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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21.07.17 부의 대이동
  3. 2021.07.17 캐즘 마케팅
  4. 2021.07.17 소셜 오가니즘
  5. 2021.07.17 불공정한 숫자들
  6. 2021.07.17 중산층은 없다
  7. 2021.07.17 중년의 심리학
  8. 2021.07.17 화폐의 비밀
  9. 2021.07.17 서재의 마법
  10. 2021.07.17 수학 풀지말고 실험해봐

에이트 씽크

인문 2021. 7. 17. 19:40

- 철학이 계산과 증명 등의 옷을 입고 나타난 것이 수학이고, 관찰과 실험 등의 옷을 입고 나타난 것이 과학이다. 즉 수학과 과학의 다른 이름이 철학이다. 우리가 왜 수학, 과학을 못하는지 그 근본적인 이유를 아는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무려 12년간 수학, 과학을 배우고도 말이다. 이유는 단 하나다. 철학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당신의 아이가 학교와 학원에서 그토록 열심히 수학, 과학을 배우고도 성적은 언제나 제자리인 근본적인 이유를 아는가? 역시 이유는 단 하나다. 철학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 고대 그리스에는 이상적인 인간을 기르는 교육이 있었다. 그리스인들은 자신들의 특별한 교육을 파이데이아라고 칭했다. 고대 그리스의 교육은 성공적이었다. 고대 그리스 문명, 즉 헬레니즘은 헤브라이즘과 더불어 서양 문명의 뿌리가 됐다. 파이데이아는 고대 로마로 넘어가서 ‘후마니타스 humanitas’가 됐다. 후마니타스는 찬란한 로마 문명을 꽃피웠다. 파이데이아를 우리말로 바꾸면 '교육'이고, 후마니타스를 우리말로 바꾸면 '인문학'이다. 즉 인문학은 교육이다.
- 1. 기원전 420년경 그리스에서 데모크리토스가 원자론을 완성했다.
2. 1803년, 영국에서 돌턴이 데모크리토스의 고대 원자론에 깊은 영향을 받아 근대적 의미의 원자설을 발표했다.
이 두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두 사람은 철학자다. 어떤 사람 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데모크리토스라면 몰라도 화학 교과서에 나오는 돌턴이 철학자라고? 그런 소리는 처음 들어보는걸.” 물론 돌턴은 화학자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는 맨체스터 대학과 뉴칼리지 대학에서 철학을 강의했고, 자신이 회장직을 맡은 맨체스터 문학철학협회에서 116편에 이르는 과학철학 논문과 문학작품을 발표한 철학자이자 문인이다. 그는 또 당대 최고의 문법 교과서를 집필한 문법학자이기도 하다.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은 조물주 대신 원자, 즉 물질을 만물의 원리로 믿는다. 그의 원자론은 인류 최초의 유물론으로 발전했고, 에 피쿠로스에게 전수됐다. 그리고 두 철학자의 유물론은 마르크스의 박사 학위 논문의 주제가 됐다. 마르크스는 스물세 살이던 1841년에 박사가 됐고, 서른 살이던 1848년에 엥겔스와 함께 공산당 선언》을 발표했다. 얼마 뒤 레닌이 나타났고, 스탈린과 마오쩌둥과 김일성이 나타났다. 한편으로 돌턴의 원자설은 서구의 근대 과학기술과 군사기술이 눈부시게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고, 이는 그대로 일본에 전해졌다.
- "당신이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당신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비트겐슈타인)
- 사람은 자기보다 재산이 열 배 많은 자를 만나면 욕을 하고, 백 배 많은 자를 만나면 두려워하고, 천 배 많은 자를 만나면 고용당하고, 만 배 많은 자를 만나면 노예가 된다. 그게 사물의 이치다. (화식열전)
- 스티브 잡스가 말한 '인문학'은 하이데거의 철학을 뜻한다. 그리고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결합은 제록스 팰로앨토 연구소의 리더였던 마크 와이저 Mark Weiser의 작업을 의미한다. 또 '심플'은 루이스 설리번 Louis Sullivan→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Frank Lloyd Wright→조지프 아이클러 Joseph Eicher 로 이어진 미국 건축의 디자인 철학과 독일 의 예술조형학교인 바우하우스의 디자인 철학을 의미한다.
하이데거는비록 제2차 세계대전 때 나치에 협력한 전력을 갖고 있지만 20세기 최고의 철학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오랜 연구 끝에 플라톤 이후 2500년 서양철학의 존재론이 잘못됐다고 결론짓고, 'Think Different'를 통해 자신만의 새로운 존재 철학을 정립해 《존재와 시간》에 담았다. 그는 이 책에서 세계의 모든 것은 인간에게 도구로 나타나는데, 도구는 평소에는 인간이 의식하지 못한 채 쓰지만 사용 불능 상태가 되면 비로소 인간은 이를 의식한다고 설명했다. 또 하이데거는 대표적인 산문 《숲길》에서 심플이야말로 삶의 진정한 보 물이라고 설파했다. 이와 같은 하이데거의 철학은 미국 현대 철학의 거장이라 불리는 휴버트 드레이퍼스Hubert Dreyfus를 통해 제록스 팰로앨토 연구소의 마크 와이저에게 전수됐는데, 그는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에 나 오는 도구철학을 기반으로 숟가락이나 젓가락처럼 인간에게 의식되지 않고 사용되는 (병따개나 라이터처럼 인간이 쉽게 사용하는, 복잡한 버튼과 기능으로 피로감을 느끼게 하지 않는), 즉 심플한 디자인과 사용법으로 인간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인간 중심의 컴퓨터 기술인 '유비쿼터스 컴퓨팅'을 창안했고, 이는 그가 이끄는 제록스 팰로앨토 연구소의 '파크패드’ 개발로 현실화됐다. 그리고 이 파크패드는 약 19년 뒤 스티브 잡스가 아이패드'로 실용화했다. '아이폰' '웨어러블 컴퓨터 '사물인터넷' 등도 마크 와이저의 유비쿼터스 컴퓨팅에 기초해 만들어졌다. 빌 게이츠의 표현을 빌린다면, 만일 하이데거의 'Think Different가 없었다면 마크 와이저의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제록스 팰로앨토 연구소의 파크패드도 없었 을 것이고, 스티브 잡스의 'Think Different'와 애플의 아이폰, 아이패드도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세계 컴퓨터 산업의 핵으로 떠 오르고 있는 웨어러블 컴퓨터와 사물인터넷도 없을 것이다.
- 탈레스에서 에디슨, 그리고 잡스로 이어진 핵심 철학 
루이스 설리번은 미국의 대표적인 '아르누보 건축가이고, 그의 제자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미국의 대표적인 모더니즘 건 축가다. 그리고 조지프 아이클러는 미국의 전설적인 부동산 개발업자다. 이 세 사람은 스티브 잡스의 '심플'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설리번은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는데, 이는 독일의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 Watter Gropius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그가 세운 예술조형학교인 바우하우스의 디자인 철학 '심플' 의 모태가 됐다. 그리고 바우하우스의 심플은 잡스에게 전해져 애플 의 디자인 철학 심플이 됐다. 참고로 잡스는 바우하우스의 심플을 접하고 이를 통해 뉴욕 현대미술관에 소장될 만한 수준의 제품을 만들겠다고 결심했고, 훗날 그 목표를 이루었다. 라이트는 아름다움, 유용성, 적정성 이 세 가지가 완벽하게 조화 를 이룬, 즉 자신이 정의 내린 디자인 철학 심플이 완벽하게 구현된, 현대식 주택을 미국의 보통 사람들에게 공급하고자 하는 비전을 가 지고 있었다. 이는 아이클러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로 하여금 캘리포니아에 1만 1000채에 이르는 심플한 현대식 서민용 주택을 짓게 했다. 그런데 이 중 한 채를 잡스의 아버지가 구매했다. 어린 잡 스는 당연히 이 집에서 살게 됐다. 그렇게 라이트와 아이클러의 심플은 잡스의 일부분이 됐다. 여기에 대해서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인정한 유일한 공식 전기 《스티브 잡스》 월터 아이작슨 지음에서 “아이클러 주택에 대한 호감과 존경으로 인해 깔끔한 디자인의 제품을 만들어 대중 시장에 공급하고자 하는 열정이 생겨났다” 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으로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결합'과 '심플' 철학은 서양 문명 의 전통이다.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결합은 서양 최초의 철학자이자 과학자 탈레스에 그 기원을 두고 있는데 이후 이 전통은 고대 그리스·로마 문명의 뿌리가 됐고, 중세와 르네상스기를 거치면서 근대 유럽 문명을 탄생시켰으며, 현대 미국 문명의 근원이 됐다. 
