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지리학

경제 2014. 11. 13. 20:46

 


직업의 지리학

저자
엔리코 모레티 지음
출판사
김영사 | 2014-07-04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획기적인 실증 연구로 밝혀낸 소득을 결정하는 직업의 지리학!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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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신적 생산을 위해서는 적절한 생태계를 찾아내는 것이 엄청나게 중요. 어떤 다른 부문보다도 더, 첨단기술 기업의 성공은 단지 그 근로자들의 우수성뿐 아니라 그 기업을 둘러싼 전체 지역 경제에 달림. 첨단기술 기업들이 첨단기술을 전문으로 하는 도시들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님. 이것은 일자리와 R&D가 몇몇 도시들에 크게 집중되는 현상으로 이어짐. 혁신적 산업들은 한덩어리로 뭉치는 경향이 강할 뿐 아니라 이런 뭉침은 없어지지도 않음. 화상회의, 이메일, 인터넷도 이런 뭉침의 정도를 낮추지 못했음. 전 세계 전화통화, 교통 그리고 투자의 95%는 지역에서 이루어짐. 어느 정도인가 하면, 첨단 기술부문은 20년전보다 현재 더 많이 뭉쳐져 있음.
- 현재 미국 인구는 79년 인구보다 훨씬 많지만, 제조업 일자리수는 그 절정기의 절반에 지나지 않음. 현재 제조업 일자리는 아예 이례적인 것이 되어 미국 근로자 열명 가운데 한명도 채 고용하지 않고 있으며 그나마 해가 갈수록 줄고 있음. 오늘날 미국인은 공장보다 식당에서 일할 가능성이 더 크다. 85년 이래 미국에서는 해마다 평균 37만 2000개의 제조업 일자리가 사라지기 때문에 단지 불황과 같은 단기적 현상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다.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10년 안에 최대 규모의 일자리 손실을 경험할 20개 부문 가운데 19개 부분이 제조업임. 봉재의류 제조, 의류 뜨개질 공장, 직물마감 및 코팅처리 공장이 대표적. 현재 추세가 지속된다면 현재 세살배기가 노동시장에 진입할 때쯤이면 미국에는 제조업 근로자보다 세탁소 직원이 더 많을 것이다.
- 평균적 가정의 생활수준은 1946년부터 78년까지 두배이상 높아졌지만 그 이후로는 대체로 제자리 걸음을 해왔음. 40세 고졸남성으로 약 20년의 근무경력이 있는 평균적 미국 근로자는 46년에서 78년 사이 시급은 현재 달러로 환산하면 8달러에서 16달러로 높아짐. 그런데 78년 이래 그의 시급은 2달러 낮아짐.
- 일자리 손실에서 오는 피해가 저숙련 노동자에게 대부분 몰리면서, 저임금 국가들에서부터의 수입영향은 매우 불균등한 모습을 보여왔음. 이와 동시에 그러한 수입은 비용이 덜 드는 대신에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가볍게 해줌. 세계화의 역설 가운데 하나는 일자리 면에서 가장 크게 타격을 입었던 바로 그 사람들이 소비자로서는 더 많은 이득을 누린다는 점
- 미국의 모든 사람이, 델, 소니, 컴팩, HP, 레노버-IBM 싱크패드, 애플, NEC, 게이트웨이, 도시바라는 이름을 들어보았겠지만 콴타, 컴팔, 인벤텍, 위스트론, 아수스텍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그런데 유명 브랜드로 판매되는 랩톱과 노트북의 90%는 중국 본토의 이들 다섯개 회사의 공장에서 만들어짐.
- 신기술은 고도로 숙련된 근로자들을 선호하고, 중간정도의 숙련도가 요구되는 많은 직업들에 대한 필요성을 낮추며, 숙련도 스펙트럼에서 밑바닥에 위치한 직업들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음. 신뢰성을 인정받은 03년 논문에서, 오토와 동료들은 컴퓨터와 로봇이 정례적 과업들을 수행하는 데 특히 효율적임을 보여주었음. 하지만 비정례적 과업들에서는 컴퓨터와 로봇이 비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남. 예를 들어, 과거 은행 창구 직원들에 의해 수행되었던 많은 과업들이 지금은 현금자동입출금기나 인터넷 프로그램에 의해 수행됨. 하지만 머리를 쓰는 일이든 손을 쓰는 일이든 비정례적 과업들로 정의되는 목수, 운전사, 청소부, 경비원, 그리고 다른 많은 직종들은 컴퓨터 때문에 특별히 피해를 입지는 않았음. 비정례적 문제해결 및 복잡한 의사소통과업들은 실제로 컴퓨터로 인해 생산성이 높아짐. 예컨대 언론인, 건축가, 또는 과학자는 업무에 컴퓨터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산성이 훨씬 높아졌음.
