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파민은 뇌 속이 여러가지 기능을 수행하는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 가장 잘 알려져 있고 확실한 것이 보상과 기쁨에서의 역할을 한다. 도파민은 뇌의 중변연계 보상경로에서 일어나는 모든 활동을 지원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대로 중변연계 보상경로를 가리켜 도파민 보상경로라 부르기도 한다. 뇌는 우리가 자신이 인정하는 행동을 했다는 걸 인지할 때마다(목이 마를 때 물을 마시거나 위험한 상황에서 탈출했거나 누군가와 성관계를 가졌거나 하는 등) 우리의 행동을 보상해주는데 도파민을 분비시킴으로써 순간적이지만 강력한 수준의 기쁨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이 기쁨이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도파민 보상경로는 행복 프로세스를 담당하는 뇌 영역인 것이다. 도파민 분비량이 얼마나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느냐와 관계있다는 증거자료로 있다. 어떤 사건이 예상하지 못한 일일수록 우리는 더 많이 즐기게 된다.
- 엔돌핀도 기쁨을 일으키는 대표적 신경전달물질. 초콜릿을 듬뿍 먹었거나 흥분된 섹스를 하거나 어쨌든 엔돌핀이 분비되면 경이롭고 강렬하며 아찔하고도 따뜻한 느낌이 우리의 마음속에 퍼져 나간다. 엔돌핀의 힘은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 헤로인과 몰핀과 같은 강력한 아편제가 효력을 발휘하는 이유는 우리 뇌와 몸속에 있는 엔돌핀 수용체를 활성화시키기 때문. 아편제는 분명 기분을 즐겁게 만들어주지만(그래서 놀라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아편제를 복용한다.) 동시에 몸을 손상시키기도 함. 심각하게 아편에 취해 있는 사람들은 허공을 멍하니 바라보거나 침을 흘리는 것 말곤 잘 하는 게 없을 정도로 망가진다. 일부 추정치에 따르면 헤로인은 그 강도가 자연적으로 분비되는 엔돌핀의 20% 정도밖에 안된다고 한다. 가장 중독성 있는 마약보다 5배나 더 강한 물질이 우리 뇌에서 돌아다니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우리가 무슨 일이라도 해낸다는 게 놀라울 따름. 쾌락주의자들에겐 나쁜 소식이겠지만, 뇌가 엔돌핀을 아주 조심스레 다룬다는 사실은 인류의 기능적 입장에서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일반적으로 뇌는 심한 통증이나 스트레스에 대응하며 엔돌핀을 분비한다. 이 두가지 요인의 좋은 예로 출산을 들 수 있다.
- 출산 외에도 자신을 엄청난 통증과 스트레스에 노출시킴으로써 엔돌핀 분비를 일으키는 방법들이 있다. (때때로 남성들이 산모에게 출산이 뭐 그리 힘드냐고 심드렁하게 말한다면 그 고통을 느끼게 해줄 수 있다는 거다) 예를 들면, 육체적으로 극단적인 다른 종류의 일을 하는 것이다.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은 러너스 하이를 느낀다고 말한다. 러너스 하이는 몸이 육체적으로 너무 힘든 순간 뇌가 만반의 준비를 하고서 모든 고통과 아픔을 제거함으로써 느끼는 엄청난 쾌감을 의미한다. 따라서 엔돌핀의 기능은 기쁨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방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엔돌핀을 '기쁨을 유발한다'고 설명하는 것은 마치 소방차를 '물건을 홀딱 젖게 만드는 기계'라고 설명하는 것과 같다. 엔돌핀은 기쁨을 유발한다. 하지만 틀린 게 있다. 그게 원래 목적은 아니라는 거다.
- 일부 연구에서는 고통을 경감시키는 기능은 엔돌핀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경우에만 해당된다고 주장한다. 엔돌핀의 분비량이 낮으면 행동이나 업무관리 등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는 기본적인 역할만 한다는 증거도 있다. 엔돌핀은 스트레스와 동기의식을 관리하는 신경계와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통해 우리가 어떤 일이 마무리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도와준다. 당신의 중요한 일을 처리해야 하는데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태라 하자. 그 업무를 끝마쳤을 때 뇌는 약간의 엔돌핀을 분비시켜 우리로 하여금 "끝났어. 이제 다른 걸 해도 돼"라고 느끼도록 해준다. 정확히 말해서 쾌감을 생성하지는 않지만 스트레스를 줄이고 따라서 우리의 안녕과 행복에 기여한다. 이것이 행복을 유지하기 위한 엔돌핀의 예방적 기능을 보여주는 증거다.
- 옥시토신은 개인 간 만남에서 가장 근본이 되는 핵심요소. 옥시토신은 엄마와 아기 사이에 즉각적이고 강렬한 유대관계를 일으킨다. 모유 속에 함유되어 있고 모유 분비를 유도하는 물질이다. 더 나아가 옥시토신은 훨씬 더 다양한 상황에 관여함. 성적 흥분, 스트레스, 사회적 관계 및 신의 등 많은 것들과 관계가 있다. 따라서 이상한 결과가 많이 초래됐다. 예를 들어, 옥시토신은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강화시키는 데 중요한 일을 하지만 성관계를 할 때도 분비됨. 흔히 프렌즈 위드 베네핏(헌신적 애정 없이 육체적 관계만 갖는 관계)이라고 불리는 관계를 유지하는 게 생각보다 어려운 이유일 것이다. 옥시토신 덕에 성적관계는 상대에 대한 생각을 근본적으로 바꿔놓게 되고, 결국 단편적인 육체적 매력이 진실한 애정과 열망으로 변모되는 것이다. 사랑을 나누는 동안 옥시토신이 진짜 '사랑을 만드는' 일을 하는 것이다.
- 세로토닌은 매우 다양한 신경 프로세스에 사용되는 신경전달물질. 수면과 소화를 조절하고 우리의 주제와 가장 밀접하게 관련된 기분을 조절하는 등 여러가지 역할을 수행함. 세로토닌은 우리가 좋은 기분, 소위 행복을 느끼는 데 아주 중요해 보인다. 현재 가장 많이 처방되는 항우울제는 뇌의 세로토닌 수치를 증가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오늘날 통상적인 생각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우울증은 세로토닌 감소로 인해 일어난다고 하는데, 잘못된 생각이다. 프로작이나 이와 비슷한 약들은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로 분류된다. 세로토닌은 시냅스로 분비되어 신호를 보낸 후에 분해되거나 파괴되는 것이 아니라 뉴런에 의해 재흡수된다.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는 기본적으로 이러한 재흡수를 막음. 그 결과 시냅스에서 세로토닌이 잠시 분비되면서 다음 뉴런에서 어떤 활동이 한 차례 급격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세로토닌 농도가 계속 유지됨으로써 활동이 오랫동안 일어나고 관련 수용체를 계속해서 자극하게 된다.
- 사실은 아직 아무도 세로토닌 의 증가가 뇌에서 실제로 어떤 작용을 하는지 모른다. 만약 단순히 행복한 감정을 유발하기에 세로토닌 양이 부족한 거라면 문제는 간단할 것이다. 하지만 신진대사나 뇌가 움직이는 속도를 봤을 때 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는 세로토닌 수치를 거의 즉각적으로 증가시킴. 그런데 대부분의 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는 정량을 복용한 뒤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몇 주가 걸린다. 따라서 행복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세로토닌 자체가 아니라 세로토닌이 간접적 영향을 주고 있는 다른 어떤 대상이다.
- 근본적으로 행복의 근원을 특정 화학물질에서 찾는 것 자체가 잘못된 접근법. 화학물질이 행복에 관여하는 것은 만지만 그 근원은 아님. 50파운드짜리 지폐는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종이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종이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경제적 가치를 갖는 건 아니다. 여기서 언급한 화학물질과 행복의 관계 역시 종이와 돈의 관계 같을 수 있다. 즉, 이들 덕분에 행복이 유발되지만 그 역할은 대부분 우연적인 것일 수 있다는 말이다.
