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에서 부실 기업이 부도가 나도록 그냥 두는 것은 일반적으로 시장이 건강하다는 증거다. 정책 입안자들은 시장에서 돌출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과민 반응을 보이거나 대형 은행이 문제 상황에 처한 것이 대재앙의 전조인 것인 것처럼 그들을 막아서려고 들어서는 안 된다. 너무 빨리 대응하면 공격적 성향의 투자자들에게 자신들이 위험한 투자에 나섰더라도 그 결과 절대로 나쁜 상황에 봉착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게 된다. 이는 훨씬 더 무책임한 투기를 조장하고 미래에 발생할 위기에 대한 단초를 제공하는 '도덕적 해이'를 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금융 시스템 전반에 걸쳐 위기가 발생할 것이 확실해진다면, 소극적 대처는 과잉 대응보다 훨씬 위험하고, 늑장 대응은 신속한 조기 대응과 비교할 때 상당히 많은 문제를 야기하며, 어정쩡한 대체는 단순히 불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될 수도 있다. 사상 초유의 금융위기 상황에서 정책의 최우선 순위는 특정 대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설령 도덕적 해이를 초래하는 일이 있더라도 위기를 종식시키는 것 이다. 현재의 금융 시스템을 붕괴시키는 것보다 규제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미래의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는 얘기다. 공황 상태에 빠지면 정책 입안자들은 정치적 영향, 이념적 신념, 그들이 과거에 했던 말이나 약속에 얽매이지 말고 모두 힘을 모아 위기 상황 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구제금융은 정치적으로 해결하기 매우 어려운 문제이지만, 경제 침체는 그보다 더 참담한 일이다. - 금융위기는 결코 과거의 것이 아니다. 즉, 언젠가는 반드시 발생한다. 경제학자 하이먼 민스키 Hyman Minsky가 발견한 바와 같이 장 기간의 시장 안정은 과도한 자신감을 유발시키는데, 이는 오히려 시장의 불안정성을 초래하는 단초가 된다. 이런 상황들은 주로 경기 호황기 때 발생한다. 유동성이 무제한 공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자산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처럼 보이는 호황기에 투자자들은 자신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과도한 위험을 감수하는 경향이 있다. - 우리가 당시 알고 있던 것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서브프라임 시장의 붕괴는 전체적으로 큰 충격 없이 신용시장의 일부에 혼란을 주는 정도로 마무리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그 가정은 지나치 게 이성적인 것이었다. 왜냐하면 계량화하기 어려운 두려움이라는 변수를 배제한 채 서브프라임의 규모와 범위를 분석했기 때문이다. MBS의 복잡성과 불투명성 때문에 채권자와 투자자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뿐만 아니라 전체 MBS와 관련된 모든 것과 관련된 모든 사 람들에게 어떻게 반응할지 우리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었다. 우리 는 주택시장의 일부분에서 발생한 나쁜 소식들이 경제학자 게리 고 튼 Gary Gorton이 E. 콜리 효과'라고 명명한 것을 만들어낼 거라고는 예 상하지 못했다. E. 콜리 효과란, 상한 햄버거에 관한 소문만으로 소비 자들은 겁에 질려 실제로 어느 지역 어떤 가게의 어떤 고기가 문제였 는지 알아내기보다는 고기 자체를 아예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 서브프라임이 문제였다. 만약 서브프라임이 금융 공황을 촉발시키 지 않았다면 단순히 서브프라임 대출자들과 서브프라임 대출기관만의 문제로 끝났을 것이다. 미국 주택 관련 손실의 절반 이상이 파산, 그리고 파산 직전까지 갔던 2008년 9월 이후에 발생했다. 금융 공황 이 없었다면, 서브프라임 시장에서 독립적으로 발생한 이슈들은 잘 통제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두려움 때문에 이런 독립된 이슈들이 전 체 시스템에 걸쳐 나타난 금융위기를 촉발하게 한 것이다. 금융위기 의 심리적 근거들을 개별적으로 보면 그리 위험해 보이지 않았다. 그 렇게 우리는 금융위기를 막는 데 실패했다. 금융 시스템의 운명은 정책 당국이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달려 있었다. - 위기가 단순히 무책임한 기업들에만 고통을 주는 건강한 시장 조정인지, 아니면 금융 시스템 전체에 무차별적으로 엄청난 피해를 주는 금융 공황인지 구별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금융 시스템의 위기는 단순히 자유시장의 절대주의나 도덕적 해이 자체만을 언급하지 않는다. 이런 심각한 위기는 대출, 일자리, 소득에 너무 많은 영향을 초래 한다. 또한, 이런 시스템적 위기는 민간 자금시장을 대체하기 위해 정 부가 자금을 동원하거나, 이로 인해 일부 공적자금이 위험에 처하게 되는 상황 없이 해결되기는 어렵다. 결과적으로 이 방식은 어느 정도 도덕적 해이를 야기한다.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은 복잡하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마련이지만, 금융시장의 붕괴로 인해 경제 전반에 걸 쳐 급격한 충격을 주는 것보다는 낫다. 투자자들은 항상 중앙은행이 시장을 부양하도록 압박하고, 정치권은 투기 세력에 교훈을 주기 위해 계속해서 중앙은행에 시장 개입을 최소화하라고 압력을 가한다. 벤은 어려움을 겪는 금융시장을 위해 중앙은행이 무제한 지원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버냉키 풋 Berhanke put(시장 하락을 막아주는 중앙은행의 조치들)”을 만드는 것을 원하 지 않았다. 또한 신용시장을 경색시키고 1930년대 대공황과 비슷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 금융 혼란도 확실히 원하지 않았다.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는 금융 시스템에 지원하기를 원하는 정도가 아니라 실제로 필요한 지원 규모를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이었다. -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발생하기 전, 금융위기는 이미 1년 이상 계속되고 있었지만, 많은 미국인은 여전히 금융위기가 리먼브러더스의 붕괴와 함께 시작되었다고 믿고 있었다. 리먼브러더스 붕괴는 그 이 전에 일어난 모든 금융위기를 무색하게 했고, 이후 발생한 모든 사태 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리먼브러더스 붕괴는 단순히 금융시스템이 취약해지는 원인을 제공했다기보다는 결과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패니메이, 프레디맥, AIG, 메릴린치 모두 리먼브 러더스보다 규모가 훨씬 컸다. 게다가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기 직 전, 동시에 모든 문제들이 불거졌다. 사실 리먼브러더스 사태는 금융위기를 유발한 요인들이 집약된 전형적인 사례다. 첫째 부동산시장에 과도한 포지션이 노출되어 있었고, 둘째 대규모 환매에 쉽게 노출되는 단기 대출에 너무 의존한 데다, 셋째 규제가 느슨하고 과도한 부채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넷째 금융 시스템과 깊게 연계된 비은행 권 금융기관이었다. 리먼브러더스의 사례가 다른 사례들과 다른 점은 그 결말이 재앙이었다는 것이다. 리먼브러더스 파산은 금융위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순간이지만, 가장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사건이기도 하다. 리먼브러더스 사태는 우리가 1년 동안 막으려고 애써온 악몽, 즉 금융 공황의 와중에 금융 시스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금융기관이 혼란스럽게 파산하는 것이 현실화된 사례다. 비슷한 상황에서 6개월 전에는 베어스턴스를 구제했고, 일주일 전에는 페니메이와 프레디맥을 구제했다. 그리고 이틀 후에는 AIG를 구제했기 때문에 많은 시장 참여자들이 우리가 고의적으로 리먼브러더스를 파산하게 내버려두었다고 생각했다.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그런 의도로 해석해 우리를 칭찬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는 리먼브러더스를 고의로 파산하게 내버려둔 것이 아니다. 베어스턴스와 AIG 사태가 발생했을 때 우리는 구제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했으나, 리먼브러더스의 경 우에는 심지어 구제할지 여부도 논의하지 않았다. 우리의 능력으로 리먼브러더스의 붕괴를 막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 의회가 TARP를 승인했을 때, 우리 모두는 정부가 구제 대상이 되는 금융기관의 신주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직접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해당 금융기관의 자산을 매입하는 것보다 은행 시스템을 안정시키는 훨씬 쉽고 빠른 방법이 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직접 신주를 매입해서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자 산을 매입하는 것보다 훨씬 강력하고도 투입 비용 대비 효과가 큰 방 법이었다. 우리는 가능한 한 많은 TARP 자금을 확보하는 데 나섰다. 7000억 달러는 엄청난 액수의 돈이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자산을 매입하는데 그 돈을 모두 써버릴 수는 없었다. 또한, 행크의 팀은 보통주를 매입하기보다는 의결권 없는 우 선주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하면 정부가 은행을 인수하는 데 나설 거라는 은행 경영진의 걱정을 덜어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상 대적으로 매력적인 인수 조건을 제시함으로써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은행들뿐만 아니라 재무 상태가 양호한 은행들도 TARP를 통해 자금을 지원 받았고, 이는 금융 시스템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됐다. - 정부의 금융 시스템 안정화 정책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금융 시스템 안정화 정책은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진 행됐다. 첫째는 유동성 대책이며, 둘째는 포괄적인 금융기관 보증 대책이고, 마지 막으로 금융기관들의 자본 확충 대책이다. *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 : 금융기관들의 기존 사업을 유지하고 소비자와 기업 들에 정상적으로 대출 자금이 공급되도록 유동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 금융위기가 심화되면서 미국 정부의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은 다방면으로 확장됐다. 1) 국내 ⇒ 글로벌 : 사태 해결을 위해 국제적인 유동성 공급 2) 전통적 접근 방식 ⇒ 혁신적 접근 방식 : 은행 위주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비은행권 금융기관까지 유동성 공급 3) 금융기관 → 시장 위주 : 위기 초기 금융기관의 부도 방지 내지 유동성 공급 방식에서 시장에 대한 직접적인 유동성 대책으로 확대 * 보증 프로그램 : 금융기관들이 중요한 자금을 쉽게 조달하도록 보증해주는 제도 * 자본 확충 전략들 : 중요 금융기관들의 붕괴를 막고 동시에 금융 시스템의 불확실성을 해결하기 위해 민간자금과 공적자금을 활용한 다양한 자본 확 충 프로그램 마련 - 역사를 알아야 미래가 보인다는 말이 있듯, 2008년 금융위기 이전의 금융 시스템이 왜 불안정했는지 살펴볼 이유는 충분하다. 그래야만 더 안전한 길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08년 금융위기의 기본적인 문제를 다시 언급해보면, 너무나도 많은 위험한 레버리지, 대규모 환매 사태에 쉽게 노출되는 단기 금융으로 한계를 넘어선 자금 조달, 그리고 규제의 사각 지대에 있는 그림자 금융으로 이미 많이 전이된 금융 위험으로 연준의 비상 안전망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 또한, 많은 주요 기업이 너무 규모가 커지고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이들 기업 중 한 곳만 파산해도 금융 시스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불투명한 모기지 파생상품시장의 붕괴가 주택시장의 건전성을 악화시켜 시장의 공황을 증폭시키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 한편, 미국 규제 당국의 권한이 여러 기관으로 분산되고 시대에 뒤처져 전반적인 금융 시스템 위험을 언급하고 점검하고 책임질 감독기관이 없었다. 다음 금융위기가 어떤 형태로 올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과거 역사 를 돌아보면 위기는 과도한 위험자산 투자와 레버지리에 대한 광풍과 벤은 가장 중요한 위기 대처법은 기업들이 대출을 사용하면서 안 게 되는 위험에 대한 한도를 더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 다. 다시 말해, 기업들에 더 많은 완충자본을 보유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팀이 제시한 최고의 위기 대응책은 “자본금을 확충하라”였다. 이는 달리 표현하면 부채를 줄이라는 뜻이다. 이는 또한 좀 더 보수적으로 유동성을 준비하라는 것을 의미한다. - 우리의 가장 큰 적은 망각이다. 현재 수준의 규제는 은행들이 건전 하게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나 가계와 기업들에 기록적인 규모의 대출을 해주는 데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금융 산업은 규제 완화를 강력하게 밀어 붙이고 있다. 추가적인 금융 개혁을 위한 첫 번째 원칙은 히포크라테스의 첫 번째 조항 '해를 끼치지 말라가 되어야 한다. 위기 이후 개혁 내용을 일부 수정하더라도 위기를 방어하는 데 가장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조치들을 약화시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경제 상황이 좋을 때는 규제가 약화되는 것의 위험성으 제대로 인식하기 어렵다.
- 미국에서는 1965~1980년, 2000년대 초반 그리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수년 동안 명목금리는 높았지만 물가 상승률이 더 높아지면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2020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할 때, 이 기간에 예금자들과 국채 투자자들은 오히 려 손실을 보았다는 결론입니다. 특히 1970년대는 10%를 웃도는 이자 를 받았다고 좋아했겠지만, 물가 상승률이 그보다 훨씬 높았기에 투자 성과는 마이너스였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1980년대에는 10%를 훌쩍 넘는 높은 실질 금리를 경험했지만, 1990년대 외환위기 이후 물가 상승률과 명목금리 가 빠르게 하락하고 세금이 올라가면서 실질금리가 2% 수준으로 줄었 습니다. 이후에는 물가 상승률에 따라 실질 이자수익이 마이너스인 경 우가 종종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실질 이자수익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금리가 물가 상승률을 이기지 못 한다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물가 상승률을 넘어설 수 있는 투 자가 필요합니다. 굳이 주식이 아니더라도 국채보다 추가 금리를 더 제공하는 회사채, 중위험 중수익 대체 투자 등이 대안이 될수 있습니다. - 오랜 인플레이션의 역사를 통해 끄집어낸 다음의 여덟 가지 속성을 기반으로 향후 인플레이션의 미래를 전망하고자 합니다. 1. 화폐 착각'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또 다른 세금이란 것을 인지하기 어렵다. 2. 역사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불러온 근원적인 문제는 부실한 재정이었다. 3. 화폐는 해당 국가의 신용도를 보여주는 것이며, 지나치게 높은 인플레이션율은 정부에 대한 신뢰의 위기를 의미한다. 4. 유사시 중앙은행은 정부의 영향력에서 독립적이기 어렵다. 5. 정치, 경제적 격변기에는 정부의 금융 억압과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6. 인플레이션은 언제 어디서나 정치적 현상이다. 7. 1980년대 이후 인플레이션 통제는 중앙은행의 대담한 대응과 함께 강력한 사회적 합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8. 닉슨 독트린 이후 신용 화폐 시대에는 위기 때마다 돈을 풀어서 문제를 해결했지만, 통화량과 인플레이션율의 상관관계는 일정하지 않았다. -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아니라 정부 기관인 재무부가 발행했던 그린백과 현재 사용하는 달러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우선 시뇨리지를 누가 가져가는지가 달라집니다. 재무부가 발행하면 액면가의 교환 가치에 대한 이득을 정부가 얻게 됩니다. 즉 인쇄비와 유통비를 제외 한 나머지가 정부의 이득이 된다는 거죠. 100달러짜리 지폐를 인쇄한 다고 할 때, 제작 및 유통 원가를 2달러라고 가정하면 98달러가 정부의 수익이 되는 것입니다. 연준을 통해 발행하는 현재 시스템에서는 재무부가 필요한 액수 만큼의 채권을 발행하고, 연준이 그 채권 액수만큼 달러를 발행하여 정부의 채권과 교환합니다. 즉 정부가 연준에 빚을 내는 것이죠. 그리고 연준은 돈을 발행하여 정부에 건네주는 거고요. 즉 정부는 달러를 발행할 때마다 막대한 채무를 지게 되고 이 채무는 세금으로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미국 국민이 연준에 빚을 지는 셈이 됩니다. - 1080년대를 통해 정책 결정자들은 인플레이션율을 낮추는 것이 높이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인플레이션율이 하락하면서 발생하는 경기 침체와 대규모 실업이 매우 고통스럽기 때문입니다. 이미 높은 기대로 형성되어 있는 인플레이션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실업률을 상당 기간 자연실업률보다 높게 유지하는 긴축 정책을 추진해야 합니다. 이렇게 기대 인플레이션율을 낮추는 과정을 '디스인플레이션'이라고 합니다. 1980년대 미국이 디스인플레이션을 통해 심각한 인플레이션에서 벗어나는 데 사용한 비용은 연간 GDP의 약 18%로 엄청난 수준이었습니다. 따라서 이처럼 높은 비용은 디스인플레이션을 통한 인플레이션 의 안정화가 높은 장기적 이익을 가져온다고 확신할 때 정당화될 수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경제가 디스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손실이 크다고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초래하는 폐해가 더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1970년대에 스태그플레이션을 경험한 선진국들이 1980년대에 결국 긴축적인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추진 하게 된 배경은 단기적으로 경제 성장이 줄어들더라도 인플레이션율 을 낮추기 위한 희생을 감당할 만하다고 봤고 여론도 이를 인정하고 동의했기 때문이라고 판단됩니다. 또한 정책 담당자들이 인플레이션 율을 낮추려는 시도를 적극적으로 밝히는 것이 디스인플레이션의 비 용을 줄인 측면도 있습니다. 명확하고 신뢰도 높은 디스인플레이션 정책은 기대 인플레이션율을 낮추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알려져 있 습니다. - 2020년대, 물가가 엄청나게 상승하는 슈퍼 인플레이션 시대가 올까요? 사람들이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각국 중앙은행에 의해 엄청나게 풀린 통화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밖에 없으리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실제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 8,500억 달러에 불 과했던 본원통화 발행액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4.5조 달러까지 급증하기도 했는데,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2019년 3.8조 달러였던 연준의 총자산이 7조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연준 총자산이 급증했다는 것은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지급준비금과 현금의 합인 본원통화가 급증했다는 뜻입니다. 