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흑역사

역사 2020. 6. 21. 14:04

- 인류가 아무리 눈부시게 발전하고 아무리 많은 난관을 극복했다. 해도, 파국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역사 속에서 예를 찾아보자. 9세 기 북유럽의 장수였던 '천하장사 시구르드’는 적장 뻐드렁니 마엘 브릭테의 목을 베어 말안장에 매달고 의기양양하게 귀환했다. 그러나 마엘 브릭테의 뻐드렁니가 말 타고 달리던 시구르드의 다 리를 계속 긁었고, 그 상처의 감염으로 시구르드는 며칠 만에 죽고 만다. 천하장사 시구르드는 자기가 이미 죽인 적에 의해 죽임을 당한 불 명예스런 주인공으로 전쟁사에 길이 남았다. 이 이야기의 교훈은 두 가진다. 첫째 자만은 금물이다. 둘째, 적의 치아 위생에 유의하자. 이 정도일 것이다. 이 책의 중심 주제는 자만과 그로 인한 파멸이니, 옛사람들의 구강 위생에 더 관심 있는 독자에게는 양해를 구한다.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간다면, 두 사람이 맞붙은 것은 다른 게 아니라 시구르드가 마엘 브릭테에게 각자 병사 40명씩 데리고 싸우자고 도전했기 때 문이다. 도전을 수락한 마엘 브릭테 앞에, 시구르드는 병사 80명을 데리고 나타났다. 그러니 이 이야기의 또 한 가지 교훈은 철저하게 나쁜 놈은 되지 말자라고도 할 수 있겠다. 흥미롭게도 이 또한 이 책에서 반복되는 주제이 기도 하다.
- 우리 머리는 교향곡을 작곡하고 도시를 계획하고, 상대성이론을 생각해내지만, 가게에서 포테이토칩 하나를 살 때도 무슨 종류를 살지 족히 5분은 고민해야 기우 결정할 수 있다.
- 진화라는 과정은 영리함과 거리가 멀다. 멍청 할 뿐 아니라 아주 고집스럽게 멍청하다. 진화의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래저래 죽을 수 있는 수천 가지 시나리오를 피하고 유전자가 다음 세대로 잘 넘어갈 때까지만 죽지 않고 사는 것, 그것 뿐이다. 그렇게만 되면 성공이다. 안 되면 어쩔 수 없고, 다시 말해 진화는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다. 지금 당장' 이익이 되는 특성 은 무조건 선택된다. 그 결과 훗날 9대손쯤에서 너무 구닥다리 특성으로 고생하지 않을지 하는 것은 안중에도 없다. 미래를 내다보고 반영한다든지 하는 것도 물론 전혀 없다. 이를테면 “아, 이 특성은 지금은 좀 거추장스러워도 100만 년 후에는 후손들한테 진짜 유용 하겠군. 좋아, 선택하자”, 그런 경우는 없다. 진화의 원리는 앞을 내다보는 것이 아니다. 그냥 먹을 것과 짝짓기에 굶주린 개체들을 인 정사정없는 세상에 무진장 많이 풀어놓고 누가 제일 덜 망하나 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 뇌는 최고의 사고 기계를 목표로 세심하게 설계한 결과물이 아니라, 그저 요령과 땜질과 편법을 덕지덕지 모아놓은 것 에 불과하다. 그 모든 것은 예컨대 우리의 먼 조상이 먹을 것을 찾는 데 2퍼센트 더 유리했거나, 아니면 '앗, 조심해, 사자야!'라는 개념 을 전달하는 데 3퍼센트 더 유리했기에 선택된 요령들이다.
- 기준점 휴리스틱이란 뭔가를 결정할 때, 특히 사전 정보가 부족할 수록 제일 처음 얻은 정보에 따라 결정이 크게 좌우되는 것을 가리킨다.
- 한편 가용성 휴리스틱은, 우리가 모든 정보를 신중히 따지기보다. 는 무엇이든 제일 쉽게 떠오르는 정보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는 가장 최근의 사건이라든지 더 극적이고 기억에 남는 사실을 기준으로 세계를 바라보려는 엄청난 편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현실을 더 정확히 반영할 만한 평범하고 시시한 정보는 그냥 흘려보낸다는 것이다. 그래서 끔찍한 범죄를 보도하는 자극적인 뉴스를 보고 나면 범죄율이 실제보다 높다고 생각하게 되는 반면, 범죄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무미건조한 뉴스는 봐도 생각이 잘 바뀌지 않는다. 이는 (더 찾고 상대적으로 덜 충격적인) 자동차 사고보다 (드물고 더 충격적인) 비행기사고를 무서워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대중도 정치인도 테러라고 하면 즉각적, 반사적으로 반응하지만, 훨씬 더 치 명적이면서 동시에 평범한 위험 요소는 뒷전으로 취급하는 이유다. 2007년에서 2017년까지 10년 동안 미국에서는 테러보다 잔디 깎는 기계 때문에 죽은 사람이 더 많지만, 아직까지 미국 정부가 '잔디 깎는 기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 기준점 휴리스틱과 가용성 휴리스틱을 함께 쓰면 위급한 순간에 신속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라든가 일상생활에서 소소한 결정을 내리는 데는 아주 효과적이다. 하지만 현대사회의 복잡한 특성을 다 고려해 좀 현명한 결정을 내릴라치면 이 두 휴리스틱이 골칫거리가 된다. 우리 뇌는 가장 먼저 들은 것이나 가장 빨리 머리에 떠오르는 것에 자꾸 이끌리면서 늘 안전지대에 머무르려고 하기 때문이다.
- ‘더닝 크루거 효과'라고 하는 유명한 인지 편향 현상이 있는데, 이 책을 대표하는 이론으로 삼아도 될 듯하다. 이는 심리학자 데이비 드 더닝과 저스틴 크루거가 무능에 대한 무지Unskilled and Unaware of It」라는 논문에서 제안한 효과로, 우리가 살면서 익히 알던 현상을 입증한 것이다. 즉, 어떤 일을 잘하는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 가하는 경향이 있고, 잘 못하는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엄청나게 과 대평가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결점을 말 그대로 잘 모르니, 그 결점이 얼마나 심각한지도 당연히 모른다. 그래서 마냥 낙관하고 과신하다가 사고를 치고 일을 그르치기를 끝없이 반복한다(이 책을 읽다 보면 알겠지만, 우리 뇌가 저지르는 온갖 실수 중에서도 ‘과신’과 ‘낙관'이야말로 가장 위험하다.
- 우리는 군중에 편승하려는 욕구 때문에 각종 유행과 열풍과 광풍에 까딱하면 휩쓸린다. 한 사회 전체가 이성을 내동댕이치고 광란의 집착에 일시적으로 휘몰리는 것이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형태가 있을 수 있다. 순수하게 신체적인 형태로는 중세에 약 700년에 걸쳐 주기적으로 유럽을 덮쳤던 불가해한 춤바람, '무도 광'을 예로 들 수 있다. 갑자기 춤을 추고 싶은 강렬한 충동이 수십 만 명에게 전염병처럼 확산된 현상으로, 춤추다가 탈진해 죽는 사람 들까지 있었다. 돈과 관련된 형태도 많았다. 군중 편승 욕구와 일확천금 기회라면 믿고 보는 습성이 돈 욕심과 결합해 벌어진 일들이다. 이렇게 해서 생겨나는 것이 실제 가치보다 평가 가치가 훨씬 높아지는 금융 거품 이다. 본래 가치가 높지 않은 대상이라 해도 남들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돈을 벌 수 있으니 너도나도 투자한다. 물론 거품은 꺼 지기 마련이고, 많은 사람이 큰돈을 잃고 경제 전체가 몰락해버리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집단적 공황이라는 형태도 있다. 그 시발점은 주로 우리의 공포를 조장하는 헛소문이다. 전 세계 어느 문화권에서건 역사적으로 마녀사냥 비슷한 광풍이 꼭 벌어졌다(유럽에서는 16세기에 서 18세기까지 벌어진 마녀사냥에 약 5만 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 인간은 발길 닿는 곳마다 엉망으로 만들어놓는 존재다
- 농경이 지속된 것은 농경으로 모든 이들의 삶이 더 나아졌기 때문이 아니라, 농경사회가 이전 사회 보다 생존 경쟁에서 유리했기 때문이다. 즉, 농경사회는 자손 번식 속도가 빠른 데다가(농경은 더 많은 사람을 먹일 수 있고, 한곳에 머물러 살면 아이가 걸음마를 하기 전에 다음 아이를 또 낳을 수 있다), 집단적으 로 점점 더 넓은 땅을 차지하면서 농사짓지 않는 이들을 다 밀어내 게 된다. '농경은 끔찍한 실수였다' 설의 지지자인 저술가 재러드 다 이아몬드가 1987년 「디스커버」에 쓴 표현을 빌면, 인구 제한이냐 식량 증산이냐, 라는 선택의 기로에서 우리는 후자를 선택했고, 그 결과 기아, 전쟁, 폭정을 떠안았다. 한마디로 우리는 질보다 양을 선 택한 것이다. 역시 인간답다. 세상이 이 꼴이 된 게 '다 농경 때문이다!'라고 막연히 사방에 손 가락질을 하고 싶지만, 농경의 시작은 그 밖에도 더 직접적이고 스 펙터클한 각종 참사를 빚어냈다. 농경에 착수하면서 인간은 주변 환 경을 마음대로 바꾸기 시작했으니, 농사라는 게 그런 것일 수밖에 없다. 식물을 가져다가 본래 있을 곳이 아닌 어디 다른 곳에 꽂는 것 아닌가. 그러면서 주변 풍광을 변화시키게 된다. 필요 없는 것은 없 애고, 그 자리에 필요한 것을 더 채워넣으려고 궁리하게 된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인간이란 그런 일이 낳을 여파를 잘 따져볼 줄 모른다는 게 확실하다.
- 라파누이인들은 운이 나빴던 데다가 바보짓을 벌여 자멸하고 만 것. 일단 운이 나빴던 것이 라파누이섬은 지리적, 생태적으로 삼림 파괴에 유달리 취약했다. 재러드 다이아몬드(앞서 등장했던 '농업은 인류 최악의 실수' 설의 주창자)가 라파누이 문명을 집중 조명한 저서 『문명의 붕괴 Collapse』에서 설명하듯, 이스터섬은 폴리네시아 지역 의 다른 섬들에 비해 후미진 곳에 위치한 데다가 좁고 평탄한 지형 에 춥고 건조한 기후였다. 한마디로 나무를 베면 자연적으로 보충되 기 힘든 조건이었던 것이다.
- 그리고 바보짓을 했던 것이, 라파누이인들은 더 좋은 집을 짓고 더 좋은 카누를 만들고 석상을 운반하는 설비를 더 좋게 개선하려고 열을 올린 나머지 나무를 계속 베어내기만 하고 나무가 다시 자라나지 않으리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별안간 나무가 한 그루도 남지 않게 된 것이다. 전형적인 공유지의 비극' 이었다. 나무 한 그루를 벤 한 사람은 잘못이 없었을지라도, 결국 모든 사람의 잘 못으로 상황은 회복 불능이 되어버렸다. 숲이 사라지자 라파누이 사회는 막심한 타격을 입었다. 나무가 없 으니 고기잡이할 카누도 만들 수 없었고, 토양이 비바람에 깎여나가 황폐해지면서 산사태가 일어나 마을이 파묻혔으며, 추운 겨울을 나 려니 그나마 남은 초목마저 긁어모아 불을 때야 했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날로 희소해지는 자원을 놓고 집단 간에 경쟁이 거세졌다. 이는 비극적이면서도 묘하게 익숙한 수순으로 이어진 듯하다. 절박한 인간은 사회적 지위를 갈망하거나 사기충천이 필요하거나 자신이 큰 실수를 하지 않았다는 위안이 필요할 때, 왕왕 그 러는 습성이 있으니까. 즉, 그들은 하던 일을 계속했다. 오히려 더 강 하게 밀어붙였다. 라파누이인들은 점점 더 큰 석상을 만드는 데 사 활을 건 것으로 보인다. 왜 그랬느냐고? 그러게 말이다. 인간이란 해 결이 난망해 보이는 문제에 부닥쳤을 때 원래 잘 그런다. 섬에서 최 후로 제작된 석상은 아예 채석장 밖으로 나가지도 못했다. 다른 석 상들도 놓일 자리까지 가다 말고 길가에 나뒹굴었다. 일이 갑자기 엎어진 것이다. 폴리네시아인들은 절대 필자나 독자보다 덜 똑똑한 사람들이 아 니었다. 미개하지도 않았고 환경에 무지하지도 않았다. 혹시라도 '와, 환경이 파탄날 위기에 처한 사람들이 문제를 외면하고 문제의 발단이 된 일을 더 벌였다니, 바보 아냐?' 하고 생각하는 독자가 있 다면....... 음, 주변을 좀 둘러보시죠? 실내 난방 온도 좀 적당히 맞추고 쓰레기 재활용도 좀 잘 하시고요. 『문명의 붕괴』에서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마지막 야자수를 벤 이스터섬 주민은 뭐라고 하면서 그 나무를 베었을 까?” 정말 좋은 질문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 이다. 아마 “인생 뭐 있나!” 정도가 아니었을까. 하지만 더 좋은 질문은 마지막에서 두 번째 나무나 마지막에서 세 번째, 네 번째 나무를 벤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면서 베었느냐가 아 닐까? 우리 인류사 전반을 예리하게 통찰해볼 때, 그 정답은 '내 문 제도 아닌데 뭐' 정도가 아닐까 추측해본다.
- 10억 마리의 천적이 갑자기 사라지자 중국의 메뚜기들은 매일매 일이 잔칫날이었다. 여기저기서 곡식을 조금씩 쪼아 먹는 참새와 달리 메뚜기 떼는 거대한 공포의 구름을 이루어 중국의 논밭을 통째로 싹쓸이했다. 1959년 마침내 전문가(참새 소탕 작전은 위험하다고 일찍 이 경고했던 조류학자 정줘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졌고, 공식 유해 동 물 명단에서 참새가 빠지고 대신 빈대가 들어갔다. 그러나 때는 이 미 늦었으니, 참새 10억 마리를 박멸하고 나서 '어, 이게 아니네, 취 소' 하고 다시 되돌릴 수는 없었다. 물론 1959년에서 1962년까지 중국을 덮친 대기근은 참새 소탕 뿐 아니라 여러 잘못된 결정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진 게 원인이 었다. 당의 주도에 따른 전통적 자급 농업에서 고부가가치 상품작물 재배로의 전환, 소련 생물학자 트로핌 리센코의 유사 과학 이론에 기반한 파괴적 농경 기법 도입, 농산물을 몰수해 지역사회 내에서의 소비를 막은 중앙정부의 정책 등이 모두 제각기 몫을 했다. 게다. 가 고위직이든 하위직이든 우수한 실적을 보고한 공무원들에게 포 상이 주어지다 보니 국가 지도자들은 모든 게 잘되고 있고 식량 수 급이 넉넉하다는 착각에 빠져 있었다. 그래서 홍수와 가뭄 등 기상 악조건이 몇 년간 이어지던 끝에 별안간 식량 비축분이 바닥나고 만 것이다. 그러나 참새 박멸과 그로 인한 메뚜기 떼의 창궐이 대재앙을 낳 은 주요 원인이었음은 분명하다. 당시 대기근으로 인한 사망자 수 는 적게는 1,500만 명에서 많게는 3,000만 명으로 추산된다. 무려 1,500만 명의 인간이 죽었는지 안 죽었는지조차 확실치 않다니 더 오싹해질 따름이다.이 참사가 남긴 교훈은 자명하다. 뒷일을 아주 확실하게 장담할 수 없다면 자연을 함부로 건드리지 말고, 장담할 수 있어도 웬만하 면 건드리지 말자. 앞으로라도 명심하면 좋겠지만......... 그럴 것 같지 않다. 2004년, 중국 정부는 사스SARS 바이러스 확산을 막고자 사향고양이에서 오소리까지 각종 포유동물을 집단 살처분하라고 명령했다. 역시 인간은 과거의 실수로부터 배우는 능력이 모자라는 것일까.
- 나서서 남에게 명령하길 좋아하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었다. 그것이 옳은 일인지는 의문이지만
- 절대 권력자들이 어마어마한 스케일로 막장짓을 벌이곤 했기 때문에 역사상 여러나라에서 그 폐단을 줄이고자 민주주의라는 것을 시도하곤 했다.
- `절대 권력자들이 이렇게 어마어마한 스케일로 막장짓을 벌이곤 했 기에, 역사상 여러 나라에서 그 폐단을 줄여보고자 이따금씩 '민주 주의'라는 것을 시도하곤 했다. 그리고 그 성패 여부는 다양했다. 민주주의가 처음 어디서 시도되었느냐 하는 것은 논란이 있다. 먼 옛날 소규모 사회에서도 틀림없이 다양한 형태로 집단적 의사 결정 을 내렸던 것으로 보인다. 또 2,500년 전 인도에도 민주주의에 근접 한 제도가 존재했다는 근거가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그와 비슷 한 시기인 기원전 508년, 그리스의 도시국가 아테네에서 민주정치를 처음으로 도입하고 법제화한 것으로 본다. 물론 민주주의의 주요 요건은 (요컨대 모든 시민이 정치에 참여할 권리, 시민이 마음에 들지 않는 정부를 교체할 권리 등) 누구까지를 '시민' 으로 보느냐의 문제와 직결된다. 역사를 통틀어 여러 나라에서 여성, 빈민, 소수민족 등 보잘것없는 약자들은 시민으로 보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권력을 아무한테나 줄 수야 없지 않았겠는가? 민주주의의 또 한 가지 문제는, 누구든 민주적 절차에 의해 권력 을 잡는 것은 좋아하지만 권력을 빼앗길 것 같으면 갑자기 영 달가 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계속 유지하는 데만도 참으로 엄청난 노력이 들어간다. 예컨대 로마에서는 민주주의가 전제정치로 퇴행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각종 묘책을 시도한 바 있다. 한 가지 방법은 행정과 군사를 모 두 관할하는 선출직 최고 통치자 집정관의 역할을 두 사람에게 나누어 맡기는 것이었다. 임기는 1년이었고, 두 사람이 한 달마다 번 갈아 주요 통치권을 행사했으며, 로마군 4개 군단을 한 사람이 2개 군단씩 맡아 지휘했다. 이는 어느 한 사람도 절대 권력을 손에 쥐지 못하게 하는 꽤 영리한 방법이었다. 그러나 4개 군단을 모두 전투에 투입해야 할 때는 이상적인 방법이 아니었다. 가령 기원전 216년 칸나이 전투 때가 그랬으니, 로마 군은 코끼리 애호가였다는 한니발 장군이 이끄는 카르타고군과 결 전을 벌여야 했다. 이 전투에서 두 집정관 루키우스 아이밀리우스 파울루스와 가이우스 테렌티우스 바로는 군 지휘권을 '하루마다' 번갈아 행사했다. 그런데 두 사람의 전술적 견해가 충돌한다는 게 문제였다. 하루는 신중한 파울루스가 지휘를 맡고, 또 하루는 과감 한 바로가 지휘를 맡았으니 말이다. 로마군을 전장으로 끌어들이고 자 했던 한니발은 바로가 지휘권을 잡을 때까지 그냥 하루를 기다렸 고, 간단히 뜻을 이룰 수 있었다. 전투는 로마군의 전멸에 가까운 참 패로 끝났다. 사실 로마는 이런 내분을 막기 위해 마련해둔 방책이 있었다. 비상시에 전권을 위임받는 '독재관'을 임명해두는 것. 독재관은 일단 임무를 완수하고 나면 바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어 있었다 (공교롭 게도 로마 원로원은 칸나이 전투 직전에 독재관이 쓰는 전술이 마음에 들지 않아 독재관을 해임해버렸다). 이 역시 원론적으로는 좋은 생각이었지 만, 절대 권력에다가 대군의 지휘권까지 손에 넣은 사람이 인간적으 로 순순히 자리에서 물러나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다. 독재관들 대다수는 별 탈 없이 물러났지만, 율리우스 카이사르라는 야망가가 '권력 맛을 보니 참 괜찮은데 불만 없으시면 제가 좀 갖고 있겠다'라고 했다. 카이사르의 끝은 결국 좋지 않았지만, 그의 후계 자들 역시 절대 권력을 맛보고는 절대 놓지 않으려 했으니, 로마 공 화국'은 금방 '로마 제국'으로 변해버렸다.
- 히틀러는 집단 학살광이라는 점 외에도 우리가 흔히 간과 하기 쉬운 일면이 있었다. 대중문화 속에서 히틀러는 오랫동안 조롱 거리로 묘사되어왔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나치의 조직은 무자비하 리만치 능률적이었으며 독재자 히틀러는 자기 일, 즉 독재에는 밤낮 으로 열심히 임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 히틀러는 무능하고 게으르고 병적으로 자기중심 주의적인 사람이었고 그의 정부는 완전히 코미디였다는 사실을 알 아둘 만하지 않을까. 사실 오히려 그 덕분에 그가 득세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다시 말해, 독일 지도층은 그를 시종일관 과소평가했다. 그가 총리가 되 기 전, 정적들은 그의 투박한 연설과 유치한 유세를 들어 그를 한낱 웃음거리로 치부했다. 어느 잡지에 따르면 그는 한심한 얼간이'였다. 또 어느 잡지는 그의 당이 '무능력자 집단'이며 '어중이떠중이 들 잔치를 과대평가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선거를 통해 나치가 독일 의회 최대 정당이 된 후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히틀러가 허세에 찬 바보이고 호구이니 똑똑한 사람들에게 쉽게 조종당하리라 생각했다. 당시 독일 총리 자리에서 밀려난 프란츠 폰 파펜은 권력을 되찾으려고 칼을 갈고 있었다. 그는 히틀러를 봉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하고 그와 함께 연립내각을 수립하기 위 한 논의에 들어갔다. 마침내 1933년 1월, 협상이 성공해 히틀러가 총리, 파펜이 부총리가 되고 내각은 파펜에 우호적인 보수 관료들로 채워졌다. 파펜은 승리를 확신했다. 자기에게 실수했다고 경고하는 지인에게 ‘그자는 우리 하수인'이라며 안심시켰다. 그리고 다른 지인에게는 두 달이면 히틀러는 구석에 몰려 찍소리 못 하게 될 것이 라고 자신했다. 그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두 달 만에 히틀러는 오히려 나라를 완전히 장악했고, 자신에게 초헌법적 권한과 대통령직에다 의회까지 통째로 넘겨주게 될 법을 통과시켜달라고 의회를 설득하고 있었다. 민주주의 국가가 순식간에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게 되었다. 독일의 지도적 인사들은 왜 그렇게 시종일관 히틀러를 얕잡아 보 았을까? 히틀러의 무능함을 제대로 짚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무능함도 히틀러의 야욕 앞에서는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실제 로 히틀러는 정부를 운영하는 능력이 형편없었다. 그의 공보 담당관 오토 디트리히는 훗날 회고록 『내가 알던 히틀러』에 이렇게 적기도 했다. “히틀러는 독일을 12년간 통치하면서 문명국가에서는 유례가 없을 만큼 정부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놓았다.”
