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력한 인공지능과 탈규모화가 지닌 경제적 힘이 부상한 시기는 애플의 아이폰(선도적 모바일), 페이스북(소셜네트워크), 아마존웹서비스(클라우드플랫폼)가 거의 동시에 부상한 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감. 이런 플랫폼 덕에 우리의 일과 삶의 많은 부분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데이터 양이 폭증. 처음에는 단지 기업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데이터가 크게 늘어난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거기에 단순히 빅데이터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빅데이터에는 더 고차원적 용도가 있었다. 빅데이터는 오랫동안 실망만 안겨온 인공지능을 말 그대로 세상을 바꾸는 힘으로 만들어주는 열쇠였다. 이제 가상현실, 로봇공학, 유전체학 같은 다른 신기술들도 인공지능의 힘을 빌려 돌파구를 열어가고 있다.
- 아이폰이 나온지 10년이 된 17년, 플랫폼은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됨. 개인이 지하실에서 회사를 만들고, 대기업들이 직접 구축하던 모든 것을 임차함으로써 그들과 경쟁할 수 있게 됨. 와비파커는 클라우드 서비스로부터 컴퓨팅 능력을, 소셜 네트워크와 검색엔진으로부터 고객에게 다가가는 경로를, 외주업체로부터 제조능력을, 페덱스와 UPS로부터 배송능력을 임차한다. 이것이 탈규모화의 핵심이다. 기업들은 규모를 임차할 수 있다. 더 이상 직접 보유할 필요가 없다. 이 사실이 모든 것을 바꾼다. 탈규모화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함. 인공지능과 다른 신기술들이 등장하고 플랫폼으로 개발되면, 아직 생기지 않은 작은 기업들이 대중시장을 상대하는 대기업들은 상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고객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음. 창업자들은 플랫폼을 토대로 틈새시장에 크게 어필하는 제품을 만든 다음 세상 어디에 있든 열성적 고객을 찾아 판매할 것이다. 게다가 과거에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었던 이윤을 남길 것이다. 자신의 규모에 발목이 잡힌 대기업들은 고도로 전문화되고 빠르게 변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상대하는 데 갈수록 어려움을 느낄 것이다. 인공지능과 탈규모화의 힘이 20세기 경제를 분해해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재조립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그리드코는 작은 회사다. 전력망을 바꿀수도 있고, 바꾸지 못할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 그리드코 같은 회사가 에너지 부문에 심대한 혁신을 일으킬 것이다. 컴퓨팅의 역사를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음. 기업이 소유한 대형 메인프레임에서만 컴퓨팅이 이루어지던 과거에는 전문가만이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새로운 방식으로 컴퓨터를 활용했다. 그러다가 개인용 컴퓨터에 이어 인터넷을 통한 클라우드 컴퓨팅의 등장으로 컴퓨팅이 분산되고 민주화되면서 거의 모두가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이나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컴퓨팅을 활용하는 사람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 이제 기존 전력망이 메인프레임 컴퓨터처럼 특정 전문가만 접속하고 수정할 수 있는 폐쇄적이고 접근불가능한 시스템이라고 상상해보라. 파테 같은 혁신가들이 보기에 전력을 생산하고 전송하는 방식은 개인용 컴퓨터에 이은 클라우드 컴퓨팅과 비슷한 경로를 따라 점진적 개방과 민주화를 이룰 수 있다. 창업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하는 것만큼 쉽게 전력망에 접근해 전력을 생산하고, 관리하고, 거래하는 새로운 방식을 구상할 수 있다. 컴퓨팅의 민주화가 새로운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을 창출할 기회를 연 양상을 생각해보라. 인터넷처럼 운영되고 인공지능이 관장하는 전력망도 비슷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소규모 개인 태양발전 단지, 그리고 고가에 더 안정적인 전력을 기업들에게, 혹은 저가에 보장이 적은 전력을 개인들에게 판매하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포함하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다. 누구도 어떤 변화가 생길지 확신할 수 없다. 개방된 인터넷 같은 전력ㅇ망은 아직 대단히 새로운 개념이기 때문이다.
- 이 글을 쓰는 현재 그리드코는 혁신을 가로막도로 구축된 산업을 상대로 고전하고 있다. 그리드코는 16년에자금을 1200만불 모았다. 우버 같은 회사가 조달한 10억불과 비교하면 적다. 사실 혁신에 대한 업계의 저항과 규제때문에 에너지 부문은 마땅한 수준의 자금을 끌어들이지 못함. 그리드코가 계속 살아남을지 여부는 불투명함. (19년 현재 그리드코는 운영중단 상태) 그러나 그리드코는 산업의 태도를 바꿀 기업가적 사고를 드러내는 징후다.
