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금이 부족하던 과거에 개인에게 거액의 신용대출이 가능하지도 않았고, 차입을 하려면 높은 이자율의 금융비용을 견딜 수 없어 대주주는 망할 수 밖에 없었다. 60년대 70년대의 시중 실지 금리가 20%~30%대였다는 것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축적된 자본 이 없고, 그래서 자본시장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았던 우리나라의 산업 화 초기에는 대안 (A1)와 같이 계열사 투자를 통해 신설 회사를 만드는 것이 가장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일본의 경우, 많은 대기업들이 계열 사에 페이퍼 은행(Paper Bank)를 가지고 있었다. 거기서 자기 돈처럼 형 식적을 빌리고 사용했었다. 우리는 금산분리에 의해 그마저 불가능하니 유일하게 창업할 수 있는 것은 계열사를 통한 투자 뿐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을 금지했으면 우리나라는 회사가 만들어지기 힘들었을 것이고 그만큼 산업화는 더디게 진행됐을 것이다. 자본의 결핍이 가족경영과 계열사를 통한 피라미드 지배구조의 원 인이라는 것은 앞서 소개한 기업 지배구조에 관한 연구들에서 잘 밝 혀지고 있는 사안이다. 45개국의 재벌(가족경영 대기업)의 지배 구조에 대 한 실증적인 연구(Masulis et al. 2011)에서 가족 경영과 특히 피라미드와 같 은 지배구조는 (1) 기업에 대한 항구적 지배의 목적과 함께 (2) 자본의 제약을 피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즉 수직계열사를 통한 출자와 피라미드 지배구조는 자본이 제약된 나라에서 특히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 요약하면 재벌과 순환출자는 자본시장의 제약과 경영권(주주) 보호제도가 미비해서 만들어 진 것이다. 사업가들은 국가의 규제와 경제 환경의 제약하에서 최적의 방법을 택할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 산업화의 초기에는 벤처 투자도, 투자 은행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 결과 급속하게 기업을 일으켜 사업을 확장하고, 경제개발을 하는 유일한 수단이 계열사를 통한 확장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역사적 환경적 요인을 무시 하고 이러한 역사를 통해 누적적으로 만들어진 구조를 지금 사회가 부 인하고 수술을 하라고 난리를 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나라는 대기업 집단의 순환출자 덕분에 기업들이 만들어졌고 급속하게 산업화를 달성할 수 있었다 사실에 대한 철저한 역사부정이다.
- 우리나라의 재벌개혁론자들은 일본에서 재벌이 해체되었다는 사실만 강 조하면서 마치 한국에서도 그래야 되는 것처럼 주장한다. 일본은 2차대전의 과정과 이후에 이어지는 군사정권 하에서나 가능했던 일이다. 그리 고 재벌을 대체한 게이레츠는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의 큰 원인으로 지목 되고 있다. 한국의 재벌의 피해가 더 큰지, 일본의 게이레츠의 피해가 심 각한지는 따져 보지도 않는다. 일본의 지배구조를 연구한 학자들은 “우물 안 개구리는 바다에 대해 전혀 모른다”라며 일본의 전근대적 기업의 지배, 소유구조를 한탄하고 있다(Morck and Nakmura, 2005). 재벌개혁론 자들에게는 재벌이 해체되었다는 사실만 중요하지, 그 이후의 일본의 지배구조가 잃어버린 일본의 30년의 한 원인이라는 것은 관심 밖이다.