통화량 확대와 정부 지출 증가는 일반적으로 시중은행들의 지급준비금을 증가시킵니다. 중앙은행이 국채를 유통 시장에서 매입하면, 정부는 민간이 아니라 중앙은행을 통해서 자금 조달을 한 것이 됩니다. 이 과정에서 민간 은행은 지급준비금이 증가하게 되지만 이것이 시중 에서 사용하는 실질적인 통화량의 증가를 의미하진 않습니다. 민간 은행들이 이 지급준비금으로 기업과 가계에 대한 대출을 늘리지 않는다면 시중에 돈이 풀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경제 환경이 불투명한 상황 에서는 이러한 자금이 다시 연준에 예치되거나 금융자산 내에서 맴돌 가능성이 큽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통화량이 급증했음에도, 화폐 유통 속도가 하락하면서 높은 물가 상승률로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한편에서는 2008년 서브프라임발 글로벌 금융위기와 달리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이런 유동성이 실물 경제에 유입되고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리라는 주장 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와튼스쿨 교수인 제러미 시걸eremy siegel)은 “2008 년 금융위기 이후에는 양적완화로 풀린 유동성이 문제가 발생한 은행 들에 집중됐고, 이것이 대부분 은행의 초과 지급준비금으로 흡수되면 서 연준에 다시 예치됐기 때문에 장부상의 거래만 있을 뿐 실제로 풀 린 유동성은 없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2009년 이후 시중은행들이 증가한 초과 지급준비금을 기반으로 실물경제에 대출했다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했겠지만,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없고 전망이 불투명했기 때문에 실물경제에 공급된 유동성은 크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 2020년 코로나19 사태에서는 은행이 아닌 기업과 가계에 직접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정책이 변경됐기 때문에 2008 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와는 다르다고 주장합니다. 미국에서도 이미 2. 2조 달러의 CARES ACT라는 재난 지원금을 통해 재정 지원이 이루어진 데다 1조 9,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지원책이 예고되어 있습니 다. 다른 국가들에서도 재정정책을 통한 기업과 가계에 대한 지원이 계속되고 있어 실물경제에 직접적인 유동성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다. 는 것입니다. 따라서 대규모로 풀린 유동성이 하반기 백신 접종의 확 산에 따른 경기 회복과 함께 물가를 상승시키는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백신 접종이 확산되면 바로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인플레이션율이 급등할까요? 만일 백신 접종 확산과 치료제 개발 등을 통해 억눌린 수요가 폭발하고 놀라운 성장을 끌어낼 수 있다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2020년 큰 폭의 침체에 대한 기저효과일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 후 미국의 실질 GDP 추세선을 보면, 금융위기로 경기 침체를 경험한 뒤 U자형 회복을 이끌었지만 기존의 성장 궤도를 이탈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백신 접종으로 팬데믹이 얼마나 빨리 종식되는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세계 경제 성장이 팬데믹 이전으로 빠르게 돌아가면서 민간 소비와 대규모 투자 지출이 빠르게 회복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대규모로 현금을 확보해놓은 기업들이 경제가 일부 재개된다고 해서 상품 생산에 대한 투자 유인을 바로 확보하긴 어렵습니다. 또한 비상 상황 을 대비한 선차입금이기 때문에 상황이 호전된다면 그중 일부만 사용하고 이후의 차입을 미룰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부채 부담이 높아진 2020년대 세계 경제는 2010년대보다 더 낮은 성장이 예상되기에 인플레이션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 상장지수펀드 상품 중에는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 변화를 그대로 복제하는(또는 추종하는) 상품들이 있 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KOSEF 미국달러선물(138230)'과 KODEX 미국달러선물(261240) 입니다. 두 상품 모두 달러에 대 한 원화 환율의 변화를 잘 따라가기 때문에, 외화예금에 가입하 는 대신 이 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그런데 상장지수펀드보다 더 좋은 투자 방법이 있습니다. '미 국 국채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왜 미국 국채가 좋은 투자 대상일 까요? 그 이유는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상승할 때가 항상 금 리가 떨어질 때이기 때문입니다. 금리가 떨어진다는 것은 곧 국 채 가격이 상승한다는 의미입니다. 한마디로 불황에 가격이 상승 하는 자산이라는 말이지요. - 그렇다면 미국 국채는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요? 저는 TIGER미국채 10년선물(305080) 이나 'KODEX 미국채 10년선물(308620)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봅니다. 오랜 기간 투자해본 결과, 미국 국채 가격의 변동을 잘 추적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해외증권 계좌를 개설했고, 해외증권 매매에 익숙 하다면 IEF(미국 7~10년 국채 편입 상장지수펀드)'나 'TLT(미국 20년 이상 만기 국채 편입 상장지수펀드)'에 대한 투자를 권합니다. 이 두 상장 지수펀드 모두 거래량이 많고, 미국 국채 중에 가장 대표적인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 참고로, IEF는 iShares 7~10 Year Treasury Bond ETF'의 티커이며, TLT는 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 의 티커입니다. 여기서 티커(Ticker)란 주식 거래를 위해 사용되는 고유의 종목코드를 말합니다. 주식 매매할 때 종목 검색창에 IEF나 TLT를 입력하면 이 상장지수펀드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미 국 주식의 경우는 숫자로 된 코드가 아닌 알파벳 약자로 된 티커 코드로 주식을 표현합니다. - 미래의 기축통화를 점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가장 잘 보여 주는 사례가 1812년의 '미영전쟁'입니다. 당시 영국은 나폴레옹이 다스리던 프랑스와 15년 넘게 전쟁(1799~1814년)을 치르며 프랑스 선박의 해외 이동을 철저하게 봉쇄했는데, 이 과정에서 신생국인 미국의 통상 활동도 많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영국 해군이 미국 동부 해안을 돌아다니며 미국 국적의 배를 수색하고, 선 원을 가두고, 화물을 압수하는 등의 행패를 부렸기 때문입니다. 이에 미국인들은 당장이라도 영국과 전쟁하기를 원했지만, 승리할 자신이 없었던 토머스 제퍼슨(Thomas Jefferson) 대통령은 1807년 12월에 수출입 금지 조례를 통과시키기에 이르렀습니다. 영국에게 계속 괴롭힘을 당할 바에야 아예 배를 바다에 띄우지 말자고 결정한 것입니다. 그러나 대서양과 태평양이라는 거대한 바다를 가진 미국이라는 나라가 해외의 다른 나라와 교역을 하 지 않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실제로 미국은 무역 봉 쇄 조치로 연간 5% 이상의 국내총생산 손실을 입었다고 기록되 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견디다 못한 미국은 1812년에 영국과의 전쟁을 선포하기에 이릅니다. 그러나 전쟁을 선포한 타이밍이 좋지 않았지요. 왜냐하면 1814년에 나폴레옹과의 전쟁이 끝나자마자, 영 국 해군이 대거로 미국을 침공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수도 워싱턴이 불타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피신하는 소동까지 벌어졌습니 다. 다행스러운 것은 영국도 미국과의 전쟁을 오랫동안 지속할 여력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나폴레옹과의 전쟁에서 큰 피해를 입 었기에, “전쟁이 끝나자마자 또 전쟁을 할 때냐”라는 반전 여론 을 무시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런 역사적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어떤 나라가 새로운 패권 을 쥐게 될지 예측하는 일은 대단히 어렵습니다. 그리고 패권 국 가 입장에서 잠재적 경쟁자를 견제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최근 미국 재무장관인 재닛 옐런(Janet Yellen)은 향후 기축통화 역할을 할 잠재력이 있는 암호화폐를 견제하고, 그 위협을 차단하고자 하는 취지로 다음과 같은 의미심장한 발언을 한 바 있습니다. “우리는 사기, 돈세탁, 데이터 보안, 테러 자금 조달 등의 리스크가 폭발하는 시기에 살고 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삶이 온라인 쪽으로 옮겨가면서 범죄도 함께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 암호화폐와 가상 자산의 잘못된 사용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 낮은 지분율로 기업의 지배주주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은 지주회사의 설립이나 계열사의 주식 보유, 그리고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우호 지분을 확보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다양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해관계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밑천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창업 초기에는 지배주주뿐만 아니라 다른 주주들로부터 돈을 투자 받아서 사업을 추진합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주주들에게 배당이라는 형태로 보상을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여기서 문제는 지배주주의 지분율이 낮고, 기타 주주들의 힘이 분산되어 있을 때 발생합니다. 지배주주 입장에서 배당금을 지급하는 순간, 회사가 보유한 현금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입니다. 회사 내에 현금이 있었다면 다양한 방법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텐데, 배당금으로 지급되면 지분율 만큼만 배당 받으니 손해를 본 것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게다가 한국은 자산의 배당과 관련하여 세금이 대단히 높은 편 입니다. 현재 배당소득이 2,000만 원이 넘으면 종합소득에 합산 되어 최고 46.4%의 고세율로 과세가 책정됩니다. 따라서 한국의 지배주주들은 배당 지급을 기피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신 회사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해 이익을 극대화하곤 합니다. 이것을 하는 순간, 회사가 보유한 현금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입니다. 회사 내에 현금이 있었다면 다양한 방법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텐데, 배당금으로 지급되면 지분율 만큼만 배당 받으니 손해를 본 것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게다가 한국은 자산의 배당과 관련하여 세금이 대단히 높은 편 입니다. 현재 배당소득이 2,000만 원이 넘으면 종합소득에 합산 되어 최고 46.4%의 고세율로 과세가 책정됩니다. 따라서 한국의 지배주주들은 배당 지급을 기피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신 회사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해 이익을 극대화하곤 합니다. - 경제학자 데이비드 오토(David Autor)와 로렌스 카츠(Lawrence Katz) 등은 2006년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1990~2000년 숙련 수준을 기준으로 고소득 일자리와 저소득 일자리는 늘어난 반면에, 중간 수준의 임금이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일자리는 줄어들었다. 고 지적합니다. 고소득 일자리와 저소득 일자리가 함께 늘어난 이유는, 부유한 사람들일수록 시간당 가치가 높기에 예전에는 자신들이 직접 하던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기 때문입니다. 또한 수출이 잘되어도 고용이 늘어나지 않는 두 번째 이유는 '세계화'로 인한 변화 때문입니다. 1990년을 전후해 추진된 북방 외교(한국 정부의 사회주의 국가에 대한 외교 정책)와 2001년 세계무역 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시작된 중국의 가파른 경제 성장은 한국의 일자리 지도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중국 동포(조선족)들이 한국으로 대거 이동했고, 이들 중 상당 수는 영구적인 주거를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조선족 이주 노동자 들이 또 다른 인구 이동의 매개 역할을 함으로써, 2019년 한국에 90일 이상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은 146만 7,000명까지 늘어났 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식당에서 일하는 '이모님'들이지요. 외국인 노동자 유입에 못지않게 큰 충격은 생산설비의 해외 이 전입니다. 중국과 베트남이 저렴한 노동력과 땅값을 앞세워 외국 인 투자를 적극 유치하는 과정에서 많은 설비가 바다를 건너갔습니다. 그리고 중국과 베트남 등지에서 생산된 저렴한 제품들은 한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빠르게 대체했습니다. 물론 2010년대에 접어들어 인건비와 땅값이 크게 상승하자 중국에서 다시 다른 곳 으로의 공장 이전이 시작되었지만, 이 설비가 한국으로 돌아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마 또 다른 신흥국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 건설 현장의 일용직 자리는 이제 대부분 외국인 노동자가 차지하고 있으며, 임금 수준도 30여 년 전에 비해 거의 오르 지 않았습니다. 즉 세계화로 인해 한국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은 물론, 임금도 거의 오르지 않게 된 것입니다. 중국 등 신흥국에서 수입된 제품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외국인 노동자들이 건설 및 요식업 일자리에 대거 침투하면서 노동시장에 심각한 임금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 것입니다. 반도체나 자동차처럼 경쟁력이 날로 강화되는 수출 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은 생산성 향상에 따른 대가를 얻을 수 있지만, 이런 일자리를 가지지 못한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외국인 노동자와의 경쟁에 노출된다는 뜻입니다. 그 결과, 한국은 유례를 찾기 힘든 소득 불평등 문제에 빠 지고 말았습니다. 500명 이상을 고용하는 기업의 2019년 평균연봉은 6,274만 원에 이르는 반면, 5~29명을 고용하는 기업의 평균 연봉은 3,734만 원에 불과합니다. - 미국 경제학계의 구루로 불리는 예 일대학교의 어빙 피셔(Irving Fisher) 교수는 1929년 10월 14일 투 자자 모임에서 “주가가 영원히 떨어지지 않을 고원에 이르렀다. 고 자신 있게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열흘 뒤 대공황의 시작을 알린 '검은 목요일(Black Thursday)'이 출현한 데 이어, 3년간 다우 지수가 80% 이상 폭락하는 최악의 약세장이 찾아왔습니다. 어빙 피셔 교수처럼 매우 영향력 있는 인물이 대중 앞에 자신 있게 미 래를 낙관하고, 전문가들 대부분이 경제를 낙관한다는 것은 오히 려 매우 부정적인 신호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낙관적인 경제 전망 속에서 사람들의 소비 붐이 발생하며, 시중금리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2008년 3월에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5.3%에 달 했는데, 이는 당시 우리 경제가 매우 호황이었음을 반증합니다. 이 정도의 금리를 제공하지 않으면 예금하지 않을 정도로 대다수 사람들이 소비 및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었던 셈입니다. 만장일치의 분위기가 나타날 때 경제가 엉망이 되는 또 다른 이유는 공급 과잉' 때문입니다. 2008년 초에는 철강과 조선, 기계 부문 등의 대중 수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계속 오르고 있었 고, 또한 이 기업들은 매우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었습니다. 대 표적인 예가 태양광 업종이었지요. 친환경 녹색성장에 대한 기대 가 부풀어 오르는 가운데 태양광 업종에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졌 지만, 이후 10년에 걸친 폴리실리콘(polysilicon) 공급 과잉 및 가 격 하락이 이어졌습니다. 물론 태양광 수요가 줄어들었던 것은 아닙니다. 다만 너무 공격적인 투자로 인해 수요보다 공급이 빨리 늘어났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 우리는 이 같은 사실을 자명한 진리로 받아들인다. 즉,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창조됐고 창조주는 몇 개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여했으며 그중에는 생명권과 자유권, 행복 추구권이 있다. 1776년 7월 4일에 제2차 대륙회의 second Continental Congress에서 서명이 이뤄진 미국 독립선언문 American Declaration of Independence에는 위와 같은 내 용이 적혀 있다. 제2장에서는 생명과 자유라는 중요한 개념은 잠시 제 쳐두고 이 책의 주제와 관련이 있는 '행복 추구에 관해서 이야기해 볼 생각이다. 정치학자들은 미국의 제3대 대통령이 된 토머스 제Thomas Jefferson 이 영국 철학자 존 로크John Locke 의 영향으로 이런 글을 쓴 것인지, 혹은 행복이라는 문제에 대한 제퍼슨의 생각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고대 그리스까지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지를 두고 논쟁을 벌인다. 제퍼슨이 개인 비서 윌리엄 쇼트william Short에게 보낸 서신을 보면 그는 자신을 기원전 4세기에 활약한 철학자 에피쿠로스Epicurus의 추종자라고 밝혔다. - 에피쿠로스 학파의 기본 교리는 “쾌락이 축복받은 삶의 시작이자 끝”이라는 것이었다. 목가적인 환경에서 이런 교육이 이뤄졌다. 비슷한 취향과 공통된 교리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우정을 나누 는 소수의 남녀가 아테네 교외에 있는 정원을 거닐며 담소를 나누 었다. 이들은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생활을 하며 철학에 관한 이야 기를 나누고 사교 생활을 즐겼다. (중략) 사랑하는 스승에 대한 존경심이 경쟁과 야망을 녹이고, 부당하다는 생각과 인류에 대한 고민으로 불타오르며 불안함을 조장하는 사람은 발을 들여놓을 수 없는 작은 대학의 평온하고 한가한 나날이었다. 고풍스러운 품위와 교양 넘치는 태도로 더욱 기품 있어 보이는 조용하고 공상적이며 속세와 동떨어진 삶이었다." 에피쿠로스는 전면적이고 즉각적인 탐닉을 추구하는 삶을 옹호한 아리스티포스보다 한층 품위 있는 세계관을 갖고 있었다. 에피쿠로스 는 친구에게 보내는 서신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쾌락이 목적과 목표라고 말할 때의 쾌락은 난봉꾼의 쾌락이나 호 색의 쾌락을 의미하지 않는다.. 