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의 기준을 바꿔야 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사회과학자들은 행복이 비롯되는 근원을 찾아 헤맸다. 이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행복을 좌우하는 요인은 유전(조 상에게 물려받은 요소)이 40퍼센트, 처한 상황이나 일어나는 일이 10퍼 센트, 습관과 마음가짐이 50퍼센트를 차지한다고 보는 의견이 통설 이다. 이는 행복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마음먹기 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연구자들은 대개 행복이 새로움, 즐거운 경험, 긍정적인 인간관계, 웃음, 감사, 기대, 상부상조, 비교 경계, 명상, 자연, (과거를 후회하거나 미래를 두려워하기보다는) 현재에 충실한 태도, 생산적인 일, 목적의식, 영적인 믿음, 더 많이 원하기보다는 가진 것에 만족하는 데 있다고 말 한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의 대부분이 중요한 일곱 가지 측면을 완전 히 놓치고 있다.
- 1. 각 개인의 고유한 뇌 유형에 맞춰 행복 전략을 세워야 한다. 획일적인 접근방법으로는 절대 효과를 얻을 수 없다.
2. 뇌 건강(뇌라는 기관의 실제 물리적 기능)이 행복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기본 요건이다.
3. 행복을 증진하려면 매일 뇌에 목표 영양소를 공급해야한다.
4. 당신이 선택한 음식이 행복 수준을 높일 수도, 낮출 수도 있다.
5. 행복을 지키려면 반드시 마음을 다스리고 머릿속 소음과 헤어지거나 심리적으로 거리를 둬야 한다.
6. 다른 사람에게서 마음에 들지 않는 점보다 마음에 드는 점을 찾아내는 것이 행복한 인간관계와 전반적인 행복을 찾는 비결이다.
7. 행복을 뒷받침하는 튼튼한 기반을 쌓으려면 명확한 가치관, 목적, 목표가 있어야 한다.
- 일반적으로 패스트푸드는 슬픔을 유발하는 음식이다. 오스트레 일리아와 뉴기니 사이에 있는 토레스해협에 위치한 작은 섬 두 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음식과 우울증에 관한 연구 결과를 보자. 두 섬 중 하나에는 곳곳에 패스트푸드 매장이 있는 반면, 나머지 하나는 패스 트푸드 매장이 단 하나도 없는 외딴섬이다. 패스트푸드 매장이 넘치 는 섬 주민들은 생선 소비량이 낮은 반면, 외딴섬 주민들은 생선 소비 량이 많다고 답했다. 연구자들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우울증 검사를 실시한 결과, 외딴섬 주민 중에는 중등도에서 고도의 우울증 증상을 보고한 사람이 세 명에 그친 반면, 패스트푸드 매장이 넘치는 섬 주민 중에서는 열여섯 명에 달했다. 이는 음식 섭취에 따른 우울증 발생률 이 500퍼센트 증가했다는 뜻이다.
- 우리 마음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마음은 자주 문제를 일으킨다. 생각과 감정은 다음과 같은 다양한 원천에서 비롯된다.
*어떤 순간에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이는 식생활, 장건강, 면역, 염증, 독소 노출, 수면에 영향을 받는다).
*유전 암호에 기록돼 내려오는 조상의 경험
*유전적 성향. 예를 들어 내 첫째 딸은 어렸을 때 수줍음을 많이 타서 낯 선 사람이 다가오면 내 다리 뒤로 숨곤 했다. 반면에 둘째 딸은 만나는 사람마다 "안녕하세요, 내 이름은 케이틀린이에요"라고 말했다. 막내딸 클로이는 언어 재능을 타고났고(두 살에 이미 열두 단어로 된 문장을 말했다) 걸음마를 뗄 때 이미 “내가 리더야, 내가 보스야”라고 주장했다.
*개인경험(의식 및 무의식)과 기억
*부모, 형제자매, 친구, 적, 지인이 하는 말과 몸짓을 해석하는 방식
*접하는 뉴스와 음악, 소셜 미디어, 그 외 다수

- 원함과 좋아함의 가장 큰 차이점은 우리 뇌가 작동하는 방식과 관련이 있다. 즉 하나는 의식적으로 일어나고 다른 하나는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 노벨상을 수상한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은 정보 처리를 무의식적, 즉 저절로 일어나는 시스템 1과 의식적으로 일어나는 시스템 2로 나눴다. 좋아함은 의식적으로 행해지므로 우리 는 이를 알아차린다. 원함은 무의식적으로 일어날 때가 많다. 즉 욕망 은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저절로 발생하곤 한다. 우리 마 음이 하는 일 대부분이 시스템 1에서 일어난다. 무의식적 정보 처리 의 예로는 자동적 기술, 직감, 꿈을 들 수 있다. 인지 활동의 최대 95퍼 센트가 무의식 속에서 일어난다.
그러니 원함 시스템이 작동하기 전에 먼저 좋아해야 한다. 심리학 자들은 이를 가리켜 '각성 보기판arousal template'이라고 부른다. 각성 보기판이란 행복이나 쾌락을 처음으로 불러일으킨 생각과 영상, 행동, 일어나는 시스템 2로 나눴다. 좋아함은 의식적으로 행해지므로 우리 는 이를 알아차린다. 원함은 무의식적으로 일어날 때가 많다. 즉 욕망 은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저절로 발생하곤 한다. 우리 마 음이 하는 일 대부분이 시스템 1에서 일어난다. 무의식적 정보 처리 의 예로는 자동적 기술, 직감, 꿈을 들 수 있다. 인지 활동의 최대 95퍼 센트가 무의식 속에서 일어난다.
그러니 원함 시스템이 작동하기 전에 먼저 좋아해야 한다. 심리학 자들은 이를 가리켜 '각성 보기판arousal template'이라고 부른다. 각성 보기판이란 행복이나 쾌락을 처음으로 불러일으킨 생각과 영상, 행동, 감각 정보를 전부 모아놓은 집합체를 말한다. 아이를 단 음식이나 전 자기기로 달래는 방법이 나쁜 전략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전략 은 나중에 음식이나 기기 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좋아하는 강도가 클 수록 나중에 그 사람의 인생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이것이 많은 사 람이 첫사랑을 극복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옥시토신과 도파 민 같은 새로운 사랑 화학물질이 폭발해 처음으로 기대핵을 덮치면 뇌의 쾌락중추에 오래도록 지속되는 흔적을 남긴다. 첫사랑을 떠올 리게 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같은 화학물질의 폭발을 다시 불러일 으킬 수 있다.

- *도파민dopamine: 부추김의 분자 - 이 독특한 신경전달물질은 뇌가 사물 을 기억하는 능력을 뒷받침하면서 집중과 업무 지속을 돕는다. 도파민 은 좋든 나쁘든 중요한 순간을 기억하도록 돕고, 기대, 쾌락, 사랑에 관 여한다. 도파민은 기분을 좋게 하는 주요 신경전달물질이라서 언제나 더 많이 원하게 되므로 나는 이를 가리켜 '부추김의 분자'라고 칭하곤 한다.
*세로토닌serotonin: 존중의 분자 - 세로토닌은 기분, 수면, 유연성에 관여한다. 또한 우리가 마음을 열고 변화에 적응하도록 돕는다. 세로토닌은 주변 사람들에게 존중받는다고 느낄 때 증가하고 감정이 상할 때 감소한다.
*옥시토신oxytocin: 신뢰의 분자 - 도파민이 '부추김의 화학물질이라면 유대감과 신뢰 관계를 강화하는 옥시토신은 '사랑의 화학물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강력한 신경전달물질은 큐피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 다. 포옹하거나 성관계를 하거나 친구들과 어울릴 때 옥시토신이 분비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옥시토신이 질투심과 의심, 특히 외부인을 향한 질투심과 의심을 유발한다고 생각하는 연구자들도 있다.
*엔도르핀endorphin: 통증 완화의 분자 - 엔도르핀은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가 운동이나 격렬한 신체 활동을 할 때 몸에서 분비되는 이 뇌 화학물질은 심혈관계에 면역 세포를 대량으로 방출해서 질병 을 예방하고 기분을 좋게 한다.
*가바GABA: 진정의 분자 - '감마아미노부티르산gamma aminobutyric acid'의 약자인 가바는 뇌의 주요 억제 신경전달물질이다. 가바의 주요 역할은 뇌 세포 흥분성을 낮추고 뉴런 발화를 늦추는 것이다. 가바는 도파민과 아드레날린처럼 자극을 유발하는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맞추도록 돕 는다. 자극이 지나치면 불안과 불면, 발작을 유발할 수 있는 반면, 신경세 포발화가 너무 적으면 무기력과혼란, 진정 상태를 유발할 수 있다. 균형 이 중요하다.
*엔도카나비노이드endocannabinoid: 평화의 분자 - 엔도카나비노이드는 기분, 수면, 식욕을 조절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엔도카나비노이드 활성 이 과도하면 과식과 비만을 유발하고 반대로 활성이 낮으면 우울증,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염증, 면역 체계 문제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

- 대마는 자연 발생 카나비노이드 성분을 100가지 넘게 함유하고 있으며 인체가 이 성분을 흡수하면 엔도카나비노이드 체계의 수용체와 상호 작용하면서 반응한다. 가장 잘 알려진 성분은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 놀tetrahydrocannabinol과 칸나비디올cannabidiol이다. 이 두 성분은 화학적 구 성은 비슷하지만 카나비노이드 수용체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은 사람들이 대마초라고 할 때 연상하 는 성분이다. 이는 엔도카나비노이드 수용체를 직접 자극해 중독 효과 를 일으킨다. 칸나비디올은 간접적으로 작동하므로 마약에 취한 기분 을 유발하지 않는다.
코르티솔cortisol: 위험의 분자 - 이 호르몬은 부당한 평가를 받고 있다. 코르티솔은 생존에 꼭 필요하고 중요한 기능을 하지만 동시에 더 원하기보다는 덜 원하는 호르몬이기도 하다. 코르티솔이 통제 불능으로 생성되면 행복감을 빼앗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코르티솔은 '스트레스호르몬'으로 그 수치가 만성적으로 높으면 우울증, 불안, 비탄, 기억력 감 퇴, 체중 증가는 물론 2형 당뇨병과 고혈압 같은 질환과 상관관계를 나 타낸다. 또한 인체는 위험에 처했거나 투쟁-도피 반응을 일으킨다고 느 낄 때에도 코르티솔을 분비한다. 팬데믹 기간처럼 스트레스가 끝나지 않고 아주 오랫동안 높은 상태를 유지하면 코르티솔 때문에 끔찍한 기 분을 느끼게 된다. 이는 아주 행복한 사람들의 코르티솔 수치가 낮은 편 이라는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 일단 도파민이 쾌락중추를 자극하면 대개 내성이 생겨서 같은 기 분을 느끼려면 점점 더 많은 도파민이 필요하므로 '부추김의 분자'라 고 부른다. 이런 현상을 가리켜 '쾌락 적응'이라고 한다. 대니얼 리버 먼과 마이클 롱 공저 도파민형 인간The Molecule of More』에는 다음과 같 은 내용이 나온다.
다리 밑에 사는 사람에게 도파민은 '텐트'를 바라도록 부추긴다. 텐트에 살 면 '집'을 원하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저택에 살면 '달'에 성을 짓고 싶 게 된다. 도파민의 기준에서 만족이란 없고 결승선도 없다. 뇌에 있는 도파 민 회로는 지금 손에 쥔 것이 얼마나 완벽한지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고 그 저 반짝이는 새것을 손에 넣을 가능성에만 자극을 받는다. 도파민의 좌우 명은 '더 내놔'다.

- 즉흥적인 뇌 유형과 관계를 맺을 때
즉흥적인 뇌 유형에 속한 사람과 인간관계를 맺으면 흥미진진하고 재미있고 예측 불 가능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 그들 덕분에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거나 갑작스럽게 주 말여행을 떠나거나 해변에서 낭만을 만끽할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일터에서 그들 은 회의에서 가장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리며, 자연스럽 게 수다를 떨다가 신규 거래처를 튼다. 반면에 충동적으로 말하거나 행동하는 경향 때문에 가정이나 직장에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배우자나 친구, 직장 동료가 즉 흥형에 속한다면 종종 이들에게 마음이 상하는 발언을 듣고 그들이 고의적으로 못되 게 군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또한 그들이 습관적으로 지각하거나 대화할 때 산만해지거나 마무리에 무신경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가 자신을 무시하기 때문이라고 받아들이기 쉽다. 좀 더 극단적인 사례로 즉흥형인 배우자가 외도를 했을 때 더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는 이들의 앞이마겉질 활성이 낮아서 뇌의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를 이해하고 앞이마겉질의 활성을 높이고 도파민 생성을 증진하는 방법을 따라 하도록 격려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들이 정리정돈을 잘하도록 돕 고, 집안일과 프로젝트를 마쳐야 할 구체적인 기한을 정해주며, 걸으면서 대화를 한 다면(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관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 집요한 뇌 유형과 관계를 맺을 때
집요한 뇌 유형에 속한 사람들은 의지가 강하고 의견을 굽히지 않으며 뭐든 할 수 있 다고 생각한다. 목표도 의욕도 없는 사람들이 많은 가운데 자기가 어떤 사람이고, 무 엇을 믿으며, 목표를 완수하고자 열심히 일하는 사람과 함께 있다 보면 빠져들기 쉽 다. 하지만 이런 유형과 의견이 다르거나 일의 속도를 바꾸고 싶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집요형이 배우자나 부모, 친구라면 "싫어"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되고, 그러다 보면 분통이 터지게 마련이다. 게다가 집요형은 새로 한 머리 모양이 별로라고 했던 말이나 직장에서 서류 정리 체계를 바꿔서 중요한 회의에 쓸 고객 계좌 정보를 찾지 못했던 일, 소개팅을 시켜줬는데 잘되지 않았던 경우처럼 상대가 옛날 옛적에 저지 른 잘못을 자꾸 끄집어내곤 한다.
집요형에게 선택지를 주는 법을 배우면 자동 반사적으로 "싫어"라고 말하는 반응을 피할 수 있다. 함께 운동을 하고 복합 탄수화물 음식을 만들어주면 세로토닌 생성을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되고 긴장감이 풀리므로 함께 좀 더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

- 나는 피 말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내 기운을 지킬 것이다. 나는 건전하게 선 긋는 법을 배울 것이다. 나는 적절한 때에 "아니요"라고 말하는 법을 배울 것이다. 나는 어떤 관계가 나를 키울지 알려주는 내 직감에 귀 기울일 것이다. (주디스 올로프Judith Orloff)
- 사람들이 왜 자해를 하거나 몇 시간 동안 문신을 하거나 가학피학 성 성행위를 하는지 궁금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 그들은 엔도르 핀 분비와 이에 따르는 행복감을 일으키고자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 다. 엔도르핀 체계와 반응을 알고 나면 그런 특이한 행동이 이해가 되 기 시작한다. 그들은 감정적 고통을 차단하고자 급격한 엔도르핀 분 비를 노리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행복감을 차단하는 약물인 아편제 차단제 날트렉손naltrexone을 투여하면 대개 그런 행동을 멈춘다. 날트 렉손은 취기를 떨어뜨려 알코올 섭취를 줄이게 하므로 알코올의존증 치료에도 사용한다.

- 예민한 뇌 유형과 관계를 맺을 때
예민한 뇌 유형들은 당신이 생각하고 느끼는 바를 알아차릴 수 있고 당신에게 기대 어 울 어깨를 내어주고 문제를 들어줄 사람, 아파서 닭고기 수프가 필요할 때 당신 곁 에 있어줄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은 깊은 교감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이들과 맺는 연애 관계, 우정, 업무 관계는 무척 진지할 수 있다. 때로는 예민한 뇌 유형의 둘레계 통이 너무 과도하게 작동해서 부정적 성향, 사회적 고립, 잘못된 해석을 유도할 수 있 다. 당신은 그들이 긍정적인 태도를 되찾거나 친구들과 어울리거나 직장에서 사람들 과 어울리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도록 도울 수 없다는 무력감을 느낄 수도 있다.

- 행복은 암울한 투쟁과 불안에 시달린 세월끝에 오는 빛나는 절정이 아니다. 그저 그 순간에 행복하고자 내린 사소한 결정들이 오랫동안 이어지는 것이다. _도널드 월터스 Donald Walters, 미국 힌두교 지도자
- 코르티솔은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훨씬 더 많은 역할을 한다. 코르티솔은 신장 윗부분에 있는 부신에서 만들어지며 그 분비는 우리가 위험을 느낄 때 뇌, 특히 시상하부와 뇌하수체 가 조절한다. 우리 몸에 있는 세포 대부분에 코르티솔 수용체가 있으 므로 코르티솔은 많은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코르티솔은 위협을 만 났을 때 일으키는 투쟁-도피 반응에 관여하고 혈당 수치 조절을 도우 며 신진대사를 조절하고 염증을 줄이는 한편 새로운 기억, 특히 가능 성이 있는 위협에 관한 기억을 형성하도록 돕는다. 또한 혈압과 염분 과 수분 비율의 균형을 잡도록 돕는다. 코르티솔은 전반적인 건강과 웰빙을 보호하는 데 꼭 필요한 호르몬이다. 대체로 오전 중에 더 높게 나타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감소한다.
- 코르티솔은 스트레스를 받는 기간 동안 분비된다. 스트레스가 너 무 심하거나 너무 오래 지속되면 인체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코르티솔 수치가 높으면 불안, 우울, 짜증, 슬픔, 두통, 기억력 감퇴(해마 축소), 체 중 증가(특히 배와 얼굴 주변), 상처 회복이 더딘 얇고 연약한 피부, 2형 당뇨병, 쉽게 멍이 드는 현상, 감염 취약성 증가, 여드름, 여성의 경우 얼굴에 털이 나거나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지는 현상을 유발할 수 있 다. 그 무엇도 행복에 기여하지 않는다. 코르티솔 수치가 만성적으로 낮으면 피로, 어지럼증, 체중 감소, 근육 약화, 피부 일부분의 색이 어 두워지는 현상, 저혈압, 스트레스 관리 불가능을 유발할 수 있다. 균 형이 중요하다.

- 신중한 뇌 유형과 관계를 맺을 때
주변에 신중한 뇌 유형에 속한 사람이 있으면 안전하지 않거나 비합리적이거나 증 명되지 않은 일을 하지 않도록 막아줄 수 있다. 업무 프레젠테이션 자료 준비든, 연례 골프여행 예약이든, 분위기 있는 저녁 식사 준비든, 이 유형의 사람들에게는 뭐든 믿 고 맡겨도 된다. 신중한 뇌 유형은 오븐 예열을 절대 잊지 않으며, 당신이 아스파라거 스는 좋아하나 방울양배추는 싫어한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이다. 때로는 그런 철저한 준비성이 뒤틀려 불안으로 바뀌는 바람에 긴장을 풀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신중한 뇌 유형은 집착하거나 애정에 굶주린 듯한 모습으로 상대방을 질리게 할 수 있다. 혹 은 그 어떤 갈등도 피하려 할 수도 있다. 문제가 곪아터져서 진짜 큰 문제가 될 때까 지방치하기도 한다.
신중한 뇌 유형과 바람직한 관계를 맺으려면 그들이 안전하고 가치 있으며 사랑받는 다고 느끼게 해야 한다. 또한 퇴근 후에 발을 마사지하거나 사무실에서 긴장이 풀리 는 에센셜 오일을 사용하거나 친구들과 온천을 하러 가는 등 긴장이 풀리도록 한다.

- 나는 행복하려면 뇌의 모든 부위를 골고루 사용해야 할 뿐 아니라 뇌와 몸을 연결해야 함을 서서히 깨달았다. _웬디 스즈키 Wendy Suzuki, 미국 뉴욕대학 신경심리학 교수

- 어떻게 하면 당장 뇌 혈류를 개선할 수 있을까?
*수분을 공급하자. 뇌의 80퍼센트는 물이다. 탈수는 무조건 뇌에 해롭다.
*카페인과 니코틴 섭취를 제한하자. 둘 다 뇌로 가는 혈류를 억제한다. 하루에 커피 한 잔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보다 많은 카페인을 섭취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고혈압 치료를 진지하게 고려하자. 혈압이 올라가면 뇌로 가는 혈류는 줄어든다.
*심장에 문제가 있다면 반드시 해결하도록 하자. 심장을 상하게 하는 요인은 뇌에도 손상을 입힌다.
*온종일 소파에서 뒹굴지 말자. 운동, 특히 협응 운동(라켓 스포츠를 하는 사 람들은 남들보다 오래 산다)을 하고 약속에 늦은 사람처럼 걸어라. 한 시간 에 5.6킬로미터를 걸을 수 있는 80세는 90세까지 살 수 있는 가능성이 85퍼센트이지만, 한 시간에 1.6킬로미터밖에 걷지 못하는 80세는 90세까지 살지 못할 가능성이 90퍼센트다.
*고추, 로즈메리, 비트를 먹으면 혈류량 증가에 도움이 된다. 또한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플라바놀flavanol이 풍부한 다크 초콜릿을 먹으면 뇌세포에 산소를 공급하는 데 도움이 되고 인지 능력을 높일 수 있다.
*은행잎 추출물 보충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내가 지금껏 봤던 가장 예쁜 뇌의 소유자들은 은행잎 추출물을 복용했다.
*행복을 연습하자. 뇌 SPECT 영상법을 활용한 흥미로운 연구에서 긍정심 리 개입을 실시하는 행복 훈련(자세한 사항은 4장에 소개된 긍정성 편향 훈련 참고)이 뇌의 앞부분으로 가는 혈류량을 증가시킨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행복한 기억을 생각하자. 살면서 경험한 행복한 사건을 떠올리는 것만 으로도 뇌의 여러 영역이 활성화된다.
*코미디를 보자. 재미있는 영화를 보면서 웃으면 혈관기능이 좋아진다.

- '염증Inflammation'이라는 단어는 '불을 피우다'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비롯됐다. 몸에 염증이 많으면 마치 뭉근한 불기운이 장기를 망가뜨 리는 것과 같고, 이는 우울증과 치매에 걸릴 위험을 높인다. 염증 수 치를 측정하는 혈액 검사에서는 C-반응성단백질과 오메가-3 지수를 잰다. 주사rosacea (코와 뺨 등 얼굴 중앙 부위가 만성적으로 붉어지는 피부 질 환)와 관절 통증 역시 염증의 징후다. 널리 알려져 있듯이 심한 염증 은암, 관절염과 관련이 있으며 우울증, 자폐증, 치매 역시 염증과 관 련이 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만성 염증을 유발하는 중대하고 놀라운 원인 여러 가지를 통제할 수 있다.
당과 가공식품 비율이 높은 식단. 스탠더드 아메리칸 다이어트(미 국인들이 주로 먹는 식단)는 비만과 염증을 유발해 우리를 죽이고 있다. 제대로 된 음식을 먹으면 정신도 맑아진다.
잇몸 질환은 염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며, 불량한 구강 건강 상 태는 우울증 및 불안과 연관이 있다. 반드시 치실을 사용하고 치아를 관리해야 한다. 
- 낮은 오메가-3 지방산 수치 역시 인구 전체의 97퍼센트에 영향을 미치는 아주 흔한 염증 유발 원인이다. 뇌 건강 질환이 유행하는 것도 당연하다. 오메가-3를 섭취하면 기분, 집중력, 기억력,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된다. 에이멘 클리닉에서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 s Disease」에 발표한 새 연구에서 오메가-3 수치가 가장 높은 사람들의 해마(기억과 기분)가 가장 건강했다.
소화기관 문제 역시 만성 염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며 우울증 과 관련이 있다. 소화기관과 뇌는 서로 어떤 관련이 있을까? 전부 얽 혀 있다. 신경전달물질 중 4분의 3 이 장에서 만들어진다. 소화기관에 는 신경계 조직이 대거 분포하고 있어서 '제2의 뇌'라고 불린다. 불안 하거나 스트레스가 심할 때 마음이 들썩이고 가슴이 벌렁거리거나 배변을 조절하기 힘들다고 느끼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화기 관 관리는 염증을 낮추는 데 매우 중요하며, 따라서 프로바이오틱스는 뇌에도 도움이 된다.
불행하다는 인식과 긍정성 결여도 염증을 유발한다. 스스로 썩 행 복한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만으로 염증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단백 질) 수치를 높일 수 있다. 반대로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 해로운 화합물 수치가 낮은 경향을 나타낸다. 긍정적인 일이 없다 고 일상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은 염증 수치가 높게 나타나며, 하루를 보내면서 긍정적인 순간들을 자주 꼽을 수 있는 능력은 염증 수치를 낮춘다.
- 최근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과 미네랄 결핍은 심각할 정도로 널 리 퍼져 있다.
내 친구이자 클리블랜드 기능의학클리닉에서 전략혁신 책임자로 일하고 있는 의학박사 마크 하이먼은 "천연 미네랄과 영양분이 풍부 한 토양에서 야생으로 신선하게 자란 현지 유기농 비유전자변형 자 연식품을 장거리 운송과 장기간 보관을 거치지 않고 먹으면서 야외 에서 일하고 생활하며, 오염되지 않은 신선한 공기만 호흡하고 깨끗 하고 순수한 물만 마시며, 하룻밤에 아홉 시간 수면하고 매일 몸을 움직이는 데다 만성 스트레스 요인과 환경 독소에 노출되지 않는 사람이라면 보충제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식사를 거르고 그때그때 식품을 고르고 달달한 음식과 화학 처리된 가공 식품을 많이 먹는 도시 사회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멀티비타민과 미네랄 보충제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때로는 행복하지 않은 이유가 뇌나 마음과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 장을 가리켜 '제2의 뇌'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인 간의 소화기관은 입부터 항문까지 이어지는 길이 9미터의 관(위장을 포함)이다. 이 장관 내부는 관을 밀폐하고 소화가 덜 된 음식물이 복부 로 스며들지 않도록 방지하면서 음식물을 효율적으로 소화하도록 돕 는 치밀 결합으로 이뤄진 세포층 한 겹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런 치밀 한 세포 결합이 느슨해져서 장관 투과성이 과도하게 증가하는 장누 leaky gut 현상이 발생하면 큰 문제가 일어난다. 장누수는 우울증, 조울증, 불안 장애, 심지어 알츠하이머병과도 관련이 있다. 또한 만성염증 및 자가면역질환과도 연관이 있다.
소화기관에 있는 뉴런이 거의 1억 개에 달하고 장이 뇌와 직접 의 사소통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장 건강은 뇌 건강과 밀접한 연관이 있 다. 장 건강은 대부분 미생물에 달려 있다. 소화기관에는 약 100조개 에 달한다고 추정되는 미생물(세균, 효모 등)이 살고 있으며, 이 수치는 인체 나머지 부분을 구성하는 총 세포 수의 약 세 배에 이른다. 이 '미 생물' 집단 전체를 가리켜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라고 부른다. 마 이크로바이옴은 정신 건강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세로토닌과 같은 신경전달물질 합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장내 미생물 중에는 건강과 웰빙에 이로운 미생물도 있고 해로운 미생물도 있다. 이들은 전형적인 '좋은 녀석 대 나쁜 녀석' 시나리오에 따라 다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통제권을 잡으려고 고군분투하고 있 다. 좋은 미생물 대 나쁜 미생물 비율이 대략 85퍼센트 대 15퍼센트일 때 건강한 장 상태를 이룬다. 나쁜 미생물이 좋은 미생물보다 더 많으 면 장 문제와 정신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다음처럼 일상의 흔한 수 많은 요소가 좋은 미생물을 죽이고 나쁜 미생물에 유리하도록 균형 을 깨뜨릴 수 있다.
*의약품(항생제, 경구 피임약, 양성자펌프억제제proton pump inhibitors, 스테로이드, 비스테로이드항염증제)
*오메가-3 지방산 부족
*스트레스
*설탕과 액상과당 인공감미료
*글루텐
*환경 알레르기 또는 음식 알레르기
*불면증(특히 군인과 교대 근무자)
*독소(비누 속 항균성 화학물질, 살충제, 중금속)
*장감염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H. Pylori, 기생충, 칸디다 Candida)
*비타민D 부족
*방사선 치료 · 화학요법
*과도한 고강도 운동
*과도한 음주
- 나쁜 미생물 성장을 촉진하는 요소를 피함으로써 장 건강을 증진하고 정신적 웰빙을 개선하며 기분이 좋아질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좋은 미생물을 늘리는 방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전략이 있다.
*프리바이오틱스 섭취: 프리바이오틱스는 장 건강을 촉진하는 식이 섬 유로 사과, 콩, 양배추, 차전자, 아티초크artichoke(지중해 원산의 국화과 채소), 양파, 부추, 아스파라거스, 뿌리채소, 비트, 당근, 순무)에 많이 들어 있다.
*프로바이오틱스 추가: 케피르(무설탕 제품을 찾아보자), 콤부차(저당 제품 을 선택하자), 피클, 무가당 요구르트(염소 혹은 코코넛), 김치, 절인 과일과 채소,사워크라우트 등 살아 있는 미생물이 들어 있는 발효 식품을 더 많이 먹자.
*프로바이오틱스 보충제 복용: 플라세보 대조 임상시험 두 차례에서 특히 락토바실러스 헬베티쿠스Lactobacillus helveticus (R52 균주)와 비피도박테리움 롱굼Bifidobacterium longum (R175 균주)을 아주 구체적인 비율로 섭취했 을 때 4주에서 8주에 걸쳐 기분에 도움이 되고 불안을 낮추는 결과가 나 왔다. 한 연구에서 이 구체적인 프로바이오틱스 균주 조합으로 한 달 동 안 매일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한 대학생 86명이 공황불안, 신경생리학 적 불안, 걱정, 기분조절에서 개선을 보였다. 다른 프로바이오틱스 연구 에서는 성인 111명이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 Lactobacillus plantarum을 12주 동안 매일 섭취한 결과, 짧게는 8주 안에 스트레스와 불안이 현저하게 감소했다.
- 행복의 화학물질 6가지를 뒷받침하는 영양소
1. 즉흥적인 뇌 유형에게 특히 중요한 도파민: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 PS128 같은 프로바이오틱스, 비타민 D와 오메가-3 지방산 같은 영양소, 홍경천과 인삼, 바코파 몬니에리 Bacopa monnieri, 녹차추출물, 은행잎 추 출물 같은 약용식물은 도파민 수치를 높여 집중력 향상과 에너지 증가 를 촉진하는 동시에 지구력과 체력을 향상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엘타 이로신, 마그네슘, 쿠르쿠민, 엘테아닌, 베르베린berberine도 도파민을 증 가시킨다.
2. 집요한 뇌 유형에게 특히 중요한 세로토닌: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 PS128, 엘트립토판, 5-하이드록시트립토판, 마그네슘, 비타민D, 비타민 B6와 B12, 메틸 엽산methylfolate, 사프란과 세인트존스워트, 쿠르쿠민같은 약용식물은 모두 세로토닌을 증가시킬 수 있다.
3. 예민한 뇌 유형에게 특히 중요한 옥시토신: 인체가 옥시토신을 생산 하려면 비타민 C가 필요하다. 옥시토신이 효과적으로 기능하려면 마그네슘이 필요하다. 보충제 형태로 판매하는 락토바실러스 루테리Lac- tobacillus reuteri는 옥시토신과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함께 높인다. 연구에 따르면 임산부가 세이지, 아니스 씨, 호로파fenugreek를 섭취했을 때 옥 시토신이 증가했다. 수면 호르몬 멜라토닌을 아주 소량만 섭취해도 한 시간내에 옥시토신 분비가 증가한다.
4. 예민한 뇌 유형에게 특히 중요한 엔도르핀: 아미노산인 엘페닐알라닌 L-phenylalanine은 엔도르핀을 분해하는 효소를 차단하므로 엔도르핀 을 늘린다. 세인트존스워트, 락토바실러스 아시도필루스Lactobacillus aci- dophilus, 멜라토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5. 신중한 뇌 유형에게 특히 중요한 감마아미노부티르산(가바): 경구 가 바, 마그네슘, 비타민 B6, 엘테아닌, 타우린, 프로바이오틱스(특히 락토바 실러스 람노서스, 락토바실러스 파라카세이, 락토바실러스 브레비스, 락토코커스 락티스)는 가바 수치가 건강한 수준을 유지하도록 뒷받침한다. 레몬밤, 엘테아닌, 타우린, 시계꽃, 길초근 역시 가바 수치를 높일 수 있다. 
6. 신중한 뇌 유형에게 특히 중요한 코르티솔: 아슈와간다와 홍경천 같 은 약용식물, 엘테아닌, EPA와 DHA 오메가-3 지방산 같은 영양소는스 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줄인다.

