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사람들이 양을 즐겨 먹는 것은 사실 입니다. 다만 이슬람문화가 들어오기 훨씬 전부터 양은 인기 메뉴였어요. 옛날 춘추전국시대에 중산국(中山國)이라는 나라가 있었어요. 《전국책(戰國策)》에 따르면 중산국 임금님의 잔칫상에 양을 재료로 만든 양갱(崔養)이라는 요리가 나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사마자기라는 신하가 얻어먹지 못했습니다. 원 한을 품은 사마자기는 남쪽 초나라 군대를 불러들여 중산국을 멸망시켜버렸다고 하네요. 이 이야기를 어떻게 해석할까요. 글쎄요. 저처럼 먹기 좋아하는 사람은 '남의 미식 생활을 방해하는 것은 나라를 잃을 만큼 큰 과오라 주장할 것이고, 저 같은 사람을 고까워하는 사람은 ‘식탐이란 이렇듯 나라 전체에 민폐를 끼치는 과오라고 주장하겠지요. 고대 ‘양갱’레시피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한자학과 문화사를 연구한 아쓰지 데쓰지는 《한자학》에서 그럴 만큼 맛있는 요리였을 것이라고 재치 있게 지적했어요. 어쩌면 양고기를 넣고 끓인 고깃국이었을지도 모르죠. 아무튼 나중에 양갱은 양의 피를 넣고 끓인 양선짓국을 뜻하게 되었습니다. 여기 들어간 검붉은 선지 덩어리의 모양을 본떠 일본에서 붉은 팥으로 달콤한 과자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과자 양갱이 탄생한 사연이지요.
- 드렁허리는 논두렁에 사는 물고기인데 뱀장어처럼 생겼대요. 젊어서 가난으 로 고생하다가 늦깎이 공부로 양명학을 대표하는 철학자가 된 명 나라 사람 심재(心齋) 왕간(王長)은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시장 에 갔다가 통에 가득 담긴 드렁허리를 보았다. 얽히고 짓눌려서 마치 숨이 끊어진 것처럼 보였다. 그때 미꾸라지 한 마리가 아래 위로, 좌우로, 앞뒤로 쉬지 않고 움직이자... 드렁허리들도 미꾸 라지 덕분에 몸을 움직이고 기운이 통해 살려는 뜻을 회복하게 되었다. 그런데 “드렁허리의 목숨을 건진 것은 미꾸라지의 공이 지만 그 역시 미꾸라지의 즐거움이기도 했다. ...드렁허리가 은혜 갚기를 기대하여 그렇게 한 것이 아니다. 이것을 미꾸라지의 '인'이라고 한다. 송나라 철학자 정명도 이후로 '인'이란 말은 삶을 향한 의지를 뜻하게 되었다. 자기도 살고 남도 살고. 삶의 향한 의지는 그 자체로 즐겁다는 뭉클한 이야기다.
- 미꾸라지가 들어 있는 수조에 메기를 집어넣는다는 '불인(不仁)'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메기는 미꾸라지를 잡아먹 는 천적이라서 메기를 집어넣으면 미꾸라지들이 달아나려고 버 둥거리다가 더 튼튼해지고 잘살게 된다는 주장인데, 사실일 요? 아니, 거짓말이래요. 천적 가까이 살아서 좋을 일이 없다는군요. 아이러니하게도 기업체를 물려받은 2세, 3세 회장님 가운데 이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겪은 일이 아니라 그럴까요, 아니면 자신이 그런 일을 겪었다고 믿고 있는 걸까요?
- 《성서》 레위기 11장에 “굽이 두 쪽으로 갈라지고 새김질하는 짐승”은 먹어도 된다는 신의 말씀이 나옵니다. 돼지는 새김 질을 하지 않으니 ‘부정한 짐승이죠. 《성서》에 따르면 돼지고기 는 먹으면 안 되는 것이에요. 그런데 유대교와 이슬람교는 왜 돼 지고기를 먹지 못하게 했을까요? 돼지는 어쩌다 더럽다는 불명 예를 안게 되었을까요? 《문화의 수수께끼》에서 인류학자 마빈 해리스는 합리적 설명을 시도합니다. 돼지는 잡식성이라서 먹을거리를 놓고 인간 과 경쟁합니다. 고기 맛은 좋지만 사료와 (그늘이) 시원한 돼지우리를 만드는 비용이 너무 비싸기에 중동 지역에서 금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인기 있는 이론이긴 하지만 돼지고기 말고 다른 금기들은 어떻게 설명할지 모르겠네요. 심리학자 찰스 스펜스는 후각과 유전자를 거론합니다. “전 세계에서 거세 안 한 수퇘지의 오줌 냄새에 민감한 사람들의 비율이 높은 지역은 어디일까? 중동이다. 종교적인 이유로 돼지고기를 먹지 못하게 하는 곳과 일치한다. 단순한 우연일까?” 《왜 맛있을까》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흥미롭기는 하지만 인종주의에 빠질 위험이 있죠. 작가 마르타 자라스카는 ‘고기를 끊지 못하는 사람들’에서 중동 사람들이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이유로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을 꼽습니다. “중동의 돼지고기 금기는 그리스도교로부터 이슬람교와 유대교를 차별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 죠. 그러면서 만일 새로운 종교를 시작한다면 인기 있는 육류를 금지함으로써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네요. 제 가 보기에는 가장 이치에 맞는 주장 같습니다. 물론 인기 없는 이 론이죠. 너무 당연해서 재미가 없잖아요. 설명이란 상식에서 벗 어나야 재미도 있고 인기도 얻으니까요.
- 옛날에는 스님도 고기를 먹을 수 있었다. 는 사실, 아셨나요? 데바닷타는 석가모니를 배신한 제자입니다. 기독교로 치면 유다 같은 사람이랄까요. 지나치게 엄격한 수행을 고집하다가 스 승과 척을 졌죠. 스승과 갈라선 이유 하나가 고기를 먹는 문제였다고 합니다. 데바닷타는 엄격하게 육식을 금지하려고 했지만 석 가모니는 제한적으로 육식을 허용했다고 합니다. 삼부정육(三不 浮肉), 즉 세 가지 부정한 고기만 금지했어요. 스님에게 주려고 고기를 도살하는 것을 목격했을 경우, 스님에게 주려고 고기를 도살 했다는 말을 들었을 경우, 스님에게 주려고 고기를 죽이지 않았나 의심되는 경우에만 고기를 금지한 것이죠. 요컨대 수행자더러 먹 으라고 일부러 죽인 고기가 아니면 먹어도 된다는 것이었죠.
