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단 공포는 군중 본능을 자극하고, 군중의 일원이 아니라고 여겨지는 자들을 향해 잔인성을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다.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
- 2016년 대선은 정치학자들 사이에서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두고두고 회자되겠지만, 사회적 영향력의 관점에서 봤을 때 이 선거는 미국의 양당체제가 붕괴의 길로 가는 확실한 이정표가 되었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던 다양한 유권자 집단이 서로 분열하는 모습을 보았다. 이민과 일자리 문제에 관한 공포심을 이용하는 우파 포퓰리스트(populist, 일반 대중의 인기에 편승하여 일을 추진하는 사람)에 의해 저소득층의 백인 유권자들이 동요한 것이다.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것이 반자본주의 좌파 세력과 보수 우파 세력을 결집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차이는 항상 존재했다. 정치 단체와 같은 광범위한 사회적 집단에서 모든 사안에 대해 구성원의 합의를 끌어내는 것은 불가 능에 가깝다. 조직의 구성원들이 다양한 정체성과 관심사를 가지는 것이나, 배구팀의 구성원들이 각기 다른 우선순위와 관점, 정체성을 가지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다. 사회와 조직, 그리고 배구팀이 제 기능을 하는 이유는 구성원들이 합의하지 못한 사안들보다 집단의 공통된 목표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에 이들이 동의하기 때문이다.
- 보안국과 사법 당국은 러시아 정보기관이 운영하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계정이 소셜 미디어 상의 허위 콘텐츠 양산에 책임이 있다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가짜 뉴스를 게시하는 계정 대부분이 보유한 '실제 팔로워 수는 극소수, 또는 0에 가깝다. 이들 중 대부분이 그들이 만든 네트워크 안에서 존재하며 계속 해서 가짜 뉴스를 게시하고, '좋아요'를 누르고, 공유하고, 리트 윗retweet한다. 하지만 이들은 결국 실제 사람들의 네트워크로 파고든다. 즉, 믿을 만한 내용의 게시물을 보고 그것이 기존의 신념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며, 이미 다른 '트롤(troll, 인터넷상 에서 남의 화를 부추기기 위한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들에 의해 여러 차례 공유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사람들은 스스로 그 게 시물을 공유하기에 이른다. 특정 시점이 지나면, 새로운 정보가 진실인지 거짓인지 구별하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우리는 결국 이 모든 것이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거짓이며, 믿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사회적 자아와 소셜 미디어는 우리를 특정 방향으로 인도할 수 있다. 또한, 사회적 본능과 사 회적 환경은 우리를 위험에 빠뜨리기도 한다. 페이스북의 사례 에서 보듯이, 시민의 삶과 의사 결정에 있어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고수하는 정부는 새로운 파도에 속수무책일 뿐만 아니라 크누트 대왕과 마찬가지로 그 파도를 되돌리지 못한다. 여기서 크누트 대왕은 파도가 모래를 깎는 것을 보고는 파도를 향해 “나의 명령 없이는 내 땅을 한 치라도 깎아낼 수 없다. 즉시 멈추어라.”라고 명령했지만, 끊임없이 밀려드는 파도에 발을 적시지 않기 위해 그 자리를 피한 인물이다. 그때 그는 스스로 잉글랜드를 점령한 권력자가 아닌 일개 파도도 지배하지 못하는 무력한 자라는 깨달음을 얻고,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높일 수 없 며 왕관을 윈체스터 대성당 제단에 걸쳐놓고 예배를 드리는 경건한 기독교도가 되었다.
- 모든 것에 꼬리표를 붙일 수는 있으나, 모두에게 꼬리표를 붙일 수는 없다. (순수의시대, 이디스 워튼(The Age of Innocence, Edith Wharton))
- 사실 우리가 정말 추구하는 것은 '최적 차별성 optimal distinctiveness'이라 불리는 개념이다. 인간이 특정 사회적 정체성에 대해 동일시하는 정도는 그 집단이 소속감과 타당성에 대 한 욕구와 차별성과 개성에 대한 욕구 사이에서 얼마나 균형을 잘 맞추는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집단 내에서 소속감 과 입증성을 찾고, 다른 집단과 비교함으로써 차별성과 개성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킨다. 이에 내포된 의미는 어떤 집단이 우리 에게 집단 구성원이 누구이며 집단 소속감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명확하게 제시하여 충분히 가깝고 동질적으로 느끼게 해줌과 동시에 우리를 집단 밖의 다른 사람들과 차별되도록 만들어 줄 수 있을 때, 가장 강한 사회적 정체성이 성립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속한 집단이 다른 군중들과 떨어져 있기를 원하지만, 동시에 군중들에게서 멀리 떨어지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 타인에 대한 우리의 태도와 고정 관념은 우리가 속한 사회적 집단 내에 떠다니는 정보에 의해 형성된다. 우리는 열렬히 응원하는 스포츠 팀의 팬들에게서 상대 팀 팬들의 행동에 관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그들이 무례하고 상스러우며 정정당당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동료들의 불평을 통해 마케팅 부서가 게으르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 결과 우리는 자신이 마케팅 부서와 언쟁한 이야기를 모아서 동료들에게 전달한다. 앞서 이 장에서 살펴보았듯이, 이는 집단의 자연스러운 부분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다른 집단과 차별화하고, 그들보다 더 정정당당하거나 의욕적이라고 느끼기를 원한다. 그러나 만약 타인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가정하고, 타인의 관점을 받아들이며, 반대되는 관점도 보고자 하는 것이 집단 내에서의 규범이나 기대라면, 이것이 집단 간의 갈등을 줄이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개인 간의 사회적 거리를 줄이는 것과 함께 집단 내에 있는 규범, 신호 및 정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사회적 선택 설계의 관심사이다.
- 양측 모두의 장점을 가질 수 있는 방법, 즉 다양성을 갖는 집단 내에 신뢰를 구축할 방법이 존재하는가? 아마도 이에 대한 대답은 '의식 절차ritual'일 것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마이클 노턴 Michael Norton, 프란체스카 지노Francesca Gino 교수는 헤어진 애인의 사진을 찢어 버리는 것이 더 빨리 마음을 추스를 수 있게 도와주며, 음식을 먹을 때 일정한 절차를 따르는 것이 먹는 즐거움을 배가시킬 수 있음을 밝혀냈다. 노턴 교수는 비록 구성원들이 처음에는 매우 다를지라도, 이러한 의식을 통해 공동의 정체성과 목표를 만듦으로써 직장에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영화 금발이 너무해의 주인공 '엘 우즈는 '스냅 컵이라는 의식을 사무실에 소개한다. 이는 팀원들이 동료들에 대한 칭찬 을 적어 컵 안에 넣고, 이를 다음 팀 모임 때 읽는 것이다. 영화 초반에 이 의식은 나쁜 방식으로 흘러갔지만, 결국 팀을 끈끈하게 만들어 주고 서로를 존중하게 되면서 스냅 컵은 팀 단합의 상징이 된다.
- 공유 공간의 개념은 시험대에 오르기도 하지만, 이를 통한 공간의 설계가 사람들을 특정한 행동 모형으로 이끄는 방식에 대한 훌륭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그리고 이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아니다. 15세기 이탈리아 건축가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Leon Battista Alberti는 고전주의 건축이 침략자들에게 문명화의 영향을 주며, 이를 통해 로마에 쳐들어온 야만인들이 도시의 경관을 보고 덜 야만적으로 바뀔 것이라 주장했다. 앞서 언급한 포인튼 마을 역시 물리적 환경의 신호를 변화시키는 것이 도시 간 교통에 문명화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 호주의 사례처럼 기반 시설의 네트워크가 분절되어 있거나 인도의 사례처럼 목적지까지 가는 길 자체가 존재하지 않아 식량과 기타 필수 자원을 필요한 곳에 수송하지 못하는 일이 있다. 이처럼 사회적 자본이 부족하다는 것은 필요한 요소로의 접근이 어렵거나, 그 요소들이 우리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통해 제대로 이동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볼 때 사회적 자본은 우리가 시민 단체의 회원인지 가족들과 저녁 식사 자리를 많이 갖는 사람인지를 묻는 것으로 귀결된다.
이 책을 함께 쓰고 있는 필자들은 까다로운 문제가 생길 때면 주로 집에 가는 길에 서로 통화를 하면서 대화로 풀어간다.
친구의 생일 선물로 어떤 술이 적당할지 물어볼 때는 동료인 루이스가, 요즘 인기 있는 카페가 어딘지 알고 싶을 때는 제스 가 딱이다. 제스는 영국에 있는 멋진 카페를 줄줄 꿰고 있다. 한편 마이클은 하수구가 막혔을 때는 어머니에게 바로 전화해야 한다는 것이나 그 외에 다른 잡다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할 때 는 아내 친구의 남편 마크가 제격이라는 것을 이미 다 파악하고 있다. 
여러분의 사회적 자본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보고 싶은 가? 그렇다면,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돈으로 이를 해결하지 않고, 친구 혹은 친구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그들의 조언이나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경우가 몇 개나 되는지 세어보자. 이 정의를 이용할 경우, 집단의 소속감을 사회적 자본의 대체재로 적용하는 퍼트넘 교수의 생각은 타당성을 갖는다. 좀 비 밀스러운 단체이긴 하지만, 프리메이슨의 경우, 사회 적 자본이 매우 풍부하다. 프리메이슨 회원들은 다양한 직업을 가진 다른 회원들에게 전화 한 통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회계사, 밴이나 버스 회사의 대표, 정원사, 지붕 수리공, 레스토랑 사장이나 변호사까지 정말 다양하다. 물론 아무런 대가 없이 도움이 오고 가진 않겠지만, 더 저렴한 가격에 필요한 서비스를 쉽게 누릴 수 있을 것이다.
- 자신의 속마음을 다른 곳에서 발견할 때, 뭔가 모를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슈라이너)
- 본 장에서는 사람들이 새로운 환경에 직면하기 전에 사전 조치를 취하거나 미리 연결 고리를 형성하여 사회적인 자본을 쌓는 방식에 대해 알아보았다. 동시에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하는 경우, 그 분위기에 압도당하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몇 명의 사람들을 먼저 만나 새로운 환경이라는 바다에 발을 담가 보는 기회가 주어질 경우, 참여 의향이 높아져 궁극적으로는 더 즐거운 경험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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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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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마르크스주의 문학비평가이자 문화이론가인 프레드릭 제임슨(Fredric Jameson)은 “자본주의의 종말을 상상하는 것보다 세상의 종말을 상상하는 게 더 쉽다.” 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환경 파괴, 경제 위기, 전쟁 등 그 원인은 여러 가지로 상상할 수 있겠지만, 100년 뒤에도 인류가 존재할지를 생각하면 불안감이 엄습한다. 그러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누구도 인류는 틀림없이 존재할 거라고 단언하지 못한다. 그런데 나는 세상이 종말을 고한다면 그것은 자본주의 때문이리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세상 을 뒤덮은 사회시스템은 자본제(資本制)이며 이 자본제를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현대사회의 모순을 극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영국의 비평가인 마크 피셔(Mark Fisher)는 '자본주의가 유일하 게 존립 가능한 정치·경제 체계이며 그 대안을 상상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는 의식이 만연한 상태'를 '자본주의 리얼리즘'이라고 불렀다. 어떻게 자본제를 극복할 수 있는지를, 자본주의의 끝이 도대체 어떤 것인지를 상상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멍하니 있는 사이 인류는 종말을 맞고 말 것이다.
- 사실 마르크스는 무엇이 자본제 사회라고 딱 부러지게 써놓지는 않았다. 그러므로 『자본론』의 전체 내용에 근거해 자본제 사회를 정의해보자. 자본제 사회는 물질대사 대부분을 상품의 생산과 유통(교환), 소비를 통해 이루는 사회이며 상품에 의한 상품 생산이 이루어지는 사회, 즉 가치 생산이 목적이 되는 사회라고 할수 있다. 대단히 중요한 내용이다.
- 고전파에서 시작한 근대적 정치경제학(political economy)은 이 '부'와 '상품'을 구별하지 않고 동일시한다. 하지만 마르크스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지배하는 사회의 부는 방대한 상품 더미로 나타나며'라는 표현에는 부는 모든 시대와 모든 사회에 존재하지만, 부가 주로 '상품'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사회는 자본주의 사회뿐이라는 주장이 담겨 있다. 부와 상품을 섞어버리면 부라는 초역사적 개념이 곧 상품이라는 말이 되며, 상품도 초역사적인 것이 된다. 그러면 원시시대부터 자본주의가 존재했고 자본주의는 영원히 지속된다는 말이 되는데, 마르크스는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하는 것이다. 물질대사의 대부분이 상품을 통해 이루어지는 사회는 근대 자본주의 사회뿐이며, 다른 사회에서는 상품을 매개체로 삼지 않아도 물질대사가 이루어진다. 그런 사회에서 부는 상품이 아니다. 바꿔 말하자면 부가 반드시 상품이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부의 기본 형태가 '상품'으로 존재한다. 그러므 로 『자본론』은 상품의 분석에서 시작된다. 상품이란 대체 무엇인 가부터 생각하는 것이다.
여기까지 해석해야 비로소 『자본론』의 첫 문장을 이해할 수 있다. 
-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그가 '역사의 종말'을 선언하자 마르크스는 잊히고 애덤 스미스가 다시 왕좌를 차지하게 된다. 논리적인 결말이다. 자본주의에 종말이 없다면, 즉 자본주의가 초역사적이라면 자본주의에는 시작도 없다는 말이 된다. 인류는 탄생한 이래 줄곧 자본주의적이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상품은 애초부터 부와 동의어이며 영원한 것으로 취급 받게 된다. 이는 아직 상품화되지 않은 것이 있다면 그것도 남김없이 상품화되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앞에서도 말했듯 마이클 샌델의 책은 이런 상황에서 정말 그것을 돈 주고 사겠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마르크스는 훨씬 오래전에 이 질문에 담긴 본질을 고찰한 바 있다.
- 마르크스는 상품이 태어나는 과정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상품교환은 공동체의 경계선, 즉 공동체가 다른 공동체 또는 다른 공동체의 구성원과 접촉하는 지점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물건들이 한번 공동체의 대외적 관계에서 상품이 되기만 하면 그것들은 반사적으로 공동체 안에서도 상품이 된다. (제2장 교환과정)
- 마르크스는 '종속'이라는 개념을 이렇게 설명한다.
상대적 잉여가치의 생산은 진정한 자본주의적 생산방식을 요구하게 되는데, 이 생산방식은, 자본에 대해 노동이 형식적으로 종속한다는 토대위에서 자기 자신의 방법·수단·조건을 만들어내면서 자연발생적으로 발전한다. 이 발전과정에서 자본에 대한 노동의 형식적 종속은 실질적 종속으로 대체된다. (제16장 절대적 상대적 잉여가치)
- 현대 마르크스주의 이론가이자 인류학자이자 지리학자인 데이비드 하비(David Harvey)는 신자유주의에 대해 '이것은 자본가 계급의 계급투쟁이다. 갖지 못한 자에게서 가진 자에게로 재분배 되는 것이다.'라고 기술한다.
- 노동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수단이 노동자와 그 가족의 전
체 생활시간을 자본의 가치 증식에 이용될 수 있는 노동시간으로 바꾸
기 위한, 가장 확실한 수단으로 변한다. (제15장 기계와 대공업, 제3절 기계제 생산이 노동자에게 미치는 가장 직접적인 영향)
- '노동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수단'은 기계 를 말한다. 기계를 도입하면 생산성이 증가하여 더 적은 시간에 같은 양을 생산할 수 있다. 이것은 분명 사실이다. 그렇다면 노동 시간은 감소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기계 도입이 '노동자와 그 가족의 전체 생활시간을 자본의 가치 증식에 이용될 수 있는 노동시간으로 바꾸어 버린다. 기계 도입이 노동시간을 늘리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 되는 것이다.
좋은 예가 컴퓨터다. 1980년대에는 컴퓨터가 도입되면 업무 효율이 경이적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말하고는 했다. 분명 실제로 그렇게 되긴 했다. 그런데 그렇게 능률이 오르면 일거리가 줄어 편해지리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직장에 컴퓨터가 도입된 이후 노동시간은 오히려 길어졌다.
- 잉여가치의 형성, 따라서 화폐가 자본으로 전환되는 것은 판매자가 상품을 그 가치 이상으로 판매한다는 것으로써도, 또 구매자가 상품을 그 가치 이하로 구매한다는 것으로써도 설명할 수 없다. (제5장 자본의 일반공식의 모순)
생산수단(Pm)도 노동력(Ar)도, 원칙대로라면 등가교환된 것 이어야 한다. 공장, 기계, 원료 등을 공짜로 가져온 것도 아니고 공짜로 부려먹는 노예를 데려온 것도 아니니까. 그렇다면 G는 어떻게 G'가 될 수 있을까?
- 이러한 자본 증식이 가능한 이유, 바꿔 말하면 '잉여가치의 원천’ 은 무엇일까? 마르크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한 상품의 소비에서 가치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우리의 화폐 소유자는 유통 영역의 내부, 시장에서 운수 좋게 그것을 사용하면 가치가 창조되는 독특한 속성을 가진 상품 - 즉 그것의 현실적 소비 그 자체가 노동을 대상화하여 가치를 형성하게 되는 그런 상품을 발견해야만 한다. 사실상 화폐 소유자는 시장에서 이와 같은 특수한 상품을 발견하는데, 이것은 노동 능력 또는 노동력이다. (제6장 노동력의 구매와 판매)
여기서 화폐 소유자는 자본가의 초기 형태를 말한다. 앞서 말 한 산업자본 공식에 대입해보면, 마르크스는 잉여가치가 노동력 (Ar)에 의해서만 생긴다고 지적한 것이다.
- 임금노동에서는 잉여 노동(즉 지불받지 않는 노동)까지도 지불받는 노동으로 보인다. (제19장 노동력의 가치(또는 가격)가 임금으로 전환)
즉 자본가를 위해 하는 노동마저 노동자 자신을 위해서 하는 노동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사실은 자본에 봉사하는데, 자신을 위해 일한다고 느끼게 된다.
자본제의 특징은 이처럼 필요 노동과 잉여 노동을 구별할 수 없다는 점에 있다. 바로 거기서 자본을 위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는데 자신을 위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는 착각이 발생한다.
- 노동자를 착취의 대상으로만 간주하지 않고 소비자로도 취급하자는 발상이 20세기 후반 자본주의의 특징이다. 그리고 이 특징을 가장 빨리 구현한 것이 미국 포드 사의 생산과 노동 체제다. 그래서 이 체제를 포디즘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 지그문트 바우만은 모든 것이 유동화되었다고 말한다. 노동자에게 요구되는 능력, 고용 형태 등이 짧은 시간 내에 변화해 안정되지 않는 것이다. 고용의 탈정규화가 바로 전형적인 예다.
같은 표현을 쓰자면 포디즘의 시대는 '고체 근대(solid modernity)' 였다. 본래 자본주의하에서는 모든 것이 항상 변화하고 잉여가치를 생산하기 위한 생산방법 등의 혁신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 그 무엇도 같은 상태로 머무르지 않는다는 게 자본제 사회의 본질인데, 포디즘은 그런 변화에 어떤 틀을 제공하고 고정했다고 할 수 있다. 고체그대는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된 주력 상품들의 특성상 부득이하게 발생한 면도 있다. 포디즘에서 발전의 열쇠가 된 상품은 자동차나 가전제품 같은 내구소비재와 주택이었다. 즉 제조업이 중심이었던 것이다. 노동자 계급의 주택 소유가 일반적인 일이 된 것도 이 시대가 처음이다.
위에서 열거한 상품들은 생산공정이 복잡하므로 생산하는 데 대규모 공장이 필요하다. 유행이 지났다고 해서 만들지 않거나 바꿀 수는 없다. 그러므로 모든 것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었고, 나름의 고체성을 갖게 되었다.
- 현재는 사회가 액상화되어 사람들이 의지할 곳 없는 초기 노동자의 상태로 다시 돌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과거 30년 동안의 포스트포디즘 경험은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을까?
