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행복해지려고 한다면 쉽게 행복해질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남들보다 행복해지는 것은 항상 어려운 일이다.
왜냐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실제보다 더 행복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 몽테스키외

 

“행복하려면 남들에 대해 지나친 관심을 갖는 것은 금물이다.”
알베르 카뮈의 명언입니다.
행복의 원천은 환경이나 조건이 아닙니다.
우리의 마음이 결정합니다.
남과의 비교는 행복한 삶을 위해 절대 피해야 할 일입니다.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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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을 잘 몰라서, 마케팅을 배운 것이 없어서

잘 못한다고 지레 겁먹을 필요가 없다.

마케팅 책에서 나만의 성공 비결을 찾으려고 하지 말라.

물건을 팔려고 하는 것이라면,

그걸 살 사람의 마음을 끊임없이 읽으려는 노력 하나만 제대로 해도

당신은 마케팅의 가장 중요한 원칙을 이미 알고 있는 셈이다.

- 조운호 웅진식품 사장. ‘아무도 하지 않는다면 내가 한다.’에서

 

조운호 사장은 음료, 또는 마케팅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는

순수한 재무통이었으면서도

소비자 욕구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라는 하나의 무기로

아침햇살, 초록매실 등 공전의 히트상품을 만들어 냈습니다.

마케팅 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서 구체적인 지식과 스킬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는 중요한 핵심과 원칙을

꿰뚫어볼 수 있는 통찰력과 직관이 더 필요합니다.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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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에 우버는 구글의 투자 조직인 구글벤처스Google Ventures가 주축이 된 투자 라운드(미국 스타트업은 통상적으로 시리즈 A, B 등의 이름이 붙는 '라운드 단위로 투자금을 일괄 유치한다. 옮긴이)에서 무려 2억 5,800만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고커 Gawker의 기술 전문 블로그에서 쓴 표현을 빌리자면 '눈앞이 아찔해지는 거금이었다. 우버가 2억 5,800만 달러를 유치한 게 놀라웠던 이유 중 하 나는 당시 반응이 뜨거웠던 사진 공유 앱이나 무전기 앱, 인맥 형 성 앱과 공통점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 대히트 예상 앱들 이 지금 와서 보면 별 볼 일 없거나 한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 만, 당시에는 모두 순식간에 어마어마한 수익을 창출할 만한 잠 재력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것도 웬만한 기업에서는 볼 수 없 는 수준의 잠재력이었다. 인스타그램과 스냅챗도 이 시기에 등장. 인스타그램이 2012년에 10억 달러를 받고 페이스북에 인수되어 내가 꼽은 대히트 예상 앱 중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뒀을 때 그 서비스의 이용 자는 3,000만 명에 달했다. 그에 비해 임직원은 공동설립자를 포 함해 열세 명에 불과했으니 1인당 7,500만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었던 셈이다.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은 인스타그램처럼 소규모 인프라를 토대로 사업을 무한히 확장할 수 있는 기업을 좋아한다. 반면 장기간 에 걸쳐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면서 천천히 성장하는 기업은 등한 시하는 경향이 있다. 2013년경까지는 교통 서비스처럼 사람이 직접 투입돼야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라면 대부분 후자에 속했다. 하지만 우버가 그런 판을 뒤집었다. 우버는 차량을 구입 하지도 직원을 고용하지도 않았으며, 그 대신 2개의 앱을 만들었 다. 고객용 앱과 기사용 앱이었다. 고객이 차량을 요청하면 우버 가 근처에 있는 기사에게 알림을 보냈고, 기사가 자기 차에 고객을 태워 목적지에 도착하면 우버는 결제를 처리하고 수수료를 챙겼다. 따라서 회사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것은 단 하나, 앱의 다운로드 횟수를 늘리는 것뿐이었다. 인스타그램과 마찬가지다. 말하 자면 이 스타트업에는 아날로그 서비스 회사를 소프트웨어 회사 와 비슷한 방식으로 확장시킬 묘안이 있었다. 택시와 리무진 업체는 영업 허가를 받은 기사를 고용하고 차 량에 특별한 번호판을 다는 등 정부의 각종 규제안을 준수해야 하지만, 우버는 이를 피하기 위해 자사는 운수 회사가 아니라 기 술 회사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얼마 후 우버와 규제 당국 간에 심 각한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런데 이 스타트업에는 가히 무 궁무진하다고까지 할 성장 잠재력을 보인 비결이 또 하나 있었다. 원래 뭔가 중요하고 막강한 것이 대부분 그렇듯 적어도 겉으로는 무척 시시하게 보이는 것이었는데, 간단히 말하자면 과세 분류와 관련된 것이다. 우버는 기사들을 독립계약자'로 분류했다. 그러면 대부분의 국가에서 기업에 부과되는 책임을 면할 수 있었고, 최초 서비스 국가인 미국에서도 그런 책임을 거의 다 회피했다. 직원’으로 분류되는 노동자는 업무 중 휴식 시간에 대해서도 임금을 받고 차 별금지법의 보호를 받는다. 그리고 고용주는 그들이 나중에 퇴직 급여와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의 사회안전망에 일정액 을 납부해야 한다. 사업 여건이 달라졌다고 마음대로 해고하지도 못한다. 반면 독립계약일 때는 이런 권리나 의무 조항이 전혀 붙지 않는다. 독립계약자에게는 미국 연방정부의 단체교섭법에 명 시된 단체결 성권이 보장되지 않는 한편 이들에게 일을 주는 기업 에는 교육, 업무용 기자재, 복지혜택을 제공할 의무가 부과되지 않는다. 이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미국 외의 나라에서도 마 가지다. 예를 들어 영국에서도 자영업 계약자에게는 병가, 유급휴가, 최저임금 보장 등 복지혜택을 제공하지 않아도 된다. 우버에 독립계약자로 등록한 기사는 차량과 연료는 물론이고 방향제까지도 모두 자비로 조달해야 했다. 그 또는 그녀는(참고로 2015년 12월을 기준으로 미국의 우버 기사 중 81퍼센트가 남성이었다) 업무 중 잠깐 쉬는 시간에 대해서는 임금을 받지 못했고, 건강보험료도 본인이 전액 부담해야 했다. 납세를 포함해 사업가에게 부과되는 모든 의무가 오롯이 자신의 몫이었다. 말하자면 우버 입장에서 볼 때 자동차가 혼자서 움직일 수는 없으니 기사들이 필요하긴 하지만, 소프트웨어로 치자면 몇 줄의 소스 코드처럼 큰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존재였다.
- 우버와 우버로 대표되는 앱 기반 노동시장 을 중심으로 앞으로 노동환경과 직업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에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모든 사람이 당장 우버 기사가 되려고 하지는 않겠지만 노동의 우버화가 어떤 사 람에게는 조만간 자신이 선택한 직업의 현실로 닥칠지 모른다. 우버로 인한 택시 업계의 변화 양상에서 보듯이 신기술은 종래의 다양한 직업을 여러 개의 일감으로 토막 내서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배정되는 구조로 만들 수 있다. 이때 임금은 수요와 공급의 역동적 작용에 의해 책정되는데 모든 노동자의 업무 수행 능력이 꾸준히 추적되고 평가되면서 고객 만족이라는, 때로는 가혹하기 까지 한 척도의 지배를 받게 된다.
- 미국에는 노동자를 독립계약자와 직원으로 구별하는 단일한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 기준은 주마다 다르고 법마다 다르 다. 유럽에서도 법이 너무 복잡해서 노동자의 독립 여부를 명쾌 하게 판단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볼 때 독립계약자 는 어떤 식으로 일을 완수할지 직접 결정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일로 인해 이득을 보거나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어야 하며, 그렇기 때문에 사업자와 계약할 때 어느 정도 교섭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어떤 노동자가 직원처럼 취급되고 있는지 아닌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으려면 아마 법정까지 가야 할 것이다. 이런 회색 지대가 있기 때문에 직원의 분류 기준을 이해하기가 어려운데, 한편으로는 기업에서 빈틈을 최대한 이용해 노동자 를 독립계약자로 분류할 수 있다. 심하면 사기라고 해도 무방할 편법의 유혹도 받는다. 명목상으로만 독립계약자'라고 부를 뿐 직원을 대할 때와 같은 지휘권을 행사하면서 자율성을 보장하지 않는 것이다. 미국 국세청에 따르면 기업이 이런 식으로 오분류한 노동자가 수백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 우버는 앱으로 독립계약자를 관리하는 묘수를 기막히게 찾아 냈다. 2017년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우버는 사회과학자와 데이터과학자 수백 명을 고용해 마치 비디오게임과 같이 시각효과를 이용하고 실질적 가치가 별로 없는 비현금성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기사들이 더 오래 더 부지런히 일하도록 유도하고, 때 에 따라서는 본인에게 수익성이 떨어지는 시간과 장소에서도 일 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꾸준히 실험 중”이었다. 우버가 쓴 전략 중 하나는 분주한 시간대에 영업하는 기사의 수를 늘리기 위해 그런 시간대의 요율을 높이는 할증제를 도입한 것이었다.
- 광고와 실제 벌이가 달라도 여전히 우버에 만족하는 기사들도 있긴 있었다. 어쨌든 돈벌이가 되고 광고대로 학업이나 육아 등 다른 일과 병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버를 통해 대출이나 할부로 차를 구입한 기사들은 우버가 일을 그만두고 싶어 도 그만둘 수 없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우버 기사로 일하려고 차를 샀는데 회사가 자꾸만 요금을 낮추니까 킬로미터당 수입에 서 차 때문에 나가는 돈의 비중이 점점 커졌다. 이 덫에 걸린 한 기사는 가디언에 “함정에 빠진 것 같았다. 우버의 노예가 된 것 같았다”라고 밝혔다. 그녀는 별수 없이 차에서 숙식을 해결해야 했다. “그로 인한 도미노 효과로 내 삶이 완전히 피폐해졌다.”
- 아룬 교수는 예비조사 차원에서 잡무 중개 사이트 태스크래빗을 통해 일을 구하는 샌프란시스코 베이에어리어 (샌프란시스코와 인근 도시를 아우르는 광역도시권으로 실리콘밸리도 여기에 속한다-옮긴이) 노동자의 시급을 미국 노동통계국에서 집계한 동일 지역의 평균 임금과 비교했다. 그러자 전기공사나 목공처럼 현장에 나가야 하는 작업 의 경우에는 온라인을 통해 일을 구한 노동자가 오프라인에서 일을 구한 노동자보다 많은 임금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경제 웹사이트가 그런 일을 할 노동자를 구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불편한 과정을 줄여주기 때문에 서비스를 이용하려 는 사람이 더 많고, 그에 따라 임금이 높아진다는 가설을 세웠다. 하지만 그래픽 디자인이나 글쓰기처럼 디지털로만 수행되는 업의 경우에는 온라인으로 일을 구한 노동자의 임금이 오프라인에서 일을 구한 노동자보다 낮았다. 그들은 미국에서 손에 꼽을만큼 물가가 비싼 지역에서 살고 있었으나 온라인상으로는 전 세계의 노동자와 경쟁하고 있었다.
- 아스펜연구소Aspen Institute에서 '노동의 미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이선 폴락Ethan Pollack에게 들은 현실은 다음과 같았다. 이용 요금이 인하됨에 따라 결과적으로 기사의 수입이 늘어나는 상황이 오지 말란 법은 없지만, 가능성이 별로 크지 않을뿐더러 설사 가능하다고 해도 일부 지역에서만 그럴 겁니다. 예를 들어 기존에 차량 가동률이 낮았던 지역이라면 기사가 더 많은 승객을 태울 수 있게 되니까 1회 운행당 보수가 줄어들어도 운행량이 늘어난 게 그것을 상쇄하고도 남겠죠. 하지만 기사의 총소득이 증가하면 다른 노동자도 기사 일에 뛰어들면서 1인당 운행량이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요컨대 이용 요금이 인하돼도 기사의 총소득이 높아지려면 공급 곡선은 상대적으로 평평하고(즉, 공급이 가격 변동에 반응하지 않고) 수요 곡선은 가파른(즉, 수요가 가격 변동에 매우 강하게 반응하는) 아주 특별한 수요-공급상황이 전제돼야 합니다. 설령 특정한 시기에 특정한 지역이 거기에 해당할 수 있다고 해도 모든 시기에 모든 지역이 그렇게 될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 우버의 노련한 홍보팀은 에이브가 주도한 시위를 우버의 '유연성'을 알리는 기회로 역이용했다. 그들은 파업을 보도한 여러 매체에 공문을 보내 “우리는 파트너이기도 한 기사님들의 피드백 을 언제나 환영합니다”라면서 진부하고 어떻게 보면 헛웃음이 나 올 만큼 생뚱맞은 반응을 보이고는 “기사님들은 스스로 사장이 된 것처럼 자유롭고 유연하게 일할 수 있는 업무환경을 중요하게 여기고, 우버가 자신의 생활에 잘 맞고 도움이 되기 때문에 다른 일을 마다하고 우버를 선택했다고 말합니다” 라고 자평했다. 그야 말로 화려한 엎어치기 한판이었다.
- '롤러코스터 같은 삶을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노동계 리더 데이비드 롤프와 벤처캐피털리스트 닉 하나우어는 〈데모크라시 Democracy) 저널에서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
경제적 안정은 우리가 한 번의 실직 또는 한 번의 병고로 인해 그리고 사업 사이클 중 한 번의 경제적 하락으로 인해 집, 차, 가족, 사회적 지위를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한다. 그것은 우리가 자신과 자녀에게 투자하고, 삶을 더 건강하고 더 행복하고 더 보람차게 만들어주는 비필수적 재화와 경험을 구입할 수 있게 한다. 그것은 우리가 경제적으로 안정된 미래에 대한 현실적 기대를 품고 더 자신 있게 살게 하고, 활기찬 시장경제의 생명소인 사업에 위험을 무릅쓰고 투신하게 한다. 안정적 중산층은 성장의 결과가 아니라 원인이다. 기실 그것이 없으면 우리 경제는 잠재력을 최대로 발현할 수 없다. 중산층에서 이탈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 사는 중산층은 진정한 중산층이 아니다.
- 2016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경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은 첫 번째 경제 정책 연설에서 “남는 방을 빌려주고, 웹사이트를 디자 인하고, 집에서 만든 상품을 판매하고, 심지어는 자기 차를 운행 해서 추가 소득을 올리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한 후 “직원을 독립계약자로 오분류함으로써 착취하는 고용주, 한술 더 떠서 임금을 착복하는 고용주를 일벌백계하겠습니다” 라고 노동자 분류 문제에 대한 민주당의 노선을 언급했다.20 공화당 경선에 나선 젭 부시Jeb Bush는 기업과 혁신을 지지하는 입장을 확실히 보여주기 위해 직접 우버 차량에 탑승한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리고 민주당 상원의원으로서 오랫동안 정부 차원의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온 엘리자베스 워런은 각 경제를 끌어들임으로써 마침내 자신의 주장을 신문과 뉴스의 주요 기사로 내보낼 수 있었다. 그녀는 워싱턴에서 개최된 뉴아메리카재단 New America Foundation 연례회의에 연사로나서 “긱 노동의 이점으로 많이들 내세우는 유연성, 독립성, 창조 성이 일부 상황에서 일부 노동자에게는 맞는 얘기일 수 있을 것 입니다. 하지만 그 밖의 많은 사람에게 각 경제라는 것은, 지금처 럼 모든 복지혜택이 상위 10퍼센트에게 몰리는 세상에서 조금이 나마 경제적 안정성을 구축하기 위해 승산 없는 싸움을 벌이다가 또 한 발짝 밀려나는 것을 의미할 뿐입니다”라고 밝혔다. 그 연설의 주제는 긱 경제가 아니었다. 워런은 “긱 경제 노동 자가 직면한 문제는 수많은 노동자가 직면한 문제와 매우 유사합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기사 제목은 전부 기 경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엘리자베스 워런, 우버·리프트 · 긱 경제를 논 하다”,22 “엘리자베스 워런, 우버·리프트 ·긱 경제에 대한 규제 강화 주문”,23 “엘리자베스 워런, 우버·리프트 맹비난"24 등의 제목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연설 당시 워런은 태스크래빗, 우버, 리프트를 거론하는 게 “최신 유행” 이라는 점을 잘 안다고 말했는데 과연 그녀의 말대로였다.
- 과거에 미국의 사회안전망이 대대석으로 개관된 것은 지금처럼 기술의 진보로 기존의 노동환경이 완전히 뒤집혔을 때였다. 당시 미국 노동자가 산업혁명을 맞아 시골에 뿔뿔이 흩어져 있던 농장이나 사업체에서 도시에 몰려 있는 공장으로 줄줄이 이동하 면서 일터에 지정 근무시간, 중심 활동지, 위계구조가 만들어졌 다. 오늘날 노동의 변화상이 그렇듯이 당시에도 이런 변화가 처 음부터 아주 좋다고만은 할 수 없었다. 초창기 공장 노동자는 하루 12~14시간씩 중노동을 했고, 그 근무환경도 고래기름 램프에서 나오는 연기를 종일 들이마셔야 만 하는 사업장(보통은 창문을 열지 못하게 못질이 되어 있었다)이 존재하는 등 열악하기 짝이 없었다. 당시 사회에서는 어린아이도 일터로 보냈다. 고용주가 건물 출입구를 잠가서 노동자가 허락 없이는 쉬지 못하도록(불이 나도 탈출하지 못하도록) 했으며, 끼니도 제대로 때우기 어려울 만큼 쥐꼬리만한 월급을 줘도 무방했다. 그때도 요즘 나오는 것과 비슷한 변화에 대한 요구가 있었다.
- 미국 노동총연맹 초대 위원장 새뮤얼 곰퍼스Samuel Gompers는 1894 년에 이런 글을 썼다.
[100여 년 전에 미국 헌법이 제정됐을 때만 해도] 인간은 증기라는 힘의 존재에 사실상 무지했다. 인간은 전기에 대해 전혀 몰랐다. 애덤 스미스의 시대에 이르러서도 인간은 증기기관·전동기 · 전신·전화의 등장을, 증 기와 전기의 산업적 활용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당대에 만들어진 법을 (...) 현대 산업과 상업에 접목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 (...) 나는 산업과 상업이 구시대의 사상, 구시대의 이론, 구시대의 케케묵은 법 관행에 맞춰 과거로 회귀해서는 안 되고 법이 변화된 산업과 상업 환경에 맞춰 조속히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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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해야 살아남는다

