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라는 물음은 주로 진로를 정하지 못해 방황하는 젊은이들이 끌어안고 있는 고민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제2의 인생을 설계해야 하는 50대 이후 세 대가 진지하게 되물어야 하는 고민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렇다면 우리는 50세 이후 어떻게 살아야 할까? 무엇을 중시하고,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야 할까? 많은 사람이 “나이가들수록 돈이 가장 중요하다”, “누구에게도 재산을 물려주지 말고 손에 꼭 쥐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경제력은 인생 후반기 삶의 질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과연도이 전부일까? 돈만 있으면 행복할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어떻게 살 때 행복을 느끼는 사람인가' 가치관을 재확인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돈이 많다고 반드시 행복한 것도 아니고 그저 오래 산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그동안 우리는 돈을 좇느라 정작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무얼 하고 싶은지 생각할 겨를 없이 바쁘게 살아왔다. 이제라도, 남은 인생 절반이라도 나를 돌보며, 나를 위해 살아야 하지 않을까.
- 많은 사람이 나이 드는 일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세월에서멀어져 가능하면 젊게 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50대가 되어 좋은 점도 분명 존재한다. 어쩌면 생각보다 많은 장점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50대가 되면 더 이상 비교하고 경쟁하는 데서 행복을 찾지 않는다.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얼마든지 행복 해질 수 있는 영역으로 들어선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중심이 되어 진정한 인생의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시기는 분명 이제부 터 시작일지 모른다.
- 50세라는 인생의 전환점에서 다시금 자신을 돌아보고 궤도를 수정하는 일은 하프타임 때 새로운 전략을 세우는 것과 비슷하다. 지금까지 상당히 순조롭게 살아온 사람도, 줄곧 인생이 꼬이기만 했던 사람도 이미 끝난 전반전에 얽매이지 말고 이제부터 새로 마주할 후반전에 대비해 마음을 다잡고 자세를 전환해야 한다. 하프타임인 50세에 우리는 인생을 리셋할 수 있다. 리셋이라고 해서 모든 것을 뒤바꿔 전혀 새로운 삶을 시작하라는 말이 아니다.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과 성과,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관을 버무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를 다시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젊은 시절과 비교하면 체력이 약해지고 활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체력과 활력 대신 유연한 대응력, 깊은 사고력, 냉철한 판단력, 사물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얻은 것 또한 사실이다. 따라서 자신을 재수정하는 작업은 세월을 거치며 획득해온 이런 자질을 새로 발견하고 재확인하는 일이기도 하다.
- 설렘을 불러일으키는 일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은 인생이 언 제나 다양한 즐거움으로 채색될 것이다. '다 큰 어른이 뭐하는 거냐', '이런 데 돈 낭비하지 마라', '한심하다'라는 주변의 평 가에는 더 이상 귀 기울이지 않기로 하자. '나이 50이면, 중년이면 이렇게 행동해야 한다'는 외부의 기준에 나를 맞추며 내가 좋아하는 삶을 포기하지 말자. 지금까지도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는가. 이제부터는 정말로 내가 만족하는 삶, 내가 즐거
운 삶을 가장 앞자리에 놓아두자. 행복을 느끼기 쉬운, 다시 말 해 행복을 느끼는 감수성이 높은 인생이란 얼마나 멋진가!
- 공자는 "마흔이 되면 흔들림이 없고(불혹(不惑), 50이 되면 하늘의 뜻을 안다(지천명(知天命)”고 말했다. 흔들리지 않는다. 는 말에는 이제 타인과 비교해 마음이 흔들리는 일은 없다는 뜻도 내포되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이 50이 되면 천명을, 즉 하늘의 뜻을 자각한다. 남과 비교하고 부러워하거나 시기하는 감정이 반드시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다. 그런 감정이 '좋아! 나도 할 수 있어!' 하고 의욕에 불을 지펴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기도 한다. 그러 나 40대가 넘으면 타인과 경쟁하며 사는 것이, 그렇게 늘 쫓기듯 사는 것이 과연 행복한 일일까 의문이 생기는 것 또한 사실이다. 앞으로 남은 인생 후반을 어떻게 살 것인가. 즉 무엇을 추구하며 살고 싶은가. 자신이 목표로 삼을 일의 범위가 점차 좁아지고 마음의 중심이 잡히면서 삶이 점점 안정되고 편안해 진다. '너는 너, 나는 나'라는 마음이 강해져 질투심도 흔적을 감춘다.
-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제 머리 좋은 사람들이 벌이는 경쟁에 참가하지 않아도 된다. 이 경쟁에 참가하는 건 돈과 권력을 좇는 욕망만큼 나쁘고 두려운 형태의 노예제라고 줄곧 생각해왔다.”