우선 상대적 잉여가치를 추구하면 자본주의가 더욱 발전할 것 이고 사회의 안정성과 건전성도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되 었음이 증명되었다.
자본이 잉여가치를 획득하는 방법을 두고 기든스와 라이시는 혁신을 꼽았지만 『자본론』이 훨씬 이전에 지적했듯 혁신을 통해 잠깐 수익을 낸다 한들 금방 타자에게 따라잡히고 만다. 20세기 말에 상대적 잉여가치 생산이 정체되자 자본주의는 세계화로 활로를 찾는다. 세계화에는 다양한 측면이 있지만, 잉여가치를 생산한다는 관점에서 볼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노동력 상품의 가치를 끌어내린다는 것이다. 이는 절대적 잉여가치를 추 구하는 방향으로의 회귀라고 할 수 있다. 노동자를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활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선진국은 노동력이 훨씬 저렴한 개발도상국으로 공장을 이전하고, 그 노동력을 써서 낮은 비용으로 상품을 생산한다. 노동자보호법이 갖추어지지 않은 지역이나 국가에서라면 선진국에서 금지된 장시간 노동이나 위험한 환경에서의 노동을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저렴한 노동력을 선진국 내로 옮겨 오기도 한다. 그로 인해 기업은 큰 이익 을 올렸지만 노동자의 반발이 각국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브렉시트가 그 결과다.
- 자본의 축적은 잉여가치를 전제하고, 잉여가치는 자본주의적 생산을 전제하며, 자본주의적 생산은 상품 생산자들 수중에 상당한 양의 자본과 노동력이 이용 가능한 형태로 존재하는 것을 전제한다. 그러므로 이 모든 운동은 끝없는 순환 속에서 빙빙 돌고 있는 것같이 보이는데, 여기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적 축적에 선행하는 시초 축적(애덤 스미스가 말하는 이전의 축적), 즉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의 결과가 아니라 그 것의 출발점인 축적을 상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제26장 시초 축적의 비밀)
- 자본주의 체제를 창조하는 과정은 노동자를 자기가 소유하던 노동조건으로부터 분리하는 과정 한편으로는 사회적 생활수단과 생산수단을 자본으로 전환시키며, 다른 한편으로는 직접적 생산자를 임금노동자로 전환시키는 과정 이외의 어떤 다른 것일 수가 없다. 따라서 이른바 시초 축적은 생산자와 생산수단 사이의 역사적 분리 과정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다. (제26장 시초 축적의 비밀)
- 자본가 계급의 형성에 지렛대로 기능한 모든 변혁들은 획기적인 것이었지만, 무엇보다 획기적인 것은 많은 인간이 갑자기 그리고 폭력적으로 그들이 생존수단에서 분리되어 무일푼의 자유롭고 의지할 곳 없는 프롤 레타리아들로 노동시장에 투입되는 순간이었다. 노동시장에 내던져진 순간이었다. (제26장 시초 축적의 비밀)
-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의 '영원한 자연법칙'이 자유롭게 작용하도록 하고, 노동자와 노동수단 사이의 분리를 완성하며 한쪽 끝에서는 사회의 생산수단과 생활수단을 자본으로 전환시키며, 다른 쪽 끝에서는 인민대중을 임금노동자로, 즉 자유로운 '노동빈민’ - 이것은 근대사의 인위적인 산물이다ㅡ으로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모든 수고가 필요했다. 만약 화폐가, 오지에(Emile Augier. 프랑스의 극작가 - 옮긴이)가 말하는 바와 같이, "한쪽 볼에 핏자국을 띠고 이 세상에 나온다.”라고 하면, 자본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모든 털구멍에서 피와 오물을 흘리면서 이 세상에 나온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제31장 산업자본가의 탄생)
- 미국이 세계공황의 타격을 완전히 불식할 수 있었던 것은 케인스주의적 뉴딜 정책 덕분이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 참전 덕분이었다. 전쟁은 그 자체로 수요를 불러일으키고 거대한 파괴 후에는 거대한 부흥 수요가 생긴다. 전쟁이 바로 유효수요 부족에 대한 특효약인 것이다. 미국은 이미 전쟁을 통해 공황에서 벗어나 세계경제를 지배하는 대국이 된 경험이 있다. 
유사 이래 전쟁은 부의 수확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경제적 동기는 잉여가치 획득 요구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상대적 잉여가치 생산이 여러 나라에서 벽에 부딪친 지금, 전쟁을 통해 자본을 축적해 잉여가치를 획득하고 싶다는 유혹은 더욱 커져갈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날을 세우고 있는 요즘, 최악의 시나리오는 패권국의 지위를 둘러싼 싸움과 자본적 요구가 합치 되어 전쟁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 이 책은 『자본론』입문서이지만 배경에 깔린 테마는 신자유주의 타도다. 현재는 신자유주의 시대라고 전제한 상태에서 그것에 대한 대항책으로서 『자본론』을 생각하고, 다양한 방향에서 신자유주의를 조명할 목적으로 이 책을 쓴 것이다. 그리고 신자유주의를 조명하는 관점 중 하나가 제4강에서 소개한 데이비드 하비 의 말처럼, '신자유주의는 위에서 아래를 향하는 계급투쟁'이라는 것이다.
고전적인 의미의 계급투쟁은 자본가 계급이 독점한 잉여가치를 노동자 계급이 요구하는 형태로, 아래에서 위를 향해 벌어진다. 그런데 신자유주의에서는 그 방향이 정반대다. 20세기 후반, 포디즘형 자본주의 시대에 자본가 계급이 노동자 계급에 양보하고 재분배한 자신들의 몫을 되찾기 위한 투쟁이 신자유주의다. 지난 20년간을 보면 자본가 계급은 이 투쟁에 성공한 듯하다.
- 마르크스가 계급투쟁에 관해 쓴 저서 중 가장 유명하고 역사에 크게 영향을 준 것이 『공산당 선언』이다. 엥겔스와 함께 쓴 이 책에서 마르크스는 역사를 계급투쟁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본다. 서두 부분을 읽어보자.
지금까지 존재해온 모든 사회의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다. 자유민과 노예, 귀족과 평민, 영주와 농도, 길드 조합원과 직인, 요컨대 변함없이 서로 적대관계에 있는 억압자와 피억압자는 각 시기마다 사회 전체가 혁명적으로 개조되거나 서로 투쟁하는 계급들 모두가 함께 몰락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투쟁을 때론 은밀하게, 때론 공공연하게 끊임없이 벌여왔다. (제1장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
- 사회를 구조로서 파악하는 방법론을 구조주의'라고 부르겠다. 『자본론』에서는 자본제 사회 전체를 하나의 시스템 및 구조로 보는, 구조주의적인 관점이 핵심을 이룬다. 거기서 인격적 주체성은 구조를 구성하는 부분 중 하나일 뿐이다. 악덕 자본가도 결국 전체 구조 중 일부에 불과하다. 『자본론』은 그 점을 분명하 게 언급한다.
자본가는 오직 인격화한 자본에 지나지 않는다. 그의 혼은 자본의 혼이다. 그런데 자본에는 단 하나의 충동이 있을 따름이다. 즉 자신의 가치를 증식시키고, 잉여가치를 창조하며, 자기의 불변 부분인 생산수단으로써 가능한 한 많은 양의 잉여 노동을 흡수하려는 충동이 그것이다. (제10장 노동일, 제1절 노동일의 한계들)
이 문장은 인격적인 범주에서 자본제 사회를 파악하려는 것에 대한 일종의 경고성 발언으로 들린다. 자본가의 인격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자본이 인격화되었기에 가치를 증식시키려는 충동에 따라 행동한다는 것이다.
즉 『자본론』에는 두 가지 면이 있다. 여기서는 그것을 계급투쟁 대 구조주의'라고 부르겠다. 한쪽에는 자본주의와 구조를 분석하는 마르크스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계급투쟁 투사인 마르크스가 있다.
- 자본의 종속 공세에 아무 반격도 하지 않으면 인간의 기초 가치는 점점 떨어질 것이다. 신자유주의가 세계를 점령한 과거 수 십 년간 그 일이 진행되었다. 인간의 기초 가치를 낮추고 자본에 봉사하는 능력으로 인간의 가치를 결정한다. 그리고 '능력이 없으니까 자네의 임금은 이게 다야. 이걸로 가치에 준한 등가교환을 한 거니까 불만 없지?'라고 압박한다. 그 공세에 맞서려면 인간의 기초 가치를 믿어야 한다. 
우리는 더 사치를 누릴 권리가 있다고 확신해야 한다. 사치를 누리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풍요로워야 한다. 우리는 모두 그럴 자격이 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에 종속되고 그 가치관에 길든 주체는 그 점을 잊어버린다. 이 망각을 강제하는 것이야말로 신자유주의의 가장 큰 성과였을지도 모른다.
신자유주의는 단순히 정치경제적인 개념이 아니라 문화가 되 었다고 강조해왔다. 그것이 자본주의의 최신 단계다. 신자유주의 의 특징은 인간의 사고 감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자본으로 전환하는 실질적 종속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따라서 거기서 우리 몸을 분리하는 것이 자본주의에 대한 투쟁의 시작이라고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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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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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민간 기업이 기업가정신을 발휘하 며 각자의 시장에서 (다른 회사와 독립적으로, 그리고 정부와 독립적으로) 경쟁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찬사를 보낸다. 또한 자본주의가 시장 가격에 의존하는 것도 높이 평가하는데, 시장 가격을 통해 경쟁 업체 의 움직임과 소비자의 구매 패턴에 따라 판매 전략을 어떻게 조정해 야 할지 효과적으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가격이 오르면 수요 가 공급을 초과하는 신호이니 생산량을 늘릴 때다. 가격이 내려가면 생산량을 줄일 때다. 이것이 애덤 스미스가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이며, 시장을 통한 조율을 의미한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손'을 높이 평가하는 이들은 종종 조율 기능을 망치는 중대한 결함을 간과한다. 즉 시장의 동향은 다각적이고 복합적으로 나타나며, 동시에 경쟁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그 결과 기업 은 중요한 정보인 기업 생산 및 구매 계획을 서로에게 알리지 않는 다. 각 기업은 경쟁 업체가 과거에 어떻게 행동했는지(어떤 제품을 제공 했는지, 양은 어느 정도인지, 가격은 어떤지) 파악하지만, 미래에 할 행동을 예측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빨리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압박 이 심한 가운데 경쟁 상대들은 어떤 계획을 품고 있는지 숨기는 상황 이라면, 기업이 내릴 수 있는 유일한 합리적인 판단이라고는 자사의 성장에 모든 걸 건다는 결정뿐이다. 하지만 다른 기업들도 똑같은 논 리로 행동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자본주의 시장의 동향은 보통 과잉생산과 추락의 굴레에 갇힌다. 그래서 노동력 등 사용 가능한 자원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더욱 큰 기업으로의 성장을 도모하게 되고, 결국 기업은 높은 비용과 낮은 이윤에 허덕인다. 이에 기업이 생산 과 고용, 투자를 축소하면 다시 불황으로 치닫게 된다.
- 윤리적 자본주의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추가 비용 문제와 관련해서 고수익을 낼 가능성이 있다는 쪽으로 우리의 관심을 돌리고자 한다. 사회적이고 환경적인 문제에 민감한 이해당사자(소비자, 직원, 투자자, 경영자)는 좀 더 책임감 있는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에 기꺼이 비용을 더 낸다는 주장이다. 예컨대 환경적·사회적 영향에 대한 책임을 지고자 하는 파타고니아는 수많은 소비자에게 지지를 받고있다. 파타고니아의 제품이 조금 비싸도 소비자는 추가 비용을 기꺼이 낼 의지를 보여준다. 윤리적 자본주의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모범적인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을 많이 차지할수록 경쟁 업체도 그 뒤를 따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현실에서는 기업의 윤리성이 수익성과는 평균 적으로 아무 상관이 없는 것으로 드러난다. 몇몇 사례 조사 결과에 따 르면, 윤리적인 기업 활동이 수익을 창출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정반대 인과관계가 나타난다. 즉 애초에 높은 수익을 내는 기업들이 환경이나 사회 환원 프로젝트를 진행할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기업을 광범위하게 조사한 다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윤리적인 행동이 긍정적인 수익으로 이어진다고 제시한다. 그러나 보다 체계적인 연구 에 따르면 기업이 내부적으로든 외부적으로든 사회적 책임, 혹은 환 경적 책임을 진다고 해서 딱히 평균적으로 더 나은 실적을 올리지는 않는다. 따라서 시장 경쟁으로는 윤리적이지 않은 기업들이 윤리적인 기업 활동을 하도록 유도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윤리적 자본주의 모델을 통해 자본주의의 실패를 극복할 수 있다는 주장은 점차 신뢰를 잃어갈 것이다.
- 윤리적 자본주의 모델은 윤리적이지 않은 기업과 경쟁을 없애지 않는 한 멀리 나아갈 수가 없다. 경쟁을 없애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정부규제를 통해 사회적 환경적 표준을 높임으로서 저차원 기업을 막는 것이다. 윤리적 자본주의를 신봉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정부 규제를 거의 신뢰하지 않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정부 규제 없이는 윤리적 자본주의도 성립할 수 없다.
- 누미는 캘리포 니아주 프리몬트에 자리 잡았으며 조합을 결성한 자동차 조립 공장 이었다. 제너럴모터스General Motors와 도요타Toyota가 공동 소유주였 으며 도요타가 일상 업무를 총괄했다. 누미는 2010년 공장이 문을 닫 을 때까지 고차원 정책을 실행했다. 원래 누미의 공장 시설과 모든 인력(경영진 제외)은 제네럴모터스에 속해 있었다. 제너럴모터스가 운 영하던 프리몬트 공장은 1982년에 폐쇄되었는데, 제너럴모터스 전체를 통틀어서 품질, 생산력, 작업 중단율 측면에서 가장 성과가 나쁜 공장이었기 때문이다. 도요타 경영진은 제너럴모터스의 프리몬트 공장의 인력, 그리고 미국자동차노동조합United Automobile Union, UAW 지역 조합장의 2,244명을 그대로 넘겨받아 관리하기 시작했다. 제너 럴모터스의 프리몬트 공장은 누미로 탈바꿈하여 영업을 시작한 지 2~3년 만에 세계 최고의 자동차 생산력과 품질 수준에 도달했다.
이처럼 놀라운 성과는 도요타 생산 시스템을 엄격하게 시행하고, 기업과 노동조합이 고차원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했기에 가능했다. 노사 단체협약을 통해 누미는 노동조합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강제 해고를 없앰으로써 회사 운영에서 많은 개선을 이루었다. 
도요타 체제의 핵심 요소는 업무 표준화 정책이었다. 제너럴모터 스에서는 업무관리팀의 공학자가 작업 표준을 결정하였기에 논란의 여지가 많았으나, 누미에서는 일선 직원들이 직접 작업 표준을 설정 했다. 도요타는 직원에게 공장 스톱워치 사용법, 업무 대안을 분석하 고 비교하는 법을 알려줬다. 이렇게 도요타는 공장의 업무 효율과 생 산 품질을 대폭 늘리는 한편, 직원의 건강과 안전에도 신경을 썼다. 누미의 자동차 조립라인 직원은 60초 중 57초를 업무에 집중했다. 제너럴모터스 시절에는 60초 중 35초밖에 안 되었는데 말이다. 직원들의 부담은 줄이면서 도요타가 작업 동선 및 부품과 도구의 배치를 매우 세심하게 고려했기 때문이다. 
- 누미의 '협력하여 학습한다'는 방식에는 비용이 많이 들었다. 제너 럴모터스 공장에 비해 훨씬 광범위하게 직원을 교육하였으며 노동자 들의 제안을 수행하기 위해 공학 기사들이 파견되었다. 모든 카이젠을 관리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과 관심이 필요했다. 하지만 누미는 이러한 비용이 긍정적 노사 관계 및 지속적인 효율성과 품질 향상을 위한 투자라고 여겼다.
- 역사적으로 개인주의란 자본주의의 주요 성과물이다. 자본주의가 출현하기 전에는 사람들 대부분이 집단 내의 전통과 물려받은 신분 에 따라 열망이 제한되었다. 자본주의가 등장하면서 사람들은 구속에 서 벗어났고, 창의력과 혁신, 경제 발전의 원동력인 개인의 다양한 사 고와 자유롭게 행동할 기회의 장이 마련되었다.
따라서 민주적으로 경제를 관리하려면 집단적인 동기와 더불어 개인의 동기도 보장해야 한다. 우리는 여기서 딜레마에 빠진다.
대기업도 사업을 진행하며 같은 딜레마를 겪어왔다. 직원이 집중 화된 정책과 표준화된 절차를 따르도록 하려면 집단주의 정신이 필요한 데 반해 직원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발상을 내놓도록 하려면 개인주의 문화가 필요하다. 저차원 기업의 경우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일상 업무와 창의적인 생각이 필요한 업무를 분리한다. 일상 업무(조립라인 작업이나 병원, 전문 서비스 기업에서의 보조 업무)가 중심인 팀에서는 대부분 직원이 상사의 지시에 따른다. 창의적인 발상(의료 진단 및 치료나 소프트웨어 개발, 연구개발)이 필요한 팀에서는 직원이 각자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업 무를 수행하도록 기업이 권장한다.
저차원 기업이 이처럼 업무를 분리할 때 생기는 장단점은 이미 밝혀졌다. 창의적인 업무에 배당해야 하는 인력이 적을수록 기업은 업무 분리를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몇 가지 단점도 있다. 각자 맡은 업무가 다른 두 팀은 서로 소통이나 협업을 원활하게 진행 할 수 없다. 창의적인 업무를 하는 직원은 상당한 자율성을 누리지만, 작업의 효율성 향상에는 관심이 없는 편이다. 한편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은 자율성을 보장받지 못하며,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에도 역시 무심하다. 더욱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낼 능력이나 동 기도 없다. 또한 자신이 떠올린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건의할 기회도 없다면, 일상적인 업무로 인해 소외된다고 느낄 터다. 
고차원 기업은 직원들의 역량을 개발함으로써 팀 프로젝트 실행 및 목표 개선, 반복적인 업무의 효율적 처리, 성과 개선을 위한 창의적 아이디어를 내도록 격려한다. 그렇게 딜레마를 해결하려 하는데, 이때 사람들이 집단의 추진력과 개인의 동기 부여를 모두 지니고 있 음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과연 그러할까? 만약 그렇다면 기업은 전자와 후자를 통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개인의 성취에 기반하는 자존감은 독립성을 낳고, 주변 사람으로부터 받는 인정에 기반하는 자존감은 의존성을 낳는다. 몇몇 고차원 기업은 상호의존성 기업 문화를 자아냄으로써 독립성과 의존성을 모 두 아우르는 상당한 성과를 이루어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업의 원대한 목표를 향해 개인과 팀이 협력한다는 점이다. 즉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독특하고 다양한 발상이 필요한 상황이더라도, 직원과 기업이 공동의 목표를 공유한다면 개인주의 문화가 집단주의 문화와 충돌하지 않는다. 또한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이 팀에서 결정한 업무 지침을 따라야 하더라도 집단주의 문화는 향상할 기회를 확인하며 도움이 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개인의 창의력을 방해하지 않는다.
- 당시 많은 사람은 종전이 임박한 시점에서 미국이 더욱 포괄적인 사회주의 계획으로 나아갈 수도 있었지만, 자본주의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보았다. 그야말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평화로운 시기에 미국 정부가 경제에서 더 강력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이들은 서로 분열을 일으켰으며 공산주의자라는 탄압을 받고 반대 세력에 당하고는 했다. 민주적으로 경제를 경영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미국의 실험은 빠르게 중단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촉발된 애국심으로 인해 미국 국민은 긴급한 목표를 공유했으며, 덕분에 전시 체제화는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오늘날 우리의 미래를 생각해볼 때, 전시에 보여주었던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공동의 목표를 갖기란 힘들 것이다. 하지만 민주사회주의 체 제에서 기업들은 우리의 필요와 직접 연결되는 목표를 세울 것이다.
경제와 사회 형태가 변화했을 때, 일상에서 기대하고 동기를 갖는 것들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지에 대해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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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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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 부의 대전환