- 사프란은 적어도 2,600년 동안 아랍 지역에서 행복을 가져다주는 향신료로 쓰였다. 기원전 668년에서 633년 사이에 작성된 한 아시리 아 문헌은 사프란을 약용으로 사용한 역사가 기원전 17세기까지 거 슬러 올라간다고 언급했다. 지중해 테라섬에 있는 청동기 시대 벽화 에도 경건하게 그린 사프란꽃이 남아 있다. 사프란은 사프란 크로커 스 꽃에서 암술대를 손으로 따서 말려 만든다. 꽃 가운데 위치한 가늘 고 붉은 구조물 세 개가 암술대다.
현대 과학은 사프란의 전통적인 사용법 중 다수를 검증했다. 무작위 대조 시험에서 사프란이 뇌, 눈, 순환, 폐, 관절, 생식 계통, 인체 항 산화 방어 기능에 도움을 준다고 확인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입증된 적용 사례는 기분 증진이다.
사프란은 여러 이중 맹검, 플라세보 대조 임상시험으로 입증된 바 와 같이 뛰어난 기분 증진제이자 항우울제다. 몇몇 연구에서는 사프란을 항우울제인 플루옥세틴fluoxetine (프로작), 이미프라민imipramine 같은 여러 항우울제와 비교했다. 사프란의 효능 수준은 플루옥세틴과 맞 먹는 정도였으며 플루옥세틴으로 손상된 남성 및 여성 성기능 일부 를 복원했다. 사프란은 이미프라민과 비슷할 정도로 효과적이며 구 강건조와 진정 같은 이미프라민의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런 연구들에서 사프란이 기분에 미치는 효과가 항우울제의 효 과와 맞먹는다고 나타났다. 과학적 증거에 따르면 사프란은 행복을 훔치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문제에도 효과를 나타낸다.
*모든 정신 문제 중에서 가장 흔히 보고되는 증상인 불안감소.
*노년층의 기억력 및 기타 인지 기능 척도 향상.
*부모와 교사가 모두 단 3주 만에 아동의 주의력 및 행동 문제가 개선됐다고 판단.
- 사프란이 어떻게 해서 이처럼 뇌에 놀라운 혜택을 불러일으키는 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프란에 들어 있는 프로신crocin, 크로세틴crocetin, 피크로크로신picrocrocin, 사프라날safranal과 플라보노이 드인 케르세틴quercetin, 캠퍼롤kaempferol은 항산화 능력이 뛰어난 물질 이다. 동물 연구에서 이런 구성 성분들은 사프란이 뇌를 독성 손상에 서 보호하는 능력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쿠르쿠민: 모든 뇌 유형에게 유익
강황 뿌리 (정확히는 뿌리줄기 또는 지하줄기)는 짧게는 2,600년, 길게 는 4,000년 동안 만병통치약으로 떠받들어졌다는 점에서 사프란과 비슷하다. 또한 예로부터 긍정적인 기분 및 행복과 관련이 있어서 인 도 일부 결혼식에서는 예식용 피부 장식에도 사용한다. 강황의 주된 활성 성분은 커큐미노이드 3종으로 그 상업용 명칭이 쿠르쿠민이다. 뛰어난 항산화제인 쿠르쿠민은 건강한 염증(치유) 반응을 촉진한다. 문제는 경구로 섭취했을 때 흡수가 잘 안 되고 흡수력을 높이는 가공 을 한 경우에만 효과가 있다는 점이다. 롱비다 Longvida 쿠르쿠민 추출 물은 흡수력을 높인 원료다. 
- 아연: 모든 뇌 유형에게 유익
인체가 에너지, DNA와 단백질, 항산화 효소, 새로운 세포를 만들 려면 아연이 필요하다. 면역력과 건강한 성장, 발달에도 아연이 필요 하다. 낮은 아연 수치로 기분 문제를 예측할 수 있다. 아연이 건강한 사람들과 과체중인 사람들의 기분을 증진할 수 있고 기분 문제를 겪 고 있는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포괄적인 개인 프로그램의 일환으 로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시험 결과들도 나와 있다. 아연은 기본 적으로 세로토닌과 도파민 수용체 조절에 관여한다. 미국 질병통제 예방센터는 미국인 중 11퍼센트에서 20퍼센트(민족 집단에 따라 다르 다)가 평소 식단으로 아연을 충분히 섭취하고 있지 않다고 보고한다. 노년 인구, 임산부나 수유부, 채식인과 비건, 겸상 적혈구 빈혈 환자, 알코올 의존자들은 모두 아연이 결핍되기 쉽다. 인체는 식물성 식품 에 들어 있는 아연을 동물성 식품에 들어 있는 아연만큼 잘 흡수하지 못하므로 채식인은 채식을 하지 않는 사람보다 아연을 최대 50퍼센 트 더 섭취해야 한다.
- 마그네슘: 신중한 뇌 유형에게 특히 유익
중요한 영양소인 마그네슘은 수많은 방법으로 인체 건강을 유지하고 보호한다. 마그네슘 결핍은 짜증, 피로, 정신 혼란, 불안,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신중한 뇌 유형에서 자주 보이는 증상이다. 미국인 중 50퍼센트 이상이 식사에서 마그네슘을 충분히 섭취하 지 못하고 있다. 마그네슘 수치가 낮은 우울증 환자에게 치료제로도 효과가 있다.
- 기분이 좋아지는 신경전달물질 생산을 최적으로 유지하려면 몸과 뇌에 필수 아미노산 스무 가지를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견과류, 씨앗 류, 콩과 식물, 일부 곡물, 채소 같은 식물성 식품에도 단백질이 들어 있지만 이를 적절히 종합하지 않으면 우리 몸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 산 스무 가지를 모두 공급할 수 없다. 생선, 가금류, 육류 대부분과 같 은 동물성 식품만이 필수 아미노산 스무 가지를 모두 포함한다.
질 좋은 단백질을 소량 섭취하는 것은 행복에 꼭 필요하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불행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단백질을 과하게 섭취하면 체내 스트레스와 염증 증가를 유발할 수 있으며 이 는 울적한 기분 및 불안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질 좋은 단백질이란 무엇일까? 식물성 단백질 중에는 살충제를 쓰지 않고 생산한 단백질, 동물성 단백질 중에는 풀을 먹이고 호르몬과 항생제를 쓰지 않으면 서 방목으로 생산한 단백질을 말한다.
- 오랜 연구에 따르면 '거리를 둔 자기 대화distanced self-talk'는 내면의 생각과 심리적인 거리를 두도록 도와서 감정과 자제력, 지혜를 조절 할 수 있다고 한다. 자신의 감정이나 행동을 제어하는 데 어려움을 겪 은 적이 있는 사람이더라도 부정적인 감정과격한 상황에 좀 더 잘 대 처할 수 있다.
인간인 우리에게는 자기 성찰 능력이 있다. 이 능력은 미래를 계 획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나쁜 경험이 일어 나고 있다고 인식할 때 자기 성찰은 부정적 성향이나 곱씹기, 집착이 라는 암흑세계로 바뀔 수 있다. 마음에 이름을 붙이거나 자기 자신을 3인칭으로 불러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부정적인 수다와 거리를 두면 현실과 빛을 끌어들여 우리 뇌를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 영상법 연 구를 활용해 거리 두기 기법이 뇌에 미치는 효능을 평가한 연구자들 은 이런 기법이 뇌의 감정 중추를 진정시키고 자제력이 향상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현재에 충실한 마음가짐은 건강과 행복에 꼭 필요하다. 이런 마음 가짐을 가질 때 우리는 현실에 발을 딛고 주변 세상과 이어진 채로 살 아갈 수 있다. 머릿속에서 모든 생각을 비워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지 금 하고 있는 일, 지금 함께 있는 사람, 지금 겪고 있는 경험에 주의를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언젠가 소중한 사람을 잃고 슬퍼하던 중에 우연히 에크하르트 톨 레Eckhart Tolle가 쓴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The Power of Now』를 읽게 됐다. 소중한 사람을 잃은 고통에 과거 기억들을 샅샅이 훑었고, 후회와 불 안으로 가슴이 미어질 듯 아팠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배운 가장 중요한 개념은 반복되는 생각이 활기를 빼앗아가도록 두면 내 생각 이 고통을 유발한다는 것이었다. 미래에 일어날 일에 정신적으로 대비하지 않으면 과거에서 길을 헤매게 된다. 하지만 현재에 충실하게 살아갈수록 과거에서 비롯되는 감정적 고통과 미래에 대한 걱정에서 벗어나는 느낌을 받았다.
어려운 시기에도 현재 순간의 생각은 중요하다. 고통에서 벗어나 고 싶더라도 고통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뇌는 항상 듣고 있다Your Brain Is Always Listening』라는 책에서 나는 상실을 겪을 때는 슬픔이 거세게 밀려와 눈물이 흐르도록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썼다. 고통을 인정하 고 그 속으로 파고들 때 비로소 고통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현재에 충 실하고 지금 있는 곳에 유념함으로써 우리는 행복과 안전을 느끼고, 고통에 좀 더 잘 대처하며, 스트레스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고, 힘겨운 감정에 좀 더 잘 대처할 수 있다.
- 연구자들은 스트레스가 심한 상황에서 고비를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은 대개 다음 세 가지를 믿는다고 한다.
*그 상황이 '영원'하다.
*그 상황이 '광범위하다.
*그들이 그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
긍정 심리 개입법이나 안식 기법 외에도 스트레스를 받거나 불안할 때마다 미래에 대해 좀 더 희망찬 기분을 느끼도록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기법이 있다. 바로 TLC라는 기법이다.
*그 상황은 '일시적ternporary'이다.
*그 상황은 '지역에 국한local된다.
*당신은 그 상황을 다소 '통제 control'할 수 있다.
- 예의 바른 행동은 지혜롭다. 따라서 무례한 행동은 어리석다.
불필요하게 제멋대로 무례를 저질러 적을 만드는 행위는 자기 집에 불을 지르는 것만큼이나 미친 짓이다. _아르투르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 독일 철학자

- 네덜란드어 '허젤리헤이트gezelligheid'는 '안락하고 편안한 기분과 단 란함을 아우르는 행복감'을 이르는 단어다. 맥락에 따라서 '사교적이 고 느긋한 상황'으로 번역할 수도 있으나 '아늑함과 흥겨움, 재미'를 가리킬 수도 있다. 이 발음하기 어려운 단어를 즐겨 말하는 네덜란드 인들은 허젤리헤이트가 '번역할 수 없는 단어라고 말한다. 그들은 '허젤리헤이트(명사형)'와 '허젤리흐gezellig(형용사)'가 단어라기보다는 느낌에 가깝다고 얘기한다. 언뜻 보기에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대수 롭지 않은 활동에서 허젤리헤이트를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바로 소 소한 순간들이다!
네덜란드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Stuff Dutch People Like을 쓴 저자 콜 린 헤스커 Colleen Geske는 "네덜란드 사람들은 모든 것을 저마다의 허젤 리헤이트 척도에 맞춰 평가하는 경향이 있어서 이해하기가 어렵다" 라고 설명했다. 헤스커는 "어떤 장소가 허젤리흐일 수 있고, 방이 허 젤리흐일 수도 있고, 사람이 허젤리흐일 수도 있고, 저녁 시간이 허젤 리흐일 수도 있다”라고 말하면서 허젤리흐는 아늑하거나 진기하거나 사랑스럽다는 의미이지만 동시에 사랑하는 사람과 보내는 시간이나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와 만남, 일반적인 단란함을 함축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허젤리헤이트는 네덜란드인들이 행복을 느끼는 비 결로 꼽힌다.
- 덴마크, 네덜란드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독일은 '게뮈틀리히카이트gemütlichkeit'라는 개념을 포용한다. 게뮈틀리히카이트는 독일식 휘게 라고 볼 수 있지만 가정을 중심으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 다르다. 이 길고 복잡한 단어의 중심에는 '관계가 건강할수록 더 행복해진다'는 생각이 있다.
유치원 kindergarten, 불안angst,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 (다른 사람의 불 행에서 쾌감을 느낌), 우버über(공항으로 갈 때 사용하는 차량 호출 서비스가 아니라 위나 너머를 뜻하는 단어)처럼 게뮈틀리히카이트도 영어권에서 쓰는 차용어이므로 들어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단어는 '가슴', '마 음', '심성', '느낌'을 의미하는 명사 '게트gemüt'에서 유래했다. 게뮈틀 리히카이트는 따뜻한 느낌, 느긋한 웰빙 감각, 환영하는 열린 태도, 깊은 안락함에 대한 인식을 높인다. 이는 사람들이 서로 함께 있는 시 간을 즐기도록 장려하는 아늑함과 소속감이다.
게뮈틀리히카이트의 핵심은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 (매년 10월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맥주 축제) 모임에서 함께한 사람들과 떠들썩하게 노 래하거나 친구들과 함께 긴장을 풀 때처럼 다른 사람들과 함께 활동 적인 일을 하는 것이다. 
- 스칸디나비아 국가 중 한 나라인 노르웨이에는 그들만의 휘게가 있다. 노르웨이인들이라면 누구나 '프리루프트슬리브 friluftsliv라는 표 현을 쓴다. 이는 아무리 일기예보가 암울하더라도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겠다는 결심을 의미한다. 폭풍우가 치는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 이 맑은 정신 건강을 되찾는 데 효과가 있다고 믿는 노르웨이인들은 잠옷과 슬리퍼 차림으로 타오르는 난롯가에 옹기종기 모여 있지 않 는다. 휘게가 실내에서 안락함을 찾는 개념이라면 프리루프트슬리브 는 야외에서 안락함을 찾는 개념이다.
「인형의 집 A Doll's House을 쓴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 Henrik Ibsen 이 1859년에 만든 단어인 프리루프트슬리브는 '자유로운 분위기의 삶'이라는 뜻이지만 '야외 생활'이라는 번역이 더 어울린다. 프리루프 트슬리브는 자연의 치유 효과를 완전히 이해하라고 권한다.
- 스웨덴은 노르웨이와 덴마크에 인접한 국가이므로 스웨덴인들은 휘게와 프리루프트슬리브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심지어 이 단어들을 자국어와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스웨덴인들은 겨울철에 아늑하게 지내고 계절에 관계없이 야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다른 스칸디나비아국가들에는 없지만 스웨덴에는 있는 개념이라 면 '라곰lagom'을 꼽을 수 있다. 라곰은 '딱 적당한',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않은', '딱 알맞은 만큼'이라고 번역할 수 있는 'lagom är bäst'라 는 구절에서 유래된 말이다. 스웨덴에서는 친구에게 안부를 물으면 "라곰"이라는 대답이 돌아오곤 한다.
- 유럽 대륙 남동쪽에 있는 튀르키예에는 하루 중 잠시 휴식 시간을 즐기는 습관을 가리키는 표현이 있다. 바로 '케이프keyif'다. 영어로는 '즐거움'이나 '기쁨'으로 번역되는 튀르키예인 '케이프'는 '분주함에서 벗어나 한가하게 즐거운 순간을 만끽한다'는 뜻에 더 가깝다.
케이프는 그 순간을 음미하라고 일깨우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튀 르키예 사람들에게 케이프란 보스포루스해협 (유럽과 아시아를 가르는 해협) 공원 벤치에 앉아 저녁노을을 보거나, 연락선 뱃고물에서 갈매 기들에게 빵조각을 던지거나, 길모퉁이에서 집시 뮤지션들이 펼치는 거리 공연을 감상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곳의 한 관광 가이드가 들려준 말이다. “이스탄불에는 서양에는 없는 여가가 있습니다. 그게 바로 우리의 비밀인 케이프죠. 케이프의 본질은 가만히 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에요. 사람들은 대개 하던 일을 멈추면 다른 일을 합니다. 잡지를 읽거나 이메일을 확인하 거나 미래 혹은 과거에 대해 생각하죠. 하지만 케이프의 핵심은 멈춰 서 그냥 그 순간을 즐기는 것입니다. 저에게 케이프란 붐비지 않는 곳 에 있는 것이에요."
- 아프리카 대륙으로 옮겨가 보면 나이지리아인들은 '우분투 ubuntu'라는 고대 철학에 따른다. 우분투는 '한 개인은 다른 사람들을 통 해 비로소 한 인간이 된다'라고 번역되는 줄루족 관용구 'Umuntu ngumuntungabantu'에서 유래한 단어다. 쉽게 설명하자면 이 말은 공 동체가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라는 뜻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대주교이자 노벨상 수상자이며 내 어머니와 동갑인 데스몬드 투투Desmond Tutu는 "우분투는 인간다움의 본질입니 다. 이는 나의 인간성이 여러분의 인간성에 얽혀 있고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뜻입니다. 나는 속하기 때문에 인간입니 다. 우분투는 공동체에 관한 개념입니다"라고 말했다.
투투 대주교는 '우분투'라는 개념을 서구 사회에 소개한 사람이 다. 하지만 투투 대주교가 우분투를 뒷받침하는 철학을 창설한 사람은 아니다. 우분투는 2000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개념이며 부족 이주 로 인해 사하라사막 이남의 모든 국가에서 우분투에 담긴 공동체 생 활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우분투는 그 누구도 섬이 아니며, 좋든 나 쁘든 간에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우리 가족과 친구들, 주변 공동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하는 개념이다. 또한 우리가 하는 선택과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두 번 생각하도록 상기 시키기도 한다. 우분투는 집단 책임과 서로에 대한 존중과 사랑을 보여줌으로써 공동체의 필요를 자신보다 우선시하는 철학이다. 
- 서구 사회 독자들에게는 상상하기 힘든 개념이겠지만, 인도네시아 공동체들은 '가이웁guyub' 원칙에 따라 살아왔다. 가이웁은 더 행복하고 건강한 공동체를 이루는 인도네시아의 비밀이 라고 한다.
대체로 우분투와 비슷한 의미를 지니는 가이웁은 공동체에 속한 모든 사람이 형제자매와 같은 유대관계로 이어져 있다는 뜻이다. 가 이웁은 서로 상호 간의 관계를 맺고 강한 소속감, 연민, 서로에 대한 진심 어린 지지를 키워나가는 방법이다. 다른 사람에게 행운이 찾아 왔을 때 행복을 느끼고 자신의 존재가 다른 사람들에게 중요하다고 확신한다. 
- 발음하다 보면 혀가 꼬이고 마는 필리핀어 복합 명사 '파키키파그 캅와타오 pakikipagkapwa-tao'는 집단 조화와 통합에 가치를 두는 공동체적 인 행복을 말한다. '파키키파그캅와타오'라는 마음가짐은 혼자 돋보 이기보다는 사이좋게 지내자는 생각이다. 발전을 이루면 집단 전체 가 혜택을 누리고 아무도 뒤처지지 않아 모두의 행복감이 증가한다. '다른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내기'라는 뜻의 파키키파그캅와타오 정신은 필리핀인들의 정신과 가치 체계에 새겨져 있다. 그래서 필리 핀에서는 여러 세대가 한 집에 살거나 서로 가까운 곳에 모여 산다. 필리핀에서는 성당 역시 공동체 유대를 위한 공공장소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 서양인들이 하와이에 발을 들이기 한참 전부터 하와이에 살았던 원주민 조상들에게 물려받은 전통을 이어나가는 하와이 사람들 역시 아름답다. '호오포노포노ho'oponopono'라고 하는 이 관습은 '호오hoo(만들 다)'와 '포노pono (옳고 그름)'라는 하와이 말에서 유래했다. 포노를 두 번 반복하는 이유는 '시시비비'처럼 강조하기 위함이고, 자기 자신과 타 인 모두에게 적용된다.
하와이어 사전에는 호오포노포노가 '정신적 정화, 기도, 토론, 고 백, 회개, 상호 보상과 용서로 관계를 바로잡는 가족회의'라는 뜻이라 고 나온다. 고대 하와이 사람들은 실수나 죄, 분노가 신체 질병을 일 으킨다고 믿었다. 이를 치료하는 방법은 '용서'라고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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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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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정신과 의사이자 직장에서 근로자의 건강을 관리하는 의사인 이노우에 도모스케가 지은 책이다. 산업의로서 매달 30개가 넘느 회사를 방문해 직원들의 정신건강과 산업재해를 예방하는 일을 하고 있다. 정신과 의사로서는 오사카의 병원에서 우울증과 발달장애를 중심으로 정신건강의학 전반에 걸쳐 외래환자를 보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일이 생겼을 때 스크레스를 받는다. 대표적인 사례가 타인이다. 나 자신은 노력으로 통제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남을 통제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은 없기 때문이다. 남을 변화시키려 하기보다 내가 도망쳐 버리는 게 쉽다. 하지만 같은 직장에서 오랫동안 얼굴을 보고 지내야 하는 사이에서는 그런 식으로 거리를 두거나 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아무 행동도 하지 않고 줄곧 참기만 한다면 마음의 부담이 커져서 결국 주저앉고 말게 될 것이다. 

회사에서 인간관계를 힘들어하는 것은 결코 드문 일이 아니고, 스스로를 사회부적응자 취급하며 자책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대개 성가신 사람들을 대하다 보면 상처받고 마으이 뚝 부러지는 경우가 많다. 결국 회사에 가기 두렵고, 상대의 눈치만 살피며 보내게 된다. 

이 책은 자신의 마음을 지키면서도 성가신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평소에 저자가 진료를 보면서 환자들에게 제안하고 또 실제로 효과를 보았던 방법들이다. 
구체적으로는 아래와 같이 직장에서 자주 벌어지는 6가지 상황에 대한 대처법을 다루고 있다.
* 온갖 빌런들로부터 나를 지키는 대화의 무기
* 할 말 다 하면서도 윗사람에게 인정받는 방법
* 지적하지 않고도 직원들이 잘 따르게 하는 방법
* 분위기 깨지 않고하고 싶은 대로 하는 방법
* 만만하지 않으면서도 거래처와의 관계를 좋게 하는 방법
* 언제나 쾌적한 상태로 내 마음을 보호하는 방법

예의를 지켜야하겠지만 틈을 보이면 상대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의 비위까지 맞출 필요는 없다. 정말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판단이 선 다음에 자신을 드러내고, 필요이상으로 자신을 낮추지 말자.