- 행복을 관장하는 특정 영역이 있다는 생각이 터무니없는 건 아니라는 증거가 있다. 수많은 영역이 각각 특정 감정을 처리하는 것으로 보임. 예를 들어, 해마 옆에 자리한 작은 영역인 편도체는 기억에 감정적 색채를 입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공포심을 자아내는 기억을 가지고 있다면 그 기억에 공포심을 입힌 것이 바로 편도체다. 실험 중 동물들의 편도체를 제거하면 두려워하는 것이 당연한 대상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였다. 또 다른 예는 전두엽, 두정엽 및 측두엽 사이 깊숙한 곳에 있는 섬피질이다. 섬피질의 기능 중 하나는 혐오감을 처리하는 것이다. 좋지 않은 냄새가 나거나 신체가 훼손되는 장면을 목격하거나 그와 유사하게 본능적으로 불쾌감을 유발하는 경우 섬피질의 활동이 나타난다. 심지어 누군가가 얼굴에 혐오감을 드러내거나 거북한 것을 단지 상상만 해도 섬피질은 더욱 활발히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 뇌에는 많은 사람들이 행복과 같은 느낌이나 감정을 처리하는 몇 가지 영역이 있다. 그렇다면 행복 자체를 관장하는 영역이 있을까? 그 후보 중 하나는 앞에서 이미 언급한 바 있다. 바로 중변연계 보상경로다. 중변연계 보상경로는 중뇌에 있으며, 우리가 기쁜 일을 했을 때 그에 대한 감정적 보상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기쁨과 반대로 행복과 관련해서, 영원한 행복을 느끼려면 복측 선조체가 관여해야 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어떤 연구에서는 행복을 느끼는 동안 왼쪽 전전두엽 피질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어떤 연구에서는 활성화된 부분이 오른쪽 설전부라 주장한다. 뇌의 어느부분이 행복을 유발하는지에 대해 연구해온 일류 과학자조차 매번 다른 대답을 제시하는 것이다.
- 예측 가능성과 혼란스러움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이루고 있는 음악은 (어떤 이유로 인해) 우리 뇌 속에서 기쁨을 유발함. 그리고 우리의 신체적 반으을 이끌어낼 정도로 행복을 느끼게 만듬.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도록 결정하는 뇌의 근본적 프로세스가 명명백백한 것은 아니다.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고 행복하지 않게 만드는지에 대해 '네', '아니오'로 간단히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이다. 대게 그 무엇이 적당히 있어야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 가능성이 커지며, 그보다 너무 많거나 적으면 반대의 결과를 초래함
- 한가지 이상한 연구결과가 있다. 행복을 결정하는 것이 사실 뇌가 아니라 장이라는 점. 뇌와 소화기관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진부한 표현이나 속담이 많기도 하지만, 장기능이 우리 정신상태에 직접적인, 더 나아가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과학적 증거가 많다.
- 장이 우울증 발병과 깊은 관계가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장에 특정 타입의 박테리아가 있다는 것은 스트레스와 우울증, 이와 유사한 감정 문제를 겪을 수 있는 전제조건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이런 결과에 대한 근거는 대부분 동물실험에 국한되어 있다. 사람의 장과 감정 간에 이와 같은 중요한 연결고리가 있따고 말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아주 터무니없는 주장만은 아니다. 좋은 기분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 여겨지는 신경전달물질, 즉, 몸속 세로토닌의 90%는 장 속에 있다.
- 기본적으로 새로움이 가지는 중요성을 절대로 과소평가해서는 안됨. 네오포비아의 경우처럼 새로움은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강력하고 충족감을 주는 특성을 갖고 있다. 많은 동물실험을 보면 환경적 풍부함(주위 환경에 많은 요소들을 투입해서 더 복잡하고 흥미로운 환경으로 만드는 것)은 뇌에 실질적이고 유익한 영향을 미치며, 어떤 경우에는 뇌와 해마의 발달이 향상되어 기억력이나 관련 프로세스가 향상될 수도 있다고 한다. 심지어 발작을 방지하거나 뉴런이 소멸되는 것을 막기도 한다. 뉴욕, 헬싱키, 베를린 같은 시끌벅적한 도시에 사는 것은 실질적으로 우리에게 유익한 일일 것이다. 적어도 뇌 기능 측면에서는 말이다. 그래서 작가나 예술가처럼 창조적 일을 하는 사람들이 뉴욕으로 몰려드는 것이다.
- 뇌가 공간을 처리하는 원리를 봤을 때 아주 작은 집은 뇌가 견디기 힘들 가능성이 많다. 공간이 제한되어 있다는 것은 함정에 빠졌거나, 주위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거나 탈출 방법이 제한적이라는 것을 의미. 집이란 스트레스나 불안감을 느낄 때 돌아갈 수 있는 장소를 의미하지만, 집이 너무 협소할 경우 우리 뇌의 위협인지 시스템은 활동을 계속한다. 원래 뇌의 위협인지시스템 할동은 집이 방지해주기로 되어있던 것이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이미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불안한 상태에 있으며, 우리의 개인적 경계선이 확대되면서 어떤 사람이나 대상이 너무 가까이 있는 걸 견디기 힘들어 한다고 한다. 현실적이고 구조적 문제를 제쳐두고서라도 심리학적 관점에서 어떤 집은 살기에 너무 협소한 공간인 것이다. 작은 집에 사는 게 불가능하다는 차원이 아니라, 그 속에서 긍정적이고 행복한 감정을 느끼기 힘들다는 게 문제다. 사람들이 넓은 집을 원하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프라이버시 때문. 대다수의 사람들은 혼자 살지 않는다.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행복에 있어 매우 중요함. 하지만 항상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살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매우 사교적이고 활동적이며 외향적인 사람일지라도 개인적 공간에서의 휴식을 필요로 함. 설사 잠만 자는 것이라도 말이다. 다른 사람과의 교류가 아무리 즐겁다 해도 뇌의 입장에선 일을 하는 것이다. 사회적 심리학자들은 누구에게나 주변 사람들이 거슬리는 순간이 온다고 한다. 누구나 정신적으로 지칠 대가 있기 때문. 결국 그 관계에서 후퇴해서 잠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이때 재충전을 할 수 있고 사회적으로 힘든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 자연환경은 수동적 방법으로 우리 주의를 끌며 카플란은 이 프로세스를 매혹이라 불렀따. 우리의 주의력은 자연환경에 있을 때 더 느슨해질 수 있으며, 뇌는 신경을 쏟는 일, 즉 신경의 기능을 사용하는 일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뇌는 휴식을 취하고 원기를 되찾으며, 에너지를 보충하고, 연결고리들을 강화시키며, 인지력을 높이고, 기분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카플란은 녹지와 다양한 생물로 가득 찬 환경을 회복공간이라 명명. 녹지공간은 더 이상 강조할 수 없을만큼 유익함. 심지어 우리 몸에도 영향을 미침. 한 조사에 따르면 비슷한 문제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 중 벽돌전망의 병실보다 나무와 자연이 보이는 병실의 환자가 더 빨리 회복했다고 한다.