- 저커버그는 그리스, 로마 고전을 원어로 읽고, 역시 원어로 논문 을 쓰는 졸업 행사를 치르는 것으로 유명한 미국 최고의 명문 사립 필립스 아카데미 출신이다. 그는 이 학교 재학 시절 라틴 인문고전의 왕인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를 원어로 읽었고, 라틴 고전 전문가들에게 이 작품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페이스북을 창업한 뒤에는 숀 파커 Sean Parker, 독학으로 인문학을 공부하고, 이를 통해 얻은 통찰력으로 파일 공유 서비스 냅스터를 창업했다를 멘토로 두고, 수시로 그의 인문학적 지혜 인문학을 컴퓨터 기술 개발과 기업경영에 적용하는 법를 경청했다. 그리고 페이스북 창업 멤버들과 베르길리우스가 "아이네이스를 통해 추구한 '영원한 로마제국의 이상을 어떻게 페이스북에 접목할 수 있을지, 인터넷상에서 영원한 페이스북 제국을 만들기 위해 어떤 기능을 새롭게 개발하고 추가할 것인지에 대해서 끊임없이 토론했다. 그러다가 격렬한 논쟁 이 벌어지게 되면, 인문학 전공자인 크리스 휴Chris Hughes에게 중재를 구했다.
저커버그는 《아이네이스》를 읽고, 경청하고, 토론한 것을 토대로 미국의 20대를 심리학적 관점으로 관찰했고, 그들이 사회적 교류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친구들의 관심에 따라 행동한다는 사 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아이비리그 대학생만을 대상으로 했던 초 창기의 페이스북을 미국의 20대는 물론이고, 전 세계 20대가 열광하는 오늘날의 페이스북으로 발전시켰다. 그렇게 저커버그는 기존의 컴퓨터 문명을 개선했고, 새로운 인터넷 문화를 만들었다.
- “나는 세상에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할 것이다. 나는 어떤 고된 노동에도 지치지 않을 것이다. 타인을 위한 봉사도 마찬가지다. 절대로 지치지 않을 것이다. 이게 바로 나의 축제 같은 삶을 위한 모토다.”
이를 위해 다빈치가 선택한 자기계발 기법은 자기암시였다. 그는 스스로 이런 주문을 걸었다. 
“만능인萬能人이 되는 것은 쉽다.”
“위대한 존재로 선택받은 인간은 자신의 결심을 절대 바꾸지 않는다. 나는 그 어떤 방해물 앞에서도 결심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 어떤 장애물도 고된 노력으로 극복한다."
- 빌 게이츠의 'Think Week'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인문학 공부법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Think Week' 의 핵심은 다빈치의 인문학 공부법 중 '홀로 사색하라', 즉 '가족과 친구들을 뒤로하고, 도시를 떠나 산과 계곡이 있는 자연으로 향하라. 그렇게 홀로 자연을 경험하면서 영혼 가득 충만해지는 사색과 깨달음의 시 간을 가져라' 이기 때문이다.
게이츠의 'Think Week'는 그가 스물다섯 살이던 해, 그러니까 지 금으로부터 40년 전인 1980년에 탄생했다. 이때부터 그는 외가에서 다빈치처럼 홀로 독서하고 사색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래를 설계했다. 그러다가 Think Week'에서 탄생한 경영 전략 덕분에 마이크로소프트가 마법처럼 성장하기 시작하고 돈을 벌게 되자, 미국 서북부에 있는 산과 숲으로 둘러싸인 한 호숫가 주변 땅을 매입 했다. 그러고는 그곳에 2층짜리 통나무집을 지었다. 이후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CEO에서 은퇴할 때까지 매년 두 차례씩 이 통나무집에서 'Think Week'를 보냈다. 
-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의 말에 따르면 인류의 99퍼센트는 사색하지 않는다. 그리고 사색하는 1퍼센트 밑에서 노동하면서 살아간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사색은 주로 기업경영에 관한 것이다. 인문학적 사색은 어떨까. 아마도 인류의 99.9퍼센트는 인문학적 사색과 거리가 먼 삶을 살아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에게 사색하는 사람의 존재는 심히 낯설고 이상하게 여겨진다. 그래서 군중은 사색하는 사람을 두고서 수군거린다. 마치 아테네 군인들이 소크라 테스에게 그랬듯이 말이다. 타인들의 시선과 수군거림을 초월하라. 그들의 눈빛과 의견에 신경 쓰는 순간 사색의 끈은 풀려버리고, 그 동안 해온 사색은 물거품이 되어버린다. 그 함정에 빠지지 말라.
- 소크라테스식 사색법은 서양과 동양의 천재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이다. 인문학·과학·수학 등의 분야는 말할 것도 없고, 음악·미술 등의 분야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대표적으로 헨델 과 아인슈타인의 경우를 보자. 헨델은 메시아>를 작곡할 때 24일 동안 거의 먹지도 자지도 않은 채 오직 〈메시아>만 생각했다. 아인 슈타인에 대해서는 《젊은 아인슈타인의 초상》의 저자 데니스 오버 바이와 안녕, 아인슈타인》의 저자 위르겐 네페의 말을 들어보자.
데니스 오버바이는 이렇게 말한다. 
“대학 시절 당시에 그는 종종 무아지경이나 발작과도 같이 자신 만의 세계로 사라지는 이상한 상태에 빠지곤 했다. 후일 그는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사실 그것은 낯선 행동이 아니었다. 그의 주변 사람들은 그가 전 생애에 걸쳐 조용할 때는 말할 것 도 없고 아주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갑자기 무아지경에 빠져 자신만의 생각에 몰두하는 능력이 있다고 말하곤 했다.
위르겐 네페는 이렇게 말한다.
"안토니나 발렌틴은 아인슈타인이 가령 성자들이 도취경에 빠질 때처럼 정신을 육체로부터 분리시키는 게 가능했다고 전했다. 사람들이 지독하게 떠들거나 아니면 그보다 훨씬 더 고통스럽게 침묵을 지키면서 그를 쳐다보고 있다고 해도 그는 아무것도 보거나 듣지 못했다. 그는 마치 무인도에 있는 것처럼 자신 속으로 침잠해서 고 립돼 있었을 뿐만 아니라, 눈을 아무리 크게 뜨고 있어도 멍하고 빛 을 잃어 마치 장님의 그것 같았다.” 
소크라테스식 사색법은 놀랍게도 IBM,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페 이스북의 창업자에게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IBM의 창업자 토머스 J. 왓슨은 IBM을 경영하는 일보다 사색하는 일을 더 중요하게 여겼고, 한번 사색을 시작하면 해답을 얻을 때까지 그만두는 일이 없었다.
“왓슨은 아침식사를 마치면 특별히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있지않은 한 승용차가 대기하고 있는 현관 밖으로 나갔다. 왓슨은 생 각해봐야 할 문제가 있으면 출근하지 않았다.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커피 잔을 앞에 두고 생각에 잠겼다. 문제가 해결됐다 싶어야 승용차를 타기 위해 집 밖으로 나섰다.” 
《과학자 빌 게이츠, 부자가 되다》의 저자 마이클 화이트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에게는 어렸을 때부터 몇 시간 씩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는 버릇이 있었다. 주변 사람들이 도대체 뭘 하느냐고 물으면 그때마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생각하고 있어요.
-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젊은 시절부터 선불교식 사색법을 실천했다. 이 사색법의 특징은 무아지경에 빠질 때까지 사색하는 것이다. 《페이스북 이펙트》의 저자 데이비드 커크패트릭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에게는 한번 무엇인가를 생각하면 저녁 만찬을 하던 도중에도 주위의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잊고서 깊은 사색에 잠기는 습관이 있다고 한다.
