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은 위대하다

etc 2019. 12. 31. 10:38

오늘날 우리가 호주산 쇠고기를 즐길 있는 것은 쇠똥구리라는 벌레 덕분입니다. 사연이 흥미롭습니다. 호주 정착민들이 소를 들여다 목축을 시작한 1788, 곧장 토양오염 문제가 닥쳤습니다. 호주 생태계에는 소의 배설물을 분해해줄 존재가 없었던 탓입니다. 소똥이 곳곳에 말라붙어 토양을 파괴했고, 쇠파리까지 엄청나게 늘어나 사람들을 괴롭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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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에 2000㎢씩의 초지가 불모지로 변했고, 1960년에는 대부분의 땅을 놀리게 됐습니다. 소똥 사태 해결해낸 구원투수가 쇠똥구리입니다. 호주 곤충학자들이 끈질긴 노력 끝에 번식시킨 쇠똥구리 170 마리를 문제의 지역들에 풀어놓자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초지를 덮었던 소똥들이 사라지고, 파리 떼도 덩달아 자취를 감췄습니다. 토양은 생기를 되찾았습니다.

한국경제신문 1227일자 A27 기사 쓰레기·벌레 먹어치우는착한 벌레>는 곤충들의 독특한 생활사와 놀라운 쓰임새를 소개했습니다. “맨해튼의 개미가 1년에 처리하는 정크 푸드 쓰레기는 핫도그 6 분량에 달한다. 꿀벌부채명나방은 자연 상태에서 분해되는 500년이 걸리는 플라스틱을 빠르게 먹어치운다.”

중국에서는 곤충의 이런 쓰임새를 활용하기 위해 특별한 공장까지 지었습니다. 바퀴벌레를 대규모로 사육하는 공장입니다. 이곳에서 10억여 마리의 바퀴벌레들이 맵든 짜든 먹을 것은 뭐든 가리지 않는 왕성한 식욕을 발휘해 매일 55톤의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합니다. 우리나라 중소도시에서 발생하는 일일 음식물 쓰레기와 맞먹는 양입니다.

인간은 덩치가 크고 힘이 세다는 이유만으로 곤충의 생사를 쉽게 결정합니다. 하지만연공서열 생태 피라미드를 재구성한다면 곤충 앞에서 감히 고개를 없습니다. “인간이 지구상에 등장한 것은 고작 20 . 반면 곤충은 47900만년이나 된다.” 곤충들은 공룡도 피해가지 못한 대멸종을 다섯 번이나 겪고도 살아남았을 정도로 질긴 생명력을 발휘해 왔습니다.

곤충들이 이런 생존능력을 갖추기까지 얼마나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알게 되면 고개를 숙이지 않을 없습니다. “곤충들은 고도 6000미터가 넘는 고산지대와 섭씨 50도가 넘는 온천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크기와 형태, 색을 갖도록 진화했다. 결과 눈은 엉덩이에, 귀는 다리에, 혀는 발에 달린 희한한 곤충까지 등장했다.”

이렇게 5억년 가까운 세월을 견디고 살아남은 곤충들은 인간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초콜릿과 , 비단과 잉크, 항생제와 방부제, 광택제와 접착제 등은 모두 곤충에서 비롯됐습니다. 곤충에서 시작한 생체 모방은 드론 비행, 추적 감지, 위조지폐 방지, 우주여행 등의 첨단산업으로 이어졌습니다.

아프리카깔따구라는 곤충은 건조 상태에서 최대 17년을 견디다 약간의 물만으로 다시 정상적인 생명활동을 이어갑니다. 메커니즘이 밝혀지면 우주 성간(星間)여행 장시간 동면(冬眠) 가능해질 수도 있답니다. “곤충들이 문제를 해결해 영리한 방법들은 인간에게도 도움이 아니라, 새로운 영감을 준다. 곤충은 세계가 돌아가게 해주는 자연의 작은 톱니바퀴다.”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
이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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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를 짓는 행동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면역력이 증가하며,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혈압이 낮아진다.
또한 심장마비의 위험성이 적어진다. 1번 웃으면
초콜릿바 2000개를 섭취하는 것에 필적하는 수준으로 뇌를 자극할 수 있다.
웃는 얼굴은 수명과도 관련이 있다.
- 크리스틴 포래스, ‘무례함의 비용’

 

활짝 웃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평균 수명은 79세,
별로 웃지 않는 선수들의 평균 수명은 72세였습니다.
웃는 얼굴 덕분에 7년을 더 살았습니다.
“미소나 다정한 말 한마디, 경청하는 자세, 마음을 담은 칭찬,
아주 사소한 배려는 우리 삶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데,
사람들은 이런 행동의 잠재력을 너무 과소평가한다.”(레오 버스카글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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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오지 않는다

