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SCM이 성공한다

경영 2014. 11. 22. 13:23

 


미친 SCM이 성공한다

저자
민정웅 지음
출판사
영진닷컴 | 2014-07-25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공급망관리(SCM)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 하우 리(Hau Lee...
가격비교

 

- 시스템 다이내믹스라는 학문의 창시자이기도 한 포레스터 교수는 시스템 다이내믹스의 기본개념을 담은 '산업역학: 의사결정자를 위한 획기적인 발견'이라는 논문에서 기업 성공을 위한 6가지 흐름을 규정.
"산업역학이란 기업의 조직구조, 정책의 영향력, 의사결정 및 실행의 지여이 어떻게 기업의 성공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경영활동상에 존재하는 정보의 피드백 특성을 연구하는 학문. 산업 역학은 기업, 산업, 혹은 국가경제 차원에서 정보의 흐름, 자금의 흐름, 주문의 흐름, 자재의 흐름, 인적자원의 흐름, 그리고 설비의 흐름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다룬다." 산업역학이라는 접근방법 자체가 시스템의 복잡한 역학관계를 분석하여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학문이기 때문에, 이러한 역학관계를 설명하기 위하여 기업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흐름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 포레스터 교슈는 그의 논문에서 6가지 주요 흐름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중 3가지가 바로 멘쳐 고수가 SCM의 정의에서 사용했던 제품, 자금, 정보의 흐름임
- 60년대 독립적으로 존재해온 수요예측, 재고관리, 창고, 운송 등의 전통적 기능들은 80년대 들어오면서 자재관리와 물적 유통의 양대 분야로 각각 통합됨. 그리고 90년대를 거치면서 물류라는 단일분야로 확립된 이후,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함께 마케팅 및 전략적 계획 기능이 추가되면서 오늘날의 SCM이 됨
- Logistics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병참, 즉 군수물류를 의미. 그 어원에 대해 사전에서는 라틴어 logisticus와 19세기 프랑스어인 logistique에서 유래했다고 설명. 라틴어 logisticus는 계산을 의미. logistikos라는 고대 그리스 언어가 변화하여 생긴 말인데, logistikos는 계산에 능통한 능력 혹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력을 의미. 한편 프랑스어 logistique는 또 다른 프랑스 단어인 loger에서 기원하였는데, 이는 영어 단어의 lodge가 의미하는 숙박 혹은 숙영과 같은 의미. 따라서 좀 복잡하긴 하지만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logistics란 말은 결국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계산을 기반으로 군대의 이동과 숙영을 처리하는 군대과학의 개념, 즉 병참이 됨. 고대 그리스나 로마제국 시대에는 전쟁을 수행할 때마다 logistikas라 불리는 병참장교가 군대의 물자이동이나 공급, 구매, 배급 등을 책임지는 역할을 수행. 이들은 적과의 전투가 벌어질 새로운 위치로 보급물자를 신속하게 이동시킴으로써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고, 또한 적군의 병참지역을 공격하거나 아군의 병참지역을 방어하는 역할도 수행.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logictics라는 용어는 언제 처음 문헌에 등장하고 있을까요? logistics와 SCM의 관계를 연구한 한 자료에 의하면 logistics라는 단어는 1898년도에 처음 등장한 것으로 기술되어 있음. 물론 프랑스어인 logistique는 이보다 훨씬 이전에 등장하는데, 1838년 프랑스군 장성이었던 앙뚜아네-앙리 조미니가 저술한 전쟁의 기술이라는 책에서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짐. 그런데 한가지 이상한 사실은 1898년에서야 logistics란 단어가 등장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1862년 전쟁의 기술을 번역한 미국 멘델 대위는 프랑스 언어 대신 logistics라는 용어를 명확하게 사용하고 있었음. 아마 1860년대에는 logistics라는 단어가 병참 전문가들 사이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었을 것.
- 필리포스 2세가 고안한 마케도니아 군의 물류체계는 동시대 그리스나 페르시아의 군대와는 사뭇 달랐음. 가령 그리스의 경우, 군대가 원정길에 오르게 되면 수많은 노예와 함께 전쟁에 필요한 물자를 가득 실은 긴 수레행렬이 그 뒤를 따랐음. 하지만 필리포스 2세는 군수품을 운반하는 대규모 수레 행렬이 군의 기동성을 저해한다고 믿음. 그래서 그는 그의 군대를 병참지원인력이나 장비의 도움없이 스스로 군수품의 공급을 해결할 수 있는 자급자족형 군대로 훈련시킴. 이에 따라 참전하는 군인은 별도의 수레나 노예를 동원하는 대신 직접 자신의 장비와 보급품을 운반해야만 했음. 이와 더불어 기동력 향상을 위해 당시 전쟁에서는 일반적이었던 배우자의 동반도 철저히 금지시켰음. 이러한 노력의 결과 원정 시 물자수송에 필요한 군마의 규모가 작아짐에 따라 적은 양의 마초로도 충분히 전쟁을 수행할 수 있었음. 또한 운반하는 수레의 수가 줄어듦에 따라 수리를 위해 가지고 다니던 목재의 양도 감소하여 군의 기동력이 현저히 향상되는 효과를 낳게 되었음. 아울러 수레를 운반하던 비전투인력이나 배우자가 동행하지 않음으로써 식량의 수급이 쉽지 않은 황무지로의 전술적 이동도 용이하게 되었음. 이러한 방식으로 필리포스 2세는 마케도니아 군을 당시로서는 가장 빠른 기동력을 가진 군대로 키울 수 있었고, 이 역량은 이후 알렉산더 대왕에게로 고스란히 계승되었음. 그러나 이러한 부왕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알렉산더 대왕에게는 한가지 고민이 있었는데, 그것은 신속하게 대규모의 군수물자를 운반할 수 있는 육상운송방법이 없다는 것. 