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단 공포는 군중 본능을 자극하고, 군중의 일원이 아니라고 여겨지는 자들을 향해 잔인성을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다.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
- 2016년 대선은 정치학자들 사이에서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두고두고 회자되겠지만, 사회적 영향력의 관점에서 봤을 때 이 선거는 미국의 양당체제가 붕괴의 길로 가는 확실한 이정표가 되었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던 다양한 유권자 집단이 서로 분열하는 모습을 보았다. 이민과 일자리 문제에 관한 공포심을 이용하는 우파 포퓰리스트(populist, 일반 대중의 인기에 편승하여 일을 추진하는 사람)에 의해 저소득층의 백인 유권자들이 동요한 것이다.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것이 반자본주의 좌파 세력과 보수 우파 세력을 결집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차이는 항상 존재했다. 정치 단체와 같은 광범위한 사회적 집단에서 모든 사안에 대해 구성원의 합의를 끌어내는 것은 불가 능에 가깝다. 조직의 구성원들이 다양한 정체성과 관심사를 가지는 것이나, 배구팀의 구성원들이 각기 다른 우선순위와 관점, 정체성을 가지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다. 사회와 조직, 그리고 배구팀이 제 기능을 하는 이유는 구성원들이 합의하지 못한 사안들보다 집단의 공통된 목표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에 이들이 동의하기 때문이다.
- 보안국과 사법 당국은 러시아 정보기관이 운영하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계정이 소셜 미디어 상의 허위 콘텐츠 양산에 책임이 있다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가짜 뉴스를 게시하는 계정 대부분이 보유한 '실제 팔로워 수는 극소수, 또는 0에 가깝다. 이들 중 대부분이 그들이 만든 네트워크 안에서 존재하며 계속 해서 가짜 뉴스를 게시하고, '좋아요'를 누르고, 공유하고, 리트 윗retweet한다. 하지만 이들은 결국 실제 사람들의 네트워크로 파고든다. 즉, 믿을 만한 내용의 게시물을 보고 그것이 기존의 신념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며, 이미 다른 '트롤(troll, 인터넷상 에서 남의 화를 부추기기 위한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들에 의해 여러 차례 공유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사람들은 스스로 그 게 시물을 공유하기에 이른다. 특정 시점이 지나면, 새로운 정보가 진실인지 거짓인지 구별하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우리는 결국 이 모든 것이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거짓이며, 믿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사회적 자아와 소셜 미디어는 우리를 특정 방향으로 인도할 수 있다. 또한, 사회적 본능과 사 회적 환경은 우리를 위험에 빠뜨리기도 한다. 페이스북의 사례 에서 보듯이, 시민의 삶과 의사 결정에 있어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고수하는 정부는 새로운 파도에 속수무책일 뿐만 아니라 크누트 대왕과 마찬가지로 그 파도를 되돌리지 못한다. 여기서 크누트 대왕은 파도가 모래를 깎는 것을 보고는 파도를 향해 “나의 명령 없이는 내 땅을 한 치라도 깎아낼 수 없다. 즉시 멈추어라.”라고 명령했지만, 끊임없이 밀려드는 파도에 발을 적시지 않기 위해 그 자리를 피한 인물이다. 그때 그는 스스로 잉글랜드를 점령한 권력자가 아닌 일개 파도도 지배하지 못하는 무력한 자라는 깨달음을 얻고,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높일 수 없 며 왕관을 윈체스터 대성당 제단에 걸쳐놓고 예배를 드리는 경건한 기독교도가 되었다.
- 모든 것에 꼬리표를 붙일 수는 있으나, 모두에게 꼬리표를 붙일 수는 없다. (순수의시대, 이디스 워튼(The Age of Innocence, Edith Wharton))
- 사실 우리가 정말 추구하는 것은 '최적 차별성 optimal distinctiveness'이라 불리는 개념이다. 인간이 특정 사회적 정체성에 대해 동일시하는 정도는 그 집단이 소속감과 타당성에 대 한 욕구와 차별성과 개성에 대한 욕구 사이에서 얼마나 균형을 잘 맞추는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집단 내에서 소속감 과 입증성을 찾고, 다른 집단과 비교함으로써 차별성과 개성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킨다. 이에 내포된 의미는 어떤 집단이 우리 에게 집단 구성원이 누구이며 집단 소속감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명확하게 제시하여 충분히 가깝고 동질적으로 느끼게 해줌과 동시에 우리를 집단 밖의 다른 사람들과 차별되도록 만들어 줄 수 있을 때, 가장 강한 사회적 정체성이 성립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속한 집단이 다른 군중들과 떨어져 있기를 원하지만, 동시에 군중들에게서 멀리 떨어지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 타인에 대한 우리의 태도와 고정 관념은 우리가 속한 사회적 집단 내에 떠다니는 정보에 의해 형성된다. 우리는 열렬히 응원하는 스포츠 팀의 팬들에게서 상대 팀 팬들의 행동에 관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그들이 무례하고 상스러우며 정정당당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동료들의 불평을 통해 마케팅 부서가 게으르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 결과 우리는 자신이 마케팅 부서와 언쟁한 이야기를 모아서 동료들에게 전달한다. 앞서 이 장에서 살펴보았듯이, 이는 집단의 자연스러운 부분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다른 집단과 차별화하고, 그들보다 더 정정당당하거나 의욕적이라고 느끼기를 원한다. 그러나 만약 타인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가정하고, 타인의 관점을 받아들이며, 반대되는 관점도 보고자 하는 것이 집단 내에서의 규범이나 기대라면, 이것이 집단 간의 갈등을 줄이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개인 간의 사회적 거리를 줄이는 것과 함께 집단 내에 있는 규범, 신호 및 정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사회적 선택 설계의 관심사이다.
- 양측 모두의 장점을 가질 수 있는 방법, 즉 다양성을 갖는 집단 내에 신뢰를 구축할 방법이 존재하는가? 아마도 이에 대한 대답은 '의식 절차ritual'일 것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마이클 노턴 Michael Norton, 프란체스카 지노Francesca Gino 교수는 헤어진 애인의 사진을 찢어 버리는 것이 더 빨리 마음을 추스를 수 있게 도와주며, 음식을 먹을 때 일정한 절차를 따르는 것이 먹는 즐거움을 배가시킬 수 있음을 밝혀냈다. 노턴 교수는 비록 구성원들이 처음에는 매우 다를지라도, 이러한 의식을 통해 공동의 정체성과 목표를 만듦으로써 직장에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영화 금발이 너무해의 주인공 '엘 우즈는 '스냅 컵이라는 의식을 사무실에 소개한다. 이는 팀원들이 동료들에 대한 칭찬 을 적어 컵 안에 넣고, 이를 다음 팀 모임 때 읽는 것이다. 영화 초반에 이 의식은 나쁜 방식으로 흘러갔지만, 결국 팀을 끈끈하게 만들어 주고 서로를 존중하게 되면서 스냅 컵은 팀 단합의 상징이 된다.
- 공유 공간의 개념은 시험대에 오르기도 하지만, 이를 통한 공간의 설계가 사람들을 특정한 행동 모형으로 이끄는 방식에 대한 훌륭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그리고 이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아니다. 15세기 이탈리아 건축가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Leon Battista Alberti는 고전주의 건축이 침략자들에게 문명화의 영향을 주며, 이를 통해 로마에 쳐들어온 야만인들이 도시의 경관을 보고 덜 야만적으로 바뀔 것이라 주장했다. 앞서 언급한 포인튼 마을 역시 물리적 환경의 신호를 변화시키는 것이 도시 간 교통에 문명화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 호주의 사례처럼 기반 시설의 네트워크가 분절되어 있거나 인도의 사례처럼 목적지까지 가는 길 자체가 존재하지 않아 식량과 기타 필수 자원을 필요한 곳에 수송하지 못하는 일이 있다. 이처럼 사회적 자본이 부족하다는 것은 필요한 요소로의 접근이 어렵거나, 그 요소들이 우리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통해 제대로 이동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볼 때 사회적 자본은 우리가 시민 단체의 회원인지 가족들과 저녁 식사 자리를 많이 갖는 사람인지를 묻는 것으로 귀결된다.
이 책을 함께 쓰고 있는 필자들은 까다로운 문제가 생길 때면 주로 집에 가는 길에 서로 통화를 하면서 대화로 풀어간다.
친구의 생일 선물로 어떤 술이 적당할지 물어볼 때는 동료인 루이스가, 요즘 인기 있는 카페가 어딘지 알고 싶을 때는 제스 가 딱이다. 제스는 영국에 있는 멋진 카페를 줄줄 꿰고 있다. 한편 마이클은 하수구가 막혔을 때는 어머니에게 바로 전화해야 한다는 것이나 그 외에 다른 잡다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할 때 는 아내 친구의 남편 마크가 제격이라는 것을 이미 다 파악하고 있다. 
여러분의 사회적 자본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보고 싶은 가? 그렇다면,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돈으로 이를 해결하지 않고, 친구 혹은 친구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그들의 조언이나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경우가 몇 개나 되는지 세어보자. 이 정의를 이용할 경우, 집단의 소속감을 사회적 자본의 대체재로 적용하는 퍼트넘 교수의 생각은 타당성을 갖는다. 좀 비 밀스러운 단체이긴 하지만, 프리메이슨의 경우, 사회 적 자본이 매우 풍부하다. 프리메이슨 회원들은 다양한 직업을 가진 다른 회원들에게 전화 한 통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회계사, 밴이나 버스 회사의 대표, 정원사, 지붕 수리공, 레스토랑 사장이나 변호사까지 정말 다양하다. 물론 아무런 대가 없이 도움이 오고 가진 않겠지만, 더 저렴한 가격에 필요한 서비스를 쉽게 누릴 수 있을 것이다.
- 자신의 속마음을 다른 곳에서 발견할 때, 뭔가 모를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슈라이너)
- 본 장에서는 사람들이 새로운 환경에 직면하기 전에 사전 조치를 취하거나 미리 연결 고리를 형성하여 사회적인 자본을 쌓는 방식에 대해 알아보았다. 동시에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하는 경우, 그 분위기에 압도당하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몇 명의 사람들을 먼저 만나 새로운 환경이라는 바다에 발을 담가 보는 기회가 주어질 경우, 참여 의향이 높아져 궁극적으로는 더 즐거운 경험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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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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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화가 어떻게 미래세대로 전달되는지도 살펴볼 것이다. 외부 환경과 유전자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이 새로운 학문 분야를 후성유전학이라고 한다. 
후성유전학은 우리의 행동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놀랍 게도 우리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우리의 DNA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니코틴이나 다른 약물에 노출되면 장차 아빠가 될 사람의 정자에 들어 있는 유전자에 화학적 변경이 일어난다. 산모가 임신 기간 동안에 하는 행동도 아기의 DNA에 평생 이어지는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후성유전학은 비만, 우울증, 불안, 지적 능력 등에서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스트레스, 학대, 가난, 방치등이 희생자의 DNA에 흉터를 남겨, 여러 세대에 걸쳐 행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있다. 후성유전학에서의 이런 놀라운 발견이 우리의 행동을 지휘하는 또 하나의 숨겨진 힘을 구성 한다. 이것도 우리가 전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우리 유전자 말고도 근래 들어 과학자들은 미생물 침입자들이 우리 몸에 엄청난 유전자의 보고를 들여오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 고 있다. 이런 유전자들도 마찬가지로 우리의 행동을 빚어내는 데 기여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미생물군유전체microbione에 대해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이제 미생물군유전체에 관한 모든 것을 알아보려고 하니 정신 바짝 차리기 바란다. 우리 위장관 속에 처음 몰래 들어와 자리 잡는 미생물은 엄마에게서 온 것들이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음식, 애완동물, 다른 사람들로부터 더 많은 미생물을 들여온다. 우리 위장관 속에 우글거리는 수조 마리의 미생물들이 우리의 음식에 대한 갈망, 기분, 성격, 그리고 그 외 많은 것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 새로운 연구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일례로 과학자들은 평소에 활기가 넘치던 생쥐의 장내 세균을 우울증을 앓는 사람으로 부터 채취한 미생물로 대체해 그 쥐를 우울증에 빠지게 만들 수 있다. 뒤에서 많은 사람이 즐기고 있는 서구식 식단이 장내세균의 구성을 어떻게 급격히 변화시키는지 살펴볼 것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 들은 이런 장내세균의 변화가 부유한 국가에서 흔히 보이는 알레르기, 우울증, 과민성대장 증후군 등의 건강 문제에서 기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추측한다. 