경제 2021. 4. 24. 18:18

- 모든 버블이 매번 2000년대 주택버블만큼 파괴적이지는 않으며, 일부는 사회에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키 기도 한다. 
버블은 3가지 점에서 유용하게 작용한다. 
첫째, 혁신을 촉진하고 많은 사람들이 기업가가 되도록 장려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미래 경제성장에 기여하도록 한다. 
둘째, 버블로 인해 탄생한 기업들이 개발한 신기술은 미래에 혁신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고, 버블이 이 신기술을 다른 산업 분야로 옮겨가기 전까지 활발히 사용될 수 있다. 
셋째,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받을 수 없었던 기술 프로젝트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역사상 발생한 버블 중 많은 경우가 철도, 자 동차, 광섬유, 인터넷과 같은 기술과 관련되어 있다. 닷컴버블 동안에 성공을 거머쥔 벤처 자본가인 윌리엄 제인웨이 William Janeway 는 버블이 없었더라면 경제적으로 유익을 가져다준 몇몇 기술이 개발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 학자, 문예비평가인 월터 배젓 Walter Bagehot 은 1852년에 이렇게 논평했다.
영국인들은 큰 역경은 견딜 수 있지만, 수익률 2퍼센트는 견디지 못한다 ..... 끔찍한 수익률 2퍼센트를 감수하느니 소중한 예금을 캄차카 운하, 워치트 지역으로 가는 철도, 사해를 살리겠다는 계획 등 말도 안 되는 것에 투자하고 있다
- 버블이 일어나려면 버블 트라이앵글의 세 변이 모두 있어야 한다. 두 변인 돈과 신용을 보면, 버블은 전통적 자산의 수익률이 낮을 때, 이자율이 낮고 신용은 제한이 없어졌을 때 발생할 가능성이 훨씬 더 커진다. 실제로 금융시장의 규제완화는 버블이 라는 불을 지필 연료의 양에 걸려 있던 제한을 없애는 행위이기 때문 에 궁극적으로 규제완화가 버블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법 개정 이나 규제사항 변경, 금융 혁신, 기술 향상 등으로 인해 시장성이 증대 된다면 버블이 발생할 가능성은 더더욱 높아진다.
나머지 한 변인 투기는 사실 금융시장에 늘 존재하고 있다. 다만 모 멘텀 거래가 증가하면서 투기꾼 수가 증가하거나 아마추어 투기성 투 자자들의 수가 증가하면 버블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또 신기술이나 특별한 정치적 이니셔티브에 대해 투자자들과 투기꾼들이 대거 반응하면서 버블이 발생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버블을 예측하 는 능력은 이러한 불꽃, 버블 트라이앵글의 세 변을 만족시키게 하는 불꽃이 무엇이 될 것인가를 예측하는 능력이라고도 할 수 있다.
- 최근을 보면 이러한 매매는 매우 짧은 시간에 주식시장을 크게 움직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음을 알 수 있다. 2010년 5월 6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단 몇 분 만에 10퍼센트 하락했다가 즉시 다시 회복하기도 했다. 알고리즘 및 초단타매매는 이러한 '플래시크래시(flash crash; 금융상품의 가격이 순간적으로 급락하는 현상-)'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고, 버블 중에 가격변동을 크게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을 두 눈으로 볼 수 있게 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버블이 미래에는 다른 양상을 띨 것이라고 주장 한다. 자산관리 산업이 떠오르면서 잘못된 결정을 하던 수많은 아마추어 개인들이 이제는 정교한 기술을 가진 투자자로 대체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최근의 역사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일본 버블은 주로 기관투자자들이 주도했으며, 닷컴버블 역시 기관투자자의 역할이 컸다. 또 서브프라임버블 동안 서브프라임 모기지담보증권에 투자한 주체는 주로 기관이었다. 실제로 시장지수를 따라 운용되는 편 드인 패시브펀드가 늘어난다면 그건 버블로 인해 가격이 오르고 있는 해당 부문이나 자산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훨씬 더 많은 펀드로 유치되고 있다는 뜻이다. 즉, 패시브펀드의 부상은 미래에 있을 버블에 훨씬 더 많은 연료를 붓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암시하는 것이다.
- 버블 동안 미디어는 형형색색으로 초기 투자자들이 부를 쌓고 있다고 보도함으로써 가격상승을 알릴 수도 있고, 또는 높은 자산가격을 정당화하려는 새로운 패러다임 이론으로 여론을 형성할 수도 있다. 로버트 쉴러는 뉴스 매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뉴스 매체는 관련 뉴스를 대중이 보기에 흥미롭게 만듦으로써 투기성 가격변동을 유도하는 근본적인 투기성 전파 매체다.
-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은 중국 수출품에 대한 서구의 수요 감소를 우려하여 은행 및 그림자금융이 기업, 중소기업, 개인에 게 대출을 해주도록 하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폈다. 이를 두고 일부 경제학자들은 이때까지 펼쳤던 어떤 통화정책보다 규모가 큰 완화책 중 하나였다고 평가한다. 결과적으로 중국의 비정부 부채는 2007년 중국 GDP의 116퍼센트에서 2014년 227퍼센트로 올랐다. 2014년에 는 중국 정부가 이러한 그림자금융 시스템의 불안정한 특성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또 둔화되는 경제성장률(2014년 7.4퍼센트에서 2015년 6.9 퍼센트로 감소)과 이것이 정치적 정당성과 안정성에 미치는 위협에 대해 우려했다.
- 2007년 때와 마찬가지로 중국 주식시장 이 붕괴했다고 해서 중국이 금융위기를 맞이하지는 않았다. 중국 내 실물경제에도 큰 타격은 없었다. 2015년 이후부터 성장 속도가 둔화 된 것은 있지만, 그건 버블이 터지기 전부터 이미 시작됐었다. 이러나 저러나 결과적으로 중국의 버블은 중국이 2015년 성장 목표를 달성하 는 데 어쨌든 도움을 주었고, 중국 정부도 그 덕에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일시적으로나마 은폐할 수 있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정부가 버블을 주도했다는 것, 그리고 버블의 붕괴로부터 사람들의 눈을 돌리기 위해 좀 지나친 노력을 행사했다는 점은 중국이 자본 분배를 위해 자유 시장의 시대를 열고자 진심으로 노력하고 있었 던 것인지 그 신뢰성에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 2007년과 2015년 버블은 둘 다 정부가 만들고 정부가 지속시킨 버블이었지만, 버블이 시작된 이유는 달랐다. 2007년 버블은 중국 정부가 비유통주를 유통주로 전환시킴으로써 민간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팔 수 있게 해 국유 상장사들을 민영화할 수 있게 해주면서 시작되었다. 이때 전환된 주식을 개인 투자자들이 사게끔 하기 위해 정부가 주식 버블을 형성한 것이다. 그러나 2015년에 중국 정부가 직면한 문제는 달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끝나고 시작된 거대한 부양책을, 경제성장률을 수용 가능한 7퍼센트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어떻게 다시 줄일 것인지에 대한 문제였다.
정부의 통제하에 있다는 중국 금융 시스템의 특성 때문에 돈을 굴릴 곳을 찾지 못하고 있던 중국의 수많은 중산층들에게 투자처에 대한 선택지는 거의 없었다. 정부 소유의 은행에 돈을 예치해두고 물가상승 률보다도 낮은 이자나 받느냐 아니면 주식에 투자하느냐, 둘 중 하나 였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가 2007년 버블을 만들어내기란 식은 죽 먹기였다. 
- 중국의 버블은 앞서 소개한 버블 트라이앵글을 완벽하게 구현한 버블이다. 중국 버블은 버블이 시장성과 투기를 핵심 축으로 하여 레버 리지로 사용되는 연료의 양에 따라 규모가 크게 결정된다는 걸 잘 보 여줬다. 또한 정부에서 버블을 조장하는 이유와 방식을 명확히 보여주 는 사례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른 버블과 달리 중국 버블은 심각한 경 기 불황이나 사회 불안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었다. 이는 중국이 정부의 경제 개입이 컸던 만큼 그 손실 역시 사회 전반에 골고루 배분 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중국의 주요 은행들 역시 정부의 소유여서 개입이 있는 만큼 국가와 국가 재정력의 원조를 넉넉히 받을 수 있어서 파산은 하지 않을 수 있었다. 여러 면에서 중국의 버블은 1720년 최초의 버블과 비슷한 모양새다. 두 버블 모두 정부 부채를 유동자산으로 전환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설계된 버블이었다. 그러나 버블이 터질 때에는 1720년 프랑스 정 부가 언론을 통제하면서 보다 엄격한 조치로 규제하려 했음에도 막지 못했다. 2015년 중국 정부 역시 같은 입장이었다. 또 1720년 당시 프 랑스와 영국 정부는 버블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존 로와 남해 회사 이사진을 비난의 희생양으로 이용했다. 2015년 중국 공산당 역시 똑같이 버블의 책임을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장 샤오강Xiao Gang 개인에게 뒤집어 씌웠다. 샤오강은 자신의 실패였음을 대중에게 공개 적으로 고백하기를 강요당했을 뿐 아니라 2016년 초 직무에서 해임되기까지 했다. 역사가 비극이자 희극처럼 반복된 것이다.
- 2000년대의 주택버블은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파괴적인 버블의 완벽한 표본이었다. 이 버블이 터졌을 때, 4개 국가의 1인당 GDP 하락폭은 엄청났다. 특히 스페인의 1인당 GDP는 2013년까지 계속 떨어져서 결국 2007년보다도 10.6퍼센트 하락하기에 이르렀다. 다른 나라들도 1인당 GDP를 2007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오래 걸렸다. 특히 스페인은 10년도 넘게 걸렸다. 영국의 불황은 이전 두 세기 중에서 가장 길었으며, 1920년대 불황 이후 그 정도도 가장 심각했다. 
버블 이후 경기침체로 인한 인적 비용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가 바로 매우 높은 실업률이다. 특히 젊은층, 그중에서도 아일랜드와 스페인 젊은 층의 실업률을 보면 당시 인적 비용의 규모를 알 수 있다. 위기 이후 15~24세 청년실업률이 극에 달했을 때에는 네 국가 중에 선 가장 낮은 미국의 18.4퍼센트부터 가장 높은 스페인 55.5퍼센트까 지 다양했지만, 전반적으로 높은 양상을 보였다. 어떻게 보면 청년들 이 주택버블을 일으킨 것도 아닌데 그 대가를 치르고 있었던 것이다. 인적 비용을 나타내는 또 다른 지표인 자가진단 웰빙지수는 금융위기 때 크게 떨어져 스트레스와 불안 수준이 높아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세계의 중앙은행들은 이후 10년이 넘도록 글로벌 금융위기를 해결 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계속 단행했다. 금리는 역사상 전례 없이 10 년 동안 거의 0에 가깝게 유지했다. 또 중앙은행들은 좋게 말해서 일 명 양적완화라 불리는 일에 개입해 자금을 조달했다. 양적완화와 저금 리 조합은 금융시장을 왜곡시켰고, 그래서 자본과 주택시장을 실제 상태보다 과대평가하게 했다.
주택 버블과 뒤이은 금융위기가 남긴 가장 큰 여파는 정치권에 떨 어졌다. 위기를 초래한 무능과 부패가 누구든 책임자를 만들어 책임지 게 하는 정치체제는 정치인에 대한 신뢰를 대폭 잃게 했다. 세계 대공 황의 여파처럼 많은 유권자들은 포퓰리즘과 민족주의를 내세우는 정치인들에게로 돌아섰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과 브렉시트 모두 2000년대 주택 버블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서브프라임 버블로 인한 가장 실제적이면서도 현재 진행형인 여파라고 볼 수 있다.
서브프라임 버블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가장 주목할 교훈 은 버블이 경제적·사회적·정치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 다는 점이다. 모든 버블이 긍정적인 효과가 있거나 사회적으로 유용할 수는 없다. 서브프라임 버블의 붕괴가 이렇게나 파괴적이었던 데에는 3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정치적 불꽃이 있었다. 그리고 허술한 규제 를 누리던 은행들이 제공한 연료의 양이 무한대였다. 마지막으로 경제적으로 중요한 자산인 가정 주거용 주택을 시장성이 높은 투기의 대상으로 만들어놓았다.
서브프라임 버블이 주는 또 다른 교훈은 중앙은행들이 버블 형성을 막는 데는 무력했지만 버블이 터진 이후 수습하는 데는 큰 역할을 했 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러느라 다른 은행들을 너무 대중없이 구제해주 고 특별 통화정책을 펴서 자산시장을 왜곡시켰다. 따라서 이런 수습은 장기적으로 볼 때는 결국 다음에 도래할 버블을 더 크고 위험하게 만들 수 있었다.
- 닷컴버블이 남긴 득과 실
닷컴버블 붕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그리 심각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과적으로 닷컴버블은 손해 보다 유익이 더 컸던 버블의 예라고도 볼 수 있다. 닷컴버블로 인해 긍정적인 경제 효과를 본 분야가 있었다. 버블 시기에 엄청난 양의 자보 이 경제의 가장 혁신적인 분야로 유입되었던 것이다. 만일 시장이 버 블 없이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더라면 이러한 혁신이 가능했을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자본의 일부는 상당히 효과적으로 사용되었다. 예컨대 아마존과 이 베이 같은 기업도 처음에는 닷컴 회사로 시작했고, 애플이나 마이크로 소프트와 같은 회사들도 막대한 투자를 받는 혜택을 입으며 설립되었 다. 심지어 결국 파산한 회사들 중에서도 시간이 지나 유용하다고 인 정받는 기술을 세상에 많이 남겼다. 또 실패한 사례마저도 차세대 인터넷 회사들에 조심해야 할 지점을 알려주는 역할을 했다. 통신회사들이 구축해둔 인프라는 비록 당시에는 특별히 효율적이거나 최적화된 수준은 아니었지만 여전히 상당한 공익성을 가진 투자처로 존재하고 있다. 또한 닷컴버블은 벤처캐피털 산업의 출현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닷컴버블이 아니었다면 다른 곳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웠을, 일종의 고위험 프로파일을 가진 기업들이 자금을 얻어 출현할 수 있었 기 때문이다.
반면 인터넷기술의 결과가 장기적으로 볼 때 꼭 긍정적이기만 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언론에서 가짜 정보, 독과점 시장구조, 자동화 등 인터넷기술로 인한 부차적인 사회적·정치적 효과에 대해 우려하는 목 소리를 내는 것이 마치 유행처럼 번졌다. 장기적으로 볼 때, 오히려 이 정도 우려는 어쩌면 사소한 우려에 불과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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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란의 경제

경제 2021. 4. 24. 18:11

이 책은 최근 코로나 이후의 세계에 대해 활발한 저술활동을 펼치고 있는 제이슨 솅커가 지은 책이다. 앞선 저작인 '코로나 이후의 세계', '금융의 미래', 로봇시대 일자리의 미래'와 같은 코로나로 인해 촉발될 미래 사회의 변화를 예견하는 책과는 조금 다르게 과거 역사속의 저항과 혁명을 분석하고, 이후 경제를 전망하고 있다. 

정통 역사서라고 보기도 어렵고 정통 경제서라고 보기도 어려운 융복합적인 관점과 서술이 이 책의 특징인데, 아마도 저자가 학생일 때 전공했던, 역사, 응용경제학, 독일어 및 독문학, 국제분쟁과 관련된 내용을 잘 버무려서 서술했기 때문인 것 같다.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저항과 혁명을 일으키는 6가지 틀은 다음과 같다.
1. 전반적으로 열악한 경제조건
2. 실제로 일어난 그리고/또는 사람들이 인식한 경제적 기회부족
3. 실제로 일어난 그리고/또는 사람들이 인식한 구조적 불평등
4. 실제로 일어난 그리고/또는 사람들이 인식한 외국의 영향
5. 가까운 시일 내 대규모 무력충돌에서의 패배
6. 정치적 대표성의 결여

결국 위에서 제시한 6가지는 모두 경제적 문제, 좀더 적나라하게 표현하면 배고픔과 관련이 있다. 우리 속담에도 3일 굶고 남의 집 담장을 안 넘어갈 사람이 없다고 하지 않는가. 

코로나 이후 주식시장만 제외하고, 나머지 실물경제는 회복이 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여러가지 지표들, 예컨대 실업률, 실업급여 신청건수, 정부부채, 인종/민족별 불평등 등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대내적인 어려움 이외에도 중국 및 러시아와의 관계 역시 호전될 분위기는 아니다. 

비록 중국의 의화단 사건이 하나의 사례로 소개되어 있지만, 책에서 소개된 저항과 혁명의 사례들이 주로 미국, 유럽의 사례 중심으로 구성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동북아 국가들의 저항과 혁명의 사례들을 분석해도 책에서 제시된 6가지 저항과 혁명을 일으키는 6가지 틀에 부합될 것이라 본다. 

마지막으로 하루 빨리 전 세계가 백신접종을 마치고, 미국, 중국 및 세계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가길 바란다. 이는 미국이 좋아서, 중국이 좋아서가 아니라, 미국과 중국이 잘 되야 우리나라 경제도 원활히 돌아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서 그렇다. 

 


* 본 리뷰는 출판사 도서지원을 통해 작성된 개인적 리뷰임을 밝힙니다.

 

