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좀 아는 사람

IT 2021. 6. 29. 20:34

- 우리는 어릴 때부터 세상은 원래 그런 거니까 적당히 순응하며 살라는 말 을 듣습니다. 쓸데없이 벽에 돌진하지 말고,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 적당 히 즐기면서 돈을 모으라는 말입니다. 하지만 그건 너무 편협한 삶이에요. 우리는 훨씬 넓은 세상에서 인생을 보낼 수 있습니다. 단, 한 가지를 깨달 아야 합니다. 바로 우리가 인생이라고 말하는 것,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 이 실제로는 특별한 사람들이 만든 게 아니란 거죠. 그러니까 “나도 세상 을 바꿀 수 있다”, “나도 세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나도 뭔가를 만들 어서 세상에 보여줄 수 있다”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 그게 가장 중요 한 게 아닐까 싶어요. 인생은 원래 이런 거니까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잘못 된 생각을 깨트리고 인생을 바꾸고, 개선하고, 세상에 족적을 남기자는 거 죠. (...) 이걸 깨달으면 그때부터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됩니다. (스티브 잡스)
- 페이지랭크에도 허점은 있다. 과거에 스패머들이 스니커즈 스니커즈 스니커즈 스니커즈’ 수법으로 키워드 밀도를 공략했다. 면 최근에는 '링크팜link farm’, 즉 서로 연관 없는 링크를 잔뜩 넣은 웹페이지를 생성하고 있다. 웹사이트 운영자들은 링크팜에 돈을 주 고 자신의 웹페이지로 들어오는 링크를 포함시켜서 페이지랭크를 인위적으로 올리려고 한다. 그러나 가만히 앉아서 당할 구글이 아니다. 링크팜을 색출하는 기술을 도입한 것이다."
- 링크팜이 음지의 기술이라면 양지에서 사용되는 기술도 존재한 다. 이른바 SEOSearch Engine Optimization, 즉 검색엔진 최적화다. 웹 페이지를 검색 결과 최상위에 올리기 위해 구글 검색 알고리즘을 역 이용하는 방법이 어엿한 산업으로 자리잡았다.18 SEO의 기본은 자 신의 웹페이지를 링크한 웹페이지를 늘리는 것이다. 그 밖에도 웹페 이지의 제목과 본문에 적절한 키워드를 넣고 동일한 웹사이트 내의 모든 웹페이지가 서로 링크를 걸게 하는 등 여러 가지 기법이 동원 된다.
- 구글도 수시로 검색 알고리즘을 수정한다. 소소한 알고리즘 업데이트가 연간 500건 이상이다. 간간이 대대적인 업데이트가 있으면 SEO 전문가들은 또 어떻게든 변동 사항을 이용할 방법을 모색한다. 예를 들어 2018년에 모바일 기기에서 로딩 속도가 빠른 웹사이트에 유리하게 알고리즘이 변경되자 SEO 전문가들은 구글에서 제공하는 AMPAccelerated Mobile Pages, 즉 가속 모바일 페이지라는 도구를 이용해 웹페이지의 군살을 뺄 것을 권했다.
- API의 세 가지 유형
첫 번째 유형은 ‘기능 API다. 기능 API는 경로 계산, 문자메시지 전송, 문장 번역 같은 작업을 전문적인 앱에 맡길 수 있게 한다. 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직접 수리하지 않고 배관공이나 목수를 부르는 것 과 같다. 기능 API는 다양하게 존재한다. 메일이나 문자메시지를 전 송하는 코드를 직접 작성하자면 꽤 번거롭다. 그래서 송금 앱인 벤모 Venmo는 송금 완료 메시지를 보낼 때 그 방면에 전문화된 API를 이용한다. 신용카드 결제를 처리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작업이다. 그 래서 우버는 브레인트리Braintree API에 결재를 맡긴다. 브레인트리 는 누구나 코드 몇 줄만 입력하면 페이팔PayPal의 신용카드 결제 알고리즘을 쓸 수 있게 해주는 API다. 
두 번째 유형은 '데이터 API'로, 다른 앱으로부터 스포츠 경기 점 수, 최신 트윗tweet, 오늘의 날씨 등 흥미로운 정보를 넘겨받을 수 있게 한다. 호텔 프런트에 전화해서 근처의 괜찮은 박물관과 식당을 추천받는 것과 같다. 스포츠 전문 방송국 채널 ESPN은 주요 리그에 속한 모든 팀의 선수 명단과 경기 점수를 전달하는 API를 제공한다.  뉴욕 지하철에서 제공하는 API를 이용하면 열차의 위치와 다음 열 차의 도착 예정 시간을 알 수 있다. 고양이 사진을 무작위로 전송하 는 API도 있다.
세 번째 유형은 '하드웨어 API'로, 기기의 고유한 기능을 이용 할 수 있게 한다. 인스타그램Instagram은 휴대폰의 카메라 API를 통 해 줌, 초점, 촬영 기능을 빌려 쓴다. 구글지도는 휴대폰의 지리위치 API로 사용자의 현위치를 파악한다. 운동 앱은 휴대폰에 탑재된 가속도계와 자이로스코프gyroscope라는 센서를 통해 사용자가 어느 방 향으로 얼마나 빨리 움직이고 있는지 감지한다.
물론 API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API를 활용하면 앱 개발이 한층 수월해지지만 앱이 API에 종속된다. 예를 들어 메일 전송 API 가 다운되면 그 API를 쓰는 모든 앱이 메일을 전송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가정일 뿐이지만 혹시 구글이 승차공유 서비스 를 출시한다면 경쟁사인 우버가 구글지도 API를 못 쓰게 막아버릴 수도 있다. 만일 우버에도 자체 지도 서비스가 있다면 그럴 때 구글 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다.
- 무시무시한 시장점유율을 자랑하는 안드로이드를 발판으로 구글은 여러 방면에서 수익을 창출한다. 첫째, 구글은 제조사가 안드로이드를 이용하는 대신 유튜브와 구글지도 같은 자사의 대표적인 앱을 의무적으로 탑재하게 한다. 미국에서는 구글 검색창이 반드시 첫 화면이나 두 번째 화면에 나와야 한다는 조항도 있다. 구글 앱을 쓰는 사람이 늘어나면 구글은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해 더 많은 광고를 표시하고 더 많은 돈을 벌 수
둘째, 구글은 광고 수입보다는 못해도, 앱 구매 수수료로 상당한 수입을 올린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구글은 제조사가 안드로이드 앱스토어인 구글플레이 Google Play를 첫 화면에서 눈에 잘 띄는 곳에 배치하게 한다. 더 많은 사용자가 구글플레이에서 앱을 다운받게 만들기 위해서다. 사용자가 구글플레이에서 앱을 구매하거나 인앱 결제In-app Purchase를 하면 구글은 결제액의 30%를 수수료로 떼 간 다. 건별로 보면 푼돈인 것 같아도 다 합치면 연간 수수료 수입만 250억 달러에 달한다. 구글플레이 사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앱 판 매량이 증가하면 그만큼 수수료로 버는 돈도 많아지는 구조다.
셋째, 안드로이드의 지배력이 커질수록 구글이 광고 수입에서 챙기는 몫이 늘어난다. iOS 사용자가 구글 검색에서 광고를 클릭하 면 원래는 모두 구글 몫이어야 할 광고 수입 중 상당 부분이 애플에 게 돌아간다. 더군다나 구글은 iOS에 구글 검색을 기본 검색엔진 으로 탑재하는 대가로 애플에 연간 120억 달러를 지불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니까 구글 입장에서는 사람들이 아이폰 말고 안드 로이드폰에서 구글 검색을 이용하는 게 더 좋다. 이렇듯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증가하면 구글의 수입도 증가하니까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배포하는 게 당연하다.
- 안드로이드는 뼛속까지 오픈소스다. 오픈소스 운영체제인 리눅스의 '커널kernel'을 뼈대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참고로 리눅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슈퍼컴퓨터들에도 사용되는 운영체제다.) 커널은 앱이 장치의 하드웨어와 통신할 수 있게 해주는 소프트웨어로, 예를 들면 파 일을 읽고 쓰고 키보드와 와이파이를 연결하는 등의 기능을 구현할 수 있게 한다. 자동차로 치면 엔진에 해당한다. 커널이 없으면 컴퓨터는 아무것도 못 한다. 그러면 왜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오픈소스로 만들었을까? 첫째, 개발 편의성 때문이다. 이미 존재하는 리눅스의 오픈소스 커널을 이용하면 안드로이드 개발에 들어가는 수고를 아낄 수 있다. 리눅스 커널은 1991년부터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그리고 리눅스는 슈퍼컴 퓨터부터 게임기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장치에서 구동되는 운영 체제다. 리눅스를 채택함으로써 안드로이드도 다양한 하드웨어에 서 작동하는 범용성을 확보했다.
둘째, 제조사가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인터페이스 *를 개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제조사가 다른 운영체제 대신 안드로이드를 선택하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
세째, 더 많은 사람이 안드로이드와 구글 생태계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가 오픈소스이기 때문에 휴대폰의 다양한 부분을 입맛대로 바꾸고 싶은 사람은 iOS가 아닌 안드로이드 개조판을 선 택할 가능성이 크다. iOS는 오픈소스가 아니라서 바꾸고 싶어도 바 꿀 수 없는 부분이 많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개조판을 금지하지 않는다. 개조판을 사용하는 사람도 구글 검색과 구글 앱을 이용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수입도 늘어나는 만큼 오픈소스 정책은 구글의 비즈니스에 도움이 된다.
-블로트웨어가 언제부터 비즈니스 모델로 대두했을까? 제조사와 통신사가 스마트폰 시장과 데이터 요금제 시장이 과포화 상태라는 현실을 인지하면서부터다. 웬만한 사람은 다 스마트폰이 있고 데이 터 요금제에 가입되어 있으니까 폰과 데이터 요금제를 파는 것만으 로는 기업의 수익을 높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새로운 수익 창출을 모색한 결과가 블로트웨어 장사였다. 기업이 블로트웨어로 돈을 버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앱 개발자로부터 돈을 받고 해당 앱을 선탑재한다. 일례로 버라이즌은 대기업을 상대로 기기당 1~2달러를 받고 앱을 선탑재하겠다고 제안한 적이 있다. 버라이즌용 폰에 블로트웨어가 10개씩 설치되면 버라이즌은 손 안 대고 기기당 20달러를 버는 셈이었다. 이를 통해 통신사와 제조사는 돈을 쓸어담고 개발자는 앱을 강제로 사람들 앞에 들이밀 수 있다. 대다수 미국인의 월간 앱 다운로드 횟수가 0회라고 하니 개발자로서는 솔깃할 법하다.  이 판에서 유일하게 밑지는 쪽은 물론 소비자다.
둘째, 통신사와 제조사가 유명한 무료 앱의 짝퉁에 불과한 자사앱(대부분 유료)을 선탑재한다. 삼성은 자체 앱스토어를 선탑재하고 AT&T는 구글지도를 모방한 월 10달러짜리 길찾기 앱을 선탑재한 다. 버라이즌의 메시지 플러스Message+는 페이스북 메신저와 비슷 하지만 와이파이WiFi로 메시지를 보내도 요금이 나간다.
통신사와 제조사는 왜 이런 앱을 선탑재할까? 말했다시피 쉽게 돈 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자체 앱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앱과 테마에서 수수료를 뗀다. 통신사와 제조사는 값비싼 짝퉁 앱으로 수익을 올린다. 그들은 사용자가 블로트웨어를 대체할 무료 앱의 존 재를 모른 채 기본으로 깔린 앱만 사용하기를(그리고 돈을 내기를!) 원한다. 기본은 강력하다. 애플지도만 해도 아이폰의 기본 지도 앱이 된 뒤 2015년에 사용자 대부분이 선호하는 구글지도를 제치고 아이폰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지도 앱으로 등극했다. 이게 바로 기본의 힘이다.
- 카이OS는 개발도상국용 모바일 운영체제의 원조인 파이어폭스 OSFirefox OS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파이어폭스OS를 개발한 곳은 파 이어폭스 브라우저를 개발한 모질라Mozilla 였다. 모질라는 안드로이 드와 iOS 앱이 저사양 폰에서 구동하기에는 너무 무겁고 일단 다운 로드를 받아야 쓸 수 있는 반면, 웹사이트는 가볍고 순식간에 실행된 다는 점에 착안해서 웹 기반 운영체제인 파이어폭스OS를 만들었다. 파이어폭스OS용으로도 유튜브, 지메일 Gmail, 계산기 같은 ‘앱’이 존 재했지만 실제로는 일명 HTML5 앱이라고 하는, 특수하게 제작된 웹사이트였다. 
그런데 파이어폭스OS는 터치스크린이 탑재된 스마트폰용으로 제작됐기 때문에 안드로이드와 직접 경쟁해야 했다. 개발도상국에 점점 더 저렴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보급되자 파이어폭스OS는 입지가 점점 줄어들었다. 104 결국에는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2016년에 개발이 중단됐다. 
카이OS 측은 파이어폭스OS가 비즈니스 전략에는 허점이 있었지 만 기술적 토대는 튼실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파이어폭스OS가 오픈 소스였기 때문에 그 코드를 재활용할 수 있었다. 그렇게 탄생한 카이 OS는 웹 기반 운영체제인 것은 동일하지만 터치스크린이 없는 피처 폰에서 구동됐다. 그래서 굳이 안드로이드의 파이 조각을 뺏으려 하 지 않고 안드로이드가 절대 넘볼 수 없는 피처폰 시장에 진출함으로 써 파이를 키우는 전략을 채택했다. (저사양 안드로이드폰이 아무리 싸다고 해도 여전히 지오폰의 적수가 못 된다.) 카이OS의 현명한 선택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카이OS는 와츠앱WhatsApp, 유튜브 같은 앱에 대한 수요를 읽고 구글과 제휴해 카이OS용 구글 검색, 구글지도, 유튜브, 구글어시스턴트 Google Assistant 등을 개발했다. 전용 앱인 만큼 단순히 모바일 웹사이트를 불러들이는 것보다 사용자에게 쾌적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다. 지오폰은 출시 1년 반 만에 판매량이 4천만 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카이OS 역시 100여 개국에서 8,500만 대 이상의 카이OS 폰이 판매되는 대성공을 거뒀다. 
- 대형 조직이 랜섬웨어에 맞서기 위해 사용하는 또 다른 방법은 주기적으로 파일을 클라우드에 백업하고(해커가 파일을 암호화해도 되 살릴 수 있도록 인터넷에서 다운받은 파일을 반드시 백신 소프트웨어로 검사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고의 수비는 역시 사전에 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 조직에서는 전통적인 운영체제를 배제하기 시작했다. 파일 다운로드, 앱 설치 등을 통해 악성코드가 침투할 수 있는 곳, 즉 '공격노출면attack surface'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최근 보안에 민감한 조직에서는 구글의 크롬OS가 인기다. 크롬북Chromebook의 운영체제인 크롬OS는 사실상 웹브라우저에 불과하고 기존의 운영체제처럼 설치 파일(악성코드의 최대 침투로)로 앱을 설치하는 방식이 아니다. 그리고 각 탭이 '샌드박스sandbox'에서 돌아간다. 즉, 웹페이지의 내용이 컴퓨터의 다른 부분을 건드리지 못한다. 하지만 크롬OS도 앱스토어에 악성코드가 내장된 앱이 존재하는 등 보안상 허점이 있고, 악성코드 공격 외에 피싱 같은 사기 수법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을 것이다. 
- 다크웹에서 자행되는 범죄에 대해 듣다 보면 다크웹이 무조건 불법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은 합법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엄밀히 말해 다크웹은 익명으로 인터넷을 탐색하는 수단일 뿐이다. 이 양지에 있는 웹사이트 중 일부가 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다크웹사이트도 제공하기 시작했다. 일례로 페이스북은 2014년에 중국처럼 페이스북이 금지된 국가에서 반정부 인사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다크웹 사이트를 개설했다. 앞에서 말한 탐사보도매체 프로퍼블리 카도 2016년에 이용자가 정부의 검열을 피하거나 타깃광고를 위해 인터넷 이용 내역을 추적하는 소프트웨어를 우회할 수 있도록 다크웹 사이트를 만들었다. 다크웹 접속용 소프트웨어인 토르 역시 개인정보보호 기능을 강화한 웹브라우저에 불과하다. 토르 프로젝트 측은 익명성을 보장 하는 토르가 다음과 같이 다양한 사람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람들은 웹사이트가 자신과 가족을 추적하는 것을 막기 위해 토르를 이용하고, 인터넷 업체에서 접속을 금지한 뉴스 사이트, 메신저 등에 접속하기 위해 토르를 이용합니다. (...) 또한 강간이나 학대 피해자, 질 병 보유자의 채팅방과 게시판에 접속하는 것처럼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 토르를 이용합니다. (...) 언론인들은 내부고발자나 반정부 인사를 더 안전하게 취재하기 위해 토르를 이용하기도 하죠.”
- 애플은 왜 구형 아이목을 느려지게 만들까?
수년 전부터 애플이 구형 아이폰의 속도를 일부러 둔화시킨다는 의혹이 제기된 끝에 마침내 2017년에 애플이 그 사실을 인정했다. 이에 많은 사람이 돈벌이에 눈이 먼 애플이 의도적으로 폰을 빨리 고장나게 해서 신형 모델로 교체하게 만드는 계획적 진부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실상은 좀 시시하다. 휴대폰은 오래 쓸수록 리튬이온lithium-ion 배터리의 성능이 떨어진다. 폰을 충전할 때마다 '충전 사이클'이 증가하는데 아이폰은 충전 사이클이 500회쯤 되면 배터리 용량이 초기에 비해 20% 정도 줄어든다. (혹시 휴대폰을 오래 썼더니 배터리가 금방 닳는 듯한 느낌이 든다면 느낌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런데 하드웨어는 나날이 발전하기 때 문에 앱과 iOS가 요구하는 전력도 갈수록 증가한다. 배터리 용량은 줄어드는데 전력 요구량은 늘어나니 구형 휴대폰에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배터리 지속 시간이 나빠진다. 그리고 앱이 요구하는 전력을 배터리가 감당하지 못하면 휴대폰이 다운될 수 있다. 휴대폰이 우발적으로 다운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애플은 구형 아 이폰의 속도를 늦춰서 최대 전력 사용량을 낮추는 방식을 택했다.  그렇게 다운될 확률을 줄이고 배터리 지속 시간을 개선할 수 있었다. 
- 애플페이는 안전할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애플페이 는 휴대폰에서 상점으로 신용카드 번호가 전달되는 방식이 아니다. 애플이 카드사들과 긴밀히 공조해서 보안성을 극대화한 시스템을 만들었다. 사용자가 애플페이를 쓸 때마다 카드사(비자, 마스터카드 등)는 무작위로 만든 16자리 토큰token을 암호화해 휴대폰으로 전송 한다. 사용자가 휴대폰을 단말기에 대면 휴대폰에서 단말기로 이 암 호화된 토큰이 전송된다. 그러면 단말기는 이 토큰을 다시 카드사로 보내서 사용자의 토큰으로 확인되면 비로소 대금을 청구한다. 이렇게 하면 설령 해커가 사용자의 토큰을 입수한다고 해도 카드번호를 역추적할 수 없기 때문에 안전하다. 
- 더군다나 터치ID가 있는 아이폰에서는 결제할 때 지문인식으로 본인인증을 해야 한다. 그래서 애플페이가 신용카 드보다 훨씬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처럼 해커에게 신용카드 정보를 털릴 위험이 없기 때문에 애플페이 결제시스템을 도입하는 매장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2013년에 타깃이 해킹을 당해 무려 4천만 개의 카드번호가 유출된 사건을 떠올려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게다가 2016년부터 마그네 틱을 긁는 방식의 구형 카드 인식기를 쓰다가 해킹을 당하면 카드사가 아닌 판매자가 배상하도록 법이 바뀌었기 때문에 안전한 결제시스템이 더욱 중요해졌다. 물론 마그네틱 카드가 아닌 IC칩 카드를 쓰면 해킹을 방지할 수 있지만 마그네틱을 긁는 것보다 결제 속도가 훨씬 느리다. 그래서 애플페이가 더욱 매력적인 대안이 된다. 
- 와이파이 삼각측량 소프트웨어를 도입했을 때 노드스트롬은 모든 정보가 익명으로 처리되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휴대폰의 맥 주소만 안다고 그 소유자가 누구인지까지 알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자기 휴대폰의 맥 주소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맥 주소를 갖고 고객의 정체를 파악하는 영악한 방법이 분 명히 존재한다. 예를 들어 무료 와이파이를 쓰기 전에 메일주소로 회 원가입을 하라고 하면 고객의 맥 주소를 메일주소와 결부할 수 있다. 그러면 고객의 매장 내 활동과 온라인 활동을 연계하는 게 가능하다. 가령 메이시스 Macy's 온라인몰에서 스카프를 봤던 사람이 오프라인 매장에 들어오면 스카프 쿠폰이 지급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런 데이터가 CCTV와 결합되면 더 큰 폭발력을 발휘한다. 요즘 매장에 설치되는 신형 CCTV 중 일부 기종은 나이, 성별, 인종을 대략적으로나마 인식한다. 그뿐만 아니라 고객이 구체적으로 어떤 상품을 얼마나 오랫동안 보는지도 관찰한다. 이런 정보와 고객의 매장 내 동선 데이터, 온라인 구매 데이터가 합쳐지면 매장을 운영하 는 입장에서는 군침이 돌 수밖에 없다. 여기서 더 나가면 고객이 물건을 보다가 이동할 때 휴대폰의 푸시 알림push notification을 통해 맞춤형 쿠폰을 보낼 수도 있다. 물론 이것은 매장의 와이파이 네트워크에 접속한 고객에게만 가능할 것이다. 이 또한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이유가 된다.
- 서양 기업들은 성장 혹은 확장이 쉬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둔다. 광고 판매 (구글과 페이스북)나 휴대폰 판매 (애플)는 전 세계 어 디서든 동일한 전략이 통용된다. 전 세계의 모든 기업이 광고를 하기 원하고 전 세계의 모든 사람이 휴대폰을 사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양의 앱과 비즈니스 모델은 전 세계 어디서든 동일하게 작동하고, 지역별로 바꿔야 할 게 있다면 언어 정도다.  한편으로 중국 기업들은 물리적 인프라가 그리 좋지 않은 국가들에서 탁월한 결제와 배송 시스템으로 차별화를 이뤘다. 여기서 문제 는 나라마다 결제와 배송 환경이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 《이코노미 스트The Economist》의 표현을 빌리자면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에서 탁 월한 배송 능력을 갖춰 봤자 만 개가 넘는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 에서는 무용지물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이상적인 해법은 각국에 맞 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 기업은 현지인의 창업을 지 원하고 그렇게 탄생한 현지형 기업을 인수한다. 
두 전략 모두 뚜렷한 강점이 있다. 미국 기업은 그 가공할 확장성 덕분에 새로운 시장에 진입했을 때 빠르게 치고 나간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인도 시장에 들어갔을 때 이미 강력한 물류 인프라, 결제시스템, 브랜드 인지도, 많은 협력 업체를 거느리고 있었다. 한편으로 중국 기업은 각국에 맞는 상품과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함으로써 (당연히 확장은 어렵다) 어느 시장에는 안착할 수 있다.
물론 약점도 존재한다. 미국 IT 기업의 경우, 그 상품과 비즈니스 모델이 많은 국가에서 잘 통한다고 한들 어느 국가에도 완벽하게 부합하진 않는다. (구글이 구글고와 안드로이드고를 출시한 것은 기존의 구글 앱과 안드로이드가 인도에 완벽히 들어맞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중 국 기업들의 경우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들 간에 경쟁 구도가 형성되 는 경우가 많다. 알리바바가 동남아에서 투자한 전자상거래 스타트 업 토코피디아 와 라자다가 현재 여러 나라에서 맞대결을 펼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 망중립성이란 간단히 말해 ISP가 모든 데이터를 공평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어떤 데이터에도 특혜가 허용돼서는 안 된다. 특정한 영상, 트윗, 이미지가 더 빨리 전송되어서는 안 되고, 제로레 이팅의 경우처럼 더 저렴하게 제공돼서도 안 된다(그렇지 않으면 특 정한 데이터가 소비자에게 더 강한 매력을 발휘하게 된다). ISP는 기본적으로 인터넷 접속에 대한 지배권을 쥐고 있다. 우리가 인터넷에서 소비하는 콘텐츠는 모두 버라이즌이나 컴캐스트 같은 업체를 통해 전송된다. ISP는 막강한 힘을 갖고 있어 특정한 앱이나 웹사이트를 비호하기 위해 그 경쟁자의 데이터가 느리게 전송되 게 만들 수도 있다. 만약 ISP가 돈을 두둑이 챙겨주는 회사들의 편에 서서 운동장을 기울여버린다면 소비자로서는 큰 손해다. 그런 행태 는 인터넷의 개방성을 파괴하고, 혁신과 경쟁을 제약하며, 경제성장 을 둔화시킬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망중립성은 ISP가 잇속을 챙기기 위해 자행하는 3대 부당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다. 그 첫 번째는 '차단'으로, ISP가 노골적으로 트래픽을 차단하는 것 을 뜻한다. 제일 악명 높은 사례는 AT&T가 저렴한 데이터 요금제 가 입자들의 페이스타임 이용을 차단한 것이다.  가입자들에게 대놓고 돈을 더 많이 내라고 요구하는 격이었다. 페이스타임 데이터가 전적으로 AT&T를 통해 전송되는 이상 약정으로 묶인 가입자들은 페이스타임을 이용하려면 요금제를 업그레이드하는 수밖에 없었다.
어떤 웹사이트를 전면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너무 티가 나기 때문 에 많은 ISP가 좀 더 교묘한 수법을 쓴다. 바로 속도 제한'이다. 특정한 웹사이트, 주로 경쟁사의 웹사이트에서 콘텐츠가 느리게 전송 되게 만드는 것이다. 2013~2014년에 컴캐스트와 버라이즌이 넷 플릭스의 콘텐츠 전송 속도를 둔화시켰다. 40 아마도 자사의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띄우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속도 제한이 너무 심해서 넷플릭스가 양사에 돈을 지불하고 제한을 풀어야 할 정도였다.  컴캐스트와 버라이즌이 가입자를 볼모로 자사의 상품을 밀고 넷플릭스의 돈을 뜯어낸 것이다.
세 번째인 '대가에 따른 차별’은 ISP가 특정한 웹사이트와 계약 을 맺고 경쟁사 웹사이트보다 정보가 빠르게 전송되게 만드는 것이 다. 44 이처럼 ‘추월 차선'을 제공하는 수법이 최근 들어 차단과 속도 제한보다 많이 쓰인다. 제로레이팅이 대표적인 예다. 
- 제로레이팅은 ISP가 특정한 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보통은 앱 개발사로부터 거액을 받는 대가로 제공된다. 당 연히 해당 앱은 경쟁자보다 유리한 고지에 선다. 간단히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드라마를 몰아보려고 할 때 데이터가 차감되는 서비스와 그렇지 않은 서비스 중에서 무엇을 택하겠는가?
제로레이팅은 근본적으로 스타트업에 타격을 입힌다. 와츠앱, 페 이스북 메신저, 트위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버진미디어의 사례를 보자. 이 앱들을 개발한 거대기업은 그런 특혜를 누리기 위해 버진미디어에 큰돈을 낼 자금력이 된다. 하지만 새로운 메신저 앱을 야심차게 개발하는 스타트업은 당연히 그럴 처지가 안 된다. 그래서 돈 많은 경쟁자들보다 현저히 불리해진다. 일례로 직원이 200명에 불과한 동영상 사이트 비메오Vimeo는 티모바일의 모회사인 도이치 텔레콤Deutsche Telekom과 제로레이팅 계약을 유지할 여력이 안 된다. 고 호소했다.46 다시 말해 제로레이팅은 이미 IT 업계에서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대기업의 편에 서서 혁신을 저해하는 행위다. 특히 ISP가 무료를 내세워 자사의 상품을 밀어주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이 방면으로는 AT&T의 다이렉티비 나우 제로레이팅이 대표적인 사례다. 다이렉티비 나우는 제로레이팅을 등에 업고 사용 자를 울타리 안에 가두면서 경쟁자를 차단한다. 지금은 사용자에게 좋은 조건일지 몰라도 만약에 경쟁사가 모두 망한다면 AT&T가 제로레이팅을 철회하고 갈 곳 없어진 사용자에게 대폭 인상된 요금을 부과할지도 모를 일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에피센터, 웍스에서 유럽 30개국의 제로레이팅 실태를 조사해보니 제로레이팅이 금지된 국가에서는 데이터 요금이 꾸준히 하락했지만, 허용되는 국가에서는 요금이 상승했다. 
왜 그럴까? 통신사가 제로레이팅으로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으면 굳이 요금제나 네트워크 품질로 경쟁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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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