과학 2019. 12. 30. 12:25

- 소로스는 경제나 증권에 있어서도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돈을 벌려면 미래가 아닌 과거에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 그래서 그는 양차 세계대전을 비롯해 수많은 전쟁과 경제위기를 겪고도 살아남았던 회사를 집중 추적해 투자함으로써 큰 이익을 냄. 과학에 비유하자면 이런 기업은 여러 차례의 반증 시도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과학임. 죽어버린 이론이 아니라 살아남은 이론이 대단한 것처럼, 시련을 거치면서 살아남았던 회사에 투자. 포퍼가 강조한 열린과학의 철학을 소로스는 사회와 경제에 적용한 것.
- 벨라루스 출신 학자이자 논평가 예브게니 모로조프는 11년 '넷의 망상'이라는 책을 출간. 이 책의 부제는 '인터넷 자유의 어두운 면'이다. 인터넷이 얼마든지 검열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억압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 모로조프는 '디지털 유토피안'들이 인터넷 중심주의에 빠져서, 정치, 경제, 사회문제를 고려하지 않은 채 모든 변화가 인터넷을 통해 자연스레 발생할 것이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지적. 그의 다음 책 '모든 것을 구원하려면, 여기를 클릭하라'는 기술해결사주의에 빠져 있는 사람들을 비판함. 기술해결사주의는 어떤 문제든 거기에 필요한 기술을 잘 만들어서 해결할 수 있다는 실리콘밸리식 사고방식. 스마트폰 도입 초기에 무슨 일이든 그것을 해결해주는 앱을 개발하려는 생각부터 하던 때를 떠올려보세요. 교통에 문제가 생기면 교통관련 앱을 만들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적절하게 개발해서 사용하면 된다는 식이었다. 모로조프는 사이버 유토피아를 신봉하는 사람들이 근본적인 변화는 가져오지 못한 채 메신저,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플랫폼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전파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프레임에 빠져 있다고 비판. 비민주적이고 폭력적인 권력에 대해 트윗을 마구 날리는 것이 제대로된 저항의 방법은 아님.
- 하이테크 유토피아, 사이버 유토피아 같은 기술중심의 미래사회 담론은 기술이 발전하면 자연스럽게 사회도 진보한다는 기술결정론적 믿음에 근거. 그렇지만 기술과 사회의 관계는 이렇게 단선적이지 않다. 기술이 발전해도 사회적 불평등이 증가하는 것처럼 사회의 어두운 면이 더 심화될 수도 있다. 인터넷이 확산되면 오히려 권력이 소수에게 집중되는 일이 가속화될 수도 있음. 인공지능은 원래 있던 편견이나 차별을 없애는 대신 더 고착시킬 수도 있다. 그런데 미래를 기술중심적으로만 생각하면 이런 복잡한 관계들에 주목하지 못할 수 있음.
- 전등이 나올 무렵에 가스등 기술도 꽤 발달해서 가스등을 켜도 크게 어둡지 않았다. 무엇보다 당시 사람들은 어두워지면 활동을 멈추고 잠자리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가스회사들이 호락호락 눈 뜨고 시장을 빼앗길 사람들도 아니었다. 도시에 거미줄처럼 가스관을 깔기 위해서 큰 투자를 했으니까요. 따라서 에디슨과 같은 발명가들은 전등이 단지 가스등의 문제만을 해결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현대 세상에 부합하는 조명이다, 계몽의 상징이다, 밤을 대낮처럼 밝게 비추는 기술이라는 점을 강조. 즉, 전등의 문화적 의미를 새롭게 창조해서 소비자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한 것.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두가지 조건 (1)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기술에 심각한 문제가 있으며, (2) 그러한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할 새롭고 더 값싼, 더 효율적 기술이 나왔다는 조건이 만족되어도, 이것이 자동적으로 기술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야기하고자 함.
- 왜 전화와 같은 혁신적 기술에 대한 시장조사가 불가능할까?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발명했고 폴라로이드사 사장을 지낸 에드윈 랜드는 "시장조사는 당신의 제품이 썩 좋지 못할 때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음. 그는 "모든 중요한 발명은 반드시 놀라운 것이어야 하고, 그것에 대해 준비를 하고 있지 않은 세상에 던지는 것이다"라고 말했음. "만약 세상이 그것에 대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면, 그것은 대단히 중요한 발명이라 볼 수 없다." 예를 들어 전화, 폴라로이드, 카메라 같은 것이 이런 중요한 발명들이었다. 랜드에게는 세 가지 경영원칙이 있었다. 첫째, 진정한 기업은 인문예술과 과학의 교차점에 존재해야 한다는 것. 둘째, 이상적인 기업은 경영자와 상상가들로 구성된다는 것, 후자를 보호하는 것이 전자의 임무다. 셋째, 사실들이 드러나고 그것들이 당신이 예상한 것이 아닐지라도 손을 뻗쳐서 그것들을 잡고 끌어안아야 한다는 것. 랜드를 다른 어떤 기업가보다 높게 평가했던 젊은 기업가가 있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 사람(랜드)는 국가의 보배다. 나는 왜 이런 사람이 모델로 떠받들어지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는 가장 놀라운 존재다. 우주인이나 풋볼 선수가 아니라 바로 그가 국가의 보밸 떠받들어져야 한다." 이런 평가를 내린 사람은 바로 스티브 잡스다. 그는 랜드를 존경했고, 랜드를 만나러 가는 것이 마치 신전에 가는 기분이라고 할 정도. 잡스는 기업이 인문예술가 과학적 교차점에 존재해야 한다는 랜드의 경영철학을 100% 수용해서 이를 애플의 철학으로 삼았음. "기술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애플의 DNA다. 우리의 심장을 노래하게 한 결과를 낳은 것은 인문예술과 결합한 기술, 인문학과 결합한 기술이다. PC 이후의 기기들에서 이는 너무나 분명하다."
- 잡스는 혁명적 기술에 대해서는 시장조사가 불가능하다는 랜드의 철학을 이어받음. 실제로 잡스는 랜드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이야기.
계산기만을 사용하던 사람에게 내가 '매킨토시 컴퓨터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물었다면, 그는 아마 대답조차 할 수 없었을 겁니다. 매킨토시 컴퓨터에 대해서 소비자 조사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만들었고, 사람들에게 보여줬고,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나중에 알게 된 거죠.
- 팩스나 화상전화에서 중요한 점은 소비자들에게 "이 통신수단이 지금은 아니지만 가까운 미래에 널리 쓰일 것이다"라는 확신을 주는 것. 생산자는 이를 위해서 기술을 표준화하고, 기술의 낙관적 미래에 대한 담론을 유포하며, 소비자들을 직접 설득하기도 한다. 신제품을 공짜로 뿌리기도 한다. 이렇게 본다면 통신기술에서의 혁신은 새로운 사용자의 점진적 유입과 더 많은 혁신이 일어날 수 있게 하는 플랫폼 형성과정이다. 기술발달의 초기엔 그 기능과 가치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기술의 미래, 기술이 제공하는 약속에 끌리게 됨. 따라서 이런 의미에서는 화상전화가 소비자들의 미래에 대한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확산에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 돌이켜보면 에디슨의 전등이 가스등을 누르고 승리하는 것은 자명한 일처럼 보임. 그렇지만 당시에는 그렇지 못했다. 에디슨은 단순히 전등을 팔았다기보다 무수히 많은 전등이 켜져서 밤을 몰아내는 미래세상의 비전을 파는 데 성공했던 것. 전등이 나온 직후인 1880년대에 전등의 미래는 그렇게 확실하지 않았다. 미래는 에디슨이 만든 것이지, 그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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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일생이라는 것은 모두 자기 자신에게 도달하기 위한 여정이다. (데미안). 우리가 지금 어떤 형태의 삶을 살든 종국에는 나 자신에게 도달하기 위해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는 의미.
- 시간과 공을 들였다고 해서 안되는 일을 오랫동안 붙잠고 있지는 마세요. 적당한 시점에 포기할 줄 아는 것도 지혜입니다. 포기한다고 끝이 아니고 새로운 길이 또 열립니다.
- 우리는 자신을 다른 사람들과 같게 하려고 자신의 4분의 3을 포기한다.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 본인의 앞길은 하나씩 하나씩 보이는 것이지 한꺼번에 쫙 보이지 않아요. 꿈은 자동판매기에서 뽑으면 나오는 완성품이 아니고 내가 하나씩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하나씩 보입니다.
- 인생을 덜 힘들게 하는 방법 하나: 검색란에 자기 이름 치지 말기
