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14'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20.04.14 질문을 디자인하라
  2. 2020.04.14 집중하는 힘
  3. 2020.04.14 목표가 클수록 성과도 따라서 커진다
  4. 2020.04.14 “딱 한 번만”이라는 덫

질문을 디자인하라

경영 2020. 4. 14. 08:27

- 피해야 하는 질문 중에는 애초에 답을 구할 생각이 없었던 것도 있다. 가령 영어의 부가의문문 같은 질문이다. “그렇지?”, “안 그래?"와 같 은 질문은 물어보는 말 같지만 동의 외에 다른 답은 허락하지 않는다. 사실 부가적 질문은 물어보는 말로 둔갑한 선언적인 문장으로, 말하 는 이가 답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확인할 때 사용된다. 가족이나 권 위 있는 인물, 고위직 인사가 다른 사람의 의견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를 원하지만, 사실은 자신의 지시가 이견 없이 시 행되기를 바라는 경우에 선호된다. 부가적 질문은 말하는 이가 자신 의 생각을 지나치게 확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거나, 자신이 없어 불안한 나머지 다른 이를 동원해서라도 자신의 말에 동의하도록 만들 려고 하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부가적 질문은 다른 관점을 허용할 생각이 없다는 점이 분명하다. 실제로 의견을 구한 것이 아니라 동의한다는 것을 확인받고자 할 뿐이다. 법정에서 변호사가 부가적 질문을 한다면 증인에게 유도신문을 하려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식의 질문은 사람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부가적 질문의 실체다.
- 부가적 질문은 개인과 조직에게 치명적인 해를 입힌다. 창의적인 활동을 정지시켜 버리기 때문이다. 신제품 개발을 지시받았지만 상사가 “새로운 개발 콘셉트는 구 모델과 그리 다르지 않겠군. 그렇지?”라고 말했다고 생각해보자. 상사의 이런 질문은 자유롭게 새로운 일을 벌여야 할 개발팀의 사기를 완전히 꺾어놓는다. 질문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보나 아이디어를 얻고자 함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솔직하게 답하지 못하도록 하는 질문은 모욕적이고 불쾌하다. 그렇게 얻은 정보의 질은 떨어지고, 질문을 받은 당사자 역시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보통 부가적 질문을 하는 사람은 스스로를 지시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관리자로, 이들은 팀의 잠재력에 대해 잘 모른다. 당신은 동료와 어떻게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라. 혹 부가적 질문 을 사용하고 있었다면 왜 그랬는지 자문해보자. 동료들이 스스로 답을 찾지 못하리라 의심한 것은 아닌가? 아니면 확인을 받고자 하는 답을 염두에 두고 있거나 이미 정답이라고 생각한 답에 대한 동의를 원하고 있었는가? 이것은 새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창출에 관한 그 어떤 원리와도 어긋나는 행동이다. 나는 팀으로 일할 때면 항상 팀원들에게 질문함으로써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파악했다. 심지어 이미 답이 있는 안건에 대해서도 그랬다. 그럴 경우 그 답을 공개한 이후에도 항상 더 나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이야기하라고 말했다.
- 혁신으로 가는 첫 번째는 조직에 관한 기존의 추정을 던져버리고 언젠가는 맞닥뜨리게 될 예상치 못한 충격파에 대비하는 일이다. 자신이 종사하는 업계를 비판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윗돌을 빼서 아랫돌 괴기' 를 할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다 무너뜨린 다음에 놓치고 있는지도 몰랐던 기회를 볼 수 있도록 두 눈을 크게 떠야 한다. 하지만 추정에도 긍정적인 면이 있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매일 기본적인 일상의 일들 이 여전히 유효한지 고민하는 건 시간 낭비일 뿐 아니라 불필요한 스트 레스만 될 수 있다. 따라서 살아가면서 기본적인 규칙은 따라야 한다는 추정 정도는 얼마든지 해도 된다. 빨간 신호등에도 불구하고 차를 달리면 교통법규 위반 딱지를 받게 될 것이다. 그런 건 좋은 추정이다.
- '위험 감수 불가항체는 약속 기피증(commitment-phobic)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한마디로 기업 항체들에게 원하면 언제든지 아이디어 를 포기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면 계속 흥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는 것이다. 이들이 위험부담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편안하게 받아들 이도록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엄청난 헌신과 노력을 한 번에 쏟아붓는 대신 콘셉트를 잘게 나눌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소비자가 정말 필요로 하는 상품이라는 사실을 증명할 수천 달러를 요구하는 것이 한 번에 전체 예산(그리고 수반되는 그 정도의 위험)을 청하는 것보다 더 빨리 '오케이' 라는 답을 얻을 수 있다.
