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19'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21.05.19 터지는 콘텐츠는 이렇게 만듭니다
  2. 2021.05.19 경제학자의 생각법
  3. 2021.05.19 네이처 매트릭스

- 글은 기본적으로 독자와의 대화입니다. 둘은 아주 조용 한 테이블에 앉아 있습니다. 약간 어둑한 불빛의 나무 테이블이 있는 따뜻한 공간이죠. 내가 좀 더 말이 많은 상태고 독자는 조용히 듣고 있습니다. 우린 우리가 쓰는 페이지 건 너편에 사람이 있단 사실을 잊어선 안 됩니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은 문법의 철두철미함이나 표현의 기 발함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물론 이런 기술들은 중요하지만, 적어도 일하는 데 필요한 글에선 동료나 소비자의 목소리를 잘 듣는 게 먼저입니다. 어떤 단어를 쓰고, 어떤 소재와 제목을 뽑느냐는 차후의 문제죠.
- 사실 ‘기획을 하면 안 터지고, 대충 쓰면 터진다'는 말엔 다른 의미가 숨겨져 있습니다. 기획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소리가 아니죠. 막 쓴 글이 터지는 이유는 특유의 생동감과 자연스러움 때문입니다. 썰을 푸는 듯한 흥미로운 스토리와 무겁지 않은 문체, 감정이 섞여 드러나는 인간미와 솔직함 등에서 매력이 태어나죠. 깊은 생각이나 논리보단 감정의 매듭으로 묶여 있는 말에 가까운 글'입니다.
기획한 글이 터지지 않는 건 기획의 잘못이 아니라 정확히는 '긴장감'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기획해야 하는 건 글의 구성과 치밀한 개요입니다. 그 글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 적이 너무 강조되어서는 안 되죠. 회사에서 발행되는 글은 대부분 목적을 지니고 있습니다. 매출 증진이나 회원 유치, 고객 유입, 상품 소개 등이죠. 자세히 바라보면 모두 회사입장에서 이득이 되는 것들입니다. 이런 글을 본 독자들은 강요당하는 느낌을 받게 되고, 글에 녹아 있는 욕심에 부담을 느끼게 됩니다. 책을 팔고 싶다면 '이 책이 정말 좋다!'라고 끊임없이 얘기하기보단, 그 책을 정말 맛깔나게 소개하 다가 너무 궁금해질 만한 지점에서 끊어버리는 것이 더 효율적입니다. 결말이 궁금해서 책을 스스로 찾아보게끔 하는 것이죠. 목적을 이루는 건 중요합니다. 그게 여러분이 글을 쓰는 이유이니까요. 우리는 그 목적을 어떻게 드러낼 지 고민해야 합니다.
- 아이러니하지만 대충 쓴 글은 터지지 않습니다. 새벽에 급하게 술 먹고 썼던 글들과 업무를 위한 목적으로 썼던 글을 구분 짓기 위해 쓴 말일 뿐, 글을 쓰기 위해 자리에 앉아 3~4시간을 집중하여 단어를 조합해가는 과정은 언제나 치 열합니다. 글을 쓰기 전 기획을 구체적으로 하지 않았을 뿐 이지, 늘 머릿속엔 관찰했던 풍경들과 메모가 있었을 것이 고 항상 생각하고 있던 무언가가 타이밍이 맞아 표출되었을 뿐이죠. 그 방식이 유려하거나 세련되지 않았을지라도 투박함과 솔직한 매력이 부족한 기획력을 보완해준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의 예상과 다르게 글이 퍼져나간다면 그 것은 반드시 여러분의 내공이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종 이에 쓰지 않았을 뿐 늘 기획은 하고 있었던 셈이죠. 저 또 긴장감이 떨어지는 이유는 장황함 때문입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건 이해하지만, 어떤 종류의 콘텐츠 건 듣고 싶 은 말을 중심으로 해야 할 말을 녹이는 게 중요합니다. 하고 싶은 말을 늘어놓으며 중간중간 재미있는 농담을 한두 개 배치하는 건 오히려 글을 망치는 지름길이죠.
이런 실수를 상당히 많이 합니다. 좀 센스 있게, 재미있 는, 드립과 농담을 섞어서'라는 오더가 많은데 콘텐츠 만드는 사람들이 버려야 할 가장 큰 욕심 중에 하나입니다. 원래 글 자체가 가벼운 소재고 전체적인 톤이 개그스러운 느낌이라면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글은 잔뜩 진지하고 정보는 복잡한데 이 분위기를 풀어보고자 갑자기 농담을 던지는 건 좀 당황스럽죠. 글은 첫 단어부터 마지막 단어까지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유기체입니다. 가벼운 톤의 농담을 던지고 싶다면 글의 서두에 살짝 배치하고, 에피소드, 주위환기, 본문 순으로 진입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 재미있게 쓰려고 애쓰지 맙시다. '이야기를 쓰려고 해야합니다. 너와 내가 똑같은 재미를 느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름과 생소함에서 오는 반전과 호기심이야말로 재미의 가장 큰 요소죠. 쓰는 여러분들 또한 나와 다른 세계를 엿보고 이해하는 것을 머뭇거리지 않아야 합니다. 과감히 그리고 매우 자주,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새로운 단어에 노출되길 바랍니다.
