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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24.03.04 부의 속성
  3. 2024.03.04 노력의 배신 1
  4. 2024.03.04 20240304
  5. 2024.03.03 숨쉬는 과학 1
  6. 2024.03.03 20240303
  7. 2024.03.02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
  8. 2024.03.02 20240302
  9. 2024.03.01 20240301

20240305

Quote of the day 2024. 3. 5.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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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속성

etc 2024. 3. 4. 07:26

- 돈은 평등하게 분배되지 않는다. 그것이 돈의 성격은 아니다. 돈은 운이 덜 좋거나, 더 받을 만하거나, 혹은 더 정신적인 사람들에게로 이 동하지 않는다. 그것 또한 돈의 성격이 아니다. 돈은 그것에 가장 적게 가치를 두고 가장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에게서 가장 많은 가치를 두고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그것을 엉성하게 다 루는사람들로부터 멀어지는 경향이 있다.
- 탐욕과 두려움 
사람들은 상황이 나쁠 때 상황을 더 나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좋을 때 더 좋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시 장과 돈은 인류를 위해 봉사하는 기능을 하며, 감정은 인간적인 면 의 표현이기 때문에 두려움과 탐욕은 시장을 양극단 사이로 내몬 다. 조지 소로스는 이런 성질을 재귀성 reflexivity 이라고 부른다. 재귀 성은 원인과 결과 사이의 순환 관계다. 재귀적 관계는 양방향 관계 로, 원인과 결과가 원인이나 결과로 구분할 수 없는 관계 속에서 서 로 상대방에게 영향을 준다. 경제학에서 재귀성은 시장 심리와 그 것이 야기하는 현실의 '자기 강화적 self-reinforcing' 효과를 말한다. 즉, 물가가 오르면 (더 오르기 전에 사려는 매수자가 생기는데, 매수자가 생기면 물가는 더 높이 올라간다. 이런 과정은 지속 불가능할 때(호황)까지 이어진다. 그러다 같은 과정이 역으로 일어나면서 결과적으로 불황이 발생한다.
- 돈이 정말로 당신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걸 보여주는 더욱 강력한 증거는 돈과 두뇌, 특히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dopamine을 연구해보면 찾을 수 있다. 도파민은 인체의 자연스러운 보상 시스템으로 알려져 있 다. 그것은 좋은 감정, 특히 성욕, 권력 그리고 중독과 같은 통제가 잘 안 되는 감정을 일으킨다. 행복의 과학의 저자 심리학자 데이비드 리 버만은 행복을 "의미 있는 목표를 향한 끊임없는 진보로 묘사한다. 행 복을 만드는 네 가지 주요 화학물질은 도파민, 옥시토신 oxytocin, 세로토 닌 serotonin, 엔도르핀endorphin 이다. 이 호르몬들은 당신이 의미 있는 목표 를 향해 나아갈 때 뇌에서 방출된다. 돈은 진보다. 돈을 계속 버는 것이 진보다. 돈은 목표를 달성한다. 그리고 돈은 달성할 목표 자체이기도 하 다. 돈은 당신을 행복하게 해주고, 뇌 속의 화학물질 방출을 유발하는 것들을 산다. 돈은 의미 있는 것을 주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돈은 단지 돈일 뿐이고, 리버만이 정의한 것처럼 행복을 얻기 위한 도구이다.
- 부자가 사는 집에 걸어 들어가서 봤을 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 중 하나는 그들이 더 성공하기 위해서 공부할 때 읽은 책들로 꾸며진 아주 넓은 서재다. (스티브 시볼드)
- 초과 근무는 또 다른 오해의 소지가 있는 개념이다. 열심히 일하고, 초과근무를 하는 게 맞다는 사고방식을 가진 일반 직원은 기업주에게 만 좋은 일을 해주는 것이다. 직원은 어차피 모기지 대출 같은 온갖 비 용의 덫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안전한 은퇴'도 착각에 불과하다. 국가는 언제라도 사전 경고 없이 퇴직 연금 액수를 바꿔놓 을 수 있다. 단 하나의 규제를 변화시켜서 그가 하는 일을 불필요하게 만들 수 있다.
누군가의 직원이 된다는 게 반드시 나쁜 일만은 아니고, 당신의 적 성에 맞을 수도 있다. 당신이 일반 직원이 아니라 기업가 정신을 가진 기업 내의 사내 기업가일 수도 있다. 시간뿐만 아니라 시간과 돈의 관계 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은 당신의 수익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필수적 이라는 사실은 꼭 말해두고 싶다.
- 지금까지 내가 만나거나 연구해본 적이 있는 부자들 중에서 그들 수준을 넘어선 다른 성공한 사람들과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지 않은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네트워크는 당신의 순자산이다. 다른 부자를 찾고, 그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데 한평생 매진하라. 당신은 당신이 자주 어울리는 사람들만큼만 성공한 것이니, 당신의 제 국을 구축하듯이 네트워크를 구축하라. 동료, 전문가, 멘토를 찾아라 다른 사람들의 실수로부터 배워라. 엄선한 최고 중 최고의 인재들과 어 울려라. 성공한 사람들은 성공한 사람들을 알아보고, 돈이 있는 사람 들은 돈이 있는 다른사람들을 끌어당긴다.
- 현실적 낙관주의자 
분명 가장 긍정적인 억만장자 중 한 사람인 리처드 브랜슨은 "당신의 본능을 믿어라. 하지만 불리한 상황에서 자신을 지켜라"라고 조언했 다. 진취적으로 행동하더라도 위험에 대비하라는 의미다. 당신이 비관 론자가 아니더라도 잘못될 수 있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란 착각에 빠 지거나 그 가능성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거물들은 전반적으로 변화에 힘을 실어주고, 변화를 만드는 능력 중 하나인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만, 필요할 때는 회의적인 태도를 취하는 능력도 역시 갖 고 있다. 사람들에게 의지하되, 그들이 당신을 괴롭히게 해서는 안 된 다. 공정하지만 단호하게 협상하라 신뢰하되, 정말인지 확인하라. 신속 하게 이런 극단적 행동을 하다 말다 할 수 있는 능력은 당신의 수익력 을 높여줄 것이다. 아마도 당신은 자신을 '현실적 낙관론자'라고 부를 수 있을지 모른다.
- 건강과 좋은 에너지의 유지
워런 버핏은 어떻게 그렇게 성공하고 많은 재산을 모을 수 있었느냐 는 질문을 받자 이렇게 대답했다. “세 가지 요인 덕분이다. 미국에 살면 서 아주 좋은 기회를 많이 얻었고, 좋은 유전자로 인해 장수했고, 복리 이자의 효과를 누렸기 때문이다."
그의 이 말은 처음 보기보다 훨씬 더 통찰력이 있다. 1930년도 생인 워런 버핏은 50세 생일 이후로 재산의 99퍼센트를 만들었다. 그의 긴 일생은 그가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불리는 데 도움을 주었다. 그는 장 수함으로써 장기간 돈을 모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활력 있고, 건강하고, 좋은 에너지를 유지했다. 질병이나 피로는 나쁜 투자 결정만큼이나 당신의 재산 형성 속도를 더디게 만들 것이다. 탐 콜리가 연구 한 백만장자들 중 66퍼센트는 매일 30분 이상 운동한다. 그들 중 다수 는 장시간 걷는 걸로 유명하다. 운동이 에너지, 지적 능력, 수명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입증되어 왔다. 자수성가한 백만장자들 중 50 퍼센트는 근무시간이 시작하기 최소 3시간 전에 기상한다. 그들처럼 당신도 일찍 일어나서 팟캐스트와 오디오북을 들으면서 운동하고, 시 간을 세 배는 알뜰히 활용하라.
- 뜨거운 열정이 느껴지는 것을 찾고, 그것으로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방법을 찾은 다음, 얼굴에 당신의 따뜻한 미소가 그려진 거대한 송장을 작성하라. (롭무어)
- 별도의 시간을 내지 말기
한 번에 지나치게 많은 일을 하려다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 너무 많 은 접시를 한꺼번에 돌리거나 이 일 저일 건너뛰며 하는 식의 멀티태 스킹은 시간과 지력의 낭비이다. 별도의 시간 내지 말기 NeTime, (No Extra Time)는 멀티태스킹을 하는 것 같지 않게 멀티태스킹을 할 수 있는 방법 이다. 별도의 시간을 내지 말고 정해진 시간 내에 여러 가지 일을 동시 에 해보자. 예를 들어 당신은 여행하거나 체육관에서 운동하거나 걸을 때 오디오북을 듣거나, 기차나 자동차로 이동하면서 전화를 걸거나, 기 차나 자동차 안에서 콘텐츠를 만들거나, 정원사와 청소부와 요리사와 운전사와 베이비시터 일을 동시에 하거나, 멘토나 기업인과 식사를 할 수 있다.
- 시간 단위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시간당 임금을 받고 그 돈을 소비 한다. 일 단위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주 단위로 생각하는 관리자에게 고용되어 그가 부여한 역할을 수행한다. 월 단위로 생각하는 관리자들 은 최고경영자들이 기획한 연 단위 계획을 수행한다. 최고경영자들은 기업주가 3, 4년 이후를 생각하며 만들어 낸 비전을 수행한다. 기업주들 은 수십 년 앞을 내다보는 선견지명이 있는 사회적 리더들에게 영감을 받고, 사회적 리더들은 다음 세대를 내다보는 현자들에게서 영감을 받 는다. 이처럼 비전의 규모와 범위는 시간을 조망하는 시선과 비례한다.
- 타깃 시장으로 아디디어, 시스템, 해결책을 크라우드소싱하라. 고객 들을 제품이나 서비스 생산 과정에 참여시켜라. 그러기 위해 잠재 및 기존 고객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하라. 그들이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을 구체적으로 물어라. 시작-중단-유지라는 3단계 질문 공식 을 활용하라.
*당신은 우리가 하고 있지 않는 어떤 일을 시작하기를 바라는가?
*당신은 우리가 (잘못)하고 있는 어떤 일을 중단하기를 바라는가?
*당신은 우리가 (잘) 하고 있는 어떤 일을 계속 유지하기를 바라는가?
어느 정도 테스트를 하지 않고서 무작정 새로운 사업이나 모델이나 틈새시장에 곧바로 뛰어드는 건 상당히 위험하면서 아주 큰 비용이 소 요될 수 있다. 이런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고객이 원하는 게 뭔지를 미리 파악해놓는 것이다.
-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가격의 10퍼센트 상승이나 하락에 큰 반 응을 보이지 않는다. 당신은 보유한 주식이 10퍼센트 상승했다고 기뻐 서 미친 듯이 날뛰지 않는다. 반대로 10퍼센트 하락했다고 해서 심각 한 우울증에 빠지지도 않는다. 이처럼 누구나 대부분 가격과 순익과 손실이 10퍼센트 정도 움직인다고 해도 강렬한 감정적 동요 없이 그것 을 받아들인다. 따라서 '지금 당장' 가격을 10퍼센트 올려라. 당신의 고 객들은 10퍼센트 가격 인상에 대해 강렬한 감정적 동요를 느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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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의 배신

