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하게 제압하라

심리 2020. 6. 24. 21:46

   이 책을 읽고 나서 10년뒤 딸에게 물려주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언젠가는 거쳐야 할 험난한 사회생활을 '오만'이란 무기로 꿋꿋하게 헤쳐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반칙이 난무하는 세상, 여자가 살아가는 법'이라는 부제는 마치 여성만을 위한 책인 것 같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여성과 함께 일해야 하는 남성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평상시 의식적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던 영역침범의 개념이 지위 혹은 권력과 관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던 사장님의 방과 다른 임원들의 방의 크기와 구조, 진입하는 공간 등이 모두 지위와 관련이 있는 것이다.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하이토크, 스몰토크, 무브토크 개념이었다. 비언어적 단계(무브토크)의 공격을 받았을 때, 언어적, 지성적 방어(하이토크)는 아무 소용이 없다. 똑같이 비언어적 단계로 방어해야 한다. 그리고 언어적, 지성적 단계(하이토크)의 공격을 받았을 때는 똑같이 이 단계로 방어해도 된다. 하지만 언어적, 비지성적 방어(스몰토크) 혹은 비언어적 방어(무브토크)가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즉, 아무리 전문적인 척, 지적인 척 해도 원시인의 습성을 지니고 있는 우리는 비언어적 표현에 가장 민감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전하는 오만의 십계명은 직장인 여성이라면 한번쯤은 마음 속에 기억해 둘 만한 처세술이라고 생각한다.
(1) 모든 것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라
(2) 권력의지를 가져라
(3) 필요하다면 무례하게 행동하라
(4) 목소리를 의식적으로 바꾸어라
(5) 당신의 역할을 진지하게 여겨라
(6) 의사소통 단계를 뒤죽박죽으로 섞지 말라
(7) 영역을 방어하라
(8) 남자들이 남장한 여자일 거라고 착각하지 말라
(9) 능력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어야 한다
(10) 지위상징을 요구하라

 

