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객이 구매하는 것과 기업이 고객에게 판매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좀처럼 일치하지 않는다. (피터 드러커)
- 사실 다른 대부분의 업계에서는 우리가 고티에와 델 레이의 앨 범이 포함된 차트를 정리할 때 사용한 간단한 통계학적 방법을 활 용하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있다. 피트니스 앱은 헬 스클럽 등록률이 아니라 실제 운동량을 말해준다. 스마트 카는 판 매량이 아니라 운행 기록을 알려준다. 아마존 에코(Amazon Echo)나 구글 홈(Google Home) 같은 인공지능 기기는 누가 얼마에 집을 샀 느냐가 아니라 사람들이 집 안에서 생활하는 방식을 파악하게 해 준다. 종이 매체 기반이던 기존 신문사들은 디지털로의 전환을 꾀 하고 있으며 열람 시간을 토대로 수익을 창출하는 새로운 플랫폼 도 생겨나고 있다. 전자책과 오디오북은 출판사가(또는 온라인 서점이) 책 판매 부수가 아니라 책이 얼마나 소비되는지, 어느 정도 속도로 읽히는지 알 수 있다.
- 음악 산업은 디지털 파괴를 가장 먼저 온몸으로 겪었고 가장 먼저 헤쳐 나왔다. 디지털 파괴는 다른 업계들보다 20년 먼저 출발 할 수 있는 유리한 포지션을 음악 산업에 안겨줬다. 스트리밍 덕분 에 음악 산업은 매출과 사용자 범위 측면에서 최고점에 이르고 있 을 뿐만 아니라(과거 사용되던 휴대용 CD 플레이어 개수보다 현재 사용되는 스 마트폰 개수가 더 많다) 음악 콘텐츠가 소비되는 방식까지 간파하고 있 다. 스트리밍은 곡이 재생된 횟수, 사용자의 다운로드와 스킵, 그리 고 무엇보다도 공유 여부를 알려준다. 음악 산업은 분명히 회복되 고 있으며 그 이유는 너무나도 자명하다. 이것은 자신의 콘텐츠가 판매되는 방식이 아니라 소비되는 방식에 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산업이다. 이는 한마디로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음악 산업이 중요한 이유는 어느 업계보다도 먼저 해냈기 때문 이다. 따라서 우리 모두 음악 산업에서 배워야 한다.
- 우리는 정글 속의 덩굴줄기에 매달려 있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언제 낡은 줄기를 놓고 새 줄기를 붙잡을 것이냐가 관건이다. (짐 그리핀)
- 먼저 겪고 먼저 회복한 음악 산업이 걸어온 길을 뒤따를 산업 들이 도처에 존재한다. 현재 많은 업계가 발밑에서 차오르는 강물 을 느끼고 있다. 신문, 영화, 공영방송 등 미디어 산업도 낡은 줄기 를 붙들고 있다. 과연 우리가 앞으로도 매표소'나 '종이 신문' 같은 표현을 계속 쓰게 될까? 공영방송 프로그램에 유튜브 영상이 사용 된다면 누구를 공영방송의 주체라고 봐야 할까??
차오르는 강물은 미디어 분야만의 얘기가 아니다. 금융 업계는 블록체인이라는 신기술을 불안한 눈으로 주시하고 있으며, 여러 정부 기관은 자신을 둘러싼 디지털 파괴를 이해하고 그에 대응할 방법을 찾으려 고군분투하고 있다. 타잔 경제학은 우리 사회 곳곳 에서 힘을 발휘한다. 낡은 줄기를 버려야 함을 인정하고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해야 할 이들이 아직 너무나도 많다.