- 평양냉면의 밍밍한 육수는 소고기 국물이 주재료이고 닭고기 국물이 부재료입니다. 여기에 ‘비밀 재료를 넣는다는 이야 기가 옛날부터 있었어요. 과연 어떤 비밀 재료일까요. 19세기의 라틴아메리카 이야기부터 해야겠군요. 당시의 라틴아메리카는 소가죽을 벗겨 파느라 소고기가 남아돌던 지역 이었습니다. 독일 사람인 유스투스 폰 리비히가 우루과이에 소고기 농 축액을 만드는 회사를 세웁니다. 처음에는 소고기의 영양이 그대로 들어 있다고 광고를 했는데, 알고 보니 가공 과정에서 대부분의 영양소가 파괴되더랍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광고를 슬그머니 바꾸었대요. 소고기의 맛이 그대로라고요. 영양이 있건 없건 맛만 있으면 그만이라는 거죠. 사실 이것은 대부분의 육식하는 사람들이 마음에 간직하는 비밀이기도 합니다. 영양 때문에 고기를 먹는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대부분은 맛 때문에 먹으니까요. 어쨌 든 이 육즙은 대단한 인기를 누렸습니다. 육즙의 비밀은 무엇일까요? 리비히는 당대 최고의 화학자 이기도 했습니다. 고기의 감칠맛을 내는 물질에 대해 연구하다 가 맥주 효모에도 이 물질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 다. 훗날 이 물질은 글루탐산이라 불리게 되지요. 20세기 초 일본 의 화학자 이케다 기쿠나에는 글루탐산나트륨을 농축한 뒤 '아지 노모토’라는 이름을 붙여 시장에 내놓았습니다. 글루탐산일나트륨, 일명 MSG의 탄생이었죠. 덕분에 소고기 없이도 소고기 육즙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본에서 인기를 누린 아지노모토는 당시 식민지였던 한 국의 시장도 노립니다. 마침 당시는 북쪽 지역에서 겨울에만 먹 던 평양냉면이 전국의 여름 음식으로 주목을 받던 시절이었습니 다. 냉장고가 보급되었거든요. 아지노모토 제조업체는 냉면 육수에 넣으면 감칠맛이 살아난다며 조선의 냉면집에 이 조미료를 공 급했습니다. 냉면이 대중화되던 초기부터 아지노모토가 한몫을 단단히 한 셈이지요.
- 매울 때 찬물을 마시면 더 맵다고 합니다. 고추의 매 운맛을 내는 캡사이신은 지용성입니다. 물이 아니라 기름에 녹는 단 소리죠. 찬물은 매운맛 성분을 헹궈내기는커녕 굳은 기름으로 만들어버립니다. 입안을 매운맛으로 코팅하는 셈이죠. 그러니 매울 때는 우유를 먹는 편이 낫습니다. 우유는 물과도 기름과도 섞 이거든요. 매운 떡볶이에 칼피스나 요구르트를 곁들이는 이유죠. 양고기처럼 기름진 고기가 매운맛과 어울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순간순간 아무리 매워도(혀가 아파도) 양고기의 기름 이 바로바로 입을 씻어주니까요. 닭가슴살이나 흰살생선처럼 기름기 없는 고기가 매운 양념과 어울리지 않는 것도 그런 까닭이겠죠.
- 가쓰미 요이치는 책 《혁명의 맛》에서 신기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국물 맛을 결정하는 요소가 중국의 정치 투쟁 이라는 거지요. 그에 따르면 마(얼얼한 맛)는 덩샤오핑의 고향인 쓰촨성에서 좋아하는 맛이고, 라(화끈한 맛)는 마오쩌둥의 고향 후난성의 맛이래요. 그래서 덩샤오핑을 계승하는 세력이 강해 질 때면 쓰촨 사람들이 힘을 얻으니 국물도 얼얼해지고, 마오쩌 둥 쪽이 반격할 때면 국물이 화끈해진다는 말씀. 덩샤오핑 노선 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경제발전을 표방하고, 마오쩌둥 노선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불평등한 분배 문제 해결에 관심이 많다고 들 하죠. 겉보기에는 그렇습니다. 속내야 모를 일이지만요. 아무 튼 왠지 거짓말 같기도 하지만, 문화혁명 시절부터 50년이나 중 국을 드나든 미식가의 주장이니 무시할 수도 없죠. 이 의견이 맞는지 틀리는지 확인하려면 앞으로 훠궈의 국물맛을 지켜봐야겠습니다.
- 옛날에 영어를 공부할 때 고기 이름을 외우다 혼비백산한 경험이 있습니다. 소는 옥스(ox)와 카우(cow)인데 소고기는 비프(beef), 돼지는 피그 (pig) 인데 돼지고기는 포크(pork), 양은 램 (lamb) 인데 양고기는 머튼(mutton). 같은 영어인데 어찌 이리 다 를까요. 오히려 프랑스어 뵈프(boeuf·소)나 포르(porc·돼지)나 무 통(mouton·양)과 비슷해요. 어찌된 영문일까요? 중세 영국의 역사 때문이라는 설명이 있어요. 1066년 헤이 스팅스 전투는 잉글랜드 역사에서 중요한 사건입니다. 노르만 사 람인 윌리엄이 바다를 건너와 잉글랜드를 다스리던 해럴드 왕을 물리쳤지요. 잉글랜드의 왕족과 귀족이 윌리엄이 데려온 사람들로 바뀌었습니다. 그렇게 노르만 사람들이 사용하던 중세 프랑스어 어휘가 영어에 들어오게 되었지요. 작가 빌 브라이슨에 따르면 이후 계급에 따라 어휘가 달라 졌다고 하네요. 잉글랜드의 농민에게 ‘소’란 밭을 가는 가축인 반면 노르만 출신 귀족에게 ‘소’는 식탁에 오를 먹을거리였던 거지요. 서민이 쓰던 잉글랜드 말은 가축의 이름이 되고, 귀족이 쓰던 프랑스어는 고기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잘사는 사람이 고기를 먹던 시절의 일입니다.