- 영역 침범의 방어는 사회적 계층과 무관하다. 대외적인 지위나 지식수준도 큰 구실을 하지 않는다. 여자들은 직장에서 남자들보다 더 합리적이다. 그들은 남자들이 즐기는 권력게임보다 맡은 업무에 더 집중한다. 그러나 아무리 합리적이어도 소용없다. 두르비크의 사례에서 보았듯이, 남자와의 갈등에서는 설명이 아니라 행동이 중요하다. 합리적인 설명이 경청의 기회를 얻으려면 먼저 근본적인 토대가 마련되어야 한다. 즉 합리적인 심사수고가 아니라 영역을 대하는 태도부터 바꿔야 한다. 당연히 아주 옛날에도 마찬가지였다. 놀랍게도 이런 태도 방식은 IT 기업, 조직의 분화, 팀워크를 중시하는 오늘날에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영역 침범이 은근슬쩍, 소소하게 이뤄졌다 하여 그냥 못본 척 넘어가면 안 된다. 그들의 가면을 조심해야 한다. 영역침범은 소규모 회사는 지위 고하가 없는 IT 기업이든 예외없이 존재한다.
- 영역 문제를 다룰 때면 모든 것을 하나의 잣대로 재서는 안 된다. 내 영역이 침범당했을 때 방어하는 것과, 개인적으로 영역 문제를 중시하지 않아 무심코 동료나 상사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영역과 권력은 적어도 남자들의 관점에서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힘이 더 센 사 람의 영역을 침범하면 곧장 반격을 받는다. 호랑이는 해도 되지만 하룻강아지는 해선 안 되는 것이 있다. 힘이 더 센 사람의 영역으로 들어설 때는, 가령 노크 없이 문을 여는 실수를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설령 문이 열려 있더라도 그 냥 안으로 들어가선 안 된다. 문 앞에 잠시 멈춰 서서 들어가 도 되는지 물어야 한다. 힘이 더 센 사람의 영역은 일반적으로 지뢰밭과 같다. 말하자면 허락 없이 무언가를 만져도 안 되고, 허락 없이 아무데나 앉아서도 안 되며, 허락 없이 돌아다녀도 안 된다. 또한 지위에 따라 공간을 배분하고 지위 차이가 많이 날수 록 멀리 배치하는 것처럼, 사무실 배치에도 남성적 권력 논리가 들어 있다. 대개 비서실을 지나야 상사의 사무실로 갈 수 있는데 이때 비서실은 경비초소 구실을 한다. 상사의 사무실은 마치 무기창고처럼 상황에 따라 꺼내 쓸 수 있는 영역 무기들로 가득 차 있다. 가령 부드러운 분위기와 팀워크 신호를 보내고 싶으면 누군가 들어섰을 때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같은 눈높이로 마주 앉는다. 그러나 긴장감을 주고 권력 신호를 보내고 싶으면 누군가 들어섰을 때 모른 척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 일부러 상대방을 세워 둔다. 그러면 상대 방에게는 곤혹스러운 긴장이 생긴다.
- 지위가 높은 사람이 지위가 낮은 사람에게 무언가 요청이 있을 때, “내가 그쪽으로 가지”라고 말하면 남자들 사이에서 이것은 친절과 좋은 의도로 해석된다. 지위가 높은 사람이 굳이 지위가 낮은 사람에게 갈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 지위가 낮은 사람 입장에서 보면 이것은 일종의 선금 같은 것이 므로 반드시 그에 대한 대가를 준비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영역에서는 항상 신중하게 처신해야 한다. 단순히 남의 영역 에 머무는 것을 넘어 영역의 질서를 위협했다면 굉장히 위험 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 북아메리카의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Edward Hall은 이미 1950 년대에 이 문제를 연구하여 새로운 학설을 만들어냈다. 그는 이것을 '근접학proxemics’ 이라 명명하고, “인간과 문화적 공간 의 관계에 대한 관찰과 이론”이라 설명했다. 여자들이 꼭 남자들처럼 영역을 이해하고 대해야 하는 건 아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반드시 영역을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직장에서 영역 문제로 남자들과 부딪친다면 그들과 똑같이 영역을 대하고 그에 적합하게 대응 할 수 있어야 한다. 영역 대결을 대단하게 이해할 필요는 없 지만 어떤 규칙이 적용되는지는 알아야 한다. 그리고 첫 등장만큼이라도 적당한 분량의 오만을 더한다면 대결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
- 하이토크에서는 논리적 근거가 제시되고 말이 서로 통해야 한다. 의견 교환, 내용 토론, 세부적인 정보 교 환이 여기에 속하고, 찬성과 반대가 고려되어야 한다. 또한 모든 언어적 표현이 전문적이고 학술적인 수준에 있다.
스몰토크Small Talk'는 합리적인 주장이나 토론과 상관이 없다. 같은 언어적 단계지만, 여기서 오가는 메시지는 사적이고 주관적이며 때로는 감정적이다. 날씨, 패션, 스포츠, 이런 저런 수다 등 일상의 사소한 일들이 다뤄진다. 일반적인 의 미의 환담도 여기에 속한다. 남자들끼리 흔히 주고받는 비난 이나 욕을 듣게 된다면 그저 스몰토크(장난)일 경우가 많으니,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게 좋다.
‘무브토크(Move Talk)'는 말이 필요 없다. 하지만 효과는 강력 하다. 몸짓과 표정, 시선, 태도, 공간적 거리의 변화로 메시 지를 전달한다. 자세와 동작이 큰 의미를 갖는다. 지위를 명 확히 하는 오만은 이 단계에서 가장 효과적이다. 의사소통의 세 단계에는 다음과 같은 규칙이 적용된다.
* 무브토크(비언어적)는 스몰토크와 하이토크(언어적)를 이긴다.
* 스몰토크(언어적, 비지성적)는 하이토크(언어적, 지성적)보다 강하다.
* 같은 단계에서 혹은 더 효과적인 단계로 올라서야 기본적으로 공격이 가능하다. 반대로 해서는 절대 안 된다. 공격받은 단계를 떠나 덜효과적인 단계, 설사 자신에게 더 편하고 익숙하며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어 보이더라도, 그 단계로 내려가면 공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비언어적 단계(무브토크)의 공격을 받았을 때, 언어적, 지성적 방어(하이토크)는 아무 소용이 없다. 똑같이 비언어적 단계로 방어해야 한다. 그리고 언어적, 지성적 단계(하이토크)의 공격을 받았을 때는 똑같이 이 단계로 방어해도 된다. 하지만 언어적, 비지성적 방어(스몰토크) 혹은 비언어적 방어(무브토크)가 더욱 효과적이다.
- “말은 한 가지를 전할 수 있다. 반면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혀 다른 수준에서 소통될 때도 있다. 우리는 이 사실에 익숙해져야 한다.” (에드워드 홀)
- 미국의 심리학자 앨버트 메라비언Albert Mehrabian은 1970년 대에 벌써 ‘메라비언 원칙’으로 잘 알려진 퍼센트 규칙을 세웠다. 메라비언의 연구는 강연을 들을 때 첫 3분에서 5분 사이에 강연자의 무엇을 보고 그 사람을 판단하는가'라는 질문을 토대로 한다. 그는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강연 내용으로 판단하는 청중은 고작 7~10퍼센트뿐이었다. 38퍼센트가 강연자의 목소리를, 55 퍼센트가 강연자의 태도를 중요하게 여겼다. 강연자들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연구 결과다. 이런 사실을 고려하지 않은 탓에 얼마나 많은 강의와 강연이 시작 단계에서 (종종 끝까지) 청중의 집중을 얻지 못하는가. 전문가들이 자 신의 태도나 목소리를 사소하게 취급하는 바람에, 준비에 들 인 수많은 수고와 첨단기기의 효과가 얼마나 허무하게 사라지는가. 갈등이나 강연에서 잘 구성된 내용이 무의미하다는 뜻이 결코 아니다. 그러나 주목을 끄느냐 마느냐는 주요 내용을 다루기 한참 전에 이미 결정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갈등에서 내용을 다루는 논쟁이 가능하려면 특히 여자들은 남자들을 상대로 먼저 틀부터 마련해야 한다. 이런 틀은 무엇보다 무언의 신호(무브토크)와 언어적이지만 비지성적인 표현(스몰토크)으로 만들어진다. 애석하게도 너무 많은 주장은, 완전히 다른 수준에 있는 갈등 상대에게는 헤어진 애인에게 바치는 헛된 노력에 불과하다.