- 독일 역사학자 프리츠 스턴Fritz Stern 은 나치가 독일 정권을 집권하기 전부터 독일에 나타난 절망에 관한 견해를 글로 써왔다. 그가 쓴 저서 ‘내가 아는 5개의 독일’의 서문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나치 치하의 독일에서 단 5년을 살았다. 그리 길지 않은 기간이었음에도, 당시의 경험으로 평생 떨쳐내지 못할 불타는 의문 이 생겨났다. ‘왜, 그리고 어떻게, 인간 모두에게 잠재된 악이 독일에서 현실로 나타났는가?' 내 평생을 바쳐 그 해답을 찾으려 했다.”
물론 그가 찾은 해답도 이 책에 나와 있다. "내가 태어났을 때, 세상은 '충분히 피할 수 있는 재난으로 빨 려들고 있었다. ...내 삶과 평생의 공부를 통해 깨달은 가장 단순 하면서도 심오한 교훈이 있다. 곧 자유와 민주주의는 지독히도 취약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당시 독일 내 만연했던 절망은 매우 본질적인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초인플레이션으로 한 세대가 누려야 했던 부 가 통째로 날아갔다. 설상가상으로 발생한 대공황은 빈곤과 고통을 확산시켰다. 근본적으로 독일 경제는 비참함과 고통으로 울부짖는 대명사가 되었다. 나치 선전대는 그런 독일 경제의 비 참함과 고통을 어느 정도 완화시켰다. 그리고 비민주적이었던 바이마르 제도들을 남용하여 더욱 반민주 세력이 되었다. 
1933년 독일에서 벌어진 일은 저항과 혁명을 일으키는 여섯가지 주요 원인이 모두 적용되는 유일한 혁명이다. 
- 혁명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먹고사는 문제였다. 다시 말해 경제적·재정적 부분이 해결됐느냐에 달려 있었다. 빈곤으로 허덕일 때는 매우 폭력적인 양상을 보이며 혁명은 대 체로 성공했다. 이는 역사상 반복되는 사실이다.
1968년 여름엔 정권에 반발한 시위와 사회 저항 운동이 모두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서구 사회와 동유럽에 속한 국가를 비교 해보았다. 어느 국가에서는 그저 시위로 끝나기도 하지만, 또 어느 국가에서 벌어지는 시위는 정부를 몰아낼 가능성을 만들었 다. 그 차이점은 무엇일까? 다름 아닌 서구 사회의 경제적 여건은 대체로 양호했지만 동유럽의 경제 상황은 매우 열악했다는 점이다. 경제난을 감추기 위해 전체주의를 무기 삼아 사람들에 게 겁주고 그들을 통제했다. 물론 경제 상황이 열악하다는 이유 만으로 잔혹한 혁명과 정부의 전복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참 고 견디는 국민성을 가진 나라도 있다. 제1, 2차 세계대전 동안 독일 나치당의 국가 사회주의, 파시즘이 그러했다. 그리고 공산 주의에 무릎을 꿇지 않았던 서구 민주주의 국가 중 소수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역학 관계를 보면 사회의 불안과 큰 변동을 초래하는 핵심 요소는 심각하고 위태로운 경제 상황이다. 이를 역으로 짚 어보면 경제가 안정적이라면 혁명이 발생할 가능성은 훨씬 적어 진다는 의미이다.
- 코로나19 팬데믹, 경제 폐쇄, 경기 불황의 여파로 미국과 여러 국가에서 벌어지는 경제 상황을 고려해보자. 현재 미국 노동 시장의 여건이 역사상 최악에 속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더 나아가 2007년에서 2009년 터진 글로벌 경제 위기 때 겪었던 부동산 위기만큼 현재 부동산 시장의 흐름도 좋지 않다. 다시 한번 부동산 위기로 힘겨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위험성 역시 증가하고 있다. 빈곤, 차별, 기회의 부족, 먹고사는 문제라는 경제적 용인의 절박함은 혁명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이런 상황은 안정적으로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했던 미국 정치계까지 불안하게 만들었다. 이에 따라 SNS의 활 용은 어떤 무기보다도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사회 각계각층과 조직은 각각 그들만의 정체성을 갖게 되었고 지지자를 모았다. 그로 인해 색깔이 다른 무리, 이념과 추구하는 내용이 다른 집 단끼리 더욱 분열되고 반목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안정적인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넘어야 할 장애물로 작용한다. 이제 혁명을 확산시키는 주요 요인은 이러한 '비경제적 위험 요소'들이다.
- 현재의 변화를 올바르게 직시하면 미래에 훨씬 더 나은 결실을 맺는다. 정부와 정치 체계를 성공적으로 유지하려면 가까운 시일 내에 비경제적 위험 요소를 해결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봤 을 때 재정 및 통화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위험 요소들이 생기지만, 일단 단기적으로 '비경제적 위험 요소' 라는 급한 불부터 꺼야 한다. 오늘 해야 할 일에 차분하게 맞서 대응해 야 한다. 그러면 안정적인 내일이 찾아온다.
- 혹자는 모든 나라가 부채의 짐을 지고 있어 환율이 안정적이라는 사실로 위안을 삼는다. 그러나 급속도로 증가하는 부채 상황과 세계 경제 성장은 상당히 불투명하다. 이런 상황은 헤밍웨이의 소설 《해는 또 다시 떠오른다The Sun Also Rises》 속 토론 장면을 떠오르게 한다.
"어떻게 파산하셨어요?"
"두 가지 방법이 있었네요. 천천히..., 그러다 갑자기!"
- 2020년 1월 1일 이후 불과 몇 달 만에 연준의 대차대조표는 2조 7,000억 달러 이상 늘렸다. 풍선처럼 부풀어진 연준의 대차대조표와 함께 미국 연방자금금리Federal Funds Rate(연방자금의 대출에 적용되는 금리로 미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단기금리 중의 하나)는 제로에 가깝다. 그러나 이는 미국 금리의 최저점이 아니다.
지속적인 높은 실업률은 부동산 위기를 낳는다. 늘어난 정부지출과 수입 부족에 따라 마이너스 금리는 현실이 되어가고 있 다. 유로존의 마이너스 금리 발생은 2014년부터였다. 그 당시 유럽중앙은행은 대차대조표 축소 정책을 철회했다. 대차대조표 확대를 정책 결정자들은 '양적 완화uantitative easing(중앙은행에서 신규로 대량의 화폐를 공급하는 것)'라 부르고, 경제학자들은 이를 현대적 화폐 이론, 즉 MMTModern Monetary Theory 라고 부른다. 그러나 나는 강연할 때마다 “말도 안 되는 환상적인 마법 동화를 논하는 것 같다.”라고 말한다.
중앙은행에서 신규로 화폐를 공급하는 양적 완화가 지속 가능 성에 마냥 좋은 신호는 아니다. 이런 역학 관계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의문이 든다.
- 역사 속 저항과 혁명을 분석할 때 기준 삼았던 6가지 요인을 기억하는가? 최근 발생했던 시위에 적용하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실제로 일어난 그리고/또는 사람들이 인식한 경제적 기회 부족
*실제로 일어난 그리고/또는 사람들이 인식한 구조적 불평등
이와 같은 요인의 배경은 취약한 경제 상황이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 더해 여러 위험의 요인들이 유기적으로 혼재되어 있다. 위 조건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정치적인 저항 운동에 가담하면 재앙의 불씨가 된다. 따라서 불평등과 기회 불균등 문제를 해결하면, 경제적 취약점이 사라져 역사 속 폭력과 쿠데타를 일으켰던 근간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현재 평등의 기회, 사회적 기회 부족을 요구하는 소수집단은 인구 구성에서 적은 비율을 차지한다. 이런 소수집단이 인구의 더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면, 정치적으 로 훨씬 위험부담이 컸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엄청난 규 모의 혁명에 휩쓸려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안심은 금물이다. 상황에 따라 더 많은 사람이 '정의, 형평성, 평등'을 이유 삼아 정치활동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 당장은 불안 요소가 없더라도, 역사적으로 불이익을 받 아왔던 유색 인종의 인구 규모는 시간이 갈수록 증가한다. 이 사회의 소수집단 구성원들은 기업, NGO, 정부, 시민 대응을 똑똑 히 기억하고 있다. 코로나19 같은 어려운 시기를 지날 때 이들의 대응이 어떠했는지, 약자를 어떻게 대변하는지 말이다.
저항의 위험에서 벗어나려면 보다 빨리 무언가를 해야 한다. 불안한 정치 분위기에서는 더욱 그렇다. 튼튼한 정치 안정의 기반 위에서 국가 존립이 보장된다.
- 외부 세력이 개입한 SNS 활동은 국가 내부에 여러 정체성을 키운다. 이는 국가 안정화에 문제 요인으로 작용한다. 코넬대학교 Cornell University 국제학 교수이며 가장 존경받는 민족주의 이론가 중 한 명인, 베네딕트 앤더슨Benedict Anderson은 저서 《상상된 공 동체》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민족주의는 인위적인 개념이자, 사실상 형성되기가 신기할 정도로 별난 개념이다. 각양각색의 서로 연관성이 전혀 없는 개인들을 서로 묶어 하나의 공통분모를 가질 수 있게 만든 이념이 바로 '민족주의' 이다.”
앤더슨은 민족주의의 근간을 '언어의 일치'와 '인쇄자본주의 print capitalism 에서 찾았다. 인쇄 기술은 자본주의를 기반으로 발달했다. 대중적 언어에 기반한 출판산업이 번성하고 인쇄술의 발달로 같은 언어로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민족주의 형성에 직 접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다.
- 앤더슨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긍정적인 의미에서 새로운 민족 개념은 어느 정도 우연히 형성된 부분도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폭발적인 성장, 인쇄술과 같은 소통을 위한 기술의 발달, 언어의 다양성으로 인한 숙명성(전에 서로 교류가 없었던 이들이 신문과 같은 인쇄물을 통해 같은 언어권임을 확인하여 이 언어집단을 신이 내린 숙명으로 인식함)이라는 요소들의 상호작용으로 형성된 것이다.” 앤더슨의 책은 SNS가 등장하기 훨씬 전인 1983년에 처음 출간되었다. 하지만 그의 이론은 오늘날까지 인정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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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