etc 2020. 3. 6. 12:07

나라가코로나 대재난 싸우고 있는 이즈음, “무엇이 사태를 지경으로 키웠는가 놓고 온갖 진단이 분분합니다. 많이 거론되는 지적 가운데 하나는정부 지도자들이 솔직하지 않았다 것입니다. 우리 모두 힘을 합쳐 지금의 위기를 이겨내야 하는 것은 물론, “우리에게 무엇이 부족했나 반성해서 심기일전하는 계기로 삼는 것도 중요합니다.

한국경제신문 228일자 B2 기사 경영학 카페: ‘솔직함이란 키워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조직 구성원 모두의 솔직함 필요함을 일깨워줍니다. “리더의 솔직한 피드백이 조직과 개인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동시에, 말단직원이 리더에게 솔직한 의견을 털어놓을 있는 환경도 갖춰야 한답니다. “소수의견을 기꺼이 말할 있는 기업이 성공 가능성이 높다.”

고도성장을 질주하던 시대에는 하나의 목표아래 정렬된 조직, 일사불란한 실행력을 갖춘 조직이 성공적이라는 인식이 통용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요즘의 경영환경은 불확실성과 성장 정체로 대변된다. 기업은 파격적이고 강력한 아이디어가 아니라면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워졌고, 개인들은 진짜 실력을 갖추지 못하고서는 자리를 찾기 어려워졌다.”

이럴 필요한 솔직함, 그것도거침없는 솔직함이라는 것입니다. “누군가의 아이디어와 실력을 냉철하게 바라보고 짚어주는 리더의 솔직함, 그리고 조직이나 상사의 지시와 방침에 대해대체 그래야 하느냐 과감히 딴지를 걸고 어깃장을 놓는 구성원들의 솔직함이 개인과 조직을 살리는 시대가 됐다.”

리더와 구성원에게 요구되는솔직함에는 상황에 따른 차이가 있습니다. 리더는과격할 정도의 허심탄회함(radical candor)’ 발휘하고, 구성원은두려움 없는 의견(fearless opinion)’ 제시할 있어야 합니다. 이런 솔직함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조건이 필요합니다. 리더는 조직과 팀원을 향한 진정성이 있어야 하고, 팀원들에게 신뢰받는 상태여야 합니다.

구성원이 거침없이 반대 또는 소수의견을 제시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조건이 있습니다. “내가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무시당하거나, 배제되거나, 불이익을 받지 않을 이라는 믿음, 심리적 안정감을 줘야 합니다. “이런 구성원의 믿음은 리더십으로 형성되기도 하지만 조직의 제도나 방침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필요한 조직의 노력입니다. “조직은 실패를 용인하고, 도전을 장려하며,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는 제도와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

조직의 리더는 물론 구성원 모두가 새겨야 말이 있습니다. “ 이상 솔직함의 외연이 까칠함에 주목하지 말라. 안에 담긴 성장을 향한 진심을 가치 있게 바라볼 때다.”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
이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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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사람들의 전쟁