이러한 한계점은 결국 바다나 강에서 멀리 떨어진 내륙지역으로의 원정을 어렵게 만들었음. 알렉산더 대왕은 이러한 문제점을 물류 관련정보의 적극적인 수집과 해상운송 기술의 활용을 통해 해결하려고 노력했음. 물류정보의 수집은 현지에서의 군수품 확보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음. 사실 알렉산더 대왕이 내륙지역에 대한 원정을 감행했을 당시, 상당수의 국가는 싸워볼 생각도 하지 않은 채 겁을 먹고 미리 항복하기도 했음. 이런 경우에는 항복한 나라로부터 식량과 보급품을 손쉽게 보충받아 원정을 계속진행할 수 있었음. 그러나 페르시아 지역에 대한 원정을 떠났을 때처럼, 그에게 미리 항복을 선언한 나라가 없었던 경우에는 물자의 보급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기도 했음. 이런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알렉산더는 해당 지역의 기후와 지형, 상대진영이 보유한 식량의 비축량 규모, 그리고 이동경로와 도로망 등 물류 관련 정보를 일단 수집함. 그런 이후 소규모의 정예병력을 활용한 기습작전을 통해 물자를 확보하곤 했음. 물류에 있어 정보가시성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 한편 알렉산더 대왕은 육상에서의 대량수송방법 부재로 인해 해상운송에 사용되는 선박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를 전략적으로 적극 활용하기도 했음. 특히 그는 기원전 300년 경에 발명된 쿼드러렘이라는 선박을 이용해 수많은 군인과 전쟁물자를 신속히 운반하곤 하였는데, 이를 통해 인도 대륙에 걸치는 광범위한 지역에서의 전쟁을 수행
- 동로마 제국은 봉건영주가 지배하고 있는 성시를 연결하는 물류 및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어느 한 지역에 대한 외부공격이 있을 때 이를 가장 인접한 성시를 통해 즉각적으로 대응을 하는 단순하지만 효율적인 물류 전략을 취했음. 마치 오늘날 물류센터를 권역별로 구분하여, 이곳에서 해당지역이나 혹은 인접지역에 대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 비잔티움 제국으로 불렸던 동로마 제국은 일찍이 몰락한 서로마 제국과 달리 공격보다 수비에 더 적합한 성시 중심의 군수물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그 명맥을 상당기간 동안 이어나갈 수 있었음. 군사전략가인 클라우제비츠가 이야기한 것처럼, 수비중심 전략은 공세적 전략보다 유지하기가 훨씬 용이. 이는 병참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 적은 수의 인력과 보급물자만으로도 군수물류체계를 운영할 수 있게 해주었음. 따라서 비록 동로마 제국이 그 옛날 로마의 영화를 완벽하게 재건할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제국의 영토를 보존하는 데에는 안성맞춤이었던 전략을 샤를마뉴 대제가 고안해 내었던 것
- 로마제국이 오랜기간 동안 건설한 도로 네트워크를 통해 병참을 운영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몽고인에게는 애초부터 길이라고 하는 개념이 없었음. 유목민이기에 그저 말을 타고 달릴수만 있다면 그곳이 길이고, 그곳이 곧 그들의 집. 하지만 이런 자유로운 유목민의 생활방식은 강력한 활의 힘과 더불어 몽고군의 병참에 소중한 자산이 되어, 결국에는 간편진열포장(retail ready package)의 개념을 접목한 독특한 형태의 물류기법으로 발전. RRP라고 불리는 간편진열포장은 공장에서 제품을 처음 포장할 때부터, 매장 내에서 이를 개봉하여 다시 정리할 필요없이 그대로 진열선반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포장하는 기법. 공장에서부터 아예 매장에서 진열하여 판매될 수 있는 형태로 포장하기 때문에 재포장 작업에 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어 최근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활발히 도입되고 있는 기법. 이는 제품의 보관 및 운송에 필요한 팔레트의 기능에, 매장에서의 트레이를 통한 진열기능을 하나로 합친 개념으로, 물류와 판매를 하나의 단일 프로세스로 구성할 수 있는 기법. 이런 간편진열포장의 기본개념이 몽고군의 병참에도 유사하게 사용되었는데, 그 중심에는 몽고군 전력의 핵심이었던 몽고준마가 있음. 몽고군은 장거리 원정시 1인당 보통 5마리의 말을 받았는데, 인내심이 강한 이 몽고준마는 기병 한 사람이 5마리를 서로 번갈아 타며 시속 10킬로의 속도로 하루 200킬로를 달릴 수 있었다고 함. 이 준마는 십자군 원정이나 로마제국, 혹은 그 이전 알렉산더 대왕의 원정을 가장 힘들게 했던 군수물류의 고민거리를 아주 간단하게 해결. 우선 이 말들은 별도의 건초나 사료를 갖고 다닐 필요가 없음. 생존력이 강하고 체력과 지구력이 뛰어난 몽고준마는 겨울에도 눈을 파서 풀을 뜯어먹을 정도로 야생의 생활에 익숙했음. 또한 각 기병별로 지급된 5마리의 말에 다량의 화살과 식량, 식수등의 필요한 물품을 모두 싣고 이동했기 때문에, 별도의 병참부대 없이도 전쟁수행이 가능. 물론 유사시에는 그들이 평상시에도 즐겨 먹은 것처럼, 지급받은 말을 식량으로 사용하기도 했음. 이런 몽고군의 병참전략은 마치 간편진열포장의 개념처럼 군수물품의 운송과 보관, 그리고 최종적인 소비를 그들의 최대자산인 말을 통해 하나의 통합된 일관 프로세스로 처리하게 했음. 따라서 기동력의 향상은 물론이거니와 아무도 예상치 못한 신출귀몰한 장거리 원정이 가능. 몽고군의 경량화된 군장과 몽고의 전통음식인 보르츠 또한 복잡한 식량수급의 문제를 말끔히 해결. 보르츠는 소나 양고기를 말린 육포형태의 몽고전통음식으로 원래는 겨울을 대비한 식량. 보통 소한마리분의 고기는 보르츠로 만들경우 잡은 소의 방광에 다 넣을 수 있었는데, 마치 오늘날 컵라면을 먹듯 마유나 물에 타서 먹는 보르츠는 병사 한사람이 1년치 식량으로 사용할 수 있었으며, 군장의 무게와 부피를 현격히 줄여 효율적인 병참과 기동을 가능케 했음
