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의 추락

경제 2023. 1. 16. 20:20

- 화폐가 발명된 이래 다른 무엇보다도 화폐가 '가치의 척도'라 는 사실을 너무 많은 지도자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화폐가 기능을 다 하고 시장이 작동하려면, 화폐의 가치가 안정되어야 한다. 4,000년에 걸친 화폐의 역사는 대개 화폐에 변화를 주어 그 가치를 낮춤으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던 정부의 반 복된 패턴을 보여준다. 그런 조치의 영향이 심각했던 나머지 차 기 정부는 절대로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지만, 어떻게든 그들은 늘 반복한다.
위대한 물리학자 뉴턴은 안정적인 화폐를, 추앙받는 자신의 이론인 만유인력의 법칙만큼 근본적인 개념으로 이해한 사람 중 하나였다. 철학자 존 로크John Locke와의 인맥을 동원해 영국의 왕 립 조폐국 국장이 되었던 뉴턴은 1690년대에 조폐 시스템을 표준화하고 화폐의 가치를 유지하는 등 화폐 제도를 개혁했다. 이 후 1717년, 뉴턴은 영국 파운드화의 금 가치를 3파운드 17실링 10.5 펜스(또는 3.89파운드)로 결정했다. 이 비율은 200년이 넘도 록 유지되었다.
영국은 금 기반의 화폐를 고수한 덕에 국가의 부를 늘릴 기반 을 형성했으며 국제 금융 중심지로 부상할 수 있었다. 18세기 말 에 접어들어서는 산업 혁명의 발상지가 되었다. 신뢰할 만한 파 운드화 덕분에 작은 섬나라 영국은 2선 국가에서 세계 산업 패권국으로 부상했다.
뉴턴이 파운드를 금 가격에 고정하고 70년 이상이 지난 후, 미국의 초대 재무장관인 알렉산더 해밀턴 exander Hamilton이 영국의 사례를 모방해 달러를 금과 은에 고정함으로써 신생 미국의 금 융 시스템을 구축했다. 신생 공화국을 세계 경제 선도국의 반열 에 올려놓은 역사적 호황에서 안정된 달러가 핵심적인 요인이 되었다. 19세기 후반에는 일본뿐만 아니라 여러 유럽 국가들이 영국과 미국을 따라 금 기반의 화폐를 채택했다. 고전적 금 본위 제의 시대에는 여러 측면에서 지금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사고, 팔고, 혁신하는 활동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반면에 지금의 정치권과 경제계는 약간의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는 '통화 팽창monetary expansion'이 경제를 자극하기 위해 필요하 다는 개념을 고수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태도로 인해 통화 가치가 계속 하락했다. 역사가 (그리고 이 책이 주는 교훈은 분명 하다. 돈의 가치를 무너트려서 부를 일군 국가는 하나도 없었다 는 사실이다.
- 그런데 인플레이션의 가장 파괴적인 효과는 사회적 신뢰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돈은 결국 상호 합의된 가치의 단위를 제공하여 낯선 사람들 간에 거래가 이루어지도록 발명한 것이 다. 달리 말하면, 돈은 신뢰를 촉진하는 수단이다. 또한 시장은 곧 사람이다. 그래서 돈이 더는 신뢰할 수 있는 가치의 단위가 아 닐 때, 거래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도 결국에 끊어진다.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는 국가들은 결국 심각한 수준 의 범죄와 부패, 사회 불안을 겪게 된다. 우리가 역사를 통해 지 켜봤듯이, 결말은 늘 권력자들과 독재자들에게 비극적인 상황으 로 돌아간다. 이런 일은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 서서히 침식하는 달러
브레턴우즈 금본위제가 막을 내린 뒤, 오늘날 우리에게 주어 진 것이 있다. 달러를 비롯한 모든 화폐가 불태환 화폐 flat money로 전환되어 변동환율제의 적용을 받는 국제 통화 질서가 구축된 일이다. 그래서 통화의 가치가 더는 고정되지 않으며 통화 거래자들의 갑작스러운 결정이나 중앙은행의 정책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
이 혼돈의 시스템이 자리 잡은 지 50년 남짓 되었다. 그렇지 만 이 시스템은 문제시된 적이 거의 없으며 오늘날 일반적인 기 준으로 여겨진다. 너무 어렸던 나머지 당시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통화 가치의 변동이 초래한 파괴적 결과들을 인식하지 못한다. 1970년대의 극심한 인플레이션, 이어서 1980년대 중반 시작된 점진적이고 낮았던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그 대표적인 사 례로 꼽을 수 있다. 공식적인 생계비 측정 지표인 소비자물가지 수Consumer Price Index, 이하 CPI를 바탕으로 미국 노동통계국이 전망 한 바에 따르면, 1970년부터 달러의 구매력이 86% 감소했다.
