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로 생각하라

IT 2021. 4. 18. 18:50

- 문제는 많은 조직들이 디지털 기술 그 자체를 디지털 전환으로 착각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도입하는 디지털 기술은 디지털전환의 필요조건일 뿐 그 자체가 아니다. 마치 배트와 글러브가 야구라는 스포츠에 꼭 필요한 장비이지만 그 자체가 야구는 아닌 것과 같다. 같은 맥락으로 기업의 새로운 홈페이지나 앱, IT시스템, AI, 머신러닝, VR, AR 등은 자주 인용되는 디지털 전환의 도구들이지만 비싼 돈을 내고 이런 기술을 도입한다고 해서 디지털 전환에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디지털 전환은 transformation 이라는 단어가 보여주듯 조직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다. 그리고 변화의 방향은 기업이 추구하는 고유한 가치에서 시작한다. 나이키의 기업 미션은 운동을 하는 모든 사람에게 영감을 제공하고 성과를 높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 수수료 없는 주식거래를 개척한 로빈후드의 미션은 모든 사람의 재무관리를 민주화하는 것이다. 자신 의 미션을 수행하기에 적절한 데이터와 기술을 결합해 변화된 디지털 세상에 꼭 필요한 가치를 만들어내는 능력이야말로 기업의 강력한 성공요인이다.
- 데이터 확보를 위한 기업들의 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페이스 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 이른바 'FANG'으로 대표되는 디 지털 기술기업들이 고객과 직접 접촉해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여 태생적으로 경쟁력을 갖는다는 것은 일견 당연해 보인다. 그렇다면 기술기업이 아닌 여타 다른 기업들은 어떻게 고객접점을 확보하고 데이터를 모을 수 있을까? 디지털 기술기업에게서 배울 점은 많지만 여타 다른 기업들은 이들과 출발선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태생적으로 정보기술과 디지털 기술에 기반하지 않은 전통적인 기업들은 데이터 확보를 위한 경쟁에 어떻게 나서야 할까?
최근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이나 자영업자들도 디지털 전환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세일즈포스(Salesforce)나 스퀘어(Square) 같은 기업들은 고객사 에 거래와 데이터 수집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세일즈 포스는 '데이터 과학과 인공지능의 민주화'라는 미션을 가지고 중소기업의 IT 관리를 지원한다. 쇼피파이(Shopify)라는 기업은 소형 온라인 스토어를 만들고 창업하는 과정에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들 기업을 활용하면 한 번에 큰 비용을 들이지 않더라도 구독 방식으로 데이터 관리는 물론 기업 활동에 필요한 솔 루션을 제공받을 수 있다.
내 기업의 데이터를 외부에 의존하는 것이 이상적이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창업 초기 단계이거나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외부 서비스를 활용해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면 전략적으로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 스타벅스의 디지털 고객경험을 만들어낸 사이렌 오더의 핵심 기술은 비콘(Beacon)이란 근거리 무선통신 장치 기술이다. 블루 투스 기반의 비콘을 고주파 방식으로 향상시켜, 고객의 앱에서 인근 스타벅스 매장에 설치된 비콘으로 주문과 결제가 가능하도 록 만든 것이다. 디즈니 매직밴드의 RFID가 그랬듯이 비콘 또한 그리 복잡한 기술은 아니다. 다만 매장에 긴 줄이 생기는 부정적 인 고객경험을 줄여주기 위해 해결방안을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된 상용 기술이다.
이처럼 혁신적인 고객경험을 만든 사례를 보면, AI처럼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기술을 사용해 혁신을 만든 경우만 있는 것 이 아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기술을 사용할 것인가가 아니라, 변화된 고객들에게 어떠한 디지털 고객경험을 전달할 것인가다.
- 결국 중요한 것은, 디지털 전환 시대에 사람들이 원하는 고객경험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다시 면밀하게 살펴보고 재설정하는 것이다. SK텔레콤의 T맵 미식로드나 버거킹의 트래픽 잼 와퍼 프로젝트처럼, 고객이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을 채워주기 위한 수단으로서 데이터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디지털 전환 시대 데 이터는 그 자체로 중요한 게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바를 읽어내고 향상된 고객경험을 선사하는 도구로 쓰일 때 가치가 있다.
기술을 바라보는 시각 역시 마찬가지다. 디지털 전환이라고 해서 거창하고 대단한 기술을 상상할 필요는 없다. 디지털 전환 이라 하면 우리는 AI, 머신러닝, VR, AR, 클라우드 컴퓨팅, 엣지 컴퓨팅 등 멋진 용어를 떠올리곤 한다. 이런 기술적 혁신은 다양 한 분야에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 우리 회사의 비즈니스와 거리가 있다고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손에 잡히 지 않는 기술만 이야기하다 보면 디지털 전환이 뜬구름 잡는 먼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기술적 혁신은 여러 가지 고 민과 정보, 아이디어가 모여 만들어지는 일종의 패치워크다.
주변을 돌아보면 당장 사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된 지 오래됐 으나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기술이 많이 있다. 디즈니와 스타벅 스의 사례처럼, 기술 자체에만 집중하지 말고 회사가 제공하는 기본적인 가치와 고객경험의 향상을 중심에 두고 생각하면 기술 의 활용방안이 더 가깝게 다가올 것이다.
- 과거의 비즈니스 모델은 기업이 주도적으로 제품/서비스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일방향으로 전달하는 형태였다면, 디지털 전 환 시대에는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만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자신의 방을 빌려주는 전 세계 수많은 로컬 호스트들과 여행객을 연결하는 비즈니스로 100여 년 전통 의 힐튼을 넘어서는 기업가치를 만들어냈다. 공유 오피스 역시 매력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력 있는 사람들 로 그 공간을 채우는 게 더 중요하다. 펠로톤 또한 실내자전거에 스크린을 달아서 판매하는 것으로는 결코 지금의 구독자를 만들 지 못했을 것이다. 펠로톤의 성공에는 매력 있는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싶게 만든 커뮤니티의 힘이 있었다.
이처럼 디지털이 가진 가장 큰 힘은 연결에 있다. 촘촘한 디지털망으로 느슨하게 이어진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것이 하나의 구심점을 가지고 매력 있는 커뮤니티가 될 때, 느슨한 연결 (weak tie)은 엄청난 힘을 가진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결합 을 만들어내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떻게 매 력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외부에 떠도는 연결지점을 모아 구 심력 강한 커뮤니티를 만들어낼 것인지다. 많은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 시대에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
- 성공한 모델을 변경하는 것은 실패를 인정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 성공 공식과 밸류체인을 바꾸는 과정에서 매몰비용에 대한 우려를 지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성공을 이뤄낸 경영진과 구성원들에게 일종의 '성공의 추억'이 생겨, 과거 성공했을 당시의 환경을 기준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기 쉽다.
하지만 고객가치와 업의 본질을 중심에 두고 생각하면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DVD를 빌리는 고객들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는 대여 행위나 DVD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대여한 영화의 콘텐츠를 즐기는 데 있다. 넷플릭스는 성공한 조직이 갖는 고질적 문제인 관성을 극복하고 '콘텐츠 소비'라는 사업의 본질을 전달하는 매개체를 고객의 편의가 증대되는 인터넷 스트리밍으로 변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리드 헤이스팅스 회장이 저서 《규칙 없음》에서 강조하듯 넷플릭스라는 회사는 '규칙' 이 라는 이름의 관성에 얽매이지 않고 지속적인 혁신과 창조를 위 한 문화를 조직의 강점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 2000년대 후반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대표되는 모바일 디바이스의 시대가 도래해 닌텐도는 물론 콘솔게임 시장 자체에 큰 위협요인이 되었다.
놀라운 점은 이렇게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고 환경이 변화하는 시점마다 닌텐도가 뛰어난 적응력을 보여주었다는 사실이다. 더 놀라운 점은 그럼에도 '콘솔' 이라는 디바이스 형태는 닌텐도의 아이덴티티로 굳건히 유지되었다는 것이다.
닌텐도는 '마리오', '젤다의 전설' 등 자체적인 블록버스터 소프트웨어를 보유하고 있기에 PC나 휴대폰 등 다른 디바이스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을 확장하면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는데도 이런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았다. 대신 경쟁 디바이스의 전략에 맞춰 새로운 콘솔게임으로 응수했다. 휴대폰이 경쟁 디바이스로 등장하던 시점에는 휴대성이 강한 DS 를 출시했고, PC게임 및 다른 콘솔게임이 고사양 경쟁을 펼칠 때 에는 모션센서를 장착한 '위'를 출시했다.
스마트폰이 나오고 게임의 중심이 모바일로 넘어가는 환경에서는 증강현실 게임인 '포켓몬고'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데 이어 스마트폰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마리오 게임을 출시했다. 포켓몬고와 마리오런은 콘솔게임이라는 아이덴티티에서 살짝 벗어난 형태이기는 하지만 제한적인 기능만 가능하기 때문에 닌텐도의 게임을 제대로 즐기려면 결국 콘솔 게임기를 이용해야 한다. 
모바일 기기에서 축적한 경험과 기술은 기존의 강점과 결합해 닌텐도 스위치로 이어졌다. 닌텐도 스위치는 언제나 휴대할 수 있는 모바일 게임 디바이스인 동시에 TV나 모니터에 연결하면 ‘위’와 같이 고정형 콘솔로 변신한다.
이처럼 휴대폰이나 PC등 다른 디바이스에서 구동되는 게임을 만드는 대신 시대 흐름에 맞게 자체 콘솔의 기능과 기술을 강화하는 것이 닌텐도의 기본적인 전략이다. 콘솔이야말로 닌텐도가 가진 가장 강력한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회사가 모바일 앱을 출시해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면 구글과 애플도 덩달아 '손쉽게 이익을 창출한다. 심지어 소프트웨어 회사에 대해 항상 '갑'의 위치에 서는데, 이는 구글과 애플이 구글플레이나 앱스토어, 아이튠즈라는 플랫폼을 장악하 고 있기 때문이다. 닌텐도 역시 콘솔을 플랫폼화하고 마리오, 젤다, 동물의 숲 등 독점 소프트웨어 (proprietary software)로 다수 의 충성고객을 닌텐도의 생태계에 묶어둔다. 외부 게임 소프트 웨어 개발업체들은 더 많이 판매되는 콘솔에 게임을 출시해야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으므로 자연스럽게 닌텐도의 콘솔로 모여들게 되고, 이는 다시 닌텐도 콘솔의 가치를 상승시키고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요인이 된다.
결론적으로 닌텐도는 콘솔게임이라는 본연의 특성과 모두가 즐기는 게임문화라는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되 시대와 기술, 고객 취향의 변화에 따라 콘솔을 진화시킴으로써 변화하는 환경에 적 응해왔다. 닌텐도와 넷플릭스의 사례는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환 경 속에서 지속가능한 경쟁력은 결국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 자체를 조직의 문화로 만드는 것임을 일깨워준다.
- 우리에게 민족자결주의로 잘 알려진 미국의 28대 대통령 우드로 윌슨은 “조직에서 적을 만들고 싶다면 뭔가를 바꿔라" 라고 말했다. 조직의 변화는 피할 수 없지만 변화에 대한 반발도 피할 수 없다. 디지털 전환은 조직의 광범위한 변화를 일으킨다. 
이러한 변화에는 다양한 종류의 어려움과 저항이 따르기 마련이다. 또한 변화에는 확실한 방향설정이 요구된다. 분명한 비전으로 방향을 잡고 조직 안팎의 저항과 반발을 극복해 성공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어려운 과제를 수행하려면 결국 리더십이 중요하다.
- 미국의 저명한 시스템 과학자인 피터 센지(Peter Senge)는 “사람들은 변화에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변화되는 것에 저항한다”는 말로 변화가 불러일으키는 공포감을 표현했다. 조직 구성원들은 그동안 연마해온 기술이나 역량이 무의미해지는 변화를 싫어한다. 또 자신의 위치나 영향력을 잃을 수 있는 변화를 본능적으로 거부한다. 도미노피자의 혁신 과정에서 조직운영의 핵심이 새로 생긴 IT부서로 넘어가는 것을 기존 구성원들이 반겼을 리 없다. 더욱이 디지털 전환은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조직 프로세스를 효율화한다. 이런 변화는 근본적으로 수직적인 조직구조를 수평적으로 바꾸고 위계보다는 협업을 강조하게 된 다. 필연적으로 부장, 차장으로 대표되는 중간관리자의 역할이 크게 축소될 수밖에 없다.
리더의 역할은 변화의 필요성을 조직 전체에 불어넣고 확실한 비전을 제시함은 물론 변화에 필요한 물질적, 정치적 지원을 해주는 것이다. 동기부여를 위해서는 급변하는 외부 환경이나 심각한 경쟁상황, 혹은 조직의 실적 하락 등 조직이 처한 위기상황에 대해 솔직하게 알리고 이해시키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리더는 우리 조직이 놓여 있는 위치와 우리가 이상적으로 생각 하는 위치의 차이를 설명하고, 자신이 제시하는 변화를 수행했 을 때 기대되는 결과를 신뢰성 있게 전달해야 한다. 구성원들이 자기 역할이 축소된다고 두려워하거나 박탈감을 느끼지 않고 변화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정치적, 정서적, 물질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포용적인 리더십이야말로 조직의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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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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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든의 별명은 '엉클 조(Uncle Joe)다. 본래 바이든의 증조부는 도시공학자로서 큰 부를 일구고 펜실베이니아주 상원 의원까지 지냈지만, 바이든의 아버지에 이르러서는 몇 차례의 사업 실패로 급격히 가세가 기울었다. 바이든이 태어났을 무렵에는 한동안 외가에서 더부살이를 해야 할 정도로 빈곤한 생활을 했다. 바이든의 아버지는 냉난방 회사에서 보일러 청소 일을 하다가 바이든이 열 살 되던 해 회사가 위치한 델라웨어 윌밍턴으로 이주했고, 바이든은 거기서 평생을 지내게 된다. 델라웨어는 몰락한 흙수저가 되어 찾아온 피난처였다.
바이든의 아버지는 이곳에서 중고차 딜러를 하며 다시 가정을 일으켰다. 대공황과 전쟁을 거치며 궁핍한 환경 속에서도 끊임없이 재기를 위해 노력하던 아버지는 바이든에게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고 한다
“누군가를 평가할 때는 그 사람이 얼마나 자주 쓰러졌느냐를 가지고 평가하지 마라. 오히려 그가 얼마나 빨리 다시 일어서느냐를 가지고 평가해야 한다.”
부유한 가정 출신임에도 역경 속에서 아이들을 키워야 했던 바이든의 어머니 역시 포기를 모르는 낙관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 바이든이 추구하는 큰 정부 기조는 사실 시대가 부른 요구라고 할 수 있다. 세계 대공황 시대 루스벨트식 '큰 정부'를 원했던 시대 정신과 마찬가지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세계 어디나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해졌다. 증세를 통해 세입을 늘리고, 그 자원을 가지고 정부 지출을 늘려 경제를 부양시키는 정책이 대거 쏟아질 전망이다. 바이든 집권 상당 기간 동안 저금리 방향성이 유지될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연준 역시 통화 정책으로 이를 뒷받침해줄 것이고, 오히려 정부의 적극적 재정 정책을 강력히 주 문하고 있는 상황인지라 새로운 정부와 코드가 잘 맞는다. 앞서 말했듯이 엘런이 재무장관의 역할을 맡게 됨에 따라 양자의 협력 은 더욱 원활히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큰 정부는 '부자 증세'로 통한다. 트럼프가 감세를 통한 일자리확보와 경제 활성화를 꾀한 반면, 바이든은 고소득층이나 성장성이 좋은 기업들로부터 세수를 확보해 다른 계층과 산업에 분배하는 것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운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자마자 법인세를 35.0%에서 21.0%로 인하했고 개인 최고 소득세율 정부의 세금 정책도 39.6%에서 37.0%로 낮췄다. 자신이 재선되면 급여세를 영구 면제하고 소득세를 더욱 감면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기도 했다.
반면 바이든은 법인세율을 28% 이상으로 상향시키고 개인소득 세 최고세율 역시 다시 39.6%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는 부의 재 분배 차원의 세금 정책이며, 이렇게 늘어난 세수를 경기 부양에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법인세율이 높아지면 당장에 기업 부담이 늘어나 대외적인 경 쟁력이 약화되는 원인이 된다. 워싱턴 DC에 있는 택스 파운데이션 연구소는 바이든의 이러한 조세 정책이 미국의 장기 GDP를 1.51% 하락시키고 58만 5,000개의 상근 일자리를 사라지게 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복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수익이 늘면 세율이 높아져도 그 부담이 희석된다. 바이든은 새로이 정부 재원을 투입하는 뉴딜 프로젝트의 대상을 디지털과 그린뉴딜 프로젝트 영역으로 설정하고 있다. 즉 유럽을 위시로 빠른 속도로 추진되고 있는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기에 미국이 상대적 강점을 갖고 있는 4차 산업과 친환경 경쟁력을 높이고 친환경 산업을 육성해 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더욱 높여 길목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중국을 필두로 한 신흥국들이 제조업 기반의 수출 위주 굴뚝 산업에 여전히 목을 매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친환경 정책 드라이브는 이들을 다양한 신종 규제와 표준으로 제어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전망이다.
- 역대 대통령 중 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히는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가난한 사람들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느냐 아니냐 하는 것이야말로 진보가 가져야 할 단 하나의 기준”이라고 강조하며 뉴딜 정책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그러한 뚝심과 신념 덕분에 수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뉴딜 정책은 성공적으로 수행되었고, 루스벨스는 미국 역사상 유일한 4선 대통령 이라는 기록을 남길 수 있었다. 그는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이 라는 어마어마한 두 차례의 위기를 안정적으로 극복하고, 지금의 세계 초강대국 미국을 탄생시킨 인물로 평가받는다.
당시 다수의 경제학자들은 대공황을 촉발한 공급 과잉과 그로 인해 발생한 과도한 인플레이션은 시장의 탐욕을 제어하지 못한 데서 생겨났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추앙하던 자유방임 시장경제 에 따라 잘 작동할 것으로 믿었던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시장 실패를 만들어냈던 것이다. 이러한 뼈아픈 교훈을 토대로 이후 케 인스 경제학이 주류로 등장할 수 있었고, 이는 미국 자본주의 시스템을 대폭 수정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 흔히 많은 이들이 루스벨트의 뉴딜 정책이 댐 건설과 같은 대 대적인 인프라 투자를 통해 고용을 창출하고 정부 재정을 투입해 민간 경제를 활성화시킨 것이라고 단편적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런데 뉴딜 정책은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사회 다방면에 걸친 혁신을 창조해낸 매우 입체적인 정책 기조의 변화였다. 바이든이 '제2의 루스벨트가 되겠다'고 하는 데에는 바로 이러한 입체적인 구상이 포함되어 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케인지언 정책 입안 자들의 머리에서 나온 여러 혁신의 아이디어들은 향후 정책적 대 안의 바로미터로서 한국에도 고스란히 이식될 수 있다. 이는 신자유주의로 치닫던 세계 경제가 그것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을 구가 할 수 없음을 자각하고 새로운 관점과 철학을 가져야 함을 선언한 것임
- 1930년대임을 감안하면 파격적일 수밖에 없는 새로운 법안 도입과 집행이 뉴딜 정책의 시작점이었다. 부실 은행을 정리하고 우량한 은행에는 연방 자금을 지원해 재정 신뢰도를 높이는 긴급은 행법, 실직자에게 구호 기금을 지급하는 긴급구호법, 증권업을 규 제하는 연방증권법과 증권거래법, 상업 은행과 투자 은행을 분리하는 글라스-스티걸법, 상업 은행에 예치한 예치금을 보호해주는 예금자 보호법 같은 혁신 법안들이 속속 도입되었다.
이러한 근거 법안을 바탕으로 비로소 고소득층에 대한 소득세 율과 상속세율(각각 최고 94%, 77%)의 파격적인 인상을 통한 세원 확대, 노동관계법이나 사회보장법의 강화를 통한 사회 안전망 구축과 복지 시스템 확충, 대규모 토목 공사를 통한 재정 투입 등이 가능했던 것이다. 뉴딜 정책의 성패에 대해서는 역사적 판단이 엇갈리기도 한다. 뉴딜 정책이 오히려 불황을 장기화시켰고 경기 회복은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전쟁 특수를 통해 비로소 가능해졌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전폭적으로 루스벨트의 철학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이다. 바이든 공약의 세부 내용을 보면 상당 부분 루스벨트 방식의 경기 부양과 개혁 및 규제, 중산층 복지 확대와 실업 구제 등의 방향성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 바이든이 당선될 경우 빅테크 기업에게 불리한 정책을 추진할 게 분명한데, 왜 그들은 민주당에 더 많은 돈을 후원한 것일까?
바로 예측 가능성'이야말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의 성장을 가능케 하는 중요한 토대이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예측이 불가능한 사람이었다. 게다가 그가 내보인 관세 인상이나 보복 등 강경 일변도의 중국 때리기, 동맹을 무시하는 자국 이기주의 정책은 근시안적으로는 통쾌해 보일지 모르지만, 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보면 살얼음판 위를 걷는 것과 같은 위태로운 행태다.
대(對) 중국 정책의 경우에도 중국 일방의 피해로만 끝나지 않 고 부메랑이 되어 미국 기업에게도 손실로 돌아온다. 특히 자신의 지지기반인 러스트 벨트의 백인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정책을 선 호한 트럼프는 전통 산업 기반의 무역 전쟁 프레임 아래서 중국을 공격했다.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해 50% 관세를 매기면 자국 생산이 늘어 일자리가 확보될 것이라는 식의 논리다. 그러나 이미 다양한 글로벌 밸류체인(Value-Chain, 가치사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기술 기업의 경우 이러한 정책이 곧바로 급격한 원가 상승 요인으로 돌아올 수 있다.
일례로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은 빅테크 기업에게 매우 불리하 게 작동했다. 기술 회사들은 뛰어난 기술과 노하우를 가진 고학력 기술 노동자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조금 과장하자면 실리콘밸리 인재들의 절반이 인도인과 중국인이라고 할 정도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를 포함한 실리콘밸리 최대 기업의 CEO들 역시 대부분 이민자 출신이다. 트럼프는 이민을 막겠다는 명목으로 고숙련 노동자에 대해서조차 국가별 영주권 쿼터제(국가당 1만 장까지 영주권을 제한)를 두는 등 기술 기업들의 인력 수급 절차를 까다롭게 만드는 규제 조치까지 도입했다. 다자주의 외교 정책 기조가 확대될 경우 이민 절차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고 취 업 비자 발급이 원활해지는 등 기술 기업의 인력 수급에 유리한 정책이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월가의 분석가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의 기술이나 정책 문제에 대해서도 다소 유화적인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무조건적인 규제와 압박으로 공격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대신, 미국이 가진 기술적 우위나 특허 등을 활용해 적당히 당근을 제공하면서 반대급부로 금융 개방이나 플랫폼 시장 개방과 같은 숙원 사항들을 요구함으로써 실리를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플랫폼 기업으로서는 중국 시장 진출 이야말로 수익 확대를 위해 절실한 목표다. 이제까지는 중국의 봉 쇄 정책으로 인해 접근이 불가능했다. 그런데 바이든 행정부 하에 서는 미국의 기술 기업이나 전통 산업의 이익을 최대한 보호하면 서 장기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장 확대를 꾀할 수 있는, 한 수 앞을 더 내다보는 전략이 동원될 것임을 기대하는 것이다.
- 바이 아메리칸 정책은 1933년 대공황 때 미국이 불황을 극복하 기 위해 만든 바이 아메리칸 법(BAA, 미국산 우선 구매법)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당시 루스벨트 대통령은 모든 연방정부 소속 기관 조달 계약 조건에 '미국산 부품이 50% 이상 포함되어야 한다' 는 조건을 의무화하는 조치를 발령했다. 바이든은 또한 일부 군사 물품의 경우는 100% 미국 내에서 생산되어야 한다는 '베리 수정안'(Berry Amendment)도 재도입할 계획이다. 다자주의와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조하는 바이든 행정부도 자국의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트럼프가 선호했던 자국 우선주의의 리쇼어링(Reshoring, 본국으로 생산 리쇼어링
시설 이전) 정책을 고수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리쇼어링을 장려함으로써 자국 내 일자리 확보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바이든은 미국산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부 구매를 4년간 4,000억 달러(약 440조)로 늘려서 신규 일자리 500만 개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위해서 정부의 인프라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시멘트나 철강 등 원료를 구매할 때도 미국산을 우대할 방침이다. 외국산 제품은 저렴하고 질이 좋다고 해도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 3,000억 달러(약 330조)의 공적자금을 투입 해서 인공지능(AI), 전기 자동차, 5G 등 3대 중점 미래 산업 연구 개발에 지원할 계획이다. 이는 세계무역기구(WTO)가 금지하는 보조금 지급에 해당해 제소될 위험도 있지만, 그것조차 감수한다.
- 바이든은 민주당 출신 대통령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신보호주의 성향을 감추지 않고 드러냈다.
"연방 정부가 이 나라의 납세자들이 낸 돈을 쓸 때에는 당연히 미 국을 위해 사용해야 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미국산 제품을 구입하 고 미국의 일자리를 늘리는 데 사용할 것입니다.”
오바마 정부 시절의 바이 아메리칸은 민간 주도의 캠페인에 가 까웠다. 월마트, 애플, GE 등 미국 대표 기업들이 자국에서 생산 하는 제품 구매를 자발적으로 늘리는 데 동참했던 것이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에서 정부 주도의 바이 아메리칸 정책을 강력하게 추 진하게 되면 이러한 흐름은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바이 아메리칸' 정책과 함께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정책도 추진된다. 백악관에는 심지어 '메이드 인 아메리카' 부서까지 신설될 예정이다. 바이 아메리칸과 함께 대표적인 자국 보호주의 정책으로 꼽히는 이 방침에는 소위 글로벌 밸류체인을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강력한 야심이 숨겨져 있다.
미국 기업이 해외에서 생산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미국으로 다시 가져와서 판매할 경우에는 징벌적 과세의 의미로 추가 10%를 부과하는 오프쇼어링(생산시설 해외로 이전) 추징세가 도입된다. 
- 더군다나 호전적이며 자기감정을 숨기지 않는 트럼프의 캐릭터는 무역 전쟁의 양상을 더 험악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바이든 시 대라고 해서 이 전쟁이 멈추게 될까? 오히려 어떤 의미에서 더욱 노골화, 지능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결국 중국이 야망을 축소하거나 미국이 순순히 1등의 지위를 내놓지 않는 한, 끝나지 않을 전쟁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전문가들은 패권 국가 미국이 2위 국가를 다루는 데 법칙이 있다고 본다. 냉전 시대 소련이 미국 GDP의 40%를 넘어서며 미국을 위협하자, 미국은 석유를 무기로 한 동유럽 전선 해체 작업을 통해 소련을 무력화시켰다. 소련이 동유럽으로 공산주의를 확장하며 세력이 커지자 미국이 결단을 내렸다.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1982년 11월 29일 소련경제 붕괴 작전(NSDD-66)에 서명했다. 정교한 금융봉쇄와 고도 기술·석유 자원에 대한 타격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 작전에 따라 선진 7개국(G7)은 소리 없이 소련을 압박했다. 핵심은 소련 전체 수출의 60%를 차지하는 유가를 떨어뜨리는 것이었다.
작전에 따라 배럴당 30달러까지 치솟던 국제 유가는 7달러 선 까지 곤두박질쳤다. 설상가상으로 친미 산유국들은 생산을 최고 4배씩 늘렸다. 유가 하락으로 최소 200억 달러 이상을 잃은 소련은 붕괴하고 말았다.
뒤이어 일본이 미국 GDP의 45%를 돌파하자 이번에는 금융을 무기로 한 플라자 합의로 일본을 좌초시켰다. 2010년 중국이 일본 을 제치고 G2 국가로 부상한데 이어, 2018년 중국의 GDP가 미국 의 69%를 돌파하자 관세 폭탄으로 중국의 부상을 저지하기 시작 했다.
결국 미중 패권 전쟁은 100년 강대국 미국과 중국 100년의 꿈 이 충돌하는 한 불가피한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 다자주의 핵심은 바로 세계무역기구(WTO)다. 어이없게도 트럼프는 여기서도 탈퇴했다. 하지만 바이든은 WTO에 재가입했다. 그의 노림수는 WTO의 기능과 권한을 강화시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중국의 불공정 행위로부터 피해를 입은 동맹국들을 동원해 입체적으로 압박하는 다면적 전략을 구사하게 된다. 특히 중 국 정부가 첨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사용하는 불법 보조금 문제 를 강하게 물고 늘어질 것으로 보인다.
WTO는 무역 분쟁의 최고 판정 기구로, 미국은 WTO 제소와 관 련된 위원들을 미국인들로 포진시켜서 중국 기업의 불공정 이슈 에 대해 규칙 준수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중국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해 싸우는 양자 대결의 소모적인 정면승부를 피하고, 동맹국과 협력해 중국을 포위하는 형태로 태세 전환이 된다.
- 달러 약세는 상대적으로 위안화와 원화 등이 강해지는 효과를 내기 때문에, 해당 국가로의 투자 유입이 늘어나 금융 시장 활황 이 조성되는 등 수혜도 있지만 수출 국가의 경쟁력이 상실되는 등 부작용도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여기서 주의할 점도 있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 하락) 기조는 중국 정부 나름대로 고도의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전세계에서도 거의 몇 안 되는 정부의 환율 조작이 가능한 나라 중 하나다. 그런 중국이 자국의 수출 산업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위안화를 절상시키는 데는 매달 거둬들이는 미국 대상의 어마어마한 무역수지 흑자를 인위적으로 줄여서 향후 무역 분쟁의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속내도 작용한다는 것이다. 또한 저절로 수입 물가가 하락해 경기 부양의 방편으로도 유용하다. 앞으로 쌍순환, 즉 내수 확대로 수출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줄인다는 거시적인 계획과도 부합한다. 더군다나 위안화가 1달러에 6위안 부근으로 절상되면, 중국 증시의 매력도가 높아져 MSCI 지수 등 아시아 신흥국을 추종하는 증시 지수들이 중국 비율을 높일 가 능성도 있다. 그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비중이 줄게 될 한국 증시에서 일시에 자금이 빠져나가고 그 주요 대상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가 될 가능성이 크므로, 위안화 절상이 우리에 게 무작정 위협이 없는 것은 아니다.
- 바이드노믹스는 중국이 아닌 미국이 중심에 서도록 밸류체인을 재편할 방침이다.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해 제조업을 부흥시킴으로 써 중산층을 복원하기 위해서다. 이미 제조업 비중이 줄어든 미국 에 다시 공장이라도 짓겠다는 의미일까? 그렇지 않다. 미국에 언제 적대적이고 위협적으로 나올 수 있는 중국을 배제하고, 그 자리에 자국에 우호적이며 협력적인 동맹을 채워 넣는 '동맹 줄 세우기'를 통해 밸류체인 재편을 하겠다는 말이다. 중국과 대만의 정치적 대립을 은근히 조장하고 중국 기업 대신 대만 기업을 거래 상대로 내세우는 이유도 여기 있다. 한국 역시 자동차, 반도체, 의 료 장비 등 강점이 있는 분야에서 이러한 흐름을 이용함으로써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바이든이 화웨이와 반도체 파운드리업체 SMIC 등을 위시로 중국 규제를 이어가게 되면 자연스레 국내 반도체와 스마트폰업계는 반사 이익을 구가하게 된다. 미국과 중국이 기술 패권 경쟁을 벌이는 동안 자연스레 미국이 중국 기술의 성장을 막아주는 격이 되어, 한국의 정보 통신 기술(ICT) 기업은 그 진공 상태 안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미국이 생산을 하지 않고 반도체 설계만 하는 이른바 팹리스 기업인 하이실리콘을 제재하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중국 팹리스들도 제재할 것으로 보인다. 
-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정책들이 징벌적 과세의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 대표적인 정책으로는 탄소 국경세, 플라스틱세, 디지털세 등이 있다. 유럽연합이 도입을 결정했고 미국에서 역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복귀하고 나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유럽연합이다. EU는 2021년부터 플라스틱세, 탄소 국경세 등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특히 탄소 국경세와 디지털세는 7,500억유로(약 1,000조 8,000억)에 달하는 코로나19 경제회복기금의 원리금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1단계로 2021년 1월 부터 플라스틱세를 부과하고, 2단계로 2021년 상반기 탄소 국경세와 디지털세를 입법화해 2023년부터 본격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3단계로는 EU ETS(배출권 거래 시스템)을 개편함으로써 항공 및 해상 운송을 배출권 거래 대상에 포함시킬 방침이다. 마지막 4 단계로는 금융 거래세 등 EU가 직접 징수하는 세원을 지속적으로 발굴한다. 2023년 1월까지는 EU의 코로나19 경제회복 기금 재원 마련을 위해 디지털세를 독자적으로 시행한다고 한다.
이는 기후변화와 환경 피해가 EU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직면한 실존적 위협이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생겨나는 일련의 조치들이다. EU 27개국은 온실가스 배출을 2030년까지 1990년 수준대비 최소 55%까지 감축하고, 2050년까지 EU를 최초의 기후 중립 대륙으로 만든다는 청사진을 담은 '유럽 그린 딜에 합의한 상태다. 이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매우 적극적인 친환경 규제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탄소 국경세의 공식 명칭은 탄소 국경 조정세 (BCA)로 자국의 탄소 감축 노력으로 자국의 산업이 추가로 부담하게 된 비용만큼을 수입 상품에 부과하는 세금을 말한다. 반대로 국내 상품이 수출됐을 때는 자국 기업에 탄소 감축 비용을 환급해준다.
- 바이든 역시 대선 공약으로 탄소 국경세 신설을 예고했다. 바이든은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재가입해 환경 의무를 준수하지 못한 국가에 대해 탄소 국경 조정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해왔다. 탄소 국경세는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에서 수입되는 물품에 부과하는 일종의 무역 관세이자 새로운 형태의 무역 장벽이 될 가능성이 높다. 탄소 줄이기 정책에서 앞서가는 선진국은 이익을 볼 수 있지만 준비가 안 된 개발도상국은 큰 손해가 불가피하다. 특히 시멘트, 석유화학, 철강, 반도체 등 에너지 소비량과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들의 타격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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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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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지의 천재들

