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없는 경제학

경제 2014. 11. 5. 23:09

 


숫자 없는 경제학

저자
차현진 지음
출판사
인물과사상사 | 2011-03-30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예술, 역사, 철학에 비춰 보는 화폐와 금융 이야기 경제학 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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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폐는 인간의 발명품임. 화폐란 집이나 유가증구너, 예금과 같은 가치 있는 것들을 헐어서 소비나 투자를 하거나 다른 재산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원래 있던 재산들의 형태를 잠시 바꿔 놓은 것. 다시 말해, 자기가 원래 가지고 있던 부를 다른 쪽으로 옮기는 동안 다른 사람들에게 그 사실을 알리는 상징물, 기호, 기억장치가 곧 화폐임. 그렇다면 상징물, 기호, 기억장치는 누가 만드는가?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물에 대하여 물이라는 언어적 기호를 붙인 것은 국가가 아닌 개인들이었음. 이런 점에서 본다면 화폐라는 기호는 개인적 선택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자연스러움. 그런 이미에서 오스트리아 학파는 옳았음. 반면 지형을 표시하는 도로표지판이나 차량운행을 통제하는 교통신호와 같은 시각적 기호들은 국가가 관리함. 그렇다면 화폐라는 기호는 국가가 관리하는 것이 당연함. 그런 의미에서 보면 크나프가 주장한 국정주의 또는 역사학파가 옳았음. 이처럼 화폐제도는 미스터리한 것임.
- 케인즈를 계기로 인류는 황금족쇄에서 벗어남. 돈=금이라는 무식한 불문율을 깨고 좀더 세련된 방법을 찾았음. 돈에 대한 약속만으로도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케인즈의 생각은 44년 IMF의 탄생으로 실현되었음. 모든 나라가 자국의 화폐와 달러의 교환을 약속하고, 미국은 금 1온스당 35달러를 약속함으로써 돈이 잘도는 평화로운 문명사회를 만들었음. 개인이 아닌 국가간 협약을 통해 국제통화제도를 만드는 것은 화폐제도가 국가주권의 산물이라는 크나프와 미첼 이네스의 주장, 바로 그것이었음. 그러나 케인스가 고안한 제도도 완전하지는 않음. 오늘날 IMF체제는 도전받고 있음. 앞으로 어떤 시스템이 이를 대체할지는 아무도 모름. 다만 금과 결별한 문명사회가 다시 야만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으려면 그리고 민주적 통치자가 폭력적 통치자가 되지 않으려면 온갖 유혹을 이겨내고 화폐가치를 지킬 수 있는 안전장치가 필요. 그 안전장치는 바로 독립된 중앙은행임. 이것이 유구한 화폐의 역사에서 인류가 마침내 금이라는 안전장치를 포기하면서 새로 찾은 해답임. 화폐국정론이라는 진화된 생각은 독립된 중앙은행이라는 보조장치가 있어야 안전하게 작동함.
- 어떤 의미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미국인들의 눈물과 한숨을 자양분삼아 성장해온, 저주스러운 존재임.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때 집을 잃은 서민들을 상대로 돈을 벌어 본점건물을 짓소, 30년대 대공황 당시에는 역시 집없는 주민들에게 시행한 주택담보대출로 크게 성장했으며, 2차대전이 끝난 뒤에는 전쟁터에서 돌아온 제대군인들에게 생활자금과 자동차 할부 구입자금을 공급하면서 영업망을 확대. 그리고 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메릴린치를 인수함으로써 마침내 세계 최대의 은행으로 우뚝 솟음. 이 과정에서 자기능력으로 성장하기 보다는 중앙은행, 재건금융공사, 연방주택청, 전시생산위원회, 재무부에서 얻은 공적자금을 통해 성장한 측면이 컸음.
- 정책당국의 입장에서 지아니니는 확실히 부담스러운 존재였음. 정치인이나 권력실세들을 동원하는 로비활동은 부담스러울 정도였음. 현직 재무장관직과 연준의장직을 향해 노골적 욕설을 퍼부을 정도로 예의도 없었음. 그러니 연방정부의 미움을 사기에 충분했음. 27년 맥패든법도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영업망 확대가 원인이 되어 만들어진 것. 오늘날 미국 금융제도의 한 축을 이루는 56년 은행지주회사법도 트랜스아메리카사를 타겟으로 삼아 이 그룹의 분할을 위해 제정된 것. 연준의 입장에서 보면 감독정책이 잘 먹혀들지 않는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미국의 간판은행이 아니라 공공의 적이었음. 그러나 지아니니라는 걸출한 창업자의 프런티어 정신이 흐르는 뱅크오브아메리카에는 기존 은행들에게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선구적인 면들이 많은 것이 사실. 그는 시대가 요구하는 금융 서비스를 남들보다 빨리 개발하여 과감하게 제공하는 금융혁신의 선도자였음.
- 20세기 철학의 흐름은 오히려 객관주의와 정반대로 흘렀음. 20세기 철학의 가장 큰 특징은 불확실성과 불완전성에 대한 이해임. 인간의 이성은 불완전하고 인간의 관찰은 불확실하다는 것. 인간의 이성이 불완전하다는 것이 쿠르트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임. 논리는 그 자체내애 모순이 있으며 주어진 논리체제 안에서는 그 모순을 결코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 불완전성의 정리의 결론임. 수만개의 명령어로 이루어진 컴퓨터 프로그램이 충돌하여 컴퓨터가 작동을 멈추는 현상이 그 증거임. 부분적으로는 완전하지만 여러 명령어 집단이 만나면 그 가운데서 충돌이 생기기 때문에 컴퓨터가 정지함. 이것을 사전적으로 예방하거나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괴델의 결론. 컴퓨터가 세상이 나오기도 전에 발표된 이론이었음. 아울로 20세기 초 물리학에서는 하이젠베르크가 불확정성 원리를 제시하여 인간의 인지능력의 한계를 다른 차원에서 확인해줌. 그는 인간의 관찰해우이 자체가 물질의 상태나 위치를 결정적으로 바꾸어 놓기 때문에 관찰자와 관찰대상은 분리할 수 없다고 보았음. 그래서 인간의 관찰행위 이전에는 과연 어떤 일이 있었는지 영원히 알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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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

강대국의 경제학

경제 2014. 11. 4. 22:29

 


강대국의 경제학(Balance)