사회 2024. 3. 4. 07:24

- 세상에는 열심히 하는 사람과 잘하는 사람이 있다. 안타깝지만 열심히 하는 사 람이 꼭 잘하는 사람은 아니다. 열심히 노력하면 결국 잘할 수 있다는 노력 신드 롬은 잘못된 환상이다. 이 환상은 전염병이 되어 우리 사회를 통째로 병들게 하 고 있다. 노력을 많이 한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노력을 적게 한다고 실패하 는 것도 아니다. 노력은 수많은 조건 중 하나일 뿐이다.
- 슬프지만 이 세상에는 '열심히 하는 자'와 '잘하는 자'가 있다. 열심히 하지만 잘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학교나 회사에 수없 이 많다. 더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다. '저 친구 참 열심히 한다'라는 말이 종종 쓸쓸하고 허전하게 들리 는 이유는 이 말 뒤에 '잘한다'라는 말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경험적으로 열심히 노력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 을 알고 있다.
- 서양인들은 왜 '상당히 못했다!'라는 피드백을 받았을 때는 열심히 하지 않고, '상당히 잘했다!'라는 피드백을 받았을 때 더 열심히 했을까? 그 이유는 타고난 재능을 믿고 인정하기 때 문이며, 노력의 능력을 그리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다.
재능은 타고나는 것이고 노력으로 변화될 수 있는 것이 아니 라면, 잘하지 못한 과제에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 될 수밖에 없다. 전혀 합리적인 일도 아니다. 해도 안 되는 일에 왜 귀한 시간과 자원을 쓰겠는가. 그럴 이유가 전혀 없다. 잘하는 일에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못하는 일은 포기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양인들은 반대의 경향성을 보였다. 잘하는 일은 열 심히 하지 않고, 못하는 일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 왜 일까? 이들은 못하는 일도 열심히 노력하면 잘해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잘하는 일에 대해서도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중 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일은 못하는 일을 잘하는 일로 바꾸는 것이다. 노력으로 얼마든지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 다. 부족한 부분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잘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 동양인에게는 실패한 사건이 더 중요하다. 실패한 것은 노력을 통해 반드시 성공으로 만들어야 하고, 그렇게 할 수 있 다고 믿기 때문이다. 실패는 실패로 놔둘 수도 없고, 놔둬서도 안 된다. 열심히 노력하면 실패를 성공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 이다.
반면 미국인들은 실패한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 냥 포기하면 되는 일이다.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기 때문에 별로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신경 쓰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고 무 의미한 일이다.
- 서양 사람들은 '사람이 변하는 것'이 어 렵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특정한 기질과 품성,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변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고 믿는 다. 그래서일까? 서양 사람들은 사람이 변할 수도 없지만, 변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너처럼 살 필요도 없지만, 네가 나처럼 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다른 사람과 비 슷하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너와 내가 다 를 때 나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 자체가 서양 사람들에게는 이미 마음 상하는 일이다. 나 자신을 부정하는 일이기 때문이 다. 변할 수도 없지만 변화를 꾀한다는 것 자체가 나를 버리고 좀 더 멋지고 이상적인 사람을 본받고 싶어 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타인을 있는 모습 그 대로 인정해주는 것뿐이라고 믿는다. '인정해준다'라는 말조차 서양 사람들에게는 불편하다. 인정한다는 말에는 이미 평가와 어설픈 아량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 '세상을 바꾸려 하지 말라. 너 자신을 바꿀 때 세상이 바뀔 것이다', '너 자신을 바꿀 때 너의 인생과 세상이 달라질 것이 다'라는 말들이 명언처럼 유행한다. 이런 문구들이 멋지게 보인 다면 당신은 아마도 뼛속까지 노력 신봉 공화국의 후예임이 분 명하다. 노력을 통해 사람은 바뀔 수 있지만, 세상은 변하지 않 는다고 믿기 때문에 이런 말들이 상당히 설득력 있게 들리는 것이다.
변하지 않는 세상과 사회에 대해서는 대항하지 말고 순응하라고 교육한다. 대신 변할 수 있는 자신을 바꾸라고 주문한다. 그래서 모든 실패와 낙오는 노력하지 않은 개인이 책임져야 한 다. 바꿀 수 있는 것은 개인이지.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용기 없는 실패자들이나 세상을 욕하고 핑계 삼는 것이지, 제대로 된 인간이라면 자신을 되돌아보고 노력함으로써 성장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노력 신봉 공화국에서는 이보다 더 멋진 말이 없다. 그러면 서양 사람들은 세상의 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 까? 사람처럼 세상도 변할 수 없다고 믿을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세상은 변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기에 세상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상은 사람처럼 무작위로 태어나는 것이 아 니고, 사람들에 의해 인위적으로 창조된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도 세상은 사람들에 의해 변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더 힘을 합쳐 세상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우리는 타인이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것에 참으 로 인색하다. 부족한 점이 아직도 산더미처럼 많고, 노력을 통 해 극복해야 할 단점이 줄을 서 있기 때문이다. 자식이 너무 사 랑스럽지만 부족한 점이 계속 보이는 것은 부모로서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좀 더 멋지고 더 이상적인 모습으로 성장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 모습 그대로는 힘들다고 판단한다. 노력함 으로써 좀 더 멋지고 좋은 모습으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생각한 다. 노력으로 사람은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속 평가 하고 저울질한다. 적어도 노력 신봉 공화국에서는 그렇다.

