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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21.05.15 무자비한 알고리즘 1
  3. 2021.05.15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스켑틱

과학 2021. 5. 15. 20:03

-  존경할 만한 훌륭한 태도는 2001년 5월 11일 자 《사이언스》에 게재된 동아시아 현대인의 아프리카 기원) 보고서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중국과 미국의 유전학자들로 구성된 조사팀은 아시아와 오세아니아의 163개 집단 1만 2127명 남성을 표본으로 Y염색체에 있는 세 개의 유전자 표지를 추적했다. 그들은 모든 피실험자들이 3 만 5000년 전에서 8만 9000년 전 사이에 존재했을 아프리카의 한 부 족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세 유전자 표지 중 하나 에 가지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들은 “이 결과는 동아시아 현대인의 해부학적 기원에 그 지역 원주민이 최소한의 기여도 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는 조심스러운 결론을 내렸으나 이는 사실상 아프리카 원주민이 현대 인류의 유일한 조상이라는 “아프리카 기원설”의 확실한 승리를 뜻한 것이다. 또한 이는 현대 인류의 조상이 수십만 년 전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출현했다는 “다지역 기원설” 이론을 거 의 파기해야 할 정도로 중대한 발견이다. 이 발견은 초기 미토콘드리 아 DNA 연구, 화석 기록, 그리고 네안데르탈인들이 동시대 인간과 교배하지 않았음을 보인 DNA 연구와 일치한다.
다지역 기원설의 주된 옹호자 중 한 사람인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의 인류학자 빈센트 사리치 Vincent Sarich (1934-2012)는 자신의 신념과 이론을 열정적으로 옹호하기로 유명하다. (나는 그를 알고 있으며 그가 자신의 생각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확인해줄 수 있다.) 그러나 스스로 “다지역 기원설의 추종자”라 일컫는 그는 이 새로운 연구 결과를 본 뒤 이렇게 고백했다. “나는 일종의 깨 달음을 통해 전향했다. 오늘날 살아 있는 인간은 다지역 기원설이 이 야기하는 고대의 Y염색체 혈통을 가지고 있지 않다. 오래된 미토콘 드리아 DNA 혈통도 없다. 두말할 필요가 없다. 나는 완전히 생각을 바꾸었다.” 이 고백은 매우 커다란 지적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그는 곧 “내가 틀렸군요”라고 말한 것이다.
사리치의 전향이 잘못된 것인지는 이번 발견을 지지하거나 혹은 부정하는 새로운 발견이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그리고 궁지에 몰린 다지역 기원설의 한 열렬한 옹호자는 내게 빈센트는 진정한 다. 지역 기원설 지지자가 아니며 이번 연구는 어떠한 반증도 되지 못한다고 말 했다). 요점은 과학이 권위에 대한 교조적 순종이며 옹졸한 고집쟁이 들의 인맥으로 이루어졌다고 비난하는 창조론자들과 사회비평가들 이 틀렸다는 것이다. 과학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으며, 기존의 이론 은 새롭게 발견되는 증거들에 의해 공격을 받는다. 과학자들은 실제로 자신의 의견을 바꾼다.
- 파인먼 다이어그램은 에드워드 터프티가 그의 세미나(www.ed
wardtufte.com)와 책《양적 정보의 시각적 표현 The Visual Display of Quantitative Information》, 《시각적 설명 Visual Explanations》, 《정보의 시각화 Envisioning Information)에서 강조한 분석적 디자인의 전형이다. “적절한 데이터 그림은 구조, 과정, 동역학, 인과관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지식을 전달한다.” 인간은 매우 시각적인 동물이며 생각할 수 없는 것을 보고, 볼 수 없는 것을 생각한다. 눈과 뇌는 서로 분리될 수 없다. “근거를 시각적으로 표현할 때는 정량적 근거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 명확하고 정확한 그림은 명확하고 정확한 사고를 이끈다.”
나는 명확하고 정확한 사고의 대가와 명확하고 정확한 그림의 대가가 만난 것을 기념해 파인먼-터프티 원리를 만들었다. “데이터의 시각화는 밴의 한쪽 면에 그려질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해야 한다."
- 20세기의 소송 변호사였던 루이스 나이저 Louis Nizer(1902-1994)가 “우 아한 조롱은 천 마디 욕설의 가치가 있다”고 말한 것처럼, 순수문학에서 짧고 재치있는 문장은 하나의 장르가 되었다. 고급문화에 는 새뮤얼 존슨 samuel Johnson(1709-1784)의 “그는 자신만 멍청한 것 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까지도 멍청하게 만들었다”, 마크 트웨인 Mark Twain(1935-1910)의 “나는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그 장례식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친절한 편지를 보냈지”, 윈스턴 처칠 Winston Churchill(1874-1965)의 “그는 내가 싫어하는 모든 미덕을 가졌지만, 내가 경애하는 어떤 악덕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등이 있다. 대중문화에는 그루초 막스Groucho Marx(1890-1977)의 “완벽하게 멋진 저녁이었습니 다. 아, 오늘 말고요.”가 있다.
과학자들 또한 동료를 영리하게 엿 먹이기를 꺼리지 않는다. 아마 과학계에서 받을 수 있는 가장 치욕적인 평가는 이론물리학자 볼프강 파울리 wolfgang Pauli (1900-1958)가 어느 논문을 두고 한 말일 것 이다. “이 논문은 맞지 않다. 심지어 틀리지도 않았다.” 나는 이 표현을 파울리의 금언이라 부르겠다.
- 컬럼비아대학교의 수학자인 피터 보이트Peter Woit는 초끈이론을 비판한 최근 자신의 책의 제목으로 파울리의 금언을 따왔다. 《심지어 틀리지도 않았다Not Even Wrong》 (2006)(우리나라에는 《초끈이론의 진실》로 번역되었다 - 옮긴이), 보이트는 초끈이론이 그저 검증 불가능 한 가설에 기반하는 것을 넘어, 이 이론을 지지하는 이들의 명성과 이론이 가진 수학적 심미성에 과도하게 의존한다고 주장한다. 과학 에서 만약 어떤 아이디어가 틀렸다는 것을 보이는 것이 불가능한 경 우 그 아이디어는 틀릴 수 없다. 곧, 우리가 어떤 아이디어가 틀렸는지를 알 수 없다면, 그때 우리는 심지어 틀리지도 않았다고 말하는 것이다.
- 심지어 틀리지도 않았다. 이보다 더 나쁜 평가가 있을까? 있다. 바로 그냥 틀린 것보다 더 크게 틀렸다는 평가다. 또는 내가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1920-1992)의 원칙이라 부르는 그것은 그가 쓴 《틀림의 상대성 Relativity of Wrong》 (1988)에 이렇게 잘 설명되어 있다.
사람들이 지구가 평평하다고 생각했을 때, 그들은 틀렸다. 지구가 구 체라고 생각했을 때, 그들도 틀렸다(지구는 완벽한 구형이 아니라는 뜻이다. 옮긴이). 하지만 당신이 지구가 구체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지구가 평평하다고 생각한 사람과 같은 정도로 틀렸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이 두 집단을 합친 것보다 더 틀린 생각을 가진 것이다.
- 절대적으로 우수하다. 리처드 도킨스는 진화론 창조론 논쟁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두 반대되는 주장이 같은 열의를 가지고 주장된다고 해서 진실이 반드시 그 사이에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두 주장 중 하 나가 그저 틀린 것일 수 있다.” 
그저 틀린 것이다. 과학은 편견과 무관하고 문화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저 틀린 것이다. 과학이 전적으로 사회적으로 구성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그저 틀린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과학에는 편견이 없다는 사람들과 과학이 사회적으로 구성 된다는 사람들이 같은 정도로 틀렸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의 생각은 심지어 그냥 틀린 것보다 더 크게 틀린 것만 못한 것이다.
- 모든 과학자는 사회적,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신념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그 들이 데이터를 해석하는 데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과학계의 동료 평가 제도를 거치면서 그러한 편견과 신념의 영향은 제거되며, 만약 저자가 이를 거부할 경우 논문과 책으로 출간될 수 없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누구도 지적 진공 상태에서 홀로 연구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학계는 자신의 연구에 반영된 편견을 스스로 발견하지 못하더라도, 다른 이가 발견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  "진실을 추구하는 자, 아직 확신에 도달하지 못한 탐구자.” 회의주의는 “구하라 그리하면 얻을 것이다”가 아니라 구하기 위해서는 열린 마음을 가져라" 이다. 전자는 인지심리학에서 “확증편향”이라 부르는 오류의 전형적인 사 례가 되기 쉽다. 열린 마음을 가진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그것은 기 존의 정설과 새로운 학설 사이에, 기존 체재에 대한 전적인 신뢰와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맹목적 추구 사이에, 그리고 극단적으로 새 로운 아이디어라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열린 마음을 가 지는 것과 너무 쉽게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받아들임으로써 자기 자신을 잃을 정도로 열린 마음이 되는 것 사이에 균형을 찾는 것이다. 
-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1987년 “회의주의자가 짊어져야 할 부담 The Burden of Skepticism”이라는 강연에서 과학에서의 정설과 새로운 학설 사이에 존재하는 본질적인 긴장감을 이렇게 간결하게 정리했다.
나는 두 상반된 요구 사이의 절묘한 균형을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가설에 대해 가능한 한 가장 회의 적인 태도로 꼬치꼬치 따져보는 것과 이와 동시에 새로운 아이디어에 무한히 열린 마음을 가지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회의적인 태도만을 취한다면, 어떤 새로운 아이디어도 받아들일 수 없게 될 것입니 다. 반대로, 눈곱만큼의 회의적 태도도 없이 헛소리에도 쉽게 넘어갈 정도로 마음을 열어둔다면, 우리는 유용한 아이디어와 쓸모없는 아이디어를 구별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 “인간의 마음은, 사물의 모습이 있 는 그대로 비추는 투명하고 평평한 렌즈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그 모습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온갖 미신과 사기로 가득 찬 마법의 렌즈와 비슷하다.” (베이컨)
- 어떤 이론을 만들거나 지지할 때 인간은 얼마나 자신의 목적에 맞춰 사실들을 왜곡하는가! - 찰스 매케이, 《대중의 미망과 광기》 (1852)
- “똑똑한 사람이 이상한 것을 믿는 이유는 그들이 별로 똑똑 하지 않은 이유로 가지게 된 믿음을 자신의 똑똑함으로 쉽게 방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 1895년 프랑스의 소설가 아나톨 프랑스 Anatole France(1844-1924)는 이렇게 말했다. “우연은 신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을 때 사 용하는 익명인지 모른다.”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인간 행동의 관찰자는 이렇게 말했다. “때로, 담배는 그저 담배일 뿐이다.”(모든 상징에서 성적 암시를 찾았던 프로이트의 말이다)
- 의학은 기적과 같고 과학은 눈부시지만, 결국 인생의 마지막에는 자신에게 가장 의미 있는 사람들의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우리는 고대로부터 전해오는 의학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프리뭄 논 노체레 primum non nocere. 무엇보다 해를 입히지 말 것.
- 멘켄은 어리석은 행동과 돌팔이들을 놀리는 것을 특히 좋아했 다. 한번은 이렇게 말했다. “자연은 바보를 혐오한다.” 또 이런 유명 한 말도 남겼다. “대중의 지능을 지나치게 낮게 평가함으로써 손해를 본 사람은 내가 아는 한 단 한 사람도 없다.” 너무 터무니없는 주장에는 이렇게 반응하라고 말했다. “한 번의 커다란 너털웃음이 만 가지 논리만큼 가치가 있다.” 나는 이 말을 “멘켄의 처세술”이라 부르겠다. 
