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의 세계

사회 2020. 6. 11. 12:12

올해초 그저 야생동물을 먹는 중국의 오래된 식습관 때문에 발생한 단순 전염병으로 생각되었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불과 2-3개월만에 전 세계로 퍼지며, 전 세계 경제를 심각한 위기상황으로 몰고 있다. 이 책은 블룸버그가 선정한 세계 1위 미래학자 제이슨 솅커가 코로나 이후의 변화에 대하여 일자리, 교육, 부동산, 금융 등 18개 영역에 대해 예측한 책이다.

대부분의 예측 내용은 이미 저자가 과거부터 예견해온 방향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재택근무의 증가는 이미 진행되어 오고 있는 추세인데,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재택근무가 강제화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이슈라고 할 수 있다. 이미 IT업체에서는 재택근무 혹은 원격근무를 시행해 오고 있었다. 교육에 있어서도 평생학습 및 온라인 강의가 확산되는 추세였다.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이 가는 영역은 일자리의 미래였다. 그렇지 않아도 AI로 인한 자동화 확대로 일자리가 점점 줄어든다는 우울한 예측이 팽배한데,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더욱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보건의료 관련 인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과연 한국에서도 미국만큼 보건의료 관련 분야에서 급격한 수요를 보일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노령인구 증가에 따른 의료서비스 분야에서는 수요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여전히 지식노동자의 수요는 계속될 것이라는 점, 특히 원격근무가 가능한 직업이 선망될 것이라는 점이다.

달걀을 먹기 위해 닭을 기르기로 한 사람도 있다는 에피소드를 통해 그래도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것이 한편으로 큰 행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에선 마트에 특히 휴지같은 생필품이 동이 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정부당국의 방역정책에도 온 국민이 동참하고 있고, 생필품 사재기 같은 현상도 발생하지 않았다. 달걀은 언제든지 근처 마트에서 사먹으면 되는데, 이걸 먹겠다고 집에서 닭을 기르겠다니.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코로나로 인한 여파는 부정적인 것만 보인다. 모두가 고통을 겪고 있다. 물론 코로나 진단 키트를 제조하는 업체라든지, 마스크를 제조하는 업체 등 일부 기업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상황일지 모른다. 위기 속에 희망의 씨앗이 보이는 법이다. 변하지 않는 기본원칙들을 조사하고, 위기극복을 위해 온 국민이 합심해 나간다면 우리나라도 이 위기상황을 조속히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 코로나 19로 인해 한가지 공공연한 비밀이 드러났다. 바로 지식노동자로 산다는 것, 기술을 통해 원격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은 직업종말의 시기에 살아남는 방법이 된다는 것이다.
- 먼 미래에 더욱 중요해질 것들이 무엇인지 아는 일만큼이나 머지않은 미래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일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보자. 원격 근무가 좀 더 보편화될 것이라는 기대는 지난 4년간 앞으로 10년을 내다보며 “이제 곧”이라고 이야기하던 일이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지구 밖 우주에서 근무하게 될 것이란 기대는 “어쩌면 언젠가" 의 시간대에 있는 일이다. 사실 원격 근무에 대해서 “어쩌면 언젠가"로 논의하는 토론을 줄이는 것이야말로 기업이나 조직이 이를 받아들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AI나 로봇, 자동화에 관한 거대한 수요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공급망에서 그렇 다. 공급망은 경제의 생명줄과 같다. 여러 군데 분산되어 있는 적은 재고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공급망의 자동화 기술은 그 기능의 한계를 시험받곤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자 상거래는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다. 이제 전자 상거래는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품이 되었다. 향후 그 입지는 훨씬 더 분명해질 것이다. 공급망의 경제적 수요를 사람들로만 모두 충당할 수 없기에 자동화는 필수적이다. 그런데도 앞으로 다가올 수십 년간 공급망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늘어갈 것이다.
- 지식 노동자와 원격 근무 : 의료 분야와 공급망 그 이상으로 첨단 기술이 접목된 직업, 원격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직업은 고용 시장에서 상당한 경쟁력과 가치가 있다. 이런 직업은 이미 우리 사회 곳곳에서 찾을 수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한 가지 공공연한 비밀이 드러났다. 바로 지식 노동자로 산다는 것, 기술을 통해 원격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은 직업 종말의 시기에 살아남는 방법이라는 사실이다.
- 코로나19 팬데믹의 경험을 통해 교육의 미래에서 세 가지 중요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세 가지 중요한 변화는 기술 등장으로 중세 유럽의 동업자 조합인 길드 시스템의 해체에 일조한 산업들에서 나타난 변화와 같다고 할 수 있다. 교육 특히나 대학 수준 이상의 교육은 일종의 길드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따는 방식이 전부 이 길드 시스템에 근거 하고 있다. 교육의 시스템이 중세의 도제식 교육생, 숙련된 장인, 명 장의 구조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 세 가지 수준의 학위들은 기사단이나 중세 공식 학위에서 보던 것들과 유사하다. 그 정점에 있는 박사 과정은 그 학위 논문이 한 분야의 마이스터(명장)가 되게 하는 마스터피스Masterpiece를 본 따 만들어졌다. 교육 분야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차이는 있지만 고등 교육의 구조는 여전히 그 본질이 중세 시대의 길드와 같은 것이다. 역사적으로 길드 구조는 많은 직업과 학제의 진입을 막는 장애물이 되었다. 온라인 교육은 강의 자료나 교육 콘텐츠의 범위를 대폭 확장함으로써 전통 학문과 학교 내 길드 구조를 위협할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독일 속담에 “농부는 자기가 모르는 것은 먹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의료나 교육 분야 같은 길드 산업들이 수 세기에 걸쳐 전통의 기반을 다진 까닭에 실제로 그 길드 안으로 진입하려면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설령 기술에 몰입하고 기술을 받아들이는 분야라 하더라도 반드시 기술 친화적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향후 수십 년 혹은 그 이상으로 기술이 길드에 가져올 충격으로 인해 어쩌면 몇 가지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코로나19라는 독특한 상 황에서 우리는 부족한 의료 인력을 절감하고 온라인 교육과 원격 업 무의 잠재력이 엄청난 빛을 발하고 있음을 보았는데 이 모든 상황은 앞서 말한 잠재적 변화들을 가속화할 수 있다.
- 주택 신용 시장이 2000년대 초 위기에 비해 벌써 상황이 개선된 것처럼 보여도 주택 위기는 여전히 잠재해 있다. 종합하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실업률이 올라가고 주택 공급 과잉이 시장을 덮치고 수입이 끊긴 주택 구매자의 신용을 은행이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자가 주택 보유자의 주택 공급이 증가하고 수요는 줄어드는 위험은 임대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감소하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세입자가 월세를 내지 못하거나 살고 있는 집에서 쫓겨날 위험이 커진 만큼 주택 가격이 내려간다고 해도 이를 만회할 충분한 수익률이 보장될 것 같지 않다. 그러나 2007~2009년 서브프라임모기지 금융 위기와 유사한 위험은 없을 것 같다. 물론 수요 감소에 발맞춰 공급 증가가 나타났는데, 특히 관광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압박되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주택 관련 경제 여파가 지난 불황기에 겪었던 수준으로 줄줄이 파산하거나 신용 위험이 문제되지는 않을 것 같다는 말이다.
- 또 한 번 강화되는 신용 조건 : 금융 위기, 주택 파동, 2007~2009 대불황처럼 굵직한 경제 위기를 지나오면서 담보 대출 신용 기준이 좀 더 엄격해졌다. 은행과 금 융기관들은 신용과 부채 위험 노출액을 중심으로 다양한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를 실시해 위기 대처 능력 평가에 나섰다. 이제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이후 새로운 종류의 스트레스 테스 트가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기업이 완전한 폐쇄의 위험을 견딜 안정 성이 있는지 평가하는 테스트 말이다. 대출 기관의 자격요건을 높여 기업들이 2주에서 4주간 폐쇄를 견 딜 수 있는지를 자금 조달의 전제조건으로 삼을지도 모른다. 다르게 표현하면 기업들에 대한 향후 대출 자격요건으로 자금을 조달받을만큼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보겠다는 것이다.
-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를 무제한으로 늘리는 방식의 대처는 관행이 되었는데 지난번 금융 위기가 결정적 계기가 되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이후의 미래를 생각할 때 이러한 관행은 앞으 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주택저당증권과 국채에서부터 기업 부채와 주식까지 다양한 자 산을 매수하기 위해서 중앙은행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돈을 찍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은 불편하기 짝이 없다. 그럼에도 그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었고 그 관행은 계속될 여지가 크다.” 어쨌거나 효과가 있다면 중단할 이유가 없으니 말이다.
- 현 상태라면 복지 지원 혜택은 재원 유지에 큰 어려움을 겪으
밖에 없다. 복지 시스템은 복지 수혜 인구 대비 노동자 수가 159.4명에 달했던 1940년에는 잘 돌아갔지만 그 비율이 28명으로 떨어진 2013년에는 보다 어려워졌다. 게다가 2040년에는 그 비율이 2명으로 더 떨어진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복지 지원 혜택은 출산율 감소와 기대 수명 증가라는 두 가지 위험요인을 안고 있다. 출산율 감소와 더불어 기대 수명의 증가는 비스마르크가 복지 정 책을 시행하던 1889년에 비해 40세에서 80세 이상으로 두 배나 뛰었다. 복지 지원 혜택을 받는 인구의 평균 연령은 70세에서 65세로 낮아졌다. 설상가상으로 고령 인구를 지원하는 의료비용까지 덩달아 증가하면서 부담은 가중됨. 미국 인구성장이 상당히 건실하다면 괜찮게지만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문제
- 부동산 산업은 코로나19의 여파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분야와 관련하여 여섯 가지 전망을 제시하고자 한다.