- 즉흥연기의 창시자 키스 존스톤Keith Johnstone은 이와 관련 하여 ‘지위 의식'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그가 말하는 지위'란 사회적 지위가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내적인 태도를 뜻한다. 그에 따르면, 우리는 의사소통을 할 때 높은 지위에서 낮은 지위 그리고 다시 낮은 지위에서 높은 지위로 수시로 이동한 다. 우리는 동작과 언어로 다양한 지위를 표현한다. 그리고 당장 어떤 지위를 가질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내 앞에 선 동료 혹은 상사의 시선을 피하는 것은(금방 다시 보지만 않는다면) 자신의 지위를 높일 수 있다. 아부하는 동작은 순식간에 낮은 지위로 떨어뜨린다. 머리를 계속 이리저리 흔드는 것 또한 낮은 지위의 표시다. 반대로 조용히 정지 상태로 머리를 유지하는 것은 높은 지위에 해당한다.
- 존스톤의 주장은 대부분의 경우에서 옳다. 남자 동료나 남자 상사와 맞서는 상황이라면 실질적인 체구는 기본적으로 신발이나 귓불의 크기처럼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요소다. 이때 중점적으로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현재 상황에서 어떤 신호를 보내느냐다. 키가 150센티미터밖에 안 되는 여성 리더들을 나는 많이 만났다. 크고 강한 남자들이 그녀의 사무실에 들어가려면 대단한 용기를 내고 긴장을 해야 했다. 남 자들은 여신의 분노를 두려워한다.
- 지성인을 무식쟁이 대하듯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실제로 있다는 것은 사실 놀랄 일이 아니다. 우리는 누구나 문화와 교양을 익히기 이전의 선사시대 습성을 간직하고 있다. 이것은 교육으로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니 그것을 드러내는 일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 여자들은 대개 갈등 상황에서 말이 끊기면 안 된다고 생각 한다. 여자들에게 만연해 있는 착각이다. 그래서 여자들이 온갖 말로 안간힘을 쓰는 동안 남자들은 의자에 기대어 그 모습을 지켜보는 상황이 너무 자주 발생한다. 여자들이 장황 하게 늘어놓는 말들은 다 쓸데없는 것들이라고 믿는 남자들 이 상당히 많다. 어쨌든 첫마디부터 귀를 기울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전달하고자 하는 말에 무게를 실으려면 시작을 잘해야 한다. 말이 아닌 다른 의사소통 단계를 이용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여자들이 거의 필사적으로 고난이도의 언어 묘기를 펼친다. 이것은 기껏해야 대화와 상관없는 남자 구경꾼들의 박수갈채를 받을 뿐이다. 그러나 전략적으로 침묵하고 짧게 핵심만 말하는 여자는 상대방 남자의 집중을 얻는다. 당연히, 클라라의 침묵은 할 말이 없어 생긴 당황의 침묵과는 완전히 다르다. 클라라의 의도적인 침묵은 화가 나서 입을 굳게 닫아버린 방어가 아니라, 상황을 지배하는 사람으로서 보여준 공격이다.
- 언어와 권력에 관한 규칙
* 무의식에 담긴 내용이 먼저이고, 겉으로 표현된 내용은 그다음이다.
* 누군가의 말을 끊을까 걱정할 필요 없다.
* 전략적 침묵은 매우 효과적이다.
* 목소리를 흉하게 내는 걸 두려워하지 말라. 너무 크게 말하는 건 아닌지 걱정하지 말라. 갈등 상황에서까지 편안한 멜로디에 신경 쓸 필요는 없다.
* 문장 혹은 단락이 끝났을 때, '이해하셨어요?' '그렇죠?' '알아들었죠?' 등 도전적인 질문을 던지면 특히 효과가 좋다.
* 짧은 문장으로 강렬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긴 문장의 장황한 주장보다 낫다.
* 약간 바보같이 느껴지더라도 같은 메시지를 여러 번 반복하면 좋다.
* 말하는 속도가 빠를수록 입지는 더 불리해진다. 느리되 명확한 말투가 강한 인상을 준다.
* 가능한 한 정확한 발음의 표준말을 사용한다.
* 효과적인 의사소통 단계로 바꾸면 더욱 효과적으로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 몸짓 언어만 쓰는 무브토크만으로도 가능하다.
* 의도된 언어적 메시지에 대한 무언의 반박, 예를 들어 미소, 따뜻한 시선, 신경질적인 손가락질 등은 의도된 언어적 공격을 막는다. 의도가 잘못 전달되었더라도 갈등 상황인 지금 당장이 아니라 나중에 그 사실을 설명하는 편이 낫다.
* 필요하다면 '달링' 등의 감정제어기를 이용한다.
- 여자아이들은 '관계'를 중시하는 반면 남자아이들은 '서열'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여자아이들은 가장 친한 친구 한 명과 혹은 소규모로 모여 놀기를 좋아하고 주로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들은 서로의 관계를 확인하는 데에 말을 이용한다. 예를 들어, 여자아이들은 비밀을 공유하는 사람과 가장 친한 친구가 된다. 여자아이들은 어떤 방식일 때 서열이 생기고 어떤 방 식일 때 모두가 동등한지 놀면서 익힌다. 그리고 모두가 동 등한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오만해 보이면(설령 오만한 말을 하지 않더라도) 또래 여자들 사이에서 미움을 받게 된다는 걸 그들은 어려서부터 배운다. 잘난 척하는 아이는 집단에서 따돌림과 비난을 받는다. 자기가 특별한 줄 아나 봐! 하고 말이다. 그리고 다른 아이에게 지시를 내리면 '대장 노릇 한다고 비난받는다. 이런 식으로 여자아이들은 자신의 욕구를 다른 사람들의 욕구와 균형을 맞추는 방식을 배운다. 넓게 말하자면 서로를 위해.
반면 남자아이들은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논다. 그들은 주로 크게 무리를 지어 논다. 여럿이 같이 놀지만 모두 같은 지위를 가지는 건 아니다. 남자아이들은 무리 속에서 높은 지위를 갖고 싶어하고 그래서 자신을 낮추기보다 돋보이게 하 려고 한다. 그리고 대장으로 인정받는 아이가 있게 마련이다. 남자아이들은 '대장 노릇’ 한다고 비판하지 않는다. 오히려 대장이 부하에게 명령하기를 기대한다. 남자아이들은 자신의 능력과 지식을 드러내고 다른 사람에게 도전하고 다른 사람의 도전을 받음으로써 서열을 정하는 의사소통 방식을 배운다. 높은 지위를 얻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열이 필요하 다. 농담이나 재미있는 이야기로 무대를 장악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이다.”
- 회사도 법정과 똑같다. 대부분의 부서장들은 다음 해 예산을 책정할 때의 분위기를 잘 알 것이다. 이 기간에는 기본적으로 부서 간에 치고받고 찌르는 전투가 벌어진다. 한쪽에서, 신랄한 비판을 가하고 다른 쪽에서 과거의 실수를 들춘다. 피 튀기는 설전이 오간다. 그러나 원하는 대로 부서 예산이 정해지면 노련한 부서장들은 바로 전투에서 빠지고 회의가 끝난 후 출구에서 서로의 어깨를 토닥인다. 이런 의식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이 모든 것이 우스꽝스러운 연극처 럼 보일 것이다. 격한 다툼과 과열된 흥분이 눈 깜짝할 사이에 화해로 돌아서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 데보라 태넌은 (공격처럼 보이는) 이런 장면을 단순한 전투의식으로 설명한다. 태넌에 따르면 남자들은 이런 다툼을 일종의 미지 탐험으로 이해한다. “남자들은 자신의 생각을 확실하고 절대적인 것처럼 소개하고 상대방의 반응을 살핀다. 그의 생각이 공격을 받으면 그것으로 그는 자신의 생각을 검토할 기회를 얻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동료를 공격함으로써 '악역 놀이'도 가능하다. 그들은 일부러 동료의 약점을 들춰내고 흠집을 내려 애쓴다. 그들은 이런 방식으로 동료가 자신의 생각을 더 깊이 연구하고 검토하도록 돕는다."