둘 : 그들이 나에 대해 뭐라 했는지 안 물어보기
셋 : 싫으면 싫다고 좋으면 좋다고 일찍 말해주기
- 어떤 순간이든 우리에겐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성장을 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거나, 아니면 안정을 위해 뒤로 물러나거나 (에이브러햄 매슬로)
- (1) 십대로 돌아가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 : 지금 죽을 것 같이 힘들고 중요한 일도 나중에 돌아보면 삶의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해. 친구들이 나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아. 그리고 지금 생각하는 길 외에도 삶에는 수많은 길들이 있으니 좀 실패해도 괜찮아. 생각보다 인생 길어. 힘내
(2) 스무 살 나에게 돌아가 해주고 싶은 말 : 좀 더 힘을 빼고, 좀 더 솔직해져 봐. 좀 덜 비교하고, 좀 더 여유를 가져봐. 생각을 많이 한다고 생각대로 인생이 돌아가진 않아. 앞날을 두려워 말고 지금 너의 열정을 즐기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인연들이 생길거야.
(3) 서른 살 나에게 돌아가 해주고 싶은 말 : 작은 성공이나 편안함에 안주하지마. 타인에게서 배울 점을 찾아봐. 사람을 볼 땐 학벌, 집안, 스펙 같은 외형보단 그 사람의 성장과정, 성격, 유머감, 끈기 같은 걸 봐. 자연과 책을 가까이 하고 운동도 꾸준히 하고.
- 우리는 서로가 따로따로 존재한다는 잘못된 환상으로부터 깨어나기 위해 태어났다 (틱낫한)
-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일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은 어쩌면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고 있지 않기 때문일지 모른다. 자신의 삶을 사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지만 남 인생 간섭하는 것은 입만 있으면 된다.
- 우리는 삶을 두 가지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나는 행위 중심의 삶. 다른 하나는 존재 중심의 삶입니다. 행위 중심의 삶은 큰 무언가를 이루어냈을 때야 비로소 내 삶의 가치가 생긴다고 보는 반면, 존재 중심의 삶은 내 존재 자체가 이미 성스럽고 지혜롭고 우주와 연결된 사랑 속에 있다고 봅니다. 행위 중심의 삶은 행복을 먼 미래에서 찾으려 하지만 존재 중심의 삶은 존재 자체가 주는 느낌에서 찾습니다. 연결감에서 오는 행복이나 치유, 평화, 사랑도 행위 중심이 아닌 존재중심으로 살 때 일어납니다.
- 행복의 척도는 성공했는가보다는 밤에 숙면을 충분히 취하는가에 있다. 성공하고도 밤에 잠 못 자는 불행한 분들이 세상에는 놀랍게도 많다.
- 많은 사람은 기분 봏게 흥분된 상태를 행복이라 여깁니다. 하지만 흥분된 상태 안에는 평화로움이 없습니다. 진정한 행복은 평화로움에 기반합니다. (틱낫한)
- 내가 지금 가지지 못한 것에 집중하면 인생은 결핍이 되지만 내가 이미 갖고 있는 것에 집중하면 인생은 감사함이 됩니다.
- 세상은 우리의 필요를 위해선 풍요로운 곳이지만, 탐욕을 위해선 궁핍한 곳입니다. (간디)
- 자신의 공가을 아름답게 만드는 가장 쉬운 일은 집 안 정리입니다. 쓸데없는 잡동사니를 버리고 소수의 좋은 물건들이 있어야 할 자리에 딱 있는 것, 그것이 공간을 가치있고 아름답게 만듭니다. 내 방을 그렇게 만들고 싶다면 다 쓴 화장품 샘플부터 버리면 됩니다.
- 공간을 가치있게 만들기 위한 팁 하나 더, 현재 쓰고 있는 것이 있으면 선물을 받았어도 그 제품을 밖으로 내놓지 말기. 동일한 제품군이 동시에 두 개가 나와 있으면 자리만 차지해요. 마저 다 쓰고 선물 받은 새 것을 밖으로 꺼내놓기.
- 복잡함 속에서도 단순한 것을 보는 것이 지혜입니다. 단순한 것이지만 다양한 해석을 가능케 하는 것이 예술입니다.
- 행복을 단순히 '즐거운 느낌'으로 정의하면 우리 삶은 행복하지 않은 시간이 너무 많아요. 고대 그리스에선 행복의 정의를 '자신의 가능성을 발현하기 위해 노력할 때 느끼는 기쁨'이라고 합니다. 지금 자신의 가능성을 발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인가요? 그 시간이 모두 행복입니다.
- 만약 삶을 자유롭게 살길 원한다면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천천히 가라. 적은 일을 하는 대신 그 일들을 잘해내라. 삶의 작은 기쁨이야말로 성스럽다. 만약 꿈이 이루어지기를 원한다면 시간을 들여 천천히 잘 쌓아올려라. 시작은 소박해도 끝은 창대할 수 있다. 정성을 다한 순수한 일들은 잘 자란다. (성 프란체스코)
- 친구의 어려움을 공감해준다고 "야, 나는 더 했어"라고 친구보다 더 힘들었던 자기 경험을 마구 이야기하는 거, 위로 안됩니다. 지금 친구에게 필요한 것은 본인의 상태를 물어봐주고 들어주는 것이지 말할 기회를 상대가 가져가는 것이 아니에요.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힘든 거 빨리 털어내고 일어나"라고 하는 것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본인도 털고 싶은데 못하니까 힘든 거잖아요. 용기를 준다고 한 말이 상대를 힘들게 하는 잔소리가 될 수 있어요. 대신 "많이 힘들구나. 내가 너라도 힘들 것 같아"라고 공감해 주세요.
- 나를 끊임없이 무시하고 괴롭히는 사람 때문에 멘탈이 붕괴될 것 같으면 당당히 이야기하세요. "나는 당신이 그렇게 대할 만큼 하찮은 존재가 아니다. 당신이 나를 무시하는 것은 당신 안에 숨어 있는 열등감 때문이지, 내 문제가 아니다. 난 더 이상 못 참는다."
- 힘이 있다고 가진 힘을 백 퍼센트 다 써버리면 결국엔 큰 화근이 되어서 돌아온다. 지혜로운 이는 싸울 때도 3분의 2의 힘만 쓰고 상대의 마지막 체면은 지켜줄 줄 안다.
- 외롭다 했더니 원래 다 외롭단다. 그 말을 들어려 말한 것이 아닌데 말하기전보다 더 외로워졌네.
- 외로움과 홀로 있음은 차이가 있어요. 외로움은 혼자 있지만 누군가를 필요로 하는 상태이고, 홀로 있음은 혼자지만 혼자 있는 것이 평온한 상태입니다. 똑같은 상황이지만 마음 상태에 따라 외로움은 불행하다고 느끼고 홀로 있음은 편안하다고 느껴요.
- 신은 우리를 여러 방식으로 외롭게 만들어서 결국엔 우리 자신에게로 향하도록 이끈다. (데미안)
- 어렸을 때는 일기장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지 않으려고 책상 속에 숨기고 열쇠까지 채웠는데, 지금은 SNS로 자신의 하루 이야기를 세상 사람들에게 낱낱이 알리는 시대네요. 조금은 아이러니합니다.
- 마음 속 화를 입으로 표현해버리면 업이 되어 내게 돌아아고 억누르면 병이 되어 내가 아프고 가만히 그 화의 에너지를 지켜보면 자기가 알아서 모양이 변하면서 이내 사라집니다.
- 마음이 괴로울 때, 그 괴로움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나 관찰해보세요. 그러면 그것이 내 생각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은 원래 물 위에 쓴 글씨처럼 잠시 모양을 드러냈다고 자국을 남기지 않고 곧 사라집니다. 이내 사라질 생각을 붙잡고 되새김질하면서 괴로워하지 마세요.
- 바람은 성긴 대숲에 불어와도 사라지고 나면 소리가 남지 않으며, 기러기가 찬 연못을 건너 날아도 건너고 나면 그 그림자가 남지 않는다. 그러므로 군자는 일이 생겨야 비로소 마음이 나타나고 일이 끝나면 마음도 따라 빈다. (채근담)
- 우리 마음을 어지럽히고 세상과 분리감을 만드는 주된 요인이 바로 생각입니다. 마음속에 올라온 생각에 집착하면서 그 속에 빠져 있으면 그 생각의 노예가 됩니다. 숨이 깊고 편안해질수록, 내 주의가 숨에 집중할수록 생각이 줄어들게 됩니다.
- 생각이나 느낌을 포함한 마음이 있고 생각과 느낌이 사라지고 난 후 텅 비고 고요한 마음이 있습니다. 그 텅 비고 고요한 마음이 온 세상에 가득 차 있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하는 것이 수행의 첫번째 단계입니다.
- 우리는 영적경험을 하는 인간들이 아니고, 인간의 경험을 하고 있는 영적 존재들입니다. (피에르 테야르 드 샤르댕)
- 결국엔 네가 그토록 찾던 질문의 답이 목적지에 도달했을 때 찾게 되는 것이 아니고 너의 순례과정 안에서도 항상 존재해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야. 이미 주머니에 답을 갖고 있으면서도 답을 찾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이야.
- 지성이 깨어날 때의 기쁨은 세상을 얻은 것같이 마음 부자가 된 느낌이고, 영성이 깨어날 때 즐거움은 그토록 찾아 헤매던 내 고향으로 돌아온 느낌입니다. 지성이 깨어나면 내 안에 가치기준이 생겨 더 이상 남들 기준에 휘둘리지 않게 되며, 영성이 깨어나면 내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아 두 번 다시 현혹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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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기’, ‘주의 깊게 경청하기’, ‘부드럽게 질문하기’,
‘가볍게 인사하기’, ‘상대방 덕분이라고 말하기’, ‘미소 짓기’처럼
사소한 행동들이 실적을 상승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반면,
언뜻 생각하면 사소해 보일지라도 정중하지 않게 행동할 경우
대가를 치를 수 있다.
정중한 사람이 빠르게 승진한다.
- 크리스틴 포래스, ‘무례함의 비용’에서