- 고양이에 의해 전파되는 흔한 기생충이 당신의 뇌를 장악해 인지능력을 떨어뜨리고 중독, 분노장애, 신경증에 걸리기 쉽게 만들 가능성도 25퍼센트나 된다.
우리는 이 작은 미생물들이 자신의 이득을 위해 우리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새로운 증거들에 대해 이야기하려 고 한다. 우리가 과연 자신의 행동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는게 맞는지 다시 한 번 의문이 들 것이다.
- 유명한 식물학자 루터 버뱅크 Luther Burbank는 이렇게 말했다. “유전이란 환경이 저장된 것일 뿐이다.” 당신이 환경에서 접하는 물리적 물질이 DNA에 후성유전적 변화를 일으켜 당신 몸의 유전자 중 어느 것이 발현될지를 바꾸어놓을 수 있다. 이것은 당신과 당신의 자식에게 큰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유전자 발현 양상을 빠르 게 바꾸어 환경 조건의 변화에 신속하게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물리적 물질뿐만 아니라 아동 학대, 왕따, 중독, 스트레스 등의 행동도 후성유전학을 통해 유전자 발현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인생의 부정적 사건이 우리 DNA에 흉터를 남길 수 있고, 일부 경우에는 이런 흉터가 자식에게 전달될 수도 있다. 뒤에 나올 장에서 이런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겠지만, 여기서 후성유전학이 우리의 행동에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를 한 가지 확인하고 가자.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성인기의 질병 증가와 연관 있다는 것은 잘 밝혀져 있다.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아동은 성인이 되어서 건강이 좋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이것은 여러 가지 환경적 이유 때문일 수 있지만, 출발점에서부터의 차이도 대단히 중요하게 작용 할 수 있다. 2012년의 한 연구에서 캐나다 맥길대학교의 유전학자 모셰 스지프 Moshe Szyf는 어린 시절에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성 인이 어린 시절에 잘 살았던 성인과 비교했을 때 서로 다른 유전자 군이 메틸화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지위가 낮게 태어난 원숭이와 지위가 높게 태어난 원숭이를 비교했을 때도 유사한 DNA 메틸화의 차이가 발견됐다.
- 우리 위장관 속에는 약 10,000 종의 세균이 살고 우리에게 추가적으로 800만 개의 유전자를 공급 하고 있다. 이 세균들의 무게를 모두 합치면 1.3킬로그램 정도 된다. 미생물총의 무게가 뇌의 무게와 맞먹는다는 얘기다. 이것은 다이어트에도 희소식이다. 오늘밤 체중계에 올라갈 때는 이 새로운 지식을 적용해서 자신의 체중에서 세균의 무게 1.3킬로그램을 빼도 좋다. 다음번 파티에서 손님들을 놀랠 또 다른 미생물총 관련 정보가 있다. 우리 몸에 있는 세균 숫자는 사람 세포보다 수가 많다. 그러니까 우리라는 존재는 인간이라기보다 세균의 집합체에 더 가깝다는 얘기다. 그토록 많은 다른 생명체들이 우리 몸의 표면과 그 속에서 살고 있다면, 나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그들이 차지하는 부분은 어디 까지일까? 
근래 들어 미생물군유전체는 언론의 조명을 많이 받았다. 우리 몸에 존재하는 미생물들은 식욕에서 상처 치유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위장관 세균들은 우리 몸 에 유용한 비타민이나 다른 화합물을 만들어낼 뿐 아니라 뇌에 작용 하는 생화학물질인 신경전달물질 neurotransmiter의 주요 원천이기도 하다. 일부 과학자들은 세균이 신경전달물질을 만들 수 있는 덕분에 기분, 성격, 기질도 조절할 수 있다고 말한다.
- 토론토대학교의 영양학 과학자 아흐메드 엘-소헤미가 2008년도에 수행한 연구에서 SLCa2라는 유전자에서 변이를 찾 아냈다. 이 유전자 변이는 각설탕을 하나 대신 두 개 넣는 성향을 만 든다. SLCa2는 GLUT2라는 단백질을 암호화한다. 이 단백질은 포도당을 혈류에서 뇌세포로 가져오는 역할을 한다. 그럼 뇌세포에서는 이 포도당을 분해해서 에너지를 생산한다. 연구자들은 GLUT2 수용기에서 일어난 이 변화가 포도당 감지를 방해해서 몸이 혈액 속에 얼마나 많은 포도당이 들어 있는지 신뢰성 있게 측정할 수 없게 되 는 것이라 믿는다. 탱크 가득 포도당을 채웠는데도 당신의 포도당 측정기는 탱크가 절반밖에 차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당신은 행복하게도 이미 당분을 먹을 만큼 먹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두 번째 케이크 조각을 집어 들게 된다. 생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도 이런 개념을 뒷받침하고 있다. GLUT2가 결여된 품종의 생쥐는 뇌가 포도당으로 완전히 절여진 후에도 계속 먹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사람에서는 SLCa2 유전자 변이가 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의 증가와 관련 있다.
- 당신은 아직도 정크푸드를 거부하는 것이 순전히 의지력의 문제라 생각하는가? 만약 정크푸드를 좋아하는 속성이 태어나기 전부터 DNA속에 프로그래밍되어 있다면? 
설탕, 소금, 지방이 많이 든 정크푸드를 즐겨 먹는 엄마는 그 자녀도 선천적으로 정크푸드를 좋아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들이 식습관이 안 좋은 가정에서 자라기 때문에 그런 식성을 갖게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런 가능성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그냥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일이 진행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암시가 나왔다. 이것을 곰곰이 생각해보자. 2007년의 한 연구는 임신 기간 동안 정크푸드 식단을 먹인 어미 쥐에게서 태어난 새끼 쥐들이 지방, 설탕, 염분이 많은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반면 임신 기간 동안 건강한 식단을 먹인 어미 쥐에서 태어난 새끼 쥐들은 정크푸드를 좋아하지 않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까? 태아가 엄마 배 속에 있는 동안 엄마가 정크푸드 식생활을 즐겼다고 해서 그사이에 태아에게 유전자 돌연변이가 축적되었을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태아 프로그래밍이 일어났을 것이라 추측한다. 엄마의 식생활이 태어나지 않은 아기의 DNA를 후성유전적 수준에서 바꾸어놓은 것이다. 바꿔 말하면 정크푸드가 유전자 염기서열을 바꾼 것이 아니라 일부 유전자의 발현 수준을 바꾼 것이다. 
- DNA를 후성유전적으로 프로그래밍하는 주요 방법 한 가지는 메틸화를 통한 프로그래밍이다. 이는 DNA를 화학적으로 수정해서 유전자의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이다. 유전자는 메틸화가 많이 될수록 발현이 덜 된다. 유전자 발현을 고속도로에 비유하면 DNA 메틸화 표지는 고속도로에 안전 고깔이 여기저기 놓여 있어서 통행 속도가 느려지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2014년의 한 연구에서는 임신 기간 동안 정크푸드 식단을 섭취한 어미 쥐가 낳은 새끼의 프 로오피오멜라노코르틴proopionelanocortin, POMC 이라는 유전자에서 일어 나는 DNA 메틸화 수준을 살펴보았다. POMC 유전자는 식욕을 줄이는 핵심 호르몬을 만든다. 고지방 식단을 섭취한 어미 쥐가 낳은 새끼는 POMC 유전자에 대한 메틸화 수준이 더 높았다. 이 새끼에 서는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이 덜 만들어진다는 의미다. 따라서 정크푸드를 실컷 먹는 어미 쥐가 낳은 새끼는 건강에 좋은 먹이를 먹 은 어미 쥐가 낳은 새끼보다 더 배고픔을 느끼도록 배 속에서 미리 프로그래밍돼 태어났다.
정크푸드를 먹인 어미의 새끼에게 건강에 좋은 식단을 강제로 먹이면 어떻게 될까? 그렇게 하면 어미의 배 속에서 일어났던 DNA 프로그래밍을 되돌려놓을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적어도 앞에서 얘기했던 2014년 연구에서는 그랬다. 건강한 식생활도 POMC에서의 DNA 메틸화 수준을 정상으로 되돌리지 못 했다. 바꿔 말하면 어미의 정크푸드 식생활이 새끼의 DNA에 영구 적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만약 이것이 사람에게도 적용된다면 음식의 종류와 양을 잘 자제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이유를 이것으로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른다. 태아의 발달 기간 동안에 DNA 메틸화가 영구적으로 이루어지는 결정적인 시기가 존재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 매운 음식을 잘 견디는 사람은 뜨거운 온도에 대응하게 돕는 유전자에게 감사해야 한다. TRPV1 이라는 유전자는 세포 표면에 물리적 열에 의해 활성화되는 단백질 수용체를 만든다. 열에 의해 이 수 용체의 일부가 녹으면 수용체는 뇌에게 이런 메시지를 보낸다. “젠 장, 이거 완전 뜨거워!” 매운 음식에는 캡사이신 capsaicin이라는 화학 물질이 들어 있다. 이것 역시 열에 활성화되는 TRPV1 수용체와 결합할 수 있다. 캡사이신이 TRPV1을 활성화시키면 이 수용체는 이번에도 뇌에게 동일한 메시지를 보낸다. “젠장, 이것도 완전 뜨거워!" 그럼 어리석은 뇌는 우리가 뜨거운 상황에 놓여 있다고 생각해 외분 비선에 땀을 내라는 신호를 보낸다. 그래서 우리는 뜨거운 고데기에 데일 때나 매운 고추를 씹을 때나 똑같은 메시지를 받기 때문에 말 그대로 뜨거운 느낌을 받는다. 알코올도 TRPV1을 활성화한다. 위스키를 한 잔 들이킬 때 화끈거리는 느낌을 받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 TRPV1 수용체에 유전적 변이가 있으면 캡사이신과의 결합 능력이 약해질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사람은 캡사이신과 단단히 결합하는 TRPV1 버전을 가진 사람보다 매운맛을 더 잘 견딜 수 있다. 사람이 매운맛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알코올이나 카페인에 내성이 생기는 것처럼 캡사이신에 대한 내성을 키웠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이런 사람들이 매운 스리라차 sriracha 소스를 처음 경험했을 때와 똑같은 수준의 매운맛을 느끼려면 예전보다 더 많은 소스를 입에 넣어야 한다.