- 내가 들으며 자란 노래들은 구조가 달랐다. 다시 말해 곡이 시작되면 점점 클라이맥스로 가면서 벌스(verse)와 코러스가 교대로 반복되고 기타 솔로가 나온 후 다시 코러스로 절정에 올랐다가 노래가 잦아들면서 끝나는 형식이었다. 데즈먼드 차일드(Desmond Child)와 존 본 조비(Jon Bon Jovi), 리치 샘보라(Richie Sambora)가 함께 만든, 본 조비(Bon Jovi)의 1986년 노래 “리빙 온 어 프레어(Livin' on a Prayer)”가 그런 전형적 구조의 명곡이었다(물론 지금도 명곡이다). 4분 9초짜리 이 노래는 본 조비 노래들의 표준과도 같다. 수천 명의 팬들로 꽉 찬 공연장에서 이 록밴드는 머나먼 지평선의 까만 점처럼 보였지만, 그럼에도 절정에 치달은 마지막 코러스 부분을 다 함께 부를 때면 밴드와 팬들이 하나되는 친밀감이 형성됐다. 노래를 부르는 주인공이 뮤지션이 아니라 관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 코러스가 매우 효과적인 까닭은 노래의 3분 23초 지점에서 조가 바뀌기 때문이다. 전문 용어로 말하면 '전조(modulation, 轉調)'다. 보컬이 이 지점에서 앞에 나온 코러스보다 키를 높여 부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 전조는 음악을 듣고 있는 사람의 균형을 갑자 기 무너트리면서 곡에 입체감을 만들어내는데, 여기에는 절묘한 타이밍이 한몫한다. 벨몬트대학교의 토드 켐프(Todd Kemp)도 지적 했듯, 네 박자가 아니라 갑자기 세 박자로 진행된 직후에 조가 바 뀐 코러스가 이어진다. 전조에 대해 좀더 쉽게 설명해보면 이렇 다. 맥주를(싸구려 와인도 상관없다) 잔뜩 마신 후 노래방에서 “리빙 온어 프레어"를 불러보라. 3분 23초 이후를 부르는 당신에게 친구들의 이목이 집중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최악의 조 바꿈 구간부터는 안 올라가는 목소리로 발악하는 당신을 보고 다들 짜증 난 얼굴을 손으로 가린 채 밖으로 나가버릴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포인트가 있다. 요즘 많은 노래는 3분 23초 안팎에서 끝난다. 노래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 디지털 뉴스 미디어 〈쿼츠(Quartz))의 댄 코프(Dan Kopf)는 2013년에서 2018년 사이 빌보드 핫 100차트에 오른 곡들의 평균 길이가 약 3분 50초에서 약 3분 30초로 짧아졌다고 지적했다. 2018년 히트곡들의 6퍼센트는 2분 30초 이 하였다. 힙합에서 컨트리 음악에 이르기까지 장르에 상관없이 전 반적으로 곡 길이가 짧아지는 추세다.”
코러스는 더 빨리 등장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와 〈빌보드>의 분석은 그 확연한 추세를 보여준다. 과거에는 첫 15초 안에 코러스가 나오는 히트곡 비율이 10~20퍼센트 정도였다. 2018년 이 수치 는 40퍼센트로 높아졌으며 이런 추세가 약해질 기미는 거의 보이 지 않는다. 이코노미스트>는 숀 멘데스(Shawn Mendes)의 “세뇨리타(Señorita)”를 대표적 예로 들었다. 이 노래는 시작 후 15초 안에 코러스가 시작되며 이 코러스는 전체 3분 10초 동안 반복적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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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의력 경제학의 나머지 부분은 '경제학'이다. 노래가 30초 이상 재생돼야 저작권료가 발생한다면 초반부터 청취자를 사로잡아 30초 이상 듣게 만들어야 한다. 게다가 곡이 길어진다고 그만큼 저작권료를 더 받는 것도 아니라면 곡을 짧게 만들 동기는 충분해진다. 청취자의 주의력 지속 시간은 한정돼 있으므로 그 작은 틈에 최대 한 많은 곡을 집어넣는 것이 최선이다. 따라서 영리한 작곡가들은 예전보다 곡을 짧게 만든다.
이처럼 산업의 구조가 음악 창작물에 영향을 미치는(즉 주객이 전도된) 현상은 과거에도 있었다. 과거 축음기로 구동하는 음반에 담을 수 있는 음악은 겨우 2~3분이었다. 푸치니(Puccini)는 일부러 축음기용 78회전 음반의 한 면에 들어갈 수 있도록 3분이 넘지 않는 아리아를 작곡하곤 했다. 그렇게 보면 푸치니는 최초의 대중적인 작곡가였던 셈이다. 엘더튼은 1950년대 말과 1960년대 초 미국 대중가요의 평균 길이가 2분 30초로 줄었다고 설명한다. 당시 마피아가 미국 곳곳의 주크박스 사업을 소유 및 관리했는데, 이들이 기계 한 대당 수익을 높이기 위해 노래 길이를 2분 30초 이하로 제한하길 요구했다는 것이다.