1. 기업 사무실 수요의 감소
2. 자영업 가게 수요의 감소
3. 주택 공급 과잉 및 가격 하락의 위험성
4. 관광 밀집 지역의 부동산 고위험성
5. 업무 공간에 대한 선호의 변화
6. 물류 창고 및 유통 센터에 대한 수요 증가
- 코로나19가 가져온 사회경제적 변화는 농업에도 고스란히 영향을미쳤다. 과일, 채소, 달걀, 고기, 치즈 등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농업 분야 직종들이 주목받고 있다. 여기서 가장 주목해야 할 사실은 오늘날 대부분 사람은 음식을 일반적으로 당연히 주어지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점이다. 코로나가 바꾼 현실은 이러한 식량에 대한 믿음을 뒤흔들어 놓았다. 이 믿음의 변화로 투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대상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직종 역시 달라질 것이다. 단연 실내 식품 생산 공장, 실내 재배 시설, 농산물 유통 시설, 실험 실 배양 고기 등에 투자의 관심이 몰린다. 특히 채소나 생선 등의 복 층 수경 재배 시설이나 실험실 배양 고기 등에 대한 자금 지원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 - 사람들은 항상 음식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항상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안정감을 원한다.
-사람들이 음식을 얻거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그 안에서 안정감을 얻어야 사회는 정상적으로 기능한다.
위 세 가지 이유를 통해 미래에는 정부가 공급망을 강화하는 재정적인 혜택이나 추가 규제 조치에 나설 것이라 기대한다.
- “피를 흘려야 이목을 끈다 (if it bleeds, it leads).”라는 말은 언론계의 생리를 잘 보여 준다. 섬뜩하고 충격적인 뉴스일수록 더 중요한 뉴스가 되고 궁극적으로는 신문이나 TV 수익도 늘어난다. 이렇게 보면 중국의 야생동물 시장에서 비롯된 질병처럼 선정적인 게 또 없다. 야생동물 시장의 이미지가 서구 시청자들에게 한 번도 본 적 없는 외래동물을 연상시켜 정말로 코로나19 팬데믹을 일으킬 것 같은 믿음을 주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위험성이 데이터상으로 나타나기 훨씬 이전부터 아주 무겁고 진지한 문제로 받아들였다. 반면 현시점에서도 현재 상황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는 이들이 있다. 이것이 합의편향의 폐해이다. 객관적 진실과 현실이 주관적 인식의 문제가 되고, 고도의 개인 맞춤형 정보는 왜곡된 인식을 강화하며, 사람들은 동질적인 하위 집단을 이루고 주관화된 정보들을 소비하고 공유한다. 이것이 일그러진 미디어의 민낯이다. 이 같은 민낯은 코로나19와 같은 위기를 기회삼아 고개를 들 것이다. 그때마다 미디어 생태계는 큰 피해를 볼 것 이다.
- 코로나19 이후 미디어의 미래는 결코 낙관적이지 못하다. 국가적 정체성에 균열이 생길수록 미디어는 악의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커진다. 악의적인 이용이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을 봐서는 사회를 하나 되게 하는 힘 역시 점점 더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미디어와 SNS는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로 감추어졌던 것들을 활짝 드러냈다. 수면 아래에는 합의편향, 사이버 심리전의 위험, 주관화된 진실 등이 숨어 있었고, 이것들 중 어떤 것도 긍정적이지 않다.
- 전세계의 의료품 공급망에 문제가 생기자 미국인들의 안전이 실질적으로 위협을 받았다. 대통령이 과거 관세를 선호했던 것을 미루어 볼 때 더 많은 관세로 해법을 찾으려 할 수 있다.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한 미국의 무역확대법 232조가 국내 철강 생산을 증진하려는 조치였던 것처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문제와 경제적 무질서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의료기기에 추가 관세를 부여할 가능성도 있다.중요한 사실은 대통령에게 관세를 일방적으로 부여할 권한 이 있다는 것이다. 이 권한에 관해서는 2018년 저서 『Midterm Economics』에서 심도 있게 탐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료기기 및 개인용 의료 보호구가 자국 내에서 생산되어야 할 필수품목이라고 생각해 관세를 부여하고 공급망에 변화를 주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시점은 재선에 성공해 정치적 기회를 엿보는 때가 될 것 같지만 2020년 대선 이전이 될 수도 있다. 더욱이 미·중 간 긴장이 전 지구적 공급망을 양극화하고 결과적으로 미국은 좀 더 많은 제조업 기반을 중국에서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양국의 긴장감은 어느 때보다 고조될 것이다. 미국과 중국을 “예정된 전쟁”으로 몰아넣지는 않을지라도 국가 간 관계를 침식하는 훨씬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 경기침체가 시작될 수 있는 시기는 짧다. 그리고 대체로 대선에 맞추어 시작되었다. 선거 불황 동시성이라고 부르는 현상이다. 1854년 이후로 공식적인 경기 침체의 시기로 모두 거슬러 올라가 보면 1928년 이후로 선거와 불황의 시차가 상당히 좁아졌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대공황 이후 경기 침체 주기는 그 이전 시기보다 선거와 더 가까운 시점에서 시작되었다. 게다가 1928년 이후로 경기 침체 주기의 시점이 대선 전으로 11개월 대선 후로 13개월이란 기간을 넘어 나타난 적은 딱 한 번뿐이었다. 이처럼 시점이 근접한 것이 바로 선거 불황 동시성의 핵심이다. 그리고 바로 지금이 그때인 것이다!
- 경기침체가 없는 선거는 있었지만 경기침체 시점을 한번도 맞지 않고 연속으로 세번 이상 대통령 임기가 지나간 적은 없다. 절대로. 역사적으로 볼 때 1854년 이후로 경기 침체 없이 대선 주기를 맞았던 횟수는 최대가 두 번이었다. 예외는 없었다. 이것을 선거 주기성의 두 번째 특징으로 임기 제한 속 경제 성장이라고 생각해 보자. 2019년 6월 출간한 『The Dumpster Fire Election」에서 “미국의 경기 주기 역사를 통틀어 발견되는 패턴을 미루어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이 현 임기를 마치기 전에 다음번 경기 침체가 시작할 것으로 본다.”라고 밝힌 적 있다.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을 현시점에서 그리고 단기적으로 내다볼 때 선거 주기성의 변화와 선거 불황 동시성은 다시금 맞아떨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 이처럼 불확실한 시기에 공공 시장 투자자들은 기업의 대차대조표에서 현금을 먼저 찾아보고 기업의 재정 건전성과 가치를 긍정적인 현금 유동성의 신호로 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많은 스타트업이 그 반대다. 이는 현금 유동성이 마이너스이고 순손실을 보이는 스타트업 기업들은 지속 불가능한 상태에 가깝다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은 케케묵은 옛날 방식이다. 우선순위가 성장에서 현금 흐름으로 바뀐 오늘날, 지난 5년을 지나오면서 스타트업 생태가 큰 위험에 처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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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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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도대체 '반일 종족주의'라는 쓰레기 같은 책을 집필한 이영훈, 이우연 등의 또라이 보수주의자들은 무슨 생각으로 대한민국에 발을 딛고 살고 있는 것일까. 무슨 경제적 이익을 위해 반일 종족주의라는 새로운 용어까지 만들어내면서, 역사를 왜곡하는 것일까 궁금해진다.

'반일 종족주의'의 대표저자는 이영훈이다. 서울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고 하는데, 서울대씩이나 나온 지식인이 왜 이러나 싶을 정도다. 아무리 학문연구의 자유가 있을지라도, 아직도 살아계신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미안하지도 않은가. 전공인 경제에 대해서나 연구할 것이지, 왜 갑자기 역사학에 집적대는지 모르겠다.

이 책(신친일파)은 호사카 유지가 쓴 책이다. 저자는 88년부터 한일관계 연구를 위해 서울에 거주하고 있으며, 03년에는 대한민국으로 귀화했으며, 현재 세종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처음에는 이런 책이 한국인이 아니라 일본인에 의해 씌어졌을까하는 부끄러움이 앞섰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오히려 일본과 한국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중간자적인 입장에서 객관적 사실과 사료를 바탕으로 조목조목 '반일 종족주의'의 주장을 반박하는 저자의 필력과 지식에 이런 책을 쓸 수 있는 가장 적임자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주제는 강제징용, 위안부, 독도 및 일제강점이다.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이영훈은 이들은 자발적으로 돈을 벌러 일본에 간 것이라고 주장한다. 상식적으로 어느 누가 목숨을 내걸고 전쟁통에 남의 나라의 탄광으로 전장의 위안부로 자발적으로 가겠는가? 모두 납치, 사기에 의한 일본의 범죄일 뿐이다.