- 글을 쓰는 손은 무언가에 점점 익숙해지지만, 세상은 꾸준히 변합니다. 시대에 따라 관통하는 문체와 구성 방식이 있습니다. 10여 년 전엔 ‘무언가에 미쳐라, 공부해라, 도전해라, 아껴라, 독기를 품어라'는 식의 다소 강압적인 문체가 인기였다면 4~5년 전쯤부턴 '괜찮아, 힘내자, 네가 옳아'라는 위로의 문장들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2~3년 전엔 심화된 사회 갈등 양상을 대변하듯 한쪽 입장에서 변을 토하는 사이다 발언이 유행했습니다.
- 글쓰기가 점점 쉬워지고 익숙한 패턴이 만들어지는 건 분명 좋은 신호이지만, 숙달’과 ‘성장’은 조금 다릅니다. 여러분이 원하는 게 숙달이라면 정해진 패턴을 계속 반복하며 소위 '손버릇'을 최대 강점으로 만들어야겠지만 성장을 원한다면 용기가 필요합니다. 익숙함에 질문을 던지고, 눈에 담긴 풍경을 부술 용기. 펜의 예리함은 여백의 고요함을 깨고, 통념의 단단함을 파고듭니다. 태도는 굳건히, 손은 유연하게 해봅시다.
- 단락 쪼개기는 논리적인 흐름을 만드는 대표적인 방법입니다. 한 단락을 다섯에서 일곱 문장 정도로 구성하고 화제가 바뀌거나 그러나, 그런데, 하지만, 반면에, 예를 들어' 등 의 역접 접속사나 부연 설명 단락이 시작될 때 줄바꿈을 해주세요. 특히 디지털 콘텐츠는 모바일로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 단락이 너무 길면 집중도가 굉장히 떨어집니다. 여기에 더해 단락이 쪼개지는 부분에 소제목을 붙여주거나 색깔, 굵기 변화 등의 시각적 효과를 더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다만, 기울임이나 밑줄 등 가로선을 활용한 방 식은 그다지 추천하지 않습니다. 시각적으로 좀 어지러워 보일 수 있습니다. 저는 주로 폰트 크기는 본문은 모두 일정하게 유지하고, 대제목/중제목 부분만 일정한 규칙에 의해 크기를 달리합니다. 소제목은 보통 크기 변화 없이 굵기만 달리해서 적는 편입니다. 마지막으로 작은 따옴표나 괄호, 각주의 사용은 가급적 지양합니다. 특히 괄호는 웬만하 면 안 쓰려고 하는데, 쭉 읽는 도중에 괄호가 나오면 다시 앞 단어를 확인해야 하거나 괄호 앞뒤 단어를 이어야 해서 흐름이 끊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괄호로 덧붙여 설 명해야 하는 개념은 가급적 본문에 미리 풀어서 쉽게 설명 해주고, 출처표기 등은 본문이 아닌 글 하단에 작게 표기해줍니다.
- 월터 옹(Walter Ong)의 《구술문화와 문자문화》에 따르면 글은 소리의 세계와 뗄 수 없습니다. '사과'라는 단어는 말로 하든, 글로 쓰든 같은 의미를 지닙니다. 글은 소리 내어 읽을 수 있고, 말은 글로 쓸 수 있습니다. 문자가 생기면서 말과 글은 서로 교환 가능한 표현 수단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월터는 '기록과 연구'의 측면을 덧붙입니다. 연구나 학습과 같은 높은 차원의 사고에는 글이 다소 유리하다는 입장입니다. 정보를 나누거나 나열하고, 분석하는 등의 행위에선 쓰고 읽는 행위가 필요하다고 말하죠.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공부했던 경험을 떠올려보면 공감 하기 쉬울 겁니다. 이 말은 글이 더 우위에 있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글과 말은 서로 다른 역할이 있는 셈이죠. 
글은 기본적으로 능동적인 독자의 개입을 허용합니다. 책을 읽다가 좋은 구절이 있으면 밑줄을 치거나 옆에 적을 수 있습니다. 단어 하나에만 집중할 수도 있고, 같은 문장을 반복할 수도 있습니다. 글 쓰는 사람은 독자의 개입과 정보의 위계를 더 고려합니다. 해석과 맥락에 특화되어 있 습니다. 했던 얘길 반복할 수 없고, 독자의 반응을 살피기 어렵습니다. 때문에 문장을 전개함에 있어 맥락이 매우 중요해지죠.
