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의 쓸모

심리 2021. 9. 4. 19:16

- 무언가를 믿고자 소망하고, 그것이 진실임을 간절히 바라고, 그것에 기대고, 그것이 더 낫게 느껴지면, 우리는 그 믿음을 위해 스스로를 속인다.....이는 오히려 관용, 그리고 인간의 친절함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마거릿 애트우드Margaret Atwood, (그레이스 ALIAS GRACE) 중에서)
- 사실 현실을 명징하게 바라보는 일은 우리를 더 나아지게 하는 게 아니라 더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 눈과 뇌는 '진실' 비즈 니스를 하지 않는다. 더 기능적인 비즈니스를 하는데, 현재 밝혀진 바에 따르면 자료 10억 개의 비트마다 999만 999천 60개의 비트를 제거한다. 거의 모든 정신 활동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일어난다. 우리는 보고, 듣고, 진실을 처리한다고 여기지만 대개는 그렇지 않다. 눈처 럼, 모든 영역에서 현실에 기능적으로 우선순위를 매기는 훌륭한 이 유들이 존재한다는 점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그렇다, 이는 우리가 진실을 놓친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한편 우리에게 현실적인 목표를 갖게 해준다. 즉 뇌는 우리가 살아남도록 돕고 기회를 찾아내며 배우자·친구와 잘 지내고, 자식을 기르고, 실 존적인 절망에 빠지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말이다. 진화의 관점 에서 보면, 객관적인 진실은 목표가 아닐 뿐만 아니라 목표에 이르는 길도 되지 못한다.
- 우리의 정신은 진실을 바라보게끔 설계되어 있지 않다. 오히려 현실의 조각들을 선별적으로 보여주고, 사전에 결정된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한다. 더욱더 최악의 사실은 우리에게 현실보다 '환상'을 심어주면서 모든 일을 행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우리는 집단, 가족, 혹은 스스로에게 기능적인 것을 보게끔 구슬려지는 순간조차 자신이 명징하게 생각하고, 합리적으로 행동하고, 진실을 위해 싸운다고 믿는다. 그것이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 나는 반갑지 않았던 사람을 만나도 늘 만나서 반가워”라고 말한다. 살고 싶다면, 그런 식으로 말해야만 한다. (J. D. 샐린저J. D. Salinger, 《호밀밭의 파수꾼The Catcher in the Rye))
- 진실을 말하라, 하지만 비스듬하게 말하라
성공하려면 돌려서 말해야 한다.
우리의 허약한 기쁨에는 그 빛이 너무 밝아서
진실은 그저 놀라게 할 따름이니
아이들에게 친절하게 설명하여 눈을 뜨게 하듯이
진실 역시 그 광채를 차츰차츰 드러내야 한다.
그러지 아니하면 모두가 눈이 멀고 말리니.
(<진실을 말하라, 하지만 비스듬하게 말하라 Tell all the truth but telll
slant>-에밀리 디킨슨
- "많은 거짓말이 우리가 상대방에게 상처주고 싶지 않거나, 상대의 생각과 느낌에 맞춰주고 싶어 하기 때문에 생겨납니다. 이는 우리가 신경 쓰는 사람에게 친절을 베푸는 행위이죠. 정직의 가치를 부인하는 게 아니라, 다른 무언가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 겁니다. 바로 다른 사람의 감정, 그 사람에게 충실하려는 태도 말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가까운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무척이나 규 칙적으로 거짓말을 한다는 사실은 놀랍지 않다. 드파울로의 말에 따 르면 “이런 보살핌의 거짓말, 친절한 마음씨에서 우러나온 거짓말은 애정 있는 사람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과도 같다.” | 이성이 “진실을 말하라, 결과는 신경 쓰지 마라" 라고 말한다면, 더 일찍이 고대에 형성된 뇌의 알고리즘은 이렇게 속삭인다. "사람들과 한데 어울리고, 관계를 맺도록 하라.”
이 두 가지 체계는 각기 다른 언어로 말을 한다. 하나는 명쾌하게 말하고, 다른 하나는 종종 암시적인 언어를 사용한다. 한 가지가 논 리에 호소한다면, 다른 한 가지는 편의성을 고려하라고 말한다. 전 자는 진실에 무척이나 신경을 쓰고, 후자는 그 결과에 신경 쓴다.
- 물론 팀과 조직을 망치거나, 비윤리적인 행동이나 괴롭힘 등으로 소송을 초래하는 부정직한 코치나 관리자도 있다. 거짓말이라고 하면, 우리 대부분은 단지 이런 유형만을 떠올린다. 하지만 누군가의 감정을 다치지 않게 하려고, 누군가로부터 최선을 끌어내고 지쳐 쓰 러지기 전에 지탱해주려는 다른 종류의 거짓말도 있다. 우리 대부분은 이런 '코치'를 높이 생각한다. 적확하게 표현한다면, 우리가 혐오 하는 거짓말은 타인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는 말이나 행동이며, 우리 가 찬사를 보내는 거짓말은 누군가의 성장을 돕는, 최고의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돕는 행위이다. 문제는 기만이 아니라, 기만 행위를 하 는 사람과 그 이유, 시기이다.
- 자애로운 기만과 긍정적인 자기기만을 악덕이나 약점이 아니라 어려운 상황에 대한 적응 반응'으로 여긴다면 우리 대부분이 - 엄청난 고통에 직면해 - 절망적인 진실보다 희망적인 거짓을 선택하는 장면을 떠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임마누엘 칸트처럼 진실이 희망보다, 건강이나 행복한 삶보다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의 땅에는 이런 용맹한 영혼의 소유자들에게 불리한 것들이 산적해 있다. 자연선택은 진실 따위에 관심이 없다. 무엇이 작동하느냐가 중요할 뿐이다. 우리의 생존 가능성은 세상을 장밋빛 으로 볼 때 더 높아진다. 미네소타주 로체스터에 위치한 메이요 클 리닉Mayo Clinic의 연구자들은 폐암 - 우리 아버지를 사망에 이르게 한 병이다-을 앓는 성인 534명을 대상으로 성격 검사를 시행했다. 연구자들은 긍정적인 시각을 지닌 환자와 비관적인 시각을 지닌 환 자로 나누었고, 긍정적인 환자들이 비관적인 환자들에 비해 6개월 더 생존했음을 알아냈다.

- 자네가 믿으면, 그건 거짓이 아니게 된다네. (조지 코스탄자 George Costanza, <사인필드 Seinfeld>)
- 현대 의학이 창안되기 훨씬 전에도, 이 지구상에 인간이 발생하기 훨씬 전에도, 동물들은 상해를 입고 병증을 느꼈다. 황새치나 거북이에게는 CT 장비도, 엑스레이 장비도 없다. 따라서 동물의 뇌는 그것이 행하도록 고안된 대로 행한다. 즉 뇌가 하게끔 되어 있는 일 을 한다는 말이다. 수많은 종족, 특히 코끼리, 늑대, 침팬지 같은 사 회적 동물에게 뇌의 알고리즘은 수백만 년 동안 시행착오를 거쳐 질 병이나 상해에 맞닥뜨렸을 때 다른 동물의 애정 어린 보살핌을 받도 록 학습되었다. 이것은 치료 행위는 아니다. 적어도 우리가 치료라고 규정하는 방식은 아니다. 하지만 이는 생존 가능성을 높인다. 병든 엄마 코끼리에게 의지하는 새끼 코끼리는 엄마 코끼리에게 버림받 거나 친족들에게 무시당하는 새끼보다 생존 가능성이 높다. 시간이 흐르면서 뇌에서 동물들에게 다른 동물을 돕도록 하고, 필요할 때 다른 동물을 신뢰하는 그리고 부양자에게 사랑하는 상대를 보호 하고 안정을 주도록 촉진하는 측면이 보존되어 전해졌다. 이 때문에 오늘날 우리는 자신이나 자녀가 아플 때, 그 질병 (상처)이 가족과 집단을 한데 묶는다는 점을 안다. 타인을 돕고, 타인으로 부터 도움을 끌어내는, 고대부터 형성된 뇌의 알고리즘은 단순히 현대의 최첨단 병원들과 강력한 약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사라지지 않는다. 이것이 전 세계 사람이 아픔에 시달릴 때 이해와 인내, 연민을 의사에게 바라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로지 논리와 이성만으로 현대 의약 체계를 구축하려 들 때 그리고 이런 현대적인 의료 시설에 있을 때 우리는 과학과 의학적 발견들에서 이득을 얻을 수는 있 겠지만, 치유의 약물에서 멀어졌다는 점을 본능적으로 알게 될 것이다.

- 원래부터 좋은 것, 나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생각이 그것을 결정할 뿐. (윌리엄 셰익스피어, 《햄릿 Hamlet》)
- 1984년,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에 위치한 제너럴모터스GM 사의 공 장은 문을 닫았다가 도요타Toyota 와 제휴하면서 다시 가동을 시작했 다. 이 일본 기업은 미국에 제조 발판을 마련하고 미국 시장을 파악 하고자 했고, GM은 일본의 제조 기술을 배우려 했다. 이 공장에서 는 신차가 아니라 도요타의 기존 모델인 코롤라 중 하나를 재브랜드 화한 제품을 생산했는데, GM은 이것에 지오 프리즘이라는 브랜드 명을 붙여 팔았다. 도요타 코롤라와 지오 프리즘은 기본 디자인이 같고, 자재도 같고, 같은 공장에서 같은 노동자들이 조립했다. 의도와 목적상 두 차는 동일했다. 전문 비평가들의 눈에도 동일한 성능을 발휘했다. 당연히 이 두 차는 소비자들에게 똑같은 인기를 끌 것이었다. 하지만 몇 년 후 도요타 코롤라와 지오 프리즘 사이에 세 가지 차이가 드러났다.
첫째, 코롤라는 프리즘보다 광범위하게 많이 팔렸다. 둘째, 더 놀 라운 사실로, 코롤라 운전자들은 프리즘 운전자들보다 유지 보수 문 제가 적었다. 마지막으로 코롤라 운전자들은 프리즘 운전자들보다 자기 차를 더 만족스러워했다.
지오 프리즘과 도요타 코롤라 사이에는 한 가지 중대한 차이점이 있었다. 바로 '가격'이었다. 코롤라는 프리즘보다 2,000달러 이상 가격이 더 나갔다. (이상하게도 프리즘은 저렴하게 시작한 것만이 아니었 다. 프리즘은 코롤라보다 빠르게 가치가 떨어졌다. 듀크 대학교에서 마케팅을 가르치는 데부 푸로히트Debu Purohit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5년이 지나자 프
리즘은 코롤라보다 평균가가 520달러 이상 더 떨어졌다.)
여러분은 '도요타' 라는 로고가 달린 차에 소비자들이 더 많은 가 격을 지불한다는 것, 즉 브랜드명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당연하다고 여길 수 있다. 이게 반드시 합리적이어야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재 차 말하건대, 이는 제품이 소구하는 이야기'가 소비자가 기꺼이 지 불하는 가격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보여준다. 어째서 이 차들의 가치 하락률이 서로 달라진 걸까? 어째서 프리즘 소유자들이 유 지 보수 문제가 더 많았던 것일까? 차는 철제 차체, 전선, 나사, 도색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 현실의 물리적 대상이지 심리적 술책이 아닌데 말이다. 1990년과 1997년 사이, 코롤라와 프리즘 소유자들에게 엔진 안정성, 변속 장치, 조향과 시동 장치, 차체 등에 대해 평가해 달라고 요청했더니, 프리즘 소유자들은 5점 중 4점을, 코롤라 소유자들은 5점 중 5점을 주었다. 근본적으로 동일한 자동차 간에 20퍼센트의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 연구자들이 참가자들에게 뇌스캔 검사를 시행하자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참가자들이 90달러짜리 와인 병에 든 10달러짜리 와인을 맛볼 때, 똑같은 10달러짜리 와인을 맛볼 때 보다 뇌의 한 부분에 딱 하고 불이 켜진 것이다. 내측 안와전두엽이 라는 이 부위는 우리가 쾌락을 경험할 때 활성화된다. 달리 말하면, 90 달러 병에 든 10달러 와인을 마실 때가 10달러 병에 든 10달러 와 인을 마실 때보다 더욱 즐거운 '경험'이 된다는 것이다.
비싼 와인이 더 낫다는 건 단순한 추론이 아니었다. 그들에게는 실제로 맛이 더 좋았던 것이다. 병에 든 와인은 똑같지만 사람들은 더 비싼 병에 든 와인에서 더욱더 쾌락을 끌어냈다.
- 도요타 코롤라와 프리즘, 저가 와인과 고가 와인, 정가를 주고 산 에너지 음료수와 할인가에 산 에너지 음료수 등 이런 소비재 이야기 에는 모두 플라세보 효과가 개입되어 있다. 더 많은 가격을 지불한 사람과 덜 지불한 사람 사이에 경험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이는 샤 도네이 와인 한 잔을 얼마나 즐기느냐와 같은 상대적인 차이뿐만 아니라, 음료를 제값 다 주고 샀을 때 풀 수 있는 퍼즐의 개수나, 비싸 게 주고 산 도요타 코롤라가 더 저렴한 자동차와 비교해 기능이 좋다는 것과 같이 객관적인 차이들도 설명해준다. 어째서 코롤라 소유주는 프리즘 소유주에 비해 자기 차량에 유지 관리 문제가 적다고 여긴 걸까? 데부 푸로히트는 코롤라 소유주가 프리즘 소유주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출했기 때문에 자기 차량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고 여겼다. 오일을 갈고, 타이어를 교체 하고, 자잘하게 수리를 할 때가 되면, 코롤라 소유주들은 즉시 성실 하게 문제를 해결하는데, 이는 그들이 차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해 서이다. 프리즘 소유주들은 비용을 덜 지불했기에 차에 가치를 적게 부여했으며, 이 차이가 결국 차 상태에서 객관적으로 측정되는 격차 를 발생시켰다. 즉 심리적 차이가 결국 물리적 격차를 발생시킨 것이다. 프리즘의 가치는 값비싼 쌍둥이보다 더 빨리 상각되었다.
- 고대 그리스인들은 생각을 무척이나 다른 두 가지 방식으로 설명했다. 바로 '로고스logos'와 '미토스mythos' 이다. 대략적으로 말하자면 로고스는 논리적, 실증적, 과학적 세계이다. 미토스는 꿈과 스토리 텔링, 상징의 세계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의 많은 합리주의자처럼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몇몇은 로고스를 찬양하고 미토스를 경시했 다. 논리와 이성은 우리를 현대적으로 만들어주고, 스토리텔링과 신 화를 지어내는 능력은 원시적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 이나 - 오늘날의 수많은 인류학자, 사회학자, 철학자를 포함해 - 많 은 학자가 그보다 더 복잡한 그림을 보았다. 미토스와 로고스는 뒤얽혀 있으며 상호의존적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자 사용하는 프레임과 메타포들은 우리 의 과학적 발견을 이루고 있다. 또한 이것들은 우리가 보는 것을 형 성한다. 우리가 지닌 프레임과 메타포가 변화하면, 세상 자체가 변 화한다. 코페르니쿠스 혁명에는 단순히 과학적 계산을 넘어서는 의미가 있었다. 우주에서 지구의 위치에 관한 새로운 이야기가 태어난 것이다. 다윈Charles Darwin의 진화론은 우리 자신에 대한 사고방식을 바꾸어놓았다. 창조에서 인간의 역할을 다시 쓴 것이다. 아인슈타인 Albert Einstein의 시각을 이해한 사람은 물리학을 뉴턴Isaac Newton 체 계에 국한시켜 이해하던 사람과는 다른 세상을 보게 되었다.

- 똑같은 애정이 존재할 수 없다면, 더 사랑하는 쪽이 내가 되기를. (W. H. 오든 W. H. Auden, <더 사랑하는 쪽The More Loving One))
- 사랑을 이렇듯 냉정하게 바라보는 게 고통스럽다면, 다음과 같이 생각해보라. 우리가 자가 복제 로봇을 설계해 머나먼 행성으로 보내살게 하고, 다시는 그것들을 보지 못한다면, 어떻게 해야 우리가 예 측하지 못하는 환경에서 그들이 살아남고 후손을 낳아 번창하게 할까? 로봇에 어떤 시스템과 욕구를 설계해 넣어야 할까? 먼저 로봇에게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을 것이다. 따라서 공포심을 심어준다. 공포심이 다양한 위협을 피하도록 가르치기 때문이다. 또 로봇들이 어린 자손을 보호하도록 만들고 싶을 것이기에 후손을 강하게 사랑하도록 프로그램한다. 서로를 파괴하지 않게 로봇에게 스스로의 욕구와 집단의 규범을 파악해 자기 욕구를 사회의 목적에 맞게 조정하는 감정들을 만들어줄 것이다. 자기보호 차원에서, 로봇들이 삶을 있는 그대로 순수하게 바라보도록, 혹은 재앙에 직면했을 때 살아남고자 발버둥 치는 일이 아무 소용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는 설계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최악의 험난한 환경에서도 로봇들이 살아남는 데 모든 것을 쏟아붓길 바랄 것이다. 죽기 일보 직전의 상황에 처해도 말이다.
이런 일들을 행하게 하도록, 우리는 이성적 분석과 적절한 인지 를 유일한 지배 원칙으로 심지는 않을 것이다. 한 번씩 이성이 끊기 게 하는 버그를 만들 것이다. 착각과 자기기만의 메커니즘을 설계해 넣을 것이다.
- 이렇게 설계자의 역할을 해보면, 우리의 목표가 특정 로봇의 목숨 을 구명하거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뇌에 심긴 현실 왜곡 체계로 인해 죽는 극소수의 로봇이 로봇 '무리'의 생존을 이끈다면, 우리는 이 버그가 성공적이라고 말할 터이다. 우리의 목 표는 개별 대상을 보존하는 것이 아니다. '종족을 보존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뇌가 늘 진실을 우선적으로 처리하도록 설계 된 편이 더 놀라울 것이다. 우리의 본능과 감정은 생존과 재생산의 문제를 해결하도록 진화했다. 이런 목표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게 하는 반면, 동시에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게도 한다. 사물을 이런 방식으로 교란시켜 보면, (우리가 설계한 가상의 로봇들처럼) 개별 자로서 우리는 유전자를 전파하도록 고안된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그다지 중요치 않은 톱니바퀴 하나일 뿐임을 알게 된다.
- 코미디언 조지 칼린 George Carlin이 언젠가 이런 말을 했다. 나보다 느린 속도로 운전하는 사람을 보고 멍청하다고 생각하고, 나보다 빨리 가면 미친 것 아니냐고 생각해본 적 없는가?"
- 심각한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들 일부가 현실에서 유리되어 있다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현실을 정확하게 바라본다는 것이 '반드시' 건강하다는 의미일까? 1979년에 심리학자 로렌 앨로이 Lauren Alloy 와 린 애브람슨lyn Abramson은 가장 흔한 정신질환인 우울증 환자들에게 이 질문을 대입해보기로 했다. 둘은 우울증 환자들이 건강한 사람보다 현실감각이 다소 떨어지는지를 살펴보았다. 실험이 준비되었다. 우울증 환자들과 우울증을 앓지 않는 사람들은 깜빡이는 초록 불빛 옆에 위치한 버튼을 누르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리고 불빛의 깜빡임이 버튼을 누르는 데 얼마나 영향을 미쳤 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우울증 환자들은 세상에 대해 비 현실적이리만큼 부정적인 관점에 고착되어 있으며, 이런 부정적인 착각이 이들을 의기소침하게 만드는 듯하다고 여겨진다.
앨로이와 애브람슨은 우울증 환자들이 깜빡이는 불빛이 버튼을 제대로 누르는 데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놀라우리만큼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발견하고 크게 놀랐다. 반대로 우울증을 앓지 않 는 사람들은 깜빡이는 불빛을 통제하는 자신의 능력을 계속 과신' 했다. 다시 말해 건강한 집단은 현실을 명징하게 바라보고, 우울한 사람들은 염세주의적인 착각 속에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두 집단 간의 차이가 유발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렇다, 오히려 건강한 집단은 '통제력에 대한 착각'을 지니고, 반대로 '건강하지 않은 대조군은 현실을 명징하게 바라보았다. 이 논문의 부제는 슬픔에 잠겨 있지만 더 현명한 이다. 이 연구보다 훨 씬 더 필연성이 짙은 상황에서 이루어진 후속 연구 역시 우울증이나 기타 장애를 지닌 사람들이 종종 현실을 훨씬 더 명징하게 바라본 다는 사실을 강하게 뒷받침한다. 이런 연구들은 나아가 우울증 환자 가 치료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면 - 상태가 나아졌을 때 실제로 통 제력과 자신감에 있어 훨씬 더 착각을 일으키고 자기기만을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 1980년대에 들어 점점 더 많은 심리학자가 정신적으로 건강한 것과, 세상을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일 사이의 기묘한 관계에 대해 보 다 섬세하고 차별적인 관점을 갖기 시작했다. 많은 학자가 어느 정 도의 자기기만은 반드시 해로운 것이 아니라, 이익이 되기도 한다고 본 것이다. 다시 말해 건강한 사람이란 긍정성이 두드러지는 방식 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이라는 말이다. 이 같은 사고의 주요 지 지자인 UCLA의 심리학자 셸리 테일러 Shelley Taylor는 이런 자애로운 자기기만을 긍정적 환상 positive illusions" 이라고 이름 붙였다.
긍정적 환상이 정신 건강에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은 즉시 회의주 의자들을 끌어모았다. 이들은 기분을 좋게 만드는 환상이 수많은 상 황에서 우리에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테면 도박판에서 과신은 무척이나 위험할 수 있다. 
- 남성들은 착각으로 인한 과도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어서 실패를 유용한 신호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한다. 이들은 새로운 프로젝트에 계속 착수하고, 계속 큰 액수의 모금액을 설정한다. 킥스타터에서 첫 번째 실패가 그다음 실패의 훌륭한 예측 요인이 되기 때문에, 이런 남성 중 많은 수가 실 패한다. 하지만 무척이나 많은 남성이 출전을 선언하고, 더 큰 액수의 모금액을 설정하고, 이들 중 일부가 마침내 성공' 한다.
전체적으로 연구자들은 이것이 기업적 성공에서 성별 간 불균형을 초래하는 하나의 요소라고 결론 내렸다. 여러분이 킥스타터에서 어떤 한 사람의 남성 혹은 여성의 성공 가능성을 측정해야만 한다.면, 여성을 고르는 게 낫다. 하지만 하나의 집단'이 성공할 가능성 을 측정해야 한다면, 남성 집단을 고르라. 착각에서 기인한 과도한 자신감은 수많은 개인' 남성에게는 무척 나쁘지만, 남성 '집단'에는 성공을 돕는 요인이 된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 조셉이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다고 그 누가 판정할 수 있겠는가? 그 누가 '로 뒤 로비네'라는 상표가 붙은 물이 헛소리' 라고, 아이폰 이 삼성 스마트폰보다 수백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혹은 고양 이에게 수천 달러를 들여 신장 이식 수술을 시켜주는 게 돈 낭비라 고 결정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조셉의 관계를 '가짜'라고 일컫는다. 면, 종교적인 사람들이 신과 맺은 관계가 '가짜'라고 무신론자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름없지 않은가? 수많은 종교적인 사람이 선의로 가득한 무신론자들에게 맞설 때 하는 말 같은 조셉의 대답은 이렇게 묘사하는 것이 공평할 듯하다. "내 입장에서 진실이라고 느껴지는 것을 어째서 당신이 판단하려 드는가요?”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돈 로리의 '사랑의 교회' 피해자들은 기자 와 검사들이 온정적인 우려를 표한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누군가 거짓말은 끝장이 나야 한다면서 우려해주었을 때, 몇몇 피해자들은 그 조직만큼 자기에게 돈보다 큰 가치를 제공했던 곳이 없다고 응답했다.

- 사랑은 나무와 같다. 스스로 자라고, 스스로 우리 존재 속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폐허에서도 죽지 않고 무성히 커 나간다. 신비로운 사실 하나는, 그것이 맹목적일수록 더욱 집요해진다는 점이다. 완전히 비합리적인 순간만큼 강력한 것은 없다. (빅토르 위고 Victor Hugo, 《노트르담의 꼽추》)
- 결혼하기 전에는 눈을 크게 떠라. 그러고 결혼한 후에는 눈을 반쯤 감아라. (벤저민 프랭클린)
- 다른 연구들에서 사랑에 빠진 사람은 현재의 상대를 과대평가하 는 것과 같이, 대안(다른 이성)이 지닌 미덕을 과소평가한다는 덜 매 력적이며 접근 가능성이 적다고 여겼다 사실이 드러났다. 애인과 의 관계가 가장 끈끈한 사람들이 잠재적 유혹을 가장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한 연구자가 썼듯이, "남의 집 잔디가 더 푸르러 보 인다 할지라도, 행복한 정원사는 그 사실을 잘 알아차리지 못한다." 최근 신경과학자들은 이런 몇 가지 자기기만을 유발하는 뇌의 처 리 과정을 알아냈다. 사랑에 빠졌을 때 뇌의 변화들은 액면 그대로 비판적 사고 능력을 손상시킨다(열여섯 살짜리를 사랑의 열병에서 끄집 어내기 힘든 건 이 때문이다). 흥미롭게도 모성애 역시 이와 똑같은 변화들을 촉발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성격과 특징에 관한 긍정적인 환상은 액면 그대로 상대의 결점에 눈을 감게 한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일컬어 “사랑의 콩깍지" 라고 부른다.
- 정신과 의사 이안 맥길크리스트 lain McGilchrist는 뇌가 스스로를 속이는 성향은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뇌의 반구 영역과 관계 있다고 보았다. 맥길크리스트에 따르면, 우반구는 스스로의 한계를 보다 잘 인식하고, 반대로 좌반구는 쾌활한 자기기만적 경향이 있다. 그래서 좌반구에 뇌졸중이 온 환자는 우반구가 제대로 기능한다면 대개 자 신이 뇌졸중을 겪었음을 알지만, 우반구에 뇌졸중이 온 환자들은 자신이 괜찮다는 착각을 한다. 맥길크리스트는 자기기만이란 스스로 통제력이 있다고 여기고 싶어 하는 좌반구의 비현실적인 욕망에 의해 크게 움직인다고 생각한다. 
- 최근 몇 년간 과학자들은 뇌가 작동하는 방식에 관한 종래의 모 형이 엄청나게 잘못되었음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눈이 카메라처럼 움직이며 세상을 받아들이고, 머릿속에서 그림을 만들어낸다고 상 상한다. 하지만 실제는 다르다. 세상을 바라볼 때 뇌는 우선 방향을 맞춘다. “지금 보는 저것을 내가 아는가? 전에 본 적이 있는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내가 아는가?" 즉 우리 뇌는 과거의 경험에 기반해서 보고 있는 대상에 관한 익숙한 모형을 찾는다.
어째서 세상을 보이는 대로 단순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이런 방식 으로 처리하는 걸까? 매 순간 전체 세상을 받아들이는 것은 두뇌의 처리 과정 측면에서 어처구니없을 만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시간에 뇌는 한 번에 많은 대상을 처리해야만 한다.
- 여러분이 운전을 하고 있지만, 주의력은 또한 조수석에 앉은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데도 쏠려 있다. 한정된 정신적 자원을 감각에서 뇌로 유입되는 기가비트 수준의 온갖 정보를 분석하는 데 바치기 보다, 받아들이는 대상과 관련한 기존 모형에 비추어 판단하는 편이 (적절하다면) 훨씬 효율적이다. 운전을 할 때 우리의 뇌는 끊임없이 이런 모형들을 생성한다. 좌회전을 하려고 신호 대기를 받아 차를 세우면, 뇌는 좌회전을 하는 동안 교통신호가 어떻게 될지에 관한 방대한 경험 창고를 이용한다. 이쯤에서 여러분은 “그런데 잠깐만요” 하고 끼어들 수도 있다.
"나무를 볼 때 내가 오직 하나의 나무, 즉 나무에 대한 내 정신적 모형을 보는 것 같지는 않은데요. 난 무수히 많은 다양한 나무를 볼 수 있어요. 죽은 나무, 살아 있는 나무, 자작나무, 단풍나무, 코코넛 나 무 등등요.” 여러분의 말이 옳다, 우리 뇌는 눈으로부터 유입되는 정 보를 가지고 뭔가를 한다. 다만 나무의 모습 전체를 취하려면, 그것 이 나무인지 판단하기 위해 방대한 양의 자료를 정신적으로 처리해 야만 하는데, 그러기보다 뇌는 어떤 나무에 대한 모형을 만들어내 고, 그 후 눈으로 들어오는 정보에 기반해 그것을 약간 수정한다. 이런 식으로 특정 나무가 지닌 세부적인 부분들을 그려 넣기 위해서 는 제한된 양의 자료만 있으면 된다. 나무라는 기본 모형'은 즉시, 무의식적으로 이전에 보았던 수만 그루의 나무들에 근거해 자동으 로 생성된다.
- 뇌의 속임수는 더 있다. 눈과 기타 감각으로 들어오는 정보를 거 의 처리하지 못하더라도, 실제로 보는 대상을 기존 모델이나 지식으 로 대체하더라도, 뇌는 우리에게 주변의 모든 사물을 받아들이고 있 다는 '환상'을 안겨준다. 누군가에게 당신이 사실 나무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나무에 대한 정신적 모형'을 보는 거라고 말해보라. 상대는 발끈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반응 역시 진화론적 관점에서는 완벽하 게 합당하다. 굳이 우리가 현실을 불충분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느낄 필요가 있을까? 진실이 과연 진화적 적합성evolutionary fitness에 도움 이 될까? 불완전한 진실이 어떻게 우리가 효율적으로 활동하고 짝을 찾도록 이끄는 걸까?

- 모두들 미쳐 있다. 그중 자신의 환상을 해석할 수 있는 자는 철학자라고 불린다. (앰브로즈 비어스 Ambrose Bierce)
- 조물주도, 국가도, 돈도, 인권도, 법도, 정의도 인류가 공동으로 상상하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다. (유발 노아 하라리 Yuval Noah Harari, 《사피엔스Sapiens》)
- 불람비카 사람들의 경험과는 대조적으로, 고스트 댄스에 참가한 미국 원주민들과 중국 의화단은 실패한 듯 보일 것이다. 방탄 부적 의 효능에 대한 존경 어린 믿음은 연기처럼 흩어졌고, 두 집단은 치 욕적인 패배로 고통받았다.
하지만 실제 이런 일화들이 남긴 유산은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의화단은 전쟁에서 졌지만, 중국에서는 서구의 제국주의 화 과정에 보다 극적인 전환점을 마련했다. 경제적인 의미에서 유럽 열강들의 중국 유린은 계속 이어졌지만, 더 이상 노골적인 점령을 목표로 하지 않았다. 오늘날 많은 중국인은 의화단 사건이 힘이 약 한 국가가 강대국들의 힘에 난도질당하기 직전, 지각 변동을 일으켰다고 여긴다. 고스트 댄스가 미국 원주민들에게 이점으로 작용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고스트 셔츠를 입을 무렵 원주민들은 수적으로나 화력으로 나 밀려서 미 연합군의 힘에 맞서 어떠한 저항도 계속하지 못했다. 그러나 오글랄라 수족의 족장 붉은구름이 언급했듯이, 이 운동은 부 족을 한데 불러모았고, 이들은 “희망을 낚아챘다.” 운디드니라는 명칭은 아직도 사람들을 결집시키는 슬로건으로 여겨지며, 미 원주민 들의 집단 정체성을 유지하게 해주고 있다
- 콩고의 그리그리, 수족의 고스트 셔츠, 의화단의 의화권은 모두 심리적인 목적을 수행한다. 이것들은 실재하는 위협에 맞서 부족의 저항 세력을 모았다. 이런 저항의 결과는 다양해서 때로 패배하기도 하고, 때로 승리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의례들은 적어도 집단이 화 합하고 집단행동을 촉진한다는 관점에서는 “성공적이다. 모두 부 족, 국가, 문화 수준에서 가시적인 이득을 창출했다. 방탄 의례는 전 세계에서 나타나는 수많은 의례 중 가장 극단적인 사례이지만, 어째서 수십억 명의 인류가 매일같이 무의미해 보이는 행위들을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의례는 대학사교 클럽의 신입생 신고식, 빵과 와인을 나누어 먹는 기독교의 성 체 의식부터 악수로 인사를 나누는 행위, 축구 선수의 득점 세리머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아우른다. 불람비카에서의 극단적인 상 황들은 어째서 의례가 어디에서나 발생하며, 종종 대를 거듭해 보 존되는지를 설명해준다. 의례는 인류에게 위험하고 예측할 수 없 는 세상을 다루는 방법을 제공한다. 또한 공동체, 순응, 용기를 창출 한다. 의례가 말 그대로 작용하는지 묻는 것은 핵심을 놓치는 일이 다. 의례는 심리적 수준에서 작용하며, 이따금 심리적 현실은 실제 현실로 나타나기도 한다. 후투족에 맞서 싸운 콩고 마을의 사례처럼 말이다.
- 집단이 어떤 의례를 함께 수행하면 참가자들은 소속감과 안정감을 부여받는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Emile Durkheim 은 이 를 집단 흥분collective effervescence' 이라고 지칭했는데, 오늘날에는 '사회 응집력social cohesion' 이라고도 불린다. 유대인이 지닌 특별한 회복탄력성을 생각해보라. 유대교의 복잡한 의례들과, 유대인들이 수세기 동안 종종 종교적·사회적으로 집단 박해를 받으면서 - 이런 의례들을 신실하게 수행해온 일은, 이들이 한데 뭉치고 살아남는 데 일조하는 중요한 요소였다.
최근 연구자들은 의례가 집단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수많은 증거를 밝혀냈다. 많은 의례가 다양한 개인들이 동시적 통합적 움직임을 수행하는 특징을 지닌다. 한 연구는 대학 조정 선수들이 동시에 다함께 노를 젓는 행위가 혼자 노를 젓는 것보다 엔도르핀을 더 많이 생성한다는 사실을 밝혔는데, 엔도르핀은 고통과 스트레스를 완화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유대감과 관련이 있다.
- 종으로 볼 때 인간은 강력하지도, 행동이 민첩하지도 않다. 날카로운 발톱이나 치아를 지니지도 못했다. 근육 또한 다른 수많은 증에 비해 적고 연약하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서로가 있다. 초기에 인간은 수천 년간의 진화를 겪으면서 이런 교훈을 습득했다. 이것이 자기기만하는 뇌가 우리가 한데 뭉치고, 서로를 위해 싸우고, 서로 를 보호하도록 부추기는 이유이다. 진화의 역사를 거치면서 우리는 유전자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고자 부족과 화합해야 하기에, 때때로 순수한 자기 보존의 논리를 뒤엎는다.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수백만 명의 사람이 “의미 없는" 의례들을 통해 무시무시한
초개체superorganism (생물학자 윌리엄 모턴 힐러William M. Wheeler가 사회적 동물의 군집을 하나의 유기체로 취급하려는 시각에서 만든 개념이다. - 옮긴이) 로 결합할 수도 있다. 오늘날 미국인이나 중국인, 아프리카인 등으 로 우리를 묶어주는 것, 다시 말해 국가의 기초에도 이와 같은 심리 적 힘이 작용한다.
- 수백만 명의 개인이 아니라 하나의 전체로서 행동하도록 촉진한다. 이스라엘 역사가 유발 노아 하라리는 이렇게 썼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두 명의 세르비아인들은 세르비아라는 국가의 존재, 세르비아 라는 조국, 세르비아 국기를 믿는다는 이유로 서로를 구하는 데 목숨을 걸 수 있다. 사람들이 창조하고, 서로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바깥에 존재하는 건 이런 믿음 말고는 없다." 물론 국가의 필요와 우선순위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한다. 국가의 이야기가 변화를 겪는다는 사실은 놀랍지 않다.
- 국가적 신화들은 반쪽짜리 진실이거나 새빨간 거짓말일 수 있다. 창조된 현실, 혹은 상상한 현실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한번 만 들어지면 - 그리고 수백만의 사람들이 집단으로 이것을 믿으면 - 현실이 되어간다.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Slavoji Tizek은 이런 종류의 거대하고 집단적인 거짓말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모든 것이 거짓이라면, 이 거짓은 우리가 그것이 거짓임을 아는 한, 우리가 처한 사회적 현실에 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 거짓이 아니라 해도 마찬가 지이다.”
국가를 탄생시키는 데 필요한 왜곡, 환상, 자기기만은 이례적인 수준으로 유용하게 기능한다. 국가라는 집단적인 허상은 우리에게 정체성과 목적의식을 공유시키고, 위대한 일을 달성하기 위한 응집력과 죽음의 위협에 맞서 우리 자신들을 방어할 의지와 능력을 제공한다. 우리 자신들을 하나의 국가로서 느끼지 않고서는 절대로 무역 이나 통화, 법 제도가 생겨날 수 없다. 조세 정책을 통해 국가 예산 을 확보할 수도 없다. 의용군 조직도 불가능하다. 미국이라는 이야 기를 듣지 않고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파시즘에 맞서 미국인들 이 함께 뭉치지도 못했을 것이다. 후버 댐 같은 거대한 사회 기반 시 설을 건설할 수도, 최초로 인간을 달에 보내는 기술을 계발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보았듯이 환상, 신화, 잘못된 믿음은 때때로 우리 삶에 기능적인 역할을 한다. 민족국가의 토대가 되는 신화들은 가장 드라 마틱한 사례들이다. 이런 자기기만은 더없이 영광스러운 문명들을 창출하는 역할을 했다.
- 신경과학자 V. S. 라마찬드란V. S. Ramachandran은 우리가 죽음을 상시 인지한다면 그것을 다룰 수가 없기에 초기부터 자기기만 능력이 발달한 것이라고까지 추측했다. 그에 따르면, 자기기만은 “심리적 방어 기제" 로서 발전했다. “죽음의 공포를 피하기 위한 대응 전략'으로서 말이다. 부정과 환상, 자기기만을 이용해 존재론적인 두려움을 피할 수 있는 인간은, 현실을 명징하게 볼 수 있는 인간에 비해 진화적 이점을 지닌다. 자기기만이 기능적이게 된 것이다.
- 이따금 죽음에 대한 상기는 사람들에게 사회적 규범, 다시 말해 자기 문화에서 '좋다'고 간주하는 것을 더욱 강하게 지지하도록 부추긴다. 솔로몬은 이를 위협에 맞닥뜨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 집단 혹은 문화가 지닌 “확실성” 으로 들어가는 것이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우리는 필멸의 존재일 수 있지만, 우리가 속한 집단이나 문화는 내가 죽은 뒤에도 살아남는다. 일종의 불멸성을 제 공하는 것이다.
애리조나주의 판사들은, 먼저 자신의 필멸성을 깨달은 경우, 그 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성 노동자들에게 가혹한 판결을 내렸다. 이 차이는 유의미하다. 문화적 규범을 어긴 여성의 행동을 평가해 달라 고 요청했을 때, 죽음의 공포를 느끼는 판사들이 죽음을 의식하지 않은 판사들에 비해 9배나 더 큰 제재를 가했던 것이다. 죽음을 의식하는 사람들은 또한 친사회적 혹은 문화적으로 승인된 행동을 한 사람들에게 훨씬 더 관대하게 '보상' 했다. 이 두 사례를 보면, 자신의 죽음을 의식한 사람들은 마치 자신이 속한 문화적 규범을 옹호하는 행위들을 신봉하는 듯 보인다. 이들은 문화적으로 승인된 행위에는 더욱 기꺼이 보상을 주고, 문화적 규준 에서 일탈된 행동에는 더욱 가혹하게 처벌했던 것이다.
- 철학자들은 죽음과 임종이라는 맥락에서 자기기만에 관한 의문들을 고심했다. 스티븐 케이브Stephen Cave는 '죽음의 패러독스'에 관해 말했다. 우리는 언젠가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실제 임종에 대해서는 실감하지 못한다. 임종을 생각할 때, 우리는 관찰 자의 역할과 관찰당하는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죽지 않은 누군가가 죽어간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상상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들 대다수가 단순히 죽음에 대한 생각을 회피한다는 데 도전하는 개념이기도 하다. 인도의 서사시 《마하바라타Mahabharata)에 세상에서 가장 큰 패러독스란 우리가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알지만, 절대로 다음번이 자신의 차례임을 믿지 못하는 것이라고 표현 되어 있듯이 말이다. 간단히 말해 우리의 정신은 비존재非存在를 직관하도록 설계되어 있지 않다. 스페인의 철학자 미구엘 드 우나무노Miguel de Unamuno는 이 문제를 간단명료하게 묘사했다. “무의식을 묘사하는 것으로 의식을 채우려고 해보라. 불가능함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것을 이해하고자 하면 극도로 고통스러울 만큼 큰 현기증이 날 것이다.”
- 한때 분노한 신을 바탕으로 했던 많은 종교는 사랑과 용서의 신에 관해 말하는 신앙으로 변화했다. 〈구약의 신과 신약의 신의 차이를 생각해보라. 선량한 신은 분노한 신이 제공하는 수준의 사회 응집력과 윤리적 강제성을 제공하지는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 많은 사회는 더 이상 응집력과 윤리적 지침을 제공하고자 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제 효율적인 국가적 지역적 법규들이 완벽하게 시민의 자부심을 이끌어내고, 윤리적 규준을 밀어붙이는 것이다. 분 노한 신이 “똑바로 줄을 서라고 명하는 기능적 필요성은 약화되고, 종교 - 특히 산업화되고 부유한 국가에서는 점차 학교 바자회, 보육 서비스, 세속적이지 않은 형태의 정신 치유 요법 등 각기 다른 일련의 사회 기능들을 제공한다. 종교는 여전히 기능을 발휘한다. 과거와는 다른 기능들을 제공하는 것뿐이다.
이는 어째서 잘 굴러가는 국가들에서 조직적인 종교가 엄청나게 쇠락했는지, 가난과 불평등(때로 사회적 갈등)으로 분열된 국가에서 종교적 신앙이 계속 번영하는지를 설명해줄 수 있다. 스칸디나비아 인들은 정부, 훌륭한 사회 복지 시스템, 고도로 기능하는 자치구들을 깊이 신뢰한다. 이곳은 세계적으로 가장 신앙 지수가 낮은 곳 중 하나이다.