참고로 이영훈, 이우연 등은 낙성대경제연구소 소속이다. 낙성대경제연구소는 87년 경제사학자 안병직과 이대근이 공동으로 설립한 연구소라고 한다. 안병직은 뉴라이트 재단의 초대 이사장이기도 하며,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이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결국 '반일종족주의' 저자들은 보수정권의 정권재창출을 목표로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일제강점기에 친일활동을 한 친일파에 대한 단죄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우리의 역사현실 앞에 정권창출을 목적으로 친일행각을 벌이는 이들이 아직도 버젓이 학문이라는 탈을 쓰고 활동하고 있다는 현실이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 악마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면 안된다. 악마는 거짓말에 교묘히 진실을 섞는다. (엑소시스트 중)

- 한국인의 정신문화를 '반일 종족주의'라고 폄하하는 이영훈의 논리는 일본 극우세력에게 면죄부를 주는 '이적행위'와도 같다. 필자는 '노예근성'을 되풀이하는 이영훈의 논리와 글이 한국을 파멸로 이끌 수도 있다는 우려스러움을 떨쳐낼 수가 없다. 필자는 그 우려스러움을 확실히 해결하기 위해 본서를 썼다. 독자 여러분은 본서를 통해 거짓에 사실을 섞어 사람을 속이고 나라를 파멸로 몰아가려는 악마가 있다면 그 본질이 무엇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
- 이우연은 조선인들이 위험한 일에 종사한 것은 조선인들이 돈 을 벌기 위해 일본으로 갔고, 당시 노동수요와 노동공급이 맞아떨어진 결과이지 결코 민족차별'이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그는 일본 기업의 변호사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이우연 의 주장은 당시 자발적으로 일본으로 간 조선인들과 '모집', '관 알선’, '징용'으로 강제연행된 조선인을 고의적으로 혼동해서 한 말이다. 1945년 8월 15일 패전 시점에서 강제적으로 동원되어 작업 현 장에 있던 조선인 노동자 수는 32만 2,890명이었고, 조선인 군인과 군속은 11만 2,718명이었기 때문에 양자를 합하면 패전시 일본에 있던 '징용'과 '징병’의 범주에 속하는 조선인들은 모두 43만 5,608명이었다. 이 수치는 패전 시 일본에 있던 조선인 총인구 약 200만 명의 22% 정도이자 1939년부터 1945년의 전시 동원 기 간에 증가한 일본 내 조선인 인구 약 120만 명의 약 36%에 해당한다. 자발적으로 일본으로 건너간 조선인이 많았기 때문에 강제 동원이나 강제연행이라는 단어 자체가 잘못 사용되고 있다고 하면서, '강제연행설 허구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 돈을 벌기 위해 도일한 조선인도 분명히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강제연행이나 강제 동원을 합리화할 수는 없다. 실제로 조선인 약 43만 5,000명은 강제연행된 사 실이 있기 때문이다. 이우연이 말하는 “젊고 건장한 조선 청년들은 주로 일본 정부 와 기업에 의해 전시 동원되었고, 나이가 많거나 어린 조선인들은 전시 동원 기간에 도일한 120만 명 중 나머지 64%에 해당하는 사람들로 보인다. 그러므로 전시 동원 기간에 일본으로 건너간 조선인들 3명 중 1명은 강제연행되었다는 이야기다.
- 일본이 조선인들을 강제연행해 데려간 곳은 주로 탄광이었다. 그러므로 일본 측이 처음부터 강제연행의 대상으로 삼은 조선인 들은 젊고 건장한 남자들'이었다. 마찬가지로 당시 젊고 건강한 여자들은 ‘위안부나 근로 정신대'로 끌려갔다. 일본 기업들은 자신들의 수요를 보충하기 위해 식민지 주민이 라는 약한 입장에 있는 젊고 건강한 조선인 노동자들을 강제연행 했다. 전쟁 시 동원이니 당연하다는 논리는 타당치 않다. 전범 기업들은 조선인들이 도주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만 신경을 썼고, 일본인들과 평등한 대우를 해주지도 않았다. 강제로 시킨 저축은 계약 기간 만기가 된 조선인 노동자에만 돌려주었고, 도주하거나 중 도 퇴직자의 저금은 모두 기업이 가로챘다. 작업장에서의 대우가 일본인과 조선인이 완전히 평등했다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았으므로 '민족차별’이라는 본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다. 그리고 조선인 노동자의 불만이 쌓여서 패전 후에도 그 한이 풀리지 않는 이유는 불평등한 대우뿐만이 아니라, 불법적 인 일제 강점으로 인해 일어난 부당한 동원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침략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전쟁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한민족을 강제로 가담시킨 일제의 만행 때문이다.
- 일본 기업들은 조선인 노동자와 중국인 노동자, 전쟁 포로들을 착취할 수 있는 만큼 착취하겠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조선인 노동자 등을 죽지 않을 정도로 혹사하면 된다는 식의 생각이었는지도 모른다. 한 달에 10엔 정도의 용돈은 현재 가치로 2만엔, 즉 20만 원 정도라고 하니 고등학생이 받는 용돈 수준이었다. 이렇게 기업의 관리자들은 여러 명목으로 월급의 많은 부분을 조선인 노동자가 관리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 1965년 청구권 협정과 함께 일본이 지급한 무상 3억 달러의 보상금으로 모두 탕감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지만, 일본이 당시 보상금을 지급할 때 생환자, 즉 살아서 귀환한 자에게 보상금을 줄 수 없고 사망한 자에게만 준다고 했다. 따라서 1945년 시점에 서 생존해 있던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1965년의 청구권 협정의 지 급 대상이 아니었다. 그런 중요한 사실을 이우연이나 일본 우파 는 절대로 밝히려 하지 않는다. 그 대신 일부 부분적인 사실만을 부풀려 그것이 마치 전체적인 진실인 것처럼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이와 같이 일본 우파 논리의 노예가 된 사람들의 정신 상태 는 구제하기가 어렵다. '노예근성'이 정신을 파괴해버린 것이다.
- 미군의 포로 심문 보고서는 일본군 '위안부' 제도가 일본군에 의 한 취업 사기 및 납치의 좋은 사례이자, 군이 통제하면서 형식은 여성들을 포주의 사창으로 만들어 일본군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대단히 악덕한 장치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탄광에서 기업 들이 사용한 나야納屋 제도와 흡사하다. 기업이 나야 관리인과 계약하고 나야 관리인이 광부의 모집, 나야라는 숙소 관리, 광부들 의 생활 관리, 노동 관리 등을 모두 책임지는 것이 나야 제도였다. 즉 광부들이 기업과 직접 계약을 맺는 것이 아니라 나야 관리인 과 계약하는 형태였다. 일본군 '위안부' 제도 역시 일본군은 포주 를 선정하고, 포주가 여성들의 모집, 인솔, 현지에서의 위안소 관 리 등을 모두 맡았다. 그러므로 ‘위안부'들은 일본군과 직접 계약한 것이 아니라 일본군의 지시로 포주와 계약한 것이다
- 일본군 '위안부' 제도가 문제가 된 이유는 일본의 침략 전쟁으로 전쟁터가 된 중국, 동남아 등 최전선에는 일본인 여성들보다 훨씬 많은 타민족인 조선인이나 대만인 여성들을 동원했기 때문이다. 이영훈은 “기생제, 공창제, 위안소제는 그 본질적 속성을 변치 않 은 채 한 계열로 죽 이어져 온 것이라고 주장한다. 일본군 '위안 부들이 모두 원래부터 창부들이었다고 주장하여 일본군 '위안부’ 제도의 범죄성을 물타기 하려는 것이다. 일본군 '위안부' 제도는 조선의 기생제나 공창제와는 관계없는, 취업 사기와 납치 등으로 여성들을 조선이 아닌 타국으로 강제연행해 일본군 각 부대의 사창으로 만든 새로운 시스템이었다. 일본군 위안부' 제도는 일본이 타민족 여러 계층의 여성들을 취업 사기나 납치 형식으로 연행해 무력으로 위협하는 환경 속에서 성적 착취를 정당화한 제도이자, 일정한 기간 동안 그녀들을 '성 노예로 만들어서 ‘위안부'들의 자유를 박탈한 범죄였다. 한편 조선시대의 기생은 제도화된 계층적 존재였고, 기생이나 사비를 쓰는 사람들은 같은 민족인 조선인들이었다. 고려나 조선 에서 타민족을 기생이나 사비로 강제 동원했다면 한국은 그 타민 족으로부터 지금도 큰 비판을 받고 있을 것이다. 결국 조선의 기생제와 일본군 '위안부' 제도는 전혀 다른 차원의 제도였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몽골(원나라)과 명나라, 청나라가 한반도를 영향하에 두었 을 때 고려나 조선은 그 나라의 명령으로 공녀를 바쳤다. 공녀들은 고국에 돌아와도 '환향녀'라고 불리며 사람들의 경멸 대상이 되었다. 한국사의 비극 중 하나인 셈이다. 그런데 일본군이나 일본 정부처럼 타민족을 성노예로 만든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면 한국은 왜 몽골과 명나라, 청나라 등 중국 왕조에는 강력한 항의와 배상 요구를 하지 않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이 문제에 대해 일부에서는 한국인들이 일본에는 엄격하지만 중국에는 약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여러 역사적 사실로 일본군 '위안부와 중국에 보내진 공녀는 큰 차이가 있다. '위안부'와 공녀의 차이는 '위안부'가 불특정 다수인 일본 병사들의 성노예였는 데 비해, 공녀들은 중국인의 성 노리개가 되었다기보다 왕궁에 들어가 궁녀가 되거나 중국인의 첩이나 본처가 되었다. 일본군 '위안부'와는 전혀 다른 존재가 공녀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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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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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싸의 시대

인문 2020. 6. 11. 12:09

- 보통의 아이돌 그룹은 대부분 틀에 박힌 듯한 콘셉트에 맞춰 모든 걸 수행한다. 소통은 물론이고, 무대 위에서의 모습까지도 비슷하다. 이 는 연습생 육성을 통해 데뷔하는 국내 음악산업의 구조에서 피하기 어려운 일이다. 데뷔를 위해 준비하면서 말투, 행동 그리고 팬을 대 하는 방식까지 모두 교육을 받는다. 그러다 보니 마치 공장에서 생산된 듯한 제품의 느낌을 피하기 어렵다. 국내외 매체들이 케이팝의 획일화' 현상에 대해 연일 걱정하는 기사를 내놓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각자의 모습으로 국내외 팬들과 진솔하게 소통했다. 먹었던 음식, 기분, 하루의 일과 등 자신들이 말하고 싶은 내용을 자유롭게 팬들에게 전한다. 다양한 사진과 함께 저마다의 언어로 구성된 포스팅을 SNS에 올리며 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SNS 포스팅을 보면 방탄소년단의 모습은 정상급 아이돌보다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훈훈한 청년들에 가깝다. 대중들은 '벽’을 느끼지 않고 그들에게 다가설 수 있었고, 이는 해외 팬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방탄소년단은 데뷔 초기에만 이렇게 소통한 게 아니라 정상에 선 지금도 동일하게 소통하고 있다. 무대 위에서는 멋진 아티스트, 무대 밖에서는 훈훈한 이야기를 전해 주는 소중한 친구로서 역할을 다하 고 있는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소통은 선택의 이유가 되는 신뢰를 심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방탄소년단은 진실한 소통을 통해 그들이 가장 확실한 대안이며, 새로운 문화의 한 단면을 발견할 수 있는 완벽한 해답이라는 사실을 전 세계 사람들에게 어필했다. 그리고 그 확신은 지금의 결과가 되어 나타났다.