성가신 사람에게 처음부터 타겟이 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 세가지를 기억하자
* 타인이 하는 말을 100퍼센트 믿지 않는다
* 사회적 위치에 상관없이 동등하게 바라본다
* 상대의 말과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또한 다음과 같이 상대의 비위를 맞추지 말고 정신적으로 여유있어 보이는 방법도 있다.
* 천천히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 대답을 너무 빨리 하지 않는다
* 바른 자세를 취한다
* 상대의 눈을 보면서 말한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누구나 상처를 받는 경우가 생긴다. 이럴 땐 자신의 마음을 먼저 잘 보살펴 주어야 한다. 힘든 환경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자신을 먼저 칭찬해 주자. 스트레스 해소방법 리스트를 만들고, 스트레스 상황일 때 바로 실행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 본 리뷰는 출판사 도서지원 이후, 자유롭게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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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조작의 비밀

심리 2023. 8. 25. 17:17

- 자살 폭탄 테러리스트는 하루하루 살아가기가 힘들고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빈곤층보다 유복하고 혜택 받은 엘리트 계층 출신 에 많았으며, 그들은 대부분 고학력에 의사나 엔지니어 등 전문직 종사자였다. 물론 사회의 소수파에 속해 소외감을 느끼며 살아온 사람들도 있었지만, 실제로는 가혹한 박해를 받거나 굴욕적인 체 험을 해서 복수를 다짐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이런 특징은 도쿄 지하철 사린가스 살포 사건을 저지른 옴진리 교의 테러범들과도 일맥상통한다. 교조 아사하라 쇼코는 시각 장애인으로 초등학생 때부터 일반 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탓에 자신이 불우하다는 느낌과 열등감을 안고 있었지만, 교단 간부 대부분은 일류 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한 엘리트로 굴욕적인 체험을 맛보고 세상을 원망하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또한 테러리스트들은 고독하거나 사회에서 고립되어 있지도 않 았다. 알카에다의 테러리스트를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그들 중 4 분의 3은 배우자가 있었고, 3분의 2는 아이들이 있었다.
그들은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꼭두각시 인형처럼 세뇌된 상태가 아니었다. 테러에 실패해서 살아남은 사람을 면담한 조사에 의하면 그들 대부분은 이성적인 사람이었으며 테러 행위를 결심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논리 정연하게 설명했고, 스스로 납득한 상태에서 테러를 결행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컬트 교단이나 정치적 종파에 가입하는 사람들은 타인에게 권유를 받아 가입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실제로 자살 폭 탄 테러리스트는 테러 조직의 권유로 테러리스트가 된 것이 아니 며 대부분 스스로 조직에 접근했다. 테러리스트는 누구라도 원하 면 다 되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사람에게만 허락되는 명예였다. 엄격한 심사와 테스트 기간을 거치고 난 뒤에야 비로소 테러리스 트가 될 자격이 주어졌다. 이런 배타적인 동료 의식이 테러리스트 의 결속을 강화시키고 쉽게 적발되지 않게 했다.
- 미시건 대학의 스콧 애트런 Scott Atran은 9.11 테러 사건의 범인 중 살아남은 자나 알카에다의 멤버를 만나 조사했다. 그들이 자란 세 계에서 자살 폭탄 테러리스트는 순교자로서 축구 스타처럼 동경 의 대상이며, 따라서 그들은 어렸을 때부터 테러리스트가 될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란다고 한다. 만약 누군가에게 권유를 받았다 해 도 그것은 하나의 계기에 불과하다. 그들은 신이 자신을 선택하고 기회를 준 것으로 여기고 그 순간이 찾아오기까지 준비하며 기다 리고 있던 것이다.
- 맨 처음 접근해서 손금을 보는 이유는 신체 접촉을 통해 애착이나 신뢰가 싹트기 쉽게 하기 위해서다. 나아가 손금에 새겨져 있는 내면, 성격, 운명 등을 보는 위치에 서게 됨으로써 주도권을 쥐게 된다.
요컨대 이 판매 방법에 따르면, 손금을 보고 성명 판단을 한 단 계에서 거의 승부가 난다. 손금이나 이름을 살펴보면서 상대방이 어떤 고민이나 불만, 콤플렉스를 안고 있는지 알아챌 수 있으며 또한 그것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심리적 상황을 알 수 있다. 거기다 생전 처음 보는 사람에게 손금을 봐달라는 것은 지푸라기 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라는 사실을 뜻한다.
즉 판매자는 손금이나 이름을 보게 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상대가 넘어올 사람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으니, 사실 이 기술은 효율적으로 '호구'를 찾아내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 손금을 보여주거나 이름을 알려주는 사람 은 그다지 경계심이 크지 않고, 상대의 요구에 응하기 쉬운 의존 성 인격장애 경향이 높은 사람임을 의미한다. 그런 사람은 속이기 쉬운 유형이며 손금이나 이름에 새겨진 '비밀'을 털어놓은 상대에 게 쉽게 의존하게 된다.
뒤에서 자세하게 살펴보겠지만, 의존성 인격장애를 지닌 사람 은 스스로 인생에 대한 결단을 내리지도 개척해가지도 못한다. 누 군가가 뭔가 좋은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인생까지도 타인에게 맡겨버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무방비 상태로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순순히 그 말에 따르게 된다.
경계심이 강하고 자아가 안정되어 자신과 타인의 경계가 확실 한 사람이라면 손금이나 이름과 같은 개인 정보를 상대에게 가르 쳐주지 않으며, 감정 받기를 원하지 않게 마련이다. 하물며 만난 지 얼마 안 된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인생의 문제나 고민을 털어놓 지는 않는다.
판매를 권유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손금을 보자고 했을 때 거절 당하면 바로 물러나서 어수룩한 사람을 찾아 판매하면 되므로 시 간을 낭비할 일이 없다.
- 영감상법이 이와 같이 사람들을 홀딱 빠지게 하고 많은 돈을 선뜻 내놓게 할 수 있다는 사실에서 몇 가지 심리 조작의 원리를 찾 아낼 수 있다. 특히 중요한 사실은 비밀이나 고민, 과거를 말하는 것이 심리 조작으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고민을 털어놓으면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상대방의 가장 큰 약점을 알게 된다. 남에게 말하지 않았던 사실을 밝힘으로써 이제 특별한 관계가 성립한다. 가슴속에 숨겨놓았던 사실을 털어놓는 행위에는 '도와주었으면 좋겠다'는 무의식의 심리가 반영되기 때 문이다. 도움을 요청하면 상대는 구원의 손길을 내밀 수 있는 입장에 서게 된다.
- 영감상법에서 찾은 심리 조작의 원리
*비밀이나 고민, 과거를 말하는 것은 심리 조작으로 연결된다.
*상대에 관한 정보를 미리 입수해서 약점을 파고든다.
*무슨 말에는 '예스'라고 대답하도록 질문을 유도한다. (예스 세트)
*거부감을 갖지 않도록 선량하고 중립적인 자세를 유지한다.
- 의존성 인격장애를 만드는 주된 가정 환경
*아버지가 알코올 의존증인 경우
*어머니의 자기애가 지나치게 강한 경우
*어머니가 우울증이나 불안정한 인격장애를 지니고 있는 경우
*부모가 과보호로 자식을 기르는 경우

- 한편, 가혹한 환경에 격리되어 고문을 받고 사상 개조나 세뇌를 받는 경우에도 신념을 관철시켜 심리 조작이 먹히지 않는 사람들 도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확실한 소속 의식을 지니고 있거나 흔 들리지 않는 신앙이나 신념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고독 한 상황에 놓여 있었고 도와주는 손길조차 없었으며 고문이나 기 아의 고통에 시달렸지만 결코 혼자가 아니었다. 그들을 소속된 가 족이나 공동체와 연결시켜주었던 것은 주로 기도라는 행위였다고 한다. 기도는 신이란 절대자뿐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는 행위이기도 했던 것이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정신과의사 빅토르 프랑클은 자신이 절망하지 않고 살아남게 된 요인 중 하나로 끊임없이 마음 속으로 아내와 대화를 나누었던 것을 들고 있다. 혹한 속에서 몇 시간동안 서있으면서도 그는 그런 혹독한 상황을 아내에게 농담섞어 말해주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아내는 진작에 죽고 없었다. 프랑클이 이 사실을 안 것은 그가 해방되고 집에 돌아오고 나서였다. 아내는 물론 부 모도 이미 죽고 이 세상에 없었다. 그가 마음속으로 대화를 나누 었던 아내는 이미 그의 마음 속에만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만약 프랑클이 그 사실을 알았다면 살아남지 못했을지도 모른 다. 사랑하는 존재와 이어져 있다는 느낌이 삶을 지탱하는 기둥이 되어 그를 절망과 죽음으로부터 지켜주었던 것이다.
- 또 하나 오래전부터 사용된 심리 조작 기법 중 하나는 '~인척 하는' 것이다. 이 기법의 중요성을 맨 처음 지적한 이는 《군주론> 을 쓴 마키아벨리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는 신의 성실을 정말로 갖추고 있을 필요는 없지만, 갖추고 있는 척을 해서 그렇게 여기 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 척 해서 상대의 마음을 열게 하면, 원하는 대로 행동하게 하는 일은 식은 죽 먹기다. 어떤 시대에도 사용되는 상투적인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척하는 능력은 사회적 지능의 근간을 이 룬다고 할 수 있다. 사회적 지능이 마키아벨리적 지능이라고 불리 는 까닭이다. 사회적 지능이 뛰어난 사람은 교묘하게 태도를 꾸며 서 상대의 마음을 허물고, 마음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이 점에 대해서는 뒤에 다시 살펴보겠다.
또한 마키아벨리는 사랑을 받기보다 두려운 존재가 되는 것이 지배력이 강해진다고 강조했다. 그 사례로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 발을 들고 있다. 한니발의 군사가 항상 일사불란하게 통제되어 있 던 까닭은 그가 규칙을 위반한 군사에게 냉혹하고 엄격하게 대했 고, 군사들이 그를 우러러보기보다는 두려워하고 있었기 때문이라 고 말했다. 공포에 의한 지배도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사용되는 심리 조작 기술이다.

- 조사 결과 환자가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던 인물에 대한 감정을 치료자에게로 돌림으로써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프로이트는 이 현상을 '전이라고 불렀다. 긍정적인 감정을 갖게 되고 이상화하며 호의를 품는 경우를 양성전이, 반대로 화나 증오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품게 되는 경우를 음성전이라고 한다.
더욱 골치 아픈 문제는 전이 감정을 갖게 되면 치료자에게도 그 에 호응하는 감정이 생긴다는 것인데, 바로 '역전이逆轉라고 불 리는 현상이다. 환자가 치료자를 이상화하거나 연애 감정을 갖게 되면 치료자도 거기에 휘말리기 쉽다. 반발이나 적의를 품게 되면 어느새 치료자도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고, 그 환자를 싫어하게 된 다. 환자가 투영한 존재, 가령 '환자가 싫어하던 아버지'라는 역할 을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 프로이트는 이 전이를 얼마나 능숙하게 다루는가가 치료의 성 패를 쥐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요컨대 정신분석 치료 과 정에서는 증상(신경증)이 좋아지는 한편 전이에 동반되는 상태(전 이신경증)가 출현한다. 그러면 전이 감정을 다루면서 그것이 중요 한 인물에 대한 감정을 투영시킨 결과라는 사실을 자각시킨다. 그리고 그것을 극복함으로써 최종적으로 회복되는 치료 이론이 확립되었다.
- 전문가로서 정신분석이나 심리 요법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 사 람조차 전이의 함정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환자에게 연애 감정을 품게 되고 성적 관계를 맺거나 함께 생활하거나 때로는 결혼까지 한다. 치료자로서 상당히 뛰어난 능력을 가진 경우에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
전형적인 사례가 카를 융이다. 그는 환자였던 여러 여성들과 도 를 넘어선 관계를 가졌고, 그중에 몇 사람과는 애인사이로 발전했다. 프로이트의 입장에서 보면 융은 전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포로가 된 셈이다.
- 한층 냉정한 눈으로 보면 융은 치료자로서 유리한 입장을 이용 해서 젊고 아름다운 여성 환자의 심리를 조작해 상대를 손에 넣었 다는 비난을 피할 수가 없다. 융은 겉모습은 매력적인 인물이었지 만 내면은 매우 불안정한 사람이었다. 자신을 지탱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절대적으로 숭배하거나 따르는 사람들이 필요했다. 아무리 좋게 보더라도 컬트 교단의 구루와 비슷한 요소를 지니고 있었다. 프로이트의 치료는 환자 스스로 주체적인 인식을 통해 자신을 조절할 수 있는 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이 목표였다. 그 과정에서 전이에 사로잡힌다면 주체성을 잃고 단지 다른 존재에 의존하여 자신을 지탱하게 될 것이었다. 전이를 치료하기는커녕 오히려 전 이를 악용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이런 위험이 따른다.

- 에릭슨이 사용한 기법 중에서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것 중 하 나가 더블 바인드다. 상대가 무언가 해주기를 바랄 때, 그 일을 할 생각이냐 아니냐고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 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선택지를 준비해 질문하는 방법이다. 복수의 선택지가 제시되지 만 어느 쪽을 선택해도 결국 같은 결과로 유도된다.
이 기법은 영업이나 판매 등에서 응용되고 있다. 자동차를 살까 말까 갈등하는 고객에게 "이 장치를 달아놓을까요?" 아니면 "자 동차 색깔은 흰색을 좋아하세요? 아니면 검은색을 좋아하세요?" 라고 말하며 이야기를 진행하는 방법이다.
자동차를 구매하는 것을 전제로 해서 그다음 선택 사항으로 고 객의 관심이 향하게 한다. 이렇게 하면 살까 말까 고민하던 것을 
멈추고 세세한 취향에 대해 생각하게 되면서 어느새 구매는 기정 사실이 되고 만다.
이 기법은 강력해서 이전에 몇 번이고 당했어도 매번 또 당하게 된다. 하지만 이것이 더블 바인드 기법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면 이 런 세일즈 토크에 쉽게 걸려들지 않는다. 상대의 수를 알게 되면 방어력을 지니게 되는 법이다.
더블 바인드는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다. 가령 아이에게 공부를 시키고 싶을 때 노골적으로 공부하라고 독촉하면 그다지 효과가 크지 않다. 강요당하는 느낌이 들면 사람은 본능적으로 저 항하게 마련이다. 이럴 때 더블 바인드 기법을 사용해서, "국어와 산수 중 어느 쪽부터 할까?", "숙제를 엄마와 함께 할래? 아니면 혼자서 할래?"라고 물으면 아이는 대개 어느 쪽인가를 선택하고 순순히 책상 앞에 앉는다.
- 강하게 저항하리라고 예상되는 경우에는 "숙제를 간식 먹기 전 에 할래? 아니면 먹고 나서 할래?"와 같은 식으로 한 발 물러난 제안을 하여 하나를 선택하게 하거나, 반대로 "숙제를 할래? 목욕 탕 청소를 할래?"와 같은 식으로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함께 넣어 서 선택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
여하튼 "~하겠다"고 대답하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스스로 '하 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면 행동으로 이어지게 되어 있다.
더블 바인드는 '함의 implication'라고 불리는 기법 중 하나다. 인간의 마음은 불가사의해서 직접적으로 뭔가를 하라는 말을 들으면, 명령받았다고 받아들여 마음속에서 저항이 생긴다. 하지만 간접 적으로 넌지시 말하거나, 하는 것을 전제로 놓고 말하면 저항감이 생기기 어렵다.
예를 들어 대학 입시를 앞둔 고등학생 아들이 공부도 하지 않고 빈둥거리고 있다고 하자. 그럴 때 아무리 공부를 하라고 독촉해도 소용없다. 하지만 "내년 이맘때에는 이렇게 가족이 모두 모여 한 가롭게 함께 시간을 보낼 수도 없겠네. 대학교는 1학년 때가 가장 바쁘다고 하니 말이야."와 같이 말해보자.
이 말은 아들이 대학에 합격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고 있다. 비난도 명령도 아니기에 마음에 저항이 생기기 어렵고, 그대로 마 음에 와 닿기 쉽다. 이 말 한마디로 아들은 자신이 대학생이 되어 있는 상황을 순간적으로 떠올릴 터이다. 그와 동시에 마주 보기를 피하던, 대학에 떨어질지도 모른다든지 모의시험이 코앞에 닥쳤 다든지 하는 불안감이나 미지의 대학 생활에 대한 걱정과 기대 등 이 뒤섞여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게 된다.
또한 "이런 식으로 한가하게 시간을 보낸다", "대학교는 1학년 이 가장 바쁘다"와 같은 말이 뇌리에 박혀 자신이 한가하게 있는 모습에 초조함을 느끼고 좀 더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될 터 이다.
잠재의식은 연상 작용의 소굴과 같은 것이다. 별다른 뜻이 없는 사소한 말이라도 은근히 그 사람의 심금을 울리며, 그냥 놔둬도 저절로 파문이 퍼져간다. 이것이 행동에 변화를 낳게 된다. 행동에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방법과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자극을 줄 필요가 있다.
- 상대방의 생각이나 행동을 한층 좋은 방향으로 바꾸고 싶은 마음에서 아무리 조언을 해도, 본인이 강요받는다고 생각해서 귓등으로 듣는다면 말짱 헛수고에 불과하다.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무엇보다도 저항하는 상대와 정면으로 부딪쳐서는 안 된다. 설 득하려고 하면 할수록 완고하게 반발하여 결국에는 감정적으로 다투게 되고 감정의 골이 깊어지게 된다.
에릭슨의 기법은 가능한 한 이런 저항을 피하기 위한 방법이다. 더블 바인드도 저항을 누그러지게 하고 제거하는 기법 중 하나로 서 만들었다. 저항을 피하기 위해서는 일방적인 단정 표현을 사용 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에릭슨은 최면을 사용할 때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눈꺼 풀이 무거워집니다"와 같은 단정적인 표현을 쓰지 않았다. "당신 은 트랜스 상태에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라든지, "점점 깊이 들어 가게 되겠지요"와 같은 식으로 다른 가능성도 허용하는 표현을 즐 겨 사용했다. "~할 수도 있다", "~할 것이다", "~할지도 모른 다", "~할 것 같다"와 같은 표현이 그 예다. 실제 사용해보면 알 겠지만, 단정적인 표현보다 받아들이기 쉽고 영향력도 크다.
- 의지가 약하고 의존적인 사람에게는 강하게 단정하는 말이 믿 음직스럽게 느껴지고 영향력을 갖게 될 때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이 확실한 사람에게 단정적으로 말하면 강한 저항을 만나게 될 뿐이다. 돌려 말하는 방식이 감정적인 저항이 생기지 않는 방 법이며, 마음에 와 닿기 쉽다.
"지금 공부하지 않으면 반드시 후회하게 돼"와 같이 단정적으 로 말하면, 대개 강한 반발심을 불러일으킬 뿐이며 행동을 변화시 키지도 못한다. 같은 말을 하더라도 "지금 공부하지 않으면 후회 할지도 모르는데"와 같이 결론을 내리지 않는 방식으로 말하는 편이 저항이 적고 마음에 파문을 일으키는 힘을 갖게 된다.
가령 "공부하지 않으면 대학에 떨어진다"라고 위협하는 것보다 "열심히 하면 A대학에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와 같이 조심스럽 게 중얼거리는 편이 말 자체에 대한 저항이나 반발이 훨씬 적다. 소극적인 표현이지만 오히려 감정적인 반감이 일어나지 않기 때 문에 마음에 쉽게 파고들어가게 된다. 게다가 이 말은 지금의 상 태로는 A대학에 합격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이런 간접적이고 애매모호한 표현이 무의식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딱히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듯이 보여도 그 아이는 차츰차츰 전보다 더 열심히 공부를 하게 된다. 서서히 행동이 변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것이 무의식에 작용을 가하는 원리다.
- 중립적인 선의의 제3자로서 상담을 하는 중에 상대의 니즈를 완전하게 파악할 뿐 아니라 신뢰도 획득하는 방법은, 상대를 강인하게 조종하려고 하거나 무리하게 설득하려고 하는 방법보다 훨씬 성공률이 높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타자에 대한 경계심이 강하고, 타자의 강요 에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개인주의 시대에는 강하게 설득하려고 하는 방식은 적합하지 않다.
영업의 최종 목적이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라면, 상품을 사달라 고 한마디도 권유하지 않고 고객에게서 꼭 팔아달라는 말이 나오 도록 하는 것이 성공적으로 고객의 행동을 이끌어온 것이 된다.
- 사람의 심리를 조작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의도한 대로 행동을 일으키게 하고 있다. 이것은 한층 고도의 심리 조작 기술을 구사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방법을 충실하게 지키고 실천하면, 가장 안전하고 자연스 럽게 상대에게 접근하여 상대의 행동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목적한 바대로 행동하게 할 뿐 아니라 니즈를 확실하게 충족시켜줌으로써 그 뒤에도 양호한 관계를 유지하고 관계를 발전시킬 수가 있다.

- 조건형성도 심리 조작의 중요한 기술이지만 파블로프는 세뇌와 관련된 더욱 중요한 발견을 했다. 벨 소리와 개에 관한 실험을 한 파블로프는 그다음 단계의 실험도 했다.
개는 벨 소리를 들으면 먹이를 주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침을 흘 리는데, 파블로프는 이 단계를 '등가적 단계'라고 불렀다.
하지만 일단 조건형성이 성립된 뒤라도, 벨을 울리고 먹이를 주 지 않는 등 일관성 없이 대응하면 점차 침을 흘리는 반응도 제멋 대로 변하고 예측할 수 없게 된다. 즉 벨 소리를 들었을 때 반응하기도 하고 안 하기도 하게 된다. 게다가 작은 벨 소리에는 크게 반응하면서 큰 소리에는 반응하지 않는 등 반응이 거꾸로 나타나는 경향도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파블로프는 이 단계를 '역설적 단계'라고 불렀다.
- 역설적 단계는 혼란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이전의 규칙이나 틀을 믿을 수 없게 되며, 진행해야 할 방향이나 믿어야 할 기준을 잃어버리기 시작한다. 즉 기존의 가치관이나 사고방식을 뒤흔드 는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예측된 사건이 안정제로서 작용하는 것과 는 반대로 예상치 못한 사건은 불안감을 높인다. 실제 세뇌에서는 일단 안정제로 의존하게 만들어놓고, 그것을 갑자기 부여하지 않 음으로써 불안감에 휩싸이게 한다.
갑자기 이런 상황에 빠지게 되면 본인은 혼란스럽고, 무엇이 잘 못되었는지 자신을 돌이켜보며 자책하고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보기 위해 두려움에 떨며 안색을 살피게 된다.
그런 심리 상태에 놓이게 해서 긴장이 높아졌을 때 무엇이 마음 에 들지 않는지를 넌지시 알려준다. 불안한 심리 상태에 놓여 있 었기에 불안한 상태를 해소할 수만 있다면 기꺼이 타협하고 상대 가 말하는 대로 따라하게 된다.
이것은 변덕스럽고 지배적인 인물이 의존적인 사람을 조종하는 전형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이런 경우에는 지배하는 사람의 긍정 적인 반응이 안정제로 작용한다. 그리고 지배받는 사람은 어느 샌 가 이 안정제에 의존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관계를 유지하기 위 해서 안쓰러울 정도로 노력하고 상대에게 헌신하게 된다.
역설적 단계는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 행동을 이해하거나 타 인의 행동을 조작할 때 유용하다. 하지만 세뇌를 하기 위해서는 그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 파블로프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 사건으로 놀랄 만한 발견을 하 게 되었다. 이것은 다행스런 우연이라기보다 불행한 재앙이라고 말할 수 있다. 1924년 레닌그라드에 대홍수가 덮쳐 파블로프의 실 험실도 피해를 입었다. 많은 물이 흘러들어와 기자재나 우리가 물 에 잠겼고, 실험용 개들은 도망치지도 못한 채 허우적거리며 물에 빠져 죽기 일보직전이었다. 그때 조수 한 사람이 간신히 실험실에 도착해서 개들을 구해낼 수 있었다.
홍수 피해를 수습하고 실험을 재개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연구자 들은 기묘한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벨 소 리를 들어도 개들이 반응하지 않았던 것이다. 몇 번을 해도 마찬 가지였다. 믿을 수 없게도 몸에 배어 있던 조건반사가 없어진 것 이다. 물에 빠져 죽을 뻔한 충격적인 사건이 조건반사를 없애버렸 다고 추측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 파블로프는 또 한 번 조건형성을 조작해서 조건반사가 일 어나게 했다. 그러고 나서 똑같이 우리에 물을 흘려보내 개들을 죽음의 위기에 놓이게 하자 역시 조건반사가 없어졌다.
학습시킨 조건반사가 없어졌을 뿐만 아니라 그 밖에도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개의 성격이 정반대로 바뀌곤 했다. 얌전하던 개가 난폭해져 사람을 물거나, 반대로 난폭하던 개가 얌전해지기도
했다.
이와 같이 심적 외상 체험으로 이전의 조건형성이 사라졌을 뿐 만 아니라 정반대라고 할 수 있는 상태가 일어나는 현상을 파블로 프는 '초역설적 단계라고 불렀다.
파블로프의 연구가 소련의 세뇌 기술 발전에 기여한 역할을 연 구한 정신과 의사 윌리엄 사잔트William W. sargant에 의하면, 생존과 관 련된 외상 체험에 의해 그 전까지 믿어왔던 행동양식이나 가치관 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사태에 직면하면 그것이 완전히 바뀌는 반응이 유발된다고 한다.

- 파블로프의 연구는 미국으로 건너가 행동주의라고 불리는 새로운 심리학 영역을 발전시켰다. 행동주의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존 왓 슨 John B. Watson이나 그 후계자 버러스 스키너Burrhus F. Skinner가 한 시대 를 풍미하였다. 그들은 파블로프의 이론을 더욱 발전시켜 조작적 조건형성이라고 불리는 방법을 확립했다. 스키너는 자신의 방법을 사용하면 어떤 반응이라도 자유자재로 만들어낼 수 있으며, 행 동이나 인격조차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고 호언했다.
조작적 조건형성의 원리는 단순하다. 바람직한 행동을 하면 칭 찬(기분 좋은 자극)을 해서 긍정적으로 강화시키고, 잘못된 행동을 할 때는 벌(불쾌한 자극을 주어 부정적으로 강화시키는 것이다. 이 런 간단한 방법을 수미일관되게 실행하면 바람직한 행동이 증가 하고 잘못된 행동이 감소한다.
조작적 조건형성은 조작적 학습이나 강화 학습이라고 불리듯이 학습으로 이해해도 무방하다. 환경에 적합한 행동을 학습함으로 써 행동이 변화하는 것이다.