극도로 가열된 분위기에서 진행되지만 전투가 끝나면 그걸로 모두 끝난다. 그렇다면 겉으로 보기에 격렬한 전투지만 사실은 전혀 심각한 일이 아니란 말인가? 그렇다.
- 직장에서 영향력 있는 지위에 오르고자 하는 여자들은 원칙적으로 서열 정리 때 상대 남자를 회피해서는 안 된다. 서열이 합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스스로 높은 지위에 서고자 하면 업무 과정 내내 밀어내기가 계속될 것이다. 이런 저항은 앞서 언급한 세 가지 단계 모형으로 나타난다.
(1) 하이토크
* 조직이나 업무 과정의 문제점 지적하기
* 전문적인 능력 의심하기
* 어깃장 놓기
(2) 스몰토크
* 말 끊고 끼어들기
* 논의 순서 바꾸기
* 스포츠, 휴가, 날씨, 사적인 이야기(어제 또 늦었다며? 더는 못 봐주겠군) 늘어놓기
(3) 무브토크
* 지각하기
* 이야기 중 창문 열기
* 노트북, 휴대전화 사용하기
* 갑자기 방에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기
* 가방이나 그 비슷한 것을 소리나게 열기
- 남자들은 이런 식의 서열 싸움에서 모욕을 느끼거나 상처 받지 않는다. 그들은 이것을 일종의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결과는 굉장한 정치적 의미를 가진다. 또한 남자 들은 이런 식으로 무리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정한다. 나는 도전했고 한계에 부딪쳤다. 그리고 무리 속 나의 위 치를 확인했으니 만족스럽다. 이런 지위 확인은 우리가 본 소시지 주문 사례보다 훨씬 더 공격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
- 서두르는 종종걸음, 분주한 행동, 휘젓는 손동작. 남자들과의 소통을 재앙으로 이끄는 요소들이다. 그리고 하나 더. 빠 른 말투다. 주변 남자들이 다행히 예의를 지키는 사람들이 라면 면전에서 하품을 한다거나 딴짓을 하지는 않을 테지만, 그들의 주의력은 급격히 떨어진다. 원인을 알아내지는 못했 으나, 직장에서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보고 겪으면서 나는 과한 손동작과 퍼붓듯 쏟아지는 말이 남자들을 얼마나 불편하게 하는지 명확히 알게 되었다.
- 기업에서 리더 자리에 있으면서 견습생처럼 행동하는 여 자들은 직원들 사이에 권위가 서지 않더라도 놀랄 필요 없다. 서두름은 기본적으로 봉사하는 자세를 표현한다. 서두르는 사람들은 스텐 나돌니가 《느림의 발견에서 말한 시간난쟁이가 되어 스스로 권위를 묻어버린다. 빠르게 움직이고 말하는 것에 오랫동안 익숙했던 여자들은 느려지는 노력을 시작할 때 일반적으로 우스꽝스럽거나 과장하는 기분이 든다. 그들이 속도를 극단적으로 낮췄다고 말할 때조차 남자들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빠르다. 느림을 연 습하는 여자가 이제 말과 행동이 슬로모션처럼 거의 괴상하 게 느껴진다고 할 때 비로소 '적당한’ 속도인 경우가 많다. 신경생물학자 요아힘 바우어Joachim Bauer는 여러 해 동안 교사들의 수업 방식을 연구했다. 바우어 역시 교사의 말이 빠를수록 수업 내용이 일부분만 전달되는 걸 확인했다. 결론 적으로, 그가 권하는 교사의 적당한 태도와 속도는 엘리자베 스 2세의 그것과 같았다. 교실에서 교사는 '큰 동물처럼 여 유롭고 당당하게 움직여야 한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그 렇지 않은 사람은 견습생이다.
- 해리엇 루빈은 자신의 베스트셀러 《여성을 위한 마키아베 리》에서 분명하게 밝혔다. “직장 여성이 즐겨 입는 회색, 베이지, 파스텔 색상은 뒤로 물러서는 색이다. 이런 색은 옷을 입은 사람의 두려움과 불안감을 전달한다.” 당연히 모두들 직장 분위기에 맞춰서 옷을 입는다. 그러나 내가 받은 인상에 따르면 많은 여자들이 합법적인 대표성 을 드러내는 일이 실제로 얼마나 중요한지 제대로 배우지 못 한 것 같다. 대부분의 (특히 학력이 높은) 여자들이 화장의 중 요성을 전혀 모른다. 화장은 직장을 재미로 다니는 여자들이나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들은 심지어 그 냥 남자인 것처럼 행동한다. 그러나 이것은 기본적으로 아무런 이득이 없다. 특히 상대 가 남자라면 더욱더. 우리는 지금 대표적인 권력 상징에 대 해 이야기하고 있다. 업무 적합성과 아름다움뿐 아니라 정치적 상징도 고려해야 한다. 프랑스 국방장관 미셸 알리오 마리 혹은 미국 외무부장관 매들린 올브라이트 같은 사람들은 부대를 방문할 때나 텔레비전 카메라 앞에 설 때 혹은 국회 에서 격렬한 갈등이 벌어질 때 항상 우아한 복장으로 등장한 다. 대부분이 남자인 직장에서 그 누구도 그들의 단호함과 권력을 의심하지 않는다. 남자로 변장할 이유가 없다.
- 남자들에게 BMW 7은 회사에서의 지위를 나타내는 것이고, 이런 지위 상징을 포기한 사람은 그 지위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이해된다. 왕은 지휘봉을 결코 서랍에 넣어두지 않는다. 그 막대로 못 하나 박지 못한다는 걸 잘 알지만 말이다
- 회사에서 맡은 공식 역할을 정확히 설명해달라고 요청하 면 여자들은 종종 힘들어한다. 여자들은 공식적으로 명시된 역할보다 실제로 하고 있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당신이 남자 동료들과 함께 일한다면 명확한 직책과 역할을 정의하는 것은 에너지를 쏟을 충분한 가치가 있다. 남자들은 직책과 역할의 정의가 곧 회사에서 인정하는 지위임을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직책과 역할에 잘 맞는 복장처럼 권력을 상징하며 앞에서 언급했듯이 지위를 상징한다. 내가 여러 여성 의뢰인에게서 확인하듯이 직장 내 갈등 상 황에서 여자들이 갖는 자아상은 회사에서 맡은 공식 역할과 모순된다. 많은 여자들이 주변 사람들을 편안하게 할 책임이 자기에게 있다고 느낀다. 그리고 직원들의 사적인 상황 을 배려하는 것이 리더로서 갖는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많은 여자들이 직장 생활의 만족감은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것에 달려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월급을 받는 근거는 업무다. 그것을 실행함으로써 돈을 받는 것이다. 물론 분위기까지 좋다면야 금상첨화겠지만, 사적인 친 밀도가 높다고 해서 월급을 주는 건 아니다.
- 외모는 소프트웨어 지식처럼 직장에서 갖출 수 있는 여러 요소 중의 하나다. 여자들도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외모 효과를 의식적으로 인식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그것에 더는 몰두하지 말아야 한다. 직장 여성은 자신의 역할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스스로에게 그 역할을 허락해야 한다. 그러나 하루 종일 언제 어디서나 그러라는 건 아니다. 이것은 직장에서의 역할이고 오직 직장에서만 의미가 있다. 훈련된 역할이 인격이 될 수는 없다. 퇴근하여 직장의 무대를 벗어나면 다른 누군가가 될 수 있다. 그러면 역할 부담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다. 직장에 서의 역할을 연극이나 역할극으로 생각할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이 연극에도 한계가 있음을 명확히 알고있어. 하지만 무대에 서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연기할 거야. 그리고 무대에서 내려오면 더는 신경 쓰지 않아도 돼'라고.