- 플라톤은 《파이돈》에서 소크라테스 사색법의 진정한 비밀은 육체의 욕망과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서 진리와 만나는 것이라고 말 한다. 과연 우리 같은 평범한 인간에게 이런 경지가 가능할까. 아마도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감히 소크라테스처럼 사색하기에 도전해보자고 말하고 싶다. 비록 무모해 보이지만 태양을 향해 던지는 창이 가장 높이 올라가는 것처럼, 우리가 하는 사색도 소크라테스의 경지를 추구할 때 가장 깊은 곳에 이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 인류 역사의 모든 귀족계급이 그렇듯이 영국 귀족계급의 고민도 "어떻게 하면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부와 권력과 명예를 자자손손 물려줄 수 있을까?”였다. 그들이 찾은 답은 인류 역사의 모든 귀족계급이 찾은 답과 같았다. 바로 인문학 교육이었다. 영국의 귀족계급은 자녀가 어릴 적부터 가정교사를 고용해서 그리스어와 라틴어 를 가르쳤고, 인문고전을 원전으로 읽게 했다. 그런데 그들은 욕심이 많았다. 그들은 후손들이 영국을 넘어 세계의 귀족계급이 되기를 원했다. 그러려면 인문학 교육의 혁명이 필요했다. 다른 모든 나라의 귀족계급은 상상도 하지 못할 그런 인문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했다는 의미다. 그들은 자식을 서양 인문학의 본산지인 그리스, 로마 등지로 보냈다. 그리고 그곳에 수년씩 머물면서 그동안 책과 강 의를 통해서만 접했던 인문학을 온몸으로 배우고 느끼고 깨닫게 했다. 그것도 애덤 스미스 같은 저명한 인문학자를 동행시켜 함께 보고, 느끼고, 사색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게 했다. 그들은 이 인문여행 교육 프로그램을 가리켜 그랜드투어라 칭했다.
영국에서 그랜드투어가 막 시작된 17세기 후반과 18세기 초반 에는 고작 수백 명의 여행자가 유럽 대륙을 밟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 숫자는 18세기 후반에 이르러 4만 명 가까이 늘어난다. 영국의 귀족 가문 자제들은 물론이고, 귀족 바로 아래 계급인 젠트리의 자제들까지 그랜드투어를 한 셈이다. 그리고 영국은 19세기 초반에 우리가 아는 바로 그 대영제국으로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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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

부의 대이동

경제 2021. 7. 17. 19:39

- 한국은행의 사례를 얘기해보겠습니다. 한국은행은 7일물 RP금리라 는 초단기 금리를 기준금리 유지를 위한 타깃 금리로 정했죠. '7일물 RP가 뭐지?' 하는 궁금증이 생길 텐데요. 그리 중요한 개념이 아닙니다. 그 냥 7일 만기 국채를 ‘7일물 RP'라고 부른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7일물 RP금리에 한국은행이 맞추고 싶은 기준금리 레벨을 정하는 겁니다. 2020년 5월 초 현재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준금리는 0.75%인데요, 한국은행은 7일물 RP금리를 0.75%로 유지하기 위해 이런 저런 수단을 동원합니다.
기준금리의 타깃인 7일물 RP금리가 현재 0.78%라고 해보죠 기준금 리보다 높아졌다는 것은 시중에 자금이 모자라다는 의미일 겁니다. 돈이 모자라니 너도나도 돈을 구하려고 할 것이고, 그러다 보면 더 높은 이자를 불러서라도 돈을 구하려고 할 거잖아요? 7일물 RP금리가 한국은행이 의도하는 기준금리인 0.75%보다 높으면 시중에 자금이 부족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럼 한국은행은 시중에 자금을 주입하기 시작합니다. 그럼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자금 공급이 늘어나겠죠? 돈이 풀리면 서 돈 구하기가 편해진 사람들은 무리해서 높은 금리를 부르며 자금을 땡기려 하지 않겠죠. 네, 7일물 RP금리가 하락합니다. 어디까지 하락하느냐면요, 기준금리 레벨인 0.75%까지 내려갑니다. 반대로 시중에 자금이 너무 풍부해서 7일물 RP금리가 0.75%보다 낮아졌다고 해봅시다. 돈이 너무 많으면 자금을 어디서나 쉽게 빌릴 수 있죠. 그럼 가장 낮은 이자를 부르는 쪽에서 돈을 빌릴 겁니다. 그러니 금리가 낮아지게 되는데요. 0.7%까지 낮아졌다고 해보죠. 이렇게 되면 한국은행은 0.75%인 기준금리를 맞추기 위해 시중에서 자금을 흡수하기 시작합니다. 시중 자금을 흡수하면 넘치던 자금이 줄어들겠죠. 그럼 돈 구하기가 어려워지니 금리가 올라가게 될 겁니다. 어디까지? 기준금리 레벨인 0.75%까지 금리를 잡아 올리는 겁니다. 이렇게 정책적으로 정한 기준금리인 0.75%에 7일 RP금리를 맞추려는 작업, 이걸 어려운 용어로 공개시장조작 open Market Operation이라고 합니다. 이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입니다.
- 경기가 안 좋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나서서 경기 부양을 하고자 하죠. 경기 부양을 위해서는 돈이 필요합니다. 그럼 세금을 걷거나 아니면 국채 발행을 해서 돈을 빌려오거나 해야겠죠. 경기가 안 좋은데 세금을 더 걷는 건 무리가 되니 국채 발행에 나설 겁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으니 시중에 자금이 씨가 마른 겁니다. 서로가 언제 망할지 모르는 상황이 라 돈을 서로 빌려주려고 하지 않습니다. 시중 자금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는 건데요. 여기서 국가가 국채를 발행해서 돈을 빌립니다. 가뜩이나 민간 기업들은 자금 구하기가 어려워죽겠는데 정부가 나서서 그나마 있는 돈을 돈 먹는 하마처럼 쫘악 빨아들이는 거죠. 그럼 민간은 자금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민간의 투자는 실종될 겁니다. 네, 정부가 재정 지출을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리면 민간의 투자가 쫓겨나는, 즉 구축 되는 효과를 구축 효과'라고 합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각국 정부가 국채 발행을 크게 늘리면서 경기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모습인데요, 향후에는 이 구축 효과라는 단어를 종종 듣게 되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해외 직접 투자건 포트폴리오 투자건 해외 투자자들이 이머징으로 들어갈 때는 달러를 팔고 이머징 통화를 사서 해당 국가에 투자를 한 겁니다. 그런데 해당 국가가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마구 낮추려고 한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그리고 시중에 자금을 더 많이 풀어주려고 한다는 소식도 들려오는 거죠.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린다는 것은 해당 이머징 국가의 통화 공급이 늘어난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럼 그 나라 통화 가치가 하락하게 된다는 것? 네, 가뜩이나 달러가 더 강해지는 것 아니냐는, 달러가 귀하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머징 국가들이 경기 부양을 위해서 더 많은 자국 통화를 풀면 달러 대비 해당 국가 통화 가 치는 더욱더 크게 하락하게 되겠죠. 해외 투자자들은 결국 나중에는 달 러를 사서 본국으로 돌아가야 할 겁니다. 달러 가치는 계속 오르고, 투자한 이머징 국가 통화 가치는 보다 크게 하락할 것 같습니다. 그럼 계 속 남아 있어야 할까요, 아니면 이머징 국가에 투자한 자산들을 정리해 서 하루라도 빨리 달러를 사서 돌아가야 할까요? 아마도 후자를 진지하 게 고민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머징 국가는 경기 부양을 위해서 금리를 낮추고 돈을 풀어주게 됩 니다. 그런데 와....... 해외 투자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기 시작하는 거죠. 이머징 국가에 투자한 공장을 정리하고, 주식을 팔고, 채권을 팔 고....... 그렇게 받은 이머징 국가 통화까지 팔고 달러를 사서 돌아가려 고 하는 겁니다. 이른바 어려운 말로 '자본 유출'이라는 게 나타나게 됩니다. 