- 소스타인 베블런의 과시적 소 비’ 이론은 유명해요. 인간이란 과시하기 좋아하는 존재이고, 과시적 행위 중에 으뜸은 번거롭고 쓸모없는 일에 몰두하는 것이 죠. 그래야 자기가 생존 따위에는 신경 쓰지 않는 ‘유한계급 임을 과시할 수 있으니까요. 치렁치렁 불편한 옷을 입는 것도, 시간 낭 비 같은 예법에 골몰하는 것도, 먹고사는 일에 도움이 안 되는 취 미 생활에 매달리는 것도, 베블런이 보기에는 다 잘난 척하기 위해 하는 짓이죠. '나는 이렇게 불편한 옷을 입고도, 시간 낭비를 하고도, 먹고사는 일에 신경 쓰지 않고도 잘살 수 있을 만큼 잘나 간다’는 과시라나요. 미식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미묘한 맛의 차이를 아는 것은 생존과는 상관없는 능력입니다. 이런 쓸모없는 능력을 쌓기 위해 돈과 시간이 엄청나게 들어간다는 점에서 미식은 궁극의 잘난 척입니다. 그렇다고 미식이 졸부의 전유물이라고 하면 미식가들은 억울할 거예요. 그래서 미식 취향을 뽐내면서도 ‘돈 많은 속물로 보이지 않을 묘안이 있어요. 비싸고 맛있는 음식을 피하고 덜 비싸도 맛은 뛰어난 가성비 맛집을 찾는 겁니다. 길거리 음식이면 더욱더 좋겠죠.
- 닭 맛의 비밀은 보름이라도 더 살렸다가 잡는 것입니다. 그래야 쫄깃한 맛을 내는 이노신산이 많아진다고 합니다. 그런데 보통은 1.5킬로그램밖에 안 나가는 어린 닭을 도축하지 요. 영계백숙이나 흔히 먹는 치킨이 껍질은 기름져도 살코기 부분은 퍽퍽한 까닭입니다. 큰 닭이 작은 닭보다. 맛있다는 것이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라면, 왜 닭을 오래 살려두지 않을까요? 짐작하시다시피 돈 때문입니다. 달포가 넘어 간 닭은 햇병아리보다 사료값도 많이 들고 공간도 많이 차지하 죠. 또한 죽기도 잘 죽는다고 합니다. 좁은 곳에 가둬 키웠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른바 '품종개량 때문이기도 하대요.
- 닭고기 산업이 거대해지는 바람에 사라진 여러 기회를 생 각해봅시다. 우선 닭고기 맛이 변했습니다. 시장 논리가 우리 입맛을 빼앗은 셈이죠. 닭고기의 영양도 줄었습니다. 무게 2킬로그 램이 넘는 대형 닭이 1.5킬로그램짜리 일반 닭보다, 넓은 공간에 서 풀어 키운 닭이 케이지에 가둬 키운 닭보다 영양가가 높다고 하니까요. 그렇다고 어디 가서 하소연할 상황도 아닙니다. 닭 먹는 사람보다 닭 키우는 사람의 처지가 딱하거든요. 오늘날 양계 농민 대부분은 육계 회사와 계약을 맺습니다. 말이 좋아 계약이지, 실제로는 외주받는 노동자 처지라지요. 2015년 5월 기준으로 마 리당 400원을 받고 닭을 회사에 넘기는데, 이마저도 상대평가’ 라는 명목으로 종종 값을 깎는다고 합니다.
- 조선 후기에 나온 《청성잡기(靑城雜記)》는 연 한 고기를 찾아 병아리를 잡아먹다가 결국 집안이 망한 옛날 권신들을 소개합니다. 식도락으로 부와 권력을 과시하는 사람은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의 원한을 사지요.
- MSG에 대한 반감이 생긴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로 MSG 음식이 해롭다는 믿음 때문이에요. 그렇지 않다는 것이 최근 과학적으로 증명되었지만 말이죠. MSG를 싫어하는 둘째 이유는 오늘 날 널리 퍼진 화학물질에 대한 반감 때문일 거예요. 셋째로 반 업 정서도 한몫한다고 생각합니다. MSG는 건강에 나쁘지 않다.는 실험 결과가 나와도 조미료 기업이 뒤에서 힘을 썼을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지요. 하지만 MSG에 대한 반감은 과학적 근거도 없고 배경도 수상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작가 톰 닐론은 《음식과 전쟁》이란 책에서 MSG가 몸에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밀어준 것은 거대한 소고기 사업자들일 거라고 의심하지요. MSG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들이 갑자기 쏟아지게 된 것에 (미국의) 소고기 산업이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지 확실히 말하기는 어렵다. 우리가 분명히 아는 것은 이러한 보고서들이 나오게 된 것은 소고 기 산업 마케팅의 현대화와 로비 덕분이라는 것”이라고 하네요. 정말일까요? 이것이 사실이라면 20세기 최대의 음모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MSG에 대한 반감이 커진 네 번째 이유는 거대 식육 업계의 음모 때문이라는 주장도 가능합니다. 정말 그런지 는 다시 따져봐야겠지만요. 한편, MSG 제조사끼리 1970년대에 서로 화학물질을 쓰고 있다면 헐뜯는 광고를 하는 바람에 부정적 이미지가 널리 퍼졌다는 주장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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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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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이라는 무기

인문 2020. 7. 3. 08:16

- 말을 많이 하는 사람 중에는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잘 알면 세 마디로 족하다. 잘 모르니 서른 마디가 필요한 법이다.” 독일 작가 한스 카로사 Hans Carossa의 명언이 옳다면 우리의 정치가들, 상사들, 방송인들, 교사와 친척들은 놀라울 정도로 무지 (無知)하다는 소리가 된다. 그런데도 왜 우리는 말만 잔뜩 늘어놓 는 데 혈안이 되어 있는 걸까? 결론을 말하자면, 침묵의 힘을 모르기 때문이다.
- “웅변은 은이요, 침묵은 금이다”라는 격언이 있다. 특히 요즘 같은 말의 홍수 시대에는 침묵이 최고의 논리가 될 수 있다. 주변에 자신감 넘치고 믿음직하며 존경을 받는 인물을 떠올려보라. 그들은 말을 아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말에는 무게가 있다. 또한 침묵할 줄 안다면 인격의 성장과 정신적 깨달음 까지 얻을 수 있다. 거의 모든 종교에 묵언수행이 있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침묵으로 세상과 거리를 두면 역설적이게 도 더 세상에 다가갈 수 있다. 침묵은 인간에게 힘을 주는 최고의 원천인 것이다.