- 이런 사람은 왜 불덩이를 삼키는 듯한 느낌을 즐길까? 연구에 따 르면 매운맛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는 스릴을 추구하는 성향을 가 진 사람이 많다(내 딸이 이제 십대에 접어들고 있는데 아무래도 내 앞날에 힘겨 운 시간이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매운 음식을 즐기는 것을 양성 피학증 benign nasochism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아드레날린 분출을 느낄 수 있 는 합리적으로 안전한 방법이다(공포영화를 보거나 페이스북에서 누군가의 정치적 신념에 동의하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물론 문화적 의미를 담은 설명도 있다. 매운 음식을 먹고 자란 사 람은 어른이 되어서도 매운 음식에 끌린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음 식이 빨리 상하는 더운 기후의 문화권이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성향 이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이런 지역은 음식을 상하게 만드는 세균 이나 곰팡이가 많기 때문에 사람들이 향료를 추가해 부패를 늦추었다. 그리고 매운 음식을 먹으면 땀이 나기 때문에 더운 기후에 사는 사람이 몸을 식힐 방법이 되어주기도 했을 것이다.
- 민트를 먹어서 상쾌하고 시원한 감각을 느낄 때도 유사한 상황이 일어난다. 차가운 온도는 세포에 있는 TRPM8이라는 또 다른 온도 수용체를 활성화시킨다. 그럼 이 수용체는 뇌에 이렇게 말한다. “젠장, 이거 차갑잖아!”멘톨menthol은 스피어민트나 페퍼민트 같은 민트 식물에 들어 있는 왁스 같은 화학물질로, 이것 역시 우연히도 TRPM8과 결합해서 활성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됐다. TRPM8이 어떤 식으로 활성화되었든 간에 뇌는 이 수용체로부터 똑같이 차갑 다는 메시지를 받는다. 
과학 덕분에 이제 일부 음식과 양념이 우리 몸에 있는 온도 수용체를 장악해 땀 흘리거나 추워 떨게 만든다는 것을 알았다. 
- 카페인이 사람마다 다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커피 선호도는 맛봉오리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커피를 물 마시듯 퍼 마셔도 아무런 문제가 안 생기고, 어떤 사람은 한 잔만 마셔도 신경 이 과민해지는 이유를 CYP1A2라는 유전자로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른 다. CYP1A2는 간에 들어 있는 사이토크롬 cytochrome이라는 효소를 암 호화하고 있다. 이 효소는 특히 카페인을 대사하는 작용을 한다. 
모든 사람의 CYP1A2 사이토크롬이 똑같지는 않다. 대부분의 사람은 커피를 마시고 15분에서 30분 만에 그 효과를 느낀다. 그리고 카페인의 반감기는 6시간 정도다(반감기란 우리 몸이 섭취한 카페인 양을 절반 정도 제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저녁 6시 식사 시간에 커피를 마시지 않는 것이 좋은 이유다. 그랬다가는 밤이 깊어져 눈을 붙여 보려 할 때도 여전히 절반 정도의 카페인이 몸속을 돌아다니며 당신을 흔들어 깨우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CYP1A2*1F로 명명된 특정 변이를 가진 사람은 카페인 대사가 느리다. 이들의 CYP1A2 효소는 게으른 구석이 있어서 카페인을 신 속히 처리하지 않는다. 그래서 카페인이 더 오래 체내에서 활성화된 상태로 남아 있다. 이러면 카페인의 자극 효과를 증폭시킬 뿐만 아니라 혈압도 높인다. 심지어 일부 연구에서는 카페인 대사가 느린 사람이 카페인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심장마비와 고혈압 위험이 높아진다고 나왔다.
-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은 커피도 많이 마신다는 것을 눈치챈 적이 있는가? 그것은 담배에 들어 있는 니코틴 성분이 CYP1A2 유 전자를 활성화하고, 이것이 다시 커피의 카페인을 더 빠른 속도로 대사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흡연자는 커피를 마셔도 그 효과가 짧아져서 비흡연자에 비해 더 빠른 시간 내에 다시 커피로 손이 간다.
카페인 처리 능력 때문에 (그리고 당연히 다른 약물과 음식의 처리 능력으로도) 정신적, 육체적 수행능력에 불평등이 생긴다. 
- 우리의 DNA는 자신의 생존기계에 경쟁력을 갖춰주려고 쾌락과 고통을 느낄 수 있는 뇌를 만들어냈다. 그래서 이 생존기계는 먹지 않을 경우 곧 고통스러운 배고픔을 경험했다. 그리고 무언가를 먹고나면 고통은 포만감으로 대체됐다. 하지만 치즈케이크 같은 고칼로리 음식은 포만감을 넘어 거의 오르가즘에 가까운 쾌락을 준다. 달콤한 것이 혀에 닿으면 뇌는 보상을 경험한다. 초콜릿처럼 달콤한 것이든 프렌치키스처럼 달콤한 것이든 그 결과는 똑같다. 도파민의 폭주가 일어나는 것이다.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은 뇌 속 보상 중추를 자극해 그 행동을 반복하도록 요구한다.
- 생쥐에게 식이섬유 보충제를 주는 연구를 했더니 우리 장 속에 사는 또 다른 종류의 세균인 비피더스균이 증가하는 결과가 나왔다. 비피더스균은 오리지널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이고 오 동안 위장관 건강에 이로운 영향을 미친다고 여겨졌다. 프로바이오틱은 '생명에 이롭다'라는 의미로,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미생물을 일컫는다. 이런 미생물은 발효식품과 유제품에 풍부하다. 그래서 이런 식품들은 수천 년 동안 위장관 문제를 치료할 때 권장되었다. 과학자 일리야 메치니코프가 건강하게 장수하는 불가리아 사람들이 시큼한 우유나 요구르트를 자주 마신다는 사실을 발견하고서 19세기 말에 이런 개념이 대중화되었다.
식이섬유가 들어가면 그에 반응해서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 라는 세균 숫자가 치솟는다. 아커만시아균은 날씬한 사람에게서 더 자주 보이고, 비만, 2형 당뇨, 염증성장질환 이 있는 사람에게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아 커만시아균은 위장관 벽을 덮은 점막층의 회전률을 높인다. 이 점막층은 누수를 막는 중요한 방어벽 역할을 한다. 위장관에 든 내용물 이 새어 나가면 지방 조직의 염증을 비롯해 몸에 염증을 야기하고 체중 증가로 이어진다. 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아커만시아균이 섬멸 되지만, 식이섬유로 미생물에게 영양을 보급하면 세균들은 보답으 로 체질량 대비 지방의 비율을 낮춰주고, 염증을 줄이고, 인슐린 저항성을 낮춰준다.
식이섬유가 당신을 위해 하는 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생쥐 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식이섬유가 폐에 생긴 알레르기성 염증도 줄였다. 이 연구에 따르면 식이섬유는 미생물총의 조성을 후벽 균에서 의간균 쪽으로 이동시켰고 단사슬지방산 shot-chain fatty acids 으로 분해돼 다른 신체 부위에도 작용했다. 이 사례에서 소화된 식이섬유 로부터 만들어진 단사슬지방산이 폐로 이동해 알레르기성 염증을 줄이는 방식으로 면역 반응을 바꾸어놓았다. 역으로 저식이섬유 식 단을 먹인 생쥐는 알레르기성 기도염증allergic airway disease이 증가했다. 앞에서 언급했던 리오네티의 연구를 떠올려보자. 이탈리아 도시 지역 아동과 아프리카 시골 지역 아동의 미생물총을 비교해보았었다. 그는 이탈리아 아동에 비해 아프리카 아동의 세균이 더 높은 단사슬 지방산 수치와 상관됨을 발견했다. 아프리카 사람이 염증성 질환을 덜 앓는 이유를 이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추측했다.
- 세균이 식이섬유와 다른 음식을 분해해 체내 여러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는 화학물질을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된 과학자들은 미생물이 우리의 식욕을 조작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두 가지 잠재적 작전을 제안했다. 첫째, 세균이 만드는 화학물질이 뇌로 들어가 세균의 성장에 필요한 음식에 식탐을 느끼게 만든다. 둘째, 세균이 만드는 화학물질은 세균에게 필요한 음식을 먹을 때까지 우리를 기분 나쁘게 만든다. 따라서 세균은 우리의 지배자로 군림하면서 식욕을 조절할 뿐만 아니라 기분도 흔들어놓을 수 있는 것이다. 
- 인디애나의과대학교 Indiana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의 유전학자 티티아나 포로드가 2004년에 진행한 연구에서는 GABRB3라는 유전자를 알코올중독과 연관 지었다. 이 유전자는 감마아미노뷰티르산 gamma-aminobutyric acid, GABA을 인식하는 뇌 세포 수용체의 서브유닛을 만들어낸다. GABA는 뇌가 진정하도록 달래주는 소위 '억제성 inhibitory 신경전달물질이다. GABRB3는 간질, 자폐증, 서번트 증후군(자폐증이나 지적 장애를 가진 사람이 암산, 기억, 음악 등 특정 분야에서 매우 우수한 능력을 발휘하는 현상 옮긴이) 등 정상적인 뇌 활동이 붕괴되는 다른 질병과도 연관이 있다.
GABRB3가 알코올 남용과 관련 있다는 발견은 알코올 남용이 뇌의 과활성화로 생긴다는 이론에 힘을 실어준다. 알코올에는 진정 작용이 있기 때문에 과활성화된 뉴런을 이완시켜 우리 마음속에서 거칠게 흐르는 강물을 댐에 가두는 역할을 한다. 알코올중독은 보통 뇌의 발달이 마무리되기 전인 20대 초반에 시작되기 때문에 뇌가 과활성화되어 있는 사람은 알코올을 과활성의 경감과 연관 짓는 것을 학습하게 된다. 이 나이에 학습된 행동은 바꾸기가 정말 어려울 수 있다. 사실상 뇌에 각인되어버리기 때문이다.
- 몸이 알코올이나 다른 약물에 대처하는 방식을 지배하는 유전자들은 약물 남용자가 되기 쉬운 성향에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면 일부 사람들, 특히 동아시아 혈통의 사람들은 알코올을 섭취했을 때 얼굴이 급속히 붉어지고 심장이 빨리 뛰는 경험을 한다. 이것을 흔히 아시안 플러시 Asian flush 혹은 아시안 글로우 Asian glow 라고도 하지만, 좀 더 포괄적인 명칭은 알코올 홍조반응alcohol flush reaction이다. 알코올 홍조반응이 나타나는 사람은 알코올 대사(분해)를 돕는 효소 생산에 장애가 있는 유전자 변이를 갖고 있다.
알코올은 간에서 여전히 독성이 있는 아세트알데히드 acetaldehyde로 분해된 다음 독성이 없는 아세테이트 acetate로 다시 분해된다. 알코올 홍조반응이 나타나는 사람들은, 알코올이 아세트알데히드로 분 해되는 것까지는 문제가 없는데, 아세트알데히드의 분해가 효율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독성이 있는 아세트알데히드가 축적되다 보면 혈관이 확장되어 피부가 붉어지고 열이 나면서 홍조를 띠게 되는 것이다. 아세트알데히드가 과도하게 많아지면 두통과 메스꺼움을  유발할 수 있다. 알코올 섭취에 따라오는 이런 불쾌한 감각 때문에 알코올 홍조반응이 있는 사람은 술을 많이 마시지 않고, 알코올중독 에 걸릴 확률이 높지 않다. 