-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시스템 안정성 및 비효율성에 따른 비용측면에서 대단히 위험하며 전력부문의 많은 이해관계자들은 이를 인지하고 피하려 한다. (미래전럭, 이그나시오 프레즈 아리아가) 16년 12월 발표된 이 보고서는 수년에 걸친 연구의 결과임. 보고서에서 제안하는 다른 내용은 전력회사들이 수급을 보고 장소나 시간대에 따라 다른 요금을 부과하는 가변요금제를 적용하고 규모나 전압에 관계없이 태양전지판과 배터리를 쉽게 접속할 수 있도록 전력망을 설계하는 것이다. 전력망은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플랫폼이 된 전력망은 탈규모화의 핵심, 즉 클라우드 컴퓨팅처럼 작은 틈새시장에서 혁신을 일으키는 제품 중심 소기업에 토대를 제공하는 임차가능한 자원이 될 수 있다. 이처럼 탈규모화된 에너지 기업을 급증시킬 에너지 플랫폼은 전력 클라우드라 부를 수 있다. 플랫폼으로 나아가는 전력회사들은 지금보다 더욱 필수적 존재가될 것이다.
- 자낙스, 리피토, 비아그라 등 기적의 약을 낳은 규모화된 약품개발은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부문에서는 컴퓨팅 능력이 계속 저렴해지고 개선된다는 무어의 법칙을 거꾸로 한 소위 이룸의 법칙이 작용. 즉 앞으로 약품은 계속 비싸지고 효력은 줄어들 것이다. 터프츠 약품개발 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신약개발에 26억불이 소요됨. 제약산업 연구개발비는 개발절차에 신기술을 도입해 도움을 받는데도 50년부터 2010년까지 100배로 증가. 제약사들은 소위 비틀즈를 능가해야 하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대다수 질병은 기존 약품으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음. 신약이 대중시장에서 성공해 투자대비 수익을 올리려면 기존약품보다 훨씬 뛰어나야 함. 그 결과 신약개발이 훨씬 어려워지고 비용이 많이 들게 됐다. 결국 대기업만 신약개발비용을 감당할 수 있으며, 대중시장에서 수요를 창출하는 약품만 개발할 기회를 갖게 됐다. 탈규모화 및 새로운 데이터에 적용하는 인공지능은 대규모 병원과 의료인력을 갖추어야 할 필요성을 줄이고, 비용이 급증하는 추세를 되돌릴 것이다.
- 규모화된 교육은 전 세계가 이룬 진전의 주된 동력 중 하나였다. 또한 사업과 제도를 통해 번영을 일군 여러 세대의 공장 노동자, 간부, 기업인, 혁신가, 과학자, 정치인, 작가, 미술가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을 빈곤층에서 중산층으로 끌어올렸다. 2010년대 중반, 미국에서 4년제 대학학위를 가진 사람이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이나 됐다. 실로 탁울한 성과였다. 그러나 규모화된 사업과 제도를 뒷받침하기도 했다. 즉 대중시장을 위한 획일적 모델을 따랐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 진입하는 탈규모화된 창업경제를 대비하는 데는 부족한 면이 많다. 또한 신기술을 활용해 개별학생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가르치는 데 도움을 주지도 못한다. 고등교육 부문에서 규모화 모델은 지속가능성을 잃었다. 4년제 대학 학비는 거의 20년 동안 해마다 5% 이상 올랐다. 한 추정치에 따르면,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 2010년에 태어난 아이의 사립대학 학비는 거의 35만불에 이를 것임. 2010년대 중반 카우프먼 재단이 실시한 조사를 통해 학생들의 학자금 대출이 늘면서 창업이 줄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현상에 대한 한 가지 설명은 빚에 짖눌린 청년들이 창업에 나설 기회를 잡지 못한다는 것이다. 빚을 갚으려면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일자리를 택할 수 밖에 없다. 이는 규모화된 고등교육의 비용이 중요한 측면에서 사회에 피해를 입히고 있음을 뜻한다.
-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탈규모화경제에 더 잘 맞는 탈규모화 접근법이다. 교과과정은 표준화에서 개인화로 바뀌어야 한다. 신경제가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신기술을 활용해 아동뿐 아니라 성인에 이르기까지 모두의 학습 방식을 재발명해야 한다. 오랫동안 우리는 표준화되고 규모화된 체제를 적용하기 위해 부자연스런 방식으로 공부해야만 한다. 체제가 사람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체제에 맞춘 셈이다. 탈규모화된 세계에서는 체제가 사람에 맞추어야 한다. 기술은 개인맞춤 학습이 이뤄지도록 도와줄 것이다.