 

정중하게 행동하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공유할 가능성은 59%,
조언을 구할 가능성은 72%, 정보를 부탁할 가능성은 57% 높다고 합니다.
이처럼 정중함은 팀의 협업 능력을 크게 활성화 시킵니다.
정중함은 직원들에게 더 안전하고, 더 행복한 느낌을 줍니다.
직원들은 정중한 리더를 존중하고 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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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이상 100만이 넘는 사람들을 연구한 결과
낙관적인 기대가 성취의 중요한 변수로 나타났다.
특정 매출을 달성할 수 있다고 믿는 영업사원은
비관적인 영업사원에 비해 55%나 높은 성공적인 결과를 나타냈다.
신념은 노력의 결과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 마틴 셀리그만 교수

 

긍정적인 신념은 우리를 성공의 길로 이끕니다.
스스로에게 성공한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면
두뇌는 그것을 사실로 믿고 그렇게 기능합니다.
부정적인 신념을 몰아내야 잠재력을 이끌어낼 수 있고
자신이 예상했던 잠재력 이상으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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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을 지휘하라

경영 2019. 12. 27. 16:56

- 한다, 하지 않는다, 둘뿐이다. 해본다는 말은 없어. (조지 루카스)
- 데밍의 품질관리 이론은 '모든 직원은 먼저 허락받지 않은 채, 문제해결에 나설 수 있어야 한다'라는 민주적 원칙에 기반을 두고 있음. 도요타는 수직적 직급구조를 지닌 조직이지만 이런 민주적 원칙을 충실히 실천한 결과, 결함이 적은 자동차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 잡스와 나는 점차 함께 일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그러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됐다. 자는 잡스가 픽사를 설립하기 직전, 그와 나 사이에 분쟁이 생길 경우 어떻게 해소할 지 물었던 적이 있다. 그의 답변은 내가 이해할 때까지 자신이 옳은 이유를 계속 설명하겠다는 것이었다. 나는 이 답변이 우스울 정도로 자기중심적이라고 생각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내가 잡스에게 사용한 전술이 됐다. 잡스와 의견이 어긋나면, 나는 내 입장의 타당성을 설명했다. 두뇌 회전이 나보다 훨씬 바른 잡스는 내 주장에 곧장 반박했다. 그러면 일주일간 내 주장을 다듬은 후 다시 그를 찾아가 설득했다. 그래도 그가 내 의 견을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있었지만, 나는 다음 세가지 중 한가지 결과가 나타날 때까지 계속 잡스를 찾아갔다.
첫째, 그가 '오케이, 알겠네'라고 말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주는 것,
둘째, 내가 잡스에게 설득당하고 포기하는 것,
셋째, 논쟁이 결론에 이르지 못할 경우 잡스에게 허가받지 않고 내가 제안한 일을 그냥 시행하는 것.
이 세가지 경우가 벌어지는 확률은 각각 비슷했는데, 세번째 경우에도 잡스는 나를 문책하지 않았다. 그가 자기 주장이 굉장히 강했지만 상대방의 열정을 존중했다. 내가 이렇게까지 밀어붙일 정도의 일이라면 잘못될 리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 토이스토리2 제작과정에서 우리는 몇가지 핵심적 교훈을 얻었다. 이 작품의 핵심 플롯(집과 박물관 사이에서 고민하는 우디)은 브레인트러스트가 개입하기 전에도 같았다. 하지만 브레인트러스크가 수정한 스토리는 관객에게 깊은 간동을 주었다. 재능있는 시나리오 작가들이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게 스토리라인을 다듬은 덕분이었음. 나는 다음과 같은 교훈을 얻었다. 좋은 아이디어를 평범한 팀에게 맡기면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온다. 반면 평범한 아이디어를 탁월한 팀에게 맡기면 그들은 아이디어를 수정하든 폐기하든 해서 더 나은 결과를 내놓는다. 적합한 팀에게 일을 맡기는 것이 아이디어를 성공적으로 구현하는 선결조건임. 재능 있는 인재들을 원한다고 말하기는 쉽고, 경영자들 또한 재능있는 인재들을 원하지만, 정말로 핵심관건은 이런 인재들이 상호작용하는 방식이다. 아무리 영리한 사람들을 모아놓아도 서로 어울리지 않으면 비효율적인 팀이 된다. 경영자가 직원 개개인의 재능이 아니라 팀이 돌아가는 상황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 낫다는 뜻. 좋은 팀은 서로 보완해주는 사람들로 구성됨. 여기서 도출할 수 있는 중요한 원리가 있다. 업무에 적합한 인재들이 상성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도록 하는 것이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것보다 중요하다.
- 사람을 우선하는 경영은 에드워드 데밍이 일본기업에 도입한 품질관리 경영과 일맥상통한다. 픽사는 조립라인이 있는 전통적 제조업체가 아니지만, 픽사의 작품도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순서대로 조립되는 전통적 제품처럼 각 제조 공정 팀이 아이디어나 영상물을 처리해 다음 제조공정으로 넘기는 과정을 순서대로 거치면서 완성된다. 질 높은 작품을 완성하려면 모든 팀의 모든 구성원이 문제를 발견하는 즉시, 제작라인을 멈출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가능한 기업문화를 창조하기 위해선 각 직원에게 제작라인 중지권한을 부여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 경영진이 효율을 높이자고 말할 때 의도하는 진짜 목표를 품질이라고 직원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픽사 경영진은 단순히 말로만 사람을 우선한다고 강조한 것이 아니라 이를 실천함으로써 직원들이 제품 품질을 향상시키는 데 참여하는 기업문화를 구축할 수 있었다.
- 낡고 무거운 여행가방의 손잡이가 실 몇 가닥에 의존해 가방에 매달려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프로세스를 신뢰하라', '스토리가 왕이다'란 문구는 이 가방 손잡이에 비유할 수 있다. 많은 의미를 지닌 듯 보이는 간결하고 함축적인 문구다. 이 문구에 담긴 의미(경험, 깊은 통찰력, 고생하면서 깨달은 진실)는 가방에 비유할 수 있다. 사람들은 너무나 자주 가방 손잡이를 잡고 걸어나가지만, 가방이 손잡이에서 떨어져 나간 사실은 깨닫지 못한다. 설상가상, 자신이 가방을 떨어뜨린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다. 가방을 들고 돌아다니는 것보다 손잡이만 들고 다니는 것이 훨씬 쉽기 때문이다.
- 앤드류 스탠튼은 작품을 제작할 때마다 공식적인 브레인트러스트와는 별개로 소규모 브레인트러스트를 조직해 활용한다. "내가 선발하느 브레인트러스트 회의 참석자의 자격은 많은 해법을 제시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이라면 경비든 인턴이든 보좌관이든 상관하지 않고 브레인트러스트 회의에 참석하게 하죠.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회의 석상에 앉혀야 합니다." 직원들이 회의실보다 복도에서 더 솔직하게 소통하는 기업에서 일하고 싶은 경영자는 없다. 이런 기업으로 전락하는 것을 예방하는 최고의 백신은 무엇일까? 사실을 털어놓으려는 직원들을 찾아나서고, 이런 직원들을 자주 만나는 것이다.
- 픽사 경영진이 직원들에게 독려하는 시행착오 반복은 최대한 빨리 틀려 학습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접근법이다. 모든 가능성과 결과를 염두에 두고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 성공확률을 높이는 접근법을 쓰는 경영자도 있다. 그러나 창의적 제품을 생산하려는 기업에서 모든 문제에 이런 방식으로 접근하는 경영자는 자기기만의 함정에 빠질 위험이 있다. 실패 확률을 낮추는 데 집착하면, 과거에 성공한 제품이나 방식을 복제하기 십상이다. 따라서 세밀하고 완벽하게 계획을 세운 뒤에 일을 추진하려는 경영자는 독창적이지 않은 제품을 생산할 확률이 높다. 아니, 무엇보다도 문제해결방법을 미리 계획하기란 불가능하다. 계획은 중요하다. 픽사 임직원들도 많이 계획한다. 하지만 창의적 제품을 만들려면 통제해야 할 요소들이 너무 많아 해법을 미리 계획할 수 없다. 내가 지금까지 관찰한 바로는 접근 방식을 오래 고민하고 선뜻 행동에 나서길 주저하는 사람이 오류를 저지를 확률은 빨리 뛰어들어 일하는 사람과 비슷했다. 지나치게 계획하는 사람은 실패확률을 낮추지 못한다. 실패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질 뿐이다. 더군다나 계획에 시간을 들일수록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집착하기 십상. 현재의 접근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두뇌가 다른 접근방식을 생각하지 못함. 이런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행동은 바로 현재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는 것인데도 말이다. 창의적 제품을 만들려는 기업이 실패확률을 낮추는 데 집착하는 것은 오히려 더 큰 실패를 부르게 마련이다.
- 실패의 의미와 실패가 초래하는 파급효과를 논의하는 것은 학자만의 일이 아님. 경영자의 일이기도 한다. 경영자는 이런 논의를 통해 문제를 더 선명하게 이해하고 직원들이 창의성을 발휘해 일하는 것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제거할 수 있음. 직원들의 창의성 발휘를 박는 중요한 장애물 중 하나는 공포다. 창의성이 필요한 일을 하면서 실패를 겪는 것은 불가피한 과정임. 이에 공포를 느껴야 할 필요는 없다. 따라서 경영자가 해야 할 일은 실패와 공포를 분리하는 것임. 직원들이 실수를 저질러도 공황상태에 빠지지 않는 근로환경을 조성해야 함.
- 경영자는 직원들이 영리하다고 믿어야 함. 애초에 영리하다고 봤기 때문에 뽑은 직원들 아닌가. 직원들을 영리한 동료로 대우하라. 경영자가 진정성을 담은 메시지를 전달하면 직원들은 금세 알아챈다. 경영자가 이유를 제시하지 않고 계획을 설명하면, 직원들은 진짜 의도가 무언지 궁금해 한다. 설령 숨은 의도가 없을지라도 직원들은 숨은 의도가 있을 거라 의심한다. 경영자가 직원들과의 논의고정을 거치는 이유는 직원들에게 경영자들의 의도를 의심할 여지를 남기지 않고 이들이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직원들은 정직한 경영자를 금세 알아본다.