- 심리학자이자 경영컨설턴트인 크리스티네 바우어-엘리네크는, 기업들이 여직원들의 소프트 스킬'을 대대적으로 칭송함으로써 여직원의 능력을 잘못 평가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한다. “여직원들은 경청 능력, 팀워크 능력, 협력, 투명성, 자율성 등에서 뛰어나다고 인정받는다. 그러나 의사관철 능력, 전략적 사고와 태도 같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성공에 결정적인 필수 자질에 대해서는 낮은 점수를 받는다.”
- 여자들이 조화롭고 합당한 해결책을 내놓아도 그것은 소프트 스킬로 평가된다. 그러므로 직장 여성들이 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논쟁해야 하는 두 개념이 있다. 직장 생활에서 엄청난 무게를 가지고 있지만 여직원들이 종종 과소평가하는 두 개념, '공격'과 '권력'.
‘공격’이라는 말에서 여러 부정적인 연상들이 떠오르는데, 사실 그것은 어원과 맞지 않다. '공격aggression'은 다가가다'라는 뜻의 라틴어 동사 aggredi' 에서 나왔다. 이 낱말에 ‘공격’의 의미가 담긴 것은 언어사적으로 상당히 나중일 것이다. aggredi는 누군가에게 가까이 다가가 거리를 좁힌다는 뜻이 다. 이런 중립적인 움직임이 어째서 불편한 행동으로 이해되었을까? 간단한 실험 하나면 금방 알 수 있다.
약 10미터 간격을 두고 두 사람이 마주 선다. 그런 다음 한 사람이 마주 선 사람을 똑바로 보면서 규칙적인 보폭으로 천 천히 다가간다. 아무리 늦어도 상대방이 코앞까지 다가오면, 반사적으로 한 걸음 뒤로 물러서게 된다. 이런 접근이 안정적인 거리를 무너뜨리고 그 과정이 공격처럼 느껴진다. 이런 의미에서 공격은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는 적합한 거리를 발견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또한 공격은 직접적이지 않고 결코 폭력과 같은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중립적이고 일 상적인 현상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는 것은 긍 정적인 공격이고, 위협하는 태도는 부정적인 공격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공격은 우리의 일상에 속한다. 그러므로 싸잡아 유죄 판결을 내리지 말고 당연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 다. 공격은 폭력으로 변질될 수도 있지만 또한 창의력을 증진할 수도 있다.
- 직장 여성들이 특히 사용하기를 꺼리는 금기어가 바로 권력 언어다. 권력 언어는 회사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권력을 철저히 근절해야 할 것, 그리고 오직 남자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으로 정의하고, 권력을 좇지 않는 여자들을 도덕적으로 더 높은 자리에 올린다. 그럼으로써 자신들이 소위 올바른 편에 있다고 확신하고, 직장에서 권력 같은 나쁜 것이 아무 구실도 못 하게 되리라 기대한다. 그러나 과연 그런 공간이 있기는 할까? 권력이 작용하지 않는 공간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는지 나는 도저히 모르겠 다. 직원이 단 두 명인 회사, 직원이 1만 명인 회사, 이윤을 추구하는 기술기업, 공공기업, 종교기관 그 어디에서도 권력 은 작용한다. 여자들은 주변에서 벌어지는 권력 남용 때문에 권력과 관련이 있을 법한 모든 것을 재빨리 폄하하는 것 같다. 직원들 이 굴복하고 동료들이 공격을 당하고, 거래처 사람들이 압박을 받고, 고객들이 과도한 이득을 챙기는 등 권력 남용이 너무 자주 목격된다. 여자들은 이런 나쁜 일에 관련되고 싶지 않다. 그런 권력을 가지는 것은 생각만 해도 거부감이 든다. 그러나 남용을 근거로 어떤 현상을 정의하는 것은 왜곡된 사고다.
- 미셸 푸코의 말을 빌리면 “권력 관계는 (......) 사회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를 꿈꿀 수는 있겠지만, 결코 사회에서 벗어난 별개의 구조를 형 성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사회 안에 산다는 것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권력 관계가 없는 사회는 그저 추상에 불과하다.” 그리고 권력 관계가 없는 직장 역시 추상에 불과하다. 직장도 사람들이 상호작용하 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도덕적으로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권력을 멀리하려는 여자들은 도덕적 수준이 그들보다 낮은 누군가가 권력을 갖는다고 불평해서는 안 된다. 점검하고 통제하는 체계가 없을 때 비로소 권력은 문제가 된다. 스스로 정기적으로 하는 자기 성찰, 회사의 정책에 따른 기관의 점검, 전문가를 통한 정기적인 피드백 등이 권력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사용한 권력은 기본적으로 금방 드러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조직적으로 사용한 권력은 종종 통찰하기가 어렵다.
- 직장에서 남자들과 맞서는 경쟁이나 갈등 상황에서 모든 이해심을 동원하여 상대방의 좋은 면을 거론하는 것은 패배자가 되는 지름길이다. 여자들이 가장 잘 빠지는 위험한 함정이 바로 이것이다. 어쩌면 상대방 남자가 언젠가는 정말로 그런 좋은 면을 보이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날이 언제가 될지 모른다. 그때까지는 자신의 욕구를 정확히 표현하지 않는 사람이 패배할 수밖에 없다. 자신의 욕구를 합법적으로 관철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고 소위 수준이 높다는 '평화로운' 해결책을 찾으려는 사람은 결국 빈손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리고 곧 패배자가 될 것이다.
- 1150년경 베른하르트 폰 클레르보는 교황 에우제니오 3세로 선출된 옛 제자에게 긴 글을 남겼다. 공간적 거리가 있었지만 베른하르트는 제자가 교황의 직분 때문에 거의 쓰러지기 직전임을 잘 알았다. 모두가 교황에게 무언가를 원했고 교황은 또한 모두에게 무언가를 주었다. 그러나 교황 자신을 위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베른하르트는 옛 제자에게 진심 어린 우정으로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그대는 모두를 위해 그 자리에 있으려는가. (......) 그렇다면 나는 그대의 인간적인 희생에 찬사를 보낸다. 오직 그 희생이 완벽할 때만, 그러나 그대 자신이 제외되었다면 과연 그 희생이 완벽하다 할 수 있을까? 그대 또한 한 인간이다. 만일 모든 사람이 그대를 소유한다면 그대 또한 그들 중 하나가 되어 그대 자신을 소유하라. 그대의 희생을 어찌하여 그대만 누리지 못하는가. (...) 그대의 희생으로 모두가 자 기 자신을 맞이하는데 그대는 언제까지 자신을 외면하려는 가. 축복받은 그대, 현명하면서 어리석은 자여, 어찌하여 자 기 자신을 거부하는가. 어리석은 자와 똑똑한 자, 얽매인 자와 자유로운 자, 부자와 가난한 자, 남자와 여자, 늙은이와 젊은이, 성직자와 평신도, 정의로운 자와 신을 모르는 자, 모 두가 그대의 일부를 가졌고 모두가 그대 가슴의 우물을 공동 우물인 양 맘껏 마신다. 오직 그대만이 목마른 채 옆에 서 있으려는가. (......) 스스로에게 악한 자가 누구를 위해 선할 수 있을까. 그러니 잘 생각해보라. 항상 그러라고 말하지 않는다. 자 주 그러라고도 말하지 않는다. 다만 가끔 그대 자신에게 휴식을 주어라. 그대 자신에게 좋은 일을 하라. 다른 모든 사람 들에게 할 때 혹은 그들에게 한 다음에 그대 자신에게도 좋은 일을 하라. 그 정도는 요구해도 되지 않겠는가.”
