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Dalai Lama는 1992년에 데이 비드슨을 초대하여 승려들의 감정과 정신을 연구하게 했다. 데이비 드슨은 승려들의 몸에 전극을 부착하여 명상할 때 신체에서 일어 나는 변화를 측정했다. 명상은 신체에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수행 을 오래한 승려들의 뇌에서는 일반인들보다 세 배나 많은 감마파 가 생성되었고, 활성화되는 부위도 더 넓었다. 한마디로, 뇌과학적 관점에서 승려들은 일반인보다 더 행복했다.
- 전극을 부착했던 승려 가운데 유독 한 명이 높은 수치를 보였는 데, 미디어는 그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불렀다. 그가 바로 마티유 리카르다. 불교에 심취해 1978년에 승려가 된 마티유 리카르는 온종일 명상을 하며 마음을 갈고닦았고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꼈다. 행복을 단련할 수 있다는 생각은 힘을 얻는 듯했고 많은 뇌과학자들이 데이비드슨의 손을 들어주었다. 행복은 배울 수 있고 훈련해야 한다!
그럴듯하게 들린다. 그런데 무엇이 행복인가? 정신의학은 뇌과 학과 상반된 시각으로 행복을 진단한다. 정신의학 면에서 보면, 행 복은 중추신경계의 이상 증상으로 진단할 수 있다. 행복한 순간에 우리는 합리성을 잃고, 논리적 사고력을 잃고, 감정의 균형을 잃는다. 그러나 다른 정신 질환들과 달리 그 순간에는 아무튼 행복하다.
- 철학에서 말하는 행복이란 정확히 무엇일까?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을 두 종류로 구분했다. 헤도니아Hedonia와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 헤도니아는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쾌락, 강렬하게 끓어오르는 긍정적 감정이다. 사랑에 빠졌을 때, 복권에 당 첨되었을 때, 응원하는 팀이 득점했을 때, 데킬라가 흘러넘칠 때, 삼바를 출 때, 웨딩드레스가 새하얗게 빛날 때 생기는 감정이다. 이런 유형의 행복은 잠시 스치는 길동무로, 끓어오를 때와 똑같이 금방 식는다. 헤도니아는 인생이라는 길고 어두운 밤에 잠시 반짝이 는 불꽃이다. 
에우다이모니아는 다르다. 그것은 오랫동안 빛을 내는 삶의 만족감이며, 종종 성찰을 통해 비로소 느껴진다. 에우다이모니아는 감정과 이성 모두와 관련된 행복이다. 에우다이모니아는 우리가 조용한 시간에 삶을 관조하며 모든 일이 잘되고 있다고 느낄 때 생기는 만족감이다. 헤도니아는 경험으로 얻고, 에우다이모니아는 결과로 얻는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삶의 궁극적인 목적은 행복 추구이며 그 중심에는 이런 주관적인 삶의 만족감, 즉 에우다이모니아가 있다고 했다. 
- 아리스토텔레스가 설명하는 행복은 현대 뇌과학자들이 입증하는 연구 결과와 놀랍도록 일치한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에우 다이모니아, 그러니까 삶의 만족감을 얻으려면 동물과 구별되는 인간만의 특별함, 바로 이성을 완성해야 한다. 행복하려면 마티유 리카르처럼 정신을 훈련해야 한다. 우리는 밤낮으로 정신을 훈련하고 난 다음에야 바르게 살 때만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 19세기 덴마크 철학자 쇠렌 키르케고르 Soren Kierkegaard는 질투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경고했다. 그는 또한 비교에 관해서도 매우 단호한 태도를 취한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은 스스로 행복을 단념하는 행위다. 비교는 불만을 낳고 불만은 불행을 낳는다."
이웃의 자동차가 더 크고 좋은가? 이웃이 더 부유하고 더 행복해 보이는가? 불행해지는 데는 단 몇 초면 충분하다. 불행해지고 싶다면 유명인, 이웃, 친구와 자신을 비교하면 된다. 이미 우리는 매일 그렇게 하고 있다. 
- 에피쿠로스학파가 상상하는 궁극의 행복은 모든 사람이 서로 친절하게 대하고 대화하고 악기를 연주하고 음악을 듣는 '에피쿠로 스의 정원' 이다. 오늘날의 록콘서트나 클럽의 시끄러운 소음과는 거리가 멀다.
아리스토텔레스뿐만 아니라 에피쿠로스도 두려움, 고통, 역경 같은 부정적인 일에 눈을 감지 않는다. 이런 불행이 닥쳤을 때 행복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대처하는 훈련을 매일 함으로써 행복을 싹 틔운다. 그러므로 불행은 행복한 삶의 구성요소이지, 장애물이 아 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오늘날 행복이 왜 그렇게 어려운지 해명된 다. 매일매일 삶의 역경에 대처하는 법을 배울 때, 그곳에 행복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고 살았다.
그렇다면 이 험한 비탈길을 빨리 벗어날 수 있는 지름길이 있을 까? 없다. 지름길은 없지만 행복을 방해하는 독은 있다. 바로 우리의 이웃이다.
- 크릭과 왓슨의 발견 이후 연구 방법이 크게 개선되어, 어떤 유전자가 행복을 결정하는지 연구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면봉으로 구강을 한 번 닦아내기만 하면 충분하다. 행복을 결정하는 유전자 중 하나가 모노아민산화효소 AMonoamin oxidase-Type A 다. 줄여서 MAOA라고 부르는데, 이 유전자는 여성의 행복을 결정한다. 이 유전자의 유형에 따라 여성은 더 행복하거나 MAOA-L 덜 행복하다.
이 유전자의 유형은 스트레스 요인에 반응하는 유전자와 관련이 있다. MAOA-L 유형의 여성은 긍정적 사건에 더 강하게 반응하고 스트레스 상황에서 상처를 덜 받는다. 간단히 말하면 MAOA-L은 행복감을 강화하고, 상사의 호출이나 배우자와의 싸움을 좀 더 편 안하게 받아들이게 해준다. 당연히 상사의 호출이나 배우자와의 싸움이 더 행복하게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러나 MAOA-L은 남성을 행복하게 하진 않는다. 이 유전자와 남성의 행복감 사이의 관계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여성과 남성의 행복이 서로 다를까? 여성과 남성은 세계를 다르게 경험할까? 어느 정도는 그런 것 같다. 
- 연구자들은 주관적 행복감의 차이를 만드는 유전자 유형 세가지를 찾아냈고, 더불어 우울증을 유발하는 유전자 두 가지와 신경증에 관여하는 유전자 열한개를 발견했다. 특히 세로토닌 전달유전자5-HTTLPR는 주관적 행복감에서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16 세로 토닌은 뇌의 생화학물질로서 특히 기분에 영향을 미쳐 편안함, 마음의 평온, 만족감을 주고 두려움, 공격성, 슬픔을 줄인다.
그러므로 세로토닌 전달유전자가 행복감에 중요한 건 당연하다. 흔히 행복호르몬에 대해 이야기하며 세로토닌이 많이 든 바나나와 초콜릿을 먹으라고 충고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널리 알려져 있는 것과는 달리 여기에 들어있는 세로토닌이 곧장 뇌로 가지는 않는다. 바나나와 초콜릿은 맛있지만, 행복을 직접 전달하지는 않는다.
- 노스웨스턴대학의 연구진은 세로토닌 전달유전자 SLC6A4와 관 련된 이론을 발달시켰다. 이 유전자는 짧은 인자와 긴 인자 두 가지 유형이 있고, 특히 두려움에 관여한다. 짧은 인자를 가진 사람은 겁이 많고 위험을 더 두려워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쉽게 받고 나쁜 뉴스에 더 민감하다. 그래서 우울증에 더 잘 걸린다. 긴 인자를 가 진 사람은 매사에 긍정적이고 심리적 부담을 잘 견딘다. 
이 연구와 다양한 사회질서 사이에 무슨 연관이 있을까? 답은 아 주 단순하다. 동아시아 사람들에게는 짧은 인자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고, 개인주의가 강한 지역에는 긴 인자를 가진 사람이 많았다. 이 사실로만 보면, 아시아 사람들이 덜 행복하고 정신 질환을 더 많이 앓아야 한다. 그러나 실제 사례 연구는 그 반대의 결과를 보여준다. 아시아 사회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사회보다 심리적으로 더 안정되어 있었다.
연구자들은 이런 차이를 사회구성 원리 때문이라고 본다. 쉽게 말해 집단주의 사회는 공동체 문화를 핵심으로 제시해 유전적으로 타고난 높은 정신 질환 확률에 대비했다. 집단주의 사회는 우울증에 빠졌거나 심리적으로 불안한 사람을 개인주의 사회보다 더 잘 보호할 수 있다. 이 이론대로라면 다양한 사회 유형은 다양한 유전 자에 대한 인간의 응답이며, 동시에 인간이 유전자의 힘에 조금이 나마 대항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 노벨상 수상자 대니얼 카너먼과 앵거스 디턴 Angus Deaton은 행복 에 영향을 미치는 소득의 두 가지 효과를 발견했다. 미국의 경우, 소득이 오름에 따라 삶의 만족도(에우다이모니아 행복) 가 올라갔다. 더 많은 돈이 더 많은 만족을 준다. 반면 감정적 행복 ( 헤도니아 행복)은 약 6만 7000유로(약 8800만 원)까지만 높아졌다. 간단히 말해서 돈은 일반적으로 삶의 만족도를 높이 지만, 일상에서의 감정적 행복에는 특정 금액까지만 공헌한다. 
돈은 또한 불행하게 할 수도 있다. 특히 소득보다 소비가 많으면 그렇다. 소비 욕구를 자제하고 저축하는 사람이 더 행복하게 산다. 행복하냐 아니냐를 결정하는 것은 돈 그 자체가 아니라, 돈을 어떻게 쓰느냐다. 소비 기술은 어디에 돈을 쓰느냐 뿐만 아니라 얼 마를 쓰느냐의 문제기도 하다.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소득 전부를 소비하거나 빚을 지는 것은 좋은 소비 기술이 아니다.
저축과 행복은 쌍방향으로 영향을 준다. 네덜란드 연구가 보여 주듯이 행복한 사람들이 적게 소비하고 많이 저축한다0 이것은 마치 고양이가 제 꼬리를 무는 형세다. 행복한 사람이 저축하고 저축이 행복하게 한다. 이것을 학술용어로 '순환적 인과관계'라고 한다. 원인에 의해 결과가 나오고, 그 결과가 다시 원인이 되어 인과 관계가 순환한다.
- 행복 관점에서 봐도 결혼은 감행할 만하다. 행복 연구가 그것을 명확히 입증한다. 기혼자는 이혼 혹은 사별로 혼자 사는 사람 이나 미혼자보다 더 행복하다. 삶의 만족도뿐 아니라 감정적 행복 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인데, 이는 모든 문화권에 해당하는 얘기다. 한마디로 알 번디가 틀렸다. 결혼한 사람들은 평균 이상으로 행복 하다. 결혼식 때 '네'라고 말하는 순간부터 열정이 식기 시작한다. 는 통념에 미리 겁낼 필요 없다. 부부가 다른 모든 이들보다 더 자주 섹스한다는 사실 역시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
하지만 이런 연구 결과를 볼 때는 주의해야 할 부분도 있다. 사실, 결혼이 행복을 주는 게 아니라 행복한 사람이 결혼한다. 결혼한 사람은 결혼하기 전에도 이미 다른 사람들보다 행복지수가 높다. 간단히 말해 행복한 사람이 결혼하고, 결혼 후에 더 행복해진다. 불행한 사람은 결혼하지 않는다. 그러니 행복해지기 위해 서둘러 결혼할 생각은 일단 접어두는 게 좋다.
- 신경과학은 뇌에 단단히 정박한 우정을 보여준다. 인간과 동물의 뇌에 우정을 지지하는 특별한 신경망과 순환이 있는지 명확히 알 수 없지만, 하나는 명확하다. 우정은 협력의 자매이고 둘은 진화의 필수 아이템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자연의 호통으로 친구가 되었다.
우정이라고 다 같은 우정이 아니다. 이 지점에서 다시 인간의 특별함이 등장한다. 남자들끼리의 우정에서는 무엇보다 스포츠와 지위 상승이 중요하고, 성별이 섞인 우정은 대개 파트너 선택에 봉사한다. 성별이 섞인 우정에서 남자들은 예상한 대로 여자의 신체적 매력을 중시하고, 여자들은 남자의 경제력과 신체 능력에 가치를 둔다. 이것이 비록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을지 모르지만, 진화는 '정치적으로 올바른 게 뭔지 모른다.
- 집안의 행복은 무엇에 달렸을까? 가정생활에서 중요한 것들이 줄줄이 떠오른다. 배우자와 섹스, 자녀, 돈, 가사, 평범한 일상....... 그러나 가정생활에서 다툼을 유발하는 것 은 섹스도 아니고 가사도 아니다. 대개가 돈이고, 이때 '얼마를 버느냐'는 중요치 않다. 
돈은 정치에서처럼 가정생활에서도 우리를 고전적인 분배 문제 앞에 세운다. 누가 무엇을 얼마만큼 가져갈 것인가? 누가 소비를 결정하고, 누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살 것인가? 가정이 돈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연구할 때, 심리학은 '금전 권한'을 살핀다. 그리고 여기에 큰 차이가 있다. 
금전 권한과 행복이 무슨 상관일까? 관련이 아주 많다. 가장 최 근에 자식들과 돈 문제로 다툰 게 언제인가? 그때 당신은 행복했나? 당신은 얼마나 자주 돈 때문에 싸우는가? 잦을수록 당신은 더 불행하다. 당신과 다툰 상대방도 불행하다. 그렇지 않은가?
관점을 바꿔 물을 수도 있다. 행복한 부부와 불행한 부부는 소비 결정에서도 차이가 날까? 당연히 명확한 차이가 있다.  행복한 부부는 돈과 관련해서 덜 다툰다. 왜 그럴까? 아주 간단하다. 행복한 부부는 상대방의 욕구와 소망을 더 많이 배려하고, 누가 무엇을 얻는지 약삭빠르게 계산하지 않고, 때때로 상대방이 더 이익을 보도록 양보한다. 이익과 손해는 어차피 장기적으로 균형을 이룬다고 믿기 때문이다. 불행한 부부는 소비 때마다 흥정한다. “당신이 새 옷을 산다면, 나는 새 게임기를 사겠어.”  돈에 관한 논쟁이 벌어 지더라도 행복한 부부는 불행한 부부보다 더 짧게 끝내고 갈등도 남기지 않는다.
그뿐만이 아니다. 행복한 부부는 불행한 부부보다 더 자주 같은 걸 원하고, 늘 의논해서 구매를 결정한다. 불행한 부부는 주로 한 사람이 구매하고, 이어서 정말로 그것을 샀어야 했는지, 같이 의논해서 결정했더라면 더 좋지 않았겠냐를 두고 다툰다. 그러면 다툼은 주도권 논쟁으로 번진다. 불행한 부부는 자주 다투고, 서로에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구매 결정을 의논하지 않고, 그것이 불행을 강화하고, 그래서 더 자주 다투게 된다. 악순환이다.
-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막대한 선택의 폭 앞에서 어떻게 해야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이런 효과를 알면 그에 맞춰 정신 무장을 할 수 있다. 뭔가를 결정했으면, 그것을 고수하라. 더는 고민하지 말고 탐구를 중단하라. 선택하지 않은 다른 선택지는 모두 잊어라. 그리고 키르케고르를 상기하라. 다른 사람의 결정과 자신의 결정을 비교하지 말라. 비교는 불행요소 1순위다. 파란 하늘을 보여주며 데오도란트 구매를 권하는 광고를 무시하라. 모든 것이 슈퍼, 메가, 울트라라면 이런 형용사들에 아무 의미도 없다는 걸 간파해야 행복할 수 있다.
그리고 교환 권리를 포기하라.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실험으로 증명된 조언이다. 한 실험에서, 피험자들에게 포스터 한 장을 선물을 고를 수 있었다. 이때 선물을 받은 행복한 피험자 중 절반에게는 포스터를 언제든지 다른 모티브로 교환할 수 있다고 약속하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한 번 선택한 포스터를 절대 교환할 수 없다고 말 했다. 어떻게 되었을까?
포스터를 교환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자신의 포스터에 더 높은 가 치를 두었고 자신의 선택에 더 만족했다. 포스터를 언제든지 교환 할 수 있는 사람들은 기쁨을 오래 간직하지 못했다. 추측건대, 포 스터를 교환할지 말지를 고민하느라 머릿속이 계속 바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교환 권리는 행복에 공헌하지 않는다. 한 번 산 물건을 바꿀 수 없을 때 오히려 오랫동안 더 행복할 수 있다.
- 인생에서 많은 부분은 운에 좌우된다.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첫 번째 운은 유전자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의 행복은 최대 50퍼센트 까지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유전자에 아무 런 영향도 미칠 수 없다. 유전자 복권에서 운 나쁘게 '꽝'을 뽑은 사람은, 행복에 있어서 시작부터 불리하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듯 이제 두 번째 운이 온다. 어디서 어떻게 성장하는가? 이것 역시 생후 몇 년까지는 우리의 영향력 이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시기는 우리의 교육, 인생, 행복에 막 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것은 예상이 불가능한 사회적 운이다. 그 리고 우리가 살면서 예기치 않게 맞닥뜨리는 세 번째 운이 있다. 사고, 질병, 상실 혹은 여타 운명의 채찍들이 예상하지 못할 때 인생 에 날아온다.
우리의 행복은 많은 부분이 우연에 의해 결정된다. 행복을 뜻하 는 독일어 'Gluck'은 행복에 담긴 우연의 성질을 아주 잘 보여준다. Gluck'은 '행복'과 '행운' 두 가지를 뜻한다. 행복하게 사는 것도 Gluck' 이고 복권에 당첨되는 행운도 'Gluck' 이다. 반면에 영어는 "happiness'와 'luck'으로 행복과 행운을 명확히 구분한다. 앞에서 살펴봤던, (행복을 행운으로 여기는) 행복에 대한 독일인의 태도가 언어에도 반영된 것이리라.
- 겁쟁이가 더 행복하다. 이를 이해하려면, 겁쟁이가 피하는 위험의 실체부터 알아야 한다. 쉴러가 말하는 예측 불가성을 위험, 불안전, 불명확성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위험은 특정 확률로 표현할 수 있는 사건이다. 예를 들어 주사위 놀이에서 다음번에 6이 나올 것에 10유로를 걸면, 이것은 위험이다. 주사위를 던져 6이 나올 확률이 6분의 1이라는 것을 우리가 정확히 알기 때문이다. 보험사는 교통사고 확률, 특정 연령대가 아직 살아있을 확률을 안다. 그래서 위험에 맞춰 보험상품을 마련한다.
불안전에는 예측 불가성이 많이 포함된다. 불안전에서는 10퍼센트에서 20퍼센트 사이' 처럼 단지 큰 간격으로 확률을 제시할 수 있다. 특정 지역에 지진이 일어날 확률은 얼마이며, 그리고 언제 일 어날까? 대략적인 예측밖에 할 수가 없다.
불명확성에는 예측 불가성이 가장 많이 포함된다. 불명확한 사건들은 아주 드물게 발생하기 때문에 확률로 표현할 수 없다. 세계 금융체계가 향후 5년 안에 무너질 확률은 얼마나 될까? 확률 계산이 안 되기 때문에 이런 사건에 대한 보험은 기본적으로 매우 비싸거나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보험을 좋아한다. 연구가 입증하듯이, 인간은 기본적으로 위험을 회피한다. 인간은 위험을 싫어하고, 여유가 된다면 위험에 대한 보험을 든다. 그리고 그것으로 더 행복해진다. 미국인 30만 명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행복한 사람들이 안전띠를 더 열심히 맨다. 행복한 사람들이 교통사고의 위험과 결과를 더 두려워하고 그래서 사고를 예방하고 위험을 줄이고 피한다는 뜻이다. 역으로도 통하는 것 같다. 위험이 많으면, 행복감이 떨어진다. 행복한 사람들은 (미안하지만) 겁쟁이다. 그리고 그 덕분에 수많은 운명의 채찍을 피한다.
- 기억은 우리의 행복에 결정적 구실을 한다. 그리고 몇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서 벌써 우리를 기만한다. 앞에서 이미 만났던 심리학 자이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은 기억에 영향을 미 치는 자아를 두 영역으로 나눈다. 하나는 지금 순간을 감지하는 영역이다. 치과의사가 묻는다 “여기가 아픈가요?” 환자가 대답한 다. “네, 아주 많이요.” 이것은 경험하는 자아 experiencing self’ 이다. 그 러나 이것은 나중에 계속해서 기억하는 영역이 아니다. “치과에서 어땠어?” “좋았어. 이제 안 아파.” 이것이 기억하는 자아remembering self' 이다. 후자가 우리의 기억에 영향을 준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현재 경험하는 행복이나 불행이 반드시 그것에 대한 기억과 일치하는 건 아니다. 카너먼의 말대로 우리에겐 기억이 남고 순간의 경험은 사라진다. ‘우리’는 ‘우리의 기억'이다. 그러나 어떤 순간에 대한 우리의 기억이 그때 정말로 경험하고 느 끼고 생각했던 것과 언제나 일치하진 않는다. 그렇더라도 지금까지 우리는 그런대로 괜찮았다.
특히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과거를 실제보다 더 아름답고 행복 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른바 '좋았던 그때 그 시절'인 것이다. 왜 그럴까?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이런 방식으로 자신의 사회적 정 체성을 과거와 연결하기 때문에 과거를 아름답게 정의한다.  또한 청년들도 과거를 향수에 젖어 칭송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과거와의 재연결’은 더 행복하게 느끼기 위한 '자체 속임수'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장의 제목이, 요한 슈트라우스의 소가극 「박쥐」에 나오는 대사로, '바꿀 수 없는 것을 잊는 사람은 행복하다' 이 다. 의도적으로 과거의 행복했던 순간을 기억하고 부정적인 순간을 지워버림으로써 사람들은 젊은 시절에 더 행복했다고 느낀다. 뇌는 우리가 더 잘 살도록, 더 행복하게 살도록 우리를 속인다.
불행한 사람과 행복한 사람이 다른 방식으로 기억을 처리한다는 연구 결과는 기억과 행복이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되었는지 보여준다. 행복한 사람은 과거의 행복 경험에 크게 집착하지 않는다. 그저 갈등이 생기지 않는 수준에 만족한다. 그들은 오히려 과거의 추억을 방해할 수 있는 불편한 기억을 삭제한다. 요한 슈트라우스의 말을 빌리면, 불편한 기억을 잊는 사람이 행복하다.
불행한 사람들은 다르다. 그들은 과거와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 들은 과거의 일을 고민하고 숙고하고, 좋은 일뿐 아니라 나쁜 일까지 모두 기억한다. 이런 기억들이 행복을 방해하는 건 당연한 결과다. 불행한 사람들이 정말로 나쁜 일을 겪었기 때문에 불행한지는 확실치 않다. 과거에 트라우마 경험을 했던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현재 더 불행한 건 결코 아니다. 
- 의도적인 기억으로 행복감을 높일 수 있을까? 대답은 확실한 '그렇다' 인 것 같다.  행복하게 하는 과거의 일을 의도적으로 떠올리거나 상상하고 그것과 연결된 감정을 불러냄으로써 행복감을 높일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10분씩만 이렇게 하면 행복감이 상승한다. 흥미롭게도 행복하게 만드는 과거의 기억을 생생한 장면으로 상상하는 것이 행복감 상승에 가장 효과 가 좋았다. 그러므로 행복했던 날의 사진을 매일 보며 그때의 행복을 기억하려 애써라. 행복의 효과는 장기적이다. 행복한 기억이 행복하게 한다.
추측하건대 이런 기억들 가운데 몇몇은 거짓일 것이다. 여러 실 험이 그것을 입증한다. 사진은 사람들을 미혹하여 그들이 경험하지 않은 일을 기억하게 한다. 실험으로 검증된 이런 발견이 어쩌면 빌코미르스키의 사례를 해명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게다가 행복감이 가짜 기억을 불러낸다는 것도 입증되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행복한 사람은 가짜를 기억하고, 우울한 사람은 정확히 기억한다. 어쩐지 부당하게 들린다, 그렇지 않은가? 
이런 극단적인 결과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인간의 기억은 우리가 기억과 감정을 정확히 저장하고 아무 때나 꺼내 쓸 수 있는 자료실이 아니다. (애석하게도) 가짜 기억이 정상이다. 물론, 기본적으로 빈야민 빌코미르스키의 사례처럼 심하지 않다면 말 이다. 그럼에도 과거 행복했던 사건을 상기하는 것은 행복감을 높인다. 바꿀 수 없는 것을 잊고, 과거의 좋은 시절을 추억함으로써 더 행복해질 수 있다.
- 행복으로 가는 하나의 길 은 없다. 행복을 만드는 특허 조제법은 없다. 행복의 길을 안내하는 내비게이션은 없다. 행복으로 가는 길은 분명히 사람 수보다 많고, 적어도 사람 수만큼 많을 것이다. 하지만 단지 극소수만이 행복을 쉽게 얻는다.
세계에서 가장 불운하면서 동시에 행복한 프라네 셀락, 그리고 과학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승려 마티유 리카르의 모범을 따라 우리를 끌어당기는 그곳으로 가려면 우리는 많이 보고, 배우고, 듣고, 이해하고, 노력해야만 한다. 행복의 길 위에서 행복을 알아보려면,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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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