- 생존과 관계도 없고 잘해야 할 특별한 이유도 없다면 어떨까? 절대 열심히 하 지 않을 것이다. 누가 재능 없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는가. 노래를 못하는 사람은 노래를 안 하게 되고, 요리에 재능이 없는 사람은 특별한 이유가 아니면 요리하 기를 꺼리며, 운동에 재능이 없는 사람은 운동을 하지 않게 된다. 이것이 사람의 본능이다.
- 타고난 재능과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은 인정한다고 치자. 그렇다 하더라도 '노력이 중요하지 않다'라는 뜻은 아닐 것 이다. 잭 햄브릭 교수도 그렇게 단정 짓지는 않았다. 여하튼 최 선을 다해 노력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많이 양 보해서 노력의 영향력이 25퍼센트라 할지라도 이 부분을 극대 화하면 성공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재능이 타고나는 것 이어서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라면 더더욱 최선의 노 력을 다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이다. 어차피 재능이 쉽게 변하 지 않는 것이라면 변할 수 있는 노력이 더욱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재능이 부족하면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잭 햄브릭 교수는 이런 반문도 단칼에 반 박한다. 재능이 부족하면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사람들의 인지적 착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2015년에 《심 리작용학회보 Psychonomic Bulletin and Review》라는 최상위 국제 저 널에 하나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에서 그는 왜 노력이 성 공의 열쇠처럼 보이는지, 유전과 환경의 관계성 측면에서 두 가 지 개념을 들어 설명했다. 물론 과거에도 다른 학자들이 유전과 환경의 영향력에 대해 논쟁할 때 사용한 개념이긴 하지만, 잭 햄브릭 교수는 이 두 개념을 통해 성공의 열쇠는 노력이 아니 라 타고난 재능임을 밝혀냈다. 첫 번째 개념은 '재능노력 연관 성 gene-environment correlation'이고, 두 번째 개념은 '재능-노력 상 호작용 gene-environment interaction'이다.
- 피상적인 현상만 관찰하면 노력을 많이 하는 사람이 훌륭한 성적과 성과를 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현상을 '노력이 성과를 만든다'라고 추론하면 안 된다. 이 런 추론은 완벽한 인지적 착각이다.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재능이 있어 서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다. 방향성이 완전히 거꾸로다. 
- 대부분의 날씬한 사람들은 운동을 해서 날씬해진 것이 아니다. 그냥 태어날 때부터 날씬한 것이다. 사람들은 날씬한 사람들을 보면서 건강 관리와 식단 관리를 잘하고 엄청난 노력 을 할 것이라고 오해한다. 왜냐하면 표면적으로 보면 날씬한 사 람들은 많이 먹지 않기 때문이다. 날씬한 사람이 많이 먹지 않 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노력해서 적게 먹는 것이 아 니고, 별로 많이 먹고 싶지 않아서 적게 먹는 것뿐이다. 식욕이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이다. 원래 그렇게 태어난 것이다. 노력 을 많이 해서 그렇게 된 것이 절대 아니다.
날씬한 사람은 날씬하게 태어났을 뿐만 아니라, 체질적으로 식탐이 적어 많이 먹지도 않는다. 뚱뚱한 사람은 뚱뚱하게 태어 났고, 체질적으로 많이 먹을 수밖에 없다. 날씬한 사람은 적게 먹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지만, 뚱뚱한 사람은 먹고 싶지만 먹지 않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해야 한다. 노력만 놓고 따지자면 뚱뚱한 사람이 날씬한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이 한다.
하지만 본능적으로 먹고 싶은 욕구를 노력으로 억제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미 처음부터 공평한 게임이 아닌 셈 이다.
-  항간에 떠도는 우스갯소리 중에 운동을 열심히 하 면 '건강한 돼지'가 된다는 말도 있다. 체계적인 운동을 강조하 는 전문가가 많지만, 체계적으로 운동하기도 어렵고 운동의 효 과도 한계가 있다. 처음에는 체중이 줄다가도 비슷한 수준으로 운동을 하면 몸이 금방 적응해버려 더는 효과가 없게 되고, 운 동량을 줄이면 바로 원래의 몸무게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신비 로울 정도다. 중요한 것은 음식 섭취도 덜 해야 하는데 단기간 도 아니고 장기간 체질과 본능을 이겨가며 음식 섭취를 줄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체질을 바꿔야 하는데 그게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 노력하면 다 잘할 수 있을 것이라 믿으며 노력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아무나 노력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노력하는 것 자체가 이미 타고난 능력이고 재능이다. 좀 더 전문적으로 이야 기하면, 노력은 타고난 자기조절 능력이다. 그래서 최선의 노력 을 다하라고 주문하는 것이 현실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 이것이 노력이 재능을 이길 수 없는 세 번째 이유다. 좀 더 냉정하게 이 야기하면 이미 노력도 재능과 같은 편이고 같은 부류다.
- 노력만 신봉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성공과 실패의 시장에서 항상 경쟁이라는 현실이 있다는 것이다. 만약 경쟁이 없고, 특정한 점수를 받았을 때 모두 합격하는 구조라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이런 경우라면 노력이 큰 의미를 지닌다. 수능에서 전 과목 평균 90점 이상이면 서울에 있는 15개 대학 에 모두 합격하고, 전 과목 평균 97점 이상이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에 모두 합격한다면 노력이 의미가 있다. 남들의 성적과 상관없이 본인만 잘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 사회는 경쟁이라는 제도를 바탕으로 운영된다.
- 노력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재능이 노력을 압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노력한다고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경쟁이라는 현실을 이겨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두가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노력 신봉공화국 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하지만 이런 태도와 행동은 역설적으로 노력의 힘을 무력화 한다. 다 같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 때문에 노력이 설 자리가 없다. 그 자리를 재능이라는 놈이 장악해버린다. 노력이라는 놈 은 죽을 고생만 하는 꼴이다. 그래서 노력 신봉 공화국에서는 역설적으로 노력이 아닌 재능이 압승한다.
- 경쟁과 시간의 벽
재능이 노력을 압도하는 마지막 이유는 경쟁과 시간이 라는 현실의 장벽이 있기 때문이다. 노력만 해서 성공할 수 있 는 것이 아니다.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노력이 빛을 보기 위해 서는 경쟁률이 낮거나 대부분의 사람이 노력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면 노력의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
하지만 노력 신봉 공화국에서는 대부분의 사람이 최선의 노 력을 다하고, 또한 그로 인해 경쟁도 치열하다. 그래서 노력이 빛을 보지 못하고, 오히려 재능이 빛을 보게 된다. 노력 신봉 공 화국에 사는 것 같지만, 현실적으로는 '재능 신봉 공화국'에 사는 셈이다. 다 같이 노력하면 노력의 차이는 없게 되고, 재능의 차이만 드러나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시간적 제약도 있다면 재능은 더욱더 큰 힘을 발휘하게 된다.
- '1만 시간 법칙'을 운운하며 『아웃라이어의 내용을 잘못 이 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노력 신봉자의 관점에서 이 책을 이야기 하는 사람들도 많다. 저자인 말콤 글래드웰이 1만 시간 노력하 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을까? 절대 그렇지 않다. 그가 주장하려던 것은 '노력'이 아니었다. 위의 인용문에도 명 백하게 드러나지만, 말콤이 강조한 것은 '환경과 기회'였다. 상 위 1퍼센트의 성공과 부는 뛰어난 재능으로 창출되는 것이 아 니고, 그런 재능을 꽃피게 할 환경과 기회라고 주장했다.
- "타고난 지능, 탁월한 재능, 뜨거운 열정, 끝없은 노력이 성 공을 보장하는가? 진정한 아웃라이어는 개인이 아니라 문화 다!"라고 말콤 글래드웰은 분명하게 주장한다. 기회와 환경이 성공의 원인인 것이다. 좀 더 직설적으로 말콤 글래드웰의 주장 을 표현하면 성공과 부의 원인은 '운'인 것이다. 한 개인의 의지 와 상관없이 처하게 되는 가정환경과 사회환경이 성공과 부의 원인인 것이다.
- 말콤 글래드웰은 “1만 시간의 법칙에서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1만 시간이라는 것이 엄청난 시간이라는 점이다. 성인이 아닌 경우, 스스로의 힘만으로 그 정도의 연습을 해낼 수는 없 다. 격려해주고 지원해주는 부모가 필요하다. 경제적으로 곤궁 해 아르바이트하느라 충분한 연습 시간을 낼 수 없으면 안 되 므로 가난해서도 곤란하다. 대개, 특수 프로그램이나 특별한 종 류의 기회를 붙잡아야 그 수치에 도달할 정도로 연습을 할 수 있다”(『아웃라이어』, 58~59쪽)라고 이야기한다.
1만 시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 점도 확실하지 않다. 앞 장에서 논의했듯이 재능 없이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렇게 노력할 환경이 쉽 게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운이 좋은 사람들에게만 주어 지는 특별한 혜택이고 기회다. 세계적인 부와 성공을 거둔 대부분의 사람들은 타고난 재능도 있었지만, 그들을 더욱더 특별하게 만든 것은 그들만이 가질 수 있었던 기회와 환경이었다. 엄밀하게 말하면 말콤 글래드웰은 '노력 신봉자'가 아니고 '기 회·환경 신봉자'다. 기회와 환경이 없으면 재능도 의미를 상실 하기 때문이다.
- 그래도 노력은 정당한 것 아닌가
이제 마지막 희망은 세 번째 이유인 '노력'에 있다. 재능과 가정적·사회적 환경으로 성공한 것이 명분이 없다고 치자. 그 래도 노력만큼은 정당한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남들 놀 때 열심히 해서 공부를 잘했으면 충분히 명분이 있지 않겠 는가. 그것은 직접 선택하고 결정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 다. 그래서 좋은 직장과 높은 연봉은 타당한 보상이라고 믿을 수 있다.
하지만 앞 장에서 구구절절 설명했던 것처럼 노력의 결과 역 시 개인에게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 타고난 재능이 있는 사람이 더 많은 노력을 하게 되고, 노력의 효과는 타고난 재능이 있는 사람들에게 더 크게 나타나며, 가장 중요한 것은 노력은 성실성처럼 타고난 성격적 특질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노력은 재능의 부산물이고 재능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이 선택하거나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별로 없다. 그래서 노력의 결과도 명분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아무나 새벽에 일찍 일어나고, 밤늦게까지 공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고 싶어도 하기 어렵고, 아무리 시켜도 못하는 사람은 절대 못하며,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하는 사람은 알아서 잘한다. 우리가 자기조절 능력을 갖추고 싶다고 해서 갖출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자의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스 스로 결정해서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태어나면서 주 어지는 성격적 특질이다.
- "쟤는 정말 성실한 친구야!"라고 표현할 때 우리는 암묵적으 로 타고난 성격적 특질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쟤는 참게 을러!"라고 표현할 때도 우리는 그 사람의 성격에 관해 이야기 하는 것이다. 그래서 노력으로 성공했다 할지라도 성공에 대한 명분은 약하다. '성실'은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타고나 면서부터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실패한 사람들을 향해 노력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고 아무렇지 않게 비난도 하 고 비판도 하지만, 그 사람에게 노력이란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 공부를 잘하는 세 가지 이유 중 어느 것 하나도 개인이 자의적으로 선택한 것은 없다. 개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어진 것이다. 그래서 성공과 실패에 대한 보상과 처벌이 정당하지 않 을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책임을 강조하며 성공한 사람에게는 돈과 명예를 주고, 실패한 사람에게는 그에 걸맞은 처벌을 준 다. 하지만 그 보상과 처벌이 정당한지는 의문이다. 어느 것 하 나 100퍼센트 본인 책임이라고 보기에는 선택권과 결정권이 너 무 없기 때문이다.
- 마이클 샌델 교수는 공부를 잘하게 되는 것은 '운' 이라고 말한다. 비단 공부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성공과 실패는 타고난 재능과 능 력, 주어진 가정적·사회적 환경과 기회, 그리고 개인적 노력으 로 결정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 개인은 이 세 가지 중 어느 것 하나도 자의적으로 선택할 수 없다. 그냥 무작위로 주어진다. 운이라고 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
- 나의 주장은 절대 공부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 세상에 존재 하는 대부분의 성공은 명분이 약하다. 음악이든, 예술이든, 예 체능이든, 사업이든, 학계든 상관없다. 대부분의 성공은 그 분 야에 필요한 재능, 적절한 환경과 기회, 노력으로 달성되고, 이 세 가지 요건은 의지와 상관없이 무작위로 주어지는 것이기 때 문이다.
- 인류의 긴 역사를 생각해본다면 수학적 재능을 인정해준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특히 수학을 잘하는 학생이 대접받고 성공하게 된 것은 아주 최근의 일이다. 원래부터 그랬던 것이 아니라 최근의 사회환경에 의해 결정된 것이다. 어쩌다 보니 지금 시대는 수학적 재능으로 대학 입학을 결정하게 되었다. 개인이 의도적으로 선택하거나 결정한 것이 아니라 태어났더니 그런 사회가 눈앞에 펼쳐진 것이다. 운 좋게 혹은 운이 없게 수학적 재능을 알아주는 시대에 태어났을 뿐이다.
- 운동 능력으로 줄을 세운다면 어땠을까? 아마 많은 사람이 힘들어하며 공평하지 않다고 난리를 쳤을 것이다. 타고난 능력 으로 줄을 세우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에서 살펴봤던 것처럼 음악이나 체육 분야보다 영어나 수학 등의 분 야가 재능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노력 신봉 공화국에서 살 다 보니 열심히 하면 공부쯤은 누구나 잘할 수 있다고 믿는 것 뿐이다.
신분제도를 이야기하니 너무 동떨어진 느낌이 들 수도 있겠 다. 하지만 인류 역사를 보면 대부분의 세대와 문화는 신분제 도로 운영되었다. 유럽이든 동양이든 다 마찬가지다. 이렇게 개 인의 능력으로 사람을 평가한 시대는 긴 역사를 생각하면 아주 찰나만큼 짧은 시간이다. 신분제도는 100퍼센트 운에 의해 결 정되기 때문에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능력으로 줄을 세우는 것은 왠지 공평하고 정의롭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열심히 하면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노력 신 봉 공화국에 사는 사람은 더욱더 그렇게 생각한다. 사실은 그것 도 똑같은 운일 뿐인데 말이다.
신체적 힘으로 줄을 세우면 어땠을까? 당신은 성공했을 것 같은가? 힘으로 줄을 세우는 부족이 아직도 지구상에 존재하고, 부족시대에는 아주 흔한 제도였다. 그 시대에 태어난 사람들은 그 제도가 불공평하거나 정의롭지 않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 이다. 나름 공평하고 정의로운 방법으로 줄을 세웠다고 생각할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수능으로(수학으로) 좋은 대학과 좋 은 직장을 결정하는 것이 정의롭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노력하면 누구나 잘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당연하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적어도 수능으 로 학생을 뽑는 정시는 아주 공정한 입학제도라고 생각한다.
- 시대마다 인정해주고 보상해주는 능력과 재능이 따로 있다. 그 시대가 가치 있게 인정해주는 능력과 재능을 가지고 있으면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그냥 평범하게 살거 나 몹시 어렵게 사는 것이다. 즉 우리의 성공은 어떤 시대에 태 어나고 살아가는지에 달렸다. 쉽게 이야기하면 그냥 운이다. 요 즘 한국 사회는 대학 입시라는 제도를 통해 수학적 재능을 인 정해주고 가치 있게 보상해주는 것뿐이다. 한 개인의 성공과 실 패가 완전히 운에 달렸다는 이야기다. 어쩌다 금수저로 태어나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과 르브론 제임스가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은 운이라는 측면에서 이론적으로 아무런 차이가 없다.
이런 이유로 르브론 제임스가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은 아무 런 명분이 없으며 정당하지 않다고 마이클 샌델 교수는 주장한 다. 하지만 노력 신봉 공화국에서는 재능과 사회적·가정적 환 경의 힘을 애써 무시하고, 노력으로만 그의 성공을 포장한다. 그냥 노력을 신봉하고 싶을 뿐이다. 사실은 명분 없는 성공인데 도 말이다.
- 핵심은 무엇일까? 한 개인의 성공과 실패는 명분이 없을 수 있고, 성공과 실패라는 결과는 정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성공한 사람은 '참으로 운이 좋았던 사람'이고, 실패한 사람은 '참으로 운이 나빴던 사람'이다. 더도 덜도 아니다. 타고 난 재능과 가정적·사회적 환경의 힘을 애써 무시하고, 노력이 라는 프레임으로 우리의 성공과 실패를 정당화하고 명분을 찾 았을 뿐이다.
이런 태도와 생각을 비관적이라고 여길 수도 있다. 모두가 이런 생각을 한다면 이 세상은 희망 없는 우울한 풍경이 될 것 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다. 이것을 인정하는 것이, 그리고 이것을 인정해야만 우리 모두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을 모색할 수 있다. 사실을 사 실로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우리는 좀 더 정의롭고 공평한 세 상을 만들 수 있고, 그곳에서 모두가 평화롭게 살 수 있다. 만약 이런 운에 따른 요소들을 인정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발생할 까? 이 세상은 더욱더 정의롭지 않고 불공평한 사회가 될 것이 다. 노력을 죽도록 강조하는 노력 신봉 공화국에서 사람들이 시 름시름 아파하며 쓰러지는 것처럼 말이다.

