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발전을 요구한다

경제 2014. 11. 29. 19:51

 


다시 발전을 요구한다: 장하준의 경제정책 매뉴얼

저자
장하준, 아일린 그레이블 지음
출판사
부키 | 2008-07-18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대안이 없다."며 밀어붙이는 신자유주의의 질주1980년대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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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의 모든 산업국가는 2차대전 이후부터 80년경까지 국제 자본이동을 강력하게 통제했음. 자본통제로 알려진 이런 정책은 경제개발을 촉진하고 자본의 갑작스런 이탈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안정에서 자국경제를 보호하기 위해서였음. 다만 미국은 2차대전이후 자본통제에 실패한 유일한 국가였음. 미국에서 자본통제가 이루어지지 못한 것은 이 나라의 독특한 지위, 즉 세계적 금융 초강대국이라는 점에서 가장 큰 원인을 찾을 수 있음. 산업국가의 정책입안자들이 비록 입으로는 자유시장의 미덕을 소리높여 찬양하지만, 실제로는 금융위기를 방지하고 국가 이익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시장에 개입하거나 재조정 한다는 사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최근에도 여러차례에 걸쳐 금융, 경제 리스크를 사회화한적이 있음. 그 예로 크라이슬러에 대한 구제(80년), 수십억 달러의 공적자금이 지원된 저축대부은행 사태(89년), LTCM사태(98년), 항공산업구제조치(89년) 등이 있음. 이 각각의 사례에서 미국 정부는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하고 금융시장의 안정을 촉진하기 위해 기꺼이 자유로운 금융시장의 원칙을 포기했음.
- 신자유주의는 18~19세기 고전파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의 자유시장 교리를 현대적 맥락에서 차용한 개념. 최근에는 워싱턴 컨센서스가 신자유주의와 동의어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신자유주의 개혁을 강력히 옹호하고 있는 미국 연방정부, 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 등이 모두 워싱턴에 소재하고 있기 때문. 신 자유주의는 다음과 같은 세가지 요소로 구성됨. 첫째, 신자유주의는 경제부문의 지배구조와 (가격 지지나 가격상한제 폐지, 무역자유화, 시장에서의 환율결정 등을 통한) 재화와 자본의 흐름을 조정하는데 시장의 역할을 강화. 둘째, 신자유주의는 민간부문과 민영화와 규제철폐를 통해 사적 소유권의 범위를 확장하고 그 역할을 강조. 셋째, 신자유주의는 (균형예산, 노동시장의 유연성, 낮은 인플레 등) 특정 규범을 건전한 경제정책이라고 주장하며 이를 장려함
- 신자유주의의 실패. 첫째, 신자유주의는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고 기존의 문제를 악화시킴. 예를 들어, 은행과 환율시스템의 취약성을 악화시키고 금융위기를 상시화하며, 불평등과 빈곤이 확산되도록 함. 이런 문제들을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오랫동안 지속되어 대다수 국민에게 고통을 줌. 둘째, 신자유주의 체제하의 정부는 신자유주의 도입으로 삶의 기반을 잃은 사람들에게 보상수단을 제공할 동기도 방법도 없음. 신자유주의에 따르면 정부는 사회복지의 최소한의 책임을 지는 것을 기반으로 하는데, 이는 광범위한 사회복지 정책이 자유시장과 관련된 인센티브를 왜곡시키기 때문. 또 신자유주의 정책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물가상승을 저지하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도 정부는 되도록 사회적 지출을 억제해야 함. 더욱이 신자유주의로 삶의 권리를 박탈당한 소외집단은 정부로부터 보상을 얻어낼 정치력도 충분치 못함.
- 전세계적인 신자유주의 체제하에서 대형투자자와 부자들은 특정 국가가 자신들의 이익을 침해하는 전략을 추진할 때 그 나라로부터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자유를 누려왔음. 이를 통해 신자유주의는 국가정책의 자율성까지 효과적을 침해할 수 있게 됨. 신자유주의 체제하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금융위기는 국가 운영에 관한 국제통화기금의 영향력을 크게 강화시켰음. 국제통화기금이 특정 국가에 금융지원을 제공하는 경우에는 엄격한 부대조건이 따라 붙음. 즉 국내의 중요한 결정이 미국과 국제금융 집단의 이해를 대변하는 기관에 의해 좌우됨. 이처럼 신자유주의는 개도국에서 다원주의와 정책 독립성을 약화시킴.
- 정책결정권이 국제기구나 국내에서 정치적으로 독립된 기관으로 넘어가는 추세는 문제가 많음. 이 전략은 사실상 민주주의적 지배구조의 가치를 부인하고, 공적인 관점에서 보면 정책결정 과정의 정당성을 모호하게 만드는 것임. 어떤 기관이 정치적으로 독립되었다는 것은 주권자인 국민에 대해 책임질 필요가 없다는 의미로, 정치적으로 독립된 기관은 자신들과 밀접한 좁은 범위의 집단에게 봉사할 가능성이 높음. 예를들의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은 자신들의 의제를 결정하는 강대국 정부와 국제금융집단에 대해 책임을 지고, 독립된 중앙은행과 통화위원회는 금융집단의 이해를 위해 움직임. 강력하고 부유한 국가와 대기업들은 WTO에 압도적 영향력을 행사.
- 역사적 기록을 보면 산업국가들은 산업화 과정이 완성되기 전까지는 특허권을 인정하거나 시행하지 않았음. 스위스는 기계 발명품을 보호하는 특허법을 1888년 설립했지만, 포괄적인 특허법은 1907년에야 도입했음. 네덜란드는 1817년 처음으로 특허법을 도입했지만, 특허가 자유무역과 자유시장을 중시하는 국가의 원칙과 부합하지 않는 방향으로 독점을 창출한다는 이유로 1869년에 특허법을 폐지. 특허법은 1912년이 돼서야 네덜란드에 다시 도입됨. 흥미롭게도 자유무역과 자유시장을 가장 옹호했던 19세기 경제학자들은 독점이라는 이유를 들어 특허를 거부했음.
- 자본이 자유롭게 들어온다는 것은 (예컨대 외국인 투자에 대한 배당금, 외국인 대출이자에 대한 이자지급, 주식 포트폴리오의 청산과 같은 식으로) 자본이 자유롭게 나갈 수 있다는 말. 급작스런 대규모 자본유출은 국내 통화를 절하시키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음. 자본이탈은 종종 추가적 자본이탈과 통화가치 하락, 부채상환압력, 그리고 주식 가치 하락을 불러옴. 이는 공황상태에 빠진 투자자들이 앞다퉈 보유자산을 팔아 예상되는 통화가치와 자산가치 하락에서 발생하는 자본손실을 줄이려고 하기 때문. 자본이탈은 이런 방식으로 기존 거시경제의 취약성과 금융불안을 야기하거나 악화시킴. 이런 상황은 금융위기때 최고조에 달해 경제실적과 특히 빈곤층의 생활수준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때때로 외국인이 국내정책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만듬.
- 외국대출은행이 국내은행이 제공하는 자금보다 더 저렴하다는 신자유주의자의 주장은 옳음. 그러나 외국은행의 대출비용이 아무리 저렴하다고 해도 종종 그랬던 것처럼 비생산적인 영영에 투자된다며, 국민경제발전에서 해외대출의 긍정적 영향은 그리 크지 않게 됨. 또 외국은행 대출은 만기불일치나 지역불일치의 문제를 일으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음. 만기불일치는 장기투자자금을 단기대출로 조달하는 상황을 일컬음. 이런 상황에서 채무자들은 상환만기를 연장할 때마다 이자율과 상환연장이라는 두가지 측면에서 불리한 처지에 설 수 밖에 없음. 외국은행은 매우 싼 이자로 단기대출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 자금조달이 어려운 개도국 채무자들에게는 아주 매력적인 것이 사실임. 그러나 일단 이런 돈을 빌린 개도국 채무자들은 상환을 연장할 때 혹독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게 됨. 만기연장 자체가 매우 어렵거나 연장에 성공해도 비싼 이자를 내야 하는 등 상당한 비용을 치러야 하기 때문. 한편 지역불일치는 자국 통화 이외의 통화로 해외부채를 상환하는 경우에 발생. 개도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외채를 달러화, 엔화, 유로화 같은 경화로 상환해야 하는데, 지역불일치 현상에 따라 개도국은 자국통화가 평가절하되는 경우 채무상환액이 더욱 오르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불이익을 받게 됨.
- 포트폴리오 투자를 배분하는 국제자본시장이 빠른 가격조정 메커니즘의 특성이 있다는 신자유주의자들의 주장은 옳음. 하지만 이런 메카니즘은 자산가격의 변동으로 인해 특정기업의 불안정을 증가시키고, 구조적 불안정과 금융위기가 발생할 취약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거의 이득이 없음. 많은 경우 자본 시장에서 가격조정은 투자전망에 대한 신중하고 과학적인 평가보다는 투자자의 변덕과 시장 심리에 좌우됨.
- 경제위기가 발생하면 개도국의 정책자율성에 대해서는 혹독하고 직접적인 제한이 가해짐.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급작스런 정부지출 감소와 이자율 인상이 포트폴리오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그리고 투자자의 복귀를 유인하기 위해 필요한 것처럼 보이기도 함. 그래서 국제통화기금은 개도국이 위기에 빠졌을 때 지속적으로 긴축재정 정책과 통화정책을 펼치도록 압력을 넣는데, 역사적 사례를 보면 한국과 아르헨티나는 최근의 금융위기 이후 긴축정책을 펼쳤으나 부도율이 높아지고 경제전반에 걸처 위험요소들만 더욱 확대되었을 뿐 포트폴리오 투자자들을 되돌아오도록 설득하는데는 실패. 수많은 신자유주의자들은 확장적 정책을 통해 경제회복을 촉진하고 사회의 취약계층을 보호해야 할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투자자의 신뢰회복을 위해 긴축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
- 개도국의 금융자유화는 몇가지 서로 상승작용을 하는 움직임들에 의해 가속화되었음. 우선 개도국으로 유립되는 국제민간자본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점. 또 전세계적으로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으로 전환이 이루어졌으며, 금융부문의 이해집단과 국제통화기금이 정부의 의사결정에 큰 영향력을 미치게 되었음. 그러나 금융자유화의 성과는 그리 만족스럽지 않았음. 특히 민영화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개도국의 일부 대기업만이 금융자유화로 창출되거나 확대된 자본시장을 통해 상당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음. 이런 대기업에 공급된 자금은 종종 은행대출을 통해 마련하는 것보다 저렴했음. 또 금융자유화는 개도국이 세계금융시장으로 통합되는 과정을 촉진시킴. 그러나 이처럼 별로 대단하지 않은 성과도 문제를 안고 있었음. 이를테면 개도국에서 대기업의 성장은 비즈니스 집중도를 높이는 것임. 자본시장은 단지 대기업만이 낮은 비용으로 외부자금을 조달할 수 있던 기존의 이중적 상황을 강화시킴. 일부 대기업에게만 가능한 낮은 자본비용은 때로 과도한 투기를 부추기기도 함. 그리고 국제 금융시장의 통합은 시스템 리스크를 높이고, 금융불안과 취약성을 증대시키며, 개도국에서 금융위기 발생가능성을 높이는 등 부정적 측면을 낳고 있음.
- 투기주도 개발은 몇가지 이유에서 문제가 많음. 신자유주의적 관점과 달리 자유화에 뒤이어 나타나는 금융혁신과 유동성 증가는 금융시스템과 경제에 더 큰 불안과 위험을 낳음. 자본시장의 확대가 금융 시스템이 더 허약해지도록 부채질하게 되는 것임. 이런 위험은 종종 국가의 금융위기로 끝나게 되고, 이 위기는 경제적으로 취약하고 정치적으로 힘이 없는 사회계층에 불공평한 부담을 안김. 투기주도 개발은 소득 불평등을 확대해 기존의 사회병폐를 악화시키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소수 사람만이 자유화된 금융환경에서 투기 이득을 챙길 기회가 생기기 때문. 투기주도개발은 국내 금융시장보다 해외금융시장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소수의 금융가 계층을 새롭게 만들어냄. 국내외 금융관련 집단이 정치, 경제권력을 장악하게 되는 것은 바로 이런 맥락을 통해서임.
- 금융시스템이 적절한 형태로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 방밥은 바로 장기자금을 제공하는 것임. 이런 장기자금은 경제발전에 핵심적인 대부분의 투자 프로젝트에 필요함. 제임스 토빈은 미국 금융시스템을 연구한 자신의 논문에서, 장기투자자금을 제공할 수 있는 금융시스템의 역량을 기능적 효율성이라고 불렀음. 기능적 효율성은 가격결정 메커니즘에 중점을 두는 기존의 효율성 개념과 대비됨. 특정 금융개혁의 타당성 여부는 이 같은 기능적 효율성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 적절함.
- 신자유주의자들은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고정환율제가 끝났다고 선언했음. 그러나 그들은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에 정부가 자본통제를 포기하기 전까지 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서 고정환율제가 완벽하게 제 기능을 발휘했다는 사실을 간과했음. 고도성장기에 이들 국가에서 환율을 일정범위로 고정한 것은 수출주도 성장과 금융안정을 이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음. 90년대 대부분의 기간 동안 칠레는 자본유입에 엄격한 통제를 가하는 크롤링 페그제를 유지. 아시아의 몇개 국가에서도 그랬듯이 고정환율은 수출주도 성장을 지원하고 금융안정성을 높이는 전략이었음. 산업국가의 정책입안자들도 2차대전 직후 경제난국을 거치면서 자본통제로 뒤받침되는 통화페그제의 가치를 인정했음. 산업국가가 전후에 활요했던 고정환율제를 공식적으로 폐지하기로 결정한 것은 1976년에 이르러서였음. 산업국가는 2차대던 이후 거의 30년동안 고정환율제에 의해 창출된 통화안정으로 혜택을 보았음. 그리고 이 제도가 해체된 후 유럽국가들은 고정환율제의 핵심요소를 유럽통화체제로 부활시켰음.
- 신자유주의자들의 주장과 달리 독립적 중앙은행은 일부집단의 이익에만 부합하고 다른 집단의 이해와는 상반된 방식으로 운영됨. 독립적인 중앙은행은 구조적으로 저금리에 최고의 가치를 두고 금융수익을 취할 수 있는 이해단체인 금융집단에 편향되어 있음. 물론 물가상승으로 손해를 입는 다른 계층되 있지만 물가상승으로 가장 직접적이고 심각한 경제적 손해를 보는 집단은 금융집단임. 따라서 금융집단이 중앙은행 독립을 강력히 옹호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님. 이른바 독립된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을 통해 금융집단의 이익을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 산업집단과 수출상품 제조업체는 금융집단과 달리 제한적 통화정책을 통해 물가상승을 막자는 주장에 집착하지 않음. 산업집단은 이자율 상승에 따른 대출비용 증가로 고통을 받기도 하기 때문. 게다가 수출상품 제조업체 역시 이자율 인상으로 인한 국내통화의 평가절상으로 고통받음. 따라서 독립적 중앙은행이 추구하는 통화정책의 분배효과는 중립성과는 거리가 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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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마리아인들