- 히틀러는 문서 읽기를 질색했다. 보좌관들이 올린 문서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일이 잦았다. 부하들과는 정책을 의논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머리에 떠오르는 내용으로 일장 연설만 일방적으로 늘어놓았다. 말이 끝날 때까지 아무것도 못 하고 꼼짝없이 듣고 있어야 했으므로, 부하들에게는 공포의 시간이었다. 히틀러 정부는 늘 난장판이었다. 관료들은 자기가 뭘 해야 하는지 몰랐고, 누가 무슨 일을 맡고 있는지 잘 몰랐다. 히틀러는 어려운 결 정을 해달라고 하면 결정을 한없이 미뤘고, 결국 느낌대로 결정해버리기 일쑤였다. 그러니 측근들도 그가 뭘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통 알 수가 없었다. 그의 절친한 친구 에른스트 한프슈팅글은 훗날 회고록에 이렇게 적었다. “그는 어찌나 종잡을 수 없는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머리를 쥐어뜯었다.” 이렇다 보니 관료들은 나랏일 수행은 뒷전이고 종일 서로 갈라져 싸우고 헐뜯기에 바빴고, 그날그날 히틀러의 기분 상태에 따라 어떻게든 그의 눈에 들거나 그의 눈을 피할 생각뿐이었다. 역사가들 사이에서는 이것이 히틀러가 매사를 제 뜻대로 하려고 일부러 수를 쓴 것이냐, 아니면 그냥 업무 지휘 능력이 형편없이 떨 어졌던 것이냐, 하는 논란이 좀 있다. 디트리히는 이것이 분열과 혼 돈을 조장하기 위한 계책이었다는 입장이다. 히틀러가 그 방면의 선수였던 건 맞다. 하지만 히틀러의 개인적인 습관을 볼 때, 그냥 일하기 싫어하는 자아도취증 환자에게 나라를 맡겨놓으니 그리 될 수밖 에 없었을 것이라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 히틀러는 엄청나게 게을렀다. 그의 보좌관 프리츠 비데만에 따르 면, 그는 베를린에 있을 때도 11시가 넘어서야 일어났고, 점심 전까 지 하는 일이라고는 신문에 실린 자기 기사를 읽는 것 정도가 고작 이었다(디트리히가 꼬박꼬박 기사 스크랩을 가져다주었다). 그래도 사람 들이 자꾸 자기에게 무언가를 하라고 하니까 베를린에 있기를 좋아 하지 않았다. 기회만 되면 집무실을 떠나 오버잘츠베르크의 개인 별 장에 갔고, 거기서는 당연히 일을 더 안 했다. 그곳에서는 아예 오후 2시까지 자기 방에서 나오지 않았고, 하는 일은 산책 아니면 새벽까 지 영화 보기가 거의 전부였다. 그는 대중매체와 유명인에 집착했으며, 그러한 시각으로 자기 자신을 종종 바라보았던 것 같다. 스스로를 가리켜 “유럽 최고의 배 우”라 하기도 했고, 한번은 친구에게 쓴 편지에 “내 인생은 세계사를 통틀어 최고의 소설이라고 생각하네”라고 했다. 그의 개인적 습관은 특이하거나 어린아이 같아 보이는 것이 많았다. 낮에는 꼭 낮 잠을 잤고, 저녁 식사 자리에서는 손톱을 물어뜯었다. 단 것을 엄청 나게 좋아해 “케이크를 엄청나게 많이 먹었으며 “찻잔에 설탕 덩어리를 어찌나 많이 집어 넣는지 차를 부을 공간이 거의 없을 정도” 였다. 자신의 무식함에 콤플렉스가 심했기에, 자기 선입견에 맞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거나, 다른 사람이 식견을 말할 때면 폭언을 퍼붓곤 했다. 누가 자기에게 반박하면 “호랑이처럼 격노했다”고 한다. “사 실을 말해줘도 자기 마음에 안 들면 화부터 내고 보는 사람에게 누 가 사실을 말할 수 있겠는가?”라고 비데만은 개탄했다. 히틀러는 남 들이 자기를 비웃는 것을 질색했지만, 남을 놀림감으로 삼는 것은 좋아했다(자기가 싫어하는 사람들의 흉내를 내며 조소하곤 했다). 그러 면서도 자기가 멸시하는 대상이 자기를 인정해주기를 갈망했으며, 신문에 자기를 칭찬하는 글이 실리면 기분이 금방 좋아지곤 했다.
- 역사상 최악으로 꼽히는 인재人災들은 대개 천재 악당의 소행이 아니다. 오히려 바보와 광인들 이 줄지어 등장해 이랬다저랬다 아무렇게나 일을 벌인 결과다. 그리 고 그 공범은 그들을 뜻대로 부릴 수 있으리라고 착각한, 자신감이 넘쳤던 사람들이다.
- 역사상 러시아를 대규모로 침공해 성공한 주인공은 몽골이 유일하다(당시는 러시아가 아니라 키예프 공국이었다.), 폴란드는 잠깐 성공해 모스크바를 몇 년간 점령하기까 지 했지만 결국 쫓겨났고, 스웨덴은 한 번 시도했다가 참패한 후 사 실상 스웨덴 제국 몰락의 길로 들어서는 엄청난 화를 입었다. 그러니 '러시아는 웬만하면 쳐들어가지 말자'라는 교훈을 새길 만하다. 두 사람 중에서는 나폴레옹이 히틀러보다 그나마 조금 더 합리적 인 이유에서 계획을 단행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우선 나폴레옹은 '나폴레옹의 실패'라는 참고 사례가 없었다. 휘하의 육군이 연전연승을 거두고 있었으니 승리를 자신할 만도 했다. 더군다나 유럽에서 러시아를 제외하고 아직 버티고 있는 유일한 적수 영국을 경제적으로 봉쇄하는 데 러시아가 협조하지 않는다고 보았으므로 차르 알렉산드르 1세에게 충분히 불만을 품을 만했다. 물론 무역 봉쇄에 협조 하지 않는다고 대국에 쳐들어간다는 것은 그리 현명한 생각이라고 보기 어렵다. 나폴레옹의 가장 큰 실수라면, 매사에 뜻을 관철하는 수단이 거의 전쟁으로 시작해 전쟁으로 끝났다는 점. 나폴레옹은 외 교와 협상에는 영 재주가 없었다. 나폴레옹은 누군가를 공격하긴 해야겠다고 일단 마음을 먹은 상태에서, 러시아가 그나마 영국처럼 섬은 아니니 만만하다고 생각했 을 것이다. 그리고 기후를 고려했을 때 러시아를 침공할 시간이 사실상 석 달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전략을 이렇게 짰다. '모스크바로 곧장 쳐들어가 그곳에서 러시아와 총력전을 벌인다. 러시아 군대는 귀족들이 부리는 용병 무리에 지나지 않으니 우리처럼 사기가 드높 고 전투력이 월등한 군대의 적수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계획이 아무리 그럴듯해도 적이 예상대로 나오지 않으면 실제로는 맞아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 계획도 그런 경우였 다. 러시아군은 예상과 달리 나폴레옹 군대의 진격에 별 저항을 하 지 않았다. 계속 후퇴를 거듭하면서 큰 전투를 가급적 피하고, 동시 에 초토화 전술로 프랑스군이 물자를 확보할 수 없도록 하면서 겨울 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나폴레옹이 러시아의 수에 말려들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빠져나오기엔 늦은 상황이었다. 이제 지칠대로 지친 프랑스군 앞에 놓인 운명은 이역만리에서 고국까지 다시 돌아가는 죽음의 행군뿐이었다. 나폴레옹의 철옹성은 균열이 가기 시작했고, 이로써 나폴레옹은 몰락의 길에 접어들었다. 1941년 히틀러도 똑같은 상황이었다. 히틀러도 섬나라인 영국 침 공의 어려움을 깨닫고, 대신 소련을 침공하되 여름이 지나가기 전에 신속히 해치워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물론 당시 히틀러는 소련 과 불가침조약을 맺고 있었지만, 자기는 나치이고 소련은 공산주의 자들이니 눈엣가시였을 것이다. 히틀러는 사실 나폴레옹의 전략을 연구했다. 그리고 같은 실수를 피하기 위한 묘책을 마련해두었다. 병력을 모조리 모스크바로 보내지 않고 셋으로 나누어 모스크바, 레닌그라드와 키예프를 공격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나폴레옹과 달리 겨울이 다가와도 바로 퇴각하지 않고 버티며 싸울 생각이었다. 결과적으로 그 두 선택 모두 파멸을 자초하고 말았다. 히틀러가 깨닫지 못한 사실은 나폴레옹 때와 전술이 조금 달랐다고 해도 결국 기본 작전은 똑같았다는 것이다(신속 과감하게 적을 치고, 큰 전투를 가뿐히 이기면, 적은 금방 무너진다는 것). 그러니 문제점도 똑같았다(적이 예상대로 행동하리라 철석같이 믿었고, 러시아 겨울의 위력을 여전히 무시함). 독일 수뇌부에는 이러한 문제점을 히틀러에게 지적해줄 수 있을 만한 참모들이 얼마든지 있었다. 그러나 히틀러는 반대하거나 회의 하는 낌새만 있으면 작전 내용을 참모들에게 꽁꽁 숨기거나 철저히 거짓말로 둘러댔다. 이는 ‘자만심', '소망적 사고', '현실 회피' 의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의사 결정 방식이었다.
- 미국이 피그스만에 상륙해 쿠바를 침공하려다가 실패한 사건은 집단 사고의 전형적 사례일 뿐 아니라, 집단 사고groupthink'라는 말 자체의 기원이 된 사건이기도 하다. 심리학자 어빙 재니스가 케네디 행정부의 이 대실패 사례를 연구하고 나서 만들어낸 말이 바로 집단 사고다.미국은 바로 지척에 위치한 작은 섬나라 쿠바의 정부를 전복시키 려고 오랜 세월 온갖 삽질을 했지만, 피그스만 작전은 그중에서도 가장 굴욕적인 사건이었다고 할 만하다 (단, 가장 '엽기적' 이었던 사건 은 따로 있는데, CIA가 조개에 폭발물을 장착, 스쿠버다이빙하는 피델 카스트로를 유인해 암살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조개를 대량 구입했던 일을 꼽아야 할 것이다). 기본 계획은 이랬다. 카스트로에 반대하는 쿠바 망명자들을 훈련 시켜, 이들로 하여금 미국의 공중 지원하에 침공에 나서게 한다는 것. 이들은 오합지졸 쿠바군과의 전투에서 쉽게 승기를 잡을 것이 고, 이를 본 쿠바 주민들은 그들을 해방군으로 환영하며 공산주의 정권에 맞서 들고일어날 것이라고 보았다. 아주 간단했다. 미국은 이미 과테말라도 그런 식으로 처리한 적이 있었다. 일이 틀어지기 시작한 것은 존 F. 케네디가 리처드 닉슨을 이기고 대통령이 되면서였다. 이 작전은 애초에 부통령이던 닉슨이 지지했고 그가 백악관의 새 주인이 되리라는 전제에서 기획된 것이었다. 그러나 케네디는 그리 호방한 기질이 아니었고, 자칫 소련의 심기를 건드려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우려했다(실제로 우려할 만했다). 그 래서 작전의 일부 변경을 주장했다. 미국의 작전 지원은 철저히 비밀리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즉 공중 지원 불가), 또 상륙 지점도 인구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바꿀 것을 요구 했는데, 그렇다면 '민중 봉기 유도' 시나리오는 실현이 어려워질 게 뻔했다. 원래부터도 상당히 낙관적인 작전이었는데, 이렇게 되면 누가 봐도 폐기하는 편이 나았을 것이다. 전혀 그럴듯한 작전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당국자들은, 마치 그럴듯한 작전이라는 듯 일을 계속 진행해나갔다. 질문하는 사람도 없었고 따지고 드는 사람도 없었다. 당시 케네디 행정부의 고문이었고 이 계획을 반대했던 역사학자 아서 슐레진저가 훗날 밝힌 바에 따르면, “누구나 동의하는 게 당연하다는 듯한 묘한 분위기” 속에서 회의가 열렸고, 자신은 어이없는 계획 이라고 생각했지만 회의 석상에서는 왠지 잠자코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적었다. “그때 내가 소심하게 질문 몇 개를 던지는 것 이상으로 나서지 못했던 이유를 설명하자면, 그 허튼짓을 고발하고 싶은 충동이 당시의 회의 분위기에 눌려버렸다고 할 수밖에 없다.” 누구나 살다 보면 그런 회의를 경험하게 되니,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니다.
- 케네디는 이 의사결정의 실패를 통해 교훈을 톡톡히 얻었다. 그 덕분에 그다음 해에 찾아온 쿠바 미사일 위 기에서 수뇌부가 더 냉철한 판단을 할 수 있었고, 이로써 전 세계가 파국을 모면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다행히도 이 사건의 충격이 워낙 컸기에, 미국은 다시는 집단 사고에 빠져 부실한 침공 작전 을 허술한 정보에 기대어 뚜렷한 계획도 출구 전략도 없이 밀어붙이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
- 콜럼버스의 탐험 계획은 자기가 직접 구한 두 계산값에 전적으 로 기반하고 있었는데, 하나는 지구의 크기고 다른 하나는 아시아 의 크기였다. 그런데 두 계산값 다 오차가 심했다. 일단 아시아가 실제보다 훨씬 길다고 계산해서(실제도 무척 길지만), 순풍만 불면 일본 을 실제보다 수천 킬로미터 더 동쪽에서 발견할 수 있을 거라고 생 각했다. 더 큰 실수는 지구 둘레의 계산에 9세기 페르시아 천문학자 알파르가니의 연구를 참고했다는 것. 그건 좋은 참고 자료가 아니었 다. 일찍이 기원전 3세기에 그리스 수학자 에라토스테네스도 제대 로 구해냈고, 그 밖에도 꽤 정확한 추정값이 많이 나와 있었다. 그러나 콜럼버스가 저지른 최악의 실수는 따로 있었다.
- 콜럼버스의 가장 큰 실수는 알파르가니가 언급한 마일'이 당연히 로마 마일(약 1,500미터)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알파르가니가 사용한 단위는 아랍 마일(약 2,000~2,100미터)이었다. 즉, 알파르가니가 언급한 거리들은 콜럼버스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길었다. 콜럼버스는 세상의 크기를 실제의 약 4분의 3으로 착각했다. 게 다가 일본의 위치를 실제보다 수천 킬로미터 더 가깝다고 착각했으 니, 결과적으로 항해 일정을 실제 필요한 일정보다 훨씬 짧게 잡고 그에 맞추어 식량과 물자를 준비했다. 주변 사람들이 하나같이 “자 네 세상 크기를 잘못 안 것 같은데” 하며 의문을 표했지만 콜럼버스 는 자기 계산을 꿋꿋이 믿었다. 그러니 콜럼버스가 카리브 제도를 덜컥 맞닥뜨린 건 사실 천만다행이었다(아시아까지 가기 전에 웬 다른 대륙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무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여기서 콜럼버스가 알파르가니가 쓴 단위를 오해한 것은 퍽이나 유럽 중심적 사고였음을 짚고 넘어갈 만하다. 그러나 그가 그 지독 한 유럽 중심적 사고로 그 후에 벌인 일들에 비하면 이건 잘못 축에 도 들지 않는다. | 만약 콜럼버스가 계산을 좀 제대로 해서 항해를 포기했더라면 세 계 역사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아마 별로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포르투갈어 사용 인구는 좀 더 늘었을지 몰라도 포르투갈인들은 당 시 유럽 최고의 항해 기술자들이었고, 콜럼버스보다 몇 년 늦게 아 메리카 대륙 곳곳에 도달했다
- 오늘날까지도 다리엔 사건은 스코틀랜드를 양분하고 있다. 2014년 스코틀랜드 독립 국민투표 때는 양편 모두 다리엔을 상징 적 사건으로 거론했다. 민족주의자들은 다리엔을 잉글랜드가 스코 틀랜드를 항상 훼방 놓고 탄압하려 했음을 보여주는 우화로 삼았고, 통합주의자들은 안정을 버리고 비현실적 야망을 좇는 위험성을 보 여준 교훈으로 삼았다. 다리엔 이야기가 상징하는 바는 크다. 그것은 한 나라가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교역 상대국과의 정치적 연합을 외면하고 무한한 세계적 영향력이라는 환상을 찾는 한편, 이를 부추긴 제국주의적 자유 무역 광신자들이 막연한 계획을 애국적 피해 의식으로 포장하면서 현실 상황에 대한 전문가들의 경고를 시종일관 무시한 이야기다.그렇다면 오늘날의 상황을 상징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생각해 볼 문제다.
- 외교란 한마디로, 대규모 인간집단끼리 서로 개자식처럼 굴지 않는 기술이다.
- 우리는 외교적 선택이란 어찌 보면 세력 판도 변화를 예 측하는 일임을 알 수 있다. 그걸 정확히 예측하기란 애초에 불가능하니, 오판이 잦은 것도 놀랍지 않다.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7년 늦봄의 스위스, 우스꽝스러운 수염을 기른 중년의 사내가 독일 정부에 제안을 해왔다. 러시아인인 그는 정변에 휩싸인 고국으 로 돌아가고자 간절히 원했지만, 전쟁 통이라 유럽을 가로질러 이동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최선의 귀국 경로는 독일을 통과해 북쪽 으로 도달하는 길이었지만, 그러려면 독일의 허가가 필요했다. 하지 만 독일 정부는 그의 정치 이념을 달가워하지 않았다.그가 주장한 논리는 간단했다. 자신과 독일은 여러모로 다르지만 공동의 적을 두고 있다고 했다. 그 적은 그가 타도하고자 하는 현 러 시아 정부였다. 현재 여러 전선에서 동시에 싸우고 있던 독일은, 러시아가 뭔가 소요를 겪어 최전선에 자원을 집중하지 못한다면 좋을 것이라 판단했다. 그래서 독일은 그의 요구를 수락했다. 사내와 그의 아내, 그리고 그가 거느린 러시아인 30명을 열차에 태워 북쪽 항 구로 보내주었고, 일행은 그곳에서 스웨덴과 핀란드를 경유하는 귀국길에 오를 수 있었다. 대단해 보이는 반군 무리는 아니었지만 없 는 것보다는 나을 듯 보였다. 독일 당국은 그들에게 돈까지 쥐어주 었고, 이후 몇 달에 걸쳐 계속 자금을 지원한다. 독일은 특이한 이념 을 가진 이 정치인이 소란을 좀 피우도록 지원하면 러시아가 한동안 교란되고, 결국 세상에서 조용히 잊히리라 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 사내가 레닌이었다. 독일의 계책은 여러모로 완벽히 먹혀들었다. 오히려 예상보다 큰 성공이었다. 레닌의 볼셰비키는 러시아 당국을 괴롭히고 교란하기 만 한 게 아니라, 완전히 박살내버렸다. 6개월 남짓 후, 러시아 임시 정부는 전복되었고, 레닌은 권력을 잡고 소비에트 정부를 수립했다. 독일은 휴전을 얻어냈다. 레닌을 열차에 실어 보냈던 4월까지만 해도 가망이 없어 보였던 일이었다. 그러나 조금만 장기적으로 보면 그 계책은 대성공이라고 볼 수 없었다. 일단 동부 전선에서 얻어낸 휴전은 독일이 1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하는 데 보탬이 되지 않았다. 또 그 후 영토 확장에 열을 올린 소련 과 독일과의 관계는 급속히 틀어졌다. 그리고 수십 년 뒤 또 한 차례 세계대전이 지나간 후, 독일 땅의 절반은 소련이 점령하고 만다.독일은 '적의 적은 동지'라는 흔한 착각에 빠진 것이다. 그게 꼭 틀린 말은 아니다. 동지애의 유효기간이 엄청 짧을 뿐이다.
- 국제정치라는 게 참 어렵다. 숭고한 이상이 설 자리는 별로 없고, 실리를 생각하면 마음에 꼭 드는 상대가 아니더라도 아쉬운 대로 손을 잡아야 할 때가 많다. 하지만 이것만 기억해도 번번이 곤경을 자초하는 일은 피할 수 있을지 모른다. 적의 적도 대개는 처음 적 못지않게 나쁜 놈이라는 것.
- 몽골 제국은 몇 세대 후에 파벌 싸움과 내분에 휘말려 분열됨으로써 제국의 전형적 말로를 맞았지만, 그 유산은 일부 지역에서 계승 되어 20세기까지 이어졌다. 칭기즈칸의 직계 후손들이 통치하던 부하라 토후국이 1920년 볼셰비키에게 정복되면서, 칸 왕조는 마침내 막을 내린다.(1838년, 찰스 스토더트라는 영국 군인이 부하라 토후국을 영국 제국의 우방으로 포섭하려고 외교사절로 방문했다가 공교롭게도 무함마드의 바보짓을 축소판으로 재현하고 만다. 나스룰라 칸을 별 이유 없이 무심코 모욕하는 바람에, '벌레 구덩이'로 알려진 대단히 불쾌한 곳에 던져진 것. 그곳에서 그는 곤충 떼에 살을 뜯어먹히는 끔찍한 형벌을 몇 년 동안 받다가 결국 처형당했다. 이름에 '칸'이 붙은 사람에게 허튼짓하지 말자.)
- 몽골이 정복했던 많은 지역은 문화와 역사와 문헌이 모두 파괴되었고, 주민들이 송두리째 추방되었으며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긍정적인 면을 찾자면, 그 모든 사태의 발단이 되었던 교역로가 통합되고 안정화되면서 대륙 전체를 아우르는 문화 교류를 가능케 했고, 이는 유라시아 전역에 근대 문명기를 앞당기는 계기가 되었다. 부정적인 면이라면 그 교역로를 통해 문화뿐 아니라 질병도 옮겨졌다는 것이며, 특히 흑사병은 또 한 차례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 모든 사달은 콤플렉스 덩어리인 한 사내가 외교는 애송이들이 나 하는 짓이라 여기고 단순한 통상 요청을 사악한 계략으로 착각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 과학, 기술, 산업시대의 태동은 인류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이제 우리는 우주에서도 사고를 칠 수 있게 되었다.
- 1970년대에서 1990년대까지, 세계는 토머스 미즐리가 남 긴 유산을 제거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의 두 주요 발명품이 모두 전 세계 대다수의 나라에서 금지되거나 퇴출되었다. 환경 속에 이 미 엄청난 양으로 퍼진 납은 현재 그대로다. 납은 분해되지도 사라 지지도 않으며, 제거한다는 것은 어마어마하게 힘든 작업이다. 하지 만 좋은 소식은 적어도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아이들이 예전처 럼 납을 많이 들이마시고 있지 않다는 것, 그리고 아이들의 혈중 납 농도가 이제 대부분 중독 수준 밑으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만세다. 한편 오존층은 CFC가 널리 금지된 이후로 서서히 회복되어가고 있 다. 앞으로 별 문제 없으면, 오존층이 미즐리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 는 시점은 아마도, 음, 2050년쯤일 것으로 보인다. 인류 파이팅! 어쨌거나 미즐리는 확고한 명성을 남겼다. 「뉴 사이언티스트」에 따르면 그는 “그 자체가 환경 재앙이 된 인간" 이었다. 역사학자 J. R. 맥닐은 저서 『20세기 환경의 역사Something New Under the Sun」에서 그를 “지구 역사상 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단일 생명체”라고 했다. 그런가 하면 그가 현대 세계의 모습을 예기치 못한 여러 면으로 바꾸어놓은 것 또한 사실이다. 노킹 방지 연료의 보급으로 자동차는 세계적으로 주요한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았을 뿐 아니라, 단순한 이 동 수단을 넘어 지위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함으로써 개인의 정체성 과 개성을 강력히 드러내는 심볼 역할을 하게 되었다. CFC는 우리 가 집에서 쓰는 냉장고뿐 아니라 에어컨이란 물건을 가능하게 했으 니, 그것이 없었더라면 세계의 대도시들은 현재와 같은 모습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그의 두 발명품은 서로 결합해 시너지를 일으키기까지 했다. 강력한 파워의 자동차와 차량용 에어컨이 결합하면서, 일상적인 장거리 운전이 어렵지 않고 즐겁기까지 한 일이 되었다. 예컨대 광활한 미국 서부와 중동 지역 대부분의 땅만 생각해보아도, 토머스 미즐리의 발명이 없었다면 세상의 모습은 아마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다. 또 문화 전반적으로도 파급 효과가 있었다. 예컨대 미국에서는 영 화관이 냉방 시설을 초창기부터 도입한 덕분에 대공황 시절 여가 활 동으로 영화가 인기를 누릴 수 있었고, 영화 산업은 황금기를 맞으 며 문화적 영향력을 굳혔고 실로 20세기를 대표한다고 할 만한 엔 터테인먼트 장르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말해 토머스 미 즐리는 LA를 통째로 발명해낸 것이다. 자동차와 에어컨으로 돌아가는 도시, 영화 산업의 중심지 LA 말이다. 그러니 다음에 영화관에 앉아 범죄 조직과 맞서 독불장군처럼 싸우는 경찰 이야기가 나오는 심심풀이 땅콩용 할리우드 영화를 보게 되면, 그 모든 것이 다 토머스 미즐리가 자기가 발견한 화학물질이 별 탈 없을 것이며 갤런당 3센트를 더 벌 수 있으리라 생각한 덕분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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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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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일

