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드 펭귄

경영 2024. 6. 23. 09:25

- 스타트업에는 더 많은 퍼스트펭귄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들은 충분한 보상과 대가를 누려야 마땅하다. 그 러나 모두가 퍼스트펭귄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영리한 세컨드 펭 귄이 되어 위험을 낮추면서도 보상을 최대화할 수 있다.
이들은 평범한 펭귄과는 다르다. 첫 번째가 뛰어들 때까지 기다 릴 줄 아는 인내심과, 때가 오면 과감하게 뛰어드는 리스크 감수 능력 을 동시에 지녔다. 많은 사람이 스타트업에서 일하지만 세컨드 펭귄 이 되는 이는 소수다.
"로켓에 자리가 나면 어느 자리냐고 묻지 마라. 그냥 올라타라."
스타트업 커리어에 관한 조언 중 가장 유명한 것이 아닐까 싶다.
- 딜로이트컨설팅의 마이클 레이노어는 성공 가능성이 가장 큰 전략은 실패 확률 또한 가장 높다는 '전략의 역설'을 발견했다. 스타트업에 서야말로 성공 확률이 가장 낮은 과감한 전략이 역설적으로 성공 가 능성을 가장 높여 준다. 이는 평범한 사람들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 운 사실이다. 우리는 항상 과신은 위험하며 신중하게 행동하는 것이 미덕이라 배웠기 때문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창업자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공통점에 대해서도 말해 준다. 창업자들은 낙관을 가지고 생존 가능성이 낮은 절벽 꼭대기에 서서 신뢰의 도약을 하는 퍼스트펭귄이다.
- 또한 기업가형 인재는 창의력이 특별하게 뛰어나지는 않았다.
그 대신 이들은 탁월한 설득력이 있었다. 이들은 차분하고 지적인 태 도로 조직 관련 이슈를 이야기하고 가능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모르 는 것에 대해 솔직하게 인정하면서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확고한 태 도를 견지한다. 합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사람들을 설득하고 따르게 한다.
반면 퍼스트펭귄인 창업자의 필승 전략은 과단성이다. 특히 초 기 데스 밸리를 지나 다음 단계로 넘어간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생존 편향의 수혜자들이다. 이들이 내린 과감한 의사 결정과 전략적 결단 은 결과적으로 '옳은 것'이 되었고, 이것은 창업자들이 가진 긍정적 환 상을 더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로 인해 창업자의 비전을 추종 하는 멤버들과 조직 전반에 기분 좋은 낙관이 학습된다.
그래서 초기 스타트업에는 일종의 종교와도 같은 컬트 문화가 생성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화는 스타트업에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역경의 시기들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의 근원이 되어 준다. 예상치 못 한 어려움이 닥칠 때 오히려 조직을 하나로 똘똘 뭉치게 해 주고, 풀 기 힘든 문제를 만나면 밤새워 창의적인 해결책을 함께 도출하게 한 다. 때로 패배하더라도 신뢰하는 동료가 있기에 좀 더 쉽게 회복할 수 있다. 스타트업처럼 실패 가능성은 크지만 기댓값이 큰 시장에서는 이런 창업자의 긍정적 환상이 이기는 전략인 것이다.
결국 창업자는 비합리적인 과단성을 가지고 결과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그렇지만 바로 이들의 비합리성이 때로는 문제 가 되기도 한다. 마셜 골드스미스의 책 가운데 《당신을 여기까지 끌고 온 그것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해 주지는 않는다(What got you here won't get you there)>라는 책이 있다. 이 제목처럼 창업자를 생존과 성공 으로 이끌었던 긍정적 환상이 다음 단계로 넘어서는 데는 역으로 걸 림돌이 되기도 한다. 특히 스타트업 창업자는 매 성장 단계마다 맞닥 뜨리는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딜레마를 풀 수 있을까? 나는 창업자와 기업가형 인재의 균형과 협업이 이에 대한 해답이라 생각한다.
- 창업자가 스타트업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전략은 직관을 바탕으로 과감하게 베팅하는 것이다. 매켄지 컨설턴트였던 엘레나 보 텔로는 10년간 2000명의 CEO와 1만 7000명의 C-level을 대상으로 한 평가 데이터를 통해, 성공한 CEO가 반드시 옳은 결정만을 해 왔 던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냈다.15 오히려 성공한 CEO 일수록 '옳 은 의사 결정'보다는 '결단력 있는 의사 결정을 더 많이 했다는 사실 을 발견했다. 다른 사람들이 매번 옳은 결정을 내리고 싶어 하며 불안 해하는 반면에, 과단성 있는 CEO는 불확실성의 바다를 항해하면서 잘못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결정을 내린다.
결단력 있는 CEO들은 좋은 실적을 낼 확률이 12배나 높았다. 16 이들은 '이른 시기에, 빠르게, 확신을 갖고 결정을 내리는 것이 성공 의 열쇠'라고 스스로 평가했다. 혁신에는 속도와 결단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상대를 설득하는 일에 모든 힘을 쓰면 정작 기 업을 혁신할 힘은 남아 있지 않게 된다"라고 말했다.

- 직관은 많은 경험을 쌓은 전문가에게만 있는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인류의 생존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화된 시스템의 산물이 다. 프린스턴대학교의 심리학 교수 알렉스 토도로프는 인간이 낯선 사람과 만났을 때 얼마나 안전한지 재빨리 판단하게 된 생물학적 근 원을 탐구했다. 그는 우리가 낯선 사람의 얼굴을 흘끗 보고서 잠재적 으로 중요한 사실 두 가지를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말한다. 첫째는 상대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능력이고, 둘째는 상대가 가진 장점을 파악하는 능력이다. 예를 들면, 강인한 사각 턱에 자신감 넘치는 웃음 같은 특징을 통해서 말이다. 물론 이러한 빠른 판단이 언제나 진실은 아니지만, 낯선 사람을 빠르게 평가하는 능력은 생존에 큰 이점이 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직관은 어떻게 획득하게 되는 것일까? 심리학 자티머시 윌슨은 어떻게 비명시적 학습이 일어나는지 실험을 통해 보여 주었다.  실험 참가자는 네 개로 분할된 모니터를 보고 x가 나 타난 면에 해당하는 버튼을 누르라는 지시를 받았다. 사실 x는 네 개 가 아닌 12개의 보이지 않는 블록으로 나뉘어 있었고 복잡한 규칙에 따라 작동했다. 예를 들면 x는 같은 줄에 두 번 이상 나타나지 않았고, 세 번째 위치는 두 번째 위치에 따라 달라졌고, 네 번째 위치는 앞서 두 번의 시도에 따라 달라지는 등의 복잡한 규칙이다. 실험 참가자들 은 이 복잡한 규칙을 무의식 중에 학습해서 버튼을 누르는 속도와 정 확도가 서서히 올라갔다.
그러나 누구도 규칙을 말로 설명해 내지는 못했다. 이들이 규칙 을 습득했다는 증거는 연구원이 갑자기 기존 규칙을 바꾸니까 참가자 들의 실적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갑자기 자신들의 성적이 떨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 이유는 알지 못했다. 그들은 자신 들이 배운 규칙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다. 그 렇기 때문에 그들은 다른 이유를 찾았다. 갑자기 리듬을 잃었다거나' '화면에 나오는 불빛 때문에 방해받았다'는 등의 이유를 댔다. 즉, 직관은 이성적으로 단번에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판단에 중대한 영향 을 미치는 학습된 경험에서 나온다.
우리는 흔히 직관이 어떤 '감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 지만 직관적 판단은 속칭 '영장류의 뇌'인 전두엽의 전전두피질, 그중 에서도 콧대 뒤쪽에 있는 작은 영역인 복내측 전전두피질과 관련 있다. 
동시에 직관은 완전히 이성만의 영역도 아니다. 우리는 흔히 감 정이 이성에 반한다고 생각하지만, 감정은 사고와 의사 결정에 필수 적인 요소다.
한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네 개의 카드 뭉치에서 하나를 선택하게 하는 실험을 했다. A와 B 카드 뭉치는 큰 이익과 손해를 보는 카드였고 계속 뽑다 보면 결국 손해를 보는 결과를 낳았다. C와 D는 작 은 이익과 손해를 보는 카드였고 계속 뽑다 보면 약간 이익을 보는 결 과를 낳았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의 피부에 전극을 부착해 특정 카드를 선택할 때 감정적 반응이 있는지를 체크했다. 참가자 대부분은 이내 A와 B 카드를 피하고, C와 D 카드를 뽑는 것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직관과 관련 있는 뇌 영역에 손상을 입은 사람들 은 A와 B 카드를 생각할 때 감정 반응이 없었고 상대적으로 나쁜 결 정을 반복적으로 내렸다.
즉, 직관은 우리를 감각적으로 불편하게 함으로써 무의식이 보내는 감정적 신호이자, 경험과 패턴 인식 능력을 바탕으로 신속하게 발휘되는 총체적인 판단과 의사 결정 과정이다.
- 창업자가 가진 의도적 직관은 '창의적 절망' 상황에서 고정 관념과 데이터를 뛰어넘는 통찰을 이끌어 낸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에서는 이런 창업자의 직관이 필수적이다. 모든 사람이 좋다고 말하는 시장은 역설적으로 전혀 좋은 시장이 아니다. 대다수 사람이 힘들고 불가 능하다고 말하는 시장 속에서 가능성을 발견하는 창업자의 직관이야 말로 시장의 판도를 가장 크게 변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것처럼 창업자의 직관은 결코 완벽하지 않 다. 경험과 전문성에 바탕을 둔 통찰은 신속하게 옳은 길로 인도하기 도 하지만, 규칙이 바뀌거나 혹은 무질서한 카오스 상태에서는 잘 작 동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시간이 흐름에 따라 창업자 개인의 탁월함 과 영민한 직관에는 오만이라는 녹이 서서히 퍼지게 된다.
스타트업에 필수적이지만 동시에 한계를 가진 창업자의 직관이 라는 딜레마를 풀기 위해서는 기업가형 인재의 합리성이 필요하다.
- 가리 카스파로프는 15년간 세계 체스 챔피언으로 군림하면서 체스 역사상 최장기 챔피언 기록을 세웠다. 그에 따르면 보통 선수들은 게임에 졌을 때 어떤 수가 왜 나빴는지를 분석하는 것으로 복기를 마 치는데 이것은 일차원적인 전략으로, 결과론적 사고를 극복하기에 충 분하지 않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그 수의 이면에 깔린 의사 결정 과 정이다. 다시 말해 자신이 특정 수를 놓는 의사 결정을 어떻게 했는지 분석해, 향후에 의사 결정 과정이나 수를 놓는 전략을 어떻게 개선해 야 할지 생각하는 것이다." 나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성공 적인 의사 결정'조차 그 이면에 깔린 의사 결정 과정을 냉정하게 평가 해서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기업가형 인재는 단번에 결정하지 말고 세부적인 정보들을 하나하나 살펴봐야 한다. 전문가의 직관은 기존 패턴에 기반하여 공통적인 맥 락을 찾는 데 있기 때문에, 직관만으로는 디테일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렵다. 이 사실은 고도로 훈련된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이 흉부 방사선 사진을 판독하는 순간 실시간으로 그들의 뇌를 촬영하면 서 드러났다.
패턴과 상징적 의미를 감지하는 뇌의 측두엽 영역에서는 활발한 활동이 감지된 반면, 세부적인 것들을 샅샅이 살피는 시각 피질의 활 동은 다소 둔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패턴 인식에 능한 전문가들은 관 련 없는 정보를 걸러 내고 경험에 의해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영역에 집중함으로써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동시에 세부 요소를 체계적으로 고려하는 능력은 떨어지기 때문에 패턴에 잘 맞아떨어지지 않는 경우 중요한 디테일을 놓칠 수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가형 인재는 창업자의 직관을 신뢰하면서도 이를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정보가 나타나면 조금씩 정 보를 수정함으로써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

- '감옥 실험'에 자원한 사람들은 유의미하게 높은 공격성, 권위주의, 권모술수주의, 자기 도취증, 사회 지배성을 보였으며, 유의미하게 낮은 기질적 연민과 이타주의를 보였다. '감옥'이라는 단어를 광고에 넣은 것만으로 특정 유형의 학생들을 모집하게 된 것이다.
권력은 권력을 갈망하는 자들을 갈망한다. 인도에서 진행된 한 연구에서는 공공 기관의 권력이 주는 이득이 분명한 곳에서 어떤 종 류의 사람들이 정부 관련 직업에 이끌리는지 조사했다. 인도의 벵갈루루에서는 정부 공무원이 되면 부정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수단이 특별히 많다.
두 경제학자가 학생 수백 명을 대상으로 작은 이득을 제공하는 실험을 했다. 학생들은 주사위를 42번 굴려서 높은 숫자가 나올수록 더 많은 현금을 받아 갈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결과를 직접 보고하 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학생들은 얼마든지 거짓 보고를 할 수 있었다. 실제 많은 시도를 한 만큼 통계적으로는 매우 가능성이 낮은 결과가 나왔는데, 6이 나온 횟수는 25%에 달한 반면, 1이 나온 횟수는 10% 에 불과했다. 몇몇 학생은 심지어 42번 연속으로 6이 나왔다고 주장 했다. 사실 실험 전에 학생들에게 희망하는 직업군을 물었는데, 이중 '거짓 보고를 했을 가능성이 큰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서 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한 비율이 더 높았다.
결국 가장 리더가 되면 안 되는 유형의 사람들은 리더의 핵심 역 할을 '권력 행사'라고 생각한다. 스타트업에서 흔히 수평적 조직 구조 를 많이 이야기하지만, 이것이 의사 결정자가 없거나 의사 결정의 책 임이 모두에게 공통하게 분배되어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동 시에 권위나 직급에 기반하여 특정 누군가가 의사 결정을 남발하고 권력을 행사한다는 의미는 더더욱 아니다. 양 극단이 답이 아닌 것은 분명하지만, 올바른 리더란 어떤 모습이며 좋은 리더십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답은 점점 모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러한 궁금증에 대해 단적으로 답하자면, 리더는 곧 책임지는 자다.

- 신임 리더들이 자신의 책임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책임'과 '잘못'을 혼동하기 때문이다. 영어 단어로 하면 fault와 responsibility의 차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한 잘 못이 리더에게 있다는 것이 아니라, 이 일을 해결할 책임이 리더에게 있다는 것이다. 조직의 문제를 리더가 책임지고 해결하려 하지 않으 면 해결할 수 있는 개인은 없다. 일어난 일에 대한 잘못이 아니라, 문 제 해결의 영향력을 가진 주체가 리더라는 의미로 책임에 대한 관점 을 바꿔야 한다.
- 리더가 책임을 져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조직의 문제는 언제나 구조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온전히 책임지지 못하는 리더는 문제의 원인을 개인에게서 찾는다. 역량이든 태도든 열정이든 문제는 언제나 그 개인에게 있다는 것이다.
냉정하게 생각하면 틀린 말은 아니다. 애초에 훌륭한 개인이었 으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의 원인을 개인 에게 돌리면 그 문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제 나름의 가치관과 성향 과 신념을 지닌 한 개인을 말 한마디로 일순간에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완벽한 개인이 없듯 완벽한 팀은 더더욱 없다. 결함이 있는 구성원을 데리고 최고의 성과를 내는 팀이 되도록 만드는 것, 이 것이 모든 리더가 해결해야 할 궁극의 문제다.
구조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기 시작하면 보이지 않던 문제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한 개인의 무능함과 열정 없음에서 눈을 돌리면, 그가 바쁜 일상 업무에 치이고, 하락하는 실적에 압박감을 느끼고, 상사의 평가와 피드백에 좌절하고, 타 부서의 업무 협조를 받는 데 위 축되고, 이러저러한 개인 사정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것이 보이기 시 작한다.
리더가 문제를 팀원 개인에게서 찾지 않고 '같은 문제'를 해결하 는 조력자로서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면, 그가 이야기하는 문제의 원 인들이 변명이 아니라 '설명'으로 들리기 시작하고, 그가 처한 상황에 대해 진심으로 '공감'하게 된다. 
- 앞서 인도의 부패한 공무원 시스템 사례를 들면서 '가장 부패한 사람'이 공무원이 되고 싶어 할 가능성이 크다고 이야기했다. 이번에 는 또 다른 연구진이 공무원 체계가 깨끗하고 투명한 덴마크에서 비 슷한 실험을 했는데, 완전히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정직하게 점수 를 보고한 학생들은 공무원이 되겠다고 할 가능성이 훨씬 컸던 반면, '거짓 보고를 했을 가능성이 큰 학생들은 막대한 부를 쌓을 수 있는 다른 직업을 원한 것이다. 부패한 시스템은 부패한 사람을 끌어당겼고, 정직한 시스템은 정직한 학생들을 끌어당겼다.
우리 조직에서 리더가 되고 싶은 사람은 어떠한 사람들일까? 그 사람들이 우리 조직에서의 리더십을 말해 줄 것이다. 리더의 수준이 곧 조직의 수준이다. 우리 회사에는 인재가 없다고 푸념만 하지 말고, 왜 좋은 인재들이 리더가 되고 싶어 하지 않을까를 진지하게 고민하 며 상위 리더인 혹은 기업가형 인재인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 승리의 선순환
조지아주립대학교의 연구자들은 술집과 피자집 등에서 이탈리아와 브라질 축구 팀의 경기를 지켜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타액을 채취해 서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측정했다. 승부차기 끝에 브라질이 이탈리아 를 이기는 것으로 경기가 끝난 뒤에, 동일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테스 토스테론 수치를 측정했더니 브라질 팬들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평 균 28% 올라갔고, 이탈리아 팬들의 수치는 평균 27% 떨어졌다.
승리는 높은 테스토스테론 수치의 원인일 뿐만 아니라 반대로 높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승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케임브리지 연구자들은 런던 주식 중개인 17명의 투자 양상을 연구하면서, 아침 과 오후에 이들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측정했다. 이들의 수치는 제 각각이었는데, 놀랍게도 아침에 측정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이들의 수익률을 예측하는 신호라는 것이 밝혀졌다. 아침에 테스토스테론 수 치가 높은 중개인들이 그렇지 않은 중개인들에 비해 더 높은 수익을 올렸던 것이다. 이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모험적이고 전투적인 자세로 과감하게 투자해 상대적으로 더 큰 성과를 얻어 냈다.
또 다른 연구 팀인 마주어와 그의 동료들은 체스 클럽 회원 16명 을 대상으로 토너먼트 전후와 경기 중에 타액을 채취해서 테스토스테 론 수치를 측정하고 분석했다. 이 실험에서도 동일하게 승자들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매우 높을 뿐 아니라, 경기 전에 가장 높은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보였던 사람들이 더 높은 승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렇게 일시적으로 높아진 호르몬 수치가 지속적으로 뇌 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위스콘신대학교 매디슨 캠퍼스의 매튜 푹 스예거와 그의 동료들은 수컷 생쥐들을 싸움을 붙인 후, 뇌의 핵심 부 분에서 남성 호르몬 수용체(androgen receptor)가 얼마나 많이 발생하는 지 실험했다. 남성 호르몬 수용체는 테스토스테론을 받아들이는 세포 표면의 돌기로, 이 수용체가 많으면 많을수록 테스토스테론 분출이 뇌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진다. 즉, 싸움에서 이긴 경험은 테스토스테 론 수치를 증가시킬 뿐 아니라 남성 호르몬 수용체의 수를 증가시킴 으로써 뇌의 구조를 변화시킨다.
- 이러한 메커니즘을 통해 권력은 우리를 더 똑똑하게 만들고 집중력을 높여 주며 창의성을 증가시킨다고 이안 로버트슨 교수는 말 한다. 권력은 걱정을 덜 하게 하고 위험을 무릅쓰고 과감한 시도들을 하게 만듦으로써 승자가 될 확률을 한층 높여 준다. 그리고 승리는 더 높은 테스토스테론을 분출하게 할 뿐 아니라 남성 호르몬 수용체를 증가시켜 권력의 효과를 증대시킨다. 결국 권력은 승리를 부르고 승 리는 다시 권력을 낳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 자기 통제감과 성장 마인드셋을 갖춘 창업자는 마침내 권력을 올바로 다룰 수 있게 된다. 창업자는 권력으로 인해 더 집중력을 발휘 하고 창의적으로 생각하며, 위험을 무릅쓰고 과감하게 의사 결정을 내린다. 이러한 과감한 의사 결정은 더 많은 승리를 가져오고 이는 다 시 테스토스테론을 불러일으켜 또 다른 승리를 낳는다. 즉, 권력과 야 심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창업자가 권력을 부정적으로 인식한다면, 가뜩이나 고독 하고 힘겨운 왕관의 무게가 더욱 버겁게 느껴질 수 있다. 권력은 곧 영향력이다. 선한 의도를 가지고 권력을 올바르게 행사할 때 직원들 을 동기 부여하고 업무 리소스를 최적화하며 성장할 수 있는 업무 기 회를 제공할 수 있다. 또 고객들에게 훌륭한 서비스로 감동을 주고 자 사 제품으로 사람들의 일상을 더 풍요롭게 할 수 있다.
- 앞서 창업자의 자기 통제감과 성장 마인드셋이 권력을 올바르게 다루게 해 주고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고 했다. 이 두 가지 기둥과 함께 마지막으로 창업자를 지탱하는 기둥은 '의미'다. 궁극적 으로 일하는 목적이자 사명감에 가까운 감정이다.
이 시대의 창업자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기업을 세운 사람이 아니다. 경제학자 슘페터는 자본주의 시스템을 이끌어 가는 핵심 동 력이 기업가의 '창조적 파괴'라고 말했다. 창업자는 처음에는 단순히 재미있어 보여서, 혹은 돈과 성공이라는 '외부 동기'로 사업을 시작했 을지라도 결국 어느 순간 자신이 만들고 있는 것이 개인의 성공과 성 취를 훨씬 뛰어넘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 결국 아인슈타인은 높은 지능에도 불구하고 비합리적으로 행동한 것이 아니라, 바로 그 높은 지능 때문에 비합리적으로 행동했다.
버크셔해서웨이의 부회장인 찰리 멍거는 2007년 주주 총회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교수가 가르치는 내용 중 50% 이상이 헛소리입니다. 문제는 이들의 아이큐가 높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매우 똑똑한 사람이 매우 어리석게 행동한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파악했습니다."
기업가형 인재는 비상한 두뇌를 가질 필요가 없다. 좋은 기업가 형 인재의 자질은 지적 역량에 있지 않다. 자신의 맞음을 증명하는 데 만 사용한다면 뛰어난 두뇌와 언변은 오히려 회사에 해로울 수 있다.

- 인지 연구에 따르면 지능에는 유동지능(Fluid Intelligence)과 결정체적지능(Crystallized Intelligence)의 두 종류가 있다고 한다. 전자는 과거에 익힌 지식과 상관없이 새로운 문제들을 풀고 추론할 수 있는 능력으 로, 추상적인 패턴들을 알아보고 논리를 활용하여 귀납적이고 연역적 인 추론을 하는 능력이다. 반면 결정체적 지능은 각종 기술과 지식과 경험을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이다"
유동 지능은 작업 기억(working memory)과 관련이 깊다. 작업 기 억은 정보를 일시적으로 유지하며 학습하고 이해하고 판단하는 인지 적 과정을 수행하는 영역으로, 학업 예측도가 높다. 즉, 단기 암기력 및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능력과 관련이 깊어, 좀 거칠게 정의하면 타고난 '공부 머리'에 가깝다.
반면, 결정체적 지능은 명시적 기억(declarative memory)과 절차 기억(procedural memory)과 관련이 높은데, 이 두 기억은 훨씬 더 장기적이다. 오랜 기간 동안의 경험과 반복 학습을 통해 습득되었으며 명시적으로 불러낼 수 있는 기억이다.
유동 지능은 나이가 들수록 쇠퇴한다. 그렇기 때문에 유동 지능 의 쇠퇴를 막기 위해서 기존의 지식과 기술을 극대화해 줄 수 있는 일 과 목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반면, 결정체적 지능을 측정해 보면 중 년 이후까지도 그 능력이 올라간다.78
대부분의 일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려면 유동 지능과 결정체적 지능이 잘 조화되어야 한다. 수술이나 재무 분석 같은 일이 그 대표 적인 예다. 유동지능은 나이가 들면서 쇠퇴하지만, 업무 경험과 지식 또는 결정체적 지능이 그것을 상쇄해 주는 정도를 넘어 그 이상의 역 량을 발휘하므로 중년의 나이를 넘기면서 오히려 전체 성과는 더 좋 아진다. 물론 업무에 따라 유동지능과 결정체적 지능 간의 필요 균형 상태도 달라진다.

- 예를 들어 간 이식 수술은 간에 있는 수많은 미세한 혈관으로 인해 수술 중에 여기저기서 동시 다발적으로 출혈이 일어나는 까다로운 수술로 악명 높다. 미국 메이오클리닉에서는 간 이식 수술 시 유동 지능이 정점에 달해 눈과 손이 빠른 젊은 외과의와 결정체적 지능이 풍부해 의사 결정 및 진단 능력이 풍부한 나이 들고 노련한 외과의를 한 팀으로 배치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 판단했다.
기업가형 인재에게 필요한 것도 유동지능보다는 결정체적 지능 이다. 타고난 지능이나 새로운 지식의 습득력보다 중요한 것은 지식 과 경험을 종합하여 상황을 인식하고 의사 결정하는 능력이다. 이런 능력은 시간이 흐를수록 쇠퇴하기보다 오히려 더 노련해지고 탄탄해진다.

- 토론토대학교의 심리학 교수인 키스 스타노비치는 합리성에 매우 중요한 것이 지적 겸손함의 바탕이 되는 '적극적 열린 사고'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를 테스트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새로운 정보나 증거가 나오면 예전 믿음을 항상 다시 생각해 보는가?
*할 일을 정하기 전에 여러 유형의 증거를 모으는가?
놀랍게도 스타노비치는 이런 질문에 대한 참가자의 대답이 전반적인 합리성을 예측하는 척도로서 일반 지능보다 훨씬 낫다는 것을 발견했다.
- 이 외에도 심리학자들은 일부러 시간을 내어 '반대 관점을 고려'한다면 논리적 사고를 할 때 앵커링, 과신 등의 편향 같은 다양한 실 수를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한 기사에서 자신이 같이 일하고자하는 '똑똑한 사람'의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가장 똑똑한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이해를 수정한다. 그들은 이미 해결했던 문제에 대해서도 다시 고려해 본다. 그들은 기존 사고에 대항하는 새로운 관점, 정보, 생각, 모순, 도전 등에 대해 열려 있다. 자신의 예전 생각이 잘못되었다면 언제든 바꾼다."
그 기사는 다음과 같은 글로 마무리된다. "상대가 진짜 똑똑한지, 아니면 허풍선이인지 구별하는 질문이 있다. 그것은 상대가 가장 최 근에 기존 의견을 바꾼 것이 언제인지 확인하는 것이다. 상대가 자신 이 틀렸음을 인정한 적이 별로 없다면 그 사람은 진짜 똑똑한 사람이 아님에 틀림없다."
결국 기업가형 인재의 합리성이란 자신의 합리가 틀렸다는 것을 아는 지적 겸손함과, 자신이 편향되었음을 인정하는 균형 잡힌 관점, 그리고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모르고 있다는 것을 아는 자기 인식 에서 나온다.

- 워런 버핏은 모교인 네브래스카주립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주고 싶은 조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아침마다 출근하고 싶어서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게 되는 직업을 찾아야 합니다. 누구나 졸업 후 곧바로 이런 직업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당장은 생계를 유지해야 하니까요. 그러나 아무 직업 에나 만족해서는 안 됩니다. 그 회사가 감동을 주지 못하고 회사에 존 경할 만한 사람이 없다면 생계 문제가 해결되는 즉시 평생 직업을 찾아 떠나야 합니다. 아직 찾지 못했더라도 어딘가에는 그런 직업이 있 습니다."

- 경남 소재의 거창고등학교에는 직업 선택 10계명이 있다.
1.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2.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3.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4. 모든 것이 갖추어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5. 앞을 다투어 모여드는 곳은 절대 가지 마라. 아무도 가지 않는 곳으로 가라.
6.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7. 사회적 존경 같은 건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8. 한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9. 부모나 아내, 약혼자가 결사반대를 하는 곳이면 틀림없다. 의심치 말고 가라.
10.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

- 창업자의 역할을 보완하는 기업가형 인재의 역할은 반대로 '틀리지 않는 일'이다. 기댓값이 아무리 크더라도 5%에 걸면 안 된다. 95%의 확률로 틀리기 때문이다. 가장 합리적인 의사 결정자가 살아 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의사 결정자가 가장 합리적인 것이다. 그 리고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옳은 의사 결정을 많이 하 려고 하기보다는, 틀린 의사 결정을 최소화해야 한다.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높은 스타트업 현장에서 창업자가 자신의 철학과 신념과 스타일대로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해서 결단력 있는 의 사 결정을 한다면, 기업가형 인재는 창업자의 의사 결정을 데이터로 검증하고, 효율적인 조직 구조와 업무 프로세스를 만들고, 느리고 비 효율적인 의사 결정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인재들을 육성하고 권한을 위임하며, 급변하는 고객과 시장의 니즈에 맞춰 제품과 서비스를 개선하고, 재무적 리스크를 고려하여 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 다. 이것이 창업자와 기업가형 인재의 균형이며, 창업자의 약점을 보 완하고 창업자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업가형 인재의 일이다.

-경영학자 짐 콜린스는 성공하는 기업의 원칙으로 "총 먼저 쏘고 대포 나중에 쏘기"라는 행동 지침을 제시한다. 자원이 많이 드는 과감한 시도를 하기 전에 적은 자원으로 가설을 검증해 보는 '저렴한 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서 불확실성이 높은 스타트업에서는 과감한 시도를 하는 것이 창업자의 이기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창업자의 이러한 과감하지만 동 시에 실패 확률도 높은 시도를, 테스트해 볼 수 있는 프로젝트로 만들 어 작게 시도하고 검증하고 개선해 나가는 것은 기업가형 인재의 필수 역할이다.
 
- 암묵적인 사회적 압박과 타인의 평가로 인해, 자신이 가진 역량보다 스스로 더 낮게 평가하는 현상은 최근 몇 년간 '가면 증후군' 혹은 '임 포스터 신드롬(Imposter syndrome)'이라는 용어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임포스터는 '사기꾼'이라는 뜻인데, 자신이 사실은 남들이 생각하는 만큼 뛰어나지 않아 주변 사람을 속이고 있는 것 같다는 불안 심리다. 초기 연구에서는 성취 수준이 높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들에 게서 이 신드롬이 주로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했다. 110 여성들은 정당 한 노력을 통해 성취를 이뤘음에도 자신을 '사기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후로는 임포스터 신드롬이 남성에게도 나타난다는 것이 밝 혀졌다.

- 다시 한번 말하면, 리더는 권력이 아니라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다. 우리는 특정 포지션에 있지 않아도 이미 영향력을 행 사하고 있는 리더들을 만난다. 회의를 하면 어젠다를 명확히 정리하 고, 핵심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주제를 이끌고, 적절한 타이밍에 필요 한 질문을 던지며, 충분히 논의가 진행되었다고 생각하면 의사 결정 을 이끄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들은 자연히 이 사람을 신뢰하게 되고 그의 주장과 의사 결정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바로 이것이 '영향력'이다. 대기업처럼 '위계'를 부여해서 강제적 영향력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리더가 되는 것이다. 당신이 연차가 몇 년이건 나이가 얼마건 상관없다. 주변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한다면 당신은 이미 리더다. 

- 앞서 리더십 포지션을 부여하려고 했으나 스스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 거절했던 '임포스터'의 사례를 들면서, 이분의 문제는 자신감 부족이 아니라 '왜곡된 리더의 개념 때문이라고 했다. 즉, 리더의 역 할에 대한 상호 이해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리더란 더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열위에 있는 사람에게 명령하는 역할이 아니다. 오히려 상위 리더가 될수록 업무 영역과 범위가 넓어지면서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가 많아지게 된다. 퍼포먼스 마케 팅을 하다가, CRM을 포함한 데이터 마케팅 팀 리더가 되고 이후 브 랜딩까지 포괄한 마케팅 리더가 되는 경우를 생각해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심지어 스타트업에서는 완전히 다른 직군의 리더가 되기도 한다.

- 결국 하나의 절대적인 지표는 없다. 이런 관점에서 스타트업에서 흔히 말하는 북극성 지표(North Star Metric)는 과대평가되었다고 생 각한다. 시기에 따라 최우선시되는 가장 핵심적인 지표는 있겠지만 기업을 이끄는 단 하나의 지표는 환상이다. 독일의 화학자 리비히가 주창한 '최소량의 법칙'이 있다. 그것은 '필수 영양소 중 성장을 좌우 하는 것은 넘치는 요소가 아니라 가장 부족한 요소'라는 것이다. 스타 트업에서 지표관리란 마치 물이 줄줄 새고 있는 통을 하나씩 때워가 면서 수위를 점점 높여 가는 과정과 유사하다.
한 측면을 때워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그다음 문제가 기다렸다 는 듯이 등장한다. 예전에 한 번 잡았던 구매 전환율이, 신규 고객 유 치가 다시 문제가 된다. 이런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면 하늘 어딘가에 있는 북극성을 찾아 헤매다 정작 땅에 떨어진 보석은 놓치게 된다.

- 최근 스타트업이 데이터를 활용하는 모습을 보면, 기본적으로 적재하고 활용 가능한 데이터의 범위와 종류와 양이 엄청나게 증가했다. 기존 SQL 기반의 데이터베이스로는 감당하기 힘든 양을 아마존 AWS의 S3 스토리지에 모두 올려서, 연관 서비스(EMR-presto, Spark, Kinetics, MSK 등)를 붙여서 데이터를 손쉽게 적재, 처리 및 가공한다. 이러한 퍼스트 데이터뿐만 아니라 마케팅 데이터와 같은 서드 파티(3rd party) 데이터까지 자사 DB에 적재하여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유저 어트리뷰션 데이터(attribution data)뿐만 아니라, 앱에 심은 로그 데이터, 구매 데이터가 다 SQL 기반으로 통합해서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제 데이터 파이프라인 구축은 초고도화에 이르렀다. 이것을 어떻게 활용해서 어떤 인사이트를 얻고 어떻게 비즈니스 임팩트를 내 는가의 싸움인 것 같다.

- 미 국가 안보 전문가 그레고리 트레버튼은 퍼즐과 미스터리를 다음과 같이 구분했다.
"오사마 빈 라덴의 행방은 퍼즐이다. 우리는 충분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그를 찾지 못하고 있다. 퍼즐을 푸는 열쇠는 아마도 빈 라덴의 측근에게서 나올 것이다. 반면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린 후 이라 크에서 일어날 일은 미스터리다. 미스터리에는 사실에 입각한 단순한 해답이 없다. 미스터리를 풀려면 불확실한 정보를 판단하고 평가해야 한다. 이때는 정보가 적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너무 많아서 어려움을 겪는다. "
작가 맬컴 글래드웰은 퍼즐을 풀지 못하는 원인은 간단하다고 말한다. 바로 정보를 감추고 있는 사람 때문이다. 그러나 해결되지 않 은 미스터리의 원인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렵다. 정보가 잘못되었을 수 도 있고 정보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했을 수도 있으며 질문 자체가 틀 렸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 맥도날드는 직영점 중심의 스타벅스와 달리 가맹점 위주로 매장을 운영하면서 점주에게 로열티를 받는다. 특이한 점은 출점 시 맥도 날드가 매입한 건물에 가맹점을 입주시켜 로열티뿐만 아니라 매월 임 대료도 함께 받는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맥도날드는 사내에 '부동산 팀'이 있어 유동 인구나 상권과 같은 입지 분석을 철저히 해 검증된 곳의 부동산만 구매한다. 이렇게 매입한 부동산은 맥도날드 입점 후 유동 인구 증가로 추가적으로 가치가 상승하게 된다.
맥도날드는 2021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매장이 약 4만 개가 있 는데 이 중 93%가 프랜차이즈다. 이 프랜차이즈 관련 매출 중 로열티 매출은 36%에 불과하지만, 임대료를 통한 매출은 64%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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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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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가 2024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다면,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다시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된다. 그는 독특하고 대담한 스타일의 정책 실행으로 유명하며, 재임 시절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을 펼쳤다. 이를 고려하면 트럼프는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기업에 노골적인 특혜를 부여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움 직임은 미국 기업의 기술적 우위를 강화시켜 한국 기업들은 미 국 진출로 인한 이익은커녕 더 큰 경쟁 압박을 느끼는 상황으 로 내몰릴 것이다.
트럼프는 임기 동안 노동자와 중산층 블루칼라의 지지를 확 고히 하기 위해 미국에 진출한 한국 반도체 공장에 무리한 요 구와 압력을 가할 것이 분명하다. 한국 기업에 대한 기술 도용 주장이나 법적 제재의 위험도 예상할 수 있다. 심지어 법조문과 행정명령을 교묘하게 사용해 기술 탈취를 시도할 수도 있다. 또 한 중국과의 기술 유출 문제를 구실로 고급 반도체 기술 수출 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한국 기업은 미국의 최신 장비와 기술 에 접근할 수 없게 된다.
트럼프 정부의 무역 정책은 예측하기 어렵다. 그는 경제적 동맹국에도 관세 인상 전략을 사용하기 때문에 한국의 반도체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정 부 차원에서 이에 강하게 항의한다면, 한국 반도체 제품에 대한 국제적인 보이콧을 촉구할 수도 있다. 그 결과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 억측이라고 생각하는가? 국제 정세에서 비상식적인 일은 우 리의 생각보다 자주 발생한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는 이스 라엘 남부를 공격했다. 이스라엘이 즉각 반격하며 중동은 순식 간에 전쟁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와 비슷하게 대만이 갑작스럽 게 전쟁의 불씨를 맞는다면 어떨까? 그 파장은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 거센 폭풍을 일으킬 것이다. 달러의 붕괴, 미국의 파산 이 일어난다면? 이 사태는 경제 및 산업 지도를 완전히 뒤바꿀 수 있다. 거꾸로 미국과 중국이 한순간에 패권 전쟁과 무역 전 쟁을 끝내고, 다시 한번 경제적 동맹을 맺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현재 미중 패권 전쟁에 따라 전략을 짠 한국 반도체 산업에는 예상해본 적도 없는 일들이 일어날 것이다.
지구 환경의 변화는 그 어떤 산업보다 반도체 산업에 직접적 인 영향을 미친다. 반도체는 미세한 차이에도 영향을 받는 정밀 한 기술이다. 나날이 극심해지는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환경적 위기가 반도체 공정과 비용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백두산 화산 폭발로 인한 환경의 변화는 한국 에 있는 반도체 공장에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 그리고 인공지 능의 발전 등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이 등장하면, 반도체 시장의 규칙은 언제든지 변화할 것이다.