무자비한 알고리즘

IT 2021. 5. 15. 20:02

- 검증되지 않은 순수한 가설은 팩트로 여겨지지 않는다. 여러 번의 검증을 거쳐, 실험에서 반박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온 가설들만이 비로소 이론이 되고, 이 이론의 예 측이 통제된 반복실험에서 혹은 자연에서 여러 번 옳은 것으로 입증되어 야만 팩트로 받아들여진다. 이것이 바로 학문적 방법이다. 하지만 머신러닝 알고리즘 사용자들은 이런 학문적 방법을 무시하고, 처리 결과를 곧장 미래의 행동을 예측하는 데 활용한다. 팩트를 얻는 대신 그런 식으로 찾은 상관관계만 신뢰하는 것이 어느 때 충분하지 않은지를 이 책에서 차차 살펴보려고 한다.
- 고전적 알고리즘은 이처럼 의도치 않게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지만, 알고리즘 설계자가 고의로 드러내놓고 비윤리적인 알고리즘을 만들 수도 있다. 패스워드 피싱이나 개인정보 갈취, 혹은 하드디스크의 데이터를 인 질로 금전 요구 등을 일삼는 유해 소프트웨어들이 그런 경우다. 가령 당 신이 매번 자동차를 운전해서 어디를 갈 때 최소한 한 번은 유명 패스트 푸드 체인을 거쳐 가게끔 내비게이션을 구축하는 것은 내게 쉬운 일일 것 이다. 이런 특별한 내비게이션에 대한 수요가 아직 없을 뿐!! 일례로 2018년에 여러 항공사가 옆좌석에 나란히 앉아 가기를 원하는 승객들을 비교적 자주 갈라놓는 알고리즘을 투입하고, 그럼에도 일행이 함께 앉으려고 하면 추가요금을 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민간항 공국의 조사에 따르면 특히 라이언에어가 이런 비리에 연루되어 있다.  물론 라이언에어는 이를 부인했다. 일행을 따로 앉히면 승객들이 불편을 호소할 뿐 아니라, 비상시 탈출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왕립항공협회 항공운항 그룹은 보고서에서 그런 결론을 내리면서, 어떤 경우에도 가족은 함께 앉힐 것을 권고했다. 그런 일이 정말로 의도한 것이든 아니면 부주의 때문에 빚어진 것이든 간에, 최상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요망된다고 하겠다.
알고리즘을 비윤리적으로 활용한 가장 유명한 예는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일 것이다. 차량이 테스트상황인지, 실제 도로에 있는지를 감지하는 소프트웨어가 이런 조작에 활용되었다. 그리하여 시험상황에서만 여러 시스템이 켜지거나 꺼져서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했고, 실제 운행상황에서는 배기가스가 시험상황에서보다 여러 배 배출되었다. 이런 조작은 복잡한 배기가스 기술을 개발하는 비용을 절약해주고, 엔진 성능을 높여 운전체험을 향상시켜주었다. 그러나 이제 정확히 누가 알고리즘의 오류와 비도덕적 행동을 책임져야 할까? 특히 알고리즘 설계자들의 책임은 얼마나 클까?
- 고전적 알고리즘의 결과는 늘 특정 맥락 안에서만 이해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를 위해 첫째 운영화(O), 둘째 맥락를 수학 문제로서 모델링하는 것(M), 셋째, 알고리즘(A), 이 세 가지가 서로 협연한다. 는 걸 알고 있어야 한다. 모델링이 적절하지 않으면 알고리즘이 도출한 결과를 의미 있게 해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우리는 앞에서 그 예로 각 각의 출발시간과 도착시간을 고려하지 않는 철도 연결 모델링을 살펴보 았다. 이런 경우 알고리즘은 최단경로를 계산하지만, 결과를 실제에 적용 하기는 힘들다. 중요한 것은 이런 모델링이 문제제기에 따라서는 아주 이성적인 모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가령 한 역에서 다른 역으로 가는데 걸리는 최소 시간만 알고자 한다면(실제 소요시간과는 그다지 맞아떨어지지 않는) 이런 단순한 철도 연결 모델을 활용할 수 있다.
이번 장의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운영화를 통해 측정할 수 있게 수량화 된 개념이 다르게 운영화될 수도 있는지, 그리고 운영화가 개념의 중요한 측면들을 파악하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내비게이션의 경우 이것은 최단경로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었다. 가령 노선의 길이를 기준으로 할지, 예상되는 최단 소요시간을 기준으로 할지 말이다.
마지막으로 나는 알고리즘도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알고리즘이 해답의 특성이 명확히 정해진 수학 문제를 다루는 경우에는 이 해답이 진짜 맞는지를 점검할 수 있다. 경로가 정말 최단경로인지, 정렬이 모든 정렬 규칙을 정말로 준수하고 있는지를 점검할 수 있다. 그러나 휴리스틱의 경우는 대부분 이런 점검이 불가능한데, 많은 머신러닝 방법은 휴리스틱이다. 
- 추천 시스템은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대표적인 알고리즘이다. 머신러닝 방법을 활용한 것으로, 머신러닝은 과거의 데이터로부터 추론 을 해서 적절한 구조를 만들고 미래의 데이터를 위해 결정을 내린다. 머 신러닝의 모든 방법은 인공지능에 속한다. 그러나 현재 추천 시스템이 정 말로 똑똑할까?
온라인 시장이 막 태동했을 때 이 시장이 오프라인 시장을 위협할 거라고는 거의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특히나 전문점의 경우는 오프라인숍이 고객들에게 탁월한 맞춤 서비스를 해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소개한 기술을 사용하면서 상황은 변했다. 우리 대부분은 시간이 흐르며 온라인 숍이 얼마나 양질의 추천을 해줄 수 있는지에 혀를 내두르게 되었다. 어떻게 내가 언젠가 구입한 그 여러 가지 것들이 이렇게 중요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었을까 당황하게 되었다. 어쨌든 내가 책을 아주 많이 읽던 시기에는 튀빙겐 자연과학대학에 있는 나의 단골서점 '오지안더도, 나의 단골서점 직원도 내 독서에 발을 맞추지 못했다. 그때는 아마존의 천 재적인 이 책을 구입한 분들은 다음 책도 구입했습니다' 덕분에만 최신 서적을 찾아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찾으려 할 때면 아마존의 추천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낀다. 흥미로운 신간 서적이 종종 쓸데없는 책들에 묻혀 의미 없는 그룹으로 분류되어버린다. 동시에 다행히 굉장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알고리즘 추천을 뛰어넘는 흥미로운 발굴을 제시해주는 오프라인 서점들이 존재한다. 그리하여 나는 때로 기차 시간을 여유 있게 예약하고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의 슈미트&한 서점' 심리/IT/경제 코너에서 시간을 보낸다. 아니면 베를린에서 미팅 중간에 틈을 내어 얼른 '두스만으로 뛰어 들어가서는 두둑한 가방과 아이디어로 무장하고 나온다.
하지만 어쨌든 별로 신통치 않은 데이터 속에서 패턴을 인식하는 것이 바로 '인공지능'의 기본 속성이다. 인공지능 분야의 연구자들은 이런 접근 으로 지금까지 인간이 하던 과제들을 컴퓨터로 해결하게 하는 방법을 찾 고자 한다. 그리고 일단 그 일이 이루어지면, 기계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예전에는 상상도 못했다는 사실이 낯설게 여겨진다. 
- 그렇다면 누가 빅데이터 알고리즘의 결과들을 책임질까? 물론 나는 알고 리즘 설계자로서 순수한 결과, 즉 계산된 숫자에 책임이 있을 것이다. 내가 나의 넷플릭스 분석 알고리즘 같은 알고리즘을 프로그래밍한다면, 그 알고리즘은 내가 의도한 일을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나는 프로그래밍의 정확성을 책임진다. 하지만 이제 누군가 다른 사람이 그 알고리즘을 다른 데이터에 활용한다면, 알고리즘 설계자로서 내가 그 해석의 결과까지 책임져야 할까?
그런 경우 대부분은 데이터과학자가 참여하게 될 것이다. 데이터과학자는 여러 가지 데이터 분석 방법들을 잘 알고, 대부분은 결과들을 구체적으로 시각화시킬 줄도 아는 사람들이다. 한 기사에서는 데이터과학자의 역할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데이터과학자는 구조화되지 않은 데이터 쓰나미로부터 중요한 비즈니스 문제에 대한 답을 건져 올릴 줄 아는 사람들이다.
예전의 '통계학자'와 비슷하지만, 조금 더 힙하고, 데이터 분석에서 통 계학자와는 다른 목표를 지향하는 신생 직업이다. 통계학에서 데이터 분석의 목적은 설명하는 것이지만, 데이터과학에서는 데이터 안에서 새로운 패턴을 찾아내고자 한다. 그 밖에도 데이터과학자는 능동적으로 프로그래밍을 하고 자신의 분석을 시각적으로 구현해 의사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 빅데이터에 대한 접근은 그 자체로는 별로 신통치 않은 많은 정보를 활용해 최소한 통계적인 패턴을 알아내는 것이다. 통계적 패턴은 커다란 무리의 사람들에게만 적용될 뿐 개개인의 행동에 꼭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접근을 좀더 급진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머신러닝이다. 머신러닝은 과거의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아 새로운 데이터에 대해 결정을 내린다. 따라서 찾아낸 상관관계로부터 직접적으로 규칙을 이끌어내 예측에 활용한다. 가설 수립에서 직접 가설 활용으로 넘어가는 이런 방법이 정당한지는 실측자료를 도구로 한 테스트 데이터세트를 활용하여 확인할 수 있다. 학습한 규칙들이 테스트 데이터세트의 상황과 맞아떨어지면 머신 러닝을 통해 배운 것이 옳다는 의미다.
- 이로써 우리는 이미 이번 장의 주제에 다다랐다. 바로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지금까지 인간 특유의 것으로 여겨졌던 활동, 즉 인지활동을 떠맡는다고 하는 것이다. 이를 지적 활동의 자동화라고도 이야기한다. 인공지능이라는 개념은 오늘날 보통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컴퓨터로 하여금 보통은 인간이 해결하는 인지활동을 수행하게 하는 소프트웨어를 인공지능이라 일컫는다.
인공지능의 정의는 물론 여러 가지 문제를 보여준다. 첫 번째 문제는 과연 인지활동 혹은 인간 특유의 지적 행동이 정확히 무엇인가 하는 것이 다. 두 번째 문제는 목표에 도달하면 정의도 변한다는 것이다. 즉 컴퓨터 가 원하던 것을 할 수 있게 되면, 해당 활동은 컴퓨터가 할 수 있다는 이유로 덜 지적인 것이 된다. 그리하여 토비 월시는 움직이는 과녁'이라는 말을 했다.
- 기계학습 과정에서 많은 것이 수작업으로 즉 인간이 일일이 확인해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 그리고 많은 파라미터가 있음을 아는 것이 왜 중요할까?
이는 우리 모두가 기계의 판결에 내맡겨져 있지 않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기계는 그냥 단순히, 객관적인 방식으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순수 수학을 활용하지 않는다. 이것은 어떤 결정들은 틀릴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당신은 기계를 잘 모른다 해도 일부 질문에 함께 결정할 수 있고, 결정해야 한다. 스스로 그런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를 위해 스스로 기계가 되어 보자. 서포트 벡터 머신Support Vector Machine이 되는 것이다.
- 인풋 데이터가 첫 번째 층의 함수에 의해 처리되면, 그 결과는 다시금 두 번째 층에 인풋 데이터로 입력되고, 그 결과는 세 번째 층 함수의 인풋 데이터로 입력되는 식이다. 마지막 층, 즉 아웃풋 층은 청소로봇의 행동으로 이어진다. 즉 이제 로봇은 멈추든가, 좌회전 혹은 우회전하든가, 전진 혹은 후진하든가 하게 된다. 첫 번째 층의 수학 함수들은 원칙적으로 모든 인풋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데이터들에 각각 다른 가중치를 둔다. 어떤 함수는 카메라 영상을 주로 평가하고, 어떤 함수는 충돌센서 혹은 임의의 조합을 평가한다. 이렇게 가중치를 할당한 계산의 결과는 이제 두 번째 함수로 처 리되고, 다시금 0과 1 사이의 결과가 나온다. 이를 정규화 normalize라고 한다. 계산과 정규화로 이루어진 각각의 함수가 뉴런' 즉 신경세포다. 우 리의 신경세포도 다양한 센서 인풋을 얻고, 그런 다음 활성화되든지' (신호 전달), 비활성화되든지 하지 않는가. 그래서 1(활성화)과 0(비활성화) 사이의값으로 정규화된다. 그 밖에 신경세포들은 감각세포와 연결되어 있을 뿐 아니라, 서로서로도 연결되어 있다. 이것은 인공신경망에서 이전 층의 아웃풋이 다음 층의 인풋이 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또한 층 사이에서 인 풋에는 다시금 가중치가 할당되고 아웃풋 층은 청소로봇의 행동으로 이어진다. 그러면 그 값이 1에 근접하는 행동이 실행되고 보상 기능면에서 평가된다. 상황과 선택된 행동이 로봇이 빠르게 진행하고 추돌이 감지되 지 않는 것으로 이어지면, 이런 행동에 맞추어진(즉 이런 행동을 선택하도록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높은 값을 공급한) 세포들은 그런 행동에 기여했던 세포 들과 더 강하게 연결된다. 따라서 그런 행동에 긍정적으로 기여한 각 인풋의 가중치는 변한다. 올바르게 결정한 신경세포들을 위한 긍정적인 피드백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가중치가 정확히 어느 지점에서 얼마만큼 변하는가 하는 부분에 데이터과학자들의 기술이 개입된다. 데이터과학자들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동원해 신경망을 조절한다. 반면 행동이 더 낮은 속도, 혹은 측정가능한 충돌로 이어지면, 이런 행동에 이르는 가중치는 약화된다(부정적 피드백), 따라서 잘한 신경세포연 결은 과자를 받고, 그렇지 못한 연결은 엉덩이를 한 대 맞는 것이다. 좀 상궤를 벗어난 이미지였다. 대신에 좀더 인상에 오래 남기를, 삐딱한 것이 아름답다.
- 일방적인 피드백은 알고리즘 기반 의사결정 시스템을 훈련하는 데 나쁜 전제이다. 처음에 트레이닝 데이터가 적을 경우에는 특히 나 그렇다. 그러나 인간과 관련된 영역에서는 리스크나 성공 예측에 관한 한 일방적인 피드백만 존재하는 상황이 예외가 아니라 보통이다. 보통 알고 리즘 의사결정 시스템의 사용자들은 높은 리스크를 가진 사람들을 피하 고, 높은 성공잠재력을 가진 사람들을 찾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이른바 낮은 잠재력을 가졌다고 예측된 지원자들은 그들이 일을 잘 감당할 수 있 었다는 걸 증명할 길이 없다. 기계가 높은 리스크를 예측한 사람들은 그들이 대출금을 잘 상환할 수 있었음을 보여줄 길이 없다. 낮은 교육 잠재 력을 가진 것으로 예측된 아이들은 일찌감치 대학 진학을 포기하게 마련 이라, 그들이 대학 공부를 잘 해낼 수 있다는 걸 증명할 길이 없다.
따라서 이제 머신러닝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재범이나 테러위험 예측, 신용도 평가, 입사지원자 선발과 같은 지금까지의 예는 머신러닝을 투입하는 전형적인 예는 아니다. 그러나 머신러닝이 정말 잘하는 분야가 있다. 시스템이 인간보다 더 능력을 발휘하는 분야다. 
- 이미지인식은 이제는 완전히 기계의 손으로 넘어갔 다고 말할 수 있다. 이것은 무엇보다 두 가지 때문이다.
1) 인간은 몇 안 되는 카테고리에서만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약 3만 개의 뜨개질 패턴을 알고 있고, 어떤 사람은 모든 로봇팔을 구분할 수 있다. 그러나 모터와 버섯, 기각류, 뜨개 패턴을 동시에 똑같은 수준으로 아는 것은 그 누구도 불가능하다. 기계는 많은 카테고리들을 얼마든지 인식할 수 있다. 물론 카테고리를 추가하는 경우에는 기본부터 새로 학습해야 하지만 말이다.
2) 기본이 되는 사진 데이터뱅크와 실측자료, 즉 사진을 분류하는 카테고리들은 앞으로 더 개선되고 완전해질 것이다. 어느 순간 모든 모터 타입, 모든 균류, 모든 해양포유류, 모든 뜨개 패턴에 대한 해상도 높은 라벨링된 사진들이 모든 각도와 다양한 배경으로 존재하게 될 것이고, 이로써 기계의 정확성은 더 완전해질 것이다.
이런 상황은 학습하는 시스템에는 이상적이다. 세월이 흐르며 수백만 의 자원자들과 협업을 하면서 트레이닝 가능한 데이터가 마련된다. 이를 기초로 인류는 얼마 가지 않아 가령 생물종 다양성을 자동으로 조사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이것은 중요한 생태계에 대한 인간 개입의 결과를 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미지인식은 기계의 각종 자율행동과 감시카메라의 토대가 되기도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동물종과 기술적 산물의 사진들이 충분히 존재하게 될 것이며, 우리 중 거의 모두의 사진이 이미지 데이터뱅크 안에 들어가 있게 될 것이다. 자, 인공지능 시스템이 최소한 인간 전문가만큼 능력을 발휘하는 두 번째 예는 의학적 진단과 관련된 것이다.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특정 피부암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전문가 시스템은 인간이 만든 규칙들을 의사결정 나무(학습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구축한 의사결정 나무)나 데이터뱅크 같은 구조에 담는다. 그런 다음 의사결정 알고리즘으로 새 데이터를 이 결정규칙에 넣어 통과시킨다.
이로써 모든 의사결정 규칙과 그 규칙들이 내린 결정들은 인간 입장에서 왜 그런 결정이 나왔는지 늘 이해할 수 있는 것이 된다. 이런 경우는 학습 요소를 지닌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은 상황이다. 
한편 고전적 알고리즘이 존재하는 수학적 모델링을 할 수 있는 경우도 머신러닝 시스템을 활용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수학적으로 그 해답 을 계산하는 데 얼마나 오래 걸릴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겠지만, 가급적 이면 고전적 알고리즘을 우선 사용해야 한다. 그 방법으로 실제로 최적의 해답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머신러닝 알고리즘은 휴리스틱일 뿐임을 기억하라. 즉 해답을 찾으려 하지만, 그것이 최적임을 보장할 수 없는 행동지침일 따름이다.
- 머신러닝은 다음 조건이 충족될 때 기본적으로 성공적일 수 있다.
1) 양질의 방대한 트레이닝 데이터가(인풋) 있을 때
2) 측정가능한 실측자료, 즉 예측할 수 있는 것이(아웃풋 있을 때
3) 인풋과 예측할 수 있는 아웃풋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을 때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인간을 능가하는 면은 다음과 같다.
1) 임의의 데이터에서 상관관계를 찾을 수 있다는 점
2) 다양한 상관관계를 찾을 수 있다는 점
3) 약한 상관관계도 통계 모델에 집어넣어 유익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

