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미래보고서 2020

IT 2020. 1. 10. 12:37

- 휴대폰 제조사들은 오랜 기간에 걸쳐 보다 높은 화소 수의 카메라 렌즈를 도입하는 경쟁을 벌여왔는데, 이제는 이를 넘어 여러 기능에 특화된 눈 자체의 수를 늘리는 경쟁을 하고 있음. 표준렌즈와 광각, 망원, 심도 파악 등의 역할을 하는 렌즈들을 도입하면서 듀얼렌즈 시대를 거쳐 트리플 렌즈 시대에 진입했으며, 이제 네 개의 렌즈를 적용하는 쿼드러플 렌즈의 시대에 도달. 최근에는 ToF 센서가 주목받고 있다. 이것은 적외선 등의 빛이 물체에 닿았다가 반사되어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함으로써 피사체와의 거리를 측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3D 이미지를 구성할 수 있게 한다. ToF 센서는 스마트폰 이용자의 얼굴을 닮은 이모지를 만들거나 얼굴인식을 통한 인증기능에도 적용되는 등 활용범위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 이 외에 주목해야 할 기술은 바로 광학 줌 기술. 카메라 렌즈를 움직여 피사체를 확대하거나 축소하는 이 기술은 소프트웨어를 통해 화면을 확대하는 디지털 줌 방식에 비해 이미지의 화질이 저하되지 않는다는 장점. 다만 스마트폰의 두께가 고배율의 광학 줌 기술을 도입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했었는데, 이제 그 부분도 극복되고 있다. 중국의 오포는 18년 2월 MWC 행사에서 무려 10배의 광학 줌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폰을 공개하고 곧 상용화 오포의 기술은 빛의 진행방향을 90도 꺾어주는 프리즘 기술을 이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 기술은 오포와 이스라엘의 코어포토닉스가 공동개발했는데, 삼성전자는 19년 초 코어포토닉스를 1.5억불에 인수. 이는 빠르면 2020년 등장할 갤럭시 S11부터 고배율의 광학줌 기능이 도입된다는 것을 의미. 업계에서는 내년이면 광학줌(10배)과 디지털 줌(10배)을 조합해 100배 줌이 가능한 스마트폰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구글이 개발해 판매하고 있는 픽셀 스마트폰은 저조도, 즉 어두운 환경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매우 뛰어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나이트 사이트 기능으로 유명. 구글의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기능으로서 스마트폰에서 좋은 이미지를 얻는 방법이 반드시 하드웨어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 게임은 모든 플랫폼에 걸친 영원한 킬러앱으로서, 모바일 게임은 이제 전체 게임 영역 중에서 가장 큰 규모를 형성하고 있음. 시장조사 업체 뉴주에 따르면 19년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 게임시장 규모는 549억불 수준으로 콘솔이나 PC 게임보다 더 큰 규모를 보이고 있음. 이후에도 지속적 성장을 거듭해 2021년이 되면 전체 게임시장의 4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됨. 이처럼 모바일 게임은 향후에도 시장규모가 더욱 커질 전망이며, 이미 간단히 즐기는 캐주얼 게임뿐 아니라 PC나 콘솔게임과 같은 화려한 그래픽과 게임성을 제공하는 MMORPG가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음. 그러나 스마트폰에서 고품질의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것과 관련된 게이머들의 불만사항이 있음. 한정된 배터리 용량으로 인해 오랜 시간 게임을 즐길 수 없으며, 스마트폰이 뜨거워져서 게임을 하는 데 지장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헤비 게이머들을 겨냥한 게미밍폰이 수년전 부터 각광을 받기 시작. 게이밍폰은 대용량 배터리와 단말기의 온도를 낮추어주는 여러 방식의 쿨링 시스템, 고성능 프로세서와 램,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그리고 게임 조작성을 높일 수 있는 여러 전용버튼을 갖추고 있으며, 게이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디자인을 도입한 것이 특징. 또한 게임을 할 때 팝업 메시지를 차단하는 기능과 특정 게임에 최적화된 플레이 모드 등의 편의 기능이 제공되며, 전용 컨트롤러나 도킹스테이션 등의 액세서리도 제공됨. 대만 에이숫의 ROG폰, 미국 레이저의 레이저폰, 샤오미의 블랙샤크, 화웨이의 아너플레이 등이 대표적인 게이밍폰으로서 17년말부터 본격적으로 등장. 19년 들어 샤오미가 블랙 샤크를 별도의 서브 브랜드로 분리하고, 비보 역시 아이큐라는 게이밍폰 전문 서브 브랜드를 만들 정도로 이 시장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또한 2010년부터 2세대 게이밍폰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특히 퀄컴이 직접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19년 중반에 게임관련 성증을 한층 더 발전시킨 스냅드래곤855+ 프로세스를 발표한 것이다. 이 프로세서는 발표 직후 에이수스의 게이밍폰 ROG폰2에 처음 적용됨. 이 외에도 누비아 등의 도입 발표가 이어지고 있어 향후 등장할 최신 게이밍폰들의 상당수가 해당 프로세서를 도입할 예정임
- 이제 막 개화되기 시작한 5G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ODM방식이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음. 중국 차이나모바일이 19년 8월말 파이어니어X1ㅇ라는 자체 브랜드의 5G 스마트폰을 출시. 해당 단말기는 스냅드래곤855 칩셋가 풀 HD 6.47인치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듀얼 스피커를 탑재했으며, 판매가는 4988위안이다. 차이나 모바일이 해당 단말기을 처음부터 직접 개발하지 않았음은 당연함. 즉, 아직은 공개되지 않은 ODM업체를 적극 활용해서 자사가 추지하는 5G 관련 서비스들을 선탑재 하고 이를 통해 가입자를 확대하고 서비스를 활성화하려는 것. 차이나모바일은 18년 12월에도 뒷면에 차이나모바이르이 로고가 있는 스마트 허브라는 가정용 5G 단말기를 공개. 이 제품은 HTC가 제작한 단말기와 동일한 외형임. 차이나 모바일은 스마트허브와 동일한 방식으로 5G 스마트폰의 개발과 유통도 추진한 것. 아직은 태동기로 볼 수 있는 5G 시장에서 이통사의 자체 브랜드 제품이 등장한다는 것은 5G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ODM방식이 예상보다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음을 말해줌. 차이나모바일이 5G 스마트폰을 제작하는 전문 제작업체에서 자사의 상표를 부착한 제품을 공급받아 판매하는 것처럼 또 다른 자금력있는 회사가 해당 제조사를 통해 자신의 상표로 5G 스마트폰을 출시할 수 있는 것이다. 즉, 더 많은 업체들이 5G 단말기 경쟁에 초기부터 뛰어들 수 있으며 가격경쟁이 그만큼 더 빠르게 시작될 수 있다. 사실 이런 상황은 이미 18년부터 예고된 것. 퀄컴은 18년 1월 5G 단말기 개발의 지원 및 관련기술 공동개발을 위해 중국 제조사들과 협력해 5G 파이어니어 이니셔티브를 설립했는데, 여기에는 중국 최대의 ODM 업체 중 하나인 윙텍이 참여사로 이름을 올림. 즉, 윙텍이 5G 스마트폰의 레퍼런스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요청하는 여러 업체들의 브랜드로 공급하는 날이 예상보다 빨리 올 수도 있다는 의미
- 5G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 5G의 데이터 전달속ㄷ는 기존 LTE 대비 20배 이상 빨라졌고, 서비스의 반응시간도 1000분의 1초 수준이며, 반경 1킬로이내의 5G 통신기기를 최대 100만대까지 연결 가능. 5G 의 주파수는 용도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영역으로 분류 가능. 먼저 광역 커버리지용으로 활용이 가능한 1기가헤르츠 이하의 저대역과 도심 커버리지용인 1-6기가 헤르츠의 중대역을 아우르는 서브 6-기가헤르츠와 다른 하나는 대용량 전송을 위한 초고대역 28기가헤르츠 안팎의 밀리미터파로 나뉨. 이는 기존 LTE의 850메가헤르츠~26기가헤르츠 대역보다 대폭 상승된 수준. 주파수가 높아지면 대역폭이 높아서 고속으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반면, 파장이 짧아 신호가 전달되는 거리도 짧으며, 회절각도가 작아 건물이나 벽을 투과하지 못해 음영지역이 많이 발생함. 즉, 5G 주파수에서는 전송데이터 용량을 대폭 상승시킬 수 있지만, 커버리지가 좁아 반드시 충분한 인프라 구축이 수반되어야 함. 또한 5G 규격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기술은 매시브 마이모(Massive Multi input multi output, 대용량 다중 입출력)다. 매시브 마이모 기지국은 32개이상의 안테나를 여러배열로 연결해 다중 입출력이 가능하도록 구성됨. 그리고 빔 포밍 기술을 활용해 많은 수의 안테나 전파를 특정 방향으로 집중시킴. 이를 통해 불필요한 방향으로 방사되는 전파 신호를 최소화함으로써 통신용량이 증가하고 에너지 효율도 개선됨. 또한 통신 상태가 불량한 통화자에게 다시 전파를 집중함으로써 통화 커버리지도 일부 개선할 수 있다. 그런데 현재 상용화 되고 있는 5G 로는 당장 초고속과 초저지연, 초연결의 특징들을 체감하기 어려움. 가장 큰 이유는 국제 이동통신 표준화 기구인 3GPP가 아직 완전하게 5G 표준 기준을 정립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용화가 시작되었기 때문. 실제로 2011년 7월 LTE가 국내에서 처음 시작되었을 때도 3G 대비 요금은 비쌌지만 서비스 품질이 좋지 않았따. LTE 표준기술들이 진보하고 동시에 네트워크망이 확충되면서 점차적으로 서비스의 질이 향상되었다. 또한 여러 기술적 이유로 현재의 5G는 28기가 헤르츠 대역이 아닌 3.5기가 헤르츠 대역에서만 서비스 되고 있다. 국내 통신사들은 2019년 연말까지 28기가 헤르츠 대역의 5G를 제공할 수 있는 네트워크 인프라 개발을 완료하고 2020년 초에 상용화를 시작할 계획. 이에 따라 국내 5G 가입자들도 2020년부터는 더욱 향상된 초고속 5G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SK텔레콤이 통화 품질에서 우수하다는 평을 받을 수 있었던 중요 이유는 800메가 헤르츠의 황금주파수 대역 덕분. 당시 한국통신프리텔과 LG텔레콤은 1.7기가 헤르츠의 주파수를 사용했는데, 주파수 특성으로 볼 때 800메가 헤르츠 황금 주파수가 더 넓은 영역을 구석구석 커버한다. 해외에서도 800메가 헤르츠는 반독점법이 적용될 정도로 귀한 주파수로 대접을 받음. 한석규가 걸었던 대나무숲에서도, 빌딩의 지하실이나 엘리베이터에서도, 언제 어디서든 끊임없는 통신망을 구현하기에 가장 적합. 그러나 통신망에 고용량의 데이터를 함께 쓰는 현재의 통신망에서는 이런 양태가 바뀌기 시작. 현재의 의 5G 이동통신에서는 더 많은 데이터를 담아내기 위해 3.5기가와 28기가 주파수 대역이 대폭 상승됨. 덕분에 최고 20기가비피에스의 초고속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게 되었지만 데이터 도달거리는 더욱 짧아지고, 음영지역은늘어나게 되었다. 기존 LTE 수준의 충분한 커버리지를 유지하기 위해서 5G의 기지국은 LTE 기지국보다 더욱 높은 밀도로 구성되어야 한다. 이 점은 5G 네트워크 장비업체에 중요한 호재다
- 대시버튼이 전송하는 데이터량은 수바이트 수준으로 매우 작은 대신, AAA 건전지 하나로도 1000회 이상 사용가능. 만일 대시버튼을 LTE나 5G로 구성했다면 단가도 매우 비싸고 수십 번도 채 쓰지 못하고 건전지를 교체해야 했을 것임. 5G는 넓은 영역을 이동하면서도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 자율주행차, 비디오 촬영 드론 등에 적합. 하지만 고정된 위치에서 데이터를 전송하거나 전송 데이터양이 적은 스마트팩토리나 스마트홈에 활용되는 디바이스, 웨어러블 기기, 비콘과 같은 기기들은 모두 와이파이, 블루투스 같은 기타 무선통신 방식들을 활용하는 것이 제작비용 및 스펙 측면에서 효율적임. 또한 5G는 통신사업자의 네트워크 통신망을 사용하므로 데이터 사용량에 따른 과금이 발생하지만, 나머지 통신방식들은 통신망을 거칠 필요 없이 기기간 통신을 하기 때문에 요금 부분에서도 자유로움. 예를 들어 4K 화질의 VR 콘텐츠를 1시간 동안 플레이 하기 위해서는 총 7기가바이트의 통신 데이터가 필요한데, 많은 이용자는 5G 고용량 요금제를 이용하는 것보다 홈와이파이로 무료로 플레이하기를 선호할 것이다.