저자
글렌 허버드, 팀 케인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14-07-11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경제학자의 시각으로 밝혀낸 국가 흥망성쇠의 패턴 모든 번영의 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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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드리아노플 전투가 벌어진 서기 378년 8월 9일은 로마가 쇠퇴와 멸망으로 돌아선 전환점으로 삼기에 좋은 날. 발렌스 황제가 직접 이끈 로마둔은 침략해 온 고트족을 아드리아노플로 몰아넣음. 황제는 고트족을 확실하게 물리치고 싶어했음. 그러나 그날 로마는 전투에서 완패. 황제는 대다수 최고급 장교와 호민과 그리고 병사들과 함께 전사. 로마의 취약성은 위대한 도시 자체가 무너질 때까지 제국의 국경을 밀어붙인 1세기에 걸친 게르만 민족의 침략을 촉발. 이 전투에 대한 기록은 거의 정확하지만 요점이 빠짐. 우선 로마사회는 발렌스가 전투에서 죽기 수십년 동안이 아니라 수세기전부터 안에서 썩고 있었음. 더 중요한 점은 애초에 고트족이 싸운 이유를 오해하고 있다는 것. 그들은 로마를 침략한 것이 아니라 동맹국을 상대로 반란을 일으킨 것. 약탈이 굶어 죽지 않는 유일한 수단이었기 때문. 376년 훈족을 피해 도망친 고트족은 로마의 새 동맹으로서 도나우 남쪽에 정착할 수 있도록 허락받음. 그러나 발렌스는 약속한 토지와 식량을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으며, 그들을 거부하는 다른 도시로 죽음의 행군을 보냄. 그러니 고트족이 반란을 일으킨 것도 놀랄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이 성공했다는 사실은 로마제국이 얼마나 약해졌는지를 증명. 이 역사의 장은 폴 케네디의 주장과 달리 로마 쇠퇴의 원인이 과잉팽창이나 외부의 위협이 아님을 말해줌. 이에 따르면 고대제국부터 현대 유럽에 걸친 역사가 그렇듯이 위대한 문명의 존재를 위협하는 것은 문턱에 도사린 이민족이 아니라 내부에서 자초한 경제적 불균형이다.
- 하버드대 카르멘 라인하트와 케네스 로고프가 근래 실시한 연구는 국내총생산 대비 총 부채 비율이 90%를 넘는 국가는 쇠퇴의 전환점에 직면한다는 사실을 보여줌. 현재 연간 적자가 연간 GDP의 5~10%에 이르고, GDP 대비 부채비율이 70% 수준인 미국은 불균형이 심각한 수준으로 빠르게 높아지고 있음. 이는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합의된 사실. 그러나 정치인들의 합의는 많이 다름. 그들은 "적자는 문제가 안되며" 나중에 바로 잡을 수 있다며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으려는 초당파적 의지부족을 드러냄. 근래에 미국이 저금리 정책으로 걷잡을 수 없는 국가부채를 감당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훨씬 더 위태로운 유럽의 국가부채와 대조되었기 때문. 미국은 빚쟁이 국가들이 넘쳐나는 세계에서 안전지대에 남은 마지막 채무자였다.
- 이스털리의 주장은 세계은행의 개발전문가들이 데이터의 상관관계를 정책적 인과관계로 무리하게 바꾸려다가 크게 실패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 국가적 데이터를 확보한 후로 학자들은 애덤 스미스와 다른 학자들이 설명한 대로 자본투자와 성장률 사이의 상관관계를 확정. 그러나 더 세심한 근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자본투자가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음. 오히려 성장이 먼저 시작되고 투자가 뒤따름. 이 말이 혼란스럽다면 공산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역사적 사례를 생각해보라. 그들은 산업 투자에 집착했지만 성장은 미약했다.
- 성장에는 여러 종류가 있음. 첫째는 새로운 교역로의 확보와 같은 상업적 확장. 경제사가인 조엘 모키어의 분류에 따르면 그에 따른 노동의 전문화는 애덤 스미스의 이름을 딴 스미스식 성장으로 불림. 모키어는 규모의 효과에서 기인하는 성장을 다른 유형으로 정의. 그러나 이 유형은 스미스식 성장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구분하지 않을 것이다. 두번째 유형은 투자, 또는 로버트 솔로의 이름을 딴 솔로식 성장으로, 소득을 소비에서 생산량 증가를 위한 내구설비로 돌리는 방식. 어떤 사람들은 엄밀하게 기술이라 부르고, 다른 사람들은 그저 아이디어라고 부르는 혁신적 성장은 가장 설명하기 쉬움. 더 나은 쟁기를 만들면 수확량이 늘어남. 이 세번째 유형은 슘페터식 성장이라 불림. 인류사에서 모든 종류의 성장은 대단히 느렸으며 사실상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했음. 진보는 너무나 느렸고, 생산성 증가가 인구증가에 흡수되는 바람에 평균소득은 수세기동안 변하지 않았음. 수천년 동안 인류의 1인당 일 평균 소득은 3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었음. 가령 윤작처럼 수확량을 늘려 번영을 이루기에 충분할 만큼 폭넓은 혁신이 등장하면 추가 수확물은 평균소득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인구증가를 초래. 생산량이 10% 증가하면 인구가 10% 늘어난다는 맬서스식 함정에 빠진 것. 규모의 이점은 경계이득이 사라질 때까지 더 큰 규모에 의해 약화됨. 그리고 대규모 문맹 인구를 감안할 때 증가한 인력은 대개 지력으 늘리지 못했음. 세기가 지남에 따라 세갈래 성장 과정이 모두 착실히 진행됨. 한편 부족에서 국가가 생겨나는 가운데 각 국가는 약간씩 다른 제도를 시험. 한동안 몇몇 국가들은 번성하여 정복헤 나섰고, 다른 국가들은 거기에 흡수됨. 이 국가들의 제도는 종종 세갈래 성장을 방했으나 때로 강화하기도 했음.
- 유권자와 정치인 그리고 국가전체의 관점에서 보면 제한된 합리성은 새로운 의의를 가짐. 입법자가 말 그대로 수백가지 사안을 다루는 것은 버거운 일이다. 게다가 완전히 다른 일로도 제약을 받음. 그렇다면 입법자는 어떤 것을 최적화할까? 대체로 대다수 입법자가 추구하는 목표는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두 목표가 일치하는 경우에도 최선의 경제정책이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심장외과의나 쇼핑에 목마른 소비자만큼 이성적으로 무지하다. 대중적 농담과 달리 평균적인 입법자는 엄청나게 똑똑하고 바쁘다. 그들은 농업, 무역, 정보통신, 보건, 산업규제, 세금같은 다양한 주제에 대한 전문성을 가졌다고 기대된다. 또한 자금모금과 사무관리는 말할 것도 없고, 언론, 수사학, 연합구축을 포함하는 정치인으로서의 직무에도 전문가이여야 한다. 한 입법자가 실업보험을 개선하는 혁신적 제안을 검토한다고 가정해보라. 그는 우리가 식료품점에서 시리얼을 살 때 활용하는 것과 같은 어림법을 통해 이 복잡한 결정을 쉬운 결정으로 바꿀 것이다. 가령 첫번째 어림법은 당의 방침대로 또는 과거에 했던 방식대로 투표하는 것이다. 완전한 정보로 뒷받침된 선택을 하기에는 시간이 충분치 않음. 그에 따른 결과가 혁신적인 정책이될 가능성은 낮다. 그래서 정체가 시작된다.
- 성장을 보장하는 완벽한 경제규칙은 없다. 1820년의 자본주의 규칙은 1820년의 성장을 촉진하는 데는 뛰어났지만 1920년의 산업자본주의와 2020년의 기술자본주의에는 불충분할 것. 기업이 노동자에게 주식을 주는 것은 최건의 현상으로, 노동과 자본의 구분을 흐리게 만든다는 점에서 초기 미국의 상상력과 제도를 뛰어넘는 핵심. 마찬가지로 1930년대에 제정된 노동법은 수십년 동안 노동자들이 집단적 목소리를 내는 데 유용했지만 21세기에는 직장 유연성을 제한하는 것으로 드러났음. 1940년대에는 개인노동장 3명중 1명이 노조원이었던 반면 지금은 15명중 1명이 노조원임. 미국이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해 단체교섭 감독규정을 개정하지 않는다면 이 모델은 사라질 가능성이 높음
- * 제한적 합리성은 지도자가 이상적인 경제정책을 선택할 능력이 제한되어 있음을 뜻함. 무지는 궁극적인 속박이다. 특히 아직 경제원칙이 발견되기 전에 경제위기에 시달린 국가들에게 더 그러함. 또한 대중이 리더를 정할 때에도 선택할 수 있는 후보가 한정되어 있고, 그 후보의 정책이 무엇인지 잘모른다는 한계가 있음.
* 국가적 정체성은 성장과 국력에 필수적인 강력한 문화, 정치, 경제제도를 만듬. 그러나 이 힘은 구조적 변화에 저항한다는 의미에서 보수적인 태도를 암시하기도 함. 정치적 정체성은 양극화와 정체의 핵심요소임.
* 지도자들은 손실회피 성향 때문에 지위를 잃을까봐 혁신에 나서지 않음. 역동적인 세계에서 경제적 변화는 종종 정치적 변화보다 빠르게 일어남. 그러나 손실 회피성향은 선도적 경제가 개혁을 주저하게 만듬
* 시간적 선호도 중요함. 관료들은 개혁의 필요성을 인식해도 다른 날이나 다른 해로 필요한 변화를 늦춤. 유권자들 역시 누릴 수 있는 번영의 미래가치를 습관적으로 할인하고 오늘 고통스러운 선택을 피한다
- 아우구스투스는 기원전 27년부터 기원후 14년까지 41년간 로마를 통치함으로써 2세기 내내 역사상 유례없는 번영을 누린 팍스 로마나의 토대를 마련. 이 시대를 객관적으로 조망해보면, 지중해를 둘러싼 지역의 전체를 지배한 문명은 로마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었음. 스페인도, 영국도 그러지 못함. 거의 2000년 동안 어떤 사회도 로마가 이룬 정교한 기술적 수준에 이르지 못함. 경제사가 모키어에 따르면 "서기 100년의 로마는 1800년의 문명화된 유럽수도들보다 나은 포장도로, 하수처리시설, 상수도, 소방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로마의 인구는 19세기에 런던이 등장하기까지 어디에도 경쟁자가 없었던 수준인 100만명에 이르렀다. 그러나 아우구스투스의 통치 1세기 후 로마는 성장을 멈춤. 또한 아우구스투스와 예수가 죽은 지 4세기 반 이후 로마라는 도시와 같은 이름을 지녔던 제국의 서반구가 몰락했다.
- 때로 로마의 기술적 성과가 간과되는 경우가 있음. 물론 로마의 기술이 17세기 계몽시대에 견줄만한 수준은 아니었음. 콘크리트가 로마의 유일한 주요 발명품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이는 발명의 정의를 하드웨어에 국한할때만 그러함. 사실 경제성장과 관련해서는 전문적인 군대, 연방제 통치, 재산권 같은 로마의 소프트웨어가 더 중요. 그리고 콘크리트가 지닌 영향력을 무시해서는 안됨. 콘크리트는 두가지 주요 측면에서 상업적 성장을 뒷받침했다. 첫째, 더 높은 건물, 더 나은 위생, 송수로로 공급되는 물을 통해 갈수록 밀집된 도시를 만들어갔다. 둘째, 더 튼튼한 도로를 통해 도시간 교역을 강화하는 한편 수중 콘크리트로 해상교역에 적합한 항만을 구축할 수 있게 해주었다. 1세기 동안 공공재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이 투자는 황제들이 생각하는 수준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상업을 촉진. 아우구스투스는 "나는 로마를 만든 벽돌을 대리석으로 바꿨다."라고 자랑. 후계자들은 그가 인프라 부문에서 이룩한 성과를 따라잡으려고 최선을 다했다. 14~37년까지 재위한 티베리우스는 새로운 국경을 따라 대규모 군사기지를 건설해 정복지를 확보. 악명높은 칼리굴라는 4년이라는 짧은 통치기간 동안 로마에 두개의 송수로를 건설하는 공사를 시작. 뒤이어 41~54년까지 재위한 클라우디우스는 도로, 송수로, 운하를 적극 건설하여 제국 전체의 속주들을 연결. 나중에 다른 목적으로 전환되기 전까지 로마의 국고는 주로 인프라 건설에 투입됨.
- 문명이 1세기 동안 기술적 성장을 이루면 절대적으로 퇴보할 가능성은 아주 낮음. 그러나 성장의 토대로 삼는 상업적 규모가 무너질 경우 경제적 붕괴가 일어날 가능성은 아주 높음. 모키어는 로마경제에 대해 이렇게 말함. "로마의 성장은 그리스와 로마가 명성을 얻은 조직, 교역, 질서, 화폐활용, 법규같은 측면에서 기인했다. 이런 성장은 경제를 장기적으로 이끌 수 있으며, 실제로도 그러했다. 그러나 경제가 딛고 선 정치적 토대가 흔들리자 스미스식 성장에만 기초한 번영은 빠르게 사라졌다."
- 제국시대 로마의 군주들은 수백가지 작은 실수를 저질렀다. 그러나 특별히 악영향을 미친 세가지 실수를 고를 수 있음. 이중 하나라도 달리 결정되었으며 훨씬 풍요로운 역사가 1000년동안 경제적 퇴행이 진행되는 암흑기를 대체했을지도 모름. 122년 시작된 첫번째 실수는 영국 중부를 가로지르는 하드리아누스 방벽을 건설한 것. 이 방벽은 정복과 국경에서 물러나 안으로 움츠러드는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통치를 상징. 두번째 실수는 2세기 초에 세베루스가 은화의 가치를 절하한 것. 경화를 깡통처럼 얇게 만들면 단기적 예산적자를 떠받칠 수는 있지만 급속한 인플레를 초래. 세번째 실수는 3세기 초에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가 제국의 약점을 바로잡을 치유책으로 경제를 지휘하고 통제한 것. 그 결과 민간경제는 이점을 안겼지만 장기적으로는 상당한 비용을 초래. 로마사람들은 제국이 약화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을지도 모름. 경제의 성장과 쇠퇴는 대단히 느리게 진행되어서 논의의 주제조차 되지 않음. 그러나 우리의 눈에는 본질적인 제도가 조금씩 무너지는 동안에도 빵과 서커스로 유희를 즐기고 거기에 회유되는 사람들이 보인다.
- 로마는 과잉팽창으로 멸망했을까? 그렇지 않다. 분명 경제적 쇠퇴는 있었지만 그 뿌리는 명백히 부실한 통치제도에 있었다. 처음에는 교체기마다 황제의 지위가 불안했고, 이후에는 통치기간 중에도 불안했다. 폭군이 아니었다면 말이다. 과대망상과 부패, 무능의 위험도 상존. 성장은 물론 경제적 번영을 누리기에도 불리한 환경이었음. 이 체제가 오래 지속된 것은 보편성, 법, 콘크리트, 저울 같은 혁신 덕분이었다. 그러나 이런 혁신의 효과도 계속될 수는 없었다.
- 역사학자들의 공통평가는 로마군이 권력을 독점하면서 민과 군 사이의 구분이 약화되었고, 결국 군이 황제승계를 완전히 통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 로마군은 지대추구 전술을 활용하여 안정, 번영, 시민의 자유, 국가안보를 비롯한 다른 모든 것을 대가로 자신들의 급여와 권력을 극대화. 그들의 요구는 세금인상으로 이어졌고, 종국에는 과세기준과 통화가치, 심지어 화폐경제까지 무너뜨림. 군대, 특히 근위대는 국가의 구조에서 취한 작은 이권을 지키기 위해 맹렬하게 싸움. 손실회피성향은 지대추구를 위한 제도를 뿌리뽑기 어렵게 만듬. 로마인들은 자신을 오이쿠메네, 즉 알려진 세계의 주인으로 여김. 물론 그 세계는 특별하고 방대했지만 그들이 보지 못한 것도 많았음. 화폐가치 절하가 가져오는 단기적 혜택에 정신이 팔린 황제와 관료들이 장기적 결과를 이해했다고 보기는 어려움. 그들은 경제적 개념과 경제의 작동방식에 대해 제하노딘 경험적 이해만을 갖고 있었음. 군주들은 통치방식의 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무지했으며, 그 결과 로마 문명을 엄청난 실패에 직면하게 만듬. 어떤 의미에서 이는 그들의 잘못은 아니었다. 경제학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학문이었고, 그후 1000년 동안이나 더 그랬다. 인플레이션 비용, 규모의 경제, 지대추구 및 산업 국유화의 위험에 대한 무지는 온갖 비극적 결과를 초래. 문제를 바로잡으려 할때조차 도덕적 해이에 대한 황제의 무지는 종종 나쁜 전례를 남겼음. 새로 등극한 황제는 시민이 정부에 진 모든 부채를 탕감해주려 했음. 아우렐리아누스는 모든 부채기록을 담은 공적 장부를 모아 불태움. 인센티브 효과에 대해 생각해보라. 그에 따른 첫번째 교훈은 최대한 많은 빚을 지고 황제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절대 갚지 말라는 것. 그리고 두번째는 황제를 자주 죽이라는 것.
- 로마제국의 쇠퇴과정 요약
* 전환점 : 117~317년
* 경제적 불균형 : 재정, 통화, 규제의 불균형
* 정치적 기원 : 사회복지의 증가, 통치의 중앙집권화, 군사독재체제
* 행태적 역기능 : 인플레이션과 자유노동시장에 대한 극단적인 제한적 합리성, 로마군의 집단행동 문제
- 중국의 왕조는 자초한 경제난으로 몰락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보다 중앙집권화된 관료체제를 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높은 비용때문에 망하는 경우가 더 많았음. 중국의 탁 트인 내륙 지리가 안기는 한가지 큰 이점은 유럽, 남아시아, 중동, 미주보다 통일을 이루기 훨씬 쉽다는 점. 이 지역들은 유럽 중심부의 알프스처럼 두터운 천연장벽을 지녔음. 통일이 용이하다는 점은 중국의 약점이기도 했음. 중국은 상대적인 피드백이 거의 없는 가운데 단일 군주의 변덕에 따라 진전을 이루었음. 노스웨스턴대 조엘 모키어는 다음과 같이 설명. "960년 이후 중국에서는 내부정치단위 사이의 유럽식 전쟁이 드물어졌다. 정치적 경쟁이 없다고 해서 기술적 진전이 이뤄질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한명의 정책 결정자가 치명적 타격을 입힐수도 있었다."
- 로마는 시대에 비해 놀라운 문명을 일궜지만, 다른 많은 요소들 때문에 맬서스식 함정을 극복할 기술적 도약을 이루지 못함. 로마가 요새화된 도시들로 갈라진 것은 비극이자 축복. 비극인 이유는 이후 1000년 동안 퇴행적 빈곤에 시달렸기 때문이고 축복인 이유는 불가피한 경쟁이 뒤따랐기 때문. 그래서 영국이 프랑스와, 피렌체가 빈과 경쟁. 중국은 거의 아시아 대륙 전체를 지배했기 때문에 유럽처럼 국가들이 경쟁하는 환경이 아니었음. 그러나 로마와 달리 중국은 농업에서 산업으로 기술적 도약을 이룰 잠재력을 갖추고 있었음. 실제로 영국이 아니라 중국이 산업혁명을 이끌 수 있었고, 이끌어야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음. 앵거스 매디슨이 추정한 바에 따르면 400년부터 1000년까지 중국의 1인당 GDP는 당대의 서유럽보다 약 3분의 1이 많은 연간 450달러였음. 자체적인 경제적 이점 때문에 중국의 소득은 1300년까지 평균 600불로 꾸준히 상승. 그러나 그 이후 500년간은 증가도 감소도 없었다. 중국의 소득이 다른 국가들보다 높았던 이유는 방대한 규모로 평화롭게 상업을 영위했기 때문만은 아님. 물론 이점이 한 축을 형성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중국은 고유한 기술도 갖고 있었음. 105년 채윤이라는 환관이 최초로 종이를 발명. 하지만 200년 전 진한시대에 이미 종이가 만들어졌다는 고고학적 증거가 있으므로 이는 재발명인 셈. 외바퀴 수레 아이디어는 서양에서 발명되기 1000년 전인 232년 일찌감치 한 중국인에게 떠올랐다. 목판 인쇄술은 당왕조 때 발명됨. 덕분에 책뿐 아니라 놀이용 카드와 지폐가 세계 최초로 대중화됨. 이 시대에 순수한 자기와 복잡한 화학산업도 발명, 전파됨. 1041~1048년에는 필승이라는 평민이 낱활자를 발명
- 일곱차례에 걸친 정화의 원정에서 놀라운 점은 그 독보성이 아니라 규모임. 평균 90명이 승선한 317척의 범선단이 1405년 난징에서 첫 항해에 나섬. 6~8개의 돛대를 가진 상선들에는 비단, 자기, 칠기 등이 몇 톤씩 실려 있었음. 가장 큰 범선은 그 너비가 콜럼버스가 탄 배의 길이보다 길었음. 많은 역사학자들은 이 원정을 우월 컴플렉스를 가진 황제, 실은 제국의 국력 과시용이었다고 규정. 그러나 이런 규정은 고고학적 사실뿐 아니라 상식에도 어긋남. 이 원정은 교역을 위한 것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중국의 화법은 완곡했다. 그들은 외국군주들에게 보선에 싣고 온 조공을 바친다고 말함. 그러나 답례로 조공을 바람.