- 2001년 출간된 《신은 왜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가 》에서 앤드루 뉴버그 Andrew Newberg와 유진 다킬리 Eugene D'Aquilt 는 불교 수도승들이 명상할 때와 프란체스코회 수녀들이 기도할 때 그들의 뇌를 스캔한 결과 그들이 정향연합영역 Orientation Association Area(OAA)이라 명명한, 공간에서 자신의 위치를 판단하는(이 부위에 부상을 입은 이들은 집 주변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곤란을 겪는다) 상 후두정엽posterior superior parietal lobe의 활동이 현저하게 낮아진다는 것 을 발견했다. OAA 영역을 활성화시키고 부드럽게 작동시키면 자아 와 비자아에 대한 뚜렷한 구분이 발생한다. OAA 영역이 깊은 단계 의 명상이나 기도 때처럼 수면 모드로 진입할 경우 그와 같은 구분은 사라지며, 현실과 환상의 경계, 그리고 신체 내부와 외부의 경계 또한 모호해진다. 수도승들이 경험하는 우주와의 일체감, 수녀들이 경험하는 신의 존재, 그리고 외계인이 자신을 침대 위로 끌어올려 그들의 모선으로 유괴하는 경험이 모두 이와 관련된 것일지 모른다.
때로는 트라우마가 이런 체험의 원인일 수 있다. 《랜Lancet)2001년 12월호에 발표된, 심장마비로 사망 판정을 받았다가 다시 살아난 네덜란드인 344명에 대한 연구는 이들 중 12 퍼센트가 자신의 몸 바깥으로 빠져나가 터널 끝 밝은 빛을 보는 임사체험을 했음을 보였다. 어떤 이들은 심지어 죽은 친척과 대화했다고 말했다. 우리의 경험이 일반적으로 외부에서 주어지는 자극에 의해 뇌가 만들어내는 것임을 생각해볼 때, 뇌의 특정 부위가 비정상적으로 활동해 이러한 환상을 만들고, 또 다른 부위가 이를 외부의 사건으로 해석하는 것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비정상적 활동이 초자연적 현상으로 여겨 지는 것이다.
- 우리는 패턴을 찾는 동물로, 자연에서 발생하는 사건의 인과 관계에 특별히 민감한 원시 인류의 후손이다. 이런 능력은 종종 유용 했기에 우리의 본성에 깊게 새겨져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능력 은 가짜 패턴을 진짜로 인식하는 오류 또한 종종 드러낸다. 이는 패 턴을 착각하는 습관이 유전되는 것을 넘어, 인간으로 하여금 미신적 사고에 쉽게 빠지도록 만들었다. 특히, 세상의 복잡성에 따른 큰 수 의 법칙, 곧 일어날 가능성이 100만 분의 1인 사건이 뉴욕에서만 하루에 여덟 번씩이나 일어나는 상황은 이러한 경향을 더욱 부추긴다.
- 오늘날과 같이 데이터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우리가 가진 패턴을 쉽게 발견하는 능력을 고려해볼 때, 수많은 사람이 바이블 코드와 비슷한 사기에 넘어가는 것이 놀랍지는 않다. 문제의 본질은 우리가 가진, 그리고 앞으로도 가지고 있을 인지 능력에 있다. 해결책은 우 리가 가진 가장 우수한 패턴 분별 방법인 과학이며, 이 과학적 방법으로 자연의 합창 속에서 잡음을 제거하고 진짜 신호를 발견해내는 것이다.
- 결국 이는 신호와 잡음의 문제다. 인간은 진화 과정에서, 수많은 잡음으로 가득 찬 이 세상에서 생존을 위협하거나 생존에 도움이 되 는 패턴을 인식하는 뇌를 가지게 되었다. 두 가지 사건을 인과적으로 연관짓는 이것을 연상 학습association learning 이라 하는데, 우리는 이 작 업을 매우 능숙하게 해낸다. 또는, 적어도 이 능력을 가진 이들이 살 아남아 관련된 유전자를 후손에게 전달할 만큼은 뛰어났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능력에는 약점이 있다. 예를 들어, 어떤 두 현상이 연관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무관한 것을 의미하는 미신은 대표적인 잘못된 연상 학습의 예이다. (홈런을 치기 위해 면도를 하지 않는 야구선수를 생각해보라.) 라스베이거스는 이런 잘못된 연상 학습을 바탕으로 지어진 도시이다.
- 우리는 이런 자신의 경험을 주고받을 수 있는 언어라는 특징을 가진 사회적 영장류로 진화했다. 문제는 진짜 패턴을 파악하는 것은 생존에 도움을 주었지만, 가짜 패턴을 인식한다고 해서 우리가 죽지 는 않았으며, 때문에 자연선택 과정은 인간으로 하여금 가짜 패턴을 계속 발견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다윈상(인류의 유전자 풀에서 “진정 어리석은 방법으로 자신의 유전자를 제거한 이들에게 주는)은 더 이상의 수상자를 원하지 않는다. 경험에 의지하는 사고는 타고나는 것이지만 과학적 사고는 훈련을 필요로 한다.
- 영적인 태도를 가지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며, 과학 또한 우리가 누구이고 어디에서 왔는지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를 해준다. 는 점에서 그중 하나에 속할 것이다. “우주는 우리 안에 있다. 우리는 별의 구성 성분으로 만들어졌다. 우리는 우주가 스스로를 알아내는 한 가지 방법이다.”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에살렌 바로 남쪽에서 촬 영된 〈코스모스> 시리즈의 첫 장면으로 생명을 구성하는 화학 원소 들이 별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 는 마침내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이는 별 로 이루어진 존재가 별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며, 10억의 10억의 10억 의 10배에 해당하는 숫자의 원자들이 유기적으로 뭉친 존재가 물질 의 진화를, 지구에서 아니 어쩌면 우주에서 시작된 길고 긴 의식의 탄생을 추적하게 된 것이다. 인류가 생존하고 번성해야 할 의무는 우리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탄생시킨 그 오랜, 그 광활한 우주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이것이 궁극의 영성이다.
- 뛰어난 과학자이자 (특히 그는 위성통신 아이디어를 최초로 내놓았다) 과학소설 분야를 개척하기도 한(그의 대표작으로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가 있다) 아서 C. 클라크 Arthur . Clarke(1917-2008)는 우리 시대 의 가장 뛰어난 선지자 중 한 명일 것이다. 그가 남긴 날카로운 인용 구들은 인간성과 이 우주 속 우리 인간의 위치에 대한 통찰력 덕에 인류의 정신 속에 또렷이 남아 있다. 그중에서도 그의 세 가지 법칙은 특히 그러하다.
- 클라크의 제 1법칙 “유명하지만 이제 원로가 된 과학자가 어떤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면, 그 말은 거의 확실히 맞다. 하지만 무언가가 불 가능하다고 한다면 그 말은 틀릴 가능성이 높다." 
클라크의 제 2법칙 - “가능성의 한계를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불가 능할 때까지 시도하는 것이다.” 
클라크의 제3법칙 "충분히 발달한 기술은 마법과 구분할 수 없다."
- 우리는 사람들의 행동보다는 그들의 말에 크게 의지하며, 그 때 문에 대부분 거짓말을 잘 눈치채지 못한다. 그러나 뇌졸중으로 실어 증에 걸려 상대의 말에 덜 주의를 기울이는 이들은 상대의 표정에 집 중함으로써 거짓말을 73퍼센트나 구분하였다. (다른 이들은 우연 이상 의 점수를 거두지 못했다.) 우리의 뇌는 어쩌면 직관적 사고를 하도록 만들어져 있는지 모른다. 전두엽과 편도체의 일부(뇌에서 공포를 관리 하는 부위)에 손상을 입은 환자는 사회적 관계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사회적 관계 속 속임수를 찾아내지 못했다. 이는 그가 다른 면에서는 인지적으로 정상이었음에도 그러했다. 비록 과학에서는 직관이 가진 수많은 위험성 때문에 (마이어스는 이 내용 또한 잘 정리해놓았다) 이를 피해야 할 것으로 여기지만, 우리는 지성과 직관이 경쟁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적이라는 커크 선장의 법칙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지성 없는 직관은 우리를 억제되지 않은 감정적 혼란으로 이끌 뿐이다. 또한 직관 없이는 복잡한 사회적 동역학과 도덕적 딜레마를 해결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 바로 매코이 박사가 우유부단한 이성적 커크 선장에게 이렇게 말한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모두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어요. 우리는 이를 필요로 하지요! 그것도 우리의 절반에 해당합니다. 그렇게 끔찍한 것이 아니에요. 바로 그게 인간이지요. 부정적인 면 없이는 선장님이 될 수 없고, 선장님도 그것을 알아요! 선장님 권위의 상당 부분은 그에게 있어요.”
- 인간은 한 번 의견을 정하면 그 의견을 지지하고 고수하기 위해 모든 것들을 끌어다 붙인다. 설사 상대편 주장에 옳고 중요한 근거들이 훨씬 많을지라도 자신이 내린 결론이 너무나 중요한 나머지 그 결론의 권위가 위협받지 않도록 이 부정적인 근거들을 그저 무시하거나 얕보게 된다. 프랜시스 베이컨, 《노붐 오르가눔》(1620)
- 심리학자 캐럴 태브리스 Carol Tavris와 앨리엇 애런슨 Ellist Aron 이 쓴 《거짓말의 진화 Mistakes Were Made(but Not by Me)》는 이런 인지적 오 류를 심리학적으로 설명한다. 이들은 “자신들이 한 행동이 가능한 최 선의 행동이었다고 스스로 확신하게 만드는” 자기정당화에 주목한 다. 과거시제 수동태로 잘못을 말하는 이 문장 “실수가 행해졌다. mistakes were made" 은 정당화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준다. 헨리 키신저는 베트남, 캄보디아, 남아메리카에서 이루어진 미국의 작전 들을 고백하며 이렇게 말했다. “당시 내가 봉직하던 정부에 의해 실 수들이 행해졌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뉴욕의 추기경이었던 에드워 드 이건은 가톨릭 교회가 성직자들의 아동 성추행에 제대로 대처하 지 못했음을 인정하며 이렇게 말했다. “만약, 나중에라도, 실수들이 있었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우리 또한 발견하게 된다면... 이는 너무 나 안타까운 일이다.”
태브리스와 애런슨은 자기정당화가 인지부조화, 곧 “심리적으 로 모순되는 두 가지 인식(생각, 태도, 믿음, 의견)을 가지게 될 때 발생하는 상태” 때문에 일어난다고 말한다. “부조화는 작은 양심의 가책에서 깊은 고뇌에 이르는 정신적인 불안을 유발한다. 인간은 이러한 상태를 해소하는 방법을 찾기 전까지는 편안히 쉴 수 없다.” 부조화 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자기 정당화가 일어난다.