- 본래 IEEE 802.11ax라 명명되었던 와이파이6는 와이파이 진영에서 가장 최근에 발표된 규격이다. 와이파이 6는 대역폭 요구사항이 다른 여러 클라이언트들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OFDMA(orthogonal frequency division multiplex access) 기능과 제각기 하나 이상의 안테나를 갖춘 사용자들이 서로 통신하도록 하는 멀티 유저 마이모 기능을 제공함. 이를 통해 다중접속 환경에서도 서로 간의 연결경합을 최소화하면서 여러 명의 유저가 초고속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설계됨. 예를 들어 최대 여덟명의 인원이 한 공간에서 동시에 고용량 4K 화질의 VR 콘텐츠를 끊김이나 지연 없이 플레이할 수 있으며 카페, 지하철, 공항과 같이 와이파이 이용자수가 많은 공간에서도 속도 저하 없는 쾌적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음. 와이파이 6는 건전지만으로 장시간 저전력으로 동작하는 제품 안에 구성될 때 혹은 홈인터넷과 다이렉트로 연결하거나 고용량 영상이나 음악을 스티리밍으로 전송하는 기기에 가장 적합. 일례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와이파이 오디오가 기존의 블루투스 오디오 시장을 빠르게 교체하고 있다. 와이파이의 높은 대역폭을 활용해 원음에 가까운 음악을 출력할 수 있으며, 홈 인터넷과 다이렉트로 연결되어 유저의 음성명령어를 바로 홈인터넷으로 보내 날씨 정보를 알아보거나 쇼핑카트에 물건을 넣어두는 것도 가능. 또한 여러대의 와이파이 오디오가 서로 간의 와이파이 연결거리를 확장하면서 여러 방에 설치되어 있는 오디오들을 하나의 컨트롤러로 조종하는 것도 가능함
- 우리가 흔히 웨어러블 기기나 자동차 핸즈프리를 이용할 때 사용하는 블루투스도 블루투스5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진화. 블루투스가 지향하는 바는 단순히 스마트폰과 주변기기를 연결하는 역할을 넘어 가정, 산업 전반의 사물인터넷에 폭넓게 사용되는 것이다. 블루투스5는 기존 규격보다 네 배 길어진 전송거리, 여덟배 늘어난 데이터 통신속도, 그리고 메시 연결의 특징을 지님. 이제는 비교적 용량이 작은 동영상이나 고품질 오디오 데이터도 블루투스로 전송할 수 있게 되었으며, 1대1 페어링인 아닌 여러 대의 블루투스를 마치 그물망처럼 다중으로 연결하는 것도 가능해짐. 블루투스5 칩셋을 개발하고 공급하는 텍사스 인스트루먼츠사에서는 자사 블루투스5 제품이 1.61킬로미터 거리에서 동작하는 영상을 공개했음. 어재서 이렇게 긴 거리의 블루투스가 필요할까? 이 정도 거리면 3층 높이 단독주택에서도 모든 사물인터넷 기기를 최대한 음영지역 없이 연결할 수 있으며, 1000평 이상의 개방된 큰 작업장이나 마트에서도 충분히 가격표시기, 전자쿠폰, 감시장치, 전동 카트 등을 연결할 수 있기 때문. 블루투스가 산업용 사물인터넷에 사용되는 대표적 사례로 ESL(electronic shelf label)을 꼽는다. ESL이란 매장 각 선반에 있는 종이 가격표를 대체해 설치하는 전자가격표시기로서 중앙 서버와 연동해 오프라인 매장의 제품가를 실시간으로 다운로드하고 화면에 표시하는 기기임. 보통 ESL은 한 개의 건전지로 1-2년간 동작해야 하므로 저전력 기능이 매우 중요한데, 블루투스 5는 기존방식의 저전력기능을 유지하면서도 연결거리와 데이터양을 대폭 향상했다. 초연결 시대에 많은 사물이 인터넷과 연결되기 시작하면서 무선 연결방식이나 시나리오도 다양화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대시버튼, 와이파이오디오, ESL은 제품마다 데이터양, 연결 디바이스수, 연결거리, 보안수준, 지연속도, 저전력에 대해 요구되는 스펙이 모두 다르다. 5G, 와이파이, 블루투스와 같은 여러 무선 연결방식이 서로 다른 방식의 진화를 지향하고 있는 이유다.
- 자급제 시장이 확장될수록 제조사는 직접 단말기 유통에 관여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됨. 기존에는 통신사가 제조사로부터 대량으로 단말기를 구매해서 유통했기 때문에, 제조사는 단말기를 생산하는데 집중하고 유통단계는 통신사가 맡아서 진행해 왔다. 그러나 무신사 사례에서 보듯, 자급제 시장에서는 제조사들이 발 벗고 나서서 직접 유통채널을 발굴해야 함. 무신사 판매가 성공한 것은 가성비를 따지는 10-20대를 타겟으로 파급력이 높은 인기 패션몰을 선택해서 저가형 스마트폰을 트렌디한 아이템으로 둔갑시켰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홍미노트7이나 갤럭시 M20이나 모두 자급제 단말기로, 출시 초반에는 통신사가 유통하지 않고 제조사가 새로운 유통망을 직접 발굴해서 판매를 시도했다는 게 주목해야할 점이다. 2020년에는 무신사의 사례처럼 제조사가 직접 유통에 뛰어들어 예상하지 못했던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전문 쇼핑몰과 함께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이며 단말기를 판매하는 상황이 종종 일어날 것으로 전망됨
- VR기술과 1인 미디어의 만남은 실제 사람이 아닌 VR 기반의 브이튜버(버추얼 유튜버)의 활약으로 이어질 것임. 과거 사이버가수 아담의 경우 인기를 얻었지만 지속적으로 활동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했음. 쌍방향 소통이 어려웠기 때문. 사전에 만들어진 내용을 재생할 수 밖에 없었던 아담과 달리 버추얼 유튜버는 생방중에도 시청자의 코멘트에 반응할 수 있음. 특히 일본에서는 버추얼 유튜버를 기업과 지자체의 홍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5G 시대 버추얼 유튜버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콘텐츠가 점점 더 몰입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기 때문. 정면만을 보며 이야기하는 데서 벗어나 극적인 움직임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는 모션캡처의 가격이 낮아지고 3D 아바타의 제작 툴이 발전하는 등 기술발전에 기인. 특히 하이퍼센스라는 스타트업은 AI 기술에 기반해 2D 카메라로 실시간으로 얼굴을 인식하고, 이를 통해 뽑아낸 3D 정보를 캐릭터에 반영하는 기술을 갖고 있음. 5G 네트워크 기반 위에 좀 더 다양한 표현이 가능한 버추얼 유튜버가 등장함다면, 실제 사람이 등장하는 1인 미디어 못지 않은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1인 미디어 분야는 5G를 통해 더욱 실감나고 볼거리가 많은 매체가 될 것임. 일부 콘텐츠의 경우 기존 매스미디어와 경쟁할 수도 있음. 기존 방송들도 이런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1인 미디어형 방송을 늘리는 추세. 앞으로는 마리텔에서 인기가수와 4K 야외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여행지에서 360도 생방송을 진행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처럼 5G 시대에 새롭게 변화딜 1인 미디어의 흐름을 제대로 분석하고 변화에 적응하는 콘텐츠만이 살아 남을 수 있음. 미래 인기 유튜버의 순위가 크게 요동칠 수 있는 이유다
- 확실히 게임을 IT 산업의 한 분류로 이해하고 기술발전에 정비례해 변화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한 시각임. 산업의 중심에 있는 코어 게이머들이 원하는 것은 기술발달로 느낄 수 있는 한순간의 신기한 경험이 아니기 때문. 그들의 관심은 게임을 통한 학습과 성장, 경쟁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성취감을 어떻게 느낄 수 있는지, 세계관과 그래픽을 포함해 어떤 방식으로 게임에 강하게 몰입할 수 있는지에 있다. 기술은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며 콘텐츠 기획자들과 커뮤니티 관리자들이 이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힌트를 줄 뿐이다. 즉, 기술은 콘텐츠 자체에 간섭할 수 없지만 새로운 차원의 층위가 된다.
- 현재는 닌텐도와 소니 등이 자사 콘솔 기기에 한해 원격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이지만, 구글과 같은 회사들이 준비하고 있는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에서는 기기에 구애받지 않고 어떤 기기로든 같은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를테면 콘솔이나 PC게임을 스마트폰으로도 즐길 수 있게 된다. 디바이스의 경계를 넘는 경험이 시작되는 것이다. 디바이스뿐 아니라, 게임 콘텐츠를 넘어 서비스 플랫폼의 분류를 넘어서는 새로운 게임 경험도 펼쳐질 것임. 구글의 GDC 시연영상에서 볼 수 있었던 것처럼 게임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방송을 즐기다가 게임에 뛰어드는 것도 가능해짐. 게임을 둘러싼 모든 경험의 경계가 무너지고 이용자의 동선은 서비스에서 서비스로 옮기는 단절 없이 하나로 이어짐. 바로 이런 변화가 시장에 시사하는 바는 무얼까? 게임 시장은 어떤 형태로 또 얼마나 변동할 것이며, 게임사는 어떤 형태로 변화에 대응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할까? 일부 언론은 클라우드 게임을 두고 게임의 넷플릭스화라 이야기함. 현재 클라우드게임 서비스를 준비중인 대부분의 기업이 다양한 게임 라인업을 확보해 이용자들이 마음껏 이용하게 하는, 월 이용료 기반의 비즈모델을 내세웠기 때문. 구글 스타디아는 스타디아 프로 버전을 월 9.99불에 서비스하고 일부 서비스에 추가 구매요금을 매기는 방식으로 제공하며, 유비소프트의 Uplay+는 14.99불에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을 발표.
- 많은 사업자가 클라우드 게임에 열을 올리는 것이 단순히 구글 플레이를 대체할 새로운 게임 콘텐츠 유통시장을 장악하겠다는 포부 때문만은 아님. 이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은 운하의 건설과 같다. 운하를 지나가는 배에 통행료를 받는 것처럼, 클라우드 플랫폼의 지배자들은 경계를 넘는 모든 경험에 대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세울 수 있다. 또 운하를 지나가는 여객선과 주변 관광명소 개발에 빗댈 수 있는 부가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구글의 유튜브-스타디아 연계와 같은 라이브 스트링밍 방송을 이용한 사례다. 구글은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보던 시청자가 해당 게임으로 뛰어들기 위해 크리에이터에게 별풍선 같은 플랫폼 화폐를 기부하고, 그 수익을 크리에이터와 나눠 갖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수백에서 수천 명이 시청하는 인기 크리에이터의 방송에서 모두가 크리에이터와 직접 게임을 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게임 콘텐츠의 특성에 따라 모두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제한된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함. 그 경쟁 방식은 선착순이 될 수도 있지만, 경매 등 크리에이터의 수익과 플랫폼 매출에 기여하는 방식을 채택할 수도 있다. 또 나머지 시청자들이 게임의 승패를 놓고 베팅을 하거나 최종 점수를 맞힌 시청자에게 추첨을 통해 아이템을 지급하는 등 게임과 밀접하게 연계된 새로운 매출흐름을 만들수도 있을 것이다.
