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입학 업무를 담당하는 사정관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중심 정시전형 확대 여부는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는 20일 오전 성명서를 통해 “정시 수능 모집 확대는 정부 주도가 아닌 대학의 자율적 결정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지난해 공론화위원회가 확정한 대로 2022학년도 대입제도를 최소한 2025학년까지 운영해야 한다”며 “잦은 입시제도 변경은 대입전형의 불확실성만 키우고 결국 일선의 학부모와 학생들의 대입 부담만 가중시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시 확대에 대해 이들은 “대입전형의 공정성 강화와 정시 수능 확대는 그 결이 다를 수 있다”며 “오히려 정시 수능은 기득권 및 부모의 경제 수준을 반영하기에 유리한 전형으로 이는 교육기회의 불균형 심화로 지역 간, 학교 간 고교 서열화와 대학 서열화를 더욱 부축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협의회 측은 “공정한 대학 입시 관리를 위해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운영 체제와 여건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며 “국고 재정지원사업의 철저한 관리를 통해 학생부종합전형의 공정성을 점검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학사정관의 자격화에 대해 이들은 “계약직 입학사정관이나 교수 위촉사정관을 줄이고 고도의 전문성과 전문 자격을 갖춘 전담 입학사정관 확보에 보다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정부는 입학사정관의 엄격한 자격기준과 자격화 제도를 시행 하고 관리체계화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학교생활기록부 비교과영역 전면폐지에 대해서는 “학생 스스로의 성찰과 성장 과정이 드러나는 창의적 체험활동이 기재된 비교과 영역은 유지돼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이들은 “학종은 성적이라는 천편일률적인 잣대가 아닌 다양한 전형 자료를 참고해 평가함으로써 지원자의 특성과 역량을 의미 있게 반영해 왔다”며 “비교과 교육활동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경우 학종의 특성을 살리지 못하게 되므로 사실상 전형 운영의 목적과 취지를 다수 상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는 “수시와 정시의 대립적 소모전에서 벗어나 고교와 대학 등 다양한 교육 주체들이 함께 연구와 논의를 거쳐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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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 미등록 이월 최종 모집인원, 정시 원서접수 전 반드시 확인
탐구·제2외국어·한문 영역 대학별 변환표준점수 잘 활용해 지원






성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브리핑룸에서 열린 2020학년도 수능 채점결과 발표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4일 발표됨에 따라 입시 전문가들은 철저한 정시 모집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시 모집에 대비하기 위해 우선 본인의 수능 성적 중에서 어떤 영역이 유리한지를 잘 분석해서 가장 유리한 수능 반영 조합을 찾아 지망 대학을 선택해야 한다.

정시에서 수능 반영 방법은 대학마다 다르며 영어는 9등급만 제공되면서 대학별 수능 반영방법이 더 복잡해졌다.

수능 반영 지표 중 표준점수가 유리한지 백분위가 유리한지도 확인,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하며 영어는 절대평가 되면서 정시 비중이 줄었다.

올해도 수시에서 복수합격자들이 다른 대학에 등록하거나 수능 최저 학력 기준 미달 등의 이유로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있을 수밖에 없다.

수능 응시자가 줄어들면서 수시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수험생이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수시는 최초합격자는 물론 충원합격자도 반드시 등록을 해야 한다.

최근 들어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은 줄어드는 추세지만 지난해 서울대·고려대·연세대는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이 상당히 많았다.

오는 26일부터 시작되는 정시 원서접수 시작 전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을 포함한 최종 모집인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대학에서 탐구와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성적표 상의 표준점수 대신 백분위에 의한 대학별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한다.

이에 따라 수능 성적 발표 이후 공개되는 각 대학의 탐구 변환표준점수를 반드시 확인해야 선택 과목 간의 난이도 차이 때문에 생기는 유·불리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절대평가로 바뀐 영어는 정시에서 비중은 낮고 지난해보다 다소 쉽게 출제되면서 1·2등급 인원이 조금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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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위권 대학과 의학계열은 올해도 대부분 1등급이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시 영어 반영 방법은 등급에 점수를 부여해 일정 비율을 반영하는 대학이 많고 총점에 가산점을 부여하거나 감점하는 대학도 있다.

대학에 따라서 등급 간 점수 차가 다른데 서울대·고려대 등은 점수 차가 적고 연세대·중앙대 등은 등급 간 점수 차가 큰 편으로 유리한 부분을 따져야 한다.

정시는 가·나·다군 3번의 복수 지원 기회가 있는데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상위권 대학들은 대부분 가군과 나군에 몰려 있다.

상위권 수험생들은 가·나 군 대학 중 반드시 한 개 대학은 합격해야 하며 다군은 모집 대학 수와 인원이 적기 때문에 경쟁률과 합격선이 높다.

3번의 복수 지원 기회 중 한번은 적정 수준의 지원을 하고 한번은 소신지원, 나머지 한번은 안정 지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상위권 점수대의 경우 서울 소재 대학들이 주로 가·나군에 많이 몰려 있어 사실상 지원 기회가 2번밖에 없다.

수능 성적으로만 선발하는 대학이 대부분인데 한양대 의예과처럼 학생부를 반영하는 경우도 있다.

영어 절대평가 도입으로 모집 단위별로 합격선 근처에서는 점수 차가 아주 적어 동점자 처리 방법도 확인해야 한다.

탐구영역은 선택과목의 난이도에 따라 유·불리 문제가 있어 대학별로 탐구영역 변환표준점수에 따른 점수 변화를 잘 확인하여 지원해야 한다.

상위권 점수대는 서울 소재 대학의 경우 입시 일자가 주로 가·나군에 많이 있어 둘 중 한 개 군의 대학은 합격 위주로 선택하고 나머지 군의 대학에 소신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생부를 반영하는 대학이 거의 없어 대학별 수능 성적 반영 방법과 반영 비율 등을 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체로 수능 반영영역에서 4과목을 반영하는 대학이 많다.

중위권 점수대는 가·나·다군 모두 복수지원이 가능한 점수대로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몰려있다.

해당 점수대도 수능 위주로 선발하며 수능 점수도 어떤 조합을 하는 것이 가장 유리한지를 잘 확인, 3번의 복수지원 기회를 살려야 한다.

상위권에서 하향 지원을 하게 되면 이 점수대에서 합격선이 올라갈 수도 있으며 수능은 4과목을 주로 반영하지만 3과목을 반영할 경우 합격 가능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잘 확인해 봐야 한다.

하위권 점수대는 2개 대학을 본인의 적성을 고려해 합격 위주의 선택을 하고, 나머지 1개 대학은 소신 지원하는 것이 좋다.

중위권 수험생들이 합격 위주의 하향 지원을 하면 이 점수대는 인기학과를 중심으로 합격선이 올라갈 수 있다.

이 점수대는 4년제 대학은 물론 전문대학도 지망 가능한 대학들이 많기 때문에 전공에 따라서 전문대학을 지망해 보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가 있다.

출처 : 경북일보 - 굿데이 굿뉴스(http://www.kyongbu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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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의 골자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중심의 정시모집 비율이 평균 29%인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서울의 주요 16개 대학에 대해 2023학년도부터 40% 이상으로 높이며, 또한 학생부종합전형은 비교과 영역과 자기소개서의 대입 반영을 점차 줄여 2024학년도에는 전면 폐지한다는 것이다.
이번 개편안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1일 대입제도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하도록 언급하고, 또한 지난달 국회 시정연설에서 정시 비율 확대를 공언한 데 따른 교육부의 조치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7월 2022학년도부터 ‘정시 30% 이상’을 확정·공표했으며, 최근 조국 전 법무부장관 딸의 부정 입학이 드러난 뒤에도 수시·정시 비중 조정은 검토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정시 비율 확대를 지시하자, 그동안 공언했던 정책을 번복, ‘정시 40% 확대’로 발표했다.
대입정책은 한국 교육정책 중 가장 민감한 부분이다. 대입정책의 변화에 따라 중·고등학교 교과는 물론 수업방식이 변하고 심지어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가격에도 영향을 준다. 이렇게 민감한 대입정책을 매년 변경하니 교육계는 물론 학부모들은 혼란스러움을 넘어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이 가증되고 있다. 특히 이번 개편안은 ‘조국 사태’가 배경이 되었으니, 어떻게 정부 정책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2023년부터 정시 비중 확대로 지금 고2와 고1, 중3, 중2 입시가 모두 제각각이 된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하는데 10년은 고사하고 매년 변경되니 이렇게 혼란스러우면 과연 한국 교육이 발전하겠는가. 사교육의 병폐를 막고 공교육을 강화할 교육부 고위층이 이번 개편안으로 사교육을 받은 학생이 수능 고득점에 더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한 것은 오히려 사교육을 조장하는 것이 아닌가.
이번 개편이 발표되자 벌써 서울 강남지역은 집값이 들썩이고 대입학원이 요동치고 있는 것을 교육부 당국은 알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공정성 강화를 내세운 대입 개편안이 공교육 정상화를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국어·영어·수학 중심으로 수업이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사교육은 기승을 부릴 것이고, 이에 다양성 교육은 사실상 공염불이 될 것이다. 교육 불평등 해소의 정책 목표는 오히려 고소득층에 유리한 교육 격차만 확대될 것이다.

오는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기 때문에 2028학년도에도 대대적인 대입 개편이 예고돼 있다. 그때는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으나, 정권이 바뀌거나 교육부 장관이 바뀔 때마다 대입제도가 바뀌면 학생과 학부모들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추어야 하는가. 국가발전을 위한 장기적 계획 하에 교육정책을 안정화 시키는 것이 중요함을 정부가 깊이 인식해야 된다.

출처 : 경기일보(http://ww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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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하반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정치·사회적 갈등들을 거치면서, 우리 사회에서는 공정성 논란이 일었다. 이는 곧바로 교육 개혁에 대한 요구로 옮겨갔다. 문재인 정부는 취임 이후 교육 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지는 않았지만, 이른바 ‘조국 정국’을 기점으로 교육 개혁에 동력을 싣고자 하는 모양새다.

사실 그동안 교육 정책, 특히 대입 제도 개선을 위한 문재인 정부의 대응은 적극적이지 못했다. 정부는 2017년에는 대학입학제도 개편안을 유예했고 2018년 대입제도 개편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대입제도 개편안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용두사미에 그쳤다. 1년 동안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 특위, 공론화위원회, 시민참여단, 교육부를 두루 거쳐 도출한 결과는 미진했다. 2018년 8월 17일 교육부가 발표한 방안은 2022학년도 대입제도에 수능 위주 전형 비율을 30% 이상 소폭 확대하겠다는 데 그쳐 현행과 다를 바 없다는 비난에 마주했다.