경제 2014. 11. 29. 19:50

 


나쁜 사마리아인들

저자
장하준 지음
출판사
부키 | 2007-10-10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사다리 걷어차기』 『쾌도난마 한국경제』의 저자 장하준 교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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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민주의와 불평등 조약은 19세기말과 20세기초 자유로운 무역을 촉진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음. 그러나 식민주의와 불평등 조약에 묶여 있던 나라들이 올린 경제성과는 형편없었음. 1870년에서 1913년 사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의 1인당 국민소득은 연간 0.4%증가한 반면, 아프리카의 1인당 국민소득은 0.6% 증가. 같은 기간 서부유럽의 1인당 국민소득은 1.3%, 미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1.8% 증가했음. 대단히 흥미로운 점은 이 시기 관세자율권을 되찾은 이래 세계에서 손꼽힐 만큼 높은 관세를 자랑하던 남미 국가들은 미국과 비슷한 속도로 성장했다는 사실.
- 45년 이후의 세계화에 대한 진실은 정사와는 완전히 상반됨. 50~70년대는 국가주의적 정책에 의해 뒷받침되는 통제된 세계화의 시기였음. 반면 지난 25년간은 급격하고 통제되지 않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시기였음. 통제된 세계화의 시기의 세계경제는 최근에 비해 훨씬 빠르게 성장했고, 훨씬 안정적이었으며, 소득분배도 훨씬 균등했음. 이런 현상은 개도국에서 두드러졌음. 그러나 정사는 이 통제된 세계화의 시기를 개도국들의 국가주의적 경제정책이 끔찍한 재앙을 불러온 시기로 그리고 있는데, 이렇게 왜곡된 역사적 기록을 퍼뜨리는 의도는 신자유주의 정책의 실패를 감추고자 하는데 있음.
- 2차대전 이후 미국은 무역을 자유화하고 자유무역의 대의를 대내적으로 옹호하기 시작. 그러나 미국은 단한차례도 (1860~1932년사이) 자유무역주의 시기의 영국만큼 강력하게 자유무역을 실시한적이 없음. 미국은 영국처럼 무관세 정책을 펼쳤던 적이 없음. 게다기 미국은 필요하면 언제든 관세 외의 다른 보호주의 정책을 서슴없이 사용하였음. 그뿐인가 자유무역주의를 강화한 후에도 미국정부는 연구개발지원과 같은 여타의 수단으로 핵심산업을 장려했음. 50년대에서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미국 연방정부의 지원은 전체 연구개발비용의 50~70%를 차지했는데, 이는 일본과 한국 등 정부주도형 국가에서 볼 수 있는 20% 남짓 되는 수치를 크게 웃도는 것이었음. 이 같은 연방정부의 연구개발 지원이 없었더라면 미국은 컴퓨터, 반도체, 생명과학, 인터넷, 항공우주과학 등 핵심산업 분야에서 세계의 다른 국가들에 대해 기술적 우위를 유지할 수 없었을 것임.
- 부자나라들은 개도국들에게 자유무역을 권장하면서, 자신들이 모두 완전한 자유무역은 아니더라도 그에 가까운 무역을 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함. 그러나 이것은 마치 여섯살 먹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를 보고, 성공한 어른들은 부모에게 의지하지 않으며, 또한 자립을 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라는 논리를 들이대면서 여섯살 먹은 아이를 일터로 보내라는 충고와 같음. 성공한 어른들은 성공했기 때문에 자립한 것이지, 자립을 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 아님. 실제로 성공한 사람들은 어린시절에 부모로부터 경제적, 정서적으로 든든한 지원을 받아온 사람들임. 부자나라들은 자국의 생산자들이 준비를 갖추었을 때에만, 그것도 점진적으로 무역을 자유화했음. 요컨대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무역자유화는 경제발전의 원인이 아니라 경제발전의 결과임. 무역자유화는 결코 경제발전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 아님. 자유무역은 단적으로 말해 개도국들이 생산성 증대효과가 낮고, 따라서 생활수준 향상효과도 낮은 부문들에 집중하도록 만들기 쉬운 정책임. 그렇기 때문에 자유무역을 통해서 성공을 거둔 나라들은 거의 드물고, 성공한 나라들이 대부분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한결같이 유치산업 보호 정책을 사용해온 나라들임. 가난한 나라들은 경제발전의 취약에서 비롯된 낮은 소득 때문에 자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데 있어 구사할 수 있는 자유를 크게 제약받음. 따라서 자유무역 정책은 역설적으로 그 정책을 실행에 옮기는 개도국들의 자유를 축소시키는 것임.
- 특정 개도국의 경제전망이 밝으면 지나치게 많은 외국금융자본이 몰려와 자산가격은 일시적으로 실질가격 이상으로 높아지면서 자산버블을 형성. 반면 상황이 악화되면 자산버블이 터지고 외국자본이 한꺼번에 철수하게 되면서 경기침체가 악화됨. 이와 같은 쏠림 현상은 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때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음. 장기적 경제전망이 밝았던 나라들에서마저도 외국 자본이 대규모로 이탈함.
- 우량한 미국 유가증권을 외국인이 한장도 소유하지 않고, 미국이 유럽의 은행가들과 대부업자들에게 착취당하는 신세에서 벗어나는 날이 온다면, 그날이 바로 우리에게는 행복한 날이 될 것이다. (1884, 뱅커스 매거진)
- 초국적 기업들은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특정국가의 기업에 지나지 않음. 따라서 자회사들이 수준높은 사업부문에 참여하는 것을 허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음. 또한 초국적 기업 자회사들의 존재는 장기적으로 생겨날 가능성이 있는 국내기업의 출현을 방해할수도 있는데, 이런 상황은 투자유치국의 장기적 발전 잠재력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음. 또 외국인 직접투자의 장기적 혜택을 좌우하는 요인중 하나는 초국적 기업들이 창출하는 파급효과의 규모와 질인데, 이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정책개입이 필수적임. 그런데 안타깝게도 국내 부품 조달요건 따위의 이런 개입에 필요한 주요 도구들이 이미 나쁜 사마리아인들에 의해 금지된 상태임. 따라서 외국인 직접투자는 악마와의 거래일 수 있음. 외국인 직접투자는 단기적으로는 유리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에 불리할 수 있기 때문. 이 사실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핀란드의 성공이 놀라울 것이 없음. 핀란드는 외국인 투자가 지나치게 일찍 자유화되면 자국 기업이 독립적으로 기술적, 경영적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여지가 없어질 것이라는 인식에 기초하여 외국인 투자전략을 구사했음. 노티아는 전자산업 관련 자회사에서 이윤을 얻기 까지 17년의 세월을 들여야 했지만, 지금은 세계 최대의 이동전화회사로 손꼽히고 있음. 만일 핀란드가 일찌감치 외국인 투자를 개방했다면 노키아는 지금과 같은 위치에 오르지 못했을 것임. 아마도 외국 금융투자자들이 노키아를 사들였다가 아무런 희망도 없는 전자 산업 자회사에 대한 보조금 지원 중단을 본사에 요구하여 그 회사를 말려 죽였을 것.
- 낮은 물가상승율은 노동자들이 이미 벌어 놓은 것을 더 잘 지켜줄 수 있을지는 모르나, 이런 결과를 가져오는 데 필요한 정책은 노동자들이 미래에 벌 수 있는 기회를 감소시킬 수 있음. 왜 그럴까? 물가상승율을 낮은 수준, 그것도 대단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엄격한 금융, 재정 정책은 경제활동의 수준을 저하시킬 수 있으며, 이는 결국 노동수요의 감축, 실업증대, 그리고 임금감소의 결과를 낳을 것임. 따라서 엄격한 물가 통제는 노동자에게는 양날의 칼임. 낮은 물가상승율은 노동자들이 이미 벌어놓은 수입은 더 잘 보호하지만, 반대로 노동자들의 미래 수입을 감소시킴. 물가상승율의 하락으로 혜택을 받는 사람들은 연금 수급자와 고정된 이율로 금융 자산에서 수입을 얻는 경제주체들에 한정됨. 이들은 노동시장의 바깥에 존재하기 때문에 물가 상승율을 낮추는 엄격한 거시경제 정책이 미래의 고용기회나 임금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없는 반면, 이미 가지고 있는 소득은 오히려 더 잘 보호됨.
- 지나치게 엄격한 통화정책은 투자를 줄임. 그리고 낮은 투자는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감소시킴. 부자나라들은 높은 생활수준, 관대한 복지정책, 낮은 빈곤율을 달성한 상태이므로 이런 문제들이 심각하지 않을 수 있음. 하지만 절박할 정도로 더 높은 소득과 더 많은 일자리가 필요하고, 심각한 소득 불평등 문제를 대규모의 재분배 프로그램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다루어야 하는 개도국의 입장에서는 엄격한 통화정책은 재앙에 가까운 일임. 통화정책을 엄격하게 유지하는 비용을 고려한다면, 중앙은행에 물가상승율 통제라는 유일한 목적으로 부과하고 독립성을 부여하는 것은 개도국이 결코 해서는 안되는 일임.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개도국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통화주의자들의 거시경제정책을 제도화하는 것이기 때문. 더군다나 개도국의 경우 중앙은행의 독립성 강화가 고성장과 저실업 같은 다른 바람직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은 물론, 물가상승율도 낮추지 못한다는 것을 고려할 때 더욱 그러함.
- 문화에 근거하여 경제발전을 설명하는 견해는 60년대까지 널리 퍼져나갔음. 그러나 시민권 운동과 탈식민시대가 되자 사람들은 이런 설명에는 문화지상주의적 기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 이에 따라 이런 설명들은 비판을 받음. 그러나 지난 몇십년 사이에 우위를 차지하는 문화들이 다른 문화들에게 위협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되면서 이런 설명들이 다시 고개를 쳐들고 있음. 이런 설명은 또한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한 구실이 되기도 함. 즉 신자유주의 정책들이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까닭은 정책 자체에 본질적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정책을 활용하는 사람들이 정책의 효과를 갉아먹는 좋지 않은 가치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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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론 이펙트(10그레이트이펙트 9)