인문 2020. 6. 19. 12:02

- 케네스 코치의 시는 문장형성의 필요조건과 핵심을 포착하고 있다.
어느날 길에 모인 명사들.
형용사 하나가 지나간다. 짙은 아름다움을 간직한 여인.
명사는 충격과 감동으로 변화를 겪는다.
이튿날, 동사가 이들을 몰아 문장을 창조한다.
케네스 코치, 「영원히」(1960)
홀로 존재하는 단어는 그저 단어에 불과하며 특정범주에 속하는 품사일 뿐이다.한 단어가 연을 맺고 싶어 다른 단어들을 둘러보지만(데이트 상대를 찾는 일과 유사하다) 연을 맺을 방법이 전혀 없다. 이때 동사가 나타나 명사와 형용사를 이 어줄 방법을 제공하면서 작은 세상 하나가 돌연 출현한다. '어 여쁜 조앤은 한숨지었다. 존은 화가 났다. '나는 자랑스럽다.' '중요한 결정이 기다리고 있다. 이런 식으로 문장은 계속 만들어진다.
- 내용이 재미가 없을수록 연습용으로는 더 유용하다. 문장 연습을 하면서 내용에 집중하려는 유혹을 받지 않아도 되 고 (어떤 내용이건) 내용 자체를 가능하게 만드는 구조 관계에 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종래의 글쓰기 철학은 내용을 우선시 한다. '무언가에 관해 글을 써야 한다'라는 격언은 늘 등장하는 상투 어구다. 하지만 문장 쓰는 법을 배우는 것이 목적이라면, 형식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일을 내용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최소한 이 책에서는 형식을 마스터하는 일이 우선이다. 형식이 없다면, 애초에 뭔가 말하는 일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궁극적인 목적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나 쟁점에 관해 강력한 글을 쓰는 것이다. 그러나 글쓰기 연습을 하는 단계에서 처음부터 문제나 내용 자체를 최우선 사항으로 놓으면, 그 문제를 언어적으로 올바르게 구사하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 글의 중심이 내용에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어딘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겠지만, 사실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능력은 아무것도 아닌 하찮은 것에 관해 쓰느라 보낸 수많은 시간의 산물이다. 연주자의 실력이 음계 연습의 무한반복에 기반을 두는 것과 마찬가지다. 문장을 쉽고 유창하게 쓴다는 목적을 이루려면, 가능하면 별 의미가 없는 문장으로 연습해야 한다.
- 형식이란 무엇인가? ‘~했더라면' 이라는 문장이란 정확히 무엇인가? ‘~했더라면’ 이라는 단어를 듣거나 읽는 순간 문장에 관해 알게 되는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답을 내놓으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여러분은 결국 답을 구할 것이다. 대충 이런 답이 나올 것이다. '~했더라면' 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문장 은 과거에 행해지거나 행해지지 않은 행위가 그 후나 현재에 이루어지거나 이루어지지 않은 행위와 인과관계를 맺는다는 것이다. 이 추상적인 설명이 바로 형식에 대한 설명이다. 형식으로서는 공허하지만 바로 이러한 공허함 덕분에, 즉 특정한 어떤 내용에만 잡혀 있지 않다는 점 때문에 형식은 수많은 내용을 쏟아 넣을 수 있는 틀로 기능한다.
- 윌리엄 워즈워스의 유명한 소네트 한 구절을 보자. “수도자는 비좁은 수도원 방을 싫다 하지 않고, 은둔자는 좁디좁은 독방에 불평하지 않으며, 학자는 고독에 잠긴 성채를 마다하지 않는다.” 워즈워스가 하려는 말은 수도자와 은둔자와 학자가 하는 일(수도 생활과 명상과 공부)은 이들이 살고 있는 형식 구조의 제약으로 방해를 받기는커녕 오히려 도움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과 성채로 비유되는) 구조는 자유의 폭을 제한해주기 때문에 (워즈워스의 표현을 빌리자면 '지나치게 큰 자유의 짐을 덜어주기 때문에) 오히려 규정된 공간 내에서 일을 더 정확히 해낼 수 있어서다. 여러분이 쓰는 글에 규정된 제약이 있다면(가령 써야 하는 시의 모든 행을 10개의 음절과 각운을 지키며 써야한다면), 문장은 정확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 오히려 쓸 수 있는 문장이 아무런 형식의 제약 없이 무수하다면, 한 단어의 의미조차 제대로 식별하기 어려워진다(이것이 정보 이론의 통찰 중 하나다). 그래서 워즈워스의 결론은 자신이 '소네트라는 아주 작은 땅덩어리에 갇혀 있어 흡족하다는 것이다. 소네트가 작은 땅덩어리라는 말은 한계가 정해져 있다는 뜻이고 정해진 한계는 무한한 의미를 산출한다.
- 긴 문장과 짧은 문장이 있고 형식을 갖춘(문어체) 문장과 구어체 문장이 있으며, 기대를 충족시키는 문장과 그렇지 않은 문장, 직진하는 문장이 있다. 놀라움을 안겨주는 문장이 있고, 수식어가 뒤쪽에 붙는 오른쪽 가지형 right-branching 문장과 앞쪽에 붙는 왼쪽 가지형left-branching 문장이 있다. 안심시키는 문장이 있고 불안과 동요를 유발하는 문장이 있다. 고요하고 평온한 문장이 있고 수류탄처럼 폭발하는 문장도 있다. 독자를 끌어들이는 문장과 밀어내는 문장, 독자를 어루만지는 문장과 공격하는 문장이 있다. 기교를 은폐하는 문장이 있는 반면, 독자의 박수갈채를 애원하는 문장도 있다. 언어라는 자원은 유한하지만 이를 배열하여 이룰 수 있는 효과는 무한하며, 글쓰기 기술이란 글을 쓰는 여러분이 바라는 효과를 산출하게 될 형식이라는 자원을 발굴하는 일이다. 에드거 앨런 포의 말을 보자. 포에 따르면 글쓰기에 돌입하는 모든 작가의 머릿속 최전선에 자리 잡아야 하는 내용은 이렇다.
마음이나 머리, (더 포괄적으로는) 영혼이 허락하는 수많은 효과나 인상 중에서 지금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글쓰기의 철학』(1846)
요약하자면 발휘하고 싶은 효과를 고르고,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파악한 다음, 그것을 실행할 방법을 알아내라는 것이다.
- 킹의 문장은 문체의 역사에서 키케로 시대식 문체라 알려진 것과 비슷한 형식을 갖고 있다. 존 홈스John R. Holmes는 키케로식 문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동사를 마지막까지 유예하는 길고 장려한 문장......... 종속절과 균형 잡힌 대구법이 사슬처럼 이어지는 문장.”(트레이시 슈발리에 편저, 『에세이 백과 사전Encyclopedia of the Essay』, 1997) 마이클 시핸Michael Sheehan은 『햄릿』에 나오는 구절을 사례로 제시한다. 햄릿의 아버지인 전국왕을 시해한 국왕의 동생 클로디어스는 이렇게 말한다. “(과인은) 그리하여 전에는 형수였고 지금은 왕비인/ 이 전쟁 중인 나라의 공동 통치권자를 그러니까 짓밟힌 기쁨이라고나 해야할까, 한 눈은 행복에 빛나고 또 한 눈은 슬픔에 젖어, 장례식에서 웃고 결혼식에서 비가를 부르듯, 기쁨과 슬픔을 고르게 저울질하며, 아내로 맞이했소.” 핵심 내용은 간단하다. 형이 죽자마자 형수와 결혼했다는 것이다.
- 프랑스 수필가 미셸 드 몽테뉴는 '키케로에 대한 고찰'에서 "나는 아무런 계획 없이 자연스럽게 글을 쓴다. 펜촉의 첫 움직임은 그대로 두 번째 움직임으로 이어진다” 라고 선언한다. 몽테뉴는 미리 해둔 생각이나 수사학적 설계 없이 자신을 표현한다고 주장한다(밀턴은 주장만 하지만 몽테뉴는 진심이다). “나는 (완결된) 존재를 묘사하지 않는다. 내가 그리는 것은 하루하루, 시시각각 발생하는 지나감이다...... 내 글은 다양하면서도 변화무쌍하게 발생하는 것들의 기록, 정해지지 않은 관념들, 모순 천지 로 닥치는 관념들의 기록이다.” (「후회에 관하여」)수필essay' 이라 는 말은 시도, 시험, 캐물음을 뜻한다. 수필 형식에서는 이어지는 절과 문장들이 전체를 아우르는 논리가 아니라 자유로운 연상에 의해 생산된다. 이러한 글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인상, 글의 방향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느낌을 준다. 사유의 논리적 진행을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따라서'와 '그래서' 같은 접속 부사들은 그저 자리를 표시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와 '그리 고' 라는 접속사는 글쓴이의 경험을 앞으로 밀고 나간다. 그러 나는 생각이 새로운 방향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그리고’는 ‘그런데 이게 내게 일어난 일이야'라는 뜻을 의미할 뿐이다. 이러한 스타일을 전문 용어로 병렬 구조Parataxis라 한다. 병렬 구조는 문장의 구조 요소들을 종속 관계로 이어놓지 않고 동등하게 배열’ 한다. 모리스 크롤Morris Croll이라는 문체 사가의 설명에 따르면 병렬 구조 형식의 문장들은 “가장 경미하거나 약한 이음줄에 의해서만 연결되며 각각의 문장 단위는 엄밀한 종속 구조 내의 단위들보다 강조하는 힘이 더 크다.”(『문체와 수사와 리듬Style, Rhetoric and Rhythm』, 1966) 몽테뉴 작품의 번역자인 도널드 프레임Donald Frame은 병렬 구조와 그 효과를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자유롭고, 구어체와 유사하며, 격식이 없고, 개인적이고, 구체적이다...... 순서가 즉흥적이고, 범위도 격언부터 느린 것, 느슨한 연상까지 다양하다. 이를 통해 저자 특유의 멋과 정취가 전달
된다.”(『몽테뉴 수상록』)
- 스타인은 또 다른 병렬 형식의 대가 어니스트 헤밍 웨이에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글쓰기를 바 라보는 헤밍웨이의 관점은 스타인보다 철학적인 성격이 덜했 고, 그의 문체는 젊은 시절 경험한 기자 생활에서 주로 비롯되었다. 헤밍웨이가 작가들에게 제공한 유명한 조언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문장을 짧게 써라. 명료하게 써라. 영어에 어원을 둔 간단한 단어를 써라. 중복을 피해라. 형용사를 피해라(에즈라 파운드에게서 배운 교훈이다). 자신을 빼라. 헤밍웨이는 이러한 조언을 충실히 이행하여 사실적이고 하드보일드한 문체, 장식이라고는 없는 건조한 미니멀리즘 스타일, 보석을 세공하듯 정교한 문장들을 만들어냈다. 미니멀리즘과 정교함은 헤밍웨이의 문체를 설명할 때 특히 적절한 표현이다. 문장을 세심하게 깎아 투명해질 때까지 다듬는다는 뜻이다. 별로 다듬지 않은 듯 보이는 문 체, 읽는 데 큰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없어 보이는 문체를 만드는 일은 자기를 지워버리려는 열망으로 가득 차 대상의 아름다움이 스스로 빛을 낼 때까지 층층이 깎아나가는 세공사의 작업 과 같다. 헤밍웨이의 문장은 스타인과 달리 독자에게 자신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과도하게 복잡해지는 일도 없다. 복잡함 자체가 들어설 자리가 아예 없다. 존재하는 것은 말갛게자기 모습을 드러내는 사물 자체다(혹은 그렇다고 주장한다).
- 병렬 형식으로 글을 쓰는 일이 그저 질서 없이 이것저것 나열하면 되는 듯 보일 수도 있겠 지만(그게 뭐 그리 어렵겠는가?) 사실 이런 형식의 글은 능숙해지 기가 더 어렵다. 형식 제약이 비교적 적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무엇을 해야 할지 규칙이나 방안이 애초에 전혀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규칙이나 방안이 없는데, 해야 할 것에 대한 규칙이나 방안이 있을 리 없지 않겠는가. (수도자는 수도원의 비좁은 방을 마다하지 않는다' 라는 말을 떠올려보라. 이들은 좁은 방에 갇혔는데도 잘 지내는 것이 아니라 갇혔기 때문에 잘 지낸다.) 그러나 규칙이 없다는 것 자체도 이미 나름의 규칙이기는 마찬가지다. 어찌 보면 '음의 규칙' 이라고나 할까. 볼트와 너트를 끼워 넣듯 딱 맞춘 연결을 피할 것, 모든 것을 제자리에 배치하지 말 것, 일관된 시간 틀을 유지하지 말 것, 화자의 목소리 에 통일성을 기하지 말 것, 명료함을 추구하지 말 것. 결국 종속 형식의 격식을 버리는 '규칙들을 따르려면 먼저 그 격식부터 능숙하게 다룰 줄 알아야 한다. 자신 있게 무엇인가를 버리려면 우선 버리려는 것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병렬, 추가, 연상 구조를 지닌 문장 - 심지어 울프와 스타인 같은 대가가 쓴 문장도 마찬가지다 - 이면에는 탄탄한 설계와 엄밀한 조율을 거친 종속 구조의 문장 (당장 쓰이지는 않지만)이 있다. 앞에 서 제기한 질문-병렬 형식을 극단까지 밀어붙인 문장도 문장 인가? - 에 대한 답은 '그렇다'라는 것이다. 이러한 문장들은 서 로 굳건히 엮인 구성 요소들의 논리 구조를 의식적으로 느슨히 풀어버린 문장이다.
- 첫 문장은 약속의 성격을 띤다. 플롯을 예고하거나,등장인물의 개요를 제시하거나, 분위기를 조성하거나 논쟁을 시작하도록 유도한다. 첫 문장 앞에서는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길이 환히 펼쳐진다. 최소한 지금 당장은 하지 못할 것이 없다. 반면 마지막 문장은 가능성 면에서 제약이 많다. 요약하거나 거 부하거나, 화제를 바꾸거나, 독자를 만족시키거나 더 갈망하게 만들거나, 모든 일의 미래를 점치거나 아니면 전망들을 한꺼번에 늘어놓는다. 마지막 문장에는 이점이 하나 있는데, 앞서 제공한 모든 내용이 발생시킨 흥미를 고스란히 물려받는다는 것이다. 마지막 문장은 시동을 걸 필요가 없다. 오히려 시동을 꺼야 한다. 이 때문에 대개 애수를 띤 것으로 비칠 수 있다. 독자는 정든 것을 떠나보내는 마음으로 작가의 고별사인 마지막 문장을 인심 좋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별로 탁월할 것 없는 일부 마지막 문장은 바로 이러한 이유로 유명세를 누린다. 찰스 디킨스가 쓴 소설 『두 도시 이야기』(1859)의 유명한 마지막 문장을 보자.
이제 내가 하려는 일은 지금껏 해온 그 어떤 일보다 훨씬 훌륭한 행동이요, 이제 내가 가려는 길은 지금껏 가본 그 어떤 길보다 더없이 평화로운 휴식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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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포그래피