추가적으로 다음에 해당될 때 머신러닝의 결과는 믿을 만하다. 
1) 인풋과 예측되는 아웃풋 사이에 인과관계가 알려져 있어 관계자들이 쉽게 합의할 수 있는 명확한 인풋 데이터가 존재할 때
2) 두 가지 오류 유형(위양성/ 위음성 결정)에 대해 가급적 많은 피드백이 있을 때. 그로써 지속적으로 품질을 측정해 통계 모델을 역동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3) 모든 관계자들이 쉽게 동의할 수 있는 명확한 품질 척도가 있을 때
- 머신러닝은 플랜 B일 따름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플랜 A가 없을 때가 많다. 당면한 많은 문제는 고전적 알고리즘으로 해결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계속해서 인간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거나, 인간과 기계가 함께 해결책을 찾아나간다는 대안은 남는다. 좋은 해결이 무엇인지를 사회가 함께 모색하는 것은 중요하다. 아무도 우리에게서 이런 결정을 앗아갈 수 없다.
- 인간에 대한 알고리즘 기반 의사결정 시스템에서 대부분의 결정은 현재와 미래의 행동에 관계된다. 이 사람이 근무에 적합한 자질이 있 는가? 대출금 상환을 할까? 테러리스트일까? 여기서는 100퍼센트 옳은 결정규칙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기계의 결정은 늘 통계적 특 성을 띨 수밖에 없다. 어느 개인이 특정 행동을 할 위험성은 그와 비슷한 사람들 내지 그와 비슷한 행동을 보였던 사람들을 기준으로 표시된다. 그 로써 인간행동의 리스크 예측은 힘든 것으로 악명이 높다. 기계가 누군가 의 재범 위험값이 70퍼센트라고 말하면, 이것은 그가 어느 범행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의 70퍼센트를 유발하고, 70퍼센트만큼 징역형을 살아야 한 다는 뜻이 아니다. 인간은 범행을 저지르거나 저지르지 않거나 둘 중 하나다. 70퍼센트의 절도나 폭행은 없다. 그런 결과는 통계적 표현이다. 너와 비슷한 사람들의 70퍼센트가 범행을 저지른다'고 하는 것이다. 그 사 람과 닮은 집단은 알고리즘이 정한다.
알고리즘 기반의 의사결정 시스템은 이런 알고리즘적 연대책임으로 개개인의 위험평가를 그룹의 위험률로 대신한다. 이로써 알고리즘적으로 정당화되는 편견이 생겨나는 것이다.
- 기계가 내놓은 결과들을 해석하고 책임성의 긴 사슬에서 행동을 선택할 때에야 비로소 어떤 시스템이 사회적으로 어떤 유익이 있는지를 규정할 수 있다. 지난 장에서 나는 인풋 데이터에 이미 포함되어 있는 차별이 사회적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음을 이야기했다. 열악하게 만들어진 지원자 평가 시스템, 이미지인식 혹은 음성인식, 구인광고의 분배 등. 그러나 이것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자연법칙이 아니다. 알고리즘이 대량의 데이터 안에서 부당한 차별을 발견하는 데 도움을 준다면, 그것을 활용할지 말지는 사회적 결정이다.
- 알고리즘 기반 의사결정 시스템의 개발과 활용에서의 윤리적 문제들
* 데이터: 어떤 사회적 개념을 어떻게 운영화했는가? 전체적으로 어떤 데이터를 활 용했는가? 이런 데이터의 질은 얼마나 높은가? 누가 실측자료를 정의하는가?
* 방법: 어떤 유형의 알고리즘을 사용했는가? 데이터의 양이 적합한가, 아니면 데이 터에 굶주리는가? 알고리즘이 오류에서 안전한가? 거기서 나온 통계 모델이 인간 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인가?
* 품질 척도와 공평성 척도: 어떤 품질 척도와 공평성 척도를 사용했는가? 그것을 각각 누가 결정했는가?
* 데이터 입력: 데이터 입력에서 어떤 오류가능성이 있는가?
* 해석: 결과가 정확히 어떻게 제시되는가? 누가 그것을 해석하는가? 사람들이 관련 교육을 받았는가? 품질 척도의 값이 알려져 있는가? 이런 척도의 의미를 명확히 의사소통했는가?
* 행동: 누가 최종결정을 내리는가(행동하는가? 기계가 자율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가? 아니면 그 뒤에 추가로 인간 결정자가 존재하는가?
* 피드백: 피드백이 쌍방인가, 일방인가? 피드백을 측정할 수 있는가? 어떻게 측정 하는가? 시스템이 어떻게 개선되는가? 더 중요한 목표에 대해, 기계의 활용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사회적 목표를 누가 정했는가? 목표 도달을 어떻게 측정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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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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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일즈포스가 정의하는 마케팅 관점의 고객의 시대 10가지 특징

1) 고객의 손끝에서 무제한의 컴퓨팅 파워를 즉시 활용할 수 있다.

2) 모바일은 전 인류를 연결하는 단일 플랫폼이다.

3) 소셜 네트워크는 아이디어와 정보가 실시간 소통되는 온라인 모임 공간이다.

4) 데이터 사이언스와 애널리틱스는 미래를 예측하고 과거의 것을 배우는 데 도움을 준다.

5) 자동차에서부터 가전기기까지 모든 것을 사물인터넷으로 연결한다.

6) 고객은 요구사항이 일관되게 충족되기를 바랄 뿐, 어떤 서비스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7) 고객담당자는 혁신적인 변화를 위한 커다란 기회를 맞게 되었다.

8) 고객과의 상호작용은 모두 개인화되어야만 고객의 실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

9) 고객이 하는 모든 일들에 대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10) 더 많은 고객사의 임원들이 이제 변화할 시간이라고 말하고 있다.

- PaaS와 SaaS 형태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일즈포스는 고객관계관리 업무를 프로세스화하고 시스템화하면서, 기업의 업무환경이 바뀌어도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플랫폼 기반 서비스를 창조해냈다. 개발 자는 PaaS를 통해 영업부문의 요구를 반영한 시스템을 정기적으로 개발하거나 수정할 수 있고, 서비스 이용자(영업사원)는 SaaS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접속하여 업무를 볼 수 있다. 만약 영업사원의 업무 방식이 변경될 경우 시스템 또한 그 변경을 반영하므로, 영업사원은 최신의 프로세스와 일하는 방식으로 계속 업무를 할 수 있다. 즉, 세일즈포스가 클라우드 기술의 속성을 통해 지향하는 서비스는 크게 3가지 방향이다. (1) 비즈니스 요구의 빠른 변환, (2) IT기술의 지속적 최신성 유지, (3) 효율적 IT 비용(전통적 개 발 대비 낮은 총비용).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에는 비즈니스 니즈와의 결합(Fit)이 중요하다. 국내외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 중 우리 기업에 가장 적합한 것을 찾으려면, 비즈니스의 니즈를 먼저 정의하고 이에 따라 제공받을 수 있는 IT 서비 스를 구해야 한다. 클라우드 서비스와 접목될 때 정말 업무 효과가 높아질까를 우선 검토해야 한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고객관계관리 업무처럼 지속 적인 업무 변화와 이를 반영한 시스템화가 필요한지를 파악하라는 얘기다. 잦은 부서 변동을 고려한 사용자별 비용집계가 필요한지, 다양한 모바일 디바이스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최신 기술 유지가 필요한지 등 다양한 관점에서 기업의 현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 

- 영업활동의 견실함은 바로 다음 질문에 얼마나 잘 대답할 수 있느냐가 될 것이며, 아래 질문은 세일즈포스의 근본 사상과도 일맥상통한다.

1. 양질의 비즈니스 기회가 지속적으로 창출되고 있는가? 

2. 회사가 가진 비즈니스 기회의 성공률은 얼마나 되는가? 

3. 경쟁사에 비해 성공률이 높거나 그렇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4. 계약 성공률을 높이는 데 필요한 개선 활동은 무엇인가? 

5. 회사 차원에서 어떤 비즈니스 전략으로 대응할 것인가? 

6. 지역 품목 서비스별 매출 트렌드가 완만한 성장곡선을 유지하는가? 

7. 영업사원을 평가할 때 매출 이외 영업활동도 평가하는가?

- Sales Cloud 적용을 통한 영업 혁신의 지향점

1) 과거의 낡은 소통 방식을 바꿔라. 플랫폼 안에서 소통하고 공유하라.

2) 모든 보고와 문서작성을 간소하게 줄이고 고객 접촉 빈도를 늘려라.

3) 얼마나 잠재기회를 많이 만들고, 유의미한 사업기회를 만들어 내는지 과정을 함께 평가하라.

4) 기존 고객 히스토리를 분석하고 새로운 인사이트를 찾아라.

5) 모바일을 통해 현장중심으로 영업하라. 실시간으로 본사의 지원을 받아라.

- IT 실무라는 관점에서 사전에 준비 점검할 사항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 다. 그러니까 아래 7가지는 프로젝트 준비 시 반드시 고려할 사항이다.

(1)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에 따른 기존 보안정책과의 상충 부분 이해 

(2) 세일즈포스에서 사용되는 콘텐트 및 파일, 모바일에 대한 보안정책 적용 방법 

(3) 세일즈포스 사용 용량, 오브젝트(기능)의 수, 라이선스의 종류, 개발플랫폼의 사용유무 

(4) 세일즈포스 적용 대상 부서의 규모와 추진 방식(일괄 혹은 단계적) 

(5) 세일즈포스 환경에서 국가별 대륙별 보안정책을 기업 상황에 맞게 적용할 방법(중국 개인정보 보호, EU의 개인정보보호법 대응 가이드라인 등에 대한 회사별 대응책 필요) 

(6) 세일즈포스가 적용되었을 때 현업 실무자와 IT 운영자의 역할 그리고 향후 운영 방법 

(7) 기존 시스템과 연계되는 인터페이스 대상과 방식

- “Information is the oil of the 21st century, and analytics is the combustion engine."

"정보는 21세기의 원유이며,분석은 그걸 태우는 연소기관이다.” (피터 존더가드 가트너 리서치)

- “In this age of the customer, the only sustainable competitive advantage is knowledge of and engagement with customers."

"지금과 같은 고객의 시대에서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는 오로지 고객에 대한 지식과 고객관계뿐이다." (포레스터 리서치)

- Sales Cloud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놀랐던 점은 너무나 많은 기업의 영업방식이 아직도 개인 역량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경험 많고 유능한 영업사원은 자신만의 고객 프로파일을 갖고 있으며, 매일 시장정보와 상권정보를 탐색 분석하는 나름의 방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구글링이나 인터넷 검색으로 잠재고객을 발굴하고 있으며, 회사의 역량으 로 영업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자료를 찾아 출력한 다음, 사무실을 찾아가 담당자와 일단 부딪혀보는 식으로 영업을 수행한다. 흔히 영업에서 많이 활용하는 기업정보 DB인 크레탑(http://www.cretop.com)이나 해외기업 정보 DB인 D&B Hoovers (http://www.hoovers.com)조차 활용하지 않는 경우도 흔히 보았다. 영업을 잘하려면 좋은 기업을 골라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거래하기 나쁜 기업도 걸러내야 하지 않겠는가? 잘 만들어진 고객 DB가 있는 회사와 없는 회사, 애당초 영업의 기초 체력이 다르다. 

세일즈포스를 소개할 때 가장 강조하는 기능면의 장점은 고객에 대한 360도 뷰(View)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한 고객을 중심으로 다양한 정보 를 연결해 한 페이지로 요약 정리해서 보여준다는 콘셉트. 하긴 기존에 전혀 없던 새로운 방식은 아니다. 하지만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어떤 기술로 도 구현 가능한 고객 360도 뷰는 고객 관점으로 일하는 출발점이 된다. 세 일즈포스는 정보의 시작을 고객으로 보고 Account 화면에 고객과 관련된 모든 데이터가 축적, 소통, 분석되도록 하고 있다.

- 지금 회사의 CRM 서버에 접속해보라. 고객정보 중 얼마나 최신의 내용이 기록되어 있는가? 미팅 결과를 문서로 저장해놓을 수는 있지만, 문서는 이미 파워포인트나 워드나 한글 프로그램에 종속된 정보일 뿐, 데이터가 아니다. 결국 디지털로 기록되더라도 분석과 내용 조회가 불가능한 정보가 된다. 그래서 적어도 고객과 관련한 업무를 다루는 부서의 커뮤니케 이션은 더구나 기록 가능한(사내 메신저나 SNS 같이 정보 축적이 가능한) 형태 가 되어야 한다. 페이스북에서 친구를 팔로우하듯이 고객을 팔로우하면 자 동으로 고객의 최신 정보가 실시간 알림으로 전달된다. 그런 알림을 보고 친구에게 댓글을 다는 것처럼, 소통 그 자체가 고객의 히스토리로 기록되 어야 한다. 이렇게 소통 수단 방식만 바꿔줘도 한 순간에 고객중심의 히스 토리 정보를 가진 회사가 된다. 하지만 가장 무서운 것은 기존의 커뮤니케 이션 습관이다. 이것을 바꾸는 것이 세일즈포스를 구축하는 일보다 훨씬 어렵다.

- 생각해보자. 유튜브 기능이 마음에 안 든다고 유튜브가 제공하는 동영상 기능을 새로 만드는가? 구글의 검색기능이 안 좋다고 나한테 맞는 검색 기능을 다시 만드는가? 아니다. 마찬가지로 세일즈포스를 플랫폼으로 이해한다면, 플랫폼 자체의 서비스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기존 시스템이나 방식을 거기에 적응시켜야 한다. 이런 과정 없이 기존에 써오던 익숙한 시스템 방식대로 만들거나 세일즈포스 플랫폼을 맘대로 손본다면, 자체 개발보다 더 불편하고 더 비효율적인 시스템을 갖게 될 뿐이다. 

플랫폼은 고객이 이용하는 부분 외에도 그 이면에서 플랫폼 기업이 관리하고 제공하는 영역이 별도로 존재한다. 세일즈포스를 단순히 IT 개발 도구로 인식해 도입한다면, 플랫폼 서비스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새로 만든 시스템 간의 연결성은 끊어진다. 

- 세일즈포스는 글로벌 표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개발자를 위한 표 준 규약인 OWASP(Open Web Application Security Project)를 통해 지침을 제 공한다. OWASP는 웹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때 지켜야 할 10가지 지침이 다. 세일즈포스는 PaaS 형태로 플랫폼 내 개발 기능을 함께 서비스하고 있 기 때문에, 개발자를 위한 규정과 지침도 모두 제공한다. 

우리가 이용하는 서비스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알아가는 것은 중요하 다. 공개가 필요한 범위는 각 기업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구글처럼 오픈소 스 기반으로 상생 협업하는 구도도 있지만, 특정 제품을 개발한 노하우와 소스의 공개는 없어도 제3의 기관을 통해 신뢰성을 검증 받아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도 있다. 필요한 자료를 요청할 때도 이런 서비스 차이를 이 해하고 접근해야 한다.

우리가 프로젝트를 하면서 안타까운 순간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플랫폼이 가진 여러 제약이다. 15만 기업이 사용하도록 만들 려면 기능의 표준화가 필요하다. 진화 중인 플랫폼이다 보니, 고객사에 꼭 필요한 기능이 미미한 경우도 없지 않다. SI형이었다면 직접 개발이라도 하겠지만, 정해진 서비스를 사용해야 하는 SaaS 모델이므로 주어진 기능 내 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그런 한계가 있다.

둘째는 고객사의 시스템이 신뢰할 만한가의 문제다. 세일즈포스 아키텍처를 요청하는 기업 중에는 자사 시스템이 비표준으로 개발되어 세일즈포스와의 연계(Interface)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한 번 로그인으로 여러 사 내 사이트를 이용하는 SSO(Single Sign On) 서비스 표준을 준용하지 않거 나, 한국의 보안규정만 지키다보니 유럽-미국 진출 시 새로이 준비해야 할 경우도 생긴다. 한국형-사내형 기술로 포장된 시스템이 많아 글로벌 표준과 상충하기 쉽다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시스템의 신뢰성과 사내 정책이 없어서 혼란이 생긴다. 세 일즈포스가 준용하고 인증 받은 개인정보보호와 보안은 시스템 및 서비스 에 대한 제공자 관점의 신뢰성이다. 즉, 제품으로서 하자나 문제가 없다는 뜻일 뿐이다. 그런데도 SaaS 제품을 구매한 고객은 자사의 보안정책과 규정까지 모두 저절로 준용되는 것으로 오해한다. 제품 구매 이후, 고객의 정 보를 어떻게 수집 관리 저장할 것인가는 고객사의 정책 문제다. 세일즈포스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은 정보 표준을 세일즈포스에 요구할 것이 아니라(세일즈포스는 이미 나라마다 인증을 받은 상태다. 추가로 필요하다면 제품에 대해서 는 세일즈포스가 인증을 받을 것이다), 우리 회사가 글로벌 표준을 준수하는지, 국가별 정책을 준용하는지, 검토해서 이에 대한 정보보호 정책을 준비해야 한다.