- 08년 금융위기는 수많은 보고서, 연구, 책, 심지어 할리우드 영화 빅쇼트의 주제였음. 그 원인은 복잡할뿐 아니라 난해하다. 그러나 기술과 경제학을 토대로 한 렌즈로 바라보면 그 원인이 단순해진다. 바로 금융산업에서 규모의 경제가 효용을 다했다는 것이다. 앞으로 수십 년 뒤에는 08년 금융위기가 초대형 금융기업의 지배가 종말을 고하는 시초로 여겨질 것이다. 그리고 2010년대 중반에 탈규모화 뱅킹의 새 시대를 알리는 여명이 비치기 시작했다.
- 현재 금융 부문은 완전히 디지털화됐다. 돈은 네트워크에 존재하는 정보다. 회계는 소프트웨어로 이루어짐. 거래는 자동화됐다. 인공지능은 모든 데이터를 관찰하고 종합해 회사의 재정상태를 파악하고 결정에 도움을 준다. 앞으로 이 부문에 계속 혁신적인 스타트업이 생겨나, 대형 은행은 할 수 없는 방식으로 틈새시장의 수요를 수익성 있게 충족할 것임. 그들은 기존 은행을 플랫폼으로 삼아 기업고객을 빼앗아 갈 것이다. 이런 변화가 반드시 정상급 은행들에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스트라이프는 은행에게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해준다. 그래서 시스템에 더 많은 돈이 흐르기 때문에 모두가 이득을 본다. 스트라이프는 소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도와 상업을 촉진하고, 은행을 토대로 서비스를 구축해 더 많은 돈이 은행을 거치도록 만든다. 다만 스트라이프는 기업과 거래하고, 은행은 스트라이프와 거래한다는 점이 다르다. 시간이 지나면, 대형 은행들은 수많은 최종고객과의 접점을 잃을 것임. 그래도 여러 인공지능 주도 탈규모화 서비스의 토대로 충분한 매출을 올릴 것임. 즉 대형 은행은 대형 뱅킹 클라우드로 바뀔 것임. 이런 시나리오에서 은행들은 연방예금보험공사가 지적한 합병 추세를 이어갈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뱅킹 클라우드도 소수만 있으면 충분함. 이 뱅킹 클라우드를 토대로 개인과 기업이 의존하는 방대한 뱅킹 앱과 서비스가 구축될 것임. 대규모 뱅킹 클라우드로 변신할 역량을 갖추지도 못하고, 고객을 놓고 뱅킹 앱과 경쟁할 융통성도 갖추지 못한 중소은행들은 존재 이유를 잃을 것임. 그중 다수는 대형은행에 인수되거나 그냥 사라질 것임. 2020년 중반이 되면, 소비자들뿐 아니라 소기업들도 전통적인 은행에 계좌를 여는 것이 아니라 특정 니즈를 겨냥하는 스트라이프와 펀드박스 같은 서비스를 이용할 것임. 자금은 그들이 가입한 서비스의 앱을 거쳐 뱅킹 클라우드 계좌로 흘러갈 것이다. 오랫동안 개별은행이 개인과 기업을 위해 대중시장용 서비스를 묶음으로 제공하면서 규모화되던 은행부문은 조금씩 원자화될 것임. 서비스는 분할돼 틈새시장을 겨냥한 전용 앱에서 제공될 것임. 소비자는 더 이상 은행에 맞출 필요가 없으며, 은행이 소비자에게 맞출 것임. 이는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이 60년대 IBM 컴퓨터를 처음 설치한 이래 금융부문에서 일어난 최대 격변이 될 것이다.
-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시대에는 말 그대로 우리가 원하는 미디어가 알아서 우리를 찾아올 것이다. 설령 다른 대륙에서 제작된 비인기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말이다. 인공지능은 우리를 너무 잘 알아서 우리가 정말로 좋아할 미디어만 제공할 것이다. 또한 선호하는 프로그램이 특정 시간과 장소에(휴대전화 GPS가 알려줄 것임) 맞춰 우리가 원하는 기기로 제공될 것임. 미디어는 1인 청중을 위해 통합될 것임. 여러 컨텐츠를 묶은 방송이나 신문은 타당성을 잃을 것이다. 우리는 인공지능이 전 세계 모든 미디어에서 걸러낸 콘텐츠로 우리 각자만을 위한 채널을 만들어주길 바랄 것이다. 다만 이런 변화는 다른 사람들과 미디어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미디어 골방에 머무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우려를 자아낸다. 이는 관점에 따라 좋은 일일수도 있고, 나쁜 일일수도 있다. 미디어 소비자는 원하는 콘텐츠를 얻기 때문에 아마 더 행복해질 것이다. 그러나 우리 각자가 자기만의 미디어 세계에 고립될 위험도 있다.