표정의 심리학

심리 2021. 5. 2. 11:03

- 감정은 중요한 사건이 일어날 때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까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거기에 대비하게 해준다. 만일 당신의 일부가 끊임없이 세상의 위험 징후를 감시하지 않았다면 교통사고를 아슬아슬하게 피할 수 없었을 것이고 생존하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위험이 분명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의식적으로 생각해야 했다면 당신은 생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가 위험이 일어나는지 모르는 사이에 감 정은 이런 일을 한다. 앞에서 언급했던 아슬아슬하게 교통사고를 피한 사례와 같이, 대체로 그것은 당신에게 큰 도움이 된다.
일단 위험이 지나갔다고 해도 속을 휘저었던 두려움을 여전히 느낄 것이다. 그런 감각이 진정될 때까지 10초에서 15초 정도 걸리는데, 그 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감정은 우리 뇌의 일부에 변화를 일으켜서 감정을 유발한 일에 대처하게 한다. 동시에 자율신경계에 작동해 심박, 호흡, 발한, 그 밖의 많은 신체 변화를 일으킴으로써 갖가지 행동에 우리를 대비시킨다. 감정은 또 신호를 내보내고, 우리의 얼굴표정, 목소리, 자세를 변화시킨다. 이 변화들은 우리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일어날 뿐이다.
- 위험을 감지하는 우리 안의 자동평가기제
감정적 반응이 진행되는 과정이 더 느렸다면 뇌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 나는지 자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누구나 이 장에서 제기된 여러 의문에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교통사고가 날 뻔한 사고에서 생 존할 수는 없으리라. 그렇게 신속하게 행동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첫 순간, 감정을 일으키는 결정이나 평가는 놀랍도록 빨라서 자각할 수 없 다. 우리는 주변 세계를 끊임없이 스캔하다가, 우리의 안녕이나 생존을 위협하는 사태가 일어나면 그것을 탐지하는 자동적 평가 메커니즘automatic appraising mechanisms을 가지고 있음에 틀림없다.
- 감정이 언제 일어나는가를 살펴보면 자동평가기제가 어떤 사건에 반응하는지 추론해볼 수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의 대부분은 사람들이 감정경험을 하는 것을 실제로 관찰하는 데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감 정경험에 대한 기억에서 얻어진다. 결국 감정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기 억하고 그것이 어떤 느낌이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 얻어진다. 철학자 피터 골디Peter Goldie는 그의 통찰력이 돋보이는 책에서 이렇게 해서 얻은 정보를 사후 합리화라고 부른다. 이런 정보를 무시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질문지에서 얻는 대답은 불완전하고 상투적이 될 가능성이 있다. 마치 감정적 사건 이후에 어째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자신에 게 해명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는 그 대답이 자각이나 기억의 필터를 통 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질문지에 응답하는 경우, 자신이 타인에 게 알려주어도 좋은 것만을 말하는 문제도 있다. 그렇지만 질문지에서 얻어지는 대답도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
- 자연선택이 우리 생명의 다양한 측면을 형성해온 것은 분명하다. 손 을 한번 보자. 엄지는 네 손가락과 마주볼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런 특징은 대부분의 다른 동물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인류 는 어떻게 해서 그런 엄지를 가지게 되었을까? 아마도 아주 옛날 우리의 조상 중에 돌연변이로 우연히 그런 유용한 특징을 가지고 태어났던 자가 있었는데, 자손을 낳고 돌보는 일, 사냥감과 포식자를 다루는 일에 남들보다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으리라. 그 결과 그런 특징을 가진 자손 이 증가하게 되고, 시간이 흘러서 거의 모두가 그러한 특징을 가지게 되 었을 것이다. 다른 손가락과 마주볼 수 있는 엄지를 가지는 것은 '선택' 되었고, 지금은 유전형질의 일부가 된 것이다.
유사한 논리로, 방해가 있었을 때 그것을 적극적으로 제거하려고 했 던 사람들이나 제거의 의도를 분명하게 표명했던 사람들은 먹이나 짝짓 기 경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더 높았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더 많은 자손을 남기고, 시간이 흘러 모두가 그런 분노의 테마를 가지게 되었을 것이다.
보편적 테마에 대한 두 가지 설명, 즉 인류 보편적 학습과 진화 사이 의 차이는 구체적인 사항들이 획득된 '시점'에 대한 것이다. 진화론적 설명은 우리의 선조 대에서 그런 테마(그리고 다른 장에서 다룰 감정의 그 밖 의 특징)가 계발되었다고 지적한다. 인류 보편적 학습이 존재한다는 이 론은, 분노 테마의 어떤 부분(목표를 추구하려는 욕구)이 진화과정에서 편 입된 것은 인정하지만, 다른 부분(위협과 공격으로 그 목표까지의 장애물을 제 거하는 것)은 개인의 삶 속에서 학습된다고 보았다. 결국 모든 사람이 같은 것을 학습하기 때문에 보편적이라는 것이다.
- 뇌와 감정을 연구하는 심리학자 리처드 데이빗슨Richard Davidson과 내가 웃음에 초점을 맞추어 공동으로 진행한 다른 연구에서는, 즐거움과 함께 일어나는 뇌의 변화 중 대부분이 웃는 것으로 인해서도 발생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모든 종류의 웃음이 그런 것은 아니었다. 초기의 연 구에서 내가 발견했던 웃음, 즉 '진심에서 우러난 기쁨'이 만들어내는 웃음 (9장 참조)의 경우에만 그랬다.22
이 연구에서 우리가 사람들에게 부탁한 것은 특정한 얼굴 움직임을 짓는 것이지만, 개별 감정에 따라오는 특유의 목소리를 내는 경우에도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나는 믿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얼굴로 표정을 만드는 것보다 목소리로 감정을 의도적으로 표현하는 쪽이 훨씬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가능한 한 여성을 찾 았고, 그녀는 실제로 목소리와 얼굴로 같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 대본에는 배역(대본을 적용하는 당사자와 그 밖의 주요인물)에다 과거에 일어난 사건의 플롯이 들어간다. 모든 사람이 현 상황에 실제로 어울리지도 않는 과거의 감정적 대본을 투영하는 것은 아니다. 성격에 대한 정신 분석 이론의 통설에 따르면, 사람들이 과거의 대본을 현 상황에 투영하는 이유는 과거 사건이 아직 제대로 정리되지 않아 앙금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즉 충분히 표현하지 못한 느낌이 있거나 표현했다 하더라도 원하는 결과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본은 현실을 왜곡하고, 부적절한 감정적 반응을 일으키며 불응기를 연장한다.
- 가장 저명한 뇌와 감정의 연구자이면서 심리학자인 조지프 르두는 최근 다음과 같이 썼다. 
“조건화된 두려움 학습은 복원력이 매우 강해서 실제로 소거 불가능한 학습 형태에 해당할 수도 있다. ...... 학습된 두려움의 소거불능성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다. 우리의 뇌가 과거의 위험과 결부된 자극이나 상황의 기억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히 매우 유용하다. 그러나 대체로 충격적인 상황에서 형성되는 이런 강력한 기억은 일상생활 도중 특별히 도움도 안 되는 상황 안으로 불쑥 침입해올 때가 있다..”
- 감정과 기분moods의 차이를 알아보는 것이 좋겠다. 우리 모두에게 감정도 있고 기분도 있다. 둘 다 느낌과 관련이 있지만 서로 다르다. 가장 명백한 차이는 감정이 기분보다 훨씬 짧다는 점이다. 기분은 하루 종일 지속될 수도 있고 때로는 이틀도 가지만, 감정은 생겨나서 몇 분, 때로는 몇 초 있다가 사라진다. 기분은 미세하지만 지속적인 감정 상태와 흡사하다. 짜증난 기분이라면, 항상 약간 짜증이 나 있으며 쉽게 화가 날 수 있는 상태다. 우울한 기분이라면 약간 슬프며 언제든 아주 슬퍼질 수 있다. 업신여기는 기분에는 혐오와 경멸이 담겨 있으며, 고양된 기분에는 흥분과 쾌감이, 불안한 기분에는 두려움이 담겨 있다.
하나의 기분은 특정 감정을 일으킨다. 우리는 짜증난 기분일 때 화낼 기회를 찾는다. 우리는 세상이 화를 내어도 되는 곳, 화를 내야 하는 곳이라고 해석하게 된다. 짜증이 난 경우, 우리는 보통 때 같으면 화내지 않을 일에 화를 낸다. 그리고 화가 나면 그 분노는 짜증난 기분이 아닐 때보다 더 강렬하고 더 오래간다. 기분은 얼굴에도 목소리에도 고유의 신호가 없다. 하지만 누군가가 어떤 기분에 빠져 있는지 알 수 있는 이 유는 그 기분 안에 잔뜩 실린 감정의 신호 때문이다. 기분은 우리의 유 연성을 줄인다. 주변 환경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변화에 둔감하게 만들 어 해석 방식과 대응 방식을 왜곡하기 때문이다. 감정도 같은 작용을 하 지만 불응기가 길어지지 않는 한 그것은 한순간뿐이다. 하지만 기분은 여러 시간 지속된다.
- 기분과 감정의 또 하나의 차이는 일단 감정이 시작되고 이를 우리가 자각하면 대개 그 감정을 일으킨 사건을 지적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기분에 빠져 있을 때 왜 그런 기분이 되었는지는 거의 알지 못한다. 그저 그런 기분이 들 뿐이다.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났더니 특정 기분이 들 때가 있고 혹은 한낮에 뚜렷한 이유 없이 갑자기 침울해 질 수도 있다. 여러 가지 기분을 낳고 그것들을 유지하는 것은 자율적인 신경화학적 변화임에 틀림없지만, 지극히 농밀한 감정경험에 의해서도 이런 기분이 생기기도 한다고 나는 믿는다. 밀도가 높은 기쁨이 고양된 기분을 낳을 수 있듯이, 밀도가 높은 분노는 짜증난 기분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우리는 왜 우리가 특정 기분을 느끼는지를 안다. 나는 앞에서 감정은 우리의 인생에 필수적인 것이고, 우리가 감정을 완전히 제거하고 싶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는 기분이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다. 기분은 종의 생존에 뛰어난 적응성을 가지고 있어서 진화에 의해 선택된 것이 아니라 우리의 감정 구조가 빚어낸, 의도되지 않은 결과로 보인다. 기분은 우 리의 선택 범위를 축소시키고 우리의 생각을 왜곡시키며 행동을 통제하기 어렵게 만드는데, 어째서 그러한지에 대한 납득할 만한 이유는 없다. 밀도 높은 감정경험에 의해서 기분이 야기될 때, 기분이 똑같은 상황이 발생할 때를 대비하게 해준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럴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기분 때문에 생기는 문제점에 비해서 그것이 주는 이로움 은 작다. 가능하다면 나는 다시는 기분을 갖지 않고 감정만으로 살고 싶다. 나는 짜증난 기분이나 우울한 기분을 없앨 수만 있다면 행복의 기분도 기꺼이 포기하련다. 그러나 누구도 이런 선택을 할 수는 없다.
- 감정에 사로잡혀 있으면 우리의 선택이나 즉각적인 자각 없이, 일련의 변화들이 순간적으로 일어난다. 우선 얼굴과 목소리에 감정신호가 나타나고, 미리 설정된 행동과 학습된 행동이 일어난다. 신체를 조절하는 자율신경계의 활동이 일어나고, 우리의 행동을 끊임없이 수정하는 조절 패턴이 나타난다. 이와 동시에 연관 있는 기억이 떠오르거나 기대를 하게 되고, 우리 내면이나 주변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을 해석 하는 방식에 변화를 준다. 이런 변화는 무의식적인 것이지 우리가 선택한 것은 아니다. 심리학자 로버트 자이언스Robert Zajonc는 이를 '불가피한 것'이라고 부른다.
- 심리학자 조지아 니그로와 울리히 나이서는 기억에 관한 글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어떤 기억에서는 자신이 구경꾼이나 관찰자의 위치에 서서, 외부 관점에서 상황을 그리고 '외부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경우가 있다. 니그로와 나이서는 이런 유형의 기억을, 기억 속 그 사람의 관점에서 본 기억과 대조시킨다. 대부분의 감정 적 경험을 할 때 우리는 경험에 푹 빠져서 감정에 사로잡혀 버리기 때문 에, 우리 마음의 어떤 부분도 자신이 하고 있는 행동을 관찰하거나, 그 것에 대해 질문을 던지거나 성찰하지 않는다. 우리는 의식하며 자각하 고 있지만 심리학자 엘렌 랭거Ellen Langer가 말하는, 텅 빈mindless 상태에서 그럴 뿐이다.
기억을 두 가지 유형으로 구별하는 니그로와 나이서의 구분은, 정신과의사이자 불교 사상가인 헨리 와이너Henry Wyner가 의식의 흐름과 그가 목격자라고 부른 것의 차이로서 기술하고 있는 것과 지극히 유사하다. 목격자란 “의식의 흐름 속에 나타나는 의미를 관찰하며 반응하는 자 각”을 말한다. 우리가 감정적 행동을 완화하고 자신의 언동을 선택할 수 있기 위해서는, 자신이 언제 감정적이 되었는가를, 더 좋은 것은 자신이 감정적이 되어가는 바로 그 순간을 알 수 있어야 한다. 만일 우리가 자동평가가 일어나고 있는 바로 그 순간을 자각할 수 있 어서 그 평가를 마음대로 수정하거나 취소할 수 있다면, 우리는 아마 더 많은 선택지를 가질 것이다. 자동평가기제는 순식간에 작동하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지는 의심스럽다. 달라이 라마와 만 났을 때, 그는 일부 요가 수행자들은 시간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자동평가가 일어나는 극미의 찰나를 연장해서 평가 프로세스를 의식적으로 수정하거나 취소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달라이 라마는 자신을 포함해서 대다수의 일반인에게 이런 평가 자각appraisal awareness' 이 가능할지 의문을 표했다.
달성하기는 어려울지 모르지만 그 다음으로 가능한 단계는 자동평가 직후와 감정적 행동 시작 이전에 머릿속에 일어나는 생각을 자각하는 일이다. 즉 특정 언동에 대한 충동이 일어나자마자 그 충동을 자각하는 일이다. 우리가 만일 그런 충동 자각 impulse awareness 24을 성취할 수 있다면, 그 충동을 실행으로 옮길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으리라. 
- 상을 당한 사람이 깊은 비통을 보이지 않는 것은 감정을 부정하는 것이고, 후에 심각한 정신의학적 문제를 낳기 쉬울 것이라고 정신의료 전문가들이 믿었던 시기가 있었다. 최근의 연구는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죽어가는 사람이 서서히 쇠약해질 경우 그리고 다가오는 죽음에 적응할 시간이 충분히 있는 경우에는 특히 그렇다. 그런 경우 최종적으로 죽음이 왔을 때 상을 당한 사람은 슬픔은 수시로 느낄 수 있지만 고통은 거의 느끼지 않는다. 애착관계에 어려움이 있었고, 관계가 험악했던 시기나 상당한 불만이 있었다면, 죽음은 절망이 아니라 안도감의 느낌과 함께 해방감을 가져다줄 수도 있다.
* 심리학자 니코 프리다도 이와 유사한 주장을 했다. “죽음이나 이별을 통보받고 나서 당장은 비 통함이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같은 통보는 단어에 불과하다. 아무도 없는 텅 빈 집 에 돌아와 그때 비로소 비통이 몰려온다."
- 우리는 아주 기쁜 소식을 들을 때 눈물을 그렁거리며 고통의 표정을 보이는 일이 있는데, 그 이유는 아직 과학적으로 해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가능성 있는 설명 한 가지는 강렬한 기쁨이 감정 시스템을 압도하게 나, 어떤 감정이라도 아주 강렬해지면 순간적으로 고통을 낳는다는 것이다.
분노는 비통에 대한 방어책, 대체물, 때로는 치유로 작용하기도 한다. 애인에게 거부당한 사람이 차여서 화를 낼 경우 절망감은 줄어든다. 절절한 고독의 순간, 슬픔이 되돌아오기도 하지만 또다시 분노에 의해 쫓 겨난다. 고통을 경험하지 않기 위해서 아주 작은 상실의 표시라도 나타나면 즉시 분노를 드러내려고 준비해둔 사람들도 있다.
어떤 심리치료사들은 상실이 주는 슬픔이나 고통이 연장되는 것은 분 노를 자신의 내면으로 향한 결과라고 주장해왔다. 괴로워하는 사람이 분노를 외부로, 즉 죽은 사람이나 떠난 사람, 자신을 버린 연인, 배우자, 선생님 혹은 상사에게 돌릴 수 있다면, 슬픔과 고통은 치유될 수도 있 다는 것이다. 그럴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것이 일반적인 반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죽어버린 사람에게 분노를 느끼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하지만 분노만 느끼는 것도 아니고, 분노의 표출이 슬픔이나 고통의 필수적인 치유나 확실한 치유라고 할 수도 없다.
- 약을 충분히 복용하면 괴로워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이는 문제가 될 수 있다. 표정과 목소리에 나타나는 슬픔과 고통은 타인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적 지지, 친구와 가족이 주는 보 살핌은 고통을 치유한다. 슬픔과 고통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서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은 주변 사람으로부터 그런 치유적인 관심을 덜 받을 수 있다. 타인의 도움을 얻기 위해서 고의적으로 슬픔이나 고통을 표현하 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런 표현은 의도적인 것이 아 니며 자신도 모르게 나타나지만, 진화의 과정에서 얻은 기능 중 하나가 그런 표현들을 본 타인으로 하여금 배려하도록, 위로하고 싶다고 생각하도록 만든다.
슬픔과 고통의 표정이 지닌 또 다른 기능은 상실이라는 경험의 의미를 풍요롭게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슬픔이나 고통을 충분히 경험하면, 울음이 어떤 느낌인지, 얼굴에서 느끼는 고통이 무엇인지를 선명히 자각하게 된다. 표정이 없다고 상실의 의미를 모른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약물로 절망감을 완화시킨다면, 그 감정을 알긴 하겠지만 완전히 느끼지는 못할 것이다. 슬픔이 가진 또 하나의 기능은 그 사람의 자원을 재건하고 에너지를 보존하는 것이다. 
- 감정 이론학자 리처드 라자루스는 분노를 조절하는 아주 어려운 기 술 한 가지를 설명한다. 이 기술이 어려운 이유는 분노를 단순히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해소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배우자나 연인의 언 동으로 감정이 상했다면 우리 자신의 상처받은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서 앙갚음을 하는 대신, 그들이 당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서 실질적으로 책임을 추궁하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어떨까. 요컨대 그들은 자제심을 잃어버린 것이지, 원래 악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 고 추정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이렇게 상대방의 의도를 재평가하게 되면 사랑하는 사람의 처지에 공감할 수 있게 되고, 갑작스럽게 폭발했 던 것을 용서할 수 있게 된다. 라자루스는 이것이 말하기는 쉬워도 행 동으로 옮기기는 어렵다는 점을 인정한다.
달라이 라마 승하께서도 동일한 접근법을 이야기하는데, 여기서 우 리는 불쾌한 행동과 그 행동을 한 사람을 구분한다. 그 사람이 왜 공격 적으로 행동했는지 이해해보고, 공감하기 위해서 노력하며, 무엇이 그 사람을 분노하게 했는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그 사람의 행동에 의해서 기분이 상했다는 것을 그 사람에게 숨겨야 한다. 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의 분노는 사람이 아니라 행동 자체로 향해야 한다. 이 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 사람에게 상처를 주려고 하지 않을 것이고, 그가 그렇게 행동하지 않도록 그를 도와주려고 할 것이다. 사람들 중에는 도움을 원하지 않는 자들도 있다. 가령 약자를 괴롭히는 자라면 상대방을 지배하고 싶어하고, 잔인한 사람이라면 위해를 가하는 것을 즐길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들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행동만이 아닌 그 사람 자신에게 분노를 향해야 할 것이다.
- 누구라도 짜증난 기분에 빠지면 화를 억제하기가 힘들다. 짜증이 나 있을 때는 보통 때라면 신경도 쓰지 않을 일에 화를 내게 된다. 화낼 거리를 찾고 있는 것이다. 짜증이 나 있으면 그저 좀 귀찮다고 여기고 말 일에도 화를 내며, 보통 화가 날 일에는 격노하게 된다. 짜증이 났을 때 느끼는 분노는 훨씬 오래가며 조절하기가 더 힘들다. 어떤 기분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아는 사람은 없다. 때로는 정말로 좋아하는 활동에 몰두 하다 보면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나의 조언은 짜증이 날 때는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라는 것이다. 만약 자신이 그런 상태임을 인지할 수 있다면 말이다. 그러나 분노가 먼저 폭발하기 전까 지는 분명치 않은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제야 짜증이 난 상태여서 화가 났음을 깨닫는다.
- 분노는 우리에게 무언가가 변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 변화를 가장 효과적으로 일으키려면 분노의 원인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하려 는 것을 방해받았기 때문이었을까? 우리에게 해를 가하겠다는 위협인 가? 아니면 자존감에 대한 모욕, 거부, 타인의 분노, 어떤 부당한 행위였 는가? 우리는 정확하게 인지했을까, 아니면 짜증난 기분 탓이었을까? 그런 불만을 완화하거나 제거하기 위해서, 우리가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그리고 분노를 표출하고 분노에 차서 행동하면 그 원인을 제거하게 될까? 
분노와 두려움은 흔히 동일한 상황에서 동일한 위협에 반응하여 일어나지만, 분노는 두려움을 줄이는 일에 그리고 위협에 대처하는 행동을 일으키는 에너지를 공급하는 일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분노는 우울증의 대안으로도 알려져 왔다. 문제가 일어났을 때 자신이 아니라 타인을 비 난하는 것이다. 그러나 분노가 우울증과 함께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정 말로 분노가 우울증의 대안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분노는 무언가 문제가 생겼음을 타인에게 알린다. 모든 감정과 마찬 가지로, 분노는 얼굴과 목소리로 강력한 신호를 보낸다. 만일 타인이 분노의 원인이라면, 우리의 화난 표현은 그 사람의 행동에 우리가 반대한 다는 사실을 상대에게 알린다. 타인이 그 사실을 아는 것이 우리에게 유익한 경우도 있다. 물론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아무런 감정도 생기지 않았으면 할 때 감정을 꺼버릴 수 있는 스위치를 자연은 우리에게 주지 않았다.
- 우리는 타인의 몸 안을 보면 속이 뒤집히도록 자연에 의해서 프로그램되어 있는 것 같다. 특히 출혈이 있는 경우에는 그렇다. 출혈하는 자 가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아는 사람이나 친족일 때는 그런 혐오의 반응이 정지된다. 그런 경우, 우리는 거기에서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 그 고 통을 감소시키도록 움직인다. 신체적 고통의 신호나 병의 신호에 혐오 를 느끼는 것이 병의 감염률을 떨어뜨리는 데 큰 기여를 담당해왔음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공동체를 구축하는 데 지극히 유효한 공감이나 연민 능력을 감소시키는 대가를 치르고 실현되는 것이다.
공감이나 연민은 감정이 아니다. 그것들은 타인의 감정에 대한 우리의 반응을 가리킨다. '인지적 공감cognitive empathy에서 사람은 타인이 느끼고 있는 것을 인식한다. 감정적 공감emotional empathy에서는 타인이 느끼고 있는 것을 실제로 느낀다. 연민 어린’ 공감compassionate empathy 에서 우리는 타인이 처해 있는 상황이나 감정에 대처하는 것을 도와주고 싶 어진다. 감정적 공감이나 연민 어린 공감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인지적 공감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하지만 연민 어린 공감을 가지기 위해서 감정적 공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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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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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오류들