- 그런데도 비평가들은 특정한 비용(특히 건강 보험 비용)이 측 정되지 않은 지수를 지적하며 인플레이션의 영향력이 축소되었 다고 평가했다. 달러 가치의 하락세는 전통적인 통화 가치의 척 도인 금의 가격을 보면 더욱 극적으로 느껴진다. 1970년에만 해 도금 1온스의 가격이 35달러였다. 하지만 지금은 1,800달러 정 도를 줘야 금 1온스를 살 수 있다(달러 가치가 98% 하락했다는 의 미다).
석유도 인플레이션 측정 지표 중 하나다. 1960년대에 석유가 격은 배럴당 3달러였으며, 석유회사들은 좋은 수익을 올렸다. 2021년 중반 석유 가격은 배럴당 75달러였으며, 석유회사들은 간신히 버텼다(2019년, 많은 석유회사가 채무불이행 위험에 놓였다).
이 사실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1965년 당시 석유의 가치가 25배는 더 높았다는 것을 분명히 가리킨다. 적어도 최근 인플레 이션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자동차 생산업체들이 기름 잡아먹는 대형 고급 차량을 생산할 수 있을 정도로 석유 가격이 낮게 유지 되었다. 석유 가격의 상승은 달러의 가치가 60년간 하락한 사실 을 보여준다.
- 두 가지 지표가 더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코카콜라와 맥도날 드 빅맥이다. 1970년 당시 12온스짜리 코카콜라 1캔의 가격이 1센트였다. 빅맥 하나는 65센트에 불과했다. 그로부터 50년 후 햄버거의 가격은 80배 정도(약 4달러 95센트) 뛰었다. 자판기에서 1달러로 탄산음료를 살 수 있다면 운이 좋은 것이다. 분명한 사 실은 제품 자체의 변화는 없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왜 가격이 엄 청나게 올랐을까? 축소되는 달러에 그 이유가 있다.
- 화폐 착각은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왜곡된 가격을 계속 축소되는 달러(인플레이션의 결과) 로 이해하지 않고 현실 세계의 가치가 반영된 것으로 잘못 해석 하는 경향을 말한다. 그에 따라 우리는 사실과 다른데도 화폐의 가치가 안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화폐 착각에 쉽게 빠져드는 이유는 우리 모두에게 돈이 그 자체로 안정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달러 는 통화 시장 currency marker에서 하락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 만 일상생활에서 1달러짜리 지폐는 여전히 4쿼터 quarter나 10다임 dime 또는 20 니켈 nickel의 가치가 있다
- 돈이 풀려도 수요가 충분하면 인플레이션은 없다
수요가 충분히 있을 때, 시중에 풀리는 화폐의 양이 대폭 증가 한다. 1775년에서 1900년까지 미국의 본원 통화는 약 163배나 증가했다. 그래도 달러의 가치(금에 대비한 가치)는 거의 변동하 지 않았다. 그렇다. 돈의 양이 163배나 증가했으나, 달러의 가치 는 움직이지 않았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답은 거듭 말하지만 수요다. 1800년대에 미국은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겪었다. 호황을 누리던 경제에서는 돈에 대한 왕성한 욕구가 있었다. 미국의 초대 재무 장관인 알렉산더 해밀턴은 안정된 통화 기반의 금융 경제체제를 확립하여 신생 독립국인 미국을 위협한 전쟁 시기의 하이퍼인플 레이션을 소멸시켰다. 그렇게 한때 어려움을 겪었던 공화국은 투자 자본을 끌어들이는 매력적인 곳으로 바뀌었다. 19세기 말 미국은 세계를 주도하는 산업 강국이 되었다.
오늘날 미국 달러는 주요한 국제 통화로 자리매김했다. 현존 하는 전체 미국 달러 지폐 중 절반 이상이 미국 밖에서 유통되고 있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전 세계에서 달러가 자국 통화보다 더 믿을만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달러에 대한 수요가 있는 것이다.
- 통화가 폭발적으로 공급되어도 그 가치가 유지될 수 있듯이, 통화 공급이 증가하지 않는데 그 가치가 하락하기도 한다. 1933년 미국에서 바로 그런 일이 발생했다. 당시에 화폐를 무분 별하게 찍어내지 않았는데도 달러의 가치가 41%나 감소했다. 왜 그랬을까? 프랭클린 루스벨트 Franklin Roosevelt가 대공황에 대한 타개책으로 달러의 가치를 평가절하했던 것이 그 배경이다.
유사한 사례로 1990년대 말 '돈 찍어내기'로 인해 태국 밧과 러시아 루블의 몰락이 촉진되지는 않았다. 태국과 러시아 정부 는 통화 가치를 떨어트리려 애쓰지 않았다. 그 이유는 통화의 관리 부실('신뢰 상실' 또는 '자신감 상실'로 알려진 현상)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통화를 관리할 줄 아는 정부는 이미 현실로 다가온 재앙에서 신뢰가 흔들리지 않도록 만들 수 있다. 1990년대 후반 에 발생한 아시아 금융 위기 당시, 홍콩 달러가 다른 아시아 통화 들까지 끌어내리던 투기 세력의 압력에 굴복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했다. 그런데 그런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홍콩 정부가 홍콩 달러에 대한 공격에 적절히 대처했기 때문이다. 홍콩 정부는 미국 달러에 연동된 안정된 통화를 계속 유지했다.