- 인공지능은 한쪽에서는 소비자의 취향, 다른 쪽에서는 콘텐츠의 성격을 파악한 다음 소비자가 어디에 있든 그가 열성적으로 원하는 콘텐츠와 그 비용을 대는 광고를 제공하는 수단을 제공함. 라디오 부문에서는 튠인이 그런 역할을 하고, 텔레비전 부문에서는 넷플릭스가 프로그램 제작자들이 적절한 청중에게 도달하는 플랫폼으로서 그런 역할을 함. 나는 뉴스, 음악, 도서, 게임 혹은 다른 콘텐츠 시장에서 인공지능 주도 플랫폼을 위한 기회가 계속 생기리라 믿는다. 아마존이 만든 에코는 인공지능 알렉사를 활용해 음성명령에 대응하는 스피커형 기기다. 또한 오디오 뉴스, 음악, 오디오북, 기타 정보를 제공하는 실험을 이끄는 새로운 플랫폼이기도 하다. 포드와 다른 자동차 회사들은 도로 위의 미디어 플랫폼 역할을 하는 자율주행차를 구상하고 있다. 이 차량은 인공지능을 통해 영화를 보여주거나 위치 기반 미디어를 제공할 것이다. 지금은 인공지능 주도 미디어 플랫폼이 생기는 초기에 불과함. 앞으로 모두를 놀라게 할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할 것이다.
- 와비파커는 소비자와 브랜드가 맺는 관계를 바꾸는 추세의 일부이기도 함. 브랜드는 소비자가 정보를 얻기 힘들던 시대에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지금처럼 고도로 연결되고 데이터가 넘치는 시대는 대중시장에 대한 브랜딩이 필요한 이유 자체를 없애고 있다. 소비자는 들어보지도 못한 제조사가 만든 기기나 셔츠 혹은 하키 채에 대해 모든 것을 알아낼 수 있다. 평가 글을 읽고, 구글로 검색하고, 소셜네트워크로 물어보면 된다. 소규모 제품에 대해 더 나은 정보를 얻으며, 별로 알려지지 않은 특이한 브랜드도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다. 그래서 와비파커 같은 회사들이 룩소티카와 경쟁할 여지가 생긴다.
- 이타마르 시몬슨과 엠마뉴엘 로젠은 '절대가치'에서 그에 따른 사회적 변화를 설명한다. 과거 우리는 다른 모두가 가진 브랜드를 원했다. 그러나 지금은 집단적 개인주의로 옮겨가면서 누구도 갖지 않은 브랜드를 원한다. 그 결과, 대형 브랜드들이 작고 기발한 브랜드들에 취약해지고 있음. 힐턴은 에어비앤비의 특별한 숙박 서비스에 취약해지고 있다. 소규모 맥주회사들이 버드와이저에게서 시장을 빼앗고 있다. 티파니는 엣시의 장신구 제조자들에게 취약해지고 있다. 와비파커는 이런 추세의 핵심으로 파고들었다.