그러나 2019년 하반기 ‘조국 정국’은 교육 정책에 동력을 싣고자 하는 상황을 견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대입 제도 개편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은 2019년 10월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최근 시작한 학생부종합전형 전면 실태조사를 엄정하게 추진하고, 고교서열화 해소를 위한 방안도 강구 할 것”이라며 “정시비중 상향을 포함한 ‘입시제도 개편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사흘만인 2019년 10월 25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교육개혁 관계장관회의에서도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불신이 큰 상황에서 수시 비중을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서울 상위권 대학의 정시 확대 방침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교육을 주제로 관계장관회의를 연 것은 처음이었다. 문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서울 상위권 대학 정시 확대 ▲학생부 종합전형의 획기적 개선 ▲고교서열화 문제 해결 ▲공교육의 획기적 강화 등을 지시했다. 특히 서울 상위권 대학의 수시와 정시 비중의 지나친 불균형 문제에 대한 해소 방안을 주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전 대선공약으로 “대입제도를 단순화하고 공정성을 높이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세부적으로는 ▲대학입시 단순화 ▲대학입시의 공정성 확보 ▲대입 전형 절차 간소화 ▲학교교육 정상화하도록 중장기 대입제도 개편 등이다. 그동안 이 공약들은 어느 정도 진행되어 왔을까? 문 대통령의 교육 정책은 여기에서 얼마나 더 나아갈 수 있을까?











1. 대학입시 단순화 : 지체

문재인 대통령은 ‘대학입시 단순화’의 세부 공약으로 △사교육 유발하는 수시 전형을 대폭 개선하고, △학생부 교과전형·학생부 종합전형·수능전형 3가지로 단순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현행 대입 전형은 2013년 박근혜 정부 당시 발표한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 이후 크게 4가지로 분류된다. 바로 학생부 위주전형(학생부 교과전형, 학생부 종합전형), 논술전형, 특기자전형, 수능전형이다. 문 대통령의 공약은 이중 사교육을 유발하고 공교육 내에서 대비가 어려운 논술전형과 특기자전형을 폐지하고, 나머지 3가지 대입 전형으로 단순화하겠다는 취지로 볼 수 있다.

2019년 10월 22일 문 대통령의 “정시비중 상향” 발언은 결국 부모와 사교육의 영향을 받는 학종과 논술전형, 특기자전형의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고도 예측할 수 있다. 대입제도 개선을 앞두고 교육부는 2019년 11월 5일 ‘학생부 종합전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고교서열화 강화와 학종의 부실평가 문제를 지적했다. 2019년 11월 7일에는 ‘고교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을 발표함으로써자사고·외고·국제고 2025년 일반고로 전환하고 2025년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등을 추진키로 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2019년 11월 1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학종을 비롯해 특기자전형이나 논술전형 등 수시전형에서 부모나 사교육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요소를 걷어내면 학종 비중이 높았던 대학들은 자연스레 전형 간 비율이 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11월 말에는 교육부의 ‘대입 전형 제도 개선안’ 발표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논술전형과 특기자전형을 몇%로 축소하며 결과적으로 언제쯤 폐지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한 바는 없고, 전형 간 비율을 조정하는 수준에서의 개편만이 논의되는 수준으로 보인다. 물론 ‘문재인 정부 전반기 교육분야 국정과제 주요성과와 향후 방향’에 따르면, 논술 및 특기자 전형은 2018년 1만9473명(5.5%)에서 2021년 1만5097명(4.3%)로 지속적으로 감축되고 있다. 이는 2014년 교육 수요자의 대입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고교교육에 큰 영향을 주는 대입전형을 모범적으로 꾸린 대학을 선정해 지원하는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유지(현재는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으로 명칭 변경)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 기준 가운데 논술전형과 특기자전형 운영 비율을 축소하거나 폐지한 대학에 가점을 부여하는 방식이 있다. 그러나 이는 현 정부 들어 새롭게 시작하는 사업이 아니고, 사교육을 줄이고 대입 전형을 대폭 개선하는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로드맵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으므로 해당 공약은 ‘지체’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2. 대학입시의 공정성 확보 : 진행중

이 공약의 세부 항목으로는 △대입 부정과 비리 감시를 강화하고, △대입·학사 비리에 연루된 대학은 지원에서 배제하거나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이 있다. 정부가 직접 나서서 감시를 강화하고 예산 내에서 지원 규모를 조정하는 것은 비교적 이행이 수월한 공약으로 볼 수 있다. 때문에 이 공약은 어느 정도 진척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교육부는 2018년 7월 17일 ‘대학재정지원사업 공동 운영·관리 매뉴얼’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대학입시 비리 대학에 대한 감시 체계 강화와 이에 연루된 대학에 각종 지원 제한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부정 비리 사항의 검토 반영기간은 최근 1년 이내를 원칙으로 하지만, 입시·학사비리의 경우는 최근 2년 이내로 확대했다. 입시·학사비리 적발 수혜제한 수준도 1단계 상향 조정했다. 또한 입시·학사비리 정도가 가장 심각한 유형I의 경우는 수혜제한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하는 등 강화된 기준을 발표했다.



3. 대입 전형 절차 간소화 : 진행중

해당 공약은 구체적으로 △원스톱 대입정보 제공시스템 구축 강화와 △대학입학 전형수 축소 및 대입전형 명칭의 표준화를 약속하고 있다. 대교협은 이른바 ‘어디가’로 불리는 대입정보포털의 운영을 강화하는 중으로, 원스톱 대입정보 제공시스템 구축 강화 약속은 이행 중으로 볼 수 있다.

2018년 8월 30일 발표된 대교협의 ‘2021학년도 대입전형 기본사항’에 따르면, 대학별로 다양한 전형의 명칭들을 학생과 학부모가 2020학년도 대학입시부터 전형 명칭을 통일해 표기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대입전형 명칭을 표준화하겠다는 공약이 진행되고는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이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대학 입학 전형 수가 구체적으로 줄었는지, 나아가 대입전형 절차가 간소화되었는지는 아직 평가할 지표가 부족하다.



4. 학교교육 정상화하도록 중장기 대입제도 개편 : 파기

중장기 대입제도 개편 마련을 위한 구체적 세부 공약은 △2015 교육과정 개정에 따른 수능은 절대평가로 추진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 폐지 검토 △예측 가능한 대학입시가 되도록 대입법제화 추진 등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입시 경쟁 완화, 미래 사회 역량 강화, 토론·체험·실습 위주의 학생 중심 교육과정 운영, 진로와 적성에 맞는 과목 선택권 확대 등을 표방하고 있다. 이 취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능의 평가 방식이 절대평가여야 하기에 해당 공약에서도 이를 약속하고 있다. 그러나 2018년 8월 17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2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편 방안 및 고교교육 혁신방향’을 살펴보면, 수능 전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지 않았다. 국어, 수학, 탐구 영역은 상대평가 과목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폐지하는 문제는 현재 대학의 자율에 맡겨진 상황이다. 2019년 수능의 결시율은 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2011학년도 수능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당해 대입에서 수시모집 비율이 77.3%로 역대 가장 크고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대학이 늘어난 것이 요인으로 분석됐다.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대학이 늘고는 있지만, 대학의 자율적인 결정에 따르는 현실 속에서는 수험생들이 수능 준비를 소홀히 할 수 없고 다양한 수시 전형을 대비해야 하는 이중 부담에도 시달린다. 또한 대학에서 수능을 입시전형에 자율적으로 활용하는 상황에서는 수시전형에서도 수능의 영향력이 지속되므로, 정규 교육과정에서 지식 암기 중심의 문제풀이를 벗어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해당 공약에서 목표하는 ‘학교교육 정상화’로 가는 길을 역행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출처 : 뉴스톱(http://www.newsto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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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교육부의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 발표는 우리 사회에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기존의 수시전형 체제가 객관화되는 방향으로 재편되면서 내신성적 중심으로 정량화되고, 정시의 비중을 늘려 수능과 같은 표준화된 시험의 비중을 늘렸다.

따라서 현재까지 재학생들에게 적용된 ‘수시 후 정시 지원’ 공식이 무너지고 수시 또는 정시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향으로 재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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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까지 입시구조는 학생의 정시 지원 가능 성적분석에 따라 수시지원 대학 범위를 잡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정시 성적으로 건국대를 갈 수 있는 학생이라면, 수시전형에서는 건국대보다 상위권 대학을 지원하거나, 건국대를 포함해 상위권 대학을 지원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러한 경향을 볼 때, 수시-정시가 합쳐진 일원화된 구조였고, 교육기관 및 일선 교육현장에서도 이러한 방향으로 입시지도를 했다.

그런데 수시전형 중 수능최저가 없는 전형이 늘어나면서 학생들은 수능 준비를 하지 않는 인원도 함께 늘어나게 되었다.

최근 연세대 의과대학 면접형 합격자가 학생들 커뮤니티 사이트에 의대 합격 점수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수능점수를 공개하면서 수시전형의 불공정성 논의가 다시 활성화되었다. 즉 수능성적을 학업능력의 기준으로 보는 관점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로 비춰졌다.

한편 수시전형에서 지원 범위대학을 높게 설정한 학생들 중 수시전형에서 모두 떨어지게 되면 재수를 하게 되는데, 이 때 문제가 발생했다.

예를 들어,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한 학생들은 고교 내신 시험에 익숙해져 있고 동시에 창의적 체험활동 등을 통해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하면서 창의적 결과물 산출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재수 및 N수생들은 전통적인 교육처럼 문제풀이 방식에 익숙해져야만 정시전형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수능 난이도보다 상대적으로 쉬운 내신시험에 익숙해져 있거나 활동 중심으로 고교생활을 한 학생들에게는 재수 및 N수 기간을 견뎌내기 힘들며 수험기간이 길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그리고 일부 학생들은 강의방식 보다는 독학재수 형태를 선호하게 되어, 독학재수 학원도 늘어나게 되었다. 결국 학생부종합전형의 평가방식과 수능전형의 평가방식 간의 괴리로 인해 이 둘을 동시에 준비하기 힘든 학생들이 다수였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볼 때, 정시전형 확대는 일선 교육현장에서 수시전형과 정시전형을 구분해 인식하는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본적으로 고교 내신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는 학생들은 학생부전형으로 지원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내신이 잘 나오지 않는 학생들은 수능시험 준비에 일찍부터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이원화된 입시준비는 고교 1학년 내신을 기점으로 선택하는 것이 보편화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일부 상위권 고교에서는 내신시험 제출수준을 수능시험 난이도와 유사한 수준으로 맞추는 고교들이 있다. 대체로 강남, 서초, 분당, 목동 등의 교육특구에서 이러한 경향이 나타나는데, 이들 고교에서는 3년 동안 수시와 정시 전형을 동시에 준비하는 효과를 가져 올 것이다.