- 편향은 주로 경험만을 바탕으로 막연히 짐작하는 것에서 비 롯된다. 이것은 뇌의 특성에서 기인한다. 인간의 뇌는 그 주제 가 얼마나 쉽고 빨리 기억되느냐에 따라 중요성을 판단한다. 이 것을 '회상 용이성availability'이라고 부른다. 기억이 떠오르는 속 도는 개인적 경험과 언론의 노출에 따라 달라진다. 인간의 뇌 는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실제와 다르게 인지하는 '인지 착각 cognitive illusion'에도 쉽게 빠진다. 시각만 착각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생각도 착각을 유발한다.
인간의 뇌는 '연상기억associative memory'과 통계적 사고로 작동된다. 연상 기억은 하나의 사항 일부에서 전체 또는 다른 사항이 연상되는 것을 가리키는데, 반사적·무의식적인 사고이므 로 생각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 하지만 직관적으로 작동하기 때 문에 자발적 통제가 어려워 충동에 휘말리기 쉽다는 단점이 있 다. 반면 통계적 사고는 정보에 입각해서 결정을 내리는 것을 가리킨다. 유효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정보를 수집·분석·해 석하는 일련의 의식적이고 논리적인 사고 과정이다. 그렇기 때 문에 생각하는 속도가 느리고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순서대로 신중하게 사고하기 때문에 고삐 풀린 충동과 연상 작용을 억제하는 장점이 있다.
회상 용이성과 연상 기억이 손을 잡으면 편향은 커진다. 인 간은 자신이 틀린 상황에서도 자기의 생각이 옳을 것이라는 자 신감을 가질 때가 많다. 이런 위험은 한 분야에 오래 머무를수 록 커진다. 이런 사람은 통계적 사고마저 자신의 편향을 강화하 는 쪽으로 사용한다. 이것을 '확증 편향確證偏向, confirmation bias'이라 고 부른다. 인간의 뇌는 '내가 보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는 자신 감을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경계감보다 우선시한다. 확증 편 향 위험을 줄이려면, 다양한 관점을 접하고 여러 측면에서 상황 을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책이 다양한 시나리오에 초 점을 맞추는 이유다.

- 트럼프의 지난 임기에 이어 바이든 행정부까지 계속되고 있는 대중국 규제 기조 는 트럼프의 재집권 시에 더욱 강력해질 것이고, 이에 중국은 경제 보복으로 맞설 것 이다. 두 나라 사이에서 우리나라도 경제적 손해를 피하기 어렵다. 한국의 반도체 최 대 수출국은 중국이지만, 미국은 계속해서 동맹을 강조하며 우리나라를 압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 기업이 우리나라에서 수입하던 반도체를 자국 생산품으로 대 체하면 한국 기업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반도체 산업에 대해 우리는 한 가지 생각에만 치우쳐 있다. 미국이 반도체 산업 에서 중국을 가장 큰 적으로 본다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그보다 복잡한 다층적인 구조로 판단하고 있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는 경우 우 리가 명심해야 할 사실은 트럼프는 한국보다 일본과 더 가깝게 지내기를 원하며, 미국 기업의 입장에서 위협이 되는 것은 중국 기업이 아니라 한국 기업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트럼프는 한국의 반도체 경쟁력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과 손 잡는 것을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 중이지만 이런 위상에는 큰 함정이 있다. 한국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 중 상당 부분이 '자국 기업 수요'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도체를 사용하는 백색 가전, 컴퓨터, 스마트폰 등에서 한 국의 산업 경쟁력이 추락할 경우, 자연히 반도체 산업도 동반 추락한다. 이미 중국 은 러시아 및 일대일로 국가에서 백색 가전과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고, 인도 역시 한국을 추월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 기술과 전기차 시장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빅 테크 회사, 미래 자동차 회사, 인공지능 회사, 로봇 회사들이 반도체 분야에서 자립 하려는 시도도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이 더 이상 방심할 수 없는 이 유다.
2024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재선이라는 시나리오는 반드시 대비해야 할 미 래다. '트럼프의 한국 반도체 공격 시나리오'는 웃어넘길 가벼운 예측이 아니다. 트 럼프는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동맹국의 희생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것이다. 반도체 산업의 미래는 밝다. 하지만 한국 반도체 산업은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유리바닥 위를 걷고 있다.
- 트럼프는 재임 시절 겉으로는 중국에 엄청난 망언을 남발했 지만, 물밑에서는 시진핑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중국이 미국산 수출품을 대량 구매하도록 유도했다. 지금도 시진핑은 미국이 대만과 관련해 과거와 같은 태도로 되돌아간다면 미국 의 수출품을 대량으로 사줄 의향이 매우 높다. 이외에도 대북 정책이나 한국에 대한 태도 역시 바이든 행정부와 크게 달라질 것이다. 트럼프는 이전에도 주한 미군 철수 카드를 내밀면서 방 위비 인상을 압박했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산업계에도 불확실성과 혼란이 증가한다. 실제로 전기차 업계에서는 미국의 경제 상황보다 트 럼프의 재선 여부를 더 큰 변수로 여기고 있다. 
- 2022년 미국의 주도로 이른바 '칩4 동맹'이 결성되었다. 미 국과 더불어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한국, 대만, 일 본이 협력 관계를 맺어 동맹국 간 반도체 생산과 공급을 안정 적으로 유지한다는 목적이다. 미국은 칩4 동맹이 계속되기를 원한다. 이 동맹은 안정적인 반도체 생산 및 공급망 형성을 표 방하지만, 실제로는 반도체 패권 전쟁에서 중국을 배제하기 위 한 전략이다.
한국이 칩4 동맹을 지속하는 한 한국 기업의 중국 시장 위기 는 계속될 것이며, 그 반사이익은 미국과 일본이 고스란히 가 져갈 것이다. 최대 수혜국이 될 미국은 현재 팹리스fabless(제조 설비를 뜻하는 fabrication과 적다라는 뜻의 less를 더한 말로, 반도체 설계 전문회사를 의미) 분야에서 68퍼센트라는 압도적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반도체지원법으로 파운드리 foundry (반도체 분야에서 외부 기업이 설계한 반도체를 위탁받아 생산 및 공급하 는 기업) 분야 경쟁력 확대를 추진 중이다. 이미 소재 분야를 장 악한 일본은 '칩4 동맹'을 계기로 파운드리 분야의 재기를 꿈꿀 수 있게 되었다. 대만은 동맹의 유지 여부와 상관없이 파운드리 분야(세계 1위)와 팹리스 분야(세계 2위, 21% 점유율)에서 경쟁력 이 막강하다.
그렇다면 한국 기업은 어떤 이익을 갖게 될까? 한국이 자랑 하는 메모리 반도체는 이미 세계 1위 기술력을 가지고 있기 때 문에 미국 내 공장 유무와 상관없이 경쟁력과 위상이 달라지 지 않는다. 오히려 이로 인해 수출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중국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생산에 필요한 소재를 수입하고 완제 품을 수출하는 무역 핵심 국가로, 한국 반도체 최대 수출국도 중국(2021년 기준 63%)이다. 2023년 5월 21일, 중국 당국은 미국 마이크론 Micron의 제품 구매 금지라는 초강수를 단행했다. 반도 체 산업에서 미국의 대중국 제재에 대한 보복 조치를 취한 것 이다. 미국 상무부는 곧바로 반대 성명을 발표하면서 '동맹국과 협력'을 강조하여 한국 기업에 마이크론의 공백을 채우지 말라 는 은근한 압력을 가했다."
중국 반도체 산업은 한국 반도체 기업을 추격하는 후발 주자다. 미국이 대중국 제재를 지속한다면 한국과 중국의 반도체 기술 격차가 벌어져서 우리에게 유리할 것 같지만, 이런 이득 은 매우 단기적이고 단편적이다. 중국이 미국의 방해로 첨단 반 도체를 확보하지 못해서 화웨이 Huawei 등 중국 기업들이 중저가 시장에 머무르게 된다면, 한국산 첨단 반도체 수입을 포기하고 자국에서 생산하는 중저가 반도체로 대체하게 될 수 있다. 반면 미국과 일본이 반도체 굴기에 성공하면, 최첨단 반도체 제품에 서 한국과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된다. 미국의 대중 제 재 장기화는 한국 기업에 큰 이득이 없다.

- 시진핑 장기집권 시나리오는 치밀하게 준비된 작업이다' 그는 집권 1기부터 명분을 쌓아왔다. 이 계획의 최대 장애물인 정적들도 치밀하게 제거했다. 시진핑은 국공내전 중국에 서 항일전쟁이 끝난 후 중국의 재건을 둘러싸고 국민당과 공산당 사 이에 벌어진 중국 내 전쟁) 승리자의 후예인 '태자당 출신이 다. 그는 부패 척결을 구실로 내세워 경쟁 그룹인 장쩌민의 상 하이방 상하이 출신으로 1980년대부터 중국 권부에 진입한 인 사들)이나 후진타오의 공청단(중국공산주의청년단)을 무자 비하게 제압했다. 권력 핵심부는 '시자쥔軍시진핑을 지지하는 측근 계열)'으로 채웠다. 상무위원 숫자도 아홉 명에서 일곱 명으로 줄여버렸다. 경제적으로는 일대일로를 확대했고, 부동산 경기를 띄우며 미래 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종신집권의 최대 난제는 '헌법 수정'이었다. 중국식 집단지도 체제는 임기제, 연령제, 격대지정隔代指定 전통이라는 세 가지 기 조가 기본이다. 임기제인 10년 집권 전통은 덩샤오핑이 만들었 다. 절대권력을 쥐고 장기집권을 한 마오쩌둥이 문화대혁명으 로 피바람을 일으키자 이러한 비참한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였다. 1982년, 중국은 국가주석의 임기를 2연임 10년으로 하 는 임기제를 '헌법 제79조'에 명시하고, '칠상하라고 불리는 연령제 원칙을 암묵적으로 강조해 그 누구도 바꾸지 못 하게 못 박았다. 칠상하는 정치국 상무위원은 67세까지만 가 능하고 68세부터는 불가능하다는 의미의 불문율이다. 격대지 정이란 물러나는 지도자가 한 대를 건너뛰고 차차기 후계자를 미리 정해두는 전통이다. 이 전통은 권력투쟁을 약화하는 안전 장치였다. 이렇게 중국 공산당은 연임을 안정적으로 보장해주 는 대신 종신제를 막고, 권력 퇴출 근거를 마련해 쿠데타와 같 은 비정상적인 방식 없이 평화적으로 권력이 교체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 시진핑은 세 가지 전통적 기반을 모두 무너뜨리고 2018년 집 권 2기 시작과 동시에 헌법 수정 작업을 전광석화처럼 해치웠 다. 자신의 권력이 가장 강한 시기를 택한 것이다. 이에 대한 반 발로 몇 번의 암살과 쿠데타 위기를 맞았지만 운 좋게 모두 극복 했다. 자신의 업적도 멋지게 포장했다. 3차 '역사결의歷史決(정 식 명칭은 '건국 이래 당의 몇 가지 역사적 문제에 관한 결의'다. 1차 는 1945년 마오쩌둥이, 2차는 1981년 덩샤오핑이, 그에 이어 3차로 2021년 시진핑이 발표)를 발표하면서 자신을 마오쩌둥, 덩샤오핑 과 동등한 반열에 올려놓았다.
- 2023년에도 종신집권에 장애물이 되는 정적들은 지속적으 로 숙청되었다. 1년간 숙청된 고위 관료는 최소 41명에 이른다. 2014년 이후 최대 규모다. 명분은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다. 시진핑은 거물 부정부패 혐의자를 '호랑이'로, 지역의 당정 관료를 '파리'로 칭하면서 숙청의 칼날을 휘둘렀다. 중국에서 는 통상 부정부패에 연루된 고위 공직자라도 퇴진하면 형사처 벌을 하지 않았지만, 2023년에는 은퇴 관료 17명을 이례적으로 조사 대상에 넣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공산당 상무위원회는 태 자당-상하이방-공청단 세 개의 세력이 분할하고 있었는데, 이 를 시진핑 중심의 '1인 체제'로 바꾸려는 행보였다. 이런 시도가 성공하면, 시진핑은 현대 중국 최고 권력자였던 마오쩌둥과 같 은 크기의 권력을 얻게 된다.'
- 시진핑이 종신집권을 할 수 있는 업적 혹은 명분은 두 가지 뿐이다. 하나는 중국 경제가 미국을 넘어서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명목 GDP만이라도 미국을 넘어서려면 2050년경이나 되어야 할 것으로 추측한다. 시진핑은 집권 2기 혹은 3기에 미 국을 추월해 세계 1위 경제국인 G1 국가가 됨으로써 종신집권 의 명분을 만들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계획은 트럼프와의 무역 전쟁,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암초를 만나면서 실패했다. 그렇다면 남은 명분은 '대만 통일'뿐이다. 
- 시진핑이 대만을 군사 공격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은 선택 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시진핑의 대만 공격을 '뜻밖의 미래' 로 분류한다. 뜻밖의 미래는 현재로서는 일어날 가능성이 낮지 만, 일어난다면 엄청난 변화를 불러오는 미래다. 하지만 하마스 의 이스라엘 공격이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 세상 에는 비합리적이고 극단적인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2023년 5월 30일, 시진핑은 베이징에서 열린 20기 중앙 국가 안전위원회 1차 회의에서 미국과의 관계와 관련해 '최악의 경 우와 가장 극단적인 시나리오에 대비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국가안보가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앞 으로의 도전과 위험을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가 안 보 시스템을 빠르게 현대화하고, 국가 안보기구의 디지털 데이 터와 인공지능 감독 강화를 촉구했다. 칭화대 국가전략연구소 셰마오쑹 선임연구원은 "시진핑의 최근 발언은 중국이 미국과 의 경쟁에서 장밋빛 환상을 갖지 않고 이에 대비하기 위해 진 지하게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며 "최악의 시나리오에는 중국의 해양 경제 벨트를 파괴하거나 핵전쟁이나 중국의 에너지, 금융 및 식량 공급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포함될 수 있다."
라고 지적했다. 시진핑 주석의 머릿속에는 미국이 가장 극단적 인 카드를 던지면 중국 역시 '대만 통일 전쟁'이라는 가장 극단 적인 카드로 맞대응할 준비로 가득하다.
- 대만 독립은 최악의 경우 중국이 3~4개 독립국가로 쪼개지 는 상황을 불러올 수도 있다. 이런 물꼬만 트여도 시진핑은 장 기집권은 고사하고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 4연임을 결정하는 선거가 다가올수록 시진핑과 권력층은 점점 초조하 고 조급해질 것이다. 만약 그때의 민심이 시진핑에게 우호적이 지 않으면, 성난 민심이 시진핑 정권이라는 배를 침몰시킬 것 이라는 공포감마저 들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대만과 호의적인 관계를 지속하고, 대만을 독립국으로 인정하는 발언 과 행보를 늘리며, 대만에 최첨단 F-35 스텔스 전투기와 사드 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등 고성능 무기를 제공하면, 시진 핑 정부에 '중국-대만 전쟁'이라는 카드는 민심을 한순간에 되 돌리고 4연임을 통과시켜줄 강력한 유혹이 될 수 있다.
- 만약 중국-대만 전쟁이 미국과 중국의 전면전으로 치달을 경 우 경제적 피해는 6조 달러를 넘어설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 싱 크탱크인 랜드연구소는 두 국가의 무력 충돌이 발생할 경우, 미 국은 GDP (2022년 25.3조 달러)의 5퍼센트, 중국은 GDP (2022년 19.9조 달러)의 25퍼센트가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벌어졌을 때보다 큰 타격이다. 중국 경제가 GDP 대비 25퍼센트 손실을 보면, 금융투자시 장에서는 마진콜이 쏟아지면서 수많은 회사가 파산 위기에 처 한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국과 신흥국에서는 주식·외 환·채권 시장이 동시에 붕괴하는 '트리플 붕괴'가 발생하고, IMF(국제통화기금)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나라들이 쇄도할 것 이다.

- 달러가 기축통화이기 때문에 미국이 누리는 장점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첫째, 기축통화는 환율 평가의 지표로 사용된다.
둘째, 환전 수수료가 필요 없다.
셋째, 국제무역결제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므로 자본거래 시 편리하다.
넷째, 세계 각국이 대외준비자산(다른 나라와의 교역에서 결제에 사 용할 수 있는 수단으로 금, 외환, IMF의 특별인출권 등 포함) 목적으로 기축통화를 다량 보유한다.
다섯째, 기축통화 자체가 대외준비자산이기 때문에 외환위기가 발생하지 않는다.
여섯째, 기축통화국은 외환보유고를 충분히 비축해둘 필요가 없다.
일곱째, '시뇨리지 효과 seigniorage effect'를 얻는다. 시뇨리지 효과란 중세시대 봉건영주인 시뇨르seigneur가 화폐 발행으로 이익을 챙 긴 데서 유래한 말이다. 옛날에는 왕이나 황제가 화폐 주조로 이 익을 얻었지만, 현대에는 '중앙은행'이나 '정부'가 그 이익을 독 점한다. 한국은 화폐 발행으로 얻는 이득이 원화가 통용되는 국 내에 한정되지만 기축통화를 발행하는 미국은 전 세계적인 시뇨 리지 효과를 얻는다.
여덟째, 기축통화국은 재정 적자가 발생하더라도 국채 발행이 수월하다. 언제든 채권을 발행할 수 있기 때문에 글로벌 경제위 기가 닥쳐도 자금 조달이 쉽다. 달러뿐만 아니라 달러 표시 자산 매수에 대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매수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아홉째, 강력한 통화의 힘으로 경제위기 시에도 통화정책을 주 도한다. 오히려 글로벌 경제위기가 발생하면 제1 기축통화의 가 치가 상대적으로 상승하므로 외부에서 자금 유입이 커지면서 증 시나 채권시장도 빠르게 위기를 극복한다. 이에 따라 실물시장도 경기를 회복한다.
마지막으로 기축통화국이 되면 글로벌 금융 흐름을 좌우할 힘이 생긴다. 기축통화국의 기준금리를 인상하거나 인하하면 다른 나 라들도 따라서 금리를 올리거나 내려야 한다.
- 제1 기축통화국이라고 해서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제1 기 축통화국은 화폐를 대량으로 발행해 전 세계 무역과 금융거래 시장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화폐 발행량을 늘리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단점이 발생할 수 있다.
첫째, 화폐량이 늘어난 만큼 액면가치가 하락한다.
둘째, 자국에서 거래되는 상품가치가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율이 상승한다.
셋째, 화폐 구매력(통화의 액면가치)이 하락하면서 수입액이 늘어나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세 가지 단점이 누적되면 기축통화국의 경제와 금융시스템에 치명적 약점이 될 수도 있다.
- 달러를 과잉 발행하면 화폐가치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한다. 그 러나 기축통화국의 지위를 유지하려면 경상수지 적자가 발생 하더라도 달러 발행량을 줄일 수 없다. 반면에 달러 가치의 신 뢰도를 유지하기 위해 유동성을 축소하면 국제 교역과 자본 흐 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어 다시 기축통화에 대한 신뢰도를 떨 어뜨릴 수 있다. 기축통화국이 빠지는 이런 곤란한 문제를 '트 리핀 딜레마 Trifin's Dilemma'라고 한다.
- 나는 미국이 앞으로도 최소 30년 이상 기축통화국 지위를 유 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예측한다. 그럴 경우 미국은 대항해 시대 이후 가장 오랫동안 기축통화국 지위를 유지한 나라가 된 다. 동시에 달러화 붕괴와 함께 미국 정부의 파산 사태도 언제 든지 일어날 수 있는 미래다. 현재 미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후방 지원한다. 미국이 두 전쟁 에 직접 참전하진 않지만 막대한 전쟁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그만큼 달러 발행이 급증했다는 뜻이다. 그럴수록 달러 신뢰도가 하락해 경상수지 적자도 늘어나고, 트리핀 딜레마가 작동할 가능성도 커진다.
이렇듯 출혈이 누적된 상황에서 미국이 대만을 두고 중국과 전면전을 벌인다면, 세 번째 달러 가치 붕괴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설령 그때도 위기를 피해 가더라도 트리핀 딜레마가 크게 작용하면서 달러화의 신뢰도가 추락하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 에서 추가 결정타가 날아들면, '달러 가치 붕괴와 미국 정부의 파산 선언 시나리오'는 현실이 될 수 있다. 
-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간의 페트로 달러 협약이 파기될 가 능성은 얼마나 될까? 미국이 스스로 파기할 가능성은 매우 적 다. 미국은 그동안 리비아, 이라크, 이란, 시리아, 베네수엘라, 북한 등 페트로 달러에 도전한 국가들을 강력하게 응징했다. 특히 리비아의 카다피나 이라크의 후세인은 유로화 원유 거래를 제안하며 미국에 반기를 들었다가 순식간에 제거당했다.
하지만 이 국가들보다 더 강력한 나라가 반기를 들 때는 상 황이 달라진다. 2018년 3월 26일, 중국 상하이선물거래소 산하 상하이 국제에너지거래소에서는 위안화가 표시된 원유선물거 래가 시작되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사건을 미중 패권 전쟁이 중대 국면을 맞이한 결정적 요인으로도 본다. 2022년 2월, 러시 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미국은 루블화를 SWIFT 시스템 에서 퇴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제재 계획이 발표된 직후 루블화 의 가치는 40퍼센트 대폭락했다. 러시아는 이에 맞서 기준금리를 20퍼센트 인상한 다음, 2022년 3월 31일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 결제에 루블화를 사용하지 않으면 공급을 중단하겠다 고 선언했다. 페트로 달러 체제의 일부 붕괴다.
미국에게 최악의 상황은 사우디아라비아가 단독으로 페트로 달러 협약을 파기하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미 국은 인권 문제를 빌미로 사우디아라비아와 거리를 두었다. 사 우디아라비아는 이런 모욕을 견디며 절치부심했다. 러시아-우 크라이나 전쟁은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에 자신의 가치를 증 명할 전략적 기회였다. 러시아는 석유와 천연가스 결제에 루블화 사용을 선언하고, 중국은 석유와 천연가스 무역에서 위안화 결제를 확대하기 위해 위안화 국제결제시스템CIPS을 구축했다. 미국의 경제 제재를 받는 이란은 중국에 원유를 수출하면서 위 안화로 결제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중국으로 수출하는 원유 일부에 대해 위안화 결제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이는 '페트로 위안' 체제의 탄생일 뿐 아니라 '페트로 달러'의 균열을 의미하기도 한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변심할 기색을 보 이자 바이든은 직접 빈 살만 왕세자를 찾아가 설득했다. 하지만 빈 살만은 바이든을 비웃으며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는 유럽을 순방하며 자신들의 건재를 과시하고, 중동은 여전히 가치 있는 지역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 많은 사람이 여전히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을 버리고 중국 또는 러시아와 손잡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중동의 헤게모니 싸움에서 주도권을 쟁취하려면 미국과 손잡는 것이 유리하고, 사우디아라비아는 군사 안보 시스템 및 무기 체계에서 대미 의 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또 사우디아라비아는 미래를 준비 하기 위해 다양한 국책 사업을 진행 중이다. 막대한 자금 조달 을 위해 세계 최대의 석유생산회사인 사우디아람코Saudi Aramco 를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 미국과 페트로 달러 협약을 파기하 면, 사우디아라비아의 모든 기업이 미국 시장에서 퇴출당한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런 희생을 치르면서까지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다."
- 하지만 세상에는 합리적 판단과 선택만 일어나지 않는다. 완 벽한 예측은 없고, 불가능한 미래도 없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미 국과의 관계를 저버렸을 때 발생할 군사智}보귊제적 손해를 충당할 만한 제안을 중국이나 러시아가 한다면 미국과 사유니 아라비아의 결별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전 세계 원유 거래량의 60퍼센트를 담당한다. 중국은 미국보다 서너 배 큰 석유 소비시장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러시아 또는  중국과 손잡으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을 쫓아 낼 수도 있다. 
- 미국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완전히 배제하지도 못했 다. 그런 미래는 불가능하다는 것만 뼈저리게 깨달았을 것이다.  2023년 11월 14일, 미 하원의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 경쟁 에 관한 특별위원회(이하 미중 전략경쟁특위)는 중요한 보고서 하나를 발표했다. 그 보고서에는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수출 규제를 뚫고 첨단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반도체 장비를 네덜란드 등 미국 동맹국에서 구입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조치에 대항하는 통로를 확보했디는 말이었다. 하원은 미국의 수출 통제에 한계가 노출 된 사례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2022년 10월부터 수출 규제를 시행했고, 일본은 2023년 7월, 네덜란는 2023년 9월부터 규 제에 동참했다.  중국 기업들은 이런 각국의 대중 수출 규제 도입 시차를 이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1~8월까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를 전년 동기 수입액 17억 달러 대비 96.1퍼센트 증가한 규 모인 32억 달러가량 수입했다. 중국은 2023년 3분기에도 반도 체 장비 수입액을 전년 동기보다 93퍼센트 증대했다. 특히 네 덜란드산 장비 수입액은 여섯 배 넘게 늘었고, 노광장비(빛으로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공정인 노광에 사용하는 장비) 수입액도 네 배 증가했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도 대중 수출 규 제를 준수하면서도 중국에 노광장비를 판매하고 있다는 의미 였다? 이로써 중국을 대상으로 완벽하게 수출을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 미래의 어느 날,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재발하고 중동에서 이란과 이스라엘이 전쟁을 벌인다면, 미국은 한 번에 세 개의 전쟁을 수행해야 할 수도 있다. 아무리 세계 최강대국이라도 이런 상황에서는 막대한 병력 과 물자 소모, 그에 따른 엄청난 재정 부담이 발생하면서 국력 을 모두 소진해 붕괴할 위험이 커진다.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중국, 중동에서 이란, 유럽에서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면서 지쳐가는 순간, 앞에서 이야기했듯 사우디아라비아가 페트로 달러 협약을 파기하고 중국이 미국 국채를 전량 매도하는 방식으로 공격한다면, 미국 경제와 달러 가치는 치명타를 게 된다. 
중국-대만 전쟁이 벌어지지 않더라도, 중국이 붕괴될 때까지 패권 전쟁을 지속하는 것만으로 미국에는 부담이 된다. 지난 16년 동안의 패권 전쟁 동안 미국은 중국 경제에 치명타를 주 는 데 실패했고, 앞으로도 이 목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아 보 인다. 설상가상으로 러시아까지 패권 전쟁에 참전을 선언했다. 
러시아는 2008년 조지아 침공과 2014년 크림반도 합병 등 유럽에서 전쟁을 일으켰던 전력이 있다. 그래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 침공이 과거 전략의 연장선이라고 보는 시각 도 있다. 하지만 이번 침공은 의미와 파급력 면에서 과거와 다 르다. 러시아가 오랫동안 숨겨왔던 '러시아 제국의 부흥' 계획 을 공식 천명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당분간 러시아는 중국과 손 잡고 유럽을 압박하면서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려 할 것이다. 러시아가 끼어들면서 앞으로 글로벌 패권 전쟁은 미·중·러 의 삼파전이 되었다. 미국이 중국에 결정타를 날리지 못한 상황 에서 러시아가 패권 전쟁에 참전하는 것은 중국에는 천군만마 다. 그만큼 미국이 중국을 무릎 꿇리는 일은 요원해진다. 미국의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를 금 융시장의 불구로 만드는 것이 장기적으로 달러의 위상에 영향 을 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달러에 접근하지 못하는 상황은 장기적으로 달러화의 유동성 축소를 가져온다. 중국의 달러 소비는 러시아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이 지속되면, 기축통화인 달러도 치 명타를 입는다. 중국은 미국 달러와 국채의 지속가능성을 받쳐 주는 숨은 공신이다. 미국은 중국이 계속해서 달러 지배력하에 머물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채찍은 적당히 휘두르고 당근도 주 는 정책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 채찍만 휘두르면 패권 전쟁에서 최종 승리하더라도, 막심한 손해를 감내해야 한다. 상처뿐인 승리다. 중국은 패배하면 곧장 침몰하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다.
양국 모두 이런 치명적인 미래 위기를 피하는 길이 있다. 미국과 중국이 다시 손잡는 미래다.
- 2023년 출시된 화웨이의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Mate 60 Pro'는 중국 내에서 인기가 폭발했다. 발매 초 기에는 웃돈을 얹어 구매하려는 고객이 줄을 설 정도였다. 미국 은 중국 반도체 기술력이 10나노급 이하로는 발전하지 못하게 하려고 장비와 기술을 철통같이 통제했지만, 메이트60 프로에 는 7나노급 반도체가 탑재되었다.
7나노급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가 필요한데, 중국은 수출 제제로 이를 사용하지 못하자 기존의 심 자외선DUV 노광장비만으로 7나노급 반도체를 만들어냈다. 이 때문에 화웨이가 만든 7나노급 반도체는 기술 면에서 경쟁사에는 뒤처졌지만,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없는 수준이었고 의외로 안정성도 좋았다. 중국이 언제든지 규제가 풀려서 최신 부품과 장비를 공급받기만 하면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순식간에 세계 적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중요한 것이 하나 더 있다. 메이트60 프로에 탑재된 자체 첨 단 기술이 3년 전 메이트40 프로 대비 18퍼센트포인트 늘어났 다는 사실이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더라도 중국의 기술 발전 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 애초에 미국 기업의 모든 반도체를 미 국내에서만 생산한다는 전략은 불가능하다. 인건비를 비롯한 높은 제조 비용 때문에 자국 내 생산이 오히려 손해이기 때문 이다. 제조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해외에서 생산된 반도체보다 높은 가격을 책정하면 미국에서 생산하는 자동차를 비롯한 다 양한 완제품의 가격 또한 상승한다. 이는 결국 미국 기업의 가 격 경쟁력 약화와 미국 내 물가 상승을 초래할 것이다. 결국 미 국은 군사적으로 아주 민감한 부분을 제외하고 중국과 재협상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 삼성의 반도체 산업은 미국과 일본의 반도체 전쟁을 기회로 성장했다. 1980년대, 일본은 한국에 반도체 기술을 제공하지 않 았다. 그래서 삼성의 한국 최초 반도체 64K D램은 미국의 반도 체 기업 마이크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생산되었다. 당시 미국 기업들은 일본과 경쟁에서 밀려 천문학적인 적자를 기록 중이 었고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을 도왔다. 40년이 지난 지금,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과 대만은 강자가 되었고, 미국과 일본은 약자가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차이메리카 어게인 시나 리오가 현실이 된다면 미국은 중국과 함께 한국 반도체를 공격 할 수 있다.
- 2023년부터 이미 이런 조짐이 보이고 있다. 삼성에 반도체 기술을 전수했던 미국의 마이크론은 2026년부터 일본 히로시 마 공장에서 차세대 반도체인 1감마 D램 양산에 들어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일본 정부는 마이크론에 보조금 지원 규모를 대 폭 확대하며 마이크론 D램 공장 증설 투자에 힘을 보탰다. 한국 메모리 반도체의 길을 열어준 마이크론이 이제는 일본 D램 공 장에 집중해 한국을 공격하는 모양새다. 마이크론은 일본 정부에서 지원받은 보조금으로 히로시마 공장에 일본 최초로 EUV 노광장비도 설치한다. 일본을 차세대 최첨단 메모리 반도체의 생산 기지로 삼겠다는 의도다. 일본의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 Rapidus (소니와 도요타, 키옥시아 등을 비롯한 일본의 여덟 개 대기업 이 합작해 설립한 반도체 기업)는 미국 IBM과 함께 2027년에 2나 노 반도체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며, 대만의 TSMC가 소니, 덴 소DENSO 와 합작한 회사 JASM도 2024년 말 양산 시작을 목표로 구마모토현에 반도체 생산라인을 건설 중이다.
- 이 와중에 안타깝게도 한국의 반도체 산업 구조 기반은 취약 하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공장을 건설해 가동하기까지 6~8년 이 소요된다. 반면 미국과 대만은 2년 6개월, 중국은 2년이면 가 능하다. 정부의 지원과 규제 장벽 차이에 따른 결과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2010년 경기도 평택을 반도체 공장 부지로 선정했 지만 인허가와 인프라 조성 문제로 인해 2017년에야 가동을 시 작할 수 있었다. 수요 증가에 따른 신속한 생산 현장 증설이 중 요한 반도체 산업에서 속도전을 따라잡지 못하면 경쟁력을 잃 을 수밖에 없다. 이미 반도체 설계 분야는 미국과 대만, 첨단 장 비는 네덜란드와 일본, 소재는 일본과 중국이 맡는 식의 구도가 형성되어 있다. 만약 현재 진행되는 미중 패권 전쟁 기간에 미 국이 자국과 일본에서 추가 생산 설비 확보에 성공하면, 한국의존도는 그만큼 낮아진다.
이런 상황에서 미중 패권 전쟁 종료는 치명적인 시나리오다. 중국의 추격에 더해 미국과 일본의 공격도 막아내야 하기 때문 이다. 차이메리카 어게인이 되면, 이념적 동맹 시대에서 실리적 동맹 시대로 전환된다. 반도체산업협회는 두 가지 전략을 구사 할 것이다. 하나는 행정부에 한국과 대만 기업의 기술 추격을 봉쇄해야 한다는 압력을 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중국이나 일본 기업과 제휴해 한국과 대만을 공격하는 것이다. 다시 열린 중국 시장은 모든 반도체 생산국에 세계 최대의 시장이므로 중 국을 공략하는 데 중국 기업과 합작회사를 세우는 것만큼 좋은 전략은 없다. 이 전략이 성공해 막대한 자본이 중국 내로 쏟아 져 들어가고 선진 기술이 전수되면, 미국은 최첨단 반도체를 장 악할 것이다.

- 미래의 3세대 인공지능 반도체는 인간의 뉴런 구조를 모방 한 '뉴로모픽 컴퓨팅 neuromorphic computing'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 다. 뉴로모픽 컴퓨팅은 인간 뇌의 효율성과 적응성을 컴퓨팅에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여기에는 스파이크 신호(신경 자극) 처 리, 비동기적인 정보 전달, 낮은 전력 소모 등이 포함된다. 이로 써 반도체의 에너지 효율성, 실시간 데이터 처리 및 패턴 인식 과 같은 작업 성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방식을 이용해 개발한 뉴로모픽 반도체 neuromorphic chip는 연산과 저장을 하나의 반도체에서 고도의 수행 능력으로 병렬 처리하므로, 저전력으로 복잡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계산하고 인간의 행동 패턴 분석 등 비정형화된 데이터도 효과적으로 처 리한다.
NPU와 뉴로모픽 반도체는 설계 구조, 적용 분야, 에너지 소 비 등에서 차이가 있다. NPU의 설계 구조가 전통적인 컴퓨팅구조에 기반해 인공지능 연산에 최적화된 반면, 뉴로모픽 컴퓨 팅은 뇌신경의 구조와 작동 방식을 모방한다. 적용 분야도 다르 다. NPU는 주로 데이터 집약적인 딥러닝 작업에, 뉴로모픽 시 스템은 패턴 인식 센서 데이터 처리, 에너지 효율적인 연산 등 에 더 적합하다. NPU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뉴로 모픽은 소비 전력이 매우 낮아 저전력 환경에서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멤리스터memristor'도 뉴로모픽 칩 연구에 가깝다. 멤리스터는 메모리memory와 레지스터resistor의 합성어로 전력 공급이 끊겼을 때도 이전의 상태를 모두 기억하는 기억 저항memristance 소자를 말한다. 전력이 끊어졌다가 다시 공급되면 기존 전류의 방향과 양을 그대로 복원할 수 있다. 멤리스터는 비휘발성 메모리 기술 의 한 형태로, 핵심 특징은 비휘발성과 변수 저항이다. 멤리스 터의 저항값은 과거에 흘렀던 전류의 양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 런 원리를 이용하면 멤리스터는 과거의 전기 신호에 따라 '학 습하는 능력을 갖는다. 이 능력은 인공신경망에서의 가중치 조 정과 유사하게 작동하고 아날로그 신호 처리에도 사용할 수 있 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소비하는 인공지능 컴퓨팅에 유용하 다. 아직은 연구 및 개발 초기 단계지만, 더 작은 공간에 더 많 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어서 미래의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비폰노이만 구조도 대안으로 떠오른다. 전통적인 CPU와 달 리 메모리와 프로세서 간에 구분이 없거나 최소화되어 데이터 와 명령어를 분리하지 않고 처리하는 방식이다. 저장과 프로세 싱 기능을 하나로 통합해 병목 현상을 줄이므로 데이터 접근과 처리 속도, 저장 면에서 효율적이다. 그만큼 에너지 효율도 개 선된다. 참고로 NPU는 병렬 처리에 초점을 맞춘 특수 목적의 프로세서로 인공지능 및 머신러닝 machine learning 작업에 특화된 반면, 비폰노이만 구조는 데이터와 명령어의 통합에 중점을 두 기 때문에 더 넓은 범위의 컴퓨팅 작업,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 집약적 컴퓨팅에 적용 가능하다.