- 역설적이게도 일자이의 많은 양을 비교역적 부문이 담당함에도 불구하고 국가번영을 주도하는 것은 교역부문. 여기에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두 부문의 생산성 성장의 다르다는 것. 비교역적 부문의 많은 부분들에서 노동생산성은 그리 크게 성장하지 않음. 오늘 한 학급을 지도하는 데 필요한 요가강사수는 50년 전과 같으며 앞으로도 아마 변하지 않을 것. 오늘날 상담치료에 걸리는 시간은 프로이트가 살았던 시대의 치료시간과 같다. 집 한채를 페인트 칠하고 새는 배관 하나를 고치며 아이 한명을 돌보거나 부동산을 판매하는 데 필요한 노동의 양은 늘 거의 같음. 비록 비교역적 부문 가운데 일부에서는 생산성 향상을 경험하지만 전형적으로 이런 생산성 향상에는 한계가 있음. 반면 교역적 부문의 생산성은 기술진보 덕분에 시간이 갈수록 향상되고 있음. 오늘날 근로자가 자동차 한대를 만드는 데 들이는 시간은 50년과 비교해 불과 25%에 지나지 않음. 끊임없이 이어지는 혁신 덕분에 첨단 기술부문의 노동 생산성은 더더욱 빠르게 성장한다. 일자리에 관한 토론에서는 흔히 이런 요점을 놓친다. 교역적 부문과 비교역적 부문 사이의 이런 생산성 차이는 중요하다. 왜냐하면 우리가 살펴보았듯이 근로자들의 생활수준을 높일 유일한 길은 그들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기 때문. 흥미롭게도 교역적 부문에서 근로자들의 생산성이 높아지면 단지 그 부문 근로자들뿐만 아니라 다른 부문 근로자들, 특히 숙련도가 비슷한 근로자들의 급여 또한 더 많아졌다. 역사적으로 제조업 임금이 조금씩 올랐을 때, 다른 부문들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적응하느라 임금을 같이 올렸다. 예를 들어 건설업의 생산성이 답보상태라고 할지라도 목수, 지붕기술자, 배관공이 봉급이 더 많은 제조업 일자리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건축업자는 그들의 임금을 인상할 필요가 있었다. 따라서 비록 제조업 부문이 근로자 수에서는 노동인구 전체에서 소수만 차지했지만, 수십년 간 서비스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포함해 미국 근로자의 봉급을 끌어올리는 강력한 엔진이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제조업의 사망이 왜 그토록 무서운지가 명백해짐. 또한 왜 혁신의 증진이 그토록 중요한지도 분명해짐. 비단 특정 부문의 일자리만이 아니라 전체 경제의 성패가 달려 있는 것이다.
