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트업에는 더 많은 퍼스트펭귄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들은 충분한 보상과 대가를 누려야 마땅하다. 그 러나 모두가 퍼스트펭귄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영리한 세컨드 펭 귄이 되어 위험을 낮추면서도 보상을 최대화할 수 있다.
이들은 평범한 펭귄과는 다르다. 첫 번째가 뛰어들 때까지 기다 릴 줄 아는 인내심과, 때가 오면 과감하게 뛰어드는 리스크 감수 능력 을 동시에 지녔다. 많은 사람이 스타트업에서 일하지만 세컨드 펭귄 이 되는 이는 소수다.
"로켓에 자리가 나면 어느 자리냐고 묻지 마라. 그냥 올라타라."
스타트업 커리어에 관한 조언 중 가장 유명한 것이 아닐까 싶다.
- 딜로이트컨설팅의 마이클 레이노어는 성공 가능성이 가장 큰 전략은 실패 확률 또한 가장 높다는 '전략의 역설'을 발견했다. 스타트업에 서야말로 성공 확률이 가장 낮은 과감한 전략이 역설적으로 성공 가 능성을 가장 높여 준다. 이는 평범한 사람들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 운 사실이다. 우리는 항상 과신은 위험하며 신중하게 행동하는 것이 미덕이라 배웠기 때문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창업자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공통점에 대해서도 말해 준다. 창업자들은 낙관을 가지고 생존 가능성이 낮은 절벽 꼭대기에 서서 신뢰의 도약을 하는 퍼스트펭귄이다.
- 또한 기업가형 인재는 창의력이 특별하게 뛰어나지는 않았다.
그 대신 이들은 탁월한 설득력이 있었다. 이들은 차분하고 지적인 태 도로 조직 관련 이슈를 이야기하고 가능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모르 는 것에 대해 솔직하게 인정하면서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확고한 태 도를 견지한다. 합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사람들을 설득하고 따르게 한다.
반면 퍼스트펭귄인 창업자의 필승 전략은 과단성이다. 특히 초 기 데스 밸리를 지나 다음 단계로 넘어간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생존 편향의 수혜자들이다. 이들이 내린 과감한 의사 결정과 전략적 결단 은 결과적으로 '옳은 것'이 되었고, 이것은 창업자들이 가진 긍정적 환 상을 더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로 인해 창업자의 비전을 추종 하는 멤버들과 조직 전반에 기분 좋은 낙관이 학습된다.
그래서 초기 스타트업에는 일종의 종교와도 같은 컬트 문화가 생성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화는 스타트업에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역경의 시기들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의 근원이 되어 준다. 예상치 못 한 어려움이 닥칠 때 오히려 조직을 하나로 똘똘 뭉치게 해 주고, 풀 기 힘든 문제를 만나면 밤새워 창의적인 해결책을 함께 도출하게 한 다. 때로 패배하더라도 신뢰하는 동료가 있기에 좀 더 쉽게 회복할 수 있다. 스타트업처럼 실패 가능성은 크지만 기댓값이 큰 시장에서는 이런 창업자의 긍정적 환상이 이기는 전략인 것이다.
결국 창업자는 비합리적인 과단성을 가지고 결과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그렇지만 바로 이들의 비합리성이 때로는 문제 가 되기도 한다. 마셜 골드스미스의 책 가운데 《당신을 여기까지 끌고 온 그것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해 주지는 않는다(What got you here won't get you there)>라는 책이 있다. 이 제목처럼 창업자를 생존과 성공 으로 이끌었던 긍정적 환상이 다음 단계로 넘어서는 데는 역으로 걸 림돌이 되기도 한다. 특히 스타트업 창업자는 매 성장 단계마다 맞닥 뜨리는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딜레마를 풀 수 있을까? 나는 창업자와 기업가형 인재의 균형과 협업이 이에 대한 해답이라 생각한다.
- 창업자가 스타트업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전략은 직관을 바탕으로 과감하게 베팅하는 것이다. 매켄지 컨설턴트였던 엘레나 보 텔로는 10년간 2000명의 CEO와 1만 7000명의 C-level을 대상으로 한 평가 데이터를 통해, 성공한 CEO가 반드시 옳은 결정만을 해 왔 던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냈다.15 오히려 성공한 CEO 일수록 '옳 은 의사 결정'보다는 '결단력 있는 의사 결정을 더 많이 했다는 사실 을 발견했다. 다른 사람들이 매번 옳은 결정을 내리고 싶어 하며 불안 해하는 반면에, 과단성 있는 CEO는 불확실성의 바다를 항해하면서 잘못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결정을 내린다.