심리 2021. 4. 3. 15:20

- 마음은 빙산과 같다. 위로 드러난 부분은 7분의 1에 불과하다. (프로이트)
- 통찰력이 뛰어났던 베르니케는 언어와 같은 복잡한 정신적 기능이 뇌의 어느 한 영역에서만 처리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된 뇌의 여러 영역들과 관련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연결 회로들은 우리 뇌의 신경 배선'을 이룬다. 베르니케는 언어의 이해와 표현이 별개로 처리될 뿐만 아니라, 활꼴다발arcuate fasciculus 이라는 통로를 두고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도 보여주었다. 글을 읽어 얻은 정보는 눈에서 시각겉질 visual cortex로 전달되고, 청각을 통해 얻은 정보는 귀에서 청각겉질 auditory cortex 로 전달된다. 이 두 겉질에 모인 정보는 다시 베르니케 영역으로 모인다. 베르니케 영역은 그 정보를 언어 이해에 쓰일 신경 암호로 번역한다. 그런 뒤에 그 정보는 브로카 영역 으로 전달되고, 이로써 우리는 자기 생각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 베르니케는 단순히 두 영역 사이의 연결이 끊겨서 생기는 언어 장애의 사례도 언젠가 누군가에 의해 발견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사례가 발견되었다. 두 영역을 연결하는 활꼴 경로가 손상된 사람들은 언어를 이해하고 언어를 표현할 수 있지 만, 이런 두 기능이 독립적으로 작동한다. 
- 정신 질환과 신경 질환은 어떻게 다를까? 지금까지 알아낸 바로는, 환자가 겪는 증상들이 가장 뚜렷한 차이다. 신경 질환에 걸린 환자는 특이한 행동을 하거나, 머리나 팔을 특이하게 움직이고 운동 제어 능력을 상실한 것처럼 분절된 행동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주요 정신 질환자들은 일상적인 행동도 과장되는 양상이 보인다. 누구나 때때로 울적한 기분을 느끼지만, 우울증에 걸리면 이 기분이 대폭 강화된다. 누구나 일이 잘 풀리면 신나지만, 양극성장애의 조증 단계에서는 이 기분이 지나치게 고조된다. 정상적인 두려움과 쾌락 추구가 심각한 불안증과 중독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조현병 환자에게 나타나는 환각과 망상 증상들도 우리가 꿈에서 보는 것들과 일부 닮아 있다. 신경 질환과 정신 질환은 모두 어떤 기능의 쇠퇴를 수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파킨슨병은 운동 통제력을 감소시키고, 알츠하이머 병은 기억력을 감퇴시키고, 자폐증은 사회적 신호를 처리하는 능력 을 상실시키고, 조현병은 인지력을 저하시킨다. 두 번째 뚜렷한 차이점은, 뇌에 생긴 실제 물리적 손상을 얼마나 쉽게 알아볼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앞서 보았듯이, 신경 질환으로 생긴 손상은 보통 부검이나 구조 영상을 통해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반면에 정신 질환으로 생긴 손상은 비교적 덜 뚜렷하다. 그러나 뇌 영상의 해상도가 높아지면서, 우리는 이런 장애들로 생긴 변화도 찾아내고 있다. 예를 들어, 앞서 말했듯이, 이제 우리는 조현병 환자 의 뇌에서 일어나는 세 가지 구조적 변화를 알아볼 수 있다. 뇌실이 커지고, 겉질이 얇아지고, 해마가 작아지는 변화 말이다. 뇌 기능 영상이 개선된 덕분에, 지금은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 질환들의 특징인 몇몇 뇌 활성의 변화들도 관찰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신경세포의 더욱더 미세한 변화까지 검출하는 기술들이 개발되면서, 우리는 모든 정신 질환자의 뇌에서 유사한 손상이 있는지 확인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세 번째 명백한 차이점은 위치다. 신경학은 전통적으로 해부학적 구조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에, 우리는 정신 질환보다 신경 질환 의 신경 회로를 훨씬 더 많이 알고 있다. 게다가 정신 질환의 신경 회로는 신경 질환의 회로보다 더 복잡하다. 생각, 계획, 동기부여, 조현병과 우울증과 같은 기분 및 감정 장애에 관련해, 과학자들은 최근에야 문제가 되는 정신 과정들에 관여하는 뇌 영역들을 탐사하기 시작했다. 적어도 몇몇 정신 질환은 뇌에 영구적인 구조적 변화를 일으키지는 않는 듯하다. 따라서 이런 질환들은 뚜렷한 물리적 손상에서 비롯되는 장애에 비해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과학자들은 뇌의 특정한 영역의 활성 증가가 우울증을 치료하면 원상회복된 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은 신경 질환으로 생긴 물리적 손상까지 회복시킬 새로운 치료법이 나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 현재 다발경 화증에 걸린 사람들에게 실제로 그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우리가 뇌와 마음을 점점 더 이해할수록, 신경 질환과 정신 질환 사이에는 사실상 근본적인 차이가 없다는 것이 명백해지고 있으며, 양쪽 질환을 더 많이 이해할수록 유사점이 점점 더 많이 드러나고 있다. 신경 질환과 정신 질환의 수렴은 우리의 경험과 행동이 뇌를 형성하는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에 어떻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지를 알아낼 기회를 제공할 것이고, 새로운 과학적 휴머니즘에도 기여할 것이다.
- 감정은 뇌의 조기 경보 시스템의 일부이며, 몸의 오래된 생존 기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찰스 다윈이 처음 지적했듯이, 감정은 우 리가 다른 동물들과 공유하는 것으로, 언어 이전의 사회적 의사소통 체계의 일부다. 비범한 언어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남들에게 욕구를 전달하고 사회적 환경을 살필 때 감정을 이용한다. 상황이 위험하거나 좋지 않은 쪽으로 흐르고 있다고 우리에게 감정이 신호를 보낼 때, 우리는 불안, 짜증, 경계심을 느끼 고, 그 뒤에는 흔히 슬픔이 뒤따른다. 이 스펙트럼의 반대편에는 새로운 활력과 낙관적인 생각을 불어넣는 경이로운 느낌, 사랑에 빠 지는 것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들이 있다. 변화하는 사회적 세계 안에서 우리 뇌가 기회와 스트레스를 계 속해서 엿보고 그에 따른 적절한 반응을 찾기 때문에, 우리의 주관적 감정 경험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이런 감정적인 평가가 없다면 우리는 아무런 기준점도 없이, 즉 자기감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계를 무작위한 일련의 사건들로 경험할 것이다.
- 기분장애는 자아의 통합성을 방해하는 뇌 질환이다. 여기서 자아란 우리 각자를 독특한 인간으로 만드는 중요한 감정, 기억, 믿음, 행동의 집합을 가리킨다. 우리가 기분장애를 비정상적인 것이라고 파악하고 받아들이는 일을 잘 못하는 이유는, 감정이 우리의 생각과 느낌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일상생활에서 늘 기분 변화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기분장애자가 종종 낙인찍히는 이유는 이런 어려움으로 설명할 수 있다. 단순하게 말하면, 과학과 의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이 기분장애를 질환의 집합이 아니라 개인의 약점이나 나쁜 행동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 우울증과 스트레스는 몸에 동일한 생화학적 변화를 일으키는 것처럼 보인다. 신경내분비계의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을 활성 화해, 부신에서 코르티솔을 분비하게 한다. 코르티솔이 일시적으로 분비될 경우 유익한 효과가 나타난다. 위험을 지각하고 반응해 몸의 각성을 높인다. 그러나 주요우울증과 만성 스트레스 상태에서 코르티솔이 장기적으로 분비되면 해롭다. 우울증에 빠져 있거나 심 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의 식욕, 수면, 활력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코르티솔 농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해마와 이마앞겉질에 있는 뉴런들의 시냅스 연결이 파괴된다. 해마는 기억 저장에 중요한 역 할을 담당하고, 이마앞겉질은 살아가려는 의지를 조절하고 의사 결 정과 기억 저장에 영향을 미치는 영역이다. 주요우울증과 만성 스트레스로 이 영역들에서 시냅스의 연결이 끊기면, 감정이 무뎌지고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진다. 많은 뇌 영상 연구들은 우울증 환자 들의 경우 이마앞겉질과 해마에 있는 뉴런 시냅스의 수와 전반적인 규모가 줄어들었다는 것을 보였다. 부검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드러났다. 게다가 생쥐와 쥐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해마와 이마앞겉질의 시냅스 연결이 끊긴다는 것이 드러났다. 연구자들은 동물 모형을 이용해, 스트레스의 밑바탕에 놓인 공 포 신경 회로에 관해 가치 있는 깨달음을 얻어왔다. 본능적인 공포와 학습된 공포는 모두 편도체 및 해마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편도체는 어느 시점에 어떤 감정이 동원되는지 결정하며, 시상하부는 그 감정을 일으킨다. 편도체가 공포 반응을 요청하면, 시상하부는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한다. 교감신경계는 심박수, 혈 압,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량을 높이고, 성욕, 공격성, 방어 행동, 회피 행동을 조절한다. 이런 발견들은 지속적인 스트레스, 즉 코르티솔의 장기 분비와 그에 따라 시냅스 연결에 손상을 일으키는 스트레스가 양극성장애 의 우울증 단계를 포함해, 우울장애의 중요한 측면이라는 개념에도 잘 들어맞는다.
- 기분장애와 창의성의 관계, 특히 창의성과 양극성장애의 관계는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 역사 내내 주목받아 왔다. 예를 들어, 빈센트 반 고흐 Vincent van Gogh는 성년기의 상당 기간을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37세에 자살했다. 생애 마지막 2년 동안 심각 한 정신병적 우울증과 조증에 시달렸음에도, 그는 그 시기에 가장 중요한 작품 300점을 그렸다. 이 작품들은 반 고흐가 자연의 실제 모습이 아니라 기분을 전달하기 위해 임의로 색을 썼다는 점에서, 현대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상을 가진다.  현대 화가와 작가 들을 조사하면, 양극성장애자의 비율이 높게 나온다. 
- 피라미드 뉴런의 시냅스는 대부분 가지돌기 가시 dendritic spine라는 가지돌기로부터 작게 삐죽 튀어나온 부위에 있다. 뉴런의 가지돌기 가시의 수는 대체로 그 뉴런이 받는 정보의 양과 풍부함을 알려주는 척도다. 가지돌기 가시는 임신 3분기에 피라미드 뉴런에서 형성되기 시작한다. 그때부터 생후 첫 몇 년에 걸쳐 가지돌기 가시의 수와 거기에 연결되는 시냅스의 수는 빠르게 늘어난다. 사실 세 살의 뇌는 성 인의 뇌보다 시냅스가 두 배 더 많다. 사춘기 때부터 시냅스 가지치 기가 일어나면서, 작업 기억에 도움이 안 되는 가시를 비롯해 뇌는 쓰지 않는 가지돌기 가시를 제거한다. 시냅스 가지치기는 청소년기와 성년기 초에 특히 활발하게 일어난다.  조현병 환자의 경우에는 시냅스 가지치기가 청소년기에 지나치 게 활발해지면서, 너무 많은 가지돌기 가시를 제거하는 듯하다. 그 결과 이마앞겉질에서 피라미드 뉴런들의 시냅스 연결이 적어져 충분한 작업 기억을 비롯해 복잡한 인지 기능들에 필요한 튼튼한 신경 회로를 형성하지 못한다. 
-  제러드 카센티 Gerard Karsenty는 뼈가 내분비기관이며 오스테오 칼신 osteocalcin 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한다는 발견에 착안했다. 카센티 는 오스테오칼신이 몸의 많은 기관에 작용하며, 뇌로도 들어가서 세로토닌, 도파민, GABA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생산에 영향을 미쳐 공간 기억과 학습을 촉진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카센티와 나는 오스테오칼신이 노화 관련 기억 감퇴에도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내 동료인 스틸리아노스 코스미디스 Stylianos Kosmidis는 생쥐의 치아이랑에 오스테오칼신을 주사했다. 그러자 기억 형성에 필요한 단백질들인 PKA, CREB, RbAp48가 증가했다. 주사를 하지 않은 생쥐는 CREB와 RbAp48단백질이 더 적었다. 흥미로운 점은 늙은 생쥐에게 오스테오칼신을 투여하자, 새로운 사물 인지 등 나이가 들수록 쇠퇴하는 기억 과제 의 수행력이 향상되었다는 점이다. 그들의 기억력은 사실상 젊은 생쥐의 것과 맞먹었다. 게다가 오스테오칼신은 젊은 생쥐의 학습 능력도 향상시켰다. 오스테오칼신이 나이를 먹을수록 감소하고 생쥐의 노화 관련 기억 감퇴를 역전시킬 수 있다는 이런 발견들은, 운동이 나이 많은 사람의 뇌에 유익한 효과를 준다는 또 한 가지 근거가 될 수 있다. 우리는 노화가 뼈 질량의 감소와 관련이 있으며, 그에 따른 오스테오칼신의 감소가 생쥐의 경우에 노화 관련 기억의 상실에 기여한다는 것을 안다. 아마 이것은 우리에게도 해당할 것이다. 또 우리는 격렬 한 운동이 뼈 질량을 증가시킨다는 것도 안다. 따라서 뼈에서 분비 되는 오스테오칼신은 생쥐뿐 아니라 사람에게서도 노화 관련 기억감퇴를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연구들이 보여주듯이, 노화 관련 기억 감퇴는 알츠하이머 병과 뚜렷이 구별되는 장애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의 다른 영역에서 다른 과정들에 작용한다. 게다가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로마의 격언은 이제 과학적 근거를 지니게 된 듯하다.
- 개인의 창의성에 기여하는 요인들은 뭐가 있을까? 앞서 말했듯이, 클로스에게는 문제 해결이 창의성의 본질적 측면이다. 다시 말해, 그림 실력과 열심히 하려는 의지다. 연구자들은 그 밖에도 창의성을 높일 만한 특징들을 찾아냈다. 첫 번째는 성격이다. 즉 창의적일 가능성이 더 높은 특정한 성격 유형들이 있다. 여 기서 단수가 아니라 복수를 썼다는 점에 주목하자. 발달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 Howard Gardner가 다중 지능 연구에서 강조했듯이, 창의 성은 어느 한 성격 유형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창의성은 여러 형태 로 출현한다. 수학에 강한 사람도 있는 반면, 언어나 시각 예술에 강한 사람도 있다. 두 번째 특징은 준비 기간이다. 개인이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 으로든 어떤 문제에 매달리는 시간을 말한다. 세 번째 특징은 창의 성이 솟구치는 첫 순간, 즉 '아하!하는 순간이 있다는 것이다. 이 전까지 연관 없어 보이던 요소들이 뇌에서 연결되면서 갑자기 깨달 음이 찾아오는 순간이다. 마지막은 그 착상을 잇는 후속 작업이다. 어떤 문제에 의식적으로 매달린 뒤에는 의식적 생각을 접고서 무의식이 방랑할 수 있도록 배양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심리학자 조너선 스쿨러 Jonathan Schooler는 이 배양 기간이 “마음이 방황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새로운 착상은 어떤 문제에 열심히 매달려 있을 때가 아니라, 산책을 하거나 샤워를 하거나 다른 무언 가를 생각할 때 나오고는 한다. 그것이 바로 창의성의 갑작스러운 출현, '아하!' 하는 순간이며, 우리는 그 토대에 놓인 생물학을 이제야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창의성의 무의식적 정신 과정들을 연구한 크리스는 창의적인 사람들이 마음의 무의식적 부분과 의식적 부분 사이에 통제된 방식으로 비교적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이루어질 때, 아하, 하는 순간을 경험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이렇게 통제된 방식으로 무의식에 접근하는 것을 자아를 위한 퇴행”이라고 말한다. 창의적인 사람들이 더 원초적인 형태의 심리 기능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다. 그럼으로써 무의식적 충동과 욕망에 그리고 그와 관련된 창의적 과정 가운데 일부에 접근할 수 있다. 무의식적 사고는 더 자유롭고 연상 작용(추상적 개념과 달리 이미지가 일으키는 특징)을 일으킬 가능성도 더 높으므로, 착상들의 새로운 결합과 조합을 촉진하는 '아하!' 하 는 순간이 일어나도록 만든다.
- 초현실주의자들은 자신의 무의식적 마음과 접촉하는 방법을 고 안함으로써, 정신 질환자들의 미술에 이미 들어 있는 회화를 창조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정신병 화가들이 이 일을 자연스럽고 자 각하지 않은 채 진행했던 반면, 뢰스케의 전시회가 보여주듯이 초 현실주의자들은 신중한 노력을 거쳐 그렇게 했다. 두 화가 집단은 프린츠호른이 묘사한 “불편하고 낯선 느낌”을 일으킨다. 게다가 정 신병 화가들이 미술 교육을 받지 않은 반면, 초현실주의자들은 배 운 것을 잊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 피카소는 원래 라파엘처럼 그림을 그렸는데, 아이처럼 그리는 법을 배우는 일에 평생을 바쳤 다고 주장했다.
- 아이슬란드 디코드제네틱스와 공동 연구를 하는 로버트 파 워 Robert Power와 그의 동료들은 최근에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Nature Neuroscience)에 대규모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들은 양극성장애와 조현병 위험을 높이는 유전인자들을 창의적인 직업을 지닌 이들이 더 많이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화가, 음악가, 작가, 댄서는 농민, 육체노동자, 판매원 등 덜 창의적이라고 여겨지는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보다 이런 유전자 변이체들을 지닐 가능성이 평균 25퍼센트 더 높았다. 디코드의 창업자이자 CEO이면서 논문의 공동 저자인 카리 스테판손Kiri Stefinson은 이렇게 말했다. “창의적이려면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남과 다를 때, 우리는 기이하다거나 이상하다거나 심지어 미쳤다는 꼬리표가 붙는 경향이 있다.”  정신병 상태가 정상 행동과 전혀 다른 것이라고 이해한다면, 그런 상태가 인구 전체에서 나타나는 성격 유형이나 기질의 극적인 형태인 경우가 많다는 것을 놓치게 된다. 이런 상태가 창의적인 사상가, 과학자, 화가의 마음에서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것도 말이다. 이 말은 뇌 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정신 질환을 앓지 않는 사람들보다 무의식의 특정 측면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 차이는 창의성의 관점에서 특히 중요하다. 또 다른 중요한 점은, 초현실주 의 화가들이 보여주고자 했듯이, 정신 질환자가 무의식 세계의 창 의성에 쉽게 접근하는 양상을 모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 현재 우리는 파킨슨병과 헌팅턴병의 주된 분자적 원인이 다른 몇몇 신경퇴행 질환들, 즉 크로이츠펠트-야콥병, 알츠하이머병, 이마관자엽치매, 만성외상뇌병증(뇌진탕을 반복해 겪은 이들에게 나타나는 진행형 뇌 퇴행), 근위축측삭경화증(ALS 또는 루게릭병)의 원인과 비슷하 다는 점을 안다. 이 모든 병은 뇌에서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접혀 덩어리를 형성하고, 그 덩어리가 독성을 일으켜 뉴런을 죽이면서 생긴다. 1982년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스탠리 프루 시너 Stanley Prusiner는 놀라운 발견을 했다. 비정상적으로 접혀 감염성을 띠는 단백질이 희귀한 퇴행성 뇌 질환인 크로이츠펠트-야콥병에 관여한다는 것이었다. 프루시너는 이 단백질을 '프리온' 이라고 불렀다. 프리온은 정상적인 전구체 단백질 precursor proteins이 잘못 접힐 때 생긴다. 정상적인 형태일 때, 전구체 단백질은 뇌의 어디에나 있고, 건강한 세포 기능을 매개한다. 다른 세포들처럼 뉴런도 단백질의 모양을 감시하는 내부 메커니즘이 있다. 보통은 이런 메커니즘을 통해 돌연변이나 세포 손상이 복구되지만, 나이가 들수록 메커니즘이 약해져 모양 변화를 막는 효율이 떨어진다. 그런 일이 일어나면, 돌연변이 유전자나 세포 손상으로 정상적인 전구체 단백질이 잘못 접 힌 탓에 치명적인 프리온 형태가 될 수 있다. 프리온은 뉴런 안에 녹지 않는 덩어리를 형성함으로써 뉴런의 기능을 교란하고 이윽고 뉴런들을 죽인다. 프리온이 그토록 특별하고 위험한 이유는 자가 증식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프리온은 유전자 없이도 자기 복제를 하고, 그 결과로 이 잘못 접힌 단백질은 감염성을 띤다. 프리온은 원래 있던 뉴런에서 방출되어 이웃 세포에 받아들여질 수 있고, 새 세포에서 정상적인 전구체 단백질을 비정상적으로 접히도록 유도함으로써 새롭게 만들어질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궁극적으로 세포를 죽인다.
- 제임스는 우리의 의식적인 감정 경험이 몸의 생리적인 반응이 일어난 뒤에 일어난다고, 그러니까 뇌가 몸에 반응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길 한가운데에 곰이 나타나는 것처럼 위험한 상황에 처 했을 때, 우리가 의식적으로 위험을 평가한 뒤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보다는 우리는 곰을 보는 순간 달아남으로 써 직관적이고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며, 나중에야 무서웠다는 느낌 이 솟구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는 상향식으로 먼저 감정을 처리한다. 감각 자극에 심박 수와 호흡 속도가 치솟고, 그 결과 달아나게 된다. 그 뒤에야 하향식으로 감정을 처리한다. 즉 인지 기능을 이용해 몸에 일어났던 생리적 변화를 설명하려고 한다. 제임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몸의 상태가 지각에 뒤따르지 않는다면, 지각은 감정적 온기가 없는 창백하고 무채색의 순수하게 인지적인 형태가 될 것이다.”
- 뇌의 여러 구조들이 감정에 관여하지만, 그중 네 가지가 특히 중 요하다. 감정의 집행자인 시상하부, 감정을 조율하는 편도체, 중독 을 비롯해 습관을 형성할 때 관여하는 줄무늬체, 감정 반응이 당면 한 상황에 적절한지를 평가하는 이마앞겉질이다. 이마앞겉 질은 편도체 및 줄무늬체와 상호작용하며, 어느 정도는 그것들을 통제한다. 편도체가 감정을 조율한다'고 말하는 이유는 그 영역이 감정 경 험의 무의식적 측면과 의식적 측면을 연결하기 때문이다. 편도체는 시각, 청각, 촉각과 관련된 영역들로부터 감각 신호를 받으면 반응 을 일으키고, 그 반응은 주로 자율적인 생리 반응을 조절하는 시상 하부를 비롯한 뇌 구조들을 통해 중계되어 퍼진다. 우리가 웃거나 울 때, 즉 어떤 감정을 경험할 때, 그것은 이 뇌 구조들이 편도체에 응답해 지시에 따라 행동하기 때문이다. 편도체는 이마앞겉질과도 연결되어 있다. 이마앞겉질은 느낌의 상태, 감정의 의식적 측면, 감정이 인지에 끼치는 영향을 조절한다. 우리의 감정은 당연히 조절되어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감정의 적절한 조절이 지혜를 정의하는 한 가지 특징이라고 했다. 그는 《니코마코스 윤리학The Nicomachean Ethics》에 이렇게 썼다. “누구나 화 를 낼 수 있다. 그것은 쉬운 일이다. 하지만 알맞은 사람에게, 알맞은 정도로, 알맞은 시간에, 알맞은 목적으로, 알맞은 방식으로 화를 내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쉽지도 않다.”
- 과학자들은 두려움에 관한 신경 회로를 제법 많이 이해하고 있다. 두려움은 편도체에서 시작된다. 편도체는 모든 감정을 조율하 지만 두려움에 유달리 민감한 듯하다. 무서운 자극은 편도체에 도달해, 위험의 표상을 활성화하고 몸의 공포 반응을 촉발한다. 이것 들은 뇌에 새겨진 자동적인 생리적 · 행동적 반응들이다.  그 회로의 다음 차례는 뇌섬엽이다. 이는 이마엽과 마 루엽 안쪽 깊숙이 작은 섬처럼 자리한 뉴런들의 집합으로, 신체적 감정을 의식적 자각으로 번역하는 일을 한다. 또 고통과 같은 신체 적 반응을 파악하고, 심박 수와 땀샘의 활동을 계속 지켜보며 내장 과 근육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감시한다. 뇌섬엽은 나 중에 발견되었는데, 이로써 두려움의 신체적 반응이 두려움의 자각보다 앞선다는 제임스의 개념이 옳다는 것이 생물학적으로 확인되 었다. 두려움 그리고 분노의 신경 회로에 관여하는 영역은 더 있는데, 배쪽안쪽이마앞겉질ventromedial prefrontal cortex이라는 이마앞겉질 부위 다. 이 구조는 우리가 도덕적 감정이라고 부르는 것들, 즉 분개, 연 민, 당혹, 창피함 같은 것들에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이마앞겉질의 또 한 영역인 등쪽이마앞겉질 dorsal preffontal cortex은 우리의 의식적 마음인 의욕과 의지가 감정이 수행되 는 과정에 개입할 수 있는 지점이다.  두려움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적응적 반응adaptive response 이다. 다시 말해, 생존에 도움을 주는 반응이다. 흔히 '싸움, 도피, 얼어붙기’ 반응이라고도 하는 일종의 행동 프로그램이다. 이 행동들은 근골격 게 변화(얼굴 근육들은 공포에 사로잡힌 표정을 만들어낸다), 자세 변화 (깜짝 놀라는 움직임에 따른 경직), 심박 수와 호흡 증가, 위장과 창자 근 육의 수축, 코르티솔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를 수반한다. 몸에서 이 모든 변화들은 조화롭게 일어나며, 뇌로 신호를 보낸다.  여기서는 두려움에 관해 중요한 것 두 가지를 짚어두자. 첫째, 감각은 편도체로 신호를 보내고, 편도체는 뇌의 다른 영역들을 추가로 끌어들인다. 이런 원초적인 반응이 펼쳐질 때 뇌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정확히 알려주는 뇌 영상 덕분에 우리는 이것을 알 수 있다. 둘째, 우리 몸에 일어나는 변화는 뇌섬엽과 조화를 이루어서 느낌을 인식하게 만든다. 우리는 뇌가 몸에서 진행되는 변화들을 주시해 왔기 때문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먼저 달아나기 시작한 뒤에야 자신이 왜 달아나고 있는지를 알아차리게 되는 것이 바로 그 때문이다.
- 불안은 누구나 이따금 느끼고, 위험에 처할 때는 더 자주 느낀다. 그러나 아무 뚜렷한 이유도 없이 만성적으로 지나친 걱정과 죄의식을 느낀다면, 범불안장애 generalized anxiety disorder를 겪고 있는 것이다. 이런 장애는 종종 우울증을 수반한다. 공포 관련 불안장애에는 공 황발작, 공포증(높은 곳, 동물들, 대중 앞에서 말하기를 두려워하는 것 등), 외상후 스트레스장애가 포함된다. 예전에는 다양한 불안장애들을 서로 다른 증후군이라고 여겼지만, 현대 과학자들은 유사점을 바탕으로 이 병들을 서로 관련이 있는 하나의 질병으로 본다.
- 우울증 치료는 흔히 뇌의 세로토닌 농도를 높이는 약물로 이루어진다. 항우울제는 우울증과 관련된 감정들인 걱정과 죄책감을 약화시키기에, 범불안장애자들의 50~70퍼센트 에게도 효과가 있다. 그러나 그 약물들은 특정한 공포 관련 장애자들에게는 그다지 효과가 없다. 그들에게는 심리요법이 훨씬 더 효과 있다. 예를 들어, PTSD는 지속 노출 요법 prolonged exposure therapy과 가상현실 노출 요법 virtual reality exposure therapy을 비롯한 인지행동요법으로 관리할 수 있다.
- 최근에 에드나 포아Edna Foa와 다른 연구자들은 지속 노출 요법이 공포 관련 장애자들에게 특히 잘 듣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 유형의 심리요법은 본질적으로 편도체에서 학습된 공포 연합을 되돌려, 뇌가 두려워하는 것을 그만두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르두의 생쥐가 느끼는 두려움을 잠재우고 싶으면, 우리는 생쥐에게 전기 충격 없이 동일한 음을 반복해 들려줄 것이다. 그러면 이윽고 공포 연합의 토대에 놓인 시냅스 연결이 약해져서 사라질 것이고, 생쥐는 더 이상 그 음에 반응해 움찔하지 않을 것이다. 공포를 일으킨 원인에 단 몇 번만 노출시켜도 실제로 공포를 약화시킬 수 있으며, 노출 요법을 적절히 이용해 공포를 없애거나 억제할 수 있다. 때로는 환자를 가상 경험에 노출하는 방법도 쓰인다. 가상 경험은 승강기를 100배 더 빨리 움직이는 것처럼, 현실에서 는 일어나기 어려운 상황에 유용하다. 가상현실에 노출되는 것도 현실 세계에 노출되는 것과 거의 맞먹는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또 한 가지 접근법은 끔찍한 기억을 완전히 지우는 것이다. 단기 기억은 기존에 연결된 시냅스들이 강화될 때 생기지만, 장기 기억은 반복 훈련과 새로운 시냅스 연결의 형성 을 필요로 한다. 그사이, 즉 기억은 응고되는 동안 교란에 민감하 다. 최근의 연구들은 기억을 장기 저장소에서 불러낼 때에도 마찬 가지로 기억이 교란에 민감해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즉 기억은 인출된 뒤에 잠시 동안 불안정해진다. 따라서 공포 반응을 환기시키는 기억을 회상할 때(쥐의 사례에서는 특정한 소리에 다시 노출시킬 때), 그 기억은 몇 시간 동안 불안정해진다. 그 사이에 행동이나 약물을 통해 뇌의 저장 과정이 교란된다면, 기억은 제대로 저장소로 돌아가지 않고는 한다. 대신에 기억은 지워지거나 그것에 접근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그러면 쥐는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게 되고, 사람도 기분이 더 나아진다.
- 프로이트는 우리 마음을 의식적 요소와 무의식적 요소로 나누었다. 의식적 마음인 '자아go'는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이라는 감각 계를 통해 바깥 세계와 직접 접촉한다. 자아는 현실, 즉 프로이트가 '현실 원리 reality principle'라고 부른 것의 인도를 받으며, 지각, 추론, 행동 계획, 쾌락과 고통의 경험, 만족감을 지연할 수 있게 하는 성 질에 관여한다. 뒤에서 알아보겠지만, 프로이트는 자아도 무의식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나중에 깨달았다. 무의식적 마음, 즉 '이드id'는 논리나 현실이 아니라, '쾌락 원리 pleasure principle'의 지배를 받는다. 즉 쾌락을 추구하고 고통을 회피 한다. 프로이트는 처음에 무의식을 우리가 대체로 자각하지 못하지 만 우리의 행동과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본능들로 이루어진 단일한 실체라고 정의했다. 그는 본능이 모든 마음 기능들에서 동기를 부여하는 주된 힘이라고 여겼다. 프로이트는 그런 본능의 수가 무한 히 많다고 말하면서도, 기본적인 몇 가지로 정리했고, 그것들을 크게 두 집단으로 나누었다. 모든 자기 보존 본능과 성애 본능을 포함 하는 '에로스Eros, 즉 생명 본능과 모든 공격적이고 자기 파괴적이 고 잔인한 본능을 포괄하는 '타나토스Thanatos', 즉 죽음 본능이 그것 이다. 따라서 프로이트가 인간의 모든 행동이 성적 동기에서 튀어 나온다고 주장했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타나토스에서 튀어나 오는 행동은 성적인 동기를 지니고 있지 않다. 게다가 뒤에서 살펴 보겠지만, 생명 본능과 죽음 본능은 융합되기도 한다.
- 인지심리학자 티모시 윌슨Timothy Wilson은 적응적 무의식 adaptive unconscious이라는 개념을 제시한 바 있다. 이것은 프로이트의 전의식 적 무의식과 비슷한 고차원 인지 과정들의 집합을 가리킨다. 적응 적 무의식은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한 상태에서 정보를 빠르게 해석 하기 때문에, 우리의 생존에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가 주 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의식적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는 동안, 적응 적 무의식은 우리 마음의 일부가 다른 곳에서 벌어지는 일을 계속 주시할 수 있게 함으로써 중요한 일을 놓치지 않도록 한다. 적응적 무의식은 많은 기능을 하는데, 그중 하나가 의사 결정이다. 많은 이들은 중요한 선택에 직면했을 때, 선택을 판단하는 데 도움을 얻고자 종이를 한 장 꺼내고 장점과 단점을 양쪽에 죽 적는다. 그러나 그 방식이 결정을 내리는 최선의 방식이 아니라는 점은 여러 실험들을 통해 드러났다. 무언가를 지나치게 의식하다가는 당신 이 실제로는 좋아하지 않는 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하게 될 수도 있 다. 그보다는 그 결정에 관한 정보를 가능한 한 많이 모은 다음, 결 정이 무의식적으로 흘러나오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당신이 어느 쪽을 선호하는지는 부글부글 올라올 것이다. 수면은 감정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주므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에는 말 그대로 그 문제를 깔고 잠을 자야 한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우리의 의식적 결 정은 무의식이 선택한 정보에 의존한다. 비록 적응적 무의식이 아주 영리하고 정교한 과정들이지만, 완 벽하지는 않다. 아주 빠르게 정보를 분류하지만, 융통성이 없을 수 도 있다. 어떤 학파는 이것으로 편견을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우리는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극에 빨리 반응 하지만, 그 경험은 당면한 새로운 상황에 들어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 새로운 상황에서는 의식이 개입해 빠른 판단을 수정할 수 있 다. “잠깐만, 빠르고 부정적인 이번 반응은 잘못된 것일지 몰라. 다시 생각해 봐야겠어.” 적응적 무의식은 의식과 발맞추어 우리를 지구에서 가장 영리한 종으로 만드는 쪽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서로 다른 유형의 정보를 다루도록 진화한 두 가지 정신 과정들을 얼마나 먼 과거까지 추적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일도 흥미로울 것이다.- 의사 결정 과정에서 적응적 무의식이 지닌 생물학적 역할은 샌 프란시스코에 있는 캘리포니아대학교의 벤저민 리벳Benjamin Libet의 단순한 실험으로 드러났다. 독일 신경학자 한스 헬무트 코른후버 Hans Helmut Kornhuber는 우리가 손을 움직이는 것과 같은 수의운동 을 시작할 때, 준비 전위readiness potential가 생성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준비 전위는 머리뼈의 표면에서 검출할 수 있는 전기신호의 일종이 다. 준비 전위는 실제 운동이 일어나기 1초 이내에 나타난다. 리벳은 이 실험을 한 단계 더 끌고 나아갔다. 그는 실험 참가자 들에게 움직이려는 “의지”를 의식적으로 일으켜보라고 하면서, 그 의지 작용이 정확히 언제 일어나는지를 기록했다. 그는 의지 작용 이 준비 전위, 즉 활동이 시작되었다는 신호보다 먼저 나타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준비 전위보다 나중에 나타났다. 심지어 여러 번의 시험을 평균하자, 리벳은 한 사람의 뇌를 들여다보며 당사자가 스스로 알아차리기도 전에 그가 움직이려고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놀라운 결과는 우리가 무의식적 본능과 욕구에 좌우된다는 점을 시사하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우리 뇌에서 일어나는 활동은 움직임 자체가 아니라 움직이려는 결정 자체보다도 앞서 나타난다. 리벳이 설명하듯이, 수의 행동을 시작하는 과정은 뇌의 무의식적 부분에서 급속하게 일어난다. 그러나 행동이 일어나기 직전에, 더 늦게 활동을 시작하는 의식은 그 행동을 승인하거나 거부한다. 따라서 우리가 손가락을 들어올리기 150밀리초 전에, 우리의 의식은 실제로 손가락을 움직일지 말지를 결정한다. 리벳이 보여준 것은 뇌 안에서 일어나는 활동이 자각에 앞서며, 우리가 취하는 모든 행동에 앞선다는 것이다. 따라서 의식과 관련지어 이야기할 때, 우리는 뇌 활성의 특성에 관한 생각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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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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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험을 감수하느니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부작위편향' (Omission bias)은 수많은 다른 사례에서도 증명된다. 적극적인 행위로 발생할 상해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 발생하는 상해가 덜 나쁘다고 보는 것이 심리학에서 말하는 '부작위 편향'이다. 그냥 내버려 두어 발생하는 상해가 훨씬 커도 우리 뇌는 개의치 않는다. '부작위 편향'은 도덕과 심리가 함께 빚어내는 현상이다. 도덕적으로 본다면 실제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적극적인 행위보다 덜 위험해 보이는 사례가 많다. 예를 들어 이웃집 남자를 침대에 묶어 놓고 그대로 굶어 죽게 만드는 행위는, 몸져누운 이웃을 돌보지 않아 굶어 죽게 내버려 둔 경우보다 비교도 할 수 없이 거센 비난을 듣는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 뇌는 살짝 실수를 저지른다. 두뇌는 많은 경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것보다 도덕적으로 낫다는 사실을 안다. 그리고 우리 뇌는 게으른 탓에 이런 삶을 모든 경우에 적용하는 일반화를 저지른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더 편안하게 여긴다. 심지어 아무 것도 하지 않아 바로 자기 자신이 괴로워도 별다른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다. 어떤 특정 상황에 직면할 때 항상 먼저 '이걸 해야 할까 아니면 그냥 놔둘까?' 하고 자문하는 게 좋다. 그래야 '부작위 편향 에 말려드는 일을 피할 수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더 편안 하다고 해서 수수방관하는 잘못은 피해야 한다. 길거리에서 폭행당하는 여성을 보면서 누구도 나서지 않는 것이 대표적인 '부작위 편향'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적극적으로 대처할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 한번 써 보는 것이다. 그리고 반대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 일어날 일을 써 보자. 이렇게 차분하게, 어느 쪽이 더 큰 위험을 불러올지 판단해 보라. 그러면 그 결정은 그저 단순한 계산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
- 누구나 잘못된 선택을 한다. 일이 벌어지기 전에는 저마다 자신이 더 잘 안다고 생각한다. 또 자신은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 거라고 믿는다. 모두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는 통에 벌어지는 일이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기만적 우월감’ (Illusory superiority) 이라고 한다. 우리 모두 이런 환상에 시달린다는 건 사실 그다지 놀랍지 않은 이야기다. 그러나 우리 기억이 모든 가능한 일을 꾸며 가면서 '언제나 이미 아는 것처럼 으스댄다는 것이야말로 대단히 흥미로운 현 상이다. “그것 봐, 내 그럴 줄 알았어!” 하는 이 태도는 '사후 과 잉 확신 편향'(Hindsight bias)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불린다.
- 실험 참가자들에게 배우자와 행복한지, 행복하다면 그 이유를 분석해 보라고 했다. 그러자 이 실험에 참가한 사 람들은 훗날 실제로 헤어질 확률이 대단히 높아졌다. 행복을 놓고 요모조모 따져 본 태도가 오히려 행복을 파괴한 것이다. 한편 구내식당에 줄을 선 대학생들에게, 그곳에서 판매하는 특정 소프트드링크를 좋아하는지 물어보았다. 좋아한다고 대답 한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쪽에만 이유를 말해 보라고 했다. 근거를 대야만 했던 학생 대부분은 나중에 그 음료를 구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가장 좋은 태도는 세상이 공정하다는 믿음을 단호히 떨쳐 버 리는 것이다. 정말로 공정한 세상은 존재하지 않으며 존재할 수 도 없다는 통찰은 우리를 한결 여유롭게 만든다. 사장이 동료의 초라한 실적을 과하게 칭찬해도 아픈 배가 말짱하게 낫는다. 또 는 여행 상품에 터무니없는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이런 평안한 마음은, 인생이 애초에 불공평하다는 사실을 분 명히 의식하고 언제 어디서 어떻게 그걸 나에게 유리한 쪽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생각할 때 얻어진다. 사실 오늘날 선진국에서 불공정함을 두고 불평을 일삼는 대다수는 전 세계적으로 비교 해 볼 때 바로 그 불공정함의 덕을 보고 있다. 다른 곳에서 태어났다면 전혀 다른 삶을 살았을 것 아닌가. 일상의 소소한 일에도 동전과 같은 양면이 있음을 잊지 말자. 인생을 살아가며 누 구나 언젠가 한 번은 싼값에 횡재를 누리며 동료가 받아야 마땅 할 칭찬을 가로채기도 하지 않는가. 그러니 흥분할 것 없다. 내 가 당한 불공정함이 누군가에게는 공정함으로 돌아가리라고 생각하고 그냥 잊으라. 이런 여유롭고 평안한 자세는 우리가 실제로 바꿀 수 있는 것부터 바꿔 나갈 힘을 준다. 흔히 우리는 바꿀 수 없는 것은 한사코 바꾸려 하며 바꿀 수 있는 것은 팽개쳐 둔다. 남이 바뀌기 바라는가? 당신 자신부터 바꾸라! 
- 생각이나 행동을 그냥 간단하게 억누르려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 우리는 신중해야만 한다. 자신을 정신적으로 더 잘 통제하고 싶다면, 오히려 ‘초점 전환'이라는 방법이 도움을 준다. '나쁜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다른 쪽으로 유도할 생각거리를 미리 준비해 두자. 물론 전환할 생각은 애초에 전혀 다른 것이어야 한다. '다크 초콜릿 대신 이제 화이트 초콜릿만 생각할 거야.' 같은 건 좋지 않은 전략이다. 오히려 초콜릿이 생각날 때마다 에펠탑을 떠올리는 편이 낫다. 그러면 적어도 더 심각한 중독에 빠지는 것은 피할 수 있다. 한편 머릿속이 자유로울수록 우리는 정신을 더 잘 통제할 수 있다. 어떤 습관을 바꾸려 한다면 두뇌가 다른 일로 끙끙 앓을 때 그런 시도는 하지 말아야 한다. 일 때문에 잔뜩 스트레스를 받았다거나 마라톤 대회에 나가려 한창 긴장했을 때, 배우자의 잔소리나 공사장 굴착기 소리로 돌아 버릴 지경일 때, '담배를 끊어야만 해.' 하고 다짐하는 건 통하지 않는다. 심지어 담배를 더 많이 피울 위험을 자초할 수 있다. 원하는 것과는 정반대인 결과를 초래해서야 되겠는가.
- 왜 우리 뇌는 그렇게 빨리 의문 부호를 지워 버릴까?? 의문 부호를 저장하는 마땅한 형태를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 기억은 모든 문장을 그에 걸맞은 이미지로 저장한다. 의문문이 든 진술문이든 두뇌는 개의치 않는다. 민물 뱀은 배를 위로 향한 채 헤엄칠 때가 많을까?'라는 문장을 들으면 우리 뇌는 그렇게 헤엄치는 뱀의 이미지를 그려 낸다. 그리고 이 그림이 이른바 '대표성'으로 기억에 저장된다. 민물 뱀은 배를 위로 향한 채 헤엄칠 때가 많다.' 라고 기억해 버리는 셈이다. 두 문장은 우리 기억에서 똑같은 대표성을 띤다. 그림에 문장 부호는 등장하지 않는다. 부정문도 마찬가지다. 설마 비행기가 추락하지는 않겠지.” 이 문장은 이내 머릿속에 비행기가 추락하는 그림을 그리게 만든다. '않다'라는 부정어를 저장할 장소는 우리 뇌에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그러므로 의문문과 부정문은 위험할 수 있다. 또는 이런 효과 를 역이용할 수도 있다. 의문을 품거나 부정하는 사람은 사실 상대방의 머릿속에 긍정적인 그림을 심어 주는 셈이다. 
- 우리의 감정은 '신체적 흥분과 이 흥분의 해석'으로 이루어진다. 다시 말해서 무엇이 신체적 흥분을 일으키는지 그 원인을 두고우리는 상당한 혼란을 겪는다. 가짜 심장 박동 실험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가 우리 몸이 정말 흥분했는지조차 확실하게 인식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 준다. 즉 우리는 몸이 흥분했다고 쉽사리 착각할 수 있다. 한 참가자는 실제로 이런 말을 했다. “사진을 볼 때 심장이 빨리 뛰기에 그 모델이 매우 아름다운 줄 알았다.” 이 심리 법칙은 최초로 실험을 시행한 심리학자 스튜어트 밸린스의 이름을 따 '밸린스 효과' (Valins effect)라고 불린다. 이로써 다른 사람을 흥분시키거나 기분을 가라앉힐 가능성이 열렸다. 밸린스 실험이나 위에서 예로 든 클럽에서처럼 요란할 필요 도 없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몸이 흥분했다고 착각하게 할 만한 말 한마디면 충분하다. “네 심장이 뛰는 게 느껴져, 무슨 일이야, 굉장히 빠른데!" “왜 그리 뺨이 빨개졌어?" "완전히 넋이 나간 거 같아, 대체 무슨 일이야?" 이런 방법은 밤에 은밀한 분위기를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영리한 점원이 흔히 쓰는 판매 수법이기도 하다. 멋진 구두나 새 자동차를 사러 가거든 이런 말을 조심하자. “와, 딱 손님 거 네요!” 다른 사람의 심장에 정신이 팔려 당신의 심장을 무시하는 일은 부디 없기를 바란다.
- 많은 정치가는 50년 동안 토론 이나 토크쇼에서 똑같은 주장만 앵무새처럼 읊어 댄다. 그래도 "맞아요! 당신 논리에 설득당해 버렸네요. 내 생각을 바꿀게요!"하는 말은 듣지 못한다. 사장과 연봉 협상을 할 때는 그동안 내 가 얼마나 많은 성과를 냈는지 보라며 열변을 토한다. 그러나 실력이나 성과가 아니라 호감이 더 많은 돈을 이끌어 낸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감정에 의존하는 상대를 논리로 설득하려고 하면 결국 막판에 지쳐 포기할 뿐이다. 그리고 이렇게 투덜댄다. “저 사람은 도대체 남의 이야기라고는 들으려 하지 않는군.” 또는 “원 저렇게 고집이 세서야!”라고 할 따름이다. 그러나 문제는 잘못 접근한 당신에게 있다. 논리가 아니라 감 정이 중시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상대 방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내기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 인간이 좋아하는 사람의 의견은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반면 좋아하지 않는 상대의 말은 들어 보기도 전에 멍청한 소리로 낙인 찍는다는 사실은 과학으로 증명되었다. 말의 내용을 생각해 보는 일도 거의 없다. 즉 논리는 통하지 않는다. 심리학은 이런 현상을 '사회성 튜닝 (Social tuning)이라 부른다.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의 생각을 주변 사람과 맞추려 한다. 우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리고 싶어 하며, 서로의 생각을 비교하고 상대 것을 받아들이거나 거부한다. 현실이라는 것은 이렇게 해서 빚어진다. 이 현실을 전문 용어로는 '공유 현실’ (Shared reality)이라고 한다. 현실을 주변과 더 많이 나누려’ 하면 할수록 우리는 그만큼 더 현실에 만족하며 살아간다. 좋아하는 사람과 나누는 현실이 최고로 좋은 현실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인정해 주면 기분이 정말 좋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좋아하는 사람과 나누려 한다.
- 우리는 인생을 놓고 논리를 따져 가며 입씨름을 벌이지만, 결국 문제의 핵심은 상대가 나를 좋아하느냐 아니냐 하는 것일 따름이다. 이런 원리를 터득한 사람이라면 논쟁을 벌이느라 시간을 허비할 게 아니라, 자신의 호감 지수를 높이는 데 시간을 활용한다. 심리학 전문 용어로, 상대방의 환심을 사려고 하는 이런 행동을 아부’(Ingratiation)라고 한다. 어째 어감이 이상하다고? 그렇 다고 해서 진지한 연구 결과를 그냥 무시해 버려서는 안 된다. 물론 아부에는 몇 가지 규칙이 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이럴 때 우리를 좋아한다.
* 외모, 성격, 취향 등이 비슷하거나 고향이 같을 때, 이런 심리가 유사성 원리' (Principle of similarity)에서 비롯한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 되도록 자주 만날 때, 여기에서는 '단순 노출 효과 (Mere exposure effect)가 작용한다.
* 상대를 좋아한다고 느낄 때, 상호성 원리'(Reciprocity principle)임을 역시 알고 있다.
* 자신의 자존감을 키워 줄 때, 이 경우를 '타인 가치 상승' (Other enhancement)이라고 한다.
- 우리는 누구나 자신이 중요한 인물이기를 원한다. 역사의 흐름이 '나'를 중심으로 진행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만약 어떤 사람이 입을 직접적인 피해를 막아 줄 수만 있다면, 그 사람에게 '나'는 굉장히 중요한 사람이 된다. 그만큼 우리 행동은 훨씬 의미심장해지는 것이다. 반대로 상대에게 '고작' 어떤 이득을 준다거나 그의 상황을 약간 개선해 주는 행동은 무슨 대단한 의미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 직접 요청이나 부탁을 해 오는 사람에게 호의를 베풀어 주면서 우리는 실제로 그 상대를 더 친근하게 여긴다.  이런 효과 역시 우리의 게으른 두뇌에서 비롯한다. 우리 뇌 는 모든 게 맞아떨어져 생각과 행동 사이에 조화가 이루어질 때 상대방을 가장 좋아한다.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쉴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과 행동 사이에 빚어지 는 부담스러운 모순, 이것을 심리학은 '인지 부조화 (Cognitive dissonance)라고 한다. 좋아하는 상대에게만 호의를 베푸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탓에 한번 부탁이나 요청을 들어주면 그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라고 우리 뇌가 지레 못 박아 버리는 셈이다. 생각과 행동이 조화를 이루는 덕에 우리 뇌는 다음에 그 사람, 곧 우리가 좋아하는 게 틀림없는 사람을 만나면 새로운 부탁도 기꺼이 들어주려 한다. 즉 당신이 누군가에게 먼저 다가가 부탁 을 하는 순간 이미, 또 다른 부탁을 할 문이 활짝 열리는 것이다. 이 벤저민 프랭클린 효과'는 이른바 '문간에 발 들여놓기 기 법’(Foot-in-the-door technique)의 바탕이기도 하다. 면전에서 문 닫기 효과'가 '노'로 '예스'를 이끌어 내는 전략인 반면 '문간에 발 들여놓기 기법’은 ‘예스’로 ‘예스’를 유도하는 방법이다.
- ‘폭스 박사 효과'란 언변이 뛰어난 사람이 번듯하게 차려입고 전문가 행세를 하면 그 사람의 말을 거의 모두 믿게 되는 현상 을 이른다. 사실 오늘날 비즈니스 세계 도처에는 폭스 박사가 활개 치고 다니는 듯하다. 특히 경영진이라는 높은 자리에 이르면 자신이 전혀 알지도 못하는 문제를 놓고 경쟁 운운하는 말을 쉽사리 들 을 수 있다. 아니, 결코 비난하려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점에 이르면 모든 걸 속속들이 알지 못하면서도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있다. 오히려 정반대로, 잘 알지 못하는 문제를 놓고 해결책을 고민하며 결정을 내리는 능력이야말로 지도자라면 반드시 갖춰 야 할 자질이다. 완벽히 알지는 못해도 토론하면서 방향을 가늠 하고 판단할 수 있어야 참된 리더라 할 수 있다. 
- 또한 폭스 박사 효과는 우리 자신을 위해서도 얼마든지 활 용할 수 있다. 특히 당신이 '외모'를 그리 중시하지 않으며 '내 용'에 충실하고자 하는 사람이라 해도 조금 달리 생각해 보기 바란다. '오로지 사안에만 충실하자.'라는 말은 물론 우아하게 들리기는 한다. 그러나 다른 전략으로 (더욱) 성공에 가까워질 수 있음을 이제 당신은 안다. 잘 차려입고 그럴듯하게 꾸미면 세상 사람들은 훨씬 더 신뢰를 보낸다. 자신감을 가지자. 모두가 훌륭히 해내는 것이라면 당신 역시 못지않게 해낼 수 있다.
- 선물을 하는 사람은 선물 하나하나를 모두 더한다. 돈을 쓰는 쪽이니 당연하다. 신혼부부가 베네치아에서 주말을 보내는 여행은 700유로, 여기에 적포도주 한 병 값인 1.99유로가 더해져 선물 총액은 701.99유로다. 그러나 받는 사람은 합산을 하지 않고 패키지 전체를 본다. 이런 태도를 전문 용어로는 '전체적 처리' (Holistic processing)라고 한다. 전체는 모든 개별 부분의 평균값이다. 예로 든 결혼 선물의 경우 701.99유로를 2로 나누면 350.99유로다. 저런, 선물 값이 반 토막 나 버린다. 이게 받는 사람의 관점이다. 작은 선물 이 큰 선물의 가치를 곤두박질치게 만든다. 뜨거운 물에 차가운 물을 섞으면 미지근해지듯이..사과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저 '단순한 사과'가 가장 좋은 선택이다. 보상을 해 주겠다고 무슨 선물 같은 것을 덧붙일 필요는 전혀 없다.
- 독특성과 합의를 착각하는 두 효과는 스스로 자신을 속이는 일종의 자기기만이다. 그런데 두 효과는 각기 저마다의 방식으로 우리 인생을 좀 더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허위 독특성 효과는 뛰어나길 원하는 우리 욕구를 충족해 준다. 세상 사람이 다 그런 것처럼 믿게 만드는 '허위 합의 효과'는 반대로 사 람들이 사회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두 가지 측면에서 좀 더 쉽게 해 준다. 우선 우리는 처음 만나는 사람이 어떤 성격인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모른다. 이때 우리는 그 사람의 생각이 나와 같다는 것을 전제로 그를 대한다. 자신의 생각과 특성을 상대에게도 고스란히 적용하는 이런 행동을 심리학은 '투사'(Projection)라고 한다. 둘째로 우리는 상대가 우리 자신과 크게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해야 쉽사리 마음의 문을 열고 교류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상대가 우리와 똑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더욱더 좋아한다.
- 어떤 일을 시작하고 끝까지 처리하지 않으면 우리 내면에는 긴장감이 형성된다.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다는 '불만'이 그 긴장감의 주범이다. 바로 그래서 우리 뇌는 그 문제를 더욱 잘 기억한다. 해결되었음. 없다고 생각해도 좋음. 이 아니라 '긴급 상황’ 서류철에 문제를 담아 두기 때문이다. ‘미루기 좋아하는 버릇'에 사로잡힌 사람에게는 희소식이 아 닐 수 없다. 그러나 명심하자. 미루라는 게 아니라 될 수 있는 한 문제를 오래 생각하라는 말이다. 시험 준비를 하거나 논문을 쓸 때, 주제를 되도록 오래 '물고 늘어지라!' 어쨌거나 기억하는 데에는 이것이 최상의 방법이다. 문제를 단박에 풀어 버리면 매우 흡족하기는 하지만 두뇌에는 방해가 될 따름이다. 이제 잊어도 좋다는 신호탄이나 다름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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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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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사회로 돌아가지 않는 이상, 우리는 돈을 떠나서는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이다. 그러다보니 살아가는 동안 겪게 되는 대부분의 걱정이 돈과 연관되어 있다. 그리고, 인생에서 마주하는 행복 중에서 돈과 관련된 것은 많지 않지만, 인생에서 겪는 대부분의 불행은 돈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요즘 시중에 많이 발간되고 있는 재테크 서적은 대개 돈을 벌고, 모으고, 불리는 방법을 전하고 있다. 하지만 돈에 대해 사람들이 어떤 감정을 가지는 지, 이로 인해 돈의 심리학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단순하게 돈을 버는 기계와 다름 없다. 이런 점을 간파하고 니체는 '정당한 소유는 인간을 자유롭게 하지만 지나친 소유는 소유 자체가 주인이 되어 소유자를 노예로 만든다.'고 말했는 지도 모른다.