쾌락이란 즐거운 삶을 위해 끝없이 술을 마시고 흥청대며 놀거나 섹스에 빠져들거나 호화로운 식탁에 앉아 산해진미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네." - 즉, 냉철한 추론 sober reasoning 이 인생을 지배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에피쿠로스는 육체적인 쾌락과 정신적인 쾌락이 “모든 선택과 모든 혐 오의 출발점” 이긴 하지만 “신중함과 명예, 정의를 동시에 추구하지 않 고서는 쾌락의 삶을 영위할 수 없다.”라고 경고했다. 모든 쾌락을 추구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쾌락이 발견될 수도 있다. 특히, 폭음 후에 뒤따르는 숙취, 범죄를 저질렀을 때 따르는 처벌 등 나중에 해악이 뒤따르는 쾌락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사실 에피쿠로스는 화려한 정원을 소유하기는커녕 매우 소박한 삶을 살았다. 대개는 식빵과 물을 주식으로 삼았으며 이따금 치즈를 곁들였을 뿐이다. 에피쿠로스의 추종자들 역시 검소했다. 심지어 잔치가 열렸을 때조차 검소하게 굴었다. 디오게네스는 “그들은 행사가 열릴 때면 언제나 물과 섞은 와인 반 파인트에 만족했으며 그 외에는 철저히 물만 마 셨다.”라고 기술했다. 쾌락을 삶의 목적으로 여기는 학파가 이런 관습을 갖고 있었다니 놀라울 뿐이다. - 쿠키를 하나 먹으면 대개는 쾌락이 늘어난다. 하지만 이미 10여 개를 먹은 후라면 쿠키를 하나 더 먹더라도 쾌락이 증가하지 않을 수도 있다. 어쩔 때는 오히려 쾌락이 줄어들기도 한다. 따라서 바람직한 전략은 새 쿠키를 곧장 먹는 것이 아니 라 쿠키가 또다시 쾌락으로 이어지는 순간이 될 때까지 쿠키를 먹지 않고 두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이스크림, 생선, 고기, 우유, 그 외에 쉽게 상하는 제품에는 이런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돈이 필요하다. 상하기 쉬운 물품을 소유한 사람은 해당 물품을 돈과 교환할 수 있으며 적당한 때에 쾌락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되는 물품과 돈을 다시 교환할 수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돈은 많을수록 좋은 것이다. 물론 속담에도 있듯이 돈으로 행복을 살 수는 없다. - 돈과 부에 대해서 깊이 고민했던 과거와 현재의 철학자들은 아리스티포스와 에피쿠로스에서부터 로크, 벤담, 제 퍼슨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학자들이 분명하게 언급한 자명한 결론에 도달했다. 그들이 내린 결론은 바로 '돈은 많을수록 좋다는 것이다. 이 격언은 인간 본성에 너무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어서 추가로 다시 설 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이를 수학적으로 설명을 해보자면 이는 돈 혹은 부가 x축에 위치하 고, y축에는 그에 상응하는 효용이 위치하는 그래프에서 그래프선이 항상 상향 이동한다는 뜻이다. 좀 더 수학적인 방식으로 표현하자면, 부의 효용함수를 한번 미분하면 항상 양수이다. - 벤담은 효용이 증가하는 속도가 둔화한다는 사실을 공리로 명시함으로써 무려 2,000년이나 앞서 그 같은 사실을 추정한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할 것도 없고 70년 전에 베르누이가 발견한 인간 행동에 대한 기본 원리를 있는 그대로 언급했다. 물론 베르누이와 벤담 이 이 원리를 표현하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었다. 정치학자였던 벤담은 질적인 방식으로 이 원리를 표현한 반면, 수학자인 베르누이는 수학적인 표현을 택했다. 두 사람의 뒤를 이은 사상가들은 쉽게 이해하기 힘든 개념인 '효용'에 정확한 숫자를 부여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 베르누이가 중단한 지점에서 다시 시작한 최초의 인물은 피에르-시 몽 라플라스Pierre-simon Laplace라는 프랑스 사람이었다. 벤담보다 1년이 늦은 1749년에 태어난 라플라스는 베르누이 가문이 17세기에 그랬던 것처럼 18세기에 가장 유명했던 수학자, 물리학자, 천문학자 중 한 사람이었다. 또한 라플라스는 150여 년 동안 막연한 기초에 머물러 있었던 확률 이론이 좀 더 견실한 이론적 기반 위에 올라서도록 발전시킨 최초의 학자 중 한 사람이었다. - 베버는 차이를 판단하려면 정확한 숫자로 표현한 수치가 아니라 비율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매우 흥미로운 심리학적 현상' extremely interesting psychological phenomenon 이라고 여겼다. 베버는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나는 온스를 사용하건 로트를 사용하건 무게를 성공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결국 같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추 가된 무게의 절대적 그램 수가 아니다. 추가된 무게가 이전 무게와 비 교해서 1/30 인지 1/50인지이다. 두 선의 길이나 두 음색의 높이를 비교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자, 노숙자는 1달러를 주면 너무나도 고마워하겠지만 억만장자가 부의 변화를 알아차리려면 1달러의 10만 배에 달하는 금액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보자. 맥락이 완전히 다르긴 했지만 베버는 다니엘 베르누이가, 그리고 그에 앞서 가브리엘 크라메르가 옳았다는 '실험적 증거'를 제시했다. 따라서 우리는 추가된 무게를 인식하는 문제가 그렇듯 늘어난 부를 인식하는 것 역시 처음에 얼마를 갖고 있었는가에 좌우된다고 규정할 수 있다. - 역사적인 데이터는 경제가 돌아가는 방식을 이해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따라서 이런 데이터를 근거로 경제 제도를 수립하고 규제를 마련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멩거의 확신은 열렬한 자유방임주의 지지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사회 구성원들이 그 어떤 정부의 개입도 없이 자신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경제를 이끌어나간다는 멩거의 발상은 아인 랜드 An Rand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 려진 작가 알리사 지노브예브나 로젠바움 Alisa Zinoyeuna Rosenbaum에서부터 경제학자 루트비히 폰 미제스Ludwig von Mises와 노벨 경제학상 수상 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Friedrich Hayek 를 거쳐 대통령 후보였던 론 폴Ron Paul, 부통령 후보였던 폴 라이언 Paul Ryan에 이르는 자유주의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 게임 이론과 경제 행동이 금세 베스트셀러가 되지는 않았다. 이 책에는 기존 경제학과는 너무도 다른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게임 이론과 경제 행동》은 최대치나 최소치에 관한 평범한 문제는 다루 지 않았으며, 실생활 경제와 관련해서는 평범한 교환 상황이나 평범한 독과점 상황에 국한시키지 않았다. 이 책은 시장 참가자의 착취, 개발, 대체, 상보성, 연합, 힘, 특권 등에 관한 내용을 다뤘다. 이런 식으로 경제학을 훨씬 넘어서서 정치학 및 사회학의 영역까지 뻗어 나갔다. 그러다 보니 책이 출판된 직후에는 반응이 기껏해야 미온적이었을 뿐이었다. 두 저자는 자신들의 이론이 인정받으려면 한 세대가 지나야 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독일 물리학자 막스플랑크Max Planck가 이야기했듯이, “과학적 진실이 승리할 수 있도록 꼭 반대 세력을 설득하고 그들을 이해시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 세력도 언젠가는 죽을 테니, 그들이 죽고 과학적 진실에 익숙한 새로운 세대가 나타나면 그제야 비로소 과학적 진실이 승리하게 된다.” 폰 노이만과 모르겐슈타인은 플랑크의 이 같은 견해에 대해 알지 못했을 수도 있다. - 구불구불한 효용함수wiggly utility function(두 저자가 말하는 효용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해석되는 경우)는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한편으 로는 보험에 가입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도박을 하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구불구불한 모양이 서로 다른 사회경제적 계층을 나타내는 것일 수도 있다. 첫 번째 오목 구간과 마지막 오목 구간은 각각 부의 수준이 낮은 계층과 부의 수준이 높은 계층을 나타내며 중간에 있는 볼록 구 간은 좀 더 높은 계층으로 이동하기 위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려는 의향이 있는 사람들을 나타낸다. 뿐만 아니라 구불구불한 모양은 폰 노이만과 모르겐슈타인이 제시한 틀과 제법 일치한다. 그들이 제시한 공리에 전혀 어긋나지 않으며 의사결정자들은 효용을 극대화한다(물론 일부 구간에서 효용 곡선이 볼록한 모양이긴 하지만 말이다). 프리드먼과 새비지가 제안한 이론은 비단 복권이나 카지노 도박뿐 아니라 투자 결정, 직업 선택, 기업가적인 프로젝트 같은 모든 종류의 위험한 행동에 관해 설명한다. 하지만 한 가지 수수께끼가 계속 이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두 사람은 이렇게 자문했다 - “사람들이 도박을 하거나 보험에 가입하기 전에 구불구불한 효용 곡선을 고려하고, 자신이 택할 수 있는 보험 상품과 도박의 배당률을 알고, 도박이나 보험 상품의 기대효용을 계산할 수 있고, 기대효용의 크기에 따라 결정을 내린다고 가정하는 것은 너무 비현실적인 일이 아닐까?” 그렇다. 틀림없이 비현실적이다. 결정을 내리기 전에 자신의 효용함수를 검토하고 복잡한 계산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프리드먼과 새비지는 이런 식의 이의는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두 사람은 의사결정자들이 마치 효용함수를 검토한 것처럼, 마치 배당률을알고 있는 것처럼, 마치 기대효용을 계산한 것처럼 행동한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한다. 이론의 타당성은 가설과 관련 있는 결정 의 종류를 충분히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두 사람은 비유하자면 당구를 치는 사람이 마치 탄성 충돌 방정식 equations of elastic colisions을 알고 있는 사람처럼 눈대중으로 각도를 정확하게 측정하고, 재빨리 계산한 다음 공을 치는 것과 같다고 이야기한다. 어떤 일은 직접 경험해봐야만 알 수가 있다. 그런 맥락에서 구불구 불한 효용 곡선은 꽤 잘 설명해주고 있다. - 마코위츠는 “카드 게임, 주사위 게임 같은 부류의 게임을 할 때 사람들이 '적당히 돈을 잃는 상황에서는 좀 더 보수적으로 (즉, 위험 회피적으로) 게임을 하고, 적당히 돈을 딸' 상황에서는 좀 더 거침없이 (즉, 위험을 감수하는 식으로) 게임을 하는 모습이 흔히 관찰되는 점에서 미뤄보면 이 같은 사실이 옳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마코위츠는 효용 곡선이 어떤 모양이어야 하는가에 관해 추가로 몇 몇 의견을 제시했다. 마코위츠의 효용 곡선은 오른쪽으로 올라가는(이 익) 속도보다 왼쪽으로 떨어지는(손해) 속도가 빠르며 위가 불룩한 구 간과 아래가 불룩한 구간이 이어지고, 곡선의 양쪽 끝 굴곡 모양을 보 면 부의 수준이 높은 구간이 부의 수준이 낮은 구간보다 현재의 부에 서 더 멀리 위치한다. 프리드먼과 새비지의 효용 곡선과 마찬가지로, 마코위츠가 제안한 여러 차례 오르락내리락하는 곡선 모양은 사람들이 보험과 도박을 동시에 활용하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하지만 프리드먼과 새비지가 제안한 곡선과는 반대로 마코위츠의 곡선을 채택하면 중간 정도의 부를 가진 앨버타가 부유해질 수도 있고 가난해질 수도 있는 도박, 즉 보험 통계적으로 타당한 도박을 받아들여야 하는가를 둘러싼 앨버타의 역설을 피할 수 있다. - 제한적으로 합리적인 인간은 선택의 지름길을 택한다. 그렇다면 사이먼은 수학 모델 대신 무엇을 제안했을까?? 그는 인간의 의사결정을 좀 더 현실성 있게 묘사하려면 경제적 인간 이라는 이상화된 생각을 버리고 인간의 마음 그 자체를 파헤쳐야 한 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수학이 아니라 심리학에서 답을 찾아야만 했다. 그런 이유로 사이먼은 55년 발표한 획기적인 논문에서 경제적 인간의 합리성이 “실제 환경에서 실질적인 계산 능력 및 정보 접근성을 바탕으로 행할 수 있는 합리적인 행동”으로 대체될 것이라 고 기술했다. 사이먼은 너무 많은 선택 방안이 존재하고, 모든 선택 방안을 분석하기가 어렵고, 모든 것을 처리할 시간이 부족한 탓에 사람들은 최고 의 대안을 선택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대신, 인간은 정의하기 어려운 최적의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치면 지름길을 택한다. 다시 말해 자신의 능력과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용인되는 방안을 찾아내고 그 방안을 따르는 것이다. - 인간은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한 수준이 무엇인지 결정 한 다음 그 수준을 충족하거나 뛰어넘는 첫 번째 방안을 선택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인간은 최적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충분히 흡족한 해 결 방안, 자신의 열망을 만족시키는 해결 방안, 즉 '최소한의 필요조건 을 만족시키는 해결 방안'을 추구한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의사결정자들은 진정한 최적의 방안을 찾기 위한 힘든 탐색 과정을 회피할 뿐 아니라 최적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필요조건을 만족시키는 선택 방안을 찾기 위해서 휴리스틱'heuristics 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 공급중시 경제학이 주장하는 바는 다음과 같습니다. 경제는 공급 환경을 조절하는 것으로 돌아가야 하고, 이때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할 공급 환경은 당연히 노동력 공급입니다. 1970년대 노동자계급의 힘은 매우 강력했습니다. 노동조합들의 힘은 강했고,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는 노동당과 사민당이 여럿 있었습니다. 미국의 민주당조차도 대형 노동조합의 힘에 크게 의지하고 있었습니다. 신자유주의 초기 단계는 이러한 노조, 소위 '대형 노조'의 힘을 억제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가 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해 노조의 힘을 약화시키기 위해서 정치 지형을 재편하려고 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 엘리트층에게 정치권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길 이 열려야 했습니다. 선거에 자금을 대면 그 길이 열리게 되죠. 선거에 엄청난 자금이 들어오고 있는데, 이것이 과연 정당한가?'라는 문제를 놓고 1970년대에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그 시절, 미 연방대법원 에서는 이 문제로 여러 건의 소송을 다뤘습니다. 요약하자면, 선거 자금 은 부득불 필요하지만 적정 수준이어야 한다는 것이 처음의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나 결국에는 선거를 돈에 활짝 개방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결국 선거비용은 미 연방대법원의 결정과 보호 아래에서 표현의 자유라는 차원으로 해석되었습니다. 그 결과, 어느 누구도 정계 로 유입되는 돈의 흐름을 막을 수 없게 되었죠. 이로 인해 대기업과 부유층은 점차 정계를 장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언론 또한 장악해야 했습니다. 기업이 직접 언론을 소유하고 통제하는 방식을 통해 효율적으로 언론을 장악해 나갔습니다. 대학을 포섭해야 할 필요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1970년대 초 학생운동은 반기업 및 반전의 성격이 매우 강했으며, 교수진도 매우 진보적이어서 쉽 사리 포섭할 수가 없었습니다. 맨해튼 인스티튜트를 비롯해 전미 경제연구소, 올린 재단, 헤리티지 재단 등의 싱크탱크들로 대학을 포섭하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기관들은 모두 대규모 자본의 지원을 받았죠. 이들은 반노조, 친기업, 자유시장 및 시장 개방을 통한 경쟁 강화 등을 연일 주장하며 이에 관한 출판물들을 쏟아냈습니다. 1970년대부터 이런 분위기가 지배했으며, 이는 꽤 성공적인 프로젝트였습니다. - 1960년대에는 개인의 자유와 해방, 그리고 사회정의를 갈망하는 사람들의 운동이 매우 격렬했습니다. 소위 68혁명 세대라고 하는 사람들이 자본의 본질에 대항하는 운동을 했죠. 자본은 다음과 같이 말하며 대응했습니다. “우리는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고 존중합니다. 특히 시장에서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개인의 자유를 바탕으로 시장구조를 체계화할 것입니다. 그 대신 사회정의라는 것은 잊어주셔야겠습니다.” 이는 1970, 80년대 레이건과 대처가 68혁명 세대에게 제안한 악마의 거래였습니다. 이 거래는 1990년대의 클린턴 시대까지 이어졌습니다. 1990년대에 들어서자 모든 문제를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시스템은 사실상 매우 잘 돌아가고 있다는 거죠. 이러한 사고방식은 초부유층과 잘나가는 기업가들에게 매우 유리하게 작용했습니다. 초부유층의 재산은 나날이 불어났고 CEO와 직원 사이 소득 격차는 점점 벌어졌습니다. - 폭스콘사가 위스콘신주에 공장을 짓기로 하자 주 정부는 40억 달러에 달하는 인센티브를 줍니다. 위스콘신주 정부는 40억 달러를 교육, 건강관리 등 사람들에게 필요한 일에 투입하는 대신 폭스콘에게 준 것입니다. 주 정부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로 인해 일자리가 창출됩니다.” 하지만 실제로 창출되는 일자리는 그다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나중에 드러나는 결과를 보면, 아마도 아마존 때문에 창출되는 일자리란 것은 1년에 연봉 2만 달러짜리일 것이며, 이것도 주 정부 보조금으로 주는 일자리일 것입니다. 민중을 지원하던 주 정부는 거대 기업의 세금을 경감시켜주고, 직접적으로 보조금을 주며, 기반시설을 건설해주고, 규 제를 풀어주는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해 기업의 사업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바꿨습니다. 이 같은 지원이 이루어지려면 강한 국가가 필요합니다. 약한 국가 로는 안 되는 일이죠. 신자유주의에 관한 제 저서에서도 언급했습니다 만, 신자유주의와 신보수주의의 연합이 부상하고 있었습니다. 1990년대에 소위 '네오콘'으로 불렸던 자들이 정부에서 강한 파벌을 형성했습니다. 도널드 럼즈펠드와 딕 체니로 대표되는 이들은 아들 부시 행정부에서 권력을 장악하고, 신보수주의의 윤리를 신자유주의 경제 원리와 접목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신보수주의는 강한 국가를 대표했으며, 이는 군국주의 국가였습니다. 그리고 이 국가는 자본의 신자유주의 프로젝트도 지원하기로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미 군국주의 정부는 이라크 전쟁에도 뛰어들었는데, 결국 비참한 결과를 맞이했죠. 하지만 여기서 핵심은 신자유주의 프로젝트가 강한 신보수주의 정부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연합은 매우 중요했고 신자유주의가 대중적 정당성을 잃어버린 시기에도 계속 강화되었습니다. - 우리는 신보수주의가 불타버린 잿더미 속에서 국가권력을 총동원하여 미국의 내부적인 위기에서 빠져나왔습니다. 이 현상은 국가가 강 력하게 간섭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신자유주의의 신념과 이데올로기적 으로 배치되는 것일 수도 있죠. 그러나 국가는 민중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본가들을 위해서 개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죠.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을 구하느냐, 아니면 민중들을 구하느냐의 양 자택일에 처한 국가는 망설이지 않고 금융기관들을 구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이것은 신자유주의자들이 벌이는 정치적 게임에서 확고한 규칙으로 정착했으며, 그 후 계속해서 가차 없이 집행됐습니다. 