- 함께 말을 나눌 뿐 아니라 침묵할 수도 있는 친구는 하늘이 내린 선물이다. (크리스티나 프란체, 발레리나)
- 말이 많은 사람은 할 말이 적은 겁니다. 제가 진짜 두려워하는 상대는 침묵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속을 알 수가 없거든요. 포커판과 같습니다. 자꾸 떠들다 보면 자기 패만 들키게 되지요
- 한 펌프 회사에서 감동적인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직원들에게 신제품이 아시아 제품들 사이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생산원가를 20% 절감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나는 생산팀장이 2시간 정도 창의적 사고' 운운하는 연설을 하고 마지막에 결연한 표정으로 “우리는 할 수 있다!”를 복창하는 따분한 아침 조회 장면을 상상했다. 그런데 의외였다. 팀장은 단 2분 만에 훈시를 끝냈다. 작업장으로 들어가니 연단 앞에 직원들이 모여 있었고, 연 단 위에는 천을 뒤집어씌운 물건이 두 개 있었다. 팀장이 첫번째 천을 벗겼다. 아시아제 펌프에 엄청나게 큰 가격표가 붙어 있 었다. 280 유로, 다음으로 천을 벗기자 자사 펌프가 나타났 다. 350 유로, 직원들은 자기도 모르게 입을 딱 벌렸다. 팀장 은 딱 한 마디만 했다. “3개월의 시간이 있습니다. 이 가격표를 바 꿉시다.” 훈시 끝. 하지만 직원들은 단 한 사람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한 시간 동안 연단 주위에 모여 서서 어떻게 해야 생산원가를 절감할 수 있을지 열띤 토론을 벌였다. 만약 생산팀장이 2시간 동안 훈시를 했다면 아마도 대부분의 직원은 훈시가 끝나자마자 커피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러 자리를 옮겼을 것이다. 말을 현명하게 선택하면 적은 말로도 상대를 설득할 수 있다. 말이 많다는 것은 할 말이 많다는 증거가 아니라 게을러서 하고 자 하는 말을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효과적인 말을 찾지 못했 다는 증거다. 윈스턴 처칠은 여느 정치인들처럼 몇 시간 동안 연설을 해대지 않았다. “피와 땀과 노력 그리고 눈물밖에는 아무 것도 드릴 것이 없습니다”로 시작한 그의 취임연설은 간결했지만 전쟁을 앞둔 영국 국민들에게 큰 용기를 주었다.
- 내가 말하지 않은 것은 한 번도 내게 해가 되지 않았다. (캘빈 쿨리지, 미국 30대 대통령)
- 입을 다물면 지적으로 보인다. 아니, 실제로도 입을 다무는 사람들이 대체로 더 지적이다. 보통 사람들은 생각 없이 “아는 건 없지만 말을 해야 해!”라는 충동을 따른다. 지적인 사람들도 그런 충동을 느끼긴 하지만, 그 충동을 좇지는 않는다. 유혹을 이기고 자제할 줄 안다. 지성이 있어야만 자제할 수 있다.
- 침묵은 협상과 결정을 돕는다.
* 대답을 하기 전에 잠시 침묵하면 머릿속으로 더 논리적인 결정을 준비할 수 있다.
* 잠깐만 침묵해도 상황에 맞는 어휘와 논리를 선별할 수 있다.
* 침묵하면 직감이 되살아난다. 직감은 훌륭한 길잡이가 될 수 있다.
* 침묵하면 입에서 나오는 대로 내뱉고 후회할 일이 없다.
- * 구체적인 상황에서 말과 침묵 중 어느 쪽이 더 유익할까? 끊임 없이 고민하고 자문하라.
* 적시에 침묵하면 지적이고 자신감 있고 이해심 많으며 믿을 수 있 는 사람으로 보인다. 또 상대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 구차한 설명이 필요 없는 강력한 한 마디를 준비하라. 침묵 후 미리 준비한 강력한 한 마디를 던져라. 그리고 다시 침묵하라.
* 모욕과 비난을 받았을 때는 대응하지 말고 상대의 말을 경청하라. 그리고 침묵하라.
* 침묵하는 자만이 독립과 자율성을 얻을 수 있다.
* 침묵의 능력은 핵심적인 질문과 통한다. 당신은 어떻게 살고 싶 은가? 또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 말을 배우는 데는 2년이 걸리지만, 침묵을 배우는 데는 평생이 걸린다. (헤밍웨이)
- 어떤 남자가 쇼핑센터에서 울고 있는 아이를 목격했다. 그의 첫마디는 “왜 우니? 엄마 잃어버렸어?”였다. 그리고 계속해서 아이에게 말을 붙였지만, 아이는 울기만 할 뿐이었다. 그때 이 꼬마의 누나가 나타났다. 누나는 말없이 동생 옆에 서 있다가 잠시 후 동생의 손을 잡았다. 그러자 차츰 마음이 누그러진 동생이 재잘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둘은 당황한 아저씨를 남겨둔 채 쇼핑센터를 빠져나갔다. 우는 아이에게 쉬지 않고 말을 늘어놓는 것만큼 어리석은 짓도 없다. 누나는 본능적으로 이를 알았다. 직관과 공감이 아직 살아 있고, 침묵할 줄 알며, 이를 통해 관심을 표현할 줄 안 것이다. 어린아이였지만,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는 철학자 비트겐슈타인 Wittgenstein 의 그 유명한 명언을 이해했다고 볼 수 있다. 아이가 울 때는 떠들 게 아니라 안아주고,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눈물을 닦아주고, 공감의 신호를 보내야 한다. 그런데 요즘에는 부모들조차 그렇게 하지 않는다.
- 의식적인 침묵을 미덕으로 여기는 문화권이 있다. 터키도 그런 나라 중 하나다. 전통적인 터키 가정에서는 빈 냉장고를 채운 사람이 자신이 그랬다고 굳이 말하지 않는다. 그렇게 떠드는 건 냉장고를 채우지 않은 사람이나 그 시간에 가정을 위 해 다른 유익한 일을 했던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무례함이자 우쭐거림이라고 생각한다. 또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기에 자랑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말하고 싶다고 해서 무엇이든 말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 중국에서는 협상 테이블에 앉으면 협상에 참여하는 것도 아니면서 입을 꾹 다문 채 가만히 앉아 가끔씩 고개를 끄덕이는 연배 지긋 한 사람들이 꼭 있다. 한창 협상 중인 현장인데도 말이다. 상황 을 파악하지 못해가 아니라 오히려 너무 잘 파악해서다. 중국에 서는 입을 다무는 쪽이 지위가 더 높다. 오래 침묵할수록 지위 는 더 높다. 자고로 주인공은 마지막에 등장하지 않던가. 그러 니 중국 사람들 눈에는 서양의 CEO들이 말을 전달하는 전령으로밖에는 안 보였을 것이다. 서양 경영자들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들이 생각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말을 한다는 의미다. 그러니 일을 하지 않는 것, 즉 침묵이 더 효과가 클 것이라는 생각을 좀처럼 하 지 못하는 것이다.