- 인간에게는 매일매일을 살아가는 것으로 충분치 않다. 우리는 초월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탈출해야만 한다. 의미를 이해를, 설명을 필요로 한다. 삶의 모든 패턴을 알아야만 한다. 희망을, 미래 감각을 필요로 한다. (올리버 삭스Oliver Sacks, <뉴요커〉에 실린 '변화된 상태Altered St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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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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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각은 조현병처럼 정신질환이나 각성제와 같은 약물의 영향으로 나타나는데 뇌 질환으로도 발현될 수 있다. 시각중추가 있 는 후두엽에 장애가 발생하면 환시, 즉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이나 존재하지 않는 대상을 보는 현상을 종종 관찰할 수 있다.
뇌종양과 혈관 장애로도 환각이 발생할 수 있고, 흔히 광우병 으로 알려진 크로이츠펠트 -야코프병(Creutzfeld-jakob Disease, CJD)에 걸린 환자에게서 최초로 나타나는 증상이기도 하다. 또 최근 주 목받는 레비소체 (Lewy body) 치매라는 파킨슨증(Parkinsonism, 파킨슨병 의 주요 증상은 떨림, 근육강직, 느린행동, 걸음걸이 이상 등이다. 의학적으로 이러한 증상 자체를 파킨슨증'이라고 부르는데, 파킨슨증이 나타나는 병은 파킨슨병 이외에도 다양하다)과 관련이 깊은 질환에서도 환시를 경험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측두엽에는 다양한 기능이 있어 이 부위에 병변이 발생하면 다 채로운 환각을 경험하게 된다. 청각중추로 인해 환청이 일어나는 사례도 있다. 그 밖에 환취와 환미, 처음 본 대상을 이전에도 봤다고 느끼는 기시감, 반대로 익숙한 풍경을 처음 봤다고 느끼는 미시감 등도 일어난다. 모두가 타는 듯한 이취(異臭)를 느끼는 환취는 측두엽뇌전증의 전조로 의학계에서는 이미 유명한 증상이다.
- 뇌하수체는 대뇌 아래쪽에서 뻗어 나와서 비강과 눈 안쪽에 자리 잡고 있다. 우리 뇌의 호르몬 사령탑으로 시상하부 와 밀접하게 연관된 내분비기관(호르몬을 분비하는 장기)이다. 성장 호르몬과 성선 자극 호르몬, 갑상선 자극 호르몬, 부신피질 자극 호르몬 등을 분비한다.
뇌하수체 종양이 커지면 바로 옆을 지나는 시신경을 아래쪽에 서 압박해 시야가 좁아지고 눈이 침침해진다. 뇌하수체 종양으로 성장호르몬이 대량으로 분비되면 막시미누스와 같은 거인증이 생길 수 있다. 현재 치료법은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는데, 복합적 인 이유로 수술을 할 수 없을 때는 약물요법과 감마나이프(Gamma Knife Radiosurgery) 등의 방사선 치료를 시행한다.
감마나이프란 헬멧 모양 기구에 201개의 코발트60을 나열한 장치다. 한 개 한 개의 방사선 에너지는 약하지만 뇌의 병변이 생긴 부위에 집중시켜 고에너지를 조사하는 치료법이다. 작은 종양 과 이상 혈관이라도 나이프(메스)로 절제하듯 처리할 수 있어 '감마나이프' 라고 부른다.
막시미누스 트락스 황제 시대에는 이 수술이 없었기에 비대해진 종양이 시신경을 압박하거나 성장호르몬을 비롯한 다른 호르몬에도 나쁜 영향을 미쳐 뇌와 몸이 차츰 엉망이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몸과 마음이 불안정해지고 성격도 점점 더 괴팍해졌을 공산이 크다. 사람이 얼마나 커야 '거인증'으로 분류할 수 있을까? 소년기에 연간 성장 속도가 2년에 걸쳐 평균키의 2표준편차 이상, 즉 100명의 동급생 중 상위 두 번째 안에 드는 속도로 키가 자라 남자는 185센티미터, 여자는 175센티미터가 넘으면 거인증으로 본다. 키가 210센티미터가 넘는 사람은 거의 예외 없이 뇌하수체 종양이 있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성장호르몬 분비 과잉이 사춘기에 일어나면 뼈도 계속 자라 거인증이 되는데, 뼈 성장이 멈추는 성인이 되고 나서 일어나면 몸 끝부분만 자라는 말단비대증으로 진행한다. 눈썹이나 턱이 튀어나오고 코가 커지고 혀가 두툼해지며 손발이 솥뚜껑처럼 거대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는 질병이다.
- 뱀독은 뱀에 물린 동물의 출혈이 멈추지 않게 되는 출혈독'과 신경이 내린 지령이 근육에 전달되지 않게 하는 신경 독'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살모사와 반시뱀, 방울뱀과 같은 맹독 성 뱀이 지닌 독은 출혈독이다. 아름다운 얼굴로 얼핏 보면 잠자 는 듯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게 해주는 것처럼 보이는 독은 신경 독으로, 코브라와 바다뱀의 독이다. 훗날 클레오파트라의 최후 장 면을 묘사한 그림에는 코브라나 코브라의 친척이 자주 등장한다.
뇌와 척수에서 나온 신경은 근육과 만나는 곳에서 아세틸콜린 (Acetylcholine)이라는 물질을 분비하여 근육에 지령을 전달한다. 신 경종말에서 나온 아세틸콜린이 근육 표면에 있는 수용체, 즉 전 기 코드에 비유하자면 플러그의 소켓에 해당하는 콘센트 부분에 연결되면 근육이 반응해 수축한다. 이 소켓을 신경접합부라고 부르는데, 코브라와 같은 신경독은 콘센트 부분을 차단하여 아세틸 콜린이 올바른 지령을 전달하지 못하게 한다. 코브라에 물린 사람이 마치 꿈꾸는 듯 몽롱한 표정을 짓다가 마침내 손발이 마비되고 호흡에 관여하는 근육이 기능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되는 것은 그런 연유에서다. 실제로 코브라에 물 렸다가 가까스로 살아난 사람들은 속이 울렁거리고 극심한 통증 과 호흡 곤란으로 고통스러운데, 근육이 마비되어 어떤 표정도 지을 수 없고 말도 할 수 없고 고통으로 몸부림칠 수도 없어 죽을 만큼 괴롭고 답답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사람이 코브라에 물리면 즉시 눈꺼풀 등의 얼굴 근육에 이상이 생겨 몽롱하게 졸린 듯한 표정을 짓게 된다. 클레오파트라의 시 신을 본 사람들이 그가 편안하게 잠자듯 저세상으로 갔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와 반대로 공기 를 들이마시지 못해 가슴을 쥐어뜯고 싶을 정도로 괴로운데, 아 무리 손을 허우적대려 애써보아도 손끝 하나 움직일 수 없고 숨이 끊어지듯 극심한 통증을 느끼면서도 고통스러움을 나타내는 표정조차 지을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방울 뱀 등의 독에는 마약과 같은 작용을 하는 오피오이드 펩타이드(Opioid peptide) 성분이 들어 있다고 하니 어쩌면 클레오파트라의 몸속으로 코브라의 독이 들어갈 때 고통을 덜 느끼게 해주는 물질이 함께 흘러들어갔을 수도 있다.
- 신경근 접합부에 작용하는 화학물질은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 약으로는 수술 등 각종 시술을 받을 때 사용하는 근이완제가 있다. 근이완제 성분의 약물은 전신 마취할 때 근육을 마비시키는 역할을 한다. 목으로 기관 삽입 처치를 하 거나 수술 중 메스 등의 자극으로 근육이 불필요하게 수축하지 않도록 근이완제를 처방한다.
살충제는 아세틸콜린 수용체와 결합해 떨어지지 않고 근육을 수축시킨 상태를 유지하여 벌레를 죽인다. 이 효과를 극대화한 약물이 옴진리교가 사용한 사린과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이 이복형 김정남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암살할 때 사용 한 VX 가스'다. 옴진리교가 사용하려 했던 보툴리눔(Botulinum) 독소는 신경 말단부터 아세틸콜린이 나오지 않게 하는 물질이다.
그 밖에 독가스와 독버섯 등의 독소에도 신경근 접합부에서 아세틸콜린 작용을 방해하는 종류가 많다. 참고로, 코브라의 천적 몽구스의 몸에는 아세틸콜린 수용체 속 결합 부위의 수가 많아 코브라 독에 내성이 강하다.
- 종양은 세포가 제멋대로 증식해 덩어리를 이루며 커 지는 질병이다. 종양 중에 증식 속도가 빨라서 주위 조직으로 쉽 게 번지거나 멀리 떨어져 있는 장기로도 이전되는 종류가 암이나 육종(肉腫)으로 불리는 악성 종양이다. 피부에 생기는 사마귀처럼 침윤(浸潤, 염증이나 악성 종양 따위가 번져 인접한 조직이나 세포에 침입하 는 일)이나 전이가 일어나지 않으면 양성 종양이라 부른다. 대장 용종(polyp)처럼 크기가 크면 대개 양성이지만 암세포가 섞여 있을 때도 있어 현미경으로 용종을 병리학적으로 검사해 악성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뇌종양에도 악성 종양과 양성 종양이 있다. 거슈윈이 않았던 교모세포종은 의학 기술이 발달한 오늘날도 치료가 쉽지 않은 악성 종양으로 분류된다. 대부분 뇌종양은 신경세포가 종양화하지 않고 교세포(Glia cells)라는 신경세포의 작용을 지원하는 세포와 뇌를 덮은 수막에서 발생한다. 수막종은 거대한 크기로 자라기도 하는데, 어쨌든 양성이다. 종양이 뇌 어딘가에 발병하면 그 부분에 있는 신경 시스템 작용에 장애가 생기거나 자극받아 다양한 증상이 발생한다. 더들리 파운드 원수나 조지 거슈윈에게 나타난 편마비는 반대쪽 대뇌 반구의 운동영역 자체 또는 운동영역에서 시작된 운동신경 경로에 비대해진 종양이 영향을 준 상황으로 판단된다. 또 거슈윈이 느낀 '고무 타는 냄새'는 앞에서 소개된 도스토옙스키 이야기에서 설명 한 측두엽 자극 증상이다. 의식 상실도 측두엽 자극 증상으로 나 타날 수 있다.
참고로, 도스토옙스키에게 종양이 있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 다만 진행 경과와 증상으로 미루어 보건대 거슈윈처럼 그 역시 악성 뇌종양을 앓았을 가능성이 크다.
- 연합국 수뇌들이 모두 모인 카이로회담과 테헤란회담에서 루 스벨트 대통령은 눈에 띄게 수척해진 기색을 보였다. 1943년의 상황이다. 감기가 떨어지지 않아서'라는 변명으로 둘러댔으나 이후 '미국 대통령 건강 이상설'이 나돌았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잠시도 쉬지 않고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는 A형 성격'이다. 여기서 A형 성격이란 혈액형이 아니라 1950년대 미국에서 생명보험회사가 성격과 심장혈관 질환과의 관계를 조사해 만든 성격 분류법의 한 유형이다. 이에 따르면 심근경색과 협심증 등은 향상심이 강하고, 성격이 급하고, 공격성이 강한 사람에게 발병하는 사례가 많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런 사람은 뇌혈관 질환을 일으킬 확률이 높다. 전문가들은 이를 A형 성격으로 분류했다.
이와 반대로 한 자리에 진득하게 앉아 일하며 인생을 즐기고 승패에 집착하지 않고 스트레스를 그다지 느끼지 않는 유형은 B형성격에 속한다. B형 성격은 뇌와 심장혈관 질환 발병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다. 걱정을 달고 사는 새가슴인 사람은 C형으로, 암에 걸리기 쉽다는 주장도 있다. 한데, 흥미롭게도 루스벨트 대통령은 물론이고 정치인 중에 유독 A형 성격이 많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두꺼운 잎담배를 매일 스무 개비가량 말아피우는 골초로 동맥경화 증상을 보였을 확률이 높다. 진주만 공습 무렵 그의 혈압은 188/105mmHg로 기록되어 있다. 그때 이미 중증 고혈압 환자였다고 보아도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부쩍 기력이 쇠약해진 모습을 보였다. 1944년 1월, 차기 대통령 선거가 임박한 제3기 마지막 해 무렵이었다.
“대통령은 아침부터 무척 피로해 보였다. 대화 중 그는 수시로 졸았고, 가끔 서명 도중 잠시 의식을 잃기도 해서 괴발개발 휘갈 겨 쓴 서명이 남아 있다.” | 이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당시 상황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 의 목격담이다. 또 다른 기록에는 “고혈압 증상인 아침나절의 두통도 이 무렵 나타났다” 라고 기록돼 있다.
- 파킨슨병은 뇌간의 흑질 이상으로 도파민이라는 화 학물질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흑질은 뇌간에 있는 신경세포 집단으로, 이름으로도 알 수 있듯 검은색을 띠고 있다. 왜 검은색일까? 세포에 멜라닌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 세 포는 도파민을 생성한다. 뇌 등의 신경조직은 컴퓨터와 비슷하다. 반도체 소자 사이의 연락은 전기신호로 이루어지듯 신경세포가 다른 세포에 신호를 전달할 때는 신경섬유 말단에서 화학물질을 방출해 신호를 전달한다. 이러한 역할을 하는 화학물질을 신경전달물질이라고 부른다. 흑질세포가 대뇌 기저핵에 신호를 보낼 때는 도파민이 신경 전달물질이 된다. 파킨슨병 환자의 뇌 속에는 도파민이 부족하다. 그러므로 도파민을 약물로 처방하면 치료할 수 있을 것 같다. 단순하게 생각하자면 그렇다는 얘기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몸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우리 뇌에는 화학물질에 따라 혈액 속에서 그대로 뇌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 혈액뇌장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도파민도 혈액에서 대량으로 뇌에 들어가면 환각과 경련, 구토, 식욕 부진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아무리 뇌 속에 도파민이 부족해도 우리 몸은 도파민을 혈액뇌장벽으로 쉽게 통과시키지 않는다. 혈액뇌장벽을 통과한 후 도파민으로 변화하는 L-도파(L-DOPA)라는 약물을 사용하게 된 것은 그래서다.
- 암살 미수사건처럼 격렬한 정신적 흥분을 느끼는 상황에서는 굼떠졌던 동작이 마법처럼 민첩해지는 증상을 파킨슨병 환자에 게서 관찰할 수 있다. 제대로 걷지도 못하던 환자가 화재가 발생 하자 걸음아 나 살리라며 엄청난 속도로 피신했다는 이야기도 있 다. 또 1995년 일본 고베 지역을 강타한 한신·아와지 대지진 당시 고베의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던 의사의 증언에 따르면 20퍼센트 의 환자가 지진 직후 일과성 증상 개선을 보였다고 한다. 이는 역 설적 운동증(Paradoxical kinesia)이라는 현상이다.
재해뿐 아니라 누구나 기뻐서 날뛸 정도의 커다란 환희를 느껴 도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 이 병은 혀와 목 근육이 마비되어 혀가 잘 돌아가지 않게 되고 말을 할 수 없게 되어도 두뇌 기능은 대체로 멀쩡하다. 2018년 3월에 세상을 떠난 영국의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Stephen William Hawking, 1942~2018) 박사는 젊은 시절 이 병을 진단받 았다. “나는 행운아다. 뇌는 근육이 아니니 말이다."
그토록 가혹한 운명에 맞닥뜨리고서도 그는 이렇듯 재치 있는 입담과 여유로 대처하며 역경을 헤쳐 나갔고 쉼 없이 연구에 몰두하여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요즘에는 컴퓨터 기술을 활용한 의사 전달 장치가 발달해 호킹 박사는 학문 연구와 저술 활동에 매진할 수 있었으나 마오쩌둥의 시대에는 그런 장치가 없었다. 
- 최고 권력자가 치매 등의 질병으로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 아마도 그 자리를 차지 하려는 사람(들)이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일 것이다. 한데 때론 직 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허수아비 지도자가 차라리 낫다고 여겨지는 상황도 있는 모양이다.
1970년대 소비에트 연방은 서방을 따라잡지 못해도 시민 생활은 그럭저럭 넉넉해졌고 국내의 혼란도 차츰 안정을 찾아갔다. 이런 상황에서 브레즈네프가 갑자기 죽으면 난감해질 사람이 하나둘이 아니었다.
공산당과 정부 요인 등은 노멘클라투라(Nomenklatura)라고 불리 는 '붉은 귀족'이 되어 사회주의 국가에는 있을 리 없는 특권계급 을 형성했다. 고인 물은 썩는 법, 이 특권계급은 차츰 부패했다. 단순히 뇌물을 받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가공의 성과를 만들어내거나 분식회계 등으로 뒷돈을 챙겼고 거액의 돈과 이권이 모두 이 특권계급에 집중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범죄자에게서 몰수한 귀중품은 특권계급에 분배되었다.
브레즈네프의 딸 갈리나는 보석이라면 사족을 못 써 다이아몬 드 밀수에 관여하고 박물관에서 보물을 빼돌리는 등 그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아 유명해졌다. 그럼에도 브레즈네프 생전에는 공산당이 나서서 그의 허물을 적극적으로 덮어주었다. 그러나 갈 리나는 아버지 브레즈네프가 사망하고 다음 서기장이 된 유리 안드로포프(Yuri Vladimirovich Andropov, 재임 1982~1984)가 그의 비위를 폭로하며 궁지에 몰렸다.
소비에트 정권의 간부들도 치매에 걸린 브레즈네프를 뒷방 늙 은이로 치부하며 내버려 두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정상적인 후 계자를 물색하지 않았다. 집단 지도체제로 국가를 운영했으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져 느슨한 정체 상태가 이어졌다. 젊은 지도자가 나와 섣불리 개혁에 착수했다가 사회 혼란이 가중될까 두려웠던 공산당 간부들은 변화를 거부했다.
외교 면에서도 쉴 새 없이 자충수가 이어졌다. 1979년 말에 벌 어진 아프가니스탄 침공이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 사례인데, 충 분한 필연성 없이 충동적으로 작전이 진행되는 바람에 진흙탕 싸 움이 되어버린 데다 서방 국가들이 대부분 불참하면서 모스크바 올림픽은 공산주의 진영만의 반쪽짜리 축제로 전락했다. 여기에 더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폴란드 등의 동유럽 국가들도 서서히 자유화의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브레즈네프 이후 유리 안드로포프, 콘스탄틴 체르넨코(Konstantin Ustinovich Chernenko, 재임 1984~1985)가 뒤를 이어 서기장이 되었으나, 이미 고령인 데다 둘 다 지병을 앓고 있어 정권의 수명은 짧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미하일 고르바초프(Mikhail Sergeyevich Gorbachey, 재임 1985~1991)가 서기장 자리에 올라 페레스트로이카 (Perestroika, 개혁)를 주창하며 국가 개조에 나섬으로써 브레즈네프 시대의 최고 간부들이 두려워하던 일이 벌어졌다. 1985년 이후의 일이다. 소비에트 연방의 통제가 느슨해지자 사회는 한층 더 혼란스러워졌다. 동서 냉전은 종식되었으나 소비에트 연방은 붕괴했다. 나는 냉 전 시대에 젊은 시절을 보냈다. 당시만 해도 철의 장막으로 둘러 싸인 거대한 '붉은 제국'이 사라지는 날이 오리라고는 상상조차하지 못했다.
- 자신의 의사와 무관한 움직임, 즉 불수의 운동은 무도병과 같은 병적 증상이 아니라도 누구나 경험할 수 있다. 선잠이 들었을 때 푸르르 몸을 떨거나 자기 의사와 무관하게 움직이는 증상은 간대성근경련증(Myoclonia)이라는 불수의 운동이다. 또 춥거나 긴장하면 자기 의사와 무관하게 손이나 몸이 제멋대로 떨리며 멈추지 않는다.
불수의 운동에 의한 떨림에는 병적인 떨림도 있다. 이는 히틀러를 다룬 장에서 설명한 파킨슨병의 주요 증상 중 하나로, 이 병에 걸린 사람의 뇌는 무도병과 대조적인 증상을 나타낸다. 무도 병에서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작용이 과다하게 나타나는 경향을 발견할 수 있다.
파킨슨병과 무도병을 자동차의 자율주행기능에 빗대어 생각 해보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말하자면 파킨슨병은 브레이 크가 지나치게 예민하고 무도병은 액셀러레이터를 과도하게 밟 는 상태라고 보면 정확하다. 즉, 근육의 긴장이 상대적으로 약해 몸의 움직임도 적은 병이 파킨슨병이고, 근육 긴장이 강해 움직 임이 상대적으로 커지고 많아지는 병이 무도병이다. 파킨슨병 치료제가 지나치게 효과를 발휘하면 그 부작용으로 무도병과 비슷한 불수의 운동 증상이 나타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반대로 도파민 작용을 억제하는 약물을 모두 무도병 치료 제로 사용하기도 한다.
- 척수공동증(Syringomyelia)은 이름 그대로 척수 안에 틈이 생겨 점점 벌어지는 병이다. 목 주위의 척수, 목뼈에 생기는 전형적인 사 례라면 매우 특징적인 임상 증상으로 MRI가 없던 시절에도 진단할 수 있었다. 어깨 부위(Lateral side of the shoulder)에 감각 장애 (Sensory disturbance)가 나타나고 좌우 어깨와 팔, 손의 통증과 뜨겁거나 차가운 감각 등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데, 척수를 경계로 위아래인 목이나 가슴 등의 감각은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한다.
이러한 통증과 온랭 감각신경 섬유는 척수 중앙을 지나 반대편 앞쪽에 있는 전측삭(Anterolateral band)이라는 감각 통로 부분으로 가 서 그곳에서부터 뇌로 감각을 전달한다. 즉 좌우 통각과 온랭 감 각은 척수를 X자 모양 어깨띠처럼 가로질러 전달된다.
그래서 척수 한가운데 공동이 생기면 신경섬유가 교차 부분에 서 끊어져 그 신경이 전달하는 부분의 감각이 뇌에 전달되지 않 게 되어 통증도 열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바비 존스는 낚싯바늘에 손을 찔려도 아픔을 느끼지 못했고 담뱃불이 손가락을 지져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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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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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심리학

심리 2021. 7. 17. 19:32

- 우리는 초년기에 이미 '사춘기'라는 시험지를 받은 적이 있다. 사춘기의 심리적 과제는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보편적인 답안을 쓰면 되었다. 그런데 중년의 심리적 과제는 고유성을 요구한다. 즉 보편적 답안지는 교과서에서 배울 수 있지만 고유성의 답안지는 오직 내가 누구인지를 탐구할 때 발견되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다. 이것이 중년의 심리적 과제가 자신의 내밀한 정신구조 속에서 그 비밀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다. 
- 사춘기는 영어로 puberty다. pube는 음모陰毛를 상징한다. 그러므로 puberty는 생식기능이 완성되는 시기를 말한다. 즉 puberty는 생리학적 조망을 주축으로 한다. 그런데 이 puberty 를 동양에서는 사춘기思春期로 번역했다. 말하자면 동양의 언어 선택은 생물학적 조망보다 심리학적 조망이 더 우선되어 있다고 볼 여지를 가진다. 사춘기를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생각의 싹들이 한껏 피어오르는 시기’라는 말이다. 봄에는 꽃과 잡초를 가리지 않고 온갖 생명들이 오른다. 어느 것이 곡식이고 어느 것이 잡초인지 구분이 되지 않기에 좌충우돌하기 마련이다. 마구잡이로 자라던 생 각들은 사춘기를 지나는 동안 사회적으로 적합하지 않는 것들을 가려내면서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 위주로 생각의 나무를 키운다.
사전에는 정식으로 등록되어 있지 않지만 갱년기를 표현하는 또 다른 용어는 '사추기思秋期' 또는 '행년기 幸年期'이다. 갱년기가 육체적 변화에 중심을 둔다면, 말 그대로 사추기는 정신적 변화를 통한 정신적 성숙을 함의하고 있다. 사추기는 청년기 동안에 사고의 토대가 되었던 심리적 과정들 을 점검하고 거둬들이는 시기다. 행년기는 이러한 사추기를 더 적극적으로 해석한다. 즉 성숙한 생각들을 추수하는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인생 최대의 은총을 누리는 시기가 시작된다는 의미다.
그런데 인생의 진정한 안정기로 전환되어야만 하는 시점에서 많은 이들이 마음의 브레이크에 걸리고 있다. 그것은 사추기가 되지 못하고 갱년기가 되어 버릴 때 일어난다. 중년을 그야말로 몸의 변화에 맞춘 갱년기라는 음울한 들판이 될 것인지, 아니면 삶이 무르익는 황금의 들판이 될 것인지는 중년을 맞이하는 사람의 마음 자세에 달려 있다.
- 마음의 병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병이 없는 것이 더 좋아 보이지만, 병을 앓는 것 역시 꼭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다. 건강을 위협 받을 때 우리는 건강에 대해 생각하고 보다 더 조심스럽게 건강을 챙기기 때문이다. 만일 중년에 공허감을 느끼지 않으면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는 길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할 수도 있다. 공허감을 내면세계를 탐험하기 위한 초대장으로 인식할 수 있다면, 그것은 최선을 다해 살아온 자기 삶의 훈장이라고 말해도 결코 어긋나지 않을 것이다.
- 자기 삶에 책임을 지는 일이다. 자기 삶에 책임을 지는 사람만이 자기 감정과 생각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의식할 수 있다. 그것은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를 아는 일이다. 중년이 되어서도 남을 탓하는 마음으로 가득 차 있다면 그는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비록 그것이 억울함의 연속, 불행의 연속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통해 자기 자 신을 알 수 있다면, 고통은 더 없는 지혜와 성숙의 원동력으로 환원된다. 표면적인 출세, 표피적 성공을 거두었다고 할지라도 그것들이 자기 인식으로 연결되지 못할 때 공허감은 그를 사로 잡고 말 것이다.
- 동물적인 것에 집착하는 현상은 영혼을 잃어버린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현대 과학이 인간의 가치 중심을 육체적인 것으로 옮겨 놓았다. 섹스가 강조되는 사회, 사랑이라는 말이 곧 섹스와 동의어가 될 때, 사람은 자연을 거스르는 이상 행동을 하도록 강요된다. 폐경기의 여자가 우울증에 걸리고, 약화된 남성성으로 심리적 위축을 겪는 것은 모두 육체적인 것에만 삶의 의미와 가치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젊음엔 젊음의 가치가 있고 늙음엔 늙음의 가치가 있다. 늙음 의 가치를 알지 못하는 한 늙음은 불행이고 슬픔이며 고통이 된 다. 젊음의 가치가 육체적인 것이 우선되었다면 늙음의 가치는 정신적인 것이 우선되는 게 옳다. 늙음은 질주하던 삶을 멈추어 정비하고 마무리하는 시기다.
- 중년의 갈등과 혼란은 공동체 안에 자신이라는 존재가 없었다는 깨우침이다. 부부는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자신과 동일시하면 서 살아왔다. 그런데 어느 날 보니 가족은 내가 아니었다는 것을 문득 알아차린 것이다. 가족은 '나'가 될 수 없다. '나'가 될 수 없기에 나의 입장에서 내가 되어 주지 못하는 것이다. 그것을 알아차릴 때의 충격은 참으로 크다. 가족에 대한 동일시가 크면 클수록 그 충격 또한 커진다. 그러므로 중년의 갈등은 공동체로부터 개인이라는 독자성에 대한 일깨움이다. 가족이 아닌 나 자신을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중년이다.
- 중년이 되면 마음을 쉴 곳이 없다고 하소연하는 경우가 많다.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있어도 그들의 외로움은 달래지지 않는다. 그래서 찾아오는 것이 우울증이다. 섹스가 외롭고 쓸쓸한 마음을 해결해 줄 수 있다고 하는 주장이 바로 중년을 더욱 혼란 속 으로 몰고 간다. 섹스가 사랑을 확인하는 요소가 되면, 자연스러 운 성적 감퇴 현상은 비정상이 된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려고 약을 복용하고, 새로운 대상을 찾 아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보고자 하는 욕망이 생긴다. 그러나 자연은 유한한 것이 법칙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자연의 유한한 법칙을 부정하는 것이다. 너무나 명백하고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의 변화를 부정하려고 할 때 사람은 변칙적인 행동도 불사하게 된다.
이것은 정신의 영역이 육체적 영역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그러므로 중년의 문제를 육체적 관점에서만 해결하고자 한다면 균형은 깨지고 만다. 중년에 서서히 허물어지는 육체는 그 육체를 넘어서라는 자연의 법칙은 아닐까? 마지막 낙엽을 떨어지지 않게 누군가 실로 묶어준다고 해서 겨울이 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봄에 찬란한 생명들이 새롭게 피어나는 것은 가을의 단풍이 낙엽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 본능적 에너지를 심리학에서는 리비도라고 말한다. 리비도가 섹스 에너지로만 한정되어 버리면, 섹스나 행복에 집착하게 된 다. 반면에 리비도가 내적 탐구를 여는 충동 에너지가 되면, 내 면의 '신비한 힘의 경험'과 더불어 '나'가 누구인지를 알게 해 준다. 그래서 칼 융은 리비도가 자기 탐구적 에너지로 바뀌면 '정신적 창조로의 변환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 중년이 지나서도 성적 본능에 집착하거나 행복에 집착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충동력은 생물학 단계에 머물러 있다. 그러므로 성적 충동에 대한 정직한 인식을 갖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존재의 근원에 대한 인식이자 이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식과 이해가 있을 때만이 인간은 동물적 차원에서 벗어날 수 있다. 육체적 영역에서 정신적 영역으로의 변환은 중년에 찾아온 '허무'라는 손님을 잘 영접함으로써 일어난다.
허무가 왜 자신을 찾아왔는지. 허무가 자신에게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를 심사숙고해야 한다. 그것을 융은 육체적 충동이 정신적 충동으로 변환되는 일이라고 말한다. 허무는 중년에 주 어지는 존재의 숙명이다. 그 숙명을 잘 받아들인다면 정신적 성장의 길로 인도되겠지만, 거부한다면 정신적 퇴행으로의 문으로 들어가게 된다.
- 융에 의하면 콤플렉스는 정신적 체질과 같아서 미리 정해져 있다. 각 개인의 성격적 특성은 미리 정해진 콤플렉스에 의해서 결정된다. 우리가 개인마다 고유한 견해를 갖는 것도 이런 정신 적 구조에 기인한다. 콤플렉스는 우리에게 심적인 동요를 일으 키는 본질적인 근원이기도 하다. 우리는 콤플렉스를 강한 의지 로 억압할 수는 있지만 콤플렉스를 없애버릴 수는 없다. 뿐만 아니라 콤플렉스는 자율적 정신이다. 자율적 정신이란 의식의 지 배를 받지 않고 단독으로 움직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의식적 억압이 느슨해지면 언제든지 다시 등장한다.
그래서 융은 개인의 삶이 안락할지 아니면 고통 속에 있을지 는 콤플렉스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 콤플렉스에 대한 공포는 강한 선입견을 의미한다. 선입견을 가지고 있으면 상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상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때 문제는 일어나기 마련이다. 동일시를 하게 되면 상대의 감정과 나의 감정은 밀접하게 연결된다. 말하자면 그것은 감정적으로 집착하는 것이다. 감정적으로 집착하면 나의 행 복과 불행이 상대의 행동에 의해 결정된다. 자신의 행복이 타인 에 의해 좌우된다면 그것은 불행한 일이다.
- 관계는 심리적인 거리를 둘 때에만 가능하다고 융은 말한다. 너는 내 것이고 나는 네 것으로 동일시되어 있으면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거리가 존재하지 않는다. 물건을 눈앞에 너무 바싹 갖다 대면 정확하게 볼 수 없다. 본다는 것은 대상과 나 사이에 볼 수 있는 거리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러므로 너와 나 사이에 거리가 없으면 진정한 심리적 관계가 일어나지 않는다.
- 중년에 일어나는 심리적 문제, 심리적 현상들은 모두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지 못하는 것에 그 원인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 그리고 사랑의 결실로서 자식을 얻는다. 가족이라 는 이름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이었다. 그들이 '나'와 분리된 객체 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일에 오히려 죄의식을 느꼈다. 그러나 그 들이 '나'가 될 수 없다는 사실과 마주할 때 누구나 공포를 느낀 다. 결코 흔들리지 않으리라 믿었던 견고한 믿음의 대지에 예고 없는 지진이 일어난 것이다.
그 과정은 중년에게 엄청난 충격이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의식적으로 정밀하게 경험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 아는 어떤 경우에라도 자신이 무너지는 일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아는 결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보지 않으려 한다. 나쁜 일, 위험한 일 조차도 합리화함으로써 스스로를 안심시키려 든다. 
- 무엇보다도 중년이 느끼는 가장 큰 고민 중의 하나는 소외감 이다. 중년에 마주해야 하는 현실적 삶은 뚫을 수 없는 거대한 장벽처럼 그를 가로막고 있다. 죽음의 절벽 앞에서 숨이 멎을 것 같지만 주변을 둘러보아도 구원의 손길은 보이지 않는다. 자기 감정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는 중년이 할 수 있는 해결책은 혼란한 자기 자신을 잊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아주 성실하기만 하던 남편이 어느 날 갑자기 전혀 다른 사람 으로 변해 버렸다는 하소연을 많이 듣는다. 드라마나 영화의 가 장 뜨거운 주제 중의 하나인 중년의 사랑도 바로 중년의 심리적 혼란에 기인하고 있다. 사랑은 복잡하고 혼란한 자신을 잊게 해 줄 가장 강력한 중독 현상이다. 그것은 이성을 온전하게 마비시킬 수 있는 본능적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 인간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 중 그냥 일어나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 만일 어떤 것이 이유도 모른 채 자기 삶 안에서 자꾸만 반복되어 일어난다면, 그것은 자신이 반드시 의식해야만 하는 내면세계의 메시지다. 그러므로 중년은 '나'를 떠나 방황하는 시기가 아니라, 외면했던 '나 자신으로 돌아오는 사색하는 시기여야 한다.
- 나를 위한 삶이 아닌 것은 타인을 위한 삶도 되지 못한다. 자 신을 지키지 못한 사람이 타인을 지킬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헌신이 커질수록 상대에 대한 바람도 커진다. 우리는 모두 가족을 위해 산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실 조금만 자기 자신을 정직하게 보는 사람이라면 가족을 위한 삶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 다. 가족과 자신을 동일시한 것일 뿐이다.
가족과 내가 하나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어느 날 각자 자신의 삶으로 돌아갈 때 느끼는 허망함과 배신감은 참으로 클 수밖에 없다. 부부로 살다가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마음이 변했을 때 배신감을 느끼면서 나오는 말은 어김없이 '네가 나한테 어찌이럴 수 있어?'이다.
-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이라는 말은, 인간은 너무도 불완전한 존재라는 말이다.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더 아름답다. 융은 '완전 한 인간'이 아닌 '온전한 인간'을 추구해야 한다고 했다. 정신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정신의 추함까지 인식해야만 온전한 정신본연을 회복한다.
즉 자신이 얼마나 추하고 비도덕적이고 비지성적인 사람인지 를 처절하게 알아차리는 사람만이 균형적 삶을 살 수 있다. 자신이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타인의 완벽하지 못함을 참지 못한다. 헌신하는 사람은 자신의 헌신에 대한 자부심 또한 크다. 자부심이 커질 때 헌신적이지 못한 상대의 태도에 더 분개하게 되는 것이다.
- 현실적 삶에 뿌리 내려야만 하는 젊은 시절에는 내적으로 여러 가지 욕망과 충동이 일어나더라도 잘 견디어 나간다. 바꾸어 말하자면 삶에 대한 긴장감으로 인해 내면의 충동을 느낄 여지 가 없었다는 말이다. 하지만 현실적 삶이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갖추어지면서 억압되어 있던 욕망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이 욕망 중에서 흔히 가장 강하게 인식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성 적인 문제다. 이것이 중년의 나이에 불나방 같은 사랑을 찾아 나서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융은 이 성적 충동을 단순히 육체적이고 감각적인 것으로만 보지 않는다. 말하자면 중년 갈등의 문제를 정신의 구조 적인 문제로 보는 것이다. 중년의 위기는 영혼의 탯줄을 잘라내 라는 소명의 목소리라고 본다. 탯줄이란 무엇인가? 탯줄은 엄마 와 아기의 혼연일체다. 즉 엄마도 아기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탯줄을 잘라야 한다. 이것을 심리적으로 해석한다면, 나약한 자아의식은 무의식이라는 정신의 어머니에게 정신의 탯줄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즉 자아가 무의식 상태로 있다. 는 말이다. 무의식 상태란 바로 집단의식의 상태를 말한다.
지금껏 가족이라는 집단의식 속에서 습관적으로 살아왔다. 습관적이라는 말은 의식하지 않아도 살아지는 삶이다. 심리학적으로 말하자면 무의식적 상태다. 집단의식에는 '나'라는 개인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중년은 집단의식에서 자신의 존재 를 인식할 수 있는 시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 말을 가족을 떠나라는 말로 오해한다면 곤란하다. 다만 가족이라는 의존적 정신 상태에서 개체로서의 진정한 의미를 찾을 때가 되었다는 것이다. 실망하는 마음은 의존하는 마음에서 온다.
- 모든 의존적 삶은 서로를 정신적 탯줄에 묶어 놓는 것이다. 정신적 탯줄을 끊는 일은 서로를 살리는 일이다. 생명력을 키우고 힘을 얻어내는 일에는 고통이 필수적으로 따른다. 모든 신화의 주체는 바로 영웅이다. 영웅은 바로 이처럼 험난한 정신적 삶을 극복해 내는 사람이다. 이 영웅의 길은 중년에 이르면 어차피 가 야 한다. 다만 그 길을 자발적으로 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운 명에 떠밀려 문 밖으로 내동댕이쳐지는 그 순간까지 나오려고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 나에게 아픔이 주어졌다는 것은 그 아픔을 통해서 반드시 배워야 할 것이 있다는 의미다. 아픔 속에서 배우지 못한다면 아픔은 그저 고통일 뿐, 그것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육체가 심각한 노동을 감수하는 것은 노동을 통해서 보상을 받기 때문이다.
아픔은 마음의 노동이다. 힘겨운 마음의 노동을 하고서도 아 무런 보상을 얻어내지 못한다면 그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 고통을 통해서 그 의미를 안다는 것은 고통이 나에게 주는 보상 이다. 보상은 그 의미를 아는 만큼 커진다. 아픈 과거를 그대로 묻어버리고 찬란한 미래를 상상하면서 빈자리를 채우려 한다면 그것은 마치 뿌리 없는 나무와 같다. 미래는 과거라는 징검다리 가 있기 때문에 올 수 있는 것이다.
신경증은 변환의 시점에서 변환을 거부할 때 발생하는 마음의 질병이다. 변환은 자기 문제를 인식하고 이해하여 수용함으로써 일어난다. 변환은 삶의 자세에 대한 태도의 변화이다. 과거에 집 착하거나 과거를 단절하려는 것은 모두 자기 인식에 대한 거부 이다. 어느 쪽이든 좁은 통 속에 갇혀 밖으로 나오지 않으려 한다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우울한 날을 참고 견디면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푸시킨)
- 사람은 고통이 일어나지 않으면 자기 삶의 방식에 대해 회의를 느끼지 못한다. 중년에 일어나는 갈등과 고통을 힘들지만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 중년의 고통은 무의식적 삶에서 일어나는 최초의 자각이다. 그 자각이 말하고 있는 것은 미성숙에서 성숙 으로의 요구이고, 의존적 삶에서 홀로서기를 하라는 명령이다. 이 명령에 충실한 사람은 개성화라는 고유한 세계로 들어서게 된다. 그것이 진정한 창조의 세계다. 
삶을 창조적으로 살 수 있을 때 사람은 감성적 면을 유지하면서도 의식적 질서를 잘 잡을 수 있다. 그는 상황에 따라 소녀소년으로 행동해야 할지 어른으로서 행동해야 할지를 잘 판단한다. 물론 이러한 판단이 자유자재로 가능하려면 자신에 대한 정 직한 인식 훈련이 깊어진 경지까지 가야 한다. 심리적 홀로서기 를 잘못 이해하면 마치 이혼하고 혼자 살아야만 하느냐고 물을 수 있다. 심리적 홀로서기는 흔히 말하는 철든 사람이다. 철든 사람은 자기만의 이기적인 인식에서 벗어난 사람이다. 그러므로 홀로서기는 진정한 조화다.
- 삶의 경우에도 혼자라는 외로움을 느낄 때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즉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으 로 돌아갔을 때 비로소 자신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그러므로 진정한 심리적 독립을 위해서는 내면에 근원으로 있 는 어머니 상, 아버지 상이 현실적으로 투사된 가족과 사회에 자 신이 어떻게 의존되어 있는지를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의존되어 있는 것으로부터 떨어져 나오는 일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그 과정이 순조롭게 일어나지 않을 때 의존되었던 지난날을 그리워하면서 자기 연민에 빠지거나 새로운 행복을 찾을 수 있다면서 자기기만 속으로 들어가기 쉽다.
하지만 과거에 매달리는 것도, 미래의 판타지에 열광하는 것도,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을 회피하는 일이다. 물론 사람이 자기 자신의 참모습을 직시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이나 자기 비하에 쉽게 빠져 버린다.
- 중년까지는 외적인 욕망으로 치달아 왔었다. 외적인 욕망을 위해서 우리는 자연의 본성을 벗어나야만 했다. 즉 문화와 지식 으로 자신을 다듬고, 사회적 인간으로서의 본분을 잘할 수 있도 록 훈련되어져야만 했던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훈련들이 자신 의 본성을 외면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학습된 자신 의 모습을 자신의 진짜 모습으로 착각하면서 살아왔던 것이다. 그런데 중년이 되면 본성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욕망이 되살아난 다. 왜냐하면 본성이 바로 정신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중년의 위기가 대부분 도덕적 갈등에 직면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리비도는 본능적인 충동력이다. 이 충동력이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 그것이 옳다거나 옳지 않다는 판단의 문 제 안에 있지 않다고 융은 말한다. 왜냐하면 융이 보기에 모든 문화의 발전은 본성의 충동력에서 오기 때문이다. 우리는 본능적 충동을 의지로 억압하고 있어서 그것이 우리 안에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자신이 일상적 삶을 습관적으 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림으로써 내적 변화가 일어나 게 된다. 몸의 피가 골고루 흐르지 않으면 육체는 병에 걸린다. 마찬가지로 정신 에너지도 골고루 흐르지 않고 특정한 곳에 비정상적으로 집중되어 있으면 신경증이 발생한다. 
정신적 에너지가 무의식으로 흘러들어가 버리면 의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정신적 에너지가 없어진다. 의식적으로 사용되어야 할 에너지가 사라졌을 때 사람은 우울증을 앓게 된다. 무의식의 내용들이 활성화되면 부정적인 생각들에 시달리게 되고, 자아의식이 위축되는 심리적 증상이 일어나며, 식욕이 저하되거나 두통·소화장애 같은 신체 생리적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무의식으로 흘러든 에너지를 의식으로 되돌리려면 부정적인 생각들이 무엇인지 알아내야만 한다. 즉 자기 내면에 어떤 것들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명료하게 인식해야만 한다는 말이다. 잊어버리려고 애를 쓸수록 더 깊이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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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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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 똑같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심지어 일란성 쌍둥이라 할 지라도, 비록 물려받은 유전자는 동일하지만, 자라면서 서로 다른 외모, 성격을 갖게 된다. 우리 모두가 알고보면 유일하고 특별한 개체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정상과 비정상으로 사람을 구분하려 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여태껏 다른 것을 틀린 것이라고 혹은 이상한 것이라고 여기며 살고 있다. 하지만 말 그대로 다른 것은 다른 것일 뿐이다.

