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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2.08 메타인지 공부법
  2. 2020.02.08 당신은 데이터의 주인이 아니다
  3. 2020.02.08 어떻게 죽을 것인가
  4. 2020.02.08 왜 사회에는 이견이 필요한가

메타인지 공부법

인문 2020. 2. 8. 16:11

- 메타인지란 인지과정에 대해 인지하는 능력을 의미. 즉, 자신이 뭘 알고 모르는지,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가를 불러올지에 대해 아는 능력. 메타인지는 자신의 인지과정에 대해 한 차원 높은 시각에서 관찰하고, 발견하며, 통제하는 정신작용을 의미하는 초인지로 번역됨. 메타인지에 대해 전문가들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현실적인 것과 비현실적인 것, 필요한 것과 필요 없는 것을 구분하는 것, 자신의 학습방법을 스스로 모니터링하는 과정, 생각에 대한 생각, 인식 넘어 인식, Think beyond think, 내면 세계의 인지능력, 자기관찰능력,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 등으로 설명. 학습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에 대해 얼마나 잘 아는지가 무엇보다 중요. 즉, 메타인지를 통해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가장 효율적이 방법이 무엇인지 파악해 자신만의 학습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성공학습의 관건이 됨.
- 기억은 사진을 찍듯이 대상을 머리에 집어 넣었다가 꺼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갖고 있는 지식을 적용해 학습내용을 조직화시켜 뇌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는 것. 따라서 메타인지 학습전략을 활용해 공부법을 스스로 만들어가면서 그 방법을 계속 수정보완해 나가는 학생들은 학업에 있어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이정모 교수, 성균관대)
- 기억을 할 때는 정보를 정교화하고, 새로운 정보를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정보와 연관 지어서 얼마나 잘 연결이 되는지 생각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대니엘 샥터, 하버드대 심리학과)
- 학원을 다니면 공부를 잘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가? 라는 질문에 상위 1% 이내의 학생은 한명도 그렇다고 대답한 학생이 없었는데, 놀랍게도 하위 70-100%이내 학생들은 43.2%가 그렇다고 대답. 그들은 배운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학원에 앉아 있으면 공부를 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쉽고 편한 공부는 없다고 단언한다.
- 전교 1등은 빨리 많은 양을 외워야 할 때는 공부-공부 방법이 낫지만 외웠던 것을 보지 않고 꺼내서 써야할 때는 공부-시험 방법이 공부한 내용을 정확히 오래 기억하는 방법이라 했다. 그러나 학생들 대부분은 예비시험과 시험 사이에 공부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공부-공부가 제대로된 공부법이라고 생각했다.
- 전교 1등 학생이 등교하는 모습은 겉으로 보기엔 보통 아이와 다른 것이 없다. 그런데 머릿속은 전혀 다르다. 보통 아이들과 달리 이제 오늘 시간표를 머릿속에 떠올리면서 어제 배운 내용, 오늘 배운 내용들을 떠올리며 머릿속에 넣으려 노력함. 아침 자습시간까지 되새김질이 이어짐. 기억 떠올리기에 성공한다면 좋지만 만약 실패한더라도 어느 부분을 모르고 있는지 점검이 되기 때문에 다시 그 부분을 공부할 수 있어서 좋다. 반드시 성공해야만 좋은 것이 아니고 확인만 하더라도 장기기억으로 가는 것이다. 어제 배운 내용을 다져놓으면 오늘 배우는 내용과 연결되고 이렇게 하다보면 기억이 오래 간다는 것이 인지과학의 결론이다.
- 멧칼프 교수는 몰아서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지금 당장 다 끝냈다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고, 분산학습은 덜 배웠다는 기분이 들기 때문에 선호하지 않게됨.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던 것에 새로 배우는 것을 연결지으면서 기억하는 것이지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그냥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자신이 만약 강의에서 이전에 수업한 것과 연결지을 충분한 시간ㅇ르 주지 않고 진도만 뺀다면 몹쓸 짓을 하는 것이다. 진짜 공부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므로 이것이 가능한 학생은 많지 않다. 자기주도 학습을 하는 학생들만이 할 수 있다. 능동적인 학습이 공부성과를 높이는데, 분산학습과 셀프테스트, 메타인지 판단 같은 것을 묶어주는 것이 바로 능동적인 학습이다. 장기기억 학습의 또 다른 장애물은 학원의 몰아치기 학습이다. 학교도 학원도 한꺼번에 쉬지 않고 공부하면서 머리에 많이 집어넣기 경쟁을 하고 있다. 진짜 공부는 기억에서 꺼내고 서로 연결하는 것이다. 공부기술을 갖고 있는 아이들과 그렇지 못한 아이들의 격차는 점차 벌어지게 됨.
- 하브루타란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는 유대인의 공부법이자 교육법을 의미. 쉽게 말해 이야기하면서 공부하는 방법, 혹은 말하는 공부법이라고도 불림. 하브루타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바로 질문. 왜냐하면 하브루타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또 다른 질문으로 연결되기 때문.
- 55년 아인슈타인이 죽고 나서 뇌를 눈으로 봤을 때는 일반인과 큰 차이가 없었음. 70년대 CT를 통해 뇌를 살펴봤더니 사고를 담당하는 회백질의 전두엽 부분에 주름이 많았다. 80년대 MRI를 통해 뇌를 찍었더니 좌측 하부 두정엽의 뉴런 수는 평균적 수준이지만 아교세포 수가 훨씬 많았다. 2010년대 PET-MRI를 통해 뇌를 찍어봤더니 비정상적일 정도로 많은 미엘린이 발견됨. 미엘린은 전선의 피복처럼 뇌신경을 감싸고 있는 물질로서 정보를 더 안정적으로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정보처리 능력을 향상시킴. 그리고 아교세포는 미엘린을 생산하고 유지하는 역할을 함. 최근까지 밝혀진 내용을 바탕으로 추론하면 다음과 같다. 미엘린은 육체적 정신적 스킬 향상의 핵심부분이며, 미엘린 층의 두께가 스킬의 수준을 좌우. 결국 아인슈타인의 탁월한 지적 능력은 미엘린 때문이다. 앞으로 뇌 촬영기술이 좀더 발전되면 또 다른 지식 정보를 알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 대니얼 코일은 탤런트 코드에서 미엘린에 대해 자세히 다룸. 코일은 스포츠와 예술, 취미 등 각 분야에서 최고의 성과를 거둔 사람들의 비밀이 미엘린에 있다고 단언. UCLA에서 미엘린을 연구하는 조지 바조키스 박사는 "모든 기량, 언어, 음악, 동작은 살아있는 회로로 이루어져 있으며, 모든 회로는 특정 규칙에 따라 증식된다. 증식된 회로가 바로 미엘린이다." 라고 말함. 코일은 미엘린의 특성에 따라 재능을 지배하는 세가지 법칙으로 시층연습과 점화, 마스터 코칭을 강조. 천재라고 불리는 위대한 예술가들은 예외없이 오랜시간 동안 반복연습을 통해 미엘린 회로를 최적화하고 실수를 교정하면서 심층연습을 통해 실력을 연마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완벽한 연습을 하려면 과제를 거대한 덩어리로 인식한 후 잘게 나누고, 주기적으로 반복하면서 실패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함. 기술향상을 위해 심층연습을 하려면 에너지와 열정, 헌신적 노력이 필요하므로 동기에 불을 붙일 수 있는 강력한 '점화'의 계기가 필요함
- 어떤 분야든 위대한 성과를 내는 사람 곁에는 신중한 생각과 심오한 지식, 현실적 절제심을 갖추고 재능을 경작하는 마스터 코치가 있다. 마스터 코치는 지식 매트릭스(지식, 전략, 경험, 본능 등)를 작동시키고, 기자처럼 정보를 수집하며, 올바른 목적지로 향하도록 GPS를 작동시킴. 마스터코치는 제자들을 심층 연습구간에 들어가게 해서 미엘린을 늘리기 위한 신호를 최대한 많이 발사하도록 돕는다.
- 운동으로 신체의 혈류 대사량이 증가되면 신경세포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네가지 호르몬이 방출된다. BDNF(brain derived neutrophic factor)와 IGF1(insulin-like growth factor 1), VEGF(vascylar endohelial growth factor), FGF(fibroblast growh th factor) 등 네가지 호르몬은 뇌 성장을 촉진하는 영양제라 할 수 있다. BDNF는 신경세포를 성장시키는 DNA의 스위치를 켜서 공부한 내용을 기억하게 만드는 마법의 호르몬인데 뇌세포 강화, 자가치유, 우울증 치료, 기억력 증진 등에 영향을 미침. BDNF는 학습에 매우 중요한 신경화학물질인 세로토닌과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의 생성을 증가시킴. 이 물질들은 뇌를 각성시켜 집중력과 동기부여, 긍정 마인드, 인내심, 자제력 등을 향상시킴으로써 학습효과 증진에 도움을 줌. IGF1은 신경세포를 자극해 포도당의 원활한 공급과 세로토닌 생성을 돕고, BDNF의 수용체수를 늘려줌으로써 시냅스를 강화하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함. 신경세포를 생성하거나 신경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려면 혈액이 산소와 영양소를 뇌로 원활하게 공급해 주어야 하는데, 혈액을 실어 나르는 역할을 하는 모세혈관을 만드는 데 반드시 필요한 물질이 바로 VEGF다. VEGF는 간에서 만들어진 IGF1이 뇌 속으로 침투할 수 있게 돕고, 운동으로 근육내의 산소가 부족할 때 새로운 모세혈관을 만들어서 산소공급을 돕는다. FGF는 신경세포 증식에 필요한 호르몬으로써 시냅스를 강화하는 역할을 함.