반면 말은 화자와 청자 간의 시간차가 없죠. 말하는 사람이 주도권을 갖습니다. 청자는 화자의 이야기가 계속되는 동안 그의 정보에 집중하게 되죠. 말하는 사람은 청자의 집중력과 분위기를 움직입니다.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반복을 통해 자극을 주고,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한다 싶으면 바로 바로 바꾸거나 덧붙일 수 있죠.
콘텐츠를 만드는 여러분은 이러한 말과 글의 특징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 둘의 차이가 극명하다고 해서 글의 특징인 맥락과 위계만을 고집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 일단 퇴고의 기본은 보고 또 보는 것입니다. 보통 글을 쓸 때는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저처럼 뭔가 감이 왔을 때 끝까지 쭉 써 내려가는 일필휘지 스타일이 있고, 한 문장 한 문장 고민하면서 쓰는 장인정신 스타일이 있습니다. 당연히 어느 쪽이 좋다 나쁘다를 논할 순 없습니다. 다만 둘 다 장단점은 존재합니다.
먼저 일필휘지로 쓴 글의 가장 큰 위험 요소는 감정과잉입니다. 필자가 글에 매몰되는 것이죠. 글에 감정이 너무 차고 넘치면 주장이 강해집니다. 그리고 논리가 깨질 염려가 높습니다. 마치 술에 취해서 친구에게 울부짖는 목소리 와도 같죠. 글에 감정이 담기는 건 나쁜 것이 아닙니다. 다만 글의 본질은 '전달'에 있기 때문에 그것을 받는 사람의 감정도 고려해야 합니다. 글에 흥분을 고스란히 담는 것이 아니라 흥분의 감정을 느끼게 만드는 것입니다. 기본적으 로 쓰는 사람은 평정심을 유지한 채 말이죠. 반면 장인정신 스타일은 너무 고민이 많은 나머지 호흡이 끊길 수 있습니다. 한 문장을 쓰고, 한참 고민하다 보면 다양한 생각이 문장에 묻어납니다. 문장마다 색깔이 달라질 수 있죠. 글을 크게 보지 않고 문장 단위로 끊어 생각하 기 때문에 맥락에 오류가 생길 가능성도 높습니다. 더불어 글 하나를 쓰는 데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완성까지의 시간이 꽤나 길어질 수 있다는 것도 문제입니 다. 업무로써 글을 써야 하는 경우라면 무척 큰 리스크죠. 
여러분이 어느 쪽이든 퇴고는 필요합니다. 퇴고란 기본적으로 초고의 완성을 전제로 말하는 것이니까요. 다만 일 필휘지형이라면 전체의 감정과 논리를, 장인정신형이라면 문장 간의 맥락과 톤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하겠죠. 이 점을 고려해두고 퇴고를 시작해봅시다.
- 다음은 접속사나 조사, 전치사, 번역체, 외래어 등의 사용을 체크합니다. 불필요한 단어들을 정제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을 쓰면서 생각이 많아지면 단어가 추상 적으로 변하거나 번역체가 자주 등장하게 됩니다. 주어를 먼저 생각하지 않고 사건만을 생각하다 보니 자꾸 피동문이 등장하는 것이죠. 육하원칙이 무너졌을 때 자주 발생합 니다. 뺄 수 있는 어려운 단어들은 최대한 빼줍니다. 여기서 '어렵다'의 기준은 여러분의 글을 읽는 독자의 지식 수준 보다 좀 더 쉽게 잡도록 합니다. 피동문은 능동문으로 바꿔 주고, 외래어는 가급적 우리말로 씁니다. 번역체 중에서 ~ 에 대해’, ‘~를 통해’, ‘~에 관하여'와 같은 전치사 번역체들 은 특히 조심해주세요. 흐름을 해치고 읽는 속도를 떨어뜨 립니다. 속독이 힘들어지면 글은 지루해집니다. '등, 및, ~것, 의' 등의 조사나 부사들도 최대한 삭제합니다. 호흡을 딱딱 끊는 단어들입니다.
- 기억되는 글의 핵심은 꼼꼼한 정독'이 아닙니다. 모든 정 보는 선택적 인지 과정을 거칩니다. 아무리 눈에 잘 띄게 큰 글씨로 적어도 기억에 남는 것은 한계가 있죠. 우리의 목표는 '기억해야 할 것만 기억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가 장 최악은 '엉뚱한 것만 기억하는 상태입니다. 때문에 이런 종류의 글은 설계에 가깝습니다. 기억하게 만들어야 할 정보를 선택하고 처음과 끝에 배치하고, 상위 단계로 올리고, 문두에 배치하고, 주어를 독자로 바꾸고, 행위를 강조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해보세요.
- 무게감 있는 글을 쓰기 위해 어려운 단어를 쓸 필요는 없 지만, 단어를 쓸 땐 적확한 단어를 쓰셔야 합니다. 애매한 단어들은 가급적 피하세요.