- 미래의 자율주행 운송 수단에서 쏟아져 나오는 데이터를 실 시간으로 감당하려면 자동차에 대규모 인공지능 데이터 처리 장치인 온디바이스 환경을 기본으로 장착해야 한다. 그리고 6G 통신 환경에서 필요한 데이터 전송 규모나 속도 등이 원활 하려면 기지국이 지역화된 작은 데이터 센터가 되어야 한다. 일 명 분산 데이터 센터화다. 이는 기지국 자체에서 데이터를 저장 하고 연산하며 서비스를 적용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5G 통신 환경에서 스마트폰을 사용 할 때는 데이터 처리와 전송에 지연 시간이 있어도 크게 위험 하지 않았다. 하지만 6G 통신 환경에서 무인 자율주행 자동차나 로봇, 비행기 등이 도심을 돌아다니고, 실시간 디지털 트윈 digital twin (가상 공간에 실물과 똑같은 물체를 만들어 다양한 시뮬레이 션으로 검증해보는 기술) 환경이 상용화되면 촌각을 다투는 일이 발생했을 때 지연 시간이 생기는 것은 그 자체로 큰 위험이 된 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통신기지국이 지금과는 비교되지 않 을 정도로 늘어야 할 뿐 아니라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전달 하기 위해 더 빠른 전자 이동 속도를 가진 고성능 반도체 소재 를 개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미래의 데이터 환경에서는 반도체 수요만큼이나 전기 수요도 폭증할 것이기 때문에 결국 반도체 자체에 저전력이 도입되어야 한다.
6G는 5G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에 메모 리 반도체도 이에 맞춰 발전되어야 한다. 6G 통신 기술이 지연 시간을 극적으로 줄일 것으로 예상되므로, 새로운 메모리 역시 신속하게 데이터에 접근하고 처리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6G 환 경에서는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상황이나 기기가 늘어나기 때 문에 신뢰성과 내구성 역시 더욱 높아져야 한다. 6G 통신 환경 자체가 더 많은 연결성과 복잡한 네트워크를 포함하는 것도 신 뢰성과 내구성을 갖춰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

- 반도체 기술에서 고성능을 구현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 다. 첫째, 미세공정으로 트랜지스터의 수를 늘리는 것이다. 둘 째, 반도체 소재를 변경하는 것이다. 셋째, 통합화다. '반도체의 통합화'는 여러 기능을 하나의 칩 또는 시스템으로 합치는 기 술이다. 이로써 효율성과 성능이 극대화된다. 이러한 통합화는 더 작고, 빠르며, 에너지 효율이 높은 솔루션을 제공한다. 대표 적인 반도체 통합화 기술로는 'SoCsystem on a Chip'가 있다. SoC는 컴퓨팅, 네트워킹, 그래픽 처리, 데이터 저장 등 다양한 기능을 통합해 공간과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성능을 개선하는 것이 핵 심이다. 이 기술은 특히 자동차 산업에서 중요해지고 있다. 자 율주행 차량은 대규모 데이터 처리, 센서 관리, 네트워킹, 안전 시스템 등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통합된 반도체 솔루션이 필수다. 마찬가지로 인공지능 자율주행 로봇, 개인용 자율주행 비행기 등에서도 통합화를 바탕으로 효율을 높이고 성능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질 것이다.

- 이제 미세공정 발전은 한계에 부딪혔다. 반도체 제조사가 미세공정에 계속해서 도전했던 이유는 칩의 크기를 줄여 성능을 높이면서도 비용을 절감했기 때문이었지만, 반도체가 어느 정 도의 수준에 도달한 뒤에는 비용 절감 효과가 미미하거나 없을 것이라는 결론에 달했다. 이후 미세공정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는 대신 비용 절감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강구했고, 그 결실 을 패키징packaging (제조된 반도체를 기판이나 전자기기 등에 장착해 사용할 수 있도록 포장하는 과정)에서 찾아냈다. 그렇게 '어드밴 스드 패키징Advanced Packaging' 공정이 시작되었다.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은 반도체 칩의 성능과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칩을 하나의 패키지로 통합(포장)하는 고 급 기술이다. 이 기술은 전통적 반도체 제조 방식의 한계를 극 복해 더 작고 빠르게 에너지 효율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 즉, 칩 간의 물리적 거리 감소로 신호 전송 시간은 단축되고 데이 터 전송 속도는 빨라지게 된다. 신호 경로가 더 짧아지면서 에 너지 소비를 줄이고 배터리 수명을 연장시켜서 에너지 효율성 도 높아진다. 시스템의 복잡성과 전체 시스템 크기도 감소해 제 조 비용 역시 절감된다. 물론 아직 성숙기에 들어간 기술이 아 니기에 도전 과제도 많다. 예를 들어, 칩들이 밀집되면서 발생 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하고, 고도의 정밀도와 첨단 제조 공정이 필요하다. 아직은 비용 절감 효과도 없다. 다양한 칩과 기술 간의 호환성과 산업 표준도 완성되지 않았다.
칩렛Chiplet 기술도 주목해볼 만한 미래 제조 공정이다. 칩렛 은 하나의 칩에 다양한 기능의 여러 칩을 쌓아서 붙이는 기술 이다. 특정 용도에 따라 칩렛을 조합해 반도체를 제작함으로써 반도체 활용의 유연성을 높일 수 있으며, 신제품의 출시 기한도 앞당길 수 있다. 또한 단일 칩으로 생산하는 것보다 비용도 절 감된다. 이 기술은 수많은 조합 중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는 노 하우에서 승부가 갈린다.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규제를 극복하기 위해 칩렛 기술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아직은 다양한 칩렛을 연결하는 기술과 표준화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인텔, AMD와 같은 주요 반도체 회 사들이 칩렛 기술을 채택하면서 발전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칩렛 기술에서는 메모리 집적 노하우를 가진 메모리 반도체 제조회사가 가장 유리하다. 미래에는 칩렛을 서로 붙이 는 이종집적(기능과 역할이 다른 반도체를 결합하는 기술) 파운드 리 회사도 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 공정의 트렌드가 어드밴스드 패키징이나 칩렛 기술로 바뀌면, 미래의 파운드리 분야도 기술 경쟁보다는 단순 제조에 가까워지면서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반도체를 생산하지 않고 설계의 지식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 IP을 소유 해 IP를 빌려주고 라이센스를 받아 매출을 올리는 칩리스Chipless 기업들은 힘이 커진다. 칩리스 기업은 특정 기술이나 설계에 대 한 전문 지식을 확보하는 동시에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정에서 필요한 고도의 전문성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방향으 로 미래 주류가 형성되어 칩리스 기업의 입김이 매우 강해지는 것은 제조 공정에 강한 우리나라에 불리한 전개다.
물론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이런 변화를 모를 리 없다. 하지 만 이런 미래 예측을 하루 빨리 논의해야 할 이유가 있다. 오늘 날 반도체 강자 기업이나 국가에게는 오랫동안 애써 구축해놓 은 경쟁 구도가 흐트러져 새로운 게임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 그 자체가 위기다. 또한 보통 사람들은 1년 후의 미래는 과 대평가하거나 과대 추정하면서 10년 후의 미래는 과소 평가하 거나 과소 추정한다. 변화를 아는 것과 그에 대응하는 것은 별 개다. 중요한 것은 대응 속도, 그리고 타이밍이다. 속도가 늦고 타이밍을 놓치면, 곧바로 무너진다.

- 로이터 통신은 올트먼이 해고되기 전날 아침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CEO 서밋 APEC CEO Summit에서 한 발언에 주목했다. 그는 "오픈AI 사상 네 번째로 중요한 순간이 몇 주 전 찾아왔 다. 무지의 베일을 걷어내고 발견의 최전선을 앞으로 당기는 중 요한 발견이었다."라고 말했다. 당시 참석자들은 이 발언의 무 게감을 잘 몰랐지만, '오픈AI 이사회의 반란' 사건이 종료된 후 에 그 의미가 무엇인지 밝혀졌다. 바로 '큐스타(Q) 알고리즘' 이라는 새로운 인공지능이었다.
챗GPT는 정의된 지식에 따라 사전에 훈련받은 알고리즘인 반면 큐스타 알고리즘은 인간의 생물학적 뇌에서 작동하는 고 급 추론을 모방하는 훈련을 받는다. 인공지능 개발자들은 인공 지능이 인간처럼 학습한 내용을 기반으로 새로운 것을 추론하 고 그 내용도 실제로 이해하는 능력을 구현하려고 애썼다. 학계 에서는 인공지능이 수학처럼 정답이 정해진 문제를 완벽하게 풀어내는 능력을 '인공지능이 인간의 학습 능력을 획득했다는 근거로 삼는데, 지금껏 수학 문제를 안정적으로 해결하는 알고 리즘이나 올바른 아키텍처는 개발되지 못한 상태였다. 그런데 큐스타 알고리즘이 이것을 해낸 것이다'
- Q러닝은 최선의 전략을 개발하도록 돕는 강화 학습의 한 방 법으로 게임, 로봇 공학, 자율주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 고 있다. 에이스타 알고리즘은 주어진 데이터에서 새로운 패턴 을 발견하는 데 유용하다. 오픈AI는 두 기술의 장점을 결합해 경로 단순화 문제에 적용하면 더욱 강력한 LLM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큐스타는 지금까지 첫 GPT의 한계였던 특정 수학 문제 해결에 성공했고 추가 데이터 학습 없이 연산 문제 이해부터 계산까지 스스로 해결했다. 게다 가 기존 데이터 세트에서 새로운 패턴을 찾아내고, 수학 문제 해결에 최선의 전략도 찾아냈다.
- 큐스타가 기존의 LLM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만을 활용해서 새로운 수학 문제를 풀었다는 것은 피타고라스처럼 '생각하는 길'을 찾았다는 의미다. 인간 철학자가 아직 알려지지 않은 비 밀을 데이터와 생각의 힘으로 밝혀낸 것처럼 말이다. 이것은 인 공지능이 철학과 우주에 관한 개념을 조합해 새로운 개념을 만 들어낼 수 있고, 그 개념들을 매개로 더 상위 개념으로 올라가 며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을 예측하게 한다. 인공지능이 사람의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하게 되면 배경 지식을 기반으로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갖는 것은 시간문제다. 여러 영역을 넘 나들며 특정 영역의 개념과 지식을 사용하고, 목적 달성을 위해 지식을 창조하는 '범용 인공지능'의 출현이 코앞으로 다가온 것 이다.
- 2023년 12월 21일, 미국 카네기멜런대학교의 게이브 고메스 교수 연구팀은 LLM을 기반으로 사전에 학습하지 않은 화학 반 응을 논문에서 스스로 찾아 배우고 로봇에 연결되어 자율적으 로 실험까지 할 수 있는 인공지능 '코사이언티스트 Coscientist'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인공지능 화학자는 효율적인 아스피 린 합성 방안을 찾으라고 지시를 받으면, 인터넷에서 물질 정 보, 실험 기술 자료, 물질 합성 정보 등을 조사한다. 조사가 완 료되면, 위키피디아, 미국화학회 등의 전문 자료와 각종 학술 논문을 검색해 실험 코드를 작성하고 로봇에게 명령을 내린다. 미래의 실험실은 이러한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쉬지 않고 연구 를 수행할 수 있을 전망이다.
- 인공지능은 이제 필요한 만큼의 시간과 전기만 제공되면 스스로 반도체 설계까지 해낼 수 있다. 인공지능이 반도체 개발 노 하우의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미래 신호는 이미 등장했다. 2021년 5월 18일, 구글은 컨볼루션 신경망 convolutional Neural Network, CNN, 학습 워크로드 등의 병렬 계산에 필요한 자사의 인 공지능 칩 TPU 4세대 Tensor Processing Unit v4를 개발하는 데 인공 지능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2022년 6월, 구글은 논문 <자동화 머신러닝: 수동 엔지니어링 없는 종단간 자동 기계 학습AutoML- Zero: End-to-End AutoML without Manual Engineering>을 발표하면서 그 노하 우를 공개했다. 이 논문의 핵심은 수동 엔지니어링 과정을 최소화하거나 제거하고 자동화 기계 학습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이다. AutoML-Zero는 기존의 GPU 설계 데이터를 학습해 새로 운 GPU를 자동으로 설계하는 기술이다. 논문에 따르면 새로운 GPU 설계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
먼저 AutoML-Zero가 기존의 GPU 설계 데이터를 사용해 새 로운 GPU의 초기 설계를 생성한다. 이 초기 설계는 랜덤으로 생성되거나 기존의 설계를 변형하는 방식이다. 초기 설계가 생성되면, AutoML-Zero 는 초기 설계의 성능, 전력 효율, 제조 비 용 등을 시뮬레이션으로 평가하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설계를 개선했다. 여기에서는 인공지능이 랜덤 변이, 유전 알고리즘, 강화 학습 등의 기법을 사용해 스스로 최적 배치법을 익히도록 유도했다. 구글의 AutoML-Zero는 이런 방식으로 개선을 반복 해 최적의 GPU 설계를 자동으로 생성했다. '강화학습 기반 설 계' 능력에 최적으로 훈련된 구글의 인공지능 신경망은 인간이 수개월간 시행한 작업을 단 여섯 시간 만에 끝냈다.
구글 연구진은 AutoML-Zero가 만든 새로운 GPU 설계를 실 제 제품에 적용했다. 그 결과 기존의 GPU에 비해 새로운 GPU의 성능은 25퍼센트, 전력 효율은 35퍼센트 향상되었으며, 제조 비용은 20퍼센트 절감되었다고 밝혔다. 구글의 AutoML-Zero 알고리즘은 인공지능의 신기술 개발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 한 연구다.
3 나노 공정을 개발하려면, 최대 1,000여 개의 개별 도구 및 장비가 필요하고 엔지니어도 더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구글 이 외에도 램리서치 Lam Research를 비롯해 시놉시스synopsys 등 반도 체설계자동화Electronic Design Automation, EDA 기업들도 반도체 엔지 니어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식각 공정, 칩 수율(생산품 대비 양품 비율)을 높일 수 있는 계측, 테스트 부문 등에서 인공지능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램리서치 실험에 따르면 식각 공정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비용을 10만 5000달러 수준에서 5만 2000달러 수준으로 절감할 수 있다. 칩 개발 과정에서 인공지 능의 투입 비중이 높아질수록 개발 인력도 줄일 수 있다.
이런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큐스타, LLM 모델이 결합되고, 양자컴퓨팅이나 바이오컴퓨팅 기술이 접목되는 미래를 생각해 보라. GPU 설계를 비롯한 반도체 전 영역은 물론이고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기존의 기술 장벽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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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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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적인 생산 방식으로는 개인에 맞추어 각기 다른 성분을 담은 다양한 함량의 영양제를 만들어주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나 노리시드 의 경우, 소비자가 자신만을 위한 고유한 영양제를 주문하면 생산 공 장에서 바로 '인쇄된다. 노리시드가 이러한 영양제를 만들 수 있는 이 유는 바로 이 인쇄에 있다. 3D 프린터를 활용해 영양소를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젤리를 만들기 때문에 수많은 조합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일곱 가지 영양제를 쌓아 하나의 젤리로 만든다는 아이디어는 어 쩌면 간단하지만, 현실화하기까지 큰 노력이 필요했다. 노리시드는 먼저 일곱 가지 영양제를 젤리 형태로 인쇄할 수 있는 특수한 3D 프 린터를 고안했다. 연구 끝에 탄생한 맞춤 제작 3D 프린터는 7개의 프 린터 헤드를 갖고 있고, 영양제와 같은 열가소성(열을 가하면 녹고 차갑게 하면 굳는 성질) 물질을 고체로 만들 수 있는 융합 증착 모델링 FDM, Fused Deposition Modeling 기법을 사용한다.
다음으로 젤리를 인쇄하기 위해서는 잉크 제형의 영양제가 필요 하다. 이를 위해 노리시드는 연구를 통해 잉크처럼 사용될 수 있는 젤봉입 제형 gel encapsulation formula을 개발했고, 이 제형의 영양제를 3D 프린터에 장착했다.
맞춤형 상품은 시간과 노력이 배로 들어가는 만큼 더 비싸다. 그 러나 나에게 딱 맞기 때문에 결과는 훨씬 만족스럽다. 기성복 정장보 다 맞춤 정장이 두세 배는 비싼데도 사람들이 찾는 이유다. 그러나 노 리시드는 첨단 기술을 활용하고 공정 과정을 최소화해 생산 단가를 낮췄고, 맞춤형은 비싸다는 고정관념을 깼다. 덕분에 소비자들은 커 피 한 잔도 안 되는 값에 매일같이 7종 영양제를 즐길 수 있다.

- 일본의 신축 아파트 크기는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10% 작아졌 다. 반면에 집값은 갈수록 비싸졌다.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토교통부가 2022년에 발표한 「2021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 르면, 1인당 주거면적은 33.9제곱미터이다. 특히 절반 이상이 1인 가 구인 청년(만 19~34세)의 경우 27.5제곱미터로 10평이 채 되지 않는다. 수도권으로 범위를 좁히면 1인당 주거면적은 더욱 줄어든다.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멈추지 않는 집값 상승 때문에 한정된 공 간에서 효율적으로 살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 카챠카는 아주 훌륭 한 조력자가 될 수 있다. 특히 효율적으로 공간을 활용하는 동시에 스 타일리시한 분위기를 내고 싶어 하는 소비자의 마음을 잡을 것이다.
-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공간을 차지하던 가구가 자유자재로 움직 인다면 공간의 활용법이 달라진다. 책장을 실은 카챠카를 부르면 안 방은 서재가 되고, 커피 테이블을 실은 카챠카가 오면 어디든 카페가 된다. 가구가 움직이는 것만으로 공간의 용도가 얼마든 달라질 수 있 다. 용도가 고정되어 있던 전통적인 주거 공간의 개념이 새롭게 바뀌 게 되는 것이다.
프리퍼드로보틱스는 카챠카를 스마트 퍼니처 Smart Furniture, 즉똑 똑한 가구라고 소개한다. 카챠카는 부르면 올 뿐만 아니라 스스로 움 직이기도 한다. 스마트폰 앱으로 시간과 목적지, 이동 주기를 설정하면 정해진 조건에 따라 움직이는 스케줄 기능도 탑재되어 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책이나 약을 가져와 생활 습관을 지키는 데도 도움을 준 다. 이쯤 되면 똑똑한 집사와 함께 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가사는 매일 같은 일의 반복이다. 가정용 로봇 보급을 목표로 개발 된 카챠카는 사소하지만 반복되는 가사노동 부담을 덜어주는 존재로 도 빛을 발한다. 실제로 판매 전 테스트에서 카챠카는 식사 전후에 가 장 많이 사용되었다. 접시, 조미료, 물티슈 등을 놓아둔 카챠카를 식사 공간으로 옮기고, 식사가 끝나면 빈 그릇을 싣고 싱크대 앞으로 가는 식이다. 고된 가사 노동을 덜어주는 똑똑한 도우미는 이밖에도 여러 일을 돕는다. 자녀의 귀가 시간이 되면 카챠카는 현관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책가방을 방까지 옮겨준다. 또 시간마다 햇빛이 잘 들어오는 장소로 식물을 옮길 수도 있다. 이처럼 사소하고 눈에 띄지 않는 집안 일을 가구가 대신한다면 집은 더욱 편안한 공간으로 느껴질 것이다.

- 멀게만 느껴지는 초개인화 서비스는 어쩌면 이미 우리 일상에 자 리잡았다. 스타벅스는 1만 7,000가지 커스터마이즈 옵션을 제공하 며, 넷플릭스는 알고리즘을 활용해 '취향 저격 콘텐츠'를 추천해준다. 통신사들은 인터넷 사용량과 통화량을 분석해 맞춤형 요금제를 제안 하고, 카드사는 자주 가는 장소에서 더 많이 할인받을 수 있는 신용카 드를 권한다.
국내에도 스타와 팬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이 이미 서비스되고 있 다. SM엔터테인먼트의 '디어유 버블'은 스타와 구독자 간 다대일 채팅 서비스를 제공하며, 하이브 또한 유사한 서비스인 '위버스 DM'을 론 칭했다. 그렇지만 국내 서비스들은 앞서 소개한 해외 제품과 비교하 면 팬덤 커뮤니티의 성격이 짙다. 초개인화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환경에서 앞으로는 민리처럼 초개인화 서비스를 지향하는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규모의 경제나 다품종 소량 생산의 시대는 가고 초개인화의 시대 가 왔다. '영앤리치', '은퇴 노인', '30대 워킹맘', '소녀팬'처럼 한 덩어리 로 소비자를 분류하는 서비스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을 듯하다. 리틀 메 시에게 찾아온 선물처럼, 가장 좋아하는 스타가 나만을 위해 준비한 영상 메시지가 더이상 꿈이 아닌 시대가 됐다. 이제는 우리도 다양한 분야에서 각기 다른 취향과 니즈에 맞는 초개인화 솔루션을 고민해 볼 시점이다. 예컨대 매일 저녁, 내 기분에 따라 BTS 멤버가 번갈아가 며 불러주는 자장가는 어떤 느낌일까?

- SciosAI 팀은 모의실험 모형의 정확한 설계를 위해서 고객 기업을 대상으로 2달에서 1년간 인공지능에 대한 교육을 시행한다. 또 고객 맞춤화 Customization를 위한 소통을 늘리고 있다. 고객 기업이 인공지능 활용도를 높여 데이터 중심의 조직이 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SciosAI는 원래 보유 데이터가 충분한 대기업들이 주로 이용했다. 자사만의 특유한 변수가 모델에 충분히 반영되어야 정확한 예측이 가 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산업별 데이터를 판매하는 데이터 전문기업과 협업해 보유 데이터가 충분치 않은 회사라도 프로그램을 십분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

- 안드레이 아네프는 인공지능 모형의 정확도와 관련해 "과거 정확도일 뿐, 빠르게 변화하는 현재를 계속해서 학습하고 있는 지금의 인공 지능과는 또 다르다"라고 얘기했다. 그는 MIT시스템다이내믹스그룹 MIT System Dynamics Group 대표인 존스터만 John Sterman 의 말을 인용해 “복잡 한 상황에서 모의실험을 미리 해보지 않으면 항상 예상치 못한 결과를 얻게 되며, 결과는 부정적일 것"이라며 모의실험의 정확도보다도 모의 실험을 한다는 행위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했다. 예측하고 문제를 발 견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마케팅 실패로 인한 비용보다 적기 때문이다.

- 챗GPT 열풍 이후 인공지능을 향한 캐나다 양조업계의 관심이 뜨 겁다. 메신저에 채팅하듯 주문을 넣으면 인공지능이 해답을 척척 내 놓아서다. 소비자를 만족시킬 새로운 맛의 맥주 레시피를 만들어 달 라는 한 양조업체 요청에 챗GPT가 빠르고 명쾌하게 답했다. 이들의 인공지능 활용 성공기는 CBC 국영방송을 포함한 현지 주요 언론에 소개됐다. 장인들의 영역이었던 양조 공정을 인공지능으로 대체해 신 상품을 출시하고, 단기간 상품화에 성공했다는 사실에 모두가 주목했 다. 인공지능을 '맛본' 양조 장인조차 예외는 아니었다. 인공지능의 놀 라운 학습 능력에 감탄하며 좋은 도구를 얻어 기쁘다고 반색했고, 앞 으로의 활용 가능성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인공지능 레시피로 만 든 맥주는 온·오프라인에서 절찬 판매 중이다. 
- 글로벌 식음료 신시장의 인공지능 트랜스포메이션
챗GPT가 불러온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식품 기업의 '인공지능 트랜스포메이션' 노력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시장 조사 전문기관인 마 켓닷어스Market.us는 2023년 발표한 「세계 식음료 시장에서의 인공지 The Global Artificial Intelligence In Food And Beverage Market」 보고서에서 세계 식 음료 부문의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시장 창출 규모가 2022년 69억 달 러 (8조 9,700억 원)에서 2032년 2,735억 달러(355조 5,500억 원)로 3,842퍼 센트의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시장 성장의 가장 큰 동인은 '개인 맞춤형 식품 서비스'다. 보고서 는 최근 1인 가구와 전문적인 영양 관리가 필요한 노령 인구가 늘면 서 개인 영양과 취향을 고려한 맞춤 식품을 찾는 고객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분석한다. 보고서는 개인 맞춤형 식품 서비스와 관련 하여 인간보다 인공지능 트랜스포메이션에 더 기대를 걸고 있다. 앞 으로 식품 처방은 웬만한 영양사보다 데이터와 인공지능의 힘을 빌리 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식음료 산업 분야에서 인공지능의 활용은 갈수록 그 범위를 넓힐 듯하다. 활용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또 하나의 분야는 신제품 개 발이다. 인공지능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에 액세스하고 이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소비자 선호도의 추세와 패턴을 식별하는 데 사용하면 식품 회사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는 새 제품을 만들기 쉬워진다. 앞서 소개한 양조업계의 인공지능 활용 사례에서와 같이 특정 고객층을 겨냥하거나 정해진 식재료를 활용한
새로운 레시피 개발이 여기에 포함된다.

- 바닷가에 내리쬐는 햇살 아래 뜨겁게 달궈진 모래사장, 한낮의 열기를 품은 모래는 해가 진 후에도 그 온기가 오래도록 남아있다. 실 제로 모래는 높은 열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데 이는 모래의 주성분 인 석영의 특성에 기인한 것이다. 모래는 물의 4배에 달하는 에너지 를 저장할 수 있고 열 손실률 또한 낮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친환경적이고 실용적인 에너지 저 장장치로 활용하기 위해 모래 배터리를 연구 중이며, 이 중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마갈디그룹 Magaldi Group 에서 전력으로 전환이 가능한 모 래 배터리를 개발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이탈리아 재생에너지 기 업인 에넬엑스EnelX와의 협업으로 2024년 하반기에 이 배터리를 사용 한 첫 번째 발전소를 가동할 계획이다. 모래로 만들어진 배터리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이용해 식물성 기름을 만든다. 이 시스템을 통해 이 탈리아는 산업 공정의 탈탄소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 미국의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 National Renewable Energy Laboratory 를 비롯해 여러 곳에서 모래 배터리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세계 최초 로 모래 배터리가 완공되고 설치된 곳은 핀란드다. 핀란드의 폴라나 이트에너지 The Polar Night Energy는 칸칸패 Kankaanpää 마을에 있는 발전소 에 모래 배터리를 설치하고 가동에 들어갔으며, 열 교환기로 뜨거운 공기를 배출해 지역난방에 사용하고 있다. 약 100톤의 모래를 수용하는 저장고로 모래 온도는 500°C, 발전 용량은 최고 8메가와트, 효율성은 최고 99퍼센트에 달한다. 이 에너지는 칸칸패 마을 지역민 3만5,000명이 거주하는 건물의 난방에 사용되고 있다.
폴라나이트에너지는 300메가와트시 MWh 용량의 2메가와트 축열 시스템과 1,000메가와트시 용량의 10메가와트 시스템 두 가지 옵션 을 제공해 모래 배터리의 상용화에 앞장서고 있다. 이 배터리는 간헐 적으로 발생하는 에너지를 모아 장기적으로 저장할 수 있다는 큰 장 점이 있다. 온수와 난방 등에 사용 가능해 인근 지역의 겨울철 가정 열원으로 적합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에너지 활용 이 지극히 제한적이라는 단점도 있다. 더 광범위하게 활용되기 위해 서는 전기에너지로의 전환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터빈을 비롯한 추가 장치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률이 높기에 비용과 효율성이 떨어져 아직은 열에너지 공급에만 사용되고 있다.
- 갈수록 진화하는 모래 배터리
현재 가동되고 있는 모래 배터리의 단점을 신기술로 보완한 것이 이탈리아 마갈디그룹에서 개발한 모래 배터리다. 특허받은 이 모래 배터리는 대규모 열에너지 저장 Magaldi Green Thermal Energy Storage 시스템 으로 단기 및 장기 축열, 즉 일정한 온도로 열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고, 저장된 열은 전기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다.
이 배터리 기술에 사용되는 기본 재료는 모래로, 강바닥 등에 자연 침식된 규사를 사용한다. 실리카 샌드silica sand로도 불리는 규사는 건 축재로 오랫동안 사용됐는데, 석영 성분이 풍부하고 불을 견디는 내 화성과 단단한 정도인 경도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전기절연성과 보 온, 보냉 등의 특성이 필요한 유리섬유의 원료로도 사용된다. 마갈디 그룹의 열에너지 저장시스템에서 이 규사는 저항가열 방식으로 600°C 이상의 온도까지 가열되고, 축적된 열에너지는 열 교환기를 통해 120~400°C 범위의 온도에서 직접 열에너지로 공급하거나 증기 터빈을 통해 전력을 공급하는 데 사용된다.
- 마갈디그룹의 모래 배터리를 살펴보면 열에너지를 저장하는 축열 시스템의 원리는 폴라나이트에너지의 모래 배터리와 비슷하다. 그러 나 모래 배터리의 구성이나 저장된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또한 열에너지 축적 까지 발생하는 에너지 손실률은 2퍼센트 미만이고, 열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전환해 공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손실률은 10퍼 센트 미만으로 전체 90퍼센트 이상의 에너지 활용이 가능해 높은 효 율성을 보인다.
- 재생에너지는 일정 온도 이상의 고 온 발열이 불가능하거나 최고 발열이 100°C 미만인 단점이 있고, 재 생에너지의 원활한 운용을 위해서는 배터리 방식의 에너지저장시스 템 BESS, Battery Energy Storage System이 필요하다. 그러나 기존 리튬이온전 지를 사용한 에너지저장시스템 설비를 갖추기 위해서는 비용 부담이 너무 큰 것이 문제다. 장시간 고온 발열이 필요한 에너지 집약산업에 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다. 식품, 음료, 제약, 섬유 등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이탈리아 주요 산업 분야의 제조 기업, 특히 중소기업들은 아직은 제조 공정에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를 쓰고 있다. 그리고 점차 재생에너지 전환에 대한 필요가 높아짐에 따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 마갈디그룹의 모래 배터리는 이러한 현실에서 미래 시대의 새로 운 솔루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재생에너지의 단점을 또 다른 재 생에너지로 보완해 새로운 '재생에너지 패키지'로 활용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태양광, 풍력 등 간헐적으로 생산되는 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변환해 저장한 후에 필요에 따라 열에너지나 전기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는데, 열에너지는 300°C 이상 고온 발열이 가능하고 8~10시간 동안 지속이 가능하다. 또한 저장 장치를 병렬 혹은 직렬로 연결해 용량을 늘리는 것도 가능하다. 앞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재생에너지 전 환을 위한 기술 솔루션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 모래 배터리, 신개념 산업용 배터리로 첫걸음
이탈리아의 신재생에너지 기업 에넬엑스는 마갈디그룹과 함께 지 속가능성의 관점에서 산업에 사용되는 에너지의 기술 협력을 추진하 고 있다. 에너지 공급 및 효율성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는 에넬엑스는 열저장장치 및 에너지 전환 기술을 보유한 마갈디그룹과 함께 이탈리 아 남부 부치노시 Buccino에 기반을 둔 식품 제조업체 이지이에 새로 운 솔루션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지이는 이탈리아 북부에 본사를 둔 글로벌 식품기업 페레로 그룹 Ferrero Group 에 식물성 기름을 납품하는 업체다. 이들은 식품을 가공할 때 쓰는 에너지를 태양광과 모래 배터리를 적용한 친환경 열에너지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5메가와트 용량의 태양광 발전소와 하루 13메가와 트의 열용량을 저장할 수 있는 125톤의 모래를 사용한 마디 열에너 지 저장발전소의 건설을 포함하고 있는데 2024년 하반기 가동을 목 표로 하고 있다. 이 발전소가 가동될 경우 이지이의 연간 에너지 소비 율은 20퍼센트 감소하고, 탄소 배출량은 1,000톤이 절감될 것으로 예 상한다. 또한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태양광 에너지 를 기존의 리튬 배터리에 저장해 사용할 경우 메가와트당 가격이 40~60유로(5만6,000~8만 4,000원) 정도인데 모래 배터리를 사용하면 메 가와트당 20유로(2만8,000원)로 절반 이상 낮출 수 있어 높은 가격경쟁 력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차별화로 에넬엑스는 모래 배터리를 활용한 에너지 저장 및 전환 기술이 향후 새로운 기술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100~400°C 사이의 열을 사용하는 산업은 전체 산업의 30퍼센트를 차 지하고 있으며, 이 열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한 비용은 전체 산업 에너 지비용의 70퍼센트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에 마갈디그룹의 모 래 배터리 기술에 활용된다면 높은 효율, 탄소 배출량 감소, 에너지 비용 절감 등 다양한 측면의 솔루션이 될 수 있어 재생에너지의 패러 다임 전환이 기대되고 있다. 에넬엑스는 이탈리아 국내 12개의 제조 기업과 해당 기술 도입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혀 산업 공정을 탈탄 소화하기 위한 대안으로 보급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 전자담배 연기까지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첨단 기술
카나리는 단순히 오염 물질을 검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오염 물 질의 종류까지도 분석해준다. 매연, 조리 연기 cooking oil fumes, 바이러 스, 알레르기 유발 물질 등의 분류를 수치와 함께 표시한다. 기존의 공기 질 모니터가 분석하지 못했던 연초와 전자담배의 차이까지 구분 해 연기가 발생하면 즉시 관리자에게 알림을 보낸다.
카나리는 공기 모니터링과 예방이 필요한 실내 공간에서 활용도가 높다. 휘발성유기화합물 감지 기능이 탑재되어 있어 공기 질에 민감한 아토피나 비염, 천식, 알레르기 환자들에게 도움을 준다. 또한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 가정이나 보육원, 그리고 실시간으로 대기질 파악이 필요한 병원에서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피에라의 사업개발부 하워드 파코시 Howard Pakosh 부장은 연초와 전 자담배를 구분하는 기술이야말로 소비자가 매력을 느끼는 이유라고 전했다. 특히 이 기능은 공공장소인 호텔과 학교에서 진가가 발휘된 다. 호텔의 경우, 대부분 객실 내 흡연 금지 규정이 있고 흡연 시 벌금 을 부과한다. 하지만 흡연 여부를 실시간으로 감시할 인력은 없고, 공 기 중으로 금방 흩어지는 전자담배 성분을 포착하기는 더욱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각 층이나 각 구역마다 설치된 카나리는 실시간으로 시스템 관리자에게 담배 연기 검출을 알리고 관리자가 신속히 조치할 수 있도록 한다.
- 일부 전문가들은 캐나다의 대기오염이나 실내 미세먼지에 대한 인식이 다른 국가에 비해 예민하지 않은 편이라고 말한다. 캐나다에 서는 바닥에 카펫을 깔고 실내에서 신발을 착용하는 문화가 만연해 있다. 카펫이 깔린 바닥은 이물질이나 먼지가 갇혀 있기 좋은 환경이 고, 청소와 관리가 어려워 내부의 먼지를 미처 제거하지 못한 채 생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군다나 야외에서 더러워진 신발을 신은 상태로 실내를 돌아다닌다면 실내 공기오염의 심각성은 더욱 커진다. 피에라는 이런 생활환경 속에서 개인이 호흡기 질병을 예방할 수 있 는 방안 중 하나가 카나리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기후 변화나 자연 발생 물질은 개인이 대응하기에는 어려운 문제지만, 사람이 자주 머 무는 공간에서 발생하는 오염 물질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즉각 조치 하는 것은 비교적 쉽기 때문이다.

- 캡슐의 주요 기술은 고도의 지능형 센서다. 이것을 활용해 게스트 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파티와 같은 소음이나 초과 숙박 같은 잠재적 문제를 감지하고 호스트에게 알린다. 또한 플랫폼을 통 해 호스트와 게스트가 바로 소통할 수 있는 메신저 기능도 갖추고 있 어 문제 발생 시 빠르게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 회사 대표이자 개발 자인 후터는 "캡슐은 게스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공 유 숙박시설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정확히 어떤 문제들을 감지할 수 있을까? 캡슐은 현재 캡 슐 에이치큐 Cappsule HQ 기기, 캡슐 스테이 Cappsule Stay 태그, 캡슐 고 Cappsule Go 태그 세 가지 제품으로 구분되어 소개되고 있다. 캡슐 에이치큐는 임대 공간 내에서 전자담배를 포함한 흡연을 감지할 수 있으며, 파티나 대규모 모임에서 발생하는 소음 레벨, 집안 내 온도 및 습도, 유 리잔과 식기 등의 파손, 비어 있는 숙소 내 움직임 등을 감지한다.
캡슐 스테이는 TV나 값비싼 가구, 액자, 미술품 등 실내 물품에 부 착하는 기기다. 태그가 부착된 물건이 제자리에서 떨어지거나 위치가 바뀌게 될 경우, 또는 숙소 밖으로 이동하게 되면 이를 즉시 호스트에 알려준다. 캡슐 고 태그는 스테이 태그와 달리 숙소 바깥이나 근방에 서 사용하는 물품 또는 휴대용품에 부착하는 추적기기다. 게스트가 숙소를 사용하는 동안 이용할 수 있는 자전거나 서핑보드, 스쿠터 등 다양한 야외용품 또는 열쇠 등에 부착해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이기 기는 우리가 흔히 아는 구글 홈 Google Home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고, 부동산 관리 플랫폼 게스티 Guesty, 부동산 렌탈 소프트웨어 부킹싱크 Booking Sync, 업무 자동화 시스템 자피어zapier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도 연동할 수 있다.
캡슐 솔루션은 호스트뿐 아니라 게스트에게도 긍정적인 가치를 제공한다. 프라이버시 보호에 중점을 둔 캡슐의 기술을 통해 게스트는 감시를 당하거나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안심하며 지낼 수 있다. 또 소음 수준과 물품 이동 감지 경고 등에 대한 알림을 호스트보다 먼저 받기 때문에 불편한 대화가 오가기 전 이를 먼저 해결할 수 있다. 개 발자 후터는 “서비스 개발 중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부분은 게스트와 호 스트 모두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었다"라고 언급했다. 캡슐의 프 로세스는 직접 비용을 지불하고 이를 사용하는 호스트뿐 아니라 게스 트까지 섬세히 고려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 손목 밴드로 조절하는 일과성 열감
많은 여성들이 갱년기에 접어들면 일과성 열감과 홍조를 경험한 다.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의 분석에 따르면, 갱년기 여성의 80퍼센트 가 일과성 열감 증상을 겪는다. 이것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수 치 저하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으로 체온조절에 관여하는 자율신경의 균형이 깨지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얼굴이나 목, 머리와 가슴 부위의 피부가 갑자기 붉게 변하면서 전신에 불쾌한 열 감과 발한을 느낀다. 이런 증세는 하루에 5~10회, 많게는 30회까지도 나타나면서 갱년기 여성들에게 고통을 준다. 에스트로겐 기반 호르몬 요법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으로 알려졌지만, 뇌졸중이나 혈전 및 기타 위험성이 있다.
이런 와중에 엠버 웨이브 Embr Wave 의 출시는 치료법을 찾고 있던 갱년기 여성들에게 희소식이 되었다. 엠버 웨이브는 여성의 갱년기
증상과 관련해 선도적인 소비자 솔루션을 보유한 회사 엠버 랩스Embr Labs 에서 출시한 제품이다. 일과성 열감에 의한 안면홍조, 수면 장애 및 불안을 관리하려면 교감 신경계의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제 품은 온도 조절 메커니즘을 활용한다.
엠버 웨이브의 디자인은 단순하다. 시계처럼 생긴 장치의 측면에는 두 개의 버튼이 있는데 온도 조절을 위한 것이다. 하나는 냉각파, 다른 하나는 온열파가 방출되도록 한다. 열감이나 홍조가 느껴질 경 우 냉각 버튼을 누르면 되고, 원상태로 돌리려면 온열 버튼을 누르면 된다. 엠버 랩스에서 자체적으로 수행한 실험 결과에 의하면, 손목은 온도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3분 뒤에는 사용자의 뇌가 주변의 온도 를 최소 5~9°C 정도 더 시원하게 느낀다. 게다가 엠버 웨이브에서 방 출되는 냉각파는 자연스러운 심신 반응을 유발해 기분을 낫게 하는 효과도 있으며, 착용하고 자면 잠들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감소하고 수면의 질도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엠버 웨이브와 연동되는 앱 은 장치의 사용량, 빈도, 사용 시간 등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학습해 사용자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엠버 웨이브는 온도의 힘을 활용해 안전하고 자연스럽게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업계에 반향을 일으켰다. 