- 위험 감수 불가항체를 상대하는 좀 더 극적인 방법이 하나 더 있 다. HP의 혁신에 관한 이야기로, 데이비드 패커드(David Packard)가 처크 하우스(Chuck House)에게 무례의 메달을 수여한 일이다. 처크 하우스는 차세대 오실로스코프(oscilloscope, 특정 시간 간격의 전압 변화를 볼 수있는 장치)에 대한 아이디어와 관련해서 데이비드 패커드의 명 령과 강제를 고의로 거역했었다. 데이비드 패커드는 그 아이디어를 부결시키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그 상품이 대단한 성공을 거두자, 데이비드 패커드는 자신의 판단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처크에게 '일상적인 엔지니어의 직무 범위를 뛰어넘어 상사를 무시하고 도전하였다'는 이유로 상을 주었다. 이 이야기에서 우리는 혁신에 관한 진실을 포착할 수 있다. 처크는 자신의 발명품에 대한 믿음이 있었지만 주변의 도움을 얻을 수 없었다. 그 이유는 비용 때문이 아니었다. 경영진 일부에서 그런 상품은 개발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크는 자신이 개 발한 상품을 카탈로그에 싣기만 하면 팔릴 것이라 믿었고, 그의 생각 이 옳았다. 오실로스코프는 애초 예상했던 31개 판매가 아닌 1만 7,000개가 판매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 일은 높은 판매 성적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회사의 주력 상품을 수정하게 했고, 나아가 NASA에서 제품이 사용되면서 전 세계가 닐 암스트롱이 달에 발자국을 남기는 것을 지켜보는 데 일조했다. 처크의 거역이 없었다면 전 세계 사람들은 “이것은 한 인간에게 있어서는 작은 첫걸음이지만, 인류 전체에 있어서는 위대한 도약이다” 라는 말을 듣지 못하고 그저 달 착륙 장면을 바라보기만 했을 것이다.
- "전에도 해봤던 일이야” 라거나 “고객이 그런 걸 받아들일 리가 없 어”라면서 훌륭한 아이디어를 거절한다면, 다른 누군가가 위험을 기 꺼이 감수하고 그 아이디어를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 1976년 애플 컴퓨터의 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Steve Wozniak)은 HP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그해 3월, 스티브 워즈니악은 진정한 의미의 개인용 컴퓨터를 최초로 개발해냈다. 그는 큰일을 이뤄낼 대단한 아이디어를 찾아냈다고 생각했다. 이후 워즈니악은 당시 상사에게 자신이 개발한 상품의 잠재력에 대해 말하고 HP에서 시장에 선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 제안은 거절당했다. 워즈니악은 HP를 떠나 또 다른 한 명과 함께 창업을 하고, 그 컴퓨터를 DIY 조립 키트처럼 만들어 판매에 나섰다. 그 제품이 바로 애플1이었다. 그 다음 이야기는 모두들 잘 알고 있는 대로다.
- 오랫동안 경험한 바에 따르면 원하는 만큼 시간, 예산, 인력을 제공해준다고 대단한 일을 해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원을 적게 제공 해서 도전의식을 북돋워주면 스스로 독려하며 일하게 된다. 약간의 제한이 있으면 독특하고 남다른 방법으로 생각해야만 한다. 아폴로 13호 미션을 생각해보라. 제한된 상황 덕분에 상당히 창의적인 해법 을 생각해낼 수 있었다. 일반적인 접근 방식과 만났다면 무의식적으 로 전에도 효과가 있었던 방식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그것은 내가 원하는 바와 정확히 반대되는 일이다. 그러나 제한 범위가 달라지면 어쩔 수 없이 빨리 움직이게 되고, 기존과 다른 새로운 방법을 찾게 되면서 결국 원하는 결과를 얻게 된다.
- 흥미로운 발견들이 모두 쓸 만한 용도를 갖고 있는 건 아니다. 뭔가 건 졌다고 생각되지만 그게 무엇에 좋을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고 해서 함부로 포기하거나 버리지 마라. 수많은 혁신들이 사실은 몇 년의 시간을 실험실에 처박혀 있다가 상품으로 연결되었다. 테프론(teflon)은 1938년에 발명되었지만, 후라이팬에 코팅 물질로 쓰여진 것은 1954년의 일이었다. 포스트잇 메모지는 질이 좋지 않은 접착제 때문에 생겨나게 되었다. 발명가는 이 메모지의 가치를 믿었 지만 이 콘셉트를 상품화하고 수익성을 발견하기 위한 후원을 받기까지 5년을 기다려야 했다. 새롭고 흥미로운 아이디어가 있고 그 아이디어만의 독특한 특질이 있다면 쓰임새를 찾을 수 있다. 또 최종 상품을 구매하기를 원하는 고 객 역시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그러니 인내심을 가져라. 고객이 나타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 1880년대 후반, 남미의 다이아몬드 광산에 많은 돈을 투자했던 영 국 금융업자들은 희귀한 보석이라고 알려진 이 돌덩어리의 거대한 공급원이 새롭게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자신들의 '무엇', 그러니까 다이아몬드의 가치는 기본적으로 대중이 매우 희귀한 것이라 인식 하고 세련됨과 부유함의 상징으로 여겨주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그들이었다. 그런데 세계 시장에 다이아몬드의 공급량이 늘어나 면서 이들은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손상을 입게 될 터였다. 그래서 금융업자들은 단결하여 드비어스(DeBeers) 컨소시엄을 만들고, 다이아 몬드의 공급과 그에 관한 인식을 모두 관리하고 통제했다. 1940년대 후반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A diamond is forever)” 라는 모토를 만들어 세상의 모든 연인들에게 다이아몬드는 사랑과 헌신의 상징이라고 설득시켰다. 1950년대 후반에는 소비에트 연방에서 조그 만 다이아몬드를 과잉 공급하자, 이터니티 반지(Eternity Ring)' 라는 것 을 만들어 기혼자들이 지속적인 헌신을 기리는 선물이라고 홍보했다. 이터니티 반지는 커다란 다이아몬드 하나 대신 작은 다이아몬드를 반지에 빙 둘러 틈 없이 박아 넣은 것이다. 이터니티 반지가 나오기 전에 고객들은 어떻게 하면 더 큰 다이아몬드 반지를 살 수 있을까를 생각 했다. 드비어스는 고객들에게 이 작은 다이아몬드가 세월의 흐름을 나타낸다고 말하면서 똑같이 가치 있는 것이라고 설득시키는 데 성공 했다. 분명 똑똑한 전략이다. 여기에 한술 더 떠 드비어스는 다이아몬드를 감정의 기표이자 투자 의 대상으로 마케팅하면 고객들이 다이아몬드를 되팔기보다는 보관 하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할머니의 채권 포트폴리오는 내다 팔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할머니의 반지는 팔지 않게 된다. 