레온 페스팅거 Leon Festinger(1919-1989)는 클라리온 행성에서 온 우주선이 1954년 12월 20일 도착할 것이며 다음날 지구가 멸망하고 자신들은 안전한 곳으로 옮겨질 것이라고 굳게 믿은 어느 UFO 사이비 종교 집단을 연구하면서 인지부조화 이론을 처음 발견했다. 멸망의 날이 아무 일 없이 지나가자(혹은 우주선이 도착하지 않자), 그들은 페스팅거가 예측한 대로 행동했다. 곧 직장을 그만두거나, 배우자와 헤어지거나, 자신의 모든 재산을 바치는 등 이 종교를 위해 크게 희 생한 사람들일수록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았다. 실제로 이들은
자신들의 기도가 세계를 구했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부조화는 해소 되었다. | 엉뚱한 사람을 유죄로 판결해 사형을 선고한 경우들에서 인지 부조화는 널리 발견된다. 1992년 이래, 이노센스프로젝트Innocence Project는 사형수 중 188명이 무죄임을 밝혀냈다. “만약 우리가 사형수 에 기울인 정도의 관심을 일반 범죄자에게 기울였다면, 우리는 지난 15년간 2만 8500명의 무고한 사람을 밝혀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 나 실제로 무죄로 밝혀진 이들은 255명에 불과하다.” 미시간대학교 의 법학 교수인 새뮤얼 R. 그로스Samuel R. Gross의 말이다. 이런 부조화에는 어떤 자기 정당화가 가능할까? “사법 시스템에 들어온 이들은 매우 냉소적인 사람으로 바뀐다. 모든 이가 당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당신은 범죄자에 대한 편견을 가지게 되며, 터널 시야tunnel vision 라 불리는 편협한 시야를 가지게 된다. 
- 우리는 우리의 잘못을 솔직히 털어놓으려 합니다. 한 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실수는 당신이 이를 고치기를 거부하지 않는 한 잘못이 라 할 수 없다.” 우리는 우리의 실수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려 합니다. 우리는 희생양을 찾지 않겠습니다. ... 어떤 실수든 그 최종적인 책임 은 내게 있으며, 오직 나 한 사람에게 있습니다."
이렇게 말했다면 부시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 올라갔을 것이며, 새로운 증거 앞에서 자신의 입장을 바꿀 수 있는 신중한 리더로서의 그의 능력에 많은 이들이 존경을 표했을 것이다. 위의 발언은 쿠바 피그만 침공 이후 존 F. 케네디가 했던 말이며, 정확히 위와 같은 반응이 따랐다.
- 선택 교배를 통한 가축화의 가장 유명한 예는 1959년 러시아의 유전학자 드미트리 벨랴예프Dmitri K. Belyaey(1917-1985)가 시베리아의 세포학및유전학연구소에서 행한 것으로(지금은 루드밀라 N. 트루트가 이어받아 진행하고 있다) 은여우가 인간을 친밀하게 대하도록 교배시킨 것이다. 그는 인간과의 친밀성을 인간의 접근을 허용하는지, 손으 로 주는 먹이를 먹는지, 쓰다듬을 수 있는지, 그리고 적극적으로 인간과의 접촉을 원하는지의 4단계로 나누었다. 이를 통해 그들은 진화의 관점에서는 놀랄 만큼 짧은 시간인 35세대 만에 꼬리를 흔들고 사람의 손을 핥는 유순한 여우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 여우들은 또한 두개골과 턱, 치아가 야생의 조상보다 작아졌다. (가축화된 개와 그들의 조상인 늑대 사이에도 유사한 차이가 존재한다.)
-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일까? 러시아의 과학자들은 유순한 성 격을 위한 교배 과정이 말린 꼬리나 펄럭이는 귀(야생에서는 새끼에게 는 관찰되나 성체에게는 나타나지 않는), 미지의 자극에 대해 공포 반응 을 쉽게 보이지 않는 것, 낮은 수준의 공격성 등 사실상 유형보유paedomorphism ?새끼 시절의 특성을 성체가 되어도 유지하는 것 - 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과정을 통해 태어난 새끼들은 도피 혹은 투쟁 반응에서 부신피질에서 생성되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와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양이 크게 줄었으며, 공격성을 낮추는 주된 요인인 세로토닌의 분비량 또한 크게 늘었다. 
- 랭엄은 지난 2만 년 동안 인간 또한 인구 증가와 정주 생활에 적 응하면서 집단 내 공격성을 낮추는 선택압을 겪었으며, 때문에 두개 골과 턱, 치아가 (우리의 바로 직계 호미니드 조상에 비해) 작아졌고, 발 정기가 사라졌으며, 강력한 성욕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한다. (에머리대학교의 영장류학자 프란스 B. 드발Frans B. de Waal은 영장류의 사회적 행동에 대한 연구를 통해 보노보는 갈등 해결과 사회적 친밀감을 위해 섹스를 활용한다는 것을 보인 바 있다.) 랭엄은 또한 인간의 뇌에서 공격성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변연계 전두피질의 13구역”이 침팬지보다는 보노보와 더 비슷한 크기임을 보인다. 
이 그럴듯한 진화적 가설이 의미하는 바는 바로 이것이다. 제한 된 자원이라는 조건은 인류가 집단 내에서는 협동을 하지만 집단 간 에는 경쟁하도록 만드는 선택압을 주었다. 이 시나리오는 또한 만약 당신이 보는 아름다움을 나 또한 본다. 하지만 나는 다른 이들은 쉽게 파악하지 못하는 더 깊은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 나는 꽃의 복잡 한 상호작용을 볼 수 있다. 꽃의 색깔은 붉은색이다. 식물이 색깔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식물이 곤충을 유혹하기 위해 진화했다는 것일 까? 질문들은 더 생겨난다. 곤충은 색깔을 볼 수 있을까? 곤충은 아름 다움을 느낄 수 있을까? 질문은 끝이 없다. 나는 꽃을 연구하는 것이 어떻게 꽃의 아름다움을 없앤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꽃을 연구하는 것은 더 깊은 아름다움을 느끼게 만들 뿐이다.
- 에머리대학교의 정신의학자 그레고리 번스Gregory Berns는 《만족 Satisfaction》(2005)에서, 쾌락의 추구는 우리를 끝없는 쾌락의 쳇바퀴 hedonic treadmill 위에 올려놓아 역설적으로 우리를 비참하게 만들 뿐이며, 따라서 행복이란 쾌락이 아니라 만족감에 더 가까운 것이라 말한다. 번스는 이렇게 결론내린다. “만족감은 자신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는 유일한 감정이다.” 그는 또한 이렇게 말한다. “쾌락은 자의와 상관없이 얻게 된다. 복권에 당첨되거나 쾌활한 성격의 유전자를 타 고나거나, 아니면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는 등 운에 의한 것이다. 반면, 만족은 당신이 어떤 일을 의식적으로 행함으로써만 가질 수 있 는 감정이다. 바로 이 점이 가장 중요한데, 당신은 오직 당신의 행동으로 책임을 지거나 명예를 얻기 때문이다."
하버드대학교의 심리학자 대니얼 길버트Daniel Gilbert는 《행복에걸려 비틀거리다 stumbling on Happiness》 (2006)에서 “인간은 미래를 고려 하는 유일한 동물”이라고 주장한다. 때문에 우리는 실제로 지금 우리 를 행복하게 하는 것보다 미래에 우리를 행복하게 하리라 기대되는 것들을 바탕으로 행복을 느낀다. 그러나 길버트는 우리 인간이 이러한 예측에 그리 뛰어나지 못하다는 사실을 다시 보인다. 예를 들어 우리 중 대부분은 다양한 경험이 인생을 흥미롭게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다양한 종류의 간식을 선호하는지를 예상하도록 한 뒤, 실제로 몇 주 동안 간식을 주었을 때 간식을 다양하게 먹지 않은 사람들이 더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길버트는 이렇게 설명한다. "놀라운 일은 처음 일어날 때 특히 더 놀라운 일이 됩니다. 하지만 그 일이 반복해서 일어날 경우 감동은 점점 줄어드는 법이죠.” 또 다른 문제는, 우리가 과거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었던 일을 바탕으로 앞으로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지 예상할 때, 과거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직 결혼하지 않은 친구 한 명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결혼한 친구들이 상상하는 싱글의 주말을 나는 지난 주 말에야 드디어 보낼 수 있었다네.” 기억은 녹음기보다는 편집 장치에 가까우며, 과거에 대한 잘못된 기억은 미래를 예측하는 데도 영향을 미친다. 불행으로 가는 길은 잘못된 기억으로 포장되어 있다.
길버트는 또한 놀라운 일이 반복될 때 그 효과가 줄어드는 것을 두고 경제학자는 “한계 효용 체감declining marginal utility"이라 말하지만 결혼한 부부는 이를 인생이라 부른다고 약간의 냉소와 함께 말한다. 하지만 혹시 당신이 다양한 상대와의 관계가 인생을 즐겁게 만들어 줄 것이라 생각한다면, 이는 사실이 아니다. 시카고대학교 출판부가 1994년 펴낸 《성의 사회적 구조The Social Organization of Sexuality》에 실린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결혼한 이들은 미혼 남녀보다 성관계 횟수와 오르가슴 횟수에서 모두 앞섰다. 구체적으로, 일부일처제의 기혼자 들 중 40퍼센트는 일주일에 두 번의 성관계를 가졌지만, 미혼 남녀 중 그 비율은 25퍼센트에 불과했고, 성관계 중 오르가슴을 느낄 확률 도 기혼자들이 더 높았다. 그리고 기혼과 미혼 여부에 무관하게, 한 명의 성적 파트너를 가진 남성이 다수의 파트너를 가진 남성보다 더 많은 횟수의 성관계를 가졌다.
역사학자 제니퍼 마이클 헥트Jennifer Michael Hecht의 《행복이란 무엇인가 The Happiness Myth, Harper》(2007)는 이 점을 강조한다. 그녀는 심층적이고 치밀한 역사적 관점을 통해 행복이 얼마나 시대와 문화에 의존하는지를 보여준다. “행복에 대한 현대적 가정들은 역사적으로 볼 때 허튼소리에 불과하다”고 그녀는 말한다. 성관계의 경우를 보 자. “만약 당신이 인생의 어느 시점에 스스로 성적으로 비정상이라고 느낀다면, 100년 전의 보편적이고 세속적 가치를 따르는 기혼 커플이 일주일에 세 번의 성관계를 가질 경우 죄책감과 부끄러움을 느꼈 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녀는 오히려 “100년 전만 하더라 도, 3년 동안 성관계를 가지지 않은 보통의 남자는 자신의 건강과 인내력을 자랑스러워 했고, 10년 동안 금욕한 여성은 자신이 이를 통해 얼마나 건강해졌고 행복해졌는지를 자랑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 아직 결혼하지 않은 친구 한 명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결혼한 친구들이 상상하는 싱글의 주말을 나는 지난 주말에야 드디어 보낼 수 있었다네.” 기억은 녹음기보다는 편집 장치에 가까우며, 과거에 대한 잘못된 기억은 미래를 예측하는 데도 영향을 미친다. 불행으로 가는 길은 잘못된 기억으로 포장되어 있다.
길버트는 또한 놀라운 일이 반복될 때 그 효과가 줄어드는 것을 두고 경제학자는 “한계 효용 체감declining marginal utility"이라 말하지만 결혼한 부부는 이를 인생이라 부른다고 약간의 냉소와 함께 말한다. 하지만 혹시 당신이 다양한 상대와의 관계가 인생을 즐겁게 만들어 줄 것이라 생각한다면, 이는 사실이 아니다. 