사회 2021. 4. 18. 18:47

- “지나치게 자주, 기업들은 생각한 뒤 행동한다.” 런던 비즈니스 스쿨 선임연구원 줄스 고더드 Jules Goddard 박사가 한 말이다. 기업은 거들먹거리면서 아이디어를 엄격히 따지지만 정 작 실행에 옮기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고더드는 그러지 말고 행동 한 뒤 생각하라”고 주장한다. 아이디어를 시험해보고 문제를 재빨리 발견하면 생각이 확장되고 아이디어가 개선된다. 행동부터 한 뒤 생각한다면 기업의 혁신과 발전은 좀 더 신속하게 이뤄질 것이다.
- 학계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이끌어내겠다는 단 하나의 목적을 위해 실험을 고안하고 분석하면 비난을 받는다. 이러한 방법을 p- 해킹 - hacking 이라 부르는데, 유의미한 p - -value을 이끄는 특정 패턴을 찾기 위해 데이터를 부정확하게 분석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와 대조를 이루는 것이 비즈니스에서 점점 많이 보이는 그로스 해킹growth hacking 이다. 이는 간단히 말하면 민첩하고 역동적인 실험 의 한 절차로, 여러 부서가 혼합된 팀에서 사업을 성장시키는 가 장 효율적인 방안을 찾는 것이다. 로리 서덜랜드가 말했듯이 비즈니스에서는 심리학적 원리를 경험적 증거로 증명하는 것이 중요 하지 않다. 그보다는 상업적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더 중요한데, 이를 위해 엄격한 과학적 방법은 필요하지 않다. 학계에서는 어떤 실험의 결과가 한낱 우연에 불과할 확률이 20분의 1일 때에야 만족하는 반면, 비즈니스에서는 조금 더 관대하게 10분의 1일 때에도 만족한다. 이처럼 행동과학을 사업적 맥락에 적용할 때에는 그로스 해킹의 사고방식이 도움이 될 것이다. 가설을 세우고 몇 가지 개입을 고안하여 시행한 다음에는 사업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실험을 늘리는 것이다. 아무 가치 없는 결과만 내기보다는 실용성을 극대화하고 실험의 본질을 바꿔 그동안 투자한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라. 결국 상업적자원은 학계의 보조금과 달리 반드시 회수돼야 하는 것이니까.
- 비즈니스에서 그로스 해킹이라 불리는 테스트 앤 런test and learn (지속적 시도와 시행착오를 통해 변화를 꾀하는 방법) 접근법은 실생활에서 긍정적인 행동 변화를 이끄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응용행동과학에서는 이러한 그로스 해킹 접근법을 채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여겨진다. 로리가 암시했다시피 수집한 증거의 효용성은 그 증거를 바탕으로 내리는 결정이 얼마나 중요하냐에 따라 달라진다. “비즈니스에서는 '올바를 필요가 없다. 그저 적당히 올바르거나 아니면 수익성 좋은 시장을 충분히 점유하고 있으면 된다. 결국은 경쟁자보다 크게 그릇되지만 않으면 되는 것이다.” 그러니 임의적 숫자를 바탕으로 한 학계 수준의 엄격한 통계적 유의성에 목매지 마라. 그 대신 사업 결정의 맥락에 적절하다고 느끼는 증거 사례 확보를 목표로 삼아라. 그로스 해커들이 그러듯 그때그때 실험을 늘려가면서 바라는 성과를 거둬라.
- 한 집단의 사람들에게 행동과학을 선보일 기회가 단 한 번밖에 없다면 고도의 연출이 필요하다. 쓰는 언어부터 말하는 방법, 말하는 순서까지 사람들 앞에 선보이는 모든 순간을 연습하라. 중요한 순간에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 당신의 강점을 활 용해 소통하는 방법 등을 연출하는 것이다. 하지만 프레젠테이션을 지나치게 세련되게 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씽커벨Thinkerbell 창시자 애덤 페리어 Adam Ferrier가 말했듯이  데군데 더듬거리는 순간이 있어야 더 신뢰를 얻는다. 행동과학에서 는 이를 실수 효과 pratfall effect 라고 부르는데 사람들이 사소한 실수를 저지를 때 더욱 호감을 얻는 현상을 말한다. 자신만의 결함을 드러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 일본에는 당신을 침대에서 일으켜 세우기 위해 아무 거리낌 없이 수치심을 건드리는 자명종 시계가 있다. 더 자기 버튼을 누를 때마다 시계는 당신의 트위터 계정에 “나는 자전거를 못 탑니다”, “나는 지금 세일러복을 입고 있어요 같이 일본 문화에서는 난처하기 짝이 없는 메시지를 올린다. 누구든 침대에 몇 분 더 누워 있다가 공개적으로 망신당하고 싶지 않으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오길비 체인지 팀은 트위터를 하는 자명종 시계에서 영감을 받아 터무니없어 보이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트위터 하는 주전자를 만들면 어떨까? 영국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차를 끓인다. 이런 습관을 활용하면 부모를 걱정하는 영국 전역의 자녀들은 부모님의 주전자가 보낸 트위터를 확인하며 안심할 수 있지 않을까? “잘 잤니! 나는 이제 막 차를 한잔 끓여 마시려고 한다.” 트위터 하는 주전자는 오길비 실험팀에서 영국 공중보건국 홍보를 위해 제작했다. 주전자에 부착된 전기 상자에는 여러 전선이 연결되어 있었는데, 확인해볼 것도 없이 겉모습이 그리 매력적이진 않았다. 주전자는 주인이 잘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트위터로 간단 히 확인해주면서 안에 담긴 물의 온도까지 정확히 알렸다. "물 온도는 이제 40도란다.” 그리고 얼마 뒤 다시 올린다. “이제 45도네.”
- 프로젝트 담당 팀은 치약에서 영감을 받아 행동 해법을 고안했다. 튜브에서 짜낸 치약의 색색의 줄무늬를 보면서 사람들은 그 안에 유효 성분이 있다고 굳게 믿는다. 제조 과정에서 추가적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건강한 잇몸용은 붉은 선, 튼튼한 치아용은 흰 선, 입 냄새 제거용은 푸른 선 등으로 구분하면 유효 성분이 더욱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노력 휴리스틱effort heuristic은 정신적 경험 법칙으로, 무언가를 만들 때 들인 노력의 양을 그 결과물의 품질과 연관 짓는 것이다. 이와 같은 치약은 만들 때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더 가치 있고 효과적이라고 인식된다. 이런 식으로 제품에 복잡성을 더하면 소비자에게 더욱 그럴듯하게 비칠 수 있다. 사람들이 컴포트 원 린스를 쓰면서 여전히 빨래를 몇 번씩 헹구는 이유도 노력 휴리스틱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 제품을 쓸 때 노력이 덜 들어간다고 하면 사람들은 제품의 효과가 더 떨어진다고 인 식한다. 제즈와 팀의 임무는 이 제품을 사용할 때 인지되는 노력의 양을 늘리는 것이었다. 브리핑에서 제시된 엄격한 제약에도 불구하고 바꿀 수 있는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양동이였다. 양동이에 기술을 더하면 세탁 과정 에서 인지되는 노력의 양을 늘릴 수 있을 테고, 따라서 사람들에게 이 제품이 단 한 번의 헹굼만으로도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납득시킬 것이었다. 기술적 양동이와 관련해 눈금 표시와 수도꼭지, 옆면의 물결무늬 등 몇 가지 주요 특징을 담은 아이디어가 나왔다. 눈금 표시에 맞춰 양동이에 물을 붓고 넘치는 물은 수도꼭지로 흘려보내 물 양을 정 확히 조절해서 제품의 효과를 극대화한다. 이런 정밀성으로 제품의 과학적 세탁 방식을 알리면서 인지되는 효과를 높이는 것이다. 물결무늬 기술이라 불리는 양동이 벽면의 무늬는 헹굴 때 옷이 오톨도톨한 옆면에 부딪히게 하여 제품이 더 열심히 작동한다는 인상을 심어준다. 종합해보면 새로운 양동이의 이 세 가지 특징 덕분 에 섬유유연 과정이 단 한 번의 헹굼으로 끝나서 물 사용량과 노동 량은 줄지만 노력은 더 많이 들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낡고 오래된 금속 양동이는 행사 기간에 가져오면 반짝이는 새 양동이로 무료로 바꿔줄 계획이었다. 이렇게 해서 예전 행동을 떠 올리게 하는 환경적 단서인 오래된 양동이를 처분하는 것이다. 새 양동이는 한정판 선물로 인식되어 제품의 희소성과 가치도 높인다. 언제나 그렇듯 기회를 부여잡을 시간이 제한되어 있었다. 세탁방식을 바꿀 강력한 아이디어를 창안한 뒤 제작 과정에서 장애물을 맞닥뜨렸다는 것은 곧 의뢰인과 일할 몇 달이라는 제한된 기간 안에 아이디어를 실행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워크숍은 성공적이었고 행동 문제에 대한 분석은 통찰력이 있었으며 흥미진진한 아이디어는 모든 사람의 믿음을 얻었지만 잃어버린 고리가 있었다. 양동이 몇 개를 가득 채우고도 남을 만큼 현금이 두둑하지 않는 한, 양동이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었다. 행동 접근법에서 해결책이란 말하는 것부터 포스터, 작업 방식, 앱, 재설계, 양동이까지 무엇이든 해당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번뜩이 는 해결책이 있다고 해도 그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인력이 없으면 아 무 소용이 없다. 안타깝지만 결국은 빛을 보지 못한 여느 위대한 아 이디어들이 그랬듯 컴포트 원 린스 양동이 프로젝트는 파워포인트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영원히 제즈와 댄의 머릿속에 갇히고 말았다.
- 멕시코 문화에서는 과일과 채소를 먹는 것을 허약함의 표시로 여긴다. 당신이 샐러드를 먹고 있으면 사람들은 당신이 병에 걸린 뒤에 기력을 되찾으려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 과 일과 채소가 남자다운 음식으로 느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렇게 해서 팔씨름용 과일 주스기가 만들어졌다. 주스기는 멕시 코에서 가장 유명한 WWE 레슬러 선수의 팔을 본떠서 만들었다. 이제 멕시코의 아빠와 삼촌들에게 과일은 아플 때만 먹는 것이 아니 라 멕시코에서 가장 강한 남자와 싸워야 얻을 수 있는 비타민이 됐 다. 이로써 남자들이 건강한 음식을 준비해 먹는 것이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새로운 규범이 만들어졌다.
- “하루아침에 성공을 거두려면 20년이 걸린다." (에디 캔터, 20세기 초반 활동한 연예인)
- 때로 사람들은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에 참석하라는 지시를 관리자에게 일방적으로 받으면 교육에 참석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들 그보다 중요한 다른 일이 있을뿐더러 교육은 일상적인 업무 수행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지어 스의 이안은 기발한 넛지를 제안했다. 우선 그 사람이 교육 프로그램에 적합한 인물인지 파악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자신이 왜 프로그램에 선택돼야 하는지 A4 용지 양면에 작성하도록 했다. 이런 과정은 의무 부과 장치로 작용해 운이 좋게 선정된 사람들이 교육에 참석하도록 자극했다. 더욱이 직원들은 자신이 왜 교육에 적합한 후보인지 세세히 밝혔으니 이 기회를 잡지 않으면 인지 부조화 cognitive dissonance 를 경험하게 되는 셈이었다. 이렇게 해서 선택된 이들은 전원이 교육에 참석해 탁월한 성과를 보였다.
- 1970년에 미국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 Milton Friedman은 기업이 "사회의 기본 원칙을 준수하면서 최대한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는 유명한 주장을 했다. 이후 몇십 년 동안 기업 이사회에는 어떤 비 용을 치르더라도, 심지어 거미줄처럼 얽힌 다른 이해관계자들에게 해를 입힌다 해도 주주 가치를 최대화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했 다. 넛지 이론이 1995년의 닷컴 열풍과 동시에 인기를 얻었다면 넛 지는 대다수가 최우선시하는 이익 극대화라는 목표 하나만을 위해 설계됐을 테고, 그리하여 넛지 이론의 다른 중요한 용도를 모두 해쳤을 것이다. 그러나 새천년이 시작되면서 기업 가치에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 났다. 이 변화는 2008년 서브프라임 위기 사태로 더욱 촉진됐다. 이제 조직은 가능한 한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나름의 목적을 등대로 삼기 시작했다. 기업이 주주 가치보다 이해관계자 가 치를 우선시하게 된 이 시기에 넛지 이론은 뜻하지 않게 공적 담론 에 포함됐다. 넛지 이론은 세상이 그 아이디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됐을 때, 기업이 중대한 문제를 낮은 비용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을 때 다가왔다. 넛지 이론은 직원들이 올바른 일을 하면서 고객을 위해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고 동시에 주주가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게 함으로써 모든 이해관계자가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도록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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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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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다보면 크고 작은 스트레스와 수없이 만납니다. 일이 많으면 바빠서, 적으면 경쟁에서 밀려나는 같아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사람들과의 만남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고 이런 저런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두통 비만 탈모는 물론 암과 같은 심각한 병의 원인으로도 작용합니다. 한국경제신문 42일자 A31 스트레스, 피할 없다면 즐겨라? 기사는 이런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일본의 정신과 의사 가바사와 시온은 스트레스에 대한 인식부터 바로잡아줍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스트레스를 없앨 필요는 없다.” 스트레스는 없애는 편이 좋다고 생각하기 쉽지만스트레스가 전혀 없는 것도 문제라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업무 관련으로 중요한 거래나 발표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분명 긴장해서 상당한 심리적 부담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하지만 스트레스 덕분에 열심히 자료를 찾아보고, 준비하고, 수차례 연습하게 됩니다. ” 결과 실력이 늘고 더욱 성장한다.“

인간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자신의 성격이나 태도를 되돌아보고 상대방의 기분을 헤아리게 됩니다. 조금이라도 나은 인간관계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것입니다. “이런 노력은 인간적인 성장으로 이어진다.” 의학적으로도 적당한 스트레스는 기능을 활성화하고 집중력을 강화하며 기억력을 높여줍니다.