- 노력 신봉 공화국에서는 '사회적 책임'이라는 단어가 명분을 찾기 힘들고 사람 들은 사회적 책임에 무감각해져버린다. 노력 신봉 공화국에서는 부와 가난의 책임이 온전히 개인에게 있기 때문이다. 열심히 노력해서 부자가 되고, 게을러서 가난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 노력 신봉 공화국에서 실패한 사람에게는 살길이 주어지지 않는다. 처절한 현실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그냥 조용히 고개 숙이고 실패와 실패에 대한 대가를 치르면 된다. 그렇게 대가를 치르는 것이 너무 당연하고 자연스럽다. 혹시라도 환경 을 핑계 삼거나, 뛰어나지 않은 재능을 탓하거나, 나빴던 운을 핑계 삼으면 난리가 난다. 어디 감히 핑계냐고 비난할 것이다. 겸손하게 반성하고 좀 더 열심히 노력할 생각을 해야 한다고 밀어붙일 것이다. 핑계를 대는 것은 지질한 인간이나 하는 일이 며, 그런 태도로 인생을 사니 그렇게 실패했다는 비난을 추가로 퍼부을 것이다.
사실은 개인의 책임이 아닐 수 있는데 말이다. 
- 핵심 질문은 '돈을 많이 버는 부자는 가난한 사람을 도와줘야 하는가?'에 관한 것이다. 노력 신봉 공화국에서 가장 쉬운 답은 '돕건, 돕지 않건 그건 모두 개인의 자유이고, 안도 와줘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이다.
쉽게 할 수 있는 답이지만, 이 답에는 어떻게 부와 가난이 결정되는지에 대한 철학과 믿음이 숨어 있다. 더 정확하게 이야기 하면 부자가 부자로 살게 되고, 가난한 자가 가난하게 살게 된 데에는 명분이 있고, 또한 그러기에 부자가 된 것과 가난하게 된 것은 개인이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이 숨어 있다. 그래서 노 력 신봉 공화국에서는 '사회적 책임'이라는 단어가 명분을 찾 기 힘들고 사람들은 사회적 책임에 무감각해져버린다. 노력 신 봉 공화국에서는 부와 가난의 책임이 온전히 개인에게 있기 때 문이다. 열심히 노력해서 부자가 되고, 게을러서 가난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부자는 번 돈을 자기가 쓰고 싶은 대로 마음껏 쓸 수 있다. 도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합리적인 명분이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본인이 열심히 노력해서 돈을 벌었으니 말이 다. 열심히 노력해서 부를 이룬 사람은 주어진 보상을 마음껏 누릴 수 있어야 한다. 게을러서 가난하게 된 사람은 그 현실을 묵묵히 받아들여야 하고, 스스로를 가난으로 내몰았던 자기 자 신을 비난해야 한다. 가난은 열심히 살지 않은 사람에 대한 정 의로운 처벌이기 때문이다. 절대로 개인의 가난을 사회적 책임 으로 돌릴 수도 없고 돌려서도 안 된다.

- 현실이 우리가 원하는 것만큼 열려 있지 않더라도 자기의 재능을 찾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길을 탐색해야 한다. 모두가 경쟁에서 이겨 승리자가 될 수는 없 다. 이론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다. 내가 이기면 누군가는 반드시 져야 하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누구나 실패할 수 있다. 최선의 노력으로도 실 패했다면, 과감히 포기를 선택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 노력 신봉 공화국에서는 노력의 힘이 너무 과장되어 있다. 인생에서 성공하고 실패하는 것은 노력으로 결정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진실은 그렇지 않다. 노력으로 성공할 수 있으면 우리 나라 사람들 대부분이 성공했을 것이다. 노력보다 훨씬 더 강한 타고난 능력과 자질, 그리고 환경과 기회라는 주요인이 있으며, 그것들은 개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어지는 것들이라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또한 노력조차도 타고난 능력임을 주시해야 한다. 비관적인 태도가 아니다. 역설적으로 훨씬 더 진보적이고 희망찬 태도다.
- 노력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사람을 몰아붙이면 대부분은 불행해지고 쓰러질 수밖에 없다. 노력해야 할 종목을 몇 개만 정해놓 고 모든 사람을 줄 세우면 그 피해는 감당하기 어렵다.
노력 신봉 공화국에서는 노력이라는 이름으로 무한경쟁의 전투를 벌이는 것처럼 보인다. 승리의 축배는 소수의 강자에게 돌아가고, 그 축배의 명분은 무한경쟁을 승리로 이끈 주역인 노력이라는 장군에게 주어진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안을 들여다 보면 승자는 그 종목에 훌륭한 재능을 가졌고, 훌륭한 재능이 실현될 수 있는 가정적·사회적·환경적 조건을 가지고 있었으 며, 재능이 빛을 발할 수 있는 노력이라는 무기조차 가지고 있 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제 더는 노력이라는 이름으로 자신과 타인을 거칠게 다루 지 않으면 좋겠다. 타고나는 것들과 주어지는 환경을 서로 인정 하고 이해해주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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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는 과학