이 책은 실제로 ADHD와 자폐 스펙트럼 장애진단을 받은 자녀를 키우고 있는 엄마의 이야기다. 교육기관으로부터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해 여러차례 전학을 다녀야 했고, 네덜란드로 이주하게 된 계기로 기존의 양육방식을 모두 내려 놓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주벼의 시선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아이가 자신의 속도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홈스쿨링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부모들을 위한 커뮤니티인 틸트 페어런팅을 설립,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는 글로벌 커뮤니티로 성장했다. 

때로는 용어나 언어표현이 인식을 좌우한다. 우리는 보통 정상과 비정상, 정상아동과 자폐아동으로 구분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이 책에서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데, 결국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스펙트럼 상에서 장애쪽에 가깝냐, 정상에 더 가깝냐로 판단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접근해야 우리는 아이들 개개인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두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첫번째 파트는 '두뇌회로가 다른 아이들의 세계'다. 이 책에서는 ADHD, 학습장애, 자폐 등 다양한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에 대해 두뇌회로가 다른 아이들이라고 부른다. 이상하거나 비정상적인 것이 아니라, 단지 두뇌회로가 다르게 배선되어 있을 따름이다.
두번째 파트는 두뇌회로가 다른 아이들을 기르는 부모들이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틸트 페어런팅이라고 표현하는 18가지 실천 양육법을 소개하고 있으며, 18가지의 '틸트'에는 실생활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전략들도 함께 소개되어 있다. 신경다양성을 갖고 있는 아이와 그들의 부모들을 위한 책이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일반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에게도 와 닿는 점이 많이 있다. 왜냐하면 아이가 타고난 대로 인정하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책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표현하는 '두뇌회로가 다른 아이'들은 시간이 지나도 일반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 그리고 부모들도 그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아이와 부모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책에서 제시하는 바와 같이, "하는데 까지 하되, 흘려보내야 한다." 이는 우리네 삶 속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는 문구라고 생각한다.


*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정상성이란 잘 포장된 도로와 같다. 걷기엔 편해도 그 길엔 어떤 꽃도 피지 않는다. (빈센트 반 고흐)
- 전형적이거나 정상적인 길은 단 하나가 아니다(그 정상적이라는 건 대체 누가 정의한 것인가? 언제부터 '정상'이라는 것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가 된 것인가?). 왜 비전형적인 아이들의 창의적 재능이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꿔놓을 수 있음을 제대로 알아보기도 전에 많은 아이들이 '장애'라는 진단부터 받아야 하는가? 오히려 두뇌회로가 특이한 아이들은 풍부한 감수성과 재능을 지닌 뉴 노멀New Normal, 즉 새로운 정상이다.
- 이제는 사회가 비전형적인 아이들의 신경학적 다름 혹은 차이 를 더 이상 고쳐야 하는 것'으로 다루지 말고, 점점 더 늘어나는 이들을 새로운 진화 형태로 받아들여야 한다. 즉, 우리 아이들은 있는 그대로 자신을 드러내고 인정받아야 한다. 또한 이 아이들의 가족도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아이들과 우리 자신을 위해 이러한 변화를 이루려면 무엇보다 양육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현재의 양육 패러다임은 더 이상 실용적이지 않고 좋은 면보다 나쁜 면이 더 많다. 따라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 아이들의 다름과 독특 함을 포용하고, 두려움과 죄책감을 기본으로 하는 메시지를 차단 하고, 비전형적인 아동을 위한 교육을 지원하고, 그 가족이 겪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해 이상적인 교육을 설계하고 이용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져야 한다
- ADHD는 대표적인 증상인 과잉행동 외에 여러 가지 '부정적 인 성향이 따른다. 가령 집중력 결핍, 헛된 공상, 산만한 행동, 충동성, 급한 성미, 끊임없는 방해, 둔한 눈치, 안절부절못하는 행동 을 반복하는 특징이 있다. 이들 성향을 종합해보면 왜 ADHD 성향의 아이가 교실에서 어려움을 겪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아니, 전적으로 이해가 가능하다. 그렇지만 많은 학교에서 그런 행 동을 한다는 이유로 이 아이들에게 벌을 주거나 정학시켜 마땅한 나쁜 아이로 취급한다.
이것은 아이들에게 큰 피해를 줄 뿐 아니라 돌이킬 수 없는 해 악을 끼친다. 아이들은 '나쁜 아이'라는 딱지가 붙으면 수치심, 죄책감, 낮은 자존감에 빠져들기 십상이다. 아이들을 이런 식으로 다룰 경우 ADHD의 장점, 예를 들면 놀라운 창의성이나 넘치는 에너지는 무시당한다. ADHD 성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는 여러 분야에 존재한다. 마이클 펠프스(미국 수영 선수), 저스틴 팀버레이크(미국 가수이자 배우), 마이클 조던(미국 농구 선수), 엠마 왓슨(영국 영화배우), 리사 링(대만계 미국 유명 앵커), 리처드 브랜슨(영국 기업가)은 ADHD가 주는 끝없는 아이디어와 에너지 로 무엇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보여준다.
- 2013년까지 약한 자폐'를 보이는 사람에게 광범위하게 붙여진 이름은 아스퍼거 증후군 spergeris syndrome이었다. 이것은 오스트리아 빈의 소아과 의사 한스 아스퍼거 Hans Asperger의 이름을 따서 붙인 명 칭이다. 1940년대에 아스퍼거는 자신이 진료하는 몇몇 소년이 언어 발달과 지능은 정상이지만 사회성 기술과 의사소통에서는 다소 '자폐 성향'을 보이는 것을 발견했다. 오늘날 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 편람(DSM-5)에서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하나의 병명으로 보는 대신 여기에 해당하는 사람을 자폐 스펙트럼 장애 Autism Spectrum Disorder, ASD 의 한 부분으로 통합한다.
- 신경다양성이 한때의 트렌드가 아니라는 것은 명백하다. 이것 은 곧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니다. 많은 과학자가 지난 20년 동안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이 증가한 이유는 자폐 관련 인식이 높아지면서 진단 기준이 과거보다 확장된 데 있다고 믿지만(확진 진단율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는 뜻), 미국 어린이의 경우 사십오 명 중 한 명꼴(2.2퍼센트)로 자폐 성향이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 실이다. 여자아이에게는 자폐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숫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질병관리 센터 Centers for Discease Control에 따르면 ADHD 진단은 2003년부터 2011년까지 매년 5퍼센트씩 늘어났다.
- 스티브 실버만은 잡지 〈와이어드Wired)에 기고한 글에서 따뜻한 연못이나 웅덩이에서 볼 수 있는 생물학적 다양성의 가치는 회복 탄력성restlience에 있다고 했다. 변화하는 조건을 견디고 포식자의 공 격에 저항하는 능력이다.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신경다양성을 눈여겨 보고 잘 보살피는 일은 우리 사회가 불확실한 미래에 성장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
참으로 맞는 말이다. '다름'은 사라질 것도 아니고 현대 사회는 강력한 재주와 재능, 능력을 갖추고 세계에 퍼져 있는 수백만의 신경다양성을 가진 아이들을 필요로 한다. 이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다.
- 나는 두뇌회로가 다른 아이에게 '활화산 같다'는 표현을 자주 한다. 이는 아이들의 내면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잘 표현 한 것이다. 어쩔 수 없는 '폭발'이 일어날 때 아이의 감정은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이렇게 겉으로 드러내는 시위를 다 받아주기는 힘 들지만 또한 그 행동이 일부러 선택해서 하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 그저 아이의 강렬한 내면 상태에 따른 반응이다. 두뇌회로 가 다른 아이들은 일단 한번 끓어오르기 시작하면 제어할 능력이 좀처럼 없기 때문이다. 최소한 이 감정 분출에 좀 더 긍정적인 방법으로 대처하는 요령을 익힐 때까지는 감정 통제 능력이 없다.
- 비전형적인 아이가 격렬한 감정 반응을 보이는 일은 보통 있을 수 있는 일일 뿐 아니라 이미 예상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사회에서는 거의 용납되지 않는 문제로 남는다. 사람들이 다칠 수 있고 그 들의 강렬한 반응이 무서워서다. 자신의 불안과 강렬함을 눈물이 나 의기소침 등으로 드러내는 아이는 그럭저럭 받아들여지거나 적어도 동정심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같은 상황에서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분노를 터뜨리는 경우에는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이 런 이유로 많은 부모가 행동상의 문제를 터놓고 말하기를 꺼린다. 왜 그것을 이야기하지 않을까?
- 신경다양성을 가진 아동의 부모는 도전으로 가득한 하루하루를 보내며 아이들을 잘 양육하는 축에 들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으로 살아간다. 이 현실은 우발적으로 생긴 불운의 결과가 아니다. 오히려 이 가운데 많은 어려움은 우리 아이들을 염두에 두지 않고 계획한 제도와 규범이 강화하고 악화한 것이다. 일상적인 어려움은 우리를 지치고 낙담하게 하지만 제도는 우리를 꼼짝 못하게 한다.
- 사람들은 대개 자신을 정상의 틀에 억지로 끼워 맞추며 현재의 패러다임을 정당화한다. 아이가 진단받은 결과는 최대한 숨기고 우리 아이는 정상이고 평범하다는 맥락으로 이야기하며 그저 또 래 사이에서 혹시라도 아이가 다르다는 것이 티가 날까 봐 행동에 주의를 주느라 애쓴다. 우리는 필사적으로 도움을 청하고, 전문가를 끌어들이고, 약물을 투여하고,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들의 세계에 융화되도록 노력한다. 학교에서 소위 '문젯거리'로 불리는 아이들과 정서적으로 타격을 입은 부모로 이뤄진 집단의 한 사람이 된 것을 슬퍼하며 그 집단에서 벗어나 다른 집단에 들어가고자 있는 힘을 다한다.
- 아이들의 부족함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치료를 받고, 사회적 기술을 익히는 동아리 활동과 학습 기회 를 주고, 좋은 캠프와 장소를 찾아주고, 아이의 성장에 도움을 줄 기술과 습관을 길러주는 모든 일을 나는 전적으로 지지한다. 주목해야 할 것은 우리가 하는 일의 뒤에 숨은 의도다. 우리가 '정상'집단에 들어가고 싶어서 그런 일을 하는 것은 아닌가? 충분한 치료와 지지로 우리 아이들이 본래 가지고 태어난 모습을 벗어버리고, 아이의 다름이 눈에 띄지 않게 하고, 우리를 제외한 어느 누구도 알아챌 수 없기를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리가 아는 한 자폐나 ADHD, 학습장애, 감각처리장애는 없어지지 않는다. 우리 아이들은 기술과 전략, 해결책을 배워 잘 자라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누구도 타고난 두뇌회로의 차이를 없앨 수는 없다.
- 때로는 우리의 현 상태를 인정하고 유지하는 것이 아이들과 함 께 살아가는 방법이다. 우리는 너무 많이 타협하고 틀 안에 갇혀 있고 잔꾀를 부린다. 그러다 우리 자신을 돌보지 못해 회복하지 못하고 지쳐서 아이들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 결국 침묵으로 우 리에게 일어나는 일을 숨기고 아이에 관한 낙인을 받아들인다. 예전에 내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 아이가 누구인지 잘 들여다보기보다 순응과 적응을 더 바람직한 목표로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애셔 에게 적당한 학교를 찾아다니느라 시간을 헛되이 보낸 것처럼 기 존의 것으로는 안 된다는 것과 자신만의 길을 찾아나서야 한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바로 그 지경에 이르기 전 까지는 맹수에게 먹잇감을 던져주는 것 같은 미련한 짓을 한다.
- 가수 레너드 코헨이 1992년 발표한 곡 '앤섬Anthem’에는 아름다운 구절이 있다.
“모든 곳에는 균열이 있다. 균열이 있어 그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
나는 이 구절을 들으면 '만약에?'라는 생각을 한다. 만약에 틈새 로 들어오는 빛이 가능성이라면, 그러니까 우리 아이들을 품어주 지 않는 기존 사회의 틀 안에 억지로 끼워 맞추려는 압박에서 벗어나 가능성을 찾는다면, 그 틈 사이로 들어온 빛으로 우리 자신과 아이의 삶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해보는 것이다.
- “약함은 '보다'와 '보이다에 관한 것이다.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할까 혹은 어떻게 바라볼까 걱정될 경우 그것을 드러내기는 어려운 일이다." (브레네 브라운)
- 비전형적인 아이를 양육할 때 장기적으로 고립과 단절은 아무 런 도움을 주지 않는다. 우리 자신에게는 물론 단연코 아이들에게 도 절대 좋은 일이 아니다. 미시 관점에서도 고립은 우리 자신이 만든 고통과 혼란의 사막에 우리를 가둬놓는 것과 같다. 가족 문 제 상담사이자 작가인 닐 브라운 Neil Brown 은 비전형적인 아이를 양 육하는 부모는 흔히 '양육 탈진' 현상을 보인다고 했다. 만약 이것 을 방치하면 결국 임상 우울증으로 이어진다. 거시 차원에서도 고 립은 우리 같은 사람들이 뭉쳐 무시할 수 없는 집단 목소리를 내 는 걸 어렵게 만든다.
우리와 아이들을 위해 상황을 바꾸려면 모두가 참여해야 한다. 고립에서 벗어나 진정 남들과 교류하는 것만이 우리에게 주어진 단 하나의 선택이다.
- "다른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신경 쓴다면  당신은 늘 그들의 포로일 것이다.” (노자)
- “현실과 투쟁해볼 수 있지만 100퍼센트 질 것이다.” (바이런 케이티)
- 부모가 거부하거나 맞서지 않고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갑자기 모든 것이 쉬워진다. 그제야 아이는 '네가 잘못했다', '실망스 럽다', '답답하다'는 소리를 듣지 않고 지금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 들일 수 있다. 시간이 갈수록 아이는 더 자신감을 얻고 성장하면 서 부족한 부분을 키우려는 용기를 내는 동시에 자신의 장점도 알아차리기 시작한다.
《따라잡을 수 없는 영리한 아이들 Bright Kids Who Cant keep Up》을 쓴 작가이자 처리속도장애 전문가인 엘런 브라텐llen Benaten은 처리속도 가 느린 자녀를 도와주는 방법을 이렇게 제안한다. "3A, 즉 인정해주기 Accep, 품어주기 Accommodate, 편들어주기 Advocate."
실제로 처리속도장애는 나아질 방법이 없는 분야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정하기'다. 받아들여야 한다. 엘런은 이것 하나만 으로도 많은 것이 달라진다고 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신발을 신 고 문밖으로 나가기까지 10분 정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기다려주면 훨씬 더 침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가 짜증낼 이 유도, 아이가 기죽을 이유도 없다. 그리고 부모와 자녀 사이도 긍정적이면서도 존중하는 관계를 유지한다.
- 우리는 흔히 아이의 부족한 부분을 먼저 말하기 시작한다. 또 부족한 것을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 익숙하다. 그것은 남들이 우리 아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아 이의 장점을 진실하게 보고 감사하며 양육하는 것을 방해한다. 실버만은 이렇게 말했다.
“아이들의 장점을 먼저 꺼내는 것이 좋습니다. 심지어 아이들 이 힘든 일을 겪고 있을 때조차 그렇게 하십시오. 긍정적인 것부 터 시작하세요. 우리 아이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궁금증이 많아 요. 두뇌가 탐험가 같아서 여기저기를 둘러볼 때면 제일 먼저 무 언가를 찾아내고 다른 사람들도 찾도록 도와주지요. '우리 아이에 게는 무언가를 찾아내는 멋진 감각이 있어요' 하고 말입니다."
우리가 세워야 할 목표는? 아이의 독특한 두뇌회로를 적극 인 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아이는 있는 모습 그대로 존중받아야 할 존재이며, 존재만으로 특별한 선물이다.
- 두려움은 우리의 모든 것을 감추고, 사랑은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드러낸다. 두려움은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움켜쥐게 하고, 사랑은 모든 것을 내어준다. 두려움은 얽어 매고 사랑은 소중하게 여긴다. 두려움은 움켜쥐지만 사랑은 내려 놓는다. 두려움은 괴롭히고 사랑은 달래준다. 두려움은 상처를 남기는 반면 사랑은 우리를 변화시킨다.
- “낙천주의자: 앞으로 한 발 나아간 후 뒤로 한 발 물러서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 라틴댄스의 스텝 같은 것이다.” (로버트 브롤트)
- 준비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학습을 강요할 경우 그 아이들의 자존감이 무너지고 자신감을 잃어버릴 뿐 아니라 성공에 부담을 느껴 비뚤어질 수 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바라는 것과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한다.
- “아이들이 할 수 있었다면 잘 했겠지요.”
이는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힘 있는 말이다. 이 말을 깊이 생각 해보면 우리는 아이의 행동을 이해와 연민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아이의 행동은 나를 힘들게 하려는 것이 아니며 다만 지금 당장 달라질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해서 그럴 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솔직하게 진실을 말했을 때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그것이 지극 히 개인적인 내용일 때다. 많은 사람이 그런 이야기를 할 때 당황 하거나 상처받는다. 아이의 타임라인을 평가하는 사람들에게 대 응할 만한 말을 미리 준비하듯 신경다양성을 설명하는 것뿐 아니 라 누구에게 어떤 내용을 어떤 방법으로 밝힐지도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 만약 진단명을 말하는 게 불편하다면 주요 특징만 간단하게 말 하는 것도 괜찮다. 가령 “우리 딸은 놀라울 정도로 에너지가 넘쳐 서 절대 가만히 앉아 있는 순간이 없다”, “우리 아들은 정해진 규 칙에서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어마어마하게 화를 낸다”, “우리 딸 은 공부를 잘해서 늘 한 학년 정도를 앞선다” 라고 말할 수 있다. 내가 '두뇌회로가 다른'이란 용어를 좋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는 자세한 내용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아이의 비전형적인 성향을 간단히 설명해주는 방법이다.
- 기대를 내려놓을 때
우리가 최고의 부모(혹은 최고의 사람)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 나는 전적으로 찬성한다. 개인의 성장은 내 삶에서 핵심 가치 중 하나다. 동시에 우리 아이의 양육과 관련해 불가능한 기대를 내려 놓고 스스로를 토닥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결점이 있는 우리 자신을 따뜻하게 대하면서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 우리 애가 난리를 칠 때 나는 절대 침착할 수 없어' 같은 감정을 아이가 난리를 칠 때 나는 침착하려 노력해'로 바꿔보자.
- 우리는 날마다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 서점에 진열한 책을 보면서 남들을 따라 하고 싶은 작은 충동을 느낀다. 부모로서 어 떤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기대를 내려놓는다는 것은 주변의 온갖 잡음 속에서도 우리 내면이 편안해질 수 있다는 걸 이해했음을 의 미한다. 미디어가 우리가 부모로서 일을 잘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은근히 내보내는 때가 언제인지 알아내는 것은 중요하 다. 주스를 만들 때 과육을 걸러내듯 육아 미디어를 필터에 넣어 우리 상황에 긍정적이고 유용한 것만 취하고 나머지는 그냥 흘려 보내야 한다.
- “물을 주지 않는 사람의 꽃밭에 꽃을 심지 마라." (작자 미상)
- 아이의 삶이 우리가 기대하던 것이 아니라서 스스로에게 슬퍼할 여지를 허용했듯, 우리나 아이들에게 일어난 것과 관련해 남들의 불쾌함이나 불편한 감정을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에게 아직 친한 친구가 없고 가족 행사에서 우리만 제외되는 이유가 우리 아이의 남다른 행동 때문이라면, 아웃사이더가 된 그 기분은 불쾌하고 그건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달라지지 않는다. 상처받고 소외된 자신의 마음을 다독여야 한다. 괜찮다. 그렇게 느낄 수 있 다. 아이를 키우면서 겪는 모든 힘든 감정처럼 핵심은 그 감정을 인정하고, 표출하고, 넘어가는 데 있다.
- "내가 이렇게 된 데에도 이유가 있을 테니, 그런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노력하며 살아갈 것이다.” (시몬 바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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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

- 우리를 죽이는 것은 스트레스가 아니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우리의 태도에 달려 있다. (한스 셀리에 (내분비학자, 스트레스 연구 분야의 창시자))
- 지금의 세상은 냉소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것들을 무시해야 합니다. 아니면 그것들이 마음과 생각의 암이 되어 우리 인생을 부정적인 것으로 생각하게 만들어버릴 겁니다. (팀 쿡)
- 스트레스 상황에서 뇌는 뇌간(brain stem) 주변의 뉴런들을 통해 노르에피네프린이나 도파민 등의 화학물질을 대량 방출한다. 강해진 화 학 신호는 전전두엽 피질에 있는 뉴런들이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데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뇌의 각 영역, 시냅스(synapse), 뉴런 사이의 연결까지 일시적으로 약화시킨다. 이렇게 신경회로의 활동이 제한되면 감정 및 행동 제어 능력도 현저히 떨어진다. 이와 동시에 시상하부의 제어를 받는 부신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을 혈류로 대량 방출해 뇌로 보내면, 우리 뇌는 마치 불이 붙은 것 같은 상태가 된다. 그러니까 침착하라는 의미의 영어 스테이 쿨(Stay cool)!'이 단순히 상징적인 표현이 아니라 실제로도 아주 정확한 묘사인 것이다.
스트레스 자극으로 전전두엽 피질이 손상되면, 뇌에서 원시적 기능 을 관리하는 영역이 그 역할을 냉큼 넘겨받아 우리의 감정과 행동을 제어한다. 또 도파민이 뇌 깊은 곳에 있는 기저핵(basal nucleus)까지 도달한다. 
-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어바인캠퍼스의 제임스 맥고(James McGaugh)는 2001년 공동 연구를 통해, 스트레스 자극을 받으면 편도체에서도 유사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 결과, 노르에피네프린과 코르티솔이 분비되면 뇌의 원시적 영역 중 하나인 편도체가 흥분하기 시작해, 고차적 신경 시스템이 제어하는 영역들에 신호를 보내서 불안과 공포 같은 감정과 연관된 기억을 강화했다.
그런데 만약 스트레스가 며칠, 심지어 몇 주 동안  뇌는 어떻게 될까? 만성 스트레스로 인한 뇌 손상은 더 기초적인 감정 제어를 수행하고 민첩한 신체 활동과 이성적인 사고 기능의 운영에 관여하는 영역에까지 확대된다. 또 편도체의 수상돌기 (dendrite, 신경 자극을 중계하는 가느다란 세포질 돌기)가 커지고 전전두엽 피질의 수상돌기는 작아진다.
- 불면증은 스트레스가 가장 흔하게 일으키는 장애 중 하나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은 자려고 누워도 이런저런 생각이 끊이지 않는다. 생각하지 않으려고 할수록 더 많이 생각하게 되고, 아무리 자려고 해도 잠들지 못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수면 문 제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런 고민을 털어놓는 환자들에게 먼저 낮에 졸린지 물어본다. 졸린다고 대답한 사람에게는 다시 묻는다. “낮에 피곤한 건가요, 아니면 졸린 건가요?” 낮에 피곤함을 느낀다면 스트레스 문제고, 졸 리면 수면량 부족 혹은 수면의 질 저하 같은 수면 문제다. 이 환자들 이 호소하는 피곤함은 사실 몸이 아니라 뇌의 피로다. 그들은 자려고 침대 위에 누워서 몸을 쉬게 하지만, 뇌는 쉬기는커녕 오히려 더 빠 르게 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뇌가 진짜 쉬게 만들 수 있을까? 자연수면이 가장 좋지만, 불가능하다면 심신요법인 '자율긴장이완법 (autogenic training)'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자율긴장이완법은 긍정적 사고와 자기암시 등의 훈련을 통해 몸의 긴장을 풀고 스스로 스트레스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심리 및 감정장애를 치료하는 방법이다. 잠은 사람의 본능이어서 우리는 원래 인위적인 중재 없이도 자연수면에 들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불가능 할 경우, 인위적인 중재 즉 정확한 지도를 받아 에너지를 필요한 곳에 사용하고 과학적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법을 익힐 필요가 있다. 자율긴장이완법은 수면 문제 해결뿐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 개선에 도움이 된다.
- 스트레스가 심장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성별의 차이가 있을까? 평소 경험을 통해 이미 눈치를 챘겠지만, 답은 '그렇다' 이다. 대체로 남성은 스트레스 반응이 혈압으로 나타나고, 여성은 혈소판이 응집되어 심장질환에 취약해진다. 구체적인 차이는 다음과 같다.
* 심혈관 반응: 관상동맥이 스트레스에 보이는 반응은 남성이 여성보다 더 두드러진다. 대표적으로 혈압 변화가 있다. 
* 스트레스성 허혈: 스트레스는 신체 조직으로 흘러들어가는 혈류를 감소시킨다. 여성은 남성보다 그 정도가 더 심하다.
* 혈소판 응집: 스트레스를 받으면 혈소판이 응집하고 혈전이 쉽게 생긴다. 여성은 남성보다 혈소판 응집 반응이 더 두드러진다. 
* 감정 반응: 불안, 우울, 초조 등의 감정은 심장질환과 관련이 깊 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여성은 남성보다 부정적인 감정을 더 많이, 긍정적인 감정을 더 적게 느낀다.
정리하자면 여성은 남성보다 스트레스성 심장질환에 더 취약하다.
- 학자들은 사회관계 행위가 특히 여성의 스트레스 완화에 유익하다고 본다. 여성의 경우, 스트레스 반응의 조기 경보가 그다지 효과적이 지 않은데, 특히 임신 중이거나 자녀에게 얽매인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진화적인 측면에서 여성은 스트레스원에 대해 경고해 주거나 도피를 돕는 사람, 아이 돌보기를 도와주는 사람과 관계를 더 잘 맺는다. 반대로 남성은 스트레스원을 마주하면 공격적으로 싸우려 는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높은 수준의 테스토스테론, 상 대적으로 발달한 근육, 그리고 '얽매이는 임신 상태를 겪지 않는 덕 이다. 여성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타인으로부터 안정과 평안을 얻고자 하지만, 남성은 그런 스트레스 처리 방식에 익숙하지 않다. 이 차이는 여성과 남성의 옥시토신 수준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 최근의 노화 연구는 노화와 텔로미어 (telomere)의 관계에 주목한다. 세포 염색체 끝에 씌워진 모자처럼 생겨서 염색체 모자'라고 불리는 텔로미어는 세포 분리 과정에서 유전자 정보가 손실되거나 상하지 않 도록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텔로미어의 길이는 세포의 수명과 관련 이 있어서 좀 더 기다란 텔로미어가 달린 세포가 더 오래 산다. 텔로 미어가 짧은 세포는 관상동맥경화증, 골다공증, 인체면역결핍바이러 스(HIV) 감염 등 광범위한 질병과 관련이 깊다. 연구에 따르면,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은 대체로 텔로미어가 짧다. 게다가 코르티 솔이 텔로미어를 보호하는 성분인 텔로머레이스(telomerase)의 분비 까지 억제해서, 세포가 조기 노화하고 복제 이상을 일으켜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에 걸릴 수 있다.
- 스트레스를 덮어놓고 멀리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완벽하게 피할 수도 없거니와, 적당한 스트레스는 주어진 일을 잘 해내고 새로운 기 술을 학습하는 능력을 개선하는 등 우리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미 국 심리학자 로버트 여키스(Robert Yerkes)와 존 도슨(John Dodson)은 이와 관련해 최초로 과학적인 분석을 시도했다. 두 사람은 도전적인 과제를 받은 사람들을 관찰했더니 뇌와 신체가 모두 과제 수행을 위 해 더 기민해지거나 각성하는 등의 변화가 있었다면서, 그 결과를 각 성 수준(level of arousal)과 수행 수준 (quality of performance)의 관계를 보여주는 그래프로 제시했는데, 이를 '여키스 도슨 법칙'이라고 한다. 각성은 대량의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근육이 긴장하고 심박동수와 민감성이 증가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위 그래프에서 알 수 있듯이, 각성 수준이 중간일 때 수행 수준이 가장 높다. 각성이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너무 낮거나 높으면 수행 수준이 떨어진다. 강도가 높은 스트레스는 수행 수준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신체적 고통이나 질병까지 유발할 수 있다. 사람은 중간 수준의 각성 상태에서 각종 기능을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으며, 심지어 스트레스에서 도움을 받기까지 하는데, 이를 유스트레스(eustress)'라고 한다. (반대로 신체나 감정의 장애, 심리적 고통을 유발하는 나쁜 스트레스는 '디스트레스(distress)'라고 한다.)
- 스트레스를 받을 때 억지로 마음을 추스르려 하면 상황은 더 나빠질 뿐이죠. 잠시 시간을 보내다 보면 비로소 다른 이야기가 귀에 들어오게 됩니다. 사물을 보다 명확하게 볼 수 있고, 현재에 충실하게 됩니다. 마음이 가라앉으면 시야가 넓어져 이전보다 훨신 많은 것을 볼 수 있으르 거에요. (스티브 잡스)
- 건강 유지를 일종의 능력으로 본다면, 우리는 이것을 측정 또는 평가할 수 있을까? 과학자들은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고 있다. 우선 '신 항상성'의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신항상성(allostasis)이란 체내 각 기 관과 조직이 외부 자극이나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매개변수를 바꿔서 생리적 안정을 유지하는 성질이다. 이 신항상성에 기초하면, 건강이란 인체가 환경 변화에 적응해서 내놓는 반응과 이에 따라 출 현하는 파동을 가리키며, 이 파동은 뛰어난 질병 예측성을 보여준다. 이때의 건강은 그동안 항상성에 기초했던 정의와 달리 상태가 아니라 능력을 강조하고, 뇌의 조절 작용에 더 많이 주목한다. 이렇게 평가된 건강은 개체가 지금의 건강 상태를 앞으로도 유지할 능력이 있는가를 보여준다.
- 과거에는 인체가 항상성을 유지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지만, 최근 학계에서는 신항상성 개념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 새로운 접근은 사람 마다 실질적인 차이, 즉 유전자, 사회경제적 상황(교육, 일, 수입 등), 행 위 요소(음식, 흡연, 운동 등), 사회심리 요소(사회적 지원, 스트레스 등)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인식에서 시작되었다. 이 네 가지는 공동으로 신항상성 부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특히 유전자와 사회경제적 상황 은 행위 요소와 사회심리 요소에 작용함으로써 신항상성 부하에 영향 을 준다. 이는 곧 건강 능력이 선천적 요소(유전자)와 함께 후천적 요소(행위 등)의 영향을 받으며, 역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후천적 훈련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는 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는 의미다.
- 라자 연구팀은 2005년에 다시 명상이 뇌 피질의 두께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명상 수련자들의 뇌 피질 두께를 MRI로 측정해서 주의력, 감각 등과 관련된 뇌 영역의 피질 두께가 명상을 전혀 해본 적 없는 사람에 비해 훨씬 두꺼운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우리 뇌에서 총사령관' 역할을 하는 전전두엽 피질, 우울증과 연관된 오른쪽 앞뇌섬엽(anterior insula, AI)도 마찬가지였다. 장기간 명상수련을 한 사람들의 전전두엽 피질 두께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두껍다는 것은, 나이가 들면서 피질이 얇아지는 현상을 명상이 완화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즉, 명상수련은 뇌의 노화를 늦추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 꽃향기로 가득해지면 자연스럽게 우울감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삶이 아름답지 않은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을 알아차리는 능력이 부족한 것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주변의 아름다움을 발견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 감각을 좀 더 예리하게 갈고 닦을 필요가 있다.
스트레스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우선 자신이 스트레스 상태에 놓여 있는가부터 확인해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심신 살피기 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그게 뭐 어려워서 살피고 말고 하지? 스트레스를 받으면 모르고 싶어도 바로 알 수 밖에 없는데!”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동양인은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는 일을 어려워한다. 오히려 억누르는 데 더 익숙하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도 도통 드러낼 줄 모르는데, 이때 가장 흔하게 무시되는 것이 바로 각종 신체 불편감이다.
- 할 수 있는 한 집이나 호텔 룸에 스마트폰을 놓고 나옴으로써 가능한 오래 내 자신과 업무가 분리될 수 있도록 합니다. 일상의 업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면 해묵은 이슈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영감이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죠. (리처드 브랜슨 버진 그룹 CEO))
- 극단적 사고가 불러오는 잘못된 선택들
다음은 여러 인지오류 중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자신에게 해당 하는 것이 있는지 확인해보자.
* 이분법적 사고: 흑백논리, 양극화 사고라고도 한다. 모든 상황을 극단적으로 보면서 연속성을 배제해, 양극단을 잇는 회색지대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늘', '항상', '한 번도 ~하지 않은' 등의 말을 자주 한다. (마트에서 계산을 기다리며 자신이 선 줄이 가장 느린 걸 보고는 '나는 항상 잘못된 줄을 선택해'라고 생각한다.)
* 과일반화: 먼저 경험한 한두 가지 사건이나 증거를 바탕으로 결 론을 내리고, 이를 넓은 범위, 심지어 무관한 상황에까지 적용해 해석하려고 한다. (첫인상이 좋으니까 좋은 사람임에 분명해.)
* 정신적 여과: 어떤 상황에서 일어난 여러 가지 일 중 주된 내용은 무시하고 특정한 일부 정보에만 주의를 기울여 전체 의미를 해석 하고 판단한다. (동창회에서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반가웠지만, 한 친구 가 고등학교 시절에 있었던 내 실수를 이야기해서 저녁 내내 기분이 나빴다.) 상황이나 사건의 세부적인 내용만으로 결론을 내리고, 다른 정보 나 전체 배경은 무시한다는 의미에서 '선택적 추상화' 라고도 한 다. 실수나 실패, 단점, 부정적인 정보에만 특히 주의를 기울인다. (남자친구가 밸런타인데이에 꽃을 보내지 않았다. 이것은 그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 예언자적 오류: 미래에 일어날 일을 충분한 근거도 없이 예언하 듯이 단정한다. 대부분 부정적으로 뭔가 심각하고 끔찍한 일이 닥칠 거라고 확신하므로 불안과 공포를 동반한다. '파국화' 라고 도 한다. (원서를 내봤자 분명히 떨어질 거야.)
* 의미 확대 또는 축소: 어떤 사건의 의미나 중요성을 실제보다 지 나치게 확대하거나 축소한다. 대부분 나쁜 일의 영향이나 의미는 확대하고, 좋은 일의 영향이나 의미는 축소한다. (출근 중에 차가 고 장나 멈췄다. 오늘은 내 평생 가장 재수 없는 날이다!) 
* 당위적 사고: 그럴 만한 조건이나 근거가 없는데도 자신, 타인, 세상에 대해 '반드시 그래야 한다'고 기대 또는 요구하며, 그렇 지 않으면 화를 내거나 부적절한 행동을 한다. '반드시', '무조건, '꼭' 같은 말들이 동반된다. 당위적 진술' 이라고도 한다. (나는 반드시 S대학에 가야 해.) 
* 비난 문제의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을 비난하면 서 혹독하게 몰아세운다. (동료와 공동으로 작업한 일을 기한 내에 완수하지 못했다. 모두 내 탓이다.)
* 독심술 오류: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며 무시하고 깔본다고 추측한다. 자신감과 안정감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한 동료가 회의에서 내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내게 뭔가 불만이 있는게 분명하다.)
* 낙인 찍기: 사소한 단점과 실수를 근거로 자신이나 타인을 낙인찍듯 단정한다. (그때 그런 실수를 했으니 너는 평생 시시하게 살 거야!) 
* 인정중독: 모든 일을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한다. 인정을 받을 수만 있다면 어떤 대가를 치러도, 심지어 자신을 희생해도 좋 다고 생각한다. 합당한 인정을 받지 못하면 몹시 괴로워한다. (시간을 내 친구에게 음식을 대접했지만 기대만큼 감사 인사를 받지 못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 보상 요구: 자신이 이만큼 노력하고 희생했으니 반드시 보상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인, 배우자,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 자주 나 타난다.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이별 통보를 받았다. 내 노력과 희생을 보상받지 못해 너무 억울하다.)
* 완벽주의: 자신 혹은 타인에게 불필요하게 높은 수준의 임무를 부여하고 다른 요소나 환경의 영향을 고려하지 않는다. (사람은 모두 실수할 수 있지만, 나는 절대 실수해서는 안 돼.) 
* 비교: 자기비하와 우월감을 낳는 유해한 사고다. 물론 비교를 통해 자신의 우수함을 확인하고 자존감과 만족도가 커지거나, 타인 의 우수함을 인정하고 존중이나 겸손을 배운다면 문제 없다. (회의에서 X나 Y만큼 발언을 잘하지 못했다. 동기들은 잘나가는데 나만 왜 이 모양이지? / 회의에서 내 발언만 채택되었다. 나는 누구보다 뛰어나다.)
- 인지 재구조화는 인지와 사고 능력을 향상해 좀 더 이성적이고 효과적으로 스트레스에 대응하도록 돕는다. 당신이 감지하는 스트레스는 '지금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알리는 신호다. 이 변화는 두 가지 방식으로 만들어지는데, 하나는 문제해결 전략을 세워 스트레스를 완화하거나 해소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스스로 태도를 바꿔 스트레스 를 수용하거나 허락하는 것이다.
- 어떤 상황에서는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도 받아들이고 허락해야 한다. 늘 즐거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 때로는 상심, 실망, 분노 같은 감정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으며, 그런 감정을 수용하는 것이 오히려 가장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주의 해야 할 점은 '적응'이 반드시 '긍정적인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학대당하는 상황에서 인내는 적응반응이지만 유해한 결과를 낳는다.
수용 전략이 필요한 대표적인 예가 바로 노화다. 알다시피 노화는 막을 수 없으며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일이다. 그러니 순순히 받아들여 스트레스를 줄이고 열심히 건강을 관리하는 편이 오히려 노화 속 도를 늦추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 부정적 감정을 과학적이고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은 '배출, 전이, 승화'다. 이중 배출은 반드시 최우선해야 하는 과제다. 부정적 감 정을 제대로 배출하지 않으면 부정적 에너지가 몸 안에 그대로 쌓여 서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주먹 쥐기, 심호흡 등 을 통해 부정적 에너지를 조금씩 소모함으로써 가장 높이 치솟은 감 정의 봉우리를 순조롭게 넘어가야 한다. 감정은 일회성이다. 감정의 발생과 지속은 모두 특정한 사건과 관련이 있으며, 일단 가장 높은 지점에 도달하면 다시 천천히 가라앉기 때문에, 그 순간만 잘 넘기면 자신과 타인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일 수 있다.
한 번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되었다면 과학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 로 감정이 남긴 쓰레기를 싹 비워야 한다. 부정적 감정이 지나갔으니 그냥 넘겨도 된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시간이 해결해줄 거라고 생각 한다면 너무 순진한 태도다. 감정 쓰레기는 당신 안에 쌓이고 쌓여 결국 건강을 해친다.
단, 감정 배출은 절대 타인을 향해서는 안 된다. 부정적 감정을 쏟 아내는 대상이 사람이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부정적 에너지를 내보 내는 행위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 화가 났을 때, 바로 나가서 조깅 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조경은 주의력을 전이하고 에너지까지 소모한다. 베개 치기나 종이 찢기 같은 간단한 방법들 역시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 스트레스는 주로 당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조치를 취하지 않는 데서 발생합니다. 문제를 인식하는 순간 바로 전화를 걸거나, 이메일을 보내거나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이든, 설사 해결되지 않더라도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단순한 사실만으로도 발생할 수 있는 스트레스는 크게 줄어듭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 미국의 한 연구팀이 8년 간 성인 3만 명을 추적 조사한 연구가 있다. 이들은 스트레스가 건강에 해롭다고 믿는가?'라는 질문과 함께 지난해 경험한 스트레스가 얼마나 컸는지를 조사했다. 그리고 8년 뒤, 스트레스 수치가 높았던 사람들의 사망 위험이 43퍼센트나 증가했음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 숫자는 '스트레스가 건강에 해롭다고 믿는다”고 답한 사람들에게만 해당 된 결과였다. 스트레스가 해롭다고 믿지 않는 사람들은 사망 확률이 증가하지 않았 다. 심지어 스트레스를 거의 받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보다 낮았으며 이들은 참가자 중 사망 위험이 가장 낮았다. 연구팀은 스트레스에 대해 “스트레스를 해롭다고 믿는 것과 스트레스 상황이 결합 할 때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결론지었다. 결국 스트레스를 받아들이는 자세, 생각에 따라 스트레스가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결정지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맥고니걸 교수는 “스트레스는 독이 아닌 약”이라고 표현했으며 결국 개인이 스트레 스를 어떻게 인지하는지에 따라 심신의 건강이 달려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꾸준히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 우울증과 불안장애는 현대 사회에서 가장 흔한 심리질환이지만, 이에 대해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우울증 환자들은 과거에 살고, 불안장애 환자들은 미래에 산다. 두 집단 모두 가장 중요한 지금 여기'에 집중하지 않는다.
우울증 환자들의 사고 패턴은 '반추적' 이다. 그들은 과거에 했던 말 과 행동을 계속 생각하면서 끝없이 되새기고 후회하고 자책한다. 그 러지 않았다면 좋았을 텐데, 그 말을 했어야 하는데, 돌아갈 수만 있 다면......... 이런 생각들이 언제나 머릿속을 가득 채우니 과거의 고통 에서 걸어나오지 못하고 괴로워한다. 반대로 불안장애가 있는 사람들 은 사고의 초점이 전부 미래에 맞춰져 있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 을 상상하며 지레 겁을 먹고 두려워한다. 스스로 만든 공포와 걱정에 파묻혀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한다. 만약 그들의 사고를 '지금 여기’
- 멘탈이 강한 사람들의 7가지 언어 습관
1 제게 맞는 건지 생각해 볼게요 조언이나 권유를 덥석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이 정 말 원하는 것인지 먼저 생각해 본다.
2 제가 추구하는 방향과 일치하는지 살펴볼게요 자신을 과대평가하지 않고 아무리 좋은 제안이라도 자신의 가치관과 일치하는지 꼼꼼히 따져본다. 하려는 일이 나의 가 치관에 부합하는지가 중요하다.
3 좀 더 얘기해보세요 상대방이 하고 싶은 말을 하도록 이끌면서 그들의 관점을 이 해하며 자신의 시야를 넓힌다.
4 어렵긴 하지만 해낼 수 있어요 자신이 처한 환경이나 맡은 업무가 어렵다고 불평 하지 않는다. 역경을 견뎌나가는 데 에너지와 노력을 쏟아 붓는다.
5 미안합니다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머뭇거리지 않고 사과한다. 자기 책임에 대해 변명하는 것은 정신적으로 약한 사람의 특징이다.
6 아뇨, 저는 괜찮아요 주변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아니라고 판단될 때는 단호히 아니라고 말하며 거절한다.
7 그래도 나아지고 있어요 실수나 실패에 주눅 들지 않는다. 실수나 실패는 더 나아질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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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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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 스위치를 켜라