- 헤브 박사의 실험은 감각 차단 상태에서 자극을 주면, 평소와는 전혀 다를 정도로 인간의 정신이나 뇌에 엄청나게 강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내었다. 그것은 동시에 이 기술을 악용하면 사람의 사상이나 생각을 완전히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을 뜻했다. 헤브 박사는 3년 반 뒤에 이 실험을 중지했다. 그 뒤 그와 같은 감각 차단 실험을 더욱 진행시킨 사람은 프린스턴 대학의 연구 자잭 버넌 Jack Vernon이었다. 버넌은 헤브 박사와 마찬가지로 챔버 를 사용해서 똑같은 실험을 했는데, 그의 실험 목적은 세뇌에 있 었다. 피험자에게 기독교에 관한 지루한 내용이 담긴 30분 분량의 테이프를 반복해서 들을 것인지, 이슬람교에 흥미를 갖게 하는 내용이 담긴 테이프를 시리즈로 연달아 들을 것인지를 선택하게 했다. 대다수 피험자가 이슬람교의 내용이 담긴 테이프를 선택했다. 그리고 챔버에서 나왔을 때는 이슬람교에 대해 아주 호의적인 견 해를 갖게 되었다.
이런 실험을 통해 밝혀진 사실은 우리 뇌가 정상적으로 기능하 기 위해서는 적당한 양의 자극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자극은 바꿔 말해 정보라고도 할 수 있다. 입력 정보가 지나치게 부족하면 뇌 는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입력 정보가 극도로 부족한 상태에 놓이면, 뇌는 어떤 정보라도 받아들이고 흡수하려고 한다. 그 전까지 믿고 있던 신념과 다른 내용의 정보라도 별 다른 저항 없이 흡수하려고 한다. 그 결과 그 정보가 강하게 침투하여 신념이 바뀌는 일이 일어난다. 이것이 그 야말로 세뇌의 원리다.
세뇌를 가능하게 하는 또 다른 원리로는 정반대의 방법도 있다. 정보 차단이나 감각 차단과는 반대로 정보나 자극을 과잉으로 제 공받는 상태에 마냥 있게 두는 것이다.
정보 과부하 상태가 계속되어도 뇌는 차츰 주체적인 사고력이나 판단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처음에는 강한 반발과 저항감을 불러 일으키는 생각이라도 계속해서 듣게 되면, 차츰 그것이 올바른지 잘못되었는지 판단하지 않게 되고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고독한 삶이 당연한 시대가 되고 밤낮으로 대중매체를 통해 대 량의 정보를 받아들이며 생활하는 현대인은 감각 차단과 정보과부하라는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할 수 있다

- 심리 조작의 역사를 살펴볼 때 서브리미널 subliminal 효과를 발견하고 실용화한 연구도 빼놓을 수 없다.
지각할 수 없을 정도로 순간적인 자극이 인간의 판단이나 행동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서는 19세기부터 일부에서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왔다.
하지만 이 연구가 널리 일반의 흥미를 끌기 시작한 것은 1957년 부터이다. 그 해에 제임스 비커리James Vicary라는 마케팅 컨설턴트가 50명의 기자를 초대해서 대대적인 회견을 열어, '서브리미널' 영 상을 삽입한 영화를 보여주면서 그 효과에 대해 발표했다.
비커리는 <피크닉>이란 영화의 영상에 '팝콘을 먹어라'나 '콜라 를 마셔라'라는 문자을 순간적으로 비치게 하고 그 효과를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팝콘은 57.7%, 콜라는 18.1% 매출이 신장되었다고 한다. 비커리는 처음으로 '서브리미널'이라는 말을 사용해 기법을 설명했다.
그는 이렇게 잠재의식에 미치는 자극은 감각적으로 지각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성으로도 판단할 수 없지만, 본능적인 욕구를 자극할 수는 있다고 보았다.
때마침 같은 해 미국에서는 사회학자인 밴스 패커드vance Packard 가 광고업자들이 상품을 사게 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 는 실태를 폭로한 《은폐된 설득자들》이란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은 100만 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가 되며 장안의 화제가 되었다.
비커리는 시기적절한 때에 발표를 했다. 영상 매체를 이용한 심리 조작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으며 서브리미널 효과가 일반인들 에게도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 MK 울트라 계획으로 대표되듯이 종래의 심리 조작 기술은 최 면, 전기 충격, 조건형성 조작, 약물 모두에 공통적인 한계점이 있 었다. 격리나 구속을 하고 노골적으로 인권을 침해하고 다양한 조 작을 강요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방식은 나중에 물의를 일으 키게 되고 비인도적인 방법으로 규탄을 받게 되었다.
이에 반해 서브리미널 효과를 이용한 방법은 두 가지 면에서 혁 신적이었다. 사람들이 눈치 채기 어렵고, 한 번에 수많은 사람에 게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점이었다. 바야흐로 새로운 심리 조작 기 법이 등장한 것이었다.
서브리미널 효과를 노골적으로 이용한 기법은 그 뒤 사회의 경계심이 강화되면서 규제 대상이 되었지만, 부드럽게 암시 효과와 조합되어 잠재의식에 영향을 미치는 기법은 현재도 널리 이용되 고 있다.
상업광고에서는 판매하고 싶은 상품과 긍정적인 이미지를 연결 지어 반복해서 내보낸다. 경쟁 후보를 공격하는 네거티브 선거에 서는 사악하고 불쾌한 영상이나 음악을 이용하여 적대하는 후보 와 부정적인 이미지를 연결시킨다.
직접적으로 경쟁 후보를 사악한 사람이라고 공격하지 않아도 그런 이미지와 연결시킴으로써 사람들의 뇌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강력하게 심어놓을 수 있다. 이런 효과도 이성이라는 여과기를 빠 져나가 직접적으로 감정의 중추에 이르는 것이기에 서브리미널 효과라고 말할 수 있다.

- 교육 효과를 높이고 능력을 계발시킬 때도 이와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극적인 변화를 일으키려면, 정보나 자극을 최소한으로 줄여서 뇌를 지루한 상태에 놓이게 해야 한다. 일정한 기간 동안 단조로운 생활을 하게 해서 자극이나 정보에 굶주리게 하면 약간 의 지식만 가르쳐줘도 마른 모래가 물을 빨아들이듯이 흡수하게 된다.
평소라면 지루하기 그지없는 단조로운 자극조차 즐거운 일이 될 수 있다. 예전부터 학문이나 기예를 배울 때 기숙사에 살게 하거나 합숙을 시켰던 까닭은 집단생활을 익히게 하고 경쟁을 시킨다는 의미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이것이 외부와의 접촉을 줄여 쓸데없는 정보를 차단하는 방법이라는 이유가 더 컸다. 일종의 터널을 만들어 한 점의 빛만을 바라보고 나아가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정보 입력이 지나치게 많으면 아무래도 집중력이 흐트러지거나 의욕이 저하되기 쉽다. 정보 입력을 줄이면 스스로 정보를 요구하 고 신속히 흡수하게 된다.
감각 차단과 같은 극단적인 방법은 신경계를 혼란시키기에 바 람직하지 않지만, 적당하게 자극을 낮추면 의욕이나 관심을 높이 는데 상당히 효과적이다. 특히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유 지하는 데는 정보 입력을 줄이는 방법이 유용하다.
정보가 많이 들어오지 않으면 사람은 적은 양의 정보만으로 생각하게 된다. 공백 부분을 생각하거나 상상해서 채우려고 한다. 감각 차단과 같은 극도의 결핍 상태에 놓이면, 공백 부분을 메우 기 위해 생각이나 상상이 폭주해서 환각이나 망상에까지 이르게 되지만, 적당하게 정보 입력을 줄이면 오히려 차분히 생각하고 사 물을 돌이켜볼 수가 있다.
아이를 교육시킬 때나 재능을 키울 때도 정보 입력의 원리는 매 우 중요하다. 성과를 빨리 내기 위해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주면, 정보를 수용하는 사람은 흥미와 의욕을 잃어버린다. 그보다 더 나 쁜 일은 주체적으로 생각하지 않게 된다는 점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상대의 주체성을 빼앗아 꼭두각시나 로봇으로 만들고 싶으면 항상 정보 과잉 상태에 있게 하고, 뇌를 정보 처리로 허덕이게 해서 아무것도 스스로 생각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 놓으면 된다.
실제 세뇌에는 이런 방법이 곧잘 사용된다. 끊임없이 음악이 나 녹음테이프의 소리가 흘러나오는 방에 있게 하고, 이른 아침부 터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고통을 주고 불안감을 조성해 서 한시도 편안하게 있지 못하게 하여 뇌를 지치게 만들고 집중력 을 빼앗는다. 그리고 지칠 대로 지쳐 처리 능력이 저하된 시점에 사정없이 대량의 정보를 제공한다. 그러면 뇌는 용량 초과 상태에 놓여 주체적으로 정보를 선택할 수 없게 되고, 생각하는 힘과 저항하는 힘을 잃게 된다.
- 이런 상황은 방대한 정보에 노출된 상태에서 지친 몸으로 살아 가는 현대인의 모습과도 겹친다. 성장하는 아이들도 예외가 아니 다. TV, 인터넷, 게임, 만화, 휴대전화.... 아이들은 지금 홍수 처럼 넘쳐나는 정보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자라고 있다. 아이들의 주체성이나 창조성, 생각하는 힘이 약해지고 있는 데는 이런 환경 의 영향도 부정할 수 없다.
과잉된 정보에 노출되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없고 항 상 무언가를 해야 된다면 좀비와 같은 아이들이 되기 쉽다. 현대 사회에서는 싫든 좋든 이런 환경이 실현되고 있다.
스튜던트 애퍼시student apathy(오랜 수험 공부에서 해방된 학생에게 보이는 무기력증) 가 등장한 1970년대 이후로 젊은 사람들은 갈수록 무기력해지고 감정이 메말라가고 있다. 이것이 강제수용소를 체험한 사람들의 증상과 비슷한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집에서 생활하면서도 뇌가 혹사당하고 있는 것이다.
- 정보와 감각이 차단되고 정신적인 소모가 심해지면 뇌는 극한 상태에 놓이게 되고 유입되는 정보에 강한 영향을 받는다. 게다 가 애착 불안이나 의존적인 경향이 강하고, 스트레스나 트라우마 를 안고 있고, 사회에서 고립되고 적응하지 못하던 사람은 더욱더 강한 확신을 지닌 존재에 매달리려고 한다. 이런 사람은 지배받는 것에 오히려 안심하게 된다. 격리나 정보 차단은 그런 경향에 박 차를 가하고 강력한 의존과 지배의 관계를 만들어낸다.
컬트 교단이나 사상개조소에서 흔히 시행되는 자아비판이나 상 호비판은 애착 불안을 자극해서 자기애를 철저하게 상처 입히고 자기 부정을 강화시킨다. 이런 과정이 심어주려는 근본적인 스키마 schema (인식 체계)는 자신에게는 아무 가치도 없지만 위대한 지도자나 이념에 따르면 멋진 의미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재산도 육체도 목숨까지도 기꺼이 바치는 완전한 심리 조작이 성 립하게 된다.
테러리스트나 스파이의 마음을 돌려서 협력자로 길들이는 경우 에도 종종 이와 같은 원리가 이용된다. 이대로는 절망과 고통과 죽음밖에 없는 엄격한 현실을 충분히 알게 한 뒤 마음만 먹으면 살아남아서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다고 구원을 약속하는 것이다. 상대를 몰아붙일 수 있을 만큼 몰아붙이고, 절망의 바닥에 내동댕 이친 다음에 갑자기 태도를 부드럽게 해서 따뜻한 손을 내밀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진다.
- 신앙을 지닌 사람이 평온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까닭은 어떤 때라도 희망이 약속되어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반드시 구원을 받는다고 믿는 것이다.
암시요법의 효과가 치료자에 대한 일종의 '신앙'에서 생겨나듯 이, 믿음은 강력한 암시 효과에 의해 '기적'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 다. 객관적인 소견보다 "넌 공부를 잘할 수 있게 돼", "당신은 좋 아질 것 같은데", "벌써 병이 낫기 시작하고 있는 건지도 몰라"와 같은 말이 때때로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이것은 의사나 교사라면 종종 경험하는 일이다. 뛰어난 임상가나 교육자일수록 이 원리를 능숙하게 활용해서 희망을 약속하고 실제 그것을 현실로 만든다.

- 테러리스트나 전쟁 포로, 중대사건의 용 의자를 신문할 때도 이제는 힘으로 굴복시키는 방법이 통용되지 않게 되었고 새로운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상대가 적의와 불신에 가득 차있더라도 오히려 공감과 나름의 경의를 갖고 접근해 신뢰 관계를 쌓음으로써 마음을 열게 하는 수법을 사용하게 되었다. 오 랫동안 격리되고 고독과 불안에 시달렸던 사람은 부드럽고 친밀 한 감정에 굶주려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다운 대우를 받게 되 면 자기도 모르게 마음을 열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조금씩 마음을 터놓게 되고, 라포가 성립되고, 속 마음까지 터놓는 사이가 되면 서서히 마음을 흔드는 작업을 시작 한다. 맨 처음 마음이 닫혀있을 때는 어떤 면에서 보면 마음의 준 비가 단단히 되어 있기 때문에 분노를 표출하고 공격을 가해도 움 쩍달싹하지 않지만, 마음을 허락한 상태에서 갑자기 치고 들어오 면 제대로 대응할 수가 없다. 질문하고 대답하라며 재촉해서 상대가 말을 얼버무리고 주저하면, 격앙된 목소리로 몰아세운다. 이는 모두 계산된 행동이지만 상대는 갑자기 허를 찔려 어안이 벙벙해 져 어쩔 줄 몰라 한다. 때로는 상대를 화나게 했다는 것에 동요하 고, 신문관의 기분을 좋게 해주려고 쥐꼬리만 한 정보를 넘기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을 노린 것이며 일단 신문관에게 양보를 하게 되면 함락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 심리 조작이란 주제는 현대인에게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선택 하려는 주체성이 있는가를 묻고 있다. 정보가 홍수를 이루고 현실 감이 희박한 불균형적인 상황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과연 스스 로 선택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가? 외부에서 들 어오는 정보나 공기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머 리로 생각하고, 체험만이 아니라 과거의 역사에 비춰보아서 판단하고, 냉철하게 행동할 수 있는가? 요즘 들어 이런 물음이 한층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 개인이 주체적으로 책임 있는 선택을 하는 것이 더욱더 어려워 지는 시대가 되었다. 범람하는 정보의 바다에 삼켜지지 않기 위해 서는 항상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는 습관을 지니고, 더불어 자신에 게 안전 기지가 되는 존재들을 소중히 할 필요가 있다. 방어를 단 단히 하고 경계태세를 강화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장담할 수 없다. 환상의 적과 싸우지 않기 위해서는 불안에 쫓겨 과잉반응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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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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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법칙

심리 2023. 8. 22. 15:36

- 심리학에서 태도는 일반적으로 사람이나 사물에 대한 평가를 말한다. 이러한 평가는 그 사람이나 사물에 대한 당신의 행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그 사람이 당신을 위 해 무언가를 해주도록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태도 바 꾸기란 단순한 '설득' 이상의 것이다.
태도는 네 가지 요인에 바탕을 둔다.
1. 유전적 소인
몇 가지 태도는 타고난다. 물론 아직 논란이 많은 주장이지만 많은 학자가 그렇다고 동의한다. 일란성 쌍둥이가 떨어져 자랐고 서로 전혀 본 적이 없는데도 많은 태도에서 공통점을 보인다는 사실은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2. 애정
애정의 요인은 감정이다. 우리는 특정 사람이나 물건에 대 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품을 수 있다. 우리가 그 사 람이나 사물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도 그 감정에 따라 좌우된다.
3. 인지
여기서 말하는 인지는 의식적인 정보 처리, 즉 적극적 사고를 뜻한다. 우리는 논리와 정보를 점검하고 검토하여 판단을 내린다.
4. 행동
태도는 특정 상황에서 우리가 어떤 행동을 취할지 '예언'한 다. 거꾸로 우리는 행동으로부터 태도를 추측할 수 있다. 우리의 많은 태도가 무의식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생각이 행동과 일치되기를 원하기 때문에 태도를 행동 에 맞추기도 한다.

- 사람들은 올바른 정보와 논리를 주장하면 원하는 것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잘못된 믿음 때문이다.
1. '객관성'과 '올바른 해결책'이 존재한다는 믿음
2. '공정함'이 존재한다는 믿음
- 우리는 공정함을 기대하고 공정한 대접을 받지 못하면 깊이 분노하고 상처받는다. 이런 비극적 망상 역시 인식의 왜곡 이다. 심지어 과학적인 이론도 있다. 이름하여 '공정한 세상 가 설Just-world hypothesis'이다. 이 공정한 세상에 대한 믿음은 우리 의 통제 욕망이 낳은 결과다. 우리의 뇌에게는 우리가 자신은 물론 주변 세상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느낌이야말로 고민 중 에서도 최고의 고민이다. 따라서 공정한 세상을 믿어서 주변 에서 일어나는 일을 통제하려 노력한다. 세상이 공정하면 우 리가 특정 방식으로 행동할 때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게 어떻 게 행동할지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나 정확하게 알고 있다. 삶은 엄청나게 불공평하다는 것을.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실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삶은 불공평하다. 당신만 봐도 알 수 있다. 당신은 책을 쓰고 인쇄하여 읽을 수 있는 나라에서 태어 났다. 당장 오늘 저녁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나라의 사람도 있 는데, 당신은 배가 부를 만큼 먹을 것이 있고 지붕 있는 집에 서 잠을 자며 읽고 쓸 수 있다.
삶을 적어도 지금보다는 공정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사 명이 아니냐고? 물론 그렇다. 그리고 많은 지점에서 상대적 이나마 지금보다 더 공정한 세상을 만들 수도 있다. 그럼에도 '공정함'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정당이 유사 이래로 정당의 깃발에 적어놓았던 그 글귀, 우리가 지극히 평범한 일상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동네에서, 집 안에서, 심지어 휴가 계획을 짤 때도 굳게 믿는 그 공정함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 논리를 통해 탄생한, 다시 말해 인지 요인을 거쳐 탄생한 태도다. 인지 요인은 주로 어떤 주제가 구체적으로 상대에게 해당이 될 때, 그러니까 그 주제가 직접 개인적인 영향을 줄 때 활성화된다. 로비스트들은 그런 타깃이 되는 사람들을 '이해당사자stakeholder'라고 부른다. 영어로 'be at stake'는 '~가 걸려 있다'는 뜻이다.
- 그러니까 논리가 태도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유일한 경우에도 객관적인 논리로는 아무것도 달성하지 못한다. 객관 적인 논리가 소용이 있는 경우는 하나도 없는 것이다. 그런데 도 우리는 객관적으로 논리를 펼치려 노력한다. 그것 자체도 아무 도움이 안 되는데, 거기서 그치지 않고 스스로 객관적 논리를 펼친다고 믿어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 사실은 자신의 요구를 자신의 시점에서 정당화할 뿐인데도 말이다.
- 우리는 사람들의 자기중심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모두가 세상을 자기 입장에서 보며 거의 100퍼센트의 시간을 자신의 소망, 자신의 문제, 자신의 근심에 쏟는다고 말이다. 인간의 심리는 그렇게 작동한다.
우리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길은 인간 심리의 표준 작업 방식을 깨닫는 동시에, 자신을 위해 그 방식을 버리는 것이다.
자신의 자기중심주의를 극복하고 정반대로 돌아서야 한다는 말이다.
- 이미 잘 알려진 사실대로 사람의 뇌는 정말 게으르다. 대책이 없을 정도다. 최대한 생각을 안 하려고 온갖 핑계를 대고 기회를 노린다. 자기 앞에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면 뇌는 당연 히 생각을 할 필요가 없는 쪽을 택한다. 그러자니 낯선 것은 무조건 피한다. 낯선 것은 스트레스고 노동이다. 인식하고 배 열하고 평가하고, 더 나아가 그에 대해 새로운 의견을 피력해 야 한다. 얼마나 피곤하겠는가?
반대로 익숙한 것은 정보의 처리 유창성 Processing fluency'을 높인다. 처리 유창성이 높아지면 우리는 행복해진다. 

- 직장생활은 쓸데없는 것 같은 회의와 만남의 연속이다. 내용만 뜯어보면 사실 쓸데가 없다. 다들 자기 이야기만 할 뿐, 정보를 얻는 것도 지혜를 얻는 것도 아니다. 다들 제자리를 향 해 흩어지면서 투덜거린다. “이 무슨 시간 낭비야!"
하지만 단순 노출 효과를 아는 사람이라면 모든 만남이 유 익하다는 사실도 알 것이다. 날로 친밀도를 높여가다 보면, 언 젠가 결정적인 순간에 그 아무짝에도 쓸모없다고 생각했던 만남의 시간이 톡톡히 제값을 할 것이다.
당신을 위해 무언가 해줄 수 있는 사람일수록 개인적인 만 남을 자주 가지라. 상사가 "나하고 점심 같이 먹을 사람?" 하고 물어보면, 모니터 뒤로 몸을 숨기며 "선약이 있어서......” 하고 웅얼거릴 것이 아니라 번쩍 손을 들라. 

- 중요한 인물, 중요한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있는 인물에게는 무조건 자꾸 얼굴을 비춰야 한다. 단순 노출 효과는 당신이 그 사람을 계획적으로 만났는지 우연히 만났는지와 전혀 관 련이 없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스스로를 노출시켰다는 사실 이다.
타깃으로 삼은 인물이 지금 당신을 알지 못해도 상관없다. 또 당신의 노출 노력을 그가 의식하지 못해도 괜찮다. 앞의 실 험 결과를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듯이 당신은 누군가를 알기 전 부터 그들의 호감을 얻을 수 있다. 승진이 걸렸을 때 당신 상 사의 상사는 반드시 당신에게 유리한 말을 할 것이다. 당신이 시도 때도 없이 엘리베이터에서, 복도에서 그와 마주치며 인 사를 했다면 말이다. 당신이 그 상사를 공식적으로 알기 전부 터 이미 그의 호감을 살 수 있다.
- 상호적 애착은 서로 별로 닮지 않은 사람, 강한 거부감을 느낄 만한 사람 사이에서도 통한다. 그러니까 상호적 애착이 유 사성의 원칙을 능가하는 셈이다. 그 정도로 사랑받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강하다. 누군가 나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면 다른 모든 원칙을 다 내팽개칠 정도로.
이렇게 잘 통하는 원칙에도 예외는 있다. 상호적 애착도 자 존감이 약한 사람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은 자아상 이 부정적이기 때문에 그런 자아상을 입증하는 사람을 더 좋 아한다. 즉, 자신을 칭찬하고 좋아하는 사람보다 비판하는 사 람을 더 신뢰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상대가 자존감이 떨어지 는 사람이거든 전략을 바꾸어야 한다.

- 상대를 관찰하고 욕망을 읽어내라
그렇다면 당신이 타깃으로 삼은 상대의 동기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알 수 있을까? 솔직히 이를 항상 쉽게 알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앞에서도 말했듯 자신의 욕망이 무엇인지 조차 모르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모두가 '나에게는 뭐가 중요 하지?' 고민하면서 살지는 않는다. 하물며 '내 상대에게는 뭐 가 중요하지?' 하고 고민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상대의 동기를 파악하기 위한 첫걸음은 앞서 소개한 인간 욕망의 리스트를 자주 살피고, 사람마다 욕망이 다 다르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다음은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상대를 관찰해야 한다.
*상대가 어떤 행동을 할 때 어떤 이유를 대는가?
*상대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상대가 언제 기분이 좋은가?

- 도우미를 불러 청소와 다림질을 시키면 어떻겠느냐고 묻는다. 그 비용은 사람 수에 따라 나누기로 하고 말이다. 동거인들은 이런 대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1. 좋은 아이디어네. 우리는 주말에 쉴 수 있잖아.
2. 그러지. 도우미를 쓰면 돈 많은 옆집 사람들도 우리를 깔보지 못할 거야.
3. 싫어, 너무 비싸.
4. 그건 아니라고 봐. 주말에 시간도 많으면서 왜 사람을 써.
5. 싫어, 모르는 사람 집에 들이는 거 안 내켜.
6. 싫어, 청소는 내 손으로 할 거야.
이런 간단한 대답만 봐도 그 사람의 인생 동기에 대해 아주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다양한 반응 각각에서 서로 다른 욕망을 읽어낼 수 있다.
1. 휴식
2. 인정, 경쟁
3. (물질적 성장
4. 공정
5. 안전
6. 독립성
- 모든 사람이 자신이 어떤 일을 하는 이유, 혹은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말하는 건 아니다. 그럴 때는 관찰을 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실제로 상대의 걸음걸음에서 그의 욕망을 읽을 수 있다. 상대는 사람이 많은 파티장에서 어떻게 행동하는가? 사람이 많으면 말이 많아지는가? 아니면, 구석에 가서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는가? 모두가 잘 먹고 있는지 끊 임없이 챙기는가? 그런 행동들은 인정과 휴식, 공정과 조화를 바라는 욕망의 표현일 수 있다.
- 주말을 어떻게 보내는지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족과 함께? 요트를 타는가? 축구장에 가는가? 소파에 누워 있는가? 박물관에 가는가? 환경단체 행사에 참여하는가? 이 모두는 안전, 호기심, 경쟁, 휴식, 창의성, 공정을 향한 욕망을 암시한다.
상대의 사무실을 슬쩍 둘러보는 것도 그의 욕망을 알아내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가족의 사진이 책상에 놓여 있는가?(안전과 소속감) 상장이나 졸업증명서가 걸려 있는가? (인정) 직접 찍은 사진을 벽에 붙여놓았는가? (창의성, 인정) 방이 깨끗한가?(질서) 초콜릿이 굴러다니는가?(식욕) 전화를 직접 받는가, 아니면 비서를 통해서만 받는가? (권력)
상대의 얼굴도 그의 동기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준다. 어떤 상황에서 환한 표정이 되는가? 어떤 상황에서 기뻐하고 어떤 상황에서 우울하거나 불행한 표정이 되는가?

- '입을 열고 상대에게 내 의견을 당당히 말하는 것'이 미덕으로 통하는 세상이기는 하다. 하지만 항상 당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자문해야 한다.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싶은가? 아니면,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고 싶은가? 이것은 근본적으로 서로 다 른 목표이며, 그 달성에는 근본적으로 서로 다른 행동방식이 요구된다.
상대에게 내 의견을 말하지 않고 상대를 반박하거나 비판 하지 않으려면 한 가지가 필요하다. 즉, 인정받고 존중받고 싶 은 자신의 욕망을 뒷전으로 밀어놓아야 한다. 내가 옳고 싶은 욕망을 눌러야 하는 것이다. 사실 내 의견이 있는데 입을 다물고 있기란 죽기보다 힘들다. 상대방 못지않게 나의 욕망도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신이 목표를 달성하는 길은 오직 자신의 에고ego를 무시하는 것뿐이다.
그렇다면 비판과 지적 대신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 까? 상대에게 그가 필요로 하는 인정을 선사하는 것이다. 잘 난 척 떠들지 말고 상대에게 당신의 멋진 아이디어가 다 그의 덕분이며 그에게서 나온 것이라고 믿게 만들어야 한다.
어렵지 않다. "우리가 어떻게 하면 될까요?", "이런저런 방향등 몇 가지 의도적인 질문만으로 이미 상대는 당신이 원 하는 쪽으로 오게 되어 있다. 그것이 자신의 아이디어라고 믿 으면 상대는 그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예상치 못 했던 힘을 발휘할 것이다. 남의 아이디어라고 생각하면 아예 관심도 두지 않을 텐데 말이다.
아니면, 모자란 척하면서 처음부터 상대에게 도움을 청하 라. 이런 방법을 두고 '소크라테스 방식 Socrates Method'이라고 부 른다. 철학자 소크라테스처럼 상대에게 계속적으로 교묘한 질문을 던져서 내가 원하는 결과를 마치 상대의 아이디어인 양 착각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상대를 비판하지 말고 칭찬하라. 내일이 오지 않을 것처럼 열과 성을 다해 칭찬하라. 너무 지나치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 아도 된다. 모든 인간은 칭찬에 목마른 사슴이다. 상대에 대한 칭찬은 내게 더 유리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 누군가 당신에 게 지나가는 투로 "오늘 왜 그렇게 예뻐요?"라든가 "정말 잘했 네요"라고 말한다면 그날 당신은 하루 종일 기분이 좋을 것이 다. 그의 소망을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솟구칠 것이다. 그것이 인간이다. 모든 인간이 다 그렇다.