예를 들어 간주된다, 여겨진다, 보여진다, 생각된다' 등 의 주관적인 어미들. '가치 있는, 다양한 사람들과 같이 추 상적인 단어. 명징한, 핍진성, 경세적, 징구'와 같은 비일상 적이고 어려운 단어들이죠.
특히 '패러다임, 알레고리, 에피스테메, 디아스포라' 등과 같은 복잡한 개념을 사용할 땐 정확한 뜻과 문맥 간의 관계 를 꼭 살펴보셔야 합니다. 이런 단어들은 다양한 철학적 의 미를 내포하고 있어서 하나의 의미로 쓰이지 않습니다. 일 반적인 사전적 정의로만 쓰기에 함축된 의미들이 묵직하죠. 예를 들어 '에피스테메’와 같은 단어는 플라톤이 주장한 뜻과 프랑스 철학자인 미셸 푸코가 언급한 뜻이 각각 달라서 자칫 오해를 부르거나 괜히 이해를 어렵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저도 지금 이 단어를 설명하면서 뜻을 설명해드려야 하나 고민을 잠시 했는데 이 뜻을 하나하나 설명하고 있다간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멈칫했습니다. 이처럼 어렵고 복잡한 단어들은 오히려 여러분들의 글을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게 만듭니다. 우리는 정확한 글을 쓰려고 하는 거지 어려운 글을 쓰려는 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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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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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의 생각법

경제 2021. 5. 19. 22:05

- 주당 100유로(12만 원)에 샀던 주식이 반토막 났다고 해보자. 기다리면 언젠가는 100유로가 될까? 아무리 나쁜 주식도 매일 떨어지지는 않는다. 잠깐 반등하는 시기가 있다. 영어에서는 이런 현상을 '데드캣바운스dead cat bounce' 라고 한다. 죽은 고양이도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면 튀어 오른다는 것에 빗댄 표현이다. 굳이 죽은 고양이까지 들먹이며 오싹하게 표현해야 했을까 싶지만 내가 투자한 상품이 죽어버렸을 때의 오싹함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간다.
- 주식 투자에 성공하는 사람들은 수십 개의 종목에서 약간씩 수익을 내기 보다는 한 두 종목에서 큰 수익을 거둔다. 여러 종목에서 작은 손실을 내고 몇 종목에서 큰 이익을 얻는 게 훨씬 낫다. 너무 광범위한 분산 투자는 주식에 대해 공부하지 않는다는 증거다. (윌리엄 오닐)
- 지금 주식을 팔면 손해를 보기 때문에 팔 수가 없어' 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언젠가는 상황이 원하는 방향으로 바뀐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당신이 누구인지 모르고, 당신이 무엇을 바라는지도 모른다. 당신에게 전혀 관심이 없다. 주가가 떨어졌는데도 아직 주식을 팔지 않았으니 만회할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손실은 이미 발생했다. (윌리엄 오닐)
- 잃어버린 건 잃어버린 것이다. 이것을 명심하는 사람은 이미 잃어버린 것에 매달리지 않기 때문에 더 큰 손해를 피할 수 있다. 그러므 로 비오는 날 택시를 기다리며 보낸 시간이든 냉동삼겹살 거래에 날 린 돈이든 이미 날린 것, 즉 매몰된 것이 지금의 결정에 영향을 주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흔히 '포기하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 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매몰비용의 개념을 아는 사람이 라면 '더 멀리 가기 전에 포기해야 한다.” 라고 말해야 한다. 과거의 비용이 아니라 미래의 비용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게 맞다. 사라진 돈과 시간이 아무리 아깝더라도.
- 직원들이 출장비를 책임감 있게 쓰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쉽지 않은 일이다. 문제의 핵심은, 직원 입장에서 볼 때 출장비는 늘 남의 돈이라는 점이다. 그러므로 출장비 문제를 해결하려면 직원으 로 하여금 자기 돈을 쓰게 하되 너무 인색하게 굴어 고객을 잃는 일이 없게 해야 한다. 이 조건을 충족시키는 아이디어가 있다. 직원을 동업자로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가 낭비하는 금액만큼 이익 배당금이 줄어든 다. 구두쇠처럼 인색하게 굴어 고객을 잃어도 배당금이 줄어든다. 결 국 직원은 성공적인 출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고, 고객을 잃지 않는 선에서 비용을 줄이려 애쓸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직원 참여의 핵심을 이해할 수 있다. 직원이 경영에 참여하고, 직원이 기업의 성공에 참여하면, 그들은 자신의 실수와 낭비가 결국 자신에게 불이익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한다. 물론, 세밀하게 잘 다듬을 필요가 있지만 매우 효율적인 아이디어임에는 틀림없다. 자기 재산만큼 강한 동기를 주는 건 없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돈을 가장 신중하게 쓴다.
