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에 해당되는 글 55건

  1. 2024.02.23 20240223
  2. 2024.02.22 전뇌사고 1
  3. 2024.02.22 20240222
  4. 2024.02.21 2024 세계대전망
  5. 2024.02.21 20240221
  6. 2024.02.20 20240220
  7. 2024.02.19 삶이 던지는 질문은 언제나 같다 2
  8. 2024.02.19 더 플로
  9. 2024.02.19 혁명의 팡파르
  10. 2024.02.19 20240219

20240223

Quote of the day 2024. 2. 23. 07:11

'Quote of the d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0226  (0) 2024.02.26
20240225  (0) 2024.02.25
20240222  (0) 2024.02.22
20240221  (0) 2024.02.21
20240220  (0) 2024.02.20
Posted by dalai
,

전뇌사고

경영 2024. 2. 22. 07:06

- 업무가 정보화된 결과, 우리는 많은 것을 잃었다. 그중 하나가, 동료 와 공간을 공유함으로써 할 수 있던 일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10년 전에는 옆 사람의 전화 내용을 듣고 부서 안에서 어떤 업무들이 이루어 지는지 알 수 있었다. 또 거래처나 고객을 전화로 응대하는 상사의 모습 을 보고, 어느새 전화 응대 기술이 자신의 몸에도 배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가 업무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거래처나 고객과 문제가 생 겼을 때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예전에는 신입사원이 창백한 얼굴로 전화를 받으면 주위 사람들도 대부분 눈치를 채고, 이윽고 상사가 대신 받아서 문제를 해결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다른 사원들은 자연히 고객 불만에 대응하는 업무 기술을 배울 수 있었다. 하지만 고객 이나 거래처가 이메일을 통해서 불만을 제기할 수 있게 된 지금, 눈에 보이지 않는 익명의 상대는 거침없이 공격적인 말을 내뱉는다. 전화였 다면 그렇게까지 심하게 말하지 않겠지만, 익명성의 보호 아래에서 가 장 잔인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담당자는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어느 날 갑자기 털썩 주저앉는다. 그 결과 회사는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 상태에서 담당자의 갑작스러운 사직이나 현저한 직무 능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급기야 기업에 대한 불신감이 생겨나며, 내부 고발이 발생할 수도 있다.
비대면 업무가 보편화된 지금, 공유할 수 있는 인터넷 정보가 많아졌 지만 공유할 수 없게 된 것도 적지 않다. 주위 사람의 안색에 신경 쓰거 나 고객의 목소리 톤을 구별하는 신체감각이 약해진 것이다.
만약 초등학생들이 기업을 방문한다면, 맨 먼저 그들의 눈에 들어오 는 것은 무엇일까? 아침에 출근하면 컴퓨터 앞에 앉는다. 컴퓨터를 통 해 잇따라 업무지시를 받는다. 칸막이로 가려진 공간 안에서 보이지 않 는 것을 생산해 보이지 않는 고객에게 제공하고 보이지 않는 데이터를 얻는다. 파일을 갖고 나가서는 안 된다. 사람의 얼굴을 보고 커뮤니케이 션을 하는 시간은 한정된다. 몇 년 후의 일을 생각해서도 안 된다. 그야 말로 컴퓨터가 인간을 부리는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10년 후에 지금의 우리를 본다면 무의식중에 이렇게 중얼거리지 않을까?
"이렇게 열악한 상황에서 용케도 일했군."
- 복잡한 과제에 접근하는 사고 모델을 갖고 있으면 해결책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상사나 동료에게서 배운 것도 있고, 책을 보면서 공부하거나 업무와 경험을 통해서 몸에 밴 것도 있으리라.
당신은 업무에서 과제를 만났을 때 어떤 사고 모델을 이용해 좋은 제 안을 발견하는가? 자신이 어떤 도구를 사용하는지 모르면 그 도구를 제 대로 사용할 수 없다. 좋은 제안을 만들어 내려면 자신이 어떤 사고 모 델을 사용해서 비즈니스의 과제에 대응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파악하 는 것이 먼저이다.
- 먼저 컨설팅 영업이라는 이름으로 영업 담당자가 처음 만난 상대에 게 문제 해결의 프레임워크를 사용하면 역효과가 발생하기 십상이다. 심리적으로 계산된 수준 높은 프레젠테이션을 하지 않으면 구입에 대 한 고객의 심리적 장벽이 높아진다. 경영자가 컨설턴트에게 돈을 주고 경영 진단을 의뢰하는 경우, 객관적인 분석은 갈채를 받는다. 그러나 우 연히 명함을 주고받은 다른 회사의 영업 담당자에게 객관적인 분석을 들은 경우, 그 분석이 논리적으로 옳을수록 고객은 감정적으로 반발하 게 된다. 귀와 마음을 열지 않은 사람에게 논리적 제안은 일방적인 강요일 뿐이다.
실제로 기획의 진정한 프로는 처음 만난 상대에게 기획안을 내밀지 않는다. 예전에 어느 기획의 대가한테 이렇게 물은 적이 있다.
"선생님은 영업할 때 기획안을 가져가십니까?"
그러자 상대는 1초도 생각하지 않고 즉시 대답했다.
"천만에, 그럴 리가 없지 않은가! 상대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어떻게 제대로 된 기획을 하겠는가?"
영업의 1단계는 고객의 말을 충분히 듣는 것이다. 고객이 원하는 것 이 무엇인지 이해한 후에 제안하기 위해서다. 그 과정에서 신뢰 관계가 쌓이면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수준 높은 제안을 할 수 있다. 반 면, 프레임워크를 표면적으로 모방해 고객의 사업을 분석하고 판단한다 면 오히려 서로의 신뢰 관계를 해칠 수도 있다.
물론, 경영자나 경영 간부를 위한 프레임워크를 실무자가 사용할 때 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본래 장기전략을 수립할 때 사용하는 프레임워크인 만큼 실무자가 사용할 기회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번 알고 나면 사용하고 싶어지는 것이 사람 의 마음이다. 그래서 실무자도 프레임워크를 사용하기 위해 자료를 분 석하기 시작한다.
초보 실무자가 프레젠테이션에서 자주 사용하는 것이 차트 [2-1]에 있는 SWOT 분석이다. 이 프레임워크의 목적은 사회나 업계 전체의 장 기적 추세를 파악하고, 기업의 장기적인 전략을 내다보는 것이다. 따라 서 '코앞의 문제가 아니라 3년 후를 내다보면 비웃음 당한다'고 말하는 실무자가 사용해 의미 있는 결과를 내기는 상당히 어렵다.
실무자가 여러 가지 프레임워크를 배우고 나면, 그다음에 드는 전형적인 의문은 "전략 수립을 하기 위해서는 어느 프레임워크를 어떤 순서로 활용하는 게 좋은가?"라는 것이다. 마케팅의 프레임워크로 유명한 4P 한 가지만 사용해서는 전략과 전술을 끌어낼 수 없다. 목표 고객에 따라서 고려해야 할 정보가 다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4P는 3C 분석 을 한 이후가 아니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프레임워크는 30~40년에 걸쳐서 수많은 컨설턴트나 학자가 다양 한 상황에 알맞게 개발한 도구를 집대성한 것이다. 따라서 여러 가지 프 레임워크가 혼재해 있는데, 그것을 제대로 사용하는 데에는 경영 컨설 턴트나 광고 회사의 기획자라도 최소한 2년이 걸린다고 한다. 일반적인 직장인이 일상 업무에서 능숙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장기간 훈련해야 한다.
- 전략 수립을 할 때 왜 프레임워크를 사용할까? 복잡한 정보를 정리해 본질적인 문제를 끌어내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발견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여기에서 두 가지 딜레마가 발생한다.
첫째, 정보를 쉽게 정리할 수 있는 시장은 매력이 없다. 프레임워크 로 시장을 분석할 수 있다는 말은 그 시장에 이미 여러 라이벌 기업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즉, 라이벌과 비교되는 시장에 뛰어드는 것으로, 비 교되는 위치를 노리는 것은 어리석음의 극치다(다음 장에서 자세하게 설명 하겠음). 소비자는 제품을 구입하기 전에 거의 인터넷으로 정보를 검색 하므로, 비슷한 제품은 가격 경쟁에 휘말리면서 이익은 한없이 제로에 가까워진다.
둘째, 프레임워크를 사용해 분석하면 자신의 발상을 종래의 틀에 끼 우게 된다. 당신의 회사에서 웹사이트를 리뉴얼하기로 했다고 가정하 자. 그러면 일단 3C 프레임워크를 사용해서 경쟁을 분석한다. 구체적인 방법은 업계별 · 분야별로 같은 업종의 웹사이트를 비교하는 것이다. 가 로축에 세련도, 세로축에 신뢰성을 놓고서 차트를 만들어 업계 안에서 자사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파악한다. 이후 차트를 보면서 되도록 동업 자에게 지지 않는 위치로 이동하려는 전략의 방향성을 결정한다. 매우 논리적인 접근이다.
이런 식으로 자사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타사와의 비교 결과를 근거로 전략을 결정한다면, 이미 지는 싸움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타사보다 우위에 있는 웹사이트를 만들려는 발상은 타사를 뒤따르려는 추종자의 자세가 아닌가. 그 결과, 비슷한 카테고리에 뛰어들어 도토리 키 재기를 하게 된다.
고객에게 새로운 세계를 보여 준 선구자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브랜드로 자리 잡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있는 것과는 판이하게 다 른 것을 만들어 내야 한다. 라이벌에게 이기는 작은 경쟁이 아니라 고객 의 마인드를 사로잡는 큰 경쟁을 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두 가지 딜레 마를 고려하면, 프레임워크를 통해서 명쾌하게 설명하는 프레젠테이션 을 들을 때 오히려 두려움을 느껴야 한다. 기존의 틀로 정리한 순간, 자 기도 모르게 기존의 사고에 물들어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어렵기 때문 이다.
- 지금까지 설명한 것처럼, 공업사회에서 개발된 프레임워크를 지금 사용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현재의 상황에서 초보자가 전 략 수립 프레임워크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경쟁 전략'을 적 용할 시장에서만 사용하는 편이 좋다. '수요 창조 전략'을 제안해야 할 경우, 공업사회의 전략 수립 프레임워크를 사용해도 나쁘지는 않지만 그때는 조직 내부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혼란을 극복해야 한다. 경쟁 전략의 도구를 사용하면서 수요 창조 전략을 만들려는 것은 총으로 위 협하면서 축제 참가자를 모으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 검색엔진 최적화 기술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브루스 클레이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가장 이상적인 결과는 상위 5위 이내에 검색되는 것이고, 15위 아 래로 내려가면 상품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고 인터넷이 전부이고, 전통적인 고객 모집 매체인 DM이나 신문의 전단지가 효과 없다는 말이 아니다. DM 시장은 아직 견고하고, 또 지역성이 중요한 건강·주택 관련 사업은 전단지 광고를 통해 비즈 니스가 원만히 성립되는 것도 분명하다.
중요한 점은, 지금까지 거래한 적이 없는 회사의 제품을 구입할 때는 다른 매체를 통해서 관심을 갖기도 하지만 실제로 제품을 구입할 때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정보를 입수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치료원에서 고객을 모집할 때는 신문의 전단지가 효과적이지만 고객은 예전처 럼 전단지의 정보만으로 결단을 내리지는 않는다. 기업 측의 일방적인 정보가 아니라 다면적인 정보를 입수하기 위해서 인터넷으로 '그 치료 원은 믿을 수 있는가?', '나에게 잘 맞는가?' 등을 확인한 후에 최종 판단 을 내리는 것이다. 즉, 진실의 순간은 '검색'에 있다.
법인 비즈니스에서는 여전히 인맥과 소개, 프레젠테이션의 수준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법인 비즈니스에서 거래처를 검토할 때, 상대의 웹사이트를 조사하지 않는 일은 이제 상상도 할 수 없다. 예 전에 우리 회사의 한 직원이 검색창에 정보가 나오지 않는 회사와 거래 하자고 품의했을 때 임원 전원이 맹렬히 반대했을 정도다. 거래 여부를 판단할 때 인터넷 정보를 통해서 회사의 신뢰성을 판단하는 것이다.
- 기업과 상품의 인지도만 높이면 되는 시대에는 이것으로 충분했지 만, 지금은 구입의 관심이 높아진 순간 그 네이밍이 떠올라서 눈길도 돌 리지 않고 검색엔진에 입력하도록 해야 한다. 첫째, 호감을 갖게 한다. 둘째, 항상 화제로 삼게 한다. 셋째, 인터넷에서 검색하게 한다. 이 세가 지를 동시에 실현하는 것이 네이밍의 목적이다. 이 경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나는 다음과 같은 가설을 생각하고 있다.
지명 검색을 촉구하고 행동으로 옮길 때까지의 세 가지 열쇠
*질문으로서의 네이밍 title
*스토리의 문을 여는 태그라인 tagline (정곡을 찌르는 매력적인 말)
*대답으로서의 스토리story
-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정리하면, 네이밍이란 본질적으로 기업이나 상품이 가진 상세 정보를 끌어내기 위한 '질문'이다. 그리고 '질문'과 '대 답' 사이에 생기는 긴장감이 태그라인을 통해 최대한 높아지면 엔진의 회전축이 움직이듯이 검색 동기가 높아진다. 목이 마르면 수도꼭지를 비트는 것처럼, 지식사회에서 상품이나 기업에 관해 알고 싶으면 고객 은 맨 먼저 검색엔진이라는 수도꼭지를 비튼다. 그리고 그 갈증을 만들 어 내는 세계의 시작에는 바로 네이밍이 존재한다.
효과적인 네이밍을 발견한 경우, 검색엔진의 창은 돈이 들지 않는 세 상에서 가장 작은 광고창이 될 수 있다. 돈이 들지 않는 작은 광고창에 카테고리가 아닌 기업의 상품명이 들어가느냐 마느냐에 따라, 경쟁으로 피투성이가 된 레드오션에서 헤엄치느냐 블루오션에서 혼자 여유만만하게 파도를 타느냐가 정해진다. 그리하여 사업의 전략에서 네이밍의 위치는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네이밍이 전략적으로 중요하다는 생각은 지금 시작된 것이 아니다. 유명 브랜드를 가진 기업은 옛날부터 그렇게 생각해 왔다. 화장품 업체 나 자동차 업체에서는 신제품의 네이밍을 정할 때 수천 가지 후보를 준 비한다. 네이밍에 따라서 매출과 수익률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부자 순위가 공표되었던 시절에 해마다 세금 을 제일 많이 냈던 긴자한방연구소의 사이토 히토리가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일은, 신사와 불당을 돌아다니는 것과 상품명을 생각하는 것이 었다고 한다.
지식사회에서는 이런 브랜드 기업이 해온 일을 모든 기업에게 요구 하고 있다. 농담이 아니라, CEO(최고경영책임자)는 CNO(최고네이밍책임 자)의 감성도 아울러 겸비해야 하는 것이다.
- 기업을 극단적으로 나누면 두 가지 유형이 될 수 있다. 하나는 이익 을 내고 힘이 남으면 사회에 공헌하겠다는 유형이고, 다른 하나는 세계 적 문제를 해결하고 이익은 그 전제 조건으로 하겠다는 유형이다. 도의 적인 관점에서 볼 때 어느 유형이 좋은지는 분명하다. 하지만 그것은 차 치하더라도 주의 깊게 지켜보아야 할 것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소비 동 기가 크게 변한 결과로 후자의 기업에 순풍이 불고 있다는 점이다. 순수 하게 마케팅 관점에서 말하면, 고객을 매료시키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 는 '주주를 위해서'나 '고객을 위해서라기보다 '지구를 위해서'라고 말 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 요즘 소비자 중에는 풍요로운 생활을 위해, 또는 나를 잘 보이기 위 해 상품을 구입하는 게 아니라 진정으로 나다워지기 위해 상품을 구입 하는 사람이 많다. 나는 각각의 소비 패턴을 '생활 부가가치형 소비', '자 기 과시형 소비', '자기 투영형 소비'라고 부르고 있는데, 시대는 점점 더 '자기 투영형 소비'로 이동하고 있다.
각각의 차이는 일본 경제 상황에 따라 어떤 제품이 많이 팔리는지 살 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1970년대의 불황기에는 빨간색이나 오렌지색 을 비롯한 화려한 색깔의 냉장고와 전기밥솥이 붐을 일으켰다. 1980년 대 중반의 경기후퇴기에는 BMW나 남성용 할인 브랜드가 인기를 끌었고, IT 거품이 무너진 2001년에는 에르메스 긴자 지점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이 화제에 오를 정도였다.
불황이 계속되어도 여전히 잘 팔리는 물건이 있는데, 잘 팔리는 물건 은 다음 소비 트렌드의 징조를 보여 준다. 컬러풀한 가전제품은 1980년 대의 '맛있는 생활이 상징하는 생활 부가가치형 소비의 징조이다. BMW 같은 외제차는 1980년대 후반의 자기 과시형 소비의 전기(거품 소비)이 고, 2001년의 에르메스는 그 후 유명 브랜드 회사의 과열된 지점 만들 기로 상징되는 자기 과시형 소비의 후기(유명인 소비)이다. 그리고 2008년 부터 시작된 불황에는 10만 엔이 넘는 고급 스킨케어 화장품이 잘 팔 렸다. 유명 브랜드 제품으로 자기 과시를 하는 게 아니다. 불황이 닥쳐 도 내면부터 나다워지고 진정한 내가 되기 위한 투자는 아끼지 않는 것 이 현실이다.
- 에이브러햄 매슬로의 욕구 단계 가설과 겹쳐서 생각하면 쉽게 이해 할 수 있다(다음 페이지의 차트 [3-2] 참고). 생활에 필요한 물건이 충족되 고, 그 후 성공한 배금주의자들의 추악한 모습을 보고 자기 과시욕이 사 라진 후에 마지막으로 나타난 욕구가 자기실현이다. '나다움'을 추구하 는 욕구를 기본으로 한 새로운 소비 패턴이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나 다움을 추구하고 진정한 내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이때 중요하게 등장하는 것이 스토리다.