사회 2020. 3. 4. 08:14

- 그렇다면 보통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미국의 보통 사람은 2년제 대학이나 4년제 대학을 졸업하지 못했다. 대학을 1년 정도 다녔거나 고등학교만 졸업했을 수도 있다. 순자산은 대략 3만6000달러 정도 되는데 주택 자산과 자동차 자산을 빼고 나면 6000달러가량 된다. 그러면서 그달 벌어 그달 쓰기 바쁘다. 요구불 예금 계좌에 들어 있는 돈은 500달러가 되지 않고 주식시장에 투자한 돈도 별로 없다. 이 것은 통계치의 중앙값이므로 미국인의 50퍼센트는 이보다 수준이 더 낮다. 당신이 이 책을 읽고 있다면, 당신이나 당신 친구 또는 당신 가족의 생활은 아마 위에서 설명한 것과 다를 것이다. 이것이 통계적으로 보통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나한테는 그다지 놀 라운 사실이 아니었다. 지난 몇 년간 일 때문에 여기저기 다니면서 본 것이 있기 때문이다. |기술 발전의 영향으로 일자리가 대거 사라지기 시작하면 미국의 보통 사람들은 기댈 데가 많지 않을 것이다.
- 어떤 일자리는 다른 일자리에 비해 로봇으로 대체하기가 훨씬 쉬울 것이다. 예를 들면, 우리는 모두 드라이브 스루 패스트푸드 음식점을 효율적이라며 좋아한다. 사람과의 상호작용이 별로 없다는 점은 개의치 않는다. 사실 미국에서 패스트푸드 음식점 매출의 50~70퍼센트는 드라이브 스루 창구를 통해 이루어진다. 우리 모두가 알고, 사 랑하는(혹은 사랑했던) 맥도널드도 그중 하나다.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 는 멋진 헤드셋을 쓴 직원 한두 명이 스피커로 주문을 받는다. 이 직 원들은 대부분 앞으로 5년 안에 소프트웨어로 대체될 것이다. 증시에 상장된 패스트푸드 체인이 가장 공격적으로 효율성이 증진된 기술을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규모도 크고, 재원도 있으며, 분기마다 주주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한 실적 압박을 받기 때문이다. 맥도널드는 얼마 전에 '미래의 경험'이라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우선 매장 2,500군데의 계산원을 기계로 대체하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맥도널드의 전임 CEO도 대규모 자동화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의 말을 한 적이 있다. 현재 패스트푸드 체인점 직원이 일반적으로 받는 시급 8,90달러를 옹호하던 중 “프렌치프라이를 봉지에 담는 일을 하는, 효율성이 떨어지는 직원을 시간당 15달러를 주고 채용하느니 3만 5000달러짜리 로봇 팔을 사는 것이 더 싸게 먹힌다” 라는 말을 했다. 본 팔은 앞으로 값이 더 내려가고 효율성이 높아질 일만 남았지만, 직원 급여는 올라갈 일만 남았다. 패스트푸드 음식점에서 일하는 근 로자는 대략 400만 명가량 된다.
- 최근에 공항에 가본 적이 있다면 서빙 하는 사람을 아이패드로 대체한 식당을 보았을 것이다. 얼마 전에 개업한 레스토랑 체인 잇사 Eatsa는, 한쪽에는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아이패드를 설치하고 다른 한쪽에는 칸막이로 구분한 음식 보관함을 설치해놓았다. 서빙 하는 종업원을 모두 없앤 것이다. 잇사는 최근에 외식 업계에서 가장 영향 력 있는 브랜드로 거명되며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어 가고 있다. 위험 을 무릅쓰고 앞장선 체인 몇 개가 사람을 쓰지 않고 효율적으로 운영 되는 모습을 보면 나머지 업체도 곧 따라갈 것이다. 맥킨지는 요리 및 서빙 업무의 73퍼센트를 자동화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 지난 몇 년 사이에 제조업 일자리가 큰 폭으로 줄었다는 사실을 모른다면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산 사람인지도 모른다. 2000년까지 만해도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는 1750만 개였다. 그러다 절벽에서 떨 어지듯 급락하기 시작해 1200만 개 아래로 내려가더니 2011년부터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500만 명이 넘는 제조업 노동자가 2000년 이후 일자리를 잃었다. 그중 80퍼센트가 넘는 일자리, 즉 40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자동화 때문에 사라졌다. 제조업 노동자의 73퍼센트가 남성인 점을 고려하면, 노동자 계급에 속하는 남성이 일자리 감소의 피해를 가장 크게 입은 셈이다. 생산가능인구에 속하는 미국 남성 여섯 명 중 한 명 정도가 경제활동인구에서 빠져나갔다. 선진국에서 가장 높은 비율이다. 이들 500만 명의 노동자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새 제조업 일자리를 찾았든지, 재훈련을 받고 다른 일자리를 구했든지, 아니면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다른 주로 이사했을 것으로 생각하는 낙관적 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는 그중 많은 사람이 경제활동인구에서 빠져나갔다. 노동부가 2012년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09~2011년 사이에 일자리를 잃은 제조업 노동자 41퍼센트가 그때까지 일자리를 구하지 못 했든지, 아니면 실직 후 3년 이내에 노동시장에서 빠져나갔다.
- 일자리를 잃은 제조업 노동자 중 새 일자리를 찾지 못한 이들 40 퍼센트는 어떻게 살까? 간단히 답하자면 극빈층으로 전락해 장애 급 여를 신청하는 사람이 많다. 장애 급여 신청자는 2000년부터 급증하 기 시작해 모두 350만 명이 늘었다. 특히 오하이오, 미시간, 펜실베이니아를 비롯한 제조업이 몰려 있는 주에서 그 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 다. 미시간주의 경우 2003~2013년 사이에 실직한 31만 명 중 거의 절반이 장애 급여를 신청했다. 일자리에서 쫓겨난 사람 중 많은 사람이 정부에 의존하는 최하층 계급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 모건스탠리는 화물 운반을 자동화했을 때 절감할 수 있는 비용 규모를 믿기 어려울 정도의 금액인 연간 1680억 달러로 추산했다. 여기에는 연료 절감(350억 달러), 인건비 절감(700억 달러), 사고 감소(360억달러), 생산성 및 장비 활용도 증가(270억 달러) 등의 요인이 포함되어 있다. 이 정도면 화물차 기사를 집에 가라고 하기에 충분한 유인이 되고도 남는다. 기사에게 연간 4만 달러의 연봉을 주고 출근하지 말 라고 해도 1년에 거의 1000억 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자율주행 트럭을 도입하면 수백억 달러를 절감하는 경제적 효과 외에도 수천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전미 도로교통안전국에 따르면 2014년 미국에서 대형 트럭과 관련된 사고로 목 숨을 잃은 사람은 3903명이었고, 부상자는 11만 명에 이르렀다고 한 다. 사고 원인의 90퍼센트 이상이 적어도 일정 부분은 운전사 과실 이었다. 사망 사고 7건 가운데 대략 1건은 운전사 과로가 원인이었다. 우리는 대부분 운전을 배울 때 고속도로에서 트럭을 만나면 피하라는 말을 듣는다.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 350만 명에 이르는 화물차 기사 중 일부분만 실직한다고 해도 그 파급 효과는 상당할 것이다. 화물차 기사가 미국의 지역 경제에 얼 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아무리 과장해도 지나치지 않다. 화물 자 동차 휴게소, 식당, 모텔 등에서 화물차 기사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은 720만 명에 이른다. 미 전역에서 2000개가 넘는 화물 자동차 휴게소가 화물차 기사 전용 호텔, 식당, 식료품점, 오락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화물차 기사 한 명이 1년에 길에서 5000달러 정도만 쓴다고 가정해도(주당 100달러가량 된다.)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175억 달러에 이른다. 매일 수천 명의 화물차 기사가 지나다니지 않 으면, 수십만 명이 추가로 일자리를 잃는 것에 더하여 존재 목적을 잃 을 위기에 처할 마을도 적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네브래스카주의 경우 근로자 열두 명 중 한 명꼴인 6만3000명이 화물차와 관련된 산업에 종사한다.
- 우리는 아무리 복잡한 자료라도 가져다 종합한 뒤, 대부분의 경우 그 분야에서 최고로 뛰어난 사람과 같거나 그보다 나은 수준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결정을 내리는, 초지능형 컴퓨터 시대에 들어서고 있 다. 이런 복잡한 자료의 예로는 판례, 방사선 촬영 필름, 자산 가격, 금융 거래 명세, 보험 통계자료표, 페이스북의 좋아요 표시, 고객 사용 후기, 이력서의 중요한 내용, 얼굴 표정 등을 들 수 있다. 이로 인해 회사의 업무처리 방식이나 직원 고용 방식이 엄청나게 바뀌리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회사의 운영 원리를 잘 이해하지 못하 고 있는 것이다. 회사는 많은 사람을 고용한다고 돈을 버는 것이 아니 고 어떤 과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돈을 번다. 갈수록 많은 사람을 고용 한다는 것이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뜻이 되어 가고 있다.
- 주요 투자은행들은 벤처기업 켄쇼 Kensho가 만든 AI 투자 분석 시스템을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켄쇼라 불리는 이 시스템은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과 회사 내부 자료를 토대로 상세한 분석 보고서를 작성한다. 이전에는 투자은행 애널 리스트가 담당하던 일이다. 사업을 시작한 지 4년이 채 되지 않는 켄 쇼의 가치는 5억 달러에 이른다. 켄쇼 시스템을 이용하면 연봉 25만 달러짜리 고학력자가 40시간에 걸쳐 쓰던 보고서를 몇 분 안에 받아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블룸버그는 월스트리트의 인력이 2016년에 최 고치에 달했으며 앞으로는 차츰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보도했 다. 금년에 주요 은행 대부분이 직원을 해고하며 이 보도가 맞는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 미국인 250만 명을 고용하고 있는 보험업계는 정보 처리를 중심 으로 돌아가는 산업이다. 자동화에 아주 적합하다는 뜻이다. 맥킨 지는 보험업계의 대규모 인력 감축을 예상한다.” 인력 감축의 영향 은 전 부서에 미치겠지만, 특히 운영부서와 판매부서가 가장 크게 영 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이에 따라 2025년까지 25퍼센트의 인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도시에서 일하는 화이트칼라 근로자 수십만 명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것이다. 회계사와 경리도 위험하다. 어떤 회계사는 시간당 보수를 산정하 던 방식에서 월별 정액 상담료를 받는 방식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클 라우드 기반의 회계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회계장부를 정리해주는 바람에 그 일이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미국에는 170만 명의 경리와 내부 감사인이 있고, 120만 명의 회계사와 외부 감사인이 있다. 경리와 내부 감사인은 이미 사라지는 추세다. 회계사들은 용감하게도고객에게 재무 전략을 조언하는 일로 업무의 방향을 틀겠다고 말한다. 나도 지금까지 대여섯 명의 회계사를 써보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세금 신고서를 작성해서 제출하는 일 이상을 바란 적이 없다.
- 어떤 일자리는 그 일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도래한다 고 바로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의료 분야에 자동화가 어떻게 전개 될지는 많은 부분이 법규와 면허에 달려 있다. 현재는 의사나 약사 면허 없이 하는 의료 행위는 대부분 불법이다. 의료는 기술 혁신이 월등 히 진전된 다음에야 AI가 진료 행위를 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분야다. 막강한 로비 능력을 갖춘 의사들이 제도 도입을 막기 위 해 싸울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인공지능이 발달해 그렇지 않다는 확실한 증거가 눈앞에 보여도, 그 누구도 고도의 훈련을 받은 인간 의 사보다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할 것이다. 인간 의사를 더 좋아하는 환자도 많을 것이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사라질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 잘나가는 분야에 있는, 기술과 재능이 뛰어난 사람에게는 노동시 장이 언제나 열려 있다. 만약 당신이 실리콘밸리의 뛰어난 프로그래 머라면, 문자 그대로 길만 건너면 또 다른 고소득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당신한테 딸린 수수료를 노리고 당신을 도와줄 괜찮은 헤드헌터도 몇 명 따라붙을지 모른다. 그런 뒤 당신을 소개해 준 대가로 당신 연봉의 12~15퍼센트 정도를 챙길 것이다. 당신의 기술과 재능이 열악할수록, 또 당신이 몸담고 있는 분야 가 불황일수록 새 일자리를 찾을 전망은 불확실하다. 만약 당신이 공 장 노동자이거나 방금 문 닫은 소매 매장의 판매 점원이라면, 인근에 있는 다른 공장이나 소매 매장도 경기가 좋지 않아 일자리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일단 당신이 시장을 떠나면 그때부터 상황은 더 나빠진다. 한동안 실직 상태에 놓인 사람은 자신감과 기량이 떨어진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용자는 6개월 이상 실직한 사람을 매우 위험하게 본 다고 한다. 위축감은 금방 자리 잡을 수 있다. 육아 휴직을 마치고 돌 아온 여성은 다시 자리를 잡느라 힘든 시간을 보낼 때가 많다. 이것은 고학력 여성이라고 다르지 않다. 고용 시장은 비효율로 가득 차 있다. 우리는 모두 실생활을 통해 그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런데도 비현실적인 꿈의 세상을 상정하고 수 립한 정책이 너무 많다. 예를 들면, 사람들은 무한정 주 경계를 넘나 들 것이고, 어떤 일자리가 나와 있는지 알고 있고, 일자리를 다시 잡 을 때까지 버틸 수 있을 만큼 돈을 저축해 놓았고, 학교로 돌아가서 공부할 것인지에 관해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고, 무한한 회복력이 있고, 자기를 응원하고 자기의 장점을 알아줄 이해심 많은 사용자를 만나리라는 것 등이다. 