저자
프랜시스 윈 지음
출판사
세종서적주식회사 | 2014-06-25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마르크스의 고뇌와 영감의 집결체 [자본론] 의 기원을 추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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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도할 정도의 완벅주의자라 할 그는 그가 그리는 그림에 계속해서 새로운 색조를 입히려 들었음. 그것은 끝이 보이지 않는 영원한 작업인 셈. 마르크스는 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중간에 수학을 공부하고 천체의 운행에 대해 학습하기도 했으며 러시아어를 독학해서 러시아의 토지제도를 파악하는 노력을 기울임. 이런 그의 태도는 발자크의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 프랭오페르의 말을 또다시 인용하면 이런 식이 된다. "아, 이런. 내 작품이 다 완성되었다고 한순간 생각했었는데, 몇 군데 세밀하게 표현되어야 할 부분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틀림없어. 뭔가 미심쩍은 것을 완전히 고치기 전까지는 마음이 편치 않을 것만 같아. 그래서 나는 터키, 그리스 그리고 아시아 여행을 하기로 했지. 그런 곳에 가서 여러가지 형식으로 표현되고 있는 자연과 내 그림을 비교하면서 좀더 확실한 모델을 찾아볼 작정이네."
- 마르크스는 사실 자신의 위대한 저작을 모두 끝끝내 완성하지 못함. 이것은 어느모로 보나 가장 현실적 평가임. 자본론 1권만 마르크스가 살아있는 동안에 출간되었을 뿐이며, 나머지 후속편들은 그가 죽고나서 다른 사람들 손에 의해 세상의 빛을 보게됨. 그것도 마르크스의 서재에서 발견한 그가 남긴 메모와 연구초고들을 기초로 해서 말이다. 그런 점에서 마르크스의 저작은 자본주의 체제자체와 마찬가지로 결말이 고정되어 있지 않고, 모든 것에 대해 열려 있음. 바로 이런 까닭에 그의 자본론은 유연하고 탄력적 개성을 갖고 있음. 다시 말하건대 마르크스는 그야말로, 고뇌에 찬 위대한 거인들 가운데 한 사람이다.
- 대학시절 마르크스는 자신이 읽은 모든 책에서 인용할 대목을 뽑아내는 습관을 길렀고, 이는 평생 동안 이어진 그의 버릇임. 이 시절 그가 읽은 책의 목록을 보면, 그의 지적 탐구가 얼마나 조숙했는지 알 수 있음. 법철학에 대한 논문을 쓰면서 마르크스는 18세기 독일예술사의 거장 빙켈만의 고대예술사를 치밀하게 연구. 영어와 이탈리아어를 독학으로 배웠고, 타키투스의 게르마니아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을 번역. 그뿐 아니라 그는 프랜시스 베이컨을 읽고, 자연에 대한 관심과 함께 종교의 역사적 기반을 밝히는데 시동을 걸어 훗날 역사적 예수 연구에 기여했다고 평가받는 라이마루스의 책을 읽는 데 상당한 시간을 들임. 라이마루스를 통해 그는 동물의 예술적 본능에 대해 생각하는 가운데, 그것을 자신의 마음에도 적용시키며 기뻐했음. 이런 그의 모습은 자본론이 엄청난 분야의 다채로운 인용들을 담고 있는 것과 상통. 그의 서술방식은 필욯나 것들을 취사선택해서 결합시키는 절충주의적 특징을 갖고 있으며, 무엇이든 섭취해서 소화하고 때로는 여기저기 궤도를 이탈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스타일이다.
- 그는 지식의 부유함을 갖고 있었고, 엥겔스는 부유함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었음. 또한 마르크스는 잉크로 범벅이 된 수많은 교정과 보완을 통해 글을 느리고 고통스럽게 쓴 반면, 엥겔스의 필체는 깔끔했고 사무적이었으며 우아했음. 마르크스는 그의 대부분의 생애를 혼란과 가난에 시달리며 살았고, 엥겔스는 수입이 나오는 정규직업을 갖고 있었으며, 상당한 양의 책과 산문과 언론관련 저작의 출간을 지속할 수 있었음. 그뿐 아니라 엥겔스는 자기 마구간에 말들을 키우고 포도주가 가득한 포도주 저장실 있는 등, 재력이 많은 부르주아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있었음. 이렇게 마르크스에 비해 여러가지로 유리한 점이 분명히 있었던 엥겔스였지만, 그는 마르크스와 만난 순간부터 그 자신은 마르크스를 압도할만한 동료가 결코 될 수 없음을 알고 있었음. 그는 어떤 불만이나 질시도 하지 않고 그 자신이 해야 할 의무란 마르크스의 작업이 가능하도록 지적,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것임을 받아들였음. 엥겔스는 이렇게 회고한다. "누가 어떻게 천체를 질투할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그 능력은 너무도 특별한 것이기에, 그것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은 처음부터 그것을 자신이 획득할 수 없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이런 것에 질투를 느끼게 된다면, 그런 사람은 분명히 가공할 정도로 속이 좁을 것이다."
- 자본론을 경전처럼 대하는 일부 공산주의자들의 자세는 근거없는 것. 자본론에는 만일 마르크스에게 에너지와 시간이 좀더 있었더라면, 채워놓았을 대목도 있고 그가 말하지 않고 침묵으로 넘어간 것도 있기 때문. 또한 마르크스의 비판자들이 의기양양하게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자본론에는 오류와 잘못된 개념도 존재. 이것은 자본론의 가치를 존중하는 이들에게도 반드시 인정되어야 하는 부분임. 경제학자 마이클 리보위츠가 언급한 대로, "마르크스가 뛰어난 능력으로 새로운 대륙을 발견했다는 사실 그 자체가 곧 그가 그 모든 것의 지도를 제대로 정확히 그려놓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마르크스가 탐험하기 시작한 그 미지의 대륙은 산업자본주의의 새로운 세계이자, 애덤 스미스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풍경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마르크스는 자신의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그들은 이제 그 어떤 것도 겉보기와는 같지  않은 환상의 나라로 들어가고 있음을 일깨우고 있다. 자본론의 바로 첫 문장에 그가 고른 단어들을 보라. "자본주의 생산양식이 주도하고 있는 사회의 부는 마치 상품의 거대한 집적인 것처럼 보인다. 각각의 상품은 마치 그 부의 기초적인 형식처럼 보인다." "유령이 출몰해 유럽 전체의 뒷덜미가 섬뜩해지도록 뒤쫓아 오고 있다...."라고 시작하는 공산당 선언보다는 다소 덜 극적이지만, 자본론의 첫 문장도 유사한 핵심을 지니고 있음. 그것은 우리가 유령의 세계로 들어서고 있다는 것. 그런 까닭에 자본론의 문장들은 유령같은 객관성, 실제적인 근거가 없는 망령, 순수한 환상, 오류에 찬 겉보기의 유사성 등과 같은 표현들로 점철되어 있음. 오직 이 환상의 막을 뚫고 들어감으로써 그는 자본주의가 착취를 통해 생존하는 사실을 폭로할 수 있었던 것.
- 마르크스에 따르면 노동력은 다른 여타상품과 마찬가지로 그것을 생산하고 재생산하는 데 필요한 노동시간으로 그 가치가 측정되는 하나의 상품. 인간의 가치를 구운콩을 담은 깡통처럼 취급하는 것은 기괴하게 여겨지겠지만 바로 그것이 마르크스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임. 돈 푸대라는 이름의 자본가에게 노동시장이란 다른 상품시장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시장의 한 종류일 뿐. 그렇다면 이 돈푸대 자본가는 이 특수한 성격을 가진 상품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만일 노동력을 소유한 노동자가 오늘도 일하고 내일도 일한다고 하자. 그러면 그는 오늘이나 내일이나 건강과 그의 힘에서 동일한 조건 아래 동일한 과정을 다시 반복할 수 있어야만 한다. 그러자면, 그가 갖고 있는 생존수단은 노동하는 하나의 개인으로서 정상적으로 자신을 유지하는 데 충분한 상태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음식, 옷, 연료 그리고 주택 등 그의 자연적 필요를 채우는 것들은 그가 살고 있는 나라의 기후나 기타 자연적 특성에 따라 여러가지로 달라질 수 있음. 반면에, 이른바 그에게 필요한 필수품의 양과 그 정도, 그리고 그것이 충족되는 방식은 모두 역사적 산물임. 따라서 다른 상품과 대조해서 보자면 노동의 가치를 결정짓는 요소는 역사적이고 도덕적인 것임. 그런데 어느 특정한 시기, 특정한 나라에서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생존수단의 평균적인 양은 이미 자료로 알려져 있다." 노동자는 수명이 다하면 죽게 되어 있으므로, 생존수단의 총량에는 "이 특별한 상품의 종자가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존재하도록 하기 위해 그 자신을 향후에 대체할 수 있는, 말하자면 그의 자녀들에게도 필요한 것들"이 반드시 포함되도록 해야 한다. 그 총량에는 또한, 보통의 경우 노동력의 경우 교육과 훈련에 필요한 요소도 들어 있어야 할 것이지만, 이런 것들은 매우 작은 양에 불과할 것임. 마르크스는 생존에 필요한 필수 요소의 총량은 하루에 6시간을 노동해서 얻는 정도에 결과물과 일치한다고 계산. 그러나 우리의 자본가 선생은 6시간의 필수노동이 끝나면 일을 이제 그만해도 된다고 나올까? 당연히 아니다. 임금을 받기 위해서 노동자는 6시간이 아니라 5시간이나 6시간을 추가로 더 노동해야 함. 그렇게 함으로써 자본가의 이윤이 되는 잉여노동을 마련하는 것. 마르크스는 이런 과정에 대해 이런 결론을 내림. "그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노동 덕택을 입지 않은 잉여가치는 단 하나도 없다. 털끝만한 잉여가치라도 그렇다." 그리고 이를 "인류의 역사에서 오랫동안 이루어져 온 정복자의 행위와 비견되는" 착취라고 지적. 여기서 그 행위란 "정복자가 자신이 정복한 이들에게서 빼앗은 돈으로 그들로부터 물건을 사는" 것을 뜻함. 이렇게 이윤창출의 비밀을 알아낸 자본가는 당연한 일이지만, 황금알을 낳는 오리에게서 더 많은 알을 뽑아내고 싶게 되어 있음. 가장 확실한 방법은 노동자에게 더 오랜 시간노동을 하도록 만드는 것. 노동시간이란 제목이 붙은 자본론 10장에서 마르크스는 일반적인 것으로 보이는 방식에 스며 있는 희생의 현실을 보여줌. 1850년 영국 공장법은 노동자들의 주당 노동시간을 60시간으로 제한. (여기서 60시간은 하루 아침 30분, 점심식사 1시간을 제외한 실제 노동시간) 이 공장법은 또한 일정한 소수의 공장 감독관을 두도록 했는데 이들이 작성하여 2년마다 제출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마르크스는 잉여노동에 대한 자본가들의 탐욕적 욕망을 구체적으로 입증. 자본가들이 벌어들인 부정수입은 노동자들의 식사시간과 휴식시간을 조금씩 그리고 수없이 훔쳐내서 생겨났다는 것. 어느 공장장은 한 공장 감독관에게 하루에 10분만 노동자들의 식사시간을 단축해도 내 주머니에 연간 1000파운드가 생긴다며 자랑스레 떠벌이듯 말했음. 부르주아 언론도 마르크스에게 이런 현실을 비판하는 무기를 제공해줌.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노팅엄의 한 레이스 교역과 관련한 기사에서 이렇게 그 현장을 보도. "아홉살이나 열살 정도 되었을까하는 아이들이 새벽2시, 3시 또는 4시에 겨우 허기를 채울 뿐인 생존을 위해, 그 더럽기 짝이 없는 침재에서 끌려나와 밤 10시, 11시 또는 12시까지 일을 해야했다. 이러면서 이 아이들의 손발은 기진맥진해지고 그 체격은 점점 더 작아지고 얼굴을 창맥해져갔다. 결국 이 아이들의 인간성은 생각만 해도 공포에 질릴 정도로 돌 같은 마비상태에 완전히 빠져들고 있었다."
- 노동력이 진정 유일하게 가치 있는 상품이라고 한다면, 사용자들이 서로 임금을 올리려는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을 것임.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다 채워지는 완전 고용의 시기에는 이런 현상이 사실이 될 것임. 그러나 노동가격이 높아지면, 자본가들은 한때는 비경제적이라고 생각했던 기계에 투자하는 것이 금전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하게 될 것. 기계는 인간의 노동력 투입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을 늘릴 수 없을 때에는 특히 투자가치가 생겨나기 때문. 마르크스가 쓴 바 있긋이, "자본에게는 상품가격을 싸게 함으로써 노동자를 싸게 만들기 위해서, 노동생산성을 증대하려는 내적 동기와 지속적인 경향이 있다." 이론적으로 기계를 들여오면 노동자의 부담이 줄어들 수 있음. 하지만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생산체제 아래에서 기계도입의 결과는 자본가에게는 매우 유익하겠지만, 노동자에게는 언제나 유해하다고 반박. 독립적인 인간의 능력을 대치하는 경이로울 정도로 놀라운 생산력을 가진 기계로 말미암아. 인간은 날이 갈수록 자본에 종속되어 감. 다름 아닌 바로 그 자동화의 비인간적인 기술로 인해 인간은 자신의 독자적 기술이 없는 단순 작어자가 되고 마는 것. 기계는 보가 큰 규모로 막강한 힘을 갖게 되는 반면, 노동하는 인간은  예를 들어 장인협회와 같은 방식으로 다른 노동자와 힘을 합쳐 자신의 위치를 지켜낼 수 있었던 능력을 이제 잃게 됨
- 마르크스가 말했던 것은 자본주의 체제 아래에서는 임금의 절대적 하락이 아니라 상대적 하락이 일어나게 된다는 점. 이것은 현실에서 입증할 수 있는 진실임. 잉여가치 20%의 증가를 누리고 있는 그 어떤 기업도 임금 20% 인상이라는 방식으로 그것을 노동자에게 몽땅 내주는 경우는 없음. "따라서 자본축적이 이루어지는 정도에 비례해서 보자면, 노동자는 그의 임금이 높든 낮든 결국에는 보다 악화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여기서 핵심적으로 주목되는 문장은 "그의 임금이 높든 낮든"이다. 노동자가 아무리 많은 자동차와 전자렌지를 가질 수 있다 해도 노동자는 자본가에 비해 날이 갈수록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이 밖에도 마르크스는 그가 규정한 빈곤의 개념은 예수와 마찬가지로, 단지 돈의 액수로 판정할 수 있는 것을 넘어서 있음을 같은 장의 문단에서 매우 풍부한 방식으로 분명하게 밝혀 놓았다. "그리스 신화에서 나오는 대장장이 헤파이토스가 만든 쐐기가 인간을 위해 불을 훔친 죄로 제우스의 정죄를 받은 프로메테우스를 바위에 단단히 고정시켜 묶어 놓은 것보다 더 견고하게" 노동자들은 자본의 사슬에 묶여 있다. 누군가의 비참한 지역은 다른 누군가의 부를 위한 필연적 조건이 되고 있다.
- 마르크스는 공산당 선언에서 매번 이전보다 더 위협적으로 주기적인 위기가 반복해서 다가옴으로써, 부르주아 사회 전체의 존재가 시련에 처하게 되는 경제위기에 이미 주목한 바 있음. 이 위기를 통해서 기존의 상품만이 아니라 이전에 만들어진 생산력의 거대한 부분이 주기적으로 파괴됨. 이전의 시기에는 불합리하고 어리석다고 여긴 과잉생산이라는 유행성 전염병이 퍼지는 것이다. 부르주아 사회의 조건은 그것이 형성한 부를 다 포괄하기에는 부족할 지경이다. 자본주의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길은 두개로 나뉨. "한편으로는 거대한 생산력의 강제적 파괴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시장을 정복하고 기존의 시장을 더욱 철저하게 착취하는 것. 이것은 달리 말하자면, 보다 확대되고 파괴적인 위기가 태동하는 길을 여는 것이며, 위기를 막을 수 있는 수단을 사라지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정부가 자본주의 체제 등장 이후 그동안 그토록 벗어나려고 애를 써온 호황과 불황의 순환구조임. 그러나 마르크스에 따르면 자본주의가 주도하는 한 탈출구는 없음. 확장과 퇴조라는 파도와 같은 리듬은, 과잉생산에 대한 본성적 경향을 가진 이 체제에 필수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요소임. 자본론 3권에서 그는 "자본주의 생산의 진정한 장애물은 바로 자본 자체이다"라고 쓰고 있음. 자본의 가치를 보존하는 것이 대중을 착취하고 빈곤하게 만드는 것에 달려 있다면, 그것은 동시에 무제한적이고 무조건적인 생산확대를 향한 자본의 운동과 항상 모순관계에 있게 됨. "실제로 일어나는 모든 위기의 마지막 순간은 언제나 빈곤과 대중의 억제된 소비에 있다. 이것은 생산력을 발전시키려는 자본주의 생산이 지닌 경향과 대조됨. 왜냐하면 이 생산력 발전의 한계는 오직 전체 사회의 절대적 소비능력이 어떤가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는 따라서 자기가 만든 무기로 스스로가 치명상을 입을 위협에 처하고 있는 것이다. 1848년 유럽의 혁명적 봉기가 실패한 이후 마르크스는 새로운 혁명이 가능하다면서 그 조건으로 "오직 새로운 경제위기가 발생하게 된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음. 그리고 그는 이후 자본주의의 파국이 도래하기를 초조하게 기다렸음. 1851년 성탄절에 그는 "다음 가을이면 자본주의의 위기가 터지고 말 것이다. 국제경제의 위기 없이는 그 어떤 진정한 혁명도 가능하지 않다는 확신이 그 어느때보다 더 분명해진다." 시장에서의 모든 동요나 돌연한 파산사태가 일어나면, 이와 유사한 유괘한 예언이 마르크스로부터 나온곤 했다. "모든 상황의 정점에는 경제위기가 존재하고 있고, 그것은 날이 갈수록 가까워오고 있다. 이러한 위기의 초기징조는 도처에서 드러나고 있다. 상황은 앞으로 진전하고 있다."(1852) "내가 보기에 현재의 조건들은 조만간 지진과 같은 상황으로 이어지고 말 것이다."(1853) 이와 같은 마르크스의 예상은 자본주의의 성채 안에 그가 심어놓은 정보원인 엥겔스로 말미암아 지속적으로 강화되었음. 1856년 엥겔스는 마르크스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전함. "내년이면 이전에는 결코 볼 수 없었던 진노의 날이 오게 될 걸세. 유럽의 산업전체가 파멸하고 모든 시장에는 재고가 넘쳐나고, .... 모든 자산계급은 곤경에 처하고 부르주아는 철저하게 파산하며 전쟁과 무한정한 방탕이 벌어지고 말거야."
- 은유의 역할은 그 은유되는 내용을 다른 대상으로 바꾸어 생각하게 하고, 우리에게 익숙한 것을 잘 알지 못하는 것과 연결해서 대상을 전혀 다른 각도로 보게 만드는 것이다. 마르크스에 대한 비판론자인 멕시코의 루도비코 실바는 마르크스가 활용한 은유의 어원학적 의미를 파고들었음. 그는 마르크스에게 자본주의 자체가 바로 은유로서 이러한 은유를 통해, 자본주의가 인간의 삶을 주체에서 객체로, 사용가치에서 교환가치로, 인간에서 괴물로 소외시키는 과정에 대해 논쟁하기 위한 논리전환 방식임을 주목. 이렇게 보면, 자본론에서 마르크스가 활용한 문학적 스타일이란, 마치 두꺼운 빵에 잔뜩 바르는 잼처럼 경제학적 개념을 설명할 때 허용되지 않는 어떤 과정되고 현란한 표현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것은 겉으로만 보면 놓치기 쉬운 사물의 애매한 본질을 드러내기에 가장 적절한 언어이자, 기존의 정치경제학이나 인류학 또는 역사와 같은 분야의 틀로만 한정할 수 없는 존재론적 작업이라고 할 수 있음. 한마디로 자본론은 전체적으로 대단히 독특한 작품. 이런 작품은 그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었으며, 바로 그런 까닭에 이 책은 그토록 오랫동안 계속해서 외면당하던지 아니면 오해되어왔던 것.
- 그는 자기가 죽고 한참이 지난 뒤에 내용도 없이 그저 자신의 이름을 딴 마르크스주의자들이 등장할 것이나, 막상 자기는 여기에 대해 제대로 항변할수도 없는 처지가 되고 말 것이라고 했음. 내용도 정확히 알지 못한채 자신의 추종자라고 내세우는 자들에 대해 그가 느낀 실망을 표현한 발언은 이후 아주 유명해짐. 그것은 1870년대 프랑스 사회주의자들에 대한 그의 반박이었음. "만일 이들이 마르크스주의자들이라면, 내가 알기로 나는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니다." 이렇게 한숨을 쉬다시피하면서 암단해했는데, 이런 그의 발언은 사실과 부합한다고 할 수 있따. 20세기 역사를 보면, 마르크스 혁명은 대체로 선진적 산업경제, 자본가 계급 또는 대규모 임금노동자가 없는 국가에서 발생한 사실을 알 수 잇음. 따라서 1983년 전 세계 국가의 거의 절반이 여전히 자신을 마르크스 후계자로 자처하는 정권이었을 때, 마르크스 연구자인 데이비드 맥렐런이 주목했던 역설이 여기 드러난다.
"마르크스 주의가 서구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는 사실은 이 사상이 서구에서는 국가의 공식적 이데올로기로 전락하지 않았음을 의미하며, 그로 인해 국가의 통제 아래 있지 않은 진지한 연구의 대상이 될 수 있었다. 마르크스가 진정 가장 주의 깊게 연구된 현장은 도리어 자본주의 국가인 서구와 미국이다. 그런 까닭에 진정한 마르크스 주의자들은 이른바 자기를 마르크스주의 국가라고 자처하는 나라보다 서구에 더 많다고 하는 편이 공정할 것이다."
- 자본론이 출간된지 반세기가 지나면서 통속 경제학자들은 마르크스를 반박하는 데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아예 무시. 이들은 자본주의 체제를 그 내부에 종말적 병폐의 씨앗을 잉태한, 언젠가는 소멸해바릴 역사적 국면에 등장하는 체제가 아니라 영구적 필요를 해결하는 체제로 인식. 이런 관점이 차이는 곳곳에서 매우 대조적으로 드러남. 마르크스가 이자, 이윤, 지대를 지불되지 않는 노동이라 보는 반면, 학계의 주류 경제학자들은 자본가들이 얻게되는 이윤수입을 절제와 금욕의 대가로 규정. 후기 빅토리아 왕조와 에드워드 시대의 영국 경제학계의 거두 앨프리드 마셜은 자본을 쓰기보다는 축적하는 이들은 기다림의 희생을 치르는 존재이기 때문에 이들은 자신들의 그와 같은 도덕적 절제의 보상을 충분히 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 주류 정통 경제학자들은 마르크스가 자본주의의 핵심적 양상으로 본 과잉생산이란 일어날 수 없다고 말함. 세이의 법칙에 따라 공급은 그 자체로 수요를 창출하고, 그렇게 생산과 상품판매로 얻게 된 수입으로 사람들에게는 물건을 살 수 있는 구매력이 생기게 됨. 이런 시장논리에 따라, 실업도 어쩌다가 잠시 일어나는 일 이상이 될 수 없음. 실업사애에 놓인 사람들은 저임금을 받고도 일하려 들고, 그 결과 하락한 임금은 이들이 생산하는 상품의 가격을 떨어뜨리고, 그로 인해 가격이 인하된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판매도 함께 증가하고 다시 완전고용 상태가 회복된다는 것. 시장의 자동적 자기조절작용, 또는 자기교정논리를 전제로 하는 주장임. 그러나 두차례 세계대전 와중에 경제혼란과 심각한 실업사태가 일어나면서 자본주의 시장의 자기교정력에 대한 생각은 재고의 대상이 되었고, 자본주의도 결국 체제상의 결함이 있을 수 있다는 인식이 뒤늦게 나타나게 됨. 한 경제학자는 이런 문제가 영구적이며 자본주의 체제로서는 달리 별 도리가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기 시작. 존 힉스는 그의 39년도 저작 가치와 자본에서, 투자를 유지할만큼 강력한 새로운 발명이 없는 상태에서 "과연 자본주의 체제와 같은 것이 지속적으로 존속할 수 있을까"라며 의문을 표함. 이어 그는 지난 200년간의 산업혁명 전체는 긴 역사의 관점에서 보면 아마도 거대한 경기활황 국면에 불과했던 것이 아닌가 한다라고 함. 마르크스가 사망한 해인 1883년 태어난 케인스는 36년 출간된 그의 고용, 이자 및 화폐에 대한 일반이론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 "나는 자본주의가 갖고 있는 불로소득적 요소란, 자신의 기능을 다하고 나서 사라질 과도기적 국면이라고 본다."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작 케인스는, 자유방임적 자본주의가 본질적으로 자동조절능력을 갖고 있다는 생각에 문제를 제기. 실업자가 생기면 이로 인해 임금이 하락하고 나중에 완전 고용 상태로 돌아간다는 것은 개별기업이나 산업분야에서는 맞는 이야기일 수 있음. 그러나 모든 임금이 하락하면 모든 수입도 함께 줄어들고 수요는 정체되어 고용주들에게는 노동을 필요로 하는 일체의 동기도 부여되지 못하게 된다고 주장. 케인스 경제학의 논리에 따라 조앤 로빈슨은 "군중 속에서는 그 누구든 의자위에 서 있으면 사람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다 잘 볼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의자위에 올라서 있게 되면, 어느 누구도 제대로 상황을 알아보기 어려워진다."고 말함. 케인스 이전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자본주의의 주기적 위기를 무시해도 될 만한 일탈로 받아들임. 반면에 케인스는 마르크스와 마찬가지로, 이를 불안정한 체제의 피할 수 없는 리듬으로 인식. 하지만 케인스는 마르크스를 경제사상의 지하세계에서 튀어나온 괴짜 정도로 여기고 그의 이론들이 비논리적이며 이제는 쓸모없고 과학적으로 오류인데다가 흥미롭지도 않고, 근대세계에 적용되지도 않는다고 비난. 케인스가 마르크스에 대해 가한 이런 맹렬한 발언은, 고전경제학에 대한 마르크스의 비판과 신고전파에 대한 케인스의 비판이 서로 유사하다는 점에서 보면 놀랍기조차 하다.
-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1954)의 첫 54페이지는, 마르크스가 공산당 선언에서 부르주아의 역사적 성취에 대해 헌사를 바친 것에 비견할 정도로, 마르크스의 성취에 대한 예상밖의 긍정적 평가를 담고 있음. 슘페터는 마르크스가 특히 노동자들의 빈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예언함으로서 "잘못된 비전과 오류에 찬 분석"의 한계를 갖고 있기는 하나, "그는 산업변화의 과정을 누구보다 분명하게 내다보았고 그 중요성의 핵심적 의미를 절감하고 있었다." 고 말함. 이어 "마르크스는 경제이론이 어떻게 해서 역사적 분석이 될 수 있으며, 역사적 서술이 어떻게 해서 합리적으로 사유된 역사로 바뀔 수 있는지를 체계적으로 인식하고 가르친 최초이자 최고의 경제학자가 될 수 있었다." 고 극찬. 그러고 나서 슘페터는 "자본주의는 계속 존속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아니다, 나는 그럴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변. 이런 대목은 기업가 정신을 강력하게 옹호하는 내용으로 구성된 책에 나올 문장으로는 어울리지 않아 보임. 그리고 마르크스와는 달리 슘페터는 즐거운 마음으로 이렇게 예상한 것이 아님. 그는 "자신의 환자가 조만간 죽을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해서 그 의사가 환자의 죽음을 바란다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라고 덧붙임. 슘페터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새로운 생산품, 새로운 생산박식과 같은 자본주의적 기술변혁은 창조적 파괴의 힘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결국에는 너무도 성공적으로 진행되다가 그 자체로 파괴적 결과를 빚게 된다는 것.
- 90년대에 뒤늦게 마르크스의 저작을 읽고 지적자극을 받은 제임스 버컨은 그의 뛰어난 저작 얼어붙은 갈망: 돈의 의미에 대한 탐구(1997)에서 이렇게 말함.
"마르크스의 생각은 서구의 사상체계 안에 이미 아주 깊에 스며 있어서, 대체로 사람들은 마르크스에게 그런 빚을 지고 있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다. 내가 알고 있는 이들은 모두, 자신들의 태도가 어느정도는 자기들이 갖고 있는 물질적 상황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임을 확신한다. 마르크스가 말했듯이, 보통의 생각과는 달리, 인간의 의식은 그의 사회적 조건에 의해 규정된다. 그리고 물건이 생산되는 방식의 변화는 공장 밖의 인간의 삶에도 대단히 막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생각들은 기존의 정치경제학이 아니라 마르크스를 통해서 우리에게 전해져 왔다. 마찬가지로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이들은 역사란 나쁜 일들이 이어지는 것이라기보다는 자유, 행복, 인간의 잠재력과 같은 것들이 그래도 진보하는 과정이라고 여긴다. 뭔가 좋은 가치가 역사를 통해 현실이 되어간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런 감정을 마르크스가 독창적으로 만들어냈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는 이런 생각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유포시켰다."
고속으로 움직이는 이른바 터보자본주의를 열렬하게 옹호하는 이코노미스트의 존 미클스웨이트와 에이드리언 울드리지 조차도, 마르크스에게 진 지적 부채를 두 사람의 공저 완벽한 미래: 세계화의 도전과 숨겨진 약속에서 고백. "마르크스의 여러 모습 가운데, 사회주의를 예견하는 마르크스 시대는 뒤떨어진 낡은 이론가이다. 그러나 그 나름의 세계호에 대한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는 국가 사이의 보편적 상호의존성이라는 마르크스의 예언적 논지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놀라울정도로 현실에 들어맞음. 그가 묘사한 세계화의 모습은 15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날카로운 분석력을 지님. 가장 두려운 점은, 세계화가 보다 성공적으로 수행되면 그 결과로 인한 반격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사실. 마르크스의 말을 빌리면, 현대산업발전은 부르주아가 생산하고 그 생산을 그 자신이 취득하도록 만들어주는 기초를, 자기 발밑에서 허물고 있다. 따라서 결과적으로 부르주아는, 자신의 무덤을 파는 자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셈이다." 세계화의 승리가 외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두언론인은 이와 같은 마르크스의 말이 맞다고 하면서, 지구적 자본주의로 생겨난 창조적 파괴는 언젠가는 본질적으로 정지상태에 이를 수 있다. 사람들이 더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그 순간에 말이다 라고 갈파한다. 부르주아의 몰락과 프롤레타리아의 승리는 오지 않았음. 그러나 자본주의에 대한 마르크스의 오류나 이루어지지 않는 예언들에 대한 논란을 넘어서는, 보다 중요한 논점들이 주목받기 시작했음. 그것은 야수의 본질을 정확하게 폭로한 그의 분석이다. 마르크스가 말했듯이 단단하게 고체가 되어 있던 모든 것들이 녹사서 대기속으로 흩어지고 만다지만, 자본론의 힘은 그렇지 않음. 자본론에서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힘들에 대해 그가 생생하게 그려낸 것들을 포함해서, 자본주의 사회의 불안정, 소외, 착취에 대한 논지는 그 호소력과 분석의 날카로움을 잃지 않을 것이다. 97년 뉴요커의 한 기사는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자본주의가 지속되는 한, 마르크스의 저작들을 읽을 가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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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네트워크가만드는비즈니스미래지도(미래경제학시리즈2)