- 1500년 무렵 두개 이상의 돛대를 가진 배를 만드는 일은 사형감이었으며, 1525년에는 연안 당국에 모든 외항선을 파괴하고 외항선을 운영한 상인을 체포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칙령이 내려짐. 1551년 무렵에는 교역을 위한 것이라도 돛대가 둘 이상인 배로 바다에 나가는 것은 범죄가 됨. 결국 100년이 채 못되어 역대 최강의 해군은 명령에 따라 자멸. 이유가 무엇일까? 항해와 해외교역은 전통적으로 환관들이 관리하는 분야였다. 유학자들은 이 사업을 무너뜨림으로써 경쟁자들이 지닌 권력과 소득의 핵심원천을 제거
- 중국제국의 쇠퇴과정 요약
* 전화점 : 15세기
* 경제적 불균형 : 해외교역의 심각한 축소
* 정치적 기원 : 중앙집권화된 통치, 독재적 정책결정, 분파적 관료체제
* 행태적 역기능 : 제로섬 사고를 지닌 관료들의 손실회피, 상인과 이윤, 낯선 사상을 적대시하는 정체성 어림법, 성장을 위한 교역의 중요성에 대한 제한적 합리성
- 국민국가로서의 스페인은 북대서양 연안에 접한 카스티야의 여왕 이사벨이 이탈리아 일부와 남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아라곤 황 페르디난트와 결혼하면서 형성. 1469년 두 사람이 결합함에 따라 1세기 넘게 스페인을 괴롭힌 음모가 종식됨. 페르디난트와 이사벨이 신생 스페인 제국을 다스릴 때 콜럼버스가 찾아와 대서양 지도의 경계를 넘어 발견을 위해 떠나는 일에 투자해 달라고 간청. 다음 한세기 동안 스페인은 크게 성장. 최소한 지리적 확장이라는 방식으로 말이다. 호안나 공주는 1504년 이사벨이 죽자 카스티야 여왕이 되었고, 1516년 페르디난트가 죽자 아라곤의 여왕이 됨. 긜고 합스부르크 가문의 젊은 왕인 펠리페 1세와 결혼해 저지대와 부르고뉴에 걸친 왕국을 스페인 영토와 통합. 1506년 펠리페 1세가 사망하면서 호안나는 훗날 신성로마제국 전체의 군주가 되는 아들 카를 5세와 함께 이후 50년 동안 최고통치자로 군림. 카를 5세의 아들 펠리페 2세는 1556년부터 1598년까지 국력이 가장 멀리 뻗어나간 시기에 스페인을 통치. 16세기의 이 황금시대에 스페인은 해가 지지 않는 제국으로 불림. 요즘 사람들은 이 표현이 영국에 대한 이야기라고 잘못 알고 있음. 그러나 영국은 이 왕관을 쓴 두번째 강대국이었음. 스페인은 알려진 모든 대륙에 자국 영토를 갖고 있었음. 즉 이베리아 반도 전체, 네덜란드와 이탈리아 대다수 지역, 헝가리, 남미와 북미 절반, 필리핀, 그리고 말라카와 마카오뿐 아니라 서아프리카, 동아프리카, 인도의 해안을 따라 산재한 포르투갈령 교역항을 포함하는 영토를 말이다.
- 97년 이코노미스트는 네덜란드에서 대규모 천연가스 매장지가 발견되면서 국가경제가 호황을 맞았지만 이 때문에 제조업 같은 다른 분야의 쇠퇴가 가려졌다고 보도. 그리고 이 현상에 네덜란드 병이라는 이름을 붙임. 자원 부문에 해외자본이 유입되면서 내부적 노동력 확보를 위한 다른 부문들의 경쟁력이 약화됨. 그에 따라 수출 경쟁력도 약해짐. 자원의 저주가 미친 악영향은 스페인 제국의 경우 특히 더 강했음. 아메리카의 은에서 얻은 이익이 금융부문을 개발하는 데 투입되지 않았기 대문. 대신 그 이익은 왕실과 군대로 흘러들어감. 그 덕에 군인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소득과 지위를 누림. 흔히 신세계를 발견하고 해상 은교역을 독점한 스페인 제국에서는 해운 산업이 빠르게 성장했을 것이라고 추측하기 쉬움. 그러나 스페인 항구에서 상선이 사라진 것은 당시 구조적 불균형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말해줌. 해밀턴에 따르면 1588년에 "스페인의 상선 규모는 네덜란드와 비슷하거나 더 컸고, 독일의 두배였으며, 영국과 프랑스의 세배였다." 그러나 다음 세기 동안 총 톤수가 약 75%나 줄었다. 스페인 항구로 들어오는 해상 교역량의 대다수는 외국 선박이 실어날랐다. 선박건조는 사실상 중단되었다.
- 스페인의 쇠퇴과정 요약
* 전환점 : 1550년
* 경제적 불균형 : 재정적자와 국가파산, 잘못된 재산권
* 정치적 기원 : 중앙집권적 군주제
* 행태적 역기능 : 조합의 손실 회피에 따른 고착, 생산적 부의 속성에 대한 제한적 합리성
- 오스만은 오랫동안 유지된 제국으로 수많은 위기를 극복. 그러나 1800년대에는 유럽의 병자로 묘사됨. 1차대전의 패배는 수세기에 걸친 경제적 쇠퇴를 마무리지음. 어떻게 튀르크의 힘은 그토록 일찍(슐레이만 1세 치하인 1566년경) 절정에 이르렀다가 그토록 오래 지지부진했을까? 서양에서는 르네상스와 종교개혁 그리고 산업혁명이 일어났음. 그러나 술탄들은 이 모든 세기 동안 문화와 경제부문에서 일어나는 구조적 변화를 목도하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음. 그 가운에 한 예로 고리대금업은 진보적 개혁을 거친 기독교의 금융제도에서 수용되었으나 이슬람에서는 금지됨. 우리는 재산권의 결여나 1등 시민 및 2등 시민의 존재 또는 만연한 징세도급관행을 원인으로 제시하는 것이 정확하기는 하지만 충분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음. 결정적으로1600년에서 1800년 사이에 서유럽 제국둘은 혁신을 이뤘는데 오스만은 그러지 못한 이유는 무얼까?
- 일본은 섬나라여서 허약해도 문제가 없음. 반면 튀르크는 사방의 적에게 노출됨. 1850년대 초 러시아가 한편에 서고 튀르크가 서유럽 연합국과 다른 편에 서서 맞붙은 크림전쟁은 튀르크가 얼마나 병들어 있는지 보여줌. 러시아는 1877~78년 벌어진 전쟁에서 다시 공격해 왔으며, 이번에는 튀르크 혼자 싸워야 했음. 튀르크는 이 전쟁에서 많은 것을 잃었고, 더 많은 영토를 독립운동에 나선 발칸과 나머지 동유럽에 떼어줌. 과거에 자주 그러했듯이 국방비용을 대기 위해 창의적인 부채에 의존했으며, 이번에는 국방비용을 대기 위해 외국 대부업자로부터 돈을 빌림. 경제사가들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튀르크는 1854년 처음 해외 부채를 끌어옴. 이후 20년만에 해외부채는 지나치게 늘어나서 예산의 절반을 상환에 써야 했음. 결국 튀르크는 곧 파산을 선언했고 심지어 부채지불을 중단하기도 함
- 오스만 제국 쇠퇴과정 요약
* 전환점 : 1550~1600년
* 경제적 불균형 : 재정적, 기술적 불균형
* 정치적 기원 : 중앙집권화된 통치, 신권정치, 지대추구 관료계급
* 행태적 역기능 : 제로섬 관료체제의 손실회피, 외국 아이디어에 적대적인 정체정 어림법, 성장을 위한 기술의 중요성에 대한 제한적 합리성
- 폴 크루그먼은 94년 포린 어페어스에 실은 글에서 아시아의 경제기적이 지니는 한계를 지적하며 "동아시아가 기록한 성장의 현실은 몇가지 유명한 교훈을 잊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해준다."라고 씀. 그는 소비를 높은 국가저축률과 기꺼이 바꾸고자 하는 대중의 지연된 만족이라는 단순하고 흔한 특징을 칭송하는 한편 특히 산업정책과 선택적 보호주의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냄. 이 선견지명을 담은 글이 나온 직후 일본의 불경기와 부동산거품 붕괴가 경기순환에 따른 일시적 역행을 넘어서는 문제임이 명확해짐. 새로운 기준이 생기면서 비관론자들은 일본이 정책수립을 크게 잘못하는 바람에 10년을 통째로 잃었다고 경고. 90녀대의 잃어버린 10년 동안 전반적인 성장률은 연간 1%로 서양에 뒤쳐짐. 이 지지부진한 회복 후에 또 다른 10년도 잃어버린 것으로 선언됨. 생산력은 더이상 수렴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음. 그러나 이 일반적인 인식은 사실이 아니었음. 일본의 실제 GDP성장률은 평균적으로 거의 서유럽과 나란히 나아갔음. 잃어버린 것은 경제성장이 아니라 결코 존재한 적이 없는 신화적인 초모델에 따른 특춣나 성장이다.
- 레스터 서로를 비롯한 여러 학자들은 빠른 경제성장을 이끌어 왔다는 점에서 일본 특유의 관리자본주의를 칭송. 그러나 80년대 다수 분석가들은 따라잡기식 자본주의와 기업가 정신이 추동하는 자본주의를 이해하거나 구분하지 못함. 일본식 초모델은 빈곤수준과 상관없이 초고 선진국 수준의 80%까지 끌어올리는 성공적 방식이 있음을 증명. 그러나 이 따라잡기 모델은 강압적이고 중앙집권화된 산업관리와 수출조작, 집중적 인프라 투자에 의존. 이 각각의 접근법은 최고수준 근처에서는 더이상 효율적이지 않음. 속도야 다르겠지만 향후 20년 안에 한국에 이어 중국이 일본을 따라 천장에 부딪힐 것임. 이렇게 생각해 보라. 국가전체에 고속도로 인프라를 건설하는 일은 내적 규모를 확대하는 데 필수적이지만, 이를 두배로 늘리는 데 따른 한계편익은 훨씬 작음. 경계 경제는 중앙에서 승자를 고르는 것과 반대로 첨단 부문에서의 탈중앙집권화된 경쟁과 강력한 소비문화, 그리고 비교적 낮은 정부지출을 요구함
- 일본이 처한 딜레마는 경제적 불균형의 뿌리가 정치적 정체에 있다는 이론을 뒷받임. 일본 유권자들은, 오랫동안 운명론적이었음. 뉴욕 타임즈 기자 마틴 패클러는 일본 국민의 느높았던 야심이 미래에 대한 피로와 불안 그리고 숨막히는 체념으로 바뀜. 일본은 국제무대에서 서서히 퇴장하는 현실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껍질속으로 들어간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 대기업과 대형은행 그리고 대규모 관료체제로 구성된 트로이카의 지대추구는 정치체제가 구조개혁을 이루지 못하도록 막음. 근본적으로 일본은 현재 150년 전과 같은 딜레마에 처한 것으로 보임. 경제는 위기가 기존의 정치구조를 뒤흔들기 전에는 개혁되지 않음. 일본에게는 21세기 버전의 명치유신이 필요하다.
- 돌이켜보면 일본이 개척한 아시아식 모델은 기술적 경계를 따라잡기에는 유용하지만 앞서기에는 별 쓸모가 없음. 바둑에 비유하지만 일본은 개발경제를 위한 포석을 창조하는 데 진정 특별한 일을 했다. 그러나 이제 바둑판은 가득 찼다. 제도적 요소와 패턴은 더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일본은 바둑판을 치우고 선진경제를 위한 새로운 포석을 짜야한다. 두자리수 성장률을 기록하는 중국을 모방하는 것을 새 모델로 삼는 일은 일본에게 가장 큰 실수가 될 것이다. 이 실수는 과거의 자신에 대한 이중반사에서 나온다. 1905년이나 1960년에 보낸 영광의 시기를 되돌릴 길은 없다. 기술적 경계, 즉 미국과의 간극 20%를 메울 성장을 다시 시작하려면, 실패를 용인하고 소규모 신생기업에 개방적인 자본시장을 갖추고, 기업가 정신과 혁신을 강조하는 완전히 다른 제도들을 조합해야 함
- 일본의 쇠퇴과정
* 전환점 : 1994년
* 경제적 불균형 : 재정적, 구조적 불균형
* 정치적 역기능 : 특수 이익집단과 중앙집권화된 관료체제에 따른 허약한 민주주의
* 행태적 역기능 : 성장에 대한 신중상주의적 어림법, 대기업과 대형은행의 손실회피
- 많은 학자들이 영국이 쇠퇴한 원인이 자유의 전사들에게 식민주의가 패배했기 때문이라는 이론을 받아들임. 그러나 니얼 퍼거슨은 식미주의 대 자유는 잘못된 이분법이라고 주장. 19세기 대다수 국가에게 영국의 식민지가 되지 않는 것의 대안은 독립이 아니라 벨기에, 프랑스, 포르투갈, 독일이라는 아주 다른 제국의 통치아래 고통 받는 것이었음. 경제학자들은 실제로 영국의 과거 식민지들이 다른 국가의 과거 식민지들보다 더 큰 번영을 누린다는 사실을 인정. 영국의 제도는 달랐다. 퍼거슨은 영국이 쇠퇴한 진정한 이유는 고귀한 명분을 위해 싸운 양차대전 때문이라고 말함. 그의 말에 따르면 제국주의 경쟁국과 싸우는 데 들어간 엄청난 비용이 결국 대영제국을 망하게 했음.
- 영국은 1815년 워털루 전투에서 나폴레옹을 물리친 후 전세계의 식미지에서뿐 아니라 유럽전역에 대해서도 평화로운 패권을 누림. 2위 경쟁국의 두배에 달하는 규모의 해군을 갖춘 영국은 1차대전이 발발할 때까지 99년 동안 팍스 브리태니가를 확립. 올슨은 이 오랜 평화가 특수이익집단이 생겨나기에 최적화된 환경이었다고 말함. 시간이 흐르면서 너무나 많은 조직이 생겨나고 결탁함에 따라 영국 사회는 변하는 환경과 기술에 대한 적응속도를 늦추는 제도적 경화증에 걸렸다. 더 혁신적인 미국경제의 기술적 진전에 뒤처진 영국 경제는 전성기보다 기업가정신을 훨씬 덜 뒷받침하는 구조로 바뀜. 영국은 예나 지금이나 위대한 과학자와 발명품을 많이 보유하고 있으나 20세기말에 상대적으로 정체됨. 영국의 고비용 국가보건체제는 납세자들에게 비싼 대가를 요구하고, 악명높게 비효율적이며, 개혁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경종을 울림. 80년대에 대처가 수상으로 일하면서 리바이어던에 맞서기는 했다. 그러나 1인당 GDP는 움직이지 않고 미국의 80% 수준에 머무름. 그래도 대형 금융거래 같은 몇몇 부문에서는 세계적 리더 자리를 차지. 유럽연합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독립통화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 역시 긍정적임. 그렇다면 영국의 미래는 어떨까? 영국은 대륙의 불안정한 협력국들, 미국을 위시한 다른 많은 후손들의 모국이라는 특별한 관계에 묶여 그럭저럭 나아갈 가능성이 높아보임. 그러나 영국의 미래는 이런 관계가 아니라 제도적 선구자로서의 정체성을 재발견하는 능력에 좌우될 것임.
- 영국 쇠퇴과정 요약
* 전환점 : 1770~1780년
* 경제적 불균형 : 영토별 불균형
* 정치적 역기능 : 지배층의 계급적, 지리적 손실회피
* 행태적 역기능 : 시민과 속민을 구분하는 지나치게 협소한 영국적 정체성
- 지금은 모두 냉전주의자이지만 당시 많은 논평가들은 중앙에서 경제기획을 전담하는 1당 독재체제인 공산주의 제도가 낡은 입헌민주주의나 자유시장보다 우월하다고 생각. 미국 언론인 링컨 스테펀스는 소련을 방문한 후 "나는 미래를 보았고, 미래는 잘 돌아가고 있다"고 주장. 서양 경제학 저자들은 소련의 성장률과 내구성을 폭넓게 과대평가함. 새뮤얼슨이 쓴 대표적 교과서인 경제학은 독자들을 소련과 미국의 잠재력을 비교하는 논의로 이끈다. 61년판에는 60년에 100대 50으로 시작점을 설정한 가운데 소련의 GNP가 1960~2000년에 걸친 40년 동안 미국의 GNP를 따라잡는 모습을 그린 도표가 포함되어 있음. 후속판에서는 출발시점을 바꿨지만 GNP비율은 바꾸지 않았다. 그래서 70년판까지 100대 50으로 설정되어 있었음. 그러다가 80년에 수치가 100대 55로 바뀜. 오랫동안 이 도표는 많은 학생들이 처음 접하는 미국과 소련의 경제상황에 대한 이미지를 제공. 이후 판본에서는 소련경제가 미국경제를 따라잡지 못하는 이유로 나쁜 기후가 제시되었다가, 80년에는 불행한 과거로 바뀜. 또한 89년 판에는 이런 내용이 추가됨. "소련 경제는 이전에 많은 회의론자들이 믿었던 바와 달리 사회주의 명령경제가 제대로 작동하며 심지어 번성할 수도 있다는 증거다." 이제 우리는 진실을 더 잘 안다. 국가주의는 시대를 초월한 매력을 지닌다. 그러나 실증적 경험은 그 약속이 강압적 토대 위에 세워진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강제노동은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리지만 민/관을 막론하고 노예제는 비도적적일 뿐아니라 결코 효율적이지도 않다. 소련의 제도는 자국민과 우크라이나, 라트비아, 크로아티아를 비롯한 점령당한 이웃국가의 국민들까지 희생시켜 빠른 산업화를 이루었음. 이제 우리는 이런 성장이 생산력 경계의 약 50% 수준까지 따라잡는 데 기초하며, 제도적 동기를 대가로 총 GDP를 단기적으로 급증시키는 전형적 패턴에 따른 것임을 안다. 다행히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시간을 거슬러 온 조언자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국가가 관리하는 경제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해했음.
- 유럽연합의 쇠퇴과정
* 전환점 : 2010년
* 경제적 불균형 : 재정 불균형
* 정치적 역기능 : 무절제한 예산적자 및 쉽게 얻은 부채, 반독립적 권한을 지닌 국가들의 도덕적 해이
* 행태적 역기능 : 선출직 관료들의 제한된 시간적 기준, 손실회피, 문화적 우월성에 대한 어림법
- 캘리포니아의 쇠퇴과정
* 전환점 : 92년부터 현재
* 경제적 불균형 : 재정 불균형
* 정치적 역기능 : 개리맨더링과 임기제한에 따른 당파적 양극단, 극단적 누진세율과 강력한 공공부문 노조
* 행태적 역기능 : 선출직 관료의 제한된 고려기간, 특수 이익집단의 집단적 행동문제
- 연방정부는 235년 역사동안 여섯번이나 큰 부채문제를 해결했음. 그러니 이번에도 걱정할 필요가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과거 다섯번의 위기에서 해결한 부채규모가 현재 직면한 부채규모와 다르다는 것이다. 이전에 부채가 급증한 이유는 독립전쟁(1789년 건국시 부채), 1812년 전쟁, 남북전쟁, 1차대전, 2차대전 같은 전쟁 때문. 유일하게 고려할 사항은 2차대전으로 부채가 급증하기 전에 발생한 공황이. 다섯번 모두 전쟁이 끝난 후에는 GDP대비 부채규모도 줄어듬. 반면 지금의 부채는 수십년 동안 누적되었으며, 단일사태, 특히 전쟁을 원인으로 볼 수 없음.
- 미국사 대다수에 걸쳐 양당은 양극화되지 않았음. 70년대까지만 해도 공화당 내에 넬슨 록펠러 부통령의 이름을 따서 록펠러 공화당 의원으로 불리는 자유주의 분파가 있었음. 마찬가지로 남부의 딕시 민주당 의원뿐만 아니라 다른 보수적인 민주당 의원도 많았음. 워싱턴 주 의원인 헨리 스쿱 잭슨 같은 친국방 민자당 의원들은 폭넓은 존경과 흠모를 받음. 미국정치가 대단히 흥미로운 이유는 선거전에 비공식적으로 연합이 형성되기 때문. 유럽의 비례대표 체제에서 연합은 선거 이후에 공식적으로 형성됨. 1790년대 연방파대 공화파로 시작된 두 지배정당은 인종적 파벌, 지역적 파벌, 종교적 파벌, 경제적 파벌, 이념적 파벌을 뒤섞는 비공식적 연합체의 성격을 띤다. 그래서 한 정당이 서부인, 노동자, 카톨릭, 아시아인, 참전용사 등의 지지를 동시에 받을 수 있다.
- 미국의 쇠퇴과정 요약
* 전화점 : 75년
* 경제적 불균형 : 재정 불균형
* 정치적 역기능 : 당파적 양극화
* 행태적 역기능 : 진취적 정책을 희생시키는 정당들의 손실, 특수 이익집단의 집단행동
- 모든 사례연구에서 강대국이 외부의 위협에 무너지기 수세기전부터 내부적으로 쇠퇴한다는 사실이 확인됨. 로메제국의 쇠퇴는 3세기의 만연한 인플레와 과도한 징세부터 디오클레티아누스의 중앙기획에 따른 비극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경제적 원인에 따라 진행됨. 경제적 불균형은 교역, 혁신, 통화 등 여러 측면에서 발생가능. 재정불균형이 거듭 중심적 역할을 함. 캘리포니아는 재정적 욕구와 사라져가는 세수기반을 맞추지 못한 최신 사례임. 캘리포니아를 위기에 빠트린 것은 외부의 위험이 아니다. 그 경계에는 이민족이 아니라 더 나은 환경을 찾아 떠나가는 기업가들의 행렬이 있을 뿐이다.
- 현명하고 용맹한 군주가 그들 경제의 핵심내용을 몰라서 강대국이 쇠퇴하는 일이 거듭되었다. 그러나 다른 누구도 그 내용을 몰랐다. 로마인들은 통화정책을 전혀 몰랐기에 인플레와 싸울 준비를 갖추지 못했다. 인플레를 잡기 위해 제시된 처방은 효과가 없었고 가혹했으며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제거했다. 중국인들은 교역, 특히 수입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했다. 스페인인들은 인적자본에 무지했으며, 국가의 부는 단지 유동자산이라는 믿음 아래 생산력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현대 세계는 번영의 열쇠이자 지도자들이 갑작스런 충격과 쇠퇴를 피하게 해주는 풍부한 경제적 지식으로 무장해 있다. 그래도 현대경제는 우리 자신의 눈가리개 때문에 분명 새로운 오류를 저지를 것이다. 이 저주는 국가적 차원에서 드러나는 제한적 합리성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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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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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컨버전스