- 신뢰의 위기는 1970년대 대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리처드 닉슨은 임기 초기에 완만한 인플레이션에 직면 했다. 하지만 그가 1971년 8월 달러와 금의 연동을 끊어버리고 나서 달러의 가치가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만능의 달 러 almighty dollar는 긴 시간 미국과 세계 경제의 근간이었다. 하지만 닉슨 쇼크는 그러한 달러의 가치가 세계 통화 시장에서 표류하 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만약 대통령이 TV에 출연해서 자신의 정책이 화폐를 늑대 떼 에게 던져주고 있는 꼴이라고 발표한다면, 대통령에 대한 신뢰 가 유지될 수 있을까? 이와 같은 신뢰의 상실은 금 가격이 급등 한 현상에 반영되었다. 1970년에서 1974년까지 금 1온스의 가치가 35달러에서 175달러까지 상승했다. 당시 경제전문가들이
이 현상에 충격을 받은 이유는 과도한 돈 찍어내기가 문제로 보 이진 않았기 때문이다. 본원 통화는 1971년 7%밖에 증가하지 않았다. 10년 전인 1960년대에 달러 기준 통화 공급은 51%나 증가한 바 있다. 그렇지만 잊지 말아야 한다. 통화 공급은 수요에 반응하 여 확대되며, 1960년대는 경제가 호황을 누린 시기였다. 그래서 달러의 가치가 근본적으로 변동하지 않았다.
1970년대에 본원 통화의 공급이 더 늘어났지만, 그 증가세는 달러 가치의 붕괴를 설명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 10년의 기간 동안 금 가격은 2,000% 이상 폭등했다. 게다가 구리, 밀, 석유 같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 다. 1973년에서 1974년까지 석유 가격이 4배나 폭등한 것이 욤 키푸르 Yom Kippur 전쟁 중에 이스라엘을 지원한 미국에 대한 아랍 국가들의 보복이라고 했으나, 잘못 짚은 것이다. 현실은 아랍 석 유 생산자들이 석유 가격을 인상하여 달러 약세에 대응한 것이 다. 그렇게 대 인플레이션(10년간의 성장둔화와 물가 상승)이 시작 되었다.
- 12개 지역의 연방준비은행으로 구성된 연방준비제도는 미국 은행들의 현금이나 지급준비금을 보관하는 곳이다. 중앙은행 이 시중에 화폐를 공급하고자 할 때 '공개 시장 조작 open market operations'이라는 정책을 시행한다. 투자 은행 등의 금융기관으로 부터 유가증권, 주로 국채(재무부 채권)를 매입하는 정책도 공개 시장조작에 포함된다. 해당 기관들은 국채 매매를 허가받은 국 고채 전문 딜러들이다. 연방준비제도는 채권을 매입하기 위해 보통 디지털 방식으로 '허공에서 돈을 찍어낸다. 그 과정에서 근 본적으로 두 가지 효과가 발생한다. 먼저, 연방준비제도가 대출 이 가능한 은행들에 돈을 공급함으로써 통화 공급이 증가한다. 그동안에 엉클 샘(채권 발행자, 미 연방정부를 의인화한 별칭-옮긴 이)은 재원을 확보한다.
- 연방준비제도가 긴축하거나 통화 공급을 줄일 때는 채권을 은행에 매각하는 등 앞의 절차를 반대로 밟는다. 즉, 은행들이 채권을 매입한다. 그러면 그 돈이 연방준비제도로 되돌아간다(그리 고 사라진다).
오늘날의 중앙은행들은 표면상으로는 독립된 기관이다. 그들 은 더 큰 정부를 위해 재원을 확대하려는 정치인들의 정치적 압 박에서 자유로운 운영을 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와 관련하여 저명한 경제학자 주디 셸턴 Judy Shelton이 <월스트 리트저널 Wall Street Journal>에서 이렇게 밝혔다. '국민들이 진 연방 부채의 25% 정도를 연방준비제도가 보유하고 있고 재무부가 이자를 지불해야 하니(또한 매주 재무부에 송금을 하는 연방준비제도 의 관행이 있으니) 통화 정책과 재정 정책이 융합된 게 분명하다.'
달리 말해, 워싱턴은 연방준비제도의 채권 매입과 화폐 발행 에서 금리가 제로인 '무이자 대출'로 이어지는 끊임없는 흐름에 의존한다. [게다가 사실상 채권에 대한 이자 지급액 전부(현재 연간 900억 달러가 넘는 금액)가 재무부로 다시 돌아간다.] 이렇게 연방준 비제도가 가능하게 만드는 대출로 극심한 인플레이션 사이클이 촉진되며, 이어서 정부의 규모가 확대되고 지출이 증가하고 부 채가 늘어난다. 결과적으로 이와 같은 무이자 대출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더 많은 화폐를 발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연방준비제 도에 대한 압박이 가중된다.