인문 2020. 6. 19. 12:00

- 활자는 대량 인쇄를 가능하게 하면서 책의 보급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책의 보급화로 인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글자 모양에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그것 은 다양한 글꼴들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서체들이 개발되 면서 서로 다른 글꼴들을 타입페이스(Typeface)라고 부릅니다. 즉, 같은 외형적 특 징을 가진 글자 모양 한 벌을 타입페이스라고 합니다. 타입(활자)이 글자 자체를 의미한다면 타입페이스는 같은 모양과 형태를 지닌 숫자, 구두점 등을 포함한 글자들 의 집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말로는 활자체, 서체, 글꼴이라고 하면 근접한 의미입니다. 용어적인 설명을 덧붙이자면 타입페이스와 더불어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용어로 폰트(Font)를 들 수 있습니다. 폰트 역시 같은 형태를 가진 한 벌의 글자 모양 집합으로 일컬어지며 지금에 와선 구분 없이 사용하지만 정확한 의미는 분명히 다릅니다.
- 폰트란 활자 꼴을 기록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사용되는 컴퓨터 코드, 프린터 등의 출력 장치, 금속 활판, 목판 등을 망라한 활자체 제작의 모든 물리적인 수단을 말 합니다. 즉 모든 문자의 모양과 크기에 대해 기록할 수 있는 수단을 총칭합니다. 곧 폰트는 활자 꼴을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표현해서 인쇄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수단. 어렵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어떤 폰트로 설정되었는지에 따라 다양한 활자체(Typeface)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폰트란 설정되어 있는 물리적인 수단을, 활 자체란 물리적인 수단으로 표현된 글자체를 의미합니다. 폰트는 지금에 와서는 타입페이스(활자체, 글꼴)와 같은 의미로 쓰이며 구분이 모호해졌습니다. 폰트 역시 글자 의 모양으로, 종류가 같은 활자 한 벌을 가리키는 단어로 쓰입니다. 타이포, 타입, 타입페이스, 폰트, 서체, 활자, 글꼴, 활자체 등의 용어들은 우리를 종종 혼란스럽게 합니다. 용어는 쓰이는 대로 만들어지고 변하지만 타이포그래피를 배운다면 제대로 된 의미를 알고 혼동하지 않으면서 제대로 사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종합해 보면 타이포그래피는 활자 또는 활판에 의한 인쇄술, 글자 배열 등을 말하며 초창기에는 인쇄를 위한 조판 작업과 밀접했으나, 인쇄술이 발전하면서 오늘날에는 글자와 관련한 디자인을 일컫는 용어를 총칭합니다. 글자 모양, 글자 크기 및 간격, 판형 크기와 여백 등을 조절하여 전체적으로 가독성이 높도록 구성하는 기술 과 미적 가치를 높여 글자를 디자인하는 일련의 행위들을 전부 타이포그래피라 할 수 있으며, 글자를 디자인하는 것, 그리고 디자인한 글자를 잘 쓰고 잘 배열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즉, 선택부터 표현에 이르기까지 글자와 관련된 모든 과정들을 타이포그래피라 할 수 있습니다.
- Letter Spacing, 글자 사이 즉, 자간이란 글자와 글자 사이 간격을 말합니다. 글자를 이용하여 사 인하거나 문장을 만들어 내용을 전달할 때 글자 사이의 간격에 따라서 읽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글자 사이를 좁히면 일정한 공간 안에 내용을 많이 넣을 수 있는 장 점이 있으나, 지나치게 좁으면 글자끼리 너무 붙어 답답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반대 로 글자 사이가 너무 넓으면 글자들이 서로 떨어져 보여서 내용을 읽는 것이 수월하지 않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글을 어려움 없이 술술 읽을 수 있도록 글자 사이 값 을 조절해서 소통 효과를 증대시키는 것입니다. 글자 사이 전체를 조절하는 것을 영 어로 트래킹(Tracking)이라고 하고, 특정한 글자와 글자 사이를 조절하는 것을 커닝 (Kerming)이라고 합니다.
- 서체들 중 거대한 패밀리를 갖는 폰트가 있습니다. 바로 1957년 아드리안 프루티거(Adrian Frutiger)가 디자인한 Univers입니다. 이 패밀리는 모두 스무 개가 넘는 폰트들로 구성됩니다. Univers 패밀리는 무게나 글자 너비에 관한 기준을 숫자로 나타냈으며 Univers 55가 기본 서체입니다. 명칭을 살펴보면 앞 숫자가 작아질수록 가늘고, 앞 숫자가 커질수록 굵은 폰트임을 뜻합니다. 그리고 뒤 숫자가 3으로 가면서 작아질수록 글자 너비가 넓은 익스팬디드 서체이고 뒤 숫자가 9에 가까울수록 좁은 컨덴스드 서체를 뜻합니다. 그리고 뒤 숫자가 홀 수이면 정체이고 짝수이면 이탤릭체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55는 정체 56은 이탤릭을 의미합니다. Univers는 다른 글자에 비해 엑스자 높이가 매우 높아 서체가 크게 보이며 가독성이 뛰어납니다. 그리고 모든 폰트가 엑스자 높이, 어센더, 디센더가 모두 똑같아서 함께 사용하더라도 시각적 흐름이 한결 같이 유지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거대한 서체 패밀리를 갖고 있는 Univers 서체를 이용하여 디자인한다면 서체 선택에 대한 고민을 줄이고 한 지면에서 시각적인 일관성을 줄 수 있어 깔끔하게 정리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 수직 수평 그리드 배열은 읽기가 수월하고 안정감과 편안함을 주지만 정적이고 지루 한 인상을 줄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항상 신선하고 새로운 것을 원하는 대중에게 강 한 인상을 남기기에는 아쉬울 수도 있습니다. 사선 그리드는 경사지거나 비탈진 길을 연상시켜 불안함을 주기도 하지만 리듬감, 생동감, 경쾌함, 속도감, 방향감 등 다양한 감정 표현으로 강한 자극이 되며 재밌 는 연출이 가능합니다. 우리는 디자인을 하면서 항상 딱딱한 체계와 반복된 규칙 안에서 언제든 벗어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은 반복되는 형태 안에서 주의를 끌 수 있으며 읽는 재미를 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정리되지 않은 무작위한 사선 배열은 무질서하여 혼란을 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그리고 사선 그리드를 이용할 때는 다른 작업물과의 통 일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 우리에게 블랙레터는 낯선 글자체가 아닙니다. 맥주를 마실 때 주로 볼수 있는 서체이기 때문입니다. 맥주 패키지나 호프집에서는 독일 이미지를 반영하기 위해 독 일에서 오랫동안 사용한 블랙레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블랙레터가 중세 서부 유럽에서 출발하여 독일 이미지를 갖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 는 1933년에 히틀러의 나치 정권이 블랙레터를 독일의 '국민 서체'로 규정했기 때문 입니다. 이후 독일이 유럽의 많은 국가를 침략했을 때 점령한 많은 나라에서 '블랙레 터를 사용하기에는 가독성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로만 서체의 사용을 권장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렇듯 블랙레터는 중세 이미지 그리고 독일의 역사적 이미지를 담고 있으며 외 적인 아름다움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 서체를 사용할 때 글자가 주는 이미지가 디자이너 의도와 부합해야 합니다. 블랙레터는 영문 서체로, 강한 개성을 가지고 있어 한글과 사용했을 때 조화롭 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블랙레터의 특징적 요소를 한글에 접목시켜 만든 한글프락투라 서체도 있습니다.
- 그래픽체(Graphic Typefaces)는 형태만으로도 충분히 하나의 그래픽 이미지로 간 주할 만한 개성 있는 형태적인 특징을 갖고 있는 활자를 말합니다. 블랙레터, 산세리프, 세리프, 스크립트의 네 가지 안에 넣기 어려운 활자 꼴을 그래픽으로 분류합니다. 실험적이며 개성이 강한 성격의 글꼴로 매우 방대한 종류의 폰트를 포함하며 형 태적인 개성으로 인해 가독성이 떨어져 본문용 활자로는 부적합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픽체는 형태적인 특징으로 인해 글자 그대로 시각 아이덴티티로 충분한 기능을 가집니다.
- 파이 글꼴(Pi Font/Non-Alphabetical Typefaces)은 알파벳, 한글과 같이 표준적 인 글꼴에 포함되지 않는 특수한 글꼴로, 폰트와 함께 사용하기 위해 고안된 부호나 심벌 또는 기호를 말하고, 딩벳(Dignbat)을 포함합니다. 또한 수학 기호, 도형, 화살표, 아이콘 등 그래픽 요소나 기호로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기호는 지루한 본문에 포 인트를 주거나 특수 기호가 필요할 때 주로 쓰입니다. 파이 글꼴은 완전한 한 벌의 글꼴이 필요한 것은 아니며, 한글의 경우 영문 글꼴에서 파이 글꼴과 같은 개념의 특 수한 여러 가지 글자들을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 여러 가지 서체를 혼용해서 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앞에서 수차례 강조했음에도 타이포그래피의 재미있는 작업 중 하나는 다양한 서체를 사용해서 불협화음을 매력 적으로 이끌어 내는 것입니다. 여러 서체를 사용한다는 것으로 이미 서체들 사이의 형태적인 면에서 부딪힌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얼마나 조화롭게 만드는지는 디자이너의 노련한 감각에 달려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서체를 섞을 때는 형태적으로 확실히 다른 느낌의 서체를 섞어서 사용해야 합니다. 비슷한 서체의 혼용은 절대적으로 피해 야 합니다. 또한 서체를 혼용하는 일은 특별한 목적성과 프로젝트의 콘셉트를 반영 하는 의도가 따라야 함을 명심하며 확실한 의도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무의미한 혼용은 좋지 못합니다.
- 기업을 홍보하기 위한 이러한 전용 서체들은 다양한 매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히며 무료 배포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용도를 따지지 않고 쓸 수 있도록 허 용한 글꼴도 꽤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네이버 나눔글꼴과 서울시 서울서체를 들 수 있습니다. 또한 한겨레가 공개한 '한겨레결체'와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 한나체' 역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마음대로 써도 되는 서체들입니다. 그 밖에 지방자치단 체에서 만든 글꼴 상당수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부산시청 ‘부산체’, 제주도청 '제주서체', 성동구청 성동서체', '전라북도체', '김제시체' 등이 그렇습니다. 다만 전용 서체로 만들어진 무료 글꼴을 상업적인 용도로 활용하려면 글꼴 자체가 기업을 상징하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제약 조건을 검토해야 합니다. 프로젝트에 무 료 폰트를 사용해서 타 기업을 연상시키는 경우는 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일단, 기 업에서 배포한 브랜드 글꼴은 BI·CI나 상품 패키지의 제목용으로는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용도를 엄격히 제한하는 전용 서체도 있습니다. SKT '뫼비우스’, ‘옥션 고딕', '인터파크고딕' 등과 같이 기업에서 내부 사용과 사회 환원을 목적으로 만든 글꼴 가운데도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없는 글꼴이 있습니다. 그러나 전용 글꼴을 변형해 서 새롭게 조형하는 경우는 조건이 다양하며 사용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듯 기업들이 글자체 제작 업체으로부터 기존 글자체를 라이선싱 받아 그대 로 사용하던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브랜드 고유의 글자체를 개발하는 추세입니다. 독자적인 글자체 개발은 글자체 관리를 쉽게 하면서도 브랜드의 독특한 아이덴티티 를 강화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인식되고 있어 앞으로 브랜드 전용 글자체를 개발하는 추세가 강화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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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커플링