나도 지금까지 여러 해 동안 수백 명을 고용해보았다. 평범한 사람에게는 사실상 위에서 말한 내용 중 해당되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 성공적인 실직자 재훈련 프로그램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는 말은 100퍼센트 맞는 말이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실직자가 양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재훈련 프로그램을 제대로 성공시킨 적이 없었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이 프로그램이 다양한 산업의 대규모 인원에게 효과적으로 적용되기를 바라는 것은, 정책 수립을 위한 권고라기보다 희망 사항에 더 가깝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 윌리엄 데레지위츠 William Deresiewicz는 그의 책 『공부의 배신Excellent Sheep』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요즘 대학생을 이유도 모르면서 성취에 내몰린 젊은이'로 묘사한다. 그러다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으면 무기력에 빠져버린다고 한다. 나도 어릴 때 좋은 성적을 받 으려고 며칠씩 열심히 공부한 기억이 난다. 그러다 'A' 등급을 받으면 하늘로 날아갈 듯 기뻤다. 하지만 기쁨은 30초를 넘기지 못하고 곧바 로 공허함이 몰려왔다. 나는 성공하려는 욕구와 관련된 콤플렉스를 '성취 마귀라고 불렀다. 수천 명의 젊은이가, 내가 그랬던 것처럼 가 족의 압력, 친구들의 따돌림, 자신이 영리하다거나 재능이 있다거나 특별하다거나 뭔가 중요한 일을 할 운명을 타고났다거나 하는 믿음 등이 결합해서 생겨난 성취 욕구를 가지고 있다. 그 밑바탕에는 승자의 대열에 머무는 데 실패하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비참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다는 두려움이 자리 잡고 있다. '응석받이로 자란 대학생들이 기가 좀 죽은들 무슨 상관이냐?'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신경을 써야 할 이유 중 하나는 18~30세 사이의 젊은이가 소유한 개인 기업 수가 1989년 이후 60퍼 센트 이상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멸종 위기종이 된 미국의 젊은 창 업가'라는 제목의 월스트리트저널 기사에 따르면, 밀레니엄 세대는 현대 역사상 가장 적은 수의 기업을 창업한 세대가 되어 가고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기가 죽고 부채가 있으며 위험 회피적인 젊은이는 회사를 새로 시작하지 않는다. 그 결과는 앞으로 수십 년을 두고 영향 을 끼칠 것이다. 하지만 학력 위주 사회의 꼭대기에 올라가려는 대규모 경쟁에서 승리한 젊은이들조차도 불행하다고 느낀다면 뭔가가 크게 잘못된 것 이다. 그들은 “무엇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발버둥 치면서 노력하는 거지?”라고 묻는다. 그 답은 아무도 모른다. 그런 기회를 얻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기는 하지만 '동부 연안이나 서부 연안 시장에 있는 집단에 합류해 미친 듯이 일하는 것'이 그 답일 수도 있다. 당신이 이 런 답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도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지 않다.
- 우리는 성공은 노력과 인성의 결과물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 은 사실이 아니다. 오늘날 성공은 대부분 시험 성적과 집안 배경에 달려 있다. 물론 일부 예외도 있어 공평한 세상처럼 보이기는 한다. 이 제는 학업 성적이나 각종 시험 성적이라는 좁은 잣대로 측정된 지적 능력이 사람의 가치를 재는 척도가 되어버렸다. 그다음 척도는 효율 성이다. 현재의 제도 아래에서는 특정 재능이 다른 무엇보다도 큰 보상을 받는다. 내가 잘나갈 수 있었던 이유도 특정 재능이 있었기 때문 이다. 우리 교육제도가 필요로 하지 않는 다른 재능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기대 수준을 낮출 수밖에 없다. 나는 현실에 절망해 큰 희망을 품지 못하고 작은 희망에 만족해야 한다고 느끼는 사람을 수도 없이 보아 왔다.
- 한 사람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창업의 성공 사이에는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 영국에서 수행한 어떤 연구에 따르면, 창업가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공통 특성은 가족이나 친척 또는 유산 등을 통한 자금의 확보라고 한다. 2014년 미국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80퍼센트가 넘는 스타트업이 초기에 자기 자본으로 사업을 시작 했다고 답했다. 즉, 창업가가 돈이 있어서 직접 투자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 발표한 인구통계학적 연구 논문에 따르면, 잘나가는 창업가 대부분이 교육 수준이 높고 자존감이 강한 백인(84퍼센트) 남성(72퍼센트)이라고 한다. 논문 공저자 중 한 사람은 이런 주를 달았 다. 만약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지 않아 돈이 없는 사람이라면 창업가가 될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 | 나도 수백 명의 성공한 창업가와 같이 일해본 경험이 있는데 그들 대부분이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집안 출신이었다. 솔직히 말해 몇 가 지만 해결되면 창업하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게다가 자원뿐만 아니라 풍요한 마음가짐이라는 장점도 있다. 한 가지가 잘 풀리면 다른 어떤 것도 다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 결핍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도 깊은 영향을 끼친다. 엘다 샤 피어Eldar Shafir 프린스턴대학 심리학 교수와 센드힐 멀레이너선Sendhil Mullainathan 하버드대학 경제학 교수는 여러 형태의 결핍이 가난한 사 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해 일련의 연구를 수행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가난한 사람이나 부유한 사람이나 일반적인 IQ 측정 방법인 유동성 지능 검사에서 아주 유사한 점수가 나왔다. 하지만 검사 직전 에 예상치 않게 발생한 자동차 수리비 3000달러를 어떻게 마련할 것 인지 고민하게 하였더니 가난한 사람들은 IQ가 13점이나 떨어졌다. 단지 가상으로 발생한 비용을 어떻게 지급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 게 한 것만으로도 IQ 점수를 떨어트려, '우수'를 받은 사람은 '평균' 으로 '평균'을 받은 사람은 다소 떨어짐으로 만든 것이다. 가상으로 발생한 비용을 이용해 결핍감을 촉발했더니 자제력 검사에서도 가난한 사람은 올바른 반응을 보인 비율이 83퍼센트에서 63퍼센트로 떨어졌다. 반면, 잘사는 사람은 아무런 차이도 보이지 않았다. 결핍의 마음가짐은 단순히 스트레스'를 받는 정도를 넘어선다. 실제로 결핍은 정신적 여유를 없애 사람을 비이성적이고 충동적으로 만든다. 샤피어 교수와 멀레이너선 교수는 다른 연구에서 사람을 두 집단으로 나눠 한 집단은 두 자리 숫자, 다른 집단은 여덟 자리 숫자를 외우게 했다. 그런 다음 두 집단에 케이크와 과일을 가져다주었다. 그랬더니 여덟 자리 숫자를 외우느라 정신이 팔린 집단에서 케이크 를 먹는 사람 비율이 훨씬 높았다. 또, 소수 민족 출신자를 시켜 비위 에 맞지 않는 전통 음식을 내오게 했더니, 그들을 무례하게 대하거나 인종 차별적인 발언을 내뱉는 경향이 여덟 자리 숫자 집단에서 훨씬 강했다. 심적으로 쉬운 과제를 받은 집단은 좋지 않은 반응을 자제하 고 예의를 지키려는 정신적 여유가 있었다.
- 결핍의 문화는 부정의 문화다. 사람들은 최악의 경우만 생각한다. 서로를 공격한다. 패거리 문화와 분열의 문화가 기승을 부린다. 이성은 설 자리를 잃는다. 체계적 의사결정은 갈수록 힘들어진다. 결혼이나 창업, 새 일자리를 찾아 이사하기 등 낙관적인 시각에 바탕을 둔 행위는 모두 줄어든다. 이런 말이 익숙하게 들리는가? 오늘날 미국에서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풍요로운 땅에 서 네 몫은 네가 챙기고 내 몫은 내가 챙기는 땅으로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풍요의 마음가짐을 갖느냐 결핍의 마음가짐을 갖느냐는 자기가 사는 지역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 지역에 따라 경제적 역동성에 큰 차 이를 보이기 때문에 거기 사는 사람들의 미래관도 확연히 다른 경우가 많다. 사람의 삶의 방식은 크게 보아 자기가 사는 곳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 내가 말하려는 것은 일자리가 사라지면 사회가 붕괴한다는 것이다. 공공부문과 시민단체도 크게 해볼 만한 수단이 없다. 공동체가 실제로 붕괴하면 그것을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은 엄청나게 힘든, 아니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문명의 요소라 할 수 있는 도덕 성과 신뢰와 결속력을 다시 회복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면, 불황 이 찾아오면 공직의 부패도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성장하는 기업에서 일하는 것과 점점 쪼그라드는 기업에서 일하 는 것의 차이를 겪어본 창업가가 많을 것이다. 성장하는 조직에 있는 구성원들은 낙관적이고 창의적이고 용기가 있으며 관대한 경향이 강 하다. 쇠퇴하는 조직의 구성원들은 부정적이고 정치적이며 자기 잇속만 차리고 부패하기 쉬운 경향이 있다. 대부분의 실패하는 스타트업 에 가 보면 인간성의 부정적인 측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현상 은 규모의 차이가 있다뿐이지 공동체에서도 똑같이 나타난다. 미국인들이 가진 근거 없는 믿음 중 하나는 모든 문제는 저절로 고쳐진다는 것이다. 즉, 무언가가 아래로 떨어지면 다시 위로 올라올 것이고, 너무 높이 올라가면 다시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하 지만 올라가거나 내려간 다음 그 상태를 유지할 때도 있는 법이다. 특 히 많은 사람이 다른 곳으로 떠나 버리면 그렇게 된다.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다. 딴 데로 이사할 수 있는데도 살인 범죄의 수도에 계속 머물고 싶어하는 부모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 2016년에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은 5개 주는 웨스트버지니아, 뉴햄프셔, 켄터키, 오하이오, 로드아일랜드였다. 오피오이드에 의존하는 미국인은 2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정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처방받은 진통제를 사용한 사람은 9500만 명에 이른다. 흡연자보다 많은 숫자다. 12개 주에서는 인구보다 오피오이드 처방전 숫자가 더 많았다. 약물 중독이 워낙 만연하다 보니 현재 신시내티주에 있는 병원은 산모의 약물 검 사를 의무화했다. 지난 몇 년 사이에 5.4퍼센트의 산모에게서 약물 양성 반응이 나왔기 때문이다. 신시내티 신생아보건기관의 스콧 웩셀 블랫 Scot Wexelblatt 박사는 “우리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오피오이드입 니다”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이 오피오이드 중독은 처방받은 진통제를 사용하는 것 으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1996년 옥시콘틴yContin이 기적의 약으로 알려지며 시장을 휩쓸었다. 제약사 퍼듀파머Purdue Pharma는 2000년에 11억 달러어치의 진통제를 팔았고, 이 금액은 2010년에 30 억 달러라는 믿기 힘든 액수로 뛰었다. 퍼듀파머는 중독 가능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등 허위 표시의 이유로 2007년에 6억3500만 달러의 벌금을 내기도 했다. 퍼듀파머는 2001년에만 2억 달러의 마케 팅 비용을 지출했다. 여기에는 판매 사원 671명을 고용한 비용과 이 들이 매출 목표를 달성해서 받은 25만 달러 가까운 성공 보수도 포함 되어 있다. 양복을 입은 마약상 군단이 수십억 달러의 보수를 받으며 의사를 상대로 중독성이 강한 오피오이드 마케팅을 벌인 것이다. 미 국 질병통제센터 책임자 톰 프리든 Tom Frieden 박사는 옥시콘틴에 대 해 “치명적이지 않은 질병에 자주 쓰이는 약물 중에 환자 사망률이 이렇게 높은 약물은 없는 것으로 압니다”라고 말했다. 어떤 연구 결 과에 따르면 오피오이드를 사용하기 시작한 환자 550명 가운데 한 명은, 처방을 처음 받은 지 평균 2.6년 후에 오피오이드 관련 이유로 사망했다고 한다
- 오피오이드 사용자 중 많은 사람이 헤로인으로 넘어간다. 마약 중 독이 진행되는 전형적인 양상은 다음과 같다. 처음에 사람들은 통즈 완화용으로 진통제를 처방받아 사용하다가 이를 파티용 마약으로 쓰 기 시작한다. 알약을 갈아 코로 흡입하면 황홀경이 몇 시간이나 지속 된다. 그러다 헤로인으로 넘어간다. 오피오이드 사용자들은 그전보다. 헤로인을 구하기가 훨씬 쉬워졌다고 말한다.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메디신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의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66퍼센트가 옥시콘틴을 쓰다가 다른 오피오이드로 넘어갔다고 한다. 과거에는 헤로인을 쓰는 사람 대다수가 남성이었다. 하지만 오피 오이드를 처방받는 여성이 많아지다 보니 이제는 헤로인을 사용하는 남녀 비율이 반반 정도 된다. 헤로인 사용자의 90퍼센트는 백인이다. 헤로인 시장을 연구하는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UCSF 대니얼 치카로네Daniel Ciccarone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헤로인이 믿을 수 없을 만큼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슬픈 현실을 목도하고 있 습니다. 그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2017년이 결코 헤로인의 절정기가 아닙니다. 헤로인은 자체 생명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약 범죄 조 직은 헤로인에 펜타닐Fentanyl과 카펜타닐Carfentanil을 조금씩 섞어 팔기 시작했다. 펜타닐은 황홀감을 더 높일 뿐 아니라 중독성도 더 강한 합 성 오피오이드로 헤로인보다 값이 싸다. 카펜타닐은 코끼리 마취제로 쓰일 정도로 강력해 만지기만 해도 피부를 통해 흡수되어 마약 흡입 증세를 보이는 약물이다. 미국의 제약회사와 의료제도는 수십만 명의 오피오이드 중독자를 만들었다. 이제 이들은 마약상으로부터 헤로인을 구매하는 사람이 되었다.