- 이 때문에 일부 사람들은 머지않아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약간만 올리면서 인위적으로 낮은 금리를 유지하려 들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상황이 그렇게 돌아가고 있고, 이는 단지 미국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른 나라의 정 부들도 저렴한 대출을 찾고 있으며, 갈수록 중앙은행이 금리 인 상을 억제하고 낮출 것을 기대한다. 소위 독립적인 중앙은행들 이 그에 따르고 있다. 그들은 정부 자금을 효율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채권을 매입하고 있다. 즉, 과도하게 많은 화폐를 발행하고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 인플레이션 없는 황금기
낮은 물가 상승률이 정말로 나쁘다면, 우리 역사에서 오늘날 대부분 잊힌 시기, 즉 19세기 고전적 금본위제 시대에 전례 없 는 경제 성장이 일어난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미국이 남북전쟁 중에 금본위제를 중단한 일을 비롯한 개별적 예외 사 례에 더해 19세기 후반기에 미국은 물가가 실제로 하락하는 시 기를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년의 호황을 누렸다.
알렉산더 해밀턴이 안정된 금 기반의 통화 체계를 수립한 사 실은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확실히 가치를 잃지 않는 화폐로 상 환받을 수 있음을 의미했다. 그 덕분에 대출과 투자가 촉진되었다. 미국은 해외 자금을 끌어들이는 매력적인 곳이 되었고, 달러는 성장을 누리는 신생 벤처로 흘러들어 생산성과 혁신이 강화 되었으며, 그 결과 물가가 하락했다. 1870년에서 1890년까지 철 강 생산 비용이 6분의 1로 감소했다. 전 세계 철강 생산량은 20배 높은 수치로 치솟았으며, 이렇게 저렴해진 철강이 성장하 는 도시에서 철도와 고층 건물의 자재로 널리 사용되었다. 1880년대에 미국은 연간 7,000마일(약 11,265km)에 이르는 철로 를 새로이 부설했다. 운송 비용은 급락했다.
더불어 철강은 850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1908년 출시된 포드 모델 T 같은 자동차의 재료로 대폭 투입되었다. 헨리 포드 Henry Ford가 조립 공정을 완성한 1925년 자동차 가격이 260달러 까지 떨어졌다. 1850년대에 주로 등불의 연료로 사용된 고래기름은 갤런당 약 1.75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다 1870년 대체 물질인 등유가 나오면서 고래기름의 가격은 갤런당 0.26달러로 떨어 졌다. 1911년에 등유 1갤런은 9.2센트에 이르렀다. 이런 유형의 디플레이션으로 인해 미국은 1913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 라가 되었다.
미국과 영국의 사례를 따라 유럽 국가들 대부분이 그리고 결 국 일본까지 자국의 통화를 금에 고정했다. 이전의 모든 세기에 창출된 부를 다 합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부가 1800년대에 창출되었다.
- 케인스의 주장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임금의 실제가치가 감소해 노동자 고용 비용이 줄어들어 고용이 촉진된다. 이 현상은 인플레이션 초기에 잠시 일어날 수도 있다. 그렇지만 통화가 평가 절하되어 임금이 인상되는 듯 보여도 한편으로 생 계비도 증가한다. 그에 따라 노동자들은 형편이 나빠지고, 결국 경제가 어려움에 빠진다.
화폐 전문가인 스티브 한케는 이렇게 말했다. "평가 절하로 인 해 그만큼 성장이 일어났다면, 당신은 아프리카가 호황을 누리 고 남미가 세계를 주도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원의원을 지냈 던론 폴Ron Paul은 이렇게 말했다. "정부나 중앙은행이 정말로 통 화를 늘려 부를 창출할 수 있다면, 왜 세계 어느 곳에나 가난이 존재하는가?"
- 인플레이션 불평등
인플레이션으로 슬며시 부과된 세금은 고정된 급여를 받는 직장인들, 예금자들, 연금을 받는 은퇴자들(법을 지키며 사는 사람 들)에게 형벌처럼 가해진다. 세금은 그들의 소득을 갉아먹을 뿐 아니라, 특히 그들에게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을 밀어올 린다. 스토니브룩 대학의 교수이자 사회과학자인 토드 피틴스키 Todd Pittinsky는 “물가는 대개 사치품보다는 기본 필수품과 관련해 서 더 상승하는데, 이는 경제학자들이 '인플레이션 불평등inflation inequality'이라고 부르는 현상이다."라고 지적했다. 