- 운동은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 능력을 높여서 신경세포가 파괴되는 것을 막고, 신경세포 간의 시냅스 연결을 도움. 스트레스를 받으면 변연계의 편도체에서 시상하부에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키라는 명령을 하고, 시상하부는 뇌하수체를 자극하고, 뇌하수체는 췌장의 부신샘을 자극해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분비함. 적당량의 코르티솔은 스트레스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서 면역력을 증각시키지만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리면 신경세포가 죽으면서 해마가 쪼그라든다. 신경세포가 죽으면 시냅스도 줄어들고, 해마도 작아져서 학습효과도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 백색소음이란 주파수 스펙트럼이 전체적으로 넓고 일정해서 쉽게 귀에 익숙해지는 소음을 뜻함. 선풍기나 에어콘, 청정기, 환풍기 등 가전제품에서 나오는 잡음이나 바람, 비, 폭포, 파도, 새 등 자연에서 나는 소리가 대표적인 예이다. 백색소음은 긴장을 줄이고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고 알려져 있지만 공부에는 별로 도움이 안됨. 한 연구팀이 중학생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더니 조용했을 때보다 백색소음이 있을 때 기억력이 떨어졌다. 안타깝지만 소음으로 가득한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은 공부가 잘 된다는 착각에 빠져 있는 것이다.
- 미국 정신학자 젠킨스아 달렌바흐는 수면이 기억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연구를 했는데, 공부한 뒤에 바로 자는 것이 기억량을 늘리는 비결이라고 한다. 연구에 의하면 잠을 자지 않고 계속 깨어 있으면 8시간 뒤에 90%를 잊어버리지만, 공부를 하고 난 후 곧바로 자서 8시간 뒤에 일어나면 50% 정도밖에 잊어버리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우리 뇌가 수면 중에도 활동을 하기 때문이고, 이 과정에서 기억해 둘 필요가 있는 내용과 기억해 둘 필요가 없는 내용이 자연스럽게 구분되며 뇌가 필요한 것만 기억속에 저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암기한 것을 잊어버리는 원인 중 하나가 간섭효과(신문이나 텔레비전 등 다른 언어적 정보가 들어오는 바람에 앞에서 습득한 교재, 문제집 등의 언어적 정보가 날아가버리는 현상) 때문인데, 간섭효과에 의한 망각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자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수면 중에는 간섭효과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 밤에 공부가 끝나면 좌뇌를 자극하는 불필요한 일은 피하고 빨리 잠자리에 드는 것이 기억을 유지하는 데 좋다.
- 또한 이러한 기억의 효과가 가장 높은 시간은 잠들기 전 30분 동안. 왜냐하면 그 시간 이전에 기억한 내용들은 잘 때 상당부분 잊어버리기 때문. 따라서 잠들기전 30분 동안은 공부할 때 정말 황금시단대와 같다. 이런 귀한 시간 이전에 기억한 내용들은 잘 때 상당부분을 잊어버리기 때문. 따라서 잠들기 전 30분 동안은 공부할 때 정말 황금시간대와 같다. 이런 귀한 시간을 스마트폰, TV, 컴퓨터 게임, 만화 등으로 보내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이 시간대에 공부하는 사람만이 공부의 효율을 확실히 높일 수 있다. 그런데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30분으로 제한되어 있으므로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는 것보다 전날에 공부한 내용을 총복습하는 것이 효과적임. 편하게 책을 훑어보는 정도만 공부해도 진도를 빨리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많은 지식을 머리에 넣을 수 있다. 이때 암기까지 한다면 효과는 더욱 커짐
- 어떻게 해야 숙면을 취할 수 있을까? 우리 뇌의 간뇌 천장에는 송과선이란 부위가 있다. 송과선은 빛의 양에 따라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과 수면 호르몬으로 알려진 멜라토닌 분비를 조절. 비슷한 이름처험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은 뇌 속에서 원래 같은 물질임. 그런데 망막에 느껴지는 빛의 양에 따라 다른 호르몬으로 바뀌는 것임. 즉, 망막이 저녁 어둠을 느끼면 멜라토닌이 되고, 망막이 아침 해를 감지하면 세로토닌이 되는 것. 두 물질은 미묘한 상호작용을 일으키는데, 세로토닌이 분비되기 시작한지 약 15시간 후에 멜라토닌이 자동으로 분미됨. 결국 뇌의 능력을 최고로 유지하면서 최상의 수면을 취하려면 멜라토닌을 풍부하게 분비시켜야 함. 그러기 위해서는 아침 해를 받고 깨어난 후 15시간 정도의 간격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아침 7시에 일어났다면 밤 10시에는 자는 것이 좋음. 자연스럽게 최적의 수면시간은 9시간 정도가 됨. 그리고 계절에 따른 일출과 일몰 시간을 고려해 여름엔 한 시간 정도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좋고, 겨울에는 한 시간 정도 기상과 취침을 늦추는 것이 좋다. 멜라토닌은 나이에 따라 분비되는 시점이 달라짐. 아동기에서 청소년기 이전과 청소년기를 지나 노인이 되기 전의 성인들은 멜라토닌의 분비시간이 같다. 하지만 청소년기에는 멜라토닌 분비시간이 3-4시간 정도 늦어지고, 노인기에는 3-4시간 빨라짐. 한 연구에 따르면 성인들은 저녁 10시 쯤 되면 멜라토닌이 분비되어 졸음이 오지만 청소년들은 새벽 1시가 되어야 멜라토닌이 분비된다고 함. 즉, 청소년기에는 멜라토닌 분비시기에 변화가 일어나 서너 시간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는 것. 청소년기 아이들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은 잘못된 습관이나 게으름 때문이 아니라 호르몬의 변화에 따라 자연스레 나타나는 현상임. 옥스퍼드대 러셀 포스터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성인들은 오전에 일이 잘되지만 청소년기 아이들은 오전 10-11시에 발동이 걸리기 시작해서 오후 늦게 공부가 더 잘된다고 함. 60세 이상의 노인들이 초저녁인 밤 7시에 잠들어서 새벽 4시에 깨는 것도 비슷한 원리.
- 잠을 유도하는 물질이자 최상의 수면을 돕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은 나이와 시간에 따라 변함. 밤에는 많이 생성되고, 낮에는 적게 생성되며, 7세 이하의 어린이게게서 많이 만들어지고, 성인에게서 적게 만들어짐. 멜라토닌은 수면주기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어서 해가 지면 멜라토닌 생성이 증가하며 졸리게 되는 것. 멜라토닌은 일정 수준 이하의 빛으로 망막이 어둠을 느기게 되면 분비됨. 따라서 낮이라도 어두운 곳에서 눈을 감으면 멜라토닌이 분비된다.
- 남자 뇌와 여자 뇌에서 가장 큰 차이가 나는 것은 뇌량이다. 뇌량은 인간의 좌우 대뇌 사이에 위치해 이들을 연결시켜주는 두꺼운 신경섬유다발을 의미하며, 정보처리 능력에 영향을 미침. 남자는 뇌량이 가늘고, 여자는 굵은데, 이런 뇌량의 차이 때문에 남녀의 감정과 행동이 다른 것임. 여자는 뇌량이 굵어서 많은 정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분산형이라 표현한다. 여자들이 친구들과 수다를 떨면서 화장을 한다거나 통화를 하면서 요리를 하고, 아이들까지 돌볼 수 있는 것은 분산형 뇌를 가졌기 때문. 여자는 대화를 나누면서도 주변의 움직임을 자세히 알아차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리고 늘 새로운 정보를 갈망하며, 거기서 큰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에 틈만 나면 잡지나 스마트폰에서 신상정보를 찾는 것임. 남자는 뇌량이 가늘어서 많은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집중형이라 불림. 남자들이 뭔가 하나에 집중하면 다른 것은 전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반응을 보이는 것은 집중형 뇌를 가졌기 때문. 남자들에게 수다를 떨면서 다른 일을 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도전이다. 한편 뇌량이 가늘면 좌뇌와 우뇌로 들어온 정보의 차이가 명확하기 때문에 사물을 좀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남자들이 자동차에 빠지는 이유는 타고난 탐구심에 의해 어릴 때부터 자신보다 강하고 빠른 것을 좋아하는 남자 뇌이ㅡ 특성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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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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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터와 메타데이터에 관해, 데이터가 내용이라면 메타데이터는 맥락이라는 식으로 생각할 수 있다. 메타데이터는 특히 전체적으로 수집될 경우에 데이터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말해줄 수 있다. 특정 인물을 감시할 경우에는 대화와 문자 메시지, 이메일 내용이 메타데이터보다 중요할 수 있음. 하지만 집단 전체를 감시하고 있다면 메타데이터가 훨씬 더 의미있고 중요하고 유용하다. NSA에서 법률 고문으로 일한 스튜어트 베이커는 이렇게 말했다. "메타데이터는 누군가의 삶에 관한 모든 것을 완벽하게 말해준다. 메타데이터를 충분히 갖고 있다면, 내용은 필요하지 않다." NSA와 CIA에서 국장을 지낸 마이클 헤이든도 14년에 "우리는 메타데이터에 기반해 사람들을 죽인다"고 말했다. 하나는 내용, 하나는 맥락이라 크게 다를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에 가깝다. 어쨌든 그것은 우리에 대한 데이터이기 때문이다.
- 감시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것을 무시하기도 쉬워짐. 그리고 더욱 거슬리는 감시 체제일수록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작동할 가능성이 더 높아짐. 우리는 대부분 사무직 채용을 앞두고 실시되는 약물검사는 거부할 테지만, 많은 기업은 채용가능성이 있는 모든 지원자를 상대로 사생활 침해적인 신원조회를 실시한다. 마찬가지로 한 번도 상대한 적이 없거나 들어본 적도 없는 수백 개 업체에게 인터넷에서 추적을 당하는 것은 메모지를 들고 사람들을 쫓아다니는 100명의 시장조사원보다 훨씬 더덜 거슬리게 느껴진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아주 특이한 시대에 살고 있다. 아직은 많은 감시 체계가 우리 눈에 보이기 때무이다. 신분증 검사는 흔한 일이 되었지만 아직은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카메라는 도처에 있지만 아직 우리는 그 카메라들을 볼 수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이런 감시체계가 눈에 보이지 않게 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더욱 더 많은 감시를 묵인하게 될 수도 있다.