- 바이든의 별명은 '엉클 조(Uncle Joe)다. 본래 바이든의 증조부는 도시공학자로서 큰 부를 일구고 펜실베이니아주 상원 의원까지 지냈지만, 바이든의 아버지에 이르러서는 몇 차례의 사업 실패로 급격히 가세가 기울었다. 바이든이 태어났을 무렵에는 한동안 외가에서 더부살이를 해야 할 정도로 빈곤한 생활을 했다. 바이든의 아버지는 냉난방 회사에서 보일러 청소 일을 하다가 바이든이 열 살 되던 해 회사가 위치한 델라웨어 윌밍턴으로 이주했고, 바이든은 거기서 평생을 지내게 된다. 델라웨어는 몰락한 흙수저가 되어 찾아온 피난처였다.
바이든의 아버지는 이곳에서 중고차 딜러를 하며 다시 가정을 일으켰다. 대공황과 전쟁을 거치며 궁핍한 환경 속에서도 끊임없이 재기를 위해 노력하던 아버지는 바이든에게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고 한다
“누군가를 평가할 때는 그 사람이 얼마나 자주 쓰러졌느냐를 가지고 평가하지 마라. 오히려 그가 얼마나 빨리 다시 일어서느냐를 가지고 평가해야 한다.”
부유한 가정 출신임에도 역경 속에서 아이들을 키워야 했던 바이든의 어머니 역시 포기를 모르는 낙관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 바이든이 추구하는 큰 정부 기조는 사실 시대가 부른 요구라고 할 수 있다. 세계 대공황 시대 루스벨트식 '큰 정부'를 원했던 시대 정신과 마찬가지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세계 어디나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해졌다. 증세를 통해 세입을 늘리고, 그 자원을 가지고 정부 지출을 늘려 경제를 부양시키는 정책이 대거 쏟아질 전망이다. 바이든 집권 상당 기간 동안 저금리 방향성이 유지될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연준 역시 통화 정책으로 이를 뒷받침해줄 것이고, 오히려 정부의 적극적 재정 정책을 강력히 주 문하고 있는 상황인지라 새로운 정부와 코드가 잘 맞는다. 앞서 말했듯이 엘런이 재무장관의 역할을 맡게 됨에 따라 양자의 협력 은 더욱 원활히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큰 정부는 '부자 증세'로 통한다. 트럼프가 감세를 통한 일자리확보와 경제 활성화를 꾀한 반면, 바이든은 고소득층이나 성장성이 좋은 기업들로부터 세수를 확보해 다른 계층과 산업에 분배하는 것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운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자마자 법인세를 35.0%에서 21.0%로 인하했고 개인 최고 소득세율 정부의 세금 정책도 39.6%에서 37.0%로 낮췄다. 자신이 재선되면 급여세를 영구 면제하고 소득세를 더욱 감면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기도 했다.
반면 바이든은 법인세율을 28% 이상으로 상향시키고 개인소득 세 최고세율 역시 다시 39.6%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는 부의 재 분배 차원의 세금 정책이며, 이렇게 늘어난 세수를 경기 부양에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법인세율이 높아지면 당장에 기업 부담이 늘어나 대외적인 경 쟁력이 약화되는 원인이 된다. 워싱턴 DC에 있는 택스 파운데이션 연구소는 바이든의 이러한 조세 정책이 미국의 장기 GDP를 1.51% 하락시키고 58만 5,000개의 상근 일자리를 사라지게 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복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수익이 늘면 세율이 높아져도 그 부담이 희석된다. 바이든은 새로이 정부 재원을 투입하는 뉴딜 프로젝트의 대상을 디지털과 그린뉴딜 프로젝트 영역으로 설정하고 있다. 즉 유럽을 위시로 빠른 속도로 추진되고 있는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기에 미국이 상대적 강점을 갖고 있는 4차 산업과 친환경 경쟁력을 높이고 친환경 산업을 육성해 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더욱 높여 길목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중국을 필두로 한 신흥국들이 제조업 기반의 수출 위주 굴뚝 산업에 여전히 목을 매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친환경 정책 드라이브는 이들을 다양한 신종 규제와 표준으로 제어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전망이다.
- 역대 대통령 중 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히는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가난한 사람들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느냐 아니냐 하는 것이야말로 진보가 가져야 할 단 하나의 기준”이라고 강조하며 뉴딜 정책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그러한 뚝심과 신념 덕분에 수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뉴딜 정책은 성공적으로 수행되었고, 루스벨스는 미국 역사상 유일한 4선 대통령 이라는 기록을 남길 수 있었다. 그는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이 라는 어마어마한 두 차례의 위기를 안정적으로 극복하고, 지금의 세계 초강대국 미국을 탄생시킨 인물로 평가받는다.
당시 다수의 경제학자들은 대공황을 촉발한 공급 과잉과 그로 인해 발생한 과도한 인플레이션은 시장의 탐욕을 제어하지 못한 데서 생겨났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추앙하던 자유방임 시장경제 에 따라 잘 작동할 것으로 믿었던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시장 실패를 만들어냈던 것이다. 이러한 뼈아픈 교훈을 토대로 이후 케 인스 경제학이 주류로 등장할 수 있었고, 이는 미국 자본주의 시스템을 대폭 수정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 흔히 많은 이들이 루스벨트의 뉴딜 정책이 댐 건설과 같은 대 대적인 인프라 투자를 통해 고용을 창출하고 정부 재정을 투입해 민간 경제를 활성화시킨 것이라고 단편적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런데 뉴딜 정책은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사회 다방면에 걸친 혁신을 창조해낸 매우 입체적인 정책 기조의 변화였다. 바이든이 '제2의 루스벨트가 되겠다'고 하는 데에는 바로 이러한 입체적인 구상이 포함되어 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케인지언 정책 입안 자들의 머리에서 나온 여러 혁신의 아이디어들은 향후 정책적 대 안의 바로미터로서 한국에도 고스란히 이식될 수 있다. 이는 신자유주의로 치닫던 세계 경제가 그것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을 구가 할 수 없음을 자각하고 새로운 관점과 철학을 가져야 함을 선언한 것임
- 1930년대임을 감안하면 파격적일 수밖에 없는 새로운 법안 도입과 집행이 뉴딜 정책의 시작점이었다. 부실 은행을 정리하고 우량한 은행에는 연방 자금을 지원해 재정 신뢰도를 높이는 긴급은 행법, 실직자에게 구호 기금을 지급하는 긴급구호법, 증권업을 규 제하는 연방증권법과 증권거래법, 상업 은행과 투자 은행을 분리하는 글라스-스티걸법, 상업 은행에 예치한 예치금을 보호해주는 예금자 보호법 같은 혁신 법안들이 속속 도입되었다.
이러한 근거 법안을 바탕으로 비로소 고소득층에 대한 소득세 율과 상속세율(각각 최고 94%, 77%)의 파격적인 인상을 통한 세원 확대, 노동관계법이나 사회보장법의 강화를 통한 사회 안전망 구축과 복지 시스템 확충, 대규모 토목 공사를 통한 재정 투입 등이 가능했던 것이다. 뉴딜 정책의 성패에 대해서는 역사적 판단이 엇갈리기도 한다. 뉴딜 정책이 오히려 불황을 장기화시켰고 경기 회복은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전쟁 특수를 통해 비로소 가능해졌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전폭적으로 루스벨트의 철학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이다. 바이든 공약의 세부 내용을 보면 상당 부분 루스벨트 방식의 경기 부양과 개혁 및 규제, 중산층 복지 확대와 실업 구제 등의 방향성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 바이든이 당선될 경우 빅테크 기업에게 불리한 정책을 추진할 게 분명한데, 왜 그들은 민주당에 더 많은 돈을 후원한 것일까?
바로 예측 가능성'이야말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의 성장을 가능케 하는 중요한 토대이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예측이 불가능한 사람이었다. 게다가 그가 내보인 관세 인상이나 보복 등 강경 일변도의 중국 때리기, 동맹을 무시하는 자국 이기주의 정책은 근시안적으로는 통쾌해 보일지 모르지만, 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보면 살얼음판 위를 걷는 것과 같은 위태로운 행태다.
대(對) 중국 정책의 경우에도 중국 일방의 피해로만 끝나지 않 고 부메랑이 되어 미국 기업에게도 손실로 돌아온다. 특히 자신의 지지기반인 러스트 벨트의 백인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정책을 선 호한 트럼프는 전통 산업 기반의 무역 전쟁 프레임 아래서 중국을 공격했다.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해 50% 관세를 매기면 자국 생산이 늘어 일자리가 확보될 것이라는 식의 논리다. 그러나 이미 다양한 글로벌 밸류체인(Value-Chain, 가치사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기술 기업의 경우 이러한 정책이 곧바로 급격한 원가 상승 요인으로 돌아올 수 있다.
일례로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은 빅테크 기업에게 매우 불리하 게 작동했다. 기술 회사들은 뛰어난 기술과 노하우를 가진 고학력 기술 노동자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조금 과장하자면 실리콘밸리 인재들의 절반이 인도인과 중국인이라고 할 정도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를 포함한 실리콘밸리 최대 기업의 CEO들 역시 대부분 이민자 출신이다. 트럼프는 이민을 막겠다는 명목으로 고숙련 노동자에 대해서조차 국가별 영주권 쿼터제(국가당 1만 장까지 영주권을 제한)를 두는 등 기술 기업들의 인력 수급 절차를 까다롭게 만드는 규제 조치까지 도입했다. 다자주의 외교 정책 기조가 확대될 경우 이민 절차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고 취 업 비자 발급이 원활해지는 등 기술 기업의 인력 수급에 유리한 정책이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월가의 분석가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의 기술이나 정책 문제에 대해서도 다소 유화적인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무조건적인 규제와 압박으로 공격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대신, 미국이 가진 기술적 우위나 특허 등을 활용해 적당히 당근을 제공하면서 반대급부로 금융 개방이나 플랫폼 시장 개방과 같은 숙원 사항들을 요구함으로써 실리를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플랫폼 기업으로서는 중국 시장 진출 이야말로 수익 확대를 위해 절실한 목표다. 이제까지는 중국의 봉 쇄 정책으로 인해 접근이 불가능했다. 그런데 바이든 행정부 하에 서는 미국의 기술 기업이나 전통 산업의 이익을 최대한 보호하면 서 장기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장 확대를 꾀할 수 있는, 한 수 앞을 더 내다보는 전략이 동원될 것임을 기대하는 것이다.
- 바이 아메리칸 정책은 1933년 대공황 때 미국이 불황을 극복하 기 위해 만든 바이 아메리칸 법(BAA, 미국산 우선 구매법)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당시 루스벨트 대통령은 모든 연방정부 소속 기관 조달 계약 조건에 '미국산 부품이 50% 이상 포함되어야 한다' 는 조건을 의무화하는 조치를 발령했다. 바이든은 또한 일부 군사 물품의 경우는 100% 미국 내에서 생산되어야 한다는 '베리 수정안'(Berry Amendment)도 재도입할 계획이다. 다자주의와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조하는 바이든 행정부도 자국의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트럼프가 선호했던 자국 우선주의의 리쇼어링(Reshoring, 본국으로 생산 리쇼어링
시설 이전) 정책을 고수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리쇼어링을 장려함으로써 자국 내 일자리 확보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바이든은 미국산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부 구매를 4년간 4,000억 달러(약 440조)로 늘려서 신규 일자리 500만 개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위해서 정부의 인프라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시멘트나 철강 등 원료를 구매할 때도 미국산을 우대할 방침이다. 외국산 제품은 저렴하고 질이 좋다고 해도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 3,000억 달러(약 330조)의 공적자금을 투입 해서 인공지능(AI), 전기 자동차, 5G 등 3대 중점 미래 산업 연구 개발에 지원할 계획이다. 이는 세계무역기구(WTO)가 금지하는 보조금 지급에 해당해 제소될 위험도 있지만, 그것조차 감수한다.
- 바이든은 민주당 출신 대통령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신보호주의 성향을 감추지 않고 드러냈다.
"연방 정부가 이 나라의 납세자들이 낸 돈을 쓸 때에는 당연히 미 국을 위해 사용해야 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미국산 제품을 구입하 고 미국의 일자리를 늘리는 데 사용할 것입니다.”
오바마 정부 시절의 바이 아메리칸은 민간 주도의 캠페인에 가 까웠다. 월마트, 애플, GE 등 미국 대표 기업들이 자국에서 생산 하는 제품 구매를 자발적으로 늘리는 데 동참했던 것이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에서 정부 주도의 바이 아메리칸 정책을 강력하게 추 진하게 되면 이러한 흐름은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바이 아메리칸' 정책과 함께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정책도 추진된다. 백악관에는 심지어 '메이드 인 아메리카' 부서까지 신설될 예정이다. 바이 아메리칸과 함께 대표적인 자국 보호주의 정책으로 꼽히는 이 방침에는 소위 글로벌 밸류체인을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강력한 야심이 숨겨져 있다.
미국 기업이 해외에서 생산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미국으로 다시 가져와서 판매할 경우에는 징벌적 과세의 의미로 추가 10%를 부과하는 오프쇼어링(생산시설 해외로 이전) 추징세가 도입된다. 
- 더군다나 호전적이며 자기감정을 숨기지 않는 트럼프의 캐릭터는 무역 전쟁의 양상을 더 험악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바이든 시 대라고 해서 이 전쟁이 멈추게 될까? 오히려 어떤 의미에서 더욱 노골화, 지능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결국 중국이 야망을 축소하거나 미국이 순순히 1등의 지위를 내놓지 않는 한, 끝나지 않을 전쟁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전문가들은 패권 국가 미국이 2위 국가를 다루는 데 법칙이 있다고 본다. 냉전 시대 소련이 미국 GDP의 40%를 넘어서며 미국을 위협하자, 미국은 석유를 무기로 한 동유럽 전선 해체 작업을 통해 소련을 무력화시켰다. 소련이 동유럽으로 공산주의를 확장하며 세력이 커지자 미국이 결단을 내렸다.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1982년 11월 29일 소련경제 붕괴 작전(NSDD-66)에 서명했다. 정교한 금융봉쇄와 고도 기술·석유 자원에 대한 타격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 작전에 따라 선진 7개국(G7)은 소리 없이 소련을 압박했다. 핵심은 소련 전체 수출의 60%를 차지하는 유가를 떨어뜨리는 것이었다.
작전에 따라 배럴당 30달러까지 치솟던 국제 유가는 7달러 선 까지 곤두박질쳤다. 설상가상으로 친미 산유국들은 생산을 최고 4배씩 늘렸다. 유가 하락으로 최소 200억 달러 이상을 잃은 소련은 붕괴하고 말았다.
뒤이어 일본이 미국 GDP의 45%를 돌파하자 이번에는 금융을 무기로 한 플라자 합의로 일본을 좌초시켰다. 2010년 중국이 일본 을 제치고 G2 국가로 부상한데 이어, 2018년 중국의 GDP가 미국 의 69%를 돌파하자 관세 폭탄으로 중국의 부상을 저지하기 시작 했다.