- 가장 좋은 방법은 SaaS 형태로 제공되는 본연의 기능을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세일즈포스를 이용하고 있는 크고 작은 15만 기업 중 그런 기능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각자의 경영 환경에 맞추어 조금씩 다르게 사용한다. 최소한 고객관리 정보에 필요한 필드 값이라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세일즈포스는 이와 같은 각사의 업무 및 시스템 환경을 고려해 SaaS 외에 개발자를 위한 PaaS도 함께 제공한다.

세일즈포스를 우리 회사에 적용하는 방법은 크게 다섯 가지로 요약 할 수 있다. 표준설정(Standard Configuration)은 만들어진 기능에 설정 값을 바꾸어 화면을 만드는 것이다.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Workhow Automation) 는 비즈니스 로직을 반영해 화면을 구성하는 방식이며, 기본 설정과 함께 SaaS로 제공되는 기본 기능을 그대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는 어떤 형태 로 화면을 만들건 플랫폼 내 기능과 속성을 그대로 이용하기 때문에, 세일즈포스가 주는 서비스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만약 우리 회사에만 필요한 기능이 있다면 일부 자체 개발을 반영하 는 세일즈포스 프레임워크 기반 개발과 Full Page 개발을 통해 구현할 수 있다. 여기부터는 자체 개발로 인해 세일즈포스 플랫폼과의 관계가 분 리되게 된다. Full Page 개발은 세일즈포스 개발 언어를 통해 직접 전체 기능을 개발하는 방법으로, 기존 SI형 자체 개발과 같아진다. 이 두 방식은 플랫폼과의 관계가 분리됨으로써 매년 3회 플랫폼 업그레이드 시 추가 개선되는 기능을 이용하는 데 제약이 생길 수 있다. 플랫폼과 분리 정도가 심할수록 향후 비즈니스 요건 변경 및 운영 시 유지보수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SI형 개발과 같이 시스템 구축 후 별도 운영, 유지보수를 통해 기능을 추가 개발하거나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 AppExchange는 세일즈포스의 앱 스토어다. 필요한 상용 기능을 내려 받아 설치해 바로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다만 이 앱은 전 세계 개발 파트너들이 자체적으로 만들어 상용화한 것으로, 세일즈포스와 별도로 비용을 내고 운영 관리해야 한다. 세일즈포스 프로젝트팀은 이런 고려사항을 숙지해 비즈니스 요구와 IT 시스템화 가능성을 조율하고 분석, 설계, 개발, 테스트를 진행해야 한다.

- B2B 및 전문직 영업에서는 잠재고객을 확보하고 Account로 전환하는 Pipeline 관리가 중요하다. 웹사이트, SNS, 이메일 등 온라인으로 방문한 고객에 대해 정보입력 Landing Page'에서 정보를 수집한다. 또는 영업사 원이 세미나, 박람회, 협회 모임 등을 통해 잠재고객들을 모으기도 한다. 우리 회사에 적합한 잠재고객 정보를 생성하고 관리하는 것이 영업 파이프 라인의 시작이다. 영업사원은 고객에게 받은 명함에서 회사명, 부서, 연락처 등의 기본 정보를 확보하게 되고, 세일즈포스의 Lead' 기능을 통해 이를 등록한다. 잠재고객 단계는 고객 코드나 ID 없이 고객정보를 관리할 수 있으며, 잠재고객 으로부터 문의가 오거나 요청한 사항이 있으면 간단한 정보를 기입하여 그 소통 내역을 기록해야 한다.

영업 담당자와의 대화를 통해 실제 제품이나 서비스에 관심을 보이는 잠재고객에 대해서는 Account 전환 작업을 진행한다. 실제 고객이 될 가 능성이 50% 이상이라 판단되고 영업 자원(시간과 노동)을 할당할 가치가 있 다고 생각되면, Account로 전환해 고객계정을 부여한다. 현장에서 어떤 제 품-서비스에 대한 정보나 견적을 요청할 때 Account로 전환하기도 한다. 해당 고객과의 첫 번째 거래 과정을 세일즈포스는 'Opportunity 라고 하며, 잠재고객이 Account로 바뀔 때 고객계정, Contact, Opportunity 등의 정보가 자동으로 생성된다. 그런데 대기업에서 ERP에 등록할 고객계정을 생성할 경우는 더 상세한 영업 정보가 필요하므로 ERP 고객정보와 연동하 기 위해 Account 전환을 한 단계 더 나누어 관리하기도 한다.

- 등록된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사원은 이제 활동을 시작한다. Account 정보 생성시 등록된 고객 요청사항을 확인하고 방문 일정을 시스템 상 달력으로 예약한 뒤, 준비사항 등을 메모로 기입한다. 회사소개서나 사업자 등록증 등 지원 부서에 요청할 것이 있다면 Chatter를 통해 요청하고, 요청 사항은 Event에 등록해 방문 전 알람이 오도록 설정한다.

이어 고객을 면담한 영업 담당자는 미팅 내용을 면담록에 작성한다. Account 메뉴에서 해당 고객을 검색하면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다. 면담 후 템플릿으로 감사 메일을 불러와 구성하고, 세일즈포스 메일을 통해 고객에게 제품소개서와 함께 발송한다. 내가 보낸 메일 정보와 시간은 활동 으로 집계돼 영업활동 정보에 자동으로 반영된다.

우리 회사의 영업팀장은 영업사원의 활동 현황을 대시보드에서 파악 한다. 누가 어떤 고객을 어디서 만나는지 일일이 체크하지 않아도 그날과 그 주의 주요 진행상황을 아침마다 파악할 수 있다. 영업사원 또한 어제 등록한 점검 업무가 지연되는 경우 알람으로 표시하여 챙길 수 있으며, 본인 이 할 일, 금주의 매출 목표를 대시보드에서 확인하고, 오늘 만날 고객 목 록과 일정을 참조해 다시 활동을 시작한다.

전문직의 경우는 대체로 영업사원과 팀장의 활동을 본인이 직접 수행하지만, 소수의 직원이 있다면 지원부서처럼 Chatter를 통해 그 직원에게 업무를 지시한다. 그리고 이벤트 기능에 업무지시 사항, 완결 일자, 담당자 등을 지정 등록하면, 그 날짜가 오기 전 알람 설정으로 진행상항을 관리 할 수 있다.

모든 활동이 완료되면 그 결과(계약)와 매출 정보는 시스템에도 기록된다. 이 정보를 통해 영업담당자는 전체 고객(잠재고객+실 고객) 중 실 고객수가 기간별로 어떻게 변하는지, 유입되는 잠재고객과 이탈하는 고객은 어떤 상황인지, 리포트로 파악할 수 있다. 특정 기간별, 지역별, 업종별 고객 을 구분하여 비중을 파악하고, 별도 산식으로써 고객유형별 매출기여도까지 리포트를 통해 분석할 수 있다. 주요 제품 서비스별, 영업담당자별 매출정보를 파악해 다음 기간 영업에 어떻게 반영할지도 결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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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경제지도

IT 2021. 5. 2. 10:59

- 긱 이코노미 부상
'긱(Gig)'은 사전적으로 소규모 회장에서의 연주회를 뜻합 니다. '긱'이란 단어는 1920년대 미국의 재즈 공연장 부근에서 단기계약으로 연주자를 필요에 따라 섭외해 공연한 데서 유래했지요. 이후, '기'이란 단어에는 '임시로 하는 일'이라는 의미가 담겼습니다.
긱 이코노미(Gig Economy)는 기업이 필요에 따라 단기 계약직이나 임시직으로 인력을 충원하고 대가를 지불하는 형태의 경제를 의미합니다. 과거에는 각종 프리랜서와 1인 자 영업자 등을 포괄하는 의미로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온라인 플랫폼 업체와 단기 계약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를 의미하는 단어가 됐습니다. 
- 블록체인은 기본적으로 정보를 저장하는 IT기술입니다. 정보를 저장하는 저차원의 기술 중 하나가 USB입니다. 또 다른 방법이 클라우드입니다. 제가 자료를 USB에 담지 않고 '나에게 메일 보내기'로 자료를 첨부해서 이메일로 보내놓고 현장에서 이메일을 열어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그건 바로 클라우드에 저장했기 때문에 가능한 겁니다. 또 다른 정보 저장 방법이 바로 블록체인입니다.
기억해야 할 블록체인의 특징은 두 가지입니다. 블록체인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두 가지 특징 때문입니다. 첫 번째는 바로 조작이나 허위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두 번째 특징은 중개자가 필요 없다는 것입니다. 단체 카톡방 안에서 약속을 정했기 때문에 나중에 딴말을 못 하는 겁니다. 정보를 모두와  공유했기 때문에 조작이나 허위가 불가능합니다. 
- 내부 업무에 RPA를 도입해 업무처리의 효율성을 높인 대표적 기업으로 골드만삭스를 꼽을 수 있습니다.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신속하고 정확하게 금융시장을 분석하기 위해 인공지능 분석업체인 켄쇼(Kensho)에 약 1,500만 달러를 투자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켄쇼의 인공지능 검색 알고리즘을 통해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기업실적 및 신제품 발표, 주가동향 등 금융시장 내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RPA 적용을 통해 숙련된 애널리스트 15명이 4주 동안 걸리는 복잡한 금융데이터 분석을 단 5분만에 처리할 수 있을 정도로 기존 업무처리의 속도를 놀랍도록 향상시켰습니다.
- 신기술 개발의 대표적인 사례가 벡텔의 레드힐스 프로젝트입니다. 미국 미시시피에서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대규모 광산 발전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였지요. 벡텔은 레드힐즈 건설의 구매조달 프로세스에 RFID기술을 도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는 무선 주파수(RF, Radio Frequency)를 이용하여 물건 또는 사람 등의 대상을 식별(IDentification)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을 말합니다.
당시 건설현장에서는 건설자재의 입고, 재고, 출고와 같은 정보 관리는 사람이 직접 수집하여 기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수집된 건설자재의 정보는 신뢰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또한 건설자재와 이에 관한 정보가 표준화된 방식 없이 건설현장에 제공됐기 때문에, 건설자재의 필요한 정 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가 없었고, 많은 인력과 시간이 소요되고 있었습니다.
이에 벡텔은 건설 중에 사용되는 파이프 스풀(Spool), 서포트(Support) 및 행거(Hanger) 같은 자재에 IC칩을 등록시 켜 실시간으로 위치 파악 및 추적 관리를 할 수 있는 시스템 을 구축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벡텔의 레드힐즈 건설공사 를 대상으로 미국 건설산업연구원이 효율성을 분석한 결과 평균 30퍼센트(100 행거 당 159분)의 작업시간이 단축되는 효과가 나타났고 재고관리 및 재작업비용 절감과 자재의 추적 및 재고관리도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 IoT를 구성하는 3대 기술이 있는데, 첫째는 센싱 기술이다. 전통적인 온도·습도· 열·가스 · 조도 초음파 센서 등부터 원격 감지, SAR, 레이더, 위치, 모션, 영상 센 서 등 유형 사물과 주위 환경으로부터 정 보를 얻을 수 있는 물리적 센서까지를 포 함한다. 물리적인 센서는 응용 특성을 좋게 하기 위해 표준화된 인터페이스와 정 보 처리 능력을 내장한 스마트 센서로 발 전하고 있다. 또한 이미 센싱한 데이터로 부터 특정 정보를 추출하는 가상 센싱 기능도 포함되며 가상 센싱 기술은 실제 IoT 서비스 인터페이스에 구현된다. 기존의 독립적이고 개별적인 센서보다 한 차원 높은 다중(다분야) 센서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한층 더 지능적이고 고차원적인 정보를 추출할 수 있다. 
둘째, 유무선 통신 및 네트워크 인프라 기술이다. IoT의 유무선 통신 및 네트워크 장치는 기존의 WPAN(Wireless Personal Area Networks), WiFi, 3G-4G LTE, Bluetooth, Ethernet, BCN, 위성 통신, Microware, 시 리얼 통신, PLC 등 인간과 사물, 서비스를 연결할 수 있는 모든 유무선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셋째, IoT 서비스 인터페이스 기술이다. IoT 서비스 인터페이스는 IoT의 주요 3대 구성 요소(인간 · 사물·서비스)를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응용 서비스와 연동하는 역할 을 수행한다. IoT 서비스 인터페이스는 네트워크 인터페이스의 개념이 아니라 정보를 센싱, 가공·추출 처리, 저장, 판단, 상황 인식, 인지, 보안·프라이버시 보호, 인증 인가, 디스커버리, 객체 정형화, 온톨로지 기반의 시맨틱, 오픈 센서 API, 가상화, 위치 확인, 프로세스 관리, 오픈 플랫폼 기 술, 미들웨어 기술, 데이터 마이닝 기술, 웹 서비스 기술, 소셜네트워크 등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인터페이스(저장, 처리, 변환 등) 역할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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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로 생각하라

IT 2021. 4. 18. 18:50

- 문제는 많은 조직들이 디지털 기술 그 자체를 디지털 전환으로 착각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도입하는 디지털 기술은 디지털전환의 필요조건일 뿐 그 자체가 아니다. 마치 배트와 글러브가 야구라는 스포츠에 꼭 필요한 장비이지만 그 자체가 야구는 아닌 것과 같다. 같은 맥락으로 기업의 새로운 홈페이지나 앱, IT시스템, AI, 머신러닝, VR, AR 등은 자주 인용되는 디지털 전환의 도구들이지만 비싼 돈을 내고 이런 기술을 도입한다고 해서 디지털 전환에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디지털 전환은 transformation 이라는 단어가 보여주듯 조직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다. 그리고 변화의 방향은 기업이 추구하는 고유한 가치에서 시작한다. 나이키의 기업 미션은 운동을 하는 모든 사람에게 영감을 제공하고 성과를 높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 수수료 없는 주식거래를 개척한 로빈후드의 미션은 모든 사람의 재무관리를 민주화하는 것이다. 자신 의 미션을 수행하기에 적절한 데이터와 기술을 결합해 변화된 디지털 세상에 꼭 필요한 가치를 만들어내는 능력이야말로 기업의 강력한 성공요인이다.
- 데이터 확보를 위한 기업들의 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페이스 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 이른바 'FANG'으로 대표되는 디 지털 기술기업들이 고객과 직접 접촉해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여 태생적으로 경쟁력을 갖는다는 것은 일견 당연해 보인다. 그렇다면 기술기업이 아닌 여타 다른 기업들은 어떻게 고객접점을 확보하고 데이터를 모을 수 있을까? 디지털 기술기업에게서 배울 점은 많지만 여타 다른 기업들은 이들과 출발선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태생적으로 정보기술과 디지털 기술에 기반하지 않은 전통적인 기업들은 데이터 확보를 위한 경쟁에 어떻게 나서야 할까?
최근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이나 자영업자들도 디지털 전환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세일즈포스(Salesforce)나 스퀘어(Square) 같은 기업들은 고객사 에 거래와 데이터 수집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세일즈 포스는 '데이터 과학과 인공지능의 민주화'라는 미션을 가지고 중소기업의 IT 관리를 지원한다. 쇼피파이(Shopify)라는 기업은 소형 온라인 스토어를 만들고 창업하는 과정에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들 기업을 활용하면 한 번에 큰 비용을 들이지 않더라도 구독 방식으로 데이터 관리는 물론 기업 활동에 필요한 솔 루션을 제공받을 수 있다.
내 기업의 데이터를 외부에 의존하는 것이 이상적이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창업 초기 단계이거나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외부 서비스를 활용해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면 전략적으로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 스타벅스의 디지털 고객경험을 만들어낸 사이렌 오더의 핵심 기술은 비콘(Beacon)이란 근거리 무선통신 장치 기술이다. 블루 투스 기반의 비콘을 고주파 방식으로 향상시켜, 고객의 앱에서 인근 스타벅스 매장에 설치된 비콘으로 주문과 결제가 가능하도 록 만든 것이다. 디즈니 매직밴드의 RFID가 그랬듯이 비콘 또한 그리 복잡한 기술은 아니다. 다만 매장에 긴 줄이 생기는 부정적 인 고객경험을 줄여주기 위해 해결방안을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된 상용 기술이다.
이처럼 혁신적인 고객경험을 만든 사례를 보면, AI처럼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기술을 사용해 혁신을 만든 경우만 있는 것 이 아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기술을 사용할 것인가가 아니라, 변화된 고객들에게 어떠한 디지털 고객경험을 전달할 것인가다.
- 결국 중요한 것은, 디지털 전환 시대에 사람들이 원하는 고객경험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다시 면밀하게 살펴보고 재설정하는 것이다. SK텔레콤의 T맵 미식로드나 버거킹의 트래픽 잼 와퍼 프로젝트처럼, 고객이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을 채워주기 위한 수단으로서 데이터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디지털 전환 시대 데 이터는 그 자체로 중요한 게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바를 읽어내고 향상된 고객경험을 선사하는 도구로 쓰일 때 가치가 있다.
기술을 바라보는 시각 역시 마찬가지다. 디지털 전환이라고 해서 거창하고 대단한 기술을 상상할 필요는 없다. 디지털 전환 이라 하면 우리는 AI, 머신러닝, VR, AR, 클라우드 컴퓨팅, 엣지 컴퓨팅 등 멋진 용어를 떠올리곤 한다. 이런 기술적 혁신은 다양 한 분야에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 우리 회사의 비즈니스와 거리가 있다고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손에 잡히 지 않는 기술만 이야기하다 보면 디지털 전환이 뜬구름 잡는 먼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기술적 혁신은 여러 가지 고 민과 정보, 아이디어가 모여 만들어지는 일종의 패치워크다.
주변을 돌아보면 당장 사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된 지 오래됐 으나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기술이 많이 있다. 디즈니와 스타벅 스의 사례처럼, 기술 자체에만 집중하지 말고 회사가 제공하는 기본적인 가치와 고객경험의 향상을 중심에 두고 생각하면 기술 의 활용방안이 더 가깝게 다가올 것이다.
- 과거의 비즈니스 모델은 기업이 주도적으로 제품/서비스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일방향으로 전달하는 형태였다면, 디지털 전 환 시대에는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만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자신의 방을 빌려주는 전 세계 수많은 로컬 호스트들과 여행객을 연결하는 비즈니스로 100여 년 전통 의 힐튼을 넘어서는 기업가치를 만들어냈다. 공유 오피스 역시 매력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력 있는 사람들 로 그 공간을 채우는 게 더 중요하다. 펠로톤 또한 실내자전거에 스크린을 달아서 판매하는 것으로는 결코 지금의 구독자를 만들 지 못했을 것이다. 펠로톤의 성공에는 매력 있는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싶게 만든 커뮤니티의 힘이 있었다.
이처럼 디지털이 가진 가장 큰 힘은 연결에 있다. 촘촘한 디지털망으로 느슨하게 이어진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것이 하나의 구심점을 가지고 매력 있는 커뮤니티가 될 때, 느슨한 연결 (weak tie)은 엄청난 힘을 가진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결합 을 만들어내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떻게 매 력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외부에 떠도는 연결지점을 모아 구 심력 강한 커뮤니티를 만들어낼 것인지다. 많은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 시대에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
- 성공한 모델을 변경하는 것은 실패를 인정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 성공 공식과 밸류체인을 바꾸는 과정에서 매몰비용에 대한 우려를 지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성공을 이뤄낸 경영진과 구성원들에게 일종의 '성공의 추억'이 생겨, 과거 성공했을 당시의 환경을 기준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기 쉽다.
하지만 고객가치와 업의 본질을 중심에 두고 생각하면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DVD를 빌리는 고객들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는 대여 행위나 DVD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대여한 영화의 콘텐츠를 즐기는 데 있다. 넷플릭스는 성공한 조직이 갖는 고질적 문제인 관성을 극복하고 '콘텐츠 소비'라는 사업의 본질을 전달하는 매개체를 고객의 편의가 증대되는 인터넷 스트리밍으로 변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리드 헤이스팅스 회장이 저서 《규칙 없음》에서 강조하듯 넷플릭스라는 회사는 '규칙' 이 라는 이름의 관성에 얽매이지 않고 지속적인 혁신과 창조를 위 한 문화를 조직의 강점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 2000년대 후반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대표되는 모바일 디바이스의 시대가 도래해 닌텐도는 물론 콘솔게임 시장 자체에 큰 위협요인이 되었다.
놀라운 점은 이렇게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고 환경이 변화하는 시점마다 닌텐도가 뛰어난 적응력을 보여주었다는 사실이다. 더 놀라운 점은 그럼에도 '콘솔' 이라는 디바이스 형태는 닌텐도의 아이덴티티로 굳건히 유지되었다는 것이다.
닌텐도는 '마리오', '젤다의 전설' 등 자체적인 블록버스터 소프트웨어를 보유하고 있기에 PC나 휴대폰 등 다른 디바이스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을 확장하면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는데도 이런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았다. 대신 경쟁 디바이스의 전략에 맞춰 새로운 콘솔게임으로 응수했다. 휴대폰이 경쟁 디바이스로 등장하던 시점에는 휴대성이 강한 DS 를 출시했고, PC게임 및 다른 콘솔게임이 고사양 경쟁을 펼칠 때 에는 모션센서를 장착한 '위'를 출시했다.
스마트폰이 나오고 게임의 중심이 모바일로 넘어가는 환경에서는 증강현실 게임인 '포켓몬고'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데 이어 스마트폰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마리오 게임을 출시했다. 포켓몬고와 마리오런은 콘솔게임이라는 아이덴티티에서 살짝 벗어난 형태이기는 하지만 제한적인 기능만 가능하기 때문에 닌텐도의 게임을 제대로 즐기려면 결국 콘솔 게임기를 이용해야 한다. 
모바일 기기에서 축적한 경험과 기술은 기존의 강점과 결합해 닌텐도 스위치로 이어졌다. 닌텐도 스위치는 언제나 휴대할 수 있는 모바일 게임 디바이스인 동시에 TV나 모니터에 연결하면 ‘위’와 같이 고정형 콘솔로 변신한다.
이처럼 휴대폰이나 PC등 다른 디바이스에서 구동되는 게임을 만드는 대신 시대 흐름에 맞게 자체 콘솔의 기능과 기술을 강화하는 것이 닌텐도의 기본적인 전략이다. 콘솔이야말로 닌텐도가 가진 가장 강력한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회사가 모바일 앱을 출시해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면 구글과 애플도 덩달아 '손쉽게 이익을 창출한다. 심지어 소프트웨어 회사에 대해 항상 '갑'의 위치에 서는데, 이는 구글과 애플이 구글플레이나 앱스토어, 아이튠즈라는 플랫폼을 장악하 고 있기 때문이다. 닌텐도 역시 콘솔을 플랫폼화하고 마리오, 젤다, 동물의 숲 등 독점 소프트웨어 (proprietary software)로 다수 의 충성고객을 닌텐도의 생태계에 묶어둔다. 외부 게임 소프트 웨어 개발업체들은 더 많이 판매되는 콘솔에 게임을 출시해야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으므로 자연스럽게 닌텐도의 콘솔로 모여들게 되고, 이는 다시 닌텐도 콘솔의 가치를 상승시키고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요인이 된다.
결론적으로 닌텐도는 콘솔게임이라는 본연의 특성과 모두가 즐기는 게임문화라는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되 시대와 기술, 고객 취향의 변화에 따라 콘솔을 진화시킴으로써 변화하는 환경에 적 응해왔다. 닌텐도와 넷플릭스의 사례는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환 경 속에서 지속가능한 경쟁력은 결국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 자체를 조직의 문화로 만드는 것임을 일깨워준다.
- 우리에게 민족자결주의로 잘 알려진 미국의 28대 대통령 우드로 윌슨은 “조직에서 적을 만들고 싶다면 뭔가를 바꿔라" 라고 말했다. 조직의 변화는 피할 수 없지만 변화에 대한 반발도 피할 수 없다. 디지털 전환은 조직의 광범위한 변화를 일으킨다. 
이러한 변화에는 다양한 종류의 어려움과 저항이 따르기 마련이다. 또한 변화에는 확실한 방향설정이 요구된다. 분명한 비전으로 방향을 잡고 조직 안팎의 저항과 반발을 극복해 성공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어려운 과제를 수행하려면 결국 리더십이 중요하다.
- 미국의 저명한 시스템 과학자인 피터 센지(Peter Senge)는 “사람들은 변화에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변화되는 것에 저항한다”는 말로 변화가 불러일으키는 공포감을 표현했다. 조직 구성원들은 그동안 연마해온 기술이나 역량이 무의미해지는 변화를 싫어한다. 또 자신의 위치나 영향력을 잃을 수 있는 변화를 본능적으로 거부한다. 도미노피자의 혁신 과정에서 조직운영의 핵심이 새로 생긴 IT부서로 넘어가는 것을 기존 구성원들이 반겼을 리 없다. 더욱이 디지털 전환은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조직 프로세스를 효율화한다. 이런 변화는 근본적으로 수직적인 조직구조를 수평적으로 바꾸고 위계보다는 협업을 강조하게 된 다. 필연적으로 부장, 차장으로 대표되는 중간관리자의 역할이 크게 축소될 수밖에 없다.
리더의 역할은 변화의 필요성을 조직 전체에 불어넣고 확실한 비전을 제시함은 물론 변화에 필요한 물질적, 정치적 지원을 해주는 것이다. 동기부여를 위해서는 급변하는 외부 환경이나 심각한 경쟁상황, 혹은 조직의 실적 하락 등 조직이 처한 위기상황에 대해 솔직하게 알리고 이해시키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리더는 우리 조직이 놓여 있는 위치와 우리가 이상적으로 생각 하는 위치의 차이를 설명하고, 자신이 제시하는 변화를 수행했 을 때 기대되는 결과를 신뢰성 있게 전달해야 한다. 구성원들이 자기 역할이 축소된다고 두려워하거나 박탈감을 느끼지 않고 변화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정치적, 정서적, 물질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포용적인 리더십이야말로 조직의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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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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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이콥의 법칙.
사용자는 여러 사이트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 여러분의 사이트도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다른 사이트들과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길 원한다.
핵심 요약
* 사용자는 자신에게 익숙한 제품을 통해 구축한 기대치를 그와 비슷해 보이는 다른 제품에도 투영한다.
* 기존의 멘탈 모델(mental model)을 활용하면 사용자가 새 모델을 익히지 않아도 바로 작업에 돌입할 수 있는 뛰어난 사용자 경험이 완성된다.
* 변화를 꾀할 때는, 사용자에게 익숙한 모델을 한시적으로 이용할 권한을 부여해서 불협화음을 최소화하라.
- '인터넷 사용자 경험에 관한 제이콥의 법칙' 이라고도 알려진 제이콥의 법칙 Jakob's law은 사용성 전문가인 제이콥 닐슨Jacob Nielsen이 2000년에 제창했다. 사용자는 다른 웹사이트를 통해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디자인 관례에 대한 기대치를 형성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내용의 법칙이다. 제이콥 스스로 인간 본성의 법칙이라고 평하기도 한 제이콥의 법칙은 디자이너들이 일반적인 디자인 관습을 따를 것을 권장한다. 그러면 사용자는 사이트의 콘텐츠나 메시지, 혹은 제품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특이한 관습을 적용하면, 사용자는 불만과 혼란을 느껴서 작업을 포기하고 떠날 공산이 크다. 어떻게 작동해야 한다고 예상하는 사용자의 기대를 인터페이스가 저버리기 때문이다. 닐슨이 말한 축적된 경험'은 사람들이 새로운 웹사이트나 제품을 접할 때 도움이 된다. 이러한 경험은 해당 웹사이트나 제품의 작동 방식과 기능을 이해 하는 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렇듯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요소는 사용자 경험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는 멘탈 모델mental model 이라고 알려진 심리학 개념과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2. 피츠의 법칙
대상에 도달하는 시간은 대상까지의 거리와 대상의 크기와 함수 관계 에 있다.
핵심 요약
* 터치 대상의 크기는 사용자가 정확하게 선택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커야 한다.
* 터치 대상 사이에 충분한 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 터치 대상은 인터페이스상에서 쉽게 도달할 수 있는 영역에 배치해야 한다.
- 피츠의 법칙은 1954년 미국의 심리학자 폴 피츠 Pau Fitts가 터치 대상까지 움직 이는 데 드는 시간을 대상까지 거리와 대상 너비 간의 비율에 관한 함수를 통 해 예측하면서 탄생했다(그림 2-1), 오늘날 피츠의 법칙은 인체 움직임에 관한 가장 영향력 있는 수학적 모델로 여겨지며, 인체 공학,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Human - Camputer Interaction, HCl' 분야에서 실제로든 가상으로든 대상을 가리키는 행동에 관한 모델을 만드는 데 널리 쓰인다.