진화 과정에서 일부 사람에게 알코올 홍조반응이 등장한 이유가 무엇일까? 한 연구에 따르면 알코올 홍조반응을 유발하는 유전자 돌연변이는 약 1만 년 전 중국 남부에서 기원했다고 한다. 이때는 그곳 사람들이 쌀농사를 시작한 시기다. 쌀은 식량으로 사용되었지 만, 발효해 알코올을 만드는 데도 사용됐다. 이 알코올은 소독제나 방부제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중 호기심이 많은 일부 사람이 아마도 무슨 일이 일어날까 궁금해서 알코올을 조금 먹어보았을 테고 알코올이 축복이면서 동시에 저주라는 것을 발견했을 것이다. 연구자들은 이 고대 사람들 사이에서 생겨난 알코올 불내성이 알코올의 과도한 섭취를 막아줌으로써 생존상의 이점을 부여했을 것이라 추측한다. 알코올 남용의 치료에 디설피람을 사용하는 것도 마찬가지 원리가 적용된다. 디설피람은 음주자가 알코올을 마셨을 때 알코올 홍조반응과 똑같은 불쾌한 반응을 경험 하게 만들어 술 생각이 나지 않게 한다.
- 우리 뇌는 이 안락한 현대 사회에서 진화하지 않았고 시시한 성취와 시시하지 않은 성취를 구분하는 일에 신통하지 못하다. 그래서 그냥 예쁜 신발만 사도, 비디오게임에서 레벨만 올라가도, 한 번도 빨간 신호등에 막히지 않고 집에 도착하기만 해도 도파민이 뿜어져 나온다. 이것은 보상에 대한 기대와도 얽혀 있고 우리로 하여금 특정 활동을 추구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앞에서 보았듯이 도파민 신호의 기능이 망가지면 사람은 위험 감수 행동이나 중독에 빠질 수 있다. 도파민이 감소하면 동기 결여, 꾸물거림, 자신감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만성적으로 도파민 수치가 낮으면 즐거움을 느끼는 능력이 아예 지워져버릴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임상적 우울증clinical depression 이다. 반면 도파민이 너무 많아지면 공격성 그리고 조현병 및 주의력결핍 장애를 비롯한 정신과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도파민 연구를 통해 우리 뇌의 보상체계가 밝혀지기는 했지만, 다른 연구에서는 반보상체계antireward systenn'도 존재한다는 주장이 있다.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 반보상체계는 보상을 끝내는 신경전달물 질을 분비해 다시 현실로 데려오는 역할을 한다(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반드시 끝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일부 사람의 경우 이런 반보상체계가 너무 잘 작동해서 우울증과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안에서 세로토닌 이야기도 했다. 5-히드록시트립타민 5-hydroxytryptamine, 5-HT 이라고도 하는 세로토닌은 트립토판 tryptophan에서 만들어지는 호르몬이며, 트립토판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칠면조를 많이 먹으면 잠이 오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라고 잘못 알려져 있 다. 대부분의 사람은 프로작 Prozacs, Huoxetine 같은 흔한 항우울제 때문에 세로토닌에 익숙하다. 프로작은 뇌에서 세로토닌 수치를 높게 유지 하게 해 심각한 우울증을 누그러뜨린다고 여겨지고 있다. 세로토닌은 기분을 조절하는 역할로 가장 잘 알려져 있고 뇌에 들어 있지만, 사실 세로토닌의 대부분은 소화관에서 발견된다. 이 곳에서 세로토닌은 연동운동(소화관이 입으로 들어온 것을 위에서 화장실까 지 이동시키는 과정)을 촉진한다. 세로토닌은 흔히 행복 및 건강의 기분 과 관련되어 있다. 이는 몸 이곳저곳에서 이루어지는 다른 기능과도 관련 있을지 모른다. 예를 들면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소화관 문제로 고통 받는 사람이 많고, 그 역도 성립한다. 최근의 연구에서 미생물총이 세로토닌 생산에 중요하다는 암시가 나왔다. 장내 미생물총 이 기분과 긴밀히 연결된 이유도 이것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세로토닌은 또한 멜라토닌 melatonin의 전구물질이다. 멜라토닌은 잠을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기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 테스토스테론estosterone과 에스트로겐strogen 같은 성호르몬도 기분을 중재하는 물질로 잘 알려져 있다. 나이가 들면서 이런 호르몬들의 수치가 높아지고 낮아지면서 미묘하고 극적인 방식으로 기분에 영향을 미친다. 에스트로겐 결핍은 우울증, 피로감, 기억력 감퇴를 야기하는 반면, 너무 많아지면 불안하고 과민 해질 수 있다. 테스토스테론 수치 저하는 우울증 및 피로감과 관련 이 있다. 이것은 집중력을 흐트러뜨리고 성욕을 꺾을 수 있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과하면 남성을 자만심에 차게 하고, 자신의 추론 과정에 담긴 결함을 보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현명치 못한 결정으 로 이어질 때가 많다. 이것은 남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여성도 경구 로 테스토스테론을 투여하면 자기가 천하무적이라 생각하고, 타인의 조언에 귀를 닫아버린다. 
테스토스테론은 공격성과 관련 있다고 악명이 높지만, 이것이 일률적으로 공격성만을 야기한다고 못 박기에는 문제가 있다. 이 호르몬은 낙관적인 자신감, 충동성을 북돋운다. 이런 것들은 도전적인 상황에 대처하도록 돕는 특성들이다. 하지만 테스토스테론은 자선 행동이나 너그러운 행동을 수행할 때도 급격히 치솟는다. 이런 관찰 을 바탕으로 일부 과학자는 테스토스테론이 사회적 지위를 높여줄 행동을 부채질한다고 주장한다. 그 행동이 공격적인 형태를 떨지, 자애로운 형태를 띨지는 상황의 맥락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 어떻게 우리 내장에 사는 작디작은 세균이 우리 머리에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미생물총이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방식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을 만들 수 있음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2011년 연구에서 크라이 언의 연구진은 장 속 세균이 뇌에게 연락을 취할 수 있는 한 가지 방 법을 발견했다. 연구자들이 내장과 뇌를 연결하는 주요 신경로인 미주신경을 절단하자 이식한 세균이 미치던 신경화학적, 행동학적 영향이 사라졌다. 내장세균은 미주신경을 통해서도 귓속말을 전하지만, 면역계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간접적으로도 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면역계가 내장에 파견한 기자들이 내장을 돌아다니며 그곳의 뉴스를 뇌로 보내기 때문이다.
지금쯤 당신은 프로바이오틱스가 우리의 장내세균을 바꾸어서 불안증과 우울증을 완화시켜줄 수 있지 않을까 궁금해졌을 것이다. 아직은 데이터가 많이 부족해 예비단계에 머물고 있지만, 한 연구에 서는 한 달간 프로바이오틱스 요구르트를 섭취한 여성들이 감정과 감각의 처리를 통제하는 뇌 영역에서 변화를 보였다고 보고했다. 이 여성들은 무거운 얼굴과 화가 난 얼굴을 보여줘도 그에 대한 반응이 약해져 있었다. 예전에는 못 보던 공포영화를 볼 수 있도록 요구르트가 도와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 수많은 문헌들 또한 우리의 빼앗을 수 없는 권리인 행복 추구가 실제로는 행복에 부정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음을 주장한다.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스카버러 캠퍼스의 샘 마글리오 Sam Magio가 진행한 2018년 연구는 행복해지려고 집착하는 사람 이 자기가 이미 처해 있는 상황을 감사히 받아들이는 사람과 시간을 다르게 인지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행복을 뒤쫓는 사람은 마음이 급해지고 시간이 촉박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느낌은 행 복을 방해한다. 이 연구에 따르면 행복을 쫓느라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자신이 찾는 행복의 열쇠일지도 모를 여가 활동을 멀 리하는 경향이 있다. 거기에 더해 늘 바쁜 사람은 보통 타인을 돕거 나 자원봉사할 시간이 없다고 느낄 때가 많다. 이런 활동들이야말로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데 말이다.
- 영적 구루 람 다스 Ram Dass는 1971년에 《Be Here Now》라는 유명 한 책을 썼다. 이 책에 영감을 받은 비틀스의 조지 해리슨은 똑같은 제목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다스는 미래에 집착하지 말고 현재를 충실히 살라고 촉구했다. 좀 더 최근에는 하버드대학교의 심리학자 대니얼 길버트Daniel Gillbert가 2006년에 나온 책 《행복에 걸려 비틀거 리다 Stumbling on Happiness)에서 이런 개념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길 버트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통제광 control freak 인 뇌와(이 부분은 8장 에서 자세히 말하겠다) 어떻게 불협화음을 내는지 설명하고 있다. 더군다나 우리는 보통 미래에 무엇이 자기를 행복하게 할지 상상하는 일 에 서툴다. 지금 나를 기쁘게 하는 것이 그때도 그러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미래는 행복을 방해하는 거대한 불안의 원천이다. 
이런 개념들은 1930년에 출간한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의 책 《행복의 정복The Conquest of Happines》에도 잘 반영되어 있다. 러셀은 우리가 걱정하는 대부분의 문제가 떨어져서 보면 얼마나 사소한 문제인지 깨달음으로써 걱정의 왕국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가르친다. 당신이 어느 옷을 입기로 결심하는지, 당신이 얼마나 많은 재화를 모으는지 우주는 신경 쓰지 않는다. 러셀은 자신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윤리학자 피터 싱어 Peter Singer도 비슷한 정서를 전한다. 그는 가장 큰 행복은 좁고 자기중심적인 목표를 채움으로써 찾아오는 것이 아 니라 세상을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일에 도전함으로써 찾아온다고 말한다.
- 내면의 악마를 없앨 수는 없지. 그저 그와 함께 사는 법을 배울 뿐. (에인션트원이 모르도에게,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 선천적 공포는 학습된 공포든, 어떤 사람은 겁으로 자제력을 잃고, 어떤 사람은 침착한 이유를 부분적이나마 유전자 변이로 설명할 수 있다. 5장에서 아난다미드가 더 많아지게 만드는 FAAH 유전자 변이에 대해 얘기했다. 아난다미드는 불안을 덜 느끼게 만드는 행복의 분자다. 이런 사람은 공포 제거 fear extinction 능력, 즉 무언가에 대 해 남보다 더 빨리 겁을 없애는 능력이 강화되어 있다. 억제성 신경 전달물질 GABA 의 수용체에 생긴 돌연변이도 두려움과 관련 있다. GABA 수용체가 손상을 입으면 차분하게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는 이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을 뇌가 받아들이지 못한다. 일부 사람이 겁을 더 잘 먹고 불안이 많은 이유도 이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GABA 수용체가 결핍된 생쥐는 정상 생쥐보다 겁이 많다. 격렬한 불안발작이 특징인 공황장애로 고통 받는 사람에게도 GABA 수용체 돌연변이가 발견됐다.
- 번식의 경제학 때문에 생기는 또 다른 결과로 남성은 일반 적으로 물리적 공격성이 강하고, 여성은 수동적 공격성 passive-aggressive 이 강하다. 남성은 물리적 충돌의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 이미 자식 들을 낳은 상태이면 자기가 행여 목숨을 잃더라도 엄마가 자식을 돌볼 테니 말이다. 반면 여성이 육체적으로 심한 손상을 입거나 죽으 면 자식들은 비명횡사할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여성도 여전히 대장 남성을 두고 경쟁하는 다른 여성 라이벌들을 물리칠 필요가 있다. 그래서 물리적 싸움의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소문을 퍼트리거나, 사람의 마음을 조종하거나, 험담을 무기로 사용한다. 경쟁자를 '창녀'라고 부르는 것은 여성이 퍼뜨릴 수 있는 가장 해로운 소문 중 하나다. 대부분의 남성은 문란한 여성을 피한다. 이미 다른 블랙프라이데이 쇼핑객들이 들어가 있을 테니 그 여성의 아기가 자신의 유전자가 아니라 다른 남자의 유전자를 가졌을 확률이 높다. 여성은 자기가 낳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자식의 안녕에 대해 끝없이 걱정해 야 하고, 자신에 관한 소문의 출처를 항상 두 눈 부릅뜨고 감시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항상 큰 스트레스를 겪는다(어떤 사람은 이 때문에 여 성의 사회성이 더 뛰어나고, 멀티태스킹도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진화했다고 주장한다).