-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저소득층이 타격을 입는 한편, 전문지 식을 갖춘 개인들과 기업들, 특히 통화 가치가 변동되는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금융기업들이 뜻밖의 이익을 얻는다. 가난한 사 람은 더 가난해지고, 부자는 더 부유해지는 것이다. 저명한 경제 학자로 20여 권이 넘는 책을 펴낸 마크 스쿠젠Mark Skousen은 루트 비히 폰 미제스 Ludwig von Mises의 사상을 들어 가장 많은 혜택을 얻 는 사람들이 대개 연방준비제도가 창출한 돈을 가장 먼저 받는 다고 지적한다. 누가 이 범주에 속할까? 스쿠젠에 따르면, '대형 은행, 상업적 이해관계자들, 주식 투자자들, 월스트리트'가 그 수 혜자에 포함된다.
- 이 시대 최대 채무자는 미국 정부로, 2021년 초 전체 연방 부채가 약 29조 달러에 달했다. 인플레이션에 제로 금리의 무 이자 대출이 더해졌다는 것은 엉클 샘이 채권소유자들에게 지급 하는 수십억 달러를 절감한다는 의미다. 이렇게 비용을 절감함 으로써 정부는 이미 비대해진 관료제 및 고삐 풀린 복지 정책 계 획에 투자를 늘릴 수 있게 된다.
정책을 확대한다는 것은 비용이 늘어나고 결국 대출이 늘어 나 화폐를 더 많이 발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것이 악순환하는 인플레이션 사이클이다. 이와 관련하여 존스 홉킨스 대학의 정 치학자 조셉 조프Josef Joffe가 다음과 같은 의견을 밝혔다. "인플레 이션은 공공 부채를 서서히 녹이고 수문을 계속 열어두는 최상 의 방법이다. 불리한 점은 무엇일까? 평가 절하된 달러로 인해 대중이 더 가난해져서 정부에 더 의존하게 된다는 것이다."
- 부족하지 않았던 '에너지 부족 현상'
1970년대 연료 위기는 화폐 착각의 파괴적 영향력을 보여주 는 교과서 같은 사례다. 닉슨 쇼크 이후 미국 달러가 평가절하되 었고, 그 때문에 전통적으로 통화의 평가 절하를 제일 먼저 인식 하는 원자재 시장의 품목들 가격이 일시에 올라갔다.
배럴당 3달러 정도를 오랫동안 유지했던 석유 가격은 1973년 부터 1975년까지 배럴당 12달러로 급등했다. 이로 인해 에너지 가 고갈되고 있다는 우려가 세계에 확산하였다. 공포감은 거의 공황에 가까웠다. <뉴스위크 NewsHeek>가 표지 기사로 '미국이 다 고갈되고 있다'라고 보도했을 정도다.
- 에너지 위기로 인해 사람들이 주유소 가스 펌프 앞에서 끝없 이 줄을 서게 된 것이 아랍의 석유 금수 조치 때문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졌다. 그러나 그 현상은 화폐 착각에 불과했다. 경제학자 브라이언 도미트로빅은 가정된 부족 현상이 석유 위기가 아니라 통화의 위기였다고 설명한다. 달리 말해, 그것은 달러의 평가 절 하에 따른 직접적 결과였다.
도미트로빅은 미국이 금본위제를 폐지하고 나서 며칠 후 중 동의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사무총장이 보내온 서신을 언급했 다. 외환 시장에서 유동적인 달러의 가치가 하락한다면 'OPEC 회원국들이 그에 맞춰 원유 공시가격을 조정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그는 경고했다. 도미트로빅의 주장에 따르면, 미국이 닉슨 쇼크 이후 건전하 고 안정적인 달러를 회복시켰다면 연료 위기를 겪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휘발유 1갤런의 가격이 50센트를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다.
- 정부 규제 확대는 곧 자유의 축소
인플레이션이 닥치면 머지않아 정부의 통제가 확대된다. 이는 지극히 일반적인 흐름인데, 먼저 중앙은행이 통화의 가치를 평 가 절하하면 물가가 치솟는다. 이어서 정부는 지출을 감소시켜 인플레이션을 완화할 방법을 모색한다. 정부는 또한 물가 통제, 자본 통제, 세율 인상 등의 조치로 인플레이션에 대처한다. 시간 이 흐를수록 정부의 규모는 더 커지며 대개 통제를 강화한다. 사 람들은 자유를 잃고, 상황은 점점 심각해진다.
고대 로마에서 디오클레티아누스Diocletian 황제는 절정에 달한 인플레이션을 막고자 900개의 상품과 130개 등급의 노동, 다수의 화물 운임까지 거의 모든 품목에 대한 가격 통제를 시행했다. 황제의 칙령을 어긴 사람들은 사형에 처해졌다.
1970년대 리처드 닉슨은 임금과 가격을 통제함으로써 인플레 이션에 대응했다. 지금의 미국은 과거의 인플레이션과 함께 그 처럼 통제되는 상황을 아직 겪지 못했다. 그럼에도 연방준비제 도의 통화 공급 확장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유발될 때, 어느 때 보다 사기업 및 시민들의 삶에 통제가 강화되는 것은 물론 정부 관료제의 규모가 더 커지고 비대해진다.