이 책의 특징은 철저한 심리실험의 결과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심리학 서적은 그 서술방식에 있어 두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호기심과 흥미위주로 서술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과학적 연구방법론 중심으로 실험결과와 그에 따른 결론을 서술하는 방식이다. 이 책은 실험결과에 바탕을 두면서도 저자의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알기쉽게 설명하고 있는데, 앞에서 말한 두가지 접근법의 절묘한 중간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돈과 심리, 돈과 사회생활, 돈과 소비행위, 돈과 가정생활, 돈과 도덕적 평가의 총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체 63개의 세부 주장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어, 읽기에 적지 않은 양임에도 불구하고, 편안하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돈을 벌고 잘 쓰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이보다 먼저 이 책을 통해 돈에 대한 관점과 돈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정당한 소유는 인간을 자유롭게 하지만 지나친 소유는 소유 자체가 주인이 되어 소유자를 노예로 만든다. (니체)
- 부자가 재산을 자랑하더라도 그 부를 어떻게 쓰는가를 알기 전에는 칭찬하지 마라. (소크라테스)
- 돈의 심리학에는 '일방통행 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관계를 형성한다. 관계는 크게 2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감정적 관계이고 다른 하나는 경제적 관계다. 친구나 연인과는 감정에 기반한 관계가 성립되는 반면, 회사 상사나 동료 혹은 동업자는 금전을 기반으로 관계가 성립된다. 일방통행이론이란, 감정적 관계가 경제적 관계로 바뀔 수는 있지만 그 반대는 매우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친구와 함께 사업을 시작하거나 친구를 자신의 회사 직원으로 고용할 때 감정적 관계는 경제적인 관계로 바뀐다. 이는 실제 생활에서도 사업이 성공하는 실패하는 관계가 틀어지는 사례는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다시 되돌리기엔 이미 늦었다. 그들이 걸어간 길은 돌아갈 수 없는 일방통행이기 때문이다.
- 돈이 많거나, 돈을 보거나, 돈에 대해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일상에서의 흥미를 잃게 할 수 있다. 쿠아드박 교수는 컬럼비아대학 교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배부된 설문지 중 일 부에는 1유로 사진이 인쇄되어 있었다. 그는 학생들에게 설문 응답 완료 후 나눠 준 초콜릿을 그 자리에서 먹게 했다. 그리고 연구진은 각 학생이 초콜릿을 먹는 시간과 표정을 기록했다. 연구 결과 1유로 사진을 본 학생들은 그다지 기쁘지 않은 표정으로 단 32초 만에 초콜릿을 먹었다. 반면 1유로 사진을 보지 않았던 학생 들은 초콜릿을 먹을 때 그 맛을 충분히 음미하는 듯한 표정이었고 완 전히 먹는 데 평균 45.4초를 할애했다. 즉 돈이 머릿속에 떠오르면 식욕과 같은 일상 속 소확행은 사라진다. 길가에 핀 꽃도 돈 생각을 한 후라면 바쁘게 걷는 걸음에 눈에 담을 새도 없이 스쳐 지나치고 마는 것이다.
큰돈이 생기고 나면 소소한 행복은 만족감을 얻는 데에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계속해서 더 강렬한 자극을 받아야만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마치 같은 롤러코스터를 열 번 타면 무섭기로 소문난 롤러코스터라도 더는 짜릿함을 느끼기 힘들어지는 것과 같다.
- 돈은 사람을 보호해 주고 고통을 덜어 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 효과를 본 사람들은 일종의 자유를 느낀다. 미국의 2대 대통령 존 애덤스John Adams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반드시 정치와 전쟁에 관해 연구할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내 아 들이 수학과 철학을 자유로이 공부하게 되기 때문이다. 내 아들이 수학과 철학, 지리, 자연, 역사, 조선船, 항해, 상업 그리고 농업을 배운 후에야 내 아들의 아들은 회화, 시가詩歌, 음악, 건축, 조소, 카펫을 짜는 법 그리고 도자기를 빚는 법을 배울 기회를 얻기 때문이다.” 
- 이른바 물질적 자유로움은 배를 채울 충분한 빵과 따뜻함을 얻을 난로, 그리고 낭만적이지만 쓸데없는 시나 음악을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말한다. 또한 물질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잘못된 일에 “틀렸다" 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돈이 충분한 안정감과 자유를 준다고 생각할 때 사람들은 자신이 아주 강하다고 느끼며, 하고 싶은 말을 마음대로 하게 된다. 더는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세속적인 것을 추구하며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이다. 인생의 주인이 된 기분을 한껏 누리게 해 주는 것, 그것이 바로 물질적 자유로움이다.
- 통상적으로 한 사람이 일상에서 필요한 공간은 그 사람을 중심으로 원을 그렸을 때 지름이 100센티미터를 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 연구에 따르면, 돈을 본 이후 사람들에게는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자기중심적 경향이 더 짙어졌다는 것이다. 사람은 신념에 따라 행동한다. 그리고 그 신념은 곧 자기 자신이 되고 어떤 마음으로 살아갈지를 결정한다. 돈은 이러한 자기중심적 경 향을 더 강력하게 만든다. 원래 성격이 좋지 않은 사람이었다면 돈은 그 사람의 성격을 더 망친다. 자기애가 넘치는 사람이었다면 돈은 그 사람의 자기애를 훨씬 더 넘치게 한다. 하지만 심성이 바르고 착한 사 람이었다면 돈은 그 사람을 더 착한 사람으로 만들기도 한다.
- 돈은 무생물이므로 당연히 울거나 웃는 등 인간과 같은 감정 표현을 할 수 없다. 하지만 감정을 담는 그릇은 될 수 있다. 그 그릇에 담긴 감정이 소비 방식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슬픔의 태그가 붙은 돈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반드시 우울해할 필요는 없다. 장미꽃을 선물한 사람의 손에는 향기로운 꽃내음이 남는다. 슬픔이 담긴 돈을 꺼내 슬픔을 겪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치유하는 데 사용해 보자 그 돈은 이내 기쁨의 돈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 외모는 타인이 우리의 이미지를 판단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되기도하고 타인이 우리에게 하는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그리고 외모는 젊으나 늙으나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그 사람의 수입을 예 측할 때 활용되기도 한다. 앞선 연구와 비슷하게 미국 상위 100명 의 유명 변호사들의 외모와 수입을 대조한 결과 양의 상관관계를 발 견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흥미로운 점은 연구진이 그 변호사들의 대학생 시절 사진을 가지고 같은 실험을 진행했을 때도 결과가 같았다는 점이다.
- 얼굴에 얼마를 매길 수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다음의 4가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1) 괜찮은 외모는 수입과 수입이 올라가는 속도를 높인다. 
(2) 여성 리더는 반드시 아름다워야 할 필요는 없다. 남성적일수록 리더십을 높게 평가받는다. 
(3) 만일 당신이 리더와 같은 성별이라면 외모를 꾸미는 것은 점수를 따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4) 남성의 경우 외모도 중요하지만 너무 잘생긴 얼굴은 예술계에 종사하지 않는 이상 마이너스다.
- 맨체스터경영대학원의 아이잭슨'saksen, 로퍼Roper 교수는 2012년 100명 이상의 15~16세 영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그룹 인터뷰를 진 행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6명이 한 조가 되어 약 50~60분 동안 서로 대화를 나눴다. 연구를 통해 용돈을 더 많이 받을수록, 재밌는 놀거리를 더 많이 가진 아이일수록 집단 내에서 자존감이 더 높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나이 또래 아이들 사이에선, 어떤 물건을 가지고 있느냐가 그 아이가 어떤 사람인지를, 그리고 그 집단에서 배척될지 혹은 받아들여질지를 정한다. 아이들은 또래에게서 배척당할 때 제 일 먼저 물질적인 것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이려고 한다. 명품 신발이나 지갑, 가방으로 우정을 사려는 것이다. 마치 개츠비가 데이지를 잃은 후 비싼 차나 고급 별장 그리고 화려한 파티로 부를 좇았던 것처 럼 말이다. 그 역시 물질만능주의에 지배당해 그것으로 자신을 증명하려고 했던 것이다. 인간관계가 망가진 사람들이 돈을 통해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려 는 행동은 일종의 보상 심리에서 비롯된다. 인류는 살아가는 동안 안정감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고군분투한다. 그러므로 인간관계에서 안정감을 얻지 못할 경우 돈과 같은 물질적인 것으로 시선을 돌리게 된다. 중요한 것은, 돈은 무생물이므로 아무런 행동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안정감은 오로지 그것을 느끼는 자신이 결정한다. 남이 어떻게 말하는 그걸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고 해석하는지는 본인에게 달렸기 때문이다. 아기들이 모유수유를 끊은 후에도 공갈 젖꼭지를 물고 있으려는 이유는 바로 안정감 때문이다. 성인들이 돈에 의지하는 행동은 공갈 젖꼭지를 떼지 못하는 아기와 비슷하다.
- 홍콩의 유명 작가 역서의 장편소설 『희보』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너는 사랑을 많이 받아야 해. 사랑이 없다면 돈이라도 많아야 해.”
- 그렇다면 정말 돈이 망가진 인간관계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는 기능을 할까? 우리 연구진은 2009년 이와 관련된 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1조 학생들에겐 80장의 100위안 지폐를 주고, 2조 학생들에 겐 지폐의 모양과 크기가 같은 흰 종이 80장을 주었다. 이후 각각의 학생들에게 다른 학생 2명과 컴퓨터로 공 넣기 게임을 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다른 두 학생이 공을 넘겨주지 않고 자기들끼리만 공을 주고받게끔 했다. 마치 어릴 적 다른 아이들이 놀이에 끼워 주지 않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하는 이런 행동은 사람들에게 충분히 상처를 줄 수 있다. 놀이가 끝난 후 공을 넘겨받지 못했던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자존감 정도가 눈에 띄게 하락했다. 흥미로웠던 점은 게임 전 돈을 받은 학생들은 공을 넘겨받지 못해도 자존감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돈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타인이 내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을 크게 개의치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 여성들이 경제 불황기에 화장품을 더 많이 사는 이유는 남을 위해 꾸미려고 그런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것이다. 경제 불황기에는 연봉은 줄어들고 실업률이 올라가는데도 립스틱과 아이라이너, 새 옷들이 더 많이 팔리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발생한다. 경제학자들은 이같은 비합리적 현상에 '립스틱 경제'라는 이름을 붙였다. 심리학자들은 이 같은 소비 행태가 스스로를 격려하는 효과를 준다고 말한다. 경제위기가 닥쳐왔음에도 여성들이 외모를 꾸미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힐 교수팀은 이를 인류가 옛날부터 성별에 따라 해 온 역할과 연관지어 해석했다. 아주 먼 옛날 사냥과 곡식 재배가 주 생활원이었던 원시인 시절, 당 의 경제 위기는 곧 가뭄이었다. 신체적으로 남성보다 불리했던 여성 원시인들은 건장한 남성에게 의지해야만 먹을 것을 얻을 수 있었 다. 그리고 남자 원시인들은 아름다운 여성 원시인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줬다. 이처럼 남자를 유혹하기 위해 화장품을 산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보코니대학교 넷차예바Netchaeva 교수와 미국 노트르담대학교의 리스Recs 교수는 다른 견해를 드러냈다. 지금의 생활은 원시 부족 시절과는 완전히 다를 뿐 아니라 성별에 따른 구시대적 직업 분류법은 무너진 지 오래라는 이유에서다. 이제는 점점 더 많은 여성이 다양한 직군에 분포되어 있고 또 자기계발에 힘쓰는 세상이 되었다. 따라서 실제로 경제위기가 도래했을 때, 현대의 여성은 남성 에게 의지하지 않고도 충분히 스스로 생존할 수 있으므로 그와 같은 설명은 맞지 않는다고 보았다.
- 넷차예바 교수팀이 주목한 것은 여성에게 아름다움이란 상대를 유혹하기 위한 수단이 아닌 직업적 성공을 돕는 도구로 인식된다는 점이다. 하버드 의대 심리학 교수 에트콥Hitcoff 연구진은 여성이 자연 스럽거나 직장에서 할 법한 화장을 할 경우 그들의 능력치를 더 높 게 평가받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름다울수록 일이 더 잘 풀린다는 것이다. 넷차예바 교수는 이 점에 주목했고 2016년 《심리과학》지에 경제위기에 여성이 화장품을 구매하는 것은 남성을 유혹하기 위해서가 아닌 직장에서의 경쟁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 돈은 교환의 도구 말고도 그 자체로도 상징성이 크다. 돈은 강함과 전지전능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그래서 그걸 떠올리기만 해도 실 제로 그 힘을 가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돈의 응원을 받으면 우리는 자신의 가치를 믿으며 자존감이 높아지면서 죽음에 관한 생각은 자연스레 하지 않게 된다. 일상이 불안하다면 베개 밑에 돈을 두고 자는 것은 어떨까? 전쟁을 겪은 세대인 우리 할아버지도 베개 밑에 골드바를 놓고 자는 것을 보면 효과가 있는 듯하다.
- 뉴욕주립대학교의 해이튼Hatton과 트라우트너 Trantner 교수는 2011 년, 40년간 《롤링스톤》(음악 전문 잡지) 표지에 실렸던 인물들을 조사 했다. 20세기 1960년대에는 단 44퍼센트 여성만이 성적 어필을 하는 장면이 실렸으나 21세기 들어서는 이 숫자가 83퍼센트로 대략 두배가 되었다. 하지만 섹시한 여성의 사진은 점점 늘어난 반면 남성의 성적 어필 장면의 비율은 10퍼센트 정도로 일정했다. 왜 여성만 섹시함을 보여 주는 비율이 늘어났을까? 페미니스트들 은 이것이 여성에 대한 차별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한다. 마초이즘(남 성우월주의)에 따르면, 여성을 상업적인 대상으로 보며, 같은 인격으로 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플로리다대학교 심리학자 보니 모라디Bonnie Moradi 연구진은 이러한 물적 대상화Objectification 의 관점이 여성으로하여금 스스로 물적대상화Self-Objectification하는 심리를 갖게 하여 여 성 스스로 자신의 몸을 하나의 도구라고 생각하게 한다는 것이다. 화 장이나 미용 혹은 노출 있는 옷을 입는 등의 행동은 모두 남성에게 자 신을 광고하기 위한 수단이 된다. 이러한 생각을 하는 여성은 공부를 통해 지식을 쌓는 등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외모를 꾸미는 데 집중하여 남성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한다.
- 2018년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 오토Autor 교수 등은 연구를 통해 여성들은 구직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즉 경제적 여유가 있는 남성을 만나기 어려울 때 그들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 대한 스트레스가 커 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경쟁에서 실패한 여성들은 남은 남성 중에서 그나마 나은 사람을 고를 수밖에 없게 된다. 빈부격차가 격심한 지역의 ‘우수한 남성 피라미드'는 위로 갈수록 폭이 더 좁아지는 형태를 띤다. 바로 이것이 여성끼리의 경쟁을 유발하는 요인이다. 이때 여성들은 경쟁의 도구로 성적인 매력을 이용한다
- 남이 모험을 얼마나 감수할지에 대한 예측은 사람마다 다르다. 이런 생각의 차이가 타인이 자신을 위한 결정을 내리는 데 영향을 미치게 된다. 투자 전문가는 더욱 위험성 있는 종목을 제시할 수 있고, 의 사는 더욱 과격한 수술을 권할 수 있으며, 의류 매장 직원은 평범하지 않은 디자인의 옷을 추천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결정은 언제나 큰 손실의 가능성을 안고 있다.
- 트리니티 컬리지의 사회학 교수 레이테 Layte는 불평등한 사회는 사 람들이 자신이 가진 지위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도록 조성하는데, 이것이 사람들의 건강에까지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빈부격차가 큰 지역일수록 사람들은 더 불안해한다. 그렇다면 이 러한 불안으로 인해 그들이 사치품에 관심을 가지는 것일까?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왈라섹 교수는 앞서 찾은 온라인 게시물에 담긴 사람들의 감정에 점수를 매겼다. 이 점수는 사치품에 대한 사람 들의 감정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분석 결과 비록 빈부격차가 큰 지역 에 살지만 사람들은 사치품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더욱 긍정적인 정서를 드러냈다. 이것은 빈부격차가 큰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사치품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가 결코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의미한다. 왈라섹 교수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를 사치품에 관한 이야기 가 그 사람에게 행복한 삶이 손 닿는 곳에 있다는 것을 느끼게끔 하 고, 그 물건을 사는 것으로 꿈을 만족시키는 것에 있다고 말한다. 빈부격차가 큰 지역에 사는 빈곤한 사람의 현실은 매우 잔혹하지만 이 때문에 부자의 꿈이 좌절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사치품을 통해 환상 속 만족감을 누리는 것이다.
- 1962년 심리학자 그룩스버그 Glucksberg는 이런 실험을 했다. 참여자 중 절반은 문제를 빨리 해결할수록 더 많은 상금을 받을 수 있고, 나머지 절반은 상금이 없는 대신 이 실험의 목적이 해당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를 조사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그 결과 상금이 걸려 있는 조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돈은 만능이 아니다. 돈으로 사람의 능력을 발휘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 사장이 직원에게 200만 원을 주며 더 열심히 일할 동력을 심어 줄 순 있지만 거기서 더 나아가 훨씬 창의적으로 일하게 할 수는 없다. 이를 두고 '숨 막히는 Choking 보상'이라고 부른다. 즉, 외적인 보상이 커질 때 사람들은 오히려 더 성적을 잘 내지 못하고, 더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을 뜻한다.
- 왜 형편에 따라 기부에 대한 반응이 달라지는 걸까? 왜 공통의 목적을 강조하는 광고에는 부자들이 지갑을 열려고 하지 않는 걸까? 과거 한 연구에서 이미 이에 대한 답을 찾아냈다. 바로 사람들은 형편에 따라 각자 다른 자아 관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수입이 낮은 사람들은 공공 자아 관념에 더 강한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쉽게 말하면, 이들은 자아가 타인과의 사회적 관계를 통해 정의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자들은 이와는 반대로 자아라는 것은 스스로 통제를 통해 정의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고 한다. 대중과의 관계를 통한 자기 인식과 자신을 무인 도에 비유하는 것이 바로 그들의 차이점이다. 기부 광고에서 강조하는 기부의 목적이, 자신이 생각하는 자아 관 념과 맞아떨어질 때 사람들은 기부를 결정한다. 따라서 기부 광고에 서 무엇을 중점으로 두는지를 관찰하면 그 광고가 어떤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각자 어떤 광고를 봤을 때 자신이 기부하고 싶어지는지 확인해 보자. 자신의 자아 관념이 부자에 가까운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착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하며 천성적으로 남을 돕고 싶어 한다. 따라서 상대가 나에게 돈을 빌리려고 할 때 쉽게 거절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돈을 바로 내주는 것도 무척 어렵 게 생각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회피라는 방법을 써서 돈을 빌려주기 싫은 마음을 감춘다. 못 본 체하는 편이 더 낫다고 판단해 버리는 것 이다.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놀이공원에서의 사진을 포기하는 것도, 굳이 힘들게 돌아서 후문으로 쇼핑센터에 들어가는 것도 모두 기부금 상자 앞에서 “싫어요” 라는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작은 숫자는 일의 자리만 바뀌어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인간은 작은 숫자야말로 정확하다고 인식한다. 따라서 어떤 숫자가 작은 자릿수까지 나타나 있다면, 그 숫자는 본래의 크기보다 더 작다는 느낌을 준다. 이제 정확한 숫자를 제대로 활용하는 법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정 확한 숫자는 신뢰감을 줄 뿐만 아니라 더 적어 보이게 할 수도 있다. 연봉 협상을 할 때, 투자금을 요청할 때 마음속에 있는 가격에 아주 조금만 더 더해 보자. 주는 사람도 부담을 덜 느낄 것이다. 이 밖에도 집을 조금이라도 더 비싼 값에 팔고 싶을 때, 구매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 딱 떨어지지 않는 정확한 값을 제시할 수도 있다. 정확한 숫자의 힘을 이용하려면 이것 하나만 기억하자. 숫자는 구체적일수록 믿음을 준다.
- 소비자들은 특정 상황에서 일부러 더 비싼 상품을 구입하며, 그 배경에는 비싼 가격이 품질을 보증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행위는 상품의 품질을 오판하게도 만들 수 있으며, 특히 중요한 순간에 더 잘 발휘되곤 한다. 이 밖에도 가격이 곧 품질이라는 생각은 권력 거리가 큰 국가의 사람들에게서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시간적 압박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또한 그 상품을 얻기까지의 시간이 길면 길수록 비싼 종류의 상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 아래 A~E 중 네 단어 간의 가격 크기를 나타내는 부등호가 알맞게 표시된 것을 골라보자.
A. 저렴한 < 비싸지 않은 < 저렴하지 않은 < 비싼 
B. 저렴한 = 비싸지 않은 < 저렴하지 않은 = 비싼
C. 저렴한 < 비싸지 않은 < 저렴하지 않은 = 비싼 
D. 저렴한 = 비싸지 않은 < 저렴하지 않은 < 비싼
E. 위 4가지가 다 가능할 것 같다.
만약 A를 골랐다면, 축하한다. 당신은 보통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판단 능력이 있다. 당신의 이성적 사고는 결정적 순간에 문제를 해결 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하지만 감성적 측면에서는 아직 더 노력해야겠다. B를 골랐다면, 가격에 민감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C를 골랐다면, 가격에 비교적 민감하고 가정 형편이 평범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D를 골랐다면, 가격에 민감하지 않으며 가정 형편이 넉넉한 편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E를 골랐다면, 소비자 행위  연구 대열에 참여하는 것은 어떤가? 당신의 직감은 연구자 감이다.
- 일회용 기저귀가 처음 중국 시장에 들어왔을 때, 기저귀 회사는 광고에 '덜 불편함'과 '시간 절약'을 카피 문구로 넣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시장 반응은 미지근했고 기대보다 낮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일회용 기저귀는 부모 자신의 편안함을 위해서 구매하는 사치 용품이라는 생각에 부모들은 일회용 기저귀 구매에 죄책감을 느꼈다. 하지만 기저귀 광고가 '건조', '통풍' 등 아기에게 좋은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는 광고를 하자 기저귀는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일회용 기저귀를 쓰는 것이 게을러서가 아닌 아기의 건강을 위해서라는 변명거리가 생겼기 때문이다.
- 행복해지고 싶다면 물건을 사기보단 경험을 사라. 경험은 시간을 꽃으로 만들어 우리가 그것을 음미할 수 있게 함으로써 더 크고 지속적인 행복을 남긴다. 또한 경험을 통해 채색된 우리의 인생은 쉽게 퇴색하지 않는다. 한 사람의 인생은 무엇을 가졌느냐가 아닌 무엇을 했느냐로 정의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 여행과 같은 체험 상품에 대한 지불 방식이 후불인 경우, 여행 내내 돈을 내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 제대로 즐길 수 없다. 이런 경우엔 선불 방식이 더 합리적이다. 휴가를 보낼 때 미리 돈을 지불해 놓으면 할부금 따위는 생각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탁기처럼 물질적인 상품일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세탁기라는 것은 구매 후 꽤 오랜 기간을 사용해야 하는 물건이므로 후불 방식이어도 크게 상관이 없다. 미래에 세탁기를 사용할 때마다 그 에 따른 돈을 내는 것으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세탁기가 유용하 고 사용 빈도도 높을 때 후불 방식에 따른 지불의 고통은 줄어든다. 이 밖에도 선불 방식이어야 더 좋은 체험적 소비는 지불 횟수 또한 너무 많으면 안 된다는 특징이 있다. 오래된 유원지에 방문해 놀이기 구마다 탑승료를 내야 한다면 즐거움이 반감될 것이다. 롤러코스터 는 5천 원, 바이킹은 3천 원, 후룸라이드는 6천 원... 이렇게 놀이기구마다 다른 가격이 매겨져 있다면 각각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따지느라 놀이기구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또 지불 횟수가 늘어날수록 가진 돈이 줄어드는 것을 보게 되므로 기분이 썩 좋지 않을 것이다.
- 일상에서 얻을 수 있는 행복의 80퍼센트는 돈과 관련 없는 것들이다. 하지만 비극의 80퍼센트는 모두 돈과 관련이 있다.
- 한 동영상 재생 사이트에서 이용자들이 올린 동영상을 심사하는 시급이 만 원인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했 다고 치자. 어느 날 오랫동안 못 봤던 친한 친구가 찾아와 3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때 당신은 그날 3만 원을 잃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이것이 반복되면 비생산적인 일에 시간 쓰는 것을 싫어하게 될 테고, 어느새 계산적인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이렇듯 시간을 돈으로 환산하는 생각은 그 사람의 사회적 관계를 망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것이 오랜 기간 계속되면 일상에서 얻을 수 있는 행복의 크기도 줄어든다.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사회적 관계는 행복의 원천이라는 것이 알려진 것을 보면 그 이유를 충 분히 이해할 수 있다.
- 어린 시절 넉넉지 못한 집에서 자란 사람들은 현재를 중시하고 미래를 경시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남들보다 빨리 성숙해지고 그에 따라 좀 더 일찍 결혼 생활을 시작한다. 또한 미래가 불확실하므로 장기 계획을 세우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부유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미래의 아름다운 날들을 위해 눈앞의 유혹을 견디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만약 스스로 낭비가 심하다고 생각된다면 마냥 자신을 탓하기보단 다른 원인은 없는지 찾아보자. 어쩌면 살고 있는 지역의 남녀 성비나 어린 시절의 가정 형편 등이 낭비의 주범일지도 모른다.
- 데드라인은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 준비 시간이 충분하면 같은 일이라도 더 힘들게 느껴지고 예상 투입 시간과 돈의 양도 늘어난다. 훨씬 수월하게 할 수 있었던 일도 괜한 걱정 때문에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준비하는 일이 힘들다면 원래보다 빠른 나만의 데드라인을 설정해 보자. 시간과 돈을 아낄 수 있을 것이다.
- 그렇다면 그동안 긍정적 요소로 꼽힌 친화력이 높은 사람이 왜 돈 버는 데 불리할까? 연구진은 그 이유를 직업의 목적과 무엇을 중점에 두는지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연구진은 1,961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일을 하는 이유, 가족이나 친구에게 마음을 잘 털어놓는지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돈 버는 것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는 성별, 친화력, 수입의 정도와 모두 상관관계를 보였다. 그리고 친화력이 낮을수록 돈 버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친화력이 좋은 사람들은 사회적 관계를 돈 버는 것보다 더 중요시한다는 것을 말해 준다. 즉, 돈 버는 것을 얼마나 중요시하는지가 수입의 크기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친화력이 높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생활에 대한 만족도, 스트레스 정도, 인맥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친화적 높은 사람일수록 삶에 더 만족했고 스트레스도 덜 받았으며 사회 활동을 더 많이 했 고 인맥도 더 다양한 것을 발견했다. 따라서 친화력이 높은 사람일수 록 수입은 적지만 인간관계 등 교류 면에서는 우위를 차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이 일상에서 돈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아 더욱 이기적이고 돈을 나누는 게임에서 자기 몫을 더 챙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험에서 나온 결과는 달랐다. 그 이유에 대해 연구 진은 가난한 사람들은 사회적 관계에 의지해 돈을 벌기 때문에 인간 관계를 더 중요시하므로 타인에 대한 동정심을 더 느낀다는 것이다. 반면 부자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기 때문에 자신의 욕망과 행복을 중요시한다. 따라서 남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 왜 부의 불평등이 심각한 지역에 사는 부자들이 인색해지는 현상이 나타날까? 연구진은 이 같은 환경에서 생활하는 부자들은 자신이 대부분의 사람과는 다른 사회 특수 계층에 속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자신들이 가진 특권을 놓칠까 봐 전전긍긍하기 때문에 손에 쥔 돈과 권력을 더욱 놓지 않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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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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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의 심리학