일부 진화심리학자는 이런 개념들을 한마디로 요약했다. “일반 적으로 남성은 싸움꾼이고 여성은 걱정꾼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렇지는 않다.
- 광견병은 자신이 감염된 동물의 뇌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떠들썩하게 알리고 다니는 반면, 단세포 기생충 톡소플라스마 곤디는 납작 엎드려 있는 쪽을 선호한다. 톡소플라스마가 온혈동물이면(이 기생충 을 가진 30억 명의 사람을 포함해서) 어떤 것이든 감염시켜 그 뇌로 살그머 니 들어가 잠재성 조직 낭종의 형태로 숙주의 몸속에 평생 자리 잡는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내 몸에 그런 기생충이 들어와 있다고 생 각만 해도 불안해지지만, 이 낭종은 양성이라서 면역계가 약해진 사 람한테만 문제를 일으킨다고 오랫동안 믿어왔다. 하지만 이런 가정은 1990년대에 들어 산산이 깨졌다. 당시 옥스퍼드대학교에 재직하 던 조안 웹스터Joanne Webster가 톡소플라스마에 감염된 쥐에게 일어난 이상한 일을 발견했다. 놀랍게도 톡소플라스마에 지배당한 쥐는 고양이 냄새에 대한 선천적 두려움을 상실했다. 사실 감염된 쥐는 오히려 포식자의 냄새에 이끌리는 것 같았다. 웹스터는 이런 현상을 고양이의 치명적 매력fatal feline attraction' 이라고 이름 붙였다. 
진화적 관점에서 보면 이것은 완전히 말이 된다. 이 기생충이 유성세대를 보내려면 고양잇과 동물의 몸속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톡소플라스마는 고양이의 내장이라는 로맨틱한(?) 환경을 만나야만 섹스를 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이 기생충이 설치류의 뇌에 무언가를 해서 자기를 사랑의 모텔로 데려다 줄 택시로 바꾸어놓는 다는 얘기다. 그럼 이 기생충에 감염된 고양이는 배변상자, 모래상 자, 정원, 개울가에 수십억 마리의 톡소플라스마 접합자를 배설한다. 이런 접합자들이 먹이사슬과 식수를 완전히 오염시켰다. 많은 사람이 뇌 속에 톡소플라스마를 가진 이유이기도 하다.
- 톡소플라스마가 설치류의 뇌를 조작할 수 있다면 우리 뇌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어떤 사람은 톡소플라스마가 설치류로 하여금 고양이에게 끌리게 만드니까 어쩌면 극성맞게 고양이를 끼고 사는 여자들이 생기는 현상도 이것으로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른 다고 생각한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상관성 연구 correlative study에서는 이 기생충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에 비해 감염된 사람들 사이에서 일반적 성향이 드러나는 것으로 나온다. 가장 강력한 상관관계 중 하나는 톡소플라스마 감염과 신경학적 이상, 특히 조현병 발생 사이의 관련성이다. 톡소플라스마를 가진 사람은 불안을 더 잘 느끼고, 위험 감수 행동을 더 잘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성별에 따른 차이도 보고되고 있다. 감염된 남성은 더 내성적이고, 의심이 많고, 반항적인 반면, 감염된 여성은 더 외향적이고, 더 잘 신뢰하고, 순종 적인 경향이 있다. 
톡소플라스마가 우리의 어두운 면을 일깨우는 또 다른 요인이 될 수 있을까? 2016년의 연구에서 시카고대학교의 행동 신경과학자 에밀 코카로 Fool Coccaro는 톡소플라스마에 감염된 사람이 간헐적 폭발 장애가 있을 가능성이 2배라는 것을 알아냈다. 간헐적 폭발 장애가 있는 사람은 자극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도 공격성이 비이성적으로 분출되는 경향이 있다.
- 성은 카드를 맞바꾸듯 유전자를 교환할 목적으로 생겼다. 이기적 유전자의 입장에서 보면 큰 타협이다. 다음 세대로 자신의 유전자가 100퍼센트가 아닌 50퍼센트만 전달되니까. 나머지 50퍼센트는 섹스 파트너로부터 온다. 성은 개인의 유전자를 희석시키지만, 유전자의 혼합 덕분에 새 DNA 조합이 구축한 생존기계에 변이가생긴다. 
이런 변이가 왜 중요한가? 가장 주목받는 개념 중 하나는 붉은여왕 가설Red Queen hypothesis이다. 이 이름은 아동도서의 고전인 《거울나라의 앨리스(Through the LookingGlass》에서 따온 것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붉은 여왕과 앨리스 대신 생명체들이 자기를 감염시키는 기생충과 경주를 벌인다고 믿고 있다. 우리는 세균과 끊임없이 진화의 군비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가 균에게 저항력이 생기면 균은 보통 머지않아 적응해서 우리에게 새로운 위협을 가한다. 이런 감염을 물리치려면 생물종은 자신의 유전자 풀에 든 유전자들을 계속 섞어주 는 것이 유리하다.
- 연구에 따르면 월경 기간 동안 여성의 체취가 오르내리며 그 변화를 남성이 알아차릴 수 있다고 한다. 2006년에 프라하 카렐대학교의 인류학자 얀 하블리체크 는 여성 참가자들에게 월경 주기의 서로 다른 단계에서 겨드랑이에 면 패드를 차게 했다. 그리고 남성들에게 패드의 냄새를 맡고 상쾌한 정도를 점수 매기게 했 다. 결과가 어땠을까? 가임 기간에 있던 여성이 착용했던 패드가 가장 매혹적이라는 점수를 받았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생물학은 배우자가 준비되었을 때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이다.
- 내가 먹는 것이 곧 나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먹는 것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끌린다. 당연한 얘기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엄격한 채식주의자가 육식의 대가와 어울릴 일은 별로 없을 테니까. 하지만 여기서 말하려는 바는 식생활이 제3자, 특히 미생물총을 통해 페로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텔아비브 대학교의 미생물학자 길 샤론 Gil Sharon이 2010년에 진행한 연구를 보면 드로소필라 Drosophila라는 초파리에서 장내세균이 짝 선택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당밀 식단을 먹은 초파리는 당밀을 먹은 다른 초파리를 좋아하는 반면, 녹말 식단을 먹은 초파리는 녹말을 먹은 다른 초파리와 짝짓기 를 좋아했다. 하지만 초파리에게 항생제를 투여해 장내세균 양을 크게 줄이면 당밀 초파리나 녹말 초파리나 서로 가리지 않고 짝을 지었다. 샤론과 연구진은 식단이 장내세균에 영향을 미치고, 이 세균 이 다시 초파리가 생산하는 페로몬에 영향을 미치고, 이 페로몬이 짝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인간의 경우는 여성이 채소를 더 많이 먹는 남성의 냄새를 선호한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이 연구는 초미각자여서 채소를 먹지 않는 내가 여자친구를 사귀는 성적이 영 신통치 않았던 이유를 설명해준다.
- 이혼에 대해 연구한 헬렌 피셔는 전 세계 부부들의 이혼 성향을 보면 결혼 4년차인 경우, 20대 중반인 경우, 딸린 자식을 한 명 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조류에 더해 짝을 이루어 새끼를 키우는 몇 안 되는 포유류 종에서는 연속적 일부일처제 serial nonogamy 라는 현상이 일어난다. 짝을 이룬 커플이 새끼가 자기 앞가림을 할 수 있을 정도(혹은 어미 혼자서 새끼를 돌볼 수 있을 정도)가 될 때까지만 함 께한 다음 각자의 길로 가는 것이다. 피셔는 우리의 호미니드 hominid 선조들은 현존하는 일부 수렵채집인 부족과 비슷하게 보통 4년 간격으로 아기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4년이 지나면 대부분의 여성은 자녀가 독립할 때까지 아이 돌보는 일을 마무리할 수 있다. 결혼해 서 4년 동안 아이를 키워오던 요즘 부부들 사이에서 일부일처제의 균열이 나타나는 것은 진화가 남긴 유물인지도 모른다. 사람은 평 생 일부일처제를 유지할 수 있지만, 과거에는 연속적 일부일처제가 더 흔했을지 모른다. 아이를 키우기 위해 몇 년 동안만 짝을 이루다가 같은 배우자와 다시 아이를 낳거나, 새로운 배우자를 만나 짝을 이루는 것이다. 연속적 일부일처제는 요즘에도 여전히 아주 흔히 볼 수 있다. 덕분에 이혼 전문 변호사들은 일감이 부족해질 일이 절대 없다. 
많은 부부가 몇 년 동안은 결혼해서 잘 살다가 서로에 대해 분한 생각을 품기 시작하는 이유를 우리가 가진 연속적 일부일처제 성향 때문이라 설명할 수 있다. 한때는 그 사람을 사랑스럽게 보이게 만 들었던 별난 성격들이 이제 사람 속을 긁는 단점으로 보이는 것이다. 한때는 당신의 웃음을 터트려주었던 농담이 이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한때는 눈물이 날 정도로 좋았던 섹스가 이제 지겨워서 눈물이 난다. 혹시 당신의 이기적 유전자가 사랑을 파탄시키는 것일 까? 우리 몸은 자신의 유전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해 배우 자를 한 명만 만들지 말라고 무의식적인 메시지를 보내도록 프로그램되어 있을까? 과연 우리는 이런 자연적인 충동에 맞서 싸울 수 있 을까?(그리고 그래야 할까?)
- 로스앤젤레스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의 저명한 심리학자 로버트 자욘스 Robert Zajonc는 4밀리초 동안 깜박이는 행복한 얼굴이나 화난 얼굴을 보여준 후 어떤 상징을 보여주면 그 생소한 상징에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느낌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참가자들은 자기가얼굴을 봤다는 것을 절대 기억하지 못하고, 그 생소한 상징에 왜 그런 느낌을 받는지 설명못함. 더 나아가 그 상징에 느낀 감정이 고착됨. 이번에는 행복한 얼굴과 화난 얼굴을 바꾸어 실험했는데, 참가자들은 그 상징에 대해 원래의 의견을 고수한다. 이런 결과는 마음이 한번 결정하고 나면 변화에 저항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뇌는 에너지를 아끼도록 만들어졌기 때문. 이것이 일생생활에서 의미하는 바는 우리가 이유도 모르면서 어떤 대상에 대해 잘 변하지 않는 의견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연구진이 수행한 또 다른 기이한 연구에서는 우리가 애플 사의 로고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지 검사했다. 애플은 뛰어난 창의력을 보이는 회사다. 애플의 로고나 IBM의 로고를 역치하 자극으로 노출시킨 후 참가자들에게 벽돌 하나를 얼마나 다양한 용도로 사용 할 수 있는지 목록으로 적게 했다. 그랬더니 IBM 로고를 번쩍여 보 여준 사람에 비해 애플 로고를 번쩍여 보여준 사람이 벽돌의 용도를 훨씬 많이 생각해냈다. 아무래도 1일 1애플 해주면 작가들도 막혔던 글이 줄줄 흘러나올 것이다.