2007-08년 금융위기는 주택이 압류당할 위기에 처한 주택 소유자들에게 정부가 보조금을 지불해서 해결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랬다면 주택 압류가 대대적으로 일어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집을 지키고 금융기관도 구제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이런 간단명료한 방법을 거들떠보지도 않았을까요? 사람들이 집을 압류당하도록 하는 것이 자본가의 입장에서는 매우 유리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압류당한 주택이 시장에 엄청나게 나오 면, 헤지펀드와 사모펀드 등이 헐값으로 사들여 엄청난 이익을 낼 수 있었죠. 이런 식으로 주택시장이 되살아났습니다. 지금 현재 미국의 제일 큰 임대주는 블랙스톤이라는 사모펀드입니다. 이 회사는 압류당한 주택을 최대한 많이 사들인 다음 수지맞는 사업체로 바꾸어버렸죠. 주택시장이 붕괴된 처참한 현장에서 대박을 터뜨린 것입니다. 블랙스톤의 우두머리인 스티븐 슈워츠먼은 하룻밤 사이에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은 사람들 중의 하나가 됐습니다. - 2012년 이후 2년 동안 중국이 소비한 시멘트 양은 미국이 과거 100년 동안 소비한 양의 두 배입니다. 이런 것이 물리적인 복리성장이라면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파멸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60년이내에 우리는 문자 그대로 시멘트에 파묻힐 것입니다. 그래서 이 체제가 어떻게 팽창해갈지 정말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생산되고 소비되는 제품의 측면에서 팽창할 것인가? 생산 활동 및 잉여가치 생산이란 측면에서 팽창할 것인가? 돈의 힘이란 측면에서 팽창할 것인가? 이 중에서 원론적으로 무제한적인 것은 돈밖에 없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공급되는 통화량에 계속 0만 붙이면 되니까요. 사실 전 세계의 중앙은행들이 양적완화라는 미명하에 하는 짓이 바로 그것입니다. 전 세계의 통화공급량은 1970년대 이래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했습니다. 원론적으로 말하자면 이런 팽창은 무한정 계속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통되는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돈으로 뭘 할 수 있으며, 그 돈으로 뭘 살 수 있느냐는 문제가 제기됩니다. 새로 찍어내는 이런 돈을 모두 진정한 투자에 쏟는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2007-08년 금융위기 이후 엄청난 돈으로 은행들을 구제했을 때 사람들은 이 돈이 대부분 생산적인 활동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사용되기를 희망했죠. 하지만 그렇게 사용된 돈은 20% 미만이었습니다. 나머지 돈은 주식을 다시 사들이고, 주식시장의 자산가치에 투자하거나 토지 및 부동산을 사들이는 데 사용됐습니다. 생산성과는 전혀 동떨어진 곳으로 돈이 흘러간 것이죠. 주식 같은 금융의 도구와 부동산 투기 같은 곳으로 돈이 샌 것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말씀드리죠. 2007-08년 금융위기는 부동산 시장에서부터 시작됐는데, 이 금융위기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 때문에 주요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되고 투기가 가속화됐습니다. 중국부동산 시장에서는 미친 듯이 투기가 이루어졌습니다. 중국 수출산업에 위기가 닥친 2008년 이래 중국 성장률의 약 15%는 신규 주택 건설로부터 기인된 것입니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미 연방준비은행 직원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미국은 위기가 닥치면 집을 짓고는 그 안에 물건을 채워 넣어 그 위기에서 빠져나오곤 했죠. 그 역사가 깁니다.” 그런데 세계 주요 도심지의 부동산 시장을 보면 부동산 가격이 엄청나게 올라서 살 만한 집을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지금 뉴욕시에서 1년에 5만 달러 수입으로 살아보겠다 하는 사람들은 꿈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살 집을 구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 '양적완화는 기본적으로 서민들의 피땀을 빨아서 부자들의 배를 불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그런데 잉글랜드은행은, 비율로 보면, 양적완화를 통해서 서민이 부자보다 더 혜택을 받았다는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는 보고서의 마지막 부분에 가서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최하층 10%의 평균 소득이 5년에 걸쳐 3천 파운드 증가한 반면, 최상층 10%는 32만 5천 파운드가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소득 증가율은 최하층이 최상층보다 더 높았던 것입니다. 이는 결국 최하층 10%가 얼마나 가난한지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보고서입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선택하겠습니까? 10달러에 대한 10% 이자와 백만 달러에 대한 5%의 이자, 이 두 개 중에서 어떤 것을 고르겠습니까? 그때 바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었습니다. 양적완화를 통해 최상층은 기존의 부 와 권력을 어마어마하게 불린 반면 최하층은 겨우 1주일에 커피 두 잔 정도를 더 마실 수 있게 된 셈입니다. 그러나 보고서의 제목은 이랬습니다. “실제로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더욱 많은 혜택을 받았다.” 증가율과 증가량을 구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 금융 지원과 빚은 미래의 노동을 담보로 요구합니다. 학자금 지원의 빚을 지고 있는 학생들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빚이 10만 달 러 있으면 10년에서 15년까지는 이 빚을 갚느라 노동을 소비해야 합니 다. 그러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의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그 학생의 미래이자 우리 모두의 미래입니다. 우리는 노예들이 빚을 갚으려고 노역하는 사회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엄청난 빚을 진 사람들이 너무많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제가 앞에서 말했던 것과 맞닿아 있습니다. 임 금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어서 수요를 유지하려면 점점 더 사람들이 빚을 지게 만들어야 했습니다. 자본주의 체제는 신용제도를 끊임없이 확장해야 생존할 수 있습니다. 신용이 성장한다는 것은 자본이 성장한다는 의미입니다. 현재 우리의 딜레마는 여기에 있습니다. 간단히 얘기하면, 이런 현상은 영원히 유지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자본이 존속하려면 유지되어야만 합니다. - 미국의 정치를 움직이는 집단은 소수의 초부유층과 기업입니다. 미국에는 정당이 하나밖에 없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습니다. 이 정당 내에 두 가지 파가 있을 뿐이죠. 이 정당을 월스트리트당이라고 부릅시다. 이 정당의 반에 돈을 대고 운영하는 사람들은 코크 형제 패거리들입니다. 이것을 공화당파라고 할 수 있죠. 다른 반쪽에 돈을 대는 사람들은 마이클 블룸버그, 톰 스타이어, 조지 소로스 등의 패거리인데, 이들은 민주당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양쪽 모두 자본가의 자금 지원에 좌지우지됩니다. 양쪽 모두 기본적으로는 신자유주의를 지지하지만 특정한 문제를 놓고 견해를 달리합니다. 특히 기후변화와 기후 관리에 대해서 견해가 다르죠. 양쪽 모두 대중들이 고등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견해에는 찬성하지만, 그 교육이 어때야 하는지는 견해가 다릅니다. 한쪽은 신자 유주의 교육, 사업가 자질을 배양하는 교육, 능력주의의 기초 위에서 사업가 정신을 배양하는 교육 등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하죠. 다른 쪽은 사회적 책임의 배양과 자립정신을 익혀야 한다고 말합니다. 양쪽 모두 사회적, 문화적 프로젝트를 지원하지만 지원하는 종류가 다릅니다. 양쪽 모두 다문화주의를 지원하지만, 그 지원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둘 다 여성의 권리와 동성애자의 권리를 신장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지만, 그렇게 적극적이지는 않습니다. -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2007-08년 금융위기 직후 미국 내에서는 이런 식의 제안이 있었습니다. “자, 우리는 모든 것을 되돌려놓을 수 있 습니다. 우리나라 다리는 대다수가 무너지기 직전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사회기반시설에 투자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정치 때문입니다. 특히 공화당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내핍생활을 해야 합니다. 예산을 증액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 식으로 일을 처리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미국은 내핍생활을 강조하는 정치에 함몰됐습니다. 유럽에서도 내핍생활을 강조하는 정치가 판을 쳤습니다. 일본에서도 내핍이 강조됐습니다. 나머지 자본주의 체제의 나라들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2007-08년 위기는 부채 위기입니다. 우리는 부채를 갚아야 합니다. 어떻게 부채를 갚을 수 있겠습니까? 내핍을 통해서 할 수 있습니다. 빚을 갚으려면 국민들은 고통을 감내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경제를 제대로 돌아가게 되돌려놓아야 합니다.” 자, 이런 정치를 한 결과는 어땠습니까? 그리스 같은 나라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여러분은 기억나실 겁니다. 중국은 정반대로 했습니다. 중국인들은 이렇게 말했죠. “자, 위기가 닥쳤습니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우왕좌왕하고 있죠. 사회적 불안이 엄청나게 고조되고 있고요. 우리는 이 사람들을 일터로 돌아가게 해야 합니다. 우리는 수백만 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것도 아주 빨 리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는 건설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 겁니다. 우리는 짓고, 또 짓고, 더 지을 겁니다. 그 돈을 어떻게 마련하냐고요? 그런건 신경 쓰지 마세요. 빚을 내서 돈을 지불하든지, 어쨌든 무슨 수를 낼 겁니다. 중국인들은 외국 돈이 아니라 자국 화폐로 돈을 빌렸습니다. 그렇게 중국은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위기에서 탈출하려고 미친 듯이 건설하려면 당연히 자재가 필요합니다. 그 결과 중국에 철광석을 비롯해 여타 원자재를 공급하던 나라나 경제체제는 모두 2007-08년 위기에서 상당히 빨리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호주는 중 국에 상당히 많은 광물을 공급했습니다. 라틴아메리카도 위기를 겪었습니다만, 그 여파가 생각처럼 심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칠레 같은 나라들 은 미친 듯이 구리를 중국에 보냈고, 다른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은 콩과 광물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제가 중국이 2007-08년에 전 세계의 경제를 구원했다고 말한 것은 바로 이런 의미에서입니다. - 셰익스피어 시대에 유럽에서 벌어진 전쟁들은 여러 세력들이 온갖 합종연횡을 하며 벌이는, 일관성 없고 일회성으로 끝나는 전쟁이었습니다. 이런 전쟁은 누가 누구를 지원하는지, 왜 파벌들이 편을 바꾸는 지 알기 힘들기 때문에 혼란스럽습니다. 그러다 1648년에 베스트팔렌 조약이 체결되어 전 유럽에 걸쳐 이런 혼란에 종지부를 찍고 질서가 생겼죠. 이것으로 오랫동안 지속되어 오던 종교 간의 전쟁, 민족 간의 전쟁, 가문 간의 전쟁, 만인이 만인을 상대로 하는 전쟁이 종식됐습니다. 이 조약은 기본적으로 국가, 즉 국민국가가 있어야 하며, 이 국가 내에서는 주권이 있어야 된다는 개념을 정착시켰습니다. 국가는 모두 다른 국가의 주권, 온전성, 국경을 존중해야 된다는 개념을 기본으로 하고 있죠. 이 조약이 그 후에 계속 지켜진 것은 아니지만 굉장히 중요한 조약이었습니다. 이것은 전 유럽에 걸쳐 힘의 지역적 구조를 명확하게 해주었고 안정시켜 주었습니다. 이와 함께 정치적·경제적 힘은 이렇게 형성된 고정적인 지역적 구조 내에 억제되고 제한되어야 한다는 논리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죠. 1648년 이래 국민국가라는 명칭 아래 각각의 영토 내에서 일종의 권력 구도를 만들려는 시도가 계속 있었습니다. 그 덕택 에 내부적으로는 그 권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고, 외부적으로는 그 구도를 주위의 세상에 투영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 권력의 논리는 처음에는 군사력의 존재하에 형성되었습니다. 또한 엘리트층의 우수한 교육 및 문화에 의지하게 됐습니다. 이런 것들의 배경에는 이상적인 국가를 건설한다는 노력이 있었습니다. 국민들을 통제하고 조정하는 위계 구조와 함께 국가 제도가 생겨났습니다. 이러한 제도적 구조가 자본가계급의 권력이 부상하는 것을 형성하고 그것을 길들이는 특징이 되었죠. - 영국은 대략 1850년 이후부터 잉여자본 문제가 심각해 졌습니다. 내수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가 되어 영국 내에서는 더 이상 이익을 낼 수 있는 기회가 사라졌죠. 그러자 영국은 자본을 수출하기 시작 했습니다. 그러나 자본을 수출할 수 있는 방법에는 몇 가지 서로 다른 모델이 있었습니다. 한 가지 모델은 이런 것입니다. 영국은 아르헨티나 가 철도를 건설하는 데 돈을 빌려줍니다. 하지만 철도에 관련된 설비나 도구는 모두 영국에서 와야 합니다. 그래서 영국이 아르헨티나에 빌려 준 자본 때문에 영국의 철강 및 철도 설비 생산의 잉여분은 완전히 해소 됩니다. 하지만 동시에 아르헨티나는 대초원 지대인 팜파스를 가로지르 는 철도를 건설하여 밀을 항구로 최대한 저렴하게 운송하게 됩니다. 그런 다음 이 저렴한 밀을 영국에 팝니다. 영국으로 건너간 저렴한 밀 때 문에 빵값이 싸지고 따라서 사업가들은 임금을 깎을 수 있어서 이익을 더 올립니다. 이런 식으로 한 지역의 잉여자본은 다른 지역의 자본주의 시스템의 팽창을 유도하고, 동시에 원래 국가의 기본적인 소비재의 원가를 낮추어 그 국가의 이익을 증가시킵니다. 19세기에는 잉여자본이 보이는 중심지가 드물었습니다. 주로 영국 과 서유럽 일부에 있었죠. 잉여자본 중 많은 부분이 미국으로 흘러갔습니다. 잉여자본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국가권력이 이것을 통제하거나 시장 시스템을 통해서 유동적으로 흘러갈 수 있는 것이죠. 19세기 영국과 기타 지역과의 관계가 이 문제에 관해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영국은 시장을 확장할 필요가 있었죠. 인도를 대영제국에 흡수한 영국은 인도 마을 단위의 수공업 직조 산업을 완전히 뭉개버리고는 영국 직조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수입하여 대체해버렸습니다. 인도는 선택의 여지 없이 영국 제품을 사지 않을 수 없는 전속시장으로 재편됐습니다. 하지만 인도는 어떻게 해서든 수입된 직물에 대한 가격을 지불해야만 했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요? 영국 직물에 대한 가격을 지불하기 위해서 인도는 무언가를 수출해야만 했습니다. 차, 황마 등이었죠.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그러자 영국은 아편을 재배해서 중국으로 보내라고 인도에 설득했습니다. 영국은 해군을 이용한 무력으로 중국의 아편 시장을 열었습니다. (이것이 소위 '아편전쟁'입니다.) 중국은 아편에 대한 대가로 은을 인도로 보냈고, 인도는 이 은을 직물에 대한 대가로 영국으로 보냈죠. 로자 룩셈부르크Rosa Luxemburg, 1871-1919는 대영제국주의에 관한 저서인 《자본의 축적 The Accumulation of Capital》에서 이에 관해 개괄했습니다. - 19세기 영국에 대해 저는 당시 영국의 산업계가 미국에 비해 인도에서는 별로 이익을 내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논란의 여지가 있는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인도를 지배하고 있던 영국의 식민 당국은 인도에서 수동적인 소비시장을 만들기 위해서 자본주의의 동력(사업가의 '동물적인 감각 및 행동')을 억눌렀기 때문입니다. 영국은 인도에서 경쟁국의 자본가들이 생산 시스템을 개발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이들은 인도를 하나의 시장으로 자신들의 주머니에 계속 넣고 싶어 했던 것이죠. 그러나 이것이 자본의 동력을 억제했고 궁극적으로는 시장의 성장과 지속적인 팽창을 저해했습니다. 인도에서 취한 영국의 정책이 사업가들의 이 익을 장기적으로 더욱 축소하는 결과를 가져왔던 거죠. 반면 미국에서는 영국이 자본의 동력을 제어할 수 없었으며, 결국 이를 제어하지 않았습니다. 이리하여 공간적 해결은 미국 시장의 개발과 더불어 계속 팽창하였으며, 동시에 미국은 궁극적으로 지정학적 주도권을 잡는 경쟁에서 영국을 제치는 길로 나아가게 됐습니다. 1945년 이후 세계경제에 절박한 문제가 닥쳤습니다. 1930년대의 대공황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이 엄습했던 것입니다. 전과 다르게 이번에는 전쟁을 수행하느라 생산 설비가 엄청나게 늘어났고, 전쟁터에서 돌아온 제대군인들이 또한 엄청났던 것이죠. 그런데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중요한 것을 이해했습니다. 미국은 식민지 해방을 통해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거죠.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에서 식민지를 빼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국주의 세력에 잡혀 있는 전속 시장을 해방해야 한다는 것이죠. 미국은 다른 나라들처럼 전속 시장 이 많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다른 나라들에게 그 시장들을 해방하라고 권고하기도 하고 명령하기도 했죠. 미국은 영국이나 프랑스처럼 쉽사리 그 시장들을 식민지로 만들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전 세계적인 자유무역 체제를 통해서 그렇게 하겠다는 것이었죠. - 자본은 3% 복리성장이라는 영원한 굴레에 빠져 있습니다. 이는 곧 복리 성장률이 자본 및 자본축적의 세계 지리적 재편을 통해 성취되고 있 다는 의미입니다. 공간적 해결이 미국에서 일본으로, 일본에서 중국으로, 중국에서 중앙아시아 및 아프리카로 흘러가는 모습이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자본의 복리성장 논리가 지정학적으로 구현되고 있는 것이죠. 우리는 이를 지리적으로 매우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이런 종류의 일이 지난 세기에 세계대전을 두 번이나 일으켰습니다. 지정 학적인 경쟁관계가 두 번 다 개입되었습니다. 세계대전 같은 게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다만 지정학적인 경쟁 관계 및 그 이론의 역할을 매우 주의 깊게 분석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지금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종 긴장관계, 특히 중동 지역의 긴장관계 등을 무시했다가는 무슨 일이 생길지 모릅니다. - 자본의 원죄 마르크스가 자본의 기원에 대해서 말하는 이야기는 당시 주류를 이루고 있었던 유산계급의 견해와 설명에 반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의 정치경제학자들은 자본축적의 출발을 미담으로 그려냈습니다. 즉 '세상에는 주의 깊고 사려 깊으며, 절제할 줄 알고 책임감이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사람들은 미래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현재의 욕구와 만족을 뒤로 미룰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반면 방종하고 낭비를 즐기며 방탕한 생활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현재의 욕구를 뒤로한 채 미래를 위해 저축으로 자본을 축적한 고결한 이들은 사업가가 되었다. 