심리 2021. 3. 9. 20:37

- 카한은 예방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고자 광범위한 연구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는 사람들이 기후변화에 관한 의견을 형성하는 방식에도 직접 대입해볼 수 있다. 과학이 그토록 빠르게 오염되었던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1998년 영국에서 홍역·볼거리 풍진MMR 혼합 예방 접종이 소아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단 한 편의 연구 논문이 발표되자, 국민 의 4분의 1이 이를 증거로 받아들이면서 예방 접종률이 급락했다. 예방 접 종 주사를 맞은 직후 자녀의 상태가 달라졌다고 확신하며 감정에 호소하는 부모들과 냉정하고 기계론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는 과학자들이 대비되는 거친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과학적 데이터는 도외시되었다. 국민의 절반은 언론이 유발한 그 논쟁을 과학을 믿을 수 없다는 증거로 받아들였다. 미국에서는 버지니아 주가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흔한 성병인 인유두종 바이러스 예방 접종을 중학교 입학에 필요한 일괄 예방 접종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결정했을 때 이와 비슷한 사태가 발생했다. 카한은 이를 가리켜 공무원이 보수적인 기독교 공동체의 가정을 방문해서 “열두 살 된 따님이 있죠? 따님이 내년이면 성관계를 하고 성병에 걸리게 될 테니 예방 접종을 실시하려고 합니다. 예방 접종을 하지 않으면 학교에 다닐 수 없습니다.”라고 말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는 정부의 간섭과 도덕적 도전, 무례함이 뒤섞인 치명적인 조합이었다.
- 기후변화와 관련해서 새겨야 할 교훈은 분명하다. 
첫째, 인간의 핵심 가 치에 호소하는 강렬한 감정적 이야기가 이성적인 과학 데이터를 이길 수 있 다. 나중에 논의하겠지만, 이런 문화적 의미의 뿌리는 매우 깊어서 더 많은 과학적 논쟁을 한다고 해서 제거할 수 없다.
둘째, 어떤 관점을 형성할 때, 가족이나 친구, 또는 자신과 비슷하다고 여기는 사람들(또래 집단)과의 의사소통은 전문가들의 경고보다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셋째, 기후변화에 대한 태도는 가치관과 정치학, 생활양식의 기반이 되는 더 큰 모체를 따라 형성된다. 따라서 카한과 레이세로위즈를 비롯한 예일 대학교 여러 학자들이 주장하듯이, 동일시할 수 있는 '해석 공동체interpretive communities'가 존재한다. 세상에는 기후변화를 믿는 사람들과 믿지 않는 사람 들이 존재하며 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어떻게 생활하는지, 누구를 신뢰하는지 어디에서 정보를 얻는지를 어느 정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 호모 크레덴스homo credens(확신하는 사람들)는 대학 교육을 받았고 진보적 성향을 띤 중년의 민주당 지지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성들은 기후변화 를 믿을 가능성이 더 높으며, 이는 여성들이 건강과 안전, 재정, 윤리에 대한 위험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연구관찰 결과와도 일치한다. 호모 네가토르 homo negator (확신하지 못하는 사람들)는 거의 예외 없이 보수적 성향이 매우 강하며(그렇지 않은 이는 극소수이다) 비교적 부유하고 유력한 사회 집단 출신일 가능성이 높다. 호모 네가토르는 남성일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다른 영역에서도 위험을 인식하는 수준이 대체로 낮다. 이들은 위험 연구자에게 친숙한 집단이다. 이 집단에 속한 남성들은 사회 조사를 심각하 게 왜곡할 위험이 있으며, 위험 연구자들은 그런 위험을 일컬어 '백인 남성효과white man effect'라고 부른다. 이를 종합해 보면, 실제로 오토바이를 타는 중년 남성들 중 3분의 2가 기 후변화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캐나다의 조사 결과를 읽지 않더라도, 이들이 기후변화를 믿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이리라는 것쯤은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 오바마 대통령이 말하는 '우리'란 누구일까? 그것은 그와 그의 행정부를 의미할까? 아니면 그의 지지자들, 미국 국민, 혹은 인류 전체를 아우르는 말일까? 그게 명확하지 않으면, 이는 창밖을 내다보며 “우리는 정말로 이 문제에 대해 뭔가 해야 해요.”라고 말하는 방관자의 언어에 불과하다. 자신이 이 애매한 '우리'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엄청난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과 북미 원주민 사회와 같이 진정으로 협력하는 문화권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달리 영어에는 포괄적인 '우리' (나와 너, 네 집단을 모두 포함)와 배타적인 ‘우리’ (나와 내 집단은 포함하 나 너는 배제)를 구별하는 수단이 없다. 오바마 대통령에 반대하는 사람이라면, 공동의 목적을 공언하는 그의 연설을 들으면서 심한 소외감을 느끼고 오바마 대통령이 “나와 지구온난화를 주장하는 나의 열성분자 친구들은 당신이 이 일에 동참하도록 만들겠다.” 라는 뜻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자라면, 당연히 흡족한 일체감을 느낄 것이다.
- 정치인들이 애매한 '우리'를 사용하여 가짜 사회적 규범을 만드는 이유가 행동하도록 만들기 위한 것이라면, 많은 사람이 그렇게 하는 이유는 행동하 지 않기 위해서이다. 예를 들어 스위스 포커스 그룹 focus group(각 계층을 대표하 는 소수 인원을 대상으로 의견을 조사하는 기법)의 한 여성은 기후변 화에 대한 행동이 무의미한 이유를 이런 말로 설명했다. “우리는 그저 소비 하죠. 우리가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일이에요.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어차피 우리는 신경 쓰지 않아요. 우리가 모든 문제를 다 그 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우리는 영원히 우울하게 되겠죠.” 자신의 개인 적 견해를 이른바 '우리'에 투사하고 자신이 날조한 규범에 도전할 수 없는 스스로의 무능함에 굴복하면서, 그녀는 다분히 의도적으로 사회적 규범의 힘을 활용하고 있다.
-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사회 집단에 스스로를 강하게 동일시할 뿐만 아니라 그 집단이 다른 집단보다 우월한 특유의 정체성을 지닌다고 믿는다. 자기범주화 이론 self-categorization theory'에 따르면, 이 때 두 가지 과정이 일어난다. 먼저 우 리는 동질감과 연대감을 느끼는 사람들, 즉 내집단in-group과 친해지고 닮아가 려 한다. 그런 다음 우리와 비슷하지 않은 사람들, 즉 외집단out-group과의 차이 를 확고히 하려 한다. 우리의 태도와 행동은 우리가 닮기 원하는 내집단 사람 들에 의해서뿐만 아니라, 닮지 않기를 원하는 외집단 사람들에 의해서도 형성 된다.  영국에서 실시된 한 기발한 실험은 자기범주화가 환경과 관련한 태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었다. 일반적으로 환경 의식이 높다고 여겨지는 스웨덴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한 실험 참가자들은 에너지 절약에 관심을 덜 보였다. 반면에 에너지를 낭비한다고 인식되는 미국 사람들(이런 표현 에 대해서는 미안하다. 여기서는 단지 문화적 고정관념을 말하는 것이다)과 자신 을 비교한 실험 참가자들은 갑자기 온갖 환경보호 문제에 열의를 드러냈다. 다시 말하면, 내집단에 속한 사람은 외집단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자 했 다. 실험 참가자들은 같은 영국 사람들의 태도를 따라 하려는 동시에, 환경 의식이 높은 스웨덴 사람들이나 에너지를 낭비하는 미국 사람들과는 거리 를 두려고 했다. 이런 내집단 및 외집단 행동은 기후변화 문제를 대하는 태도 전반에 명확 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자기범주화는 내집단이나 외집단 모두 그 안에 존재 하는 다양한 관점들을 과소평가하도록 만들어버림으로써 진보적인 환경 운동가나 보수적인 부정론자들 주위에 그릇된 고정관념을 형성한다. 그리고 양측이 자신들의 가치는 과장하고 상대방은 폄하하도록 유도한다.
- 모든 캠페인은 우리의 미래의 생각을 결정할 언어와 전선을 규정한다. 만약 적을 내세운 담론에 기대어 우리의 캠페인을 전개한다면, 기후변화의 긴 장이 고조되어감에 따라 종교나 세대, 정치, 계층, 민족 간 분열에 기댄 훨씬 더 사악하고 새로운 적을 내세운 담론이 등장하여 기존의 담론을 대체할 가능성은 언제든 존재한다. 특히 물 부족이 종교적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 는 중동 지역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적을 상정한 담론이 결국 폭력이나 책 임 전가, 집단 학살로 이어지고 그런 끔찍한 일들에 대한 우리의 감각을 무뎌지게 만들었던 사례를 우리는 역사에서 너무나 많이 보아왔다.
- 카너먼이 우려하는 문제점은 세 가지였다. 첫째, 기후변화는 현저성이 부족하다. 이는 기후변화에 두드러지거나 관심을 요하는 특징이 부족하 다는 뜻이다. 대니얼 길버트와 마찬가지로 카너먼도 예를 들어 자신을 향해 달려오고 있는 통제 불능의 자동차처럼 구체적이고 즉각적이며 논란의 여 지가 없는 위협이 가장 현저한데 반해 기후변화는 추상적이고 요원하며 눈 에 보이지 않고 논란의 여지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둘째, 카너먼은 기후변화에 대처하려면 사람들이 먼 미래에 발생할 크지 만 불확실한 손실을 경감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단기 비용과 생활수준 감소 를 감수해야 한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유감스럽게도 이는 인간이 특히 감수하기 어려운 조합이라고 말했다. 셋째, 기후변화에 관한 정보는 불확실하고 이론의 여지가 있는 듯 보인다는 점이다. 카너먼은 이런 상태가 지속되는 한 “사람들은 설사 국립과학원 과 괴짜가 맞서 싸운다 하더라도 서로 비겼다고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카너먼은 이렇게 말했다. “요컨대 나는 우리가 기후변화에 대처할 수 있 을지 지극히 회의적입니다. 사람들을 결집하려면 정서적 쟁점이 되어야 합 니다. 긴박하고 현저한 문제여야 하죠. 요원하고 추상적이며 논란의 여지가 있는 위협은 진지하게 여론을 움직이기 위해 필요한 특성을 갖추고 있지 않습니다.”
- 과도한 가치 폄하 현상에서 예측할 수 있듯이, 대부분의 정부가 단기적인 비용 발생은 극도로 꺼리는 반면 먼 미래의 훨씬 큰 비용은 기꺼이 감수하고자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유럽연합, 미국 캘리포니아 주, 캐 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정부 등은 모두 40년 내에 온실가스 배출을 80 퍼센트 감축하겠다는 장기 목표를 공표한 바 있다. 지금까지 이 정부들은 가까스로 연간 0.5퍼센트 감소를 달성했을 뿐이다.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해줄 대규모 정책은 '언젠가는 실시해야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는 말과 함께 항상 관심의 뒷전으로 밀려나고, 정책 실행에 얼마나 큰 비용이 들지 알 수 없다고 주장하는 회의론자들에 의해 포위당하기 일쑤다. 최근 기후변화 정책의 대부분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으며, 미국 국립과학원의 학자들은 이를 '시간 끌기' 전략이라고 부른다. 확실히 이성적인 비용 편익 분석은 위협적이지 않으며 행동에 나서도록 정책 입안자들을 자극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운에 맡기라고 부추기는 듯하 다. 니콜라스 스턴 경이 현재의 소득이 1퍼센트 감소하는 안과 미래의 소득 이 5~20퍼센트 감소하는 안 사이에서 선택하라고 할 때, 그것은 마치 대니 얼 카너먼의 가치 폄하 실험처럼 당황스럽게 느껴진다. 게다가 노련한 정치인과 기업 대표들은 그동안 운 좋게도 도박에서 계속 이겨온 상습적인 모험가들이며, 그 때문에 자신들이 남다른 재능을 가졌다. 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미래를 운에 맡기라고 하는 것은 알코올 중독자에게 술을 권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 '불확실성' 이라는 단어의 의미 자체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한층 더 널리퍼져 있다. 엄밀한 과학 용어의 용례에서 불확실성은 이용 가능한 증거가 결론을 뒷받침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과학자들은 완전한 확실성이란 실현 불가능할 뿐 아니라 실제로 해로울 수 있으며, 끊임없이 의심하는 것이야말로 과학적 방법의 기반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이 단어를 매우 달리 사용한다. 즉 전문가가 본인이 주장하는 의견에 확신하는 정도를 의미한다고 본다. 과학자가 '불확실 하다. 고 말하면 일반인은 '확신이 없다'는 의미로 듣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믿기 어렵다거나 신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일이 일어날 거라고 단정적으로 말하지 않는 사람보다는 어떤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고 단정적으로 말하는 사람을 더 신뢰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사회적 신뢰는 어느 정도의 자신감을 보이느냐에 따라 결정되고, 신체 언어, 시선 맞추기, 명확하고 단호한 전달 방법에 의해 전해진다. 과학자가 자 신감을 있는 태도로 불확실성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면, 그들의 연구에 신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 캐나다의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 Erving Goffman에 따르면, 우리는 해석의 틀을 통해 우리의 관심을 관리한다. 다행스럽게도 고프먼은 해석의 틀을 훨씬 더 기억하기 쉬운 '프레임frame' 이라는 용어로 설명했다. 고프면은 프레임이 우리가 지닌 가치와 인생 경험, 주변 사람들에게서 얻 는 사회적 단서로 구성된다고 설명한다. 우리는 어떤 정보에 주의를 기울이 고 싶은지 결정한다. 즉 적절하거나 중요하거나 친밀하거나 알 만한 가치가 있는 대상을 프레임 안에 둔다. 드러일은 능동적이기도 하다. 프레임은 새로운 정보를 찾아내어 살피고선택한다. 킬리프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의 인지언어학 교수 조지 레이 코프는 프레임이 뇌 속에 물리적으로 존재하고, 신경 회로 속에 내 재되어 있으며, 사용할수록 강화된다고 주장한다. 레이코프는 이런 역동적 인 과정을 통해 새로운 프레임이 기존의 프레임과 결합하여 일관된 체계를 형성해 나간다고 강조한다. 기후변화는 프레임이 아니지만 프레임화 되어왔다. 즉 사람들은 기후변 화 문제에 그들이 지닌 프레임을 적용하여 그것이 자신들에게 중요한지, 그리고 그것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지를 결정해왔다. 기후변화에 대해 우리가 보고 듣는 모든 것은 책임, 저항, 자유, 과학, 권리, 공해, 소비, 낭비 등과 같은 나름대로의 프레임을 작동시킨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프레임은 주의를 기울일 대상의 선택뿐만 아니라 무 시할 대상의 선택에도 이용된다. 프레임은 카메라의 뷰파인더와 같아서 전 체 이미지에서 초점을 맞출 대상을 결정할 때 배제할 대상도 결정하게 된 다.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심리적 기능에 있어서 무시할 대상을 선택하는 능력은 주의를 기울일 대상을 선택하는 능력만큼이나 중요하며 동시에 이러한 능력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정보가 넘쳐나는 현대 도시의 환경에 대 커할 수 있도록 해 준다고 한다.
- 사회적 침묵은 간단하게 설명할 수 없으며, 복잡한 피드백이 순환하는 시스템에 가깝다. 기후변화는 직장 동료나 이웃은 물론 친구나 가족 간 대화 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선거의 메시지를 정하는 포커스 그룹에서도 언급 되지 않는다. 기후변화는 문화적 가치에 오염되었다. 정치인과 언론인들에 게는 치명적인 C 단어가 되어버렸다. 미디어는 기후변화를 거의 무시한다. 각각의 침묵은 다른 듯 보이지만 사실 불안 회피와 자기 보호의 욕구라는 공통의 기반 위에 있다. 정신분석적 관점에서 볼 때 부정과 불안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동화될 수 없는 대상은 억압된다. 스탠리 코헨은 인권 유린에 대해 이렇게 썼다. “무엇에 대해 생각하라고(또는 무엇에 대해 생각하지 말라 고) 알려준 일도 없는데, 그리고 잘못 알았다고 벌을 준 일도 없는데, 사회 는 공개적으로 기억되고 인정될 수 있는 대상에 대한 암묵적 합의에 도달한다.” 물론 이는 변할 수 있다. 대단히 이례적인 기상 현상의 영향으로 오버턴 이 말한 창이 흔들리는 듯하다. 기후변화에 대비하는 조처가 털사의 술집에 서 나누는 대화의 화제로는 아직 부적절할지 몰라도, 심야 토론 프로그램의 농담 속에는 다시 등장하고 있다. 주의 규범을 규정하는 과정에는 변화를 억압할 수 있는 피드백뿐만 아니라 변화를 증폭시킬 수 있는 피드백도 담겨 있다. 내가 살아온 시간 동안 인종, 동성애, 아동학대, 장애를 대하는 일반인 의 인식은 놀랄 만큼 크게(그리고 바라건대 막을 수 없는 기세로) 변화했다. 그 러나 그 가운데에서 투철한 사회 운동에 의한 장기적인 투쟁 없이 얻어낸 변화는 하나도 없으며, 때로는 사회적 침묵에 맞서는 중요한 전술이 동원되 기도 한다. 역사의 교훈으로 미루어 볼 때 기후변화에서도 결국 승리하겠지만, 기나긴 투쟁이 될 수 있다.
-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의 인지언어학 교수 조지 레이코프는 능숙한 의사소통의 목표는 “자신의 프레임은 촉발하는 반면 상대방의 프레 임은 억제하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단어가 일단 일반적인 용례로 정착되면, 영원히 그 프레임을 전달하게 된다. 레이코프는 정치적 프레임의 재구성 사례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그의 초기 연설에 '세금 감면tax cuts' 대신 '세금 경감tax relief' 이라는 문구를 다분히 의도적으로 끼워 넣었던 것을 자주 언급한다. '경감'이라는 단어는 과세가 고통이며 그 고통을 경감하는 사람은 영웅이라는 프레임을 작동시킨다. 결과적으로 많은 보수주의자에게 세금은 대단히 문제가 많은 단어가 되 어버렸다. 공화당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항공권 금액의 2퍼센 트에 해당하는 기후변화 부담금을 탄소세carbon tax”라고 부를 때보다 '탄소 상 쇄carbon offset'라고 부를 때 기꺼이 낼 용의가 있다고 답한 비율이 다섯 배 더 높았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선택을 고민하는 동안 들었던 생각을 적어달라 고 요청하자, 한낱 세금' 이라는 단어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편견을 갖게 하 는 갖가지 부정적 생각을 촉발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미 상원에서 기후변화 법안 통과를 위해 뛰고 있는 원외 활동가들은 이런 사실을 알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세금'이라는 단어를 빼고 좀 더 온건한 느낌을 주는 ‘공해 유발 부담금으로 대체했다. 그러자 폭스 뉴스는 즉각 그 법안에 반대하는 온라인 기사를 내보내며 서른네 번에 걸쳐 그 법안을 세 금이라고 지칭했다. 최근에는 '역청 모래bituminous sands'라는 이름을 둘러싸고 프레임 전쟁이 벌 어졌다. 역청 모래는 일반적으로 '타르 샌드tar sands'로 불렸으나, 캐나다 석유 산업계가 프레임의 효과에 주목하면서 이를 '오일 샌드oil sands’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환경 운동가들은 당연히 예전의 용어를 선호했다. 캐나다방송협 회는 판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몰렸고, “추출된 역청을 정제한 성분이 오 일이므로 더 정확하다”는 이유로 보도에서 '오일 샌드'라는 용어를 쓰도록 지시했다. 한 환경 운동가는 이런 논리에 따르면 토마토는 '케첩'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비꼬았다.
- 기후변화에 대한 관점과 지적 수준 사이에는 그 어떤 상관관계도 존재하지 않는다. 실험 결과, 지능지수가 높은 법학과 학생들은 상대 적으로 지능지수가 낮은 사람들에 비해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는데 더 높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지능지수가 높은 법학과 학생들 은 기존 관점을 강화하는 일에 그들의 지적 능력을 사용한다는 사실이었다. | 이런 확증 편향은 우리가 전달자로서 과학자에게 부여하는 신뢰에도 영 향을 미친다. 대체로 과학자는 여전히 신뢰받는 직업이며, 이 점에 있어서 는 공화당 지지자들과 기후변화 회의론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과학자들 중에서 선택하라고 하면 사람들은 자신들의 기존의 관점을 가장 잘 뒷 받침하는 과학자를 신뢰하게 된다.
- 1990년대 초 이후 기후변화 부정론자들이 실패한 예언으로 자주 언급 는 이야기 중에는 떨어지는 도토리에 머리를 맞은 뒤 동물 친구들에게 하늘 이 무너지고 있다고 외치는 치킨 리틀Chicken Litle의 우화가 있다. 그 지역에 사는 교활한 늑대가 이런 공포를 이용해 어리숙한 동물들에게 자기 동굴로 피하라고 설득한 다음 동물들을 먹어치운다. 이는 사실 2,500년 전 즈음 불교 경전에 처음으로 등장했던 옛날이야기 이다. 이후 이 우화는 이것을 이야기하는 각 사회의 도덕적 가치에 맞게 각 색되어 계속 재창조되어왔다. 인도에서는 집단 공황 상태의 폐해를 알리기 위해, 티베트에서는 스스로 증거를 찾아야 할 필요를 말하기 위해, 유럽에 서는 개인의 어리석음을 깨우치기 위해, 그리고 1943년에 나온 디즈니 만화에서는 전시에 떠도는 풍문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이 우화를 차용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이야기는 사회적 규범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리고 거 짓말이 동료들 사이에서 되풀이면서 어떻게 사회적 증거가 되어 가는지를 아주 잘 보여준다. 이런 측면에서 이 이야기는 기후변화와 큰 관련이 있다. 그러나 실패한 기후변화 예측에 한층 더 적절한 비유는 아마도 늑대가 나 타났다고 외치던 이솝 우화의 양치기 소년일 것이다. 
- 부정론자들이 부정적 문제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긍정적 해결책은 지지할 수 있다는 사실은 흥미로운 동시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낙관주의는 궁극적으로 기존의 위계질서를 인정하는 퇴행적 담론이 다. 낙관주의는 소비 지향적인 생활양식을 장려하는 한편, 그런 생활양식을 뒷받침하는 뿌리 깊은 불평등, 오염, 낭비는 무시한다. 그리고 낙관적 목소 리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사람들 대부분이 종말론만큼이나 낙관주의에도 매 력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 배출권 거래는 혁신에 보상을 주고 강력한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는 자유 시장에 근거한 수단이었다. 기술과 공학(이 경우 굴뚝에 부착하는 집진기)이 문제의 해결책이었다. 화석연료를 포기하거나 성장을 제한할 필요가 없었 으며, 그 후 10년 동안 전력 수요는 거의 3분의 1 정도 증가했다. 문제는 해결됐고 파티는 계속될 수 있었다.  5년 후 세계 주요국들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로 한 약속을 지킬 방법 을 논의하기 위해 베를린에서 만났다. 몬트리올 의정서 체결 이후 세계 주 요국들은 유엔 주도의 구속력 있는 국제 조약을 기대했고 이번에는 온실가 스 배출 감축을 위해 모였다. 미국의 주장(그리고 부통령 고어의 강력한 지지) 에 따라, 산성비 법률에서 그대로 가져온 온실가스 감축 방안이 논의되었다. 탄소를 거래 가능한 상품으로 만들어 시장 가격이 형성되도록 함으로써 국가들이 배출권을 교환할 수 있게 한다는 방안이었다. 지금까지도 유엔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주요 수단은 국제 탄소 시장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탄소배출권 거래제도에 대한 의견은 크게 대립되었다. 환경 운동가들은 그것을 '탄소 카지노carbon casino'로 규정하고 협상이 열리는 동안 시위를 벌이 며 지폐를 복사해 공중에 뿌렸다. 놀랍게도 자유시장을 지지하는 자유주의 자들 역시 '시장 메커니즘'이라는 말을 '시장 사회주의'로 해석하며 똑같이 혐오를 드러냈다. 또한 배출권 거래는 책임을 분산하고 개인의 행동과 도덕적 책임 사이의 연결을 단절시키는 매우 복잡하게 얽힌 메커니즘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비행기나 차를 이용하든, 전기를 풍력 발전소에서 사든 아니면 화력 발전소 에서 사든, 거래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탄소 배출 허용량이 이미 정해 져 할당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효과조차 없었다. 배출 허용량이 과다하게 할당되고 가스 상쇄gas offsets (배출한 온실가스 양만큼 감축활동을 하거나 환경 기금에 투자하는 것 옮 긴이)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속임수를 쓰는 일이 횡행함에 따라, 선도 적인 리서치 회사 톰슨 로이터 포인트 카본Thomson Reuters Point Carbon 의 말을 빌리 자면, 유럽의 거래 제도는 '시장 붕괴'에 이르렀다. 2013년 공해 유발 기업 들이 할인된 가격으로 대량 확보해놓은 배출권의 양은 유럽 전체가 재생 가 능 에너지와 에너지 효율 제고 노력을 통해 절약한 양을 능가하게 되었다.
- 새로 선출된 대통령이 기후변화 문제에 관심을 표명하면서 2010년엔 미국 내에서 기후변화 법안 마련을 위한 결연한 움직임이 일었다. 이번에도 환경보호기금의 프레드 크룹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다시 한 번 배출권 거래제도가 배기가스 감축을 위한 유일한 대안으로 제시되었다. 유엔과 유럽에서 이미 드러났듯이, 단순하고 효율적이라 여겨졌던 시장 메커니즘에 사실은 광대하고 장황한 기술적 지침이 필요했다. 오랜 시간을 끌다 마침내 하원 에너지 상업 위원회를 통과했을 때, 미국 청정에너지안보 법안은 감시와 평가, 할당 절차를 포함해 1,428쪽에 이르는 엄청난 분량으 로 늘어나 있었다. 석유 및 석탄 대기업의 저항을 무마하려고 대단히 넉넉 하게 할당량을 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법안은 실패할 운명에 처했다. 국제적 차원에서 유엔은 개발도상국들이 남는 배출권을 선진국의 오염 유발 기업과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청정개발체제(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이코노미스트Economist》는 이를 가리켜 광범위 한 사기행위로 의심되는 '난장판'이라고 묘사했다. 남는 배출권의 절반 이상이 몇 안 되는 아시아 기업들에서 나왔는데, 그들은 아주 강력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온실가스 HFC-23을 주로 생산하는 기업들이기 때문에 그것 을 감축했다는 그들의 주장이 그대로 먹힐 수밖에 없었다.  2012년 청정개발체제 이사회는 개발도상국들이 석탄 화력 발전소의 효 율성을 증진시킨다면 배출권을 부여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제 유럽의 새로운 석탄 화력 발전소는 인도의 새로운 석탄 화력 발전소에서 탄소 배출권 을 구매하여 배기가스를 상쇄할 수 있다. 이것은 이쪽에서 돈을 뜯어 저쪽에 주는 행위라기보다는 모두에게 돈을 뜯어 양쪽 모두에게 나눠주는 행위에 가깝다. 이런 안타까운 역사를 살펴본 옥스퍼드 대학교 스티브 레이너steve Rayner 교 수와 런던 정치경제대학 귄 프린스Gwyn Prins 교수는 애초에 군비 축소, 오존층 파괴, 이산화황에 적용했던 방식을 기후변화 대처를 위한 모델로 삼지 말았 어야 했다고 결론 내렸다. 두 사람은 군비 축소, 오존층 파괴, 이산화황과 같 은 문제들은 달성 가능한 명확한 목표가 존재하는 '온순한 문제라고 말한다. 반면에 기후변화는 전반적으로 훨씬 더 규모가 크고 복합적이며 불확실 한 사악한 문제이다. 두 사람은 “경험에만 의존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 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산성비 프로그램의 관련 당사자는 전력 설비업체 25곳과 발전소 110곳에 불과했다. 12개 기업과 그 자회사가 오존층을 파괴하는 화학물질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었고 듀폰 사의 생산량이 세계 생산량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이 모든 기업의 CEO들 을 같은 칵테일파티에 불러 모아도 여유롭게 참석할 수 있는 정도다. 나아가 오존층 파괴와 산성비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는 오염을 통제하고 나면 한 세대 안에 복구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문제들은 낙관적인 해결과 회복이라는 담론을 형성하지만, 기후변화처럼 되돌릴 수 없고 그 끝을 알 수 없는 문제에는 지극히 부적절하다. 프레임은 그저 관심을 모으는데 그치지 않는다. 관심을 배제하는 영역도 규정한다. 앞선 선례들은 기후변화에 제한된 의미만을 부여함으로써 다른 접근방식을 적극적으로 배제했다. 그 선례들은 기후변화를 환경 쟁점으로 만 규정했고, 자원, 에너지, 경제, 건강, 사회권 문제가 될 기회를 배제했다. 그 선례들은 배출권 거래를 통해 기후변화를 가장 잘 관리할 수 있다고 단정했으며, 규제, 과세, 할당을 통해 관리할 생각을 배제했다. 그리고 오존층 파괴를 예방하는 과정에서 성공을 거두고 우쭐했던 유엔은 지역적 혹은 다 자간 협정이 아닌 국제 의정서를 통해 기후변화를 가장 잘 통제할 수 있다고 단정했다.  그러나 오존층 파괴와 산성비의 선례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가장 큰 프레임 실수는 기후변화를 오로지 가스 문제로 규정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이는 분명 우리의 치명적인 실수가 될 것이다.
- 생태학자 가렛 하딘 Garriett Hardim은 1968년 《사이언스Science》지 발표 이래 엄청난 파급력과 논란을 불러일으킨 논문에서, 우리 모두는 공유자원에서 얻 는 개인적 이익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진화적 힘의 지배를 받고 있으며, 그 것이 결국 공유 자원의 파괴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때조차도 그렇 게 한다고 주장했다. 하딘은 이런 현상을 가리켜 '공유자원의 비극rragedy of the commons' 이라고 불렀다.  놀랄 것도 없이 기후변화는 지구 공유자원의 '최종적’ 비극으로 불려왔 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이 문구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예외 없이 화석연료 매장지라는 공유자원보다는 대기로 가스를 배출하는 배기관에만 초점을 맞춘다. 논문의 명성 때문에 사람들은 하딘의 논문이 증거에 바탕을 둔 논리적 주장이 아니라 편견에서 비롯된 이념적 논쟁이라는 사실을 잊기 쉽다. 하딘이 공유자원의 비극'이라는 논문을 발표한 주요 목적은 '진보의 금기에 맞서 복지국가의 정책이 빈곤층의 지나친 출산'을 부추긴다고 주장하기 위한 것 이었다. 인구 과잉을 그렇게 걱정하면서도 하딘은 타고난 이기주의를 거스 르지 못하고 자녀를 네 명이나 낳았다.인간의 본성을 결정론적인 시각으로 보는 하딘의 주장은 권위주의 및 경 제적 엘리트들의 이해관계와 완벽하게 융합된다. 따라서 하딘은 대기 공유 자원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는 공기와 물 없이 살아갈 수 없으며, 따라서 공기와 물의 오염이라는 공유자원의 비극은 다양한 수단을 통해, 즉 오염을 유발한 주체가 오염물질을 방치하는 것보다는 처리하는 것이 비용 면에서 더 낫도록 만드는 강제적 법률이나 과세 조치를 통해 막아야 한다.” 만약 기후변화가 공유자원의 비극이라면, 당연히 책임과 양심에 호소하 는 방식은 시간 낭비이며, 하딘의 말을 빌리자면 오직 '상호 합의에 의한 상 호 강제' 만이 인간의 이기주의를 억제하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다른 시각도 많다. 정치학자 엘리너 오스트롬은 사람들이 집단으로 자원을 관리하는 무수히 많은 방식을 연구하여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그녀는 하딘의 주장에 정면으로 도전하여 자유 로운 의사소통, 비전의 공유, 높은 신뢰 수준, 상향식 참여공동체의 활성화 가 가능하다면 인간은 공유자원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개선해 나갈 것이라 고 주장했다. 스티븐 가디너의 표현대로 만약 기후변화가 미래세대의 희생을 통해 우리들의 이익을 도모하는 집단적인 도덕적 해이의 문제라면, 우리가 공유하 는 가치에 근거하여 일련의 원칙에 대한 합의를 이뤄냄으로써 상향식 비전 을 확립해 가는 일이 필요하다. 문제는 우리가 어떤 형태로든 기후변화에 대한 생각을 떨쳐버리려고 기를 쓰고 있다는 사실이다.