- 상대적으로 건전한 재정, 구조적 무역 흑자, 충분한 외환 보유고라는 요인은 영원히 지속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미래에 더 좋아질 수도 있지만 반대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죠. 상황이 악화되면 한국 국채는 더 이상 귀하신 몸이 아닙니다. 지금의 이탈리아나 그리스 등 과 같이 투자자들의 근심을 사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럼 외부 충격이 찾아왔을 때 지금처럼 한국 국채로 외국인 투자자 들이 유입되어 들어오지 않습니다. 최근 다른 이머징 국가에서 나타나 는 현상처럼 한국의 주식과 채권을 모두 팔고, 그렇게 받은 원화를 팔아 달러를 사서 이탈할 수 있습니다. 그럼 지금이야 주식 매도를 통해 받은 원화를 팔고 나가는 세력과 국채 매입을 위해 원화를 사려고 하는 세력이 섞이면서 원화 가치가 과거 대비 상대적인 안정세를 보이지만 이후에는 주식 매도로, 그리고 국채 매도를 통해 받은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서 이탈하는 최악의 그림이 펼쳐질 수 있죠. 그럼 달러/원 환율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기록했던 달러당 1600원의 환율, 혹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기록했던 달러당 2000원의 환율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 경기가 좋지 않으면 금리를 인하해야 합니다. 일본이나 미국처럼 양적완화와 같은 대규모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시작해야 하겠죠. 그런데요, 일본이나 미국은 디플레이션이 오기 때문에, 즉 물건의 가격은 하 락하고 반대로 화폐의 가치가 상승하는 디플레이션이 오기에 금리를 인하해서 화폐 공급을 늘리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경기가 좋지 않은데 인 플레이션이 찾아오는 이머징 국가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과감하게 유동성 공급을 해야 하는 건가요? 인플레이션은 화폐 가치의 하락을 말 합니다. 화폐 가치가 하락하는데 돈을 더 뿌린다? 그럼 화폐 가치의 폭 락과 하이퍼인플레이션을 보게 되겠죠. 이런 이유로 이머징 국가들은 참 태생적인 어려움을 갖고 있습니다.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통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때문에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거죠. 
- 미국 Fed를 비롯한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경제 주체 전반적으로 부채가 과도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경제가 잠시 멈추어 섰을 때 이 기간 동안 돈을 잠시 벌지 못해 파산하는 것을 최대한 막아보고자 양적완화를 비롯한 다양한 경기 부양 프로그램을 가동했던 겁니다.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요...... 브리지 Bridge(다리)라고 하면 감 이 좀 올까요? 네,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활동의 공백 기간에 부채로 인 한 파산을 최소화하기 위한 경기 부양, 이게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사태 당시 Fed를 비롯한 전 세계 중앙은행이 취했던 스탠스라고 이해 하면 되겠습니다. 부채가 많다는 것은 결국 외부의 충격이 찾아왔을 때 그 충격을 훨씬 더 크게 만들어버리게 됩니다.
-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이 이렇게 채무를 늘리게 되면 국가 신용의 문제가 불거집니다. 빚더미에 앉은 나라라는 얘기가 되는 거죠. 그러면서 해당 국가의 국채를 기피 대상으로 선정하게 됩니다. 빚을 많이 걸머지고 있는 나라가 빚을 대규모로 더 내는 거잖아요? 그렇지만 미국은 다릅니다. 미국 국채의 위상이 워낙에 높기에 국채를 이 정도로 많이 발행해도 돈을 빌릴 수 있죠. 그렇기에 코로나19 사태의 한복판에서 대부 분의 국가들이 국가 부채의 확대를 우려하여 재정 정책을 소극적으로 쓰고 있는 반면 미국은 강한 재정 부양을 이어갈 수 있는 겁니다.
그럼 다른 국가 대비 미국은 훨씬 강한 경기 부양을 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되고, 미국은 다른 국가 대비 차별적인 성장을 나타낼 수 있습니 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각국 중앙은행은 각종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 을 통해 시중에 돈을 뿌려놓았죠. 많이 풀려 있는 돈들은 어디론가는 흘 러가야 할 겁니다. 당연히 다른 투자 대상보다는 차별적인 매력이 있는 곳으로 흘러가겠죠. 보다 강한 경기 부양을 할 수 있는 미국으로 쏠리게 될 겁니다. 그럼 미국 자산을 사들여야 하기에 당연히 달러가 필요하겠 죠. 그럼 달러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게 되고 달러 강세가 찾아올 겁니다. 팬데믹 충격 및 과도한 부채로 인해 경기가 짓눌리기에 미국은 금리를 인하하고 양적완화를 통해 달러의 공급을 크게 늘렸죠. 그러나 달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달러 가치가 하락하지 않고 버티는 그런 상황이 펼쳐진 겁니다.
- 미국은 재정 적자의 확대를 통해 미래의 세수(세금 수입)를 현재로 끌어와서 쓰고 있죠. 그리고 기업 및 가계 부채 확대를 통해 경제 주체의 미래 소득을 현재로 끌어와서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역 전쟁을 통해 관세 부과를 하지 않았다면 이머징 으로 흘러갈 수 있는 성장을 미국에 묶어두고 있죠. 마지막으로 셰일 산 업의 성장을 통해 산유국의 부를 미국으로 흐르게 합니다. 이게 최근 나 타나고 있는 미국의 차별적 성장을 가능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차별적 성장은 당연히 미국으로의 자금 쏠림 드라이브를 강하게 추동하겠죠. 미국에서 나타나는 차별적 성장의 과실을 따먹기 위해,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쏠리게 됩니다. 그럼 미국 달러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달러 강세가 나타나게 될 겁니다. 달러 강세의 결과는? 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머징 국가들의 부채 부담 확대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미국의 수출 성장 둔화를 촉발하게 되죠. 그래서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부과했던 거겠죠. 미국 수출 둔화로 인해 무역적자가 증가하게 되니까요. 그럼 예전보다 이머징 국가의 부담이 크게 증가하게 될 겁니다. 역설적으로 이로 인해 나타나는 이머징 국가들의 극단적 성장 위축이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를 유발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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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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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즘 마케팅

경영 2021. 7. 17. 19:37

- (1) 기술 마니아들은 몇 가지 조건만 갖춰지면 함께 사업하기 쉬운 사람들이다. 첫째, 최신의 뛰어난 기술을 보유하 고 있어야 한다. 둘째, 많은 돈을 벌려는 생각이 없어야 한다. 모 든 혁신에는 그것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는지 시험하고자 하는 이런 소규모의 마니아 집단이 있기 마련이다. 다시 말해, 그런 사람들은 대체로 다른 사람들의 구매결정을 좌우할 만큼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지도 못하며 자체적으로 중요한 시장을 형성하 지도 못한다. 그들이 형성하는 것은 최초의 제품이나 서비스의 특징을 알리기 위한 광고판과 그 제품이나 서비스의 결함이 보완될 때까지 개선을 시도하기 위한 시험대이다.
평범한 사례로 『초우량 기업의 조건에서 톰 피터스와 로버트 워터먼은 3M에서 포스트잇을 개발했던 동료의 이야기를 소개 한다. 그는 포스트잇을 비서들의 책상에 올려놓았는데, 몇몇 비서들이 그것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결국 그 비서들은 포스트잇 마니아가 되었고 초기에 제품의 아이디어를 살리는 과정에서 큰 기여를 했다.
마니아들은 불쏘시개나 마찬가지다. 그들은 불을 지피는 역할 을 하기 때문에 소중하게 다루어야 한다. 그들을 제대로 활용하 는 방법은 그들에게 비밀을 공개하고 제품을 사용하면서 피드백 을 제시하도록 한 후에, 그들이 제안한 수정안을 적절히 수용하 고 그들에게 수정을 통해 개선한 사실을 알리는 것이다.