반면 낭비를 일삼으며 방탕하게 생활한 사람들은 하루 벌어 겨우 하루 먹고사는 신세가 되었다. 따라서 이들은 검약한 자본가들에게 노동력을 팔 수 박이 없었고, 책임감 있는 자본가들은 이 노동력을 유익하게 사용하였 다. 또 다른 이야기가 있습니다. 현재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야기이지AKS, 마르크스 시대에도 이런 이야기가 돌았다고 합니다. 즉 자본이란 기독교 신가들의 덕성 때문에 생겼다는 설입니다. 이것을 나중에 막스 베버가 《프로테스탄트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이란 거창한 책에다 써먹었죠, 붕괴하는 봉건주의를 구한 것이 바로 윤리적인 프로테스탄티즘과 퀘이커교도의 금욕이었다는 설입니다. 자본주의가 성장한 뿌리에는 퀘이커교도의 덕성, 현재의 고통을 인내하고 미래의 만족을 추구하는 성향, 돈을 주의 깊게 관리하는 덕성, 사업가적 기질, 가족에 대한 헌신 등이 있었으며, 이 모든 것을 사유재산제도가 떠받쳤다는 것이죠. 이런 베버의 설을 접하기도 전에 마르크스는 기독교의 본질, 마틴 루터, 퀘이커교도의 관용 등에 관해서 수없이 거론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일일이 다 설명한 다음에 모두 다 부정했죠. 자본이 그런 식으로 축적된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마르크스는 자본이 축적된 역사란 '피와 불의 문자들'로 기록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폭력적이며 잔인한 과정의 역사였습니다. 지난 권력 구조와 권력관계의 찬탈, 강도질, 도둑질, 폭력, 사기, 국가권력 남용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범죄 수단을 다 동원하여 이루어진 것입니다. 마르크스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마르크스가 다소 과장한 것일 수는 있지만, 과거를 돌이켜보면 마르크스가 말했던 것들 중 마르크스 이후에도 그대로 행해진 것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르크스는 자본의 축적을 종교적인 덕성으로 설명하는 것은 순 전히 위선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종교적인 인간들이 진짜로 한 짓을 알고 싶으면, 기독교의 교구가 어떻게 조직됐으며, 빈민원과 고아원에서 사람들을 어떻게 취급했는지 알아보면 됩니다. 이 종교적인 인간들이 감옥을 세웠으며,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을 투옥하고 유폐하는 정치체제를 만들었습니다(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죠). 기독교는 실업과 가난의 문제를, 부랑자들을 탄압하고 인권을 유린하여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 상인자본이 다시 권력의 중심으로(산업 생산자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상인자본은 부를 도용하는 뚜렷한 메커니즘으로 무장하고 있죠. 구글 같은 회사는 새로운 차량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디자 인을 일부 담당하고 있습니다만 구글이 하는 일은 대부분 시장 메커니 즘을 통해서 도용하는 것입니다. 거대한 상인자본은 이런 일을 저지르는 것입니다. 애플도 생산 단계 시점에서 생산 가용 시설을 조직화하는 게 아니라 시장에서 도용하는 상인자본주의의 행태를 통해 엄청난 존재로 부상했습니다. 산업자본주의는 어떤 면에서는 점점 더 상인자본주의 및 지주형 자본주의에 굴종하고 있죠. 지주형 자본주의 및 상인자본주의가 돌아가는 메커니즘은 생산 역량을 조직하고 생산할 때 산 노동을 착취하는 행태가 아니라 더욱더 도용하고 강탈해서 축적하는 행태를 띠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자본주의 사회가 나아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것은 고전적인 좌파 조직의 기술로 길들일 수 없는 사회입니다. 이것은 전혀 다른 정치적 기구 및 프로젝트로 길들여야 하고,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것과는 다른 정치적 항의 형태를 동원해서 힘을 불어 넣어 길들여야만 합니다. - 1968년의 봉기는 젊은이들이 개인적인 자유와 사회정의를 요구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자본가계급과 기업들은 젊은 세대의 필요와 욕구에 보다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선택의 자유와 문화적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선에서 소비지상주의를 재구성하여 이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주려고 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보상적 소비주의compensatory consumerism'라고 칭할 수 있는 이론이 탄생했고, 보상적 소비주의 행위가 나타났던 것입니다. 이것은 필연적으로 자본과 노동 사이에 파우스트식 거래를 낳았죠. 이 거래에서 자본은 노동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자네에게 잘 맞는 노동과정을 만들어낼 수 없다는 것은 우리도 잘 알고 있지. 하지만 자네가 노동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면 노동에 대한 보상은 해줄 수 있다네. 집으로 돌아가면 싸구려 소비재가 잔뜩 뒹굴고 있을 거야. 자네는 그렇게 갈망했던 행복을 그것들을 통해서 얻게 될 거야. 직장에서 일하면서 보낸 비참한 시간을 그 소비재들이 전부 보상해줄 거야.” 어느 정도 부유한 노동계급을 만들어내야겠다는 프로젝트가 여기서 탄생한 것입니다. 보상적 소비주의 개념은 매우 중요해졌으며, 1970년대에서 80년대를 거치며 새로운 소비 형태들이 폭발적으로 등장했습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이것이 통상적인 의미의 대량 소비를 뜻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보상적 소비주의에는 틈새 소비가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사실상 자본은 소비자 틈새를 공략했고 어떤 경우에는 소비자 틈새를 창출했죠. 이것이 사회적 파편화를 초래했으며, 착취와 어떤 의미에서는 정체성 정치와 문화 전쟁을 형성하여 생활양식의 차별화 및 서로 다른 문화적 표현 양식, 성적 취향 등을 촉진했습니다. 기업은 보상적 소비주의를 직장 내 소외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인식했습니다. 그러나 보상적 소비주의는 소비자들에게 충분한 유효수요가 있어야 하며, 돈도 충분해서 상점에 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두 살 수 있어야 한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자본가들은 임금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소비재의 원가를 낮추어 이에 대응했습니다. 임금은 제자리였지만 그 임금으로 살 수 있는 소비재가 늘었습니다. 소비재(대부분 중국에서 만든) 원가가 전반적으로 하락했기 때문이죠. 노동계급의 물질적 복지는 임금이 제자리여도 증가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의 임금 수준은 제자리걸음인데도 가구 소득이 느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는 여성들이 대거 노동인구에 합류했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 중에는 소비만능주의의 쾌락과 가사를 대신해주는 기술과 서비스가 급증한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보상적 소비주의가 정말 작동하는지 불명확한 경우가 생기게 마련입니다.
- 영국은 계속된 무역수지 적자와 파운드화 평가 절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비틀스에게 훈장을 준 지 11년 후인 1976년 IMF의 구제금융을 받게 된다. 우리가 1997년 받은 구제금융의 20 년 선배가 바로 영국이다. 당시 영국 노동당 정부는 IMF에 39억 달 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요청했는데, 이는 구제금융 사상 최대 규모 였다. 영국은 실제로 구제금융으로 받은 자금 중 절반을 사용했고, 5년 만인 1970년 이를 모두 갚았다. 3년 만에 구제금융에서 탈출할 수 있었던 이는 1977년 석유 수출이 늘어난 덕분이었다. 가끔 잊 서러리기도 하는데, 영국은 엄연한 산유국이다. 1970년 초 북해유 전을 개발했고 1975년 스코틀랜드 동해안에서 본격적으로 원유 생산을 시작했다. 1976 IMF 구제금융'은 영국 경제의 고질병을 드러낸 사건은 영국이 내세우던 복지국가 이념을 끝내게 했다. 영국은 1920년 그 사회민즈즈의를 표방하는 노동당이 집권하면서 혁명적 사회주 의를 격하고 간접민주제를 바탕으로 사유재산을 인정하는 혼합 경제모델과 복지국가 노선을 지향했다. 노동당의 주요 지지층은 노동조합이었다. 그러나 노동당은 IMF 구제금융의 여파로 1979년 마거릿 대처 Margaret Thatcher의 보수당에게 정권을 잃게 된다. 무려 18 년이 흐른 1997년에야 토니 블레어 Tonyelair의 노동당이 선거에 승리 하지만, 더 이상 예전의 복지국가를 주창하는 노동당이 아니었다. 블레어 총리는 당수 시절인 1994년 '신 노동당 New Labor' 이라는 구호를 내걸면서 당 강령에서 사회주의를 삭제했다. 영국은 1942년 경제학자이자 노동부 차관이었던 윌리엄 베버리지 William Beveridge 가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로 유명한 베버리지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광범위한 사회보장제도를 확립했다. 하지만 과도한 복지 운영과 1970년대 노동조합의 투쟁에 따른 임금 상승, 국영 기업의 방만한 경영은 영국을 소위 고복지 · 고비용·저 효율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적인 악순환에 빠지게 했다. 이로 인해 1970년대 영국은 '유럽의 병자'라고 불리게 된다. 영국의 1인당 실질 국내총생산 gross domestic product, GDP 은 1960년대 세계 9위에서 1971년 15위, 1976년 18위까지 떨어졌다. - 위기 속에서 등장한 정권이 마거릿 대처의 보수당이다. 대처 총리는 복지 지출의 축소, 노조 활동 규제와 노동 시장의 유연화, 국영 기업의 민영화, 한계 세율 인하, 금융 규제 완화를 추진했다. 저항은 거셌다. 광산 부문을 대대적으로 구조조정하겠다고 발표하자 1984년 광산 노동자의 3분의 2가 파업에 들어갔다. 대처는 광산 노동자들의 파업을 영국과 아르헨티나가 남대서양의 작은 섬 포클랜드의 영유권을 두고 싸운 포클랜드 전쟁에 비유하면서 노조를 내부의 적'이라 규정했다. 정부의 강경 대응과 여론의 압박 속에서 1985년 광산 노조는 조건 없이 항복했다. 여세를 몰아 대처 정부는 가스, 전기, 철도, 수자원 공사의 민영화를 추진했다. 구조조정의 여파로 1980년대 초 영국의 실업률은 큰 폭으로 증가해 실업자 수만 300만 명에 이르렀 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많은 실업자였다. 복지 천국으로 불리던 영국이 제조업의 쇠락으로 전혀 다른 국가가 된 것이다. - 영국이 1970년대 후반과 1980년대의 어둡고 긴 터널을 탈출하고 상황이 나아졌다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1992년, 사자로 상징되는 대영제국이 하이에나로 불리는 헤지 펀드의 사냥감이 된 사건이 일어난다. 대처 총리는 규제를 완화하 고 구조조정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완화하고자 유럽 통화(특히 독일)에 영국을 묶어놓는 외환 정책을 도입했다. 고물가, 고실업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1990년 10월 ERMEuropern Exchange Rate Mechanism 가입을 선택한 것이다. ERM은 일종의 환율 조정 장치로 유럽 가입국들이 회원국 통화의 기준 환율을 설정하고 이에 기초해 각국 통화 환율의 변동폭을 설정하는 제도였다. 상대국과 상하 6퍼센트 범위 내에서 환율을 유지해야 했다. 예를 들어, 1파운드의 기준환율이 2.95 마르크인데 이것이 6퍼센트 범위 밖인 2.773 마르크가 되면 영국 정부가 개입해서 파운드의 가치가 더 이상 하락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 1979년 ERM 출범 때부터 가입을 거부한 영국이 ERM에 가입한 것은 불안한 파운드 환율을 마르크에 묶어놓고 자신들은 실업을 줄이고 물가를 안정시키는 국내 정책을 펴기 위 해서였다. 그러나 환율 하나를 묶어놓는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은 남미의 사례만 봐도 익히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결과 적으로 조지 소로스 George Soros와 스탠리 드러켄밀러 Stanley Druckenmiller 가 운영하는 헤지펀드 퀀텀펀드 Quantum Fund가 이 틈을 노리고 영국 의 마지막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사건을 일으킨다. 1989년, 영국은 높은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었다. 금리는 15 퍼센트에 이르렀다. 높은 실업률 역시 큰 사회문제였다. 한편 통일 후유증을 겪던 독일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했다. ERM 규칙에 따라 환율 밴드를 지키려면 영국은 독일과 같이 금리를 인상해야 했는데, 이미 금리가 높은 데다 실업 자도 늘어난 상황이라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기란 쉽지 않은 선택이 었다. 또한 영국의 주택대출 금리는 단기 금리에 연동되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면 주택대출을 받은 사람들에게 즉각 전가되는 구조여서 금리를 올리기가 더욱 쉽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소로스와 드러켄밀러는 독일이 자국의 인플레이션을 잡는 정책을 펼칠 것으로 판단했다. 바이마르공화국 당시 수레에 돈을 싣고 가서 식빵을 사야 했던 초인플레이션에 시달린 경험이 있는 독일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국가적 트라우마가 있다.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고금리 정책을 써야한다. 하지만 경제가 엉망이었던 영국은 독일을 따라서 금리를 인상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독일이 고금리 정책을 고수하면 파운드는 실제 가치에 비해 고평가 될 수밖에 없었다. 퀀텀펀드는 고평가된 파운드가 대폭 절하되거나 영국이 ERM을 탈퇴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파운드를 대거 팔기 시작했다. 그 규모는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 Bank of England 이 감당하기에 버거울 정도였다. 결국 1992년 9월 16일 수요일, 영국은 ERM을 탈퇴하고 파운드 가치는 급락했다. 검은 수요일 Black Wednesday 이였다. 1993년 2월에 이 르자 파운드 가치는 ERM 고정 환율 대비 26퍼센트 하락했다. 소로 스는 이 거래만으로 거의 10억 달러가량을 벌어들였다. 외환 거래 에서 한 국가가 헤지펀드에 패배한 대사건이었다. 이는 단순히 영국과 헤지펀드의 싸움이 아니라 영국의 쇠락이 외환 시장을 통해 표출된 사건으로 봐야 한다. 제조업 강국이자 한때 패권 국가였던 영국의 쇠락은 파운드 쇠락과 궤를 같이한다. 파운드 쇠락의 역사는 하루이틀 된 이야기가 아니다. - 제조업의 아버지 영국은 19세기 말부터 공업국의 지위를 위협 받았다. 공업 총생산 면에서 미국은 1880년대에 영국을 앞질렀고, 독일은 1890년대에 영국을 앞질렀다. 제1차 세계대전 직전에 영국은 세계 무역량의 6분의 1을 차지했는데, 미국과 독일이 이미 이에 육박하는 규모를 갖추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인들은 제1차 세계대전 직전인 1914년 유럽에서 최고의 생활 수준을 누리고 있었다. 영국 국민의 생활 수준은 절정기였지만 저변의 흐름은 이미 하락의 변곡점을 넘은 상태였다. 후발 공업국의 도전과 20세기초 두 번의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경제의 성장 엔진은 차갑게 식어갔다. 영국은 파운드 가치 하락을 방어하면서 자존심을 지키려고 했지만 대세를 거스를 순 없었다. 1979년 경제 체질을 바꾸는 과정에서 성장률은 더욱 떨어지고 실업률은 대공황 시기에 버금가는 수준이 됐다. 그 와중에 1992년 영란은행이 헤지펀드 공격에 굴복하면서 영국은 유럽과 환율 고리를 끊었다. 그리고 20년 후인 2016년 브렉시트 Brexit 를 결정하고 2020년 1월 31일 브렉시트를 단행하면서 유럽과의 경제적 고리마저 끊었다. 이것이 제조업의 쇠락과 함께 100년간 영국이 겪은 방황의 역사다.
- 단일통화가 유럽 각국에 미친 영향을 좀 더 자세히 추적해보자. EU 11개국은 1999년 1월 1일 0시부터 단일통화인 '유로'를 도입 했다. 도입 당시 환율은 1유로=1ECU였다. ECU는 유럽 통화 단위로, 회원국 화폐의 가치를 가중평균한 일종의 바스켓 통화다. 이에 따라 1유로는 독일 마르크 1.95583, 프랑스 프랑 6,55957, 이탈 리아 리라 1936.27, 스페인 페세타 166.386로 사용되었으며, 2002 년 1월 1일부터 모든 실생활에서 쓰이게 됐다. 단일통화를 사용한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환율에 각 국가의 거시경제 상황이 평균적으로 반영됨을 의미한다. 쉽게 풀어보자. 예를 들어 5개 국의 경쟁력에 따른 환율이 2, 3, 3, 5, 7이라고 하면 평균 4가 된다(2+3+3+5+7):5=4). 그러면 1유로는 4가 될 것이다. 이렇 게 되면 2인 국가는 환율이 고평가되고 7인 국가는 환율이 저평가 된다. EU 회원국들은 경상수지, 재정수지, 물가, 실업률 등 모든 지표가 국가마다 다양하다. 경쟁력이 7에 해당하는 독일은 환율이 4 로 저평가되니 EU 역내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수출 경쟁력이 높아진다.
- 기축통화라고 해서 무조건 주조차익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주조차익을 얻으려면 금의 족쇄에서 풀려나고 신뢰를 확대해야 한다. 미국이 달러를 기축통화의 위치에 올려두고 막대한 주조차익을 얻기까지의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미국은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독일의 전쟁 배상금 문제가 풀리지 않았을 때 달러의 국제화를 시도했다. 미국은 유럽 국가들에 받을 돈이 있었고, 독일은 유럽 국 가들에 배상금을 주어야 했다. 그래서 미국은 독일에 달러를 빌려 줘 이 달러로 독일이 유럽 국가들에 돈을 갚게 하고 그 달러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게 했다. 달러 국제화의 시작이었다. 전후 재건 시기 미국은 마셜플랜을 통해 유럽에 달러 선물을 퍼부었다. 그러나 그 여파로 미국은 1971년 금 태환을 중지하고 5년 후 변 동환율 제도를 채택하면서 금이 아닌 다른 것의 가치를 통해 달러 의 가치를 유지해야 했다. 자칫하면 독일이나 일본에 기축통화의 지위를 내줘야 할지도 모를 상황이었다. 하지만 미국은 이를 극복 하고 경제, 군사, 문화, 정치, 외교 등 다방면에서 지배적인 지위를 차지하게 된다. 달러는 명실상부하게 기축통화 레이스에서 선두로 치고 나왔다. 이 일련의 사건들이 우연의 결과인지 전략의 결과인 지 알 수는 없지만, 우리가 주목할 부분은 달러가 기축통화의 지위를 확고히 한 덕 분에 미국의 혁신이 가능했다는 점이다. 기축통화는 최후의 안전판 기능을 한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경기 부양을 위해 돈을 찍어내는 양적완화 정책을 취하거나 회사채, 주식을 중앙은행이 직접 사들이는 방법을 취할 수 있다. 혹은 정부가 발행한 국채를 사는 방식도 가능하다. 이런 정책을 지속적으로 남발하면 문제가 되지만, 일시적인 어려움에 대응해 기축통화를 발행하는 것은 통화의 신뢰성 을 크게 떨어뜨리지 않는다. 최후의 안전판이 있으면 경제 주체들은 큰 부담 없이 리스크를 떠안는 경제 행위를 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주식이 오를 것이 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주식 투자도 많이 한다. 미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 국민들의 주식 보유 비중이 높다. 주식 시장에 자본이 꾸 준히 들어오니 당연히 벤처 투자도 활성화된다. 상업의 신 헤르메스는 뱀 두 마리가 DNA 구조처럼 서로 엇갈려 있는 지팡이를 들고 다닌다. 미국의 혁신과 기축통화는 헤르메스의 지팡이처럼 서로 엮여서 시너지를 낳고 있다. 미국은 영국, 일본, 독일처럼 제조업 국가로 출발해서 여러 차례 위기를 겪었으나 이를 극복하고 슈퍼파워를 갖게 됐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기술(혁신)과 기축통화의 역할이 컸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거대 제조업 국가인 중국이 제조업 국가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기술과 기축통화를 지향하고 있는 이유다.