- 인싸 열풍은 돋보이고 싶고, 아싸가 되고 싶지 않은 마음들이 모여 시작되었다는 점 에서 우월욕구의 산물이라 볼 수 있다. 우리는 인싸가 되는 과정에서 세상의 트렌드를 따라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얼리어답터가 된 느낌을 받으며 뿌듯해 한다. 인싸들의 가치 추구는 역사 발전에 도움을 준 우월욕구처럼 트렌 드를 이끌며 우리가 사는 사회의 모습을 다양하게 만들었다. 소비문 화 발전의 원동력으로 작용한 건 물론이고, 광고 콘텐츠에서도 좀 더 다변화되고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큰 힘이 되었다. 어쩌면 음악계에서의 우월욕구는 방탄소년단을 글로벌 인싸로 만들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특히 해외 팬들의 우월욕구는 판에 박힌 대중음악계를 좀 더 역동적인 형태로 만드는데 큰 힘이 되었다. 그들이 발견한 방탄소년단이라는 대안이 방탄소년단을 글로벌 음악계의 인싸로, 그리고 방탄소년단의 콘텐츠를 즐기는 사람들까지 인싸로 만들어 준 것이다.
- 대리만족을 느끼며 '과정'을 함께한다는 건 매우 중요한 트렌드다. 그래서 예능도 끊임없이 무언가를 관찰하는 리얼리티형 예능'이 인 기다. 또 요리의 과정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쿡방이나 진행 과정이 그 대로 눈에 들어오는 창작 경연형 음악 예능이 대중들의 눈길을 사로 잡고 있다. 유튜브 방송 역시 체험형 콘텐츠가 많은 인기를 끌고 있 고, SNS를 강타하고 있는 브이로그 여행 콘텐츠의 인기도 같은 맥락 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사람은 모든 걸 다 할 수 없다. 무언가를 선택하면, 포기해야 하는 것이 생긴다. 그래서 지금의 트렌드는 누군가가 포기해야 하는 부 분을 대신 수행해 주는 것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일 때문에 여행을 가 기 어려우니 눈으로라도 여행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든다. 시간이 부족해 근사한 요리를 하기 어려우니 시각적으로 좋은 요리를 만들어 내는 방송을 한다. 음악과 영화를 즐기지만 직접 작곡과 촬영을 할 수 없는 대중들을 위해 그 과정을 함께하는 방송을 기획한다. 모든게 대리만족과 연관되어 있는 것이다. 이제 트렌드의 한 줄기는 완벽한 대리만족을 어떻게 느낄 수 있느 냐에 있다. 그래서 좀 더 완벽하게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들이 인기 를 얻고 있다. 심지어 VR까지 등장해 완성도 높은 대리만족감을 준 다. 앞으로는 케이팝 콘서트도 거실에 앉아서 체험하고,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대리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트렌드에서는 철저히 롱테일 현상에 맞 춰진 사례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중들의 기호와 지지에 따른 콘텐츠들이 사랑을 받고, 이런 대중들의 기호는 음악과 방송계의 저변 에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는 대자본의 논리와 일방적인 소통구조로 움직이던 대중문화계 에 새로운 흐름이 나타났다는 걸 의미한다. 〈타임〉지에서 선정한 올 해의 인물이 당신(You)이었듯, 대중들이 만들어 가는 트렌드 시대가 열렸다는 것이다. 대중들은 이제 문화계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 하며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그리고 매체의 변화와 미디어의 발전은 소통권력의 구조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아주 간단한 사례를 보자. TV 드라마다. 시청자들은 전개구조와 캐릭터에 큰 흥미를 가지고 드라마를 지켜본다. 함께 분노하기도 하 고, 함께 눈물 짓기도 한다. 그런데 드라마를 보던 중 관심 있게 지켜 보던 캐릭터가 갑자기 빠지거나, 드라마 전개가 마음에 안드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가정해 보자. 예전 같았으면 그냥 드라마를 그만 보거나 혼자 싫은 소리를 하거나 혹은 가족들과 작가에 대해 성토의 장을 열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인터넷 포털에 올라온 드라마 관련 기사에 댓글로 의견을 적는다. 또 방송국 홈페이지의 해당 드라마 게시판에 글을 남기는 등 드라마와 연관된 커뮤니티에 의견을 표출하며 여론 을 형성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의견들은 직간접적으로 드라마에 영향을 준다. 대중들이 등을 돌린 드라마는 수익 측면에서 악영향을 받 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디어 환경이 변화하면서 대중들이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졌다. 그만큼 콘텐츠 생산자들이 대중들의 의견을 확 인할 수 있는 방법도 다양해졌다. 콘텐츠 생산자들에게 대중들이 보 내는 관심과 지지는 곧 수익으로 직결되다 보니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며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권력구조가 무너진 것이다. 역주행은 이런 권력구조 변화에 기인한다. 소비자들의 반응 이 콘텐츠를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 이애란과 이예진은 대중들이 셀레브리티를 만들어 낸 중요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평범한 대중이 셀레브리티가 되고, 그들을 지지하 는 것 역시 대중이다. 모든 과정을 이끌어 낸 것도 대중이다. 대중 중심 시대가 열렸다는 걸 격렬하게 증명한 것이다.
- 이제 우리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플랫폼들이 변하고 있다. TV 채널은 전보다 많이 생겼지만 예전보다 힘을 못쓰고 있고, 텍스 트로 접하던 정보들은 외면받고 있다. 모르는 개념을 발견했을 때에 는 포털사이트보다 유튜브를 먼저 찾는다. 이렇듯 대중들이 지배적 으로 사용하는 플랫폼이 기존의 매스미디어에서 다양한 신규 플랫폼 으로 넘어가고 있다. 이런 플랫폼의 변화는 기업의 홍보에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대중매체에 광고를 집행하고, 언론 기사를 열심히 내는 게 기업 홍보에 있어 최고였던 시대는 끝났다.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새로운 미 디어를 활용해 기업을 홍보해야 하는 시대가 열렸다. 또한 새로운 플 랫폼 안에서 대중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하는 과제가 기업들에게 던져졌다. 플랫폼의 변화가 기업의 홍보 방법 자체를 바꾸고 있는 것 이다. 이런 추세는 기업 문화에도 반영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많은 기업들이 사내 크리에이터를 육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일명 '사 내 유튜버'다. 이들의 역할은 회사의 업무와 문화를 외부에 알리는 것이다. 선결조건은 재치 있는 입담과 트렌디한 감성'이다. 이를 위 해 회사는 장비와 제작비를 모두 제공하고, 촬영과 편집 등 실소요시간을 모두 근로시간으로 인정하며 적극 지원하고 있다.
- 대중들은 자신의 노력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최대의 만족감을 얻기위해 선택의 시간을 가진다. 생산 주체들은 이 소중한 기회에 대중들 과 진정한 소통을 통해 그들이 무엇을 원하고 좋아하는지 알아내야 한다. 이때 참고해야 할 건 남이 뭘 해서 잘되었는가'가 아니라 지금 대중이 우리에게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가 되어야 한다.