결단력 있는 CEO들은 좋은 실적을 낼 확률이 12배나 높았다. 16 이들은 '이른 시기에, 빠르게, 확신을 갖고 결정을 내리는 것이 성공 의 열쇠'라고 스스로 평가했다. 혁신에는 속도와 결단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상대를 설득하는 일에 모든 힘을 쓰면 정작 기 업을 혁신할 힘은 남아 있지 않게 된다"라고 말했다.
- 직관은 많은 경험을 쌓은 전문가에게만 있는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인류의 생존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화된 시스템의 산물이 다. 프린스턴대학교의 심리학 교수 알렉스 토도로프는 인간이 낯선 사람과 만났을 때 얼마나 안전한지 재빨리 판단하게 된 생물학적 근 원을 탐구했다. 그는 우리가 낯선 사람의 얼굴을 흘끗 보고서 잠재적 으로 중요한 사실 두 가지를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말한다. 첫째는 상대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능력이고, 둘째는 상대가 가진 장점을 파악하는 능력이다. 예를 들면, 강인한 사각 턱에 자신감 넘치는 웃음 같은 특징을 통해서 말이다. 물론 이러한 빠른 판단이 언제나 진실은 아니지만, 낯선 사람을 빠르게 평가하는 능력은 생존에 큰 이점이 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직관은 어떻게 획득하게 되는 것일까? 심리학 자티머시 윌슨은 어떻게 비명시적 학습이 일어나는지 실험을 통해 보여 주었다. 실험 참가자는 네 개로 분할된 모니터를 보고 x가 나 타난 면에 해당하는 버튼을 누르라는 지시를 받았다. 사실 x는 네 개 가 아닌 12개의 보이지 않는 블록으로 나뉘어 있었고 복잡한 규칙에 따라 작동했다. 예를 들면 x는 같은 줄에 두 번 이상 나타나지 않았고, 세 번째 위치는 두 번째 위치에 따라 달라졌고, 네 번째 위치는 앞서 두 번의 시도에 따라 달라지는 등의 복잡한 규칙이다. 실험 참가자들 은 이 복잡한 규칙을 무의식 중에 학습해서 버튼을 누르는 속도와 정 확도가 서서히 올라갔다.
그러나 누구도 규칙을 말로 설명해 내지는 못했다. 이들이 규칙 을 습득했다는 증거는 연구원이 갑자기 기존 규칙을 바꾸니까 참가자 들의 실적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갑자기 자신들의 성적이 떨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 이유는 알지 못했다. 그들은 자신 들이 배운 규칙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다. 그 렇기 때문에 그들은 다른 이유를 찾았다. 갑자기 리듬을 잃었다거나' '화면에 나오는 불빛 때문에 방해받았다'는 등의 이유를 댔다. 즉, 직관은 이성적으로 단번에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판단에 중대한 영향 을 미치는 학습된 경험에서 나온다.
우리는 흔히 직관이 어떤 '감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 지만 직관적 판단은 속칭 '영장류의 뇌'인 전두엽의 전전두피질, 그중 에서도 콧대 뒤쪽에 있는 작은 영역인 복내측 전전두피질과 관련 있다.
동시에 직관은 완전히 이성만의 영역도 아니다. 우리는 흔히 감 정이 이성에 반한다고 생각하지만, 감정은 사고와 의사 결정에 필수 적인 요소다.
한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네 개의 카드 뭉치에서 하나를 선택하게 하는 실험을 했다. A와 B 카드 뭉치는 큰 이익과 손해를 보는 카드였고 계속 뽑다 보면 결국 손해를 보는 결과를 낳았다. C와 D는 작 은 이익과 손해를 보는 카드였고 계속 뽑다 보면 약간 이익을 보는 결 과를 낳았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의 피부에 전극을 부착해 특정 카드를 선택할 때 감정적 반응이 있는지를 체크했다. 참가자 대부분은 이내 A와 B 카드를 피하고, C와 D 카드를 뽑는 것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직관과 관련 있는 뇌 영역에 손상을 입은 사람들 은 A와 B 카드를 생각할 때 감정 반응이 없었고 상대적으로 나쁜 결 정을 반복적으로 내렸다.
즉, 직관은 우리를 감각적으로 불편하게 함으로써 무의식이 보내는 감정적 신호이자, 경험과 패턴 인식 능력을 바탕으로 신속하게 발휘되는 총체적인 판단과 의사 결정 과정이다.