- 일단 포유류의 뇌는 '생각하기 위한 뇌'인 인간의 뇌로부터 명령을 받는다. "이 문제를 해결하라"라고 인간의 뇌가 명령하면 포유류의 뇌는 그것이 '좋은지, 싫은지'를 확인한다. 그 답은 호불호를 판단하는 편도 핵,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에 묻는다. 과거에 똑같은 활동을 했을 때 '호' 라고 판단한 기억이 있다는 답을 편도핵과 해마로부터 얻으면 '좋다'고 확인하면서 문제 해결에 착수하는 것이다.
좋다고 판단한 경우, 파충류의 뇌에 근접한 측좌핵 영역에서 의욕을 일으키는 일명 '의욕 호르몬'인 갑상선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TRH이 나 온다. 갑상선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은 뇌의 여러 영역에까지 작용해서 뇌 전체를 각성시킨다. 특히 인간의 뇌, 그중에서도 행동 계획의 입안과 실행을 판단하는 전두연합야를 자극한다. 그러면 뇌 속에서는 말 그대 로 불꽃이 튀는 것처럼 뉴런과 뉴런이 결합한다. 상상과 연상이 끊임없 이 확대되고 새로운 깨달음을 만드는 것이다. 요컨대, 인간의 뇌가 과제 해결을 명령하면 포유류의 뇌는 그것을 '좋다. 싫다'로 판단하며, '좋다' 로 판단하면 파충류의 뇌는 본능적인 욕구에 따라 행동을 향해서 맹렬 히 돌진한다.
- 최근의 관객은 단순히 영웅의 모험으로는 더는 리얼리티를 느끼지 않으므로 영화 제작 시 여러 가지 계산이 이루어진다. 예컨대, 영화 <타 이타닉>은 거액의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관객을 100가지 이상의 유 형으로 분류하여 모든 관객이 등장인물의 누군가에게 공감할 수 있게 만들었다. 또 사회현상으로까지 자리 잡았던 TV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에서는 주인공을 한 명이 아니라 캐리, 샬롯, 미란다. 사만다라는 개성 풍부한 네 명의 여성으로 설정했다. 그 결과 "나에게도 이런 면이 있어!"라고, 드라마를 본 여성은 누구나 확실히 한 사람에게 자기 투영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양질의 스토리를 접한 관객은 스토리라는 허구의 세계에 머물지 않 는다. 해당 세계관을 현실에서 체험하기 위해 스토리의 세계관을 반영 하는 상품을 구입하는 것이다. 스토리와 관련 있는 여행은 기본으로, 최 근에는 스토리에 협찬 기업의 상품을 담는 PPL product placement이 상투 적인 수단이 되고 전문 광고 회사도 다수 존재한다. <섹스 앤 더 시티>에서 등장인물이 사용한 패션 제품에는 사람들의 줄이 끊이지 않는다. 캐리가 쇼핑하기 위해 맨해튼에서 운전한 차는 '벤츠 GLK'라는 콤팩트 SUV로, 이 차는 발매 당시 자동차 저널리스트에게 "보기만 해도 도망 치고 싶은 디자인"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하지만 캐리가 운전한 순간, 도시에서 가장 세련된 SUV로 탈바꿈했다.
이렇듯 비즈니스에 등장하는 스토리는 PPL이 도덕적이냐, 아니냐를 토론할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스토리에 대한 엔터테인먼트 세계의 오랜 연구에서 비롯된 지식을 비즈니스에 적용하면 자기 투영 형 소비사회에 무서우리만큼 강력한 효과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 예전에 어떤 축구 명장이 이런 말을 했다.
“시합 도중에 관객은 절망적인 마음으로 야유하기도 하는데, 그때 나 는 전혀 신경 쓰지 않습니다. 부정적인 사건이 일어나도 '어? 왜 저러지?' 라고 생각할 따름이죠. '승리는 이미 정해져 있는데, 내가 시나리오를 잘 못 읽었나?'라고 생각하며 이길 때까지 시나리오를 조정하는 겁니다." 명장은 미래의 승리로부터 역산해 현재 일어나는 사건의 의미를 스 스로에게 묻는다. 반면에 평범한 사람은 현재 일어나는 승패의 연장으 로 미래를 조정한다. 전뇌사고 모델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목적 을 실현할 때까지 일어나는 변화를 '성공과 실패'가 아닌 하나의 정보로 삼아 개선책을 발견하는 명장처럼 자연스레 사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당신의 프레젠테이션에 이런 매트릭스를 한 장 추가하면 사람들은 어떤 느낌을 받을까? 이것만으로 경영 컨설턴트처럼 제안할 수는 없겠지만, 매트릭스가 없는 것에 비하면 '열심히 생각한 제안'이라는 느낌을 안겨 줄 것이다. 어쩌면 주위 사람들이 "논리적 사고를 공부했군!" 하고 감탄할지도 모른다. 정말로 논리적으로 생각했는지는 차치하고, 그때까 지 회의적이었던 사람들이 매트릭스를 통해 전체 모습을 볼 수 있게 되 면 그 즉시 프레젠테이션에 관심을 갖게 된다. 사각의 도형이 보는 사람 에게 안정감을 안겨 주는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농담이라고 여길지 모르지만, 사각의 도형은 그것만으로 사람들에게 '논리적이다'는 인상을 안겨 준다. 그리고 그것은 인상에만 머물지 않 는다. 논리적 사고의 결과로 매트릭스가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매트릭스 를 그림으로써 양질의 논리적 사고가 시작되는 것이다. 따라서 논리적 으로 생각하고 싶다면 일단 사각의 도형을 그리는 편이 좋다.
- 실제로 새하얀 종이 앞에서 펜을 들고 사각의 도형을 그리면 시야가 더 커지면서 객관적으로 볼 수 있기에, 선입견이나 첫눈에 반할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그 사이 간과했던 점이나 새로운 가능성을 알아차리는 경 우도 많다. 그러다 보니 시시한 가설에서 시작해도 눈 깜짝할 사이 세련 되게 변한다. 우연히 생각난 가설이라도 그 가설이 당신 가슴을 두근거 리게 한다면, 도형을 그리며 빠르고 원활하게 더구나 즐겁게 사실에 다 가갈 수 있다.
이렇게 만든 매트릭스는 프레젠테이션에서 대단히 큰 설득력을 발 휘한다. 매트릭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스스로 '아하!' 하고 깨달은 내용 을 말할 때는 자연히 온몸에 힘이 들어간다. 그러면 다른 사람도 뭔가 신선함을 느껴서 집중해 귀를 기울이며 '아하!' 하고 깨닫게 된다. 깨달 음이 전염되는 것이다.
이처럼 도형이 본래 가진 힘을 활용한 순간, 논리적 사고는 즐거움으로 바뀐다. 이익을 낳는 도구라기보다 넓은 세계를 보는 도구다. 그러면 지금부터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작업으로 들어가자. 자기만의 매트릭스 를 만드는 것이다.
- 서론에서 사용하는 구체적인 방법 중에 '예스 세트yes set'가 있다. 어떤 사람이라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메시지를 스피치 초반에 반복해서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단히 바쁘신 와 중에 먼 곳에서 와주신 분들도 있습니다"라는 말에는 아무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런 다음에도 긍정할 수 있는 내용을 말한다. "오늘의 주제를 미리 알고 오신 분도 계시고, 모르고 오신 분도 계시겠지요." 이렇게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내용을 반복해서 말하면 청중의 관심을 끌어들일 수 있다. 예스 세트는 언뜻 논리적 사고와 상관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해하게 한다는 목 적을 이루는 데 있어 대단히 중요하다. 앞에서 말했듯이, 논리 를 관장하는 '인간의 뇌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위험하지 않다 고 알리는 '파충류의 뇌'를 안심시키고, 그다음에 좋고 싫음을 판단하는 '포유류의 뇌'를 만족시켜야 한다. 사람들에게 당신 이 위험하거나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상을 주면, 그다음에 아 무리 올바른 제안을 해도 내용을 이해하는 데까지 이르지 않 기 때문이다. 서론에서 신뢰와 안심을 안겨 주어야 사람들은 당신의 이야기를 논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 올바른 제안은 올바르기 때문에 감정적 반발의 방아쇠로 작용한다. 이런 현실을 감안해 자신이 원하는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주위 사람들이 끼어들 틈도 주지 않는 올바른 논리 보다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다양한 발언을 끌어내고 그룹을 통해서 더 좋은 아이디어로 승화하려는 인간적인 논리가 필요하다. 사람들이 원하 는 것은 '논리적인 인간'이 아니라 '인간적인 논리'인 것이다. '행동하는 논리적 사고'를 하려면 머릿속으로만 앞뒤를 맞추기보다, 실제로 사람 과 관계를 맺고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의 구조인 팀 역학team dynamics을 고려해야 한다. 인간을 알아야만 비로소 실행 가능한 논리를 만들 수 있 다. 팀 역학을 배우면 두 가지 이점이 있다.
- 올바른 전략을 논리적으로 수립해도 역풍을 약하게 할 수는 없다. 역풍을 맞고 싶지 않다면 변화가 생기지 않는 프로젝 트만 추진해야 한다. 목적 달성의 절차를 완벽하게 하면 역풍을 없앨 수 있다는 사람도 있다. 이론적으로는 그럴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변화의 크기에 따른 역풍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계획을 면밀하게 짜는 사람 은 이미 최악의 사태를 상정하기 때문에 분명히 심리적 충격은 적으리 라. 폭풍우를 예상해 나름대로 장비를 갖추면 목적지까지 도착할 수는 있지만, 폭풍우 자체를 없앨 수는 없다.
다시 강조하지만, 아무리 올바른 논리라도 역풍 자체를 없앨 수는 없 다. 그리고 그 현실을 받아들이는 순간부터 팀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은 결코 궤변이 아니다. 엘리베이터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엘리베이터가 위쪽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똑같은 중량의 추 가 아래쪽으로 이동해야 한다. 물리에서 말하는 '작용-반작용 법칙'이 다. 팀 관리에도 이런 법칙이 작용한다. 사물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려고 하면 그와 똑같은 부정적인 힘이 작용하는 것이다.
- 쿠시볼 사업을 예로 들면, 당신은 "공부 습관을 들여야 할 어린아이 가 있는 가정을 대상으로 한다"라는 두근거리는 가설을 제시했지만 실 행하는 단계에 접어들면 여러 가지 비판이 나타난다. 대상 고객에게 접 근할 데이터베이스가 없다, 쿠시볼이 집중력 향상에 효과적이라는 과학 적인 근거 자료가 없다, 재무적인 뒷받침이 불안하다, 진입장벽이 낮아 다른 기업도 진입할 수 있다. 히트한다고 해도 일시적인 붐으로 끝날 것 이다 등. 당신의 의욕에 찬물을 끼얹는 사람들이 속속 나타나는 것이다. 그런데 제안에 대한 부정적인 말들은 당신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전부 질문이다. "대상 고객에 접근할 데이터베이스가 없다"라는 말은 “대상 고객에 접근할 다른 방법은 없는가?", "과학적인 근거 자료가 없다" 라는 말은 "과학적 근거 자료를 가장 빨리 모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인가?", "일시적인 붐으로 끝날 것이다"라는 말은 "고객과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한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바꿀 수 있다. 모든 비판이나 부정적인 사건을 질문으로 바꾸면 프로젝트를 추 진하기 위한 귀중한 힌트가 태어나거나, 더 넓은 시야에서 프로젝트를 정의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한다. 그러는 사이에 부정적 마인드는 시계 추처럼 긍정적 마인드로 바뀐다. 그러기 위해서는 움직임을 멈추지 말 고 더 큰 시나리오 안에서 계속 부정적으로 물어야 한다.
- 중요한 것은, 혼자 올바른 논리를 구축하는 기술이 아니다. 팀 역학의 구조를 충분히 이해하고 구성원들에게서 다양한 시점을 끌어내는 기술, 그것을 일관된 행동 계획으로까지 통합할 수 있 는 기술이다. 모든 사람이 응원하는 논리를 구축해야만 비로소 머릿속 의 상상이 실현을 향해 높이 날아오르는 것이다.