저자
김중태 지음
출판사
한스미디어. | 2010-04-26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기업과 경제, 사회와 정치, 문화와 미디어... 이 모든 것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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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셜네트워크가 화두가 된 이유는 정치를 바꾸거나(노무현, 오바마) 오프라인 기업(펩시의 페이스북 광고, 델의 소셜네트워크 마케팅 활용 등)의 마케팅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며, 인터넷 서비스에 미치는 영향은 직접적임
- 무료음원 공개가 소셜네트워크를 통한 입소문 증가와 노출증가를 가져오고 이것이 다시 매출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는 이제 더이상 무시할 수 없는 탄탄한 구조와 형식이 되어버림.
- 소셜네트워크나 집단지성이 기존의 사회경제적 관계를 흔드는 이유는 느슨한 관계로 이루어진 조직화되지 않은 조직이기때문.
- 이제 개인들은 중앙의 포털을 통하지 않고도 블로그의 RSS구독을 통해 개인들이 만들어내는 각종 알맹이들을 수용하고 이를 다시 재배포하는 시스템을 갖추게 됨. 이로써 중앙집중식 대형 사이트가 가지고 있던 정보 통제구너이 개인에게로 상당부분 넘어오게 된 것이며, 이는 권력의 분산과 개인에 의한 중앙권력 견제로 이어지는 변화를 낳음.
- 출판사들은 구텐베르크 프로젝트, 구글 도서관 프로젝트, 코넥션, 아마존 킨들과 같은 시장 변화를 잘 읽어야 함. 지금까지는 인쇄비와 유통비용을 이유로 콘텐츠를 돈을 받고 팔았지만 앞으로는 콘텐츠 자체를 돈받고 파는 일은 줄어들 수 밖에 없음. 소셜 협업을 통해 무료 콘텐츠가 증가하면서 콘텐츠 자체의 가치가 계속 하락하고 있고, 콘텐츠를 담는 그롯(종이)에 대한 가격도 0원에 수렴하기 때문. 따라서 앞으로는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파는 방향으로 사업의 방향전환이 필요. 저자의 사인이나, 저자 강연을 묶어서 파는 일은 그러한 서비스 사업의 한 종류가 될 것임.
- 올드미디어의 몰락은 종이지면이라는 매체성 문제만은 아님. 올드미디어의 몰락은 종이의 장점과 온라인의 장점을 결합하지 못한데서 오는 몰락임. 사람들은 더욱 생생한 정보를 원하며, 정보의 바다속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필터링된 정보를 원하는데 대중매체인 신문과 방송이 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는 것임. 올드미디어가 몰락하는 이유는 속보경쟁에서 뒤지기 때문만은 아님. 과거처럼 대중매체를 통해 대중화된 정보만 제공하기 때문에 몰락하는 것. 대중화된 정보는 종이신문으로 정리해주고 개인화된 정보는 온라인과 모바일로 신속하게 제공하는 성과를 이룩할 수 있을 때 몰락의 수렁에서 빠져나올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
- 기업입장에서는 그라운드 스웰에 대한 관찰과 예방이 필요. 작은 사건이라고 소홀하게 넘겼다가는 감당하기 힘든 해일로 기업을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 기업이 소셜미디어에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그라운드 스웰이 언제 닥칠지 모르기 때문. 과거에는 신문, 방송에 나쁜 기사가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기업의 위험관리였지만 이제는 소셜미디어에 집중해야 함. 그라운드 스웰은 대중매체가 아닌 소셜미디어에서 발생하기 때문. 그래서 작은 사건에도 기업이 주의를 가지고 대응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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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기