이런 정서는 수 십억 달러에 달하는 개인 소장용 다이아몬드가 시장에 나오지 못하게 막아주고, '새로운 다이아몬드의 가격이 고가를 유지하게 해준다. 정 말 기막힌 전략이지 않은가! 그렇지만 실제 다이아몬드의 가치는 보잘것없는 수준이다. 얼마 전 에 헐거워져 장신구에서 빠진 알 다이아몬드를 판매상에 가져간 지인 이 있었다. 막연하게 똑같은 걸 하나 더 사서 귀걸이를 만들 생각으로 가격을 물었다. 보석상은 눈을 가늘게 뜨고 다이아몬드를 쳐다보더니 똑같은 다이아몬드는 7,000달러에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지인이 그 말 에 망설이자, 보석상은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그 보석을 2,000달러에 사겠다고 제안했다. 다이아몬드 업계는 고객이 자신들의 상품에 대해 특정한 생각을 품도록 교묘하게 몰아왔다. 지금 나는 이런 식의 전략적 조작을 옹호할 마음은 없다. 하지만 드비어스가 자사 상품의 실체를 너무나도 유연 하고 가변적으로 수정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렇게 함으로써 기존 시장의 현실을 반영하면서도 이전에 없던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얼마 전에 드비어스는 이 킬러Q에 대한 답으로 '오른손 반지(Right Hand Ring)' 라는 것을 만들어냈다. 2000년대 초반에 명품 시장이 정점 에 다다를 즈음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상품이다. 오른손에 끼는 반지는 대부분의 약혼반지처럼 다이아몬드와 플래티늄으로 세팅되어 있 다. 하지만 약혼반지와 달리 오른손 반지는 여성이 자신을 위해 사는 반지로, 여성의 해방과 자아 존중감의 상징이라는 것이다. 다이아몬드 업계는 매우 영리하게도 자신들의 상품을 사회 변화에 맞게 수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오른손 반지 역시 이 연장선상에 있 다. 고가의 명품 아이템이 성공과 자기 수용(self-acceptance)의 표현과 같다고 여겨지는 시기에 오른손 반지는 히트 상품이 되었다. 다이아 몬드 반지를 구매하는 의미를 결혼과 정절의 상징이 아니라 독립과 자유의 선언이 되도록 한 점은 정말 영리한 생각이다. 다이아몬드 업 계는 기본적으로 똑같은 상품 두 개를 미묘하게 수정해서 완전히 다 른 두 개의 메시지를 전달했고, 두 개의 전혀 다른 시장을 창출해냈다. 그러면서도 대중들은 두 개의 상품 사이에 어떤 모순도 느끼지 못 하고 있어서 기존의 고객을 양보하지 않으면서 완전히 새로운 고객을 추가할 수 있었다.
- 곤경에 처했을 때 생존을 위해 싸우며 가장 용감하게 나서는 주체 는 늘 사람과 기업이었다. 때로 우리를 타성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건 절망이다. 아이패드 앱을 가장 먼저 제공한 잡지사는 <타임>이나 보 그가 아닌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던 뉴욕의 아방가르드 문화 잡지 <인터뷰 였다. 곧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절박함이 있는 사람들은 경쟁 자에게 대담하고 과감하게 대응한다. <인터뷰>가 그렇게 했고, 그들은 생존을 위해 진화 발전할 의지가 있음을 입증해 보였다.
- 신제품이나 기존 제품의 잠재적인 골칫거리를 알아내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고객을 관찰하는 것이다. 제품을 가지고 무엇을 하는지를 보고, 제품과 어떤 경험을 하게 되는지 알아보자. 다른 방법 은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는 것이다. 어느 방법을 사용하는 지속적으 로 제품을 향상시키고 문제가 발견되는 즉시 없애버리겠다는 열정적 인 마음이 필요하다. 이런 문제를 다루는 데는 남녀 간에 차이가 있다는 데 유념하라. 남자들은 자신들의 자아를 신제품으로 표현한다. 기 계와 한판 씨름을 벌이고 절대로 기계가 이기도록 내버려두지 않는 다. 반면 여성들은 세 번의 기회를 준다. 신제품을 세 번 사용해봤는데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매장으로 가지고 간다. 그 제품을 붙잡고 씨름을 해서 이기는 일에 전혀 흥미가 없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기계 를 계속 만지작거리며 온갖 시도를 해보다가 모두 수포로 돌아가면 기계를 차고에 처박아놓고 영원히 잊어버린다. 여성의 경우 기계가 작동하지 않으면 매장에 가서 알리고 환불을 받는다.
- 우리 모두는 스푸트니크 모멘트가 필요하다. 다소 놀랍고 당황스럽기도 하겠지만 기운을 북돋우는 일 말이다. 스푸트니크 모멘트는 변 화의 기폭제다. 적수가 앞에 있는 걸 보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동기부 여 요소이기 때문이다.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게임 방식을 상당 부분 향상시켜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는 일이다. 스푸트니크 모멘트가 닥치면 변화하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 것도 순식간에. 나의 스푸트니크 모멘트는 언제였을까?
- 나는 경험을 통해 계획된 ROI가 엉뚱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현란하고 솔깃해 보이는 숫자의 꼬임에 넘어가지 않도록 조심하라. 종이 위의 숫자는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시장이 너무 작다는 이유만으로 가능성이나 기회를 놓치는 일은 없도록 하 자. 괜찮은 아이디어가 있다며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흥미롭 다고 판단되면 나는 이렇게 묻는다. “내가 관심을 가질 정도로 아이디 어를 크게 확장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뭐가 필요하겠습니까? 돈, 자원? 필요한 것들에 대한 계산을 할 때 보수적인 편인가요? 이 작은 아이디어를 어떻게 하면 더 훌륭하게 보이게 하고 10배 정도 더 확장시킬 수 있을까요?"

