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설계자

경영 2016. 5. 26. 19:34

- 지난 수십년 동안 리더의 역할은 스스로 혁신가가 되어 조직의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도록 구성원들을 이끄는 것이라 여겨졌음. 어느 조직에서든 반복적으로 겪는 문제에 대해서는 해법도 얼추 나와있다. 따라서 리더의 역할을 비전제시나에 국한해도 크게 무리는 없었다. 그러나 전혀 새로운 문제에 봉착했을 때는 상황이 다르다. 아무도 해법을 알지 못하는 문제를 히결하는 것, 즉 혁신을 이끄는 것은 비전을 제시하고 구성원을 독려하는 것과는 다른 일이다. 어떤 제품이든 서비스은 천재 한사람의 손에서 탄생하는 것은 없음. 어떤 리더의 말처럼 혁신은 팀 스포츠와 같다. 즉 다수의 노력이 모여 개인의 합 이상을 이루어내는 것. 진정 혁신적 집단은 조직구성원으로 하여금 저마다의 특별한 역량을 끊임없이 발휘하게 함. 그리고 이렇게 이끌어낸 개별적 능력을 하나로 모아 이른바 집단천재성으로 승화시킴. 이것을 가능케 하는 조직을 만들고 유지하는 것. 그것이 혁신리더의 진정한 임무다.
- 혁신리더들은 혁신의 본질을 꿰뚫고 있다. 이들은 혁신을 강요한다고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리더 혼자 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은 비전제시라는 기존의 역할에 기꺼이 수정을 가한다. 이들은 비전을 제시하고 스스로 혁신가가 되기보다 조직구성원으로 하여금 혁신과업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불러일으키고, 혁신을 이뤄낼 수 있는 조직환경을 만드는 데 더 신경썼다. 어느 리더의 말대로 "리더가 해야 할 일은 무대 위에서 공연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공연할 무대를 만드는 것"이다.
- "우리는 단순히 CG영화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을 여럿이 힘을 합쳐 해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에드 캣멀, 픽사 공동설립자)
- 핵심은 협업이다. 픽사 사례에서처럼 혁신은 천재 한명의 창의적 아이디어로 완성되지 않음. 이는 지난 30년 동안 축적된 연구결과에서도 분명히 나타남. 토머스 에디슨은 세기의 발명가로 인식되지만 누구나 알듯이 이는 에디슨 혼자만의 성과가 아님. 어쩌면 에디슨의 가장 큰 발명품은 도제식 협업체계 그 자체인지도 모른다. 오늘날 침 중심의 R&D연구소도 이러한 체게에 기반을 둔 것. 에디슨 자신이 수많은 아이디어를 낸 것도 사실이지만 대개의 발명품은 오랜 시간 많은 사람이 수고하고 노력한 결과물. 에디슨은 그 자신이 위대한 발명가이면서 동시에 발명을 이끌어낸 리더이기도 했다.
- 시행착오와 발견, 학습이 되풀이된다. 혁신은 곧 문제해결 과정이다. 즉 혁신의 본질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실험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문제해결 방법을 찾아내는 것. 문제가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는 데만도 오랜 시간이 걸림. 복잡한 문제일 때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이런 점에서 혁신과정은 곧 시행착오의 과정이다.
- 통합적 의사결정을 한다. 문제해결과정에서 의견충돌이 일어날 때 리더는 다음 3가지 중 한가지 방법을 취하게 된다. 첫째, 리더 혹은 힘있는 부서의 의견을 따르게 한다. 둘째, 상반된 의견들을 절충해 타협안을 내놓는다. 이 두가지 방법이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는 경우는 드물다. 세번째 방법은 아이디어를 통합하는 것이다. 즉 A안과 B안을 합쳐 A나 B보다 나은 C안을 만들어낸다. 의견차이를 인정하고 반대되는 안까지 통합해 최종 해결책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 성공하려면 다양한 시도를 통해 방법을 찾아내거나, 여러가지 방법을 끊임없이 통합하며 서로 다른 방식간의 충돌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줄 알아야 함. 혁신도 마찬가지다. 혁신이 어려운 근본적 이유는 그 안에 근원적 모순이 내재하기 때문. 혁신하려면 개인의 능력이 최대한 발현되도록 족쇄를 풀어놓고 이렇게 이끌어낸 능력을 집단천재성의 형태로 활용다로고 다시 고정해야 함. 혁신에는 상반되는 이 두가지가 모두 필요. 족쇄를 푼다는 것은 다양한 생각과 선택지를 최대한 많이 만들어낸다는 의미. 이를 집단천재성의 형태로 고정한다는 것은 다양한 생각과 선택지를 통합해 최종 해결책을 완성한다는 의미. 혁신이란 새롭고 유용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인데, 새로운 아이디어를 많이 생각해내는 것은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 않음. 정작 문제는 아이디어들을 실제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는 전략으로 만들어내는 일이다.