문제는 스트레스를 적당하게 활용하는 정도를 넘어 달고 사는 경우입니다. 가바사와는스트레스를 유연하게 받아넘길 있는 사고방식과 대처법을 터득하는 중요하다 말합니다. 우선 자신을 누군가와 비교하는 일부터 관점을 바꿀 것을 제안합니다. “남이 아닌 자신과 비교하며, 타인과 비교하지 말고 관찰하라 것입니다. “질투하지 말고 존경하자.”

스트레스의 주요인인 불안감을 없애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행동하면 된다.” 불안의 근원인 노르아드레날린은 행동을 위한 에너지, 행동의 휘발유이며, 우리를 고통에서 구해 에너지가 바로불안이라는 것입니다. 이불 안으로 들어가어떡하지, 어쩌면 좋지하고 고민할수록 불안은 커질 뿐입니다. “불안이라는 에너지를 태워 몸을 움직이자. 불안은 태울수록 줄어들고 마음은 그만큼 편안해진다.”

다른 사람의 말에 지나치게 신경 쓰지 않는 것도 현명한 스트레스 관리법입니다. “자신은 진지하게 받아들인 얘기를 상대는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진지하게 의견을 구하는 사람에게 떠오른 생각을 반사적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한마디로대충 입에서 나오는 대로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적당히 건성으로 던지는 의견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거나 일일이 신경 쓰다가는 그야말로 남에게 휘둘리기만 하는 인생을 살게 것이다. 누군가에게 미움 받아 힘들 때는호감의 1:2:7 법칙 떠올리자. ‘나에게는 아군이 있다!’ 사실이 한층 명확해져 용기가 솟아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논설고문

이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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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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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선택