- 클라우드 게임 사업자들이 갖고 있는 기존 사업의 노하우를 할용하면 또 다른 성장이 가능. 구글의 경우 애드센스와 애드워즈 등 타겟 광고, 프로그래머틱 비딩 시스템을 포함한 고도화된 광고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음. 게임 제공 플랫폼과 유튜브가 연계되면 크리에이터들은 자기 콘텐츠의 수용자들이 어떤 타겟인지, 연령이나 성별, 그들이 실제로 즐기는 게임 또는 클릭한 광고 분포를 모두 연결해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더욱 적합한 광고주를 선택해 효율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것임. 아마존의 경우 클라우드 게임 사업을 통해 게임 콘텐츠의 생산-유통-소비-2차 콘텐츠 소비까지 잇는 가치사슬을 확보할 수 있음. 유튜브와 당당히 경쟁하고 있는 게임중심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트위치, 클라우드 서비스 AWS 등과 클라우드 게임사업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 아마존은 트위치 인수 이후 몇 년간 구독이나 기부 외에도 다양한 수익모델을 고민했다.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 중 버튼을 눌러 게임이나 게임 내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게 하는 등 여러 방법을 실험하고, 일부는 실제 도입하기도 했다. 이는 크리에이터의 수익기반을 키워 플랫폼 내 콘텐츠 공급을 활성화함과 동시에, AWS의 고객사인 수많은 게임사들과 크리에이터를 잇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아마존은 아직 그 큰 꿈을 이루지 못했다. 게임 콘텐츠의 생산과 2차 콘텐츠의 게임방송 소비는 아마존을 통해 많은 부분이 이루어지지만, 구글 플레이와 같은 유통 및 소비 플랫폼을 보유하지 못했기 때문. 만약 아마존이 이와 같은 가치사슬을 완성한다면 게임시장의 흐름이 바뀔 뿐 아니라, 오프라인 소비재와 데이터, 콘텐츠, 미디어 등 여러 산업을 잇는 진정한 공룡으로 재탄생할 수 있을 것임.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가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이나 온라인 광고 사업 등 IT 자회사 사업과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은 아님. 서비스사는 막강한 IP파워를 휘두르는 종합 컨텐츠 제작 스튜디오이자 유통 플랫폼이 될 수도 있다. 구독형 서비스가 매출을 올리는 방법은 가입자 증가뿐이므로 시장이 포화될수록 그 성장도 제한됨. 하지만 콘텐츠 제작업체 입장에서는 정기적이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생기는 것이므로 질적으로 우수한 콘텐츠를 생산하는데 집중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함. 장기적으로 보면 이 기회를 집중공략하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사는 넷플릭스와 같이 제작자들가 긴밀히 협업해 다수의 오리지널 콘텐츠로 승부하거나, 더 나아가서는 다수의 산하 스튜디오를 거느리고 오리지널 콘텐츠를 생산할 수도 있다. 게임 IP의 유통을 책임지는 대신 판권을 갖고 IP를 활용한 영화, 드라마 등으로 2차 수익을 내며 성장을 꾀할 수도 있다.
- 에지 컴퓨팅이란 클라우드 컴퓨팅이 데이터를 한데 모아 처리하는 것과 달리 단말기 주변에서 데이터를 바로 처리하는 방식. 이용자와 멀리 있는 중앙 클라우드 서버와 데이터를 주고받지 않아 통신망 이용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데이터 처리속도 또한 크게 단축됨. 또 단말기 근처에서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므로 보안성도 뛰어남. 이 때문에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물론 삼성전자, LG전자 등 제조업체, 통신업체까지 여기에 뛰어들고 있다. SK텔레콤은 5G 시대의 신기술로 에지 컴퓨팅을 이용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계획을 공개하며, 이 기술로 인해 기존 지연시간을 3분의 1로 단축할 수 있다고 밝힘
- 보청기의 진화는 단순히 스마트폰과의 직접 무선연결에 그치지 않는다. 스마트폰과의 연동을 토대로 다양한 생활밀착형 기능들을 확장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전 세계 보청기 시장의 95%를 차지하고 있는 6대조청기 업체 중 하나인 스타키는 19년 7월 세계 최초 인공지능 보청기 리비오 AI를 국내에 출시. 보청기 본연의 기능인 소리증폭 기능에 최신 머신러닝 기술을 도입했을 뿐 아니라 아마존의 인공지능 비서 알렉사를 통한 가전기기 컨트롤 기능, 심박수와 걸음수, 낙상을 감지하는 헬스케어 기능, 27개 언어로의 실시간 통역기능 등을 추가해 보청기를 넘어 히어러블로 한단계 진화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 2020년 글로벌 시장규모가 13조 9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보청기 시장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임. 특히 4800만에 이르는 난청 인구를 보유한 북미 시장에서 진단서 없이 일반 마트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OTC 보청기 법안이 시행될 경우, 가격으로 인한 진입장벽이 크게 낮아져 사용자층 역시 높은 볼륨의 음악감상으로 인해 청력이 손상된 젊은 세대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됨. 저렴한 가격,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접근성, 스마트폰과의 연동, 다양한 기능지원으로 보청기가 히어러블로서 우리 생활 속에 더 가까이 다가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됨.
- 고가의 가격대와 청력센터에서의 검사 및 튜닝에 대한 물리적, 심리적 거리감으로 보청기 보급률이 20%에 그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크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 있다. 바로 소리증폭기인 PSAP(personal sound amplifcation products)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다소 낯선 개념인 PSAP는 이어폰 내 마이크로 외부소리를 증폭해 경중도 난청인 또는 비난청인들이 외부소리를 더 크게 듣고자 할 때 사용하는 디바이스다. 강단에서 멀리 떨어진 교수의 목소리를 듣거나 숲속에서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늦은 시간 작게 틀어놓은 TV 소리 등을 듣는 목적으로 주로 사용됨. 비교적 단순한 사용용도지만, 보청기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구매절차가 간단해서 난청인뿐 아니라 보청기 구매에 대한 부담과 거부감이 있는 일반인들에게까지 인기가 있다. 이런 PSAP는 디바이스 내 마이크로 사용자가 듣고자 하는 특정 소리를 얼마나 자연스레 증폭시킬 수 있으냐가 중요한데, 스타트업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시도와 기능들이 더해지면서 히어러블로 진화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 예로 19년 1월 국내에 출시된 누히어라의 아이큐 버즈 부스트를 주목해볼만 하다. 대부분의 무선이어폰이 여전히 음악감상을 위한 디바이스로 포지셔닝하고 있지만, 아이큐버즈는 주변소리를 선택하고 소리의 높낮이와 방향을 조절할 수 있다.
- 변화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오디오업체로 보스를 꼽을 수 있따. 이미 소음제거 기술로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보스는 목소리 증폭기능을 통해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에 도움을 주는 PSAP로 포지셔닝한 히어폰부터 수면시 착용하는 슬립버드, 세계 최초 오디오 AR 디바이스인 프레임까지 다양한 기능과 형태를 지닌 라인업을 구성해 다방면으로 히어러블 시대를 준비하는 모습. 이뿐만 아니라 자브라나 소니와 같은 전통적인 이어폰의 강자들도 에어팟에 빼앗긴 무선이어폰 시장에서의 지위를 찾기 위해 소음제거와 외부소리 전달기능을 기본으로 탑재하면서 차별화하고자 노력중이다.
- 최근 스마트폰 사용환경에서는 한계에 부딪힌 음성인식 인터페이스가 히어러블이라는 디바이스를 만나면서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히어러블 디바이스에 인공지능 음성비서가 잘 어울리는 첫번째 이유는 입과 귀의 거리가 가깝다는 데 있다. 통화를 할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도 음성비서와 부담없이 대화가 가능. 여기에 앞서 언급한 소음제거와 소리인지기술, 지향성 마이크까지 더해지면 주변이 시끄러운 상황에서도 사용자의 목소리를 찾아내 깨끗하게 담아낼 수 있다.
- 애플 에어팟의 경우 혹평을 받았던 디자인이 사실은 주변 소음을 걸러내고 사용자의 음성을 깨끗하게 받아내는 빔포밍 마이크를 위한 것으로 알려짐. 여기에 19년 3월 출시한 에어팟2에서 활성화 동작없이 음성만으로 시리를 불러내는 기능을 추가하면서 영화 그녀의 사만다처럼 언제든 부를 수 있는 음성인식 개인비서의 시대를 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히어러블이 인공지능 음성비서와 찰떡궁합인 두번째 이유는 사용자에게 먼저 말을 건넬 수 있다는 점. 착용감이 개선되고 배터리사용시간이 확보되면 히어러블과 사용자는 일상의 대부분을 함께할 것이다. 이때 인공지능이 귓속에 사용자만 알아들을 수 있는 소리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으므로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 공유경제가 국경과 시간을 초월해 빠른 속도로 글로벌화되면서 공유경제 플랫폼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지위를 둘러싼 소위 긱경제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긱경제란 기업들이 정규직보다 필요에 따라 계약직 혹은 임시직으로 사람을 고용하는 경제상황. 20년대 미국 재즈 공연장에서 연주자를 그때그때 구해 단기 공연계약을 맺은 데서 유래. 19년 4월 긱경제 노동자의 지위를 규정하는 매우 의미있는 의견서가 한 건 제출됨. 미국 노동부는 의견서에서 긱경제 노동자는 피고용자가 아닌 자영업자라는 의견을 제시. 이는 공유경제 플랫폼을 개발, 유지, 운용하는 데 있어서 긱경제 노동자는 필수적인 요소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 노동부의 입장이다. 미국 노동부의 해석이 중요한 이유는 다양한 공유경제 플랫폼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신분이 피고용자에서 자영업자로 바뀌게 되면 최저임금, 건강보험, 초과근무수당 등 노동법령에서 정한 고용기업들의 사회보장 의무가 사라지기 때문. 최근들어 공유경제 플랫폼이 발달함에 따라 차량공유, 대리운전, 음식배달 등 일상에 전방위로 긱경제 노동형태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글로벌 긱경제 현황 및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긱경제의 확산에 따른 역기능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힘. 공유경제는 고용측면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자유로운 근무환경으로 비경제 활동인구의 노동참여를 촉진하는 장점도 있지만, 반대급부로 고용의 질과 소득의 안정성을 떨어트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 국내에서는 숙박업에 대한 오래된 규제가 에어비앤비의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 농어촌의 비어있는 집을 활용해 공유숙박으로 이용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나, 90년에 도입된 농어촌정비법의 농어촌 민박규정에 따르면 실거주자만 농어촌 민박사업자로 등록 가능. 반대로 도시 지역의 경우는 도시민박 규정에 따라 외국인 이용자만 숙박객으로 받을 수 있음. 공유숙박에 대한 법규가 미비한 탓에 에어비앤비를 통한 도시, 농어촌 지역 숙박공유에서 다양한 불법이 양산되고 있음. 또한 최근 보건복지부가 불법숙박영업에 대한 단속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공유숙박에 대한 복잡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음.
- 해외의 경우 에어비앤비의 급격한 성장으로 부동산 시장이 왜곡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음. 프랑스 파리의 경우 집주인들이 관광객에게 에어비앤비로 집을 빌려주면서 오히려 파리주민들이 주택부족과 거주비 증가로 인해 도시 외곽으로 쫓겨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미국 뉴욕은 인구 850만 수준에 에어비앤비 숙박상품이 5만개가 등록되어 있는 반면, 프랑스 파리는 인구 214만명 수준에 숙박상품이 6만개, 인구 82만명 수준의 암스테르담은 숙박상품이 1만 8000개 등록되어 있음. 특히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파리 숙박 업체의 90% 정도는 집전체를 임대하는 상품으로, 임대용 주택공급이 거주자 중심의 장기임대에서 여행객 중심의 단기임대로 바뀌면서 임대료 상승과 집값상승을 초래하고 있음. 전미경제연구소 소속 카일 배런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숙소가 10% 증가하면 임대료는 0.42% 인상되고 주택가격은 0.76%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남. 파리뿐 아니라 암스테르담, 바르셀로나, 베를린 등 유럽 여러 도시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으며, 유럽뿐 아니라 숙박시설을 신규 증추갛기 어려운 전 세계 유명도시를 중심으로 이런 현상이 계속 확산될 것으로 예상됨
- 영상합성을 위한 인공지능은 기술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딥러닝 기술로서 미, 중, 일, 한 등 일부 국가만 성공. 예전에는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할 때 인공지능이 음소단위로 발음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듣기에 어색한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딥러닝 기술을 통해 아나운서의 발음과 말투 그리고 억양을 그대로 학습해 발음함으로써 한층 자연스레 전달할 수 있게 됨. 영상합성기술은 이제 막 시작되는 단계지만, 이미지 합성을 통해 가상의 인물을 창조하는 기술은 상당히 발전. 이런 이미지 생성기술은 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 생성적 적대 신경망)에 기초하고 있으며, 14년 이언 굿펠로가 논문에서 처음 공개한 이후 급속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음. GAN을 간단히 설명하면 입력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다수의 새로운 객체 이미지를 생성한 후, 자체검증 체계에서 수준 미달의 객체는 제거하고 엄선된 객체만을 추출하는 기술. 비유하자면 인공지능이 창조주로서 검증되고 엄선된 창조물들만 내놓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가상의 이미지는 이미 사람의 눈으로는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발전했다.