'경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터지는 상품은 이렇게 만들어집니다 신상품  (1) 2024.04.14
최강의 반도체 투자  (2) 2024.03.06
혁명의 팡파르  (0) 2024.02.19
지속가능 경영보고서 작성실무  (1) 2024.02.12
하루하나 브랜딩  (2) 2024.02.07
Posted by dalai
,

20240222

Quote of the day 2024. 2. 22. 07:03

'Quote of the d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0225  (0) 2024.02.25
20240223  (0) 2024.02.23
20240221  (0) 2024.02.21
20240220  (0) 2024.02.20
20240219  (0) 2024.02.19
Posted by dalai
,

2024 세계대전망

사회 2024. 2. 21. 07:13

- 트럼프의 출마 자체가 미국 민주주의가 훼손되었다는 증거다. 공화당이 지난 대선 결과에 불복한 인물을 후보로 지명한다는 사실은 미국 민주주의의 앞날을 어둡게 한다.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는 심각 한 지정학적 위험이 닥친 시기에 미국을 어디로 튈지 모를 고립주의 국가로 변모시킬 것이다. 특히 푸틴을 좋아하는 트럼프가 러시아-우 크라이나 전쟁을 24시간 안에 끝내겠다고 자랑한다면, 한마디로 사 실상 우크라이나가 희생양이 되리라는 얘기다.
트럼프는 후보에 못 오를지도 모르고, 후보가 된다 해도 패해야 마 땅하다. 그러나 트럼프가 두 번째 임기를 맞이할 확률은 놀라울 정도 로 높다. 그 결과는 민주주의와 전 세계에 재앙이 될 것이다.

- 유가와 곡물가 상승, 서구의 전쟁 사상자 발생 같은 지정학적 위험 은 감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새로운 위험은 불안정성이다. 1990년 대에 많은 국가들은 자유, 시장 경제, 규칙 기반 세계화의 자기 강화 적 순환을 갈망했다. 그러나 이제는 포퓰리즘, 경제 개입, 거래적 세 계화가 예측할 수 없이 순환하고 있다. 그 결과 2024년에는 세 가지 위협이 예상된다.
첫째, 강대국이나 국제 기관이 처벌받지 않는 영역이 점점 넓어지 고 있다. 그 거리는 홍해에서 출발해 지난 3년간 쿠데타가 벌어진 아프리카 6개국을 거쳐 대서양까지 6,000킬로미터에 달한다. 아제르바이잔은 인종 청소를 포함해 아르메니아와의 전쟁을 개시했다. 이란의 무장 단체들은 중동 전역의 취약한 국가에서 활개 치고 있다. 2024년에는 이 불처벌 영역이 아프리카와 러시아로 더욱 확대될 수 있다.
둘째, 중국, 이란, 러시아가 3대 골칫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이 3개 국은 서구 동맹국들보다 공통점이 훨씬 적은 데다가, 중국은 다른 두 국가보다 훨씬 크고 세계 경제에 깊이 통합되어 있다. 그러나 그들의 이해관계는 서로 맞물린다. 이들은 모두 미국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 고 실질적 잠재적 제재를 피하려 한다. 중국은 러시아와 이란산 석유를 구매한다. 이들 중 하마스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는 나라 는 없다. 그들의 협력은 기술 분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은 서방 금융을 우회하는 방법을 개척하는 중이다. 이제 중국 무역의 절반이 위안화로 이뤄지고 있다. 이란은 러시아에 드론을 수출한다. 중국과 러시아는 핵 공격 경고 시스템과 태평양 지역의 정찰에 협력 하고 있다. 이 신생 동맹이 얼마나 확대될지는 2024년 답이 나올 것 이다.
마지막 위협은 서구 국가의 단결력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우크라 이나 침공에 서구가 대응한 방식은 희망적이었다. 미국과 유럽이 힘 을 합쳤고, 여론도 긍정적이었으며, 비서구 국가가 다수 동참하지 않 았음에도 1945년의 질서가 수호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군사적으로 손발이 맞지 않아 균열 조짐이 보인다. 미국은 공화당 내에서도 우크 라이나에 대한 자금 지원 문제로 편이 갈렸다. 

- 미국 경제가 아무리 견고하다 해도 여기엔 단서가 붙는다. 바로 엄 청난 양의 국채 발행으로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이 글이 작성되는 현재 기준으로, 미 연방 정부의 적자 규모는 연간 GDP의 7%를 넘 어섰다. 미국이 '고금리 장기화' 체제에 진입했는지에 대해서도 논 쟁이 뜨겁다. 답은 고삐 풀린 국채 발행이 앞으로도 계속될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아마도 계속될 것 같다. 의회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분명 국채 발행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차기 대통령의 첫 번째 임무는 2018년 트럼프 정부가 시행한 감세 정책의 부활이 될 듯하다. 트럼프의 감세책은 대부분 2025년 만료될 예정이지만, 전면 폐지는 민주당 대통령조차도 엄두가 나지 않을 것이다.

- 전기화의 영향도 미묘하게 다를 것이다. 탈탄소화 목표를 서둘러 달성하려다 보면 청정에너지 발전소, 전력망, 전기차의 핵심 원자재 인구리, 코발트, 리튬, 니켈 등에 막대한 수요가 쏠릴 것이다. 2024년 에는 이러한 기대 심리가 시장의 단기적 불안 심리를 능가하면서, 금 속 시세가 다시 상승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청정 기술의 수급은 계 속 가변적이어서, 가격이 오르면 이에 반응해 수요량은 줄고 공급량 은 대폭 늘어난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 금속은 시장의 급격한 호황과 불황을 오갈 것이며, 결국 수출국들은 난감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이런 수출국 중 상당수는 채굴 산업에 비교적 새로이 진입해서 변동 성 관리에 필수인 탄탄한 국가 재원, 위험 헤지 메커니즘, 재정 건전 성이 부족한 편이다. 광산 가동 및 중단의 어려움과 비용, 그리고 광산이 분산된 지리상의 제약으로 인해 금속 분야에서 제2의 OPEC이 등장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렇다면 가장 영리한 소수의 국가만이 청정 자원을 팔아 부유해질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리고 호황은 영원하지 않다. 일단 풍력 발전과 전기차가 충분히 대중화되고 나면 친환경 금속 수요는 더 낮은 수준에서 안정될 것이 다. 강한 태양광, 풍력, 수력을 활용해 자국 수요량 이상의 풍부한 청 정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국가는 더욱 안정적인 소득원을 확보할 것이다. 자연적 조건의 불균형 때문에 국가 간 격차가 벌어질 가능성 도 있다. 바람이 강한 북해와 햇볕이 잘 드는 지중해 연안은 유리하 지만, 흐린 날씨가 잦은 유럽 대륙은 불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다양한 유형의 자원을 결합해 재생 가능 에너지를 꾸준하고 확실히 공급할 수 있는 국가가 가장 유리할 것이다. 인구가 적어 생산된 에너지가 남아도는 국가들은 철강이나 데이터 저장과 같이 에너지 소 비가 많은 산업 분야를 자국으로 유치하려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한 연료의 잉여분을 전자나 액체 형태로 수출하려는 국가들도 있을 것이다.
결국 전환기에는 비판을 무릅쓰고 화석 연료도 수출하고, 금속도 채굴하고, 재생 에너지까지 최대한 활용하는 등 모든 영역에 손을 뻗 치는 국가가 에너지 초강대국이 될 것이다. 아직 이 정도로 만능의 경지에 오른 나라는 없다. 걸프 지역 국가들은 태양광과 수소 에너지 에 대해 활발히 논의하고 있으나 아직 본격적으로 행동에 옮기지는 않았다. 칠레는 막대한 양의 구리와 리튬을 생산하지만 6,500킬로미 터에 달하는 해안선, 남부의 강한 바람, 햇볕이 잘 드는 사막을 활용 한 전력 생산은 아직 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셰일 오일과 천연가스, 그리고 그보다 더 넉넉한 재생 가능 에너지가 있지만, 자기네 지역에서 친환경 금속 채굴에 관해서는 주민의 반대에 직면해 있다. 전환에 따른 가장 큰 보상을 얻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 2024년에는 스텔스플레이션(stealthflation)의 열병이 마침내 사 라질 수 있을까? 어쩌면 그럴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진정세에 이르 면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이윤을 남기려는 관행이 한풀 꺾일지도 모 른다. 정부가 규제 의지를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잡다한 수수료(junk fee)'를 단속하고자 한다. 소비자들의 반발도 만 만치 않다. 미국인들은 '팁에 의한 피로감을 호소한다. BMW는 최 근 소비자들의 분노에 못 이겨 열선시트 사용료를 폐지했다. 에어비 앤비는 플랫폼을 개편해 추가 수수료를 더 눈에 띄게 표시했다. 분명 기업들은 마음만 먹으면 '숨은 추가 요금' 없이 단순하고 투명하게 가격을 책정할 방법이 있다.
그러나 가격을 올리는 수많은 편법을 발견한 기업은 앞으로도 계 속 그럴 가능성이 더 높다. 항공사들은 비즈니스 클래스 승객에게 제 공하는 서비스들을 쪼개어 일일이 가격을 매기는 실험을 하고 있다.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는 다른 곳에 '추가 수수료'를 붙일 계획을 세우고 있다. 팁 요구는 이제 별로 새삼스럽지도 않다. 실제로 미국 의 한 항공사는 이제 승객들이 객실 승무원에게 팁을 주도록 허용하 고 있다. 분명 스텔스플레이션 수법을 교차 수분할 영역은 아직 여기 저기서 발굴할 수 있다. 2024년에 소비자들은 분통 터질 일이 더 많 아지지 않을까 싶다.

- 2023년 8월 29일 화웨이의 메이트 60 프로 스마트폰이 출시 되자마자 기업들은 잽싸게 이 제품을 분해해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보기 시작했다. 이 중국의 통신 장비 제조 업체는 많은 사람들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새로운 5G 스마트폰을 만드 는 데 결국 성공했다. 2020년 미국의 제재로 인해 화웨이는 첨단 반 도체나 이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장비를 구매할 수 없게 되어 스마트 폰을 만들 수 없었다. 한때 전 세계적으로 애플의 아이폰을 앞질렀던 화웨이 스마트폰의 판매는 무너졌다. 그러나 엔지니어들이 메이트 60 프로의 내부를 조사해보니 미국의 제재가 자체 혁신으로 극복되 었음을 보여주는 중국산 칩이 나왔다.
기린 9000S라는 이 칩은 중국의 SMIC에서 제조했으며 그 등장은 매우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중국의 미국과의 기술 전쟁은 2019년 트 럼프 행정부가 화웨이에 고사양 반도체칩의 판매를 금지하면서 본격 적으로 시작되었고, 2022년 바이든 대통령은 이러한 제재의 틀을 기반으로 중국의 모든 기업에 대해 첨단 반도체 판매를 전면 금지했다. 얼마 후에 베이징의 지도자들은 안보상의 이유로 중국 내에서 미국 회사인 마이크론이 만든 칩의 판매를 금지하는 보복 조치를 감행했 다. 또한 중국은 최첨단 칩을 만드는 데 필요한 두 가지 희귀 금속인 갈륨과 게르마늄의 수출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중국은 화웨이의 새로운 스마트폰과 이에 들어가는 칩을 패러다임의 전환을 알리는 계기로 간주한다. 9월 12일 정부 기관지 인 <인민일보>의 사설은 "미국의 제재가 중국의 기술 발전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현지 소셜 미디어의 사 진은 선전시의 화웨이 광고 앞에서 절을 하는 아이들을 보여줬다. 미 국에서 메이트 60 프로는 중국에 대한 제재가 실패했으며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과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 모두의 근거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화웨이와 다른 중국 기업들이 2024년 이후에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지를 보여준다.
메이트 60 프로의 성능은 세계 최대의 대만 TSMC에서 제조한 칩 을 내장하고 2020년에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S20과 동등하다. 3년 뒤처지는 게 별것 아닌 것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SMIC DUV 라는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한 세대 이전의 기계를 사용해 칩을 식 각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기린 9000S가 DUV 기술의 한계를 나 타낸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TSMC의 첨단 칩은 보다 진보된 EUV 기 술을 사용해 제조된다. 이 EUV 기계는 네덜란드 회사인 ASML에서 만 제조하고 미국의 수출 제재 대상이기 때문에 SMIC 및 기타 중국 회사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 중국의 약진이 눈부시기는 하지만 기린 9000S는 중국이 EUV 기 술 없이 달성할 수 있는 한계를 보여준다. 이를 개발하려면 수년이 걸릴 가능성이 높은데 TSMC는 그동안 계속해서 앞서 나갈 것이다. 메이트 60 프로는 기술 전쟁에서 결정적인 게임 체인저는 아니었지 만 내부의 구성 요소는 2024년에 기술 전쟁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지를 보여준다.
이 휴대폰에는 한국의 SK하이닉스에서 만든 메모리칩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SK하이닉스는 화웨이와 최근 몇 년 동안 거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은 암시장을 통 해 칩을 손에 넣을 수 있는 영리한 해결 방법을 찾아냈다. 이러한 이 유로 미국은 글로벌 제재의 수준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행 정부는 이미 일본, 네덜란드, 한국과 같은 동맹국들을 그 나라 기업 들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이 싸움에 끌어들였다. 2024년에는 중국 기업이 칩을 구매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는 중동 같은 지역에서 이 동맹을 확장할 수 있다.