- 엄청나게 많은 증거자료를 살펴보면 신체적으로 더욱 활발한 사람일수록 뇌 기능이 뛰어나다고 한다. 뇌는 생물학적 기관으로서 에너지와 영양분을 필요로 함. 신체활동이 증가하면 심장을 강화시키고 발달시켜주며,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줄이고 신진대사 작용을 높여줌. 이 모든 요인들은 뇌에 혈액과 영양분이 더 잘 공급되도록 만들면서 뇌의 모든 기능이 향상되는 것이다. 신체 활동은 뇌 유래 신경성장인자인 BDNF를 증가시킴으로써, 뇌에 더욱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임. BDNF는 새로운 뇌세포의 성장과 생성을 더 촉진하는 단백질. 이 사실은 학습능력이나 기억력 향상, 해마의 부피 증가, 뇌 전반의 회백질 증가 등 신체활동이 신경과학적으로 여러 이점을 가져다준다는 연구사례를 뒷받침해줌. 또한 여러 연구를 통해 좀더 신체적 스포츠 활동에 참여하는 아이들이 학업시험에서도 더 뛰어난 성과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우리가 하는 일에 육체적 활동이 포함된다면 그것이 뇌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는 우리를 더 행복하게 해줄 것임. 학습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우리를 더 지적으로 똑똑하게 만든다. 그리고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지적 능력이 뛰어날수록 사람은 조금 더 행복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운동을 하면 엔돌핀, 즉 행복물질이 분비됨. 당연히 신체건강이 전반적으로 향상된다는 것은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일을 해낼 능력이 향상된다는 의미. 운동을 안 해서 생기는 건강문제나 스트레스로 인해 방해받지 않기 때문. 마찬가지로 정신적 활동 역시 뇌와 몸에 분명 도움이 된다. 제 시간에 출근하는 것말고는 육체적 노동은 없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희소식이다. 교육수준이 높으면 치매나 알츠하이머 예방에 도움이 됨. 심지어 해부결가 뇌가 병으로 심각하게 손상되어 있었는데도, 교육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죽기 직전까지 뚜렷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즉, 뇌 활동이 활발할수록 뇌가 더 튼튼해진다.
- 여러 이유로 뇌는 유능하다는 느낌을 원하며 그렇게 느낄 때 우리가 행복할 가능성이 더 높다. 직업은 우리 능력을 높이고 또 이 능력을 객관적으로 검증받을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제공함. 그건 좋은 일이다. 물론 우리가 무능하다고 평가받지 않는 경우에 한해서 말이다. 일이하는 것은 다른 형태의 보상도 제공. 새로운 물건이나 새로운 상황을 맞닥뜨리는 일과 다른 사람과 교류하거나 사회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가 많은 일 등이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것은 사람들이 돈을 위해 일하긴 하지만, 뇌의 메커니즘은 일을 통해 보상받고 본능적 욕구와 욕망을 충족시킨다. 따라서 일은 잠재적으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조건을 마련해준다.
- 직원들의 관심을 얻어내고 이들이 회사 비전을 공유하도록 끊임없이 시도하는 이유중 하나는 직원들의 인생목표가 어느정도는 회사의 비전과 일치되도록 하는 것. 직원 개개인의 비전이 회사비전과 일치한다면 그건 서로 좋은 것이다. 경영진들이 자신의 계획과 의도를 설명해서 직원들이 목표를 공유하게 만들기 위함. 그래서 흔한 인터뷰 질문이 "5년 뒤면 본인이 어떤 모습일 거라 생각하나요?"인 것이다. 응시자가 "조달부서 매니저가 되고 싶습니다."라고 말한다면 이 직원은 회사에 대해 헌신적이고 열정적 직원이 될 것임을 암시한다.
- 15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안드레 스파이서와 칼 세데르스트룀은 지속적으로 행복한 상태에 있는 직원들이 개인적으로는 좀더 좋을지 몰라도, 실제로 회사와 직장에는 여러 측면에서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 예컨대, 행복한 사람들은 협상에 있어서 그다지 뛰어나지 못하다. 이들은 부정적 마찰을 피하기 위해 쉽게 체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오히려 화를 잘 내는 직원들이 협상에선 뛰어난 성가를 보이는 경우가 많음. 또한 직장에서 계속 행복을 느낀다는 것은 반대로 삶의 다른 측면이 고통스럽다는 의미. 집이나 가족관계에 문제가 있을 수 있고 결국 행복으로 인한 이득은 무효로 돌아감. 당신이 직업에 대해 행복을 느낀다면 아직 경제적 문제를 겪고 있다는 뜻일 수도 있다. 행복한 직원들은 실직으로 인해 더 큰 충격을 받기도 함. 다른 문제들도 비슷한 양상이다. 행복한 상태에 있는 직원들은 칭찬과 좋은 피드백을 계속 받고 싶어하며 그렇지 못하며 불쾌해 한다. 이들은 다른 직원들과의 관계보다 자신의 성과로 인한 행복에 더 치중하기 때문에 더 외롭고 이기적 성향일 수 있다. 따라서 회사에 득이 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 우리는 일을 해야 한다. 하지만 반드시 행복할 필요는 없다. 좋은 일이 일어나거나 우리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우리는 행복을 느끼게 되어 있음. 현대사회의 많은 회사가 사무실에 갇혀 있는 직원에게 지속적 행복을 강요하는 듯한 행위는 균형을 깨뜨리는 일이며, 동시에 더욱 다양한 감정적 경험으로부터 뇌를 차단하고 혹사시키는 일이다. 일과 삶의 균형은 생각보다 중요. 여기서 핵심은 일이 아님. 균형이다.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고, 그래서 많은 피해를 본다. 여기서 결국 내릴 수 있는 결론은 일이 당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건 가능할지 모르지만 그것이 아주 어려운 이유는 뇌의 입장에선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것도 일은 일이기 때문. 이 사실을 깨달았을 때 나 역시 잠시 앉아서 쉬어야 했다.
- 접촉은 피부 속 신경을 통해 느껴지며, 신경은 압력의 변화(그리고 그 외 요인)에 반응. 이때 관련된 신호를 뇌로 전달함. 이런 작용을 촉진하는 뉴런 중 일부를 C-섬유라 부르는데, 다른 뉴런에 비해 작고 신호를 보내는 속도가 느림. C-섬유는 둔탁함, 쑤시는 고통과 같은 감각을 전달하지만, 기분좋은 접촉의 감정도 전달. 접촉과 관련된 모든 감각은 뇌의 체성감각피질에서 처리하는 반면, C-섬유는 즐거운 접촉에 대한 느낌을 섬피질로 보낸다. 섬피질은 즐거운 감각, 마약중독 같은 보상을 쫓는 행동과 관련이 있다. 진화과정에서 그루밍은 접촉의 유쾌한 한 형태로 자리잡은 것이다. 왜 인간이 딱지를 뜯어내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아니면 코딱지라도? 우리 몸에서 쓰레기나 불필요한 물질을 제거하는 행동에 보상을 주는 케케묵은 회로가 뇌 속 어딘가에 아직 있는 게 아니라면 의미없는 행동이다.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왜 손톱을 물어뜯는지 그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 편도체와 해마는 흥분과 성욕을 느낄 때 둘 다 아주 활발하게 움직임. 편도체는 우리가 알다시피 감정적 요소를 담당하고, 또 흥분을 해도 되는 상황인지 결정함. 해마, 즉 기억 프로세스의 중심영역이 활성화된다는 것은 우리가 성적인 상황에 있을 때 자극적 기억들이 왜 물밀듯이 떠오르는지, 또 이런 기억들이 왜 그토록 선명하고 뚜렷한지를 설명해줌. 과거 유익했던 경험을 우리 마음속에 생생하게 간직해줄 뿐만 아니라, 흥분을 강화하고 또 유지하도록 도와줌. 뿐만 아니라 성욕은 시상도 활성화한다. 시상은 변연계의 또 다른 영역으로 정보를 멀리 퍼뜨리는 뇌 속의 도떼기 시장 같은 곳이다. 이 모든 일들은 뇌가 할 용의가 있는 상태임을 보여줌. 하지만 감정과 기분만으로는 부족함. 편도체와 관련 영역은 동기유발에 중요한 네트워크와도 연결되어 있다. 그중 특히 중요한 영역이 전두대상피질이다. 전두대상피질은 집중력과 감정을 조절하는 영역들과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사람들과의 상호관계를 맺고 싶어하고 또 즐기도록 만드는 부분인 선조체는 성적 상황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이보다 더 밀접한 관계를 찾기는 어려울테니 말이다.