3. 힉의 법칙
의사결정에 걸리는 시간은 선택지의 개수와 복잡성과 비례해 늘어난다.
핵심 요약
* 의사결정 시간이 반응 시간에 큰 영향을 받을 때는 선택지의 개수를 최소화하라.
* 인지 부하를 줄이려면 복잡한 작업을 잘게 나눠라.
* 추천 선택지를 강조해서 사용자의 부담을 줄여라.
* 신규 사용자의 인지 부하를 줄이려면 온보딩(onboarding)을 점진적으로 진행하라.
* 추상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단순화하지 않도록 주의하라.
- 힉의 법칙은 1952년 심리학자 윌리엄 에드먼드 William Edmund Hick 과 레이 하이먼Ray Hyman이 자극의 개수와 자극에 대한 반응 사이의 상관관계에 관해 진 행한 실험을 통해 만들어졌다. 이 실험을 통해 선택지의 개수가 늘면 의사정에 걸리는 시간이 로그 함수적으로 증가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다시 말 해, 선택지가 늘면 사람들이 결정하기까지 고민하는 시간이 더 길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계를 나타내는 공식인 RT = a + b log(n)도 탄생했다

4. 밀러의 법칙.
보통 사람은 작업 기억에 7(+2)개의 항목밖에 저장하지 못한다.
핵심 요약
* '마법의 숫자 7'을 내세워서 불필요한 디자인 제약을 정당화하지 마라.
* 사용자가 쉽게 처리하고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게 콘텐츠 덩어리를 작게 나눠 정리하자.
* 단기 기억 용량은 사람에 따라, 그리고 기존 지식과 상황적 맥락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기억하자.
- 밀러의 법칙은 1950년 인지심리학자 조지 밀러George Miller가 「마법의 숫자 7, 더하거나 빼기 2: 정보 처리 용량에 관한 몇 가지 한계The Magical Number Seven, Plus or Minus Two: Some Limits on Our Capacity for Processing Information」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논문에서 제창했다.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시절 발표한 이 논문 에서 밀러는 일차원 절대 판단의 한계와 단기 기억의 한계 사이에서 발견되는 우연의 일치에 관해 논했다. 밀러는 자극에 포함되는 정보의 양에 큰 차이를 줘도 청소년의 기억 범위는 대략 7 정도로 제한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 고 기억 범위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정보의 기본 단위인 비트bit의 양이 아 니라 정보 덩어리 chunk의 개수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인지심리학에서 '덩어리’ 란 한 그룹으로 묶여서 기억에 저장되는 기본 단위를 뜻한다. 간혹 밀러의 논문을 보통 사람이 단기 기억에 저장할 수 있는 객체의 개수가 7±2라는 주장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마법의 숫자 7'이라는 표현을 오로지 수사적으로 사용한 밀러로서는 자신이 이런 오해를 받는다는 사실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단기 기억, 작업 기억에 관해 이뤄진 후속 연구에서는 '덩어리’ 단위로 측정하더라도 기억 범위가 일정치 않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 간혹 밀러의 법칙이 의미하는 바가 단기 기억이 한 번에 저장되고 처리될 수 있는 항목의 개수가 7+2개밖에 되지 않으므로 연관된 인터페이스 요소의 개수를 그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오해하기도 한다. 그리고 내비게이션 링크처럼 여러 항목을 가까이 모아 두는 요소에 관해 이야기할 때 흔히 이 법칙을 잘못 인용한다. 여러분도 밀러의 법칙을 근거로 내비게이션 링크에 포함되는 항목의 개수를 7개로 제한하자는 주장을 과거에 한 번 쯤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내비게이션 메뉴 같은 디자인 패턴은 항상 눈에 보이는 위치에 있으므로 굳이 사용자가 기억해둘 필요가 없다. 다시 말해 내비게이션 링크 개수를 제한 해도 사용성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메뉴를 효율적으로 디자인하면 사용자는 필요한 링크를 빠르게 알아낸다. 이때 사용자가 기억해야 할 건 자신의 목표뿐이다.
- 단기 기억에는 한계가 있으며, 정보 비트를 유의미한 덩어리로 정리하면 단기 기억을 최 적화할 수 있다는 것이 밀러 연구의 핵심이다. 저장되는 덩어리 개수의 진짜 한계는 해당 분야에 관해 각자가 지닌 배경지식에 따라 달라지며, 평균 개수는 밀러의 연구에서 제시 된 수보다 작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도 있다.

5. 포스텔의 법칙
자신이 행하는 일은 엄격하게, 남의 것을 받아들일 때는 너그럽게.
핵심 요약
* 사용자가 어떤 동작이나 입력을 하든지 공감하는 태도로 유연하고 관대하게 대처하라.
* 인터페이스의 안정성과 접근성을 보장하되, 입력, 접근성, 성능 면에서 만반의 준비를 하자
*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잘 예측하고 대비할수록 디자인 회복탄력성은 좋아진다.
* 사용자의 가변적인 입력을 수용해서 기계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해석하라. 입력의 한계를 정의하고 사용가에게 명확한 피드백을 제공하라.
- 조 포스텔Jon Postel은 후일 인터넷을 형성한 여러 프로토콜을 체계화하는 데 크 게 이바지한 미국의 컴퓨터 과학자다. 그는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반인 전송 제어 프로토콜Transmission Control Protocol, TCP 의 초기 모델을 구현했다. 포스텔은 스스로 견고함의 원칙robustness principle이라고 명명한 법칙을 TCP 명세에 도입했다. “TCP 구현은 견고함의 원칙을 따른다. 자신이 행하는 일은 엄격하게 하고, 남에게 받는 것은 너그럽게 받아라.” 다른 기계로, 혹은 같은 기계에 있는 다른 프로그램으로 데이터를 보내는 프로그램은 명세를 준 수해야 하며, 데이터를 받는 프로그램은 의미만 명확하다면 명세를 따르지 않 는 입력이라 해도 너그럽게 받아들이고 구문 분석할 수 있을 정도로 견고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포스텔의 원칙은 원래 컴퓨터 네트워크상 데이터 전송과 관련된 네트워크 엔 지니어링 가이드라인으로 만들어졌다. 견고함의 원칙을 근거로 도입된 장애 허용 fault tolerance 시스템 덕에 초기 인터넷 노드 통신은 안정성을 얻었다. 하지만 이 원칙은 컴퓨터 네트워크 엔지니어링 분야를 뛰어넘어 그 밖의 분야에도 영향을 미쳤다.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분야도 이 원칙의 영향을 받았다. HTML, CSS 같은 선언형 언어를 예로 들어보자. 이런 언어는 오류를 느슨하게 다룬 다. 다시 말해 제작상의 실수나 브라우저에서 지원하지 않는 기능 등의 문제 를 브라우저는 너그럽게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브라우저는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도 무시하고 넘어간다. 그 덕분에 이들 언어는 엄청난 유연성을 얻어서 인터넷 세계를 제패하기에 이르렀다. 포스텔의 법칙에 담긴 철학은 사용자 경험 디자인이나 사용자의 입력과 시스템의 출력을 다루는 방식에도 적용할 수 있다. 앞서 말했다시피 훌륭한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한다는 것은 훌륭한 인간 경험을 디자인한다는 뜻이다. 인간 과 컴퓨터가 정보를 소통하고 처리하는 방법은 근본적으로 다르므로, 디자인 이 이 둘을 이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 콘텐츠에 초점을 맞추고 스타일과 인터랙션을 점진적으로 쌓아가는 웹디자 인 전략인 점진적 향상progressive enhancement도 포스텔의 법칙 사례로 볼 수 있다. 2003년 스티브 챔피언Steve Champeon과 닉 핀크Nick Finck 의 사우스 바이 사우스 웨스트(SXSW) 콘퍼런스 강연인 “미래를 위한 포괄적인 웹 디자인 Inclusive Web Design For the Future"에서 처음 소개된 점진적 향상 전략에서는 모든 사용자가 브라우저 기능 지원, 기기 기능이나 성능, 인터넷 연결 속 도에 상관없이 기본적인 콘텐츠와 기능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 한다. 부가적인 스타일이나 인터랙션은 기능 지원이나 성능을 탐지해 점진적 으로 추가한다. 그러면 핵심 콘텐츠의 접근성을 저해하지 않고, 새로운 브라우 저, 더 좋은 기기, 혹은 더 빠른 망으로 접속한 사람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장애 허용을 강조하고 더 좋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에 초점을 맞추며, 나머지 사용자에게는 차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아한 성능 저하 graceful degradation' 전략과 대조를 이루는 방식이다. 점진적 향상 전략의 강점은 브라우저의 기능이나 기기의 성능, 연결 속도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사용자를 관대하게 수용하는 능력에 있다. 핵심 콘텐츠를 지키면서 향상된 기능을 보수적으로 추가하기 때문에 누구의 접근성도 저해하지 않는다. 검색 상자를 예로 들어보자. 누구나 상자를 선택하고 검색 질 의를 입력할 수 있다. 단, 음성 인식 기능을 지원하는 기기에는 음성 입력을 허용한다. 기본 검색 상자는 모두에게 기본으로 제공되므로 누구나 쓸 수 있다. 여기에는 스크린 리더 같은 보조 기술을 이용하는 사용자도 포함된 다. 하지만 음성 인식 기능이 탐지되면 부가 기능을 추가한다. 마이크 모양의 아이콘을 클릭해서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음성 보조 기능을 켤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핵심 기능이 손상되지 않는 선에서 검색 상자의 입력 방법이 확장될 수 있다.

6. 피크엔드 법칙
인간은 경험 전체의 평균이나 합계가 아니라, 절정의 순간과 마지막 순간에 느낀 감정을 바탕으로 경험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핵심 요약
* 사용자 여정 중 가장 강렬한 순간과 마지막 순간을 세심하게 신경 쓰자.
* 제품이 사용자에게 가장 큰 도움을 주는 순간, 혹은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순간, 가장 큰 즐거움을 주는 순간 등을 알아내라.
* 사람들은 긍정적인 순간보다 부정적인 순간을 더 생생하게 기억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7. 심미적 사용성 효과
사용자는 보기 좋은 디자인을 사용성이 더 뛰어난 디자인으로 인식한다.
핵심 요약
* 보기 좋은 디자인은 인간의 뇌에 긍정적 반응을 일으켜서 사용자로 하여금 제품이나 서비스의 사용성이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 제품이나 서비스의 디자인이 보기 좋으면, 사용자는 사소한 사용성 문제에 비교적 관대해진다.
* 시각적으로 만족스러운 디자인은 사용성 문제를 가리고 사용성 테스트 중에 문제가 드러나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
- 심미적 사용성 효과의 사례는 심미성을 업무의 중심에 두었던 두 회사를 자세 히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하자. 첫 번째는 독일의 전자회사인 브라운Braun 이다. 브라운은 디자인 세계에 불멸의 업적을 남겼을 뿐 아니라, 보기 좋은 제품이 얼마나 깊은 인상을 남기는지를 입증했다. 브라운은 수석 디자이너 디터 람스 Dieter Rams의 지휘 아래 기능적 미니멀리즘과 시각적 아름다움이 조화를 이룬 제품을 출시하며 여러 세대의 디자이너에게 영향을 미쳤다. 디터 람스는 형태 가 기능을 따를 것을 강조하는 "less but better(더 적게, 그러나 더 낫게)”라는 원칙을 제시했는데, 이 원칙을 따라 역사상 가장 훌륭한 디자인으로 무장한 제품들이 탄생했다.

8. 폰 레스토프 효과
비슷한 사물이 여러 개 있으면 그중에서 가장 차이가 나는 한 가지만 기억할 가능성이 크다.
핵심 요약
* 중요한 정보나 핵심 동작은 시각적으로 눈에 띄게 하라.
* 시각적 요소를 강조할 때는 제한을 두어서, 각 요소 간 경쟁을 피하고 가장 중요한 항목이 광고로 오인되지 않게 하라.
* 특정 요소를 강조할 때 색상에만 의존하면 색맹이나 저시력인 사용자가 배제된다는 사실을 유념하라.
* 움직임을 활용해서 대비를 전달할 때는 움직임에 민감한 사용자를 주의 깊게 고려하라.
- 폰 레스토프 효과von Restorff effect라는 용어는 독일의 여성 심리학자이자 소아과 의사였던 헤드윅 폰 레스토프Hedwig von Restorff 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레스토프는 1933년 격리 효과를 이용한 연구에서, 참가자에게 유사한 항목으로 구 성한 목록을 보여주고 사람들이 그중 뚜렷이 구분되는 항목을 가장 잘 기억한 다는 사실을 밝혔다. 다시 말해 인간은 다른 요소와 시각적으로나 개념적으로 분리된 항목을 더 잘 기억한다는 뜻이다.

9. 테슬러의 법칙
복잡성 보존의 법칙이라고도 알려진 테슬러의 법칙에 따르면, 모든 시 스템에는 더 줄일 수 없는 일정 수준의 복잡성이 존재한다.
핵심 요약
* 모든 프로세스에는 디자인시 처리할 수 없는 기본적인 복잡성이 존재하므로, 시스템이나 사용자 중 한쪽이 감당해야 한다.
* 내재된 복잡성을 디자인과 개발 과정에서 처리하면 사용자의 부담을 최소로 줄일 수 있다.
* 추상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인터페이스를 단순화해서는 안 된다.
- 테슬러의 법칙Tesler's law 은 1980년대 중반 제록스 파크Xerox PARC에서 컴퓨터과 학자 래리 테슬러 Larry Tesler가 인터랙션 디자인 언어 개발 업무를 수행하던 시 절에 탄생했다. 여기서 인터랙션 디자인 언어란 데스크탑 및 데스크탑 퍼블리 싱 개발의 핵심인 인터랙션 시스템의 구조와 기능을 정의하는 원칙, 표준, 모범 사례 모음집을 가리킨다. 당시 테슬러는 사용자가 애플리케이션과 인터렉션하는 방식이 애플리케이션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따라서 애플리케이션과 사용자 인터페이스, 양쪽의 복잡성을 줄이는 게 중요했다. 하지만 테슬러는 모든 애플리케이션과 프로세스에는 완전히 없애거나 감출 수 없는 일정량의 복잡성이 존재함을깨달았다. 이렇게 남은 복잡성은 개발(혹은 디자인) 과정이나 사용자 인터랙션 | 단계 중 어느 쪽에서든 처리해야 한다.