경제 2014. 10. 30. 22:02

 


넥스트 컨버전스

저자
마이클 스펜스 지음
출판사
리더스북 | 2012-01-13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고도성장하는 개도국, 정체된 선진국... 글로벌 경제의 패권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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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산업의 버블붕괴에서 배운 교훈 : 비록 시장 변화를 가져오진 못했지만 (너무나 빠른 혁신이었기에_ 이러한 혁신적 변화가 함유하고 있는 잠재력과 이것을 광범위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인식의 변화 사이엔 커다란 갭이 존재한다는 사실.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인간은 역사를 통해 얻은 교훈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인간과 조직행동 사이에 존재하는 괴리현상에 주목하지 않는다는 점
- 인간인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임. 처음에는 세상의 스냅사진을 보고 훨씬 뒤에야 전체 영화를 봄. 처음에는 그 스냅 사진이 끊임없이 변하는 풍경들을 지나치는 여정의 한 순간이 아니라 영원한 상태라고 추정함. 어쩌면 그것 때문에 근본적 변화가 매우 느리게 느껴질 수도 있음. 그리고 미리 변화를 예상하거나 변화에 대해 생각할 수 없는 이유도 바로 그것 때문인 듯 싶다. 그래서 되돌아 보는 일이 훨씬 수월하다
- 제조상품의 거래를 막는 무역장벽이 사라진 것이 아시아에게는 특히 중요한 의미가 있으며,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
(1) 미래를 간파하는 우리의 모델과 능력에는 한계가 있으며 뜻밖의 사건은 예외가 되기보다 기준이 됨
(2) 종종 역경은 놀라울 정도로 성공적 변화의 바탕이 됨
(3) 지속 가능한 부의 창출은 궁극적으로 사람과 인적자원, 지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짐. 그리고 경제의 지속적인 구조변화와 생산적 자산배치를 가능케 하는 경제 및 정치조직도 중요한 역할을 함
(4) 통치 방식 역시 매우 결정적 역할을 함. 유리한 경제적 조건만으로는 충분치 않음
- 최근까지 개도국에 관한 서양의 논의는 대부분 개도국의 내부동력이나 성장과제보다는 원조나 무역, 일자리 및 인력이동, 투자흐름을 통해 선진국이 개도국과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은 과정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었음. 암묵적으로 이런 외부적 상호작용이 변화의 주요 촉매제라는 가정이 깔려 있음. 하지만 이는 불완전한 설명이면서 다소 자기도취적 관점임. 선진국이나 선진국의 여러기관들과의 관계가 개도국의 성장과 개발에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이야기가 아님. 하지만 외부의 촉매제는 복잡한 내부동력과 상호작용하며, 그 동력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그림을 완성시키는데 꼭 필요함
- 개도국이 전례를 볼 수 없을 정도로 장기간에 걸쳐 성장할 수 있는 것은 세계경제의 어떤 부분 때문일까? (1) 잠재력 있는 거대한 시장, (2) 지식에 대한 접근 가능성
- 일자리를 보호함으로써 사람들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은 일견 이해가 가지만, 전략적 실수라 할 수 있음. 더 나은 해결방안을 간단히 소개하면, 일자리가 아니라 사람을 보호하는 것임. 이는 말하기는 쉽지만 실행하기란 결코 쉽지 않음. 기업과 일자리를 보호하는 편이 정치적으로 손쉬운 일이며, 기존 기업과 노동자들, 현 상태에서 기득권을 가진 이해관계자들의 지지를 얻어내기도 쉬움. 이 이해관계자들은 주로 새로운 경쟁과 성장에 반대하며, 가끔 정치적으로 상당히 큰 힘을 가짐. 사람을 보호한다는 것은 실업자에게 소득지원과 효과적 재훈련, 의료, 교육 및 기본적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보조금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 하지만 이러한 조치들이 사람들을 변화로부터 보호해주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 이러한 안전망은 일자리 보호와 고용안전에 대한 불완전한 대용물에 불과함. 그러나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장기적 보호 장치란 노동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빠른 속도로 새롭고 생산적 고용이 이뤄지는 경제임
- 대부분 아시아 국가들은 워싱턴 컨센서스에서 합리적 내용만 취한뒤, 거기에 보다 훌륭한 성과를 내는 실용주의와 회의론을 덧붙였음. 반면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은 축소되고, 제한된 정부라는 개념을 도입해 한정된 낮은 성장을 경함. 워싱턴 컨센서스를 해석할 때 빠지기 쉬운 함정은 수단과 목적을 혼동하는 것임. 우리는 최종목표가 성장과 발전일 것이라고 생각함. 여기서 수단이란 광범위하게 정의된 정책들을 의미함.
- 성공한 개도국은 성장을 유지하면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그를 이용했음. 인프라스트럭처, 인적자본, 정보이전과 보급을 촉진하는 기관, 다수의 사례에서 나타나는 주택과 부동산에 대한 공공부문의 투자는 성장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음. 그 투자가 민간부문 투자의 수익률을 높이기 때문. 또한 공평성과 포용성을 확보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성장 지향적 정책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유지할 수 있음. 선진국의 역사에서도 이와 똑같은 접근방식을 찾아볼 수 있지만 미국의 경우 도중에 어딘가에서 그 토대를 잃어버린 듯함. 성장률을 회복하려면 구조변동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위기 이후의 환경에서 공공부문이 성장과 장기적 고용에 기여한다는 이론이 선진국에서는 사실상 거론되지 않음
- 중국 중앙은행은 적극적으로 외환보유고를 늘림으로써 위안화의 절상속도를 관리할 수 있음. 그리고 다른 방향으로도 나아갈 수 있는데, 만약 시장 분위기에 갑작스런 변화가 생겨서 사람들이 위안화를 팔고 싶어질 경우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자산을 매각해 위안화를 사들임으로써 위안화에 대한 인하압력을 줄일 수 있음. 간단히 말해 중국은 외환보유고를 이용해 잠재적 시장변동성에 어느정도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음. 이는 시장 위험에 대한 일종의 자가보험이라고 할 수 있으며, 중국은 외환보유고를 적극적으로 늘리려고 함으로써 자국 통화의 절상속도를 관리해 세계경제에서 중국이 갖는 상대적 경쟁력을 결정하는 주요한 요인 중 하나를 좌우할 수 있음. 모든 국가들이 이 정도의 지배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님. 그 정도가 되려면 외환을 보유하고 축적해야 하며 무역흑자와 국내로 들어오는 순자본흐름이 모두 플러스여야 함. 그러나 일반적으로 고속성장을 이루는 경제는 매력적 투자환경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함
- 중국의 GDP에서 가처분 가계소득으로 이전되는 부분이 적을 경우, 세금이 높고 기본 연금이나 의료서비스, 교육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그 수익을 사용한다면 그리 걱정할 문제가 아님. 그러나 중국의 경우는 그렇지 않음. 개혁 이전에 국유기업이 제공하던 과거의 사회보험과 안전망은 분해됬고 다른 것으로 대체되지 않았음. 이러한 현실은 두가지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사실을 강력히 시사함. 하나는 가계에 소비를 위한 소득이 더 많아져 성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국내시장의 힘을 확대시키는 것. 두번째는 국유기업의 소득을 이용해 가계에 제공되는 공공서비스를 확대하는 것. 얼마나 많이 낮아질지는 모르겠으나 이 조치가 가계의 저축률을 낮추고 가계부문의 자가보험 가입률을 낮출 것은 분명함. 그리고 심각해지는 소득 불균형과 그와 관련한 불안감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임.
- 중국은 나머지 세계경제와의 관계 뿐 아니라 국내의 성장과 개발과 관련한 몇가지 재조정 문제에 직면
(1) 경제의 미시경제적 구조조정이 수반되는 중소득 국가로의 이행
(2) 더 높은 수준의 가계소득과 소비로의 거시경제적 이동과 더욱 빠른 중산층 확산
(3) 심해지는 소득 불균형 뒤집기
(4) 투자에 비해 매우 높은 저축률을 낮추고 경상수지 흑자 줄이기
(5) 미래의 성장에서 에너지와 탄소 집약도 낮추기
(6) 세계에 대한 경제적인 영향력과 중국의 역량이 꾸준히 커짐에 따랄 증대되고 있는 세계적인 책임 받아들이기
- 땅 속의 석유는 하나의 자산임. 석유를 땅속에서 꺼내 팔거나 놔두었다가 가격이 더 오를 것 같을 때 꺼낼수도 있음. 지금 석유를 꺼내서 판다면 그 이익금은 채권같은 금융 자산에 투자해야 함. 둘중 어떤 조치를 취하든 기대되는 수익이 비슷해야 함. 그렇지 않으면 모든 자산 보유자들은 무작정 석유를 그대로 놔두거나 채굴할 텐데, 그로 인해 발생하는 과도한 공급이나 수요가 가격조정을 유발할 것임. 이를 호텔링 원칙이라고 함. 석유와 같은 고갈성 자원의 가격은 다른 자산의 가치증가율과 비슷한 비율로 상승한다는 것. 그러나 복잡한 점도 존재. 공급교란이나 공급 및 수요 충격이 발생하기도 하며, 신흥시장의 수요증가가 시장에 큰 충격으로 작용하기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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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대폭락

경제 2014. 10. 30. 22:02

 


돈의 대폭락

저자
애덤 퍼거슨 지음
출판사
엘도라도 | 2011-11-15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인플레이션의 끔찍한 실상에 대한 생생한 증언!"전쟁 때는 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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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은 국민들의 희생정신에 호소함으로써 엄청난 전쟁비용을 충당하려 했다. '나는 금을 주고 총을 받았다' 이거시 금붙이와 장신구들을 내놓은 사람들의 슬로건이었다. 모든 계층의 애국심에 호소했던 구호는 '전시공채에 투자하라'였다. 전시공채가 발행되면 발행될수록 독일 민간의 많은 돈은 국가에 대한 서류상의 권리증서로 바뀌었다. 우리의 적들, 특히 영국은 다른 노선을 취했다. 그들은 주로 전쟁으로 인해 번성하게 된 업계와 단체들에게 세금을 부과함으로써 전쟁비용을 충당했다. 영국의 조세정책은 전후 가치를 잃어버린 독일의 전시공채 정책보다 사회적으로 좀더 공평했다고 볼 수 있다. (샤흐트)
- 정부가 국내 및 해외의 의무들(제공해야할 재화와 용역)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지폐를 매일 새로 찍어내고 있어 마르크의 구매력은 필연적으로 떨어지고, 그래서 더 많은 지폐가 필요하고, 그것은 또 다시 가치하락을 불러오고, 이것이 끝도 없이 반복된다. (조지프 애디슨, 베를린 주재 영국 대사관의 참사관)
- 이 나라의 수백만명은 세금부담이 가중될 것을 예상하여 외국통화를 사고 있고 외국지폐를 비축하고 있다고 한다. ... 이것은 사실인 것 같다. 나는 오스트리아 크라운화, 폴란드 마르크와, 심지어 케렌스키 루블화 등 외국통화에 투기를 하고 있지 않은 독일인을 거의 보지 못했다. 마르크의 가치하락은 필연적으로 주시가격의 상승을 동반하므로 투기꾼들은 주식시장에서 더 높은 시세의 혜택을 누리려는 생각으로 마르크화의 평가절하를 계획적으로 도모하고 있는 것 같다. (조지프 애디슨)
- 심한 인플레에 시달리던 사람들은 당연히 탓할 대상을 찾음. 그들은 다른 계층, 다른 인종, 다른 정당, 다른 국가를 비난. 관광객의 탐욕, 농부와 노동계층의 임금요구, 기업가와 폭리획득자의 이기심, 유대인의 영리함. 혹은 금융시장에서 큰돈을 버는 투기꾼을 비난하는 그들은 여전히 대체로 질병보다는 질병의 증상을 비난하고 있었음. 노조의 요구가 무엇보다 안정된 물가와 안정된 통화가 아니라 올라가는 물가를 따라잡기 위한 더 높은 임금이었다는 사실은 매우 의미심장하. 금융지식이 있는 소수만이 정부, 특히 재무장관을 비난했지만, 대중의 전형적인 관점은 환율이 오르기 때문에 물가가 오르고 환율은 증권거래소에서의 투기때문에 오르며 이것은 분명 유대인 때문이라는 것이었음. 달러 가격은 거의 보편화된 화제였으나 대부분의 독일사람들은 여전히 마르크 가치가 하락하는 게 아니라 달러가치가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보았음. 또 새로 발행되는 많은 지폐가 기존에 유통중인 지폐의 구매력을 약화시면서 돈의 가치를 떨어뜨린다고 생각하기보다 음식과 의류의 값이 매일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보았음.
- 22년 봄, 독일은 국가적 절망의 많은 신호들을 드러내고 있었음. 대부분의 독일인에게 제정시대에는 그래도 자신감이 있었고 번영을 이루고 있음이 명백했음. 어쨌든 상류층과 중산층의 늙은 세대들을 불안하게 한 것은 프로이센 문화의 피상성에 대한 깨달음이었음. 젊은 세대들은 주로 혼란과 환멸을 느꼈음. 국가의 자신감은 번영이 사라지면서 서서히 사그라졌고, 그러는 동안 국가와 국가제도의 도덕적 퇴보가 시작됨. 비관주의와 불안감이 커졌고 반면 안정감, 공동체 의식, 애국심이 줄어들었음. 프랑스 군국주의와 프랑스 전반에 대한 증오심, 점점 커가는 복수에 대한 욕망도 유럽에서 가장 법을 잘 지키는 국민들을 단결시키기에 불충분했음. 국가의 조직은 윤리가치관과 함께 무너지고 있었고, 인플레로 인한 도덕적, 물질적, 사회적 황폐는 국가의 조직과 윤리가치관을 둘다 약화시키고 있었음.
- 인플레로 인해 불안정한 상태에서 정부는 그나마 두가지 비교적 밝은 빛을 볼 수 있었음. 하나는 독일의 국내부채로, 주식보유자들은 실망스럽겠지만 국가부채는 거의 제로가 됨. 또 하나는 실업이 거의 없다는 점. 실업은 군대가 해체되기 시작하고 나서부터 사회주의자 정부가 가장 두려워한 것이었고, 이 두려움이 인플레이션 정책의 주된 이유였음.
- 아무리 심하게 분열된 국가라도 외부의 위협을 받으면 하나로 뭉치는 것은 어느 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현상임. 일반적 의견에 따르면, 프랑스 군대와 벨기에 군대가 부르 지방으로 들어온 것은 붕괴되어가던 독일에 활기를 불어넣은셈. 이들이 들어온 데 대해 한마디 해야겠다고 느낀 티르피츠는 운명이 프랑스에게 독일의 서로 다른 세력들을 다시 결합시키는 중대한 역할을 맡긴 것 같다고 말했음. 온 독일이 라인강의 형제들을 돕기 위해 즉각 단결했을 뿐만 아니라 이 공업지대의 사회정치적 불만도 공동의 적들에게 대항하려는 국가적 열정의 홍수속에서 잦아들었음.
- 프랑스 침략이후 국가주의가 독일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반동적 운동은 독일군대의 암묵적 지지와 기업가들의 재정지원을 등에 업고 서둘러 공개적 활동에 나섬. 국가사회주의자, 독일민족민중당, 파시스트 조직들은 루르 애국주의에서 큰 이득을 보았고, 루르지방의 혼란을 초래하는데 큰 역할을 함. 이들 운동 대부분, 특히 올게쉬는 군대와 학생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었고, 바바리아 주에 근거지를 두었음. 루르지방내의 실업자와 불만을 품은 자들도 점령세력을 약화시키는데 자신의 몫을 다함. 그리고 점령되지 않은 독일의 나머지 지역에서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이 프랑스 장교들을 쏘거나 기차를 폭파시키기 위해 루르지방으로 휴가를 오는 경우도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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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예측 뇌

경제 2014. 10. 30. 22:00

 


경제 예측 뇌

저자
나카하라 케이스케 지음
출판사
다산북스 | 2011-10-10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디플레이션도 주가 폭락도 미리 읽을 수만 있다면 두려울 게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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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 금융공학이 급속하게 발전한 이유중 하나가 80년대 말 냉전 종결임. 89년 베를린 장벽 붕괴이후 구소련의 고르바쵸프 서기장과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이 냉전 종결을 선언하자 미국 국방부에 소속되었던 우수한 인재들이 점차 민간으로 빠져나감. 그 중 일부가 금융당국이나 금융기관으로 흘러들어가 금융공학 발전에 공헌. IT버블이 붕괴한 2001년 이후 미국은 차기 성장전략으로 금융비즈니스를 선택. 금융공학을 발전시켜 기업이나 개인의 자산운용을 활발하게 하는 것이 사실상 미국의 국책이 되었고, 결과적으로 금융버블과 주택버블을 크게 팽창시킴
- 로마제국의 번영은 새로운 영토에서 획득한 노예에 의해 유지됨. 수많은 노예를 대규모 농장에서 혹사시키는 시스템이 로마의 경제를 지탱하는 중요한 기반. 노예들을 착취하여 시민권을 가진 로마인들은 풍요로운 삶을 향유했음. 그러나 로마제국의 번영을 지탱하던 시스템은 얼마 지나지 않아 파괴돔. 트라야누스 황제 시대에 최대판도를 손에 넣자 게르만인을 비롯한 이민족의 영토 침입이 잦았고, 더이상 영토를 넓힐 수 없게 됨. 그 결과 노예 공급이 부족해짐. 전쟁노예가 모자라자 로마제국에서는 노동력을 보충하기 위해 3세기 무렵 콜로누스라 불리는 소작농민이 탄생. 노예와는 달리 재산과 가족을 가질 수 있으나 이동할 자유가 없는 농민임. 이 소작농 제도 아래에서 많은 노예들이 콜로누스로 격상되었음. 농장주들은 노예들에게 일정한 자유를 줌으로써 생산의욕을 고취하는 한편 결혼해서 자식을 낳게 하여 노동력 부족을 메우려는 생각이었음. 콜로누스들은 한정된 자유를 대가로 농지에 속박되어 무거운 공납의무를 지게 되었음. 게르만의 로마 제국 영토 침입은 4세기 무렵 본격화됨. 소위 게르만의 대이동임. 방위를 위해 로마제국의 전비가 증가할수록 소작농의 공납부담도 점점 무거워짐. 결국 경작을 포기하고 도망치는 농민이 속출하고 경작지는 황폐해져 농작물 생산량이 격감했음. 이렇게 로마제국은 번영의 기반을 잃고 이민족의 침략을 받아 쇠퇴하기에 이름. 로마제국이 쇠퇴한 첫번째 원인을 게르만의 침략으로 봄. 그러나 그 배경을 더 깊이 살펴보면, 국토가 게르만인에게 둘러싸여 새로운 영토확장이 힘들어진 점과 그 결과 전쟁노예를 획득할 수 없게 되어 로마제국의 경제기반이었던 농업이 쇠퇴한점. 이 두가지가 실질적인 쇠퇴원인임을 알 수 있음. 유럽에서부터 소아시아와 북아프리카까지 제패했던 로마제국은 게르만인의 무력이 아니라 스스로 경제력이 약화되면서 무너짐. 이 구도는 현대국제 거대자본이나 신흥국이나 개도국에서 자본주의 영토를 확대하고 있는 모습과 닮아 있음. 서구 거대자본은 인건비가 낮은 신흥국이나 개도국에 공장을 짓고 값싼 제품을 선진국에 판매하여 큰 이익을 얻었음. 그런데 로마제국이 영토를 확대하지 못해 멸망했듯이, 인간비가 낮은 나라를 계속 찾아 개척하는 식의 자본주의도 언젠가는 한계에 부닥치고 말것임.
- 리먼쇼크로 인해 세계 불황으로 미국과 유럽의 소비는 침체됨. 선진국에 수출하여 고성장을 이루던 신흥국과 개도국들은 이제 더 이상 고성장을 기대하지 못함. 이들 국가에 공장을 건설하여 제품을 수출하던 서구 거대자본 역시 성장을 지속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음. 농산물 생산이 원활하지 못해 붕괴에 이른 로마제국과 마찬가지로 국제 거대자본도 앞으로 10년이나 20년 후면 국제분업체제라는 비즈니스 모델이 한계에 맞닥뜨리게 될 것임.
- 버블 발생 단계
(1) 수급불균형 : 구매자가 많고 판매자가 적은 상황에서 가격이 상승
(2) 투기꾼에 의한 매수 : 가격상승에 주목한 투기꾼이 구매하면서 가격이 더 올라감
(3) 일반투자자에 의한 매수 : 가격상승으로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한 일반투자자가 구매하면서 가격이 또 상승
(4) 버블붕괴 시작 : 가격이 지나치게 상승하여 구매자가 없고, 이미 구매한 사람들이 팔기 시작
(5) 버블붕괴 본격화 : 팔려는 사람이 많고 사려는 사람이 적은 상태가 되어 가격이 하락하고 버블이 종언을 맞음
- 파괴본능인 욕망에 자극되어 움직이는 존재인 인간이, 욕망의 방향을 화폐추구로 돌림으로써 근대 자본주의 질서가 형성됨. 다르게 표현하면 이것은 경쟁에 의한 질서임
- 제조업으로 수익을 낼 수 없게 된 미국은 금융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를 만들어냄. 그리하여 서브프라임사태 이전에는 미국 기업 수익 전체의 40%를 금융기관에서 달성. 유럽에서도 제조업이 약한 국가를 중심으로 금융입국의 길을 걸어 금융기관이 그 나라의 GDP를 넘는 자산규모를 가질 정도로 비대해짐. 일본이 외수를 통해 수익을 내는 구조인 것과 마찬가지로 서구도 당장 이 구조를 바꾸기는 어려움. 서구가 패권을 되찾기 위해서는 금융업의 육성을 부활시키던가, 전혀 새로운 경제구조를 만들어야 함. 이를 위해 금융의존경제에서 탈피하여 환경으로 수익을 내는 경제로의 전환을 도모하고 있음. 그러기 위해 선진각국은 재정정책을 통하여 재생에너지와 에코카, 에코가전의 보급을 추진하고 있으며 기업도 환경산업이 성장하리라는 기대로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음. 미국의 유명한 투자자나 권력의 중추에 있는 인물들이 환경산업에 중점적인 투자를 한다는 점도 결코 간과할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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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t used to be us