- 사업에서 중요한 것은 크기가 아니다. 효율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크기는 불리한 조건이다. (허버트 카슨)
- 증권 시장에서 행복한 사람들이 넘쳐나는 시기에는 사람들은 모이기만 하면 투자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러나 주식투자가 모두의 화제가 되었을 때 투자자들은 무조건 하차해야 한다. - 앙드레 코스톨라니
- 우리는 그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 때문에 위험에 처하게 된다. (마크 트웨인)
- 리니언시 제도 cartel leniency policy
가격을 담합한 기업들이 자진해서 담합 행위를 신고하면 과징금을 감면 또는 면제해 주는 제도, 자진신고자 감면제도라고도 한다. 자진 신고를 유도해 담합에 대한 불안 정성을 강화시키는 제도, 1978년 미국에서 처음 시행됐다. 담합 행위의 이익을 챙기 고 나머지 기업들을 신고하여 과징금을 면제 받는 얌체 기업들이 있어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담합 행위를 예방하는 효과가 더 크기 때문에 약 점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계속 시행되고 있다.
- 르노의 개발팀은 바람이나 지진으로 심하게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해 고층 건물에 설치하는 진 동 방지 장치에서 영감을 얻어 차량용 매스 댐퍼를 만들었다. 르노 개발팀은 경쟁자가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연승을 이어갔지만 그것 때문에 국제자동차연맹으로부터 철퇴를 맞았다. 혁신 때문에 징계를 받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족족 금지를 당하 는데 누가 돈과 시간을 들여 기술을 개발하려고 할 것인가. 실제로 F1 팬들 중에는 기술이 오히려 퇴보했으며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아 무것도 하지 않는 팀이 승리할 거라고 빈정거리는 이들도 많다. 경제학자들은 경쟁의 역동적 자극 기능을 설명한다. 공정한 경쟁에서 혁신을 통해 도약을 이룬 사람은 그것에 대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더 이상 혁신이 나오기 어렵다. 공익적인 성격이 강한 의약품에 특허를 인정하는 까닭도 이 때문이다. 신약에 대한 독 점적인 권리가 보장되어야만 보상을 충분히 받게 된다. 보상은 새로 운 약을 개발하는 데 동기를 부여하고, 막대한 개발 비용을 감당할 수 있게 해 준다.
예를 들어 효과가 확실하고, 부작용도 없는 암 치료제가 개발되었다고 해보자. 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특허를 인정 하지 않고 약값을 통제한다면 제약회사는 큰 이익을 내지 못할 것이 고 새로운 의약품을 개발하지도 않을 것이다. 암은 치료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다른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은 치료 기회를 놓칠 수 있다. 
- 사람들이 스포츠 에 열광하는 이유는 누가 이길지 모르는 의외성 때문이다. 이미 우승 자가 확정된 경주에 흥미를 느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F1 의 수많은 금지 규정들은 경기의 재미를 떨어뜨리는 요소들과 관련 되어 있다. 기술이나 장비에 제약이 없다면 돈 많은 팀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기술 개발에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주요 팀들은 이미 1년 에 2억 유로(2,400억 원) 이상의 비용을 쓰고 엔진 개발에만 1억 유로(1,200억 원) 이상이 들어간다. 이런 상황에서 제한 규정이 없다면 개발 비용은 더 늘어난다. 지금도 일부 팀들은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실제로 기술에 대한 규정이 느슨했던 시기에 많은 팀들이 운영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F1을 포기했다. 그중에는 도요타자동 차 같은 대기업 팀도 있었다. F1이 세계적인 인기를 유지하는 것이 참가하는 모든 팀들에게 유 리하다. F1 경주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어마어마한 스폰서 비용과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려면 긴장감과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많아져야 한다. 수많은 금지 규정 속에서도 혁신은 이어져 왔 다. 다른 팀이 미처 생각지 못한 기술로 레이스에서 승리하면 우승 상금과 스폰서 계약 등 어마어마한 보상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 사람들은 정부가 국민들을 보호해 주길 원한다. 그러나 시급한 문제는 정부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다. (밀튼 프리드먼)
- 세의 법칙 Say's law
공급이 자연적으로 수요를 만들어 낸다는 법칙, 19세기 초반 프랑스의 경제학자 장 바티스트 세(Jean Baptiste Say)는 농부가 곡물을 재배해 팔면(공급) 그 수입으로 옷, 음 식 등 다른 물건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수요) 어느 한 재화의 공급은 그 재화의 주 요가 아니라 다른 재화의 수요를 창출한다고 주장했다. 공급이 이루어지면 그만큼의 수요가 자연적으로 생겨나므로 시장은 공급 과잉 없이 언제나 균형 상태를 유지한 다는 것이었다. 세의 법칙에 의하면 공급이 있는 한 늘 수요는 있으므로 공급 공심의 고전적인 경제 정책을 주장하는 데 중요한 논거가 되었다. 세의 법칙은 공급 과잉으 로 인한 대공황이 터지면서 비판 받기도 했으나 일부에서는 세에 대한 비판이 세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변호하기도 한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세의 법칙이 공급과 수요에 대한 관점을 바꾼 것만은 확실하다.