- 북서항로를 발견한 존 플랭클린, 리더의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쉽지 않았던 그는 자기 자신을 위해 이렇게 썼다. “나는 사령관이다. 나는 그것을 털끝만큼도 의심하지 않는 다. 무엇보다 나는...나 자신의 친구다. 나는 내 생각과 감정을 소중하게 여긴다. 그것을 위해 필요한 시간을 결코 허비하지 않는다.” 그가 사령관이 될 수 있었고 사령관으로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스스로의 친구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 지금 우리가 다루고 있는 갈등은 친구나 연인과의 감정싸움이 아니라 직장에서 벌어지는 대결이다. 대결에서 패배한 남자는 승리한 여자를 욕한다. 그러나 욕 뒤에 감탄 과 존중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다. 대결에서 여자가 승리했고, 상대방이 이런 욕을 한다.“와, 뭐 저런 무식한 여자가 다 있어! 도저히 상종 못 할 여 자군.......” 이런 말을 남자가 들었다면 그는 결코 괴로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훈장처럼 가슴에 달고 산다.
- 오만의 십계명
(1) 모든 것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라
- 남자들과의 갈등은 생각보다 훨씬 자주 오해에서 비롯된다. 회사에서 벌이는 남자들의 권력 게임은 대개가 정말로 게임 일 뿐이다. 어쩌면 당신이 보기에 약간 유치해 보일 수 있는 게임. 그러나 당신이 게임 규칙을 안다면 많은 수고와 마음의 고통을 덜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 당신을 공격했다는 이유만 으로 바로 우울해지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더 당당하게 고개 를 들고 방어 전략을 짜야 한다. 우울하게 있는 것보다 방어전략을 짜는 편이 에너지 활용에도 더 낫다.
(2) 권력의지를 가져라
- 권력을 차지할 충분한 능력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요구하라. 어차피 당신에게 적합한 자리라면 왕관을 들고 올 왕자를 기다리지 말라. 자신을 드러내고 높이기를 꺼리지 말라. 그것 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당신을 드러내고 돋보이게 할 때 비로소 사람들이 당신을 보기 때문이다. 가만히 있으면 그 누구도 보지 않는다. 당신이 원하는 것을 외면하거나 영향력 을 행사하고 싶은 욕구를 스스로 누르지 말라. 많은 사람들 이 단지 오래 일했다는 이유만으로 높은 지위에 오른다. 이 것만 믿고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 된다.
(3) 필요하다면 무례하게 행동하라
- 예의를 버리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 누군가 당신을 면전에서 공격한다면 그럴 만한 이유는 있겠 지만, 분명 예의는 없다. 정말로 무언가를 이루고자 한다면그리고 필요하다면 다른 사람과 다투어도 된다. 올바른 것처 럼 보이지만 처음부터 당신에게 불리한 규칙 따위에 신경 쓰지 말라. 모든 경기 규칙이 당신에게 유리할 수는 없다. 타당한 근거를 가졌다면 경기장을 뒤집어엎어도 된다.
(4) 목소리를 의식적으로 바꾸어라
- 때로는 목소리가 내용보다 더 중요하다. 남자들에게 말할 때 는 평소보다 훨씬 천천히 말하는 것을 잊지 말라. 또한 목소리를 날카롭게 내도 된다. 당신은 지금 멋진 목소리의 주인공 을 뽑는 오디션에 참가한 것이 아니다. 당신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큰 소리를 내도 된다. 몹시 듣기 싫게 울릴지라도,
(5) 당신의 역할을 진지하게 여겨라
- 역할에만 충실하면 사람들에게 미움만 받게 될 거라는 이야기에 신경 쓰지 말라. 남자 직원을 상대로 당당하게 당신의 지위를 보여라. 그리고 당신의 역할과 어울리는 외양을 갖춰 라. 당신의 능력을 의심할 여지를 주어서는 안 된다. 당신의 능력을 증명해야 할 사람은 오직 당신뿐이다.
(6) 의사소통 단계를 뒤죽박죽으로 섞지 말라
- 공격을 미소로 받을 수 있다면 기본적으로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명심하라. 자세, 시선, 표정, 몸짓, 모든 것 이 무기다. 이런 것들이 합쳐져 당신을 강하게 만든다. 논리적인 말로 남자들을 이기려는 생각을 버려라.
(7) 영역을 방어하라
- 남자들의 영역 감수성을 배워라. 당신에게 필요한 당신의 영역을 확보하고 이 영역이 침범되면 비록 유치해 보이더라도 적극적으로 방어해야 한다. 한번 영역을 뺏기고 나면 원래 당신의 영역이었다고 해도 쉽게 탈환할 수 없다. 사무실이 배정될 때 즉시 행동해야 한다. 구석으로 쫓겨난 다음에는 이미 늦었다.
(8) 남자들이 남장한 여자일 거라고 착가하지 말라
- 그들은 남장한 여자가 아니다. 차라리 그들을 먼 나 라에서 온 외국인이라고 생각하라. 주류를 이루는 성별이라고 해도 그들은 외국에서 온 낯선 사람들이다. 그러나 당신도 그들에게는 똑같이 외국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다르게 의사소통한다. 남자 아군은 여자 아군과 다르다. 그리고 남자 적군은 여자 적군과 완전히 다르다.
(9) 능력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어야 한다
- 팀워크 능력에서 리더 자질로, 반대로 리더 자질에서 팀워크 능력으로 유연하게 바꿀 수 있어야 한다. 당신이 소위 사회 적이고 팀워크 능력이 높다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이용당하 지 말라. 팀워크 능력을 인정받을지는 모르지만, 성공은 당신에게서 멀어진다. 다른 여자들이 무례하다고 욕하더라도 권력 행사를 주저해서는 안 된다.
(10) 지위상징을 요구하라
- 같은 지위의 남자가 갖는 지위 상징이라면 토론할 필요도 없이 당신도 요구할 권리가 있다. 남자 동료들이 큰 자동차, 높 은 연봉을 가졌을 때 무심하게 넘어가선 안 된다. 그리고 당 신의 업무에 중요하지 않다는 이유로 그런 것들을 포기해서 는 안 된다. 특히 돈에 관해서는 더욱 더 안 된다. 힘들고 책임이 높은 일을 하고도 당신은 같은 일을 한 남자들보다 적게 돈을 받는가? 단단한 보호대를 차고 당신의 빠른 주먹을 날려보라. 당신은 존중받게 될 것이다. 특히 남자들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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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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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낙관론자들은 비관론자에 비해
신체가 더 건강하고 심리적으로도 행복하다.
낙관론자는 목표 달성을 시작한 뒤,
상황이 어려워지더라도 계속 해 나갈 가능성이 훨씬 크다.
이 모든 것이 오랜 시간 더해지면, 인생의 밝은 면을 보는 사람들이
개인적인 삶과 직업적 삶 모두에서 특히 큰 성공을 거둔다.
- 리처드 와이즈만, ‘우리는 달에 가기로 했다’에서