- 과거에는 군대가 멈추면 현지에서 조달하는 물자의 공급이 부족해질 수 밖에 없으므로 굶지 않기 위해서라도 계속 이동을 해야 했음. 하지만 이때부터는 총과 대포에 의존하는 전쟁의 양상에 띠게 되면서 군대가 이동하면 할수록 탄약의 지속적인 공급이 더욱 어려워지는 상황을 맞이하게 됨. 그리하여 1차대전부터는 군작전에 따른 이동경로에 맞추어 지속적으로 탄약 등의 군수물자를 보급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기 시작. 이런 문제는 곧이어 발발한 2차대전에서도 역시 심각한 상황을 야기하였는데, 특히 전장의 범위가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등으로 글로벌하게 확산되면서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게 되었음. 이런 상황은 전쟁이라는 단어만 살포지 지우면 결국 현대 수많은 글로벌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물류 및 SCM환경과 같아짐. 글로벌하게 시장을 확장할수록 이들 지역에 대한 제품의 공급이 더욱 어려워지는 오늘날의 기업상황과 거의 유사한 것임. 이런 이유 때문에 전쟁이 끝난 후 군에서 고민했던 많은 문제들과 그 해결방법들이 민간으로 전파되면서, 오늘날 글로벌 기업들이 사용하는 물류 및 SCM기법의 모태가 됨. 한편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지속적이고 신속한 탄약 및 군수품의 보급을 위해 다양한 운송기법이 도입되기 시작. 철도가 군수분야에 처음으로 사용된 것은 크림전쟁 이후였는데 그 이후 두번의 세계대전 기간 동안 철도는 가장 보편적이고 필수적인 수송모드로 사용됨. 여기에 트럭을 이용한 육상운송, 선박을 이용한 해상운송, 그리고 항공기 제작기술을 눈부신 발달에 따라 빠르게 확산된 항공운송 등이 더해지면서 다양한 운송수단의 조합에 의해 군수물류 노력이 그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
- 60년대는 드러커 교수의 말처럼 기업의 전체 비용 중 물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0~40%에 달할 정도로 단일항목으로는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었음. 하지만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은 전혀 없었던 불모지나 마찬가지였음. 그렇다면 왜 당시에는 이렇게 높은 물류비용을 경영자들이 묵인하고 있었을까?
(1) 당시 기업활동의 분석에 컴퓨터의 사용이 거의 전무한 상태인데다, 실무자들이 직관적으로 손쉽게 활용할 수 잇는 계량적 분석방법 또한 없었기 때문. 물류 활동을 분석하여 비용을 절감하고 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키는 개선방안을 도출하는 데에는 광범위한 데이터의 분석이 필수적이지만, 이를 실제로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았던 것. 그랬기 때문에 아무리 물류를 개선하기 위해 고민해 보아도 근본적 원인을 파악하기조차 쉽지 않았음
(2) 2차대전의 후폭풍으로 몰아친 세계 경기의 침체 때문. 전후 50대 후반, 전 세계를 강타한 경기불황으로 인해 사실 물류 외에도 기업의 생존을 위해 고민해야 할 많은 것들이 있었기에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됨.
하지만 드러커 교수의 글이 소개된 이후 점차 기업의 최고의사결정자들 사이에서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차지하고 있던 운송비나 보관비를 그냥 내버려두어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
- 22년 출간된 도요타 창립자 자서선에도 재고에 대한 그의 깊은 고민과 식견이 잘 나타나 있음. 바로 이 책에서 포드는 도요타 생산방식의 근간인 JIT의 개념과 이를 가능케 해주는 운송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음
"우리는 즉시 필요한 분량 이상의 부품을 구매하는것이 더 이상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우리는 운송여건을 고려하여 생산계획에 꼭 필요한 만큼의 부품만을 구매하고 있다. 만일 운송이 완벽하여 모든 부품의 흐름을 보장할 수만 있다면, 사실상 부품의 재고를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 ...중략...수년간에 걸친 경험 끝에 우리는 아무리 가격조건이 좋아도 부품을 미리 구매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미리 구매함으로써 인해 얻을 수 있는 가격의 장점은 결국에는 다른 문제로 인한 비용의 발생으로 인해 상쇄되고 말기 때문이다." 시간적으로만 본다면 오늘날 도요타 생산방식의 근간이 되고 있는 JIT의 원조가 다름 아닌 헨리포드였던 것.
-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이 보편화되고 이를 가능케 하는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기업의 글로벌화 과정은 제품중심에서 생산방식으로 그 핵심이 옮겨지게 된다. 즉 무엇을 만들 것인가에서 어떻게 만들 것인가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서 어떻게 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냐로 글로벌화 과정이 고도화되고 있는 것. 간단히 말해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글로벌 통합기업은 그들의 전략, 경영, 그리고 운영방식까지도 모두 생산과 가치전달 과정의 통합이라는 관점에서 결정하는 기업들이다. 이에 따라 더 이상 기업이 생각하고 있는 국경의 의미는 점차 퇴색하게 된다. (팔미사노 회장)
- 오늘날의 새로운 글로벌 환경은 기업들에게 무엇을 만들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짐은 덜어주는 대신, 어떻게 이를 만들것인가에 관한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겨주고 있음. 우리의 표현으로 하면 제품을 생산하는 공급사슬을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요인이라는 이야기. 델컴퓨터가 고객에게 제공했던 진정한 가치는 새로운 컴퓨터 그 자체가 아니라, 새로운 방법으로 만들어진 컴퓨터였음. 아마존이 일구어낸 혁신과 경쟁력의 비밀은 책이 아니라, 인터넷이라고 하는 새로운 방법을 통해 서재로 책이 배달되는 과정 그자체였음.