사회 2021. 4. 10. 21:41

- 초기 중국 공산당은 프랑스에 유학 간 중국 학생들이 마르크스-레닌 사상을 접하면서 시작되었다. 중국 내에서 간접적으로만 공산당 사상을 접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에 비해 이들 유학생 그룹은 자연히 더 권위를 가졌 다. 따라서 초기 중국 공산당은 프랑스 유학파가 이끌었다. 하지만 이후에 중국 공산당을 장악한 마오쩌둥은 베이징 대학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하며, 나름대로 소양을 닦은 덕분에 사상을 깊이 이해하고 있었고, 현실 세계에 비추어 소화하는 능력도 뛰어났다. 필자의 주변에 중국의 매스미디어를 연 구하던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항상 다음과 같이 말하며 탄복하곤 했다.
“마오쩌둥은 어떻게 그런 어려운 사상을 완전히 소화하는 것은 물론, 이를 밭 갈던 농민들도 알아들 수 있도록 어찌 이렇게 쉽게 표현할 수 있었을까"
마오쩌둥은 혁명 초기 중국에서 공산당 사상이 잘 호응을 받지 못하는 이유가 기존의 마르크스-레닌주의가 서구식 자본가와 노동자의 모순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당시 중국에 무슨 산업이라고 할 만한 것이 별로 없었으니 공산당 이론은 민중들에게 그야말로 남의 동네 이야기 로 들린 것이다. 그래서 그는 지주를 자본가에, 농노를 노동자에 대입하였다. 그러자 생산 수단을 공유한다는 서구식의 공산주의는 자연스럽게 농사 지을 토지를 공산화하여 농노들에게 분배해야 한다는 중국식 정책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공산화라는 말 자체가 사유재산을 공유재산화한다는 의미이니 중국 실정에는 매우 부합하는 셈이다. 어떻게 보면 마오쩌둥은 '토지 공산화, 이 단 하나의 정책으로 중국을 손에 넣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토지 개혁 정책은 '중국 특색 사회주의'라는 말로 중국 공산당 사상 내에서 부동의 지위를 얻게 된다.
- 중국이 남중국해의 여러 산호초와 섬을 점령하고 인공 섬을 설치하는것 도 굳건한 군사 기지를 건설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미국의 대응을 살펴보 기 위한 행동일 가능성이 높다. 방어가 어려운 소규모의 시설들은 미국이 마음만 먹는다면 몇 시간의 공격으로 무력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미국에 대항해서 실질적인 군사적 효용은 별로 없다. 그렇지만 중국으로서 는 타이완을 공격하기 전 타이완 외부로부터의 공격에 대한 대응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일본의 군사적 반응을 시험하기 좋은 곳이 타이완 주변에 두 군데 있다. 하나는 타이완 북부의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다. 일본의 군사적 반응을 시험하고 일본 자위대의 대응 태세, 임전 태세를 살펴볼 수 있는 지점이다. 다른 하나는 타이완 남부의 태평도太平島'를 포함한 바시 해협이다. 태평도는 아마 독자분들에게 매우 생소한 이름일 것이다. 위치는 타이완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져 있으며 필리핀과 베트남 사이의 남사군도상에 있다. 남사군도의 태평도가 공격을 받는다 해도 타이완의 방어 능력은 이곳까지 미치지 못한다. 중국이 남사군도를 비롯한 남중국해의 여러 섬과 산호초들에 야금야금 군사 시설을 세우는 것은 미국의 반응을 보기 위해서 다. 미국의 반응이 없으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이른바 득촌진척得姓尺 의 수법을 사용하면서 미국의 레드 라인을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다. 만일 미일이 중국의 진출을 묵인한다고 판단되면 중국으로서는 이를 청신호로 받아들여 즉각 타이완 공격에 들어갈 것이다. 그러나 미일이 거부 반응을 보인다면 그 정도와 방법을 보고 중국은 대응 전략을 수정할 것이 다. 즉 지금 중국은 남중국해의 섬과 산호초라는 돌을 던져 돌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갈 길을 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타이완을 둘러싼 군사적 분규가 아니라 무역 문제, 경제 문제로 트럼프 행정부에서 호된 반응이 갑자기 터져 나오니 중국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깜짝 놀랐다. 결국 미국과 맞서게 된 원인은 다르지만 어찌 되었건 중국은 준비해 오던 상황에 마주친 것이 아니겠는가.
- 미국과 중국의 경제 전쟁을 지켜보던 타이완의 이코노미스트 우쟈룽吳嘉 隆은 중국의 저의를 의심했다. 당시 미국의 요구에 대하여 중국에게는 처음 부터 쉽고 간단한 해결책이 있었다는 것이 우쟈룽의 견해이다. 중국이 이 란으로부터의 에너지 수입을 미국으로 전환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랬다면 미국이 요구하는 규모 수준의 수입이 가능하여 미중 무역 마찰이 일어나지 도 않았을 것이고 미국이 중국을 위협 요인으로 생각하지도 않았을 것이라 고 했다. 그는 셰일 가스 및 셰일 석유의 개발로 에너지 수입국에서 수출국 으로 바뀐 미국에게 중동은 더 이상 미국의 국가 이익에서 중요하지 않다. 고 보았다. 중국이 미국의 에너지를 수입한다면 그 규모가 미중 무역 수지 적자의 대부분을 메꿀 수 있고, 에너지를 미국에 의존하면서 미국에게  대적인 군사 행동을 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같은 이유로 중국은 절대 미국의 에너지에 의존할 수 없다. 이 사실은 미중 양국의 경제 전쟁이 결코 단순한 경제 전쟁일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 중국의 주요 에너지 수입원은 크게 사우디아라비 아, 이라크, 이란 그리고 러시아로 정리할 수 있다. 만일 미중 간의 군사 충 돌이 일어난다면 사우디아라비아나 이라크는 대중 제재에 참여하여 원유 공급을 중단하거나 줄일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는 중국을 지원하겠지만 러 시아의 원유만으로 중국의 수요를 충족할 수는 없다. 그래서 중국이 가장 확보해야 하는 에너지 공급원이 바로 이란이다. 게다가 이란은 수십 년간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어 중국이 제시한, 석유 지불 화폐를 위안화로 한다는 데까지 동의한 국가이니 중국에게는 매우 귀중한 동맹이 아닐 수 없다.
- 미중 패권 전쟁이 진행 중일 때도 월 스트리트는 돈을 버는 데 열중하고 있다. 그들에게 이익 외의 것은 모두 환경 요인일 뿐이다. 미중 경제 전쟁으 로 미국의 압박에 의해 중국은 자국의 금융 시장을 그 어느 때보다도 활짝 열었다. 그전에도 이미 유럽 최대의 자산 운용사 프랑스의 아문디Amundi가 미중 무역 전쟁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투자한 바 있다. 이제 스위스의 UBS 은행도 미중 패권 전쟁으로 불안감을 느낀 중국 부자들의 자산 관리 수요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JP 모건 체이스도 이 기회에 중국 시장에 진입 했다. 그리고 미국의 초대형 자산 운용사 블랙록BlackRock과 싱가포르의 국 부 펀드 테마섹Temasek, 중국 건설은행이 합자 회사 설립을 발표했다.
- 2020년 내내 외국인의 직접 투자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던 중국 상무부는 2020년 11월에 갑자기 1월에서 10월까지의 데이터를 발표하였다. 2020년초부터 10월 말까지 중국의 실제 사용 외자는 8,006억 8천만 위안, 1,1500억 9천만 달러로 동비 위안화 기준 6.40%, 달러 기준 3.9% 증가하였다. 세 계의 공장이라는 중국에 유입되는 해외의 투자는 더 이상 제조업을 향하지 않는다. 10개월간 서비스 산업에 투자된 외자가 78.2%에 달했다. 제조업에 투자된 외자 규모의 네 배에 가깝다. 그것은 제조가 아닌 디지털 경제와 금융에 외자가 투자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싱가폴 최대은행 DB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타이무르 베이그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중국에 대한 미국의 투자는 26% 증가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월 스트리트의 움직임은 중국에 자신감을 주었다. 미국이 아무리 경제를 분리하고 달러 경제권에서 중국을 퇴출하려 해도 월 스트리트는 중 국이라는 케이크에 먹을 것이 있는 한 결코 중국을 떠나지 않는다는 것을 중국이 알게 된 것이다. 권력과의 결속을 통하여 이익이 보장되는 중국의 국가 자본주의는 월 스트리트에게 천국이다. 만일 위험이 발생해도 중국 권력과의 협력을 통하여 그들의 손실이 발생하기 전에 조치를 취할 수 있 다. 그리고 발생한 손실은 모두 일반 투자자들의 몫으로 돌아갈 것이다. 리 먼 사태에서 그랬듯이 말이다.
- 어떤 의미에서는 이들 월 스트리트야말로 미중 패권 전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그리고 꼭 넘지 않으면 안 되는 숨은 장벽일 수 있다. 그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중 패권 전쟁의 참여자이며 미중 그 어느 편도 아니다. 이익이 된다면 언제든 중국이나 미국의 의도에 따라 자본을 운용할 것이다. 중국 지도부는 월 스트리트의 움직임을 보고 이제 자신감을 가진다. 세상의 수 많은 기업과 자본이 중국에서 돈 벌 기회를 놓치기 싫어하는 이상, 덩샤오 핑의 “시장으로 유인해 외국의 기술과 자본을 가져온다”는 전략은 지금도 그리고 이후에도 유효할 것이기 때문이다.
- 중국어는 예부터 많은 방언과 다양한 문자를 사용해 왔는데 이를 하나 의 문자 체계로 통일한 사람이 바로 진시황이다. 진시황은 문자를 통일했을 뿐만 아니라 공문을 임의로 해석하는 일이 없도록 자의적 해석을 하는 관원들은 사형에 처했다. 이렇게 해서 확립된 국가 행정 체계는 진을 계승 한 한나라에서도 유지되었고 이로 인해서 소위 관화官? 체계가 성립되기 에 이른다. 관화는 말 그대로 관리들이 사용하는 말이다. 동일한 조정에서 관리들끼리 서로 말이 다르면 소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표준 어를 만든 것이다. 그래서 이 관화는 일반적인 단어가 아니라 공문서용 단 어 위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예전에 우리나라 관청의 문서를 보면 '일응' 과 같이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단어들이 사용되곤 했던 것을 필자는 기억한다. 중국에서는 아예 이렇게 관공서용으로 단어들을 만들고 표준 발음도 정해서 사용하도록 했다. 그러므로 과거를 통하여 관리들을 뽑을 때 이 관 화도 필수 과목이었다. 관화가 중요했던 이유는 선발한 관리가 토착 세력 으로 성장하여 반역을 도모할 가능성을 없애기 위하여 고향과 아주 먼 타 향의 임지로 보냈기 때문이다. 임지의 민족, 문화, 언어, 풍습은 새로 부임한 관료의 고향과 달랐고 말도 통하지 않았기 때문에 관화를 배운 아전이 관료와 현지인 사이에서 통역을 했다. 중국이 언문일치 운동을 한 것은 중화민국 초기의 5·4운동 때로 알려져 있다. 당시 문자를 쓰는 방식이 아닌 사람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하는 말은 백화白活라고 했다. 지방에 따라서 백화는 서로 달랐는데 관화의 발음이 주로 베이징 방언에 가까워서 베이징 백화, 즉 징바이京白를 표준어로 삼게 되었다. 이 표준어를 중화민국에서는 국어 그리고 중화인민공화국에서는 보통화라고 부른다. 실제 생활 속에서 하는 말이란 현지의 생활 습관과 문화 양식을 반영하기 마련이다. 같은 중국어라고 해도 관화에 기반을 둔 북경 말이 가장 알아듣 기 어렵다. 단어 뜻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표현 방식이 은근하고 간접적이 며 암시법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처럼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는 법이 없다.
- 삼푼 화법이란 말을 확실하게 다 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부분을 흐리게 말하거나 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즉 어느 쪽으로도 해석이 될 수 있는 단어와 어법을 구사한다. 그래서 이런 삼푼 화법을 들으면 상황의 전 후와 문장의 맥락 그리고 행간의 의미를 이해하는 사람은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무슨 말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삼푼 화법에 딱 들어맞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앞에서 소개한 백 년 목표 중에 '민주'라는 단어를 다시 살펴보자. 원래 공산주의 이론에 의하면 공산 혁명을 이룬 후에 프롤레타리아 일당 전제를 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런데 독재를 안 하고 민주를 추구하는 것인가? 타이완 대학의 밍쥐정 명예 교수의 해설은 이렇다.
“원래는 프롤레타리아 독재라는 말을 사용했으나 이 독재’나 ‘프롤레타리아'라는 말이 국제 사회에서 거부감을 보이자 프롤레타리아 독재'라는 말을 '인민 민주'라는 말로 치환했다.”
그러니까 '인민 민주'라는 말은 인민이 주인이 되어 정치를 한다는 말이고, '인민'은 모든 사람이기보다는 프롤레타리아를 의미한다. 민주는 그렇기에 인민이 주인인 것이고 인민의 주력은 프롤레타리아이기에 프롤레타 리아 독재라는 말과 통한다. 공산 국가인 중국 입장에서 무산 계급을 대표 하는 것은 공산당이므로 역시 공산당 일당 전제 정치라는 현 체제를 말하 는 것이다. 둘러치나 메어치나 결국은 공산당 일당 전제를 의미한다. 공산 당 일당 전제 정치를 표현하는 말이 '인민 민주라니 놀랍지 않은가? ‘부강', '민주', 화계의 아름다운 사회주의 현대화 중국을 건설한다는 말 중에 이해 가 잘 안 되던 '민주'는 그 단어의 즉각적인 의미와는 달리 본뜻은 공산당 일당 독재를 의미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제 당신이 지금까지 만난 중국의 공무원들이 한 말들을 다시 한번 돌이 켜 생각해 보라. 과연 당신은 그들이 한 말들을 제대로 이해했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당신에게 통역을 해 준 사람들은 과연 이들의 말을 제대로 이해했을까?
- 중국의 전략이나 정책은 일관된 특징이 있다. 그것은 쉽고 단순하다는 것 이다. 필자는 중국 공산당의 이러한 정책이 매우 훌륭한 방식이라고 생각 한다. 예를 들어 앞에서 이야기한 Y2K 대응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처럼 복 잡한 계획을 만들고 예산을 배당하고 언론에서 떠들거나 하지 않는다. 한 국의 대응이 신뢰가 가느냐 아니면 2000년 첫 비행기를 교통부 장관과 항 공사 회장을 태우는 중국의 대응이 신뢰가 가느냐 하고 누군가 묻는다면 필자의 선택은 중국이다. 동방항공 회장을 태우고 가는 비행기라면 필자도 안심하고 탈 수 있다. 에너지부 장관이 가서 앉아 있는 원자력 발전소라면 필자도 근처에 마음 놓고 놀러 갈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대책은 몇 번을 들어도 안심이 잘 되지 않는다. 이러한 중국 특유의 정책은 중국이라는 국가의 특징에서 비롯되었다.  다양한 환경과 수많은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며 인민들의 평균 교육 수준도 높지 않다. 그리고 정책을 실제 집행할 때 중간에 있는 여러 단계의 지방정부 공무원들 손에서 무엇이 어떻게 변형될지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 정부의 정책은 간단 명료하다. 교육받지 않은 인민들도 알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한다. 그래야 모두가 알아듣고 이해할 수 있다. 설득은 언제나 감정에 호소한다. 이성에 호소하려면 이야기가 길어지고 맞고 틀린지 갑론을박해야 한다. 그런 상황은 프롤레타리아 독재, 아니 인민 민주 방식에 어울리지 않는다.
- 5중전회에서 제시된 2035년 비전이나 제14차 5개년 계획의 발표 내용에서 사라진 단어가 하나 있다. 바로 '민영 기업', '민간 경제' 등이다. 시장 경제를 유지하는 것은 명시되어 있지만 민영 기업에 대한 언급은 완 전히 사라졌다. 개혁 개방 이후 이제까지 중국 공산당의 정책에서 민간이 언급되지 않은 적은 지금까지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시진핑 시대에 들어서 국진민퇴'라는 말이 끊이지 않았다. 국진민퇴라는 개념 자체는 중국이 건국된 후 실시했던 공산화, 즉 사유 재산을 국유화하면서 출현했던 개념이다. 민간 기업이나 민간 소유의 자산 등을 공산주의에 맞게 국유화 또는 집체소유화 하는 과정이 있었던 것이 다. 우리는 흔히 중국 정부가 강제로 민간 재산을 빼앗아 국유화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렇지는 않다. 중국 공산당은 몰수하는 등의 방법이 아니라 '공사합영'이라는 단계를 거치며 당시 중화민국 체제하에 있 었던 민간 자본들을 점진적으로 사회주의 공산제로 전환한 바 있다. 그런데 시진핑 주석의 집권 이후로는 민영 기업에 대한 압박이 점점 강해 졌고 국유 기업들 위주로 경제가 운영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를 두고 다시금 국진민퇴라는 말이 튀어나온 것이다. 필자는 이렇게 된 원인을 시진핑 주석의 지지 세력이 국유 기업을 장악하고 기존의 상하이방 세력들은 민간 의 대기업들을 장악하고 있었던 데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구도는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 베이다이허 8조의 소문을 전했는데 이 중 6조의 “쌍순환 경제를 기 동하고 유라시아 대륙 및 글로벌 위안화 결제 체계를 수립한다” 라는 조항 을 돌이켜 보자. 필자는 여기서 '유라시아 대륙 및 글로벌'이라고 한 부분을 주목한다. 달러 경제권에서 축출될 경우 중국은 유라시아 대륙을 중심으로 위안화 경제권을 만들려는 것이 아닐까? 실제로 이란이나 러시아의 경우 에너지 대금으로 상당 비중을 위안화로 받고 있다. 그리고 전 인민은행장 저우샤오취안은 중국이 달러 경제권을 벗어나 비달러 경제권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이때 아주 재미있는 말을 했는데 중국의 디지털 화폐가 위안화의 글로벌화에 핵심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는 말이었다. 현재 국제 무역 결제 통화 비중이 2%도 안 되는 위안화를 도대체 어떤 방 법으로 국제화를 도모하겠다는 것일까? 일단 현재로서는 중국의 위안화를 인정하여 국제 통화로 사용하는 국가는 별로 없다. 중국이 수출을 할 때 만 일 상대방이 위안화로 지불하겠다면 중국은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자국의 통화를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을 테니까 말이다. 그러므로 문제는 중국이 수입을 할 때 상대방이 위안화를 받아들일 것인지에 달려 있다. 현재 중국 의 위안화를 받고 수출하는 국가가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와 이란 등의 나라들은 일정 규모 이상 중국의 위안화 결제를 허용하고 있다. 이것은 역으로 이들 국가가 중국에서 수입하는 규모가 상 당하기 때문에 성립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 양국 간의 교역 규모가 커지면 자연스럽게 제3국 화폐를 거치지 않고 직접 교환하려는 경향이 나타나는데 이는 제3국 화폐를 거치면서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거나 시간의 지연이 발생하고 또 외화가 부족할 경우를 대비하려는 이유도 있다. 그래 서 미국의 제재를 받지 않고 있는 국가 중에서도 달러 등의 기축 통화 환전 을 거치지 않고 위안화와 자국의 화폐를 직접 교환하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이 그중 하나다. 미국의 대중 금융 제재가 현실화된다면 중국은 당장이라도 미 달러 결제 가 불가능해질 수 있는 상황에 처한다. 미국이 중국의 은행들을 국제 은행 간 통신 협정SWIFT 같은 국제 결제망에서 제외시키면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 2020년, 앤트 파이낸셜 그룹의 IPO 중지 사건은 바로 이 실체 경제와 금 융 시스템 리스크를 강조한 중국 정부 지도자들의 강연 내용에 마윈 회장 이 그 자리에서 곧바로 공격 발언을 하며 반발한 결과로 해석하는 사람들 이 많다. 필자 또한 그날의 마윈의 발언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보았 는데 마윈이 정말 호랑이 간을 삶아 먹은 것 같이 매우 공격적인 어구들을 동원한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여러분이 혹시 중국에서 강연을 할 기회가 있다면 절대 마윈을 흉내 내지 말기 바란다. 마윈은 그날 그 자 리에서 “중국에는 금융 시스템 위기란 없다. 중국에는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했는데 이 발언은 중국 당국에 대한 모욕이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이 현재 당면해 있는 거대한 위험을 도외시한 발언이었다고 필 자는 생각한다. 마윈과 중국 금융 당국과의 갈등은 사실 앤트 그룹의 IPO만이 아니다. 중 국의 PGPayment Gateway' 서비스를 대표하는 알리페이Ali pay와 위챗페이 Wechat pay의 경우 거래 액수가 연간 수조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화 로는 수백 조 이상 되는 금액이다. 사업의 초기에서 중기에 이르는 동안에 알리페이는 이 막대한 금액을 금융 기관에 보관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이 자를 받았던 모양이다. 더구나 일부 자금을 투자하거나 활용할 경우 이에 따 른 이익은 천문학적인 수치일 것이다. 2018년도 3사 분기의 경우 중국의 PG 서비스 시장은 43조 위안에 달했다. 1년이면 200조 위안이 넘으며 한화로 3경 5천 조의 어마어마한 규모다. 알리페이가 중국 PG 시장의 53%, 텐센트가 39.8%로 두 회사의 시장 점유율은 92.53%다. 계산하기 편하도록 1년을 350일로 잡으면 일 잔고가 100조 원이고 1년 이자를 2%로 잡으면 순이자 수입만 2조 원 이상이 생긴다. 실제 알리바바는 은행들을 불러 놓고 최 고가 입찰 경매를 했던 모양이므로 은행들이 제시한 이자는 훨씬 더 높았 을 것이다. 이 정도 규모의 돈의 흐름을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이 방치할 리 없다. 사회주의에서 민영 기업의 규모가 어느 정도 이상으로 커지면 그 영 향력은 중국 공산당의 주의를 끌게 된다. 더구나 한두 개의 민영 기업이 전국의 국유 은행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면 이는 단순히 시장 독과점 문제가 아니다. 결국 2018년 중국 국무원은 인터넷 금융 리스크 관리 실시 방안 통지를 발표하여 PG 업체들의 입지를 없애 버렸다. 중국 정부는 대형 PG 업체들 이 고객들의 돈을 인민은행이나 자격이 있는 상업 은행의 계좌에 예치해야 하며 이 돈은 PG 업체들이 사용할 수 없고 이자도 받을 수 없다고 결정했 다. 이에 따라 PG 업체들은 수익의 절대 부분을 잃었다. 결국 이들은 무료 로 수행하던 PG 서비스를 업체로부터 1천 위안 이상의 액수를 이체할 때 수수료를 0.1% 받는 유료화를 통해 수익을 보충하였다. 하지만 원래 향유 해 오던 엄청난 규모의 수입은 한순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중국 당국이 이 렇게 PG 기업들을 규제한 것은 국가의 직접적인 통제와 모니터링을 받지 않는 PG 기업들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파급 효과는 재앙에 가까울 것이 기 때문이다. 행여라도 이들 기업이 어느 날 파산을 선언하는 상황을 생각해 보라.
- 중국 당국은 왜 이렇게 디지털 위안화의 확산을 서두르는 것일까? 확실 한 이유는 알 수 없다. 다만 여러 가지 추측들이 중화권을 중심으로 난무하 고 있는데 그중 하나는 전자 양표설이다. 북한에서도 다른 지역에 가서 밥 을 먹으려면 양권이 있어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전자 양표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리는 다음과 같다.
“만일 중국이 전쟁과 같은 비상 상황에 돌입한다면 식량 부족 현상이 발 생할 것이다. 전시에 식량의 공급은 필수적인 문제이고 국가가 보장해야만 한다. 디지털 위안화를 도입하게 되면 과거의 양표처럼 한 사람 또는 한 조 직이 구매할 수 있는 식량의 규모를 통제할 수 있고 일부 사람이나 기업이 매점 매석할 수 없도록 식량의 공급망을 따라서 통제할 수 있다. 그러므로 전쟁 혹은 미국의 식량 공급 봉쇄를 대비하여 중국 공산당이 디지털 위안 화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비상시, 전시에 관건이 되는 물자를 통제하는 데 디지털 위안화는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이러한 통제를 하는 데 추가되는 비용은 미미할 것이어서 전자 양표설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다른 하나는 화폐 개혁 대안설이다. 앞서 중국의 외화가 시진핑 주석의 취임 이후 1조 달러 정도 유출된 일을 설명한 바 있다. 이만한 외화가 유출 되려면 그에 상응하는 위안화가 어디선가 나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1조 달 러에 상응하는 위안화라면 정상적인 환율로도 7조 위안에 가까운 거액이 다. 편법을 통해서 유출했다면 보통 30% 이상의 추가 비용이 든다. 그러니 10조 위안이라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이런 규모의 돈이 어디서 나온 것 일까? 그것은 아마도 부정부패로 축적된 돈일 가능성이 크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시진핑 주석이 순정차이 같은 군부 실력자들을 부패 혐의로 조사 할 때, 집에서 발견한 돈의 규모가 여러 대의 트럭을 동원해서 운반해야 될 정도였다는 소문이 있다. 보통 7~8대 설부터 10대가 넘게 동원되었다는 등의 소문이다. 이렇게 한 집에서만 엄청난 검은돈이 나오기 때문에 전국적 으로 계산해 보면 어마어마한 규모일 것이다. 검은돈은 수사가 진행되면 꼭꼭 숨어 버리는데 대개 장롱 속으로 들어간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위안 화의 화폐 개혁이 있을지 모른다는 소문이 있었다. 어느 날 전격적으로 구 화폐의 유통 기간을 지정해 버리면 탐관오리들이 집에 숨겨둔 검은돈들이 모두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화폐 개혁은 그만한 정당한 사유 가 있어야 하며 일부 부패한 관리들 때문에 정상적인 국가 경제가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되기 때문에 화폐 개혁이 있을 수 없다는 의견도 많았다. 중국에서 불법으로 유출된 자산은 대부분 홍콩을 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 다. 실물을 가지고 나가서 외화로 바꾸는 사례도 대단히 많다. 일설에 의하 면 마카오의 도박장이 수많은 중국 인민들로 가득 찼던 것도 도박을 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관료들에게 뇌물을 주거나 외화를 바꾸기 위한 목적이 었다고 한다. 현지 도박장에서 홍콩 달러나 미국 달러로 돈을 빌리고 도박 자에서 도을 다 잃었다는 명분으로 중국 내 자산을 이들에게 넘기는 수법이다. 디지털 위안화로 변경되면 이제 이런 수법들은 모두 사용할 수 없게된다.
- 은행이 외부의 자산 관리 회사를 이용하여 장부를 청소하는 방법은 지 방 정부들도 배워서 이용하고 있다. 지방 정부가 설립한 발전 은행들을 통 하기도 했지만 이런 금융 기관들에게 떠넘긴 지방 정부의 부실도 중앙에서 관리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등장한 것이 그림자 은행'이다. 그림자 은행이 란 은행은 아니지만 사실상 은행의 역할을 하는 기업 또는 기구를 말한다. 작년까지 중국 전역에서 수많은 P2P 파이낸싱 회사들이 설립되었다. 이들 은 비교적 작은 규모의 회사채를 인터넷을 통해서 일반 인민들에게 판매 한다. 일부 지방 정부는 이를 이용해서 정부의 부실 금융 자산을 떼어 내어 듣기 좋은 이름을 붙여 회사를 만든다. 예를 들면 'xx 인터넷 5G AI 울트 라 슈퍼 회사'라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지방 정부가 매우 특별한 혜택을 이 회사에 주었으며 앞으로도 열렬하게 지원할 것이라고 선전을 한 다. 인민들은 자신들의 정부가 특별히 지원하겠다고 하니 믿을 수밖에 없 다. 그러고는 P2P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이들의 채권이나 펀드를 구매한다. 이 돈은 지방 정부로 돌아가서 지방 정부의 부실을 없애거나 줄인다. 그리 고 부실은 'xx 인터넷 5G AI 울트라 슈퍼 회사에 남게 된다. 그러다 상황 을 봐서 회사를 도산시키고 지방 정부의 부실은 말끔히 청소된다. 반면 상 품을 구매한 인민들은 졸지에 돈을 날리게 된다. 얼마나 많은 지방 정부가 이러한 일들을 벌였는지 알 도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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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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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무를 할 때 직원을 맥락 없이 칭찬하면 리더가 비행기를 태운다고 생각할 것이다. 실수가 눈에 띄고 성적이 좋지 않은 직원에게 평가를 적당히 봐주고 칭찬하면 의욕적으로 업무에 몰두하겠지?'라고 생각해서 칭찬을 하면 직원은 되레 자신을 대등하게 보지 않고, 어린아이 취급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직원 스스로도 일을 하면서 생각만큼 결과를 내지 못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 다. 그러니 혼내서 재차 타격을 주지 않아도 되고, 실수로 인한 충격을 굳이 어루만져줄 필요도 없다. 이럴 때 칭찬해준 리더를 상냥하다라고 생각하기보다 내 힘으로는 실수를 만회하지 못한 다고 생각하나 보다.'라고 생각해 점점 자신을 가치 없는 사람이 라고 느끼게 될 가능성이 크다. 리더는 그저 평가만 내리면 된다. 공평하게 평가받는다면 비록 좋지 않은 평가를 받더라도 더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 존경을 강요하지 않아도 직원을 자신과 대등하게 보는 리더는 사람이 저절로 따른다.
- 철학자 미키 기요시는 “행복은 존재와 관련되어 있지만 성공 은 과정과 관련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꼭 뭔가를 달성하지 않아도 되며, 지금 여기를 살면서 존재하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는 의미다. 성공이 과정과 관련되어 있다는 말은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뜻이다. 업무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달 성하는 것이 성공이고, 성공이 행복이라고 본다면, 일하는 것의 목표를 행복으로 삼아야 한다.  우리는 왜 일해야 할까? 조직을 이끌고 있는 리더는 이 부분 을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행복'이 목표라면 달성한 것 이 부족하더라도 일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을 행복하다고 느껴야 한다.
- 로마 황제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18세 때 차기 황제로 지명되었다. 한데 그는 기쁘기는커녕 공포를 느꼈다고 전해진다. 그런데도 그는 황제의 업무에 전력을 다해 몰두했고 리더로서 원로원 의원에게 경의를 표하며 그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마르쿠스는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 입버릇이었다. “이렇게 많은 우수한 벗들의 조언에 내가 따르는 편이, 제군들이 단 한 사람의 의향에 따르는 것보다 공정하다. 자신이 리더라는 직책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보다는, 잘 맞는다고 생각해 리더가 되고 싶은 사람이 오히려 문제가 있 을 수 있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은 업무상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자 신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다른 것에서 문제 를 찾기 때문이다. 그런 리더는 필요할 때 직원과 논의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무엇이든 독단적으로 결정해버릴 가능성이 크다.
- 아들러는 열등감에 대해 “보편적인 것이자 노력과 성장에 대 한 건강하고도 정상적인 자극이다.”라고 말했다. 보편적이라는 말은 누구나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열등감은 사람이 노력하고 성장하기 위한 자극이 되며, 그런 열등감은 건강하고 정상적인 것이다. 만일 굳이 비교하겠다면 예전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을, 현실의 자신과 자기가 그리는 이상적인 리더를 비교함으 로써 노력과 성장을 확인하고 더욱 발전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자신을 다른 리더와 비교해 자신이 뒤처졌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이미 건강하고 정상적인 열등감이 아니다. 오히려 리더로 서 일할 때 제동을 걸 뿐이다. 직원에게 할 말을 하지 못하거나 결단력이 없는 것을 리더로 서 뒤처진 것에 대한 구실로 삼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리더라는 직책에 맞지 않는 '나'를 스스로 납득하기 위해 만들어낸 변명에 불과하다. 누구나 처음부터 뛰어난 리더일 수는 없다. 아들러의 말처럼 '불완전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 그런 다음에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을 관두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여야 한다.
- 인생에 무조건이라는 것은 없다. 또한 자기 인생을 희생해 결단을 내리는 것도 금물이다.
- 성과가 나지 않는 문제를 직원에게서 찾기 전에 리더로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없을지 찾는 것이 더 나은 결과를 만든다.
- 미움받을 용기는 리더의 눈치를 살펴가며 해야 할 말을 못하는 직원에게 필요한 것이지, 리더가 내세울 것은 아니다. 물론 리 더가 직원에게 미움받을까 봐 조직 입장에서 필요한 것을 말하지 않는 것은 문제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직원에게 미움을 받고 있 다면 리더의 태도에 문제가 있을 것이다. 조직 입장에서 정말로 필요한 것이고, 이유를 제대로 설명한 다면 직원도 그 부분에 대해 이해할 것이다. 설득하지 못한다면 이것은 리더의 능력 부족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협의가 되지 않 았거나 잘못된 것을 억지로 진행시키려고 할 때 직원은 반발하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미움받고 있다고 느낀다면 자기가 잘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전제로 제대로 설명하고 소통해야 한다.
- 성과가 나지 않는 문제를 직원에게서 찾기전에 리더로서 도움을 줄수 있는 일이 없을지 찾는 것이 더 나은 결과를 만든다
- 미키 기요시는 "새의 노래처럼 스스로 바깥으로 나타나 다른 사람을 행복학 하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다. ... 기분이 좋은 것, 정성을 다하는 것, 친절한 것, 관대한 것 등 행복은 늘 바깥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행복은 그저 내면적인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나타나는 것이다. 자신이 행복하다는 것이 바깥으로 나타나고 그 행복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조직내 분위기를 따듯하고 웃음이 나오게 만들려면 기분 좋은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어느 조직에나 기분이 태도로 나타나는 리더들이 있다. 감정이 안정적인 리더라면 주변 사람들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아침부터 심각한 표정을 짓는 리더라면 주변 사람의 기분도 망친다. 리더가 저기압이면 직원은 견뎌낼 수 없다. 반면 기분이 좋은 리더를 보면 직원들도 즐거워진다.
- 기분이 태도가 되는 리더가 있는 조직에서는 직원이 업무에 열중할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리더의 기분을 항상 살펴야 하는 조직 안에서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없다.
- 아들러가 말하길 "기쁨이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정동이며 웃음은 그 기쁨의 요석이다" 라고 말했다. 아들러의 말처럼 기쁨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한다. 다른 사람과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데서 기쁨을 느낄 수 있다. 그 결과 업무에 열중할 마음이 생긴다. 조직 안에 모든 사람이 즐겁게 업무에 열중하는지 아닌지의 지표는 리더가 만드는 분위기에 있다.
- 철학자 쓰루미 순스케는 도중에 마음을 바꾸는 것은 괘씸하다 와 같은 사무라이식의 정의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결정이 늦는 것도 문제지만, 잘못된 결정을 언제까지나 고집하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위급한 경우 리더는 적확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비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마땅히 '도중에 마음을 바꿀 용기가 필요하다. 리더의 하루는 늘 예측할 수 없는 상황들로 가득하다. 그럴 때 늘 하던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도전을 해보자. 그래야 위기의 상황에서 적절히 대응하는 경험치가 쌓인다.
- 행복해지고 싶다면 상처받을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그리고 대인 관계 안으로 들어갈 용기를 가져야 한다.
-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혼내는 행동에 목적이 있다고 본다. 직 원이 실수했다. 그러니 혼낸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혼내거나 감정적으로 반응했을 때 거기에는 반드시 목적이 있다. 리더가 큰소리를 내는 것은 그저 직원에게 자신 이 말하는 것을 듣게 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 말을 들으면 직원은 반발하면서도 마지못해 따르게 된다. 직원에게 자기 생각을 전하고 그것이 실행되길 원한다면 혼낸다는 감정에 의지할 필요 는 없다. 그렇다면 혼내는 것 대신에 무엇을 해야 할까? 구체적으 로 말하면 '부탁'을 하는 것이다.  우선 명령형을 쓰지 말아야 한다. “무엇 무엇을 하세요.”는 명 령이다. 상대방에게 '싫다'라는 여지를 남기지 않는 방식이다. “무엇 무엇을 해주세요."조차도 명령이다. 상냥한 방식이기는 하나 이렇게 말하면 상대방은 거절하기 어렵다.
-  리더가 큰소리를 내는 것은 그저 직원에게 자신 이 말하는 것을 듣게 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 말을 들으면 직원은 반발하면서도 마지못해 따르게 된다. 직원에게 자기 생각을 전하고 그것이 실행되길 원한다면 혼낸다는 감정에 의지할 필요 는 없다. 그렇다면 혼내는 것 대신에 무엇을 해야 할까? 구체적으 로 말하면 '부탁'을 하는 것이다.  우선 명령형을 쓰지 말아야 한다. “무엇 무엇을 하세요.”는 명 령이다. 상대방에게 '싫다'라는 여지를 남기지 않는 방식이다. “무엇 무엇을 해주세요."조차도 명령이다. 상냥한 방식이기는 하나 이렇게 말하면 상대방은 거절하기 어렵다.
- 명령형을 사용하지 않고 부탁을 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무엇 무엇을 해주지 않을래요?"라고 의문형을 사용하는 방법이다. “무엇 무엇을 해주지 않을래요?”라고 말하면 말을 들은 사람에게 거절할 여지가 생긴다. 그래도 실제로는 흔쾌히 들어준다. 또 하나는 “무엇 무엇을 해주면 도움이 될 거예요.” 또는 “무엇 무엇을 해주면 좋겠습니다.”라고 가정문을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 역시 상대방에게 거절의 여지를 줄 수 있다.
-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칭찬하는 것이 란 대등이 아닌, '능력 있는 사람이 능력 없는 사람에게 위에서 아래로 내리는 평가의 말'이라고 본다. 어떤 누구라도 대인 관계에서 아래에 놓이기를 원하지 않는다. 따라서 직원들을 칭찬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이는 '넌 무능하지만 잘했잖아? 대단하네.” 라는 의미가 되어 대인 관계의 구조가 종적 관계인 상하 관계가 되기 때문이다.
- 상대방이 리더이든 동료든 직원이든 직장에서 중요한 것은 '누가'가 아니라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다.
- 지금은 능력이 없는 사람이라도 회사 안에 있을 곳이 있다고 느끼는 건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이는 아들러 심리학에서 말하 는 '공동체 감각' 중 하나이지요. 자신이 회사 안에 있을 곳이 있다고 느끼는 것, 내가 여기에 있어도 된다고 느끼는 것. 이건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입니다. 그 러나 경쟁이 극심한 회사인 경우, 자신의 무능함을 누군가에게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으며, 리더가 이를 탓하면 '이제 여기는 내 가 있을 곳이 없다.'라고 생각해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식으로 퇴사자가 많은 조직은 역시 리더에게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 리더는 존재 승인을 통해 '업무를 잘하고 못하고와는 관계없이 우리 회사의 일원이라는 것 자체에 가치가 있으며, 나는 이 점을 제대로 인정하고 있다.'라는 사실을 직원에게 전해주어야 합니다. 좀 더 말하자면, 가능성까지도 제대로 주목해야 합니다. 지금은 부족하지만, 머지않아 그 직원이 능력을 발휘해 유능한 사원이 될 것이라는 신뢰감이 중요합니다.
- 미키 기요시는 성공이란 양으로 측정할 수 있는 것이며 행복 은 질적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성공은 과정과 관련되어 있 지만 행복은 존재와 관련되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성공은 과정과 관련된 것이니 뭔가를 달성해야 합니다. 성공은 직선적인 진보와 관련되어 있다는 표현도 사용합니다. 성공에 연연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괴로워집니다. 하지만 “행복은 존재와 관련되 어 있다.”라는 말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우리는 행복하게 존재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식으로 생각한다면 시간을 낭비하고 있 다거나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에 연연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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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