경제 2014. 10. 30. 21:59

 


That Used to Be Us

저자
Friedman, Thomas L. 지음
출판사
Farrar Straus Giroux | 2011-09-12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미국, 제2의 번영 그 행방은?'뉴욕타임스'의 칼럼리스트이자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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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이 우리보다 더 발달된 철도 시스템을 구축하고, 싱가포르가 우리보다 더 훌륭한 공항을 건설했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그리고 우리는 현재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커를 개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한때 우리가 그랬었다. (버락 오바마)
- 미국의 느린 쇠퇴의 배경
(1) 냉전이 종식된 이후부터 미국의 정치지도자들은 공공정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2가지 질문을 중단. 지금 우리는 어떤 세상에 살고 있는가? 이러한 세상에서 번영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할 일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며 하루를 시작하던 것을 중단했음.
(2) 지난 20년 동안 교육, 적자와 부채, 에너지와 기후변화 등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최대 현안들을 풀지 못하고 있음. 또한 오늘날 이러한 문제들은 외면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어 공동의 실천과 희생없이는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름
(3) 미국의 위대함에 바탕이 되어 왔던 전통적인 아메리카 포뮬러, 더 거슬러 올라가 미국 건립초기 때의 포뮬러에 더 이상 투자하지 않고 있음
(4) 그동안 스스로의 문제점을 바로잡거나 미국의 강건함으로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 미국의 정치체계가 마비되었고, 가치체계가 훼손됨
- 공산주의의 종말은 세계화를 가속화하면서 경제적 경쟁의 장벽을 제고. 세계화는 국제적 안정성과 글로벌 성장에 긍정적 효과를 미침. 그러나 새로운 미국인이 너무 많이 생기면서 미국 땅에 살고 있는 미국인들은 자본과 직장을 놓고 이들과 경쟁을 하게 됨. 이 상황을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미국인들이 훨씬 더 빨리 달려야 한다는 것. 즉 현재 위치라도 유지하려면 더 열심히 일해야 함
- 그동안 우리는 앞으로 전진하지도, 대양을 가로지르지도, 산맥을 넘지도, 대초원을 달리지도 않았다. 우리에겐 열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윈스턴 처칠)
- 케네디 대통력은 국민에게 "어떠한 대가든 치르며, 어떠한 부담이든 감당하고, 어떠한 역경이든 이겨내며, 동지들에겐 지지를 보내고, 적들에겐 대항하라"고 촉구. 미국의 모든 국민은 시간과 돈, 에너지,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그들의 삶을 바침. 희생은 선택이 아니었음. 미룰 수 있는 거솓, 거부할 수 있는 것도, 머뭇거릴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정말도 아니었음. 오늘날의 4대 과제는 다름. 세계화, 정보통신혁명, 통제불능의 재정적자와 부채, 상승하는 에너지 수요와 기후변화 등 모든 문제는 점진적으로 일어나고 있음. 가장 큰 문제는 위기상태가 될 때까지 인식하기 어렵다는 것임.
- 아메리칸 포뮬러는 미국의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민간과 공공부문의 파트너십이라는 미국만의 방식을 만들어내는 5개의 기둥으로 구성되어 있음.
(1) 더 많은 미국인에게 공교육을 제공하는 것
(2) 사회기반시설을 구축하고 지속적으로 현대화하는 것
(3) 이민자들을 위한 미국의 문을 언제나 개방하는 것
(4) 기초연구와 개발에 대한 정부의 지원
(5) 민간경제활동에 대해 필요한 규정들을 갖추는 일
- 오늘날 우리의 중대한 위기에는 전쟁이 일어났을 때와 같은 국가적 대응이 필요. 하지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어려운 정책을 선택해야 하는 과정에서 계속되는 충돌없이 미국인들을 단결시키기란 어려움. 오바마 대통력은 당선되면서 정책적 합의를 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촉구하며, 지금 미국이 스푸트니크 모멘트에 직면했다고 언급함. 최초의 스푸트니크 모멘트는 수많은 미국인들을 과학과 기술, 관련 사업에 열중하게 함. 그리고 미국 전체가 수학, 과학, 기술에 투자하는 것은 물론 국가의 사회기반시설을 개선하게 만드는 충격요법이 됨. 소비에트 연방을 앞지르는 것이 목표였으나 번영을 위한 전통적 아메리칸 포뮬러가 개선되는 부수적 효과가 나타나, 미국경제는 훨씬 창조적이고 생산적으로 진보하게 됨.
- 지난 수십년간 구조조정으로 수많은 미국인이 일자리를 잃었지만 경제호황에 실업이 가려지기도 했고, 또 그 충격이 완화되기도 했음. 이것은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인위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거대한 부동산 거품과 신용거품을 창조함으로써 가능했음. 실제로 미국은 경쟁이 치열한 노동시장에서 달리 일자리를 찾지 못해 몸부림쳤을 단순 노동력을 흡수하기 우해 주택건설이라는 산업을 만들어냄. 그러나 일단 부동산과 신용 거품이 터지자 수많은 노동자들이 말 그대로 공중에 붕 뜨게 됨. 세계화가 심화되면서 중하층 화이트 칼라(이들 중 상당수는 집을 매입하고 있었음) 일자리가 완전히 사라졌을 때와 똑같이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면서 미숙련 블루칼라(이들 중 상당수는 주택건축에 종사하고 있었음) 일자리 전체가 완전히 사라짐
- 블루칼라와 화이트 칼라로 나누던 분류는 잊어라. 우리 경제에는 창조자와 제공자, 두 부류의 노동자가 있다. 창조자는 프로그램을 코드화하고 전자칩을 설계하고, 신약을 개발하고 검색엔진을 운영하며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부류이다. 반면 제공자는 집을 짓고, 음식을 제공하고, 법률 조언을 제공하고 차량관리국에서 근무하면서 창조자와 다른 제공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함. 제공자 중 많은 부분이 기계, 컴퓨터, 사업운영 방식변경으로 대체될 것임.
- 하향식 혁신은 질서정연하기는 하나 둔해진다. 상향식 혁신은 혼란스럽기는 하나 영리해진다.(칼슨의 법칙) 이는 모든 노동자가 창조적인 노동자 또는 창조적인 제공자가 되어야 하며, 모든 경영자는 칼슨의 법칙을 최대한 활용하는 일이 자신의 임무임을 이해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 즉 경영자는 상향식으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이끌어내고 돋우고 불러모은 다음 제품, 서비스, 개념을 만들 수 있도록 하향식으로 그 혁신 아이디어를 고치고 다듬고 통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함
- 서양인 부모와 비교했을 때 중국인 부모는 아이와 함께 학습활동을 하는데 시간이 대략 10배임. 중국인들은 자기아이를 보호하는 최고의 방법은 아이들이 미래를 준비하도록 하고 스스로의 능력을 깨닫게 하며, 기술, 일하는 습관, 그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는 내적인 자신감으로 아이들을 무장시키는 것이라고 믿음
- 미국의 목표는 대내적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다음 세대들도 누릴 수 있도록 보존하는 것.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힘을 그대로 유지해서 미국이 세계정세의 안정과 모범으로서의 역할을 변함없이 수행하는 것임. 이 두가지를 이루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필요. 그리고 지속적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수학과 물리학이 당면하고 있는 도전에 대해 전쟁이 아닌 체계적 대응을 해야 함. 수학에서 체계적 대응이란 지출절감, 세금인상, 성공 포뮬러에 대한 투자 등 세가지 과제를 동시에 수행하는 것. 물리학에서 체계적 대응이란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청정에너지에 대한 연구와 개발에 더 많이 투자하며, 탄소배출에 대해 가격을 부과하는 것 등이 포함됨. 물론 이 역시 통합적으로 접근해야 함. 미국은 흥청망청 낭비했던 자신을 처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동안 수학과 물리학을 적대시하면서 저질러 놓은 막대한 피해를 복구하고 무엇보다도 미래의 경제성장을 보장받기 위해 이러한 일들을 해야 함.
- 만일 미국이 성공을 위한 정통적 포뮬러에 투자는 하면서 재정적자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감축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기후변화를 완화하면서 장기과제인 청정에너지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미국의 운명은 지구상에서 가장 무자비하고 냉정한 힘에 의해 아웃소싱 될 것임. 그 힘이란 자연과 시장이다. 시장과 자연은 나름의 방식과 나름의 시간으로 어디쯤에서 한계를 드러낼지, 어느 시점에서 자연의 법칙과 경제의 법칙을 적용할지, 언제 음악을 멈추고, 언제 미국인들의 생활방식을 오랜 조정의 시간으로 끌어넣을지 결정할 것임.
- 닉슨대통령은 베트남전쟁의 전비조달을 위한 과도한 정부지출 때문에 경기침체로 떨어지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브레튼우즈 체제를 포기. 닉슨이 시카고의 저명한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주장을 듣고서 이렇게 생각했을 것임. "미국의 달러와 그외 모든 국가의 통화들이 변동될 수 있다록 하자. 그러면 자유시장이 우리 모두에 대해 적절한 환율을 찾아 줄 것이다. 만일 우리가 지속적 무역적자를 기록한다면 미국 화폐는 무역적자를 기록하지 않은 다른 나라 화폐들에 비해서 가치가 떨어질 것이다. 이에 따라 무역적자는 바로 시정될 것이다. 우리들 각국이 자신의 경제 펀더멘털을 어떻게 관리하는가에 따라서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은 각국 통화들이 자동적으로 가치가 상승 또는 하락하도록 조절되는 것을 보장해 줄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이처럼 간단하지 않았음.
- 2차대전 이후 60년 동안 시장, 주지사, 대학 총장,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대체로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제공하는 일과 관련 있었음. 그러나 적어도 다가오는 10년 동안은 대체로 사람들로부터 무언가를 빼앗는다는 의미가 될 것임. 미국의 지도자들이 관용을 베풀던 자세에서 희생을 나누는 쪽으로 방향을 변경하고, 누구로부터 얼마만큼을 빼앗을 것인지를 결정함에 따라 미국인들은 훨씬 더 똑똑해져야 함. 미국은 국가재정을 정상화하고 성공을 위한 아메리칸 포뮬러의 요소들에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지출을 삭감해야 함. 그리고 세금을 납부하고 투자를 해야 함. 미래에 투자하지 않는 국가는 일반적으로 미래가 어두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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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

일의 미래

경제 2014. 10. 30. 21:43

 


일의 미래

저자
린다 그래튼 지음
출판사
생각연구소 | 2012-02-29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어떤 선택이 나의 재능과 기회를 극대화할 것인가?” 30년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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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20년 동안 의미있고 가치 있는 일을 계속하기 위해서 우리는 다음의 세가지를 고민해야 함
(1) 일반적 능력이 중요할 것이라는 가정을 의심해야 함. 대신 미래에는 이른바 유연한 전문능력이 필요. 이것은 미래에 어떤 자질과 능력이 더 가치 있을지 이해하고, 이들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워나가는 것을 의미
(2) 개인주의와 경쟁이 성공적인 직장생활과 경력을 쌓기 위한 토대라는 가정에 의문을 던져야 함. 파편화 및 고립이 날로 더해가는 세상에서는 상호연결, 협업, 네트워크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마련
(3) 자신이 열망하는 일의 형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함. 고소득과 노동시간만을 따지는 진부한 생각을 고집할 것인가? 아니면 선택에 따른 이득과 손해를 진지하게 고민하며 생산성, 경험의 질, 균형적인 삶에 더 주목할 것인가?
- 2025년의 글로벌 세상은 지나치게 연결되어 있어서 밤낮도 주말도 없이 일하는 것이 일반적임. 50억명이 휴대용 기기로 연결되기 때문에 아주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연락을 달라고 할지도 모름. 실제로 일의 파편화는 2000년경부터 시작. 이 시기를 기점으로 인터넷 접속인구가 5억명에 달했고, 이메일 서비스를 통해 메일함으로 하루에 수백통의 메일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음. 그리고 툭하면 휴대전화가 우리의 행동을 간섭했음
- 일단 파편화 과정에 들어서자 파편화 속도는 지난 10년 동안 계속 빨라졌고, 앞으로 10년 동안 그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증거가 곳곳에 존재함. 하지만 파편화의 확대가 즉각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잠행성 상태를 유지한 까닭에 우리는 모두 산채로 삶아진 개구리처럼 되었음. 만약 90년의 생활에서 2010년의 생활로 이동한다면 누구든 엄청난 파편화에 놀라 겁을 집어먹을 것임.
- 업무생활의 파편화에 무릎을 꿇는 순간, 소중한 기술과 역량을 갈고 닦을 가능성을 차선으로 미루게 됨. 파편화되었다는 말은 기본 실력에서 유연한 전문능력으로 옮겨가는 데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지 못한다는 의미. 동시에 이런 능력에 숨은 미묘한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관찰하는 일도 거의 없다는 의미.
- 미래의 업무가 산산조각 나지 않게 하려면 다음과 같은 전환노력이 중요.
(1) 업무생활의 토대를 유연한 전문능력 습득에 두는 의식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함
(2) 파편화의 반대가 고립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함. 일은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단순화하거나 공유할 수 있으므로 관계에 신경써야 함
- 1750년 인구가 급증하고 도시화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증류주의 일종인 진 열풍이 런던을 휩쓸었음. 런던 사람들은 진을 물 마시듯 마셨고, 사먹을 돈이 없으며 진에 푹 적신 천조각이라도 샀음. 그리고 술기운이 떨어질 때까지 지푸라기 이불을 빌려 덮었음. 이 현상을 진에 흠뻑 취해야만 갑자기 맞이하게 된 낯설고 냉혹한 삶을 견딜 수 있었기 때문. 런던 사람들은 진의 힘을 빌려 완전히 무너져 내리지 않을 수 있었음. 지난 20년 동안 일어난 변화 속에서 사회적 윤활유는 진이 아닌 다수가 시청하는 시트콤이었음.
- 텔레비전은 인간의 물질주의와 물질적 갈망이 커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함. 결국 개인은 대인관계가 삶에서 차지하는 상대적 중요성을 무시하고 소득창출 활동에는 과도하게 투자하는 반면 인간관계 활동에는 지나치게 적게 투자함
- 상위 비즈니스 기능이 시카고를 비롯한 더 큰도시에 집중되는 반면 생산기능은 상하이 등으로 집결됨에 따라 클리블랜드와 피츠버그 수준의 도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가 될 것임. 미국 텍사스 오스틴이나 북미 첨단과학기술 단지인 리서치 트라이앵글 파크는 실리콘배릴는 물론 인도 벵갈루루, 아일랜드의 더블린, 이스라엘의 텔아비브 같은 신흥 첨단도시와도 경쟁해야 함. 미래의 세계경제는 극소수의 거대도시와 전문가 집결지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대다수의 도시가 계속 게임하는 것조차 힘겨워할 만큰 딱한 처지에 놓을 것으로 예측됨
-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매년 2000억 시간을 혼자 가만히 앉아 텔레비전을 보는 데 썼음. 하지만 2015년 이후 사람들은 자유시간의 상당 부분을 활동적으로 쓰거나 집단과 함께 보내는 데 쓰게 됨. 사람들이 세상의 변화에 적극 참여하게 됨.
- 고도의 연결성과 시간축적, 사용자 제작의 힘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집단 지성을 만들어내고, 세상의 가장 훌륭한 아이디어들을 결합하는 오픈소스 혁신을 이끔. 그리고 이런 현상은 전형적인 위계조직의 죽음을 알리는 신호탄이 됨. 대신 대등한 관계를 기초로 한 업무방식과 집단지성이 세상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이해가 등장함.
- 우리 조부모들은 자신을 성찰하는 세대가 아니었음. 하지만 우리세대는 자신을 돌아보며, Y세대와 그 뒤를 이을 Z세대에서는 그런 자기성찰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음. 우리가 자신의 모습을 살피고 인생에서 중요한 것을 능동적으로 선택할수록 변화가 늘어나며 받아들일 수 있는 다양성의 범위는 훨씬 넓어짐. 2025년의 세상에서 또 한가지 두드러진 특징은 일과 개인생활이 전보다 더 불가분의 관계로 얽힌다는 사실. 어떤 부분을 받아들일지 결정할 때 정부나 기업이 정한 규픽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음. 대신 자신들만의 독특한 특성을 반영해 업무생활을 구축함. 우리가 개인생활의 다양성을 관대하게 받아들일 수록 일에서도 더욱 관용적인 태도를 보이게 됨.
- 수만명의 소기업가가 기술과 능력을 십분 발휘하게 해주는 발전적 생태계는 세계 곳곳에 갖춰져 있음. 이탈리아 프라토의 섬유산업은 직원이 5명이하인 1만 5천개 이상의 소기업이 30년이 넘게 제휴관계를 맺고 있음. 소기업이라고 해서 원시적인 가내수공업을 떠올리면 곤란함. 이 회사들은 최신 장비를 사용하며 구매나 연구개발 같은 부문에서는 협력 벤처를 구성해 힘을 모음. 이들 생태계를 구성하는 파트너나 브로커들은 유대감으로 똘똘 뭉쳐 있음. 이처럼 프라토의 섬유산업에는 정보를 수집하고 중개해주는 임파나토리가 있기 때문에 대량주문이 들어올 경우 소기업들은 힘을 합쳐 대응할 수 있음
- 역사적으로 보면 기술혁신이 일어날 때마다 생산성이 크게 향상. 예를 들어 30년대 미국 남부 생산성이 향상된 가장 큰 이유는 무덥고 습한 지역에 냉방 시스템이 도입되었기 때문. 95년부터 00년까지 기술혁신이 계속되었고 선진극에서는 대대적인 IT투자와 IT제품의 성능 개선으로 생산성이 크게 향상. 00년 이후로는 단순히 기술뿐 아니라 혁신이나 팀워크 같은 문화자산이 기술과 결합해 생산성 향상을 이끌어냄.
- 2010년이 되자 연구와 혁신은 선진국의 전유물이 아닌 세계적 현상이 됨. 신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춘 투자와 교육, 전략적 정책의 결합은 이머징마켓의 혁신 클러스터 개발에 박차를 가했음. 가령 베이징에서는 나노기술과 바이오 기술이, 서울에서는 디지털 미디어와 유전체학이, 브라질에서는 바이오 연료가, 폴란드에서는 자동차 기술이 성장.
- 광범위한 주제에 대해 일반적 지식을 쌓는 팔방미인의 문제는 옆사람이 경쟁자가 아니라는 사실. 심지어 뭄바이에 있는 사람도 아님. 제너럴리스트의 가장 큰 경쟁자는 위키피디아, 구글 웹로그 분석, 또는 보편적 지식을 대체할 온같 기술 애플리케이션임. 그간 꾸준히 발달해온 네트워크가 대단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름. 하지만 링크드인과 페이스북만 있으며 누구나 인터넷에 접속해 세계적인 네트워커가 될 수 있음.
- 전통적 네트워킹의 문제는 자신의 가장 좋은 모습만을 보이려는 경향이 있다는 점. 자신을 완벽하게 보이려는 행동은 대개 작위적 교류에 그치게 마련. 진정한 대화와 교류가 일어나기 보다 인위적 자아를 용의주도하게 연출하는 데 그치고 마는 것임. 이런 연출된 상호작용으로는 수색대 네트워크를 조성하기도 어렵고 신뢰를 쌓기도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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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심리학