- 경영자는 직원들의 실책을 모두 예방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직원들이 좋은 의도로 일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한다고 가정하고 이를 용인하는 자세를 가져야 함. 직원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고 직언들이 실수를 저지르도록 허용하고, 스스로 실수를 해결하게 허용하라. 직원들이 공포를 느끼면 공포의 원인을 찾아내 해소하라. 이것이 경영자의 임무다. 경영자의 임무는 리스크를 예방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의 회복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 나는 프로덕션 단계 이전에 각본을 완성하는 것이 여전히 추구할만한 가치가 있는 목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후 여러 작품을 만들다보니 이런 목표가 비실용적일 뿐 아니라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작품의 진로를 성급하게 미리 확정짓는 것은 작품이 파멸의 길로 들어설 확률을 높일 뿐이었다. 제작공정을 개선해 더 빠르고 더 적은 비용으로 작품을 제작하는 것은 픽사 경영진이 지금도 계속 추구하고 있는 방향이지만, 이것이 목표일수는 없음. 훌륭한 작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가 돼야 함. 나는 이와 유사한 사례를 다른 기업들에서 수없이 발견했다. 직원들이 제작공정의 효율을 높이거나 산출량을 늘리는 것을 궁긍적인 목표로 삼고 자신이 제대로 일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기업의 진정한 목표에서 멀어지고 있을 뿐인 경우가 많다. 기업이 작업과정의 효율성과 일관성만 추구하다가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보호할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됨. 이런 기업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수 없고, 설령 나와도 기각되기 마련. 이런 환경에서는 그저 기업을 굴러가게 할 돈을 벌기 위해 기존의 성공작을 모방하는 안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쉽다. 직원들이 이런 사고방식을 갖고 일하는 기업에서는 독창적이지 않고 예측 가능한 아이디어만 나오기 십상
- 인간은 변화를 두려워하는 본성이 있다. 변화에 대한 공포는 이성으로 억누르기 어렵고, 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강력한 영향을 미침. 변화에 대한 공포에 전염된 직원들은 의자 뺏기 놀이를 할 때와 비슷한 심리상태를 보임. 즉, 안전하다고 인식하는 장소에 계속 머물려고 하고, 다음에도 안전한 장소에 앉을 것 같지 않으면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으려 한다
- 문제를 처음 마주쳤을 때는 얼마나 큰 문제인지 파악하기가 어렵다. 작은 문제일수도 있고 치명적 문제일 수도 있다. 문제를 작은 문제와 큰 문제로 분류해 각기 다른 태도로 대응하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할 것이다. 사람들은 크기와 중요성에 따라 문제에 우선순위를 매기고, 작은 문제들은 흔하다는 이유로 무시하는 경우가 많음. 하지만 문제의 해결권을 모든 직급의 직원들에게 넘기면, 직원들은 큰 문제든 작은 문제든 자신이 발견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함. 픽사 사장인 나는 픽사 직원들이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지 일일이 알 수 없는 데, 이는 좋은 일이다. 중요한 것은 직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에 알맞은 대응구조를 구축하는 것이다. 비상사태에서 한 가지 긍정적 측면이 있다. 바로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 기업이 직원들에게 기대하는 역할을 알려주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 우리는 작품 구상 단계에서 결함들을 발견하면 과감하게 작품을 처음부터 다시 구상함으로써 픽사가 가장 중시하는 가치는 작품의 질이라는 사실을 직원들에게 각인시킨다
- 일단 과거의 경험에서 지혜를 얻었으면, 과거의 경험에 집착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뜨거운 난로 위에 앉은 고양이처럼 행동해서는 안된다. 뜨거운 난로에 덴 고양이는 뜨거운 난로는 물론 차가운 난로에도 앉지 않으려 한다. (마크 트웨인)
- 미래예측과 과거회상은 비슷한 점이 있다. 사람들은 다음에 어떻게 행동할지 결정할 때, 입수할 수 있는 최선의 정보를 분석한 뒤 행동방향을 선택함. 과거를 돌아볼 때는 자신의 패턴 형성 취향에 따라 과거의 일을 무의미한 일, 유의미한 일로 분류해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일만 선별적으로 기억함. 이런 분류와 선택이 언제나 정확한 것은 아님. 사람들은 최선을 다해 자신의 이야기, 즉 자신의 과거에 대한 모형을 구축하려고 애씀. 때로는 다른 사람들의 기억을 이용해 자신의 제한된 기억이 맞는지 검증함. 그렇더라도 사람들이 기억하는 과거는 현실 그대로가 아닌, 제한된 기억으로 재구성한 모형일 뿐이다.
- 인간이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정보의 40%만이 눈을 통해 두뇌로 들어온 정보임. 자신이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정보의 60%는 과거의 경험으로 재구성한 기억이나 패턴이다.
- 픽사의 이점 중 하나는, 픽사가 처음부터 기술, 예술, 비즈니스를 아우르는 경영진의 지휘아래 성장했다는 점. 픽사에서 애드 캣멀은 기술부문을, 존 래스터는 창작부문을, 스티브 잡스는 비즈니스 부문을 총괄. 픽사는 세 경영자의 열정적 노력 덕분에 무너지지 않고 성장해내갈 수 있었다. 픽사의 비즈니스 모델, 영화제작방식, 기술은 계속 변했지만 예술, 기술, 비즈니스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은 덕에 어느 한 부문도 엇나가지 않고 세발 의자의 다리처럼 픽사를 지탱했다. 픽사에서 예술, 기술, 비즈니스는 서로 혁신시키는 추진력으로 작용한다.
- 예술은 기술에 도전하고, 기술은 예술에 영감을 불어넣는다. (존 래스터)
-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할 수 없다'는 격언이 있는데, 이는 냉정히 따져보면 말이 안되는 것이다. 미지의 영역이 얼마나 광범위한지 모르는 사람이 한 말임에 틀림없다. 경영자가 관리하는 부분은 대개 명확하게 측정할 수 없다.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경영자는 뜻하지 않은 재앙을 부름. 데이터만 있으면 현실을 온전히 파악할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자신이 보지 못하는 부분을 무시하다간 문제가 터질 수밖에 없다. 측정할 수 있는 것은 측정하고, 측정한 것은 평가하고, 내가 하는 일 중 대부분을 측정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라. 그리고 최소한 가끔은 한 걸음 물러서서 내가 현재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한다.
- 창의적인 사람은 어느날 갑자기 번뜩이는 영감으로 비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 헌신하고 고생한 끝에 비전을 발견하고 실현한다.
- 다른 사람들의 에너지를 이끌어내는 능력과 우월한 재능을 지닌 사람들은 '인지 영역과 미지 영역 사이에 독창성이 발생하는 지점이 있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안다. 공포에 사로잡히지 않은 채 이 지점에 머누는 것이 창의적인 일을 해내기 위한 관건이다.
- 창조적인 조직문화를 계속 활성화하기 위해 경영자는 지속적인 불확실성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항상 변하는 날씨를 받아들이듯, 지속적인 불확실성을 받아들여야 한다. 불확실성과 변화는 변수가 아니라 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상수다. 불확실성과 변화가 있기에 인생이 재미있는 것이다.
- 픽사 건물의 모든 요소는 사람들이 섞이고 만나고 소통하도록 유도하고, 직원들의 협업능력을 증진해 영화제작을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음 . 잡스는 중앙 아트리움의 아치형 철제 교량 디자인부터 영사실의 의자형태까지 본사 건물 디자인의 모든 세부사항에 개입. 그는 직원들이 건물을 드나들 때 장벽을 느끼길 원하지 않았기에 계단을 개방적이고 접근하기 쉬운 구조로 설계. 또한 모든 직원이 건물에 들어올 때 서로를 볼 수 있도록 건물 출입구는 하나만 만들려 했다. 아트리움 중앙에는 회의실과 화장실들, 우편물실 하나, 극장 셋, 게임공간, 식사공간을 배치. 이런 건물 디자인은 직원들의 의사소통을 유도. 직원들은 다른 직원과 우연히 마주칠 확률이 높아졌고, 하루종일 다른 직원들과 만나게 됐으며, 그 결과 사내소통이 원활해졌다. 건물 안에 있으면 직원들의 약동하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잡스는 철학자의 통찰과 장인의 용의주도함으로 본사건물 건설을 지휘. 그는 철과 유리같은 단순한 재료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아는 건축 디자인의 달인이었다. 그는 모든 철제 구조물에 페인트칠을 하지 않고 그대로 드러냈고, 건물 벽과 문을 유리로 만들었다. 4년간의 계획과 건설과정을 거쳐 2000년 가을 픽사 본사 건물이 완공됐을 때, 픽사 직원들은 이 건물을 스티브의 작품(Steve's movie)라 불렀다.