- SDS의 인공지능기반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인 넥스플랜드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 적용한 결과 고장원인 분석시간을 90% 줄이고, 공정지능화를 통해 공정품질을 30% 향상시켰으며, 인공지능을 이용한 가상품질 검사를 통해 수백대의 검사장비를 구입하지 않고도 생산품을 100% 검사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알려졌다. 연간 설비투자규모가 15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분야는 생산성을 1% 높이면 1500억원이 절감되는 고부가 영역이므로 스마트팩토리가 지니는 의미가 더욱 크다. 삼성 SDS 외에도 SK텔레콤이 MWC 2019에서 제조업공정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인공지능 솔루션 슈퍼노바를 공개. SK텔레콤은 18년 10월부터 슈퍼노바를 SK하이닉스 반도체 제조공정에 시범적용 중. 또한 현대모비스도 최근 인공지능으로 품질 불량을 검출해내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생산현장에 적용했는데, 다양한 샘플을 인공지능에 학습시켜 98% 이상의 판별 성공률을 달성했다. 제조공정의 획기적 혁신을 가져다준 스마트팩토리는 고도화된 인공지능 기술과 결합해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다. 공장과 같은 대형 제조시스템뿐만 아니라 음식점, 연구실 등 소규모 작업장에도 적용되며 제조혁신을 촉진하고 있음. 이런 변화를 두고 인텔리전트 팩토리라 표현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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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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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 배신

etc 2020. 1. 10. 12:36

- 죽어도 될 만큼 늙었다는 것을 깨닫자마자, 나는 더 오래 살기 위해 고통스럽고 성가시고 지루한 그 어던 일도 자초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리하여 나는 잘 먹는다. 맛이 좋고 가급적 오랫동안 배고프지 않을 식품들, 예를 들어 단백질, 섬유질, 지방을 선택한다는 뜻이다. 나는 운동도 한다 더 오래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운동을 하면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의료에 관해서라면, 응급시에는 도움을 구할 것이다. 그렇지만 내가 감지할 수 없는 건강상 문제들을 찾는 데는 더 이상 관심이 없다. 또한 이상적으로는 죽어도 될 만큼 나이 든 시점이 언제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바로 당사자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결정은 의료가 가져다주는 혜택이 있다면 과연 무엇인지, 그리고 그 시점부터 남은 시간을 어떤 식으로 살아갈지에 관한 판단에 근거한 것이어야 한다.
- 나는 예방의료를 거부한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고자 한다. 의료화된 죽음이라는 고문에 반대할 뿐만 아니라 의료화된 삶을 받아들이는 것도 거부한다. 나의 결심은 나이가 들 수록 더 단호해진다. 남은 시간이 점점 줄어듦에 따라 매월, 매일이 너무나 소중하기에 창문없는 대기실이나 삭막한 검사실에서 시간을 허비할 수는 없다. 죽기에 충분한 나이가 됐다는 것은 패배가 아니라 성취이며, 그것이 가져다주는 자유는 축하할 가치가 있다.
- 양성 모두에게 시행되는 연례 건강검진의 증거기반은 이미 40여년 전에 무너지기 시작했고, 15년에는 한 의사가 "근본적으로 무가치하다"라고 쓸 정도. 이들 검진은 허위 양성판정에 따른 불필요한 검사나 심지어 수술로 이어질 수도 있음. 또 이와 반대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그릇된 확신을 심어줄 수도 있는데, 예를 들어 검진 당시에는 전혀 이상을 감지하지 못했지만 이후 몇 달 안에 치명적 암으로 발전 가능. 하지만 이런 문제들이 많은 의사들을 단념시키지는 못했던 것 같다. 뉴욕타임즈에 실린 '연례 건강검진은 공허한 의례인지도 모른다'라는 기사에서 인용한 내과의도 마찬가지였다.
컬럼비아 의대 내과의이자 의학사 연구자인 배런 러너 박사는 환자들에게 매년 검진을 받으러 오라고 말한다. 연례 검진 때 그는 환자들의 심장과 폐에 대하 청진, 직장검사, 림프절 체크, 복부촉진을 하며, 여성환자의 경우 유방검진도 한다. 그는 그러한 조치들에 대해 과학적 정당성을 부여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렇게 말한다. "나는 그렇게 하라고 배웠어요. 환자들도 그렇게 하리라 예상하도록 길들여져 있죠."
- 의대에서는 때로 시신기증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작은 의례와 함께 그 과정을 인간화하려고 노력하지만, 해부는 여전히 폭력적이고, 관습을 거스르는 일이다. 어느 생명윤리학자가 말한 것처럼...
해부실의 기능 중 하나는 의사들에게 다른 사회적 상황에서는 적용되는 사회규범을 위반하는 법을 가르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임상 실무에 필요한 기술이라는 이유로 말이다. 사체를 절단하는 일에 무심해진 의대생들은 훗날 임상의가 되어 환자들의 몸에 있는 다양한 구멍에 자신의 손과 의료기구를 집어넣을 수 있게 될 것이고, 환자들에게 가장 부끄러운 비밀을 털어놓으라고, 가장 취약한 자세로 맨몸을 드러내라고 요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직원 웰니스는 자본주의 대기업의 전통적 관심사가 아니었다. 오히려 기업은 역사적으로 직원의 건강에 해로운 근무조직을 제공해 온 것으로 유명. 모든 노동자들이 살인적 업무량과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블루칼라 노동자들은 위험물질에 노출되었다. 하지만 70년대와 80년대 사이에 기업들은 개인의 건강을 증진시킴으로써 직원 건강보험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이는 오늘날 기업 웰니스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60억불에 달하는 산업으로 이어졌다.
- ADD와 ADHD는 이제 소아과에서 천식 다음으로 가장 흔하게 진단하는 증상이 됨. 하지만 실제 역학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이유 때문에 생긴 유행병이다. 21세기의 처음 10년간 제약회사들은 에더롤과 리탈린 같은 각성제를 ADD와 ADHD 치료제로 판매하기 시작. 부모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아이들까지 직접적 타겟으로 삼음. 한 광고에서는 시험에서 B+를 받은 어린 아들을 껴안고 있는 엄마와 함께 이런 문구를 실었따. "결국 학교 성적은 아이의 지능과 일치합니다." 다른 광고에서는 괴물복장을 한 아이가 머리에 쓴 것을 벗고 미소짓는 금발소년으로 변신하며 이렇게 말한다. "이 안에 위대한 아이가 있어요. 이 아이를 도울 새로운 방법이 생겼어요." 이 약들이 성적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가 있든 없든 간에, 부유한 부모들은 ADD나 ADHD 진단 자체가 시험에서 추가시간을 부여받을 수 있는 정당한 사유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는 명문고등학교나 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경쟁에서 작지만 결정적 이점이 될 수 있었다.
- 오늘날 부티나고 세속화된 마음챙김은 실리콘밸리와 실리콘밸리를 특징짓는 산업을 넘어 펴져나가, 한때 긍정적 사고가 그러했듯이 무감각해질 정도로 흔한 언어적 풍경이 되고 있다. 이전의 보다 고된 방식의 불교수행이 리처드 기어 이외에는 유명인사를 별로 끌어들이지 못한 반면, 마음챙김은 수많은 현역 유명인사들이 참여를 자랑한다. 거기에는 아리아나 허핑턴, 귀네스 펠트로, 앤더슨 쿠퍼 등이 포함됨. 마음챙김은 13년 다보스포럼에서 수많은 청중들 앞에 처음으로 등장. 또한 위즈덤 2.0 콘퍼런스는 샌프란시스코뿐 아니라 뉴욕과 더블린 등지에서도 열렸고, 참가자들은 종종 새로운 사고방식의 전도사가 되어 자신만의 코칭 비즈니스를 시작하거나 새로운 앱을 개발했다.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위즈덤 2.0 콘퍼런스 때는 스타벅스와 패션 브랜드 아일린 피셔의 대표들, 그리고 구글과 페이스북의 낯익은 인사들이 강연하는 모습을 홍보. 한편 애트나 건강보험은 직원 3만 4천명에게 12주가지 마음챙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를 모든 고객들에게까지 확대하고 싶어한다. 고객들의 마음을 맑게 만들면 그들이 좀 더 건강해지리라는 기대 때문. 19세기에 설립된 식품회사 제너럴밀즈도 자사 빌딩마다 명상실을 설치. 그리고 7주간의 명상코스가 놀라운 결과를 낳는다는 걸 알게 됨
참가자들의 83%가 "나의 개인 생산성을 최적화하기 위해 매일 시간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명상코스 참가 전의 23%보다 높은 수치다. 82%는 이제 틈틈이 생산가치가 낮은 과업을 제거해 나가고 있다고 답했다. 이 역사 교육 참가 전의 32%보다 높다
- 하지만 여타 비즈니스 세계에서 마음챙김에 정당성을 부여하도록 만든 것은 분명 실리콘밸리였다. 만약 그것이 제너럴 밀즈에서 처음 뿌리내렸다면 구글이나 페이스북에서 얻은 것과 같은 지위를 획득하지 못했을 것이다. 제너럴밀즈가 취급하는 제과류는 디지털 기기가 누리고 있는 것과 같은 지위아 명성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 어쨌든 실리콘밸리는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주장에 따르면 세계 최고 두뇌들의 본거지이자 전 세계 혁신의 중심지이며, 금융위기 이후 잠시 주춤해진 월스트리트를 대체할 새로운 세계의 지배자다. 마음챙김의 뿌리는 고대 종교에 있을지 모르겠으나, 그것을 합리적이고 과학적이며 미래지향적인 것으로 확립해준 것은 바로 실리콘밸리의 승인이었다.
- 명상이 특별히 건강에 더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없다. 특히 디지털 기기로 경험하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이는 정부 지원을 받아 대규모로 진행된 기존 연구들에 대한 메타분석을 통해 확인됨. 14년 발표된 분석결과에 따르면, 명상 프로그램은 스트레스 관련 증상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근육 이완, 약물 치료, 심리치료와 같은 다른 치료법보다 더 효과적이지는 않다고 밝힘.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이 연구를 무시할 만한 명분은 없다. 그래서 말인데, 명상에 마음을 진정시키고 집중하게 하는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사실 한 시간 동안 온전히 수학문제를 풀거나 친구들과 와인한잔을 마실 때도 마찬가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하루 몇 시간 동안 어린아이들이나 아기들과 시간을 보내라. 이를 통해 누구든 손쉽게 그 아이들의 또 다른 우주 속으로 끌려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 마음챙김 수련에 정당성을 부여한 것은 과학이 아니다. 과학이 기여했던 유일한 요소는 신경사소성이란 개념인데, 이는 마음이 근육이라는 은유를 만들어냈고, 이는 다시 마음챙김이 피트니스 트레이닝의 한 형태라는 은유를 낳음. 마음은 몸과 마찬가지로 통제될 수 있다. 이는 회사 명상실 같은 특별한 장소에서 행하는 수련을 통해서 이루어짐. 차드 멍 탄은 명상살을 회사에 마련된 체력단련실과 다른, 이상한 곳으로 여겨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물론 여기에는 약간의 형이상학적인 의문점이 있다. 즉 누가 주체인가? 신체적 운동의 경우, 스스로 움직이지 않는 몸과 비물질적인 본질로 여겨지는 마음(나 혹은 우리가 있는 곳) 간의 이원성이 존재했다. 하지만 마음도 하나의 물질로 격하된다면, 이 때 나는 어디에 있는가? 이는 의식적 동인으로 여겨지는 마음으로 마음 자체를 통제하고자 할 때 발생하는 역설 중 하나다. 영국의 유명한 마음챙김 연구자이며 지지자인 루비 왁스가 한 발언은 그 문제를 암시하고 있는 듯 하다.