- 230억 달러(29조9,000억 원)에 이르는 수출 규모를 자랑하는 뉴질랜 드 낙농 산업의 주인공인 젖소들은 요즘 인공지능을 탑재한 멋진 목 걸이를 목에 메고 있다. 우리에게 스마트워치가 있다면, 뉴질랜드 소 에게는 스마트 넥밴드가 있다. 동물 관리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뉴질랜드 기업 갤러허 Gallagher 그룹은 1938년 이래 많 은 농가들을 돕고 있는데 대표적인 기술이 소의 목에 부착하는 스마 트 넥밴드 '셰퍼드E-Shepherd'다. 이 기술은 뉴질랜드 전역에 걸친 상 용화와 세계로의 기술 수출을 코앞에 두고 있다.
이셰퍼드는 가상 울타리 기술 개발 업체인 에이거센스Agersens에서 개발했다. 갤러허는 2016년부터 이셰퍼드에 투자하기 시작했고, 2021년에는 에이거센스를 인수했다. 이 기술의 핵심인 '가상 Virtual'은 요즘 핫한 키워드 중 하나인데, 가상 울타리 Virtual Fence가 이셰퍼드 소 프트웨어에 생성되면 동물이 착용하고 있는 스마트 넥밴드로 전송되 고, 동물은 이런 가상의 경계선을 인식하여 훈련되는 원리다. 쉽게 말 해 이셰퍼드를 착용한 소들은 이 가상 울타리 바깥으로 나가면 발생 하는 경보음 때문에 나가지 못하고 미리 농부에 의해 설정된 방목 구 역 안에 머물도록 훈련되는 것이다. 

- 태양열로 작동하며 동물의 건강까지 챙겨주다
이런 소의 목에 부착하는 스마트 넥밴드는 갤러허 그룹 외에도 성 공적인 스타트업으로 꼽히는 홀터 Halter 역시 기술을 보유 중이다. 갤 러허와 홀터 모두 세계적인 농업박람회이자, 남반구의 최대 규모 농업 전시회인 '필데이즈Fieldays'가 열리는 고장 해밀턴에 본사를 두고 있다. 홀터 역시 태양열로 작동하는 전자 목걸이 electronic collars로 소리 와 진동을 이용해서 울타리 없이 소의 원격 이동 및 관리를 돕는 기술 을 개발했다.
이 목걸이는 최적의 번식 시기를 감지하며 농부에게 소 건강 알림 까지 제공한다. 이 스타트업은 론칭 초반부터 해외투자를 많이 받았 는데 최근에는 베세머벤처파트너스 Bessemer Venture Partners가 주도한 펀 딩에서 8,500만 달러(1,105억 원)를 유치했다는 소식을 발표했다. 홀터 의 고객들이 전해주는 이야기를 들으면, 이 스마트 목걸이가 젖소뿐 아니라 농장주나 직원의 생활에도 큰 변화를 불러왔음을 알 수 있다.
- 한 언론에서 취재했던 홀터의 와이카토Waikato 농장주는 새벽녘에 소 를 따라 착유장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는 대신 아침에 차 한 잔을 마시 며 앱으로 가상 울타리를 설치하고 소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으로 하 루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200헥타르(60만 5,000평)가 넘는 대규모 낙농 농장에서 휴대폰 앱으로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는지 놀랍다며 이 런 기술이 더 많은 젊은이들을 농가로 끌어들이기를 바란다고 말했 다.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농장의 우유 생산량은 10퍼센트 증가하였 으며, 직원 근무 시간은 15퍼센트 줄어들었다. 또한 재고 손실은 절반 으로 줄고, 교배 관리도 훨씬 쉬워졌다.

- 모든 기업의 탄소 중립을 지원하는 그린플레이시스
그린플레이시스GreenPlaces는 아마존 Amazon 이나 파타고니아 Patagonia와 같은 유명 브랜드나 대기업이 아니어도 모든 기업이 탄소 중립을 실현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한다.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가 자체 적으로 탄소 발자국을 추적하고, 탄소 감축 계획을 세워 실행에 옮기 는 과정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그린플레이시스는 이들 을 위해 이미 해결책을 마련해 놓았다. 웹 기반 소프트웨어 플랫폼으 로 사업체의 탄소 배출량을 산출하고, 환경 전문가의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해 탄소 문제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린플레이시스는 먼저 기업의 전기, 수도, 가스 등 에너지 사용과 회계 시스템, 직원 관리 플랫폼 등을 통해 수집한 정보로 연간 배출하 는 탄소량을 국제 표준인 스코프scope 분류에 따라 측정한다. 스코프 는 기업 운영에 직간접적으로 배출되는 탄소를 범주별로 나누어 구분 한 것이다. 스코프 1은 차량이나 공장 가동 등으로 직접 발생하는 온실가스이며 스코프 2는 사무실 · 매장 운영 등을 위한 냉난방으로 발 생하는 탄소, 스코프 3은 스코프 1, 2를 제외하고 원료 조달부터 직원 출장, 배송, 투자 등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탄소 배출을 광범위하게 포괄하는 범주다. 스코프 1부터 3까지 각 범 주별 배출량과 전체 배출량 대비 비중을 제시하고, 데이터를 기반으 로 탄소 배출 동향이나 특이사항 등을 분석해 업체 측에 전달한다. 또 그린플레이시스의 지속 가능성 전문가들은 고객사가 탄소 배출을 감 축하고 상쇄할 수 있도록 대안을 안내한다. 단순한 보고를 넘어 지속 가능성 지표를 개선하기 위한 맞춤형 권장 사항과 통찰을 보여주는 것이다.
- 그린플레이시스는 또 고객사의 지속 가능성 목표와 참여 프로젝트, 완료 혹은 진행 중인 이니셔티브들을 소개하는 웹페이지를 만들 어 고객사의 투자자나 일반 소비자들이 해당 업체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노력과 성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해당 웹페이지는 고 객사의 요구에 따라 맞춤 제작이 가능하며, 별도의 개발자나 웹디자 이너 없이도 최신 데이터와 함께 업데이트된다.
그린플레이시스는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워크데이 Workday, 리플링 Rippling, ADP 등 사업체 운영 시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고객사의 툴과 연동해 필요한 데이터를 직접 입력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없앴다. 또 대기업에 적합한 시중의 시스템과 달리 식당, 로펌, 호텔, 비즈니스 서비스, 소매점 등 소기업 비중이 높은 산업군 각각의 특성에 맞게 서 비스를 구성해 제공하고 있다. 

- 무한한 잠재력을 갖춘, 영원히 나는 비행기
스카이드웰러가 꿈꾸고 도전하는 '영구 비행기'는 왜 필요할까? 하 늘에서 계속 날아다니는 비행기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매우 다양하다. 큰 범주에서 위성을 대신하는 역할과 위성은 하지 못하는 역할, 두 가 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 위성을 대체하는 역할은 인공위성처럼 지상을 관측하고, 원격 통신을 중계하고, 과학적 관측을 수행하는 능 력이다. 특히 통신중계기로서의 능력이 주목받고 있다. 스카이드웰러 는 위성통신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5G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 며, 위성에 비해 60배나 더 가까이서 공중 플랫폼을 작동할 수 있기 때 문에 대형 위성 안테나 없이도 우수한 대역폭을 제공할 것이다.
인구밀도가 낮거나 지형 조건이 까다로워 위성통신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곳에서 스카이드웰러는 중계기 역할을 할 수 있어 비용 대비 효율성이 높다. 실제로 스페인의 글로벌 이동통신 사업자 가운 데 하나인 텔레포니카Telefonica 와 스카이드웰러는 2021년에 파트너십 을 체결하고, 인터넷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거나 신호가 약한 지역에 셀룰러 커버리지 cellular coverage 를 제공하는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스카이드웰러는 이처럼 위성의 역할을 대체하지만, 더 좋은 점도 있다. 인공위성은 제작 비용이 비싸고, 로켓을 통해 궤도에 발사해야 하기 때문에 실패율도 높다. 특히 최근에는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이 우주 쓰레기로 남아 심각한 환경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대규모 인공 위성은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오존층을 손상시키는 화학물질을 방출해 지구온난화에도 위협적이다. 반면 스카이드웰러는 태양광을 사용하기에 탄소 배출도 쓰레기 배출도 없는 친환경 기지국의 역할을 할 수 있다.
- 스카이드웰러는 위성을 대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위성은 할 수 없는 작업에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카이드웰러에 센서를 장 착해서 해상에서의 불법 어업을 감시하거나, 야간에 심해에서 불법으 로 시행되는 시추 작업을 추적해 석유 누출을 감시할 수도 있다. 인공 위성으로는 이러한 감시 역할이 쉽지 않지만, 스카이드웰러의 모니터 링 기능으로는 가능하다.
업무 특성에 맞는 다양한 센서 장착이 가능하고, 얼마든지 새로운 센서로 교체할 수 있기 때문에 특정한 업무 요청에 맞추어 활용할 수도 있다. 또한 탄소 배출 없이 수개월 동안 공중에 머물 수 있기 때문에 자연재해 감시나 화학물질 누출, 해상의 기름 유출과 같은 인위적 재난을 빠르게 알아낼 수 있으며, 산불 등의 재해로 장기간 수색이나 구조가 필요한 작업에도 지원할 수 있다.
스카이드웰러는 센서가 수집한 복잡한 데이터를 처리하고 융합하 기 위해서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Palantir Technologies와 협력체계를 갖추 었다. 이 회사는 빅데이터 분석 및 처리 전문 회사로 오사마 빈 라덴 을 찾는 데 기여한 업체로 이름을 알렸다.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는 스카이드웰러가 수집한 대량의 데이터를 가져다가 데이터의 '실체'를 분석하는 작업을 맡는다. 예를 들어 스카이드웰러의 센서가 바다에 떠 있는 선박을 모니터링하면 그 물체가 어느 국적의 무슨 선박인지 까지 분석해서 가치 있는 정보로 재탄생시키는 것이다.
- 무한한 잠재력을 갖춘 스카이드웰러가 어느 분야에서 활약할지 관심이 쏠린 가운데, 초기 활용은 정부와 군사용 안전을 위한 장치로 쓰일 것이 유력하다고 알려졌다. 미 해군은 스카이드웰러 초기 개발 단계에서부터 500만 달러(65억 원)를 투자했다. 미국 함정이 운항되는 바다의 상공에서 연속적으로 가동되는 지원기지를 띄우기 위한 목적 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지속적으로 비행하는 스카이드웰러는 초고공 감시탑으로서 적국의 함정을 탐지할 수 있고, 통신중계소 역할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해상에서도 원활한 통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 대한다.

- 시대의 변화와 함께 근무 환경과 여건, 니즈가 빠르게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태스크포드 또는 뷰로 부스와 같은 이동형 개인 사무공간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업 무가 가능하며, 필요시 화상 업무도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는 첨단 시 설의 사무공간이 내가 가는 곳마다 자리 잡고 있다면 진정으로 글로벌 한자유 근무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사무실이 아닌 공간에서 업무나 공부를 하는 사람들 이 많다. 특히 카페에서 장시간 개인 업무를 보는 풍경은 매우 흔한 일상이 되었고, 한편으로는 이러한 사례들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다. 분명한 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공간 에 대한 니즈가 있다는 것이다. 언제 어디를 가더라도 개인이 프라이 빗 private 하게 사용 가능한 공간이 있다면? 도서관만큼 조용하게 과제 를 마무리할 수 있는 공간이 집 근처에 자리 잡고 있다면, 나만의 공 간에서 조용히 내 시간에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나라에서도 다 양한 근무 형태를 지원하는 공유 오피스 플랫폼이나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한 차량형 모바일 오피스 등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이러한 업무 공간은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로 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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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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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의 시대

경영 2024. 6. 3. 07:15

- 새로운 기계가 개발될 때마다 자리를 빼앗긴 노동자들은 더 높은 수준의 교육을 통해 기계가 아직 차지하지 못한 일자리로 넘어가야 했다.
2023년인 지금 기계는 호텔에서 일하는 로봇, 주식을 거 래하는 알고리즘, 삽화를 그리고 엑스레이를 판독하는 기계 학습 시스템의 영역으로까지 확장했다.
이제 기업이 요구하는 바가 변했다. 갑작스럽게 말이다.
기업은 기계가 (아직까지는 할 수 없는 반자동화된 업무를 처리 하는 값싼 노동력이 아니라 대단히 희귀한 두 가지 자원을 찾 고 있다. 그것은 바로 '창조성'과 '인간성'이다.
그 두 가지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인간을 대하고, 전략을 수립하고, 통찰력을 발견하는 일과 관련 있다.
- 조직의 극단에서 우리 앞에 놓인 선택지를 알아볼 수 있다.
먼저 모든 근로자를 상시 감시하고, 모든 업무를 최대한 세밀하게 구분하고, 가장 저렴한 업체에 업무를 아웃소싱하 는 조직을 구성할 수 있다. 그 조직은 중앙 집중적으로 통제 되고, 알고리즘을 중심으로 관리되며, 무자비한 방식으로 결 정을 내린다. 그리고 그 조직의 CEO는 일반 직원보다 1만 배 나 높은 시간당 임금을 받는다.
다음으로 모든 직원이 참여하고, 업무 일정과 장소를 유 연하게 관리하며, 소비자와 밀접한 방식으로 조직 전반에 걸쳐 의사결정을 내리는 조직을 구성할 수도 있다. 이러한 조직은 직원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지급한다. 혹은 업무 자체 를 보상으로 인식하는 완전한 자원봉사자들의 조직일 수도 있다.
대부분 조직은 이 양극단의 중간에 위치한다. 여기서 기술과 경쟁은 조직들을 첫 번째 극단의 방향으로 거세게 밀어 붙인다. 반면 공동체, 변화, 가능성은 조직들을 두 번째 극단 으로 몰아간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일해야 할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 결 핍과 손실을 위해 시간을 보낼 것인지, 아니면 모든 근로자 가 경험한 최고의 일자리와 모든 소비자가 경험한 최고의 조직을 구축하는 재생산적인 일에 전념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가르치고, 세뇌에서 벗어나게 만들고, 여러 세대에 걸쳐 열심히 구축했던 시스템을 바꿀 것인가? 그 대답은 우리가 선택해야만 한다는 사실에서부터 시작한다.

- 지난 몇 년간 기업들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구가 원하 는 것은 무엇인가?" 탄력적이고, 가벼운 발자국만을 남기 며, 지속가능성이 높은 것(지배와 낭비의 접근 방식과는 상반된)을 구 축하는 것이야말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유일한 길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관성을 얻고 있으며,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지구는 우리의 고객이며, 우리가 지구를 위해 일할 때 더 많 은 사람이 우리와 함께할 것이다.
이 선언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간단하다. 규모를 떠나 모든 조직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통해 실질적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인간은 무엇을 원하는가?" 우리가 교류하는 사람들에게 무엇이 의미를 창조하는가?
이는 분명히 과거 산업주의자들이 던졌던 질문은 아니 다. 인터넷 사업가들이 던진 질문도 아니다. 앞으로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주식시장이나 지역의 유통기업 혹은 인터 넷 서버의 클라우드를 확장하는 과제에 관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물품 보관 서비스 창고를 채우거나 그저 시장 점유율 을 높이기 위해 여기 있는 게 아니다.
- 우리는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묻고 있다. 우리는 어떤 변화를 만들어 가야 하는가? 그 변화는 우리가 함께 일하 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다양할 것이다. 그리고 아직 정답은 나와 있지 않다. 다만 나침반, 즉 중요한 것을 바라보는 방식만이 존재할 뿐이다.
이러한 혁명적인 나침반이 가리키는 곳은 독립적이며, 이곳들은 나중에 중첩되고 상호작용할 것이다.

- US스틸, IBM과 같은 기업은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 수십 년 동안 기대받았다. 그들은 혁신을 이해했고 오랫 동안 혁신을 산업화하고 최적화했다.
그러나 세상이 돌아가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첨단기술이 한물간 기술로 전락하는 반감기 또한 점점 더 짧아지고 있다. 지금 우리를 이곳까지 데려온 것이 미래에 우리를 그곳으 로 데려가지는 못할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스티브 발머Steve Ballmer가 이끈 마이크로 소프트는 검색엔진과 스마트폰, 소셜 네트워크, 클라우드 컴 퓨팅 분야에서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그들은 기술 분야의 거대한 10년 동안 벌어진 네 가지 거대한 변화를 고스란히 흘려보냈다.
드높은 지위를 가졌던 마이크로소프트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으로 추락했다. 이후 새로운 세대의 리더들이 조직을 재건하고 나서야 반등의 기회를 엿볼 수 있었다. 발머는 언제 나 의미보다 편리함을 선택했다.
지시를 따르라고 고용한 직원이 혁신과 핵심적인 가치 창조에 이바지하는 경우는 대단히 드물다.

- 수직적 복종 체계를 대체할 대안이 있다. 폴 오팔라Paul Orfalea 가킨코스 Kinko's (나중에 20억 달러가 넘는 돈을 받고 페덱스에 매각했던)를 설립할 무렵, 그는 비즈니스를 키우기 위한 자신의 비결이 단순하다고 말했다.
매장 한 곳에 들어가 직원에게 성공적인 혁신에 관한 이 야기를 들려 달라고 부탁한다(그러고 나서 그 이야기를 모든 다른 매장 과 공유한다).
만일 그 직원이 혁신에 대해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못한다면, 폴은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음으로 해리 애커Harry Acker가 슬리피스Sleepy's(그의 아들 이 10억 달러에 가까운 돈을 받고 매트리스 펌Mattress Firm에 매각했던)를 설 립했던 무렵, 그는 비즈니스를 키우기 위한 자신의 비결은 매일 모든 매장에 전화를 걸어 "뭐가 문제입니까?"라고 묻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매장 관리자가 공유할 만한 문제가 없다고 대답한다면, 문제에 봉착한 것이다.
두 방법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이를 통해 당신의 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 헨리 포드 Henry Ford가 프레더릭 테일러 Frederick Taylor를 만났을 때, 미래는 정해졌고 힘을 얻었으며 더 높은 수익성으로 이어졌다.
1909년 텍사스에서 발견된 한 유정이 한 세기에 달하는 값싼 석유의 시대를 열었다. 석유는 권력과 부를 창조하는 연 료였다. 공장에 혁신을 가져왔던 테일러는 《The Principles of Scientific Management(과학적 관리법>>>을 출간했다. 이는 인간을 기계로 바라보고, 더 효율적이고 고분고분한 장비로 바라보는 선언이었다.
그리고 헨리 포드는 1911년 미시간 하이랜드 파크에 모델T공장을 세우고 있을 무렵, 테일러를 만났다.
바야흐로 인적 자원이 탄생했다.
값싼 석유, 효율적인 기계, 순종적인 인간은 엄청난 수익을 창출했고 우리는 그것을 탐닉했다.
- 헨리 포드는 높은 생산성을 인정받아 스탈린과 히틀러로부 터 메달을 받았다. 반면 프레더릭 테일러는 헨리만큼 유명하 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기업을 설립하지는 않았 다. 다만 산업 종사자 모두가 이해하는 시스템을 더욱 명료 한 형태로 만들었다. 사람들은 경영을 '발명'했다고 생각하 지 않는다. 경영은 원래부터 존재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경 영은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 정확히 이해하는 기업가들이 의도적으로 개발한 결과물이다.
초창기 포드 공장을 방문한 한 사람은 이렇게 썼다. "모든 직원이 통제된 단순한 움직임과 뒤틀림, 경련 혹은 떨림에 갇힌 듯 보였다. 인간이 그처럼 완벽한 자판기 신세 로 전락할 수 있다는 생각은 그때까지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나는 그들 몸에 철사나 벨트가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닌지 유심히 살폈다. 시계처럼 정확하게 움직이는 모습에 놀랐기 때문이다. 나는 에너지가 어떻게 사람들에게 전달되는지 알 수 없었다. 무엇보다 직원들이 단순한 동작만 하기로 동의했 다는 사실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혹시 그들이 잠자는 동 안 그들의 아내가 태엽을 감은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이는 고대 역사가 아니다. 그리고 자동차 기업에만 해당 하는 이야기도 아니다. 불과 30년 전, 현대적인 리바이스 청 바지 공장을 방문한 한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 "공장을 돌아다니는 동안 세밀한 분업화에 충격받았다. 각각 단순한 작업을 맡은 여섯 명의 봉제공이 바지에 주머니 를 다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작업자 대부분이 매시간, 매일 그리고 매년 똑같은 일을 했다." 이
분업화와 경영 방식은 의사와 음향 엔지니어, 심지어 소 셜 미디어 속 개인까지 확산되었다. 이런 현상은 바닥을 향 해 경쟁할 때 벌어지는데, 인간을 사람이 아닌 자원으로 인 식하고 공장(그 형태와 상관없이)이 최고의 단기적 효율성을 위해 자원을 사용하게 강요한다.
- 관리는 권력과 권한을 휘둘러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행위다. 사람들이 버거를 뒤집고 택배를 배송하고 전화에 응답하 도록 함으로써 말이다.
반면 리더십은 의미 있는 가치를 창조하는 기술이다. 관 리는 지금껏 효과적으로 기능해 왔다. 유능한 경영자들은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꾸준한 산업 성과와 쓸모 있는 제 품, 안정적인 수익성을 창출했다.
포드의 관리는 효율적으로 이어졌다. IBM도 그랬다. 오늘날 우리는 동네 피자 가게가 저렴한 가격에 따뜻한 피자를 배달해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러나 관리는 이제 종말에 다다랐다.
인간은 자원이 아니다.
인간은 도구가 아니다.
인간은 핵심이다.
- 두려움은 이용하기 쉬운 도구지만 탄력적인 조직을 구축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복종을 강요할 때 쓰이는 가장 유용한 도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장은 말한다. "해고당 하지 않으려면 내가 말하는 대로 해라.” 그리고 이를 증명하 기 위해 실제로 몇 명을 해고한다.
문제는 사장의 지시에 따르는 방식은 확장성이 부족하 고,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전체로서의 우리는 그 어떤 개인보다 더 똑똑하다. 기술이 중요하고 이직이 쉬운 모든 분야에서는 선 택권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직원에게 있다. 그렇기에 두려움 과 복종의 문화는 더 나아갈 곳이 없다. 훌륭한 일은 복종하 는 일보다 더 많은 가치를 창조한다.
- 픽사의 공동 설립자 에드 캣멀Ed Catmull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아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 사이에 독창성이 모습 을 드러내는 최적의 지점이 존재한다. 여기서 핵심은 당황하 지 않고 그곳에 그대로 머무르는 것이다."
오로지 '이곳'만이 올바르고, 안전하고, 영원해 보인다 면 의미 있는 조직을 구축하기 어렵다. 의미 있는 조직은 어 제와는 다른 곳에서 대부분의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한다. 핵 심은 일시적인 불편함이 아니라 불확실성과 혼란이다.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해서 우리는 동시에 두 곳에 존재해야 한다. 해야 할 일은 현재 상황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면 서, 동시에 주변 환경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들의 상황을 바꾸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다.

- 스트레스는 두 가지를 동시에 원하는 불쾌한 느낌이다. 머물러 있으면서 이동하기, 목소리를 높이면서 뒤로 물러서 있 기, '이것'을 하면서 '저것'을 하기. 스트레스를 받을 때 우리 의 뇌는 행복을 파괴하며, 몰입과 기쁨 혹은 의미를 발견하 지 못한다.
그렇다면 긴장은 어떨까? 긴장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는 느낌이다. 긴장은 프레스필드가 말하는 저항의 증상이다. 긴장은 카운트다운, 마감 기한 혹은 예산이다. 긴장은 수수 께끼의 대답이거나 가능성을 만드는 질문을 발견하는 과정 이다.
우리는 긴장을 완화하는 법을 안다. 안심, 시간, 격리를 통해 긴장을 풀 수 있다. 손님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우리의 요구를 완화하거나 평균에 만족할 수 있다.
그러나 긴장은 언제나 변화를 수반하며, 변화는 의미의 핵심이다.
긴장은 좋은 것이다. 변화는 우리가 무언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신호다.
그리고 긴장은 변화의 도구다. 우리는 긴장을 활용해서 변화를 이끌 수 있다.

- 우리는 어릴 때부터 피드백을 어떻게든 피하라고 세뇌당했다. 고개를 숙이고 있으면 아무 문제 없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피드백은 시장에 있다. 우리가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무언가를 만들 때, 그것을 또 한 번 만들기 회가 있을 것이다.
피드백 없이는 운전할 수 없다. 그러니 운전할 때는 도로 를 느끼고, 경계석을 확인하고, 이중 황색 선을 넘어섰다는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
다른 이들을 위해 변화를 이끄는 일에도 똑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시장으로부터, 동료로부터 얻는 피드백은 발전 을 향한 유일한 길이다.
가치 있는 피드백은 개인적인 비판과는 다르다. 우리는 변화를 만든 사람이 아니라, 변화 자체에 주목해야 한다.

- 이미 긱 문화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면,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는 팀원들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당신에게 도 움이 되면 함께하고, 그렇지 않으면 떠나도 된다. 왔을 때보 다 다양한 지식을 가지고 떠난다면, 그건 우리가 효과적으로 함께 일했다는 증거다."
직원들이 링크드인 프로필과 이력서를 계속해서 업데이 트하게 격려함으로써 다른 선택권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발 적으로 팀에 합류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하자.

- "열정을 따르는 것은 사치다. 가치를 따르는 것은 의무다."
"열정은 변덕스러운 자석이다. 열정은 우리를 현재의 관심사로 끌어당긴다. 가치는 일관적인 나침반이다. 가치는 우리를 미래의 목적으로 향하게 만든다."
"열정은 즉각적인 기쁨을 가져다준다. 가치는 지속적인 의미를 선사한다."
(애덤 그랜트Adam Grant)

- IT 기업 HP는 20년 만에 두 사람이 일하는 창고에서 전세계의 기술 리더로, 가히 전설적으로 바뀌었다. 그 기간, 그 들의 표준 지침은 퇴근 시 각자의 업무와 노트를 책상 위에 펼쳐 놓는 것이었다.
결론보다 중요한 것은 결론까지 도달하는 과정이다. 우 리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결과물을 보여 줄 수 없다면, 수 직체계 속 우리가 차지하는 지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자신의 의도와 방법, 기준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은 자신을 비판에 열어 두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것은 분명히 개선을 위한 노력이다. 결과물이 개선될 때, 우리의 평판이 높아지고 선택권과 지위도 강화된다.
우리는 권력을 가진 자가 안전하다고 말하기 때문에 비행기를 타거나 다리 위에서 운전하지 않는다. 기꺼이 우리가 그렇게 하는 이유는, 공학 분야의 문화가 엔지니어들이 그들 의 일과 일하는 방식을 공유하게끔 요구하기 때문이다.

- 정말 중요한 기술들의 근간은 하나다. 바로 서로 대화를 나누기 위한 신뢰와 관용이다. 관리하고 폄하하고 위협하고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받고 이해하기 위한 신뢰와 관용이다.
직원들이 이해할 때, 그들은 여정에 뛰어들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참여할 수도 떠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먼저 해야 할 일에 대해, 그 일을 중심으로 어떻게 교류할 것인지 분명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 복잡하고 까다로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분명하고도 빠른 해결책은 강력한 관리자가 책임을 지고 모두에게 지시를 내리는 것이다. 실제로 로버트 모지스Robert Moses(역사상 그 누구보다 더 많은 건축물이 두드러져 보이게 만들었던)나 지금은 사라진 독재자들에게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장기적이지도 않고 확장하기도 힘들 다. 문제의 복잡성, 방법의 취약성,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에 대한 필요성으로 인해 한 명의 관리자(얼마나 의지가 강한지, 얼마나 가차 없는지와는 상관없이)가 상황을 헤쳐 가기는 필연적으로 어려 워진다.
이에 대한 오늘날의 대안은 상호작용하는 다양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시스템은 네트워크상 단일 지점의 움직임과는 무관하게 발전하기 때문이다.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 옮 긴이)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더 큰 시스템의 허락이나 특 별한 권한 없이도 그 시스템과 상호작용하는 프로그램을 개 발하게 하는 프로그래밍 방식이다. 오토매틱의 사람들은 API가 '긍정적인 의도를 가정하기 assume positive intent'의 약자 라고 말한다.
우리는 시스템 전반을 구축한 사람이 우리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도 누군가에게 이메일을 보내거나 편지를 쓰거나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규칙을 따르기만 하면(소프트웨어에서 적절한 제목을 기입하거나 올바른 우표를 사용함으로써) 그 시스템 안에서 얼마든지 일할 수도 있다. 혹은 시스템이 우 리를 위해 일하도록 만들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은유적인 차원에서, 이 책을 당신에게 전달하 는 과정에도 API가 존재한다. 인쇄소, 편집자, 도매상, 물류, 레코딩 엔지니어, 재고 관리자 등 모두는 뭔가를 만들어 내 고 이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특정한 규칙을 바탕으로 함께 작업하는 준개방 시스템의 일부다. 여기에는 중앙 집중 적인 통제도, 승인하는 단일한 권한도 없다.

- 우리는 개방적인 API를 통해 연합을 형성한다. 연합은 중앙 집중적인 권한보다 훨씬 더 유연하고 서로에게 이익을 주 는 의도적인 시스템이다.
지금까지는 건물과 건물을 관리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기 업이 조직된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개방적인 시스템이 조직 외부에서 작동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기술과 커뮤니케이 션 분야에서 최근 벌어지고 있는 변화는 생각을 바꾸고 있으 며, 이는 곧 하나의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이제 개방적인 시 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과거에 스타벅스는 음료가 아니라 원두를 파는 기업이었다.
닌텐도는 놀이 카드를 판매했다. 그런데 왜 이를 전환이라고 부르는가? 바로 그것이 핵심이다.
모든 위대한 이야기에는 전환의 순간이 등장한다. 모든 존경받는 기업은 비즈니스를 시작했을 당시에 계획하지 않았던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 그들은 변명을 만들어 내는 자 가 아니라 길을 발견하는 자다.

- MBA들은 파워포인트로 메시지를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문화는 언제나 전략을 이긴다. 유연한 조직에서 문화는 변화를 이끈다. 반면 경직된 조직에서는 문화가 변화를 가로막는다.
일에 관심 있다면, 문화에 집중해야 한다.

- 직원들에게 달력에 일정을 표시하고 실시간으로 함께 모이도록 지시할 때,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회의는 어쩌면 지위에 따른 역할을 강조하기 위한 수단일 지 모른다. 즉, 직원들에게 상사가 상사라는 사실을 상기시 키기 위한 자리일지 모른다. 상사의 시간은 소중하기에 그가 자기 생각을 말한다면 직원들은 언제나 실시간으로 앉아서 들어야 한다.
또한 회의는 서열을 명백히 밝히기 위한 자리이기도 하 다. 누가 어디에 앉는지, 누가 질문을 하는지, 누가 침묵을 지키는지, 누가 지배적인 계급이나 문화적으로 우위를 차지 한계급인지.
그리고 회의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날카로운 비판에 보상을 주고, 다른 이들은 그저 어렴풋한 아이디어만 갖고 돌아가는 실시간 모임이다.
또한 회의는 미래의 책임을 면하려는 방안이기도 하다. 번듯한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남겨 둠으로써 어쩌면 나중에 처하게 될 곤경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재택근무하는 직원들이 실제로 일하게 만들기 위해 회의 를 하고, 직원들의 충성심을 확인하기 위해 페이스타임(참으로 적절한 이름이다)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면, 회의는 우리가 바 라는 바를 정확하게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 산업 시대, 규모의 경제는 대단히 매력적이었다. 더 많은 기계와 매출은 곧 더 많은 수익으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기계 를 더 사들이고 매출을 더 올릴 수 있는 역량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공동체와 혁신을 기반으로 의미 있는 조직을 구축 하고자 할 때, 더 많은 직원을 추가한다고 효율성이 더 높아 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일 수 있다. 페이스북이나 아마존이 한 번에 1만 명의 직원을 해고했을 때, CFO는 틀림 없이 어딘가에서 직원을 인간이 아니라 자원으로 취급했을 것이다. 인터넷은 아이디어가 널리 퍼져나가도록 함으로써 거대한 규모의 문을 열었다. 왓츠앱이 10억 달러가 넘는 매 출을 기록했을 때도 직원 수는 열아홉에 불과했다.
목표는 더 큰 것이 아니라 더 잘하는 것이다.

-관리자는 어떻게든 결함을 피하고자 한다. 그들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애쓴다. 그리고 표준을 따르며, 하위 성과자를 내보내고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방법을 발견함으로써 최고의 실적을 거둔다.
전반적으로 그들은 평균 점수를 기록한다.
반면 리더는 더 높은 가치를 추구한다. 이전에 발견했거 나 구축했거나 활용하지 못했던 가치를. 그들은 배경 음악이 아니라 모차르트를 추구한다.
언젠가 우리가 살아가는 문화는 그 두 가지 모두를 요구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차이를 이해하지 못할 때, 우리는 아마 도 관리하고 지배적이고 편리한 이야기로 되돌아갈 것이다. 산업주의의 잔인함에는 기묘한 매력이 있다. 산업주의는 부를 창출하고 엔지니어링, 일관성,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산업주의는 분명하고 쉽게 측정할 수 있는 목표를 달성하 지만 아름다움은 좀처럼 만들어 내지 못한다. 아름다움은 종 종 연결과 인간관계라고 하는 미스터리 속에 존재한다. 그리 고 아름다움이야말로 핵심이다.
우리는 산업주의가 우리에게 주는 선물 때문에 산업주의 를 받아들인다. 하지만 그 선물이 우리 삶의 목적이라는 주 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 산업주의가 우리에게 제공하는 자원 을 활용함으로써 성장과 관계를 위한 기반과 인간성을 창조 할 때, 마술이 일어난다.
바로 인간성이라고 하는 마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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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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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20법칙

경영 2024. 6. 1. 06:54

- 나는 80/20 법칙의 수많은 사례들을 조사하면서 세상은 비약적으로 진보할 수 있으며, 개인적이든 조직적이든 세계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신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지프 포드Joseph Ford는 이렇게 말했다.
“신은 우주를 상대로 주사위 놀이를 하고 있다. 그러나 신은 단지 주사위를 던질 뿐이다. 우리가 신경 써야 할 것은 신이 어 떤 규칙에 맞춰 주사위를 던지는지, 또 그 규칙을 어떻게 우리 자신의 목적에 맞춰 이용할 수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다.
그 규칙이 바로 80/20 법칙이다.