- 우리나라에서는 주총에서 1주에 1표를 행사하는 모든 주식이 동일 한 것이 민주적이고 합당한 것이라는 ‘경제 민주화의 신화에 빠져 있다. 하지만 많은 나라에서 경영권 보호를 위해 특정 주주에게 우월적 지위를 인정하는 많은 제도들이 허용하고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황금주: 특정 주식 한 주만으로 주요 경영사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즉 황금주를 소유한 주주의 동의 없이는 이사회나 주총에서 아무런 결정을 할 수 없는 경우로 그야말로 황제 경영이 가능한 제도이다. 흔히 공기업을 민영화할 때 정부가 민영화된 회사가 국가 경제에 반하는 의사결정을 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정부가 소유한 1주를 황금주로 지정하는 것으로 영국이 80년대 민영화하면서 시작해서 많은 유럽 국가와 러 시아 등에서 채택되었다.
* 포이즌필(독약처방): 적대적 인수합병시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존 주식에 특별한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이다. 예를 들어 기존주주들 이 신주 발행시에 신주를 훨씬 싼 값에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 여하면 적대적 인수합병의 시도를 할 경우 기존 주주들이 신주를 많이 발행해서 시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인수하면 적대적 인수 공 격자들은 기존 주주들에게 비해 훨씬 비싼 가격에 주식을 인수하 여야 하기 때문에 인수합병을 어렵게 만들 수 있는 제도 등이다. 따라서 기존 주식을 사는 순간 적대적 인수합병자들이 주가에서 손해를 볼 수 있게 되어 독약 처방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 차등의결권 주식: 보통 주식에 비해 높은 비율의 의결권을 허용하 는 주식들을 말한다. 보통 1:10, 심한 경우는 1:100의 높은 의결 권을 허용하는 경우도 있다.
- 차등의결권 등 경영권 강화를 옹호하는 중요한 이유
(1) 경영의 독립성이 강하게 요구되는 언론사 등 특수한 산업이 있다.
(2) 기술의 급속한 발달과 가속화되는 창조적 파괴가 경영자의 신속한 판단을 요구한다.
(3) 창업자에게 유리한 자금시장의 변화가 있어 왔다.
(4) 헷지펀드의 증가,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소유의 단기화 등의 주주구성의 변화가 경영권 보호를 요구한다.
(5) 장기적인 관점의 인내 자본의 과감한 투자 결정이 필요하다.
- 지분만 보면 알리바바는 소프트뱅크와 야후가 전체 지분의 57%를 소유한 손정의 회장의 회사로 보아야 한다. 그것은 창업과정에서 마윈 회장이 손정의 회장의 회사들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에서는 알리바바는 일본 기업이 될 수 밖에 없다. 마윈의 대응은 차등의결권과 파트너 제도를 통한 이사회의 장악이다. 알리바바는 다수의 파트너를 두고 그 파트너가 이사회를 구성하는 제도를 갖고 있고, 마윈과 공동창업자들이 파트너의 결정권의 75%를 갖고 있 고, 소프트뱅크와 야후는 과반의 지분을 갖고도 5명의 집행 이사 중에 1명만 지명권을 갖는다. 결국 파트너 제도와 보통 주의 10배에 해당 하는 차등의결권은 마윈이 주주총회의 의사결정을 번복하는 절대 지 배권을 보장하고 있다. 말 그대로, 알리바바는 일반적인 차등의결권을 넘는 창업자 마윈의 절대적 황제적 결정권(Super-voting powe)를 허용하고 있다(Xi and Yang, 2018). 그 결과 95%의 주주들이 동의하지 않고서는 마윈 중심의 지배 권한을 바꿀 수 없는 구조가 되어 있다(Hodgson, 2014) 중국의 또 다른 인터넷 강자 바이두 또한 2005년 미국의 나스닥에 상장했는데 보통 주의 10배의 차등의결권 주식 제도를 갖고 있고, 같 은 나스닥 상장주인 JD.CO (진동)은 20배의 차등 의결권을 창업자들에 게 허용하고 있다(Xi and Yang, 2018). 이렇게 거대 기업들이 중국, 홍콩, 싱 가포르를 외면하자 홍콩 증시(Robertson 2018)와 싱가포르 증시(Tan, 2018) 가 상장기업의 1주1의결권의 원칙을 포기하고 차등의결권을 허용하게 되었다.