우리의 뇌는 뇌에 문제가 있다고 스스로 말할 수 없다는 게 난감한 점입니다. 다리에 발진이 생기면 아래를 내려다보며 발진을 확인 가능. 하지만 우리는 자신의 뇌를 평가할 여분의 뇌를 갖고 있지는 않다. 뇌에 관해서라면, 우리는 늘 가장 늦게 알게 된다.
- 지난 수십년 동안 모든 인종의 노동자 계층 상황이 안 좋아졌다. 나는 튼튼한 허리를 가진 남성, 더욱 이상적으로는 튼튼한 노조의 지원을 받는 남성이라면 대학 졸업장 없이도 혼자 힘으로 무난히 가족을 부양할 수 있었떤 미국에서 자랐따. 2015년 무렵 이런 직업들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고 소매, 조경, 배달트럭 운전 같이 과거에는 여성들과 유색인종이나 하는 것으로 취급받던 일들만 남았다. 이는 백인들 가운데 소득분포 하위 20%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가난한 흑인들이 오랫동안 익숙하게 경험한 것과 비슷한 물질적 상황에 처하게 됨을 의미. 거기에는 불규칙한 고용과 복잡하고 위험한 생활 공간이 포함되어 있다. 내 일가친척 가운데 한 사람이 담보대출금 상환을 위한 돈을 빌리려 할 때, 나는 그녀가 살고 있는 집이 주택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그것은 다른 두가족과 공유하고 있는 트레일러하우스였다. 가난한 백인들은 다른 누군가가 자신들보다 못살고 멸시받는다는 것을 아는 데서 늘 위안을 얻었다. 자신들의 상황이 나빠질 때조차도 인종적 지배는 그들이 발 딛고 서 있는 땅이었고, 그들이 의지하는 토대였다. 그 미약한 안도감이 흔들리고 있었다.
- 만일 몸이 통일된 전체로서 작동하길 원한다면, 몸을 우리의 의식적 통제아래에 두기가 충분히 쉬워야 한다. 이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란 일체감 즉 전체성을 향한 이 자연스러운 욕구를 마음을 이용해 북돋우는 것. 따라서 여기에는 필연적으로 명상, 요가, 신중하게 절제된 식단의 도움이 필요하고, 이는 결국 웰니스로 이어진다. 웰니스와 전체성 개염은 70년대에 처음으로 파출리 향기아 함께 미국문화에 퍼지기 시작. 그런 까닭에 히피들의 허튼 짓거리와 같은 일탈로 폄하되기도 했음. 건강 관련 문제에서 과거의 패러다임은 과학적 환원주의였다. 무언가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그것을 해체해야 한다. 다시 말해 해부와 현미경 관찰, 그리고 생체조직을 세포보다 작은 조각으로 분류하는 기술을 이용하여 전체를 구성하는 각 부분을 연구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새로운 패러다임에서는 각 부분들간의 상호 연결, 그리고 부분들의 합보다 크다고 여겨지는 전체에 초점이 맞추어짐. 우주 전체를 우리 각각을 포함하는, 혹은 최소한 우리의 마음과 영혼을 포함하는 단일 실체로 설명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관점은 따분한 수학중심적 과학보다 동양의 신비주의와 최근의 환각적 마약문화와 더 잘 맞는 것 같다. 반문화주의의 역사가인 시어도어 로샤크에 따르면, 히피 혹은 꽃의 아이들은 다름 아닌 과학적 세계관의 전복을 목표로 삼았다. 우리는 반문화를 통제라는 개념과 정반대되는 느긋한 철학 정도로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전체론은 통제(마음이 몸에 대해 실행하는 통제)를 향한 새로운 길을 열었다. 환원주의적 체계에서 몸과 마음은 서로 분리되어 있었다. 그 둘이 동일선상에 함께 놓일 수 있는지조차 불확실했다. 그러나 전체론 관점에서 몸과 마음은 이어져 있으며, 심신이라는 거의 단일한 (그리고 의식적 노력을 통해 접근할 수 있는) 실체를 구성한다. 심신의 연결이 정확히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통합적이고 전체론적 건강, 치유, 그리고 변화' 라는 책 속에 나온 구절만큼 우스꽝스럽게 설명한 경우를 찾아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마음이 부정적 환상으로 가득 차면, 불안감과 우울증을 일으키는 신경전달물질이 생성된다. 게다가 변연계는 반복되는 부정적 피드백 순환고리에 빠져 편도체가 자율신경계의 교감신경 반응에 영향을 미치게 하고, 이는 개인의 과거 트라우마를 상기시키는 신체적 변화를 일으키고, 이는 더 많은 불안과 부정적 환상을 만들어 내고, 이는 다시 편도체에 영향을 미친다.
- 19세기 이후 대식세포는 종양 부위에 모여든다고 알려졌고, 피르호를 비롯한 여러 학자들은 상처나 감염부위에 백혈구가 모인다는 점에서 볼 때 암이란 염증 때문에 발생하는 거라고 추측. 혹은 보다 낙관적으로는, 대식세포가 종양을 공격하기 위해 대규모로 모여드는 걸 상상했을지도 모름. 하지만 사실은 반대였다. 대식세포가 종양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며 암세포가 계속해서 미친 듯이 증식하도록 돕는다는 사실일 밝혀짐. 그들은 죽음의 편에 선 치어리더였다.
- 대식세포가 암과 결탁한다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 대식세포는 암세포에 화학적 성장인자를 제공하고, 종양이 자라는 데 필요한 새로운 혈관의 생성을 도움. 그들은 암의 치명적 발달과 너무나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으며, 종양 덩어리의 50%까지 차지할 수 있음. 또 대식세포는 암이 가장 치명적인 단계, 즉 전이 단계로 나아가는 데 필수적임. 따라서 암에 걸린 쥐의 대식세포를 모두 제거하면, 종양의 전이가 중단된다.
- 암과의 공모만으로도 대식세포에게서 착한 녀석이라는 자격을 박탈하기에 충분. 하지만 대식세포가 하는 나쁜 짓은 이것만이 아니다. 여드름에서 관절염에 이르기까지 많은 병리적(혹은 적어도 성가신) 문제들은 염증 때문에 일어남. 염증에는 다양한 백혈구가 관여하는데, 이때 또다시 대식세포가 앞장선다. 예를 들어 여드름은 보통 박테리아 감염 때문인 것으로 여겨짐. 그리하여 파이소헥스라는 살균 클렌저 제조사들은 그들의 제품이 "여드름과 뾰루지를 유발하는 박테리아, 오물, 기름기와 싸울 것"이라고 광고. 하지만 현재는 이 보기 싫은 분출물들이 박테리아라는 용의자가 없는 상태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음. 한편 우리는 인생 후반기에 겪는 관절염과 당뇨병에 관여하는 대식세포를 알게 됐고, 살아 있는 뼈를 갉아먹어 골다공증을 유발하는 대식세포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잘못된 행동을 하는 면역세포가 발견되지 않기를 가장 바라는 곳이 있다면 바로 심장으로 가는 혈관. 수년 동안 혈관이 좁아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질환들은 혈관벽에 쌓인 지방 침착물로 인한 것이라고 알려져 왔다. 따라서 심장건강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식단에서 최소한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라는 권고를 받았다. 하버드 의대 피터 립비에 따르면 "죽상동맥경화증은 모두 지방 및 기름기와 관련된 것이었다." 이어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 동맥들의 나쁜 콜레스테롤이 뇌졸중과 심근경색을 일으키는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힘. 립비에 따르면 이는 "우리 몸의 방어체계가 우리를 배반하는" 또 하나의 사례였다. 염증은 대식세포가 모여든다는 것을 의미. 15년 발표된 한 논문에서는 대식세포가 "동맥경화증의 모든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 이제는 인간질병의 원인으로서 염증을 강조하는 것이 유행처럼 됨. 예를 들어 제롬 그루프먼은 15년 뉴요커지에서 이렇게 썼다. "염증이 치매, 우울증, 자폐증, ADHD, 그리고 심지어 노화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질한들의 원인이라 믿는 의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 식단에서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가공식품, 유제품, 그리고 고기를 뺀 항염증 식단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식이요법은 체중감소로 이어지는 좋은 일일 테지만, 이 식단이 염증성 질환을 억제한다거나 대식세포의 행동을 길들인다는 구체적 증거는 없다.
- 그 누구도 세포, 바이러스 혹은 아원자 입자가 의식이나 욕망, 인격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점. 그들이 지니고 있는 것은 작인 혹은 행동을 시작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조차 무모한 진술로 보인다면, 그것은 우리가 작인을 신, 인간, 혹은 코끼리나 고래처럼 지도력이 있는 보다 큰 동물들이 아닌 다른 것에도 있는 속성이라고 생각하는 데 익숙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제시카 리스킨이 '잠 못드는 시계'에서 적용했던 관대하면서도 철학적 의미로 이 용어를 쓰고 있다. "의식과 같은 것. 하지만 더 근본적이고, 더 기초적이고, 원시적이며, 전제가 되는 속성, 작인 없이 의식적 존재가 될 수는 없지만, 의식적 존재가 아니면서 작인을 지닐 수는 있다."
- 작인은 "그저 세상에서 행동을 하는 능력, 미리 결정된 것도 무작위적인 것도 아닌 방식으로 일을 하는 능력이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말할 때, 의식이 없거나 심지어 살아 있지도 않다는 걸 아는 사물에 마치 작인이 있는 것처럼 표현하곤 한다. "차가 꿈쩍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네" 그 차가 뭔가를 하고 싶지 않다는 걸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는 듯이 말하는 것이다. 리스킨이 말하고자 하는 요점은 지금까지의 과학 (특히 17세기 중반에 발달하기 시작한 결정론적 과학)의 사명은 자연계에서 작인의 흔적을 완전히 제거하는 데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번개란 신의 분노가 표출된 것이 아니라 전하일 뿐이라 배웠다. 아메바는 자신이 원해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의 화학적 변화로 인해 움직이는 것이다. 과학 훈련을 받은 사람에게 무언가가 예측 불가능하다고 말한다면, 그는 그것을 예측하고 통제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임. 하지만 작인은 인간들이나 그들의 신, 혹은 그들이 좋아하는 동물들에게만 집중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전 우주에 걸쳐,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작은 규모에 이르기까지 퍼져 있다. 과학은 리스킨의 주장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왔다. 최근 인지과학 분야의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작인이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도 신의 형태로든 영혼의 형태로든 선천적으로 작인을 파악하려는 경향이 있따. 그렇게 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 선사시대 인류 내지 인류의 조상들은 수풀이 흔들리는 건 표범이 공격하기 위해 다가오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생각하는 게 현명했을 것이다.
- 우리가 과시하는 지성과 복잡성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 자신과 다른 것들의 운명에 관여하는 유일한 존재가 아님. 당신은 열심히 운동하며 의학적으로 유행하는 식단을 꾸릴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난 벌에게 쏘여 죽을 수 있다. 당신은 건강한 사람으로서 귀감이 된다는 의미로 날씬할 수 있지만, 그와 동시에 당신 몸 안의 대식세포는 초기 종양과 동맹을 맺기로 결정할지도 모른다. 메치니코프는 그의 시대 이후 이를 이해해온 그 어떤 생물학자들만큼이나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전통적인 조화와 정체성이라는 주제를 거부한 그는 몸 안의 갈등, 즉 체내 세포들이 공간, 먹이, 산소를 놓고 경쟁하면서 벌여 나가는 갈등에 근거한 생물학을 상정. 우리가 이러한 갈등으로 인해 생기는 결과에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그것을 통제할 수 없다. 또한 우리는 그것이 가져다줄 불가피한 결과, 바로 죽음을 미리 막을 수도 없다
-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살다 아주 빠른 시간 내에 죽는다는 목표는 말하자면 눈사태나 고산병의 개입없이 실현되기 어려울지도 모름. 실제로는 불길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유지하고자 취하는 모든 조치들은 손상된 신체와 굴욕적 장애를 안고 더 오래 살게될 가능성으로 이어질 뿐이다. 뉴욕타임즈 칼럼니스트 폴라 스팬이 지적했듯, "수명 연장에 따른 대가는 인생 말련에 높은 비율로 장애를 겪게 된다는 것이다."