- 제러미 벤담은 1700년대 말에 돈이 많이 안드는 교도소를 짓는 방법으로 파놉티콘을 생각해냄. 그가 제안한 교도소는 모든 수감자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언제나 감시당할 수 있는 교도소였다. 수감자는 자신이 항상 감시당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순응하게 된다. 이 개념은 인터넷에서든 아니든 개인 데이터의 대량 수집을 의미하는 은유로 사용되었음. 인터넷에서 감시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모든 사람이 항상 감시당하고 있고, 그 데이터는 영원히 저장되고 있다. 정보시대의 감시국가가 바로 이런 모습이며, 이 국가는 벤담이 꿈도 꾸지 못할 정도로 효율적이다.
- NSA가 휴대폰 데이터를 이용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사례
(1) 휴대폰 위치정보를 이용하여, 이동경로가 서로 교차하는 사람들을 추적. 예를 들어 앨리스라는 여성에게 관심이 있다 치자. 어느날 저녁에 밥이 앨리스와 같은 식당에 있었고, 일주일 뒤에 앨리스와 같은 커피숍에 있었고, 한달 뒤에 같은 공항에 있었다면, 그 둘이 전자기기로 연락한 적이 없다고 해도 NSA 시스템은 밥을 앨리스의 잠재적 공모자로 표시함
(2) 해외에서 미국 요원들이 갖고 다니는 휴대폰 위치를 추적. 그런 다음 요원들의 전화 주위를 따라다니는 다른 휴대폰이 있는지 판단. 그 요원들을 미행하는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3) 휴대폰 메타데이터를 통해 켜졌다가 잠시 사용되고 다시 꺼진 뒤 절대로 사용되지 않은 전화기를 찾아냄. 그리고 사용패턴을 통해 그 전화기들을 한데 엮는다. 이 기법은 적발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대포폰을 찾아내는 데 이용됨
(4) 누가 전화를 끄는지, 그리고 얼마 동안 끄고 있는지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 그런 다음 전화를 껐을 때 그 사람들의 위치를 수집하고 그 주변에서 비슷한 시간동안 똑같이 전화를 끈 사람들을 찾아냄. 은밀한 만남을 찾아내는 것이다.
- 단 한번의 실수가 당신을 노출한다.
(1) 미국 정부와 기업들을 대대적으로 공격한 중국의 군사 해커들은 공격을 실행할 때 사용한 네트워크 인프라스트럭처를 통해 페이스북에 접속한 탓에 신원이 밝혀졌다
(2) 11년, 국제해커집단인 룰즈섹 지도부 일원이던 엑토르 몬세구르는 그들의 수많은 상업용 네트워크 해킹 협의를 수사중이던 FBI에 의해 발각되어 체포됨. 몬세구르는 대체로 컴퓨터 보안에 철저했고 자신의 신분을 보호하기 위해 익명의 중계 시스템을 사용했지만, 딱 한 번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수사관은 그가 채팅 중에 무심코 신분을 드러낸 틈을 타서 그의 자동차가 나오는 유튜브 영상을 찾아낼 수 있었고, 결국 그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찾아냈다.
(3)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CIA국장과 불륜관계였던 폴라 브로드웰은 각별히 주의해서 자기 신분을 감췄다. 그녀는 자기집 네트워크에서는 절대로 익명의 이메일을 보내지 않았다. 대신 호텔이나 다른 공공장소의 네트워크를 이용. FBI는 여러 호텔의 체크인 데이터를 연관시켰고, 결국 그녀의 이름이 공통으로 등장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4) 미국 법 집행기관의 웹사이트를 해킹한 혐의로 수배대상에 오른 어나니머스 소속 해커 w0rmer는 익명의 트위터 계정을 사용했다. 그런데 그 트위터 계정에는 아이폰으로 찍은 한 여인의 가슴사진이 링크되어 있었다. 사진에 담긴 GPS정보에 따르면 사진이 찍힌 곳은 오스트레일리아의 한 주택이었다. 그리고 e0RMER가 다시 한번 등장한 웹사이트에서 '이히니오 오초아'라는 이름이 언급되었다. 결국 경찰은 오초아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찾아내어 그에게 오스트레일리아인 여자친구가 있다는 정보를 확인했다. 여자친구의 사진은 이 모든 사단의 단초가 된 맨 처음 사진과 일치했다. 경찰은 w0rmer 즉 오초아를 체포했다.
- 언뜻 생각하기에는 납득이 안 되겠지만, 신원을 알아내는 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지 않다. 아무리 평범하다고해도 각자의 고유한 특징은 있기 마련.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보는 순서대로 100개의 영화를 제거하고 나면 각자의 영화습관은 상당히 고유하다고 함. 독서습관과 인터넷 쇼핑습관, 전화습관, 인터넷 검색 습관에도 해당하는 이야기다. 우리가 맺는 인간관계에 의해서도 고유하게 식별됨. 당연히 위치정보로도 우리 각각을 식별할 수 있음. 휴대폰이 쉼 없이 발생시키는 위치정보를 이용하면 아주 큰 어려움 없이 이름을 알아낼 수 있다. 사실 그 데이터 전체가 필요하지도 않다. 단 네 개의 시간, 날짜, 위치정보로도 미국인 중 95%의 이름을 식별해낼 수 있다.
- 안타깝게도 확실한 대책은 부족함. 기업들은 일부 데이터를 제거하고 타임스탬프를 수정하거나 이름을 대체하는 ID 번호에 고의로 오류를 포함시키는 방법으로 데이터세트의 신원을 숨겨왔다. 하지만 이 정도 조치로는 신원 식별과정이 약간 더 어려워질 뿐이다. 그래서 개인식별정보라는 개념에 근거한 규제는 통하지 않는 것이다. PII는 주로 이름이나 고유의 계정번호 등으로 정의되며 여기에는 특별한 규정이 적용된다. 하지만 개인식별정보는 데이터의 양이 문제이기도 함. 익명의 정보라도 당신에 관한 정보를 가지면 가질수록 당신을 식별하기는 점점 더 쉬워짐. 대체로 개인정보 보호는 기술이나 수학에 의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이용하는 기업의 프라이버시 정책에 따라 제한받음. 그리고 고유번호로 식별하는 방식으로는 그다지 보호가 되지 않는다. 데이터는 여전히 수집되고 연관 지어져서 사용될 수 있으며, 결국 우리는 언제든 무심코 그 익명의 데이턱 기록에 우리의 이름을 부착하게 된다. 모두가 시시때때로 우리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함에 따라 도처에서 감시가 이루어지는 시대에서는 익명성이 취약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익명성을 지키기 위해 더욱 확실한 기법을 개발하든지, 아니면 익명성이라는 개념 자체를 완전히 포기해야 한다.
- 전통적으로 인터넷 감시는 쿠키라 불리는 것에 기초함. 쿠키라는 이름은 친근하고 무해하게 들리니, 끈질긴 식별자라는 기술적 설명이 훨씬 더 정확하다. 쿠키는 원래 감시가 아니라 웹서핑을 용이하게 하려고 만들어졌다. 본질적으로 웹사이트는 당신이 여러 번 방문하거나 클릭해도 기억하지 못한다. 쿠키는 이런 문제의 해결책이다. 각각의 쿠키에 고유번호가 들어 있는 덕에 사이트는 당신을 식별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 당신이 어느 인터넷 쇼핑몰 사이트에서 여기저기 클릭하고 있다면, 당신은 내가 8*WHLG 고객입니다 라고 계속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 덕에 사이트는 당신의 계정을 찾아내서 장바구니를 당신에게 계속 붙여놓고 다음번 방문했을 때도 기억할 수 있다. 기업들은 자신들의 쿠키를 다른 사이트에 속한 페이지에도 설정할 수 있음을 재빠르게 간파했다. 물론 그 사이트의 허락을 받고 돈을 치러야 했지만 말이다. 그 결과 제3사 쿠키가 탄생. 더블클릭 같은 업체들은 서로 다른 여러 사이트에서 웹 사용자들을 추적하기 시작. 이때부터 광고는 인터넷에서 사람들을 따라다니기 시작. 특정 자동차나 휴가지, 질병이름을 검색하면 당신이 방문하는 모든 상업적 인터넷 사이트에서 그 자동차나 도시, 의약품 광고를 몇 주간 보게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충격적일 정도로 광범위하고 확실하고 수익성 높은 감시 체계로 발전. 당신은 수많은 기업과 데이터브로커 업체에 의해 가는 곳마다 추적당하고 있다. 어느 사이트에서는 열 개의 업체들이, 다른 사이트에서는 스무개의 업체들이 당신을 추적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좋아요 버튼으로 모든 사이트에서 당신을 추적한다. 그리고 구글은 구글 플러스 +1 버튼이 있는 사이트나 웹 트래픽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구글 애널리틱스를 사용하는 모든 사이트에서 당신을 추적한다.
- 스마트폰에 깔린 앱들도 당신을 추적. 그 앱들은 당신의 위치를 추적하고, 가끔은 당신의 주소록, 캘린더, 북마크, 검색내력을 다운로드함. 13년 제이지와 삼성은 특정앱을 다운로드한 사람들에게 발매 전인 제이지의 새 앨범을 들을 수 있게 해주는 대신, 스마트폰에 등록된 모든 계정을 보고 전화기의 위치를 추적하고 통화중인 상대를 추적하는 권한을 요구. 그리고 앵그리버드는 사용자가 게임을 하지 않을 때도 위치정보를 수집한다.