- 미국에서 유통되는 청바지의 공급사슬을 연구한 자료에 의하면, 미국에서 재배된 면화는 중국에서 1차 가공과 불순물 분리작업을 거친 후, 말레이시라로 건너가 방적과정을 거쳐 원사로 만들어짐. 이런 원사는 태국으로 다시 건너가 원단으로 거듭남. 이 원단은 싱가포르에서 재단된 후 인도네시아로 건너가 봉제작업을 기다림. 한편 원단 이외의 봉제작업시 함께 부착되는 많은 부품들은 다양한 국가에서 1차 제작된 후 인도네시아로 운송됨. 라벨은 인도에서, 지퍼는 홍콩에서, 그리고 봉제에 필요한 실은 말레이시아에서 운송됨. 아울러 청바지 단추로 사용되는 리벳은 대만에서 날아오며, 청바지에 들어가는 자수는 싱가포르에서 미리 제작되어 인도네시아로 운송됨. 이렇게 각지에서 만들어진 부품들은 인도네시아에서 하나의 청바지로 완성되어, 싱가포르에서 최종 검수작업을 거친 후 세계 각지로 퍼져나가게 됨.
- 인터넷은 그 시작부터가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하여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사용자들 간의 정보제공과 공유를 목적으로 만들어짐.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 과거에는 알 수 없었던 정보들을 새롭게 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한번의 마우스 클릭으로 이를 다른 사람들과 손쉽게 공유할 수 있게 되었음. 이러한 간편한 정보전달 및 공유체계는 개인의 사적인 용도뿐 아니라,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로서의 입장에서도 그대로 활용되었음. 즉 소비자들은 그들이 원하는 제품에 대한 요구사항을 생산자에게 손쉽게 전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제품들에 대한 비교를 통해 보다 수준 높은 소비활동을 영위할 수 있게 되었던 것. 그런데 소비자들의 이런 행동변화는 기업들에게 한층 어려운 과제를 안겨줌. 까다로워진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저렴하게 제품을 구매하는 것 그 이상의 것이기 때문. 이런 숙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기업들은 차츰 내부적 효율화를 통해 값싼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보다는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을 파악하여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전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됨. 이런 상황 전환에 대한 인식은 샘 팔미사노 회장의 말처럼, 제품자체가 아닌 생산하는 방식으로의 초점변화로 이어지게 됨. 그리하여 결국엔 그들의 핵심역량을 제품설계와 소비자의 니즈 파악에 집중하는 대신, 생산은 이를 전문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제3의 기업에게 위탁하는 산업의 분업화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 그렇게 해서 유행처럼 등장하게 된 용어들이 바로 기업간의 전략적 협업과, 파트너십, 핵심역량으로의 집중을 위한 아웃소싱, SCM임. 오늘날 기업들이 갖고 있는 소비자 중심 가치관의 실제모습을 짚고 넘어가야 함. 현대 기업들은 소비자의 요구사항과 니즈를 만족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 생산과 관련된 부분은 핵심역량에서 제외시켜 외부의 다른 전문기업에게 위탁하고 있기는 함. 하지만 여전히 기업들은 저렴한 비용과 높은 생산성으로 제품을 생산하려했던 과거의 초점을 버리지 않고 있음. 즉 과거의 모습이 생산자 중심이라면, 오늘날의 모습은 생산자+소비자 중심으로 표현될 수 있음.
- SCM은 하나의 핵심가치이깅 우리는 이를 판단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음. 마치 효도가 옳은 것이냐 그른 것이냐를 논할 수 없는 것과 같음. 따라서 어느 기업의 SCM이 옳다라든가 어느 기업의 SCM이 잘못되었다는 표현은 적절치 않음. 옳고 그름의 판단은 SCM이라는 핵심가치의 메시지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기에, 만일 그 기업이 전체 기업 생태계를 바라보고 행동한다면 그 어떤 모습이라도 모두 옳은 것이 되는 것. 따라서 교과서에 나와 있는 것처럼 과잉재고나 결품이 항상 나쁘다고만 할 수 없으며, 만일 누군가 전체를 조망하는 관점에서 인위적으로 과다하게 재고를 유지하거나 결품을 발생시켰다면 이는 틀린 행동이 아닌 올바른 행태가 됨. 따라서 우리가 공급사슬을 관리하는 데 있어 사용하는 많은 기법들이 획일적인 정답은 있을 수 없음. 왜냐면 전체를 바라보기만 한다면 모든 SCM은 옳기 때문
- 타마고야는 델컴퓨터와 달리 그들의 납품업체 또한 BTO방식을 유지하도록 함. 즉 도시락에 들어가는 반찬이 부족할 경우 타마고야가 이의 납품을 요구하면, 미리 만들어 놓은 반찬을 납품하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 새로이 반찬을 만들어 납품. 이를 위해 타마고야의 전략적 납품업체들은 오전 주문동안의 주문이 예상치보다 많게 접수될 경우, 이에 필요한 밑반찬들을 15분 내에 생산하여 타마고야 공장까지 배송할 수 있음. 또한 타마고야의 공장은 이렇게 납품받은 밑반찬을 바탕으로, 15분 가량의 추가적 조리과정을 거친 후 분당 350개의 도시락을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있음. 따라서 주문이 마감되는 10시 30분경 주문이 폭주하는 경우에도 납품업체와 타마고야의 리드타임을 합친 30분(11시) 부터는, 분당 350개의 도시락 생산이 가능하므로, 웬만한 긴급수요에 대한 대응이 가능
- 유행을 선도하는 패션제품을 시장에 빠르게 유통시킨다는 점에서 자라와 거의 동일하지만, 재미있는 사실은 이런 패스트패션의 실행이 자라와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이루어진다는 것. 자라가 속도를 위해 자회사를 통한 수직계열화로 생산과 물류 등 주요 기능을 직접 수행하는 것에 비해, H&M은 유럽과 아시아에 있는 협력업체를 통한 100% 아웃소싱으로 패스트패션을 실행하고 있음. 유통전략에 있어서 H&M은 자라와는 달리 매장을 소유하지 않은 채 임대하고 있음. 또한 디자인가 구매, 마케팅 등의 핵심기능이 모두 본사로 일원화되어 있는 자라와 달리, 국가별 그룹핑이란 방법을 통해 이들 기능을 시장이 위치한 주요 지역별로 분산시켜 놓았음. 빠른 스피드라는 같은 이상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라와는 전혀 다른 실행전략을 취하는 이유는, H&M이 바라보는 공급사슬 전체관점의 가치에는 스피드 외에도 가격에 대한 고려 또한 중요하기 때문.
