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에 해당되는 글 55건

  1. 2024.11.19 20241119
  2. 2024.11.18 20241118
  3. 2024.11.17 넥스트 밸류 6
  4. 2024.11.17 침묵을 배우는 시간
  5. 2024.11.17 20241117
  6. 2024.11.16 20241116
  7. 2024.11.15 그렇게 붕괴가 시작되었다 5
  8. 2024.11.15 20241115
  9. 2024.11.14 역사의 쓸모 1
  10. 2024.11.14 커먼즈란 무엇인가 10

20241119

Quote of the day 2024. 11. 19. 07:06

'Quote of the d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1121  (0) 2024.11.21
20241120  (0) 2024.11.20
20241118  (0) 2024.11.18
20241117  (0) 2024.11.17
20241116  (0) 2024.11.16
Posted by dalai
,

20241118

Quote of the day 2024. 11. 18. 07:12

'Quote of the d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1120  (0) 2024.11.20
20241119  (0) 2024.11.19
20241117  (0) 2024.11.17
20241116  (0) 2024.11.16
20241115  (0) 2024.11.15
Posted by dalai
,

넥스트 밸류

사회 2024. 11. 17. 15:38

- 틈새시간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라
사람들은 새벽, 점심, 심야에 상관없이 틈새시간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 틈새시간은 통근시간 같은 이동중 자투리 시간이 아니라 집중해서 즐기는 정주행시간이다. 6시도, 11시도, 23시도 소비의 새로운 피크타임일 수 있다. 주중 소비시간의 변화는 우리 일상이 더 이상 고정적인 소비시간피크패턴에 묶여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줌.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자신만의 틈을 내 소비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단, 그 틈새시간은 기존 일상과 다른 활용양식을 보인다. 간단히 말하면 러닝타임이 존재해 시간예측이 가능한 활동을 더 선호한다. 이 시간대에 인기 있는 활동은 웹툰, 게임, 수업처럼 시작과 끝이 명확하게 존재하는 활동이다. 제한적인 틈새시간이라 시간제어와 조절이 가능한 활동은 선호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임.

- 사람들을 소비자가 아닌 자아로 바라보면 그들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한 방식과 관점이 달라짐. 그들이 속한 라이프 스테이지를 넘어서야 한다. 그들은 하루에도 수시로 자신의 정서패턴에 따라 성장, 관리, 보상을 원하는 사람으로 바뀔 수 있다. 성장을 원하는 새벽, 관리를 원하는 점심, 보상을 원하는 심야처럼 현대인의 일상 속 정서패턴을 이해하고 그 패턴에 맞는 비즈니스를 기획할 수 있어야 함.
소비에서 고려할 사항은 더 이상 성능이나 가격이 아니라 제품과 서비스가 제공할 전서 퀄리티다. 어떻게 그들의 성장과 함께할지, 어떤 관리로 그들에게 더 나은 삶을 제안할지, 어떤 보상으로 건설적 습관을 형성할지가 고민의 주요골자여야 한다. 그것이 변화하는 일상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일상시간 재구성은 한 사람의 의지로만 가능한 게 아님. 회식이 사라진 저녁, 유연근무, 혼밥의 일상화 같은 사회, 조직, 개인의 문화와 환경변화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시간, 소비, 개인을 축으로 살펴본 주중의 일상변화는 유행이나 단발성 트렌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향하고 있는 거시적 흐름이다. 고정적이던 사회 시간표를 자신만의 관점으로 재구성하고 유한한 시간을 유연하게 운용하는 힘은 기술, 조직, 개인의 발전과 합의가 일궈낸 사회의식 변화로 개척한 혁신이다.
지금 우리는 그 어느때보다 내 시간을 중요시하는 시대를 살고 있음. 그렇기에 자신을 위한 시간을 내는 것을 더 이상 주말로 유예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평일이드 주중에든 기꺼이 틈을 내 그 시간을 자신을 위해 쓴다. 물론 그 시간은 한계가 뚜렷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싶어하는 열망은 충분하다. 그 한계를 극복하면 남이 아니라 내가 일상의 주인이 되기 때문이다. 아침명상, 점심운동, 자기전 웹툰처럼 우리는 틈새시간을 만들고 자신을 돌보기 위한 소비와 시공을 뛰어넘는 소비로 작은 기쁨을 확보하면서 점차 일상의 주인이 되어가고 있다.
그런데 일상의 주인이 된 사람들이 주중을 풍서하게 꾸릴 선택지는 아직 충분치 않다. 바로 여기에 비즈니스 기회가 있다. 새로운 틈새시간을 의미있게 채워줄 비즈니스가 더 많이 탄생해야 한다. 

- 일본에서는 해마다 연말이면 올해의 신조어 대상을 발표하는데, 22년에는 '타이파'가 수상. 타이파는 타임 퍼포먼스의 약어로 시간대비 효과를 의미. 그런데 흥미롭게도 타이파 개념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비용대비 효과를 나타내는 코스파를 중요한 가치로 여겼다. 이것은 흔히 말하는 가성비다. 이는 소비자의 가치관이 코스파에서 타이파로, 비용에서 시간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줌. 
하물며 OECD국가중 연간 노동시간이 네번째로 길고, 수면과 여가시간은 하위권인 대한민국 소비자는 어떠할까? 과거 영국 BBC는 한국을 전세계에서 가장 피곤한 나라로 소개하기도 했다. 더 열심히, 더 많이 일하고 움직이는 우리에게 스스로 온전한 선택이 가능한 시간은 1분 1초도 소중하다. 그러니 제품과 서비스의 혜택이나 가격만큼 시간의 기회비용 역시 선택기준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음. 
당신의 비즈니스는 고객의 시간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가? 지금은 소비자의 인식변화에 맞춰 시간관점에서 상품과 서비스를 재구성하고 고도화해야할 시점이다.

- 뜨는 지역은 막대한 자본이나 대기업의 기획만으로 생겨나는 게 아님. 성동구 사례처럼 거리를 살리고 거리의 고유함을 만드는 존재는 그곳 크리에이터다.
배역이 다양한 크리에이터가 전면에 나서는 지역이라는 특징은 성동구만의 고유한 것이 아님. 공간을 대표나는 각 크리에이터의 이름이 다양한 지역에서 생겨날 경우, 대한민국 로컬리티는 더 다채로워질 수 있다. 나아가 성수동의 카멜커피, 어니언 같은 로컬 브랜드가 다른 지역에서도 활약하는 것처럼 흥행하는 크리에이터와 공간이 역으로 서울에서도 활약할 수도 있다. 영감 넘치는 성동구에서 영감 넘치는 대한민국으로 확장한 모습을 기대한다.