- 주주우선주의와 이해당사자 간의 균형주의의 시각의 차이는 다른 말로 하면 시장(금융) 중심주의와 산업 또는 기업 관점의 차이로 대별된다. 금융중심의 관점은 시장이 기업을 모니터링하고 규율하는 제일 좋 은 수단이고 주가가 그것을 반영하고 있다. 인수합병의 위험이 경영진 의 탈선을 규율하기 때문에 주식이 바로 회사의 자산의 집단이고 이들 이 투자의 위험을 지기 때문에 주주들이 최종 의사결정권을 갖게 된다. 는 것이다. 모든 주주의 이해를 지배주주들이 침해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한다. 반면에 산업(기업)의 관점은 지배주주(Blockholders)들이 회사를 통제하 는 최선의 위치에 있다는 이론이고, 이 관점은 시장이 경영진을 규율 한다면 누가 시장(주주)들의 단기실적 주의를 규율하느냐는 의문을 갖 고 있다. 주주들보다 기업의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관점이다. 앞에서 길게 설명한 차등의결권 등을 통한 창업자들의 경영권을 보호하 는 경향은 이러한 20세기 말부터 발전하기 시작한 이해당사자 균형관 점을 더 많이 반영하고 있고 자본시장의 과도한 단기 주의에 대한 반 성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재벌의 경영권 자구 수단인 순환출자 등을 비판하고 황제 경 영을 비판하면서 경영권 보호 수단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은 사실 은 이미 오래 전에 폐기된 20세기의 이론에 집착하는 것이다.
- '인내 자본(Patient Capital)'이라는 책에서 이러한 장기적 관점의 지배구조의 성공 사례로 한국의 재벌 특히 삼성의 사례가 소개되고 있다. 일본의 게이레츠, 한국의 재벌, 그리고 인도의 재벌들은 수익이 나는 기업과 현금을 창출하는 사업을 통해 계열사에 아주 장기적인 수익이 기 대되는 인내자본적 투자를 하는 경향을 띠고 있다. 특히 70년대와 80 년대 한국의 재벌들은 엄청난 재무적 부담 속에서도 이러한 인내 자본의 투자 전략으로 반도체(DRAM) 산업에서 대만과 일본을 제치고 승자 의 지위에 올랐다. 이병철 회장이 전문 경영인이라서 주주 총회나 이 사회에서 단기간의 수익성에 의해 지위가 위협을 받았다면 반도체 투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다. 정주영 회장의 조선업 투자도 마찬 가지다. 이러한 장기적 투자는 당연히 (a) 사회적 또는 장기적 목표를 위 해 단기 재무 성과 최대화를 포기하고 (b) 전통적 자본에 비해 훨씬 높 은 위험을 감수하며, (c) 투자 회수 기간을 훨씬 장기간으로 보고 (4) 수 익보다 성장을 지지하는 경영의 특성을 갖는다 (Sharma and Sharma, 2019). 한국의 재벌 구조는 바로 이러한 인내 자본의 전형적인 성공의 사례인 것이다. 맥킨지의 보고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경영하는 기업이 단기적 목표 에 연연하는 기업에 비해 수익, 매출, 그리고 주가 총액에서 월등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재벌 또는 가족 경영기업이 영속하 는 장점에는 바로 대를 이어 지속해야한다는 지속 가능성의 목표가 우 선하기 때문이다(Makinsey Global Institue, 2017).