-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의류산업은 지속적인 프로세스 개선이나 완벽한 청바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하나의 유행을 좇는 데만 초점을 맞추고 있음. 그러나 우리는 이에 앞세 어떻게 하면 새롭고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 이를 모든이에게 팔 수 있을 것인지를 항상 고민하고 있음. 유니클로는 고객드링 제품의 품질이나 제품자체가 제공해주는 본원적이고 기능적 가치에 더욱 관심을 갖고 있을 뿐, 빠르게 변화하는 유행에는 오히려 관심이 적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음. 그렇기 때문에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쳐 새로운 소재를 이용한 제품 디자인을 테스트하고 있으며, 이런 이유로 디자인 담당 부서를 디자인팀이 아닌 R&D팀이라 부름. 또한 유니클로는 초기부터 의류관련 신소재 개발 업체들과도 장기적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음. 왜냐하면 저렴하면서도 기능성이 뛰어난 의류제품을 신속하게 생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의류소재의 안정적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
- 자라는 속도를 중시하기에 자체 생산과 물류관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H&M은 가격을 핵심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비용이 적게드는 아웃소싱을 선택하는 대신 영업과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임. 유니클로는 제품의 기능을 우선시하여 R&D기능과 아웃소싱 업체에 대한 체계적이고 엄격한 생산관리를 그들의 핵심경쟁력으로 유지하고 있음. 그렇기 때문에 같은 시장에서, 같은 목표를 위해, 같은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지만, 그들이 갖고 있는 공급사슬의 구성과 아웃소싱 형태, 물류네트워크 운영전략, 구매 프로세스의 실행방법 등은 확연이 다름.  이들 3개 기업들이 그들만의 개성있는 공급사슬 운영기법을 선택하게 된 근본적 원인은 이들 모두 공급사슬 전체를 거시적으로 바라보기는 하지만, 그들이 갖고 있는 상이한 제약조건과 이질적 가치관으로 인해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공급사슬을 구성하였기 때문. 제조업체로 출발한 자라느 신속한 의사결정과 수요대응을 위해 자회사를 중심으로 하는 탄탄한 수직계열화 형태의 공급사슬을 구축. 유통업체로 시작한 H&M은 글로벌 확장 및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면서, 동시에 가겨 측면에서의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느슨한 아웃소싱 네트워크를 축으로 하는 공급사슬을 구축. 역시 유통업체로 시작한 유니클로는 테크놀로지를 중시하는 관점에서 기능성을 강조한 신소재 개발과 함께, 아웃소싱이 야기할 수 있는 품질관리 문제에 집중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형 공급사슬을 구축. 그러한 결과 그들은 디자인, 구매, 생산방식 뿐 아니라 창고관리, 운송방법 등 모든 세부적 실행전략과 프로세스가 구조적으로 서로 다른 특징을 갖게 된 것.
- 물류에 대한 지식이 없었던 자포스는 역설적으로 물류를 잘 몰랐기 때문에 오히려 새롭고 창의적인 자기만의 창고 운영기법들을 만들어감. 이런 대표적 사례가 바로 임의적치 방식의 보관방법. 간단히 말해 제품이 창고로 입고되면 미리 정해진 규칙에 따라 보관장소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아무 빈곳에다 임의로 물건을 가져다 놓는 것. 제조업체로부터 자포스 창고로 입고된 신발들은 플라스틱 빈에 대략 20켤레씩 담겨져 랙에 저장되는데, 같은 플라스틱 빈 안에는 브랜드, 스타일, 색상, 크기 등이 모두 제각각인 신발들을 보관. 재고관리 전문가들이 이 이야기를 듣는다면 아마 의아하게 생각할 것임. 왜냐면 창고내 제품을 보관할 때는 일반적으로 제품특성(입출고 빈도, 크기, 중량 등과 같은 특징)이 유사한 제품을 창고내 구역별로 분류하여 관리하는 것이 일반적 관행이기 때문. 운동화라면 운동화끼리, 혹은 같은 브랜드 제품끼리 서로 모아 동일 구역에 저장하는 것이 체계적 관리에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 자포스는 물류에 문외한이었기 때문에 이런 방식을 택한 것만은 아님. 바로 작업자의 피킹 오류를 낮추기 위함. 제품이 무작위로 선정된 플라스틱 빈에 입고된 이후 고객의 주문에 의해 출고가 시작되면, 작업자는 출력된 작업지시서의 내용에 따라 신발을 피킹함. 일반적인 방식이라면 아마 이 플라스틱 빈 안에는 같은 브랜드, 같은 스타일, 같은 색상, 그러나 사이즈만은 240, 250, 260밀리 등으로 서로 다른 20여 켤레의 신발이 가지런히 담겨 있을 것. 그런데 이런 상황이라면 아차하는 순간 잘못된 사이즈의 신발을 피킹할 확률이 높음. 왜냐면 20여개의 비슷비슷한 신발들 중 육안으로 사이즈를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 그러나 임의 적치 방식으로 저장된 플라스틱 빈은 이럴 염려가 전혀 없음. 플라스틱 빈 안에 있는 신발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피킹해야 할 신발, 가령 파란색 250밀리 운동화라 하면, 파란색 운동화는 그 안에 하나밖에 없으므로 눈에 금방 띨 수 밖에 없음. 자포스가 비록 물류는 잘 몰랐지만, 적어도 신발만은 UPS보다 확실히 알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