- 장소가 안 맞거나 시간이 안 맞거나 상대가 적절하지 않거나 당신이 그냥 너무 피곤한 상태일 때에도, 안와전두피질은 상황을 인지하고 과도한 성행위를 제한한다. 안와전두피질 영역이 손상된 남성들이 무분별하고 위험하며, 과도한 성행위를 보이는 경향이 많다는 여러 연구들은 이를 뒷받침해준다. 또한 안와전두피질 활동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사람들은 성기능장애와 성욕감퇴 증상을 나타냈다. 뿐만 아니라 안와전두피질처럼 복잡한 전두엽 영역은 알콜 섭취시 뇌에서 가장 먼저 문제가 생기거나 억제되는 영역 중 하나. 그건 많은 사실을 암시한다. 이렇게도 많은 뇌 영역들이 우리가 섹스를 하도록 등을 떠민다. 그러면서도 어떤 영역들은 섹스를 제지하는 역할을 한다. 엄청나게 즐거운 섹스는 단기적으로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지만, 뇌는 너무나도 섬세해서 섹스가 항상 최선의 선택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함. 인간에게 행복은 순간적 희열과 즐거움 그 이상의 것임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대목이다.
- 바소프레신은 특히 수컷의 경우 장기적 교미 관계에 핵심적 물질로 알려져 있음. 수컷 초원 들쥐와 다른 일부일처제 종들은 선조체-담창구 영역에 더 많은 바소프레신 수용체를 갖고 있음. 이 영역은 편도체, 담창구(움직임을 조절하는 데 관여), 선조체(중격의지핵을 포함) 등을 결합시키는 복합 네트워크다. 수많은 바소프레신 뉴런들이 선조체와 편도체 영역에서 전뇌와 전두엽에 걸쳐 분포되어 있으며, 행동을 조절하는 데 직접적 역할을 함. 어쨌든 바소프레신의 활동으로 수컷들은 자신의 파트너에 대해 정절을 지킨다. 수컷의 본능상 정절을 지킨다는 것은 비교적 흔치 않은 일이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흥미로운 사실은 바로 바소프레신 수용체의 유전자들이 불안전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 즉 선조체-담창구 영역에서 바소프레신 수용체의 수는 수컷들 사이에서 아주 편차가 크다. 이 영역에서 바소프레신 수용체의 수가 적을수록 한 쌍의 짝을 맺는 경향이 줄어든다. 결국 바소프레신에 영향받지 않을수록 장기적 관계를 성공적으로 유지할 확률이 줄어든다. 심지어 애초에 장기적 관계를 맺을 가능성이 줄으듬. 물론 들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지만 인간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연구가 있음. 어떤 남성들은 장기적 관계에 대해 생물학적 거부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나쁜 남자의 뻔한 핑계인 헌신적 관계에 대한 공포증은 아마 유전적 요인에 있을 것이다.
- 여러 연구결과 우리가 누군가를 그것도 열렬히 사랑하게 되면 중심 도파민 수치가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음. 중심 도파민은 알다시피 보상감과 기쁨을 느기게 하는 중요한 신경전달물질. 무엇이 인생에서 사랑을 찾는 일보다 더 즐거울 수 있을까? 뇌는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섬세하다. 여러가지 다양한 역할을 한다. 도파민은 우리의 행동을 조절하고, 보상에 대한 예측을 관리하는 감정-동기 유발 프로세스에 필요한 물질임. 다시 말하면, 우리는 끊임없이 보상을 주는 대상을 찾고 또 얻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의미. 이 때문에 우리는 고조되고 집중된 상태에 머물러 있게 됨. 사랑에 빠진 인간은 자신이 애정을 느끼는 대상 주위에 있기 위해, 심지어는 그냥 바라보기 위해 어떤 것이든지 하게 된다. 사랑에 빠지면 도파민 뿐만 아니라 뇌와 몸속의 노르아드레날린도 뚜렷하게 증가함. 이는 집중력, 단기기억, 목표지향적 행동을 강화시킴. 노르아드레날린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아드레날린의 분비와 활동에 영향을 미침. 아드레날린은 투쟁-도피 반응을 일으키는 신경전달물질이자 호르몬이며, 따라서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종종 초조해하거나 불안한 모습을 보이게 됨. 노르아드레날린은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고, 특히 심장기능과 관련이 깊다. 이는 사랑에 빠지면 왜 심장이 요동치는지를 설명해줌. 이 모든 작용의 결과로 세로토닌 수치는 우리가 사랑에 빠졌을 때 줄어들게 되며 그 영향력은 막대함. 세로토닌의 균형이 깨지면 감정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음. 오늘날 항우울제는 뉴런의 세로토닌 수치를 높이는 작용을 함. 사랑에 빠지면 잠을 못 잘수도 있고, 쓸데 없는 생각에 사로잡힐 수도 있으며, 동기나 목표가 바뀔 수도 있다. 한때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었던 일들이 이제 시시해짐. 평소 만나던 친구나 여가활동에 관심을 잃게 되어 다른 사람들을 화나게 만들기도 함. 이런 행동은 강박장애의 경우에도 나타나는 증상이다.
- 미친, 상사병에 걸린, 홀딱 빠져버린 등 사랑과 관련된 표현들은 불안정한 상태, 통제력과 이성적 행동이 상실된 상태를 나타내며, 정말 그런 것처럼 보임. 사랑에 빠진 단계의 무서우리만큼 강력한 끌림의 상태가 생활에 많은 지장을 초래하는 것은 당연할 수 있다. 단지 화학물질의 문제만은 아니다. 조가비핵, 섬엽, 전두대상피질 같은 친숙한 뇌 영역들의 네트워크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임. 특히나 끌림 단게에서 크게 작용하는 듯하다. 흥미롭게도 부정적 자극과 감정을 발견하고 처리하는 핵심영역인 편도체와 후측대상회의 활동은 약화된다고 함. 이들 부위와 비판적 사고와 위협감지를 담당하는 영역들은 우리가 사랑에 빠졌을 때 억압을 받게 됨. 이 때문에 커플들은 항상 황홀한 상태로 즐겁기만 하고 그 무엇도 상관이 없는 것처럼 보임. 일단 사랑에 빠지게 되면 불쾌한 대상을 발견하고 처리하는 영역과 이들이 유발하는 스트레스와 걱정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함. 일상적 문제에 대해 걱정하는 능력이 약화되니 당연히 사랑에 빠지면 행복해짐. 뇌 속에는 기쁨과 보상을 주는 화학물질로 가득차고, 스트레스와 걱정을 느끼는 능력은 약화됨. "사랑이 그렇게 좋기만 한 거라고?" 이 부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있다면 체념할 필요는 없다. 이 모든 현상에도 단점은 있기 때문. 특히 우리가 사랑하는 상대에 대해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현저히 저해됨. 뇌는 이미 우리가 좋아하는 대상에 대해 긍정적 편견을 갖고 있다. 주변 사람들이 결점을 지적해주지 않으면 상대의 결점에 의해 어떤 영향을 받지 않는 상태가 된다.