- 경제는 초대형 유조선과 같아서 즉각적으로 움직이게 할 수 없다. 정부 정책은 경제를 서서히 움직이게 할 수 있지만, 움직이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레고리 맨큐)
- 글로벌 금융 위기에 관해서 가장 확실한 사실은 글로벌 금융 위기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뿐이다. (폴 새뮤얼슨)
- 정체가 오래 지속된다면 일시적인 정체가 아니라 고속도로 설계자체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설계를 변경하고 도로를 다시 만들려면 한동안 그 도로를 이용하지 못해서 큰 불편을 겪는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불황이 오래 지속된다면 원인 모를 수요 감소가 아니라 구조적 질병일 확률이 크다. 만약 그렇다면 안타깝지만 매우 고통스러운 치료를 받아야만 한다.
- 시장은 균형 상태를 유지하려는 특성이 있다. 특별히 손대지 않아도 수요와 공급은 늘 적절한 선에서 만난다. 여러 요인으로 흔들릴 때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균형을 되찾는다. 그런데 평형 상태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 대공황이나 그와 비슷한 대규모 실업 사태는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정부의 무능 때문에 발생한다. (밀튼 프리드먼)
- 경영의 역학은 사회주의적 주장과 정치적 호소를 듣지 않는다. 이것을 무시하면 결국 채용 대신 해고를 할 수 밖에 없는 기업으로 전락해 버린다. 그러므로 기계를 직원으로 대체하려면 노동의 생산성을 높이거나 (노동시장의 가장 큰 문제인 미숙련 노동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노동비 용을 생산성에 맞춰 낮춰야 한다. 노동조합원도 사민당 정치인도 이런 톱니바퀴 역학을 비켜갈 수 없다. 먼저 생산성을 높이고 그 다음 열매를 분배할 때만 생산성과 사회 적 분배가 공존할 수 있다. 반대 순서로는 결코 안 된다.
- 불확정성 원리 uncertainty principle와 굿하트의 법칙 Goodhart's law
물리학에 불확정성의 원리가 있다면 경제학에는 굿하트의 법칙'이 있다. 어떤 경제 지표를 관찰하고 정책 목표로 삼는 순간 그것은 본래의 의미를 상실한다는 법칙이다. 1944년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국제 경제 체제가 바뀌면서 영국 중앙은행은 통화 정책에 대한 새로운 기준이 필요했다. 1960년대 중앙은행 최고 경제 자문관이었던 찰스 굿하트(Charles Goodhart)는 정부가 특정 경제 지표를 정책적 목적에 의해 관 리하면 경제 지표가 지표로서의 의미를 상실한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면 경제 당국 이 물가를 정책적으로 규제하면 기존에 관측되었던 통계치의 규칙성이 달라지는 것이다. 굿하트의 법칙은 경제 정책 자체를 부인한다기보다는 통계치에 의존한 정책의 위험성을 보여준다.
- 부자가 되고 싶다는 말의 정확한 의미는 다른 사람보다 부자가 되길 바란다는 것이다. (존 스튜어트 밀)
- 문명의 진정한 기준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충분한 식량이 준비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다. (새뮤얼 존슨)
- 지대추구 rent seeking 지대추구란 이익집단이 로비, 소송 등의 비생산적인 활동을 통해 자본을 늘리는 행위를 의미한다. 즉, 특정 집단이나 경제 주체가 독점권이나 특권을 얻기 위해 정부를 이용하고 이를 통해 이득을 취하는 행위가 포함된다. 여기에서 지대는 토지를 빌 려주고 받는 돈이라기보다는 이자, 임대료, 배당금 등의 불로소득을 의미한다. 1967 년 고든 털럭(Gordon Tullock)이 처음 제시한 개념으로 10여 년 후 미국 경제학자 앤 크 루거가 지금의 이름을 붙였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스티글리츠(Joseph E. Stiglitz)는 그의 저서에서 “상위 1퍼센트가 누리는 엄청난 부는 그들이 생산에 기여한 것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특권과 지위를 이용하여 사회적 생산으로부터 터무니없는 양을 빼앗아가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 전구가 발명되었을 때 사람들은 이전에 쓰던 기름 램프를 내다 버렸다. 더 나은 것을 보여 주면 사람들은 이전의 것을 과감히 버린다. (호레이스 W. B. 도너건)
- 외부효과 external effect
어떤 경제활동이 직접적인 당사자뿐만 아니라 제3자에게 의도치 않게 영향을 미쳐 혜택(이익)이나 손해(비용)를 발생시키게 되는 경우를 일컫는 말. 이 영향이 이익이냐 손해냐에 따라 부정적 외부 효과와 긍정적 외부 효과로 나뉜다. 예를 들어 집 주위에 공장이 들어서 소음과 먼지를 일으킨다면 집값이 하락하고 주거 환경이 나빠진다. 이럴 때는 공장에게 보상금을 요구하거나 작업 시간을 제한하여 주변의 손실을 줄 이게 된다. 반면, 집 주위에 명문 사립고등학교가 들어선다면 그로 인해 교육 환경이 좋아지고 집값도 상승한다. 별도의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도 명문 고등학교가 들어선 혜택을 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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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매트릭스

인문 2021. 5. 19. 21:59

정석문 아나운서가 들려주는 '경험의 멸종'을 초래하는 것은? [네이처 매트릭스] - YouTube

 

이 책은 자연철학자, 생물학자이자 작가인 로버트 마이클 파일의 에세이 14편을 모은 책이다. 에세이 중에서 처음 지은 것은 1969년이고, 가장 최근의 에세이는 2017년이다. 무려 4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지어낸 저자의 글 중에서 자연과 환경 관련 에세이의 정수를 모았다고 할 수 있다.