- 컴캐스트같은 브로드밴드 업체들도 자사 사용자들을 감시. 지금은 사용자가 저작권이 있는 노래와 영상물을 불법으로 다운로드하는지를 모니터링하는 작업에 치중하고 있지만, 다른 분야에도 곧 적용될 것임. 버라이즌,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업체들은 사용자의 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니터링해서 그 정보를 근거로 광고를 제공하는 셋톱박스를 연구중. 빅 브라더 대신 고자질쟁이 리틀 브라더가 수백명 있는 것이다.
- 오늘날 인터넷 감시는 쿠키보다 훨씬 더 끈질기다. 사실상 소규모의 군비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인데, 당신의 브라우저는 쿠키를 차단하거나 삭제하는 광범위한 통제방법을 갖추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그 기능을 만든다. 대표적으로 두낫트랙미가 가장 인기 있는 브라우저 플러그인 중 하나다. 이런 플러그인이 인터넷 감시산업은 플래시 쿠키로 대응해왔다. 기본적으로 쿠키와 비슷한 파일인데 어도비 플래시 플레이어와 함께 저장되어 브라우저가 쿠키를 삭제할 때도 남아 있음. 이것들을 차단하려면 플래시 블록을 설치하면 됨. 하지만 이에 맞서 에버쿠키나 캔버스 핑거프린팅, 쿠키 싱킹 같이 난해한 이름이 붙은 방법들이 속속 등장하여 당신을 추적한다. 마케팅 분야에서만 그러는 것도 아니다. 14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백악관 웹사이트는 자체적 프라이버시 방침을 어겨가면서 에버쿠키를 사용했다
- 93년 이전에 인터넷은 완전히 비영리였고 무료가 온라인의 규범이었음. 상업적 서비스가 처음 인터넷에 등장하면서 서비스 요금을 부과할 방법에 관한 논의가 활발해짐. 그리고 곧 이어 투자나 포르노 웹사이트같은 몇 가지 단발적 상황을 제외하고는 사람들이 인터넷 접속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전혀 없음이 확실해짐. 결국 텔레비전 사업모델과 아주 흡사하게 광고가 유일하게 타당한 수입원으로 부상했고, 감시는 그 광고를 더욱 더 돈벌이가 되는 사업으로 만들었다. 웹사이트들은 방송광고보다 개인을 겨냥한 광고에 더 높은 가격을 청구할 수 있다. 결국 우리는 서비스를 받는 대신 우리의 데이터를 수집하여 판매한 뒤 다시 광고로 우리를 공격하는, 명목상의 공짜 시스템을 얻고 말았다. 공짜는 특별한 가격이다. 심리학에서는 사람들이 공짜 앞에서 이성적으로 행동하지 않음을 입증하는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사람들은 공짜의 가치를 과대평가한다. 그래서 공짜 물건이 있으면 필요 이상으로 소비함.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것을 소비하라고 압박. 공짜는 비용대 편익에 관한 정상적 의식을 왜곡함. 그래서 결국 우리는 자신의 정보를 내주는 대신, 그 가치보다 더 적은 것을 받는다. 프라이버시의 가치를 과소평가하는 이런 경향은 고의로 사람들이 프라이버시에 무관심하게 만들려는 기업들에 의해 악화됨. 우리는 페이스북에 로그인할 때 얼마나 많은 개인정보를 페이스북에 드러내는지도 모르면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눈다. 아침에 일어나서 자신이 어떻게 하루종일 수많은 기업들이 자신을 추적하게 놔둘지도 모르고 그냥 주머니에 휴대폰을 집어넣는다. 그 결과 인터넷 업체들은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축소함으로써 실제 고객에게 제공하는 상품을 개선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프라이버시 방침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여 사용자의 데이터에 대한 접근권을 더 많이 확보하고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축소하면서 여러 해에 걸쳐 이 작업을 체계적으로 해왔다. 또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자의 이름과 사진, 게시물은 물론 사용자가 올린 사진과 좋아요 등을 볼 수 있도록 초기 설정을 바꾸었음. 구글도 똑같았다. 12년 구글은 대대적 변화를 선언했는데, 검색, 지메일, 유튜브, 구글 플러스 등에서 얻은 사용자의 데이터를 사용자에 대한 하나의 거대한 데이터 세트에 통합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애플은 이 부분에서 다소 예외적인 기업이다. 애플의 성격은 소비자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이며, 애플은 아이클라우드 사용자의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 캘린더, 주소록, 사진을 감시할 수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음. 애플은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노래나 영상을 추천하는 데만 아이튠즈 구매정보를 이용한다. 14년말부터 애플은 이 사실을 시장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기 시작했다.
- 데이터 브로커 업체들은 당신이 거래하는 기업들에게서 개인정보를 사들인 뒤, 당신에 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 하는 기업들에게 다시 판다. 데이터 브로커들은 전산화의 물결을 제대로 활용함. 당신이 더 많은 데이터를 만들어낼수록 그들은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더 정확하게 당신의 프로필을 만든다. 데이터브로커들이 보유한 정보는 놀라울만큼 폭넓고 자세하다. 그들은 이름,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성별, 연령, 혼인여부, 자녀의 연령, 교육수준, 직업, 소득수준, 정치적 성향, 운전하는 차종, 집이나 다른 재산에 관한 정보 등의 인구통계학상의 정보를 수집함. 그리고 구입한 물건, 구입시기, 지불방법까지 수집하며, 가족내 사망자나 이혼, 질병도 추적. 그리고 인터넷에서 무엇을 하는지에 관해서도 모든 정보를 수집함. 데이터 브로커 업체들은 데이터를 이용하여 당신을 팔릴만한 여러 범주로 나눔. 잠재 상속인, 고령의 부모를 둔 성인, 당뇨병에 관심이 많은 가구, 노년기 요구가 있는 가구 등등이다. 이런 것을 액시엄이 제공해줄 수 있다.
- 전체적으로는 인터넷 광고비는 증가하고 있지만 단일 광고의 가치는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광고주에게 전달되는 우리의 데이터가 갖는 가치도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몇년 전만 해도 소비자의 상세한 프로필은 소중했다. 이제 너무 많은 기업과 데이터브로커들이 그 데이터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것은 평범한 상품이 되었다. 13년 한 금융보고서 분석에 따르면, 구글에게 사용자 1명은 연간 40불 가치가 있으며, 페이스북, 링크드인, 야후의 경우에는 6불에 불과. 그래서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은 밑돈을 올리고 있다. 그들은 광고주에게 판매할 데이터를 점점 더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경쟁업체들과 차별화를 시도한다. 어쩌면 수입원으로서 광고의 수익성이 이미 정점을 찍었기 때문에 이제는 떨어질 일밖에 없고, 결국 지속가능한 단일 사업모델이 아니게 될 수도 있다. 광고거품이 꺼지고 감시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이 효과적이지 않다고 판명되면서 인터넷 업체들이 사용자에게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 같은 더욱 전통적 사업모델로 되돌아가야 한다면, 그때 인터넷은 어떤 모습일지 아는 사람은 없을 듯하다.
- 우리가 의존하는 많은 인터넷 업체들과 우리의 관계는 전통적 기업-고객관계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고객이 아니기 때문. 우리는 그 업체들이 자신들의 실제 고객에게 판매하는 상품이다. 이 관계는 상업적 관계가 아니라 봉건적 관계에 가까움. 기업은 봉건영주이고 우리는 그들의 가신이거나 농민이거나 일진이 사나운 날에는 농노가 된다. 우리는 기업이 소유한 땅에서 데이터를 생산하면서 일을 하는 소작농이며, 기업들은 우리가 생산한 데이터를 돈을 받고 판매함. 물론 비유지만 정말로 그렇게 느껴지는 때가 종종 있다. 구글에 충성을 맹세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지메일 계정을 갖고 있고, 구글 캘린더와 구글 독스를 사용하고, 안드로이드 휴대폰을 갖고 있다. 마찬가지로 애플에 충성을 맹세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아이맥, 아이폰, 아이패드를 갖고 있고, 아이클라우드가 자동으로 모든 것을 동기화하고 백업하도록 놔둔다. 모든 것을 마이크로소프트에 맡기는 사람들도 있고,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때문에 이메일까지 모두 내주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는 특정 봉건영주를 좋아할 수도 있고, 이 중 몇몇에게 충성심을 분배할 수도 있고,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특정 업체를 세심하게 피할수도 있다. 그러나 이 업체들 중 적어도 하나에 충성을 맹세하지 않고 살아가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 미국은 세가지 유리한 점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광범위한 감시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음. 미국의 첩보 예산은 전 세계 국가들의 첩보예산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음. 전 세계 트래픽의 많은 부분이 인터넷의 물리적 배선장치로 인해 미국 국경선을 거쳐야 하는데, 다른 두 국가 간의 트래픽도 예외는 아님.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크고 인기있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인터넷 업체들이 미국에 본사를 두고 미국 법체계의 지배를 받는다. 한마디로, 미국은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다. NSA가 감시를 통해 목표하는 바는 NSA의 극비 프레젠테이션에 등장하는 '모두 수집하라', '모두 알아내라', '모두 이용하라' 는 문구로 깔끔하게 표현되어 있다. NSA는 통신회사와 케이블 회사에서 인터넷을 감청하고, 이메일, 문자 메시지, 검색기록, 친구목록, 주소록, 위치정보 등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은 모두 수집. NSA가 미국 내에서 오간느 모든 통화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는 증거는 없지만, NSA가 소말겟 프로그램을 통해 적어도 아프가니스탄과 버뮤다에서 오가는 통화내용을 모두 기록하고 있다는 가실을 알려져 있다. NSA의 13년 예산은 108억불이었다. NSA가 직접 고용한 인원은 3.3만명 정도였고, 더 많은 인원을 하청으로 계약했다. 스노든이 공개한 문서 중 하나는 NSA를 비롯한 여러 정보기관의 은닉 예산에 관한 최고기밀문서였는데, 13년 총 예산이 530억불이었다. 일부 추산에 따르면 미국은 매년 정보활동에 720억불을 지출한다.