10. 도허티 임계
컴퓨터와 사용자가 서로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속도(0.4초 이하)로 인터랙션 하면 생산성은 급격히 높아진다.
핵심 요약
* 사용자의 주의가 분산되는 것을 막는 동시에 생산성도 향상시키려면 시스템 피드백을 0.4초 이내에 제공하라.
* 반응 시간을 개선하고 체감 대기 시간을 줄이려면 체감 성능을 활용하라.
* 애니메이션은 로딩이나 프로세싱이 진행되는 동안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한 가지 방법이다.
* 설사 정확하지 않다고 해도 진행표시줄을 보여주면 사용자는 대기 시간에 좀 더 관대해진다.
* 실제 작업이 훨씬 빨리 완료되더라도, 의도적으로 작업 완료를 늦게 알리면 체감 가치를 높이고 신뢰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 PC가 등장한 초창기에는 PC가 작업을 수행하는 반응 시간의 임계값이 2초로 여겨졌다. 당시에는 이를 사용자가 그다음 작업에 대해 생각할 시간으로 쓸 스 있다고 간주되어 널리 표준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1982년 IBM 직원 2 명은 반응 시간이 0.4초 이하일 때 “생산성은 반응 시간 감소의 정비례 이상 으로 증가한다.”고 명시한 한 편의 논문을 발표하며 이러한 표준에 이의를 제 기했다. 또한 이 논문에서는 “컴퓨터와 사용자가 서로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속도로 인터랙션할 때 생산성은 급격히 높아지고, 컴퓨터로 하는 작업에 드는 비용도 크게 줄고,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가 향상되며, 작업 결과의 품질 도 개선된다."라고 주장했다. 컴퓨터 반응 시간이 생산성에 불균형한 영향을 미친다는 도허티Doherty의 발견을 바탕으로 도허티 임계Doherty threshold 라고 알 려진 새로운 표준이 탄생했다.
-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에서 흔히 보이는 사례로 콘텐츠를 로딩하는 동안 표시 하는 뼈대 화면skeleton screen이 있다. 뼈대 화면이란 콘텐츠가 로딩되는 동안 콘텐츠 영역에 임시로 자리표시자placeholder 블록을 표시하는 것을 가리키는 데, 이 기법을 쓰면 사이트가 더 빨리 로딩되는 것처럼 보인다. 블록은 실제 테 스트와 이미지가 로딩되면서 차츰 채워진다. 그러면 사용자는 콘텐츠 로딩 속 도가 느려도 기다린다는 느낌이 덜해서 속도와 반응성이 실제보다 더 낫다고 인지한다. 게다가 뼈대 화면이 있으면 각 항목의 자리가 미리 확보되므로 로딩 상황에 따라 각 콘텐츠가 갈피를 못 잡고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현상도 방지된다.
- 로딩 시간을 최적화하는 '블러 업blur up' 이라는 기법도 있다. 이미지가 웹이나,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의 로딩 시간을 지나치게 증가시키는 주범이라는 점에 착안해서 이미지에 집중하는 것이다. 실제 큰 이미지를 표시할 공간에 먼저 아주 작은 크기로 이미지를 로딩한 후 크게 확대해 표시하는 기법이다. 이때, 저해상도 이미지가 커짐에 따라 이미지가 픽셀 단위로 깨지고 노이즈가 생기는 문제는 가우시안 블러를 활용해서 감춘다. 그리고 실제로 표시 할 큰 이미지의 로딩이 완료되면 저해상도 버전을 뒤로 감추고 페이드 효과와 함께 실제 이미지를 표시한다. 이 기법은 콘텐츠보다 성능을 우선시해 빠른 로딩을 보장할 뿐 아니라, 이미지 영역을 미리 확보해서 고해상도 버전 로딩이 완료되기 전에 페이지 레이아웃이 깨지는 것을 방지한다.

- 다크 패턴dark pattern은 기술이 사용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 사용자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필요 이상의 구매, 불필요한 정보 공유, 마케팅 정보 수신 허용 등 사용자가 의도하지 않은 행동이나 그들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가리킨다. 안타깝게도 이렇게 기만적인 기법은 인터넷 곳곳에서 횡행한다. 2019년 프린스턴대학과 시카고대학의 연구진은 11,000개의 웹사이트를 분 석해 다크 패턴의 증거를 수집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결과는 무서울 정도였 다. 이들이 찾아낸 다크 패턴 사례는 1,818개였고, 인기가 많은 사이트일수록 다크 패턴을 활용하는 비율도 높았다. 일례로 전자상거래 웹사이트인 6pm. com에서는 재고가 부족하다고 느끼면 더 갖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 용해, 제품 재고가 제한적임을 표시하는 희소성 패턴scarcity pattern을 활용한다. 사용자가 제품 옵션을 선택할 때 재고 부족 메시지를 표시해서 금방이라도 매진될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다
- 이제 디자이너는 이런 갈등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사용자의 목표와 행복에 도움이 되는 제품과 경험을 만들 소임이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다시 말해 인간의 경험을 가상의 인터랙션이나 보상으로 대체하기보다는 경험을 더욱 증강시키는 기술을 만들어야 한다. 윤리적인 디자인 결정을 내리는 첫 단계는 인간의 마음이 부당하게 이용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한 다. 우리는 자신이 만드는 기술에 책임을 지고 그러한 기술이 사람들의 시간이나 관심, 그리고 디지털 생활 전반의 균형에 해가 되지 않게 해야 한다. 기술 을 만들 때 “망가져도 좋으니 빠르게 움직여라move fast and break things”라는 모토를 외치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기술을 만들 때 속도를 늦추고 사람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까지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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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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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 산업은 6개월 뒤의 모습만 예측할 수 있어도 대박이 난다고 이야기할만큼 변화의 속도가 너무나도 빠릅니다. 따라서 IT산업은 서비스가 만들어지는 과정 역시 다른 산업과 완전히 다릅니다. 만약 IT 산업에서 자동차를 만들고 싶다면, 자동차의 완벽한 기획에서 출발 해선 안 됩니다. 왜냐하면 지금 떠올린 자동차의 모습이 6개월, 1년 뒤에도 완 벽한 자동차의 모습이라고 장담할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처음에는 이동수단이라는 '핵심기능'에 중점을 두어서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자동차를 만듭니다. 이후 꼭 필요한 기능들을 붙여서 킥보드 형태로 발전시켜 나가죠.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운 기술과 기능들이 탄생하게 되고, 이러한 것들을 차차 반영하여 자동차의 모습으로 만들어 나갑니다. IT 산업에서는 이런 식으로 점진적 발전만 있을 뿐입니다. 변화의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처음부터 완성된 형태를 정해놓고 만드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대체로 다른 산업은 A~Z까지 정해진 완벽한 프로세스가 있습니다. 그 프로세스만 잘 따라가면 어려울 일이 없습니다. 하지만 IT 서비스는 그렇지 않 습니다. 완벽한 프로세스가 없고, 고객의 니즈와 회사의 사정에 맞춰 그때그때 서비스가 계속 ‘발전’ 되어 나갑니다. 서비스가 발전하는 이 흐름이 바로 기획입니다. 그래서 기획자는 항상 고객을 포함한 모든 서비스 구성원들과 대화를 해야 합니다.
- 애플의 운영체제 위에 돌아가는 프로그램을 만들려면 Objective-C 혹은 스위프트라는 언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구글 운영체제 위에 돌아가는 프로그램을 만들려면 자바 혹은 코틀린(Kotlin)이라는 언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애플 회사의 운영체제에 올라가는 프로그램은 원래 Objective-C라는 언어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애플은 스위프트라는 새로운 언어를 만들기로 합니다. 처음 스위프트가 나왔을 때는 언어 자체에 낯선 개념들, 불안정한 요소 들이 많았기 때문에 많은 개발자가 불만을 표했습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버전 2.0, 3.0 등이 나오며 개선되었고 지금은 아주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애플이 지금처럼 스위프트를 계속 발전시킨다면 어느 순간부터는 Objective-C에 대한 지원을 점차 줄일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Objective-C를 쓰던 프로그래머들은 모두 스위프트로 넘어와야 합니다. 이처럼 운영체제 회사들은 개발자들의 삶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 과거에는 운영체제의 종류가 훨씬 다양했습니다. 따라서 개발자가 배워야 하는 프로그래밍 언어도 굉장히 많았죠. 문제는 각기 다른 언어를 모두 배운다고 해도 프로그램 버그를 수정하거나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때면,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늘어난다는 것이었습니다. 10개의 운영체제가 있다고 하면, 같은 작업을 10번씩 해야 하니까요. 이 문제는 자바라는 프로그래밍 언어가 해결합니다. 자바를 만든 팀은 각 운영체제 위에 JVM(Java Virtual Machine)이라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었습니다. JVM 위에서 자바 언어로 만든 프로그램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이것은 혁명적인 시도였습니다. 사용자가 자신의 컴퓨터에 JVM을 설치하기만 하면, 운영체제별로 여러 개의 프로그램을 만들 필요 없이 자바로만 만들면 되니까요. 즉, 자바로만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모든 운영체제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물론 사용자가 귀찮게 JVM을 왜 깔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사용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JVM을 설치해왔습니다.
- 리눅스에도 다양한 버전이 있습니다. 리눅스의 유명한 버전 중 하나는 우분투(Ubuntu)입니다.
‘우분투는 리눅스다’
즉, 리눅스는 하드웨어를 관리해서 사용자가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쉽게 도와주는 윈도우나 맥 OS 같은 운영체제이고, 우분투는 그런 리눅스 버전 중 하나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또 다른 유명 버전으로는 레드햇(Red hat) 리눅스가 있습니다. 레드햇은 리눅스를 개량해서 유료로 판매하는 회사입니다. 유료로 판매한다니 조금 의아 합니다.
'아니 리눅스는 공짜니까 서버에서 쓴다고 했는데, 그걸 유료로 팔면 누가 사지?'
생각보다 다양한 회사에서 구매합니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죠. 금융 산업에 종사하는 회사라면 안정적인 서비스가 필수입니다. 서버가 멈춘다거나, 고장나면 어마어마한 손실이 발생합니다. 만약 무료 운영체제를 사용하다 고장이나면 어떻게 될까요? 누군가에게 AS 요청을 하거나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어떤 회사에서 운영체제의 품질을 보장해주면 어떨까요? 이게 바로 레드햇을 유료로 이용하는 이유입니다. 또 다른 리눅스의 유명한 개량 버전에는 안드로이드가 있습니다. 안드로이드는 구글이 리눅스를 모바일 운영체제 형태로 개량해서 발전시킨 운영체제입니다. 이렇듯 운영체제는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발전합니다. 마치 언어의 발전 과 같습니다. C 언어가 발전해서 C++, Objective-C, 파이썬 등의 언어가 되었던 것처럼, 리눅스가 발전해서 안드로이드가 되었습니다.
- 만약 서버 컴퓨터가 심각하게 고장 나서 저장장치도 복구할 수 없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전원이 꺼지는 것과는 비교할수 없습니다. 이미 저장된 모든 데이터가 날아갔으니까요. 회원 정보, 결제 정보, 배송 정보, 상품 정보 등을 모두 복구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개인이 서버를 운영하면 여러가지 리스크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 모든 일들을 대신해주는 서비스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를 호스팅 업체'라고 부릅니다. 국내에는 대표적으로 Cafe 24, 가비아 등의 회사가 있습니다. 한편 외국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해외의 공룡 기업들이 서버를 제공해주는 서비스에 투자하기 시작했죠. 대표적으로 아마존의 AWS(Amazon Web Services)를 꼽을 수 있습니다.
- API는 클라이언트, 서버와 같은 서로 다른 프로그램에서 요청과 응답을 주고 받을 수 있게 만든 체계입니다. API는 이렇게 진행이 됩니다. 요청을 보내는 쪽과 응답을 주는 쪽이 나뉘어 있습니다. 여러분의 스마트폰은(클라이언트 컴퓨터) 요청을 보내고, 서버 컴퓨터는 요청을 받아서 응답을 줍니다. 이렇게 하려면, 응답을 주는 쪽에서 사전에 여기로 요청을 보내면 이러한 응답을 주고, 저기로 요청을 보내면 저러한 응답을 줄께'라고 정해놔야 합니다. 그래야 요청하는 쪽에서 정확한 곳에 요청을 보낼 수 있으니까요. ‘정확한 곳'에 해당하는 주소는 서버주소/A'의 형태로 정의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서버 주소'는 서버 컴퓨터가 위치한 곳의 주소입니다. 네트워크에서 언급한 IP 주소이죠. 그 주소 뒤에 어떤 문자를 쓰느냐에 따라 다른 기능을 수행하도록 정의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서버주소/A'라고 신호를 보내면 서버가 '로그인 기능'을 수행하고 응답합니다. 혹은 서버주소/B'라고 신호를 보내면 서버가 '회원 가입 기능'을 수행하고 응답합니다. 잘 되었는지, 혹 문제가 있다면 무슨 문제가 있는지 등등을 알려주죠. 이러한 기능은 서버 개발자가 만 들며, 그 결과물이 서버 프로그램입니다. 서버 주소 정의 역시 서버 개발자의 주도하에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은 정해진 주소에 요청을 보냅니다. 즉, API는 서버 개발자가 개발하고, 클라이언트 개발자는 그 ADI를 사용합니다.
- API를 제공해주는 '다른 소프트웨어'를 SDK라고 부릅니다. SDK는 Software Development Kit의 약자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즉, '○○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때 도움을 주는 다른 소프트웨어'입니다. 보통 다른 회사와 협업할 때, SDK라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구글 지도는 구글에서 만든 소프트웨어입니다. 이때 다른 회사들도 구글에서 제공하는 지도 SDK를 설치하면 자신의 소프트웨어에 구글 지도 기능을 넣을 수 있습니다. 이 SDK에서 제공해주는 API들을 통해 구글 지도에 요청을 보낼 수 있습니다.
- HTML(Hyper Text Markup Language)의 시작은 '유럽 입자 물리 연구소(CERN)' 였습니다. 당시 연구소에서 일하던 '팀 버너스리'는 연구소 내의 직원들이 수많은 정보들을 주고받는 상황에서 한 가지 문제를 발견했습니다. 직원들이 서로 다른 운영 체제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윈도우 사용자와 맥 사용자가 각각의 운영체제(OS)에서만 호환되는 파일을 주고받는다면 서로 파일을 열지 못해 문제가 생기겠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는 운영체제나 프로그램에 상관없이 일정한 형식이 언제나 동일하게 보이도록하는 새로운 개념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일정한 형식(HTML)으로 작성한 문서를 제안합니다. HTML 문서는 운영체제에 상관없이 브라우저만 있으면 스마트폰에서도, PC에서도, 노트북에서도, 윈도우에서도, 맥에서도, iOS나 안드로이드에서도 모두 웹사이트에 접속하여 동일한 정보를 볼 수 있도록 해줬습니다. 이를 통해 팀 버너스리는 모든 정보가 자유롭게 공유되는 세상, 즉 웹을 통해 누구나 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오늘날의 위키백과 같은 모습을 꿈꿨습니다. HTML 코드들을 보면 위키백과와 같이 정보를 체계화하는 코드들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면 는 Header(대제목)를 의미하죠.

는 Paragraph(문단)를 의미합니다.

      은 Ordered List(순서가 있는 목록)를 의미하고,
        은 (Unordered List(순서가 없는 목록)를 의미합니다. 이렇게 정보를 표현하기 위한 코드를 '태그'라고 부릅니다. '태그'는 HTML을 구성하는 코드입니다. 태그중에는 한 HTML 문서에서 다른 HTML 문서로 이동할 수 있게 해주는 〈a〉라는 태그가 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링크'라는 개념입니다. 정보를 자유롭게 나눌 목적에 딱 맞는 기능이라고 할 수 있죠. 여기서 주의해야 할 사항은 HTML이 프로그래밍 언어가 아니라는 점입니 다. HTML은 컴퓨터에게 특정 일을 시킬 수 있는 언어가 아닌 단지 브라우저가 볼 수 있는 문서를 적는 언어입니다
        - iOS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한 프로그래밍 언어는 스위프트, Objective-C입니다. 안드로이드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한 프로그래밍 언어는 자바, 코틀린이죠. 이 언어들로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을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이라고 합니다. 원래 정해놓은 언어들을 사용해 운영체제 자체의 기능을 사용하기 때문에 '원주민'이란 뜻을 가진 '네이티브'가 붙게 됩니다. 하지만 운영체제 안에 브라우저가 내장되자 새로운 방식으로도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가능해졌습니다. 바로 애플리케이션의 특정 부분에 브라우저'를 올리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HTML 파일을 불러올 URL을 설정해두는 거죠. 그럼 브라우저가 뜨고 그 브라우저는 HTML과 HTML에 연결된 파일들을 불러와서 보여줍니다. 그 부분은 HTML, CSS, JavaScript로 구성되어 있죠. 네이티브와 브라우저가 혼합된 애플리케이션입니다. 이렇게 웹과 애플리케이션이 혼합된 애플리케이션을 '하이브리드 애플리케이션' 이라고 합니다. 이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수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브라우저 위에서 돌아가는 부분은 서버에 있는 원본 HTML, CSS, JavaScript를 수정하면 바뀝니다. 이 부분은 보통 앱 화면이 뜰 때 바뀌죠. 반면 네이티브인 부분은 운영 체제별로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를 통해 수정한 뒤 심사를 신청해야 합니다. 심사 신청 뒤에도 사람들이 바뀐 애플리케이션으로 업데이트해야 하죠. 아무래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까다롭습니다. 애플리케이션에 브라우저를 올리는 것과 네이티브로 개발하는 것의 장단점을 조금 더 살펴보죠. 이는 이전에 말씀드린 웹과 애플리케이션의 차이와 맥락이 닮았습니다. 먼저 브라우저를 통해 HTML, CSS, JavaScript를 가져와서 보여주는 방식의 장점은 수정하기 좋다는 점입니다. 서버의 HTML, CSS, JavaScript만 수정하면 따로 심사를 받거나 설치할 필요 없이 새로 고침할 때 반영됩니다. 하지만 네트워크에 종속되기 때문에 와이파이나 모바일 네트워크가 느린 공간에 가면 HTML, CSS, JavaScript를 모두 다운로드하는 동안 사용자들은 기다려야 합니다. 한 화면이 5~6초 동안 뜨지 않는다면 사용자 입장에서 매우 불편하다고 느끼겠죠. 사용하기 불편해지면 사람들은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네이티브로 만들면 수정하는 데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특히 iOS 심사는 큰 장벽 중 하나입니다. 더불어 심사가 끝나도 사용자들이 직접 업데이트를 해줘야 합니다. 사용자들 입장에서 너무 잦은 업데이트는 귀찮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잘 만든 애플리케이션은 사용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네트워크를 최소한으로 이용하도록 코딩한다면 인터넷이 느린 환경에서도 빠르게 동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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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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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력 코드