- 창업자가 가진 의도적 직관은 '창의적 절망' 상황에서 고정 관념과 데이터를 뛰어넘는 통찰을 이끌어 낸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에서는 이런 창업자의 직관이 필수적이다. 모든 사람이 좋다고 말하는 시장은 역설적으로 전혀 좋은 시장이 아니다. 대다수 사람이 힘들고 불가 능하다고 말하는 시장 속에서 가능성을 발견하는 창업자의 직관이야 말로 시장의 판도를 가장 크게 변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것처럼 창업자의 직관은 결코 완벽하지 않 다. 경험과 전문성에 바탕을 둔 통찰은 신속하게 옳은 길로 인도하기 도 하지만, 규칙이 바뀌거나 혹은 무질서한 카오스 상태에서는 잘 작 동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시간이 흐름에 따라 창업자 개인의 탁월함 과 영민한 직관에는 오만이라는 녹이 서서히 퍼지게 된다.
스타트업에 필수적이지만 동시에 한계를 가진 창업자의 직관이 라는 딜레마를 풀기 위해서는 기업가형 인재의 합리성이 필요하다.
- 가리 카스파로프는 15년간 세계 체스 챔피언으로 군림하면서 체스 역사상 최장기 챔피언 기록을 세웠다. 그에 따르면 보통 선수들은 게임에 졌을 때 어떤 수가 왜 나빴는지를 분석하는 것으로 복기를 마 치는데 이것은 일차원적인 전략으로, 결과론적 사고를 극복하기에 충 분하지 않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그 수의 이면에 깔린 의사 결정 과 정이다. 다시 말해 자신이 특정 수를 놓는 의사 결정을 어떻게 했는지 분석해, 향후에 의사 결정 과정이나 수를 놓는 전략을 어떻게 개선해 야 할지 생각하는 것이다." 나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성공 적인 의사 결정'조차 그 이면에 깔린 의사 결정 과정을 냉정하게 평가 해서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기업가형 인재는 단번에 결정하지 말고 세부적인 정보들을 하나하나 살펴봐야 한다. 전문가의 직관은 기존 패턴에 기반하여 공통적인 맥 락을 찾는 데 있기 때문에, 직관만으로는 디테일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렵다. 이 사실은 고도로 훈련된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이 흉부 방사선 사진을 판독하는 순간 실시간으로 그들의 뇌를 촬영하면 서 드러났다.
패턴과 상징적 의미를 감지하는 뇌의 측두엽 영역에서는 활발한 활동이 감지된 반면, 세부적인 것들을 샅샅이 살피는 시각 피질의 활 동은 다소 둔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패턴 인식에 능한 전문가들은 관 련 없는 정보를 걸러 내고 경험에 의해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영역에 집중함으로써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동시에 세부 요소를 체계적으로 고려하는 능력은 떨어지기 때문에 패턴에 잘 맞아떨어지지 않는 경우 중요한 디테일을 놓칠 수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가형 인재는 창업자의 직관을 신뢰하면서도 이를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정보가 나타나면 조금씩 정 보를 수정함으로써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
- '감옥 실험'에 자원한 사람들은 유의미하게 높은 공격성, 권위주의, 권모술수주의, 자기 도취증, 사회 지배성을 보였으며, 유의미하게 낮은 기질적 연민과 이타주의를 보였다. '감옥'이라는 단어를 광고에 넣은 것만으로 특정 유형의 학생들을 모집하게 된 것이다.
권력은 권력을 갈망하는 자들을 갈망한다. 인도에서 진행된 한 연구에서는 공공 기관의 권력이 주는 이득이 분명한 곳에서 어떤 종 류의 사람들이 정부 관련 직업에 이끌리는지 조사했다. 인도의 벵갈루루에서는 정부 공무원이 되면 부정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수단이 특별히 많다.
두 경제학자가 학생 수백 명을 대상으로 작은 이득을 제공하는 실험을 했다. 학생들은 주사위를 42번 굴려서 높은 숫자가 나올수록 더 많은 현금을 받아 갈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결과를 직접 보고하 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학생들은 얼마든지 거짓 보고를 할 수 있었다. 실제 많은 시도를 한 만큼 통계적으로는 매우 가능성이 낮은 결과가 나왔는데, 6이 나온 횟수는 25%에 달한 반면, 1이 나온 횟수는 10% 에 불과했다. 몇몇 학생은 심지어 42번 연속으로 6이 나왔다고 주장 했다. 사실 실험 전에 학생들에게 희망하는 직업군을 물었는데, 이중 '거짓 보고를 했을 가능성이 큰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서 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한 비율이 더 높았다.
결국 가장 리더가 되면 안 되는 유형의 사람들은 리더의 핵심 역 할을 '권력 행사'라고 생각한다. 스타트업에서 흔히 수평적 조직 구조 를 많이 이야기하지만, 이것이 의사 결정자가 없거나 의사 결정의 책 임이 모두에게 공통하게 분배되어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동 시에 권위나 직급에 기반하여 특정 누군가가 의사 결정을 남발하고 권력을 행사한다는 의미는 더더욱 아니다. 양 극단이 답이 아닌 것은 분명하지만, 올바른 리더란 어떤 모습이며 좋은 리더십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답은 점점 모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러한 궁금증에 대해 단적으로 답하자면, 리더는 곧 책임지는 자다.
