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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2019. 12. 9. 08:24

- 강력한 인공지능과 탈규모화가 지닌 경제적 힘이 부상한 시기는 애플의 아이폰(선도적 모바일), 페이스북(소셜네트워크), 아마존웹서비스(클라우드플랫폼)가 거의 동시에 부상한 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감. 이런 플랫폼 덕에 우리의 일과 삶의 많은 부분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데이터 양이 폭증. 처음에는 단지 기업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데이터가 크게 늘어난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거기에 단순히 빅데이터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빅데이터에는 더 고차원적 용도가 있었다. 빅데이터는 오랫동안 실망만 안겨온 인공지능을 말 그대로 세상을 바꾸는 힘으로 만들어주는 열쇠였다. 이제 가상현실, 로봇공학, 유전체학 같은 다른 신기술들도 인공지능의 힘을 빌려 돌파구를 열어가고 있다.
- 아이폰이 나온지 10년이 된 17년, 플랫폼은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됨. 개인이 지하실에서 회사를 만들고, 대기업들이 직접 구축하던 모든 것을 임차함으로써 그들과 경쟁할 수 있게 됨. 와비파커는 클라우드 서비스로부터 컴퓨팅 능력을, 소셜 네트워크와 검색엔진으로부터 고객에게 다가가는 경로를, 외주업체로부터 제조능력을, 페덱스와 UPS로부터 배송능력을 임차한다. 이것이 탈규모화의 핵심이다. 기업들은 규모를 임차할 수 있다. 더 이상 직접 보유할 필요가 없다. 이 사실이 모든 것을 바꾼다. 탈규모화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함. 인공지능과 다른 신기술들이 등장하고 플랫폼으로 개발되면, 아직 생기지 않은 작은 기업들이 대중시장을 상대하는 대기업들은 상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고객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음. 창업자들은 플랫폼을 토대로 틈새시장에 크게 어필하는 제품을 만든 다음 세상 어디에 있든 열성적 고객을 찾아 판매할 것이다. 게다가 과거에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었던 이윤을 남길 것이다. 자신의 규모에 발목이 잡힌 대기업들은 고도로 전문화되고 빠르게 변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상대하는 데 갈수록 어려움을 느낄 것이다. 인공지능과 탈규모화의 힘이 20세기 경제를 분해해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재조립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그리드코는 작은 회사다. 전력망을 바꿀수도 있고, 바꾸지 못할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 그리드코 같은 회사가 에너지 부문에 심대한 혁신을 일으킬 것이다. 컴퓨팅의 역사를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음. 기업이 소유한 대형 메인프레임에서만 컴퓨팅이 이루어지던 과거에는 전문가만이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새로운 방식으로 컴퓨터를 활용했다. 그러다가 개인용 컴퓨터에 이어 인터넷을 통한 클라우드 컴퓨팅의 등장으로 컴퓨팅이 분산되고 민주화되면서 거의 모두가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이나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컴퓨팅을 활용하는 사람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 이제 기존 전력망이 메인프레임 컴퓨터처럼 특정 전문가만 접속하고 수정할 수 있는 폐쇄적이고 접근불가능한 시스템이라고 상상해보라. 파테 같은 혁신가들이 보기에 전력을 생산하고 전송하는 방식은 개인용 컴퓨터에 이은 클라우드 컴퓨팅과 비슷한 경로를 따라 점진적 개방과 민주화를 이룰 수 있다. 창업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하는 것만큼 쉽게 전력망에 접근해 전력을 생산하고, 관리하고, 거래하는 새로운 방식을 구상할 수 있다. 컴퓨팅의 민주화가 새로운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을 창출할 기회를 연 양상을 생각해보라. 인터넷처럼 운영되고 인공지능이 관장하는 전력망도 비슷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소규모 개인 태양발전 단지, 그리고 고가에 더 안정적인 전력을 기업들에게, 혹은 저가에 보장이 적은 전력을 개인들에게 판매하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포함하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다. 누구도 어떤 변화가 생길지 확신할 수 없다. 개방된 인터넷 같은 전력ㅇ망은 아직 대단히 새로운 개념이기 때문이다.
- 이 글을 쓰는 현재 그리드코는 혁신을 가로막도로 구축된 산업을 상대로 고전하고 있다. 그리드코는 16년에자금을 1200만불 모았다. 우버 같은 회사가 조달한 10억불과 비교하면 적다. 사실 혁신에 대한 업계의 저항과 규제때문에 에너지 부문은 마땅한 수준의 자금을 끌어들이지 못함. 그리드코가 계속 살아남을지 여부는 불투명함. (19년 현재 그리드코는 운영중단 상태) 그러나 그리드코는 산업의 태도를 바꿀 기업가적 사고를 드러내는 징후다.
-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시스템 안정성 및 비효율성에 따른 비용측면에서 대단히 위험하며 전력부문의 많은 이해관계자들은 이를 인지하고 피하려 한다. (미래전럭, 이그나시오 프레즈 아리아가) 16년 12월 발표된 이 보고서는 수년에 걸친 연구의 결과임. 보고서에서 제안하는 다른 내용은 전력회사들이 수급을 보고 장소나 시간대에 따라 다른 요금을 부과하는 가변요금제를 적용하고 규모나 전압에 관계없이 태양전지판과 배터리를 쉽게 접속할 수 있도록 전력망을 설계하는 것이다. 전력망은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플랫폼이 된 전력망은 탈규모화의 핵심, 즉 클라우드 컴퓨팅처럼 작은 틈새시장에서 혁신을 일으키는 제품 중심 소기업에 토대를 제공하는 임차가능한 자원이 될 수 있다. 이처럼 탈규모화된 에너지 기업을 급증시킬 에너지 플랫폼은 전력 클라우드라 부를 수 있다. 플랫폼으로 나아가는 전력회사들은 지금보다 더욱 필수적 존재가될 것이다.