- 상대를 중요한 사람으로 대접하면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 다. 상대가 스스로 생각하는 정도, 아니 그보다 조금 더 중요 한 사람으로 대접해주면 된다.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 모두는 실제보다 자신을 더 대단한 사람으로 생각한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두고 '우월함 망상Illusion of superiority' 이라고 부른다. 모두가 자신을 평균 이상으로 능력이 있고 중요하며 매력적이라고 평가한다. 모두가 개리슨 케일러 Garrison Keillor의 소설에 나오는 허구의 도시 '워비곤 호수'에 산다고 착각한다.

- 인간은 타인의 제안이나 부탁을 들어주는 것에 엄청난 두려움을 느낀다. 그러면 자신의 자유와 통제권을 잃게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런 믿음을 물리치는 데 95퍼센트의 성공률을 자랑하는 꾀가 하나 있다. 상대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며칠 동안만 시험해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결정은 그다음 에 하세요. 마음에 안 드시면 안 하시면 됩니다.” 흥미롭게도 이렇게 한정된 기간 동안 한번 시험해보라는 제안에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저항을 하지 않는다.

- 뇌는 생각과 행동 역시 평화로운 합일점을 찾기를 원한다.
행동과 태도가 서로 맞지 않으면 참지 못한다. 어떻게 하든지 그 둘을 일치시켜야 한다.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 행동을 태도에 맞출 수 있다. 예를 들어, 환경을 생각하여 자가용을 타지 않아야 된다고 확신한다면 자가용을 팔아버리는 것이다. 그럼 태도와 행동이 일치될 수 있다. 뇌는 만족할 것이고 잠도 잘 올 것이다.
둘째, 반대로 태도를 행동에 맞출 수 있다. 자동차를 팔지 않 고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그 대신 나는 비행기를 타지 않잖아. 비행기는 차보다 훨씬 공해가 심해. 자가용이 없으면 출근도 못 하니까 없앨 수는 없지.” 이런 자기변명으로 다시 뇌는 평온을 되찾는다.
이 두 가지 방법을 놓고 선택을 할 수 있는 경우는 문제가 미래의 행동일 때뿐이다. 과거의 어떤 행동이 나의 머릿속에 고통스러운 인지부조화를 유발했을 경우에는 그 행동을 물릴 수가 없다. 그러므로 내가 다시 조화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은 단 한 가지, 두 번째 방법뿐이다. 태도를 바꾸어 행동에 맞추는 길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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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심리학

심리 2023. 8. 11. 16:11

- 셰익스피어 shakespeare의 표현을 빌리면, 우리는 각자 주인공으로서 인생이라는 무대에 올라 자기가 맡은 시간 동안 무대 위에서 뽐내고 안달한다. 하지만 특등석에서 지켜보던 죽음의 신은 언제든 그 무대 에 오를 수 있고, 그날이 오면 먼저 떠난 수십억 명이 그랬듯 나도 관 객에게 작별 인사를 해야 한다. 그리고 맥베스의 대사처럼 나는 "영영 사라져버린다."
- 고대 그리스의 스토아학파가 가장 먼저 말했 듯, 인간은 모두 죽는다는 필연성을 중립적으로 수용해야 하며, 나만 은 다르길 원치 않아야 한다. 지금은 과학의 진보 덕분에 잘 알려졌듯 이, 인간은 오래된 돌덩이 위 희박한 대기 아래서 시간당 10만km 속 도로 우주를 질주하다 언젠가 생명의 별이 지면 죽음을 마주하는 어설픈 유인원일 따름이다.
- 세계 여러 지역은 이제 '버리기 사회 throwaway society'가 됐다. 선진국에서는 TV 하나를 10년 이상 쓰지 않는다. 방마 다 설치된 스크린을 철마다 시장에 나오는 더 번지르르하고 얇고 큰 모델로 교체한다. 삶의 많은 영역에서 오래 써야 할 상품도 소모품 취 급을 받고 있다. 한 흥미로운 실험 연구에 따르면, 이와 같은 소비의 열기는 무의식적 죽음의 공포와 연결되어 있다. 28 미묘하고 숨겨진 방식으로 죽음을 떠올리게 하면, 물건을 사고 싶은 욕구가 극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놀랄 일은 아니다. 돈을 벌고 쓰는 것이 현대 문화에서 곧 성공의 상징이다. 결국 항문이 달린 신은 위대한 존 재로 살아야 하는 것이다! 이웃보다 앞서고 싶은 욕망, 왕이나 여왕으 로 살고자 하는 욕망이 소비지상주의를 자극한다. 구매는 승리를 의미하니까.
- 인간은 죽음과 어둠을 두려워하는 한, 자기중심성을 버리지 못하는 한, 신을 창조하고 그들을 기쁘게 하는 의식을 발명하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언제까지가 될지 알 수 없다. (크리스토퍼 히친스(Christopher Hitchens, 1949~2011))
-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유일신교인 유대교는 4,000년 전 중동에서 시작됐다.  오늘날 유대인은 약 1,500만 명으로 파악되는데, 유대인 3분의 1을 사망에 이르게 했던 홀로코스트가 아니었다면 이 보다 훨씬 많았을 것이다. 유대교의 신성한 경전 모음을 '타나크Tanakh' 라고 하며, 여기에는 (기독교인에게는 '구약'으로 알려진) 히브리어 성경의 첫 5권인 토라Toran가 포함된다. 히브리어 성경에서 삶의 유한성에 대 한 해답은 신이다.  성경은 야훼가 "죽음을 영원히 멸하실 것"이라고 주장한다. 영혼의 불멸성이라는 개념은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당시 죽음 후의 삶에 대한 지배적인 관점(고대 그리스와 로마부터 이어진)은 도 덕적으로 살았든 부패한 삶을 살았든, 모든 영혼이 같은 목적지로 향 한다는 것이었다. 내세 유대교의 '쉐she'ol)에서 살인자와 범죄자의 영 혼은 독실한 신자, 귀족, 여성과 나란히 어울릴 수 있었다. 박해받던 유대인들은 토라의 일부 구절에 반영된 이러한 신념에 의문을 품었 다. 끝까지 믿음을 버리지 않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수의 종교에 굴 복하여 믿음을 버린 사람도 있는데, 정의의 하느님이 어떻게 이들에 게 같은 내세를 허락한단 말인가?
제2성전 시대(예루살렘에 제2성전이 존재했던 기원전 516년에서 서기 70년 까지의 시기 -역주) 이후로 히브리어 경전에는 개념적 전환이 일어났다. 내세에 모든 영혼이 공존한다는 개념에서 초점이 바뀌어 정의로운 자/사악한 자의 분리와 부활이 강조됐다. 히브리어 경전에 다음과 같 은 내용이 있다. "지구의 먼지에 잠든 자들이 깨어나 어떤 이는 영원 한 삶을 누리고 어떤 이는 수치 속에 영원한 경멸을 받을 것이다. 또 한 현명한 자는 저 높은 하늘과 같이 빛날 것이며, 많은 사람을 올바 른 방향으로 이끈 자는 영원한 별처럼 반짝일 것이다."28
유대교 '부활'의 정확한 본질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영혼의 불 멸성에 대해서는 보편적으로 의견이 일치하지만, 일부 유대교 학자는 죽은 자가 눈에 보이는 물리적 형태로 부활한다는 개념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12세기에 활동했던 영향력 있는 유대교 철학자 마이 모니데스Maimonides는 부활에 대한 믿음은 유대교 신앙의 13계명 중 하 나일 정도로 유대교의 핵심이었다고 확신한다.  유명한 신학자였던 그는 유대교가 설명하는 내세관의 저의가 불 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다수가 신념을 지키고 계율을 따르게 하려면 보상을 바라도 된다고 말해줘야 했다."
유대인들이 형벌과 학대의 역사에도 뜻을 굽히지 않은 것을 보 면 믿음의 대가로 주어지는 영생은 귀중한 동기부여였던 듯하다. 기 원전 1세기에 글을 썼던 유대인 역사가 플라비우스 요세푸스Flavius Josephus는 로마인의 고문을 견디는 유대인이 "고통 속에서도 미소 짓고 고문하는 자를 옅게 조소했으며, 결국 돌려받을 것을 굳게 믿은 채 기쁘게 영혼을 내려놓았다"고 칭송했다. 
수백 년이 지나도 유대교의 믿음과 관습에는 여전히 영생이 단단히 엮여 있다. 
- 이론적으로 예측한 바와 같이, 죽음의 공포를 느끼면 사회의 가장 합리적인 구성원조차 문화적 가치에 도전하는 사람을 최대한 벌하려 한다. 판사들에게도 일반 대중에게도, 범죄 행위는 잘못된 것이고 벌을 받아야 한다. 문화적 가치와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행동 규범에 대한 위협이기 때문이다.
이성적이고 공정한 의사결정이 직무인 판사도 그렇게 쉽게 죽음 의 힘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희망이 있을 까? 우리 누구든 죽음을 상기하면 문화에 위협이 되는 사람을 공격할 것이다. 
- 불편한 결론이지만, 다른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다. 언젠가 찾아올 죽음을 떠올린 인간은 나의 문화적 신념에 도전 하는 사람을 해치려고 하며 내가 믿는 가치 체계와 문화를 완강히 밀어붙인다. 정치적 관점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동료 학생을 고의로 해칠 수 있다면, 낯선 사람에게는 훨씬 더한 짓도 할 수 있지 않을까?
- 이란 실험에서 얻은 결과와 비슷하게, 자신의 죽음을 떠올린 미국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극단적인 군사 행동에 찬성했다. 죽음 현저성에 노출된 집단은 평균적으로 타국에 대한 선제공격, 핵 무기 및 화학무기 사용, 애국자법을 지지하는 정도가 높았다. 흥미롭 게도 참가자들의 정치적 지향은 중요한 변수였다. 정치 성향이 진보 적이라면 죽음 현저성 노출 여부와 관계없이 군사 행동을 지지하지 않았다. 불필요한 군사적 개입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진보 적 세계관 때문일 것이다. 반면 죽음을 떠올린 보수 성향 참가자들은 더 공격적인 문화적 세계관을 옹호했는데, 실험실의 통제된 환경에서 그 방법은 국가를 위협하는 대상을 처단하고 국가를 보호하는 행위에 대한 지지를 표현하는 것뿐이다. 이번에도 죽음을 상기한 사람이 문화적 세계관에 집착하게 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자유주의자들은 관용을, 보수주의자들은 공격을 지지했다. 또한 연구진은 흥미로운 결과를 얻었는데, 테러리즘에 대해 생각한 (9.11 테러를 떠올린) 집단이 자신의 죽음을 생각한 사람들과 동일하게 행동했다. 사건으로부터 5 년 이상이 지났는데도 9.11 테러에 대해 잠깐이라도 생각하는 것은 나 자신의 죽음을 떠올리는 것만큼이나 강력하고 잠재적으로 위험)했다.
-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존재했고 죽은 뒤에도 지속될 문화적 신념을 강하게 지지하여 상징적 불멸성을 얻는 것은 인간의 유한성에 대 한 강력한 해독제다. 그러나 문화는 변하기 쉬우며, 오늘날 우리 문화 가 떠받드는 가치가 100년 후에는 아무것도 아닐지 모른다. 누가 문 화적 중요성과 상징적 불멸성을 얻는가의 기준은 계속 변화한다. 불 과 200년 전 미국에서는 전국에서 가장 성공한 노예 상인이 명성을 떨쳤다. 문화적 세계관이 달라진 오늘날, 그런 사람들의 동상은 해체 되고 있다. 문화적 관습과 신념의 영구성을 확신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신념 체계의 지속에 기대지 않고 불멸성을 얻는 더 직접 적인 방법이 있을까? 내가 한때 살아 숨 쉬었다는 영구적 증거로 이 세계에 실재하는 흔적을 남기고 싶은 마음이 불멸성에 대한 갈망으로 인해 생길 수 있지 않을까?
- 출간되지 않은 히틀러의 두 번째 책에 는 죽음에 사로잡혀 있다는 직접적인 언급이 나온다. "평범한 자는 죽 음을 가장 두려워하지만 실제로는 거의 그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비범한 자는 죽음에 대해 끈질기게 생각하지만, 그에 대한 두려움은 가장 적다."
히틀러는 천년의 제국을 세우고 이전에 존재한 어떤 문명과도 당 당히 비견할 만한 세계 수도를 건설하는 일에 몰두하며 죽음의 공포 를 누그러뜨렸다. 모든 이의 머리 위에 드리워질 지붕과 지구상의 어 떤 유사 건축물과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개선문을 꿈꿨다. 그는 절대 사라지지 않을 유산을 남기길 원했다. 다행히도 게르마니아는 결국 꿈으로만 남았다.
히틀러처럼 거대한 건축물을 통해 불멸성을 얻고자 했던 사람들 은 대부분 평생을 바쳐 꿈꾼 바를 결국 이루지 못했다. 파라오 쿠푸처 럼 이를 성취한 일부의 경우를 보아도 여기에 쏟아부은 수많은 사람 의 노력을 생각하면 보상은 어쩐지 공허하고 슬프게 느껴진다. 영원 히 숭배되는 건물을 지으려 애쓰는 것보다 쉽게 실존의 문제를 해결 하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불멸의 건축물은 아무리 창조적인 사람이라 해도 실현하기 너무 힘든 목표다. 이보다 훨씬 간단한 형태의 치료는 창작물 자체에서 죽음과 인간의 필멸성을 다루는 것이다. 이를 전략으로 삼는다면 오래도록 전해질 문학 작품이 가장 확실하다.
- 유령처럼 한때 사람이었던 불멸의 존재에 대한 집착에는 분명 더 심오한 동기가 있다. 유령을 믿는 미국인은 절반이나 되지만, 늑대인간 등 다른 신화 속 존재를 믿는 사람은 훨씬 적은 데 는 이유가 있다. 순수하게 무서움을 즐기는 것이라면 늑대인간의 이 야기도 뱀파이어나 유령 등 한때 인간이었던 불멸의 존재 이야기만 큼 많아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죽어서 묘지로 간 이후에도 살 수 있 다고 믿고 싶은 내적 욕구 때문에 유령 이야기에 매력을 느낀다. 인간 은 스스로 키운 내면의 감각적 의식과 연결된 '자아'를 놓지 못한다. 그리고 우리는 사랑했던 사람을 놓아주지 못한다. 영원히 함께 있고 싶어 하고, 그가 죽은 뒤에도 존재하길 바라는 압도적인 열망을 느낀다. 윌리엄 리스William Rees는 이 부분을 연구했다. 그는 의사 생활을 했던 웨일스 지방의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놀 랍게도 사별한 사람 중 60%는 죽은 배우자를 영혼이나 유령 등의 형 태로 '만났다'고 믿었다.36 모습을 보고, 목소리를 듣고, 심지어 접촉했 다는 사람도 있었다. 당연히도 이들은 이러한 만남을 긍정적으로 묘 사했다. 인간에게는 죽음을 부정하고 나 자신과 사랑했던 모든 것이 지속되길 바라는 간절한 욕구가 있어, 사랑하는 사람이 죽은 뒤에도 가까이에서 나를 자애롭게 내려다보며 관심을 쏟길 바란다
- 삶을 사랑과 죽음의 경쟁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물론 언제나 죽음이 이긴다. 그러나 사랑은 그 승리를 공허하게 만든다. 그것이 사랑이 존재하는 이유다. (로버트 웹(Robert Webb, 1972~))
- 지금 우리에겐 너무나 명백하지만, 당시에는 혁명이었다. 심리학자 들은 이전 수십 년간 부모의 사랑이 불필요할 뿐 아니라 해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저명한 행동 심리학자 존 왓슨John Watson은 1928년 엄청나게 팔린 육아 지침서에서 이렇게 조언했다. "아이를 토닥여 주 고 싶어질 때면 엄마의 사랑이 위험한 것임을 기억하라. 너무 많은 입 맞춤을 받은 아이의 인생에는 심각한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할로우 의 원숭이들은 중요한 유산을 남겼다. 넘치는 사랑이 아니라 모자란 사랑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불편하기 그지없는 히말라야 원숭이 실험에서 배울 점이 있다면,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애착일 수 있다는 것이다.
- 가완디는 오늘날 우리가 "삶이 기울어가는 날들을 정신을 흐리고 신체를 무너뜨리는 가망 없는 치료에 허비한다"고 지적한다. 우리는 병원에서 죽음과 전투를 치른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사신과 싸 워 이기려고 무슨 짓이든 한다. 노인을 집과 가족에게서 분리해 낯선 사람들이 가득한 낯선 장소로 보내야 한다 해도, 방문자 수가 제한된 격리 병원에 가둬야 한다 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죽음에 대한 이러한 접근은 부자연스럽고 잘못됐다. 여러 국가, 문화, 시대에 걸쳐 인간은 여러 세대가 함께 사는 집단에서 살고 죽었다. 아직 그 전통을 유지하는 문화권도 있지만 서양에서는 드문 일이 되었다. 죽어가는 환자는 병실에 틀어박혀 홀로 사신을 만난다.
- 자존감의 기준은 외부와 단절된 채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 하다. 문화가 그 기준을 만들어낸다. 우리 문화가 명품 옷과 고급 승 용차에 성공의 이미지를 포장하여 판다면 우리는 사회의 소중한 구 성원이라는 기분을 느끼기 위해 물질을 좇을 것이다. 그러나 문화가 성공은 최고의 사냥꾼이 되는 것이라고,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는 것 이라고, 또는 최고의 운동선수가 되는 것이라고 선언하면 또 그것을 열렬히 추구할 것이다. 자존감과 문화적 세계관은 같은 동전의 양면 이다.
- 자존감이 높으면 내가 죽는다는 사실의 일반적 영향에 면역이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게 전부는 아니다. 공포 관리 이론이 말하듯 실제로 자존감이 존재론적 공포로부터 인간을 보호하기 위해 진화했다면, 죽음을 떠올렸을 때 자존감에 대한 욕구가 강해져야 한다. 즉, 내가 썩어 없어지는 존재임을 상기한 후에는 스스로 좋은 사람이라고 느낄 만한 일에 관심이 커져야 한다. 연구에서 나타난 결과는 이러한 예상과 정확히 일치했다.
-  정부에서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여 금연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죽음을 직접 논하는 시각 적인 건강 경고는 효과가 없고, 최악의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뿐 이다. 수십 년의 공포 관리 이론 연구는 어떤 방식으로든 죽음을 상기한 인간은 자존감을 높이는 데 집착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죽는다 는 사실을 떠올리면 인간은 가치 있다고 생각되는 행동을 하며 상징 적 불멸성에 매달린다. 흡연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은 직후에 담배를 집어 들기도 하고, 선탠의 위험성을 알면서 해변으로 향하기도 한다. 인간은 말 그대로 죽도록 자존감을 높이려 한다.
- 문화는 무엇보다도 시신을 어떻게 흙으로 돌려보낼지에 대한 결정이다. (모코코마 마코노아나(Mokokoma Mokhonoana, 1985~),
<비관주의의 기록: 우습지만 심오한 격언 모음(P for Pessimism: A collection of funny yet profound aphorisms)》)
- 다양한 장례 의식의 핵심은 비슷하다. 어떤 공동체는 죽은 자의 기억을 보존하기 위해 시신을 먹고, 또 다 른 공동체는 정확히 같은 이유로 유골을 파헤친다. 어떤 문화권에서 는 내세에 도달하는 것을 돕기 위해 망자를 미라로 만들고, 다른 문화 권에서는 같은 목적으로 불에 태운다. 장례 관습의 세부 사항은 시대, 종교, 정치, 지리적 위치에 따라 매우 다르지만, 그 표면 아래에는 한 눈에 보이는 것보다 많은 공통점이 있다. 가장 흥미로운 장례 관습들 을 돌아보면 하나의 선명한 그림이 완성된다. 죽음을 받아들이려 애쓰는 전 세계 인류의 투쟁이다.
- 순전히 더 나은 내세를 얻기 위한 복잡한 장례 의식의 사례는 즉 신불 말고도 또 있다. 조장sky burial이라는 불교 의식의 목적도 비슷하 다. 티베트 전역에서 수행되는 조장은 산꼭대기에 시체를 두어 독수 리 등의 동물에 뜯어 먹히게 하는 것이다. 환생을 믿는 불교는 유대교 와 기독교 전통에 비해 시신을 훨씬 덜 중요하게 생각한다(2장 참조). 조장은 너그럽게 자신의 썩어가는 몸뚱이를 음식으로 내놓음으로써 좋은 카르마를 쌓으려는 최후의 노력이다. 마침 그날 새들이 배가 고 프지 않다면 틀림없이 하찮은 존재로 환생할 불길한 징조로 여겨진다. 힌두교, 불교,자이나교는 화장이 물리적 형태에서 영혼을 해방하여 다음 생으로 보내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식이라고 본다. 고대 로마와 그리스 역시 매장도 했지만 화장으로 시신을 처리하는 사례가 가장 흔했다. 이들 고대 사회에서는 시체의 몸이나 입 안에 동전을 넣 었는데, 이는 죽은 자와 산 자의 세계를 가르는 스틱스강을 건너도록 망자를 안내하는 신화 속 뱃사공 카론Charon에게 주는 편도 요금이었 다. 이 요금을 내지 못한 영혼은 사후세계에 들어갈 수 없었다.  유럽에서 기독교가 세력을 늘리면서 화장은 줄어들기 시작했다. 
신체는 부활과 영생의 필수적인 매개체였기 때문이다. 시체의 중요 성이 높아지며 매장 비율이 높아졌고, 매장은 유럽의 표준 장례 방식 으로 자리 잡았다. 물론 죽은 뒤의 시체 보존이 중요하게 여겨진 것이 처음은 아니다. 기독교보다 수천 년 앞서 이집트인들은 최고의 상태로 시체를 보존하여 내세를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미라화는 완전한 보존을 추구하며 발명된 기술이었다.
- 방부 처리의 실제적 이점이 없다면, 왜 이런 복잡한 단계를 거쳐 야만 할까? 어떤 목적이 있는 것일까? 간단히 말해서 내장에 구멍을 뚫고, 와이어로 살을 찔러 고정하고, 발암성 화학 물질을 주입하는 모 든 과정의 목적은 아이러니하게도 시신이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그게 전부다. 시신이 시신처럼 보이는 데 저항감이 심 한 나머지 이를 막으려고 1,000달러에 가까운 비용을 들인다. 18 박테 리아가 죽은 세포를 분해하고 심장이 혈액을 순환시키지 않아 얼굴 근육이 풀어지고 피부가 창백해지는 자연스러운 과정을 받아들이는 대신, 우리는 시신에 독극물을 잔뜩 주입해서 아직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이어서 말끔하게 옷을 입히고 뺨과 입술을 화장품으로 붉게 칠한 다음 조문객 앞에 내보인다. 심지어 시신을 나무 관에 바로 눕히지 않고 고급 천과 부드러운 쿠션을 댄다. 화려한 장례 침 구는 부정의 마지막 시도다. 죽은 사람에게 벨벳으로 만든 시트와 쿠 션이 왜 필요하겠는가? 확실히 애도를 받는 사람보다는 애도하는 사 람을 위안하는 장치다. 코미디언 제리 사인펠트Jerry Seinfeld의 농담처럼 "우리는 죽음을 이해하지 못한다. 죽은 사람에게 베개를 준다는 것이 그 증거다. "
지난 세기 북미의 장례 절차를 지배했던 방부 처리는 죽음을 부정 하고 싶은 간절한 열망과 깊은 관련이 있다. 우리는 수용을 거부하고 아름다움을 택한다. 삶의 끝자락에서 망자의 자연스러운 외양을 받 아들이기보다는 시신에 구멍을 뚫고 물감을 칠하는 쪽을 선택한다. 이는 수천 년 전 배를 타고 내세로 간다고 믿었던 고대 이집트인의 관습과 과연 얼마나 다른가? 조금이라도 진보했다고 볼 수 있을까?
- 말라가시 사람들은 왜 파마디하나의 전통을 이어갈까? 복수심에 불타는 망자를 달래기 위해서라고 한다. 파마디하나는 조상의 영혼 을 달래고 무덤에서 저주하는 것을 막는 방법이었다. 조상을 무시하 는 것은 자신이나 자식의 죽음을 부르는 위험한 일이었다. 기억할 만 한 조상의 죽음을 기리는 것에는 다른 목적도 있다. 살아 있는 사람에 게 불멸의 느낌을 주는 것이다. 파마디하나 의식을 연구하는 인류학 자들은 이를 "타인의 대리를 통해" 불멸을 추구하는 기회라고 설명한 다.  소중한 고모할머니의 시신을 파내어 끌어안으면서 언젠가 다른 사람이 나에게 이렇게 해줄 것이라고 자연스럽게 확신하는 것이다. 몇 년에 한 번은 누군가 나와 함께 춤추고 나를 소중히 안아주며, 무덤의 으스스한 어둠 속에서 내 뼈와 먼지가 나타났을 때 후손들이 기쁨의 노래를 부르리라 생각하는 것이다. 보다 개인적 수준에서는 이 미 죽은 사랑하는 사람과 연결되어 그들이 여전히 함께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이들은 시신을 꼭 끌어안고 빙빙 돌며 최근 소식을 귀 에 속삭이고 속세에서 일어난 사건을 말해준다. 수의를 갈면서 죽은 사람이 좋아하던 선물을 주기도 한다. 삼촌에게 담배 한 갑, 엄마에게 는 새 립스틱, 아이에게는 포장한 사탕. 몇 년마다 죽은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도 그렇게까지 끔찍하지는 않 을 것이다. 죽은 사람에게 가까이 가려는 마음이 너무 강렬하기에 바 스러지는 뼈가 한낱 먼지가 될 때까지 땅에서 파내어 품에 끌어안는 것이다.
- 우리는 말라가시 부족이 아니지만 죽은 사람과 연결되고 싶은 충 동은 똑같이 경험한다. 전 세계 문화에는 죽은 자의 유해와 접촉하는 의식이 있다.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망자의 직계가족이 시신을 목욕 시키고 흰 면으로 만든 수의를 입힌다. 딸이 어머니를, 아들이 아버지 를 씻긴다. 일본의 코츠아게는 가족들이 화장한 잿더미에서 젓 가락으로 뼛조각을 줍는 의식이다. 재를 담기 전에 뼛조각을 하나하 나 조심스레 주워 작은 항아리에 담고, 이것을 따로 집에 간직한다. 애착에 대한 인간의 열망은 강력하고 보편적이다. 어떻게든 죽은 자 와 물리적으로 가까워지고 망자와의 유대를 유지하려는 사람은 많 다. 이러한 욕구는 언제 문제가 될까? 때로는 죽은 이모와 가끔 춤추 는 것보다 훨씬 이상한 일도 일어난다.
- 애도의 슬픔을 절대 겪고 싶지 않다면 애착을 전혀 갖지 않는 방법밖에는 없다. 그러면 행복도 누릴 수 없다. (에리히 프롬(Erich Fromm, 1900~1980))
- 사랑하는 사람의 시신을 집에 두는 데는 정서적 이유도 있지만 현실적 이유도 있다. 토라자의 장례식은 인생에서 가 장 중요한 날이다. 중산층의 평범한 장례식에도 5,000명 정도가 참석 한다. 여기 드는 비용이 어마어마해서 장례식을 준비하는 데 몇 년이 걸린다. 장례식에 필요한 선물과 제물로 바칠 동물을 구하려면 가족 들은 연봉의 최대 5배를 저축해야 한다. 토라자에서는 소를 잡고 매우 성대한 장례식을 치르지 않으면 영혼이 사후세계에 도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몇 달이고 몇 년이고 장례식을 준비하는 동안 시신은 다른 가족과 마찬가지로 보살핌을 받으며 집에 머무른다.
심지어 매장이 끝난 후에도 토라자 사람들은 말라비틀어진 시신 과 곧 다시 만난다. 몇 년마다 무덤에서 시신을 꺼내어 수의를 벗기고 돌보는 마아네네ma'nene (시신 씻기기 의식)라는 의식이 있다. 토라자 사람 들은 시신을 살아 있는 사람처럼 대하는데, 죽었다고도 하지 않고 마 쿨라macula(아픈)'라고 표현한다. 가족들은 죽은 자에게 행동 하나하나 를 설명하고(“이제 겉옷을 벗겨 드릴게요. 새 코트를 샀거든요.") 묻혀 있는 동 안 일어난 일을 말해준다("당신 딸이 다음 달에 농부와 결혼해요."). 시신은 산사람처럼 세워 둔다. 시신을 돌보는 행위는 여러 형태로 이뤄진다. 해골의 이에 담배를 물리기도 하고, 햇빛이 강하면 텅 빈 눈구멍에 선 글라스를 씌우기도 하며 벌레 기피제를 뿌려주기도 한다. 이때 방문 한다면 그리워했던 시신의 부서져가는 어깨에 한 손을 두르고 사진 을 찍는 가족의 모습을 보게 될 수도 있다.
- 1996년, 데니스 클라스Dennis Klass, 필리스 실버먼Phyllis Silverman, 스 티븐 닉먼steven Nickman은 지속되는 유대: 애도의 새로운 이해 Continuing Bonds: A new understanding of grief>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은 애도의 세계 를 뒤집어 놓았다. 저자들은 애도에 깔끔한 '단계'나 '순서'는 없으며, 살아가는 내내 형태를 바꿀 수는 있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 지 속적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미국 소설가 앤 라모트 Anne Larnott Larnott의 표현을 빌려 설명한다.
그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다고 생각한 사람을 잃고 마음에 상처를 입었을 때, 나쁜 소식은 이 상실을 절대 완전히 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한편으로 좋은 소식이다. 그 사람은 영영 다시 붙지 않을 나의 상처와 함께 영원히 살아간다. 물론 나도 회복한다. 이는 부러진 다리가 절대 완벽히 회복 되지 않는 것과 같다. 날이 추워지면 다리가 다시 아프겠지만, 그 다리로도 춤추는 법을 배운다. 
클라스, 실버먼, 닉먼은 프로이트의 관점과 정반대로 죽은 사람과 의 유대를 유지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 해 유대를 끊을 필요가 없을뿐더러, 지속적인 유대가 상실을 견디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상실 을 견딘다. 망자를 떠올리게 만드는 유품을 간직하기도 하고, 망자의 무덤이나 사진에 말을 걸기도 한다. 모두 사랑하는 사람과의 유대를 유지하는 행동이다. 이 이론은 서구에서 많은 사람을 눈뜨게 했는데, 다른 문화권에서는 오히려 평범한 이야기였다. 사실 아시아와 남미 문화에서는 산 자들에게서 죽은 사람의 존재가 사라진다고 보지 않 는다. 죽은 사람은 여전히 산 사람과 함께 있으며 직간접적으로 소통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 이런 문화권에서 죽은 자와의 유대 를 유지하는 기술은 매우 훌륭하다.
- 이와 대조적으로 유럽에서는 죽은 사람과의 유대를 이어가는 문화적 전략이 없다시피 하다. 사진 액자나 개인적으로 중요한 물건을 놓고 죽은 가족을 추모하는 공간을 만드는 사람도 있겠지만, 문화에 깊이 배어들어 인구 절반이 행하는 의식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일본 에서는 죽은 남편의 존재를 느낀다고 답한 아내 비율이 90%였지만, 영국에서는 이 비율이 50%로 떨어졌다. 여성이 그런 증상을 호소했 을 때 어떻게 취급되는지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 20세기 내내 이런 식의 애도는 병적이라고 치부됐다. 프로이트는 이들의 증세를 "희망 에 의한 환각적 정신병"이라고 말했다. 15 그러나 서구에서도 이후에 이뤄진 연구 결과, 죽은 사람과의 유대를 경험하는 사람이 슬픔을 더 잘 극복했다. 케이트 베넷Kate Bennett과 동료들은 2005년 수행한 연구 에서 남편을 잃은 영국 여성 92명을 인터뷰했다. 이 연구에서 참가 자둘 중 하나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인사하거나 사진을 보며 말을 거는 식으로 죽은 배우자와 대화한다고 답했다. 
-  20세기 초중반에는 (운이 좋다면) 사진 한 묶음 정 도가 죽은 사람을 추억할 수 있는 전부였다. 그러나 우리 후손들은 트 위터, 페이스북, 레스토랑 추천, 책 리뷰, 스포티파이 시청 목록 등 디 지털에 남은 흔적으로 우리 이미지를 재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존재가 온라인에서 계속된다는 사후의 디지털 라이프는 조금 위 안이 된다. 그러나 이 기술이 불멸성의 환상을 가져다준다 해도 노후 화의 그늘을 피할 수는 없다. 우리가 사용하는 이들 웹사이트는 시간 이 지나면서 망각의 묘지에 묻히거나 심지어 순식간에 흔적 없이 사 라질 수도 있다. 페이스북이 소셜미디어를 지배하기 시작하면서 이 전에 성공적이었던 베보Bebo나 마이스페이스Myspace 같은 웹사이트는 완전히 밀려났다. 굿리드Goodreads에 자랑스럽게 올린 책 리뷰는 버튼을 한 번 클릭하면 사이버 공간에서 완전히 사라질지도 모른다. 2020 년 10월, 트위터에서 한 학자의 묘비 사진이 유명해졌다. 묘비에는 QR 코드가 새겨져 있어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죽은 사람의 출간물 과 인용 목록으로 이어졌다. 즐거움과 궁금증을 유발하는 창의적인 묘비였고 자기도 시도하고 싶다며 관심을 보이는 네티즌도 있었다. 그러나 QR 코드가 지금은 대유행이지만, 다른 형태의 기술이 나오 면 얼마나 빨리 대체될까? 그러면 묘비의 QR 코드는 쓸모없어질 것이다. 제대로 사용하면 기술은 산 자와 죽은 자의 유대를 유지하는 한 가지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인간의 유한성 문제에 진정한 해결책을 제 공하는 것은 아니다. 유대가 계속된다는 개념은 유족들이 죽음에 대 처하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자기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에게 는 위안이 되지 못한다. 죽음에 대한 인간의 자연스러운 두려움이 극 심한 공포로 변해서 일상의 삶을 점점 더 침해하면 온갖 다른 문제의 가능성이 열린다
- 서서히 스며드는 정신질환은 치명적이다. 세계 곳곳에서 젊은이와 늙은이, 부자와 가난뱅이를 가리지 않고 놀라운 속도로 사람들을 쓰러뜨린다. 엄청난 금전적 손실을 불러오고 목숨까지 앗아간다. 지난 몇 년간 필자들과 다른 심리학자들이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죽음불안은 수많은 정신질환의 핵심이다.  이제는 환자가 죽음을 떠올렸 을 때 강박장애, 공황장애, 건강염려증, 공포증, 심지어 사회불안장애 같은 장애가 모두 심해진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우울증과 외상 후스 트레스장애PTSD도 죽음 현저성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증명한 연 구도 있다. 또한 죽음의 공포가 다양한 다른 정신질환의 심각성을 강 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그러나 가장 일반적인 정신 질환 치료에서 죽음의 공포가 직접 고려되는 일은 거의 없다. 치료사 들은 환자가 경험하는 특정한 표면적 공포를 극복하도록 돕는 데 집 중한다. 공황장애일 경우 심장마비의 공포를, 거미 공포증의 경우 거 미에게 물릴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해결하려 한다. 치료사들은 환자 가 죽음을 받아들이는 노력을 돕기보다 죽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시키려 한다. 최소한 그들이 걱정하는 방식으로는 죽지 않는다고 설명 한다. 통계 수치를 계속 보여주며 비행기 추락으로 죽을 확률이 얼마 나 낮은지, 손잡이를 잡았다가 HIV에 감염될 확률이 얼마나 낮은지 설명한다. 결국 환자가 어떤 방식으로든 죽게 되어 있다는 사실은 망 각하고서 말이다. 환자들도, 필자들도, 인간은 결국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가장 흔히 사용되는 표준 정신질환 치료법에서는 심지어 그 주제를 입에 올리지도 않는다. 환자들이 평생 새로운 정신 질환을 앓게 되는 것도 당연하지 않을까? 정신건강의 위기가 찾아온 것도 놀랄 일은 아니지 않은가?
- 이 모든 것이 암울하게 들린다고 해도 절망하지 말자. 내 존재와 일상적인 활동이 무의미하다는 인정은 진짜로 살아가는 삶을 향한 첫걸음이자 실존주의 여정의 시작이지 끝이 아니다. 신이 죽었 으니 인간만의 의미를 만들 수 있다. 열정으로 삶에 뛰어들고, 나만의 목적을 가질 수 있다. 그럴 수 있을까? 물론 그럴 수 있다. 목적과 의 미에 관한 연구 데이터를 기억하는가? 연구에서 의미 수치에 높은 점 수를 준 참가자 중에는 종교가 없는 사람이 많았다. 이들은 의미 있는 삶을 찾아 목적 있는 존재가 되었고, 이는 다른 어떤 요인(정신질환 여부, 독실한 정도, 성별, 나이 포함)보다도 자살 경향을 확실하게 막아주는 요소였다. 니체는 “이것이 가능하며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10 나 자신이 되는 것, 그것이 인간의 가장 큰 목표다. 신이 죽어야 개인 으로 살 수 있다. 신을 섬기면 자신을 잃는다. 나를 다른 모든 타인과 구별할 수 없어지고, 신의 군대에 징집된 군인 1이 되어 그들의 북소 리에 맞춰 행진할 뿐이다. 그러나 니체의 은유대로 신을 죽이면 나는 나의 주인으로 다시 태어난다. 내 규칙에 따라 존재할 수 있다. 나보 다 중요한 것은 없다. 샌프란시스코 대학 철학자인 제라드 쿠페루스 Gerard Kuperus는 이렇게 깔끔히 요약했다. “무의미함은 고통을 초래하지 않는다. 신에게 바친 의미 있는 삶이 더 고통스럽다. 기쁨을 억압해서 만 얻어지는 (실재하지도 않는) 저 너머의 삶을 목표로 한 인생이기 때문 이다. 내세의 형태로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환상을 넘어서야 고통에 서 해방되어 삶을 즐길 수 있다.”
- 죽음을 부정하는 문화는 좋은 죽음을 막는 장벽이다. 죽음에 대한 공포와 심각한 오해를 극복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다른 문화적 편견인종주의, 성차별주의, 호모포비아- 역시 최근에야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죽음도 진실의 순간을 맞을 때가 되었다. (케이틀린 도티(Caitlin Doughty, 1984~),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유쾌하고 신랄한 여자 장의사의 좋은 죽음 안내서 (Smoke Gets in Your Eyes: And other lessons from the crematory)>>)
- 삶을 연장하고자 너무 많이 고민하는 자에게 걱정 없는 인생은 없다. 생명을 유지하려는 불안을 모두 지움으로써 기쁨 가득한 삶을 살아라. (세네카(Seneca, 기원전 4~기원후 65), <도덕 서신(Epistles)>)
- 에픽테토스는 이러한 접근을 잘 요약했다. “원하는 일이 일어날 것을 기대하지 말고, 일어날 일이 일어날 것을 바라도록 하라. 그러면 삶이 잘 흘러갈 것이다."  영리한 접근이다. 통제 할 수 없는 일도 있다는 사실을 못마땅하게 인정하는 데서 더 나아가, 반대로 이 사실을 찬양하라는 제안이다. 먼저, 통제력이 없다면 모든 불안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일어날 일만을 바라기 때문이다. 둘째, 모든 결과가 일어나는 대로 기꺼이 받아들이면 슬픔을 이길 수 있다. 
- 스토아학파가 죽음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그렇게 자주 되새긴 것은 우연이 아니다. 다수의 스토아학자가 격동의 시기를 살았 고, 예측할 수 없는 황제들의 변덕을 마주하곤 했다. 세네카 역시  악명 높은 폭군 네로의 지도 교사이자 자문 학자였다. 네로는 10년간 그 를 섬긴 세네카가 반역을 꾀했다며(이 혐의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그에게 자살하라고 명령했다. 이를 목격한 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긴 세월 스토아 철학을 연마한 세네카는 실제로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던 듯하다. 결국 세네카는 동맥을 그어 피를 흘리며 용감하게 죽음 을 마주했다. 스토아학파가 죽음을 대비하라고 강조한 것은 단순히 추상적인 이야기가 아니었다. 언제든 삶을 빼앗길 수 있는 사람들의 필수적인 과업이었다.
- 여러분이 집에 불이라도 난 듯 행동하길 바랍니다. 실제로 그러니까요.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 2003~))
- 요약하자면, 죽음을 떠올리면 반짝이고 새로운 것을 찾는 욕구가 증가한다. 우리가 유한성에 대한 증오를 소유물의 산 밑에 묻으려 하기 때문이다. 톨킨Tolkien은 《실마릴리온The Silmarillion》에서 아주 적절한 표현을 했다.
그러나 죽음의 공포는 그들 사이에서 점점 어둡게 깔렸고, ・・・ 살아남은 자들 은 점점 더 많은 물건과 부를 원하며 즐거움과 쾌락을 간절히 추구하게 되었 다. (pp. 328~329)
- 당신이 모든 것을 잊을 때가 곧 올 것이요, 모두가 당신을 잊을 때가 곧 올 것이다. 늘 생각하라. 당신은 곧 아무도 아니게 되며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121~180), <명상록(Meditations)>)
- 지금 당신은 당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몸과 다섯 가지 감각을 갖고 있다. 바다에 뛰어들 수도, 산을 오를 수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바라볼 수도 있다. 전 세계의 음식을 냄새 맡고 맛볼 수 있고, 타인을 사랑하고 끌어안을 수 있고, 베토벤과 비욘세의 음악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 삶이 끝난다는 사실을 두려워하며 삶을 낭비하지 말라. 인간 의 유한성을 받아들이고, 당신이 가진 매 순간을 즐기고, 죽음의 운명 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라. 죽음의 신은 어둠의 존재가 아니라, 당신에게 휴식을 허락하고 다른 존재에게 자리를 만들어주러 오는 것이다. 모두가 태양 아래에서 자신의 시간을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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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중국소설을 꼽자면 단연 삼국지가 1위로 꼽힐 것이다. 삼국지를 세 번 이상 읽지 않은 자와 인생을 논하지 말고, 열 번 이상 읽은 자와는 감히 경쟁하려 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있다. 중국의 2세기 말에서 3세기 말을 시대배경으로 후한 말기와 삼국시대를 다룬 역사서 정사 삼국지는 진수가 지었고, 나관중의 역사소설 삼국지연의는 14세기에 지어졌다. 후리가 흔히 말하는 삼국지는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일컫는다.