- 노화에 관여하는 모든 화학적 과정들은 개별 세포 안에서 일어난다. 또한 그것들은 노화와 연관되어 있을지도 모를 중대한 흐름을 연상시킴. 바로 쇠락과 붕괴다. 이는 궁극적으로 기계 혹은 기계의 가동부를 망가뜨리는 마모에 비유되곤 함. 다만 다른 것은 세포는 기계가 아니고, 세포의 가동부인 분자 내지 분자들의 집합체는 끊임없이 파괴와 재생을 반복한다는 사실. 세포의 기초화학 성분인 단백질은 계속해서 세포 내 소화효소에 의해 분해되며 신생 단백질에 의해 대체됨. 세포대사에 관여하는 몇몇 핵심 단백질들은 반감기가 겨우 몇 분밖에 되지 않는데, 이는 오류를 일으킬 가능성뿐 아니라 이를 바로잡을 기회도 수없이 많다는 걸 의미. 그럼에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노화가 진행되면 오류가 축적되어 세포의 온전함을 해치게 됨. 그리고 바로 그때 일이 재미있어지기 시작함. 손상된 세포는 면역세포를 유인한다. 좀더 정확하게는 손상된 세포가 면역세포를 유인하는 화학신호를 보낸다. 그러면 면역세포가 와서 병든 세포를 잡아먹는다. 일부 면역세포들은 아주 지저분하게 먹으므로 잔해와 부스러기 같은 것을 남기며, 이는 결국 더 많은 면역세포를 끌어들임. 특히 대식세포는 손상된 세포에 끌린다. 사실 몸속에서 그들이 하는 주요 기능은 미생물과 싸우는 것 외에도 그와 같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세포들을 제거하는 데 있다. 그리하여 세포가 손상된 부위는 염증이 생기는 부위가 된다. 이에 따라 대식세포가 많아지고, 이는 먹이를 나눠 먹으려고 하는 더 많은 대식세포를 끌어들인다. 염증이 미생물로 인해 발생한 거라면 물론 생명을 구하는 일이 되겠지만, 표적이 체내 세포거나 체내의 손상된 세포라면, (비록 서서히 진행된다 하더라도)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
- 2000년 이탈리아 면역학자 클라우디오 프란체스키는 유기체 전체의 노화과정을 기술하기 위해 염증성 노화라는 신조어를 제안. 노화란 개별세포에서 일어나는 단순한 쇠퇴과정이 아니라, 확산되는 세포손상부위를 처리하기 위해 대식세포를 적극적으로 동원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 오늘날 프란체스키의 이론은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염증성 노화는 뭔가 기분 나쁘게도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스트레스가 만성적으로 쌓인 것'으로 기술됨. 나이들어 겪는 대표적 질환인 죽상동맥경화, 관절염, 알츠하이머, 당뇨, 골다공증은 모두 대식세포가 한곳에 몰리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염증성 질환임. 예를 들어 죽상동맥경화가 일어날 때 대식세포는 심장으로 이어지는 혈관에 모여들어, 결국 혈관이 완전히 막힐 때까지 계속해서 지질을 먹어치움. 2형 당뇨의 경우, 대식세포는 췌장에 모여들어 그곳에서 인슐린을 생성하는 세포를 파괴함. 골다공증은 뼈에 거주하는 대식세포의 활동과 관련돼 있다. 파골세포라 불리는 이 세포는 정상적 골세포를 파괴함. 알츠하이머와 관련된 염증의 경우, 처음에는 대식세포가 알츠하이머 뇌에 끼인 베타-아밀로이드 플라크를 통제하려 하기 때문에 생기른 거라 생각되었다. (베타-아밀로이드 플라크는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 표면에 형성되는 단백질 덩어리로 뇌 신경세포를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결과는 플라크로 인해 활성화될 수 있는 대식세포가 사실 병의 진행을 촉진시킨다는 것을 보여줌. 이들은 퇴행성 질환이 아니다. 단순히 오류와 혼란이 축적되어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면역체계가 몸에 대해 가하는 적극적이고 의도적인 공격처럼 보인다. 이런 일이 일어나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아마도 더 좋은 질문은 이것일 것이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는가?
- 자아는 우리가 가장 완전한 의미에서 성공적 노화라 부르는 일에 장애물이 된다. 나는 성공한 사람들이 마지막 몇 년을 어떻게 허비하는지 지켜봐 왔다. 그들은 마지막 승진을 비롯해 공로에 대한 인정을 받기 위해 다투거나, 비판자나 잠재적 비판자로부터 자신의 명성을 미친 듯이 방어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이것이 현대 세계를 사는 우리가 배운 방식이다. 자신을 드러내거나 방어하려고, 애쓰다가 고통스러운 신경증에 걸리게 되면, 우리는 종종 자신에게 더 깊이 파고들라고 요구하는 형태의 치료에 기대게 된다.
- 평론가이자 소설가인 라이오넬 트릴링은 "16세기 말에서 17세기 초, 인간본성에 돌연변이 같은 것이 생겨났다"면서, 이는 역사가 예이츠가 '근대 유럽인가 미국인의 출현'이라 부른 사건의 필요조건이었다고 기술. 자아에 대한 개인의 자각이 확고해지면서 부르주아들은 거울을 샀고, 초상화를 의뢰했드며, 자서전을 썼다. 또한 복잡한 도시사회가 낳은 어수선한 생각들 속에서 자신을 찾고자 하는 사명을 점점 중시하게 됨. 오늘날에는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자신 안에 또 다른 더 진정한 자아가 있다는 사실을 당연히 여김. 하지만 그런 생각은 장-자크 루소가 다음과 같이 의기양양하게 선언했던 1780년대에만 해도 여전히 새로운 것이었다.
나는 전례 없는 일을 생각해 내고 있으며, 그 일을 수행하게 되면 그 누구도 모방하지 못할 것이다. 나는 동료들에게 자연의 모든 진리 안에 있는 한 사람을 보여주고자 한다. 그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 될 것이다. 나 자신은 하나다 나는 나의 심장을 느끼고, 나는 이 사람을 안다. 나는 내가 알아왔던 그 누구와도 비슷하지 않다. 나는 존재하는 그 무엇과도 비슷하지 않다고 감히 믿는다. 내가 더 많은 가치를 지니고 있진 않다 하더라도, 최소한 나는 다르다.
- 과대망상증 같은가? 아니면 반체제적 정치사상가의 당당한 주장 같은가? 당대의 생각은 후자로 기울었다. 루소는 프랑스 대혁명에 주요한 지적 영향을 끼친 인물이었다. 개인의 자아에 대한 루소의 주장에는 뭔가가 기운을 북돋는 면이 있긴 하지만, 기억해야 할 점은 그것이 주장이었다는 사실이다. 아무런 증거도 제시되지 않았고, 어떤 증가가 제시되어야 할지 생각해 내기도 쉽지 않다. 역사학자 존 라이언스가 말했듯, 자아는 '발명'되었다.
- 자아는 어떻게 자아에게 인식될 수 있는가? 그 인식을 하고 있는 것은 누구인가? 우리가 우리 자신을 사랑한다면, 그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은 누구인가? 이것은 자기성찰의 피할 수 없는 역설이다. 자아는 어떻게 동시에 인식하는 자이자 인식의 내용이 될 수 있고, 동시에 주체이자 객체가 될 수 있으며, 동시에 사랑하는 자이자 사랑받는 것이 될 수 있는가? 샤르트르가 한 유명한 주장처럼 (다른 사람들은 짜증날 수도 있는 말이지만) 진정한 지옥은 자아라는 감옥에 영원히 갇히는 것이다. 많은 역사가들은 대략 17세기에 시작된 자기인식의 발전이 비슷한 시기에 유럽에서 멜랑콜리라는 유행병이 발생한 것과 연관돼 있으며, 그 질환이 보이는 정신상태에 대한 설명을 오늘날 우리가 우울증이라 부르는 것과 매우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19세기에 신경쇠약이라는 형태로 나타난 만성 불안은 또 다른 근대적 성격의 질병으로 보인다. 우리가 사랑하며 돌보는 자아는 연약하고 신뢰할 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 일반적인 실험에서 환자는 마법의 버섯에 들어 있는 유효성분인 실로사이빈 1회분을 투여받고, 마음을 누그러뜨리는 분위기를 갖춘 방에 누워 의사가 지켭는 가운데 몇 시간 동안 여행을 한다. 약의 효과가 사라지면, 환자는 자신이 경험한 것에 대해 상세히 기록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그 후에도 여러 번의 후속 인터뷰에 응하게 된다. 폴란은 연구에 참여한 뉴욕대 정신과 의사가 밝힌 예비결과를 인용했다.
분명 죽음을 두려워했던 사람들에게서 공포가 사라졌다. 단 한 번 투여된 약물이 그토록 오랫동안 그러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은 전례 없는 발견이다. 정신의학 분야에서 그와 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
환자들의 주관적 설명에 뇌 활동을 스캔해 추적한 결과를 더배보니, 약물이 자아 감각과 관련된 뇌 부위인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를 억제하는 것을 밝혀짐. (멍한 상태이거나 몽상에 빠졌을 때 활성화되는 뇌 영역. 이 영역에서 자아감각을 만들 뿐 아니라 자아를 과거나 미래로 투사해 후회나 불안, 두려움 같은 감정을 일어킨다고 함) 뇌에서 이 기능이 더 철저하게 억제될수록, 환자가 보고한 내용은 자연발생적 신비경험과 유사해짐. 이때 환자는 자기 소멸 내지 자아의 죽음 같은 것을 경험하며 우주와 하나가 되는 심오한 느낌이 뒤따른다. 그리고 이와 함께 죽음에 대한 공포가 사라진다. 또한 환각 여행 혹은 신비경험이 강렬할수록 환자의 불안감이나 우울감이 더 뚜렷하게 사라진다. 말기 암에 걸린 54세의 TV 뉴스 보도 국장은 의학적으로 관리된 실로사이빈 여행 동안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오 세상에나, 이제 모든 것이 이해됩니다. 너무나 단순하고 아름답습니다.", "세균조차 아름다웠어요. 우리 세상과 우주에 있는 모든 것들 말이에요." 그는 17개월 후 매우 만족스러워하며 사망했다. 살아 있는 우주에 관한 이러한 느낌은, 실로사이빈 경험을 한 영국 심리학자의 주관적 설명에서도 확인된다. 그는 실험연구의 대상이 아니었으며 건강했다.
어느 시점에 당신은 엄청난 생기를 띠는, 통상적인 인식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현실로 옮겨 간다. ... 갑작스레 정신이 더 깨어나기라도 한 것처럼, 눈이 닿는 모든 것에서 아름다움이 뿜어 나올 수 있다. 모든 것이 살아 움직이며 유동적으로 연결된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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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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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가면역이란 면역계가 자신의 뇌와 체내기관, 조직을 공격하는 상태. 우리가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환경적 독소에 노출될 때마다 그 독소를 항원으로 분류하고 그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해 면역계가 가동됨. 면역반응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아무 때나 일어나지만 우리는 의식하지 못함. 우리가 면역반응을 전혀 느끼지 못하지만, 우리 몸은 소리 없이 우리를 보호하고 있다. 그런데 최초 면역반응이 충분히 강하지 못할 경우, 면역계는 항원을 처리하는 데 더 강력한 무기인 항체를 생성하는데, 이 상태가 너무 오래 지속되면 뇌나 체내 조직이 손상을 입어 더 이상 제 기능을 못하게 됨. 그 결과는 대개 콧물, 근육통, 뇌 안개 같은 경미한 증상으로 나타나며, 항원반응이 계속되고 조직에 자꾸 손상을 가하면, 결국 해당조직과 관련된 질환으로 발전함. 어떤 조직이든 다를 바 없다. 이렇게 병이 생기는 것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자가면역질환은 70종 이상이고, 자가면역 이상상태도 300가지가 넘는다. 흔한 자가면역질환으로는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심혈관질환, 뇌졸중, 당뇨병, 다발성경화증, 건선, 류커티즘성 관절염, 낭창, 피부경화증, 치매 등이 있다. 자가면역질환이 왜 그토록 신체 전반에 퍼져 있고, 또 왜 대부분 뇌에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할 것이다. 그 이유는 모든 질환이 자가면역반응의 공통된 부작용, 즉 항체 증가 및 염증과 관련되어서다.