- "세상에서 가장 정직한 사람이 쓴 문장 여섯줄을 보여주면, 나는 거기서 그 살마을 교수형에 처할 만한 꼬투리를 잡아낼 수 있다." (17세기 프랑스 정치가 리슐리외 추기경), "그 사람을 내게 보여줘. 그럼 내가 당신에게 범죄를 보여줄께" (구소련 당시 스탈린의 비밀경찰국을 이끌던 라브렌티 베리야) 두 사람은 같은 말을 하고 있다. 누군가에 대한 충분한 데이터를 갖고 있다면, 그가 어떤 죄든 저질렀다고 판결할 만한 충분한 증거를 찾아낼 수 있다는 이야기. 많은 국가의 법원이 경찰의 투망식 수사를 금지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리고 경찰이 무엇이든 수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일반영장을 미국 헌법이 특별히 금지하는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일반영장은 극도로 악용될 수 있다. 영국은 과거 식민지 미국에서 일종의 사회통제 방법으로 일반영장을 이용했음. 도처에서 감시가 이루어진다는 것은 경찰이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법률위반으로 유죄판결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 일거수일투족이 저장되었다가. 나중에 어떤 시점에 자기에게 불리한 증거로 제시될 수 있는 세상에 살아가는 것은 엄청나게 위험함. 경찰이 거대한 데이터세트를 파헤쳐서 범법 행위의 증거를 찾아내도록 허용하는 것은 크게 위험할 수 있다.
- 사람들이 당연시하는 현재의 자유는 과거의 권력구조에 의해 종종 위협적이라고 간주되거나 심지어는 범죄로 여겨졌음. 권력당국이 감시를 통해 완벽한 사회통제에 성공했다면 그런 변화는 결코 일어나지 못했을 것임. 이것은 지금의 감시체계 때문에 모두가 개인적으로 나쁜 영향을 받는게 아니더라도 그런 체게가 새로이 생기고 있다는 사실을 우려해야 하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다. 우리는 감시 체계의 영향 때문에 손해를 입는다. 우리 주변의 사람들이 새로운 정치적, 사회적 사상을 공표한다거나 특이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 만약 에드거 후버가 마틴 루터 킹 주니어를 감시해서 침묵시키는 데 성공했다면, 킹과 킹의 가족들 이외에도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영향을 받았을 것임.
- 근본적으로 기업은 감시 데이터를 이용하여 차별화한다. 기업은 사람들을 여러 범주로 나누고 그 범주에 따라 다른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한다. 60년대 용어인 레드라이닝은 오래전부터 존재해온 관행을 일컫는 표현으로, 은행이 주택을 구입하려는 소수인종 집단을 차별하는 것을 말함. 은행은 소수인종 집단이 사는 동네를 따라 지도에 붉은 선을 그어놓고 그 지역 사람들에게는 주담대를 승인해주지 않았다. 아니면 소수인종 사람들이 같은 동네에서 집을 구입하려는 경우에만 대출을 해줬다. 물론 불법적 행위지만 은행은 오래도록 처벌받지 않고 무사히 지내왔다. 더 일반적으로는 인종 대신 거주지역에 근거해 서비스를 거부하거나 더 많은 돈을 청구하는 관행을 일컫는데, 인터넷에서 이렇게 하기는 훨씬 더 쉽다. 2000년, 웰스파고 은행은 주담대를 홍보하는 웹사이트를 만들었음. 이 사이트에는 잠재 구매자가 거주할 동네를 검색하는 데 도움을 주는 지역사회 계산기라는 기능이 있었음. 이 계산기는 잠재 고객의 현 우편번호를 수집한 뒤에 해당지역에 많이 거주하는 인종을 근거로 고객을 안내했다. 백인에게는 백인동네를, 흑인에게는 흑인동네를 알려준 것이다. 이 관행은 웹라이닝이라 불리며 전통적 레드라이닝보다 훨씨 더 널리 퍼지고 더 차별적일 가능성이 있다. 기업은 개인의 데이터를 엄청나게 많이 수집하고 아주 상세한 프로필을 작성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측면에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12년 오비츠는 고객이 맥을 사용하는지 윈도우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호텔 객실요금을 다릉게 보여주었음. 검색이력을 기초로 서로 다른 상품을 보여준 여행 사이트들도 있었음. 많은 사이트가 고객의 소득수준을 추정하고 그것을 기초로 다른 페이지를 보여줌. 이런 과정은 많은 부분 교묘하다. 고객에게 특정 항공요금이나 호텔 객실을 아예 보여주지 않은 게 아니라, 사이트가 보여주고 싶어하는 페이지를 더 클릭하게 쉽게 배치하는 것이기 때문. 우리는 연령이나 성별, 인종, 성적 신호, 연애상태 등을 예측하는 데이터에 우리의 데이터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살펴봤다. 기업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 소비자보다 우위를 확보하며, 개개인과 각 계층에 관한 데이터를 더 많이 모을수록 그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짐. 예를 들어 마케터들은 여자들이 월요일에 자신을 덜 예쁘다고 생각한다는 사실을 안다. 따라서 월요일은 여성을 상대로 화장품을 광고하기에 가장 좋은 요일이다. 또 마케터들은 성별과 연령별로 각기 다른 광고에 더 잘 반응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머지 않아 그들은 특정이에 관해 충분히 많은 것을 알아내서 그 사람이 아침 8시에는 커피를 마시기 전이라 기분이 살아나지 않았기 때문에 상품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고, 아침 9시 30분 경에는 카페인을 잔뜩 섭취했기 때문에 영향을 잘 받을 것이고, 오전 11시에는 점심 직전에 혈당이 낮아진 관계로 다시 영향을 받지 않을 것임을 알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각자의 사회적 관계에 따라서도 평가 받음. 렌도라는 필리핀 업체는 고객이 페북에서 자주 대하하는 이들의 신용도를 살펴보고 그 사람의 신용리스크를 평가함. 아멕스는 고객이 물건을 구입하는 매장유형에 근거하여 고객의 신용한도를 줄인 적도 있다.
- 프라이버시는 인간의 타고난 권리이며, 존엄과 존중 속에 인간의 조건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임. 프라이버시는 자기에게 선택권이 있느냐, 세상에 자기 자신을 어떻게 내보일지 스스로 통제권을 갖느냐와 관련 있다. 인터넷 민속지학자인 다나 보이드는 프라이버시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프라이버시는 단순히 힘에 좌우되기만 하는 게 아니다. 프라이버시를 성취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힘의 표현이다."
- 프라이버시에는 강력한 생리학적 배경이 있다. 생물학자 피터 와츠는 프라이버시에 대한 욕구는 타고나는 것이며, 특히 포유동물은 감시에 잘 대응하지 못한다고 주장. 자연계의 동물들은 포식자에게 감시당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감시를 물리적으로 위협으로 느낌. 감시로 인해 감시자가 포식동물처럼 행동하게 되듯, 감시를 받는 사람들은 자기가 먹잇감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 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사람들이 더 편안하고 느긋하게 말할 수 있게 해주고 녹음기가 돌고 있다면 하지 못할 이야기도 털어놓게 해주는 사회규범이다. 장기간에 걸쳐 인간은 잊어버리고 틀리게 기억하면서 역사를 처리해왔다. 망각은 용서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다. 개인적 기억과 사회적 기억이 희미해지면서 과거의 상처는 덜 아프고 덜 뼈저리게 된다. 이는 과거의 잘못을 용서하는 데 도움을 준다. 과거의 언쟁을 기록할 수 있다고 해서 내 결혼생활이 더 좋아질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한순간도 놓치지 않는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심리적으로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그리고 내 생각에 우리 사회는 그러한 변화에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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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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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전 세대까지는 자연이 결국 이기게 되어 있다는 사실을 누구나 예상하고 받아들였다. 의사들은 패배의 징후를 훨씬 더 기꺼이 인정하려 했고, 그것을 부정하는 데 있어서는 훨씬 덜 오만하게 굴었다. (셔윈 눌랜드, 사람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가)
- 의료인들의 책임은 인간을 인간으로 대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한번 죽는다. 생이 끝나가는 걸 경험해 본 사람은 아무도 업다. 마지막에 이른 사람들은 차마 꺼내기 어려운 대화를 기꺼이 나눠 줄 의사와 간호사를 필요로 함.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이야기해 주고, 앞으로 닥칠 일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아무도 원치 않는 창고 같은 시설에서 잊혀 갈 운명을 피할 수 있도록 도와줄 사람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 미국 의료 전문가들은 개인의 신체 기능에 등급을 매기는 형식적인 분류체계를 갖고 있다. 이 체계에 따르면 8가지 일상활동을 스스로 해내지 못할 경우 기본적인 신체 독립성이 결여된 것으로 판정. 거기에는 화장실 가기, 밥먹기, 옷입기, 목욕하기, 머리손질 등 몸단장하기, 침대에서 일어나기, 걷기 등이 포함됨. 또한 일상생활의 8가지 독립활동, 즉 쇼핑, 요리, 가사일, 빨래, 약 복용, 전화사용, 외출, 재정관리 등을 혼자 못하면 독립적으로 안전하게 살 능력이 결여된 것으로 판정한다.
- 과거에는 노인이 될 때까지 살아남는 경우가 흔치 않았고, 그렇게 살아남은 사람은 전통과 지식, 역사의 수호자로서 특별한 기능을 했음. 그러면서 죽을을때까지 집안의 우두머리라는 지위와 권위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많은 사회에서 노인들은 존경과 복종의 대상일 뿐 아니라 성스러운 의식을 주도하고 정치권력을 휘두르는 사람이었다. 그런 만큼 나이든 사람에 대한 존중이 두터웠기 때문에 대개 나이를 밝힐 때는 어린 척하기보다 나이든 척하곤 했다. 인구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나이 반올림이라 부르며, 인구조사시 이런 거짓말을 바로잡아 올바른 통계를 내기 위한 온갖 종류의 조정장치를 개발해 내기도 했다. 그런데 학자들은 18세기경부터 미국과 유럽에서 나이에 관한 거짓말의 방향이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 요즘 사람들은 인구조사원에게 자기 나이를 깎아 말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 반면 과거의 인구조사 결과는 당시 사람들이 나이를 보태 말하곤 했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예전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위엄을 갖기를 원했던 것이다.