- 자산 가격은 현금흐름을 할인해 계산하기 때문에 할인율이 떨어지면 자산 가격이 오른다. 풀어서 설명해보자. 금리가 하락 하면 부동산 임대 수익률이 이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지므로 부 동산을 사려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임대료가 동일하다고 가정할 경 우,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임대 수익률은 하락한다. 결국, 금리가 하 락하면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데 임대 수익률이 다시 금리에 근접 하는 수준까지 오른다. 영구적인 현금흐름을 상정하면 자산 가격은 '현금흐름/할인율'이 된다. 할인율(금리)이 하락하면 자산 가격이 오르며 그 정도는 금리에 따라 다르다. 매년 1000만 원의 임대료 수입(현금흐름)이 발생한다고 가정할 때 할인율이 10퍼센트면 자산 가격은 1억 원이 된다. 할인율이 9퍼센트면 자산 가격이 1억 1111만 원으로 1111만 원 오른다. 할인율이 1퍼센트면 자산 가격은 10억 원이 되고, 0.5퍼센트면 20억 원으 로 2배가 오른다. 그래서 제로 금리에서는 자산 가격이 앵커anchor 없이 이리저리 움직일 수 있다. 최근 제로 금리가 되면서 주택 가격이 쉽게 급등하는 이유 중 하나가 여기에 있다. 주택 가격은 제로 금리 근처에서는 이론적으로 변동성이 크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된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하락하면 주택 가격이 상승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우리나라도 2000년 이후 이런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금리는 계속 하락하고 주택 가격은 계속 상 승했다. 하지만 앞으로 금리의 추가적인 하락이 없다면 주택 가격의 상승 모멘텀은 사라진다. 주택 시장은 단기적으로 제로 금리의 이점을 향유하겠지만 점차 시간이 흐를수록 주택 가격을 올리는 힘은 떨어질 것이다. 비유 하자면, 지금까지 금리는 부동산 시장이라는 아궁이에 장작 역할을 해왔지만 이제는 더 이상 넣을 장작이 없는 상태다. - 우리나라 주택가격지수는 2003년 카드 사태 이후 5분기 동안 2.7퍼센트 하락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3분기 동안 하락했으나 하락폭은 1.8퍼센트에 그쳤고 이후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미국과 영국이 각각 18퍼센트, 16퍼센트 하락한 것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 주택 가격은 주식 가격에 비해 변동성(위험)이 월등하게 낮고 수익은 더 높다. 이처럼 가격 하락폭이 제한되어 있으면서 꾸준히 상승하는 자산은 빚을 내서 투자하는 데 제격이다. 당국은 주택을 필수재로 간주하여 주거 안정을 위해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려 하지만 정작 사람들은 투자재로 생각하게 된 이유가 여기 있다. 의도치 않은 결과다. 이는 정책당국이 주택 투자자에게 가격 안정이라는 풋옵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구조를 살펴보자. 주식의 경우, 풋옵션을 사면 주식 가격이 하락할 때 돈을 벌고 상승하면 수익은 없다. 따라서 주식을 보유하면서 풋옵션을 살 경 우, 주가가 하락하면 원금을 지키고 상승하면 돈을 버는 수익 구조 가 된다. 우리나라 주택 시장에서 정부가 가격 하락은 막고 적정한 가격 상승은 용인하는 행태가 이와 유사하다. 정부가 주택 투자자 에게 풋옵션을 주는 셈이다. 문제는 정부가 풋옵션을 세금 감면 등 정책 비용을 통해 거의 '공짜'로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비용을 부담하면서 풋옵션을 주는 이유는 주택이 필수재일 뿐 아니라 우리나라 가계 자산에서 부동산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아서 주택 가격이 급등락할 경우, 부정적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가계와 정책 당국 등 사회 전체가 부동산에 포박되어 있다. 부동산에 포박된 사회와 부동산의 투자 시장화는 서로 강화 작용을 해왔다. 부동산에 포박된 사회는 부동산 투자를 이끌고, 여기서 투자 수익이 계속 나서 가계는 부동산 비중을 높이게 되고, 정부는 더 강하게 부동산 정책에 포박된다.
- 다가올 고령사회를 알고 대응하기 위해서는 인구 구조의 세계적 변화를 함께 보아야 한다. 고령화 현상이 선진국 중심으로 뚜렷하게 나타나다 보니 마치 온 세계가 한꺼번에 늙어가고 인구가 정체할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2050년 세계 인구는 지금보다 25퍼센트 이상 증가해 100억 명에 육박할 것이다. 같은 기간 생산가능인구도 21퍼센트 증가한다. 선진국에 이어 우리나라, 중국 등이 고령화 대열에 참여하는 반면 동남아시아, 인도, 아프리카는 경제 성장에 유리한 인구 구조를 가지게 된다. - 이런 변화의 흐름 속에서 일본은 1980년대 말부터 발빠르게 인구가 젊은 동남아시아 국가로 자본을 옮기고 있고, 아프리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 의 끝점은 아프리카다. 일본, 중국 모두 자신들의 인구 구조가 지닌 핸디캡을 만회하기 위해 세계를 무대로 인구구조 거래를 하고 있다. 다양하게 그리고 시간 차로 전개되는 세계의 인구 구조 변화를 이해하고 우리에게 맞는 고령화 탈출 해법을 찾아야 한다. - 미국, 중국, 인도 3국의 향후 30년 동안 인구 구조 변화를 보면 중국이 가장 큰 도전을 받게 된다. 지금까지 좋기만 했던 인구 구조의 장점이 사라진다. 반면 미국과 인도는 유리한 인구 구조가 지속될 것이다. 인도는 지난 30년간 중국이 누렸던 유리한 인구 모멘텀을 향유하게 될 것이다. 발람이 백인의 세상은 지나가고 인도와 중국의 세상이 다가온다고 했는데,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말이다. 백인의 세상 중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은 유리한 인구 구조를 바탕으로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다. 중국은 고령화라는 도전을 극복해야 하고, 인도는 교육, 즉 인적 자본에 대한 투자라는 과제를 해결해야만 발람의 이야기가 반이나마 실현될 것이다. 정리하자면 인구의 관점에서 볼때 앞으로 30년은 미국이 성장을 주도할 것이다. 인도는 좋은 인구 모멘텀이라는 도약의 기회를 살리려면 인적 자본 육성에 신경써야 한다. 중국은 인구 구조의 이점이 사라지고 생산성 향산을 통해 14억 인구의 1인당 GDP를 올 려야 한다. 중국이야 말로 중진국 함정을 돌파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것만도 벅찬데 고령화라는 과제까지 해결해야 한다. - 우리나라는 2040년이 되면 인구 구조의 변화로 여러 불협화음 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20년은 그리 긴 세월이 아니다. 나스닥, 코스닥 버블을 겪은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년이 흘렀다. 인구 구조만 보면 젊은이들에게 이 나라를 뜨라고 말하고 싶다. 아니면 자산이라도 국외로 돌리라고 권하고 싶다. 일부에서는 고령화의 한 복판에 와 있는데도 지금까지 대체적으로 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으니 고령화의 영향도 잘 넘어가리라 낙관하고 있다. 어마어마한 착각이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문제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시작하되 천천히 달리는 게 아니라 F1 경주 차들이 출발하는 것처럼 바로 시속 150킬로미터로 내달린다.
- 인구를 거래한다.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되는 사회는 장기 침체를 운명처럼 받아들여야 할까? 인구 구조를 바꾸려는 단기적 노력은 소용없다. 최소 20년 간 인구 구조 미래는 이미 정해졌다. 주어진 인구 구조 환경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자본을 젊은 국가로 옮기는 것도 방법이다. 일본은 지형과 인구에 단점이 있다. 산이 많아 전 인구가 국토의 6분의 1에 몰려 살고 있다. 지진으로 인해 산업 시설이 파괴될 위험이 상존한다. 에너지가 부족해 원자력발전소를 가동하지만 지진의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다. 극동에 위치해 있어서 제품을 바닷길을 통해 수출하려면 안전이 보장되어야 한다. 인구 구조는 어떤가! 인구는 너무 늙어버려 젊은이들의 노동력은 날로 비싸지고 있다. 반면 자본은 풍부하다. 그래서 일본은 산업 모델을 디소싱 desourcing 으로 바꾸고 있다. 아웃소싱은 국외에서 상품을 생산해서 자국으로 가져오는 것이고, 리소싱은 생산을 다시 국내로 이전하는 것인데, 디소싱은 국외에서 생산해서 그 나라 시장에 파는 것을 말한다. 일본은 디소싱으로 인구가 안정적이거나 성장하는 국가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일본 기업을 유치한 국가는 그 기업의 물류 활동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미국에 생산 시설이 있으면 원자재를 실은 배가 미국으로 가는 것을 누가 막겠는가. 대신 일본은 진출한 국가에서 벌어들이는 돈을 자국으로 송금한다. 배당 송금 기간마다 엔화가 강세 압력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를 통해 노동자가 감소해 줄어드는 세금을 메우고 자국의 노동력 부족 문제도 해소하고 있다. 1980년대 후반부터 디소싱으 로 산업 구조가 바뀌면서 일본은 제조업 국가임에도 무역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다. - 아프리카에서 중국과 일본이 벌이는 대규모 투자도 이런 맥락 에서 이해할 수 있다. 중국은 아프리카의 천연자원뿐 아니라 인구와 성장 잠재력에 주목해 계속 투자하고 있다. 일본 역시 자국 기업 들의 아프리카 진출을 독려하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는 2016년 나 OZH10111 73 0 127 ] Tokyo International Conference of Africa's Development, TICAD에 참석해 3년 동안 3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하고, '일-아프리카 관민경제 포럼'이라는 상설 기구를 만들겠다고 약속 했다. 이미 고령화가 진행 중인 일본과 앞으로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 행될 중국의 글로벌 전략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우리도 국내 인구 구조에만 신경쓸 게 아니라 글로벌 인구 구조를 보면서 사업을 하고 투자를 해야 한다. 자국과 타국의 인구 구조를 효율적으로 결 합시킬 필요가 있다. 그중에서도 타국의 젊은 인구를 데려오는 방식이 아니라 외국에 생산 기지를 설립하는 방식에 주목해야 한다. 인구 구조가 다른 나라들이 서로 인구 구조를 거래하는 Demographic Bargaining 전략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 세상을 그야말로 완전하게 바꾸고 싶다면 기술적 혁신은 반드시 거대한 인구통계학적 혹은 경제적 흐름과 궤를 같이해야 한다. (마우로 기옌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교수)
- 가상현실은 특히 고령자들에게 매력적인 공간이다. 관절이 약해서 뛰지 못해도, 움직이기 힘들어도, 늙어서 주름이 많아도 상관 없다. 가상현실에서는 누구든 새로 태어날 수 있다. 몸이 불편한 사람도 가상현실 속에서는 어느 곳이든 여행할 수 있다. 가상 캠퍼스 는 어떤가!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10가지' 같은 것도 시간, 공간의 제약 없이 해볼 수 있다. MIT의 스타트업 렌데버 Rendever는 결혼 등 가족 영상을 바탕으로 가상현실을 만들어 고령층을 공략하고 있다. 일본 기업 모구라 Mogura는 가상현실을 활용한 해외여행 체험 서비 스 퍼스트 에어라인 FIRST AIRLINES'을 제공하고 있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지만 가상현실 플랫폼의 경쟁은 점점 더 격화될 것이다. 그런데 가상현실을 이용하려면 시간이 있어야 한다. 넷플릭스의 경쟁 상대는 '잠'이라고 하지 않는가. 고령자는 시간이 가장 여유로운 집단이라 가상현실에 적합한 조건은 모두 갖춘 셈이다. 가상현실의 출발점은 게임이다. 지금도 게임업계를 중심으로 관련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이미 증강현실 Augmented Reality, AR 기능을 갖 춘 고글과 장갑, 스틱을 활용한 게임이 시판되어 있다. 기술이 더 발전해서 오아시스 같은 공간이 등장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지금까 지 게임은 오락, 사행성, 중독 같은 부정적 이미지로 인식되었지만, 게임에 가상현실이 결합되면서 앞으로는 관점을 바꾸어야 할 것 이다. 첫째, 게임을 삶(라이프)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미국 10 대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로블록스 Roblox는 게임이 단순 한 즐길거리를 넘어 하나의 완결된 사회로서 기능할 가능성을 열었다. 로블록스는 블록으로 구성된 3D 입체 가상 세계에서 개인들이 아바타를 통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게임이다. 둘째, 게임은 젊은이 의 전유물이 아니다. 고령층도 충분히 수요자가 될 수 있다. 시간과 소득에 여유가 있는 고령층은 게임을 통해 치매 예방, 간단한 오락, 가상 체험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은 물론 다른 삶을 체험해볼 수 도 있다. 실제로 이런 것이 가능해지면 게임의 수요층이 크게 확대 될 것이다.
- 1. 부동산과 예금에서 혁신 기업 투자로 이동한다. 2. 국내 자산에서 글로벌 자산으로 넓힌다. 3. ETF와 리츠 REITS를 활용하여 분산한다. 4. 혁신투자와 현금흐름의 바벨 형태로 자산 배분을 한다. 5. 자산 운용 기간을 단기에서 장기로 이동한다.
- 골프 코치는 오래 골프를 치던 사람의 폼을 바꾸는 것은 정말 어렵다고 한다. 반면에 새로 배우러 온 사람은 오히려 편하다고 한다. 20년 동안 골프를 쳐서 나름 골프에 대한 철학이 확고한 사람이 요즘 공이 잘 안 맞으니 폼을 좀 바꾸어달라고 찾아오면 난감하다. 몸에 익숙한 폼을 버리고 새로운 폼을 몸에 새겨 넣는다는 게 정말 어렵기 때문이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석학 폴 사무엘슨 Paul Samuelson은 세상의 혁신과 발전은 사람의 수명이 길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말을 했다. 기존 사람이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는 어렵고, 새로운 세상은 다른 생각을 가진 새로운 사람이 만들수 있다는 뜻이다. 지금 우리는 그런 상황에 직면해 있다. 기존 구조에 익숙하지 만 그 구조를 버리고 바뀌어야 한다. 금리는 제로 수준으로 떨어졌다. 소득이나 인구 모멘텀은 성장을 멈추려 하고 있다. 그런데 인간 은 수명이 자꾸 길어져서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지 않으면 살아가기 어렵게 됐다. 구조가 변할 때는 구조로 대응해야 한다. 우리가 자산 관리 구조를 바꾸어야 하는 이유다. - 나만의 바벨을 들어라 개별 기업을 ETF를 통해 분산투자하더라도 특정 테마 ETF의 가격 하락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 따라서 혁신 ETF와 함께 따박 따박 현금흐름을 주는 자산을 가지면 좋다. ETF만 보유한 것에 비 해 자산 가격 하락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꾸준한 소득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자산 배분 전략을 현금 흐름과 자산 성장이라는 성질이 다른 양극을 지향하는 바벨babell 자산 배분'이라고 부른다. 예일대학 기금 운용 최고책임자 데이비드 스웬슨 David Swensen은 전설적인 기금 운용 수익률로 자산 배분의 구루 반열에 오른 인물이다. 스웬슨의 《포트폴리오 성공 운용 Pioneering Portfolio Management 》을 번역한 적이 있는데, 이것이 인연이 되어 스웬슨이 한국을 방문했 을 때 만난 적이 있다. 그는 190센티미터를 훌쩍 넘는 체격에 견고 한 성城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그때 그가 나에게 해준 말이 있다. 스웬슨은 자산 배분에서 고수익 채권 high yield bond 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고수익 채권은 신용등급이 BB 이하로 채권 수익률이 국채나 우량 등급 채권에 비해 높다. 스웬슨은 고수익 채권에 투자하는 것은 이익은 제한되어 있고 손실은 주식처럼 움직이는 좋지 않은 투자라고 봤다. 채권 수익률이 높다고 하지만 투자 수익률이 기대만큼 높아질 가능성이 거의 없는 반면에 기업의 부도율이 증가 하면 채권 가격이 크게 하락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수익 채권에 100을 투자하는 것보다 50은 장기 국채에, 50은 주식에 투자하라 고 했다. 장기 국채는 경제가 침체할 때 가격이 오르면서 자산의 최 소 가치를 방어해주며, 주식은 상황이 좋을 때는 상한이 없을 정도 로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간단히 말하면 어정 쩡한 자산을 안전하다고 많이 보유하기보다는 확실하게 성격이 다 른 양극단의 두 자산을 보유하라는 뜻이다. - 쉽게 말해, 시장의 중위험 자산은 조금씩 이익을 주다가 한 번씩 크게 당할 수 있는 구조인 경우가 많다. 많은 사람들이 안전 자산이라고 생각하는데 유사pseudo 안전 자산일 따름이다. 유사품에 주의해야 한다. 중위험 자산은 그 위험이 평소에는 잘 나타나지 않다가 가끔씩 크게 나타나는 구조여서 위험이 적어 보일 따름이다. 한 번씩 위험이 크게 나타나는 것을 피할 수만 있다면 좋은 투자이지만 이는 거의 불가능하다. 이를 알아낼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을 갖췄다면 차라리 옵션에 투자하는 게 백배 낫다. 중위험 자산 상품에 전폭적으로 투자해서 중간 정도의 수익률을 얻으려는 방식을 불릿bullet 투자라고 한다. 총알 모양이 중간에 집중되어 있는 모습과 닮은 자산 배분 분포이기 때문에 붙은 이름 이다. 반면, 위험 자산과 안전 자산을 섞어 중간 정도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것은 바벨 barbell 자산 배분이라 한다. 중위험 자산에 집중 하는 불릿의 수익률 경로는 수익률이 일정하다가 한 번씩 크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바벨의 수익률 경로는 평소에 진동하듯 수익률이 오르내리지만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중간수익률을 줄 수 있다.