소비자의 주의력을 조금이라도 더 끌어오기 위해 결과물을 변화시키고 있는 분야는 음악뿐만이 아니다. 넷플릭스나 유튜브의 광 고주들과 많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도 비슷한 전략을 택하고 있다.
- 주의력 측정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기업들이 단순히 자신의 업계 안에서만 경쟁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소비자의 한정된 시간을 가로채갈 가능성이 있다면 누구든 경쟁 대상이 된다는 얘기다. 만일 하나의 산업만 관찰하는 전통적 접근법을 취하면, 해당 산업 내에서의 시장 점유율만 측정할 뿐 소비자의 주의력을 채가려는 경쟁자가 사방에 존재한다는 사실은 놓치기 십상이다. 텔레비전 방송국은 다른 방송국들하고만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 책, 라디오, 보드게임, 음악, 컴퓨터 게임, 영화, 심지어 산책 같은 단순한 여가 활동도 모두 방송국의 경쟁 대상이다.
주의력 경제를 일종의 공유지로 본다면, 소비자의 주의력을 차지하려는 경쟁자 수가 과도하게 많아질 경우 공유지의 비극이 일 어난다. 늘어난 콘텐츠와 치열한 경쟁이 결국 우리의 주의력을 고 갈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비극은 새로운 종류의 경쟁이 나타날 가능성을 시사한다. 즉 더 많은 콘텐츠를 제공하려는 경쟁이 아니 라 소비자가 자신의 주의력을 더 효과적으로 사용하게 돕는 경쟁 말이다.
- 주의력 전쟁에서 게임이 승리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사람들의 희소한 주의력을 끌어오는 원리가 다른 그 어떤 미디어와도 다르기 때문이다. 즉 게임은 애초부터 노력과 보상을 통한 장기적 즐거움을 유지시키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사람들은 더 많은 포인 트를 쌓고 싶어 하고, 다음 레벨을 깨고 싶은 욕구를 느끼고, 이스 포츠(eSports) 중계에서 전문 플레이어의 경기를 보고 싶어 하고, 그 들 같은 실력을 쌓고 싶다는 열망을 갖는다. 이처럼 게임에는 콘텐츠를 소비하려는 장기적인 동기를 갖도록 촉진하는 의도적 장치들이 내재돼 있다. 이는 오디오나 영상 콘텐츠에는 없는 무엇이다.
- 앞부분에서 “개인의 분할되지 않은 주의력의 가격은 얼마일까?”라는 질문을 제시했다. 이것은 단순히 주의력의 가치가 얼마인가'가 아니라 다른 주의력 분산 요소들을 차단할 수밖에 없는 경우 주의력의 가치가 얼마나 높아지느냐에 관한 문제다. 이와 밀접히 연관된 것은 바로 가상현실 게임이다. 가상현실 게임은 사 용자의 분할되지 않은 주의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가상현실 기술은 마치 늑대가 나타났다고 외치는 양치기소년 같았다.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약속했지만 실제로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경우 가 많았던 탓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늑대가 실제로 코앞에 와 있다. 가상현실 기기의 가격이 점점 낮아지고 기술은 갈수록 향상되고 있는 것이다. 와이어리스 기술 덕택에 전선도 사라지고 있다.
- 주의력 경제학의 관점에서 보자면 가상현실은 주의력 쟁탈전에서 승리할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 이른바 '퍼스트클래스 경험’ 창출을 목표로 삼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업그레이드에 대한 욕망을 갖고 있다. 우리는 더 좋은 것을 좋아하고, 더 나은 경 험을 제공하는 미디어를 좋아하게 돼 있다. 그러므로 가상현실이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에서 가치 있는 업그레이드 상품 이 되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일 뿐이다. 가상현실 분야의 선두 기업 서비오스(Survios)의 세스 거슨(Seth Gerson)은 가상현실 경험의 경쟁 상대에 관해 말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나이트클럽에서 '벨벳 로 프'를 지나면 VIP 라운지로 들어가듯 이제 미디어 분야의 벨벳 로프는 가상현실이다.”
- 각 개미 개체들의 행동을 파악한다고 해도 절대로 개미 집단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없다. 우리는 개미 집단을 개미들의 단 순한 합이 아니라 집단 그 자체로서 이해해야 한다. 이를 전체 의 '신생' 속성이라고 한다. 부분들과 전체는 다른데, 이는 부 분들 간의 상호 작용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호 작용 은 매우 간단한 규칙을 따를 수 있다.