- 매년 35만명의 미국인이 넘어져서 고관절 골절상을 입음. 그중 40%가 결국 요양원에 들어가고, 20%는 다시 걷지 못했다. 넘어지는 데는 세가지 주요 원인이 있음. 균형감각 쇠퇴, 네가지 이상의 처방약 복용. 그리고 근육 약화다. 이런 위험 요인을 가지지 않은 노인이 1년 사이에 낙상할 확률은 12%다. 반면 이 요인들을 가진 노인의 낙상확률은 거의 100%에 가깝다.
- 아주 나이가 많은 사람들의 경우,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고 말한다. 죽음에 이르기 전에 일어나는 일들, 다시 말해 청력, 기억력, 친구들,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왔던 생활방식을 잃는다는 것이 두렵다는 것. 실버스톤 박사의 표현대로 "나이가 든다는 것은 계속해서 무언가를 잃는 것"이다. 필립 로스는 소설 에브리맨에서 이를 더 비통하게 표현했다. "나이가 드는 것은 투쟁이 아니다. 대학살이다"
- 우리가 만들어낸 시설과 제도들은 여러가지 사회적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 병원 입원실을 비우고, 가족의 부담을 덜어주고, 노년층의 빈곤을 극복하려는 목적 말이다. 그러나 그 시설에 들어가 사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목적은 달성하지 못한 듯하다. 우리가 병들고 약해져서 더 이상 스스로를 돌볼 수 없게 됐을 때도 삶을 가치있게 살아가도록 하는 것 말이다.
- 삶의 후반부에 접어들면 우선순위가 급격히 변함. 대부분은 성취와 사회적 관계를 추구하는 데 들이는 시간을 줄임. 관심 범위가 좁아지는 것이다. 선택의 기회가 주어질 경우, 가령 젊은이들은 형제자매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시간을 보내는 걸 더 선호. 하지만 노인들은 정반대다.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더 적은 수의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하며, 가족이나 오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데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음. 무엇을 하는 것보다 존재하는데, 그리고 미래보다 현재에 더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 생명의 덧없음을 두드러지게 느낄 때면 삶의 목표와 동기가 완전히 변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관점인 것이다. 톨스토이도 이 점을 간파했다. 이반 일리치는 건강이 악화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깨닫게 되자 이전까지의 야망과 허영이 모두 사라져버렸다. 그는 그저 안식을 원했고 누군가 옆에 있어 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그러 이해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가족도, 친구도, 아내가 돈을 들여 데려오는 저명한 의사들도 말이다. 톨스토이는 생명의 덧없음과 씨름해야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관점 사이에 얼마나 깊은 틈이 있는지를 본 것이다. 그는 특히 그런 사실을 혼자서 감당해야 만 하는 사람이 겪는 고통을 이해했다. 그런데 톨스토이의 통찰력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언젠가 죽게 되고 말거라는 생각에 우선순위가 바뀐다 해도, 그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이반일리치의 가족, 친구, 의사들 중 그누구도 그가 필요로 하는 걸 알지 못했지만, 그의 하인 게라심은 이해한다. 게라심은 일리치가 고통스럽고, 두렵고 외롭다는 걸 알아차리고 그를 가엾게 여긴다. 언젠가 자신도 주인과 같은 운명을 겪을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은 이반 일리치를 피하지만, 게라심ㅇㄴ 그에게 말을 붙인다. 게라심은 일리치가 여윈 다리를 자신의 어깨에 올릴 때만 통증이 가라앉는다는 걸 알게 되자 밤새 같은 자세로 앉아 그의 고통을 덜어준다.
- 우리 할아버지처럼 기댈 수 있는 대가족이 함께 지내면서 그가 선택한 방식으로 살 수 있게 지속적으로 돕는 시스템이 부재한 경우, 우리 사회의 노인들은 통제와 감독이 계속되는 시설에 갇혀 사는 수밖에 없다. 풀 수 없는 문제에 대해 의학적으로 고안된 답이고, 안전하도록 설계된 삶이지만, 당사자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하나도 없는 텅빈 삶이다.
- 살아야 할 이유를 갖고 싶어하는 인간의 근본적 욕구로 거슬러 올라가면 사망률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다. 70년대 초, 심리학자 주디스 로딘과 엘렌 레인저 박사는 코네티컷의 한 요양원에 사는 주민 모두에게 화분을 하나씩 주는 실험을 했다. 주민 절반에게는 화분에 물을 주게 하고, 그들의 삶에서 무언가에 대해 책임을 지는 일이 어떤 혜택을 주는지에 관한 강의를 듣도록 했음. 나머지 절반의 경우 다른 누군가가 대신 화분에 물을 주게 했고, 환자의 복지는 직원들의 책임이라는 강의를 듣게 했다. 1년 반이 흐른 후, 더 많은 책임이 주어진 그룹은 더 활동적이고 정신이 맑았으며, 더 오래 살았다.
- 죽음을 의미없는 것으로 느끼지 않게 할 유일한 길은 자신을 가족, 공동체, 사회 등 더 큰 무언가의 일부러 여기는 것이다. 그러지 않을 경우, 결국 죽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그저 공포로 다가올 뿐이다. 그러나 더 큰 무언가의 일부라는 믿음이 있다면, 죽음이 단지 끔찍한 공포로만 여겨지지는 않을 것이다. 로이스는 말한다. 충성심은 "우리 같이 평범한 존재가 겪는 역설적 상황을 해결해줌. 우리 밖에 전력을 다해야 할 대의가 있다는 것, 그리고 우리 안에 그 일을 기꺼이 해내고자 하는 의지, 그 일을 하면서 좌덜하고 꺾이는 것이 아니라 더 풍부해지고 더 스스로를 드러내는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말이다." 더 최근에는 심리학자들이 이와 같은 개념을 초월이라는 용어로 표현하기도 했다. 이들은 매슬로의 욕구위계 중 자아실현 단계보다 초월단게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에게는 다른 존재가 잠재력을 성취하도록 돕고자 하는 초월적 욕구가 있다는 것이다.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변서 우리는 모두 단순한 기쁨이 주는 안락함을 찾게 된다. 동료애와 우정, 규칙적 일상, 맛있는 음식, 얼굴에 와 닿는 햇살의 온기 같은 것 말이다. 그때 우리는 무엇을 성취하고 축적하는 것보다 단순히 존재하는 것에서 얻는 행복감에 더 관심을 갖게 됨. 하지만 야망이 줄어드는 걸 느끼는 동안, 우리는 자신이 남기고 갈 것에 대해 더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함. 그리고 산다는 것을 의미있고 가치있게 느끼도록 해주는 목적을 우리 밖에서 찾고자 하는 깊은 욕구를 갖게 됨.
- 과거에는 보통 죽어간다는 것이 급격하게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듯한 경험이었다. 따라서 이런 문제에 대해 고민하지 않아도 됐다. 조기에 질병을 찾아내는 정밀촬영, 생명을 연장시키는 처치 등 현대 의학의 개입없이도 본래 투병기간이 길어지는 질병이 있기는 했다. 아마도 결핵이 대표적인 예. 그러나 대부분은 자신이 생명을 위협하는 병에 걸렸다는 걸 인지하는 순간부터 죽음에 이를 때까지 며칠에서 몇 주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현대 의학이 발달하기 전 미국 대통령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생각해보자. 조지 워싱턴은 1799년 12월 13일 목에 염증이 생겼다는 것을 안 다음 날 집에서 세상을 떠났다. 존 퀸시 애덤스, 밀러드 필모어, 앤드루 존슨 등은 모두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이틀안에 죽음을 맞이. 러더 포드 헤이스는 심장마비를 일으킨 지 3일 후 숨을 거뒀다. 이보다 시간을 더 끈 대통령들도 있다. 제임스 먼로, 앤드루 잭신은 점진적으로 시간을 오래 끌며 몹시 두려움에 떨다가 목숨을 잃었다. 결핵 때문이었다. 율리시스 그랜트는 구강암으로 1년만에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삶의 종말에 관해 연구하는 조앤 린 박사의 연구결과처럼 사람에게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이란 대개 나쁜 날씨를 만나는 것과 비슷한 경험이었다. 별 경고없이 갑자기 들이닥치는 일이었기 때문. 이때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이겨내거나 무릎을 꿇거나 둘 중 하나였다.
- 예전에는 죽어가는 과정을 미리 규정된 관습에 따라 경험하는 경우가 많았다. 죽는 기술, 즉 아르스 모리엔디에 관한 안내서가 큰 인기를 끌 정도였음. 1415년 라틴어로 출판된 중세 판은 유럽 전역에서 100쇄 넘게 인쇄되기도 했다.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 두려움도, 자기연민도, 신의 용서 외에 다른 희망도 품지 말고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믿음을 재확인하고 회개하는 한편 세속적인 소유와 욕망을 내려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었다. 안내서에는 가족들이 할 수 있는 기도와 마지막 순간에 올바른 마음가짐을 갖도록 하기 위해 죽어 가는 사람들에게 던질 수 있는 질문들이 담겨 있다. 임종은 경의를 표하는 특별한 자리가 되도록 했다. 오늘날 비참한 질명에 걸려 갑작스럽게 죽음에 이르는 건 예외적인 일이 됐다.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국 멈출 수 없는 상황이 올때까지 오랜 의학적 투쟁을 벌인 끝에 죽음을 맞는다. 말기암, 치매, 파킨슨병, 장기부전, 혹은 너무 나이들어 나타나는 노환의 축적 등으로 죽음에 이르는 것이다. 이 모든 경우의 마지막 단계는 죽음이라는 것이 확실함. 그러나 그 시기는 확실치 않다. 우리 모두는 이 불확실성과 싸우고 있다. 다시 말해 이 전투에서 패배했다는 걸 언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두고 싸우는 것이다. 임종의 말은 이제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의학기술은 의식이 없어지고 신체기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상황에서도 각 기관을 유지할 수 있게 만들었따. 게다가 죽어가는 사람이 스스로를 인식하는 게 거의 불가능해질 때까지 의학적 처지를 해 대는 마당에 환자가 생각하는 바와 바라는 바를 돌볼 겨를이 어디 있겠는가. 말기 암, 치매, 혹은 불치의 심장질환을 가진 사람이 정확히 죽는 것은 어느 시점인가?