 

우리가 가능하다고, 또는 불가능하다고 믿는 것은
우리의 행동을 결정하고, 우리의 성공도 좌우하게 됩니다.
무조건적인 낙관과 긍정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닙니다.
‘긍정적으로 구상하고, 비관적으로 계획하며, 낙관적으로 실행하라.’는
말도 함께 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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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흔히 가진 게 많을수록 더 큰 혁신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 반대다.
창의성을 위해서는 적을수록 좋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필요한 예산이나 자원이 절반 뿐이거나 마감 기한이
갑자기 반으로 줄었다고 상상해보라. 어떤 혁신적인 계획을 세우겠는가?
- 리처드 와이즈만, ‘우리는 달에 가기로 했다.’에서

 

풍부함은 창의성의 적입니다. 창의성은 절실함에서 나옵니다.
뭔가 부족할 때 혁신이 가속화 됩니다. 창의성은 제약을 사랑합니다.
제약은 우리를 신중하게 만들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최대한 혁신적이게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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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보스들은 성과에 대한 요구를 거듭 높이면서 직원들을 볶아댄다.
만약 그들이 닦달하지 않는다면 그때가 바로 걱정해야 할 순간이다.
슈퍼보스들은 단순히 뛰어난 성과를 원하는 게 아니다.
그들은 세계적인 수준의 성과를 거두기를 기대한다.
그들은 뛰어난 사람들이 자기 한계를 넘어서게 만든다.
불가능한 일을 목표로 설정한다.
- 시드니 핑켈스타인, ‘슈퍼 보스’에서