- 온라인 유통은 인터넷상에 풍부한 제품정보를 제공해주어야 하며, 또한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웹사이트의 운용을 필요로 함. 여기에서 한달에 한두번씩 트럭에 신발을 가득 싣고 운반하는 대규모, 소빈도 배송 대신, 매일 수천명의 고객들에게 1~2개의 신발을 가져다주는 소규모, 다빈도 배송을 필요로 함. 그동안 대량으로 몇몇 주요 거래처의 매장이나 창고로 물건을 배송해오던 제조업체의 입장에서는 이런 소규모 주문처리는 쉬운일이 아님. 아울러 구객의 주문에 대해 개인별로 판매대금을 청구하고, 반품되는 제품을 관리하며, 팔레트가 아닌 개별 박스 포장작업을 통해 미국 전역의 가정으로 신발을 배송해주는 일은 상당한 노하우와 세심한 노력이 필요했던 것. 반면 자포스의 입장에서는 설립이후 오직 이 분야에서만 잔뼈가 굵어왔기 때문에, 제조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노하우를 이미 갖고 있었음. 게다가 6PM의 인수를 통해 제3의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제공의 예행연습도 이미 마친 상황. 마침내 자포스는 이런 제조업체의 니즈를 파악하고 Powered by Zappos라는 이름의 서비스를 제안하게 됨. 자포스가 웹사이트를 개발하여 직접 관리해주고, 콜센터를 운영해주며, 신발업체를 대신해 주문처리 및 개별배송을 대행해주는 것이었음. 물론 신발판매 대금 외에 이들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청구하는 것은 당연. 이것이 자포스가 운영하고 있는 공급망 비즈니스 모델임. 이 비즈니스 모델에서 자포스는 Powered by Zappos 서비스를 신청한 업체의 인터넷 판매 웹사이트를 개발해주고, 여기서 접수된 고객의 주문을 처리. 물론 고객들에게는 이 사이트가 자포스에서 운영된다는 사실을 말해주지 않음. 이 사이트를 통해 판매되는 모든 신발재고는 셰퍼빌즈의 창고로 100% 이관되며, 자포스 사이트를 통해 접수된 주문이 배송되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주문을 처리. 제품이나 반품에 대해 궁금한 고객은 웹사이트에 나온 전화번호를 통해 전화로 문의를 할 수 있는데, 이 전화 역시 라스베가스 본사 자포스 콜센터 직원이 받음
- '01년 기점으로 잡스는 전체를 바라보는 SCM의 관점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IT생태계를 주목하기 시작. 그에 따라 다음과 같은 4가지 후속작업에 들어감. 그것은 운영체제 개발, 새로운 마이크로프로세서 도입, 상용소프트웨어 어플리케이션 개발, 그리고 유통망으로서의 애플 스토어 구축. OS와 마이크로프로세서, 그리고 상용 소프트웨어의 개발은 과거 폐쇄적 통합전략과는 달리 개방형 전략으로 진행. 10억불 이상이 투입된 OS개발도 UNIX를 기반으로 이루어졌으며, 인텔의 CPU를 활용하여 제품을 설계함으로써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즈 기반의 애플리케이션들이 호환될 수 있도록 하였음. 상용 소프트웨어로는 사진과 영화, 그리고 음악을 손쉽게 관리할 수 있는 아이라이프 스위트라는 이름의 패키지를 개발하였는데, 이 패키지 중의 한 애플리케이션이 바로 애플이 갖고 있는 아이튠즈임
- 판매자 고객(3rd party retailer)을 새로운 고객층으로 편입시켜 아마존이 갖고 있는 유통생태계를 확장하기 시작한 서비스는, 96년 7월 도입된 아마존 어소시에이트 프로그램에서부터 출발. 엄밀한 의미에서 이는 독립적인 3PR을 위한 서비스가 아닌 일종의 연계 마케팅 프로그램이었음. 즉 외부의 업체가 자신의 웹페이지에 게시된 아마존의 링크를 통해 제품이 판매된 경우, 이들 매출의 15%를 수수로료 가져가는 모델.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업체들은 야후, 알타비스타, 지오시티즈, 익사이트 등 당대 대표적인 포털업체들이 포함되어 있었음. 이런 파트너십 모델은 포털사의 높은 트래픽을 이용하여 아마존의 매출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시작. 그러나 아마존에 대한 고객의 인지도가 점차 높아지게 되자, 당초 목표와는 달리 직적접 실익을 거두지 못함. 아마존의 입장에선 굳이 아마존 어소시에이트 프로그램에 참여한 업체들과 불필요한 수익배분을 할 필요가 없었을 뿐 아니라, 매출 자체의 성장에도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얻지 못하였기 때문. 이에 아마존은 99년 기존 인터넷 유통모델을 전자상거래를 위한 플랫폼 모델로 확장시키는 중대한 전기를 마련하게 되는데, 그것은 이베이와 유사한 형태의 옥션 서비스였음. 이는 유통 생태계의 판매자 집단을 새로운 고객군에 포함시킴으로써, 아마존의 제품 다양성을 더욱 풍부하게 만드는 효과를 불러옴. 동시에 이들 판매자 고객들에게는 아마존이 보유한 수많은 개인고객들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경로를 제공해줌. 아마존의 새로운 고객군으로 등장하게 된 판매업자들이 99년 9월 시작된 지숍스를 통해 그들의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아마존의 비즈니스는 인터넷 유통업에서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로의 본격적 탈바꿈을 시작. 지숍스는 3PR이 월정액 사용료(10불)와 매출에 비례한 수수료를 아마존에 지불하는 대신, 아마존의 로고가 붙어 있는 웹사이트 안에서 자신의 온라인 스토어를 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신개념 서비스였음. 그러나 서비스 첫해인 99년 옥션과 지숍스를 통한 매출은 아마존 전체 매출의 1%도 되지 않는 약 1300만불에 그치며, 베조스 회장의 기대화는 달리 저조한 실적을 기록. 이에 아마존 경영진은 지숍스의 매출을 향상시키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구상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탄생한 것이 00년 1월 시작된 단일매장 전략임. 이것은 간단히 말해 3PR이 판매하는 제품을 아마존이 자체적으로 판매하는 제품들과 같은 웹페이지 안에서 판매하는 것이었음. 그리하여 3PR의 제품을 아마존이 직접 판매하고 있는 제품과 동일한 방식으로 고객에게 노출시킬 수 있는 경로를 제공해준 것. 가령 아마존 웹사이트에서 특정제목의 DVD를 검색하면, 제품의 다양한 정보가 표시되는 결과 페이지로 연결됨. 이 결과 페이지에는 일반적으로 제품의 현재 재고상태가 표시되는데, 바로 여기에 아마존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제품의 재고정보와 3PR이 보유하고 있는 제품의 재고정보를 함께 보여주는 것. 따라서 개인고객은 아마존이 보유한 제품과 3PR이 보유한 제품 중 어느 한가지를 자유롭게 선택하여 구매. 베조스 회장은 이런 단일매장전략이 아마존 제품과 3PR제품간의 내부적 경쟁으로 변질될 것을 우려하여, 카테고리별로 제품판매를 책임지는 관리자들의 성과측정에 아마존 제품과 3PR제품의 매출을 합산하여 반영. 단일매장 전략은 02년 7월 오픈한 아마존 웹서비스를 통해 3PR들이 손쉽게 제품정보, 배송정보, 재고정보 등을 그들의 웹사이트와 연동할 수 있게 됨으로써, 더욱 많은 수의 판매자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게 됨