- 찰스 다윈은 5년간의 세계 여행을 끝내고 돌아온 직후 진화론의 개요를 기록한 M 노트북에 이런 말을 남겼다. 개코원숭이를 이해하 는 이는 철학자 존 로크보다 형이상학에 더 많은 기여를 하는 것이 다.” 과학은 이제 사랑은 중독적이며, 신뢰는 유쾌한 것이고, 협력은 기분을 좋게 만든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진화가 이런 보상시스템 을 만든 이유는 이러한 시스템이 우리 영장류 조상의 생존에 기여했기 때문이다. 다윈을 이해하는 이는 제퍼슨보다 정치철학에 더 많은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 프로이트는 인류가 경험한 세 가지 지적 충격을 이야기한 것으로 (그리고 자신의 업적을 거기에 포함시킨 자신감으로) 잘 알려져 있다. 
첫째는 코페르니쿠스가 인류를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거대한 세계의 작은 점 위에 존재하게 만든 것이고, 
둘째는 다윈이 인류로부터 “인간은 특별하게 창조되었다는 특권적 위치를 빼앗고 동물 세계의 일 원으로 격하 시킨 것이며, 
셋째는 자신의 이론이 “우리 각자의 자아는 자신의 주인이 아닐 뿐 아니라 마음속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의 일부에만 만족해야 한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 다윈은 1835년 10월 갈라파고스 제도를 떠나지만 진화론자가 된 것은 1837년 3월이었고, 이 이론을 1859년 《종의 기원》으로 발표 할 때까지 계속 가다듬었다. 설로웨이는 다윈의 행적뿐 아니라 다윈의 생각 또한 계속 추적했고, 이를 통해 다윈이 진화론을 떠올린 것은 갈라파고스 제도에서의 갑작스러운 발견 때문이 아니라 영국에서 자신이 수집한 데이터를 철저하게 분석한 이후라는 결론을 내렸다. 설로웨이는 다윈의 노트와 일기장을 분석해 다윈이 진화론을 받아들인 것은 1837년 3월 둘째 주로, 당시 갈라파고스 제도의 조류를 연구하던 저명한 조류학자인 존 굴드와 만난 뒤로 추정한다. 
- 워싱턴 DC에 위치한 미국인구통계국 인구조회센터의 인구통 계학자인 칼 호브 Carl Haub에 따르면, 기원전 5만 년에서 2002년 사이 에 태어난 사람은 1064억 5636만 7669명에 달한다. 2015년, 지구의 인구는 72억 9028만 9811명이다. 우리보다 먼저 태어난 1000억 명은 한 명도 남김없이 모두 죽었다. 과거는 현재와 미래의 거울이며, 따라서 앞으로 120년(인간의 최대 수명) 안에 적어도 60억 명 이상이 같은 운명을 맞을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 과학적 일원론은 종교적 이원론과 충돌할까? 물론이다. 육체의 죽음 이후 영혼은 살아남거나 살아남지 않거나 둘 중 하나이다. 영혼이 살아남는다는 과학적 증거는 전혀 없다. 일원주의는 인생의 모든 의미를 사라지게 만들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후 세계 가 없을 때, 우리 인류는 유한한 시간과 공간을 함께하는, 장대한 우 주의 드라마에 찰나와 같은 무대를 함께 장식하는 동반자로서 더 높은 수준의 겸손과 인류애를 느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이 모든 순간, 모든 관계, 모든 인간에게 더 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 나는 신의 존재는 과 학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과학적 기반에서 출발 하는 신학은 신을 믿는 이들에게만 호소력을 가질 뿐이다. 신앙은 확률, 증거, 논리와 거의 무관한 사회적, 심리적, 감정적 요소들에 의지 하는 것이다. 이 점이 신앙의 필연적인 약점이다. 또한, 신앙의 가장 강력한 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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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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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비한 알고리즘

IT 2021. 5. 15. 20:02

- 검증되지 않은 순수한 가설은 팩트로 여겨지지 않는다. 여러 번의 검증을 거쳐, 실험에서 반박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온 가설들만이 비로소 이론이 되고, 이 이론의 예 측이 통제된 반복실험에서 혹은 자연에서 여러 번 옳은 것으로 입증되어 야만 팩트로 받아들여진다. 이것이 바로 학문적 방법이다. 하지만 머신러닝 알고리즘 사용자들은 이런 학문적 방법을 무시하고, 처리 결과를 곧장 미래의 행동을 예측하는 데 활용한다. 팩트를 얻는 대신 그런 식으로 찾은 상관관계만 신뢰하는 것이 어느 때 충분하지 않은지를 이 책에서 차차 살펴보려고 한다.
- 고전적 알고리즘은 이처럼 의도치 않게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지만, 알고리즘 설계자가 고의로 드러내놓고 비윤리적인 알고리즘을 만들 수도 있다. 패스워드 피싱이나 개인정보 갈취, 혹은 하드디스크의 데이터를 인 질로 금전 요구 등을 일삼는 유해 소프트웨어들이 그런 경우다. 가령 당 신이 매번 자동차를 운전해서 어디를 갈 때 최소한 한 번은 유명 패스트 푸드 체인을 거쳐 가게끔 내비게이션을 구축하는 것은 내게 쉬운 일일 것 이다. 이런 특별한 내비게이션에 대한 수요가 아직 없을 뿐!! 일례로 2018년에 여러 항공사가 옆좌석에 나란히 앉아 가기를 원하는 승객들을 비교적 자주 갈라놓는 알고리즘을 투입하고, 그럼에도 일행이 함께 앉으려고 하면 추가요금을 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민간항 공국의 조사에 따르면 특히 라이언에어가 이런 비리에 연루되어 있다.  물론 라이언에어는 이를 부인했다. 일행을 따로 앉히면 승객들이 불편을 호소할 뿐 아니라, 비상시 탈출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왕립항공협회 항공운항 그룹은 보고서에서 그런 결론을 내리면서, 어떤 경우에도 가족은 함께 앉힐 것을 권고했다. 그런 일이 정말로 의도한 것이든 아니면 부주의 때문에 빚어진 것이든 간에, 최상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요망된다고 하겠다.
알고리즘을 비윤리적으로 활용한 가장 유명한 예는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일 것이다. 차량이 테스트상황인지, 실제 도로에 있는지를 감지하는 소프트웨어가 이런 조작에 활용되었다. 그리하여 시험상황에서만 여러 시스템이 켜지거나 꺼져서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했고, 실제 운행상황에서는 배기가스가 시험상황에서보다 여러 배 배출되었다. 이런 조작은 복잡한 배기가스 기술을 개발하는 비용을 절약해주고, 엔진 성능을 높여 운전체험을 향상시켜주었다. 그러나 이제 정확히 누가 알고리즘의 오류와 비도덕적 행동을 책임져야 할까? 특히 알고리즘 설계자들의 책임은 얼마나 클까?
- 고전적 알고리즘의 결과는 늘 특정 맥락 안에서만 이해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를 위해 첫째 운영화(O), 둘째 맥락를 수학 문제로서 모델링하는 것(M), 셋째, 알고리즘(A), 이 세 가지가 서로 협연한다. 는 걸 알고 있어야 한다. 모델링이 적절하지 않으면 알고리즘이 도출한 결과를 의미 있게 해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우리는 앞에서 그 예로 각 각의 출발시간과 도착시간을 고려하지 않는 철도 연결 모델링을 살펴보 았다. 이런 경우 알고리즘은 최단경로를 계산하지만, 결과를 실제에 적용 하기는 힘들다. 중요한 것은 이런 모델링이 문제제기에 따라서는 아주 이성적인 모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가령 한 역에서 다른 역으로 가는데 걸리는 최소 시간만 알고자 한다면(실제 소요시간과는 그다지 맞아떨어지지 않는) 이런 단순한 철도 연결 모델을 활용할 수 있다.
이번 장의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운영화를 통해 측정할 수 있게 수량화 된 개념이 다르게 운영화될 수도 있는지, 그리고 운영화가 개념의 중요한 측면들을 파악하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내비게이션의 경우 이것은 최단경로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었다. 가령 노선의 길이를 기준으로 할지, 예상되는 최단 소요시간을 기준으로 할지 말이다.
마지막으로 나는 알고리즘도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알고리즘이 해답의 특성이 명확히 정해진 수학 문제를 다루는 경우에는 이 해답이 진짜 맞는지를 점검할 수 있다. 경로가 정말 최단경로인지, 정렬이 모든 정렬 규칙을 정말로 준수하고 있는지를 점검할 수 있다. 그러나 휴리스틱의 경우는 대부분 이런 점검이 불가능한데, 많은 머신러닝 방법은 휴리스틱이다. 
- 추천 시스템은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대표적인 알고리즘이다. 머신러닝 방법을 활용한 것으로, 머신러닝은 과거의 데이터로부터 추론 을 해서 적절한 구조를 만들고 미래의 데이터를 위해 결정을 내린다. 머 신러닝의 모든 방법은 인공지능에 속한다. 그러나 현재 추천 시스템이 정 말로 똑똑할까?
온라인 시장이 막 태동했을 때 이 시장이 오프라인 시장을 위협할 거라고는 거의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특히나 전문점의 경우는 오프라인숍이 고객들에게 탁월한 맞춤 서비스를 해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소개한 기술을 사용하면서 상황은 변했다. 우리 대부분은 시간이 흐르며 온라인 숍이 얼마나 양질의 추천을 해줄 수 있는지에 혀를 내두르게 되었다. 어떻게 내가 언젠가 구입한 그 여러 가지 것들이 이렇게 중요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었을까 당황하게 되었다. 어쨌든 내가 책을 아주 많이 읽던 시기에는 튀빙겐 자연과학대학에 있는 나의 단골서점 '오지안더도, 나의 단골서점 직원도 내 독서에 발을 맞추지 못했다. 그때는 아마존의 천 재적인 이 책을 구입한 분들은 다음 책도 구입했습니다' 덕분에만 최신 서적을 찾아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찾으려 할 때면 아마존의 추천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낀다. 흥미로운 신간 서적이 종종 쓸데없는 책들에 묻혀 의미 없는 그룹으로 분류되어버린다. 동시에 다행히 굉장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알고리즘 추천을 뛰어넘는 흥미로운 발굴을 제시해주는 오프라인 서점들이 존재한다. 그리하여 나는 때로 기차 시간을 여유 있게 예약하고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의 슈미트&한 서점' 심리/IT/경제 코너에서 시간을 보낸다. 아니면 베를린에서 미팅 중간에 틈을 내어 얼른 '두스만으로 뛰어 들어가서는 두둑한 가방과 아이디어로 무장하고 나온다.
하지만 어쨌든 별로 신통치 않은 데이터 속에서 패턴을 인식하는 것이 바로 '인공지능'의 기본 속성이다. 인공지능 분야의 연구자들은 이런 접근 으로 지금까지 인간이 하던 과제들을 컴퓨터로 해결하게 하는 방법을 찾 고자 한다. 그리고 일단 그 일이 이루어지면, 기계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예전에는 상상도 못했다는 사실이 낯설게 여겨진다. 
- 그렇다면 누가 빅데이터 알고리즘의 결과들을 책임질까? 물론 나는 알고 리즘 설계자로서 순수한 결과, 즉 계산된 숫자에 책임이 있을 것이다. 내가 나의 넷플릭스 분석 알고리즘 같은 알고리즘을 프로그래밍한다면, 그 알고리즘은 내가 의도한 일을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나는 프로그래밍의 정확성을 책임진다. 하지만 이제 누군가 다른 사람이 그 알고리즘을 다른 데이터에 활용한다면, 알고리즘 설계자로서 내가 그 해석의 결과까지 책임져야 할까?