- 데이터가 생기기 전에는 절대 이론을 세우지 말게. 그럼 십중팔구 사실에 맞춰서 이론을 세우는 대신, 이론에 맞춰서 사실을 왜곡하게 될 테니까. (아서 코난 도일, 《셜록 홈즈의 모험(The Adventures of Sherlock Holmes)》에서)
- 만약 인간의 뇌가 우리가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단순했다면, 우리는 너무 단순해서 뇌를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에머슨 푸)
- 내가 할 일은 내 염원들이 사실에 순응하도록 가르치는 것이지, 사실을 비틀어 나의 염원과 조화를 이루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토머스 헉슬리)
-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의 심리학자 잭 블록Jack Block과 장 블록Jeanne Block은 유아원 아 이들의 성격을 검사한 다음 20년 후에 이들을 추적해 정치적 함축 이 담긴 질문을 해보았다. 그 결과는 걸음마 아기 때의 성격 특성이 장래의 정치 성향과 강력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였다.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젊은 남성들은 20년 전 유아원에 있을 때 선생님들에게 지 략이 있고, 혁신적이고, 자율적이고,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한 자신의 성취에 자랑스러워하고, 자신감이 넘치고, 스스로 참여하는 아이라는 인상을 남겼다. 반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젊은 남성들은 어렸을 때 선생님에게 눈에 띄게 일탈적이고, 스스로 가치가 없다고 느껴 쉽게 죄책감을 느끼고, 모욕감을 느끼고, 불확실성을 마주했을 때 쉽게 불안을 느끼고, 상대방을 불신하고, 생각이 많고, 스트레스 를 받으면 경직되었다.” 
 여성과 관련해서는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젊은 여성은 20년 전 유아원에서 일관성 있는 일련의 특성을 가졌다고 평가받았다. 이들은 자기주장이 강하고, 말이 많고, 호기심이 강하고, 부정적 느낌도 공개적으로 표현하고, 장난을 잘 치고, 밝고, 경쟁적이고, 기준이 높았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젊은 여 성들은 20년 전 유아원에 있을 때 평가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인상을 남겼다. 이들은 우유부단하고, 괴롭힘을 잘 당하고, 감정 표현을 잘 안 하고, 눈물을 잘 흘리고, 자랑을 잘 안 하고, 어른을 찾고, 수줍음이 많고, 말쑥하고, 말을 잘 듣고, 애매한 것을 만나면 불안을 느끼고, 겁이 많았다.”
- 우리가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기꺼이 종교를 받아들이는 이유 중 하나는 부모처럼 권위 있는 존재에게 복종하려는 본능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산타클로스라는 믿기 어려운 이야기를 믿으며 자란다. 우리가 부모의 말을 얼마나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종교적 개념이 더 오래 지속되는 이유는 우리 뇌가, 예를 들어 우리가 죽을 때 일어나는 일 같은 불확실성을 도저히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선물을 계속 받는 한 우리는 산타 없이도 세상을 감당할 수 있다. 하지만 뇌가 죽음이라는 자신의 마 지막 커튼콜을 생각한다면 어느 프리마돈나 뇌라도 미쳐버릴 수밖 에 없다. 나 없이도 세상이 계속 돌아간다고? 그럴 리가! 내가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데! 난 영원히 살 거야! 우리 안에 있는 불멸의 영혼이 육체의 소멸에도 살아남으리라는 생각은 대단히 매력적이다. 우리의 존재가 레이더 위에 찍혔다 사라지는 점 하나에 불과할 가 능성에 대해 고민하기보다는 다른 것에 정신을 팔게 해준다. 철학자 알베르트 까뮈는 말했다. “인간은 자신의 존재가 부조리하지 않음을 확신하기 위해 평생을 애쓰며 사는 동물이다.” 종교는 프리마돈나의 정신을 위한 치킨수프인 셈이다.
역사를 통틀어 머리에 가격을 당하거나, 이상한 버섯을 먹었거 나, 환상적인 꿈을 꾸었거나, 간질 발작을 겪었던 많은 사람들이 우 리가 머물고 있는 의식의 차원을 뛰어넘는 무언가가 존재한다고 확 신했었다. 상상 밖의 세상이 존재한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음에도 그런 경험은 영적 세계에 대한 믿음에 불을 지폈다. 최근의 뇌 연구는 영성에 대한 우리의 감각이 말 그대로 모두 머릿속에서 나왔음을 입증했다. 유체이탈 체험이나 다른 영적 경험은 전극으로 뇌를 간질 이거나 뇌를 취하게 만드는 환각제만 복용해도 인위적으로 촉발할 수 있다. 사후세계의 증거로 종종 인용되는 임사체험near-death experience 도 틀린 주장임이 입증되었다. 뇌는 생징후 모니터에서 박동이 사라진 후에도 잠시 동안 작동한다.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죽어 가는 뇌에서의 신경 연결 급증이 정상적인 의식 상태에서 보이는 양 을 뛰어넘는 것으로 나왔다. 죽어가는 환자에게서도 비슷한 뇌 전기 활성의 급증이 기록되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포유류의 뇌가 죽 어가는 동안 의식의 고조를 경험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생생한 영적 경험을 하거나, 저승에서 돌아왔다고 느끼는 이유를 이것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 종교는 실존적 위기를 달래주지만 뇌의 에너지를 절약한다는 점에서도 진화적 이점을 제공한다. 《Voice Crying in the Wilderness》 이라는 책에서 저자 에드워드 애비 Edward Abbey는 이렇게 적었다. “우 리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이든 다 신이라 부른다. 그리고 이것은 뇌 조직의 소모를 크게 줄여준다.” 종교는 접착테이프처럼 우리가 단기적으로 해결할 가망이 거의 없는 문제에 임시변통을 제공한다. 예를 들면, 우리는 어디서 왔고, 삶의 의미는 무엇이며, 죽으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등의 문제다. 종교는 우리 지식에 뚫려 있는 성가신 구멍들을 땜질해 뇌를 자유롭게 해준다. 그래서 생존과 번식이라는 일차적 임무와 관련이 깊은 당면한 문제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 우리가 자신의 신념에 더 이상 매달리지 않는다면 더 잘 살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신념은 우리의 발목을 붙잡는 닻과 비슷하다. 기원전 600년경에 중국 선종의 3대 조사 승찬豫은 이렇게 적었다. “진리가 자기 앞에 명확하게 떠오르기를 원한다면, 그 무엇도 찬성하거나 반대하지 말아야 한다. 찬성과 반대 사이의 몸부림이야말로 가장 악독한 마음의 병이다.” 바꿔 말하면 그 무엇도 믿지 말라는 얘기다. 우리는 무언가를 믿는 대신 가용한 정보를 바탕으로 결론을 끌어내야 한다. 하지만 우리 뇌는 신념과 결혼해버렸다. 그래서 신념과의 이 별이 고통스럽기 그지없다. 반면 결론과의 잠자리는 한 번 만나고 헤어지는 가벼운 만남에 더 가깝다. 결론을 끌어내는 행위의 아름다움은 새로운 데이터가 등장할 때마다 새로운 결론으로 갈아탈 수 있 다는 것이다.
- 우리의 본성(nature)을 이해할수록 보육(nurturing)도 더 나아질 것이다. (스티븐 존슨(Stephen Johnson), ‘사회생물학과 당신', <더 네이션(The Nation)>)
- 운동에 덧붙여 마음챙김 명상도 고려해볼 만하다. 마음챙김 명상은 자신의 호흡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고요함을 유지하는 것이다. 불교 수도승과 제다이 기사들이 수련하는 종류의 명상이다. 연구자 들은 마음챙김 명상이 HDAC2를 감소시켜 히스톤 아세틸화 수치를 바꿈으로써 염증촉진 유전자 prorintlanmatory gene의 발현을 감소시킨다. 는 것을 알아냈다. 이런 연구 결과들이 명상가가 다른 사람보다 스 트레스에 더 잘 대처하는 생물학적 토대가 된다.
- 십대 청소년이 제일 예의 바른 곳이 어느 나라일까? 아이슬란드다. 하지만 항상 그랬던 것은 아니다. 1990년대에는 아이슬란드의 십대 청소년 중 40퍼센트 이상이 음주를 했고, 20퍼센트 가까이가 마리화나를 했다. 요즘은 그 비율이 거의 5퍼센트로 떨어졌다. 아이 슬란드는 어떻게 이런 성공을 거두었을까? 종교 혹은 약물 남용에 대한 무관용 정책 덕분이 아니었다. 생물학을 이해하는 데서 나온 성공이었다. 4장에 나왔던 유명한 쥐 공원 실험을 기억하는가? 쥐들 에게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주면 주변에 놓여 있는 코카인 을 피한다. 1990년대에 아이슬란드의 관료들은 '자아발견 프로젝트 Project Self Discovery'로 그와 비슷한 것을 시도했다. 이 프로젝트는 십대 청소년들에게 약물로 유도된 황홀감이 아니라 천연적인 황홀감을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국가에서 후원하는 방과 후 프로 그램이 가동되어 십대들에게 피아노 연주, 조각, 탱고 배우기 등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학습할 기회가 주어졌다. 청소년들은 무술을 배우거나 스포츠를 즐길 수도 있었다. 이런 활동들은 이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일반 가정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활동들이었다. 더 군다나 아이들은 생활 기술 훈련 hite skill training에도 참여했고, 부모들은 십대 청소년을 키우는 팁을 가르쳐주는 학습에 참여했다. 밤 10시 이후에는 십대들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는 통행금지령도 시행되었다.
- 미국에서는 잘사는 부유한 가정이나 그런 호화로운 활동을 즐길 형편이 되며 일반적으로 효과도 본다. 연구에 따르면 십대들은 이 런 과외 활동을 통해 공급되는 도파민을 갈망한다. 만약 모든 학구 school district에서 아이들에게 천연적인 황홀감을 제공할 수 있는 공평 한 자원을 가진다면 범죄와 마약 중독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상상해보라. 각 아동에게 적절한 영양, 지휘와 조언, 마약과 섹스에 대한 지식을 제공하는 데 드는 투자비용이 성인이 되어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드는 비용보다 훨씬 저렴하다. 이것은 인간적인 조치일 뿐 아니라 가장 경제적인 조치이기도 하다.