- 영감의 공간엔 배울거리가 있다.
인간은 왜 공간에서 영감을 얻으려 할까? 우리가 영감을 갈망하는 이유를 찾다보면 결국 배움으로 귀결. 가령 성수동 카페에서는 크리에이터의 뛰어난 감각을 배우고,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는 요즘 젊은이들의 트렌드를 배우려 함. 따라서 고객에게 영감을 주는 공간을 성공적으로 기획하고 구현하려면 무엇보다 배움을 염두에 두어야 함. 특히 크리에이터인 내가 잘 알거나 관심있는 주제를 방문객과 어떻게 나눌 것인지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 내 강점과 관심사를 공간에 담긴 컨텐츠와 메시지로 녹여내는 것이 영감 넘치는 공간의 핵심이다.

- 온라인이 소비를 주도하는 시대에 오프라인 매장의 상품수, 매장크기 등은 그리 중요하지 않음. 그보다는 타깃지역, 고객이 가장 만족할 만한 원씽이 무엇인지 찾고 그것을 차별화한 서비스와 최대한의 퀄리티로 구현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우선. 다시 말해 판매에 집중하기보다 해당 업종의 전문가로서 소비자에게 어떤 킬러 서비스를 제공할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이를 뾰족하게 제안할 때, 온라인을 넘어서 차별화한 공간으로 포지셔닝할 수 있을 것임.

- 미식과 함께 요즘 백화점이 힘을 쏟는 영역은 문화 컨텐츠다. 문화 컨텐츠는 사치품을 대신해 자신과 타인을 구별짓는 대안으로 작용하기도 함.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는 '구별짓기'에서 문화자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그것을 보유한 정도가 사회적 구별짓기의 핵심요소라고 말한다. 문체부에 다르면 22년 국내 미술품 유통시장 판매액은 1조 377억으로 21년 대비 약 37% 늘어나면서 역대 최대액을 달성. 아트, 예술영역이 개인의 취향과 문화수준을 드러내는 요소로 작용하며 관심이 높아진 덕분이다. 이에 따라 백화점 3사는 순수미술을 전공한 임원들을 중심으로 문화컨텐츠팀, 아트컨텐츠실, 갤러리팀 같은 전문조직을 만들어 아트 컨텐츠에 힘을쏟고 있음. 이 같은 전문가 조직을 중심으로 백화점 내에 유명작가 작품을 전시, 판매하는 아트스페이스를 늘려갈 뿐만 아니라 쇼핑공간에 미술작품을 자연스레 노출해 감상에서 판매까지 이어지도록 하고 있다.

- 소비의 주요 축을 담당하던 오프라인 매장의 공간성이 변화하고 있음. 무엇보다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불필요한 요소는 압축하고 오프라인만 줄 수 있는 강점은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변형해 사람들의 시간을 점유함. 매장 무인화, 로봇과의 공존, 킬러 서비스 중심의 콤팩트매장은 디지털을 기반으로 불필요한 접촉, 공간, 서비스를 압축해 소비자에게 편리하고 효율적인 소비환경을 제공. 매력적인 콘텐츠와 생경함으로 소비자의 시간을점유한 그로서리 스토어는 오감을 극대화한 예다.
언뜻 두 방향성은 상반된 듯 하지만 그 중심에는 고객이라는 공통맥락이 있음. 결국 디지털 기술과 감각을 고객의 필요와 욕구에 얼마나 최적화하는지가 공간생존의 핵심. 화려한 디지털 기술로 무장한 공간도 그 기술이 소비자에게 낯선 불편함이나 부담간으로 다가가면 그것은 무용지물이 됨. 각종 콘텐츠와 매력적인 콘셉을 제안하는 공간도 해당 콘텐츠가 소비자의 몰입을 유도할만큼 강한 임팩트로 다가가지 못하면 역시나 불필요한 콘텐츠 낭비일 뿐이다. 오프라인이 계속해서 생존하려면 고객을 세심하게 관찰해 그들의 불편함을 적정한 기술로 해결하고, 고객의 욕구를 세밀하게 포착해 몰입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고객의 불편과 욕망을 기술과 콘텐츠로 해소해줄 때 그곳은 공간 자체로 가치를 지닌다.

- 공간의 몰입도를 높여주는 고객경험, 의외성
어떤 가치에 집중할 것인지를 정했다면 그 다음에는 그 가치를 고객에게 어떻게 구현하고 제시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함. 가치구현과정에서는 사람들이 공간이 제시하는 가치를 불편함 없이 제대로 느끼도록 해주는 고객경험이 중요. 사람들의 공간 몰입도를 높이고 기억에 남을만한 경험을 선사하려면 예상을 뛰어넘는 의외성이 필요.
사람과 봇이 공존하는 음식점, 커피문화의 상징인 스타벅스의 컴팩트한 서비스, 백화점의 다채로운 미식, 문화 컨텐츠 모두 전형적 틀을 벗어난 의외성 요소를 갖추고 있다. 의외성은 예상치 못한 놀라움과 재미를 넘어 감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생일 등 기념일에 받는 선물보다 평범한 날에 받는 서프라이즈한 선물이 더 감동인 것처럼 의외성은 놀라움 그 이상의 감정을 선사한다.

- 모든 온, 오프라인 공간의 최대화두는 이것이다. 어떻게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을까? 2000년 초, 선영아 사랑해라고 적힌 벽보가 시내 곳곳에 붙어 있었다. 사람들은 선영이가 누구인지, 벽보의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해했다. 이는 매일 새로운 사이트가 생기는 격변의 닷컴열풍 시대에 한 포털 사이트가 선영아 사랑해라는 노이즈 마케팅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한 것. 그들은 사람을 온라인 세상으로 끌어모이기 위해 그렇게 오프라인 거리를 공략했다.
23년은 사정이 다르다. 오히려 사람들을 오프라인 공간으로 끌어모으기 위해 온라인을 공략. 지금 가봐야 할 플래그십 탑5, 금주에 난리가 난 팝업스토어 탑5 같은 썸네일이나 카드뉴스가 소셜 미디어에 넘친다. 공간정보계정도 소셜 미디어에서 수만 팔로워를 자랑하며 승승장구 중. 

- 일본의 브랜드 전략기획가 호소야 마사토는 '브랜드 스토리 디자인'에서 원풍경 개념을 소개. 건축분야에서 쓰는 단어인 원풍경이란 '마음 속이나 기억에 자리한 본원적 풍경'을 의미.소비에서 공간의 중요성이 커진 오늘날 목표로 해야 하는 것은 인증샷으로 올리는 사진보다 고객이 마음속으로자동 재생하는 4D영상 같은 풍경이다. 바이트로 저장하는 납작한 이미지가 아니라 심상과 감각으로 기록해 풍성한 추억을 지닌 브랜드는 그렇지 않은 브랜드보다 호소력이 강렬함.
인스타 피드로 한 브랜드의 인증샷을 본 순간들이 쌓여그 브랜드의 이미지를 만들수도 있지만 그것이 자신과의 추억을 완결하지는 않는다. 추억은 체험과 시간, 공간감각으로 이뤄지고 완성된다. 소비자에게 휘발하기 쉬운 브랜드 이미지가 아니라 탄탄하고 오래가는 브랜드 풍경을 전달하고 싶다면 한 장의 이미지가 아닌 생생한 원풍경을 체험을 제공해야 한다.