삼국지와 삼국지연의 이 둘은 이야기의 큰 줄기는 같지만 세세한 부분은 서로 다른 부분도 많다. 중국의 서기 184년 후한의 쇠퇴와 황건적의 난으로 인한 군웅할거 시대부터 사마염이 건국한 서진이 중국을 통일한 280년까지 있었던 역사를 다룬 책으로 이것의 소설판인 삼국지연의는 중국 4대 기서 중에서도 으뜸으로 치는 사람이 많으며 21세기인 현재에도 많은 사람들이 읽는 동아시아권을 대표하는 고전소설이다. 아마 영미문학권에서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미치는 영향과 동등하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삼국지는 게임, 애니메이션, 책, 영화, 드라마, 만화, 연극 등 가능한 모든 매체로 수도 없이 쓰여질 정도로 유명하며, 삼국지에서 나온 지략과 전술 등은 이천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인용되고 회자되기도 한다.

이 책은 중국 닝보대학 특임교수이자 작가로 활동중인 심리학자 천위안이 지은 책이다. 저자는 현대 사회심리학 이론을 통해 역사속 인물이나 사건을 분석하는 '심리설사'의 창시자로 통한다. 

삼국지의 주인공은 유비, 관우, 장비라고 알려져 있고, 그 중에서 촉한의 초대황제인 유비의 비중이 크다. 하지만 장비와 더불어 촉한 건국에 지대한 공을 세운 관우를 빼놓고 삼국지를 이야기할 수 없다. 관우는 충성심과 의리, 당당한 성품으로 인해 동아시아 전체에서 가장 잘 알려진 장수로 꼽히며, 중국의 각종 사서에서는 용맹한 자에 대해 이야기할 때 관우를 빼놓지 않고 언급한다. 관우는 의리의 화신으로 중국 민담이나 민간전승, 전설에서 널리 이야기되고 있으며 나중에는 신격화되어 관제표가 세워지기도 했다. 오늘날에도 중국인들이 숭배하는 사람 중 하나다.

저자는 삼국지에 나오는 관우 관련된 에피소드만을 뽑아서 그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함께 그 속에 담긴 인물의 심리를 날카롭게 포착해 낸다. 이천년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 인간의 속성 때문에 이들의 이야기는 마치 나와 내 주변에서 현재도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인 것처럼 느껴진다. 사실 삼국지에 나오는 인물들은 대략 1000명 정도 되며, 워낙 분량 자체도 방대하여 책을 읽기가 복잡하고 어렵다는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은 제갈량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사건을 뽑아내었고, 심리학적 관점으로 사건을 들여다보는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삼국지를 읽지 않은 일반독자들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관우의 행동을 분석하고 관우의 의리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 본 리뷰는 출판사 도서지원 이후, 자유롭게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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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본의 정신과 의사이자 38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트위터 인플루언서인 토미가 지은 책이다.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등 방송매체에 다수 출연하기도 했으며, '정신과 의사 토미 시리즈'는 일본에서 30만부 이상이 팔린 베스트 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잡지나 방송에서 일반인들의 고민을 날카로운 말을 하는 언니같은 캐릭터로 냉정히 쳐낼 사람은 쳐내고, 고민하는 어린 양은 구하기 위해 활동 중이다.

정신과 의사라는 직업특성상 한정된 시간에 많은 환자들을 만나야 한다. 그러면서도 천천히 이야기를 들어주고 조언을 해주어야 한다. 이렇게 제한된 상황에서 환자에게 도움을 주어야 하기 때문에 '한마디 조언'이 매우 필요한 상황이다.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한마디 조언을 환자에게 던질 수 있다면, 그 순간 환자의 마음이 풀리고 부드러워질 수 있다.

저자 스스로도 젊은 시절부터 많은 정신적 괴로움을 겪었다고 한다.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 동성파트너의 죽음으로 괴로워할 때 메모해둔 한마디 말들이 저자를 지켜주었다고 한다. 또 그 경험 속에서 많은 말들이 떠올랐고, 트위터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나누기 시작했다. 

이 책은 저자가 상담하면서 명쾌하게 고민을 해결해 주었던 멋진 말들을 네개의 챕터로 나누어 구성하고 있다. 각각의 주제는 '최고의 복수는 신경쓰지 않는 것이다.', '대부분의 고민은 나중에 우스갯소리가 될 것이다.', '무례한 사람은 가까이 하지 않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멋진 일이다.' 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주제마다 세부적인 주제를 1페이지에 간결하게 다루고 있다.

인생에 고민은 따르기 마련이다. 아무리 해결한다고 해도 끊임없이 튀어나오는 것이 고민이다. 하지만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인생은 달라질 수 있다. 책속의 목차를 보고 지금 나에게 해당하는 고민이 있다면 한마디 조언을 읽어보고 조금이나마 마음을 달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책속에 눈길이 가는 조언들 몇가지를 뽑아보았다.

사는 것은 등산과는 다릅니다. 거기에 산이 있어도 오르지 않아도 됩니다. 삶은 등산과는 다른 거에요. 등산에서는 안 해도 될 일이 생기기도 하지만, 삶에선 당신이 원하는 대로 살면 됩니다. 꽃을 따거나, 나비를 쫓거나, 누워서 쉬거나, 김밥을 먹거나 할 수도 있어요. 삶은 즐겁게 살아도 된다는 거죠.

포기는 타협이 아닙니다. 포기한다는 선택지를 용기있게 선택했을 뿐이에요. 선택했다는 것은 전진하는 겁니다. 당신은 최선을 다했으니 충분히 열심히 했어요.

누구에게나 고독한 시기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지금은 고독이 친구라고 결론짓고, 혼자 끝내는 연습을 하면 됩니다. 고독을 친구로 삼는다면 제대로 도움이 될 때가 오고, 훗날 친구와의 시간에 더욱 충실해 집니다. 많이 울어되 괜찮아요.

자신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평소부터 해 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죽음이 가까워지면 모든 것이 중요하지 않게 되고, 그냥 '잘 살았구나'라는 생각만 있으면 충분할 거에요. 모든 것은 '잘 살기'에만 집중하면 되는 거죠.

 


* 본 리뷰는 출판사 도서지원 이후, 자유롭게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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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중국의 심리 칼럼니스트이자 베테랑 심리상담사 양스위엔이 지은 책으로 특히나 요즘 MBTI에서 이야기하는 I형 인간이 마음가면을 벗고 나답게 사는 법을 통해 자기치유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이 책은 외향성 고독, 내적 치유, 경계의식, 관계의 실체, 단단한 자아만들기 등 다섯개의 파트로 나누어 외향성 미소 우울증을 가진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데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저자는 자신이 오랜 기간 상담을 통해 해결했던 수많은 실제 사례들을 소개하며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타인의 실제 사례에서 자신의 모습과 아픔을 엿볼 수 있고 저자가 제시하는 해결책을 보며 자신 역시 가면을 벗어던지고 행복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갈 용기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사실상, 외향적인 사람들은 내향적인 사람들보다 타인들과 손쉽게 교류해 사회 전반에서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학교나 가정에서도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달려들어 도전하라고 가르친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적극적으로 새로운 일에 달려드는 직원들을 상사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다. 이렇듯 외향적인 사람들이 더 많은 기회를 잡는다고 생각하기에, 내향적인 사람들은 사회로부터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의 대명사가 되어버렸다. 심지어  내향적인 성격을 실패의 주원인으로 여기기도 한다. 

자신의 진짜 감정을 고려하지 않고 외향성을 흉내내기 시작히며 가짜 외향성이 생길 수 있다. 이 단어에는 부정적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모두 사회적 역할을 하기 위해 타인과의 상호작용에서 다양한 가면을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외향적이고 매사에 뛰어난 사람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미소우울증을 의심할 수 있다. 미소우울증은 비전형성 우울증의 한 형태로, 이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 대부분이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유쾌하고 심지어 유머감각까지 갖춘 것처럼 보이지만, 행복하고 낙천적인 가면 뒤에는 낮은 자존감과 심한 경우 절망감으로 가득 차 있다. 친구들 앞에서는 무척이나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척 하지만, 혼자 있을 때는 늘 불안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것이다.

우리가 외향적인 모습을 보여주거나 심지어 스스로 외향적인 척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다만 자신의 내향성을 부정하고 완전히 다른 사람의 기대 속에서 살면서 자신의 진실한 감정을 무시하면 문제가 발생한다. 세상 모든 사람이 외향성에 환호다더라도 우리는 침착하게 "내향성인 나도 좋아"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먼저 자신의 감정을 존중하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 그런 뒤 담대하게 자신을 표현해야 한다. 누구나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자신의 진짜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드러내어 외부세계와 더 깊이 관계를 맺고 더욱 의미있게 살아가는 것이다.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것은 두려움 없이 자신을 드러내는 데서 비롯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내가 진정한 자신이 아님을 깨달을 때 비로소 내면의 진실한 갈망을 좇을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다. 자신의 두려움을 인정함으르로써 막연한 두려움을 줄이고, 오히려 이 두려움을 자신의 갈망으로 충족시켜 진정한 자아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다.

진실한 자신을 드러내는 법을 배우자. 허세를 부려서는 진정한 사랑을 얻을 수 없다. 결점과 불완점함이 있는 진실한 모습으로만 우리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 진실함은 보이는 것을 가능하게 하며, 오로지 그것만이 우리가 사랑받을 수 있는 길이다. 진정한 친밀한 관계는 완벽하지 않은 두 사람이 서로를 받아들이고 각자의 결점을 이해하는 것이다.

고난 앞에서 침착하게 대처하는 사람은 모두 '보통의 힘'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 안에는 '나는 괜찮다'는 믿음이 있다. '나는 괜찮다'는 믿음은 '나는 완벽하다'라는 의미가 아니라 불완전한 자신도 포용한다는, 즉 '나에게 결함이 있어도 나는 괜찮다'는 자기 정체성이다. 이런 자기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힘겨운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침착하게 사는 사람은 좀처럼 미래를 예측하지 않는다. 미래의 일은 아무도 알 수 없고 인생은 무수한 현재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매 순간에 전념할 수 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서 하고, 바꿀 수 없는 일은 그냥 그렇게 두면 된다. 벌어진 일은 그냥 받아들이고 현재에 집중하라.

언젠가 사랑을 찾지 않고 그저 사랑한다면, 성공을 갈망하지 않고 그저 한다면, 공허한 성장을 추구하지 않고 그저 자신의 성품을 가꾸기 시작한다면, 그때 당신의 인생이 진정으로 시작될 것이다. (칼릴 지브란)

인생문제에 특효약 중 하나는 '하자'이고, 다른 하나는 '그만두자'이다. 자신의 증상에 맞게 약을 처방하면 모든 병은 머지않아 사라질 것이다.