'경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매니지먼트 바이블  (0) 2020.04.28
BB경영  (0) 2020.04.23
더 메시지  (0) 2020.04.07
당신이 알던 모든 경계가 사라진다  (0) 2020.03.13
인공지능 네트워크와 슈퍼 비즈니스  (0) 2020.03.08
Posted by dalai
,

집중하는 힘

인문 2020. 4. 14. 08:26

- 직장인들 대부분은 일단 하던 일이 중단되면 기왕 손을 놓은 김에 방금 전에 떠올랐던 다른 일들 몇 가지를 더 처리한 뒤에야 비로소 원래 일로 돌아가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면 20~25분은 훌쩍 지나가 버린다. 또 원래 하던 일에 다시 집중하기까지 대략 8분이 소요된 다. 이메일을 쓰기 전 머리에 떠올랐던 중대한 아이디어는 이미 오래 전에 저 산 너머 어딘가로 달아나 버렸다. 용케 다시 원래의 일에 집중을 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각종 통계에 따르면 다시 방해받기까지 주어지는 시간은 겨우 3분밖에 되지 않는다. 노동 연구자들은 그러한 현상을 이른바 '톱날 효과'라고 부른다.
- 게다가 여러 가지 일들에 손을 댈 경우, 시작한 일의 50퍼센트 이상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다. 새로 시작된 일 역시 다른 일 때문에 중단되기 때문이다. 단, 한 가지 예외는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업무적으로 연관된 일에 잠시 눈길을 돌리는 경우는 오히려 도움이 된다. 그 외의 모든 일들은 현재 하고 있는 일을 방해할 뿐이다. 적어도 그런 경우가 대부분이다.
- 우리는 오래전부터 자신의 능력을 한껏 과시하고, 인정받고, 사회 적으로 성공하고, 부와 명예를 거머쥐고 싶은 사람들에게 있어 멀티 태스킹 능력은 반드시 갖추어야 할 덕목이라는 사실에 고개를 끄덕 여왔다. 문제는 인간에게 그런 능력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1950년 대 맨체스터공대 교수였던 인지과학자 에드워드 콜린 체리 Edward Colin Cherry는 그러한 세간의 믿음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제는 관련 학계의 대표적 실험 중 하나로 손꼽히는 '칵테일파티 실험'이 바로 그것이다. 칵테일파티 실험에서 체리 교수는 “멀티태스 킹은 도저히 불가능하다,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 칵테일파티에 참가한 사람들은 대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동시에 옆자리 사람들의 대화도 엿들으려 한다. 체리는 거기에서 착 안해 실험 참가자들에게 헤드폰을 주고, 오른쪽 귀로 한 가지 정보를 듣는 동시에 왼쪽 귀로는 그것과 다른 정보를 듣게 했다. 피실험 자들에게 주어진 임무는 오른쪽 귀로 들어오는 정보만 유심히 들은 뒤 나중에 정확히 재생하는 것이었다. 체리는 실험 참가자들이 왼쪽 귀로 들은 정보를 어느 정도 기억하는지도 알고 싶었다. 두 명의 화 자가 하는 말을 동시에 듣고 얼마나 기억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한 것이었다. 결과는 불가능' 이었다. 실험 참가자들 중 누구도 왼쪽 귀로 들은 메시지를 제대로 기억하는 사람이 없었고, 심지어 여자 목소리였는지 남자 목소리였는지, 어느 나라 말인지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도 속출했다. 그래서 체리가 내린 결론은 멀티태스킹은 환상이요 신화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늘 몇 가지 일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우리 뇌는 한 번에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 여러 개의 궤도를 한꺼번에 달리지 못하는 것이다. 반면 한 가지 일에서 다른 일로, 그런 다음 다시 다른 일로 전환하며 집중하는 것은 가능하다. 단, 단기 기억력에 부담이 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런데 독일의 안과 의사 카를 하인히리 드촌디는 무려 1816년에 이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 미국의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자신의 저서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인간이 특정한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해 낼 수 있는 이유를 탁월하게 설명했다. 