- 현대인은 데자뷰 세상을 살아가기 쉽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미리보기로 먼저 살펴본 세계를 재혆며 살아간다. 우리가 현실에서 보는 것은 디지털 이미지로 미리 봤을 가능성이 크다. 인증샷을 확인하고 방문하는 핫플레이스, 후기를 보고 주문하는 배달음식은 모두 미리 본 것의 재현이다. 온라인상의 개인공간 역시 재현한 공간이다. 소셜 미디어라는 가상 전시공간은 현실에서 일어난 일을 디지털 이미지로 한 번 더 업로드한 것이니 말이다.온라인 공간 출현은 낯선 것이 사라지게 하는 데 일조했다. 우리는 어디서 본 듯한 것을 반복적으로 본다. 더구나 최적화와 초개인화 알고리즘은 나를 계속 탐구하고 분석해 '내가 좋아할 만한 것'을 추천하고 나와 닮은 것만 보게 한다. AI와 자아의 공동협업으로 완성한 내 관심사는 편향적이기 쉽고 그렇게 완성한 내 온라인 공간은 대개 비슷한 것으로 건축이 이뤄진다. 소셜 미디어 피드에 무작위로 뜨는 것이 과연 내 취향일까? 한 번 본 적 있는 영상과 비슷한 영상을 계속 보고, 눈길이 간 옷과 비슷한 옷들만 추천받는 온라인 세상에선 낯선 것을 접하기가 쉽지 않다. 뉴 피드를 추천하지만 사실 그것은 과거에 내가 한 선택으로 만들어진 새로울 게 없는 새로움이다.

- 알고리즘으로 만든 공간에서는 나와 아주 다른 사람, 나와 아주 다른 세상을 만나기 어려움. 알고리즘은 내가 동경하는 세상, 내가 꿈꾸는 세상의 이상향을 계속 제시할 수 있지만, 그것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으며 그게 세상의 전부도 아님. 예술공간의 역할을 다르다. 예술공간에서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세계가 펼쳐진다. 그곳에는 나와 관련없는 사람의 세계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나와 다른 독특한 세계를 경험하기 위해 예술공간으로 간다.

- 바야흐로 개인시간이 늘어나고, 공간이 다양해지고, 자기답게 소비하는 시대에 비즈니스는 무엇을 고민하고 어떻게 달라져야할까? 그 어느 때보다 시간, 공간, 가치관이 중요한 시대에 우리는 다음 3가지에 주목해야 함.
첫째, 시간결정권을 가진 고객을 주목하자. 시간은 고객이 서비스를 선택하는 데 주요한 요소이자 평가기준이다. 개인시간의 쓰임에서 중요한 것은 시간의 소비가 아닌 시간의 향유다. 시간의 가치가 귀해졌다.의무와 노동에 소비되는 시간이 감소하고, 여가를 향유하고 영감을 찾기 위한 시간이 늘어난다. 시간의 향유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데 골몰한다. 이 때문에 시간을 다루는 비즈니스적 관점의 혁신이 필요하다. 비즈니스의 러닝타임, 고객의 활성시간에 관여하는 방식 등을 더 고민해보자.
둘째, 소비가 아니라 모험을 위해 떠나는 고객을 주목하자. 스크린과 랜선의 편의와 안락을 마다하고, 구체적 찬미와 입체적 영감을 경험하기 위해 집을 나서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이해하자. 어떤 공간에 머무를 지가 자기다움을 나타내는 시대다. 어떤 지역과 공간의 흥망성쇠는 고객이 원하는 자아상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공간이 중요해진 시대, 고객 페르소나의 진정한 연구는 고객이 찬미하는 공간과 그 공간에서 고객이 느끼는 영감을 관찰하는 것에서 시작. 지역이 어필하는 감수성에서 공간 콘텐츠의 전달력을 높이는 적정기술, 콘텐츠의 장르적 코드까지 고심해야 한다. 고객에게 새로운 메시지와 부가가치를 전달하고 싶다면 공간을 매개로 고객접점을 모험으로 승화하는 기획을 해야 한다.
셋째, 대의에 눈뜬 고객을 주목하자. 지금은 1등과 2등을 나누지 안혹,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지 않는다. 사회가 정한 표준의 경계가 사라지는 시대. 이런 시대에 대의는 빛나는 가치다. 실제로 미시적 취향이 아니라 거시적 담론이 소비의 주요 화두로 자리매김하고있다. 이제 모든 비즈니스는 정직을 기반으로 고객이 자기다움을 실현하는 데 기여해야 함. 둘 중 어느 하나도 놓쳐서는 안된다.
신한카드 빅데이터 연구소가 관찰하고 발견한 가장 중요한 인사이트는 고객에게 있다. 고객이 왕이다라는 말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감각이 달라진 고객에게 주목하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고객은 더 이상 소비자가 아니다. 자기만의 시공간 감각과 자신만의 관점이 있는 주인공이다. 이들은 새로운 권리와 차원을 누리기 시작한 자기 생의 주인공이다.



'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엑스트로피  (2) 2024.11.24
현대사회 생존법  (8) 2024.11.21
커먼즈란 무엇인가  (10) 2024.11.14
재난에 맞서는 과학  (0) 2024.11.13
식량위기 대한민국  (9) 2024.11.12
Posted by dalai
,

침묵을 배우는 시간

인문 2024. 11. 17. 15:36

- 잘 알면 세마디로 족하다. 잘 모르니 서른 마디가 필요한 법이다. (한스 카로사)

- 말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은 성숙한 사람이다. 미성숙한 사람은 절대 말을 통제하지 못한다. (데마라투스)

- 함께 말을 나눌 뿐만 아니라 침묵할 수도 있는 친구는 하늘이 내린 선물이다. (크리스티나 프란체)

- 자문은 상대에게 선의의 조언을 해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러나 "선의 최악의 적은 선의다."라는 말이 있다. 코칭은 이 사실을 깨달이 조언을 줄이는 대신 상대가 스스로 생각하게 만든다.

- 직장에서는 입을 다무는 것을 권력이 없거나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유독 임원들이 말이 지나치게 많은 이유도 입을 다무는 것을 곧 권력이나 신분을 상실하는 것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식이나 권위가 부족하기 때문에 입을 다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침묵은 상대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소통방식의 일종이다. 그러니 당신 혼자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떠드는 것이 아니라 소통하고 대화할 마음이 있다면 적절한 시기에 입을 다물고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여보자. 

- 내가 말하지 않은 것은 한번도 내게 해가 되지 않았다. (캘빈 쿨리지)

- 말을 배우는 데는 2년이 걸리지만, 침묵을 배우는 데는 평생이 걸린다. (헤밍웨이)

- 동물은 반사작용만 한다. 하지만 인간은 자극과 반응 사이에 반사작용 외에도 이성과 인성, 결정이 있다. 그러니 좀 과장하자면 침묵할 줄 모르는 사람은 절반만 사람인 셈이다.