과학 2024. 3. 3. 07:04

- 45억 년 전 지구가 생성됐을 때, 대기에는 산소가 없었다. 사실 우리는 대기에 산소가 있는 다른 행성을 아직 알지 못한다. 대기에 산소가 있을 가능성이 생긴 것은, 5억 년쯤 지나 고 나서 단세포 유기체들이 산소를 만들어내기 시작한 뒤부터였다. 하지만 대기는 또 10억 년 동안 무산소 상태로 유지됐다. 원시 식물 이 생산한 모든 산소를 수소가 삼켜버렸거나, 철이나 다른 지질학적 물질과 반응하는 데 소모했기 때문이다. 이 상태는 광합성이 시작되기 전에 약 10억 년 동안 지속됐고, 광합성이 진행된 다음에야 산소가 대기에 축적되기에 충분해졌다. 그와 동시에 화산에서 나오 는 수소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약 23억 년 전부터 대기의 산소 농도는 약 3퍼센트까지 꾸준히 상승하기 시작했고, 아주 오랜 기간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정말 로 아주 아주 오랜 시간, 7억 년 전이나 그 무렵까지 유지됐다. 그 뒤로 산소 농도는 미친 듯이 오르기 시작했다. 눈 깜짝할 사이, 그 러니까 불과 5000만 년 동안 가파르게 상승해 13퍼센트까지 올랐 고, 약 3억 년 전 석탄기에 사상 최고 수준까지 한 번 더 급격하게 상승한다. 그 무렵 산소 농도는 지금보다 50퍼센트 더 높았다. 이런 산소 농도는 생물의 형태를 주목할 만하게 발달시켰다. 이를테 면 갈매기만 한 잠자리, 다리 길이가 거의 0.5미터에 이르는 거미, 몸길이가 1미터까지 뻗은 지네' 등이다. 이런 무시무시한 벌레들은 산소를 30퍼센트 이상 포함하는 대기 덕에 큰 몸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호흡이 가능했기에 존재할 수 있었다.
3억 년 전 무렵 산소 농도가 증가한 원인은 탄소를 포함한 어마 어마한 숲이 급속히 매장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탄소가 없어졌다는 건 광합성으로 생산된 산소가 대기 외에는 갈 곳이 없다는 뜻이다. 산소는 가장 높은 농도일 때 대기에 약 35퍼센트까지 축적될 수 있 었다. 하지만 결코 현재에 만족하지 않는 우리 인류는 부지런하게 지난 200년 동안 이 균형을 바로잡고 있다. 편리하게도 석탄이나 석유로 바뀐 오래된 숲들을 파내, 열과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불태 우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아는 한, 지구는 산소를 생산하는 유일한 행성이다. 우리 는 대기에 산소가 있는 다른 어떤 행성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생 명이 진화할 수 있는 기준을 충촉하는 다른 행성이 있을지도 모르 지만, 확실히 산소를 기반으로 한 생물의 증거는 찾지 못했다. 만약 산소가 풍부한 다른 대기를 찾는다면, 이것은 그 행성에서 생물이 진화했고 활발히 광합성을 했다는 강력한 징후다.

-우리는 주로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μm) 이하인 입자들을 다루어왔다. 이것은 '흡입성 미립자'로 불리곤 했지만, 지 금은 일반적으로 'PM'이라고 한다. 엄밀히 따지면, PM10은 '공기 역학 직경 10마이크로미터에서 50퍼센트를 걸러내도록 설정된 입 구를 통과한 입자'를 뜻한다. PM이 무엇인지 궁금하게 여긴 적 이 있다면, 그리고 왜 PM이라고 부르는지 궁금했다면 이제 알았 을 것이다. 나는 여러분이 묻기를 잘했다고 생각하기를 바란다. 이 입자들은 입과 코를 통해 흡입될 정도로 작지만, 우리 폐에 들어가 기에는 크다. 따라서 관심은 PM2.5 혹은 PM 이라고 하는 더욱 작은 입자에게 돌아갔다. 즉, 지름 2.5마이크로미터 이하거나 1마이 크로미터 입자들이다. 이 입자들은 우리가 호흡할 때 (숨을 들이마실 때) 곧장 폐로 들어갈 수 있다. 그래서 PM2.5를 '호흡성' 입자상 물질 (초미세먼지)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PM0.1을 연구하기도 한 다. 이것은 지름 0. 1 마이크로미터 이하인 입자다. 1마이크로미터는 100만분의 1미터, 혹은 1000분의 1밀리미터다. 따라서 자에 표시 된 밀리미터 눈금 두 개 사이에 PM2.5 입자 500개를 줄 세울 수 있 다. 물론 웬만큼 따분한 오후가 아니고서야 이런 일을 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그림은 사람의 머리카락과 바닷가의 모래알에 비교한 PM의 크기다.

- 오존층 파괴 물질들에 대한 몬트리올 의정서가 불과 2년 뒤에 체결 됐다. 여기에 더해 문제를 일으킨 물질의 사용을 금지하고 대체하 는 조치가 이어졌다. 어떤 경우에는 금지된 물질을 대체하는 물질 이 기존 물질만큼이나 나쁜 것으로 밝혀져, 다시 금지되기도 했다. 몇 가지 요인 덕분에 이렇게 신속한 조치가 가능했다. 첫째, 과학이 상당히 분명하고 모호하지 않았다(오늘날 기후 변화에 대한 인간의 영 향과 매우 유사하다). 둘째,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었고 쉽 게 인식할 수 있었다. 셋째, 문제 해결에 필요한 수단을 상품 개발자와 제조업자들이 만들 수 있었다. 에어로졸 분무제나 냉장업계는 대체 화학물질을 상당히 빠르게, 합리적인 가격에 찾아내고 실행했 다. 결과적으로 가격 상승이나 다른 행동을 요구하는 등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대규모 변화는 필요하지 않았다. 따라서 지금 해야 할 일은 우리가 이미 대기에 집어넣은 염소와 불소가 성층권으로 올라가 거기 있어야 하는 오존에 최악의 손상을 입히는 70년 정도를 기다리는 것이다. 그리고 오존층이 회복되기를 바라는 것뿐이다. 2016년에 측정한 오존홀의 크기는 1991년부터 2016년까지의 평균보다 약간 작았다. 2015년에 비해서 면적이 약 간 작아졌고, 깊이도 약간 줄었다. 따라서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지만, CFCs가 있기 전의 평균보다는 훨씬 작다. 아직 해결되기 에는 이르다.

- 탄화수소와 질소산화물, 태양광이 있는 한 탄화수소는 점진적으 로 산화한다. 그 과정에서 OH에서 R, RO2, RO, HO2, OH로 그 리고 다시 OH로 순환하는 동안 점점 더 많은 오존을 만들어낸다. 이 순환이 일어날 때마다, 일산화질소는 이산화질소로 산화되고, 이것은 상당히 빠르게 또 다른 오존 분자를 만든다.
바로 그 점이 문제다. 조건이 맞으면 순환하면서 매번 오존을 만 들어낸다. 그 결과로 오존이 급속히 형성된다. 수많은 탄화수소와 수많은 이산화질소 그리고 약간의 태양광이면 지저분한 연무의 성 스럽지 못한 삼위일체가 형성된다. 우리가 광화학적 스모그라고 부 르게 되는 바로 그것이다. 이 고삐 풀린 오존 농도 증가는 눈의 염 증과 작물 피해를 일으키는 원인이다. 하지만 어떤 조치를 취하기
는 어렵다. 오존 노출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해가 많이 내리쬐 지 않는 곳에 사는 것이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주민에게 캘리포니 아에서 살지 말라고 이야기해보아라. 그렇게 극단적인 방법을 제외 하면, 전략은 오존으로 가득 찬 대기 분수계를 만드는 두 가지 주재 료인 탄화수소와 질소산화물의 배출량을 줄이는 데 집중된다.

- 저고도 지상 오존의 핵심은 매우 반응성이 높은 화학물질인 오 존히 접촉 가능한 많은 물질을 산화시킨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작 물이나 자연 생태계의 특수 식물, 우리의 목과 폐가 있다. 착각하지 마라. 오존은 고약한 것이다. 우리는 때로 사무실 복사기 프린터 근처에서 오존 냄새를 맡을 수 있다. 복사기에서 사용하는 밝은 빛이나 고압 방전이 첫 번째 반응, 즉 이산소 분자가 산소 원자 둘로 나뉘는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용기만 있다면 번개가 내리친 직후 공기 냄새를 맡아봐도, 같은 냄새가 불쑥 올라올 것이다. 번개를 맞아 까맣게 그을린 골퍼의 향 기가 아니라, 전기적 불꽃이 대기를 지나가며 형성한 오존 냄새다.
- 독일 화학자 크리스티안 쇤바인은 1840년 이 기체를 최초로 분리해 냈고, '냄새'를 뜻하는 '오존'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당시 질소와 산 소를 포함해 대기의 기본 구성은 잘 알려져 있었지만, 오존의 화학 식은 1865년까지 규명되지 않았다. 아마도 오존의 독특한 냄새 때 문에, 어쩌면 강력한 산화제로서의 소독 작용 때문에 오존은 발견 당시부터 건강에 이롭다고 널리 알려졌다. 사실 내가 경솔하게 추 측했던 것과 달리 '오존ozone'이라는 이름에 든 그 모든 O는 산소와 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이 말은 그리스어로 '냄새 맡다'라는 뜻의 'ozein'에서 온 것이다.
내게 오존 냄새는 유쾌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19세기로 돌아간다면, 오존은 소독제로서뿐 아니라 건강과 안녕에 좋은 물질 로서 대중 의식에 확고히 박혀 있는 걸 발견할 것이다. 사람들은 건 강을 주는 오존을 찾아 해변으로 가거나 심지어 크로이던 [영국 런던 남부 지역]의 오존 수영장으로 갔다. 해변 특유의 톡 쏘는 냄새는 (적 어도 영국 주변에서는 오존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것이 '냄새' 중의 냄새라고 생각했다. 깨끗하고, 과학적이고 원기를 회복시키는 것이 라 여겼다. 오존은 사람에게 아주 좋은 것이고, 19세기의 온갖 질병 으로부터 회복하게 도와주는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을 것이다. 요즘 은 인기가 덜하니 천만다행이다. 
- 하지만 이미 잘 알고 있다시피, 해변 특유의 냄새 중 대부분은 사실 오존이 아니다. 해변의 특징은 보통 사무실 복사 장비의 상쾌한 향기가 아니다. 해변의 냄새는 주로 부패하는 해초의 유기황화물 때문에 발생한다. 부패하는 해초나 냄새나는 황화물을 강조하기 보다는 싱싱하고 신선하게 들리는 '오존'을 내세우는 편이 경쟁적인 20세기 초 해변 휴양지 비즈니스 세계에서 더 나은 영업 전략이었 음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요즘처럼 정보가 풍부한 사회에서 는 대기화학과 오존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가 널리 보 급돼 있어 오존이 건강에 좋다고 정말로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 오존에 대응하기
이제는 오해를 바로잡은 것 같다. 오존은 확실히 기분 좋은 화학 물질이 아니며, 가능하면 피해야 한다. 하지만 이 점을 잊지 말자. 비록 우리 가까이에 있으면 나쁘지만, 성층권의 오존은 태양의 유 해한 자외선을 대부분 흡수하는 훌륭한 일을 한다. 오존은 파장이 100~300나노미터인 가장 유해한 태양광이 거의 우리에게 닿지 않 는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 세상이 우리가 사는 세상인 한. 그것은 좋은 일이다. 우리는 성층권의 오존이 계속 우리를 위해 자외선 복사를 흡수해주길 원한다. 그래야 우리가 계속해서 밖으로 나가 햇빛을 받으며 라임레지스나 토키, 빅터하버 혹은 크로이던과 같은 멋진 장소에 갈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소중한 오존층을 거의 잃을 정도로 아슬아슬한 상태에 있다.
따라서 이상적으로 우리는 여기 아래쪽 대류권에는 오존 농도를 최소한으로 유지하고, 저 위쪽 성층권에는 충분한 오존이 남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우리가 정확히 그 반대를 만들었다니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저 위쪽 성층권 오존층에는 구멍을 만들고, 동시 에 여기 아래쪽 지면 높이에서는 오존 농도를 높였다. 우리가 원하지 않았던 딱 그 상황이다!
저고도 오존의 문제는 오존 자체를 배출하는 어떤 원천도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른 몇몇 오염원에 대해 그랬듯이, 배출을 제한할 수 없다. 이것은 인간 활동이 오존 농도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는 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지상 오존 농도는 대기 중 질소산화물과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양에 의해 결정된다. 그리고 태양광의 세기에 의해서도 결정된다. 이것은 내가 '성스럽지 못한 삼위일체'라고 불렀던 것이다. 낮 동안에는 태양광의 작용 때 문에 오존과 질소산화물과 이산화질소 사이에서 끊임없는 순환이 일어나고, 이것은 오존의 재생성으로 이어진다. 물론 밤에는 태양 광이 없으므로 오존은 일방통행로에 들어서고 가능한 만큼 많은 일 산화질소와 반응한다.