- 잡스는 누군가와 논쟁해서 상대방의 견해에 설득되면, 그 자리에서 자신의 생각을 굽혔다. 잡스는 한때 자신이 그럴듯하다고 믿었다는 이유만으로 잘못된 아이디어를 끝까지 밀어붙지지 않았다. 그는 아이디어를 제안할 때는 전력을 쏟았지만, 아이디어를 관철하는 일에 자존심을 걸지는 않았다. 그는 픽사감독들도 그렇다는 데 동질감을 느꼈다. 잡스처럼 아이디어를 진지하게 제안하는 사람은 자칫 다른 사람들의 솔직한 반응을 제약할 수 있다. 회의 때 잡스처럼 자아가 강한 사람이 있으면 다른 참석자들은 위축돼 면전에서 다른 의견을 제시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회의의 초점을 아이디어를 제시한 사람이 아닌 아이디어 자체에 맞추는 것이 관건이다. 사람들은 누가 그 아이디어를 냈는지에 따라 아이디어를 수용하거나 비평을 피하는 경우가 많음. 하지만 잡스는 자신의 아이디어가 이런 식으로 다른 사람들의 동의를 얻는 데 관심이 없었다. 그는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려고 허공에 아이디어들을 막 던졌다. 만약 아이디어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고 통하지 않는 것 같으면 더 밀어붙이지 않았다. 잡스의 이런 아이디어 전개방식은 아이디어를 규정학 아이디어에 관해 소통하는 최선의 방법을 찾는 스토리텔링 기법 같은 효과를 냈다. 잡스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가 아이디어들을 열정적으로 제시하는 모습을 보고, 자기 생각을 강요하고 황소처럼 밀어붙이는 독재자 같다고 오해했다.
- 잡스를 스토리텔러라고 묘사한 글은 지금까지 별로 없었고, 그 역시 자신은 영화제작 실무에 무지하다고 늘 말했다. 하지만 그는 관객의 호응을 얻는 스토리를 구축하는 것이 영화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하고 있었기에 감독들과 유대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다. 잡스는 애플 신제품 발표회에서도 이런 스토리텔링 기술을 사용. 그는 청중앞에서 어떻게 말해야 더 효율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지 이해했다. 그의 발표회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들은 그가 얼마나 정교하게 계획해서 발표하는지 알 수 있었다.
- 잡스는 픽사 감독들이 스토리를 구상하는 과정에도 참가. 나는 잡스가 이런 경험을 통해 인간의 심리를 더 잘 이해하게 됐다고 믿는다. 그는 영화에서 관객의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방법을 궁리하면서 깨달음을 얻었다. 그는 픽사의 성공이 관객이 얼마나 공감하는 작품을 만드느냐에 달려 있음을 알게 됐다. 잡스의 공격적인 성격을 묘사하는 일화를 접한 독자는 그가 감독들에게 건설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 일에 미숙했을 것이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세월이 흐르면서 차츰 감독들에게 건설적 피드백을 제공하는 일에 능숙해졌다. 피트 닥터는 언젠가 잡스가 다음 생애는 픽사 감독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잡스가 다시 태어난다면 최고의 감독이 되리라 믿는다.
- 영화제작 프로젝트들이 한 두 차례 위기를 겪을 때마다 그는 우리의 인식을 바꾸고 영화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조언을 했다. 그는 조언할 때 언제나 같은 말로 시작했다. "난 사실 영화제작자가 아니니 내 말을 모두 무시해도 상관없지만,..." 그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으나, 놀라운 효율로 문제를 정확히 진단했다. 영화 제작자들이 아니라 문제 자체에 초점을 맞추었기에 그의 비평은 더더욱 강력했다. 개인을 공격하는 비평은 기각되기 쉽다. 하지만 잡스의 비평은 영화제작자 개인을 공격하지 않았기에 기각될 수 없었다. 그가 논평한 모든 작품이 그의 통찰에 혜택을 입었다.
- 초기에 그의 표현은 과격하고 퉁명스러웠지만, 세월이 흐름에 따라 표현이 명료해지고, 다른 사람의 기분을 배려하게 됨. 그는 좌중의 분위기를 읽는 법,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는 기술을 배웠다. 어떤 사람들은 그가 나이가 들면서 성격이 유해졌다고 평하지만, 이것이 실제로 그에게 일어난 변화를 정확히 표현하는 말은 아님. 나이가 들면서 성격이 유해졌다는 표현은 마치 뭔가를 내려놓은 것처럼 수동적인 느낌이 든다. 잡스의 변화는 능동적 선택의 결과였다. 그는 언제나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법을 바꿨을 뿐이다. 사람들은 잡스가 불가능한 일을 기어코 밀어붙이고자 '현실왜곡장'을 사용했다고 회고. 잡스의 공식전기작가 윌터 아이작슨은 전기의 한 장을 할애해 현실왜곡장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는 이 장에서 애플 매킨토시 프로그래머 앤디 허츠펠드의 말을 인용. "현실왜곡장은 카리스카가 있는 달면, 불굴의 의지, 눈앞의 목적에 맞게 현실마저 왜곡시키려는 열의가 당황스러울 정도로 뒤섞인 것이다." 나는 픽사에서도 이 문구가 사용되는 것을 종종 들었다. 픽사 직원들은 잡스의 이야기를 들을 당시에는 새로운 수준의 통찰에 도달했다고 느꼈지만, 막상 나중에 그의 추론대로 일을 해보려고 하면 잘되지 않아 머리를 긁었다. 마치 귀신에 홀린 기분이 든 직원들은 잡스가 현실왜곡장을 사용했다고 표현.
- 나는 현실왜곡장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 표현은 잡스가 사실을 직시하지 않고 고생할지 아랑곳하지 않고 변덕스레 허황된 이야기를 한다는 의밀로 들린다. 잡스는 규칙(현실)을 따르기를 거부했다.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 그는 자동차에 번호판을 달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측면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다 보면 중요한 점을 놓침. 그는 여라가지 규칙이 임의로 설정된 것임을 인식했다. 그는 규칙의 한계를 시험하고 때때로 선을 넘었다. 이런 행동은 반사회적인 것으로 보일 수 있음. 하지만 이런 행동으로 세상을 바꾸면 비전이 있다며 칭송받는다. 사람들은 한계를 넘으려고 몰아붙인다는 개념을 이론적으로 옹호하지만, 이를 실천할 때 따르는 문제들은 무시한다.
* 직원들이 회의실보다 복도에서 진실을 이야기한다면, 경영자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다.
* 문제를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보고받지 않거나 회의 중에 처음으로 알게 된 경우, 자신이 무시당했다고 생각하는 경영자가 많다. 경영자는 이런 착각을 버려야 한다
* 문제를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축소하려는 경영자는 직원들에게 정직하지 못하거나, 거짓을 믿거나, 무지하거나, 무신경한 경영자로 보인다. 경영자가 문제를 직워들과 공유하는 것은 직원들이 기업의 소중한 구성원이라고 느끼게 하는 포용행위다.
* 오류를 예방하면 고쳐야 할 오류가 없을 것이란 착각에 빠지지 말라. 현실에서는 오류를 예방하려고 들이는 비용이 오류를 고치는 비용보다 훨씬 많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 경영자의 임무는 리스크를 예방하는 것이 아니다. 경영자의 임무는 직원들이 리스크를 감수해도 괜찮도록 하는 것이다.
* 실패는 필요악이 아니다. 사실, 실패는 전혀 나쁘지 않다. 실패는 새로운 일을 할 때 반드시 따르는 결과다
* 신뢰란 직원들이 일을 망치지 않을 것이라 믿는 것이 아니다. 신뢰란 직원들이 일을 망칠 때조차도 직원들을 믿는 것이다.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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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다이트 운동의 직공들의 분노는 누구를 향했는가? 정체불명의 지도자 러드와 그의 추종자들은 정말 기계가 자신의 일자리를 빼앗았기 때문에 기계를 파괴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걸까? 바보가 아니었다면 쇳덩어리 기계가 문제의 근원이라고 생각했을 리 없다. 그 분노의 대상은 기계를 들이고 값싼 노동력을 사용해서 자신들의 이윤을 극대화하려던 자본가, 즉 공장주인들이었을 것임. 자본가에게 분노하여 그들의 재산을 파괴했던 이들에게 기계파괴주의 혹은 기술혐오자의 딱지를 붙인 것은 일종의 모함이다.
- 4차산업혁명이 '한 사람이 백만 명을 먹여 살려야 할 세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면, 그 한 명이 되기 위한 노력보다 그런 미래를 막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가거에도 그러했으니 시장과 시간이 이런 문제를 자연스레 해결해줄 것이라는 낙관은 설득력이 없다. 현재아 같이 아무런 비판 없이 공격적으로 기술이 개발되는 상황에서 일자리가 없어지는 속도는 너무 빠르고, 새로운 기술들은 인간보다 월등한 능력과 광범위한 영향력을 갖기 때문. 지금 필요한 것은 제2의 잡스와 하사비스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어떻게 통제, 견인, 선도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다. 이러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이유는 오늘날 인공지능과 같은 핵심기술에 대한 지배력이 고도로 집중되고 있기 때문. 전기가 중심이 되었떤 3차산업혁명은 더 많은 사람이 동력과 정보를 사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권력이 과거보다 더 고루 분산되게 하는 효과를 낳았다. 그러나 현재 논의되는 방식의 4차산업혁명은 다시 정보와 권력의 극단적이 양극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 인터넷이 정보공유와 소통을 위해 사용될 때는 권력의 탈집중화에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오고가는 모든 데이터를 모아 활용하게 되자 대량을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소수 집단에 엄청난 힘이 모이게 됨. 데이터는 21세기의 원유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이 말을 다시 뜯어보면 그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은 유전이 되는 셈. 그 데이터를 모아 정보로 가공하는 능력도, 그 정보를 다시 사용하는 능력도 소수에게 몰리게 됨. 결과적으로 빅데이터와 인고지능의 시대에 대다수 사람은 기술이 작동할 수 있게 하는 원료와 그 작동대상이 되어버린다. 4차산업혁명의 기술들이 초래할 문제들의 큰 부분은 정치적인 권력관계 문제다. 기술철학자 랭던 위너는 기술이 정치적 특징을 가진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개별기술에 따라 특정한 권력관계와 더 잘 양립하거나 덜 양립하는 차이를 볼 수 있다고 주장. 예를 들어 원자력 발전소는 중앙집권적 권력관계와, 태양광 에너지는 민주적 권력관계와 더 잘 양립한다.