- 사람들을 비난하는 대신, 그들을 이해하려 해보자. 그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 이유를 파악하려고 노력해보자. 그것이 비난보다 훨씬 유익하고 흥미롭다. 그리고 그것이 공감, 관용, 친절을 낳는다. (데일 카네기,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How to Win Friends and Influence People)》)
- 오랫동안 우리는 스스로 자유의지를 가진 주체라 생각해왔는데 결국 우리의 행동이 전부는 아닐지언정 대부분이 자신의 의지에 따른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됐다. 그저 꼭두각시 줄이 이끄는 대로 행동해왔을 뿐이다. 그 줄 중 하나는 DNA다. 그리고 또 하나는 후성유전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미생물총이다. 거기에 하나 더 있는 것이 무 의식이다. 그리고 아직 우리가 모르는 방식으로 행동에 영향을 미치 는 줄들이 더 많이 발견되고 있다. 예를 들어 유전자가 단백질로 전사될 때 유전자의 지시는 전령 RNA messenger RNA, mRNA라는 분자에 담겨 전달된다. mRNA도 DNA가 메틸화될 수 있는 것처럼 화학적 변경이 가능하다. mRNA의 화학적 변경을 연구하는 학문을 후성전사체학 epitranscriptomics 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런 변화는 mRNA로부터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양과 시기에 영향을 미친다. 단백질 자체도 화학적 변경을 통해 안정성, 기능, 세포 속 위치 등이 변화할 수 있다. 이 모든 추가적인 조절 단계 때문에 유전자 염기서열만으로 한 사람의 행동을 예측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한때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았던, 우리를 통제하는 꼭두각시 줄이 지금은 보인다. 거기서 더 나아가 우리는 유전자 편집, 후성유전학 약물, 미생물총 리모델링, 뇌와 컴퓨터의 합병을 통해 꼭두각시 줄 을 자를 수 있는 강력한 방법을 발견하고 있다. 지금까지 꼭두각시 를 조종하는 주인 역할을 해온 존재는 진화였다. 하지만 스스로 조 종하는 법을 배운 꼭두각시처럼 과학은 우리에게 스스로 진화시킬 능력을 부여했다. 인류의 꼭두각시 쇼가 히트작이 될지, 실패작이 될지는 오직 시간이 알려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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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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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마르크스주의 문학비평가이자 문화이론가인 프레드릭 제임슨(Fredric Jameson)은 “자본주의의 종말을 상상하는 것보다 세상의 종말을 상상하는 게 더 쉽다.” 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환경 파괴, 경제 위기, 전쟁 등 그 원인은 여러 가지로 상상할 수 있겠지만, 100년 뒤에도 인류가 존재할지를 생각하면 불안감이 엄습한다. 그러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누구도 인류는 틀림없이 존재할 거라고 단언하지 못한다. 그런데 나는 세상이 종말을 고한다면 그것은 자본주의 때문이리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세상 을 뒤덮은 사회시스템은 자본제(資本制)이며 이 자본제를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현대사회의 모순을 극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영국의 비평가인 마크 피셔(Mark Fisher)는 '자본주의가 유일하 게 존립 가능한 정치·경제 체계이며 그 대안을 상상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는 의식이 만연한 상태'를 '자본주의 리얼리즘'이라고 불렀다. 어떻게 자본제를 극복할 수 있는지를, 자본주의의 끝이 도대체 어떤 것인지를 상상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멍하니 있는 사이 인류는 종말을 맞고 말 것이다.
- 사실 마르크스는 무엇이 자본제 사회라고 딱 부러지게 써놓지는 않았다. 그러므로 『자본론』의 전체 내용에 근거해 자본제 사회를 정의해보자. 자본제 사회는 물질대사 대부분을 상품의 생산과 유통(교환), 소비를 통해 이루는 사회이며 상품에 의한 상품 생산이 이루어지는 사회, 즉 가치 생산이 목적이 되는 사회라고 할수 있다. 대단히 중요한 내용이다.
- 고전파에서 시작한 근대적 정치경제학(political economy)은 이 '부'와 '상품'을 구별하지 않고 동일시한다. 하지만 마르크스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지배하는 사회의 부는 방대한 상품 더미로 나타나며'라는 표현에는 부는 모든 시대와 모든 사회에 존재하지만, 부가 주로 '상품'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사회는 자본주의 사회뿐이라는 주장이 담겨 있다. 부와 상품을 섞어버리면 부라는 초역사적 개념이 곧 상품이라는 말이 되며, 상품도 초역사적인 것이 된다. 그러면 원시시대부터 자본주의가 존재했고 자본주의는 영원히 지속된다는 말이 되는데, 마르크스는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하는 것이다. 물질대사의 대부분이 상품을 통해 이루어지는 사회는 근대 자본주의 사회뿐이며, 다른 사회에서는 상품을 매개체로 삼지 않아도 물질대사가 이루어진다. 그런 사회에서 부는 상품이 아니다. 바꿔 말하자면 부가 반드시 상품이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부의 기본 형태가 '상품'으로 존재한다. 그러므 로 『자본론』은 상품의 분석에서 시작된다. 상품이란 대체 무엇인 가부터 생각하는 것이다.
여기까지 해석해야 비로소 『자본론』의 첫 문장을 이해할 수 있다. 
-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그가 '역사의 종말'을 선언하자 마르크스는 잊히고 애덤 스미스가 다시 왕좌를 차지하게 된다. 논리적인 결말이다. 자본주의에 종말이 없다면, 즉 자본주의가 초역사적이라면 자본주의에는 시작도 없다는 말이 된다. 인류는 탄생한 이래 줄곧 자본주의적이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상품은 애초부터 부와 동의어이며 영원한 것으로 취급 받게 된다. 이는 아직 상품화되지 않은 것이 있다면 그것도 남김없이 상품화되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앞에서도 말했듯 마이클 샌델의 책은 이런 상황에서 정말 그것을 돈 주고 사겠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마르크스는 훨씬 오래전에 이 질문에 담긴 본질을 고찰한 바 있다.
- 마르크스는 상품이 태어나는 과정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상품교환은 공동체의 경계선, 즉 공동체가 다른 공동체 또는 다른 공동체의 구성원과 접촉하는 지점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물건들이 한번 공동체의 대외적 관계에서 상품이 되기만 하면 그것들은 반사적으로 공동체 안에서도 상품이 된다. (제2장 교환과정)
- 마르크스는 '종속'이라는 개념을 이렇게 설명한다.
상대적 잉여가치의 생산은 진정한 자본주의적 생산방식을 요구하게 되는데, 이 생산방식은, 자본에 대해 노동이 형식적으로 종속한다는 토대위에서 자기 자신의 방법·수단·조건을 만들어내면서 자연발생적으로 발전한다. 이 발전과정에서 자본에 대한 노동의 형식적 종속은 실질적 종속으로 대체된다. (제16장 절대적 상대적 잉여가치)
- 현대 마르크스주의 이론가이자 인류학자이자 지리학자인 데이비드 하비(David Harvey)는 신자유주의에 대해 '이것은 자본가 계급의 계급투쟁이다. 갖지 못한 자에게서 가진 자에게로 재분배 되는 것이다.'라고 기술한다.
- 노동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수단이 노동자와 그 가족의 전
체 생활시간을 자본의 가치 증식에 이용될 수 있는 노동시간으로 바꾸
기 위한, 가장 확실한 수단으로 변한다. (제15장 기계와 대공업, 제3절 기계제 생산이 노동자에게 미치는 가장 직접적인 영향)
- '노동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수단'은 기계 를 말한다. 기계를 도입하면 생산성이 증가하여 더 적은 시간에 같은 양을 생산할 수 있다. 이것은 분명 사실이다. 그렇다면 노동 시간은 감소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기계 도입이 '노동자와 그 가족의 전체 생활시간을 자본의 가치 증식에 이용될 수 있는 노동시간으로 바꾸어 버린다. 기계 도입이 노동시간을 늘리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 되는 것이다.
좋은 예가 컴퓨터다. 1980년대에는 컴퓨터가 도입되면 업무 효율이 경이적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말하고는 했다. 분명 실제로 그렇게 되긴 했다. 그런데 그렇게 능률이 오르면 일거리가 줄어 편해지리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직장에 컴퓨터가 도입된 이후 노동시간은 오히려 길어졌다.
- 잉여가치의 형성, 따라서 화폐가 자본으로 전환되는 것은 판매자가 상품을 그 가치 이상으로 판매한다는 것으로써도, 또 구매자가 상품을 그 가치 이하로 구매한다는 것으로써도 설명할 수 없다. (제5장 자본의 일반공식의 모순)
생산수단(Pm)도 노동력(Ar)도, 원칙대로라면 등가교환된 것 이어야 한다. 공장, 기계, 원료 등을 공짜로 가져온 것도 아니고 공짜로 부려먹는 노예를 데려온 것도 아니니까. 그렇다면 G는 어떻게 G'가 될 수 있을까?
- 이러한 자본 증식이 가능한 이유, 바꿔 말하면 '잉여가치의 원천’ 은 무엇일까? 마르크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한 상품의 소비에서 가치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우리의 화폐 소유자는 유통 영역의 내부, 시장에서 운수 좋게 그것을 사용하면 가치가 창조되는 독특한 속성을 가진 상품 - 즉 그것의 현실적 소비 그 자체가 노동을 대상화하여 가치를 형성하게 되는 그런 상품을 발견해야만 한다. 사실상 화폐 소유자는 시장에서 이와 같은 특수한 상품을 발견하는데, 이것은 노동 능력 또는 노동력이다. (제6장 노동력의 구매와 판매)
여기서 화폐 소유자는 자본가의 초기 형태를 말한다. 앞서 말 한 산업자본 공식에 대입해보면, 마르크스는 잉여가치가 노동력 (Ar)에 의해서만 생긴다고 지적한 것이다.
- 임금노동에서는 잉여 노동(즉 지불받지 않는 노동)까지도 지불받는 노동으로 보인다. (제19장 노동력의 가치(또는 가격)가 임금으로 전환)
즉 자본가를 위해 하는 노동마저 노동자 자신을 위해서 하는 노동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사실은 자본에 봉사하는데, 자신을 위해 일한다고 느끼게 된다.
자본제의 특징은 이처럼 필요 노동과 잉여 노동을 구별할 수 없다는 점에 있다. 바로 거기서 자본을 위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는데 자신을 위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는 착각이 발생한다.
- 노동자를 착취의 대상으로만 간주하지 않고 소비자로도 취급하자는 발상이 20세기 후반 자본주의의 특징이다. 그리고 이 특징을 가장 빨리 구현한 것이 미국 포드 사의 생산과 노동 체제다. 그래서 이 체제를 포디즘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 지그문트 바우만은 모든 것이 유동화되었다고 말한다. 노동자에게 요구되는 능력, 고용 형태 등이 짧은 시간 내에 변화해 안정되지 않는 것이다. 고용의 탈정규화가 바로 전형적인 예다.
같은 표현을 쓰자면 포디즘의 시대는 '고체 근대(solid modernity)' 였다. 본래 자본주의하에서는 모든 것이 항상 변화하고 잉여가치를 생산하기 위한 생산방법 등의 혁신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 그 무엇도 같은 상태로 머무르지 않는다는 게 자본제 사회의 본질인데, 포디즘은 그런 변화에 어떤 틀을 제공하고 고정했다고 할 수 있다. 고체그대는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된 주력 상품들의 특성상 부득이하게 발생한 면도 있다. 포디즘에서 발전의 열쇠가 된 상품은 자동차나 가전제품 같은 내구소비재와 주택이었다. 즉 제조업이 중심이었던 것이다. 노동자 계급의 주택 소유가 일반적인 일이 된 것도 이 시대가 처음이다.
위에서 열거한 상품들은 생산공정이 복잡하므로 생산하는 데 대규모 공장이 필요하다. 유행이 지났다고 해서 만들지 않거나 바꿀 수는 없다. 그러므로 모든 것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었고, 나름의 고체성을 갖게 되었다.
- 현재는 사회가 액상화되어 사람들이 의지할 곳 없는 초기 노동자의 상태로 다시 돌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과거 30년 동안의 포스트포디즘 경험은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을까?
우선 상대적 잉여가치를 추구하면 자본주의가 더욱 발전할 것 이고 사회의 안정성과 건전성도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되 었음이 증명되었다.