마니아들과 작업하며 마케팅에 성공하기 위한 또 다른 중요한 사항은 중요한 인물과 접촉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는 것이다. 중요한 인물이란 구매를 좌우할 능력이 있고 직접 중요한 마케팅 기회를 형성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 (2) 선각자들은 제품의 수명주기 초기에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고 엄청난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형성한다. 그러나 그 기회에는 상당한 대가가 뒤따른다. 여러분 회사의 업무에 일일이 간섭하려는 몹시 까다로운 고객과 자칫 참담한 실패로 끝날지도 모르는 위험성이 큰 프로젝트가 기다릴 것이기 때문이 다. 하지만 이런 부양책이 없으면 많은 첨단기술 제품들이 출시 되지 못하고, 기회의 창이 열린 동안 주목을 받지 못하며, 시장 이 성장하기를 기다리는 동안 채무를 감당하지 못한다. 선각자 들은 첨단기술 기업들에게 최초로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사람들 이다. 그들을 위해 마케팅 프로그램을 계획하기도 어렵지만 그들이 없이 마케팅 프로그램을 계획하기란 훨씬 더 어렵다.
- (3) 실용주의자들은 '수직적인 성향을 나타내는데, 비슷한 부류를 찾아 업계의 영역을 초월해 수평적으로 교류하려는 성향을 지닌 기술 마니아들이나 조기 수용자들과 달리 그들은 해당 업계에서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과 더 많이 교류하기 때문이다. 이 것은 실용주의자들에게 호응을 받는 새로운 산업에 진출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참고자료와 유대관계는 그들에게 매우 중요한데, 거기에는 한 가지 모순이 존재한다. 실용주의자 들은 여러분의 입지가 확실하지 않으면 구매하지 않으려고 하겠지만, 여러분은 그들의 구매가 없으면 확실한 입지를 다질 수 없다. 이런 부분은 신생기업들에게 불리하지만 실적이 확실한 기 업들에겐 엄청난 이점으로 작용한다. 반면 신생기업이 수직적인 시장에서 실용주의자 구매자들의 지지를 얻었다면 그들은 높은 충성도를 보이면서 어떤 식으로든 성공을 지원할 것이다. 한때 세일즈포스닷컴은 영업관리 시스템 업계의 교란자였지만, 현재 그 회사는 사실상의 표준이 되었다. 이런 상황이 일어나면 영업비는 절감되고 특정한 고객을 지원하기 위한 점진적인 R&D의 효과가 증대된다. 이것은 실용주의자들이 그토록 큰 시장을 형성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 (4) 보수주의자 시장은 여전히 첨단기술이 과거보다 미래에 더 가능성을 지니는 영역이다. 핵심적인 사항은 기능성보다 편의성에, 사용자 체험보다 특화된 장치에 집중하는 것이다. 자동차의 후방카메라는 주차보조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보수주의자들이 선호하는 기술의 훌륭한 사례이다. 심지어 GPS 장치들도 이제 거부감보다 친숙함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음성인식 기능은 그런 호응을 얻지 못하는데, 보수주의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인 예측가능성이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보수주의자 시장은 아직까지 기회보다 부담이라고 인식되고 있다. 그 부문에서 첨단기술 사업이 성공을 거두려면 위험부담을 축소한 재무모델과 이에 접목된 새로운 유형의 마케팅 발상이 필요할 것이다. 만약 우리가 아직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면 부를 창출할 여지는 충분하다. 하지만 R&D 비용이 급격히 증가하면 기업들은 그 비용을 더 큰 시장에서 회수해야 하며 이 상황은 불가피하게 그동안 다루지 않았던 기술수용 곡선의 후반부로 이어지게 된다.
- (5) 회의주의자들은 첨단기술 마케터들에게 끊임없이 판매를 위해 내세운 주장과 실제 제품의 성능간의 불일치를 지적할 것이다. 이런 불일치는 고객들에게 실패의 가능성을 유발하고 그런 실패는 결국 입소문을 통해 우리에게 시장점유율의 하락으 로 되돌아올 것이다. 달리 말하면, 회의주의자들을 묵살하는 것은 뛰어난 판매방식일지 모르지만 마케팅 방식으로는 형편없다. 마케팅의 관점에서 우리 모두는 '벌거벗은 임금님’ 증후군에 빠 지기 쉬운데, 특히 시장의 모든 행위자들이 업계의 전반적인 인 식을 진작하려고 하는 첨단기술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회의주의 자들은 우리의 행위에 현혹되지 않는다. 우리는 그런 사실을 활용해야 한다.
- 우리의 장기적인 목표는 현재 진지를 구축한 경쟁자(추축국)가 지배되는 주류시장(서유 럽)에 진입해 장악하는 것이다. 우리의 제품으로 이 경쟁자가 장 악한 주류시장을 탈환하려면 우리는 다른 제품들과 기업들(연합 국)로 구성된 침투부대를 구축해야 한다. 이 시장에 진입하기 위 한 최우선 목표는 초기시장 기반(영국)에서 주류시장의 전략적인 표적시장 부문(노르망디 해안)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우리와 우리 의 목표 사이를 갈라놓은 장애물은 캐즘(영국 해협)이다. 우리는 침투부대로 공격시점(디데이)에 집중해 최대한 신속하게 캐즘을 뛰어넘고자 한다. 일단 우리가 표적 틈새시장에서 경쟁자를 몰아내면(교두보를 확보하면) 서둘러 인근의 시장 부문(프랑스의 여러 지역들)을 점령하면서 시장 전체를 장악할 것이다(서유럽의 해방),
바로 이것이 전략이다. 디데이 전략을 차용해 주류시장에 진 입하라. 여러분이 처음부터 장악할 수 있는 특정한 틈새시장을 겨냥해 경쟁자들을 몰아낸 후에 그곳을 폭넓은 운영을 위한 기 반으로 활용하면서 캐즘을 뛰어넘어라. 최대한 범위를 좁힌 표 적에 압도적인 힘을 집중하라. 이 방법으로 연합국은 1944년에 성공을 거두었고 이후에 모든 첨단기술 기업들도 성과를 이루어냈다.
신생기업이 더 넓은 시장으로의 진출에 앞서 실용주의자 고객들을 확보할 수 있는 비결인 노르망디 점령을 위한 핵심적인 요소는 한정된 틈새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많은 지원을 이끌어내 는 것이다. 초기의 과제를 단순화하면 기업은 시장변수를 제한 할 수 있기 때문에 참고자료, 담보물건, 내부절차, 문서자료에서 견실한 기반을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 이 시점에서 마케 팅 과정의 효율성은 공략하는 시장 부문의 '유계성'과 상관관계 가 있다. 경계가 명확할수록 메시지를 고안하고 전달하기 쉬우 며 그 메시지는 입소문을 통해 빠르게 전파된다.
부족한 자원으로 실행하는 마케팅 프로그램들뿐만 아니라 신 생기업들도 경쟁력을 갖추려면 경계가 명확한 시장에서 운영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파격적인 마케팅 메시지가 너무 빨리 확산되면서 입소문의 연쇄효과가 사라지고 영업부의 판매는 '싸늘하게 식어버린다. 도전적인 기업이 초기시장의 잠재적인 가능성을 앞서가는 전형적인 캐즘 징후이다. 이는 대체로 영업부진이나 수요침체로 해석되지만, 사실 경계가 너무 불명확한 시장으로 너무 빠르고 폭넓게 확장하려는 시도의 결과일 뿐이다.
디데이 전략은 이런 실수를 방지한다. 이 전략은 첫째, 쉽게 달 성할 수 있고 둘째, 장기적인 성공을 거두기 위해 직접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목표에 집중시켜 기업 전체를 독려하는 효과를 지닌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캐즘을 뛰어넘지 못하는 이유는 주류 시장에 존재하는 수많은 기회에 직면하게 되면 집중력을 잃고 눈앞에 나타나는 기회들을 모두 쫓다가 결국 실용주의자 구매자에게 시장성 있는 제안을 못하기 때문이다. 디데이 전략은 모두를 한 지점에 집중하도록 이끈다. 만약 노르망디를 점령하지 못한다면, 파리로 진군하는 방법은 걱정할 필요조차 없지 않은가? 모두가 작은 영역에 집중함으로써 우리는 즉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대폭 증대할 수 있다.