- 80/20 분석의 위험성
다른 효과적인 도구들과 마찬가지로 80/20 분석 역시 요용될 위험이 있고, 또한 새로운 방식을 찾기보다는 진부한 고정관념 을 정당화하는 방편이 될 수도 있다. 80/20 분석을 잘못 사용하 면 잘못된 길로 빠져 일을 그르칠 수도 있다.
나의 서적판매 사업 경험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자 한다. 시간 과 장소를 불문하고 책의 판매량 중 80%는 20% 정도의 도서 가 차지한다. 80/20 법칙에 정통한 사람들에게 이는 별로 놀라 운 사실이 아니다. 이 점만 놓고 보면 나머지 80%에 해당하는 책의 재고를 줄이고 '베스트셀러'만을 진열하여 판매해야 한다 는 결론이 너무 쉽게 나온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대부분의 경 우 종류를 줄이면 이익도 오히려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점은 팔리는 책의 종류가 아니라 고객이 무엇을 원하느냐다. 사람들 은 편의점이나 대형할인매장 등과 달리 서점에 가면 책의 종류 가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 따라서 서점은 이익의 80%를 차지하 는 20%의 고객에게 초점을 맞춰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 내야 한다.
또 다른 이유는 고객은 물론 서적을 고려할 때조차 판매의 분 포가 아닌 이익의 분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판매량 의 80%를 차지하는 20%의 책들이 아닌, 이익의 80%를 차지하 는 20%의 책들이 중요하다. 대개의 경우 그런 책들은 소위 베스 트셀러나 유명작가가 쓴 것이 아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이루어진 연구조사를 보면 베스트셀러는 총판매량의 약 5%를 차지한다고 한다. 순위에 오르지는 못하지만 매년 안정된 판매를 기록하는 이익률 높은 책이 진정한 베스트셀러인 것이다. 같은 조사에 의 하면 '재고 목록의 핵심을 이루는 책'은 계절에 관계없이 꾸준히 팔리는 책들이다. 이 책들은 80/20 법칙의 80을 이루며 특정 분 야의 판매량에 있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이 설명은 매우 유익하다. 핵심은 언제나 '어떤 고객과 상품이 이익의 80%를 내는가 하는 질문인데, 이는 80/20 분석을 무효 화하는 것이 절대 아니지만 이 분석을 잘못 활용할 경우의 위험 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는 하다. 80/20 법칙을 정선하여 비판적으 로 활용하도록 하자. 모든 사람들이 주목하는 변수, 이를테면 최 신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른 책들이 실제로 중요하다는 식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80/20 분석에서 가장 중요한 통찰은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 는 새로운 관계를 찾아내는 것에 있다. 또한 80/20 분석은 어떤 특정한 시점의 정지된 장면을 분석하는 것이라 시간에 따른 변 화를 고려하지 못하기 때문에, 만일 잘못된 혹은 불완전한 상황 을 정지화면으로 잡아 분석하면 틀린 답을 도출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사람들이 선형적 사고방식을 선호하는 이유는 단순명쾌하여 흑백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고방식으로는 우리 가 살고 있는 세계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며, 더욱이 진보할 수 도 없다. 이미 오래전에 과학자들과 역사학자들이 포기한 사고 방식에 집착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좋건 나쁘건 간에 어떤 일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아 내기는 힘들다. 눈에 띄지 않는 뜻밖의 요인이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사소한 행동 하나가 환경의 균형을 크게 바꿔놓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 80/20 사고방식은 경험과 사색, 상상력에 호소하기 때문에 선 형적 논리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준다. 자신이 불행하게 느껴질 때는 그 불행의 원인이 무엇인지 찾으려 에너지를 낭비 하지 말고, 그저 행복했던 날들을 떠올리며 그때처럼 만들겠다 고 결심해라.
업무에서 벽에 부딪혔을 때는 더 큰 사무실, 더 비싼 차, 더 그 럴듯한 직책, 더 적은 근무 시간, 좀 더 이해심 많은 상사 등을 꿈꾸는 헛된 짓을 하지 마라. 내 인생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해보고, 그것을 지금의 회사에서 이룰 수 없다면 직장이나 직업을 바꾸기 위한 생각을 하라. 원인을 찾지 마라. 특히 실패의 원인이라면 더욱 그렇다. 먼저 내 마음속 깊 은 곳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생각해보고 그런 환경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 80/20 법칙에 따르면, 행동을 더 줄여야 한다. 행동은 생각을 내몰아버리고, 그 때문에 우리는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한 프로젝트에서 가장 생산적인 시간은 보통 마지막 20%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그 일을 마감시간 전에 완결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개 프로젝 트 기간을 반으로 줄이는 것만으로도 생산성은 두 배가 된다.
- 게으르다고까지 할 수는 없어도 버핏은 자신의 에너지를 매우 아꼈던 사람이다. 펀드매니저들이 주로 주식을 사고파는 방법으 로 돈을 벌어들이는 데 반해 버핏은 제한된 업종에서 제한된 양 의 주식을 산 뒤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일단 주식을 사고 나면 한동안은 특별히 할 일이 거의 없다. 그는 분산투자에 대해서는 '노아의 방주식'이라는 표현으로 비난을 퍼부었다. 즉 모든 종목의 주식을 두 개씩 사다 보면 결국 동물원을 만들 뿐 이라는 것이다. 버핏의 투자철학은 '가능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 군대에는 정확히 네 가지 유형의 장교가 있다. 첫 번째는 게으르고 멍청한 유형인데, 이들은 별 해를 끼치지 않으니 그냥 둬도 좋다. 둘째는 근면하면서 영리한 유형으로, 이들 은 세세한 곳까지 신경을 쓰는 유능한 간부가 될 수 있다. 세 번째는 근면하지만 멍청한 유형인데, 이들은 엉뚱한 일 을 만들어내 다른 사람에게까지 피해를 끼치므로 즉시 작 전에서 빼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영리하면서 게으른 유형 으로, 이들은 군대의 최고 위치에 아주 적합한 사람이다. (폰 만슈타인 장군)

- 버트런드 러셀은 '행복과 번영으로 가는 길은 일을 체계적으로 줄이는 데 있다'라고 말했다. 어떤 일이건 적은 노력, 적은 인원, 적은 비용으로 더 잘 해낼 방법은 항상 존재한다. 창의력만 충분하다면 언제든지 자동화하고 단순화시킬 수 있다. 게으른 사람은 열심히 일하는 것이 미덕이고 필수라고 생각하는 사람 보다 쉽게 성취하는 방법을 발견할 가능성이 더 크다.

- 데이터가 아무리 넘쳐도 데이터베이스 자체는 정보가 아니다. 그 것은 정보의 원석에 불과하다. 기업이 가장 필요로 하는 정보는 원 시적이고 혼란한 상태로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의사결정, 특히 전 략을 결정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기업 외부에서 전개되고 있는 상 황에 대한 데이터다. 기회나 위협, 그리고 성과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요인은 모두 기업의 외부에만 존재한다. (피터 드러커)

- 업무를 단순화한 사업 분야는 놀랄 정도의 이익을 낸다. 제품, 고객, 공급자의 수를 줄이면 가장 생산성이 높은 활 동과 가장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는 고객에게 힘을 집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간접비나 중간관리층 등 복잡성에 따 른 비용을 대폭 삭감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다.
제품의 종류가 많아지면 당연히 물품이나 서비스의 매입 처도 늘어난다. 이 경우 복잡성에 따른 비용을 줄이기 위 한 최선의 방법은 '아웃소싱'이다. 외부에서 물품과 서비 스를 구입하면 회사 구조가 훨씬 단순해지며 경비도 크게 절감된다. 연구개발, 제조, 배송, 판매, 마케팅, 서비스 등 부가가치 사슬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 어느 것인지를 파 악하고, 그 외의 것은 모두 과감하게 외부에 위탁하자. 이 렇게 하면 간접비를 대폭 줄일 수 있으며, 제품을 생산해 서 시장에 내보내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 결국 훨씬 적은 비용으로 훨씬 비싼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렇게 하면 기업에서 필수적으로 보유해야 할 기능과 비 용만 남게 된다. 한 가지 분야로만 특화한다면 본사를 없 앨 수도 있고, 그에 따라 이익도 훨씬 더 늘어난다. 본사의 문제점은 그것을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이 아니라 고객을 직접 접하는 현장의 임직원들로부터 책임감과 자주성을 빼앗는다는 점이다. 본사를 없애면 기업은 내부의 자리싸움에 소모되는 에너지를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집중시킬 수 있다.
각 사업 분야별로 본사로부터 받는 자금지원과 간섭의 정 도가 서로 다르다. 특이한 것은 보통 본사의 도움 없이 혼 자꾸려나가도록 방치해둔 제품과 서비스가 가장 많은 이 익을 남긴다는 점이다. 경영 간부들은 80/20 분석의 결과 를 보고 가장 무관심했던 분야에서 최고의 이익을 얻고 있다는 점에 충격을 받곤 하지만 이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80/20 분석에 따라 나타나는 또 다른 결과는 '가장 많은 이익을 낳는 분야는 경영자들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 게 되고 그 결과 유감스럽게도 이익이 감소하기 시작한 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업 분야를 단순화할 경우 유리한 점은 경 영상의 절차가 간소화되어 고객들의 요구에 더 가까이 갈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회사는 고객의 요구를 잘 알게 되 고 고객은 자신이 회사에 중요한 존재라고 느끼게 되는 데, 이러한 느낌이 들 때 고객은 더 많은 돈을 지출한다. 고객에게는 자신이 대접받고 있다는 느낌이 가치 있는 물 건을 사는 것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 더 이상 주저하지 말라. '눈 때문에 실수를 하면 눈을 뽑아내 라'는 말처럼, 비효율적인 부문은 단호하게 없애버려라. 사업을 '정리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회계사의 말은 믿지 말라. 사업을 정리하는 데는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 혹 들더라도 그 비용을 보상하고도 남을 이익을 얻게 될 것이다. 매각하거나 폐쇄하지 않아도 되는 제3의 길이 있다. 고의적으 로 시장점유율을 낮추는 것인데, 이 방법으로도 이익을 크게 늘 릴 수 있다. 회사에 이익을 가져다주지 않는 제품이나 고객이 자 연스럽게 사라지도록 하고, 판매촉진을 위해 투입하는 노력을 대폭 줄이며, 가격을 올려서 판매량을 5~20% 줄이면 오히려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된다.

- 경영자들은 복잡한 것을 좋아한다
복잡한 구조가 수익성을 악화시키는데도 왜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기업들은 더 복잡한 쪽으로 변해가는가?
한 가지 적절한 대답은 '경영자들이 복잡한 것을 좋아하기 때 문'이다. 복잡한 것은 지적인 의욕을 불러일으키며 지루한 일상 에 자극을 주고 경영자들에게는 재미있는 일거리를 제공해준다. 일부 사람들은 사업이 저절로 복잡해진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경 영자들이 사업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다.
거의 모든 조직체들이 고객, 투자가, 외부의 이익을 무시한 채 경영자들의 의도대로 운영된다. 회사가 도산의 위기에 직면하거 나 경영자의 이익보다 투자가와 고객의 이익을 더 우선시하는 보기 드문 리더가 회사를 이끌지 않는 한, 경영자 계층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무절제한 경영활동은 계속 이루어질 것이다.

- 제공하는 가치와 지불하는 대가를 비교하라
지난 30년간 가장 효과적으로 원가를 절감하는 데 성공한 기 업은 모두 성과의 비교를 중시했다. 경영자들은 성과가 낮은 분 야에 대해 가장 수익성 높은 분야의 75~90% 수준까지 생산성 을 높일 전망이 있으면 남기고, 그럴 가능성이 없는 분야는 퇴출 시켰다.
그러나 실제로 80/20 법칙에 의거한 해결책은 최후의 수단으 로 쓰이거나 잠시 실행되다 마는 경우가 허다하다. 만일 80/20 법칙이라는 단순한 해결책을 잘 활용하여 근본적인 조치를 단행 한다면 기업의 성공 확률은 훨씬 높아질 것이다.
*실제로 가치 있는 사업 활동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는 늘 불균등하다.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와 고객이 그 가치에 대해 지불하는 액수를 측정하고 비교해야 기업은 발전한다.

- 성공 요인을 분석해본 사람이라면 성공의 배경에 80/20 법칙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성공한 사업의 성 장, 이익, 만족의 80%는 20%의 고객에 의해 이루어지며, 회사가 미래의 발전을 위한 계획을 정확히 세우려면 그 20%의 고객이 누구인지를 알아야 한다. (빈 매닉틀러)

- 고객 중심 전략의 허점
마케팅 중심, 고객 중심 전략은 올바른 경영방식이긴 하나 잠 재적으로는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제품의 종류가 다양 하거나 비생산적인 고객이 늘어나면 단위당 비용이 증가해 이익 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생산의 효율성이 점점 높아지면서 오늘날 제조원가는 전체 비 용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1,000원짜리 상품의 경우는 10원도 채 안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대부분의 비용은 생산 이외의 현 장에서 발생한다. 그리고 제품의 종류를 늘릴 경우 제조원가 이외의 비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므로 회사에 치명적일 수 있다.
이와 유사하게 너무 많은 고객을 확보하려고 하는 것도 마케 팅과 판매에 드는 비용을 증가시키며, 고객 확보를 위해 지나치 게 낮은 판매가격을 유지해야 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 도 있다.
80/20 법칙을 활용하면 생산 중심과 마케팅 중심 전략을 통합 할 수 있으며 회사에 이익이 되는 고객과 효율적인 마케팅에만 노력을 집중할 수 있다.

- 격변기에는 모든 것이 빠른 속도로 진부해진다. 따라서 어제를 조직적으로 잘라냄과 동시에 자원을 계획적으로 집중시키는 것이 성장 전략의 기본이다. (피터 드러커)

- 분석을 과신하는 위험
그러나 분석이 꼭 좋은 면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본사 기능의 비대화(이제야 겨우 본사 스태프들이 축소되는 방향으로 바뀌는 것 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고도의 수리적 사고를 하는 컨설턴트들이 퍼 뜨린 최신의 유행 경영기법에 너무 심취하는 것, 실제로는 회사의 가치 중 일부분만을 나타내고 있는데도 눈앞의 수익 분석에 일희일비하는 주식 시장의 근시안, 사업 초기에 가졌던 직관적 인 자신감의 결여 등은 분석을 너무 과신함으로써 생기는 부작 용이다. 특히 직관적인 자신감이 없어지면 판에 박은 듯한 '분석 을 위한 분석'이 만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구의 거대 기업들을 이끄는 최고경영진의 질을 떨어뜨릴 가능성도 있다. 마치 분석 가들이 최고경영진들의 머리에서 환상을 몰아냈듯이 분석이 미 래에 대한 선견지명까지 없애버린 꼴이 된 것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미국이나 영국의 경영자들은 분석을 적절 한 선에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민간기업 부문에는 분석이 넘 치는 데 반해 공공부문에서는 분석이 거의 활용되지 못한다. 대 기업들은 그 활용 빈도를 줄이되 보다 효율적으로 분석을 활용 해야 할 필요가 있다.

- 80/20 의사결정의 5가지 원칙
첫 번째 원칙은 '진짜 중요한 결정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어떤 일을 결정하기에 앞서 미리 두 개의 파일 박스를 머릿 속에 그리고 하나에는 '중요한 결정'이라는 라벨을, 다른 하나에 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결정'이라는 라벨을 붙여두자. 20개의 결정 중 고작 하나 정도만이 중요한 결정이 된다는 사실을 염두 에 두면서 마음속으로 어떤 결정들이 중요한지 가려내야 한다. 중요하지 않은 결정들에 대해서는 그다지 신경 쓰지 말고, 특히 비용과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분석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가 능하다면 중요하지 않은 것들은 남한테 전부 위임하는 것이 좋 다. 그럴 수 없을 경우에는 옳을 확률이 51%가 넘는 쪽을 선택 하면 충분하다.
두 번째 원칙은 '중요한 결정이란 자신이 깨닫지도 못하는 사 이에 방향이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중요한 전환점은 미처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지나쳐버리기 때문이다. 예를 들 면 주요 고객의 불만을 파악해서 개선할 만큼 고객과의 관계가 긴밀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객이 등을 돌리는 경우가 있다. 혹은 PC 업계에서 IBM의 경쟁자들이 그랬듯이 당사자는 잘못 생각 하고 있거나 감히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신제품을 경쟁자들이 개발해내는 경우도 있다. 혹은 유통망이 변했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가장 큰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던 업계에 서 선두 자리를 빼앗길 수도 있다. 아니면 신상품을 개발한 초기 에는 그런 대로 성공을 거두었는데 별안간 다른 회사에서 그와 비슷한 제품을 수십억 개나 미친 듯이 쏟아낼 경우도 있다. 또는 연구개발 분야에서 일하던 멍청한 직원이 나중에 아마존 같은 회사를 차릴 수도 있다.
만일 이런 일들이 일어나면 수많은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을 한다 해도 문제를 깨닫고 해결할 기회를 찾아내는 데 아무런 도 움이 되지 못한다. 이러한 경우에 필요한 것은 직관과 통찰력이 다. 잘못된 물음에 대해 옳은 대답을 찾아내는 데 힘을 쓰는 것 보다는 올바른 질문부터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위기의 전환점을 알아차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파악하 는 유일한 방법은 한 달에 한 번쯤 모든 자료들과 분석들을 무시 하고 아래와 같은 질문들을 해보는 것이다.
*잠재적으로 놀랄 만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어떤 미지의 문제나 기회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내 판단으로는 일이 잘 안 풀리거나 적어도 의도한 방향 으로 풀리지 않는 것 같았는데 실제로는 잘 풀리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 고객에게 만족을 주지 못한다고 생각했음 에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고객은 아주 만족해하는 일은 무 엇인가?
*방향을 벗어나 잘못되고 있는 일은 없는가? 생각 자체가 잘못되어 처음의 목표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일은 없는가?
*중요한 일은 항상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수면 아래에서 진행된다. 지금도 뭔가 중요한 일이 일어나고 있지 않을까?
80/20 의사결정의 세 번째 원칙은 중요 결정을 위한 지침이 다. 자신이 사용하는 시간에서 최초의 20% 안에 먼저 80%의 자료를 수집하여 80%의 분석을 하라. 그리고 나머지 시간을 100% 활용하여 결단을 내려라. 결정을 한 다음에는 그것이 옳 다는 것을 100% 확신하고 과감히 행동하라. 기억하기 쉽게 이 것을 '의사결정의 80/20/100/100 원칙'이라고 부르자.
네 번째 원칙은 '만일 결정한 일이 별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더 늦기 전에 빨리 마음을 바꾸는 것'이다. 넓은 의미 에서 시장은 늘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므로 산더미 같은 분석 결 과보다 시장 동향이 훨씬 믿을 만한 경제지표다. 실험을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다만 잘못된 결정에 사로잡혀 문제 해결의 시기 를 놓치는 잘못을 범하지 마라. 시장을 상대로 싸우지 말라는 뜻 이다.
마지막으로 어떤 일이 '잘 진행된다면 그 일에 대한 투자를 두 세 배로 늘려라.' 비록 그 일이 왜 성공을 거두고 있는지 이유는 잘 알 수 없다 해도, 하늘이 자신을 돕고 있다고 생각하고 가능 한 한 최대의 힘으로 밀어붙여라. 벤처투자가들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이 전략적으로 실행한 대부분의 투자는 기대치 에 부응하지 못하지만 극소수의 탁월한 투자 몇 건이 모든 사람 들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 큰 성공을 거두기 때문에 그동안의 손실을 단번에 만회할 수 있는 것이다. 만일 사업이 계속 적자를 기록한다면 틀림없이 쓸모없는 부분이 있다고 의심해봐야 하고, 반대로 사업이 계속 예상을 초과하여 잘되고 있다면 그 사업이 열배, 백배 확장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다고 봐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적당한 성장에 만족하지만, 승부수를 띄우는 사람들은 큰돈을 벌 수 있다.

- 기존의 경영 구조는 이제 부적절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개선되기는커녕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 경영진은 부가가치를 창 출하기보다 오히려 파괴하는 경향이 더 많다. 진정으로 중요한 고객을 위해 기존의 가치를 창조하는 구조를 파괴하는 수단, 혹 은 그 지름길이 바로 프로젝트다. 최고경영진에서 평사원에 이 르기까지 비즈니스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 매우 의욕적으로 일하 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특정 업무에만 매달리지 않고 수많은 프로젝트 사이를 오가며 일한다.
프로젝트 관리란 특이한 업무다.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서 는 회사의 조직에서 떨어져 나와 상하관계가 아닌 수평관계의 팀을 구성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 팀은 혁신과 임기응변을 필 요로 하기 때문에 팀의 구성원들은 자신이 어떤 일을 해야 하는 지 충분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프로젝트 관리자의 임무는 바로 팀의 구성원들이 정말로 중요한 몇 가지 일에 집중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 눈에 보이지 않는 20%, 수면 아래 숨어 있는 20%를 찾아 내라. 분명 어딘가에 있으니 꼭 찾아내야 한다. 예상치 않 았던 성공은 그 20% 중 하나가 밖으로 표출된 것이다. 만 일 사업이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면 그곳에 바로 당신이 찾던 20%의 활동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이 제 남은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더욱 크게 키워나갈 것인 가 하는 것뿐이다.
- 내일의 20%는 오늘의 20%와는 다르다고 생각하라. 내일 을 지배할 20%의 씨앗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라. 곧 20% 로 성장하고 나아가서는 80%의 가치를 지니게 될 오늘의 1%가 어디에 존재하는지 잘 찾아보라. 작년에는 1%였으나 지금 3%로 성장한 것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라.

- 이 책을 처음 썼을 때만 해도 나는 80/20 법칙이 왜 그토록 효과적인지 알지 못했다. 그저 "오랫동안 파레토의
법칙은 아무도 설명할 수 없는 경험 법칙이었다. 그것은 경제 안 에 자리한 종잡을 수 없는 구역과도 같았다"라는 경제학자 조지 프 스타인들의 말을 인용할 뿐이었다. 하지만 기쁘게도 이제는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수수께끼 같고 당혹스럽지만 80/20 법 칙이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끼치고 더욱 널리 퍼져나가는 현상도 그 이유로 설명된다.
그 답은 바로 '네트워크의 급증하는 힘'에 있다. 네트워크의 숫자와 영향력은 오래전부터 성장해왔다. 지난 몇 세기 동안 은 성장 속도가 느렸지만 1970년 이후로 점점 더 크고 빨라졌 다. 또한 네트워크는 80/20 분배에 나타나는 특징을 보이고, 한쪽으로 심하게 치우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80/20 법칙이 퍼져나갈수록 네트워크 또한 퍼져나가고, 네트워크가 많아질수록 80/20 현상도 늘어난다.
네트워크의 영향력이 나타나면 80/20 법칙도 영향을 끼친다. 이 말에 담긴 중요성은 절대로 과장이 아니다. 스페인의 사회 학자 마누엘 카스텔스Manuel Castells의 말처럼 네트워크 사회에서는 인간 경험의 양적 변화가 나타난다. 그 변화의 본질은 80/20 법 칙의 본질에 뿌리를 두고 있다. 네트워크만큼 철저하게 80/20 법칙의 특징을 보이는 조직 유형 혹은 경험은 없다.
따라서 네트워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네트워크의 중요 성이 점점 커지는 이유가 무엇이고 어떻게 80/20 의 특징을 보이며 또 어떻게 하면 유리한 쪽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 80/20 과 네트워크를 이해하지 못하면 비즈니스와 사회에 일어나는 가장 심오한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 파이프라인에서 플랫폼으로의 이동은 두 가지 이유에서 획기 적인 변화에 해당한다.
*네트워크 시장은 보통 독점이나 복점(占)이 되고, 규제에 의한 예방이 없을 경우 복점은 머지않아 독점이 된다. 두 개의 대표적인 네트워크가 합쳐지는 것이다. 이는 시장 점유가 더욱 집중적인 승자 독식의 세계다.
*80/20과 달리 90/10, 95/5, 99/1의 세계에서 1등과 3등의 차이는 급격히 커져서 엄청난 격차가 발생한다. 3위 이하 의 수익 가능성은 제로 혹은 그 아래로 향하고, 1등을 이 길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다. 낙오자 혹은 새로운 주자 의 유일한 희망은 새로운 부분 시장을 만들어내서 지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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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미 153

경영 2024. 5. 27. 07:06

- 모나미가 60여 년간 만들어온 펜의 본질은 '쓰기'와 생각을 '표현'하는 데 있다. 모나미는 반세기 이상 필기구 라는 하나의 카테고리를 오래 고민해왔고 그 고민은 아직 도 진행 중이다. 이처럼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 그 것이 브랜드의 본질이 된다. 본질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될 수도 있고 어떤 태도가 될 수도 있다. 우리 회사의, 우리 브 랜드의 본질이 무엇인지 계속해서 자문하고 내부 직원들끼 리 의견을 나누어야 한다. 모나미 역시 여러 시행착오를 거 쳐 돌고 돌아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은 필기구를 만드 는 일이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필기구는 수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필기 방식과 영어, 한자, 한글 등 문자 형태를 고려한 기구 설계에 의해 작동 되는 까다로운 분야다. 참고로 필기구와 문구가 같다고 생 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엄연히 다른 영역에 속한다. 문구 는 필기구뿐 아니라 노트, 파일, 수정펜, 지우개 등을 총칭 하는데 그중에서도 필기구는 작동 매커니즘 개발에 많은 투자와 연구가 필요하다. 그만큼 오랜 개발과 경험, 전문 생산설비가 기반이 되어야 하는 분야인 것이다.

- 회사가 크든 작든 각각의 기업은 모두 자사를 대표하는 (또는 그러기를 바라는) 로고나 제품, 서비스를 가지고 있 다. 고객들에게 단번에 기업을 떠올리게 하는 제품이나 이 미지를 가지고 있다면 브랜딩의 접점이 한결 많아진다. 예 를 들어 애플의 사과 모양 로고, 몰스킨의 다이어리처럼 대 중들에게 하나의 이미지로 각인된 브랜드라면 다른 기업 들보다 한참 앞선 출발선에서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모나미 153볼펜과의 컬래버레이션은 브랜드를 부각시키고 싶어 하는 기업의 니즈와 잘 맞물린다.
한 사례로 2017년 현대자동차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코나(KONA)를 출시하면서 모나미에 153 한정 판 에디션을 의뢰했다. 세라믹 블루, 블루라군, 애시드 옐 로우, 텐저리 코멧 등 코나를 떠올리게 하는 외장 색상 네 가지를 활용하여 디자인했고 전국 현대자동차 매장에서 코 나 구매를 상담하는 소비자들에게 두 가지 색상이 한 세트 로 제공되는 구성이었다.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자동차와 300원짜리 볼펜의 만남이 어색하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출시된 이후에는 고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기업들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고 기업 마케팅의 일환으로 사은품 라인업을 확장하여 생활 속에 지속적으로 노출시 킨다면 오래도록 기업 이미지를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다. 모나미도 문구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온·오프라인 매 장에서는 필기구뿐 아니라 마케팅 전용 상품으로 모나미 양 말, 모나미 모자, 모나미 티셔츠 등을 직접 판매하고 있는 것 도 전부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 모나미가 아이디오의 프로세스를 체화한 방식은 다음과 같다. 우선 창의성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도록 다수의 소규모 팀을 꾸렸다. 제품개발 TF를 열 개 이상 만들었다. 그리고 PM(Product Manager)이 소비자 조사, 경쟁사 분석 등을 통해 기획하던 것을 이제는 각 분야의 전문성과 연관 성이 높은 관계자들을 최우선으로 하여 구성했다.
프로젝트마다 6~8명 정도로 PM, 디자이너, 마케터, 설계, SCM 그리고 해당 프로젝트에 관심도가 높은 직원들 이 선발되었다. 예를 들어 네일아트펜 개발 TF에서는 기존 개발 관련 담당자뿐 아니라 인사팀이든 재경팀이든 회사 내 네일아트에 관심이 있거나 직접 손톱을 관리하는 타 부 서 직원들도 참여시켰다. 원래 아이디오에서는 수십 년 동 안 해당 분야에 대한 정보와 경험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들로 TF를 구성하여 정확한 솔루션을 빠르게 찾아내지만, 아이디오 프로젝트의 프로토타입이라고 할 수 있는 모나미 프로젝트에서는 우선 회사 내 재원들을 최대한 비슷한 형 태로 구성해보았다.
이렇게 10여 개의 TF가 서로 경쟁하듯이 고객의 숨은 니즈를 찾는 작업을 했고 아이디오의 프로세스를 가능한 한 충실히 따랐다. 네일아트가 가능한 젤네일펜, 병원에서 수술 부위를 표시하는 스킨라이너, 부엌에서 유효기간을 표시할 때 사용하는 키친마카, 아이들이 전기 실험에 쓸 수 있는 전도성펜 등이 이때 만들어진 제품이다. 시장 자체가 크지는 않았지만 불편함에 익숙해져 있던 고객들의 숨은 니즈를 찾아낼 수 있었다.

- 디자인 씽킹은 일상에서 쉽게 지나치던 추상적인 불편함을 가시적으로 구체화시키는 방식이다. 이때의 경험을 통해 남들이 보지 못하는 오류를 개선하는 DNA를 개발하 기 시작했고, 1년이 넘던 개발 기간을 6개월 이내로 축소시 키는 계기가 되었다.
아이디오의 팀 브라운도, CCC의 마스다 무네아키도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크게는 기업이, 작게는 하나의 팀이 시대의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 명의 디자인 사고를 따라가 서는 안 된다. 모두가 디자인적인 사고를 해야 하고 모두에 게 디자인 씽킹의 DNA가 필요한 것이다.

- 기업에 혁신적인 변화를 불러오기 위해서는 마케터가 아닌 크리에이터가 되어야 한다. 이는 문제의 해결책을 찾 기 위한 숙성의 시간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더 이상 본인이 창의적인 재능이 있고 없음을 재고 판단하는 데에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팀 브라운도 마스다 무네아키도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가 되는 미래를 이야기해왔다. 그들은 왜 모든 사람이 디자인적 사고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을까? 디 자이너처럼 창의적인 생각과 행동을 가져야 소비자 관점에 서 문제해결의 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1인 기업이든, 몇 천 명의 직원이 있는 대기업이든 기업 활동의 본질은 고 객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창조적 사고에서 시작된다는 것 을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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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반도체 투자

경영 2024. 5. 22. 07:16

-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SK하이닉스는 과거 하이닉스 시절부 터 이어져온 영업 부진은 물론 여러 차례 장기간 적자를 냈다. 또 다른 대표 반도체 상장사인 DB하이텍(구 동부하이텍)도 사정은 마 찬가지였다. 이로 인해 많은 투자자에게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로 투자해도 수익이 나지 않는 산업, 대규모 지출만 나가는 산업, 적 자투성이 산업이라는 이미지가 고착화되기도 했다.
이러한 인식이 바뀔 것 같은 계기가 몇 차례 있기는 했다. 2013 년 들어 모바일 기기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메모리반도체는 찍어내기만 하면 무조건 돈이 되는 안정적인 흑자 구조로 돌아섰 다. 2017년에는 서버 투자가 전 세계적으로 급격히 확대되면서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급등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역사적 인 주가 상승과 영업이익 폭등을 기록했다. 2013년 스마트폰 시 장이 포화에 이른 직후 삼성전자 주가가 장기간 횡보하다가 2017 년 메모리반도체가 상승 사이클에 들어선 뒤에야 '삼성전자 주가 도 2배씩 뛸 수 있다'는 게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진실처럼 알려지 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투자자가 반도체 산업에 새롭게 관 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더욱 많은 투자자가 반도체 산업에 진입할 무렵, 반도체 업황은 또 다시 사이클의 정점에 이른 상태였다. 꼭 지에 물린 주식을 오래 들고 인내할 수 있는 투자자는 그리 많지 않다. 이러다 보니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반도체 산업에 투자했는 데도 불구하고 만족스러운 투자 성과를 올린 투자자를 찾아보기 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산업 자체는 꾸준히 투자 기회를 제공하 는데도 정작 투자자들은 수익을 내지 못하는 형편이다.

- 실제로 2020년대 들어 실리콘 반도체를 대체하는 새로운 반도체 소재의 사용이 산업 내에서 점차 확대되면서 커다란 변화가 본격화되었다. 이를 알아보기에 앞서 몇 가지 화합물 반도체 소재를 살펴보자.
화합물 반도체는 보통 금속과 비금속이 결합한 구조를 갖는데, 대표적으로 갈륨(Ga)과 비소(As)가 결합한 GaAs나 산화물(oxide) 반도체가 있다. 산화물 반도체는 금속과 산소(O)가 결합한 반도 체 물질인데, 대표적으로는 원소기호 30번 아연(Zn)과 산소가 결 합한 산화아연 (ZnO, Zinc Oxide)이 있다. 이외에도 황화물(sulfide) 이나 질화물(nitride)을 이용한 반도체 물질 등 여러 반도체 물질이 존재한다.
화합물 반도체 중 기존에 널리 도입되어 산업에 활발히 쓰이는 물질 중 하나로 인듐(In), 갈륨(Ga), 아연(Zn), 산소(O)가 결합한 InGaZnO (인듐갈륨아연산화물, Indium galliun zinx oxid)란 산화물 반 도체가 있다. IGZO 라고도 불리는 이 반도체는 특히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매우 중요하게 사용된다. IGZO는 픽셀을 껐다 켜는 스 위치를 구현하는 데 사용되는데, 고사양 액정표시장치(LCD) 및 OLED 생산 과정에서 실리콘과 함께 활발히 쓰이고 있다. 특히 IGZO는 소비 전력이 매우 뛰어난 특성을 가져 모바일 기기에 널 리 도입되고 있다. 비록 디스플레이를 구동하는 반도체 중 IGZO 가 사용되는 영역이 극히 일부에 불과해 수혜 강도는 높은 편이 아니나, IGZO 소재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국내 상장사인 나노신소재 같은 기업들에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IGZO보다 시장에서의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며 상 용화 준비 단계를 밟고 있는 인듐, 갈륨, 비소(As)가 결합한 In GaAs(인듐갈륨비소, Indium gallium arsenide)와 인듐, 인(P)이 결합 한 InP (인화인듐, Indium phosphide) 등의 화합물 반도체도 꾸준히 주목을 받고 있다. InGaAs는 앞 글자를 따 '인가스'라고도 불리 는데, 자율주행 시대에 주목받을 반도체 물질로 손꼽히고 있다. 자율주행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차량이 실시간으로 주변 환경 을 인지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적외선을 쏴 반사되는 신호를 읽는 LIDAR(Light Detection And Ranging) 시스템은 자율주행의 안정성 을 보강하기 위한 필수 요소로, 이를 위해 적외선 신호를 인지하는 적외선 센서가 사용된다. 적외선 물질을 빠르게 감지하는 반도 체로 '인가스'라고 불리는 InGaAs, InP 등이 알려지면서 널리 연 구되고 있다. 실리콘은 일부 적외선에 반응하는 특징이 있지만 상 온에서는 적외선 감지 특성이 완벽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이는 물 질 고유의 특성에 의한 것으로, 반도체 소재의 종류에 따라 어떤 빛에 반응하는지, 반응 민감도가 어떻게 되는지 등은 상이하다.
- 2010년 초만 해도 2020년이면 누구나 자율주행차량을 사용하 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2020년이 지나고 현재까지도 자율주행 기술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2023년에서 야 레벨3 자율주행이 본격화되었다. 이처럼 자율주행 기술의 발 전이 더딘 이유 중 하나는 반도체 소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새 로운 반도체가 등장하면 반도체 산업이 큰 변화를 맞이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소재를 앞서 공급하는 기업은 새로이 열릴 반도체 시장의 선점 효과를 오랜 기간 누리게 될 것이다.