IT 2020. 11. 20. 21:39

- 실패를 각오하고 있지 않으면 기존 틀에서 벗어나 무언가를 새로 창조할 기회가 될 위험을 무릅쓸 수 없다. 그래서 실패를 몹시 꺼리는 우리 교육제도와 사업 환경은 창조력을 키우기에 매우 나쁜 환경이다. 나는 학생들에게서 창조력을 끌어내려면 실패를 성공 못지않게 축하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물론 실패담을 박사 학위 논문에 넣을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실패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운다. 학생들과 면담할 때 나 는 사뮈엘 베케트(Samuel Beckett)가 남긴 당부의 말을 누누이 전하곤 한다. “실패하고, 또 실패하고, 더 낫게 실패하라.” 이런 전략들을 코드로 변환할 수 있을까? 이전까지 통용되었던 코딩에 대한 하향식 접근법에서는 코드가 독창적 결과를 내놓을 가망이 거의 없었다. 프로그래머들은 자기가 만든 알고리즘이 내놓은 어떤 결과에도 별로 놀라지 않았다. 그 결과에는 실험이나 실패의 여지가 전혀 없었던 셈이다. 하지만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실패에서 무언가를 배우는 코드에 기반을 둔 어느 알고리즘이, 새로울 뿐만 아니라 개발자에게 도 충격적이며 대단히 가치 있는 일을 해냈기 때문이다. 그 알고리즘은 많은 사람이 기계가 절대 마스터할 수 없다고 믿었던 게임에서 승리했다. 반드시 창조력이 발휘되어야만 하는 게임이었다.
-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인간은 알고리즘이 무엇을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를 이해하고 있는 듯했다. 러브레이스처럼 당시 사람들은 기 계에서 우리가 입력한 것 이상을 뽑아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믿 었다. 그런데 새로운 종류의 알고리즘이 출현하기 시작했다. 바로 데이 터와 상호작용하면서 적응하고 변화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다. 이제 프로그래머가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자신이 만든 알고리즘의 의사 결정 과정을 정확히 이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런 프로그램은 놀라움을 자아내기 시작했다. 이제는 기계 스스로 우리가 입력한 것 이상을 뽑아낼 수 있고 점차 더 창조적으로 변해 간다. 이 알고리즘은 딥마인드가 바둑에서 인공 지능으로 인간을 꺾을 때 활용했던 바로 그 알고리즘이기도 하다. 새로운 알고리즘이 새로운 기계 학습 시대를 연 것이다.
- 알고리즘은 우리 자신에 관해 무언가 새로운 것을 알려 줄 잠재력을 품고 있다. 어떻게 보면 딥러닝 (deep learning) 알고리즘은 인간 코드에서 우리가 지금껏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특징들을 집어내고 있는 셈이다. 이는 마치 색에 대한 개념이 부족해 빨강과 파랑을 구별할 말조차 없었는데, 알고리즘이 우리의 호불호 표현에 근거해 여러 물체를 빨갛고 파란 두 종류로 떡하니 나눠 놓은 것과 같다. 우리가 특정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까닭은 그런 취향에 결 정적 영향을 미친 매개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취향과 관련된 인간 코드는 쉽게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숨어 있다. 하지만 컴퓨터 코드는 우리가 직감하기는 하지만 표현하지는 못하는 우리의 취향적 특징들을 식별해 냈다.
- 세상에 공짜는 없다 정리 (No free lunch theorem)를 이야기 해야겠다. 이것은 어떤 상황에서나 결과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만능 학습 알고리즘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수학적 정리다. 이 정리에 따르 면 우리가 학습 알고리즘에 데이터의 절반을 입력한 어떤 경우라도 나머지 미입력 데이터를 적당히 조작하면, 알고리즘이 이미 입력된 훈련 용 데이터에 대해선 괜찮은 예측을 내놓더라도 나머지 미입력 데이터 에 대해서는 헛다리를 짚게 만들 수 있다. 결국 데이터만으로는 결코 충분하지 않은 것이다. 데이터와 지식을 병용해야 한다. 그러고 보면 상황 변화에 대처하고 전체적인 상황을 조망하는 일에는 인간 코드가 더 적합한 듯하다, 적어도 지금은.
- 인간은 지금까지 바둑을 수없이 많이 두었고 대국 내용은 온라인상에 디지털 데이터로 기록되어 왔다. 이 데이터는 알고리즘이 샅샅이 훑어보며 승자가 어떤 수 로 우위를 차지했는지 알아낼 수 있는 굉장한 자료다. 방대한 기보 데이터베이스 덕분에 알고리즘은 특정 형세에서 각 조치가 승리로 이어질 확률이란 개념을 확립할 수 있었다. 그 정보의 양은 각 대국에서 나타날 수 있는 온갖 경우의 가짓수를 고려해 보면 결코 많은 편이 아니지만 경 기를 풀어 나가는 좋은 기반이 된다. 물론 알고리즘이 맞붙을 상대가 데이터 속 패자의 전철을 그대로 밟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그 데이터 세트를 이용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터였다. 강화 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이라는 둘째 단계는 알고리즘이 우위를 차지할 수 있게 만든 방법이다. 이 단계에 접어든 알고리즘은 자 신과 대국하기 시작하여 매번 자신이 만들어 낸 새로운 대국 내용에서 무언가를 배워 나갔다. 이기는 데 도움이 되는 듯했던 특정 조치들이 패 배로 이어지자 알고리즘은 그 조치가 승리로 이어질 확률을 수정했다. 이런 강화 학습 과정에서는 막대한 양의 새로운 기보 데이터가 기계적 으로 만들어진다. 그리고 바로 이 자가 대국 과정에서 알고리즘은 스스로의 약점을 파악할 수 있다. 강화 학습의 위험 요소 중 하나는 그 방법이 편협하며 자기 강화적인 방식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기계 학습은 에베레스트산 정상에 오르 려는 시도와도 비슷하다. 눈가리개를 한 사람이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 도 모르는 상태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에 올라가야 할 때 쓸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지금 서 있는 곳에서부터 계속 잔걸음을 치며 발을 내딛을 때마다 자기 위치가 더 높아지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그런 방법을 쓰면 결국 근방에서 가장 높은 곳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꼭대기에서 어느 쪽으로든 조금이라도 이동하면 자기 위치가 도로 낮 아질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골짜기 너머에서 훨씬 더 높은 봉우리를 찾지 못하리라는 법은 없다. 이는 앞서 이야기한 바 있는 국소최대점과 관련된 문제다. 국소최대점에 해당하는 꼭대기에 도착하면 자신이 가장 높은 곳에 도달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그곳은 우뚝 솟은 산맥에 둘러싸인 자잘한 언덕에 불과하다. 만약 알파고가 바둑 실력 을 최대한 키운 결과가 실은 그런 국소최대점에 도달한 것에 불과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그런데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던 것 같다. 아마 이세돌과의 대국을 며칠 앞두고 알파고와 대국한 유럽의 고수 판후이가 약점을 발견했을 때가 바로 그런 경우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 알고리즘은 일단 이세돌의 바둑 방식을 새로 접하자 곧 승산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신의 조치를 재 평가하는 법을 다시 배웠다. 새로운 상대를 만난 덕분에 알파고는 언덕 에서 내려와 또다른 꼭대기에 오르는 방법을 찾아냈다. 딥마인드 팀은 이제 원조 알파고를 완파할 수 있는 훨씬 나은 알고리 즘을 가지고 있다. 이 알고리즘은 인간이 바둑 두는 방식을 보고 배울 필요가 없다. 아타리 알고리즘처럼 이 알고리즘은 19 ×19 격자 모양을 이룬 픽셀과 점수에 대한 정보만 입력받고서 게임을 시작해 갖가지 조치를 실험했고 그러면서 알파고 개발 과정의 둘째 단계였던 강화 학습 의 힘을 활용해 실력을 키워 나갔다. 이는 이른바 '타불라라사' (tabula Trasa) 학습, 즉 백지상태에서 시작하는 학습에 가까웠는데, 심지어 딥마 인드 팀도 새로운 알고리즘의 엄청난 능력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 알고리즘은 더 이상 인간이 생각하고 경기하는 방식에 얽매이지 않는다. 사흘간의 훈련 동안 무려 490만 판의 자가 대국을 치른 그 알고리즘 은 이세돌을 꺾었던 버전의 알파고에 100전 100승을 거두었다. 인간이 3,000년 걸려 해낸 일을 단 3일 만에 해치운 셈이다. 40일째가 됐을 무 렵에는 천하무적이었다. 그 알고리즘은 심지어 체스와 일본식 장기 쇼기(將棋)를 단 여덟 시간 동안 배우고서 두 개의 최상급 체스 프로그램을 이길 만큼 실력을 키워 내기도 했다. 이 무섭도록 다재다능한 알고리즘 의 이름은 알파제로(Alphazero)다. 이 프로젝트의 수석 연구원 데이비드 실버는 타불라 라사 학습 방식 이 다양한 영역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다.
타불라라사 학습을 구현할 수 있다면, 바둑에서 그 밖의 어떤 영역으로든 옮겨 심을 수 있는 동인(動因)을 확보한 셈입니다. 저희는 지금 다루고 있는 영역의 세부 사항에서 벗어나, 보편성이 워낙 높아 어디에나 적용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만들어 내고자 합니다. 저희가 알파고를 개발한 목적은 기계가 인간을 패배시키는 것이 아니라, 과 학을 연구하는 일의 의미를 발견하고 프로그램 혼자서 지식을 배울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딥마인드의 목표는 지능이 무엇인지 밝혀내고 이를 바탕으로 그 밖의 온갖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들은 그 일이 순조롭게 풀리고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 이런 기술은 얼마나 더 발전할 수 있을까? 앞으로 기계가 일류 수학자의 창조력에 필적할 수 있을까? 미술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곡을 쓸 수 있을까? 인간 코드를 해독할 수 있을까?
- 예측 불가능한 일과 미리 결정된 일이 함께 펼쳐져서 모든 것이 이치대로 돌아가는 겁니다. (톰 스토파드 Tom Stoppard)
- 신경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구글의 생성적 적대 신경망뿐 아니라 우리 뇌에도 서로 경쟁하는 두 가지 시스템이 있다. 하나는 무언가를 창조하고 표현하며 자신을 자랑하듯 내보이려는 욕구이고, 나머지 하나는 자기 생각을 의심하고 비판하며 그런 욕구를 억제하는 또 다른 자아다. 우리가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가려면 두 시스템의 균형을 아주 잘 잡아야 한다. 창조적 생각은 그 생각을 평가하는 피드백 순환 고리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그래야 그 생각이 개선되고 또 다른 생각이 형성될 수 있다.
- 갑자기 무언가를 깨닫게 된다는 것은 그 전에 오랫동안 무의식적으로 노력을 기울였다는 명백한 증거다. (앙리 푸앵카레Henri Poincare)
- 일반적으로 알고리즘이 대가에게 무언가를 배우게 하는 일의 주요 난점은 데이터 부족이다. 코랄 389곡은 꽤 많아 보일 수도 있지만 실은 컴퓨터가 간신히 학습 대상으로 삼을 만한 양에 불과하다. 컴퓨터 비전 같은 성공적인 기계 학습 분야에서는 알고리즘이 수백만 개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훈련을 쌓는다. 이에 비하면 바흐의 코랄은 389가지 사례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다른 작곡가 대부분은 작품 수가 그에 훨씬 못미친다. 그럼에도 바흐 코랄은 한 가지 현상의 매우 비슷비슷한 변형 이라는 점에서도 특히 유용하다. 보통 한 작곡가의 작품 세계는 전체적 으로 너무나 다채로워서 기계가 학습 대상으로 삼기 버겁다. 어쩌면 결국은 바로 이런 점이 인간의 예술 영역에 기계가 쳐들어오 기 못하게 막아 주는 요소일지도 모른다. 훌륭한 작품의 수가 워낙 적 어서 기계가 그런 것을 만드는 법을 배울 수가 없는 것이다. 기계는 단조 로운 음악이야 얼마든지 만들 수 있지만 아직 훌륭한 음악은 만들지 못한다.
- 우리가 음악을 만드는 이유
음악은 본래 알고리즘성을 띠므로 온갖 예술 형식 중에서 인공 지능의 손에 넘어갈 가능성이 가장 크다. 음악은 구조와 패턴을 이용하는 가장 추상적인 예술 형식인데 바로 그 추상성 때문에 수학과 밀접히 연관된다. 이는 음악이란 영역에서 알고리즘이 인간 못지않게 활개를 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음악이 구조와 패턴에 불과한 것은 아니다. 음악은 연주되어야만 생기를 띨 수 있다. 인간은 의식을 올릴 때 사용하려고 음악을 만 들기 시작했다. 고고학자들은 원시 시대의 우리 조상이 벽에 물감을 칠 한 동굴 안에서 악기로 볼 만한 유물도 발견했다. 독수리 뼈로 만든 피 리, 나팔처럼 불 수 있는 동물 뿔, 연결된 끈을 잡고 빙빙 돌리면 웅웅 소 리가 나는 울림널 등. 어떤 사람은 그런 원시 악기가 의사소통 수단으로 쓰였을 수도 있다. 고 보지만, 어떤 사람은 이 악기들이 우리 조상이 만든 의식 (ritual)의 중 요한 요소였으리라고 믿는다. 의식을 올리려는 욕구는 아무래도 인간 코드에 포함돼 있는 듯하다. 의식은 몸짓, 말, 물체를 쓰는 일련의 활동으로 신성한 장소에서 격식에 따라 치러진다. 그런 활동은 외부인에게 는 이치에 맞지 않는 행위처럼 보일 때가 많지만, 내부인에게는 집단의 결속을 다지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의식에서 음악이 중요한 역할을 하 는 경우는 매우 많다. 합창단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밴드에서 악기를 연 주하는 것은 제각각인 사람들을 단합시키는 방법이다. 운동 경기가 벌 어질 때 관중석에서 부르는 노래는 상대 팀 팬에게 맞서 우리를 하나로 뭉치게 한다. 그렇게 집단을 결속시키는 음악의 힘은 호모 사피엔스가 유럽으로 이동해 네안데르탈인과 맞닥뜨렸을 때 유리한 입장에 서게 해 주었는 지도 모른다. 작곡가 맬컴 아널드 (Malcolm Arnold)는 이렇게 말했다. "음악은 사람들 간의 사회적 소통 행위요, 우정 표현 행위이며, 가장 효과적인 행위다.” 독일에서 발견된, 제작연대가 4만년 전으로 추정되는 구석기 시대 피리는 우리 조상이 서로 멀리 떨어져 있을 때 의사소통을 하는 데 쓰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는 음악이 의식을 올릴 때 정신 상태를 변화시키는 데 매우 효과적이란 사실도 깨 달았을 것이다. 여러 주술 행위에서 입증됐듯이 무언가를 되풀이하는 일은 정신 상태를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우리 뇌에서는 감 정 상태에 따라 특정 진동수의 파동이 발생한다. 트랜스 음악 중에는 분 당 박자 수가 120 안팎인 곡이 많은데, 이 템포의 리듬이 환각을 일으키 기에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현대의 여러 실험 결과로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몇 가지 감각을 동시에 교묘히 자극하면 유체 이탈하는 듯 한 이상한 체험을 유발할 수 있다. 예컨대 누군가의 촉각과 시각을 동시 에 특정 방식으로 자극하면 그 사람이 의수를 진짜 자기 손으로 인식하게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원시 악기들이 향신료, 향료와 함께 발견된 경우가 더러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 조상은 의식 거행 중에 소리 와 향기가 함께 나도록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감각을 느낄 수 있는 형 체가 없는 알고리즘이 어떻게 우리 몸과 마음을 변화시키는 음악의 힘 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문명이 발달했어도 음악은 여전히 의례와 관련되어 있다. 팔레스트 리나에서 바흐를 거쳐 모차르트에 이르는 음악의 일대 진보 중 상당 부 분은 종교적 맥락 속에서 이뤄졌다. 어떤 사람들은 신이라는 개념이 인 간의 내면세계와 함께 생겨났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자의식이 생기면 서 인간은 자기 머릿속의 목소리를 자각하고 깜짝 놀라게 되었다. 아마 그건 꽤 섬뜩한 경험이었을 것이다. 음악을 연주하며 의식을 올리면 머 릿속의 그런 목소리를 달래고 신들이 거하는 장소로 여겨진 자연의 힘을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되는 듯했을 것이다. | 이런 이야기는 모두 논리적이며 무감정한 컴퓨터 세계와 동떨어진 듯하다. 분명 알고리즘은 우리를 감동시키는 사운드를 만드는 법을 배 웠다. 최근 알고레이브(Algorave)라는 행사에서는 디제이가 알고리즘 으로 그때그때 클럽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만들고 틀어서 사람들이 계 속신나게 춤출 수 있게 한다. 딥바흐는 바흐풍의 예배용 찬송가를 계속 작곡해서 성가대가 신을 찬미할 수 있게 한다. 이런 알고리즘은 음악의 암호를 풀어 낸 듯 하지만 정작 그 기계의 내부에서는 아무런 감흥이 일 지 않는다. 이들은 여전히 우리의 도구이자 현대판 디지털 울림널인 셈이다.
- 무언가를 창조하려면 두가지 일을 해야 한다. 하나는 이래저래 짜 맞춰 보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골라 뽑는 일이다. (폴 발레리 Paul Valery)
- 훌륭한 수학 연구물에는 긴장이 깃들어 있다. 증명은 너무 복잡해도 안 되고 너무 간단해도 안 된다. 더없이 만족스러운 증명은 필연 성을 띠지만 전개 과정이 결코 뻔하지 않다. 《모험, 미스터리, 로맨 스》 (Adventure, Mystery, and Romance)에서 존 카웰티(John G. Cawelti)는 문학 속의 이런 긴장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는데, 이는 수학에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질서와 안전을 추구하면 지루하고 단조로운 결과가 나올 공산이 크 다. 하지만 변화와 참신함을 위해 질서를 거부하면 위험하고 불확실한 결과에 이르게 된다. (...) 문화사의 중요 측면 중 상당수는 이런 두가지 기본 충동, 즉 질서 추구와 권태 탈출 사이의 역동적 긴장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 긴장이 바로 훌륭한 증명의 핵심이다.
- 알고리즘이 언어를 처리하고, 프랑스어를 영어로 번역하고, 제퍼디문제에 답하고 서술 방식을 파악하는 것을 보면 인공 지능 분야 전반에 대한 흥미로운 의문이 하나 떠오른다. 우리는 어떤 경우에 알고리즘이 자기가 하는 일을 이해’ 한다고 봐야 할까? 이 문제는 존 설이 고안한 '중국어 방' 이란 사고 실험의 주제이기도 하다. 가령 당신이 어떤 방에 갇혀 있는데 그곳에 중국어로 된 갖가지 질문 과 각각에 대한 적절한 대답이 적힌 응답 지침서가 있다고 해 보자. 방 으로 들어온 중국어 문장을 보고 그것과 같은 문장을 지침서에서 찾을 수만 있으면 당신은 그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해도 방 밖의 중국어 화자 와 꽤 그럴듯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설이 그 실험으로 보여 주려 한 것은 컴퓨터가 어떤 프로그램에 따라 인간의 응답과 다를 바 없는 응답을 내놓더라도 그 기계에 지능이나 이해력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는 점이었다. 이는 사실상 튜링 테스트에 대한 강력한 반론이다. 그런데 내가 이런저런 말을 할 때 내 마음은 어떤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 어떻게 보면 나도 어떤 지침을 따르고 있는 셈 아닐까? 컴퓨터의 중국어 이해력 유무를 판가름하는 데 기준이 되는 문턱값 같은 것이 나에게도 존재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적어도 나는 내가 의자에 대해 이야기할 때 스스로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다. 컴퓨터는 '의자' 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 의자라는 것 이 사람들이 걸터앉는 데 쓰는 물체란 사실을 알 필요가 없다. 그 기계 는 의자란 단어를 사용해도 괜찮은 경우에 대한 규칙을 따를 뿐인데, 이 때 사용된 규칙 준수 능력을 이해력이라고 볼 수는 없다. 사실 의자를 체험해 보지 않은 알고리즘이 '의자' 란 단어를 제대로 사용하기란 불가 능하다. 체화된 지능(embodied intelligence)이라는 개념이 인공 지능 분야의 현 추세에서 특히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언어는 우리 주변 환경을 저차원 공간에 투영한 것이다.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도 이렇게 말했다. “언어는 모두 어설픈 번역어에 불과하다.” 의자는 실제로는 모두 천차만별인 존재다. 그러나 언어에서는 하나의 데이터 포인트로 압축된다. 그런데 또 다른 사람이 그 데이터 포인트의 압축을 풀 때면 그 사람이 체험해 본 온갖 의자로 새롭게 해석될 수 있다. 우리는 안락의자, 벤치, 나무 의자, 책상 의자 등 갖가지 의자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런데 이들 또한 구체적으로 연 상시키는 바가 각각 하나씩만 있는 것은 아니다.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비트겐슈타인은 이런 온갖 언어 활동을 통틀어 언어 게임이라고 불렀 다. 체화되지 않은 알고리즘은 존 설의 중국어 방 같은 저차원 공간에 갇혀 있는 셈이다. 이는 결국 의식의 묘한 속성과 관련된 문제다. 우리는 의식 덕분에 이 런 온갖 정보를 하나의 경험으로 통합할 수 있다. 신경 세포 한 개에는 언어에 대한 이해력이 없다. 하지만 그런 세포가 모이고 모이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언어 이해력이 존재하게 된다. 나라는 존재는 중국어 방에 앉아 지침서를 이용해 중국어 질문에 답할 때 뇌라는 신경 세포 집합 체에서 언어 처리를 담당하는 부분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비 록 나는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지만, 어쩌면 그 방, 나, 지 침서로 구성된 시스템 전체는 이해력을 갖추었다고 말해도 좋을지 모 른다. 뇌를 이루는 것은 중국어 방 세트 전체이지 거기 앉아 있는 나 혼 자만이 아니다. 중국어 방에서 나는 컴퓨터의 중앙 처리 장치, 즉 기본 연산을 수행해 소프트웨어의 지시 사항을 따르는 전자 회로와 같은 존 재다.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알고리즘, 주변 세상을 직접 접해 볼 수 없는 알고리즘이 의미 있는 글, 혹은 거기서 더 나아가 우리가 느끼기에 아름 다운 글을 쓸 수 있을까? 이는 지금 프로그래머들이 여러모로 씨름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 창조력은 기계적이지 않은 것의 진수다. 하지만 어찌 보면 창조 행위는 모두 기계적이기도 하다. 딸꾹질과 마찬가지로 다 제 나름대로 까닭이 있는 것이다. (더글러스 호프스태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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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신입 인공지능