결국 미중 패권 전쟁은 100년 강대국 미국과 중국 100년의 꿈 이 충돌하는 한 불가피한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 다자주의 핵심은 바로 세계무역기구(WTO)다. 어이없게도 트럼프는 여기서도 탈퇴했다. 하지만 바이든은 WTO에 재가입했다. 그의 노림수는 WTO의 기능과 권한을 강화시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중국의 불공정 행위로부터 피해를 입은 동맹국들을 동원해 입체적으로 압박하는 다면적 전략을 구사하게 된다. 특히 중 국 정부가 첨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사용하는 불법 보조금 문제 를 강하게 물고 늘어질 것으로 보인다.
WTO는 무역 분쟁의 최고 판정 기구로, 미국은 WTO 제소와 관 련된 위원들을 미국인들로 포진시켜서 중국 기업의 불공정 이슈 에 대해 규칙 준수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중국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해 싸우는 양자 대결의 소모적인 정면승부를 피하고, 동맹국과 협력해 중국을 포위하는 형태로 태세 전환이 된다.
- 달러 약세는 상대적으로 위안화와 원화 등이 강해지는 효과를 내기 때문에, 해당 국가로의 투자 유입이 늘어나 금융 시장 활황 이 조성되는 등 수혜도 있지만 수출 국가의 경쟁력이 상실되는 등 부작용도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여기서 주의할 점도 있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 하락) 기조는 중국 정부 나름대로 고도의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전세계에서도 거의 몇 안 되는 정부의 환율 조작이 가능한 나라 중 하나다. 그런 중국이 자국의 수출 산업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위안화를 절상시키는 데는 매달 거둬들이는 미국 대상의 어마어마한 무역수지 흑자를 인위적으로 줄여서 향후 무역 분쟁의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속내도 작용한다는 것이다. 또한 저절로 수입 물가가 하락해 경기 부양의 방편으로도 유용하다. 앞으로 쌍순환, 즉 내수 확대로 수출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줄인다는 거시적인 계획과도 부합한다. 더군다나 위안화가 1달러에 6위안 부근으로 절상되면, 중국 증시의 매력도가 높아져 MSCI 지수 등 아시아 신흥국을 추종하는 증시 지수들이 중국 비율을 높일 가 능성도 있다. 그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비중이 줄게 될 한국 증시에서 일시에 자금이 빠져나가고 그 주요 대상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가 될 가능성이 크므로, 위안화 절상이 우리에 게 무작정 위협이 없는 것은 아니다.
- 바이드노믹스는 중국이 아닌 미국이 중심에 서도록 밸류체인을 재편할 방침이다.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해 제조업을 부흥시킴으로 써 중산층을 복원하기 위해서다. 이미 제조업 비중이 줄어든 미국 에 다시 공장이라도 짓겠다는 의미일까? 그렇지 않다. 미국에 언제 적대적이고 위협적으로 나올 수 있는 중국을 배제하고, 그 자리에 자국에 우호적이며 협력적인 동맹을 채워 넣는 '동맹 줄 세우기'를 통해 밸류체인 재편을 하겠다는 말이다. 중국과 대만의 정치적 대립을 은근히 조장하고 중국 기업 대신 대만 기업을 거래 상대로 내세우는 이유도 여기 있다. 한국 역시 자동차, 반도체, 의 료 장비 등 강점이 있는 분야에서 이러한 흐름을 이용함으로써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바이든이 화웨이와 반도체 파운드리업체 SMIC 등을 위시로 중국 규제를 이어가게 되면 자연스레 국내 반도체와 스마트폰업계는 반사 이익을 구가하게 된다. 미국과 중국이 기술 패권 경쟁을 벌이는 동안 자연스레 미국이 중국 기술의 성장을 막아주는 격이 되어, 한국의 정보 통신 기술(ICT) 기업은 그 진공 상태 안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미국이 생산을 하지 않고 반도체 설계만 하는 이른바 팹리스 기업인 하이실리콘을 제재하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중국 팹리스들도 제재할 것으로 보인다. 
-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정책들이 징벌적 과세의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 대표적인 정책으로는 탄소 국경세, 플라스틱세, 디지털세 등이 있다. 유럽연합이 도입을 결정했고 미국에서 역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복귀하고 나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유럽연합이다. EU는 2021년부터 플라스틱세, 탄소 국경세 등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특히 탄소 국경세와 디지털세는 7,500억유로(약 1,000조 8,000억)에 달하는 코로나19 경제회복기금의 원리금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1단계로 2021년 1월 부터 플라스틱세를 부과하고, 2단계로 2021년 상반기 탄소 국경세와 디지털세를 입법화해 2023년부터 본격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3단계로는 EU ETS(배출권 거래 시스템)을 개편함으로써 항공 및 해상 운송을 배출권 거래 대상에 포함시킬 방침이다. 마지막 4 단계로는 금융 거래세 등 EU가 직접 징수하는 세원을 지속적으로 발굴한다. 2023년 1월까지는 EU의 코로나19 경제회복 기금 재원 마련을 위해 디지털세를 독자적으로 시행한다고 한다.
이는 기후변화와 환경 피해가 EU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직면한 실존적 위협이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생겨나는 일련의 조치들이다. EU 27개국은 온실가스 배출을 2030년까지 1990년 수준대비 최소 55%까지 감축하고, 2050년까지 EU를 최초의 기후 중립 대륙으로 만든다는 청사진을 담은 '유럽 그린 딜에 합의한 상태다. 이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매우 적극적인 친환경 규제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탄소 국경세의 공식 명칭은 탄소 국경 조정세 (BCA)로 자국의 탄소 감축 노력으로 자국의 산업이 추가로 부담하게 된 비용만큼을 수입 상품에 부과하는 세금을 말한다. 반대로 국내 상품이 수출됐을 때는 자국 기업에 탄소 감축 비용을 환급해준다.
- 바이든 역시 대선 공약으로 탄소 국경세 신설을 예고했다. 바이든은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재가입해 환경 의무를 준수하지 못한 국가에 대해 탄소 국경 조정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해왔다. 탄소 국경세는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에서 수입되는 물품에 부과하는 일종의 무역 관세이자 새로운 형태의 무역 장벽이 될 가능성이 높다. 탄소 줄이기 정책에서 앞서가는 선진국은 이익을 볼 수 있지만 준비가 안 된 개발도상국은 큰 손해가 불가피하다. 특히 시멘트, 석유화학, 철강, 반도체 등 에너지 소비량과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들의 타격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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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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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마켓

경제 2021. 3. 14. 17:02

- GDP 대비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을 나타낸 그래프를 기준으로 신고가 갱신은 실적 성장이 견인할 것인데, 시장이 이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항상 가격 조정을 거치면서 횡보 국면을 보일 수 있다. 2020년 말에서 2021년 초반까지는 대선 이슈로 일정 수준의 변동성도 감안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시간이 지나가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증명해줄 성장주의 실적 성장은 저평가라는 매력으로 유동성을 계속 끌어들일 것으로 판단 한다. 경제도 회복하는데 성장주의 실적 강세가 강하게 나타난다면 큰 장이 설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치가 높은 미국이 꺾이지 않는 이유는 주도주의 이익 성장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많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걱정하지 말자. 한국의 지표들을 보면 여전히 저평가이며, 버블을 걱정할 시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2021년은 지수 신고가를 향해 가는 한국의 성장주에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전망한다. 요컨대, 내가 강조하고 싶은 2021년 주식시장 전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한국 주식은 저평가되어 있다.
* 이번 주식시장 사이클은 주도주의 외형 성장이 끝날 때까지 지속될 것이다. 그때가 지금은 아니다. 이
* 경제가 회복되는 시점에서 기업 실적의 상승세가 장기화되고 있다. 장기 사이클에 대해 대비하자.
- 최근 금융시장과 경제가 디커플링되었다는 시각이 많다. 글로벌 경제는 저성장 시대로 완연히 접어들었는데도 주가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코로나19로 급격한 위축을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보란 듯이 이전 최고치로 빠르게 회복했다. 30% 이상 하락했던 미국 주가가 이전 최고치로 회복하는 데 걸린 기간은 5개월이다. 물론 저성장에 따른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금융자산에 투자가 집중된 것도 중요한 배경이겠지만, 엄밀히 말하면 완전한 디커플링은 아니라는 걸 집어서 얘기하고 싶다. 전체 경제성장이나 소비 등은 분명 부진했지만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빠른 속도의 투자를 지속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경제가 그야말로 올 스톱되었을 당시에도 기술 관련 부문에 대한 투자는 줄지 않았다. 오히려 재택근무로 인해 PC 수요가 늘어나고, 기업들마다 클라우드 시설 확충에 나섰다. 넷플릭스와 같이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올해 언론 보도를 통해 익히 알고 있는 부분이다. 전체 경제성장률과 주가지수를 단순 비교하면 디커플링된 것처럼, 즉 따로 노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투자를 이끌고 있는 지식재산생산물투자가 현재는 전체 GDP의 5% 남짓이지만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을 보면 경제와 주식시장은 완전히 디커플링되지는 않았다는 생각이다.
- 장기 불황을 지속 중인 일본의 사례는 빠른 시기에 재정 확대가 결정돼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는 사례다. 재정 확대를 망설이다가 경기 회복이 가능했던 시기를 놓친 것은 일본이 장기 불황에 진입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된다. 1980년대 말 일본의 주가와 부동산 가격은 그야말로 급락했지만, 일본 정부는 당시의 경기 침체를 잠시 지나가는 몸살감기 정도로 생각했다. 대응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감기에 걸렸다고 응급실에 가지는 않기 때문이다. 1989년 일본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이후 1990년대 중반까지 일본은 흑자 재정을 이어갔다. 쓴 돈 보다 ‘걷은 돈이 더 많다는 얘기다. 경기가 힘을 잃으면 정부가 적자를 감수하며 경기 부양에 나서는 것과는 반대의 결정을 내린 것이다. 물론 나 중에 가서 재정 지출을 확대하기 시작했지만, 경기 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난 이후의 재정 확대는 경기를 되살리지 못했다. 연준의 전 의장이자 일본 장기 불황 전문가로 꼽히는 벤 버냉키는 일본 정부가 빠르게 금리를 인하하고 재정을 확대하지 않은 것이 일본을 장기 불황에 이르게 했다고 분석했다. 
- 석유화학 생산 설비는 크게 납사 크래커 NCC와 에탄 크래커ECC로 구분된다. NCC와 ECC는 모두 화학제품의 기초 소재를 만드는 설비다. 두 설비의 차이는 원료인데, NCC는 석유에서 뽑아낸 납사를, ECC는 셰일가스에서 뽑아낸 에탄을 사용한다. 한국의 석유화학 기업은 대부분 NCC 업체들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에 미국 셰일가스 생산이 증가하면서 에탄 가격은 하락하고, 석유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납사 가격은 오르는 추세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원가경쟁력에서 ECC가 우위에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미국의 셰일 업체들이 파산하면서 셰일 오일의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고, 이에 따라 동반 생산되는 에탄가스의 생산량도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셰일 업체 파산으로 인한 에탄가스 생산량 감소가 장기화된다면 에탄 가격 상승으로 ECC 업체들의 원가경쟁력이 나빠지게 된다. 이는 한국의 NCC 업체들에게는 긍정적인 요소다.
- 연준은 그동안 금리를 낮추거나 자산을 매입하는(양적완화) 방식을 통해서 자산 가격을 부양해왔다. 그런데 자산을 더 매입하기에는 금리가 너무 낮은 상황이고, 단기 금리도 0% 수준이어서 더 낮출 것도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연준이 할 수 있는 것 은 무엇이 있을까? 그 고민의 결과 중 하나가 지난 8월에 연준이 발표한 '평균물가목표제'다. 과거에는 물가가 2%에 도달하면 긴축을 하겠다고 했는데, 이제는 일정 기간 동안의 평균 물가가 2%에 도달해야 긴축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 평균물가목표제가 의미하는 바 를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내년 2분기쯤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생긴 수요 둔화가 만든 기저 효과 때문에 일시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그래도 금리는 올리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평균물가목표제 도입을 연준이 인플레이 션을 만들어내고 말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했다. 코로나19가 만든 패닉에서 금융시장을 멋지게 구해냈던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만드는 것도 성공할 수 있을까? 연준이 마음을 먹은 것은 금융시장에서 그동안 모두 이루어졌다. 그래서 '연준과 맞서지 마라 Don't fight the fed'는 말이 가장 유명한 증시 격언이 되었을 정도다. 하지만 이것은 연준의 정책이 가장 잘 통하는 금융시장(Wal street) 내에서의 이야기다. 문제는 인플레이션은 실물 경제(Main Street) 이야기라는 데 있다. 비유를 하자면, 연준이 그동안 홈구장(Wall street)에서는 너무나도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원정 경기 (Main street)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연준이 할 수 있는 것은 금융시장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 심리가 유지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뿐이다. 실제 인플레이션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경제가 그만큼 좋아져야 하고, 이 를 위해서는 미 정부에서 재정 정책을 써서 연준이 자산 매입을 통해 풀었던 돈들이 실물 경제로 흘러가는 것이 우선되도록 해야 한다. 파월 의장이 지속적으로 '재정 정책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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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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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파산하는 날