몸은 얼굴부터 늙는다

etc 2021. 4. 10. 21:37

- 20대 당신의 얼굴은 자연이 준 것이지만, 50대 당신의 얼굴은 스스로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가브리엘 코코 샤넬)
- '면역' 이란 병원체나 이물질이 몸에 침입하지 않도록 제거해주는 시스템을 말한다. 병원체를 제거하는 데에는 여러 단계가 있다. 원래 외부에서 들어오는 병원체는 피부나 몸의 기관을 덮고 있는 점막의 장벽에 의해 차단된다. 대부분의 병원체나 이물질은 이곳을 통과하지 못한다. 하지만 가장 먼저 장벽을 넘는 병원체나 이물질이 생긴다. 면역 반응은 이렇게 처음으로 장벽을 돌파한 병원체나 이물질에 대해 일어나는 반응이다. 예를 들면 넘어져서 다쳤을 때 몸 안에 다양한 병원체나 세균이 들어온다. 이때 몸을 방어하기 위한 세포를 면역세포”라고 한다. 조금 어렵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일어나는 병원체 및 세균과 맞서는 면역세포의 투쟁이야말로 사람마다 다른 노화 속도의 주된 요인이다. 병원체 제거를 위한 1단계는 비교적 소규모의 물리적 공격이 중심이 된다. 예를 들면 면역세포가 병원체와 결합한 후 함께 죽어버리거나(죽은 면역세포는 고름이 된다), 병원체를 먹어서 소화효소로 분해하곤 한다. 하지만 병원체 가운데는 지극히 까다로운 병원체도 많다. 예를 들면 혈액 속에 흐르고 있는 작은 병원체는 면역세포가 찾아내기 어렵다. 체세포 안에 깊이 들어가 있는 병 원체도 있는데 체세포가 면역세포보다 더 크기 때문에 삼키거나 먹어서 없앨 수 없다. 그래서 2단계에서는 팀워크를 발휘해 더 강력한 물리적 공격을 가하거나 이물질을 변질시켜서 기능을 정지시키는 방식으로 공격한다. 병원체에 감염된 세포 그 자체를 파괴하거나 병원체를 포식하는 더 강력한 세포를 불러들이기도 한다. 또한 몸 안에 침입한 이물질에 대항해 만든 단백질 항체를 이물질의 항원" 과 결합시켜서 녹이거나 단단하게 만들거나 무독화한 후 면역세 포가 그것을 포식해서 제거하기도 한다. 이때 면역세포는 병원 체를 팀워크로 단숨에 제거하려고 한다. 강력한 외적에는 단독으로 맞서는 것보다 팀으로 대처하는 편이 더 확실히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세포는 단백질로 만들어진 신호전달물질을 혈관 안에 방출한다. 그것이 바로 사이토카인 cytokine'이라 불리는 전달물질이다. 사이토카인은 라틴어로 세포를 뜻하는 사이토와 움직임을 뜻하는 카인의 합성어다. 말하자면 세포가 보내는 편지 같은 것이다. 사 이토카인을 통해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인자매개상호작용이라고 한다. 사이토카인은 혈류를 통해 몸속을 자유롭게 돌아다닌다. 그렇기 때문에 몸속에 있는 다양한 세포에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사이토카인은 수용체라는 특정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수신함 같은 것을 가지고 있어서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확실하게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 사이토카인의 메시지에는 여러 내용이 담겨 있다. 늘어라' 라는 메시지도 있고, 세포의 행동을 촉진하는 '일해라' 라는 메시지도 있다. 한편 얌전히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것도 있고, 세포의 행동을 억제하는 '죽어달라'는 것도 있다. 사이토카인은 면역세포뿐만 아니라 모든 세포에서 발신되어 세포 사이에서 몸을 유지하기 위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예를 들면 지방세포가 발신하는 사이토카인 안에는 '몸무게를 유지하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체중의 항상성 homeostasis 효과는 정확히 어디에서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 지방세포가 방출하는 사이토카인이 중요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처럼 세포끼리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사이토카인은 우리 몸을 유지하는 것과 깊은 연관이 있다.
- 염증이 생겼을 때 몸은 어떤 상태가 될까? 면역세포가 병원체와 싸우는 이야기로 돌아가자. 병원체나 이물질에 대해 강력한 물리적 공격을 하는 2단계에서 면역세포는 팀워크로 물리적 공 격을 하기 위해 사이토카인을 방출한다. 예를 들면 사이토카인은 모세혈관을 확장해서 지원해줄 다른 면역세포들을 불러들이라는 메시지를 발송한다. 한편으로는 면역세포를 활성화하기 위해 뇌의 시상하부에 영향을 줘서 발열을 일으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병원체를 몰아내기 위해 사이토카인으로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면 면역세포는 병원체에 감염된 자신의 몸의 세포를 점점 파괴하기 시작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세포의 파괴는 고통을 동반한다. 면역세포가 물리적으로 공격하는 부위는 붉게 변하거나 열이 나고 통증이 생기거나 붓기도 한다. 마치 몸 안에 불꽃이 있는 것 같은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염증'이다.
- 치주병은 치아 주변에 있는 치주조직에 염증이 생겨 결국은 치아라는 기관을 잃고 마는 무서운 병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이상으로 치주병과 전신 질환의 연관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입안에는 약 500~700여 종의 세균이 있다. 그 세균들은 제각기 역할이 있는데 식생활이나 생활환경의 변화에 따라 세균의 균형이 깨지면 내독소를 가진 세균이 늘어난다. 이 세균은 치아주변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사람의 입에는 타액이 흐르고, 하루에 1~1.5리터의 타액을 마신다. 그 세균은 이 타액에 합류해서 위나 장의 소화기관을 통해 몸 안의 또 다른 장기들에 이르게 된다. 치주병이 심해지면 문제는 더 커진다. 잇몸조직이 파괴되어 온몸 곳곳에 연결돼 있는 혈관과 이어지면 세균이 혈관을 타고 온몸을 돌기 때문이다. 그러면 온몸에 존재하는 면역세포가 세균의 내독소에 반응해서 염증을 만드는 사이토카인을 퍼뜨린다. 결국 온몸이 염증에 휩싸이게 되는 것이다. 특정 부분에서 사이토카인의 혈중농도가 높아지면 사이토카인은 호르몬과 마찬가지로 온몸에 대량으로 확산되는 특징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치주병이 장기화되면 거기에서 발생한 사이토카인이 전신의 면역세포에 영향을 줘서 온몸이 염증 상태가 되고 만다. 최근 여러 연구에서 치주병과 전신질환의 연관성이 밝혀지고 있는데, 그 주된 원인이 사이토카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지방은 단순한 기름덩어리가 아니라 지방세포라는 세포 모임으로 구성된 장기다. 음식물에서 섭취한 당이나 지질을 우리는 일상활동의 에너지로 활용하는데, 지방세포는 남은 에너지를 중성지방이라는 기름방울로 주머니에 저장한다. 이렇게 해서 지방세포의 기름방울에 중성지방이 충분히 모이면 지방세포는 '렙틴이라는 신호전달물질을 방출한다. 렙틴은 에너지가 충분히 쌓여 있다는 사실을 뇌의 중심에 있는 시상하부의 신경세포에 전달한다. 그러면 뇌는 먹지 않아도 된다'고 지령을 내리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식욕을 조절한다. 보통의 건강한 사람이라면 지방세포에 에너지가 충분히 쌓이면 렙틴이 나와 식욕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 람이 식욕을 억제하지 못하고 에너지를 계속 섭취해서 지방세포가 비대해진다. 왜 렙틴의 메시지가 뇌의 하수체에 있는 신경세포에 도달하지 않는 것일까? 그 이유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만성염증이 렙틴 저항성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로 미루어볼 때 비만은 만성염증 상태이며, 몸이 비만 상태가 되는 것은 염증에 염증을 한층 더 거듭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호주국립대학교의 이언 모건 Ian Morgan교수 팀은 2012년에 영국의 의학 학술지 <랜싯 The Lancet 〉에서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어린이들 사이에서 근시가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 공부나 컴퓨터게임을 너무 많이 하거나 유전적인 요인 때문이 아니라 햇빛을 쬐는 시간이 짧기 때문이라고 결론 지은 논문을 발표했다. 햇빛을 쬐면 뇌 속 화학물질인 도파민이 분비되는데, 이 도파민에 의해 안축장이 길어지는 것이 억제된다고 한다. 다만 이 연구의 대상은 어린이였다. 성인은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되는 일이 별로 없기 때문에 햇빛을 쬐는 것이 성인의 근시 진행 억제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알기 힘들다. 축성 근시는 진행됨에 따라서 각종 합병증을 동반할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망막열공이나 망막박리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자신의 안축장이 지난번 건강검진 때보다 얼마나 늘어났는지, 혹은 늘지 않았는지 몇 년간 변화를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
- 우리 몸에서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는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다름 아닌 우리의 입이다. 양치질하다가 잇몸에서 피가 나온 적이 있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만성염증이다. 피가 되어 흐르는 액체 안에는 세균과 싸운 면역세포의 사체가 가득하다. 그리고 그 면역세포가 방출한 사이토카인은 혈관을 통해 온몸에 퍼진다. 그렇게 몸 전체가 염증 상태가 되어가는 것이다. 
- 뮤턴스 연쇄상구균은 당분을 먹이로 증식하는 세균이다. 어 릴 때 부모님께 단것만 먹으면 충치가 생긴다는 말을 많이 들었 을 것이다. 맞는 말이다. 뮤턴스 연쇄상구균은 '글루코실전달효 소glucosyltransferase'라는 효소를 만든다. 이 효소는 당분을 '글루칸 glucan'이라는 물질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글루칸은 끈적끈적한 물질이라서 치아에 붙어 치석을 형성하기 쉽다. 그러면 점점 세균도 증식한다. 또한 뮤턴스 연쇄상구균은 당분을 분해하여 산을 생산한다. 치아 표면의 에나멜층은 산에 약하다. 글루칸이 붙어 있는 상태가 지속되면 에나멜층은 분해되어 녹아내리고, 이렇게 해서 충치가 생긴다. 그러면 치주병은 어떻게 진행될까? 치주병균은 치아 주변에 부착된 플라크 속에 들어가 공기가 잘 닿지 않는 치아와 잇몸 사이를 향해 이동하고, 더 안으로 파고든다. 원래 잇몸에는 치육 구라 불리는 1~2 밀리미터의 틈이 존재한다. 이 틈이 염증에 의해 파괴되어 치주병균이 더 안으로 침입한다. 치주병균이 치아와 잇몸의 틈 사이에 들어가면 염증을 일으켜 발갛게 붓고 피가 나온다. 이것은 치주병균을 면역세포가 공격하고 있다는 증거다. 면역세포로부터는 사이토카인이나 단백질분해효소가 대량으로 방출된다. 그리고 치육구는 잇몸이 부음 으로써 골이 깊어지는데, 이것을 '치육포켓' 이라고 한다. 이 치육포켓이 산소를 필요로 하지 않는 치주병균의 요새가 되는 셈이다. 치주병균의 요새가 만들어짐으로써 구강 내 세균의 균형 이 깨지고 만다. 이 단계를 치은염'이라고 부른다. 이 단계에서 는 적절한 양치질로 플라크나 치석을 제거하면 더 이상 치은염이 악화되지 않는다. 하지만 치은염을 방치하면 치아의 염증은 더 진행되어 치아 를 지탱하는 치조골이 녹기 시작한다. 이것이 치주염이다. 잇몸이 근질거리거나, 염증이 심해져서 만지면 통통한 상태다. 결국 치아와 잇몸 사이의 골은 더 깊어져서 치육포켓은 '치주포켓'이 라 불리는 더 깊은 골이 된다. 이 치주포켓에 치주병균이 더 많이 모인다. 치주병균을 제거하려고 면역세포도 사이토카인이나 단백질분해효소를 계속 방출한다. 치주포켓 안쪽은 염증이 심해져서 잇몸조직이 파괴되고, 혈관도 상처를 입어서 치주병균이 혈관을 통해 온몸에 퍼지고 만다. 이로써 치주병이 전신의 병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 상태를 방치하면 염증은 점점 더 퍼진다. 잇몸은 적자색으로 변하고 치아를 둘러싸고 있던 위치에서 내려가 치아의 뿌리가 서서히 노출된다. 얼핏 치아가 길어진 것처럼 보인다. 이때 잇몸 안쪽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치아를 지탱하는 치조골이 치주병균을 피하듯이 파골세포에 의해 흡수된다. 엑스 레이로 보면 치조골의 높이가 낮아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더 진행되면 잇몸이 더 내려앉고, 고름이나 피가 나서 입 냄새가 더 심해지고, 치아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치아가 불안정해져서 치열이 나빠지거나 충분히 음식을 씹을 수 없고, 발음이 새곤 한다. 이 정도 단계까지 오면 중증 치주염이다. 결국은 토대가 없어져서 치아가 빠지고 만다.
- 가공식품에 많이 들어 있는 AGE'는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AGE는 음식물에서 섭취하기도 하고, 잘못된 생활습관 등에 의해 몸속에서 만들어지기도 한다. 또한 만성염증뿐 아니라 노화와도 깊은 연관이 있는 물질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금까지 노화의 주된 원인은 세포를 산화시키는 '활성산소'라는 물질이라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당화를 산화 이상으로 세포를 손상시키는 요인으로 주목하고 있다. 당화'란 단백질과 당이 결합해서 단백질이 변질되는 현상이다. 그 당화의 결과로 생성된 물질을 'AGE' 라고 부른다. (AGE란 'Advanced Glycation End products의 약자로 최종당 화산물이라고도 한다. 강한 독성을 가지고 있어서 전신의 건강과 노화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물질이다. 더구나 한번 당화해서 AGE가 된 단백질은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AGE는 당화한 세포의 기능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주변의 정상적인 세포도 공격하고 만다. 당과 단백질의 결합이라고 해도 얼핏 상상이 잘 안 갈 수 있다. 자주 먹는 요리를 예로 들어보자. 맛있게 구운 핫케이크를 떠올려보라. 식욕을 자극하는 표면의 노르스름한 색, 이것이 당화다. 핫케이크의 재료는 계란과 우유 등의 단백질과 밀가루, 설탕류의 당이다. 프라이팬 위에서 단백질과 당이 만나서 당화한다. 이 당화 반응은 프랑스의 화학자 마이야르 박사에 의해 발견되었기 때문에 그 이름을 따서 '마이야르 반응 maillard reaction (환원당과 아미노산 화합물을 가열했을 때 갈색 물질을 만들어내는 반응 옮긴이)' 이라고 한다. 갈색의 물질이 생성되기 때문에 갈변 반응' 이라고도 한다. 당화는 단백질과 당, 가열이라는 세 가지 조건이 갖춰지면 어디서든지 일어난다. 인간의 몸은 단백질로 이뤄져 있고, 혈액에는 식사를 통해 섭취한 에너지원이 되는 당분이 있고, 체온은 36~37도다. 핫케이크가 노르스름하게 구워지는 것 같은 마이야르 반응이 몸 안에서도 일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맛있어 보이는 핫케이크에서 볼 수 있는 반응이 왜 몸에 악영향을 미치고, 만성염증의 원인이 되는 것일까? 원래 인간의 몸 안에서는 자신의 세포에 대해 면역 반응이 일어나는 일은 없다. 하지만 당이 결합하여 변성된 단백질은 이물질로 인식해서 면역세포에게 공격을 받는다. 또한 대부분의 세포에는 AGE의 열쇠 구멍이 되는 수용체가 있다. 이 수용체는 RAGE" 라고도 하는데, AGE와 RAGE가 결합하면 염증 반응이 일어나 활성산소가 대량으로 발생한다. 나아가 AGE에 의해 일어난 염증은 몸이 AGE를 제거하려는 움직임도 방해한다. 인간의 몸에는 체내에 쌓인 이물질을 어떠한 형태로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자가포식현상 autophagy' 이라는 움직임이 있는데, 이 자가포식현상도 AGE에 의해 제어당하고 만다. AGE에 의해 면역 반응이 폭주하는 모습은 마치 불꽃이 번지는 모습 같다. AGE는 만성염증을 일으키는 불씨이자 불꽃에 들이붓는 기름이기도 하다.
- AGE는 몸 안에 있는 단백질이 혈액 속의 당과 결합함으로써 생겨나는데, AGE가 몸 안에 쌓여가는 방식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AGE가 많이 들어 있는 식품을 섭취함으로써 몸 안에 들어와 축적되는 경로이고, 또 하나는 고혈당 상태나 염증이 지속됨으로써 몸 안의 단백질과 당이 결합해서 체내 AGE가 생성되어 쌓여가는 경우다.
- 고혈당에 어느 정도의 기간 이상 노출되면 그 후에는 혈당을 조절해도 반드시 합병증을 예방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를 고혈당의 기억' 이라고 한다. 구체적인 기간을 설명해보자. 예를 들면 6~7년간 혈당치가 높은 상태가 이어지면 그 후 10년 간 혈당치를 양호하게 조절해도 혈관장애나 당뇨병과 같은 합병증을 꼭 통제할 수만은 없다는 사실이 보고된 바 있다. 지금까지 그 이유는 분명치 않았으나, 쇼와대학의 야마기시 쇼이치 교수의 일련의 연구에 의해 고혈당의 기억'을 일으키는 것이 AGE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 지금까지는 나이를 먹거나 자외선의 영향으로 인해 콜라겐이 끊어지거나 손상을 입어서 피부가 탄력을 잃고 처지거나 주름이 생긴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최신 연구에서는 당이 결합해서 AGE화함으로써 콜라겐이 딱딱해지거나 약해진다는 사실이 밝 혀졌다. 결국 AGE는 피부의 노화와도 연관이 있는 것이다. AGE가 피부의 주름이나 처짐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자외선에 노출되어 생긴다고 여겨졌던 기미도 AGE가 장난을 치는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자외선에 노출되면 피부 표면의 기저층에 있는 멜라노사이트(멜라닌 형성 세포)가 멜라닌을 만든다. 자외선을 쬐면 x-MsH (-멜라노사이트 자극 호르몬) 등과 같은 물질 이 방출되어 멜라노사이트를 활성화시키기 때문이다. 신진대사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면 멜라닌은 몸 밖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기미가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신진대사의 리듬이 깨지거나 자 외선을 너무 많이 쬐면 멜라닌이 축적되어 기미나 주근깨의 원인이 되고 만다. 그렇다면 왜 AGE가 기미의 원인이 되는 것일까? AGE화한 콜라겐에는 x-MsH과 마찬가지로 멜라노사이트를 자극해서 멜라닌 생성을 촉진하는 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다. 콜라 겐이 AGE화하면 활성산소가 대량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신진대사의 리듬도 늦어진다. 즉 멜라닌 생성량은 늘어나는데 배출량은 줄어들기 때문에 멜라닌이 몸속에 지나치게 축적되어 기미나 주근깨가 늘어나는 것이다. AGE는 기미, 처짐, 주근깨 등을 늘려서 피부를 노화시킨다. 피부가 AGE화하면 원래는 투명한 콜라겐이 노란색이나 다갈색으로 변하고, 혈액 순환도 안 좋아져서 누렇게 뜨기도 한다. 
- 남성 갱년기 증상의 직접적인 원인은 뇌에서 지령을 받아 정소에서 만들어지고 혈액 안에 분비되는 테스토스테론 이라는 남성호르몬의 저하다. 테스토스테론은 근육과 뼈의 강화나 성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시킬 뿐 아니라, 판단력과 이해력 같은 인지능력을 높이는 등 여러 역할을 한다. 테스토스테론이 부족 하면 안절부절못하고, 불안 및 불면증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며, 우울증에 걸리는 사례도 있다. 이 테스토스테론도 AGE와 관련이 있다는 보고가 있다. 야마 기시 교수팀의 연구에서 AGE 수치가 높을수록 테스토스테론의 양이 적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 청량음료나 탄산음료, 과자, 통조림, 가공식품 등에 단맛을 내기 위해 액상과당 high fructose corn syrup 을 사용한다. 이름 그대로 옥수수에서 추출한 포도당을 일부 과당으로 바꾼 감미료다. 옛 날에는 설탕이 너무 고가여서 단맛을 낼 때 그 대용품이 필요했 다. 그래서 1970년대 미국에서 액상과당 시럽이 탄생했다. 액상과당의 단맛은 포도당의 무려 세 배다. 또한 액상과당은 열에 강하기 때문에 잘 변하지 않아 보존에 용이한 데다 설탕의 원료가 되는 사탕수수와는 달리 액상과당의 원료인 옥수수는 대량생산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1976년 당시의 액상과당의 생산량 은 22만 톤이었는데, 불과 8년 후인 1984년에는 100만 톤을 넘었다. 하지만 액상과당은 탄수화물에 들어 있는 포도당보다도 몇배 더 빠른 속도로 단백질과 결합(AGE화)한다. 액상과당이 많이 들어 있는 청량음료를 물처럼 마시는 것은 몸 안에 AGE를 쌓아 두는 행위와 같다. 또한 액상과당은 캔 주스나 캔 커피에도 사용된다. 과즙 농도가 적은 주스도 농도를 맞추기 위해서 액상과당 을 활용한다. 스포츠음료 안에도 액상과당은 들어간다. 수분 보충에 좋다고 매일 마시면 AGE 투성이가 되고 말 것이다.
- 가능한 한 체내에 AGE를 쌓아두지 않기 위해서는 날것으로 먹을 수 있는 재료는 날것으로 먹는 것이 좋다. 가열할 필요가 있을 때는 찌거나, 삶거나, 끓여야 AGE를 덜 생성한다. 굽거나 튀기는 등 고온으로 조리하는 방법은 되도록 피하자. 뜻밖의 맹점은 전자레인지에 의한 가열이다. 타거나 누르스름 한 색은 나지 않지만, 전자레인지는 가열 시간이 길수록 고온이된다. 예를 들면 튀김이 있다. 튀김은 원래 AGE 양이 많다. 식당에 따라서는 몇 번이나 재탕하는 기름을 사용하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전자레인지로 다시 데우면 AGE의 양은 한층 더 증가한다. 따뜻하게 먹으려고 전자레인지로 튀김을 데우는 행동은 몸을 노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잔소리 같지만 다시 한번 말해 두자. 전자레인지로 음식을 데우는 것은 AGE를 늘린다. 날로 먹는 편이 좋지만, 날로 먹을 수 없는 식재료도 많다. 그 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온으로 쪄서 고온에 가열하는 것을 피하는 조리법을 사용한다. 100도 이하의 저온에서 찌는 방법은 재료 본연의 맛을 더 살리는 효과도 있다. 우선 고기나 생선을 먼저 저온으로 쪄둔다. 그런 다음, 표면만 살짝 굽는다. 이미 속까지 익었기 때문에 장시간 고온에서 가열할 필요가 없어서 AGE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사용하는 기름에도 주의해야 한다. 샐러드유는 상하기 쉬우므로 이왕이면 질 좋은 올리브오일이나 들기름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
- 시르투인 sirtuin 유전자' 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최근 주목받고 있는 항노화 유전자다. 시르투인이라는 효소는 단백질의 일종이다. DNA에 결합해서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주고, 이를 조절한다. 또 항당화 능력이 있기 때문에 노화를 막고 수명을 늘려준다. 그래서 시르투인 유전자를 '장수 유전자'라고도 부른다. 이 시르투인 유전자가 활성화하는 것은 언제인가? 공복일 때다. 공복도 일시적이라면 노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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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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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섭과 투자