- 물어야 할 것은 '내게 (또는 우리에게) 어떤 변화가 닥칠 것인지'가 아니라 '나(우리)는 어떤 미래를 원하는지"다. 우리는 어떤 세상에서 살기를 원하는가? 어던 세상이 나와 내 이웃, 그리고 우리 자손의 자유와 존엄을 지속하능하게 하는가? 그 세상에서 인간 노동의 자리는 어디며, 오늘 개발되는 기술은 그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어떻게 기여하는가? 이 물음들은 4차산업혁명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설계하기 위한 것임. 기술발전이 날씨의 변화와 다르다면, 우리가 그 발전의 방향과 목표를 기획해야 함
- 흥미롭게도 국내에서 4차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은 엘리트 내부의 열광에만 머무르지 않음. 과거 경제성공 신화에는 늘 독단적 엘리트의 성취욕이 지배했다. 그런데 노늘날 4차산업혁명에 대한 논의는 대중의 자발적 관심과 함께 이루어지고 있음. 그렇다면 일반대중이 4차산업혁명에 몰입하는 이유는 뭘까? 사회 엘리트 계층이 4차산업혁명을 통해 경제적 성공신화를 이루겠다는 기대를 품고 있는 것과 달리, 일반 대중은 미래에 대한 불안을 느낌. 일례로, 최근 언론진흥재단 미디어 연구센터에서 실시한 조사연구는 이를 확증함. 조사대상자 대부분이 4차산업혁명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데, 무엇보다 인공지능이 우리의 미래 일자리를 잃게 하고(76.5%), 빈부격차까지 심해질 것(85.3%)이라고 보는 데 다수의 의견이 집중되어 있음. 즉 엘리트와 대중의 집단 강박이란 껍질을 한 꺼풀 벗겨내면 열광의 극단에 불안이 크게 자리잡고 있다는 속사정을 보여줌. 대중의 이러한 불안은 확대일로로 치닫고 있는데, 이를테면 국가와 기업, 그리고 언론 등이 내미는 다음과 같은 슬로건 때문이다. 4차산업혁명의 신흥과학기술을 소비하고 이에 적응하라.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변화하는 세계에서 내쳐질 것이다.
- ICBM의 순환구조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가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 수집되어야 하며, 이런 데이터는 가공하기 좋고 객관적이며 수치화된 형태로 변환할 수 있어야 함. 예를 들어 홈 오토 시스템에서 '창문이 열려 있다' 혹은 '집안 온도가 섭씨 28도이다'라는 정보는 객관적 형태로 수치화할 수 있지만, 어떤 영화가 재미있다는 정보는 주관적이고 모호하며 개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감정의 영역에 속함. 이러한 정보를 수치화하기 위해서 다소 억지스럽고 복잡한 기준을 적용하여 수치화할 수는 있겠지만, 이러한 기계화 과정을 거쳐 나온 출력값이 모든 사람에게 재미있다는 반응을 유발할 수는 없다. 따라서 지금까지 ICBM의 기술들을 통해 산업적으로 성공을 거둔 케이스는 대부분 객관적으로 데이터를 수치화할 수 있는 완성된 상품의 유통구조 혁신에 머물렀던 것이다.
- 건설업체와 부동산 재벌들도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덕에 돈을 벌 수 있었음. 전국 19곳에 설치된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이와 연관된 지역개발 사업은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으로 요란하게 포장하긴 했으나 기본적으로 토건족을 위한 부동산 시장 진흥책이었다. 정치인이 임기내에 경제성장률을 올리고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려면 토목경기 부흥은 빼놓지 않고 실행해야 하는 정책이다. 한국 경제는 부동산을 중심으로 돈이 흐르기 때문. 돈 있는 사람에게는 창업이나 생산투자, 금융자산 투자보다 부동산이 수익성과 안정성 면에서 가장 유리함. 따라서 대한민국 토건족의 질서를 전략적으로 잘 이용하지 않고선 산업현장과 기술분야에 사람과 돈을 모으기 쉽지 않다.
- 문대통령의 4차산업혁명 공약이 발표된 17년 2월 1일 싱크탱크 5차포럼에서 한 발언도 같은 맥락에서 곱씹어볼 필요가 있음. "21세기형 뉴딜을 대대적으로 시행하겠습니다. 새정부에서는 공공건물 한채도 그냥 짓지 않겠습니다. 스마트 하우스, 스마트 도로, 스마트 도시를 짓겠습니다. 우리 주변 모든 곳에 4차 산업혁명기술이 적용될 수 있게 하겠습니다." 이날 그의 발언을 가장 반색하면 들은 사람들은 누구였을까? 토건족과의 관계설정에서 문정부의 4차산업혁명 정책을 창조경제 2기로 보지 않을 이유가 없다.
- 4차산업혁명을 강조하는 이들은 흔히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새로운 문명의 시바점이 될 것처럼 이야기함. 그러나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상징되는 정보기술의 한 갈래에 불과한 이들이, 과연 정보혁명만큼이나 거대한 혁신을 우리 세상에 일으킬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정보기술의 최전방에 있는 미국의 실리콘 밸리 회사들은 여전히 이 용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첨단 기술국가인 독일이나 일본 등에서도 일부 언론을 제외하면 이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이들은 많지 않다.
- MIT 미디어랩 조지 이토는 '지난 세기 중반쯤, 변화가 인간을 앞질렀다"고 말했다. 인간이 변화에 적응하는 속도보다 변화 자체의 속도가 더 빨라졌다는 이야기. 앞으로 고정성은 더욱 빨리 해체되고 유동성도 크게 확산될 것임. 따라서 이러한 보완장치는 콘텐츠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산업전반에 걸쳐 요구됨. 한편, 기존의 콘텐츠 산업정책은 모두 콘텐츠 창조보다 소비가 훨씬 쉽다는 전제를 두고 구축되어 있다. 쓰기보다 읽기가, 부르기보다 듣기가, 그리기보다 보기가, 놀이 만들기보다 놀기가, 가르치기보다 배우기가 더 쉽다고 사람들은 흔히 생각함. 그러나 초연결성은 이런 산업적 전제를 완전히 파괴한다 '인에비터블 미래의 정체'(이한음, 2017)에서 케빌 켈리가 말한 것처럼, 세상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자 사람들은 소비가 아니라 창조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 4차산업혁명은 고정된 실체가 아니다. 서두에서 밝혔듯, 그것은 실체가 없는 기술적 용어에 가깝다. 따라서 4차산업혁명을 전제로 놓고 이야기하기보다, 4차산업혁명을 가지고 무엇을 할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이제 시작되었을 뿐이다. 쓸데없는 패닉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성찰적 논의가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 역사학자 김기보은 "제4차산업혁명은 아직은 실체가 없는 유령처럼 등장한 말"이라 주장. 1차산업혁명은 화석에너지를 이용해 증기기관 같은 동력을 발명하여 생산량을 급증시킨 계기를 말하는데, 1차산업혁명은 급격히 일어나지 않았으며, 1760-1830년 사이에 서서히 지속적으로 진행되었다. 그런데 역사학은 점진적으로 조용히 일어났던 변화를 급격한 혁명으로 서술하는 경향이 있다는 게 김기봉의 지적임. 그에 따르면 문제는 이번에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유령처럼 등장한 제4차산업혁명이 현재 우리의 사고와 행동을 지배하는 풍조다. 우리는 조국근대화와 잘살아보세와 같은 구호를 외치며 압축성장한 성공신화를 갖고 있다. 하지만 제4차산업혁명은 항해의 방향만을 가리키는 나침반이지 지도에 나와 있는 길은 아니다. (조선일보, 17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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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파티시에지만 단순히 무엇을 가장 잘 만들 수 있는지 생각하기보다는 '주어진 상황 속에서' 잘 만들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생각했습니다. 임대한 가게의 공간을 어떻게 해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지 고민한 거죠
- 저는 처음에 제 가게를 내기로 마음먹으면서 '웃음가 행복이 있는 시간과 공간을 고객에게 제공한다'는 나름의 경영철학을 세웠습니다. 비싼 상품을 팔게 되거나 인건비를 줄이다 보면 그런 목표에 다가갈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맛있는 디저트를 손님에게 제공하고, 행복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고 싶다는 것이 제가 가게를 여는 이유였기 때문에 이를 잊지 않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런 생각을 현실화하려면 얼마나 빚을 내고 대출금을 갚느냐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겠죠. 저는 고민을 했습니다. '당장 눈앞에 있는 것들로, 돈을 적게 들이고 만들 수 있는 메뉴는 뭘까?'
- 인생은 참으로 알 수 없습니다. 때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놀라운 성가를 얻기도 합니다. 그 모든 일의 중심에는 '진심어린 마음'이 있습니다.
- 한 개의 상품조차 팔지 못한다면 수십 개의 상품을 만들어도 팔릴 리 없다. 우선 상품 하나를 제대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라
- 여러가지를 다 잘하려고 고민하지 말고, 현재의 상황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것에 집중하라
- 독립을 결심했다면 어떻게 해야 사업을 오랫동안 이어갈지 고민해야 함. 그러려면 가지고 있는 것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 필요한 물건은 정말로 그 물건이 필요할 때 적당한 제품으로 구매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해도 결코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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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게