- 신임 리더들이 자신의 책임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책임'과 '잘못'을 혼동하기 때문이다. 영어 단어로 하면 fault와 responsibility의 차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한 잘 못이 리더에게 있다는 것이 아니라, 이 일을 해결할 책임이 리더에게 있다는 것이다. 조직의 문제를 리더가 책임지고 해결하려 하지 않으 면 해결할 수 있는 개인은 없다. 일어난 일에 대한 잘못이 아니라, 문 제 해결의 영향력을 가진 주체가 리더라는 의미로 책임에 대한 관점 을 바꿔야 한다.
- 리더가 책임을 져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조직의 문제는 언제나 구조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온전히 책임지지 못하는 리더는 문제의 원인을 개인에게서 찾는다. 역량이든 태도든 열정이든 문제는 언제나 그 개인에게 있다는 것이다.
냉정하게 생각하면 틀린 말은 아니다. 애초에 훌륭한 개인이었 으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의 원인을 개인 에게 돌리면 그 문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제 나름의 가치관과 성향 과 신념을 지닌 한 개인을 말 한마디로 일순간에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완벽한 개인이 없듯 완벽한 팀은 더더욱 없다. 결함이 있는 구성원을 데리고 최고의 성과를 내는 팀이 되도록 만드는 것, 이 것이 모든 리더가 해결해야 할 궁극의 문제다.
구조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기 시작하면 보이지 않던 문제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한 개인의 무능함과 열정 없음에서 눈을 돌리면, 그가 바쁜 일상 업무에 치이고, 하락하는 실적에 압박감을 느끼고, 상사의 평가와 피드백에 좌절하고, 타 부서의 업무 협조를 받는 데 위 축되고, 이러저러한 개인 사정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것이 보이기 시 작한다.
리더가 문제를 팀원 개인에게서 찾지 않고 '같은 문제'를 해결하 는 조력자로서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면, 그가 이야기하는 문제의 원 인들이 변명이 아니라 '설명'으로 들리기 시작하고, 그가 처한 상황에 대해 진심으로 '공감'하게 된다.
- 앞서 인도의 부패한 공무원 시스템 사례를 들면서 '가장 부패한 사람'이 공무원이 되고 싶어 할 가능성이 크다고 이야기했다. 이번에 는 또 다른 연구진이 공무원 체계가 깨끗하고 투명한 덴마크에서 비 슷한 실험을 했는데, 완전히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정직하게 점수 를 보고한 학생들은 공무원이 되겠다고 할 가능성이 훨씬 컸던 반면, '거짓 보고를 했을 가능성이 큰 학생들은 막대한 부를 쌓을 수 있는 다른 직업을 원한 것이다. 부패한 시스템은 부패한 사람을 끌어당겼고, 정직한 시스템은 정직한 학생들을 끌어당겼다.
우리 조직에서 리더가 되고 싶은 사람은 어떠한 사람들일까? 그 사람들이 우리 조직에서의 리더십을 말해 줄 것이다. 리더의 수준이 곧 조직의 수준이다. 우리 회사에는 인재가 없다고 푸념만 하지 말고, 왜 좋은 인재들이 리더가 되고 싶어 하지 않을까를 진지하게 고민하 며 상위 리더인 혹은 기업가형 인재인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 승리의 선순환
조지아주립대학교의 연구자들은 술집과 피자집 등에서 이탈리아와 브라질 축구 팀의 경기를 지켜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타액을 채취해 서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측정했다. 승부차기 끝에 브라질이 이탈리아 를 이기는 것으로 경기가 끝난 뒤에, 동일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테스 토스테론 수치를 측정했더니 브라질 팬들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평 균 28% 올라갔고, 이탈리아 팬들의 수치는 평균 27% 떨어졌다.
승리는 높은 테스토스테론 수치의 원인일 뿐만 아니라 반대로 높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승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케임브리지 연구자들은 런던 주식 중개인 17명의 투자 양상을 연구하면서, 아침 과 오후에 이들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측정했다. 이들의 수치는 제 각각이었는데, 놀랍게도 아침에 측정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이들의 수익률을 예측하는 신호라는 것이 밝혀졌다. 아침에 테스토스테론 수 치가 높은 중개인들이 그렇지 않은 중개인들에 비해 더 높은 수익을 올렸던 것이다. 이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모험적이고 전투적인 자세로 과감하게 투자해 상대적으로 더 큰 성과를 얻어 냈다.