심리 2021. 6. 23. 22:20

- 나는 남들이 내가 한 말도 잊고 내가 한 행동도 잊지만 나로 인해 생긴 감정만큼은 결코 잊지 않는다는 사실을 배웠다. (마야 안젤루(Maya Angelou))
- 좋은 첫인상을 주는 두 번째 기회란 없다. (윌 로저스(Will Rogers))
- 3대 친구 신호
사람들에게 긍정적으로 비치고 하룻밤 친구든 평생 친구든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한 긍정적인 기반을 다지려면 정확히 어떤 친구 신호를 보내야 할까? 다양한 신호 중에서 선택할 수 있지만, 이 책의 목적에 맞게 호감 가는 사람이자 친구로 사귈 만한 사람으로 비치고 싶다면 세 가지 주요 신호를 들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눈썹 찡긋하기'와 '고개 기울이기, 그 리고 가식적이지 않고 진실한 미소 짓기'다(인간의 뇌는 물론 가식과 진실의차이를 알아챌 수 있다).
- 고개를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기울이는 동작은 위협적이지 않다.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이면 목의 양옆에 있는 경동맥이 노출된다. 경동맥은 뇌에 산소를 공급하는 혈액이 지나가는 길이다. 어느 쪽이든 경동맥을 끊으면 몇 분 안에 사망한다. 따라서 사람들은 위협을 느끼면 목을 어깨 사이 로 움츠려 경동맥을 보호한다. 그리고 상대가 위협적이지 않으면 경동맥 을 드러낸다.
고개를 기울이는 동작은 강렬한 친구 신호다. 사람들을 만날 때 고개를 기울이면 더 믿을 만하고 매력적으로 보인다. 여자들은 고개를 살짝 기울이면서 다가오는 남자를 더 잘생겼다고 지각한다. 남자들도 고개를 기 울인 여자를 더 매력적으로 느낀다. 또 고개를 기울이고 대화하면 고개를 똑바로 세울 때보다 더 친근하고 친절하고 솔직한 느낌을 준다.
여자가 남자보다 고개를 더 많이 기울인다. 남자들은 고개를 똑바로 세 우고 대화하면서 더 우월한 사람으로 비치려 한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이런 자세가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일상에서 고개를 기울이지 않으면 잘못된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다. 클럽과 술집처럼 남녀가 만나는 상황에서, 남자들은 여자에게 다가갈 때 의식적으로 고개를 기울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포식자로 지각될 수도 있다. 사실은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은데 고개를 빳빳이 들고 있다면 여자들이 '방어 자세를 취하게 되어 의미 있는 만남을 갖기가 상당히 어려워진다.
- 상대는 따라 하는 행동을 의식 차원에서는 알아채지 못한다. 따라 하기 는 인간의 기본 바탕에 속하는 행동이므로 뇌에서는 '정상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따라 하기가 부족하면 적 신호로 간주되어 뇌에서는 두 사람이 소통하는 동안 동시성이 부족한 순간을 감지한다. 상대가 따라 하지 않으면 구체적으로 불편한 이유를 모른 채 상대가 적 신호를 보낸다고 간주하게 된다. 그러면 방어 반응을 보이고 친해지려고 다가가지 않게 된다.
- 상대에게 눈을 굴리는 행동은 더 이상의 대화를 차단하는 '적 신호다. 상대가 어리석다고 생각하거나 상대의 행동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자리에서 황당한 소리를 하는 사람을 보면 눈을 굴릴 수 있다. 당사자가 눈을 굴리는 당신을 보면 당신에게 부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다. 모르는 사람이든 아는 사람이든 같은 반응 을 보일 것이다. 회의 중에 눈 굴리는 사람이 있는지 찾아보면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보 낼 수 있고, 구체적인 사안별로 사람들의 입장을 파악할 수 있다. 사람들은 어떤 의견이나 제안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그 의견이나 제안을 한 사람들이 뒤돌아서 있거나 노트를 내려다볼 때 몰래 눈을 굴린다. 이런 비언어적 신호를 보면서 회의에서 나온 의견이나 주장을 누가 받아들이지 못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어떤 의견을 낼 때 눈 굴리는 사람이 보이면 그 사람을 집중 공략해 당 신의 의견에서 장점에 대해 설득하라. 다시 말하지만 당신의 의견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앞으로 내밀고 미소를 짓는 사람들을 설득하는 데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
- 공격적인 자세 다리를 넓게 벌리고 양손으로 허리를 잡고 선 자세는 적 신호다. 다리를 넓게 벌리고 선 자세는 몸의 무게중심을 낮추어 싸움을 준비한다는 의미다. 양손으로 허리를 잡는 자세는 우세함을 과시하기 위해 몸의 면적을 넓히는 행동이다.
공격하려는 사람은 주먹을 꽉 쥐고 다리를 안정적으로 벌리고 선 자세로 비언어적 신호를 보낸다. 다리를 벌리고 서면 싸움에 대비해 몸의 무게중심이 내려간다. 다리를 벌리고 양손을 허리에 댄 자세는 우세함을 과시한다. 화가 난 사람은 산소를 들이마시는 양을 늘리기 위해 콧구멍을 벌름거린다(넓힌다) 이것은 얼굴이 붉어지는 것과 같은 분노 신호일 수도 있다. 이런 적 신호는 물론 뇌에 잠재적 위험을 알리고 공격 신호를 받는 상대에게 싸우거나 도망치기 반응을 준비하도록 알린다. 긍정적인 친분이 싹틀 가망은 거의 없다.
- 두 해 동안 남들에게 관심을 받으려고 애쓰기보다 두 달 동안 남들에게 진지하게 관심을 기울여주면 친구를 더 많이 사귈 수 있다. (데일 카네기(Dale Carnegie))
- 친구를 찾아 나서면 친구가 거의 없다는 걸 알게 된다. 친구가 되어주려고 하면 어디서든 친구가 나타날 것이다. (지그 지글러(Zig Ziglar))
- 사람들은 말할 기회를 양보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특히 자기에 관해 말 하게 해주면 더 좋아한다. 어느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친구란 당신이 어떤지 물어주고 대답을 기다려주는 보기 드문 사람이다.” 현명한 조언이 아닌가!
- 공감 어린 말의 기본 공식은 “그래서 ~인가봐요” 이다. 이렇게 말하면 관심의 초점이 상대에게 향하고, 말의 지뢰를 밟은 사람에게서 멀어진다. 사람들은 '당신이 어떤 기분인지 이해한다는 식으로 말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 상대는 자연히 아니, 당신은 내가 어떤 기분 인지 몰라. 당신은 내가 아니니까'라고 받아들인다. 공감 어린 말을 건네면 상대는 감정을 분출할 수 있다. 쌓여 있던 감정이 분출하면 정보를 주고받는 대화로 흘러갈 수 있다. 감정적인 상대와 격한 언쟁을 피하면 관계가 계속 살아남아 발전할 가능성이 커진다.
- 입술을 오므린 표정은 거의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미세해서 입술에 주름이 잡히거나 동그래진 정도로 보일 뿐이다. 입술 오므리기는 불만이나 반대를 의미한다. 입술을 오므린 정도가 두드러질수록 불만이나 반대 정도가 강한 것이다. 오므린 입술은 상대의 말이나 행동에 반하는 생각이 떠올랐다는 신호다. 대화할 때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면 유리하다. 상대가 반박할 기회를 얻기 전에 상대의 생각을 교묘히 바꿀 수 있다. 어떤 의견이나 결정이 일단 입 밖으로 나오면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심리 원칙에 따라 생각을 바꾸기가 더 어려워진다. 의사결정은 긴장을 유발한다. 그리고 일단 결정한 다음에는 긴장이 풀린다. 결정을 내린 사람은 좀처럼 생각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생각을 바꾸면 처음에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고 자인하는 셈 이 되어, 다시금 긴장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미 입장을 밝힌 뒤 에는 입장을 바꿔달라는 요구가 아무리 설득력 있다고 해도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것이 의사결정 과정을 다시 거치는 것보다 긴장을 덜 유발한다. 한마디로 사람들은 한번 입 밖에 꺼낸 말을 웬만하면 고수하려는 경향이 있다.
- "상대의 마음을 읽는 또 하나의 기법으로 입술을 무는 행동을 관찰할 수 있다. 입술 물기는 윗입술이나 아랫입술을 가볍게 물거나 당기는 것이다. 할 말이 있지만 여러 가지 이유에서 그 말을 할지 말지 망설이는 비언어적 행동이다. 그러니 입술을 물다”라는 말이 입을 닫고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뜻인 것도 일리가 있다. 나는 강의하면서 학생들이 입술을 무는 모습을 종종 본다. 나는 이런 행동을 일종의 신호로 보고 “무언가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군요”와 같은 공감의 말로 학생들에게 의견을 말 할 기회를 준다. 학생들은 내가 그들의 마음을 읽어낸 데 놀라면서 내가 그들에게 관심을 가져준다고 생각해 좋아한다.
- 입 꾹 다물기는 입술 물기와 비슷한 의미이지만 좀 더 부정적인 의미를 띤다. 입 꾹 다물기는 윗입술과 아랫입술을 딱 붙인 모습이다. 이것은 상대에게 할 말이 있기는 하지만 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 용의자들은 흔히 자백하기 직전에 입을 꾹 다문다. 무언가 말하고 싶지만 그 말이 입 밖으로 흘러나오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 입술 만지기: 손이나 손가락이나 연필 같은 물체로 입술을 건드리는 행동은 현재의 대화 주제가 불편하다는 뜻이다. 입술을 건드리면 순간적으로 민감한 주 제에서 주의가 멀어져 불안이 감소한다. 용의자들은 종종 자기도 모르게 내가 방금 던진 질문이 어떤 민감한 주제를 건드리거나 그들을 불편하게 만든다는 신호를 보낸다. 나는 이런 무언의 신호를 알아채고 “이 얘기가 조금 불편한가봐요”라는 식으로 공감의 말을 건네 그 주제에 더 깊이 파고든다. 그러면 용의자는 불편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거나 부인하고, 대개는 그들이 그런 감정을 느끼는 이유를 제시한다. 이렇게 자기 입술을 건드리는 행동은 비즈니스나 사회적 만남에서 유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대일로 만나 신제품을 소개하면서 고객이 손가락 으로 입술을 가볍게 건드리는 모습을 보이면 그 행동에 주목해야 한다. 그 리고 “이 제품을 써본 적 없으니 조금 고민될 것 같아요”라는 식의 공감의 말을 건네 당신이 제안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관해 고객이 느끼는 우려나 불안을 표현할 기회를 준다. 고객이 우려하는 점을 구체적으로 파악했으면 그에 맞게 제품을 소개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보다 효과적으로 판매할 수 있다. 사회적 만남에서는 대화하는 상대를 관찰해서 당혹스러운 순간을 모면할 수 있다. 민감한 주제를 꺼낸 뒤 상대가 입술을 오므리거나 입을 꾹 다문 모습이 눈에 띄면 사태가 심각해지기 전에 화제를 바꾸어야 한다. 상대와의 관계가 더 친밀해진 다음에 다시 안전하게 원래 주제로 돌아가면된다.
- 고개를 젖히며 손으로 머리를 넘기는 행동은 친근감이 생겼다는 표시다. 그리고 머리를 넘길 때는 상대를 바라보아야 한다. 친근감이 생겼다는 긍정적인 신호다. 친근감을 확인할 때 머리 넘기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라. 머리를 넘길 때 상대를 바라보지 않으면, 즉 눈을 마주치지 않고 머리를 넘기면 친근감이 부족하다는 부정적인 신호다. 이런 행동을 흔히 쌀쌀맞게 머리 넘기기'라고 한다.
- 사람들은 당신이 얼마나 많이 알든 관심이 없다. 당신이 그들에게 얼마나 관심을 가져주는지 알기 전에는. (지그 지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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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

행복 시크릿

심리 2021. 6. 20. 19:03

이 책은 하버드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수강한다고 하는 탈벤 샤하르 교수의 행복학 강의를 바탕으로 어제보다 더 행복해지기 위한 마음 훈련법 56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특히 오늘의 행복을 내일로 미루지 말 것을 강조하고 있다. 비록 그게 너무 작은 행복이라도 비웃지 말고 즐기라는 것이다. 눈 앞에 드러나지 않는 결과에 전전긍긍하며 시간을 소비하거나 에너지를 낭비하는 대신 현재의 중요한 요소에 집중하는 것이 내가 설계한 미래에 다가가는 길이다. 불안한 마음으로 쌓은 탑은 반드시 무너진다.

많은 사람들은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남들과의 비교는 불행의 지름길이다. 나보다 더 나은 남들은 언제 어디서나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와 과거를 비교하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선택하며 행복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리를 분별하지 못하는 맹목적인 비교는 불행을 초래하게 된다. 비교를 하려면 나의 내면에 재능, 가능성, 열정, 의지끼리 비교하라. 그러면 진정한 자기의 모습을 찾고 당당하게 생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행복을 방해하는 장애물 9가지를 늘 새겨둔다면 행복의 길에 조금씩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1) 다른 사람의 생각을 너무 신경쓰지 마라
(2) 모험을 두려워하지 말라
(3) 쉬지 않고 일하는 기계가 되지 말라
(4) 과거를 돌아보는 것을 멈추고 미래에 정신 팔리지 말라
(5) 모든 것을 복잡하게 하지 마라
(6) 좀 더 편안한 길을 찾지 마라
(7) 자기 생각과 내면의 감정을 통제하지 마라
(8) 사소한 일을 요란스레 처리하지 마라
(9) 자신을 고통스럽게 하는 일을 멈춰라

이 책은 행복해지기 위한 마음가짐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가장 마음에 와 닿는 말은 이것이다. "아직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 당신은 행복하다."


* 본 리뷰는 출판사 지원을 통해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 행복의 원칙은 
첫째 어떤 일을 할 것, 
둘째 어떤 사람을 사랑할 것,
셋째 어떤 일에 희망을 가질 것이다. (칸트)
- 대개 행복하게 지내는 사람은 노력가이다. 게으름뱅이가 행복하게 사는 것을 보았는가! 노력의 결과로써 오는 어떤 성과의 기쁨 없이는 누구도 참된 행복을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수확의 기쁨은 그 흘린 땀에 정비례한다. (블레이크)
- 인생이라는 망망대해를 항해하며 그날그날 낚는 행복을 만끽하라, 크든 작든 다시 못 잡을 행운처럼 기뻐하라. 그것이 매일 매일 행복할 수 있는 비결이고 아름다운 인생을 설계하며 살아가는 비법이다. 그렇지 않으면 인생은 칙칙한 회색빛으로 덮이고 삶의 열정도 사라진다. 자, 당장 미소를 지어보자. 그렇게 웃을 수 있으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 삶에 불만이 엄습할 때 내면에서는 행복할 이유와 단서를 찾아야 한다. 작고 소소한 것이라도 많이 찾아보자. 불만과 고통의 소용돌이에 속에서도 행복할 근거가 된다. 그 행복 하나가 고난을 이길 힘을 준다. 고통을 넘을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든다. 미래를 걱정하며 꽃이 질까 염려하지 말고 눈앞에 핀 꽃을 보고 행복하라.
- 열악한 환경에서도 아직 괜찮다는 위안이 만족스런 삶의 전제 조건이다. 그 괜찮은 부분에서 긍정의 심리가 싹 튼다. 어떻게 슬픔을 이겨낼지 알고, 슬픔 때문에 상처를 받지 않도록 돕는다. 진정한 행복을 얻고 싶다면 반드시 슬픔과 시험, 우여곡절에도 살아있다는 사실에 진정한 기쁨을 느껴야 한다.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는 “우리가 불행하다고 생각하면 영원히 불행하다.”라고 풍자했다. 힘겹게 만족스런 삶을 좇고 있다면 먼저 자기 위안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자신의 상황이 더 열악한 경우보다 낫다고 믿어라. 세상이 아름답고 삶이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것이 만족스런 삶의 출발선이다.
- 실패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고 성공 확률을 높이는 유일한 방법이다. 자, 이제 안심이 되는가. 그렇다면 자기 긍정을 마음에 품고 재도전의 첫발을 내밀어라. 이전의 실패가 당신을 강하게 만들었고 도약하게 도울 것이다. 더 높이 뛰는 비약을 체험할 기회다.
- 지식에 뿌리를 내린 경험은 생각의 불꽃을 화려하게 태울 수 있다. 삶의 경험은 우리에게 책보다 더 직접적이고 깊이 있는 많은 것들을 가르쳐준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보다 하나의 사건을 겪고 얻은 깨달음이 더 의미 있다. 이는 지혜의 깊이와 넓이에도 영향을 미 친다. 광범위하게 다양한 것을 만나고 관찰하고 삶을 경험하라. 삶 속에서 이미지를 포착하고 받은 인상을 다 축적하자. 이것들은 배경 지식의 기반이 된다.
- 칼 비테Karl Witte는 “불행 중에서도 행복을 느낄 줄 알고, 고난속에서도 기뻐할 줄 아는 사람은 어릴 때 상상력이 풍부했다. 정말 불행한 사람은 바로 상상력이 없는 사람들이다.” 라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상상력은 삶에 대해 긍정적인 환상, 즉 꿈을 말한 다. 꿈은 열정적으로 삶을 더 잘 살아가도록 도와준다.
꿈이 없는 사람은 삶의 동기와 계기가 마련되지 않아서 삶에대한 열정도 없다. 반대로 꿈이 가득한 사람은 꿈을 이루고 싶은 소망을 원동력으로 삼아서 노력하고 분투한다. 꿈은 일생을 걸고 쟁취해야 할 사명이 아니다. 각자 가슴에서 하고 싶은 일이나 원하는 일들의 집합이 꿈이다. 그래서 존 고다드는 꿈의 목록을 127가지나 적었다. 
- 어딘가 하나쯤, 무엇인가 하나쯤 믿는 구석이 있어야 자신감이 생기고 추진력도 생긴다. 그 믿음을 자신의 잠재력에 둬라. 자신 의 가능성을 믿고 안 믿고는 개인의 자유다. 하지만 똑같은 일을 할 때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의 결과는 확연히 다르게 나타난다. 그 차이는 생각보다 극명하다. 잠재력을 개발하면 이미 반은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
- 오늘의 기쁨을 당신은 가졌는가? 소중히 대했는가 아니면 뒤로 미뤘는가? 아직도 내일의 기쁨을 동경하고 있는가? 만약 오늘 하루 동안 기쁨을 느꼈다면 스스로에게 말하라.
"난 지금 이 행복을 놓치지 않을 거야!"
- 눈앞에 드러나지 않는 결과에 전전긍긍하며 시간을 소비하거나 에너지를 낭비하지는 말자. 현재의 중요한 요소에 집중하자. 그것만이 당신이 설계한 미래에 다가가는 길이다. 불안한 마음으로 탑을 쌓지 마라. 그러면 반드시 무너진다.
- 사람들은 대부분 현재와 과거를 가지고 비교하길 좋아한다. 비교를 통해 우열을 가릴 수 있고 좀 더 빠르게 목표를 선택할 수 있 기 때문이다. 일단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선택하고 나면 행복감이 증가한다. 그러나 사리를 분별하지 못한 맹목적인 비교는 행복이 아닌 불행을 초래한다. 따라서 비교의 소용돌이에 잠기지 말고 현재를 꽉 움켜쥐자. 그렇게 해야 자신의 행복이 방향을 잃지 않을 수 있다.
-  상대적 관점에서 누구와 비교하라는 말은 아니다. 인생은 마트에 진열된 엇비슷한 상품이 아니므로 화려한 포장으로 감싼다고 자기를 세상에 어필할 수도 없다.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 고 그 모습으로 당당하게 생활할 때 가능하다. 그러므로 자기 내면에 있는 재능, 가능성, 의지, 열정끼리 비교하고 우열을 가려야 한다.
- 심리적 영향을 받는 우리는 행복을 포장지로 생각한다. 카메라를 살 때처럼 남들이 권하는 행복에 눈을 돌리고 남들이 제시하는 행복만 진짜 행복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자신에게 주어지지 않은 상태를 동경하며 자기 앞에 놓인 상황에 만족하지 못한다. 이는 자기가 친 울타리에 행복을 가두는 꼴이다. 자신의 선택으로 어떤 상황에 놓였다면 선택하지 못한 것에는 미련을 버리자.
그 어떤 것이든 자신이 선택한 것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만약 계속 비교하게 되면 귀하게 얻은 것조차 하찮게 여기며 결국에는 그것마저 잃게 된다. 바라던 것도 얻지 못하고 우리가 이미 갖고 있던 행복마저 망가져버리는 꼴이다.
- 행복을 가로막는 장애물 9가지
(1) 다른 사람의 생각을 너무 신경 쓰지 마라. 자기 일은 자신이 하고, 자기 인생은 자신이 산다. 다른 사람의 평가에 너무 신경 쓰면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 
(2) 모험을 두려워하지 마라. 기회와 위험은 대부분 함께 온다. 위험을 피하려고 하다가 기회마저 잃지 마라. 회사에서 승진할 수 있음에도 승진 뒤 받게 될 엄청난 스트레스를 두려워해 기회를 잃 고 만다. 얼마나 아쉬운 일인가. 
(3) 쉬지 않고 일하는 기계가 되지 마라. 일은 삶에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일 중독이 되어서는 안 된다. 반드시 쉬어야 하고 일부 러 시간을 내서 가족과 보내며 자신을 격려해야 한다. 양질의 쉼 을 누리지 못한다면 정신은 매우 빨리 피폐해진다. 쉬어야 할 때는 쉬어라. 일의 성과로 자신을 지키고 개발해야 한다지만 쉬면서 재충전하면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4) 과거를 돌아보는 것을 멈추고 미래에 정신 팔리지 마라. 카를 힐티Carl Hilty는 “모든 것은 이미 지나갔으니 그저 지나가게 두 어라!”라고 말했다. 삶은 현재 일어나는 모든 순간에 있다. 그러 니 절대 현재를 놓쳐서는 안 된다. 과거를 돌아보는 것은 그다지 아름다운 게 아니다. 과거의 잘못에 신경 쓰지 마라. 항상 과거에서 얽매어 살아간다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미래를 동경하는 것 또한 안 된다. 미래의 일은 누구도 통제할 수 없다. 미래가 당 신의 생각처럼 흘러가지 않을 때 혼란에 빠진다.
(5) 모든 것을 복잡하게 하지 마라. 누가 뭐래도 자신이 인생의 주인이다. 인생이 단순할지 복잡할지는 인생을 대하는 자신의 태도에 달렸다. 인생은 본래 매우 단순하다. 너무 복잡하게 살면 해결하기 어려운 일에 얽히고설키게 된다. 행복은 이런 방식으로 얻어지지 않는다. 
(6) 좀 더 편안한 길을 찾지 마라. 삶은 가벼운 것이 아니다. 삶 에서 무언가를 얻고 싶다면 노력을 쏟아부어야 한다. 마틴 루터 킹은 “첫발을 내딛을 때는 굳은 믿음이 있어야 한다. 모든 길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그저 쉽게 첫발을 내딛는 것은 안 된다.” 라고 말했다. 삶은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과정이다. 결과가 아닌 과정이야말로 우리에게 기쁨을 느끼게 한다.
(7) 자기 생각과 내면의 감정을 통제하지 마라. 사람들은 생각을 읽는 것에 익숙지 않다. 도움을 청할 때 걱정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직접 드러내야 한다. 스스로 검열하고 통제하지 마라.
(8) 사소한 일을 요란스레 처리하지 마라. 어떤 일이 당신을 짜 증나게 한다면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자. 일 년 뒤에도 이 일을 기 억할까?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면 그 일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일 년 뒤 당신은 그 일로 당황했던 사실조차 잊고 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일인데 미리 전전긍긍하고 확대해서 고통받을 이유가 없다.
(9) 자신을 고통스럽게 하는 일을 멈춰라.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가둔 틀을 벗어나야 한다. 모든 사람이 똑같은 기준으로 살아갈 수는 없다. 삶에도 변화가 있다. 기분이 오르내리기도 한 다. 일이 술술 풀리기도 하지만 답답하게 꽉 막혀 있을 때도 있다. 기분이 최악일 때 답답한 일을 꺼내 들고 좌절하지 마라. 이는 자신을 괴롭히는 일이다. 행복의 장애물을 스스로 만드는 격이니 최대한 빨리 즐거운 일을 찾아 기분 전환을 해야 한다.
- 누구나 자기 자신을 충분히 증명하고 싶어 한다. 꿈과 일치하는 인생을 살고자 한다. 그러나 바라는 것과 현실 사이에는 충돌이 있게 마련이다. 인생의 끝에 얻게 되는 것이 꼭 바라왔던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것이 인생이다. 그러므로 멀리 있는 신기루를 바라보는 것보다 현재를 성실하게 살며 소박하지만 진실된 행복을 누리는 것이 현명하다.
- 영국의 철학자 새뮤얼은 대단한 완벽주의자였다. 그는 글을 쓰면서 완벽주의 때문에 고통스러워했다. 글을 쓰는 게 매우 중요한 일임을 잘 알아서, 자신이 좋은 글을 쓰지 못할까 봐 글을 쓸 때마다 근심에 빠졌다. 결국 그는 좋은 글을 쓰지 못하게 되었으며 글에 대한 비판과 반론이 쏟아졌다. 새뮤얼은 '대작은 내 최후의 날에 쓰겠다. 지금 쓰는 글들은 모두 초고일 뿐이다.' 라며 글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았다. 이러한 마음가짐은 그를 자유롭 게 했다. 이제 그는 좋은 글을 써내지 못할까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 후 그가 남긴 수많은 작품은 후대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쳤으며 화려한 문체의 글로 찬사를 받았다. 새뮤얼은 글쓰기 전에 그저 '초고를 쓰는 것이라 여겼다. 초고는 수정을 거듭해야 글이 완성되는 과정의 시작이어서 자기 생각대로 자연스럽게 써나갈 수 있었다. 생각을 바꿈으로써 글을 쓰는 압박감에서 해방된 것이다.
- 이 일을 완벽해지는 하나의 과정으로 생각하자!'라는 생각은 행복의 독보적인 비결'이다. 행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좌절과 실패를 맞닥뜨린다. 당신이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과정 을 누리는 것을 잊지 마라. 이 과정을 걸어가는 것은 실패했거나 넘 어졌던 기억을 지우고 즐기는 일이다. 과거 일들에 발목 잡혀 불안에 떨거나 아직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전전긍긍한다면 행복의 지름길을 놓치고 오히려 돌아가게 된다. 
- 영국의 시인인 셸리는 “만약 잘못을 통해 깨달음을 얻었다면, 당신은 그 잘못으로 인해 후회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과거는 이미 죽었다. 미래만이 자신의 것이다.” 라고도 말했다. 과거는 바꿀 수 없고 우리에게는 두 가지 선택이 있다. 하나는 과거의 경험에 걸려 넘어져서 '이럴 줄 알았다면'이라고 후회하며 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용감하게 사실을 받아들이고 오늘을 잘 살아가는 것이다. 
- 흔들의자에 앉아 노래를 흥얼거거리는 노인이 되었을 때에야 같이 어깨를 마주할 사람이 있다는 것, 꽃이 피고 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 해가 뜨고 지는 풍경을 보는 것이 가장 행복한 것 임을 깨닫는다. 이렇듯 행복은 늘 곁에 있지만 먼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아는 척해주어야 비로소 자기 존재를 가감 없이 드러낸다.
- 인생에는 햇빛과 어둠이 공존한다. 우리가 햇빛을 보면 어둠은 물러간다. 전진할수록 앞길을 비춰주며 웅덩이에 빠지지 않도록 돕 는다. 그러나 햇빛을 등지면 자기 그림자만 보게 되므로 관용을 베 풀 수 없고 자기 안에 갇혀 사고의 영역까지 좁아진다. 그로 인해 기쁨을 찾지 못하고 암울한 현상만 보게 된다. 
-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영국 사상가 러셀Russell, Bertrand은 1924년에 중국의 쓰촨성을 찾았다. 그 시절의 중국은 군벌이 할 거割據하고 있어서 백성들이 편히 살 수 없었다. 러셀과 함께한 몇 사람은 사람이 메는 대나무 가마에 앉아 어메이산山에 올랐다. 산길이 가파르고 험준하여 가마꾼들이 지쳐 땀을 흘리는 광경에 러셀은 경관을 구경할 기분이 사라졌다.
가마꾼들은 가마를 타는 그들 몇 사람을 몹시 미워할 것이며, 이렇게 더운 날 가마를 타고 산에 꼭 올라야 하는지 원망할 거 같 았다. 어쩌면 왜 자신이 가마를 타는 사람이 아니라 가마를 메는 사람일지 괴로울 수도 있었다. 산 중턱에 이르러 러셀은 대나무 가마에서 내려 가마꾼의 표정을 열심히 살폈다. 그는 가마꾼들이 일렬로 앉아 담뱃대를 꺼내면서 웃고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들에게는 날씨와 가마를 탄 사람을 원망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들은 흥미롭게 자기 고향의 농담을 들려주기도 하고, 호기심으로 러셀에게 외국의 얘기를 물어보기도 했다. 러셀은 그때를 회상하며 쓴 《중국인의 성격》에서 “우쭐거리는 태도로 다른 사람의 행복을 재단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라고 말했다.
- 에픽테토스Epictetos는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사물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지 사물 자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신이 보기에 논에 벼를 심는 농부는 매우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그들도 행복하다. “진정한 행복은 당신이 인생의 가치를 진정으로 깨달은 뒤에 느낄 수 있다."라는 말처럼 관점을 바꿔서 자신의 문제를 바라보자.
- 인간은 항상 시간이 모자란다고 불평을 하면서 마치 시간이 무한정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 (세네카)
- “인생의 전반부에는 망설이지 말고, 후반부에는 후회하지 마라!”
- 시간의 걸음걸이에는 세 가지가 있다. 느릿느릿 오는 미래, 화살처럼 빠르게 날아가는 현재, 영원히 멈춰 움직이지 않는 과거이다. 시간의 걸음을 쫓기 위해선 현재를 따라나서야 한다. 성큼 앞서지 말고 그것이 몰래 달아나지 않도록 붙잡고 이용하자. 그렇지 않으면 현재는 당신을 따돌리고 달아나고 인생은 어떤 목표도 없이 그저 무료하게 흘러가게 된다. 떠놓은 물처럼 어떤 의미도 없어진다.
- 삶에서 충만한 기쁨과 만족을 누리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러나 반대로 현재 가지고 있는 것들을 하나씩 잃는다고 생각해보자. 가진 재물은 물론이고 일, 가족, 친구, 재능, 건강 등 새로 얻는 것보다 이것들이 더 소중하지 않은가? 100을 채우려고 기를 쓰지 말 고 먼저 자신이 가진 것들에 감사하자. 당신이 채우려는 1은 99가 주는 즐거움에 비하면 대수롭지 않은 것이다.
- 그라시안GRACIAN은 “우리는 가장 잊어야 하는 일을 가장 잘 기억한다. 고통의 이유는 자신에게 있다.”라고 말했다. 이 세상에 서 당신을 쓰러트릴 수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오직 자 신뿐이다. 다른 사람이 눈에 거슬리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상대적으로 약한 자신이 보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남에게 화를 자주 내는 이유는 자신의 단점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 고통이나 선택 앞에서 우리가 직면해야 하는 것은 진실된 자신이다. 시간이나 장소에 상관없이 우리의 가장 큰 적도 자기 자신이다. 행복으로 가는 길 위에서도 마찬가지다.
- 태양을 등지면 자신의 그림자밖에 볼 수 없다. 행복한 사람은 마치 활짝 핀 해바라기처럼 태양을 향해 서 있다.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품고 긍정적으로 태양을 향해 서자. 그리고 낙관적인 태도로 삶을 대하자.
- 모든 일에서 자신감과 자기성찰의 능력을 길러라. 이것이 행복한 삶의 전제 조건이다. 자신이 꿈꾸는 행복한 삶에 대해 믿음을 갖고 흔들리지 마라. 세상의 기준이 모두 옳을 수 없으며 세상의 잣대에 자신을 맞출 필요가 없다. 자기 삶에 충실하고 그것을 귀하게 여길 때 행복이 유지된다.
- 인생의 목적에는 일과 건강과 행복이다. 일에는 즐거움이 있고 건강이 있다. 자기 직분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보람을 찾는 사람은 틀림없이 성공한다. (헨리 포드)
- 우리는 일 년 후면 다 잊어버릴 슬픔을 간직하느라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을 버리고 있다. 소심하게 굴기에 인생은 너무나 짧다. (카네기)
- 사랑은 떨리는 행복이다. 이별의 시간이 될 때까지는 사랑은 그 깊이를 알지 못한다. (칼릴 지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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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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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어서는 용기