- 유튜브가 최고의 영상 플랫폼으로 각광받을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큐레이션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의 큐레이션 방식은 '맞춤 동영상'과 'Youtube 믹스'로 대표된다. 맞춤 동영상은 사용자가 시청한 영상을 바탕으로 좋아할 만한 영상을 1개 단위로 추천해 주는 방식이다. 사용자가 시청한 주제, 장르, 키워드 등을 정교하게 분석해 영상을 제시한다. 사용자는 직 접 영상을 클릭해 시청이 가능하며, 1개를 시청한 후 자동재생을 설정해 놓으면 다음 추천영상으로 넘어가는 것도 가능하다. 검색 과 시청했던 기록들이 추천영상의 분석자료가 된다. 유튜브는 이렇게 다양한 주제를 모두 분석해 정확도 높은 추천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또 다른 큐레이션은 YouTube 믹스다. 이는 사용자에게 맞게 생 성된 연속 재생목록이다. 맞춤 동영상이 주제 단위로 1개씩 영상을 추천해 주는 거라면, 믹스는 아예 사용자의 패턴을 분석해 음악 이 플레이리스트와 같은 형태로 모아서 제공하는 것이다. 사용자는 YouTube 믹스 안에서 새로운 영상을 찾을 필요 없이 무한재생목록 에 노출된다. 맞춤 동영상과는 다르게 플레이리스트 형태를 띄기 때문에 주제가 좀 더 명확하다. 사용자는 자신이 봤던 영상을 기반으로 계속해서 다음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이것은 마치 보통의 TV 채널 같은 느낌인데, 사용자가 원하는 영상이 나온다는 점에서 새롭다. 넷플릭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사용자의 사용 패턴을 분석해 유사 장르의 드라마나 영화를 추천해줘 별 고민 없이 다음에 볼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다. 이런 편리성 때문에 사용자들의 지지를 받으며 끊임없이 기세를 확장하고 있다. 해외의 성공사례들이 이어지면서 국내에서도 영상 플랫폼으로는 왓챠가 나에게 딱 맞는 작품'이라는 콘셉트로 큐레이션을 통해 영화 와 드라마, 예능을 추천해 주며 인기를 얻고 있는 중이다.
- 큐레이션은 그야말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보고다. 큐레이션 을 통해 사용자들은 콘텐츠를 소비하고, 플랫폼은 사용자의 흔적을 쫓아 다시 분석한다. 사용자들의 콘텐츠 소비방식은 필연적으로 어 떤 패턴을 동반하게 되고, 빅데이터 분석은 이걸 놓치지 않는다. 빅 데이터는 사용자들의 취향을 분석해 추천하고, 그걸 소비하는 패턴 을 보고 다시 분석한다. 이런 분석을 통해 향후 소비자들이 어떤 콘 텐츠를 좋아할지 예측하고 미래의 서비스에 반영한다. 콘텐츠 생산자 역시 이 정보를 기획에 반영하여 소비자에게 선택받을 확률을 높인다.
- 1인칭 시대의 중심은 공감이다. 우리와 너무 동떨어져 있는 사람 들이나 관심사를 벗어나면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다. 반면 우리의 일상과 비슷한 모습을 담아내거나 관심사를 반영하면 손뼉 치며 공감하는 상황들이 생겨난다. 콘텐츠 시장이 소비자의 관심을 끊임없 이 반영하고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소비자의 관심 에 집중하면서 콘텐츠의 주제는 갈수록 세분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만나기 어려웠던 주제의 콘텐츠들이 대중들을 만나고 인기를 얻으며 1인칭 시대가 이끄는 다양성 사회를 반영하고 있다.
- 과거에는 스토리 구조보다는 음악 한 곡에 집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기획자가 콘셉트를 짜고, 가수는 콘셉트를 그대로 소화하며 타이틀곡 하나에 힘을 줘 앨범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이런 앨범은 음악 한 곡을 즐기기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앨범을 전체적으로 들어보면 의도와 목표를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서 앨범 자체의 가치 가 저평가되고, 히트곡은 나오지만 특별함이 결여된 음악에 대중들 은 식상해 했다. 그런데 방탄소년단으로 인해 스토리텔링의 중요성 이 인식되면서부터 대중들은 마치 한 권의 책을 넘기듯 종합적인 콘텐츠로 앨범을 대하게 되었다.
- 완성도를 높인다는 것도 스토리텔링의 매력 중 하나다. 스토리텔링 이 없는 콘텐츠는 휘발성이 강하다. 끊어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그 자체로 즐기고 끝난다. 훗날 돌아볼 수도 있겠지만, 돌아볼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이유를 만들지 못하면 다시 찾는 건 쉽지 않다. 과거의 음악들이 그렇다. 스토리텔링형 기획이 부족했던 시절의 음악들은 해당 곡이 다시 주목받는 상황이 아니면 굳이 기억해 찾아 서 듣지 않는다. 다행히 지금은 유튜브 같은 플랫폼을 통해 옛날 노 래를 찾기 쉬워지면서 예전보다 접근성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어떤 큰 이슈가 없다면 다시 찾아 듣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스토리텔링형 콘텐츠들은 생명력이 강하다. 후속 콘텐츠 가 나오면 다시 처음부터 즐기는 경우가 많다. 콘텐츠를 즐기다 메시지를 다시 확인해야 할 필요가 생기면 처음부터 다시 찾아보게 된다. 완벽하게 이해해야 콘텐츠를 즐기는 일이 더 흥미로워지기 때문이 다. 그렇게 해당 시리즈 안에서 늘 한결같은 생명력을 가지게 된다. 그런 면에서 방탄소년단과 몬스타엑스의 앨범은 스토리텔링을 담은 연작이라 메시지가 진행되면 다시 들어보고픈 생각이 들 가능성 이 높다. 새로 접하는 사람들은 메시지를 이해하기 위해 '정주행'할 필요성이 생긴다. 또 각종 부가콘텐츠에 드러난 콘셉트를 보고 호기심이 들어 이미 나왔던 앨범들을 찾아보기도 한다. 책을 보다가 재미 있으면 저자의 다른 책을 찾듯이 발매된 다른 앨범들을 찾아 함께 즐 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 콘텐츠의 생명력은 끊임없이 늘어나고, 콘텐 츠의 가치 자체도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처럼 스토리텔링은 끊임없이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는 마법과도 같다.
- 재미를 선호하는 트렌드도 짤에 힘을 실어줬다. 지금은 재미가 목적 인 시대다. 단순히 즐기는 걸로 끝내는 스낵형 콘텐츠는 더욱 더 그 렇다. 스낵을 먹는 것처럼 가볍게 즐기고 넘기면 그게 그 콘텐츠의 의미가 된다. 콘텐츠의 목적이 분리되고 있는 것이다. 긴 호흡으로 여유롭게 보여주는 게 의미를 가지는 콘텐츠와 짧은 호흡으로 재미 있게 보여주는 게 의미를 가지는 콘텐츠로 시장은 양분화됐다. 이렇 게 콘텐츠는 상황과 의미에 따라 다른 목적을 가지고 대중들을 만나고 있다. 이중 SNS와 메신저에서 공유되는 콘텐츠들은 후자의 목적이 강하다. 짤이 유행하게 된 배경에는 데이터 사용량도 영향을 미쳤다. 우리는 늘 와이파이 환경을 찾아다니며 빵빵한 와이파이존에 들어가면 기분이 좋아지는 유목민이다. 하지만 와이파이가 안 되는 곳에서 콘 텐츠를 즐길 때가 많다. 그러다 보니 아무리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쓴다 한들, 용량도 크고 긴 콘텐츠는 무거워서 부담이 된다. 읽어 들 이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짜증이 날 때도 많다. 그래서 콘텐 츠는 가벼울수록 좋다. 특히 늘 데이터와 싸워야 하는 10대들의 경우 가벼운 콘텐츠를 향한 열정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콘텐츠는 함께 봐야 제 맛이다. 재미있으면 공유하고, 필요한 친구 에게는 태그 댓글까지 달며 권한다. 그런데 콘텐츠가 너무 무겁고 진 지하다면 같이 보자고 말하기가 미안해진다. 바쁘게 사는 지금의 사 람들은 얼른 보고, 크게 한 번 웃은 다음 각자의 일을 위해 움직이는게 좋다. 너무 길고 무거운 메시지를 담은 콘텐츠는 짬 나는 시간에 즐기기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SNS나 메신저를 통해 사람들이 주고 받는 콘텐츠의 특징은 재미를 추구하며, 간결하고 단순한 것이 많다. 다른 사람 눈치 안 봐도 되고 속도도 빠르니 저절로 흥이 난다. 한 번 보라고 링크를 전송하거나 파일 자체를 전달해도 부담이 되지 않으니 말이다. 짤은 이러한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다. 재미를 위해 시작한 거라 당연하게도 재미있는 부분이 많다.
- 콘텐츠 기획자들은 기획 단계부터 짤이 돌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을 어느 정도 한 후 영상 제작에 들어가는 센스가 필요하다. 물론 짤만 을 생각하고 만드는 콘텐츠는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적어도 콘텐츠 의 어느 부분이 짤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을 사전에 해야 한다. 는 것이다. 이런 판단은 드라마, 영화 그리고 광고에 이르기까지 모 든 콘텐츠에 적용된다. 예능 프로그램들은 짤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과거보다 자막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예능마다 자신들만의 자막 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핵심장면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장면에 도 곳곳에 자막을 배치해 캡쳐를 부르는 환경을 만든다. 광고도 마찬가지다. 제품을 보여주는 광고가 여전히 대부분이지 만, 코믹한 내용으로 짤을 유도하는 광고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또 한 코믹한 장면을 연출하지 않더라도 제품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특 정한 상황을 담아내는 광고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특정 장면을 보고 대중들이 짤을 만들어 내는 경우도 늘어가는 추세다.