 

우리 모두는 스스로 평가하는 자신의 능력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훌륭한 상사는 작은 성취에 만족하지 않고,
직원들이 가진 무한 잠재력을 다 개발할 수 있도록,
그들 스스로 한계를 시험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더 높은 목표를 부여합니다.
상사가 나를 닦달하지 않으면 그때가 바로 걱정해야 할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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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많은 사람 가리키는 영어 표현에는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book-smart(책으로 배운 지식이 많은)’이고, 다른 하나는 ‘street-smart(세상 이치를 아는)’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절실한 것은 번째입니다.

남들이 무심코 지나친 것에서 의미를 건져 올리고, 도무지 앞이 보이지 않는 역경을 딛고 길을 열어나가는 사람들의 공통점으로생각의 힘이 강하다 꼽힙니다. 주어진 상황을 극복해나가는데 필요한 그냥 주어지지 않습니다. 치열하고 철저한 사유와 성찰, 통찰력이 필요합니다. 그런생각의 으로 먼저 자신을 바꾸고, 자기가 몸담은 조직은 물론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감동적입니다.

제가 한국경제신문 편집국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집필하기 시작한 <이학영의 뉴스레터>는 그런 이야기만을 독자님들과 따로 나누기 위해서였습니다. 2015 626 번째 레터를 시작했으니 이번 주말이면 6년째에 접어듭니다. 글로 290회째를 맞게 되는데, 가운데 96편을 골라 <리더를 키우는 생각의 힘>이란 제목의 책을 펴냈음을 보고 드립니다. (책에 머릿글의 일부 내용으로 이번 편지를 시작했습니다.) 번째 뉴스레터를 500 기업 CEO 비롯한 독자님들께 보내드렸을 받은 많은 격려는 지금도 잊을 없습니다. 독자님께서 보내주신 성원이 발간으로 이어졌습니다.

기자생활을 한지 33년이 훌쩍 넘었지만 글을 쓰는 것이 제게는 아직도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면서도 , 특히 뉴스레터를 있다는 것은 제게 특별한 기회이자 경험임을 감사한 마음으로 새깁니다. 여러 이야기들과의 가슴 설레는 만남이자, 자신과의 내면 깊숙한 만남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책의 제목으로 삼은 <리더를 키우는 생각의 힘>, 부제인 <차이를 만드는 사고법>은 제가 뉴스레터를 때마다 새기는 화두(話頭)이기도 합니다.

한국경제신문 619일자 A24면에 생각의 근육단단하게 키워야 훌륭한 리더 된다>는 제목으로 책이 소개됐습니다. “ 책의 키워드는 리더십, 변화와 혁신, 사고법, 자기관리, 문화와 교양 다섯 가지다. …리더가 빠지기 쉬운 판단의 함정으로 익숙함과 무의식, 편향, 고정관념 등을 꼽는다.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부단히 문화와 교양을 쌓으며 뉴스 , 문장, 지인과의 담소 다양한 방식으로 생각의 근육을 키워야 한다고 역설한다.”

매주 화요일 아침 부족한 글을 읽어주시고 응원해주신 덕분에 책을 내게 됐습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

한국경제신문 상임논설고문

이학영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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