- 미국의 다국적 기업이 일자리 하나를 외주할 때마다 거의 두개의 새 일자리가 미국에서 창출됨. 미국 근로자 입장에서 볼 때 좋은 거래임이 분명. 새 일자리들은 연구개발, 마케팅, 공학기술, 디자인, 그리고 과학 일자리인 경향이 있음. 그 일자리들은 봉급이 후한데다 경력을 쌓는 데 좋은 발판이 됨. 미국공학한림원에서 작성된 기술분야 국외업무 위탁에 관한 가장 종합적인 보고서들 중 하나도 이렇게 동의한다. "국외 업무위탁은 다양한 산업들에 있어, 미국에 기반을 둔 기업들의 경쟁우위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혁신부문에서 일자리와 봉급이 느는 게 세계화 때문만은 아님. 한 기업이 혁신을 성공적으로 시장으로 가져가면, 그 기업은 흔히 생산비보다 월등하게 높은 가격을 매길 수 있음. 경제학자들은 이것을 가리켜 경제적 지대라고 부름. 이런 점에서 혁신적 제품은 베르사체 가방과 같다. 최신 패션에서 지대는 상표의 매력에서 나온다. 첨단기술에서 지대는, 혁신가에게 독점권을 주는 특허의 형태에서 비롯됨
- 대도시들 가운데 어느 곳이 컴퓨터 과학자들에게 봉급을 가장 많이 줄까? 그야 미국 첨단기술 수도인 샌프란시스코와 새너제이의 컴퓨터 과학자들이 미국에서 가장 많은 봉급을 받으리라 예상할 것이다. 샌프란시스크와 새너제이의 평범한 컴퓨터 과학자들은 연간 13만불을 받음. 보스턴이나 뉴욕이나 워싱턴에서는 같은 사람이 25~40% 덜 받음. 또 다른 질문 하나 더. 어느 도시가 변호사에게 가장 많이 지불할까? 미국 도시들 가운데 뉴욕과 워싱턴에 변호사가 가장 많은 것은 분명하지만, 이들 도시의 변호사들이 가장 돈을 많이 버는 것은 아님. 새너제이 변호사들이 가장 많이 벌며(연평균 20만불) 샌프란시스코 변호사들이 그보다 약간 덜 번다. 소득 순위표의 반대편에 있는 변호사들(올버니, 버펄로, 새크라멘토)은 새너제이 변호사들에 비해 절반도 못번다.
- 웨이터들이 있어야 할 곳은 라스베가스이다. 이 도시의 가장 호화로운 식당들에서 일하는 웨이터는 여섯자리 소득을 올릴 수 있음. 평범한 시설에서 일하는 웨이터들조차 이 도시에서는 돈을 잘 번다. 평범한 웨이터는 팁을 포함해 평균 시간당 18.2불을 번다. 이 액수는 어떤 대도시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최고수준의 평균시급임. 세계 유수의 성인오락 도시인 라스베가스 웨이터들은 도박과 기타 부도덕한 행위와 관련된 관대한 팁에서 이득을 얻음. 순위표에서 그 다음에 오는 도시들은 더 많은 것을 말해줌.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보스톤, 워싱턴 순이고, 샌디애고는 7위임. 웨이터 수입이 좋은 10대 도시 가운데 세곳(라스베가스 올랜도, 웨스터팜비치)은 순전히 관광지이지만, 일곱곳은 첨단기술이 강한 도시. 놀랍게도 교역적 부문과 비교역적 부문에서, 여타 일자리들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남. 공업 생산관리자들의 소득 순위표에서 윗자리를 차지하는 도시는 새너제이, 오스틴, 포클랜드, 샌프란시스코, 롤리-더햄, 시애틀이다. 모두 혁신 중심지임. 이발사와 미용사의 경우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워싱턴이 상위 5대 도시에 들어있음. 이곳 근로자들은 리버사이드와 디트로이트 같은 직종 사람들보다 평균 40%를 더 번다. 요리사의 경우 보스턴의 보수가 평균 연봉 3만 1782불로 가장 많으며, 꼴찌인 휴스턴과 샌안토니오는 약 2만불임
- 한 도시의 숙련 근로자 수와 그 도시의 미숙련 근로자 임금 사이의 주된 연관성은 세가지. 첫째, 숙련 근로자와 미숙련 근로자는 서로를 보완. 전자의 증가는 후자의 생산성을 높임. 더 좋은 기계로 작업하는 것이 근로자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교육을 더 많이 받은 동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은 미숙련 근로자의 생산성을 높임. 둘째, 교육을 더 많이 받은 노동인구는 지역 고용주들이 더 새롭고 더 개선된 기술을 채택하도록 촉진. 셋째, 한 도시 인적자본의 전반적 수준향상은, 경제학자들이 인적자본 외부효과라 부르는 것을 발생시킴
- 문예부흥기에는 이탈리아 은행들, 특히 피렌체 은행들이 유럽의 시장을 이끄는 주도자였지만, 그 뒤 몇세기가 흐르자 그 은행들은 낙오하고 말았다. 그 결과 반작이는 새 아이디어를 가진 이탈리아 젊은이가 첨단기술 분야에서 창업하기 무척 어려워졌다. 이런 제약은 매우 대가가 큰 두가지 왜곡현상을 낳음. 첫째, 혁신을 극적으로 감소시키는 경향이 있음. 최고수준의 공학학교들이 있음에도 이탈리아 첨단기술 부문은 저개발 상태임. 둘째, 모험자본을 통해 자금이 조달되기 어려워 극도로 불공정함. 불리한 배경을 갖고 등장하는 사람들이 차별되기 때문. 만약 당신이 좋은 기업가적 아이디어를 가진 유복한 가정출신이라면 좀더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임. 가족에게 직접 조달할 수도 있고 가족이 은행에 담보를 제공한 덕에 조달할 수도 있음. 하지만 만약 당신이 같은 아이디어를 가졌는데도 담보능력이 없는 가난한 가정 출신이라면, 당신은 아마 운이 다한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음
- 돈은 모험자본가들이 신생기업에 제공하는 많은 것들 가운데 단지 하나에 지나지 않음. 성공적 신행기업을 만드는 열쇠로는 많은 지원, 많은 팀빌딩, 다수의 조직화, 기업가와 모험자본가 사이의 관계가 있다. 오늘날 모험자본가는 쓱 나타나 수표를 끊어주고 사라지는 사람이 아니다. 그들의 일 가운데는 갈수록 중요해지는 부분은 신사업에 대한 적극적 관찰, 육성, 멘토링이다. 이것이 바로 장소가 중요한 이유이다.