- 일정한 제약요소는 혁신을 촉진한다. 데드라인이나 한정된 예산 가은 제약요소를 제시하는 것도 리더의 중요한 역할이다. 그럼으로써 창의적 사고를 부추겨 여러 대안을 평가하게 하고 이를 통해 핵심적 대안을 간추려내게 하는 것이다. 한 리더가 이런 말을 했다. "더 이상은 할 수 없다고 판단되즌 순간까지 우리의 창의적 사고는 계속될 것이다. 제약요소가 있으면 이를 피해가는 방법을 찾아내려 노력하기 때문에 생각이 더욱 깊어지고 정교해지는 것 같다."
- 리더는 모든 질문에 답해야 하고 모든 문제에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리더는 질문에 답하기 보다는 질문하는 것에 익숙해 져야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혁신의 원천으로 보고 그들에게 조직의 성장을 주도할 책임과 권한을 넘겨줘야 한다. 이러한 태도변화는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며, 의사결정 및 혁신의 속도와 질을 향상시킨다.
-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목적이 공동체의 정체성을 보여준다면, 공유가치는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규정. 즉 공유가치를 기반으로 무엇을 착수할지 우선순위가 결정되며, 구성원들의 생각과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 공동목적과 공유가치가 구성원을 하나로 묶어 결속력이 강한 공동체로 만들어주는 접착제라면, 행동규칙은 구성원간의 상호작용을 원활하게 해주는 윤활제라 할 수 있다.
- 아이디어를 쏟아낸다는 점에서 브레인스토밍을 떠올릴 수도 있지만, 이 둘은 엄연히 다르다. 단어 자체가 암시하듯이 창조적 마찰 과정에는 토론, 아이디어에 대한 평가, 비평이 모두 포함돼 있다. 그러나 브레인스토밍에는 되도록 많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도록 아이디어에 대한 비판적 발언은 금지. 지지-대립 모순에서 브레인스토밍에는 오로지 지지만이 존재. 반면에 창조적 마찰에는 지지와 대립이 공존. 창조적 마찰이 목적, 가치, 행동규칙에 기반을 둔 공동체에서만 작동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공동체의 목적을 실현할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낸다는 공감대가 있을 때에만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하는 데 부담을 느끼지 않고 비판을 들어도 불쾌감을 느끼지 않기 때문. 창조적 마찰은 의도적으로 촉진할 수 있고 학습할 수 있으며, 훈련을 통해 더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그리고 핵심요소는 다양성과 충돌이다. 여기서 다양성이란 사람들이 각기 다르게 생각하는 것을 의미하고, 충돌은 개별적 인간에 대한 것이 아니라 생각이나 접근법에 관한 인지적 충돌을 의미. 따라서 충돌은 승부를 가리는 것이 아닌 학습과 개선에 목적을 둔다.
- 혁신적 조직은 세부적 계획에만 의존하지 않고, 계획을 완전히 무시하지도 않는다. 계획은 세우되 실행이나 즉흥성에 약간 더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일단 해결책을 찾아내기 위한 대략적 방향을 정한 다음에 최대한 다양한 대안을 시험해 본다. 그리고 실험결과에 따라 다음 행동을 조정하고 다시 계획을 세워 실험해보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것이 한가지 대안에 모든 것을 걸고 시시콜콜한 세부계획을 세우는 데 치중하는 것보다 훨씬 더 성공적이다. 혁신조직은 계획을 세우기는 하되 미래를 만들어가는 방법을 실행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반면에 혁신하지 못하는 조직은 미리 생각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신속하게 행동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빨리빨리 실험해볼수록 실험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더 많아짐. 실험할 아이디어가 많을수록 더 빨리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됨. 빨리 배울수록 대안을 버리고 채택하는 과정도 빨라짐. 독일 이베이의 마이크로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었던 주된 이유 또한 팀원들이 많은 대안을 신속하게 시험해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기 때문. 속도-인내 모순을 생각한다면, 적적수준의 인내오 필요하지만 속도가 중요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 훌륭한 해결책은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님. 구글의 저장용량 문제처럼 복잡하고 까다로운 문제일 때는 특히 그렇다. 실수와 잘못까지도 모두 포함해 다양한 의견, 아이디어, 대안, 선택지 등을 적절히 통합하는 방법을 찾아내야 최상의 해결책에 이를 수 있음. 한 문제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의견을 하나로 통합하는 역량이야말로 혁신과정의 핵심요소
- 혁신의지를 이끌어내려면 다른 뭔가가 필요하다. 바로 공동체다 정확하게는 차원높은 가치를 실현하는 데 동참한다는 의식 그리고 공유가치를 토대로 공동목적을 추진한다는 공동체 의식이 필요. 사회적 공동체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생태계는 오래 존속할 수 없고 큰 성과를 내지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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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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