- 비교적 소규모 인원을 지원하려고 계획했던 프로그램이 여러 사람과 지역 사회의 주요 생명줄이 된 현상이 바로 대실업의 일부다. 우 리는 경제가 아무 이상 없이 잘 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실상 은 수백만 명이 일자리 찾기를 포기하고 정부에서 주는 복권 당첨금 같은 돈에 의지해 살아가고 있다. 장애 급여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실업자나 취업이 불가능한 사람을 위한, 1년에 1430억 달러가 들어가 는 완충 장치다. 일단 장애 판정을 받은 사람은 수급자라는, 실체가 없는 영구적인 계급에 진입한다. 이들은 설령 몸이 좀 나아지더라도 평생 받을 수 있는 급여를 잃을 위험을 무릅쓰고 언제 없어질지도 모르는 별 볼 일 없는 일 따위는 하려고 들지 않는다. 자신을 매월 주는 복권 당첨금을 받으려고 사회를 속이는 사람이 아니라 정말로 장애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훨씬 마음 편할 것이다. 장애 판정을 받았건 아니건 많은 사람이 어느 정도는 건강 문제 를 안고 살아간다. 좋은 일자리를 갖고 있다면 요통 정도는 무시할 수 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회사가 건강보험료를 내준다면 치료를 받고 일을 계속할 것이다. 하지만 일자리를 잃어 스트레스가 쌓이기 시작 하면 같은 병이라도 훨씬 더 아프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이런 현상은 대부분의 일이 체력을 고갈시키는 육체노동으로 이루어진 곳에서 훨 씬 심하다. 많은 사람이 제조업 노동자에서 장애 급여 수급자로 넘어 가는 과정을 밟는다. 제조업 노동자의 또 다른 주요 도피처는 소매 매 장이다. 이 일자리마저 사라지면 장애 급여 수급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장애 급여 제도는 정부가 관리하는 대규모 프로그램의 문제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기본적으로 세계 최악의 제도다. 정작 장애를 입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불필요한 요식 절차 때문에 도움을 받기 힘든 반면, 변호사를 선임해 업무를 처리하는 사람이나 변호사들이 혜택 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가 '시스템의 허점을 노려 돈을 빼내라'는 메시지와 자신이 무능력해서 일할 수 없다고 생각하라'는 메시지를 널리 퍼트리는 셈이다. 이 제도는 사기에 취약하다. 게다가 한번 수급자가 되고 나면 다시는 그 상태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한다.
- 피터 터친Peter Turchin 교수는 저서 『불화의 시대 Ages of Discord」에서 역사상 등장한 여러 사회를 분석한 후 정치적 불안정에 관한 구조적 - 인구통계학적 이론을 제안했다. 터친 교수는 혁명의 전제 조건으로 다음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엘리트의 공급 과잉과 분열이다.
둘째, 생활수준 하락으로 나타나는 대중의 빈곤이다.
셋째, 재정 위기 상태다. 터친 교수는 이런 조건을 측정하기 위해 실질 임금, 결혼 추 세, 양부모 가정에서 자라는 어린이 비율, 최저 임금, 부의 분배, 대학 등록금, 평균 신장, 변호사의 공급 과잉, 정치의 양극화, 부유층에 부 과하는 소득세, 국가 기념물 방문자 수, 정부에 대한 신뢰 등 여러 변 수를 사용했다. 터친 교수에 따르면 어떤 사회든 장기간에 걸친 통합과 번영의 시기가 지나면 불공정의 시기가 찾아와 빈곤과 정치적 불안정이 증대되고, 이것이 사회의 붕괴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미국은 지금 불공정의 시기를 겪는 중이라고 했다. 자 신이 측정한 변수 대부분이 1965~1980년 사이에 감소세로 돌아서기 시작했고, 현재는 거의 위기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터친 교수는 '미국의 현재 상황은 남북전쟁이 일어나기 직전인 1850년대와 유사 하며, 더 놀라운 점은 (...)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기 전의 프랑스와 유 사하다'고 분석했다. 터친 교수는 2020년까지 혼란이 계속 증가할 것 으로 전망하며 ‘우리는 미국 사회가 격변을 겪을 가능성이 있는 역사 의 전환기에 급격히 다가서고 있다'고 경고한다. 만약 혁명이 일어난다면 근본 원인은 자동화가 야기한 경제 문제때문이겠지만, 표면적으로는 인종과 정체성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상류층에는 고등교육을 받은 백인, 유대인, 아시아인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다. 미국은 2045년경이면 소수 인종이 다수가 될 전망이다. 자동화가 어느 정도 끝나고 나면 흑인과 히스패닉이 하류층의 절대 다수를 차지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현재도 이들의 부나 교육 수준이 낮기 때문이다. 새로운 다수가 찬밥 신세라 인종 간의 불평등 문제는 더 시끄러워질 것이다. 성 불평등 문제도 첨예하게 불거질 것이다. 대 졸자의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여성이 아직도 많은 분야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류층에 속한 백인은 자 기네 사회적 위상이 저하되고 공동체가 붕괴한 원인을 자동화와 자 본주의 체제보다는 유색 인종이나 이민자, 문화 규범의 변화에서 찾 을 것이다. 문화 전쟁이 경제 문제를 둘러싼 전쟁의 대리전이 될 전망이다.
- 미국 정부는 보장 소득이 개별 가정에 미칠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1968~1975년 사이에 많은 연구 용역을 시행했다. 가장 중요한 목표 는 사람들이 정부로부터 아무 조건 없이 돈을 받아도 일을 계속할 것 인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뉴저지주는 1968~1971년 사이에 1300 가구에 현금을 지급해 빈곤선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점진적 근로장려 금 실험Graduated Work Incentive Experiment을 실시했다. 실험 결과 현금 지 급이 일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남성의 주당 노동 시간은 한 시간 줄었고, 여성은 다섯 시간 줄어들었다. 대신 여성이 자녀와 보내는 시간이 늘어 자녀의 학업 성적이 향상되었다. 이 기간에 고등학교 졸업률은 30퍼센트나 늘었다.
- 노스캐롤라이나, 아이오와, 인디애나, 콜로라도, 워싱턴주에서도 비슷한 실험이 이루어졌다. 실험 결과는 대부분 뉴저지주와 크게 다 르지 않았다. 하지만 가장 돈을 많이 주고 엄격한 기준으로 실시한 덴 버와 시애틀의 실험에서는, 남성의 노동 시간이 약 9퍼센트 줄었고, 기혼 여성은 20퍼센트, 싱글맘은 14퍼센트가 줄었다. 덴버 실험에서는 이혼율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이 결과 는 동 제도의 법제화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무기가 되어 결국 1978년 법제화는 영구히 무산되고 말았다. 1988년에 당시의 데이터를 다시 검토한 위스콘신대학 교수들은 결혼에 미친 영향이 잘못된 모델을 바탕으로 지나치게 부풀려 발표되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나중에 다 른 교수들은 스스로 신고한 시간을 근거로 발표한 노동 시간 감소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논쟁은 이미 끝난 다음이었다.
- 가난한 사람은 돈에 대한 책임감이 없어 돈을 낭비할 것이라는 생 각은 사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뿌리 깊은 편견으로 보인다. 부자들 은 가난한 사람을 절약 정신이 없고 의지가 박약한 어린아이처럼 보 며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증거는 그 반대를 가리키고 있다. 네덜란드 철학자 뤼트허르 브레흐만Rutger Bregman은 “가난은 인성이 부족하다는 뜻이 아니라 금전이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라고 말한다. 결핍을 연구한 학자들에 따르면 의사결정 능력을 향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정신적 여유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한다. 사람이 완벽한 판단을 내릴 수는 없다. 하지만 자신의 기본적 수요가 충족되어 정신 적 여유가 생긴다면, 하루에도 수백만 명이 지금보다 훨씬 나은 판단 을 하게 될 것이다.
- 1953년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해리 트루먼은 돈이 없어 미주리에 있는 처가로 이사했다. 트루먼 대통령의 수입은 전직 육군 장교였기 때문에 받는 한 달에 112달러의 군인 연금이 다였다. 트루먼 대통령 은 자신의 명성을 돈벌이에 이용하지 않으려 했다. 그래서 컨설팅 등 돈을 많이 주겠다는 사업적 제안을 모두 거절했다. 트루먼 대통령은 책에서 “아무리 그럴듯해 보이는 제안이라 해도 대통령직의 위신과 품위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있는 거래에는 절대 응할 수 없 었다” 라고 썼다. 트루먼이 대통령직을 통해 얻은 유일한 상업적 이득 은 자신의 회고록을 라이프」라는 잡지에 팔아 얻은 수익이었다. 전임 대통령은 공개적인 행사나 돈벌이를 위한 자리에 나서지 않 는 것이 오랜 관례였다. 이런 전통은 1977년 퇴임한 제럴드 포드 대통령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20세기폭스의 이사가 되면서 깨지기 시작해 그 이후 급속히 늘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퇴임 후 강연료로 만 1억500만 달러를 벌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번 돈은 비교적 적은 1500만 달러가량 된다. 전임 대통령을 연사로 초청하려면 15만 ~20만 달러의 강연료를 지급해야 하고, 그 밖에도 각종 부대 경비가 들어간다. 1958년에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의회는 해리 트루먼 대통령의 딱 한 사정을 알고, 현재 기준으로 1년에 25만 달러에 이르는 종신 연금에 비서진과 건강보험 등에 들어가는 예산을 지급하는 내용의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을 통과시켰다. 아이러니한 것은 정부가 전임 대통령을 지원하기 시작한 후부터 그들의 돈벌이 행위가 급증했다는 점이다. 아무리 대통령이라 해도 몇 년 후 자신을 초청해 20만 달러 또는 40만 달러까지도 줄 사람들에게 해가 되는 행위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지나친 억측일까? 우리가 사회집단으로서 길을 잃은 이유 중 하나는 시장이 우리 지도자들을 집어삼켰기 때문이다. 대통령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엘리트 집단 전체가 지나치게 유착되어 있다. 출신 대학이 모두 비슷하고, 비슷한 사립 고등 학교에 자녀들을 보내고, 사는 동네도 비슷하며, 같은 콘퍼런스나 모 임에 참석하고, 심지어 같은 회사에 다니기도 한다. 서로 유착해 살아 갈 매우 강한 유인이 있는 셈이다. | 인간이 자본을 이기려면 주 정부가 다른 무엇보다도 공공의 이익 을 우선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퇴임 후 아무것도 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벗어나 어떤 세력의 눈 밖에 나도 꿈쩍하지 않는 지도층을 만들어야 한다.
-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 면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늘어나면서 우울증이나 불안감이 전례 없이 늘었고, 사회성이 떨어졌으며, 심지어 자살률까지 높아졌다고 한다. 구글에서 디자인 윤리를 담당하던 트리스턴 해리스Iristan Harris가 쓴 글을 보면, 앱을 디자인할 때는 슬롯머신처럼 사람들의 주 의를 끈 뒤 예상치 못한 다양한 보상을 이용해 사람들이 빠져나갈 수 없게 만드는 방법을 쓴다고 한다. 그러니 아무리 우리 자신의 스마트 폰 사용 습관이나 자녀들의 습관을 통제해보려고 해도, 수십억 달러 의 자산을 가진 회사를 당해 낼 수 없는 것이다. 해리스는 같은 글에 서 사람들을 사로잡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일과인 엔지니어 수백 명이 모여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라.'고 했다. “현 시대의 똑 똑한 사람은 모두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광고를 더 많이 클릭하게 만 들까를 궁리하는 것 같다”라고 하며 한탄하는 기술자도 있다. 실제 로 사회는 그들 뜻대로 되어 가고 있다.
- 앞으로는 고등 학생 대다수가 대학에 진학하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따 라서 고등교육을 받지 않고도 사회인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고 살 수 있어야 한다. 열정과 끈기, 적응력, 경제 분야의 지식, 면담 기술, 인간 관계, 대화와 소통, 관리 기술, 갈등 관리, 건강에 좋은 음식 만들기, 육체적 건강, 회복력과 절제력, 시간 관리, 기본적인 정신 건강 지키기, 음악 및 미술, 이 모든 것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따라서 학교는 그만큼 더 중요해질 것이다. 현재는 모든 교육 제도가 대학 입학 준비에 치중하다 보니 고등학교 교과 과정은 전부 공부 위주로 되어 있고 인생을 살아가는 기술과는 거리가 멀다. 일과 상관없이 시민이 올바르고 긍정적이며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을 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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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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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희망에 도달하지 마라.
무한한 가능성에 마음을 열어야만 삶의 진정한 기적에 참여할 수 있다.
자신이 무엇을 만들어 낼 수 있는가에 대한 낮은 기대를 거부하라.
너무 큰 희망에 다다르지 못하는 건 큰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너무 낮은 희망에 도달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 웨인 다이어, ‘우리는 모두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에서