- 좋은 동료를 가까이 두는 것이, 필자의 창의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좋은 이웃들을 갖는 것은 기업과 근로자의 창의성을 높임. 이것은, 이번에는, 왜 두뇌 중심지의 근로자들이 다른 지역의 동일한 근로자들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는가를 설명하는 데 도움을 줌. 새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과정에는 거의 마술적이라 할 뭔가가 있음. 서로 가까이 뭉침으로써 혁신가들은 서로의 창의적 정신을 드높이며 더 성공적이게 됨. 이런 효과는 시간이 흐르는 과정에서 점점 그 중요성이 높아져 왔다. 많은 사람들은 이메일, 휴대폰, 인터넷 때문에 창의적 과정에 대한 물리적 근접성의 중요성이 낮아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가 진실임. 장소는 그 어느때보다 더 중요하다. 그것은 지식전파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는 부분적 이유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세걔의 미국의 운명에서 분기가 가속화하고 있는 핵심적 이유임
- 오늘날 실리콘 밸리와 마찬가지로 디트로이트도 그 최고의 지위를 난공불락이라 생각했다. 40년대와 50년대, 자동차 산업에 그 도시가 지닌 지배력은 매우 강했기 때문에 사람드은 저마다 거기서 한몫을 챙겼다. 더 높은 임금, 더 후한 수당, 융통성 없는 취업규칙을 요구하는 노조의 목소리는 갈수록 공격적으로 변화. 경영진은 자기만족에 빠져 효율을 등한시했고, 정치인들은 자동차 산업이 다른 어떤 곳으로도 이전할 수 없다고 생각했으며, 노동권리법을 들먹이는 남부주들에 의해 제기되어 커지고 있는 위협을 무시했다. 하지만 더 근본적이게도 디트로이트의 치명적 결점은 적응하는 능력이 없었던 것. 단지 쇠퇴하는 산업을 고수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티핑 포인트가 찾아들고 지역 생태계가 가파른 내리막길로 들어서기 전에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그 고유한 힘을 활용할 필요는 있음. 만약 단지들이 실패하면, 신속하고도 고통스럽게 하강할 수 있음. 상황이 좋을 때 급속한 발전을 이끄는 바로 그 당기는 힘이, 상황이 나빠지면 붕괴를 가속화. 디트로이트의 실수는 자동차 제조업에서 일자리의 종말을 제지하지 못한 것이 아니었다. 노사관계, 경영관행, 정치적 결정을 달리 가져갔더라면 쇠퇴를 늦춠도 있었을 것임. 자동차 제조업이 성장의 엔진이기를 멈출때까지 시간을 붙잡지 못한 것이 결정적 문제였다. 오히려 디트로이트의 실수는 아직 생태계를 갖고 있을 때 그 생태계를 뭔가 새로운 것으로 전용하지 못한 것이었다.