또 다른 연구 팀인 마주어와 그의 동료들은 체스 클럽 회원 16명 을 대상으로 토너먼트 전후와 경기 중에 타액을 채취해서 테스토스테 론 수치를 측정하고 분석했다. 이 실험에서도 동일하게 승자들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매우 높을 뿐 아니라, 경기 전에 가장 높은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보였던 사람들이 더 높은 승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렇게 일시적으로 높아진 호르몬 수치가 지속적으로 뇌 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위스콘신대학교 매디슨 캠퍼스의 매튜 푹 스예거와 그의 동료들은 수컷 생쥐들을 싸움을 붙인 후, 뇌의 핵심 부 분에서 남성 호르몬 수용체(androgen receptor)가 얼마나 많이 발생하는 지 실험했다. 남성 호르몬 수용체는 테스토스테론을 받아들이는 세포 표면의 돌기로, 이 수용체가 많으면 많을수록 테스토스테론 분출이 뇌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진다. 즉, 싸움에서 이긴 경험은 테스토스테 론 수치를 증가시킬 뿐 아니라 남성 호르몬 수용체의 수를 증가시킴 으로써 뇌의 구조를 변화시킨다.
- 이러한 메커니즘을 통해 권력은 우리를 더 똑똑하게 만들고 집중력을 높여 주며 창의성을 증가시킨다고 이안 로버트슨 교수는 말 한다. 권력은 걱정을 덜 하게 하고 위험을 무릅쓰고 과감한 시도들을 하게 만듦으로써 승자가 될 확률을 한층 높여 준다. 그리고 승리는 더 높은 테스토스테론을 분출하게 할 뿐 아니라 남성 호르몬 수용체를 증가시켜 권력의 효과를 증대시킨다. 결국 권력은 승리를 부르고 승 리는 다시 권력을 낳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 자기 통제감과 성장 마인드셋을 갖춘 창업자는 마침내 권력을 올바로 다룰 수 있게 된다. 창업자는 권력으로 인해 더 집중력을 발휘 하고 창의적으로 생각하며, 위험을 무릅쓰고 과감하게 의사 결정을 내린다. 이러한 과감한 의사 결정은 더 많은 승리를 가져오고 이는 다 시 테스토스테론을 불러일으켜 또 다른 승리를 낳는다. 즉, 권력과 야 심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창업자가 권력을 부정적으로 인식한다면, 가뜩이나 고독 하고 힘겨운 왕관의 무게가 더욱 버겁게 느껴질 수 있다. 권력은 곧 영향력이다. 선한 의도를 가지고 권력을 올바르게 행사할 때 직원들 을 동기 부여하고 업무 리소스를 최적화하며 성장할 수 있는 업무 기 회를 제공할 수 있다. 또 고객들에게 훌륭한 서비스로 감동을 주고 자 사 제품으로 사람들의 일상을 더 풍요롭게 할 수 있다.
- 앞서 창업자의 자기 통제감과 성장 마인드셋이 권력을 올바르게 다루게 해 주고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고 했다. 이 두 가지 기둥과 함께 마지막으로 창업자를 지탱하는 기둥은 '의미'다. 궁극적 으로 일하는 목적이자 사명감에 가까운 감정이다.
이 시대의 창업자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기업을 세운 사람이 아니다. 경제학자 슘페터는 자본주의 시스템을 이끌어 가는 핵심 동 력이 기업가의 '창조적 파괴'라고 말했다. 창업자는 처음에는 단순히 재미있어 보여서, 혹은 돈과 성공이라는 '외부 동기'로 사업을 시작했 을지라도 결국 어느 순간 자신이 만들고 있는 것이 개인의 성공과 성 취를 훨씬 뛰어넘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 결국 아인슈타인은 높은 지능에도 불구하고 비합리적으로 행동한 것이 아니라, 바로 그 높은 지능 때문에 비합리적으로 행동했다.
버크셔해서웨이의 부회장인 찰리 멍거는 2007년 주주 총회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교수가 가르치는 내용 중 50% 이상이 헛소리입니다. 문제는 이들의 아이큐가 높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매우 똑똑한 사람이 매우 어리석게 행동한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파악했습니다."
기업가형 인재는 비상한 두뇌를 가질 필요가 없다. 좋은 기업가 형 인재의 자질은 지적 역량에 있지 않다. 자신의 맞음을 증명하는 데 만 사용한다면 뛰어난 두뇌와 언변은 오히려 회사에 해로울 수 있다.