- 뇌 안의 염증이 통제에서 벗어나면, 우리는 기억력이 예전같이 않다고 느끼고 미묘한 변화를 경험하면서도 이를 나이탓으로 돌린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뭐라 하던 간에, 40-50대에 뇌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정상이 아님. 일반적인 일이기는 해도 정상적인 일은 아니다. 이것은 몸의 어딘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신호이며, 뇌 안에서 일어나는 자가면역반응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 과도한 염증은 건강사슬의 약한 고리, 즉 신체나 뇌에서 가장 먼저 또는 가장 자주 문제가 생기는 부위에 영향을 미침. 그 부위는 우리의 유전자와 선행사건에 따라 결정됨. 당신의 약한 고리는 관절통이나 주의력 부족이나 피로감일 수 있음. 약한 고리가 갑상선이라면 몸이 늘 차거나 체중감량에 어려움을 겪기 쉬움. 약한 고리가 간이라면 전보다 술에 더 약해졌다고 느낄 수 있음. 글루텐 과민성이 있다면, 만성 변비에 걸릴 수 있음. 어떤 사람은 간질환이나 여드름이 생길 수 있고, 어떤 사람은 주의렵결핍장애가 나타날 수도 있음. 이뿐 아니라 암, 심장병,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당뇨병, 다발성경화증 건선, 류머티즘성 관절염, 루푸스 등 거의 모든 퇴행성 질환이 과도한 염증과 관련이 있다. 만약 약한 고리가 뇌라면, 염증이 뇌기능을 손상시켜 두통, 기억상실, 발작, 불안, 우울증, 조현병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과학자들은 뇌 안의 염증이 다른 모든 뇌기능보다 우선한다고 말한다. 염증은 인식된 위협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생존메커니즘이므로, 무엇보다 염증이 우선순위가 된다. 염증이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뇌기능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짐. 예를 들어 건망증은 뇌 안의 염증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신경에 영향을 미칠 때 발생. 우울증은 뇌의 전두엽에서 흔히 발생하는 염증의 한 예다. 발작은 뇌 뒤쪽의 후두엽에 염증이 생겨서 일어난다.
- 우리 몸은 오래 되고 손상된 세포를 제거하여 새 세포가 생겨날 공간을 만든다. 이렇게 세포를 보충하는 한가지 방법은 자가항체를 이용하는 것이다 우리 몸의 적정 자가항체수가 정해져 있어 면역계는 매일 손상된 특정 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정학한 개수의 자가 항체를 생성한다. 하지만 우리 몸이 환경적 독소에 노출되면 선천성 면역계가 가동되어 염증을 일으키고, 독소노출이 지속되면 선천성 면역계로는 감당이 안돼 적응성 면역계가 소환된다. 그런데 독소에 맞서는 항체는 강력하긴 하지만 자가항체만큼 정확하지는 않다. 악당을 뒤쫓으며 기관총을 마구 쏘아대는 터미네이터를 떠올리자. 독소가 맞서는 항체가 이런 식이다. 즉, 악당을 쏴 죽이는 데 성공하기는 하지만, 그 과정에서 총알을 잔뜩 퍼부어 온갖 파편을 사방에 남긴다. 이렇게 체내에 남겨진 파편에는 면역계가 파괴하려고 열심히 뒤쫓던 항원이 찌꺼기와 조각들뿐 아니알 손상된 세포들도 뒤섞여 있다. 나는 이런 잔해를 면역반응의 부수적 손상이라 부른다. 우리 몸은 손상된 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자가항체를 만들어 이런 부수적 손상에 대응. 그러나 항원에 계속해서 노출되어 부수적 손상이 과도하게 발생하면, 몸은 자가항체를 과도하게 만들어야 함. 그러면 자신의 조직에 대한 자가항체가 증가하여 더 많은 염증이 생김. 이처럼 자가항체수준이 높아지면 자가면역 스펙트럼상에 놓이게 됨. 이런 과정이 지속될 경우 체내 조직에 더 큰 손상을 입히고, 결국 심하게 손상된 조직에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 조직 손상이 너무 심각해 기능장애가 나타나면, 우리는 그제야 의사를 찾아가 자가면역질환이 본격화된 상태라는 진단을 받는다.
- 뇌에 관류저하가 생기면, B4가 발생함. 뇌로 흐르는 혈액이 부족해지면, 뇌가 자체적으로 염증을 생성하여 뇌의 신경조직을 죽이기 시작함. 한 뉴런에서 다른 뉴런으로 전달된 메시지가 중간에 소실되거나 누락되어 뇌기능장애가 일어날 수도 있다. 뇌의 뒤편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으면, 사람들이 발작을 일으키기도 함. 또 뇌의 앞쪽에 혈액공급이 부족해지면 불안과 우울증에 걸리기 쉬움.
- 네오에피토프 작동기제. 소화가 잘 안되는 식품의 여러가지 펩티드가 몸속 조직에 달라붙어 네오에피토프라는 새로운 화합물을 생성. 예를 들어 밀, 콩, 땅콩, 렌틸콩, 버섯, 감자, 강낭콩, 작두콩 등의 응집소와 렉틴은 종종 몸 전체의 다양한 조직에서 네오에피토프를 형성함. 네오에피토프는 우리 몸의 일부가 아니므로, 면역계는 이것을 외부위협요소로 본다. 즉, "내 갑상선이나 내 머리나 내 고환에 달라붙은 이것은 내 몸의 일부가 아니고 내 신체조직도 아니다."라고 생각하여 이 새로운 화합물을 공경할 항체를 만든다. 땅콩의 렉틴이 전립선과 결합하면, 면역계는 전립선에 대한 항체를 만들 것이다. 땅콩의 렉팀이 유방세포와 결합하면, 면역계는 유방세포에 대한 항체를 만들 것이다. 그밖에도 뇌하수체, 눈, 근육, 간 등 다양한 부위와 결합할 수 있다. 이 부위들이 바로 항체로인해 생긴 염증 때문에 결국 증상이 나타날 곳들이다. 우리가 신체조직에 달라붙는 음식을 계속 먹어서 네오에피토프를 생성한다면, 계속 자기 조직에 대한 항체를 만들게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염증성 연쇄반응이 일어나 결국에는 조직의 기능장애, 증상, 마침내 질환을 얻게 된다.
- 베타아밀로이드는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면역반응의 배출물이다. 베타아밀로이드가 어디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베타아밀로이드 반점에서 다양한 항원에 대한 항체들이 발견되는 점으로 미루어 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음. 예컨대 베타아밀로이드 반점에서 매우 흔한 항원은 포진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글로불린M 항체다. 이것이 무슨 의미일까? 입술에 물집이 잡힌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포진 바이러스에 옮은 것인데, 면역계가 항상 그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는 없다. 내부 면역계가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없어 바이러스가 외부로 자라기 시작할 때 입술에 물집이 생김. 우리는 대부분 체내에 포진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우리가 유독한 세상에 사는 이상 치러야 할 대가임. 그런데 이 바이러스가 면역계의 손상으로 억제되지 않고 자라는 경우에도 입술에 물집이 생기게 된다. 이 경우 B4 때문에 포진 바이러스가 뇌로 침투할 위험에 처하게 되고, 그러면 면역계가 활성화되어 베타아밀로이드 반점이 생성되기 시작할 것이다.
- 미세융모가 말 그대로 소화가 이루어져 우리의 건강과 활력의 토대가 되는 곳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함. 장은 상피로 덮여 있는데, 장 상피는 다음의 중요한 역할을 함
* 항원, 독소, 미생물과 같은 유해물질이 혈류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방어벽 역할을 함. 혈액뇌장벽과 마찬가지로 미세한 분자만 혈류로 들어갈 수 있게 한다.
* 장에 있는 영양분과 그밖의 여러 유익한 성분이 신체의 나머지 부분으로 전달되도록 돕는 선별적 필터 역할을 한다
* 위장 속 좋은 박테리아에서 온 메시지를 몸의 다른 부분으로 중계하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
모든 장기는 효소에 의존하여 분자를 만들고 에너지를 생성하며 세포구조를 만드는 등의 온갖 기능을 함. 미세융모는 가위기능을 하는 소화효소로 가득 차 있다. 소화효소는 복잡한 영양소를 단순한 화합물로 분해하여 그것이 거름망을 통과한 후에 더 쉽게 흡수될 수 있도록 돕는다. 즉, 싹둑싹둑 잘라내는 것이 바로 소화과정이다. 그런데 만일 가위가 둔해서 음식물을 충분히 작게 분해되지 못한다면, 필요한 영양분을 뽑아내어 온몸으로 전달하기 어렵게 된다. 때로는 장의 거름망이 염증으로 찢어지기도 함. 이 경우 거대분자라 불리는 더 큰 분자들이 거름망을 통과하여 혈류 속으로 들어감. 이를 장내 투과성 또는 장 누수라고 한다.
- 어떤 음식을 먹고 어딘가 편치 않다고 느껴지면 몸이 당신에게 말을 걸고 있는 것이다. 몸에서 어떤 종류의 반응이 일어나고 있으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알려주는 것이다. 피곤하다고 느끼는가? 두통이 있는가? 그 원인을 파악하려면 당신이 입속에 무엇을 집어넣는지부터 점검해야 한다.
- 자가면역 증상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려면 뇌와 장이 어떻게 소통하는지를 정확히 이해해야 함. 뇌를 자신의 관할 경찰서에 모든 지시를 내리는 경찰청장이라고 생각하자. 장내 미생물군은 경찰 관할도시의 시장이다. 시장은 경찰청장에게 어떤 일에 주력할지를 알려주고 모든 시민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해야 할 일을 설명한다. 시청의 모든 부서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진다. 시장이 항상 운전대를 잡고 있는 것이다. 뇌(경찰청장)에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시장)으로 1개의 메시지가 내려갈 때마다, 장에서 뇌로는 9개의 메시지가 올라온다. 뇌아 장의 작용은 양방향으로 이루어진다. 이런 메시지는 스트레스 상황에 대처하는 뇌의 반응, 뇌 호르몬 생성, 뇌의 면역계 활성화, 새로운 뇌세포의 성장과 학습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장내 미생물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그 영향은 단 하루만에도 확연히 나타난다. 장내 미생물군에서 뇌로 전달하는 메시지도 그만큼 빠르게 변화한다. 마이크로바이옴 내의 박테리아는 섭취된 음식의 아미노산을 분해하여 몸에서 필요로 하는 다른 뇌 호르몬이나 신경전달물질로 변환하는 효소의 기능을 촉진함. 뇌 호르몬은 두뇌속도(주의력과 관련)부터 감정기복과 신진대사까지 뇌의 각종 작동방식을 제어함. 만야 현재 우울증을 앓거나 불안감을 느낀다면, 장에서 시작된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을 겪고 있는 것이다.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모든 세로토닌의 90%가 뇌가 아니라 장에서 분비되고 저장된다.