- 이것이 디트로이트와 샌프란시스코-실리콘밸리 지역간의 결정적 차이임. 이 지역은 계속해서 실험하며 늘 변하는 기술지형에 계속해서 적응함. 샌프란시스코는 한때 큰 항구에 단단히 기반을 둔 산업강세지역이었음. 70녀대 그 생태계는 전문적 서비스와 금융을 향해, 그리고 뒤에는 첨단기술을 향해 단호하게 나아갔음. 이런 환생과정은 오늘날에도 계속 발생하고 있음. 90년대 이 지역 첨단기술 일자리 가운데 다수가 하드웨어 분야에 있었음. 현재 그 일자리의 70% 이상이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를 포함하는 신기술 분야, 청정기술과 디지털 오락분야, 디지털 초콜릿 분야 같은 이국적 이름의 작은 게임 생산업체들에 있음. 변하는 사회에서 성공하는 비결은 끊임없이 적응하는 것. 첨단기술이 무엇이냐 하는 정의가 진화하듯이, 만안 지역 또한 진화함. 제품 한가지 또는 일하는 방식 한가지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이 지역은 매년 스스로를 개조함. 끌어당기는 힘은 숙련 노동력과 전문적 서비스를 고정시키지만, 정확한 종류의 기량과 서비스는 변하는 기술세계의 지형을 좇아 시간이 흐르는 과정을 겪으며 진화. 이것은 좋은 일자리들이 나쁜 일자리들로 후퇴할 때 그것들을 대체할 새 일자리들이 파도처럼 몰려옴을 담보함. 어떤 의미에서 이 창조적 파괴는 성공하는 단지, 역동적 방식으로 끌어당기는 힘을 활용하는 단지만이 지니는 진정한 특징임.
- 로스앤젤리스의 급속한 발전을 이끈 경제적 힘들은 분명히 드러나지만, 그 최초의 씨앗이 무엇이었는지느 분명치 않음. 왜 로스앤젤리스였던가? 통념상으로는 영화산업이 날씨가 좋은 로스앤젤리스에 자리잡을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하기도 함. 뉴욕의 추운 겨울은 야외촬용을 하는 데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많았다는 것. 날씨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결정적 요인이 될 수는 없었을 것. 이런 분석은 또 하나의 사후 합리화에 불과. 로스앤젤리스가 좋은 기후를 갖춘 미국 유일의 도시였던가. 게다가 베를린, 런던, 파리, 모스코바는 모두 영화의 본산으로 남았다. 06년 앨런 스콧이 더 적절한 설명을 내놓음. 1915년 상업적 힘과 문화적 힘이 강력히 결합해 로스앤젤리스를 변모시킨 어떤 사건이 일어남. 이 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 할리우드의 상승을 촉발시킨 사건은 선구적인 진짜 스타감독 그리피스와 관련있음. 클로즈업, 플래시백, 페이드 아웃 등 수십년간 영화제작을 규정해 온 수많은 새 기법들을 창안한 장본인인 그리피스의 영향력은 너무도 대단해져 갔음. 찰리 채플린은 그를 우리 모두의 스승이라 부름. 할리우드의 결정적 순간은 그리피스가 역사상 처음으로 많은 예산을 투입한 대작 국가의 탄생을 찍은 15년에 찾아들었음. 제작비 8.5만불을 쏟아부은 이 작품은 1800만불이 넘는 흥행수익을 올렸는데, 이는 무성영화 시대의 다른 어떤 작품보다 훨씬 많은 액수였음. 국가의 탄생은 영화를 확실하게 주류에 편입시킨 작품이었으며, 그 시점까지 영화가 연극보다 못하다고 여기던 중산층 관객에게 영화를 매력적이게 만듬. 그 과정에서 국가의 탄생은 로스앤젤리스의 미래 성공을 위한 씨앗을 심었음. 그 영와가 만들지고 3년 뒤 로스앤젤리스에서는 이미 뉴욕보다 두배 많은 사람들이 영화산업에서 일했으며, 그 격차는 그로부터 20년간 해마다 커져갔음. 뭉침의 과정이 시작됐고, 되돌아감은 없었음. 사정을 다 알고 난 덕에, 이제 우리는 각 산업들이 제 위치에 있는 게 지당하게 보인다. 오늘늘 우리는 로스앤젤리스 하면 영화를, 뉴욕하면 금융을, 실리콘 밸리 하면 컴퓨터를, 시애틀 하면 소프트웨어를, 롤리-더햄 지역이라고 하면 의학연구를 즉각 떠올린다. 하지만 이들  산업이 제각기 지금의 도시에 정착하기 전에는 이런 방식으로 산업과 도시의 연관성을 파악하진 않았었다. 1910년 로스앤젤리스에는, 이 도시가 장차 세계의 영화수도가 될 것임을 시사한 사람은 없었다. 60년대 롤리-더햄 지역에는 이 도시가 의생물학 연구의 수도가 될 것임을 가리키는 어떤 것도 없었다. 70년대 시애틀은, 소프트웨어 개발의 세계적 중심지가 되기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곳으로 보였음. 켐브리지, 샌디에고, 샌프란시스코는 어쩌다 보니 알맞은 시기에 알맞은 종류의 스타들을 갖게 됨. 이에 반해 전통적 제조업의 위치는 설명하기 한결 쉬움. 왜냐하면 항구와의 접근성이나 천연자원과의 근접성 같은 물리적 요인들에서 흔히 기원을 찾을 수 있기 때문. 예를 들어 시카고, 디트로이트, 톨레도, 버팔로, 클리블랜드가 19세기아 20세기에 방대한 제조업 단지들로 성장한 것은 수로를 통해 무거은 물질들을 싸게 수송할 수 있었던 것과 관계있음.