- 가장 일반적인 용어는 디커플링(decoupling, 탈동조화)이지만, 미국정부는 디리스킹(derisking, 탈위험)을 더 선호하며 몇 가지 첨단 제조 업 분야에만 한정시켜 적용한다. 그러나 무엇이라 부르든 무리 없는 디커플링이 어렵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어떤 면에서 디커플링은 이미 진행 중이다. 컨설팅 업체인 로디움 그룹(Rhodium Group)은 2019년부터 2022년 사이에 미국에 대한 중국 기업의 신규 투자 규모가 10억 달러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노르웨이와 스페인의 투자 금액보다 규모가 적다. 2023년에는 멕시코가 중국을 제치고 과거의 위치를 되찾아 미국의 최대 무역 파 트너가 되었다.
미국은 일부 반도체 생산을 국내로 가져오려고 기업의 투자를 지 원하고 있다. 또한 보다 우호적인 아시아 국가로 공급망을 옮기려 하 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예를 들어 태양 전지판 생산을 보자. 미국이 중국의 태양 전지판 제조 업체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자 구매자들은 동남아시아 제품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미국으로 수출되는 태양 전지판의 부품은 여전히 중국산인 경우가 많다. 8월 미국 상무부는 5개의 대형 중국 회사가 동남아시아로 생산지를 돌려 관세를 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 대규모 저마진 위탁 생산 업체의 재편도 디커플링의 어려움을 보 여준다. 애플, 델 및 HP와 같은 고객을 보유하고 중국에 공장을 둔 대만의 거대 업체인 폭스콘(Foxconn)은 원래 인도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7월 인도 구자라트에 약속했던 200억 달러 규모 의 반도체 제조 합작 투자 계획을 철회했다.
폭스콘은 베트남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지만 중국에서도 계속 성장하고 있다. 2023년에는 허난성에서 추가 생산을 위한 토지를 취 득하고 다른 2개 부지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중국에 공장이 있는 또 다른 대만 제조 업체인 위스트론(Wistron)은 15년 만에 인도에서 자 체 사업을 종료하고 인도 대기업인 타타 (Tata)에 사업을 매각했다. 위스트론은 공 장 설비 이전 사유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인도 언론은 인건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을 내는 것에 어려움을 겪은 데 원인이 있다고 보도했다.
여러 서방 기업들은 자신들을 대신해 디커플링 정책을 펴는 이런 위탁 생산 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이 공급망을 재정비 하는 능력에 따라 성공적인 디리스킹이냐, 아니면 지저분한 반쪽 분 리가 될 것이냐가 결정될 것이다.
베트남과 같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이익을 얻을 것이다. 이들은 중국과의 무역 및 투자 흐름을 제한할 의사가 없기 때문에 중국과 미 국 모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무역 전쟁에서 당사자는 모두 패배 하고 제삼자가 큰 승리를 거둘 수도 있다.

-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2024년은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예고편이 될 수 있다. 세 가지를 눈여겨봐야 한다. 첫 번째는 스토리텔 링이 보다 개인화되고 양방향으로 이뤄짐에 따라 새로운 유형의 스 토리텔링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영화는 변화 할 것이며, 이용자가 영화 관객보다 더 쉽게 자신의 모험을 선택할 수 있는 게임 산업도 변화할 것이다.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의 양 또한 확 늘어날 것이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소셜 미디어와 유튜브에 게시된 사용자 제작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듯이, 생성 AI로 인해 온라인에서 수많은 동영상과 다양한 자료가 빠르게 퍼질 것이다. 2025년 무렵에는 온라인 콘텐츠의 무려 90%가 AI로 만들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 다. 큐레이션과 쓸 만한 검색 도구가 꼭 필요할 것이며, AI가 만든 콘 텐츠에 라벨을 붙일지, 또 붙인다면 어떤 라벨을 붙일지를 두고 논쟁 이 벌어질 것이다.
스토리텔링의 본질이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지만 바뀌는 것만은 분명하다. 영화사학자 데이비드 톰슨(David Thomson) 은 생성 AI를 음향의 출현에 비유한다. 영화에 음향이 입혀지자 플 롯이 그려지는 방식과 관객들이 캐릭터에 느끼는 친밀도가 바뀌 었다. 창작 분야에 AI 기반 소프트웨어 도구를 제공하는 회사 런 웨이엠엘(RunwayML)을 운영하는 크리스토발 발렌수엘라(Cristóbal Valenzuela)는 AI가 '새로운 유형의 카메라'와 같으며 '스토리란 무엇 인지 재해석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한다. 둘 다 맞 는 말이다.
- 할리우드 작가들의 파업으로 'AI가 대본을 쓸 수 있을까'라는 물 음에 관심이 모아졌다. 일단 제작사들은 양보하기로 합의했으며 첫 GPT를 이용하기 위해 작가실을 빙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오롯이 AI만으로 장편 블록버스터를 제작하기까지는 몇 년 더 걸릴 것이다. 두 번째로 주목해야 할 큰 발전은 시간을 줄이는 도구로 AI를 활 용하는 방법일 것이다. 생성 AI는 더빙, 영상 편집, 특수효과, 배경 디 자인 같은 복잡한 작업을 자동화하고 단순화할 것이다. 2023년 아카 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보 면 그 미래를 엿볼 수 있다. 이 영화에는 런웨이엠엘이 제공한 '로토 스코핑 (rotoscoping)' 도구를 이용해 배경의 녹색 스크린을 지우고, 말하는 바위를 더욱 사실적으로 표현한 장면이 등장한다. 이 도구를 이용하면 며칠이 걸리는 영상 편집 작업을 몇 시간 만에 끝낼 수 있다.
세 번째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창작자(저작권자)와 AI 플랫폼 운영자의 극적인 충돌이다. 2024년에는 작가, 음악 가, 배우, 예술가들이 자신의 말, 음악, 이미지가 동의나 대가 없이 AI 시스템을 학습시키는 데 사용됐다는 이유로 줄소송을 제기할 가능 성이 있다. 아마도 AI 관련 기업들이 자사의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해 저작권자에게 콘텐츠 비용을 지불하는 일종의 라이선스 계약을 맺 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에 앞서 격렬한 법적 다툼을 치러야 할 것이다. AI는 스토리의 미래와 집단적 스토리텔링의 본질에 더 큰 질 문을 던진다. 예컨대 생성 AI는 단순히 이전 히트작을 모방하기만 할 까? 그래서 독창적인 스토리와 예술 형식을 추구하기보다는 모방 블 록버스터 영화와 팝송에 대한 깊이 없는 해석만 쏟아낼까? 또 엔터 테인먼트가 갈수록 개인화하는 시대에 인류의 집단의식에 스며들어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많은 사람을 감동시키는 스토리가 여전 히 존재할까?
창작자들이 AI의 진보와 씨름할 때 기술에 대한 불안감이 작품에 투영될 것이다. 인간과 기계 사이의 더 많은 '터미네이터'식 충돌을 경 계해야 할 수도 있다. 삶은 예술을 모방하고 예술은 삶을 모방한다.

- '정책통'과는 거리가 먼 트럼프는 공화당원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전략을 쓸 것이다. 그의 선거 유세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남부 국경을 지키는 데 실패했고, 범죄나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을 줄이지 못했으며, 미국을 임신중절 지지자, 범죄자, 다양성 평등포용의 요식 체계, 트랜스젠더 등의 불경한 피난처로 만들려는 민주당 좌파 진영에 굴복함으로써 나라를 파괴할 위기에 처해 있다 고 주장하면서, 자신의 첫 취임 연설에서 언급했던 '미국인 대학살' 을 거듭 강조할 것이다. 트럼프는 2020년 대선 패배를 인정하기보다 선거를 도둑맞았다고 대다수의 지지자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대 통령 집무실에 복귀하지 못하면 감옥에 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2024년 그가 내뱉는 말들은 한층 더 극단적이고 민주주의를 갉아먹 을 것이다.
물론 두 사람의 정책에는 실질적인 차이가 있지만 그 차이는 대체 로 많은 미국 유권자들이 도외시하는 분야에 존재한다. 두 사람은 미 국의 외교 정책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이끌 것이다. 두 사람 모두 확고한 보호주의자이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와 같은 고립주의 자는 아니다. 미국 우선주의 운동에 빠져 있는 공화당은 러시아에 맞 선 우크라이나의 전쟁에 대한 자금 지원을 포기할 심산인 것 같다.
- 양당 모두 중국에 대한 강경책에서는 서로 앞지르려고 하지만, 트럼프가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미군을 투입할지는 불분명하다. 유럽의 동맹국들은 나토에서 미국의 중추적 역할이 영구적으로 약화할까봐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의 맹공격에 맞서 싸우려면 기력이 좋아야 하는데 바이든 대통령은 기력이 부쳐 보인다. 선거가 끝날 무렵에는 아마도 더 힘이 부칠 것이다. 바이든 지지자들의 희망은 트럼프가 형사재판이 걸린 1월 6일 사건을 끊임없이 상기시키고 낙태 등의 이슈에 대한 공화당 의 비호감 입장을 고수하며 자멸하는 것이다. 미국은 선거의 표차가 크지 않은 편이므로 양당 구성원들이 느끼는 실존적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1년 뒤의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피로감과 분노 를 느끼는 국민의 비율이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 전략가들은 중국의 군사력이 점점 강해지고, 새로운 군사 장비에 대한 미국의 투자가 2030년대까지 온전히 결실을 맺지 못함에 따라 2020년대가 끝나기 전에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취약성의 창'이 열 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런 시간차에 대한 우려는 2027년이 다가 올수록 더욱 커질 것이다. 중국 지도자 시진핑이 자신의 명령에 따 라 인민해방군이 대만을 침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길 바라는 해이 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쟁 발발 여부는 단순히 군사적 균형에만 달 려있는 것이 아니다. 많은 부분이 정치적으로 결정될 것이다. 게다가 2024년에 미국과 대만 모두 선거를 치르므로 곧 위험한 시기가 시작 될 수도 있다.
미국은 쇠퇴 이야기가 나오는 와중에도 시장 환율 기준으로 여전히 전 세계 국방비 지출의 39% 를 차지하는 군사 대국이다. 하 지만 2023년 4월 발표된 호주 의 국방 전략 검토서는 '미국이 더 이상 인도-태평양 지역의 단일 리더가 아니다'라고 결론 내렸다. 균형의 변화는 미국의 유례없는 동맹 네트워크에 프 리미엄을 부여한다. 바이든 대 통령은 전임자 트럼프가 훼손 한 이 네트워크를 복구하는 공을 들였다. 나토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연합하고 확장하고 결집했다.
- 아시아 동맹국들도 보탬이 되고 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는 나토 가 없지만 일본이 국방비 지출을 대폭 늘리고 있으며 미국은 호주에 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별 파트너십도 맺고 있다. 여기에는 호 주에 핵추진 잠수함을 공급하고 영국과 기타 무기를 공동 개발하기 위해 맺은 오커스(AUKUS) 협정, 제트 엔진 생산을 위해 인도와 맺은 방위 산업 협정, 여러 기지에 대한 미국의 접근을 허용하기로 한 필 리핀 협정이 포함된다. 2024년에 미국은 이런 협약을 더 추가하리라 예상된다.
미국의 신뢰성과 군사적 역량에 대한 인식에 많은 것이 달려 있다. 신뢰성 측면에서 살펴보면, 바이든 대통령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미 국이 202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허둥지둥 철수한 것이 적들에게 미국의 약점을 드러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크라이 나에 대한 지원을 줄이는 것이 러시아뿐만 아니라 중국에도 승리를 안겨줄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군사적 역량 측면에서 살펴 보면, 미 국방부는 자국 군대가 두 개의 대규모 지역 전쟁에서 동시 에 싸울 수 있어야 한다는 요건을 포기한지 오래다. 그 대신 주요 적 국에 대해 '충돌을 억제하고 필요한 경우 분쟁에서 승리하는 동시에 '그 외 지역에서의 기회주의적 공격을 억제하는 방식을 추구한다.
유럽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 파견 없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했 고 나토에 대한 공격을 막기 위해 유럽에 더 많은 부대를 배치했다. 중동에서는 이란과 그 대리 단체들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항공모 함 타격단을 파견했고 다른 병력도 강화했다.
- 표면적으로는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에서처럼 전쟁에 직접 개입 하는 것보다 우방국을 지원하는 것이 미국의 힘을 보존하는 더 경제 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미국 방위 산업체들은 고갈된 미국 재고를 보 충하면서 동맹국에 공급하기 위한 무기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안간 힘을 쓰고 있다. 전쟁 시뮬레이션으로는 미국이 대만을 두고 중국과 전쟁을 벌이면 수일 내에 장거리 대함 미사일이 바닥날 것으로 보 인다.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merican Enterprise Institute)의 코 리셰이크(Kori Schake)는 '미국은 하나의 전쟁을 치를 수 있는 군대와 2주간 버틸 수 있는 산업 기반이 있다'고 지적한다.
세계에서 미국의 역할을 유지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아마도 국 내 정치의 기능 장애일 것이다.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는 공화당은 정상적인 예산 편성을 방해했고,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의 자금 지원 에 강력히 반대했다. 2024년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줄이는 데 성공한다면 전 세계 동맹국들이 몸서리를 칠 것이다. 만일 그들의 대변자인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그 두려움은 두 배로 커질 것이다.