 

사람은 자신이 꾸는 꿈의 크기만큼 자랍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것을 걱정하는 대신,
자신의 꿈과 목표가 너무 낮은 것은 아닌지 먼저 돌아보아야 합니다.
잠시 바쁜 일상을 멈추고, 자신의 가진 잠재력이 얼마나 큰지
맘껏 상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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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함이 찾아올 때면 살며시 익숙함을 빠져나와
그저 불편함을 껴안아라.
불편함과 친숙해지는 만큼 네 삶의 자유가 결정되리니.
불편과 고독은 견디는 것이 아니라 추구하는 것
불편과 고독의 날개 없이는
삶은 저 푸른 하늘을 날 수 없으니....
- 박노해, ‘불편과 고독‘ 시에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 잘 모르는 사람과 만나는 것은
불편함을 동반합니다.
그러나 불편함이 없이는 성장도 없습니다.
기꺼이 스스로를 불편함으로, 두려움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의지야말로 멋진 인생을 만드는 단초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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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정보의 약 70%를 얻게 되면 대부분의 사항을 결정해야 한다.
90%까지 기다리면 결정이 늦어진다. 또한
잘못된 결정을 빨리 인식하고 바로잡는데 능숙해져야 한다.
만약 잘못된 결정을 하더라도 진로를 올바르게 수정한다면
시행착오 비용이 생각보다 덜 들어간다.
반면 결정이 느려지면 치러야 할 대가가 상당하다.
-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

 