그런 경우 대부분은 데이터과학자가 참여하게 될 것이다. 데이터과학자는 여러 가지 데이터 분석 방법들을 잘 알고, 대부분은 결과들을 구체적으로 시각화시킬 줄도 아는 사람들이다. 한 기사에서는 데이터과학자의 역할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데이터과학자는 구조화되지 않은 데이터 쓰나미로부터 중요한 비즈니스 문제에 대한 답을 건져 올릴 줄 아는 사람들이다.
예전의 '통계학자'와 비슷하지만, 조금 더 힙하고, 데이터 분석에서 통 계학자와는 다른 목표를 지향하는 신생 직업이다. 통계학에서 데이터 분석의 목적은 설명하는 것이지만, 데이터과학에서는 데이터 안에서 새로운 패턴을 찾아내고자 한다. 그 밖에도 데이터과학자는 능동적으로 프로그래밍을 하고 자신의 분석을 시각적으로 구현해 의사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 빅데이터에 대한 접근은 그 자체로는 별로 신통치 않은 많은 정보를 활용해 최소한 통계적인 패턴을 알아내는 것이다. 통계적 패턴은 커다란 무리의 사람들에게만 적용될 뿐 개개인의 행동에 꼭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접근을 좀더 급진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머신러닝이다. 머신러닝은 과거의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아 새로운 데이터에 대해 결정을 내린다. 따라서 찾아낸 상관관계로부터 직접적으로 규칙을 이끌어내 예측에 활용한다. 가설 수립에서 직접 가설 활용으로 넘어가는 이런 방법이 정당한지는 실측자료를 도구로 한 테스트 데이터세트를 활용하여 확인할 수 있다. 학습한 규칙들이 테스트 데이터세트의 상황과 맞아떨어지면 머신 러닝을 통해 배운 것이 옳다는 의미다.
- 이로써 우리는 이미 이번 장의 주제에 다다랐다. 바로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지금까지 인간 특유의 것으로 여겨졌던 활동, 즉 인지활동을 떠맡는다고 하는 것이다. 이를 지적 활동의 자동화라고도 이야기한다. 인공지능이라는 개념은 오늘날 보통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컴퓨터로 하여금 보통은 인간이 해결하는 인지활동을 수행하게 하는 소프트웨어를 인공지능이라 일컫는다.
인공지능의 정의는 물론 여러 가지 문제를 보여준다. 첫 번째 문제는 과연 인지활동 혹은 인간 특유의 지적 행동이 정확히 무엇인가 하는 것이 다. 두 번째 문제는 목표에 도달하면 정의도 변한다는 것이다. 즉 컴퓨터 가 원하던 것을 할 수 있게 되면, 해당 활동은 컴퓨터가 할 수 있다는 이유로 덜 지적인 것이 된다. 그리하여 토비 월시는 움직이는 과녁'이라는 말을 했다.
- 기계학습 과정에서 많은 것이 수작업으로 즉 인간이 일일이 확인해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 그리고 많은 파라미터가 있음을 아는 것이 왜 중요할까?
이는 우리 모두가 기계의 판결에 내맡겨져 있지 않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기계는 그냥 단순히, 객관적인 방식으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순수 수학을 활용하지 않는다. 이것은 어떤 결정들은 틀릴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당신은 기계를 잘 모른다 해도 일부 질문에 함께 결정할 수 있고, 결정해야 한다. 스스로 그런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를 위해 스스로 기계가 되어 보자. 서포트 벡터 머신Support Vector Machine이 되는 것이다.
- 인풋 데이터가 첫 번째 층의 함수에 의해 처리되면, 그 결과는 다시금 두 번째 층에 인풋 데이터로 입력되고, 그 결과는 세 번째 층 함수의 인풋 데이터로 입력되는 식이다. 마지막 층, 즉 아웃풋 층은 청소로봇의 행동으로 이어진다. 즉 이제 로봇은 멈추든가, 좌회전 혹은 우회전하든가, 전진 혹은 후진하든가 하게 된다. 첫 번째 층의 수학 함수들은 원칙적으로 모든 인풋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데이터들에 각각 다른 가중치를 둔다. 어떤 함수는 카메라 영상을 주로 평가하고, 어떤 함수는 충돌센서 혹은 임의의 조합을 평가한다. 이렇게 가중치를 할당한 계산의 결과는 이제 두 번째 함수로 처 리되고, 다시금 0과 1 사이의 결과가 나온다. 이를 정규화 normalize라고 한다. 계산과 정규화로 이루어진 각각의 함수가 뉴런' 즉 신경세포다. 우 리의 신경세포도 다양한 센서 인풋을 얻고, 그런 다음 활성화되든지' (신호 전달), 비활성화되든지 하지 않는가. 그래서 1(활성화)과 0(비활성화) 사이의값으로 정규화된다. 그 밖에 신경세포들은 감각세포와 연결되어 있을 뿐 아니라, 서로서로도 연결되어 있다. 이것은 인공신경망에서 이전 층의 아웃풋이 다음 층의 인풋이 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또한 층 사이에서 인 풋에는 다시금 가중치가 할당되고 아웃풋 층은 청소로봇의 행동으로 이어진다. 그러면 그 값이 1에 근접하는 행동이 실행되고 보상 기능면에서 평가된다. 상황과 선택된 행동이 로봇이 빠르게 진행하고 추돌이 감지되 지 않는 것으로 이어지면, 이런 행동에 맞추어진(즉 이런 행동을 선택하도록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높은 값을 공급한) 세포들은 그런 행동에 기여했던 세포 들과 더 강하게 연결된다. 따라서 그런 행동에 긍정적으로 기여한 각 인풋의 가중치는 변한다. 올바르게 결정한 신경세포들을 위한 긍정적인 피드백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가중치가 정확히 어느 지점에서 얼마만큼 변하는가 하는 부분에 데이터과학자들의 기술이 개입된다. 데이터과학자들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동원해 신경망을 조절한다. 반면 행동이 더 낮은 속도, 혹은 측정가능한 충돌로 이어지면, 이런 행동에 이르는 가중치는 약화된다(부정적 피드백), 따라서 잘한 신경세포연 결은 과자를 받고, 그렇지 못한 연결은 엉덩이를 한 대 맞는 것이다. 좀 상궤를 벗어난 이미지였다. 대신에 좀더 인상에 오래 남기를, 삐딱한 것이 아름답다.
- 일방적인 피드백은 알고리즘 기반 의사결정 시스템을 훈련하는 데 나쁜 전제이다. 처음에 트레이닝 데이터가 적을 경우에는 특히 나 그렇다. 그러나 인간과 관련된 영역에서는 리스크나 성공 예측에 관한 한 일방적인 피드백만 존재하는 상황이 예외가 아니라 보통이다. 보통 알고 리즘 의사결정 시스템의 사용자들은 높은 리스크를 가진 사람들을 피하 고, 높은 성공잠재력을 가진 사람들을 찾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이른바 낮은 잠재력을 가졌다고 예측된 지원자들은 그들이 일을 잘 감당할 수 있 었다는 걸 증명할 길이 없다. 기계가 높은 리스크를 예측한 사람들은 그들이 대출금을 잘 상환할 수 있었음을 보여줄 길이 없다. 낮은 교육 잠재 력을 가진 것으로 예측된 아이들은 일찌감치 대학 진학을 포기하게 마련 이라, 그들이 대학 공부를 잘 해낼 수 있다는 걸 증명할 길이 없다.
따라서 이제 머신러닝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재범이나 테러위험 예측, 신용도 평가, 입사지원자 선발과 같은 지금까지의 예는 머신러닝을 투입하는 전형적인 예는 아니다. 그러나 머신러닝이 정말 잘하는 분야가 있다. 시스템이 인간보다 더 능력을 발휘하는 분야다. 
- 이미지인식은 이제는 완전히 기계의 손으로 넘어갔 다고 말할 수 있다. 이것은 무엇보다 두 가지 때문이다.
1) 인간은 몇 안 되는 카테고리에서만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약 3만 개의 뜨개질 패턴을 알고 있고, 어떤 사람은 모든 로봇팔을 구분할 수 있다. 그러나 모터와 버섯, 기각류, 뜨개 패턴을 동시에 똑같은 수준으로 아는 것은 그 누구도 불가능하다. 기계는 많은 카테고리들을 얼마든지 인식할 수 있다. 물론 카테고리를 추가하는 경우에는 기본부터 새로 학습해야 하지만 말이다.
2) 기본이 되는 사진 데이터뱅크와 실측자료, 즉 사진을 분류하는 카테고리들은 앞으로 더 개선되고 완전해질 것이다. 어느 순간 모든 모터 타입, 모든 균류, 모든 해양포유류, 모든 뜨개 패턴에 대한 해상도 높은 라벨링된 사진들이 모든 각도와 다양한 배경으로 존재하게 될 것이고, 이로써 기계의 정확성은 더 완전해질 것이다.
이런 상황은 학습하는 시스템에는 이상적이다. 세월이 흐르며 수백만 의 자원자들과 협업을 하면서 트레이닝 가능한 데이터가 마련된다. 이를 기초로 인류는 얼마 가지 않아 가령 생물종 다양성을 자동으로 조사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이것은 중요한 생태계에 대한 인간 개입의 결과를 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미지인식은 기계의 각종 자율행동과 감시카메라의 토대가 되기도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동물종과 기술적 산물의 사진들이 충분히 존재하게 될 것이며, 우리 중 거의 모두의 사진이 이미지 데이터뱅크 안에 들어가 있게 될 것이다. 자, 인공지능 시스템이 최소한 인간 전문가만큼 능력을 발휘하는 두 번째 예는 의학적 진단과 관련된 것이다.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특정 피부암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전문가 시스템은 인간이 만든 규칙들을 의사결정 나무(학습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구축한 의사결정 나무)나 데이터뱅크 같은 구조에 담는다. 그런 다음 의사결정 알고리즘으로 새 데이터를 이 결정규칙에 넣어 통과시킨다.
이로써 모든 의사결정 규칙과 그 규칙들이 내린 결정들은 인간 입장에서 왜 그런 결정이 나왔는지 늘 이해할 수 있는 것이 된다. 이런 경우는 학습 요소를 지닌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은 상황이다. 
한편 고전적 알고리즘이 존재하는 수학적 모델링을 할 수 있는 경우도 머신러닝 시스템을 활용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수학적으로 그 해답 을 계산하는 데 얼마나 오래 걸릴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겠지만, 가급적 이면 고전적 알고리즘을 우선 사용해야 한다. 그 방법으로 실제로 최적의 해답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머신러닝 알고리즘은 휴리스틱일 뿐임을 기억하라. 즉 해답을 찾으려 하지만, 그것이 최적임을 보장할 수 없는 행동지침일 따름이다.
- 머신러닝은 다음 조건이 충족될 때 기본적으로 성공적일 수 있다.
1) 양질의 방대한 트레이닝 데이터가(인풋) 있을 때
2) 측정가능한 실측자료, 즉 예측할 수 있는 것이(아웃풋 있을 때
3) 인풋과 예측할 수 있는 아웃풋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을 때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인간을 능가하는 면은 다음과 같다.