- 글로벌로 성공하는 기업의 경영자 또는 기업가들은 천문학적 부를 단기간에 축적한다. 우리가 매일 듣고 있는 페이스북의 저커버그, 아마존의 베조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가 빌 게이츠는 다 이런 사람들이다. 이런 부와 삼성의 이건희 일가의 부는 다르지 않다. 이 천문학적 부가 강제와 강압으로 축적된 것으로 믿는가? 이 천문학적 부는 사실 그들이 만든 혁신의 사회적 가치에 비하면 아주 티끌만한 작은 비중이라 는 것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예일대학의 노르드하우스 교수의 연구의 결과다(Nordhaus, 2005). 자유시장경제에서 우리가 갖고 있는 권한이란 자유로운 거래를 거 절할 수 있는 권리로 이는 기업이나 개인이나, 재벌의 구성원이나 동 일하다. 재벌(지배주주)이 기업을 운영하고 지배하고 통제할 수 있는 경 영권은 자본주의 경제에서는 당연한 권리이다. 이를 국가 권력과 동일 시하는 재벌공화국 명칭은 애초에 성립할 수 없는 말이다.
- 재벌을 때리는 것은 인기 있는 일이다. 그 재벌저격수들 치고 출세 안한 사람이 없을 정도다. 그것은 윈스턴 처칠이 개탄한 바와 같이 무지의 신앙이고, 시샘의 교리다. 신앙과 교리는 의문시되지 않는다. 그 런데 그 결과는 모두가 불행해지는 것이다. 왜냐하면 반기업, 반재벌 주장의 밑바닥은 대부분 사회주의의 실패한 철학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아니면 그 위험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면서 사유가 얕은 학자들의 유행 편승이다. 우리는 적어도 재벌들 때문에 새로운 혁신 창업이 막혀 있다는 주장은 사실에 부합하지도, 과학적 실증도 없는 무조건 재벌 때리기의 하나라는 것이라고 결론 지을 수 있다.
- 우리 나라는 대기업 고용비중 뿐만 아니라 전체기업에서 차지하는 대기업 비율이 OECD의 평균에 비해 월등히 낮다. 고용비중이 뒤에서 2번째이고, 대기업의 수 비율에서도 뒤에서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다 음으로 낮다. OECD국가의 대기업 비중은 0.26%인 반면 에 우리나라의 비중은 0.11%에 불과하다. 만약 한국의 대기업 비중이 OECD의 평균과 같아진다면 대기업의 고용비중은 47%로 크게 높아 진다. 한국에서 대기업이 너무 적기 때문인 것이지 대기업이 고용을 만들지 못해서가 아니라는 것을 반증한다. 하지만 재벌의 경제력 집중에 관해 언급한 바와 같이 재벌 공화국 신화에 세뇌된 우리 국민은 우리나라에 대기업이 너무 많다고 믿고 있다. 반재벌 선동이 얼마나 뿌리 깊게 성공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 기업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사업을 하기 위해 고용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노동경제학에서는 고용은 근로자가 생 산하는 일의 파생 수요(derived demand)라고 한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늘어서 카페가 많아지면 바리스타의 수요가 늘어난다. 바리스타의 고용은 커피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하는 일감에서 파생된 수요이지 카페 사장님이 바리스타를 고용하기 위해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다.
- 맥킨지 컨설팅은 선진 경제에서 노동소득분배율이 낮아지는 이유로 (1) 노동보다는 자본 중심으로 이동, 자동화에 의한 고용의 감소 (2) 시장의 선두기업의 이익점유율이 커지고 있는 슈퍼스타 효과(McKinsey Global Institute, 2018a), (3) 글로벌화와 노동계의 협상 력 저하, (4) 지식자산 등 무형자산의 비중 중가와 빠른 감가 상각, (5) 금융위기와 같은 큰 경기 사이클과 경기의 큰 폭의 변화 등을 원인으 로 지목하고 있다(McKinsey Global Institute, 2019). 즉 재벌과 무관 하게 노동임금 배분율은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하강하고 있다. 이를 재벌의 기울어진 운동장, 원천적 분배의 문제라고 단정하는 것은 글로벌 경제의 거시적 변화를 완전히 무시한 주장일 뿐이다.