- 사소한 개인의 생활양식 변화가 사람들의 태도를 바꾸고 사람들을 연결시킬 수 있으리라는 바람은 부질없었다. 오히 려 편견을 강화하고 분열을 부추기는 듯하다. 이는 개인적인 희생을 감수하려는 의지가 전적으로 우리의 사회적 정체 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집단에 친밀감을 느끼는 경우 우리는 본인의 충실성을 증명하기 위해 기꺼이 헌신할 것이다. 심지어 전쟁이 발생하면 목숨을 바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강력한 내집단 정체성과 사회적 공정성 의식 때문에 우리는 외부인들이 그들조차도 따르지 않는 듯한 도덕적 원칙을 제시하면 매우 분노하게 된다. 또한 생활양식을 조금 바꾼다고 해서 반드시 더 큰 참여로 이어지는 바람 직한 경로로 나아간다는 보장도 없다. 후속 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 위협 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조차도 관심이 있다는 표시로 간단한 행동 하나 정도 는 금방 실천하지만 더 이상 나아가지는 않았다. 컬럼비아 대학교 심리학과 의 엘케 웨버 교수는 사람들이 문제에 대응할 때 소위 '단일 행동 편향ainge action bias'을 보인다는 사실을 농업, 건강, 정치 분야의 여러 사례에서 발견했 다. 그녀는 이런 편향이 과거에 위협이 지금보다 단순하고 단기적 단일 행 동만으로도 위험과 불안에서 안전하게 벗어날 수 있었던 시기에 진화를 거 치며 생겨난 편향들 중 하나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 다음 사람들은 그 단일 행동을 한층 더 해로운 행위를 상쇄하는 개인적 정당화(심리학에서는 이를 가리켜 '도덕적 면허moral license' 라고 한다)의 수단으로 이용한다. 이는 마치 사람들이 더블 베이컨 치즈버거를 먹는데 대한 마음의 부담을 덜고자 특대 사이즈 다이어트 콜라를 주문하는 것과 같다. 반복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절전형 전구와 가전제품을 산 사람들은 그것을 더 많이 사용하고, 집에 단열재를 설치한 사람들은 난방기를 더 세게 트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또한 사람들은 도덕적 면허를 다른 영역으로 이전하기도 한다. 보스턴에 있는 한 아파트 주민들에게 예쁜 나뭇잎 모양의 쪽지에 '환경보호'를 위해 물을 아껴 써 달라는 메시지를 써서 전달하자 물 사용량이 7퍼센트 감소했 다. 그런데 전기 사용량은 6퍼센트 증가했다. 토론토 대학교의 연구자들에 따르면, 이러한 도덕적 면허 효과가 너무나 강력해서 환경친화적 제품을 구입한 사람들은 대학에서의 부정행위나 심지어 돈을 훔칠 기회를 더 쉽게 받아들이는 실험 결과를 보였다고 한다.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서 사람들은 자신의 책임을 축소시키고자 의도적으로 도덕적 면허를 이용한다.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실천하는 작은 행동을 과장하고 이를 거창한 말로 묘사한다. 영국의 포커스 그룹에 참가했던 한 사람은 자신이 재활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재활용하며 종잇조각 하나도 버리지 않는다고 자랑했다. 그러고는 “그러는 만큼 비행기 탈 때의 죄책감 을 덜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우리가 기후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는 기후변화가 유발하는 불안과 그것이 요구하는 근본적인 변화를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기후변화는 다른 중대한 위협들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기후변화에는 우리의 뇌가 단기적 이익을 포기하도록 이끌만한 요소가 하나도 없기 때문에, 우리는 편향을 작동시켜 서로 적극적으로 공모하고 기후변화를 영구히 뒷 전으로 미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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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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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코패스 증상은 전 세계에서 발견된다. 범죄심리학자 로버트 헤어Robert Hare가 고안한 표준 등급에 따르면, 사이코패스는 피상적인 매력, 잦은 거짓말, 성적 난잡함, 지루한 것은 참지 못하는 성질을 포함하여 20가지 특성을 보인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느낌에 무감각하다. 그들의 오만, 야망, 기만할 용의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자신감은 그들을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은 적어도 단기적으로 유리한 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들은 평범한 사람보다 공감하는 일이 적으며, 죄책감과 후회를 덜 느끼는 경 향이 있다. 이런 타인에 대한 관심 부족으로 인해 공격적인 성향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결국 사이코패스는 필요한 수단에 관계없이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시도하기 쉽다. 요약하면, 사이코패스는 도덕적 판단력이 손상된, 자기중심적이고 남을 배려하지 않는 사람이다. 놀랍지 않게도, 그들은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고 주로 남성이기도 하다.영국에서의 한 조사에 따르면, 사이코패스는 가구 인구의 1퍼센트 미만으로 발견되었으며, 이 수치는 전 세계적인 근사치에 가까울 것이다. 사이코패스 증상은 여성, 중년, 노인보다 남성, 젊은 성인에게서 더 일반적이다. 사이코패스는 다른 사람보다 더 폭력적인 행동을 보인다. 영국에서는 사이코패스가 자살 시도, 약물 중독, 반 사회적 성격 장애, 노숙자와 관련이 있었다. 사이코패스의 많은 특징 중에서 양심의 부족이 특히 중요하다.  잠시 사이코패스에서 주의를 돌려, 우리는 사이코패스와 다른 사람들을 구분하게 만드는 뇌 영역의 기능에 관한 통찰을 얻기 위해 여러 종을 살펴볼 수 있다. 변연계limbic system는 뇌의 깊숙한 곳의 피질 밑에 작은 구조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구조로서, 분노, 불 안, 두려움, 즐거움과 같은 감정을 생성하는 데 크게 관여한다. 보 다 강력한 감정 반응을 유지하는 야생 포유류는 길들이기된 포유 류보다 더 큰 변연계를 갖는 경향이 있다. 변연계에서 연구가 잘된 부분은 아몬드 크기만 한 한 쌍의 편도체amygdala다. 정상보다 더 큰 편도체는 상대에 대해 두려움을 더 많이 느끼거나 공격적인 반응을 하는 것과 관련이 있으며, 야생 동물이 길들이기된 동물보다 더 큰 편도체를 갖는 것이 일반적이다. 
- 사이코패스는 두려움이 없는 것으로 보이며, 뇌 영상에서 사이코패스가 다른 사람들보다 작고, 때로는 변형된, 덜 활동적인 편도체를 갖는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사이코패스가 도덕적인 의 사 결정, 두려움에 대한 인식, 사회적 협력과 같은 행동을 할 때 편 도체의 활동이 낮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사이코패스는 대부분의 사람이 공감이나 두려움을 느끼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감정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두려움과 공감이 적은 것은 모두 주도 적 공격을 도와준다. 따라서 감소한 편도체의 활동은 일부 개인이 두려움과 공포를 적게 갖게 되는 기초가 될 수 있으며, 이러한 개인은 주도적 공격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설명을 뒷받침한다. 
- 야생의 밍크와 딩고같이 작은 뇌와 짧은 얼굴을 가진 종이 야생 에서 성공한 것은 그 종이 야생으로 돌아왔을 때 길들이기가 빨리 역전된다는 개념을 분명히 위배했다. 이것은 새로운 수수께끼를 낳 았다. 만약 길들이기 증후군의 특성이 야생에서 잘 작용한다면, 야생의 조상이 길들이기된 자손보다 야생에서 더 잘 적응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만약 벨라루스에서 자유로웠던 미국 밍크가 작은 뇌와 짧은 얼굴로 충분하다면, 왜 조상 밍크는 처음에 더 큰 뇌와 더 긴 얼굴을 진화시켰을까? 이에 대한 답은 알지 못한다. 흥미로운 가능성은 이러한 특징이 먹이를 찾거나 포식자로부터 도망가기 위한 적응이 아니라 종 내에 서의 경쟁에 대한 적응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그런 적응들은 두 뇌가 크고 얼굴이 긴 동물이 두뇌가 작고 얼굴이 짧은 동물을 경쟁 에서 이기는 진화적인 군비 경쟁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이것은 유럽의 미국 밍크, 갈라파고스제도의 돼지, 미국 남서부의 말, 또는 호주의 딩고같이 야생에서 번식하는 길들이기된 동물들이 주로 야생 조상이 서식하지 않는 서식지에서 발견된다는 사실에 부합한다. 뇌가 큰 동물은 반응적 공격을 위해 준비하는 것과 같은, 큰 뇌가 제공하는 어떠한 작은 이점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는 야생 형질로의 느린 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야생에 사는 길들이기된 동물들의 경우 그런 반전은 천천히 일어난다. 길들이기 증후군의 수명은 남성 유두의 수명과 비슷하다. 둘 다 적응할 만한 이유는 없지만 오랫동안 남을 수 있다.
- 비슷하게 생긴 두 종의 공격 강도가 왜 그렇게 다를 수밖에 없는가? 여기에 해부학, 생태학, 심리학이 모두 연관된다. 수컷 침팬지 는 보노보와 해부학적인 구조에서 차이가 있는데, 이는 공격성과 높은 연관이 있다. 침팬지는 보노보보다 훨씬 더 크고 단검 같은 송곳니를 갖고 있다. 보노보에 비해 수컷 침팬지의 송곳니가 더 길다. 침팬지의 위 송곳니는 35퍼센트 더 길고, 아래 송곳니는 50퍼센트 더 길다. 암컷도 비슷하지만, 약간 차이를 보인다(침팬지의 위 송곳 니는 25퍼센트 더 길고, 아래 송곳니는 30퍼센트 더 길다). 긴 송곳니는 침팬지와 보노보와 같이 과일을 주로 먹는 종에게는 불편하고 성가 실 것이다. 그러나 송곳니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으므로 침팬지 가 더 긴 송곳니를 가진 것은 침팬지의 진화 역사에서 중요한 측면 을 보여 준다. 훌륭한 투사가 되기 위해 보노보보다 침팬지가 더 많은 비용을 들인 셈이다. 우리는 수컷 침팬지가 송곳니의 힘을 알게 된다는 것을 쉽게 상 상할 수 있다. 침팬지의 수컷은 열 살쯤 되면 송곳니가 나면서 상대 방보다 훨씬 더 위험해진다. 따라서 긴 송곳니가 일찍 나면 싸울 의 향이 더 커질 수 있다. 비슷한 점이 인간에게 나타난다. 나이에 비 해 큰 소년은 세 살 때부터 작은 친구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성공적인 공격에 대한 보상으로, 큰 아이는 어린 시절 내내 더 공격적이 된다. 큰 신체는 반사회적 성격 장애의 위험 요소이기도 하다. 큰 신체가 어린 소년의 심리학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침팬지의 더 길고 위험한 송곳니는 이론적으로 공격적인 행동을 더 촉진할 수 있다.
- 해부학적 구조 외에도, 보노보의 사회적 행동은 벨랴예프가 길 들이기된 은여우에서 확인한 행동과도 현저하게 잘 들어맞는다. 공격성의 감소 외에도, 특히 길들이기된 동물의 특징인 섹스와 놀이 라는 두 가지 사회적 행동 특징이 나타난다. 개와 기니피그와 같은 길들이기된 동물은 야생 동물보다 더 다 양한 성적인 행동을 한다. 침팬지와 비교해서 보노보도 마찬가지다. 동성애적 행동은 놀라운 예다. 어린 영장류의 경우, 수컷은 다른 수 컷과 암컷 모두와 실제로 성교를 하지 않지만 불완전한 성적 교미 행위를 한다. 그들이 성장함에 따라 수컷은 순전히 암컷으로 교미 대상을 바꾸고, 다 성장한 이후에는 동성 연애를 하는 것은 드물다. 침팬지는 이런 유형을 따르지만, 보노보는 다 크고 나서도 광범위하 게 동성애적 행동을 한다. 다 큰 보노보들 사이에서 발견된 동성애 적 교미 행동이 미성년적 특징을 보존하는 것이라면, 종 전체에서 관찰된 것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이는 유형 진화인 것이다.
- 우리는 길들이기 증후군이 시작된 시기를 발견하여 선택이 언 제 이루어졌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좋은 화 석을 찾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운이 필요하다. 어떤 종의 경우는 운이 없다. 알려진 보노보 화석은 하나도 없기 때문에, 우리는 언제 보노보의 길들이기 증후군이 시작되었는지 모른다. 합리적으로 추 측하면, 보노보의 길들이기 증후군은 보노보 계통이 87만 5천 년 전에 침팬지 조상으로부터 분리된 직후에 생긴 것이다. 어쩌면 화 석을 통해 그 추측을 시험하게 될 것이다.반대로 인간은 풍부한 화석 기록을 남겼는데, 이로 인해 우리는 2백만 년도 더 전의 호모속의 조상을 추적할 수 있다. 벨랴예프의 법칙에 따르면, 화석 기록은 오로지 한 시기에 그리고 한 호모속에서 길들이기 증후군이 있었던 것을 보여 주기 때문에 매우 유익하 다. 그 시기는 30만 년 전이며, 길들이기된 종은 호모 사피엔스다.  요점을 살펴보기 위해, 풍부하고 복잡한 이야기를 단순하게 만 들어 보자. 지난 25만 년간 두 종류의 호모속이 우리의 진화를 지배 했다. 하나는 일련의 강하고 원시적인 유형의 호모였고, 다른 하나는 더 가볍고 늘씬한 우리 호모 사피엔스다.
- 호모 사피엔스로의 형태학적 변화는 정교해지고 강화되었다. 아프리카의 다른 지역에서 나온 화석은 20만 년 전의 언젠가 얼굴과 눈썹의 크기가 줄어든 것을 보여 준다. 남성의 얼굴이 더 여성화하면서 남녀 간의 차이도 줄어들었다. 훨씬 나중에, 4만 년 전 구석기 시대에 대퇴골의 직경이 감소한 것을 보면 몸 전체도 가 벼워졌을 것이다. 더 나아가 사지는 덜 견고해지고 뼈는 작아졌다. 이런 효과는 팔 또는 다리뼈의 단면에서 볼 수 있다. 골수를 에워 싸는 뼈 피질의 벽이 얇아졌다. 지난 3만 5천 년 동안 남녀 간의 키 와 치아 크기의 차이도 줄어들었다. 이 모든 면에서 호모 사피엔스 남성은 30만 년 전의 남성보다 덜 강하다. 우리의 조상이 여성화 된 것이다.12 헬렌 리치가 확인한 길들이기 증후군의 해부학적 구성 요소는 더 작아진 신체, 더 짧아진 얼굴, 성적 이형성의 감소, 더 짧아진 뇌 였다. 보았다시피 이들 중 첫 세 가지는 호모 사피엔스의 진화 역사 에서 대부분 발견된다. 몸이 작아졌다는 것은 적어도 20만 년 전의 가는 대퇴골이 보여 준다. 작은 얼굴은 제벨 이루드의 화석을 호모 사피엔스에 속하는 것으로 규정하는 특징이다. 해부학적인 남녀 차이를 평가할 수 있을 때마다 남성은 더욱 여성화했다.  대부분의 호모 사피엔스의 경우 뇌의 크기는 감소하지 않았다. 대신 뇌는 아주 커졌다. 홍적세 중기의 두개골이 보존된 것이 많지 않아 초기 호모 사피엔스의 뇌가 얼마나 큰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아마 현생 인류의 평균 약 1,330시시보다 약간 작은 1,200~1,300시시였을 것이다. 다음 1백만 년 동안 호모 사피엔스의 뇌 크기는 계 속 증가하여 평균 1,500시 시보다 좀 더 컸다. 그리고 호모 사피 엔스의 뇌는 커지는 한편, 모양도 바뀌었다. 20만 년 전 그들의 두 개골은 점점 구형球形이 되어 갔다.
- 수렵 채집인들이 전쟁에서 위험한 자기희생을 보였다는 증거가 나올 때까지는 집단주의적 이타주의는 선택에 의한 진화적 산물이 라기보다는 문화적으로 유도된 행동이라고 보아야 한다. 제2차 세 계대전 중 적의 함선을 향해 비행기로 돌진한 일본 가미카제 조종 사들이나 이슬람의 자살 폭탄 테러범들은 선천적으로 반응했다기 보다는 강력한 문화적 압박에 의해 반응한 것이었다. 집단주의적 이타주의가 한 종으로서 인간들에게서 보편적으로 발견되는 일반 적인 경향이라는 증거는 현재 불충분하다.
- 2008년 이후 오늘날의 남성들 사이에서도 (여성은 아니다) 얼굴의 폭은 반응적 공격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남성의 얼굴이 여성의 얼굴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넓어지는 시기는 사춘기 때인데, 분명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프로 하키 경 기에서, 얼굴이 좁은 남성보다 얼굴이 넓은 남성이 페널티 박스 안 에서 보내는 시간(분)이 더 긴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유럽 백인 들 사이에서 얼굴이 넓은 남성들이 공격성, 보복성, 자기중심적이 고 기만적인 행동을 하려는 경향, 비협조성, ‘겁이 없는 지배'라는 사이코패스적 특징, 자기중심적 충동성에서 높은 점수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얼굴이 넓은 남성들은 더 나은 전사戰士들이기도 한데, 이는 천 개가 넘는 미국인의 뼈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왜 얼 굴이 넓은 남성들이 얼굴이 좁은 남성들보다 전쟁에서 죽을 확률이 더 낮았는지를 설명할지도 모른다. 이런 통계적인 효과는 백 명이 안 되는 남성 표본에서도 반복적으로 발견되었지만, 얼굴의 비율로 남성의 공격성을 예측하기에는 너무 약하다. 그러나 실험에서 이런 발견을 모르는 피험자들은 비교적 넓은 얼굴이 공격의 신호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처럼 얼굴이 넓은 남성을 경계하는 경향이 있다. 사람의 얼굴 폭에 대한 무의식적인 감수성은 인간이 진화하는 동안 더 넓은 얼굴을 가진 남성들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보였을 것이며, 넓은 얼굴을 가졌던 우리의 홍적세 남성 조상들은 이기적인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재빨리 공격적으로 행동하는 비 교적 충동적이고, 두려움이 없으며, 비협조적인 사람이었을 것이라 는 점을 시사한다.
- 집단으로 서식하는 대부분의 영장류는 인간과 대조적으로 잔인 하게 싸울 수 있는 능력에 의해 결정되는 확실하게 지배적인 위계 질서를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알파는 수컷이지만, 성이 어떻든 간에, 알파는 신체적으로 모든 도전자를 물리친 것이다.29 수렵 채 집인들 사이에서 남성의 지위는 폭력에 의해 좌우되지 않기 때문에 침팬지나 고릴라 같은 영장류와는 다르다. 유인원과 다른 영장류들 은 신체적인 싸움에서 이전의 알파를 확실하게 물리침으로써 새 알 파가 된다. 사회 규범을 따르는 이동 수렵 채집인들 사이에서는 대 조적으로 싸움이 없고 알파 남성 같은 사람도 없다. 단체의 결정에 대한 주도권을 쥐는 것과 같이 수렵 채집인 집단 안에 리더십이 있는 한, 위신이 중요한 기준이 된다. 사람들은 대부 분 좋은 주장을 펴거나, 좋은 계획을 세우거나, 최고의 중재자가 되거나, 최고의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미래를 가장 설득력 있게 설명 하는 것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경쟁한다. 이런 식으로 숙련 된 사람들은 지도자나 우두머리로 인정받을 수 있지만, 그런 역할 은 고집이 세고, 강압적이거나, 신체적으로 압도적이기보다는 현 명하고 설득력 있을 때 가능하다. 지도자는 존경을 받을 수 있지만, 자신의 생각을 강요할 수 없고, 타인으로부터 어떤 것을 빼앗기 위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할 수도 없다. 지도자가 다른 사람들에게 명령할 수 없다는 것은 이동 수렵 채집인들 사이에서 알파의 위치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 요컨대 우리가 다른 개인을 얼마나 원망하고 있는지 표현하는 능력, 그리고 그것과 관련해 과감한 행동을 하겠다고 떠벌리는 능력이 적어도 수천 세대 동안 인간 유산의 일부였다는 것은 분명하다. 만약 50만 년 전에 언어가 충분히 발달하기 시작했다면, 언어의 사회적 중요성의 증가는 어떻게 우리 조상들이 알파 남성들을 통제 하기 시작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새로운 종류의 호모속을 출현시켰 는지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자기 길들이기 모델에서 언어는 소문에서 살인에 이르기까지의 많은 사회적인 통제 도구들 을 가능하게 했던 호모 사피엔스의 중요한 특징이었다. 그러나 언어만이 길들이기 증후군을 푸는 열쇠라고 주장하는 것 은 아니다. 많은 학자는 알파 남성이 있는 영장류 체계에서 평등주 의와 협력의 인간 체제로의 전환을 설명하는 방법으로 무기의 사용에 초점을 맞추었다. 돌이나 창을 던지면 주도적인 공격을 압도적 이고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무기는 알파 남성에 대항해 서 움직임을 조직하고 시작하는 데 유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언어의 발달에 비해 무기의 중요성이 덜하다는 점을 뒷받침 하는 몇 가지 지점이 있는 것 같다.  사형에는 무기가 필요하지 않다. 늑대, 사자, 침팬지 같은 동물 들은 무기가 아닌 협동을 이용하여 살해를 한다. 인간 또한 무기가 없어도 죽일 수 있다. 소규모 인간 사회를 대상으로 한 전 세계적 인 조사에서 오터바인은 돌팔매질, 창던지기, 총 쏘기 등이 자주 쓰 이는 처형 방법임을 인정하면서도 교수형, 화형, 구타, 절벽에서 밀 기, 죄인 일행을 높은 나무에서 뛰어내리게 하기, (강간범에게) 가 시나무의 가지를 음경 안에 쑤셔 넣기에 주목했다. 또 다른 방법은 호주에서 있었던 일인데, 적대적인 이웃에 있는 복수를 하려는 사 람들에게 희생될 사람을 넘겨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다.
- 보노보 암컷들 사이에서는 동성애 적 교류가 두드러진다. 보노보 암컷이 사춘기에 접어들어 성관계 를 할 수 있을 때가 되면, 그녀는 어미를 버리고 자신이 태어난 사 회 공동체를 떠난다. 그녀는 모든 보노보가 그녀를 낯선 보노보로 보는 이웃 공동체로 들어간다. 수컷들은 그녀를 반기지만, 암컷들 은 처음에 덜 다정하다. 몇 주 후, 그 암컷은 상주하는 어미 보노보 와 성관계를 갖도록 초대를 받는다. 그때부터 그 암컷은 모든 성년 암컷과 규칙적으로 섹스를 하고, 그들의 사회적 네트워크에 합류한다. 암컷들 사이에서의 성적인 상호 작용은 배타적이지 않으며, 선호하는 파트너와 특별한 관계를 맺기보다는 다른 많은 암컷과 관계 를 공유한다. 보노보 암컷들이 이를 즐긴다는 증거를 보여 주는 이 런 만남들은 보노보의 사회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측면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암컷과 수컷이 싸우면, 암컷은 수컷을 쫓아내기 위해 비명을 질러 다른 암컷들을 재빨리 모은다. 그런 원조에는 차별이 없다. 모든 암컷은 서로 돕는다. 암컷들은 그들 사이의 긴장 을 해소하기 위해 동성애적 행동을 이용한다. 따라서 보노보의 동 성애적인 행동 성향은 아마도 침팬지와 유사한 조상이 진화하던 초기에 자기 길들이기의 부산물로 나타났으며, 현재는 그것이 수용되어 유용한 행동으로 진화해 왔을 것이다.
- 반응적 공격에 대항한 최근의 선택에 관한 가설은 인간이 행동상으로 길들이기 증후군을 보이고 있으며, 그 증후군은 대부분 유형 진화적이었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인간이 유형 진화적인 일련의 행동을 보여 준다고 주장해 왔다. 이 주장은 전통적으로 인간을 유인원과 비교함으로써 이루어졌는데, 이것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비교가 아니다. 이상적으로 우리의 비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우리 조상들의 행동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그 조상들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네안데르탈인들은 합리적인 비교 대상일 것이다. 네안데르탈인들의 문화는 우리 조상들의 문화보다 더 제 한적이었다. 이 장에 제시된 증거에 근거하면, 흥미로운 가능성은 네안데르탈인들이 사회적으로 배우고 협력할 수 있는 능력이 공격성과 긴장에 대한 너무 과한 반응으로 인해 제한되었다는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의 차이는 지성보다는 감정에 있었을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가 30만 년 동안 자기 길들이기된 상태로 살아왔 다는 증거 그리고 어떻게 그것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증거는 우리가 철저하게 특이한 영장류라는 점을 시사한다. 그러나 우리의 유순함 과 협동 능력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자기 길들이기 가설은 갈 길이 멀다. 말하자면 행동 면에서, 호모 사피엔스와 홍적세 중기 호모의 관계를 개와 늑대의 관계, 기니피그와 야생 기니피그(케비)의 관계, 보노보와 침팬지의 관계와 동등하게 말하는 것은 현대 인간의 업적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개, 보노보, 기니피그는 매우 다루기 쉬운 종이다. 인간은 단지 다루기 쉬운 것 이상이다. 높은 지능과 문화를 배우는 능력은 인간이 다른 길들이기된 동물보다 더 많이 성공하게 만든 두 가지 이유다. 또 다른 이유는, 자기 길들이기와 같이, 사형에서 나왔다고 주장되는데, 감소된 반응적 공격과 증가된 협력 능력과 더불어 사형은 우리에게 새로운 종류의 도덕 체계를 제공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 수치심을 표현할 때, 사람들은 부정행위, 신체적인 약점, 무능함, 심지어 병에 걸려 있는 것과 같은 결점들을 인정하게 된다. 그런 사람은 생각했던 것보다 자신의 가치가 더 낮다는 것을 인식 하게 된다. 수치심은 사회적인 규범을 위반했다는 것을 인정했다는 신호이기 때문에, 비위를 맞추는 사과를 하게 하는 회복력을 제공 한다. 따라서 수치심은 사회적 또는 육체적 죽음을 초래할 수 있는 배척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보인다. 같은 종류의 논의는 당혹감에도 적용되는데, 이 또한 사회적인 실수를 인정하는 감정이다. 정서적으로, 당혹감은 수치심만큼이나 고통스러운 감정이다. 행동 면에서는, 당혹감은 여러 가지로 잘 짜 인 연출로 표현된다. (일반적으로 의도하지 않은) 불쾌감을 느낀 지 1분도 안 되어 당황한 사람은 2~3초간 지속적인 신호를 보낸다. 아래를 내려다보고, (대부분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미소를 짓고, 입술을 빨면서 미소를 조절하고, 은밀한 눈길을 주고, 종종 얼굴에 손 을 대기도 한다. 신호가 시작된 지 15초 후에 홍조가 최고조에 달하 면서, 더 긴 시간에 걸쳐 지속된다. 수치심과 마찬가지로 당혹감의 정도는 다른 사람들이 당혹감을 느낀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달려 있다. 당혹감 반응이 정교하게 프로그래밍되어 있다는 사실은 진화적으로 당혹감의 반응이 중요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Erving Goffman이 수십 년 전에 제안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설명은 당혹감은 잘못된 사회적 관계를 회복시킨다는 것이다. 사회적인 실수를 저지른 이후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사람은 부정적으로 보이기 쉬운 데 반해, 쉽게 얼굴을 붉히는 사람들은 그들의 체면을 되찾는다. 
- 정치과학자 이반 애러귄 토프트Ivan ArreguinToft는 한쪽 상대가 다른 쪽 상대보다 강한지의 여부에 따라 1800년 대부터 1998년까지의 전쟁을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강한 것으로 판단하려면, 한쪽이 다른 쪽보다 전쟁 물자가 열 배 이상 많아야 한 다. 강대국이 승리할 확률은 1850년 전의 88퍼센트에서 1950년 후의 45퍼센트로 꾸준히 감소했다. 따라서 지휘관은 더 이상 승리를 예측하는 데 능숙하지 않다. 존슨과 매케이에 따르면, 반란군과 게 릴라 전술의 성공 가능성이 너무 많다는 어려움이 따른다. 물론 군사적인 의사 결정에서는 실패가 없는 것이 바람직하 다. 딕슨은 전투에서 승리할 확률에 미치는 요소를 파악하기 위해 1853년에서 1956년까지 크림 전쟁 이후 1백 년간의 영국군 자료에 유례없는 접근을 할 수 있었다. 그는 전투의 결과를 결정하는 무능의 네 가지 주요 징후로 과신, 적에 대한 과소평가, 정보 보고서에 대한 무시, 인력의 낭비를 들었다. 딕슨은 집단적인 사고로 여섯 가지 징후가 추가됨으로써 문제가 악화되었다고 밝혔다. 자기를 이길 상대가 없다는 집단의 환상, 불 확실하면서도 소중한 가정假定을 유지하려는 집단의 시도, 집단이 고유의 도덕을 갖고 있다는 의심 없는 믿음, 적을 협상하기에 너무 약한 상대라고 생각하는 것(또는 적이 위협이 되지 않는 상대라고 생 각하는 것), 대다수의 만장일치라는 집단적인 환상(침묵이 동의를 의 미한다는 잘못된 가정에 근거), (간첩들이 제공한 보고와 같이) 단체의 결의를 약화시킬 수 있는 정보로부터 집단을 보호하기 위한 자칭 검열자들이다. 그 결과 개인이나 단체가 결정을 내릴 때, 세력이 상당히 비슷할 경우, 일반적으로 자기의 군대를 과대평가하고, 상대방의 힘을 과 소평가하는 공격자의 평가를 기준으로 삼게 된다. 결정의 반 정도 가 비참한 결과를 가져온다. - - 피그만Bay of Pigs'의 예를 보자. 1961년 4월 17일, 존 F. 케네디 John F. Kennedy 대통령은 미 중앙정보국C.I.A이 이끄는 1천4백 명의 쿠바 망명인 여단에게 피그만을 침공하라고 명령했다. 그들은 매우 뛰어난 부대에게 3일 만에 패했다. 돌이켜 보면, 침공 결정은 이상한 것이었다. 쿠바군이 힘이 있다는 증거는 많았으며, “카스트로 Fidel Castro 군대를 통과해 해방군에 집결하기 위해 늪을 건널” 3만 명의 조직화된 저항 세력이 있다는 정보에 근거한 주장을 지지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케네디 대통령은 나중에 “내가 어떻게 이토록 어리석게 그들을 내버려 둘 수 있었을까?" 하고 반복해서 물었다. 55 케네디 팀의 대부분은 그들이 평가에 실패했다는 비슷한 의혹을 가 지고 있었다.  1979년에 이 주제에 관해서 고전을 쓴 피터 와이든 Peter mysen에 따르면, 답은 분명했다. 그것은 오만 때문이었다. 오만하면 “자 가 너무 커져서 보고 싶지도 듣고 싶지도 않은 것들에 눈과 그를 완 전히 막을 수 있게 된다” 56 최종 결정자였던 케네디는 필사적으로 “겁쟁이”라고 불리는 것을 피하고 싶었고, 자신에게 무한한 형은 이 있다는 것을 믿고 있었으며, 그의 감정에 맞장구를 칠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아서 슐레진저Arthur Schlesinger는 “그의 주위에 있 던 모든 사람은 케네디가 미다스의 손을 가졌다고 생각하고 질 수 없다고 여겼다. 57라고 썼다. 와이든은 침략을 주도한 C.I.A의 부국 장 리처드 비셀Richard Bissell은 위험이 점점 분명해지는 증거에 직 면하여 슈퍼맨의 임무를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한, 야망이 넘치고 자 신만만한 모험가였다고 말했다. 위기 이후에도, 비셀은 그들이 옳 은 일을 했다는 견해를 고수했다. 1998년에 출판된 이 사건에 대한 C.I.A의 비밀 보고서에는 “치명적인 자기기만에 의해 관통당한 정 보국agency의 그림이 그려졌다”
- 싸우지 않더라도 집단이 경쟁하는 곳마다, 똑같이 긍정적으로 편향된 판단이 반복된다. 마크 트웨인 Mark Twain은 옳았다. 그는 “국 가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썼다.
모든 국가의 사람들은 자신만이 진정한 종교와 합리적인 정부 체계를 갖추었다고 생각하며 타인을 멸시한다. 그뿐 아니라 자신의 것은 전혀 의심하지 않고 상상 속의 패권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또한 자신들이 신의 총아임을 확신해서 전시에 신을 불러 지휘를 내려준다는 것에 일말의 의구심을 품지 않는다. 그러다 신이 적의 편에 서면, 놀라면서도 어떻게든 구실을 만들어 칭찬을 재개 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인류 전체는 자신의 종교가 무엇이든, 지배자의 힘이 강하건 약하건, 언제나 끊임없이 만족하고 행복을 느끼며 감사하고 자랑스러워한다.
- 싸움에서 자신감의 역할은 아마도 동물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비교적 경쟁이 치열한 경우, 양쪽의 구성원들은 승리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 따라서 패자는 합리적으로 분석한 것보 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한다. 과도한 자신감을 인간 전쟁에 적용하 는 데서 생기는 문제는 군사적인 영역을 초월해 지도자의 과신이 전투를 강요당하는 병사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종합하면, 복잡한 전쟁은, 주도적 연합 공격으로 연마된 강압적 인 전술을 사용하여 엄청난 자원을 헌신하려는 진화 심리를 지닌 지 휘관에 의해 명령을 받으면서도 자기 자신에게 참여하지 말라고 아 주 자주 말하는 진화 심리를 지니고 있는 전투병들이 관여한다. 결 과는 상호 이익을 위해 고안된 체계일 것으로 예상된 것 이상의 살 해다. 자연 선택은 승리로 이끄는 메커니즘을 선호하고, 그 메커니즘에는 전쟁에 의한 낭비를 악화시키는 낙관적인 환상이 포함된다. 에리히 프롬의 말처럼, 복잡한 전쟁은 “공격에 대한 제어할 수 없는 추진력이나 살해하는 기쁨 또는 외부적인 악의 근원에 좌우 되지 않는다. 복잡한 전쟁은 주도적 공격을 사용하려는 경향과 반 응적 공격을 사용하려는 경향 간의 상호 작용에서 생긴 결과다. 종종 군인들은 전쟁을 하고 싶지 않아도 싸워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도적 연합 공격을 위해 연마한, 복종과 서열 계급 형성에 기여하는 능력이 복잡한 전쟁을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복잡한 전쟁은 부분적으로 자아에 의해 움직이는데, 위기가 다가오면서, 반응적 공격의 진화로 인해 행위자는 합리적인 평가를 더 하지 못 하게 된다. 이렇게 이해하는 것은 진화심리학과 군사 행동 사이의 초기 상호 관계에 대한 예비적인 스케치일 뿐이다. 목표는 어떻게 간단한 행동생물학적인 모델을 통해 전쟁 심리학의 관점을 조명할 수 있는지 상상하는 것이다. 그리고 군사적인 지평선을 초월하여, 공격에 대한 우리의 진화적 적응의 일부가 정확한 평가를 요구하는 전쟁에 서 이길 수 있는 기회를 어떻게 증가시키지 않고 오히려 감소시키는지 강조하는 것이다.
- 어떤 진화적 자극이 인간의 공격을 대조적인 두 방향으로 끌고가 반응적 공격을 줄이고 주도적 공격을 증가시켰는가?  몇몇 관련된 종을 토대로 판단해 보건대, 주도적 연합 공격을 하 는 높은 경향은 일반적으로 반응적 공격을 하는 높은 경향과 관련이 있다. 침팬지는 성년을 죽이는 데 주도적 공격을 많이 사용하는 종이 며, 공동체 내에서는 반응적 공격을 많이 사용한다. 늑대는 자기 종 족에 대한 주도적 공격을 자주 하는 치명적인 육식 동물이다. 침팬지 와 마찬가지로 일반적으로 늑대 무리들의 관계는 온화하고 협조적 이지만, 개처럼 평온하지는 않다. 이런 점에서 사자와 점박이 하이에 나는 늑대처럼 행동한다. 그런 종에서는 주도적 공격과 반응적 공격 이 대략 같은 정도의 높은 수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간의 계통에서는 다른 일이 일어났다. 반응적 공격이 억제되었고 주도적 공격이 높게 유지되었다. 이 책의 증거에 따르면, 반응적 공격에 대한 우리의 성향은 확실히 20만 년 전에 시작된 자기 길들이기 과정에 의해, 그리고 아마도 30만 년 전에 호모 사피엔스가 처음으로 출현함으로써 감소했다. 언어를 기반으로 한 음모가 핵심 인데, 음모는 속닥거리는 베타 남성들이 괴롭힘을 가하는 알파 남성을 없앨 수 있는 단결력의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소규모 사회에서 발생하는 것처럼, 언어를 통해 약자들은 계획에 동의함 으로써 위험한 대립적 상황에서 안전하게 살해를 할 수 있게 되었 다. 반응적 공격을 하려는 경향에 대항한 유전적인 선택은 잠정적인 폭군을 제거하는 뜻밖의 결과로 나타났다. 알파 남성에 대항한 선택은 남성이 최초로 평등주의자가 되게 만들었다. 약 1만 2천 세대를 거쳐 인간은 더 차분해졌다. 우리 종은 이상적으로 평화적이지는 않지만, 이제는 그 어느 때보다 더 루소주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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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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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심리학 카페