경제 2014. 10. 30. 21:36

 


댄 애리얼리 경제 심리학

저자
댄 애리얼리 지음
출판사
청림출판 | 2011-02-08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경제는 감정으로 움직인다!” 배추값 폭등, 남녀 간의 연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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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높은 인센티브의 함정
- 단순한 기계적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높은 수준의 보너스를 지급하는 것이 높은 수준의 성과러 이어지지만, 두뇌를 사용하는 임무의 경우 그 반대의 상황이 나타남. 높은 수준의 보너스를 제시받는 기업 경영자들의 임무는 본질적으로 두뇌를 사용해야 함. 만약 기업 부사장들의 임무가 벽돌을 쌓는 것이라면 높은 수준의 보너스를 통해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옳은 선택이 될 수 있음. 하지만 인수합병전략을 수립하거나 투자전략을 수립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에게는 높은 수준의 보너스를 제시하는 것이 효과적 동기부여 수단이 되기는 커냥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음. 인지능력이 요구괴는 임무의 경우, 어느정도까지는 인센티브가 성과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지만, 매우 높은 수준의 인센티브는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의 관심을 분산시키고 집중력을 교란시킴으로써 스트레스를 높이고 성과를 저해하는 결과로 이어짐.
-"무언가를 이해하지 않는 일에 월급이 달려 있는 사람들에게 그것을 이해하도록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업턴 싱클레어, 언론인)
- 더 높은 성고를 내야한다는 과도한 동기의식은 전기충격에 의해서도, 높은 수준의 보너스에 의해서도, 사회적 압박감에 의해서도 초래될 수 있음. 그리고 그러한 동기가 최대의 이익을 가져다주는 상황에서 오히려 낮은 성과를 나타냄.
- 높은 보상을 떠올리며 더 많은 시간동안 일할 수는 있겠지만(단순한 기계적 임무를 수행하는 경우 높은 수준의 보상이 그대로 높은 수준의 성과로 이어짐) 그렇다고 그만큼 높은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아님. 금전적 인센티브는 두뇌활동을 통한 성과를 높이는 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일정수준 이상 금전적 인센티브는 역효과를 내기 쉬움.
- 성과급에서 동기를 촉진하는 효소는 유지하면서 과도한 압박감으로 생산성을 저해하는 요소를 배제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좋은 방법임. 가령 직원들에게 소규모의 보너스를 자주 지급하는 방법, 또는 장기간에 걸친 성과, 즉 전년도의 성과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과거 5년 동안의 평균적 성과를 기준으로 삼아 보너스를 지급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음. 이 경우 당해연도 보너스 때문에 압박을 과도하게 맏는 일은 크게 줄어들 것임.
2. 일한다는 것의 의미
- 콘트라프리로딩이란 개념은 생물체는 언제나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에너지를 얻으려 한다는 가장 기본적 경제개념과 모순됨
- 당신이 부하직원들의 의욕을 꺾고 싶다면 그들이 수행한 업무를 그들의 눈앞에서 파기하라. 또는 조금 교묘한 방법으로 부하직원들의 의욕을 꺾고자 한다면 그들이 수행한 업무를 무시하라. 반면에 부하직원들의 의욕을 높이고자 한다면 그들의 노력과 결과물에 관심을 보이고 인정하라.
3. 이케아 효과
- 식품회사 필스베리는 자신들의 케이크믹스에서 건조달걀을 빼는 대신 주부들로 하여금 신선한 달걀과 우유와 오일을 직접 첨가하도록 함으로써 매출을 크게 늘렸음. 슈퍼에서 구입한 케이크믹스에 달걀과 한두가지의 재료를 추가하는 것은 특별히 수고로운 일이 아님. 50년대의 주부들에게는 그것이 자신이 직접 만든 케이크와 슈퍼에서 사다가 손쉽게 구워낸 케이크를 애써 구분짓는 행위였음.
- 어떤 대상에 대해 더 많은 노력을 투입할수록 그 대상에 대해 더 큰 애착을 갖게 되며, 이는 그 대상에 대한 작업을 완수했을 때에 한정됨. 노력으로부터 결실을 얻지 못하면 그러한 노력의 결과물에 대한 애착도 크게 떨어짐.
- 노동에 대한 단순한 경제모델들은 우리 인간을 미로속의 생쥐 정도로 취급. 그 어떤 노동이라 해도 우리가 행하는 노동은 달갑지 않으며, 불만과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고, 우리를 편안한 상태에서 멀어지도록 한다는 것. 이러한 경제모델들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일을 회피하고 쉬는 시간을 늘릴수록 인생의 즐거움이 극대화된다는 관념을 받아들이는 것과 같음.
- 직접노동을 하지 않음으로써 우리는 휴식을 취할수는 있음. 하지만 편리함에 대한 대가로 진정한 즐거움은 포기하고 있는지도 모름. 장기적 관점에서 우리는 종종 뭔가를 직접 행함으로써 진정한 만족을 얻을 수 있기 때문.
4. 개인주의 바이러스
- 어떤 프로젝트나 아이디어에 직접 시간과 노력을 투입할 때 생기는 애착과 자부심을 이해할 수 있다면, 당신은 자신이나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어떤 일에 대해 더욱 헌신적 태도와 커다란 흥미를 갖도록 동기부여를 할 수 있음.
5. 복수의 정당화
- 복수는 누구에게 앙갚음을 함으로써 억울함을 달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음. 복수와 신뢰라는 것은 동전의 양면에 존재하는 그 무엇임. 트러스트 게임을 이용한 실험에서 나타났듯이 사람들은 자신이 잘 알지도 못하고 앞으로 만날일도 없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신뢰를 가지려는 경향을 보임. 일반적인 경제학의 관점에서 보면, 이와 같은 맹목적 신뢰는 비이성적인 일이지만 말이다. 신뢰를 바탕으로 성립된 사회계약이 깨어졌을 때, 우리가 크게 분노하게 되는 것도 바로 이러한 경향 때문. 또한 우리가 사회계약을 깨드린 사람드렝 대해 시간과 돈을 소비하고, 심지어 신체적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복수를 하려고 하는 이유는 이때의 분노가 너무나 크기 때문.
6. 적응과 행복의 비밀
-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안 좋은 경험을 할 때는 중간에 자주 쉬려고 하고, 좋은 경험을 할 때는 중간에 아무런 교란이나 방해가 없기를 바람. 하지만 적응이라는 문제를 통해 생각해보면 사람들의 이와 같은 성향은 완전히 잘못된 것. 쾌락에 대한 적응을 고려했을 때, 고통스러운 경험의 경우 중간에 아무런 교란 없이 단번에 겪는 것이 덜 고통스럽고, 즐거운 경험의 경우 중간에 쉬어주는 편이 더 즐거울 수 있음.
- 따분한 일을 하거나 고통스러운 경험을 할 때는 중간에 잠깐 쉬어주는 편이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휴식은 그러한 일에 대한 적응을 방해함으로써 오히려 고통을 증가시킴. 대청소를 하거나 세금신고서를 작성할 때는 중간에 휴식없이 계속해서 일을 하는 편이 오히려 나음.
7. 연애와 미모의 상관관계
- 외모의 중요성에 대한 각자의 가치판단이 무엇이 되었든, 인간은 연인이나 배우자에게 기대하는 특성의 우선순위를 바꾸는 방식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 적응함. 외모를 포함해서 자기가 가진 것들에 적응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며, 이는 행복한 삶에서 핵심이 되는 과제임.
8. 시장이 실패할 때
9. 동정심의 진화
- 수많은 구호단체들은 인식가능희생자효과에 대해 잘 알고 있음. 이들은 사람들에게서 더 많은 기부금을 이끌어내기 위해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의 개인적 정보를 제공하는 방법을 이용하고 있음.(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의 개이적 정보 --> 동정심 --> 더 많은 액수의 기부금)
10. 일시적 감정의 후유증
-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감정에 따라 유발된 의사결정은 그 감정이 사라지고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계속 판단에 영향을 끼침. 그동안 감정에 휘둘려 얼마나 많은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려왔는지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함.
- 어떤 새로운 상황을 맞아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일반 유형의 자기무리짓기를 통해 파급될 영향력을 염두에 두고 신중을 기해 최선의 선택을 내려야 함. 어떤 상황에서 우리가 내리는 의사결정의 영향력은 해당 상황에만 국한 되는 것이 아니라, 그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다른 상황들에 대해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뒤에까지 미침.
- 결혼이라는 장기적 관계를 맺기에 앞서 배우자가 될 사람과 사회적 행동패턴이 정립되어 있지 않은 생소한 상황을 함께 경험해본다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임
- 평상시와는 다른 감정상태로 휘둘린채로 의사결정을 내려서는 안됨. 감정에 휘둘린 의사결정은 계속해서 부정적 연쇄작용을 만들어낼 뿐임.
11. 경제학의 재발견
- 오류를 파악하고 극복하기 위한 다른 방법을 찾는 가장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는 실험을 하고,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실험조건과 통제조건의 결과를 비교하고, 그로부터 무언가를 끄집어 내는 것. 루스벨트는 이런 말을 했음. "이 나라는, 내가 현재 상황을 잘못 판단하고 있는 게 아니라면 과감하고 지속적인 실험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어떤 방법을 선택했다면 그것을 시험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만약 그것이 실패로 판명된다면 실패를 솔직하게 받아들이고 또 다른 시도를 하면 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뭔가를 시도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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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

저자
아비지트 배너지, 에스테르 뒤플로 지음
출판사
생각연구소 | 2012-05-15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파이낸셜타임스] 골드만삭스 공동 선정 2011년 올해의 책 아...
가격비교

- 현실적으로 더 유익한 방안은 해외원조라는 일반적 해답 대신, 모든 문제에는 저마다 고유의 해답이 있다는 입장을 취하는 것. 문제를 좀더 구체화해서 무조건 원조금을 주기 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주자는 의미. 말라리아로 인한 사망자 문제의 해결책 중 하나는 잠을 잘 때 모기장을 치는 일
- 빈곤의 덫은 투자할 여력이 없어 소득이나 부를 빠르게 불릴 기회가 제한적인 사람이 약간의 투자로 빨리 일어설 수 있을 경우에 존재. 반면 소득이 빨리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소득이 늘어날수록 소득증가율이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빈곤의 덫이 존재하지 않음
- 세계 식량생산량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에게 하루 2700칼로리 이상을 공급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함. 그럼에도 현대 세계에는 기아가 존재. 그 원인은 식량부족이 아니라 식량배분 방식에 있음. 식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아님. 만약 어떤 사람이 필요 이상으로 많은 음식을 먹거나 수영장의 물을 데우기 위해 옥수수를 원료로 한 바이오 연료를 쓸 경우, 다른 이들에게 돌아갈 몫은 그만큼 줄어듬
- 기아에 허덕이는 상황이 아니라면, 식품소비늘 늘림으로써 얻을 수 있는 생산성 증대 효과는 그리 높지 않을 수 있음. 따라서 사람들이 돈을 이용해 다른 일을 하거나 달걀과 바나나 대신 더 맛있는 음식을 구입하는 것도 이해할만함.
- 경제사학자 로보트 포겔의 추정에 따르면 르네상스 시대와 중세시대에 유럽의 식량생산량은 전체 노동인구를 부양할만한 양에 미치지 못했음. 당시에 일이 없는 걸인이 많았던 것은 이 때문이었음. 식량이 부족해 목숨을 부지하기 어렵게 되자 극단적 행동을 하는 사람들도 나타났음. 흉작이 이어지고 어획량이 급감한 소빙하기에 유럽에서는 마녀사냥이 횡행했음. 마녀로 지목된 사람은 대개 혼자사는 여성, 특히 과부였음. 이를 S자형 이론이 비춰보면 자원이 부족할 때 일부 사람을 희생시켜 나머지 사람이 넉넉히 먹고 일함으로써 충분한 소득을 올려 생존을 유지하는 거슨 경제적으로 합리적임. 60년대 인도에서는 강우량이 평년 수준인 해에는 남녀 아동의 사망률이 비슷했으나, 가뭄이 극심한 해에는 토지를 소유하지 않은 가정에서 여아사망률이 남아 사망률보다 높았음. 탄자니아에서는 가뭄이 발생할 때마다 마녀 사냥이 일어났음.
- 우리는 가난한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향상시킬 물건에 투자하지 않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함. 가난한 사람들이 의심하는 것은 대개 기회실현과 생활의 근본적인 변화가능성임. 이들의 행동을 관찰하다보면 희생을 감수할만큼 의미있는 변화를 이루려면 오랜시간이 필요하다고 여기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 때가 많음. 이런 인식 때문인지 몰라도 가난한 사람들은 대체로 틈만나면 흥겨운 잔치를 여는 등 눈앞의 상황에 집중하고 가능한한 삶을 즐기는 데 돈을 쓰는 경향이 있음.
- 그릇된 생각은 빈곤상황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 사실 교육문제로 인한 빈곤의 덫은 존재하지 않음. 교육은 누구에게나 가치가 있음. 그럼에도 교육에 따른 수익이 S자형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들은 마치 빈곤의 덫이 존재하는 것처럼 행동함. 나아가 의도치 않게 자신을 그 덫에 가두고 맘
- 교육과 소득의 관계가 S자형이라고 믿으면 교육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나타남. 아이가 걸림돌을 통과해 S자형 곡선의 가파른 부분에 도달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교사와 부모는 아예 가르칠 시도조차 하지 않음. 교사는 뒤처진 아이들을 방치하고 부모는 그 자녀의 교육에 무관심해짐. 이러한 행동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던 빈곤의 덫을 만들어냄. 그들은 아이의 성공 가능성을 믿지 못하고 교육을 포기함으로써 미래의 성공을 가로막음. 반면 자녀가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 부모는 자신의 아이가 못 배운 사람으로 평가받기를 원치않는 소수의 엘리트 부모는 높은 기대감을 고수함
- 자녀가 정말로 미래를 대비하는 저축수단이라면 출산율이 하락할 경우 금융 저축률은 상승해야 마땅함. 정부가 가족규모를 억제하는 중국에서 실제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음. 72년 이후에 첫아이를 출산한 가정은 72년 이전에 첫아이를 출산한 가정에 비해 자녀수가 평균 한명이 적고, 저축률은 약 10퍼센트 높았음. 최근 30년간 중국의 저축률은 놀라울 정도로 상승했는데, 그 상승분 중 적어도 3분의 1은 가족계획 정책으로 인한 출산율 감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임. 저축률 상승효과는 첫 아이가 아들인 경우보다 딸인 경우에 특히 강하게 나타남
- 가장 효율적인 인구억제책은 자녀(특히 아들)를 많이 둘 필요가 없게 하는 것. 건강보험, 노령연금 같은 효율적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거나 수익성 높은 노후대비 금융상품을 개발하면, 출산율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딸을 차별하는 의식도 사라지게 됨.
- 식료품과 비료가격이 기록적으로 상승한 08년 여름, 인도네시아와 인도 등의 나라 사람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불리한 입장에 있다고 느꼈음. 농민은 농산물 생산비용 상승폭이 농산물 가격 상승폭보다 크다고 생각했고, 농업노동자는 농민이 비용을 줄이는 바람에 일자리를 얻기 어려워졌다고 불평. 한편 도시주민은 식비를 감당하느라 허덕임. 문제는 농산물 가격수준이 아니라 불확실성에 있음. 가령 높은 비료가격을 감당하는 농민은 농산물을 수확할 때까지 농산물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거라고 확신할 수 없음.
- 가난한 사람이 저축에 관심이 적은 이유는 목표물이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 목표를 향해 가는 도중에 수많은 유혹에 넘어갈 것임을 알기 때문. 하지만 저축하지 않으면 그들은 결코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음. 가난한 사람들이 자제력이 부족한데는 또 다른 이유도 있음. 저축액을 정하는 일은 가난한 사람에게든 부유한 사람에게든 똑같이 어려운 일임. 저축액을 정하려면 먼저 미래를 생각해야 하고 여러가지 사정을 신중히 고려해야 하며, 배우자와 자녀와 의논해야 함. 부유한 사람일수록 이런 결정으로 얻는 수익이 높음. 봉급생활자는 사회보장보험금을 납부하고 고용주는 직원을 위해 적립기금이나 퇴직연금에 많은 액수를 납부함. 저축액을 늘리고 싶을 때 이들은 계좌에서 자동으로 돈이 빠져나가게 할 수 있음. 가난한 사람은 이러한 제도를 이용할 수 없음. 설령 그들에게 목표에 전념할 예금계좌가 있을지라도 저축을 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음. 그런데 가난한 사람은 매주 혹은 매달 한번씩 저축할 때마다 자제력을 발휘해야 함. 문제는 자제력이 근육과 같아서 쓰면 쓸수록 피로가 심해진다는 것.
- 중요한 것은 작은 희망과 안도감, 위안이 강력한 유인이 된다는 점. 넉넉한 소득에 안정적 생활을 하면서 갖고 싶은 것을 손쉽게 얻는 사람은 대개 밝은 미래를 위해서는 독려와 규율이 필수적이라고 생각. 즉 이런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에게 지나치게 많은 혜택을 주면 게으른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할 거라고 걱정.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가난한 사람은 이와 정반대의 상황에 놓여 있음.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이 멀리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희망을 유지하기란 어려움. 골대를 조금 가깝게 밀어주는 것은 가난한 사람이 골대를 향해 달려가는 첫걸음을 내딛도록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임.
- 유누스 뿐만 아니라 소액금융운동에 몸담은 많은 사람이 모든 사람은 기업가로서의 자질을 타고났다는 확신을 공유함. 그들이 그렇게 확신하는 데는 두가지 분명한 이유가 있음. 첫째, 가난한 사람들은 기회를 잡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누구도 생각지 못한 참신한 발상을 내놓을 가능성이 큼. 둘째, 시장은 지금까지 피라미드의 최하단을 무시해 왔음. 그런 의미에서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혁신은 따기 쉬운 열매가 되어야 한다면, 그 혁신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가난한 사람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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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나라는 어떻게 부자가 되었고 가난한 나라는 왜 여전히 가난한가