- 인지 연구에 따르면 지능에는 유동지능(Fluid Intelligence)과 결정체적지능(Crystallized Intelligence)의 두 종류가 있다고 한다. 전자는 과거에 익힌 지식과 상관없이 새로운 문제들을 풀고 추론할 수 있는 능력으 로, 추상적인 패턴들을 알아보고 논리를 활용하여 귀납적이고 연역적 인 추론을 하는 능력이다. 반면 결정체적 지능은 각종 기술과 지식과 경험을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이다"
유동 지능은 작업 기억(working memory)과 관련이 깊다. 작업 기 억은 정보를 일시적으로 유지하며 학습하고 이해하고 판단하는 인지 적 과정을 수행하는 영역으로, 학업 예측도가 높다. 즉, 단기 암기력 및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능력과 관련이 깊어, 좀 거칠게 정의하면 타고난 '공부 머리'에 가깝다.
반면, 결정체적 지능은 명시적 기억(declarative memory)과 절차 기억(procedural memory)과 관련이 높은데, 이 두 기억은 훨씬 더 장기적이다. 오랜 기간 동안의 경험과 반복 학습을 통해 습득되었으며 명시적으로 불러낼 수 있는 기억이다.
유동 지능은 나이가 들수록 쇠퇴한다. 그렇기 때문에 유동 지능 의 쇠퇴를 막기 위해서 기존의 지식과 기술을 극대화해 줄 수 있는 일 과 목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반면, 결정체적 지능을 측정해 보면 중 년 이후까지도 그 능력이 올라간다.78
대부분의 일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려면 유동 지능과 결정체적 지능이 잘 조화되어야 한다. 수술이나 재무 분석 같은 일이 그 대표 적인 예다. 유동지능은 나이가 들면서 쇠퇴하지만, 업무 경험과 지식 또는 결정체적 지능이 그것을 상쇄해 주는 정도를 넘어 그 이상의 역 량을 발휘하므로 중년의 나이를 넘기면서 오히려 전체 성과는 더 좋 아진다. 물론 업무에 따라 유동지능과 결정체적 지능 간의 필요 균형 상태도 달라진다.
- 예를 들어 간 이식 수술은 간에 있는 수많은 미세한 혈관으로 인해 수술 중에 여기저기서 동시 다발적으로 출혈이 일어나는 까다로운 수술로 악명 높다. 미국 메이오클리닉에서는 간 이식 수술 시 유동 지능이 정점에 달해 눈과 손이 빠른 젊은 외과의와 결정체적 지능이 풍부해 의사 결정 및 진단 능력이 풍부한 나이 들고 노련한 외과의를 한 팀으로 배치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 판단했다.
기업가형 인재에게 필요한 것도 유동지능보다는 결정체적 지능 이다. 타고난 지능이나 새로운 지식의 습득력보다 중요한 것은 지식 과 경험을 종합하여 상황을 인식하고 의사 결정하는 능력이다. 이런 능력은 시간이 흐를수록 쇠퇴하기보다 오히려 더 노련해지고 탄탄해진다.
- 토론토대학교의 심리학 교수인 키스 스타노비치는 합리성에 매우 중요한 것이 지적 겸손함의 바탕이 되는 '적극적 열린 사고'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를 테스트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새로운 정보나 증거가 나오면 예전 믿음을 항상 다시 생각해 보는가?
*할 일을 정하기 전에 여러 유형의 증거를 모으는가?
놀랍게도 스타노비치는 이런 질문에 대한 참가자의 대답이 전반적인 합리성을 예측하는 척도로서 일반 지능보다 훨씬 낫다는 것을 발견했다.
- 이 외에도 심리학자들은 일부러 시간을 내어 '반대 관점을 고려'한다면 논리적 사고를 할 때 앵커링, 과신 등의 편향 같은 다양한 실 수를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한 기사에서 자신이 같이 일하고자하는 '똑똑한 사람'의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가장 똑똑한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이해를 수정한다. 그들은 이미 해결했던 문제에 대해서도 다시 고려해 본다. 그들은 기존 사고에 대항하는 새로운 관점, 정보, 생각, 모순, 도전 등에 대해 열려 있다. 자신의 예전 생각이 잘못되었다면 언제든 바꾼다."
그 기사는 다음과 같은 글로 마무리된다. "상대가 진짜 똑똑한지, 아니면 허풍선이인지 구별하는 질문이 있다. 그것은 상대가 가장 최 근에 기존 의견을 바꾼 것이 언제인지 확인하는 것이다. 상대가 자신 이 틀렸음을 인정한 적이 별로 없다면 그 사람은 진짜 똑똑한 사람이 아님에 틀림없다."
결국 기업가형 인재의 합리성이란 자신의 합리가 틀렸다는 것을 아는 지적 겸손함과, 자신이 편향되었음을 인정하는 균형 잡힌 관점, 그리고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모르고 있다는 것을 아는 자기 인식 에서 나온다.