- 금융 위기의 여파로 연방준비제도가 실시한 대규모의 통화자극(양적 완화를 통한 통화 공급 확대)은 부자들과 경제 상위 1% 에 항의하는 '월가를 점거하라 Occupy Wall Street' 시위를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다양한 형태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작고한 불가리아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로 독일의 통화 붕 괴에 뒤따른 사회적 불안감에 관해 글을 쓴 엘리아스 카네티 Elias Ganetti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특징적 반응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자신들의 부가 평가 절하되어 굴욕감에 빠진 군중은 타인을 평 가 절하하는 방법으로 앙갚음을 한다. 카네티는 이렇게 표현했 다. "돈의 가치가 인플레이션 기간 동안 점차 떨어졌듯이, 무언가 를 가치가 점점 떨어지도록 취급해야 한다."
-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사망하기 바로 직전 인터뷰에서 솔직 한 의견을 내놓았던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 폴 볼커 Paul Volcker 는 2%의 인플레이션을 목표로 한 통화 정책의 위험을 경고했다. "일단 2%를 목표로 시작하면 사람들이 자, 어쩌면 3%까지 가게 해서 경제에 좀 더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라고 말하는 것을 듣게 된다. 글쎄, 그게 통하지 않으면, 우리는 4%까 지 가게 될 것이다." 이런 이유로 그는 "인플레이션은 한번 시작 되면 스스로를 키운다."라고 말했다.
- 볼커의 예측은 2021년 말 적중했다. 인플레이션은 6%를 넘어 갔다. 미국은 바이마르 독일도 아니고 아르헨티나나 베네수엘라 와 사정이 같지도 않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낮은 수준의 인플레 이션이 지속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그로 인해 달러의 구매력이 38%나 침식된 것은 물론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주택 거품이 세계 금융 위기로 붕괴했다. 게다가 대공황 이래 최악의 침체가 이어졌으며 수십 년간 보지 못했던 폭력적인 사회 불안 이야기되었다.
- 긴축 정책은 무엇이 문제일까?
다른 모든 정책으로 효과를 못 보듯이, 경기 침체를 유발하여 물가를 억제하는 취지의 긴축 정책은 핵심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이다. 인플레이션은 근본적으로 과도한 소비로 인해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IMF가 아시아와 러시아에 개 입한 사례에서 확인했듯이, 엄격한 긴축 조치는 경기 침체를 유 발하는 데에는 효과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보 통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하며 대개 위기를 증폭시킨다. 세금이 오르면 경제 활동이 위축되며, 초고금리로는 투자자들을 끌어들 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자율이 아무리 높아도 신뢰할 수 없는 통화를 선호하게 만들지는 못한다. 그러기는커녕 무역이 침체된다. 돈에 대한 수요가 바닥을 치고 공급 과잉이 영구화된다. 인플레이션이 계속 맹위를 떨친다.
- 만약 연방준비제도가 어느 날 갑자기, 하룻밤 사이에 연방기 금금리 Fed funds rate를 25%로 올리겠다고 발표하면 무슨 일이 일어 날지 상상해 보자. 아무도 대출받을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다. 투 자도 갑자기 멈춘다. 주식 시장에서는 순식간에 대참사가 벌어 진다. 거의 확실히 달러 가치가 하락할 것이다.
그렇다. 긴축 정책은 침체를 유발한다. 이 전략은 질병을 치료 하기 위해 피를 뽑아내던 옛날의 의료행위와 얼핏 비슷하다. 즉, 병은 '치유되지만, 환자는 죽는다.
- 어떻게 해야 인플레이션을 끝낼까? 다행인 점은 국가가 세금 을 인상하거나 초고금리를 설정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다. 지긋지긋한 경기 침체를 유발할 필요도 없다(혹은 어업을 제한할 필 요도 없다). 인플레이션을 잡는 방법은 매우 단순하다. 통화의 가 치를 안정시키면 그만이다.