탈레브는 간단한 규칙의 예를 이렇게 든다. 코셔(또는 할랄) 음식을 먹는 사람은 코셔(또는 할랄)가 아닌 음식은 절대 먹지 않지만, 유대인(또는 무슬림)이 아닌 사람들은 코셔(또는 할랄) 음식을 먹는 데 거리낌이 없다. 또 장애인은 일반 화장실을 사용하기 어렵지만 비장애인은 장애인용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다. 타잔 경제학은 개별적 개인들보다는 사람들이 사회적 연결망을 통해 공동체를 형성하는 양상에 더 초점을 둔다. 소수의 욕구는 군중을 형성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탈레브는 일치된 여론에 의해 사회가 진화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실제로는 완고하게 양보하지 않는 소수의 사람이 사회 전체를 특정한 방향으로 움직이게 한다는 것이다. 다수와 경험을 공유하지 않는 소수가 만들어내는 불균형이 결국 집단 전체의 방향을 결정짓는다. 그리고 이런 불균형은 거의 모든 영역에서 목격할 수 있다. 비건 한 명과 육류 음식을 즐기는 다수의 친구들이 함께 외식을 하러 가는 경우도 그런 불균형 상태의 한 예다.
- 타파웨어와 타워레코드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다. 하향식 마케팅이 실패하자 브라우니 와이즈는 타파 웨어 파티를 통한 상향식의 입소문 마케팅으로 전환했다. 한편으로 타워레코드는 선택할 종류들이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낫지만 무조건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가르쳐준다. 또 다른 한 편으로 타워레코드 파산 후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 비거노믹스는 같은 꼬리에 속하더라도 어떤 콘텐츠는 다른 콘텐츠보다 더 높은 가치를 지닌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식당들의 비건 요리 매출은 얼마 안 되겠지만 그 메뉴가 없으면 인기 메뉴인 스테이크에서 나오는 매출이 절반으로 줄어들지 모른다.
- 기억하라. 장소나 수단이 어찌 됐든 사람들이 모이기만 한다면 청중이 형성된다. 지난 반세기 동안은 라디오 방송국이 아티스트 들에게 청중을 모으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메건 트레이너 사례는 스타벅스도 그와 똑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우리 는 이와 비슷한 예를 도처에서 목격할 수 있다. 플랫폼들이 성장하 면서 새로운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고 청중이 가장자리로부터 모여 들어 형성된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기업의 고객지원팀이 고객에게 일대일로 응대하는 방식을 생각해보라. 그것은 낡은 줄기에 해당한다. 이제는 소비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모여서 해결책을 공유하고 문제를 미리 방지한다. 하향식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낡은 줄기가 상향식 소셜 미디어의 인플루언서들이라는 새로운 줄기로 대체되고 있다.
- 타잔 경제학의 관점에서 공동체 형성의 장단점을 논할 때 거래 비용이라는 포괄적 용어가 지닌 모호함 탓에 중요한 지점을 놓칠 수도 있다. 경제학자들은 종종 자신이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감추 려 들면서 자기 연구의 현실적 결점을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기를 바란다. 거래 비용이라는 주제와 관련해 종종 간과되는 것은 무엇 을 달성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막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 다. 그리고 공동체의 존재는 그리드락(gridlock)의 발생을 막을 수 있다.