책을 펼쳐 읽다보면 처음에 "~누구를 위하여", 혹은 "~누구에게 감사하며"의 형태의 짤막한 글귀가 적혀 있는 책이 있다. 이 책도 그런 종류의 하나인데, 그 글귀자체가 이 책의 핵심 메시지로 다가온다.
"내 손자 손녀들 그리고 그 아이들의 손자 손녀들을 위하여"
또한 책의 부제로 설정되어 있는 글귀 역시 인상적이다.
"지구의 모든 생물과 함께 살아가는 일상적인 삶을 위하여"

우리의 일상에서 동식물을 만나는 경험이 줄어들면 그 부재에 익숙해 지게 된다. 이를 경험의 멸종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봄날 남한산성 개울가에서 개구리알로부터 올챙이가 깨어 나와 꼬물거리며 헤엄치는 모습을 지켜보던 아이들이 있다. 중고등학교를 다니고, 대학에 들어가면서 이런 경험을 머릿속에서 잃어버릴 수는 있다. 하지만 언제라도 봄날 개울가에서 올챙이가 깨어나와 꼬물거리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어린시절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어디서도 올챙이를 볼 수 없다면 어떻게 될까? 이런 것이 바로 경험의 멸종이 아닐까.

경험의 멸종이 일어나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는 우리의 시선 안에 있던 공터가, 대지가 개발이란 미명아래 건물로 도로로 바뀌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쩌면 경험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방치된 대지가 커다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대지이용을 경제문제로만 생각하지 말고, 모든 질문이 윤리적으로, 미학적으로 옳은지도 검토하라는 자연철학자 알도 레오폴드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할 때다.

자연에 대한 경험의 멸종은 무관심과 악화, 자연과의 궁극적 분리라는 악순환을 일으키게 된다. 이런 경험의 멸종을 막기위해 저자가 주장하는 바가 바로 "네이처 매트릭스" 개념이다. 자연과 인간은 절대 분리될 수 없으며, 자연은 인간의 정신이 기원하고 영구히 뿌리를 내리는 유기체와 같다는 의미다. 

데이비드 헨리 소로우가 말한 것처럼 '야생이 주는 즐거움은 포효와 강장제다.' 삶에서 우리가 야생을 직접 경험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는 자연인 프로그램을 그리 즐겨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번 주말엔 아침일찍 가까운 산에라도 다녀와야겠다.

 


* 본 리뷰는 출판사 지원을 통해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 대부분 사람들에게는 탁 트인 자연과 접촉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특히 현대의 도시 생활에 치여서 몸도 마음도 지친 사 람들은 더더욱 그렇다. 작가 발레리 마틴은 자신의 단편에서 오 로지 자연만이 안정감을 회복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생물학 자 윌슨은 이렇게 다른 형태의 생명과 연결되고자 하는 본능 적인 욕구를 “생명애” 라고 칭했다. 한마디로 자연에는 치료 효 과가 있다.
하지만 인간이 야생 서식지를 완전히 점유해버리면 일반종 의 동식물도 사라져버린다. 그러면 자신의 일상에서 자연과 접 촉하는 경험이 줄어들게 되고, 자연스레 관심이 떨어져 그것을 지키려는 노력도 줄어들고 만다. 이것은 순환 효과가 있어서, 멸종의 파도가 확대될수록 인간은 자연과 단절된 상태로 존재 하게 된다. 나는 이것을 “경험의 멸종”이라고 부른다.