- 말을 하려거든 침묵보다 더 가치있는 말을 하라. (피타고라스)

- 침묵한 것에 대해서는 한 번쯤 후회할 수 있지만, 자신이 말한 것에 대해서는 자주 후회할 것이다. (이안 가비롤)

- 싸울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게 가장 황당한 상황은 싸울 의욕이 없는 상대를 만나는 것이다. 상대가 제 아무리 탄탄한 논리로 무장하고 권위를 내세워도 다 받아칠 자신이 있지만, 입을 꾹 다문 상대에게는 방법이 없다. 그만큼 침묵은 위력적이다.

- 상대가 무슨 말을 하든 일단 입을 다물고 생각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대답을 이미 알고 있을수록 더욱더.

- 대화에서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실수는 올바른 침묵의 순간을 놓치는 것이다. (프란츠 푀겔러)

- 영화에서 지혜로운 노인들은 과묵하다. 시나리오 작가들도 지혜와 힘은 소란함이 아니라 고요에서 온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영화감독들이 한가지 놓친 것이 있다. 과묵한 지혜가 꼭 나이때문에 생겨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 나이와 관계없이 남들이 떠들 때 입을 다물 줄 아는 사람은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인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클리어 씽킹  (3) 2024.11.24
똑똑한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질문하는가  (2) 2024.11.20
나에게 신경쓰기  (0) 2024.10.31
혼자일수 없다면 나아갈 수 없다  (2) 2024.10.24
당신이 너무 바쁘다는 착각  (2) 2024.10.16
Posted by dalai
,

20241117

Quote of the day 2024. 11. 17. 10:30

 

'Quote of the d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1119  (0) 2024.11.19
20241118  (0) 2024.11.18
20241116  (0) 2024.11.16
20241115  (0) 2024.11.15
20241114  (0) 2024.11.14
Posted by dalai
,

20241116

Quote of the day 2024. 11. 16. 10:17

'Quote of the d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1118  (0) 2024.11.18
20241117  (0) 2024.11.17
20241115  (0) 2024.11.15
20241114  (0) 2024.11.14
20241113  (0) 2024.11.13
Posted by dalai
,

- 아시아에서 위기의 규모는 상당히 컸지만, 경기침체는 V자 모양으로 전개되었다. 99년부터는 2세대 외환위기이후로 유럽에서 그랬듯이, 그리고 유럽에서와 비슷한 이유로 급격한 침체가 지나고 경기가 빠르게 회복됨.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한 것이 수출경쟁력을 크게 강화해, 경상수지가 크게 개선되면서 경기회복을 뒷받침. 그러나 유럽과는 달리 아시아의 신흥국들 중 일부에는 구제금융을 지원할 필요가 있었다. 바로 이런 사실이 아시아 지역의 금융위기가 유럽보다 훨씬 파괴적이었다는 것을 말해줌.
역사 전반을 통틀어 외환위기의 충격이 한 나라에만 국한된 경우는 거의 없다. 라틴아메리카, 유럽, 아시아에서 볼 수 있듯이 그 주변국들이 비슷한 운명을 맞이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국가들이 때로는 무역을 통해 서로 통합된다는 사실로도 외환위기의 지역적 특성을 설명할 수 있음. 한 국가의 통화가치를 극심하고도 빠르게 떨어뜨리는 위기는 이웃한 국가의 경쟁력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침. 또한 지리적으로 가까운 국가일수록 비슷한 재화와 용역을 수출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들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관계에 있으며 동일한 세계 공급사슬에서 한 부분을 차지함. 따라서 어느 한 국가가 자국 통화에 대하여 대규모 평가절하를 단행하면, 다른 국가도 수출경쟁력을 유지하려고 평가절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이웃한 국가들이 비슷한 문화와 언어를 공유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들이 비슷한 경제구조, 제도, 정책뿐만 아니라 비슷한 약점까지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 아시아 금융위기는 아시아 전역에서은행부문에 대한 전반적 신뢰가 부족해 널리 확산되었을 수도 있다. 
3세대 외환위기가 주는 중요한 교훈은 어느 한 국가에서 발생한 충격이나 위기가 다른 국가로 확산하는 전염성을 띠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아시아 금융위기는 남미 지역에서 대규모 자본유출을 불러왔다. 남미 지역경제가 아시아 지역경제와 구조족으로 다르고, 지리적으로도 멀리 떨어져 있으며 단계적 통로역할을 하는 무역 혹은 금융 관련 연결고리가 거의 없었는데도 말이다.

- 3세대에 걸친 외환위기는 정책입안자에게 다양한 교훈을 남김. 먼저 1세대 모델은 과도한 무역적자와 재정적자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 80년대 라틴아메리카 국가처럼 경제의 기초조건이 취약할 때, 투기꾼들은 경제붕괴를 예상하고 그 나라의 통화를 대량으로 매도하려고 했다. 2세대 모델은 92년 유럽 환율 메커니즘 위기에서 알 수 있듯이 고정환율 유지와 고용유지 사이에서 갈등이 있었기 때문에, 투기꾼들은 정책입안자의 의지를 시험하면서 외환위기를 일으킬 수 있었다. 따라서 신뢰할 수 있는 정책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이런 국가들은 경제의 기초적 여건이 건실해 위기를 피해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교훈은 3세대 모델에서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바로 전염성이다. 90년대 말 아시아 금융위기가 널리 퍼진데서 알 수 있듯이 투자자들은 신흥시장에서 핫머니를 빠르게 유출할 수 있다. 투자자들이 신흥국들을 하나의 집단으로 취급할수도 있기 때문에, 정책 입안자들은 자국경제가 위기를 촉발할 수 있는 무분별한 매도에 휩쓸리지 않도록 차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한다.

- IMF 보고서에 따르면, 무너진 경제가 장기적으로 회복될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에는 폭락이후로 10개월이 상당히 중요. 이 보고서는 정부가 느리게(4년 혹은 그 이상) 행동했을 때, 국민이 겪는 고통이 컸다고 전한다. 일본은 행동하는 데 8년이 걸렸다.
정부와 재무성이 신속하게 행동하지 않은 원인은 비공식적이고도 관계에 기초한 규제관행으로 상황의 진정한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것에서도 찾을 수 있다. 유령회사와 계열사로 부실대출을 넘기는 방식으로 장부를 꾸민 경우도 있었다. 은행이 부실채권을 장부에서 지울 때에도 담보물을 시장각격으로 평가하지 않고 구매가격에 회수한 것으로 처리하는 경우도 있었다. 아마도 재무성은 은행 사이를 떠돌아다니는 부실대출의 규모를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경제가 회복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헛된 희망 속에서 시간을 벌기 위한 필사적인 시도로 그와 같은 행동을 공모했을 것이다.