그리드락은 조정 문제(예컨대 누가 무엇을 소유할지 결정하는 것)를 해결하는 데 수반되는 비용 때문에 거래가 일어나지 못할 때 발생한다. 앞서 1장에서 '공유지의 비극', 즉 너무 많은 이들이 하나의 자원을 공유할 때 결국 그것을 남용하게 되는 현상을 살펴봤다. 바다의 물고기 남획이나 대기오염 문제가 그 예다. 공유지의 비극을 해결하는(또는 나아가 예방하는) 빠른 해법은 소유권을 할당하는 것이다. 이 경우 소유자들은 해당 자원을 남용하지 않고 보존하는 것에서 직접적 이로움을 얻는다. 그런데 소유권은 새로운 문제도 야기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상상해보라. 만일 우리 머리 위의 하늘을 조 각조각 분할해 수많은 나라 또는 기업에 판매한다면? 바다의 구획 을 나누고 사유화해 전 세계 수많은 개인이 각자의 조건에 따라 소 유권을 갖는다면? 만일 그렇게 된다면 항공기나 선박을 통한 거래 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컬럼비아 법학대학원 교수이자 《소유의 역습, 그리드락》의 저자인 마이클 헬러(Michael Heller)는 이 경우 공유지의 비극이 아니라 '비공유지의 비극'이 초래될 수 있다고 설명 한다. 소유권이 지나치게 파편화되어 자원의 과소 이용을 낳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소 이용'은 측정하기 쉬운 기준이 아니라서 자칫 간과 하기가 쉽다. 인간은 수량화 편향(이에 대해서는 8장에서 살펴본다) 때문 에 측정 불가능한 것보다 측정 가능한 것을 더 좋아한다. 사용되지 않은 무언가를 측정할 수 없다면 학자들이나 정책 입안자들의 관심을 얻기 힘들다. 과소 이용은 발생 데이터(one)'가 아니라 미발생 데이터(zero)'의 예다.
- 이것은 스포티파이 성공 비결이기도 하다. 음악 소비자들은 특 정 아티스트나 노래가 유니버설 소속인지 소니 소속인지 잘 모른다(또는 별 관심이 없다). 마찬가지로 글을 쓴 기자가 어느 신문사 소속 인지 굳이 알려는 독자는 거의 없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각자 선 호하는 조건에 따라 음악이나 뉴스를 소비하는 것이다. 특정 기자 가 됐든, 주제별 분야든, 편집 스타일이든 말이다. 전통적인 신문사 소유주들은 공동체 모델을 터무니없는 방식으로 여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이 기존 방식만 고수하는 동안 소비자들은 대신 구글 뉴스로 향할 것이다(1999년 냅스터의 등장을 목격한 우리로서는 결코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 공동체 모델의 이점은 파괴적 변화를 마주한 다른 많은 분야에 도 적용된다. 예컨대 대학들은 각자의 브랜드 정체성을 포기하는 대신 그들의 역량을 한데 모아 특별한 전문성이 강화된 학과를 공동으로 만들 수 있다(개별 학교의 명성보다 학문의 진보에 우선순위를 둠), 쇼핑몰들은 각자 매장은 유지하되 공동 운영 방식의 클릭 앤드 콜렉트(click-and-collect, 고객이 인터넷으로 상품을 구매한 후 집으로 배송되기를 기다리는 대신 직접 특정 장소에 가서 수령하는 방식 - 옮긴이)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다(편의성 및 효율 증가로 아마존에 대항할 수 있음), 지방 정부들은 공동체를 형성해 모든 지역에 일관되게 적용되는 재활용 정책을 실 시할 수 있다(재활용 문제에 서로 상반되는 접근법을 취하는 대신 말이다).
파괴적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이나 조직을 바라볼 때 그들이 낡은 줄기를 놓지 못하는 것이 해당 조직의 구조나 시스 템 때문인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만일 그들이 공동체 모델에 참여한다면 새로운 줄기로 손을 뻗기가 더 쉬워질 것인가? 그러나 공동체를 만든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독점을 형성함을 의미하며, 이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이때 발생하는 반독점 이슈를 완전히 무시할 수만은 없다. 공동체는 좋은 아이디어일지 몰라도, 독점은 공급을 통제하고 가격을 치솟게 하므로 나쁜 것으로 여겨진다. 적 어도 세계 모든 강의실에서는 그렇게 가르친다. 이것이 다음 장에
- 한때 어도비는 자사의 소프트웨 어에 접근하는 양쪽 그룹 모두에게 비용을 부과했다. 그러나 가격 전략을 변경해 리더를 무료로 배포했다. 이후 긍정적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해 편집 프로그램 사용자 쪽의 수요가 증가했고, 이들 은 어도비 제품을 소비하는 주요 사용자 베이스가 됐다. 어도비는 PDF 파일을 (편집이 아니라) 보기만을 원하는 이들에게 어크로뱃 프 로그램을 판매함으로써 창출하던 수익을 잃었지만(도표 6-5) 왼쪽 그래프의 짙은 회색 부분), 유료 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하려고 기꺼이 돈 을 내는 소비자들이 증가한 데서 발생한 수익(오른쪽 그래프의 옅은 회 색 부분)이 그 손실분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았다. 옅은 회색의 증 가분이 짙은 회색의 상실분보다 더 크므로 이러한 가격 차별 전략은 어도비에게 이로움을 안겨줬다.