- 한때 유럽의 환자로 치부되던 독일은 천문학적 통독의 비용을 감당 하면서 유럽에서 가장 강한 경제로 어떻게 부상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많은 가설이 존재해 왔다. 하르츠 개혁 등 노동개혁, EU와 유로존 편입에 따른 환율에 의한 경쟁력 등이 가능한 설명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가설은 논리적, 실증적 검증을 통과하지 못했다. 그림 8-25 과 같이 독일이 부흥한 비결은 생산성 보다 임금이 낮게 상승했기 때 문이다. 1달러의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 들어가는 임금(단위 임금)이 1995 년부터 2012년까지 다른 서방의 경쟁국가들과는 달리 지속적으로 낮 아져 왔던 것이 국제경쟁력을 갖게 된 비결이라는 것이다(Dustmann et al. 2014). 이러한 임금의 추세가 모든 산업과 기업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 니다. 무역을 하는 대기업들의 단위임금은 올라간 반면 그렇지 못한 바로 하청업체 등에서 급격하게 내려갔다. 장하성, 김상조, 박상인의 논리대로라면 독일에서 비극적인 하청업체 착취가 발생한 것이다.
- 최근 일본의 경쟁력이 일부 회복 기미를 보이는 것은 일본 또한 지난 20 년 가까이 독일과 같이 생산성 보다 임금이 낮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개방경제에서 냉정한 현실이어서 임금주도 성장론을 주창한 ILO 보고서마저 개방경제에서는 임금주도가 아닌 이익주도 성장일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Lavoie and Stockhammer, 2012). 이러한 이유로 포용적 성장은 지나친 임금보다는 고용의 기회를 강조하고 우리나라에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도입해서 기업들이 고용친화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개혁을 줄기차게 권고해 왔다. 하지만 기울어진 운동장론자들은 그 반대가 답이라고 주장하는 것이고, 그것이 문 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이 참혹한 실패를 만들어 내며 좋은 일자리 를 파괴하고 정부는 서들러 노인 알바자리로 일자리 통계 분식을 하는 원인이다. 소득주도 성장은 임금과 고용기회라는 대립되는 요소간의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사실을 무시하는 선동적인 노동 운동가들의 정치논리일 뿐이다.
- 이미 재벌의 피라미드, 순환출자 구조가 그 나라 기업들의 자금 조달의 용이성에 따른 결과라는 것은 앞에서 설명한 바가 있다. 창업자금의 조달이 자본시장에서 용이하지 않으니 계열사의 내부 자본을 활 용해서 투자를 한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사업역량이나 언어 능력을 갖 춘 인재들이 매우 부족했고, 교육이나 사회경험도 이러한 능력을 배양해주지 못해왔다. 그 결과 재벌기업들은 내부 직원의 교육에 엄청난 자원을 쏟아붓고 있다. 이들의 교육 역량은 대학을 능가한다. 이 또한 내부시장 역량과 규모의 경제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노동력 이동이 차단되고 분절되어 있는 근본적 이유 중에 하나가 이처럼 인재양성이라는 내부 시장의 능력차이에서 오는 근로자들의 교육훈련의 기회의 차이가 원인이다.