아인슈타인은 명성에 얽힌 경쟁을 좋아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제 더 이상 경쟁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데 안도했다고 쓰여 있다. 경쟁이라는 치열한 무대 위에서 내려오면 홀가분하지 않을까. 무대 아래에는 더 평온하고 행복하고 풍요로운 세계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 40대까지는 '속도'를 중시하는 일이 많았다. 무슨 일이든 빨리 빨리 끝내고, 남들보다 빨리 성공하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이제는 슬슬 속도를 줄이고 시간에 쫓기는 감각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이 은은히 흐르는 분위기 좋은 카페에 앉아 느긋하게 차나 커피를 마셔보자.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SNS만 들여다볼 게 아니라 책을 읽기도 하고, 바삐 길을 오 가는 사람을, 계절에 따라 변하는 주변 풍경을 눈에 담아보는 것이다. 집 안 혹은 자신만의 공간에 혼자 틀어박혀 있지 말고 말소리가 적당히 들리고 사람들의 움직임도 시야에 들어오는 곳으 로 나가보자. '나'라는 개인의 존재를 강하게 의식하는 데는 그편이 훨씬 좋다. 여행을 하더라도 여기저기 바쁘게 돌아다니는 메뚜기 여행 대신 여유롭게 그 지역을 천천히 돌아보고 풍경을 느끼는 달팽이 여행을 해보라. 책을 읽을 때도 빨리빨리 읽으며 필요한 정보만 쏙쏙 뽑아내는 속독이 아닌, 천천히 내용을 음미하며 읽는 정독을 해보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자녀들이 다 자라 독립하거나 더 이상 내 손을 필요로 하지 않 게 되면 부모는 쓸쓸한 기분을 느낀다. 평생 몸 바쳐 일해왔던 직장에서도 정년퇴직하거나 임금피크제로 전환하면 자신의 위상이 달라졌다는 느낌에 일말의 허무감을 느낄 수 있다. 이 런 가운데 '내가 돌보지 않으면 안 돼' 라고 생각할 일이나 그런 대상이 있으면 의외로 자신을 매우 단단하게 지탱해주는 힘이 된다. 돌보는 일은 무언가에 에너지를 쏟는 활동이고 커다란 보람 을 가져다주는 행위다. 성가시지만 내버려 둘 수 없다', '이건 내가 아니면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으면 사람은 행복감을 느낀다. 따라서 인생 후반에는 그런 일이나 대상을 찾아야 한다.반려동물을 돌보며 살아가는 의욕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정원이나 텃밭을 가꾸면서 자신이 돌본 식물들이 싱싱하게 기운을 차리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모습을 보며 활기찬 에너지를 온몸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 태어나서 25세까지인 1기는 무언가를 잘하고 못하느냐에 따 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 공부를 잘하느냐, 운동을 잘하느냐, 노 래를 잘하느냐 등 개인이 가진 재능에 따라 여러 가지 일이 뜻 대로 되기도 하고 삐걱거리기도 한다. 25세부터 50세까지인 2기도 대체로 이와 비슷하다. 일을 잘 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관계를 잘 맺느냐 못 맺느냐에 따라 꿈을 이루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하고, 수입이 많아지기도 하고 적어지기도 한다. 그런 일들의 연속이다. 당신도 지난 시간 을 돌아보면 갖가지 억울하고 속상한 일들이 마구 떠오를 것 이다. 그렇지 않은가. 하지만 3기로 접어들면서부터는 타인과의 생존 경쟁에서 벗어나 살아갈 수 있다. 자신의 의지와 가치관에 따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설령 무언가를 썩 잘하지 못한다 해도,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해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라면 하면 된다.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마음껏 즐기면 그만 이다. 이런 자유를 얻을 수 있는 시기다. 3기를 충실하게 보내면 시간이 더 흐른 뒤 인생을 되돌아보았을 때 많은 일이 있었지만 뭐 대체로 좋은 삶이었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현재에 만족해야 그동안 자신이 걸어온 발자취 를 긍정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인생을 모두 그대로 온전히 받아 들일 수 있을때 비로소 진정한 행복이 찾아온다.
- 남은 인생을, 아니 인생 전체를 행복으로 물들일 수 있느냐 아니냐는 50세 이후 어떤 사고방식을 갖고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지금까지의 인생은 잘한다, 못한다를 기준으로 평가받는 일투성이였고 우리는 이런 사회 속에서 여러 가지 타협을 하며 살아왔다. 대부분의 사람이 조직의 일원이라면 이렇게 해야 해', '여기서 이겨내려면 이렇게 해야겠지?', '우리 가족이 행복하려면 이렇게 해야 해'라고 판단하며 상식에 맞춰 살아왔을 것이다. 물론 이런 삶이 잘못되었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그 역시 의미 있는 선택이었겠으나 앞으로는 진짜 자신'으로, '진짜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아가자는, 그렇게 살아도 된다는 뜻이다. 지금 까지 짊어지고 온 짐을 하나씩 내려놓고 홀가분해지자. 그리 고 자신의 의지대로, 생각대로 살아가자. 비상식적으로 살자는 말이 아니다. 사회의 통념이나 상식이 라고 기정사실화된 기준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틀 안에 가둬놓 고 살기를 그만하자는 의미다. 물론 앞으로도 사회의 일원으 로 살아가야 하므로 당연히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가족을 생각해야 한다. 다만 내 뜻과는 다르지만 조직을 위해, 가족을 위해 마지못해 하지 말고 내 마음이 원하는 일을 하자는 것이 다. 그 일을 하고 싶어서 견딜 수 없기에 한다는 방향으로 생각을 전환해보자
- '진정한 나'로 거듭나려면,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자신을 가두고 있는 틀을 벗어버리는 것이 중 요하다. 50세부터는 다양한 관념과 감정에 사로잡혀 있는 의 식을 하나씩 정리해야 한다. 주위의 평판과 체면이라는 허울 뒤에 숨는 비겁함, 과거의 영광 혹은 손안에 쥐고 있는 권익 을 향한 집착, 남을 원망하고 시기하는 어두운 감정, 이런 부정적인 사고와 감정을 과감하게 잘라버리려는 태도를 갖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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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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