- 실제로 소비재, 유통, 식품, 제조, 브랜드 가치 측면에서의 모든 변화를 종합하면, 2020년대 소비자 경험은 지난 50년 동안 과는 크게 달라질 것임을 알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직접 매장에 가서 구매하는 대다수 물품이 집으로 배달될 것이다. 스티치 픽스나 레터스 네트워크 같은 다양한 서비스가 고객정보를 파악해 고객이 원할 때 원하는 것을 제공할 것임. 식료품을 사러가는 일은 거의 없어질 것임. 오프라인 매장에는 주로 오락이나 학습 혹은 흔히 구매하던 물건이 아닌 새로운 물건을 보기 위해 갈 것임. 대부분의 경우에는 대중시장 브랜드에 만족할 필요 없이 자신에게 맞춰진 듯한 제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명품이나 고가제품을 사는 것보다 브랜드 없는 특이한 제품을 사는 데 더 자부심을 느낄 것이다. 이런 변화는 지난 세기의 소비자 경험을 구축한 여러 산업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임. 우리는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고, 광고가 구매에 미치는 영향력이 줄어드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P&G, 코카콜라, 애플, 나이키, 앤호이저부시 인베브, 루이비통 같은 전설적 기업들이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 브랜드 가치 하락은 대중시장 미디어, 특히 텔레비전에 파괴적 영향을 미침. 온라인에서 더 많은 구매가 이뤄지고 인공지능 주도가입형 서비스가 늘면서 월마트, 세이프웨이, 베스트 바이 같은 대형 유통업체를 찾는 사람이 줄어들 것이다. 요컨대 지난 세기 동안 규모를 토대로 구축된 소비자 경험은 해체되고 탈규모화될 것임. 대규모의 이점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새로운 시대에는 소비자를 중심에 두는 소규모 초점화 기업들이 대규모 대중시장 기업들을 대체로이길 것이다. 이 모든 변하는 부동산, 토지활용, 도시환경에 방대한 영향을 미칠 것임. 부동산 기업 그린 스트리트가 예측한 바에 따르면, 10년 안에 최소한 15%의 쇼핑몰이 문들 닫을 것임. 17년 기준으로 월마트가 미국에서 운영하는 매장은 3522점으로, 각각 최대 24100제곱미터 규모. 집으로 물건이 배송되기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면 일부 월마트 매장은 문을 닫을 것임. 그에 따라 새로생기는 부지와 할용기회를 생각해보라. 이미 폐점한 쇼핑몰을 콘도, 병원, 하키장, 실내온실로 전환한 사례들이 나오고 있음. 동시에 탈규모화가 진행되면서 사람과 제품의 이동패턴이 달라질 것임. 사람들이 이동이 줄면서 더 적은 차량이 예측가능한 시간에 돌와 주차장을 채울 것임. 그 결과, 더 많은 토지를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임. 반대로 사람들의 집으로 배달되는 물량이 늘어나면서 도시계획 당국은 배달트럭과 소형 자율주행 배달 로봇, 나아가 거리 위를 날아다니는 배달용 드론을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적용해야 할 것임.
- 첫날 정신을 지키기 위한 필수요소 (아마존)
(1) 고객에 대한 진정한 집착. 탈규모화 시대에 성공하는 제품은 고객에게 1인시장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을 깊이 알아야 하고, 아무리 작더라도 특정 수요에 완벽하게 대응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대기업들은 대개 그러지 못함. 대신 최대한 폭넓은 고객을 위한 제품을 만들려 애쓴다. 베조스는 "첫날에 머물려면 참을성 있게 실험하고, 실패를 받아들이고, 씨앗을 뿌리고, 묘목을 보호하고, 고객이 기뻐할 때 더욱 투자해야 한다."라고 말함. 이런 접근법 덕에 아마존은 킨들, 아마존웹서비스, 알렉사 등을 선보일 수 있었음. 오랜 기간에 걸쳐 계속 새로움을 유지하면서 말이다.
(2) 부차적 요소에 저항하는 것. 규모화된 기업들은 중요치 않은 일들을 관리하는 데 매몰되기 쉬움. 절차가 한 예이다. 대기업들은 커지는 사업영역을 관리하기 위해 직원들이 따라야 할 절차를 만든다. 베조스의 지적에 따르면 "절차를 지키는 것이 주가 되는 경우가 너무 많다. 그래서 결과를 살피지 않고 그저 절차만 밟으려고 애쓴다." 다른 부차적 요소로는 고객에 대한 실질적 지식을 대체하는 시장조사다. "제품을 책임지는 사람은 고객을 알고, 비전을 갖고, 제품을 사랑해야 한다." 이 말은 스타트업을 위한 의도적 지침처럼 들림. 베조스는 아마존이 스타트업의 집합체처럼 느껴지기를 원한다.
(3) 외부의 추세를 받아들이는 것. 베조스의 말에 따르면 "큰 추세는 자주 언급되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대규모조직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가령 신문사들은 인터넷 시대가 임박했음을 알고도 너무 늦을 때까지 온라인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대기업이 기민한 소기업의 집합체처럼 운영된다면 신기술을 포착하고 취향변화에 대응할 가능성이 높아짐.
(4) 빠른 의사결정. 이는 탈규모화를 위한 지침과 잘 부합함. 베조스는 "절대 획일적 의사결정 절차를 활용하지 말라"라고 말함. 작은 사업부들은 나름의 통찰과 고객의 현실에 맞춰 독자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함. 회사 규모가 커지면 사업이 복잡해지고 그만큼 결정도 복잡해짐. 경영진은 수많은 자료와 정보가 있어야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함. 이는 지체에 이어 둘째 날의 시작으로 이어진다. 언제나 첫날처럼 결정을 내리고 설령 잘못된 것으로 드러나도 계속 나아가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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