아마존 리더십 원칙 중 ‘과감한 행동’에 관한 내용 함께 보내드립니다.
“비즈니스는 속도가 생명입니다. 의사결정과 행동이 잘못되었다 하더라도
대부분은 나중에 되돌릴 수 있으니 지나치게 심사숙고할 필요 없습니다.
리더는 예측된 위험을 과감하게 받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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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의 정수는 바로 '규칙'에 있단다. 정해진 규칙 안에서 이기려고 백방으로 노력하는 것이 게임의 기술이야. 이 기술을 훈련하는 것은 이기기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나중에 사회에 나가 일을 할 때 더욱 필요하단다. 실제로 대부분의 비즈니스는 정해진 규칙 안에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행위를 바탕으로 하거든.하지만 운동이나 야외 활동이 가져다주는 쾌감은 휴대폰이나 컴퓨터로 하는 게임만큼 직접적이지는 않아. 네가 밖에서 어떤 운동을 하든 꽤 오랜 시간 움직이고 체력을 소모해야만 비로소 (아주 적은 양의) 도파민이 분비되는 반면, 컴퓨터 게임을 할 때는 이 물질의 분비가 굉장히 빠르단다. 물론 쾌감의 전달도 그만큼 빠르고 강렬하지. 그래서 사람들이 쉽게 중독되는 거란다. 이렇게 단순하고 강렬한 쾌감에 중독되고나면 나머지 일에는 흥미를 잃게 되어버려. 마치 마약이 주는 쾌감과 비슷하지. 그래서 컴퓨터 게임을 완전히 제지하지는 않지만 너무 많이 하지 않도록 계속 일깨워주는 거란다.
- 2×2>3 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란다. 그러니 어떤 일을 할 때 속도가 느린 것을 염려하기보다는 발걸음을 멈추는 것을 경계하렴. 아빠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한단다. 예전에도 이 이야기를 한 적 있었지? 이러한 태도는 주변의 작고 쉬운 일부터 시작해 우리가 사는 환경과 사회를 조금씩 개선하고 최종적으로 진화의 목적을 달성하도록 해. 그러나 지나치게 이상과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하려고 하는 일을 완성하기는커녕 시작조차 못할 때가많아. 결국 미루고 미루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게 되지.
- 사람의 운을 결정하는 첫 번째 요소는 환경이야.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은 《아웃라이어》에서 사람이 태어난 시간과 장소가 그의 운명을 크게 좌우한다고 강조했어. 세계적으로 큰 부를 누렸던 사람들 중 1/5는 1830~40년 사이 미국에서 태어났단다. 그들이 부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미국의 산업혁명 덕분이었던 거지. 중국에서도 너보다 한 세대 먼저 태어난 사람들, 즉 아빠와 동시대에 태어난 사람들은 개혁개방 덕분에 100년 전 사람들보다 훨씬 더 큰 부와 행복을 누리며 살고 있단다. 미국에서는 베이비붐 세대가 가장 행복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그건 아마도 그들이 태어날 당시에 그 어떤 나라보다 부강했기 때문에 일자리를 구하기 쉬웠고 평생 먹고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일 거야.
- 학업을 그만두고 창업을 해서 성공한 대표적인 인물로는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마크 저커버그 등이 있지.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대학에서 본과를 마치고 스탠퍼드 대학교 박사과정에 입학했다가 중간에 그만두었단다. 그러니 그들은 박사학위를 받지 못한 것뿐이지 학업을 중단하고 창업을 했다고 말하기는 힘들어. 그들보다 훨씬 선배인 제리 양과 데이비드 필로도 마찬가지로 박사학위를 받지는 못했지만 교육수준은 꽤 높은 편이란다. 빌 게이츠와 마크 저커버그도 크게 다르지는 않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에 관해 두 가지를 간과하고 있어. 첫 번째는 두 사람 모두 아무나 들어가기 힘든 하버드대학교에 입학했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두 사람 모두 돈을 벌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을 찾은 다음에 학교 를 그만두었다는 거야. 절대 학교를 그만 둔 다음에 창업을 시작한 것이 아니란다. 빌 게이츠는 학교를 그만두고 나서도 학업과 일을 병행하며 학위를 받기 위해 노력했어.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일이 너무 바빠지면서 할 수 없이 포기해야 했지. 마크 저커버그도 비슷했어. 그 는 원래 여름 방학에만 일을 하고 개학을 하면 학교로 돌아갈 생각이었지만 숀 파커페이스북의 초대 사장의 제안에 따라 실리콘밸리로 가게 되면서 학업을 병행할 수 없었을 뿐이야. 다시 말해 빌 게이츠와 마크 저커 버그는 창업에 성공한 이후 학업을 그만둔 것이지 많은 사람들이 생각 하는 것처럼 학업을 그만두고 창업을 한 것이 아니란다.
- 구글은 창립 초기에 회사의 모든 내부 정보를 직원들과 공유하는 동시에 기밀 유지를 요구했어. 직원들이 1,000명 가까이 늘어났을 때 에도 내부적으로 공개된 정보가 외부에 새어나가는 일은 없었어. 이것은 회사에서 기밀 누설을 강력히 규제했기 때문이 아니라 모든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기밀 유지에 대한 책임을 다했기 때문이야. 이렇게 책임감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으니 회사의 규모는 작아도 큰 경쟁력을 키 울 수 있었던 거야. 반면 직원을 뽑을 때 능력만 보고 인성을 중시하지 않는 회사들은 수익이 늘어나기 시작하면 직원의 수와 상관없이 내부 적으로 갈등과 분열이 끊이지 않는단다. 회사뿐만 아니라 사람도 역시 능력보다 인성이 훨씬 중요해. 이 사실 만큼은 너희가 평생 잊지 않기를 바란다. 능력이 조금 부족하면 계속 노력하면 돼. 하지만 인성이 부족한 사람이 한번 잘못된 길로 들어서면 평생 돌이킬 수 없게 된단다.
- 가난은 사람을 의기소침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반대로 더욱 분발하게 만들기도 해. 아빠는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려서부터 공부를 열심히 했단다. 가난이 동력이었던 셈이지. 가난한 것도 나름대로 좋은 점이 있었어. 그건 바로 공부 외에는 신경 쓸 것이 없었다는 거야. 요즘 아이들처럼 관심가 질 일이나 물건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오로지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었 어. 덕분에 학업 문제는 늘 순조로운 편이었단다. 어른이 되고 가난에 서 벗어나 풍족한 생활을 누리게 되었을 때도 절대 긴장을 늦추지 않았어. 다시 가난한 생활로 돌아가게 될까 두려웠던 거야. 그래서 남들처럼 과감한 투자 같은 건 생각조차 하지 않았단다.
- 앞으로 살면서 수많은 '가난' 과 마주하게 될 거야. 이럴 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면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거란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30대에 접어들면 노력하기를 멈춰 버리곤 해.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노력하는 사람은 아주 소수란다. 자신의 가난을 과감히 인정하고 다른 사람들의 비웃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만이 인생의 진정한 부를 얻을 수 있는 법이야. 어떤 일이든 처음부터 그 일을 완벽하게 하는 사람은 없어. 서투르고 실수하면 남들의 비웃음도 피할 수 없는 법이지. 다른 사람들이 너의 부족함을 인정해 주기를 기대하지 말거라. 네가 열심히 노력해서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만이 난관을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길이란다. 부디 인생의 수많은 시련과 결핍이 너의 동력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 미국의 은행가 J.P. 모건은 '작은 돈을 흘러가도록 놔두면 절대 큰돈을 붙잡아두지 못한다' 고 말했어. 나중에 큰돈을 벌고 싶다면 지금 작은 돈부터 모으기 시작해야 하는 거야. 이 세상에 당연히 주어지는 것은 없어. 모두 상응하는 노동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지. 할머니, 외할머니가 주시는 용돈도 두 분이 일을 해서 번 돈이라는 걸 명심하렴. 네가 앞으로 돈을 많이 벌고 풍족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그만큼 더 많이 노력해야 하는 거야.
- 언젠가 하버드·예일 대학교 교수님들과 각계에서 비교적 큰 성공을 거둔 졸업생들이 모여 최고의 대학을 다니는 의미가 무엇인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단다. 그들의 대답은 대부분 비슷했어. 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일을 하기 위해서라고 했지. 그들은 결코 돈을 얼마나 벌 수 있냐에 의미를 두지 않았어. 아마 매달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겨우 맞춰가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러한 이치가 공허하게 들릴 수도 있어. 밥도 모자란 사람에게 왜 고깃국을 먹지 않냐고 묻는 것처럼 황당한 이야기라고 생각할지도 몰라. 하지만 당장 의식주 걱정 없이 살 수 있다면, 젊어서부터 돈에 대해 어느 정도 초연한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어. 돈이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말하면 물질의 매개체이지 물질 그 자체는 아니야.
- 대학을 다니는 동안 여러 친구들을 사귀는 것이 좋은 또 다른 이유는 이때 사귄 친구들에게는 설령 뒤통수를 맞는 일이 있더라도 손실이 크지 않기 때문이야. 하지만 사회에 나가 일을 할 때 친구를 한번 잘못 사귀면 엄청난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단다. 그러니 그런 시행착오는 사회에 나가기 전에 가급적 미리 겪어보기를 바란다. 관계에 있어서는 크고 작은 상처를 겪으면서 예 방법을 깨닫는 수밖에 없어. 아빠 같은 경우 사람의 본색을 알아차리는데 별로 소질이 없어서 나만의 ‘손실제한방법’을 사용한단다. 아빤 기본적으로 사람은 누구나 정직하고 선량하며 진실하다고 믿어.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믿음을 저버린 사람에게는 두 번 다시 기회를 주지 않는단다. 사업을 할 때 한번 손실을 입고 나면 곧장 손실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과 마찬가지지. 그러면 어쩌다 손해를 입을 수 는 있지만, 반복되는 일은 없단다. 이것은 중국의 현명한 정치가였던 증국번會國籍의 방법을 따른 거란다. 그는 방탕한 생활을 하는 친척이 있으면 절대 왕래하지 않았다고 해.
- 사람은 태어나면 줄곧 죽음을 향해 걸어간다. 모든 사람이 줄지어 천천히 걸어가고 그 길의 끝에는 인생의 종점이 있다. 이런 장면은 사람을 한없이 침울하게 만든다. 그런데 그때 몇몇 남녀가 말한다. 기왕 모두가 앞으로 가는 길이라면 중간에 함께 이야기도 나누고 놀이도 하면서 즐기며 가자고 말이다. 사람들은 모두 그들의 말에 공감했고 그때부터 줄지어 걸어가는 무리에는 환성과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 저우궈핑은 인생을 한번 떠나면 돌아올 수 없는 여정이라 여겼어. 그리고 이 과정에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것은 남녀 간의 연애와 사랑 그리고 결혼이라고 생각했지. 사랑이 없으면 삶은 그저 죽음을 향해 걸어가는 침울하고 적막한 여정이 될 거야. 사랑을 하는 사람들은 더 이상 죽음을 향해 혼자 걸어가는 것이 아니라 뜨거운 생명을 부여 받은 존재가 되는 거지.
- 사람들은 흔히 자신이 더 많은 이야기를 하면 상대방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 을 거라 생각해. 그러나 불필요한 말이 너무 많으면 상대방은 네가 무 슨 말을 하려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게 되고, 그러면 소통의 효과는 제로가 되는 거야. 더욱이 소통을 할 때 쓸데없는 잡음이 섞이면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오해가 생기기도 해. 효과적인 소통은 상대방이 누구인지 확실히 인지하고 한두 마디의 핵심으로 내 생각을 전달하는 거야. 이번에는 인텔 창업자 로버트 노이스가 적절한 사례가 될 수 있을 것 같구나. 60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대부분 반도체가 무엇인지 잘 몰랐어. 로버트 노이스는 1957년에 반도체 생산을 위한 투자를 받기 위해 셔면 페어차일드를 설득해야 했어. 페어차일드는 과학기술 업계에 오랫동안 몸담았음에도 도체와 반도체의 차이가 무엇인지, 반도체로 만든 트랜지스터가 어디에 쓰이는지 잘 이해하지 못했어. 노이스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고 페어차일드는 곧장 그의 설명을 이해할 수 있었단다.
"모래와 금속 회로의 기본 물질은 앞으로 트랜지스터 재료의 원가를 0에 가깝게 낮출 것입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경쟁은 제조 공법에 달 린 셈이죠. 페어차일드가 투자한다면 당신은 이 경쟁의 승리자가 될 것입니다. 저렴한 트랜지스터는 전자 제품의 원가를 크게 낮춰 수리보다 제조가 더 저렴해지도록 만들 테니까요."
노이스는 앞으로 다가올 정보화 시대의 상업적 특징을 간단히 잘 설 명했어. 그는 돈이 되는 것은 재료가 아니라 위에서 설명한 지적 부가가 치라고 강조했지. 페어차일드는 노이스의 말을 이해하고 투자를 결정 했단다. 훗날 페어차일드는 62세라는 고령에 벤처 투자를 하게 된 이 유에 대해 노이스가 설명한 트랜지스터의 앞날에 감동을 받았기 때문 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어.
- 이러한 예들을 종합해 보면 새로운 결론을 내릴 수 있어. 즉 어떤 말 을 전달할 때는 상대방을 잘 살펴봐야 한다는 거야. 똑같은 내용을 전달하더라도 사람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으로 말해야 할 때가 있어. 아빠는 강연을 부탁받을 때마다 청중이 누구인지 먼저 물어봐. 그들이 어떠한 지식배경을 갖고 있는지 파악한 다음, 그들이 알아듣기 쉬운 방식으로 설명한단다. 또한 소통을 할 때 중요한 건 자신이 옳은지 틀렸는지를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소통의 목적을 달성하는 거야. 말을 잘하는 사람은 대화 가 끝나면 자신의 관점을 충분히 설명했고 상대방도 문제없이 받아들였을 거라고 생각하곤 해. 하지만 상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단다. 오히려 유려한 말솜씨에 자신이 속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괜히 반발심을 갖기도 하지. 이러한 소통은 겉으로 봤을 때는 성공적으로 보이지만 사실 철저히 실패했다고 볼 수 있어. 소통을 할 때는 확실한 사실이 화려한 언변보다 훨씬 중요하단다. 오늘 했던 이야기를 정리하자면,
첫째, 효과적으로 소통하려면 상대방이 누구인지 제대로 파악해. 내가 말을 끝냈다고 해서 의미를 제대로 전달했다고 생각하면 안 돼.
둘째, 상대방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소통해야 해. 절대 자신의 지식을 내세우기 위해 간단한 내용을 어렵게 만들어서는 안 돼.
셋째, 소통은 간결해야 하고, 이를 위해 사람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이야기를 해야 해.