- 80년대 후반, 주식시장 상승과 저금리 기조로 저리의 자금이 경제 전체를 휩쓸었다. 86년 말부터 91년 초 사이, 투자와 자본지출은 일본 경제성장에서 자그마치 3분의 2를 차지. 이런 규모를 가늠하자면, 일본경제는 매년 한국의 GDP가 더해지고 5녀만에 프랑스의 GDP가 더해지는 수준. 그리고 이런 시절이 끝날 무렵, 일본경제는 유럽최대규모를 자랑하는 독일의 2배에 달했다. 
주식과 부동산 버블이 터지면서 90년대에 잃어버린 수십년의 첫번째 10년이 도래했다. 주택을 소유한 수백만명이 자신의 자산이 마이너스가 된 것을 깨달았다. 도쿄 주택가격이 워낙 비싸서 교외로 밀려난 많은 사람이 이제는 팔리지도 않는 집에서 직장까지 2시간이 걸리는 출근을 해야했다. 또한 경제성장률이 4%에서 1%로 급격히 하락하면서 이제는 18년마다가 아닌, 70년마다 2배씩 증가하는 소득에 적응해야 했다. 이것이 바로 일본인들이 경험한 잃어버린 10년, 아니 30년이었고 앞으로도 계속 경험할 경제성장의 둔화가 평균소득에 미치는 극적인 영향력이었다.
일본 은행들은 자산가격의 변동성에 취약해 부실대출을 흡수할 만한 여력이 부족했다. 공적 자금투입이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었고 자민당이 선거에서 승리한다는 보장이 없었기 때문에, 문제를 좀 더 신속하게 해결하고 시장에 대한 불신을 거두며 자본 적정성을 회복하기 위한 자본투입을 주저했다. 이는 시장과 경제가 회복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은 채 규제를 보류하고 뒤늦게 부실대출의 실제규모를 깨닫는 결과를 낳았다. 결과적으로 부실대출이 증가했고, 이로써 일본 은행들의 대차대조표가 손상되고 일본경제는 침체의 늪에 빠졌다.
- 성장을 회복하고 디플레이션을 퇴치하기 위한 분투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내 금융위기의 여파는 유난히도 고통스럽게 밀려왔다. 소비자들이 물가하락을 예상해 구매를 뒤로 미루며 수요를 위축시켰고 회복을 더디게 했다. 그리고 이는 오랫동안 고착될 수 있는 현상이었다. 아베신조 총리는 두번째 재임기간이던 12년부터 20년까지 아베노믹스라는 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일련의 개혁을 시도, 개혁은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지만, 일본경제는 체계적 금융위기의 오랜 충격이 어떠한지를 생생하게 보여줌.
일본 금융위기는 역사를 통틀어 다른 금융위기들과 공유하는 특성인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의 과열, 그리고 이에 따른 버블의 붕괴와 함께 촉발된 측면이 있다. 일본의 정책 입안자들은 대공황 당시에 저질렀던 오류들 중 상당수를 되풀이했다. 그들은 너무 느리고 소극적으로 대처해 디플레이션을 고착시켰고 폭락이 오랜 침체로 이어지게 했다. 특히 일본 경제는 30년에 걸쳐 성장이 둔화되고 디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회복이 더뎠다. 
동시에 일본의 폭락과 그 여파는 신뢰성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특히 일본경제는 30년에 걸쳐 성장이 둔화되고 디플레가 지속되면서 회복이 더뎠다.
동시에 일본의 폭락과 그 여파는 신뢰성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부여주었다. 일본 정부는 금융 시스템에 내재한 부실채권 문제를 해결하는데, 특히 은행 자본을 재조정하고 예금자를 위한 안전망을 강화하고 파산지경에 이른 은행을 관리하고 이들의 자산을 처분하는 임시기구를 설립하기 위해 공적자금을 이용하는 데 지나칠 정도로 늦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임. 재무성의 늦장 대처는 위기를 악화시키고 신뢰를 손상시켰다. 일본 국민들은 재무성에 대한 신뢰를 잃었고, 은행을 구제하기 위해 납세자가 낸 돈을 사용하는 것을 반기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정부는 일본경제를 멈추게 할 수도 있는 체계적인 은행위기에 직면해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음. IMF가 나서서 구제하기에는 일본경제의 규모가 너무 컸기 때문. 재무성이 신뢰를 잃은 것이 금융위기의 수습을 어렵게 만들었고, 그 고통이 오래가게 했다.

- 95년 빠른 주가상승은 연준의 관심을 끌었을 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이 닷컴버블이 그해에 시작된 것으로 보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많은 이들이 95년 8월 9일 넷스케이프라 신규상장을 한 것을 닷컴붕괴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넷스케이프라 네비게이터 브라우저를 통해 수익을 낸 적이 없다는 사실이 신규상장에서 주가가 2배 넘게 오르는 것을 저지하지 못했다. 넷스케이프의 기업가치는 그날 거래 마감시각에 27억불에 달했다.
모든 이들이 닷컴붐의 시작일이 95년 8월 9일이라는데 동의하는 것은 아님. 경제학자 브래드 드롱과 콘스탄틴 매긴은 98년까지는 의미있는 버블이 없었다고 주장. 그들은 나스닥에서는 99년에버블이 생성되었다고 생각한다. 당시 나스닥에서는 주식가치의 의미있는 상승을 뒷받침할 수 있는 중요한 뉴스가 될만한 사건이 없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가치총액이 2배넘게 증가. 또한 그들은 시장이 폭락할 때도 마찬가지로 이를 뒷받침할만한 중요한 뉴스가 없었다고 지적. 버블이 언제 시작되었는지, 왜 시작되었는지, 왜 터졌는지를 분석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작업이다. 우선 버블에 대한 분명한 정의가 없다. 때로는 버블이 터지는 것에 대한 다양한 원인이 제기되는데, 이것이 정책 입안자들의 버블분석을 어렵게 한다. 심지어 그린스펀도 결국에는 비이성적 과열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철회했다. 그는 시장이 "수백만 투자자들의 판단을 반영하고 있으며, 그들 중 다수가 주요 주가지수를 구성하는 기업들의 전망에 정통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흐름이 보이는 세계사 경제공부  (1) 2024.12.10
좋은 경제학 나쁜 경제학  (4) 2024.11.20
돈의 권력  (2) 2024.08.28
더 피아트 스탠다드  (0) 2024.08.06
7번의 대전환  (3) 2024.07.30
Posted by dalai
,

20241115

Quote of the day 2024. 11. 15. 07:08

'Quote of the d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1117  (0) 2024.11.17
20241116  (0) 2024.11.16
20241114  (0) 2024.11.14
20241113  (0) 2024.11.13
20241112  (0) 2024.11.12
Posted by dalai
,

역사의 쓸모

역사 2024. 11. 14. 07:21

- 역사는 아득한 식나 동안 쌓인 무수한 사건과 인물의 기록. 그야말로 무궁무진한 컨텐츠다.  그 안에는 수많은 사람의 삶과 그 과정에서 혀성된 문화의 흥망성쇠가 담겨 있다. 여러분이 어느 새로운 대상을 접하든, 어떤 일을 벌이든 역사에서 그 단초를 찾을 수 없는 것은 없어요. 음시고, 옷도, 우리 삶을 구성하는 주변의 모든 것이 역사 속에서 함께 발전해온 것이니까요.
역사를 골치 아픈 암기과목이 아니라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면 역사의 품으로 첫발을 디딘 것이나 다름 없다. 이제 보물이 가득 쌓여 있는 그 지도를 신나게 펼쳐보기만 하면 된다.