- 자낙스, 리피토, 비아그라 등 기적의 약을 낳은 규모화된 약품개발은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부문에서는 컴퓨팅 능력이 계속 저렴해지고 개선된다는 무어의 법칙을 거꾸로 한 소위 이룸의 법칙이 작용. 즉 앞으로 약품은 계속 비싸지고 효력은 줄어들 것이다. 터프츠 약품개발 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신약개발에 26억불이 소요됨. 제약산업 연구개발비는 개발절차에 신기술을 도입해 도움을 받는데도 50년부터 2010년까지 100배로 증가. 제약사들은 소위 비틀즈를 능가해야 하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대다수 질병은 기존 약품으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음. 신약이 대중시장에서 성공해 투자대비 수익을 올리려면 기존약품보다 훨씬 뛰어나야 함. 그 결과 신약개발이 훨씬 어려워지고 비용이 많이 들게 됐다. 결국 대기업만 신약개발비용을 감당할 수 있으며, 대중시장에서 수요를 창출하는 약품만 개발할 기회를 갖게 됐다. 탈규모화 및 새로운 데이터에 적용하는 인공지능은 대규모 병원과 의료인력을 갖추어야 할 필요성을 줄이고, 비용이 급증하는 추세를 되돌릴 것이다.
- 규모화된 교육은 전 세계가 이룬 진전의 주된 동력 중 하나였다. 또한 사업과 제도를 통해 번영을 일군 여러 세대의 공장 노동자, 간부, 기업인, 혁신가, 과학자, 정치인, 작가, 미술가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을 빈곤층에서 중산층으로 끌어올렸다. 2010년대 중반, 미국에서 4년제 대학학위를 가진 사람이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이나 됐다. 실로 탁울한 성과였다. 그러나 규모화된 사업과 제도를 뒷받침하기도 했다. 즉 대중시장을 위한 획일적 모델을 따랐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 진입하는 탈규모화된 창업경제를 대비하는 데는 부족한 면이 많다. 또한 신기술을 활용해 개별학생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가르치는 데 도움을 주지도 못한다. 고등교육 부문에서 규모화 모델은 지속가능성을 잃었다. 4년제 대학 학비는 거의 20년 동안 해마다 5% 이상 올랐다. 한 추정치에 따르면,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 2010년에 태어난 아이의 사립대학 학비는 거의 35만불에 이를 것임. 2010년대 중반 카우프먼 재단이 실시한 조사를 통해 학생들의 학자금 대출이 늘면서 창업이 줄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현상에 대한 한 가지 설명은 빚에 짖눌린 청년들이 창업에 나설 기회를 잡지 못한다는 것이다. 빚을 갚으려면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일자리를 택할 수 밖에 없다. 이는 규모화된 고등교육의 비용이 중요한 측면에서 사회에 피해를 입히고 있음을 뜻한다.
-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탈규모화경제에 더 잘 맞는 탈규모화 접근법이다. 교과과정은 표준화에서 개인화로 바뀌어야 한다. 신경제가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신기술을 활용해 아동뿐 아니라 성인에 이르기까지 모두의 학습 방식을 재발명해야 한다. 오랫동안 우리는 표준화되고 규모화된 체제를 적용하기 위해 부자연스런 방식으로 공부해야만 한다. 체제가 사람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체제에 맞춘 셈이다. 탈규모화된 세계에서는 체제가 사람에 맞추어야 한다. 기술은 개인맞춤 학습이 이뤄지도록 도와줄 것이다.
- 08년 금융위기는 수많은 보고서, 연구, 책, 심지어 할리우드 영화 빅쇼트의 주제였음. 그 원인은 복잡할뿐 아니라 난해하다. 그러나 기술과 경제학을 토대로 한 렌즈로 바라보면 그 원인이 단순해진다. 바로 금융산업에서 규모의 경제가 효용을 다했다는 것이다. 앞으로 수십 년 뒤에는 08년 금융위기가 초대형 금융기업의 지배가 종말을 고하는 시초로 여겨질 것이다. 그리고 2010년대 중반에 탈규모화 뱅킹의 새 시대를 알리는 여명이 비치기 시작했다.
- 현재 금융 부문은 완전히 디지털화됐다. 돈은 네트워크에 존재하는 정보다. 회계는 소프트웨어로 이루어짐. 거래는 자동화됐다. 인공지능은 모든 데이터를 관찰하고 종합해 회사의 재정상태를 파악하고 결정에 도움을 준다. 앞으로 이 부문에 계속 혁신적인 스타트업이 생겨나, 대형 은행은 할 수 없는 방식으로 틈새시장의 수요를 수익성 있게 충족할 것임. 그들은 기존 은행을 플랫폼으로 삼아 기업고객을 빼앗아 갈 것이다. 이런 변화가 반드시 정상급 은행들에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스트라이프는 은행에게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해준다. 그래서 시스템에 더 많은 돈이 흐르기 때문에 모두가 이득을 본다. 스트라이프는 소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도와 상업을 촉진하고, 은행을 토대로 서비스를 구축해 더 많은 돈이 은행을 거치도록 만든다. 다만 스트라이프는 기업과 거래하고, 은행은 스트라이프와 거래한다는 점이 다르다. 시간이 지나면, 대형 은행들은 수많은 최종고객과의 접점을 잃을 것임. 그래도 여러 인공지능 주도 탈규모화 서비스의 토대로 충분한 매출을 올릴 것임. 즉 대형 은행은 대형 뱅킹 클라우드로 바뀔 것임. 이런 시나리오에서 은행들은 연방예금보험공사가 지적한 합병 추세를 이어갈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뱅킹 클라우드도 소수만 있으면 충분함. 이 뱅킹 클라우드를 토대로 개인과 기업이 의존하는 방대한 뱅킹 앱과 서비스가 구축될 것임. 대규모 뱅킹 클라우드로 변신할 역량을 갖추지도 못하고, 고객을 놓고 뱅킹 앱과 경쟁할 융통성도 갖추지 못한 중소은행들은 존재 이유를 잃을 것임. 그중 다수는 대형은행에 인수되거나 그냥 사라질 것임. 2020년 중반이 되면, 소비자들뿐 아니라 소기업들도 전통적인 은행에 계좌를 여는 것이 아니라 특정 니즈를 겨냥하는 스트라이프와 펀드박스 같은 서비스를 이용할 것임. 자금은 그들이 가입한 서비스의 앱을 거쳐 뱅킹 클라우드 계좌로 흘러갈 것이다. 오랫동안 개별은행이 개인과 기업을 위해 대중시장용 서비스를 묶음으로 제공하면서 규모화되던 은행부문은 조금씩 원자화될 것임. 서비스는 분할돼 틈새시장을 겨냥한 전용 앱에서 제공될 것임. 소비자는 더 이상 은행에 맞출 필요가 없으며, 은행이 소비자에게 맞출 것임. 이는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이 60년대 IBM 컴퓨터를 처음 설치한 이래 금융부문에서 일어난 최대 격변이 될 것이다.