- 오랫동안 중국은 미국의 힘을 조금씩 깎아내고 있 었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은 충격 요법으로 미국이 앞으로 마주할 도전을 예고하기 위해 중국이 첨단 기술 분야에서 미국을 능가했다고 말하고 대만 해 협을 중국 영해라고 부르면서 보다 직접적인 접근 법을 취했다.
중국은 통신 인프라, 항만 시설, 군사 기지(또는 기지 건설권)로 이뤄진 놀라운 글로벌 네트워크를 의존국 에 구축해왔다. 중국의 영향력은 순수 중상주의에 서 시작해 정치적 영향력에 대한 욕구에 이르기까 지 꾸준히 성장해왔다. 미국은 느긋하게 대응했다. 중국의 투자를 방해하려고 다른 나라들을 꼬드기 는 방편에 의존하는 경우가 허다했고 대안도 거의 내놓지 않았다.
그런데 중국의 외국 투자 전략에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차관 제공을 통한 소유권 인수(loan-to-own)' 방식, 현지 노동자가 아닌 중국인에 의존하는 사업 방식, 인프라 구축 실패 등이 공분을 사고 있다.
냉전 시대와 그 이후의 마셜 플랜, 평화 봉사단, 미국이 지원한 인도 농업의 '녹색 혁명', 에이즈 퇴치를 위한 대통령 비상 계획(PEPEAR) 이니셔티브 등은 미국이 나 라 밖 사람들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오늘날의 문제는 이전 과 똑같은 전략으로 중국의 실책을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우리 두 사람이 몸담고 있는 후버연구소는 194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냉전 연 구에 기여했다. 후버연구소의 기록물들은 그 시대를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여전히 중요한 자료다. 우리는 그 시대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것이 남긴 가르침을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이다. 다섯 가지 가르침이 눈에 띈다.
첫째, 동맹이 중요하다. 중국은 어떤 식으로든 자국에 신세 진 의존국들이 있다. 가 장 중요한 러시아는 푸틴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골칫거리가 됐다. 반면 미국은 러시아의 침략에 단호히 대응하면서 굳건해진 유럽 동맹, 강력해진 나토, 아시아 와의 긴밀한 동맹이라는 축복을 누리고 있다.
둘째, 억지력에는 수사에 걸맞은 군사력이 필요하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에 서의 전쟁 시뮬레이션을 통해 서방 군사력의 약점이 드러난 시점에 중국은 모든 측면에서 군사력을 향상시켰다. 서방은 보다 선진화한 무기를 조달하고 핵심 소재 및 부품의 안전한 공급망을 개척하고 방위 산업 기반을 재건하는 식으로 대응해야 한다. 힘에 의한 평화는 실제로 효과가 있다.
셋째, 우발적인 전쟁을 피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미군과 소련군 사이 의 우발적인 전쟁을 막기 위한 (냉전 시대에 수립된) 친교의 혜택을 오늘날까지 누리 고 있다.
넷째, 1946년 소련 내부의 모순이 결국 소련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예측한 '긴 전 문(long telegram)'을 작성한 모스크바 주재 미국 외교관 조지 케넌(George Kennan) 을 기억해야 한다. 중국은 경제적으로 소련보다 강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 높은 청년 실업률, 재앙적인 인구 구조 등 많은 모순을 안고 있다.
제1차 냉전이 주는 마지막 가르침은 불가피한 것은 없다는 것이다. 오늘날 민주주의가 성공하려면 스스로의 결함과 모순, 특히 온라인 에코 챔버(echo chamber)에서 증폭된 사회 분열을 받아들여야 한다. 자유를 수호하는 제도의 정당성을 지키 지 못했기에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가 곤두박질쳤다.
이전에 독재자들은 자유에서 흘러나오는 불협화음을 결점으로 착각하고 자국 사 회에서 반대의 목소리를 억압하는 것이 힘의 표현이라고 생각하며 민주주의를 배 척했다. 최고의 냉전 지도자들은 독재자들이 틀렸다는 것을 이해했다. 현 세대 지 도자들이 이와 유사한 다짐을 보여줄 수 있다면 (제2의 냉전이든 새로운 경쟁이든) 새 로운 초강대국 경쟁의 결과는 자유세계의 또 다른 승리가 될 것이다.

- 전쟁은 중국에 위험과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 2024년 중국 관리 들은 아프리카, 남아시아 등의 지도자들과의 회의에서 높은 식량 및 에너지 가격을 서방의 제재 탓으로 돌릴 것이다. 그들은 미국의 무기 그리고 에너지 수출업자들이 유럽인들의 희생으로 이익을 얻고 있다 고 비난할 것이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분쟁에서 중립을 계속 주장할 것이다(중동에서도 그렇게 하듯). 그리고 골치 아프지만 중요한 파트너로 여겨지는 푸틴 러시아 정권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다.
중국은 고립된 러시아가 유럽 시장을 외면하고 동쪽으로 눈을 돌 려야만 하는 상황에서 이득을 보고 있다. 중국은 석유, 가스, 광물, 무 기 구매를 늘릴 준비가 되어 있으며, 그 대금을 자국의 불태환 통화인 위안화로 내고자 한다. 중국 지도자들은 푸틴 대통령을 모욕하거 나 구소련에 해당하는 영역에 대한 안보 제공자로서의 러시아의 위 치에 도전하지는 않겠지만, 이제 러시아의 거부권을 두려워하지 않 고 중앙아시아나 북극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
2024년에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회담이 열리면 중국은 평화 중재자 역할을 할 기회를 잡을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가능한 모든 합의의 보증인으로서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주장에 도움을 받을 것이다.
이러한 회담에서 중국의 입장은 냉정하고 감정적이지 않은 현실주의가 될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우크라이나 전체에 대한 러시아의 영유권 주장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중국은 영토 보전의 원칙을 중시하기 때문에 러 시아의 2014년 크림반도 병합을 인정한 적이 없다. 대신 중국은 러 시아의 '정당한 안보 우려'를 고려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우크라이나 재건을 돕겠다고 제안할 것이다.
한편 11월에 있을 미국 대선은 딜레마다. 미국의 고장 난 정치는 서방이 쇠퇴하고 있으며 자유 민주주의 가치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 랐다는 중국의 주장을 강화한다.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중국은 대선 후보들의 고립주의적 수사에 짜릿함을 느끼게 될 터인데, 그것이 강 대국들이 각자의 세력권 내에서 면책 특권을 누리는, 중국이 선호하 는 일종의 19세기 세계 질서로 돌아간다는 신호가 될 때 그렇다. 하 지만 미국의 거친 선거 운동은 후보들이 중국을 두고 경쟁하듯 더 강 경한 태도를 내보이는 가운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시진핑 주석이 가질 수 있는 최선의 희망은 2024년 대선에서 미국의 민주주의가 끔 찍하게 보이지만 중국이 머리기사를 장악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국의 선전 책임자들과 '늑대 전사 외교관들의 자제가 필 요할 것이다.
- 2024년에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으로부터 친기업적인 양보를 몇 가지 더 기대할 것이다. 하지만 더 많은 경영진이 출국 금지 조치를 당해도 놀라지 말길. 중국의 코로나 시기는 중국 통치자들이 외부 세 계를 바라보는 방식을 바꿔놓았다. 그들은 외부인의 시선을 덜 신경 쓰며 성장보다 안보를 중시하는 태도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뉴 노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희망의 혁명  (5) 2024.03.14
노력의 배신  (1) 2024.03.04
인공지능은 왜 정치적일 수밖에 없는가  (1) 2024.02.12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4  (1) 2024.02.04
통계로 미리보는 핵심키워드 7  (0) 2024.01.31
Posted by dalai
,

20240221

Quote of the day 2024. 2. 21. 07:10

'Quote of the d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0223  (0) 2024.02.23
20240222  (0) 2024.02.22
20240220  (0) 2024.02.20
20240219  (0) 2024.02.19
20240218  (0) 2024.02.18
Posted by dalai
,

20240220

Quote of the day 2024. 2. 20. 07:35

'Quote of the d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0222  (0) 2024.02.22
20240221  (0) 2024.02.21
20240219  (0) 2024.02.19
20240218  (0) 2024.02.18
20240217  (0) 2024.02.17
Posted by dalai
,

- 너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기술은 우리 삶을 변 화시킬 것이고, 그런 변화를 외면하고 싶어도 외면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거대한 기술의 변 화를 직접 목격해왔다. 그런 삶에서 내가 얻은 교훈이라 면, 그 변화를 차분히 맞이하라는 것이다. 나를 비롯해 우 리 세대가 그랬듯이, 또 내 할아버지 시대의 등대지기들도 해냈듯이 너희도 어떤 변화든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 인간의 역할은 3C-창작가Creatives, 간병인Carers, 관리인 Custodians에 국한될 것이란 예측이 있다. 창작가로 성공하 면 누구보다 즐겁고, 가장 많은 돈을 벌 것이다. 간병인에 는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돌보는 사람만이 아니라 상점과 학교, 교도소와 병원 등 너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곳에 서 시중 드는 사람까지 포함되기 때문에 그 수가 가장 많 을 것이다.
내가 관리인이라 칭한 범주에는 결속력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포함된다. 행정부에서 일하는 공무원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을 비롯해 어떤 조직에서든 여전히 관 리자가 계획을 세우고, 누가 무엇을 언제 할 것인지 결정 할 것이다. 심지어 자율주행차에도 어디로 가야 하는지 지시할 사람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그렇기에 앞으로도 많 은 일자리가 있을 것이고, 어쩌면 예전보다 훨씬 더 많아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른 형태의 일자리일 것이다.
- 우리가 삶에서 어떤 의미를 찾으려 할 때 반드시 그대로 유지해야 할 것은 '노동', 그것도 유급 노동이다. 너그러운 억만장자 자선가가 기본소득을 평생 보장하더라도, 우리에게는 아침마다 우리를 침대에서 일어나게 만드는 유 의미한 활동이 여전히 필요할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소중한 삶을 헛되이 낭비하는 짓이다. 내가 다른 편 지에서 돈은 필요한 만큼 충분히 있으면 된다고 주장하겠 지만 최소한의 기본소득으로는 누구도 오랫동안 만족하 지 못할 것이다. 물론 작은 기본 소득에도 감사해야 한다 고 말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나는 내가 땀 흘려 일한 대 가를 처음 받았던 순간과 그때의 짜릿한 기분을 죽을 때 까지 잊지 못할 것이다.
- 삶이 던지는 문제에 대처하려면 사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다행히 기술 혁명은 들불처럼 일어나도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위대한 고전과 역사를 읽어라.
변하지 않는 지혜는 그 속에 있다.
- 나는 너희 세대가 당연시하는 기술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생애 대부분을 보냈다. 새로운 기술은 삶을 더 쉽고 편 하게 해주고 아니 해줄 수 있지만, 삶이 우리 앞에 던지는 문제를 원만하게 대처하려면 무엇보다 인간에 대한 이해 가 있어야 한다. 그래도 좋은 소식은 있다. 인간은 시공을 막론하고 똑같다는 것이다. 똑같은 충동과 욕망, 똑같은 좌절, 똑같은 변덕과 매력을 어느 시대에나 가져왔다. 그러 니 너희가 그것들을 재창조해낼 필요가 없다. 내가 그랬듯 이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를 읽기만 하면 그 대부분을 알 수 있다.
- 그렇다면 미국의 자연주의 철학자이자 시인인 랠프 월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에게 눈을 돌려보면 어떨까. 그는 올바른 삶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고 아이들에게서 사랑을 받는 것,
정직한 비평가의 찬사를 듣고
거짓된 친구의 배반을 참아내는 것,
아름다움을 식별할 줄 알며
다른 사람의 좋은 점을 찾아내는 것,
건강한 아이를 낳든
한 뙈기의 정원을 가꾸든
사회 환경을 개선하든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것,
그대가 살았다는 이유로
한 사람이라도 더 쉽게 호흡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 켄터키 출신의 농부 시인 웬들 베리Wendell Berry는 그의 시 한 편의 끝부분에 기도의 목적을 이렇게 정리했다.
그리고 우리는 기도한다.
새 땅이나 새 하늘을 간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고요한 마음과 맑은 눈을 달라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곳이다.