- 단일매장 전략을 통해 아마존의 개인구매 고객에게 직접 연결되는 접근로를 3PR에게도 개방한 이후, 아마존은 3PR에 대한 또 다른 새로운 서비스를 06년부터 시작. 개인구매고객의 쇼핑 편의를 위하 무료배송과 같은 물류서비스를 제공해준 것처럼, 독립 판매자들인 3PR의 판매활동을 돕기 위해 그들의 물류 프로세스 일체를 지원하는 서비스를 시작. FBA(Fulfillment bt Amazon)이라 불리는 이 서비스는 아마존이 보유하고 있던 물류기반 인프라 및 IT역량을 바탕으로, 3PR재고에 대한 보관, 배송, 반품 등의 주문처리 프로세스 전체를 일괄 대행해주는 서비스. FBA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3PR이 보유하고 있는 제품에 아마존이 사용하는 바코드 라벨을 인쇄하여 붙인 후, 이를 아마존 물류센터로 보내야 함. 제품배송은 3PR이 직접 선택한 운송업체를 통해서도 가능하지만, 아마존은 물류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할인된 요율로 제품을 배송할 수 있도록 함. 이렇게 해서 아마존의 물류센터에 도착된 제품은 보관료 산정을 위해 크기를 측정한 후 바코드 스캐너를 통해 재고정보를 입력하는데, 이 재고정보는 온라인을 통해 3PR과 공유. 이후 개인고객의 주문이 인터넷을 통해 접수되면 아마존의 물류센터 직원은 해당 제품을 피킹하여 포장한 후, 아마존의 물류네트워크를 거쳐 고객에게 배송해줌. FBA서비스 수수료 구조는 아마존 웹사이트를 통해 판매되는 제품을 기준으로 크게 주문당 처리비용, 제품 수량별 피킹 및 포장비용, 고객배송을 위한 중량별 수수료, 그리고 월별 보관비용으로 구성됨. 이런 비용구조는 미디어제품과 비 미디어제품으로 구분하여, 제품 크기와 중량에 따라 차등화된 수수료를 적용. 여기서 우리가 아마존의 퍼즐조각을 맞추기 위해 반드시 주목해야 하는 사실은, 첫째, FBS 서비스의 수익률이 제품판매를 통해 거두어들이는 수익률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며, 둘째는 FBA 서비스를 기반으로 아마존이 인터넷 유통기업이 아닌 물류기업으로의 변신을 도모한다는 것.
- 03년 설립된 키바 시스템즈는 인터넷 전자상거래 업체 뿐 아니라 일반 유통회사의 물류센터 운영 프로세스를 무인으로 자동화해주는 로봇 솔루션을 판매하는 회사. 키바의 설립자인 믹 마운츠가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올듯한 로봇을 개발하기 시작했던 계기는, 온라인 주문을 통해 식료품을 가정에 배달해주던 웹밴에서의 근무경험에서 비롯. 당시 그는 물류센터의 작업자들 대부분이 하루 일과의 60~70%를 단순히 센터 내 이곳저곳을 이동하는 데 허비하는 모습을 보고는 키바의 아이디어를 생각. 실제 제품을 포장하고 배송을 준비하는 시간보다도, 단순히 배송할 물건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헤매는 시간이 훨씬 많아 업무효율이 오르지 않는 것을 몸소 체험했던 것. 컨베이어 시스템으로 구성된 일반적 자동화 물류설비로는 작업자가 시간당 약 200~400개의 아이템을 피킹할 수 있음. 하지만 키바 로봇은 6초당 1개 꼴로 아이템을 직접 가져다 주므로, 시간당 600개 가량을 피킹 가능. 따라서 일평균 20만개의 아이템을 피킹하는 일반 물류센터의 경우 75명으로 구성된 2개의 작업조가 2교대로 작업을 해야 하지만, 키바를 이용할 경우 25명의 작업자로도 이를 소화가능
- 오프라인 유통업계에 대한 아마존의 첫번째 공략은 08년 12월 아마존이 출시한 아이폰 전용 애플리케이션인 아마존 리멤버스로부터 시작됨. 아마존 리멤버스에서는 사용자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우연히 맘에 드는 물건을 발견하게 되면, 위시리스트처럼 이를 일단 사진으로 찍어 애플리케이션에 저장함. 그러다가 만일 이렇게 사진으로 등록된 제품을 아마존 웹사이트를 통해 구입하게 되면 가격을 할인해주는 혜택을 제공함.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되었던 것은 일상생활 속에서라는 부분. 사람들은 우연한 일상생활 속이 아닌, 의도된 쇼핑생활 속에서 매장내의 제품을 이리저리 직접 만져보고 사진을 찍었음. 그리고 정작 구매는 추가적 할인을 제공하는 아마존 리멤버스를 이용. 아마존이 스마트 앱을 통해 오프라인 업체가 갖고 있던 상대적인 장범인 제품을 이리저리 직접 만져보고 살 수 있다는 것을 역으로 활용한 것. 이 전략은 아마존의 고객들르보터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아마존은 이때부터 스마트폰 기기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인지하기 시작. 마치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매장은 자신의 제품 진열공간으로 활용하는 듯한 아마존의 전시장 전략은 오프라인 업체들의 강한 반발을 사기 시작.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를 비롯하여, 스포츠용품 판매 전문업체인 딕스 등이 아마존 전시장 전략에 공개적으로 반발.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도 이에 반발하며 아마존의 킨들 제품 판매중단을 선언하기도 함. 또한 한때 파트너십 관계를 유지했던 타겟도 아마존의 전시장 전략에 항의하며 킨들제품을 매장에서 철수시키는 한편, 자신의 납품업체들에게는 아마존과 가격경쟁을 할 수 있도록 납품단가 인하를 요청하기도 했음. 이렇듯 오프라인 유통사와의 경쟁이 미묘한 감정싸움으로까지 확대되는 가운데, 마침내 아마존은 이들과의 정면대결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최후의 방법을 고민. 그것은 바로 오프라인 업체가 지닌 마지막 장점인 매장에서 결제가 끝나는 순간 그 물건을 집으로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었음. 그리고 아마존은 이런 고민에 대한 해결책으로 인터넷 구매 당일 제품을 집으로 바로 배송해주는 당일배송이라는 카드를 꺼내게 됨