심리 2019. 12. 26. 08:31

- 무슨 일이든 해보지 않으면 소용없다. 해내지 못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런 경우에도 "하지 못한다"는 현실에서 시작하는 수밖에 없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어", "곧 할거야"라는 가능성 속에서만 살면 새로운 길을 개척하지 못한다.
- 행복은 존재와 관련되어 있지만 성공은 과정과 관련되어 있다. (미키 기요시, 인생론 노트)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성취하는, 예를 들면 일류 대학에 합격하거나 대기업에 취직하는 과정이 필요함. 반면에 행복이 존재한다는 말은 행복하기 위해서 무언가를 성취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 인간에게는 '지금, 여기'에 이미 행복이 있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인간은 그 어느 때라도 행복할 수 있다. 그러니까 나이가 들어 무언가를 할 수 없게 되더라도 그 무력함이 행복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의미
- 무엇이 주어졌느냐가 아니라 주어진 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아들러)
- 아들러가 말하는 불완전함이란 인격의 불완전함이 아니라 새로 시작하는 일에 대한 지식과 기술에 대한 불완전함이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되면 그 즉시 '잘하지 못하는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새로 시작하는 일이니 못하는 것은 당연함. 그런데 자신을 받아들이는 게 '잘하게 되는' 것의 첫 걸음이다.
- 아침에 눈뜨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오늘도 눈을 떴다. 적어도 '오늘'이라는 날은 살 수 있다." 그것은 병을 앓기 전에는 느껴본 적 없는 기쁨이었습니다.
- 앞날을 고민하는 동안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인생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남은 시간을 헤아리며 인생을 어떻게 마무리 할 것인지만 생각하며 살아가는 건 별로 즐겁지 않다.
- 많은 부모가 '장래를 생각해야지'라고 말하며 아이를 타이르고, 회사에서는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니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먼 장래의 일을 왜 그렇게 염려하는 걸까? 그 이유는 시간과 인생을 한 줄의 직선으로 파악하기 때문이다.
- 여러분은 지금 인생의 어디쯤에 있습니까? 젊은 사람은 직선의 출발점에 가까운 쪽을, 노인이라면 종착지에 가까운 쪽을 가리킬 것임. 대다수의 사람들이 시간과 인생을, 시작과 끝이 있으며 불가역적으로 종점으로 향하는 움직임으로 본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러한 움직임을 키네시스라 불렀다. 키네시스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어디에 도달했고 무엇을 완수했는지가 중요. 무슨 일이든 빠르고 효율적으로 해내는 것이 바람직하며 움직임이 중단되거나, 샛길로 빠지면 그것은 미완성이자 불완전한 움직임이 됨. 예를 들어 월반이나 벼락출세는 키네시스 관점에서 보자면 바람직한 움직임이다. 한편, 젊어서 죽은 사람이나 인생이나 완주하지 못한 마라톤은 불완전하고 미완성인 움직임이 된다. 하지만 어딘가에 도달하지 않더라도 그 과정의 한순간 한순간이 완전하면 완성된 것으로 여길수도 있음. 이런 경우는 시간이나 인생의 길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에네르게이아는 '이루고 있는 것'이 전부이며, 그것이 그대로 '이룬 것'이 되는 움직임이다.
- 에네르게이아를 비유하자면 춤이다. 춤출 때는 순간순간이 즐겁다. 도중에 멈추더라도 괜찮다. 춤이란 어딘가에 도달하기 위해 추는 게 아니기 때문.
- 인생도, 살아 있는 '지금, 여기'가 그 자체로 완성된 에네르게이아이다. 에네르게이아의 관점으로 살아간다면 남은 인생을 생각하며 우울해하거나 암담한 기분이 되지 않을 것임.
- 앞날을 염려한다는 건 '지금, 여기'를 소홀히 한다는 뜻. '지금, 여기'를 소중히 여기며 살지 않으니 앞날이 걱정되는 것이다.
- 늙어가는 용기, 나이 든 '지금'을 행복하게 사는 용기란 인생을 바라보는 눈을 아주 조금 바구는 용기인지도 모름. 노화가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것은 병과 쇠약만이 아님. 간병문제도 생길 것이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과 조우하고 슬픔을 극복하는 등의 시련에도 직면할 것임. 그럴 때마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아주 조금만 바궈도 마음에 구원의 빛이 따뜻하게 비치게 될 것이다.
- 죽음은 수많은 악 가운데 가장 두려운 것으로 꼽히지만 사실 우리에게 아무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살아 있는 한 죽음은 존재하지 않고 죽음이 존재할 때는 이미 우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에피쿠로스)
- 저세상이란 좋은 곳인 모양이야. 가고 나면 아무도 돌아오지 않네 (다카야마 후미히코, 아버지를 보낸다)
- 자신의 과제를 스스로 결정한다는 건 상대의 결정 또한 존중한다는 의미. 간병하는 데 있어 이는 아주 중요한 자세다. 노년을 어떻게 살지 결정하는 사람은 부모 자신이다. 부모의 과제에 함부로 침범해서 나의 이상과 희망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나이가 들어도 기력이 정정해서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즐겼으면...', '손주들에게도 다정하고 본보기가 될 수 있게 행동했으면...' 등등, 부모에게 이상적인 모습을 바라는 이유는, 어른이 되기 위한 세 번째 요건, '자기중심성에서의 탈피'를 하지 못했기 때문.
- 인지증에 걸린 부모의 기억이나 착각이 가족엑 망상처럼 여겨지기도 함. 인지증은 뇌의 질병이다. 그러나 많은 기억 가운데 무엇을 잊고 어덯게 남기는지는 스스로 택한다. 본인이 떠올리고 싶지 않아서, 혹은 잊을 필요가 있어서 잊는 거라면 그 기억을 굳이 지적하거나, 억지로 떠올리게 하여, 기억을 정정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인지증을 앓던 저의 아버지는 만년에 자신의 부인이자 저의 어머니를 기억하지 못했다. 하지만 여든이 넘은 아버지가 과거에 자신이 결혼햇으나 사반세기도 전에 반려자를 잃었고, 그 이래로 쭉 혼자서 살아왔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게 과연 행복한 일일까?
- 망령을 통해 마음에 닿는 것을 신뢰한다. 망령은 여과기 (쓰루미 순스케). 인간은 만년에 '지금, 여기'를 살아가기 위해 여러 기억을 버리고 정말로 소중한 기억만을 남기려는 건지도 모른다.
- 부모가 뭔가를 잊어버리거나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이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한 사실을 우울해해 봤자 사태는 호전되지 않음. 설령 부무가 과거에 집착하더라도 자식이 먼저 과거를 놓아주기로 결심하고, '지금, 여기'에 전념해야 함. 과거를 놓아준다는 말은, '인생을 날마다 새로 시작하듯 산다'라고 바꿔 말할 수 있다. 어제의 일을 들먹이지 않고 날마다 처음 만나듯 부모와의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부모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부모를 대할 수 있을 것임.
- 과거만이 아니라 미래를 놓아주는 결심도 필요하다. 앞으로의 일만을 걱정하면 지금을 소홀히 하게 된다. 하루하루,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으니 내일의 과제는 내일 생각하면 된다.
- 자신이 학교와 사회에 나가지 않음으로써 부모가 불행해지기를 아이는 바라지는 않는다. 부모의 행복과 불행은 아이에게 전염된다. 아이의 행복을 바란다면 부모가 먼저 행복해지지 않으면 안된다. 인간이 불행한 듯 행동하는 데는 목적이 있다. 주변과 세간의 동정을 사기 위해서임. 하지만 그러한 행동은 아이를 적으로 돌리게 됨. 아이를 열심히 키웠는데 그 아이가 학교에 가지 않아서 나는 이렇게 불행하다는 것을 동네방네 알리고 다니는 부모의 행위를 아이가 기뻐할 턱이 없다. 아이가 학교에 가느냐 마느냐에 관계없이 부모대로 행복하면 된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면 간병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기 때문. 차고 넘칠 정도로 부모에게 애쓰는데, 충분히 효도하고 있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이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지,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를 주변에 알리려는 것뿐이다. 하지만 자식에게 간병받는 부모 입장에서 간병하는 자식의 모습이 불행해 보인다면 그것은 그리 달갑지 않을 것임. 부모에게 자식의 불행만큼 괴로운 일은 없다. 자식의 불행한 이유가 자신을 간병하기 때문이라고 한다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우리가 행복하다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까? (미키 기요시)
- 갓난아기가 부모에게 보살핌을 받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듯, 간병받는 것을 당당히 받아들여도 된다. 간병을 받아도 '즐거워 보인다', '간병받는 것도 나쁜게 아니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인생을 보내면 그것도 하나의 타자공헌이다. 간병받게 되었을 때 자신을 비방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위압적이 자세로 무리한 요구를 하는 사람도 있다.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뜻하는 대로 간병해주지 않으면 분노를 표출하는 것. 그런 사람은 자신이 공동체의 중심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함. 다시 말해, 어른으로서 자립하지 못한 사람이다. 걱정거리가 되어 주변의 관심을 끌어 공동체의 중심에 있고자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간병받는 몸이 된 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야', '다들 처음에는 힘들겠지. 어쩌면 나도 똑같이 행동할지 몰라.' 하고 공감할 수 있으면 그런 사람과도 화내지 않고 지낼 수 있다. 간병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에게 요구되는 것은 기본적으로 같다.
- 자립한 어른일 것, 생산성을 따지는 사고에서 벗어날 것, 하지 못하는 일에 못한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것.
- 성공과 행복을, 실패와 불행을 동일시하게 된 이래 인간은 진정한 행복이 뭔지 이해하지 못하게 되었다. 철학자 미키 기요시는 이렇게 지적, 인생론 노트에서 그는 성공과 행복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성공은 직선적 향상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행복에는 본래 진보란 없으며 행복이 각자의 것, 각자에게 고유한 것인데 비해 성공은 일반적이며, 양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이다.
- 서로간에 노력하면 다시 마음이 통할 수 있다. 먼저 지금을 과거의 연장으로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 여태까지 두 사람이 어떤 인생을 보냈는지는 앞으로 사이좋게 사는 것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으며 문제도 되지 않음. 지금까지는 지금까지고 앞으로는 앞으로라는 것이다. 부부로서 오랫동안 함께 살았다고 해서 섣불리 '이 사람에 관해서는 무엇이든 알고 있다'고 생각해서는안된다.
- 배우자가 이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가 주어인 발상이다. 아무석도 하지 못해도 이렇게 살아서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이 우리의 행복이며, 그것만으로 서로 공헌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면 부부관계는 분명히 달라질 것이다.
- '나는 지금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행복한 순간을 경험한 적이 있기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행복을 경험해도 그것이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행복은 공기와도 같다. 공기의 존재를 보통은 의식하지 않듯이, 행복하면서도 그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뿐이다.
- 인간관계의 문제는 타자의 과제에 함부로 침범하거나 침범해오는 데서 일어남. 자기 생각을 말해도 되는 순간과 말하지 않으면 안되는 순간도 있다. 하지만 그럴 때도 '내 생각을 말해도 돼?'라고 묻지 않으면 안된다. 설령 자기 생각을 말한다 해도 상대가 받아들인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관대하다는 것은 진로 선택의 예로 말하자면 자식의 선택을 받아들이고, 그들의 앞날을 지켜보자고 결의하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자신의 과제를 스스로 해결할 힘이 있다고 신뢰하는 것이다. 타자와의 신뢰관계를 맺고 싶다면 이쪽이 먼저 상대를 신뢰하는 것이 중요. 여기에는 용기가 필요함. 많은 사람이 배신당할지도 모른다는 의심 때문에 타자를 신뢰하기를 두려워함. 하지만 배신당할까봐 두려워서 타자를 신뢰하지 않으면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없다.
- 자신의 불우함을 호소하거나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사람에게는 목적이 있다. 바로 타자에게 주목받기 위해서임. 그런 사람이 곁에 있을 때는 그 사람의 불편한 심기에 주목해서는 안됨. 그럴 때는 그냥 내버려두는 수밖에 없다. 심기가 쭉 불편한 사람은 없으니 기분이 좋아지면 그때 말을 걸면 된다. 심기가 불편해도 주변에서 주목하지 않으면 그 사람은 심기가 불편한 채로 있어봤자 무의미하다는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 잊어버려도 된다. '지금, 여기'를 충실하게 사는 것이 풍요로운 숲을 만들고, 다음 세대의 양식이 되는 도토리를 만든다고 생각하면 과거를 생각하고 후회하거나, 미래를 생각하고 불안해질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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