심리 2021. 6. 13. 09:04

- 의미는 상황에 의해 결정 되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그 상황에 어떤 의미를 주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 독일의 저명한 사회학자가 놀랄 만한 사실을 발견했다. 범죄를 억압 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가정, 다시 말해 재판관, 경관, 간수 등의 가정에서 상당한 숫자의 범죄자가 나온다는 사실이었다.
교사의 아이들 또한 몹시 반항적인 경우가 많다. 나 자신의 경험에 비 추어 보아도 이 통계는 어느 정도 맞는 듯하다. 나는 놀랄 만큼 많은 숫 자의 신경증적인 아이들이 의사의 자녀들 가운데 있으며 또 많은 수의 비행 청소년들이 목사의 아이들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마찬가지로 배뇨 조절을 강조하는 부모 밑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그들 이 자신의 의지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지극히 명료한 방법으로 즉 야뇨증을 통해 증명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야뇨증은 우리가 의도하는 행동에 적합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 꿈이 어떻게 이용되는지를 보여 준다.
- 야뇨증인 아이들은 흔히 자기들의 방을 나와 화장실에 가는 꿈을 꾼다. 이런 식으로 그들은 자기변명을 한다. 이 말은 그들이 이불에서 소변을 볼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야뇨증의 역할은 일반적으로 낮과 똑같이 밤에도 다른 사람의 관심을 끌고 종속시켜 주의를 받으려는 것이다. 때로 그것은 타인을 적대시하 는 일이며 그 습관은 적개심을 선언하는 일이기도 하다.
모든 각도에서 보면 우리는 야뇨증이 하나의 창조적인 표현이라는 사 실을 알 수 있다. 그 아이는 입 대신에 방광을 사용하여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육체 기관의 불완전함은 그 아이에게 있어 의견을 표현하는 수단을 제공할 뿐이다.
- 만일 우리가 아이를 침으로 자극하여 그 아이가 얼마나 높게 뛰어오르는지를 본다거나 간지럼을 태워서 그 아이가 얼마나 크게 웃는지를 보려 한다면 그런 일은 엄밀히 말해서 심리학이라고 부를 수 없다.
현대의 심리학자들 사이에서 매우 일반적인 방법으로 인정되고 있는 이런 방법은 실제로 한 개인의 심리에 대해 우리가 무엇인가를 알려 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점은 특정한 인생 방식에 대해 이야기할 때만 해당된다. 자극과 반응을 조사하는 사람들에게, 외상이나 충격적인 경험의 영향을 알아내려는 사람들에게, 또 유전되는 능력을 조사하여 그것들이 어떻게 전개되는가를 보려는 사람들에게만 해당될 뿐이다.
- 개인심리학에서는 정신 자체, 다시 말해 통일된 심리를 고찰한다. 우리는 개개인이 세상이나 자기 자신에게 부여한 의미, 그들의 목표, 그들이 기울이는 노력의 방향과 인생의 모든 문제에 대처해 나가는 방법을 관찰한다. 지금까지 알아본 바와 같이 여러 가지 심리적 차이점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훌륭한 열쇠는 협동하는 능력의 정도를 세밀하게 조사함으로써 얻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일이다.
- 자기가 타인에 대해서 우월한 듯이 행동하는 모든 사람의 배후에는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서 숨겨야만 하는 열등감이 존재하고 있다. 그 노력은 마치 키가 너무 작아서 고민하는 사람이 자기를 커 보이게 하기 위해서 발끝을 세우고 걷는 일과 같다.
우리는 가끔 2명의 어린아이가 키 재기를 할 때 이러한 행동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자기가 작지 않을까 하고 염려하는 아이는 몸이 꼿꼿하게 경직되어 있다. 자기 키를 실제보다 커 보이게 하려고 신경 쓰기 때문이다.
- 열등감이란 개인이 어떤 일에 대해 잘 적응하지 못하거나 혹은 준비 되어 있지 않아서 그 일을 해결할 수 없다는 자기의 확신을 언행으로 표 현하는 경우에 나타난다. 이 정의로부터 우리는 눈물이나 변명과 마찬 가지로 노여움 또한 열등감의 표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
열등감은 늘 긴장을 자아내는 감정이기 때문에 우월감을 향해서 나아 가는 보조적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우월감을 얻는 것으 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법은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 우월만을 추구하 게 되면 인생의 무익한 측면으로 향하여 정말 중요한 문제는 배제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당사자는 자기의 활동 범위를 한정하려고 함으로써 성공을 향해 전진 하기보다는 패배를 피하는 일에 몰두한다. 난관에 부딪치게 되면 망설이면서 꼼짝도 하지 않거나 뒷걸음질 치는 모습마저도 보이게 된다.
- 광장공포증인 경우에 매우 간단하게 나타난다. 이 증후는 '나는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건 아니야. 나는 눈에 익은 상황에만 관 련되어 있어야 해. 인생은 위험으로 꽉 차 있으니까. 그런 위험을 만날 기회를 피해야만 해'라는 확신의 표현이다. 이 태도가 끊임없이 유지된다면 그 사람은 방 안에 틀어박혀 있거나 침대에 웅크리고 앉은 채로 시간을 보내고 만다.
- 열등감은 그들이 자신들의 인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진하는 일을 금지해 버린다. 자위, 조루, 성적 불능, 성도착 등의 증세들은 모두 망설 임'이라는 인생의 태도를 나타내고 있다. 이성에게 다가가려 할 때 자기 는 불완전한 사람이라는 두려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가 “왜 그렇게 불완전한 것을 두려워하는가?” 하고 묻는다. 면 우월감이라는 목표가 곧 떠오른다. 가능한 유일한 대답은 그 사람이 자기 자신에게 너무나 높은 목표를 설정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열등 감이란 그 자체로서는 이상한 감정이 아니라는 사실은 이미 설명했다.
열등감은 인류가 자기 자신을 개선하려 하는 모든 노력의 결과다. 예 컨대 과학도 사람들이 자기의 무지를 깨닫고 미래를 예견할 필요성을 느낄 때에만 일어날 수 있다. 또한 열등감은 인류가 자기의 생활을 개선 하여 우주에 대해 보다 많이 알고 우주를 보다 잘 통제하기 위한 여러 노력의 결과다. 사실 나의 견해로는 우리 인간의 모든 문화는 열등감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까지 생각된다.
- 신경증적인 사람들은 자주 그들의 우월 목표를 확실하게 나타낸다. 그들은 “나는 나폴레옹이다.” 라든가 “나는 중국의 황제다.” 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전 세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싶어 하고, 만인에게 우러러 보이고 싶어 하며, 전 세계와 무선으로 연락하여 모든 대화를 도청하고 싶어 한다. 또 그들은 미래를 예고하기도 하며, 초자연적인 힘의 소유자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신처럼 되고 싶다는 목표는 아마도 보다 합리적인 방법으로써 모든 일을 알고 우주적인 지혜를 소유하고 싶은 소망 혹은 생명을 영원히 갖고 싶다는 소원 속에 나타난다.
- 지상의 생명을 영원한 것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 삶이 윤회한다는 상상, 내세에서의 불사를 예견하는 등의 기대들은 모두 신처럼 되고 싶다는 바람에 기반을 두고 있다. 종교적인 가르침에 있어서 불멸의 존재 즉 모든 시간을 초월하여 영원히 살아남는 존재는 신이다. 나는 지금 이런 생각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해 논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 의견은 인생의 몇 가지 해석과 의미 목표를 위한 노력은 계속된다. 
- 우리는 모두 어느 정도까지는 신과 같이 되고 싶다는 의미에 관련되 어 있다. 무신론자들조차도 신을 정복하려 하며 신보다 높은 존재이기 를 원한다. 우리는 이 욕망이 독특하게 강한 우월 목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월 목표가 한번 구체적이 되면, 인생 방식에 있어서 잘못이라고 생각되는 일이 없어진다. 개인의 습관이나 모든 징후는 그의 구체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지극히 올바를 뿐이며, 그것들은 모든 비판을 초월한다.
모든 문제아와 신경증 환자, 알코올중독자, 범죄자, 성도착자는 자기 가 우월한 입장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달성하기 위해 거기에 적합한 행 동을 한다. 그의 모든 징후 자체를 공격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 징후는 마치 목표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듯이 보인다.
- 어린 시절부터 기억되고 있는 사건은 그 개인의 주된 관심사와 매우 가깝다. 우리가 그의 주된 관심사를 알게 된다면 우리는 그의 목표나 인 생 방식도 알 수 있다. 초기의 기억을 매우 가치 있는 것으로 평가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또한 우리는 기억 속에서 그의 부모와 가족에 대한 관심도 발견 가능하다. 기억이 정확한지 아닌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그런 기억이 그 개인의 판단을 보여 준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아 이 때부터 나는 이러한 인간이었다'라든가 '아이 때부터 나는 인생을 이 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라는 자기 자신에 대한 판단을 알아낼 수 있다. | 모든 기억 중에서 가장 계시적은 것은 그가 기억해 낼 수 있는 최초의 사건이다. 최초의 기억은 그 개인의 근본적인 인생 방식과 그의 삶 가운 데 최초로 만족스러웠던 결정을 보여 준다. 그 기억은 그가 무엇을 자기 발달의 출발점으로 삼았는가를 한눈에 보도록 해 준다.
때로 사람들은 어떤 사건이 처음이었는지 기억하지 못하겠다면서 대 답을 회피하기도 하고 혹은 고백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그 자체도 하 나의 계시가 된다. 우리는 그들이 자기의 근본적인 의미에 대해 논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사실, 그리고 협력할 생각이 없다는 사실을 추측할 수 있다.
- 꿈은 인간 심리의 창조적 활동의 일부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꿈을 통 해 무엇을 기대해 왔는지를 알게 된다면, 우리는 그 목적을 이해하는 데 매우 가깝게 접근할 수 있다.
꿈에 대해 연구하다 보면 곧 놀랄만한 사실과 만나게 된다. 그동안 꿈 은 미래에 관계된다는 논리가 당연한 사실로 여겨져 왔다. 사람들은 자 주 꿈속에서 어떤 지배적인 영이나 신, 조상과 같은 존재들이 그들의 심리 속에 붙어서 영향을 준다고 느껴 왔다. 그들은 곤란한 일에 직면했을 때 뭔가 해결책을 얻기 위해서 꿈을 이용했다.
꿈에 관한 고대의 서적들은 어떤 꿈이 미래에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고대인들은 그들의 꿈속에서 어떤 전조나 예언을 점쳤다. 그리스인과 이집트인들은 장래의 생활에 영향을 주는 신성한 꿈을 꾸게 해 달라고 기원하면서 신전에 제사를 지냈다. 그런 꿈은 치유력이 있으며 육체적 혹은 정신적 장애를 제거할 수 있다고 여겼기 때 문이다. 아메리카 원주민은 꿈을 불러내기 위해 단식이나 목욕을 하는 등 대단한 노력을 했으며, 자신들의 꿈에 대한 해석을 염두에 두고 행동했다. 구약성서에도 꿈은 항상 뭔가 미래의 사건을 계시하는 것으로 해석되어 있다.
- 하지만 꿈의 해석은 항상 개인적이다. 상징이나 은유를 어떤 공식에 의해 해석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꿈은 각 개인의 독특한 인생 방식에 의해서 그 자신의 해석으로 만들어진 창조물이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전형적인 꿈의 형태를 몇 가지 간단하게 언급하려고 한다. 나는 여기서 개인적인 해석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꿈의 해석과 의미 탐구에 도움이 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많은 사람이 하늘을 나는 꿈을 꾼 경험을 갖고 있다. 이런 꿈을 이해하는 열쇠는 다른 경우와 마찬가지로 그 꿈이 불러일으킨 감정이다. 이러한 꿈은 잠을 깬 뒤에까지 둥둥 떠다니는 듯한 기분과 용기를 남긴다. 꿈 속에서의 그 경험은 우리 마음을 고양시켜 준다. 역경을 극복하고 우월의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일이 매우 쉽다고 묘사해 보여 주는 것이다.
이런 꿈은 용기 있는 사람, 진취적이고 야심 찬 사람, 잠자고 있을 때 조차 자기의 야심을 버리지 않는 사람을 추측하게 한다. 이런 꿈은 '나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동반하고 있 다. 꿈으로부터 암시되는 대답은 '전진해도 어떠한 장애도 없다'다.
또 많은 사람들이 흔히 어딘가에서 떨어지는 꿈을 꾼다. 이는 실로 주목해야 할 꿈이다. 이는 인간의 심리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 하기보다는 자기 보존이나 패배의 공포에 더 많이 몰두해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의 교육적 전통이 주로 아이들에게 경고를 주고 경계를 시켜 왔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쉽다. 아이들은 언제나 “의자에 올라가서는 안 된다.”, “말참견을 해서는 안 된다.”, “불에 가까이 가면 안 된다.”하는 식의 주의를 들으며 성장한다. 아이들은 언제나 위험하다고 말하여지는 것들에 둘러싸여 있다. 물론 정말 위험한 것도 있다. 그렇지만 한 개인을 겁쟁이로 만드는 일은 살아가면서 위험에 대처하는 데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만약 어떤 사람이 움직일 수 없다거나 전차에 늦게 올라타는 꿈을 자 주 꾼다면, 보통 그 의미는 '이 문제가 나에게 아무런 번거로움도 주지않고 그냥 지나가 준다면 기쁘겠다. 나는 그 문제에 직면하지 않기 위해 길을 돌아서 가든지 늦든지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뜻이다. 전차를 떠나가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이다. 많은 사람이 시험에 대한 꿈도 꾼다. 때로 사람들은 자기들이 꽤 나이를 먹고 나서 시험을 치르고 있는 모습을 보기도 하고, 훨씬 옛날에 통과했던 시험을 다시 치러야만 하는 상황을 꿈에서 맞이하고 놀란다. 어떤 사람에게 있어 그 의미는 '당신은 눈앞의 문제에 직면할 준비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있어서 그 의미는 '당신은 전에 이 시험에 통과했다. 그 러니 현재 눈앞에 있는 시험도 통과할 것이다'와 같을 수도 있다. 어떤 개인의 상징이 다른 사람의 상징과 일치하는 일은 결코 없다. 우리가 꿈 에 있어서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점은 꿈이 남긴 잔상과 인생 방식 전체와의 일관된 관계다.
-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란 어머니의 모든 의식을 독점하고 다른 모든 사람을 배제하고자 하는 아이에게만 나타난다. 그와 같은 생각이 성적인 것만은 아니다. 그 마음은 어머니를 자신에게 복종시켜 완전히 지배하고자 하는 욕구를 말한다. 마치 어머니를 하녀와 같은 존재로 느끼는 것이다. 또한 그 관념은 어머니에게 응석을 부리고 세상의 다른 사람들에게는 결코 동료 의식을 갖지 않는 아이들의 경우에 생긴다. 드문 예이긴 하지만 항상 어머니하고만 연결되어 온 소년은 사랑과 결혼이라는 문제에 직면해서도 자신의 어머니를 중심으로 결정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와 같은 태도는 그가 자신의 어머니 이외에 어느 누구와도 협력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다른 어떤 여성도 어머니와 같이 종속적일 수는 없다고 생 각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란 항상 잘못된 훈련의 인위적인 산물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유전적인 근친상간 본능 혹은 그와 같은 비정상의 근원이 어떤 성적인 것과 관련이 있을 거라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
- 만일 집에서 아버지가 가족을 지배하고 화를 잘 낸다면 남자아이들은 남성에 대해 매우 잘못된 생각을 가지게 된다. 이 경우 여자아이들은 더욱 소심해진다. 소녀들은 장차 남자를 폭군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 한 여자아이에게 결혼은 일종의 복종이며 노예제와 같은 것이라 생각될 수도 있다. 때때로 그들은 남성에 대해 경계심을 가지고 자신을 지키기도 한다.
그와 반대로 집안에서 어머니가 지배적이고 가족에게 잔소리를 많이 한다면 상황은 역전된다. 여자아이들은 어머니를 닮아 잔소리가 많고 비판적으로 되는 반면 남자아이들은 언제나 방어적이고 비판을 두려워 하며 자신들을 복종시키려 드는 계획을 경계하게 된다.
- 때로는 어머니만 폭군과 같은 것이 아니라 숙모까지도 남자아이들의 입장을 억압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가정의 소년들은 집에 틀어박혀 사 람들 앞에 나서길 망설이며 사회생활에서도 낙오되는 인간으로 자라기 십상이다. 그는 여자들은 모두 잔소리가 많고 비판적이라고 생각하여 여성들을 무서워하게 되고, 이성이라면 모두 기피하고 싶어진다. 사람 은 누구나 비판당하는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만일 누군가가 비판을 피하는 것 자체를 인생의 주된 관심사로 삼는 다면 그는 사회와 맺는 모든 관계 속에서 방해를 받게 된다. 그는 모든 사건을 단지 나는 정복자인가 아니면 피정복자인가'라는 나름대로의 생각에 따라 판단한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승리나 패배를 가늠하는 기회로만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동료 관계가 불가능해진다. 
아버지의 임무는 간단히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아버지는 자신의 부인과 아이들 그리고 사회에 대하여 훌륭한 동료임을 스스로 증명해야만 한다. 아버지는 인생에 있어서 중대한 세 가지 문제, 즉 직업, 우 정, 사랑이라는 문제에 현명한 방법으로 대처해야 하며 가족을 돌보고 지키는 일을 아내와 동등한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남자는 바람직한 가정생활을 창조해 가는 데 있어서 여성의 역할이 더할 수 없이 중대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아버지의 역할은 어머니를 끌어내리는 게 아니라 그녀와 힘을 합쳐 협력해 나가는 일이다.
- 만일 아버지가 성공한 사람으로서 매우 재능 있는 사람일 경우 그 자 식들은 아버지의 업적에 결코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없다고 느낀다. 그들 은 기세가 꺾여 자라고 인생에 대한 그들의 관심은 저해되어 버린다. 유명인의 자녀가 때로 부모나 사회에 대해 낙담하는 사람이 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그들의 아버지나 어머니를 추월할 수 있을 가능성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이다. 만일 아버지가 자신의 직업에 있어서 매우 성공했다면, 그는 자신의 성공을 가정에서 결코 자랑삼아 보여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들의 성장을 방해하게된다.
- 만일 한 아이가 특별 하게 잘 자랐다고 하면 대개 그 아이가 주목되어 소중하게 대접받는다. 그것은 그 아이에게 있어서는 쾌적한 상황일 테지만, 다른 아이들은 적대감을 갖고 반발하게 된다.
자신이 남보다 낮은 지위에 놓였음에도 불구하고 화를 내지도 않고 초조한 느낌도 없이 견딜 수 있는 사람이란 없다. 눈에 띄는 아이는 다른 모든 아이를 업신여기기 쉽다. 그렇게 되면 다른 아이들이 정신적 굶주림에 괴로워하면서 자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가령 그 아이가 관심을 끌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아무도 없을 경우, 아이는 절망적이 되어 애정을 받기란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 버린 다. 그렇게 되면 신경질적으로 되어 말이 없고 남과 함께 어울리지 못하 는 성격을 갖게 된다. 그 아이는 고립된 것처럼 행동한다. 그와 같은 아 이의 모든 행동이나 표현은 그가 주목의 대상이었던 과거로 향한다.
이러한 까닭에 맏이는 일반적으로 지나치게 과거의 일에 관심을 타나 낸다. 그들은 옛날 일을 되돌아보며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그들은 과거를 찬미하고 장래에 대해서는 비관적이다. 자신의 권력과 자기가 지배하던 '작은 왕국을 잃은 아이는 보통 다른 아이들보다도 힘과 권위의 중 요성에 관해 깊이 이해하게 된다.
그래서 어른이 되었을 때 권위적인 행사에 참가하기를 좋아하고 규칙 이나 법의 중요성을 과장한다. 만사는 규칙에 맞추어 이루어져야 하고 어떠한 규칙도 변할 것은 없다. 권력은 항상 그것을 가질 만한 자격이 있 는 사람이 가져야 한다고 생각되어진다.
이로써 유년기의 이러한 영향이 강한 보수주의 경향을 초래하게 된다. 는 점이 이해되어진다. 이러한 사람이 좋은 위치를 확보한 뒤에는 항상 남이 자신의 지위를 빼앗고 끌어내리려는 의도를 가지고 배후에서 쫓아 오지는 않을까 하고 끊임없이 걱정하게 된다.
맏이의 입장은 이와 같은 특별한 문제를 야기시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그 문제를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바꿀 수도 있다. 맏이는 동생이 태 어나면 그를 사랑하라고 강요받지만 사실 자신이 해를 입을 것은 없다. 맏이 중에는 다른 사람을 보살피고 도우려 하는 자세를 몸에 익히게 되 는 아이도 있다. 그들은 자신의 부모를 닮도록 교육받아 왔다. 그들은 종 종 연하의 아이들에 대해서 부모의 역할을 연출하고 그들의 시중을 들 며 그들을 가르치고 그들의 복리에 책임을 느낀다. 때때로 그들은 조직에 도움이 되는 위대한 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이는 매우 바람직한 상황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보살피려고 하는 정 도가 지나쳐 상대를 의존적인 사람으로 만들기도 한다. 또는 남을 도우려는 마음이 지배하고 싶은 욕망으로 바뀌기도 한다.
- 성서에는 수많은 훌륭한 사례들이 나타나 있는데 야곱의 이야기에는 전형적인 둘째의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야곱은 맏이인 에서의 지위를 빼앗기 위해 싸우면서 형보다 우수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둘째는 자신이 둘째라는 느낌에 초조해 하고 다른 사람을 따라잡아 추월하려고 애를 쓴다. 그 노력은 성공하기도 한다. 둘째는 흔히 맏이보다 재능이 있고 더 큰 성공을 한다. 이러한 발달에 유전적인 요소가 관계한다고 볼 수는 없다. 만약 둘째가 맏이보다 더 빨 리 발달한다면 그것은 엄청난 노력의 결과다. 맏이들은 성장해서 독립 할 때까지 가끔 자신이 선도자라는 사실을 이용한다. 결국 둘째는 자신 보다 유리한 입장에 놓여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과 비교하여 그 상대를 앞서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은 겉으로 드러나는 생활 속 에서만 나타나지는 않는다. 그러한 모습은 인격의 모든 표현에서 발견 할 수 있고 또한 둘째의 꿈속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예컨대 맏이는 떨어지는 꿈을 많이 꾼다. 분명 정상에 위치하고는 있 으나 이 우월성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는지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이 다. 그에 반하여 둘째는 흔히 경주에 참가하는 꿈을 꾼다. 그는 전차 뒤 를 쫓아가거나 자동차 경기를 하는 꿈을 꾼다.
- 한편 자신의 뜻대로 입장이 확고해지지 않으면 주목을 받으려고 하는 유형의 아이들이 있다. 이들은 장난을 치거나 학급 전체를 방해하거나 다른 아이들을 못살게 구는 등의 방법을 동원하여 자신이 원하는 입장을 실현시키려고 한다. 비난이나 벌로는 그들을 변화시킬 수 없고 오히려 반항을 가속화할 뿐이다. 그들은 무시당하는 것보다 오히려 표적이 되어 야단맞는 쪽을 좋아한다. 잘못된 행동의 결과로서 부과되는 고통은 쾌락을 위하여 지 불해야 하는 대가에 지나지 않는다. 체벌은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그들의 인생 방식을 계속하도록 만드는 역할밖에는 하지 못한다.
아이들은 체벌을 누가 가장 오랫동안 견디어 낼 수 있는가를 시험하는 시합이나 게임 정도로 여긴다. 이 게임에서는 아이들이 항상 승리자다. 부모나 교사들과 투쟁하고 있는 아이들은 벌을 받으면서 우는 대신, 비웃도록 자신을 훈련시킨다.
- 게으른 아이는 거의 대부분 야심적인 성격의 소유자인 경우가 많다. 게으른 아이는 진정한 패배감 따위는 결코 느끼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아이는 결코 테스트에 직면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한 아이는 자신의 눈앞에 닥친 문제를 쫓아 버림으로써 타인과의 경쟁을 지연시킨다.
다른 사람들은 대개 그 아이가 게으르지만 않다면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그 아이는 '나는 하려고만 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라고 생각하는 '행복한 나라' 속으로 도피한다.
자신이 실패했을 때는 언제나 실패의 이유를 게으름으로 돌려 중대한 결함을 감소시키고 자존심을 유지한다. 그 아이는 스스로에게 '게으름 때문이지 결코 능력이 없기 때문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교사는 게으른 학생들에게 종종 “너는 조금만 더 열심히 공부하면 학 급에서 일등을 할 수도 있어.” 라고 말한다. 사실 그 아이는 아무것도 하 지 않음으로써 그와 같은 관심을 얻고 있는 상태다. 그런데 왜 공부를 열 심히 함으로써 그 관심을 잃게 되는 위험을 감수하려 하겠는가. 만일 그 아이가 게으름을 벗어 던진다면 숨겨진 재능이라는 평판도 이제는 끝장나 버리는 것이다.
게으른 아이에게 있어서 또 한 가지 개인적인 이점은 그 아이가 최소 한의 공부를 하고 있으면 그로 인해 대단한 칭찬을 받게 된다는 사실이 다. 주위 사람 모두가 그 아이의 활동 속에서 개선의 여지를 파악하고 그 에게 좀 더 자극을 주고자 노력한다.
부지런한 아이들은 비슷하게 노력해도 칭찬받지 못하는데 게으른 아 이들은 이런 식으로 다른 사람의 기대를 이용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이 러한 아이도 역시 어린 시절부터 줄곧 모든 일이 타인의 노력에 의해 자 신의 차지가 될 것을 기대하도록 스스로를 훈련시켜 온 응석받이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유형으로 친구들의 선두에 서는 아이들이 있다. 늘 지도자를 원하고 있는 인류에 정말 필요한 사람은 다른 이들의 복리를 위해 선두에 서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러한 지도자는 그리 흔치 않다. 선두에 서는 아이들은 대개 자신이 다른 아이들을 지배하고 복 종시킬 수 있는 상황에 흥미가 있을 뿐이며, 이러한 조건 아래에서만 어떤 그룹에 가담하려고 한다. 그런 아이들의 장래가 유망하다고는 할 수 없다.
- 흔히 사춘기는 대단히 특별하고도 기묘한 시기이자 보편적인 성징(性 徵)이 나타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발달 과정상의 각 시기에는 특별히 강조된 개별적인 의미가 부여되어 있고, 모든 사람 은 그 발달을 마치 당연한 변화인 양 받아들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갱년기에 대해서도 비슷한 태도를 취한다. 하지만 이들 인생의 각 국면은 결국 변화가 아닌 똑같은 생명의 연속에 지나지 않으며, 그 시기의 현상은 아무런 결정적인 중요성도 내포하고 있지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각 개인이 그러한 국면을 맞이하면서 무엇을 기대하는가,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는가, 그 상황에 직면하기 위해 어떠 한 방법으로 스스로를 훈련했는가 하는 점이다.
- 만약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장래 어떤 일에 종사하고 싶은지를 알고 있다면 아이의 성장은 좀 더 수월해진다. 물론 아이들에게 장래 희망을 물으면 대개의 아이들은 쉽게 답변한다. 하지만 그들의 대답은 신중한 게 아니다. 비행사나 기관사가 되고 싶다고 할 때에도 그들은 자기가 왜 그런 직업을 선택하는가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들이 주는 대답은 자 신들 입장에서 우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대표하는 단지 한 종류의 직업일 뿐이다. 
단, 우리는 이 대답에서 그들이 자기의 목표를 어떻게 달성하려 하는가를 발견할 수 있다. 때문에 그들 마음의 밑바닥에 있는 동기를 인식하고 그들이 노력하는 방법을 보며 무엇이 그들을 이끌고 있는지, 그들의 우월 목표가 무엇인지, 어떤 방법으로 그 희망들을 구체화시킬 수 있을 지 찾아내는 일이 바로 개인심리학의 과제다.
- 현재 야심이 부족한 듯이 보이는 아이라 해도 실제로 전혀 흥미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어쩌면 그 아이는 너무나 야심만만하여 자신의 야심을 말할 만큼 용기가 없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그 아이의 주된 관심사나 흥미를 찾아내기 위해 힘써야 한다. 어떤 아이들은 16세가 되어 고등학교를 졸업해도 장래의 직업에 대해서 결정하지 못하기도 한다.
어떤 아이들은 매우 우수한데도 자신들의 생활이 어떤 식으로 지속되어 가는가에 대해서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아이들은 매우 야심적이기는 하지만 사실은 협동적이지 못한 것으로 간주된다. 그들은 사회의 분업 안에 자리가 없다고 느껴 자신들의 야심을 성취시킬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따라서 되도록 빠른 시기에 아이들에게 장래의 직업관에 대해 묻고 인식시키는 편이 좋다. 나는 학교에서 이 질문을 하도록 권유한다. 그것은 아이들로 하여금 장래 직업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주어 그 문제를 잊거나 대답을 회피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 만약 우울증 환자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만 할 수 있다면 과연 누구를 증오할 필요가 있을까. 무엇 때문에 그가 자신에게 복수해야 한다고 생각하겠는가. 나는 그에게 이렇게 말한다. "만약 당신이 극장에 가고 싶거나 휴가를 얻고 싶다면 그렇게 하세요. 중간에 싫어지면 그만두시고요.”
그것은 어떤 사람에게 있어서는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이다. 그 일은 우월성을 추구하는 그의 노력에 만족을 준다. 그는 무엇이든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하는 신과 같은 존재이고 싶은 것이다. 물론 그런 원망(願望)은그렇게 간단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는 다른 사람을 지배하고 싶어하지만 다른 사람이 허락하지 않으면 그들을 지배할 방법이 없다. 따라서 내가 환자들에게 말하는 법칙은 대단한 해방이다. 지금까지 내 환자 가운데 자살자가 나온 적이 없다는 사실이 확실히 증명해 준다.
물론 누군가가 환자를 지켜 주면 가장 좋을 것이다. 지켜보는 사람이 있는 한은 아무런 위험도 없다. 그렇지만 환자 중의 어떤 사람들은 내가 바라는 만큼 주의 깊게 지켜봐 주는 보호자가 없었다. 앞서와 같이 말하면 종종 환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하고 싶은 일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나는 그런 말을 너무나 자주 들어왔으므로 언제나 준비된 대답이 있다. "그렇다면 당신이 싫어하는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도록 하세요.”
때로 어떤 환자는 하루 종일 자고 싶다고 말한다. 내가 허락하는 순간 이미 환자가 그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만약 내가 그를 방해한다면 그가 투쟁하기 시작할 것임도 잘 알 고 있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그들의 말에 동의한다.
또 하나의 다른 법칙은 그들의 인생 방식을 더욱더 직접적으로 공격 하는 것이다. 나는 그들에게 “당신이 만일 이 규칙에 따른다면 2주 안에 완치될 것입니다. 매일 어떻게 하면 누군가를 기쁘게 할 수 있을까를 생 각해 보십시오.”라고 말한다. 이 말이 그들에게 있어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할 수 있으리라. 그들의 머리는 '어떻게 하면 누군가에게 걱정을 끼칠 수 있을까' 하는 생각 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 19세기가 끝나 갈 무렵 그의 삶에는 두 가지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 하나는 결혼이고, 다른 하나는 프로이트를 만난 일이었다. 1902년 아들 러는 프로이트의 권유로 수요일 토론 모임인 〈빈 정신분석학회>에 참가 하게 되었다. 프로이트의 학설에 흥미를 느꼈기 때문이었다. 또한 그는 프로이트 심리학파의 잡지 편집진에 참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들러는 처음부터 프로이트와는 많은 점에서 견해를 달리하 고 있었다. 아들러는 '프로이트의 정신적 생활에 대한 비판'을 주제로 한 일련의 강의에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한 뒤에 1911년 8명의 다른 멤버와 함께 이의서를 제출하고 그 모임에서 탈퇴했다.
- 아들러가 특히 반박한 대목은 성충동의 학설을 정신적 생활의 기본 요소로서 노이로제 환자나 정상적인 사람의 경우에도 적용시킨 부분이 었다. 아들러의 견해로는 그러한 증상들은 절대적인 요인이 아니라 개 인적인 갈등 속에서 빚어진 소재이며 수단에 불과했다. 이후 아들러는 8명의 회원과 함께 <자유정신분석학회>를 결성했다가 1912년 그 명칭을 개인심리학회로 변경했다. 두 사람의 학설에 관심을 가졌던 융은 그들의 결별이 두 심리학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프로이 트와 아들러의 인생관 사이에 거리가 있음을 말해 주는 것이라고 지적 했다. 예를 들면 종교에 대한 프로이트의 적대적 태도와 아들러의 호의 적인 태도가 그것이다. 1934년 뉴욕의 한 강연회에서 특별 연사로 참석한 아들러의 사랑에 관한 강연은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고 마침내 사회자는 청중에게 기립 박수를 치도록 부탁했을 정도였다. 아들러는 성욕보다는 사랑을 더 중 시했다. 그는 사랑과 행복을 정당화하기 위하여 성욕과 쾌감원칙을 인 정하지 않았다.
아들러가 프로이트의 도움을 많이 받았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 만 프로이트 심리학파의 정신분석학 역시 아들러의 개념을 받아들여 그 이론 체계를 확충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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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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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사람의 뇌는 어느 정도 불완전’ 하거나 '비정상'이다. 이런 비정상은 때로 감정에 관한 것일 수 있으며, 때로는 인지에 관한 것일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결점 없 는 완벽한 정상'이라는 말 자체가 거짓 명제라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대자연에서는 비정상이 정상적인 상태이며 완벽하지 않은 것이 바로 재능 그 자체다.
- 부유한 나라든 가난한 나라든 우울증의 발병률은 큰 차이가 없다. 이 말은 우울증이 가난이나 현대인의 생활패턴 때문에 걸리 는 질병이 아니라는 뜻이다. 물론 사회와 문화의 요소가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우울증 발병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은 바로 유전자다.
우울증에 처음으로 걸리는 시기는 보통 청소년기 중반부터 40여 세 사이다. 그중에서도 절반에 가까운 사람이 20세 이전에 첫 번째 우울증을 경험한다. 우울증은 성별에 따라 발병률이 다른 데 여성이 남성보다 두 배 정도 높다. 
우울증은 여러 가지 증상이 겹쳐서 나타나는데 그중 우울증
만의 고유한 증상은 없다. 그러므로 단순히 어떤 증상만으로 그 사람이 우울증에 걸렸다고 딱 잘라 말할 수 없다. 우울증의 여러 증상은 조현병schizophrenia(정신분열증), 양극성정동장애bipolar affective disorder(조울증), 강박장애obsessive compulsive disorder 같은 다른 정신질환에도 나타난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일련의 증상들로 이루 어져 있는데, 그래서 우울증은 질병이라기보다는 증후군이라고 해야 옳다. 학술적으로 이를 '스펙트럼장애 spectrum disorder'라고 부른다.
- “자신의 상태를 말로 할 수 있다면 우울증으로 자살하는 지경에는 이르지 않을 것이다. 때로 우울증 환자는 자신의 고통을 털어놓으면 기분이 나아지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우울증 환자는 남들은 모르는 고통을 떠안 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말하고 싶은 만큼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우울증에 걸리면 행동도 달라지는데 한숨을 내뱉듯 숨을 쉰다거나 표정이 적어지고 어깨가 축 처지며 걸음걸이가 무거워지는 등의 모습이 나타난다.
- 그렇다면 우울증과 관련 있는 뇌 신경망 이상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울증 환자들은 뇌에서 감정조절과 반추사고, 흥분과 관련 된 보상회로, 자아의식과 관련된 뇌 신경망에 이상이 생긴다. 우울 증 환자들이 세상에 미련이 없다고 느낀다든지, 자신에 관해 나쁜 쪽으로 반복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뇌 영 상 연구에 따르면 이는 많은 수의 우울증 환자가 겪는 평균적 특징일 뿐 환자 개개인을 구체적으로 살피면 결과가 다를 수도 있다. 다시 말해 개인마다 차이가 크기 때문에 개개인의 뇌 상황은 평균 적인 특징과 관련이 없을 수 있다.
- 우울증 환자는 대뇌 기능도 일반인과 다르다. 중국 푸단대학교에서는 1천여 명을 대상으로 fMRI 검사를 실시해 우울증이 뇌앞부분의 안와전두피질orbitofrontal cortex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발견했다. 그런데 안와전두피질은 보상의 손실을 인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따라서 안와전두피질의 활동에 문제가 생긴 우울증 환자는 자신들의 기대에 걸맞은 보상을 얻지 못했을 때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더 크게 실망한다. 안와전두피질은 뇌에서 기분을 담 당하는 영역과도 연결돼 있어 우울증 환자는 외부로부터 보상의 피드백을 얻지 못하면 스스로 가치가 없다는 기분을 강하게 느낀 다. 이를테면 자신을 칭찬해주는 사람이 없거나 자신에게 도움을 청하는 사람이 없거나 노력한 만큼 성과를 얻지 못할 때 '이 세상에 살 가치가 없다'라거나 난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어' 같은 극단적인 생각을 한다.
- 우울증 환자의 느린 반응 또한 뇌 구조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 영국 에딘버러대학교에서 3천 명이 넘는 사람의 백질white matter 을 촬영한 결과 우울증 환자의 백질은 보통 사람보다 연결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백질은 뇌의 신경세포들을 연결하는 신경섬유의 집합으로 신경세포와 신경세포 사이의 신호를 전달하는 '고속도로'다. 그런데 우울증 환자의 백질은 연결성이 매우 떨어져 뇌의 다른 영역들 사이의 정보 전달 효율이 떨어지며, 그 때문 에 반응 속도도 느려진다.
- 우울한 뇌를 만드는 네 가지 원인
(1) 모노아민 가설
우울증의 원인과 관련된 가설 중에 모노아민monoamine 가설이 있다. 우리 뇌에 있는 여러 신경호르몬은 너무 적거나 너무 많아도 좋지 않으며 서로 균형을 이뤄 안정적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 정 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항우울제가 뇌의 모노아민 신경전달물질 을 강화할 수 있음을 발견하고 이 가설이 세워졌다. 모노아민에는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 도파민 등의 신경전달물질 이 포함된다. 이 가설은 20세기 중반에 제기됐지만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만약 사람들이 불행한 결혼생활을 오랫동안 한다든지, 업무에 서 계속 인정받지 못한다든지, 학교에서 마음을 터놓을 친구를 사귀지 못한다든지, 주변 사람들로부터 소외되는 등의 만성적인 환 경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면 어떨까? 이런 스트레스는 뇌에서 트랜스글루타미나제2transglutaminase 2(만성 두드러기의 발병 과정 중 비만세포에서 발현되는 단백질 성분의 하나 - 옮긴이)를 더 많이 분비시켜 사람들의 감정조절 능력을 떨어뜨린다. 과다한 트랜스글루타미나 제2의 분비는 뇌 속 세로토닌의 농도를 낮춰 신경세포들 사이의 교류에 영향을 주며, 그로 인해 '정신력과 체력이 모두 떨어지는 우울증을 일으킨다. 미국 오거스타대학교의 치라유 판디아 Chirayu D. Pandya 연구팀이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뇌 속 트 랜스글루타미나제2가 증가하면 신경세포가 위축돼 신경세포들 간의 연결 기능이 손상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신경세포들의 원활 한 연결은 신경신호 전달의 유지와 정상적 인지, 정서활동의 생리적 기초가 된다.
(2) 염증가설
염증은 우울감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더 심화시킨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실제로 어릴 때 몸에 인터루킨interleukin (몸 안에 들어온 세균이나 해로운 물질에 면역계가 맞서 싸우도록 자극하는 단백질 - 옮긴이)의 수치가 높으면 성인이 된 다음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우울증 환자는 죽은 뒤에도 뇌 속 소신경교세포 microgia (뇌를 보호하는 화학물질을 생산해서 외부 침투균을 죽이는 일종의 면역기능 세포 - 옮긴이)가 지나치게 활성화되고 신경염증을 동반한다는 게 염증 가설의 또 다른 중요한 증거다.
(3) HPA축 변화 가설
우울증 발병에 관한 가설 중에 HPA축 Hypothalamic-Pituitary-Adrenal Axs, HPA axis(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 변화 가설이 있다. 이 가설은 수십 년 동안 우울증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지지를 얻고 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심각한 우울증 환자의 혈장에는 스트레 스와 관련된 코르티솔cortisol(부신피질호르몬)의 함량이 매우 높 다. 이는 우울증 환자들이 코르티솔을 과도하게 분비할 뿐만 아니 라 코르티솔의 조절과 재생, 억제 기제인 당질코르티코이드 수용체glucocorticoid receptor가 손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HPA축의 변화는 인지능력의 손상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또 한 우울증 치료 과정에서 HPA축의 불균형이 회복되지 않으면 치 료 효과도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치료됐다고 해도 우울증이 재발 하기 쉽다.
(4) 신경가소성 가설
우울증을 뇌의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 측면에서 설명할 수도 있 다. 21세기에 이뤄낸 가장 중요한 발견 가운데 하나는 성인의 뇌에 서 전능성줄기세포 totipotent sterm cell 를 찾아낸 것이다. 이는 사람의 뇌가 성인이 된 뒤에도 여전히 새로운 신경세포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뜻한다. 이 과정을 신경재생이라고 하며, 이런 특징을 신경가 소성이라 부른다. 뇌의 신경가소성은 염증 반응과 HPA축 기능 불 균형의 영향으로 저하되는데, 이는 보통 지나친 환경 스트레스가 원인이다.
신경재생 과정에는 몇몇 조절단백질이 관여하는데 뇌유래신 경영양인자 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BDNF도 그중 하나다. 우울 증 환자의 뇌에는 이런 단백질이 유독 적다. 하지만 우울증 환자가 항우울 치료를 받으면 뇌 속 뇌유래신경영양인자의 수치가 올라갈 수 있다. 
동물 연구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동물의 뇌 속 신경재생 을 제한했더니 동물에게 우울증 증세가 나타난 것이다. 특히 동물 은 스트레스가 큰 환경에서 쉽게 우울감을 느꼈다. 뇌과학자들은 신경가소성이 환경 스트레스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줘 동물이 스트 레스를 받을 때도 더 나은 뇌의 회복력을 갖게 된다고 보고 있다. 다시 말해 신경가소성이 있으면 동물은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에 서도 지속적으로 뇌 손상을 입지 않으며,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나면 뇌가 고무공처럼 회복되고 이후의 스트레스를 낮추는 능력이 강해지기도 한다.
우울증 환자의 시체 검안을 통한 연구에 따르면 치료를 받아 본 적이 없는 우울증 환자가 건강한 사람이나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우울증 환자에 비해 해마에서 치아이랑dentate gyrus(인지와 기억 능력을 책임지고 있으며, 성인이 된 뒤에도 신경세포 가운데 유일하게 계 속 증식되는 영역 - 옮긴이)을 구성하는 과립세포가 훨씬 많이 손상 되어 있었다. 그에 비해 치료를 받아본 적이 있는 우울증 환자의 뇌에는 분열 중인 신경 조세포synergid(배낭에서 난세포와 더불어 알 을 형성하는 세포 - 옮긴이)가 더 많이 존재한다. 이 연구 결과를 보 면 효과적인 우울증 치료가 신경재생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줘 신경 가소성을 강화시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우리가 우울증에 걸릴지 아닐지는 유전요인(유전이 우울증에 기여하는 정도)이 40퍼센트를 차지한다. 나머지 60퍼센트는 다양한 환경요인에 따라 결정된다.
초기 우울증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이 발병하기 전 1년 안에 삶에서 큰 스트레스 사건을 겪은 이들이 많다. 생명의 위협이나 만성질환, 경제적 어려움, 실업, 배우자와의 이별, 가족 가운데 누군가의 죽음, 폭력적인 학대 등 중대한 스트레스 사건은 성인의 우울증 발병 위험률을 높인다.
- 우울증의 이기적 기원
과학계의 한 이론에 따르면 우울증 유전자가 전염병에 걸리지 않 도록 지켜준다고 한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큰 적은 바이러스와 세균이다. 그런데 우울증 유전자가 음식을 멀리하고 정신과 몸을 피 곤하게 만들어 인간관계를 맺지 않도록 해서 그 사람이 전염병에 걸리지 않게 보호해 유전자의 수명을 연장하는 것이다.
정신질환 유전자가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안정적으로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이 있는데, 이를 난초와 민들레orchid and Dandelion 이론'이라고 한다. 토머스 보이스Thosmas Boyce가 발표한 이 이론에 따르면 사람의 뇌를 스트레스 환경에 민감하 게 만드는 유전자는 순조로운 환경에서 뇌를 튼튼하게 해 보통 사람의 수준을 뛰어넘거나 깜짝 놀랄 만한 성취를 이루게 해준다. 환경과 유전자가 서로 영향을 끼쳐 같은 유전자임에도 나쁜 환경에 서는 정신질환에 걸리게 하고, 좋은 환경에서는 왕성한 생명력으로 환경에 강하게 적응하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환경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는 유전자를 가진 아이를 난초형 아이orchid child' 라고 한 다. 반면 환경이 달라져도 큰 변화가 생기지 않는 유전자를 가진 아이를 '민들레형 아이dandelion child'라고 부른다.
-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캠퍼스의 연구에 따르면 격렬한 운동을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하면 뇌 속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민산과 GABA)- aminobutyne acid (감마 아미노부티르산)의 함량이 크게 늘어 난다. 글루타민산과 GABA는 뇌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신경전달 물질로 뇌 신경세포들 사이의 신호전달에 매우 중요하다. 운동을 하면 뇌에서 이 두 가지 신경전달물질이 증가해 뇌 신경세포들 사이의 신호전달을 촉진한다. 이것이 바로 우울증 치료에 운동이 효과적이라고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 그중에서도 암벽등반은 우울증 개선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우울증 환자들에게 8주 동안 매주 세 시간씩 암벽등반 치료에 참여시키자 증상이 눈에 띄게 나아졌다. 특히 우울증 환자의 반추사고 개선에 매 우 효과적이었다. 반추사고란 우울증의 전형적인 증상으로 머릿속으 로 부정적인 생각을 거듭해 스스로 부정적인 기분에 깊이 빠져드는 걸 말한다. 암벽등반을 할 때는 암벽을 타는 순서와 행동에 집중하지 않으면 아래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잡다한 생각을 할 틈이 없으며 자연히 반추사고도 할 수 없게 된다. 뿐만 아니라 암벽등반은 자기효능감(성취감)을 향상시키며, 함께 암벽을 타는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맺는 데도 도움을 준다. 자기효능감과 인간관계를 맺는 일은 우울증
환자들에게 특히 부족한 부분이다.
- 첨단기술이 일으키고 있는 변화 일상생활의 몇몇 습관을 바꾸는 것 외에도 최근 들어서는 첨단과 학기술로 우울증을 치료하는 일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뉴로피드백치료 neurofeedback therap)는 우울증 환자의 뇌파를 EEGelectroencephalogram(뇌파검사)로 찍어 실시간으로 자신의 뇌 활동 을 보게 하는 것이다. 이 치료법으로 우울증 환자는 자신의 뇌를 실시 간으로 보며 의식적으로 뇌 활동을 조절할 수 있다.
미주신경yagus nerve을 자극하는 것도 난치성우울증 치료에 쓰이 는 방법이다. 혼합신경에 속하는 미주신경은 사람의 뇌신경 가운데 길이가 가장 길고 폭넓게 분포되어 있는데 뇌에서 골수를 따라 식도 양쪽 아래로 이어져 경부部(목 부분 - 옮긴이)와 흉강(가슴 안 공간 - 옮긴이)을 지나 복부까지 퍼져 있다. 이런 특별한 분포 방식 덕분에 체외에서 미주신경을 자극해도 뇌 안쪽을 자극해 뇌의 기능을 나아지게 하는 할 수 있다.
- 스트레스 상태에서 뇌는 외부 신호를 다르게 해석한다. 불안의 생리기제는 위험을 될 수 있는 한 피하기 위해 진화적으로 설계되었다. 다시 말해 우리의 뇌는 '투쟁-도피' 사고 아래 부정적 정 보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다. 바로 이 기 제 때문에 오랫동안 불안상태에 빠져 있는 사람은 중립적인 신호 를 부정적인 신호로 보기 쉽다. 불안한 상황에 놓여 있으면 뇌가 외부를 더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불안장애 환자는 종종 대인관계 정보를 근거 없이 적대적으로 해석한다. 남들은 별 뜻 없이 한 말인데 그 말을 도발이라고 해석하는 것이다.
- 만약 당신이 위궤양에 걸렸다면 의사는 보통 헬리코박터파일로리Helicobacter pytori균 감염이라 진단할 것이다. 하지만 컬럼비아대학교 공중보건대학의 르네 굿인Renee D. Goodwin 교수에 따르면, 어 떤 사람은 위에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이 없어도 위궤양이 생긴 다. 바로 심리적인 불안 때문이다. 그렇다면 불안과 위궤양은 어떻게 관련이 있는 걸까? 이는 장기적인 불안이 부신피질호르몬을 오랜 기간 과도하게 분비시켜 혈액을 근육으로 보내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위점막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점차 좁아져 영양이 제 때 공급되지 않아 위점막이 충분한 점액을 분비하지 못하므로 위액으로 인한 부식을 막지 못한다.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쉽게 위궤양에 걸리는 것이다.
불안 때문에 부신피질호르몬이 오랫동안 분비되면 단백질 분 해를 일으키는데, 이는 살이 빠지게 만들기도 한다. 불안장애 환자는 단백질로 구성된 큰 조직인 근육이 오랫동안 만성 손상을 입어 몸이 마르게 된다. 반대로 불안감이 별로 없는 사람은 마음이 편해 쉽게 살이 찐다. 물론 이는 몸매 형성에 영향을 끼치는 한 가지 요인일 뿐이다.
- 불안장애는 사람을 오랫동안 투쟁-도피 반응 상태에 머물게 한다. 하지만 오늘날 마주하는 스트레스는 사실 싸우거나 도망칠 방법이 없다. 그러니 오늘부터 평소보다 운동량을 늘려 매주 3~10시간 정 도 유산소 운동을 해보라. 경보나 수영, 배드민턴 같은 강도의 유산소 운동은 우리 몸에서 싸우거나 도망갈 때만큼의 근육 반응을 일으켜 온몸에 축적돼 있는 나쁜 에너지를 배출한다. 이렇게 하면 몸이 "이미 싸우거나 도망갔으니까 위협은 사라졌어”라고 말해 뇌가 이완될 수 있다.
- 호흡 훈련은 불안감을 낮출 뿐만 아니라 집중력을 높이며 수면의 질을 향상시키는 등 장점이 많다. 2017년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실험용 쥐의 뇌간 속 신경세포와 호흡명상으로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관련이 있음이 밝혀졌다. 또한 일상의 호흡은 한숨을 쉬거나 하품을 하거나 숨을 헐떡거리는 등 여러 종류의 리듬 이 있는데, 이 리듬과 사람들의 대인관계 및 감정의 신호가 관련이 있 다고 한다.
연구에 따르면 동물 뇌간의 '전뵈트징어복합체pre- Botzinger complex'는 신경세포 무리에서 나뉜 일부로 한숨과 관련이 있다. 이 영 역의 신경세포를 자극하면 실험용 쥐가 끊임없이 한숨을 쉰다. 반면 이 부분의 신경세포를 제거하면 쥐는 호흡은 계속하지만 한숨을 쉬지는 않는다. 이 호흡의 리듬을 통제하는 신경세포들은 뇌의 평온과 각 성 사이의 균형을 조절하는 일에도 참여한다. 전뵈트징어복합체 신경세포의 유전자 조각 하나를 없애면 쥐의 호흡 리듬에는 영향을 주 지 않지만 평온한 행동이 늘어나며 각성 상태가 줄어든다. 청반.ocus coeruleus의 노르에피네프린 조절도 담당하는데 청반은 뇌에서 집중력 과 각성, 두려움을 담당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인간의 호흡 과 감정, 집중력은 이 작은 전뵈트징어복합체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 는 것이다. 의식적으로 호흡의 빈도를 조절하면 불안한 감정과 집중 력 있는 상태에 영향을 주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일본 도호대학교에서는 건강한 참가자들에게 복식호흡으로 1에서 4까지 세는 동안 공기를 복강으로 깊이 들이마신 뒤 다시 천천히 내뱉게 했다. 참가자들이 호흡에 집중하고 20분이 지나자 그들의 부 정적인 기분은 줄어들었고, 기분을 좋게 하는 세로토닌이 늘어났다. 사람들이 있는 장소에서 자신의 호흡에 주목하자. 만약 호흡의 상태가 얕고 빠르다면 복식호흡을 통해 불안한 기분도 금세 나아질 것이다.
- 양극성정동장애의 주요 증상은 엄청난 감정의 기복과 에너지 변화다. 양극성정동장애 환자는 감정이 극도로 흥분된 상태인 조 증기와 감정이 극도로 가라앉은 상태인 울증기가 며칠에서 몇 주 까지 이어지며, 감정 변화의 폭도 매우 크다.
조증 상태에서는 에너지가 넘쳐나 이런저런 활동에 계속 참 여하며, 잠을 자거나 쉬지 않고 일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지만 피로 감을 느끼지 않는다. 조증기에 있는 환자는 잠을 자는 건 시간 낭 비라고 생각한다. 또한 매우 흥분된 상태에 빠져 있으며, 자존감도 높고, 스스로 못하는 게 없다고 믿기도 한다. 그들은 말하는 속도 가 매우 빠르며, 한 가지 일에 관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다른 이야기를 한다. 이런 극도의 흥분상태에서는 자제력과 판단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며, 감정이 쉽게 격해진다. 차를 위험하게 몰거나 미친 듯이 쇼핑을 하기도 하며, 사소한 일에도 크게 화를 내거나 공격적 인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이들 중에는 시 쓰기를 유난히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간혹 뛰어난 문학적 재능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런 일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조증기에 있는 환자의 전형적인 특징 가운데 하나가 사고의 비약이기 때문이다. 조증 상태에서는 문학 적 아이디어가 샘솟고, 머릿속에 아무 상관없는 생각들이 짧은 시 간 안에 마구 떠오른다. 이런 생각들은 혼란스럽게 보이지만 풍부한 창의력이 담겨 있어 시의 형식으로 표현하기 좋다.