- 사랑을 찾는 것이 자동적으로 '그 후로 영원히 행복하게' 산다는 해피엔딩의 결과를 내포하지 않는 이유는 우리 인생이 함께 할 사람을 찾았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기 때문.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뇌의 메커니즘은 엄청난 힘을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온통 마음을 다 빼앗는 일은 아니다. 사랑은 현재의 멋지고 평온한 삶에 끊임없는 변화를 일으키고 문제를 던진다. 어떤 사랑은 어려움을 견뎌내게 하고 심지어 더 단단하게도 만든다. 어떤 사랑은 세상이 던지는 압박감을 견뎌내지 못한다. 어쩌면 사랑을 만들고 이를 지속해주는 뇌의 방식은 원시시대의 인간에게 더 적합했는지 모른다. 좀더 작고 제한된 사회 속에서 지금보다 더 수명이 짧았을때 말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우리의 강력한 대뇌는 풍부하고 복잡한 정신세계를 제공하고, 이 정신세계와 함께 역시나 복잡한 사회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이런 한경에서 장기적인 로맨스 관계를 계속해 나가는 것은 훨씬 더 많은 노력이 요구됨. 상대가 당신을 얼마나 행복하게 해주든 간에 말이다. 차분히 생각해보면 사랑을 찾으면 '그 후로 영원히 행복해질거야'라고 말하는 것은 가장 좋은 음식을 먹으면 영원히 배고픔이 해결될 거라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멋진 말이긴 하지만 그럴리는 없다.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는 그렇지 않기 때문. 뇌나 세상이 모두 한 자리에 고정된 변함없는 것이 아니다. 오늘 당신을 행복하게 해준 그 무엇이 내일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어떤 관계든지 가장 굳건한 관계라 해도 오래 지속되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함. 다행히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혐 이러한 시간과 노력은 그 자체만으로 충만하고 또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 코미디가 왜 중요한지 아는가? 웃으면서 동시에 슬퍼할 순 없기 때문이다. (로버트 하퍼, 코미디언)
- 동물들이 간지럼을 당했을 때 웃는다는 사실은 웃음의 밑바탕에 장난이 있다는 점을 암시. 이런 간지럼이라는 건 보통 몸으로 난투극을 벌이는 식이다. 그렇다면 장난 같은 행동인지 경쟁상대의 신체적 공격인지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당연히 웃음이다. 해치려는 의도가 없다는 게 분명할 때 웃음이 반사적으로 기쁨과 인정을 의미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오케이, 계속해봐'라는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한다. 웃음은 간지럼 같은 상대방과의 장난을 좀 더 연장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왜 우리가 웃음을 그토록 좋아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설명해주기도 함. 웃음은 더 많은 놀이를 의미하며 그건 우리에게 유익한 일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는 웃을 때 충족감을 느끼게 된다. 웃음은 적어도 간지럼으로 유발되는 웃음의 경우는, 깊숙한 뇌 영역의 네트워크에 의해 처리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영역에는 편도체, 시상의 일부, 시상하부와 그보다 더 아래영역, 뇌간의 핵심영역이 포함됨. 뇌간은 뇌에서 가장 오래된 부분으로, 얼굴표정이나 호흡패턴을 만들어내는 근육 등 본질적이지만 비자발적 기능을 통제함. 여러 연구들은 중요한 뇌간영역인 복측 상부뇌교가 웃음을 조정하는 센터라고 지목. 이 영역이 웃음과 관련된 생리적 프로세스를 일으키는 모든 신경상의 활동을 처리한다는 의미.
- 간지럼 때문에 유발되는 웃음이라 한정지은 이유는 무얼까? 웃게 되는 원인이 뇌가 웃음을 처리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 웃음이 즐거운 일이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간지럼을 싫어함. 결국 웃게 된다 하더라도 말이다. 과학적 관점에서 말하자면 간지럼은 이상한 것이기 때문. 믿든지 안 믿든지 간에 간지럼에는 두가지 형태가 있다. 첫번째는 피부를 부드럽고 약하게 쓰다듬는 형태로 영어로 니스메시스라 한다. 그 이론에 따르면 피부에 벌레가 있는 듯한 느낌이다. 진화상 이런 느낌을 싫어하게 된 것은 당연함. 또한 고의적이고 강제적 간지럼이 있다. 이건 웃음연구에 사용되는 형태로 영어로는 가갈레시스라 부름. 이건 접촉의 친근한 형태다. 마찬가지로 체성감각피질에서 감각활동을 일으킨다. 물론 이 경우에는 전두대상피질에서 즐거움과 보상과 관련된 활동을 유발한다.
- 따라서 간지럼은 즐거운 일일 수 있고, 실제로 사람들을 웃게 해줌. 간지럼의 기능은 거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더 나아가 시상하부 및 투쟁-도피반응을 처리하는 관련 영역의 활동도 일으킴. 심하게 간지럽히는 형태인 가갈레시스는 인간에게 이상하게도 즐거움과 위험의 감정을 함께 유발한다. 한 이론에 따르면 웃음은 간지럽히는 장난 같은 활동 중에 가장 우세한 사람에게 순종의 표시를 보내는 진화상의 반사작용이라고 한다. 이상한 웃음과 동시에 움츠러드는 반사작용은 '네가 이겼어. 난 상관없어. 그러니 이제 그만하자'를 표현하는 방법이다. 만약 그 부위가 발바닥, 복부, 겨드랑이, 목과 같은 취약하면서도 중요한 부분이라면 간지럼의 힘은 특히 더 강력해진다. 과거에 힘은 더 세지만 서툴렀던 우리 조상들이 서로 거칠게 놀다가 의도치 않게 이런 약한 부분에 부상을 입었다고 생각해보자. 사람들과의 관게를 망치지 않으면서도 사고를 막을 수 있는 반사작용인 웃음은 틀림없이 인류의 사회화에 도움이 되었을 것임.
- 간지럼이나 다른 장난스러운 행동, 웃음의 원초적 근원을 생각해보자. 아기나 어떤 동물이 간지럼을 당하면 그건 예상치 못한 사건이 됨. 간지럼 자체는 친숙할지 몰라도 간지럼이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는 것은 아님. 따라서 매우 짧은 시간일지라도 이게 무슨 일인지 몰라 불확실성이 발생함. 위험한 일일 수도 있다. 그래서 긴장이나 근심을 유발하는 중요한 요인이 나타나는 것일 수도 있다. 우리는 뇌가 잠재적으로 위험할 수 있는 대상을 얼마나 재빨리 그리고 민감하게 알아채는지 이미 알고 있다. 그런 뇌가 아직은 걱정할 만한 대상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다행스러움을 느끼는 것이 웃음이다. 이 같은 논리는 신나게 신체적인 놀이를 하거나 야단법석을 떨며 놀 때 일행 중 한 면이 진흙 속에 보기 좋게 빠진 경우에도 똑같이 적용됨. 비일상적 일탈이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예측가능한 일이 아닌 모순적인 일이 일어난 것이다. 그 순간 곧바로 긴장과 불확실성의 감정이 발생함. 우리 뇌는 곧 문제에 대해 민첩하게 파악하고, 이처럼 이상한 사건에 즉각적 위험이 따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긴장감이 완화되며 새로운 경험이 일어난다. 리스크는 없다. 뇌에 해롭지 않다는 판단이 들면 곧바로 강렬한 즐거움이 유발된다. 이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다.
- 사회적 소외가 스탠드업 코미디에 있어서 그토록 큰 리스크 요인이라면, 스탠드업 코미니에 매력을 느낄 사람들은 이런 리스크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일 가능성이 많음. 굳건한 자신감을 가진 사람이거나 사회적 소외에 익숙해져서 둔감해진 사람일 경우가 많음. 일반적인 사회와 맞지 않는 부적응자, 괴짜, 아웃사이더와 같은 사람들이다. 이처럼 라이브 코미디 공연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이와 관련된 문제로 인해 보통 사람들에게 외면당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스탠드업 세계에서는 흔히 볼수 있는 사람들이다.
- 11년 루크 창의 연구팀이 실시했던 신경영상 연구사례를 살펴보자. 이 게임은 사람들이 돈을 받은 뒤 그 다음 얼마를 되돌려줄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었다. 요청받은 만큼 돈을 돌려준 사람의 경우 섬엽과 같은 죄책감과 관련된 영역의 활동이 증가. 반대로 요청받은 액수에 비해 적은 돈을 돌려줬던 사람의 경우 중격의지핵과 같은 보상감과 관련된 영역의 활동이 증가했다고 한다. 많은 걸 유추할 수 있지만 그중 하나는 죄책감이 행동을 일으키는 강력한 요인이라는 점. 즉, 죄책감이 유발될 수 있다는 약간의 가능성만으로도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돈을 돌려준 것이다. 사람들 중에는 상대적으로 죄책감에 덜 민감한 사람들이 있다. 보상감에 대한 가능성이 죄책감에 대한 가능성보다 강력하다면, 당신은 다른 사람보다 자신의 욕구나 욕망을 더 앞세우게 된다. 결국 꽤 많은 부를 쌓는다. 부를 축적한 부자들이 잔인하고도 자기중심적인 경우가 많은 이유는 이 때문일 것임. 그런 사람을 상상하는 건 어렵지 않다.