IT 2020. 11. 19. 19:50

- 세계 최대의 금융 기업 중 하나인 골드만삭스는 MIT와 하버드 출신들이 설립한 스타트업인 켄쇼Kensho Technologies의 시스템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시스템은 자연어 처리 Natural Language Processing, NLP 기법을 사용해 금융 관련 질문 에 답할 수 있다고 합니다. 포브스Forbes의 보도에 따르면 검 색창에 일상 언어로 검색하기만 해도 의사 결정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응답을 즉각적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시스템Warren은 약물 승인, 경제 리포트, 통화 정책 변경, 정치적인 사건을 포함한 9만 개 이상의 변수action들이 지구상의 거의 모든 금융 자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분석 함으로써 6천 5백만 가지의 질문 조합에 즉각적으로 답할 수 있다.” 이런 변화를 반영하듯 골드만삭스에는 2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600여 명에 이르는 주식 트레이더가 근무했지만 2018 년엔 단 2명만 남았고, 컴퓨터 엔지니어의 수는 9,000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인공지능이라는 혁신 기술을 통한 금융의 자동화가 조직 구성원의 비율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골드만삭스는 금융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월스트리트의 구글로 불릴 만큼 엄청난 숫자의 엔지니어를 채용하고 있는 데, 이미 직원 3만 6천 명 중 무려 25%가 기술직으로 채워졌습니다. 골드만삭스 회장이 2015년에 '골드만삭스는 IT회사'라고 선언했던 것이 거짓말이 아니었습니다.
- 2016년부터 조지아 공대에서 온라인 수업을 담당하는 조교는 인공지능입니다. IBM의 왓슨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질 왓슨jill Watson'이라는 이름의 인공지능 조교는 수업 게시판에 올라온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고, 쪽지 시험이나 토론 주제를 제시하는 식으로 조교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이 인공지능은 과거 수업에 올라온 질문과 대답을 통해 게시물을 학습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1만여 개에 달하는 학생들의 질문 중 40%에 대답했습니다. 이 수업의 담당 교수가 알려주기 전까지 조교가 인공지능이었다는 것을 알아챈 학생은 없었으며, 심지어 인공지능 조교가 해당 학기에서 가장 인기 있는 조교로 선정되기까지 했습니다.
- 인공지능이 음성을 듣고 바로 언어를 인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과거의 인공지능은 문자를 학습했습니다. 요즘 우리가 많이 사용하고 있는 구글 번역기도 텍스트 번역에서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음성인식 기술이 발달하면서 기계에게 음성을 들려주면 기계가 그것을 텍스트로 전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명 음성 대 텍스트Speech-to-Text 변환기술입니다. 그리고 반대로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Text-toSpeech 하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배고프다'라는 문장을 보여주면 이것을 소리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제 이것을 모두 이어붙이면 정말 놀라운 일을 할 수 있 습니다. 한국말로 나는 배고프다'고 말하면 인공지능이 이것 을 자동으로 텍스트로 변환한 다음 여기에 맞는 'I am hungry'라는 영어 문장을 텍스트로 생성하고, 다시 이것을 소리 로 바꾸어 출력시키는 것입니다. 한국어 음성만 들려주면 한 국어 음성 한글 텍스트-영어 텍스트-영어 음성'으로 변환되 는 전 과정이 자동으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놀라운데 이번에 발표된 구글의 트렌스레이 토트론Translatotron은 여기서 한발 더 나갔습니다. 음성을 텍스 트로 변환하는 등 몇 단계로 나뉠 수밖에 없었던 번역의 중간 과정을 모두 삭제하고 음성에서 음성Speech to Speech 으로 바로 번역하도록 한 것입니다. 게다가 말하는 사람의 목소리나 억 양의 특징까지 그대로 살립니다. 내가 배고프다'고 말하면 내 목소리 그대로 I am hungry'라는 영어 음성이 출력됩니다. 인공지능이 말하는 사람의 목소리 특징도 학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단순히 '음성 번역' 이라고 번역해서는 그 느낌이 온전히 전달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차라리 '목소리 번 역에 가깝습니다. 내 목소리를 이 언어에서 저 언어로 번역 해 주는 것입니다. 정말이지 인공지능은 학습의 신입니다. 재밌는 것은 인공지능이 음성을 학습하기 위해서 사용하 는 재료가 음성 자체가 아닌, 음성을 변환한 시각 정보라는 점입니다. 여기서도 다시 한번 컴퓨터 비전이 등장합니다. 이 그림은 영어로 'nineteenth century'라고 말한 것을 시각 정보로 변환한 스펙토그램spectrogram 입니다. 세로축이 주파수고 가로축이 시간을 나타냅니다. 그림에 보이는 색깔은 진폭 의 강도를 나타냅니다. 이처럼 소리를 시각 정보로 학습한 인 공지능은 소리를 만들어서 출력할 때도 이와 같은 시각 정보 를 출력합니다. 이 시각 정보가 보코더 vocoder를 거쳐 스피커 를 통과하면 비로소 인간에게 유의미한 음성 언어로 들립니다.
- 우리나라의 경우 개인정보 보호 등의 이유로 이런 시스템의 적용이 어려운 반면, 중국의 경우 공안의 적극적인 도입의지에 따라 2015년부터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13억 중국인의 얼굴을 3초 안에 90% 이상의 정확도로 판별하는 인공지능 시스템 톈왕Sky-Net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2019년에 인공지능이 10년 전 납치된 아이를 찾아내는 일도 있었습니다. IT기업 텐센트가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연령별 안면인식 기술을 개발한 덕분입니다. 사람의 얼굴은 노화가 진행되기 마련인데 이때 얼굴 윤곽의 변형이 발생합니다. 인공지능은 사람의 얼굴이 노화로 변해가는 패턴을 학습했고 실종 당시의 사진을 토대로 현재의 얼굴을 추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셜록 홈즈가 울고 갈 지 경입니다. 중국은 매년 수백만 명의 실종자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인력으로 해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95% 이상의 정확도로 불과 몇 초 이내에 수천만 명의 얼굴을 대조할 수 있기 때문에 실종자 수색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텐센트가 개발한 인공지능은 이미 수사에 투입되어 경찰과 공조하고 있으며 푸젠성 공안과의 협력으로 1천명 이상의 실종자를 찾았습니다.
- 자율주행을 통해 물자와 서비스가 스스로를 움직여서 사용자가 있는 곳까지 직접 찾아온다면 사람이 직접 이 동해야 할 이유는 자연스럽게 소멸됩니다. 자율주행차가 등장하면서 사회적으로 운송업의 일자리 문제도 부각되고 있습니다만, 조금 더 멀리서 바라보면 이것은 20만 년 동안 인간 이 살아왔던 방식을 뒤집는 거대한 변화라는 것을 깨닫게 됩 니다. 흔히 자율주행이라고 부르는 기술의 실체를 스스로 운 전하는 차' 정도로 생각해서는 곤란합니다. 이것은 물류에 대 한 개념 자체를 완전히 바꾸어 버리는 물류혁명으로 이해되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물류는 사람이 물자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여 가지 고 온다는 개념으로 이해됐지만 앞으로는 물건 스스로 사람 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게 한다는 개념으로 바뀔 것입니다.”
- 진화적 관점에서 보면 게으름은 오히려 너무나도 훌륭한 생존 전략입니다. 딱 살아남을 만큼만 일하겠다는 최적화 전략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생명체들이 이런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생존하는 데 필요한 것 이상으로 일을 하는 것이 이 상해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인간은 조금 다릅니다. 인간은 자연이 부여한 최적화 전략에 게으름이라는 꼬리표를 붙이고 때로는 비난까지 하면서 '근면, 즉 더 열심히 살 것을 주문합니다. 특히 문화적으로 그렇게 가르치고 배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진화가 40억 년간 일구어 온 게으른 생존 전략이 불과 몇천 년의 문화적 교육을 통해 바뀌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인간은 여전히 게으릅니다.
- 알파스타가 보여준 성과가 놀랍기도 합니다만, 더욱 놀라운 것은 알파스타를 개발한 연구진의 창의성입니다. 인공지능 관련 연구를 살피다 보면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는 기계에 한 번 놀라고, 그런 기계를 만들어 낸 인간의 능력에 한 번 놀라 게 되는데 이번에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알파스타의 능력을 향상시킨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알파스타는 알파스타끼리의 강화학습을 통해 스스로 배워 나갔고, 훈련에 사용된 두 대의 알파스타 모두 상대방을 이기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이기는 것을 목표를 하는 인공지능끼리 연습경기를 하는 것만으로는 배움의 결과가 향상되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때 연구진은 둘 중 한 대에게 스파링 파트너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알파스타의 능력을 끌어올렸습니다. 연구진은 하나의 인공지능에게는 주인공 역할을, 다른 하나 에게는 도우미의 역할을 맡겼습니다. 마치 인간 선수가 성장 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스타일을 가진 스파링 상대를 만나 훈 련하는 것과도 비슷한 이치입니다. 나의 약점을 잘 공략하는 스파링 상대와 훈련함으로써 약점을 보완하는 전략입니다. 이 때 스파링을 해 주는 선수의 목적은 자신의 승리가 아니라 상대방 선수가 더 강한 선수로 성장하는 것을 돕는 것입니다. 이처럼 도우미 인공지능 역시도 자신의 승리보다 주인공 인공지능이 더 강해질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알파스타는 완전히 자 동화된 방식으로 이 모든 학습과정을 소화했고 결과적으로 기존의 자신을 뛰어넘는 더 강한 알파스타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승리를 거둔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은 딥마인드 연구진이 왜 이런 일을 시도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딥마인드 연구진에게 스타크래프트는 하나의 과정일 뿐 그것이 최종 목적지가 아닙니다. 딥마인드 연구진이 진짜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열린 문제open-ended'를 풀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스타크래프트를 통해 '열린 문제에서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확인한 딥마인드 연구진은 더 복잡하고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일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대학에서 물리학을 가르치는 조원상 교수는 기계학습 모 형을 통한 새로운 물리 모형의 탐사」라는 글에서 물리학을 “자연으로부터 얻은 최대한의 귀납적 지식에 대한 연역체계 의 완성과정”으로 가정할 때, 인공지능이 출력하는 기계학습 모형은 “그 자체로 초super귀납모형”이라고 했습니다.
“기계학습 모형은 그 자체로 초귀납모형이며, 이는 인류가 태 초 원시 세포부터 생존을 위해 행해 온 치열한 경험적 모델링 과정이, 대량화 자동화되어 임의의 정확도로 최적화될 수 있 는 귀납적 모델링의 극단이라 할 수 있다.”
'인공지능은 딥러닝을 통해 스스로 학습한다. 이 말을 다 른 말로 바꾸면, '인공지능이 각 분야의 데이터로부터 귀납적으로 모델링했다가 됩니다. 다시 말해 딥러닝과 귀납적 사고는 동의어에 가깝다고 볼 수 있으며, 우리에게 더 익숙한 표 현으로 바꾸면, '데이터 사이에 숨어있는 공통점을 찾는다'가 됩니다. 놀라운 것은 인공신경망이 새로운 데이터가 추가될 때마다 그것을 반영하여 자신의 예측모델을 스스로 업데이트한다는 것입니다. 무한 학습과 무한 에러 수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야말로 학습의 자동화와 예측모델의 최적화를 담보하 는 귀납적 모델링의 극단이 아닐 수 없습니다.
- 튜링은 일찍이 컴퓨터라는 계산기 계가 가진 무한한 잠재성을 알아보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간이 기계를 만들었다고 해서 기계 내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중략) 기계가 오직 인간 이 알고 있는 일만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이상하다.”
여러분을 낳은 것은 부모님이지만, 부모님이라고 해서 여러분의 행동 하나하나를 모두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여러분이 자식을 낳았다고 해서 그 자식이 여러분이 알고 있는 대로만 행동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기계를 낳았다고 해서 기계가 가진 잠재력을 모두 알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오늘날의 기계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막강한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이 놀라운 기계를 우리의 발 아래 두려는 고압적 자세보다는 두 손을 맞잡고 나란히 걸으며 무엇을 어떤 식으로 협력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인류가 정말로 현명하다면 기계와 대결 구도를 형성하기보다. 협력 파트너로 올려 세워야 합니다. 결국 그것이 우리에게 이 득이기 때문입니다.
- 인공지능 시대에서의 직업변화의 방점은 직종 그 자체의 생존 여부'가 아니라 '그 직종의 일하는 방식이 어떻게 변할것인가'를 이해하는 데 찍혀야 합니다. 칠흑같은 어둠 속을 헤매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이 혼돈 속에서도 한 가지 확실 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어떤 직업을 선택하든 그곳에 인공지능이 함께하리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너 커서 뭐 할래?”라 는 질문을 인공지능과 직업의 미래라는 키워드에 연결시켜서 좀 더 구체적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 컴퓨터와 함께 일하는 것은 멋지다. 그것은 당신과 싸우지도 않고 모든 것을 기억해 주고 내 맥주를 뺏어 마시지도 않는다. (폴 리어리 Paul Le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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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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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의 기준

IT 2020. 11. 3. 19:57

- 애플 소프트웨어의 성공에 기여한 일곱 가지 핵심 요소
1. 영감 Inspiration: 거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그 가능성 상상하기
2. 협력 Collaboration: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하는 과정에서 각자의 보완적인 장점 결합하기
3. 기능Craft: 기술을 적용해 최고의 결과물을 얻고, 항상 더 좋은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기
4. 성실Diligence: 힘든 일도 마다 않고, 쉽고 빠른 길에 의존하지 않기
5. 결단력 Decisiveness: 까다로운 결정을 내리고, 미루지 않기
6. 취향Taste: 선택을 위한 세련된 감각을 개발하고, 즐거움을 주는 통합된 전체를 만들어내기 위한 균형감 유지하기
7. 공감Empathy: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그들의 삶에 잘 어울리고 그들의 욕망을 충족시킬 제품 창조하기
- 나는 오랫동안 많은 이로부터 어떤 주제든 혹은 미심쩍은 이야기까지도 상대가 믿게 만드는 스티브만의 특별한 능력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스티브의 현실왜곡장 Reality Distortion Field, RDF은 어느덧 전설이 돼 있었다. 하지만 스티브가 나를 바라보는 순간, 나는 반대 힘, 즉 극성이 바뀐 RDF를 느꼈다. 마치 전등 스위치를 누른 것처럼, 스티브가 주변에 단단한 공간을 형성했다. 그 공간에는 겉치레와 가식이 없었다. 그의 시선은 불친절하거나 위협적이지 않았다. 그러 나 깜빡이지 않는 그의 시선에는 분명 상대를 꼼짝 못 하게 만드는 위 엄이 있었다. 나 역시 거기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의 응시는 어떤 속임수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보였다.
- 스콧은 또한 품질 높은 데모만 승인해, 스티브 대신 데모 회의의 문지기 역할을 했다. 스콧은 팀원들이 열심히 일했다는 생각만으로 3등 급짜리 데모를 들고 가서 CEO의 승인을 요구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것이야말로 스티브의 화를 돋우고, 두 번째 결정자란 권한을 잃는 지 름길이었다. 게다가 스콧은 대단히 빠른 혈통 좋은 경주마를 늙은 말 한 무리와 함께 내놓고 스티브가 만족스럽게 승자를 택하길 기대하는 방식으로 데모 회의 과정을 수정해서도 안 된다는 사실을 잘 알았다. 스티브는 틀림없이 그런 꼼수를 금방 알아차릴 것이었다.
- 리눅스와 맥OS X은 UNIX(1969년 벨 연구소가 개발한 운영체제)라는 같은 조상에서 나왔지만, 이미 그 기원으로부터 너무 멀리 갈라져 나왔다. 시간이 흐르면서 리눅 스와 맥은 점차 같은 언어를 쓰는 갈라진 두 나라처럼 돼버렸다. 한쪽 은 대형 화물차를 '로리lorry'라고 부르는 반면 다른 한쪽은 '트럭truck'이 라고 부르는 식이었다. 특히 웹브라우저 같은 최종 이용자 앱과 관련해, 둘의 호환성 범위는 지극히 협소했다. 하지만 프로그래머가 작업하는 알고리즘 단계로 내려가보면, 호환성 범위가 넓어진다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다. 둘은 몇몇 기술적 언어와 문법을 공유하며, 캉커러 개발자가 소스코드 작성에 사용한 프로그래밍언어인 C++를 토대로 프로그 램을 구축하고 실행할 수 있다. 리눅스와 맥은 C++로 된 프로그램을 실행하기 위해 서로 다른 프로그래밍언어와 문법을 사용한다. 이런 사실은 특히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로 인 해 이 컴퓨터에서 저 컴퓨터로 코드를 복사할 수 없다. 만약 우리가 캉커러를 웹브라우저 프로젝트의 기반으로 삼고자 한다면, 캉커러의 리 눅스 소스코드에서 모든 언어와 기술적 차이점을 수정하고, 강력한 소 프트웨어 기술로 리처드가 만든 심을 교체해야 한다. 특정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구축된 코드를 다른 운영체제에서 돌아가도록 가공하는 작업은 따로 용어가 있을 정도로 흔한 일이었다. 프로그래머들은 이 작 업을 포팅porting'이라고 부른다. 마치 원래 맥을 위해 구축된 것처럼(실제는 아니지만) 작동하는 소스코드로 애플 기준에 적합한 웹브라우저를 내놔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의 포팅 작업은 실제로 완벽에 가까워야 했다.
- 기술적인 부분을 제쳐둔다면, 컴퓨터 프로그램은 요리책과 비슷하다. 둘 다 특정한 과제 수행을 위한 구체적인 지침을 담고 있다. 다만 요리사는 독자가 읽을 수 있도록 글을 쓰지만, 프로그래머는 컴퓨터가 읽도록 코드를 쓸 수 없다. 컴퓨터가 원래 프로그래밍언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컴퓨터는 오로지 0과 1의 이진법 언어로밖에 의사소통하지 못한다. 컴퓨터에게 지시를 내리려면, 컴파일러compiler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C++ 언어를 컴 퓨터가 이해하는 이진법 언어로 전환해야 한다. 인간이 이해하는 언어 를 기계가 이해하는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을 '컴필레이션(compilation' 혹 은 '빌딩building'이라고 한다. 또한 이런 번역 작업은 왜 프로그래밍언어로 작성된 코드 라인을 소스코드'라고 부르는지 설명해준다. 코드의 라 인은 컴퓨터가 이해하는 이진법 코드를 빌드(다시 말해 번역)하기 위한 원재료인 셈이다. 웹브라우저처럼 완전한 기능을 갖춘 프로그램은 엄청난 양의 소스코드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캉커러 같은 상대적으로 단순한 프로그램도 10만 라인이 넘는다), 프로그래머는 이들 라인 전부를 따로 떨어진 소스코드 파일로 구분해야 한다. 이런 작업을 통해 프로그래머는 각각의 하위 과제를 조직하고 구성할 수 있다. 웹브라우저의 경우, 웹주소URL를 다루는 코드는 단 하나의 소스코드 파일에 포함돼 있을 수 있다. 반면 인터넷에서 데이터를 내려받기 위해 URL을 활용하는 것처럼 복잡한 코드는 다양한 소스코드 파일에 퍼져 있다. | 요리사 역시 자신의 요리법을 여러 부분으로 구분한다. 예를 들어 에 그 베네딕트 요리법은 수란을 만들고, 캐나다 베이컨을 튀기고, 잉글리 시 머핀을 굽고, 홀란데이즈 소스를 만드는 하위 방법으로 이루어져 있 다. 하지만 요리사가 에그 베네틱트 요리법을 설명하면서 홀란데이즈 소스 만드는 법을 세세하게 다루지 않을 수도 있다. 가령 아스파라거스 요리법에서 홀란데이즈 소스 만드는 법을 이미 소개했다면 말이다. 요리책 전체에서 단 한 번만 홀란데이즈 소스 요리법을 소개하면 된다. 그 리고 각각의 서로 다른 요리법에서 이를 언급하기만 하면 된다. 예를 들 어 “123쪽 홀란데이즈 소스 참조”라는 식으로 말이다. 프로그래머도 마찬가지다. 웹에서 데이터를 내려받기 위한 소스코드 파일을 작성하려면 URL을 처리하기 위한 코드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그 코드를 필요한 모든 곳에 통째로 붙여 넣지는 않는다. 대신 '인클루드include 명령어를 활용해 URL 소스코드 파일을 언급하기만 하면 된다. 에그 베네딕트 요리법에서 홀란데이즈 소스 만드는 법은 특정 페이 지를 참조하라는 언급만 하고 넘어가는 것처럼 말이다. 소프트웨어에 서 인클루드 지시어는 요리책에서 참조와 똑같은 역할을 한다. 프로그 래머는 이런 지시어 덕분에 전체적인 형태를 유지할 수 있다. 각각의 구 체적인 작업에 오직 하나의 명령어만 있으면 된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은 완벽하지 않다. 상호참조 방식이 에러의 여지 를 남겨두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에그 베네딕트 요리를 하면서 홀란데이즈 소스 만드는 법을 참조한다고 해보자. 이때 홀란데이즈 소스 요리법이 실린 123쪽이 아니라, 실수로 132쪽을 펼친다면 원하는 내용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에러는 프로그래밍 과정에서 언제든 일어나기 마련이다. 사람들 은 실수하고, 컴퓨터는 그런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 프로그램을 작성 할 때 다양한 실수가 벌어진다. 가령 프로그래밍언어 문법에서 실수를 저지르거나(요리책의 오탈자와 비슷하다), 잘못된 파일을 참조하는(요리책 에서 잘못된 페이지를 펼치는 것과 같다) 경우가 그렇다. 게다가 명령 내용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컴파일러는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
- 슬라이드를 설명할 때, 스티브는 프레젠테이션 주인공 역할에 완전히 몰두했다. 청중이 가득 들어차 있는 것처럼 목소리, 자세, 손짓 등 그 모든 것을 정확하게 했다. 모든 것이 만족스러 울 때까지 리허설을 이어나갔다. 뭔가가 필요하다고 느끼면 역할에서 빠져나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맨 앞에 앉은 월드와이드 마케팅 수석 부사장 필 실러 Phil Schiller 같은 임원에게 표현 바꾸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혹은 이야기가 부드럽게 흘러가고 있는지 물었다. 스티브는 임원들의 피드백을 잠시 신중하게 생각한 다음 다시 역할로 돌아와 리 허설을 이어갔다. 발음이 부드럽게 이어지지 않으면 다시 한 번 시도했 다. 때로는 세 번, 네 번 반복하기도 했다. 마치 영화 대본을 낭독하는 것처럼 매번 다른 느낌으로 그렇게 했다. 그는 단 한 문장도 놓치지 않았다. 그때는 이미 프레젠테이션 문장이 다듬어져 있었지만, 스티브는 모든 문장과 표현을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집중했다. 스티브는 프레젠테이션을 처음부터 끝까지 연습했다. 행사가 있기 전 토요일, 일요일에는 매일 두 번씩 했다. 행사는 2003년 1월 4일 화요일 로 예정돼 있었다. 행사 직전 주말 연습은 모두 드레스 리허설로 진행됐다. 실제로 스티브는 검정 터틀넥에 청바지 차림으로 연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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