카너먼에 따르면, 어떤 일에 완전히 숙달이 되어서 의식을 하지 않아도 그 일을 기계적으로 처리 할 수 있게 된 경우, 우리의 대뇌 상부(느린 사고를 주관하는 기관)는 간 뇌(빠른 사고를 주관하는 기관)로 해당 업무의 처리를 떠넘긴다고 한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는 동시에 운전이나 양치질, 설거지, 식사 같은 익숙한 행위들을 처리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즉, 늘 반 복되는 행위, 익숙해진 행위에는 특별한 주의력이 필요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작, 시각적 능력, 언어적 능력이 필요한 행동, 즉 의식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업무 두 가지를 동시에 해낼 수는 없다. 우측 상단의 한 지점과 좌측 하단의 한 지점을 동시에 쳐다보는 것, 혹은 글을 쓰면서 뉴스를 청취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TV를 보면서 인터넷 서핑을 하는 행위도 우리 뇌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한참 넘어선다. 수사물 시리즈를 보면서 최신 아이폰이나 다음번 휴가지를 검색할 경우 방송 내용은 잘해야 드문드문 기억나는 정도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 멀티태스킹과 관련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한 가지 논점이 더 남아 있다. 멀티태스킹이 도취성, 즉 마약과 같은 중독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멀티태스킹은 아편을 흡입했을 때와 비슷한 강도의 내적 쾌감을 안겨준다. 그 쾌감 때문에 자꾸만 멀티태스킹을 다시 하 게 되는 것이다. 그 뒤에는 뇌세포에서 일어나는 '도파민 피드백 경로 dopamin feedback loop'라는 밑거름이 숨어 있다. 도파민 피드백 경로란, 뇌 세포에서 생성된 도파민에 의해 느끼게 되는 긍정적 기분을 우리 뇌 가 집중력과 맞교환하면서 계속 새로운 외부 자극을 갈망하는 과정 이라 할 수 있다. 그 과정을 좀 더 학술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리 뇌 안에는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일종의 검색센터가 있다. 이른바 흑질이라 불리는 기관이 바로 그곳이다. 새로운 것을 향한 흑질의 욕구는 인간의 기본 욕구인 식욕이나 성욕, 혹은 기타 생존 본능과 강도가 거의 같거나 심지어 더 높다. 새로운 것이 입력되는 순간 뇌세포에서는 도파민이 생성되고, 그로 인해 다 시금 또 다른 새로운 것을 찾게 된다. 즉,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도파 민이 제어하는 피드백의 함정 속으로 빠져들어 가는 것이다. 문제는 무언가에 집중할 때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도 바로 우리 뇌(정확히 따지자면 대뇌 전두엽)라는 것이다. 전두엽은 휴대폰 벨소리나 이메일 도착 알림, 새로 열린 인터넷 팝업 창, 방금 도착한 문자 메시지 등과 같이 아주 사소한 새로운 정보들도 놓치지 않기 때문에 우리의 주의력은 금세 분산된다. 이러한 사소한 정보나 질문들은 우리 뇌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쾌 감과 보상을 갈망하는 최신 정보 제어센터를 자극하고, 도파민이라 는 이름의 아편을 폭발적으로 분비시킨다. 그러니 기분이 당연히 좋 아지고,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만 외부 자극으로 눈길을 돌리게 되는 것이다. 그에 반해 우리를 제어하고 우리의 생각을 관장하는 제어센터인 전두엽은 조금만 더 참고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더 집중해서 나중에 더 큰 보상을 얻으라고 설득한다.
- 휴식을 취할 때는 얼마든지 산만해져도 된다. 하지만 어떤 일을 하 고 있는 상태에서의 흐트러진 산만함과 휴식을 취할 때의 여유로운 산만함은 전혀 다른 것이다. 집중 상태에서의 산만함'은 정신 건강을지속적·체계적으로 해치고, 심지어 인성까지 분열시킬 수 있다. 산만한 인간의 대표적 특징은 '정신적 방황'이다. 정신적 방황이란 지금 눈앞의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생각이 정처 없이 떠도는 상태를 뜻한다. “지금 이 순간 처리해야 하는 과제에 신체 모든 감각을 집중 하지 않으면, 우리의 정신은 그 즉시 방랑을 시작한다. 철학자이자 뇌과학자인 토마스 메칭거 Thomas Metzinger가 한 말이다. 메칭거는 현대인 들이 하루 중 3분의 2 이상의 시간을 자주적으로 생각하는 주체로서 가 아니라 “머릿속에 온갖 잡념을 가득 채운 채 갈지자걸음을 하는 존재”로서 허비하고 있다고 말한다.