어떻게 이를 실현할까? 첫 단계로, 통화 가치가 하락하기 시작할 때 정부가 통화 지원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 언해야 한다. 즉, 통화의 가치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드러내야 한다. 그렇게 하는 방법도 매우 간단한데, 본원 통화를 축소 하는 것이다(수요에 비해 공급이 과잉될 때 통화가 가치를 잃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중앙은행이 위기에 대응한다는 사실을 사람 들이 인식할 때, 통화에 대한 수요와 그로 인한 통화의 가치가 즉 시 증가할 것이다. 투자자들은 건전한 돈에서 수익이 발생하는 전망에 안도하게 되어 신뢰가 상승한다. 통화가 반등하고, 경제 가 회복된다. 중앙은행은 곧 통화 공급을 확대하여 급증하는 통 화 수요를 충족함으로써 통화 가치가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본원통화의 공급을 줄이는 2가지 기본적인 방법이 있다. 첫번째 방법은 정부가 외환 시장에서 자국 통화를 매수하는 식으로 개입하는 방법이다. 이런 전략이 대체로 실패한다고 앞서 말 하지 않았는가? 국가가 전략을 적절한 방법으로 수행하지 않는 게 실패의 이유다. 거래로 인해 통화 공급에 순감소가 일어난다 면,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전략은 효과가 있을 것이다. 중앙은행 은 획득한 통화를 자국 내 경제에 재투자하는 너무도 흔한 실수, 불태화 과정을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외환 거래에 사용되는 모 든 달러나 유로에 대해서는 동일한 양만큼 통화 공급이 줄어들 어야 한다. 두 번째 방법은 자산, 일반적으로 국채를 자국 통화와 교환하여 판매하는 것이다(다른 말로 공개 시장 조작이라고 한다). 그러면 통화를 지불받게 되고, 그에 따라 통화 공급이 줄어든다. 아래에서 확인하겠지만, 건전한 통화로 되돌아가는 마지막 방법은 시장 지향 정책 pro-market policies을 수립하는 것이다. 돈에 대 한 욕구와 함께 팽창하는 경제는 대개 통화 수요의 증가를 의미 한다. 이런 경향으로 통화 가치가 부양된다. 그렇게 되면 중앙은 행이 불안정한 경제를 '이지 머니'로 자극해야 한다는 압박이 줄어든다.
- 러시아: 예상 밖의 성공 신화
1990년대 말 러시아에 재앙을 부른 IMF의 프로그램은 푸틴 이 집권하는 계기가 되었다. 푸틴은 러시아를 물물교환 경제로 추락시킨 지독한 하이퍼인플레이션을 끝내겠다는 약속과 함께 정권을 시작했다. 푸틴이 제시한 7% 성장률이라는 낙관적인 비 전은 지난 20년을 혼란으로 보낸 국가에서 쉽게 받아들여졌다. 푸틴은 1999년 8월 총리로 임명된 직후 거의 즉시 약속을 지 켰다. 많은 종류의 세금이 감면되거나 폐지되었다. 2000년에 그 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세율로 13%의 평소득세를 적용했다. 균일세는 인플레이션을 방어하는 수단으로서 추가적인 이점이 있었다. 당시에는 과세 등급이 없었기 때문에 브래킷 크리프도 일어나지 않았다. 기업들이 호황에 대비하면서 루블화에 대한 수요도 자연히 늘어났다. 그에 따라 루블화의 대 달러 환율이 달 러당 29 루블 정도로 안정되었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러시아 경제는 2000년 10% 성장을 기록했다. 그 해는 1960년대 이후 처음으로 고성장을 한 해였다. 13%의 단일세율 과세 제도를 새로이 도입한 덕분에 소득세 수 입이 1년간 46%나 증가했다. 세금을 회피할 이유가 더는 존재하 지 않았다. 부과금이 줄어들고 통화가 안정되면서 1950년대 독 일의 경제 기적을 보듯 러시아가 부활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처럼 놀라운 경제적 확장도 2008년 세계 금융 위기로 인해 중 단되었다. 그에 뒤따른 경기 침체로 세금이 급격히 증가했고 루블화가 폭락했다. 이에 러시아 중앙은행이 30%가 넘는 초고금 리 긴축 조치로 대응했다. 그러나 상황은 예상대로 흘러갔다. 중 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가라앉히지 못한 것이다. 이 책의 공동 저자인 네이선 루이스는 러시아의 온라인 신문 '프라우다'에 기 고한 글에서 중앙은행이 본원통화를 줄이기 위해 '태화 외환시 장 개입으로 루블화를 안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 처방은 2009년 2월에 수용되어 즉각적인 성공으로 이어졌다. 루블화의 가치는 급등했다. 금리는 몇 달 후 10% 미만으로 확 떨어졌다. 러시아의 위기는 끝을 맺었다.
- 인플레이션을 없애는 완벽한 방법
두말할 것도 없이 달러를 안정시키는 최고의 방법은 대부분 역사에서 효과가 있었던 체제, 미국 경제의 번영을 이끈 토대가 되었던 금본위제로 복귀하는 것이다.
금본위제 체제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 여러 면에서 오늘날에도 아직 재현되지 않은 역사적인 부의 창 출 시대, 19세기 후반 금본위제 시대에 인플레이션이 전혀 발생 하지 않았던 것을 보라.
그런데 인플레이션이 없다고 반드시 물가 변동이 사라진다는 뜻은 아니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가격은 공급과 수요, 생산성이 변화함에 따라 계속 되풀이하여 오르고 내린다. 그런데도 금에 고정된 달러로 인해 모든 수준의 인플레이션에서 발생하는 '가 격 왜곡'이 사라진다. 그로 인해 가격에 실제 시장 가치가 반영된 다. 달리 말해, 금으로 인해 화폐가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가치 의 척도이자 거래 촉진 수단으로써 그 기능을 다하게 된 것이다. 시장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이 실질적인 거래 도구를 가지게 되었 으며 상업이 번성했다.