-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시대에는 말 그대로 우리가 원하는 미디어가 알아서 우리를 찾아올 것이다. 설령 다른 대륙에서 제작된 비인기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말이다. 인공지능은 우리를 너무 잘 알아서 우리가 정말로 좋아할 미디어만 제공할 것이다. 또한 선호하는 프로그램이 특정 시간과 장소에(휴대전화 GPS가 알려줄 것임) 맞춰 우리가 원하는 기기로 제공될 것임. 미디어는 1인 청중을 위해 통합될 것임. 여러 컨텐츠를 묶은 방송이나 신문은 타당성을 잃을 것이다. 우리는 인공지능이 전 세계 모든 미디어에서 걸러낸 콘텐츠로 우리 각자만을 위한 채널을 만들어주길 바랄 것이다. 다만 이런 변화는 다른 사람들과 미디어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미디어 골방에 머무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우려를 자아낸다. 이는 관점에 따라 좋은 일일수도 있고, 나쁜 일일수도 있다. 미디어 소비자는 원하는 콘텐츠를 얻기 때문에 아마 더 행복해질 것이다. 그러나 우리 각자가 자기만의 미디어 세계에 고립될 위험도 있다.
- 인공지능은 한쪽에서는 소비자의 취향, 다른 쪽에서는 콘텐츠의 성격을 파악한 다음 소비자가 어디에 있든 그가 열성적으로 원하는 콘텐츠와 그 비용을 대는 광고를 제공하는 수단을 제공함. 라디오 부문에서는 튠인이 그런 역할을 하고, 텔레비전 부문에서는 넷플릭스가 프로그램 제작자들이 적절한 청중에게 도달하는 플랫폼으로서 그런 역할을 함. 나는 뉴스, 음악, 도서, 게임 혹은 다른 콘텐츠 시장에서 인공지능 주도 플랫폼을 위한 기회가 계속 생기리라 믿는다. 아마존이 만든 에코는 인공지능 알렉사를 활용해 음성명령에 대응하는 스피커형 기기다. 또한 오디오 뉴스, 음악, 오디오북, 기타 정보를 제공하는 실험을 이끄는 새로운 플랫폼이기도 하다. 포드와 다른 자동차 회사들은 도로 위의 미디어 플랫폼 역할을 하는 자율주행차를 구상하고 있다. 이 차량은 인공지능을 통해 영화를 보여주거나 위치 기반 미디어를 제공할 것이다. 지금은 인공지능 주도 미디어 플랫폼이 생기는 초기에 불과함. 앞으로 모두를 놀라게 할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할 것이다.
- 와비파커는 소비자와 브랜드가 맺는 관계를 바꾸는 추세의 일부이기도 함. 브랜드는 소비자가 정보를 얻기 힘들던 시대에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지금처럼 고도로 연결되고 데이터가 넘치는 시대는 대중시장에 대한 브랜딩이 필요한 이유 자체를 없애고 있다. 소비자는 들어보지도 못한 제조사가 만든 기기나 셔츠 혹은 하키 채에 대해 모든 것을 알아낼 수 있다. 평가 글을 읽고, 구글로 검색하고, 소셜네트워크로 물어보면 된다. 소규모 제품에 대해 더 나은 정보를 얻으며, 별로 알려지지 않은 특이한 브랜드도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다. 그래서 와비파커 같은 회사들이 룩소티카와 경쟁할 여지가 생긴다.
- 이타마르 시몬슨과 엠마뉴엘 로젠은 '절대가치'에서 그에 따른 사회적 변화를 설명한다. 과거 우리는 다른 모두가 가진 브랜드를 원했다. 그러나 지금은 집단적 개인주의로 옮겨가면서 누구도 갖지 않은 브랜드를 원한다. 그 결과, 대형 브랜드들이 작고 기발한 브랜드들에 취약해지고 있음. 힐턴은 에어비앤비의 특별한 숙박 서비스에 취약해지고 있다. 소규모 맥주회사들이 버드와이저에게서 시장을 빼앗고 있다. 티파니는 엣시의 장신구 제조자들에게 취약해지고 있다. 와비파커는 이런 추세의 핵심으로 파고들었다.
- 실제로 소비재, 유통, 식품, 제조, 브랜드 가치 측면에서의 모든 변화를 종합하면, 2020년대 소비자 경험은 지난 50년 동안 과는 크게 달라질 것임을 알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직접 매장에 가서 구매하는 대다수 물품이 집으로 배달될 것이다. 스티치 픽스나 레터스 네트워크 같은 다양한 서비스가 고객정보를 파악해 고객이 원할 때 원하는 것을 제공할 것임. 식료품을 사러가는 일은 거의 없어질 것임. 오프라인 매장에는 주로 오락이나 학습 혹은 흔히 구매하던 물건이 아닌 새로운 물건을 보기 위해 갈 것임. 대부분의 경우에는 대중시장 브랜드에 만족할 필요 없이 자신에게 맞춰진 듯한 제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명품이나 고가제품을 사는 것보다 브랜드 없는 특이한 제품을 사는 데 더 자부심을 느낄 것이다. 이런 변화는 지난 세기의 소비자 경험을 구축한 여러 산업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임. 우리는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고, 광고가 구매에 미치는 영향력이 줄어드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P&G, 코카콜라, 애플, 나이키, 앤호이저부시 인베브, 루이비통 같은 전설적 기업들이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 브랜드 가치 하락은 대중시장 미디어, 특히 텔레비전에 파괴적 영향을 미침. 온라인에서 더 많은 구매가 이뤄지고 인공지능 주도가입형 서비스가 늘면서 월마트, 세이프웨이, 베스트 바이 같은 대형 유통업체를 찾는 사람이 줄어들 것이다. 요컨대 지난 세기 동안 규모를 토대로 구축된 소비자 경험은 해체되고 탈규모화될 것임. 대규모의 이점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새로운 시대에는 소비자를 중심에 두는 소규모 초점화 기업들이 대규모 대중시장 기업들을 대체로이길 것이다. 이 모든 변하는 부동산, 토지활용, 도시환경에 방대한 영향을 미칠 것임. 부동산 기업 그린 스트리트가 예측한 바에 따르면, 10년 안에 최소한 15%의 쇼핑몰이 문들 닫을 것임. 17년 기준으로 월마트가 미국에서 운영하는 매장은 3522점으로, 각각 최대 24100제곱미터 규모. 집으로 물건이 배송되기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면 일부 월마트 매장은 문을 닫을 것임. 그에 따라 새로생기는 부지와 할용기회를 생각해보라. 이미 폐점한 쇼핑몰을 콘도, 병원, 하키장, 실내온실로 전환한 사례들이 나오고 있음. 동시에 탈규모화가 진행되면서 사람과 제품의 이동패턴이 달라질 것임. 사람들이 이동이 줄면서 더 적은 차량이 예측가능한 시간에 돌와 주차장을 채울 것임. 그 결과, 더 많은 토지를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임. 반대로 사람들의 집으로 배달되는 물량이 늘어나면서 도시계획 당국은 배달트럭과 소형 자율주행 배달 로봇, 나아가 거리 위를 날아다니는 배달용 드론을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적용해야 할 것임.