왜냐하면 비교과 부분이 서서히 사라지면서 내신위주로의 평가로 수시전형이 재편되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이번 교육부 개편 논의로 인해 일반고교에서는 수시형과 정시형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향으로 입시지도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수시형 입시를 선호하는 고교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일부 교육특구의 고교에서는 교과형 수시전형의 도입으로 인해 내신시험의 난이도를 높여 수시와 정시를 모두 준비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 에듀인뉴스(EduinNews)(http://www.eduinnews.co.kr)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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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니스가 냉혹한 현실인 이유는 세상이 멱함수 분포로 가득하기 때문. 스타트업을 계획하거나 이미 시작한 독자가 있다면 이 '1%의 오류'에서 빨리 탈툴해야 한다. 투자자의 앞에 가서 '시장의 1%만 먹으면 충분히 사업할 수 있다'란 말을 내세우는 것처럼 바보같은 행동은 없다.
- 정규분포는 개별사건이 독립적이고 분포에 미치는 영향력이 각각 동일한 경우에 성립됨. 학생들의 신장이 정규분포를 띠는 이유는 키에 대해 학생들이 상호작용을 하지 않고 학생 한명이 표본에 추가될 때 분포에 미치는 영향력이 각자 동일하기 때문. 하지만 냉동감자, 논문, 지진, 단어, 기업경쟁처럼 개별 사건들이 네트워크로 얽혀 있고 특정 사건의 영향력이 다른 것보다 높다면 정규분포는 현실을 올바로 표현하지 못한다. 세상 만물이 무조건 정규분포를 따를 것이라고 속단하여 일을 그르치지 않기를 바란다.
- 조용한 조직은 조용하게 저문다. 자신들의 문제제기가 매번 묵살당하는 상황을 지켜보던 실무기술자들은 결국 '될 대로 돼라'는 심정으로 입을 닫았고 윗사람의 지시를 수동적으로 따르는 최악의 의사소통 상태로 치달았다. 바로 이것이 챌린저호가 폭발한 근본적 이유다. 추운 날씨 때문에 오링이 갈려져 연료가 누출될 경우 제대로 막아주지 못할 경고가 발사 전에 여러 차례 제기됐지만, 권위로 찍어누르며 부정적 의견을 거부하는 인간의 심리가 폭발사고를 예정해 놓고 말았다. 파인만은 "아랫사람들은 실무적 내용을 가지고 윗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려 했지만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점점 대화가 줄어들고 결국에는 완전히 없어졌다. 그리하여 윗사람들은 아래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 수 없게 됐다"고 정리했다. 이것이 그가 말하는 조직의 '의사소통 단절이론'이다. 파인만이 꼬집는 의사소통의 문제, 즉 업적경쟁 때문에 상하간의 의사소통이 단절되는 문제는 여러 조직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부서의 리더들이 최고경영자에게 자기부서의 존재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일을 위한 일'을 수행하고 다른 부서의 업무를 침범하면서까지 자기네 업적을 돋보이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면, 직원들은 점점 입을 닫을 것이고 어딘가에 챌린저호 폭발사고와 같은 리스크가 자라고 있을지 모른다. 리더는 이를 항상 경계해야 할 것이다.
- 틀을 깨야 더 높이 도약할 수 있다. 밈의 편협함이 과학의 발전을 종종 저해했듯이 사회나 조직의 밈 역시 발전에 스스로 뒷다리를 걸기도 한다. 사회는 시간이 지날수록 문화적 동질성을 구축해가며 고유의 밈을 형성함. 조직의 밈은 구성원의 연대를 강화하고 목표에 집중케 하는 순기능을 갖고 있지만, 자신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미는 자가 있다면 내부인이든 외부인이든 상관하지 않고 가차 없이 처벌을 하려는 냉혹하고 불합리한 면도 지녔다. 조직과 사회의 발전을 위해 마찰을 각오하면서까지 옳은 주장을 펼치더라도 그런 충심은 수용되기는커녕 무시되거나 축출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단을 수용할 때 발전과 도약이 가능함을 수많은 사례가 증명함. 아인슈타인이 뉴턴의 결정론적 우주관을 뒤엎는 상대성 이론을 정립했듯이 과학의 도약은 대개 이단적 발상을 통해 이루어졌다. 조직과 사회도 이와 같다. 사회혁신의 동력은 기존의 권위에 도전하는 충심어린 이단자들로부터 나옴을 기억해야 한다. 영국 시인 존 밀턴은 르네상스를 화려하게 꽃피운 이탈리아의 영광이 순식간에 몰락한 결정적 원인은 바로 갈릴레이를 영원히 침묵하게 만든 것이라고 간파했다. 변화에 저항하며 달콤하게 속삭이는 자들을 물리치고 이상한 말에 귀를 기울이라는 충고다. 용기있는 이단자들을 포용하고 그들을 활용하라. 그것이 지속가능성을 만드는 지혜다
- 우리는 침대 매트리스에서 스프링 하나를 빼내도 아직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뇌도 마찬가지죠. 뇌에도 무엇인가가 많이 중복돼 있기 때문에 일부분이 고장이 나도 잘 작동합니다. 우리 뇌는 비효율적이기에 오히려 안전하다는 것이다. 바둑판처럼 질서 정연한 조직이 곧 효율적인 조직이라 믿는 사람이 많다. 정치학자 척 세이블은 "수직적 조직구조가 모든 조직에 일반화되고 일종의 신념처럼 정착된 것은 경제원리상 조직의 보편적인 형태이기 때문이 아니라, 산업혁명 당시 학자들ㅇ 의해 가장 합당한 형태의 조직구조로 제안되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 당시 환경에 맞게 제시된 조직구조가 아직까지 가장 효율적인 것으로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바둑판 같은 조직에 일부러 약간의 무질서를 권장함으로써 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지혜로운 조직운영임을 기억해두자
- 우리는 목표달성에 힘겨워하는 사람에게 "잡념을 버리고 오로지 목표자체에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이런 조언은 섣불리 해서는 안된다. 심리학자 아례렛 피시바흐는 목표에 집중하면 오히려 달성을 어렵게 만든다고 말한다. 그는 체육관에 다니는 사람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의 참가자들에게 운동을 통해 이루고 싶은 것, 예를 들어 "나는 살을 빼기 위해 운동한다"라는 결과에 집중하며 운동하도록 했다. 다른 그룹의 참가자들에게는 "나는 스트레칭을 먼저 하고 그 다음에 러닝머신을 뛴다"와 같이 과정에 몰두하면서 운동하라고 했다. 참가자들이 실제로 운동한 시간을 살펴보니 결과에 집중했던 사람들은 과정에 집중했던 사람보다 10분가량 적게 운동했음. 결과에 집중하면 오히려 동기가 오래가지 못했던 것이다. "결과에 집중하라.", "결과를 생생하게 그려라" 이런 조언은 목표달성을 더 어렵게 만든다. 실제로 마라톤을 뛰는 사람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조언은 "완주했을 때의 네 모습을 상상해봐" 가 아니라 "네가 뛰는 한 걸음, 한 걸음에만 집중하라"이다.
- 목표달성의 동기를 높이는 방법 중 가장 효과가 좋은 것은 목표를 조건문로 바꾸는 것. 심리학자 피터 골비치는 두 그룹의 학생들에게 크리스마스 연휴 동안 반드시 해야 할 과제를 2개씩 정하라고 지시. A그룹의 학생들에게는 각자가 정한 2개의 과제를 '언제'가 되면 실행할지, 그리고 '어디에 있을 때' 실행에 옮길 것이지 계획까지 제출하도록 했다. B 그룹의 학생들에게는 그저 과제만 정하게 했다. 크리스마스 연휴가 끝나고 학생들이 얼마나 과제를 완료했는지를 점검하니 때와 장소를 정한 A 그룹이 B 그룹보다 어려운 과제를 실행한 비율이 훨씬 높았다. 이처럼 목표를 정할 때 '그것을 언제 실행에 옮길지', '어디에 있을 때 수행할지'처럼 구체적인 조건문으로 바꾸어 놓으면 성공확률이 크게 높아진다. 다이어트를 목표로 정했다면 '감자튀김을 보면 당장 그 자리를 피하겠다'와 같이 'X이면 Y를 한다'의 형태로 목표를 조건문으로 바꾸면 작심삼일의 함정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다.
- 포항공대 김경태 교수는 스트레스는 몸에 축적되기만 할 뿐 운동이나 여행 등으로 없앨 수 없다는 연구결과를 발표. 반복적 자극을 받으면 세포속에 소포라 불리는 것의 양이 꾸준히 늘어나고 그에 따라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량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좋은 식사와 격한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극복하려고 하지 말고 무조건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조언. 스트레스의 원인 자체를 피하라는 소리다
- 최근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 스티브 호바스 교수는 인체 세포조직과 장기의 생물학적 나이를 알려주는 DNA생체시계를 발견. 연구결과, DNA 생쳇계는 20세 전후에 가장 빨리 움직이지만 이후 나이를 먹을수록 일정한 비율로 속도가 느려졌다. 그는 이론적으로 생체시계를 조절하면 노화를 늦추고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치료법과 신약개발도 가능할 것이라 말한다. 이쩌면 이 치료법으로 인해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증상도 완화될지 모른다. 하지만 DNA 생체시계를 조정하면서까지 정상적인 노화과정을 거스를 필요가 있을까?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질주하는 듯한 느낌은 어쩌면 세월을 허송하지 말고 하루하루를 의미있게 살아야 한다는 인생의 조용한 명령이 아닐까? 왜 이리 시간이 빨리가지? 란 생각이 든다는 것은 앞으로만 내달리지 말고 가끔은 뒤를 돌아보며 성찰하고 계획하라는, 어쩌면 내 몸이 나에게 건제는 좋은 신호일지 모른다.
- 일반적으로 우리는 'A이면 B이다'라는 믿음을 한번 갖게 되면 이 믿음이 옳다는 것을 뒷받침하려 한다. 심리학자 마이넛에 따르면, 자신의 믿음이 명백하게 오류임이 밝혀져도 70%의 사람은 여전히 그 믿음이 옳다고 여긴다. 믿음을 증명(입증)하는 근거만 눈에 들어오고 믿음을 부정(반증)하는 근거는 무시하는 것이다. 멋진 성과를 만드는 데만 집중하느라 자신의 잘못과 실수를 발견하지 못하는 오류에 빠지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 췌장은 인슐린이란 물질을 통해 지방세포로 하여금 포도당 수용체를 세포막에 배치하도록 만든다. 혈중 포도당이 갑자기 증가할 경우 췌장은 다량의 인슐인을 각 세포에 뿌려대는데, 이 신호를 받은 세포는 인슐린 양만큼 포도당 수용체를 만들어 냄. 그러면 다량의 포도당이 지방으로 바뀌어 쌓이게 됨. 포도당이 지방으로 축적되는 걸 최소화하려면 인슐린의 대량방출을 막아야 하고, 그러려면 조금씩 적게 먹음으로써 "나 많이 먹지 않았어"라며 췌장을 속여야 함. 그러니까 일하거나 공부할 때 먹을 것을 옆에 두고 오가며 조금씩 먹는 것이 고통을 동반하지 않으면서도 살을 빼는 방법이다. 칼로리가 높은 치즈케이크라 하더라도 앉은 자리에서 단번에 먹지만 않으면 다이어트 걱정은 덜해도 괜찮다.