- 우리가 풀 수 있는 생명의 실타래가 정확히 얼마나 남았는지를 알 길이 없는 상황이라면, 그리고 실제보다 더 많이 남아 있다고 상상한다면 우리는 싸우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혈관에 화학약품을 투여하고, 목구멍에 관을 삽입하고, 살에 수술로 꿰맨 자국을 가진 채 죽어가기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오히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을 더 단축시키고, 삶의 질을 악화시킬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거의 떠오르지 않는다. 우리는 의사들이 이제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의시들에게 더이상 할 수 있는 일이 남아 있지 않은 경우는 거의 없다. 효과가 밝혀지지 않은 독성약품을 줄 수도 있고, 종양 일부를 제거하느 수술을 할 수도 있고, 환자가 먹지 못하면 영양 공급관을 삽입할 수도 있다. 언제나 무언가 할 일은 있다. 우리는 선택 가능성이 주어지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것이 스스로 선택하고 싶어 한다는 걸 의미하는 것은 아님. 대신 우리는 대부분 아무 선택도 하지 않는다 자동 모드를 켜고 그 뒤에 숨어버리는 것이다. 자동모드는 이렇게 설정되어 있다. 뭔가를 하라, 뭔가를 고쳐라, 이 상황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아라.
- 우리 의사들은 병사들을 진군시키면서 계속 '멈추고 싶으면 알려줘'라고 말하는 장군이 되어가고 있다. 또한 의사들은 불치병에 걸린 사람들에게 전면적 치료과정을 두고 언제라도 하차할 수 있는 기차라고 말한다. 언제든 멈추고 싶을 때 말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대부분의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너무 큰 요구사항이다. 그들은 의혹과 두려움과 절박함에 휩싸인 상태고, 일부는 의학이 해낼 수 있는 일에 대한 환상에 사로잡혀 있다. 의료인들의 책임은 인간을 인간으로 대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한번 죽는다. 생이 끝나가는 걸 경험해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마지막에 이른 사람들은 차마 꺼내기 어려운 대화를 기꺼이 나눠줄 의사와 간호사를 필요로 한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이야기해주고, 앞으로 닥칠 일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아무도 원치 않는 '죽음을 기다리는 창고'같은 시설에서 잊혀갈 운명을 피할 수 있도록 도와줄 사람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 나이들어 병드는 과정에서는 적어도 두 가지 용기가 필요함. 하나는 삶에 끝이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 이는 무얼 두려워하고 무얼 희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진실을 찾으려는 용기다. 그런 용기를 갖는 것만으로도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이런 저런 이유로 그 진실을 직면하기를 꺼린다. 그런데 이보다 훨씬 더 어려운 용기가 있다. 바로 우리가 찾아낸 진실을 토대로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용기다. 문제는 어떤 것이 현명한 길인지 알기 어려운 대가 너무도 많다는 점. 오랫동안 나는 이게 단지 불확실성 때문에 생각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기 어려우면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아는 것도 어렵다. 그러나 나는 우리에게 닥친 문제가 그보다 훨씬 근본적인 데 있다는 걸 깨닫게 됐다. 우리는 자신의 두려움과 희망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지를 판단해야 한다.
- 사람들은 서로 다른 두 개의 자아를 가진 듯 하다. 하나는 매 순간 동일한 비중으로 견뎌내는 경험하는 자아이고, 다른 하나는 시간이 흐른 후 최악의 시점과 종료 시점 단 두군데에만 거의 모든 비중을 실어서 평가하는 기억하는 자아다. 기억하는 자아는 심지어 마지막 순간이 완전히 이례적인 경우에 해당할 때조차도 정점과 종점에 고착하는 경향을 보임. 30분 넘게 극심한 통증이 없었다면 환자의 전체 통증 평가지수가 극적으로 낮아졌다. 따라서 이 경우 환자들은 나중에 이렇게 말하곤 한다. "그렇게 나쁘지 않았어요" 반면 마지막 순간에 통증을 심하게 느낀 경우 평가지수가 극적으로 높아졌다.
- 삶의 마지막 순간을 제어할 수 있다는 개념을 제안한다는 것은 보통 조심스러운 일이 아니다. 마지막 순간을 진정으로 제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 삶을 지배하는 것은 결국 물리학과 생물학, 그리고 우연일 뿐이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우리 역시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지는 않아도 된다는 사실. 용기란 이 두 가지 현실을 모두 인식할 수 있는 힘이다. 우리에게는 행동할 여지가 있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가능성이 있다.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범위가 점점 더 좁아지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 문제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리려면 몇 가지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첫째, 우리가 병들고 노쇠한 사람들을 돌보는 데서 가장 잔인하게 실패한 부분은 이것이다. 그들이 단지 안전한 환경에서 더 오래 사는 것 이상의 우선순위와 욕구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데 실패했다는 점
둘재,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써 나갈 기회를 갖는다는 건 삶의 의미를 지속시키는 데 매우 본질적이고 중요한 부분이다.
셋째, 우리에게는 삶의 마지막 장에 남아 있는 가능성을 혁신적으로 바꾸기 위해 제도와 문화, 그리고 대화방식을 변화시켜 나갈 기ㅗ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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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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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획은 그 어떤 반대도 없이 추진되었다. 만약 단 한명의 관료라도 반대했다면, 케네디가 그 계획을 취소했을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하지만 그 누구도 반대하지 않았다. (슐레진저) 슐레진저 역시 그 계획에 의심을 품고 있었지만 반대하지 않았음. "피그스만 사태 이후 수개월 동안 나는 중대한 논의 과정에서 침묵으로 일관했던 나 자신을 심하게 자책했다. ...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변명은 당시의 토론 분위기 때문에 몇 가지 소극적인 질문을 제기하는 것 이상의 그 터무니없는 일에 반대하지 못했다는 것뿐이다."
- 상당수의 독일인은 체리를 먹은 후에 물을 마시는 것이 건강에 나쁘다고 믿으며, 또한 청량음료에 얼음을 넣는 것이 건강에 좋지 않다고 믿음. 그러나 영국인들은 체리를 먹은 후에 차가운 물을 마시는 것을 즐기고, 미국인들은 얼음을 넣은 청량음료를 애용함. 문제가 되는 것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동조로 말미암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정보를 사람들이 얻지 못하게 되는 데 있다. 동조에 익숙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따르고 침묵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이로 말미암아 피그스만 침공이 이루어졌고, 투자클럽의 회원들이 커다란 손실을 보기도 했다.
- 건강한 사회는 희생을 감소시키거나 없앤다. 미국의 법원은 회사 내에서 벌어진 범죄행위를 밝히고자 경찰에 협조하기로 동의한 피고용인을 고용주가 해고하지 못하도록 해옴. 이런 결정은 애사심없는 피고용인을 보호하려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탈법을 밝혀 그에 대한 적절한 처벌이 이뤄지는 것에서 이익을 얻게 될 많은 사람을 위한 조치다.
- 동조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무임승차자들이다. 그들은 그들 자신이 가진 어떤 것도 보태지 않은 채 다른 사람들의 행위로부터 이득을 얻기 때문. 반대로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들은 정보나 아이디어를 공동체에 제공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이득을 줌. 사회적으로 볼 때 문제의 핵심은 잠재적으로 이견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들이 이견을 제시할 동기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데 있다. 이는 그들이 이견을 제기함으로써 얻는 것이 없기 때문. 이견 제시자는 처벌받거나 심지어 살해당할수도 있다. 어떤 집단이나 조직이든 성공하고 싶다면, 이견 제시의 동기를 가질 수 있도록 그들에게 보상을 제공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 티머 쿠란이 언급한 지식위증. 공적 진술의 경우 사람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그대로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 군중에 순종하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성향 때문에 생긴 지식 위증은 심각한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만약 사람들이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밝히지 않는다면, 단지 개인적 실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재앙을 낳을 수도 있다.