넷째, 조리 있게 설명하는 것이 반드시 효과적인 소통을 의미하지는않아. 소통의 목적은 상대방이 자신의 생각을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지 상대방의 말문을 막는 것이 아니야.
- 누군가 부탁을 할 때, 분별하여 처리하는 법
· 내 능력이 부족해 도움을 줄 수 없을 때는 곧바로 완곡히 거절한다.
· 도와줄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도와주고 싶지 않을 때 역시 바로 거절한다. · 어려운 상황이지만 돕고 싶고 도울 능력도 될 때는 곧바로 승낙하고 최선
을 다해 도와준다.
· 도와주고 싶어도 도와줄 능력이 될지 안 될지 가늠할 수 없을 때는 섣불리 승낙하지 말고 자신의 상황을 상대방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 신은 바보 같은 사람을 더 좋아한다는 말을 아빠에게 자주 들었을거야. 너도 알다시피 아빠는 평소에 일처리를 조금 바보같이 할 때가 있어. 며칠 전에는 낮에 우편으로 부쳤어야 할 세금계산서를 깜박하고만 거야. 사실 다음 날 출근하는 길에 우체국에 들러 보냈어도 될 일이었지만 나는 그 일을 처리하기 위해 저녁에 한 시간이나 차를 운전해 우체국에 다녀왔단다. 너는 휴대폰 알림 기능을 설정해놓고 우체국을 지나가는 길에 보내면 되지 않냐고 물었지. 그러나 지금까지 아빠의 경험에 의하면 다른 일을 하는 김에 겸사겸사 처리한 일은 실수가 많기 마련이야. 어떤 일은 사소한 실수가 엄청난 손실로 이어지기도 해. 그래서 미련하고 바보 같아도 확실한 방법을 택하는 거야. 이것이 바로 내가 일을 할 때 지키는 원칙이란다.
-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철저히 준비하고 심사숙고하는 것이 맞아. 하지만 일단 하기로 마음먹은 일이라면 망설이거나 주저함이 없어야해, 많은 일을 달성하고 나서 돌이켜보면 사실 그 일을 시작할 당시의 성공확률은 5% 정도거나 더 낮단다. 그러니 만약 어떤 일을 하기 전에 성공확률을 따진다면 어떤 일도 시작할 수 없어. 노력하면 그래도 희망이 있지만 포기해버리면 희망은 영원히 사라진단다.
-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리더십을 교육하는 방식은 아주 인상적이었어. 아빠 역시 돌이켜 생각해 보니 어떤 기관에서는 리더십을 기르려면 먼저 복종하는 법을 알아야 했어. 복종하는 법을 배우 는 것이 왜 중요할까? 제멋대로이고 다른 사람의 말에 복종하기 싫어하는 사람은 뛰어난 인재가 될 수는 있어도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하기 는 어려워. 너도 잘 알다시피 오늘날에는 누구도 남의 도움 없이 혼자 서 큰일을 해낼 수 없단다. 복종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네게 다른 사람들을 관리하는 권한이 주어지고 그 사람들에게 어떤 임 무를 맡길 때 네 의도를 잘 전달하고 시행하기 위해서야. 다른 사람의 명령에 복종해본 적이 없는 사람은 그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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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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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라는 물음은 주로 진로를 정하지 못해 방황하는 젊은이들이 끌어안고 있는 고민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제2의 인생을 설계해야 하는 50대 이후 세 대가 진지하게 되물어야 하는 고민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렇다면 우리는 50세 이후 어떻게 살아야 할까? 무엇을 중시하고,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야 할까? 많은 사람이 “나이가들수록 돈이 가장 중요하다”, “누구에게도 재산을 물려주지 말고 손에 꼭 쥐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경제력은 인생 후반기 삶의 질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과연도이 전부일까? 돈만 있으면 행복할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어떻게 살 때 행복을 느끼는 사람인가' 가치관을 재확인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돈이 많다고 반드시 행복한 것도 아니고 그저 오래 산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그동안 우리는 돈을 좇느라 정작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무얼 하고 싶은지 생각할 겨를 없이 바쁘게 살아왔다. 이제라도, 남은 인생 절반이라도 나를 돌보며, 나를 위해 살아야 하지 않을까.
- 많은 사람이 나이 드는 일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세월에서멀어져 가능하면 젊게 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50대가 되어 좋은 점도 분명 존재한다. 어쩌면 생각보다 많은 장점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50대가 되면 더 이상 비교하고 경쟁하는 데서 행복을 찾지 않는다.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얼마든지 행복 해질 수 있는 영역으로 들어선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중심이 되어 진정한 인생의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시기는 분명 이제부 터 시작일지 모른다.
- 50세라는 인생의 전환점에서 다시금 자신을 돌아보고 궤도를 수정하는 일은 하프타임 때 새로운 전략을 세우는 것과 비슷하다. 지금까지 상당히 순조롭게 살아온 사람도, 줄곧 인생이 꼬이기만 했던 사람도 이미 끝난 전반전에 얽매이지 말고 이제부터 새로 마주할 후반전에 대비해 마음을 다잡고 자세를 전환해야 한다. 하프타임인 50세에 우리는 인생을 리셋할 수 있다. 리셋이라고 해서 모든 것을 뒤바꿔 전혀 새로운 삶을 시작하라는 말이 아니다.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과 성과,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관을 버무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를 다시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젊은 시절과 비교하면 체력이 약해지고 활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체력과 활력 대신 유연한 대응력, 깊은 사고력, 냉철한 판단력, 사물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얻은 것 또한 사실이다. 따라서 자신을 재수정하는 작업은 세월을 거치며 획득해온 이런 자질을 새로 발견하고 재확인하는 일이기도 하다.
- 설렘을 불러일으키는 일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은 인생이 언 제나 다양한 즐거움으로 채색될 것이다. '다 큰 어른이 뭐하는 거냐', '이런 데 돈 낭비하지 마라', '한심하다'라는 주변의 평 가에는 더 이상 귀 기울이지 않기로 하자. '나이 50이면, 중년이면 이렇게 행동해야 한다'는 외부의 기준에 나를 맞추며 내가 좋아하는 삶을 포기하지 말자. 지금까지도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는가. 이제부터는 정말로 내가 만족하는 삶, 내가 즐거
운 삶을 가장 앞자리에 놓아두자. 행복을 느끼기 쉬운, 다시 말 해 행복을 느끼는 감수성이 높은 인생이란 얼마나 멋진가!
- 공자는 "마흔이 되면 흔들림이 없고(불혹(不惑), 50이 되면 하늘의 뜻을 안다(지천명(知天命)”고 말했다. 흔들리지 않는다. 는 말에는 이제 타인과 비교해 마음이 흔들리는 일은 없다는 뜻도 내포되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이 50이 되면 천명을, 즉 하늘의 뜻을 자각한다. 남과 비교하고 부러워하거나 시기하는 감정이 반드시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다. 그런 감정이 '좋아! 나도 할 수 있어!' 하고 의욕에 불을 지펴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기도 한다. 그러 나 40대가 넘으면 타인과 경쟁하며 사는 것이, 그렇게 늘 쫓기듯 사는 것이 과연 행복한 일일까 의문이 생기는 것 또한 사실이다. 앞으로 남은 인생 후반을 어떻게 살 것인가. 즉 무엇을 추구하며 살고 싶은가. 자신이 목표로 삼을 일의 범위가 점차 좁아지고 마음의 중심이 잡히면서 삶이 점점 안정되고 편안해 진다. '너는 너, 나는 나'라는 마음이 강해져 질투심도 흔적을 감춘다.
-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제 머리 좋은 사람들이 벌이는 경쟁에 참가하지 않아도 된다. 이 경쟁에 참가하는 건 돈과 권력을 좇는 욕망만큼 나쁘고 두려운 형태의 노예제라고 줄곧 생각해왔다.”
아인슈타인은 명성에 얽힌 경쟁을 좋아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제 더 이상 경쟁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데 안도했다고 쓰여 있다. 경쟁이라는 치열한 무대 위에서 내려오면 홀가분하지 않을까. 무대 아래에는 더 평온하고 행복하고 풍요로운 세계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 40대까지는 '속도'를 중시하는 일이 많았다. 무슨 일이든 빨리 빨리 끝내고, 남들보다 빨리 성공하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이제는 슬슬 속도를 줄이고 시간에 쫓기는 감각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이 은은히 흐르는 분위기 좋은 카페에 앉아 느긋하게 차나 커피를 마셔보자.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SNS만 들여다볼 게 아니라 책을 읽기도 하고, 바삐 길을 오 가는 사람을, 계절에 따라 변하는 주변 풍경을 눈에 담아보는 것이다. 집 안 혹은 자신만의 공간에 혼자 틀어박혀 있지 말고 말소리가 적당히 들리고 사람들의 움직임도 시야에 들어오는 곳으 로 나가보자. '나'라는 개인의 존재를 강하게 의식하는 데는 그편이 훨씬 좋다. 여행을 하더라도 여기저기 바쁘게 돌아다니는 메뚜기 여행 대신 여유롭게 그 지역을 천천히 돌아보고 풍경을 느끼는 달팽이 여행을 해보라. 책을 읽을 때도 빨리빨리 읽으며 필요한 정보만 쏙쏙 뽑아내는 속독이 아닌, 천천히 내용을 음미하며 읽는 정독을 해보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자녀들이 다 자라 독립하거나 더 이상 내 손을 필요로 하지 않 게 되면 부모는 쓸쓸한 기분을 느낀다. 평생 몸 바쳐 일해왔던 직장에서도 정년퇴직하거나 임금피크제로 전환하면 자신의 위상이 달라졌다는 느낌에 일말의 허무감을 느낄 수 있다. 이 런 가운데 '내가 돌보지 않으면 안 돼' 라고 생각할 일이나 그런 대상이 있으면 의외로 자신을 매우 단단하게 지탱해주는 힘이 된다. 돌보는 일은 무언가에 에너지를 쏟는 활동이고 커다란 보람 을 가져다주는 행위다. 성가시지만 내버려 둘 수 없다', '이건 내가 아니면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으면 사람은 행복감을 느낀다. 따라서 인생 후반에는 그런 일이나 대상을 찾아야 한다.반려동물을 돌보며 살아가는 의욕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정원이나 텃밭을 가꾸면서 자신이 돌본 식물들이 싱싱하게 기운을 차리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모습을 보며 활기찬 에너지를 온몸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 태어나서 25세까지인 1기는 무언가를 잘하고 못하느냐에 따 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 공부를 잘하느냐, 운동을 잘하느냐, 노 래를 잘하느냐 등 개인이 가진 재능에 따라 여러 가지 일이 뜻 대로 되기도 하고 삐걱거리기도 한다. 25세부터 50세까지인 2기도 대체로 이와 비슷하다. 일을 잘 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관계를 잘 맺느냐 못 맺느냐에 따라 꿈을 이루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하고, 수입이 많아지기도 하고 적어지기도 한다. 그런 일들의 연속이다. 당신도 지난 시간 을 돌아보면 갖가지 억울하고 속상한 일들이 마구 떠오를 것 이다. 그렇지 않은가. 하지만 3기로 접어들면서부터는 타인과의 생존 경쟁에서 벗어나 살아갈 수 있다. 자신의 의지와 가치관에 따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설령 무언가를 썩 잘하지 못한다 해도,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해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라면 하면 된다.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마음껏 즐기면 그만 이다. 이런 자유를 얻을 수 있는 시기다. 3기를 충실하게 보내면 시간이 더 흐른 뒤 인생을 되돌아보았을 때 많은 일이 있었지만 뭐 대체로 좋은 삶이었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현재에 만족해야 그동안 자신이 걸어온 발자취 를 긍정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인생을 모두 그대로 온전히 받아 들일 수 있을때 비로소 진정한 행복이 찾아온다.
- 남은 인생을, 아니 인생 전체를 행복으로 물들일 수 있느냐 아니냐는 50세 이후 어떤 사고방식을 갖고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지금까지의 인생은 잘한다, 못한다를 기준으로 평가받는 일투성이였고 우리는 이런 사회 속에서 여러 가지 타협을 하며 살아왔다. 대부분의 사람이 조직의 일원이라면 이렇게 해야 해', '여기서 이겨내려면 이렇게 해야겠지?', '우리 가족이 행복하려면 이렇게 해야 해'라고 판단하며 상식에 맞춰 살아왔을 것이다. 물론 이런 삶이 잘못되었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그 역시 의미 있는 선택이었겠으나 앞으로는 진짜 자신'으로, '진짜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아가자는, 그렇게 살아도 된다는 뜻이다. 지금 까지 짊어지고 온 짐을 하나씩 내려놓고 홀가분해지자. 그리 고 자신의 의지대로, 생각대로 살아가자. 비상식적으로 살자는 말이 아니다. 사회의 통념이나 상식이 라고 기정사실화된 기준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틀 안에 가둬놓 고 살기를 그만하자는 의미다. 물론 앞으로도 사회의 일원으 로 살아가야 하므로 당연히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가족을 생각해야 한다. 다만 내 뜻과는 다르지만 조직을 위해, 가족을 위해 마지못해 하지 말고 내 마음이 원하는 일을 하자는 것이 다. 그 일을 하고 싶어서 견딜 수 없기에 한다는 방향으로 생각을 전환해보자
- '진정한 나'로 거듭나려면,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자신을 가두고 있는 틀을 벗어버리는 것이 중 요하다. 50세부터는 다양한 관념과 감정에 사로잡혀 있는 의 식을 하나씩 정리해야 한다. 주위의 평판과 체면이라는 허울 뒤에 숨는 비겁함, 과거의 영광 혹은 손안에 쥐고 있는 권익 을 향한 집착, 남을 원망하고 시기하는 어두운 감정, 이런 부정적인 사고와 감정을 과감하게 잘라버리려는 태도를 갖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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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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