- 첫날 정신을 지키기 위한 필수요소 (아마존)
(1) 고객에 대한 진정한 집착. 탈규모화 시대에 성공하는 제품은 고객에게 1인시장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을 깊이 알아야 하고, 아무리 작더라도 특정 수요에 완벽하게 대응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대기업들은 대개 그러지 못함. 대신 최대한 폭넓은 고객을 위한 제품을 만들려 애쓴다. 베조스는 "첫날에 머물려면 참을성 있게 실험하고, 실패를 받아들이고, 씨앗을 뿌리고, 묘목을 보호하고, 고객이 기뻐할 때 더욱 투자해야 한다."라고 말함. 이런 접근법 덕에 아마존은 킨들, 아마존웹서비스, 알렉사 등을 선보일 수 있었음. 오랜 기간에 걸쳐 계속 새로움을 유지하면서 말이다.
(2) 부차적 요소에 저항하는 것. 규모화된 기업들은 중요치 않은 일들을 관리하는 데 매몰되기 쉬움. 절차가 한 예이다. 대기업들은 커지는 사업영역을 관리하기 위해 직원들이 따라야 할 절차를 만든다. 베조스의 지적에 따르면 "절차를 지키는 것이 주가 되는 경우가 너무 많다. 그래서 결과를 살피지 않고 그저 절차만 밟으려고 애쓴다." 다른 부차적 요소로는 고객에 대한 실질적 지식을 대체하는 시장조사다. "제품을 책임지는 사람은 고객을 알고, 비전을 갖고, 제품을 사랑해야 한다." 이 말은 스타트업을 위한 의도적 지침처럼 들림. 베조스는 아마존이 스타트업의 집합체처럼 느껴지기를 원한다.
(3) 외부의 추세를 받아들이는 것. 베조스의 말에 따르면 "큰 추세는 자주 언급되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대규모조직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가령 신문사들은 인터넷 시대가 임박했음을 알고도 너무 늦을 때까지 온라인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대기업이 기민한 소기업의 집합체처럼 운영된다면 신기술을 포착하고 취향변화에 대응할 가능성이 높아짐.
(4) 빠른 의사결정. 이는 탈규모화를 위한 지침과 잘 부합함. 베조스는 "절대 획일적 의사결정 절차를 활용하지 말라"라고 말함. 작은 사업부들은 나름의 통찰과 고객의 현실에 맞춰 독자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함. 회사 규모가 커지면 사업이 복잡해지고 그만큼 결정도 복잡해짐. 경영진은 수많은 자료와 정보가 있어야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함. 이는 지체에 이어 둘째 날의 시작으로 이어진다. 언제나 첫날처럼 결정을 내리고 설령 잘못된 것으로 드러나도 계속 나아가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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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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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지니어는 바람이나 지진으로부터 건물을 보호하기 위해 추를 쓴다. 바람과 지진은 수평방향으로 가해지는 무작위적 힘이다. 하지만 지진은 훨씬 파괴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예방책이 필요하다. 지진의 무시무시하고 파멸적인 힘 때문에 사람들은 그 기원을 설명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해왔다. 고대 인도 신화에서는 지구를 등에 지고 있는 네 마리의 코끼리가 등을 펴거나 움직이면 지구가 흔들려서 지진이 난다고 설명했다. 북유럽 신화에서는 로키(파괴의 신으로, 잘못을 저지르고 동굴에 갇혔다)가 속박에서 벗어나려고 하면 지구가 흔들리낟고 봤다. 일본 사람들은 땅속에 사는 거대한 메기인 나마주 때문에 지진이 난다고 생각했다. 신이 나마주를 커다란 돌로 내리누르다가 가끔 한눈을 팔면 나마주가 몸부림 친다. 오늘날에는 지구가 주기를 갖고 진동하는 현상에 대해 그렇게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확히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 엔지니어는 기록에 남은 지진의 주파수(진동수)를 연구한다. 그리고 이를 컴퓨터 모델을 이용해 자신이 건설할 건축물을 고유진동수와 비교한다. 바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지진과 건축물의 진동수가 너무 비슷하면 안된다. 건물이 공진해 손상을 입거나 심지어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 이럴 경우 무게를 더하거나, 건축물의 코어 또는 프레임을 보강해서 건물의 고유진동수를 바꾸어준다. 지진의 에너지 파동에 따른 영향을 완화시킬 또 다른 방법은 특수한 고무받침, 또는 베어링을 쓰는 것이다. 거실에 앉아 저음이 쾅쾅 울리는 출력 좋은 스피커를 틀었다고 해보자. 스피커로부터 전다로디는 진동이 느껴질 것이다. 진동은 바닥과 소파를 지나 마침내 내 몸에 이른다. 스피커 아랫부분에 고무를 놓아보자. 진동이 줄어들 것이다. 고무받침이 진동을 대부분 흡수하기 때문. 비슷하게 건물의 기둥 아랫부분에 커다란 고무 베어링을 설치하면 지진의 진동을 흡수시킬 수 있다.