- 세일즈포스는 어떻게 이런 성과를 거두었던 것인가? 흥미롭게도 그들은 수직적인 시장을 추구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다음과 같이 시장 세분화에 집중했다.
* 그들은 고객서비스와 마케팅이 아닌 오직 영업사원들과 그들의 관리자들만 표적으로 삼았다. 
* 그들은 중급시장 기업들을 표적으로 삼았다. 대체로 시장의 선도자들과 경쟁하기 위한 시스템을 필요로 하지만, 그에 따 른 IT 투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규모의 기업들이었다.
* 그들은 오직 미국에만 집중했는데, 어느 정도 고객들과 긴밀 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미국이 항상 엔터프 라이즈 소프트웨어를 조기에 수용하는 국가이기도 했기 때문 이다. 
* 그들은 기술을 이해하는 산업들에 집중했다. 처음에는 첨단기술 기업들부터 시작해 통신회사들, 제약회사들, 금융서비스 회사들로 확장했다.
그들이 해결할 문제는 고객을 만드는 것이었다. 기업의 중역들에게 판매되어 재무와 분석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었던 기존 의 영업관리 패키지들과 달리 세일즈포스는 무엇보다도 영업사 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개발되었다. 영업사원들과 관리자 들에게 공급경로를 직접 파악할 수 있는 시야를 제공하고 정확 히 어떤 단계에 도달했는지 보여주며 다음 단계에 진입하기 위 한 조치를 제시하는 것이다. 갱신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야 하지만 일상에서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경쟁자들과 달리 세일즈포스는 매우 생산적인 수단이었다. 당연히 영업사원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 영업사원들 사이 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세일즈포스의 구매는 급속도로 증가했는 데, 일부 CIO들이 새로운 패키지로 추천했기 때문이 아니라 영업팀들이 CIO의 지원이나 심지어 CIO의 승인 없이 직접 계약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서비스형 소프트웨어는 회원제 서 비스로 판매되기 때문에 세일즈포스의 이익은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들을 유지해야 창출되었다. 세일즈포스는 직접 제품을 관리 했기 때문에 고객들의 현황을 파악하고 그에 따라 서비스를 집 중할 수 있었다. 반면 패키지형 소프트웨어 판매사들은 기업 차원의 뷔페식 라이선스 계약을 판매했지만, 사실상 대다수는 사 용되지 않았고 누구도 그에 대한 조치를 취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세일즈포스는 진출하는 곳마다 비교적 반발 없이 확장 할 수 있었다.
- 여러분이 교두보로 삼고자 하는 시장 부문은 다음과 같다.
*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만큼 크면서도
* 승리를 거둘 수 있을 만큼 작고
* 여러분이 쓰고 있는 왕관의 보석들과 잘 어울려야 한다.
- 캐즘 뛰어넘기에서 탈락을 좌우하는 네 가지 요소는 다음과 같다.
* 표적고객: 우리가 사용하고자 하는 판매경로에 접근할 수 있고 완비제품을 구매할 충분한 자금을 갖춘 확실한 경제적인 구매자가 있는가? 그런 구매자가 없다면, 영업인력은 후원자 를 찾기 위해 사람들을 설득하느라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결국 판매주기는 한없이 더뎌지고 프로젝트는 언제 중단될지 모른다.
* 구매를 자극하는 이유: 시나리오에서 제기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경제적인 구매자의 욕구를 자극할 만한 경제적인 효과가 있는가? 만약 실용주의자들이 그 문제에 대해 1년 정도 더 견딜 수 있다면 그들은 시간을 두고 지켜볼 것이다. 
* 완비제품: 우리 회사가 제휴사나 협력사의 도움을 받으면 3개 월 이내에 표적고객들의 구매를 자극하고, 다음 분기 말쯤에 시장에 진입하며, 그 후 12개월 이내에 시장을 장악할 만한 완벽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가?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다. 우리는 당장 캐즘을 뛰어넘어야 한다. 이 말은 우리에게는 당 장 해결 가능한 문제가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죽 늘어진 실은 자칫 다리에 걸려 우리를 넘어뜨릴 수 있다.
* 경쟁: 이 문제가 이미 다른 기업에 의해 해결되었는가? 그 기 업은 우리보다 먼저 캐즘을 뛰어넘고 우리가 표적으로 삼은 시장을 장악했는가? HP의 레이저프린터 시장 진출을 이끌었 던 중역 딕 해크번은 '요새가 있는 언덕은 절대로 공격하지 마라,라는 격언을 좋아했다. 만약 다른 기업이 선점하고 있다면, 그 시장의 역학관계는 그 기업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것이다. 그곳에는 발을 들이지 마라.
- 캐즘을 뛰어넘어 주류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진입점 역할을 담당할 표적시장 부문을 선택하는 데 활용할 점검목록은 다음과 같다.
1. 표적고객 시나리오 목록을 개발하라. 회사 내에서 원하는 사 람이라면 누구라도 시나리오를 제출하도록 장려하되 가급적 이면 고객을 상대하는 직원들의 의견을 이끌어내라. 새로 추 가한 시나리오들이 기존의 시나리오들과 별다른 차이가 나지 않을 때까지 꾸준히 시나리오들을 추가하라. 
2. 표적시장 선택을 담당할 소위원회를 구성하라. 최대한 적은 인원을 유지하되 결과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은 모 두 포함시켜라.
3. 시나리오들에 번호를 부여하고 한 편당 한 페이지 분량으로 정리하라. 이 목록을 바탕으로 세로 열에 평가요소, 가로행에 시나리오가 들어가는 스프레드시트를 작성하라. 평가요소 들은 탈락요소와 기대요소로 구분하라. 
4. 소위원회의 각 위원에게 모든 시나리오들을 탈락요소에 따라 평가하도록 지시하라. 개별 등수를 집계해 전체 등수를 선정하라. 이 과정에서 심각한 이견이 발견되면 신중하게 논의하라. 이것은 동일한 시나리오에 대한 다른 관점들을 조율하는 작업으로 그 기회에 제대로 집중하게 할 뿐만 아니라, 향후의 공감대를 형성할 토대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5. 결과에 순위를 선정하고 첫 번째 단계를 통과하지 못한 시나리오들은 제외하라. 대체로 3분의 2 정도의 시나리오들이 제외될 것이다. 
6. 나머지 시나리오들에 대해 나머지 선별요소들로 개별 등수와 전체 등수를 선정하는 작업을 반복하라. 상위권 소수만 남겨질 때까지 시나리오들을 계속 추려내라. 
7. 결과에 따라 다음과 같이 행동하라.
* 위원회가 교두보 부문에 동의할 경우: 그것을 바탕으로 작업을 수행하라. 
* 위원회가 최종후보들 중에서 결정하지 못할 경우: 한 사람에 게 시장개발에 대한 볼링핀 모델을 만들 임무를 부여해 최종후보들을 통합하고 헤드핀을 지정하도록 하라. 그 헤드핀을 공략하라. 
* 모든 시나리오가 탈락될 경우: 실제로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 그런 경우에는 캐즘을 뛰어넘으려는 시도를 중단하라. 성장하려는 시도도 중단하라. 초기시장 프로젝트를 지속하면서 지출속도를 최대한 늦추고 유망한 교두보를 찾아라.
- '실용주의자들은 완비제품을 평가하고 구매한다. 일반제품은 완비제품에서 핵심을 차지하는 부분이다. 절대 실수하지 마라. 하지만 시장에 한 개 이상의 경쟁제품이 있다면 일반제품 수준의 추가적인 R&D 투자는 수익의 감소로 이어지는 반면, 기대제품, 보강제품, 잠재제품 수준의 마케팅 투자는 수익의 증대로 이어진다. 이런 투자의 방향을 결정하는 방식은 완비제품 계획에서 수립된다.
- 완비제품 관리에 관한 조언
1. 완비제품의 구체화를 위한 도넛 도표를 사용하라. 여러분의 회사에서 1차적인 책임을 지고자 하는 모든 영역들을 채워라. 나머지 영역들은 고객이나 제휴사, 혹은 협력사를 통해 채워 야 한다.