저자
에릭 라이너트 지음
출판사
부키 | 2012-01-13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장하준 교수가 "경제학 부문에 인간문화재 제도가 있다면 그 1호...
가격비교

- 정치적 양극단은 저마다 경제적 동력의 부족을 정부나 대기업의 책임으로 돌리며, 유럽과 미국 모두에서 금융부문이 조종간을 쥐고 있음. 서구에서 자유시장에 대한 믿음은 밀항자와 함께, 원치 않는 손님과 함께 왔음. 자유시장에서는 금융부문이 원하는 만큼 얼마든지 돈을 찍어내고, 그 돈을 서브프라임 대부업체 같은 대출받을 자격이 없는 개임과 그리스 같은 국가들에게 빌려줄 수 있는 권리가 있으며, 또 그런 불이행된 채무를 갚을 의무를 실물경제를 담당하는 납세자들에게 떠넘길수도 있음. 다른 말로 하면 자유시장은 금융부문이 실물경제의 암묵적 보장을 받으면서 폰지사기를 만들어내도록 허용해주는 시스템으로 정의할 수 있음. 금융부문은 보통 실물경제를 버텨주는 중요한 보조장치로 작용하나 여기서는 실물경제의 구매력에 기생하는 기생충이 됨.
- 일반적으로 수확제증은 불완전 경쟁과 짝을 이루는데, 사실 단위비용의 하락은 불완전 경쟁하에서 시장지배력이 생기는 한 요인임. 제품차별화의 어려움(자동차는 모델과 브랜드가 다양한 데 비해 밀은 그냥 밀일뿐)과 결합된 수확체감(어느수준 이상으로는 비용을 적게 들이면서 생산을 확대할 수 없음)이 원자재 상품생산에서 완전경쟁이 이루어지는 핵심요소임. 따라서 부국들의 수출은 좋은 효과(수확체증과 불완전 경쟁)를 얻는 데 비해, 빈국들의 전통적 수출은 그 반대인 나쁜 효과(수확체감과 완전경쟁)를 얻음.
- 수세기 동안 제조업이라는 용어는 기술변화와 수확체증, 불완전 경쟁의 총합과 동의어였음. 이런 제조업을 육성함으로써 여러나라는 경제활동에서 좋은 유형이 무엇인지를 알아차림. 이것이 헨리7세 치세때 영국에서 시작되어 유럽대륙과 미국을 거쳐 최근 한국과 대만이 거둔 성공의 유형임. 그러나 지난 몇십년 동안 서비스 산업은 갈수록 더 급격한 기술변화와 수확체증을 겪으면서 산업과 서비스업 사이의 구별이 불분명해짐. 또 대량생산되는 산업제품들이 과거에는 농업의 특징이었던 여러가지 1차상품의 속성을 지니게 됨.
- 유럽이 한발 앞서나가는데 기여한 요소가 여러가지 있음. 에너지자원(석탄)을 가졌다는 지리적 여건, 나중에는 식민지들로부터 나온 식량, 목재, 시장에 대한 가능성에 더하여 잔인함, 종교적 열정, 조직력, 복식부기와 같은 제도에서의 창의성, 지적 호기심 등이 있었기 때문.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유럽의 큰 다양성과 지리적, 기후적, 민족적, 정치적 분화가 낳은 여러 메커니즘임. 거대한 아시아 제국에는 없었던 이런 다양성과 분화는 계획이 필요한 시장에서 대안과 접근법으로 이루어진 커다란 공동영역을 만들었고, 그것이 여러 나라들 사이에 모방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게 하는 경쟁의 출발점이 됨. 무엇보다도 유럽의 역사는 부로 나아가는 길에 가로놓인 지리적, 기후적, 문화적 장애물들을 경제정책이 어떻게 넘어섰는지에 관한 기록임.
- 유럽이 그처럼 고르게 부유해질 수 있었던 기본 전략은 계몽주의 경제학이 모방이라 부른 것, 그리고 모방을 위해 개발된 광범위한 도구상자였음.
- 현안에 대해 단순한 답을 원하는지 독자들은 마음을 정해야 한다. 다른 경제문제에서도 그렇지만 이점에서 독자들은 양손에 떡을 쥘 수는 없다. (슘페터)
- 1820년대 미국인들의 금언은 "영국인들이 말하는대로 행동하지 말고, 영국인들이 했던대로 행동하라"였는데 이는 현대에 오면 "미국인들이 말하는대로 행동하지 말고 미국인드리 했던대로 하라"라는 말로 바꿀수 있음. 부국들은 자기들은 한번도 따른 적이 없고 앞으로도 절대 따르지 않을 이론을 빈국에게 강요하곤 함. 따라서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파악하려면 고매한 이론의 배후를 보아야 함.
- 과거에 제조업 분야를 보호하던 기간은 현재의 부국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었음. 이 기간의 교육적 효과는 독일어에서 사용하는 교육관세라는 용어에도 남아 있음. 영어로는 유치산업보호라는 것으로, 그 필요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임. 이 단계를 거친 나라와 거치지 않은 나라를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함.
- 미국 독립전쟁 중에 국부론을 출간한 애덤 스미스는 미국이 제조업을 보호하려 드는 것은 중대한 실수라고 주장. 1776년에 일어난 미국 독립전쟁의 주 원인은 식민지배자가 늘 그랬듯이 영국이 (그들이 필요로 하던 타르와 돛대는 제외하고) 미국 식민지에서의 제조업을 금했기 때문. 그러나 애덤 스미스는 바로 같은 책에서 무심결에 국내에 제조업을 가진 나라만이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해버림. 미국 초대재무장관 해밀턴은 다행이 애덤 스미스를 읽었고, 아주 현명하게도 자유무역에 관한 그의 이론적 주장이 아니라 경험에 입각한 견해, 즉 제조업을 가지 나라만이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주장을 바탕으로 미국의 산업과 상업정책을 입안했음.
- 물리학에 기반을 둔 경제학은 우리를 둘러싼 혼돈에 질서가 있다는 착각을 불러 일으키지만, 이런 피난처가 경제세계의 질적 측면에 대한 이해를 모두 포기하는 대가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은 중요함. 물리학에 기초한 모델이 현실 그 자체가 아니라 이 현실을 극단적으로 단순화한 모델임을 잊어버린다면 심각한 착오를 범할 수 있기 때문. 그런 예가 바로 충격요법의 형태로 세계화를 도입한 방식임. 뻔히 예상할 수 있었던 것처럼 요소와 가격이 균등화되는 대신에 수많은 나라가 세계의 다른 나라들에 비해 요소가격 양극화를 겪게됨. 그 과정에서 수많은 나라가 더 가난해지는 동안 부국들은 더 부유해짐. 문제는 물리학에 기초한 모델이 발전에 관한 논의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기 때문에 부를 창출하는 요소, 현재의 부국들에게는 있지만 빈국들에게는 없는 바로 그런 요소가 배제된다는 사실임. 다시 말해 불완전 경쟁, 혁신, 경제부분들 간의 시너지, 규모와 범위의 경제학, 이런 요소를 창출하는 경제활동이 배제됨.
- 20세기 경제학 발전이 이룬 결과 하나는 시간(역사)과 공간(지리)이라는 중요한 차원이 사라졌다는 것. 경제학의 세계는 시간과 공간과 갈등이 없는 동화의 세계, 자동적이고 무시간적인 조화의 세계, 참나무를 베어 넘기는 데 드는 시간과 그 나무가 거목으로 자라는 시간이 똑같다고 상정하는 세계가 되었음. 이런 고도의 추상화가 낳은 결과 중 하나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가정한 일들이 거듭 일어난다는 것. 그 한 예가 아시아 금융위기이며, 또 하나의 예가 일부 국가가 세계화 속에서 더 가난해지는 현상임.
- 경제학의 정확성은 일체의 분류학이 결여된 상태, 관찰가능한 차이를 관찰하고 분류하려는 체계적 시도가 없는 상태를 토대로 구축되었음. 예를 들어 수확체증과 수확체감같이 일단 하나 이상의 이론이 동시에 도입되고 나면 경제이론은 평등과 조화가 아니라 불평등과 부조화를 만들어냄.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이 주장했듯이 수학에는 자시지시적 경향이 있음. 아인슈타인도 수학을 사용하는 것에 관해 똑같이 회의적으로 말한 바 있음. "수학이 현실에 관해 발언할 때는 확실하지 않고, 확실한 언급일 때는 현실에 관한 것이 아니라." 경제학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수학의 경우 현실과 관련해서는 내면을 바라보는 자폐적 관계를 형성함. 국제무역이론에서는 결론이 가정에서 곧바로 도출된다는 주장도 나올 수 있음. 행위자와 투입물이 모두 동질적이고 상황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는 시스템은 반드시 동일한 결과를 낳게 마련.
- 세계에 대한 양적, 질적 이해는 상호 보완적임. 문제는 빈부로 양극화된 세계를 만들어내는 거의 모든 요인은 질적 차이를 이해해야만 다룰 수 있다는 점. 경제학자들은 아프리카에서 쓰는 스와힐리어로 온갖 종류의 눈에 관한 논문을 쓰려고 할 때와 같은 식의 장애를 겪고 있음. 눈을 다룰 때에는 북극권에 사는 사미족이나 이누이트 족의 언어가 훨씬 좋은 소통매체가 아니겠는가. 계몽주의 철학자들이 맞서 싸우던 스콜라 학자들처럼 경제학자들은 비효율적인 언어를 골라 버렸음.
- 영국적 전통인 스미스의 A유형에서는 인간의 두뇌는 수동적 백지상태로서, 고통을 피하고 쾌락을 극대화하며 쾌락의 정도를 재는 기관을 내장하고 있다고 봄. 이같은 견해는 그에 상응하는 가치체계와 동기부여체계를 가진 쾌락주의적이고 교환에 의거한 경제로 이어짐. 그 경우 경제성장은 자본을 노동에 투여하는 기계적 과정으로 받아들이게 됨. 대륙의 전통인 링컨의 B유형에서는 인간의 본질은 잠재적으로 능동적인 두뇌를 가진 고귀한 정신과 정해진 구도에 따라 자기 주의의 세계를 끊임없이 기록하고 분류하는 것으로 봄. 그렇게 되면 경제학은 교환보다는 생산에 더 집중하게 되고, 생산에서도 동화와 지식과 혁신의 확산에 치중. 대륙적 유형의 경제학을 움직이는 추진력은 자본 그 자체가 아니라 니체가 '인간 정신과 의지의 자본'이라 부른 것임. 첫번째 인간관은 간결하고 계산가능하며 수량화할 수 있는 정태적 경제이론을 만들어냈음. 두번째 인간관은 훨씬 더 복잡한 존재를 대상으로 하는, 또 훨씬 더 복합적이고 역동적인 이론을 필요로 하며, 그 핵심은 숫자와 기호로 환원될 수 없음. 한 유형의 이론에서는 통념이지만 다른 유형에서는 완전히 다른 각도로 보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것도 중요함. 제레미 벤담에게 호기심은 나쁜 습관이었지만 베블런에게는 게으른 호기심이라는 메커니즘을 통해 인간사회가 지식을 축적한다고 보는 것처럼 말이다.
- 맬더스와 그의 친구 리카도가 수확체감을 경제학의 핵심특징으로 다시 소개하면서 수확체증과 혁신을 모두 버린 덕분에 부를 시너지, 수확체증, 혁신의 합동산물로 이해하던 예전의 분위기가 사라지는 극적인 결과를 낳음. 수확체감을 강조하다보니 리카도의 경제학에는 우울한 학문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그 무역이론은 지금 이순간까지도 식민주의와 신식민주의 및 빈국을 계속 빈곤상태에 붙들어두는 메커니즘의 핵심이 되었음. 그와 함께 계몽주의 과학의 중요한 특징도 사라짐. 분류체계나 분류학의 산물을 통해 이해하던 사고방식이 사라진 것임.
- 1485년 이후 영국은 천연자원이 빈약한 유럽 도시국가들이 만들어낸 삼중지대 구조를 모방. 매우 강압적인 경제개입을 통해 영국은 그 자체의 삼중지대 시스템, 즉 제조업, 원거리 무역, 양모를 토대로 하는 원재자라는 삼중지대를 만들어냄. 영국의 성공은 결국 도시국가의 해체와 국민국가의 성장으로 이어짐. 도시국가에서 발휘되었던 시너지는 더 넓은 지역으로 확대되었으며, 이것이 유럽에서 중상주의적 계획의 본질이 됨.
- 애덤 스미스 이전에는 경제발전이 집단적 지대추구를 토대로 하며, 도시에만 몰려 있는 것으로 알려진 수확체증과 혁신, 노동분업이 일으키는 시너질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였음. 이런 인식은 오늘날 일반적인 경제학 교과서가 주장하는 원리와는 정반대임. 리카도가 글을 쓴 이후 1817년 영국의 산업화가 절정에 이른 다음에도 이런 패턴은 언제나 똑같았음. 부국들은 이렇듯 자국을 부자로 만들어 준 바로 그 요소들이 없다고 가정하는 이론을 토대로 빈국들을 계속 빈곤하게 만들고 있음. 1485년 이후에 부유해진 나라들은 모두 리카도의 경제이론에 저항했기 때문에 부유해진 것임.
- 베네치아와 네덜란드가 따라야 할 모범으로 여겨진 것처럼 16세기의 스페인은 점차 무슨 일이 있어도 따라하지 말아야 할 경제정책을 택한 사례이자, 한나라가 반드시 피해야 하는 경제적 영향을 준 사례로 받아들여짐. 식민지에서 나오는 부가 사실상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스페인의 능력을 오히려 피폐하게 만들었기 때문. 1485년 헨리 7세가 즉위한 이후 제조업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권장했던 영국과는 반대로 스페인은 올리브유와 포도주 같은 농업생산을 외국과의 경쟁으로부터 보호. 이로 인해 16세기가 끝날무렵 한때 상당한 산업생산력을 보유했던 스페인은 심각하게 탈산업화되어 있었음. 당시 관찰자들은 스페인으로 흘러들어간 금은과 같은 엄청난 부가 고스란이 도로 흘러나와서 두군데로 모이는 것을 목격함. 그곳은 바로 베네치아와 네덜란드였음.
- 15세기 무렵 플랑드르와 네덜란드 화가들은 캔버스천에 그리는 유화의 개척자였음. 이에 비해 이탈리아 화가들은 석회를 갓 바른 벽에다 수채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는 프레스코 화법을 사용하고 있었음. 이는 네덜란드 화가들이 해군과 승조원들로부터 나무를 가공하고 돛을 만드는데 쓰던 아마씨유와 아마천, 대마 범포천을 얻을 수 있었기에 가능했음. 1600년대에 들어 델프트는 피렌체를 밀어내고 유럽최고 수준의 과학용 유리를 만드는 도시가 됨. 손으로 드는 확대경은 원래 직물산업에서 쓰기 위한 것이었는데, 렌즈 제조업자들은 다른 용도도 찾아냄. 해군은 쌍안경과 망원경을 필요로 했으며, 일부 렌즈제조업자들은 현미경을 만들기 시작. 이런 현미경 제작자들은 스스로 과학자가 되어 현미경으로 발견한 새로운 세계를 묘사. 델프트의 위대한 현미경 제작자이자 화학자 레벤 후크는 유리렌즈를 중심으로 집결된 직물산업과 현미경제작, 자연과학 간의 시너지를 창출
- 최근에 실제로 벌어졌던 수확체감의 극단적 사례가 르완다와 몽골임. 몽골에서는 90년대 초반에 자유무역의 충격이 가해진 뒤 거의 모든 산업이 사라짐. 비대칭적인 조건의 세계화, 즉 일부국가는 수확체증 활동을 전담하고 다른 국가는 수확체감활동을 맡는 상황에서 수확체감의 경제활동을 하는 국가는 쉽사리 빈곤을 특화하는 상황에 빠짐.
- 멕시코의 미국과의 국경 근처에서 행해지는 마킬라 산업(보세 임가공)이 멕시코의 전통산업을 희생시키면서 성장하고 있지만 마킬라이기때문에 임금수준은 전통산업보다 낮음. 농업에서도 이와 비슷한 마킬라 효과가 있음. 기계화가 가능한(밀과 귀리 수확) 생산공정은 미국이 맡는 반면 멕시코는 (딸기나 시트론, 오이, 토마토 등을 수확하는) 기계화할 수 없는 부분을 전문화. 이로 인해 멕시코는 기술혁신을 할 기회가 줄어들고 기술적으로 막다른 길, 또는 노동집약적 과정에 머무르는 생산활동으로 내몰림.
- 미국의 국가적 스포츠인 야구공을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만들어내는 이들은 아이티, 온두라스, 코스타리카에 있음. 야구공은 처음 발명되었을 때나 지금이나 일일이 손으로 꿰매어야 함. 미국의 엔지니어와 자본이 모두 달려들었지만 아직 야구공 제작을 기계화하지 못했음.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야구공 제작자의 임금은 비참한 수준임. 아이티에서는 시간당 30센트 가량의 임금을 받는데, 90년대 중반에는 시간당 14센트인 곳도 있었음.
