새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숲을 온통 싱그러움으로 만드는 나무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이글거리는 붉은 태양을 사랑한 만큼 산다.
외로움에 젖은 낮달을 사랑한 만큼 산다.
밤하늘의 별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람은 사람을 사랑한 만큼 산다.
홀로 저문 길을 아스라이 걸어가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나그네를 사랑한 만큼 산다.
예기치 않은 운명에 몸부림치는 생애를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람은 그 무언가를 사랑한 부피와 넓이와 깊이만큼 산다.
그만큼이 인생이다.
(박용재,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 "이 길모퉁이를 돌면 무엇이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전 가장 좋은 게 있다고 믿을래요!" (빨간머리 앤)
- 노란 숲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날을 위하여 한길은 남겨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프로스트(피천득 옮김), 「가지 않은 길」)
-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습니다.
삶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럼에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큼한 바람
해질 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은 이 모든 걸 매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대단하지 않은 하루가 지나고, 또 별거 아닌 하루가 온다 해도,
인생은 살 가치가 있습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드라마 <눈이 부시게> 중에서)
- 너에게도 혹시 도전의 기회가 온다면, 그 기회를 얼른 잡아. 네가 못하거나 자신 없는 것, 해 보지 않았던 것이나 하기 싫어서 거부했던 것들이 당혹스럽게도 기회라는 이름으로 너에게 찾아왔다고 해도 괜찮아. 기회는 '난 할 수 없어.' 라는 너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가, 네가 도망치거나 뒤로 물러설 때 다른 사람에게 찾아갈 작정을 하고 있어.
결국 작은 일은 큰 일이 돼. 지금 하는 작은 도전은 나중에 큰 도전이 될 거야. 인생에 정말 버릴 건 하나도 없더라. 그러니까 뭐든 했으면 좋겠어. 앞으로 끝도 없이 펼쳐질 너의 미래에 지금의 도전들이 모여 기회가 될 수 있기를!
-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밤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네게로 드리었던 두레박
그러나 매양 퍼올린 것은
수만 갈래의 길이었을 따름이다.
은하수의 한 별이 또 하나의 별을 찾아가는
그 수만의 길을 나는 걷고 있는 것이다.

나의 생애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다.
(나희덕, 「푸른밤」)
- 네 안의 열등감을 내려놓으면 자존감이 생겨. 그러니까 비교하지 말고 너의 인생을 살아. 오늘의 네 삶을 스스로 칭찬하고,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다른 사람이 아닌 너에게 집중할 수 있기를.
- 오, 나여! 오, 삶이여!!
끊임없이 반복되는 이 질문들
믿음 없는 자들의 끝없는 행렬에 대해
어리석은 자들로 가득 찬 도시들에 대해
나 자신을 영원히 자책하는 나에 대해
(나보다 더 어리석고, 나보다 더 믿음 없는 자 누구인가?)
헛되이 빛을 갈망하는 눈들에 대해
사물들이 의미하는 것에 대해
언제나 다시 시작되는 투쟁에 대해
형편없는 모든 결말에 대해
발을 끌며 걷는 내 주위의 추한 군중에 대해
공허하고 쓸모없는 남은 생에 대해
나를 얽어매는 그 남은 시간에 대해
오, 나여! 반복되는 너무 슬픈 질문
이것들 속에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는가?
오, 나여, 오, 삶이여!
답은 바로 이것
네가 여기에 있다는 것
삶이 존재하고 자신이 존재한다는 것
장엄한 연극은 계속되고
너도 한 편의 시가 될 수 있다는 것
(월트 휘트먼 「오, 나여! 오, 삶이여!」)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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