- 개도국이라고 해도 영토와 인구가 작은 나라들은 정부가 생산요소를 개발하고, 일부 잘하는 기업들에게 몰아주어도 국제 경쟁력을 갖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없다. 그래서 이들 소국들은 다른 현명한 전략을 구사한다. 그들은 생산요소의 개발이 아니라 제도의 향상에 힘 을 쏟는다. 싱가포르, 홍콩이 바로 자본시장 구조와, 효율적이고 부패 하지 않은 정부와 법치, 규제의 혁파 등과 서구 수준 이상의 재산권 존 중으로 외국 자본들을 끌어 드리는 방식으로 경제 개발을 추진한 사 례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우리나라, 대만, 브라질과 같이 정부가 생산 요소 개발과 배분에 큰 장악력을 갖고 있는 나라와는 달리, 제도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권력과 결탁할 정치적 역량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 하지만 여전히 생산요소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를 내부에서 자원을 키워내는 내부시장역량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홍콩, 싱가포르 등에 기업집단이 여전히 유효한 선택인 것이다. 재벌그룹이 선단식 경영을 하는 것은 이처럼 내부시장능력을 확보 하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그룹의 총지휘부가 전체 그룹의 내부자원능력을 관리하게 되고, 우리는 그룹내 내부거래를 모두 재벌 일가의 배임, 즉 사익 추구로 매도하지만 이는 바로 내부자원을 능력이 있는 계열사에서 자원이 부족한 계열사로 이전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계열 사 A의 자원을 계열사 B로 사업거래를 통해 이전하는 행위가 반드시 재벌가의 사익추구인가는 분명 논란의 여지가 많다.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에서 계열사 B의 파산은 재벌만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종업원, 하청업체, 주주 및 금융회사 등 모든 이해당사자의 손실을 초래한다. 또한 사정이 바뀌어 계열사 A의 파산을 신세를 졌던 계열사 B와 다른 계열사들이 도와서 막아준다면 모든 계열사의 지속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경우도 사익추구일 뿐이라고 강변할 수 있는가? 한국의 재벌들이 내부 공통자원을 공유하는 규모의 경제와, 그 내부 자원을 계열사들에게 필요에 따라 이전하는 내부거래를 통해 계열사 전체에 득이되어 왔다는 것은 기업전략의 세계적인 석학인 장세진 교 수와 홍재범의 연구로 증명된 바 있다 (Chang and Hong, 2000). 따라서 개도국은 모두 경제개발 초기에는 다각화를 하며, 내수 경쟁 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혁신능력보다는 생산능력이 우선한다. 그러다가 규모를 키워서 글로벌 시장에 성공하거나, 글로벌 기업들이 내수에 진입하게 되면 혁신능력을 키울 수 밖에 없고 다각화를 포기하고 전문 화 쪽으로 이전하게 된다.
- 결론적으로 기업집단의 다각화(문어발 경영)와 선단식 경영은 그 나라 경제관련 제도의 후진성에 의한 정치,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의 위험에 대한 방어적 행위이고, 경제 생산요소의 부족을 내부적으로 해결하거 나 정부로부터 더 배분 받기 위한 경쟁력를 확보하기 위한 매우 합리 적 대응이다. 12장에서 내부거래를 해야하는 근본적 이유와 원인을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내부시장에서 만들어진 자원을 이동하는 전략 적 선택으로 이해될 수 있다. 재벌과 같은 큰 기업군을 만들어야 정치 적 자원배분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은 중국에서도 주가 총 액이 큰 대기업, 중견기업이 경제불확실성을 활용해서 득을 보고 영 세기업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실증적으로 입증되고 있다(Hoang et al., 2019). 이처럼 제도와 경제개발의 단계에 따라 기업들은 늘 최적의 조 지구조와 전략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 혁신기업은 민첩성과 혁신성으로 기존 기업들을 무너뜨린다. 