경제 2021. 3. 14. 17:01

- 전기차 업체들이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통상적으로 1년에 몇 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자동차 전문 컨설팅업체 롤랜드버거의 토마스 팡Thomas Fang 애널리스트는 “시장 과 열로 조만간 엄청난 파도가 중국 전기차 시장을 덮칠 것”이라며 “전기차 스타트업의 생사를 가를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마당에 전기차 판매량의 80~90%는 웨이라이 · 웨이마·샤 오펑자동차 등 10대 메이커가 소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나머지 476개 업체가 20만 대에 불과한 생산 규모를 서로 차지하기 위해 피 튀기는 경합을 벌이는 양상이다. 이런 정도의 생산 규모로는 이들 476개 메이커는 절대 생산라인을 풀가동 시킬 수 없는 만큼 머지않아 도태되는 업체가 발생할 것
-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삭감도 이들 스타트업에 치명상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올해 6월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기존의 6 만 6,000위안에서 2만 7,500위안으로 58%라는 큰 폭으로 낮추기로 결정 했다. 중앙정부보다 최대 50% 많은 지방정부 보조금은 더 많이 축소된 다. 중국 정부는 보조금 삭감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2020년에는 전기차 에 대한 보조금을 완전히 없앤다는 계획이다. 저우레이 도쿄 소재 딜로 이트토마츠컨설팅 컨설턴트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 조정으로 아직 기 술이 덜 발달한 전기차 스타트업이 사라질 것”이라며 “전기차 스타트업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2020년에 폐지하려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2022년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 비야디가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것 도 전기차 스타트업의 입지를 더욱 좁힐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추이둥수崔東樹 중국전국자동차승객협회CPCA 사무총장은 “중국 내 전기차 시장에는 여전히 공간이 많이 남아 있지만 경쟁력을 갖춘 강자들만의 리그가 될 것”이라며 “약자, 즉 스타트업은 아마 시장에서 밀려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이 그동안 정부 보조금으로 덕분에 급성장을 맞이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정 부의 보조금 삭감계획에 직격탄을 맞게 되는 셈이다.
- 미국 정부가 화웨이에 이어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상 징'으로 불리는 중신궈지中國際.SMIC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반도체 기 술·장비 공급을 차단하기로 했다. 미국 상무부는 미 컴퓨터칩 제조회 사들에 서한을 보내 중신궈지에 특정 기술을 수출할 경우 별도의 면허 를 취득해야 한다고 통지했다. 이 서한은 “중신궈지에 대한 수출은 중 국에서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될 수 있는 '받아들일 수 없는 위험'을 안 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중신궈지가 수출하는 반도체 기술이 중국 인민해방군에 의해 이용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 중싱통신과 이들 기업의 계열사 등 275개 이상의 중국 기업들은 앞서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다.
- 2000년 설립된 중신궈지는 화웨이와 함께 중국 반도체 자급화 계획에서 양대 축을 이루는 기업이다. 세계 시장 점유율이 4.5%로 세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신궈지보다 먼저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된 화웨이는 삼성전자와 세계 1위를 다투는 스마트폰 업체이면서 중국 최대 팹리스 (반도체설계) 업체인 하이쓰반도체 Hisilicon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중신궈 지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대만 지티톈루臺灣積體電路· TSMC와 하이쓰 가 발주한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고 있는데, 미국의 추가 제재로 더 이상 납품을 할 수 없게 됐다. 중신궈지가 하이쓰의 생산 주문을 소화할 수 있다면 미국의 화웨이 제재는 무력화될 수 있겠지만, 중신궈지의 현 기술력 수준으로는 불가능하다. 중신궈지는 지난해 말에야 겨우 14nm 공정 양산에 들어갔다. 대만 지티덴루는 7nm 제품을 거의 독점 공급하고 있는 데다 2019년 하반기 에 5m 공정 양산에 진입하는 등 기술 수준이 한참 앞서가고 있다. 중신 궈지와 삼성전자·지티톈루 간에는 3~5년의 기술 격차가 존재한다. 중국 입장에서는 5~10년을 바라보고 중신궈지를 집중 육성하고 있는데, 미국은 아예 중신궈지가 싹도 틔우기 전에 고사시키겠다는 심산이다.
- 중신지가 화웨이에 시스템 반도체를 납품하는 만큼 미국의 제재, 는 화웨이에 추가적으로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중국이 추진 중인 첨단 반도체 육성 전략이 벼랑 끝으로 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화웨이가 반도체 생산을 맡겨 오던 지티덴루와의 관계가 끊긴 데 이어 그 대안으로 중신궈지를 육성하려는 중국 정부의 계획이 좌절된 탓이다. 중국 정부는 중신궈지를 마지막 보루'로 삼아 집중 투자를 통해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 글로벌 분석기관 오토노머스 리서치 등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그 림자 금융은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그 하나는 일반 은행에서 정상적 대출이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이용하는 경우이다. 다른 하나는 일반 은행들이 대차대조표의 신용을 숨기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그림자 금융은 이 중 후자가 대부분이다. 은행들이 그림자 금융의 대표 상품인 자산관리상품WMP의 발행을 통해 자산을 그림자 금융으로 이전하는 것을 중국에서는 '통도通道업무 channel business'라고 부른다. 통도업무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그 하나는 은행들이 자산을 WMP로 이전한 뒤 이를 은행들이 예금자나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경우다. 이를 통해 금융당국의 자산 건전성 평가에서 부실을 숨길 수 있다. 다른 방식은 은행들이 비은행권 기관에 대출을 매각하고 해당 대출을 다시 패키지화한 뒤 WMP와 비슷한 자산관리상품 AMP으로 만들고 이를 은행들에 되파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업 대출을 은행의 투자 상품으로 둔갑시킬 수 있다. 상황이 이런 만큼 중국은 그림자 금융을 통해 부채를 과도하게 쌓고 있으며, 이러한 부채의 상당 부분이 WMP나 AMP로 재포장된 상태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오토노머스 리서치는 WMP와 중국 은행들의 규모가 너무 크고 구조는 너무 복잡해 2008년 글로벌 경제를 불안하게 한 요인과 같은 작용을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한 WMP는 자산을 숨겨진 통로로 이전해 은행의 건전성 지표를 왜곡한 다고 하면서 “특히 WMP는 만기가 짧아 째깍거리는 '시한폭탄ticking time bomb'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중국 금융당국은 그림자 금융의 위험을 막기 위해 규제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시장 질서를 규제하고 소비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금융기관들에 모든 투자상품을 판매 할 때 이를 녹음하거나 녹화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금융 상품 산업은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성장했고, 투자상품은 점점 더 복잡 해지고 있다”고 전하면서 “이런 까닭에 일부는 판매를 오도하고 일부에 서는 무허가 금융상품을 팔기도 한다”고 말했다.
-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은 2007년 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PIMCO의 폴 맥컬리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처음으로 개념을 정립했다. 사모 형식으로 자금을 모아 이를 통해 각종 결합상품을 만든 뒤 리스크가 높은 채권에 투자해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기법이다. 은행과 유사한 기능을 하지만 은행과 달리 엄격한 건전성 규제를 받지 않는 금융사간 거래를 통칭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회계상 잘 드러나지 않고 자금세탁 등에 활용할 목적으로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비제도권 금융을 지향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 기를 확산시킨 요인으로도 지목됐다.
- 중국은 2005년 위안화 평가절상과 관리변동환율제 도입 이후 자금유입 확대에 힘입어 외환보유고도 해마다 2,000~5,000억 달러가 늘어 나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2005년 1조 달러(8,188억 달러)를 밑돌던 외환보유고는 2006년 10월 1조 달러, 2009년 4월 2조 달러, 2011년 3월 에 3조 달러를 각각 돌파하며 자본이 밀물처럼 밀려들었다. 이 때문에 중국 외환 당국은 투기 머니 유입과 위안화 강세를 어떻게 막아내느냐 가 시급한 과제가 됐을 정도다. 그러나 2015년 들어 경제성장률 6%대 후반을 유지하기에 급급했고, 그해 8월 5%에 가까운 위안화의 급격한 평가절하 탓에 중국은 위안화가치 하락과 자본 유출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급변했다. 이렇게 중국의 외환정책이 180도 변하게 된 것이다. 특히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연초부터 위안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환율 개입을 반복하면서 외환보유고 3조 달러 붕괴도 시간문제일 뿐이라 며 머지않아 기정사실이 될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국제 외환 전문가들은 중국 외환보유고의 심리적 지지선은 3조 달러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 못 미치면 금융 위기 상황에 대비한 안전판이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전문가들은 중국 외환보유고 투자 대상의 유동성이 낮은 점, 그중 2조 8,000억 달러가 이미 다 른 부채 충당에 쓰이고 있을 가능성 등의 이유로 3조 달러라 해도 실제 중국 정부가 쓸 수 있는 돈은 그에 훨씬 미치지 못할 것으로 우려한다. 다일리 왕 루비니글로벌이코노믹스 전략분석가는 3조 달러가 시장의 심리에 영향을 줄 임계점”이라고 전망했다. 프랑스은행 소시에테제 네럴은 IMF의 권고 기준을 이용해 외환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중국의 적정 외환보유고 수준을 2조 7,500만 달러로 추정했다. | 비록 3조 달러 선이 무너졌다고 하지만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여전 히 누구도 넘보기 힘든 세계 1위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감 소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것이 문제였다. 이에 당황한 중국 정부 는 2016년 11월부터 500만 달러 이상의 해외 송금과 환전, 해외 M&A에 대해 사전 심사에 착수하고 올해 1월부터는 은행들에 개인 외화로 환전할 때 용도를 자세히 보고하도록 지시하는 등 자본 유출 막기에 안간힘을 썼다. 자본 유출 막기에 두 팔을 걷은 중국은 보유하고 있는 외환보유고 중 가장 환금성이 좋은 미국 국채를 내다 팔고 있다. 중국은 주로 미 국채 를 내다 팔아 달러를 조달했으며, 이 달러로 위안화를 구매해 환율을 방어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08년 일본을 제치고 최대 미국 국채 보유국에 올라섰던 중국은 이로 인해 최대 미국 국채보유국 자리를 일본에 다시 내줬다. 
- 중국의 국유기업들 간의 M&A는 국내적으로 과잉생산을 줄이고 과 당 경쟁을 방지하며, 대외적으론 대형화를 통해 해외시장에서 경쟁력 을 갖춘 글로벌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게 중국 정부의 정책 목표이다. 웬디 로이터트 미국 코넬대 행정학과 연구원은 “중국 국유기업의 초대형 M&A는 국내외에 두 가지 목표를 갖고 있다”며 “중국 내에서는 합병을 통해 과잉 설비를 줄이고 가격결정력을 높이며, 해외에서는 국가대표 기업으로 키워내 중국의 시장 점유율을 높여 가격 경쟁을 없애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국유기업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일대일로 관련 사업권을 따내 기 위해 합병을 선택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 인프라 투자 예산을 따내려면 국유기업 개혁이라는 정부 시책에 적극 호응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얘기다. 리진李錦 중국기업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어떤 합병은 비슷한 기업들을 통합해 몸집을 키우고 경쟁을 줄이기 위함이고, 어떤 합병은 업계 가치사슬에서 상·하류 부문을 통합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면서 “일부 합병은 일대일로 사업과 관련해 국유 기업들의 프로젝트 수주 준비를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 일각에선 중국의 국유기업 간의 초대형 M&A를 '부실기업의 덩치 키우기'로 평가절하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당국은 강한 국유기업이 약한 라이벌 기업을 흡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면서 “기업 간 경쟁을 통해 경쟁력 있는 기업이 살아남는 시장경제를 따르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유기업 간의 M&A는 지나치게 많은 부채와 비효율성 등 본질적 문제 해결을 미뤄 오히려 리스크를 키운다는 경고도 나온다. 현재 중국 기업들의 부채 규모는 중국 GDP의 160%를 넘어섰다. 이 가운데 국유 기업이 그 대부분을 차지한다. 중국의 기업 부채 비율은 미국, 독일 등 선진국의 2~3배에 이르는 만큼 금융 위기의 진앙이 될 수 있다는 적신호가 켜졌다. M&A 이후의 이들 기업의 실적도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베이징소재 리서치업체 자푸룽저우佳富龍州· Gavekal Dragonomics에 따르면 국유기업들은 전체 투자액이나 은행 차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가 넘지 만 GDP의 10%에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성과를 내고 있다. 셰옌메이謝 覽梅 자푸룽저우 애널리스트는 “정부 주도의 합병은 시장에 의해 가장 적합한 기업이 생존하는 것이 아닌, 주로 강한 국유기업들이 약한 라이 벌 기업들을 흡수하도록 만드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 특히 첨단기술 주도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신냉전이라 불릴 만큼 격화되고 있는 마당에 알리바바는 사실상 '안전지대'로 남아 있다. 미국 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망을 끊어버리며 숨통을 조이고 중국의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텅쉰의 웨이신과 바이트댄스의 온라인 동영상 앱 더우인은 미국 시장에서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융단폭격을 하고 있는 반면 알리바바는 이례적으로 '무풍지대' 속에 있다. 알리바바 는 단순히 유통기업이 아니라 클라우드 인공지능·로봇·반도체 분야 에까지 진출하고 핀테크·자율주행을 비롯해 무인 매장, 무인 배송 등 각종 혁신을 이끌고 있는 대표적 기술기업인 데도 제재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미국이 알리바바에 제재를 가하지 않는 것은 '알리바바가 미국 증시 에 상장해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보호막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제재를 가한 화웨이는 연매출 8,588억 위안(2019년 기준) 수준의 글로벌 대기업이지만, 비상장을 고집하며 지배 구조가 불분명한 회사다. 텅쉰은 뉴욕 증시 대신 홍콩 증시 상장을 선택했다. 바이트댄스는 아직 상장하지 않은 자산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유니콘 스타트업이다. 이들 기업이 타격을 입는다고 해서 월가의 투자자들이 함께 손실을 입을 일은 없다는 얘기다. 이에 비해 알리바바는 2014년 뉴욕 나스닥 증시에 상장한 기업이다. 당시 공모 금액이 250억 달러로 수년간 '세계 최대 규모 IPO 타이틀을 유지하기도 했다. 뉴욕에 상장한 만큼 알리바 바의 주요 투자자는 미 현지 기관 투자가와 미국인들이다. 2019년 11월 홍콩에 2차 상장을 하기 전까진 중국인들도 알리바바에 투자하기 위해 서는 미 증권사를 통해야 하는 실정이었다.  실제로 뉴욕 증시에서 알리바바의 주식 소유권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미국이 61.3%로 1위를 차지했고 영국 15.5%, 캐나다 3.5%, 일본 2.7% 순이다. 홍콩 증시에서조차 알리바바 주식 소유권 1위는 중국이 아닌 일본(49.8%)이다. 알리바바와 비슷하게 미국의 제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중국 최대 검색엔진 업체 바이두도 뉴욕 증시에 상장해 있으며, 주식 소유권의 70.3%가 미국이다.