경제 2014. 11. 24. 22:38

 


금융사기

저자
켄 피셔, 라라 호프만스 지음
출판사
쿠폰북 | 2010-03-12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금융 사기를 감지하는 5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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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좋은 담이 좋은 이웃을 만든다
사인1: 당신의 재무 설계사도 당신 돈을 빼돌릴 수 있다
- 재무설계사와 수탁기관이 분리되어 있지 않은 경우, 금융 사기범들은 자산가치를 부풀리고, 허위 투자실적 보고서를 발행하고, 투자금을 빼돌리거나 몽땅 훔쳐갈 수 있다

- 당신의 자산을 타인자산과 혼합하면 자산의 구분이 사라지는데 금융사기범들은 바로 이점을 노린다. 투자자산을 제3의 수탁회사에 당신 명의의 개인계좌로 유치할 것을 요구하라
2장. 지나치게 좋은 실적은 거짓이기 쉽다
사인2: 꾸준히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다?
- 재무설계사는 벤치마크와 유사한 수익률을 기록해야 한다. 편차가 크다는 것은 과도한 위험부담이나 훨씬 더 좋지 않은 이유일 수 있따.
3장. 화려한 투자기법에 속지 마라
사인3: 투자전략을 이해할 수 없다
- 화려한 투자기법은 도구에 불과하다. 도구는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무용지물일 수도 때로는 위험할 수도 있다. 제대로 사용한다면 좋은 결과를 낳지만, 무분별한 사용은 없느니만 못하다
4장. 희소성, 화려한 외관, 중요하지 않은 다른 것들
사인4: 희소성 같은 혜택은 실적에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한다
- 희소성은 사교클럽에는 어울릴지 몰라도 재무설계사에는 그렇지 않다. 머니매니저가 주장하는 배타적 고객 유치를 의심하라
- 금융사기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 금융사기범들은 사교모임이나 친구로부터 추천 받는 경우 자세한 조사를 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음. 유타주가 때때로 세계 금융사기범의 천국이라고 불리고, 다단계 사기 사건이 그토록 많이 발생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음. 유타주는 대부분 모르몬교를 믿도, 지역사회는 긴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음. 따라서 친구들의 추천을 크게 신뢰하며, 금융사기범들은 이를 잘 알고 이용하려 했음.
5장. 다른 사람에게 실사를 맡기지 마라
사인5: 직접 실사하지 않고 투자 중개회사의 실사로 대신했다
사인6: 여성 금융 사기범은 없다?
6장. 금융사기 없는 내일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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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을 넘어서

경제 2014. 11. 24. 22:30

 


앨빈 토플러, 불황을 넘어서

저자
앨빈 토플러, 하이디 토플러 지음
출판사
X청림출판_ | 2009-02-07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금세기 최고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진단하는 경제위기의 전망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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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로달러는 산업사회에서 초산업사회로 전이되는 과정에서, 그리고 국경을 초월한 거래과정에서 생겨난 산물로 미국 이외의 지역, 특히 유럽의 은행에 예치되어 있는 미국 달러를 의미. 유로달러는 기존의 낡은 은행법으로는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없음. 국제통용화폐로 자리잡은 미국달러가 워낙 빠른 속도로 국경을 이동하고 있기 때문.
- 새로이 출현한 경제주체, 훨씬 더 거대해진 다국적 기업과 은행, 노동조합, 자원수출국의 카르텔, 통제되지 않은 방대한 양의 화폐, 고정환율제에서 변동환율제로의 전환, 인구폭발, 새로운 첨단기술, 핵심 사회시스템의 오류, 사회구성원의 급격한 심리변화 등으로 인해 가까운 미래에 발생할지 모르는 경제위기는 심각한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큼
- 미래의 경제위기가 과거의 경제위기와 다를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는 근거는 단지 경제상황이 변했기 때문만은 아님. 고도로 산업화된 모든 국가에서 사회적 다양성이 크게 증가했으며, 사회 시스템의 가동속도가 무척이나 빨라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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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아시아

경제 2014. 11. 24. 22:28

 


넥스트 아시아(새로운 백년을 이끌 거대한 도전)