- 속도를 포기하고 가격을 낮게 유지하느냐, 가격을 포기하고 배송속도를 선택하느냐는 진퇴양난의 상황속에서, 아마존은 12년 과감한 결단을 내리게 됨. 미국의 모든 주에 판매세를 납부하기로 전격 선언한 것. 가격 측면에서 오프라인 업체에 대해 갖고 있던 우월한 위치를 포기하는 대신, 정면으로 물류를 통해 승부를 걸겠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마존이 무턱대고 가격을 포기한 것만은 아님. 왜냐면 판매세가 추가되는 대신, 그만큼 제품가격을 더욱 낮출 수 있는 그들만의 복안이 있었기 때문. 바로 키바를 통한 생산성 향상과 FBA의 수익성이라는 카드가 그것임. 12년 아마존 재무제표를 분석해보면, 전체 비용에서 76.6%를 차지하는 제품구매원가 다음으로 가장 큰 비용항목은 주문처리 비용. 이 주문처리비용의 대부분은 배송관련 비용인데, 12년 한해동안 지출한 배송비만도 한화로 약 5조 7천억에 육박. 그런데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FBA를 통한 매출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절대적인 순배송비 자체가 감소하고 있음. 아울러 배송물량 증가에 따른 규모의 경제를 통해 배송단가가 낮아지고 있을 뿐 아니라, 키바 로못으로 인한 주문처리비용 감소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음. 결국 FBA와 키바를 통해 판매세를 상쇄할 만큼의 비용절감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실제로 11년 전체 매출의 5.1%였던 순배송비용이 12년 4.7%로 감소했는데, 여기에는 11년 대비 47%가까이 급증한 FBA매출이 중요한 역할을 함
- 구글은 프루글 서비스를 제공했던 당시부터, 이미 제품내역과 가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음. 여기에는 제품의 현재 재고상태나 배송관련 정보는 제공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이들 정보를 판매업체로부터 직접 받은 것이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수집한 텍스트 정보에 기반하였기 때문. 그러던 구글은 '10년 검색한 제품의 재고정보를 제공해주는 블루닷 서비스를 오픈. 사용자가 제품을 검색하게 되면 검색결과 창에 해당제품의 가격정보와 함께, 이들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가까운 매장의 정보를 파란색의 점으로 보여주기 시작. 블루닷 서비스는 현재 구글 쇼핑에 통합되어 제공됨. 이후 구글은 4가지 정보 중 마지막으로 남은 배송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이런 노력은 결국 배송정보 제공과 관련한 3건의 특허로 이어지게 됨. 이 3건의 배송정보 제공관련 특허는 전자 배송정보 전송이라는 이름으로 등록됨. "중개인은 고객들이 판매업체로부터 제품을 구매하는 프로세스를 지원한다. 화주는 고객이 판매업체로부터 구매한 제품을 배송하는데, 이때 화물식별자를 이용하여 보내질 화물을 인식한다. 중개인은 이 화물식별번호를 이용하여 화물의 배송상태를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화물의 예상배송정보를 고객에게 이메일이나 문자형태로 전송한다." 복잡하게 설명되었지만, 간단히 이야기하면 구글(중개인)이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제품의 배송정보를 수집하여 이를 고객에게 전송할 수 있는 기술특허를 취득한 것. 그런데 이런 특허기술을 이용한 배송정보 제공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전에, 온라인 유통시장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게 됨. 바로 12년부터 불거진 아마존과 월마트, 그리고 이베이의 당일배송 전쟁이 그것. 당일배송이라는 새로운 테마로 옮아 붙은 경쟁구도의 변화는 구글의 배송정보 관련 전략에도 변화를 주기 시작. 즉 단순한 배송예정정보의 제공만으로는 이들 업체들과 유통분야에서 경쟁을 해봐야 별로 승산이 높지 않다고 판단. 결국 구글은 12년 11월 캐나다 버퍼박스를 약 1700만불에 인수하면서 당일배송 경쟁을 위한 준비에 돌입. 버퍼박스는 아마존의 락커와 같은 픽업 스테이션을 캐나다 토론토 지역에서 운영하고 있던 신생 벤처기업이었음. 마침내 13년 3월 구글 쇼핑 익스프레스라는 당일배송 서비스를 오픈하였고, 같은 해 6월에는 타겟, 월그린, 오피스디포 등의 유통업체 제품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운영하기에 이름. 13년 9월에는 샌프란시스코와 산호세 지역에 대한 서비스 공식 출범과 함께 미국의 제4위 유통업체인 코스트코의 모든 제품을 당일배송 품목에 포함시킴. 백만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하며 복잡한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해 우리에게 정보의 바다를 안내해주던 구글이, 이제는 두루마리 휴지와 생수, 그리고 기저귀까지 우리 가정으로 당일배송을 해주고 있음. 이런 사실은 그들이 디지털 세상을 넘어 물류와 SCM영역까지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있다는 증거.

Posted by dala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