- 누군가로부터 공격을 당했거나 위기 상황에 처했을 때 고도의 집중력, 즉 생존 본능이 자동적으로 발동된다는 사실은 인류발달사적 으로도 이미 수차례 입증되었다. 예컨대 석기시대의 우리 선조들은 위기가 닥치면 자동적으로 시야가 좁아졌고, 단 한 가지 목표에 정신을 집중했으며, 분비된 아드레날린 덕분에 불곰과 맞닥뜨렸을 때 그 즉시 줄행랑을 치거나 들고 있던 창으로 곰의 가슴을 공략할 수 있었다. 그렇게 볼 때 스트레스 상황에서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반응은 일종의 '생명보험'이라고 할 수 있다. 외부 자극이 유입되는 즉시 우 리 몸이 알아서 '경고 메커니즘'을 작동시키는 것이다.그런데 요즘에는 생존 본능이나 경고 메커니즘의 의미가 조금씩 희석되고 있다. 현대인들은 심지어 그러한 메커니즘 때문에 더 큰 정신적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예나 지금이나 외부 자극이주어지면(요즘에는 그 자극의 양이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우리 몸은 늘 보여왔던 반응을 보인다. 순간적으로 많은 양의 아드레날린을 분비하는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신체 반응이 예전에는 극도로 위험한 상황에서만 일어났지만, 요즘은 아주 일상적인 상황에서도 마구 발생된다는 것이다.아드레날린 과다 분비에 따른 부작용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다. 지나친 아드레날린은 곧 사고 능력의 저하를 불러온다. 스트레 스 상황에서 발동되는 고도의 집중력은 아쉽지만 매우 제한된 범위 에만 적용된다. 지금 막 맞닥뜨린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한 본능적 반 응, 오직 생존이라는 목표를 향한 반응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이다. 이성적 사고는 거의 불가능하다. 앞서도 강조했지만, 아드레날린 분비가 심지어 사고 능력을 완전히 중지시켜버리기도 한다. 아드 레날린 수치가 일정량을 넘어서는 순간, 원활히 진행되던 우리 뇌 속 시냅스들 간의 사고의 흐름에 경고등이 켜지는 것이다. 샤워기 꼭지에 시간이 흐르면서 석회질이 쌓이면 방출되는 물의 양이 조금씩 줄어들다가 급기야는 단 한 줄기의 물만이 가늘게 졸졸 흘러나오는 상황을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와 마찬가지로 아드 레날린이 너무 많이 분비되면 시냅스와 시냅스 사이가 차단되어 신경 전달 물질이 오가는 통로가 막혀버리고 그로 인해 또렷한 사고가 불가능해진다. 그 결과 한 가지 일에 집중할 수 없게 되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제대로 마무리할 수 없게 되며, 어떤 사안을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없게 되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강구하지 못하게 된다. 그 상황에서 우리 뇌는 부담을 덜기 위한 길을 찾는다. 즉, 힘든 일, 어려운 일보다는 가볍고 쉬운 일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집중력이 완전히 흐트러진다는 뜻이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고도의 집중력이 발휘되기는 하지만, 그 집중력은 우리가 일을 할 때 필요한 집중력과는 다른 종류의 집중력이다.
-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끈을 놓지 않는 것이다.” 이는 노벨상을 수상한 경제학자 제임스 헤크먼이 한 말로, 헤크먼 은 수년째 어린 학생들과 청년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실험을 하면서 성공적 삶에 필요한 요소가 무엇인지를 연구해오고 있다. 헤크먼은 뛰어난 두뇌나 풍부한 지식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한 가지 일에 인 내심을 가지고 매달리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나아가 실패 하더라도 좌절하지 않으며, 남들이 포기할 때 끈기를 발휘해야 한다고 말한다.
- 여러 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도파민의 분비량은 우리가 어떤 일에 온전히 집중할 때 더 늘어난다고 한다. 그리고 도파민 수치가 높아지면 우리 뇌는 평소보다 더 중요한 일과 부수적인 일을 훌륭하게 판별해낸다. 그 결과 생각과 판단이 빨라지고, 창의력이 평소에 비해 높아지며, 일 처리가 훨씬 더 수월해진다. 그렇게 볼 때 도파민은 생 리적 형태의 단순한 '뇌 도핑'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 단순한 현상 이 지닌 위력은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금세 느낄 수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더 쉽게 느껴지고, 실제로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되며, 거기에서 성취감을 느끼고, 성취감에서 유발된 또 다른 긍정적 감정들을 바탕으로 또 다른 일을 더 많이, 더 끈기 있게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고취되는 것이다. 정리해서 말하자면, 집중력 발휘가 도파민 분비를 유도하고, 도파민이 동기와 끈기를 부여한다.