저자
스티븐 로치 지음
출판사
북돋움. | 2010-05-10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아시아를 읽어야 세계가 보인다” 아시아와 세계화의 과거,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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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년대 말 미국은 정보기술 덕분에 생산성이 높아졌지만, 이것은 그린스펀의 연준을 홀리는 사이렌의 노래였음. 미국 중앙은행은 빠른 경제성장이나 과도한 유동성 창출을 방해할 필요가 없다고 확신했기 때문. 돌이켜보면 이것이 세계 거품의 원죄였음. 연준은 90년대 말 기술주 거품을 묵인했고, 이 때문에 자산에 의존하게 된 미국 경제도 용서했음. 그래서 기술주 거품이 붕괴한 뒤 주택신용 거품이 일어난 것처럼, 한가지 거품이 다른 거품을 만들어냈음. 연준은 적극적인 금융 완화로 거품 붕괴의 충격에 대응했으며, 이 금융 완화가 다음 거품을 일으켰음. 모든 자산에는 한가지 문제점이 있음. 그것은 거품이 반드시 터진다는 사실. 2000년에는 기술주 거품이 터지자, 연준은 위험한 디플레이션을 피하려고 세계 금융시장에 앞뒤 가리지 않고 막대한 유동성을 투입했음. 2000년 대 초 세계화에 의해 인플레이션이 억제되고 실물경제가 미약하게 회복되자, 과잉유동성이 곧바로 자산시장으로 흘러들어갔음.
- 왜 달러약세를 걱정해야 하는가? 미국은 2006년에 상품과 서비스를 2조 2천달러어치를 수입했음. 환율이 크게 떨어지면 상품과 서비스가 훨씬 비싸짐. 이는 소비자들에게 세금을 높게 부과하는 것과 마찬가지. 인플레에 대한 공포심을 일으킬 수도 있음. 그러면 장기 금리가 상승하고 금융시장과 경제가 압박을 받으며, 경기침체 위험이 커짐. 작관론자들은 달러의 경쟁력이 강화되므로 수출을 통해 경기가 회복된다고 위안을 삼을지도 모름. 그러나 역사가 가르쳐주듯이, 통화가치를 하락시켜서 번영한 나라는 한 곳도 없음.
- 보호무역주의자들은 미국에 대해 흑자폭이 가장 큰 중국이 환율을 크게 높여야 한다고 주장. 그러나 이렇게 하면 미국은 정책적 함정에 빠지게 됨.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환율보다는 자산가격 거품으로 말미암은 저축부족이 더 큰 원인이기 때문. 따라서 저축 및 경상수지 문제를 해결하는 더 효과적인 방법은 달러의 가치 하락이 아니라 자산가격이 내려가는 것임. 자산가격을 통해서 균형을 회복하는 방법이 미국의 거시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훨씬 효과적일 것임.
- 돌아보면 지난 10년 동안 주식, 주거용 부동산, 기타 위험자산에 거품이 형성되었다는 사실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음. 그런데도 연준은 나중에 혼란을 해결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이러한 거품이 형성되는 것을 무시했음. 오늘날 우리 앞에 놓인 위기가 바로 그 대가임. 새로 금융 시스템 안정 임무가 부여되면, 전임 연준의장 그린스펀같은 거품 부인론자들은 버틸 수 없음. 그린스펀은 신경제 덕분에 주가가 상승한다고 주장했고, 주택 거품이 전국적 현상이 아니라 지역적 현상이라고 말했으며, 신용폭발이 미국의 천재적 금융혁신에서 나온 부산물이라고 피력했음. 돌아보면 그의 견해에도 일말의 진실이 들어 있기는 하지만, 이를 바탕으로연준의 정책이 결정되는 것은 곤란한 일임. 금융시스템의 안정임무를 부여받는다면, 연준은 이런 관념적 확신을 상식으로 대체해야 함. 투자자들이 가격상승을 기대하고 자산을 사들이면, 연준은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위협하는 거품이 형성된다고 가정하고 경계수위를 높여야 함.
- 지난 15년동안 국유기업 개혁이 진행되면서 6천만명이 넘는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었음. 이 때문에 사람들은 고용과 소득에 극도로 불안을 느끼게 되었고, 예비적 저축에 몰두. 그 결과 중국이 소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7년 거의 35%까지 떨어지는 기록을 세웠고, 중국은 실업과 사회불안을 막기 위해서라도 경제성장률을 높게 유지해야 했으며, 결국 수출과 투자에 더 의존하게 되었음. 중국은 세계화로 오랜기간 가장 큰 혜택을 받았지만, 균형을 상실한 경제 때문에 외부 수요가 급감하면 큰 충격을 받게 됨.
- 미국과 일본 사이에는 불길한 차이점이 있음. 거품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충격임. GDP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소비자들이 거품에 빠지면서 오늘날 미국 경제에 미치는 위험은 80년대 말 절정기에도 GDP의 17%에 불과했던 일본의 설비투자 호황 거품보다 훨씬 더 큼. 게대가 미국 소비자는 규모가 단연 가장 크고 최근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소비했으므로, 미국의 거품 진정화 과정에 세계경제에 미치는 파문은 과거 일본의 경우보다 훨씬 심각할 것임. 90년대 일본과 마찬가지로 미국도 가까운 미래에 맞바람을 맞을 것임. 다른 나라에서 미국을 대신할 만한 새로운 소비계층이 등장할 때까지, 세계는 경기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임.
- 역설적이게도 당시 아시아 금융위기를 해결하려고 펼친 정책들이 오늘의 위기를 부른 씨가 되었음. 당시에 미국 정부는 위기가 실물결제로 퍼지는 것을 막으려고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했음. 98년 말 연준의 세차례 긴급 금리인하가 신통하게 효과를 발휘했음. 미국 소비자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았음. 개인소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0년대 발에는 67%였으나, 07년 상반기에는 72%로 기록을 세웠음. 아시아 금융위기에 대한 미국의 해결책이 역사상 최대의 소비열풍을 불러옴. 타격을 받고 망가진 아시아로서는 더 바랄 것이 없었음. 미국소비자들이 소비열풍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만나와도 같았음. 이 덕분에 아시아는 수출 주도형 성장 공식을 더 확신하게 됨. 아시아 신흥국들은 즉시 수출비중을 높였으며, 수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7~98년의 36%에서 07년에는 45%로 높아짐. 갈수록 통합되는 아시아 경제는 중국 중심으로 공급체계를 구축하면서 새로운 시너지를 얻게 되었음. 게다가 호주, 러시아, 캐나다, 브라질을 비롯한 세계 자원 생산국들도 자원집약적이며 수출주도형인 중국 경제에 의지해서 생계를 유지했음.
- 정치인들은 중국의 공급이 없어지면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줄어든다고 생각하는 듯함. 그러나 미국은 저축이 부족해서 외국자금이 필요하므로, 전체 무역수지는 여전히 대규모로 유지되면서 단지 다른 나라의 상품을 끌어오게 될 뿐임. 십중팔구 상품가격이 훨씬 비쌀 것임. 미국이 이런 식으로 수입국을 바꾼다면, 이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것과 같은 영향을 미치게 됨.
- 최근 일본과 독일의 생산성이 향상한 것은 경기순환에 따른 경제활성화 덕분으로 보임. 일단 기업부문이 경쟁을 정면으로 대하면 경기순환에 압박받을 때 원가절감이나 다른 형태의 구조조정을 더 강하게 추진하게 됨. 미국이 특히 그런 경우임. 기업 구조조정이 80년대 전반기에 시작되었지만, 90년대 초 완만한 침체기를 겪으면서 비로소 강하게 추진되었고, 마침내 90년대 중반부터결실을 보아 강력하고도 지속적으로 생산성이 향상되었음.
- 세계화는 아직도 매우 다양한 세계에서 공통의 가치를 함께 보유하는 것임. 세계화가 성공하려면 세계적인 처리 매커니즘이 필요한데, 이는 세계가 필연적으로 국가사이에서 발생하는 긴장을 해소할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 20세기 초에 세계화가 실패했던 것은 세계가 지정학적 긴장, 보호무역주의, 경제 및 재정 불안에 굴복했기 때문.
- 세계저축 과잉이라는 개념은 처음부터 미국 중심적 관점에서 비롯되었음. 이 관점에 따르면 주로 신흥 빈국들이 대규모로 창출하는 과잉 저축을 미국이 대량으로 소비함으로써 세계에 커다란 혜택을 베풀고 있는 것임. 그러나 현실은 남아도는 세계저축이 미국이 원한다고 거저 몰려오는 것이 아님. 사실은 세계 저축 구성이 바뀌고 있음. 아울러 자금의 용도에 따라 그 성격도 변하고 있음. 그 결과 미국 달러 가치를 압박하고 장기 실질금리를 밀어올리기 쉬움. 만일 세계최대의 채무국이 보호무역주의로 돌아선다면, 이러한 압력이 당연히 가중될 것임.
- 중국의 소비와 관련된 핵심위험은 시간임. 중국 소비자들이 활발해지기 까지는 아주 오랜시간이 걸릴 것임. 이유는 구세대가 타성에 젖어서 움직이려 하지 않기 때문. 오늘날 중국의 성인들은 국유기업을 개혁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충격을 경험했음. 한때 국가가 요람에서 무덤까지 버틸 수 있는 철밥통을 제공했지만, 이제는 소득과 생활을 지원하지 않음. 이런 격변기를 살아온 근로자들은 미래를 확신하지 못하므로 예비적 저축을 줄이지 않을 공산이 큼. 말하자면 미국에서 대공황을 경험한 세대가 이후 주식을 절대 사지 않았던 사고방식과 매우 비슷함. 차라리 국유기업 개혁을 들어보지 못한 신세대가 소비를 주도할 것임.
- 설비투자가 중국 GDP의 무려 50%를 차지하면서 여전히 연 30% 가까이 증가하고 있는데도, 경제전체가 지난 10년 동안 연 10%넘게 성장하지 않았다는 점이 오히려 매우 놀라운 일임. 일본은 고성장을 구가하던 60년대 초가 GDP 기준으로 현재의 중국과 매우 비슷한데, 당시 설비투자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을 때가 28%였음. 이는 오늘날 중국의 투자가 절대적인 면에서나 상대적인 면에서나 일본보다 비효율적이라는 뜻.
- 일본의 경험이 고통스러울 정도로 분명히 보여주듯이, 거품 붕괴후 경제가 대규모 재정 및 통화 지원을 받아 연명하게 되면, 이런 만성질환 환자에게 투약을 중단하기란 지극히 어려움. 일본은 주식거품이 붕괴한 지 거의 20년이 지났지만, 공공부문 부채가 GDP의 148%나 됨. 게다가 일본은행은 이제 제로금리 정책 시행 10주년을 맞고 있음. 파산한 산업을 국유화하고 있는 어중간한 정부조치에 대해서도 똑같이 말할 수 있음. 다 죽은 기업들에 대해 궁극적인 해결책을 미루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출구전략을 실행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취약해진 산업들이 정부의 지속적인 개입과 지원에 더 의존하게 됨.
- 미국에는 이번 조정이 자산 의존형 성장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중요한 기회임. 미국은 자산거품이 발생할 때마다 자산과 차입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성장이 위험한 수준에 까지 이르렀음. 이번에 미국은 다시 소득을 바탕으로 소비와 저축을 실행할 기회를 얻음. 이렇게 하면 방대한 경상수지 적자를 줄일 수 있음. 그러면 달러의 가치 하락도 막을 수 있으며, 세계 금융시장의 안정에도 이바지하게 됨. 따라서 이번 경기순환은 세계 균형 회복에도 중요한 기회가 됨. 그리고 세계 경상수지 적자국과 흑자국 사이에서 형성되었던 긴장도 완화됨.
- 중국이 해서는 안될 일을 짚어보는 것도 중요함. 무엇보다도 먼저 중국 정책 입안자들은 과거 수출중심 성장 모델이 다시 효과를 발휘하리라고 기대해서는 안됨. 미국의 소비가 여러해 위축되면서 세계 소비에 충격을 줄 것이므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장기간 침체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임. 중국은 수출을 촉진하려고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환율을 조정하려는 유혹에 빠져서도 안됨. 선진국들은 실업율이 상승하면서 세계화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므로 보조금 지급이나 환율조작은 중국에 대한 무역제재를 불러올 수 있음. 이런 제재를 받으면 중국은 미국에 대한 자금공급을 재고할지도 모름. 이렇게 되면 두나라 모두 파멸의 길에 접어들게 됨.
- 역경의 시기가 닥치면 미국의 비관론자들은 희생양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음. 오늘의 희생양은 월가인데 내일의 외국희생양은 중국이 되기 쉬움. 미국이 중국을 희생양으로 삼으려는데는 세가지 이유가 있음. 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가 일자리와 실질임금을 압박하는 요소인데, 중국은 미국의 무역적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데다가 중상주의 정책에 따라 의도적으로 환율을 조작하기 때문. 그러나 이런 주장에는 커다란 결함이 있음. 첫째, 저축 부족에 시달리는 미국은 중국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100개 국가에 대해 적자를 기록하고 있음. 둘째, 위안화는 중국이 3년전 고정환율제를 포기한 이후 달러에 대해 20% 이상 가치가 상승했음. 셋째, 미국 근로자들이 곤경에 처한 것은 인적자본과 교육개혁에 대한 투자가 상습적으로 부족했던 데도 원인이 있음.
- 아시아 개발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수출이 아시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7년에 거의 45%로 증가하면서, 세계 평균의 두배가 되었음. 이 때문에 아시아는 외부충격에 여전히 취약한 상태가 됨. 이런 약점을 방어하려고 아시아는 두가지 방법을 적극적으로 동원했는데, 하나는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대해 방어력을 높이는 일이었고, 하나는 아시아 국가간 무역과 국제간 투자를 통해서 아시아를 견고하게 통합하는 일이었음. 이 전략은 근사한 성과를 낳음. 외화보유액을 축적하고, 경상수지 적자를 줄였으며, 단기 자본흐름을 제한하고, 외환제도를 혁신함으로써 아시아는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대해 방어력을 대폭 높였음. 아시아 국가간 수출도 85년 26%에서 05년 37%로 상승.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공급사슬이 구축된 점이 특히 중요함.
- 일본의 수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했고, 미국비중이 감소하면서 중국비중이 증가했다는 사실은 세계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큼. 우선, 이 구성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임. 공급체계, 유통망, 서비스망을 구축하는 데는 많은 노력이 들어가므로, 역외외주에는 관성의 원리가 적용됨. 어느 나라든지 한 시스템을 걷어내고 새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는 큰 비용과 노력이 들어가기 때문. 이는 일본의 수입수요가 가까운 장래에는 지금의 구성에서 크게 바뀌지 않는다는 뜻. 따라서 일본의 내수가 회복세를 유지한다면, 그 혜택의 대부분은 틀림없이 중국 중심으로 구축된 공급사슬로 흘러들어갈 것임. 반면에 미국과 유럽의 수출기업들은 일본경제 회복의 혜택을 공유하지 못할 것임.
- 정통경제학에서는 가난한 나라의 근로자들이 무역을 통해서 부유해지면, 이번에는 이들이 뷰유한 나라에서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함께 승리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런 세계화 이론은 통하지 않음. 이는 IT형 세계화의 무서운 속도와 범위에 의해 비교우위라는 고전 이론의 틀이 깨져버렸기 때문. 과거에 부유한 나라들이 공산품 시장의 점유율을 잃는 것까지는 고통스러워도 참을만 했음. 교육수준이 높은 지식 근로자들이 비교역재인 서비스 부문으로 피신할 수 있었기 때문. 그러나 비교역재가 갈수록 교역재로 바뀌고, 신흥국들의 교육과 기술 수준이 빠르게 상승하자, 이제는 선진국 지식 근로자들이 피신할 곳이 없어졌음. 슬프게도 바로 이런 이유 땜누에 보호무역주의가 등장하게 되었고 정당성을 얻게 되었음.
- 10년 전 아시아를 일깨운 경종은 외화보유액이 부족하다는 메시지였음. 오늘날 아시아를 일깨우는 경종은 수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민간소비를 육성해서 경제구조의 균형을 회복하라는 메시지임. 아시아는 더는 빈둥거릴 형편이 못됨. 세계의 실물경제가 계속 약해지고 있으므로, 아시아의 균형을 회복하는 일이 더욱 시급함.
- 의회가 중국을 압박하면 두가지 방식으로 위험이 발생함. (1) 중국이 미국의 압력을 수용해서 위안화를 큰 폭으로 절상하면, 외화보유액을 달러표시 자산에 투자할 필요성이 감소. 중국이 달러표시 자산을 매입하지 않으면, 미국은 저축이 부족해서 자본을 끌어들여야 하므로 금리가 상승함. (2) 미국이 중국에 무역제재를 가하면, 중구은 달러표시 자산 비중을 낮출 수 있음. 중국정부는 추가로 축적되는 외화 보유액을 달러대신 다른 통화로 분산할 것임. 그러면 달러가치가 급락하고 미국의 장기실질금리가 급등할 것임. 이것은 이미 취약한 미국경제를 심각한 장기침체로 몰고갈 수 있는 무서운 시나리오임.
- 지난 사반세기를 돌아보면, 인플레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만큼 커다란 업적은 없음. 세계화와 무역자유화가 인플레 억제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음. 물론 이로부터 이득을 본 사람도 있고 손해를 본 사람도 있음. 선진국 근로자들이 세계 노동조정 때문에 엄청난 압박을 받았다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음. 그러나 한편으로는 인플레가 억제되었기에 이 근로자들의 구매력이 향상되어 생활수준이 높아졌다는 점도 분명함. 보호무역주의가 등장하면 이런 인플레 억제효과가 사라져 실질 구매력이 감소할 것임. 이것은 미국 중간 계층 근로자들이 절대로 피해야 할 상황임.
- 고된 시절이 돌아오면 미국 정치인들은 희생양을 내세워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는 방법으로, 자신이 저지른 심각한 문제들을 덮으려 했음. 규제당국과 중앙은행도 공범이지만,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월가가 지목되었고, 미국에 대규모 무역적자를 일으켰다는 이유로 중국이 미국 근로자들을 압박했다고 비난받음. 미국이 중국의 무역정책을 공격하는 논리는 주로 세가지 요소임. (1) 07년에 중국은 미국에 대해 2560억 달러의 막대한 무역흑자를 기록 (2) 장기간 위안화 환율을 조작 (3) 이 때문에 미국 중간계층 근로자들의 실질임금이 만성적으로 침체했다는 주장. 이들은 중국이 문제를 해결하면 미국 근로자들이 받는 부당한 압박도 사라진다고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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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

달러쇼크

경제 2014. 11. 24. 22:26

 


달러 쇼크(스태그플레이션의 대공습에 대비하라!)