- 역사가 흘러가는 것을 보면 희망이라는 말이 조금은 다르게 다가온다. 말하자면 역사는 실체가 있는 희망. 아무런 근거 없이 조금 더 살아보자고, 버텨보자고 말하는 게 아니다. 단지 조금만 더 멀리 보면 좋겟다. 지금 당장은 두렵겠지만 나의 삶의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세상도 변하는데 나의 인생이라고 늘 지금과 같을까? 힘든 세상에서 희망마저 없다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동력을 잃어버린 것과 마찬가지.
스피노자는 "두려움은 희망 없이 있을 수 없고, 희망은 두려움 없이는 있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 말에 따르면 두려움을 느끼는 우리는 모두 어떤 희망을 품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 경주 사람들이 아침에 눈뜨고 일어나 농사를 지으러 나가면 무엇이 가장 먼저 보였을까요? 황룡사 9층 목탑이었겠죠. 이것이 선덕여왕의 바람이었어요. 신라인들의 마음을 모으는 것. 우리도 강해질 수 있다는 비전을 신라인과 공유하는 것이죠.
혼자만의 비전은 몽상이나 망상으로 그칠 수 있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됩니다. 조직이 움직이려면 비전이 있어야 합니다. 분명한 상을 보여주고 그곳을 향해 같이 가자고 설득해야 해요. 선덕여왕은 그 비전과 꿈의 상징으로 황룡사 9층목탑을 지은 것입니다. 실제로 선덕여왕은 이 탑을 완공한 뒤에 이렇게 선언합니다. "우리가 삼국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이 꿈은 결국 이뤄지지요. 신라는 660년에 백제를 제압하고, 668년에 고구려까지 물리칩니다. 가장 작고 힘없던 나라가 삼국의 주인공으로 우뚝 서게 된 것입니다.
저는 신라의 삼국통일, 그 발칙한 상상이 황룡사 9층목탑에서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선덕여왕은 불가능해 보이는 꿈을 가슴에 품고, 황룡사 9층목탑을 지었어요. 그렇게 꿈을 향해 한 발 내디딘 것이죠.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분명한 비전이 있었기에 혁신도 가능했습니다. 그저 지금 당장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 급급했더라면, 또는 강국이 되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만 있었다면 혁신은 이뤄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 그들이 김일성의 죽음을 슬퍼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경험의 공유라고 생각합니다. 6.25 전쟁이 끝난 뒤 북한은 그야말로 초토화되었습니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김일성이라는 지도자와 함께 북한 주민들도 일어선 것이지요. 풍족하지는 않지만 어떻게든 먹고살 만한 나라로 만들었어요. 그 세대의 북한 사람들이 김일성에 대해 갖고 있는 향수는 사실 김일성이라는 인물이 아니라 역경을 극복한 자신들의 젊은 시절과 그 성공과 연대감에 관한 것이라고 봅니다. 내가 살아온 시대의 지도자 김일성을 부정하는 것은 곧 그와 함께 그 시대를 견뎌온 나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것이죠.
태극기 집회에 나가는 어르신들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그들이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라는 이유로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할 때, 혹은 미국 국기를 들고 흔들며 친미구호를 외칠 때, 일부 젊은 사람들은 경악합니다. 그런데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박정희라는 지도자와 미국이라는 우방은 소위 빨갱이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주는 절대적 존재로 인식되었습니다. 이 두 축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세계에 자신도 속해 있던 거에요. 그런데 젊은 세대가 박정희 대통령을 부정하고 우방국 미국도 부정해요. 그들은 마치 자신의 세계가 무너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을 것입니다.

- 우리는 모두 언젠가는 죽습니다. 한 번뿐인 인생, 한 번뿐인 젊음을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하지 않는다면 역사라는 무대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겠어요. 저는 늘 사람들에게 역사에 무임승차하지 말자고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앞선 시대의 사람들에게 선물을 받은 뒤이어 이 땅에서 살아갈 사라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해주고 싶어요. 그리하여 훗날 눈을 감는 순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일생으로 답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역사를 공부하면 우리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맥락이 잡힙니다. 역사에서 인간의 자유는 늘 이기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이것이 바로 역사의 수레바퀴에요. 역사를 통해 우리는 사회의 변화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역사의 수레바퀴 안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문제란 별로 없습니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변화의 움직임도 알고보면 역사에서 그 문제의 뿌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좀더 폭넓게 사회문제를 이해하고 균형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되죠.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순간, 문제의 핵심을 바라보고 해결하는 원동력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또 한 발자국 나아갈 수 있는 것 아닐까요?

- 인류 역사에서, 그리고 우리나라 역사에서 첨예한 대립과 갈등은 언제나 존재. 제각기 다른 사람이 공존하기 위해서 꼭 거쳐야 할 과정인 경우도 있음. 그러니 나의이익, 내 집단의 이익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세요. 문제를 제기하세요. 다만 내가 추구하는 방향이 과연 옳은지, 역사나 인류의 발전가 맥을 같이 하는지는 반드시 짚어봐야 합니다. 역사를 통해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연습도 해야 하고요. 옳고 그름을 떠나 무조건 내가 속한 집단의 편에 서는 대신에 말입니다.
도처에 갈등요인이 널려 있는 현대사회를 사는 우리에게는 당면한 문제에 나의 온도를 몇 도로 맞출 것이지 조절할 줄 아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서인과 남인의 이념싸움처럼 허무한 싸움에 나의 열정을 쏟을 필요는 없습니다. 