- 마르쿠스 리키니우스 크라수스는 기원전 1세기 로마의 상류층에서 출생. 그는 존경받는 장군이 되었다. 하지만 사업가로서는 악명이 높았음. 크라수스는 기회를 잡을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는 로마 화재의 참상을 목격하고 세계 최초의 소방대를 창설. 소방대는 화재진업 훈련을 받은 500명 이상의 노예로 이루어져 있었다. 크라수스는 이 소방대로 개인사업을 했다. 불이 나면 그의 소방대가 출동해 다른 소방대를 쫓아내고는 크라수스가 비통해하는 건물주를 상대로 불을 끄는 비용을 협의할 때까지 기다렸다. 만약 협상이 잘되지 않으면, 소방대원은 건물이 모두 타버릴 때까지 그냥 내버려두었다. 그러면 크라수스는 건물주인에게 연기가 피어오르는 땅을 사겠다며 터무니 없는 가격을 제시하곤 했다. 이런 방식으로 그는 빠르게 로마의 상당부분을 사들였고, 마침내 부호가 되었다.
- 로마 대화재 이후 네로황제는 도시에 몇 가지 변화를 지시. 거리를 확장하고 건물은 6층 이하로 짓게 했다. 그리고 제빵사와 판금업자들의 점포는 빈 공간을 품은 이중벽으로 거주구역과 분리시킴. 그는 발코니를 방화공간으로 만들어 화재 시에 탈출을 쉽게 했다. 또한 화재 진압을 위해 수리 시설에 투자했다. 로마인들은 전통에서 배웠고, 우리 역시 그렇게 어렵게 얻은 지혜로부터 배워왔다. 수천 년 뒤, '방 집, 건물을 방화재와 공간 이격을 통해 분리한다.'는 단순한 원칙이 여전히 현대적 건축물을 화재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이용되고 있다.
- 아치는 건축물의 중요 구성요소다. 아치는 휘어져 있다. 원이나 타원의 일부이거나 심지어 포물선의 일부다. 아치는 강한 형태다. 예를 들어 달걀을 생각해보자. 달걀을 한 손으로 아무리 움켜쥐어도 깨뜨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휘어진 껍데기는 압축력을 받으면, 손아귀가 가하는 일정한 힘을 통과시킨다. 이 껍데기를 깨려면, 보통은 칼날 등의 뽀족한 끝으로 귀퉁이를 쳐서 일정하지 않은 힘을 가해야 한다. 아치를 누르면, 힘은 휘어진 형태를 따라 흐르며 아치의 모든 부분이 압축력을 받는다. 고대에는 돌이나 벽돌이 건축재료로 널리 쓰였따. 이것들은 누르는 힘은 잘 견디지만 당기는 힘에는 취약함. 로마인들은 이런 재료들의 특성과 아치의 장점을 모두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두가지가 완벽하게 결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전까지는 직선 형태의 보를 이용해 다리나 건물의 경간거리를 늘렸다. 하중이 걸리면 보는 위에서는 압축력을, 아래에서는 장력을 받는다. 돌이나 벽돌은 장력에 별로 강하지 않기 때문에 고대인들이 사용하던 보는 크고 다루기가 어려웠다. 이 때문에 보의 경간거리에는 제약이 많았다. 하지만 압축력에 대한 아치의 강한 저항능력을 이용함으로써 로마인들은 더 강하고 거대한 건축물을 지을 수 있게 되었다.
- 나를 둘러싸고 있는 아치는 수천년을 살아남았다. 고대 아라비아의 격언이 떠올랐다. "아치는 절대 잠들지 않는다." 아치가 잠들지 않는 이유는 아치를 이루는 요소가 끊임없이 압축상태이기 때문이다. 아치는 끝없는 인내심으로 무게를 견딘다. 베수비오 화산에서 흘러나온 용암이 폼페이를 덮텨서 사람과 건물을 싹 쓸어갔을 때에도 아치는 도시를 바라보며 남아 있었다. 아치는 땅 밑에 묻혀도 원래 역할을 절대 멈추지 않는다.
- 대개 어떤 종류의 암석이든 가루로 만들어 물과 섞으면 별로 흥미롭지 못한 질척거리는 물질이 된다. 두 개로 쪼개진 물체를 이어붙여봤자 결합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특정한 암서을 아주 높은 온도로 가열하면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예를 들어 석회석과 점토의 혼합물을 노에 넣고 섭씨 1450도로 가열하면, 석회석과 점토가 녹지 않고 작은 덩어리로 융합된다. 이 덩어리들을 아주 곱게 갈면 이 뛰어난 재료의 첫 번째 성분을 얻을 수 있다. 바로 시멘트다. 진회색의 시멘트는 겉보기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 하지만 아주 높은 온도로 가열했기 때문에 원재료들에 화학적 변화가 일어났다. 만약 이 가루에 물을 붓는다면 질척거리는 물질이 되는 대신 수화 반응이 시작됨. 물이 석회석과 점토 속의 칼슘과 규산분자와 반응해 결정을 닮은 막대나 섬유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런 섬유 덕에 젤리 같은 격자구조가 만들어진다. 이 구조는 부드럽지만 안정적이다. 반응이 계속됨에 따라 섬유가 자라 서로 연결된다. 격자구조는 점점 두꺼워지다가 마침내 굳는다. 그러니까 '물+시멘트+가루=시멘트반죽'이다. 시멘트 반죽은 돌처럼 단단하게 굳지만 단점도 있다. 우선 생산비가 많이 든다. 제조과정에 에너지도 많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수화과정에서 열이 많이 방출된다는 사실이다. 화학반응이 끝나고 나면, 시멘트가 식으면서 수축한다. 그리고 금이 간다.