- 정적만이 삶의 비밀을 털어놓는다. (토마스 로마누스, 독일 작가)
- 인간의 모든 불행은 오로지 방 안에 조용히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생긴다. (파스칼)
- 마음과의 대화는 사실 간단하다. 자신과 대화하는 것보다 쉬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그럼에도 그게 어렵다면 그건 그릇된 속삭임, 그릇된 교육, 그릇된 조언가들 탓이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든 생각은 정상이다. 완벽주의에게 이렇게 말하라. “아직은 완벽하게 못 하지만 조금만 연습하면 잘 할 수 있어.” 실패의 두려움에게는 이렇게 말하라. “괜찮아.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실수하면서 배우는 거지.” 자신과 대화를 할 때는 이처럼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상대를 배려하는, 사려 깊은 대화법이 필요하다.
- 겁에 질려 우는 4살짜리 꼬마에게 “아가야, 세상에 귀신은 없단다" 라고 말해봐라. 당연히도 아이는 계속 울 것이다. 겁은 실제다. 아이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이런 두려움을 이성적인 설명으로 쫓아버릴 수는 없다. 그게 그렇게 간단하다면 누구도 불 쾌함을 느낄 이유가 없다. 이성과 감정을 구분해야 한다. 자신의 감정을 존중하고 그 감정에 이해심을 보여라. 논리적인 설명으로 감정을 쫓아내려 하지 말고 그 감정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라.
- 자신을 찾는 것은 고고학적 발견 같은 일회성 사건이 아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자기 자신을 찾아야 한다. 너무 오래 자신과 떨어져 시끄러운 세상에서만 살아가다보면 어느 순간 자신의 원래 감정을, 다음으로는 자기 자신을 잃게 된다. 정체성의 핵심은 '인지'가 아닌 '정서'다. 우리는 행복을 느낀다. 논리적인 이성이 아니라 감정이다.
- 우리가 정적을 난감하게 느끼는 이유는 정적 자체가 두려워서가 아니라 조용할 때 찾아오는 생각이 두렵기 때문이다.
- 수동적인 사람만이 침묵을 난감하게 생각한다. 적극적이고 세상과 대화 상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침묵을 전혀 문제로 느끼지 않는다
- 침묵의 순간이 어색하다면 어떤 이유로 그렇게 느끼는지 자신에 게 물어보자. 상상 이상으로 마음이 편안해질 것이다.
- 끼어들기 힘든 자리에서는 억지로 끼어들려고 하지 마라. 그냥 조용히 당신이 아는 주제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라.
- 난감하게 느껴지는 침묵의 순간이 찾아왔다고 해서 아무 말이 나 하지 말자. 미사여구 없는 정직과 재치로 지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 욕망이 강할수록, 시간이 촉박할수록,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마음이 불안할수록 사람들은 말을 더 많이 한다. 이들은 봄에 사과나무 한 그루에 5톤의 비료를 들이붓고는 비료를 많이 줬으니 사과가 빨리 열리겠지?'라고 기대하는 것과 같다. 알다시피, 그렇게 비료를 퍼부으면 그 사과나무는 여름이 오기도 전에 죽어버릴 것이다. 사과를 얻고 싶다면 '적정한 양'의 비료를 주어야 한다. 말도 마찬가지다.
- 사람들이 협상 자리에서 말을 많이 하는 이유는 상대를 설득하려는 것이 아니다. 사실은 자기 자신을 설득하려는 것이다. 물론 성공할 리 없다. 어떤 사람도 협상 중에 자신의 관점 을 확신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협상 전에는 몰라도 협상 중에 는 자신과 자신의 입장에 대한 확신을 유지하기 어렵다. 반면 앞에서 본 그 기술자는 자신과 자신의 이해관계, 목표 에 100% 확신이 있었다. 이 확신은 그 어떤 논리보다 설득력이 있다. 개를 훈련시킬 때를 생각해보자. 주인이 반신반의하면서 명 령하면 개는 절대로 그 말을 듣지 않는다. 주인이 단호한 목소리로 “앉아!” “발!” 하고 명령을 해야만 순종한다.
- 싸울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에게 가장 황당한 상황은 싸울 의욕이 없는 상대를 만나는 일이다. 상대가 제아무리 탄탄한 논리로 무장하고 권위를 내세워도 다 받아칠 자신이 있지만, 입을 꾹 다무는 상대에게는 방법이 없다. 그만큼 침묵은 위력적이다. 입장을 바꾸어 상대가 입을 다물면 당신은 어떤가? 대부분의 아마추어들은 신경이 곤두선다. 불안한 마음에 심장이 두근 대다가 금세 양보하고 만다. 이런 식으로 상대의 침묵 작전에 걸려드는 게 싫다면 혼자 불안에 떨지 말고 직접적으로 물어라. "제 제안이 어떻습니까?", "의견을 말씀해 주세요" 이렇게 하면 공은 상대에게 넘어가고, 불안도 함께 넘어간다
- 대화에서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실수는 올바른 침묵의 순간을 놓치는 것이다. (프란츠 푀겔러, 독일 교육학자)
- 쉴 새 없이 떠드는 사람들을 보면 자기 말을 전달하고 싶은 욕망이 너무도 강해 상대가 자기 말을 듣고 있는지는 관심조차 없다. 그렇기에 오히려 잠깐 멈춤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잠시 말을 멈추면 듣는 사람은 상대가 자기 말만 '토해내려 하는 게 아니라는 인상을 받고, 그래서 상대의 마음이 자신에게 와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 잠깐 멈춤 방법은 언제 어디서나 통한다. 실패하는 법이 없다. 한 문장이 끝났을 때는 당연히 쉬어야 한다. 장문이나 복합문일 때는 쉼표가 찍힌 곳에서 쉬어야 한다. 문장기호는 그러라고 있는 것이다. 쉼표가 있으면 쉬어야 한다. 물론 대화는 글을 읽는 자리가 아니지만 머릿속으로 충분히 쉼표를 상상할 수 있다.
- 말을 멈출 때 사용하기 좋은 제스처들이 있다. 예를 들면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해 청중 쪽으로 손을 내미는 것은 '나의 논리를 손 접시에 올려 드립니다'라는 의미의 제스처다. 양손을 사용하면 효과가 더 커진다
- 말을 멈출 때 표정과 제스처에서 주의해야 할 점들
* 말을 멈출 때는 살짝 미소를 지어라. 단, 히죽거려서는 안 된다.
* 항상 눈을 맞춰라. 단, 이마를 찌푸리거나 눈을 꽉 감아서는 안 된다.
* 팔짱을 끼거나 상체를 반쯤 돌리는 것은 역효과만 난다.
* 마지막 말을 할 때 손동작으로 강조한다.
* 깊게 숨을 들이쉬면 자신만이 아니라 거울뉴런을 통해 청자의 긴장도 풀린다.