- 와이드 밴드갭 반도체 소재는 여러 종류가 있다. 실리콘보다 밴드갭이 3배 정도 큰 화합물인 SiC (3.0~3.3eV), GaN (3.4eV)은 이미 반도체 시장의 뜨거운 이슈로 자리 잡았다. eV는 밴드갭의 크기 를 나타내는 단위로 숫자가 클수록 더욱 높은 전압(V)를 버틸 수 있다.
전기차나 전력설비 같은 영역에선 이들 와이드 밴드갭 반도체 의 사용이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SiC와 GaN은 밴드갭이 큰 물질이므로 구속된 전자가 밖으로 자유롭게 빠져나가는 게 더욱 어렵다. 이로 인해 높은 전력에서 작동하기 훨씬 수월해진다. 특히, 전기차나 전력설비는 300~1500V 혹은 그 이상 범위에서 작 동하는 칩을 요구한다. 게다가 이들 환경은 높은 온도를 수반한다 (차량 내부가 얼마나 뜨거울지 상상해보자!). 실리콘은 밴드갭이 작은 물 질이다. 그래서 전압이나 온도가 높으면 반도체의 특성이 쉽게 사 라진다. 전자가 너무나 쉽게 원자핵의 구속을 뿌리치고 밖으로 빠 져나가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칩을 억지로 크게 만 들어야 하고, 구조도 복잡하게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이는 또다 시 칩의 성능이 저하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즉, 높은 전압에서 사 용하고자 하면 성능을 잃어야 하는 트레이드 오프 관계인 것이다. 이에 반해 와이드 밴드갭 반도체는 두께가 훨씬 얇으면서도 높은 전압과 높은 온도를 쉽게 버틸 수 있다. 특히, GaN과 SiC는 동 일한 구조의 Si 칩보다 무려 10배 이상 높은 전압도 견딜 수 있어 칩 규격에서 1200V급, 3000V급 같은 표현을 쉽게 찾아볼 수 있 다. 또한, 칩을 훨씬 얇고 작게 만들어도 Si 칩과 비슷한 수준의 성 능이 유지된다. 게다가 GaN 반도체는 높은 주파수 대역에서 빠르 게 작동하는 장점까지도 추가로 가졌다. 장점들로 인해 와이드 밴 드갭 반도체는 칩의 크기가 훨씬 작아지고, 함께 사용되는 주변 부 품도 훨씬 적게 필요하다. 그래서 전기차 또는 전력설비 시장에서 는 이들 반도체가 서서히 실리콘 반도체를 대체해 나가는 것이다. 2020년 전까지만 해도 반도체 기업들은 실리콘 소재만 주로 사용했다. 그래서 와이드 밴드갭 반도체는 국방이나 우주산업 같은 특수한 영역에 한정적으로 사용되는 반도체로 인식됐다. 특히, 와이드밴드갭 반도체의 단점이라면 제조 기술이 충분히 발달하 지 않아 가격이 매우 비쌌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급한 수요처가 아니면 대부분 실리콘 반도체가 꾸준히 쓰여왔다. 그러나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등 새로운 산업이 개화함에 따라 여기에 사용되는 일부 칩들은 이제 가격보다는 성능이 더욱 중요하게 되었다. 또 한,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력 손실을 가능한 한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고효율 반도체 칩의 필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게다가 기존의 모바일기기 시장까지도 배터리 충전 효율을 개선 하기 위해 와이드 밴드갭 반도체가 점차 확대 도입되고 있다. 이 렇듯 이들 소재의 쓰임새는 기존 영역을 벗어나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 일반적으로, CPU와 가장 가까운 캐시는 D램이 아닌 S램이 담 당한다. D램은 IT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꾸준히 용량이 증가해왔 다. 그러나 S램보다 속도가 느리다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 또한 용량이 커 CPU가 데이터를 읽기 위해 너무 많은 구역을 탐색해 야 하는 문제점도 있다. 따라서 CPU와 메모리의 데이터 처리 속 도 격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더욱 속도가 빠르고 용량이 작고 계 층적 구조를 가진 S램이 CPU 부근에 함께 탑재되기 시작했다. S램은 주로 CPU 제조사들이 CPU를 제조하는 과정에 함께 설계 해 CPU와 함께 제조하는데, CPU 제조사들은 CPU의 연산 속도 를 높이려는 경쟁을 벌이는 것 외에도 S램의 성능을 향상시키려 는 경쟁을 물밑에서 펼치고 있다. 내 컴퓨터의 CPU가 어느 정도 의 캐시 메모리를 이용하는지는 윈도 내 작업관리자를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 D램과 낸드 플래시는 칩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각각 고유의 제조 공정을 거친다. 그중에서도 D램은 다른 반도체 칩들과 달리 제조 공정 중 칩 내부에 캐패시터라 불리는 유별난 구조물을 만드 는 공정을 거쳐야 한다. 그런데 이 공정이 유별나게 어렵다. 칩 내 부에 독특한 모양의 구조물을 만드는 것도 어렵지만, 첨단소재공 학의 총집합체라 불릴 만큼 다양한 신소재들이 얽혀 사용되고, 반 도체 업체들 고유의 노하우가 요구되기도 한다.
노트북,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 일상 생활 속 모든 가전제품을 뜯어보면 회로가 잔뜩 새겨진 메인보드 기판이 제품 내 공간을 일 부 차지하고 있다. 기판을 자세히 살펴보면 원통 모양의 캐패시터 가회로 곳곳에 부착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캐패시터는 수초이 내의 짧은 시간 동안 전하를 저장했다가 방출한다. 배터리가 몇 시간 이상 충전됐다가 방전되는 것을 고려하면 빠르게 충전과 방전이 이루어지는 캐패시터는 배터리와 명확히 구분된다. 캐패시터는 D램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D램은 캐패시터상 에 전하를 축적하며, 1과 0이라는 데이터를 저장한다. 캐패시터 는 2개의 금속 사이에 부도체가 놓인 구조를 갖는다. 부도체를 사 이에 두고 양 금속에 전압을 걸면 ''''전하들이 도체와 부도 체 표면에 정렬된다. 부도체는 이러한 분극 현상을 나타내므로 유 전체라고도 부른다. 분극 현상이 매우 빠르게 발생하고 사라지므 로 D램이 고속 메모리가 되는 것이다.
- D램 발전은 캐패시터 발전과 궤를 같이한다
전자기기가 10신호를 명확히 구분하려면 충분히 많은 양의 전하가 캐패시터에 담겨야 한다. 충분하지 못한 양의 전하가 담기 면 1과 0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D램의 성능이 낮아진다. 이런 이 유로 캐패시터는 D램을 제작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소재로 꼽 힌다. D램의 성능이 날로 고사양화됨에 따라 캐패시터를 구성하 는 소재도 꾸준히 변해왔다. 실제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 크론 등 D램 3사는 고사양 캐패시터를 구현하는 데 많은 어려움 을 겪어왔으며, 지금 현재도 캐패시터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반도체는 시간이 지날수록 미세화되어 크기가 작아지고, D램의 주요 구성 요소인 캐패시터 또한 반도체의 미세화를 따라 크기가 줄어드는데, 캐패시터는 크기가 줄어들수록 분극 현상이 발생 하는 표면적이 줄어들어 충분히 많은 양의 전자를 담을 수 없다. 이에 따라 표면적을 같게 유지하면서도 더욱 미세하게 만들기 위 해 캐패시터는 단일 원기둥 모양에서 이중 원기둥 모양으로 발전 을 거듭했고, 전하를 더욱 많이 담을 수 있는 유전체 소재들이 도 입됐다. 하지만 모양이 바뀌고 소재가 바뀌면 반드시 또 다른 문 제가 불거지게 마련이다.
- 모바일 기기용 D램의 목표는 높은 성능과 낮은 소비 전력
D램의 성능과 소비 전력은 서로 트레이드 오프(trade off, 어느 것 을 얻으려면 반드시 다른 것을 희생하여야 하는 관계) 관계에 있어서 둘 다 개선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성능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소비 전력을 낮추는 한 가지 방법은 칩에 인가되는 전압을 낮추는 것이 다. 그러나 전압 변경은 공정 미세화를 수반하며, 전압은 곧 신호 의 강도이므로 강도가 낮아지면 신호 처리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 할 확률도 증가한다. 따라서 전압을 낮추는 방법 외에도 설계 역 량이 총동원되는데, 신호가 오가는 채널을 다양화해서 데이터 전송 거리를 단축해 소비 전력을 절약하거나 동작 시 한 번에 활성화되는 셀의 수를 변화시키는 등 추가적인 노력이 수반된다.
이외에도 D램의 리프레시는 전기 신호를 가해 전하를 다시 저 장하는 작업이므로 전력 소모가 필연적인데, LPDDR에서는 리 프레시 주기를 더욱 늘리는 방법이 도입된다. 캐패시터 내부에 저장된 전하가 빠져나가는 속도는 온도에 비례한다. 이에 따라 LPDDR은 시시각각 온도 정보를 수집해 그에 따라 리프레시를 변화시키는 기술이 도입된다.

- 제주반도체, 틈새시장을 노린다
제주반도체가 주력하는 영역은 맞춤형 메모리반도체다. SIP (System in Package)라 불리는 다소 복잡한 후공정을 거쳐 D램과 낸 드플래시를 하나의 칩으로 합쳐버린다. 정확히는 두 칩을 적층한 MCP(Multi Chip Package)의 형태로 칩을 완성하고, 이를 공급한다. 이외에도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들이 만들지 않는 D램과 노어 플 래시를 공급한다. 사업 초기인 2000년대 초반에는 핸드폰 등 전 자기기에 탑재되는 S램을 주로 공급했으나, 이후 사업을 다각화 하며 S램의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다. 제주반도체는 이들 칩을 직접 제조하지 않고 오로지 설계에 집중한다. 설계를 마치면 대만의 UMC 등에 설계도를 넘겨 제조를 의뢰하며, 이후 웨이퍼 형태로 주요 고객사에 칩을 공급하거나 다른 후공정 업체를 거쳐 최종 단 일칩 형태의 제품을 공급한다.
전자제품 제조사는 기기에 다양한 종류의 메모리반도체를 탑 재한다. 특히, 고성능 D램과 낸드 플래시 외에도 특정한 기능을 구현하는 데 적합한 용량과 작은 크기의 낸드 플래시, D램, S램 등을 필요로 한다. 또한 기기의 소비 전력을 더욱 낮추기 위해 칩 의 동작 방식을 변화시키거나 칩에 형성된 핀 수를 줄이려고 하는 데, 이로 인해 종종 시중 제품과는 다른 메모리반도체 칩이 필요하다. 이러한 D램과 낸드 플래시를 기기 내 각각의 영역에 따로 따로 탑재할 수도 있지만, 두 칩을 적층해 하나의 칩 형태로 수직 으로 이어 붙인 뒤 기기에 탑재하면 공간 절약 효과에 더해 성능 향상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특히 칩 사이의 신호 전송 시간을 단축 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 다. 제주반도체는 이러한 요구에 대응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기 업이다.
MCP를 만들기 위해서는 나름의 설계를 바탕으로 두 칩을 적 층해야 한다. 적층 과정에서 D램 내부의 공간을 최대한 절약해 적층에 유리한 구조로 제작해야 하며, 적층 시 발생하는 공정 기 술상의 문제를 설계 단계에서 미리 극복해야 한다. 제주반도체는 이처럼 MCP에 사용될 D램을 설계하는 사업을 영위하되 낸드 플래시를 외부에서 조달하므로, 낸드 플래시에 맞춰 D램 설계를 수행한다. 제주반도체의 제품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제조 하는 고사양 칩과는 궤를 달리한다. 한마디로 이들 기업과 경쟁하 는 영역이 아니다. 제주반도체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한땅 위에 있으면서도 경쟁에 밀려 망하지 않는 이유다.

- SSD는 낸드 플래시를 비롯한 주요 구성 부품을 PCB에 부착해 만들기 때문에 반도체를 직접 제조할 능력이 없는 기업도 반도체 칩만 사올 수 있다면 제조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낸드 플래시 제조 업체는 소수에 불과하지만, SSD 제조 업체는 전 세계적으로 200개 사가 넘는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킹스톤 테크놀로지는 반 도체 칩을 매입해 SSD를 완성하는 사업 모델을 운영하고 있는데, 칩 제조 능력이 없어 수직 계열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는데도 여타 SSD 업체를 제치고 입지를 공고히 다져왔다. 수직 계열화가 이루 어지지 않은 기업이라도 자체적인 SSD 동작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성능이 우수한 SSD를 개발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낸드 플래시 같은 핵심 부품 공급이 세계적으로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으 면 수급의 어려움을 겪거나 원가가 크게 상승할 수밖에 없는 리스 크를 안고 있다. 실제로 SSD 제조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상장사 바른전자는 낸드 플래시 가격 폭등과 공급 부족으로 SSD를 제조 하지 못하는 위기에 부딪쳐 매출이 6분의 1 토막 나는 등 지속적 인적자가 거듭된 끝에 주식 거래 정지에 이르기도 했다.
- 2020년 10월, SK하이닉스는 인텔의 낸드 플래시와 SSD 사업 을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많은 사람이 의아해했다. "인 텔이 SSD 사업을 했던가? 그런데 SK하이닉스야말로 SSD 사업 을 했던가?"라고 말이다. 인텔의 주력 사업은 CPU 및 통신 칩 같 은 비메모리반도체이지만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도 꾸준히 강 자의 지위를 지켜왔다. 낸드 플래시와 SSD를 직접 제조하며 수 직계열화를 바탕으로 선두 업체로 자리 매김하면서 SK하이닉스 보다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기도 했다. 인텔은 자사 SSD에 들어갈 낸드 플래시를 중국 공장에서 제조해왔는데, 플로팅게이트 방식 이라 불리는 제조 공법으로 인해 제품의 수명 및 안정성은 높지만 3D 구조에서의 고단화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다만 안정성에서 유리해 서버향 수요가 많거나 주로 인텔 CPU와 결합 판매되어 일반인들 사이에선 인지도가 낮았을 뿐이다.
인텔의 SSD 제조 사업은 갑자기 이루어진 게 아니다. 인텔은 역사적으로 수많은 메모리반도체를 최초로 출시했고, 꾸준한 연 구개발을 통해 1980년대에 이미 1MB짜리 SSD를 출시한 바 있 다. 당시 SSD를 이용한 플로피디스크를 구상했는데, 아쉽게도 경 제성이 떨어져 결국 현실화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후 메모리반도체 연구개발에 꾸준히 투자하며 SSD는 물론 3D 크로스포인트 메모리를 출시하기에 이른다.
- 인텔, 크로스포인트 메모리로 시장의 전복을 꾀하다
비휘발성 메모리반도체는 데이터의 영구 저장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고, 휘발성 메모리반도체는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 다. 둘의 장점만 취합해 데이터를 영구적으로 저장하면서도 속도 가 빠른 메모리반도체를 개발할 수는 없을까? 실제로 이는 반도 체 산업의 숙원이었다.
그러던 중 2015년 7월, 인텔은 마이크론과의 협업으로 크로스 포인트 메모리라 불리는 신형 메모리를 발표했다. 양사가 공동으 로 개발했지만, 완제품은 각 사의 선택에 따라 서로 다른 형태로 제작해 각자 판매하는 방식을 취했다. 언론은 획기적인 신기술이 발표됐다는 기사를 연이어 보도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반도체 사업이 곧 인텔에 밀려 종말을 고할 것이라는 살벌 한 예측도 나왔다. 인텔은 크로스포인트 메모리가 데이터를 영구 저장하면서도 낸드 플래시보다 데이터 접근 속도가 1000배나 빠 르다고 강조했다. 인텔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5개 남짓한 국가에 서만 이 같은 발표를 진행하며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선두를 달 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놓고 위협했다.
- 인텔이 공개한 크로 스포인트 메모리는 스위치 기능을 하는 셀렉터 (selector)와 0과 1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셀로 구성된다. 데이터를 저장하고 삭 제하기 위해 두 종류의 서로 다른 전기 신호가 십자 모양으로 교 차되는 배선이 각 셀에 장착되어 이들 셀에 전달된다. 인텔의 신 제품을 소개하는 기사에서는 신제품이 낸드 플래시보다 1000배 나 빠르다고 강조했으나, 이는 전반적인 동작 속도가 아닌 신호가 데이터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호 지연의 차이가 1000 배라는 의미로, 실제 구동 속도는 현존하는 SSD와 큰 차이를 느 끼기 어려운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SD보다 조금이라도 빠르다면 충분히 차세대 메모리반도체로 고려해봄 직하니 크로스포인트 메모리가 위협적인 경쟁 상대가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크로스포인트 메모리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바로 시장성을 유지하면서 용량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었다. 낸 드 플래시는 3D 낸드 플래시 형태로 발전했고, 층수는 해가 다르 게 꾸준히 증가했다. 이에 반해 인텔이 처음 소개한 크로스포인 트 메모리는 단층 또는 2층 구조를 가졌으며, 용량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낸드 플래시와 마찬가지로 층수를 보다 크게 늘려야 했 다. 셀렉터, 메모리 셀, 금속 배선을 연이어 한층 한층 쌓아 올리 며 만들어야 하는데, 크로스포인트 메모리는 공정 난이도가 상당 할 뿐만 아니라 각 층을 쌓아 올릴 때마다 잦은 미세 식각과 원자층 증착 등 매우 값비싼 공정을 더욱 많이 동원해야 했다. 낸드 플래시는 층 수가 증가해도 공정 수가 층수에 비례해 증가하지 않 으므로 층수 증가에 따른 용량당 단가가 크게 절감되는 이점이 있는 반면, 크로스포인트 메모리는 용량이 증가하면 생산 원가도 함께 증가하므로 낸드 플래시 같은 원가절감이 어려웠다. 따라서 고용량이 무엇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는 현재의 시장에서 낸드 플 래시와 직접적으로 경쟁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좋은 반도체라도 가격 경쟁력이 없으면 현실적으로 시장성이 없는 것 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텔은 크로스포인트 메모리를 낸드 플래시 의 경쟁 상품이라기보다는 운영체제 구동 같은 영역에서 한정적 으로 PC 또는 서버의 성능을 개선하는 틈새시장형 제품으로 소 개했다.

- 다품종에 기반한 비메모리반도체 시장에는 무려 1만 가지 이 상의 칩을 판매하는 텍사스인스트루먼트나 500가지 이상의 칩 을 개발하는 어보브반도체 같은 기업도 있지만, 한두 가지 제품 만 집중적으로 취급하는 기업도 있다. 칩을 집중적으로 만드는 기 업이 있는 반면, 칩을 가공해 모듈만을 집중적으로 만드는 기업도 있다. 또한, 한번 판매하면 다년간 안정적으로 공급을 유지하는 제품과 짧은 기간 내 경쟁력을 잃어버리는 제품도 있다. 국내 상 장사 아이티엠반도체는 배터리의 안전을 책임지는 보호 모듈 패 키지(PMP, Protection Module Package)만 전문적으로 제조해 애플과 삼성전자를 비롯한 거대 고객사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배터리 보호 패키지라는 기존에 없던 영역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형성한 사례다. 어보브반도체가 설계하는 가전제품 및 산업용 칩은 한번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되면 5년 이상 안정적으로 제품을 납품할 수 있다.
- MCU가 수행하는 연산은 매우 단순하므로 제품마다 처리할 수 있는 명령이 제한적이다. MCU는 다양한 전자기기에 사용될 수 있는 범용 제품과 고객사의 요구에 맞추어 만들어지는 특수 목 적 MCU로 나뉘는데, 전자제품의 다양화와 차량용 반도체의 확 대. 사물인터넷 확대 등으로 인해 특수 목적 MCU 시장은 지속적 으로 확대되고 있다. 고사양 CPU를 만드는 기업이라면 인텔과 AMD가 바로 떠오르는 것과 달리, MCU는 그 종류만큼 제조하 는 기업도 다양하다. MCU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는 네덜란 드의 NXP, 일본의 르네사스, 미국의 마이크로칩, 스위스의 ST마 이크로일렉트로닉스, 독일의 인피니온 테크놀로지가 있다. 이들 기업은 MCU에서만 막대한 매출이 발생하는 거대 기업이다. 이 외에도 세계적으로 수백 개 이상의 MCU 기업들이 사업을 영위 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MCU를 제조한다. 그러나 거대 MCU 기업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MCU 전문 기업으로 규모를 확대해온 것과 달 리 삼성전자는 주로 자사 가전제품에 탑재될 MCU와 OEM 사업을 병행해왔다. 한편, LG전자는 가전제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MCU가 필요하나, 이의 공급을 도시바, 파나소닉 등 일 본 기업들에 의존해왔다. 그러다 1999년 MCU의 국산화와 계열 사의 자체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계열사 실리콘웍스(현 LX세미콘) 가 MCU 시장에 진입했다. 비록 사업 초기이고 해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무시할 수 없어 만만한 영역은 아니지만, LG그룹을 등 에 업고 사양이 낮은 제품부터 차츰 공급을 확대하면 향후 고성능 MCU 시장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MCU는 사용처와 종류가 다양해 일일이 나열하기 어렵다. 이는 그만큼 다품종 맞춤 생산이 중요한 영역임을 의미한다. 따라서 MCU 메이커는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경쟁력을 갖추거나, 다른 기업들이 만들지 못하는 독보적인 MCU를 만들어 경쟁력을 갖 추어야 한다. 대부분의 MCU 메이커는 제품을 다변화하며 경쟁 력을 갖추어 왔다. 다양한 제품을 취급하는 MCU 전문 기업들은 고객사의 단가 인하 압력이 다른 전자 부품에 비해 적거나 전사 이익 변동성이 낮은 특징이 있다. 기업의 이익이 안정적으로 증가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보니 급격한 성장이 나타나기 어려워 성 장주 투자자에게는 매력이 떨어져보일지 모르지만, 안정적인 장 기 투자를 희망하는 투자자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된다. 상장사 어 보브반도체도 이에 해당하는 사례다.

- NPU 시장과 함께 성장할 PIM 시장
아직까지 NPU 시장의 성장이 초기에 불과하고 NPU의 성능 또한 제한적인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스마트폰 내 일부 인공지능 기능을 담당하는 수준으로 AP를 보조하는 역할 정도로 사용되고 있다. 비록 기술 초기단계란 점은 아쉬울지 모르나, 그만큼 앞으 로 NPU 시장이 무궁무진하게 성장할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NPU 시장은 아직 여러 기업들이 달려 들어 이것저것 새로운 칩을 개발하는 단계에 있다. 또한 뚜렷한 주도권을 가진 업체가 등장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기존의 연산장치에서 시장을 지배해온 엔비디아, 인텔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퀄컴은 물론 애플, IBM, 중국의 하이실리콘 등까지도 뛰어들어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기술도 초기이지만, NPU의 쓰임새 또한 제 한되어 추후 인공지능 시장이나 사물인터넷 시장, 로봇 시장 등이 성장하며 차츰 빛을 발할 예정이다.
또 한가지 주목할 점은 PIM이라 불리는 칩의 등장이다. 삼성전 자와 SK하이닉스는 전통적으로 메모리반도체 제조에 강점을 가 지고 있다. 그러나 고성능 연산장치에서의 사업 경험은 매우 미비 하다. 그래서 NPU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이들 기업이 내놓은 대안은 기존의 메모리반도체에 연산 기능을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즉, 메모리반도체를 중심으로 메모리반도체와 비메모리반도 체의 경계를 허물겠다는 것이다.
추후 반도체 산업은 칩의 종류가 더욱 세분화되고, 고성능 칩을 여러 기능으로 쪼개어 만드는 방식이 확대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쓰임새에 따라 더욱 특화된 칩이 확대될 예정이다. 그렇기에 NPU 와 PIM이 꼭 경쟁관계라 보기는 어려우며, 다만 인공지능 시대 에 맞추어 각각 강점을 갖는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NPU와 PIM이 융합된 형태의 새로운 칩도 등장할 예정이다.
- 특히, PIM은 기능의 다양화보다는 전력소모 절감 등 성능의 비 약적인 발전에 강점이 있다. 따라서 하이퍼스케일 서버나 인공지 능 서버와 같이 대용량 데이터 저장이 필요하고 또 고성능 연산이 함께 필요한 영역에서 먼저 사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기술 수준에서의 PIM은 고성능 연산을 수행하기 어려우며, 또한 CPU나 GPU처럼 범용 제품으로 사용되기 어려운 한계점을 갖는 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연산 기능의 확대보다는 기존 메모리반도 체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발전할 예정이다. 특히 이 과정 에서는 기존 D램 칩의 성능 향상도 필수적이겠지만, 완성된 D램 을 최종 칩으로 완성하는 과정에서 또 한번 성능을 끌어 올려주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즉, 후공정 기술에 변화가 수반되며 PIM의 성능 향상이 이루어짐을 의미한다. 특히, 여러 개의 D램 칩이 수직으로 적층되는 공정과, 이들 D램 칩을 다른 종류의 반도체 칩들과 고성능 기판에 한번에 잘 이어 붙이는 공정이 더욱 중요해진다. 궁극적으로는 인공지능 반도체가 뉴로모픽 환경을 구현하기 위하여 하나의 셀에서 데이터의 연산과 저장이 모두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발전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재에는 이러한 기술을 구현 할 소재, 제조 공정, 제조 단가 등이 모두 만족스럽지 못한 관계로, 우선은 NPU가 연산 기능에 초점을 맞추어 기존의 GPU와 CPU 를 모방해 더욱 인공지능에 특화된 기능을 구현하며 성능을 끌어 올리는 방식으로 발전할 예정이며, PIM은 전력 소모와 데이터 처 리 속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할 예정이다.

- 동운아나텍, 국내 드라이버 IC 시장의 강자
동운아나텍은 핸드폰의 각종 기능을 동작시키는 데 필수적인 스마트폰용 드라이버 IC를 전문적으로 설계하는 회사다. 주력 사 업은 카메라에 사용되는 AF (Auto Focus) 및 OIS용 드라이버 IC며, 이외에도 디스플레이의 전력을 제어하는 IC, 햅틱 IC 등을 설계해 스마트폰 제조사를 중심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동운아나텍 은 이들 칩의 설계를 담당하며, 삼성전자나 매그나칩반도체 같은 파운드리나 네패스, JECT 같은 후공정 업체에 제조를 의뢰한다. 동운아나텍은 현재 스마트폰에 평준화되어 있는 기능을 구현하 기 위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어서 비교적 광범위한 종류의 스마트 폰을 대상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다. 주로 삼성전자 및 중국을 중심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제품의 수명 주기가 상대적으로 짧 은 편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모든 스마트폰이 동일한 OIS 기능을 탑재한 것 같지만 스마트폰의 제품 종류와 출시 시기에 따라 액추 에이터의 구동 기술도 오픈 루프(Open Loop), 클로즈 루프(Closed Loop), 폴디드 줌(Folded Zoom) 등으로 점차 변하기 때문이다. 이러 한 기술 변화에 따라 새로운 드라이버 IC가 필요해진다. 동운아나 텍은 이 같은 변화에 맞춰 고객사가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드라 이버 IC를 한 발 앞서 개발해내야 한다. 기술 변화가 비교적 빠르게 일어나므로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력이 곧 장기 성과와 직결될 가 능성이 크다. 만약 개발에 실패할 경우 소수 제품군에서 상당수의 매출이 나오는 만큼 기업의 존재가 위태로울 수 있다. 앞서 어보브반도체가 다양한 제품을 고루 오래 파는 것과 상당히 대조적이다. 투자자는 이처럼 똑같이 팹리스라 불리는 기업들이라도, 기업들의 상세 비즈니스 모델이 전혀 다름을 이해해야 한다.
동운아나텍은 지속적인 제품 개발 레퍼런스(reference, 납품 경험 혹 은 납품 기록)를 바탕으로 국내 AF 및 OIS 드라이버 IC 1위 업체라 는 명성을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의 ON 세미컨덕터와 일본의 아 사히카세이 같은 세계적 기업들과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처럼 동운아나텍은 소수 제품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고, 제 품이 스마트폰에 주로 쓰이는 만큼 기업의 실적 또한 스마트폰 시 장에 민감한 구조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는 때로는 동운아나텍의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단점이 될 수도 있다. 특히 기술 경쟁에 서 밀리거나 스마트폰 시장이 부진할 경우 이에 해당한다. 그렇기 에 동운아나텍도 계속해서 신제품 개발에 열을 쏟되, 스마트폰용 이 아닌 다른 산업에 쓰일 반도체 칩을 개발하는 데에 역량을 집중 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동운아나텍은 근래 차량용 드라이버 IC 사 업을 지속 확대하며 기존 사업구조를 더욱 다양화하는데에 집중하 고 있다. 특히 동운아나텍은 기존 스마트폰용 칩을 설계하던 강점 을 살려 차량용 칩 개발도 확대해 왔는데, 차량 내 설치된 디스플레 이 패널을 터치할 때 터치 진동을 일으키는 드라이버 IC와 같은 제 품을 지속 출시하며 전방시장을 다각화하고 있다.

- ARM의 IP는 현재 출시된 대부분 스마트폰에 사용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사용 빈도가 높다. 이에 비해 규모는 작더라도 전 문적인 영역에서 IP 경쟁력을 갖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국내 상 장사 칩스앤미디어는 팹리스로 분류되지만, 완성된 칩을 설계하 지 않고 IP 라이선스 판매 사업에 주력한다. 그렇다면 어떤 종류 의 IP 개발에 강점을 가지고 있을까? 바로 칩스앤미디어의 주력 사업 영역은 비디오 영상 처리다. 셋톱박스나 TV는 물론, 차량이 나 보안카메라 등은 고화질 영상을 지속적으로 변환하는 영상처 리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한다. 이때 칩스앤미디어는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영상 처리 IP를 집중적으로 개발해왔다. 영상을 처리하 는 과정에서 연산장치는 복잡한 연산을 수행하고 소프트웨어가 추가로 보정 작업을 진행하는데, 칩스앤미디어는 두 영역 모두에 걸쳐 효율적인 영상처리를 가능하게 해주는 IP를 개발해온 것이 다. 따라서 영상 처리가 필요한 시장이 성장하면 칩스앤미디어도 함께 수혜를 볼 수 있게 된다. 근래에는 구글과 같은 서버 기업들 이 다양한 서버용 연산 칩을 자체 개발하는 분위기이고, 이 과정 에서 영상 처리 IP가 필수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글로벌 IT 기 업들의 칩 자체 개발 트렌드 또한 칩스앤미디어에게 수혜가 될 수 있다.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기업인 NXP와 같은 전방 고객사가 칩스앤미디어의 IP를 채용하고, 이를 통해 자체 반도체 칩 제품 개발을 마치게 되면, 칩스앤미디어는 로열티 매출이 추가로 발생하는 구조이다. 그러면 NXP와 같은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반 도체 칩을 더욱 많이 팔수록 칩스앤미디어는 로열티 매출이 확대 되며 수익을 챙기게 된다.
- ARM은 2010년부터 서버용 아키텍처를 출시했으나 시장에서 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서버 시장이 고성능 CPU를 우선하다 보 니 저전력보다 성능에 강점을 둔 인텔의 x86 아키텍처가 승승장 구했다. 실제로 ARM은 2020 년이 저물어갈 때까지 서버 시장점 유율이 0%대일 정도로, 부끄러운 수치를 기록해왔다. 그런데도 ARM의 서버 시장 내 지위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되면 서 경쟁사들은 두려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버 시장은 매우 보수적이어서 아키텍처 변화를 받아들이는 데 소극적인 모습을 나타내는데도 말이다.
이 같은 배경에는 ARM IP의 성능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으며 전력 효율성이 뛰어나다는 막강한 장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ARM의 서버 시장 침투는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다. 와트당 더욱 많은 연산을 제공한다는 것은 곧 가 성비가 뛰어남을 의미한다. 실제로 고성능에 집중하고 있는 현재 의 서버는 점차 가성비를 향해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대 들어 세계 최대의 클라우드 업체인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는 전력 소모가 큰 인텔의 CPU에서 벗어나 ARM의 IP에 기반한 자체 저전력 연산장치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는데, 마이크로소 프트는 서버용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가정용 PC 시장까지 염두에 둔 ARM 기반 프로세서 개발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러한 변화의 조짐은 x86 의존성이 큰 AMD에서도 나타난 바 있다. AMD는 가정용 PC는 여전히 x86에 의존하는 반면, 서버 시 장의 경우 x86과 ARM으로 이원화를 시도하며 ARM 플랫폼 시 장에 진출했다. 2016년 최초의 ARM 아키텍처를 채용한 옵테론 A1100 시리즈가 그 시초다. 더욱이 애플이 2020년 출시한 칩 M1 는 비록 고성능 서버가 아닌 PC 시장에 한해 사용되었지만, ARM 기반 제품이 저전력 외에 성능에서도 강점을 보여준 사례다. 2020년 엔비디아가 ARM을 400억 달러(약 47조 4000억 원)에 인 수한다고 발표한 배경에는 단순히 서버 시장에서 발휘할 기존 제 품과의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향후 세 상을 지배할 인공지능과 슈퍼컴퓨팅에서는 저전력이 핵심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인텔 x86 아키텍처는 콘 센트에 코드를 꽂는 것만 염두에 뒀을 뿐, 전력의 한계에 대해서 는 고민하지 않았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 인텔의 선단 공정의 도입 지연은 결국 연이은 악재로 이어졌다. 인텔의 대형 고객사인 애플은 인텔로부터의 기술 독립을 선언하 며 자체 CPU 사업에 뛰어들었고, 실리콘이란 이름의 CPU 칩을 출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독자적인 CPU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는 경쟁 구도의 변화가 둔하게 이루어지던 PC 시장에 충격적 인 소식이었다.
물론 인텔의 몰락도 쉽지 않을 것이다. 몇 차례의 부침에도 불 구하고 지금껏 확보한 공정 기술력은 여전히 TSMC와 대적할 만 하고, 인텔 역시 공정 개발에 어려움을 겪으면 AMD처럼 적극적 으로 TSMC의 문을 두드리고 차세대 칩 제조를 의뢰하기 때문이다. 또한, AMD가 반기를 들었던 PC 시장에서와 달리 더욱 고사양칩이 요구되는 서버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꾸준히 강력하다.
TSMC 같은 파운드리는 수많은 팹리스로부터 제조 물량이 끊 임없이 밀려 들어온다. 제품을 만든 후 판매가 만족스러운 수준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제조 비용을 모두 팹리스에 전가할 수 있으므 로 손실이 제한적이다. 그러나 IDM은 자체 제품을 제조하는 데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기 때문에 제품 판매에 실패할 경우 제조 비 용을 고스란히 손실로 떠안아야 한다.
인텔은 차세대 공정 개발이 지연되면서 브랜드 인지도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그동안 브랜드 입지를 다져온 덕분에 제품 판매가 꾸준히 이루어져서 단박에 망하지 않 았다는 점이다. 추후에도 인텔은 공정 개발에 막대한 연구개발비 를 쏟아부으며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다. 특히, 지난 시절 공 정 개발에 밀렸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하여, 추후 2mm 이하 급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반드시 필요한 첨단 제조 장비를 여타 반도체 기업들보다 앞서 주문하는 등 부활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 고 있다.

- 디자인하우스는 새로운 칩을 개발하는 여타 팹리스들과 달리, 다른 팹리스의 설계도면을 제조공정용 설계도로 재설계하는 역 할을 맡는다. 풍부한 디자인 경험과 폭넓은 설계 노하우를 보유한 디자인하우스를 거치면 제조를 의뢰받은 이후 양산에 실패할 가 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대규모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담당 하므로 재설계 과정에서 필요한 IP 비용을 보다 효율적으로 집행 할 수도 있다. 디자인하우스는 여러 설계도면을 통합하는 작업을 시작으로 설계 검증 작업을 대행하며, 칩 제조에 필요한 마스크 제작 작업도 함께 수행한다. 또한, 칩이 완성되면 칩 성능 테스트 를 어떤 방식으로 수행할지에 관한 알고리즘도 마련해준다.
칩의 재설계를 위해서는 제조 공정에 대한 정보가 일정 부분 파운드리와 공유되어야 한다. 이러한 정보가 모든 팹리스에 노출 된다면 파운드리에 리스크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디자인하우스 가 디자인 작업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면 이런 사항을 다른 팹리스 기업들과 공유할 필요가 없다. 이런 이유로 파운드리와 디자인하 우스 사이에는 깊은 신뢰 관계가 필수적이다. 디자인하우스는 자 연스럽게 특정한 파운드리와 깊은 관계를 맺다 보니, 해당 파운드 리에 대한 전문적인 역량을 갖추게 된다. 이런 이유로 팹리스는 파운드리에 제조를 맡기는 과정에서 파운드리가 지정하는 특정 디자인하우스를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 다른 회사의 칩 재설계에 집중하는 디자인하우스에도 나름의 고 충이 있다. 오랫동안 함께 일하던 직장 동료가 어느 날 퇴사한 후 자기만의 사업에 성공한다면 과거 동료로서 축하해야 할 일이기 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배가 아플 수도 있다. 디자인하우스는 팹리 스의 의뢰로 사업을 영위하다 보니 다른 업체의 칩 개발에 의존적 이며, 자체 팹리스 사업을 다각화할 수 없다는 한계점을 갖는다. GUC처럼 거대한 디자인하우스라면 팹리스의 칩 개발을 보조하 는 역할만으로도 충분하겠지만, 비메모리반도체 시장이 급격히 확 대되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자체 설계를 마음껏 수행하는 팹리스가 부러울 수도 있다.
실제로 상장사 아이에이는 한때 디자인하우스였으나, 팹리스 로 전환해 DMB 칩을 거쳐 차량용 반도체 설계로 사업을 확장했 고, 이후 자동차용 모듈 사업까지 진출했다. 그러나 디자인하우스 가 팹리스로의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것은 고객의 영역으로 사업 을 확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이 있다. 고객사로선 디자 인하우스가 설계 기술을 훔쳐갈지도 모른다고 우려할 수 있어서 기존 고객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이유로 일부 디자인하우스 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자회사를 통해 조용히 팹리스 신사업에 진출 하기도 한다.

- 반도체 제조의 시작이자 기반인 웨이퍼를 해외에 의존해야 하 는 점은 국내 반도체 산업의 영향력을 생각할 때 아쉬운 대목이 다. 실리콘 웨이퍼는 일본과 대만에 의존하며, 차세대 웨이퍼 기 술도 유럽과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SK그룹이 2017년 LG그룹이 소유했던 LG실트론을 인수하고, 2019년에는 듀폰의 SiC 웨이퍼 사업을 인수한 배경에는 반도체 원재료를 국산화하겠다는 의지 가 담겨 있다.
실리콘 웨이퍼는 품종이 다양하지 않고 대량 생산과 안정적인 공급이 매우 중요한 만큼 규모의 경제가 필수적인 영역이다. 실리 콘 웨이퍼를 소수의 기업이 과점하고 있는 이유다. 이에 반해 화합물 반도체는 시장 초기 단계로 울프스피드(구 크리), 투식스, 롬(Rhom), 쇼와덴코 등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진출했고,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기업도 여럿이다.
화합물 웨이퍼도 기본적으로는 규모의 경제를 요구한다. 향후 과점적 지배력을 구축할 기업이 누가 될지 웨이퍼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화합물 웨이퍼는 또한 다품종이 요구된다. 일부 화 합물은 소재의 구성비 변화를 필요로 하며, 2가지 이상 소재의 적 층 구조를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일부 웨이퍼는 다품 종 소량 생산에 기반한 비즈니스 모델을 따라야 한다. 이에 따라 실리콘 웨이퍼보다 더욱 많은 시장 참여자들이 나름의 지위를 구 축할 가능성이 크다.

- ASML은 2012년 사이머를 무려 37억 달러(약 4조 2000억 원)에 인수했다. 거금을 주고 인수함에 따라 사이머의 광원 기술이 곧 ASML의 기술이 됐는데도 ASML이 노광기를 자유롭게 수출할 수 없었던 이유는 광원 기술이 각국에서 전략 물자로 관리되는 첨단 기술이기 때문이다. 전략 물자로 관리되는 기술은 바세나 르 협약에 따라 수출될 수 없다. 실제로 미국은 이 협약을 이유로 네덜란드에 EUV 수출 금지를 직접 요청하기도 했다. EUV 기술 이 전쟁 무기로 전용될 수 있다는 표면적인 이유도 있지만, 중국 이 반도체 기술을 확보할 것을 우려하는 속내가 더욱 크게 작용했 을 것이다. 물론 이런 이유 외에도 ASML로선 굳이 중국에 장비 를 수출할 필요가 없었다. 향후 수년 이상 장비를 사갈 업체들이 줄을 서 있고 생산 물량 확대를 거듭해도 공급이 수요의 절반도 따라가지 못하는 형국에 중국이 있으나 없으나 어차피 가만히 앉 아서 이루어지는 돈벌이는 변함없이 지속될 것이었기 때문이다.

- 기술과 장비로 식각의 벽을 넘는다
식각 공정은 쉽게 말해 물질을 녹이는 공정이다. 모든 물질은 제각각 녹이는 방법이 존재할 것 같지만, 유독 잘 녹지 않는 물질 도 존재해서 식각 공정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대표적인 사례가 구리(Cu)다. 구리를 녹일 수 있는 식각 방식과 소재는 매우 제한적 이다. 일부 용액 공정을 통해 구리를 식각할 수 있으나, 나노미터의 영역에서 볼 때는 용액 공정으로 균일한 식각이 이루어지지 않아 미세 공정에는 사용될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미세한 영역에서 구리를 식각하기 위해서는 다마신(damascene)이라 불리는 특수한 공정이 사용된다.
다마신 공정은 구리 배선이 들어찰 구조물을 미리 만든 뒤 구 리를 채운 다음 원자 단위에서의 연마를 이용해 불필요한 영역 의 구리를 깎아내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연마 패드와 연마 소 재를 이용해 물리화학적인 방식으로 구리를 평평하게 깎아 나가 는 CMP (Chemical Mechanical Planarization)라 불리는 특수한 공정이 적용된다. 투자자 입장에서 알아야 할 중요한 점은 이처럼 식각 이 어려운 소재는 더욱 복잡한 공정은 물론 더욱 많은 장비와 소 재를 요구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CMP 공정을 주요 시장으 로 삼는 국내 상장사 케이씨텍이나 미국의 캐봇 마이크로일렉트 로닉스를 비롯하여, 특정 공정에 강점을 갖는 전문 기업들이 탄생 하게 마련이다. 미세 영역에서는 다마신 공정도 한계에 부딪쳐 듀 얼 다마신 등 더욱 복잡하고 새로운 공정이 개발된다. 식각할 소 재가 바뀌어 공정이 복잡해질수록 새로운 장비와 연마 소재가 필 요하므로 이들 기업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신제품 개발은 필 수 임무가 된다. 물론 신제품 개발에 앞서는 기업은 일찌감치 높 은 수익성을 거머쥔다.