- 다이어트 성공의 관건은 섭취하는 칼로리의 총량이 아니라 칼로리의 체내 흡수속도임. 음식을 한 번에 먹되 칼로리의 흡수속도가 느린 음식을 먹음으로써 혈당의 갑작스런 증가, 인슐린의 과도한 분비, 포도당 수용체의 과다 활성화를 막는 것이다. 어떤 음식물을 소화하고 흡수하는 과정에서 혈당이 높아지는 속도를 수치로 나타낸 값이 당지수다. 흰 쌀밥의 당지수는 85인 반면, 현미는 50이니 같은 양을 먹더라도 식단을 현미로 바꾸면 적어도 쌀밥을 먹었을 때보다 살이 찌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은 당연히 스트레스를 야기함. 더욱 큰 문제는 이런 스트레스가 뇌를 쪼그라뜨린다는 데 있다. 의학자 브루스 매큐언은 스트레스 때문에 뇌구조가 변형될 수 있음을 밝혀냈다. 그는 쥐들을 3주 동안 하루 3-4시간씩 묶어 놓고서 뇌를 관찰했는데, 뇌에서 가장 복잡한 부위인 전전두엽과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뉴런이 쭈글쭈글하게 수축되었다. 쥐들을 풀어놓으니 뇌는 정상으로 돌아갔지만 늙은 쥐들은 아예 회복하지 못했다. 매큐언은 이런 스트레스가 사회경제적 자원이 적은 사람, 자존감이 낮은 사람, 운동을 적게 하는 사람에게 큰 타격을 준다고 한다.
- '본성과 양육이라는 신기루'라는 책의 저자 에벌린 폭스 켈러 박사는 "환경적 요소가 없다면 유전자는 개체를 발생시킬 수 없고, 유전자가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환경은 아무런 힘을 미치지 못한다."라고 말하면서 "유전자와 환경 중 어떤 원인이 더 많이 영향을 미치는지 묻은 것 자체가 어리석인 질문이다."고 일축한다. IQ는 유전자와 환경의 합작품인 셈이다.
- 우리 몸은 피로해지면 아데노신이라는 물질을 생성함. 그런데 이 아데노신이 신경세포의 아데노신 수용체와 결합함으로써 신경세포의 활동을 둔호시키고 졸음이 오도록 만든다. 이것은 수면을 통해 아데노신의 농도를 감소시키고 활력을 회복하기 위한 자연스런 과정이다. 그런데 문제는 카페인의 분자구조가 아데노신과 유사해서 아데노신 대신 수용체와 결합한다는 것이다. 이러면 신체는 피로를 인지하지 못할 뿐 아니라 활력이 회복된 줄로 착각한다. 또한 카페인은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높이고 간의 혈당분비를 자극해 근육을 운동하기 좋은 상태로 각성시킨다. 이 때문에 커피를 마시면 잠이 달아나 버리는 것이다.
- 커피를 못 마시면 불안감을 느끼는 커피중독 증세는 왜 나타날까? 거짓으로 피로를 푼 우리 몸이 더 많은 카페인을 요구하기 때문. 사실 카페인 중독은 마약에 가볍게 중독되는 것임. 카페인은 마약성분이나 신경전잘물질인 도파민의 분비를 늘리는 작용을 하는데, 도파민은 다시 신경세포를 흥분시켜 쾌감을 높인다.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데이트 신청을 할 때 내뱉는 '시간 되면 저와 커피한잔 할래요?'라는 고전적 멘트는 나름 과학적 근거와 효과가 있는 셈이다. 이런 설명을 읽고 "나는 커피를 마셔도 잠이 잘 오는데?"라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 이들은 CYP1A2라 불리는 카페인 분해효소가 간에서 많이 분비되거나 소변을 통해 카페인 배출이 잘 되기 때문. 하버드대 메릴린 코넬리스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커피와 관련된 대부분의 유전인자를 가진 사람일수록 커피를 많이 마셔도 수면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하루 4-5잔은 거뜬하다고 말한다. 몸에 들어온 카페인 농도가 절반으로 떨어지려면 보통 6시간이 걸리는데 이들은 그보다 빨리 카페인을 배출하기 때문.
- 예지 벤케를 비롯한 여러 과학자들은 기생충의 감소에 따라 숙주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체증하고 얻는 이득은 체감하므로 숙주가 어느 지점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다고 한다. 최적의 기생충 보유량을 숙주가 스스로 결정한다는 것. 만일 숙주가 균형점 이상으로 기생충을 없애려 한다면, 기생충 한마리가 박멸됨으로써 얻는 이득 증가분보다 한마리를 제거하기 위해 쓰이는 비용 증가분이 더 커짐. 그러면 기생충을 없앰으로써 생명유지과 자손번식의 가능성을 높이려 했던 시도가 오히려 목숨을 위태롭게 만들고 번식력을 떨어뜨리고 만다. 따라서 숙주는 균형점 주순에서 기생충과 함께 사는 것을 최적의 생존전략으로 채택한다. 이 균형점이 항상 고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숙주가 현재 어떤 상태에 있느냐에 따라 균형점이 낮아지기도 높아지기도 함.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암컷 큰 뿔양은 새끼가 없는 암컷에 비해 폐선충에 더 많이 감염되어 있음. 젖을 먹이려고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이유로 기생충 박멸에 배당할 에너지가 적어져서 더 많은 기생충을 감내하는 것임. 또한 수컷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어미양이 암컷 새끼를 키우는 어미양에 비해 더 많은 폐선충을 갖고 있는데, 그 이유는 수컷새끼를 키우는 것이 비용이 더들기(더 힘들기) 때문. 이렇듯 숙주의 면역 시스템은 자손번식과 기생충 보유 사이에서 적절하게 균형을 잡으며 에너지를 배분할 줄 안다. 결코 기생충 박별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을만큼 어리석지 않다.
- 오른손잡이가 많은 이유는 문화적 조건이 아니라 인간의 진화적 특성에서 찾아야 함. 겉으로 보기에 인간의 몸은 좌우대칭이지만 실은 중요장기인 심장이 왼쪽에 치우친 탓에 완벽한 대칭이라 볼 수 없다. 길을 걸을 때 벽면을 왼쪽에 두고가는 게 편할 때가 많은데 그 이유는 이 상태가 심장을 보호하는 데 유리하다고 무의식적으로 느끼기 때문. 그래서 적과 맞닥뜨렸을 경우 벽 쪽에 붙은 나머지 공간의 제약을 받는 왼손보다는 오른손으로 상대를 위협하거나 방어해야 효과적임. 좀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인간이 유인원과 다를 바 없는 생활을 했을 때, 나무에 달린 열매를 따기 위해서는 오른손 사용이 훨씬 안전했을 것임. 실수로 나무에서 떨어지더라도 심장이 덜 위험할 테니 말이다. 이렇듯 왼손잡이들은 진화과정에서 퇴출의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다. 보행자의 우측통행 캠페인을 늘 벌이지만 잘 정착되지 않는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심장을 보호하려는 인간의 무의식은 생각보다 강력하다.
- 오른손 잡이가 많을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유는 알다시피 좌뇌는 신체의 오른쪽을, 우뇌는 신체의 왼쪽을 관장함. 심장을 지켜야 하는 왼손보다는 오른손으로 초기의 언어를 표현하고 보조했을 가능성이 큰데, 오른손을 자주 쓰면서 언어와 관련된 영역이 좌뇌에 자리를 잡았을 것이다. 이렇게 좌뇌가 발달하면서 오른손 사용이 더 활발해졌고 자연스레 오른손 잡이가 월등히 많아졌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글씨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써 가는 이유, 피아노 건반이 오른쪽으로 갈수록 고음이 위치하는 이유, 운동장 트랙을 반시계 방향으로 도는 이유는 사람들로 하여금 오른손잡이가 되도록 만드는 문화적 강제화가 아니라 진화적 특성에 있다. 문화적으로 오른손잡이 세상이 되는 바람에 왼손잡이가 살기 힘들어진 것은 사실이나 애초에 진화적 특성 때문에 문화적으로도 왼손잡이들이 압력을 받게 됐다고 봐야 옳다. 이렇게 진화적, 문화적 압력을 받는 탓인지 왼손잡이들은 오른손잡이에 비해 취약한 경향을 보임. 미드스웨덴대 알리나 로드리게스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왼손잡이들에게 난독증, 조현병,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등의 정신질환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견됨. 또한 산모가 임신중 우울증이나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으면 아이가 왼손잡이 혹은 양손잡이가 될 가능성이 3배나 높다고 한다. 이 글은 오른손잡이가 왼손잡이보다 뛰어나다는 말을 하기 위함이 아니다. 인간의 심장이 어쩌다가 왼쪽에 치우친 탓에 오른손잡이가 왼손잡이보다 많아진 것뿐이다.
- 진화생물학자들은 진화가 곧 진보라는 개념을 폐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진화학자 스티븐 제이굴드는 생명의 진화를 곧 진보로 이해하는 대중과 일부 과학자들의 생각을 강하게 비판. 그는 생명의 진화는 그저 생명의 다양성이 확대되는 과정이라 주장. 박테리아로부터 시작해 복잡하고 몸집이 크며 지능이 높은 종이 출현한 이유는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예정된 것이 아니라, 생명체가 더 이상 단순해질 수 없기 때문에 복잡해지고 지능이 높아지는 쪽으로만 변이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 진화라는 단어의 원래 의미는 '두루마리를 펼치는 것' 이었다. 그리고 다윈 이전의 생물학에서는 나방이나 딱정벌레 같은 곤충들의 변태를 의미하는 말로 쓰였음. 찰스 다윈의 저작 어디에도 진화라는 말은 나오지 않는다. 진화를 진보의 의미로 오해하게 만든 사람은 그 말을 처음 사용한 사회학자 허버트 스펜서였다. 그는 진화론을 인간사회에 적응하여 사회다윈주의라는 정치이념을 창안했으며 훗날 인종주의와 우생학이 정당화되도록 만든 장본인이다. 그는 약자를 위한 복지정책은 적자생존이라는 자연법칙에 역행한다고 주장했는데, 그 이유는 발전과 진보를 위해서 약자들을 지속적으로 제거해 나가는 것이 사회의 진보라 보았기 때문. 우리가 진화를 진보의 의미로 잘못 알고 있는 데에는 스펜서의 사회 다윈주의가 한몫하고 있다. 생물의 진화가 진보는 아니듯 정치, 경제, 사회의 진화도 진보는 아닌 듯 하다. 우리는 2차대전이 발발하던 때보다 지금의 문화가 더 진보됐다고 믿는다. 하지만 어떤가?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걸프전쟁, 이라크 전쟁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운 광기는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사회경제 시스템은 매번 불황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심지어 과학이 진보한다는 말도 옳을지 모른다. 강력한 핵폭탄이 즐비한 지금이 칼과 창으로 싸우던 옛날보다 과연 진보한 걸까? 과학은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켰지만 동시에 인체를 화학 쓰레기장으로 타락시켜 기존 질병이 사라지는 속도보다 빠르게 신종 질병을 발발시켰다. 공학은 100층이 넘는 초고층 빌딩을 만들어내는 위업을 달성했다지만 화재에 대한 대비책은 우렷이 제시하지 못하지 않는가? 인간이 생명진화의 정점이 아니라는 것, 진화는 진보가 아니라 다양성 확대를 통한 적응이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삶을 좀더 겸손하게 바라보고 우리가 이 지구를 좀 더 아끼며 살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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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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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데이터를 추적하는 사람은 보금자리로 삼을 땅을 직접 일구는 사람, 직접 물을 끌어다 대고 스스로 동력을 마련하고 제 먹거리를 기르는 사람과 다르지 않음. 사용자 데이터와 개인정보가 무지막지하게 수집되고 공유되는 세상에서, 자신의 데이터를 추적하는 일은 통제수단을 되찾으려는 시도다. 구글지도에서 보듯 개인이 다시금 우주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