이것이 시장이 작동하는 원리다. 산업화 이전에 근대적 기업이 없었던 시절에는 작은 기업을 시작해서 경제성장과 함께 내수시장에서 점차 성 장하지만 자본과 큰 시장이 형성된 산업화된 경제에서 큰 기업은 창업 과정부터 큰 투자를 통해 성장한다. 즉 대기업은 작은 기업이 성장한 다기 보다 창업과정부터 대기업으로 출발한다는 것이 월드 뱅크 연구 논문의 120개국의 실증 데이터가 보여주는 결론이다(Auuagari, et al. 2015). 우리는 산업화의 역사가 짧아서 우리 재벌이 탄생했던 기억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다. 최근에 쿠팡, 네이버, NC소프트 같은 회사들이 막대한 벤처 투자를 통해 순식간에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정상적인 대기업 탄생의 모습이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기업에 물을 주고, 정부가 지원과 보호를 하면 나무처럼 자라난다는 자연주의적 미신을 믿고 있다. 기업은 경쟁으로 단련되고, 혁신으로 성장하지 정부의 보 호와 지원으로 성장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또 하나의 문제가 있다. 우리 대기업을 규제하면 그 자리에 중소기 업이 아니라 글로벌 대기업이 자리를 차지할 수 있고 우리는 FTA와 WTO로 인하여 함부로 외국 기업을 규제할 수 없다. 가맹점들의 수익 을 보호한다고 신규 가맹점의 거리 제한 규제를 도입하여 한국의 커피 프랜차이즈 회사들은 성장이 멈추는 사이에 직영점만 운영하는 스타벅스는 아무런 제한없이 매점을 무섭게 확대했다. 이처럼 대기업을 규제하고 그 자리에 중소기업에게 시장을 내어주겠다는 주장들은 경영학이나 경제학의 원리에 반하고 한국에 그렇지 않아도 생산성이 낮은 영세기업이 밀집된 경제구조를 고착화하고 청년들의 기대에 맞지 않는 고용구조를 고착하자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이다.
- 노키아가 망해서 핀란드가 살았다는 핀란드의 창업흥국론
(1) 노키아 폰 사업 몰락은 핀란드를 살린 전화위복이 아니라 핀란드는 그 휴유증으로 상당한 고전을 해왔다. 고용은 악화되었으며, 성장은 수년간은 마이너스를 거쳐 지금도 부진하다. 국가 재정은 악화되었으며 국제 경쟁력도 약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핀란드를 살렸다는 주장은 현실과 정반대다.
(2) 핀란드 창업, 특히 게임산업이 노키아의 몰락이 가져온 결과라는 것도 전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 핀란드의 게임산업은 우리나라와 같이 온라인 게임으로 전환되는 와중에 부상했으며 이는 노키아가 승승장구 하던 때이다. 노키아에서 글로벌 역량을 축적 한 경영자나 기술자들이 성장하는 산업으로 옮겨간 것은 사실이 지만 이 것이 창업 활성화의 원인이라는 주장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 이는 재벌구조가 견고한 한국이 핀란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게임산업을 만들어 왔고 벤처투자도 더 활성화했다는 사실로도 부인할 수 있다.
(3) 삼성이 망해서 국가적 경제위기로 간다는 가정이나, 그 원인이 순환출자라는 주장은 계열사 주식의 보유가 계열사의 현금 흐름 이나 수익이 극히 작은 부분이라는 사실과 배치되는 것으로 논리의 비약이다. 이는 재벌개혁으로 억지로 노키아 사례를 끌어다. 쓰려다 보니 생기는 논리의 비약이다.
-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이 SI를 붙들고 있는 배경에는 정부에 대한 두려움도 존재한다. 만약 모든 기업정보가 담겨있는 정보시스템을 외부 에 두면 우리나라 검찰, 금감원 등의 수사 권한이 있는 공권력이 수시 로 압수수색으로 기업정보를 빼앗아 가는 경우를 매우 두려워 한다. 자신의 통제하에 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는 공권력의 과도한 침해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전혀 다르다. 우리정부와 사법부의 과도한 경 제범죄화와 기업 재산권에 대한 침해는 사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외환 거래를 국내은행이 아니라 외국계 은행을 통해서 하게 만들기도 했다.