- 너희가 가장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궁극적으로 너희 만이 알겠지만, 내가 다른 편지에서 말했듯이 다른 사람 이 너희 자신보다 너희를 더 잘 알 수 있는 경우도 비일비 재하다. 따라서 너희의 특별한 재능, 혹은 내가 황금 씨앗 이라 칭한 것을 찾아내려고 애쓰고, 너희 스스로 그 능력 을 개발하도록 돕는 것이 부모와 교사, 그리고 상관의 책 무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교육은 너희에게 지식을 주입하 는 데 그치지 않고 너희에게 잠재된 능력을 끌어내는 것이 되어야 한다.
나는 이 편지를 하느님으로 시작했지만 너희로 끝맺었다. 나는 하느님과 너희가 똑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하느님God은 너희 안에 내재한 '선한 존재Goodness'를 짧게 말한 것이다. 신학적으로 접근하면, 성육신 이론에 따라 하느님 은 인간이 되었다. 과거에 종교는 우리가 우리 내면에 내 재한 선한 존재를 찾아내어 올바로 활용하도록 돕는 방법 이었다. 그런데 종교가 계급화되고 관료화되면서 원래의 방향을 상실해갔다. 이제 우리는 혼자 힘으로 그 일을 해 내야 한다. 그 평생의 과제를 너희가 잘해내길 바랄 따름 이다.
- 설령 자신이 틀릴 수 있다고 생각하더라도 일반적인 통념에 적극적으로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 사람은 훌륭한 학자가 될 수 없다.
자신의 믿음과 행동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최고의 학습법이다.
- 너희가 다른 곳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일하는지 관찰할 때 호기심이 있어야 자극을 받고, 다르게 생각하고, 다른 형태의 삶을 꿈꿀 수 있다. 그렇기에 너희도 삶을 살아가는 동안 여행을 가게 된다면 반드시 배낭에 호기심을 담아가기 바란다.
- 우리가 삶에서 진정으로 알아야 하는 것은 학습되는 것이지, 가르쳐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 지금까지 너희는 적잖은 시험을 보았을 것이다. 좋은 성적을 거둔 사람은 자신이 꽤나 똑똑하다고 자부하겠지만, 안타깝게도 자신이나 부모님이 기대한 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절망할 필요는 없다. 다른 부분에서 똑똑하고 영 리할 수 있고, 어떤 분야에서는 누구보다 쓸모 있는 능력 을 발휘할 수 있다.
너희를 포함해 모든 젊은이가 학구적인 성향을 띠지 않 는다는 걸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그런데 왜 모두가 학교 성적으로 똑똑하다는 걸 입증하기 바라고, 지능을 표현 할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을 경시하는 것일까? 아리스토텔 레스는 우리가 여러 방향에서 영리함을 드러낼 수 있다는 걸 처음으로 지적했다. 그는 세 가지 유형의 지능이 있다고 말했다. 에피스테메episteme(순수한 지식), 테크네techne (기술적 지식), 프로네시스phronesis(실천적 지혜)가 그것이다. 세 가 지지식을 동일할 정도로 지닌 사람은 거의 없다.
하버드대학교 심리학 교수 하워드 가드너 Howard Gardner는 음악 지능, 논리·수학 지능, 신체운동 지능, 대인관계 지 능 등 사람의 지능을 세분화해 여덟 가지로 나누었다. 가 드너의 주장에 따르면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학생이라도 수학에는 절망적일 수 있고, 운동 능력이 우수하더라도 대인관계 능력은 부족할 수 있다. 그의 이론에 의하면 너희는 누구나 자기 나름대로,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서는 똑똑하다. 그렇기에 학교가 인지적 지능만을 중시하는 것 은 학생들에게 몹쓸 짓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학교는 그런 편협함에서 벗어나야 한다.
현실에서는 인지적 지능만이 아니라, 삶에서 마주하는 역 경과 기회에 대처하는 실질적인 능력이 더 필요하다. 이런 능력도 지능이라 칭한다면, 우리 교육 제도에서 이런 부분 을 더 폭넓게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학교는 이미 알려진 세계를 다루는 데는 큰 문제가 없 다. 그러나 교육은 그 이상을 해낼 수 있어야 하고, 마땅히 그래야 한다. 내가 다른 편지에서 주제로 삼은 《작은 것이 아름답다》를 쓴 에른스트 슈마허Ernst Schumacher 또한 교육 의 이런 역할을 잘 정리해주었다.
우리의 평범한 마음은 항상 우리는 도토리에 불과하 며, 우리의 가장 큰 행복은 더 크고 더 통통하고 더 반짝이는 도토리가 되는 거라고 우리를 설득한다. 그러나 그런 설득은 돼지에게만 구미가 당길 뿐이다. 우리의 굳은 믿음은 훨씬 더 나은 존재, 즉 우리가 떡갈나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 나는 '경마 경쟁horse-race competition'이 왜곡되고 남용되는 가능성을 염려했기 때문에, 다른 종류의 경주인 마라톤 에 눈을 돌렸다. 앞서 달리는 선수들, 즉 우승과 입상을 벼 르는 선수들에게는 마라톤도 경마와 비슷할 수 있다. 그러 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3만 명 남짓한 사람들에게, 마 라톤은 축제인 동시에 자신과의 경쟁이다. 그들은 다른 사 람을 어떻게든 이기려고 애쓰지 않는다. 그저 기록을 단축하거나 자신의 인내심을 시험할 뿐이다. 자신과 경쟁해 본인 스스로 더 나아지기를 바랄 뿐, 누군가를 꺾고 이기는 데 목적을 두지 않는 것이다. 마라톤은 많은 시간과 노력 이 필요한 경주이지, 짧은 순간에 힘을 쏟아야 하는 단거 리 경주가 아니다.
내 생각에는 마라톤이 삶에 더 가깝다. 우리는 자체적 으로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을 넘어서려고 끊임없이 노력 한다. 더 많은 훈련, 그리고 친구와 가족의 응원이 기록 향 상에 도움이 된다. 물론 즐기면서 친구를 사귀려고 마라 톤 대회에 참가할 수도 있다.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면, 옆에서 달리며 기록을 경신하려고 애쓰는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마라톤은 자기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달리는 그 자체에 만족할 수 있다. 또 동료들과 함께 달릴 수도 있고 혼자 달리는 쪽을 선택할 수도 있다. 게다가 마라톤 대회 는 매년 개최된다. 올해 크게 실패하면, 내년에 다시 시도 하면 된다. 삶은 마라톤처럼 장거리 경주다. 너희 자신이 외에 누구도 너희를 시험하지 않는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 고 완주하면 모두가 승자다.
- 내가 하는 일이 '나 자신'은 아니다. 삶에서 행한 그 어떤 역할로도 자신을 정의하지 마라.
- 나다움 또는 인간다움을 유지하려면 어느 정도 규모의 조직에서 삶을 영위해야 하는가?
스스로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는 조직의 규모는 어느 정도가 적합한가?
- 개개인의 인간다운 면은 공식적인 직함과 직무 뒤에 감추어진다. 경찰 같은 공직자가 흔히 제복을 입는 이유는 사사로운 개인이 아니라 공무의 집행자라는 걸 보여 주기 위한 것이다.
셸의 직원들은 제복을 입지 않았지만, 회색 양복에 넥 타이를 매야 한다는 불문율이 있었다. 이렇게 개인을 지 워냈고, 직책 뒤에 '사적 자아private self'를 감추었다. 사무실 문에 부착된 큼직한 놋쇠판에는 우리가 속한 작은 부서의 공식적인 명칭 'MKR/35'가 새겨져 있었고, 그 아래로 우 리 이름이 인쇄된 명함이 들어갈 만한 작은 구멍 두 개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 구조가 지닌 의미는 분명했다. 중요 한 것은 부서이고, 담당자의 이름은 언제든 교체될 수 있 다는 뜻이었다.

- 조직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원을 통제하고 관리한다.
물건은 관리되어야 한다.
하지만, 너희도 관리되어야 하는 존재인가?
너희는 적절할 때 사용되고 필요한 곳에 배치되는 존재인가?
- 단어가 중요하다. 단어가 행동을 바꾼다. 단어에는 함축 된 메시지가 있어서 우리의 사고방식에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로 우리 생각이 달라지면 우리 행동도 바뀐다. 요즘 에는 사람을 인적 자원이라 칭한다. 이런 호칭에는 사람도 사물처럼 다듬어지고 보충될 수 있지만, 필요 이상으로 남을 때는 줄일 수도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훌륭한 관리자라면 누구나 아는 것을 되풀이한다고 빈정 댈지 모르지만, 언어는 너희를 현혹해서 정상적인 경우에는 피할 행동을 하게 만들 수도 있다. 단어는 기만적이고 위험 한 것이다. 따라서 너희가 의도하지 않는 메시지를 내뱉지 않도록 항상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 나는 첫 직장인 센의 싱가포르 지사에서 2년을 근무한 후, 보르네오 사라왁주에 있던 마케팅 부서의 책임자로 발령을 받았다. 사라왁주는 웨일스 정도의 면적에 도로보 다 강이 더 많은 곳이었다. 싱가포르 사무실과 연결되는 전화선도 없었고, 누구도 방문하지 않았으며, 우편물 배 달에도 나흘 이상이 걸렸다. 내가 35명의 지역민을 데리고 관리해야 할 것은 이착륙장 세 곳과 창고 두 곳이었다. 관 리에 필요한 기본 지침서 같은 것도 없었다.
나는 셸이 미래의 지도자를 이런 식으로 훈련시킨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 기본 시설조차 갖추어지지 않은 오 지에 미래의 지도자들을 내던져놓고, 그들이 회사에 크게 해를 끼치지 않고도 차이를 만들어내는지를 보고, 또 많 은 것을 배울 기회를 제공했다.
물론 그 방법은 효과가 있었다. 나는 많은 실수를 저질 렀지만 다른 사람이 눈치채기 전에 그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었고, 오히려 실수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그러나 처음에는 발가벗겨진 기분이었고, 이른바 관리에 필요한 기본 지침서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지침서가 없다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다. 엄 밀하게 말하면, 너희 앞에 주어지는 그런 지침서는 전문서 인 것처럼 보이려고 장황하게 써놓은 실질적인 상식에 불 과하다. 내가 쓴 책도 다를 바가 없다. 나는 너희에게 조직 화와 리딩, 관리라는 세 분야의 활동을 기억하고, 그 활동 들을 적절히 적용하라고 권고할 뿐이다.
사람을 리딩하지 않고 관리하는 행위는 잘못된 것이고, 그 결과로 일터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불행한 곳이 되 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게 나의 굳은 믿음이다. 명심해 라. 너희는 '인적 자원'을 넘어서는 존재다.

- 내가 학생들에게 입버릇처럼 말했듯이, 우리 삶에서는 어떤 일이든 일어난다. 사과가 느닷없이 우리 무릎 위에 떨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행운의 확률을 높이려면 과 수원에 있어야 한다. 요컨대 너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면, 어떤 식으로든 그 세계에 빈번하게 접촉하기 시작해야 한다. 그 세계에 속한 사람들을 만나고, 관련 서 적을 읽고, 학회나 발표회에 참석하고, 인터넷 사이트를 찾아 방문하라.
첫 곡선을 출발할 때보다 새로운 곡선을 시작하는 게 더 힘들다는 걸 잊지 않아야 한다. 나는 세 번의 새로운 곡선을 시작했다. 그때마다 수년 동안 꽤나 큰 연봉 삭감을 감수해야 했다. 따라서 너희가 첫 번째 곡선이 상승하는 동안에 새로운 곡선을 모색하지 못한다면, 새로운 과정을 끝까지 해낼 수 있도록 예비금을 마련해두라고 조언해 주고 싶다.

- 충분함의 기준을 낮출수록 다른 것을 할 수 있는 자유로운 시간이 늘어난다.
자유의지로 가난할 수 있다면, 가난이 축복이라 말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니다.
- 돈을 역량을 측정하는 잣대로 바라보지 마라.
돈을 성패를 측정하는 기준으로 여기지 마라
돈을 벌기 위해 인생의 전부를 걸지 마라.

- 너희도 나처럼 이상적인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다면, 이 런 워크 포트폴리오를 구성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너희 시 간 중 일부는 돈을 벌기 위해 일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너 희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다. 돈의 유혹에 깊이 빠져들지 않도록 조심해라. 돈을 벌려고 시간을 헛되이 보 내기에 우리 삶은 너무도 소중하니까.
- 삶은 계속 전진하고 많은 것을 뒤에 남긴다. 그렇기에 어떻게 하면 우리에게 남은 시간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고민할 필요가 있었다. 그 나이에 새로운 야망 을 불태우는 건 쓸데없는 짓이었고, 성취도 세속적인 성공과는 다른 것을 뜻하게 되었다.
- 마지막으로 남은 시간은 우리에게 더할 나위 없이 소중 했다. 우리 부부는 그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고 즐기고 싶 었다. 새로운 계획을 위해서는 신중한 생각이 필요했다. 할 일이 있고, 사랑할 사람이 있고, 기대할 것이 있어야 행복 하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이 세 가지는 예나 지금이나 삶 을 살 만하게 만드는 필수 요건이다. 물론 우리 부부는 운 좋은 세대 중에서도 특히 운 좋은 사람들이었다. 겉보기 에 편안했던 우리 삶을 부러워하는 사람도 많았을지 모른 다. 그러나 당시에는 우리 삶도 쉽지만은 않았다.
- 모두가 우리처럼 선택의 자유를 마음껏 누리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어떤 환경에서나 우리는 여러 선택지 중에 서 선택을 할 수 있다.
너희가 운 좋게 누군가와 관계를 맺거나 맺게 된다면, 선택할 때 상대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또 삶이 변함에 따라 선택도 끊임없이 수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관계 가 원만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부부는 오랫동안 시행착오 를 거듭하며, 때로는 힘들게 그런 교훈을 얻었다. 그러나 그만한 가치가 있는 교훈이었다.
- 셀 수 있는 것에 인생을 맡기지 마라.
셀 수 있는 것은 부정직하고, 쉽게 조작될 수 있다.
삶을 지탱해주는 가치들은 셀 수 없는 것들이다.

- 문제는 우리가 더 오래 살 수 있게 된 데에서 온다.
추가로 얻게 된 시간이 선물이 아닐 수 있다.
더 이상 노후는 휴식을 약속하는 상징이 아니다.
'무엇을 먹고살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준비해야 한다.

- 돈을 벌려고 하는 일, 의무로 하는 일, 재미로 하는 일, 기량을 향상시키려고 하는 일.
나이듦에 따라 여러 일들을 적절히 조합해야 한다.

- 내가 깨달은 바에 따르면 삶은 발견의 여정, 즉 자아를 발견해가는 여정이다. 하지만 너희가 안전하고 익숙한 길 을 고수한다면 어떤 것도 발견할 수 없을 것이다. 일반적 으로 여정에는 목적지가 있지만, 탐험가들은 무엇을 발견하고, 어디에서 끝날 것인지를 명확히 정하지 않는다. 삶도 이런 탐험과 유사하다.

- 충만하고 보람있는 삶을 즐겁게 살기 바란다. 그리고 이 땅을 떠날 때 미처 하지 못한 것이 있어 후회하지 않기를 바란다.

Posted by dalai
,

더 플로

경제 2024. 2. 19. 11:34

-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의 재산이 얼마인지 알고 있는가? 한때 그는 3,000억 달러(약 400조 원)의 재산을 가진 인물로 기록되었다. 연 간 130만대 (2022년 생산량)의 전기 자동차를 팔아서 얻은 대가라고 하 기에는 엄청난 돈이다. 만약 다른 자동차회사에서 만든 신차가 1년에 130만 대쯤 팔렸다면? 연구개발비와 제반 비용을 제하고 가까스로 손 익분기점을 넘긴 성적표라고 평가받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일론 머스 크가 남다른 점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시대흐름을 바꿔버렸고 산업흐 름을 선도한 것이다. 주식시장은 이를 반영했고, 그는 세계 1위 부자 가 되었다.
- 잠시 중국 MZ세대의 특징을 소개하자면, 최근 중국 젊은이를 지칭 하는 말 중 '탕핑주의'가 있다. 인터넷 뉴스나 유튜브에도 관련 영상이 있고,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린다. 이 말은 '평평하게 눕다'라 는 뜻이지만, 한국말로 바꾸면 '일 안 할래! 배째!'라는 뉘앙스의 표현 이다. 비슷한 한국식 표현으로는 N포세대'가 있다. 중국의 '탕핑주의' 표현에도 '연애 포기, 결혼 포기, 출산 포기, 내 집 마련 포기, 최소 생계 비만 벌기'라는 N포세대와 공통의 뜻이 담겨 있다.
4포 세대: 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포기
5포세대: 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내 집 마련 포기
6포세대: 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내 집 마련, 취업 포기
7포 세대: 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내 집 마련, 취업, 희망까지 포기
- 세상은 어리석은 도박꾼들로 가득 차 있으며 이들은 인내심 있는 투자자만큼 좋은 성과를 올리지 못할 것이다. (찰스 멍거)
- 워런, 좀 더 생각해보게. 자네는 똑똑하고 나는 옳으니까! (찰스 멍거)
- 돈의 목적은 교환이 아니라 기회다.
내가 가진 돈의 크기는 물질로 교환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교환한 물질이 가져올 가능성에 목적이 있다. (김종봉, 제갈현열, 「돈 공부는 처음이라』)
- 나와 찰스는 사업 분석가다. 우리는 시장 분석가도, 거시경제 분석가도, 심지어 증권 분석가도 아니다.
사업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과 동시에 무섭게 확산하는 시장 심리에 휩쓸리지 않을 때 성공할 것이다. (워런 버핏)
- 그는 강으로부터 무엇보다도 경청하는 법, 그러니까 고요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영혼, 활짝 열린 영혼으로, 격정도, 소원도, 판단도, 견해도 없이 귀 기울여 듣는 것을 배웠다. (헤르만 헤세, 싯다르타)
- 기존 제조 산업의 하락 추세는 세계 성장엔진이 점차적으로 꺼져감 을 알 수 있다. 사실 과거 마오쩌둥 주석이 말한 것처럼 '동쪽이 밝지 않으면 서쪽이 밝다东方不亮西方亮,黑了南方有北方" 식으로 선진국의 경제가 주춤하면 이머징 경제 성장으로 세계경제는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의 국가들의 성장세가 떨어지고 있다. 왜일까? 1492년에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이후부터, 영국이 1차 산업 혁명을 계기로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남극을 포함한 세계 거의 모든 대륙에서 식민지를 확장할 때부터, 그리고 이어지는 2차, 3차 산 업 혁명을 거치면서 세계경제는 그동안 끊임없는 기술혁신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사실 본질적으로 보면 생산요소 투입 형 경제로 성장해왔다. 여기서 생산요소는 기술, 자본, 토지, 노동을 말한다. 특히 2000년 이후 세계화가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서방의 선 진기술과 자본이 이머징 국가로 옮겨갔고, 저렴한 노동력 공급 확산에 힘입어 지속적인 생산요소 투입형 경제로 세계경제는 성장해왔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한강 기적'을, 중국은 G2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 나 생산요소 투입형 경제의 가장 큰 특징은 생산요소 한계 생산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을 필두로 한 대부분의 국가는 자본이라고 하는 생산요소를 무지막지하게 투입하면 서 사람이 진통제를 먹고 연명하듯이 기술의 특별한 혁신이 없이 주로 금융으로 경제를 연명해왔고, 결국 현재 대부분의 지역경제는 하락세 를 이어가고 있다. 고부가가치 산업 성장에 따른 소득 성장이 없는 상 황에서 금융으로 떠받친 경제는 실물경제와의 괴리로 결국 하락하게 되어 있다. 지금의 세계경제는 전통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거쳐 미래 산업의 주도적 성장을 이룩해야만 성장할 수 있다. 이는 대부분 국가 의 가장 시급한 과제다.