- 다행히 과학자들은 시멘트 반죽이 다른 암석에 단단하게 결합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혼합재(크기가 제각각인 작고 불규칙적인 돌과 모래)에 혼합물을 섞기 시작했다. 혼합재는 필요한 시멘트 가루의 양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방출되는 열의 양도 줄어든다) 에너지 소모량과 비용도 줄어든다. 시멘트 반죽은 동일한 화학반응을 통해 이번에는 다른 섬유 및 혼합재와 결합하는 섬유를 형성한다. 전체가 굳으면 우리에게 친숙한 콘크리트가 된다. 그러니까 '물+시멘트가루+혼합재=콘크리트'다.
-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은 끊임없이 혁신의 노력을 거듭해 콘크리트가 지금보다 더 강하고 오래가는 재료가 되도록 개선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스로 치유하는' 콘크리트가 발명되었다. 젖산칼슘이 담긴 미세한 캡슐을 포함한 콘크리트다. 액체상태의 콘크리트에 섞여 있는 이 캡슐에는 놀라운 비밀이 있다. 캡슐안에 산소가 먹이 없이 50년 동안 생존가능한 박테리아가 담겨 있다 콘크리트가 굳은 뒤에 균열이 발생하고 물이 스며들어 캡슐이 활성화되면 박테리아가 방출됨. 이 박테리아들은 염기성 환경에서 살기 때문에 매우 강한 염기성을 띠는 콘크리트 안에서도 생존한다. 그러고는 칼슘을 산소 및 이산화탄소와 결합해 석회암의 성분인 방해석을 형성함. 그러면 방해석이 콘크리트의 균열을 메워서 건축물은 스스로 치유될 수 있다.
- 수천년동안, 이집트 기자의 대피라미드(146미터)가 세상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 1311년에는 영국 잉글랜드에 있는 링컨 대성당(160미터)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되었고 이 기록은 1549년 폭풍우로 첨탑이 망가질 때까지 유지되었다. 이후 독일 슈트랄준트에 있는 성마리엔 교회(151미터)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로 등극. 성마리엔 교회도 1647년 번개에 첨탑이 파손되면서 스트라스부르성당(142미터였지만, 이때는 대피라미드도 침식되어 높이가 140미터도 되지 않음)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 됐다. 높이 경쟁은 19세기에야 본격적으로 시작됨. 1884년 미국 시카고에 첫번째 고층건물이 세워짐. 높이가 42미터에 불과한 10층짜리 건물로, 오늘날에는 누구도 고층건물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건물은 금속 프레임을 이용한 최초의 건축건물이었다. 1889년에는 프랑스 에펠탑(300미터)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 됐다. 그때 이후 우리의 야망도 커지고 건물의 높이도 치솟았다. 피라미드의 높이를 능가하는 데는 거의 4000년이 걸렸지만 지난 150년간 건물은 150미터에서 1000미터 이상으로 높아졌다.
- 도쿠가와 막부 초기에 사람들은 당시 매우 큰 도시였던 오사카에 비료를 의존하기 시작했다. 배에 채소와 과일을 싣고 오사카로 가서 시민들의 분뇨와 교환했다. 하지만 분뇨의 가치가 빠르게 높아지면서 채소로는 이 가치있는 상품을 구입할 수 없게 되었다. 18세기 초반까지 사람들은 은을 주고 분뇨를 샀다. 세입자가 배설한 대변에 대한 권리를 집주인에게 귀속시키는 법이 제정되었는데, 관대하게도 소변에 대한 권리는 세입자에게 남겨줬다. 20새 가정에서 1년간 나오는 대변의 값어치는 한 사람이 1년간 먹는 곡물 가격에 달했다. 분뇨는 이제 주택시장의 필수 구성요소였다. 집주인이 더 많은 세입자를 들일수록 배설물을 더 많이 모을 수 있었고 집세는 더 싸졌다. 결국 분뇨 구매권을 둘러싸고 농민, 마을주민, 도시조합원 모두가 다퉜다. 18세기 중반 오사카의 입법자들은 공정한 가격을 정할 공식적은 조합과 협회에 소유권과 독점권이 부여했다. 그럼에도 비싼 가격 때문에 가난한 농부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사람들은 차가운 감옥에 들어갈 위험을 무릅쓰고 도둑질을 해야 했다. 분뇨수집은 갈등을 일으켰지만, 뜻밖의 이점도 있었다. 배설물을 너무나 집요하고 조심스레 모았기 때문에 식수원이 오염될 가능성이 적었던 것이다. 다른 문화적 관행도 보탬이 됐다. 일본인들은 물을 대부분 차로 마셨는데, 물을 끓이면 질병을 일으키는 많은 미생물이 제거된다. 그리고 신토의식을 따르는 사람들은 불결함의 근원(피, 죽음, 병)에 대해 강경한 입장이었고, 더러운 것과 접촉하면 스스로를 정화했다. 이 모든 것은 17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일본이 서구의 다른 나라보다 살균이 더 잘되고 위생적이었음을 보여줌. 결과적으로 일본인들은 사망률이 낮았다. 하지만 20세기에 상황은 달라졌다.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2차대전으로 나라가 초토화되면서(특히 경제적 측면에서) 이전까지 누려운 삶의 질을 더는 유지할 수 없었다. 85년에는 전체 영토의 3분의 1에만 하수시절이 갖춰져 있었다. 이는 폐기물을 처리한느 전근대적 방법이 여전히 효과적이었던 것이 주요원인이었다. 80년대 일본의 하수시설이 현대화됨. 이제 일본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시절에 번영했던 분뇨 교역과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고급화장실로 유명하다. 현대든 과거든 오수처리 방식은 도시가 얼마나 성공적이고 진취적인지를 나타내는 지표였다. 대표적 인더스 문명권(기원전 2600년)인 하라파와 모헨조다로의 거의 모든 집에는 상수도가 연결돼 있었고 수세식 화장실도 갖추어져 있었다. 산업호 이후 빽빽하게 밀도가 높아진 도시들에서는 항상 효율적인 오수처리가 몹시 중요했다.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은 1870년 인도의 위생시설에 대한 보고서에서 이렇게 적었다. '도시 위생을 진보시키는 진짜 비결은 상수도와 하수도다' 훌륭한 위생시스템을 누릴만큼 운이 좋은 사람들은 변기에서 흘러 내려간 대변이 어디로 가는지 좀처럼 생각하지 않는다. 한편으론 더러운 오수로 인한 질병과 죽음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사람들의 비위를 상하게 하는 주제일지 모르지만 전 세계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위생의 중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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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업이란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돈을 버는 일입니다. 화려한 외양과 수익성의 확보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 업의 개념과 업의 본질은 단순히 어떤 물건을 어떻게 만들어서 누구에게 판다는 차원을 넘어선 본질적 개념을 정립해야 사업의 미래가 보인다는 의미다