- 골프공 생산에는 연구와 기술개발이 중요한 몫을 차지하며, 이 지역의 높은 임금수준에도 불구하고 골프공 가격중에서 직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제작 단가의 15%에 불과. 정유공장에서와 같이 직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고, 인건비가 전체 생산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숙련된 노동력과 엔지니어, 전문 공급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골프공 생산은 아이티와 같은 저임금 지역으로 옮겨가지 않음. 이처럼 야구공과 골프공 제조업이라는 두 산업에서 볼 수 있는 임금격차는 불균등한 기술발전에 따른 직접적 결과임. 아이티의 빈곤과 미국의 부는 두 나라 모두에게 무엇을 생산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원인인 동시에 결과임.
- 80년대 미국에서 판매되는 파자마 한 벌에는 다음과 같은 제품정보가 붙어 있었음. "미국산 직물, 과테말라에서 재단과 봉제" 섬유사업은 고도로 기계화되었으므로 옷감은 미국에서 생산됨. 그에 비해 옷감의 재단은 기계가 하는 일이지만 균일한 크기의 품질을 보장하려면 작업단위가 세분되어야 함. 그래서 재봉틀로 파자마를 박아내는 값싼 노동력이 재단도 담당했던 것. 그러나 90년대 언젠가부터 파자마에 새로운 라벨이 붙기 시작. "미국에서 생산되고 재단된 직물. 과테말라에서 봉재" 새로운 레이저 기술이 개발되어 많은 분랴으이 재단도 기계로 매우 정확하게 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값싼 노동력이 불필요해짐. 따라서 직물을 재단하는 일이 다시 미국으로 갈 수 있게 됨.
- 시장은 그냥 내버려두면 여러 국가간에 이미 존재하는 임금격차를 없애기보다는 더 넓히는 경향이 있음. 시장의 마법은 부국과 빈국간에 존재하는 비대칭적 경향을 더 심화시키기 때문.
- 과학은 더 엄밀할수록 더 과학적이 됨. 경제학은 사회학과 같은 말랑말랑한 사회과학과 거리를 두면서, 물리학 같은 더 엄밀한 과학을 뜰어들여 더 특권적 학문이 됨. 그러나 경제학자들이 사용한 것은 물리학이 30년대에 이미 내다버린 균형상태 모델이었음. 경제학자들은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이론적 모델과 현실세계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면서 일반상식과 명백하게 어듯나는 모델에 대한 수정능력을 상실해 버린 것. 이런 변화의 제물이 된 것은 경제학자들에게 정치적 위협이 되지 못하는 먼 나라와 그곳 주민들이었음. 미국같은 나라에서는 정치가들이 자국의 이익에 위배되면 그 이론이 채택되지 못하도록 조치하기 때문. 실용주의는 국내용이고 고매한 일은 대외용이었음.
- 동아시아의 경제통합이 대부분의 경우에는 기러기 편대 원리를 따른 반면 미국과 그 남쪽 인접국 간의 경제관계는 대부분 막다른 길 원리를 특징으로 함.
- 우리는 수확체감으로 고통받으면서 농업이외 부문의 고용기회가 부족한 사태와 인종학살간의 관련성 같은 예전에는 아주 명백하던 사실에 대해 더 이상 알아보려 하지 않음. 르완다의 농업은 물론 그다지 효율성이 높지 않지만 국가경제를 다각화하지 않은 채 농업만 더 효율적으로 만들려는 시도는 역사의 교훈을 모두 거스르는 일임. 농업을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제조업뿐임. 실제로 실패한 나라들은 모두 식량공급문제를 자주 겪으며 산업이 취약하다는 공통점이 있음. 한때 경제학자들은 그런 구조적 관련성을 알고 있었음. 지금은 실패한 국가와 기근을 경제구조와는 분리된 전혀 상관없는 두 현상인 것처럼 연구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실제로 그것은 동일한 기본문제들이 초래한 서로 연결된 결과임. 결국 세계 공동체는 세계의 비참한 상황과 빈곤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기보다는 징후를 치료하는 방법만 찾고 있는 것임.
- 인종학살이 벌어지기 전 르완다에서는 1인당 식량생산량이 감소했음. 생산량 감소는 수확체감과 가뭄, 토양의 남작 때문이며 그것은 또 대규모의 산림벌채로 이어짐. 결국 토지가 없고 굶주린 젊은이들이 저지르는 절도와 폭력의 수위가 급격히 높아짐. 학살결정은 물론 정치가들이 정치적 이유에서 내렸음. 하지만 평범한 농민들이 왜 그토록 철저하게 살인을 자행했는가에 대한 이유 가운데 최소한 일부는 너무 좁은 땅에 인구가 너무 많다는 느낌, 수가 줄어들면 살아남는 자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느낌 때문이었음.
- 남아메리카의 다른 나라들처럼 페루도 2차대전이 끝난 뒤 야심찬 산업화 프로그램에 착수. 수입되는 공산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통해 수많은 공장을 세웠고, 다양한 일자리가 생겨 임금수준이 점차 상승(도표 14). 본래 그 전략은 1485년 헨리7세가 영국에서 시작한 것이었고, 모든 산업국가가 거쳐온 정책과 다를 바 없음. 그러나 70년대가 끝날무렵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은 개도국을 대상으로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시작. 페루는 강제로 경제를 개방해야 했고 산업체들이 사라짐. 그리고 전국적으로 임금수준은 급격히 떨어짐.
- 임금이 하락하면 금융과 보험 및 부동산이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상당히 높아짐. 그 결과 주민들의 생활수준이 하락하는 정도는 국내총생산에서 나타나는 수치보다 훨씬 더 심각함.
- 동일한 나라에서 중앙집중식 계획경제일 때 악명높게 비효율적이던 산업에서도 오늘날 자본주의가 이룬 것보다는 대개는 훨씬 더 높은 생활수준을 달성했다는 것은 여전히 사실임. 심지어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나라로 드는 에스토이나가 05년 유럽연합에 가입했을 때 휴대전화를 만드는 노동자는 시간당 1유로의 임금을 받았는데, 이는 프랑크푸르트와 파리의 거리청소부가 받는 임금의 10%에도 미치지 못함. 세계화 이론과 똑같은 경제이론을 채택한 유럽은 세계경제에 존재하는 것과 비슷하 역내갈등을 유발한 것임.
- 리넨이나 모직을 짜는 일, 양모빗질이나 실잣기, 무쇠나 쇠막대기를 만드는 단계 이상의 제철 작업장에서는 흑인이 일하지 못하게 해야한다. 또 모자, 스토킹, 가죽류 등을 만드는 작업장에서도 일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흑인들이 정말로 공장을 세운 뒤에는 정부가 발전을 저지해야 할 일이 생길 터인데, 지금처럼 손쉽게 금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조슈아 지, 대영제국의 무역과 항해에 대해, 1729) 우리를 불쾌하게 만드는 인용문은 슬프지만 몇 백년 동안 시행된 경제정책의 단면을 보여주는 말임. 그러나 이는 특정한 경제정책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유럽이 근대초기 경제적으로 급성장할 때 추구한 정책 그 자체를 드러낸 말임
- 바넥 라이너트 효과. 이는 자유무역을 곧바로 시행하면 그로 인해 가장 뒤처진 국가의 가장 선진적인 경제부문이 가장 먼저 사라지는 현상을 가리킴. 수확체증을 토대로 한 선순환이 역방향으로 돌아가면 세계의 주변부는 탈산업화와 농업의 피폐, 인구감소를 연속적으로 겪음. 이는 오늘날 남부 멕시코와 몰도바 등에서 볼 수 있는 현상임. 이런 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수확체증에 속한 경제활동이 지배하는 지역으로 이주하는 것뿐임.
- 91년 개혁이 일어나기 전 50년 동안 몽골은 다양한 산업을 느리지만 성공적으로 구축해 오고 있었음. 국가총생산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40년 60%에서 80년대 중반 16%로 낮아짐. 하지만 사실상 모겐소 플랜과 다를 바 없는 경제개혁은 몽골을 매우 성공적으로 탈산업화해버림. 반세기에 걸쳐 건설된 몽골의 산업은 91년에서 95년까지 고작 4년만에 사실상 전멸. 91년에 이 나라가 세계에 개방된 뒤 하룻밤 사이에 거의 모든 산업에서 생산물량의 90%가 감소함. 탈산업화와 국가해체가 합쳐지자 몽골에서는 대규모 실업이 발생함. 수많은 사람들이 선조들의 생활방식인 유목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음.
- 아웃소싱을 통해 국제적 가치사슬이 끊어지면 최선진국은 자본집약적, 혁신집약적 제품생산을 특화하는데, 그런 부문에서는 규모와 수확체증이 결정적 요소임. 후진국은 조립단계에서 규모효과를 박탈당하여 열등한 기술로도 가능한 마킬라 제품생산에 특화하게 됨. 이 때문에 자유무역은 국부라는 기준에서 볼 때 흔히 기여보다는 피해를 더 많이 끼침. 예를 들어 멕시코에서는 북미자유무역협정 합의로 전통적인 완제품 산업이 초토화되고 단순조립 생산만 늘어나면서 실질임금이 급격히 낮아짐.
- 아시아와 유럽에 공산주의의 위협으로부터 막는 방어선을 구축할 필요가 대두되었을 때 미국은 부를 창출하는 길은 공산주의와 접경에 있는 노르웨이, 독일, 한국, 일본 같은 나라들을 산업화하고 이들을 경제적, 정치적, 군사적으로 힘껏 지원하는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었음. 그러나 공산주의의 위협이 사라지자 선진국들은 빈국들에게 서둘러 지금까지와 정반대의 결과를 낳을 정책, 즉 영국의 옛 식민주의 정책 중에서도 최악이라 할 만한 것과 유사한 정책을 시행. 미국이 산업화된 것도, 또 2차대전 중 루즈벨트가 도덕적 권위를 등에 없고 처칠과 그의 식민정책에 맞섰던 것도 바로 이런 미성숙한 자유무역 정책에 반대하기 위해서임.
- 국제무역이론의 도구상자에는 경제활동들 사이의 질적 차이를 파악할 수 있는 수단이 거의 없음. 구두닦이와 주식거래인 사이의 소득격차가 두 직업의 내적 차이에서 생긴 직접적 결과라는 말을 하지 못하게 금지당했으니 경제학자들은 주원인에서 파생되는 부차적 결과르 설명하게 됨. 빈곤층은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했다거나(구두닦이나 접시닦이가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교육에 효과적으로 투자할 여력이 없다는 사실을 무시), 저축을 별로 하지 못했다거나(낮은 소득 탓에 저축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무시), 도는 빈곤층의 혁신이 부족하다는(구두닦이에서는 혁신할 여지가 다른 분야보다 적다는 사실을 무시)식임. 개인도 마찬가지이지만 한 국가는 직업을 바꾸지 않고서는 그런 악순환을 끊을수 없는데, 1820년경 미국 경제학자들에게 이는 너무도 자명한 사실이었음. 국가의 경우 그것은 한세기 동안 미국 제조업 시스템이라 일컬어져 온 산업화 프로젝트를 뜻함. 그러나 과거의 성공전략에 대해 무지한 경제학 전문가들은 현재 빈곤의 근본원인 보다는 그 징후만 집중 공격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줌.
- 다른 여러나라에서도 그랬지만 페루와 몽골에서는 비효율적이나마 수입대체산업이 있던 시절에 실지임금이 가장 높았음. 주류경제학이 보지 못했던 것은 이런 비효율적 산업이 실제로 항구, 공항, 도로, 발전소, 학교, 병원, 서비스 산업을 만들어냈으며, 이런 산업에서 비롯된 노동력과 기간시설에 대한 수요가 있었기 때문에 실질임금이 높았다는사실. 이것은 대체로 1485년 이후의 영국이,1650년 이후의 독일이, 1820년 이후의 미국이, 1960년 이후의 한국이 만들어낸 것과 다르지 않음. 이런 나라들은 모두 당시에는 비효율적인 국가적 산업을 창출하여 부를 쌓기 시작. 이처럼 국가적 효율성이 달성되기 까지는 예비단계가 필요한데, 편협한 사고방식의 소유자라면 이를 상대적으로 비효율적이라 여길수도 있음. 하지만 이것은 현재의 모든 부국이 꼭 거쳐야 했던 통과의례였고, 지금은 워싱턴 기관들에 의해 불법이 된 전략임.
- 케인즈는 예전에 "상황이 악화될수록 자유방임은 할 일이 줄어든다"라고 했음. 완전경쟁을 포기하면 일부 연고자들을 더 살찌울 것이라는 이유로 산업정책을 쓰지 말라고 주장한다면 이는 자본주의의 본성을 완전히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임. 자본주의는 결국에는 완전경쟁으로부터 벗어나려는 것이기 때문. 좋은 비즈니스 스쿨에서 가르치는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학자들이 흔히 가정하는 완전경쟁의 상황을 모면하는 방법임
- 경제발전은 지대를 창출하여 균형을 깨뜨리는 구조변화 때문에 일어남. 지대가 없어야 한다고 고집하는 것은 고정적이고 정지된 상태를 요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임. 링컨은 철강산업의 연줄을 보호했음. 철강가격을 조금 더 높게 지불함으로써 미국은 거대한 철강산업을 구축했고, 그 산업은 고임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정부의 과세기반을 넓힘
- 1613년 나온 저작에서 세라는 한 장 전체를 경제정책에 할애하면서 상이한 산업에 상이한 방식으로 영향을 주는 정책수립의 어려움을 다음과 같이 시적으로 묘사. "마치 태양이 진흙은 굳히지만 밀납은 녹이는 것처럼, 똑같은 호루라기로 말은 안정시킬 수 있지만 개는 날뛰게 만드는 것처럼" 중립적인 정책이란 없음.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기술정책을 인정할수는 있음. 하지만 그런 정책은 연구개발을 통해 혁신을 이룩한 나라의 제약업에는 보탬이 되겠지만, 자체적인 연구개발을 하지 못하고 기계 제작자들의 연구개발과 제휴하여 새 기계를 구매함으로써 혁신을 달성한 인쇄업에는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못했음.
- 오늘날 제3세계의 문제는 30년대 미국과 유럽이 직면했던 상황과 매우 비슷. 대량실업과 불완전 고용 및 저소비에 따라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중단되어 버린 기술경제 패러다임이 그것임. 슘페터는 30년대의 문제를 시의적절한 혁신의 클러스터를 토대로 하여 설명할 수 있었고, 케인스는 적자소비라는 해결책을 제시. 그에 비해 오늘날 우리는 밀레니엄 목표를 통해 30년대 매우 한시적으로 시행했던 (노숙자 쉼터와 공짜 식사제공 같은) 해결책을 제3세계 문제에 대한 영구적 해법으로 삼고 있음. 제3세계 문제의 영구적 해결책은 지금도 슘페터와 케인스의 이론안에 있음. 중앙아메리카의 마킬라 기업에서 아프리카 성장 기회법에 따라 고용된 우간다 여성들에 이르기까지 제3세계는 기술적으로 막다른 제품생산에서 빠져나와야 하며, 국가의 생산시스템에 슘페터식 경쟁을 도입해야 함. 슘페터식 효과를 국경너머로 퍼뜨리려면 세계화가 없애버린 과거의 정책을 되살려 내야 함. 빈국들이 오직 소비자로소만 기술발전에 참여한다면 그들의 임금수준과 구매력은 높아질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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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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