경영 2020. 6. 19. 11:58

- 2000년대 초반에 티보TiVo는 시청자가 프로그램을 녹화해서 시 청하다가 광고가 나오면 빨리 감기기능을 사용해 건너뛸 수 있게 해주는 디지털비디오레코더DVR를 출시하며 시장에 파괴적 혼란 을 일으켰다. 사실상 티보는 광고 보기와 TV 프로그램 시청하기를 분리한 것이다. 그로부터 15년 뒤 에어리오Aereo라는 벤처 기업이 DVR을 구입하지 않고도 TV 프로그램과 광고를 분리할 수 있게 해주 겠다는 야심 찬 사업 아이템을 들고 시장에 등장했다. 이제 고객들 은 에어리오 서비스를 신청하면 어디서나 광고 없이 원하는 프로그 램을 실시간으로 시청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디커플링은 자동차 업계도 쪼개놓았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자동 차 영업소에 찾아가 GM 같은 자동차 회사에서 나온 차량을 구매하는 방법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다가 자동차 업계의 디커플링 1세대 로 차량 공유 회사 집카Zipcar가 등장했다. 집카는 차량을 구매·유지하거나 대여를 위해 매번 사인해야 하는 운전자의 수고를 덜어주 었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집카는 도시 곳곳에 회사 소유의 차량을 비치해 회원들이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회원은 연료나 유지, 보험에 신경 쓸 필요 없이 이용 시간에 따라 요금을 결제하면 끝이었다. 집카는 차량 구매하기와 운전하기를 연결하는 사슬, 차량 운전하기와 유지하기 사이의 연결고리를 깨트린다. 한편 운전해줄 사람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서는 우버Uber, 리프트Lyft, 중국의 디디추싱 Didi Chuxing 같은 라이드 헤일링ride hailing(전화나 앱 호출을 통해 이동을 희망하는 고객과 차량을 보유한 사업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 옮긴이) 서비스가 유용했다. 이들은 차로 이동하 는 것과 차를 소유·운전하는 것을 분리해냈다. 직접 운전을 하든 운 전해줄 사람을 찾는, 차량을 구매하고 보유하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 들의 입맛에 맞춘 디커플러decoupler가 존재하는 것이다.
- 혁신적인 슈퍼마켓은 두 가지 방식으로 가치를 창출했다. 전통적인 슈퍼마켓 체인과 마찬가지로 원스톱 쇼핑과 저렴한 가격을 통해 가치를 만들어냈다. 그러면서 제조 업체에게 (예전부터 인기가 높았던 제품 판매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별도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전에 없던 가치도 창출했다. 슈퍼마켓은 구 매자뿐 아니라 공급 업자에게서도 가치를 확보해낸 것이다. 베스트바이도 쇼루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 슷한 조치를 취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월마트를 제외하고 미 국 내 슈퍼마켓 체인에서 가장 큰 수입원은 매장 위치에 따라 제품 진열 비용을 달리 책정해 광고비를 받는 입점 수수료다. 상품 판매 에서 나오는 이윤은 수입원 중 네 번째에 불과하다. 그러니 다음에 슈퍼마켓에 갈 일이 있거든 너무 놀라지 말기를 바란다. 슈퍼마켓은 그저 식료품을 들여와 중간 이윤을 붙여 판매하는 업체가 아니다. 브랜드에 대한 관심을 끌고 그런 관심을 판다는 측면에서 보면 소매 업체보다는 미디어 회사에 더 가깝다
- 현재까지 인터넷에서는 세 번의 큰 물결이 닥쳤다.
첫 번째 파도는 언번들링unbundling(업계에 따라 묶음 해체, 분해, 개별화 서비스, 개별 가격 매기기, 망 세분화로 부르기도 함)이다. 이는 1990년대 중반 에 시작됐고 학자들의 많은 토론을 불러일으켰다. 인터넷은 디지 털 매체이기 때문에 처음 인터넷에 뛰어든 기업들은 대개 텍스트, 이미지, 음악, 광고, 미디어 콘텐츠 등 디지털화된 콘텐츠를 판매하 는 회사였다. 전통적으로 미디어 회사는 콘텐츠를 번들링 또는 묶음 판매 방식으로, 고객이 각 콘텐츠를 개별적으로 구입할 때 드는 비용보다 싼 가격으로 판매해 고객을 위한 가치를 창출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는 소비자가 묶음에 포함된 제품을 모두 사용 하지 않더라도 더 많은 제품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회사는 번들 링을 통해 가치를 확보했다.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 같은 종이 신문도 과거에는 뉴스 기 사, 광고, 레스토랑 평가를 포함하는 콘텐츠 묶음이었다. 인터넷은 구글, 크레이그리스트Craigslist, 옐프 같은 기업이 각 유형의 콘텐츠 를 전문화할 수 있게 했고, 따라서 신문을 분리할 수 있게 됐다.24 케 이블 TV 역시 채널 묶음을 판매한 경우다. 그러다 묶음 해체라는 첫 번째 물결을 타고 훌루Hulu, 소니, HBO가 케이블 채널 패키지를 단일 텔레비전 채널 또는 시리즈로 번들을 해체했으며, 애플Apple의 아이튠즈iTunes는 TV 시리즈를 한 번에 하나씩 구매하고 소비할 수 있 는 단일 에피소드로 분리했다. 인터넷 덕분에 자유를 얻은 언번들링은 신문과 케이블 TV에만 머 무르지 않았다. 음악 업계에서는 EMI 같은 회사가 여러 노래를 CD 에 담아 판매함으로써 오랫동안 콘텐츠 접근을 통제하고 있었다.25 아이튠즈 같은 디지털 서비스는 소비자가 노래를 개별적으로 구입 하게 함으로써 CD를 분해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출판사 맥그로 힐McGraw-Hill은 학생들이 개별 장만 읽고 싶어하는데도 전체 교 과서를 구매하게 만들었다. 아마존은 사용자가 전자책 단말기 킨들 Kindle을 통해 필요한 장을 하나씩 구입할 수 있게 해 교과서 묶음을 해체했다.
- 두 번째 물결, 탈중개화 : 1990년대 후반에 이르자 언번들링을 통해 수익성 확보가 가능했 던 온라인 콘텐츠는 대부분 해체되거나 분해되었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첫 번째 물결인 언번들링은 새로운 물결, 즉 재화와 서비스 의 탈중개화disintermediation에 길을 내주기 시작했다. 언번들링은 소비자에게 일대일 맞춤 제품이나 서비스 제공을 가능하게 했고, 이는 콘텐츠 제작자와 배포자가 개별 콘텐츠를 최종 소비자에게 직 접 판매하는 것이 유리한 상황을 조성했다. 콘텐츠뿐 아니라 다양 한 산업 분야에서 서비스 제공 업체는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인 터넷이 더 저렴한 비용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노출될 수 있는 통로 로서의 잠재력이 있음을 알게 됐고, 더더욱 중개인을 거래에서 제외시켰다.
- 세 번째 물결, 디커플링 : 그런데 파괴적 혼란이 또다시 닥쳐오고 있다. 2012년 나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세 번째 물결이 곧 밀려들 것을 알았다. 가장 혁신적 인 회사들은 더 이상 제품의 묶음 해체나 서비스의 탈중개화를 통해 고객 행동을 변화시키는 방식에 동참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고객이 평소 쇼핑 중에 정상적으로 수행하는 특정 활동들을 '분리' 하는 식 으로 고객을 빼앗아가고 있었다. 1장에서 보았듯이 버치박스는 제 품 테스트 활동을 구매 활동에서 분리했다. 아마존은 제품 구매와 탐색을 분리했다. 투로는 자동차 구매와 자동차 사용을 분리했다. 이 최신 유형의 물결은 콘텐츠와 서비스를 판매하는 회사 외에도 미용 제품, 전자 제품, 자동차 같은 물리적인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 에도 피해를 입히고 있었기 때문에 이 파도의 파괴력은 어쩌면 이 전의 파도보다 훨씬 더 컸다. 세 번째 디지털 물결은 고객의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파괴적 혼란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이전의 두 물결과 달랐다. 첫 번째 물결인 언번들링은 주로 제품 수준에서 그리고 소비 단계에서 발생했다. 예를 들자면 일부 소비자는 신문 기사만 읽고 다른 소비자는 광고만 봤다. 두 번째 물결인 탈중개화는 공급 사슬 내에서 발생했다(예를 들어 제지업체를 우회해서 펄프를 신문사에 직접 판매하는 셀룰로오스 회사), 디커플링 역시 중요한 연결고리를 무너뜨렸다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이번에는 제품이나 공급 사슬 단계가 아닌 고객 활동 단계를 무너
뜨린다는 점에서 달랐다.
- 전통적으로 사람들은 주요 자동차 회사를 대표하는 현지 딜러로부터 개인 자동차를 구입했다. 운전자는 자동차 구입 비용 외에도 유지 보수, 연료, 보험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한편 자동차 딜러들은 반짝이는 신형 자동차를 원가에 마진을 더한 가격으로 판매해 큰 이윤을 남겼다. 1999년 기준, 미국의 자동차 딜러는 평균적으로 신차를 판매해 수익의 40퍼센트를 벌어들였다. 이제 그런 시대는 끝났다. 자동차 딜러는 자동차 판매로 수익을 거의 내지 못한다. 자동차 판매에서 얻는 수익은 전체 순이익의 10 퍼센트 미만에 불과하다. 오히려 순이익의 67퍼센트를 차지하는 금융, 보험, 추가 보증, 유지 보수 판매에서 수익을 낸다. 자동차 딜러 시스템은 진화했다. 현재는 자동차 판매점이 아니라 금융 서비스를 판매하는 은행과 훨씬 더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이 2014년부터 개인이 소유한 대형 미국 자동차 딜러 회사들을 인수하겠다고 발표하자 전 세계 투자자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자동차 딜러는 수익성이 높은 비즈니스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버핏에게는 자동차 딜 러의 수익성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지역 및 전국의 자동차금융은행auto financing banks(예를 들면 버크셔 해서웨이 오토모티브Berkshire Hathaway Automotive), 보험회사(예를 들면 제이코Geico), 자동차 보증 보험(예를 들면 어플라이드 언더라이터즈Applied Underwriters)에 투자하 고 있는 버핏은 자신이 거느린 다른 회사들을 위해 또 다른 판매 통로를 확보할 기회를 포착한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버핏 본인이 직접 관리하지 않을 경우 자동차 딜러 업계의 혁신이 자신에게 안좋은 결과를 불러올 것이란 사실을 예상할 만큼 영리했다고 할 수 있다.
- 알아야 하는 것은, 신생 기업이 대단한 제품을 내세우는 게 아니라 고객을 가로채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물 론 소규모에다 경험도 없고 자금도 부족하며 잘 알려지지도 않은 신생 기업이 기존 기업보다 훨씬 더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는 일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아주 드물다. 미시건 대학교 연구 원 앨런 아푸아의 주장에 따르면 가장 수익성 높은 비즈니스 모델 혁신과 주요 제품 사이에는 관련성이 거의 없다. 기술이나 제품 혁 신으로 이익을 얻고자 해도 여전히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
- 소비자 트렌드의 변화는 2000년대 초반 파리에서 시작됐다. 파 리를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주로 호텔에서 머물기를 원했다. 하지만 출장이나 여행으로 여러 번 방문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 중 일부 는 여행사를 통해 괜찮은 동네에 민박 같은 숙박시설을 구해달라고 부탁하기 시작했다. 가족 여러 명과 여행하는 사람들 역시 다 같이 머물 수 있는 적당한 곳을 찾고 있었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거실과 다이닝룸이 갖춰진 구조를 전통적인 호텔에서는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를 감지한 건 포시즌스만이 아니었다. 다른 호텔 체인들 도 변화를 알아챘다. 가장 귀한 고객(온 가족이 함께 세계를 여행하는 부유한 고객)을 잃을 수 있음을 자각한 호텔 체인은 한 공간에 여러 개 침실이 있길 원하는 고객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실행에 나섰다. 그렇게 해서 첫 번째 혁신으로 서로 붙어 있는 방을 함께 묶어 제공하는 시스템을 내놓았다. 일부 호텔 체인은 객실과 객실 사이에 문 을 설치해 복도를 통하지 않고도 옆방을 드나들 수 있게 연결한 커넥팅룸을 추가했다. 한 방에는 부부가, 옆방에는 아이들 또는 부모가 머물 수 있게 한 것이다. 2000년대 후반, 호텔 체인들은 런던의 나이츠브리지나 하이드파 크, 상하이의 푸둥 부근 등, 좀 더 현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지역 에 새로이 호텔을 개장하기 시작했다. 상류층 고객을 위해 포시즌 스는 콘도를 모방한 침실 2, 3, 4개짜리 펜트하우스 스위트룸을 만 들었다. 파리 포시즌스 조르주 생크 호텔Four Seasons George V에 있는 엠파이어 스위트룸은 마스터 베드룸, 욕실 2개, 개방형 거실 및 다이닝룸, 서재, 주방 그리고 에펠탑을 조망할 수 있는 테라스를 갖추었다. 하지만 포시즌스를 비롯한 대형 호텔 체인은 파리 같은 도시의 주거 지역에서 여러 개 방으로 이루어진 스위트룸을 고객들이 왜 원하는지, 그 진짜 이유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고객이 그런 공간 을 찾는 이유는 가족과 함께 여행하면서 편안함을 느끼고 싶어서만은 아니다. 진짜 이유는 빛의 도시 파리로 열 번째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일반 관광객과는 다른 경험을 원했기 때문이다. 고객 설문조사에서 고객의 이런 욕구가 그대로 드러났고 여행사들도 이 결과에 동조했다. 미국 여행사협회US Tour Operator Association 회장은 이 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여행자들은 방문하는 지역의 사람들, 전통 및 풍습과 더 밀접해지기를 원하며 이런 경험은 여행의 의미와 추억을 더해준다.
- 고객은 침실이 아닌 가족 공간을 원한다. 에어비앤비는 이런 사실을 간파했다. 에어비앤비 창업자들은 호 텔, 항공사, 레스토랑, 관광 명소 모든 면에서 여행자에게 현지 생활 에 깊이 파고들거나 빠져들 기회를 제공해야 함을 깨달았다. 호텔에 서 머무는 사람은 얻을 수 없는 기회였다. 호텔에 투숙하는 사람들 은 여행지에 도착해 특색 없는 식사를 하고 객실로 들어간다. 여기 저기 여행하며 구경하기도 하지만 현지 생활방식을 경험할 기회가 별로 없다. 하지만 에어비앤비는 달랐다. 이 숙박 공유 플랫폼의 본래 명칭Air Bed and Breakfast은 돈 없는 대학생들이 자기 집을 빌려 주면서 손님에게 에어베드air bed와 아침식사breakfast를 내줬다는 점에 착안해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방을 개별적으로 대여하다가, 그다음에는 아파트나 주 택을 통째 대여할 수 있게 했다.
- 화장품 업계에서 세포라는 고객의 구매 단계를 통합하는 방식을 유지하면 서 고객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한다. 세포라 매장을 방문하는 소비자 는 한 자리에서 여러 화장품을 확인하고 발라본 다음에 매장 내에서 구입할 수 있다. 그다음에도 언제든 매장에 들러 립스틱이나 마 스카라를 추가 구입할 수 있다. 파괴자들은 화장품 고객 가치사슬의 각 단계 사이에 전문화의 힘 을 증가시켜 세포라에게서 고객을 빼앗아왔다. 버치박스는 회원들 에게 화장품 샘플을 담은 상자를 보내 고객이 세포라에서 판매하는 것과 동일한 뷰티 제품을 집에서 편안하게 테스트해볼 수 있게 한다. 아마존은 정품을 더 낮은 가격으로 제공해 소비자를 유혹한다. 고객이 세포라 매장이나 버치박스를 통해 샘플을 확인하되 구매는 아마존에서 하게끔 유도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뷰티 업계의 거인 로레알의 계열사 키엘은 충성도 높은 소비자들에게 회원 가입을 통해 특정 크림이 나 일부 제품을 정기 배송' 받게 했다. 고객은 제품당 비용을 지불 하는 것이 아니라 회비를 지불한다. 키엘은 정기적인 우편배송으로 해당 제품이 떨어지기 전에 보충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래도 세포라를 좋아하는 소비자라면 첫 구매는 세포라에서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중에는 제품 보충을 확실히 하기 위해 키엘의 서비스를 신청하게 된다. 다시 말해 키엘은 화장품 보충 활동을 분리함으로써 세포라에게서 제품을 재구매하는 고객들을 빼앗아온 것이다.
- 기억하길 바란다. 당신이 어떤 사업을 하든 고객은 항상 세 가지 '화폐'를 부담한다. 돈, 시간, 그리고 노력이다.
- 고객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물어라. 고객이 구매 결정을 내릴 때 신경 쓰는 비용, 한두 가지가 아니라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든 비용에 대해 알아보라. 구매를 위해 투자하는 돈, 시간, 노력이 전부가 아닐 수 있다. 고급 자동차 구매자는 평판이 중 요하다고 말할지 모른다. 반면 저가 자동차 구매자는 차량의 안전성 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할 수 있다. 돈 많은 은행 고객은 자신만을 위한 서비스를 찾는 반면 그렇지 않은 고객은 쉽고 편하게 이용 가능한 서비스가 중요하다고 말할 것이다. 돈, 시간, 노력을 넘어서는 추가적인 비용을 평가할 때는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 추가 비용이 정말로 고객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고, 당신과 파괴자가 발생시키는 추가 비용을 반드시 비교해보라. 마지막으로 주의할 것은 이중으로 계산하지 않는 것이다. 추가 비용은 여기에서 논의된 세 가지, 즉 돈, 시간, 노력 중 어느 것과도 중복되어서는 안 된다.
- 패기 넘치는 디커플러라면 다른 경쟁자보다 한발 앞서서 고객 가치사슬 활동 중 하나 이상을 낚아챌 기회를 찾아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먼저 할 일은 유사한 욕구를 가진 특정 고객 그룹, 즉 타깃 세그먼트target segment를 파악하고 그들이 전형적인 고객 가치사슬에서 벌이는 활동을 세심하게 살피는 것이다. 디커플러는 종종 이 단계에서 두 가지 실수를 저지른다. 첫째, CVC를 지나치게 일반적으로 그려낸다. 자동차 회사 임원들은 자동 차 구매 과정을 주로 이렇게 설명한다. 구매 필요성 인식하기 → 자 동차 브랜드 파악하기 → 브랜드에 대한 관심 높이기 → 딜러 방문하 기 → 차량 구입하기. 그런데 이는 충분히 구체적이지 않다. 디커플러라면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한다.
사람들은 실제로 언제 새 차를 필요로 하는가?
정확히 어떤 식으로 자동차 브랜드를 파악하는가?
어 떻게 특정 제품이나 모델에 관심을 갖게 되는가?
이런 식으로 여러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인식, 관심, 욕망, 구매 과정을 일반적이고 엉성 하게 생각하면 구체성이 떨어져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또한 가치사슬의 관련 단계를 제대로 식별해내지 못해 허둥대는 경우가 많다. 자동차 구매 과정을 좀 더 잘 설명하려면 다음처럼 할 수 있다. 자동차 리스가 한 달 후에 만기라는 사실 인식하기 → 신차구입의 필요성 느끼기 → 자동차 광고에 관심 갖기 → 자동차 제조사 웹사이트 방문하기 → 마음이 끌리는 브랜드 두세 개 정하기 →다른 자동차 웹사이트 방문하기 → 동일한 범주에 있는 자동차들 옵션 비 교하기 →모델 선택하기 → 온라인으로 최저 가격 확인하기 → 선택 한 모델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가까운 딜러 방문하기 → 온라인 가 격보다 좋은 가격에 판매하는지 확인하기 → 자동차 시승하기 → 자 동차 금융, 보증 기간 및 기타 추가 사항 확인하기 → 최종 가격 협상 하기 → 계약 체결하기 → 차량 인수하기 → 사용하기 →다시 리스 만기 기다리기. 이처럼 새 리스 차량을 찾는 경우에 구매 과정은 총 18 가지에 이른다.
- 면도기 면도날 비즈니스 모델은 두가지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한다. 첫째, 근시안적인 소비자가 장 기간의 비용을 감내하고 단기적 상황에 초점을 맞출 때 효과가 있 다. 이 소비자는 값싼 질레트 면도기 본체나 렉스마크Lexmark 프린 터를 구입하지만 나중에는 자신도 모르게 교체용 면도날이나 잉크 값을 터무니없이 많이 지불하고 만다. 물론 조나단은 이런 소비자가 아니었다. 그는 아버지의 경우를 통해 질레트가 내놓은 비즈니스 모델이 장기간에 걸쳐 얼마나 큰 비용을 요구하는지를 알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DSC가 등장하기 전에는 이 면도기 면도날 모델이 다른 선택사항들(전기면도기와 값싼 일회용 면도기는 제외)을 대체하면서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 폭을 줄여버렸다. 조나단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면도기와 면도날 모델이 잘 작동하는 두 번째 조건이 바로 이렇게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다. 수백만 명의 다른 소비자들처럼 조나단 역시 유사한 품질의 대체품이 부족한 상황을 견뎌낼 수 밖에 없었다.
- 디커플링은 산업 전반에 걸쳐 패턴화된 방식으로 펼쳐진다. 기존 기업이 두 개 또는 그 이상의 소비 활동을 고객에게 전달한 다음, 그런 연계된 활동에 대해 비용을 부과하는 상황에서 디커플링은 발생한다. 묶음 상품과 달리 연계된 활동은 적어도 두 개로 분리된다. 예를 들어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TV 프로그램 시청하기, 친구와 전화 통화하기, 적절한 제품을 찾기 위해 매장 둘러보기) 그리고 회사가 가치에 대해 대가를 부과하는 활동(시청자들에게 광고를 보게 하거나 구독료 내게 하기, 모바일 네트워크에 연결하게 하기, 선반에 있는 제품 구입하게 하기)으로 분리될 수 있다. 그런데 이때 신규 진입 기업이 두 가지 활동을 분리해서 가치에 대한 대가를 부과하는 활동은 하지 않으면서 가치 창출 활동을 제공하려 할 때, 그리고 그 디커플러가 고객이 아닌 다른 대상(예를 들면 광고주, 소매업자, 헤비유저)에게 요금을 부과하거나 고객에게 요금을 적게 부과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경우, 기존 기업은 심 각한 위협에 직면한다. 살아남으려면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 대부분의 기존 기업은 다음의 세 가지 방법 중 하나를 통해 대응하려 한다. 신규 진입 기업을 따라 하거나 인수해버리거나 가격을 대폭 낮춰 상대를 질식시키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런 방법을 사용하면 설사 성공하더라도 조직 여기저기에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다. 먼저 스타트업을 모방하는 기업은 이윤이 크게 줄어들 수 있 다. 소규모 신생 기업은 기존 기업보다 수익이 적고 디커플링을 통 해 남기는 이윤이 적어도 충분히 운영 가능하다. 하지만 NBC, 텔레 포니카, 질레트 같은 거대 조직들의 비용 구조로는 그렇게 할 수가 없다. 다음으로 신생 기업, 즉 파괴자를 인수하는 데도 위험이 따른다. 기업 인수로 현금 보유액이 잠식되는 상황도 문제지만, 기존 기업이 자사 비즈니스에 새로운 비즈니스를 통합시키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많은 기술 회사가 다른 기업을 인수했다가 아픔을 경 험했다. 가장 유명한 사례로 타임워너Time Warner의 AOL 인수(990 억 달러 결손 처리), HP의 오토노미Autonomy 인수(88억 달러 결손 처리), 마이크로소프트의 노키아 인수(76억 달러 결손 처리)를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파괴자를 질식시키기 위해 가격을 대폭 인하하는 방 법 또한 수익에 영향을 미치며, 만약 미국 법무부가 이를 반경쟁적 관행으로 인식한다면 기존 기업은 법적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 에어비앤비의 성공 스토리가 특히 흥미로운 이유는 그들의 성공 이 새롭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수요를 끌어낸 것이 아니라는 사실 때문이다. 홈어웨이, VRBO, 카우치서핑Couchsurfing 등 여러 온라인 비즈니스에서 이미 단기 임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 다. 그럼에도 에어비앤비만이 맨주먹에서 천 명, 그다음은 백만 명 까지 사용자층을 급속히 성장시켰다. 이는 첫 고객을 양성해낸 에어 비앤비의 기량이 얼마나 뛰어났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당신이 기업가라면 에어비앤비의 초기 고객 유치 과정에서, 나아가 엣시와 우버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에서 무 엇을 배울 수 있겠는가? 에어비앤비의 성공 사례를 통해 우리는 다음의 일곱 가지 원칙이 작용함을 확인할 수 있다.
- 원칙1 : 고객을 대량으로 확보하라. 고객을 한 명 한 명 유치하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든다. 에어비앤비가 호텔방이 부족했던 콘퍼런 스 기간을 이용하고 크레이그리스트 사용자들을 활용했듯 소규모 스타트업은 고객을 대량으로 유치해야 한다. 우버와 엣시는 일찍이 이 전략을 사용했다. 우버는 스포츠 경기와 콘서트가 끝나고 한꺼번 에 몰려나오는 고객들을 겨냥했다. 엣시 설립자들은 대규모 공예 품 전시회에 직접 찾아가 자사의 사이트를 홍보했으며 한 번 갈 때 마다 전시회에 참가한 모든 공예가들을 사이트에 등록시켰다.
- 원칙 2: 경쟁 기업과 정면으로 맞서지 마라. 스타트업은 기존 기업의 표적 내지는 공격 대상이 되어선 안 된다. 기존 기업의 고객을 노리 지 마라. 대신에 기존 기업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거나 제공하지 않을 고객들을 찾아 나서라. 콘서트가 끝나면 수많은 사람이 쏟아져 나오고 택시 회사는 그 사람들을 모두 감당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전당대회 등 주요 행사로 사람들이 몰려들면 호텔 방을 잡 기가 힘들어진다. 우버나 에어비앤비 같은 스타트업들은 이때 과잉 수요를 낚아채는 방법으로 기존 기업들의 '감시 대상' 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렇게 이들이 시장에 발판을 마련했을 즈음에는 반대로 기존 기업이 이들을 따라잡아야 할 것이다.
- 원칙 3: 비확장형 방식을 채택하라. 대형 기술 회사들은 인터넷 기술 등을 활용하는 확장형 전술scalable tactics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수천 혹은 수백만 명의 고객들에게 통하지 않는 전략은 실패로 받아들인다. 전문가들은 종종 스타트업도 그와 비슷한 방식을 따라야 한다고 권한다. 하지만 스타트업과 대형 기술 회사는 필요한 것, 바라는 것이 서로 다르다. 스타트업은 첫 고객 열 명이 절실하지 만 대기업은 이미 확보한 고객층에 열 명이 추가되든 말든 신경 쓰지 않는다. 에어비앤비처럼 과감하게 사람들 집을 찾아다니고 전문 사진사 를 고용해 집 사진을 대신 찍어주거나 엣시처럼 전시회에 직접 사 람들을 보내는 방법 등을 활용함으로써 신생 마켓플레이스는 새로 합류한 사람들이 빠르게 내부 문화를 익히고 적응하게 만들어야 한다. 처음에는 효과가 없어 보이더라도 통한다 싶은 전술, 고객의 욕 구를 꿰뚫어보는 통찰력을 제공하는 전술에 집중하라. 규모 확장은 기업의 라이프사이클 후반에나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다. 사업 초기 에 고객을 충분히 유치하지 못하면 나중에 규모 확장 자체가 불가 능해진다.
- 원칙 4: 초기 고객들을 키워라(그리고 공급 업자부터 확보하라), 스타트 업의 초기 고객은 해당 기업에 엄청난 도움을 주지만 실상 둘 사이 의 관계는 극도로 취약하다. 한 번의 실수로도 고객들은 사라진다. 우버, 에어비앤비, 엣시의 경우처럼 고객들이 떠나지 않고 계속 머 무른다면 이들은 스스로 더 많은 사용자들을 끌어들이면서 기업 성장의 원동력이 되어 강력한 간접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어낸다. 수요와 공급, 양쪽을 끌어들여야 하는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의 경우 수요측을 공략하기 전에 먼저 공급 측 고객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길 권 한다. 그리고 당신이 수익성을 바라보든 확장성이 뛰어난 방법을 생각하든 관계 없이, 모든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이런 초기 투자는 나중에 배당금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곧 알게 되겠 지만 당신의 첫 번째 고객들은 당신의 사업이 돌아갈 수 있게 돈을 지불하는 역할뿐 아니라 그 이상의 무언가를 해내는 사람들이다.
- 원칙 5: 간단하고 단순한 기술, 오프라인 도구를 활용하라. 기술 스타 트업들은 이벤트 조직하기, 현장에서 사람들과 함께하는 활동 만들 기, 사용자가 자신의 서비스를 아는 사람들에게 알리도록 장려하기 등 오프라인으로 고객을 유치하는 방법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에어비앤비는 이런 오프라인 고객 유치 수단을 적극 활용해 초기 성장을 가속화했다. 온라인 채널을 통해 고객을 유치하는 방법은 시간이 지나 사업 성장률이 어느 정도 안정된 후에 사용한다.
- 원칙 6: 처음에는 기술보다 활동을 장려하라. 기술은 비즈니스 프로 세스를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기술 자체만 으로는 사업을 순조롭게 시작할 수 없다. 파괴적인 사업을 구축하 기 위해서는 단순하고 간단한 방식으로 돌아가야 한다.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는 수요 공급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비즈니스 초기에는 기 술만으로 이 어려운 일을 해낼 거라 기대해선 안 된다. 우버는 첫 번 째 운전자를 등록시키기 위해 집집마다 찾아다녔다. 에어비앤비도 임대주를 구하기 위해 똑같은 일을 했다. 그리고 설득당한 임대주가 방이나 집을 등록하면 에어비앤비 직원들이 그 공간을 빌릴 사람들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플랫폼 매니저는 반드시 구매자와 거 래가 이루어질 수 있게끔 공급자를 확보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구매자와 공급자가 연계되지 않을 수 있고, 그렇게 한 번 플랫폼을 떠난 사람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한 번에 하나씩 고객에게 어필해야 한다. 그 단계가 지난 후에야 기술의 도움을 받아 과정 을 가속화할 수 있다.
원칙 7: 고객의 눈으로 당신의 비즈니스를 보라. 지금까지 나는 고객 의 눈을 통해 파괴를 보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해왔다. 이는 서로 다 른 두 유형의 고객 그룹, 즉 공급자와 수요자를 상대하는 온라인 마 켓플레이스에서도 통하는 말이다. 우버와 에어비앤비의 경영자들은 구매자들이 어떤 일을 겪고 있는지 알아보고 경험하기 위해 정 기적으로 자사의 서비스를 직접 이용했다. 그들은 또한 자동차를 운전하거나 집을 임대해봄으로써 공급자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파악했다. 고객을 확보해야 하는 새로운 비즈니스라면 누구나 온전히 고객 입장에서 바라볼 줄 알아야 하며, 두 유형의 고객이 지불하는 노력, 시간, 금전 비용을 낮추기 위해 사업 운영의 묘를 발휘해야 한다.
- 인접 영역 접근방식이 가지는 함정 : 우버가 핵심 역량을 토대로 삼아 인접 시장으로 확장해가는 방식 이 급성장의 원동력으로 작용할지 여부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 물론 이 방식을 택해 효과를 본 기업은 많다. 하지만 여기에는 부정적 인 면도 따른다. 인접 비즈니스로 진출한다는 말은 단순하지 않다. 여기에는 당신의 현재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을 선택하 겠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 완전히 새로운 고객층을 유치해야 하는 부담을 져야 할 수도 있단 얘기다. 2006년 코카콜라 본사는 빠르게 성장하는 커피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커피 맛 청량음료를 출시했다. 새로운 음료는 고객 입맛을 만 족시키지 못했고, 코카콜라는 1년 만에 커피 맛 음료 생산을 중단했 다. 콜게이트Colgate 도 구강관리 분야에서 확보한 핵심 역량을 기반 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냉동식품 분야에 도전했다. 1982년 콜게이트 브랜드를 단 냉동식품들이 출시됐지만 가장 충성도 높은 고객들마저 이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당신의 고객에게 물어보라. 브랜드 관리자 입장인 당신은 고객들 이 당신 생각보다 브랜드 범위를 훨씬 더 좁게 보고 있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다. 당신이 아주 인접해 있다고 생각하는 영역을 고객들은 아주 멀리 떨어진 영역으로 볼 수 있다.