2. 완비제품이 최소한의 품목으로 간소화될 수 있는지 검토하라. 이것은 KISS(Keep It Simple, Stupid, 단순화하고 간소화하라) 이론이다. 불필요한 부속물을 정리하지 않으면 완비제품을 관리하기 어렵다.
3. 모든 참여자들의 관점에서 완비제품을 검토하라. 모든 판매사들이 이익을 거두도록 하고 불공정한 이익을 취하는 판매사 가 없도록 막아라. 여기서 불공정한 사항이 생기면 완비제품계획은 순식간에 수포로 돌아갈 것이다. 기업들은 자연히 서로를 의심하게 되고 여러분의 모든 계획을 사기라고 생각할 것이다. 
4. 기존의 협력 사례들을 보다 공식적인 프로그램으로 전환하면서 완비제품 관계를 서서히 발전시켜라. 무엇보다 고객을 포 함한 모두가 이익을 거둘 수 있는 믿을 만한 사례들이 확립되 지 않으면 협력을 공식화하지 마라. 또한 같은 부문에서 같은 업무에 활용하기 위해 직접 경쟁하는 제휴사들을 모집하지 마라. 그들은 여러분의 프로그램에 전력을 다하지 않을 것이다. 
5. 대규모 제휴사들과는 상향식으로 작업하도록 하라. 소규모 제휴사들과는 하향식으로 작업하라. 두 경우 모두 목표는 고 객에게 실제 영향을 미치는 결정이 이루어지는 지점에 최대한 근접하기 위한 것이다.
6. 공식화된 관계들이 확립되면 이를 의사소통을 위한 통로로만 활용하라. 이에 의지해 협력을 촉진하지 마라. 제휴관계는 다 른 기업들의 특정한 개인들이 서로를 신뢰하려고 할 때 비로소 효과를 발휘한다. 
7. 만약 대규모 제휴사들과 작업하고 있다면, 지역판매소 수준의 관계를 구축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대기업 임원들에게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지 않도록 주의하라. 반대로 소규모 제휴사들과 작업하고 있다면, 그들의 한정된 자원에 신경을 쓰면서 여러분의 회사에서 그들에게 유리한 활동을 하도록 지원하라.
S. 마지막으로 가장 관리하기 까다로운 제휴사가 바로 여러분의 회사라는 것을 알게 되더라도 놀라지 마라. 만약 제휴관계가 공정하다면 수익 지분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회사 내부인의 말을 믿을 수 있을 것이다. 투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여 러분의 고객들이 가장 확실하고 든든한 동지가 되어주기를 기대하라.
- 기업들이 제품을 더 쉽게 판매하는 방식에 집중하는 이유는 그들이 걱정하는 부분이 판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진흙을 계속 벽에 던지다보면 일부는 벽에 달라붙는다는 이치에 따라 판매와 관련된 온갖 사안을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접목한다. 잠재고객들은 이런 무차별 공세에 거부감을 느끼는데도 불구하고 영업사원들은 더 적극적으로 그들에게 다가간다. 그러나 말로는 고객들의 가치와 요구를 배려하는 듯할지라도 실제로는 고객들을 현혹하려는 판매자의 의도에 치중해 있으며 그런 사실은 잠재고객들에게 고스란히 간파된다. 이것은 극심한 반감을 유발하는데, 기업이 제품의 쉬운 구매가 아닌 쉬운 판매를 시도하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판매행위에 반발하고 구매행위를 즐긴다. 제품의 쉬운 구매에 집중하면 고객들의 진정한 요 구사항에 집중하게 된다. 그러면 고객들은 그런 의도를 감지하 고 자발적인 구매로 보답할 것이다. 따라서 쉬운 구매는 쉬운 판 매로 전환된다. 결국 포지셔닝의 목표는 표적고객들의 머릿속에 '이런 상황에 맞는 최고의 구매'라는 공간을 창출하고 그 공간을 완전히 점유하는 것이다. 이처럼 파란 신호등이 켜지고 경쟁하 는 대안이 존재하지 않을 때 구매가 쉬운 제품이 탄생한다. 이 최고의 구매 공간의 본질은 표적고객에 따라 달라진다. 
- 만약 여러분이 한 가지 특성으로 그 공간을 채우는 선택을 하지 않는다면, 시장은 여러분에게 유리하게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시장은 포지션을 잠식하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는 곳이기 때문에 호락호락하게 생각해선 안 된다.
다른 항목으로 넘어가기에 앞서 주장에 관한 마지막 요점을 말하자면, 포지션 성명은 광고를 위한 홍보문구가 아니다. 광고대행사들은 홍보문구를 제안하지만 마케팅 그룹은 그렇지 않 다. 포지션 성명의 기능은 아무리 광고가 창의적일지라도 전략 에 충실하도록 광고를 조절하는 것이다. 만약 광고의 요점이 주장의 요점과 일치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훌륭할지라도 주장이 아닌 광고가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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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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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오가니즘

사회 2021. 7. 17. 19:36

- 르네상스가 사람들의 과학적 탐구욕을 자극해 궁극적으로 계몽주의와 현대 세계로 이끌기 전까지 종교적 도그마는 사람들을 결속시 키는 주된 매개체였다. 그것은 신화와 밈의 형태로 전달되었고, 익숙한 서사 구조의 이야기로 포장되었다. 이야기 패턴과 비유의 일관성(이는 주류 종교가 유사한 기원 신화를 공유하는 방식에서 명백하게 나타난다)은 사람들이 종교를 흡수하고 궁극적으로 종교에 따라서 행동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는 지식 형성의 핵심 포인트를 반영한다. 즉 인식 기술이 패턴을 인식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어떤 아이디어가 완전히 생 소할 경우, 관련지어 연결시킬 수 있는 기존의 아이디어가 없다면 그 아이디어는 지속될 수 없다.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오, 다윈 등의 이 론이 학술적 호기심과 경험주의의 후광에 의해 널리 받아들여질 때 까지 사람들의 패턴인식 능력은 제한적이었다. 그들의 내장형 컴퓨 터는 그들이 수신하는 데이터의 패턴을 이해하고 흡수할 수 있는 지점까지 쉽게 진화하지 못했다. 중력, 물리학, 기상학, 면역학의 법칙 중 어느 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는 사람들이 가장 단순한 자연의 경이로움을 이해하는 기초마저 갖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이런 환경에서 종교적 신화가 번창했다. 신화는 대중의 마음에 영향을 미치는 수단이었다. 제사장이 말하는 이야기는 개념화의 이 상적 패킷이었고, 아이디어가 전달되는 기본 구성 요소인 밈이었다. 그 목적을 위해 신화 는 매우 효과적이었다. 역사의 수많은 내부적 유혈 충돌에도 신화 는 대체로 견고하게 사회를 결속시켰다. 그러나 이렇게 견고해 보 이는 가치 체계의 시대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인쇄술 같은 새로운 의사소통 기술과 중산층 교육에 의한 문맹 퇴치에 힘입 어, 정보를 공유하고 처리하는 사회적 능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아이디어가 빠르게 수용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인간 문화가 진화한 것이다.
- 샤오미에는 제품 개선을 돕기 위한 천만 명의 팔로워 미펜 Mi Fen'이라는 단단한 기반이 구축되어 있다. 직원이 아닌 사용자 들이 샤오미의 스마트폰 운영체제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 중 세 가지를 제외한 나머지 모두를 개발했다. 그들은 P2P 조언 플랫폼을 통해 회사의 지원 시스템을 운영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회사의 제품을 자발적으로 홍보함으로써 회사의 마케팅 비용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그 대가로 이 팬들이 받는 건 무엇일까? 그들은 매우 합리적인 가격으로 끊임없이 향상되는 스마트폰 라인 개발에 참여한다. 그 결과 이름 없는 회사였던 샤오미는 3년 만에 세계 5대 스마트폰 기업으로 성장했고, 애플과 삼성의 뒤를 바짝 추격한다. 이는 감성적으로 팬들을 만족시킨다. 또한 샤오미는 급변하는 사회 유기체 세계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내부적으로 조직을 재구성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다. 샤오미의 작업 팀은 엄격한 통제가 없는 씨족이나 부족과 비슷한 조직으로 인식된다. 그들은 이익 배분을 핵심 인센티브로 삼으면 서 멘토링, 협업과 혁신에 중점을 둔다. 직무 순환도 권장된다. 노동 자 자치가 핵심 목표이기 때문에 그룹에 대한 충성도가 올라간다. 이를 통해 샤오미는 부분과 전체의 공존이라는 홀로닉스 개념의 핵심을 성취한다.