이제 2021년 주식시장도 얼마남지 않았다. 2020년 코로나 사태로 급격히 추락했던 코스피 지수는 전세계적인 유동성공급에 힘입어 저점대비 두 배 이상 상승했고, 2022년에는 3300포인트를 돌파하기도 했다. 중간중간에 등락을 거듭하기는 했지만, 코스피 지수는 3000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경제전망 기관에서는 내년도 세계경제는 어느 정도 상승을 예측하고 있지만, 코로나 사태의 추이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은 언제라도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와 같은 고속성장을 기대하긴 어렵다. 인구 노령화와 미래성장동력에 대한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코스피 지수가 급격하게 올라갈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 책은 다양한 산업 섹터들 중에서 어느 영역이 성장과 혁신을 주도하고, 주식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지를 전망하는 책이다. 이를 위해서는 세상의 메가트렌드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여러 시장전망 기관이나 미래예측가들이 미래 트렌드를 전망하고 있지만, 이 책에서는 블랙록에서 전망한 5가지 메가트렌드, 즉 급속한 도시화, 기후변화 및 자원부족, 겨제력의 변화, 인구 및 사회적 변화, 그리고 기술혁신의 5가지 메가트렌드를 기반으로 해서 35개 테마를 선별했다.
35개 테마별로 이에 대한 설명을 담고 있는데, 왜 성장하는지, 어느 정도의 속도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지, 이떤 밸류체인이 형성되었는지, 수익구조는 어떠한지를 간결하게 기술하고 있다. 특히 테마에 대한 밸류체인을 구성하여, 그 하부영역에 어떤 업체가 업을 영위하고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도록 정리한 것이 이 책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에는 과거와 달리 주식투자를 한다고 하면 해외주식이나 해외 ETF에 까지 투자를 하는 투자자들이 증가했다. 이 책에서는 35개 테마별로 국내기업 뿐만 아니라 미국기업 및 미국 ETF에 대해서도 밸류체인 마인드맵에 표현함으로써 투자기업에 대해 공부하고 선정하기 쉽게 구성했다.
제목은 2022 미래지도이지만, 선정된 35개 테마는 최소 5년간은 유지될 수 있는 투자테마라고 판단된다. 부록까지 포함하면 600페이지가 넘는 책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기는 어렵겠지만, 공부하면서 투자를 하는 사람이라면 곁에 두고 실전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흔히 미술작품을 구입한다거나, 미술작품에 투자를 한다고 하면 이런 것은 부자들이나 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그도 그럴 것이 유명한 미술작품이 경매에 나오면 수억에서 수십억을 호가하기 때문이다. 2006년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서울명품아프사모1호 펀드'라는 미술작품 펀드가 75억 규모로 만들어졌는데, 이때 최소가입금액이 1억원이었다.
코로나 사태 이후 투입된 유동성으로 인해 전세계 주식시장은 급격히 회복되었고, 덩달아 부동산시장이나 암호화폐시장도 급성장했다. 이러다보니 시중에는 각종 재테크 서적 출간 붐이 일어났는데, 여러가지 대안투자의 형태로 소개된 것 중의 하나가 미술품투자다. 대안투자 중에서 미술품 투자에 대해서만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책은 흔치 않다.
이 책은 재무상담을 업으로 하고 있으면서 각종 재테크 관련 서적을 출간한 엄진성 작가가 지은 책이다. 이미 경매나 아파트형 공장 투자 등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어느정도 재산을 형성하기도 했고, 관련서적을 집필하기도 했다. 저자는 4년전 인사동에서 작품 한 점을 구입하면서 미술품 투자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 투자과정에서 배운 점들을 초보자도 알기 쉽게 소개하고 있다.
먼저 1장에서는 성장하고 있는 미술품 투자 시장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특히 이제는 미술품을 온라인으로도 구입할 수 있는 세상이 됨에 따라서 초보자나 시간이 없는 사람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장이 되었다. 2장은 미술품 투자 기초편, 3장은 미술시장 이해하기로 미술품에 투자하기 전에 알아야할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나 용어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다. 4장은 저자가 직접 구입하고 판매했던 사례를 소개해 주고 있는데, 178만원에 구매한 그림을 1750만원에 판매한 기록도 있다. 5장은 미술품 투자 실전 따라하기로 온라인 경매나 오프라인 경매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6장에서는 미술품 투자를 즐기는 방법을 소개한다. 다른 투자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나 미술품 투자에서는 호기심과 성실함이 중요하다. 자주 갤러리를 방문하고, 갤러리에서 작가와 대화도 나누어 보면서, 작가를 이해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주식투자나 비트코인투자를 하고 있다. 하지만 내 취미가 주식이나 비트코인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다. 미술품 투자는 미술작품 감상이나 수집을 취미로 하면서도, 나의 안목에 따라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는 새로운 블루오션이다. 물론 주식이나 비트코인 투자에 비해 진입비용은 만만치 않다. 요즘은 미술품 조각투자와 저작권 투자 등 새로운 미술품 투자 방법들도 등장하고 있으니, 취미삼아서 미술품 투자에 관심을 기울여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 예술은 미학적, 철학적, 혹은 문학적 학설이 아니다. 예술은 하늘과 산, 그리고 돌처럼 존재하는 것이다. (김환기) - 예술은 감성이다. 예술이 설명이 필요하다면 그건 더 이상 예술이 아니다. (오구스트 르누아르)
- 초보 컬렉터라면 미술시장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국내에는 13만 명이 넘는 작가들이 활동을 하고 있다. 전국을 통틀어 약 500개 정도 되는 갤러리에서 전시를 통해 작품을 판매하고 있는 상황 에서 아트페어에 자신의 작품을 출품하는 작가의 숫자는 더더욱 미미 하다. 2차 시장인 경매회사에서 구매한 작품을 판매하고 거래할 수 있는 작가의 숫자는 불과 3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미술시장의 저변 확 대가 시급한 이유다. 결국 미술시장은 작품을 구입하기는 쉬우나 자신의 작품을 다시 판 매하기란 쉽지 않다는 말이다. 따라서 작품의 구입 목적이 단순 소장 이든 투자 목적이든 선택을 할 때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물론 개인 의 능력이 뛰어나서 소장한 작품을 모두 주변 컬렉터들에게 판매할 수 있으면 수월하겠지만 아직까지 판매가 활발한 미술시장으로 성숙해지 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다행히 최근 IT기술의 발전과 전 세계 물류가 연결된 상황에서 온라인 아트 마켓의 등장은 반가운 소식이다. 미술 품에 대한 구입과 거래가 활발해지면 더욱 많은 사람들이 미술에 관심 을 갖고 뛰어들 것이다. - 아트시(Artsy)나 아트넷(Artnet)과 같은 대형 온라인 아트 플랫폼은 어마어마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운영하고 있다. 기존 미술품 의 구매방식을 완전히 바꾸는 새로운 아트 플랫폼이다. 국내에도 신 진작가, 중견작가 및 경매 작품까지 전국의 갤러리를 통합하고 제휴 하여 작품 판매를 촉진하는 스타트업 갤러리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술시장에 진입하는 영컬렉터들은 대부분 온라인에 익숙하고 편리하 고 정확한 것을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따라서 온라인 기반의 아트 마켓 플랫폼 사업자들의 향후 미래는 상당히 밝을 것이라 전망한다. - 법인의 경우 미술품을 구입하게 되면 점당 1,000만 원까지 손금산입 을 할 수 있다. 손금산입은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말이다. 법인 사업장의 장식, 환경 미화 등의 목적으로 사무실과 복도 또는 여러 사 람이 볼 수 있는 공간에 항상 전시하는 미술품은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연간 두세 점을 구매해도 괜찮을까? 법인의 예산에 따 라서 그리고 공간에 따라 구매할 수 있고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법인의 매출액과 무관하게 너무 많은 미술품을 구입하고 있다면 과세 당국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 작품을 구입하지 않고 법인사업자가 미술품 전문 렌탈 회사를 통 해 렌탈을 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매월 지불하는 금액만큼 비용처리 가 가능하다. 대부분의 병원과 법인에서 하고 있는 방식이 미술품 렌 탈이다. 매월 자동차 리스를 해서 비용을 처리하듯, 미술품 렌탈을 통 해 환경을 개선하고 고객들에게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측면에 서 비용처리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너무 과도한 미술품 렌탈비 용 책정은 피하는 것이 좋다. 개인사업자의 경우 법인사업자와 동일할까? 개인사업자가 미술품을 구입한다 하더라도 비용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다만 미술품을 렌 탈하여 매월 일정금액을 납부하는 것은 비용처리가 가능하다. 법인이 든 개인사업자이든 미술품 관련해서 절세를 하려고 저자에게 문의를 많이 한다. 미팅을 해보면 대부분 세금 부담이 너무 커서 어떻게든 절 세를 하고자 노력을 하는 케이스다. 저자는 미술품으로 절세할 수 있는 한도와 금액은 극히 제한적이고 너무 무리해서 절세하려고 하지 말라 고 솔직하게 이야기해 준다. 늘 욕심이 과하면 탈이 나게 되어 있다.
- 복잡하기 그지없는 현대 사회에 필요한 것은 도그마엔 언제든 의문을 제기하는 마음 자세와 모든 다양한 관점들에 공정할 수 있는 자유로운 정신을 가지고 차분하게 숙고하는 일이다. (버트런드 러셀의 『게으름에 대한 찬양] 서문 중에서) - 오래전의 인디언들의 예언에 따르면, 지구는 인간들의 손에 의해 점점 나빠질 것이며, 그것이 얼마나 나빠졌는가를 경고해주는 두 가지 중요한 징조가 있을 것이다. 한 가지 징조는 바람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리라는 것이다. 바람의 속도가 매우 빨라지면, 그때는 이미 위험한 시기에 접어든 것이다. 또 다른 징조는 사람들이 아이들을 대하는 방식이다. 오늘날 신문을 펼쳐 보라. 그러면 아이들이 얼마나 버림받고, 성적으로 학대받는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집 없는 아이들이 수백만 명에 이른다. 지구 환경이 매우 나빠졌음을 말해주는 중요한 증거다. (류시화의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중에서) - 오늘날의 경쟁 시장은 우리가 눈치채든 못 채든 애덤 스미스가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의 국제 버전에 따라 움직인다. 이 손은 구제불능으로 불투명하다. 현저히 드문 예외(예컨대 2008년 금융위기)가 있기는 하지 만 글로벌 버전의 ‘보이지 않는 손'은 그동안 비교적 안정적인 환율과 이율, 가격, 임금을 만들어냈다. 문제는 이것이다. 버블이나 붕괴 같은 ‘현저히 드문 예외를 제외하고 시장을 분석한다는 것은, 폭풍이나 가뭄을 제외하고 날씨를 분석한다는 말과 같다. (앨런 그린스펀의 《파이낸셜 타임스》 기고문(2011) 중에서) - 물리학자 볼프강 파울리Wolfgang Pault는 사람들의 연구 결과에 경멸을 표현할 때 '틀리지도 못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수와 실패가 두려워서 쓸데없는 내용을 늘어놓는 행동에 대한 비판이었죠. 그래도 이런 경우는 시작도 하지 못하는 경우보다는 나을 수 있습니다. 실패가 두렵더라도 일단 시작하십시오. 분명히 두렵고, 피하고 싶고,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수도 없이 찾아올 것입니다. 삶은 그 불안을 이겨내는 과정입니다. - 지식의 단계에 있는 사람들은 확실한 말과 행동의 의미가 크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지식으로 가는 가장 큰 장애물은 무지가 아니라 지식에 대한 착각이라고 역사학자 대니얼 부어스틴paniel Boorstin 이 이야기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진리가 아니다, 확실한 것은 없다는 것을 늘 인지해야 합니다. 통찰력이 있는 사 람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의 이해할 수 없는 연관성을 감지感知 하고, 불규칙성에서 추세와 패턴을 발견합니다. 감지라는 것은 이 성과 감성이 함께 작동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그래서 이성이나 감성, 한 측면의 이해와 경험만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지혜롭기 어렵습니다. - 『국부론』을 발표했을 당시의 시대상을 살펴보면 ‘보이지 않는 손' 이론은 기독교적 세계관을 반영한 것입니다. 모든 것을 최종적으로 신의 의지에 따른 일로 생각하는 일신교의 세계관을 반영한 용어입니다. 이는 신의 의도를 반영하면 모든 것이 예측가능하다는 단순계 개념입니다. 자율조절능력은 복잡계에서 신의 의 지가 아닌 '자기조직화'로 정의됩니다. 많은 수가 참여하는 현상은 의도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자기조직화 됩니다. 그렇기에 복잡계에서 자율조절능력은 예측 가능성이 명확한 개념이 아닙니다. '보이지 않는 손'은 최초에 신학을 바탕으로 설정한 경제 개념 이 시간이 흐르면서 사회학과 과학의 영향을 받아 애초의 의도와 다르게 해석된 사례입니다.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말씀드립니다만 다양하고 근원적인 이해를 쌓고 연결해야 세상이 제대로 보입니다. 당시 시대 정신에 따라 애덤 스미스는 모든 일들이 신의 의도에 따라 정해진다는 단순계 방식의 개념으로 '보이지 않는 손'을 설명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손'이 시장의 자율조절능력으로 해석되는 것은 후대 학자들의 시각이 반영된 설명입니다. - 비트코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그 전에 암호화폐, 다른 말로 크립토커런시 crptocurrency에 대해 잠시 언급하겠습니다. 도지코인처럼 일부 화폐는 장난으로 시작하기도 했지만, 크립 토커런시는 진지하게 새로운 세상의 구조를 위해 설계된 기술적 신뢰 시스템입니다. 그 성격이 자산의 성격과 통화의 성격 중에 어 느 쪽으로 정해질지, 혹은 어느 쪽의 성격을 더 많이 가지게 될지 는 현재 진행 과정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 이제 크립토커런시가 의미가 있냐 없냐가 아니라 제도권에 어 떤 형태로 편입되는가가 논의의 핵심이라고 생각됩니다. 명망 있는 벤쳐캐피탈리스트 빌 타이Bill Tai의 설명이 시선을 끕니다. “현재 삶에서 일반적으로 가치를 저장하는 중요한 커머디티(=당연한 것) 두 가지를 선택한다면 석유와 전기이다. 우리는 석유에 대해서 끝없이 페트로 달러 (Petrodollar, 석유 수출국이 보유한 오일 달러)라는 말을 듣고 있다. 그렇다면 전기에 대해서는 일렉트로달러(Electrodollar)라는 것이 있을 수 있지 않겠는가? 페트로달러는 3차 산업혁명 동안 자리잡았다. 그동안 기계를 사용하기 위해 석유가 필요하게 되면서 석유의 가치는 상승했다. 생산성을 저장할 수 있게된 미국 달러는 그 과정에서 금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표준이 되었다. 통화란 무엇인가? 통화란 생산성을 저장하는 수단이다. 국가는 많은 양의 석유를 사서 보관하거나, 석유로 교환할 수 있 는 수단인 페트로달러를 보유함으로써 미래를 준비할 수 있었다. 미달러는 일종의 석유의 ICO 토큰'이다. 이제 석유는 전기를 생산하기 위한 여러가지 수단 중에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 우리의 삶의 방 식은 변화하고 있다. 생산성이 점점 더 컴퓨터와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기기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석유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근본적으로는 전력에 대한 필요 때문이다. 비트코인 채굴은 전력을 비트코인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전력을 토큰화 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생성된 토큰들을 무 엇이라고 부르든 이것이 바로 일렉트로달러이다.” - 과거의 기업 경제는 왼쪽과 같이 하나의 큰 흐름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복잡계에서는 비선형성, 창발성 구조 등으로 인해 흐름을 이해하고 관리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오른쪽 그림처럼 하나의 흐름이 아닌 산발적인 사건에 의해 경제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입니다. 과거의 경제는 시간의 순서로 움직이지만, 새로운 경제는 시간이 아니라 이벤트와 확률적 확실성이 임계치에 도달했는지 아닌지에 따라 움직입니다. 단순계의 논리로는 이러한 특성에 대응할 방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업의 경영진은 과거의 방식으로 현재에 대응하면서 좌절감을 경험합니다. 새로운 경제는 폭넓은 관점과 상호관계, 다양한 생각 구조를 반영해야 다룰 수 있습니다. - 안드레이 페루말은 복잡해진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어떤 문제를 전체적으로 파악하려고 할 때 한 가지 측면에서만 100%이해하는 것보다 다면적 측면에서 각각 80%를 이해하는 것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며, 문제의 해결 방향을 정할 때는 더욱 그렇다.’ - 임계점에 도달할 때까지 기다리는 복잡계 투자 단순계 투자는 순환 주기상 지금의 위치가 어디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반면에 복잡계 투자는 다양하고 깊이 있는 방식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투자 대상의 잠재력이 임 계점에 도달하여 성과를 낼 수 있는 시점까지 기다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는지가 핵심입니다. - 양자물리학은 우리의 세상을 근본적으로 세 가지 측면에서 바 꿨습니다. 첫째, 세상의 구조가 확실한 것이 아니라 불확실하고 어 떤 현상이 중첩되어서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줬습니다. 둘째, 세상의 모든 것들이 연결되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관찰자도 제삼자가 아니라 현상에 영향을 주는 구성원 중의 하나라는 것을 이해하게 해줬습니다. 셋째, 그러한 상호 간의 영향이 초미세한 범위에서는 실시간으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을 알게 해줬습니다. 