- 어도비가 택한 이 같은 가격 전략의 성공은 디지털 플랫폼 경제 를 정의하는 가장 중요한 두 가지 개념의 힘을 잘 보여준다. 제로한계비용과 네트워크 효과가 그것이다. 가격(상품에 부과하는 금액)과 한계비용(한 단위를 추가 생산할 때 드는 비용의 증가분) 사이의 전통적인 관계가 깨진 것이다. 제로 한계비용과 네트워크 효과를 활용하는 기업은(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날수록 플랫폼에 참여하는 생산자도 늘 어나며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플라이휠(flywheel)’ 효과를 창출할 수 있 고, 이는 독점에 가까운 모델을 가능케 한다. 그러나 이것은 과거와는 다른 종류의 독점 기업이다. 사실 이런 기업들은 오히려 가격을 점점 더 낮추려고 애쓰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경제학자들과 변호 사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다.
- 플라이휠 모델은 분명 디지털 시대의 기업에서 빈번히 나타나지 만 그렇다고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사실 월트 디즈니(Walt Disney)도 디즈니 스튜디오를 설립할 당시 미디어의 다양한 영역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는 속성을 지녔음을 간파하고 있었다. 그는 음악, TV, 머천다이징, 테마파크를 아우르는 디지털 미디어 제국을 예견했다. 각각의 영역이 서로의 사용자를 증가시키고 브랜드 인 지도를 높이는 상승 작용을 일으키는 제국 말이다. 그가 1957년에 그린 유명한 도식(도표 6-6>)은 디즈니 제국에 속한 각 영역이 서로 의 성장을 촉진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 결과 디즈니는 역사상 가 장 강력한 미디어 기업이 되었다.
- 그런데 이들 플랫폼 기업이 움직이는 방식에는 눈에 잘 띄지 않 지만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 더 나은 편리함을 제공하기 위해서 종종 자기 자신의 독점을 지양해 스스로 규제를 실행한다는 점이다. 코로나19가 세계를 강타한 2020년 초반 화상 회의 수요가 급증했을 때 사람들은 구글 캘린더(Google Calendar)를 이용해 쉽게 줌 화상 회의를 할 수 있었다. 구글 캘린더에 들어가 참석자들을 초대 하고 줌 화상 회의를 선택하면 구글에서 참석자들에게 초대 이메 일을 보내줬다. 흔히들 알아채진 못했지만 사실 구글의 자체 툴인 구글 미트(Google Meet)를 이용하는 것보다 구글 캘린더를 통해 줌 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더 쉬웠다. 생각해보라. 왜 구글은 자사 제품을 희생시켜가면서 경쟁 제품이 더 돋보일 수 있게 할까? 구글 캘린더의 프로덕트 매니저는 자사의 화상 회의 제품을 널리 알리려는 동기보다 구글 캘린더라는 제품의 가치를 높이고 싶은 동기가 더 강하기 때문이다. 기술 업계 의 저명한 분석가 베네딕트 에번스(Benedict Evans)는 이를 전략세(strategy tax)'라고 부른다. 보다 높은 차원의 기업 전략을 위해 자사 제품의 가치 저하를 감수하는 것이다. [애플이 2012년 출시한 애플맵스 (Apple Maps)의 실패 이후 iOS에 다시 구글맵스를 채택한 것도 전략세를 감수한 예다. 당장 지도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 소비자들은 업그레이드된 애플맵스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고, 애플은 오류투성이인 애플맵스로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기술 중심의 독점 기업들은 이러한 전략세 부담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한다. 때로는 전략세를 감수하지 않는 쪽을 선택하는데, 2012년 페이스북이 자신이 소유한 인스타그램의 사진을 트위터 카드(Twitter Cards)에서 볼 수 있는 기능을 차단한 것이 그 예다. 그 러나 대개 기술 독점 기업들은 플랫폼의 편리함 향상을 위해 전략 세를 감수한다. 경쟁사의 화상 회의 앱을 지원하는 구글 캘린더, 나르코스(Narcos)>를 비롯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홍보하는 아마존 프라임, 경쟁 음악 스트리밍 서비 스를 지원하는 애플 워치를 생각해보라. 모두 경쟁보다 고객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례다.