- 90년대 삼성의 가전부문 과장은 패션쇼 구경을 권장하기도 했다. 가전제품을 팔려면 디자인, 색상을 포함해서 적어도 전체 제품개념의 80%는 이해해야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의미로 권장하는 것이었다. 이렇듯 각 부문에서 갈무리된 업의 개념들은 삼성 신경영의 초석이 된다. 이후 유럽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둔 이명우 차장은 미국 가전 사업까지 총괄하게 되고, 이후 소니코리아 사장, 한국코카콜라 보틀링 회장을 거치면서 우리나라 해외시장 개척의 1세대로 자리매김
- 삼성 신경영이 시작된 93년, 삼성은 업의 개념과 업의 본질에 대한 성찰을 강조. 업의 본질적 개념을 정립해야 사업의 현재와 미래가 보인다는 의미. 회사를 오래 다녔다고 사업을 이해하는 것은 아님. 생각을 깊이 해보지 안으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 한 분야에서 인정받는 전문가가 되려면 업의 본질에 대한 자신만의 관점이 있어야 함
- 미국 프로야구에서 유니폼에 등번호를 처음 붙인 것이 양키스다. 양키스는 선수 등번호 외에 선수이름을 새기지 않았다. 세계 최고 연봉 스타선수들이 달랑 번호만 붙이고 있다. 양키스의 전통은 선수들 한 명 한 명이 뛰어난 선수이기 전에 모두 똑같은 양키스 팀의 일원이라고 본다. 수염도 긴머리도 용납안됨. 수염과 긴머리를 트레이드마크로 다른 팀에서 활약하던 선수들도, 양키스 유니폼을 입는 순간 수염을 깎고 머리카락을 짧게 잘라야 함. 유니폼 단추도 풀 수 없는 엄격한 규정에 대한 어쭙잖은 일탈에는 그야말로 국물도 없다. 단정한 용모와 예의바른 몸가짐이 바로 양키스의 상징. 단순한 스포츠 팀이 아니라 미국 정신의 표상으로 인정받는 양키스 브랜드는 "양키스는 승리한다. 우승한다. 감동을 주고 사랑받는다. 또 돈을 번다." 로 압축된다.
- 양키스에는 패배를 허락하지 않는 공기가 있다. 그런 팀이 날 원하는데 거절할 이유가 없다. (스즈키 이치로)
- 경쟁은 거지같지만 경쟁이 없으면 거지같이 살게 된다.
- 어떤 체제나 사상의 형성은 이론가의 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갈등하는 현실속에서 실제로 행동하는 사람의 손에서 나온다. (버트런드 러셀)
- 사람들은 사실이기 때문에 믿는 것이 아니라, 믿고 싶기 때문에 믿는다. (율리우스 카이사르)
- 카르페 디엠은 기원전 1세기 로마 시인 호라티우스의 시구 중 "현재를 즐겨라. 가급적 내일이란 말은 최소한만 믿어라."의 부분 구절이다. 운명은 신의 영역이고, 미지의 미래를 고민하지 말고 오늘에 집중하라는 의미. 메멘토 모리의 '죽음을 기억하라'와 카르페 디엠의 '오늘을 잡아라'는 외견상 상충되지만 맥락은 동일함. 유한한 인생, 소멸되는 운명 속에서 인간은 유한성을 자각하되 오늘의 삶에 충실하라는 의미. 산 자가 죽은 자를 생각하는 이유는 죽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기 위해서다. 인생의 유한함을 자각하되 허무함에 빠지지 않고 오늘의 삶이 소중함을 깨닫고 올바로 잘살기 위해서임
- 비관론자는 대체로 옳고, 낙관론자는 대체로 그르다. 그러나 대부분의 위대한 변화는 낙관론자가 이룬다. (토머스 프리드먼)
- 엘빈 토플러는 90년 출간된 권력이동에서 정보화의 진전에 따른 미디어의 융합과 권력이동을 예견. "앞으로 TV와 컴퓨터 기술이 결합하면 권력이 낡은 TV 방송망에서 이용자에게로 옮겨가 시청자들이 마음대로 영상을 개조하게 될 것이다." 당시 미국은 콘텐츠 유통의 중심이 공중파에서 케이블로 이전되는 과정이었고 명망 있는 IT 번문가인 조지 길더는 TV와 컴퓨터가 융합된 텔레컴퓨터의 도래를 예견. 21세기 현대인의 일상용품인 스마트폰에 30년전 예측했던 텔레컴퓨터의 '상호작용성-이동성-전환성-접속성-확산성-범세계성'이 응축되어 있음. 다시 말해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의 쌍방향 상호작용, 이동 중 사용가능, 텍스트-음성-영상 간의 전환과 융합, 디바이스 간 자유로운 상호접속, 모든 계층 보급, 글로벌 차원 유통구조라는 6가지 원리가 결합하면서 범세계적 차원에서 혁명적 신경계통을 형성하고 사회경제적 권력이동이 가혹화되리라는 예측은 오늘날 목격하고 있는 현실임. 이런 점에서 최근 부각되는 인기 유투버들은 디지털 혁신으로 촉발되는 개인으로의 권력이동의 아이콘임
- 영역을 막론하고 성공하는 조직의 기초체력은 분명한 원칙과 규율에 근거한 철저한 관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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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영이 반드시 행복으로 직결된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나라가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국민이 얼마나 불행한지는 역사가 가르쳐 준다. 국민 스스로가 행복을 느끼지 못할 때는 제일 먼저 외국인(이민자)을 공격함. 피부색과 언어가 다르고 종교도 음식도 다른 외국인에게 역겨운 냄새가 난다. 그들이 먹는 음식에도 고약한 냄새가 난다고 말이다. 반대로 번영하는 나라는 거의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외국인(이민자)을 받아들임. 번영하면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타인에게 관대해지기 때문. 그래서 외국인을 받아들이면 이와 함께 다양성과 새로운 아이디어, 자본이 들어와서 그 나라는 더욱더 번영할 것이다.