- 워런 버핏은 모교인 네브래스카주립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주고 싶은 조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아침마다 출근하고 싶어서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게 되는 직업을 찾아야 합니다. 누구나 졸업 후 곧바로 이런 직업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당장은 생계를 유지해야 하니까요. 그러나 아무 직업 에나 만족해서는 안 됩니다. 그 회사가 감동을 주지 못하고 회사에 존 경할 만한 사람이 없다면 생계 문제가 해결되는 즉시 평생 직업을 찾아 떠나야 합니다. 아직 찾지 못했더라도 어딘가에는 그런 직업이 있 습니다."
- 경남 소재의 거창고등학교에는 직업 선택 10계명이 있다.
1.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2.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3.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4. 모든 것이 갖추어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5. 앞을 다투어 모여드는 곳은 절대 가지 마라. 아무도 가지 않는 곳으로 가라.
6.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7. 사회적 존경 같은 건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8. 한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9. 부모나 아내, 약혼자가 결사반대를 하는 곳이면 틀림없다. 의심치 말고 가라.
10.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
- 창업자의 역할을 보완하는 기업가형 인재의 역할은 반대로 '틀리지 않는 일'이다. 기댓값이 아무리 크더라도 5%에 걸면 안 된다. 95%의 확률로 틀리기 때문이다. 가장 합리적인 의사 결정자가 살아 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의사 결정자가 가장 합리적인 것이다. 그 리고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옳은 의사 결정을 많이 하 려고 하기보다는, 틀린 의사 결정을 최소화해야 한다.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높은 스타트업 현장에서 창업자가 자신의 철학과 신념과 스타일대로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해서 결단력 있는 의 사 결정을 한다면, 기업가형 인재는 창업자의 의사 결정을 데이터로 검증하고, 효율적인 조직 구조와 업무 프로세스를 만들고, 느리고 비 효율적인 의사 결정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인재들을 육성하고 권한을 위임하며, 급변하는 고객과 시장의 니즈에 맞춰 제품과 서비스를 개선하고, 재무적 리스크를 고려하여 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 다. 이것이 창업자와 기업가형 인재의 균형이며, 창업자의 약점을 보 완하고 창업자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업가형 인재의 일이다.
-경영학자 짐 콜린스는 성공하는 기업의 원칙으로 "총 먼저 쏘고 대포 나중에 쏘기"라는 행동 지침을 제시한다. 자원이 많이 드는 과감한 시도를 하기 전에 적은 자원으로 가설을 검증해 보는 '저렴한 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서 불확실성이 높은 스타트업에서는 과감한 시도를 하는 것이 창업자의 이기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창업자의 이러한 과감하지만 동 시에 실패 확률도 높은 시도를, 테스트해 볼 수 있는 프로젝트로 만들 어 작게 시도하고 검증하고 개선해 나가는 것은 기업가형 인재의 필수 역할이다.
- 암묵적인 사회적 압박과 타인의 평가로 인해, 자신이 가진 역량보다 스스로 더 낮게 평가하는 현상은 최근 몇 년간 '가면 증후군' 혹은 '임 포스터 신드롬(Imposter syndrome)'이라는 용어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임포스터는 '사기꾼'이라는 뜻인데, 자신이 사실은 남들이 생각하는 만큼 뛰어나지 않아 주변 사람을 속이고 있는 것 같다는 불안 심리다. 초기 연구에서는 성취 수준이 높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들에 게서 이 신드롬이 주로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했다. 110 여성들은 정당 한 노력을 통해 성취를 이뤘음에도 자신을 '사기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후로는 임포스터 신드롬이 남성에게도 나타난다는 것이 밝 혀졌다.
- 다시 한번 말하면, 리더는 권력이 아니라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다. 우리는 특정 포지션에 있지 않아도 이미 영향력을 행 사하고 있는 리더들을 만난다. 회의를 하면 어젠다를 명확히 정리하 고, 핵심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주제를 이끌고, 적절한 타이밍에 필요 한 질문을 던지며, 충분히 논의가 진행되었다고 생각하면 의사 결정 을 이끄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들은 자연히 이 사람을 신뢰하게 되고 그의 주장과 의사 결정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바로 이것이 '영향력'이다. 대기업처럼 '위계'를 부여해서 강제적 영향력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리더가 되는 것이다. 당신이 연차가 몇 년이건 나이가 얼마건 상관없다. 주변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한다면 당신은 이미 리더다.