경영 2021. 4. 10. 21:35

- '기업의 펀더멘털'과 '주가에 반영된 시장의 기대를 구분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펀드매니저인 마이클 스타인하트(Michael Steinhardt)와 경마 전문가인 스티븐 크리스트(Steven Crist)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 성공했지만, 두 사람의 다음 주장은 일맥상통한다.
시장 컨센서스와 상당히 다르지만 그럴듯한 견해를 남다른 생각(variant perception)이라고 정의한다. 시장 컨센서스가 종종 펀더멘털과 다르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도, 펀더멘털을 파악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우승 확률이 가장 높은 말이 아니라, 실제 우승 확률보다 배당률이 높을 만한 말을 찾아내는 것이 경마의 핵심 원리다. 이 간단한 원리를 따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지 몰라도 실천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실제로 이런 사고방식을 따르는 사람은 배당률만 주목한다. 우승마가 아니라, 우승 확률과 배당률 사이의 괴리를 찾아내야 한다.
투자 과정이 훌륭하려면 각 사건의 손익과 발생 확률을 살펴보고, 주가에 반영된 시장 컨센서스가 잘못되었는지 주의 깊게 검토해야 한 다. 투자가 카지노나 경마와 다른 점도 많겠지만 기본 아이디어는 똑같다. 기댓값이 유리한 쪽에 걸어야 한다.
- 경영 기법 대부분은 유행을 타고 등장했다가 유행이 지나면 뒤안길로 사라진다. 경영 기법마다 적합한 상황이 따로 있는데도, 모든 상황에 적합한 것처럼 취급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영자들은 그럴듯하게 들리는 인기 경영 기법을 채택하지만, 상황이 바뀌어 기대했던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내다 버린다. 경영 자들은 흔히 효과가 없다'고 판단하지만, 사실은 상황에 따라 효과가 있을 수 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것이다. (클레이턴 크리스텐슨(Clayton M. Christensen), 폴 칼라일(Paul Carlile), 데이비드 선달(David Sundahl), “이론 구축 과정(The Process of Theory-Building)")
- 주주총회 때마다 누군가는 늘 내게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이 교통사고를 당하면 버크셔는 어떻게 됩니까?” 나는 아직도 이런 식으로 질문을 받게 되어 서 기쁩니다. 그러나 머지않아 질문은 이렇게 바뀔 것입니다. “당신이 교통사고 를 당하지 않으면 버크셔는 어떻게 됩니까?" (워런 버핏(Warren Buffett),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 서한, 1993)
- 최상급 리더들은 자신의 자존심을 비우고, 그 자리에 위대한 기업을 만들어내겠 다는 목표를 채운다. 이들에게 자존심이나 사리사욕이 없어서가 아니다. 실제로 이들의 야심은 엄청나다. 다만 자신이 아니라 회사의 야심을 앞세울 뿐이다. (짐 콜린스(Jim Collins),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
- 위험은 수많은 사례를 통해서 결과의 분포가 이미 알려진 상황이고, 불확실성 은 사안이 매우 독특해서 결과의 분포를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프랭크 나이트(Frank H. Knight), 《Risk, Uncertainty, and Profit(위험, 불확실성, 이익)》)
- 사회과학이든 자연과학이든, 우리 지식에는 항상 구름 위를 떠다니는 듯한 모호함이 존재한다. 우리가 확신할 때마다 엄청난 문제가 발생했다. ((Kenneth Arrow), “나는 매와 톱은 구별합니다(I Know a Hawk from a Handsaw).")
- 점균(粘., slime mold: 그늘진 곳의 썩은 나무나 낙엽 등에서 발생하는, 원생 동물과 식물의 중간적 균류)을 분류하기가 어렵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 다. 그러나 잘못된 생각이다. 점균은 행태가 매우 특이해서 수 세기 동 안 과학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점균은 식량이 풍부할 때에는 단세포 단위로 활동한다. 돌아다니면서 박테리아를 먹고 분열, 생식한다. 그러나 식량이 부족해지면 세포수만 개가 모여 무리를 구성한 다음, 개별 행동을 중단하고 집단으로 활동한다. 이렇게 상황에 따라 행태가 바뀌는 탓에, 점균은 분류하기가 매우 어렵다. 마찬가지로,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속성에만 집중하는 투자 기법은 문제가 있다. 때로는 비싸 보이는 주식이 실제로는 쌀 수도 있고, 싸 보이는 주식이 실제로는 비쌀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싼지 비싼지는 상황에 좌우된다.
- 대부분 기업의 경영진은 자본배분에 능숙하지 않습니다. 이들이 자본배분에 서툰 것은 당연합니다. 이들은 대부분 마케팅, 생산, 엔지니어링, 관리(아니면 간혹 사내 정치)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어 정상에 오른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CEO가 되면 새로운 책임을 떠맡게 됩니다. 이제 이들은 자본배분이라는 중대한 업무도 수행해야 하지만, 대개 이런 일은 해본 적도 없고 쉽게 습득되는 일도 아닙니다. 이는 실력 있는 음악가가 승승장구해 카네기홀에서 연주하는 대신, 연준 의장으로 임명되는 꼴입니다. CEO들이 자본배분에 서툴다는 사실은 사소한 문제가 아닙니다. 10년 동안 회사 순이익의 10%가 유보된다면, CEO는 전체 자본금의 60%가 넘는 자본에 대해 배분 책임을 지게 됩니다. CEO들은 자신의 자본배분 능력이 부족하다고 인식하면 흔히 직원, 경영 컨설턴트, 투자은행(우리나라의 대형 증권회사와 비슷 -역주) 등에 의지합니다. 찰리와 나는 이런 전문가들의 도움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자주 지켜보았습니다. 대개 자본배분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더 키우는 모습이었습니다. 결국, 미국 기업에서는 현명하지 못한 자본배분이 수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바로 이런 이유로 '구조조정'이 그토록 많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병원에 가면 의사들이 으레 열거하는 처방이 있다. 지인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운동을 충분히 하며,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으라는 것이다. 그러면 투자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떻 게 해야 할까? 답은 장기적 관점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오디세우스는 세이렌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으려고, 부하들을 시켜서 자신을 돛대에 묶었다. 펀드매니저들이 예측력과 통제력 상실감에 시달리면 단기 매매에 유혹을 느낀다. 오디세우스가 그랬던 것처럼, 펀드매니저들도 장기적 관점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조처를 취해야 한다. 스트레스가 심리 때문에 발생했다면 심리로 풀어야 한다.
- 의사결정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은 (전쟁터, 거래소 입회장, 경쟁이 치열한 기업 환경 등) 복잡하거나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는 대개 직관이 합리적인 분석에 우선한다는 점을 실감한다. 그리고 과학적으로 분석해보면, 직관은 선천적 자질이 아니라 기량이다. (토머스 스튜어트(Thomas A. Stewart), “직관적 사고법(How to Think with Your Gut))
- 최근 논문에서 로버트 올슨(Robert Olsen)은 투자와 관련된 자연주의적 의사결정의 5가지 조건을 열거했다.
1. 구조가 부실하고 복잡한 문제: 이런 문제에는 적절한 해결 방법이 없다. 증권의 내재가치 평가가 전형적인 예다.
2. 불완전하고 모호하며 변화하는 정보: 우리는 미래 재무 실적을 추정해 종목을 선정하고자 하지만, 관련 정보를 모두 입수할 방법이 없다.
3. 정의가 부실하고 변화하며 상충하는 목표들: 투자에서 장기 목표는 명확해 보일지 몰라도, 단기 목표는 크게 바뀔 수 있다. 예컨대 단기적으로 펀드매니저는 만족스러운 실적을 지키려고 방어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고, 부족한 실적을 채우려고 공격적인 태도를 취할 수도 있다.
4. 시간 제약과 거액 투자에서 오는 스트레스: 스트레스는 투자의 필연적 특성이다.
5. 다수가 참여하는 의사결정: 다수가 참여하는 탓에 의사결정이 제약될 수 있다.
- 멋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면 사람들은 대개 서로 모방한다. (에릭 호퍼(Eric Hoffer), 《맹신자들(The True Believer)》)
- 자연주의적 의사결정은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올슨은 그 과 정을 3단계로 구분한다. 
1단계는 주로 심상(心像)과 시뮬레이션에 의 지해 상황과 대안 들을 평가한다. 
2단계에서는 패턴을 비교해 문제를 인식한다. 전문가들은 알고 있 는 패턴을 특정 상황에 연결할 수 있다. 게리 클라인은 동료들과 함께, 시간 제한에 따라 체스 고수와 하수가 두는 수의 평균 품질을 분석했다. 135초 안에 한 수' 조건에 비해 6초 안에 한 수' 조건에서 하수들의 수는 품질이 대폭 하락했지만, 고수들의 수는 상대적으로 변화가 적었다, 고수들은 체스판을 훑어보고 패턴을 빠르게 인식했으므로, 짧은 제한 시간에도 비교적 좋은 수를 둘 수 있었다.
3단계는 유추(類推)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상황에서 유사성을 찾아낼 수 있다.
- 모든 혁신은 과거로부터 어느 정도는 단절됨을 의미한다. 전구는가스등을, 자동차는 마차를, 증기선은 범선을 대체했다. 그렇지만 마찬가지로 모든 혁신은 과거의 조각으로부터 만들어진다. 에디슨은 시스템 조직원리를 기존의 가스 산업에서 도출했고, 초창기 자동차는 마차 제조업자들이 만들었다. 최초 증기선도 범선에 증기엔진을 붙인 것이다. (앤드류 하가든, 획기적 발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 아이가 태어나 세 살이 될 때가지 뇌의 신경과 신경을 연결하는 시냅스가 엄청나게 증가함.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는 시냅스가 1000조개로 어른의 두배. 아이의 뇌는 어른의 뇌보다 더 활발학고 더 잘 연결되어 있으며 더 유연하다. 하지만 시냅스는 이처럼 엄청나게 늘어난 후 상당한 가지치기 과정이 뒤따른다. 도널드 헤스의 이름을 딴 헤비안 고정으로 명명된 이 과정에서 경험을 통해 쓸모 있는 시냅스는 더욱 강해지고, 그렇지 않은 것은 가지치기 당한다. 어린이 뇌에서는 시냅스가 하루에 약 200억개 정리된다고 추정됨. 이로써 뇌는 주어진 환경에서 살아남도록 미세조정된다. 이 시냅스 선택과정은 어른이 될 때까지 반복되어 성공하는 뇌를 형성한다. 이 시냅스의 과잉생산과 가지치기 과정이 그리 대수롭지 않게 보일 수도 있지만, 정리된 시냅스와 에너지 비용을 고려하면 엄청나게 값비싼 전략이다. 이처럼 낭비가 심한 프로세스가 진화 과정에서 없어지지 않고 유지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자연은 꽤 똑똑하다. 신경 네트워크 모형들을 살펴보면, 과잉 생산과 가지치기 방식은 아주 유연할 뿐 아 니라, 실행 전에 결함을 예측하는 자동 제어 네트워크보다 정보 보존신뢰성이 더 높음을 알 수 있다. 여러 대안에서 출발해 가장 유용한 것 만 남기는 방법은 아주 비효율적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가장 탄탄한 전 략임이 증명되었다.
- 투자자와 사업가 들이 신경 발달 과정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경의 과잉 생산과 뒤이은 가지치기가 신산업이 태생할 때 일어나는 과정과 아주 비슷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이 과정을 이해하면 다음 세 가지 면에서 유익하다. 첫째, 이는 이론적으로 타당할 뿐만 아니라 경험적으로도 증명된 혁신에 대한 모형이다. 둘째, 광기나 거품을 이해하는 기반이 된다. 셋째, 혁신 과정이 종종 투자 기회로 연결되는 것을 보여준다.
- 복잡계에서는 보드게임처럼 전략을 구사해야 합니다. 작지만 유용한 복수 대안을 마련해두고 상대방의 수에 따라 끊임없이 수정해나가야 하지요. 여기서 핵심은 복수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대안을 마련하는 방법론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존 홀랜드(John H. Holland), 2000 CSFB 리더스 포럼(Thought Leader Forum) 강연)
- 체스 챔피언의 게임 전략은 무엇일까? 체스 전문가 브루스 판돌피니(Bruce Pandolfini)는 체스 챔피언들의 공통적인 행동 유형 4가지를 발 견했는데, 장단기 전략 수립에 유용하다.
1. 너무 멀리 보지 마라: 고수라면 10~15수 앞까지 볼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필요한 만큼 몇 수만 볼 뿐이다. 정보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너무 멀리 보는 것은 시간 낭비다.
2. 복수의 대안을 마련하고 상황에 따라 끊임없이 수정하라 : 고수는 이리저리 수를 따져본 뒤에 움직인다. 좋은 수가 떠올랐다고 바로 두지 않는다. 더 좋은 수가 있는지 따져본다. 이것이 내 모토다. 복수의 대안을 비교해야 좋은 수를 찾을 수 있다.
3. 상대를 읽어라: 체스를 잘 두려면 사람의 마음도 잘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체스도 감정이 드러나면서 인간이 하는 게임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정말 그렇다. 체스를 잘 두는 사람은 상대를 면밀히 파악한다. 고수는 상대의 움직임 하나하나에서 상대의 생각을 읽어낸다.
4. 티끌 모아 태산: 상대가 알아채지 못하거나, 까짓것, 그쪽이나 챙기셔라고 생각하며 무시한 자그마한 이득을 취하라. 그러면 더 유리해져서 왕(King)을 더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 자그마한, 자그마한, 자그마한 것들이 중요하다. 이 자그마한 움직임 하나하나는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여러 번 쌓아가다 보면 게임 전체가 유리해질 수 있다.
- 기업은 경영자가 단기적인 결정을 올바르게 내릴 수 있을 만큼 유연 한 장기 의사결정 규칙을 개발해야 한다. 그래야만 미래가 불투명하더 라도 장기적으로 잘 경영할 수 있다. 체스판이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듯이, 비즈니스도 환경이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의사결정 규칙이 마련되면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질 때 잘 대응할 수 있는 지침이 된다. 캐시 아이젠하트(Kathy Eisenhardt)와 돈 술(Don Sull)은 이를 단순 규칙 전략'이라 불렀다. 특히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서는 기업들이 복잡한 전략보다는 '큰 방향만 제시하는, 단순하지만 엄격한 규칙' 몇 개만 채택하는 편이 낫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이들이 제안한 5대 규칙이다.
1. 업무방법 규칙 : 어떤 방법으로 업무를 처리할지 정하는 규칙. 이는 우리회사에 특별히 필요한 업무방법이 있다면 무엇일까? 에 대한 답이다
2. 사업영역규칙 : 기회를 찾아야 할 사업영역과 비사업영역을 구분하는 규칙이다
3. 우선순위 규칙 : 기회를 추구할 때 우선순위를 정하는 규칙
4. 조율통합 규칙 :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는 기회들을 조율하고 통합하는 규칙
5. 사업정리 규칙 : 한물간 사업을 언제 정리할지 정하는 규칙
- 기업의 무형자산은 유형자산보다 가치와 성장에 더 많이 기여한다. 하지만 무형자산에 투자하면 비용으로 회계 처리되어 자산으로 잡히지 않는다. 이런 비 대칭적 회계 처리는 무형자산 투자는 비용으로 처리하는 반면, 유형자산 및 재무적 투자는 자산으로 잡음으로써 기업의 성과와 가치에 대한 평가를 왜곡하는 문제를 가져온다. (바루크 레브(Baruch Lev), 《Intangibles(무형자산)》)
- 지난 130년간 시장 PER은 평균인 14배를 중심으로 오르내렸다. 그렇다고 해서 평균인 14배 수준으로 시장 PER 이 회귀한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내 대답은 조건부 '아니요'다. 비정상성을 유발하는 세율과 물가상승률, 주식 위험 프리미엄은 폭이 넓기는 하지만 일정한 범위 안에서 변동한다. 이 요인들도 10년 이상의 장기 평균에 수렴하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는 이 요인들이 수십 년간 변동하면서 PER에 중요하고 타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회계 방식 변경은 논외로 하고 다른 조건이 같다고 할 때, 무형자산비중이 증가하면서 PER이 더 높아진다. 투자를 비용으로 처리하는 기업은 이를 자본화하는 기업보다 순이익 대비 현금흐름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는 장기 추세로 보인다. 하지만 유형자산 중심의 오래된 산업에 비해 서비스 및 지식산업은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를 유지하는 기간이 더 짧기 때문에 PER이 낮아 질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런 상쇄 요소를 감안한 적정 PER은 과거 평균 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PER을 움직이는 실질적인  경제 환경은 바뀌었다.
- PER은 비정상성을 띠기 쉬우므로 투자자들은 아주 주의해서 사용 해야 한다. PER은 경험 법칙으로 유용해서 매력적이지만, 내재된 가 정을 이해하면 유용성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재된 가정을 잘 살펴보면 성장, 물가상승률, 세율, 위험 감수 수준, 무형자산 증가세 등 의 경제 환경이 과거에 비해 달라진 이유와 양상을 알 수 있고, 이것이 PER에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다.
- 지식이 완전하지 않은 개인들이 상호 작용을 함으로써 해답을 찾는 과정을 밝 혀내야 한다. 모든 지식이 한 사람에게 주어졌다고 가정하는 것은, 경제학자들 이 그들의 이론에서 문제 될 만한 것은 제외하고 세상에서 중요하고 의미 있는 모든 것들을 무시하는 것과 같다. (프리드리히 하이에크(Friedrich Hayek), 《The Use of Knowledge in Society(사회의 지식 활용)》)
- 수많은 자잘한 사건과 드물지만 엄청난 사건이라는 패턴이 자산가격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이를 '자기 조직 임계 현상(self organized criticality)'이라 한다. 자기 조직에서는 리더십 없이 개별 행위주체(일례로 투자자)가 상호 작용을 통해 결과를 만들어낸다. 임계 상황이란 작은 변동이 다양한 유형의 사건으로 발전할 수 있는 상태다. 자기 조직 임계 현상은 지진, 멸종, 교통 체증 등에서 볼 수 있다. 이런 돌발 사건을 메커니즘으로 설명해보자. 앞서 말했듯이 시장은 충분히 다양한 투자자들이 상호 작용할 때 제대로 기능하는 경향이 있 다. 반대로 다양성이 깨지면 시장은 취약해지고 투자자들은 비슷하게 행동하게 된다. 이런 결과는 몇몇 투자자가 시장을 떠나면서 나타나기도 한다. 일례로 군집행동은 많은 투자자가 자신의 지식과는 무관하게 남의 행동을 보고 똑같은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정보의 홍수도 자기조직 임계 현상의 좋은 사례로, 군집행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 두꺼운 꼬리가 투자자들에게 의미하는 것
가격 급변이 예상보다 더 자주 발생한다는 사실은 현실적으로 투자 자들에게 몇 가지 중요한 의미가 있다.
* 원인과 결과에 대한 사고: 자기 조직 임계 현상에서는 결과의 크기가 변 동의 크기에 선형으로 비례하지 않는다. 때로는 작은 자극으로 엄청나게 큰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러면 결과에 합당한 그럴듯한 이유를 찾기 어려워진다.
* 위험과 보상: 자본자산 가격결정 모형은 위험과 보상 사이에 선형 관계가 있다고 가정한다. 그러나 주식시장과 같은 자기 조직 임계 시스템에서는 보상이 위험에 선형으로 비례하지 않는다. 금융 이론은 실제 시장 데이터를 표준화한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투자자는 명심해야 한다. 5표준편차 이상인 사건을 학계와 업계에서 그리 자주 언급하는 것만 보더라도 통계적 방법으로 시장을 적절하게 설명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포트폴리오 구성: 통계 기법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위험(경험과 노출의 차이)을 과소평가하기 쉽다. 수익을 증폭할 목적으로 레버리지를 이용하는 포트폴리오라면 특히 그렇다. 헤지펀드업계의 참담한 실패는 대부분 두꺼운 꼬리에서 발생했다.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이런 사건들을 감안해야 한다
-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위험이 축소된다는 이론에는 이해하기 어렵고 근거도 부족한 많은 가정이 존재한다. 첫째로 종목별 가격 변동이 서로 독립적으로 발 생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수익률은 정규분포라는 것이다. 실제로 시장이 그럴 까? 물론 아니다. (브누아 망델브로(Benoit B. Mandelbrot), "월가의 멀티 프랙털 현상(A Multifractal Walk down Wall Street))
-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역설은 성장주의 가치평가에도 중요한 통찰을 준다. 어떤 기업이 대박 가능성은 있지만 확률이 낮은 사업을 하고 있다면 이 기업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겠는가?? 데이비드 듀런드(David Durand)는 1957년 “성장주와 페테르부르크의 역설(Growth Stocks and the Petersburg Paradox)”이라는 논문에서 이 질문을 던졌다. 그는 평균 회귀적인 발상으로 모형을 만들 때 매우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50년 전에 다루었던, 대박 가능성은 있지만 확률이 낮은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문제가 오늘날 매우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1980~2006년 동안 기술주 2,000 종목이 신규 상장되었지만 2조 달러 이상의 부를 창출한 기업은 5%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라. 소규모 이익을 낸 기업은 많았지만, 대박을 터뜨린 기업은 매우 드물었다. 급성장 시장에는 이러한 승자독식 경향이 뚜렷하므로, 부의 창출이 앞으로도 정규분포를 따르리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아울러 여러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미국 주식시장에서 수익률의 분 포는 과거보다 범위가 더 넓어졌다. 부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예상치 않은 사건 사고, 즉 두꺼운 꼬리 부분에서 벌어질 대형사고의 성과가 이전보다 더 커졌다는 것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게임 에서 얻을 수 있는 상금은 대개 얼마 되지 않지만 가끔은 엄청난 금액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 게임의 기댓값은 얼마일까? 게임 참가자는 얼마를 내려고 할까?
- 뉴턴의 세계에서 기본 원리는 환원주의다. 이 원리를 바탕으로 17~19세기에 놀라울 정도로 과학이 발전했다. 과학자 존 홀랜드(John Holland)는 “모든 자연과 세계는 분해해서 자세하게 분석하면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으므로, 작은 부분을 합치면 우리가 알고 싶은 전체를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환원주의는 대체로 잘 들어맞는 편이다.  그러나 환원주의는 한계가 있다. 구성 요소들이 복잡하게 상호 작용 하면 구성 요소를 합쳐도 전체가 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상호 작용을 통해 전체 시스템이 움직이기 때문에, 구성 요소만 단순하게 들여다봐서는 전체를 이해할 수 없다.
- 의식을 심층 연구하는 뇌과학자 윌리엄 캘빈(William Calvin)은 의식을 이해하는 비결은 뇌과학이나 양자역학과 같은 기초과학에 있지 않다고 말한다. 두뇌에는 상호 작용을 일으키는 층이 너무 많기 때문에 부분으로 전체를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양자역학과 같은 기초 단계의 연구를 통해 단숨에 최상위 단계인 의식을 이해하겠다는 기대는 '도어맨의 망상(회사 빌딩의 도어맨이 자신도 조만간 회장으로 승진할 수 있다는 헛된 꿈을 꾸는 상태를 말한다. -감수자 주)'처럼 비현실적이라고 했다. 도어맨의 망상이 투자와 무슨 관련이 있을까? 주식시장이 서로 다른 투자자들의 상호 작용으로 작동되는 시스템이라면, 환원주의 논리에 따라 개별 투자자에게서 시장 전체를 파악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투자자와 경영자 들은 개별적인 부분에 너무 많은 주의를 기울이므로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시장 전망에 오류가 발생하면 잘못된 판단으로 이어져 가치를 파괴하게 된다.
- 주식시장은 복잡계의 모든 특성을 지니고 있다. 투자 방식과 투자기간이 각기 다르고(적응 결정 규칙) 투자자들이 서로 거래한다(집합). 그리고 두꺼운 꼬리에서의 가격 급변(비선형성)과 투자자의 상호 모방(피드백 과정)도 목격할 수 있다. 행위 주체에 기반하면 시장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 그렇더라도 경제 모형처럼 깔끔한 해법을 제시하지는 못한다. 주식시장을 복잡계로 보는 투자자는 두 가지 인식의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첫 번째 함정은 모든 결과에 대해 원인을 계속 탐색하는 행위다. 작은 변화들이 큰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 이런 임계점이 존재 한다는 것이 복잡계의 전형적 특성이다. 따라서 원인과 결과가 언제나 쉽게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정부는 1987년의 대폭락 진상조사위원회를 조직했다. 열심히 조사했지만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원인과 결과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결과가 그에 비례하는 원인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는 사실이다. 인간은 모든 결과에 대해 원인을 찾고자 하기 때문에, 이런 개념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두 번째 함정은 시장 자체를 이해하려 하기보다 개별 정보에 집착하는 행동이다. 예를 들어 저PCR 장세가 나타나면 경영자들은 투자자 들이 재무제표에 관심을 가지기 때문인지 궁금해한다. 하지만 개별 투 자자들은 자신만의 의사결정 규칙이 있고, 시장은 그 규칙들의 집합을 보여줄 뿐이다. 더욱이 복잡계에서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전문가보다 다양한 개인의 집합이 더 우수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 선조들은 원인을 모르는 사건들이 일어나면 이해할 수도, 통제할 수 없어서 짜 증이 났을 것입니다. 그것은 오늘날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엉터리 지식이라도 만들어내기 시작했습니다. 정확하게 알아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불확실한 무력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일단은 판단이라는 행위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삶에 근본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이야기를 스스로에게 들려주 려고 합니다. 확실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기 때문입니다. (루이스 월퍼트(Lewis Wolpert), 패러데이 강연(Faraday Lecture))
- 우리는 중앙 집중적으로 생각하는 데 익숙하다. 인과관계가 직접적인 분명한 명령 체계를 바란다. 하지만 구성원들이 영향력을 주고받는 거대한 연결 시스 템에서는 표준적 사고방식이 설 자리가 없다. 그림으로 단순하게 표현하거나 구두로 논쟁하는 것은 너무 빈약하고 너무 근시안적이다. (스티븐 스트로가츠(Steven Strogatz), 《동시성의 과학 싱크(Sync)》)
- 200년 전, 과학계에는 결정주의가 만연했다. 뉴턴의 영향을 받은 과학자들은 시계처럼 예상대로 맞물려 돌아가는 기계적 우주관에 사로 잡혀 있었다. 이에 대해 프랑스의 수학자 피에르 시몽 라플라스(Pierre Simon Laplace)는 KA Philosophical Essay on Probabilities(확률에 대한 철학적 고찰)》라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어떤 전지전능한 존재가 있다. 그는 일정 시점에 자연을 움직이는 모든 힘과 사물의 상호 위치를 알고 있다. 그가 이 모든 데이터를 분석할 만큼 막대한 능력이 있다면 거대한 우주의 움직임과 극소의 원자까지도 하나의 공식으로 압축해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전지전능한 존재에게 불확실성이란 있을 수가 없다. 그래서 과거와 마찬가지로 그가 예상하는 미래가 그의 눈앞에 펼쳐질 것이다.
오늘날 철학자와 과학자는 이 전지전능한 존재를 '라플라스의 악마'라 부른다. 과거, 현재, 미래를 정밀하게 계산해서 모두 구할 수 있다는 개념은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인다. 그만큼 우리가 인과관계에 경도되어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복잡계에서는 이런 간단한 계산이 허용되지 않는다. 복잡계란 자기 조직 임계 현상 상태에 있는 시스템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자기 조직' 이란 리더가 없다는 의미다. 복잡계는 개별 구성 요소의 상 호 작용으로 작동된다. '임계성'은 비선형적이라는 의미다.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진동(원인)의 크기는 결과와 항상 비례하는 것이 아니다. 작은 진동이 엄청나게 큰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다. 모래성에 비유하면 잘 알 수 있다. 평평한 바닥에 모래를 붓는다고 상상해보자. 처음에는 모래 입자가 기본적인 물리 법칙에 따라 쌓일 뿐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높이로 쌓이고 기울기가 생기면 자기 조직임계 상황에 돌입한다. 모래를 약간만 더해도 크고 작은 무너짐이 발생할 수 있다. 무너짐의 크기는 마지막에 더해진 모래의 양과 비례할 이유가 없다. 투자에 이 비유를 적용하면 모래 입자를 정보로 바꾸면 된다. 작은 정보는 대체로 시장을 전혀 움직이지 못한다. 그러나 어떤 때는 작은 정보로도 시장이 요동친다. 무리 효과(information cascades) 모형은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 시장 에서는 가치 기준에 맞춰 주가가 변동되는 것이 아니라, 주가에 맞춰 가치 기준을 수정한다. (벤저민 그레이엄)
- 버크셔 해서웨이의 부회장 찰리 멍거는 1990년대에 행한 연설에서, 지적 결정을 내리는 실용적인 방법으로 정신적 격자 모형을 소개했다. 정신적 격자 모형이란 방대한 지식을 차곡차곡 정리해 현실 세계에서 맞닥뜨리는 수많은 시나리오를 판단하는 방법이다. 학교에서 개별적인 지식을 단순하게 잘 암기하던 우등생도 현실에서는 생활 바보에 불과한 경우를 자주 경험한다. 지식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격자 형태로 이론적 모형을 연결하고, 구축된 모형들에 경험을 입혀주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다양한 학문 분야를 참고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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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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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샷