* 자신만의 이상한 습관이 나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예를 들어 머리를 긁적이거나 손가락으로 볼펜을 돌리는 등의 행동을 자제하라
- 진정한 휴식은 산만함이 아니라 집중에 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 다람쥐 쳇바퀴에는 행복이 없다. 마찬가지로 부산하고 분주한 삶은 결코 행복과 에너지를 주지 못한다. 그렇게 살다가 는 언젠가 쓰러지거나 술독에 빠져든다. 모든 인간이 하루 12시간을 쉬지 않고 일하고 6시간만 자고도 불사신처럼 벌떡 일어나서 비타민 두 알만 먹고도 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우리 모두는 안다. 누구도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이런 삶에는 대가가 따른다. 폭음한 다음 날 숙취로 대가를 치르듯이.
- 달라이 라마는 이런 고요한 관찰의 대가(大家)다. 그래서 그는 항상 기분이 좋다. 연기가 아니다. 그의 미소는 의식적 관찰의 유쾌한 부작용이다. 다른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을 상황도 가치판단을 하지 않는 관찰자에게는 재미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힘이 들지만 마음을 모으면 힘이 돌아온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한다. 달라이 라마는 관찰하는 세상을 조롱하지 않는다. 그의 관찰은 명랑하지만 무심하지 않은 평정심이다.
- 행복은 밖이 아니라 안에 있다. “행복은 보는 자의 눈 속에 있다.”고 했다. 행복은 이 세상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 있다. 자기 안에서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계속 바깥세상과 수다만 떨면 행복을 찾기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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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은 VR의 또 다른 범주다. 차이점이라면 VR이 본인과 환경 전체가 가상의 이미지를 차용한다면, AR은 현실 이미지에 3차원 가상 이미 지를 오버랩시켜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술을 일컫는다. 스마트폰 의 카메라, GPS, 나침반과 같은 기능이 증강현실의 기본적 사례다. AR 과 VR이 융합된 기술이 바로 MR인데, MR이란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 의 정보를 결합, 가상 정보의 혼합을 통한 홀로그램픽 기술을 이용해 입 체감의 극대화를 꾀한다는 장점을 지닌다. 사실 VR이냐 AR이냐 MR이냐를 두고 설왕설래할 필요는 없다. 범위의 차이이자 기술적 단면일 뿐, 이 세 분야를 통틀어 우리는 ‘실시간 3D 그래픽'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AR 산업의 결정판은 주로 엔터테인먼트와 게임 분야다. 위에서 언급한 인기 한류 드라마나 한때 붐을 일으켰던 '포 켓몬 고'와 같은 사례가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의료, 관광, 제조, 건설, 운동, 교육, 유통업 분야에 걸쳐 무서운 확장세를 보인다.
- 정형, 반정형, 비정형 데이터의 정의는 무엇일까. 우선 정 형 데이터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문자와 숫자 데이터로 이해하면 빠르다. 학점이나 개인 신상에 관련된 각종 수치 등을 정형화된 툴을 활용, 저장해 둔 '가시적 성격을 띤다. 반정형 데이터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대신 XML과 HTML, 웹 로그 형태로 발현된다. 더욱 쉽게 설명하자면 원하는 정형데이터를 취득하기 위한 숨은 데이터라고 보면 된다. 포털 사이트나 홈페이지 등에 이 기술이 담겨있다. 비정형 데이터는 용어 그 대로 정형화된 툴이 없다. 툴이 없기에 연산은 불가능하되 형태는 다양하다. 동영상, 음성, 이미지 등이 비정형 데이터의 범주에 속하며, 데이 터의 통상적 기준에는 벗어나지만, 빅데이터의 범주로는 가치 있는 데 이터 형식으로 각광 받고 있다.
- 빅데이터의 시작은 과연 언제부터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정확한 시기를 꼭 집어내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많다. 데이터란 역사가 워낙 방대하기에 빅데이터 역시 데이터 발전 간 산출물로 여기는 학설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데이터와 빅데이터의 경계는 엄연히 차별점을 둔다. 물론 과거에도 거대 양의 데이터 분석 기술은 존재했다. 그것이 바 로 우리가 흔히 들어 본 ‘슈퍼 컴퓨터’ 인데 이를 활용해 많은 양의 데이 터를 추출, 축적해왔다. 하지만 슈퍼 컴퓨터가 진정한 의미의 빅데이터 라고 정의하기엔 미흡한 부분이 있다. 슈퍼 컴퓨터의 구매와 관리에 들 어가는 수십 억 원의 비용적 문제가 우선 발생한다. 이마저도 정부 차원 의 활용만 가능, 높은 진입장벽으로 민간인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다. 과거 각 기업에서 소비자의 콜 데이터 등을 저장·분석 해왔지만, 이 역시도 빅데이터라고 부르지 않는 이유, 바로 적지 않은 비용이 소비되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빅데이터는 비용적 측면에서 과거와의 확실한 차별성을 둔다. 저렴한 비용으로 엄청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추출할 수 있다는 가성비의 영역에서다. 더욱이 영상 등의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텍스트와 하둡Hadoop 등의 기술이 대두되면서 기업 역시도 과거 대용량 데이터 분석에 들었던 금액과는 비견 할 수 없을 정도의 적은 돈으로 복잡하게 얽힌 빅데이터 내 필요 정보를 취사선택, 이와 더불어 기존 정 보와의 적절한 통합을 통해 퀄리티 있는 가치 전달에 최적화된 환경을 구축했다.
- 빅데이터의 대표적 활용 분야는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딥 러닝으로 압축할 수 있다. 쉽게 풀어보자. 인공지능은 머신으로부터 인위적으로 만든 지능, 머신러닝은 기계학습으로 통칭하며, 컴퓨터 학습 간 알고리 즘 개발의 한 분야라고 정의된다. 딥 러닝은 말 그대로 깊은 학습, 이는 곧 심층학습으로도 일컫는데, 데이터 추출을 사람이 하지 않고, 기계 차 원으로 학습하고 저장하는 프로그램이다. 딥 러닝은 인공신경망 구조를 차용한다. 간단한 예로 내비게이션 이동 경로 역시 일상 속 수 많은 경 로 정보가 쌓여 빅데이터가 생성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각종 규제와 개 인 정보 보호 등의 보안 문제로 활용 간 적지 않은 제약이 있다.