'역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국의 탄생과 몰락  (2) 2024.12.12
5개 원소로 읽는 결정적 세계사  (4) 2024.12.10
노마드  (0) 2024.09.28
이주하는 인류  (0) 2024.09.28
증류주의 자연사  (0) 2024.09.01
Posted by dalai
,

커먼즈란 무엇인가

사회 2024. 11. 14. 07:20

- 커먼즈 이론가들과 활동가들, 삶의 방식을 바꾸기 위한 근본적인 전환의 패러다임으로 커먼즈를 주목하는 사람들은 커먼즈를 자원으로 바라보아서는 안된다고 힘주어 말한다. 영국에서 민중의 삶의 토대였던 커먼즈가 사라지는 과정을 추적한 역사학자 피터 라인보우는 "커먼즈를 마치 천연자원인듯이 말하는 것은 최선의 경우에라도 뜻을 오도하며 가장 나쁜 경우에는 위험하다"고 경고. 그는 "커먼즈는 활동이며,자연과의 관계로부터 분리될 수 없는 사회적 관계를 표현"하므로 차라리 커머닝이라는 동사형을 사용하자고 제안한다. 한편 철학자 안토니오 네그리는 커먼즈라는 일반명사 대신 공통의 것이라는 추상명사를 사용한다. 네그리에 따르면 "공통적인 것은 너와 내가 무언가를 함께 할 때 만들어지는 것"이며, 무언가를 함께 하는 활동 그 자체임. 

- 모든 것이 상품이 되어서 계산되고 교환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커먼즈의 감각은 볼품없이 쪼그라들었다. 사랑조차 소유의 형식으로밖에 이해하지 못하거나 손익을 계산하는 교환관계로 생각하는 불행한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 하지만 커먼즈가 우리가 전혀 모르는, 완전히 낯선 어떤 원리가 아니라는 사실, 반대로 우리가 언제나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 관계맺는 방식이며 삶을 꾸려온 공통의(커먼한) 원리라는 점은 중요한 포인트다. 우리 몸은 사실 이미 커머닝을 알고 있음. 길고 긴 인류의 역사에서 사람들은 언제나 누군가와 무언가를 함께 하고, 그를 통해 공통의 관계를 만들며 그 관계속에 거주해왔기 때문. 커머닝은 대화할 때, 누군가와 친구가 될 때 언제나 일어나는 활동이며, 우리가 함께 사회를 짓는 공동원리다. 게자다 우리는 유례없을 만큼 광범위하게 벌어지는 전 세계적 공통화(커머닝)의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 하딘의 논문은 세계적으로 5만번 넘게 인용되며 커먼즈의 지배적 담론을 만들었다. 한국에서도 이 내용은 고교 사회교과서에 실리고, 논술 문제로 출제되면서 커먼즈에 대해 굉장히 선명한 인상, 일종의 상식을 구축. 좀 황당한 사실은 하딘의 논문은 커먼즈를 다룬 것이 아니라는 것. 논문의 핵심내용은 감당할 수 없는 식량난이 벌어지기 전에 인구를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 그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목초지는 자기조절능력을 상실한 지구를 비유하는 장치였다. 하지만 하딘의 글은 그의 논지와는 무관한 방식으로 신나게 인용되며 제3세게 시장화를 추진하던 신자유주의에 학문적 정당성을 실어줌.

- 조선시대 마을은 민중이 생산활동을 조직하고 살림살이를 꾸리는 커먼즈의 기본단위였을 뿐만 아니라 중앙정부와 일정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자율적 단위였다. 사람들은 나라의 부세를 공동납부하고 지방행정의 부세 수취가 과중해지지 않도록 조절. 중앙정부를 상대로 지방관리의 부정부패를 고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음. 일본도 마찬가지. 막부시대 마을은 신사의 제사나 공동노동을 통해 강한 결속력을 만들었음. 특히 총촌이라 불리던 자치마을의 운영은 촌장의 지도아래 주민들의 회의로 결정되었고 마을내의 질서를 위해 규약을 만들거나 스스로 경찰권을 행사하는 일도 있었다고 함. 관개용수 관리를 직접하는 것은 물론 영주에게 바치는 공물을 마을 단위로 한꺼번에 청부받음. 자연재해 등이 일어나면 영주에게 공물의 감면을 요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모두 경작을 그만두는 것은 물론이고 이웃마을의 농민들과 함께 잇끼라는 농민의 난을 일으키기까지 했다.
이런 힘과 역량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의 기반, 즉 커먼즈에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로부터 비롯되었을 것이다. 집합적 노동으로 자연과 서로를 연결하며 구성되는 커먼즈는 함께 살아간다는 공통의 감각이다. 또한 삶을 자율적으로 통치하는 과정이자 역량이다. 이는 소수의 지배계급, 엘리트, 귀족에 속한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 즉 민중에 의한 것이다. 민중은 커먼즈에 기반해 자신의 살림살이를 통치했을 뿐 아니라 지배권력에 직접 대항했다.

- 자유롭고 평등한 삶, 커먼즈
서구의 역사를 인류의 역사로 구성하는 세계사에는 누락되어 있지만, 세계의 많은 곳에서 사람들은 커먼즈적 관계가 위계적 관계로 변질될 위험을 정확히 인지하고 주의를 기울였다. 1960년대 파라과이와 베네주엘라에서 생활하며 연구한 인류학자 피에르 클라스트르는 원시사회는 미개해서 국가에 도달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국가라는 지배장치를 거부한 사회라고 분석. 지배하는 자와 지배받는 자로 분리되지 않도록 내부의 사회적 장치를 발전시킨 것. 아프리카, 남미, 동남아에 존재하는 평등한 부족사회를 연구한 크리스토퍼 보엠은 이런 사회들이 발전시킨 평등주의가 권력 출현과 강화를 막는 신중하고 면밀한 감시와 견제의 지속적인 작업, 즉 잘짜인 전략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이야기함. 뛰어난 능력을 뽐내는 사람(권력의 원천)이나 재화를 갖고도 나누지 않은 인색한 사람(자본 축적)을 끌어내리기 위해 다양한 메커니즘이 고안되었다. 조롱과 구박, 유머와 같은 기술을 통해 숙련되고 능력있는 사냥꾼을 체계적으로 경시하는 문화, 사냥한 고기를 부족사람들과 나눌때 짐증을 잡은 사람이 아닌 무작위로 선택된 사람이 나눠주는 분배체계 등의 법률과 관습들이다.

- 17세기 유럽 계몽주의자들은 사회규모가 커질 때 초월적 권력을가진 국가의 등장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지만, 최근 고고학적 증거들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류 역사가 작고 평등한 수렵 채집사회에서 농경사회로 발달하고, 계급, 국가, 종교가 출현하고 산업자본주의로 이어지는 식의 일직선적 변화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 우리가 구석기 시대라 부르는 때는 이미 대규모 문명이 존재했다는 증거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불과 몇 세기전까지만 해도 오스트레일리아나 미국에서 같은 토템과 언어를 가진 원주민 캠프들이 대륙의 절반을 가로지르며 연결되어 있었다는 사실은 평등한 사회가 작은 규모에서만 가능하다는 믿음을 배신함. 또한 많은 곳에서 사람들은 중앙집중적 권력의 위험성을 예리하게 인식했고, 시기와 필요에 따라 권력을 조직하고 해체했다.
농업의 발달이 계급사회를 초래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님. 계급은 농업과 함께 출현했지만 많은 농부들은, 평등한 삶을 유지했다. 농업이 시작되고 계급이 출현할 때까지 수세기, 수천년이 걸린 곳도 있었다. 폭력배나 영주가 권력을 장악한 곳에서도 민중이 국가의 지속적 노예화와 군사적 습격에 끈질기게 저항하며 권력을 전복하거나 권력으로부터 탈주하는 상황은 반복해서 나타난다.
이런 사실들은 인간의 본성이나 문명의 진화에 대한 지배적 가설을 페기할 것을 요구. 많은 곳에서 사람들은 위계가 나타나는 다양한 가능성을 의식적으로 성찰하고, 더 즐겁고 자유로운 삶을 조직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했다. 커먼즈의 정치는 삶의 주권을 누군가에게 양도하지 않는 것이다.