- 성인들의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요인들이 10대 아이들에게도 적용되긴 하지만 10대들은 보통 감정변화가 심하고 심술궂고 까다롭고 화를 잘 낸다. 그래서 음주, 섹스, 마약과 같은 위험한 행동에 빠지거나 하루종일 잠만 자는 등의 행동을 보인다. 기본적으로 10대들은 행복하지 않다는 거다. 왜 그럴까? 이들 중 상당수는 뇌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변화와 관련이 있다. 놀랍게도 10대의 뇌 속 연결고리는 유아기 때보다 더 적다. 어린 아이의 뇌는 매초 마다 수백만개의 새로운 연결고리를 형성하지만 모두 다 쓸모가 있는 건 아니다. 어린아이의 뇌는 결국 모든 것을 저장하고 있는 상태이며 그 어떤 것도 버리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뇌가 꽉꽉 채워 넣는 것에 한계가 있기도 하지만 이 모든 불필요한 신경연결고리들은 효율성을 저해함. 가장 유능한 인간의 뇌를 봄ㄴ 효율성이 뛰어난 경향이 있으며 그 사이의 연결고리가 가장 효율적으로 갖추어져 있음. 하지만 어린 아이의 뇌는 전혀 그렇지 않다. 아이들이 변덕스럽고 또 쉽게 혼란에 빠지는 이유일 것이다. 즉 청소년기에는 우리 뇌 속에서 가지치기라 불리는 프로세스가 일어남. 말 그대로다. 연결고리(시냅스)와 뉴런이 지나치게 많거나 불필요하면 이를 제거하거나 없애버리고 자주 쓰는 것은 계속 유지하면서 더 강화해나간다. 이렇게 가지치기를 통해 뇌의 전체적 기능을 향상시킨다. 가지치기는 아주 급진적으로 일어날 수도 있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가지치기로 인해 기존에 존재하는 뉴런과 연결고리가 최대 50%까지 사라질 수 있다고 한다.
- 어떤 사람들은 10대들이 더 충동적이라고 말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님. 충동은 무언가를 할 때 일어날 수 있는 잠재적 결과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반면 위험을 감수한다는 것은 가능성이 높은 부정적 결과를 예상하지만 어쨌거나 하는 경우다. 이때의 차이는 중요하다. 어린 아이들은 잘 모르기 때문에 충동적일 수 있다. 그래서 위험한 물건을 먹거나 손가락을 전기 콘센트에 집어넣는 등의 행동을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청소년들은 완벽하게 이성적 사고, 합리적 예상,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그들은 결과를 예상하면서도 홧김에 그렇게 하는 것뿐이며 논리나 이성보다 감정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케이시 교수팀은 전전두피질과 변연계 영역간의 발달 차이로 인해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10대의 뇌가 아직 발달중인 상태지만 유아기 때의 발달과는 다름. 유아게에는 뇌의 다양한 영역들이 형성되고 저마다의 기능을 수행하게 되지만, 청소년기에는 세련되게 다듬고 효율적으로 특화시키는 작업이 더 우세해짐. 간단히 말해 유아기에는 뇌의 영역들이 각각 "내가 할 일이 정확히 뭐지?"라고 말한다. 하지만 청소년기에는 "내가 할 일이 뭔지는 알아. 하지만 그걸 어떻게 해야 하지?"에 더 가까움.
- 청소년들의 뇌는 장기적인 결과나 이성적 사고보다는 감정적 욕구, 즉각적인 자극 및 만족감에 더 취약함. 그러니 당연히 위험한 행동을 더 많이 하는 것이다. 변연게와 보상경로가 성숙해진다는 것은 과거에 우리를 행복하게 해줬던 것들이 갑자기 그 힘을 잃는다는 의미도 됨. 우리가 한때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이제는 유치하고 민망한 대상이 됨. 선조체와 편도체의 효율성과 힘이 커진다는 것은 사회적인 욕구, 즉 우정과 인정에 대한 욕구가 더 커진다는 의미. 사회적 지위에 대한 욕구도 높아지고 전형적으로 청소년 또래집단 사이에서 인기가 있고 쿨한 대상이 되는 것에 집착한다는 의미. 이처럼 위험하든 말든 탐구해보고, 탐닉해보고, 또 최고가 되고 싶은 청소년들의 욕망은 부모가 반기는 상황은 아니다. 부모들은 어쩔 수 없이 이런 새로운 욕구를 모두 묵살한다. 아무리 좋은 의도라 해도 기본적 욕구나 욕망이 거절당하면 화가 나고 스트레스가 생김. 10대들은 스트레스와 분노에 더 민감하므로 부모와 같은 권위적인 대상에게 더 자주 화를 낸다. 한때 공고한 애착관계를 형성하며 안정감을 주었던 대상이 이제 성장과 자기 발견의 장애물로 인식되는 것이다. 즉 고마움보다는 분노의 대상이 된다는 의미. 불행을 유발하는 행동은 복잡하기만 한 인간의 뇌 속에서 성장과정상 발생하는 안타까운 사고쯤으로 보일 수 있다. 이런 행동들이 존재하는 데에는 생물학적인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사회적 생물인 쥐와 영장류 역시 그들 나름의 청소년기에는 이와 유사한 행동을 보인다. 이런 행동들이 생물학적인 생존과 성장에 유익하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실험이 있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성적으로 성숙해지면 인간은 이상적으로 잠재적 짝을 찾아나서게 되고, 구애행동을 함. 이때 한층 고조된 성적 욕망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위험을 감수하려는 욕구와 결합하면 가능성이 커짐. 그러면서도 가족처럼 안전하고 친숙한 대상에만 집착하고 책임감을 피하려는 기존의 욕구도 남아 있다. 따라서 부모와 자주 다투거나 부모에게 불만을 품게 되면 인간은 혼자 독립할 가능성이 더 커짐. 이때 짝을 찾거나 사회적으로 성공할 학률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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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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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방으로 가라. 우리가 불행한 이유는 단 하나, 자신의 방에서 조용히 있는 법을 모르는 것이다. (파스칼)
-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가장 재미있을 가능성이 있는 때로, 이 순간은 한 번 지나가면 다시 오지 않으니 바로 지금을 주목해야 한다. 그러니 이상하고, 성가시고, 지루하고, 뭉클하고, 신나는 하루의 매 순간에 관심을 쏟자.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가장 큰 해방감과 안도감을 줄 최고의 활력소임을 잊지 말자.
- 지금 행복하게 지내세요. 그거면 충분합니다. 매 순간이 우리가 필요로 하는 전부에요 (테레사 수녀)
- 통찰력을 얻기 전에, 그러니까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고 들을 수 있기 전에 자신의 생각을 귀담아 듣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평온이다. 그러려면 가능한 빨리 확실하게 고독을 사랑하고, 고독을 일상의 일부로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함. 고독하지 않으면 통찰력을 얻는 건 물 건너간 이야기니 말이다.
- 깊이를 얻는 길은 단 하나를 줄기차게 파들어 가기 시작하는 데 있다. 뻔한 지점을 지나 문제의 핵심으로 들어가서 숨겨진 영향력이 작동하는 양상을 파악하려고 노력하자. 릴케의 조언을 받아들이자. '자신 속으로 들어가서, 얼마나 깊은 데서 그대의 삶이 흘러나오는지 보라' 당신은 거기서 가장 좋고, 그러면서도 가장 나쁜 자기를 발견할 것이다. 선한 쌍둥이와 악한 쌍둥이가 나란히 있으니 멈추라. 보라. 들어라.