- 만약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농도 가 질소산화물(그래프의 중앙에서 대각선 아래로 향하는 선) 농도의 약 8배라면 질소산화물이나 휘발성 유기화합물, 혹은 양쪽 모두를 줄 임으로써 오존 농도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질소산화물에 비해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훨씬 더 많 다면, 휘발성 유기화합물를 줄이거나 늘리는 것은 오존 농도에 큰 변화를 주지 않는다. 이것은 표에서 'NOx 의존'으로 표시된 구역이 다. 이런 상황에서는 오존 농도를 빠르게 줄이는 방법은 질소산화 물 농도를 줄이는 것이다.
이와 비슷하게, 만약 휘발성 유기화합물에 비하여 질소산화물이 훨씬 많다면 질소산화물 농도를 줄이는 것은 오존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도시의 환경에서 보이는 전형적인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오존 농도를 개선하는 가장 효과적인 접근법은 휘발성 유기화합물 농도를 줄이는 것이다.
이런 것들은 과학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대기질을 개선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살펴보고 있는 만큼, 실용 성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과학은 우리에게 질소산화물 농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예를 들어 시골 지역)에서 오존 농도를 줄이려 면 질소산화물 농도를 더 줄여야 한다고 말한다. 질소산화물 농도 가 어떻게 감소하든지, 감소한 오존 농도가 그에 부합하는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저농도인 오염원의 배출량을 줄이는 것은 언제나 힘든 일(근본적으로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뜻이다)이라 는 게 문제다. 배출량을 더 줄이고자 고를 수 있는 선택 사항이 많 지 않다. 좋다, 그러니까 우리는 휘발성 유기화합물 농도를 살펴볼 것이다. 더 끌리는 선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오존 농도를 줄이는 면에서 어떤 이득이라도 보려면 그에 앞서 배출량을 상당히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질소산화물 농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질소산화물 배출량 을 줄이는, 비용 효율이 높은 선택권이 있다. 예를 들어 사람들에게 자가용 이용을 줄이도록 권장하거나, 고배출 차량에 부담금을 물리 고, 도시 개발자에게 전기 차량 충전소 설치를 의무화하고, 난방과 온수 공급에 무공해 기술을 사용하도록 권장하는 일 등이 있다. 모두 훌륭하다. 그리고 배출량을 충분히 줄일 수 있다면, 이것은 결국 오존 농도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질소산화물 농도가 높은 지역에서 배출 감소 계획을 시행하더라도 초기 단계에서는 오 존 농도에 좋은 변화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대기에서 오존을 제거하는 일산화질소의 가용성이 감소하기 때문에 심지어 오존 농 도가 증가할 수도 있다.
- 수백 년의 기간에 걸쳐 우리는 접근 가능한 화석연료를 거의 다 소비하 게 될 테고, 다른 에너지원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한 다음 에는, 그리고 우리가 대기로 밀어 넣은, 긴 수명의 온실가스가 마침 내 제거된 다음에는, 어쩌면 지구 기후가 회복되는 길로 접어들지 도 모르겠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 ‘기 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산화탄 소 배출이 멈추더라도 기후 변화의 양상은 대부분 수 세기 동안 지 속될 것이다. 이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만들 어낸 여러 세기에 걸친 상당한 기후 변화라는 약속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변화된 기후에 갇힌 모양새다. 그리고 더 높은 해수면과 예 측 불가능한 날씨처럼 기후 변화에 수반되는 그 모든 것에서 앞으로 오랫동안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다.
화석연료에서 멀어지는 장기적인 변화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이것이 향후 200년 동안 삶의 질을 결정하는 요소 중 하나가 될 것 이다. 뒷걸음질 쳐서 1000년 전에 했던 것처럼 바이오매스에 의존 할 수도 있고, 아니면 기존 재생 가능 에너지 기술과 어쩌면 새로운 기술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화석연료의 가용성이 앞 으로 수십 년, 수백 년 내에 감소하면서, 좋든 싫든 화석연료의 사 용은 머지않아 줄어들 것이다. 에너지 가격과 세계적인 긴장이 상 승하며, 우리는 열, 전력, 물, 음식, 이동성을 공급하려고 안간힘을 쓸 것이고, 위안이 되지 않겠지만 화석연료의 종말은 적어도 대기 오염 측면에서는 좋은 소식이 될 것이다. 만약 우리가 에너지 효율 이 높고 배출이 적은 기술과 생활 방식을 개발한다면 그렇게 될 것 이다. 그러지 않고 나무와 동물의 배설물을 태워 요리하고 난방하 는 방식으로 돌아간다면, 심신을 쇠약하게 만드는 대기오염의 영향 에 계속 시달릴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인류는 아마도 더 긴급한 문제를 걱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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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기 바이러스에 작용해서 감기를 치료하는 감기약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열을 낮추는 해열제나 기침약 등 불쾌한 증상 을 일시적으로 진정시키는 '대증요법(對症療法)의 약'은 몸을 잠시 편 하게는 해주겠지만 회복은 오히려 더디게 한다. 발열이나 기침 같은 증상은 전부 우리 몸이 바이러스를 몰아내려고 싸우고 있는 신호이 다. 대증요법 약은 이런 우리 몸의 치유력을 방해할 뿐이다.
독감 백신(예방접종)이나 리렌자(Relenza : 입안에 뿌려 들이마시는 세계 최초의 흡입식 독감 전문 치료제) 같은 치료약은, 실제로 독감을 예 방했다거나 치료했다는 의학적 증거가 없다. 기껏해야 효과가 기대 된다'는 수준이다. 한편 감기약이나 독감 백신의 부작용으로 사망한 사람은 상당수에 이른다.

- '이 정도부터는 치료하는 편이 좋다'라는 고혈압의 진단 기준이 특별한 근거도 없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 오랜 기간 동안 160mmHg였던 최고혈압(수축기)의 기준이, 2000년에는 140mmHg 로, 2008년의 대사증후군 검진에서는 130mmHg까지 내려간 상태 이다.
나이가 들면 대개 혈압이 높아지기 마련이다. 50세가 넘으면 '최고혈압 130mmHg'는 일반적인 수치이다. 하지만 현행 기준에 따 르면 이 수치로도 고혈압 환자가 되어 혈압 강하제로 치료받는 처지가 된다.
- 그 결과, 약품 업계는 큰 이익을 보게 되었다. 1988년에 약 2,000억 엔이었던 혈압 강하제 매출이 2008년에는 1조 엔을 넘어섰다. 20년 동안 매출이 무려 6배나 뛰어오른 것이다. 그야말로 혈압 상술의 대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다.
총콜레스테롤 수치도 마찬가지이다. 이 수치가 높은 편이 오래 산다는 것은 이미 10년 전에 밝혀졌지만, 기준치는 좀처럼 높아지지 않고 있다. 스타틴(Statin) 계열의 콜레스테롤 저하제는 연간 2,600억 엔에 달하는 물량이 판매되고 있다. 콜레스테롤 관련 의료비는 그 금액의 3배에 달한다고 한다. 문제는 혈압 강하제나 콜레스테롤을 약으로 낮추면 수치는 개선되어도 생명을 단축할 위험이 높아진다 는 것이다. 이는 세계적으로 실시된 수만 명 규모의 추적 조사에 의 해 명확히 밝혀진 사실이다.

- 사실 위암, 식도암, 간암, 자궁암 같은 암은 방치하면 고통을 겪지 않는다. 극심한 고통 속에서 죽음을 맞는 이유는 불필요한 '암 치료' 때문이다. 그런데도 의사들은 찾아온 환자들에게 "암은 무서 운 병이니, 즉시 치료해야 한다"고 속삭인다.
이는 암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건강검진에서 대사증후 군이라는 진단을 받고 조깅을 시작했다가 심근경색으로 돌연사하거 나, 뇌 검사에서 동맥류가 발견되어 수술을 했는데 전신마비가 되는 등 병원에서 검사나 치료를 받고 수명이 단축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어찌 보면 의사는 폭력배나 강도보다 무서운 존재이다. 폭력배는 보통 일반 사람들을 죽이거나 신체 부위를 절단하지는 않는다. 강도 도 대개는 돈만 빼앗는다. 하지만 의사들은 환자를 위협해서 돈을 내 게 할 뿐만 아니라 환자의 몸을 상하게 하거나 생명까지 잃게 한다.
- 암으로 고통스러워하다가 죽는 것은 암 때문이 아니라 '암치료' 때문이다. 하지만 의사는 무조건 암 때문이라고 말한다. 바로 그 점에 속지 말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자각 증상이 없고 식사도 맛있게 할 수 있다면, 의사에게 "어디가 좋지 않다"라는 말을 듣거나 암이 발 견되어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이때 서둘러 치료를 하게 되면 그 만큼 수명이 단축된다. 지금은 의학 정보를 찾아보려고 노력하기만 하면 책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얼마든지 정보를 손에 넣을 수 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지금까지 병에 대해서 의사만을 믿고 따랐 다면 생각을 전환해 의사를 의심하고, 스스로 병에 관해 찾아보고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자는 것이다.
한마디로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방법을 습득해 자신의 것으 로 만들어 무의미한 죽음에서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 의 생명, 나의 몸, 나의 인생은 하나뿐이니까 말이다.

