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중국소설을 꼽자면 단연 삼국지가 1위로 꼽힐 것이다. 삼국지를 세 번 이상 읽지 않은 자와 인생을 논하지 말고, 열 번 이상 읽은 자와는 감히 경쟁하려 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있다. 중국의 2세기 말에서 3세기 말을 시대배경으로 후한 말기와 삼국시대를 다룬 역사서 정사 삼국지는 진수가 지었고, 나관중의 역사소설 삼국지연의는 14세기에 지어졌다. 후리가 흔히 말하는 삼국지는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일컫는다.
삼국지와 삼국지연의 이 둘은 이야기의 큰 줄기는 같지만 세세한 부분은 서로 다른 부분도 많다. 중국의 서기 184년 후한의 쇠퇴와 황건적의 난으로 인한 군웅할거 시대부터 사마염이 건국한 서진이 중국을 통일한 280년까지 있었던 역사를 다룬 책으로 이것의 소설판인 삼국지연의는 중국 4대 기서 중에서도 으뜸으로 치는 사람이 많으며 21세기인 현재에도 많은 사람들이 읽는 동아시아권을 대표하는 고전소설이다. 아마 영미문학권에서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미치는 영향과 동등하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삼국지는 게임, 애니메이션, 책, 영화, 드라마, 만화, 연극 등 가능한 모든 매체로 수도 없이 쓰여질 정도로 유명하며, 삼국지에서 나온 지략과 전술 등은 이천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인용되고 회자되기도 한다.
이 책은 중국 닝보대학 특임교수이자 작가로 활동중인 심리학자 천위안이 지은 책이다. 저자는 현대 사회심리학 이론을 통해 역사속 인물이나 사건을 분석하는 '심리설사'의 창시자로 통한다.
삼국지의 주인공은 유비, 관우, 장비라고 알려져 있고, 그 중에서 촉한의 초대황제인 유비의 비중이 크다. 하지만 장비와 더불어 촉한 건국에 지대한 공을 세운 관우를 빼놓고 삼국지를 이야기할 수 없다. 관우는 충성심과 의리, 당당한 성품으로 인해 동아시아 전체에서 가장 잘 알려진 장수로 꼽히며, 중국의 각종 사서에서는 용맹한 자에 대해 이야기할 때 관우를 빼놓지 않고 언급한다. 관우는 의리의 화신으로 중국 민담이나 민간전승, 전설에서 널리 이야기되고 있으며 나중에는 신격화되어 관제표가 세워지기도 했다. 오늘날에도 중국인들이 숭배하는 사람 중 하나다.
저자는 삼국지에 나오는 관우 관련된 에피소드만을 뽑아서 그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함께 그 속에 담긴 인물의 심리를 날카롭게 포착해 낸다. 이천년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 인간의 속성 때문에 이들의 이야기는 마치 나와 내 주변에서 현재도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인 것처럼 느껴진다. 사실 삼국지에 나오는 인물들은 대략 1000명 정도 되며, 워낙 분량 자체도 방대하여 책을 읽기가 복잡하고 어렵다는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은 제갈량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사건을 뽑아내었고, 심리학적 관점으로 사건을 들여다보는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삼국지를 읽지 않은 일반독자들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관우의 행동을 분석하고 관우의 의리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 본 리뷰는 출판사 도서지원 이후, 자유롭게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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