- 콘텐츠 제작자들과 기업은 이제 덕후의 존재를 완벽히 받아들이고 브랜딩화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덕후들과 각종 플랫폼에 서 소통하고 대화하며 제작자와 덕후 사이에서 일정한 브랜딩을 완성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브랜딩은 규칙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어떤 상황을 의미한다. 덕후들은 좋아하는 주제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상황에 맞는 움직임이 필요하다. 브랜딩의 확장이 필요한 것이다. 기존의 브랜 딩은 기업이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기반으로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는 작업을 의미했다. 지극히 기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며, 소비자는 부수적인 존재에 불과했다. 하지만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덕후는 단 순한 소비자가 아니다.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기업의 마케팅에 큰 역할을 하는 존재다. 따라서 덕후를 브랜딩의 범주에 포함시켜야 한 다. 각자의 소통구조로 독특한 퍼스널리티를 형성해 계속 이어질 수 있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 스타벅스는 트렌드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며 변화하는 대 중들의 키워드를 잘 읽어냈다. 1인칭 중심 환경이 지속적으로 각광 받고 있다는 사실도 빨리 깨달았다. 각자의 취향이 있기 때문에 어느 한 가지로는 사람들을 불러모을 수 없다는 사실 또한 정확히 인지하 고 있었다. 변화하고 있는 세상을 향한 지식을 하나씩 적용하며 환경을 변화시키던 스타벅스는 이를 모두 모아 '감성'을 만들어 낸다. 일단 스타 벅스는 1인칭 사회에 대한 반영으로 각자 하고 싶은 걸 하며 편하게 있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그래서 공간 인테 리어를 통해 스타벅스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감성을 만들어 내며 소 비트렌드에 맞는 전략을 완성시켰다. 그렇게 대화, 공부, 독서 등 다 양하게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매장 환경을 바 꾸어 나갔다. 여기에 각자 취향이 세분화되고 있다는 점에 감안해 커스텀 메뉴 를 만들어 대중들의 요구를 만족시켰다. 스타벅스는 이제 음료를 마 시러 가는 게 아니라 스타벅스 자체를 소비하러 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모든 요소가 하나의 감성을 형성했다. 대중들의 마음을 공략해 자신만의 독특한 감성을 형성한 후 이미지를 만들고 매출을 끌어올리는 스타벅스는 아주 적절한 감성마케팅의 사례임
- 감성마케팅은 단순히 사람들의 감정에 호소해 소비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아니다. 사람에게 감정을 느끼게 하려면, 그만한 관계가 형성 되어 있어야 한다. 미래에는 진심으로 감정을 느끼는 일이 점점 어려 워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만큼 강력한 관계가 형성되어 있어야 감성마케팅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스타벅스 감성마케팅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대중과의 관계다. 모 든 대중을 만족시키기 위해 제품과 서비스를 준비하고, 그들을 위한 공간을 제공한다. 대중들은 자신의 감성을 자극하는 브랜드를 보고 소비를 하기 위해 브랜드가 만들어 놓은 공간과 제품을 구매한다. 대 중과 브랜드 사이에는 묘한 관계가 생긴다. 브랜드와 대중, 서로가 각자의 의도를 만족시켜 주기 위해 움직이는 것이다. 큰 틀 안에서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 관계가 생겨난 것이다.
- 어려움을 느끼고, 현재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거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 상대적으로 편안했다고 느끼는 과거에 자꾸 집착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의 현실 자체가 경쟁이 치열하고 불확실한 요소가 많다 보니 각 세대마다 안갯속을 헤매는 듯한 느낌 속에서 고민을 안은 채 살아 가고 있다. 바로 이런 그들에게 그나마 안정감을 줄 수 있는 게 바로 레트로 코드로 대표되는 과거라는 것이다. 틀린 말이 아니다. 사람들은 현재와 미래가 반갑지 않을수록 과거의 기억을 미화하는 경향이 있다. 과거는 그래도 행복했었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그리움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의 레트로 코드는 단순히 과거를 지향하는 게 아니라응답하라 1994>의 경우처럼 현재에서의 재해석을 동반한다. 또한 각종 콘텐츠와 상품을 통해 소비로 이어지는 현상들이 드러난다. 따라서 이 상황을 설명하려면 현재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외에 또 다.른 요소를 봐야 한다. 바로 변화된 플랫폼 환경이다.
- '이유'에 대한 경향은 젊은 세대가 한층 더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가졌다는 것에서 기인한다. 젊은 세대는 광고를 싫어한다. 일단 광고 라면 거부부터 하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고른 콘텐츠를 빨 리 보고 싶은데, 광고에 시간을 낭비해야 하는 게 합리적이지 못하다. 는 생각 때문이다. | 여기에 더해 시대를 넘나들며 많은 영향을 미쳤던 각종 바이럴 마 케팅도 젊은 세대들은 의심부터 하고 본다. 무작정 마케팅 콘텐츠 를 받아들이는 게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래서 자 신의 시간을 빼앗는 광고성 마케팅에는 날카로운 시선과 냉정한 후기를 남기는 등 합리적인 만족감을 얻기 위해 하나라도 제대로 된 걸 소비하려 애쓴다.그런데 이렇게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는 그들에게 레트로 자체만으로는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레트로 열풍 을 받아들이고 돈을 써야 하는 '이유'를 계속해서 만들어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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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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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 죽음을 준비하라. 그리하면 죽음도 삶도 더욱 달콤해질 것이다. (셰익스피어)
- 아마 이 책을 읽는 당신도 나름의 사정이 있을 테지만, 사람들이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길 꺼리는 원인은 크게 다섯 가지가 있다.
첫째, 죽음에서 살아 돌아와 우리에게 죽음에 대해 이야기해주거나, 제대로 된 설명을 해주거나,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가르쳐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죽음에 관한 대화가 숫처녀들이 성관계를 논하는 것과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제는 있지만 자세한 세부사항과 정보는 부재하여, 결국 대화는 별다른 결론에 이르지 못한다.
둘째, 인간의 자아는 소멸에 대해 떠올리길 거부하기 때문이다. 에고에서 벗어나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내가 로라라는 인간의 영혼을 그리워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나는 로라 이 여자를 좋아하고, 이 여인이 살고 싶어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녀의 죽음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면? 글쎄....... 그건 나중에 하고 싶다.
셋째, 인간인 우리는 내일도 오늘과 비슷하게 흘러갈 것이라고 믿도록 설계되어 있다. 우리의 잘못은 아니다. 오히려 익숙한 질서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쪽이 우리에게는 부자연스러운 일이다. 시간의 흐름이 계속되고, 현재의 안정된 상태가 지속될 거란 믿음이 조금이라도 흔들린다면 우리의 나약한 정신은 무너지고 말 것이다.
넷째, 우리는 죽음이 언제 혹은 어디서 찾아오게 될지 알 수 없다. 교회 주차장에서 차에 치일 수도 있고 혹은 당근을 먹다 질식하게 될 수도 있다. 질투에 눈이 먼 연인의 총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백혈병 진단을 받고도 20년을 잘 살아남았는데, 어느 날 빙판길에 넘어져 운명을 달리 할 수도 있다. 죽음을 준비하기 위해 절에서 수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다. 실제로 누군가에게 벌어졌던 일이기도 하다. 이렇듯 무계획적이고 불가사의한 무언가를 어떻게 준비할 수 있을까?
다섯째, 죽음을 떠올리는 것이 죽음을 불러들이게 될 거라는 뿌리 깊은 미신 때문이다.
- 죽는 게 두렵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지만, 나는 그 말을 믿지 않는다. 그냥 믿을 수가 없다. 우디 앨런 Woody Allen이 “저는 죽음이 두렵지 않습니다. 그저 죽음이 찾아올 때 그곳에 제가 없기를 바랄뿐입니다.”라고 말한 것처럼, 사람들이 하는 말과는 달리 아주 극소수의 사람만이 죽음이 찾아올 때 그것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 죽음 만트라는 우리가 하고 싶은 마지막 말이나 보고 싶은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이다. 최후의 순간에 자신에게 위안이 될 문구나 영상 같은 것이다. 말 그대로 당신이 죽는 순간, 무엇을 마지막으로생각하고 싶은가? 당신의 마음속에 마지막으로 떠오를 이미지가 무엇이면 좋겠는가?죽음 만트라는 나이가 들면서 달라지겠지만, 지금 만트라를 하 나 정해두면 이후 당신이 성장하고 변화함에 따라 확장시킬 수 있 는 하나의 기준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어쩌면 딸의 부드러운 미소 를 만트라로 떠올리고 싶을지 모른다. 여름휴가 때 봤던 산이 될 수도 있다. “자비” 혹은 “평안” 등의 단어가 될 수도 있다. (무엇이든 "아, 젠장! 보다는 나아야 한다.) 다음 단계는, 그때가 왔을 때 자연스럽게 행할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자신이 정한 죽음 만트라를 되뇌고, 마지막 순간에 떠올리고 싶은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려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시간을 내어 연습을 해야 한다.