- 성장의 핵심은 고객 CVC 인접 영역에 있다. 방향의 전환: 기업의 시너지가 아닌 고객의 시너지. 인접 영역 말고도 급속한 성장을 향해 나아갈 다른 방법, 더 확실 한 방법이 있다. 디커플링 이론에 뿌리를 둔 방법이다. 기존 방식은 기업의 성장을 회사가 얻을 시너지 측면에서 생각한다. 이런 식이 다. 어떻게 하면 나의 강력한 브랜드, 광대한 유통망, 마케팅 능력, 생산 능력, 지적 재산을 활용해 새로운 제품이나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을까? 그런데 우리는 이런 질문을 고객 입장에서 던질 수도 있다. 고객 이 자신의 CVC에서 하나의 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우리 제품을 구매 하고 있을 때 CVC 상에서 그 활동과 인접한 다른 활동까지 우리와 하고 싶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혹은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다. 고객이 기존 기업을 통해 두 가지 이상의 활동을 하거나 별도의 여러 기업을 통해 하나씩 활동할 때보다 우리를 통해 두 가지 활 동 가능하면 더 많은 활동을 하면서 비용을 더 줄이려면 우리는 추가 로 무엇을 더 제공해야 할까? 이런 관점으로 접근하기 시작하면 고객측 시너지customer-side synergies 를 찾아낼 수 있다.
- 알리바바의 확장 전략은 고객 측 시너지 효과와 CVC 인접 활동에 정확하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16년에는 온라인 쇼핑의 약 50퍼센 트가 휴대전화를 통해 이루어졌으며, 나머지는 노트북, 데스크톱, 태블릿에서 이루어졌다. 온라인 쇼핑을 하고 싶은 소비자들은 먼저 어떤 장치, 즉 어떤 운영체제와 브라우저 조합을 사용해 인터넷 에 접속할지 결정해야 했다. 그런 다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브라 우저를 열고 웹사이트에 들어가 통신 서비스, 이메일, 소셜네트워크, 채팅 앱 등에 접속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무언가 구매할 게 생각 나면 전자상거래 웹사이트(예를 들어 구글이나 바이두) 안팎에서 검색 을 실행했다. 그리고 거기에서 자기에게 적합한 전자상거래 사이트 가 어디인지 알게 된다. 중국에서 비즈니스 고객들은 알리바바를 찾 았다. 하지만 개인 소비자가 다른 소비자에게서 제품을 찾을 때는 타오바오를 이용했고, 소매 업자에게서 물건을 찾을 때는 티몰로 갔다. 구매자는 더 많은 제품 정보를 얻고 가격을 흥정하기 위해 중국 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관행) 주로 채팅 앱을 통해 판매자들과 연락을 주 고받았다. 그다음은 소비자가 구입비용을 지불하고 물류 사업자가 제품을 배송해주기를 기다려야 했다. 이것이 전형적인 온라인 쇼핑 객의 고객 가치사슬 활동의 범위였다. 이 CVC를 분석해보면 명확한 패턴이 발견된다. 원칙적으로 고객 은 결국 각각의 관련 활동을 알리바바의 여러 회사 중 한 곳에서 수 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메이주는 전화기를 생산하고, 알리윤Aliyun은 운영체제다. 구매 과정을 시작한 고객은 알리바바 소유의 야후차이나 콘텐츠 사이트 이용을 시작으로 에타오 검색엔 진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런 다음 알리바바의 온라인 매장들, 즉 알리 바바와 타오바오, 티몰 중 하나를 선택하고 알리왕왕을 통해 판매자 와 소통한다. 마지막으로 소비자는 알리페이로 결제하고 차이냐오를 통해 상품을 받는다. 알리바바는 알리바바 웹사이트로 쇼핑객 CVC의 한 단계에 집중 하며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런 다음에 다른 고객 활동들을 확보하고 자 나섰다. 업계의 인접 영역으로 나가는 전통적 접근방식이 아니라 (결제, 모바일폰, 물류는 인접 업계가 아니다), 인접한 CVC 활동들 안으로 들어가는 방식을 택했다. 2019년에 이르러 알리바바는 CVC 활동 의 대부분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었다. 알리바바가 기업 측 시너 지 효과를 어느 정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범위의 경제 덕분일지도 모른다.
- 업계에 관계 없이 자원 중심적 사고가 만연한 기업이 많다. 전통적인 소매 업체들은 매장을 수입의 핵심 동인으로 인식한다. 매장을 많이 추가하면 수익이 증가한다고 본다. 통신사들은 네트워크로 연 결된 집들을 수익의 원천으로 인식한다. 더 많은 집을 추가하면 수 익이 증가한다고 생각한다. 은행들은 지역 내에 있는 지점이 수익을 만들어낸다고 본다. 지점을 더 추가하면 수익이 증가한다고 이해하 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존 기업은 자사의 가장 소중한 자산 성장의 직접적인 결과가 수익 증가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자원이 돈을 지불하는 고객을 끌어들이고, 기업은 이 고객들로부터 최대한 뽑아먹는다. 기존 기업이 돈을 버는 방식이 그렇다. 기존 기업의 임원이 결정을 내릴 때 어떤 기준을 적용하는지를 보면 이들의 사고방식이 드 러난다. 소매 업계는 매장 면적의 평방피트당 매출을 기준으로 삼고, 소매 은행은 지점당 계좌 수나 수익을 보며, 텔레콤 회사는 광섬 유 케이블 마일당 수입을 따진다. 이들에게는 고객을 끌어들일 의미 있는 자원이 결여되어 있기 때 문에 이들과 다른 마음자세를 지닌 파괴자들이 접근한다. 우버는 차가 없었다. 에어비앤비는 호텔 객실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 넷플릭 스는 매장이 없었다. 파괴자가 보기에 매출 증가는 오직 고객 유치라는 한 지점에서만 발생한다. 고객을 인수하는 데 자산이 필요하다면 그들은 직접 자산을 구축하거나 다른 사람에게서 빌린다. 그렇다고 해서 파괴자들은 자산 구축을 최종 단계로 보지 않는다. 어떤 방식으로 자원을 확보하든 상관없이 파괴자는 고객에게서 뽑아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자산을 최대한 활용할 뿐이다. 파괴자의 사고방식은 자원 중심적이 아니라 순전히 고객 중심적 이다. 스타트업이 흔히 사용하는 기준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들은 고객생애가치Customer Lifetime Value, 사용자당 평균 수익average revenue per user, 일정한 구매 주기 내에서 지속적인 구매가 계속되거나 구매 가능성이 높은 활성 고객당 수익revenue per active customer을 기준으로 삼는다.
* 자원 중심: 특정 기업이 소유한 자원이 가장 귀중한 재산이다. 모든 비즈니스에서 의사결정은 이 자원을 확장하고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
* 고객 중심: 고객이 가장 귀중한 재산이다. 모든 비즈니스에서 의사결정은 고객 수를 늘리고 고객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 Shell의 CEO 벤 반 뷰어든Ben van Beurden은 2018년에 이 렇게 말했다. “현재 어려운 점은 미래가 어디로 갈지 더 이상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셸의 가이 아우텐Guy Outen 전략담당 부사장은 장 기간 안정을 유지했던 에너지 산업이 최근 몇 년 사이에 “복잡한 상태complicated에서 복합적인 상태complex” 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를 대비해 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현재 여타 많은 산업에서도 느끼듯이 상당히 어렵고 다소 헛된 일이기까지 하 다. 그런 이유로 경영진이 먼저 미래를 살펴보고, 회사가 어떤 위치를 목표로 하는지를 결정한 다음, 그에 필요한 전략적 자산을 결정 하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연구해야 하는 장기적인 계획 접근방식은 거의 효과가 없다. 경영진이 어떤 결정을 내리기에는 미래가 너무 불확실하다. 아니면 정확한 전략적 계획을 세우기에는 미래에 대한 세부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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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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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량적 데이터 측정 “ 홍보마케팅 효과를 측정하고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 우선 정량적으로 수치화할 수 있는 데이터부터 확보해나간다.
(1) 언론보도 효과 분석
홍보마케팅 효과 분석의 대표 항목이 언론보도이다. 미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적으로 반세기 이상 사용해온 언론보도 평가기준은 AVEAdvertising Value Equivalence, 즉 '광고 환산 가치'이다. 언론보도가 된 기사를 그만한 크기의 광고로 내려고 할 때 얼마나 비용이 드는지 따지는 것. 이때 단순히 일대일로 크기비교를 하지 않고 승수라는 개념이 들어가는데, 이는 기사의 홍보 가치가 같 은 크기의 광고보다 신뢰도와 효과에서 몇 배 크다는 이유에서이다. 이 승수는 6혹은 8을 사용하는데 광고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이비드 오 길비가 주장한 것으로 신뢰도에 대해서는 논란이 존재한다. 정확한 근거가 없지만 그럼에도 언론보도를 광고 가치로 환산한 효과 측정은 지금까지 널리 사용된다. 일단 돈으로 환산되어 가늠하기 편하고, 승수를 곱함으로써 효과가 금액적으로 커져서 홍보마케터와 의뢰 주체 모두 심리적 만족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 언론홍보 효과 측정(AVE) 방법
A 신문에 2단짜리 기사가 나왔다고 가정해보자. 이렇게 언론보도가 되었을 때의 홍보 효 과를 돈으로 환산해보는 방법이 아래 계산법이다. 즉 돈 들이지 않고 언론홍보로 성사된 2단짜리 기사는 최소 420만 원의 가치가 있다는 의미. (이때 사용된 승수는 오길비 기준 6으로 함)
기사 크기: 2단 x 5cm = 10단/cm (신문 1면 15단, 가로 37cm 기준) 1단 1cm 광고료: 70,000원
따라서 기사의 광고 환산 가치는 10단/cm x 70,000 ×6 = 4.200,000원
(2) 홈페이지/블로그 방문객 증가율 분석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해 기사가 나오거나 프로모션 이벤트를 하면 독자는 관심을 가지고 홈페이지를 방문한다. 이때 유입량을 분석하면 어떤 고객층 이 증가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웹사이트의 트래픽, 브랜드 검색 횟수, 전환율 Conversion rate 등이 중요한 분석 자료가 된다. 트래픽은 홈페이지나 블로그 사이 트 방문자에 의해 만들어진 방문자의 수, 방문자가 접속한 페이지의 양을 말 하며 전환율은 웹사이트 방문자가 사이트에서 구매나 회원 등록 등 웹사이트가 의도하는 행동을 취하는 비율이다. 일정 시점별매월, 분기,반기 등 혹은 홍보마케팅 캠페인 진행 후 전체 방문객 증가율과 해당 트래픽, 검색수, 전환율 등을 분석해서 동향을 파악한다.
(3) 소셜미디어 증가율 분석
일반적으로 홍보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하면 웹사이트 유입률뿐 아니라 소셜 미디어 팔로잉도 함께 증가한다. 소셜미디어도 웹사이트와 마찬가지로 분석 리포트로 정리할 수 있는데 주요 홍보마케팅 활동 전후의 팔로어 수, '좋아요' 수, 댓글 수와 소셜 인게이지먼트 레벨의 변화량을 측정한다. 이 방법은 트위터, 페이스북, RSS 피드, 블로그 등 모든 소셜미디어 활동에 적용할 수 있다. 이벤트에서 참여자 수가 몇 명이고 퀴즈에 몇 명이 응모했으며, 몇 명이 문의했는지를 분석해 정리한다. 온라인 채널에 올라온 댓글 수, 내용긍정적 부정적 댓글 비율 등도 분석한다.
- 수치보다 해석' - 정성적 평가로 숫자 너머 의미 파악하기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이 홍보마케팅 효과 측정과 평가에도 적용된다. 단순히 가시적 숫자 늘리기에 연연하지 말고, 측정된 수치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심도 있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의미 있는 성과를 위해 향후 어떤 매체를 통해 무슨 활동을 할지 행보를 정할 수 있다. 수치를 통해 의미를 파악하는 해석력이 필요하다.
(1) 언론보도 분석은 더욱 정밀하게
보도자료를 배포한 뒤에는 보통 기사가 어떤 매체, 어느 지면, 얼마만 한 크기로 게재되었는가를 정리한다. 일반적으로 광고비로 환원해서 가치를 매기는데 이와 함께 정성적 접근도 필요하다. 단순히 몇 번 보도되었는가가 아니라 우리 회사의 어떤 메시지가 강조되는지, 전체적으로 긍정적/부정적 논조인지, 타사경쟁사 대비 우리 회사 기사에 대한 언론의 관점 등을 파악한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기사를 분석하는 방법은 더 다양해질 수 있다.
■ (보도된 매체의) 구독률, 독자 수, 매체 순위 분석
■ 기준을 통해 기사 톤 분류(매우 긍정'에서 '매우 부정'까지를 1~10 수치화로 표시 등)
■ 키 메시지에 따라 분류(우리가 주력 메시지로 제시하는 내용이 나왔는지 아닌지)
■ 타사경쟁사)의 보도 경향, 메시지와 비교 분석
■ 단독보도 여부(다른 기업 등과 함께 나오는 공동보도보다 단독보도일 때 가중치 높음)
■ 회사/브랜드 제품의 사진 또는 로고 노출 여부
(2) 타깃 집단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소비자들이 인지하는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도를 분석해 홍보 효과를 파악한다. 이를 위하여 홍보마케팅 활동 후, 타깃 집단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하여 인지도와 호감도, 주력 메시지 회상 정도 등을 조사할 수 있다.
(3) 영업 사이클 분석
성공적인 홍보마케팅은 기업의 세일즈 사이클을 단축시켜준다. 세일즈 사이 클이 단축된다는 것은 고객의 구매 전 조사와 비교 과정에 드는 시간이 줄어 든다는 의미. 일반적으로 성공적인 홍보마케팅 캠페인은 세일즈 사이클을 10% 이상 절감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고객들이 '보습 화장품'으로 검색하던 것을 '○○브랜드 수분크림'으로 검색하게 되는 것. 이처럼 홍보마케팅 활동 후 검색 키워드를 통해 신뢰도와 인지도의 향상 정도를 알 수 있다. 브랜드를 강화하거나 회사나 운영자를 업계 전문가로 포지셔닝하는 홍보 활동을 펼친 후에는 브랜드명과 임원진의 키워드 검색결과를 분석해 그 결과치가 증가하는지 파악해본다.
(4) 투자 활성화 조사
투자자들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것에 투자하기를 꺼린다. 내 회사가 투자 시장 에서 관심을 못 받고 있다면 업계에서의 가시성과 신뢰도가 충분치 않다는 의미이다. 홍보마케팅 활동을 펼치면서 투자가 활성화되는지 세심히 살펴본다. 그 여부를 통해 홍보마케팅 활동의 적정성을 가늠할 수 있다.
- 홈페이지는 반드시 모바일에서도 잘 볼 수 있도록 제작한다. 보통 홈페이 지 방문자들의 60~70%가 모바일로 접속하는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모바일에 최적화된 반응형 홈페이지 확보가 중요하다. 반응형 홈페이지란 고객이 이용하는 기기의 화면 크기에 따라 조절되는 형태를 일컫는다. PC나 모바일 등 어느 기기에서는 접속했을 때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깔끔하게 볼 수 있어야 한다. 네이버 모두 modoo를 이용하면 모바일 홈페이지로 자동 전환되는 반응형 홈페이지를 무료로 만들 수 있다.
- 포털사이트 업체 등록 : 회사 홈페이지는 네이버, 다음, 구글 등 검색 포털사이트에 업체 등록을 해놓는다. 네이버는 '스마트플레이스'에서 업체 등록이 가능하며, SNS 계정을 연관 채널로 추가할 수 있다. 다음 검색 등록은 카카오톡과 연동이 되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고객도 찾기 쉬운 구글은 마이 비즈니스'에서 등록하면 된다. 업체 등록에서는 회사 소개, 위치 등록, 연락처 등록, 제품과 서비스 소개, 프로필 설정, 대표 사진 등록 등 기본정보를 입력하자. 등록 완료까지는 신청일로부터 약 5일 정도 소요된다.
- 검색엔진 최적화 : 상품을 어떤 채널을 통해 보여줄지를 미리 결정해두어야 한다. 신제품의 성공적인 론칭을 위해서는 제품이 검색엔진과 SNS에서 잘 검색되는 길목에 나가있어야 한다. 제품/서비스 출시에 앞서 회사 홈페이지나 블로그 등 온라인매 체를 점검하고, 없다면 새로 구축한다. 홈페이지가 있는 경우 고유한 URL 주 소를 가진 신제품 소개 페이지를 별도로 만드는 것도 좋다. 또 신제품 사진은 인스타그램, 구글 포토, 플리커, 피카사 등에, 영상은 유튜브, 비메오, 페이스북에 업로드하면 검색에 도움이 된다. 검색이 잘되기 위해서는 일회성으로 자료를 올리기보다 지속해서 콘텐츠를 올려야 한다. 제품 관련 스토 리를 몇 개의 콘텐츠로 잘라서 만든 뒤 하나씩 사진이나 영상과 함께 올린다. 나중에 들어온 고객들에게도 축적된 콘텐츠가 소비될 수 있다. 검색이 잘되기 위한 근본적인 전략은 좋은 콘텐츠를 꾸준히 올리는 것이다.
- 대표이사나 직원의 눈으로 볼 때는 지금 홍보하고자 마음먹은 제품 이나 서비스, 행사 등이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크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홍보마케팅이 원래 좀 과장하고 포장하는 거니 조금 부풀리는 건 괜찮아. 일단 '최초' '최대'라고 써야지. 그래야 언론이 주목하지.” 이런 식으로 쓴 보도자료는 기자의 눈으로 본다면 가치가 떨어진다. 기자는 특정 회사를 광고하기 위해 기사를 쓰지 않는다. 이 제품이나 서비스가 사 람들이나 사회에 왜 필요한지, 무엇이 새로운 사실이고 이미 알려진 것인지에 주목한다. 보도자료가 보도로 이어지려면 우리 회사의 관점에서 한발 나아가 업계, 사회, 국가 차원에서 객관적으로 어떤 점이 주목받을 수 있는지 크게 볼 필요가 있다. 표면적으로는 우리 회사나 제품이 덜 부각되는 것 같아 아쉬울 수 있지만, 보도를 성공시키기 위한 영리한 접근법이다.
- 중요한 것은 앞에 배치 - 역피라미드로 전개하기 독자들은 기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기보다 앞부분만 읽고 다음 기사로 넘어가곤 한다. 기사의 첫 문장을 리드lead라고 하는데, 기사의 핵심 내용을 축 약한 부분으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독자가 뉴스를 계속 읽을지 말지 결정짓게 한다는 점에서 기자들도 기사 작성 때 가장 고심하는 부분이 바로 리드이다. 보도자료 작성자도 제목과 함께 첫 문장, 리드에 신경 써야 한다. 첫 문장을 작성할 때는 한눈에 전체 내용이 쉽게 파악되도록 해야 한다. 즉 역피라미드 형식을 염두에 두고 쓴다. 먼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을 맨 위에 단도 직입적으로 밝히고 난 뒤 그 핵심 내용에 대한 근거, 해설, 전문가 의견 등을 붙여나가는 방식이다. 단순히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하는 식으로 그치지 말고 발표 내용이 왜 중요한지 의미를 임팩트 있게 넣어준다. 이렇게 하면 보도자료를 읽는 기자가 앞부분만 보아도 중요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고 기자 가 보도자료 내용을 전부 인용하지 않고 앞부분만 기사화해도 내용 전달에 무리가 없다. 앞부분에 중요한 내용을 다 담으려 하다 보면 리드 부분이 길어지기도 하 는데 그러면 가독성이 떨어져서 좋지 않다. 이때는 살짝 변용해서 리드 첫 문 장은 핵심 팩트로 짧게 정리하고 뒤이어 바로 나오는 문장에 발표 내용의 의미와 가치 등을 쓰는 것도 방법이다.
- 보도자료의 틀
1. 제목 : 헤드라인은 독자의 눈을 사로잡도록 짧고 명료하게 작성한다.
2. 부제목 : 제목만으로 설명이 충분치 않다면 부제목을 1~2개 덧붙인다.
3. 리드 : 리드는 발표 자료의 핵심 내용을 한두 문장으로 요약하는 것으로 주요 사실과 발표 내용의 의미, 가치 등이 잘 드러나도록 한다.
4. 인용(코멘터리) : 보도자료 내용 중 대표이사, 전문가, 담당자의 코멘터리를 넣기도 하는데 이는 대개 보도자료 3분의 2 이후에 배치한다. 코멘터리가 기사에 반영될 확률을 높이 기 위해 보도자료 상단부에 넣기도 한다. 코멘터리는 기자에 따라 보도 시 종종 생략되기도 한다.
5. 회사 소개 : 보도자료 하단에 적어주는 것이 좋다. 언제 설립되어 무슨 일을 하는 회사인지 핵심적인 내용으로 3~4줄, 한 문단을 넘지 않도록 한다.
6. 기타 첨부 자료 : 어려운 기술적 내용이나 배경 설명이 필요한데 내용이 너무 많아질 것 같으면 보도자료 본문에서는 간략히 다루고 별첨 자료로 해설판을 붙여도 좋다.
- 대표이사나 직원의 눈으로 볼 때는 지금 홍보하고자 마음먹은 제품이나 서비스, 행사 등이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크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홍보마케팅이 원래 좀 과장하고 포장하는 거니 조금 부풀리는 건 괜찮아. 일단 '최초' '최대'라고 써야지. 그래야 언론이 주목하지.” 이런 식으로 쓴 보도자료는 기자의 눈으로 본다면 가치가 떨어진다. 기자는 특정 회사를 광고하기 위해 기사를 쓰지 않는다. 이 제품이나 서비스가 사 람들이나 사회에 왜 필요한지, 무엇이 새로운 사실이고 이미 알려진 것인지에 주목한다. 보도자료가 보도로 이어지려면 우리 회사의 관점에서 한발 나아가 업계, 사회, 국가 차원에서 객관적으로 어떤 점이 주목받을 수 있는지 크게 볼 필요가 있다. 표면적으로는 우리 회사나 제품이 덜 부각되는 것 같아 아쉬울 수 있지만, 보도를 성공시키기 위한 영리한 접근법이다.
- 독자들은 기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기보다 앞부분만 읽고 다음 기사로 넘어가곤 한다. 기사의 첫 문장을 리드lead라고 하는데, 기사의 핵심 내용을 축 약한 부분으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독자가 뉴스를 계속 읽을지 말지 결정짓게 한다는 점에서 기자들도 기사 작성 때 가장 고심하는 부분이 바로 리드이다. 보도자료 작성자도 제목과 함께 첫 문장, 리드에 신경 써야 한다. 첫 문장을 작성할 때는 한눈에 전체 내용이 쉽게 파악되도록 해야 한다. 즉 역피라미드 형식을 염두에 두고 쓴다. 먼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을 맨 위에 단도 직입적으로 밝히고 난 뒤 그 핵심 내용에 대한 근거, 해설, 전문가 의견 등을 붙여나가는 방식이다. 단순히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하는 식으로 그치지 말고 발표 내용이 왜 중요한지 의미를 임팩트 있게 넣어준다. 이렇게 하면 보도자료를 읽는 기자가 앞부분만 보아도 중요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고 기자 가 보도자료 내용을 전부 인용하지 않고 앞부분만 기사화해도 내용 전달에 무리가 없다. 앞부분에 중요한 내용을 다 담으려 하다 보면 리드 부분이 길어지기도 하 는데 그러면 가독성이 떨어져서 좋지 않다. 이때는 살짝 변용해서 리드 첫 문 장은 핵심 팩트로 짧게 정리하고 뒤이어 바로 나오는 문장에 발표 내용의 의미와 가치 등을 쓰는 것도 방법이다.
- 보도자료의 틀
* 제목 : 헤드라인은 독자의 눈을 사로잡도록 짧고 명료하게 작성한다.
* 부제목 : 제목만으로 설명이 충분치 않다면 부제목을 1~2개 덧붙인다.
* 리드 : 리드는 발표 자료의 핵심 내용을 한두 문장으로 요약하는 것으로 주요 사실과 발표 내용의 의미, 가치 등이 잘 드러나도록 한다.
* 인용(코멘터리) : 보도자료 내용 중 대표이사, 전문가, 담당자의 코멘터리를 넣기도 하는데 이는 대개 보도자료 3분의 2 이후에 배치한다. 코멘터리가 기사에 반영될 확률을 높이 기 위해 보도자료 상단부에 넣기도 한다. 코멘터리는 기자에 따라 보도 시 종종 생략되기도 한다.
* 회사 소개 : 보도자료 하단에 적어주는 것이 좋다. 언제 설립되어 무슨 일을 하는 회사인지 핵심적인 내용으로 3~4줄, 한 문단을 넘지 않도록 한다.
* 기타 첨부 자료 : 어려운 기술적 내용이나 배경 설명이 필요한데 내용이 너무 많아질 것 같으면 보도자료 본문에서는 간략히 다루고 별첨 자료로 해설판을 붙여도 좋다.
- 미디어 목록, 기자 응대 경험이 없을 때 사용 가능한 보도자료 배포 서비스, 뉴스와이어(www.newswire.co.kr) : 유료로 운영되는 보도자료 배포 서비스는 기업이나 단체를 대신하여 보도자료를 언론사 와 기자, 포털사이트에 전송해준다. 미디어 목록이나 보도자료 배포 경험이 없을 때 이용 할 수 있다. 물론 보도자료 배포 서비스가 기사화까지 확실하게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하 지만 온라인매체까지 포함하여 다수에게 보내지는 만큼 중앙 언론사는 아니더라도 중소 매체, 온라인매체 등에는 게재되는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꼭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다. 해도 보도자료 배포서비스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다양한 산업 분야의 수많은 보도자료 형식을 벤치마킹할 수 있어 초보 홍보마케팅 담당자에게는 유용한 곳이다. 직접 보도자료 작성이 어려울 때는 유료인 보도자료 작성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 지금 당신이 무엇을 못 가졌는지가 아니라 당신이 가진 것으로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라 (헤밍웨이)
- 보통 홍보대행사에서는 의뢰를 받으면 제안서를 작성, 협의를 거친 뒤 시 행하고, 결과 리포트를 제출한다. 이때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홍보마케팅 회 사라면 실행 부분을 대행사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 이 대행사는 또 다른 대대 행사에 맡기거나 마케팅 실작업자, 실행사라고 불리는 프리랜서나 1인기업 등에 일을 준다. 공식 광고 집행 외에 비공식 광고방법인 블로그 상위 노출, 네이버 지식인 노출, 인스타그램 팔로어 유입 대행, 페이스북 포스팅 대량 배 포, 연관검색어 자동완성 등 광고처럼 보이지 않게 광고하는 다양한 방식을 실제 작업하는 사람들을 실작업자, 실행사 등으로 부른다. 이런 생태계에서 예를 들어 1,000만 원의 비용을 들여 A라는 마케팅 회사와 계약을 했다면 마케팅 대행사, 대대행사, 실작업자를 거치면서 결과적으로 2, 300만 원어치의 광고 계약이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적은 비용으로 온라인 홍보마케팅을 실행하려면 직접 실작업자를 찾아 필요한 작업을 의뢰하자. 실작업자들은 보통 프리랜서, 1인기업 형태가 많은데 이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은 재능마켓이다. ‘크몽' '오투잡 셀클럽' 등이 대표 사이트이다. 재능마켓에서 직접 실작업자를 찾을 때 가장 기본이 되는 기준은 비용이 저렴하고 평가가 좋으며 응답이 빠른가이다. 그리고 한 작업자 와 큰 비용으로 오래 거래하기보다 액수를 작게 해 여러 명과 다양한 방법으로 광고를 시행해보는 것이 좋다.
- 온라인 홍보마케팅 시작할 때 알아두면 좋은 용어 12개
1. Abusing: 어뷰징 오용, 남용, 폐해라는 뜻으로, 포털사이트나 매체가 의도적으로 클릭 수를 늘리 기 위해 조작하는 행위, 부정한 방식으로 트래픽을 늘려 수익을 챙기는 행위를 말한다. 봇, 컴퓨터로 이상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사기 수법이 대표적이다.
2. Bounce Rate: 이탈률 소비자가 홈페이지를 방문해 한 페이지만 보고 나가는 수를 이탈률 또는 반송률 이라고 한다. 웹페이지 내에서 어떤 상호작용도 없이 나갔을 때의 비율, 예를 들어 원피스 광고를 타고 한 쇼핑몰에 들어왔지만 다른 상품을 보거나, 회원 가입 행동 없이 바로 나가는 상황에 해당한다.(이탈률 = 반송주/방문수×100)
3. CPC(Cost Per Click): 1회 클릭당 비용 광고비 책정 방법의 하나로 광고 노출과 관계없이 클릭이 한 번 발생할 때마다. 요금이 부과된다. 일종의 키워드 광고로 사용자가 검색한 결과에 따라 유사한 내 용의 광고배너 또는 링크를 함께 노출시킨다. 예를 들어 '손목시계 등의 단어를 검색한다면 그와 연관된 상품의 광고배너를 사이트에 노출하는 식이다. 즉 이 마 케팅은 사용자에게 보이는 노출이 아닌 사용자의 참여가 필요한 클릭 횟수에 따 라 비용이 발생한다. 웹 광고에서 흔히 쓰이며, 이를 적용하는 광고는 구글 애드 센스, 네이버 파워링크 등이 있다.
4. CTR(Click Through Rate): 클릭률 광고를 보다가 사용자가 클릭한 수가 얼마나 많은지 보여주는 비율이다. 평균적 으로 최고 0.1%, 최대 2% 안팎의 수치를 보인다. 클릭률이 높을수록 광고가 올바른 대상에게 노출됐다고 판단할 수 있다.(클릭률 = 클릭수/노출수×100)
5. CVR(Conversion Rate): 전환율 전환은 광고를 통해 사이트로 유입된 방문객이 광고주가 원하는 특정 행위를 하 는 것. 특정 행위는 뉴스레터 가입, 소프트웨어 다운로드, 회원 가입, 장바구니 담 기, 제품 구매 등이 될 수 있다. 전환율은 광고를 클릭해 사이트에 들어온 방문객 이 특정 행위(전환)를 하는 비율을 말한다.(CVR = 전환수/유입수×100)
6. Deep Intent Analysis(D.I.A.): 다이아 로직 네이버의 AI를 활용한 검색 로직으로, 글 내용을 분석해서 어떤 정보와 경험, 의 견을 담고 있는지 문서를 이해하려는 기계학습을 말한다. 즉 네이버 데이터를 기반으로 방문자가 가장 선호하는 포스팅에 점수를 매기고 상위 노출에 반영하는 것이다. 다이아 로직은 해당 문서 정보의 충실성과 정확도, 독창성과 실제 경험 여부를 따져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문서를 랭킹에 올리기 때문에 양질의 콘텐츠 를 생산하는 신생 블로그도 상위 노출이 쉬워졌다.
7. DT(Duration Time): 체류시간. 사용자가 사이트에서 머물다 떠날 때까지의 시간을 의미한다. 체류 시간이 길수 록 사용자 활동이 많아지고 원하는 목적이 달성될 확률이 높으므로, PV와 함께 고객 충성도를 살펴볼 지표가 되기도 한다. 체류 시간이 짧다면 페이지 내에 어 떤 점이 사용자를 충분히 끌지 못하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8. Impression: 노출. 노출이란 광고가 고객에게 보이는 순간으로, 광고주의 상품과 고객이 첫 대면을 하고 커뮤니케이션 접점이 만들어지는 순간이다. 노출수란 노출이 발생한 횟수를 말한다. 즉 사용자가 노출을 본 횟수를 뜻한다.
9. Landing Page: 랜딩페이지. 검색 광고 텍스트나 배너 광고를 클릭했을 때 연결되는 페이지로 방문 시 맨 처 음 보게 되는 페이지이다. 랜딩 페이지를 방문자의 목적에 따라 제작했느냐에 따 라 전환율, 이탈률에 영향을 준다.
10. PV(Page View): 페이지뷰. 웹사이트 한 페이지에 사용자가 접속한 수를 세는 단위, 가장 높은 뷰를 기록한 페이지가 인기 있는 곳으로, 이를 기준으로 집행하는 광고 위치를 정하는 전략을 세울 수 있다.
11. Reach: 도달률. 특정 광고나 메시지에 최소 한 번 또는 그 이상 노출된 사람의 숫자나 비율(%)을 말한다. 도달률의 경우 광고가 여러 번 노출됐더라도 한 번으로 계산한다.
12. ROAS(Return On Ads Spending): 광고 수익률. 광고나 마케팅 효율 측정을 위한 지표로 광고비용 대비 성과를 의미한다. 200만 원을 들여서 2,000만 원의 매출이 일어났다면 2,000만 원을 200만 원으로 나누 어 곱하기 100을 한 1,000%가 이 광고 집행의 ROAS값이 된다. 집행하고 있는 캠페인이 어떤 상황인지 점검해볼 지표가 된다. 이를 바탕으로 마케팅을 어떻게 할지 통찰을 얻을 수도 있다.(ROAS = 매출/광고비용 100)
- 배너 광고는 미리 정해진 규격에 이미지나 동영상 파일 등을 사용해서 회사 웹사이트 유입을 유도한다. 일반 배너와 네트워크 배너로 구분되는데 일반 배너의 경우 고정형 배너이다. 과금 방식은 노출당 비용CPM으로 포털사이트 에서 많이 쓰인다. 국내 대표 포털사이트인 네이버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수를 생각할 때 메인화면에 걸리는 배너 광고의 효과는 아주 크다. 그만큼 광고비 도 비싸다. 네이버 메인 페이지 배너 광고의 경우 피크 시간대인 14~15시의 1시간에 3,000만 원 선, [이 시간대 네이버 메인 페이지 접속 수(=광고 노출량)가 1,100만 명. 시간당 광고비가 3,000만 원, 1,100만 명 : 3,000만 원= 2.73원/건] 노출 건당 광고비가 2.73원이면 분명 효율이 있지만 단일 광고 시행에 드는 돈이 커서 웬만한 광고 예산이 없으면 할 수 없다. 네트워크 배너는 포털사이트를 제외하고 각 언론사, 커뮤니티 사이트, 개 인 블로그 등에 계약을 통해 광고를 송출하는 방식으로 기사를 읽는 도중 노 출되는 광고 등이다. 네트워크 배너는 일반 배너 대비 초기 비용이 상대적으 로 저렴한 편50만 원 이하 가능이며, 대다수 과금 방식은 클릭당 비용CPC이다. 내 사이트를 방문한 고객을 대상으로 리타겟팅이 가능한 것도 큰 장점이다.
- 검색위주인 구글과 달리 네이버는 메인화면에서 기사를 비롯해 다양한 콘텐츠를 보여준다. 사용자가 찾아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흥미로운 주제로 콘텐 츠를 접하게 되고, 해당 콘텐츠가 좋다면 트래픽이 급격하게 오르기도 한다. 네이버를 노린다면 네이버의 블로그나 포스트를 통해 콘텐츠를 재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네이버의 룰을 착실히 따라야 하는 것. 본인의 웹사이트나 SNS 채널을 통해 콘텐츠를 쌓아가더라도 네이버 노출 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네이버 블로그나 포스트를 만들고 콘텐츠를 다시 업로드해야 한다. 그다음 자사 브랜드에 맞는 네이버 판 채널의 메인 페이지에 노출시키는 전략을 쓴다. 네이버 판 에디터에게 선정되기 위해 해당 에 디터에게 이메일을 보내 제휴를 요청한다. 네이버 판은 에디터가 직접 큐레이션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클릭수를 늘려 메인에 올리는 방법은 먹히지 않는다. 대신 네이버 판의 메인에 선정되려면 몇 가지 기준을 만족시켜야 한다.
▲ 콘텐츠의 주제가 시의적절해야 하고
▲ 제목이 매력적인 키워드로 설정되어야 하며
▲ 고객들이 찾는 주제와 내용 으로 구성된 양질의 콘텐츠여야 하고
▲ 꾸준히 콘텐츠를 발행해야 하는 것들이다.