- 이제는 속도다. 블록체인의 장점은 '보안' 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생 활 전반으로는 투영되지 못했다. 왜일까. 그 이유는 바로 속도의 문제였 다. 일반 신용카드의 TPS10000에 비해 블록체인은 현저히 낮은 TPS4~20 에 그친다. 믿음은 가나 실제 이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속도가 느리다는 것이다. 블록체인의 거래 속도 제고에 나서야 할 이유다.속도가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블록체인의 속도야말로 곧 신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과거 블록체인의 느린 거래 속도로 인한 불편은 이 루 말할 수 없었다. 유입된 거래 원장을 세계 곳곳에 분산해야 함은 물 론, 보안 차원으로 새 거래 발생 시 또 다른 원장과 일일이 대조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뒤따랐다. 실제 사업에서 활용하기에는 블록체인의 신 뢰성이 부족하다는 방증이다. 현재 블록체인 시장은 데이터를 세분화 해 속도를 높이는 '샤딩 방식과 체인저장 기록을 최소화하는 '플리즈마' 기술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위 기술이 상용화될 시 기존 블록의 속도 대비, 100배 이상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블록체인과 5G의 초연계성을 찾아내는 항해, 바로 지금부터다. 블록체인은 크게 프라이빗과 컨소시엄, 퍼블릭형으로 나뉜다. 프라 이빗 블록체인은 노드의 제한을 둔다. 소유자가 분명 존재하고, 소유자 에 의해 허락된 노드만이 네트워크 입장이 가능하다. 소유자 입장에서 의 노드 컨텍이 영위되다 보니, 처리 속도가 한층 더 제고되고, 이를 통 해 개별이 아닌 기업화 블록체인 구성이 용이해진다. 또한 프라이빗 블 록체인은 소유자 니즈에 따라 여러 방식의 구동제어가 가능하다.
- 컨소시엄 블록체인을 두고 애매한 포지션이라고 일컫는 목소리가 있다. 다름 아닌 컨소시엄 블록체인이 프라이빗과 퍼블릭의 중간적 형 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메리트만은 결코 애매하지 않다. 컨소시엄은 프라이빗과 달리 소유자가 컨택한 노드들이 구동 권한을 갖 는다. 당연히 분산구조를 차용하며, 프라이빗과 마찬가지로 한정된 노드의 참여로 보안적 리스크는 현저히 낮다. 더욱이 퍼블릭의 맹점으로 지적되는 거래 속도 지연과 확장성 문제를 일정 부분 해갈함에 따라 금융사 간 '트랜잭션’ 으로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퍼블릭형 블록체인은 프라이빗과 컨소시엄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일부 암호화폐 거래소를 차치한다면 퍼블릭형을 개발하는 공급업체는 그리 많지 않다. 당연히 기술적 요소 및 인프라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퍼블릭형은 개발자와 채굴자, 서비스 개발자, 거래소 등으로 구성된다. 블록체인은 2020년 도쿄올림픽을 기점으로 또 다른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바로 도쿄올림픽 간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가 공식적 으로 등장한다는 기대심리의 발로다. 민간에서도 관광지 요금 결제를 암호화폐로 거래할 수 있게 하는 한편, 티몬의 테라 블로코의 아르고 등 에서는 다채로운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속속 등장시키고 있다.
- 사물인터넷은 용어 그대로 사물을 '인터넷화’ 하는 것이다. 유·무형 의 각 사물들이 일방향이 아닌 다채로운 방식으로 연결된다. 이 같은 다양성은 인간으로 하여금 신 서비스를 선사한다. 말 그대로 가상의 현 실과 우리를 연계해주는 접점이 바로 사물 인터넷이라는 것. 과거의 인터넷은 연계점의 한계가 있었다. 컴퓨터라는 주체가 우선 시돼야 했고, 무선 인터넷의 가동이 원활해야 했다. 연결점의 수단으로 휴대전화가 빠질 수 없다. 당연히 유형의 사물로 국한될 수밖에 없는 시스템적 한계였다. 하지만 사물인터넷은 세상의 모든 사물이 연결된 인터넷 프로그램이다. 의자, 자동차, 나무할 것 없이 별도의 브릿지가 필요치 않은 유기 적 호환이 가능하다. 잡화점의 결제 프로세스와 버스 스테이션 등의 무 형적 사물에 이르기까지 사물인터넷의 범주는 무한대다. 사물인터넷의 기술 활용을 위해서는 우선 'C언어'와 '리눅스' 프로 그램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C언어란 머신의 운용 목적에 맞게 하드웨어를 프로그래밍 하는 언 어를 뜻하며, 운영체제의 기술 중 하나인 리눅스는 소프트웨어와 하드 웨어 간 응답을 연계하는 역할을 한다. 사물인터넷의 운영체제가 ‘무선 통신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네트워크 간 서버 구축에 관한 이 해도 필수다.
- 4D 프린터란 어떠한 기술적 원리를 내포하고 있을까. 4D 프린터의 주요 테마는 '학습'과 '기억' 으로 점철된다. 기존 형태 를 습득하고 있는 시스템이 출력 간 어떠한 외압에도 불구, 본연의 형태를 고스란히 복원하는 기술을 의미한다는 것. 더욱 쉽게 설명하자면 3D가 '입체' 의 아이덴티티를 품었다면 4D는 거기에 '타임'을 가미한 것으로 우선 이해해보자.4D 프린터는 지난 2013년 MIT의 한 교수에 의해 처음 설명됐다. 3D 프린팅의 가미, 또한 변형의 의미로 정형화된 입체감을 구현해내는 3D 프린팅과 달리, 주변 온도나 습도, 기압 등에 따라 거기에 맞는 적절한 조건으로 재탄생되는 기술이다. 4D 프린팅의 궁극적 기술력은 어떠한 연결 없이 전기제품을 구동한 다는 비유로 대신할 수 있다. '셀프러닝' 이라고 하는데, 스스로 변모가 가능한 소재를 3D 프린터로 찍어내는 것, 이것이야말로 가히 4D 프린 팅의 '화룡점정' 이라고 할 만하다.
- AI는 그 자체로의 아이덴티티를 지니지 않는다. 다만 각 분야간 융합에 의거 발현되는 이른바 '서브’의 역할이다. 하지만 서브라 할지라도 단순 서포트의 의미로 국한해서는 안 될 노릇이다. 정보기술의 무수한 분야 간 AI 도입에 따라 인공지능은 개별로의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AI야말로 '문제해결의 중추적 역할을 한다는 방증이다.AI는 명칭 그대로 인간의 지능으로 영위 가능한 분야를 컴퓨터를 통해 접목해가는 연구과제다. 컴퓨터 프로그램이 인간 지능의 툴을 모방, 더욱 세밀하고 광범위하되, 인간으로서 범할 수 있는 실수를 최소 한다는 데 그 의의를 둔다는 것이다.