- 금본위제 체제에서 인플레이션만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71년 이래 명목 화폐 시대에 심각한 금융 위기의 발생 빈도가 급격히 늘어났다. 그런데 안정된 통화 가 원인이 되어 경제 위기가 일어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건전한 통화와 경제 번영 사이의 연관성은 재차 확인됐다. 이 는 역사적인 부의 창출 시대인 19세기뿐만 아니라 근면했던 전 후 1950년대와 1960년대, 세계가 브레턴우즈 체제에 있었던 시 기가 대표적 사례다. 이와 관련하여 경제학자 주디 셸턴의 말에 서 다음 대목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는 최대의 동반 성장을 했어 요.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희생으로 존재 한 게 아니에요. 성장은 동반되었어요. 모든 사람이 올라가고 있 었어요. (...) 전 세계가 이런 환상적인 경제적 성과 지표를 가졌 어요. 환상적인 성장, 생산적인 성장, 동반 성장이 있었던 시대, 그리고 세계가 고정 환율 제도를 가졌던 시대, 이 두 시대가 완벽 히 맞아떨어진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모른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에요."
- 인플레이션은 두 유형이 있다. 하나는 시장 상황에 대한 반응으로 보통 일시적으로 발생한다. 다른 하나는 정부나 중앙은행이 통화를 변질 시킬 때 발생해서 훨씬 더 위험하다.
정부의 관리 부실(예를 들어,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중단)로 인 한 비화폐적 인플레이션은 고통을 수반한다. 그래도 그 효과는 일반적으로 특정한 경제 부문에 한정된다. 예를 들어 공급망 문 제가 해결되면 자연스레 가격 변동성이 완화된다. 반면에 정부 와 중앙은행이 통화 가치를 변질시킬 때 화폐적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며, 그 피해는 매우 광범위하게 퍼진다. 이 두 번째 유형의 인플레이션은 부를 잠식하고 시장을 왜곡하며 사회적 행동의 질을 저하시킨다. 2% 수준의 인플레이션이든 매우 높은 수준의 인 플레이션이든 마찬가지다. 화폐적 인플레이션은 로마의 몰락부 터 2006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의 붕괴까지 '인간이 초래한' 재앙으로 수세기 동안 경제와 사회가 파괴되는 결과로 이어졌 다. 경제전문가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화폐 착각(자국의 통화가 안 정적이라고 생각하는 자연적 경향)으로 인해 두 유형의 인플레이션을 혼동하니 안타까운 일이다.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은 실질적 인 수요와 공급의 변화를 암시하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실제로 는 연방준비제도가 너무 많이 발행한 '이지 머니'로 인해 왜곡이 일어난 것이다. 이런 착각이 원인이 되어 낮은 수준의 화폐적 인 플레이션이라도 부자연스러운 활동을 초래하고 인위적으로 시 장을 과열시킨다. 결국에 가서 소위 '거품'이 붕괴한다.
- 물가 상승은 화폐적 인플레이션의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다.
멕시코에서 휴가를 보낸다고 상상해 보자. 마지막으로 멕시코를 방문했던 날 이후 가격이 급등한 기념품은 그 가치가 갑자기 높아진 게 아니다. 30년 전 1달러당 3페소였던 환율이 지금 1달 러당 20페소가 된 것이 그 이유다. 문제의 원인은 페소 가치의 하락이었다. 마찬가지로 내재가치가 변하지 않는 금에 비교해 달러의 가치가 하락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인플레이션 대 책이 대부분 실패로 돌아가는 이유는 화폐의 가치가 하락한 실제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 인위적으로 물가를 통제하려는 실수를 저지르기 때문이다.
- 미국을 비롯한 어느 나라도 번영으로 가는 길을 부풀릴 수 없다.
돌아가는 길은 없다. 의도적으로 '약간의 인플레이션'을 유발 하는 중앙은행의 정책으로는 부를 창출할 수 없다. 폭발적인 활 동이 생길 수 있겠지만 그것은 인위적으로 형성된 것으로 결국 가라앉는다. 인플레이션으로 왜곡된 물가는 부를 파괴하고 시장을 변질시킨다. 투자는 성장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벤처가 아니라 부를 유지하고 세금을 회피하는 쪽으로 엉뚱하게 진행된다. 경기는 둔화한다. 장기적으로는 일자리가 줄어들고 부가 잠식된다. 달러가 금에 고정되었던 1950년대와 1960년대의 성장률을 재현한다면, 1인당 소득이 72% 높아질 것이다. 그에 따라 지급받는 달러의 소비력은 과거보다 더 높아질 것이다. 경제는 50% 이상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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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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