- 대부분의 약은 병을 고치는 힘은 없고 부작용은 크다. 감기약이나 해열제라도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 : 치명적인 쇼크 증상)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폐암 치료용 항암제 이레사(Iressa)의 경우, 승인 후 3년 동안 이 약을 복용한 약 8만 6,800명의 환자 중 588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사망했다. 암보다 약이 훨씬 무섭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개복 수술을 할 때 복막을 건드리면 즉시 상처가 생겨 유착 이 일어난다. 그로 인해 장이 막히면 굉장히 고통스럽고, 정상 세포 의 경계가 무너진 곳에 암세포가 끼어들어 증식하기 쉬워진다.
내가 의사가 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는 암은 수술이나 항암제로 '치료된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수많은 환자를 지켜보면서 장기를 절제해도 암은 낫지 않고, 항암제는 고통을 줄 뿐이라고 생각 하게 되었다.
"믿는 자는 구원을 받는다"라는 말이 있지만, 의료 행위에 대해서만큼은 '믿지 말고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 나이가 들면 혈관은 탄력이 떨어지고 딱딱해지기 때문에 혈압이 조금 높아야 혈액이 우리 몸 구석구석까 지 잘 흘러간다. 몸에 적절한 혈압을 유지하려면 평소 많이 걷는 것 이 좋다. 혈액이 하반신에 머물러 있지 않고 원활하게 우리 몸 전체 를 순환하기 때문이다.
콜레스테롤은 세포를 튼튼하게 해주기 때문에 줄이지 않는 것 이 좋다. 오히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일수록 오래 산다. 스 테이크나 생선의 뱃살 같은 음식을 콜레스테롤 수치 때문에 일부러 피할 필요는 없다.

- 약으로 혈당을 관리하는 경우, 항상 몸이 나른하거나 초조하고 분노 조절이 잘 안 된다. 약을 사용하는 경우 특히 다리가 휘청거리 거나, 치매 증상 등이 나타난다면 약의 부작용을 의심해 봐야 한다.
당뇨병은 무서운 병이기는 하지만, '당뇨병 예비군 2,000만 명'은 지나치게 과장된 수치이다. 일본 당뇨병학회는 1999년에 진단 기준 인 공복 시 혈당치를 140mg/dL에서 '126mg/dL'으로 변경했다. 특별 한 근거도 없이 세계보건기구의 기준치가 바뀌었다고 이를 따라 기 준을 엄격히 하여, 당뇨병 환자를 급격하게 증가시키고 있는 것이다. 당뇨병에 관한 운동 치료 데이터에 의하면 '걷기, 자전거, 수 영, 스트레칭' 등의 유산소 운동이 혈당치를 떨어뜨리는 데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몸을 녹슬지 않게 하기 위해서도 적절한 운동은 반드시 필요하다. 혈당치가 높은 편이라는 말을 들었다면, 일 단 부지런히 걷기부터 시작해 보자.

- 진짜 암세포는 숙주의 정상 세포가 변이하여 만들어지며, 주변의 조직에 침입(침윤)하고 멀리 떨어진 조직에 전이하는 성질을 갖고 있 다. 그리고 숙주를 죽일 때까지 계속 증식해서 숙주와 함께 자폭한다. 한편 생명을 빼앗지 않는 암은 암과 비슷한 것, 즉 '유사암'에 지나지 않으며 진짜 암으로 성장하지 않는다.
증상도 없는데 검진에서 암이 발견되면, 의사는 "조기에 절제하 면 거의 100퍼센트 완치된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진짜 암이 아니라 유사 암으로, 잘라내지 않아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예전에는 나도 유방암의 경우 '피부를 뚫고 나오는 암은 전이가 있는 진짜 암'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피부를 뚫어도 주변으로 퍼져 나가지 않고, 암 덩어리가 부분적으로 그 위의 피부만 뚫고 나오는 것은 시간이 지나도 전이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피부에 침투하는 것은 '침윤'인데, 침윤은 되어도 전이는 되지 않는 유사 암이 있는 것이다.
자궁암이나 폐암은 침윤이 되면 요독증이 일어나거나, 숨이 막 혀 생명을 잃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방사선 치료를 하거나 국소 수 술을 하면 낫고 전이가 되지 않는 것이 있는데, 이 역시 유사 암이다. 위(胃)의 악성 림프종 가운데 어떤 종류는 항생제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제균하면 암이 소실된다. 따라서 이 경우는 암이 아니 라 '만성 변화'나 '만성 염증'이라고 부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웬만히 성장한 뒤에도 암인지 아닌지 분간하기 힘든 유사 암은 상당히 많다. 반면에 갑자기 흉포한 모습을 드러내는 진짜 암도 있 다. 또한 '중간기 암'이라는 것도 있다.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고 있지 만 다음 검사 전에, 즉 검진과 검진 사이에 느닷없이 발병한다고 해서 중간기 암으로 불린다. 이 암은 악성이 많아서 발병이 된 환자들은 대개 얼마 안가 사망한다.

- CT 검사는 X선 발생 장치가 360도 회전하며 몸에 X선을 투과시켜 촬영하는 것으로, 검출 결과를 컴퓨터로 재구성하여 인체의 단 면 영상을 얻는다. CT 검사의 피폭선량(인체가 받는 방사선 양)은 일 반 X선 촬영의 200~300배나 된다. 단 한 차례의 CT 촬영으로 발 암 사망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구체적으로 45세 성인의 경우 전신 CT를 한 번 받는 것만으로 1만 명 중에 8명 (0.08퍼센트)이, 30년 동안 매년 CT 검사를 받는다면 1만 명 중에 190명(1.9퍼센트)이 '피폭에 의해 발암 사망한다'고 추정할 수 있다. 흉부에 국한된 CT 검사에서 도 의료 피폭선량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국가가 피난 기준치로 설정한 '연간' 피폭선량은 20밀리시버트(mSv)이다. 그런데 흉부 CT 검사의 경우, 1회 검사를 하면 그 절반에 해당하는 10밀리시버트에 해당하 는 수치에 노출된다. 게다가 '조영 CT 검사의 경우는 1회 촬영한 뒤 조영제를 정맥에 주사하면서 다시 한 번 촬영을 하기 때문에, 2회 촬 영을 하게 되어 결국 20밀리시버트에 노출된다. 복부와 골반 CT 검 사의 경우는 피폭량이 더 많아 1회 촬영만으로 20밀리시버트에 노 출된다. 여기에 조영 CT 검사까지 받으면 그 배가 되는 것이다.
사실, 일본에서 행해지는 CT 촬영의 80~90퍼센트는 굳이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엑스레이 검사는 병원에서 받을 때는 비교적 안전하지만, 회사나 지역에서 편이를 위해 검진 차에서 받는 경우는 주의해야 한다. 검진 차의 엑스레이 장치는 간접 촬영 장치이므로, 병 원에 설치되어 있는 직접 촬영 장치에 비해 피폭선량이 3~10배나 많다. 

- 나는 모든 환자들에게 "한 번에 3종류 이상의 약을 처방하는 의사는 믿지 말고, 5종류 이상의 약을 한꺼번에 먹는 행위는 상당히 위 험하다"라고 누누이 강조하곤 한다. 약을 몇 종류나 복용하면서도 늘 몸이 좋지 않다는 환자나 고령자 중에서 치매나 현기증이 나타나는 경우는 "약을 전부 중단하라"고 조언한다. 약의 복용을 그만둬도 약 효는 얼마간 지속되면서 자연스럽게 떨어지므로 금단증상이 일어나 는 일 없이 몸 상태가 거의 호전된다.
약은 ‘독’이다. 모든 약에는 부작용의 위험이 있다. 소량을 단기 간 복용하는 정도라면 간이나 신장이 약의 독성을 처리해 주는 경우 가 많지만, 약의 복용이 습관화되면 틀림없이 부작용이 나타난다. 그 리고 단기간이나 소량이라도 약이 독인 이상 복용하는 사람의 건강 상태에 관계없이 언제 부작용으로 나타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 서양 의학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 의사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는 의사의 규칙(A Little Book of Doctors' Rules)》(1992년) 이라는 책이 있다. 일본의 의사나 환자들이 이 책을 보면 뒤로 나자 빠질 만한 내용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특히 인상적인 것이 다음과 같은 약에 대한 경고이다.
“가능한 한 모든 약의 사용을 중단하라. 그것이 어렵다면 최대한 약을 줄여라."
“먹는 약의 수가 늘어나면 부작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4종류 이상의 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는 의학 지식이 미치지 못하는 위험한 상태에 있다."
"고령자 대부분은 약을 중지하면 몸 상태가 좋아진다."