- 우리는 AI 기술력에 신봉하기에 앞서 인공지능의 '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AI 담론과 아울러 '인간을 위함이라는 인문학적 벨류를 더 불어 고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AI는 도외시할 수 없는 미래 인류의 청 사진임을 수용하되 과학 발전과 더불어 인간만이 지닌 가치를 성찰한다. 면 AI의 이질감은 충분히 극복 가능한 과제다. '벌레'라 함은 결코 식의 범주가 아니었다. 징그러웠고 그러다보니 혐오스러웠다. 학습효과 덕이 었다. 벌레는 지저분하다 했고, 그렇기에 해똑한 존재라 응당 여겨왔다. 당연히 먹거리일 리 없었다. 지금에 와서 징그러운 벌레를 미래의 '식량 자원' 으로의 인식 전환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지금이라도 식 용곤충을 체험하고 맛보며 인식의 괴리를 좁혀나가는 노력이 가해진다. 면 '슈퍼푸드’로의 점층적 변혁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인공지능 역시 마찬가지다. 그 옛날 로봇의 출현을 공상과학 중 편린 내지, 생경함의 대상쯤으로 치부함이란, 그때는 맞고, 지금은 아니다.
- 미세먼지 예방 및 대처를 위한 국내 유수 통신사들의 발걸음이 고무적이다. 미세먼지 지도 앱을 통해 한국 환경공단의 데이터와 통신사서 설치한 측정기에서 보낸 데이터를 활용, 공식화된 미세먼지 측정치를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제공 범주는 시·군은 물론 읍·면·동 단위 에까지 이른다. 공기질 수준을 실시간 제공하는 시스템도 속속 선을 보 인다. 사물인터넷을 활용, 집 내부 곳곳의 공기 질 상태를 측정 후 스마트폰을 통해 미세먼지, 온도 등의 컨디션을 단계별로 제공한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미세먼지 앱’도 상용화를 위한 마지막 담금질에 매진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의 현 위치를 넘어 각 지역별 미세먼지 수치를 제공, 비교할 수 있다. 6개 광역시 1,500개에 이르는 '공기질 관측망' 의 구축이 이를 가능케 한다. | 이 밖에도 스마트폰을 이용한 '미세먼지 청정 보행로 안내 서비스 와 실내공기, 날씨 예보까지 제공하는 IoT 창호손잡이, '미세먼지 대응 형'을 캐치 프레이즈화한 ‘스마트웨어', 아파트 내부 각 지정된 장소에 장착된 측정센서를 통해 내·외부 공기 질 수준을 감지, 데이터화한 뒤 세대별 환기 시스템과의 연동을 통해 쾌적한 주거환경을 고취하는 '그린 아파트’도 대중의 곁으로 한 걸음 더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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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는 이문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다.
상업이란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의를 추구하는 것이다.
소인은 장사를 통해 이윤을 남기지만 대인은 무역을 통해 사람을 남긴다.
- 거상 임상옥, 최인호의 ‘상도’에서

 

장기적 관점에서 올바른 인간관계와 신뢰를 구축하여
사람을 얻는 것이야말로 사업의 기본이라는 것을 꿰뚫어 본
혜안에서 우러난 멋진 말입니다.
진정으로 승리할 줄 아는 사람은 남을 위해 먼저 양보하고,
눈앞의 이익을 과감히 포기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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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 1226, 미국 해군장교 데이비드 마르케에게 '날벼락' 떨어졌습니다. 미국 핵잠수함 가운데 꼴찌로 악명 높던 산타페함 함장 발령을 받은 것입니다. 평가가 우수한 다른 핵잠수함 함장으로 내정돼 있었는데, 취임을 며칠 앞두고 갑자기 부임지가 바뀌었습니다. 충격에 빠진 그에게 후속 명령이 전달됐습니다. “산타페함을 6개월 안에 실전배치할 있는 상태로 준비시키라.”

그로부터 1 ,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산타페함이 모든 평가에서 최고 성적을 받는 잠수함으로 탈바꿈한 것입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산타페함은 해군에서 최고 임무 완수성적을 올리고 7 연속최고 반장상’, 3 이상최우수 전투력상 받았습니다. 한국경제신문 626일자 A24 기사 시키지 않고 맡기니…‘만년 꼴찌 핵잠수함’ 1 됐다>는 마르케 함장이 산타페함과 대원들을 어떻게 바꿔놨는지를 소개했습니다.

실마리는 함장으로 공식 취임하기 기관실 앞에서 보초를 서던 하사와 가진 대화였습니다. “여기서 하는 일이 뭔가?” 묻자위에서 시키는 일은 뭐든지 합니다 대답이 즉각 돌아왔습니다. “마르케는 잠수함 의사결정구조에 문제가 있음을 직시했다. 그가 관찰한 산타페함에서 함장과 소대장을 제외한 사람들은 시키는 대로만 했다. 문제를 관찰하고 분석해 해결하려고 하는 사람은 135 5명뿐이었다.”

마르케가 함장 취임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명령을 내리지 않는 이었습니다. “그는 실무자에게 모든 권한을 완전히 위임했다. 장교들이이렇게 하겠습니다라고 자기 생각을 말하면그렇게 하라고만 했다.” 그가 이상 명령을 내리지 않자 장교들의 목표는상관 지시의 성실한 수행 아니라함장이 간단히 승인할 있을 정도로 충분하고 온전한 내용을 보고하는 됐습니다. “이렇게 발짝 나아간 덕분에 그들의 생각이 차원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당직사관은 함장처럼 생각하기 시작했고, 변화는 지휘계통을 따라 내려가면서 연쇄반응을 불러왔다.”

리더-팔로워(follower: 추종자)’라는 상명하복식 명령체계를리더-리더라는 상향식 체계로 바꾼 그가 일으킨 변혁의 요체입니다. 마르케는리더십은 권한을 움켜쥐는 것이 아니라 내어주는 것이며, 팔로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리더를 키워내는 으로 정의했습니다. 산타페함의 문제는 리더십의 실종이 아니라, ‘리더-팔로워라는 잘못된 리더십이 너무 많이 횡행한 따른 것이라는 문제인식이 출발점이었습니다.

마르케가 기업들에 목표기반 리더십 강의를 마다 강조하는 말이 있습니다. “설교만 늘어놓으면서 저절로 주도성이 생기기를 바라면 된다. 실제로 주도성을 갖게 만들 행동원리를 심어줘야 한다 것입니다. “프로세스에 집착하다보면 일의 원래 목적보다 프로세스 자체에 집중하게 된다. 그러면 자연히 실수를 회피하는 것이 목표가 된다. 감독관과 검열관은 실제 목표를 달성하는 일에는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고, 사후에 오로지 프로세스가 어디서 잘못됐는지를 밝혀낼 뿐이다.”

한국경제신문 상임논설고문

이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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