- 여론이 갖는 강압적 효과는 존 스튜어트 밀의 주요 관심사이기도 했다. 밀은 "정치 권력자들의 횡포를 방지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말하며 "사회에서 널리 통용되는 의견이나 감정이 부리는 횡포, 그리고 그런 통설과 다른 생각과 습관을 가진 이견 제시자에게 사회가 법률적 제재 이외의 방법으로 윽박지르면서 통설을 행동지침으로 받아들이도록 강요하는 경향에" 맞서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주장. 그러면서 밀은 강압적 동조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 (이로 말미암아 그 개인은 억압을 받음)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실제 생각을 듣지 못해서 생기는 사회적 폐해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 밀그램은 또 다른 실험에서 인간본성에 관한 중요한 사실을 입증. 실험가로부터의 어떤 조언이나 요구도 없다면, 그리고 어떤 외부 영향력도 없다면, 실험 대상자들의 도덕적 판단은 분명했다. 즉 매우 낮은 단계 이상으로는 전기충격을 가하지 않느다는 것. 실제로 그런 도덕적 판단은 애쉬의 실험 대상자들이 스스로 선분의 길이를 결정했을 때 내렸던 분명하고 올바른 판단과 다를 바 없는 것이었다. 밀그램의 실험에서 실험 대상자들에 대한 영향력은 실험가 자신의 확고한 입장 (전기 충격이 계속되어야 하고 신체에 어떤 영구적 손상도 입히지 않을 것이라는) 에서 나왔다. 그러나 실험 대상자의 동료가 그 실험에 이의를 제기했을 때, 그것으로부터 나오는 정보는 실험가의 지위를 효과적으로 제약했음. 이 경우에 실험 대상자들은 자신의 도덕적 판단에 의지하거나 동료가 전달하는 도덕적 신호를 따를 것이다. 이것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분명하다. 즉 도덕적 판단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판단과 관련해 위험을 평가할 능력이 있는 전문가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합리적 사라들의 도덕적 판단이 전문가의 판단에 이의를 제기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문가를 따르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들은 양심이 지시하는 바에 따라 행동했다. 여기서 우리는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나 전쟁터에서 잔혹한 행위들이 왜 일어나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 법이 가진 표현적 기능의 효과는 시민들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관해 법이 적절한 정보를 전달한다고 사람들이 생각하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달려 있음. 이런 조건들은 민주주의 체제에서 가장 잘 충족되는 경향이 있으며, 독재체제에서 가장 충족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강제가 아닌 동조에 의존할 수 있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사람들은 대체로 법에는 동료시민들의 판단이 담겨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만약 그 체제가 진정으로 민주적이라면, 사람들은 법이 독단적인 엘리트들이 자의적으로 부과하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 그러나 독재자가 포고령을 선포할 때, 사람들을 대체로 그것이 독재자의 의지만을 대표한다고 생각함. 독재자가 현명하다고 인정받지 못한다면 그가 선포한 명령은 시민들에게 행동규범으로 작동하지 못할 것임. 따라서 독재자는 민주적인 지도자들보다 더 많은 총과 몽둥이, 스파이와 경찰을 필요로 함. 시민들은 좀처럼 독재자가 선포한 법을 지키려 하지 않을 것임. 독재자의 명령은 좀처럼 실행되지 않을 것이다. 명령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공포정치가 필요. 나아가 만약 사람들이 자신들이 공정하다고 인식하는 법에 동조하는 경향이 있다면, 독재자들은 또 다른 문제에 봉착함. 독재체제에서 사는 사람들은 법이 그들을 공정하게 대우하고 있다고 믿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법에 대한 불복종이 만연할 것이기 때문. 이런 상황에서 독재자는 어떻게 할까? 만약 독재자가 자의적이고 무자비한 처벌을 통해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할 수 있다면, 법에 대한 준수는 증가할 것임. 만약 독재자가 사적인 법 집행인과 밀고자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동조의 가능성은 더욱 증대할 것임. 이 점에서 우리는 히틀러, 스탈린, 후세인, 그리고 역사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독재자들이 법을 집행하는 데 있어서 왜 일반시민들을 활용할 필요가 있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독재체제에서 법은 사람들이 실제로 생각하는 바를 알려주지 못하기 때문에, 법은 오직 사람들이 서로를 감시하고 당국에 고발할 것이라는 공포 속에서만 집행될 수 있었다. 그러나 민주정과 독재정을 너무 엄격하게 구분해서는 안된다. 심지어 민주정에서조차도 몇몇 법은 누군가가 일방적으로 부과한 것으로 비치기도 하고, 시민이라면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 혹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척도로 기능할 수 있을만큼 충분한 권위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일수도 있다.
- 독재국가는 이견을 가진 사람들을 처벌하고 때로는 죽이기까지 한다. 미국을 포함한 자유로운 사회에서조차 이견을 가진 사람들은 종종 충성심이 없거나 심지어는 사회의 적으로 묘사됨. 자유로운 국가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말하도록 허용하지만 사회적 압력은 동조를 요구하고, 때때로 이런 압력은 매우 강력함.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들은 따돌림을 당하거나 직장에서 쫓겨날 수도 있음. 물론 이것은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들에게는 나쁜 일이다. 그러나 진정한 희생자는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와 견해를 제공받지 못한 사람들이다. 이 점은 전쟁과 평화의 시기 모두에서 유효하다. 법정에서 잘못된 쏠림 현상이 가져올 수 있는 위험을 생각해보자. 우리는 이제 왜 법정에서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들을 올바르게 평가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그들은 다수의 결정에 대해 꼬치꼬치 따지고 아마도 궁극적으로는 그것이 기가될 가능성을 증대시킴. 미국의 연방대법원 내에서, 다른 목소리에 기반을 둔 견해는 130차례 이상이나 법이 되었다.
- 만약 동조에 보상이 주어질 경우, 은폐된 진실을 최초로 폭로하는 사람이나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들에게 이는 매우 불리할 수 있는데, 왜냐하면 그들은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개별적으로 신원이 확인되며 쉽게 보복당하기 때문에, 특히 높은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그리고 만약 최초로 이견을 제시한 사람의 목소리가 꺾이게 되면, 다른 목소리들 역시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폭로를 하는 사람이나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들의 수가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면 하나의 티핑 포인트가 될 수 있는데, 이 수준에서 사람들의 행위에 대규모의 변화가 나타난다. 실제로 한 명의 폭로자나 회의론자가 사람들이 광범위하게 공유하고 있는 신화를 무너트림으로써 새로운 일련의 사건들을 일으킬 수도 있다. 동유럽 공산주의의 붕괴는 대체로 이런 과정과 상당히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공산주의가 유지될 수 있었던 부분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사람들이 대체로 체제에 도전하는 것을 원치 않았을 것이고 반역자는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 그러나 시위가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나아가 더 광범위하게 번질 것처럼 보이자마자 쏠림현상이 발생했고, 궁극적으로는 비폭력혁명을 낳았다. 문제는 이런 과정을 시작하기가 매우 어려울 수 있다는 점. 만약 최초의 폭로자가 사회적, 법적 처벌을 받게 되면 이는 특히 그러하다. 여기서 우리는 지극히 순진하거나 용감해서 자신이 본 것을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의 유익한 역할을 이해할 수 있다
- 동조하는 사람들은 의견의 차이나 긴장이 가져오는 곤란한 상황을 회피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로 말미암아 치러야 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경우도 있다.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들이 긴장을 불러올 수도 있지만, 성과를 높일 수도 있다.
- 사람들은 자신이 틀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올바르다고 생가하는 것을 표현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비난을 원치 않기 때문에 침묵한다. 여기에 내재해 있는 문제가 바로 다원적 무지다. 다원적 무지라는 문제에 직면해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특정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잘못 가정할 수 있고, 이에 따라 그들의 주장이나 행동을 바꾼다. 이런 자기검열은 심각한 사회적 손실임. 공산주의가 동유럽에서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지 강제력때문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정권을 지지한다고 사람들이 잘못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 토크빌은 19세기 중반에 프랑스 교회가 쇠퇴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 "자신의 오랜 신앙을 계속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은 신자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자신들뿐이라는 사실에 두려움을 느끼고 고립을 걱정한 나머지, 일반 대중의 견해에 동조하지도 않으면서 그들과 합류해 버린 것임. 그 결과 국민 가운데 일부의 감정에 불과한 것이 전체의 의견이 되어버렸으며, 그 의견에 허화오딘 겉치레를 마련해 준 장본인들조차 더는 그것을 감당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 벌거벗은 임금님 이야기는 지극히 낙관적임. 안데르센의 이야기에서는 어린아이가 외친 진실이 거짓을 이겼다. 이런 상황은 매우 비현실적임. 실제 세계에서, 광범위하게 퍼진 기만은 그렇게 쉽사리 물리칠 수 없다. 사실에 관한 잘못된 판단은 계속 저질러지고, 이는 가치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노예제를 폐지하는 데는 거의 한세기가 걸렸다. 그리고 도덕적인 진리가 아니라 남북전쟁이 농예제를 폐지하는 데 필수적이었다. 심지어 민주주의에서도, 권력상의 불균형은 다른 목소리가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함. 그런 권력상의 불균형은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을 침묵시킴으로써, 좀 더 교활하게는 그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함으로서, 이견을 질식시킨다.
- 일부 집단은 이견을 억누르고, 정확성보다는 합의에 집착하며, 다양한 대안과 그 결과를 살펴보지 않은 채 결정을 내리는데, 이로 말미암아 이런 집단에서는 잘못된 결정을 내릴 확률이 크다. 워터게이트 스캔들 은폐, 히틀러에 대한 체임벌린의 유화정책,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챌린저호를 발사하겠다는 나사의 결정, 41년 나치의 소련침공 등은 모두 이런 집단사고의 결과다.
- 야니스의 집단사고 과정
(1) 선행조건
* 집단의 응집력이 높다
* 집단이 외부의견으로부터 단절되어 있다
* 집단의 지도자가 매우 지시적이다
* 집단이 대안을 평가할 수 있는 체계적 절차를 갖고 있지 않다
* 스트레스가 높거나 외부 위협에 직면해 있다.
(2) 집단사고의 증후
* 집단이 취약하지 않다는 착각
* 집단의 도덕성 맹신
* 집단결정 합리화
* 상대편에 대한 고정관념
* 반대자에게 직접적 동조압력을 가함
* 구성원들이 이견을 제시하는 것을 자제함
* 만장일치의 착각
* 반대정보를 차단하는 구성원이 존재
(3) 결과 : 조잡한 의사결정
* 집단의 목표를 적절하게 고려하지 않음
* 모든 대안들을 적절하게 조사하지 않음
* 선택된 대안의 위험성을 완벽하게 검토하지 않음
* 관련정보들을 적절하게 탐색하지 않음
* 편파적 방식으로 정보를 평가함
* 긴급시의 대책을 수립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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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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