1) 임의의 데이터에서 상관관계를 찾을 수 있다는 점
2) 다양한 상관관계를 찾을 수 있다는 점
3) 약한 상관관계도 통계 모델에 집어넣어 유익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

추가적으로 다음에 해당될 때 머신러닝의 결과는 믿을 만하다. 
1) 인풋과 예측되는 아웃풋 사이에 인과관계가 알려져 있어 관계자들이 쉽게 합의할 수 있는 명확한 인풋 데이터가 존재할 때
2) 두 가지 오류 유형(위양성/ 위음성 결정)에 대해 가급적 많은 피드백이 있을 때. 그로써 지속적으로 품질을 측정해 통계 모델을 역동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3) 모든 관계자들이 쉽게 동의할 수 있는 명확한 품질 척도가 있을 때
- 머신러닝은 플랜 B일 따름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플랜 A가 없을 때가 많다. 당면한 많은 문제는 고전적 알고리즘으로 해결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계속해서 인간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거나, 인간과 기계가 함께 해결책을 찾아나간다는 대안은 남는다. 좋은 해결이 무엇인지를 사회가 함께 모색하는 것은 중요하다. 아무도 우리에게서 이런 결정을 앗아갈 수 없다.
- 인간에 대한 알고리즘 기반 의사결정 시스템에서 대부분의 결정은 현재와 미래의 행동에 관계된다. 이 사람이 근무에 적합한 자질이 있 는가? 대출금 상환을 할까? 테러리스트일까? 여기서는 100퍼센트 옳은 결정규칙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기계의 결정은 늘 통계적 특 성을 띨 수밖에 없다. 어느 개인이 특정 행동을 할 위험성은 그와 비슷한 사람들 내지 그와 비슷한 행동을 보였던 사람들을 기준으로 표시된다. 그 로써 인간행동의 리스크 예측은 힘든 것으로 악명이 높다. 기계가 누군가 의 재범 위험값이 70퍼센트라고 말하면, 이것은 그가 어느 범행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의 70퍼센트를 유발하고, 70퍼센트만큼 징역형을 살아야 한 다는 뜻이 아니다. 인간은 범행을 저지르거나 저지르지 않거나 둘 중 하나다. 70퍼센트의 절도나 폭행은 없다. 그런 결과는 통계적 표현이다. 너와 비슷한 사람들의 70퍼센트가 범행을 저지른다'고 하는 것이다. 그 사 람과 닮은 집단은 알고리즘이 정한다.
알고리즘 기반의 의사결정 시스템은 이런 알고리즘적 연대책임으로 개개인의 위험평가를 그룹의 위험률로 대신한다. 이로써 알고리즘적으로 정당화되는 편견이 생겨나는 것이다.
- 기계가 내놓은 결과들을 해석하고 책임성의 긴 사슬에서 행동을 선택할 때에야 비로소 어떤 시스템이 사회적으로 어떤 유익이 있는지를 규정할 수 있다. 지난 장에서 나는 인풋 데이터에 이미 포함되어 있는 차별이 사회적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음을 이야기했다. 열악하게 만들어진 지원자 평가 시스템, 이미지인식 혹은 음성인식, 구인광고의 분배 등. 그러나 이것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자연법칙이 아니다. 알고리즘이 대량의 데이터 안에서 부당한 차별을 발견하는 데 도움을 준다면, 그것을 활용할지 말지는 사회적 결정이다.
- 알고리즘 기반 의사결정 시스템의 개발과 활용에서의 윤리적 문제들
* 데이터: 어떤 사회적 개념을 어떻게 운영화했는가? 전체적으로 어떤 데이터를 활 용했는가? 이런 데이터의 질은 얼마나 높은가? 누가 실측자료를 정의하는가?
* 방법: 어떤 유형의 알고리즘을 사용했는가? 데이터의 양이 적합한가, 아니면 데이 터에 굶주리는가? 알고리즘이 오류에서 안전한가? 거기서 나온 통계 모델이 인간 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인가?
* 품질 척도와 공평성 척도: 어떤 품질 척도와 공평성 척도를 사용했는가? 그것을 각각 누가 결정했는가?
* 데이터 입력: 데이터 입력에서 어떤 오류가능성이 있는가?
* 해석: 결과가 정확히 어떻게 제시되는가? 누가 그것을 해석하는가? 사람들이 관련 교육을 받았는가? 품질 척도의 값이 알려져 있는가? 이런 척도의 의미를 명확히 의사소통했는가?
* 행동: 누가 최종결정을 내리는가(행동하는가? 기계가 자율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가? 아니면 그 뒤에 추가로 인간 결정자가 존재하는가?
* 피드백: 피드백이 쌍방인가, 일방인가? 피드백을 측정할 수 있는가? 어떻게 측정 하는가? 시스템이 어떻게 개선되는가? 더 중요한 목표에 대해, 기계의 활용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사회적 목표를 누가 정했는가? 목표 도달을 어떻게 측정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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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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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금융위원회에서 서기관으로 복무하고 있는 강성호님이 지은 책이다. 정책학 석사, 국제개발학 석사를 가진 분이 지은 책이라 좀 어렵고 학술적으로 서술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불과 몇 페이지를 읽지 않아 자연스레 해소되었다. 경제학이나 플랫폼에 대한 사전지식 없이도 네트워크 경제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일상의 용어를 통해 서술하고 있다.

어느 순간 우리는 자연스럽게 플랫폼 경제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어버렸다. 카카오톡을 이용해 지인들과 소통을 하고, 네이버에서 검색을 하고 또 물건을 사기도 한다. 마트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쿠팡에서 필요한 물건을 사기도 하며, 카카오택시나 카카오대리를 휴대폰으로 손쉽게 이용하고 있다.

어쩌면 이 글을 블로그에 올리는 행위도 플랫폼 경제 속에서 어떤 행위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읽었던 책에 대해 기록하고, 나중에 필요할 때 찾아보기 위해 블로그라는 인터넷 저장소에 저장해 두는 행위는 개인적인 행위이기도 하지만, 이 글이 블로그 독자들에게 공유되는 순간 플랫폼 경제 내부의 네트워크 행위가 되는 것이다. 

"내가 작성한 리뷰글 이라는 데이터는 나의 노동행위인가? 아니면 플랫폼 사업자가 축적한 자본인가?" 이런 질문을 던져보게 된다. 데이터를 자본으로 보는 관점에서는 데이터를 혁신을 위한 자원의 일부로 여기게 된다. 그리고 무상으로 더 많은 데이터가 공급되어야 혁신의 혜택이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 반면 데이터를 노동으로 보는 관점에서는 데이터를 작성한 노동자들이 소유권을 지녀야 하며, 데이터를 취득하는 플랫폼 기업은 임금이라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현재는 단순히 플랫폼 기업에 리뷰를 게시하거나, 별점을 매기는 행위는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물론 좋은 데이터나 컨텐츠에 대한 포인트 혹은 광고기반 수수료를 얻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이 책은 네트워크 경제가 어떻게 변화를 불러오고 있는지, 네트워크가 어떻게 경제권력을 재편하고 있는지, 플랫폼 경제의 특징은 무엇이며, 어떤 도전을 겪고 있는지를 쉽게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네트워크가 만드는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에 대한 전망과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책이라는 것은 지식을 전달하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독자들에게 무언가 더 생각할 질문을 던지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 책의 에필로그에서는 앞으로 어떤 경제질서를 구축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제시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네트워크가 사람들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시대에 우리는 무슨 일을 할 것인가? 플랫폼 기업이 정보를 독점하고 시장을 장악하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혁신을 가로막는 경제제도와 사상 대신 어떤 새로운 사회적 계약에 합의할 것인가? 이 모든 질문에 대한 해답은 지금 당장 마련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 질문들에 답을 하기 위해 우리가 기본적으로 가정하고 있어야 할 것은 새로운 질서 속에서 어떻게 인간적인 측면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본다.


* 본 리뷰는 출판사 지원을 통해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 경제이론으로서 '양면시장 이론'은 최근 경제학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연구주제 중 하나였다. 양면시장 이론의 시초였던 로셰와 티롤이 2003년 이 이론을 발표한 이후 많은 경제학자들이 양면시장 이론을 다루었고, 그만큼 연구논문들도 쏟아졌다.
그렇지만 현실에서는 오랫동안 이 이론이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양면시장 이론을 적용하기 시작하면, 기존의 법질서와 상충되는 부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독점을 판단하는 공정거래법 영역은 양면시장 이론을 적용하기 어려웠던 대표적인 분야였다. 양면시장 이론은 서로 다른 두 시장을 하나로 묶어서 취급하자는 것인데, 서로 다른 두 시장을 하나로 묶으면 기업의 독점이나 갑질 여부를 판단하기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 예를 들어 쿠팡이라는 플랫폼 기업이 소상공인인 판매자들에게 갑질을 하거나, 횡포를 부리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양면시장 이론은 이를 크게 문제 삼지 않는다. 양면시장은 원래 한쪽이 다른 쪽을 위해 희 생하는 것을 기본 원리로 삼기 때문이다. 소상공인(판매자)들에 대한 갑질이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데에 도움이 된다면 이러한 갑질과 독과 점은 정당화될 수도 있다는 함의가 양면시장 이론에 내포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양면시장의 논리적 귀결을 납득할 수 있을까? 사 실 이러한 결론은 심정적으로 선뜻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쿠팡과 네이버가 소상공인들을 쥐어짜는 행위를 양면시장 이론이라는 이름으로 용서하기는 쉽지 않다. 소비자뿐만 아니라, 소상공인들도 분명 공정한 시장질서라는 법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 미국 신용카드 시장에서는 빅4인 비자(in, 마스터카드Mastercard, 아멕스카드 American Express, 디스커버 카드Discover가 경쟁하고 있었다. 후발 주자로서 시장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아멕스카드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매우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사용했다. 가맹 점에 아멕스카드 이외의 카드는 사용하지 말라는 '아멕스카드 강제 사용Anti-Steering' 의무를 1990년대 중반부터 부과한 것이다. 아멕스 는 가맹점들이 만약 강제 사용 의무를 어기면 가맹점 계약을 해지해 버리는 강력한 페널티도 부과했다.
이에 미국 법무부POS는 아멕스카드의 강제 사용 의무는 공정한 경쟁 질서를 위배할 수 있다며 아멕스카드의 마케팅 전략에 제동을 걸 었다. 하나의 카드만을 강요하는 것은 가맹점에 대한 갑질이라는 것이다. 또한 카드 강제 사용 의무는 가맹점들이 다른 신용카드사를 원천적으로 선택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에 신용카드사 간의 경쟁을 제한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미국 법무부는 아멕스카드 회사를 상대 로 2010년 소송을 제기했다. 법리 다툼은 치열했다. 1심은 법무부가 이겼으나 2심에서는 아멕스카드가 이겼다. 결국 재판은 연방대법원까지 올라갔으며, 2018년 연방대법원은 5 대 4의 차이로 아멕스카드의 손을 들어 주었다.
연방대법원이 아멕스카드의 손을 들어준 근거는 양면시장 이론이었다. 신용카드 시장은 양면시장이기 때문에 카드 소지자와 카드가 맹점을 묶어서 하나의 단일시장으로 봐야 한다는 요지였다. 아멕스 카드가 경쟁사보다 카드 가맹점에 높은 수수료를 부과한 것은 사실 이지만, 이것만으로 아멕스가 시장 지배력을 지니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가맹점에서 그 수수료 수입을 카드 소지자들을 유치하는 데에 사용했기 때문이다. 연방대법원은 높은 수수료 수입이 카드 소 지자들에 대한 혜택과 리워드로 돌아간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견해를 취했다. 