- 협상에 능한 이들, 대화를 주도하는 이들, 상대방을 설득할 능력을 지닌 이들은 대개 사안과 더불어 결정의 열쇠를 쥐고 있는 사람도 함께 관찰한다. 이에 대해 어떤 독자들은 그 또한 멀티태스킹이 아니 냐고, 멀티태스킹은 원래 불가능한 일이라 하지 않았느냐고 따지고 싶을 수도 있다. 그러나 사안과 사람을 동시에 살피는 것은 멀티태스 킹이 아니라 '전문가적 초점 확장'의 영역에 속한다. 예를 들어 강연을 할 때 오직 무슨 말을 할지에만 집중할 수는 없다. 청중의 반응도 둘러보아야 한다. 누군가에게 조언을 할 때도 조언을 듣는 사람의 표 정과 반응을 관찰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조언을 해줄 수 없다. 상대 방이 어느 지점에서 두려움이나 거부감, 저항감을 느끼는지, 혹은 반 대로 내 말에 수긍하고 마음을 다질 때면 표정과 눈빛이 어떻게 변 하는지를 파악해야 비로소 제대로 된 코칭이 가능하다. 그러기에 가장 좋은 좌석 배치 구도는 마주 보고 앉는 것이다.
- 독일의 심리학자 옌스 코르센은 “휴대폰을 이용하는 기쁨 이 삶의 기쁨을 망가뜨린다"라고 경고한다. 코르센에 따르면 삶의 진정한 기쁨은 무언가를 극복했을 때나 자신의 능력으로 무언가를 이루었을 때 오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만질 때 우리가 느끼는 행복감은 성취감과는 거리가 꽤 멀다. 별 노력 없이 느끼는 행복감이기 때문에 뭔가를 견뎌낸 뒤에 오는 가슴 뭉클한 성취감이 들 리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스마트폰이 주는 행복감은 지속 시간도 매우 짧다. '좋아요'에 중독되어 있거나 잠시도 소셜미디어와의 끈을 놓지 못하는 이들은 대부분 '가상 세계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진짜 세상의 커뮤니케이션'을 포기한다. 그리고 그런 생활이 지속될수록 두려움과 절망감은 커진다. 그뿐 아니라 끊임없이 휴대폰을 확인하는 행위는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심각한 경우에는 디지털 번아웃 증상을 불러온다. 집중력이 저하되는 것은 말할 것도없다. 하지만 거기에는 결정적인 문제가 하나 숨어 있다. 게임을 할 때 발동되는 집중력은 정보를 받아들이고 발전시키기 위한 집중력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되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집중력이고, 그 집 중력은 휴식이나 이완보다는 피로감 유발에 더 가까운 집중력이라 는 것이다. 컴퓨터게임을 하는 이들은 아드레날린과 도파민 분비를 촉발하는 자극에 쉴 틈 없이 노출되고, 그 때문에 게임을 끄지 못한 채 계속 거기에 매달린다. 혹시라도 적을 놓칠까 늘 긴장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적은 게이머가 능동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기계가 게이머에게 수동적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즉, 게임을 하는 동안에는 적극적 행위자가 아니라 게임의 지배를 받는 수동적 '호모 게이무스'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독일의 철학자 크리스토프 튀르케 교수는 그러한 지배 메커니즘이 우리의 일상생활까지 좌우한다고 경고한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작은 자극들이 우리 삶을 지배하고, 우리는 더 큰 집중력을 발휘해서 거기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의 주인이 되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다음 자극을 기다리게 되고, 다음 자극이 오면 또 거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자극과 자극 사이의 간격도 매우 짧아서, 긴박한 상황이 펼쳐지는 액션 영화에서처럼 딱 맞는 타이밍에 절묘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시시각각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만 한다. 그러나 게임이 아닌 다른 무언가에 집중할 때는 그 정도의 피로감이나 긴장감이 누적되지 않는다. 제대로 된 집중은 오히려 휴식과 이완을 안겨준다. 즉, 집중이라 해서 다 같은 집중이 아닌 것이다.