- 미연준, 유럽중앙은행 등의 중앙은행이 금융완화 정책에 제동을 걸고 금리인상이나 출구전략을 취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연착률을 할테니 걱정없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연착륙을 유도해서 성공한 사례는 단 한건도 없었다. 지난 10년 사이에 자금의 흐름은 꽤나 달라졌다. 리먼 사태후, 전 세계 나라들이 함부로 지폐를 찍어내기 시작. 일본은행이 무제한으로 찍어낼 거라 말했고 영국은행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필요한 일은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미국도 찍어내야 될 양은 찍어낼 거라고 말했다. 그 결과 시장은 바야흐로 사상 최악의 하락세에 접어들려고 한다. 요 몇 년 사이에 일어난 일들은 머지 않아 엄청난 경제문제가 닥칠 것이라는 징후로 볼 수 있다. 리먼 사태 이후 10여년이 지난 지금,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 미국의 주식시장은 09년 3월 바닥을 친 이후 10년 가까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것은 사상 두번째로 긴 기간이다. 역사를 공부하면 현재 미국의 상승세가 언젠가 반드시 멈추리라는 걸 누구나 예상할 수 있음. 미 연준 전 의장 재닛 옐런은 "경제문제는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단언. 하지만 언젠가 우리는 그녀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 깨닫는 날이 올 것이다. 다음에 올 경제위기는 우리의 인생에서 최악의 경제위기가 될 전망. 그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렇게 심각하고 파괴적 위기가 지금 우리에게 닥치고 있는 것이다.
- 나라에 인구가 감소하고 이민자를 받지 않으면 장차 큰 문제가 발생한다. 이는 역사도 말해주는 사실이다. 가령, 서아프리카 가나공화국. 57년 당시, 가나는 대영제국의 식민지 중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였다. 하지만 초대 대통령 콰메은크루마가 "외국인이 배제된 가나인만을 위한 가나를 만들겠다"며 국경을 폐쇄. 그 결과 가나는 고작 7년 후 와해되었고 군사 쿠데타가 발발하며 은크루마는 추방당함. 버마도 좋은 사례. 62년, 버마는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였음. 하지만 버마정부도 "외국인을 추방하라"고 명령하고 국경을 폐쇄. 그후 나라이름도 미얀마로 바꾸었는데, 50년 후인 지금은 아시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가 되었다. 동아프리카 에티오피아도 마찬가지. 200-300년 전에는 아주 번영했던 에티오피아는 대다수 지역이 15세기 이전에 기독교에서 이슬람교로 개종했으나 이곳만은 기독교가 살아남았다. 즉, 외부세계에 열려 있어서 번영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외국인은 필요없다며 문을 닫아걸자마자 완전히 붕괴됨. 지금은 GDP가 세계 평균의 5%에도 미치지 못하는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가 됨
-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인플레이션으로 갑자기 경기가 살아나는 나라는 없다. 국민이 열심히 일하고 저축률과 투자율을 높여서 돈을 벌어들여야 경제가 발전한다. 경제가 활발한 나라에서는 그곳이 어디든 간에 인플레이션에 의존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인플레이션은 빚을 줄이는 방법이 될지는 모르지만 빚 문제를 해결하는 데 좋은 방법은 아님. 아니, 최악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면 빚이 줄어들 테니 문제없다"고 말하는 경제학자는 틀렸다.
- 러디어드 키플링이라는 0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있다. 그가 지은 '영국의 깃발'이라는 시에 이런 구절이 있다.
What shoud they know of England who only England know?
(영국밖에 모르는 사람이 영국의 무어을 알고 있단 말이냐?)
영국을 벗어나 다른 나라에 가본 적이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영국에 대해 훨씬 잘 알고 있다는 의미. 이 말은 물론 영국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나라 사람에게 해당됨. 해외에 나가려면 다소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나중에 돌이켜보면 이것이 인생 최고의 결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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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도 바닷가재처럼 자세와 겉모습으로 상대를 평가한다.
따라서 패배자의 자세를 하고 있으면 사람들도 당신을 패배자로 취급한다.
반대로 당신이 허리를 쭉 펴고 당당한 자세를 하고 있으면
사람들 역시 당신을 다르게 보고 그것에 맞게 대우한다.
- 조던 피터슨, ‘12가지 인생의 법칙’에서

 

실험에 의하면 슬픈 표정을 지으면 더 슬퍼지고
행복한 표정을 지으면 더 행복해진다고 합니다.
자세를 반듯하게 하고 생각을 거침없이 말하고,
바라는 것을 당당하게 요구하면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나를 유능한 실력자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불안감이 줄어들고 좋은 일이 일어날 확률도 따라서 커집니다.
자신감도 따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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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을 제대로 해낼 확률이 100분의 1이라고 치자.
그 일을 100번 이상 할 의지가 있다면
결국에는 제대로 해낼 가능성에 접근하기 시작한 거야.
운 덕분이라고 해도 좋고, 끈기 덕분이라고 해도 좋아.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면 결국 해낼 수 있어.
- 알렉스 바나얀, ‘나는 7년 동안 세계 최고를 만났다.’에서

 

끈기에 관한 명언 함께 보내드립니다.
‘절대 포기하지 않는 사람은 이길 수 없다.’ (베이브 루스)
‘충분히 오래 매달리면 원하는 일은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 (헬렌 캘러)
‘성공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항상 한번만 더 시도하는 것이다.’ (토마스 에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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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평소 길을 잃어본 경험이 별로 없죠.
길을 잃어버린 순간, 우리는 세상에 대한 지도를 얻게 됩니다.
우리는 적극적으로 방황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세상에 나오는 우리는 적극적으로 방황하는 기술을 배워서
자기 나름대로 머릿속에 지도를 그리는 일을 해야 합니다.
- 정재승, ‘열두 발자국’에서

 

우리는 방황을 좋지 않은 것, 피해야 할 것으로 이해합니다.
그러나 방황은 많은 경우 예기치 못한 발견과
새로운 시작을 불러옵니다. 방황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실패하더라도 수많은 시도를 통해 자신만의 지도를 그려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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