- 하버드 MBA 전략 담당 바라트 아난드 교수는 저서 《콘텐츠의 미래》에서, 콘텐츠의 힘은 그 자체의 완성도가 아니라 콘텐츠와 사용자 간 '연결성'에 있 다고 했다. 즉 '세상에 먹히는 형태의 콘텐츠를 만들고 '도달률 높은 플랫폼에 올려서 사람들에게 보내야 하는 것. 시대나 시점에 따라 어떤 형태의 콘텐츠 와 플랫폼이 도달률이 높은지는 계속 변한다. 얼마 전까지 우리는 네이버 천 하를 살다 구글에 적응해야 함을 깨닫고 있으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북적이던 사람들이 유튜브로 옮아가고 있음을 목격 중이다.
- 회사나 단체의 유튜브 채널은 단순히 재미를 위해서가 아니라 홍보마케팅을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이런 의도를 그대로 드러내면 유튜브 세계에서는 재미없는 콘텐츠로 외면당한다. 대기업 통신사나 큰 화장품 브랜드들이 유튜브 채널에 TV에서 방영 중인 CF 영상이나 회사 홍보 영상 등을 올려두곤 하 는데 이런 고품질의 영상이 유튜브에서는 영 인기가 없다. 성의 없이 일방적으로 광고하는, 즉 영혼 없는 콘텐츠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신의 화장대 앞에서 민낯을 드러낸 채 화장품 리뷰를 하거나 10평 남짓 작은 오프라인 패션매장에서 옷과 액세서리를 스타일링하는 영상을 보여주는 콘텐츠가 훨씬 인기 있다. 각자 뷰티 크리에이터, 의류판매자라는 상업적 의도를 앞세우기보다 뷰티 정보를 나누고, 패션 노하우를 전해주는 선의를 보임으로써 영업적 이익을 자연스럽게 가져오는 형식이다. 친구처럼 격의 없는 모습을 보여 주며 지속해서 콘텐츠를 올려 구독자들에게 늘 옆에 있는 친밀감을 만들어간 다. 시대가 가고 유행이 바뀌어도 유튜브 콘텐츠 기획에서 변하지 않을 노하우를 유추해볼 수 있다.
“광고 말고 스토리를 말하라. 그 스토리는 쉽고 재미있고 유익한 것이어야 한다!"
- 위기관리 매뉴얼 작성 시 꼭 챙겨야 할 체크리스트 여섯 가지
1 위기가 발생했을 때 컨트롤 타워(최종 위기관리 책임자)는 누구인가?
2 위기상황에서 회사의 공식 입장을 발표할 대변인은 누구인가?
3 가상의 위기관리팀 멤버는 누구인가?
4 위기 중 수시로 보고하고 정보를 주고받을 보고체계는 결정되어 있는가?
5 조직 내부의 비상연락망은 정리되어 있는가?
6 필요 시 자문을 얻을 외부기관(법률, 노무, 홍보 등) 목록은 가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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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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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실패의 열쇠

etc 2020. 6. 19. 07:30

나는 성공의 열쇠가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실패의 열쇠가 무엇인지는 알고 있다.
그것은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려고 하는 것이다.
- 빌 코즈비 (Bill Cosby), 미국 배우

 