- 우파니샤드(베다 경전의 일부)에는 신들이 애매한 것을 좋아하고 뻔한 것을 싫어한다는 글귀가 있다. 첫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의미. 신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지내는 경향이 있다. 삶의 깊이를 얻을 곳이 있다며 바로 거기다. 신들은 억압 괴로움, 죽음, 죄악, 고민이 있으면 비로소 간절히 기도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 선한 신이 하는 7가지
기다리게 한다.
두려움을 진정시킨다.
다음 단계를 보여준다.
웃거나 눈을 깜빡거릴 일을 만든다.
도달하게 한다.
삶을 계속 흥미롭게 한다.
자유롭게 해준다.
- 선한 신이 하지 않는 7가지
고통을 없애준다.
죽이거나 때린다.
포기한다.
지루하게 만들거나 시간을 낭비시킨다.
거짓말하거나 속이거나 훔친다.
우리를 혼자 놔둔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뭐든 다 해준다.
- 종교가 조직화되기 전에 신을 믿는다는 것은 육감과 본능을 믿는다는 뜻이었다. 그렇다는 것은 늘 양심을 길잡이로 삼았다는 뜻이기도 했다. 비신자들은 주로 앞에서 열거한 선한 신이 행하지 않는 일들을 믿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신자들은 주로 선한 신이 행하는 것들을 믿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진실은 양자가 그리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이다. 양자가 등을 맞대고 있고, 때로는 나란히 서서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 나는 독서와 글쓰기를 모두 침대에서 한다. 그렇게 빈둥거리는 것이 삶과 일의 바탕이 되는 상상력을 만드는 데 중요하기 때문.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노닥거리면 신들과 뮤즈들이 언제든 자유롭게 끼어들어 영감을 준다. '시간 죽이기, 빈둥대기, 아무 일도 하지 않기'는 내가 아는 가장 효과적인 현실 도피방법이니 여러분도 살면서 이 세가지에 반드시 통달해야 한다.
- 또한 자연의 어머니가 신성한 의무로 준 도피처가 있으니, 바로 잠이다. 난 여전히 매일 밤마다 잠에 대한 기대가 크다. 또한 드물게 한낮에 낮잠을 자는 날은 그 시간이 너무도 중요하다. 사람이 잘 때 벌어지는 일은 멋진 신비로 남아 있다. 밤사이 진정한 휴식은 지친 육신에 생기를 주고, 때로 병을 치유한다. 고민을 해결해주고, 책 제목이 생각나게 하고, 머릿속을 맑게 한다. 매일 밤 우리가 기억하든 못 하든 꿈도 꾸게 한다. 잠은 꼭 필요하고 신비로데 신비는 전통적으로 신들이 신자가 잠잘 때 꿈에 나오는 것과 상관 있다. 황금시간대로 여겨졌다. 사람들이 아무것도 모를 때가 신들이 즐겨 활동하는 시간이다. 인간의 방해가 없으니 신성한 활동을 하는 데 제일 좋은 시간일 것이다. 우리가 잠을 잘 때 성스럽고 신비로운 일이 벌어지니 잠은 꼭 도전해야 되는 최고의 도피처다.
- 처음 수녀가 되었을 때는 피정일과 일상적인 수녀 생활을 하는 날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했다. 피정일에는 늦게 자고 수업도 없고, 가사일도 없고, 숙제도 없고, 심지어 낮잠을 잘 수 있다 정도였다. 나중에야 피정과 같은 휴일을 정기적으로 갖는 게 피로와 병을 막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일상이 짜증으로 넘쳐나고 벼랑 끝으로 몰리기 시작하면 휴식기를 가져야 한다. 타임아웃을 외치는 거다.
- 잠
하느님이 말씀하시기를:
나는 자지 않는 자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신다. 이는 자지 않고 일하는 자들을 말하는 것이다. 딱하여라. 난 그들이 못마땅하다. 조금은. 그들은 나를 신뢰하지 않는다. 그들은 일할 용기는 있으되 게으름을 피우고, 기지개를 켜고, 쉬고, 잠잘 용기는 부족하다. 딱한 자들. 그들은 뭐가 좋은지 모른다. 자지 않는 자들은 소망을 믿지 않는다. 그들은 낮에 일을 매우 능숙하게 처리한다. 그러나 밤사이 내게 일을 맡기지 못할 만큼, 나를 믿지 않는다. 내가 하룻밤 동안 그 일을 살필 능력이 없다는 듯이. 인간의 지혜는 말한다. 바로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고, 내 너희에게 말하노니, 오늘 너희를 파고드는 근심과 고민을 내일까지 미루어라. 땀은 눈과 머리에 차올라 너희를 적시고 뺨에 흐르는 눈물은 내일로 미루어라. 지금과 내일 사이에 내가 너희 길을 지나갈지니, 내일까지 미루는 자여, 복 있으라. 내 말인즉슨 소망을 품고 자는 자여, 복 있으라. (샤를 페기)
- 대화하는 능력을 자랑하지 말라. 특히 같은 무리의 여성들이 매일 만나는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신통하게도 묵언 규율은 영혼의 평온과 고요를 지켜주었다. 뿐만 아니라 방해 요소가 없는 상황에서 집중하고 몰입해서 소임에 임하게 만들었다. 침묵은 우리에게 커다란 은총이었다.
- 집중과 몰입은 커다른 능력을 만들어낸다. 바로 그게 마법이다. 글쓰기가 중요한 이유를 모르고 지내다 묵언 규율을 배웠고, 말하고 싶을 때마다 풀어낼 유일한 길이 글쓰기임을 알았다. 침묵해야 되는 상황에서 글쓰기는 늘 구원이자 가장 훌륭하고 성스러운 위로가 되었다. 입밖에 내지 못하는 내용을 먼저 메모지나 편지, 일기장에 털어놓을 수 있었다. 말이 나오지 않을 때 글을 쓰면 필요한 표현이 떠올랐다. 글 쓰는 목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다가 수녀원에 들어가자 말하고 싶어도 말할 수 없는 때가 생겼다. 그날부터 글 쓰는 목소리가 귀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사랑하게 되었다 여러분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 글을 쓰기 전에는 항상 내 앞에 마주 앉은 누군가에 이야기해 주는 것이라고 상상하라. 그리고 글을 쓸 때는 그 사람이 지루해서 자리를 뜨지 않도록 하라. (제임스 패터슨)
- 스스로 흥미를 느끼게 할 최고 비법은 다양한 기질의 흥미로운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 그들의 신나는 에너지에서 영향과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이 일은 나 스스로 더 흥미를 느끼는 동기가 된다. 기억하라. 서로 다름이 우리를 풍부하게 하고, 기쁘게 하고, 교육시키고, 살아있게 해준다는 사실을. 다양한 그룹의 친구들 속에 있으면 살면서 꼭 해야될 일을, 아니 그 이상을 하게 될 것이다. 반면에 다른 사람들을 배제하고 비스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끼리만 어울리며 최악의 특징, 최악의 자신만 드러난다. 우월감을 느껴야 만족하는 감추어진 성향이 드러난다.
- 일이 예술이 되는 것은 인생을 어떻게 엮어 나가는가와 관계 있을 뿐, 어떤 끝을 맞이하는가 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다 오히려 생계 때문에 하는 일이 더 흥미로울 수도 있다. 흥미를 느끼게 하는 일은 보수나 직위와 관계가 없다. 일이 다른 좋은 것들을 해주겠지만 자동적으로 흥미를 안겨주는 건 아니다. 살면서 찾아내야 할 일은, 내게 흥미를 주고 관심에 불꽃을 일으키는 것이다. 태어나면서 가져야 할 가장 큰 책임에는 평생의 일을 찾아 가장 좋은 삶을 사는 게 들어간다. 진정으로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게 해줄 만한 일을 찾아야 한다.