- 고전중인 도시지역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 데에는 두가지 접근법이 있음. 하나는 근로자들이 따라오리라는 희망에서 고용주들을 유치하려 노력하는 것. 이 방식에는 한 장소를 기업에게 매력적이게 하려고 인센티브와 세금우대 조처를 제공. 공급측면 접근법의 다른 하나는 고용주들이 따라오리라는 희망에서 근로자들을 유치하려 노력하는 것. 이 방식에는 재능있는 근로자들을 유혹하기 위해 그 도시의 현지 생활편의시설들을 개선하는 것도 포함됨. 요약하자면, 첫번째 전략은 기업을 매수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사람들을 매수하는 것.
- 대학은 좋은 투자일 뿐만 아니라 가장 좋은 투자에 속함. 17세 청소년의 부모가 이런 사실에 대한 확신이 충분하지 않다 치자. 그래서 아이들의 대학교육에 10만 2000달러를 쓰는 대신 아들에게 주식이나 채권으로 10만 2000달러를 준다. 그 아들은 대학에 가면 더 잘 살까? 그 금융투자 수익을 얻으면 더 잘 살까? 연구결과 그들은 금융투자로 더 나은 수익을 올리기 어렵다는 사실을 발견. 학사학위에 대한 투자는 인플레를 감안한 연간수익률 15%이상을 내는데, 이는 역대 주식투자 수익률(7%), 채권, 금, 부동산 투자 수익률(모두 3% 미만)보다 현저히 크다. 똑똑한 투자자라면 대학은 반드시 돈을 집어넣어야 할 곳임. 게다가 위험을 고려할 필요도 없다.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는 더 높은 수익을 낼 뿐 아니라 다른 투자들보다 더 안전한 경향이 있다. 이뿐만 아니라 대학교육의 이득은 재정적 수익에 국한되지 않음. 그 이득은 건강, 결혼, 삶의 다른 많은 측면들에게까지 영향을 줌. 200만명이 넘는 어머니들의 대표표본에 기반을 둔 연구에서, 자넷 쿠리와 필자는 더 잘 교육받은 여성들의 결혼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을 발견. 이 200만명 중 대졸 여성들의 97%가 분만기에 결혼한 반면, 고등학교 중퇴 여성들은 72%만 가임 적정기에 결혼. 그리고 결혼한 사람가운데 전자 집단의 남편들이 후자집단의 남편들보다 훨씬 더 높은 소득 잠재력을 지니고 있었음. 좋은 교육은 개인을 받아들이는 데뿐만 아니라 그녀의 자녀를 받아들이는 데에도 이득을 줌.