심리 2021. 2. 28. 17:59

- 감정은 좋고 나쁜 윤리적인 것 이전에 움직이는 에너지일 뿐입니다. 중력의 법칙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는 있지만 중력 그 자체를 두고 옳거나 그르다고 판단할 수 없는 것처럼, 우리가 분노, 시기심, 슬픔 같은 감정을 싫어할 수는 있지만 그 감정 자체의 옳고 그름을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감정은 그 자체로 존재할 뿐이니까요. 게다가 우리는 좋든 싫든 살면서 모든 감정을 경험할 수밖 에 없습니다. 부당한 일을 당해 화가 나거나 사람들의 무관심 때문에 외로움을 느끼고, 불안한 미래 앞에서 두려움에 떠는 일이 얼마나 많던가요. 만약 싫은 감정을 멀리하고 싶다면 그 감정을 일으키는 상황 자체를 피해야 하지만, 그것은 인간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한 꿈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통스러운 감정들을 거부하고 억누 르려고만 하면 그 감정은 사라지기는커녕 더욱 커져 의도하지 않은 때에 터져 버리고 맙니다. 마치 막힌 도관에 물을 부으면 수압이 높아지다가 마침내 폭발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또 좋아하는 감정이든 싫어하는 감정이든, 감정은 모두 같은 통로를 따라 흐릅니다. 그런데 싫어하는 감정을 막아 보겠다고 억누르면 좋아하는 감정을 느끼는 능력까지 쇠퇴하고 맙니다. 이런 식으로 자기 감정과 멀어질수록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맺기도 어려워집니다. 친밀함이란 솔직한 개인들이 자기가 겪는 감정을 허심탄회하게 공유할 때 느껴지는 교감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는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마음속 지옥을 피하려고 하면 마음속 천국에서도 멀어진다."
-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책임감의 배경에는 모든 사람들이 나를 주시하고 있다는 자기 암시도 한몫합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한 재 미있는 실험이 있습니다. 심리학자 토머스 길로비치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부끄러울 정도로 코미디언의 얼굴이 크게 그 려진 티셔츠를 입혔습니다. 그리고 평범한 옷을 입은 다섯 명의 학생들과 잠시 동안 함께 앉아 있도록 했지요. 그 후 촌 스러운 티셔츠를 입었던 참가자에게 그의 옷차림을 알아린 사람이 몇 명이나 될 것 같은지를 물었고, 참가자들은 함께 있었던 학생의 50퍼센트가 자신을 기억할 거라고 응답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그의 옷차림을 기억한 사람은 10퍼센트에 못 미쳤습니다. 참가자들은 실제 이상으로 다른 사람 이 자신의 모습을 주목할 것이라고 여겼던 것이지요. 이처 럼 연예인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듯이 자신이 다른 사람들 의 시선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여 필요 이상으로 신경 쓰는 현상을 조명 효과' 라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연예인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타인의 행동에 관심이 없습니다. 오직 '나'만이 '나'에 대해 무지 관심이 많을 뿐입니다. 어쩌면 이 사실이 당신을 슬프게 만들지도 모르겠네요. 타인에게 관심과 인정을 받고 싶은 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강렬한 욕망이니까요. 하지만 내가 세상의 중심이라는 생각을 버리면 우리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유를 얻게 됩니다. 무거운 책임과 의무를 벗어 버 린, 다른 사람의 시선에 좌우되지 않는, 진정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누리는 자유 말이지요.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우리에 게 생동감을 주는 아주 고마운 선물입니다.
- 누구에게나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습니다. 비유 를 들자면 우리의 인생은 메뉴판이 있는 식당이 아니라 코 스 요리가 나오는 식당이라 할 수 있지요. 메뉴판이 있다면 싫어하는 음식은 피하고 좋아하는 음식만 골라 주문할 수 있을 겁니다. 만족스러운 일만 골라 경험하고 고통스럽게 만드는 힘든 일은 피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산다는 것은 우리가 싫어하는 음식이 나올지언정 나오는 것은 무엇이든 먹어야 하는 코스 요리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인생이라는 코스 요리를 온전히 맛보는 것뿐입니다. 그래서 진정한 불행은 불행한 사건 그 자체에 있는 게 아니라 안 좋은 일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데에 있습니다. 불운 한 일은 생길 수 있지만 불행에 머무르는 것은 우리의 선택일 뿐이니까요
- 놓아줌은 자신에 대한 사랑을 의미한다. 놓아 준다는 것은 자신과 인생에 자유를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뤼디거 샤헤, 《마음학교》)
- 과거의 아픈 상처를 떠나보내지 못하고 되풀이하며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끝내 변하지 못하는 자신을 한심하게 여기고 미워합니다. 하지만 과거의 고통을 자신도 모르게 반복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상처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몸부림입니다. 우리는 과거로 돌아가 상처 받았던 일을 아예 무효화하거나 그 상황을 다르게 재현함으로써 그것을 극복하려고 노력합니다. 잔이 폭력적인 남자들에게 사랑받고자 애쓰는 것도 아버지와의 관계를 다르게 재현해 보려는 노력이었습니다. 자꾸만 나를 아프게 하는 상처로부터 자유롭고자 하는 발버 둥인 셈이지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런 시도는 대부분 실 패로 끝나 버리고 맙니다. 왜냐하면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를 복원하려는 불가능하고도 헛된 시도만을 반복하기 때문이죠.
- 상처를 치유한다는 것은 과거로 돌아가 모든 일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게 아닙니다. 적절한 거리를 두고 아픈 기억을 떠나보내는 것이지요. 그럼으로써 고통스럽던 과거가 더 이 상 현재의 삶에 침입하여 주인 행세를 하지 못하도록 막는 겁니다. 과거의 상처가 자꾸만 당신을 괴롭히나요? 그만큼 힘들었으면 됐습니다.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이제 상처를 제대로 떠나보낼 때입니다. 당신이 부족하거나 못나서가 아니라 누구라도 그 상황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그러니 상처를 안은 채 웅크리고 있던 자기 자신을 위해 펑펑 울어주세요. 또 그 시절 누리지 못한 행복에 대해서도 충분히 슬 퍼해 보세요. 그리고 떠나보내세요. 억울해하지도 말고 아쉬 워하지도 마세요. 잃어버린 것을 충분히 슬퍼할 수만 있다. 면 과거의 상처는 더 이상 당신을 아프게 할 수 없습니다. 그 럴 수 있다면 당신은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라는 선물 을 온전히 누릴 수 있을 겁니다.
- 도전하는 것은 잠깐 발판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도전하지 않는 것은 우리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키르케고르)
- 실패는 인생의 굳은살과 같아서, 굳은살이 많을수록 세상의 풍파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실패는 자신에 대한 자긍심에 훨씬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심리학자 리처드 베드너와 스콧 피터슨은 자긍심에 관한 연구에서 “도전하고 실패를 감수하면서 맞서 싸우는 경험 자체가 자신감을 키워 준다.” 라고 말했습니다. 실패가 두려워서 도전을 회피한다면 스스로에게 시련을 극 복하고 실패를 감당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과 마 찬가지입니다. 그러면 자연히 자긍심이 추락하지요. 하지만 도전을 하면 실패를 극복할 자신이 있다는 메시지를 내면화 하게 됩니다. 즉 어려움을 피하지 않고 맞서 싸우는 것 자체 가 나는 좌절감을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과 자신감을 심어 주어 우리가 당당하게 살아가도록 도와줍니다.
- 가끔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누군가를 억지로 용서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재니스 스프링, 용서의 기술)
- 우리가 숲 모퉁이에서 사나운 짐승과 마주친다면 자기를 보호할 생각밖에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인간관계에서도 마 찬가지입니다. 나에게 견딜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사람이 있 다면 대화를 시도하거나 대면하기보다 전속력으로 도망쳐 나를 지키는 게 현명합니다. 그 상대가 부모일지라도 마찬 가지입니다. 나는 니콜라에게 열여덟 살에 힘이 생기자마자 난폭한 아버지로부터 도망친 것은 대단히 옳은 결정이었다. 며 그를 격려해 주었습니다. 또 아무리 부모라고 해도 우리 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은 분명히 존재하며, 이 때문에 아버 지와 연을 끊은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덧 붙였습니다. 분명히 희생자는 어린 시절의 니콜라입니다. 니콜라는 오랜 상담을 거치면서 아버지의 잘못을 아버지에게 보내는 법을 터득해 갔습니다. 또한 마주치는 사람들 뒤에 아버지가 숨어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일상생활의 문제들도 조금씩 해결해 나갈 수 있었고요.
- 진정한 사랑은 서로에게 자신의 길을 가도록 허락한다. 그래야 서로가 갈라지는 일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파울로 코엘료, 《브리다》)
- 사랑하는 사람을 이상화하는 것은 자신에게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권력, 지혜, 아름다움을 상대방이 모두 갖고 있다고 믿고 이러한 대상과 합일함으로 써 안정과 평화를 얻으려는 노력이다. (심리학자 하인즈 코헛)
- 여기 케이크가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빵은 밀가루, 버터, 설탕, 계란 등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겉은 초콜릿을 입혀 갖 가지 색깔로 장식을 했고 중앙에는 탐스럽고 커다란 체리가 올라가 있습니다. 그런데 체리가 없다면 어떨까요? 조금은 볼품없어질지 몰라도 케이크 자체의 가치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케이크는 그 자체로 여전히 먹음직스러울 것입니다. 우리가 케이크라면 사랑하는 사람은 체리와 같습니다. 즉 연인이나 배우자는 우리의 삶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장식' 입니다. 케이크를 먹을 때 체리가 더해진다면 훨씬 맛이 좋겠지만 체리가 결코 케이크 전체를 차지하지는 않듯이, 사랑하는 사람이 우리 삶을 눈부시게 만들어 주지만 그가 떠난다고 해도 나는 여전히 꽤 괜찮은 사람으로 남는 거지요. 또 맛있고 영양가 높은 케이크를 만드는 것은 바로 우리의 몫입니다. 체리의 화려함에 의존해 부실함을 감추려는 케이크가 되지 마세요. 자신의 생존을 위해 상대를 필요로 하는 것은 의존일 뿐입니다. 진정한 사랑은 서로의 영역을 지키 면서 상대를 받아들이고, 서로 맞추어 나가며, 그 안에서 함 께 성장해 나가는 것입니다. 서로의 자율성을 존중해 줄 때에만 우리는 사랑에 질식당하지 않고 그 사랑을 오래도록 즐길 수 있음을 잊지 마세요.
- 분노하는 것은 타인에 대한 보복을 자기 자신에게 가하는 것이다. (시인 알렉산더 포프)
- 분노하며 원한을 품는 것은 내가 독을 마시고 남이 죽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 (작가 말라키 맥코트)
- 틱낫한 스님은 “화는 우리의 적이 아닌 우리의 아기다. 그윽한 마음으로 화를 끌어안아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를 화나게 하는 일들은 무수히 많이 일어납니다. 그러나 화의 불길에 사로잡혀 나와 타인 모두에게 상처를 입히는 행동은 우리가 선택한 것입니다. 화는 상처 난 우리의 자존 심이 흘리는 피입니다. 닦아 주고 약을 발라 주면 될 일이지 요. 화를 다스릴 수 있는 힘은 상황이 아니라 결국 우리에게 있습니다. 세상이 내 마음 같지 않아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 이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우리 인생은 한결 부드러워질 것 입니다.
- 이 세상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려 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 앞으로는 비난을 받든, 칭찬을 듣든, 누가 뭐라 말하건 말건, 나는 내 생각에 따르겠다. (라 퐁텐, 《우화》)
- 닥친 불행을 돌려보낼 길은 없다. 그러나 불행을 밟고 그 속에서 새로운 길을 발견할 힘은 우리에게 있다. (소설가 오노레 드 발자크)
- 자기 변화는 결코 단번에 이루어지지 않으며 여러 단계에 걸쳐 진행됩니다. 1단계는 문제를 확인하는 단계로, 일상생활에서 나를 괴롭히는 문제들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2단계는 문제의 원 인을 찾아보는 단계로, 어린 시절에 받은 상처, 채워지지 않 은 욕구 등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지요. 3단계는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단계로, 맞닥뜨린 문제의 원인뿐만 아니라 현재 의 내 모습과 과거의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겁 니다. 4단계는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세우는 단계로,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만들어 가는 과정입니다. 5단계는 통합과 소화의 단계로, 하루하루 체험한 변화를 완전히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훈련의 시간을 말합니다. 하지만 이때 문제를 겪은 적 없는 상태로 돌아가고자 하는 욕심은 버려야 합니다. 우리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화될 수는 없습니다. 그저 이전에 느끼던 고통이 줄어들고 우리 삶이 전보다 만족스러워질 정도로만 변화할 수 있지요.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눈부신 성장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 프로이트는 “정신 분석이 분석을 받은 사람으로 하여금 절대로 병리적인 반응을 하지 않도록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니다. 정신 분석은 분석을 받은 사람의 자아를 자유롭게 해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 준다. 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우리의 과거라는 책은 이미 완성되었습니 다. 그 내용은 결코 바뀌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재라는 책은 우리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과거에 매달려 그것이 우리의 일상을 침범하도록 내버려 둘 것인지, 아니면 과거가 해 주는 이야기를 듣되 그것이 우리의 인생을 조종하지 못하게 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더 이상 과거의 책을 읽고 또 읽지 마세요. 이제 어린 시절의 책을 책장에 꽂아 두고 다른 책을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 이별이란 사랑했던 두 사람의 관계를 어떤 사정으로 인해 거두어들이는 일에 불과합니다. 그저 하나의 관계가 끝났을 뿐, 당신은 여전히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소중한 사람입니다. 만약 내 존재 자체가 거부당했다는 좌절감이 느껴진다. 면 그것은 그에게 의존하고 싶은 당신의 욕구 때문입니다. 그를 통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인정받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 내 존재를 평가할 사람은 나 외에 아무도 없습니다. 아니, 나조차도 나를 함부로 평가해선 안 됩니다. 이별에 잘 대처한다는 것은 이별의 고통을 대충 뭉개고 넘어간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별 후에 맞게 되는 온갖 감정을 충분히 느끼고 떠나보낸다는 뜻입니다. 분노, 우울, 미련, 의심 등 힘들고 고통스럽더라도 회피하지 말고 그 감정들을 하나하나 느껴 보세요. 그렇지 않고 슬쩍 넘어가려고 한다면 그때 애도하지 못한 이별의 경험이 나중에 찾아올 이별 앞에서 더 큰 고통을 치르게 할 것입니다. 당면한 이별에 묵은 감정들까지 솟구쳐 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나를 찾아온 이별을 아프다고 발로 걷어차 버리지 마세요.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합니다. 안녕이라고 작별을 고하는 것, 그것은 누군가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위해 장례식을 치르듯, 떠난 그 사람과 나를 묶어 놓았던 마지막 끈을 푸는 작업입니다. 서로 헤어질 수밖에 없음을, 이제는 내 마음속의 그를 떠나보내야 함을 인정하고 손을 흔드는 것입니다. 또한 그동안 고마웠다고, 앞으로 더 잘 살겠노라 어제의 나에게 '안녕' 이라고 말하는 일입니다.
- 우리는 매일 이별 하며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언젠가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 져야 하고, 높은 직위와 고액의 연봉도 놓아야 할 순간이 찾 아옵니다. 또 영원할 것 같았던 젊음과 아름다움도 어느새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결국에는 이 세상을 놓아야 할 순간 을 맞이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에게 이별이란 숙명과도 같습니다. 그러니 이별을 너무 두려워하거나 걱정하지 마세요. 결코 사랑하기를 포기하지 마세요. 사랑과 이별은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찾아옵니다. 그런데 이별의 고통을 피하겠다고 하 면 사랑이 주는 행복과 성장의 기쁨까지 놓쳐 버리고 맙니다. 그러니 다시 사랑이 찾아오면 두 팔을 활짝 벌리고 따뜻 하게 맞이하세요. 
- 바이올린을 보관할 때는 현을 느슨 하게 풀어 놓는다고 합니다. 줄을 맞춰 놓은 채 보관하면 바이올린을 꺼내 쓸 때 조금 편할지는 몰라도 정확한 음을 유 지하려면 좀 더 조여야 합니다. 그런 식으로 매일 조금씩 조 여 나가다 보면 언젠가 현은 끊어지고 맙니다. 사람도 마찬 가지예요. 쉴 때 쉬지 못하면 언젠가 방전되어 버립니다. 그 래서 소크라테스는 “한가로운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 는 재산”이라고 했고, 칸트 역시 “노동 뒤의 휴식이야말로 가장 편안하고 순수한 기쁨”이라며 휴식의 중요성을 강조했 습니다. 뿐만 아니라 천재 발명가로 유명한 에디슨은 80세 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연구를 계속할 수 있는 비결을 쉴 때 쉴 줄 알았기 때문이라고 말했을 정도지요. 이처럼 휴식은 빈둥대는 게으름이 아니라 창조력과 충만함의 원천이 되는 시간입니다. 그러므로 마음 편히 쉬는 일을 결코 미루지 말아야 합니다.
- 독일의 어느 정신과 의사는 “하던 일을 중단하거나 미룰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건강하게 일하는 사람” 이라고 말했습 니다. 인생은 여러 개의 다리로 걸어가는 여행입니다. 단 하 나의 다리만 있는 사람은 빨리 가지도 멀리 가지도 못합니 다. 반면 여러 개의 다리가 균형을 이룬다면 하나의 다리에 문제가 생겨도 어떻게든 걸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어느 하나에 '올인' 하지 말고, 균형 감각을 잃지 마세요.
- 무엇인가에 대해 '예'라고 말하려면 온 마음을 다해야 한다. 만약 당신이 그럴 마음이 없다면 '아니요' 라고 해야 한다. (메리 제인 라이언, 《중》)
- 상담가가 진심으로 공감해 주고 있다는 믿음이 생길 때 내 담자는 과거의 아픈 경험을 다시 생각하고, 다시 느껴 보고, 다시 정리하게 됩니다. 한마디로 과거를 재구성하는 것이지 요. 그러고 나면 과거에 대한 통제력을 갖게 됩니다. 과거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누가 진짜로 비난받을 짓을 했는지 그리고 상처가 얼마나 삶을 어긋나게 했는지에 대해 서서히 이해하고, 점차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고 보면 심리 치유란 공감으로 지어진 튼튼한 배를 타 고 내담자가 과거를 항해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상담가는 내담자의 감정을 이해하고 해석해 주면서 그로 하여금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 동정이 상대의 감정을 똑같이 느끼는 것이라면, 공감은 상대의 고통을 깊이 이해한 후 다시 나 자신으로 돌아와 어떻게 하면 그를 도울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상대에 게 손을 내밀기 위해서는 마주 보고 있는 편이 좋듯이, 타인을 돕고 싶다면 그와 나 사이의 경계가 분명해야 합니다. 고유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울타리와 힘들 때 기대어 쉴 수 있 는,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적절한 거리가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힘들어하는 누군가를 위로하기 위해 꼭 그의 입장이 되어 봐야 한다고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 베어 하트라는 인디언 주술사는 처음에는 잔잔한 물에, 다음에는 막대기로 연못을 휘저은 뒤에 얼굴을 비춰 보게 한 다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네가 어떤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네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이 라고 생각해야 한다. 네 속에는 네가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솔직하게 인정하지 않는 어떤 부분이 있는 것이다.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서 볼 때 그 사람을 싫어하게 된다. 네가 싫어하는 것이 실은 네 자신의 일부이다. 늘 이것을 명심하여라.” 
- 모든 사람을 올바르게 이끌고 모든 친척, 이웃, 동료들과 좋은 친구가 되기 위해 스스로를 고문하지 말라.(토마스 호헨지, 《당당한 게으름》)
- 우리가 타인에 대해 직감적으로 느낀 것들의 이면에는 대개 나의 불안, 두려움, 시기심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도 그것이 그의 속마음이라고 믿으면서 쓸데없이 눈치를 보고 에너지를 쏟습니다. 게다가 지나치게 눈치 보는 행동은 괜히 상대를 긴장시키고 분위기만 어색하게 만들 뿐입니다. 그러니 자꾸 남의 마음을 읽으려고 하지 마세요. 상대방에 게는 상대방의 생각이 있습니다. 함부로 그 자리를 침범하 지 마세요. 그것만으로도 복잡했던 관계의 문제는 한결 단순해집니다. “남에게 보이는 관심을 반만 줄여도 생이 한결 편안해질 것이다.” 라는 어느 현자의 말을 기억하세요.
- 나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건 꼭 말로 표현해야 한다. 상처 받아 멍들고 오해받을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서로 나눠야 한다. (시인 오도르)
- 외모만을 중시할 때 겪게 되는 더 큰 문제는, 내가 나를 소외시킨다는 것입니다. 내 몸을 마치 나와 다른 개체인 것처 럼 자신의 것으로 느끼지 못하고 물건처럼 여기게 되는 것 입니다. 정신 분석 이론가 파울 쉴더는 “신체 이미지는 자 기를 인식하는 기본 구성 요소”라고 했습니다. 즉 나와 내가 아닌 것을 구별하는 자아의 원초적 구성 요소라는 거지요. 그런데 신체를 나로부터 분리시키거나 신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당연히 자아는 흔들리고 자긍심 역시 바닥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 우리는 오직 희망을 찾아야 할 때만 희망을 발견하려고 한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코를 후비는 사람과는 같이 다니지 않겠다고 말하지만, 그 사람이 증조할아버지라면 사랑하는 것처럼 말이다. 운명을 피할 수 없을 때, 도망칠 수 없을 때, 그리고 취소할 수 없을 때 비로소 우리는 우리의 운명에서 긍정적인 면을 발견하고자 한다 (대니얼 길버트)
- 결혼이란 우리가 이 세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이미지의 천당과 지옥이다. (리처드 스틸, 영국 저널리스트)
- 넌 네가 한 일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을 거야. 이제까지 하지 못한 일에 대한 후회가 대부분이겠지. 그러니까 해봐. 뭐든지 해봐. (엘린 스트라긴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의 내가 알았더라면》)
- 심리학자 로버트 존슨은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한다면 한 동안은 구름 위를 걷게 되고 말 그대로 영원할 것 같은 행복에 잠기게 된다. 그러나 어느 날 이들이 땅으로 되돌아올 때 는 현실적으로 서로를 바라봐야 한다. 이때부터 비로소 성숙한 사랑의 가능성이 열린다.”라고 말했습니다. 성숙한 사랑은 완결된 목표도, 현재의 상태도 아닙니다. 시들지 않도 록 끊임없이 관심을 기울이고 가꿔야 할 대상이자 과정입니 다. 그렇게 온몸으로 사랑을 껴안을 때 우리는 오랜 상처를 치유하고 진정으로 자유롭게 됩니다. 이것이 우리가 후회 없이 사랑하고 사랑받아야 할 진짜 이유입니다.
- 무기력은 하고 싶어도 에너지가 바닥이 나 아무것도 못 하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무기력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 다고 섣불리 낙관할수록 부수적인 일에 에너지를 탕진하고, 결국 더 무기력한 상태에 빠져 버리게 됩니다. 차라리 이 무기력이 오래 지속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자신에 게 시간을 주세요. 무작정 바쁘게 살지 말고 진짜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진지하게 물어보는 것입니다. 이때 조급함은 금물이며 필요한 것은 인내입니다.
- 잡동사니로 삶을 채우지 마라. 가볍고 비어 있는 삶 속에서 간결한 마음으로
최고의 삶을 기다리고, 또 걸어가라. (사라 벤 브레스낙, 혼자 사는 즐거움)
- 지금 이 순간, 숨 가쁘게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면 잠시 멈추어 서서 자문해 보라. 나는 도대체 무엇을 원하는 것일까?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은 어디인가? 내가 진정으로 그리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안젤름 그륀, 《하루를 살아도 행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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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