- 이러한 수많은 변수들이 내부거래의 결정에 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경영에 대한 이해가 없는 재벌저격수들은 미국과 다르면 다 사익편취의 수단으로 단정을 하고 예단을 하고 시민운동을 빙자해서 기업들을 겁박하는 폭거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사익편취 가설에 의하면 지배주주의 지배권이 강하면 내부거래를 더 용 이하게 하고, 내부거래가 많을수록 물건을 사주는 회사의 수익이나 성장은 낮아지게 되어야 한다. 그런데 실증연구는 재벌 저격수들의 의심과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대 규모 집단의 지배주주들의 지배력이 높을수록 계열사에 대한 매출비중 은 줄어들고, 계열사의 매출비중과 기업성과와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내부 거래가 지배주주의 재산의 가치를 높이려면 자기 지분이 더 높 은 쪽의 회사의 물건을 낮은 쪽에서 사주는 방식으로 내부거래를 해야 한다. 실증연구는 지배주주의 지배권이 높은 기업으로 매입하는 비중 이 커질수록 기업성과(자산수익률,ROA)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즉 계열사에서 물건을 더 많이 사는 것이 기업가치를 지분율이 높은 회사 쪽으로 빼돌리고 있다는 의심과는 정반대의 결과다(김현종, 2016). 큰 재벌기업들이 사회적 논란이 되는 비도덕적 행위를 더 자제할 이유들이 존재한다. 하나는 감시의 눈과 사회적 압력이 더 크다는 점이고 재벌은 가문의 영속적 지배를 가정하에 행동한다. 즉 장기적인 평판에 더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임기가 보장되지 않는 주인 없는 기업의 최고 경영자와 자식과 자손대대로 주고자 하고, 국민의 감시가 큰 기 업 중 어느 곳이 더 큰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높은가 말이다. 재벌 때 문에 범죄가 많아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주인이 있는 곳이 큰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더 적어야 하는 것이 게임 이론의 결론이다.
- “Our fear frequently takes the reality of a situation and mythologizes it. And in the end, the myth' becomes the monster while the 'fact remains the short guy behind the curtain." 공포는 현실을 신화화한다. 그리고 종국에는 그 신화가 괴물이 되고 사실은 커튼 뒤에 숨은 난장이가 된다. (카울셀러 크레이그 런스브로우 (Craig D. Lounsbrough))
- "Confirmation bias is the most effective way to go on living a lie” 확증 편견은 인생을 거짓말로 살아가는 가장 효과적인 길이다. (미국 작가이자, 음악인 크리스 자미 (Criss Jami))
- "You always get exaggerated notions about things you don't know anything about." 사람들은 자신들이 아는 것이 없는 이야기를 할 때는 반드시 과장을 한다. (철학가 프레드릭 니체 (Friedrich Nietzsche), 프랑스 철학가 알베르트 카뮤 (Albert Camus))
- “When the only tool you own is a hammer, every problem begins to resemble a nail" 당신이 가지고 있는 연장이 망치뿐이라면, 모 든 문제가 못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심리학자 아브라함 매슬로우 (Abraham Maslow))
- "The problem with any ideology is that it gives the answer before you look at the evidence. So you have to mold the evidence to get the answer that you've already decided you've got to have. It doesn't work that way." 이념의 문제는 우리가 증거를 보기 전에 이미 답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당 신은 당신이 이미 결정해 놓은 대답에 맞추어 증거를 빚어내야 한다. 그런 방식은 옳지 않다. (미국 42대 대통령 빌 클린턴(Bill Clinton))
- "Socialism is a philosophy of failure, the creed of ignorance, and the gospel of envy, its inherent virtue is the equal sharing of misery." 사회주의는 실패의 철학이고, 무지의 교리이며, 시샘의 복음이다. 이것의 근원적인 장점은 모두다 불행해지는 것이다.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 (Winston Churchil))
- “The whole problem with the world is that fools and fanatics are always so certain of themselves, and wiser people so full of doubts” 이 세상의 모든 문제는 바보들과 광신도들은 언제나 자신 들이 확신에 차 있고, 현자들은 의심이 가득하다는 것이다. (영국 작가, 철학자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 버트란드 러셀)
- “Facts do not cease to exist because they are ignored" 사실은 외면한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영국 작가이자 철학자, 알더스 헉슬리(Aldous Hux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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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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