이처럼 양면시장 이론은 한쪽 시장에서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거나 카드 사용을 강제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사용될 수 있다. 이 아멕스카드 사건은 미국 경쟁법 영역에서 양면시장 이론이 인용된 최초의 판결이었다.
- 그러나 소수의견을 제시한 4명의 대법관은 의견이 달랐다. 이들은 양면시장 이론을 지지하지 않았다. 굳이 두 시장을 하나로 묶어 볼 만한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시장에는 수많은 양면시장이 존재한다. 그런데 왜 하필 신용카드 시장만 두 시장을 하나로 묶어 특별 취 급을 하는지에 대한 뚜렷한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학계에서도 어디까지를 양면시장으로 봐야 하는지에 대한 일치된 합의가 없다. 양면시장에 대한 추상적 정의만 있을 뿐이다.
양면시장 이론은 한쪽의 희생을 정당화한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한쪽은 수혜를 누리고 한쪽은 피해를 보는데, 어떻게 이것이 과연 상쇄될 수 있느냐는 비판이다. 서로 다른 두 주체의 이해득실을 하나로 합쳐서 생각하자는 주장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공리주의적 관점에 기반한다. 그러나 어느 일방에 피해를 전가하고 더 큰 이득을 본 집단이 있으니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시각은 현실에서 정당화되기는 어렵다. 우리 모두는 법적인 보호를 받아야하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 네트워크 경제는 '더 많은 노동시간 = 더 많은 소득' 이라는 공식도 붕괴시킨다. 노동과 소득 간의 비례 관계가 사라지는 것이다. 전통적 경제에서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돈을 많이 버는 구조였다. 그러나 네트워크 경제에서는 놀면서도 돈을 벌 수 있다. 유명 연예인들과 유튜브 크리에이터, 스포츠 스타들, 인기 학원 강사의 수입이 일반 노동자보다 매우 높은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이들은 노동을 통해 돈을 벌지 않는다. 이들은 최소한의 노동력만 투입할 뿐 소득은 TV, 인터넷 등의 네트워크가 스스로 창출한다.
- 블록체인의 채굴과정은 매우 비생산적이다. 유효한 논스값을 가장 먼저 찾아내기 위해 수많은 컴퓨터가 엄청난 전기 에너지를 낭비하게 된다. 많은 사람에게 이러한 현상은 매우 모순적으로 보인다. 거래내역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블록을 연결하는 데에 막대한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소모되는 전기에너지는 엄청난 수준이다. 비트코인 거래 한 번을 위해 컴퓨터가 만들어내는 이산화탄소는 300kg이며, 이는 비자카드를 한 번 긁는 것보다 75만배 많은 양이다.
- 왜 블록체인 시스템은 블록을 연결하는 작업을 비생산적이고 낭비적인 숫자 끼워 맞추기'로 만들었을까? 이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블록체인은 블록연결 작업을 통해 장부조작 여부를 발견한다. 숫자 끼워 맞추기 작업을 통해 가짜 거래기록을 밝혀내고, 진짜 거래 기록만 남게 된다.
- 블록체인은 데이터 보관의 측면에서는 비효율적이다. 수많은 기록 보관소를 두고, 동일한 기록을 분산 저장하기 때문이다. 기록 속도도 매우 느리다. 비자나 마스터카드 같은 중앙결제방식은 초당 3,200건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으나, 비트코인은 초당 4건의 거래 밖에 처리하지 못한다. 그만큼 느리고, 많은 저장 공간을 요구하는 비효율적 메커니즘이다. 그러나 비트코인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기술적으로 완벽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의 '신뢰'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 적으로는 복잡하더라도 신뢰를 강제하는 기술에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블록체인은 일종의 '신뢰기계 the Trist Machine" 다. 블록 체인 시스템에서는 거짓말을 하면 항상 손해를 보게 되어 있다. 이 는 미래가 예측 가능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블록체인은 신뢰를 만 들어내는 도구이며, 불확실성을 확실성으로 대체하는 기계다.
블록체인은 단순 반복적인 거래가 많이 일어나는 곳에서 진가를 발휘할 것이다. 거래구조가 복잡하면 블록체인이 주석을 달고 추적을 하는 과정이 매우 번거로워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농업, 물류, 수송 등 단순 반복적이지만 거래량이 많은 공급망upply chain' 관리 분야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 경제 권력은 자본파업의 가능성을 통해 힘을 휘두른다. 노동자의 본래 역할이 상품을 생산하는 것이라면, 자본은 노동자가 일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고, 노동자들을 조직화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즉, 투자하여 공장을 짓고 이윤을 내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자본가들이 공장을 짓지 않는다면, 이를 '자본파업’이라 한다. 기업가들이 기존 생산설비를 해외로 이전하는 것도 일종의 자본파업이다.
기업들이 해외로 공장을 이전시키는 오프쇼어링offshoring은 자본파업의 전형이다. 
- 자본파업은 일자리만 감소시키는 것이 아니다. 자본파업이 발생하면 양극화가 더욱 심해진다. 전통적 제조업의 일자리는 해외로 나가버리는 대신, 그 기업이 빠져나간 빈자리에는 바이오, 게임 등과 같은 신산업 분야의 일자리가 생겨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는 고학력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만들고, 저학력 노동자들의 일자리 를 없애버리는 결과를 낳는다. 즉, 자본파업은 현 정부가 가장 두려 워하는 일자리 감소와 소득 양극화라는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가져온다.
- 우리는 개인정보를 소중하다고 인식하지만, 실제 행동은 개인정보 제공에 매우 관대하다. 이처럼 개인정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행동 사이에 괴리가 존재하는 현상을 '프라이버시 역설privacy Paradox' 이라고 한다. 프라이버시의 역설이 존재하기 때문에 네트워크 기업들은 우리의 개인정보를 손쉽게 얻고 있는 것이다.
- 뉴파워는 구권력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작동한다. 17 네 트워크를 통해 확산되고, 흐르는 물결처럼 작용한다.
제러미 하이먼즈는 신권력은 'Current(흐름)', 구권력은 'Currency(화 폐)'라고 표현한다. 구권력은 소수만 가지고 있으며, 폐쇄적이고 접 근하기 어렵다. 리더가 주도하며, 상명하달의 원리로 움직인다. 강 한 유대감과 권위hierarchy도 구권력의 특징이다. 정당이나 기업이라 는 조직을 만들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이 구권력의 작동방식 이다.
그러나 뉴파워는 흐름이다. 다수가 만들어내고, 개방적이면서 참여적이다. 물이나 전기처럼 흐름이 급증할 때 가장 강력해진다. 뉴 파워는 권력을 움켜쥐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 도록 결집하는 것이다. 뉴파워는 지도자가 부재한 상황, 즉 아나키 anarchy에 가깝다. 이들에게는 조직도, 리더도 없다. 이들을 움직이는 힘은 참여, 공감, 확산이다. 네트워크에서 공유되는 메시지는 모두 수평적으로 움직이며, 많은 대중의 공감을 받은 메시지가 뉴파워가 된다.
- 인터넷 사용에는 '1대 9 대 90의 법칙' 이라는 게 있다. 인터넷 이 용자의 90퍼센트는 단순히 관망할 뿐이며, 9퍼센트는 재전송이나 댓글로 확산에 기여하고, 1퍼센트만이 콘텐츠를 창출한다는 법칙이 다. 이 법칙은 인터넷에서 영향력 있는 소수(1퍼센트)에 의해 인터넷 여론이 좌우되거나, 의견이 일방향으로 흐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수많은 사람이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지만, 대부분은 인터넷상의메시지를 무비판적으로 소비, 확산할 뿐 사실을 검증하지는 않는다.
- 뉴파워는 항상 선善한 방향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연결 그 자체는 가짜뉴스에 취약하며,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자극적인 뉴스에 민감하다. 특정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유명세를 바탕으로 저품질의 상품을 판매하여 이득을 챙기거나, 고의로 대중을 선동하는 사건이 종종 일어나는데, 이들은 모두 뉴파워를 특정 개인의 이해관계에 사용했기 때문이다.
- 웹2.0의 개념이 처음 제시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웹을 통한 소통과 참여를 기대했다. 웹2.0은 모든 것이 양방향으로 연결된다는 자유정신의 표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초의 기대와는 달리 웹2.0은 상업화의 논리에 의해 지배당했다. 참여와 동료생산의 원리를 상업화하는 데에 성공한 플랫폼 기업들이 등장한 것이다. 네이버쇼핑은 마케팅에 사람들의 자발적인 리뷰를 활용하고, 배달의 민족은 별점으로 식당 정보를 제공한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은 사진과 이야기들을 상업화했다.
즉, 플랫폼 기업은 동료생산과 별개의 개념이 아니다. 동료생산의 원리를 상업화하는 데에 성공한 기업이 바로 플랫폼 기업이며, 이들은 웹 2.0을 이끌어 가는 주역이 되었다.
- 사람들이 다양한 플랫폼을 동시에 이용하는 현상을 '멀티호밍multi-homing' 이라고 부른다. 여러multi 채의 집home을 두고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는 뜻이다. 멀티호밍이 나타나는 산업에서는 여러 플랫폼이 공존하는 구조가 형성된다. 플랫폼과 플랫폼이 만나 경쟁하는 시장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플랫폼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승자독식이 불가능하다.
- 멀티호밍 현상은 플랫폼 '유지비용'이 낮을 때에 발생한다. 신용카드의 경우 연회비(유지비용)가 매우 저렴하기에 소비자가 여러 카드를 동시에 사용하더라도 부담이 없다. 플랫폼에서 다른 플랫폼으로 갈아탈 때 '전환비용'이 거의 없는 경우에 발생한다. 만약, 플랫폼을 갈아타는 데에 엄청난 위약금이 부과된다면 멀티호밍은 이루어지기 어렵다.
- 멀티호밍이 어렵다는 것은 후발주자에게 불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싱글호밍 환경에서 사람들은 기존의 플랫폼에 안주해 시장의 집중도를 높이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후발주자로서 안드로이드와 애플이 양분하고 있는 스마트폰OS 시장에 뛰어든 적이 있다. 2010년, 윈도우폰Windows Phone이라는 OS를 출시한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냉정했다. 멀티호밍이 어려웠던 스마트폰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마이크로소프트가 끼어들 자리는 없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휴대폰 제조업체인 노키아까지 인수했으나, 윈도우폰의 판매량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결국 미국 시장점유율 0.01%에 그쳤던 마이크로소프트는 2019년 모바일 OS에서 손을 떼게 된 다. 이것이 바로 '멀티호밍' 의 힘이다. 플랫폼 시장을 독점 구도로 가느냐, 경쟁 구도로 가느냐를 결정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다.