성취하는 뇌

심리 2021. 2. 19. 20:36

- “이미 아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일이 이미 소유한 것이 아니라 얻으려 노력하는 일이, 이미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도달하는 길이 가장 큰 즐거움을 안겨준다.” (수학자이자 과학자, 카를 프리드리히 가우스)
- 무엇을 어떻게 배우는지는 뇌가 장기적으로 특정한 종류의 사고와 인지 또는 행동을 취하기 위해 어떻게 상호 연결할지를 좌우한다. 나 이가 들수록 우리는 기존에 학습된 개요나 유형에 더 빨리 접근할 수 있다. 우리의 기억 체계 중에서도 특히 이마 바로 뒤에 자리하는 대뇌 피질이 세세한 내용보다는 요점과 진행 과정을 파악하기 때문이다. 슈퍼마켓, 레스토랑, 도서관에 있는 진열대가 정렬된 방식과 비슷하다. 이렇게 개요를 파악하는 방식은 학습에 매우 효과적이다. 특정 과정이나 장소에 포함된 많은 부수적인 면을 새롭게 저장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간단한 예시를 통해 확인해보자. 회사나 슈퍼마켓으로 향하는 익숙한 길을 걸어갈 때,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것 을 꼼꼼하게 파악하지 않는다. 다만 특이한 일은 알아차린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새로운 일의 발생을 쉽게 기억할 수 있다. 감정적으로 동요한 일이나 특이한 것은 더 쉽게 기억한다. 요컨대 우리가 성인이 된 후 학습을 할 때는 새로운 학습 내용과 기존에 저장된 내용을 오가며 항상 비교한다. 그런데 이런 과정은 학습 효과를 높이기도 하지 만 동시에 위험하기도 하다. 새로운 것을 편견 없이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미 안다고 믿는 것과 비교하기 때문이다.
- 뇌의 수행 능력은 호기심과 동기 부여가 끈 기를 만나 하나가 됐을 때에야 비로소 빛을 발한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일, 근육을 쓰는 운동, 머리로 깊이 생각해야만 풀 수 있는 문제등... 무엇이든 훈련 효과와 긍정적인 결과를 보려면 일정한 시간이 흘러야 한다. 이때 깊이 명심해야 할 개념은 그릿이다. 그릿은 장기 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마음에 품은 고집스러운 열정과 이런 열정을 바탕으로 한 끈기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내놓은 전문훈련법에 관한 수많은 연구를 보면 재능과 소질, 지능 지수보다 이런 요소가(인내심을 갖고 버틸 수 있는 능력도) 학습 결과를 더 많이 좌우한다. 한 주제에 오래 매달리려는 의지는 눈앞에 분명한 목표가 있고, 배워야 할 내용이 일상이나 학교, 학업, 직업과 결부되고, 배울 내용이 진 심으로 마음에 와닿을 때 생긴다. 마음이 움직이면 우리는 앞을 향해 나아간다. 물론 타고난 지능과 재능, 유전적 특징으로 직장과 사생활 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다. 특정 분야에서 남다르게 빠르고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단연코 재능이 모든 걸 결정하지는 않는다. 학교와 직장에서 성공을 거두는 데 재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 생각할 수 있는 능력(공감 능력)과 자제력(의지력), 이들을 바탕으로 하는 끈기, 그릿이다. 목표에 이르고자 인내심을 지니는 자세가 어쩌면 모든 요소 가운데 제일 중요할지도 모른다.
- “사람들은 위대한 지성이 끼치는 영향이 가장 기분 좋게 느껴지고 자신이 질투를 느끼지 않을 만한 곳에서만 천재에 대하여 말한다. 누군가를 '신과 같다'라고 하는 것은 여기에서는 우리가 경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들어진 모든 것, 완전한 것은 경탄의 대상이며, 생성 중인 모든 것은 경시된다. 그런데 예술가의 작품은 그것이 어떤 방법으로 생성되었는가'를 그 누구도 볼 수가 없다. 이것이 예술가의 유리한 점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생성 과정을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언제나 조금 냉정해지기 때문이다.” (니체)
- 댄 챔블리스는 올림픽 경기의 우승자, 위대한 예술가, 유명한 경제 석학이 이룬 최고 업적에 대한 연구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최상의 기량이란 혼자서 배우거나 다른 사람에게서 배워 익히고,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가 되어 전체로 움직이도록 심혈을 기울여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 얻은 결과물로, 이는 작은 능력 의 총체다. 그들에게 비범하거나 초인간적인 면모는 찾아볼 수 없다. 그저 꾸준히 정확하게 실행한 동작이 합쳐져 최고의 성취로 이어졌을 뿐이다.”
- 성공이란 열정을 잃지 않은 채 실패에서 다른 실패로 갈 수있는 능력이다 (처칠)
- 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을 생산하는 신경 세포의 수는 많지는 않아도 인간 행동의 기본적 성질에 다양하게 참여하므로 매우 중요하다. 도파민은 우리의 경각심과 주의력을 조절하며, 창의성을 높이고, 자신감을 갖게 해주고, 낙관적으로 만들며, 특정한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한다. 그 밖에도 우리에게 긴장감과 기대감을 부여한다. 이것은 신경 세포가 새로운 경험을 할 때, 특히 우리가 목표를 달성했을 때 뇌가 더 잘 기억하게 돕는다. 호기심이 생기면 배우는 일이 쉬워지고, 기억 효과도 높아진다. 도파민은 특히 중뇌의 흑질(흑핵)과 옆에 있는 'A10'이라는 단조로운 이름이 붙은 영역(그림 3과 4)에서 생산된다. 이런 구조는 뇌에서 소위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탐지기를 형성하고, 이로써 미래의 행동에 중요한 동기를 부여한다. 우리는 뇌 안에서 동기의 횃불이 계속 불타오르게 노력해야 한다.
- “우리의 주의를 끄는 것은 새로움이 들어 있는 낡음이다. 한 줌의 새로 움이 든 낡음.” (윌리엄 제임스)
- 십자말풀이의 개발자인 윌 쇼츠 Wil Shortr는 수십 년 동안 <뉴욕 타임스>의 십자말풀이 편집자로 일했으며 이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으로 손꼽힌다. 쇼츠는 사람들에게 십자말풀이를 시작할 때 다음과 같이 해보라며 귀띔했다. 그의 조언은 일반적으로 십자말풀이 외에 다른 일을 할 때도 참고가 된다.
1. 확실하게 아는 단어에서 시작하고 그곳에서 다른 문제를 풀어나간다.
2. 두려워 말고 무작정 추측해본다. 즉, 답이 틀려도 두려움을 갖지 않는다. 내면에서 떠오르는 직감을 믿는다. 뇌는 가끔씩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무의식 중에 더 많은 것을 안다.
3. 틀린 단어 지우는 일을 겁내지 않는다. 싫은 일도 하면서 왜 새로운 일은 시작하지 않는가?
- 왜 동시에 적은 일만 의식적으로 인식할 수 있을까? 작업 기억의 용량이 그토록 작은 이유는 무엇일까? 까다로운 질문에 비해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에너지를 아끼려는 목적에서다. 과제는 저장 공간에 영구적으로 비축되어야 한다. 이는 컴퓨터와 마찬가지로 뇌의 에너지 소비량을 높인다. 우리가 중간에 저장한 각각의 모든 과제를 위해 뇌에 있는 뉴런은 온종일 활성화된 상태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뇌 피질의 좌우 전두엽에서 일어나는 작업 기억은 우리가 뇌의 어떤 자원으로 무슨 일을 했는지 기록하고, 처리하고, 구상한다. 프랑스의 연구진은 우리가 주요 업무 외에 부차적인 두 번째 업무를 처리하면 양쪽의 대뇌 반구가 두 가지 과제를 똑같이 나누어 일하는 것 을 영상 처리 과정을 통해 보여주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의 뇌 는 왼쪽, 오른쪽으로만 나뉘어 있다. 따라서 계속해서 세 번째 업무를 추가해서 처리하려면 뇌는 어쩔 수 없이 연산 공간을 다른 업무를 담당하는 곳과 같이 사용하므로 처리 용량이 절반으로 준다. 나머지 저 장 공간이 이미 사용 중이므로 세 번째 과제는 최소한의 에너지를 투 자해서 처리할 수밖에 없다.  두개 또는 그 이상의 과제를 나란히 처리하려면, 첫 번째 과제 수행능력이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업무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감소하는 결과를 피하기 어렵다. 이때 가장 필요 없는 제동력이 다른 일에 대한 생 각을 펼친다. 특히 책상 위 스마트폰의 신호처럼 우리의 집중을 분산 시키는 사소한 일은 생각 밖으로 밀어내야 한다. 이런 완전히 쓸데없 는, 정보를 막는 데 신경을 쓰는 일은 작업 기억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하며, 게다가 의지력까지 약하게 만든다. 요약하면 어떤 수단을 써도, 어떤 노력을 해도, 우리는 멀티태스킹 을 절대 잘 해내지 못한다. 우리는 단지 여러 과제를 이리저리 번갈아 가면서 할 뿐이다. 스스로 실험해보면 알겠지만 멀티태스킹에 관여하는 뇌의 영역인 작업 기억은 놀랍도록 작다.
- 일정한 시간에 완전히 주의력을 쏟아부어 머릿속에 딱 두 가지 일만 들어 있게 하면 일을 최상으로, 그리고 가장 생산적으로 할 수 있다. 항상 주시해야 할 두 가지란, 어떤 일을 하면서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 를 항상 마음속에서 그리는 것과 일 자체다. 미국의 생물화학자인 데 이비드 케인 David Cain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실 옳은 말이다. “모든 생각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면 좋겠지만 그중 제대로인 생각은 몇 가지밖에 안 된다.”
- 창의적으로 사고하기에는 생각 중인 자신을 스스로 방해하지 않게 수시로 생각을 떨쳐내고, 거리를 유지하거나 또한 집중을 하지 않는 것도 포함된다. 이렇게 거리를 유지하거나 생각을 내면적으로 재구성하는 산만한 시간은 다시 원래의 일로 돌아오기 전에 20분이 넘지 않게 제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런 다음에 다시 본격적으로 한가지 일에 집중한다. 휴식 시간이 이처럼 짧다면 그리 매력적인 제안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학습을 할 때 가장 힘든 훈련 중 한 가지는 오랜 습관을 벗어던지는 일이다. 하지만 이를 해내면 뇌는 힘든 훈련을 꾸준하게 향상하는 수행 능력과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을 우리에게 보상으로 선사한다. 학습 기간이 좀 더 긴 사람은 최신의 학습 자료를 반복하고, 연습하는 것 외에도 2주 전 또는 2개월 전에 배웠던 내용을 추가적으로 훈련에 집어넣어 뇌를 항상 긴장시키고 놀라게 해야 한다. 이것은 오래 된 학습 내용을 기억하는 데만 좋은 것이 아니라, 새로운 내용에 대한 이해력도 같이 높인다. 뇌가 학습한 내용 사이에서 정답이 될 만한 가능성의 날카로운 경계선을 찾는 일을 돕기 때문이다. 뇌에는 확실하고
- 시험이나 중요한 평가 날까지 준비 기간이 14일 남았다고 가정하자. 공부하는 시간을 12시간이라고 계획했을 때 다음과 같이 학습 시간을 분배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1번째, 2번째, 7번째 날에 각각 3시 간, 그리고 시험 보기 2일 전인 12번째 날에 3시간 동안 공부한다. 이런 방법으로 공부를 하면 2일에 걸쳐 15시간을 공부한 사람과 같은 효과가 있다. 많은 연구들은 이렇게 시간 간격을 두는 학습 방식이 절대 적으로 평가했을 때 시간이 3시간 정도 적게 걸리며, 게다가 공부한 내용이 장기 기억에 남는다는 결과를 얻었다. 다시 말해, 단지 시험에 통과하려고 공부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학습은 장기 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앞을 내다보며 구성하고, 원칙을 지켜야 하므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 우리 모두는 대부분 먹는 것을 주제로 이야기할 때 습관의 힘이 얼마나 무서우며, 체중을 줄이고 다이어트에 성공해도 빠진 몸무게를 유 지하는 일이 굉장히 힘들다는 것을 안다. 특히 산업적으로 미리 조리되고, 지방과 설탕 함유량이 높아 칼로리가 심할 정도로 풍부한 음식물을 섭취했을 때 배고픔 음식 섭취→보상 체계의 활성'이라고 구성된 축은 무너진다. 즉석 조리 식품은 보상 체계를 과하게 활성화시키고, 그래서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 렙틴이 식욕을 억제하는 효력을 내지 못한다. 이때 뇌는 특별히 보상을 받을 만하다고 정보가 저장된 특정한 음식을 먹는다. 그래서 칼로리 필요량이 이미 채워졌음에도 우리는 계속해서 먹는다. 그 뒤에는 또 다른 논리가 숨어 있다. 우리의 뇌는 작은 크기에 비해 하루에 필요한 전체 에너지 양 가운데 20퍼센트라는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한다. 식탁에 감자 칩 봉지가 보이면 이를 가져와 텔레비전을 보면서 먹는 것과 같이, 한 번 익숙해진 루틴은 다시 고치기 힘들다. 게다가 너무 자주, 많이 먹으면 포만감을 가져오는 호르몬 렙틴이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한다. 뇌에 들어 있는 보상 체계가 렙틴의 효과에 변화를 가져와 더 이상 배가 안 고픈데도 계속 음식을 먹게 한다. 그러다 보면 렙틴의 효과가 약해져 시간이 지 나서야 늦게 포만감이 찾아오고 뇌의 보상 체계에 도달하는 신호도 매우 약하게 만족감으로 연결된다. 이로 인해 초콜릿 바를 처음 한입 물었을 때 느꼈던 행복함의 세기를 느끼려면 더 자주, 많이 먹어야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비만이 되는 파괴적인 논리를 간단히 설명하면, 예 상한 만큼 보상이 뒤따르지 않으면 만족감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결과 적으로 더 많은 음식을 먹는다는 것이 된다. 습관은 더 이상 말을 듣지않고 대신에 도파민이 등장한다. 보상 체계가 더 많은 것을 기대하고, 이런 기대가 전체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도파민의 분비가 증가한다. 대부분 식사를 하는 곳에서 우리는 배고픔을 느끼기 마련이다. 따 라서 절대로 공부하는 책상 위에서 먹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습관과 루틴이 기억력의 악역을 맡고 있는 것은 아니다. 루틴이 오히려 작업 기억의 부담을 덜어주므로 정반대의 효과가 날 때가 많다. 게다가 뇌의 습관 회로는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전두엽보다 더 많은 결정 변수를 다룰 수 있다. 이는 우리가 스트레스가 높은 상황에서도 이른바 자동으로 알아서 올바른 행동을 하도록 돕는다. 산업 현장이나 항공 교통의 안전 훈련과 같은 상황에서 정확하고, 정형 화된 행동을 실행하는 연습이 필수적인 것처럼 말이다. 습관은 우리가 오랫동안 일을 중단하더라도 다시 효과적인 작업 루틴을 찾게 돕는다. 그런데 뇌가 잘 못하는 일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좋은 습관과 나쁜 습관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다. 
- 우리 몸 대부분의 기관은 많이 사용할수록 노화가 빨라진다. 하지만 뇌는 예외다. 정반대로 뉴런의 활동이 오히려 신경 세포를 노화로부터 보호한다는 놀라운 증거가 있다! 이는 뉴런이 전기적 특성을 띠며 화학적 신호를 전달할 때 자신을 보호하는 요소도 같이 분비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이런 보호 성분은 신경 세포의 수명을 늘리고 우리가 새로운 것을 경험하거나 학습하면 추가적으로 신경 세포가 성장하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 이것은 쓰거나 잃거나.'라는 모토를 완벽하게 따라 작용한다. 심지어 해마에게는 쓰면 더 많이 얻을 것이다.'라는 말 이 더 잘 어울린다. 새롭고 더 많은 신경 세포가 다른 신경 세포와 연결 된다는 뜻이다. 뇌의 부위 중에서도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영역은 더욱 복합적 으로 발전하고, 성장한다. 이는 내비게이션 기기가 아직 없던 때의 런 던의 택시 운전사의 예에서 뚜렷하게 볼 수 있다.
- 실제로 최근에 많은 제약 회사가 학습능력과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물질을 찾고 있다. 현재 시험 중인 몇 가지 물질은 신경 전달 물질인 글 루탐산염의 효과를 돕고, 시냅스를 강화해서 저장 과정을 효율적으로 만든다. 하지만 이런 물질이 뇌에 실제로 효능이 있을지 아직까지는 매우 불확실하므로 권장하기 조심스럽다. 약을 처방받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약은 실제로 잠깐 동안 기억력을 높이고 알츠하이머 증상을 줄인다. 다만 아픈 사람에서 건강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알츠하이머병을 완전 히 치료하는 약은 아직 없다. 병든 뇌가 기억력을 회복했다고 건강한 뇌의 수행 능력을 위해 반드시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것은 아니다. 알다시피 잊거나 늙는 것은 병이 아니다.
- 다수의 제약 회사가 소위 신경 향상제라고 말하는 건강한 뇌 기능 증진 물질을 개발하는 데 매년 1.5억 유로 정도를 투자한다. 회사들의 매출 기대치는 연간 20억 정도를 웃돈다. 최근에는 이와는 관계없이 두뇌 트레이닝 앱이나 혼자서 두뇌 시뮬레이션이 가능 한 기기가 시장에 등장했다. 은행잎 성분이 든 약품이 거두는 연간 매출액은 억 단위에 이른다. 은행잎에는 뇌의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짧 은 시간 동안 활기를 띠고, 집중력을 높이는 성분이 함유돼서 커피나 홍차, 녹차에 들어 있는 카페인과 유사한 효과가 있다. 동물 실험에서 도네페질(치매 질환)이나 메틸페니데이트(ADHD), 모다피닐(기면증)과같은 신경계 질환을 막는 성분 덕에 기억력을 높이는 것처럼 보였지만,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비교 연구에서는 어떤 효과도 나타나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런 성분이 든 제품은 가격이 높고, 부작용이 있으며, 더 쉽게 학습할 것이라는 기대 효과가 입증된 바 없어서 회의적인 반응도 있다.
- “사람들은 행복이 어떻게 생겼는지, 또 어떻게 찾을 수 있을지 알지 못한 채 행복을 찾아다닌다. 이는 마치 술에 취한 사람이 자신에게 집이 있는지도 확실히 모르면서 집을 찾아 헤매는 것과 같다.” (볼테르)
-  “무엇인가 할 수 있다고 믿든, 아니면 그렇지 않다고 믿든 언제나 옳다.” (헨리 포드)
- “우리의 의심은 배신자다. 의심을 하면 시도하는 것조차 감히 두려워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도 얻지 못하게 할 때가 많다.” (셰익스피어)
- 내면의 독백은 실제 대화일까?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 코프는 이런 상태를 “우리는 전체 단어가 아니라 단어의 그림자 형태 로 생각할 뿐이다.”라고 묘사했다. 나보코프는 우리가 자신과 대화를 할 때 대부분은 매우 간략하게 압축된 언어 형태를 사용할 뿐, 전체 문장이나 단어 형태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설명한다. 내면의 대화 를 하는 사람의 뇌의 활동을 영상 절차를 통해 보면 마치 실제로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좌측 대뇌 반구의 동일한 언어 영역이 활발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보코프가 추측했던 것처럼 단축된 언 어의 형태를 사용할 때와 완전한 문장으로 내면의 독백을 할 때도 볼 수 있다. 놀라운 것은 평소에는 다른 사람과 사회적 상황에 함께 있을 때에 한해서 활동을 하는 우측 대뇌 반구의 측두엽과 두정엽 사이에 존재하는 뇌의 영역이 활발해지는 것이다. 다시 말해, 언어에 재능이 있는 좌측 대뇌 반구와 사회적으로 참여를 하는 우측 대뇌 반구 사이 에서 대화가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하는 '내면의 대화를 뇌는 실제로 일어난 '진짜 대화라고 여긴다. 간단히 말해, 내가 상상 속의 너와 대화를 하는 셈이다. 우리는 이런 내면의 대화를 하면서 사회적 상황을 그린다. 뇌 연구자의 관점에서 봤을 때 이는 우리가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상상의 두 번째 인물과 함께 제대로 된, 절제된(또는 화가 나는) 대화를 나눈다.
내면의 대화가 진화적 측면에서 주는 장점은 무엇일까? 우리는 어째서 자신과의 대화를 나눌까? 내면의 대화는 창의성을 장려하는 것 과 같이 매우 유용할 때가 많다. 내면의 대화의 능력을 계발하면 우리 는 곧바로 다른 사람과, 다른 사람이 없더라도 논쟁을 하면서 아이디 어를 계속해서 발전시킬 수 있다. 말하자면 머릿속에 다른 사람의 관점을 위한 자리가 마련된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고, 새로운 시각에 서 이에 대한 답을 구하고 새로운 영역에 발을 들여놓는다. 두 가지 다 른 입장이 되고, 머릿속의 다른 사람의 시점을 통해 좀 더 쉽게 새롭 고, 창의적인 답을 찾을 수 있다. 게다가 자신을 격려하기 위해 또는 자 신을 비추어볼 거울로 내면의 대화라는 수준 높은 예술을 사용할 수 있다.
- 내면의 목소리는 진화 과정에서 검증되고, 훌륭하다고 평가된 수준 높은 기술이다. 다음번에 내면의 대화 공간에 발을 들이면 그곳에서 머무는 동안은 휴대전화의 스크린을 누르면서 방해받지 말고 자신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보자. 내면의 목소리는 자기 자신을 격려하고, 훈련시키고, 경고를 하고, 다른 사람의 관점이나 의견을 더 잘 이해하도록 만든다. 내면의 목소리는 언제나 우리에게 해줄 말이 많다. 잔소리한다고 투덜대는 대신에 한 번쯤 귀를 기울여보자.
- “우유부단함이 습관화된 사람보다 더 비참한 사람은 없다.” (윌리엄 제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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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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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심리학

심리 2021. 2. 6. 22:38

- 비교 인류학자 로빈 던바는 《그루밍, 가십, 그리고 언어의 지하 Grooming, Gossip, and the Evolution of Language》에서 가십이 영장류의 유산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인간은 가십에 뛰어난 영장류라고 주장한다. 우리는 흔히 가십을 사실이 아니거나 근거 없는 험담 정도로 치부한다. 그러나 가십은 본질적으로 어떤 사람에 대해 그가 선하거나 악하거나, 진실하거나 기만적이라는 사실을 보여 주는 이야기이다. 가십이 우리의 흥미를 끄는 부분적인 이유는 가십이 우리가 개인적 으로 알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의 내면적인 문제를 알려주는 거대한 무대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 우리가 믿고 있는 것과는 달리 거짓말하는 사람의 태 도를 파악할 수 있는 단서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적용된 다. 많은 사람들이 거짓말에 대해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왔지만, 대 부분의 사람들이 거짓말에 대해 갖고 있는 이론은 틀린 이론이다. 여기서 분명한 것은 우리의 마음이론이 우리를 배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잘못된 믿음을 바탕으로 그 믿음에 따라 행동할 수 있다. 이보다 덜 명확하기는 하지만,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정신적인 작용을 이해하려는 강한 욕망을 가지고 있고, 이론 없이 사람들을 대하기보다는 비록 틀린 이론이라고 해도 그들에 대한 이론을 만들어 내고 그 이론을 바탕으로 행동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 아이디어, 생각, 상상, 기억 같은 정신적인 개체들은 실체가 없고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어린아이들을 매우 혼란스럽게 한다는 피 아제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그는 미취학 아동들은 정신적인 개체 를 실재하는 물리적인 물건으로 보는 “현실주의자들”이라고 말했다. 피아제는 이 아이들은 꿈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사진이고 생각은 외적 언어이거나 은밀한 언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피아제는 자신의 관점을 강조하기 위해 설득력 있는 예시와 논거를 제시했다. 그러나 피아제의 주장은 틀렸다. 3세 아동들도 개를 실제로 가지고 있는 사람과 개에 대해서 생각하는 사람을 구별할 수 있다. 현대의 연구들은 3세와 4세 아동들이 실제로 존재하는 개는 손으로 만질 수 있고, 눈으로 볼 수 있고, 다른 사람들도 볼 수 있다. 고 주장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아이들은 정신적인 개체(개에 대한 생 각)는 실제적인 것이 아니고 외적으로 볼 수 없고 은밀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 제인 오스틴의 고전 《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에 나오는 엘리자베스 베넷과 다아시 씨를 생각해 보자.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영국 역사책을 읽는 것만큼 영국 섭정 시대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갖게 되었다고 말한다. 오스틴 소설의 등장인물들처럼 옷을 입고 섭 정시대의 행동과 대화를 모방하는, 오스틴 애호가들을 위한 웹사이 트와 클럽도 있다. 2013년에 출간된 《제인 오스틴처럼 말하고 엘리자베스 베넷처럼 사는 방법: 더 생기 넘치고 사랑스러운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안내서 How to Speak Like Jane Austen and Live Like Elizabeth Bennet: Your
Guide to Livelier Language and a Lovelier Lifestyle》라는 책도 있다.
이것은 성인들의 비정상적인 행동이나 정신적인 이상 행동이 아니다. 아이들이 상상의 친구들을 만들어 내는 것 같은 상상의 놀이능력이 성인들에게 확장된 것이다. 이것은 건전하고 통찰력을 제공하는 허구이다. 허구가 실제 삶의 진실을 고양시키는 것을 보여 주는 예이다. 엘리자베스 베넷은 우리에게 더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삶의 방식을 안내한다. 허구적인 사고는 어른들의 통찰력을 이끌어 내고 피어나게 하는 아동기의 마음이론의 발명품이다.
- “나는 자라지 않는 어린아이와 같다. 나는 아직도 '어떻게', '왜'라는 질문을 계속한다. 그리고 때때로 나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발견한다.” (스티븐 호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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