- 90년대 100만명이 넘는 소련 이민자들이 이스라엘에 도착. 그들 대부분은 교육수준이 높은 사람들이었음. 이스라엘의 나라크기를 감안하면 이는 인적자본의 전례없는 증가를 의미. 비록 현지 제조업에 미친 영향은 기대에 못미치는 수준이었지만, 첨단기술 부문은 생산성과 혁신면에서 괄목할만한 향상을 이룸. 숙련된 개인들의 다른 대규모 이주 사례에서도 같은 패턴이 나타남. 97년 7월 1일 영국은 홍콩을 중국에 반환. 중국 치하에서 사는 것에 불안을 느낀 홍콩주민 수천명이 반환을 앞두고 여러해에 걸쳐 뱅쿠버로 이주. 초기에는 당연히 약간 문화적 긴장이 감돌았음. 모든 홍콩인이 뱅쿠버에 계속 남은 것은 아니지만, 결국 이 도시는 인적자본과 금융자본이라는 면에서 홍콩인의 유입으로 이득을 보았음. 이민자들은 예금을 가져왔으며, 현지 경제는 수백만 달러를 신규투자로 받아들였음. 많은 이민자들은 홍콩을 연상시키는 고밀도의 고층아파트에 정착했으며, 이렇게 해서 도심의 경제력 활성화를 극적으로 가속화함. 이런 변화는 뱅쿠버를 문화적 다양성을 지닌 세계적 대도시로 변모시키는 데 도움을 주었음. 일본은 정반대 경험을 갖고 있음. 일본의 첨단기술 기업들은 80년대 세계시장을 휩쓸었지만, 지난 20년에 걸쳐 이들 기업은 특히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관련 사업들에서 대거 우위를 상실해갔음. 이처럼 놀라운 운명의 반전에는 많은 원인들이 있지만, 그중 으뜸가는 요인은 대체로 이민자들의 부족때문에 일본 기업들이 미국기업들보다 접근 가능한 소프트웨어 기술자 풀이 상당히 작았다는 것. 대부분의 외국태생 소프트웨어 기술자들에게 미국은 자석인 반면, 일본은 법률적, 문화적, 언어적 장벽으로 인해 지구촌 인적자원 유입이 제한적이었음. 이는 실질적으로 일본으로 하여금 첨단기술 부문의 가장 역동적인 부분들 가운데 일부 주도적 지위를 내주게 만들었음. 우리가 앞에서 보았듯이, 전문적인 직종들을 위한 노동시장의 두께는 혁신부문의 성공을 결정짓는 핵심적 요인다.
- 20세기 초, 미국은 역사적으로는 짧고 문화적으로 유럽에 분명히 뒤지는, 여전히 대체로 미개발된 국가였음. 베를린, 파리, 런던, 로마는 서방세계의 권력중심지들이었으. 그들 도시는 뉴욕과 시카고를 잘 해봐야 촌스러운 변방도시쯤으로 간주하는 한편, 미국의 나머지 지역들은 미개척 지대로서 주목할 가치도 없다고 여겼음. 그렇지만 그 무렵 미국은 반박의 여지가 없는 교육지도국으로 자리잡음. 선진국들 가운데 독특하게도 미국은 고등학교 과정까지 본질적으로 의무교육을 실시하기로 결정. 이에 반해 유럽국가들은 수십년이 지나서야 고등학교 과정을 의무교육에 포함시켰음. 게다가 유럽국가들은 정작 의무교육을 시작했을 때에도 미국보다 훨씬 덜 진보적이고 훨씬 덜 의욕적이었음. 이처럼 멀리 내다본 결정으로 인해 20세기 대부분 기간에 걸쳐 미국은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에서 세계 지도국 지위를 유지. 하버드대 골딘과 카츠는 최근 펴낸 저서에서 20세기를 가리켜 인적자원의 세기라 불렀다. 미국 근로자가 다른 나라 근로자보다 훨씬 더 잘 교육받았기 때문에 미국 근로자는 세계에서 가장 생산적이고 혁신적이며 기업가 정신이 강했음. 그들은 인적자본의 세기가 미국의 세기이기도 한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강조. 세계 주변부의 단순한 변방에서 지구촌의 경제강국으로 미국이 거침없이 상승한 것은 미국 노동인구의 우월한 기량과 관계가 많음. 20세기 대부분을 통해 미국은 교육에 있어 세계 지도국이었다. 미국의 경제적 지배력은 미국의 교육적 지배력에 결코 적게 힘입은 것이 아님. 하지만 지난 30년에 걸쳐 이처럼 적극적인 교육확대정책은 후퇴. 미국 대학원들과 연구소들은 여전히 세계 최고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 초등학교들과 중등학교들은 갈수록 많은 유럽국가들과 그 수가 늘어나는 개도국 학교들에 뒤지며, 대학 졸업률은 둔화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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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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