- 구글이 서번트 리더십이라는 온화한 이미지를 내세우고는 있지만, 인간분석팀 같은 정책의 본색은 테일러주의라는 개념이다. 20세기 초에 공학자인 테일러가 주창한 테일러주의에 깔린 논리는 1911년 출간된 과학적 관리법에 요약되어 있다. 핵심 주장은 인간의 노동과 사고가 효율성 증가를 목표로 삼아야 하고, 기술적 계산은 언제나 사람의 판단보다 뛰어나며, 주관성은 명석하게 사고하는 객관성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것이고, 수량화할 수 없는 것은 존재하지 않거나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테일러는 이렇게 주장했다. "오로지 강제적인 방식의 표준화, 최적의 도구와 작업조건 선택, 강제적 협력에 의해서만 작업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
- 필터버블이라는 책에서 일라이 패리저는 구글을 이용하여 같은 것을 검색한 이용자 두명이 전혀 다른 결과를 얻는 과정을 보여줌. 이를테면 진보적 사람이 웨브라우저에 BP를 입력하면 2010년 4월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고에 대한 정보가 검색되지만, 보수적인 사람이 입력하면 석유회사 BP에 대한 투자정보가 검색됨. 마찬가지로 여성이 검색창에 바그너를 입력하면 작곡가 바그너가 검색되지만, 남성이 입력하면 페인트 회사 바그너가 검색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듯 검색 알고리즘은 불편부당안 대답을 내놓도록 설계된 공식이 아니라, 정확히 그 반대다. 검색결과는 우리가 특정 주제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강화함으로써 우리의 개인적 신화에 알랑거릴 뿐 아니라, 기존의 세계관에 들어맞지 않는 관심사들의 중요성을 깎아내린다. 이런 혁신은 겉보기에는 자유를 선사하는 것 같지만, 너무나 명백한 단점도 있다. 자유지상주의적 기술론자들의 몽사인 자유롭고 공정하고 모든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세상과 달리, 코드와 알고리즘적 문화의 핵심구성요소는 정렬하고 분류하고 위계질서를 만드는 소프트웨어다. 구글 같은 기업이 벌어들이는 수익의 상당부분은 이용자가 만들어내는 인지자본 덕분이기 때문에, 이런 소프트웨어 정렬형태는 "디지털 카스트제도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통념을 반박하는 직접적 증거다. 필터 거품과 마찬가지로, 지리인구통계적 프로필에 끝없이 가해지는 구분이 대량 맞춤의 우호적 사례인지, 코드화된 차별의 배제된 사례인지는 판단하기 힘들 수도 있다.
- 가격차등의 진짜 문제는 차등화 과정이 보이지 않는 다는 것. 알고리즘이 우리가 방문하는 웹사이트의 맞춤형 배너를 선택하거나 넷플릭스의 추천영화를 결정하고 그 최종결과만을 보여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가격차등화는 고객에게 이웃보다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하겠느냐고 묻지 않는다. 하긴, 그렇게 물으면 누가 사겠는가? 펜실베니아대 조지프 터로는 뉴욕타임즈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우리에 대한 데이터가 어찌나 은밀하고 복잡하게 흐르는지, 가격차별이 언제 시작되는지조차 모를 정도다. 그저 다른 가격, 다른 뉴스, 다른 오락만 볼 뿐이다."
- 와이어드 전직 편집자 크리스 앤더슨은 롱테일 경제학에서 현대의 상거래가 시장세분화에 의존한다고 주장. 비누를 팔 게 아니라면 동질적인 대중을 제품판매의 표적으로 삼는 것은 시간낭비임. 오히려 판매 업체와 마케팅 담당자는 틈새 고객에게 초점을 맞춘다. 틈새의 효과를 보려면 기업들은 소비자의 유별난 특징들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그들이 어떤 소규모 이익집단에 속하는지 알아낼 수 있기 때문. 이런 의미로 보면 파놉티콘처럼 모든 사람을 똑같이 행동하게 하는 전체주의적 장치는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 알고리즘 정렬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감시당한다는 사실을 안다. 신경쓰지 않을 뿐이다. 포획의 장치와 자유의 장치는 어찌나 단단히 뒤엉켜 있는지 떼어놓기가 불가능할 정도임. 프랑스 철학자 자크 엘륄은 '기술의 역사'에서 미래의 시민(그가 책을 쓴 시기는 60년대 초)이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되, 자유만은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 그 후, 매체 역사가 프레드 터너는 이 오싹한 예언을 한층 발전시킴.
산업시대 공장 노동자들이 철제 감옥에 갇혀 있었다면, 오늘날 탈산업정보 기업의 많은 노동자들은 벨벳 골드마인에 거주한다. ... 이 작업장에서는 자아실현, 명성, 집단정체성, 인간관계, 지적 쾌락 등의 추구가 새로운 매체상품의 생산을 추동한다.
- MIT 정신분석학자 셰리 터클은 95년에 쓴 대표작 '스크린 위의 삶'으로 와이어드 표지에 실리기도 했는데, 이 책에서 서로 다른 자신들을 윈도창이라고 이야기했음.
"윈도는 자아가 다양하고 분산된 체계라고 생각하는 강력한 은유가 되었다. 자아는 더 이상 다른 시간에 다른 상황에서 다른 역할을 하지 않는다. 윈도라는 삶의 실현은 다양한 세계에서 동시에 다양한 역할을 하는 분산된 자아다." 자아를 다양하고 분산된 체계로 보는 시각은 권력을 되찾기 위한 시도였음. 탈중심화되고 윈도로 구성된 자아란, 남편 옆에서 잠을 깬 여인이 아래층으로 내려가 아내 윈도를 닫고 딸의 아침을 차리기 위해 엄마 윈도를 열고는, 자가용을 타고 출근해서는 나머지 윈도를 모두 닫고 변호사나 의사 등의 제목이 붙은 윈도를 연다는 것을 의미. 물론 이것은 윈도 이야기다. 윈도는 마음대로 여닫을 수 있으니까. 이에 반해 프레드 터너가 묘사하는 세계에서는 다중적 주관성이 존재하되 이 주관성들이 끊임없이 서로 충돌한다. 학교와 직장, 집에서 각각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윈도 달린 자아난 분절된 동물과 달리, 만물의 공식이 적용되는 곳에서는 이러한 규칙들이 한 장소에 고립되어 있지 않으며, 미묘하고 입자적이며 종종 눈에 보이지 않게 서로 영향을 미친다.
- 사랑 속에는 다소 광기가 있게 마련이다. 광기 속에는 다소 이성이 있게 마련이고. (니체)
- 응급조치, 실패하지 않는 처방, 모든 위험에 대한 보험, 환불보장 등을 아우르는 사랑에 대한 과학적 접근법을 분류하면서, 바우만은 가상적 관계가 "기다릴 필요 없이 즉각 제공해주겠다고, 노력은 하되 땀을 흘릴 필요는 없다고, 결과는 있되 노력은 필요없게 하겠다는 궁극적 약속을 어떻게 하는지 설명한다. (지그문트 바우만이 리퀴드 러브에서 말한 가상적 관계 요약)
현실의 관계와 달리 가상적 관계는 드나들기도 쉽다. 무겁고 더디고 너저분하고 느려터진 현실의 관계와 비교해볼 때 가상적 관계는 더 말쑥하고 깔끔해 보이고, 사용하기도 쉽고 사용자 친화적으로 느껴진다. 독신자 전용 바에 가거나 연인 또는 애인구함 란을 읽는 게 아니라 컴퓨터 데이트에 몰리는 사람들이 급증하는 현상과 관련해 인터뷰에 응한 바스 출신 28세 남성은 온라인 상의 관계가 가진 한 가지 결정적 이점을 이렇게 콕 집어냈다. "언제든 삭제키를 누를 수 있쟎아요."
- 프리데이팅 웹사이트 창립자 댄 윈체스터의 말을 빌리자면, 리퀴드 러브같은 개념에는 앞으로 "관계는 더 나아지겠지만 이혼이 더 많아지리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지도 모른다. 역설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윈체스터는 이것이야 말로 알고리즘이 점점 개선되었을 때 최종결과이리라고 주장한다. "사람들을 꼭 맞는 짝과 맺어주는 일이 어찌나 효율적으로 진행되고 그 과정이 즐거운지, 결혼이 언젠가는 폐물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 외로움이 무섭지만 친밀함이 두려운 우리는 자아가 텅 비고, 단절되고, 비현실적이라는 느낌을 어디서나 경험한다. 이 지점에서, 정서적 요구를 하지 않는 동반자인 컴퓨터가 타협안을 내놓는다. 이제는 혼자여도 외롭지 않다. 상호작용하면서도 다른 사람 때문에 상처받지 않는다. (셰리 터클, 제2의 자아)
-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에서 법률 소송 비용이 최대한 비효율적으로 되도록 진화했다고 설명. 그 덕에 변호사들은 "잘 짜여진 협력을 통해... 의뢰인의 계좌에서 돈을 쏙쏙 빼낼" 수 있다. 이것은 그 자체로 알고리즘이다. 최대한 적은 단계로 효율적 결과를 산출하도록 설계된 컴퓨터 기반 알고리즘과 정반대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사법체계가 법조인에게 유리하게 짜인 상황에서는 많은 변호사가 파괴적 기술의 도입을 비판하는 것이 당연하다. 자기네 수익성에 파괴적 영향을 미칠까 걱정될 테니 말이다. 이러한 비판의 상당수는 법률의 이른바 일용품화를 공격하며 인간변호사의 맞춤형 법률 서비스가 규격화된 서비스가 낫다고 주장함. 그런데 이러한 비판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변호사에게는 타당하게 들리겠지만, 이는 기계가 사람 못지 않게 또는 더 잘 할수 있는 법조업무가 수없이 많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임. 만물의 공식이 혁명을 가져오고 있는 이러한 분야로 계약서 작성절차가 있다. 멋진 이름의 리걸줌 같은 자동문서 조합시스템이 이 분야를 이끌고 있다. 전직 회사법 변호사 2명이 01년 창립한 리걸줌은 200만 이상의 고객을 확보했으며, 그 과정에서 미국의 어떤 법무법인보다 유명한 브랜드가 되었다. 리걸줌은 유언장 69불, 회사정관 99불이라는 헐값에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기초적 소비자, 기업문서를 작성하는 대규모 저비용 업무에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크레이그스리스트가 신문사의 짭짤한 수익원이던 개인광고를 잠식했듯 법조업무를 야금야금 집어삼키고 있음. 또 다른 분야로는 상표분석이 있다. 핀란드 신규기업 오노매틱스는 두 상표가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주는 보고서를 즉석에서 작성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는데, 상표분석은 매우 주관적이고 까다로운 분야로 악명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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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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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은 78년 개혁개방 이전에는 구소련으로부터 계획경제의 불완전성을 경험적으로 학습했으며, 이후에는 서구 자본주의 제도의 선택적 접근과 점진적 적용을 통해 시장경제의 중국화를 이행해 왔음. 지금까지 중국은 90년대의 아시아 국가들의 성장을 국제적 분업화를 통해 설명할 때 안행모델(Flying geese model) 대열의 후위에 위치해 왔으나 2000년대에 와서 고부가 기술을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재편하고 있음. 이는 중국이 안행대열의 선두로 이동하여 아시아 경제를 주도하며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아시아 국가들이 기존의 중국의 위치를 대체하게 되는 것을 의미.