- 미국 홀로코스트 기념박물관의 초대 관장을 역임한 엘리 비젤은 86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면서 이렇게 권고했다. "편을 드십시오. 중립을 지키면 압제자를 밀어내지 못합니다. 침묵하면 가해자를 혼낼 수 없습니다." 이 말은 뉴욕타임즈의 '오늘의 명언'에 오를만큼 화제를 낳았다. 침묵과 중립이 칭송을 받을 덕목인지 의심해야 한다. 중립이 얼마나 야만적이고 잔인하고 무서울수 있는지는 역사가 반복적으로 보여주지 않았던가. 따라서 분명히, 서둘러 편들어야 되는 것이 우리가 살면서 해야 할 중요한 미덕이다. 그 결과 즉시 당신의 삶은 더 흥미로워지고 세상을 구하는데 힘을 보탤 수 있다. 편들기를 할때는 싸움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된다는 사실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별일 아닌데도 사사건건 편들기를 하면 모두에게 미움 받는 진상이 되고 만다. 모든 일에 싸우려고 들면 편들기의 개념을 잘못 안 것이다. 편들기는 명분이 있어야 하니, 명분 없는 일에 편들지 말기를 조심하기 바란다. 중요한 문제는, 최고의 나와 신과 가장 강한 신념에 울림을 주는 일에만 편을 들어야 된다는 것이다. 침묵과 중용을 지켜야 할 시점은 꾸준히 모든 최선을 다한 후에야 온다. 그때는 편들기의 최고 결과인 마음의 평화가 함께 온다.
- 가장 흥미롭고 존경스럽고 즐거운 사람들은 어느 편을 들 만큼 용기있는 이들이다. 가장 지루하고 기만적이고 교활한 자들은 평온을 지키는 것이 필생의 선한 역할이라고 믿는다. 갈등을 피하고, 점잖게 처신하고, 모든 사람에게 두루 인기 있는 사람이 되려고 하고, 절대로 어느 한쪽을 편들지 않고, ... 계시록은 이런 자들의 운명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 성경에는 우리가 혼자 있지 않으면 하느임이 말을 걸지 않느다는 이야기가 반복해서 나온다. 우리가 사막으로 나가거나 산꼭대기에 올라갈 때까지 신은 침묵을 지킨다. 우리가 한동안 쓸쓸한 곳에 나가 있지 않으면, 신은 절대 말을 건네지 않는다. 그러다 마침내 혼자 있을 때 내면의 귀와 물리적 귀로 제대로 듣게 된다. 그것이 진실이다. 귀담아듣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기에 혼자 있을 때 중요한 메시지가 잘 전달될 수 있음을 신은 안다. 혼자 있을 때의 멋진 고독 덕분에, 그 삶에 신과 뮤즈가 거리낌 없이 접근한다. 우리와 신과 뮤즈가 하나로 어우러질 때, 거기 마법이 존재하고 나날이 조금씩 인생의 이면에 숨어 있떤 신비가 제 모습을 드러낸다.
- 혼자 살면 자신의 모든 것을 알게 될 기회가 생긴다. 살고 싶은 인생, 하고 싶은 일, 베풀고 싶은 선의를 알게 된다. 언제까지 늦잠을 자고 싶은지, 커피를 얼마나 진하게 내리고 싶은 지 등 크고 작은 걸 알게 된다. 혼자 살면 고층빌딩에서도 은자가 되는 자유까지 누릴 수 있다.
- 지금도 앞으로도 최고의 조언은, 인생이 무슨 일을 가져오든 받아들여 세심히 살피라는 것이다. 매일 걱정과 슬픔을 대면하는 게 모른 체하는 것보다 결국에는 더 낫다. 뭐가 걱정스럽고 슬픈지, 그게 어디서 생겼는지, 어떻게 처리할지 외면하면 더 찜찜해진다. 너무 모른 척하면 아무것도 모르고 죽는 진짜 큰 일이 벌어진다.
- 괴로워서 죽을 것만 같아도 세상은 끝나지 않는다. 혼자 사는 삶은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하루가 저물 때 남을 탓하지 말라고 가르쳐 준다. 누구의 탓도 하지 말라. 그거면 된다. 더 이상의 비난은 금물이다. 그런 통찰력이 생겨 당신의 인생에서 비난이 사라지면 매일 더 행복하고 평온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자신을 발견하는 것은 혼자 살면서 얻는 가장 놀라운 은총이자, 최고의 장점이다.
- 때로 고독은 지긋지긋한 고민의 해답이 되기도 한다. 계속 조용히 있으면 문제가 풀리기도 한다. 고독은 다음 단계를 보여주고, 관점을 살짝 바꿔 준다. 아무튼 왕성한 에너지를 얻는 결과가 생기는데, 이는 아주 특별한 은총이다. 새로운 에너지가 생활과 중요한 인간관계로 흘러들어 유대가 깊어지고 끈끈해진다. 그 에너지는 온갖 창의적인 일, 별별 재미난 일로 이어지기도 한다. 혼자 살기의 최고 장점은 고독이 충실하게 당신을 집으로 반기고 푹 쉬기도 하고, 나아가 잘 버티게 해준다는 것이다. 원기를 회복해 완전히 새 기분으로 생활을 재개하도록 해준다. 그게 바로 내가 생각하는 살면서 맞이하는 진짜 좋은 시간이다.
- 혼자 살기의 최고 장점은 평온, 고요, 그리고 그것이 주는 고독이다. 세가지 모두 신의 귀에 음악이고, 그래서 신은 말하고 우리는 듣게 된다. 그것들은 늘 마법 같은 저녁나절을 만들어 준다.
- 나를 대접하는 일이 왜 그리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가끔 삶이 얼마나 고달픈지 생각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바로 여기에 답이 있다. 좋은 때나 나쁜 대나 밤낮없이 최고의 내가 되려는 노력이 지나치게 버거운 때가 있다. 내가 느끼는 괴로움의 정도는 아무도 모른다. 그 이유만으로도 살아 있는 동안 나를 소중하게 대접해야 한다.
- 상실을 경험할 때 삶이 가장 신비로워 진다. 사랑하는 이를 잃으면 견딜 수 없게 되고, 죽어서 새 생명을 얻기 이전에 감정을 맛본다. 잃을 게 없어진 상황에서 가장 힘든 점은 완전히 다 놓아 버리는 것으로 이 단계까지 이르면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상실의 두려움마저 내버려야 한다. 전부 없어져야 된다.
- 과오는 인간에게만 있다. 인간에게 있어서 과오는 자기 자신이나 타인, 사물에 올바른 관계를 찾아내지 않은 데서 비롯된다. 과오나 허물은 일식이나 월식과 같아서 평소에도 그 모습을 나타내고 있으나 보이지 않다가, 비로소 그것을 보이면 모두가 하나의 신비한 현상으로 보게 된다. (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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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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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 사람들을 존중과 품위로 대하라. 풍요롭게 성장할 것이다.
무례하게 대하지 말라. 시들어 바스라질 것이다.
사람을 정중히 대접하는 데에는 전혀 돈이 들지 않는다.
작은 친절만 베풀어도 큰 변화를 만나게 될 것이다.
어떤 상황이든 간에 일이 잘못될 때면 전부 다 내 책임이라고 느낀다.
- 리차드 브랜슨 버진 회장, ‘버진다움을 찾아서’에서

 

리차드 브랜슨 회장은 “회사 안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행위는
구성원에 대한 존중의 표시를 수반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합니다.
“좋은 지도자가 되는 방법은 바로 사람들의 좋은 면을 발견해서
항상 칭찬하는 거란다. 가능하면 비판은 자제하렴...”
리차드 브랜슨 회장이 아들에게 미리 써둔 유언장 내용입니다.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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