- 경기순환이론의 효시라 여겨지는 주글라파동은 1862년에 프랑스 경 제학자 클레멘트 주글라가 주창했다. 가장 널리 알려진, 10년마다 경 기순환이 반복된다는 중기 경기 사이클이다. 주글라는 1803~1882년 미국과 영국, 그리고 프랑스 경제 현상을 분석했다. 각 나라의 물가와 이자율, 은행 대출액 등의 데이터를 통해 호황 → 침체 → 파산'의 주기가 약 10년마다 반복됨을 알았다. 주글라파동의 의의는 달갑지 않은 '불황'이 경기가 순환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 이라는 시각을 처음 제시했다는 점에 있다. 10년 주기는 살면서 누구 나 몇 차례 경험할 수 있으며 그만큼 사람들에게 강력한 인상으로 남 는다. 그 결과 주글라파동은 미국을 비롯한 유럽에서 경기순환을 설명 하는 대명사로 자리를 잡았다.
영국의 통계학자 조지프 키친은 3~4년마다 경기가 상승, 하락을 반복한다는 키친파동을 주창했다. 주글라파동이 10년 주기의 중기순환 이라면, 키친파동은 3~4년 주기의 단기순환이다. 키친은 1890~1922 년 영국과 미국의 어음 교환액, 도매 물가, 이자율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10년 주기의 주글라파동에 비해 짧은 주기(약 40개월)로 경기 가 순환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키친은 기업가들의 자산, 생산성 제고 에 따른 과잉 공급, 시간 지연 등의 이슈가 경기순환을 만든다고 생각 했다. 즉 기업들은 자신이 보유한 자산을 토대로 최대한의 생산성을 만들어내려 애를 쓴다. 그런데 많이 만들어진 상품이 생각처럼 팔리지 않으면, 과잉 생산이 되어 창고에 재고가 쌓이기 시작한다. 이제 기업 들은 생산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바로 이 지점에서 '시간 지연' 이 발생한다. 시간 지연이란 만들어진 물건이 팔리지 않아 재고로 남 는 상황을 기업이 인식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고, 또한 생산을 줄이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다. 그리고 어느 정도 재고가 소진되 면 이번에는 역으로 '시간 지연 현상이 나타난다. 물건이 다 팔려 생산 해야 하는 상황을 기업이 인식하기까지의 시간 지연 및 실제 물건을 만들기까지 공급이 부족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키친은 이러한 이 슈로 경제가 순환을 반복한다고 봤다.
미국에서는 주글라파동을 주순환이론으로 키친파동은 소순환이 론으로 수용, 활용했다. 사실 키친파동은 주글라파동의 반론이라기보 다는 보완하는 이론으로 탄생했다. 두 순환주기는 공통적으로 사이클 이 짧다는 점에서 누구나 쉽게 경기순환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 다고 하겠다.
- 쿠즈네츠파동
경기순환 이야기를 하나 더 첨언하자면, 쿠즈네츠파동이다. 미국에서 경제학자가 된 구소련 출신의 사이먼 쿠즈네츠는 인구와 건설업의 현 황이 경기순환과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경기 가 순환하는 원인이 경제가 성장하는 단계에 따라 달라지는 소득 격차 에 있다고 봤다. 예컨대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소득은 지방이나 농 촌 거주자의 소득보다 월등히 높다. 그리고 도시와 농촌간 소득 격차가 늘어난다. 농촌 거주자들은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어 도시로 이주하게 되고, 도시에서는 이들을 수용하기 위한 건물이 늘어나게 마련이다. 이는 부동산 가격을 올리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부동산 가격의 폭등은 소득 격차를 더욱 심화시켰고, 건설 경기가 침체되면 소득 격차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쿠즈네츠는 이와 같은 경기순환이 약 20년마다 반복된다고 봤다. 흥미로운 사실은 쿠즈네츠의 이론이 놀랍게도 중국에서 똑같이 실현 되었다는 점이다. 중국은 2001년부터 성장가도를 달렸는데, 그 와중 에 부동산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중국인의 소득 격차를 더욱 크게 벌리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 도대체 얼마나 많은 자금이 부동산으로 흘러갔는지 은행의 재무제 표를 보고 알 수 없다. 부동산으로 흘러간 대량의 돈은 모두 자산관리 금융상품으로 포장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정부가 부동산은 거주 용이지 투기용이 아니라고 강조하는 이유는 바로 자금을 부동산시장 에서 실물경제로 돌려오게 하기 위한 목적이다. 중국 은행들의 자금은 점점 금융시장으로 흘러갔을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금융자본이 실 물경제의 이익을 대체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림 4-7 에서 보면 미 국기업의 이익은 골고루 분포된 반면, 중국기업의 이익의 절반 이상은 부동산과 상업은행이 가져감을 알 수 있다.
- 사실 중국정부는 이러한 문제점을 명확하게 알고 있기에 10년 전 부터 경제구조조정 노력을 시도해왔으며 적극적으로 '3거 1강 1보(과잉 생산설비 해소, 부동산 재고 해소, 과대 레버리지 최소화, 기업의 원가 절감, 유효 공급 확대)'를 추진해왔다. 여기에서 가장 핵심은 '레버리지 축소'다.
즉 기업의 부채를 줄이는 것이다. 한편으로 중국정부는 레버리지 축소를 강조하면서 금리를 계속 인하시켜 이자부담을 덜어드려 이익을 제 조업에 양도해 자생할 수 있도록 하는 목적도 있다.
즉 중국정부는 부동산에 들어간 자금들을 고부가가치 제조업에 흘 러가도록 유도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우선 신재생 에너지와 배터리, 반도체 등 미래 산업에 있는 기업들에 대한 대출 금리를 최대 한낮춰서 주도 산업으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우대정책들을 적극적으 로 펼치고 있다. 또한 중국경제 경착륙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부동 산기업에 대한 금리 지원 정책도 펼쳐 제조업이 주도 산업으로 성장하 기 이전에 무난하게 경제가 돌아가도록 해야 하는 노력도 동시에 하고 있다. 한마디로 경제 성장과 경제안정을 동시에 실현해야 하는 시진핑 정부는 역사이래 가장 중요한 시점에 있다고 봐도 무난하다. 승패는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 결정될 것이다. 주도 산업의 대표선수 교체가 잘 이뤄지면 중국경제는 새로운 성장가도를 달릴 것이고, 그 반대라면 잃어버린 일본의 과거를 보낼 수도 있다.

- 지난 10년간 국가 간 무역 장벽을 없앤 국제화의 결과로 확대된 세계 부가가치 금액은 약 18조 달러다. 그중 미국이 6조 달러로 벌어들였고 중국은 미국보다 더 많은 8조 달러를 벌어들였다. WTO 체제하의 국 제 무역의 가장 큰 혜택이 중국과 미국의 몫이었다. 두 나라의 몫이 14 조 달러나 된다. G2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도 혜택이 있지만 단 4조 달러의 부가가치만을 나눠 가져갔다. 한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이 4조 달러를 놓고 각축을 벌이는 격인데, 이 부분도 점점 줄어들고 있 다. 중국의 기술 경쟁력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일 본 및 독일 등 선진국의 상당 부분을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지난 20년 세계경제의 판도였다.
그러나 2018년부터 시작된 미·중 무역 전쟁은 미·중 간 기술 패권 전쟁으로 치달으면서 오랜 시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초강대국 미국 과 중국의 갈등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어갈지 주목해야 한다. 두 나라의 관계 변화는 전 세계 국가들 간의 역학적 관계 변화를 가져 올 것이며, 이는 새로운 시대흐름을 만들어 우리 모두의 시대적 운명을 변화시킬 것이다. 국내외 언론과 학자들은 미·중 관계가 과거 40년의 협력 시대에서 '위대한 결별great decoupling 시대'로 완전히 전환되고 있 으며, 사실상 신냉전이 시작되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과거 미국과 소련 이 2개의 진영으로 나뉘어 다투던 관계가 냉전冷戰, cold war이었다면, 현 재미·중 G2 간의 갈등은 양전凉戰, cool war, 즉 겉은 차가워도 속은 차갑 지 않은 상황이라고 판단해야 한다. 이는 바이든정부의 '견제/경쟁+협 력'과 같은 의미라고 보면 된다. 겉으로 보이는 상황이 전부가 아니다.
- 그러나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현상만을 보고 눈에 안 보이는 큰 흐름을 놓치는 우를 범한다. 필자가 자주 언급하듯 '파도만 보고 바람을 보지 않는 일'이라 하겠다.
현재 미·중 관계의 대립과 대결이 이데올로기, 정치 제도, 지정학적으 로 먼저 나타나고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공급망을 둘러싼 양국 간기술 패권 싸움에 이어 미국은 각국에 중국을 경제와 금융 등에서 분리하는 디커플링decoupling, 즉 탈동조화를 압박하고 있다. 이런 글로 벌 환경에서 중국은 어떻게 대응하려고 할까? 현 단계에서 중국정부는 쌍순환 전략, 다시 말해 방대한 국내시장에 기반한 내순환 경제 활성화 와 국제시장에서의 기술 수출 중심의 공급망 확대라는 외순환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는 대외적으로 개혁·개방과 수출경제를 유지하면서 내 수를 활성화해, 중국경제 성장의 두 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미래 30년은 마치 후한 말기 삼국 시대에 들어선 것처럼 정치·경제·국 제 관계 모든 영역에서 불확실성이 더 큰 시대가 될 것이다. 한국정부 와 기업은 이에 대한 지혜로운 사고와 선제적 대응 전략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 '견제/경쟁+협력'의 대중 정책은 일방적으로 억제와 봉쇄만 하던 트럼 프정부의 정책과 궤를 달리한다. 트럼프정부 이전의 역대 미국정부는 '협력+견제'라는 정책이 기본흐름이었으며, 이중 '협력'이 핵심이고 '견 제'는 적당히 보완하는 관계였다. 미국은 일찍이 양국 경제 및 기타 방 면의 협력으로 중국을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편입시킬 수 있다고 생 각했다.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중국 국민들이 잘 먹고 잘살게 되면 민 주주의 요구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변화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지난 40년간의 미·중 간 긴밀한 협력 정책이 결코 그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을뿐더러, 오히려 중국정부는 '중국식 현대화 발전 경로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이것이 협력만으로는 중국을 바꿀 수 없 다고 미국이 인지하게 된 배경이다. 즉 앞으로 대결과 대립으로 중국 을 봉쇄함으로써 변화시킬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 지금 미국 사회와 정부의 컨센서스다. 중국 정책과 관련해 바이든정부는 '경쟁'과 '억제' 가 중심이고 '협력'은 일부 영역에서 필요에 따라 보완하려는 태도를 취한다.
- 만약 미국의 논리대로 중국이 대만을 전쟁해 수복할 생각이었다면, 그 시점은 2027년이 아니라 바로 지금이어야 한다. 적어도 2024년이 어야 한다. 2027년이면 대만이 전쟁에 대비할 시간이 충분하기 때문 이다. 즉 그동안 미국은 최첨단 선진 군사 무기들을 대만에 파는 등 충 분히 전쟁에 대비시키며, 일본 열도 주변에 미국의 군사 역량을 충분히 배치하면 중국은 이길 승산이 작아진다. 특히 중국 동풍 미사일의 사 격 거리가 2,100km인데, 그 사이 미국 항공모함에서 이 미사일을 요 격할 만한 기술을 구사해내기라도 하면 해양에서도 승산이 없어진다. 2024년에 있을 미국 대선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공화당이 바이 든을 물리치고 집권한다면, '퍼스트 아메리카' 구호를 외치며 지지 기반의 바람대로 중국과 더욱 긴장된 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 필자는 대만 전쟁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지난번 미국 대선에서 비록 트럼프가 졌지만 '트럼프주의'가 만들어졌고 7,300만표가 그를 지지하고 있으며, 이들은 2024년 미국 대선을 기약하고 있다. 또한 미 국사회의 '트럼프화가 앞으로 미·중 간의 전략적 판도를 크게 바꿔놓 을 것이다. 중국은 힘겹게 이룩한 경제 성장이 전쟁으로 모두 허물어 지길 바라지 않는다. 그러나 미국과의 전쟁을 피할 수 없다면 전쟁에 나설 것이다. 2022년 나토의 동진東進으로, 그리고 우크라이나 친미 정책으로 부득이하게 전쟁을 할 수밖에 없던 러시아처럼 말이다. 그래 서 중국은 이에 대한 대비책을 준비하는 중이다. 최근 군비 비중을 계속 높여 군사력 강화와 물자 비축 등 여러 가지 준비를 늘려가고 있다. 한국은 이런 정세를 파악해야 한다. 프롤로그에서 언급한 것처럼 누군가에게 휘둘려 움직이는 바둑알이 되지 말아야 한다. 냉정하게 주 변 판세를 읽고 흐름을 분석해 전략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첫째도 둘 째도 국익, 경제이익에 초점을 맞춰 행동해야 한다. 남의 전쟁에 휘말 릴 필요가 전혀 없다. 한국은 비록 크기가 작지만, 경제적 위상이 높은 국가다. 그 어려운 선진국 반열에 오르지 않았나! 앞으로도 발전 가능 성이 크고, 지켜야 할 것이 많은 나라인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런 흐 름을 모르고 눈앞의 이익을 위해 분위기에 휩쓸려 행동하면 안 된다. 대만 문제는 자칫 한국의 국운을 결정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제학자가 세상을 구할 수 있다면  (1) 2024.04.10
금융 오디세이  (2) 2024.03.06
20년차 신부장의 경제지표 이야기  (3) 2024.02.04
경제전쟁의 흑역사  (1) 2024.02.04
비욘드 더 크라이시스  (0) 2024.02.04
Posted by dalai
,