- 자신의 집에서 평안한 죽음을 맞이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지만,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수술과 의료적 개입에 동의하고 마는 경우가 많다. 우리 스스로 죽음이 두렵기 때문에, 혹은 당사자에게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전해들은 바 없는 가족에게 가장 안전한 선택이란 119를 부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까다로운 문제이다. 누구든 결국 의학과 과학기술에 의존하게 될 순간이 찾아오겠지만, 어디까지 필요할지, 언제 포기해야 할지는 아직 깨우치지 못했다. 우리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쟁점이다. 일주일 간 더 살 수 있지만 병원에서 각종 기기에 몸을 연결한 채 삶을 연장하고 싶은가, 아니면 조금 일찍 죽게 되더라도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가? 이미 1960년대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죽음과 죽어감》에서 이 문제를 정확히 짚어냈다. “평온하게 죽음을 맞이하지 못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현대 사회에 접어들며 죽음이란 여러모로 소름끼치는 존재로, 과거에 비해 훨씬 외롭고, 기계적이며, 비인간적으로 변질되었다는 점이다." 당신에게 죽음이 이런 의미여서는 안된다! 언젠가는 결국 겪어야 할 문제인 만큼,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주도적으로 생각하고 결정하길 바란다.
- 《죽음과 죽어감》에서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다섯 단계로 설명했다. 첫 번째 단계는 '부정' 이다. 불 치병 진단을 받은 사람은 보통 자신이 죽게 된다는 사실을 부정한 다. 그러나 마지막 단계인 ‘수용’에 접어들면서 죽음이 다가오고 있 다는 현실을 평온하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정의 단계에 갇혀, 최후의 순간까지 치료를 기다리며 마지막을 맞이한다. 그로 인해, 생의 마지막 순간에 마땅히 해야 할 일들, 가령 자녀들에게 축복의 말을 전하는 등의 일을 하지 못하게 된다고 그녀는 지적했다. 남겨진 이들에게 사랑과 신뢰의 말을 남기고, 자신의 죽음과 별개로 그들만의 인생을 잘 살아가라고 독려하는 메시지를 남기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잠시나마 본인에게만 집중하던 마음에서 벗어나 남겨진 이들에 대해 생각하고, 후에 기회가 없을지도 모를 상황을 대비해 이들을 위로해줄 수 있는 말이 무엇일지 고민해보고, 당신의 사랑을 기억할 만한 무언가를 남겨주어야 한다.
- 죽음 앞에서 내가 가장 피하고 싶은 모습은 발을 구르며 비명을 지르는 것이다. 잔뜩 긴장하고 두려움에 떠는 모습 말이다. 억지로 애쓸 필요도, 애쓰지 않을 필요도 없다는 점을 항상 기억하려고 노력하라. 죽음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마땅히 할 것이다. “죽음은 스스로 행해질 테니, 마음을 편히 하라.”는 구절은 불교적 관점에서 죽음을 바라본 앤드류 홀레체크 Andrew Holecek의 명강의와 저서에서 인용한 것이다.
- 죽음 앞에서는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이 되어라 기분 좋은 날에는 좋은 사람이 되기가 얼마나 쉬운가? 그러나 몸이 아프거나, 일진이 사나운 날이면 행복하고 유쾌한 상태를 유지하기 힘들다. 명상 강사들은 이렇게 말한다. “철저하게 병자가 되어라.” 혹은 “철저하게 좌절하라.” 이런 의미에서, 죽어가는 순간에는 완벽하게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으로 머물러야 한다. 삶에서 멀어지고 있을 때는 생명이 충만한 인간이 되려고 해선 안 된다.
- 마지막 순간에 다다른 몸의 변화
* 신체 온도가 1도 이상 내려간다.
* 혈압이 낮아진다.
* 맥박이 불규칙해지고, 느려지거나 빨라질 수 있다.
* 땀을 많이 흘린다.
*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에 피부색이 변한다. 입술과 손발 톱 바로 아래 피부가 창백하고 푸르스름하게 변해가는 것을 확인하 게 된다.
* 아마도 가장 눈에 띄는 변화가 호흡인 만큼, 명상과 호흡에 집중한 다면 임종 순간에 가장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죽음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면, 몸에서 느껴지는 변화를 조금 더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 그 때가 오기 전에 우리가 해야 할 일
(1) 생각해야 할 일
* 어떻게 떠나고 싶은지 선택하라. 당신에게 좋은 죽음이란 무엇인가?
* 뜻대로 상황이 펼쳐지지 않을 때를 대비한 대안은 무엇인가?
* 당신은 어떤 믿음을 갖고 있는가?
(2) 해야 할 일
* 죽음 만트라를 만든다
* 죽음을 연습한다
* 죽음에 익숙해진다
* 집도 마음도 깨끗이 비우고 정리해둔다
* 자신의 삶을 기념하는 장식장이나 앨범을 만든다
* 사람들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죽음을 일상적 대화의 소재로 삼는다
* 현재의 삶에 모범을 보인다
(3) 글로 남겨야 할 사항
* 당신의 삶에게 굿바이 편지를 작성한다
* 윤리 유언장을 작성한다
* 남겨질 사람들에게 따뜻한 말을 전한다
(4) 찾아야 할 사항
* 함께할 수 있는 친구, 친구가 아니더라도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 죽음 카페를 고려해볼 수도 있다
* 마지막 순간 느끼고 싶은 향과 듣고 싶은 소리
* 당신이 자부심을 느끼는 것, 당신의 삶을 아름답고 훌륭하게 만든 것
-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은 그저 곁에 있어주는 것이다. 함께하라. 직접 방문하는 것도 좋고, 전화나 편지를 쓰는 것도 좋다. 기본적인 일 외에도 죽어가는 사람에게, 혹은 그렇지 않다 해도 누군가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행은 진심을 다해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다. 특히나 허락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이 시기에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자세가 무척 중요한데, 여기서 듣는다는 것은 “어, 어, 그래.” 하는 식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에너지 넘치게 경청하는 태도를 뜻한다. 죽어가는 사람은 별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기도 하고, 혹은 심리적·육체적 변화나 통증 등의 무거운 이야기를 할 때도 있다. 우리는 이들의 말을 진심을 다해 들어주고 능동적으로 응답해주어야 한다.
- 죽음을 두려워하며 산다면, 죽음의 순간에도 두려움에 떨게 될 터이다. 죽음에 대해 말하지 못하고 산다면, 죽음
의 순간에도 그 죽음을 감히 입에 올리지 못할 것이다. 좋은 친구들과 삶을 공유하고 내면의 나약한 모습도 보여줄 수 있다면, 죽음의 순간에도 당당해질 수 있다. 끝으로, 누군가 죽어가고 있다면 당사자에게 그 사실을 밝혀야 한다. 자신이 죽게 된다는 사실을 아는 것보다, 죽게 될지 어떨지 졸이는 편이 더욱 고통스럽다.
- “시간이 모든 상처를 치유하진 못합니다. 어리석은 바람이죠! 분노와 슬픔은 시간이 흐를수록 깊어지기 마련이니, 오히려 시간이 상황을 악화시키는 때가 많습니다. 곪아버린 분노와 슬픔은 우울과 불안으로 이어집니다. 자신의 감정을 응시하고, 충분히 느끼고, 바로 마주하고, 또 놓아주는 과정을 통해서만 상처를 치유할 수 있습니다."
- 다른 세상을 향해 문턱을 넘어서는 환자를 위해 우리가 조금이라도 할 수 있는 일
(1) 해야 할 일
* 곁에 있어준다.
* 이야기를 들어준다.
* 시간이 허락할 때 가능한 한 대화를 많이 나눈다.
* 정직한 모습을 보인다.
* 환자의 대변인으로서 의료적 처치에 목소리를 낸다.
* 환자의 대변인으로서 통증 완화를 위해 목소리를 낸다.
* 환자의 영적, 정서적 고통을 줄여준다.
* 환자에게 위로가 되는 물건, 이미지, 향 등을 준비한다.
* 죽음을 앞둔 이의 신체적 징후에 대비한다.
* 마지막 순간에 할 말을 연습한다.
* 음악을 적절히 활용한다.
* 자신에게 너그럽고 따뜻하게 대한다. 최선을 다해 자기 자신을 돌본다.
(2) 특별히 유의할 사항
* 자신의 두려움과 슬픔을 환자에게 지우지 않는다.
* 자신의 종교를 강요하지 않는다.
* 죽음이 먼 일처럼 굴지 않는다.
* 거짓말하지 않는다.
* 죽음을 혹은 자신이 바랐던 대로 흘러가지 않은 일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지 않는다.
(3) 생각해야 할 일
* 고인의 시신과 얼마나 오랫동안 머물 것인가?
* 누가 시신을 처리할 것인가?
* 시신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 누구에게 어떤 순서로 부고를 전할 것인가?
* 장례 절차를 어떻게 분담할 것인가, 누가 어떤 일에 적합한가?
* 부고장을 준비한다.
* 장례식을 준비한다.
* 고인의 법적, 재정적 서류가 보관된 장소를 파악한다.