- 소화과정에서 밀은 뇌에 다양한 반응을 일으키는 여러 화학물질로 분해됨 첫째, 밀은 뇌에 침투하면 정신착란을 일으킬 수 있는 아편과 유사한 엑소르핀이라는 분자를 배출함. 미국인은 1인당 연간 60킬로그램의 밀을 소비함. 하루에 거의 165그램을 소비하는 셈. 유럽인은 하루에 평균 10-20그램의 밀을 소비하고, 많게는 50그램 넘게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인이 다른 서구권 사람보다 글루텐을 3배이상 섭취하며, 이는 역대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런데 밀을 섭취할 때마다 오피오이드 수용체(아편유사 수용체)를 자극하게 된다. 영화를 보거나 친구들과 함께 놀며 마지막으로 크게 웃었던 때를 기억하는가? 아마도 너무 많이 웃어서 배가 아팠던 적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웃고 나면 기분이 얼마나 좋아졌는지도 기억나는가? 이는 아편제수용체가 자극받아서 더 많은 엔돌핀이 생산되어 혈류를 순환하게 되었기 때문. 초콜릿도 아편제수용체를 자극한다. 그래서 초콜릿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밀을 먹을 때도 마찬가지다. 만족스럽고 기분이 좋아진다. 처음에는 말이다. 날마다 밀가루 음식을 잔뜩 먹는다면, 예컨대 아침에는 토스트, 점심에는 샌드위치, 저녁에는 파스타를 먹는다면, 엑소르핀이 다량으로 생성되고 쉴 새 없이 아편제수용체를 자극하게 된다. 매일 매끼 밀가루를 섭취하다보면 아편제수용체가 둔해져서 약효가 떨어지고 만다. 그러면 수용체가 더 이상 원활히 작동하지 않고, 내성이 생길 것이다. 결국 우리는 동일한 좋은 기분을 맛보기 위해 더 많은 밀가루 음식을 먹으려 들 것이다. 이것이 중독성 행위다. 오늘날 우울증이 사회에 만연한 이유가 이해될 것이다. 우울증에 걸린 일부 사람들은 평생동안 빵을 먹으면서 아편제수용체를 손상시켜왔다. 오늘날 미국은 세계에서 인도와 중국에 이어 세번째로 우울장애가 많이 발생하는 국가임. 미국정신질환자연맹에 따르면, 미국성인 5명중 1명이 매년 일종의 정신질환을 경험한다. 둘째 밀에서 발견되는 화학물질 중에 벤조디아제핀 계열이 있다. 이것은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약제에 사용되는 화학물질과 동일하다 2차대전 직후 수행된 연구를 예로 들면, 밀과 글루텐이 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첫번째 단서는 전쟁 중에 밀이 부족해지자 여러 국가에서 그에 비례해 조현병 환자의 입원율이 감소했다는 관찰결과였다. 전쟁이 끝나고 2년도 안 되어 조현병 환자의 입원율을 원래 수준으로 복귀. 하지만 서양곡물이 다시 유입되자 3만명 중 1명꼴이던 조현병 환자구사 100명 중 1명꼴로 대폭 증가함. 인체에는 밀, 호밀, 보리에서 발견되는 글루텐 단백질을 완전히 소화할 수 있는 효소가 없다. 그래서 우리가 이런 곡물을 섭취할 때마다 염증과 장투과성이 심해짐. 알레시오 파사노 박사는 밀의 글루텐이 모든 사람에게 장 투과성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밀과 글루텐의 거대분자가 뇌를 포함해 예상치 못한 부위로 이동하여, 면역계가 밀과 글루텐 분자나 그와 비슷하게 생긴 물질을 모두 공격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 가공설탕을 먹으면 전신에 염증이 증가함. 설탕섭취가 미치는 영향을 이보다 더 정확하게 말할 수 없을 것임. 정제된 설탕은 섭취량에 관계없이 가장 많은 염증을 일으키는 식품이다. 소량만 먹으면 건강에 도움이 되는 설탕이란 세상에 없다. 뇌기능을 유지하거나 향상시키길 원한다면, 설탕이 들어간 음식을 완전히 끊어야 한다. 그래야 뇌와 몸이 재생할 기회가 생긴다. 설탕만 안 먹어도 불안, 우울증, 과민성 등 많은 정서적 문제가 사라지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아주 간단한 일이다.
- 연구결과에 따르면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병은 증상이 뇌에서 발현되기는 해도 둘 다 장에서 시작된다. 뇌와 장의 소통은 주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의해 통제됨. 결국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병을 초래하는 것은 잘못 접힌 단백질과 관련된 두가지 별개의 메커니즘이다. 파킨슨병과 연관된 단백질을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이라고 한다. 이 단백질은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전부터 장내에서 비틀리기 시작함. 파킨슨병 환자들은 대부분 변비로 몇 년씩 고생한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이 불균형 상태이기 때문. 이것은 숨길 수 없는 신호다. 변비에 뒤따르는 염증은 뇌를 비롯한 모든 신체조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학자들은 이제 장내 유익균의 불균형 때문에 장내 단백질이 비틀리고 이것이 수년 동안 척추를 타고 서서히 올라가 뇌에 축적된 결과, 10년이나 20년 후에 파킨슨병이 발생한다는 것을 안다. 미생물군은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에도 영향을 미침. 연구자들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이 뇌의 대사, 뇌의 면역반응과 뇌기능을 조절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기억해두자. 60-70대에 들어 갑자기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는 환자는 없다. 이 병들은 훨씬 더 일찍 시작된다. 보통 체내에서 세포를 죽이는 과정은 20-30대에 시작되지만, 병은 그때 바로 발현되지 않는다. 수십년 전부터 진행되어 한계점에 도달해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 사람들은 때때로 글루텐과 유제품 섭취를 중단하면 금단 증상을 경험한다. 피곤하거나 우울하거나 구역질을 느낀다는 것이다. 꼼짜갛기 싫어지거나 두통이 생기는 사람도 있다. 이런 증상은 특히 혈액검사 결과 글루테오모르핀이라는 밀 펩티드 수치가 높거나 카소모르핀이라는 유제품 펩티드 수치가 높은 사람들에게서 나타남. 이런 펩티드는 잘 소화되지 않은 펩티드로, 장과 뇌에서 아편제수용체를 자극할 수 있다. 아편제수용체는 좋은 기분 반응을 일으키는 엔도르핀과엔퀴팔린이라는 호르몬의 생성을 촉발함. 중독자들이 특정 약물을 끊으면 금단증상을 일으키듯 글루텐과 유제품을 끊어도 금단증상이 생긴다.
-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친절할수록 더 건강해짐. 만약 당신이 내가시켜서 글루텐 프리 빵을 먹고 있기는 해도 예전에 즐겨먹던 빵이 늘 그립다면, 글루텐 프리 빵이 당신 몸에 좋은 음식이 될 리 없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밀이 건강을 해치는 주범이라는 것을 발견하여 매우 기뻐하고, 식단에서 밀을 제외하면 건강이 훨씬 좋아진다는 사실을 깨닫고, 기존에 좋아하던 빵만큼 새로운 빵도 즐길 준비가 되었다면, 글루텐 프리 빵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게 되어 매우 다른 결과를 얻을 것이다. 이런 사고방식의 전환을 의도성이라고 하는데, 말과 행동에 목적이 있음을 의미. 당신이 의도성이 있다는 건 적극적으로 당신의 삶과 소통하고 관여한다는 이야기다 모든 행동을 변화시키는 핵심은 자각이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며 더욱 평온해질수록, 현재의 건강상태를 자각하고 미래의 건강목표를 세우기가 더욱 쉬워짐. 우리는 비판단적인 태도로 현실에 대한 자각에 이르러야 한다. 예를 들어 글루텐 프리 식품을 먹는다는 자각은 검사 결과 우리 면역계에서 가급적 피하려고 애쓰는 작은 독소를 우리 몸속에 집어 넣는 대신, 새로운 선택이 몸에 이롭다는 것을 깨닫는다는 의미다.
- 가공하지 않은 사탕수수는 사실 독성물질로부터 간을 보호하는 것부터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혈당을 안정시키는 것까니 다양한 건강상의 이점을 지님. 하지만 우리가 사탕수수에서 풍부한 항산화제와 플라보노이드를 제거하고 설탕이라고 부르는 흰색 결정성 가루만 추출할 때, 이 식물에서 기대할 수 있는 모든 보호기능은 상실된다. 몇 가지 의학적 예외만 제외하면, 사실 식단에서 설탕은 거의 필요하지 않다. 우리 몸속에 당은 원래 복합 탄수하물이라 불리는, 자연에서 발견되는 형태 그대로여야 함 정제된 탄수화물은 암세포에 먹이를 제공한다. 또 설탕은 장 내벽을 솔처럼 문지르는 자극물로, 많은 염증을 불러일으킴. 과도한 설탕은 우리 몸의 잘못된 효모에 먹이를 공급하고 나쁜 박테리아의 지나친 성장을 부추겨, 결과적으로 내장의 염증을 증가시키고 장 누수를 초래함
- 설탕의 일종인 포도당은 체내 모든 세포의 주요 에너지원. 뇌에는 신경세포인 뉴런이 아주 많아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요구하는 부위로, 체내의 전채 당 에너지의 절반이 뇌에서 소모됨. 사고, 기억, 학습가 같은 뇌기능은 포도당 수준과 이 에너지원을 사용하는 뇌의 효율성과 밀접하게 연관됨. 뇌에 충분한 포도당이 공급되지 않으면, 뇌의 화학적 메신저인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지 않아 뉴런간의 의사소통이 끊길것임. 더욱이 혈중 포도당 수치가 낮아서 생기는 당뇨병의 흔한 합병증인 저혈당증은 뇌기능에 필요한 에너지 손시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력 저하와 인지장애를 유발함. 즉, 약간의 당은 몸에 필요하다는 의미. 하지만 과도한 당은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함. 우리는 아이에게 초코바를 줄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관찰했다. 처음에는 혈류에 초코바의 설탕이 넘쳐나게 되어 혈당이 높아지고, 그 후에 45분 정도 기다렸다가 다시 보면 혈당이 급격히 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 치주질환을 유발하는 주요 박테리아인 포르피로모나스 긴기발리스는 장내 정상 미생물총을 파괴하고 장 누수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강력한 독소를 방출. 또한 입안에서도 약간의 투가성을 야기하여 박테리아가 입에서 혈류로 흘러들게 할 수 있다. 양치질이나 치실 사용 외에 입안에 건강한 미생물총을 유지하는 한가지 간단한 방법은 매일 입안에 코코넛 오일을 조금 머금은 채 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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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겸손은 직원에게 베푸는 ‘혜택’이 아니다.
겸손은 회사의 생존을 좌우하는
리더의 지극히 현실적인 태도이자 마음가짐이다.
리더가 모든 정답을 안다는 듯 군림하는 분위기에서는
그 누구도 문제를 제기할 수 없다.
겸손과 호기심을 바탕으로 무엇이든 배우려는 리더와 함께라면
구성원은 자연스럽게 안정감을 느끼고 더 많은 아이디어를 제시하게 된다.
- 에이미 에드먼슨, ‘두려움 없는 조직’에서

리더가 모르는 점을 솔직하게 인정하면
직원들은 오히려 자신감을 얻게 됩니다.
대개 질문하는 리더는 어리석고 나약하게 비칠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생각이 깊고 현명한 사람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정답을 모른다는 태도로 묻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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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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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팎이 모두 안녕하오. 평안할 때 위험을 잊지 말아야 하고,
잘 다스려질 때 화란을 잊지 말아야 하오.
비록 오늘 별일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을지라도
장차 어찌해야 한결같이 안녕할 수 있는지를 깊이 생각해야 하오.
- 당태종

 

위징이 답합니다. “지금 비록 천하가 태평하다고는 하나
신들로서는 여전히 기뻐하며 안심할 수만도 없는 상황입니다.
오직 폐하가 평안할 때 위태로움을 생각하고,
부단히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노력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사람은 일이 잘될 때 교만해지기 십상입니다.
이때가 위험합니다. 전승불복(戰勝不復),
거안사위(居安思危)의 지혜를 가슴에 품고 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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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에 안주하면 멈추는 게 아니라 후퇴하는 거예요.
세계는 매일 진화하니까.
‘내가 지금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을 수도 없이 하죠.
어제 통했더라도 오늘이 다르고, 내일은 또 다른 세상이 오니까요.
안전지대(comport zone)에서 한 발짝 나와 계속 도전하며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도태되고 말겁니다.
- 알렉산더 왕 (패션 디자이너)

 

변화보다는 현상에 안주하고 싶고, 위험보다는 편안하게 살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입니다. 그러나 생활이 편안하면 위험한 것입니다.
급변하는 세상에선 멈춤은 곧 도태이기 때문입니다.
본능을 거스르기 위한 지난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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