- 램 리서치,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도쿄 일렉트론은 장비 자동 화를 통해 유지보수 횟수와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자동화 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런 자동화 기술은 인공지능 기술과 묶여 장비 관리 종합 플랫폼으 로 발전하고 있다. 장비 내부 환경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며, 잦은 교체가 필요한 장비 부품을 자동으로 교체해주는 시스템을 결합 해 종합적인 장비 시스템 제어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생산성이 향상되어 반도체 업체들은 더 적은 수의 장비를 운 영하면서도 웨이퍼 출하량을 늘릴 수 있고, 장비업체들은 장비 가 격을 높여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 팹리스가 칩 제조를 외주로 넘기면 흔히 웨이퍼 투입부터 완제 품이 만들어지는 과정까지 일괄적으로 파운드리가 진행해줄 것 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 파운드리는 주로 전공정에서 제조를 담당한다. 물론 CPU, AP, GPU 같은 대량 생산 칩은 파운 드리가 전공정과 후공정을 아울러 일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 나, 비메모리반도체의 특징은 다품종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웨 이퍼 수준에서 수행하는 전공정은 마스크 패턴을 교체하는 것만 으로도 비교적 유사한 공정들을 거쳐 다양한 종류의 웨이퍼를 찍 어낼 수 있다. 하지만 웨이퍼에 만들어진 칩은 팹리스가 요구하는 사항에 따라 크기와 성능 등 사양이 다 제각각이다. 이는 웨이퍼가 개별 다이로 절단된 이후 칩의 종류마다 제각각 후공정을 거쳐야 하고 칩의 테스트 또한 칩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칩이 너무 다양해서 파운드리는 이들 후공정을 모 두 담당할 수 없다. 후공정 외주 전문 업체 (Outsourced Semiconductor Assembly and Test, OSAT)라는 외주 비즈니스가 필요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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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

스타트업 서바이벌

경영 2024. 5. 17. 06:56

- 법인 설립 시 중요한 주주의 구성, 지분율, 주주간계약서
*법인 설립 시 공동 창업자 간의 지분율 분배와 주주 구성은 전략적으로 정해야 한다.
*자문역에게는 지분 3~5%를 주는 것보다 자문료를 주는 것이 낫다.
*공동 창업자가 이탈할 때 대주주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주주간계약서를 만들자.

- 개인적으로 회사의 매출 규모가 커지기 전에는 대표가 재무회계 업무를 담 당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 이유는 대표가 직접 월별 자금 흐름을 살피면 회 사의 살림살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리스크도 사전에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시간이 흐르고 은행과의 거래 및 입출금 프로세스에 익숙해지면 이중 출금 제한을 거는 방법이나 다양한 안전장치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예를 들어 은행의 기업 계정의 경우 마스터 아이디라는 게 있다. 사용자 아 이디가 나누어져 있어 마스터 아이디를 가진 사람이 사용자 아이디의 권한 을 부여할 수 있다. 만약 내가 10개의 통장이 있는데, 인건비가 지출되는 통장을 A 직원에게 맡기려 한다면 A 직원에게 해당 통장만을 조회할 수 있 는 아이디를 줄 수 있는 것이다. 해당 아이디에 조회, 이체 권한을 주면 A 직원은 거래처에 대금 지급을 위한 이체 '등록'을 할 수 있다. 그 후 마스터 아이디를 가진 사용자가 이를 '최종 승인'을 해야 실제로 이체가 진행된 다. 사업 초기에는 이러한 안전장치가 있다는 것에 대한 지식 자체가 없기 때문에 대표가 직접 자금을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스타트업을 잘 운영하기 위해 초기에 반드시 정해야 하는 사항
*연월차, 휴가 및 출퇴근, 야근에 대한 기본 규칙을 정하자.
*정기 회의, 긴급 회의에 대한 규칙을 정하고 효율적으로 시간을 관리하자.
*의사소통 채널과 시간, 방법을 정하고 업무에 누수를 줄이자.
*조직도 구성을 만만하게 보지 말자. 조직도에는 조직의 전략과 방향이 담겨 있다.
*원하는 회사의 모습을 그려보고 우리 회사만의 문화를 정하자.
 
- 나는 스타트업에 오려는 대기업 경력의 지원자들을 경계한다. 그들의 능력 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인재상이 다를 뿐이다. 나 역시 대기업에 몸 담아 봤기에 어떤 곳인지 잘 안다. 대기업은 고도로 시스템화되어 있는 곳 이기 때문에 각자 맡은 업무만 해내면 되는 곳이다. 그곳에서의 업무는 선 택과 집중이며, 해당 업무에 전문가가 되려면 직무 로테이션을 통해 무려 20년은 꾸준히 있어야 한다.
그런 사람들이 스타트업의 업무 체계를 보면 매우 터프하다고 느낄 것이다. 한 팀이 하고 있는 업무 범위를 오로지 한 사람이 해내고 있는 상황을 보며 말도 안 된다고 불만을 토해낼지도 모른다. 업무 범위와 일의 양이 비례하 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처럼 넓은 스펙트럼으로 일하는 것이 스타트업에 서는 매우 일상적인 일인 것은 분명하다.

- 결국 정장에도 어울리고 캐주얼에도 어울리는 단 하나의 구두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은 허송세월을 보내는 것과 같다. 세상에 없는 것을 찾아내 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조건을 모두 맞추려면 그렇게 프로그래밍된 로봇을 찾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인재 채용에 있어서 스타트업 대표가 명심해야 할 사항은 올라운드 플레이 어는 우리 회사에 입사할 일이 없다는 것이다. 다 할 줄 아는 사람이 스타트 업에 취직한다면 상당한 괴짜이거나 사기꾼 둘 중 하나다. 또 대개의 경우 올라운드 플레이어는 스타트업에서 일을 배워 결국은 창업의 길로 빠진다.

- 하나의 능력, 유연성 있는 사고를 가진 사람을 찾아라
'저는 A 업무를 하러 왔는데 B 업무를 하라고요?"라고 묻는 직원들이 있다. 나는 이런 질문을 좋아하지 않는다. '꼰대'나 '라떼충'이어서 그런 것이 아니 다. 분명 표준근로계약서에는 '회사는 업무상 필요에 의해 사용자의 근무 장소 및 부서 또는 담당 업무를 변경할 수 있다'라는 문구가 있다. 회사 입 장에서는 정당한 요구인 것이다.
A 업무에서 B 업무로 바뀌는 일은 빈번하게 일어난다. 이를 직무 로테이 션이라고 하는데, 실제 대기업 사례 중 CJ에서는 해당 업무의 특성상 협 력 업체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2년에 한 번씩 아예 다른 직군으로 로테이션하기도 한다. 보직 변경 그 자체에 불편함을 느낄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보직 변경은 특히 주니어 포지션에서는 본인에게 더 맞는 역량이 무엇인지 확인이 필요할 때 주로 이루어지는 방법이기도 하다.

- 슬랙은 평소에는 직원들 간의 업무 소통 채널, 즉 메신저로 활용한다. 각종 플러그인 형태의 소프트웨어가 연동되어 있어 직원들의 업무가 발생할 때 마다 알람을 보낸다. 덕분에 각각의 서비스에 접속하지 않아도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닥스웨이브를 활용해 직원이 연차를 내 면 슬랙에 자동으로 전자결재 알람이 뜬다. 또한 회사 메일을 슬랙에 연동 하면 신규 메일이 수신되었을 때 슬랙에 알람이 온다. 그 외에도 고객 응대 서비스인 채널과도 연동되어 고객 문의 사항이 접수되면 채널톡에 들어 가지 않고도 슬랙을 통해 내용 확인이 가능하다. 또한 외주업체와 커뮤니케 이션이 필요할 때도 슬랙 내에 별도의 채널을 만들어 업무 채팅을 할 수 있 기 때문에 업무 보안을 유지하면서도 속도감 있게 일을 처리할 수 있다.
- 노션을 활용하면 개인별 업무 카드를 생성하고 일일 업무부터 팀 업무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앞으로 해야 할 일과 현재 하고 있는 일, 완료 된 일로 나누어 관리되니 한눈에 보이는 'to do list'가 클릭 한 번으로 만들 어진다. 이와 더불어 아카이브를 만들어 중요한 파일들을 저장하는 기능도 매우 유용하다. 특히 노션을 이용하면 회사의 업무 자산을 쉽게 축적할 수 있다. 이는 직원들이 일상 업무를 하는 와중에도 업무 카드를 기반으로 매 뉴얼, 업무 프로세스를 정의하는 데에서 기인한다. 업무 카드에는 업무의 흐름, 마감일, 업무의 전반적인 내용이 기재돼 있기 때문에 해당 카드만 열 람하면 다른 사람도 해당 업무를 쉽게 파악할 수 있고, 기존 직원의 부재 시 에도 업무 누수가 없게끔 백업이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회사에 신 규 입사한 직원 교육 1순위는 노션의 기본 규칙과 활용이다. 업무 카드를 어떠한 순서로 만드는지, 어떻게 카테고리를 분류하고 작성해야 하는지 등을 교육한다. 그리고 노션에서 업무 카드를 만들거나 회의록을 작성하는 것이 왜 상호 협력 관계에서 중요한 것인지 주지시킨다.
노션과 같은 업무 협업 툴을 사용하면 조직 관리에도 이점이 있다. 각 개인 이 자신이 맡은 업무의 흐름을 기록해두면 스타트업에서 고질적으로 말이 나오는 '일 때문에 휴가를 못 가'라는 말이 쏙 들어간다. 긴급하게 휴가를 써 야 할 상황이거나 다른 누구에게 나의 업무를 부탁할 때 업무 카드 링크 하 나만 전달해주면 되기 때문이다.

- 스타트업 초기 창업자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조바심을 갖지 말 라는 것이다. 성공한 이후에 보상을 줘도 된다. 성공하기 전에 떠난 사람은 내 사람이 아닌 것이다. 복지만 바라고 온 사람에게는 큰 기대를 말아야 한 다. 복지를 과하게 내세우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상황을 반드시 맞이 할 테니 말이다.

- 소프트웨어 사용과 데이터 보존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마이크로소 프트 365 사용을 추천한다. 비즈니스용으로 가장 저렴한 요금제를 사용해 도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의 프로그램을 모바일과 PC 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라이선스를 제공한다. 개별 저장 공간은 1TB 다. 원드라이브라는 가상 공간에 '내 컴퓨터'를 만들어놓는 형태이며 모바일 이나 개인 PC, 업무용 PC에 동일하게 세팅해서 사용할 수 있다. 본인 소유 의 컴퓨터가 아니더라도 원드라이브에 로그인하면 작업 내용을 그대로 불 러올 수 있어서 업무 공간의 제약이 크지 않은 편이다. 뿐만 아니라 지속적 인 업데이트를 통해 최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유사 한 서비스로 구글 드라이브가 있지만 켜져 있는 컴퓨터에 원격으로 접속하 는 방식이라 원드라이브의 그것과 차이가 있다.

- 기업을 알리는 홍보 활동과 우리의 브랜드, 서비스를 알리는 마케팅 활동은 기업이 문을 닫기 전까지는 지속되어야 한다. 마케팅의 대가 세스 고딘은 '마케팅은 업무가 아니다. 마케팅은 부서가 아니다. 마케팅은 직업이 아니 다. 마케팅은 과거, 현재, 잠재 고객과 교류할 때(또는 하지 않을 때마다) 발 생한다'라고 말했다. 즉 마케팅은 단순히 업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고 객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지는 행위이며 기업이 경영 활동을 하는 동 안 항상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글로벌 기업 코카콜라는 이미 전 세계인에 게 두터운 브랜드 로열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22년에 쓴 광고비 만 41억 달러로 전 세계 광고주 21위에 올랐다. 코카콜라 정도면 광고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알아서 마시지 않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홍보·마케팅 활 동을 멈추는 순간 소비자들은 금세 코카콜라를 잊고 다른 브랜드에 애정을 쏟을 것이다. 또 경쟁 업체는 이때다 싶어 공격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뺏어 나갈 것이므로 코카콜라는 늘 경쟁 기업으로부터 시장 점유율을 지켜내야 한다.

-  실제 온라인 환경에서 실행되는 마케팅의 종류는 상당히 많지만 주요 마케팅 방식 10가지만 우선 알아보자.
*소셜 미디어 마케팅: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X(전 트위터), 링크드인과 같은 플랫폼 내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포스팅하면서 고객과의 소통과 관계 구축 및 브랜드 홍보를 위한 목적으 로 수행된다.
*검색 엔진 최적화(SEO): 많은 고객이 우리 웹사이트를 잘 찾아 방문할 수 있도록 웹사이 트와 콘텐츠를 최적화하는 방식이다. B2B에서는 가장 높은 중요도를 부여해 전략적으로 세팅하는 것이 좋으며, 검색 최적화를 잘 세팅하면 마케팅 비용은 줄이면서 고객의 유입을 극대화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DA) 광고: 네이버, 구글, 다음과 같은 플랫폼에 노출되거나 배너 광고를 통해 고객을 우리 웹사이트로 유도하는 광고 방식이다. 여기에는 크게 키워드 광고, 쇼핑 검색 광고 등이 포함된다. 디스플레이 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은 우리 사이트에 쉽게 들어와 구매 활동을 펼칠 수 있다.
*콘텐츠 마케팅: 콘텐츠 마케팅은 SNS 마케팅과 엮어 콘텐츠마케팅팀 산하에 같이 운영하 는 경우가 많다. 고객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블로 그, 인포그래픽, 동영상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생성하고 배포한다.
*이메일 마케팅: B2B, B2C에서 모두 활용해야 하는 마케팅 방법이다. 과거에는 단순히 고 객들에게 정기적으로 메일을 보내는 수준의 마케팅만 이루어졌지만, 현재는 기술이 고도화되어 발송 수, 발송률, 열람률, 클릭률, 해지율 등의 데이터를 파악하면서 좀 더 객관적인 지표 중심으로 마케팅 행위가 이루어진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마케팅 방법으로 유튜브, 틱 톡,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 다양한 SNS에서 높은 구독자 수와 팔로워 수를 확보한 인플루 언서와 협력해 제품, 브랜드, 서비스를 홍보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신뢰성 있는 이미지를 쌓거나 제품 홍보를 할 수 있다.
*리타기팅, 리마케팅: 고객이 우리 웹사이트에 방문한 후에도 다른 웹사이트와 SNS에 노 출된 우리 광고를 보게 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고객들의 재방문을 유도하고 구매로 이 어지게 만들 수 있다.
*앱 마케팅, 온사이트 마케팅: 모바일이나 웹페이지 내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앱 푸시나 팝업 메시지를 설계하고 관리하면서 고객의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UI/UX 등의 개선을 통해 고객의 경험 강화 및 구매 여정의 종료까지 만들어내는 마케팅 방법이다.
*퍼포먼스 마케팅: 말 그대로 '성과를 내는 마케팅'이라는 뜻으로, 목표에 따라 달성한 결과 를 확인하고 효율적인 광고비를 쓸 수 있도록 전략을 짜는 마케팅이다. 적은 예산으로 광 고를 집행하면서 성과를 만들기 위해 이루어지므로 스타트업에게 필수적인 마케팅이라 해 도 과언이 아니다. 다양한 광고 플랫폼에서 광고 캠페인을 운영하면서 어떤 매체에서 유입 되는 고객이 매출 기여도가 높은지를 파악한다. 퍼포먼스 마케팅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데이터로 말한다! 퍼포먼스 마케팅(한빛미디어, 2022)에서 확인하기 바란다.
*CRM(고객관계관리) 마케팅: 퍼포먼스 마케팅과 더불어 최근 스타트업에서 가장 핫한 마 케팅 방법이다. 기존의 CRM 마케팅은 세일즈를 위한 목적으로 많이 활용되었다면 최근 에는 고객의 로열티 증가, 고객생애가치(LTV) 강화를 위해 많은 기업에서 사용하고 있다.

- 마케팅 목적이 지속적인 관계 형성으로 브랜딩하는 것이라면?
*이메일 마케팅, SNS 마케팅
마케팅 목적이 신규 고객을 빠르게 확보하는 것이라면?
*검색 엔진 최적화, 디스플레이 광고, 퍼포먼스 마케팅
기존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 구매율을 높이고 싶다면?
*온사이트 마케팅, 앱 마케팅 및 리타기팅, 리마케팅 및 CRM 마케팅
브랜드 인지도, 신뢰도를 빠르게 쌓고 싶다면?
*인플루언서 마케팅, 콘텐츠 마케팅, 소셜미디어 마케팅

- 실제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위기대응팀의 담당자를 한 명으로 지정하고 홍보팀과의 소통은 지정한 담당자를 통해서만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초기 대응, 사외 커뮤니케이 션,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위기를 관리한다.
초기 대응이란 홍보팀이 이슈 발생 24시간 내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을 말하며, 회사의 논 리를 만들고 초기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활동이다. 24시간 내에 위기 관리를 하는 행위를 골 든아워 규칙이라고도 한다. 여기에는 기자 간담회, 공식 보도자료 배포 등이 포함된다.
사외 커뮤니케이션은 초기 대응 완료 후 지속적으로 이슈가 진행되는 사항에 대해 모니터링 하고 점검하면서 전략을 모색하는 단계다. 추가적인 자료 배포가 필요하거나 입장 표명이 요 구될 때 기업은 '정리된 내용'으로만 응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홍보팀은 위기대응 팀의 각 담당자에게 정립한 논리와 브리핑 자료를 공유해 해당 내용을 숙지하게끔 한다. 또 한 다른 팀을 통해 추가 취재가 올 경우에는 '현재 파악 중이며 파악되는 대로 알려드리겠다' 고 응대하면서 모든 의사소통 채널을 홍보팀으로 일원화한다. 더불어 외부 취재 요청을 홍보팀에 전달할 때는 사전에 언론사명, 기자 성명, 연락처, 취재 시각 등을 반드시 메모해 전달 하도록 한다. 사외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추가적인 이슈가 발생하고 루머가 확산될 수 있는 단 계에 돌입할 수 있으므로,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사실을 축소하거나 은폐하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내부 전략을 잘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사내 커뮤니케이션에도 상당히 신경 써야 한다. 위기에 대응하는 관련팀 외 다른 에서 불필요한 대외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내부 정보 통제와 단속을 위해 관 련 메시지를 배포하거나 위기 대응 매뉴얼을 숙지할 수 있도록 내용을 전파해야 한다.
악성 기사가 확산되는 데 불을 끼얹는 대부분의 경우는 일반 직원이 SNS에 불필요한 내용 이나 '카더라' 같은 이야기를 노출하는 데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이는 사실 관계와 상관없 이 '내부 직원의 의견'이라는 기사로 이어진다. 그러므로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동시에 사내에서도 불필요한 의사소통을 막고 채널을 관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먼저 임직원의 단결심을 고취하고 이슈 개요와 조치 사항, 단속해야 하는 정보를 정리해 공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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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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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쾌락을 추구하려는 욕구보다 고통으로부터 피하려는 욕구가 더욱 더 강한 행동을 유발한다.
*'유료'보다는 '무료'라는 단어에 더욱더 눈길이 간다.
*고객은 구입하기 어려운 물건임을 알게 되면 더욱더 갖고 싶어 한다.
이처럼 기본적인 감정을 이해하고 사용할 줄 알면 비즈니 스에서 매우 단기간에 비상식적인 결과를 낳습니다. 즉, 돈을 벌 때는 문화의 미묘한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고, 인간의 공통성에 대해 보다 깊은 이해를 하는 것이 열쇠가 됩 니다.

- 면세점에 들렀더니 '넥타이 3개를 구입하면 1개를 무료로 더 드립니다!'라는 이벤트가 눈에 들어온다. 그것은 결 국 25%를 할인해준다는 뜻이다. 하지만 '넥타이 25% OFF'라 고는 절대로 쓰여 있지 않다.
왜 그럴까? '1개를 무료로 더 드립니다!'라는 쪽이 '25% OFF'보다 구매율을 높인다는 실증 데이터가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앞에서의 이야기로 치환해 본다면 똑같은 상품이라도 1개를 무료로 더 드립니다!'라는 쪽이 고객이 느끼는 가치를 높이는 것에 해당한다. 

- 영업사원은 왜 설명을 하려는 것일까? 판매에 관해 근본적인 오해가 있기 때문이다. 영업사원은 '인간은 논리적으로 판 단하기 때문에 이론이 통하면 구입한다.'라고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논리를 세우고 이론적으로 설득하려 한다. 하지만 인 간은 이론을 바탕으로 상품을 구매하지 않는다. 감정을 바탕 으로 구매한다. 그리고 그 후에 이론으로 정당화시킨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구매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전시장 으로 간다. 이때는 이미 이 자동차가 필요하다는 감정이 존재 한다. 전시장으로 가는 것은 필요한 이유를 정당화하기 위해 서다. 영업사원에게 질문을 하고 “역시 이 자동차는 최고야."라고 납득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원한다는, 필요하다는 감정이 먼저다. 그 감정을 정당화하기 위한 이유가 이론이다. 이순 서를 착각하면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고객에게 원하고 필요하다는 감정이 발생하기 전에 판매를 하려 할 경우, 고객 측에는 순간적으로 불매심리가 고개를 치 켜든다. 가능하면 여러분의 설명을 듣지 않으려 한다. 고객의 입장에서 볼 때 영업사원은 악마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하면 빨리 그 장소를 벗어나려 한다.
하지만 고객쪽에 '원한다'는 감정이 있는 경우에는 반대의 결과가 나온다. 영업사원은 무엇이건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사람, 행복을 안겨주는 천사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판매 타 이밍을 약간 그르치는 것만으로 전혀 다른 관계를 구축하게 된다.
그런데 제안영업은 이 타이밍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감 정을 완전히 무시하고 논리를 내세워 이론을 전개하려 한다. 처음부터 '우리 회사는 멋지다.', '이 상품은 훌륭하다.'라는 식 으로 시작한다. 그럴 경우, 단번에 불매심리가 형성되어 버린 다. 그렇게 한번 형성된 장벽을 허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 사실 유능한 영업사원을 분석해보면 공통된 특징이 있다. 대부분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많은 말을 하지 않고 어떻게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을까? 사실 여기에는 비밀이 있 다. 나도 이 테크닉을 자주 사용하고, 고객과 즐겁게 계약이 성 사된다.
우선 "고객님은 어떤 상품을 원하십니까?"라고 묻는다. 그 리고 “이런 문제 때문에 곤란해서 이러이러한 것을 원합니다. 가격은 이 정도면 좋겠습니다."라고 고객 쪽에서 말을 하게 만 든다. 이쪽이 계약이 이뤄질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고객이 말을 하는 동안에 '그 상품을 원한다.'라는 감정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즉, 자기 설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이쪽 에서 말을 하지 않고 상대방이 말을 하게 하면 신용을 얻기 쉽 다. “흐음, 여러분은 우수한 영업사원입니다. 전망이 있어요." 라는 말을 흔히 듣는다.
정직한 사람은 "열심히 노력하면 설득할 수 있어.", "멋진 프레젠테이션을 실시한다면 구매해 줄 거야.”라는 식으로 생 각한다. 그래서 밤을 새워가며 제안서를 만든다. 그러나 고객 은 그런 것을 바라지 않는다. 제안서는 영업사원이 돌아가면 즉시 쓰레기통으로 직행한다. 운이 좋다 해도 파일 더미 안에 파묻히게 될 뿐이다.
거기에 비해 악덕업자는 상대방에게 신용을 얻기 위해 처 음에는 끈질기게 매달리는 모습을 절대로 보이지 않는다. 상 대방에게 신용을 얻은 이후에 다음 단계로 들어간다. 감정을 자극해서 구매 동기를 높이고 상대방이 자기 설득을 하도록 유도한다. 어느 쪽이 성공률이 높을까.
물론, 악덕업자가 되라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의 영업 방식에는 분명히 정직한 사람에게 공부가 되는 수많은 힌트들 이 존재한다.

- 컨설턴트는 변호사와 마찬가지로 시간을 소비하는 비즈니 스다. 그렇기 때문에 "아, 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라는 식의 칭찬만으로는 먹고살 수가 없다. 확실하게 청구서를 제시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사람을 무료로 만나서는 안 된다.', '무료로 조언을 해서는 안 된다.'라는 규정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 규정을 지키자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 다. 일이 쇄도한 것이다. 일을 거절하면 일이 들어온다.
상식적으로는 믿기 어려울지 모르지만, 여러분도 해보면 그 효과를 즉시 깨달을 것이다. 실제로 나의 클라이언트는 반 드시 한번은 거절을 당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거절하는 것이 목적은 아니지만, 책임을 지고 지도할 시간을 확보할 수 없었 기 때문에 거절한 것이다. 그러나 그 후에 '이번엔 제발...이 라고 부탁을 해 오는 경우가 많다. 클라이언트로서는 한번거 절을 당하면 감정적으로 "어떻게든 그 선생님과 상담을 해보 고 싶다."라는 마음이 생기는 듯하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희소성의 법칙'이라고 한다. 요컨대 손에 넣기 어려운 것은 더욱 가지고 싶어 한다는 법칙이다.

- 상대방의 마음에 들어야 하는 것이 영업의 철칙인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 그래서 정직한 사람은 고객에게 호감 을 얻으려고 온갖 노력을 기울인다. 고객이 부르면 이쪽 상황 은 어떻든 꼬리를 흔들며 달려간다. 그것이 '고객은신, 나는노 예'라는 관계를 만들어 버리고 역효과를 낸다. 그런 관계를 만 들어 버리면 고객에게 '무슨 행동을 해도 당연하다.'라는 심리 를 구축해주기 때문이다. 즉, 불평등조약을 체결하는 것이다.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서로 도움이 되는 관계를 만들 수 있 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냉정하게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한다. 불평등조약은 한 번 체결이 되어 버리면 어지간해선 풀기 어 렵다.

- 악덕업자가 돈을 버는 이유는 상품을 팔기 전에 인간관계를 팔기 때문이다. 악덕업자는 상품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 는다. 상품에 관해서 설명하면 품질이 나쁘다는 사실이 드러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는 아무도 구매하지 않는다. 때문에 상 품을 파는 대신 우선 자신을 믿게 만드는 데에 주력한다. '이 사람에게 구매하는 상품이니까 믿어도 돼.'라고 생각하도록, 우선 자신을 믿게 만든다.

- '상품을 팔기 전에 자신을 판다.'는 이 원리원칙은 영업사원 뿐 아니라 전단이나 광고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전단 이건 영업사원이건 판매를 목적으로 삼는 한, 구매로 이어질 때까지 고객의 감정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고객의 감정을 무 시하고상품 판매에만 열을 올리면 반응률이 급격히 떨어진다. '우리 회사는 유명하지 않기 때문에 전단이나 광고에 반응 이 없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피해망상이다. 반응이 없는 이유 는 고객의 감정에 맞는 내용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객의 마음 과 광고 내용이 일치할 때 반응은 비약적으로 올라간다.

- 고객이 있으면 비즈니스는 성립된다. 돈이 없어도 상품이 없어도 사람이 없어도 어떻게든 성립된다. 하지만 이 순서가 바뀌면 아무것도 성립될 수 없다. 수많은 회사가 실패하는 이 유는 이 순서가 반대이기 때문이다.
우선 팔릴 것 같은 상품을 준비한다. 그리고 그 상품을 구 매해 줄 고객을 찾는다. 대부분의 회사는 이 부분에서 실수를 한다. 현실적으로는 팔리지 않으면 재고가 쌓이고 그 재고를 처분하기 위해 영업사원이 시간을 낭비해야 한다. 하지만 팔 리지 않는 상품이기 때문에 영업사원도 의욕을 느끼지 못한 다. 이래서는 실패로 가는 지름길을 걷는 것과 같다.
신규 사업을 진행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고객부터 확보해 야 한다. 고객을 모은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이 무엇인지 들어 본다. 그리고 그 상품을 제공한다. 그렇게 하면 사업 리스크가 낮아진다. 투자도 거의 필요 없고 사업은 빠른 속도로 뿌리를 내린다.

- 상품을 판매한다는 접근방식에서 구매 가능성이 있는 고객을 모집하는 접근방식으로 변경하면 '현재 고객'이 아니라 '미 래 고객'도 모이기 시작한다. 현재 고객'이란 말 그대로 지금 당장 구매해 주는 고객, '미래 고객'은 앞으로 구매를 해 줄가 능성이 있는 고객이다.
이미 깨달았을 테지만 대부분의 비즈니스는 현재 고객만 을 모은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미래 고객을 모으면 간단히 얻을 수 있는 수많은 장점을 놓치고 있기 때문이다. 

- 일단 고객을 아쉽게 만든다. 이것이 고객과 여러분 사이 관 계를 결정하고 나아가 최종 가격에까지 커다란 영향을 끼친 다는 사실은 충분히 이해했을 것이다. 그리고 정보 수단은 흥 미 있는 고객을 아쉽게 만들기 위해 매우 중요한 것이었다. 자, 고객을 아쉽게 만든 후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이후에도 단계를 밟아 영업을 해야 한다. 나는 이것을 '단계식 영업'이라고 부른다. 광고 선전으로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그 상품에 흥미가 있는 사람을 모집하는 쪽이 간단하 다고 설명했다. 즉, 광고의 본질은 단번에 판매하는 것이 아니 라 구매 가능성이 있는 고객리스트를 만드는 데에만 주력하는 쪽이 낫다는 것이다. 이처럼 광고선전에서는 몇 가지 목적을 달성하려 하는 것이 아니라 한가지 목적으로 압축하는 것이 좋다.
사실 그 이후의 영업에서도 여러분이 하나의 행동을 할 때 는 하나의 목적으로 압축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다. 고객이 가볍게 한 걸음 더 내딛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 하나의 목적으로 압축한다는 말은 계단 하나하나를 가능하 면 편하고 순조롭게 올라오도록 유도한다는 의미다. 계단을 편하게 오르게 하면 신뢰 관계는 더욱 깊어져 고객이 자발적 으로 계단을 오르게 된다. 그러나 그 계단이 편하지 않고 너무 높아 힘이 든다면 고객은 당신에게 다가오기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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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

워런 버핏 바이블

경영 2024. 5. 9. 07:40

- 찰리와 내가 찾는 기업은 (a) 우리가 그 사업을 이해하고, (b) 장기 경제성 이 좋으며, (c) 경영진이 유능하고 믿을 수 있고, (d) 인수 가격이 합리적인 기업입니다. 우리는 회사를 통째로 인수하고자 하며, 경영진이 우리 동업자 가 될 때는 지분 80% 이상을 인수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위대한 기업의 경 영권을 인수할 수 없을 때는 주식시장에서 위대한 기업의 지분을 소량 사들 이는 것으로도 만족합니다. 모조 다이아몬드를 통째로 소유하는 것보다는 최상급 다이아몬드의 일부를 소유하는 편이 낫기 때문입니다.
진정으로 위대한 기업이 되려면 탁월한 수익률을 지켜주는 항구적 '해자 (垓子)'를 보유해야 합니다. 어떤 기업이 높은 수익을 내면 자본주의 역학에 따라 경쟁자들이 그 성(城)을 끊임없이 공격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탁월한 실적을 유지하려면 낮은 생산 원가(가이코, 코스트코Costco)나 강력한 세계적 브랜드(코카콜라, 질레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처럼 가공할 만한 진입장벽을 보 유해야만 합니다. 기업의 역사를 돌아보면, 견고해 보이던 해자가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로마 폭죽' 같은 기업들이 넘쳐납니다.
- 안정적인 산업에 속하면서 장기 경쟁우위를 확보한 기업이 바로 우리가 찾는 기업입니다. 그리고 이런 기업이 태생적으로 성장성까지 갖추었다면 위대한 기업이 됩니다. 그러나 이런 기업은 성장성이 높지 않아도 투자할 가치가 있습니다. 이 회사에서 나오는 풍성한 이익으로 비슷한 회사를 인수 하면 됩니다. 한 회사에서 번 돈을 그 회사에 재투자해야 한다는 원칙 같은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그렇게 하면 대개 실수가 됩니다. 유형자산이익률이 높은 정말 위대한 기업이라도 이익 대부분을 장기간 재투자하면 높은 이익 률이 유지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끝으로, 1993년 나는 4억 3,300만 달러 상당의 버크셔 주식(A주 2만 5,203 주)을 주고 신발회사 덱스터 Dexter Shoe를 인수함으로써 더 큰 실수를 저질 렀습니다. 내가 생각했던 이 회사의 항구적 경쟁우위는 몇 년 만에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인수 대금을 버크셔 주식으 로 지급한 탓에 내 실수는 복리로 어마어마하게 증가했습니다. 버크셔 주주 들에게 발생한 비용이 4억 달러가 아니라 35억 달러가 되었습니다. 요컨대 쓸모없는 기업을 인수하느라, 현재가치가 2,200억 달러에 이르는 버크셔의 지분을 1.6%나 내준 것입니다.
- 덱스터는 지금까지 내가 체결한 최악의 거래입니다. 그러나 장담하는데, 나는 장래에도 실수를 또 저지를 것입니다. 기업 인수에 너무도 자주 나타 나는 현상이 바비 베어Bobby Bare의 컨트리송 가사에 나옵니다. "함께 자러 갈 땐 모두 미인이었는데, 깨어보니 몇몇은 아니더라."
- 흔히 투자를 설명할 때, 장래에 더 많은 돈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현 재 자금을 투입하는 행위라고 말합니다. 버크셔가 내리는 투자의 정의는 더 까다로워서, 장래에 (명목 이익에 대한 세금 공제 후) 더 많은 구매력을 받으리 라는 합리적인 기대에 따라 현재 구매력을 남에게 이전하는 행위로 설명합 니다. 간단히 말하면 투자는 장래에 더 많이 소비하려고 현재 소비를 포기 하는 행위입니다.
우리가 내린 정의에서 중요한 추론이 도출됩니다. 투자 위험은 베타(변동 성을 가리키는 월스트리트 용어로서, 주로 위험 측정에 사용됨)로 측정할 것이 아니 라. 예정 보유 기간에 투자자에게 발생할 구매력 손실 확률로 측정해야 한 다는 것입니다. 보유 기간에 걸쳐 어떤 자산의 구매력이 매우 확실하게 증 가하기만 한다면, 그 자산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내리더라도 위험하지 않 다는 말입니다. 이제부터 보겠지만, 가격이 변동하지 않는 자산도 매우 위험 할 수 있습니다.

- 나는 투자의 기본을 설명하려고 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전문가가 아니어도 만족스러운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가 아니라면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매우 확실한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일을 단순하게 유지해야 하며, 일확천금을 노려서는 안 됩니다. 누군가 '즉시' 이익을 내주겠다고 약속하면 '즉시' 거절하십시오.
*자산의 미래 생산성에 초점을 맞추십시오. 그 자산의 미래 이익을 대강 이라도 추정하기가 어렵다면 그 자산은 포기하고 다른 자산을 찾아보십시 오. 모든 투자 기회를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다 알 필요도 없습니다. 자신이 선택한 것만 이해하면 됩니다.
*그러나 자산의 장래 가격 변동에 초점을 맞춘다면 그것은 투기입니다. 투기가 잘못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나는 투기를 잘하지 못하며, 계 속해서 투기에 성공했다는 사람들의 주장을 믿지 않습니다. 여러 사람이 동 전 던지기를 하면 첫 회에는 절반 정도가 승리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동전 던지기를 계속한다면 아무도 이익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어떤 자산의 가격이 최근 상승했다는 이유로 그 자산을 사서는 절대 안 됩니다.
*나는 두 부동산에 투자할 때 부동산에서 나오는 수익만을 생각했지, 매 일의 가격 변동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경기는 점수판만 쳐다보는 선 수들이 아니라 시합에 집중하는 선수들이 승리합니다. 주가를 보지 않고서 도 주말을 즐겁게 보낼 수 있다면 평일에도 그렇게 해보십시오.
*거시경제에 대한 관점을 세우거나, 남들의 거시경제 예측이나 시장 예 측에 귀 기울이는 것은 시간 낭비입니다. 사실은 위험하기까지 합니다. 정말 로 중요한 문제의 초점을 흐릴 수 있기 때문이죠. (TV 논평자들이 입심 좋게 시 장을 예측하는 모습을 보면 나는 유명 야구 선수인 미키 맨틀Mickey Mantle의 통렬한 비 판이 떠오릅니다. "방송 중계석에만 앉으면 야구가 무척 쉬워 보이나 봅니다.")
*내가 두 부동산을 산 시점은 1986년과 1993년입니다. 이후 경제, 금리, 주식시장 흐름이 어떻게 될 것인가는 내 투자 결정에 전혀 중요하지 않았습 니다. 당시 신문 머리기사와 전문가들이 무슨 말을 했는지도 기억나지 않습 니다. 그들이 무슨 소리를 하든, 네브래스카 농장에서는 옥수수가 계속 자라고, 뉴욕 대학교 인접 상가에는 학생들이 몰려들 테니까요.

- 찰리와 내가 기업의 지분 일부를 사들일 때 분석하는 방법은 기업을 통째 로 사들일 때 분석하는 방법과 매우 비슷합니다. 먼저 5년 이상 이익 범위 를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지 판단합니다. 이익 범위를 추정할 수 있고, 그 이익을 우리가 추정하는 범위의 하한선으로 가정하더라도 현재 주가가 합리적인 수준이라면 그 주식을 삽니다. 그러나 흔히 그렇듯이 미래 이익을 추정할 수 없다면 포기하고 다음 후보로 넘어갑니다. 우리는 함께 일한 지난 54년 동안, 거시경제나 정치 환경이나 다른 사람들의 견해 때문에 매력적인 매수 기회를 포기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투자를 결정할 때 이런 문제들은 언급하지도 않습니다.