저자
샹용이, 비얼리 지음
출판사
프롬북스(주) | 2010-04-20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글로벌 경제의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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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경우 정부를 뒷받침하는 양대 정책인 재정정책과 화폐정채을 놓고 볼때 재정정책에는 케인스 주의를, 화폐 정책에는 화폐주의를 더 많이 도입했음. 재벌과 금융거두의 이익을 대변하는 공화당의 집원시기에는 레이건 같은 성공자나 부시같은 실패자가 신자유주의의 기치를 들고 물가안정과 자유시장 경쟁의 기능을 중시. 중산층을 대변하는 민주당이 집권할 때는 케인스주의가 대세를 이루며 내수와 취업을 견인. 신경제의 바람에 힘입어 승승장구했던 클린턴과 국가위기 타개라는 중책을 맡은 오바마가 그 대표적 인물임. 오바마는 클린턴보다 케인스주의적 색채를 더 강하게 풍김
- 인플레를 대변하는 현대인의 심리는 복잡함. 물가가 오르면 자산가치가 줄어들어 민심이 동요함. 그래서 물가안정은 정부가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기도 함. 그러나 일반서민이 물가인상을 근심하는 것과 달리 경제정책 입안자와 경제형세 분석다들은 오히려 통화긴축을 두려워함. 다시 말하면 그들은 사회불안을 일으키지 않을 정도로 온건한 인플레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음. 이런 성향이 곧 서방국가정부가 사용하는 경제정책의 방향이며, 다름 아닌 버냉키가 제시하는 인플레 목표제임
- 특정한 물건을 소중하게 여기는 단 하나, 다른 사람이 그것을 받아줄 것을 믿기 때문. 비록 한장의 종이조각에 불과한 물건이라도 모든 사람이 그것이 자산을 대표한다고 믿으면 모두가 소중하게 여김. 여기에는 하나의 신념적 가치가 존재. 돌, 황금, 종이가 부를 대표할 수 있는 이유는 사람들이 가지는 일종의 믿음 때문. 이러한 믿음은 대로 매우 강하고 견고하지만 때로는 매우 취약해서 작은 충격에도 쉽게 무너짐. 이런 믿음을 현대 은행 시스템에서 화폐의 신용 이라고 부름. 은행은 화폐에 대한 사람들의 신념적 가치를 잘 알고 있음. 따라서 정부의 거시조정에는 때로 화폐라는 정책적 도구가 동원되며, 이때 화폐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믿음이 기반이 됨. 예컨대, 각국 중앙은행은 화폐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을 이용해 화폐 발행량을 늘려 유통량을 확대하며, 이를 통해 경제성장 촉진이라는 목적을 달성함. 그 과정에서 인플레가 발생. 이런 정책에는 후유증이 따르게 마련임. 즉 화폐의 신념기초인 신용이 훼손됨. 따라서 각국 정부는 합리적 수준의 인플레를 유지하여 물가 불안과 시장혼란이 일어나지 않는 선에서 소비수요를 자국하고 시장과 경제 번영을 실현하고자 노력함
- 인플레를 부를 깎아내는 칼로 비유한다면, 그 손잡이를 쥔 쪽은 독일의 은행가였음. 그들은 중산층이 고생해서 모은 저금을 한푼도 남기지 않고 없애버려 사회의 주류인사들을 하룻밤 사이에 극빈층으로 전락시켰으며, 이는 훗날 나치 집권을 위한 군중의 기초를 다시는 결과를 가져왔음. 또한 유대인 은행가에 대한 독일인의 증오의 씨앗을 심어놓음. 사실상 더 참혹한 세계대전을 일으킨 모든 요인은 23년에 대부분 형성되었다고 보아야 함. 확실한 것은 그 때의 위기속에서 거대한 빈부격차가 형성되었다는 점임. 이는 계층간 대립을 불러와 사회불안을 초래했음. 유대인에 대한 독일 사람들의 증오는 그 후 전쟁광들에 의해 이용되었음
- 유대인 은행가들은 켤코 앞에 나서지 않고 대리인을 키워서 각국의 경제정책을 좌우했음. 자본주의의 암으로 일컫는 경제위기는 그들의 통치와 약탈 경로였음. 그들은 현대 금융체계아 각종 투기시장을 이용해 호황을 조성하고 부를 최대한 집중시킨 다음 판을 붕괴시켜 집중적 약탈을 자행했음.
- 백은법이 장제스가 통치하는 중화민국에는 완전히 재앙이다. 은본위제 덕분에 중국은 몇 년 전 세계를 휩쓴 대공황의 화를 피해갈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의 백은정책은 34~36년에 어지렁운 경제조건과 동반하여 심각한 디플레를 차츰 무너뜨렸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정책이 중국으로 하여금 자국의 화폐 보유고를 잃은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은본위제를 포기하면서 불태환지폐 본위제로 갈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항일전쟁 및 장제스 정부와 모택동의 공산당 사이에 일어난 내전이 인플레를 유발한 것은 사실이지만 인플레의 폭발적 상승세에 불을 질러 48~49년의 초인플레를 몰고오게 한 것은 미국의 백은정책이다. 2차대전 이후 많은 역사적 세력들이 국민당 정부의 전복에 작용했지만, 가장 직접적이며 다른 모든 것에 앞서는 강력한 요소는 단연 인플레였다. (프리드먼)
- 폴 크루그먼은 30년대으 데이터를 유심히 관찰하면 뉴딜이 미국 경제의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음을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 33~39년까지 미국 국민총생산은 742억달러에서 2049억달러로 증가했고 실업자수는 1700만명에서 800만명으로 감소했지만 1929년 수준으로 회복하지는 않았음. 루스벨트의 작업계획은 25%이상의 실업자에게 일자리를 주지 못했음. 30년대 전반에 걸쳐 실업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았음. 40년 실업자수는 여전히 1000만명을 넘어섰음. 미국을 대공황의 늪에서 건진것은 뉴딜이 아니라 그 이후 일어난 2차대전이었음. 이로써 미국은 생산력을 충분히 가동하여 유럽에 전쟁물자를 공급했고, 45년 이후 경제 고속성장의 기초를 닦았음.
- 존슨과 닉슨이 연달아 은과 금의 화폐 위상을 빼앗은 조치는 성실한 화폐의 죽음을 불러왔고, 경제게임규칙도 이때부터 변화가 발생. 이때부터 전세계에서 화폐를 발행할 때는 물질제품 성장의 구속을 받지 않게 되었음. 게다가 각종 금융파생상품의 발전으로 가상 경제가 급속히 팽창하면서 세계자본주의의 경제의 주체는 물질생산부문에서 비물질 생산부문으로 옮겨가게 됨. 이로써 자본주의 경제에 일련의 심각한 변화가 발생. 이 새로운 단계를 가상자본부의라고 부름. 금융자본가들이 다시 서방경제의 주체가 되었으며 국가이익은 이로써 금융자본가의 이익을 집중적으로 표현하게 됨.
- 50~60년대 미국의 공업이 눈부시게 발전한 것은 세계대전 때문에 억눌려 있던 고정자산, 주택건설, 내구소비재의 수요가 한꺼번에 표출되었고, 여기에 한국전쟁과 월남전이라는 자극요소가 있었음. 이들 요소는 70년대 이후에 점점 소실됨. 아울러 70년대에 미국의 과학기술 발전이 저조했음. 40년대 말에 일어난 원자력 발전과 전자정보기술이 선도한 제3차 과학기술 혁명이 50~60년애부터 미국 공업의 고속성장을 견인했음. 그러나 약 20년에 걸친 과학기술 혁명은 정점을 지나 70년대 초부터는 추진력을 잃고 있었음. 경제성장 포인트가 부족하다 보니 미국의 확장적 재정정책과 화폐정책도 그 힘을 잃어 성장을 견인할 수 없었음. 그뿐 아니라 국제경쟁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우위도 조금씩 낮아져 71년 처음으로 대외무역역조가 나타난 이후 해마다 무역적자의 폭이 커짐. 스태그플레이션의 마수에서 어떻게 벗어날까? 새로운 성장포인트를 어떻게 찾을까? 미국 경제는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었음. 그러나 스태그플레이션의 진통은 새로운 세기의 미국의 경제모델의 기초를 다져주기도 했음. (1) 정보기술과 인터넷이 대표하는 신기술혁명으로 신경제의 비약적 발전의 성장포인트를 구성. (2) 사회경제의 주체가 생산부문에서 비생산부문으로 이전되었으며 금융서비스어이 미국경제 발전의 강력한 동력이 되었음. (3) 끊임없이 상승하는 국내생산원가는 미국기업으로 하여금 제조업을 후진구으로 이전하게 했음. 이는 미국의 소비자들이 싼값의 수입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함과 동시에 다국적 기업의 신속한 발전을 가져옴. 위 세가지는 21세기 미국경제 내지 글로벌 경제를 축약하는 요소임. 이런 경제모델은 알고보면 스태그플레이션의 산물이며 스태그플레이션의 고통속에서 자란 것임.
- 미국과 산유국의 윈윈 구도는 다른 나라에는 참담한 피해로 돌아갔음. 석유달러는 돌고돌아 미국의 주식, 국채 같은 금융자산으로 변해 미국의 무역과 재정적자를 메우고 미국경제를 지탱. 이때부터 달러의 발행증가량이 물질적 부의 증가량을 넘어서. 석유가격 화폐체계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 것임. 석유달러는 기형적 금융정책이며, 이 화폐체계를 지탱해주는 물자는 석유임. 그러나 미국은 석유생산대국이 아님. 미국으로서는 이런 물질적 담보는 신뢰할 수 없는 것이며, 산유국에 대한 무력압력 행사를 통해야만 패권적 화폐와 패권경제를 유지할 수 있음. 이런 식의 금융패권은 세계 경제에 끝없는 고통과 위험을 가져다 줄 것임.
- 레이거노믹스는 미국의 경제구노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음. 그가 창시한 경제정책의 새이념과 새로운 정책의 틀은 훗날의 경제성장과 정보통신, 바이오 기술 등 신기술 혁명에 풍부한 자양분을 마련해 주었음. 일본기업에 밀려 주춤했던 미국기업들은 완화된 정책환경 속에서 빠르게 성장세를 회복했으며 미국의 경쟁력도 신속하게 상승했음. 제대로 된 경제정책은 단기적은 GDP의 성장에만 관심을 갖는것이 아니라 경제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위한 제도적 환경을 마련해줌. 레이건은 이를 확실히 알고 실천한 사람임. 훗날 경제학자들은 레이건이 이룩한 성고로 그와 가치관이 완전히 다른 민주당의 클린턴이 가장 큰 혜택을 받았다고 평가.
- 슘페터는 기술이 혁신적으로 발전할 때 한 기업에서 혁신의 바람이 일어나고 자본은 전통산업에서 신흥산업으로 이전한다고 주장. 투자의 확장은 신용의 확장을 가져오며, 투자승수를 통해서 전 화폐 범위에 배수가 확대되고 유효수요의 왕성한 상승을 가져오면서 경제가 번영으로 간다는것, 그러나 그 배후에는 과열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 많은 투자와 신흥시장은 무관함. 신용의 확장 역시 혁신과는 무관하며, 결국 혁신의 수익이 사라질 때 신용은 위축되고 경제는 퇴보함. 사실상, 전신, 전화, 철도, 비행기에서 일어난 과거의 모든 기술혁명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발전과정에는 어김없이 거품이 생성되었음. 따라서 이러한 신기술이 출현할 때 사람들은 그 잠재력을 보면서 지나친 기대를 품게됨. 이런 기대는 주식시장의 과열반응을 가져와 거품의 위험을 형성. 이런 점에서 볼 때 신경제는 결코 신선하지 않음.
- 디플레보다 차라리 인플레를 택하겠다는 심리는 케인즈 주의의 영향일 뿐만 아니라 현대사회의 과도하게 발달한 금융업과도 관계가 있음. 1차대전이 발발하기 전인 공업자본주의 시대에 사람들은 디플레를 걱정해 본 적이 없으며, 오히려 물가상승만을 가장 두려워했음. 1차대전 이전에 발생한 인플레는 전쟁시기에 정부가 민간의 부를 약탈하는 도구이거나, 거품투기로 초래된 결과이거나, 아니면 귀금속의 광산자원 및 제련기술과 관련이 있었음. 그 반대로 디플레는 당시의 보편적 상태였음.
- 미국인들이 소비하고 전 세계가 이익을 보는 이런 방식은 글로벌 배당이라고 불리며서 세계 산업분포의 양대구도, 즉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선진금융업과 중국을 대표로 하는 신흥제조업을 형성. 시간이 지나면서 미국의 소비로 전세계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글로벌 배당모델은 심각한 상호의존성을 보이면서 마치 마약처럼 빠져나오기 어렵게 되었음. 미국의 외채가 많을수록 전세계의 생산능력은 점점 커지며, 외채의 압박이 너무 커서 미국이 감당하기 어려워지면 전세계는 사상초유의 심각한 생산과잉이 출현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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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인류학을 생각한다

저자
리처드 R. 윌크, 리사 C. 클리젯 지음
출판사
일조각(주) | 2010-04-3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경제학과 인류학 사이의 대화와 대결의 역사경제 인류학 교과서『경...
가격비교