- 전략세는 우리의 사고방식을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시킨다. 오늘날 독점 빅테크 기업들이 제품을 혁신하는 과정의 핵심이(그리고 프로덕트 매니저의 목적이) 단순히 수익이 아니라 주요 제품의 활용도와 가치를 더 높이는 것임을 일깨워준다. 만일 플랫폼이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을 차단함으로써 그들의 경험을 저하시키면 이는 플랫폼의 근본적 목표에 득이 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이들 독점 기업은 모종의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고객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려는 인센티브를 가진다.
- 낡은 줄기를 손에서 놓기 위해서는 먼저 위험(risk)과 불확실성(uncertainty)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 존 케이(John Kay)와 머빈 킹(Mervyn King, 영국 중앙은행 전 총재)은 공저 《근본적 불확실성(Radical Uncertainty)》에서 과거에 경제학은 불확실성과 그것이 만들어내는
미스터리를 이해하려고 애쓰는 학문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오늘날 경제학은 확률론적 난문제에, 그리고 위험을 계산하기 위한 방법과 테크닉에 더 골몰한다. 그 결과 비유동적이고 쉽게 수량화할 수 있는 문제와 정확성에 집착하게 됐으며 정부에서도 쉽게 측정할 수 없는 데이터는 무시하곤 한다.
제조업 생산 수치의 증가 및 하락과 같은 난문제는 명확한 정의 가 가능하고 문제 해결 시 폭넓은 합의가 형성되는 반면, 국민 불 안감 수준 같은 불확실성 이슈는 합의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경우 가 많다. 정책 입안자들 입장에서는 폭넓은 합의를 도출할 수 있고 명확히 정의되는 문제가 편할 것이다. 그들은 “연이은 두 분기의 통계 자료를 보면 현재 우리는 경기 침체기에 들어섰다” 하는 식의 분석을 선호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확실성은 훨씬 부족할지 라도 우리의 진정한 발전에 훨씬 더 중요할 수도 있는 미스터리를 해결할 필요성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 우리는 중요한 것은 제대로 측정되지 않고 중요하지 않은 것이 측정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미국 경제에 대한 스마트폰 발명의 기여도는 매우 낮다. 스마트폰이 미국인 수억 명의 삶을 변화시켰지만 '부가가치' 부분이 아시아의 생산 기지에 배치되기 때문이다. 한편 자동차 사고 발생은 경제 기여도 측면에서 긍정적 승수 효과를 발생시킨다. 긴급 출동 서비스, 보험 시장, 새로 구매되는 자동차 생산 및 소비 등의 측정 가능한 산출물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시스템에 뭔가 문제가 있다.
- 수량화 편향은 데이터를 발생시키는 행동을 그렇지 않은 행동보다 더 중요하게 간주하면서 우선시하는 문제점을 지닌다. 조직 내에 두 명의 근로자가 있다고 가정하자. 한 명이 맡은 업무는 좋은 일이 일어나게 만드는 것이고, 다른 한 명이 맡은 업무는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게 예방하는 것이다. 전자는 업무를 완료하면 다량의 실제 데이터가 생긴다. 즉 이것은 측정 불가능한 미발생 데이터가 아니라 측정 가능한 발생 데이터다. 하지만 예방하는 일을 맡은 후자의 경우 일을 끝내도 측정 가능한 데이터가 발생하지 않는다. 즉 이것은 측정 불가능한 미발생 데이터다. 수량화 편향은 후자의 근로자를 불리한 입장에 빠트린다. 이 근로자는 일을 잘하면 티가 나지 않고 일을 제대로 못하면 금세 눈에 띈다. 이런 현상은 기업의 PR 및 커뮤니케이션 부서에서 자주 나타난 다. 이런 부서에는 대개 두 가지 핵심 업무가 있다. 일부 직원들은 매출이나 기업 성과 통계와 관련된 긍정적 언론 보도가 나가도록 힘쓴다. 빅데이터는 그들의 친구다. 긍정적 헤드라인이 많이 나올 수록 기업 브랜드, 제품이나 서비스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그러면 측정할 데이터도 더 많아진다.