- 앞서 리더십 포지션을 부여하려고 했으나 스스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 거절했던 '임포스터'의 사례를 들면서, 이분의 문제는 자신감 부족이 아니라 '왜곡된 리더의 개념 때문이라고 했다. 즉, 리더의 역 할에 대한 상호 이해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리더란 더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열위에 있는 사람에게 명령하는 역할이 아니다. 오히려 상위 리더가 될수록 업무 영역과 범위가 넓어지면서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가 많아지게 된다. 퍼포먼스 마케 팅을 하다가, CRM을 포함한 데이터 마케팅 팀 리더가 되고 이후 브 랜딩까지 포괄한 마케팅 리더가 되는 경우를 생각해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심지어 스타트업에서는 완전히 다른 직군의 리더가 되기도 한다.
- 결국 하나의 절대적인 지표는 없다. 이런 관점에서 스타트업에서 흔히 말하는 북극성 지표(North Star Metric)는 과대평가되었다고 생 각한다. 시기에 따라 최우선시되는 가장 핵심적인 지표는 있겠지만 기업을 이끄는 단 하나의 지표는 환상이다. 독일의 화학자 리비히가 주창한 '최소량의 법칙'이 있다. 그것은 '필수 영양소 중 성장을 좌우 하는 것은 넘치는 요소가 아니라 가장 부족한 요소'라는 것이다. 스타 트업에서 지표관리란 마치 물이 줄줄 새고 있는 통을 하나씩 때워가 면서 수위를 점점 높여 가는 과정과 유사하다.
한 측면을 때워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그다음 문제가 기다렸다 는 듯이 등장한다. 예전에 한 번 잡았던 구매 전환율이, 신규 고객 유 치가 다시 문제가 된다. 이런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면 하늘 어딘가에 있는 북극성을 찾아 헤매다 정작 땅에 떨어진 보석은 놓치게 된다.
- 최근 스타트업이 데이터를 활용하는 모습을 보면, 기본적으로 적재하고 활용 가능한 데이터의 범위와 종류와 양이 엄청나게 증가했다. 기존 SQL 기반의 데이터베이스로는 감당하기 힘든 양을 아마존 AWS의 S3 스토리지에 모두 올려서, 연관 서비스(EMR-presto, Spark, Kinetics, MSK 등)를 붙여서 데이터를 손쉽게 적재, 처리 및 가공한다. 이러한 퍼스트 데이터뿐만 아니라 마케팅 데이터와 같은 서드 파티(3rd party) 데이터까지 자사 DB에 적재하여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유저 어트리뷰션 데이터(attribution data)뿐만 아니라, 앱에 심은 로그 데이터, 구매 데이터가 다 SQL 기반으로 통합해서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제 데이터 파이프라인 구축은 초고도화에 이르렀다. 이것을 어떻게 활용해서 어떤 인사이트를 얻고 어떻게 비즈니스 임팩트를 내 는가의 싸움인 것 같다.
- 미 국가 안보 전문가 그레고리 트레버튼은 퍼즐과 미스터리를 다음과 같이 구분했다.
"오사마 빈 라덴의 행방은 퍼즐이다. 우리는 충분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그를 찾지 못하고 있다. 퍼즐을 푸는 열쇠는 아마도 빈 라덴의 측근에게서 나올 것이다. 반면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린 후 이라 크에서 일어날 일은 미스터리다. 미스터리에는 사실에 입각한 단순한 해답이 없다. 미스터리를 풀려면 불확실한 정보를 판단하고 평가해야 한다. 이때는 정보가 적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너무 많아서 어려움을 겪는다. "
작가 맬컴 글래드웰은 퍼즐을 풀지 못하는 원인은 간단하다고 말한다. 바로 정보를 감추고 있는 사람 때문이다. 그러나 해결되지 않 은 미스터리의 원인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렵다. 정보가 잘못되었을 수 도 있고 정보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했을 수도 있으며 질문 자체가 틀 렸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 맥도날드는 직영점 중심의 스타벅스와 달리 가맹점 위주로 매장을 운영하면서 점주에게 로열티를 받는다. 특이한 점은 출점 시 맥도 날드가 매입한 건물에 가맹점을 입주시켜 로열티뿐만 아니라 매월 임 대료도 함께 받는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맥도날드는 사내에 '부동산 팀'이 있어 유동 인구나 상권과 같은 입지 분석을 철저히 해 검증된 곳의 부동산만 구매한다. 이렇게 매입한 부동산은 맥도날드 입점 후 유동 인구 증가로 추가적으로 가치가 상승하게 된다.
맥도날드는 2021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매장이 약 4만 개가 있 는데 이 중 93%가 프랜차이즈다. 이 프랜차이즈 관련 매출 중 로열티 매출은 36%에 불과하지만, 임대료를 통한 매출은 64%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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