자본이 잉여가치를 획득하는 방법을 두고 기든스와 라이시는 혁신을 꼽았지만 『자본론』이 훨씬 이전에 지적했듯 혁신을 통해 잠깐 수익을 낸다 한들 금방 타자에게 따라잡히고 만다. 20세기 말에 상대적 잉여가치 생산이 정체되자 자본주의는 세계화로 활로를 찾는다. 세계화에는 다양한 측면이 있지만, 잉여가치를 생산한다는 관점에서 볼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노동력 상품의 가치를 끌어내린다는 것이다. 이는 절대적 잉여가치를 추 구하는 방향으로의 회귀라고 할 수 있다. 노동자를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활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선진국은 노동력이 훨씬 저렴한 개발도상국으로 공장을 이전하고, 그 노동력을 써서 낮은 비용으로 상품을 생산한다. 노동자보호법이 갖추어지지 않은 지역이나 국가에서라면 선진국에서 금지된 장시간 노동이나 위험한 환경에서의 노동을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저렴한 노동력을 선진국 내로 옮겨 오기도 한다. 그로 인해 기업은 큰 이익 을 올렸지만 노동자의 반발이 각국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브렉시트가 그 결과다.
- 자본의 축적은 잉여가치를 전제하고, 잉여가치는 자본주의적 생산을 전제하며, 자본주의적 생산은 상품 생산자들 수중에 상당한 양의 자본과 노동력이 이용 가능한 형태로 존재하는 것을 전제한다. 그러므로 이 모든 운동은 끝없는 순환 속에서 빙빙 돌고 있는 것같이 보이는데, 여기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적 축적에 선행하는 시초 축적(애덤 스미스가 말하는 이전의 축적), 즉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의 결과가 아니라 그 것의 출발점인 축적을 상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제26장 시초 축적의 비밀)
- 자본주의 체제를 창조하는 과정은 노동자를 자기가 소유하던 노동조건으로부터 분리하는 과정 한편으로는 사회적 생활수단과 생산수단을 자본으로 전환시키며, 다른 한편으로는 직접적 생산자를 임금노동자로 전환시키는 과정 이외의 어떤 다른 것일 수가 없다. 따라서 이른바 시초 축적은 생산자와 생산수단 사이의 역사적 분리 과정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다. (제26장 시초 축적의 비밀)
- 자본가 계급의 형성에 지렛대로 기능한 모든 변혁들은 획기적인 것이었지만, 무엇보다 획기적인 것은 많은 인간이 갑자기 그리고 폭력적으로 그들이 생존수단에서 분리되어 무일푼의 자유롭고 의지할 곳 없는 프롤 레타리아들로 노동시장에 투입되는 순간이었다. 노동시장에 내던져진 순간이었다. (제26장 시초 축적의 비밀)
-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의 '영원한 자연법칙'이 자유롭게 작용하도록 하고, 노동자와 노동수단 사이의 분리를 완성하며 한쪽 끝에서는 사회의 생산수단과 생활수단을 자본으로 전환시키며, 다른 쪽 끝에서는 인민대중을 임금노동자로, 즉 자유로운 '노동빈민’ - 이것은 근대사의 인위적인 산물이다ㅡ으로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모든 수고가 필요했다. 만약 화폐가, 오지에(Emile Augier. 프랑스의 극작가 - 옮긴이)가 말하는 바와 같이, "한쪽 볼에 핏자국을 띠고 이 세상에 나온다.”라고 하면, 자본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모든 털구멍에서 피와 오물을 흘리면서 이 세상에 나온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제31장 산업자본가의 탄생)
- 미국이 세계공황의 타격을 완전히 불식할 수 있었던 것은 케인스주의적 뉴딜 정책 덕분이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 참전 덕분이었다. 전쟁은 그 자체로 수요를 불러일으키고 거대한 파괴 후에는 거대한 부흥 수요가 생긴다. 전쟁이 바로 유효수요 부족에 대한 특효약인 것이다. 미국은 이미 전쟁을 통해 공황에서 벗어나 세계경제를 지배하는 대국이 된 경험이 있다. 
유사 이래 전쟁은 부의 수확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경제적 동기는 잉여가치 획득 요구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상대적 잉여가치 생산이 여러 나라에서 벽에 부딪친 지금, 전쟁을 통해 자본을 축적해 잉여가치를 획득하고 싶다는 유혹은 더욱 커져갈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날을 세우고 있는 요즘, 최악의 시나리오는 패권국의 지위를 둘러싼 싸움과 자본적 요구가 합치 되어 전쟁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 이 책은 『자본론』입문서이지만 배경에 깔린 테마는 신자유주의 타도다. 현재는 신자유주의 시대라고 전제한 상태에서 그것에 대한 대항책으로서 『자본론』을 생각하고, 다양한 방향에서 신자유주의를 조명할 목적으로 이 책을 쓴 것이다. 그리고 신자유주의를 조명하는 관점 중 하나가 제4강에서 소개한 데이비드 하비 의 말처럼, '신자유주의는 위에서 아래를 향하는 계급투쟁'이라는 것이다.
고전적인 의미의 계급투쟁은 자본가 계급이 독점한 잉여가치를 노동자 계급이 요구하는 형태로, 아래에서 위를 향해 벌어진다. 그런데 신자유주의에서는 그 방향이 정반대다. 20세기 후반, 포디즘형 자본주의 시대에 자본가 계급이 노동자 계급에 양보하고 재분배한 자신들의 몫을 되찾기 위한 투쟁이 신자유주의다. 지난 20년간을 보면 자본가 계급은 이 투쟁에 성공한 듯하다.
- 마르크스가 계급투쟁에 관해 쓴 저서 중 가장 유명하고 역사에 크게 영향을 준 것이 『공산당 선언』이다. 엥겔스와 함께 쓴 이 책에서 마르크스는 역사를 계급투쟁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본다. 서두 부분을 읽어보자.
지금까지 존재해온 모든 사회의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다. 자유민과 노예, 귀족과 평민, 영주와 농도, 길드 조합원과 직인, 요컨대 변함없이 서로 적대관계에 있는 억압자와 피억압자는 각 시기마다 사회 전체가 혁명적으로 개조되거나 서로 투쟁하는 계급들 모두가 함께 몰락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투쟁을 때론 은밀하게, 때론 공공연하게 끊임없이 벌여왔다. (제1장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
- 사회를 구조로서 파악하는 방법론을 구조주의'라고 부르겠다. 『자본론』에서는 자본제 사회 전체를 하나의 시스템 및 구조로 보는, 구조주의적인 관점이 핵심을 이룬다. 거기서 인격적 주체성은 구조를 구성하는 부분 중 하나일 뿐이다. 악덕 자본가도 결국 전체 구조 중 일부에 불과하다. 『자본론』은 그 점을 분명하 게 언급한다.
자본가는 오직 인격화한 자본에 지나지 않는다. 그의 혼은 자본의 혼이다. 그런데 자본에는 단 하나의 충동이 있을 따름이다. 즉 자신의 가치를 증식시키고, 잉여가치를 창조하며, 자기의 불변 부분인 생산수단으로써 가능한 한 많은 양의 잉여 노동을 흡수하려는 충동이 그것이다. (제10장 노동일, 제1절 노동일의 한계들)
이 문장은 인격적인 범주에서 자본제 사회를 파악하려는 것에 대한 일종의 경고성 발언으로 들린다. 자본가의 인격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자본이 인격화되었기에 가치를 증식시키려는 충동에 따라 행동한다는 것이다.
즉 『자본론』에는 두 가지 면이 있다. 여기서는 그것을 계급투쟁 대 구조주의'라고 부르겠다. 한쪽에는 자본주의와 구조를 분석하는 마르크스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계급투쟁 투사인 마르크스가 있다.
- 자본의 종속 공세에 아무 반격도 하지 않으면 인간의 기초 가치는 점점 떨어질 것이다. 신자유주의가 세계를 점령한 과거 수 십 년간 그 일이 진행되었다. 인간의 기초 가치를 낮추고 자본에 봉사하는 능력으로 인간의 가치를 결정한다. 그리고 '능력이 없으니까 자네의 임금은 이게 다야. 이걸로 가치에 준한 등가교환을 한 거니까 불만 없지?'라고 압박한다. 그 공세에 맞서려면 인간의 기초 가치를 믿어야 한다. 
우리는 더 사치를 누릴 권리가 있다고 확신해야 한다. 사치를 누리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풍요로워야 한다. 우리는 모두 그럴 자격이 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에 종속되고 그 가치관에 길든 주체는 그 점을 잊어버린다. 이 망각을 강제하는 것이야말로 신자유주의의 가장 큰 성과였을지도 모른다.
신자유주의는 단순히 정치경제적인 개념이 아니라 문화가 되 었다고 강조해왔다. 그것이 자본주의의 최신 단계다. 신자유주의 의 특징은 인간의 사고 감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자본으로 전환하는 실질적 종속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따라서 거기서 우리 몸을 분리하는 것이 자본주의에 대한 투쟁의 시작이라고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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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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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세계대전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해리 트루먼은 1945 8 일본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전쟁 종식을 앞당기기 위한 결단이었지만 지금까지도 논란이 끊이지 않습니다. 다른 대학살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트루먼 대통령은 그러나 결정 뒤에 숨지 않았습니다. “어떤 비판을 받더라도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것이 결정에 관한 그의 번째 원칙이었습니다. 그에게는 많은 조언자들이 있었지만, 조언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들의 이해관계와 의도, 동기를 주의 깊게 판단했습니다. “조언에 항상 최선의 방향이나 진심이 담긴 것은 아니다.”

한국경제신문 57일자 A30 기사 노예해방 선언 기다린 링컨>은 역사의 판도를 뒤흔든 주요 인물들의 의사결정이 어떻게 내려졌는지를 성찰했습니다. 미국 커뮤니케이션 전략가 로버트 딜렌슈나이더는사람들은 흔히 결정이 직감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지만, 훌륭한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하다 말합니다. “직감 역시 오랜 경험과 학습이 쌓여 만들어진다. 결정의 원칙을 세우고 삶에 반복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조사에 따르면 인간은 하루에 평균 150번의 선택을 합니다. 점심 메뉴를 정하는 것부터 자산 투자, 건강에 관한 중요 결정까지 매순간 많은 결정과 마주합니다. 딜렌슈나이더가 꼽는 번째 의사결정 원칙은중요한 결정은 스스로 내려야 한다 것입니다. 1982 포클랜드 전쟁을 승리로 이끈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는 전쟁 경험이 전무(全無)했지만 굳은 소신과 냉철한 판단력, 주변의 조언을 걸러 들을 아는 현명함으로 고비 때마다 탁월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번째 원칙은나를 방해하는 진짜 장애물에 집중하라 것입니다. 미국 자동차기업가 헨리 포드는 1900년대 초반 높은 이직률을 해결하기 위해 직원들의 하루 임금을 2.5달러에서 5달러로 올렸습니다. ‘직원들의 사기 저하라는 장애물을 명확하게 꿰뚫는 한편, 자신의 제조 공정에 대한 확신을 토대로 내린 결정은 성공을 거뒀습니다. 임금 인상분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생산성이 향상됐고, 자동차업계의 판도를 바꿨습니다. 미국 경제주간지 포천이 포드의 결정을비즈니스 역사상 최고의 결정으로 선정한 이유입니다.

번째는결정을 위한 최고의 타이밍을 잡아라 것입니다. 미국 16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남북전쟁 북군의 전세가 유리해지는 상황에 맞춰 노예 해방 선언을 발표했습니다. 선언문은 개월 전에 작성했지만 최고의 타이밍을 위해 치밀하게 기다렸던 것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결정이라도 최적의 시기를 놓치면 무용지물이다. 최대한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에서, 전체적인 그림을 파악할 있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딜렌슈나이더는 나은 결정이 나은 삶을 이끈다 강조합니다. “우리 인생은 우리가 내린 선택의 합이다. 크고 작은 결정들이 모여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다. 결정 능력이 향상되면 삶의 질이 달라진다.”

한국경제신문 논설고문
이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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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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