- 최근 들어 '장뇌축Gut-Brain-Axi 이 뇌에 끼치는 영향이 뜨거운 화제다. '제2의 뇌'로 불리는 장은 온몸에 있는 세포 수의 10배가 넘는 미생물을 가지고 있다. 장뇌축 이론에 따르면 이런 미생물의 활동이 대뇌의 활동에 영향을 끼친다. 장 미생물의 대사물질이 면 역 및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이런 반응들이 장뇌축을 통과해, 다시 말해 순환계와 미주신경을 거쳐 뇌로 올라가 영향을 끼친다. 이런 뇌의 변화 과정에서 신경세포의 세포막 투과성과 산소분압이 신 경세포의 항상성homeostasis (생명체가 생존에 필요한 안정적인 상태를 능동적으로 유지하는 과정 - 옮긴이)에 영향을 끼쳐 뇌의 정상적 기 능이 달라지는 것이다.
또한 양극성정동장애 환자의 감정 폭이 유난히 큰 것은 아마도 뇌의 특정한 신경세포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 소크생물학연구소의 프레드 게이지Fred Gage 교수 연 구팀은 2015년 다능성줄기세포 plutipotent stem cell 기술로 양극성정 동장애 환자의 피부세포를 해마에 있는 치아이랑 부위의 신경세포와 비슷한 세포로 전환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이런 신경세포 들의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진핵세포 속에 들어 있는 소시지 모양 의 알갱이로 세포의 발전소와 같은 역할을 하는 작은 기관 - 옮긴이) 대사에 이상이 생겼으며 외부의 자극에 더 민감해졌다.
- 텍사스대학교 휴스턴 보건과학센터의 가브리엘 프라이스 Gabriel R. Fries 연구팀은 양극성정동장애 환자와 그 형제자매 그리 고 건강한 사람들의 혈액 샘플을 비교해 각 사람의 세포 DNA에서 생물학적 나이와 관련된 텔로미어 telomere(유전자 끝에 붙어 세포를 보호하는 말단 영역 - 옮긴이)의 길이, 세포 속 DNA의 메틸화 정 도와 미토콘드리아 DNA의 복제수copy number(DNA 가닥에 실제 존 재하는 특정 부분의 유전자 또는 염색체가 복제된 숫자 - 옮긴이)를 포함한 생체표지자 biomarker(질병이나 노화 따위가 진행되는 과정마다 특 징적으로 나타나는 생물학적 지표가 되는 변화 - 옮긴이)를 분석했다. 
이 세 가지 생체표지자는 각각 어떤 의미가 있을까? 먼저 DNA 말단의 텔로미어 길이는 사람의 나이가 많아질수록 짧아진다. 그 때문에 텔로미어의 길이는 흔히 세포의 노화 정도를 판단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텔로미어의 길이가 지나치게 짧아지면 세포는 더 이상 분열을 할 수 없어 몸이 조직을 보충하거나 대체하기 어려워지며, 만성 질병에 걸리기 쉬워진다. 중년에 텔로미어가 짧 아지면 심혈관질환, 당뇨병, 치매, 암은 물론이고 다른 노화와 관 련된 질병에 더 빨리 걸릴 수 있다. 
세포 속 DNA의 메틸화 정도도 생물학적 노화의 정도를 판단할 수 있는 또 다른 표지로, 후성유전학 생체시계 epigenetics circadian pacemaker 라고도 부른다. 물론 우리 몸의 거의 모든 세포는 똑같은 유전물질을 갖고 있다. 하지만 서로 다른 기관의 세포는 표현형식과 기능이 분화되어 있다. 이를테면 심장세포와 피부세포는 똑같은 유전물질을 갖고 있지만 각각의 외형과 기능이 확연히 다르다. 똑같은 유전물질이라도 유전자의 메틸화 정도에 따라 발현되는 성분이 다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세포 속 DNA의 메틸화 정도 가 생물학적 나이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및 사망률과도 뚜렷한 상 관관계가 있다고 밝혀졌다. 
마지막으로 미토콘드리아 DNA의 복제수도 생물학적 나이 와 관련이 있는 생체표지자다. 미토콘드리아는 주로 진핵세포Arrariotic cell (핵막으로 둘러싸인 핵을 갖는 세포로 소포체, 골지체, 미토콘드리아, 엽록체 등과 같은 다양한 세포내 소기관이 있다 - 옮긴이)에 에너지를 공급한다.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 공급을, 진핵세포는 숙주가 돼 미토콘드리아에게 안전한 피난처가 되어준다. 따라서 미토콘드리아에게 문제가 생기면 세포가 에너지를 제대로 공급 받지 못해 심하면 진핵세포가 사멸에 이를 수 있다. 이러한 미토콘 드리아의 DNA 복제수는 세포의 생체시계와 관련이 있다. 나이가 많을수록 체세포의 미토콘드리아 DNA 복제수도 많다. 과학자들은 이런 사실로 추측하건대 미토콘드리아 DNA의 복제수 또한 생물학적인 노화 정도의 표지가 될 수 있다고 봤다.
- 전기경련요법은 심각한 정신질환 치료에 효과적인 수단이다. 특히 난치성우울증이나 양극성정동장 애, 조현병, 강박장애 등을 치료할 때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선 호하는 치료수단이다.
20세기 초반 전기경련요법이 공포의 치료수단으로 묘사된 이유는 당시에는 전기충격의 강도가 커서 환자가 강한 통증을 느껴야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환자의 통증을 완화해줄 수단이 부족해 인도적 측면에서 보면 확실히 자극적이기는 했다. 하지만 오늘날에 는 환자를 마취한 상태에서 전기충격을 주기 때문에 환자가 통증을 크게 느끼지 않는다. 정신이 돌아오면 오히려 기분이 평화롭고 머리가 맑아진 느낌을 받는다.
전기경련요법이 치료에 효과적인 이유는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뇌가 갑작스러운 전류의 작용으로 빠르게 조정에 들어가 내부의 생물학적 균형 상태를 회복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외부에서 뇌에 들어오는 전기자극을 통해 신경활동과 분비의 균형이 새롭게 이뤄지는 것이다.
- 신경펩타이드Y neuropeptide 는 뇌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하는 호르몬 가운데 하나로, 제어 시스템과 같은 작용을 한다. 스트레스 를 받을 때 뇌의 편도체와 전전두엽, 해마, 뇌간이 강한 반응을 보 이는데 이때 신경펩타이드Y가 마치 스위치를 내리는 것처럼 뇌에 서 '끊임없이 울리는 경보음을 끊어버린다. 이 제어 시스템의 기 능이 회복탄력성에 크게 영향을 끼친다.
신경펩타이드Y에 관한 연구는 2000년에 비로소 처음 시작됐 다. 당시 미국 특수부대 병사들은 감옥에 갇히고, 식량을 빼앗기 고, 잠을 못 자고, 격리된 채 강도 높은 심문을 받는 등 실제 전쟁과 유사한 실전 훈련에 참여했다. 훈련이 끝나고 몇 시간 뒤에 과학자 들이 병사들의 혈액 샘플을 검사한 결과, 신경펩타이드Y의 수치가 심문 과정에서 빠르게 올라갔음을 발견했다. 흥미로운 점은 특수부대 병사들의 신경펩타이드Y 수치가 일반 병사들보다 더 높았다는 사실이다. 강한 제어 시스템이 뇌의 응급경보를 꺼 감정 반응을 낮춤으로써 고강도 시험을 받을 때 물러서지 않고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게 하는 것이었다.- 지금껏 도파민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느끼게 해주는 '행복 호르몬 으로 알려져 있었다. 실제로 몇몇 글에서는 도파민을 삶을 살아야 할 유일한 이유인 것처럼 표현하기도 했으며 어떤 사람은 운동, 음 식, 성, 명예를 통해 얻어야 할 궁극적인 지향점처럼 말하기도 했 다. 하지만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도파민은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 럼 그렇게 대단한 행복 호르몬이 아니다.
도파민의 효과는 사실 매우 단순하다. 도파민은 우리의 보상 회로에 작용해 욕망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뇌가 보상을 예상하 고 거기에 걸맞은 행동을 하게 만든다. 쉽게 말해 도파민의 효과 는 '당신이 뭔가를 원하게 하는 것'이며, 당신이 나서서 더 많은 보 상을 받을 수 있는 행동을 선택하게 하는 것이다. 이런 도파민은 사실 행복과 큰 관련이 없다. 중국의 영화감독 가오샤오쑹高松은 “많은 사람이 이상과 욕망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 이상은 떠올리 면 행복한 것이며, 욕망은 떠올릴 때 고통스러운 것이다”라고 말 했다. 이 욕망이 바로 도파민의 분비로 생긴다.
1978년 미국 국립약물남용연구소National Institute on Drug Abuse, NIDA의 로이 와이즈Roy Wise 박사는 항정신성약물로 실험용 쥐의 뇌에 있던 도파민을 제거했다. 그러자 이 실험용 쥐는 맛있는 음식 과 중독을 일으키는 약물에 욕심을 내지 않았으며, 보상을 얻기 위 해 더 이상 노력하지 않았다. 이후 이어진 수십 년 동안의 연구에 서 과학자들은 이와 비슷한 현상을 종종 관찰했다. 그 때문에 사 람들은 줄곧 도파민이 기쁨과 행복 같은 감정과 관련이 있다고 믿었다.
- 하지만 미시간대학교의 신경과학자 켄트 베리지kent C. Berridge 는 연구를 통해 사람들의 생각과 다른 결과를 발견했다. 베리지는 동물이 즐거움을 느낄 때 혀로 입술을 핥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행동은 실험용 쥐뿐만 아니라 원숭이나 사람의 아기에게서도 관찰되는, 배가 고파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목이 말라 물을 마실 때 하는 행동과 비슷했다. 이어서 켄트 베리지는 신경독소를 이용 해 도파민이 분비되는 쥐의 중추를 손상시켰다. 이렇게 해도 쥐들 이 맛있는 음식을 보면 혀로 입술을 핥는 반응을 보이는지 알고 싶 었기 때문이다.
실험 결과 쥐들은 도파민이 분비되지 않자 더 이상 먼저 나서서 음식을 찾지 않았다. 하지만 눈앞에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여전히 혀로 입술을 핥았다. 반대로 전기자극으로 쥐의 도파민 분비를 늘리니 쥐는 필사적으로 먹을 것을 찾았으며 평소보다 더 많이 먹 었다. 다만 혀로 입술을 핥는 행동은 더 늘지 않았다. 이 결과가 뜻하는 바는 도파민이 동물을 행복하게 하는 게 아니라 욕망을 만들 어내는 데 관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 도파민의 분비는 사람들이 뭔가 하려는 동기를 강화해준다. 실제로 도파민의 분비량은 우리가 어떤 일을 하고 싶어하기 직전에 가장 많이 늘어난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과학자들이 실험용 쥐의 복측선조체에 도파민을 직접 주사하자 쥐는 어떤 일을 하려고 평소 보다 두세 배 더 열심히 노력했다. 이렇게 동기를 조절하는 도파민 의 작용은 진화 과정에서 인간의 생존에 도움을 주었다. 이를테면 먹을 것을 찾거나 배우자를 찾거나 새로운 기능을 배우는 것 등이 그런 일이다. 그런데 도박을 하는 과정에서도 뇌 속 보상회로는 활 성화되어 원하지 않는 결과를 불러온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어떤 일에 성공했을 때 뇌의 신경회로 는 도파민을 빠르게 분비해 성취감을 느끼게 하며, 그 덕에 사람들은 다음번에도 그 일을 할 동력을 얻는다. 성공에 가까운 실패의 상황에서도 도파민은 많이 분비된다. 진화적 관점에 따르면 성공할 가능성이 보일 때 더 노력해 성공을 거머쥘 수 있도록 격려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도박의 성패는 때마다 다르며, 더 노력한다고 해 서 항상 승리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간발의 차이로 승리를 놓치 면 도파민이 다량으로 분비되면서 도박을 더 하고 싶다는 욕구를 느끼게 만든다. 승리에 가까운(사실은 패배지만) 상황이 이렇게 반복적으로 도파민의 분비를 자극하면 도박중독에 이르며, 결국 회복할 수 없는 경제적 손실을 입고야 만다. 쉽게 도박중독에 걸리 는 사람은 뇌의 보상회로가 보상에 유난히 더 민감한 반면 손실에 는 매우 무딘 편이다. 그 때문에 더 자극적이고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키는 일을 즐기며 경제적인 손실이 커져도 손을 떼지 못한 채 판을 더 키운다.
- 중독의 규칙을 정확히만 사용하면 유익한 지식을 배우고 적응 기능을 익히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많은 사람이 공부하기를 싫어하는 것은 공부할 때 도파민의 분비량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지식을 배우는 것은 밥을 먹거나 섹스를 하고, 무언가를 수집하는 등의 원시적인 생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공부는 생존 행동들과 달리 일단 만족된다고 바로 보상회로 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또한 게임과 달리 조금만 노력해도 성과를 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그에 걸맞은 발전을 이룰 수 있다. 만약 당신이 공부의 결과에 비현실적인 기대 (지식을 배우는 것 자체에 만족하기보다 높은 성적을 받겠다는 식 의)를 품고 있다면 공부가 당신에게 가져다줄 보상은 당신의 예측보다 낮을 수 있으며, 도파민 분비량도 많지 않아 공부를 계속하겠다는 힘을 얻지 못하기 쉽다. 하지만 당신이 배움의 결과가 아니라 새로운 지식을 접하는 것 자체를 보상으로 여긴다면 좀 더 쉽게 공부에 '중독'될 수 있다. 새로운 지식과 기능을 배우는 것은 생존 진화에서 개체에 유익하며 도파민의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어떤 지식과 기능을 배우는 것에 아무런 매력도 느끼지 못하거나 오히려 고통스럽다면 이는 당신이 시도한 배움의 난이도가 당신의 실제 능력 또는 지식에 대한 당신의 기대와 너무 거리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영어를 처음 배 운다면 모든 단어와 문법 하나하나가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과 정이기 때문에 뇌에서는 이를 위해 완전히 새로운 회로를 구축해 야 하므로 도파민 분비량이 적다. 하지만 당신의 뇌가 비교적 탄탄 한 학습회로를 구축했다면 이후에 거기에 뭔가를 쌓아올리는 것 은 상대적으로 간단해진다. 이럴 때 당신의 학습 속도가 기대한 바 에 부합하면서 보상의 예측 오류가 줄어들고 도파민 분비량이 늘어난다. 그럼 당신은 더 힘을 내서 공부하게 되고, 공부를 할수록 더 하고 싶어지는 중독에 걸릴 수 있다.
- 원하는 무언가를 얻는 것이 언제나 당신에게 만족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건 아니다. 원하는 것과 만족하는 것은 사실 서로 다른 일이지 않은가. 그런데 도파민은 사람에게 '원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 끊임없이 바라게 한다. 그에 비해 행복은 만족하는 것으로 도파민과는 큰 관계가 없다.
- 정리하자면 전전두엽과 복측선조체, 뇌섬엽, 전측대상회anterior cingulate 등으로 이뤄진 도파민 보상회로는 강박장애와 매우 큰 관련이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충동적이고 잘못된 행동의 감시 를 담당하는 전방대상피질이 있는 전측대상회가 강박행동과 관련이 크다. 이 영역이 활성화돼야 일이 잘못되면 바로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강박장애 환자는 이 신호를 받고도 스스로 '완벽' 하다고 느낄 때까지 같은 일을 반복하게 된다. 그들은 전측대상회의 기능 이상으로 자신의 행동과 실제 피드백 사이의 오차를 지나치게 어림짐작해 하나의 일을 이미 여러 번 정확히 반복했음에도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다'든지 '오류가 있다고 느 껴 얼른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경험은 강박장애 환자 를 불안하게 만들며, 이런 감정상태가 지속되는 시간이 길어지면 불안감을 담당하는 편도체도 뇌 회로의 압박에 동참한다. 결국 강 박장애 환자는 오랫동안 불안한 상태에 놓여 있을 수밖에 없다.
- 정신질환의 증상은 주로 감정과 인지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 다. 뇌에서 감정을 담당하는 영역에 문제가 생기면 우울증이나 불 안장애, 강박장애, 양극성정동장애 등에 걸린다. 또한 인지를 담당 하는 영역에 문제가 생기면 두 가지 증상이 나타나는데, 인지능력 이 떨어지거나 정상적인 인지 방식에 왜곡이 생겨 나타나는 환각 과 망상이 바로 그것이다. 환각이란 존재하지 않는 걸 보거나 실재 하지 않는 소리를 듣는 걸 말하며, 망상이란 머릿속에 현실과 맞지 않는 왜곡된 생각이 나타나는 걸 말한다. 예를 들어 조현병 환자는 종종 누군가 뒤에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걸 봤다'거나 누군가 자신에 대해 나쁜 말을 하는 걸 들었다'고 한다. 때로는 자기 머릿 속의 소리가 “넌 정말 쓸모없어”라고 말하는 걸 듣거나 자신이 하 고 싶지 않은 일을 강요한다고 한다. 이럴 때 조현병 환자는 그 상 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어쩔 줄 몰라 한다.
- 만약 당신이 환각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 방법을 한번 시도해 보라. 몸 뒤쪽에 촛불을 희미하게 켜놓고 커다란 거울 앞에 서서 조명을 끈다. 이 상태로 1분 정도 거울 속 자신을 계속 바라보면 희 한하게도 자기 얼굴이 비뚤어져 보이거나 아예 다른 얼굴로 바뀌 어 보일 수도 있다. 빛이 부족하면 뇌가 온전한 얼굴의 특징을 인 식하지 못해 착각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각적 착각이 벌어질 수 있는 확률은 70퍼센트에 이른다. 이는 시각장애인이 쉽 게 환각을 겪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충분한 객관적 단서가 없이 무언가를 볼 때 뇌는 내부의 단서만 이용하여 주관적으로 예 측하기 쉽다. 그러므로 당신이 무섭게 생각할수록 무서운 걸 볼 가능성도 높아진다.
- 사람 몸에 있는 DNA 중 8퍼센트는 바이러스로부터 왔으며, 그중에는 '레트로바이러스retrovirus'라는 것이 있다. 모든 생물은 DNA에서 RNA를 만들고 RNA에서 단백질을 생성한다. 그러나 RNA에서 DNA를 생성할 수도 있는데, 그것이 바로 레트로바이 러스다. 이 바이러스는 역사가 매우 오래돼 수백만 년 전부터 우리조상들의 DNA에 녹아들어 함께 살아왔다.
하지만 수백만 년의 진화를 거치면서 살아남은 DNA 속 레 트로바이러스 대부분의 후대는 이미 변이로 인해 더 이상 발현되 지 않고 침묵에 빠졌다. 다만 이런 레트로바이러스의 남은 성분을 "내인성레트로바이러스endogenous retrovirus'라고 부르는데 이 중에 아주 작은 일부가 인간 면역계의 일부로 진화했으며, 외부 바이러 스의 침입에 저항할 수 있도록 돕는다. 침묵하는 내인성레트로바이러스는 휴화산과 같아서 특정한 환경요인에 따라 다시 활성화될 수 있다. 이들을 활성화하는 요인으로는 변이와 약물, 바이러스 감염 등이 있으며, 실제로 내인성 레트로바이러스가 활성화되면 뇌에 정신적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체외에서 조현병 환자의 세포를 배양한 결과 세포 속 내인성레트로바이러스의 발현 정도가 일반인보다 높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지만 이 연구와 같은 결과가 나온 다른 연구가 없 어 아직 내인성레트로바이러스가 조현병 발병의 원인이라고 확실히 말하기는 어렵다.
- 의사의 의술이 뛰어나지 않아서가 아니라 조현 병과 양극성정동장애에 관한 현재의 진단 기준 때문인데, 이 두 질 환은 너무 많은 공존질환을 갖고 있다. 다시 말해 조현병과 양극성정동장애는 모두 공통적인 여러 증상으로 이뤄진 증후군'이다. 조현병은 사실 환각과 망상, 기분장애, 사고장애 등의 증상이 함께 뒤섞여 있는 질환으로 치료가 힘든 각종 증상의 집합'이라 불러 도 지나치지 않다. 그렇게 된 원인은 아마도 뇌의 여러 발달 단계 에서 유전자의 발현과 환경 스트레스 요인이 함께 만들어낸 영향때문일 것이다.
- ADHD의 특징이 꼭 나쁜 건 아니다. 쉽게 충동적인 행동을 하거나 계획적으로 행동하는 능력과 시간 관리 능력이 부족한 것 은 공부와 일을 차근차근 진행하는 데에 방해가 되는 것처럼 보인 다. 하지만 이런 심리와 행동의 특징에도 좋은 점이 있다. 예를 들 어 모험을 좋아하는 특징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서 새로운 일에 용감하게 뛰어들 수 있게 하며, 새로운 방법을 찾아 성공에 이르게 만들기도 한다. 또한 공상을 좋아하는 특징은 더 풍부한 창의력을 안겨줘 보통 사람보다 훨씬 뛰어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 시간을 관리하는 능력이 부족하고 충동적으로 행동하 는 것 역시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다면 가족과 친구들이 이해해줘야 할 문제지, 꼭 바꿔야 하는 문제는 아니다.
-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은 원흉일까, 영웅일까?
오늘날까지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에 관한 가장 설득력 있는 가설 은 다음과 같다. 뇌 신경세포에는 본래 정상적인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있는데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이 단백질에 잘못 된 접힘 현상이 나타나면 뇌 신경세포 바깥에 단백질 구조물인 아밀로이드반이 쌓인다. 이로 인해 신경세포에 있는 단 복길들이 서로 뒤엉키게 되고, 연이어 면역 및 염증 반응이 일어나 로서 결국 신경섬유가 손상되고 신경세포가 사멸한다. 이렇게 신경세포의 감소와 신경망의 위축으로 사람의 인지능력이 크게 쇠퇴하는 것이다. 이 가설 때문에 오랫동안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은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손꼽혔다. 그러나 지난 수 십 년 동안 제약회사들이 베타아밀로이드를 겨냥해 많은 약을 개 발했지만 임상실험에서는 어느 것도 큰 효과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알츠하이 머병을 일으키는 치명적인 원인이 아니라 오히려 알츠하이머병에 대항하는 데 도움을 주는 숨은 영웅이라는 반전의 연구 결과가 제기됐다.
하버드대학교 연구진은 뇌 신경세포의 베타아밀로이드 단 백질과 선천성 면역계의 핵심인 항감염성 단백질, 항균펩타이드 antimicrobial peptide LL-37이 구조와 기능 면에서 매우 닮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더 신기한 점은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의 항균 효 과가 때로는 항생제의 일종인 페니실린보다 강하다는 것이었다. 이후에 이뤄진 많은 연구를 통해 과학자들은 베타아밀로이드 단 백질이 일종의 항균펩타이드이며, 진균과 세균이 신경세포 조직 을 감염시키지 못하도록 한다고 확신했다. 실험용 쥐의 뇌에 살모 넬라균을 감염시켰더니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세균 바깥으로 층층이 쌓여 병원체의 침입을 막고 뚜렷한 아밀로이드반을 형성 했기 때문이다. 마치 아주 작은 물방울이 먼지 입자에 달라붙어 빗 방울을 만들거나 민물조개의 탄산칼슘이 모래알에 붙어 진주를 만드는 것처럼. 
이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과학자들은 알츠하이머병을 미생물 감염과 유전적 감수성(일종의 유전력 - 옮긴이)이 함께 빚어낸 결과라고 예측했다. 뇌가 알 수 없는 미생물에 감염됐을 때 베타아밀 로이드 단백질이 미생물 주위에 모여들어 덩어리를 이루는 것이 다(그러나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덩어리 속에 침입한 미생물이 반드시 있는 건 아니다). 다시 말해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병균이나 세균, 진균에 대항하거나 유전자 변이로 쌓이는 과정에서 아밀로이드반을 형성해 연쇄적으로 뇌의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은 사실 질병에 저항하는 과 정에서 생기는 부산품일 뿐이며, 그 질병을 일으키는 주범이 아닐 수 있다.
- 그렇다면 절식이 어떻게 노화를 늦출 수 있는 걸까? 몇몇 실 험에 따르면 동물은 70퍼센트 정도 배가 부를 때 mTORmammalian target of rapamycin (포유류 라파마이신 표적단백질)이 억제되면서 체 내세포의 자기포식autophagy 이 강화된다. 이 과정에서 오래되고 망가진 세포의 부속품을 청소하고 몸 안의 활성산소를 줄여 DNA와 다른 기관들이 활성산소의 공격을 받아 손상될 가능성을 낮춘다. 이를 통해 기관과 유기체는 수명을 늘릴 수 있는 것이다. 2년 넘게 음식의 열량을 평소의 15퍼센트를 줄이니 노화와 관련된 생체표 지자 수치가 뚜렷하게 개선되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해당 실험 참가자들의 정신상태와 생활의 질도 눈에 띄게 나아졌다.
하지만 수명을 연장하고 뇌의 노화를 늦추기 위해서는 먹는 음식의 열량을 줄일 뿐만 아니라 식단의 구성도 조절해야 한다. 
- 우리의 뇌는 노화에 한 가지 보상을 주는데, 노인들은 선택적 으로 나쁜 기억을 잃어도 보통 더 행복해진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어바인캠퍼스 연구진은 기억력이 떨어지는 노인의 기억 가운데 긍정적 정보의 양이 중성적 정보의 양보다 훨씬 많다는 걸 발견했다. 그에 비해 기억력이 좋은 노인은 중성적 정보를 훨씬 잘 기억했다. 이런 긍정적 경향'은 노년의 기억이 쇠퇴하는 것에 대 한 일종의 보상일 것이다. 연구진은 나이가 먹을수록 보상과 관련 된 신경망의 변화로 뇌가 긍정적 정보를 선택하고, 긍정적 사물과 행복한 감정에 집중하게 한다고 예측했다.
실제로 fMRI 촬영을 통한 연구에 따르면 노인은 즐거운 체험 에 집중할 때 뇌에서 감정을 책임지는 편도체와 의사결정을 담당 하는 전두피질을 연결하는 회로의 활동이 젊은 사람보다 더 강해진다. 노인이 즐거운 체험에 더 집중한다는 뜻이다. 비슷한 또 다른 연구에서도 노인은 긍정적인 사진에 더 쉽게 집중했으며, 부정적인 사진에는 시선을 잘 두지 않았다. 10년 전 일을 떠올릴 때도 노인들은 그 시절을 아름답게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현상을 바로 '노년의 긍정효과'라고 한다. 이런 효과는 노인뿐 아니라 불 치병에 걸린 젊은 환자들에게서도 나타났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생명이 연약해질 때 삶의 긍정적인 일과 추억에 집중하며, 부정적 인 정보를 선택적으로 잊으려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보통은 물리적 나이를 기준으로 일이나 가정, 은퇴 과정을 계획한다고 했을 때 자신의 예상과 다른 노화 속도는 슬픈 일인 게 분명하다. 건강한 생활방식을 선택해 뇌가 노화에 맞서는 능력을 향상시켜야 하는 이유다. 그래야 알츠하이머병의 침입을 잘 막아낼 수 있으며, 아예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을 죽음 뒤로 미뤄 본인의 인생을 계획대로 살 수 있다.
- 자신의 마음속 사회적 위치를 새롭게 정하는 것도 항노화에 효 과가 있다. 벌들은 젊을 때 유충을 돌보는 일을 하다 어느 정도 나이 가 들면 밖으로 나가 꿀을 따는 일을 하는데, 더 나이가 들어 꿀을 딸 수 없게 되면 금세 늙어버린다. 과학자들은 실험을 통해 나이 많은 벌 들에게 유충들을 돌보는 일을 다시 하게 했다. 그러자 그들의 뇌에 항노화 단백질이 많이 분비되기 시작했으며, 학습능력도 크게 향상되고 뇌 자체가 많이 젊어졌다. 이런 벌들의 사례를 본받아 노인들도 젊은 사람들이 하는 일이나 자신이 젊을 때 하던 일을 다시 해보라고 추천 하고 싶다. 일부러라도 자신의 역할을 새로이 바꾸면 노인의 뇌와 몸 에 긍정적인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여행을 많이 다니거나 아 이를 돌보는 일을 하면 노인의 뇌 기능이 긍정적으로 조절돼 훨씬 젊어진다.
- 그들의 뇌가 충동적인 이유 
과학자들이 사이코패스 살인범들의 뇌를 fMRI로 촬영한 결과, 안와전두피질과 편도체가 있는 측두엽의 앞쪽 등의 뇌 영역이 보통 사람과 비교해 뚜렷하게 손상되어 있었다. 안와전두피질은 도덕 적 가치 판단과 충동 억제, 복잡한 의사결정, 위험에 따른 영향, 보 상과 처벌에 대한 민감성 등을 맡고 있다. 또한 측두엽의 앞쪽은 기억의 선택을 맡고 있다. | 이 두 영역의 보편적인 기능이 손상되면 이 영역들과 연결된 뇌 신경망들에도 영향을 끼친다. 이 신경망들은 감정의 인지, 의사 결정, 인간관계 등 복잡하고 고차원적인 사회적 기능과 관련돼 있다. 이런 신경망이 손상된 사이코패스는 보통 사람보다 충동적이 며 도덕적인 판단력도 부족하다. 그 때문에 인간관계에서 충돌이 일어나면 쉽게 과격한 반응을 보이며 폭력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본인의 행동에 불합리한 점이 없다고 느끼기 때문에 자신의 충동이나 남에게 입힌 상처에 대해 죄책감이나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 전사유전자란 모노아민산화효소A monoamine oxidase A, MAO-A생산에 관여하는 MAOA 유전자의 한 형태로, 이 MAO-A효소를 덜 생산되게 한다.  전사유전자는 X 염색체에 위치해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과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에 영향을 주는 효소의 부호화에 영 향을 끼치는데, 이 효소는 태아의 대뇌 발달에 매우 중요하다. 그 런데 전사유전자는 거의 남성에게만 영향을 끼친다. 전사유전자 를 가진 남성은 일반인보다 인지능력이 떨어지며, 쉽게 화를 내고 충동적이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한다. 또한 전사유전자는 뇌 속 MAO-A 효소를 줄여 세로토닌과 다른 신경전달물질이 태아의 뇌에 지나치게 많이 쌓이게 한다. 대뇌를 평온하게 만드는 세로토닌이 많아진다고 생각하면 언뜻 좋을 것 같지만, 과도한 분비는 발달 과정에서 뇌가 세로토닌 등에 점점 둔감하게 만든다. 다시 말해 분노의 스위치를 꺼야 하는 적정한 때에 반응하지 않아 지속적으로 화를 내게 되는 것이다.
- 사이코패스와 뛰어난 창의력을 가진 사람의 공통점은 사회의 관습과 규칙에 속박당하기를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감정 을 억제하지 못하는 성향은 뇌의 도파민 시스템과 관련이 있는데 이 시스템은 새로운 사물을 찾고 보상을 바라는 경향과도 연관이 있다. 다시 말해 사이코패스와 뛰어난 창의력을 가진 사람은 도파 민 분비량이 많아 보통 사람보다 새로운 자극을 좋아하고 신기한 것과 보상을 추구하는 것이다. 더불어 그들은 보통 사람과 달리 모험이나 처벌을 그다지 꺼리지 않는다.
필리핀 리샬대학교의 애드리안 갈랑 Adrianne Galang 박사 연구 팀은 두 가지 연구를 통해 사이코패스와 창의력 사이의 관계를 분 석했다. 갈랑 박사는 먼저 온라인에서 500명의 필리핀 성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그들의 창의력과 사이코패스 정도를 살펴봤다. 다크 트라이어드 테스트Dark Triad Test를 실시했는데, 이 테스트로 마키아벨리즘 Machiavellism (다른 사람을 조종하기 좋아하 는 권력주의의 경향), 나르시시즘, 사이코패스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연구 결과 나르시시즘과 사이코패스의 특징이 창의력과 확 실한 관련성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애드리안 갈랑 연구팀은 또한 심리적 특징과 생리적 기초를 연계해 생물학적 측면에서 창의력과 사이코패스의 관계를 해석 하고자 했다. 연구진은 우선 93명의 대학생에게 창의력을 테스트 한 다음 인터넷 도박을 이용해 그들의 모험 성향을 확인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두 가지 카드게임 중 하나를 선택해 베팅해야 했다. 한 게임은 이기면 많은 돈을 따지만 지면 큰 손해를 봤다. 또 다른 게 임은 이겨서 벌 수 있는 돈은 많지 않지만 져도 손해가 적었다. 실 험 참가자들 중 모험 성향이 강한 사람은 첫 번째 카드게임에 베팅 하기를 선택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전기피부반응'을 기록하 며 그들이 승리를 앞두고 있을 때 뇌의 각성 정도를 확인했다.
연구 결과 창의력을 측정하는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던 사람들은 게임에서 돈을 딸 수 있게 됐을 때 뇌의 각성 정도가 낮 았다. 다시 말해 창의력이 높은 사람은 단순히 돈을 딴다고 흥분하 지 않는다. 승률과 상관없이 모험심을 자극하는 일이어야 흥분한 다. 이런 특징은 창의력이 높은 사람과 사이코패스의 공통점이다.
- 두렵게만 보이는 사이코패스적인 특징은 길고 긴 진화의 역사에 서 어떻게 특정한 비율로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앞서 말했듯이 다른 정신질환들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어 떤 심리적 특징도 단순히 옳고 그름으로 나눌 수 없으며, 모두 뇌 에 정상과 질환 사이의 스펙트럼으로 존재한다. 우리 뇌에서 나타 나는 수십 수백 가지 특징은 다양한 방향과 정도로 함께 결합돼 있 으며, 이런 결합의 수는 무궁무진하다. 사람들의 서로 다른 심리적 특징 또한 인류의 정신적 다양성과 종의 생태적 다양성을 위해 나 름의 힘을 보탰으며, 다양한 생존환경에서 서로 다른 적응력을 발 휘한다.
사이코패스적인 특징도 이런 특징 중 하나다. 실제로 어떤 심리적 특징도 환경을 벗어나 혼자 존재하는 법이 없다. 같은 심리적 특징이라 해도 환경에 따라 완전히 상반되는 효과를 보이기도 한 다. 이를테면 극단적인 사이코패스는 주변의 사람들을 다치게 할 수 있지만, 전쟁터에서는 충돌과 위협에 두려움 없이 맞서는 용감 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이런 특징을 가진 사람은 권력과 자원을 더 손쉽게 얻는다. 인류 역사에서 종종 벌어지는 전쟁이라는 특수 한 시기 덕분에 진화 과정에서 사이코패스적인 특징이 살아남았 을 뿐만 아니라 더욱 기세를 떨칠 수 있었던 이유다. 전사유전자를 가진 사람들 중 비참한 어린 시절을 보낸 이들은 평화로운 시기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 악마가 될 수 있지만 전쟁 시기에 살았다면 영웅이 됐을지도 모른다.
사이코패스는 다른 정신질환들과 달리 극단적인 편이어도 사 회 적응성을 가질 수 있다. 극단의 사이코패스적인 특징을 가진 사 람이라 해도 인지능력이 좋고 어려서부터 안정적이고 따뜻한 환 경에서 자랐다면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인재가 될 수 있으며, 그의 사이코패스적인 특징도 그가 사회에 녹아드는 데 아무 영향을 주 지 않는다. 그에 비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강박장애 같은 정신질 환은 환자의 사회 적응 능력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치며, 이런 환자 주변의 사람들까지 서둘러 치료를 받아야 할 수 있다.
- 동물의 진화 과정을 살펴보면 모든 동물이 잠을 자는 건 아니다. 오직 신경계가 복잡한 동물만이 잠을 자는 행위를 한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단세포동물(짚신벌레 등)이나 신경세포가 없는 동물 (해면 등), 중추신경계가 없는 동물(해파리 등)이 수면 행위를 하 는 걸 발견하지 못했다.
잠의 가장 원시적인 기능은 발육을 촉진하는 것이다. 예를 들 어 하등동물인 선충은 탈피를 하기 전에 잠을 자는데, 만약 어린 초파리에게 잠을 못 자게 하면 장기적으로 인지와 행동에 문제가 생긴다. 사람의 경우 자궁 속 태아의 수면은 뇌 발육의 중요한 단 계이며 아기의 수면의 질이 성인보다 훨씬 좋다. 사람들이 잠을 잘 자는 걸 보고 '아기처럼 잔다'라고 말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동물의 진화 초기에 잠은 외부환경의 스트레스에 대응하고 몸 을 원래대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을 한다. 예를 들어 선충은 잠을 자고 난 뒤 열이나 냉기, 삼투압 등 환경 스트레스에 더 잘 대응할 수 있으며, 조직 손상의 회복도 촉진할 수 있다. 파리도 잠을 많이 자야 세균 감염에서 회복될 수 있다. 또한 사람도 병원체에 감염됐거나 면역계에 응급 반응이 있을 때 잠을 자는 게 좋다. 실제로 감기에 걸리면 유난히 더 자고 싶은데 이때 2~3일 잘 자고 나면 몸 상태가 한결 나아지는 걸 느낄 수 있다. 
 동물들은 뇌가 복잡해지고 진화하면서 학습과 기억, 선택적 주의 등 고급 인지능력을 갖추게 됐다. 새로운 수면의 기능도 내놓 았는데 바로 잠을 잘 때 뇌의 신경가소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잠을 자면 뇌가 회로를 수정하는 능력을 강화해 정보를 빠르게 배우고 조합하는 능력이 향상된다
- 20세기부터 의학계는 줄곧 혈액뇌장벽 때문에 뇌와 몸은 상대적으로 독립된 두 개의 기관으로 존재하며, 뇌에는 림프계가 없다고 믿었다. 이런 관점은 의학 교과서에 100년이 넘게 등장했다. 만약 당신이 2015년 이전에 출판된 의학서를 살펴본다면 뇌에는 림프계가 없다'라는 서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2015년 미 국 버지니아대학교의 조너선 키프니스Jonathan Kipnis 연구팀이 이 문장을 완벽히 새롭게 써냈다. 키프니스와 그의 동료들은 실험용 쥐 뇌막에 대한 신경 영상 연구를 통해 뇌와 척수의 뇌막에 림프관 망이 폭넓게 분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림프관망은 뇌척수 액과 림프세포를 목 부위의 림프절까지 수송하는 역할을 맡고 있 었다. 뇌에도 림프계가 있었던 것이다.
미국의 로체스터대학교 의료센터 연구팀은 실험용 쥐가 자는 동안 뇌세포 사이의 공간이 60퍼센트 정도 늘어나며, 뇌의 림프계 가 활동을 시작해 쌓여 있던 독소를 뇌척수액을 통해 빠르게 배출 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잠의 이 독소 배출 기제는 알츠하이머 병의 예방과도 관련이 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신경세포에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쌓이는 것은 신경세포의 자연사와 관 련이 있는데, 잠을 잘 자는 쥐의 뇌는 이런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병적 단백질을 훨씬 빨리 배출한다. 반면 잠을 잘 자지 못하면 병 적 단백질이 뇌에 정체되고 쌓여 신경세포의 기능과 건강에 영향 을 준다. 밤에 잠을 잘 자면 상쾌한 아침을 맞는 이유다.
- 자는 동안 일어나는 기억의 공고화는 단순히 하루 종일 겪은 일의 모든 구체적인 사항을 기억하는 게 아니다. 기억의 많은 구체적인 사항을 전체적인 개념으로 정리하 고 창의적으로 재구성한 다음, 이미 있는 신경 기억망으로 보내는 것을 말한다. 이 창의적 재구성 과정에서 무의식중에 규칙을 찾아 낼 수도 있다. 그렇기에 잠은 그날 겪은 새로운 경험과 뇌에 이미 저장돼 있던 경험이 고도로 요약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조합돼 우리의 인지를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잠은 전날 뇌에 저장된 중요하지 않은 정보를 없애는 데도 도 움이 된다. 뇌의 신경세포 표면에는 나뭇가지의 가닥처럼 생긴 가늘고 작은 수상돌기들이 자라 있다. 사람이 많이 배울수록 이 수상돌기가 무성하게 자라나 다른 신경세포와 연결된다. 그런데 우리 가 잠을 자는 과정이 이런 '나뭇가지들을 자르는 데 도움이 돼 중 요하지 않은 사소한 기억들을 없앨 수 있다.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과학자들은 잠을 잔 쥐의 뇌 속 수상돌기 숫자가 잠을 자지 않은 쥐들에 비해 18퍼센트나 줄어 있는 걸 발견했다. 다시 말해 잠을 자는 과정이 뇌 속 신경세포의 연결을 줄어들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수상돌기 자르기는 무 작위가 아니라 선택적으로 이뤄진다. 비교적 작은 수상돌기를 잘 라내고 눈에 띄게 길게 자란 수상돌기는 남겨둬 뇌 자원과 에너지 가 집중적으로 사용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잠을 잘 때는 감정 회복에 가장 중요한 시간이기도 하다. 사람 이 잠을 자는 동안 꿈을 꾸는 시간은 20퍼센트에 이른다. 꿈을 꿀 때 불안과 관련된 노르에피네프린과 부정적 감정을 맡고 있는 편 도체의 활동이 억제되고 감정적 스트레스가 없는 환경에서 전두 엽이 기억을 조합하면서 기억 속 감정의 강도를 낮춘다. 덕분에 우 리는 다음 날 일어났을 때 전날 강렬했던 감정이 하룻밤 사이에 뇌 에서 처리되면서 평온한 기분을 되찾는 것이다.
- 최근 멜라토닌이 수면보조제로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실 제로 많은 불면증 환자가 멜라토닌의 도움을 받기 시작했다. 보통 시차가 나는 곳으로 여행을 가면 뇌의 일주기 리듬을 조절하는 생 체시계가 혼란을 일으킨다. 이런 상황에서 새 시간대에 잠들기 전 에 멜라토닌을 먹으면 뇌의 수면리듬 조절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멜라토닌은 3교대로 일하는 사람들의 수면리듬 조절에도 도움을 줘 낮에도 쉽게 잠들 수 있게 한다. 하지만 멜라토닌의 효과 역시 한계가 있다. 멜라토닌의 주요 효과는 수면의 리듬을 조절하는 것으로, 심각한 불안감을 느끼거나 수면에 영향을 주는 신체적 질병이 있거나 장년의 불면증 환자에게는 효과가 없다. 게다가 멜라토닌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어지러움증과 두통, 구역질, 감정 변화, 대낮의 기면증 narcolepsy 등 여 러 부작용에 시달릴 수 있다. 만약 당신이 불면증에 걸렸는데 멜라 토닌을 몇 주 동안 먹어도 효과가 없다면 주치의와 상의하기를 당 부한다. 일반의약품으로 판매되는 멜라토닌 외에 최근에는 지속 형 멜라토닌도 출시되고 있어 전문적인 상담을 통해서라면 수면 문제를 분명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 사람의 뇌간에는 청반이라는 작은 세포 무리가 있다. 이 작은 영역은 우리가 잠을 잘 때 근육운동의 억제를 맡고 있다. 이 영역 의 세포들이 손상을 입으면 운동 억제 효과가 사라져 꿈속에서 하 는 동작이 실제로 몸에 나타나게 된다. 예를 들어 꿈에서 달리기를 하면 잠자리에 누워 발을 뻗을 수도 있으며, 꿈에서 싸움을 하면 팔을 휘두를 수도 있다. 뇌의 몇몇 퇴행성 질환 초기 증상도 이와 같다. 이를테면 파킨스병 환자는 운동장애와 관련된 주요 증상을 나타내기 몇 년 전부터 이미 뇌의 청반이 손상을 입은 상태라 꿈을 꾸며 손발을 휘두르기도 한다.
- 2014년 《셀cell)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과 불안장애는 해마의 신경세포 수와 재생능력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 심각한 우울 증 환자는 해마의 신경세포 중 무려 20퍼센트가 죽음에 이르러 자 연스레 인지능력이 떨어진다. 여기서 인지능력이란 기억력과 집 중력, 판단력 등을 모두 포함한다. 또한 많은 우울증 환자는 증상 이 나아진 뒤에도 인지능력이 원래 상태로 회복되지 않는다. 또한 편안한 상태에서 공부를 할 때 사람들은 주로 해마를 사용해 정보 를 처리한다. 이런 기억방식은 간단하면서도 기억이 오래간다. 하 지만 불안한 상태에서 공부할 때는 선조체를 활용하는데, 잠재의식 상태에서 짧은 시간 안에 직감적으로 지식을 모아 분석하므로 기억이 오래 유지되지 못한다.
- 모든 기억이 꼭 반복적으로 연습해야 만들어지는 건 아니다.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킨 사건은 한 번만 겪어도 평생의 기억으 로 남는다. 그렇다면 강렬한 감정과 관련된 기억은 왜 쉽게 기억되는 걸까? 이는 그 기억이 뇌에서 감정을 담당하는 오래된 변연피 질(예를 들어 두려움의 감정을 활성화하는 편도체)을 활성화시키 기 때문이다. 그런데 편도체는 해마 근처에 자리잡고 있으며, 해마 와 매우 가깝게 연결돼 있다. 그래서 중대한 감정과 관련된 기억은 쉽게 부호화돼 뇌의 기억 중심으로 들어가 깊은 인상을 남기는 것이다.
- 외부정보가 뇌에 들어가 기억으로 바뀌는 과정도 매우 흥미롭다. 뇌에서 기억의 부호는 뇌파의 형식으로 구현된다.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일어난 일들을 다양한 주파수와 진폭, 위상位相으로 부호화한 다음 각각 다른 신경세포에 저장돼 서로 복잡한 망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기억 뇌파의 개별적 저장은 특정한 단백질의 다양한 3차원 접힘 구조로 이뤄지는데, 고기의 질을 좋게 하는 마블링처럼 많이 접힐수록 기억의 강도도 커진다. | 과학자들은 초파리의 뇌를 연구하던 중에 Orb2 단백질이 기 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단백질은 프라이 온 단백질과 비슷해 상황에 따라 형태를 바꿔 함께 모인다. Orb2 단백질을 억제하면 초파리는 잠시 '기억을 잃는다. 또한 Orb2 단 백질이 더 빨리 모일수록 기억이 만들어지는 속도도 빨라진다. 이 단백질이 모여 장기기억을 강화하는 것이다. 사람의 뇌에도 비슷한 단백질이 있는데 이를 CPEBcytoplasmic polyadenylation element binding단백질이라고 한다. 과학자들은 CPEB 단백질과 Orb2 단백질의 작용이 비슷하기 때문에 CPEB 단백질도 기억과 관련이 있으리라 추측하고 있다.
- 뇌에 저장한 기억을 다시 찾아야 할 때마다 뇌는 어떻게 일할까?
뇌과학자들은 해마 속 중요한 신경세포들이 검색 키워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해마의 검색 키워드가 활성화돼 대 뇌피질에 저장된 장기기억을 샅샅이 뒤져 필요한 기억을 찾아내 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두 가지 일이 일어난 시간의 간격이 적으면(6시간 정도) 기억은 기억을 저장하는 신경세포군 하나에 겹쳐져 있다. 반면 두 가지 일이 24시간 이상의 시간 차를 두고 일어났다. 면 이 일들은 완전히 다른 두 신경세포군에 저장된다.
하지만 우리가 어떤 일을 떠올릴 때 기억은 새로 수정되기 일 쑤다. 그래서 사람이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은 컴퓨터에 저장돼 있 던 정보를 찾는 것과 다르다. 당신이 어떤 일을 떠올릴 때 뇌 신경 세포에서 기억의 저장을 담당하는 단백질은 다시 분해하고 재합 성된다. 다시 말해 기억 단백질이 다시 안정적 구조를 회복했을 때 원래의 기억은 이미 새로 고쳐진 다음이다. 그러므로 어떤 일을 떠 올리는 횟수가 많을수록 뇌에서 이 일의 모양은 처음의 상태외는 거리가 멀어진다. 형사사건에서 증인이 하는 증언이 바로 그런 예다. 경찰이 증인에게 현장에 있던 사람이나 일을 떠올려보라며 여러 차례 묻다 보면 어떤 암시로 증인의 기억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그렇게 반복적으로 기억을 떠올리는 과정에서 최초의 기억이 왜곡돼 증언이 실제 상황과 차이가 생긴다.
- 경두개전기자극이 뇌의 신경가소성을 강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 라 학습능력과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2016년 에 발표된 이탈리아 사쿠로쿠오레가톨릭대학교 마리아 비토리아 포다 Maria Vitoria Podda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경두개전기자극으로 실험용 쥐의 뇌를 20분 동안 자극하자 쥐 해마의 신경세포 가소성과 기억력이 뚜렷이 향상됐으며, 그 효과가 일주일이나 유지됐다. 전기자극이 뇌세포를 활성화시키자 뇌유래신경영양인자도 분비되었다.
과학자들은 사람의 몸에서도 비슷한 반응을 발견했다. 뇌의 서로 다른 영역에 있는 신경세포들은 자신만의 안정된 리듬에 따 라 다른 주파수에 진동한다. 그런데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의 한 연구팀은 경두개전기자극을 통해 뇌의 여러 영역에 동시에 전 기자극을 줌으로써 작업기억력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 다. 이 실험에서 세타파가 나오는 주파수 구간의 전류를 서로 다른 뇌 영역 두 곳으로 동시에 흘려보내자 실험 참가자들의 기억력 테 스트에 대한 반응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 이는 그들의 단기기 억 능력이 강화됐다는 뜻이다. 이 방법을 현실에서 응용하면 모임 에서 새로운 사람의 이름을 외우거나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계산 하는 데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뇌가 주변 환경에서 새로운 자극을 편애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진화 과정에서는 늘상 해왔던 익숙한 일보다 돌발적 인 사건에 주목하는 것이 생존에 훨씬 중요했다. 주변 환경에서 어 떤 상황이 벌어졌는지 재빨리 알아차려야 위험을 피할 수 있기 때 문이다. 선조들이 들판에서 사슴을 사냥할 때 느닷없이 으르렁거 리는 소리가 들려온다면 즉각적으로 그 소리가 어디에서 났는지 주위를 살피는 건 아주 당연한 반응이다. 만약 멀리에 있는 사자를 발견했다면 계속 사슴을 사냥할 게 아니라 한시라도 빨리 도망가 야 하기 때문이다. 환경 변화에 재빨리 반응해야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이런 뇌의 기제가 진화 과정에서 살아남았다. 하지만 맹수의 공격을 받지 않는 현대인들은 원시적인 본능을 사용할 필요가 없 어졌다. 그리고 원시시대의 외부 자극은 공부와 일을 방해하는 스 마트폰 진동과 동료의 접근으로 대체되었다.
- 미국의 대학생과 고등학생들 사이에서는 '머리 좋아지는 약'이 유 행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메틸페니데이트methylphenidate(리탈린) 가 가장 인기가 좋다. ADHD 치료제로도 사용되는 이 약은 전두 피질의 활성화를 강화해 집중력을 높인다. 그런데 이런 중추신경 흥분제를 오래 복용하면 여러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청소 년기는 뇌의 신경망이 빠르게 발달하는 시기이자 뇌의 신경가소 성과 학습능력이 가장 강한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중추신경흥 분제를 오래 먹을 경우 뇌의 신경가소성이 떨어질 수 있으며, 이를 다시 되돌릴 수 없다.
모다피닐modafinil 또한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약으로 임상에서는 흔히 기면증과 수면무호흡증을 비롯한 수면장애 치료용으로 쓴다. 모다피닐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분비를 높임으로써 신경 연결을 빠르게 해 기억력과 다른 인지능력을 강 화시킨다. 하지만 모다피닐 역시 오랫동안 복용하면 부작용이 생 길 수 있다. 임상 참여자 가운데 3분의 1이 두통 증상을 보였으며, 10분의 1은 메스꺼움 증상을 느꼈다. 이외에도 신경질, 설사, 불면, 불안, 어지러움, 위장 문제 등의 부작용이 있었다.
- 그렇다면 왜 심리적 바운더리가 멀수록 창의력이 커지는 걸까? 사람들은 심리적 바운더리가 가까운 일일수록 구체적인 세부사항에 초점을 맞춰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어떤 일이 나와 어느 정도 심리적 바운더리가 있으면 전체적인 측면에서 그 일을 추상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추상적인 사고는 더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보게 하며, 서로 상관없어 보이는 일들을 창의적인 방식으로 연결해 상상력이 넘치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 당사자보다 제삼자가 더 잘 안다는 말이 바로 이런 뜻이다. 보통 당신이 자신의 문제를 파악하는 것보다 남이 당신의 문제를 더 잘 아는 것도 제삼자가 더 먼 심리적 바운더리를 두고 문제를 생각 해 창의적인 방식으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 로 어려운 문제에 손을 댈 때는 그 일에서 조금 멀리 떨어져 바라 봐야 창의적인 해결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비슷한 사례가 《인성과 사회심리학 저널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에 발표된 적이 있다. 
- 창의력에 불을 지피려면 뇌에 자유롭게 발휘할 수 있는 소재가 충분히 있어야 하며, 또한 이 소재들을 창의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어 야 한다. 창의력이란 이미 갖고 있는 정보를 창의적으로 재구성하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평소 예술 과 종교, 철학을 매우 좋아했는데 애플의 스마트폰 디자인에도 이런 그의 미니멀리즘 예술과 철학 이념이 녹아 있다. 그러므로 당신의 전 문 영역과 전혀 상관이 없는 지식이라 해도 가능한 한 많이 흡수하도 록 노력해야 한다. 소재를 많이 가지고 있어야 어려운 문제와 맞닥뜨려도 자신의 창의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
- 소화불량과 과민대장증후군은 대부분 뇌의 심리적 증상과 소화기관의 생리적 증상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다. 심각한 불안과 우울 증상이 있는 사람은 1년 안에 과민대장증후군이나 소화불량에 
걸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한다. 반대로 불안과 우울 증상이 없지 만 과민대장증후군을 앓는 환자는 1년 뒤에 심각한 불안과 우울 증상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다시 말해 몸의 소화기관 질 환과 정신질환은 서로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사람들 중 3분의 1은 심리 문제가 소화기관 문제보다 먼저 나타나며, 3분의 2는 소화기관 문제가 심리 문제보다 먼저 나타난다.
- 미국의 신경학자 조너선 키프니스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다세포의 전쟁터에는 오직 두 가지 매우 오래된 힘만 존재하는데, 그 것은 바로 병원체와 면역계다. 우리 성격의 일부도 확실히 면역계 에 의해 통제될 수 있다.” 앞서도 말했지만 많은 연구를 통해 정신 질환과 신경질환 모두 적든 많든 면역계 활동과 관련이 있음이 밝 혀지고 있다. 우울증이나 조현병, 강박장애, 자폐장애 같은 정신질 환은 물론이고, 근위축성측삭경화증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ALS(흔 히 루게릭병이라고도 함 - 옮긴이) 같은 신경질환까지도 말이다. 그 렇다면 면역반응이 어떻게 정신질환과 관련이 있을까? 2018년 키 프니스는 우리 몸의 면역반응이 림프계를 통해 뇌에 작용하며, 그 렇게 생겨난 염증성 면역세포들이 뇌의 기능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기존 인식을 뒤엎을 놀라운 발견이었다.
- 2003년 독일 괴테대학교 해부학자인 하이코 브락 Heiko Braak 은 파킨슨병에 걸리는 원인에 관한 논문을 《노화 신경생물학 Neurobiology of Aging》에 발표했다. 그는 그 논문에서 아주 대담한 가 설 하나를 제시했다. 바로 파킨슨병의 시작이 뇌가 아닌 소화기관 이라는 가설이었다. 이 허무맹랑해 보이는 가설은 최근 들어 증거 들이 하나둘 나타나면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실 의사들은 임상에서 파킨슨병이 발병하기 10~20년 전부터 소화기에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를테면 대부분의 파킨슨병 환자는 변비에 시달린다. 파킨슨병과 소화 기관의 관계를 밝히려고 과학자들이 파킨슨병 환자의 위장을 연 결하는 신경을 관찰한 결과, 대뇌에서 보이던 알파시누클레인이 파킨슨병 말기에는 위장을 연결하는 신경에도 축적돼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동물을 대상으로 한 파킨슨병 모델 실험에 서 동물의 위 속 알파시누클레인이 미주신경을 타고 올라가 대뇌 로 퍼져나갔다. 이것들 모두 파킨슨병과 소화기관의 관계에 관한 간접적인 추측일 뿐이지 않느냐고 한다면 2019년 과학잡지 《뉴런 Neuron》에 발표된 한 연구가 확실한 증거가 돼줄 것이다. 이 연구에서 존스홉킨스대학교의 테드 도슨Ted M. Dawson 교 수 연구팀은 파킨슨병과 관련이 있는 접힘 현상이 나타난 병적 단 백질이 미주신경을 따라 위로 올라간 뒤 뇌로 들어가 흑질 신경세포를 사멸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연구는 파킨슨병이 위장 에서 시작되는 온전한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앞서 하이코 브락 교 수가 세웠던 가설이 얼마나 합리적이었는지 거의 완벽하게 증명 했다. 이 연구에서 도슨 교수 연구팀은 병적 단백질인 알파시누클레 인을 실험용 쥐의 십이지장과 위의 근육층에 주사했다. 그런 다음 유해한 알파시누클레인이 미주신경을 따라 쥐의 대뇌로 퍼지고, 그로 인해 도파민을 만드는 신경세포가 대량으로 사멸하는 과정 을 관찰했다. 이를 통해 도슨 교수 연구팀은 실험용 쥐가 결국 인지와 운동 장애 등 파킨슨병의 전형적인 증상을 보이는 걸 확인했 다. 이 결과를 통해 우리는 미주신경을 잘라내면 유해한 알파시누 클레인이 대뇌로 들어가는 것을 막아 파킨슨병을 예방할 수 있으 리라고 추측할 수 있다.
파킨슨병이 소화기관에서 시작된다는 가설은 '뇌와 몸이 하 나로 연결돼 있다'는 주장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만들었다. 덕분에 우리는 뇌질환이 단순히 뇌에 병이 난 것이 아니라 몸과도 깊은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됐다.
- 쥐는 보통 자연의 포식자인 고양이를 무서워한다. 하지만 이 런 쥐도 딱 한 가지 상황에서만큼은 고양이의 냄새를 사랑하는데 바로 쥐의 뇌가 톡소포자충에 감염됐을 때다.
톡소포자충Toxoplasma gondi 이란 5마이크로미터 남짓한 기생 충으로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이 톡소포자충에 감염된 경험 이 있다. 프랑스와 브라질에서는 무려 80퍼센트의 사람들이 톡소 포자충에 감염된 경험이 있다고 한다. 보통 사람은 생고기 또는 잘 씻지 않은 채소를 먹거나 고양이의 분변을 접촉하는 방식으로 톡 소포자충에 감염된다.
쥐의 뇌에 톡소포자충이 있을 때 쥐들은 후각이 달라진다. 그 때문에 쥐는 고양이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며, 오히려 고양이의 소 변 냄새에 이끌려 먼저 고양이에게 다가가 더 쉽게 잡아먹히기도 한다. 그렇다면 톡소포자충은 어떻게 쥐를 조종할 수 있는 걸까??
많은 기생충은 유충에서 성충이 될 때까지와 다시 숙주의 체 내에 들어가 번식을 할 때까지 전체적으로 매우 시간이 오래 걸린 다. 또한 그사이에 몇 개의 중간숙주가 필요하기도 하다. 이런 기 생충은 최종 숙주의 체내에서 번식을 해야만 생명의 순환을 끝마 치게 된다. 그래서 하나의 숙주 체내에서 다음 숙주 체내로 성공적 으로 옮겨가기 위해 몇몇 기생충은 숙주의 행동을 바꿈으로써 자 신의 목적을 이뤄낸다. 다시 말해 이런 기생충들은 수단 방법을 가 리지 않고 숙주를 조종하며, 하등한 숙주를 희생해서라도 자신의 목표를 이루려 한다.
대부분의 기생충 숙주는 하등동물인데 톡소포자충은 특이하게도 고등 포유동물의 체내에 기생한다. 특히 톡소포자충은 고양잇과 동물의 체내에서만 번식할 수 있다. 따라서 기생충의 최종적 인 목표는 현재의 숙주를 고양잇과 동물에게 잡아먹히게 만들어 서라도 성공적으로 그 고양잇과 동물의 체내에 들어가는 것이다.
톡소포자충은 쥐의 체내에서 기생할 때 어떤 수를 써서라도 기어코 쥐의 뇌로 들어가 그들의 후각과 행동을 바꿔놓는다. 쥐들 스스로 죽을 길을 찾아 고양이에게 잡아먹히도록 말이다. 이런 쥐 를 잡아먹은 고양이는 톡소포자충에 감염될 수밖에 없으며, 톡소 포자충은 덕분에 고양이의 소화기관에서 번식할 수 있다. 이렇게 톡소포자충에 감염된 고양이는 또다시 음식물을 감염시키고, 다른 쥐들이 이 음식물을 먹으면 그들 또한 톡소포자충에 감염되는 연쇄적인 상황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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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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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전사 마법사 연인