- 한편 다른 직원들은 부정적 보도를 막는 일을 한다. 이들은 하루 중 많은 시간을 전화기에 매달려 기업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보도 가 나가지 않게 막느라 분주하다. 이들은 성공적으로 업무를 해내 도 측정 가능한 결과물이 생기지 않는다. 원치 않는 결과의 부재가 곧 결과물이니까 말이다. 이들은 부정적인 발생 데이터를 안전한 미발생 데이터로 바꿔놓는다. 그러나 이 중요한 미발생 데이터는 아무리 쌓여도 눈에 보이지 않는다.
수량화 편향은 측정 불가능한 예방보다 측정 가능한 성취를 더 선호한다. 우리는 체크할 수 없는 가정적 상황이 아니라 체크할 수 있는 기준만을 토대로 성과를 측정한다. 승진 심사 자리에서는 무 엇을 성취했느냐는 질문을 받지, 무엇을 예방했는지 설명할 시간 은 거의 주어지지 않는다. 이런 불균형은 비단 직원 사기뿐만 아니 라 조직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안개는 전쟁이라는 혼돈 속에서 수집된 정보는 언제나 불완전하기 때문에 그 어떤 전략적 결정도 흐릿해질 수 밖에 없다는 불가피한 사실을 나타낸다. 다큐멘터리 속에서 맥나마 라는 전쟁의 안개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11가지 교훈을 들려준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판단을 언제든 재점검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이다. 맥나마라는 자신의 판단을 재점검하고 실수를 인정하는 데 25년이 걸렸지만, 미국이 베트남전에서 철수하기 시작한 무렵 세상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책 한 권이 이미 자신의 판단을 재점검하는 일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었다. 1972년 출간된 대니얼 얀켈로비치(Daniel Yankelovich)의 《기업의 우선순위(Corporate Priorities: A Continuing Study of the New Demands on Business)》다. 이 책에서 저자는 ‘수량화 오류가 일어나는 네 단계를 이렇게 설명한다.
첫째, 쉽게 측정 가능한 모든 것을 측정한다. 이건 어느 정도까지 는 괜찮다.
둘째, 쉽게 측정할 수 없는 것은 무시하거나 그것에 임의적인 정량적 가치를 부여한다. 이것은 인위적이고 오해를 유 도한다.
셋째, 쉽게 측정할 수 없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간주한 다. 이것은 무분별함이다.
넷째, 쉽게 측정할 수 없는 것은 존재하 지 않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이것은 자멸 행위다.
- 맥나마라가 말한 전쟁의 안개는 눈앞의 풍부한 데이터에도 불구하고 디스커버 위클리의 성공 요인을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는 우리에게도 몰려와 있었다. 우리도 맥나마라와 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었을까? 믿고 싶은 것만 보려고 하면서 우리의 판단을 재점검하지 못하고 있었을까? 수량화 오류에 빠져 측정 불가능한 것은 외면하고 있었던 것일까?
- 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저울의 균형을 되찾는 일이다. 측정 가능 한 것을 분석하는 데이터과학자도 있어야 하지만, 한편에서는 에스노그라피와 문화에 대한 이해, 또는 고객과의 상호 작용에 대한 투자도 이뤄져야 한다. 만일 이 둘 사이의 확실한 불균형이 있다고 판단되면 조치를 취해야 한다. 측정 가능한 것으로부터 측정 불가 능한 것으로 초점을 돌리고 상관관계 인과관계 논의에 상식적 관점을 적용하라. 고객 지원 부서를 방문하라. 실제 고객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더 좋다. 그들을 데이터 포인트로 환산하려는 시도를 멈춰라.
- 데이터를 다룰 때는 군중 심리에 휩쓸리지 마라. 그 유명한 로리즘, 다시 말해 결국 그 모든 데이터는 같은 곳, 즉 과거에서 온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정말 중요한 것은 숫자로 가격을 매길 수 없으며 상식적 관점도 그 범주에 들어간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우리는 빅데이터라는 새로운 줄기를 붙잡으라는 얘 기를 사방에서 듣지만 때로는 오래된 줄기(상식적 관점, 데이터를 생성시킨 사람들과 대화하고 그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것)가 최고 효과를 발휘한다. 이 경우만큼은 타잔이 무조건 앞쪽의 새로운 나무줄기로 옮겨 타지는 않는다. 지금까지 살펴봤듯 사람들은 빅데이터가 항상 옳다고 가정하지만 사실 데이터란 우리가 올바르게 이해하지 않으면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사기꾼보다도 더 설득력 높은 거짓말쟁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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