경영 2021. 4. 10. 21:33

- 노벨상을 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크릭은 이렇게 답했다. '아, 그건 아주 간단합니다. 저의 비결은 어떤 얘기를 무시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는 겁니다.”
- 모든 상전이는 (물속에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결합 에너지와 엔트로피 처럼) 경쟁하는 두 힘이 만들어낸 결과다. 사람들이 하나의 팀이나 기업, 혹은 어떤 형태든 목적을 가진 조직을 이룰 때도 경쟁하는 두 힘이 만들어진다. 말하자면 두 가지 형태의 인센티브(동기부여 요소) 가 생기는 셈이다. 이 경쟁하는 두 가지 인센티브를 대략 '판돈 과 '지위' 정도로 생각할 수 있겠다. 예를 들어 집단의 규모가 작을 때는 집단 프로젝트의 결과에 따라 누구에게나 큰 '판돈'이 걸려 있다. 작은 바이오테크 회사에서 신약 이 성공하면 모두가 영웅 대접을 받거나 백만장자가 된다. 실패하면 모두 실업자다. 이렇게 큰 판돈에 비하면 '지위'에 따른 특전(승진에 따른 연봉 인상이나 직책명의 변경 따위)은 미미해 보인다. 팀이나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 결과에 따라 주어지는 '판돈'은 줄어드는 반면, 지위에 따른 특전이 커진다. 이 두 가지 조건의 크기가 역전될 때 시스템이 전환된다. 두 인센티브는 누구도 원치 않는 행동을 부추기기 시작한다. 조직이 커지고 안정될수록 똑같은 사람 으로 구성된 똑같은 집단임에도 룬샷을 퇴짜 놓기 시작한다.  나쁜 소식은, 상전이가 피할 수 없는 현상이라는 점이다. 모든 액 체는 얼어붙는다. 좋은 소식은, 이 힘들을 잘 이해하면 상전이를 관 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은 0도에서 얼어붙는다. 그러나 눈이 오는 날이면 길에 소금을 뿌려서 물의 어는점을 낮출 수 있다. 이러면 눈 은 딱딱한 얼음이 되지 않고 녹아버린다. 얼음에 미끄러져 일주일을 입원하느니 진창에 신발이 젖는 편이 낫다.
- 레이더는 또 1944년 말 벨기에에서 벌어진 벌지 전투Battle of the Bulge에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벌지 전투는 독일이 마지막 희망 이라 여긴 육로 공격이었고 연합군을 깜짝 놀라게 했다. 미국 육군은 레이더를 장착한 새로운 퓨즈가 달린 포탄을 사용했다. 이 퓨즈는 목 표물에 가까워지면 폭발하게끔 설계되어 있어서 폭격 효율을 일곱 배나 높여주었다(일곱 배 많은 수의 대포를 갖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나중에 연합군이 승리한 이후 패튼George Patton 장군은 이렇게 말했다. “그 재미난 퓨즈가 벌지 전투에서 우리에게 승리를 가져다줬다.”
- 천재 기업가가 새로운 아이디어나 발명품을 가지고 건설한 제국 이 오랫동안 건재하면 그를 둘러싼 신화가 널리 퍼진다. (이 신화와 그 에 따른 함정에 대해 앞으로 몇 개 장에 걸쳐 살펴볼 것이다.) 그러나 정말로 성공을 이루는 사람들, '우연의 설계자들은 그보다 덜 화려한 역할 을 맡는다. 그들은 어느 한 룬샷을 열렬히 지지하기보다는 많은 룬샷 을 육성할 수 있는 뛰어난 구조를 만든다. 그들은 예지력 있는 혁신 가라기보다 세심한 정원사에 가깝다. 그들은 룬샷과 프랜차이즈 양 쪽을 모두 잘 돌보며,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을 압도하지 못하게 한다. 서로가 서로를 성장시키고 지원하게 하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다. 이런 정원사가 만들어내는 구조에는 공통된 원칙들이 있다. 그런 원칙들을 나는 '부시-베일 법칙' 이라고 부른다. '부시-베일 법칙'의 첫 두 가지는 앞서 '0도에서 균형 잡기' 핵심 열쇠로 언급했다. 상태들(룬샷을 만들어내는 그룹과 프랜차이즈를 이어가 는 그룹)을 분리하고, 동적평형(양쪽 그룹 사이에 프로젝트나 피드백이 수월하게 오가는 상태)을 조성하라. 분리되는 동시에 서로 계속 연결되게 하라.
- 위험성이 높은 초기 단계의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사람들(예술가' 라고 부르자)은 조직 내에서 이미 성공해 꾸준히 성장하는 부문을 채 임지고 있는 병사들'로부터 공격받지 않아야 한다. 초기 단계의 프로젝트는 바람 앞 등불과 같다. 부시는 “군대 장교 들은 어느 무기가 실전에서 완전히 증명되고 나면 새로운 무기 개발 을 회피한다”고 쓰고 있다. 그 장교들은 '배아 단계'의 무기는 모조리 묵살했다. 레이더도 그랬고, 수륙양용 트럭도 그랬고, 혁신 초기의 거의 모든 무기가 같은 일을 겪었다. 초기 단계의 무기는 늘 허점 투성이였기 때문이다. 그런 초창기 아이디어를 보호해주는 단단한 보호막이 없다면 아이디어는 폐기되거나 묻히고 만다. 영과 테일러가 일찌감치 발견한 레이더처럼 말이다.  업종을 막론하고 강력한 프랜차이즈의 리더들은 자잘한 허점을 집어내 초기 단계의 프로젝트를 묵살하는 것이 일상이다. 대형 제약회사들은 종양에 대한 혈액 공급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암을 치료하자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그냥 지나쳤다. 종양을 둘러싸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혈 관들을 무관한 염증으로 일축했다. 대형 영화제작사들은 메트로섹 슈얼한 영국인 스파이가 세상을 구한다는 아이디어를 흘려보냈다(악 당 두목이 원숭이라는 것을 문제 삼았다). 그들은 '루크 스타킬러의 모험 The Adventures of Luke Starkiller' 이라는 제목의 시나리오도 놓쳤다. 플 롯이 이해가 안 가고 '메이스 윈디'라는 주인공이 거품 가득한 슈퍼 히어로를 연상시킨다고 했다. 제약과 영화 산업은 모두 (강력한 대기업들의 지배력에도 불구하고) 룬샷을 살리고 키우는 '구조'를 진화시켰다. '혈관 형성 억제 요법antirangiogenesis therapy' 이라고 하는, 종양에 대한 혈액 공급을 차단하는 치료법은 지난 20년간 암 치료에서 가장 획기 적인 아이디어 중 하나가 됐다. 그런 방식으로 가장 먼저 나온 치료 제인 아바스틴Avastin은 연매출 70억 달러를 달성했다. 한편 가망이 없어 보이던 두 영화는 역사상 가장 성공한 프랜차이즈 영화가 됐다. '제임스 본드'와 '스타워즈Star Wars' 시리즈 말이다. 상분리의 목표는 '룬샷 배양소'를 만드는 것이다. 룬샷 배양소는 배아 단계의 프로젝트를 보호하는 곳이다. 돌보미들이 보호시설 같은 환경을 설계해, 배아 단계의 프로젝트들이 성장하고 번창하고 허점을 보완할 수 있게 하는 곳이다.
- 우리는 이런 '가짜 실패'를 도처에서 발견할 수 있다. 가짜 실패 는 과학계에도 있고 비즈니스계에도 있다. 프로젝트가 폐기될 수 있는 이유는 수없이 많다. 자금 지원이 줄어들 수도 있고, 경쟁자가 승리할 수도 있고, 시장이 변화하거나 핵심 인물이 떠날 수도 있다. 그러나 룬샷이 폐기되는 흔한 이유는 가짜 실패 때문이다. 우리는 가짜 실패 때문에 프로젝트가 폐기될 위험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부 정적 결과에는 '당신의 아이디어에 결함이 있습니다' 라든가 '당신의 테스트에 결함이 있습니다' 라는 번쩍이는 네온사인이 따라오지 않는다. 그러나 이 위험성을 줄일 수는 있다. 엔도와 포크먼이 했던 일 이 바로 그것이고, 이 책에서도 그 부분을 더 얘기할 것이다. 엔도와 포크먼이 위대한 발명가였다 해도 그들의 가장 뛰어난 능력은 실패 를 철저히 수사하는 능력이었다. 두 사람은 진짜 실패와 가짜 실패를 구분할 줄 알았다. 실패를 수사하는 능력은 괜찮은 과학자와 위대한 과학자를 구별할 뿐만 아니라 괜찮은 사업가와 위대한 사업가를 구별해준다.
- '호기심을 갖고 실패에 귀 기울이기는 사탕발림에만 귀 기울이 거나 단순히 반응을 듣고 마는 일이 아니다. 이는 진짜 호기심을 갖 고서 '왜' 어떤 것이 잘 안 되는지, ‘왜’ 사람들이 구매하지 않는지 더 깊이 파보는 행위다. 당신이 애지중지하는 무언가를 아무도 좋아하 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거기에 이유까지 계 속 물어본다면 더더욱 힘든 일이 될 것이다. “언제 포기해야 하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나요?” '호기심을 갖고 실패에 귀 기울이기는 사업가를 비롯한 룬샷의 수호자들이 가장 괴 로워하며 물어 오는 그 질문에 내가 제시하는 답변이기도 하다. 이 질문은 꼭 밤늦은 시간에 술이 몇 잔 들어간 뒤에야 등장하곤 한다. 일상적 어려움에 관한 이야기가 잦아들고 실존의 문제로 대화가 옮겨 갈 즈음, 수년간 쌓인 피로가 몸에서 서서히 빠져나갈 즈음 말이다.
- 월마트가 제품을 싸게 파는 방법을 발명한 게 아니듯이, 페이스북이 소셜 네트워크를 발명한 것도, 구글이 검색엔진을 발명한 것도 아니다. 초기 투자자들이 페이스북을 건너뛴 것은 소셜 네트워크가 돈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구 글을 건너뛴 것은 검색엔진이 돈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두 기업이 성공한 이유는 아무도 생각지 못한 약간의 전략상 변화로 큰 차이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두 기업은 전략형 룬샷'으로 성공을 이뤘다. 제품형 룬샷이 불러오는 죽음은 빠르고 극적인 경우가 많다. 화려한 신기술(스트리밍 비디오)이 나와서 이전에 있던 것(대여 서비스)을 대 체하고, 챔피언(넷플릭스Netflix, 아마존Amazon)이 나타나 창단 멤버(블 록버스터Blockbuster)가 무너지고 만다. 전략형 룬샷이 불러오는 죽음 은 이보다 점진적이고 눈에 덜 띈다. 월마트가 소매시장을 점령하고 잡화점이 사라지는 데는 30년이 걸렸다. 월마트가 뭘 하고 있는지, 왜 계속 승리하는지 제대로 알았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전략형 룬샷은 시간이 지나도 눈치채기도, 이해하기도 매우 어렵다. 왜냐하면 구매자, 판매자, 시장의 복잡한 행동이라는 가면을 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과학에서도 복잡성은 종종 깊숙한 진실을 가 려버린다. 노이즈가 너무 많으면 신호가 보이지 않는 것과 같다. 그 런 복잡성을 벗겨내고 숨은 진실을 드러내고자 우리는 실험실에서 실험을 설계한다. 하지만 종종 자연에서 보기 드문 일이 일어나 우리 가 할 일을 대신해주기도 한다. '일식'은 바로 그런 자연이 대신해주는 보기 드문 실험이다. 일식이 일어나는 동안 달은 태양에서 오는 빛을 차단해 우리가 낮에도 먼 별에서 오는 빛을 희미하게 볼 수 있게 해준다. 
- 이탈리아는 보르자 가문이 지배한 30년 동안 전쟁과 테러, 살인, 유혈사태를 겪었지만 미켈란젤로와 레오나르도 다빈치, 르네상스도 만들어냈 다. 스위스는 형제애가 있어서 500년간 민주주의와 평화를 유지했지만, 그들이 만들어낸 건 뭘까? 뻐꾸기시계다. (영화 〈제3의 사나이>(1949)에서 오슨 웰스가 연기한 해리 라임의 대사)
- 제품형 룬샷은 프랜차이즈를 성장시키고, 프랜차이즈는 다시 더 많은 제품형 룬샷을 만들어낸다. 후안 트립은 새로운 엔진 덕분에 더 많은 승객을 태우고 더 멀리, 더 빨리 날아갈 수 있었다. 그러자 수입이 늘어났고 그 수입으로 더 크고 빠른 엔진을 설계할 수 있었다. 즉 석 흑백사진은 즉석 컬러사진이 됐고, 이는 대량 수요를 창출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자금으로 사진을 더 빨리 뽑을 수 있는 SX-70을 만 들어 더 많은 사진을 찍어냈고, 이는 더 큰 확장의 동력이 됐다. 더 빠르게, 더 좋게, 더 많이.
- 결국 수레바퀴를 계속 돌리는 제품형 룬샷만이 중요해진다. 후안 트립은 로버트 크랜들이나 다른 대형 항공사들 혹은 퍼시픽 사우스 웨스트 항공Pacific Southwest Airlines 같은 저가 항공사에게서 전략형 룬샷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방법을 목격했다. 하지만 무시했다. 에 드윈 랜드는 디지털을 목격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디지털 속으로 깊숙이 뛰어들었다. 그러나 본인의 회사에서는 폴라비전을 위해 디지털을 무시했다. 즉석 영화는 즉석 사진이 굴린 바퀴를 계속 돌아가게 했지만, 디지털은 그렇지 않았다.
- 디지털 사진이라는 제품형 룬샷이 폴라로이드를 쓰러뜨렸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었다. 디지털 사진이라는 신기술에는 숨은 전략형 룬샷이 따라왔다. 방금 보았던 것처럼 랜드는 디지털 사진 기술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디지털 사진의 잠재력을 누구보다. 먼저 알아보았고, 고위직 장군들과 정치 지도자들 앞에서 디지털 사진의 가치를 옹호했다. 업계의 거의 모든 사람이 아직 디지털 사진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을 때 말이다. 랜드와 그의 경영진이 디지털을 일축한 이유는 30년간 필름을 팔아 돈을 벌었기 때문이었다. 폴라로이드는 카메라를 팔아서 버는 돈보다 즉석 사진의 카트리지를 팔아서 얻는 수입이 더 많았다. 디지털로 가면 필름이 설 자리가 없어지고 이는 수입이 없다는 뜻이 된다. 그래서 폴라로이드는 디지털이 “절대로 돈이 될 리 없다”고 했다. 랜드가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일축한 이유는 전략형 룬샷, 그러니까 디지털을 통해 수입을 창출할 수 있는 수많은 방법을 찾아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컨대 랜드는 후안 트립과 마찬가지로 본인의 강 점(제품형 룬샷)에만 의지하고 약점(전략형 룬샷)을 직시하지 않았다.
- 획기적인 돌파구가 마련된 것에 관한 이야기들은 한 명의 선지자, 한 명의 천재, 종종 어느 한 순간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이야기는 들려주기에도 재미나고 소화하기도 쉽다. 가끔은 그 게 사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실일지언정, 훨씬 더 풍부하고 흥미로 운 전후 맥락은 생략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아이작 뉴턴은 만유인력을 발견하고, 행성 운동을 설 명하고, 미적분을 발명했다는 찬사를 받곤 한다. 그러나 뉴턴이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 Principica를 쓰기 한참 전에, 요하네스 케플러Johannes Kepler는 태양에서 나오는 힘이 행성 운동을 좌우한다는 아이디어를 최초로 제시했고, 로버트 훅Robert Hooke은 만유인력의 원리를 처음으로 시사했다. 크리스티안 하위헌스Christiaan Huygens는 원운동이 원심력을 일으킨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많은 사람이 하위 헌스의 법칙을 이용해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중력의 형태를 도출했다. 조반니 보렐리 Giovanni Borelli는 중력을 가지고 목성 위성들의 타 원운동을 설명했고, 존 월리스John Wallis 등은 뉴턴이 사용한 미분을 만들었으며,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Gottfried Leibniz는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형태의 미적분학을 고안했다. 이런 이야기는 뉴턴의 머리 에 사과가 떨어졌다는 것보다 훨씬 더 들려주기가 어렵다. 로버트 훅은 중력으로 행성 운동을 설명할 수 있다고 뉴턴에게 알려주었다. 훅의 설명은 뉴턴이 역작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를 쓰는 길을 닦았다. 비록 초창기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훅이지만, 그는 전체 시스템을 구성할 역량이 없었다. 뉴턴에겐 그 역량이 있었다. 뉴턴은 '종합'의 대가였다. 잡스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 뉴턴과 잡스가 '종합'의 대가라고 했다. 뉴턴은 행성에 관한 천문학과 운동 법칙, 미분 수학(남들이 개발한 아이디어)을 집대성하여, 세상이 한 번도 보지 못한 통일성 있는 전체로 종합했다. 잡스는 디자인과 마케팅, 기술을 남들이 만들지 못할 통일성 있는 전체로 집대 성했다. 그러나 잡스에게는 핵심 재료가 하나 빠져 있었다. 앞서 유사한 여러 기술을 집대성한 에드윈 랜드가 그랬던 것처럼 잡스 역시 그저 모세와 같은 리더였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애플 제품의 애호가 입장에서 보자면, 당시 잡스가 받은 가장 귀중한 선물은 픽사에 투자해 얻은 금전적 보상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잡스가 부시-베일 법칙을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잡스는 실패의 터널을 통과하며 다른 형태의 리더 모델을 알게 됐고, 룬샷을 육성하고 프랜차이즈를 키우면서도 둘 사이의 긴장과 균형을 유지하는 법을 배웠다. 바로 이 새로운 깨달음이 그의 인생 3막의 성공 열쇠가 된다. 이제 모두가 알다시피 잡스는 하드웨어로 돌아와 애플을 소생시키는 동시에 미국 소비자 가전 산업 전체를 되살려놓기에 이른다.
- 픽사 탄생의 주역인 에드윈 캣멀은 초기 단계의 영화 아이디어(룬샷)를 '못생긴 아기Ugly Baby’라 부른다. 용어는 낯설지만 이 개념은 수백 년 전부터 있어온 것이다. 1597년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 Francis Bacon은 이렇게 썼다. “생명체가 처음 태어날 때의 모습이 형 편없는 것처럼, 새로운 시대의 탄생인 모든 혁신도 처음에는 형편없는 모습이다.” 캣멀은 영화에서 룬샷과 프랜차이즈(짐승Beast) 사이에 균형을 유지하는 문제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독창성이란 바람 앞 등불과 같다. 또 최초의 순간에 독창성은 예쁜 것과는 거리가 멀 때가 많다. 그래서 나는 우리 영화의 초기 모델을 '못생긴 아기'라 부른다. 초기 모델은 아름답지 않다. 나중에 커서 될 어른의 미니어처에 불과하다. 진짜 못생겼다. 서투르고, 채 갖춰지지 않았고, 연약하고, 불완전하다. 그게 자라나려면 시간과 인내라는 형태의 육아 과정이 필요하다. 이 말은 곧 그 아기가 짐승과 공존하기 위 해 힘든 나날을 보내야 한다는 뜻이다. (...) |
내가 짐승과 아기라고 말하면 다분히 흑백논리처럼 들릴 수도 있다. 짐승은 다 나쁘고, 아기는 다 착한 것 아니냐고 말이다. 하지만 실제 현실은 그 사이 어디쯤에 있다. 짐승은 뭐든 잡아먹으려 들지만, 동기를 부여한다는 측면에서는 귀중한 존재다. 아기는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존재로서 엄청난 가능성을 품고 있지만, 보채기도 심하고 예측불가능하며 밤에도 우리를 잠 못 들게 한다. 짐승과 아기가 평화롭게 공존하기 위한 핵심 열쇠는 다양한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 가리 카스파로프Garry Kasparov는 15년간 세계 체스 챔피언으로 군림했다. 체스 역사상 최장기 기록이다. 그는 역대 가장 훌륭한 체스 플레이어로 불린다. '시스템 사고와 결과주의 사고의 차이'라는 원칙 은 내가 그의 책 《챔피언 마인드 Hot Life Imitates Chess》에서 가져와 수 정한 것이다. 책에서 카스파로프는 이 원칙이 성공의 핵심 열쇠였다고 말한다.어떤 수가 ‘왜’ 나빴는지(예컨대 폰이 비숍을 잡았는데 왜 게임에서 졌는지)를 분석하는 것은 1차적 전략 혹은 결과주의 사고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카스파로프는 나쁜 수를 두어 게임에서 지고 나면 그 수가 왜 나빴는지만 분석하는 게 아니라 그 수의 이면에 깔린 의사 결정 과정'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도 분석했다. 다시 말해 내가 상 대를 만나 그 시점에 그 수를 어떻게 결정했는지 분석하고, 앞으로는 의사결정 과정이나 게임 준비 루틴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생각하는 것이다. 어떤 수의 이면에 깔린 의사결정 과정을 분석하는 것을 나는 2차적 전략 혹은 시스템 사고라고 부른다.  이 원칙을 적용할 수 있는 곳은 매우 많다. 우리는 어떤 투자가 ‘왜’ 망했는지 분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회사의 재무 형편이 약했을 수 있다. 이는 결과주의 사고다. 그러나 당신이 투자라는 결정에 이르게 된 과정'을 분석한다면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나의 확인 목록에는 무엇이 있는가? 나는 그 목록을 어떤 식으로 검토하는가? 무언가에 한눈을 팔았는가, 아니면 목록의 항목을 간과하거나 무시하게 된 요인이 있는가? 목록의 내용이나 분석 방법 혹은 결론을 끌어내는 방법(투자 결정'을 내리게 된 '과정')을 어떻게 바꿔야 향후에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수 있을까? 이게 시스템 사고다.