- 시한부 선고와 같은 의사의 '여명' 진단이 믿을 것이 못 되는 첫번째 이유는 암의 성장 속도가 사람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암 병 소가 발견되었을 때 그것이 크다 해도 오래 사는 사람도 있고, 나이 가 들수록 무조건 암의 진행 속도가 느려진다고 말할 수도 없다.
두 번째는 암 병소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정도로 성장하려 면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암은 보통 직경 10센티미 터 정도가 되어야 사람을 죽게 할 수 있다. 암세포가 2배가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2개월 이상이다. 1센티미터의 암이 10센티미터 가 되는 데는 20개월 이상 걸리는데, 사실 이 정도의 앞일이라면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세 번째는 암이 커지면서 성장 속도가 둔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것은 진행 암뿐만 아니라 조기 암에도 나타나는 경향으 로, 발견되었을 때보다 더 커지지 않는 조기 암도 드물지 않다.
여명 진단을 어느 정도 정확히 내릴 수 있는 것은 뇌, 폐, 간 등의 중요 장기가 손상되어 기능이 떨어졌을 때다. 예를 들어 폐암이 커져 서 호흡이 힘들어지고 더 이상 치료법이 없는 경우에는 "이제 몇 개 월 안 남은 것 같다"라고 예측하게 된다.
- 중요 장기에 전이가 발견되어도 자각 증상이나 기능 부전(조직의 기능이 저하된 상태)이 없으면 그보다 훨씬 오래 살 수 있다. 이때도 항암제 치료를 하게 되면 바로 사망하는 경우가 있다.
즉 '시한부 몇 개월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 것은, 체력이 암을 당 해내지 못해서 운신을 못하거나 더 이상 일어나지 못하는 경우이다. 병원에 두 발로 멀쩡하게 걸어서 왔는데도 "몇 개월 안 남았다" 라고 시한부 선고를 내리는 의사에게는 자신의 목숨을 맡겨서는 안 된다. 더욱이 "항암제 치료를 받지 않으면 3개월밖에 못 살고, 항암제 치료를 받으면 1년은 살 수 있다"라는 식으로 치료까지 권하는 의사 라면 당장 뒤도 돌아보지 말고 도망쳐 나오길 바란다.

- 통증에 대한 공포는 죽음의 공포만큼이나 엄청나다. 하지만 통증을 잘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 죽음도 평온하게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죽음 직전에 격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경우는 뼈로 암이 전이되었을 때이다. 전이한 암이 증식해 암 덩어리가 커 지면 골막(뼈를 감싸고 있는 두꺼운 막)이 내부에서 팽창된다. 이때 어 떤 화학적 물질이 나와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골막이 늘어나 서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으나, 그로 인한 통증은 환자들에게 크나큰 고통을 안겨준다. 그러나 그런 통증을 겁낼 필요는 없다. 현재 통증 을 없애는 방법이 제대로 확립되어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방법은 진정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우선 비마취 계열의 진정제를 복용한다. 그래도 통증이 가시지 않으면, 두 번째 방법으로 약한 마취 계열의 진정제를 사용한다. 그것으로도 안 된다면, 세 번 째 방법으로 모르핀을 복용하거나 이를 좌약의 형태로 투여한다.
- 환자를 위하는 마음에서 만들어낸 의료 처치가 오히려 문젯거리가 되는 일이 흔히 있다. 콧구멍을 통해 위까지 튜브를 삽입해 영양분 을 주입하는 '비강 영양(튜브 영양)'이나, 배에 구멍을 내어 위에 직접 튜브를 삽입해 영양과 수분을 주입하는 '위(胃)'도 그런 경우이다. 이처럼 강제적으로 영양을 공급하는 방법이 없었던 시대에는 사 고나 뇌졸중으로 혼수상태에 빠지면 그것으로 사람의 목숨은 끝이었 다. 몇 년씩 식물인간 상태로 살아가는 일은 없었다. 입으로 먹을 것 을 억지로 흘려 넣으면 그것이 폐로 흘러들어가 폐렴으로 목숨을 잃 게 된다. 영양을 공급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아사(餓死)로 생을 마 무리하게 된다. 재택 의료를 선택하면 현대 의료의 간섭을 받지 않고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을 수 있다. 편안하게 죽는다는 것은 자연스럽 게 죽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장기는 보존해야 한다
위암 수술의 큰 문제는 위 주변의 림프절을 절제하는 '림프절 박 리'가 당연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위 주변에는 많은 림프절이 있는데, 위에서 가까운 순서대로 1군, 2군, 3군 림프절로 분류한다. 진행 위암의 경우, 위를 절제하면서 2군 림프절까지 박리하는 'D2 위 절제'가 일반적이다.
D2 위 절제 수술은 환자에게 엄청난 후유증을 가져온다. 복부의 내장에 분포하는 자율신경도 잘려나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먹으 면 바로 설사를 하거나 먹는 양이 줄고, 본래 체중으로 돌아오지 않 거나 복부 팽만감, 체증, 가슴 쓰림, 식후 불쾌감, 식후 졸음 등의 후 유증이 나타난다.
이런 후유증에도 불구하고 뭔가 좋은 점이 있으면 좋겠지만, 이 미 영국과 네덜란드의 임상실험에서 "D2 위 절제는 생존율 향상에 기여하지 못한다"라는 결과가 나왔다.
세계적으로 암 수술은 가능한 한 장기를 보존하는 방향으로 나 아가고 있다. 쓸데없이 광범위하게 절제 수술을 해도 환자를 고통스 럽게만 할 뿐, 생존율을 높이는 효과는 없기 때문이다. A씨의 사례처 럼 '치료하지 않고 상태를 지켜보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장기 보존요 법이라 할 만하다.
- '면역'이라는 이름이 붙은 암 요법에는 근본적인 모순이 있다. 흔히 "인간의 몸속에는 하루에 약 5,000개의 암세포가 생기지만, 면역세포가 그것들을 없애준다"고 한다. 물론 독감 바이러스처럼 외부에서 침입한 '이물질'의 경우 면 역세포가 이를 붙잡아 제거한다. 그러나 암세포는 몸속의 정상 세포 가 변이를 일으킨 것이다. 몸속의 단백질을 사용해 성장한 '자기 자 신'이므로 면역세포는 이를 이물질로 인식하지 못한다. 면역요법 자체가 모순이라는 말이다.
- 분자생물학 연구를 통해 “암은 만들어진 당초부터 전이할 능력을 갖고 있다. '암이 커지고 나서 전이한다'는 설은 잘못되었다"라는 사실이 판명되었다. 현재 의학으로 아무리 조기에 암을 발견한다고 해 도, 직경 1센티미터 전후부터이다. 이때는 이미 암세포가 최소한 10억 개 정도는 되고, 전이도 벌써 끝난 상태이다. 흔히 말하는 '조기 암'은 암의 일생으로 보면 이미 원숙기로 접어든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면역세포는 자신이 아닌 다른 개체, 즉 비자기(自己)로 인식한 이물질을 없애는 세포이다. 암이 직경 1센티미터 크기로 발견된다는 것은, NK세포가 암세포를 비자기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이것 이 바로 '면역계로는 암을 퇴치하지 못한다'는 명백한 증거이다.

-  왜 콜라겐이나 글루코사민은 피부나 무릎 같은 목표 부위에 직접 닿지 않는 것일까? 그것은 우리가 먹은 것은 일단 장 속에 서 분해되거나 혈액으로 들어가, 아미노산이나 당의 형태로 이용되 기 때문이다. 콜라겐은 단백질의 일종이며, 글루코사민은 당의 일종이다. 따라서 보조식품으로 콜라겐이나 글루코사민을 섭취한다는 것은 단백질이나 당을 조금 섭취한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체내에 흡수된 아미노산의 일부는 콜라겐이나 글루코사민으로 합성된다. 그러나 콜라겐은 피부에만 이용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 의 모든 조직에 존재하면서 몸이나 피부, 장기의 형태를 유지해 주는 구조재 역할을 한다. 나이를 먹으면 이 콜라겐 합성 능력이 저하되는 데, 눈에 띄는 변화로는 피부의 탄력이 없어지거나 수분을 유지하는 힘이 떨어져 주름이 쉽게 생긴다.
글루코사민은 온몸의 연골이나 결합조직에 분포하며, 연골세포 를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영양소 중 하나이다. 콜라겐과 마찬가지로 나이를 먹으면 합성 능력이 떨어지고 연골은 닳으면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무릎에 통증과 부종 등이 생긴다.

- 일반적으로 정제염은 "미네랄을 함유하지 않은 소금이므로 소금이라고 할 수 없다"라거나 "몸에 나쁘다"며 무조건 깎아내리는 사람 들이 많다. 반면에 천일염은 덮어놓고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일본에서는 1971년에 이온 교환막법(交換膜法)이라는 기술이 보 급되면서 전국에서 전통적인 염전이 사라졌다. 그리고 바닷물로 소 금을 만들 때, 바닷물 속의 PCB(폴리염화바이페닐)나 다이옥신 같은 위험한 물질을 완전히 제거한 소금을 국민에게 공급하게 되었다. 이 소금이 바로 염화나트륨 99.5퍼센트 이상의 아주 순도 높은 정제염 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천일염은 오히려 '불순 물질이 잔뜩 섞여 있는 소금'이라고 할 수 있다.
설탕, 쌀, 빵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하얗게 정제한 식품을 마 치 독이라도 되는 양 혐오스러워하고 반면에 흑설탕, 현미, 검은 빵은 무조건 치켜세우는 것도 비과학적인 태도이다. 양쪽 모두 장 단점이 있으므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균형 있게 먹으면 된다.

- 사무엘 울만(Samuel Ullman)의 유명한 시 '청춘(Youth)'에는 청춘과 늙음에 대해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을 뜻한다. 
굳은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는 정열, 꺾이지 않는 용기, 만족할 줄 모르는 모험심이야말로 청춘이다.
인간은 나이를 먹는다고 늙는 것이 아니라 꿈을 잃었을 때 늙는다.
세월은 피부에 주름살을 더하지만, 정열을 잃으면 마음이 시들게 된다.

- 치매는 흔히 '고독병'이라고 불린다. 하루 종일 혼자서 텔레비전 만 보는 일상이 계속되면 순식간에 치매가 온다. 텔레비전을 보고 있 을 때의 뇌는 완전히 수동적이 되어, 멍하니 앉아 있는 것과 똑같은 상태이므로 점점 퇴화된다. 또한 손발을 거의 움직이지 않으므로 몸 도 쇠약해진다.
반면에 똑같이 혼자서 생활해도 손자에게 줄 스웨터를 짜거나, 경품 응모하는 것을 좋아해서 시간만 나면 응모 엽서를 쓰거나, 과자 를 구워서 친구에게 선물하는 등 취미 생활이나 소일거리로 손발과 머리를 자주 쓰는 사람은 치매에 잘 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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