- 중국 중산층은 급증하는 가계부채와 실업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의 가계부채는 주택담보대출과 카드대출을 합하여, 08년 이후 빠르게 늘어나 중국 국내총생산의 52%에 달하는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프랑스 한 투자은행이 밝힘. 중국 가계부채 증가속도는 기업부채나 정부부채의 증가속도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음. 특히 개인의 급증하는 카드대출로 인한 가계불안정은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음. 카드부채는 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미국의 카드대출비중보다 높은 수준. 현재 중국에서는 산업구조조정을 진행해 오는 과정에서 전통 제조업을 중심으로 인력의 재배치가 이루어지고 있음. 제조업뿐만 아니라 최근 급성장한 IT기업들도 인력감축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어서 청년 취업 부문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음. 중국의 가계부채 문제와 함께 더욱 심각한 것은 미중무역전쟁으로 인해 경기침체가 장기적 양상을 보이며 수출중심 제조업에서 고용인력 창출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 중국 정부는 천만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애쓰고 있지만, 19년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6.6%보다 낮은 6.0-6.5%로 제시하고 있음. 나아가 수출 채산성 악화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고 국내 산업에 대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미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달러대비 7.0 이상 오르는 것을 허용하고 있음. 이는 미국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을 대응하기 위한 전향적 조치다. 중국은 관리변동환율제라는 환율조정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미국은 중국의 이같은 환율개입에 대해 환율조작국으로 규정했다.
- 중국의 도시발전은 주로 세 지역으로 나뉨
(1) 연안지역 : 대도시와 도시에 인접한 농촌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광역 도시권을 형성
(2) 중앙내륙지역 : 지역자원으로 경제적 자생력이 강한 중규모 도시가 주를 이룸
(3) 북서부지역 : 외부의 제한적 투자로 인해 농촌소득을 기반으로 한 소규모 도시가 산재된 형태
농업부문이 고부가가치화된 스위스, 핀란드, 일본 같은 나라의 경우, 세계 국가중에서 GNI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도시화율이 선진국 중에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남. 이는 다른 나라에 비해 비도시 지역의 소득수준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의미. 따라서 도시화가 경제성장에 정의 관계를 갖지만 일정수준의 도시화가 진행되면 도시화를 확대하거나 혹은 제한하는 것은 나라별로 선택적 고려사항이 될 수 있음. 예를 들어 일정수준의 도시화 이후 도시화를 제한하고 비도시 지역의 성장요소를 중점적으로 개발하는 도농간 균형성장 정책으로 전환하는 것이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 다시 말해, 전국적인 도시화 추진으로 인프라 건설에 매진하기보다는 기존 도시의 산업기반을 강화하여 거주민의 수익확대를 통해 고부가가치화된 1차 생산물의 상품가격을 높이는 것이 비도시 지역의 소득향상에 기여하는 하나의 방안일 수 있음. 한편, 도시화율이 높게 진전되었지만 국민소득이 낮은 경우는 러시아, 멕시코, 터키와 같이 도시의 경제활동 기반의 취약으로 도시민 소득이 기타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를 의미.
- 현재 중국이 우려하는 것은 경기침체로 인해 주택가격하락이 가져올 내수시장의 구매력 저하와 금융권 부실채권 증가로 인한 금융시장 교란이다. 중국의 산업 가운데 금융분야가 상대적으로 낙후되었지만 주택담보대출의 실행을 위한 개인의 신용평가와 대출금 회수 등 대출행위가 매우 견실하게 이루어져 왔다. 만약 향후 경기침체와 더불어 주택가격이 급락할 경우 도시 중위층 이하의 가계를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 부실이 증가할 것임. 2010년 초까지 중국의 거시경제 흐름이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주택가격이 급등. 중국 정부는 2010년 4월 '일부 도시의 주택가격 급등 문제에 관련 통지'를 통해 주택시장 개입을 본격화. 이 통지로 북경시는 한 가정당 신규로 하나의 상품방만을 구입할 수 있도록 주택구입제한 명령을 발표. 2010년 10월, 상해, 광주, 대련 등지에서 주택구입제한명령이 발표되어 주요 도시로 파급됨. 국내 부동산 경기의 안정 기조로 자금의 해외 부동산에 대한 투자관심이 상승하고 있음. 중국 정부는 국내 유동성 과잉으로 인한 물가상승 요인이 생길 경우 금리인상으로 대응해 옴. 그러나 금리인상이 지속될 경우 경기위축이 우려되어 국내 자금의 해외투자 승인을 통해 자연스러운 국내 유동성 감소효과를 이끌어냄.
- 중국 정부는 수요억제 정책 위주의 제한정책을 유지하되 한편으로 택지개발 공급확대 등 공급측면의 정책을 병행해 나갈 것이다. 향후 도심의 건축면적을 확보하고 택지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고층 아파트의 건축허가와 주거형 오피스텔에 대한 수요자 감세혜택 등 새로운 정책들이 등장할 것으로 보임. 만약 글로벌 무역분쟁으로 인한 경기하강 국면이 장기화될 경우 중국 중대 도시에서 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가격 하락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 시진핑은 집단 지도체제에서 몇몇 인사를 중심으로 핵심 지도체제를 가져가면서 다수의 정적을 제거해 옴. 현 상황에서는 대적할 만한 인물을 찾기 어려움. 아이러니칼하게도 가장 큰 정적은 경기침체라는 복병이다. 중국은 역사적으로 민생경제 도탄과 정부부패에 따른 민심이반으로 왕조 멸망을 초래해 왔다. 그래서 동일하게 지금 공산장에서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도 안정적 지속성장과 반부패 활동이다.
- 중국 정부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향후 30년간 위안화 국제화를 3단계 전략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임
(1) 주변 국가에서 위안화 사용을 활성화하는 것. 예를 들어 한국, 일본, 러시아 등 중국 국경과 가까운 곳을 변경무역을 통해 위안화 사용을 늘리는 것.
(2) 아시아 전체 지역으로 위안화 사용을 확대하는 것. 이를 통해 위안화 블록을 형성하여 아시아 지역통화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하는 것
(3) 위안화의 글로벌화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한편으로 위안화의 기능적 측면에서는 먼저, 무역결제통화가 된 다음 금융투자수단이 되고, 마지막으로 국제적으로 보유할 가치가 있는 화폐가 되어 진정한 위안화 국제화 목표를 달성.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안화 국제화의 증거는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나겠지만 전 세계 중앙은행에서 위안화를 달러화에 버금가는 필수 외환보유화폐로서 비축하고 외국기업과 외국인이 위안화를 보유하고 저축하는 것이 보편적 현상이 될 때 이를 위안화 국제화의 도착점으로 봐야할 것임. 따라서 현시점에서 위안화 국제화를 앞당기기 위한 해법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있기보다 보호주의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중국 금융산업에서 찾아야 할 것임.
- 중국 정부의 모든 정책은 방향성과 속도를 중요시. 그러나 속도가 느리더라도 방향이 맞으면 OK다. 중국 정부는 앞으로는 경제성장을 바라보고 있다. 동시에 인민을 옆으로 바라보고 있다. 경제성장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모든 인민의 문제는 점차 해결된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경제성장 만능주의는 개혁개방 초기부터 있어 왔다. 빈부격차 문제의 해결책을 말할 때도 마찬가지. 선부론을 내세워 여론을 달랬다. 선부론은 먼저 부자가 되자가 아님. 동시에 부자가 될 수 없으니 먼저 부자가 되는 것을 용인하자는 것. 그래서 그런지 중국에서는 부자에 대한 시기와 그로 인한 감정적 테러 같은 사건이 드물다. 문제는 빈부격차의 해결책이 뽀족하게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 분배를 우선시하는 사회주의 제도에서조차 묘책이 없는 것임.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경제가 계속 성장하면 언젠가 해결될 문제다"라고. 틀린 말은 아닌데 성장과정에서 문제가 생기고 경제성장이 둔화되면 상대적 빈곤을 느끼는 부류는 더욱 불만이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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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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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이야기