 



* 본 리뷰는 출판사 도서지원 이후, 자유롭게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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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성과 내향은 엄연히 다른 성향임에도 불구하고, 이 둘의 의미가 혼재된 채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에 따라 대응 방식도 부적절하게 이뤄질 때가 많고요. 우선 '내성 - 외성'의 개념은 타고나기를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어렵고 쉬운 정도를 뜻합니다. 반면 '내향 -외향'은 본인의 관심사가 내면(내 안의 세계)과 외부(실제 세계) 중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에 대한 개념에 가깝죠.
- 셀프 모니터링 성향이 높은 'HSMHigh Self-Monitoring'의 경우, 상 대적으로 나를 상황에 맞추려는 성향이기 때문에 마치 카멜 레온처럼 태도와 행동이 가변성을 띠게 됩니다. 반면 LSMLow Self-Monitoring'의 경우, 상황에 나를 맞추기보다는 내 신념과 중 심 가치를 지키려는 일관성을 추구해요. 앞의 사례에서 나는 전형적인 LSM으로 “왜 이렇게 융통성이 없어?", "왜 이렇게 사회생활을 못해?"라는 평가를 들을 때도 있지만, 그만큼 일관 적이고 우직하며 솔직하다는 장점도 있죠. 또한 LSM이 파트 너일 경우, 그 일관성으로 인해 행동 하나하나가 굉장히 예측 하기 쉬워서 인간관계가 비교적 명확하고 단순명료한 패턴을 띠게 됩니다.
반면 HSM은 위와 같은 상황에서 굉장히 적응적이며 기능 적으로 행동할 수 있고 융통성 있다”, “사회생활을 잘하네", "센 스 있다”는 평가를 주로 듣지만, “그 사람 잘 모르겠다", "솔직 하지 못하다”, “가식적인 것 같다"와 같은 부정적인 평가와도 항상 맞닥뜨리게 됩니다. 파트너로서는 융통성 있다는 측면 에서 긍정적일 때도 많지만, 예측이 힘들고 가변적이기 때문 에 관계 패턴이 상대적으로 불규칙하고 복잡성을 띠게 돼요. 이를 수학적으로 풀이해보자면, LSM의 경우 그 사람의 행동 은 '성격'이라는 변수 한 가지의 일차방정식이고, HSM의 경우 '성격'과 '상황'이라는 변수 두 가지의 이차방정식인 셈이죠.
- 내향적인 사람들이 HSM일 때, 그리고 세련된 사회적 기술 을 갖추고 있을 때, 표면적으로는 굉장히 외향적인 것처럼 보 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일종의 감정 노동에 가까운 행위(내원 래 성격을 누른 채 환경에 나를 맞추려는 노력)기 때문에 그 대가로 만만찮은 정신적, 육체적 소모가 뒤따르게 됩니다. 따라서 적 절한 휴식을 통해 방전된 에너지를 충전시켜줘야 하죠. HSM 의 경우 본인의 진짜 성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 나에게 맞는 휴식 방법을 찾지 못한 채 비효율적인 여가를 보낼 가능 성이 큽니다.
특히 내향과 외향은 에너지의 충·방전 방식이 정반대이기 때문에 자신이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해요. 내향인들은 사람들과 어울릴 때 에너지가 방전되며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에너지를 충전합니다. 반면 외향인들은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에너지를 충전하고, 어울릴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에너지가 방전되는 시스템이죠.
- 정리해봅시다. LSM들은 자신의 캐릭터에 본인의 성격이 강하게 반영된 사람들입니다. 반면 HSM들은 상황에 따라 색 채가 변하는 카멜레온 같은 사람들로 자신의 성격을 제대로 인지하기가 힘들어요. 앞서 언급했듯 사회성이 뛰어난 내향 형 HSM들은 상황별로 세련된 대처를 해나가는 모습이 언뜻 외향적으로 보일 수 있기에, 타인들도 그렇고 본인 또한 자 신의 성격을 외향인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반면 외향적인 HSM들이 상황적 압박으로 인해 굳이 내향적으로 보여야 할 경우는 딱히 없어요. 왜냐하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 에 단독 활동이 바람직하다고 권장되는 사례들이 별로 없으 니까요. 따라서 외향형 HSM들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내향인 으로 오해받을 일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내 가 내향인인지 외향인인지 이 애매한 경우에는 내향인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 HSP의 특징
1. 세계 인구 6명 중에 1명 꼴로 HSP라는 통계가 있습니다.
2. 예민함이 내향인만의 전유물은 아닙니다.(HSP 중 '외향인 : 내향인'의 비율= 3:7)
3. 예민함은 성격장애(X)가 아니라 그냥 성격(o)입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우울증이나 불안 장애가 올 수도 있습니다.
4. 예민함은 타고납니다. 뇌 구조, 신경계부터가 일반인들과 다르게 엮여있습니다. (예: 과민증Hypersensitivity)
HSP는 일종의 성능 좋은 안테나라고 보면 됩니다. 감지 기능이 굉장히 뛰어나죠. 그런데 굳이 감지할 필요가 없는 것들, 나에게 안 좋은 것들까지 전부 다 감지된다면 어떨까요? 뛰어 난 감지 기능을 지니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좋은 것들만 추려 서 수신하는 필터 기능은 없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바로 HSP 예요. 만약 갑자기 타인의 속마음이 보인다면 분명 어느 순간 까지는 좋을 겁니다. 활용도도 높겠죠. 그런데 자꾸 봐서는 안 될 것들, 보기 싫은 것들까지 보게 됩니다. 계속되는 자극의 쓰나미에 마음은 상처를 입고 점점 더 피곤해질 거예요.
- 예민함의 장단점에 대해서 조금 더 얘기해볼게요. 앞서 언 급한 HSP의 성능 좋은 안테나를 심리학에서는 '사회심리적 기술social psychological skill'이라고 부릅니다. 이는 사회적 환경의 흐름을 잘 읽어낼 줄 아는 심리적 기술 정도로 이해하면 되는 데, 쉽게 말해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에 대한 통찰력이 있다는 거예요. 예민한 감각 덕분에 다양한 정보들이 넘쳐날 정도로 수신되므로, 이러한 통찰력이 생겨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 정이라고 볼 수 있겠죠. 다만 앞서 언급했듯 필터 기능의 부재 로 부정적인 정보들까지 안테나에 걸린다는 것이 골칫거리인 데, 이 문제는 특히 인간관계에서 HSP에게 심각한 부담 요소 로 작용합니다. 왜냐하면 보통 사람들은 모르고 넘어갈 일도 굳이 캐치하면서 신경 써야 할 일들과 상처받을 일들이 부지 기수로 늘어나기 때문이죠.
- 예민한 사람들의 양면성, 즉 '좋은 센스'와 '너무 센시티브 함'의 경계는 결국 내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결정돼요. 나 와 잘 맞는 사람과 함께라면 나의 센스가 그 사람에게 세심한 배려가 될 수 있고, 나와 잘 맞지 않는 사람과 함께라면 나의 센스는 상대의 단점들과 부정적인 정보들을 수집하는 데만 주로 사용되겠죠.
내가 센스 좋은 사람과 만나고 있다?
→나랑 예민한 그 사람이랑 아주 잘 맞는다.
내가 너무 센서티브한 사람과 만나고 있다?
→나랑 예민한 그 사람은 너무 맞지 않는다.
예민한 사람이 센스 넘치는 사람이 되느냐, 너무 센시티브한 사람이 되느냐는 내가 만나는 사람과 나와의 합이 결정하게 되므로, 예민한 사람일수록 사람을 잘 만나야 하고 신중하게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하지만 내가 누구와 인연을 맺게 될지 는 아무도 모르는 게 현실이죠. 인생 참 어렵습니다. 그렇죠?
-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로이 바우마이스터Roy Baumeister는 “사람에겐 정해진 양의 정신력(자기 조절, 자기 통제)이 있다”라고 설 명합니다. 근력이나 체력처럼 쓰면 소모되고 휴식을 통해 충전해야 하는 시스템인 거죠. 내향인은 이 정신력을 주로 내면 활동에 투자하는 사람입니다. 뭐든지 많이 하고 자주 하는 것 들은 능숙해지듯이 내향인은 내면의 활동은 수월하게 하지 만, 외부 활동을 할 때는 그게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훨씬 더 힘들고 기가 빨리는 느낌을 자주 받습니다. 외향인은 그 반대 겠죠. 에너지를 주로 외부 활동에 쏟기 때문에, 내면의 세계에 귀 기울일 정신력은 거의 남아있지 않습니다. 내향인들이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고민할 때, 외향인들은 '그(녀)는 어떤 사람일까?'를 생각해요. 
- 내향인은 말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알아주길 원한다.
내향인은 말보다 텍스트를 선호하며 먼저 생각하고 나중에 행동하는 유형의 사람들입니다. 즉, '로우 리스크low risk'를 선 호한다는 거죠. 이건 연애에서 굉장히 안전한 방식일 수 있는 데요.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내향인들의 패턴은 주로 다 음과 같습니다.
1. 상대에게 좋아하고 있다는 힌트와 암시를 끊임없이 준다.
2. 상대방의 피드백을 기다린다.
3. 피드백이 긍정적이면 조금 더 적극적으로 행동한다. 하지 만 피드백이 없거나 부정적일 시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행동한다.
- 쉽게 말해서 미끼를 던지는 거예요. 그걸 상대방이 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거죠. 만약 안 물면 어떻게 될까요? 힌트 만 계속 던지면서 전전긍긍하거나,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한 후에 조용히 마음을 접습니다. 내향인들은 웬만해선 직설적 으로 표현하지 않아요. 이 경우 리스크가 적다는 건 장점이지 만, "Low risk is low return”이란 명제에 따라 내향인들은 상대방이 먼저 다가오지 않는 한 누군가를 만나기가 참 쉽지 않습니다.
- 내향인은 혼자 생각하고 홀로 결론 내린다.
우리는 연애를 하면서 상대방의 장단점이나 이 연애의 좋은 점, 나쁜 점 등에 대해 생각합니다. 내향인도 마찬가지인데요. 문제는 이 내용을 상대방과 공유하지 않고 혼자서만 생각한 다는 거예요. 내향인들이 생각이 많은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 습니다. 생각한 걸 밖으로 꺼내지 않으니까 문제가 되는 거죠. 불만이 있다면 이를 꺼내놓고 상대와 쌍방향으로 소통해야 하는데, 내향인의 경우 혼자 고민하고 혼자 정리해버립니다. 머릿속에서 일방적으로 모든 게 끝나버리는 거죠.
-  화자가 감정적이면 감정적일수록 청자는 감 정 쓰레기통 역할을 맡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바꿔 말하 면 누군가에게 속 깊은 얘기를 털어놓을 때, 내 감정을 컨트 롤하며 담담하게 얘기할 수 있다면, 감정의 팬데믹 상황은 절 대로 벌어지지 않는다는 거예요. 감정적이라는 것은 편도체 의 기능이 굉장히 활성화된 상태를 뜻해요. 뇌 기능이란 것도 자주 쓸수록 강화되기 마련이어서, 편도체를 쓰면 쓸수록 편 도체의 뇌 장악력이 우월해집니다. 한편 편도체가 사고 능력 을 관장하는 전두엽보다 월등히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특 정 집단이 있는데, 바로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은 아직 전두엽 이 덜 발달해 감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부모가 자녀의 감정 을 고스란히 받아주면서 감내해야 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 셈이죠.
- 요새 많이 회자되고 있는 표현이자 책 제목이기도 한 “기분 이 태도가 되지 않게”라는 말처럼 우리도 얼마든지 감정을 컨 트롤하며 서로 고민거리를 나눌 수 있습니다. 사람이 속에 있 는 이야기를 안 하고 살 수는 없습니다. 소중한 관계라면 더욱 더 그렇죠. 팬데믹 상황에서 마스크가 안전판 역할을 하듯, 감 정이 격해지는 상황에서는 언어화가 우리 감정의 폭주를 막 아줄 수 있습니다. 내향인 여러분, 누군가가 자신의 감정을 구 겨서 여러분께 던지려고 한다면 언어화 스킬로 상황을 정리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세요!
- 브라이언 리틀을 비롯한 성격심리학자들은 내향인과 외향 인이 각각 그들에게 적합한 수준의 흥분 주파수'를 지니고 있 다고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외향인은 높은 흥분 주파수 상태 에서 최적의 컨디션이 됩니다. 파티, 클럽, 회의, 연설 등과 같 이 많은 사람들 속에서 뭔가를 해야 하는 경우인데요. 자극적 이며 시끌벅적한 상황을 좋아하는 접근주의자와 합이 맞아 보이죠? 반면 내향인은 낮은 흥분 주파수 상태에서 최고의 컨 디션이 됩니다. 이를테면 나 혼자 있을 때, 내가 잘 아는 사람 들과 있을 때, 나에게 익숙한 장소에 있을 때 등 내적 평화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뭔가를 하는 경우입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차분한 상황을 추구하는 회피주의자와 비슷한 양상이죠.
- 개인주의자의 자기관은 "나는 이래야 한다"가 아니라 "개인은 이래야 한다"이기 때문에 어떠한 행동 지침은 나에 대한 기준일 뿐만이 아니라 남에 대한 평가 기준이기도 한 거죠. 따라서 나뿐만 아니라 남들 역시 모든 일을 알아서 해치워야 한다고 생각하며, 사람이라면 응당 어떤 경우라도 최소 1인분은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기주의는 간단합니다. 나쁜 성격이죠. 그에 반해 개인주 의는 성격이 아닌 자기관(세관)입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일종 의 프레임이에요. 따라서 차가운 성격 등과 혼동하면 안 됩니 다. 개인주의는 '독립적인 개인들이 모여 이룩한 세상'의 개념 으로 이해하면 돼요. 그래서 개인주의자들에게는 '우리'라는 말보다 '팀'이라는 말이 더 어울립니다. 팀이란 동등한 개인들 이 공동의 목표를 갖고 결성한 공동체니까요.
- A가 평상시와 똑같은 패턴으로 생활하고 있다면(루틴 유지),
A의 뇌는 지금이 평화로운 상황이라고 판단함(컨디션 유지).
반면 A에게 안 좋은 일이 생겨 밤늦도록 술을 마시고 대낮까지 침대에서 뭉그적대거나 끼니를 건너뛰는 등 원래의 패턴과 다른 일상을 보내게 된다면(루틴 깨짐), A의 뇌는 이걸 '패자의 행동'으로 인식하고 생존을 위해 소극적으로 행동하라는 지침을 내림(컨디션 저하)..
- 자극도, 행동도 모두 다 내 감정에 영향을 끼칩니다. 실패자극은 나를 우울하게 해요(자극 감정). 우울감은 나를 웅크리게 만들죠(감정 행동). 뇌는 소극적이고 무기력한 행동을 캐치하고 내가 패배했다고 판단해, 나를 한층 더 우울하고 소 극적으로 만듭니다(행동→ 감정 강화 행동 강화). 그래서 실패했을 때, 자신감이 없을 때, 우울할 때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역으로 승자의 행동과 태도를 취함으로써 내 감정을 스스로 결정하는 겁니다. 감정에 끌려다니지 않고 내가 감정 을 이끄는 거죠.
힘들겠지만 죽을힘을 다해서 침대를 박차고 일어나 폭풍 샤워를 하세요. 한껏 꾸민 뒤 집을 나서 내가 좋아하는 거리 를 구경하고, 좋아하는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고, 인기 있는 식당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드세요. 좋은 일이 있는 사람처럼 더 밝게 행동하세요. 그러면 우리 뇌가 이러한 패턴을 분석해 서 상황이 좋아졌다고 판단하고 승자의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serotonin을 방출합니다. 내가 적극적일수록, 더 많이 웃을 수록, 더 당당할수록, 더 빨리 우울감이 사라지고 기분이 한결 더 나아지게 돼요. 나는 이 감정을 통제할 수 없고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요. 하지만 내가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내가 단순히 반응만 하는 존 재가 아니라 내 감정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주체적인 존재 라고 믿는다면, 많은 것들이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If I treat myself as a queen, I will attract a king?"
이 말은 내가 나를 여왕처럼 대하면 결국에는 왕을 차지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적극적이고 자신감에 넘치는 내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은 점차 나를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게 되거든 요. "이게 정말 될까요?"라고 묻는다면, 물론 세상에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투성이지만 '통제해본 적이 없다'고 해서 그 게 '통제할 수 없음'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대답하고 싶어 요 우리 모두 가능합니다. 더 밝게 행동해보세요. 내가 내 감 정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확신과 자신감이 생긴다면, 우울감을 떨쳐내는 것뿐만 아니라 건강한 멘탈을 가꾸고 단련 하는 데도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 반면 후천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낙관성이란 성격이 아니 라 그 사람이 지닌 관점에 가깝습니다. 어렵고 힘든 상황을 있 는 그대로 심각하게 받아들이면서도 이겨낼 수 있다. 힘내서 열심히 해보자'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거죠. 심리학계에 서는 낙천적인 사람보다 낙관적인 사람의 기대 수명과 안녕감 수준이 더 높다는 결과가 이미 여러 차례 발표된 바 있 습니다. 즉, 사람을 더 오래 살게 하고 더 행복하게 만드는 건 '성'이 아닌 '관점'이라는 것이죠. '물이 반밖에 없네'가 아니 라 '물이 반이나 있네'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힘!
- 인간관계에 관심이 덜한 내향인에게 사회생활이란 일종의 정신노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인간 은 남들과 어울려 살아야만 하는 사회적 동물이며, 사회생활 이라는 게 과업 생산성(일을 얼마나 잘하는가)뿐만 아니라 관계 적 생산성(조직·집단에 얼마나 잘 융화되는가) 또한 중요하니까 요. 비록 관계 맺기를 좋아하진 않더라도 사회생활을 잘해내 기 위해서라면 내 성격이 어떻든지 간에 남들과 어울리려는 노력을 반드시 해야만 합니다. 물론 사회성이 뛰어난 하이브 리드는 귀신같이 치고 빠지기를 잘하기 때문에 (어울려야 할 때 는 누구보다도 잘 어울리고, 내가 굳이 없어도 되는 상황에서는 아예 실종됨) 사회생활을 꽤 잘해나가죠. 하지만 사회성이 평범 이 하인 보통 내향인이나 자발적 아싸의 경우에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인간관계에 대한 벽에 부딪히기 때문에 자신의 성격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어요. 현실적 으로 내향적인 사람이 외향적으로 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내향 - 외향'은 유전의 비중이 매우 높은 성격 요인이기 때 문에 내향인이 아무리 변화하고 싶어도 나의 관심사가 사람 들과 어울리는 쪽으로 드라마틱하게 바뀌는 일이란 좀처럼 일어나지 않아요. 좋아하지 않는 일을 좋아하게 만드는 것만 큼 어려운 일은 또 없으니까요. 반면 내성적인 사람이 외성적 으로 변화하는 건 상대적으로 수월합니다. 선천적인 사회성 에 후천적인 요소가 얼마든지 더해질 수 있기에,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충분히 사회적 기술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에 요. 그렇다면 해결책은 이미 나왔죠. 내향인의 성공적인 사회 생활을 위해서는 '내성을 외성으로 변화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을 알아보면 되는 겁니다.
- 인간관계에 관심이 덜한 내향인에게 사회생활이란 일종의 정신노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인간 은 남들과 어울려 살아야만 하는 사회적 동물이며, 사회생활 이라는 게 과업 생산성(일을 얼마나 잘하는가)뿐만 아니라 관계 적 생산성(조직·집단에 얼마나 잘 융화되는가) 또한 중요하니까 요. 비록 관계 맺기를 좋아하진 않더라도 사회생활을 잘해내 기 위해서라면 내 성격이 어떻든지 간에 남들과 어울리려는 노력을 반드시 해야만 합니다. 물론 사회성이 뛰어난 하이브 리드는 귀신같이 치고 빠지기를 잘하기 때문에 (어울려야 할 때 는 누구보다도 잘 어울리고, 내가 굳이 없어도 되는 상황에서는 아예 실종됨) 사회생활을 꽤 잘해나가죠. 하지만 사회성이 평범 이 하인 보통 내향인이나 자발적 아싸의 경우에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인간관계에 대한 벽에 부딪히기 때문에 자신의 성격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어요. 현실적 으로 내향적인 사람이 외향적으로 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내향 - 외향'은 유전의 비중이 매우 높은 성격 요인이기 때 문에 내향인이 아무리 변화하고 싶어도 나의 관심사가 사람 들과 어울리는 쪽으로 드라마틱하게 바뀌는 일이란 좀처럼 일어나지 않아요. 좋아하지 않는 일을 좋아하게 만드는 것만 큼 어려운 일은 또 없으니까요. 반면 내성적인 사람이 외성적 으로 변화하는 건 상대적으로 수월합니다. 선천적인 사회성 에 후천적인 요소가 얼마든지 더해질 수 있기에,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충분히 사회적 기술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에 요. 그렇다면 해결책은 이미 나왔죠. 내향인의 성공적인 사회 생활을 위해서는 '내성을 외성으로 변화시키는 가장 좋은 방 법'을 알아보면 되는 겁니다.
- 사람이라면 누구나 장단점이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를 뒤섞을 때 그 순서가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서도 사람에 대 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거예요. 심리학자 거드 보너Gerd Bohner는 자기를 어필할 때, 자신의 강점들만 나열하기보다는 약점을 먼저 알린 후 이를 상쇄할 만한 장점들을 곧바로 어필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기업은 이인자입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더 노력할 것입니다"와 같은 식으로요.
저명한 사회심리학자 엘리엇 애런슨Elliot Aronson 역시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비판할 점과 칭찬할 점이 둘 다 있을 때 '선 비판 후 칭찬'의 조건에서 상대방의 감정이 가장 긍정적이었 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목소리 톤이 너무 평범해요. 그런데 목소리에 사람의 감정을 흔드는 울림이 있 네요." 이런 식으로 말한다면 상대 역시 비판이라도 우호적으 로 수용하게 되죠.
- 같은 말이라도 '아' 다르고 '어' 다른 것처럼 같은 내용이라 도 '선 단점 후 장점이 '장점, 장점, 장점보다 좋아 보일 수 있 고, 같은 2개라도 '1+1'이 '한꺼번에 2'보다 달콤할 수 있으 며, 똑같은 9천만 원이라도 '8천만 원에서 9천만 원'이 '1억 원 에서 9천만 원보다 만족스러울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한 두 개씩 모이기 시작하면 같은 일상에서도 행복하다고 느끼 는 순간이 분명 더 많아질 수 있겠죠?
- 토리 히긴스Tory Higgins에 따르면 인간에게는 '이상적 자아'와 '당위적 자아가 있는데(전자는 자아실현을 달성한 자아, 후 자는 책임과 의무를 훌륭히 수행해낸 자아), 이 두 자아와 '현실 자 아' 간의 차이가 클수록 부정적인 감정에 더 깊이 빠지게 된다 고 합니다. '난 자아실현이 중요한 사람인데 현실은 시궁창이 야'라고 생각하게 되면 화, 실망감, 좌절감, 우울감 같은 부정 적 감정들에 사로잡히게 돼요. 심리학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압도된다'는 표현을 주로 씁니다.
현실 자아와 이상적 자아 간의 괴리에서부터 발생하는 부정적 감정들로 인해 다른 감정들이 압도되는 겁니다. 아침에 갓 구운 빵을 찢어 먹으면서도 '내 현실은 시궁창인데 이딴 게 뭐가 대수일까? 싶고, 저녁에 친구들과 만나서 옛날이야기를 하며 왁자지껄 웃고 떠들다가도 '나는 왜 이렇게 공허하지? 난 인생을 잘못 살아가고 있는 거 아닐까?"라며 거지 같은 기 분에 압도되고 말죠. 남들이 얘기하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 복이란 것을 나도 행복이라 인정해도 되는지, 과연 인정하는 게 맞는지 계속 고민하게 되는 겁니다.
나무로 비유해보자면 누군가에게는 자아실현이나 책임의 완수 등은 뿌리나 기둥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잘 안 돌아가고 있거나 혹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면 어떨까요? 행여나 가지에 싹이 돋아나고 꽃이 피었다 한들 그 사람에게 그게 대수일까요? 기둥과 뿌리가 썩어가고 있기에 잔가지들 의 소소한 사건에는 아무런 감흥을 느낄 수 없는 거예요.
세상에는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나무는 기 둥과 뿌리만이 중요하다", "기둥과 뿌리가 온전해야 나머지도 잘되는 것이다" 등 나의 이상, 의무, 책임, 신념 등에만 몰두한 채 그 미션의 성사 여부만이 나라는 인간의 존재 가치를 입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요. 잔가지들의 일상 따위에 는 좀처럼 존재의 의미를 두지 않기에 애초에 소확행과는 잘 맞을 수가 없는 거죠.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아니라 '거대하면서 불확실한 행복'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인 셈인데요. 글쎄요. 사람들은 하 나같이 다 다르고 생각하는 것과 원하는 바도 전부 제각각인 데, 이러한 '거불행'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소확행을 느껴보 라고 한들, 그들이 "그래, 그게 맞겠다"라고 맞장구치며 소확 행 모드로 쉽사리 전환될까요? 거불행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추구하는 바가 워낙에 분명하고 굳건하기에, 자아가 확고하며 일관성 기제 역시 강력하게 작동합니다. 예전부터 그래왔 던 것처럼 앞으로도 쭉 같은 방향으로만 가는 사람들이라는 거죠. 또한 이상적 자아나 당위적 자아의 기준치가 매우 높기 때문에 반드시 현실 자아와의 괴리가 크게 발생하며, 그로 인 해 삶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가 떨어지고 만성적인 스트레 스 상황에 노출될 가능성 역시 커집니다.
- '행복하다'와 '행복할 만하다'는 다릅니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원하고 또 행복이야말로 이상적인 궁극의 상태라고 떠들면서도, 정작 좇고 있는 건 행복이 아니라 행복할 만함이 에요. '행복이 뭐 별 건가?' 하고 생각해보면 친구들과 옛날이 야기하며 깔깔거리고 웃는 것, 좋아하는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날씨 좋은 날 공원을 산책하는 것처럼 그냥 소소 한 것들인데 말이죠. 정작 매일매일을 이렇게 살고 있는 우리 는 사소한 건 사소하니까 행복이라고 인정하지 않은 채, '이런 건 아무래도 행복할 만한 삶은 아닌 것 같다'고 스스로를 자책 하며 '행복이란 뭘까?'를 항상 고민합니다.
"인간들이여, 제발 행복하다고 인정 좀 해. 그래야 행복할 수 있어?"
긍정심리학에서는 위와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거불행자 여러분은 행복할 만함을 계속 좇으세요. 그것이 여러분의 심장이니까요. 단, 이제부터 무라카미 하루키가 말한 일상의 사소한 순간들도 행복일 수 있다는 것을 한번 받아들여보는 겁니다. 우리가 지금 소소하게 즐기고 있는 것들이 바로 행복이란 사실을 인정하는 거예요. 뒤에서 다시 얘기하겠지만 행복은 목적이기보다는 수단에 더 가깝습니다. 행복하기 위해서 사는 게 아니라 행복한 마음(행복함)을 느끼고 그 힘으로 세상 을 또 한 번 살아나가는 거죠. 행복할 만함의 목표를 위해 지 금의 행복을 에너지로 삼는 삶. 소확행과 거불행 두 마리 토끼 를 노리는 인생. 우리 모두에게 다 가능합니다.
- 인생에서 비통제 영역을 줄이는 것은 인간관계에서만 중요 한 일이 아닙니다. 전 범위를 아울러 내 통제권을 늘리는 것은 곧 불행의 요소를 최대한 줄이는 일이 돼요. 예를 들어 주식 의 경우를 살펴볼까요? 치열하게 산업 분석과 기업 분석을 하 는 사람들은 하락장에서도 어느 정도 통제력을 지닐 수 있습 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 사전에 어떤 공부도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말이나 소문만 믿고 주식을 한다면 이건 완전한 비통 영역에 해당하죠.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당최 알 수 없는 이유로 인해 내가 산 주식이 급락한다고 상상해보세요. 생각 만으로도 끔찍할 거예요.
통제감을 아예 누군가에게 완벽하게 전이시키는 삶이 오히 려 불행을 컨트롤하기에는 훨씬 수월할 수도 있습니다. 대표 적인 게 세상만사를 주관하는 절대자의 존재를 철석같이 믿는 종교입니다. 신이 내 삶을 완벽하게 이끌어줄 것이라는 믿음이 신자들에게 일종의 대리 통제감을 부여하는 거죠. 인생 이 고되고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더 쉽게 종교에 의지하는 현상은 바로 이 대리 통제감으로 설명할 수 있어요. 모든 게 다 신의 주관이라는 명제 아래, 전지전능한 신을 믿고 따름으로써 '나는 그의 위대한 우산 아래 보호받고 있다', '신의 인도 대로 잘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대리 통제 감으로 지각되는 거겠죠. 즉, 고통도 고난도 다 신의 계획 아 래 있는 약속된 삶의 일부인 셈입니다.
내가 내 삶에 스스로 통제력을 갖는 일. 내가 강해지는 것 과는 별개로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과 작별하는 것만으로 도 충분히 내가 느끼는 불행감을 컨트롤할 수 있습니다. 내 통 제권 안으로 삶의 영역을 줄이는 일, 이 또한 일종의 미니멀리 즘이 아닐까요?
- 진화심리학자 데이비드 버스David Buss가 쓴 <The Evolution of Happiness>라는 논문을 보면 인간이 왜 행복을 느끼기 어 려운지에 대한 이유가 구구절절 자세하게 설명돼있습니다.
1. 미디어에 노출되는 매력적인 인물들이 평범한 사람들의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상대적 오징어로 만든다.
2. 지금은 글로벌 하이테크놀로지의 시대로서 뛰어난 역량으로 주변의 인정을 받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3. 핵가족과 맞벌이 부모, 흔한 이혼과 익명성의 시대. 예전과 달리 더 이상 완전한 내 편이 존재하지 않는다.
4. 현대사회는 고도로 문명화된 정글로서 완전 경쟁 사회의 약육강식이 인류의 피를 말린다.
5. 손해 민감도가 이득 민감도보다 2.5배 더 크다. 이득과 손 해둘 다 동일한 1의 상황을 가정했을 때, 이득에 대해서는 1의 즐거움을 느끼는 반면, 손해에 대해서는 대략 2.5 정 도의 스트레스를 느낀다.
6. 인간은 만족에 금방 면역된다. 행복할 일을 계속 찾아도 계속 제자리에 돌아온다.
- 행복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에 가깝습니다. 이를테면 때맞 춰 챙겨 먹는 끼니 같은 거랄까요? 체육인들의 식사량이 엄청 난 이유는 그만큼 어마어마한 열량을 소모해야 하기 때문인 데요. 밥이 에너지원이 되고 밥을 많이 먹을수록 에너지를 많 이 쓸 수 있는 구조인 거죠. 정신적 에너지인 정신력도 똑같습 니다. 에너지원이 있어야 해요. 정신의 경우에는 긍정적 감정, 즉 전반적인 행복감이 주로 이 역할을 맡는데요. 행복한 감정 을 느낄수록 정신력의 배터리가 충전되는 구조입니다(역으로 불행한 감정을 느낄수록 배터리는 빨리 방전되겠죠).
- 누구나 약한 부분은 존재하고 그렇기에 단단한 껍질 속에 숨어서 살아가고자 합니다. 하지만 껍질 속에서 지내는 한, 우리는 성장할 수 없어요. 마치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듯 우리도 껍데기를 깨고 나와야 비로소 스스로 성장할 수 있게 됩니다. 인간관계 역시 마찬가지예요. 너무 과도하게 상대방을 이기려 들거나, 강한 척하거나, 철벽을 치는 것은 방어기제의 발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사람일수록 오히려 속은 매 우 여릴 가능성이 커요. 방어기제가 깨지면 걷잡을 수 없이 무 너져 버리는 거죠. 이런 사람들은 관계를 맺을 때, 마치 '고슴 도치의 가시처럼 상대방을 찌르고 상처를 내면서 갈등을 빚고 힘들어하다 결국에는 관계를 정리하게 돼요. 애당초 마음 이 여린 사람들이기에 이러한 결과를 견디지 못하고 엄청나 게 힘들어하고요. 그리고 나서 한층 더 단단한 갑옷으로 갈아 입고 다음 인간관계를 대비합니다. '더 단단히 철벽을 치겠어. 빈틈을 보여주지 않겠어'라고 하면서요.
방어기제가 나 자신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듯이, 인간관계에서는 쌍방의 건설적인 관계 증진에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진정성 있는 관계를 원한다면 나 먼저 껍데기를 깨고 나올 수 있어야 하겠죠. 방어기제는 미봉책입니다. 순간의 안정을 위해 현실 직시가 아닌 회피를 택하는 거죠. 그렇기에 방어기 제에 둘러싸여 있는 한 우리는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요. 갑옷부터 벗고 생채기도 입어가며 분투해야 얻을 수 있는 게 바로 성장이고 발전이니까요. 다행히도 약점이 많은 사람일 수록 강해질 수 있는 기회와 성장 동력은 더 많이 존재하기 마련인 법! 어때요? 여러분은 이제 갑옷을 벗어던질 준비가 됐 나요?
- 재밌는 사실은 연구를 거듭해본 결과, 똑똑하고 성적이 우수한 학생일수록 오히려 고정 마인드셋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는 겁니다. 이건 왜 그럴까요? 똑똑한 학생들은 “대단하다”, “참 똑똑하구나”, “영리한 아이구나", "역 시 이번에도 잘했어”와 같은 칭찬에 너무 익숙해져 버렸던 거 예요. 어렸을 때부터 자신이 남들에 비해 똑똑하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나는 원래 똑똑해', '쟤들은 나보다 못났어'라는 고정 마인드셋이 확고하게 자리 잡혀버린 거죠. 그래서 똑똑한 아이들이 되려 어려운 과제에 직면하게 되면 더 쉽게 멘붕 (멘탈 붕괴)에 빠지게 됩니다. 이제껏 그래왔듯이 나의 똑똑함 을 드러내고 이를 주변의 칭찬으로 입증해야 하는데,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나의 존재감을 지워버리는 위협으로 인식되는 것이죠. 그로 인해 어렸을 때부터 뛰어나다고 칭찬받아 온 고 정 마인드셋의 우등생들은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피드백을 잘 견디지 못하며(본인의 높은 자존심, 에고에 대한 상처), 실패가 예상되는 영역에 대해서는 좀처럼 도전하지 않으려는 패턴을 보입니다(잘하는 것만 하며 긍정적인 피드백만 받으려고 함).
- 현대인들에게 성공이란 곧 부자가 되는 것이죠. 그런데 그 성공이란 것도, 성공을 직접 좇는 쪽보다 성장의 전리품으로 얻는 쪽이 더 가능성이 높을 수 있습니다. 즉, 성장을 택한다 고 해서 남들이 다 바라는 성공을 버리는 건 아니라는 거예요. 물론 조금 더 느릴 수는 있겠죠. 하지만 느리더라도 꾸준히 나 아가기만 한다면, 성공이라는 나무를 보고 행동하는 사람들 은 성장이라는 숲을 보고 행동하는 사람들을 어떤 시점부터 는 절대로 앞서 나갈 수 없습니다.
- 성공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지만, 성장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남들과 매일 치열하게 경기를 치르며 사는 인생 도 있지만, 어제의 나와 대결하며 사는 인생도 있습니다. 성공 은 내가 잘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남이 나보다 더 잘해서도 안 되지만, 성장은 나만 잘하면 됩니다. 만약 눈에 띄게 잘하 는 남이 있다면 그를 보고 배워서 나도 더 잘하면 됩니다. 성 공 말고 성장을 인생의 목표로 삼는 것은 어떨까요? 내향인에 게는 이편이 더 잘 맞을 수 있으니까요.
- "너 그거 알아? 아프리카 칼라하리 사막에 사는 부시 맨들에게는 두 종류의 굶주린 자가 있대. 굶주린 자. 영어로 헝거hunger. 리틀 헝거little hunger와 그레이트 헝거reat hunger가 있는데 리틀 헝거는 그냥 배가 고픈 사람이고, 그레이트 헝거는 삶의 의미에 굶주린 사람이래. 왜 사는지, 인생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런 것을 늘 알려고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진짜 배가 고픈 사람이라 그레이트 헝거라고 부른대" (영화 <버닝>(2018) 중)
- "살아 돌아온 사람이 시련을 통해 얻는 가장 값진 체험은 모든 시련을 겪고 나면 이제는 아무것도 두려울 게 없다는 경이로운 느낌을 지니게 된다는 것이다"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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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