- 삶은 행복하고, 죽음은 아름답다. 삶에서 죽음으로 가는 그 길이 힘들 뿐이다. (지미 헨드릭스)
- 죽음 후에 무엇이 펼쳐질지 모르는 두려움, 그 어떤 여행객도 돌아온 예가 없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이 죽음에 대한 결심을 약해지게 만들지. (셰익스피어)
- 내가 절대적으로 확신할 수 있는 단 한 가지는 죽음을 거부하지 않으며 살아갈 때, 삶은 오히려 생기를 얻는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유일한 재산은시간이며, 시간의 유한함을 깨우칠 때 비로소 그것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다.
- 죽음을 내 조언자로 삼고 난 이후로 내 삶은 한결 단순해졌다. 삶이 그다지 길지 않을 것임을 알고 난 후, 내게 필요하다고 여겼던 것들 대다수가 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죽게 될 것이라는 단순한 진리가 내 삶을 사랑스럽게 바꾸어놓았다. 나는 '진정한 무언가'만 있으면 된다. 진정한 인간관계, 진정한 활동, 내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는 진정한 방법. 나는 그저 그런 지인도 필요치 않고, 진정한 친구가 아닌 사람도 필요치 않으며, 내가 진정으로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로 내 삶을 채울 필요도 없고, 내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일에 시간을 쓸 필요도 없다. 나의 정서적 건강을 해치는 친지 몇 명도 필요치 않다. 인생을 단순화시키는 일 은 쉽지 않은 도전이다. 누군가에게 “노”라고 말하는 것이 힘들겠 지만 그렇게 해야 “예스”라고 대답해줄 가치가 있는 사람들에게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된다.
- 죽음을 조언자로 삼은 후 나는 최후의 순간 앞에서 선의와 용기, 용맹함과 품위로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약간)생겼다. 앞으로도 이 마음이 변치 않길 바란다. 난관에 맞닥뜨렸을 때 불교에서 쓰는 표현처럼 “흔들림 없는 자세를 유지"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믿고 싶다. 나는 이 말을 중심을 지킨다'는 뜻으로 해석 한다. 분노나 욕망, 사랑과 자극을 느끼지 못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내 감정에 적당한 거리를 둔다'는 의미이다.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을 자신감 넘치고 침착한 자세로 마주하고 싶다.
- 죽음을 조언자로 삼는다면 돈을 많이 아낄 수 있다. 삶을 단순화하는 만큼 플라스틱 제품과 쓸모없는 물건에 돈을 덜 들이게 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생명을 연장하는 쪽으로만 생각하는 실수를 범할 때가 많은데, 이는 경제적으로 상당히 비용이 드는 일이다. 미국에서는 31퍼센트의 사람들이 생애 말기 치료에 자신이 모아둔 돈 대부분 혹은 전부를 소진한다. 이 중 96%의 사람은 보험이 있음에도 말이다. 비용 대부분이 치료 후반부 2,3주 동안 들어간다
- 나는 좋은 순간에도, 힘든 순간에도 삶에 적응해나가며 다음의 내용을 항상 떠올릴 것이다.
* 죽음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삶을 존중하는 법도 잃게 된다.
* 죽음을 피한다면 우리는 시체와 다름없는 삶을 살게 된다.
* 우리의 삶에서 약속된 무언가를 부정하며 사는 것은 옳지 않다.
* 삶은 연약하고 불확실하다. 하지만 죽음은 다르다. 죽음은 예외가 없으며, 예상 가능하고, 확실하다.
* 또한 죽음은 삶을 분명하게 만든다.
* 죽음에 감사하고, 죽음을 경건하게 여기며, 죽음에 대해 명상하고 사색하는 영적 상태. 이런 태도가 실상 우리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든다.
* 그리하여 나는 매일같이 반복한다. “죽음을 당신의 조언자로 삼아라.”
- 사람들이 “통증은 뇌가 느끼는 것이다”라고 하는데, 이 말은 사실이다. 손가락을 베였을 때 손가락에 이상이 감지되었으니 조치 를 취해야 한다고 지시하는 것은 손가락이 아니라 우리의 뇌다. 일반적으로 뇌는 몸에 고통을 전달하여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그러나 열에 한 번은, 위험 상황이 지나가고 상처가 이미 치료되었음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 조직이 충분히 재생되었지만 신경계는 소위 '피드백 루프' 라고 불리는 것을 만들어, 몸에 이상이 없는 상황임에도 부상을 입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신호를 보낸다. 이 경우 통증 그 자체가 하나의 끔찍한 질병으로 자리하게 되는 것이다.
- 내가 고통을 느끼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통증을 거부하면 몸은 우리의 관심을 끌기 위해 더욱 강력한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 또한, 나는 반드시 통증과 함께해야 한다. 그와 동시에 통증을 악화시키는 '부정적인 통증 신념'을 피해야 하는데, 이에 속하는 극단적인 생각('이런, 이렇게는 살 수 없어'), 우울한 생각('내 인생이 이렇지만 않았더라도), 수동적 대처('얼굴이 아파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는 통증 지각을 고조시킬 뿐이다. 이와 동시에 호흡에 집중하는 수행 역시 중요한데, 호흡은 말 그대로 신경계를 리셋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호흡을 잘하는 것만으로도 혈압과 심박이 내려가고, 스트레스 물질이 감소되기 때문에 통증 완화 프로그램에 항상 요가와 명상이 포함되어 있다.
- 삶에 충실하기 위해 내가 하는 일
(1) 해야 할 일
* 넓은 마음으로 세상을 본다.
* 오직 현재를 살기 위해 노력한다.
* 소유물, 인간관계, 의무 등으로부터 내 삶을 단순화한다.
* 삶이란 거대한 재앙임을 온전히 받아들인다.
* 침착한 마음으로 삶을 살아가며 흔들림 없는 자세를 유지한다.
* 내면의 감정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한다.
* 통증과 불안을 관리하기 위해 마음챙김 같은 명상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2) 해서는 안되는 일들
* 시간을 가벼이 보낸다
* 삶을 분산시킨다
* 질보다 양이 중요하다고 여긴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한 말을 소개한 바 있다. 그가 죽어가던 때 누군가 그에게 “창조자와 화해했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는 상대를 올려다보면서 “우리는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다툼이 없다면 우리는 이미 마음의 평안을 얻은 것이나 다름이 없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창조자, 우리 안의 두려움, 자아, 가족 간의) 다툼을 피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은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뿐이다. 죽음은 우리를 잡으러 오는 불가사의한 힘도, 커다란 망토를 뒤집어 쓴 저승사자도 아니다. 죽음은 우리 안에 내제된 무언가이다. 삶의 일부이다. 죽음과 편안해져야 그것을 외부에서 다가오는 어두운 무언가로 보지 않게 된다. 사실, 죽음은 곧 우리 자신이자 우리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내가 죽음이다. 죽음은 우리의 운명이다.
- “이제 그만 잊어”, “상실한 경험을 바탕으로 배우고 성장해” 혹은 내가 가장 싫어하는 말인 “신은 견디지 못할 시련은 주지 않아” 같은 이야기를 들을 때면 상대방을 발로 차버리고 싶어지기까지 한다. 외려 나와 타인의 상실을 진심으로 느끼고, 상실로 인한 고통이 우리가 견딜 수 있는 정도 이상임을 인정하는 편이 낫다고 본다. 노숙자, 알콜 중독자 혹은 심각한 정신 질환을 겪었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삶이 과연 우리에게 견딜 수 있는 고통만 주는 것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 상실은 가슴 아픈 일이다. 상실에서 비롯된 고통을 견디는 데 내게 도움이 되었던 방법은 (1) 그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다는 것에 대해 명상하고, 상실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받아들이며, (2) 더 나아가 상실을 하나의 기회로 생각해보는 것이다. 우리는 숨을 쉴 때마다 과거를 상실하고 새로운 순간을 맞는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그 짧은 순간을 잃어간다. 이것을 깨닫는 것이 명상이고, 삶이다. 호흡하고, 호흡을 인식하고, 현재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억누르려 하지 않되, '구름'을 바라보듯 가만히 응시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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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추적  (0) 2020.05.19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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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늘 좋은 것을 파괴함으로써 스스로 거듭난다.
뇌는 안전한 것을 놀라운 것으로, 익숙한 것을 알 수 없는 것으로 대체할 때
창의성이 극대화된다. 하지만
그러한 정신적 도약에는 ‘그 만큼 더 위험해진다’는 대가가 따른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갈 때는 그 결과를 확신할 수 없다.
- 데이비드 이글먼, ‘창조하는 뇌‘에서

 

우리는 늘 안전하고 익숙한 것을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익숙하고 안전한 곳에서는 발전 보다는 퇴보의 가능성이 더 큽니다.
발전을 원한다면, 더 나은 미래를 원한다면, 익숙하고 편안함을 거부하고
불확실하고 위험한 곳을 향해 과감하게 나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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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안을 둘러봤는데 당신이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면
잘못된 방에 있는 겁니다.
방안을 둘러보고 ‘하느님, 이 사람들은 정말 놀랍군요.’ 싶다면
제대로 된 방에 있는 것입니다.
- 론 마이클스

최고의 리더들은 나보다 더 뛰어난 사람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들과 함께라야 위대한 조직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부하 직원들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할 줄 아는 사람들입니다.
자기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새로운 스타로 부상할 때
슈퍼 보스들은 뛸 듯이 기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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