경영 2019. 12. 18. 08:27

- 동에 사람인변이 붙은 자동화란 기계에 인간의 지혜를 부여하는 것이다. 자동화의 발상은 도요타의 시조인 도요타 사키치의 자동직기에서 태어났다. 도요다식 자동직기는 날실이 끊어지거나 씨실이 다 떨어지면 기계가 즉시 멈추도록 만들어졌다. 요컨대 좋고 나쁨을 기계가 판단하도록 하는 장치가 내장돼 있는 것이다. 도요타 자동차에서는 이 발상을 기계뿐 아니라 작업원이 있는 라인으로까지 확대했다. (도요타 생산방식, 오노)
- 사키치는 자동직기와 관련해 발명왕으로 불린다. 그러나 그의 진수는 직기의 속도를 높인 것이 아니라 문제가 발생한 순간 기계운전을 중지시키는 장치를 고안한 것이었다. 사키치는 성능을 향상시키기보다 불량품 발생을 막고 싶어 했다. 이런 관점에서 기계를 바라보는 발명가는 없다.
- 오일코어란 천연모래를 중심으로 아마인유, 들기름, 중국 동유를 혼합한 것으로, 주형에 넣어도 모래가 부스러지지 않아서 설계대로 빈 공간을 만들기에 적합했다. 다만 배합을 그르치면 틀속에 부은 섭씨 1천도의 녹은 철과 반응해 폭발할 수 있다. 다행히 폭발은 없었지만, 개발과정에서 녹은 철이 뿜어져 나오는 사고가 몇 번 있었다. 결국 자동차를 만들어본 적 없는 사람이 직면한 문제는 자동차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모르는 것이 아니었음. 어떻게 해야 자동차가 움직이는지는 알았다. 제조공정도 잘 알았다. 기이치로를 비롯한 개발진을 어려움에 빠뜨린 것은 바로 원료, 재료였다. 이 원료, 재료가 무엇이며, 이를 어디에서 조달해야 하느냐가 문제였다. 지금처럼 정밀한 부품을 만드는 회사가 있었던 것도 아니어서, 구할 수 없는 부품은 직접 만들어야 했다. 대부분은 철제품이지만, 철이라고 해도 순수한 Fe는 없다. 회사마다 탄소를 섞는 등의 방법으로 자사의 자동차 부품에 맞는 철을 만든다. 오일코어의 경우도 결국은 철과의 싸움이었다. 철의 성분을 알고 엔진에는 어떤 철이 필요한지, 새시에는 어떤 성질의 철이 적합한지 시험하고 개발하고 다시 시험하기를 거듭하며 실용화하는 수밖에 없었다. 결국 자동차 보디용 강판은 직접 제작하지 못하고 미국의 US스틸에서 수입했다. 그리고 두께 2밀리미터도 안되는 강판을 장인이 해머로 두들겨서 자동차 모양으로 만들었다.
- 도요타 생산방식의 양대 기중인 저스트인타임과 자동화의 개념은 2차대전 이전, 고로모 공장이 완공된 시점에 이미 있었다. 오노 다이이치가 도요타 생산방식을 만든 사람이 아니라 체계화시킨 사람으로 평가받는 것은 바로 이 때문. 오노 자신도 저스트인타임을 고안한 사람은 기이치로씨라고 공언했으며, 자동화는 사키치씨의 생각이라고 대답했다. 이는 두 사람의 생각을 양대 기둥으로 강조하는 편이 효과적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조인 사키치와 기이치로의 생각이라는 대의명분이 있으면 오노가 체계화한 생산방식을 확산시킬 때 현장의 저항을 줄일 수 있다. 만약 '이건 내가 생각해낸 거야'라고 주장했다면 도요타 생산방식은 절대 이렇게까지 보급되지 못했을 것이다.
- 도요타 생산방식은 후방공정이 전방공정으로 부품을 가지러 간다는 특징이 있는데, 처음에는 부품이 오지 않으니까 가지러 간 것이었다. 그런데 이 기억이 오노의 머릿속에 강렬히 남아 후방공정이 가지러 가는 시스템이 탄생하게 된 것
- 오노는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포드 시스템 이식에 의문을 느꼈다고 말했다. 미국처럼 양산하면 원가가 싸진다는 것은 착각이 아닐까요? 왜냐하면 미국과 일본은 급여제도가 다릅니다. 미국은 대체로 시간급입니다. 이 일이라면 1시간에 얼마라고 정해져 있죠. (직무급) 예를 들어 자동차에 타이어를 끼우는 작업이라 합시다. 작업원에게 타이어를 많이 끼우게 하면 한 개당 원가가 싸집니다. 그 대신 라인이 30분 멈췄더라도 작업원에게는 지급하는 시간당 임금은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타이어 부착원가는 두배가 됩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컨베이어 속도를 높이고, 또 컨베이어를 멈추는 것이 용납되지 않습니다. 한편 일본은 사람에 따라 급여가 정해집니다.(직능급) 급여가 높은 사람이 타이어를 끼우면 부착원가가 높아지지만, 급여가 낮은 사람이 하면 낮아지죠. 오노가 하고 싶었던 말은 이것이리라. 일본은 연공서열식 임금체계로, 근무연수가 긴 사람들만 라인에 있으면 원가가 높아진다. 그러므로 가급적 시간당 임금이 낮은 사람을 고용한다. 그 대신 컨베이어 속도를 무작정 높이지 않는다.
- 미국과 일본의 임금체계가 다르므로 포드 시스템을 도입해 벨트 컨베이어의 속도를 높인들 생산성을 높아지지 않음을 직감한 것이다. 또한 일본은 소량생산이므로 벨트 컨베이어도 일본 나름의 활용법을 궁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포드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와도 그럭저럭 활용할 수는 있겠지만 그래서는 충분하지 않다고 느꼈다. 왜 충분하지 않을까? 미국에서 수입한 최신 공작기계를 사용하면 물건을 너무 많이 만들어버리기 때문이었다.
- 효율이란 간단하다. 좋지 않은 방법을 그만두고 우리가 아는 한 가장 좋은 방법으로 일하는 것이다. (헨리 포드)
- 안돈은 엔진을 장착하는 공정에 도입했던 것임. 엔진을 장착하는 기계는 키가 커서 감독자가 잘 볼수 없었다. 게다가 작업원이 다공정을 담당하게된 뒤에는 담당하는 기계가 많다보니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기계를 대신 맡아줄 사람을 찾으로 갈 틈이 없었다. 그래서 '조장님, 지금 화장실에 가려 하니 빨리 와주세요'라고 신호를 보낼 수 있도록 안돈을 설치했던 것. 안돈 끈을 당겼는데, 아무도 안왔다면 기계가 멈춰도 좋으니 화장실에 가는 것으로 정했다. 바로 그때부터였다. 모르는 것이 있거나 문제가 있으면 기계를 멈춰도 된다고 정해진 것은.
- 지금은 도요타뿐 아니라 모든 생산공장에 안돈처럼 작업진행을 알려주는 장치가 있다. 그러나 그것을 알린 사람에게 고맙다고 말하도록 교육하는 곳은 도요타뿐. 오노는 실제로 안돈의 끈을 당긴 작업원의 처지가 돼서 생각했다. 그가 실시한 가이젠은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실제 운용을 생각한 것이었음
- 포드의 작업원들은 지시받은 일만 할 뿐이야. 오노가 육성하고 있는 다능공같은 작업원은 없어. 반면에 도요타는 생각하며 일하는 사람을 키우지. 위에서 아무라 닦달한들 생산량은 높아지지 않아. 현장에서 생산량을 높일 방법을 궁리해야 해. 내가 할 일은 바로 그거야. 우리가 포드를 이기려면 경영자, 작업원 할 것 없이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궁리해야 해.
- 처음부터 답을 가르쳐줘서는 안되네. 그들이 생각하게 하게. 스스로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이 자네가 할 일일세. 돈을 들이지 않으려면 뭔가 아이디어를 내야 해. 생각하며 일하는 작업원을 만들도록 하게.
- 미국의 현장에서 오노가 느낀 것은 일본 작업원들이 불필요하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었다. 미국인 작업원은 돈을 받은 만큼만 라인에서 일하고 자신이 할 것만 한다. 그리고 시간이 되면 돌아간다. 한편 일본 노동자는 요령이게 하면 1시간만에 끝날지도 모르는 일을 근면을 가장해 8시간이나 들여서 한다. 의식을 개혁하지 않으면 저스트인타임으로 라인의 흐름을 만들기는 무리라고 생각했다. '이건 작업자의 잘못이 아니야.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가르쳐주지 않은 관리자의 책임이지.'
- 일본인은 누가 자신을 바라보면 싫어하지만, 미국인 작업원은 업무의 일환이니 당연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좀 더 말하면 일본인은 제삼자가 보고 있으면 멋지게 보이려는 마음에서 자기도 모르게 긴장하고 집중한다. 그게 싫기 때문에 시간 측정을 거북해 하는 것이 본심이리라. 한편 미국인 작업원은 '나는 돈을 받은 만큼만 일한다고 확실히 정해놓는다. 누가 지켜보든 스톱워치로 시간을 재든 자신이 돈을 받고 판 시간이므로 불평한들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누가 보고 있다고 해서 평소보다 열심히 일하지도 않는다.
- 초과생산의 낭비는 재고라는 낭비를 낳고, 재고가 쌓이면 관리할 장소와 사람을 확보해야 한다. 초과생산의 낭비는 여러 방면으로 파급되므로 모든 악의 근원인 것이다.
- 현장을 아는 사람이 도요타 생산방식을 보면 이런저런 낭비가 없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값비싼 최신예 기계를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낭비의 배제와 팀워크로 자동차를 만드는 곳이 도요타 현장이기 때문. 비유를 들자면, 도요타 현장은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가 모인 드림팀이 아님. 무명선수들이 각자의 포지션에서 재빠르게 움직이며 적확하게 패스를 연결한다. 최신예 공작기계라는 개인기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연계 플레이가 우수한 팀이다. 확실히 패스를 연결하며 상대의 골대로 다가간다. 이런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는 매일 단련해야 함. 일류의 작업은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해내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이 아니면 할 수 없다고도 할 수 있다. 동업 타사 부장들이 한숨을 내쉰 이유는 육체적으로 일이 힘들거라 생각해서가 아님. 낭비 없이 움직일 수 있게 되기까지 엄청난 노력과 단련을 해왔음을 피부로 느꼈기 때문.
- 아는 것과 할 수 있는 것 중 어느쪽이 어려울까? 아는 것보다 안 것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 더 어려운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 중에는 어느쪽이 더 어려울까? 할 수 있게 된 사람도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임을 깨닫게 된다.