- 경제인류학의 접근법을 세가지로 나누면 다음과 같음. 구별의 기준은 각각이 인간본성에 대해 어떠한 근본가정을 공유하고 있느냐는 것. 첫번째는 인간의 행위는 기본적으로 합리적 이기심에 토대를 두고 있다고 보는데, 이러한 시각을 대변하는 것이 미시경제학임. 두번째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며 그들 행위의 동기는 금본적으로 사회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봄. 개인의 행위는 사회조직과 다른 집단들과의 관계라는 맥락에서만 이해될 수 있음. 이기심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인지상정일지언정 사람들의 이해관계, 나아가 자아에 대한 그들의 관념은 그들이 처한 사회적 위치한 성별의 산물임. 저자들은 이러한 접근법을 사회경제학이라고 명명. 문화 경제학 또는 도덕 경제학이라고 부를 수 있는 세번째 접근법은 개인의 행위에 방향과 형식을 부여하는 것이 일차적으로는 문화라는 가정에서 출발함. 행위를 이해하는 일차적 준거는 사람들의 의미체계라는 것.
- 개인은 서구의 철학, 신학, 정치학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했음. 계몽주의 시대 이래 사회에 대한 서구의 관념은 대체로 개인의 권리와 자유라는 차원에서 서술되어 왔으며, 전제정치와 비합리적 미신이라는 속박에 대립하여 자율성을 미덕으로까지 치켜세웠음. 그러므로, 서구의 경제사상 또한 개인에서 출발하여 단일 인간의 행위를 분석함으로써 노동, 교역, 화폐라는 전체를 이해하려고 해왔다는 것은 그다지 놀랄만한 일이 아님. 우리는 이러한 접근법을 이기적이라고 이름 붙이는 데 이는 단지 이 접근법이 개별 자아에서 출발하기 때문이지 인간이 항상 이기적으로 행동한다고 가정하기 때문은 아님. 그와 반대로 대다수의 근대 경제학자들은 인간을 본질적으로 합리적이고 지적인 존재로 묘사하며, 특히 도덕과 동기에 대한 가치판단을 피하려고, 이를테면 누군가의 행위를 묘사하기 위해 이기적이라는 말이 사용될 때 암시되는 것 같은 가치판단을 피하려고 함.
- 스미스의 경제학에서 중심문제는 개인과 사회의 관계임. 그의 이론은 엄청난 무역신장, 교역로와 원료공급원을 둘러싼 기나긴 전쟁, 국민생활에 대한 정부의 역할에 관하여 활발히 논쟁하던 시대에 적합했음. 그가 활동하던 당시 유럽 경제에서 정부의 간섭은 현대인들에게 충격적으로 느껴질만큼 심했음. 예컨대 프랑스에서는 거대하고 부패한 관료주의가 거의 모든 재화에 가격을 매기고, 단거리 여행에조차 통행세와 관세를 중복부과했으며, 핀을 만드는 사람으로부터 송로를 채취하는 사람에 이르키까지 모든 산업에 면허나 이권 그리고 대개는 뇌물을 요구했음. 그러나 스미스가 살았던 시대는 산업자본주의와 식민주의가 낳은 최악의 결과가 공장과 밭에서 일하는 수백만명의 사람들에게 고통을 가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스미스는 대규모의 고통과 빈곤이 자유시장이라는 미명하에 정당화되는 사태를 전혀 보지는 못했음.
- 인간 본성에 관한 뒤르켐의 가장 근본적 논점은 인간이 사회적이라는 것. 인간은 무리지어 살며 인간의 의식은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틀이 형성됨. 따라서 우리는 인간의 사회적 행위를 개인의 심리를 관찰해서는 이해할 수 없음. 집단은 개인을 들여다봄으로써 설명될 수 없는 것임. 공리주의자들과 달리 뒤르켐은 이기심이 사람들을 협력시킨다고는 믿지 않았음. 오히려 사람들은 개인적 이해때문에 서로 싸우게 되며 자신의 이해가 집단의 목표와 일치할 때만 서로 협동한다고 생각했음.
- 뒤르켐은 인간의 의식이 개인이성의 산물이 아니라 사회적 산물이라고 주장함으로써 사회경제학적 시각의 근본토대를 마련. 이러한 방법으로 그는 경제를 전체로서의 사회속에 흡수시켰음. 경제행위는 사회구조의 표현이 되는데, 경제가 변했다면 사회가 보다 복잡해졌기 때문.
-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기술로서 일견 서로 모순되어 보이는 이러한 진술들은 의심할 여지 없이 진실임. 사람들은 어떤 때는 자신들의 이해를 인식하고 하나의 집단으로서 함께 행동함. 하지만 더러는 그렇지 않음. 사람들은 때로는 자신들이 착취당하고 있음을 인식하지만 또 어떤 때는 자신들을 무자비하게 착취하는 사람들에게 충성을 다하기도 함. 문제는, 인간행동에 대한 사회이론이 마르크스의 정치경제학에 근거하건 뒤르켐의 사회경제학에 근거하건, 사람들이 왜 때로는 사회적이지 않으며 왜 때로는 이기심이 이타심을 압도하는지를 예측할 수 있는 토대를 전혀 제시해주지 못한다는 점. 이러한 이론들은 의식과 행위가 사회적 산물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사회자체가 문제시되고 또 개인의 이해관계로 인해 사회라는 직물이 갈가리 찢어지는 상황들을 그리 잘 다루지 못함. 정치경제학은 분명 공리주의에 대한 강력한 대안을, 인류학자들의 전통적 관심과 잘 맞는 해결책을 제시해주고 있음. 정치경제학은 장기변동에 관심을 두며, 경제체계를 서로 비교가능한 역사적 유형들로 구분하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착취, 불평등, 갈등을 주목하도록 해줌. 그러나 정치경제학은 이론적으로 개인을 고려할 여지를 남겨두지 않기 때문에 실용적 의사결정을 이해하는 데는 공리주의 이론만큼 도움이 되지는 않음.
- 미시경제학은 합리성이란 자원을 합목적이고 효율적으로 할당하는 것에 기초한 일종의 도구적 논리라고 조심스럽게 정의함. 사회경제학은 합리성을 집단의 수준에서, 즉 효과적 계급투쟁이나 집단의 생존으로서 정의함. 도덕 경제학은 보편적인 정신능력이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그것이 정확히 어떤 것일지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함. 어떤 사람들은 원인과 겨로가를 연결하거나, 복잡한 예산할당 문제를 풀거나, 흥정하는 등의 합목적적인 합리적 능력을 보편적 정신능력에 포함함. 또 다른 사람들은 상징화하고 범주화하며 언어로 의사소통하는 것이 보편적 인간능력이라고 여김. 사람들이 이러한 선천적인 합리적 능력들을 사용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가치와 목적은 전적으로 상대적인 것으로서, 각자 고유한 문화의 영역임.
- 인간 본성에 대한 도덕적 입장에서는 인간이 본질적으로 행동의 범주를 규정하는 문화적 규칙에 속박되어 있다고 봄. 이러한 의미에서 인간은 도덕적임. 그들의 언어와 사고 속에 깊이 약호화된 추상적 행위원리들을 따르려고 노력하기 때문. 도덕적 인간은 그들 문화의 규칙이 허용하는 경우를 예외로 한다면 자신의 이기심을 따르지도 않고 집단 또는 계급의 이해관계를 따르지도 않음. 그러한 범주와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은 문화이기 때문에,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인간의 행위는 다 문화적 산물임. 도덕 경제학에는 인간의 잠재적인 보편적 충동이나 보편적 합리성이 들어갈 자리가 없음. 그대신 기본적 인간능력으로 유일하게 인정되는 것이 상징적, 은유적 의사소통행위를 통해 창조된 세계속에서 이해하고 행동하는 능력인 바, 다른 모든 사고와 행위는 이 능력에서 비롯됨. 도덕적 인간행위 이론에서는 세계의 물리적이고 측정가능한 측면들보다 사고의 규칙과 범주가 우선함. 이것이야말로 아마도 선물이라는 개념이 인류학의 문화경제학적 시각을 정의하는데 그토록 핵심적이었던 이유일 것임.
- 인류학자들이 선물교환에 큰 관심을 쏟는 이유는 공리주의에 시비를 걸고자 하는 시도임. 즉 다른 사회들에서는 재화가 사회적으로 또는 도덕적으로 긍정적인 것인데 반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상품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지 못하고 모든 사회관계를 시장과 화폐로 환원해버린다고 말하고 싶은 것임. 선물과 선물경제가 매력적인 이유는, 자신의 이해가 우선하지 않으며 자본에 기반하지 않은 체계가 존재하기를 많은 사람들이 소망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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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오바마

경제 2014. 11. 24. 22:25

 


백인 오바마

저자
티모시 P. 카니 지음
출판사
예문(주) | 2010-04-26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오바마의 '변화'와 '희망'은 거대기업에 발목을 잡혔다! 진보라...
가격비교

 

- 거대기업은 자유시장의 친구라는 잘못된 믿음 때문에 경제적 자유를 위협하는 주된 원인이 무언지에 대해 혼란이 발생. 자유자의 활동가, 언론인, 일부 학자들의 발언에서 이런 혼란을 감지할 수 있음. 자신의 적은 사회주의라고 주장하는 시장옹호론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자유시장을 진정으로 위협하는 것은 바로 기업주의임. 자유주의 운동의 핵심은 대기업이 자유주의를 손상시키는 방식을 밝히고, 시장주의에 반하는 원칙 때문에 서민을 희생시키면서 대기업을 부자로 만드는 과정을 설명하는 것임.
- 오바마노믹스의 네가지 원칙
(1) 입법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최고의 로비스트를 보유한 기업이 가장 유리한 조건을 얻을 수 있음
(2) 규제를 실시하면 일반비용이 증가하고 일반비용이 증가하면 규모가 작은 업체가 경쟁에서 밀려나며 업계에 신생업체가 등장하지 못함
(3) 규모가 큰 기업들은 대개 관성의 법칙을 따르는데 이것은 치열한 경쟁을 위협으로 인식한다는 뜻. 거대기업은 규모가 작은 경쟁업체를 저지하기 위해 경제를 둔화시키려고 노력함
(4) 정부규제는 기업에 일종의 합법성을 부여하며 그 결과 대기업에 대한 그리고 그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 높아짐.
- 오바마의 신출내기 정부는 표면상으로는 반기업적인 주장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로비스트들에게 호황기를 안겨다 줌. 경제에 대한 정부의 통제력이 강화되면 로비스트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기 때문. 보조금과 규제가 많을 수록 기업의 성공여부는 정부의 태도에 따라 달라짐. 정부에 대한 기업의 의존도가 높을수록 로비스트들이 더욱 절실히 필요함
- 로비스트가 이익을 얻는 것은 오바마가 은밀하게 로비스트들을 좋아했기 때문이 아니라 오바마노믹스가 본질적으로 로비스트들에게 유리하기 때문. 정부의 권력이 증가하면 로비스트의 영향력이 증가하기 마련임. 기업에 대한 정부의 통제력이 커지면 보조금과 긴급규제금융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커지므로 기업이 로비스트를 고용해야 할 필요성도 어쩔 수 없이 커짐. 간단히 말해서 오바마노믹스는 경제적 권력을 소비자, 근로자, 투자자들로부터 정치인과 관료들에게로 넘겨줌. 그리고 이는 로비스트들에게 희소식이 됨.
- 고용주 중심 의료보험의 문제 : 개인의 고용주가 의료보험료를 얼마나 지불하는지 모름. 매년 보험료가 얼마나 오르는지도 모름. 개인이 의료보험 비용을 확인하지 못하면 시스템을 개혁하려는 정치적 압력이 주어듬. 그러면 직원들은 고용주에게 더욱 의존하게 됨. 고용주 중심의 의료보험에 세금공제를 해줌으로써 이런 시스템이 계속 이어졌음. 고용주에게 무제한으로 세금을 감면해주는 유일한 특혜가 의료보험임. 하지만 직장보험이 아닌 보험료는 세금공제를 받지 못함. 다시말해 세금감면 덕분에 고용주 중심 보험은 다른 보험이 경쟁할 수 없는 보조금을 얻는 것임.
- 제약업계를 위한 오바마의 선물은 단순히 그들이 개혁에 동참한데 대한 보답에서 그치지 않았음. 개혁은 납세자가 제공하는 의료보험 보조금과, 개인과 고용주에게 부과하는 의료보험 가입 의무조항을 통해 제약업계의 수익을 증가시킬 것임. 뿐만 아니라 오바마는 의료개혁과 관련이 없는 문제에서도, 즉 배아연구를 위한 연방자금지원과 관련된 윤리적 제한을 완화하고 부시시대에 제장된 낙태금지규정을 폐지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제약업계를 도왔음. 선거유세 동안 오바마에게 자신들의 유용성을 입증했던 제약회사는 오바마가 백악관에 입성한 후에도 없어서는 안될 파트너라는 사실을 다시금 증명했음.
- 캡-앤-트레이드 시스템을 채택하면 휘발류, 전기, 난방유가 더 비싸지고 전기, 석탄, 가스 혹은 석유를 이용해 제조하고 운송하는 모든 제품 역시 비싸질 것임. 회계감사원은 당연히 기업이 이익을 챙기는 동안 일반사람들이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다음과 같이 밝힘. "무상으로 발급한 허가권의 혜택은 대부분 그것을 받는 기업의 주주들에게 돌아갈 것. 그러나 소비자들은 가격인하의 형태로 이 시스템의 혜택을 얻지 못할 것. 혜택을 받은 기업이 무상으로 허가권을 얻고도 캡-앤-트레이드 프로그램과 관련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것이기 때문."
- 알코아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대부분의 알미늄을 제조. 그리고 알미늄 제조는 철강에 비해 더욱 에너지 집약적 과정임. 따라서 알코아가 미국에서 배기가스가 적은 자동차를 생산하려고 하면, 호주에서는 에너지를 더욱 많이 이용하고 이산화탄소를 더욱 많이 배출할 것. 호주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더 많은 에너지를 배출하면서 지구를 구할수 있을까? 해답은 확실치 않으나 분명한 것은 오바마의 연료효율 의무조항을 채택한 결과 호주의 배기가스는 증가하고 미국의 자동차 가격은 상승하고 있다는 것.
- 플러그인 자동차 때문에 전기원가가 상승하고 휘발유 가격이 낮아질 것임. 그러면 운전자가 치러야 할 비용은 자동차가 없는 사람에게 옮겨갈 것임. 다시말해 부유한 사람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이 그 비용을 치러야 할 것임. 휘발유의 가격을 낮추고 배기가스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자동차를 제공하면 전통적인 운전자나 플러그인 운전자 할 것 없이 운전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그 결과 교통상황이 악화되어 전기자동차 덕분에 배기가스가 줄어들었던 효과를 상쇄시킬수도 있음. 뿐만 아니라 리튬가격이 상승해 노트북과 휴대폰의 배터리, 그리고 제조과정에 리튬을 사용하는 유리와 도자기의 원가가 높아질 것임. 이처럼 원가가 상승하면 유리와 도자기 제조업체는 연료사용량과 유독물질 배출량이 더 많은 과거의 기술을 선택할 것임. 또 리튬은 균열을 방지하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이따금 도로와 활주로에 첨가되는데 가격이 상승하면 건설업자가 이보다 효과가 떨어지는 원료를 이용할 수도 있음.
- 오바마팀은 일찌기 GM과 크라이슬러를 무슨수를 써서라도 구제해야 한다고 결정을 내렸음. 두 회사가 파산한다면 경제전반에 파문이 일어나 공장이 문을 닫고 실업이 가중되며 사회복지비용이 상승할 것이라고 믿었음. 그들은 국가경제와 근로자들의 고용을 위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처럼 표현했지만, 정부가 거대기업에게 봉사하도록 만드는 것은 바로 월스트리트 구제금융에서도 나타났던 이 같은 기업 안전망 사고방식임
- 본질적으로 AIG의 업무는 세계금융이 붕괴할 경우 금융시스템을 보호하는 일이었음. 결국 이 회사는 그런 보험을 제공할 능력이 없는 것을 판명남. 어떤 민간기업도 그런 보험을 제공할 수 없을 것임. 이것이 신용부도스왑을 판매하는 AIG의 비즈니스가 신용사기인 한가지 이유임. 그래서 정부가 최종보험업자로써 개입한 것임. 그렇다고 현명하다고 일컬어지는 골드만삭스는 왜 AIG에 그토록 깊이 관여했을까? 정부와의 밀접한 관계를 생각하면 골드만삭스가 일이 잘못되면 긴급구제금융에 의존할 생각이었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이 적절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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