- 기업 경영 전략도 플랫폼 시대를 맞아 변화할 수밖에 없다. 과거 파이프라인 산업 (pipeline business, 전통적 기업을 플랫폼 기업과 대비해서 부르는 말)에서 통하던 경영 전략은 플랫폼 경제에서 경쟁력을 잃 어가고 있다. 파이프라인 산업이 지배하던 시대에는 제품을 (1)더 싸게 만들거나(원가절감), (2)경쟁자와 다르게 만들거나(차별화), (3)특정 소비자만을 겨냥하는(집중화) 전략이 대세였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더 많은 자본을 끌어와 더 큰 갤럭시 스마트폰 제조공장을 짓고,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고객들의 니즈를 분석하고, 새 로운 스마트폰을 애플이나 샤오미보다 더 빠르게 출시하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플랫폼 경제에서 중요한 경영 전략은 소비자들의 '멀티호밍을 막는 것이다. 다른 플랫폼을 통한 소비자의 상품 구매를 막고, 자사 플랫폼을 통해서만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 플랫폼 기업들의 최우선 전략이다. 고객들이 다른 플랫폼으로 이탈하는 것을 막아 독점력을 유지하려는 것이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아멕스카드 강제사용 의무 부과 Anti-Steering는 소비자들의 멀티호밍을 막기 위한 전형적인 전략이었다. 아멕스카 드는 선발주자였던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를 따라잡기 위해 가맹점 에 아멕스카드 사용을 강요했으며, 이후 비자와 마스터카드도 유사 한 강제사용 전략을 도입했다. 이는 가맹점이 특정 카드만을 취급하도록 강제하여, 플랫폼 간 대결에서 우위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 스티브 잡스가 플래시를 거부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플래시가 멀티호밍 현상을 부추기는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이다. 플래시는 기기를 가리지 않고 작동하는 프로그램이다. 애플, 안드로이드, 맥, 윈도우를 가리지 않고 플레이된다. 한마디로, 플래시 로 만든 콘텐츠는 애플뿐 아니라 안드로이드를 비롯한 다른 기기에서도 구동이 된다. 따라서 플래시를 통해 만들어진 앱은 아이폰만의 특수성을 없애버리는 셈이었다. 이는 애플이 만들어온 고유한 생태 계를 위협하는 도전이었다. 그래서 잡스는 표면적으로 보안 문제를 내세워 플래시 프로그램을 거부했지만, 속내는 다른 플랫폼의 부상을 막겠다는 것이었다.
- 쿠팡도 다른 플랫폼의 부상을 막기 위해 장벽을 친 적이 있다. 2016년, 쿠팡은 네이버에서 쿠팡의 상품이 검색되지 않도록 상품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았었다. 언뜻 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결정이 다. 네이버 검색을 통해 쿠팡으로 유입되는 소비자도 많을 텐데, 이 를 차단해 버렸다니 말이다. 쿠팡의 이러한 의사결정 이면에는 네이버라는 초대형 플랫폼에 대한 견제가 숨어 있었다. 네이버가 쇼핑 시장의 플랫폼이 되는 것을 막고, 쿠팡 스스로 플랫폼이 되어 직접 고객을 모집하겠다는 전략이었다. 당장은 네이버를 통한 고객 유입이 감소하더라도, 네이버와 쿠팡으로 양분되어 있는 상품검색 시장의 멀티호밍을 막겠다는 의도였다.
- 쇼핑 플랫폼과 검색 플랫폼의 경쟁은 쿠팡과 네이버 사이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구글은 검색 시장의 최대 라이벌로 '아마존' 을 지목하고 있다. 사용자가 구글을 거치지 않고 바로 아마존에 접속하여 쇼핑을 한다는 이유에서다. 알리바바Alibaba와 텐센트 Tencent도 중국 검색포털 사이트 바이두Baide에서 자사의 제품정보가 노출되는 것을 차단했다. 고객이 이탈하여 경쟁 플랫폼이 하이퍼플랫폼 (hyper-platform, 플랫폼의 플랫폼)이 되는 현상은 반드시 막겠다는 의도이다.
- 재능을 뜻하는 영어 단어 탤런트talent는 무게를 뜻하는 그리스어 탈란톤에서 유래했다. 탈란톤은 성경에서 '달란트’로 번역되는데, 달란트는 그 무게에 해당하는 동전의 가치를 가리키면서 자연스레 화폐 단위가 된다. 즉, 돈(달란트)과 재능(탤런트)은 같은 어원에서 나온 말이다. 한마디로 돈이 곧 재능이다. - 적절한 금융의 수준은 얼마큼일까? 2012년, IMF는 민간 부문에 대한 대출이 GDP의 110퍼센트를 넘으면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금융의 크기가 110퍼센트라는 문턱을 넘어서면 유익한 대출보다는 불필요한 대출이 많아진다는 분석이다. 이미 한국은 2016년 기준 민간신용 대 GDP 비율이 143퍼센트에 이르렀다.28 양적인 측면에서 IMF의 기준점을 넘어 투머치 파이낸스 구간에 진입한 것이다.
사실 IMF 경제학자들의 정교한 분석이 없더라도 우리는 빚이 과 도하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2020년 기준 가구당 평균 부채 는 8,256만 원이다. 가구당 평균 소득은 5,924만 원이니 1년 소득 보다 훨씬 많은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빚이 있어서 부동산 가격과 주식가격이 유지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전세 자금과 주택 구입 자금을 빚으로 조달하고, 자영업자들도 사업 자금을 조달한다. 대학생들 역시 사회에 발을 들이기 전부터 학자금 대출 부담을 진다.
그러나 한국이 '투머치 파이낸스 사회가 되었다는 것과 별개로, 여전히 사람들은 더 많은 대출을 원한다. 부동산과 자산 가격이 폭 등하자 영끌과 빚투를 하지 않은 사람들이 벼락거지가 되는 상황이 되었다. 저금리 시대가 도래하자, 저금리를 잘 활용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레버리지(Leverage, 기회를 넓혀주는 도구로서의 부채를 일컫는 말)' 시각이 한국 사회를 지배하게 된 것이다.
- 금융회사의 브랜드가 사라지는 현상은 이미 일부 금융업계에서 나타나고 있다. 신용카드 회사들은 자신의 브랜드를 버리고 배달의 민족, 스타벅스, 이베이와 같은 사업자들의 브랜드를 단 신용카드를 출시하고 있다. 이렇게 출시된 카드는 브랜드가 자체적인 라벨을 붙 인 카드라는 의미에서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라고 한다. 플랫폼 회사들은 브랜드와 마케팅을 맡고, 카드회사는 카드발급과 결제 시스템을 담당한다. 
- 싱가포르 DBS, 보이지 않는 은행이 되다
은행이 무엇인지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는 은행이 있다. 바로 싱가포르의 'DBS' 은행이다. DBS는 전통적인 은행 개념에서 벗어나, 보이지 않는 은행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DBS는 굳이 DBS라는 브랜드를 내세우면서 은행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은행 네트워크를 개방하고, 핀테크 회사들이 네트워크를 활용하도록 협업하는 전략을 세웠다. 보이지 않는 은행이 되기 위해 DBS는 은행 서비스를 오픈 APIT의 형태로 외부에 개방했다. 오픈 API를 통해 핀테크 회사들은 DBS의 은행 시스템에 연결되고, 은행 서비스를 DBS 대신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예컨대, A은행의 계좌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A은행의 앱을 이용 해야 하지만, DBS의 계좌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DBS와 연결된 핀테 크 업체의 앱을 활용할 수도 있다. DBS는 200개 이상의 오픈 API를 제공하고 있다. - DBS는 간편결제 사업에도 재빨리 뛰어들었다. 은행이 간편결제 사업에 뛰어든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은행은 이미 나름의 결제망을 가지고 있으며, 같은 금융그룹 내에 신용카드사가 존재하 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카드사를 보유한 은행의 입장에서 간편결 제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은 카드사의 먹거리를 스스로 위협하는 셈 이다. 그래서 간편결제 서비스는 주로 핀테크 기업이나 쇼핑 플랫폼 기업들이 주도권을 행사해 왔다.
그러나 DBS는 뼛속까지 디지털로 변신Become Digital to the Core 했다
- 슈퍼 인텔리전스에 기반한 계획경제가 탄생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광범위한 데이터 수집에 있다. 네트워크 경제는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과 사물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다. 냉장고에도 인공지능과 네트워크가 연결되어 필요한 반찬과 과일 수 요에 대한 데이터를 생성할 것이다. 자동차에도 네트워크가 연결되 어 가솔린 소비 데이터를 생성할 것이다.
이처럼 사물인터넷T은 모든 사물을 데이터 생산자로 만든다. 그 리고 이 데이터는 중앙정부로 보고된다. 중앙정부가 데이터를 수집 하고 분석하는 관리자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정부가 소유한 슈퍼 인텔리전스는 모든 데이터를 바탕으로 더욱 정교한 미래 예측을 할 것이다.
- 미래에는 누가 금융의 역할을 할까? 누가 유망한 기업을 골라내서 투자하는 역할을 담당할까? 이 질문은 자본주의 이후 시대에는 “누 가 정보와 데이터를 보다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와 같다. 만약 금융보다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기구가 등장한다면, 이 기구가 자원 배분이라는 금융의 기능을 맡게 될 것이다.
금융을 대체할 가장 강력한 후보는 바로 정교화된 계획경제다. 언 젠가는 계획이 금융보다 정확하게 데이터를 처리하는 시대가 올 것 이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에서 보았듯이, 인공지능의 정보처리 능력은 어떤 영역에서는 인간을 넘어섰다. 그리고 인공지 능이 인간을 넘어서는 영역은 점점 많아질 것이다. 먼 미래에 금융보 다 우수한 미래 예측 능력이 있는 슈퍼 인텔리전스가 탄생한다면, 이 슈퍼 인텔리전스가 세우는 계획에 자원 배분을 맡기는 것이 낫다.
- 계획경제가 금융을 대체하리라고 생각하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포스트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정부 부문에 자금이 남아돌 가능성이 있다. 앞서 말한 대로 고율의 소득세와 법인세가 도입되면, 정부는 많은 조세수입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 조세수입은 정 부 지출로 사회 곳곳에 쓰이지만, 네트워크 시대에는 정부가 막대한 잉여자금을 바탕으로 자원을 배분하는 정교화된 계획경제가 탄생하 는 것이다.
네트워크 그 자체는 금융을 대체할 수 있는 두 번째 후보다. 네트워크를 통해 형성된 집단지성은 금융회사보다 미래 예측력이 뛰어날 수도 있다. 
- 집단지성과 결합한 블록체인도 금융 이후의 금융이 될 수 있다. 블록체인은 본래 은행이라는 중개인을 배제하는 탈중앙화의 알고 리즘이다. 블록체인 참여자들은 투표(합의)로 투자할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이 투표에 기반해 코인을 추가 발행하거나 대출하는 방법이다. 
- 고가의 자금을 투자해 택시면허권을 구입한 택시 기사들은 타다라는 새로운 생산양식의 등장에 더욱 격렬히 거항 할 수밖에 없었다.
이마트와 타다의 사례는 생산수단을 사유재산'으로 두면, 혁신을 가로막는 원인이 된다는 것을 보여 준다. 과거의 생산수단을 소유하 고 있는 사람들은 새로운 생산기술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과거의 생산수단에 이미 막대한 투자를 해두고, 이 생산수단을 통해 밥벌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사유재산 제도에 기반한 오늘날의 자본주 의는 변화와 혁신에 저항하려는 성질이 내재되어 있으며, 변화의 폭과 속도가 빠를수록 저항은 커진다.
- 불구하고 우리는 변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승자독식의 자본주의가 아니라, 보통 사람들을 대변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계약이 필요하다. 이를 토대로 인간다움과 정의를 추구하는 '자본주의 이후의 자본주의'를 만들어 가야 한다. 기술이 인간을 위해 일하고, 돈보다 사람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경제의 틀을 만드는 작업은 멈추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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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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