이는 시간의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 단순계에서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금리가 높아집니다. 단순계에서는 성장률과 물가라는 구성 요소들이 양의 값을 가지기 때문에 기간 이 길수록 기회비용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과학 기술의 발전과 구조의 변화로 인하여 시간의 순서대로 진행되는 일들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시간이 핵심 기준이 아니게 된 것입니다. 핵심이 아니기에 오른쪽 차트처럼 시간 가치가 제로에 수렴하면서 장단기 금리 차이를 줄이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 미국은 1870년대 들어 경기가 나빠지면서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1882년 중국인의 이민을 막고 시민권을 주지않기 위한 중국인 배제법chinese Exclusion Act을 만들었습니다. 1942년 에는 일본계 미국인 12만 명을 수용소에 강제로 가두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증오 범죄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세 가지 시점의 공통점이 보이십니까? 바로 기술 혁신으로 사회 변화가 가장 컸던 시점들입니다. - 구조를 이해하면 현상들의 진짜 이유를 볼 수 있습니다. 기술의 변화에 적응하기 어려운 사람들의 불만은 증가하고 그들은 이 불만을 남의 탓으로 돌리기 쉽습니다. 그나마 육체 노동을 하던 1882년에 중국인들은 사회적으로 가장 낮은 계급이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때도 아시아인의 사회적 지위는 올라가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 사람들이 세계 유수 기업의 CEO와 핵심 인력을 다수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중하층은 고난도의 과학 기술변화에 압박감을 느끼고 있고, 당혹스럽게 이제는 수학까지 이해해야 한다는 압박도 받고 있습니다. 미치고 환장陽하는 거죠. 백인 주류 사회도 따라가기 어려운데 미국의 대다수 사람들이 어떻게 이걸 해내겠습니까? 그러니 그 불만이 아시아인 전체에 대한 인종 차별로 확산되고 있는 것입니다. 어쩌면 인종시기人種忌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기에 구조상 지금은 과거의 어느 때보다 인종차별이 심 각한 문제가 될 수 있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미국에 거주 하는 한국인 분들의 안전과 안녕을 기원합니다. 기존에 미국인들 은 자신들이 가장 우월하다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에 외국인 혐오가 강하지 않았습니다. 외국인보다는 내부의 이슈에서 문제가 되 는 경우에 더 증오를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과거보다 자신감을 잃 은 지금의 상태에서의 혐오는 어느 때보다 우려됩니다. 국가적, 인종적 차이를 넘어서는 인류 차원의 도덕적 성숙만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될 수 있습니다. 이때 불만의 크기가 클 수밖에 없는 중 하층 시민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강화하는 것은 어느 정도 문제를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소득 분배 정책을 강화하는 미국 정부의 움직임을 다행스러운 눈길로 보고 있습니 다. 곳간에서 인심나는 것이니까요. - 천체 물리학자 토머스 골드Thomas Gold는 독특한 연구와 이론으로 유명한 분입니다. 그의 이론 중에는 천연가스와 석유가 지구 깊은 곳에 응축된 물질의 잔존물인 비생물학적 물질이라는 이론이 있습니다. 석유에서 발견되는 유기 분자들은 생물에 의해 오염된 것이지 석유가 생물로 이뤄졌다는 증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석유가 에너지원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시대에 이러한 주장은 미치광이 취급을 당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사망하기 얼마 전인 2004년, 워싱턴 카네기 연구소는 골드의 이론을 검증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과학자들은 물, 석회암, 산화철을 혼합한 혼합물을 골드의 이론처럼 지표면 아래 깊은 곳에서 발생되는 강한 압력으로 눌렀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가장 흔한 석유화학물질 중 하나인 메탄Methane이 형성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골드의 이론은 검증되었고 연구소는 골드가 죽기 사흘 전에 그의 이론이 확증되었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석탄과 석유가 동식물이 부패해서 만들어진 유한한 화석연료라고 알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화석연료가 아니라 지구 중심부에서 나오는 물질이었습니다. 이는 석유가 유한하지 않고 지구 중심부에서 계속 만들어져서 지구가 없어지기 전에는 계속 존재하는 물질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 과거 주식시장은 선진국에서 있었던 현상이 우리나라에서 후행 적으로 발생하거나, 경기 사이클에 따라 순차적으로 발생하는 일 들이 많았기 때문에 기존의 지식을 활용해서 정보를 잘 얻으면 수 익을 쉽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8년부터 발생한 구조의 변화와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 전 세계가 '동시에 경쟁하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사이클 현상이 약해지면서 이제는 따라 할 수 있는 기 준이 없어진 세상에 살게 되었죠. 글로벌 자산시장의 여러 가지 요 인들과 다양한 자산의 가격이 실시간으로 연결되어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이제는 세계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와 서로 어떻게 연결되었는지를 파악하지 못하면 자산시장에서 수익을 만들기 어려워졌 습니다. 정보와 지식의 레벨에서 지혜와 직관의 레벨로 넘어서야 하는 단계에 온 것입니다. 바로 이 점이 시장 수익률보다 양호한 수익률을 달성하는 기관 투자자가 급감한 근원적인 이유입니다. -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저널리스트이자 사상가인 뤼트허르 브레흐만 Rutger Breaman은 저서 『휴먼카인드(인플루엔셜, 2021)에서 이렇게 설 명했습니다. “네안데르탈인의 뇌는 오늘날 우리의 뇌보다 평군 15% 더 컸다. 네안데르탈인은 천재와 비슷하다. 개개인의 뇌는 더 컸지만 집단으로서는 똑똑하지 못했다. 사피엔스는 더 큰 집단을 이루고 모방도 더 잘 했을지도 모른다. 네안데르탈인이 초고속 컴퓨터였다면 우리는 구식PC이지만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던 셈이다. 사교성의 산물이다.”
- 무자본 M&A 세력들이 선호하는 회사들 무자본 M&A 세력들이 선호하는 회사들은 주로 창업주가 계속 경영해 온 회사들입니다. 이런 회사들의 경우, 대부분 대주주의 지분율이 높고(즉, FI를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 주가조작을 통한 단기간의 수익을 낼 수 있는 폭이 넓고) 회사 재무, 회계 장부의 유지 상태 역시 창업자가 보수적으로 관리해 온 것이 일반적 이라 돌발 채무나 분식회계가 적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시장에서 보통 '손을 타지 않은 종목으로 불리는 이런 회사들은 주 가조작 선수들의 손을 타지 않았다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손을 타지 않은 종목을 선호하는 이유는 대부분 발행주식 수의 규모가 작아 주가 관리가 비교적 쉬워서 주가조작에 필요한 수급 비용(작전 비용)이 비 교적 적게 들기도 하지만, 경영권을 인수한 후 추가로 증자 등을 통한 신 규 자금 조달이 쉽기 때문입니다. - '찍기' 라는 것은 “돈을 계좌에 찍었다가 바로 뺀다.” 라는 뜻입니다. 이 방식은 보통 연말 회계 기준에 맞춰서 회사의 자금이 비어 있는 부 분을 12월 말에 회사 계좌에 찍어 주고, 1월 첫 은행 영업일에 회수하는 방식입니다. 찍기가 이루어지면 회사는 12월 말 기준의 회사 계좌 잔고 증명서를 외부 회계감사인에게 제출하여 회계감사를 무사히 넘기게 되 는 것입니다. * 가장 납입 찍기: 이것은 회사가 자본금 확충을 위해서 증자를 진행할 때, 정상적으로 투자를 유치하여 증자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사채 자금으로 회사의 계좌에 입금한 후에 법무사를 통해서 자본금의 증자 등기를 마치면 바로 출금하여 다시 사채업자에게 지급하고 주식의 수만 늘리는 방법으로 그야말로 자본금을 “가짜로 납입한다.” 라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의 가장 납입 찍기는 일반적으로 비상장회사에서 많이 벌어 지지만 일부 상장회사에서도 일어나고는 합니다. 상장회사에서는 가장 납입 찍기가 발생하고 나서 기업사채업자에게 돈을 되돌려줄 때 회계상의 분식회계(粉節 會計)'가 이뤄지는데 분식회계 방법으로는 자회사의 대여금이나 출자금 형식으로 처리하거나 다른 법 인의 지분을 기존의 가치보다 높은 가격에 인수하는 방식, 거래하는 법 무법인에 법률 컨설팅 비용으로 지급하고 일부를 되돌려받는 방식 등 그 수법은 다양합니다. 보통 이런 ‘찍기' 방식의 기업사채 활용 비용은 1억 원당 30만 원에서 50만 원의 수수료를 받는데, 중간에 브로커가 끼게 되 면 수수료는 더 상승합니다. - 주가조작 세력들은 지속하여 인위적인 주식 가격을 상승시키기 위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 시장에서 매집한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추가 사채자금을 대여받아 다시 시장에서 그 주식을 매집하기 위하여 주식담 보 계약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주식담보를 할 때 기업사채업자들은 일반 적으로 대여금 대비 시장 가격의 200%를 주식담보로 확보합니다. 예를 든다면, 100억 원을 주식담보로 차용할 경우, 거래되는 주식의 시장가 로 200억 원어치의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는 것입니다. - 담보한 주식을 불법 매각하여 부당이득을 챙기는 업자들 계약서를 작성할 때 채권을 확보하기 위한 반대매매 기준(로스-컷 비율)을 정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150%의 비율로 정해집니다(예: 해당 주식이 시가 2만 원이었을 때, 주식담보대출이 일어난다면 그 주가가 1만 5천 원까지 하락했을 경우 채권자는 주식을 매각하여 대여금을 회수하는 방식). 주식담보 계약이 체결된 후 악덕 기업사채업자는 자신과 네트워크가 주식을 매각하여 주가를 떨어뜨리고, 그 주식의 하락 폭이 기업사채업자의 주식담보 계약서상 반대매매 비율만큼 떨어지게 되면, 현물 주식을 담보로 가지고 있던 기업사채업자가 자신의 담보물을 계약상 반대매매 기준의 조항'을 빌미로 매각하여 추가로 하락 폭을 키우게 됩니다. 이때 기업사채업자와 결탁한 증권사는 공매도한 주식 수만큼 저가에 매입하여 앞서 공매도한 주식 수를 채워서 하락 폭만큼 발생한 수익을 기업사채업자와 분배하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공매도 세력에 의한 주가조작' 편에서 다시 한번 자세히 설 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보에 어두운 소액주주들은 아무런 영문도 모르고 하락한 주가 때문에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은 물론 이고, 대주주의 주식 물량이 시장에 출회됨으로써 주가는 좀처럼 회복하기 어렵게 되어 결국 상장폐지에 이르기도 합니다. - 또한 담보를 맡기고 자금을 사용한 기업의 오너, 즉 대주주는 대부분 급한 자금을 활용할 목적으로 대주주 지분 담보 제공 사실을 숨기고 담 보 계약을 진행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대주주 지분이 사채시장에 담보 로 제공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주가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대주주 지분이 담보로 제공됐다가 추후 기업사채업자가 채권을 확보하려 주식시장에 팔아 버리면 공시 위반 등 제재가 우려되기 때문에 대부분 담보 제공 사실을 숨기게 됩니다. 기업사채업자들은 이런 점을 악용하여 반대매매 형식의 불법을 저지르 는 사례가 많지만 역시 제대로 된 형사 처벌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때 로는 이러한 대주주들의 약점 때문에 일부 기업사채 '중간 브로커'들이 기업사채시장 정보에 어두운 회사 오너들에게 접근하여 스스로를 '사채자금주’로 가장하고 제3의 전주에게 자금을 일시 융통하여 주식담보 계 약을 체결한 후 대주주 지분을 담보로 제공받기도 합니다. '중간 브로커'는 담보로 대주주의 주식을 받자마자 즉시 처분하고 도주 하는 일도 종종 벌어지는데, 어떤 경우에는 그 책임자를 중국인으로 내 세워서 본국으로 출국시킨 후 사건을 미궁에 빠뜨리는 수법을 활용하기 도 합니다. 대주주 지분을 담보로 제공할 경우 당사자들은 매우 정교한 계약서가 필요함은 물론이고 기업사채업자, 즉 자금주에 대한 철저한 신 분 확인과 더불어 일시적으로 시장의 악재가 반영되더라도 공시 해당 여 부를 잘 파악하여 계약을 진행하는 것이 그나마 악덕 기업사채업자나 브로커들의 농간을 예방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 경영권 담보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무형의 경영권이 어떻게 담보로 활용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기업사채시장에서는 담보로 활용되는 경우 가 종종 있습니다. 무자본 M&A가 진행될 때 자금을 투자한 기업사채업자는 무자본 M&A 세력들이 회사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시기에 자신들이 대여한 금 액의 채권을 확보할 목적으로 새로 선임되는 이사진들의 사임서와 개인 인감증명서를 사전에 모두 제공받은 후 기업사채업자 쪽이 선임하는 동 수의 이사들을 주주총회에서 선임하게 합니다. 그 후, 인수 주체인 무자 본 M&A 세력들이 대여해 간 자금을 모두 변제하게 될 경우, 기업사채업자 쪽이 선임한 이사들은 모두 사임하고 나오는 방식입니다. 물론 무자본 M&A 세력들이 인수자금을 일정 기간 이내에 변제하지 못할 때는 자금을 대여할 때 미리 받아 놓은 사임서를 활용하여 무자본 M&A 세력 쪽에서 선임한 이사들을 모두 사임시키고, 기업사채업자 쪽 이 선임한 나머지 이사들로 하여금 회사 경영권을 장악하게 한 후 다시 재매각하는 방식으로 대여금을 회수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는 동안 회사는 기업사채업자 쪽이 고용한 아무런 책임감이 없는 경영진들이 장기간 맡고 있어 회사 경영은 결코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것입니다. - 현재 인터넷에서 장외주식 전문 사이트로 공인된 곳은 없습니다. 마치 가상화폐 거래소와 비슷합니다. 그래서 일부 장외주식 거래 사이트는 장 외업자와 유착하여 특정 종목의 거래를 활성화하는 시세조종에 가담하 기도 하는데 특정 종목에 대해서 장외업자나 발행회사로부터 광고비 형 태로 거액을 받고 그 종목을 메인 화면에 노출하고 장외주식 유통업자들 의 매수·매도의 호가 창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이러한 비상장주식의 시세조종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데도 이것을 적 발하거나 처벌하기는 힘든 상황입니다. 그 이유는 비상장주식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거래되는 것이 아니 고, 비상장주식의 거래 방식은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당사자 거래 이므 로 그 거래의 책임은 각 당사자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비상장주식 의 시세조종을 적발하기 위해서는 '발행회사, VC, 장외업자, 장외주식 전 문 유통업자, 장외주식 전문 거래 사이트’ 전체의 공모 관계를 밝혀야 하 는데, 이것을 파악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장외 시장의 폐쇄성 때문에 그 내부에서 온갖 불법과 탈법, 그리고 탈세 행위 가 벌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불법 행태의 한가운데에 VC가 있습니다. VC에서 투자를 담당하는 일부 심사역이나 핵심 임원들, 그리고 일부 VC 오너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자신들만의 이너 서클을 형성하여 장외 주식의 투자에서 시작하여 정보 유통, 가격 담합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자신들의 부당이득을 위해서 움직입니다.
- 가두리 방식의 가상화폐 조작 최근 대표적인 가상화폐 가격조작 방식은 가상화폐 거래소 상장 후 가두리 방식과 자동 거래 시스템을 통한 거래량 조작 방식 등을 이용합니다. 가두리 방식은 특정 가상화폐 거래소'에 그 가상화폐만을 단독으로 상 장하고 일반 투자자의 가상화폐 입출금을 인위적으로 막아 특정 거래소 가 만들어 낸 제한된 계좌와 제한된 물량만 거래가 되도록 하는 방식입 니다. 이는 가상화폐를 보유한 발행사가 높은 가격에 물량을 처분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처음에는 제한된 물량과 제한된 계좌만으로 가상화폐 가격을 인위적으로 상승시킵니다. 상승세가 어느 정도 형성되는 것처럼 그럴듯한 거래 차트가 만들어지면, 일반 투자자들의 매매가 활발한 것처럼 거래량과 거 래 금액 차트를 완성합니다. 그 후, 특정 거래소'가 일반 투자자들의 가 상화폐 입출금 계좌에 대한 제한을 풀어서 일반 투자자들이 그 가상화폐 거래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일반 투자자들의 추격 매수가 들어올 때 매도 물량을 대량으로 거래하면서 일반 투자자들에게 가상화폐를 고가에 매각하는 방식입니다. - 자동 매매 프로그램 봇(Bot)을 활용한 조작 프로그램 자동 거래 봇을 이용하는 방식도 있는데, 만약 신규 가상화폐 라면 대규모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처럼 프로그램 자동 거래 봇으로 초 단위로 매도와 매수 거래를 반복하여 발생시켜 가는 방식으로 거래량을 인위적으로 조작하여 풍부한 거래 유동성을 보여줌으로써 일반 투자자 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추격 매수를 하도록 유인하는 것입니다. 보통 자동 거래 봇은 각 거래소별로 봇을 이용할 수 있도록 API(통신 프로 토콜)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이용한 자동 거래 봇은 수십 종에 이릅니다. - 롤링(Rolling) 팀에 의한 가상화폐 조작 가상화폐 가격을 조작하는 팀을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롤링(Rolling) 팀’ 또는 마켓 메이킹(Market Making, 가격조작) 팀이라고 하는데, 이는 주식 시장 에서 주가조작 수급 팀'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국내뿐만 아니라 홍콩이나 중국 현지인들로 이루 어진 여러 조직의 롤링 팀들이 서로 연계하여 활동하면서 가상화폐 시장 의 가격조작에 가담하고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 일부 거래소와 유착해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롤링 팀이 가상화폐 가격을 조작하는 수법은 주식시장에서 벌어지는 주가조각과 그 구조가 거의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