심리 2021. 5. 30. 20:01

https://www.youtube.com/watch?v=c5c2sizEPm0

요즘 극단적 페미니즘의 형태인 메갈이 연일 이슈가 되고 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한 원인이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우리 사회에 성숙한 남성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도 그 중 한가지 원인일 것이다. 이 책은 칼 융을 계승하는 정신분석학파의 대가인 로버트 무어와 신화학자 더글러스 질레트가 지은 책이다. 아마존 독자의 78%가 최고점을 준 베스트 셀러라고 해서, 아마존 사이트에 들어가 보았더니 91년에 출간되었고, 평균평점 4.5점에 리뷰가 1853개나 달려 있었다.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현대 가족체제의 붕괴가 남성성의 위기를 불러왔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문제는 소년이 성인 남자가 되는 입문의식, 즉 성년의식의 실종이라고 한다. 전통사회에서는 소년시밀과 성인남자의 심리를 구분짓는 기준이 있었다. 부족사회에서는 소년이 성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세심하게 고안된 의례가 있었지만, 서구 문명화가 진행되면서 이런 성년의식은 대부분 사라지게 되었다. 정체성을 형성시켜부는 성년의식이 권위를 잃을 때 남자는 성인남성으로 전환되지 못하거나, 진성한 성인이 되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내면은 여전히 소년심리에 지배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성숙한 남성의 에너지를 왕, 전사, 마법사, 연인이라는 네가지 원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원형은 신비로운 개체 혹은 에너지의 흐름이다. 마치 보이지 않는 자기장이 철가루를 자기장에 맞게 배열시키듯이 네 가지 원형이 남성들의 행동과 사고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위 네가지 원형은 각각 권력을 상징하는 왕, 진취성을 상징하는 전사, 지적 탐구심을 상징하는 마법사, 관계성을 상징하는 연인을 의미한다. 이 네가지 유형이 발현되고 조화를 이룰 때 남성은 성숙함에 다다른다.