편견없는 뇌

심리 2023. 4. 9. 16:14

- 비극 중에서도 생명의 성장을 저지하는 것만큼 비참한 비극은 없다. 또한 불공평 중에서도 내부에 있다고 잘못 인식되어 외부에서 부과된 한계에 의해 노력할 기회나 희망을 가질 기회조차 부정되는 것만큼 심각한 불공평은 없다. (스티븐 제이 굴드, 인간에 대한 오해)
- 남녀의 사회적 기능이 다를 수 있다는 데 관한 다윈의 시각은 여자의 번식 능력이 그들의 서열을 결정하는 주요인이라는 것이었다. 근본적이 지만 기초적인 생리적 과정인 번식은 진화가 수컷에게 수여한 더 고등 한 정신적 속성을 조금도 요구하지 않았다. 사실 그의 걱정은 그런 종의 암컷을 아무 종류의 교육이나 독립이라는 부담에 노출하려는 모든 시도 가 그 과정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다윈은 상보성의 세세한 차이 따위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상보성 을 따지는 시각은 (제1장에서 만나보았지만) 사회에서 남녀의 역할이 어떤 유전적 형질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상을 기반으로 했다. 상냥하고, 잘 자라도록 보살피고, 유연하게 실익을 챙기는 여자의 본성은 힘이 넘치고, 대의를 지향하고, 지독히 합리적인 남자의 특징적인 페르소나에 완벽한 조연이었다. 다윈주의자의 관점보다는 다소 더 정중하지만, 이런 시각이 젠더 평등을 향해 모종의 진보가 시작될 징조였다는 환상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상보성의 사상ᅳ즉 한 집단의 특성, 강점, 약점이 다른 집단의 특성, 강 점, 약점으로 보완되거나 강화된다는 믿음은 집단 사이의 권력 불평등을 유지하는 특별히 강력한 방법이다. 그것은 모든 불평등의 인식이 착각이며 두 집단을 차별할 실제적 근거는 각 집단의 상대적 강점과 약점을 기반으로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이다.
- 차이를 찾지 못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살펴보지 못하게 숨기는 것을 흔히 '서류함' 문제 file drawer problem라고 한다." 나는 '빙산' 문제라 는 표현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잠재 과학이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가 상 공간, 다시 말해 출판 가능성의 표면 아래에는 모든 범위의 척도에서 남녀 사이의 차이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을 방대한 양의 '보이지 않는' 연 구 결과가 있는데, 일부 척도가 지도를 잘 읽는 화성인을 멀티태스킹을 잘하는 금성인과 구별하는 신뢰할 만한 방법으로 우리의 의식 속에 확 실하게 정립된다. 사실은 차이가 있다고 확인하는 듯한 것보다 차이가 없다고 보고할 수 있을 연구 결과가 훨씬 더 많을 수도 있다.
- 20세기 말에 출현한 뇌 영상 기술은 여자 뇌와 남자 뇌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실제로 파악하여 이 뇌 차이와 모든 관련 행동 차이의 연계성 을 탐구할 수 있게 해주었다. 죽었거나 병들었거나 손상된 뇌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진 연구계는 이제 성차에 관한 해묵은 질문에 답할 수 있을 터였다. 이 탐구에서 가장 인기 있는 기법은 fMRI였다. 제1장에서 살펴 보았듯이 그것은 뇌 활동과 연관된 혈류 변화를 측정하고 그 결과를 아 름답게 색으로 암호화된 영상으로 표현한다. 마침내 뇌에 창이 난 것처 럼 보였다.
이 시점에서 fMRI가 우리에게 말해주지 못하는 것을 강조하고 이 뇌영상 기법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오해 때문에 생겨난 많은 잘못 된 믿음을 강조하는 것은 가치가 있다. 먼저 fMRI는 우리에게 뇌의 활 동을 직접 촬영하여 제공하지 않는다. 뇌의 활동이란 신경임펄스nerve impulse (뇌가 자극받은 결과로 신경섬유를 타고 전해지는 활동 전위-옮긴이)가 밀 리초 시간 단위로 뇌의 표면을 가로지르거나 주요 구조 안에서 지나가 는 것을 말하는데, fMRI는 그 활동을 위해 에너지를 제공하는 혈류의 변 화를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실제로 진행되고 있는 것 보다 훨씬 더 느리다-우리는 밀리초 단위가 아니라 초 단위에 관해 이 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일단 연구 결과가 단어 찾기나 패턴 인식(둘 다 밀 리초 시간 단위에서 일어날 수 있다) 같은 기능의 차이 면에서 해석되고 있다 면 그런 연구 결과는 신중하게 관망해야 하며, 동시에 행동 변화를 측정 하여 상세하게 분석하는 맥락에서만 고려해야 마땅하다.
- 초기의 신경과대광고는 인간 존재의 많은 측면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는 듯했다. 의식과 자유의지를 이해하고, 심신 문제(심신 일원론과 이원론의 대 립-옮긴이)를 해결하고, 아마 자아도 더 잘 이해할 전망뿐 아니라 보다 실 용적인 일선에서 뇌에 근원이 있는 신체적·정신적 증세의 진단을 개선 하고, 심지어 치료할 가능성도 있었다. 거기에 기초 연구 일부 품질에 관 해 웅성거림이 들리기 시작했다. 연구의 보고뿐 아니라 많은 흥분을 유 발하고 있던 뇌 영상 자체의 제작과 해석에 관해서도 말이다.
이 영상들은 매력적이고 주의를 사로잡았다. 색으로 암호화된 지도 는 시스템이 더 발전함에 따라 저속 촬영한 비디오와 더불어 인간 뇌에 서 진행 중인 활동을 들여다보는 직접적인 창이라는 인상을 주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드는 것만 같은 뇌의 가시화는 명실공히 신경 과학을 확실히 공공장소로 가져오는 기술 촉발이었다. 그것은 TV와 영 화의 발전에서 출발하여 비디오카메라와 복사기를 거쳐 거의 모든 다른 것을 가시화하던 당시의 세태와 잘 어울리기도 했다. 
문제는 그토록 많은 신문 기사와 대중과학 서적을 장식하고 있던 뇌 영상이 환상 같은 것이라는 데 있었다. 한 사람의 것이든 집단의 것이든 뇌 영상을 제작 또는 '구성'하려면 원자료를 어떻게 '정제'할지, 해부학 적 개인차를 어떻게 고르게 할지, 뇌의 특징을 어떻게 '왜곡하여 템플릿 뇌에 맞출지에 관한 다단계 결정이 필요하다.25 확인된 변화에 유형별로 색을 할당하는 작업은 사실상 통계적 절차다. 따라서 누군가가 코카콜라 광고를 시청하는 동안 깜박거리며 뇌의 회백색 툰드라를 가로지르는 빛깔은 저속 촬영한 일몰과 같은 것이 아니라 뇌 영상술사가 결정한 문턱 값을 반영한다.
- fMRI를 사용하여 뇌의 구조와 기능을 측정하 게 되면서 뇌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대중의 접근을 (좋든 나쁘든) 바꾸어 놓았다. 뇌에서 산소가 공급된 혈류를 측정하여 연관된 신호(혈중산소 치의존 반응 또는 BOLD 반응)를 색으로 암호화된 영상으로 변환하는 작업 은 훌륭한 마케팅의 일부일 뿐 아니라 양날의 검과도 같은 것으로 드러 났다. fMRI 장치로 제작된 영상의 '유혹적 매력'은 신경쓰레기 조달업자 들에게 하늘이 내린 선물이었다. 그들은 뇌 시류에 편승하여 거짓말탐지, 투표 의도 알아내기, 세계 금융위기 예측하기, 그리고-물론-멀티태스킹 선수와 지도 읽기 선수의 차이를 콕 집어내기라는 문제의 해법을 이제는 가장 가까운 뇌 스캔 센터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다고 우리를 설득했다.
하지만 뇌 영상술사 중 가장 헌신적인 사람조차 깨달았다. 혈류에서 차이를 찾는 것은 사건이 뇌 안 '어디'에서 발생하느냐는 질문 일부에 답 하기에는 좋은 방법이지만 '언제' '어떻게' 발생하느냐는 질문에 답하기 에 그런 변화는 시간 단위가 너무 느렸다. - 우리는 우리를 사회적으로 만드는 데 필요한 종류의 정보를 태어난 순간부터 찾기 시작한다. 우리는 얼굴에 초점을 맞추고, 친숙한 말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을 금세 가린다. 우리 에게는 자동으로 '어머!' 소리를 유발하는 앱까지 깔려 있을 것이다. 이 앱은 우리의 애교 있는 미소와 명랑한 까르륵거림이 우리에게 중요한 상대로부터(아주 어릴 때는 낯선 사람으로부터도 어떤 행동을 유발하여 상호 유대를 강화하도록 보장할 것이다(하지만 낯선 사람에 대한 서비스는 우리가 내집단을 외집단과 분간하게 되자마자 금세 사라진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우리의 뇌는 그런 사회적 데이터에 굉장히 잘 스며들므로 흡수된 메시 지는 우리의 행동방식에 지대한 효과를 미칠 수 있다.
강력한 예측을 통해 주위의 일상적 광경과 소리를 처리하는 우리 뇌 는 사회적 참여에 필요한 규칙도 우리 세상에서 추출하도록 맞추어져 있다. 실제로 사회적 행동은 거의 다 예측이다. 우리는 사회적 상황에 대한 규칙을 짜서 그 상황이 예측되게 만든 결과로 우리가 적절한 말과 행동을 하고 결례를 범하지 않게 해주는 일련의 대본을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대본 중 일부는 고정관념을 포함할 것이다. 누군가가 어떻 게 행동할지, 그가 우리에게 어떻게 반응할지, 그가 사교적이고 네트워 크를 형성하고 싶어하는지, 아니면 심술궂고 약간 외톨이 같은지에 관 한 포괄적 예상에 (반드시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사회 적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정관념은 당신 자신의 자아감으로도 편입될 수 있다. 당신 같은 누군가에게는 무엇이 기대되는가? 내가 남성 또는 여성이라면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고, 무엇을 가지고 (누구와) 놀 것이며, 자라면 무엇이 될 것이고, 누구와 함께 일할 것이며, 누가 나와 함께 일하고 싶어할 것인가?

- 태어났을 때 갓난아기의 뇌 무게는 약 350그램, 즉 성인 뇌 무게(1300~1400그램)의 약 3분의 1이다. 뇌 부피(뇌 크기의 더 나은 척도)는 약 34세제곱센티미터로 성인 뇌의 3분의 1에 가깝다. 남자 아기는 여자 아 기보다 뇌 부피가 더 큰 경향이 있지만 남자 아기들이 태어났을 때 더 무겁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 차이는 사라진다. 표면적은 약 300제곱센티미터인데, 뇌가 두개골 안으로 접혀 들어가서 생기는 경계표인 골과 능선은 성인 뇌의 것과 놀랍도록 비슷하다!
일단 아기가 태어나면 극적인 성장률이 이어진다. 처음에는 하루에 약 1퍼센트 수준이었다가 그다음에는 첫 90일이 지나면 하루에 약 0.5 퍼센트로 점차 '느려지는데', 이 무렵이면 크기가 두 배 이상 커져 있다. 성장률은 뇌 전체에 걸쳐 똑같지 않다. 더 기본적인 구조와 연관되는 영 역, 이를테면 시각과 운동을 통제하는 영역은 더 빠른 변화를 보인다. 가 장 큰 변화를 보이는 소뇌는 운동을 통제하는데, 첫 3개월 동안 크기가 두 배 이상 커진다. 반면에 기억 회로의 주요 부분인 해마는 부피 변화를 약 50퍼센트밖에 보여주지 않는다(아무도 걸음마를 배운 기억이 없는 이유가 이것으로 설명될지도 모른다).'
- 여섯 살 무렵 아이의 뇌는 크기가 성인 뇌의 약 90퍼센트가 될 것이다(물론 뇌와 달리 신체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런 성장 가운데 회백질이 담 당하는 부분은 가지돌기(수상돌기)의 발달이 극적으로 증가하고 시냅스 (연접)가 증식하는 양상과 관련 있다. 가지돌기란 신경세포상에서 가지 를 뻗어 신호를 받는 자리고, 시냅스란 신경계에서 세포와 세포를 이어 주는 자리다. 따라서 연결선을 만드는 데 주안점을 둔다. 사실 아기 뇌에 는 시냅스를 통한 연결선이 성인의 뇌에 있는 것보다 실은 거의 두 배 로-더 많다. 이는 모든 것을 다른 모든 것과 연결하려는 뇌의 여정 초반 의 열정을 반영한다. 아동기와 청소년기에는 성인 수준에 도달할 때까 지 점진적으로 가지치기를 한다.
이 표면 성장 밑에서는 매우 단기적인 연결선이 훨씬 더 많이 매우 빠르게 나타났다 사라진다. 일단 안정화된 연결선은 말이집(수초myelin)으 로 절연된다. 말이집이란 신경세포 섬유를 둘러싸고 있는 백색 지방질 덮개인데, 신경 활동이 더 빠르게 흐르도록 돕는다. 이때는 가능한 종착지도 많고 가능한 선택 지점도 많다.
과거에는 이 놀라운 초기 성장을 오로지 신경세포 사이에 연결선이 형성된 결과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알기로 뇌세포는 우리 몸의 다른 모 든 세포와 달리 대체할 수 없었다. 할당량은 처음에 거의 다 받았고 세포 들 사이의 연결선은 태어났을 때부터 극적으로 성장했다가 가끔 정리되 거나 가지치기 되며 사고나 질병, 결국은 노화로 생기는 모든 세포 손실 은 영구적이어서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고 여겼다. 함축적으로 이는 뇌가 태생부터 대체로 고정되어 있음을 확증하는 듯했다. 만약 모든 구 성 요소가 태어났을 때 마련되어 있었다면 그런 구성 요소를 가지고 완 성한 것 일부는 바깥세상에서 기인했을지 몰라도 대부분은 자궁에서 나 오기 전에 이미 갖고 있던 것에 의해 미리 결정되었을 것이다. '생물학이 부과한 한계'는 뇌 차이를 거론할 때 흔히 인용되는 격언이다.
- 하지만 '성인과 같은 수의 뉴런을 가진 신생아' 버전은 그리 완전 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제 우리는 영아 뇌의 겉질에 있는 뉴런의 총수 가 생후 첫 3개월 사이에 최대 30퍼센트가 성장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뿐 아니라 우리는 새로운 뇌세포를 얻을 수 있고 실제로 얻기도 한다. 비록 공급량은 생후 초반보다 훨씬 더 제한적이지만 말이다." 뇌 손상 이나 질병(단도직입적으로 노화)에서 회복될 수 있다는 함의를 고려하면 당신도 상상하겠지만 '신경발생neurogenesis' 과정은 집중적으로 연구되 고 있다." 하지만 극적인 성장의 많은 부분은 실제로 뉴런 연결선의 성 장, 즉 통신 네트워크 구축에서 기인하고 생후 첫 2년 동안에는 특히 더 그렇다. 작은 마을 안에서 가로망이 생기듯 영역 내에서 국지적 연결선 이 먼저 생긴 다음에 훨씬 더 먼 구조를 연결하는 분산된 네트워크가 생겨난다" 아기 머리는 일반적으로 생후 첫 2년 동안 둘레가 약 14센티미터 자라는데, 이는 뇌 백질의 폭발적인 증가를 나타낸다. 보다 기초 적인 감각 기능과 운동 기능이 먼저 성숙하고 더 고급스러운 인지 기술 과 관련한 네트워크는 나중에 훨씬 더 오랜 기간에 걸쳐 성인기 초기까 지 연결된다(사춘기를 위한 특별 단계가 따로 있다)." 하지만 앞으로 보게 되 겠지만 이처럼 원시적으로 보이는 체계조차 상당히 복잡한 유형의 정보 처리를 실행할 수 있고 놀랍도록 정교한 수준의 행동도 어느 정도 생산 할 수 있다.
- 총 뇌 크기의 차이를 어떤 종류의 기능적 이점이나 불리한 점을 전하는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전체적 구조에 대한 척도는 뉴런 연결성이 나 수용체 밀도처럼 기능과 관련된 요인의 성별로 형태가 다른 차이를 반영하지 않을 수 있다. 주의 깊게 선발한 이 건강한 아이들의 집단에서 개별적으로 추적한 종합적 부피와 형태가 주목할 정도의 가변성을 보인 다는 자체가 이 점을 더욱 두드러지게 한다. 기능에 문제가 없는 건강한 아이들이 똑같은 나이에 뇌 부피가 50퍼센트나 다를 수 있다는 것은 절대적 뇌 크기의 기능적 함의에 관해 조심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 인류의 다양한 높은 수준의 업적에 순위를 매기라고 하면 당신은 아마 수학과 물리학 법칙의 이해를 목록 거의 맨 위에 올릴 것이다. 한편으로 는 그런 위업을 오랜 세월 교육받은 후에만 성취할 수 있는 것, 더 나아 가 아무리 많은 기회를 주어도 범접할 수 없는 것으로 특징지을지도 모 른다. 따라서 매우 어린 아기들이 고급 과학의 기본 원리를 이미 파악했 다는 것을 알면 놀랄지도 모른다. 세상에 도착한 지 이틀 만에 아기들은 큰 수와 작은 수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다. 웃는 얼굴을 몇 개만 보여주 는 사진에는 짧게 울리는 삐 소리를, 웃는 얼굴이 많이 있는 사진에는 길게 울리는 삐 소리를 짝짓는다. 2, 3개월 후 아기들은 관으로 굴러 들어가는 것을 본 공이 관 끝에서 굴러 나오지 않으면 놀라움을 표할 것이다." 5개월 후에는 유리잔의 액체처럼 보이는 것이 고체로 드러나면, 즉 가짜 물에 빠뜨린 줄무늬 빨대가 수면에서 멈추는 순간 동요한다.15 따 라서 세상에 태어난 지 5개월 안에 아기들은 자신이 이미 기초 수학(또 는 수리 감각)과 직관적 물리학, 즉 물체는 보통 어떻게 움직이는지, 물질 의 기본 특성은 무엇인지 파악했음을 입증하고 있다. 이른바 '핵심 지식' 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은 인간 영아가 무력하거나 수동적인 주변 세계 수신기이기는커녕 경이롭도록 정교한 관찰력을 가지고 그 세계와 상호 작용할 수 있다는 또 다른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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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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