혁명의 팡파르

경영 2024. 2. 19. 11:33

- 돈을 모으는 데는 신용이 필요하다.
그리고 신용을 얻기 위해서는, 노인네가 하는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게 아주 중요하다.
그를 위해서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될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사람이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는 환 경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의사결정의 키는 우리들의 '뇌'가 아니라 '환경'이쥐고 있다.
사고방식을 바꾸고 싶다면 환경을 바꾸는 편이 훨씬 빠르다.
- 참고로 어떤 성우와 그 성우의 수만 명이나 되는 열광적인 팬들로부터는 “작품을 무료로 공개해버리면 '작품에 돈을 지불'한다는 의식이 옅어져 아이 교육상 좋지 않다!"라는 지적을 받았는데 성우의 주 무대인 TV애니메이션은 반세기 이상 전부터 무료 공개이다.
니혼TV나 후지TV의 지상파 방송에 돈을 지불하는 개인이 있다면 부디 알려주시길.
프로그램 제작비(성우나 스태프의 개런티)를 지불하는 것은 프로그램 스폰서이고, 시청자는 무료로 TV애니메이션을 시 청하고 있다.
그중에서 일부 시청자가 그 애니메이션의 영화나 유료 이벤트, 유료방송, 상품, 나아가 프로그램 스폰서가 방송하는 광고 제품을 구입한다.
그 매상이 스폰서에게 들어가 또 TV애니메이션을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이처럼 TV애니메이션은 무료 공개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돈의 흐름은 멈추지 않는다.
이것이 포인트이다.
- 가치가 없는 것(쓰레기)을 무료로 제공해도 돈은 발생하지 않는다.
가치가 있는 것(무료가 아닌 것)을 무료로 공개하기 때문에 팬 이 생기고 돌고 돌아 그 성우에게 돈이 떨어지는 방식이다. TV는 "무료로 공개해 사용자를 늘리고 그 100명 중 한명 이라도 괜찮으니까 돈을 지불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매상은 오른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무료로 공개하는 법이다.
- "모든 서비스에는 이용한 그 순간에 돈을 지불해야만 한 다"는 것이 상식인 사람으로부터는 당연히 입구가 무료인 트 위터나 구글, 야후, TV라는 아이디어는 나오지 않는다. '자신의 의사'가 아니라 '돈'에 따라 선택지가 좁아지고 행 동이 억제되고 있다. 그리고 그 룰 밖으로 나오려고 하지 않 는다.
이것을 '돈의 노예'라고 부르지 뭐라고 불러야 하나
- 우선 사실대로 이야기할 것은 이야기하자. 굴뚝마을의 푸 펠은 무료 공개 후 매상이 늘어 고정급 계약이었던 스태프 모두에게 '보너스'라는 형태로 돈이 돌아갔다.
당연히 "무료 공개하지 않았던 미래와는 비교할 수 없으 므로 무료 공개하지 않아도 마찬가지로(혹은 그 이상) 매상이 늘었을 가능성도 있지만 적어도 “무료화를 하면 돈이 생기지 않는다"는 주장은 이 시점에서 정당성을 잃었다.
- 물건을 판다는 것은 사람의 움직임을 읽는 것이다.
현대에서 물건을 판다면 당연히 현대인의 움직임을 읽어야만 한다.
*어디에서 지내는가?
*어디에 돈을 쓰는가?
*하루 스케줄은 어떻게 되나?
*하루에 몇 시간씩 스마트폰을 보나?
*어디서 스마트폰을 보나?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엄지는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나?
*눈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나?
이것을 전부 파악하고 남보다 앞질러 파는 방법을 디자인 할 필요가 있다.
인간의 행동 패턴은 날마다 변하므로 당연히 판매 방식도 변해야 한다.
"무료로 공개하면 매상이 떨어져 창작자들에게 돈이 들어오지 않아!"라는 것은 몇 년 전의 상식이다.
지금은 "무료로 공개하지 않으면 매상이 떨어져 창작자에게 돈이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몇 년 전의 상식을 고집해버리면 시대 변화와 함께 침몰한다.
감정에 지배되지 않고, 상식에 지배되지 않고, 돈에 지배되 지 않고 시대 변화를 냉철하게 알아차리고 받아들여 항상 반 걸음 정도만 앞질러 가는 게 중요하다.
바닥에 구멍에 뚫려 침몰하는 배에서 '아직 괜찮은 방'을 찾 아선 안 된다.
마지막으로 물에 잠길 방을 놓고 다투는 것도 안 될 일이다.
지금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
- 「사람이 시간과 돈을 할애해 그 자리까지 걸음을 옮기는 동기는 언제나 '확인 작업'을 위해서다. 즉 내용을 다 아는 것에 만 반응한다.」
앞에서 "그림책은 내용이 공개된 작품에만 반응한다고 썼 는데 이것은 그림책에만 한정된 얘기가 아니다.
루브르박물관에 모나리자를 보러 가는 사람은 TV나 교과 서에서 이미 모나리자를 봤고, 그랜드캐니언으로 여행을 가는 사람은 TV나 팸플릿에서 그랜드캐니언을 봤다.
- 인생의 승산은 프롤로그 부분을 무료 공개함으로써 매상을 올렸는데 굴뚝마을의 푸펠처럼 "모든 페이지"를 Web에 공개하면 어떻게 될까?
'아이에게 읽어주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써의 기능이 있 는 그림책과 달리 내용 그 자체에 모든 가치가 있는 비즈니 스 서적의 모든 페이지를 무료로 공개하는 것은 역시 “인터 넷에서 무료로 읽었으니 살 필요가 없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날아올 것 같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비즈니스 서적이라도 무료로 공개하는 장소를 달리하면 매상을 올릴 수 있다.
- '공개하는 장소를 다르게 하는 것은 일테면, 프롤로그는 킹콩 니시노의 블로그, 본편의 제1장은 호리에 다카후미 씨 의 메일 매거진, 제2장은 뉴스사이트, 제3장을 킹콩 니시노 의 페이스북...... 이라는 식이다.
이런 식으로 공개하는 장소를 달리 해 끝까지 공개한다. 제1장만 읽은 호리에 다카후미 씨의 메일 매거진 독자들은 계속 읽고 싶어서 책을 산다. 예를 들어 다른 장이 다른 곳에 올라왔다는 사실을 알아도 무한한 인터넷 정보 속에서 프롤 로그와 제2장, 제3장의 정보를 찾아다니며 회수하는 것보다 는 책 한 권을 사는 게 빠르기 때문에 책을 산다.
즉 무료로 공개하는 장소를 달리하면 정보를 회수하는 비 용보다 책을 사는 비용이 싸기 때문에 비즈니스 서적이라도 무료로 공개하는 편이 매상을 더 올릴 수 있다.
사실 이 책 혁명의 팡파르도 이 전략을 취해 예약판매단계에서 2만 부의 매상을 올렸다.
- 저작권의 필요도는 인구에 좌우된다.
경우에 따라 저작권을 버리는 편이 매상을 올리는 경우가 되기도 한다. 그것은 때때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입장에 있는 사람”의 목적에 따라 최선의 선택을 하면 된다.
"저작권을 풀면 먹고 살 수가 없어!"라며 화를 내는 사람에 게 여기서 말해두고 싶은 점은 '때와 장소에 따라 다르다'는 점이다.
- 돈을 위한 저작권이라면 더욱더 권리를 개방해 가능한 많은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그것으로 많은 사람들의 생활을 지탱함으로써 사용하게 해줘서 고맙다'는 신용을 쌓는 게 더 낫다.
그렇게 얻은 신용은 크라우드펀딩이나 온라인 살롱 같은 「신용으로 돈으로 바꾸는 장치」를 통해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돈으로 바꿀 수 있으니까.
- 중요한 것은 뉴스를 내는 게 아니라 뉴스가 되는 것이다.
'뉴스가 되는' 것은 타인의 시간을 사용하고 있다는 말이다. '타인의 시간을 사용한다는 말은 뉴스가 되고 있는 시간이 연장되고 있다는 말이다.
정보를 푸는 날을 설정하는 게 뉴스가 된다면 그렇게 하는 게 좋다.
정보를 푸는 날을 설정하지 않는 게 뉴스가 된다면 설정하지 않는 게 좋다.
지극히 당연한 얘기인데 대부분의 사람이 이를 완전히 잊고 입만 열면 "정보 해금은 언제 하나요?"라는 말을 한다. 무엇을 위한 정보 해금일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자. 꼭 생각하자.
- 소속사와 연예계는 연예인으로부터 TV와 라디오의 출연기회를 빼앗을 수는 있어도 개인에게 인터넷을 빼앗을 수는
없다.
구태의연한 사무소는 상하관계가 파괴될까 두려워 연예인 개인의 크라우드펀딩 이용을 금지하는 방향으로 가겠지만 그렇게 하는 순간 끝이다.
다음 세대의 재능은 그런 답답한 곳에 모이지 않는다.
조직이 개인을 지배하는 것은 이제 불가능하다.
온라인 살롱와 크라우드펀딩에 근거를 두고, 한발 더 나아가 아예 개인을 주식회사로 만들어 개인의 주식을 발행하고 자금을 조달하는 VALU라는 서비스까지 나왔다.
나보다 젊은 세대는 나보다 더 신용이 돈이 된다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앞으로는 "신용을 얻고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자신의 신용 을 돈으로 바꾸는" 생활 방식이 당연해지고 있다.
연예인 개인의 신용을 돈으로 바꾸고 사원을 움직이게 하 는' 조건을 달아 연예인 사무소에 돈을 주는 이번 「혁명의 팡 파르』의 크라우드펀딩은 시대의 전환기 같다는 생각이 든다.
- 아무래도 고객을 움직이게 하는 물건을 사게 하는) 데는 후회할 가능성》을 없애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주변에 떨어져 있는 쓰레기가 100엔에 팔리지 않는 이유는 쓰레기를 100엔에 사면 틀림없이 후회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 후회만 없앤다면 쓰레기라도 팔 수 있다.
재미있을 것 같아서 주변에 떨어져 있던 종이박스 조각(쓰 레기)으로 실험해보기로 했다.
'어떻게 하면 이 쓰레기를 팔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고 「쓰레기¥100만」이라는 가격을 붙이고 「¥100만」이라는 부 분에 빨간 펜으로 사선을 긋고 「특가! 오늘만 100엔!!」이라고 했더니 바로 팔렸다.
- 100엔의 쓰레기를 손에 넣은 남성은 “100만 엔짜리를 100 엔에 샀다!!"라고 바보 같은 소리를 질러댔고 “정신 차려!" "속았잖아!" 하며 주위 친구들이 구박을 해도 무척 신나했다.
그 남성은 '얘깃거리'를 산 것이다.
100엔으로 대화의 중심에 서는 커뮤니케이션을 산 것이다. 이런 식으로 '얘깃거리'라는 가격을 붙이면 《후회할 가능 성》을 제거할 수 있어서 쓰레기도 팔 수 있게 된다.
어떻게 《후회할 가능성》을 제거하느냐가 열쇠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무료 공개가 구매로 이어지는 이유가 보일 것이다.
- 과거 출판된 책의 매상으로 예측을 하고 부수를 결정한 다음 서점 책장에 진열하고 '자, 팔릴까? 팔리지 않을까?'를 고민하는 엄청난 도박은 이제 때려쳤다.
그게 아니라 지지 않는(질 수 없는) 토대를 만들고 타이밍을 계산해 승부에 나선다.
이 일만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일단 생각부터 하고 보는' 행위는 모두 어리석다.
거기에는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는 전제가 있다. 자신의 능력을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다.
책의 매상 부수 같은 것은 과거 실적으로 예측해봤자 정확한 결과가 나올 리 없다.
답은 늘 '행동'이 가르쳐준다.
- 결정권은 대단한 사람(출세한 사람)만 가진 특권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아니다.
'결정권'은 각오다.
“재미는 있는데 일단 가지고 가서 윗사람에게 확인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신입과 “재미있으니까 어떻게 해보겠습니다”라고 단언하는 신인. 같은 신인이라도 후자에게는 각오가 있다. 결정권이 있다. 벌벌 떨면서도 그래도 "어떻게든 해보겠습니다!"라고 큰소 리를 치고 도전하고, 그랬다가 실패한 신인을 주변 사람은 보고만 있을까?
아니, 그냥 버려두지 않는다.
그 신인이 보여준 각오는 응원으로 돌아오고 반드시 또 다른 기회가 온다.
미래는 '각오'와 비례한다.
모든 결정을 자신이 아닌 누군가에게 맡긴 사람에게는 그 각오에 상응하는 미래밖에 기다리지 않는다.






'경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강의 반도체 투자  (2) 2024.03.06
전뇌사고  (1) 2024.02.22
지속가능 경영보고서 작성실무  (1) 2024.02.12
하루하나 브랜딩  (2) 2024.02.07
무기가 되는 시스템  (2) 2024.02.07
Posted by dalai
,

20240219

Quote of the day 2024. 2. 19. 07:16

'Quote of the d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0221  (0) 2024.02.21
20240220  (0) 2024.02.20
20240218  (0) 2024.02.18
20240217  (0) 2024.02.17
20240216  (0) 2024.02.16
Posted by dala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