- 생산양식으로 자본주의가 생산하는 것은 정확히 말하면 상품이 아니라, 상품관계를 통해 삶을 재생산하게 된 사람들과 그들의 관계다. 자본주의적 생산양식 속에서 사람들은 세계를 특정한 방식으로 바라보기 시작하고, 그 속에서 만들어진 특정한 욕망을 본능으로 여기기 시작함. 데 안젤레스의 말을 빌리자면 "포식자 자본주의 시스템은 우리의 감각마저 식민지"로 만든다. 사람들은 스스로 비싼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바로 이런 맥락에서 커먼즈는 사회 전환 키워드로 발견됨. 사회적 관계의 공통적 원리이자 삶의 양식이라는 의미를 넘어서 근대적 삶의 방식과 관계를 그 내부에서부터 침식하고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운동이라는 또 하나의 적극적인 의미를 품게 된다.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표현을 빌리자면 커먼즈는 삶의 공통원리일 뿐만 아니라 "현실의 상태를 지양하는 현실적 운동"으로 나타난다. 동시에 커먼즈는 세계를 하나의 방향성으로 진보시키고자 하는 시도가 아니다. 커먼즈는 세계가 언제나 우발적 복수의 프로젝트임을 인지하고 세계의 가변성에 몸을 적극적으로 집어넣어서 다른 방식의 세계 짓기를 지금, 여기서 시작하는 것이다.

- 15세기 말에서 16세기에 걸쳐 서유럽의 거의 모든 나라에서 부랑과 도둑질을 방지하는 법이 만들어진다. 늙어나 아파서 노동할 수 없는 가난한 사람에게만 거지면허를 부여하고, 면허가 없는 부랑자는 태형과 낙인, 감금과 강제노동은 물로 사형까지 부과하는 가혹한 조치였음. 그 잔인함 때문에 피의 입법이라 불린 이 새로운 법은 영국의 헨리 8세 때만 무려 7만 명이 넘는 부랑자를 죽음으로 몰아넣음.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임금노동을 자유의 상실로 여겼고, 임노동을 하느니 방랑하는 위험을 감수. 이어지는 17-18세기는 유럽국가와 지방정치체들이 빈민, 실업자, 게으름뱅이, 거지, 광인, 범죄자를 색출해서 감옥에 가두는 이른바 대감금의 시대임.  종합병원 혹은 교화소라 불린 이 거대한 수용시설에 파리에서만 시민의 1% 이상이 감금됨. 광인을 제외한 부랑자들이 수용소에서 풀려난 것은 산업발달로 노동력이 부족해지기 시작한 18세기 후반. 대부분 산업현장의 가장 싸구려 노동력을 편입됨.
가장 가난하나 사람들을 시설에 몰아 넣고 강제노동을 통해 교화하는 한편, 게으름을 악마화하고 부지런함을 찬양하는 정신교육이 사회 전체에서 대대적으로 벌어짐. 게으름은 인생을 파괴할 것이라고 협박하는 개미와 베짱이 우화의 다양한 버전들이 쏟아져 나옴. 사람들의 마음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로잡은 것은 바로 미국 건국의 아버지 벤저민 프랭클린의 시간은 돈이라는 설교였다. 

- 화폐는 사람들이 서로에게 의존하면서 만들어지는 공동체적 관계를 끊어내고 그것을 독립적인 개인간의 관계로 대체함. 교환은 등가로 여겨지므로 교환이 성립하는 순간 관계는 종료되고 어떤 빚도 의무도 남지 않음. 물론 현실에서 이런 의미의 칼 같은 등가교환은 일어나지 않음. 회사에서 거래처를 바꾸기도 하고, 누군가를 해고할 때는 갈등이 발생한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의 거래는 관계를 만듬. 그럼에도 시장의 이데올로기는 이런 감정과 관계를 지우도록 추동함.

- 커먼즈 운동은 경제(살림살이)의 목적을 이윤이 아닌 삶 그자체로 되돌리는 동시에 우리 삶의 방식을 우리 스스로 창안한다는 (즉 국가에 무언가를 요구하기보다 우리 스스로가 자율적 공통체의 통치자가 된다는) 두가지 의미에서 삶을 그 자체로 존엄한 것, 살만한 것으로 복구하고자 하는 시도. 운동의 목표는 생계 자립과 삶의 활성화가 가능한 기반을 구축하고 집단적 노동과 나눔을 우리 스스로 통치하는 것, 즉 삶의 자율적 기반과 역량을 회복하는 것. 이는 정치학자 하승우가 풀뿌리 민주주의라 부른 것과 강하게 공명함. 단지 운동의 전략이 아니라 "서로 뿌리를 단단히 얽어서 함께 살아보자는 생활의 전략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정치적으로 소외된 보통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조직하고 살림살이의 문제르 결정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요.

- 커머즈가 어려운 이유는 커먼즈를 감각하고 탐색할 때조차 우리가 여전히 주체와 객체를 나누고 커먼즈를 자원으로 여기는 근대적 언어와 습관에 갇혀 있기 때문. 마르크스의 표현을 빌리자면, 소유의 형식으로밖에 세상을 보지 못하게 된 사회에서 커먼즈를 재구성한다는 것은 "보고 듣고 냄새맡고 맛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사유하고 감각하고 의지하고 행동하고 사랑하는 일", 즉 "인간이 세계와 관계맺는 모든 법"의 새로운 구성을 의미. 게다가 그 새로운 구성은 커머닝을 통해서만 가능. 동료들과 함께 무수한 시행착오를 해나가는 가운데 커머닝의 경험은 우리의 집단적 존재를 확장시키고, 우리가 걷는 방식을, 시공간을 느끼는 방법을, 우리가 사고하고 감각하는 언어와 몸을 조금씩 흔들고 균열댈 것입니다. 처음에는 더듬더듬 천천히, 그러나 더 많은 사람이 연루될수록 점점 더 활발하게, 지금 여기서 무수한 방향으로 활짝 열린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면서요.



'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현대사회 생존법  (8) 2024.11.21
넥스트 밸류  (6) 2024.11.17
재난에 맞서는 과학  (0) 2024.11.13
식량위기 대한민국  (9) 2024.11.12
피크아웃 코리아  (8) 2024.11.08
Posted by dala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