- 고자본 미국 기업들이 한때는 훌륭한 투자 대상이었습니다. 듀폰 DuPont은 PER 20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듀폰은 복잡한 공장을 계속 짓고 박사와 화학자 들을 계속 채용하면서 세계를 통째로 사들일 기세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대부분 화학제품은 동질재가 되어버렸고, 대형 화학회사들은 고전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애플과 구글 같은 기업들이 세계 정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많이 바뀌었고, 정확한 판단으로 이런 새로운 기업에 투자한 사람들은 탁월한 실적을 올렸습니다.
버핏: 앤드류 멜론 (Andrew Mellon, 1855~1937, 전직 미국 재무장관)이 지금 자 산도 없이 수천억 달러의 가치를 창출하는 위 시가총액 5대 기업을 보았다 면 무척 당황했을 것입니다. 지금은 그런 세상입니다. 과거에는 오랜 기간에 걸쳐 제철소를 짓고, 사람들을 고용해서 훈련했으며, 철도로 운송해 온 철광 석으로 철강을 생산했고, 이를 전국에 공급해서 돈을 벌었습니다. 그러나 지 금 구글은 누군가 한 번 클릭할 때마다 가이코로부터 11달러를 받고 있습니 다. 이 세상이 처음에는 우리 눈에 보였습니다. 우리 자본주의 시스템은 유 형자산을 바탕으로 발명과 혁신과 재투자를 거듭하면서 발전했습니다. 하 지만 자본을 전혀 들이지 않고 무형자산을 바탕으로 수천억 달러에 이르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면 이 방식이 훨씬 낫습니다. 지금 이 세상은 과거에 존재하던 세상이 아닙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세상이 이어질 것입니다. 이런 추세는 절대 꺾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잘못 인수한 기업도 팔아버리지 않는 이유 
새로 버크셔의 주주가 된 분들은 내가 잘못 인수한 기업들을 계속 보유하 는 점이 이상해 보일 것입니다. 이익이 많지 않아서 버크셔의 가치에 큰 도 움이 되지도 못하면서, 관리에는 더 많은 시간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경영 컨설턴트나 월스트리트 사람들은 이렇게 뒤처지는 기업들을 팔아버리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나 팔아버리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29년 동안 우리는 이 보고서에 버크셔의 경제 원칙들을 계속해서 제시했습니다. 11번 원칙에서 우리는 자 회사의 실적이 부진해도(대부분 경영상의 결함 때문이 아니라 산업 요소 때문임) 매각을 꺼린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 방식은 다윈Charles Darwin의 진화론과 거리가 멉니다. 이 방식에 반대하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이해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기업을 인수할 때 기존 소유주에게, 어떤 고난이 있어도 회사를 매각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앞으로도 약속할 것입니다. 지 금까지 이 약속을 지키는 데 들어간 비용은 많지 않으며, 소중한 기업과 충 성스러운 직원들을 맡기려는 소유주들에게 그동안 우리가 쌓은 평판으로도 충분히 그 값을 다했습니다. 이런 소유주들은 우리가 제공하는 것을 다른 곳에서는 얻을 수 없으며, 우리가 한 약속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지켜진다 는 사실을 잘 압니다.
그러나 우리는 마조히스트(피학대 성욕자)가 아니고 극단적인 낙천주의자 도 아닙니다. 11번 원칙에서 제시한 둘 중 하나에 해당하면(장기간 현금이 유 출될 전망이거나, 고질적인 노동쟁의가 일어난다면 우리는 즉시 단호하게 조처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47년 역사를 통틀어 겨우 두어 번 발생했으 며, 현재 매각을 고려할 정도로 곤경에 처한 기업은 하나도 없습니다.
이 섹터에 속한 버크셔 기업들의 내재가치는 전반적으로 순자산가치를 크게 뛰어넘습니다. 그러나 소기업 중에는 그렇지 않은 기업이 많습니다. 나 는 소기업들을 인수하면서 많은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오래전 찰리는 내게 "잘해도 소용없는 일은 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는데, 이 말을 들었어야 했 습니다. 어쨌든 우리가 인수한 대기업들은 대부분 실적이 좋았으며(일부는 이례적으로 좋았음), 이 섹터는 전체적으로 성과가 우수합니다.

- 버크셔의 기업 인수 기준
우리는 다음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기업의 사장이나 대리인이 연락해주시기를 고대합니다.
(1) 대기업(우리 기존 사업부에 딱 들어맞는 기업이 아니라면 세전 매출액이 7,500만달러 이상)
(2) 지속적인 수익력을 입증(미래 예상 수익이나 '회생기업'은 관심 없음)
(3) 부채가 적거나 없고 ROE가 높은 기업
(4) 경영진이 있는 기업(우리는 경영진을 공급하지 못함)
(5) 사업이 단순(복잡한 기술을 다루는 회사는 우리가 이해하지 못함)
(6) 매각 가격(가격이 미정인 상태에서 협상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음)
규모가 큰 회사일수록 관심이 더 많습니다. 우리는 50~200억 달러 범위 에서 기업을 인수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장내 매수는 관심이 없습니다. 우리는 적대적 인수는 하지 않습니다. 완벽한 비밀 보장과 매우 신속한 답변을 약속합니다. 우리가 흥미를 느끼는지는 대개 5분 이내에 답해드렸 습니다. 우리는 현금 인수 방식을 선호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제공하는 만큼 내재가치를 취득하는 거래라면 주식 발행 방식도 고려할 것입니다. 우리는 경매 방식에는 참여하지 않습니다.

- 흔히 실사due diligence도 생략한 채 며칠 만에 인수 거래를 완료하면 위험하지 않은가요?
버핏: 변호사들이 내게 자주 하는 질문입니다. 우리가 실사를 했다면 변 호사들에게 값비싼 자문료를 지불했을 것입니다. 우리는 인수 과정에서 실 수를 많이 했는데, 대부분이 마땅히 인수해야 할 기업을 인수하지 않은 이 른바 부작위의 실수였습니다. 모두 기업의 경제 환경이나 미래를 적절하게 평가하지 못한 실수였습니다. 모든 대기업의 인수 점검 목록에는 들어 있지 않은 실수들이지요. 정말로 중요한 것은 그 기업의 기본 경제성, 해당 산업의 진행 방향, 아마존 같은 경쟁자의 시장지배 가능성 등입니다. 그러나 이런 실 제 위험들이 기업 인수 점검 목록에 들어 있는 사례를 우리는 본 적이 없습 니다. 우리가 기업 인수에서 저지른 부작위의 실수는 6건 이상입니다. 그러 나 실사를 더 많이 했더라도 이런 실수는 단 한 건도 감소하지 않았을 것입 니다. 다만 우리가 조금 더 현명했다면 실수가 감소했을지 모르지요.
지극히 중요한 것은, 10억 달러를 받고 지분을 양도할 소유경영자가 앞 으로도 변함없는 태도로 기업을 경영할 것인지를 판단하는 일입니다. 따라서 관련 항목이 점검 목록에 들어 있다면 당연히 확인해야 하겠지만, 점검 목록에 들어 있지 않더라도 기업의 미래 경제 전망 평가에 중요한 항목들 은 반드시 분석해야 합니다. 시즈캔디는 인수 당시 임차 매장이 약 150개였 습니다. 프리시전 캐스트파츠는 인수 당시 공장이 170개였습니다. 일부 공 장에는 공해 문제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개별 공장이 아 니라 10~20년 후의 사업 전망입니다. 이렇게 실사를 생략하는 우리의 기업 인수 방식이 적어도 일부 사람들에게는 유용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사소한 일로 다투는 과정에서 거래가 무산되는 사례를 나는 많이 보았습니다. 흔히 사소한 일로 시작된 논쟁에서도 자존심이 상하면 마지노선을 그어버리는 사례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협상을 시작하면 대개 완결됩니다. 멍거: 임차계약서를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보다는 대개 기업의 질 평가가 더 중요합니다. 기업을 계속 운영할 경영진의 자질도 매우 중요한데 점검 목록으로 확인할 방법이 있나요? 기업의 질 및 경영진의 자질 평가 실적이 버크셔보다 좋은 기업을 나는 보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실사에 의지했다 이렇게 평가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우리는 올바른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버핏: 협상이 길어지면 대개 무산됩니다. 사람들은 사소한 일에 고집을 부리기도 합니다. 때로는 어리석은 짓인 줄 알면서도 고집을 부리지요. 나 는 협상이 진행되길 바라므로 상대에게 어느 정도 신뢰감을 표시합니다. 그 러면 대개 상대도 내게 신뢰감을 표시합니다. 그러나 암적인 존재도 분명히 있습니다. 서류를 보아서는 이런 사람들을 찾아낼 수 없습니다. 우리가 믿고 막대한 돈을 건네준 사람이 장래에 어떤 행태를 보일 것인지 평가하는 작업 이 가장 중요합니다. 우리는 회사의 실적과 인수 가격을 모두 알고 있으므 로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길 바랍니다. 나는 모든 면에서 우리에게 유리해야 좋은 거래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톰 머피는 모든 면에서 유리한 조 건을 얻으려 하지 말고 단지 적당한 거래를 하라고 내게 가르쳐주었습니다. 상대가 부정직한 사람이라면 거래 과정에서 그런 징후가 나타납니다. 운이 좋으면 협상 초기에 이런 징후를 발견하게 됩니다.
멍거: 여기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는 주주 여러분 중 배우자의 출생증명 서를 세심하게 확인한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우리가 사용하는 기법은 이 미 널리 사용되는 듯합니다.

- 멍거 씨, 지금까지 한 거래 중 유난히 마음에 든 거래는 무엇인가요?
멍거: 유난히 마음에 든 거래가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학 습 경험 면에서 가장 유용했던 거래는 십중팔구 시즈캔디였습니다. 브랜드 도 강력했고, 추가 자본을 투입하지 않아도 현금흐름이 끊임없이 증가하는 회사였으니까요. 우리가 시즈캔디를 인수하지 않았다면 코카콜라에도 투자 하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나는 훌륭한 삶이란 항상 배우고 또 배우는 삶이 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우리가 오랜 기간 끊임없이 배운 덕분에 버크셔에서 막대한 투자수익을 올렸다고 생각합니다.
자본배분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을 CEO에 임명하는 것은 주사위를 던 지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매우 오랜 기간 자본배분을 해왔기 때 문에 잘하는 편입니다. 그렇다고 우리 판단이 항상 옳은것은 아닙니다. 그 나마 심각한 피해를 면하는 것은 우리가 끊임없이 배운 덕분입니다. 우리가 계속 배우지 않았다면 여러분은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 고 여러분이 죽지는 않았겠지만 여기에 모여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버핏: 형편없는 기업을 경영하면서 맛보는 고통만큼, 훌륭한 기업에 대한 안목을 키워주는 경험도 없을 것입니다.
멍거: 한 친구의 말에 의하면, 낚시의 첫 번째 원칙은 물고기가 있는 곳에 서 낚시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원칙은 첫 번째 원칙을 절대 잊지 않는 것이 고요. 우리는 반드시 물고기가 있는 곳에서 낚시하고 있습니다.

- 실제로 IBM 만큼 재무관리를 잘해서 주주들의 이익을 크게 늘려준 대기업을 나는 알지 못합니다. IBM은 부채를 현명하게 사용했고, 거의 현금만으로 부가가치를 높이는 기업 인수를 했으 며, 자사주 매입을 적극적으로 실행했습니다.
현재 IBM은 발행주식이 11억 6,000만 주이며, 우리가 5.5%에 해당하는 약 6,390만 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IBM이 앞으로 5년 동안 벌어들이는 이익이 우리에게는 당연히 매우 중요합니다. 이 밖에도 IBM은 5년 동안 자 사주 매입에 약 500억 달러를 지출할 것입니다. 오늘의 퀴즈입니다. 버크셔 같은 장기 투자자라면 5년 동안 주가가 어떻게 되기를 바라야 하겠습니까? 여러분을 초조하게 만들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5년 내내 IBM의 주가가 지지부진하기를 바라야 합니다.
이제부터 계산해봅시다. 5년 동안 IBM의 평균 주가가 200달러라면, 회 사는 500억 달러를 사용해 2억 5,000만 주를 사들일 것입니다. 그러면 남는 주식은 9억 1,000만 주가 되며, 우리 지분은 약 7%로 늘어납니다. 반면 5년 동안 IBM의 평균 주가가 300달러로 상승한다면, 회사가 사들이는 주식은 1 억 6,700만 주에 불과합니다. 이때는 5년 후 남는 주식이 9억 9,000만 주여 서 우리 지분은 6.5%가 됩니다.
5년 차에 IBM의 이익이 200억 달러라면, 5년 평균 주가가 더 낮을 때 우 리 몫의 이익이 1억 달러 더 많아집니다. 게다가 이후 언젠가는 주식의 가치 도 15억 달러나 많아질 것입니다.
논리는 단순합니다.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자사주 매입을 실행하는 회사의 주식을 보유) 장래에 주식을 계속 사들이려 한다면, 주가가 상승하면 손해입니다. 오히려 주가가 폭락해야 유리합니다. 그러나 대개 감정 때문에 우리는 이렇게 생각하지 못합니다. 장래에 주식을 계속 사려는 사람까지 포함 해서 사람들 대부분은 주가가 상승해야 안도감을 느낍니다. 이런 주주들은 차에 기름을 가득 채웠다는 이유만으로 유가 상승에 환호하는 사람과 같습 니다.
이렇게 설명했다고 해서 우리처럼 생각하는 주주가 많아지리라고는 생각 하지 않습니다. 수많은 사람의 행태를 보면 이런 기대가 헛되더군요. 그래도 여러분은 우리가 계산한 논리를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이 대목에서 고백할 것이 있습니다. 나도 초창기에는 주식시장이 상승할 때 환호했습니다. 그 무 렵 나는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 8장을 읽었습니다. 투자자들이 주가 등락을 어떤 관점으로 보아야 하는지를 다루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때 내 눈에 씌었던 콩깍지가 떨어져 나갔고 이후 나는 낮은 주가를 더 좋아하 게 되었습니다. 그 책을 선택했던 순간이 내 인생 최대의 행운이었습니다. 결국 IBM 투자의 성패는 주로 장래 이익에 좌우될 것입니다. 그러나 두 번째로 중요한 요소는 IBM이 막대한 자금으로 자사주를 얼마나 사들일 것 이냐가 될 것입니다. 만일 IBM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발행주식을 6,390만 주로 줄인다면, 나는 근검절약으로 얻은 명성을 포기하고 버크셔 직원들에 게 유급휴가를 주겠습니다.

- 21세기 동안 주식에서 연 10% 수익률(배당 2%와 주가 상승 8%)을 기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2100년 다우지수가 약 2,400만이라고 암묵적으로 예 측하는 사람입니다. 두 자릿수 주식 수익률을 논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에게 이 숫자를 설명해주십시오. (그렇다고 그 사람을 당황하게 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조력자 중에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에 등장하 는 여왕의 후손이 많은 모양입니다. "나는 아침 먹기도 전에 불가능한 일을 여 섯 개나 믿은 적도 있어"라고 말한 여왕 말입니다. 고객의 머리에는 환상을 채 우면서 자기 주머니에는 수수료를 채우는 입심 좋은 조력자를 조심하십시오. 일부 기업은 미국은 물론 유럽에서도 연금 제도를 운용 중인데, 이들의 회계에는 거의 모두 미국 연금의 수익률이 유럽 연금의 수익률보다 높다고 가정합니다. 이 차이는 수수께끼입니다. 유럽 연금도 미국 펀드매니저에게 맡겨서 환상적인 실적을 올리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나는 이 수수께끼의 답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수익률 가정을 조사하는 감사와 보 험회계사 들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그러나 CEO들이 미국 연금의 수익률을 높게 가정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 가 있습니다. 보고이익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수익률 가정이 틀렸더라도, 그들이 은퇴하고 나서도 오랫동안 화가 미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 기업들은 당기순이익을 최대한 높이려고 무리한 시도를 해왔지만 이제는 이런 태도를 바꿔야 합니다. 내 동업자 찰리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지금까지 왼쪽으로 파울볼 세 개를 날렸다면, 다음 공은 다소 오른쪽으로 밀어 쳐라."
장래에 주주들이 연금 비용 때문에 받는 충격보다, 장래에 납세자들이 공 적 연금 때문에 받는 충격은 몇 곱절이나 더 클 것입니다. 공적 연금은 엄청 난 약속을 하지만, 재원은 대개 한심할 정도로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 시 한폭탄은 도화선이 길어서 정치인들이 물러나고 한참 뒤에야 터지므로, 이 들은 좀처럼 유권자들에게 세금 부담을 안기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정치 인들은 때로는 40대 초반의) 유권자들에게 조기 은퇴와 푸짐한 생활비 지원 등을 쉽게 약속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수명이 길어지고 인플레이션이 확 실시되므로 이런 약속을 지키기는 절대 쉽지 않습니다.

- 회계법인과 규제당국 들이 블랙숄즈 공식을 사용하는 것은 명확한 숫자 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찰리와 나는 이런 숫자를 제시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이 계약으로 떠안는 실제 부채가 블랙숄즈 공식 계산에 의한 부채 보다 훨씬 적다고 믿지만, 정확한 숫자는 뽑아낼 수 없습니다. 이는 가이코, BNSF, 버크셔 해서웨이의 정확한 가치를 산정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 니다. 그러나 정확한 숫자를 산정하지 못해도 우린 걱정하지 않습니다. 정확 하게 틀리는 것보다는 대충이라도 맞는 편이 나으니까요.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John Kenneth Galbraith는 경제학자들이 아이디어를 지 극히 경제적으로 활용한다고 풍자했습니다. 대학원에서 배운 아이디어를 평생 써먹기 때문이랍니다. 대학교 재무학과의 행태도 이와 비슷합니다. 이 들 거의 모두가 1970~1980년대 내내 효율적 시장 가설에 집착하는 고집을 보십시오. 이들은 그 가설의 오류를 밝히는 강력한 사실들조차 '예외'라고 부르면서 무시합니다. (이때 내가 즐겨 쓰는 비유가 있습니다. '평평한 지구 위원회'가 지구를 한 바퀴 돌아오는 배를 보면, 십중팔구 짜증을 내면서 하찮은 예외일 뿐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현재 학계에서는 블랙숄즈가 확고한 진리인 것처럼 가르치고 있지만, 이 런 관행은 재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학계는 옵션 평가 방 법도 숙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옵션 평가를 전혀 못하는 사람도 얼마든지 투자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학생들이 배워야 하는 것은 기업을 평 가하는 방법입니다. 이것이 투자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 EBITDA는 최악의 비용입니다. 우리는 플로트에 대해 즐겨 말합니다. 플 로트는 돈은 먼저 받고 비용은 나중에 지급할 때 형성되는 자금입니다. 감 가상각은 돈은 먼저 지출하고 비용은 나중에 기록할 때 나타납니다. 플로트 와 정반대입니다. 좋은 것이 아니지요. 다른 조건이 모두 같다면, 감가상각 이 없는 기업을 사는 편이 훨씬 좋습니다.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가 없는 기 업이기 때문이죠. EBITDA는 사람들을 속여 심하게 해를 입힐 수 있는 통계 입니다.
멍거: 실제로 EBITDA를 사업에 사용하는 사람들의 행태는 훨씬 더 역겹 고 혐오스럽습니다. 이는 100제곱미터인 집을 임대하면서 200제곱미터라 고 말하는 부동산 중개업자와 같습니다. EBITDA는 부정직한 용어인데도 지금은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정신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감가상각비가 비용이라고 생각합니다.

- 미국 임원들에 대한 보상은 실적과 동떨어질 때가 너무도 많습니다. 그런 데도 이런 현실은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CEO에 대한 보상이 조작되기 때 문입니다. 그 결과 실적이 보통 이하인 CEO가 잘못 설계된 보상기준에 따 라 거액을 받는 사례가 너무도 흔합니다. (CEO가 손수 뽑은 인력관리 담당 부 사장과 언제나 극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래칫 래칫 앤드 빙고Ratchet, Ratchet and Bingo'의 컨설턴트가 도와주는 덕분입니다.)
예를 들어 10년 만기 고정가격 옵션을 생각해봅시다. (이런 옵션을 누가 마다 할까요?) 스태그넌트('침체한'의 뜻) 사(社)의 CEO 프레드 퓨틀이 이 옵션을 한 다발(가령 회사 지분의 1%) 받았다면 어떻게 해야 그에게 유리한지 자명해집 니다. 그는 계속해서 회사의 이익으로 배당은 전혀 지급하지 않고 모두 자 사주를 사들이려 할 것입니다.
프레드가 이끄는 스태그넌트가 이름값을 한다고 가정합시다. 회사의 순 자산은 100억 달러이고 발행주식이 1억 주인데, 그가 옵션을 받은 후 10년 동안 매년 벌어들이는 이익이 10억 달러여서, 처음에는 주당 10달러가 들 어옵니다. 프레드는 계속 배당을 지급하지 않고 이익을 모두 자사주 매입에 사용합니다. 주가가 계속해서 주당 이익의 10배로 유지된다면 10년 뒤 옵션 만기일에는 158% 상승하게 됩니다. 이는 자사주 매입을 통해서 발행주식이 3,870만 주로 감소해 주당 이익이 25.80달러로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회사 실적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는데도, 단지 주주들에게 돌아갈 이익을 유보하 는 행위만으로 프레드는 무려 1억 5,800만 달러를 벌게 됩니다. 심지어 스 태그넌트의 이익이 10년 동안 20% 감소하더라도, 프레드가 버는 돈은 1억 달러가 넘어갑니다.
프레드는 회사 이익을 배당으로 주주들에게 지급하지 않고 부실한 프로 젝트와 기업 인수에 낭비하더라도 자신은 막대한 돈을 챙길 수 있습니다. 이런 부실 경영으로 투자수익률이 5%에 그치더라도 그는 거금을 벌 수 있 습니다. 스태그넌트의 PER이 10배로 유지된다면 그의 옵션 가치가 6,300 만 달러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주주들은 프레드에게 옵션을 제공한 행 위가 과연 주주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었는지 의심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평균적인 배당 정책'(예컨대 이익의 3분의 1을 배당으로 지급)을 따른다 면 결과가 이 정도로 극단적이지는 않겠지만, 경영자는 성과 없이도 여전히 푸짐한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 CEO들은 배당을 한 푼이라도 지급하면 옵션의 가치가 감소한다는 사실 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고정가격 옵션 승인을 요청하는 위임장 자 료에서 경영자-주주 이해 상충을 설명한 사례를 나는 한 번도 보지 못했습 니다. CEO들이 회사 안에서는 자본 비용이 높다고 역설하면서도, 고정가격 옵션이 CEO들에게 제공하는 공짜 자금이라는 사실은 주주들에게 밝히는 법이 없습니다.
이익을 유보하기만 해도 옵션의 가치는 저절로 올라갑니다. 그러나 유보이익에 따라 행사가격이 인상되는 옵션이 발행되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이른바 '보상 전문가들이 경영진에게 유리한 온갖 기법에는 통달 했어도, 이런 옵션은 알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내게 빵을 주는 사람이 원하는 노 래를 부른다"라는 말이 있지요.)
CEO는 특히 해고당할 때 푸짐한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해고 당한 CEO가 그날 하루 책상을 치우면서 버는 돈이, 미국 근로자가 평생 화 장실 청소로 버는 돈보다도 많습니다. “성공이 성공을 부른다”라는 옛 속담 따위는 잊어버리십시오. 오늘날 임원실에서 통용되는 원칙은 "실패가 성공 을 부른다"입니다.

- 우리는 자회사들의 경영을 자율에 맡기며, 감독이나 감시를 전혀 하지 않습니다. 이는 때때로 경영상의 문제점이 뒤늦게야 발견된다는 뜻이며, 간 혹 찰리와 내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영업 및 자본 결정이 내려진다는 의미 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경영자는 우리가 제공하는 자율성을 탁월하게 활용 하며, 대규모 조직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소중한 주인의식을 발휘해 우리 의 신뢰에 보답해줍니다. 우리는 숨 막히는 관료주의 때문에 결정이 지연되 어 눈에 안 보이는 비용이 발생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몇몇 잘못된 결정으 로 발생하는 눈에 보이는 비용을 감수하고자 합니다.

- BNSF 인수를 계기로 이제는 우리 직원이 약 25만 7,000명에 이르렀고 사업부는 수백 개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직원 수와 사업부 수를 더 늘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버크셔가 위원회, 예산 관리, 복잡한 관리계층이 들끓는 거대 단일 조직이 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입니다. 대신 경영이 독자적으로 이루어지며, 의사결정도 대부분 영업현장에서 내려지는 중대기업들의 집 합이 될 것입니다. 찰리와 나는 자본배분, 기업 위험관리, 경영자 선발 및 보 상에만 전념할 것입니다.

- 찰리와 나는 가격이 잘못된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듯이, 가격이 잘못되었 다고 생각하는 파생상품 계약에 오래전부터 투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 리가 그런 계약을 체결했다고 처음 보고한 시점이 1998년 초였습니다. 이런 파생상품 계약은 레버리지나 거래상대방 위험이 극에 이를 때 거래자들과 사회를 위험에 몰아넣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위험이 다이너마이트가 될 수 있다고 오래전부터 경고했습니다.) 버크셔는 이런 계약을 한 적이 없으며, 앞으 로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버크셔에서 이런 문제가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일이 나의 임무입니 다. 위험관리는 CEO가 위임할 수 있는 업무가 아니라고 찰리와 나는 믿습 니다. 너무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버크셔의 장부에 오르는 파생상품 계약 은 모두 내가 개시하고 감시합니다. 다만 미드아메리칸 등 몇몇 자회사의 영업 관련 계약과 제너럴 리의 사소한 계약 해지는 예외입니다. 만일 버크 셔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것은 나의 잘못입니다. 위험관리위원회나 최고 위험책임자의 오판 때문이 아닙니다.
거대 금융기관의 CEO가 위험관리 책임을 모두 떠안지 않는다면 이사회 의 직무유기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CEO가 위험관리 업무를 감당할 수 없 다면 다른 직장을 찾아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CEO가 위험관리에 실패한다면(정부가 개입해 자금 지원이나 보증을 해줘야 한다면 그와 이사회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미국 최대 금융기관 몇 개를 망쳐놓은 사람들은 주주가 아니었습니다. 그 런데도 그 책임은 주주들이 졌습니다. 금융기관이 파산했을 때, 흔히 보유 주식의 평가액이 90% 이상 날아갔습니다. 지난 2년 동안 발생한 4대 금융 참사에서 주주들이 입은 손실만 해도 5,000억 달러가 넘습니다. 주주들이 구제받았다고 말하면 이들을 우롱하는 셈입니다.
그러나 파산한 금융기관의 CEO와 이사들은 대체로 멀쩡합니다. 자초한 재난 때문에 재산이 감소했을지는 모르지만 이들은 여전히 호화롭게 살고 있습니다. 바뀌어야 하는 것은 이러한 CEO와 이사들의 행태입니다. 이들 의 무모한 행위 때문에 국가와 금융기관들이 손해를 입었다면 이들이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이들이 망쳐놓은 금융기관이 배상해서도 안 되고, 보 험사가 배상해서도 안 됩니다. CEO와 이사들은 오랫동안 당근만 과도하게 받았습니다. 이제는 이들의 처우에 어느 정도 채찍도 포함되어야 합니다.

- 돈보다 평판이 중요 
수신: 버크셔 해서웨이 경영자('올스타') 귀중
참조: 버크셔 이사
발신: 워런 버핏
일자: 2010.7.26.
버크셔의 최우선 과제를 다시 강조하고, 승계 계획(내가 아니라 여러분의 승계!)에 대해 도움을 받으려고 2년마다 발송하는 서한입니다.
최우선 과제는 우리 모두 버크셔의 평판을 계속해서 열심히 지키는 것입니다. 우리가 완벽할 수는 없지만 완벽해지려고 노력할 수는 있습니다. 나는 25년 넘게 이 메모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돈을 잃을 수는 있습니 다. 심지어 많은 돈을 잃어도 됩니다. 그러나 평판을 잃을 수는 없습니다. 단 한 치도 잃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모든 행위를 합법성만으로 평가해서 는 안 됩니다. 똑똑하지만 비우호적인 기자가 쓴 기사가 중앙 일간지의 1면 에 실려도 당당할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때로는 동료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남들도 다 그렇게 해." 이 말이 사 업 활동에 대한 변명이라면 이는 거의 틀림없이 잘못된 근거입니다. 만일 도덕적 판단을 평가할 때 나온 말이라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언 제든 누군가 그런 말로 변명한다면 사실은 타당한 이유를 제시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누군가 그런 변명을 한다면 기자나 판사에게도 그렇게 변명해보 라고 말씀하십시오.
정당성이나 적법성 때문에 주저하는 일이 있으면 내게 꼭 전화하십시오. 그러나 그렇게 주저할 정도라면 십중팔구 경계선에 매우 근접했다는 뜻이 므로 포기해야 합니다. 경계선 근처에 가지 않고서도 돈은 얼마든지 벌 수 있습니다. 어떤 사업 활동이 경계선에 접근했는지 의심스럽다면, 그냥 경계 선을 벗어났다고 생각하고 잊어버리십시오.
그 당연한 결과로 나쁜 소식이 발생했다면 즉시 내게 알려주십시오. 나는 나쁜 소식에 대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곪아 터진 다음에는 다루 고 싶지 않습니다. 살로먼은 즉각 대처했으면 쉽게 해결할 수 있었던 나쁜 소식을 외면한 탓에 8,000명이나 되는 직원과 함께 몰락하고 말았습니다.

- 성공적인 기업을 보유한 가족에게는 기업 매각을 고려할 때 몇 가지 선택 대안이 있습니다. 흔히 가장 좋은 선택은 그대로 계속 보유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잘 아는 훌륭한 기업을 계속 보유하는 것보다 좋은 대안은 흔치 않 습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 사람들이 기업을 계속 보유하라고 권유하는 일 은 거의 없습니다. (이발사에게 이발할 때가 되었는지 물어보아서는 안 됩니다.)
소유주 가족 일부는 팔려고 하고 일부는 계속 보유하려고 한다면 대개 기 업을 공개하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그러나 소유주 가족 모두가 기업을 팔려 고 한다면 보통 두 가지 대안을 고려하게 됩니다.
첫째 대안은 두 기업을 결합해서 '시너지'를 짜내려는 경쟁자에게 파는 방법입니다. 경쟁자는 소유주 가족을 도와 회사를 키운 동료 다수를 반드시 해고하려 합니다. 그러므로 배려 깊은 소유주는 오랜 동료가 옛 컨트리송 "그녀는 떼돈 벌고, 나는 속았다네"를 슬프게 부르며 떠나게 하지 않을 것입 니다.
둘째 대안은 월스트리트 인수자에게 파는 방법입니다. 과거에 이들은 자 신을 '차입매수자'라고 정확하게 불렀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초 이들의 평판이 나빠지자, 서둘러 명칭을 '사모펀드'로 변경했습니다. ('몰려오는 야만 인을 막아라Barbarians at the Gate'라는 게임을 기억하십니까?)
이들은 단지 명칭만 바꿨을 뿐입니다. 예전과 다름없이, 인수한 기업의 자 기자본은 극적으로 줄이고, 부채는 산더미처럼 쌓아 올렸습니다. 실제로 흔히 사모펀드가 제시하는 인수 가격은 인수 대상 기업을 담보로 조달할 수 있는 최대 부채액에 좌우되었습니다.
나중에 일이 순조롭게 풀려서 자기자본이 증가하면 사모펀드는 대개 추 가로 자금을 조달해 부채비율을 다시 높였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조달한 자 금으로 대규모 배당을 지급해 자기자본을 대폭 낮추었으며, 때로는 마이너 스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사모펀드들은 '자기자본'을 금기어로 취급하고 부채를 사랑합니 다. 지금은 부채 조달 비용이 매우 낮으므로 이들은 흔히 최고 한도액을 제 시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회사를 되팔 때는 대개 다른 차입매수자에게 팝니 다. 회사는 사실상 한 조각 상품이 됩니다.
버크셔는 회사를 매각하려는 소유주들에게 세 번째 대안을 제공합니다. 직원과 문화가 그대로 유지되는 영원한 집입니다. (간혹 경영진은 바뀔 수 있습 니다.) 게다가 우리가 인수하는 기업은 재무건전성과 성장성이 극적으로 향 상됩니다. 그리고 은행이나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을 상대할 일도 영원히 사라집니다.
세 번째 대안에 관심 없는 소유주도 있습니다. 그러나 관심 있는 소유주에게는 버크셔 외에 다른 대안이 많지 않습니다.

- 다행히 우리 문화구조는 확고하게 자리 잡았으므로 장차 CEO들이 성공 하도록 강력하게 뒷받침할 것입니다. 현재 버크셔의 놀라운 권한 위임이 관 료주의를 방지하는 이상적인 해결책입니다. 사업 측면에서 보면 버크셔는 하나의 거대 기업이 아니라 대기업들의 모임입니다. 우리 본사에는 위원회 가 설치된 적도 없고, 자회사에 예산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적도 없습니다. (내부 용도로 예산을 수립하는 자회사는 많습니다.) 우리 본사에는 법무실도 없고, 다른 기업들이 당연히 보유하는 인력관리, 홍보, 투자자 관리, 전략, 인수 담 당부서 등도 없습니다.
물론 감사 기능은 활발합니다. 감사가 무감각하면 바보가 되니까요. 그러 나 우리는 경영자들이 수탁자로서 투철한 사명감으로 회사를 운영한다고 매우 깊이 신뢰합니다. 사실 우리가 자회사들을 인수하기 전부터 이들은 똑같은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우리가 복잡한 관료제를 도입해 계속해서 지시하고 끝없이 검토할 때보다, 우리가 이들을 신뢰할 때 더 좋은 실적 이 나옵니다. 찰리와 나는 처지가 바뀌어 우리가 경영자라면 원할 만한 방 식으로 경영자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합니다.

-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의 경영 시스템과 정책(이하 '버크셔 시스템')은 초기에 확정되었으며, 다음과 같습니다.
(1) 버크셔는 복합기업으로서 사업을 확장해나가되, 장래를 예측하기 어 려운 사업은 피한다.
(2) 모회사는 별도 자회사를 통해서 거의 모든 사업을 영위하며, 자회사 CEO에게 매우 극단적으로 자율권을 부여한다.
(3) 복합기업 본사는 작은 사무실에 회장, CFO, CFO의 내부 통제 업무를 주로 지원하는 소수 직원만 둔다.
(4) 버크셔는 항상 손해보험사들을 우선해 인수한다. 손해보험사들은 상 당한 플로트를 창출해 투자 자금을 확보하면서 안정적으로 보험영업이익을 올려야 한다.
(5) 자회사들은 각자 고유 시스템으로 운영되므로, 버크셔 전반적인 인사 시스템, 스톡옵션 시스템, 성과보수 시스템, 은퇴 시스템 등은 도입하지 않 는다.
(6) 버크셔 회장은 다음 활동을 담당한다.
(i) 거의 모든 증권투자를 관리하며, 주로 버크셔의 손해보험 자회 사들을 이용한다.
(ii) 주요 자회사의 모든 CEO를 선정하고, 이들의 보수를 결정하
며, 갑자기 후계자가 필요해지면 비공식적으로 후계자 추천도 받 는다.
(i) 자회사들이 경쟁우위를 확보한 다음에는 이들의 초과현금을 재배분한다. 이상적인 용도는 새 자회사 인수다.
(iv) 자회사 CEO가 접촉을 원하면 즉시 응해야 하며, 회장이 추가 접촉을 요구하는 일은 거의 없어야 한다.
(v) 회장은 자신이 소극적인 주주라면 알고 싶은 내용을 길고 논 리적이며 유용한 서한으로 작성해 연차보고서에 싣는다. 그리고 주주총회에서 여러 시간 질문에 답한다.
(vi) 회장은 자신이 버크셔를 떠난 다음에도 고객, 주주, 임직원 들
사이에서 문화가 장기간 유지되도록 본보기가 된다.
(vii) 최우선적으로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 조용히 책을 읽고 사색한 다. 아무리 나이가 많아져도 학습을 통해서 발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vi) 많은 시간을 들여 임직원의 성과를 열렬히 칭찬한다.
(7) 신규 자회사는 원칙적으로 주식이 아니라 현금으로 인수한다.
(8) 유보이익 1달러로 창출되는 시장가치가 1달러를 초과하는 한, 버크셔 는 배당을 지급하지 않는다.
(9) 버크셔는 매우 잘 이해하는 훌륭한 기업을 적정 가격에 인수하도록 노력한다. 이 회사에는 본사의 지원 없이도 잘 경영하면서 장기간 근무할 훌 륭한 CEO도 있어야 한다.
(10) 버크셔는 자회사의 CEO를 선정할 때, 신뢰할 수 있고 기술과 활력을 갖췄으며 회사와 환경을 사랑하는 사람을 찾는다.
(11) 버크셔의 중요한 원칙은 자회사를 절대 매각하지 않는 것이다.
(12) 버크셔는 한 자회사의 CEO를 전혀 관계없는 자회사 CEO로 절대 보
내지 않는다.
(13) 버크셔는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자회사 CEO에게 은퇴를 절대
강요하지 않는다.
(14) 버크셔는 부채가 거의 없도록 할 것이며, (i) 어떤 상황에서도 거의 완벽한 신용도를 유지하고, (ii) 흔치 않은 기회가 오면 투입할 수 있도록 현 금과 신용을 유지한다.
(15) 버크셔는 대기업을 매각하려는 사람이 언제든 편리하게 접촉할 수 있어야 한다. 대기업 인수 제안을 받으면 즉각 관심을 기울인다. 거래가 성 사되지 않더라도, 제안에 대해 아는 사람은 회장과 한두 사람으로 한정된다. 외부에도 절대 발설하지 않는다.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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