'인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를 피곤하게 만드는 것들에 반응하지 않는 연습  (1) 2020.04.23
철들지 않은 인생이 즐겁다  (0) 2020.04.23
비유는 나의 힘  (0) 2020.03.08
딥 워크  (0) 2020.03.08
해피어  (0) 2020.03.08
Posted by dalai
,

가장 어려운 목표를 가진 사람들은 가장 쉬운 목표를 가진 사람들보다
250% 더 많은 성과를 냈다. 10년 동안 400여건 연구를 살펴본 결과,
추상적인 목표보다는 구체적인 목표가 더 좋은 성과를 이끌어낸다.
높고 구체적인 목표는 주의를 집중시키고 노력의 강도와 지속시간을 증가시킨다.
높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열심히, 오래 집중해서 일한다.
- 에드윈 로크, 메릴랜드 대학 교수

 

로버트 바움이 기업가 229명을 조사한 결과, ‘최고경영자의 목표가 높을수록
기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또한 이들의 성장에 대한 자신감이 높을수록
기업의 목표도 함께 커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에도 야심차고 장기적인 목표가 필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Posted by dalai
,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5년마다 열리는 동창회에서 흥미로운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졸업 동창회 때는 대부분이 세련된 차림으로 나타난다. 저마다 멋진 일을 하고 부유한 생활을 하면서, 아름다운 배우자와 결혼했다.” 그런데 10년차 동창회부터 예상 밖의 변화들이 나타났습니다. “이혼하거나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도 많고, 자식과 불화를 겪는 이들, 회사에서 업무상 문제를 일으켜 구속된 이들까지 생겨난 것이다.”

크리스텐슨 교수는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이들조차 불행을 피하지 못하는 걸까라는 의문을 갖게 됐고, 경영학 강의에 포함시켰습니다. 한국경제신문 43일자 B3 기사 "이번 번만" 유혹 이겨내고 싶은가 대가를 미리 관찰하라>는 강의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아무리 유능한 사람이라도 허무하게 걸려 무너지기 쉬운 덫이 있는데, “ 번만 유혹이라는 것입니다. “경제적으로 보면한계비용 속한다. 그러나 한계비용은 비용 지불에 그치지 않고 전체 비용 지불을 요구한다.”

번만 대가는 사업 전체가 수도 있고, 인생 전체가 수도 있습니다. 영국 베어링스은행의 몰락은 유혹에 걸려들어 한계비용이 아닌 전체비용을 지불한 대표적인 예로 꼽힙니다. 232 전통의 은행이 1995, 젊은 직원의 사규를 위반한 거액 투기를 방치했다가 한순간에 파산하고 말았습니다. “무언가를 100퍼센트 지키는 것이 98퍼센트 지키는 것보다 쉽다.” 클레이튼이 제자들에게 강조한 말입니다. “한번 예외를 허용하기 시작하면 계속해서 같은 일이 반복될 가능성이 커진다.”

크리스텐슨은 많은 사람이 가장 가까워야 가족과 친구를 소홀히 했다가 후회에 빠지는 사례에도 주목했습니다. “우리로 하여금 계속해서 관계에 관심과 배려를 투자하지 못하게 막는 가지 힘이 존재한다.” 하나는 자원을 즉각적인 결과를 안겨다줄 다른 곳에 투자하고 싶게 만드는 유혹입니다. 하나는 가족과 친구들은 우리에게관심 가져달라 소리로 외치는 법이 좀처럼 없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우리를 사랑하지만, 또한 우리의 사회생활을 도와주고 싶어 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면 결국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하는 사람들을 무시하기에 이른다.”

지난 1 세상을 떠난 크리스텐슨 교수는 하버드대에 재직하는 동안 매학기 마지막 강의에 다음과 같은 가지 질문을 칠판에 적었습니다. “내가 앞으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성공하고 행복할까? 배우자, 자식, 친척, 친구들과의 관계가 계속해서 행복의 원천이 될까? 나는 성실한 삶을 살고, 감옥에 일이 없을까?” 엉뚱해 보이는 질문을 적는 이유를 그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 질문들은 단순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많은 동료들이 물어보지 않았거나, 물어봤더라도 그로부터 배운 것을 잊어버린 질문들이다.”

한국경제신문 상임논설고문
이학영

Posted by dala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