- 마이그룹은 중국의 은행 및 금융기관과 달리 국제결제망인 국제은 행간통신협회sWIFT도 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통상적으로 은행들이 미 달러화 거래를 청산하기 위해 스위프트망에 의존하는데, 미국의 제 재를 받으면 국가와 기업, 개인이 필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다. 존슨 교수는 “알리페이의 경우 결제가 중국 위안화로 이뤄진다. 미 국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스위프트도 사용하지 않는다”면서 "알리페 이를 제재한다고 해도 정작 타격을 받는 것은 중국에 위치한 미국 기업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 중국 경제가 경착륙(한국은행은 중국 경제 경착륙 기준을 5%로 제시)할 경우 충격의 전파 경로는 국제 교역과 중국의 대외 직접투자, 금융시장의 동 조화 등이 될 것이다. 중국의 경착륙에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이는 곳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주요국 증시와 외환시장 이 요동치면서 글로벌 자금의 급격한 이동을 초래하고 각국의 실물경 기에 타격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신흥국 경기 급랭과 통화가치 급락에 따라 선진국 투자자금이 신흥국 자본시장에서 빠져나가면서 일부 신흥 국들은 외환위기나 경제위기에 급속히 빠져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이 성장률 방어를 위해 자국 통화의 가치를 경쟁 적으로 떨어뜨리는 환율전쟁에 돌입하면 글로벌 경제는 패닉(공황) 상태에 빠진다. 세계 교역이 급속히 위축되고 보호주의적 장벽이 높아져 개별 국가들이 얻는 이득은 오히려 줄어드는, 세계 그 어느 국가도 원치 않는 결과가 빚어질 공산이 크다. 더군다나 중국 경제가 경착륙의 충격에서 회복되지 않고 장기 저성장 국면으로 진입한다면 세계 경제는 대공황 수준의 디플레이션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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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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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 온난화 문제라든가 공해문제 등을 장기적으로 해결하는 수단으로서 수소를 사용하자는 아이디어가 제기된 것은 1930년대에 나치의 기술자 라와체크가 '에너지를 H2의 형태로 변환하여 파이프로 보내면(전기라 는 형태로) 전선으로 보내는 것보다 싸게 먹힌다고 주장했다는 말을 1969년에 스웨덴에서 들은 것이 계기였다. 나는 이에 관한 기록을 1971 년에 발간했고, 기후 환경의 붕괴를 종합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으로서 H 를 사용한 연료전지로 에너지의 저장과 수송을 할 것을 제안했었다. 1972년에는 이것을 하나의 논문으로 정리했고 1975년에는 이에 관한 최 초의 책을 발간하였다. H는 천연 가스 대신 가정에서도, 공장 (특히 광석에서 금속을 분리 추출하는 야금처리)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물에서 H를 분해하는데 드는 비용은(가솔린의 공해 코스트를 고려 한다면 ) 2020년에는 현재 가솔린 가격의 최대 20% 범위 정도로까지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 ‘수소 경제’란, 필요 최소한으로 압축하여 표현한다면 (원자력발전소 또는 태양 에너지를 수집하는 장소에서) 재생 가능한 물질에서 취한 에 너지를 장거리에 걸쳐 수송하고(도시에 공급하기 위하여) 대량으로 저장 하기 위하여 수소를 사용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소는 두 가지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최대 60%의 효 율로 연료전지로부터 전기를 만들어내는 것, 두 번째는 수소는 공기 중에서 청결하게 연소(가정용에서는 불꽃 없는 연소의 경우도 있다)하여 난 방용 에너지를 제공하고, 공업용에서는 천연 가스 대신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항공기, 열차, 선박의 동력원으로 하는 것이다.
- 따라서 수소는 제조하지 않으면 손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론적으로 수소의 자원이 되는 것은 탄화수소, (화석)연료 (CxHy) 및 물 (H2O)이다. 현재 수소는 대부분이 화석 연료 (천연 가스, 석유, 석탄)에서 생산되고 있다. 그러나 우주계획을 제외하고는 수소가 연료 또는 에너지 전달 물질로 서 직접 사용되고 있지는 않다. 원유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제공장 (에서 수소를 첨가하여 불순물을 제거하는 처리 = hydrotreating 및 고압의 수소를 첨가하여 중질 석유로부터 경질 석유를 제조하는 방법=hydrocracking), (암 모니아, 메탄 등의) 각종 화합물을 합성하기 위한 화학공장 및 야금처리 과정에서(환원 가스=Reduction gas, 즉 방호 가스=protection gas로서) 사용 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의 연간 수소 총 생산량은 약 4천만 톤 (5.6 EJ 상당)이다. 에너지 전달 물질로서 수소를 생산한다고 하면 수십 배나 증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 현재 시점에서 파이프 라인을 사용한 수소 수송은 (10 km, 이내의) 생산 지와 이용지를 연계하는 수단 혹은 (약 200 km 범위의) 더욱 넓은 네트워크로서 사용되고 있다. 표 III-4에 세계에 현존하는 주요 수소 파이프 라 인을 예로 들었다. 장래 수소의 유동률이 확실하게 개선되어 파이프 라 인, 네트워크의 거리가 확대되도록 개발이 진행될 것이다. 현존하는 천연 가스용 파이프 라인도 약간 개량만 한다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수소 용 파이프 라인에는 (특히 순도 99.5% 이상의 매우 순도가 높은 수소의 수송관인 경우에는) 가압된 수소에 의한 수송관 취화의 영향을 받기 어 려운 강재를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 천연 가스용 파이프 라인에서 사용되고 있는 피스톤의 왕복 운동으로 가압하고 있는 콤프레셔는 디자인을 대폭 바꾸지 않더라도 거의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수소가 누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관의 이음매와 균열이 밀봉 보수 (sealing), 피폐 변형 응력 (fatigue stress)을 받기 쉬운 부품의 재질 선택에는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수소를 보내는데 있어 원심 콤프레셔 (centrifugal compressors)를 사용하면 수소는 특별히 가 벼운 분자인 관계로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파이프 라인을 통해서 수소를 전송하려면 같은 에너지 생산고의 천연 가스를 전송하기보다도 파이프의 지름을 크게 하고, 압축 압력도 크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수소의 경우에는 압력 손실이 낮기 때문에 재가압 스테이션까지의 거리를 2배로 하여도 되는 메리트가 있다. 경제적인 관점에서는, 수소를 대규모로 전송하였을 때의 코스트는 천연 가스를 전송하는 경우보다 1.5배 내지 1.8배가 된다는 연구 결과가 대부분이지만 수소를 1,000 킬로미터 이상의 거리에 걸쳐 전송하게 된다. 면 같은 거리를 송전선을 통하여 전기를 보내는데 비하여 경제효율이 좋아진다 
- 수소를 지역 내에 수송 분배하려면 소비 수요에 맞추어서 기체 또는 액체로 파이프 라인, 특수한 경우에는 도로 수송 콘테이너 혹은 열차의 콘테이너 등을 사용할 수 있다. 기체 (및 액체) 수소의 운반 차량은 공공의 안전을 보증하기 위한 엄격한 규제를 받는다. 나라에 따라서는 이 규제가 매우 강력한 경우도 있다. 수소가 기체 상태이든 액체 상태이는 필요시에 수소를 사용하는 사용자와 소규모 사용자를 대상으로 현재 실시 되고 있는 방법은, 단속적 수송법 (파이프 라인이 아닌 콘테이너에 의한 수송)이다. 단속적으로 수송할 때의 코스트는 매우 높아질 (생산 코스트의 2~5배) 수도 있다. 장래의 에너지 시스템에서는 수소의 단속적 수송방식 은 (주로 에너지로서 사용되지 않는 경우와 관련되는) 특수한 사용자용 이외는 거의 볼 수 없게 되리라 생각된다.
- 수소는 에너지 운반체(energy carrier=에너지 전달 물질)이므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 형태로 전환하는 방법이 몇 가지 있다. 이 에너지 전환 형태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 내연기관, 제트 엔진, 로켓 엔진 속에서 연소시킨다. 
* 순수한 산소와 함께 연소시켜 증기를 발생시킨다. 
* 촉매를 사용하여 연소시켜 열을 얻는다. 
* 전기 화학적으로 처리하여 전기로 바꾼다. 
* 금속 수소화물로 바꾼다.
- 수소·산소 연료전지 (특히 고분자 화합물 전해질막 연료전지 ; PEMFC 와 같은 저온 연료전지)는 잠수함의 동력으로서 이상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 공기가 필요하지 않다. 따라서 잠수함 안에 연료(수소)와 산화제(산소)만 실려 있으면 물 속을 운항할 수 있다. 
* 물 이외의 배기와 폐기물은 배출하지 않는다. 따라서 부력을 제로로 유지할 수 있다.
* (동력 모터는 회전운동 뿐이고, 왕복 운동으로) 움직이는 부분이 없 으므로 정숙하게 운항할 수 있다. 따라서 소너 (sonar : 대잠 측음기) 에 탐지될만한 소리 (signature : 어떤 물리 과정이 일어난 사실을 나 타내는 특징적인 흔적)를 줄인다. 
* 낮은 온도로 열을 방축하므로 매우 낮은 온도 흔적 (thermal signature)밖에 남기지 않는다. 
* 엔진 효율이 매우 좋고, 따라서 항속 거리 (cruising range)가 길기 때문에 (해면 부상 빈도가 적어) 『기밀 누설』 시간의 위험도 (“indiscretion” time)가 낮아진다.
- 결론적으로 수소는 다른 연료와 같은 규모의 위험을 부담시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많은 면에서 실제로는 가솔린이나 천연 가스보다 안전하다. 실제 문제로서, 수소는 19 세기부터 20 세기 초반에 걸쳐 유럽과 미국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 『도시 가스 (town gas)』의 성분 (constituent)으로서도, 시판되었던 공업용 가스 로서도, 그리고 우주 개발계획에서 사용된 연료로서도 안전성이 매우 우 수하다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아무런 사고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연료보다도 위험하다고 특징 지울만한 것이 전혀 없었다. 수소와 관련되는 것으로서, 가장 기억에 남아있는 한 가지 사고는 1937년 비행선 힌덴부르크의 참사였다. 그러나 그 사고는 수소가 원인이 었던 것은 아니고, 직접 수소가 원인이 된 희생자도 없었다. 사고는 정전기의 방전 (static electricity discharge)으로 일어난 것으로 생각되지만 최초에 인화한 것은 기구의 내장 (lining)이었다. 비행선의 부력을 내기 위해 기구부분에 채워져 있던 수소 (처음에는 헬륨을 채우도록 계획되어 있었 으나 헬륨 대신에 수소를 채웠다)에 인화되어 연소했다 (어떠한 연료라도 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수소의 불꽃은 곧바로 솟아올라 열을 방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구 바로 밑의 콘도라 안에 있던 사람들은 화상도 질식도 하지 않았다. 실제로 수소와 기구의 골조가 모두 타버렸고, 일단 비행선이 착륙하자 56명의 생존자가 콘도라에서 걸어 나왔다. 따라서 사고의 줄거리로 말한다면 최악의 사고였으나 수소가 안전한 연료라는 것을 증명한 결과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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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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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노트

경제 2021. 2. 17. 19:51

이 책은 제목처럼 책이 아닌 노트다. 요즘같이 증권사별 트레이딩 시스템이 발달하여 매수/매도 실적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결과를 휴대폰이나 컴퓨터에서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는 시대에 매매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책의 구성과 사용법을 보는 순간 '아 투자는 이렇게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우선 제일 처음에는 일반적인 업무용 노트처럼 달력이 나와 있다. 다만, 월별 주요 증시관련 이벤트와 주목해야 할 이벤트가 기록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인 업무수첩과 다른 점이다. 그리고, 월별로 매년 반복되는 테마 및 관련주들이 소개되어 있다. 다음으로 산업별 테마와 그와 연관되는 산업 및 관련주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정도만 알아도 연간 주요 주식매매의 흐름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진짜는 다음부터다. 이제는 무언가 직접 공부해서 기록해야 하는 페이지들이 이어진다. 이벤트가 발생할 때마다 상한가 분석, 테마정리, 섹터분석, 증권사 리포트 및 추천주 정리, 주차별 관심종목, 뉴스분석, 시장현황, 기업분석으로 이어진다. 이는 무수히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관련된 사항별로 독자가 직접 공부하고 분석하면서 기록해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철저한 분석을 행하면서 비로소 매매일지를 작성할 수 있다. 매매일지는 매수/매도시 종목, 날짜, 매수/매도 근거 및 목표가와 손절가를 기록하도록 되어 있다. 이는 단순하게 주위에서 권유한다해서 무턱대고 사지말고, 자신만의 논리를 세워가면서 매매를 진행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책의 서문에 나온대로 세상에 잃어도 되는 돈은 없다. 특히 월급이나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을 아껴가면서 투자자금을 모아 주식을 매매하는 직장인, 학생들은 말할 것도 없다. 결국 주식투자에서도 자신만의 투자철학을 세워나가는 투자자만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주식투자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주린이들과 주식을 오래 했지만, 성급하게 매매만 반복하는 초보투자자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 본 리뷰는 출판사 지원을 통해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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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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