- 우거진 작은 골짜기 혹은 움푹 꺼진 곳, 공원, 오래된 들판, 목초지, 초원, 이런 장소를 묘사할 때는 빈터라는 표현이 자주 사용된다. 실제로 도시나 교외 지역에서 자란 청중이나 학생들이 처음 자연을 접한 장소는 대개 일종의 빈터다. 근접성, 야생, 비밀스 러움, 가능성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그 추억의 장소에 대해 자신도 놀랄 정도로 상세하게 설명할 수 있으며 깊 은 애정이 샘솟는 것을 느낀다. 그 까닭에 내가 두 번째로 묻는 말은 슬픔과 동시에 동지애를 일으킨다. “그 특별한 장소가 지금까지 변치 않고 그대로 남아있나요?” 
- 추론 능력, 관찰의 정확성, 대뇌를 발달시키는 연상 기술이 생물학적, 지질학적 노출의 직접적인 결과로 더욱더 예리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생물애에 관한 문헌 전반에서 비슷한 결론이 나타나며, 생물애를 자아내는 장소들은 분명 우리에게 정서적인 영향을 끼친다. 좀 더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자연의 장소와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은 더욱더 풍부한 감정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 탁 트인 대지를 공원으로 개선' 하려는 충동을 억제할 필요도 있다. 아이들이 숲과 들판에 나갈 때 왜 등록과 지도, 계획, 프로그램이 반드시 따라다녀야 한단 말인가? 땅, 물, 상상력이 자연스럽고 즉흥적으로 연결될 수도 있는 일이다.
자기만의 개울과 공터를 기억하는 사람은 그 장소에 담긴 의미를 알아야 한다. 아이들의 에덴을 지켜주고 싶은 간절한 바 람도 좋지만, 우리는 특권을 가진 아이들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아이에게 자연의 욕구가 있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특별한 장소가 사라져가는 현실을 바로잡으려면 우선 문화 속에서 방치된 대지의 중요성을 인정해야만 한다.
- 세상을 좀 더 바람직한 모습으로 바꾸고자 하는 인간의 자율성과 합리성은 그 무엇도 막을 수 없다. (폴 W. 테일러, 《자연에 대한 존중: 환경윤리론〉 중에서)
- "왜 내가 이곳을 사랑한다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은 거지? 정확한 이름이나 무서운 과학 용어까지는 알고 싶지 않은데.”
"무지에서 비롯된 경멸을 정당화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지.. 그게 어떤 것이든.” (존 파울스의 소설 중에서)
- 그러니 직접적으로 살아라. 지식과 감각, 반응, 경험을 사물 의 표면에서 한껏 끌어오고 더욱 깊이 들어가라. 머릿속을 벗어 나 감각이 주는 만족을 매일 느껴보라.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하 나도 빠뜨리지 않고 모든 감각을 사용하라. 독자를 섬길 때는 직접 독자가 되어라. 넓게, 풍부하게, 다양하게, 까다롭게, 비판 적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넓은 도량으로, 핑계 없이, 기대를 뛰 어넘어 많이 읽어라. 잎사귀를 말하게 만들어야 할 때가 오거든 주의 깊게 관찰하고 개인적으로 겪은 경험으로 그렇게 하라. 최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담아.
눈부신 화면을 뚫고 다른 인간과 이어졌다는 사실을, 말하는 잎사귀가 희미하게 빛나고 바람에 사각거리도록 단어를 제 대로 담아냈다는 사실을 증명해주는 것이면 된다. 정보의 교착상태가 내는 불협화음을 뚫고 잎사귀의 희미한 속삭임이 자신 뿐만 아니라 누군가를 위하여 울려 퍼지면, 그때 작가는 글을 쓰는 이유를 알 수 있다. 글자를 읽고 쓸 줄 아는 존재들이 세상을 살아가고 무분별하고 무작위적인 읽기 행동을 하는 한, 글은 (그것의 모든 의미도) 절대로 죽지 않으리라는 것도
- "대지 이용을 경제 문제로만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어라. 경제적으로 편리한 것만 생각하지 말고 모든 질문이 윤리적으로, 미학적으로 옳은지도 검토하라." (알도 레오폴드, 자연철학자)
- “생물 군집의 온전성, 안정성, 아름다움을 보존해주는 것은 옳고, 그렇지 않은 것은 틀리다." (알도 레오폴드, 자연철학자)
- "매일 물질을 보고 접촉하라. 돌, 나무, 뺨에 닿는 바람, 단단한 흙을! 실제 세계를! 상식을! 접촉하라! 접촉하라!” (헨리 소로우, 사상가)
- “자연은 아무리 많아도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우리의 한계가 무너지고 우리가 발을 딛지 않은 곳에서 여유롭게 풀을 뜯는 생명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목격해야 한다.” (헨리 소로우, 사상가)
- "하지만 이렇게 위로하거라. 유니콘은 책 속에 존재하므로, 실제로 존재한다는 말은 아니어도 존재 가능성을 뜻하는 것이라고." (움베르트 에코, 《장미의 이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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