모든 사람의 욕구에 다 맞추려고 하다보면
단 한사람의 욕구도 충족시키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추진하다 보면
한 가지 일에서도 성공하기 힘든 것 역시 같은 이치입니다.
고객, 업무, 사업, 제품 할 것 없이 전략적인 포기와 더불어
선택된 부분에 대해 집중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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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위해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그의 행복을 바라며 기도하는 일이다.
그것만으로도 모든 불행은 사라진다.
타인의 불행은 물론 자신의 불행까지도.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세상에서 가장 숭고한 일 중 하나는
‘타인의 행복을 진정으로 빌어주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타인의 행복을 기원하면 나의 불행이 더불어 사라지고,
나 또한 더 큰 행복을 얻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사랑의 기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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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닮지 않은 사람과 어울리고, 자신과 다른 사고와 행동을
수용함으로써 얻는 가치는 아무리 높게 평가해도 부족하다.
이렇게 이루어진 소통은 항상 인류의 진보를 가져왔으며,
특히 오늘날에는 더욱 그러하다.
- 존 스튜어트 밀

 

사람들은 자신과 반대되는 의견을 내세우는 사람을 싫어합니다.
반대의견은 분명 나를 불편하게 하지만, 그러나 잠시의 불편을 이겨내고
그것을 포용할 수만 있다면 외연이 확장되고 창의성도 커지고,
우리는 그만큼 커지게 됩니다.
반대의견은 억눌러야 할 대상이 아니라, 환영해야 할 대상입니다.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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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론자와 비관론자 둘 다 결국은 죽지만,
낙관론자가 희망적이고 행복한 사람들을 이끄는 동안
비관론자는 부정적이고 짓밟힌 존재들에게 인생을 낭비한다.
비관론의 대가는 너무나 크다. 낙관주의는 전진의 전제조건이다.
특히 힘든 시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영감을 준다.
- 시몬 페레스, ‘작은 꿈을 위한 방은 없다’에서

 

사람은 원하는 만큼 얻게 되어 있습니다. 내가 운이 좋다고 생각하든,
운이 없다고 생각하든 어느 쪽이나 나의 생각대로 됩니다.
자신과 세상에 대해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에게 행운이 찾아옵니다.
내 생각과 신념이 나의 미래를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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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없는 조직

경영 2020. 6. 17. 23:08

- 두려움만큼 우리에게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힘을 효과적으로 빼앗아가는 감정은 없다. (에드먼드 버크)
- 넓은 의미에서 심리적 안정감은 '조직 구성원이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를 뜻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당황스러운 상황에 직면하거나 응징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벗어나, 자신의 실수와 우려를 기꺼이 이 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다. 앞서도 말했듯 지식 기반 사회에서 이 는 조직의 성과를 극대화하는 아주 사소하지만 확실한 요인이 다. 따라서 리더라면 반드시 학습과 혁신을 통해 조직이 성장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정감을 만드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
- 텔레스 프로젝트 Project Aristotle'는 여러 가지 가설을 수립해 성공적인 팀워크의 원동력을 증명하기 위한 연구였다(이를 테면 '학력', '성비 균형’, 친목 도모의 기회' 등 다양한 변수 중 무엇이 가장 팀워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증명하는 식이었다). 초기에는 팀워 크를 좋게 만드는 요인이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후 방향을 수 정해 조직 안에 자연스럽게 흐르는 관습과 규칙에 집중하다 보 니 비로소 답이 보였다. 당시 두히그는 이렇게 기록했다.
“연구자들은 학술 논문에서 '심리적 안정감' 이라는 주제를 발견했고 이를 조직에 대입해보기로 했다. 그러자 마침내 모든 퍼즐조각이 맞춰지기 시작했다.”
- 조직에 심리적 안정감이 형성되면 구성원은 언제나 문제를 제 기해도 모욕당하지 않고, 무시당하지 않으며, 질책당하지 않는다고 확신하게 된다. 실제로 2017년 갤럽Gallup이 실시한 설문조 사에 따르면 '직장에서 자신의 의견이 중요하게 받아들여진다 고 응답한 비율이 10명 중 단 3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비율 이 10명 중 6명으로만 늘어도 이직률은 27퍼센트, 안전사고는 40퍼센트나 줄어든다. 한편 생산성이 향상되는 수치는 12퍼센트 였다.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분석치다.
- 심리적 안정감은 구글의 성공을 이끈 다섯가지 핵심요소 가운데 가장 중요하다. 이는 나머지 네가지 요소 (분명한 역할과 목표, 신뢰할 수 있는 동료, 자신의 업무가 중요하다는 믿음, 그 업무가 팀에도 중요하다는 믿음)를 뒷받침한다. (쥴리아 로조브스크)
- 우리는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 똑똑하고, 능력 있고,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비치길 원한다. 이를 심리학에 서는 '대인관계 위험Interpersonal Risks(역자 조어)'이라고 설명하며, 이를 관리하는 방법은 비교적 이른 나이에 습득한다. 다른 사람 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해지는 초등학생 때쯤부터다. 우리는 이때부터 '어떻게 하면 상대방에게 거절이나 멸시당 할 위험을 줄일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배워나간다. 그러다가 성인이 되면 의식적으로 생각조차 할 필요도 없을 만큼 위험관리에 능숙해진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무지해 보이기 싫다면? ... 질문하지 않으면 된다.
무능력해 보이기 싫다면? ... 자신의 실수나 약점을 인정하지 않으면 된다.
업무에 차질을 빚는 사람으로 낙인찍히기 싫다면?.... 회의 시간에 일절 입을 떼지 않으면 된다.
- 뇌과학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두려움이 구성원의 학습과 협동력을 저하시킨다고 증명해왔다. 파블로프의 개'로도 유명한 20세기 초 행동과학자 이반 파블로프는 1924년 레닌그라드 홍수 이후 자신의 연 구실에서 기르던 개 수십 마리의 학습 능력이 현격하게 저하됐 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발견 당시 개들은 물 위로 코만 겨우 내 놓을 만큼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었다. 그리고 이날의 두려움 의 기억은 개의 학습 능력을 앗아갔다. 이후 신경과학자들은 연 구를 더 발전시켜 두려움이 편도체, 즉 위협을 감지하는 뇌 영역을 활성화한다고 밝혔다(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 심장이 쿵쾅거리거나 손에 땀이 차는 현상이 편도체 반응이다). 또 두려움이 체내 자 원을 전혀 다른 곳에 써버리게 한다고도 했다. 학습이 제대로 이 뤄지려면 기억력을 관장하고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는 뇌 영역에 자원이 소비돼야 하는데, 이 자원이 두려움에 의해 전혀 엉뚱한 데 소비된다는 것이다. 두려움은 또한 분석적인 사고 능력과 창 의적 통찰력, 문제 해결 능력까지 저하시킨다고 알려졌다. 두 려움에 휩싸이면 우리가 제 능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즉, 구성원의 학습 참여도(정보를 공유하고 도움 을 요청하며 각종 실험을 진행하는 등의 적극성)는 두려움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느냐에 따라 결정되며, 이는 직원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뇌과학에서 이미 증명된 셈이다.
- 우리는 '용기'라는 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 요가 있다. 부하 직원이 문제를 제기할 때는 당연히 엄청난 용기 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심리적 안정감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 서 “부당한 일에는 언제든 허심탄회하게 얘기하세요”라고 말하는 건 허공에다가 대고 외치는 것에 불과하다.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여건은 만들지 않고 단순히 용기 있게 행동하기만을 원하 는 것은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겠다'는 두렵고 불안한 신 호로 작용한다.
- 상대방이 얼마나 똑똑한지는 대답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그 사람이 얼마나 현명한지는 질문을 보면 된다. (나기브 마푸즈)
- 프레임, 즉 틀은 '실제로 일어난 상황'에 우리의 '가정과 믿음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결과다. 우리는 특정 대상이나 상황을 보면 자동적으로 나만의 틀을 만든다. 그러고는 그 틀 안에 자신을 가둔다. 하지만 틀에 갇히면 이로써 야기되는 부정적인 결과를 바라보는 시야마저 차단된다. 예를 들어 '의료 과실은 누군가의 잘못이다'라는 틀이 머릿속에 짜여 있으면, 그 비난의 화살이 잘못한 자신이나 다른 개인에게 쏟아질까 봐 애써 과실을 외면하거나 묵인한다. 모라스가 병원 업무를 매우 복잡하고 오류가 발생하기 쉬운 일이라고 설파한 것도 '업무를 바라보는 틀'을 새로 짠 것이나 다름없다. 좀 더 정확하게는 틀을 재구성했다고 볼 수 있다. 모라스의 목표는 의료 과실이 개인의 무능 탓' 이라는 기존의 틀을 바꾸는 것이었다. 이러한 틀을 바꿔야 의료진은 비로소 시스템에 관해 논의하게 되고, 심리적으로 한층 안전한 상태에서 각종 문제나 사고, 위험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 터였다
- 진정한 실패는 실패를 통해 아무것도 배우지 않는 것이다. 진정한 실패는 실패하는 데 두려워 온전한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것이다.
- 심리적 안정감을 구축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Bridgewater Associates의 CEO 레이 달리오는 회사의 수익만큼이나 직원 한 명 한 명이 더 나은 인재로 거듭나는 게 중 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술 장비 업체 베리웨밀러의 CEO 밥 채프먼은 직원을 가족처럼 대하며 그들과 얼마나 깊게 소통하느냐 를 기업의 성공 지표로 삼았다. 요컨대 리더의 임무는 직원들에 게 업무의 목적을 상기시켜 동기를 부여하고, 나아가 그들의 업 무가 지역사회에 의미 있는 일로 발전하도록 돕는 일이다. 이 과 정에서 리더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나는 직원들에게 얼마나 자주, 그리고 분명하게 업무의 목적 을 강조하고 있는가?'
- 사람이 두려워해야 할 것은 죽음이 아니라 죽음에서 벗어날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 심리적 안정감의 토대를 만들었다면 그다음 단계는 구성원의 '진정한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적극적인 참여를 가로막았던 높은 담을 허물기로 하자. 이에 앞서 한 가지 인정하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구성원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 해 노력하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자 본능이라는 것이다. 이를 리더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만약 당신의 조직에 자리 보전 에만 급급한 구성원이 있다면, 회사가 먼저 그들에게 진심을 다해 확실한 길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증거로 삼으면 된다.
- 대개 질문하는 리더는 어리석고 나약하게 비칠 거라고 생각하 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생각이 깊고 현명한 사 람으로 보일 수 있다. 그렇다면 좋은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규칙을 지켜야 할까? 먼저, 정답을 모른다'는 태도로 물어야 한다. 긍정이든 부정 이든 상대방의 대답에 제한을 두지 말아야 한다. 또한 구성원이 서로 간의 생각을 공유하는 데 도움이 되는 형태로 질문을 건네 야 한다. 다음 페이지의 그림 2-4를 참고해보자. 이는 위와 같은 원칙을 토대로 글로벌 토론기구 월드 카페World Cafe’에서 정의한 효과적인 질문의 열 가지 특징이다.
(1) 질문받는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2) 깊이 있는 대화를 유도한다
(3)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4) 여러가지 가정을 수면위로 끌어올린다
(5) 창의성과 가능성을 촉진한다
(6) 앞으로 나아갈 힘을 생성한다
(7) 질문 자체에 집중하게 만든다
(8) 동료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도록 한다
(9) 더 많은 질문을 유발한다.
- 핵심요령은 상황에 맞는 질문을 하는 것. 질문은 생각의 깊이와 넓이를 확장하는 힘이 있다. 특정 상황을 좀더 폭넓게 이해하거나 대안의 범위를 확장하려면 다음과 같은 질문이 효과적임
‘우리가 놓친 건 없을까요?'
'다른 방법도 있지 않을까요?'
'누구 다른 생각을 가진 분 없나요? 45’’
이 같은 질문은 리더가 의사결정을 하기에 앞서 구성원의 다 양한 생각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며, 여러 대안도 검토해보겠다는 의지를 내포한다. 구성원의 지식과 목표를 조금 더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런 질문도 해볼 수 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죠?'
‘사례를 들어줄 수 있나요?'
- 이미 행동한 것에 대한 후회는 시간이 가면서 조금씩 줄어든다. 그러나 행동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는 시간이 갈수록 커질 뿐이다. (시드니 해리스)
- 심리적 안정감이 있다고 해서 업무 수행 능력이 부족하거나 마감 기한을 지키지 못하는 구성원에게까지 면죄부를 준다는 건 아니다. 다시 말해 심리적 안정감은 직장에서 마냥 편하게 있어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늘날 수많은 관리자가 심리적 안정감의 효용성을 인정하면 서도 이것이 업무 수행 기준을 낮추진 않을까 우려한다. 모두 심리적 안정감의 본질을 잘못 이해한 탓이다. 국경을 초월한 다양 한 연구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심리적 안정감은 조직의 성과를 촉진하는 매개체다.
- 우선 심리적 안정감과 업무 수행 기준이 모두 낮으면 무관심한 조직이 된다. 출근은 하지만 머리와 마음이 온통 다른 곳을 향해 있는 상태다. 매 순간 몸을 사리면서 스스로를 보호하기에 바쁘다. 업무 시간에 수시로 SNS를 하거나 다른 사람을 험담하는 일에 몰두하는 경우다. 심리적 안정감은 높지만 업무 수행 기준이 낮은 조직은 결코 도전을 하지 않는다. 서로서로 도와가며 일은 즐겁게 하지만 현 실에 안주하는 조직'이다. 오늘날에는 자취를 많이 감췄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조직의 형태로, 이런 조직은 더 이상 학습이나 혁 신, 더 높은 수준의 참여나 만족도를 기대할 수 없다. 그러나 가장 문제가 되는 조직은 무관심한 조직도, 안주하는 조직도 아니다. 바로 '두려움이 만연한 조직'이다. 여기서 말하는 '두려움'은 비즈니스 환경에서 비롯된 두려움이 아닌 조직 안에서 구성원 간에 느끼는 감정을 뜻한다. 이러한 조직에서는 자신 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금기시되어 있다. 업무 성과나 자리 보전 에만 급급한, 오늘날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조직이 탄생하는 것 이다. 유감스럽게도 이러한 조직의 관리자들은 업무 수행 기준 을 높게 설정하는 것이 관리자로서의 당연한 임무라고 착각한 다. 그러나 상호의존적인 업무를 수행하거나 불확실성이 존재 하는 상황, 혹은 이 두 요소가 혼재하는 조직에서는 '낮은 심리 적 안정감'과 '높은 업무 수행 기준'의 조합이 종종 암적인 결과 를 초래하기도 한다. 특히 오늘날 VUCA(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 Complexity, 모호성 Ambiguity의 약자로 미국 육군대학원에서 처음 사용한 조어)'에 직면한 수많은 기업에 심각한 위협으로 작용한다. 끝으로 심리적 안정감과 업무 수행 기준이 모두 높으면 '학습 을 통해 성과를 만드는 조직으로 발전할 수 있다. 업무 자체에 불확실성이나 상호의존성이 높은 경우라도 극복할 수 있다. 이러 한 조직에서는 구성원이 자기 생각과 의견을 공유하며 서로 협력하고, 새로운 것을 배워나가며 약점을 도약의 기회로 삼는다. 이를 통해 복잡하고 혁신적인 업무도 무리 없이 수행할 수 있다. VUCA 환경에서는 이같은 적극적인 협력과 학습 동기가 높은 성과를 만드는 주요 동력이 된다.
- 심리적 안정감이 조직의 성과에 꼭 필요하다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심리적 안정 감이 보장된다고 해서 높은 성과가 자동으로 따라오는 건 아니 다. 아니, 결단코 그렇지 않다. 다만 심리적 안정감은 두려움으로 주저하는 마음속에 브레이크를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로써 각 구성원은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어떤 분야에서든 리더는 두 가지 주요한 임무를 수행한다. 심 리적으로 안전한 근무 환경을 만들어 사전에 막을 수 있는 문제 를 충분히 예방한다. 또한 가치 있는 목표를 세워 지속적으로 공유하면서 다듬어가는 과정을 통해 직원들이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지식 기반 산업에서는 예전처럼 공장의 조립 라인을 확인하는 단순한 방식으로 구성원의 역량을 평가할 수는 없다. 더불어 오 늘날의 동기부여 방식은 예전과 전혀 다르다. 리더는 조직을 감 독하는 동시에 다양한 영감과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며, 구성원에게 보람 있는 경험을 만들어주고 동기를 부추겨야 한다. 또한 조직 안에서 각종 도전 과제와 우려 사항, 기회에 관해 자유롭게 의사소통하는 환경을 구축해 끊임없이 혁신하는 것 역 시 오늘날 리더에게는 가장 중요한 임무다.
- 지진이라면 이골이 난 일본이 왜 원전 문제에서만큼은 이토록 대범했을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은 수입에만 의존해오던 에너지를 자체 공급해야 한다는 상당한 압박에 시달렸다. 그들 에게는 화석 연료 매장량이 거의 없었다. 원자력만이 유일한 희 망이었다. 이에 1950년대부터 에너지 자원의 종류를 늘리고, 더 욱더 높은 수준의 에너지 안보를 달성한다는 목적으로 고집스럽 게 원자력 에너지의 생산 역량을 키워왔다. 2 1970년 오일쇼크, 1979년 미국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 빌 원전 사고와 같은 굵직굵직한 사고에도 일본은 흔들리지 않 았다. 기존의 개발 계획을 굳건히 밀고 나갔으며, 정부는 발전소 건립을 수용한 외곽 지역에 각종 보조금과 혜택을 제공했다. 또한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원자력이 안전하다는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사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소유주이자 일본 최대 전 력회사인 도쿄전력TEPCO도 머지않아 15미터 높이의 쓰나미가 다 가올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2000년 자체 조사 보고서를 보면 쓰 나미 피해를 줄일 여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이 언급돼 있 다. 보고서는 이에 대한 실행도 촉구했지만, 정작 위험성을 인지하고 움직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2009년에는 일본 지진연구센터의 소장 오카무라 유키노비 Okamura Yukinobi가 역사적 사료를 바탕으로 방파제의 기준을 강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유 키노비는 “유용한 자료나 기록이 다 있는데도 왜 적극적으로 쓰지 않는지 모르겠다” 라며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원자력안전보안원 NISA 과 같은 규제 기관조차 보호 시설을 구 축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기 때문에, 일본은 후쿠시 마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 전체 전력의 30퍼센트를 원자로를 통해 생산했다. 게다가 이 비율은 2012년까지 40퍼센트로 끌어 올릴 계획이었다.
- 이처럼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표면적 인 원인은 '안전 문제'로 보이나,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정부나 관련 업계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탓이라고 할 수 있다. 침묵의 문화는 구성원의 의견이나 생각을 섣부른 개 입이나 방해로 치부해버린다. 침묵의 전제는 어쩌면 '구성원의 목소리는 귀담아들을 가치조차 없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 원장 구로카와 기요시는 사고 조사 보고서의 첫머리에 이렇게 언급했다. 본 보고서는 사고 전반의 내용을 광범위하고 구체적으로 다루 고 있지만, 한 가지 온전하게 담아내지 못한 부분이 있다. 바로 이번 참사를 발발케 한 일본인 특유의 마음가짐과 태도다. 일본 은 커다란 고통을 감내하고서라도 이번 참사가 일본인이 자초 했음을 인정해야 한다. 참사의 근본적인 원인은 일본 문화에 뿌 리 깊이 박힌 관습에 있다. 이는 곧 무조건적인 복종 문화와 권위에 대항하지 않는 태도, 일률적인 프로그램만 고수하려는 방식, 그리고 집단주의와 편협성에서 기인한다.
- 학습의 가장 큰 장애물은 이미 다 알고 있다는 생각이다. (존 맥스웰)
- 최고경영자로서 가장 큰 두려움은 직원들이 내게 진실을 말하지 않는 것이다. (마크 코스타)
- 달리오가 말하는 극도의 솔직함은 '리더의 역할'에 대한 그의 원칙에서 출발한다. 리더라면 곧 '비판적인 견해를 발설하지 말 고 담아둘 권리가 없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여기서 '권리' 라는 표현에 주목해보자. 달리오는 윤리적인 차원에서 솔직함을 바라보았다. 브리지워터에서는 구성원이 생각하는 바를 반드시 입 밖으로 표현해야 한다. 마음속에만 담아둬서는 안 된다는 얘 기다. 달리오의 관점에서 보면 솔직함은 곧 진실에 닿는 과정이다. 그 과정이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감내해야 한다. 예를 들어보자. 누군가 불치병에 걸렸다. 너무나 놀랍고 한편으로는 가슴 아 픈 일이다. 하지만 달리오의 관점에서 보면 이는 당사자에게 하 루빨리 진실을 알려야 할 일이다. 그래야만 본인이 최소한 남은 시간을 정리할 수 있다. 침묵에 관해서는 나보다 더 극단적인 입장인 셈이다. 이 같은 관점은 충분히 고려해볼 가치가 있다. 구성원이라면 모두 동료들에게 일종의 '빚'을 지고 있다.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표현해야 할 '빚' 말이다. 달리오는 이렇게 설명한다. “개인의 생각과 의견이 구성원 개인의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한 사람의 의견은 기업 집단에 속한 것이다. 따라서 그것을 표현하지 않고 마음속에만 담아둘 권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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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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