- 골드렛은 종종 다음과 같은 질문을 통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치는 일의 어려움을 설명. '구두끈을 어떻게 묶는지 아는가? 그렇다면 묶는 법을 내게 말로 설명해주겠는가?'
- 2차 대전이 끝난 직후 기계공장에서 기계 두대 담당으로 시작된 도요타 생산방식은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이 진행됨. 그리고 모든 공장에서 도요타 생산방식이 정착된 것은 70년대 이후다.
(1) 후방공정이 전방공정으로 부품을 가지러 감(48년)
(2) 엔진조립라인에 안돈 채용 (50년)
(3) 표준작업 설정 (53년)
(4) 간판방식 도입 (53년)
(5) 조립공장과 차체 공장의 동기화 완성. 모든 공장에서 도요타 생산방식 도입 착수 (60년)
(6) 회사전체가 간판방식을 전면적으로 채용, 프레스 준비 교체시간 단축 (62년)
- 66년 경에는 도요타 생산방식의 주된 수법들이 이미 개발돼 있었으며, 그것을 각 공장에 도입하는 단계에 있었다.
- 도요타 경영진이나 오노가 느꼈던 위기감은 그들만의 유난스러운 생각이 아니었다. 그 시절 일본인은 미국을 죽었다 깨어나도 이길 수 없을 만큼 강하고 거대한 존재라고 생각했다. 오노가 도요타 생산방식을 필사적으로 전개한 것은 단순히 일에 대한 사명감이 강했기 때문이 아님. 미국이 일본 시장에 상륙하면 도요타는 망할 것이라고 진심으로 생각했기 때문. 그래서 자신의 몸을 버릴 각오로 맞부딪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으리라. 마귀라 불려도 쉽게 물러설 수 없었다. 어떻게 해서든 도요타 생산방식이 뿌리내리도록 해야 했다. '지더라도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지. 그래도 안된다면 죽는 수 밖에 없고.'
- 도요타 생산방식의 지도는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으로 강의하는 것이 아님. 사람과 사람 사이에 신뢰감을 쌓아야 함. 서로를 인정하고 한마음이 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아무리 일거리를 주는 상대라 해도 갑자기 찾아와서는 오만한 태도로 이렇게 하시오, 저렇게 하시오 라고 말한다면 현장 사람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 도요타 생산방식에는 여러 가지 세세한 이론이 존재하는데, 종종 혼란을 유발하는 것이 타임이 붙은 용어들이다. 리드타임이란 부품이 입고돼 와넝차가 되기까지의 시간이다. 리드타임이 짧을수록 대금을 금방 회수할 수 있다.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의 경우, 제품의 리드타임을 줄이는 것은 사활이 걸린 문제다. 사이클타임과 택트타임이라는 용어도 나온다. 사이클타임은 요소작업의 기준지산을 합한 것이고, 택트타임은 한 대를 몇 분에 만들지 결정한 것인데, 문제는 사이클 타임이 택트타임보다 짧을 때이다. 그러면 작업대기가 발생하고 만다. 내버려두면 만들지 않아도 될 분량까지 만들어 재고가 생긴다. 현장의 체질이 약해져버린다. 도요타 생산방식은 이런 상황을 매우 싫어라며, 지도원은 이를 확인해야 한다. 반대로 사이클타임이 택트타임보다 길면 안돈에 불이 들어와 라인이 멈추는 사태가 발생함. 라인이 빈번히 멈추면 필요한 만큼 제품을 만들지 못해 작업을 해야 하지만, 도요타 생산방식에서는 그래도 작업대기가 발생하는 것보다는 이따금 안돈에 불이 들어오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다. 요컨대 아무 일 없이 라인이 정지하지 않고 흘러간다면 가이젠하지 않은 것이다. 라인 제어란 정지하지 않고 흐르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때때로 안돈에 불이 들어와서 관리직이 라인으로 다가가 그 원인을 거듭 가이젠해야 하는 라인으로 만드는 것임. 가이젠 결과, 잔업이 필요없어졌다면 그 다음에는 10명이 담당하던 라인을 9명이 담당하게 한다. 그러면 다시 라인이 때때로 멈춰 서서 잔업을 하게 되므로 또다시 가이젠한다. 이를 반복하는 것이다. 도요타 생산방식이 지향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생산성 향상이다. 생산성에는 세가지가 있다. 설비생산성, 재료생산성, 노동생산성. 이 가운데 설비와 재료는 좋은 물건을 사서 높일 수 있다. 어떤 회사든 금방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음. 그런데 노동생산성은 하루아침에 흉내낼 수 없다. 기이치로는 저스트인타임이라는 말로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키라고 지시했다. '도요타 생산방식의 목적은 생산성 향상'이라는 말도 자주 했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는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시스템이다.
- 메지지유신이래 세계에 진출한 일본의 제품은 많다. 그러나 생산시스템이 미국에 진출하고, 그 후 세계 표준이 된 것은 도요타 생산방식이 유일하다. 그 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없다. 높게 평가돼도 좋은 쾌거인데, 신기하게도 누구 하나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도요타의 경우는 겸손한 것이 아니라 '어? 우리가 그렇게 대단한 일을 한 거야?' 라고 신기해하는 것처럼 보이기조차 한다.
- 도요타의 북미진출은 이상한 시대에 이루어진 올곧은 투자였음. 켄터키 사람들은 지금도 도요타 진출을 환영하며, 훗날 도요타 아키오가 리콜사건으로 공격받을 때도 그를 감쌌다. 보통 일본사람보다 미국인들이 오히려 도요타 생산방식을 더 높게 평가하며 포드 방식의 대체재가 될 수 있음을 체감했다 할 수 있음. 도요타 생산방식이 세계 각국의 생산현장에서 채용되는 것은 일본이 보급하고 있어서뿐만이 아님. 도요타 생산방식이 미국에서도 제대로 기능했기 때문. 외국에서의 성공사례가 있기에 자동차업계뿐 아니라 다른 산업에서도 도입하는 것이다.
- 도요타 생산방식 중에 사람인변이 붙은 자동화라는 것이 있다. 불량품을 없애는 시스템인데, 이것은 이상을 외부에 드러낸다는 의미.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느린 업무속도나 작업속 낭비를 외부에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음. 어떻게 해서든 감추려 한다. 그런데 그것을 의도적으로 외부에 드러낸다. 그러니 당연히 저항이 있다. 그리고 저스트인타임으로 일한다는 것은 실이 팽팽하게 당겨진 상태를 의미. 긴장한 상태에서 이상을 찾아내 문제에 대처함. 도요타 생산방식에서는 문제가 드러나는 것을 당연시함. 이렇게 해서 두가지 원칙으로 문제를 드러내고 그것을 고치려 하는 기업풍토를 만든다. 도요타는 좋지 않은 부분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 드러내고 있다. 그런 기업은 건전하다.
- 리먼 사태가 발생한 이듬해인 09년은 자동차 업계에 가혹한 해였음. 먼저 크라이슬러와 GM이 도산했다. 크라이슬러는 피아트 산하로 들어갔고, 도요타는 GM과 합작설립했던 누미에서 생산을 중지하기로 결정. 냉혹한 회사라는 여론도 있었지만, 경영적으로 당연한 판단이었을 것임. 지금은 테슬라가 과거 누미였던 프리몬트 공장을 소유. 그리고 같은 해애 도요타 경영진이 곤란에 직면한 문제는 미국에서 일어난 리콜사태였다. 캘리포니아 샌디애고에서 일어난 렉서스 사고 사건을 계기로 미국시민들은 도요타의 자동차에 불심을 품게 됨.
- 11년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 이후 도요타의 공급망이 정상화되기까지 반년이 걸림. 이때 하야시 난파치를 비롯한 도요타 생산방식 전문가들이 지진피해를 입은 관련회사와 협력사 등의 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파견돼 새앗ㄴ을 재개하기 위한 현장지도를 실시. 도요타 생산방식을 바탕으로 한 복구작업에서도 하야시는 작업순서를 정하는 것, 혼성팀의 팀워크를 확립하는 것에 힘을 쏟음. 동일본 대지진이 지연됐던 생산이 정상화됐다 싶었을 때 타이에서 대홍수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현지 생산에 지장이 생겼고, 이 또한 공급망 분단으로 이어짐. 그뿐 아니다. 침수됐던 공장을 다시 가동할 수 있게 됐나 싶었더니 이번에는 역사적 엔화 강세라는 경제상황에 직면. 이때도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으로 어떻게든 위기를 극복했다.
- 도요타 생산방식의 목적은 원료가 공장에 도착한 뒤 제품이 되기까지의 리드타임을 줄이는 것. 이를 위해 작업의 낭비를 없앤다. 매일 생산성을 향상시킨다. 한번만 향상시켜서는 안된다.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꾸준히 향상시킨다. 이것이 도요타 생산방식의 지향점이다. 이렇게 적으면 매우 가혹한 생산방식처럼 생각되겠지만, 어떤 일이든 생각하며 일한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매일 아침 현장에 와서 생각한다. "어제와 똑같이 해도 될까?" 이렇게 자신에게 묻는다. 자기 나름대로 낭비를 없앤다. 진화, 성장은 그런 태도가 아니면 이루어지지 않음. 다만 매일 자신에게 가혹해져라고 강요하면 사람은 의욕을 잃음. 자신을 가혹한 환경에 두는 것은 누구도 원치 않기 때문. 그렇기 때문에 도요타 생산방식은 현장 작업원이 신체적으로 일하기 쉽도록 만드는 것을 추구함. 의식개혁이라는 측면에서는 가혹한 도전을 요구하지만, 몸을 사용하는 측면에서는 편해져야 한다. 설령 생산성이 오르더라도 작업원의 노동이 강화된다면 그것은 가이젠이 아니다. 왜 작업원이 일하기 쉽도록 가이젠을 실시하는 걸까? 그것은 생산성을 향상시키려면 일이 편하고 즐거워지는 것이 최고이기 때문. 사람은 컨디션이 좋고 기분도 좋으며 하고 있는 일 자체가 즐거울 때 생산성이 가장 많이 오르며, 그런 상태로 만드는 것이 본래의 가이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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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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