이 책은 대부분의 지면을 네가지 원형의 특징과 각각의 부정적 에너지에 해당하는 그림자 에너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결국 네가지 원형의 적절한 발현과 조화를 어떻게 이루어야 하는지에 대한 실천적 접근도 필요하다. 책의 결론에서 간단하지만 네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첫번째는 능동적 심상화다. 이는 의식적 자아로 하여금 내면에 있는 다른 무의식 존재나 의식존재, 다른 관점 등과 대화를 하게 하는 것이다. 대개는 미성숙한 남성 에너지 형태를 취하는 내부의 반대자와 대화를 하면서 그의 힘을 약화시키는 방법이다.
두번째는 주문걸기다. 이것은 우리가 충만한 남성 원형을 긍정적 에너지의 형태로 접하는 것으로 의식을 집중해서 원하는 이미지를 불러내는 것이다. 종교에서 말하는 기도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세번째는 존경하기다. 살아 있는 사람이든 죽은 사람이든 다른 사람들을 존경하는 것이다. 존경할 만한 연장자를 접하거나,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이 없다면 자선전을 읽고 그들의 말과 행동에 익숙해진다.
네번째는 원형처럼 행동하기다. 이것은 마치 배우가 배역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울 경우 아예 그 사람이 된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 본 리뷰는 출판사 지원을 통해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왕전사마법사연인 #남성심리수업 #심리학 #남성성

 

 

- 가부장제 아래에서 남성과 여성은 서로에게 너무나 많은 비난과 상처를 주었다. 가부장제에 대한 페미니스트들의 반응도 마찬가지여서, 페미 니스트들의 비판이 합리적이지 못할 때가 있었고, 이런 경우 이미 약해질 대로 약해진 남성성은 더욱더 훼손되었다. 인간의 역사상 성숙한 남성성(혹은 성숙한 여성성)이 지배적이었던 시대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확 신할 수는 없다. 확실한 것은, 지금 현재 성숙한 남성성이 우위에 있지 않 다는 것이다.
우리는 성숙한 남성을 사랑하고 그에게서 사랑받는 것을 배워야 한다. 남자로서의 행복을 위해서뿐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를 위해서, 또한 성숙한 남성성의 위기는 전 세계적인 인류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기에 진 정한 남자의 힘과 가능성을 기쁘게 여겨야 한다. 우리의 위태롭고 불안정한 세계가 더 나은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성숙한 남성성과 여성성의 조화가 필요하다. 현대 사회에는 소년 심리를 남성의 심리로 변환해줄 성년의식이 거의 없기에, 우리는 각자의 힘으로 (우리 서로의 도움도 필요하지만) 모두에게 깊이 내재한 남성 에너지의 잠재력에 도달해야 한다. 그 힘의 원천에 이르는 방법 역시 찾아야 한다. 이 책이 이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 인간 삶의 가장 뿌리 깊은 원동력은 아마도 낮은 형태의 경험과 의식을 좀 더 높거나 더 깊은 의식으로 끌어올리고, 산만했던 정체성을 확고하고 구조적인 정체성으로 상승시키는 것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 들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더 나은 인생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 성인이 되어 자신과 타인에 대해 성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성인으로서의 기쁨과 권리를 누리며 살기 원한다. 부족사회는 남성과 여성에 있어 성인의 지위란 무엇이고, 그들이 어떻게 성인이 될 것인가에 대해 매우 구체적인 개념을 가지고 있었다. 아울러《에메랄드 숲》에서 보듯 소년이 고요하고 안정적인 성숙함'을 성취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성년의식 절차를 가지고 있었다.
- 현대의 문화에서는 사이비 의식이 성숙한 성년의식을 대체하고 있다. 남자를 위한 사이비 의식이 만연하다. 한 가지 예로 군대가 있다. 군대는 신병훈련소에서 겪는 치욕과 개인성의 말살이 남자'를 만든다는 헛된 희망을 갖고 있다. 대도시마다 있는 범죄조직이나, 범죄조직원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감옥에도 비슷한 사이비 의식이 있다.
우리가 이런 행위를 사이비 의식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는, (군대는 예외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의식이 때로는 (특히 대도시의 범죄조직의 경우에) 매우 엄격한 형식을 따라 행해지기도 하지만, 대 개는 진정한 성장을 하지 못한 가짜 어른, 즉 다른 사람들에게뿐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가학적인 가부장적 남성을 만들기 때문이다. 범죄조직에 입문하기 위한 절차로 살인을 해야 할 때도 있으며 대부분의 갱 문화에는 마약도 포함된다. 이런 시스템 속에서 소년은 비뚤게 행동하게 되며 전반적으로는 또래들의 사회적 특성에 부합하면서도 반문화적 성향을 보 이게 마련이다. 사이비 의식은 진정한 남자를 배출해내지 못한다. 진정한 남자란 절대로 정당한 이유 없이 폭력을 행사하거나 적대적인 행위를 하 지 않기 때문이다. 소년 심리에 대해서는 3장에서 상세하게 설명하겠지 만, 어떤 형태로든 다른 사람을 지배하려고 드는 것이 소년 심리의 특징 이며, 흔히 다른 사람뿐 아니라 스스로에게도 상처를 입힌다. 가학적인 동 시에 피학적인 것이다. 성인 남성의 심리는 그 반대다. 파괴적이고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니라 생산적이고 성장시켜주는 것이다.
- 성숙한 남성성의 위기는 이미 우리에게 닥쳐왔다. 주변에 적절한 성 숙한 남성의 모델이 없고, 성년의식을 실현할 사회적 응집력이나 의식을 주재할 단체나 조직이 없기 때문에 소년들은 스스로 성인이 된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도 모르는 채 진정한 남성이 되는 것에 실패한다. 초조함과 무능력과 무기력감과 실망감을 느끼고, 사랑받지 못하고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끼며, 남성임을 수치스럽게 느끼기도 한다. 창의성은 비판받고, 주도성은 억압받으며, 우리는 무시당하고 하찮게 여겨져 자존심은 껍데기만 남는다. 우리는 약육강식의 세상에 굴복하여 직 장과 인간관계를 간신히 유지할 뿐이고, 차츰 활기를 잃고 삶의 의미를 잃어간다. 많은 이들이 다음 세대를 성장시켜 줄 확신과 힘을 주는 아버지상을 꿈꾸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이 정확하게 무엇인지조차도 모른다) 그들의 삶 속에서 실제로 존재한 적이 없고, 아무리 찾으려 해도 앞으로도 나타나지 않을 허구의 아버지상을 추구한다.
- 기독교의 이야기도 실은 위대한 페르시아 예언자인 조로아스터의 탄생 신화에서 자연의 기적, 동방박사, 그리고 생명에 대한 위협 등 일부를 모방한 것이다. 유대교에는 유대인들의 해방자이며 선지자, 그리고 신과 인간의 중재자가 될 모세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그는 훗날 이집트의 왕자로 키워졌지만, 아기 때 파라오의 명령으로 목숨이 위험해져서 연약하고 무력한 모습으로 갈대 바구니에 실린 채 나 일강에 띄워졌다. 이 이야기는 훨씬 더 오래된 메소포타미아의 위대한 왕 아카드의 사르곤'의 유년기를 본뜬 것이다. 이외에도 전 세계에 걸쳐 아 기 부처, 아기 크리슈나, 아기 디오니소스에 관한 이야기들이 있다. | 그보다도 더욱더 알려지지 않은 것이 바로 우리 종교에 보편적으로 출현하는 신성한 아기 소년의 모습이 인간 심리의 내면에서도 보편적이 라는 사실이다. 심리분석을 받는 남성들의 꿈에서 이것을 볼 수 있는데, 특히 증상이 호전되기 시작할 때 그들은 빛과 즐거움과 경이로 가득한 남 자 아기의 꿈을 자주 꾼다. 또한, 환자의 기분이 나아지기 시작할 때도 마 찬가지로 아기의 꿈을 꾸는 경우가 많으며, 환자들 중 많은 이들이 (아마 도 난생 처음으로) 아기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런 현상은 뭔가 새롭고 신비하며, 순수한 것이 그의 내면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신호다. 그의 삶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것이다. 이제까지 모르고 있었던 창의적 내면이 무의식에서 솟아올라 의식의 세계로 들 어온다. 하지만 그가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며 우리 안의 신성한 아이의 존재를 자각하게 될 때마다 헤롯왕의 공격 또한 이어진다. 새로운 심리 를 수반하는 새 삶은 항상 연약하다. 내면의 새 에너지를 자각하면 그것 을 보호하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 곧 공격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치료를 받는 사람이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나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하 만 내면의 목소리가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아니야. 그렇지 않아. 너는 절대로 좋아질 수 없어.” 그렇다면 연약한 신성한 아이를 '이집트’로 데려가 보호할 때가 된 것이다.
- 신화 속에서 오르페우스, 예수, 아기 모세. 그리고 그 외 많은 지역의 신화와 심리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꿈속과 소년들의 실제 경험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신성한 아이는 우리 모두의 유전자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는 것 같다. 아마도 태어나는 순간부터 이미 새겨져 있는 듯하다. 심리학 학파에 따라 불리는 이름도 다르고 평가되는 방식도 제각각이다. 대부분의 경우 심리학자들은 '신성한 아이 원형'을 비난하고, 환자로부터 분리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신성한 아이가 미성숙한 남성 원형의 바탕이 되는 근본 원형임을 인지해야 한다.
- 프로이트는 신성한 아이 원형을 이드, 즉 '그것'이라고 불렀다. 그는 그것을 '원시적인' 혹은 유아적인 충동이며, 도덕적 관념이 없는 것, 강력 한 것으로 봤으며 신처럼 위풍당당한 것이라고 여겼다. 그것은 우리에게 내재된 자연 본연의 힘의 분출이고, 아이의 끝없는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 에만 관심이 있다.
심리학자인 알프레드 아들러는 그것을 인간 내면의 숨은 권력욕'이며, 우리의 현실적인 연약함과 열등함을 감추기 위한 '우월감 콤플렉스'라고 여겼다. (신성한 아이는 전지전능한 우주의 중심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완전히 무력하고 연약한 존재라는 것을 기억하시길. 사실 실제 아기들의 경험도 그렇다.)
- 조숙한 아이는 우리의 호기심과 모험적 충동의 원형이다. 이 원형은 우리가 미지의 이상하고 신비로운 세계의 탐험가이자 선구자가 되도록 부추기며, 우리를 둘러싼 세상과 우리 내면의 세상에 대해 경이감을 갖도록 한다. 조숙한 아이 원형의 영향을 받는 소년은 다른 사람들을 움직이 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자기 자신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무엇인 지 알고 싶어 하며, 사람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왜 그런 감정을 느꼈 는지 알고 싶어 한다. 조숙한 아이는 내성적이고 사색적인 경향이 있으며 사물 간의 보이지 않는 관계를 이해할 수 있다. 그는 또래들보다 훨씬 앞 서서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인지 분리15를 하며, 내성적이고 사색적이지 만 동시에 외향적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진지하게 손을 내밀어 자신의 통 찰력과 재능을 나누려고 한다. 자신의 지식으로 남을 돕고자 하는 충동을 자주 강하게 느끼며, 친구들이 그에게 고민을 상담하고 도움을 청하기도 한다. 남성의 내면의 조숙한 아이는 경이감과 호기심을 유지시켜주고 지 성을 자극하며, 성숙한 마법사로 성장하도록 이끈다.
- 영웅의 죽음'은 소년기와 소년 심리의 죽음'이다. 동시에 성인으로서 의 남성과 남성 심리의 탄생이다. 소년(혹은 남성)의 삶에서 영웅의 죽음' 은 실제로는 그가 마침내 자신의 한계를 마주했다는 뜻이다. 그는 적을 만났고, 적은 바로 자신이다. 그는 자기 자신의 어두운 면, 영웅답지 않은 면을 마주했다. 그는 용과 싸웠고 용에 의해 불탔다. 혁명과 싸웠고 자신 의 바닥에 가라앉은 비인간성을 삼켰으며, 어머니를 극복했고 공주를 사 랑할 수 없는 무능함을 깨달았다. 영웅의 죽음'은 소년 혹은 성인 남성이 진정한 겸손함을 가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이 영웅적 자각의 결말이다.
진정한 겸손함이란 두 가지로 구성된다. 첫째는 자신의 한계를 아는 것이고, 둘째는 필요한 도움을 구하는 것이다.
우리가 영웅 원형에 계속 사로잡혀 있으면 톰 크루즈의 배역이 그랬 듯이 영웅 에너지의 부정적인 양상의 영향을 받아서 과시형 협박꾼의  만한 느낌과 행동으로 살게 될 것이다. 오만과 무감각으로 다른 사람들을 짓밟을 것이고, 종국에는 자멸하며 조롱당하고 쫓겨날 것이다. 영웅 원형의 양극 그림자 중 수동적 극단인 비겁자라면 삶에서 의미 있는 일을 이루고자 하는 동기를 찾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영웅 에너지를 적절하게 마주하면, 자신을 한계까지 밀어붙일 힘을 얻는다. 소년으로서의 한계를 성공적으로 뛰어넘을 수 있다면, 이제 성인이 될 준비가 된 것이다.

* 왕
- 왕 에너지에는 소년 심리에서 남성 심리로 넘어가는 것을 가능하게하는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 번째는 질서를 바로잡는 것이고, 두 번째는 생식력(풍요)과 축복이다. 
페리가 말했듯, 왕은 '중심적 원형'이다. 신성한 아이와 마찬가지로 훌륭한 왕은 세상의 중심에 있다. 그는 중심 산, 혹은 고대 이집트인들의 표현에 의하면 “태고의 언덕의 왕좌에 앉아있다. 이 중심적 위치로부터 '모든 창조물'이 기하학적인 형태로 왕국의 경계선까지 뻗치며, '세계'란 왕 에 의해 조직되고 통치되는 현실의 영역으로 정의된다. 그의 영향권의 밖 에 있는 것은 창조물이 아니고 혼돈이며, 악마적이고 비세계적인 것이다. 
왕 에너지의 이런 기능은 고대 신화나 고대 역사의 해석본 어디에서 나 나타난다. 제임스 브레스테드와 헨리 프랭크포트의 연구에서 알 수 있듯 세상은 무정형과 혼돈의 거대한 바다에서 중심 산, 혹은 언덕의 형태로 태어난다. 그것은 지혜와 질서의 신이며 아버지 신인 프타의 명 령 혹은 신성한 말씀에 의해 존재하게 된다. 성경에서는 야훼가 똑같은 방식으로 세상을 창조한다. 우리는 우리의 삶과 세상을 개념과 생각에 의해 조직하며 '말'을 통해서만 생각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말은 우리 를 실제의 존재로 만들고 우리의 세상을 현실로 만든다.
이집트인이 그들의 문명의 탄생에 대해 설명한 것도 비슷하다. 땅이 창조될 때 태고의 언덕도 함께 만들어졌고, 이 중심 명령에서 모든 생명과 신과 여신과 인간과 모든 문화가 생겨났다. 신의 계승자인 파라오의 출현과 함께 신성한 왕의 명령에 의해 창조된 세상이 태고의 언덕에 있는 파라오의 왕좌로부터 사방으로 뻗어 나왔다.
- 오늘날의 청년들은 연장자의 축복에 목말라 하고, 왕 에너지의 축복에 굶주렸다. 그래서 그들은, 소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것이다. 있어서 는 안 되는 일이다. 그들은 축복받아야 하고, 왕의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만 내면의 무언가가 움직여 정신을 차리게 될 것이다. 그것이 축 복의 효과다. 축복은 치유하며 온전한 존재로 만드는 힘이 있다. 그것이 누군가가 우리의 재능을 알아봐주고 높이 평가해 주며 (파라오의 손에서 떨어지는 금화로) 보상해줄 때 일어나는 일이다. 
물론 많은 고대 왕들은 오늘날 '왕과도 같은 위치에 있는 많은 남자들 과 마찬가지로 훌륭한 왕의 이상적인 모습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이 '왕'이라는 중심 원형은 우리 모두에게 있고, 우리를 통해 세상에 구현 되어 세상을 굳건하게 하고, 창조하고, 축복할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 그렇다면 훌륭한 왕의 자질은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고대의 설화와 전설에 의하면 이 성숙한 남성 에너지의 특징은 무엇일까??
온전한 왕 원형은 성숙한 남성의 심리에서 질서와 이성적이고 합리적 인 행동 양식, 통합과 완전함의 자질을 가지며, 혼란의 감정과 무분별한 행 동을 자제하게 한다. 그것은 또한 안정감과 자주성을 주며 차분한 속성을 가지고, 자양분을 주는 특유의 성질과 무게감을 지닌 동시에 생기와 생명 력, 그리고 기쁨을 준다. 그것은 지속성을 가지며 균형이 있다. 그것은 고유한 우리 내면의 질서를 지키고, 우리의 존재와 목적의 진정성과, 우리가 누구인가에 대한 내적 안정감을 준다. 이 세상을 단호하지만 따뜻한 시선으 로 다른 사람들의 약점만이 아닌, 재능과 가치까지 모두 보게 한다. 그것은 그들을 명예롭게 하고 격려하며, 온전한 존재가 되도록 이끌고 양육하며, 왕으로서의 자신의 가치에 대해 안정적이기 때문에 시기하지 않는다. 그 리고 우리와 다른 이들의 내면의 창조력에 대해 보상하며 격려한다.
왕 원형에 내재하는 전사적 측면은, 질서가 위협을 받아 그 공격적인 힘을 필요로 할 때 나타나며 내적 권위를 가진다. 왕 원형은 인지하고 이 해하며(마법사의 측면), 깊은 지식을 바탕으로 행동한다. 우리 자신과 다른 이들을 기쁘게 하고(연인의 측면) 진심을 담은 칭찬의 말과 우리의 삶을 개선하는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 그 기쁨을 표현한다.
- 부모가 아이를 지나치게 사랑하고 신성한 아이 원형의 밖에서 자아가 형성되도록 돕지 않는다면 아이는 절대 아기 의자에서 내려오지 않을 것이다. 아기 의자 폭군의 힘에 취해 아이는 자신이 '황제'라고 생각하며 어른이 될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우리가 “세상에! 네가 왕인 줄 알아?”라 고 말한다면 그는 이렇게 대답할지도 모른다. “응. 그게 어때서?” 남자의 심리에서 그림자 왕은 이렇게 형성되는 것이다.
그림자 왕이 형성되는 또 다른 방식은, 부모가 처음부터 아기를 학대하며, 아기의 영광과 우월감을 공격하는 경우다. 신성한 아이와 아기 의자 폭군'의 우월감은 분열되어 아기의 무의식으로 숨어 들어가고, 결과적으로 나약한 왕 유형의 영향을 받게 된다. 나중에 아기가 어른이 되어 나약한 왕 유형의 영향을 지배적으로 받게 되면 어른 세계의 거대한 압박 하에서 억 눌려있던 우월감이 폭발하여 표면으로 떠오를 수 있지만 아주 거칠고 다 듬어지지 않은 모습으로 통제할 수 없고 매우 강하다. 이 사람은 차분하고 이성적이고 친절한 사람으로 보이지만 윗자리로 올라가면 완전히 다른 사람, 즉 작은 히틀러 같은 사람으로 변모한다.

* 전사
- 충만한 '전사'의 특징은 삶의 전체적 방식에 그 에너지가 닿는다는 점이다. 이 특징이 전사의 다르마, 마트, 혹은 도라고 불리는 인생 의 영적 심리적 여정을 만든다.
우리는 공격성이 전사의 특징 중 하나라고 앞서 언급했다. 공격성은 삶에 대한 자세로서 일깨우고 기운을 부여해준다. 행동의 동기를 부여해 준다. 삶의 주어진 과제나 위기를 대함에 있어 망설이는 자세 혹은 방어 적 자세에서 벗어나 공격적 자세를 취하게 하며 앞으로 전진하게 한다. 사무라이는 내재된 '기'라는 생명 에너지'를 가지고 전투에 뛰어들라 고 충고한다. 일본 무사의 전통에 따르면 인생의 전쟁에서 우리가 서야 할 곳은 단 한 군데, 최전선이며, 하나의 방향, 즉 앞으로만 전진해야 한다.
- 전사들의 전통을 보면, 전사가 명료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은 훈련과, 자신에게 닥쳐오는 죽음을 자각하며 사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사는 인생이 덧없음을 잘 알고 있다. 전사가 인도하는 남성 역시 자신 에게 남은 날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안다. 이런 자각은 그를 우울 하게 하기보다는 생명력을 더 집중해서 쏟아붓도록 만들며 삶에 더욱 진 지하게 임하도록 한다. 모든 행동이 그에게 큰 의미를 지니며, 마치 마지 막인 것처럼 정성을 쏟게 만든다. 사무라이 검사는 자신이 이미 죽은 사 람이라고 여기며 살도록 배운다. 카스타네다의 익스틀란으로 가는 길 Journey to Iklan》의 주인공인 돈 후안은 만약 우리가 죽음을 우리의 '영원한 동반자'로 여기고 산다면, 절대로 무의미한 행동에 시간 낭비를 하지 않 을 것이라고 가르쳤다.
- 죽음이 임박했다는 느낌은 전사 에너지에 접한 남성으로 하여금 결단을 내리게 한다. 즉, 자신의 인생을 적극적으로 살게 되며, 절대로 인생으로부터 뒷걸음치지 않는다. 생각을 너무 오래 하면 의 심이 들고, 의심은 망설임으로, 망설임은 무행동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생 각을 오래 하지 않는다. 무행동은 전쟁에 지는 것을 의미한다. 전사인 남성 은 자의식'을 피하며, 행동하는 것'이 제2의 천성으로 무의식적 반사작용 이 된다. 그러나 이것은 엄청난 수련의 결과로 얻은 것이다. 해병대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훌륭한 해병은 즉각적으로 결정을 내리고 행동에 옮긴다.
- 어떤 상황에서든 공격력, 명철한 사고력, 죽음을 자각하며 결정적 행동을 취하게 해주는 것은 훈련이다. 전사의 에너지는 기술, 힘, 정확성, 자기 통제력, 심신의 통제력과 모두 관련이 있다. 전사 에너지는 남성으로 하여 금 생각, 느낌, 말과 행동에서 '될 수 있는 모든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훈련 시킨다. 영웅과는 달리 전사는 결코 '극적인 행동' 혹은 '과잉 행동을 하지 않으며, 자신의 능력을 확인하려고 행동하지 않는다. 전사는 자신이 꼭 써 야 하는 에너지 이외에는 쓰지 않으며 말수도 적다. 《황야의 7인》에서 율 브리너가 연기한 인물은 자기 통제 훈련의 교감이 될 만하다. 그는 말수가 매우 적고, 맹수와도 같은 통제력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적 이외의 사람은 공격하지 않으며 자신의 거래조건인 기술을 완벽하게 마스터했다. 기술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전사의 또 다른 특징으로, 완벽한 기술 습득은 전사로 하여금 목표에 다가가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전사는 자신의 결정을 행동 에 옮기기 위해 사용하는 무기를 다루는 기술을 발전시킨다.
전사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마음과 태도를 통제한다. 그의 마음과 태도가 올바르다면 몸도 따를 것이다. 전사 원형에 접한 남성은, 세일즈맨 교육에서 흔히 말하는 '긍정적인 정신'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그가 굳건한 정 신과 용기를 가지고, 두려움이 없으며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절 제력이 강하다는 뜻이다. 절제가 강하다는 것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통제 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뜻이고,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견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전사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기꺼이 고통을 견딘 다. 우리가 흔히 말하듯 "고통 없이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 -사무라이의 훈련에는 심리적 단련 과정이 있다. 두렵거나 절망할 때, 결코 두럽다” 혹은 “절망적이다”라고 말하지 않도록 교육받는다. 대신 “누군가 두려워하고 있구나.” 혹은 “누군가 절망하고 있구나, 그러면 그는 무엇을 해야 할까?"라고 말한다. 위협적인 상황에서 자기 자신을 분리하는 경험은 그 상황을 객 관적으로 보게 하고, 더 명확하고 전략적으로 유리한 시각으로 보게 한다. 그럼으로써 자신의 개인적 감정을 배제하고 자기 자신으로부터 벗어나, 더 강하고 신속하게, 그리고 더 효율적으로 행동을 취할 수 있게 한다.
- 전사 에너지는 연인과 결합하면 다른 인간적 영향력을 만든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철학자였다. 윈스턴 처칠은 화가였고 패튼 장군은 시인이었다. 그는 2천 년 전 로마인이 카르타고인을 물리쳤던 북아프리 카의 전장에서 브래들리 장군에게 직접 찬사를 지어 읊었다. 패튼 장군은 시 속에서 자신이 직접 전쟁에 참여한 것처럼 썼다.
그러나 전사 원형이 다른 원형과 접목되지 않고 독자적으로 작동되면 긍정적 전사 원형(전사의 원형으로 충만한 사람)에 접하는 사람들조차도 재 앙이 될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순수한 전사 원형은 감정을 완전히 배제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인간을 초월한 충성심은 사람의 인간적 관계의 중요성을 상대적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성관계에 대한 전사의 태도를 보면 이런 점이 뚜렷하다. 전사에게 있어서 여성이란 어떤 관계를 맺거나 친밀해 지는 대상이 아니다. 《풀 메탈 재킷》의 행진가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내 라이플이고 이것은 총일세. 이것은 싸우기 위한 것이고, 즐기기위한 것이지.” 이런 태도가 군부대 근처에 수많은 매춘부가 모이는 이유이며, 전투에 패한 곳의 여성들을 유린하는 끔찍한 관행이 생기는 이유다.
- 개인적 목표를 벗어난 초월적 헌신과 오랜 근무시간과 자기희생을 요구하는 직업을 가진 남성 들의 인간관계나 가족 관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성직자, 의사, 변호사, 정 치가, 헌신적인 판매원, 그 외의 많은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삭막한 생활 을 한다. 그들의 아내나 연인은 많은 경우 거리감을 느끼고, 거부당했다는 느낌을 가지며 그들의 '진정한 사랑과 이길 가능성이 없는 경쟁을 한다.
게다가 이들은 대개 성적 관계에서도 전사의 특징을 보여 간호사나 동료, 접수계 직원, 비서, 혹은 안전한 거리 밖에서 (그다지 안전하지 않기도 하지 만) 그들의 능력과 헌신을 흠모하는 다른 여성들과 관계를 가진다.
- 오랜 금언 중 “우리는 우리가 혐오하는 것이 된다.”라는 말이 있다.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혁명, 회사나 자원봉사 단체의 작은 혁명의 지도자들은, 그들이 독재자와 억압자를 (흔히 폭력과 테러로) 밀어내고 난 후에는 그들 자신이 새로운 독재자와 억압자가 된다. 1960년대에는 평화운동의 지도자들이, 그들이 맞서 싸우던 세력 못지않게 폭력적이고 독재적이라는 말이 있었다.
이미 언급된 직업들 외에도 판매원이나 교사들 역시 강박적이고 자발적인 일 중독자가 되기 쉬우며 종국에는 꺾이고 만다. 
- 전사 에너지를 적절하게 접한다면, 활기가 넘치고 결단력 있으며 용 기 있고, 고통을 감내할 수 있고 끈기 있고 우리 자신의 개인적 목표보다 더 큰 목표를 위해 헌신하고자 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우리는 동시에 왕, 마법사, 연인과 같은 다른 남성 에너지와도 접목하여 전사 에너지를 변화시켜야 한다. 전사 에너지를 올바르게 접한다면 감정에서 독립함과 동시 에 따뜻하고, 동정적이고, 감사하며 생성력이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우 리 자신과 그 못지않게 다른 사람에게도 헌신하게 될 것이며, 세상을 더 나은 곳, 그리고 모든 사람과 모든 사물을 충족시키는 곳으로 만들기 위 한 명분 있는 싸움을 할 것이다. 우리가 전쟁을 하는 이유는 새롭고 정당 하고 자유로운 것을 만들기 위한 것이 될 것이다.

* 마법사
- 우리는 흔히 우리의 지식과 놀라운 기술 때문에 조상과 매우 다르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우리의 지식과 기술의 근원은 늙은 원주민 마법사와 같은 이들의 정신에서 나온 것이다. 원주민 마법사 혹은 부족사회나 고대사회의 비슷한 역할의 사람들은 마법사의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들이 현대의 문명을 이끌고 있다. 샤먼, 주술사, 마법사, 마법의 의사, 발명가, 과학자, 의사, 변호사, 기술자 같은 사람들은 그들이 사는 시대, 가 언제인지와 상관없이 마법사의 에너지를 접하는 사람들이다. 
- 초기 기독교도의 마법사 계층의 박해에도 불구하고 마법사는 사라지지 않았다. 정신의 원초적 에너지는 사라질 수가 없다. 비밀의 지식의 전통은 중세시대의 유럽에서 '연금술'이라는 형태로 다시 나타났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연금술이 흔한 재료에서 금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면의 연금술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가 모르는 사실은 연금술 또한 연금술사로 하여금 통찰력과 자의식과 개인의 변화를, 즉 더 성숙한 사람이 되는 통과의례를 성취하도록 도와주는 정신적 기술이라는 것이다.
- 마법사 에너지는 전사 원형에서는 명료한 사고의 형태로 발현한다. 이 점에 대해서는 이미 앞장에서 어느 정도 언급한 바 있다. 마법사 원형 하나만으로는 행동으로 발현되지 않는 능력이며, 행동은 전사 원형의 특징으로서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마법사 원형은 사고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불가능한 결정으로 보이는 것과 마주칠 때 - 예를 들어 복잡한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서 누구를 승진시킬 것인가, 아들 이 학교생활을 하는 데 있어 어떻게 동기부여를 할 것인가, 고객의 요구 사항을 수용하면서 도시법에 저촉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집을 설계해 야 하는가, 심리분석 대상자가 위기를 맞고 있을 때 그의 꿈의 해석에 대해 얼마나 알려줘야 하는가, 빠듯한 재정상황에서 어떻게 예산을 짜야 하는가 등- 우리가 주의를 기울여 통찰력 있는 결정을 내릴 때마다 우리는 마법사 원형을 접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법사 원형은 사려깊음과 심사숙고의 원형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향성 에너지이기도 하다. 여기서 내향성이란 수줍음이나 부끄러움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과 외부의 폭풍으로부터 자신을 분리시키고 내면의 깊은 진실과 사고의 원천에 접목하는 것을 의미. 즉, 이런 의미의 내향적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더 확고한 내면의 중심을 가지고 살아간다. 마법사 에너지는 자아-자기 축의 형성에 있어서 매우 안정적이고 중심이 잘 잡혀있으며 감정적으로는 분리되어 있으므로, 쉽게 밀려나거나 당겨지지 않는다.

* 연인
- 융 학파는 연인에너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 보통 그리스 신의 이름 에로스를 언급. 라틴어인 리보도를 사용할 때도 있음. 이 용어를 통해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성욕만이 아니라 삶의 전반적 욕구임. 어떤명칭을 사용하든 연인은 생동감, 살아있음, 열정 등을뜻하는 원초적 에너지 형태다. 그것은 성관계, 음식, 행복, 번식, 삶의 고난에 창의적으로 적응하는것,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삶을 지속하는 의미를 알고자 하는 인류의 갈망을 통해 지속되어 왔다. 연인 원형의 주도로 이런 갈망을 채울 수 있었던 것이다.
- 연인 에너지와 깊이 접한 사람은 자신의 일과,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자신의 미적 의식을 통해 경험한다. 그는 사람들을 마치 책처럼 읽을 수 있다. 때때로 매우 고통스러울 정도로 다른 이들의 감정의 변화에 민감하고 그들의 숨은 동기를 느낄 수 있다. 이것은 사실 매우 고통스러운 경험일 수 있다.
연인 원형은 삶의 즐거움의 원형만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나 세상 과 일체감을 느낄 수 있는 능력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의 고통까지 느끼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은 고통을 피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연인 에너지를 접하는 사람은 고스란히 견뎌내야만 한다. 그는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살아있음'의 고통을 느낀다. 여기에서 우리는 자신의 도시 예루살렘과 제자들, 그리고 온 세상 사람들을 위해 눈물 흘리는 예수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다. 성경에 나오듯 “슬픔을 느끼는 사람, 슬픔을 아는 사람으로서 온 세상의 슬픔을 짊어진 것이다.
- 연인 원형의 영향을 받는 남성은 사회적으로 설정된 경계선에서 멈추 려고 하지 않으며, 이런 종류의 인위적 굴레에 저항한다. 그의 삶은 흔히 인습에 얽매이지 않고 '난장판'이다. 화가의 스튜디오, 창의적 학자의 서 재, '일단 해보자' 식의 상사의 책상도 그렇다. 그가 넓은 의미의 '규칙'에 저항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의 삶에서 사랑과 의무, 감각과 도덕의 대립과 같은 고전적 갈등을 볼 수 있다. 조지프 캠벨은 이것을 시적으로 표현해서 '아모르와 로마Roma'의 갈등이라고 표현했다. 아모르는 열정적인 것을 뜻하고, 로마는 규칙과 질서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뜻한다.
- 연인은 어떤 모습으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걸까? 두 가지 주요한 방식이 있다. 하나는 넓은 의미의 예술가이고, 또 하나는 심리학자 혹은 심령사이다. 화가, 음악가, 시인, 조각가, 작가는 연인이 표출되는 주요 방 식이다. 예술가는 감수성이 예민하고 감각적이라고 잘 알려져 있다. 빛으로 가득한 고갱의 인물들이나 인상주의 화가들의 강렬한 색채, 고야의 누드화, 헨리 무어의 조각상들을 보면 연인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말러의 우울한 신비주의적 교향곡, 그룹 히로시마의 쿨 재즈, 월리스 스티븐스의 감각적이고 역동적인 시도 그렇다. 예술가들의 사생활은 거의 판에 박힌 것처럼 격정적이고 혼란스러우며 미로처럼 복잡하다. 기복이 심하 고 결혼생활에 자주 실패를 겪으며 약물 남용인 경우도 많다. 그들은 창조적 무의식의 강렬한 힘을 매우 가깝게 접하며 살아간다.
비슷한 방식으로 심령사 또한 감각과 깊은 본능적 느낌의 세계에서 살아간다. 그들의 의식적 인식은 예술가와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나 느낌과 집단 무의식을 매우 민감하게 감지한다. 그들은 보통의 일상적이 고 상식적인 낮 세계의 뒤 혹은 아래에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이 감지하는 이 숨은 세계는 거의 들리지 않는 말, 강렬하게 몰아치는 감정, 설명할 수 없는 냄새, 다른 사람들은 채 느끼지 못하는 열기나 냉기, 공포의 이미지, 아름다운 이미지, 다른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작은 단서 등이다. 그들은 미래에 대한 느낌을 감지하기도 한다. 카드, 찻잎, 손금 등을 잘 읽는 사람은 연인을 접하는 사람들이다. 연인은 표면 아래 숨겨 진 모든 단서들을 종합하며 미래의 단서를 현재와 함께 묶기도 한다. 
사업에 대한 감을 가진 사업가들 또한 연인을 접하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사람이나 상황, 자신의 미래에 대한 예감이나 직감을 가질 때도 그렇다. 이런 순간에는 우리의 기저에 있던 것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평소에 인식하지 못했던 현실과 연결해주는 연인 에너지에 이끌리는 것이다.
모든 예술적 혹은 창조적 일들은 창조를 위해 연인의 에너지를 이끌어낸다. 농사, 증권 중개, 페인트공, 소프트웨어 디자인 등을 비롯한 거의 모든 직업들이 그렇다.
- 우리가 우울해지면 하고 싶은 일이나 해야 하는 일에 대해 아무런 의욕이 없어진다. 이런 증상은 노인들에게 특히 자주 일어난다. 그들의 신체적 약화, 고립, 쓸모 있는 일을 할 수 없게 된 것 등이 그들을 우울증에 빠져들게 한다. 삶에 대한 의욕은 사라지고, 연인은 아무 데도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들은 곧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도 중단한다. 무엇을 위해 살아야할지 알 수 없다. 성경에서는 '희망이 없는 민족은 멸망한다.'라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연인의 모습을 상상하고 시각화할 수 없다면 사람들은 쇠퇴한다.
- 그러나 한 남자의 인생에 희망이 없어지는 것이 무력한 연인'의 유일한 특징이 아니다. 발기가 안 될 수도 있고 성생활은 무기력해지며, 성적으로 아예 활동을 멈춘다. 성적 활동 중지란 지루함이나 파트너에게서 만족감을 못 느끼는 것, 관계에 대해 표출하지 않은 분노, 직장에서의 긴장과 스트레스, 경제적 압박감, 여성이나 다른 남성에 의해 자신의 남성성이 훼손됐다는 느낌 등 어떤 요인에서든 촉발될 수 있다. 무력한 연인의 지배를 받게 되면, 이 남자는 성을 모르는 상태의 소년으로 퇴보하거나 전사나 마법사, 혹은 전사와 마법사와 무력한 연인이 결합된 원형을 강하게 표출하게 된다. 그의 성적, 감각적 감수성은 다른 걱정들 때문에 뒷전으로 밀려난다. 파트너의 요구가 많아지면 그는 그림자 연인의 수동 극단으로 더 깊숙이 도망간다. 이런 경우에는 그림자 연인의 능동 극단인 중독자 원형이 지루한 일상을 떠나 완벽한 감각적 만족을 찾아 떠나라고 부추기는 것이다.
- 자아 구조를 튼튼하게 유지하며 연인을 올바르게 접한다면, 우리는 삶과 삶의 목표와 일과 성취 등 모든 것과 관계를 맺고 연결되었음을 느끼며, 생기를 느끼고 열의와 동정심과 활기와 낭만을 느낄 것이다. 그것이 연인을 올바르게 접했을 때의 결과이며, 영성이기도 하다. 연인은 우리가 자신과 다른 이들을 위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열망의 근원에 있는 에너지다. 연인은 이상주의자이며 꿈꾸는 자다. 우리가 좋은 것들을 풍족하게 갖는 것을 원하며 “내가 온 것은 너희들이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한다.
연인은 다른 남성 에너지를 인간적이고 애정 넘치게, 그리고 서로 연 결되도록 해주며, 그럼으로써 험난한 세상에서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인간들이 현실 세계에 더 잘 적응하도록 해준다. 왕, 전사, 마법사도 조화를 이룬다. 연인이 없다면 그들은 모두 삶과 동떨어진 원형이 될 것이다. 그래서 연인은 그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어 주고, 인간답게 만들고, 그들에게 궁극적인 목표, 즉 사랑을 줄 필요가 있다. 그들이 가학적으로 되지 않기 위해서는 연인이 필요하다.

- 한때 신성한 왕이 있었고 성숙한 남성의 에너지를 간접적으로 형성했다. 좋든 나쁘든 전사 에너지가 능동적이고 효율적으로 남자의 삶의 형태를 만들고 그들이 건설하는 문명의 틀을 잡았던 때가 있었다. 마법사 역시 소수만을 위한 특권이긴 했지만, 문제를 해결하고 예측할 수 없는 자연의 세상에 대해 어느 정도의 통제력을 인간에게 부여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연인 또한 예언자나 동굴 벽화 예술가나 시인들을 높이 평가했던 문명에서는 존경을 받았다.
이 모든 것이 이제는 변했다. 모든 것들이 개인의 부의 축적이나 출세 에 쓰일 뿐이다. 그러나 우리의 시대에는 성숙한 남성 에너지가 인류 역 사상의 그 어느 때보다도 긴급하게 필요하다. 세상의 모든 문명이 조각조 각 분열된 부족사회에서 더 완전하고 보편적인 세계로, 더 위대한 순간으 로 다가가고 있는 바로 지금, 소년을 성인으로 바꿔주는 성인의식이 지구 상에서 사라져버렸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다. 생존을 위해 미숙함이 성숙함으로 바뀌어야 할 이 순간, 소년이 남성이 되고 소녀가 여성이 되며, 허세가 위대함으로 바뀌어야 할 이 시점에, 우리는 남성으로서의 자질 만 가진 채 내동댕이쳐져서 우리 자신과 이 세상의 미래를 위해 홀로 싸워야만 한다. 이것은 필연적인 것일지도 모른다. 진화 과정은 네 가지 남성 원형을 모든 남자에게 심어놓았고 인류 역사의 각각 다른 시점에 불러내어 각각 다른 문제들을 해결하게 했으며 상상할 수도 없는 것들에 도전하게 만들었다. 혼돈 속에서 법을 만들어냈고, 엄청난 창조성과 생성력을 불어넣어 최초의 문명을 발생시켰으며, 내적, 외적으로 자연을 제어할 능력을 얻었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사물과 관계를 맺도록 했다. 어쩌면 인류의 성장 과정은 현대 남성의 힘을 급진적으로 내면화하고 심리적으로 분석하는 능력을 주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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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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