- 결과주의 사고 즉 1차적 전략을 가진 팀원들은 프로젝트나 전략이 왜 실패했는지 분석한다. 스토리라인이 너무 뻔하다. “우리 제품이 경쟁사보다 월등히 뛰어나지 못했다. 신약 후보의 데이터가 너무 약했다.” 이런 분석의 결론은 “향후에는 스토리라인이나 독특한 제 품 사양 혹은 데이터를 더 잘 만들려고 더 열심히 노력한다” 가 된다.  시스템 사고 즉 2차적 전략을 가진 팀원들은 실패의 이면을 파고 든다. 우리는 어쩌다 그런 의사결정에 이르렀나? 참여자들의 조합을 좀 더 다르게 꾸려야 하나, 아니면 참여 방식을 바꿔야 하나? 앞으로는 비슷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전에 기회 분석 방법을 바꿔야 하나? 지금의 동기부여 요소들이 우리의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 동기부여 요소들을 바꿔야 하나? 시스템 사고는 결과의 질'뿐만 아니라 의사결정의 질'을 용의주도하게 점검한다는 뜻이다. 예컨대 결과가 실패라고 해서 반드시 의 사결정 자체 혹은 그 이면에 깔린 의사결정 과정이 나빴다고 볼 필요는 없다. 결과는 나빴으나 의사결정은 훌륭했던 경우도 있다. 잘 선택 한 똑똑한 리스크 였으나 결과가 나빴을 뿐이다. 예를 들어 100배의 상금을 지불하는 복권이 있는데 복권이 세 장밖에 팔리지 않았고 그 중 하나가 당첨될 거라면, 세 장 중 한 장을 구매하는 것은 좋은 의사 결정이다. 결과적으로 내가 산 복권이 당첨되지 못한 두 장에 포함되 더라도 말이다. 다음에도 같은 상황이 오면 똑같은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 “회사를 어떻게 세울 것인가 하는 문제 자체가 정말로 매력적이죠.” 잡스는 그의 전기를 쓰고 있던 월터 아이작슨Walter Isaacson에게 그렇게 말했다. “때로는 회사 자체가, 회사를 조직하는 방식이 바로 최고의 혁신이더군요.” 잡스는 군사 역사가 제임스 백스터ames P. Baxter가 50년 전에 내 린 결론과 똑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백스터는 버니바 부시의 시스템 이 2차 세계대전의 물길을 돌리는 데 성공한 일을 반추하며 이렇게 썼다. “그 사이 어디선가 기적이 일어났다면, 그 장소는 제때 성공할 확률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조직 구성 분야일 것이다."
- 보상을 프로젝트 쪽으로 많이 돌리고 승진 쪽으로는 적게 돌리는 것은 (앞서 이야기한 사내 정치의 효과를 줄이는 데 필요한 변화처럼) 쉬운 일 이 아니다. 실적이 좋은 해에는 전 직원에게 기본 연봉의 10퍼센트 에 해당하는 보너스를 지급하고, 실적이 좋지 않은 해에는 아무것도 지급하지 않는 것은 쉽다. 그러나 보상과 변동성이 둘 다 큰 시스템(성공한 커피 머신을 만든 한 사람에게는 60퍼센트의 보너스를 지급하고 실패한 사람에게는 한 푼도 주지 않는 것)을 만드는 것은 훨씬 어려운 도전이다. 측정이 쉽고 이해하기도 쉬운 목표는 조심스럽게 설계하고 동의를 구해야 한다. 실적을 공정하게 평가해야만 연말에 극심한 논쟁을 피 할 수 있다. 어려운 메시지는 실천 가능한 항목을 제시하면서 전달해 야 한다. 그래야 직원이 장래에 더 큰 보상을 위해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 또렷이 알 수 있다. 그러나 인센티브를 재설계할 때 가장 어려운 과제는 어쩌면 '히포 크라테스 선서’의 비즈니스 버전 같은 것일지 모른다. “우선 해를 가 하지 말라.” 의도치 않게 잘못된 인센티브를 만들어내는 일은 너무 나도 쉽다. | 맥락은 약간 다르지만 다음 사례를 한번 보자. 베두인족의 양치기 들이 지금의 이스라엘 땅인 사해 근처 사막 어느 동굴에서 사해문서死海文書를 최초로 발견하자 고고학자들은 새로운 두루마리를 찾 을 때마다 돈을 주겠다고 했다. 그러자 양치기들은 두루마리를 발견 하는 족족 작게 조각을 냈다. 이론은 옳았으나 실제에서 잘못된 인센 티브가 생길 것을 고고학자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결과다. 비즈니스계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상적으로 벌어진다. 하청업자에게 시간 단위로 돈을 준다면 문제가 몇 배로 늘어날지도 모른다. 매출에 보상을 지급하면 이윤은 실종될지 모른다(돈을 주고 고객을 살 수도 있다). 출시된 제품 수를 가지고 보상을 하거나 임상시험에 들어간 약의 개수로 보상을 한다면 리콜과 임상시험 실패 사례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도 있다. 최고위직에는 큰 보너스를 주고 하위직에는 쥐꼬리만 한 보너스를 주는 게 좋은 생각처럼 들리지만, 이는 취약한 중간 계층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주는 꼴이 된다.
- 나라면 내 회사를 운영하는 하버드 MBA 출신 애송이한테 이사회에서 잔소리나 들으며 10억 유로짜리 회사의 배당금을 두둑이 챙기 느니, 차라리 1억 유로짜리 회사에서 망령 난 회장으로 살며 당장 재미나게 즐기고 사람들의 존경도 받을 겁니다.
- 매직넘버를 높이는 법
1. 사내 정치의 효과를 줄여라
보상이나 승진을 위한 로비를 어렵게 만들어라. 이들 사항 을 결정할 때 해당 직원의 관리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독 립적 평가가 늘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라.
2. 소프트 에쿼티를 활용하라
영향력이 큰 비금전적 보상을 찾아내서 활용하라. 예) 동료들의 인정, 내적 동기부여..
3. 프로젝트 능력 적합도를 높여라
직원의 능력과 할당된 프로젝트가 서로 어울리지 않을 때 그것을 찾아낼 수 있는 사람과 프로세스에 투자하라.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발견되면 역할을 수정하거나 직원을 다른 팀 으로 보내라. 직원이 너무 어렵지도, 너무 쉽지도 않은 역할을 맡게 하는 것이 목표다.
4. 중간 계층을 해결하라
의도는 좋았으나 의도치 않은 결과를 만드는 보상, 즉 잘못 된 인센티브를 찾아내서 고쳐라. 룬샷과 사내 정치 간의 싸움에서 가장 약한 고리인 위험한 중간 계층에게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라. 승진을 위해 싸우게 만드는 인센티브를 멀리하고 결과에 집중하는 인센티브를 만들어라. 지위가 아닌 결과를 예찬하라.
5. 칼싸움에 총을 들이대라
인재와 룬샷 쟁탈전에 경쟁자들은 철 지난 인센티브 체계를 동원할지도 모른다. 인센티브 설계라는 까다로운 분야의 전문가를 데려와라. 최고인센티브책임자를 임명하라.
6. 관리 범위를 미세하게 조정하라
룬샷 그룹에는(프랜차이즈 그룹에는 아니다) 관리 범위를 넓혀 서 통제를 느슨하게 하고, 더 많은 실험과 동료 간 문제 해결 이 가능하게 하라.
- 보편적 진리에 대한 케플러의 생각은 급진적이었다. 타원형 궤도 (심지어 궤도라는 아이디어 자체), 태양의 힘이 행성을 움직인다는 생각, 자연법칙이 이런 운동을 관장한다는 생각, 정교한 측정을 통해 그런 법칙을 추론해야 한다는 생각 모두 케플러가 도입한 것이었고, 새로 운 발상이었다. 케플러는 뉴턴보다도 더 과감하게 과거와 이별했다. 뉴턴은 (주로) 케플러의 궤도를 설명하겠다는 목표로 기존 원리들을 통합했다. 케플러는 300년 뒤에 나타날 아인슈타인에 가장 근접한 정신을 가진 사람이었다. 아인슈타인 역시 과거와 과감하게 이별했다. 아인슈타인은 먼저 에테르라는 오래된 개념을 거부했다. 에테르는 모든 비교의 잣대가 되는 우주만이 가진 독특한 기준틀이었다.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을 보면 물리법칙은 그 어떤 기준틀에서도 동일하다. 특별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음으로 아인슈타인은 중력이 원격작용이라는 뉴턴의 생각을 거부했다. 뉴턴은 행성이 어떤 불가사의한 방식으로 멀리 떨어진 물체에 대해서도 끌어당기는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은 물질이 주위의 공간을 휘게 만든다는 사실을 보여주어 그런 힘들을 설명해냈다.) 아인슈타인은 케플러가 자신과 같은 정신'을 가졌다고 생각했다. 케플러는 종교적 박해도, 가난도, 개인적 비극도, 불신하는 관객도, 신비주의적 사고의 유산도 모두 극복해냈기 때문이다. 
- 기업 내부에서건, 어느 산업 내부에서건, 룬샷 배양소가 번창하려면 세 가지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1. 상분리: 룬샷 그룹과 프랜차이즈 그룹을 분리한다.
2. 동적평형: 양 그룹 간에 막힘없는 교환이 오간다. 
3. 임계질량: 룬샷 그룹이 연쇄반응을 일으킬 수 있을 만큼 크다.
- 정부가 할리우드 영화사 시스템을 둘로 쪼갔다면, 유전공학은 제 약 시스템을 둘로 쪼겠다. 유전공학은 제조(신약을 발명하는 과학자)와 유통(그 신약을 시장에 판매하는 제약회사)을 분리했다. 대형 제약회사들은 노바티스Novartis, 파이저, 머크, 존슨앤드존슨, 일라이 릴리 등 소수의 대형 다국적 기업이다. 이들은 여러모로 구축 해놓은 관계와 규모를 이용해 아르헨티나에 제품을 출시하고, 프랑 스에서 당국의 허가를 받고, 푸에르토리코에서 제품을 제조하고, JP. 모건에서 자금 지원을 받고, 일본의 손해배상 가이드라인을 지키는 것이 가능하다. 이들은 애널리스트 및 투자자(피델리티나 T. 로우 프라 이스 같은 대형 뮤추얼펀드)와 분기 실적에 관해 통화하면서 콜레스테롤약이나 당뇨약 프랜차이즈의 앞날과 같이 예산이 많이 드는 사업 아이템을 의논한다. 애널리스트는 다음 분기 실적 및 글로벌 시장 트렌 드를 예측한다. 자세한 과정이라든가 초기 단계의 신약 후보에 관해서는 의논을 하지도 않고, 투자자나 애널리스트도 들을 생각이 없다. 이 시장은 프랜차이즈를 사들이고 경영하는 곳이다. 그러나 바이오테크 시장에서 수백 개의 작은 기업들을 추종하는 투자자나 애널리스트는 그 과학적 원리에까지 깊숙이 뛰어든다. 제품은 종종 아직 실험 단계이거나 임상시험 단계로서 FDA 승인을 받지 않은 경우가 많다. 아직 매출에 관해 논할 단계도 아니고 그저 생 물학과 화학에서 나온 원리, 임상시험 데이터만 있을 뿐이다. 바이오 테크 회사들은 개발 소재(대학이나 국립연구소에서 나온 기술)와 창의적 인재(생물학자 및 화학자), 전문 투자자로부터 나올 희소한 자금을 놓 고 경쟁한다. 이곳은 대형 제약회사들이 일상적으로 묵살하는 인기 없는 아이디어들을 위한 시장이다. 20년 전의 유전자 치료, 10년 전 의 면역요법, 지금의 줄기세포처럼 말이다. 영화계와 마찬가지로 공생적 파트너십이 두 시장을 연결한다. 주 로 단발성이다. 5장에서 픽사가 초창기에 디즈니와의 단발성 계약을 통해 살아남은 것처럼, 제넨테크도 초창기에 일라이 릴리와의 단발 성 파트너십을 통해 목숨을 부지했다는 얘기를 했다. 훨씬 폭넓은 파트너십을 맺는 경우도 가끔 있다. 스위스에 위치한 거대 제약회사 로 슈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제넨테크는 20년에 걸친 파트너십을 통 해 아마 제약 업계에서 지금까지 가장 많은 바이오테크 히트 상품을 만들어냈을 것이다. 그중에는 2장에서 다룬 아바스틴(주다 포크먼의 연구에서 시작된 것)도 있고, 유방암 치료의 새 전기를 연 허셉틴도 있다. 두 회사의 합작 프로젝트(로슈의 자원으로 제넨테크의 룬샷에 연료를 공급하는 프로젝트)의 연간 매출만 300억 달러를 넘는다. 상장회사 혹은 사기업인 수백 개의 바이오테크 기업이 생물의학계에서는 룬샷의 배양소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 영화 산업과 신약 개발 산업 모두 두 개의 시장으로 나뉘어 있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대형 기업들의 시장과 룬샷을 육성하는 소규모 전문 기업들의 시장으로 말이다. 두 시장은 그물망 같은 파트너 십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분리와 연결은 앞서 설명한 세 가지 조건 중 앞의 두 가지 (상분리와 동적평형)가 산업에 적용된 예다. 세 번째 조건인 임계질량도 사례를 통해 설명하면 이해하기 쉽다. 지난 10년간 미국에 있는 거의 모든 대도시가 '바이오테크 허브’ 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당신이 최근 생물학이나 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생각해보자. 이주하고 싶은 도시는 어디인가? 바이오테크 기업이 몇 개 있는 디트로이트인가, 아니면 200개가 넘는 바이오테크 기업과 100여 개의 벤처 캐피털리스트가 있고 매년 수십 개의 바이오테크 회사가 만들어지는 보스턴인가? 대부분의 바이오테크 회사는 대부분의 룬샷과 마찬가지로 살아남는 것조차 쉽지 않다. 당신 회사가 잘못됐을 경우를 대비해 가까운 곳에 예비 책이 있으면 좋을 것이다. 누구나 다른 선택지와 예비책을 선호한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생물의학 기업 다수가 연구 본부를 보스턴으로 옮겼다. 그들은 사들일 수 있는 회사나 제품과 가까운 곳에 있고 싶 어 한다. 더 많은 기업인 수는 더 많은 벤처 자금을 의미하고 이는 다 시 더 많은 회사를 뜻한다. 이는 마치 스스로 먹이를 주고 성장하는 순환계와 같다. 선순환이다. 보스턴은 임계질량을 달성했고 그래서 불이 붙었다. 그러나 디트로이트는 그러지 못했다.
- 무언가가 처음으로 출현할 때는, 다시 말해 창의성과 발명에는 언제나 운과 타이밍이 필요하다. 브랜치 리키Branch Rickey는 명예의 전당에 오른 야구 경영인이다. 그는 야구계에 새로운 인재를 육성하는 팜시스템farm system을 처음 만들었다. 선수들이 마이너리그의 경쟁 에서 잘해내면 메이저리그로 승급하는 시스템이다. 그는 이 시스템 을 이용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여덟 개를 만들었다. 1장에서 던진 “행 운은 설계의 흔적이다” 라는 말을 처음 한 사람도 브랜치 리키다. 영국이 특별히 달랐던 점, 이웃 국가보다 훨씬 나았던 점은 하나 다. 그리고 그게 이웃 국가들보다 영국에 더 많은 행운을 가져다줬다. 영국은 하나의 국가 내부에서 성공적인 룬샷 배양소를 가장 빨리 구축했다. 1660년 설립된 런던 왕립학회The Royal Society of London는 영국에 있는 현대 과학의 거의 모든 아버지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그중 에는 로버트 보일, 로버트 후크, 아이작 뉴턴도 있었다. 이 점이 뉴턴 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도움을 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이미 유명하다. 어느 역사가는 왕립학회가 없었다면 《자연철 학의 수학적 원리가 나왔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다시 말해 오늘날 우리가 '뉴턴의 법칙' 이라고 알고 있는 것들이 다른 이름으로 불렸 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는 뉴턴과 비슷한 시기에 독일에서 독립적으로 미적분학을 개발했다. 크리스티안 하위헌스는 네덜란드에서 원심력의 개념과 빛의 파동 이론, 현대적인 확률 이론을 개발했고, 진자를 이용한 시계를 발명했다. 
- 1667년 왕립학회의 첫 번째 역사가이자 홍보자였던 토머스 스프랫Thonmas Sprat은 “시계나 잠금장치 혹은 총” 및 “전염병에 대한 치료책”과 같은 “비범한 발명품”을 다룬 글에서 “이 기적과 같은 제품들을 대중도 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선언했다. 스프랫은 왕립학회의 목적을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모든 고귀한 발명품의 근간을 연구하여 영국을 서방 세계의 자랑 으로 만드는 틀림없는 길을 제안하는 것이다.
- 업계를 바꿔놓은 여러 아이디어가 모두 처음에는 존속적 혁신이었고 수백 개의 파괴적 혁신 기업이 실패했다면, 아마도 존속적 혁신과 파괴적 혁신을 구분하는 것은 (뒤돌아 생각해보거나 학문적 입장에서는 흥미로울지 몰라도) 실시간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다른 개념들만큼 중요하지는 않다.  이 책에서 그 구분을 사용하지 않은 것은 그 때문이다. 내가 전략형 룬샷과 제품형 룬샷이라는 구분을 사용한 것은, 어떤 팀이든 기업 이든 대형 조직이든 의식적으로 혹은 종종 무의식적으로, 전략이나 제품에 대해 깊숙이 간직한 신념을 발전시키기 마련인데, 룬샷은 그런 신념에 도전하면서 정반대 쪽에 투자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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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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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는 신제품 아이팟의 세계적 성공으로 크게 고무됐습니다. 회사 내에서 휴대폰 기능을 갖춘 제품을 후속작품으로 내놓자는 의견이 제기됐지만 반대했습니다. 휴대폰 출시가 아이팟 사업을 망칠 같았던 데다, 통신사들이 걸어놓은 제한에 묶인 제품을 설계하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사적인 자리는 물론 공식석상에서도절대로 휴대전화는 만들지 않겠다 차례나 공언했습니다.

엔지니어들이 설득하며 던진 말이 그를 깨어나게 했습니다. “당신이 뭔가를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상태이므로, 당신이 확신하는 것들을 제발 의심해 보십시오.” 한국경제신문 42일자 A30 인지적 게으름벗어나려면의심하고 의심하라 기사는지금까지 갖고 있던 모든 믿음과 지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의심하라 강조합니다. “치열하게 모든 것을 의심하고 부정해야 높은 창조성에 이를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조직심리학 교수인 애덤 그랜트는 대부분 인간이인지적 게으름 빠져 있다고 진단합니다. “사람들은 새로운 붙잡고 어렵게 쩔쩔매기보다는 기존의 의견이나 생각에 안주하기 손쉬운 쪽을 자주 선택한다.” 인지적 게으름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있습니다. “미국 병원에서 환자사망률이 가장 높은 때는 새로운 레지던트들이 부임해서 진료를 보기 시작하는 6월이다.” 신참 의사들의 능력 부족이 아니라, 자기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사고방식이 원인입니다. “사람은 경험이 쌓이면서 겸손함을 잃는다.”

정신적 유연성 길러야 이런 재앙에서 벗어날 있습니다. 그랜트 교수는 이를 위한 가지 기술로다시 생각하기의심하기 꼽습니다. 이렇게 마음을 열어놓아야 협상에서도 엄청난 차이를 있습니다. 유연성이 떨어지는 사람은 기대되는 합의내용을 따로 살피거나 챙기지 않고 오로지전투 준비 열심히 하지만, 전문협상가는 다릅니다. “상대방과 밟아나갈 수도 있는 일련의 단계와 순서를 미리 정리한다. 전체 협상계획의 3분의 1 상대방과 합의할 있는 내용을 찾는데 할애한다.”

분쟁을의견불일치 아니라토론으로 규정하는 것도 정신적 유연성을 기르는 데는 물론 업무성과를 높이는데도 도움을 줍니다. “자기가 동의하지 않는 의견을 충분히 고려해서 마음을 바꿀 수도 있다는 신호로 상대방이 받아들이며, 따라서 상대방이 많은 정보를 제공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이런 역량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있습니다. 스스로와 상대방에게 이렇게 묻는 것입니다. “당신은 사실을 어떻게 아는가?”

질문의 힘은 그것이 요구하는 솔직함에 있습니다. 개인적인 판단을 피하게 해주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사람을 방어적으로 몰아세우지 않는, 의심과 호기심의 솔직한 표현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본인은 물론 다른 사람의 생각에도 유연성을 길러줘야 진정한 리더입니다. “좋은 교사는 새로운 생각으로 인도하지만, 위대한 교사는 새롭게 생각하는 방식으로 인도한다.”

한국경제신문 논설고문
이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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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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