- 도킨스가 40년 전에 이기적 유전자의 논지를 더 광범위하게 뒷 받침하는 개념으로 '밈'이라는 아이디어를 도입한 후, 밈은 문화 진화의 영역에서 완전한 학문 분야를 창출했다. 자연스럽게 그것은 밈학memetics 이라고 불린다. 유전학이 유전자를 연구해 생명의 비밀 을 밝히는 것처럼, 밈학은 밈을 연구함으로써 문화의 코드를 해독하는 것이다.
사회학자와 인류학자들의 진지한 고려에도 불구하고 밈학은 그 지지자들이 추구하는 의심할 여지없는 정당성을 얻기 위해 대체로 힘겨운 과정을 겪었다. 도킨스의 이론은 우아하지만, 밈의 개념은 명 확하게 규정되지 않는다. 물리적 DNA 가닥 내에서 확인되고 분리 될 수 있는 유전자와 달리 밈에는 물리적 특성이 없다. 정밀성이 부족한 것이다. 밈이 존재한다는 증거는 없다. 유전자를 객관화해 '사물'로 분명하게 식별할 수 있게 됨으로써 《이기적 유전자》의 주제이자 근본적인 아이디어 (복제라는 단일 목표를 추구하도록 미리 프로그램된 유전자가 생명 진화의 원동력이라는 아이디어)가 더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그러나 밈은 자체적인 정보가 포함된 정보 덩어리이기 때문 에, 밈이 생성되는 인간 두뇌의 외부에 유전자와 같은 종류의 자율적 인 매개체가 존재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도킨스가 다윈처럼 시대를 앞서간 인물일 수도 있다. 현미경이 향상되고 과학자들이 DNA가 어떻게 한 생명체에서 다른 생명체로 옮겨가고 미묘하게 변화했는지를 연구할 수 있는 20세기가 되어서야 위대한 생물학자 다윈이 완전히 옳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심지어 지금도 창조론자들과 지적설계론자들은 다윈을 부정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마찬가지로 신경화학이 발전해 과학자들이 한 사 람의 뇌에서 다른 사람의 뇌로 생각과 아이디어가 전달되는 경로를 정확하게 밝혀낼 수 있는 시점도 그리 멀지 않을 것이다. 신경 영상 neuro-image 기술의 새로운 발전이 이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2015년 인디애나대학과 스위스 로잔대학 연구 팀은 소셜 네트워크에서 생성 된 정보가 인간의 두뇌에서 독특한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보여주는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는 밈에 대한 과학적 정의에 점점 가까워지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첨단 뇌파 모니터가 없더라도 사람들 사이에서 아이디어가 공유되는 방식을 연구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를 갖는다. 그건 바 로 소셜미디어 네트워크가 연결되고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대한 데 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하는 수십억 대의 컴퓨터다. 이 거대한 정보 풀은 디지털 콘텐츠 패키지로 표현되는 아이디어가 상호작용하는 두뇌 공동체 사이에서 복제되고 공유되는 방식에 대한 차트와 그래 픽 표현을 제공한다. 이 새로운 데이터 지도는 밈이 도킨스가 말했던 것과 매우 유사한 방식으로 작용함을 보여준다.
- 스마트폰 이전 시대인 2003년 소니 에릭슨Sony Ericsson은 고객들이 타인의 모습을 찍을 후면 카메라뿐만 아니라 자신의 모습을 찍을 전면 카메라를 원할 거라 생각 했고, Z1010 휴대폰에 전면 카메라를 장착했다. 곧 셀카는 사람들 을 사로잡았다. 패리스 힐튼의 명언처럼 카메라 폰은 '21세기의 사 인autograph’이 된 것이다. 그 후 카메라가 더욱 정교해지면서 사람 들이 사진을 수정하고 가장 좋아하는 이미지를 선택할 수 있었다. 나 르시스스틱Narcisstick(자기도취봉)이라는 약간 냉소적인 명칭으로도 불리는 셀카봉이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사람들은 셀카봉을 들고 주변 환경의 멋진 순간을 포착해 새로운 차원의 자기표현 샷을 찍을 수 있었다. 날 봐요. 나는 타임 스퀘어에 있어요. 나는 여기 에펠탑 앞에 있어요. 나는 비욘세 콘서트를 즐겨요. 셀카는 예술형식이 되었고, 특정 장르의 규칙에 속했고, 우리 모두가 즉시 인식할 수 있는 밈 코드가 되었다.
우리는 킴 카다시안Kim Kardashian이 아니기 때문에 셀카를 돈버는 수단으로 만들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많은 10대 청소년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소셜미디어 스타나 카다시안처럼 눈길을 끌기 위해 노력하는 걸 멈추게 하지는 않는다. 독특함의 가치(외모 또 는 고유성의 표현)는 이제 같은 생각을 가진 팔로워를 모으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모든 것을 위한 출발점은 셀카에서 최적의 '얼굴'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어떤 면에서 카다시안주의자Kardashianist들이다(나는 이 단어를 너무나 사용하고 싶었다). 많은 사람들이 소셜미디어 프로필 이미지를 선택하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지 생각해보라. 분명히 내가 선택한 다양하고 색다른 홍보용 사진은 자기표현의 한 형태다.
- 사회 유기체를 성장시키려면 영향력을 행사하는 여러 사람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 다. 사회적 영향을 극대화하도록 사회 유기체의 글로벌 분배 시스템 을 활용하려면 메시지에도 올바른 내용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역사 를 통해 강력한 밈이 되는 예술 작품은 사람들의 깊은 감성을 어루만지는 것임을 안다.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ode to Joy)에서의 열정적인 축하, “나는 꿈이 있습니다” 라는 마틴 루터 킹의 뜨거운 연설, 미국인들이 제2차 세계대전 이오지마섬의 깃발 게양 이미지에서 발 견한 애국심의 고취, 알베르토 코르다 Alberto Korda가 그린 미래의 혁명가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은 체 게바라 초상화의 단호한 표정 등 이 바로 그것이다. 이제 소셜미디어 시대에 정서를 자극하는 능력은 모든 콘텐츠의 성공만큼이나 중요해졌다.
- 유튜브 활동가 그레이 C. G. P. Grey는 '이 동영상은 당신을 화나게 할 거야'라는 제목으로 소셜미디어의 기능장애에 대한 설명을 제공 했다(그레이의 실명은 콜린 그레고리 팔머 그레이Colin Gregory Palmer Grey로 추정된다). 그레이는 아드레날린 분출의 원인인 분노가 비슷 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바이러스성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기 위해 생물학적 유추를 많이 사용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게시된 아이디어를 생각 세균thought germ’으로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했다(그 자신은 인식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그는 밈에 대해 이야기했 다). 이 세균은 아이디어에 공감하는 사람들(세포들)의 수용체에 고정 되어 있다. 가장 강력한 생각 세균은 '분노 세균anger germ’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왜냐하면, 와튼 스쿨의 연구가 보여주었듯이,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아이디어는 소셜미디어에서 그 분노를 공유할 수 있는 동조자를 특별히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노 세균이 같은 생각을 가진 새로운 사람들의 집단을 만나면 복제된 분노의 바이러스처럼 폭발한다. 하지만 소셜미디어에서 벌어지는 이 격렬한 분노는 반대 견해를 가진 사람들의 집단에 의해 발견되고 동등하게 화를 내는 맞대응을 유발한다. 각 집단은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피드 백 루프에 영향을 받으면서 격렬한 경쟁에 돌입한다. 그레이는 이렇 게 덧붙인다. “각 집단은 다른 집단에 생각 세균을 번식시키고, 가장 정확한 세균이 아니라 가장 격렬한 세균이 가장 빠르게 퍼집니다. 종종 이런 경쟁 과정은 '공생 symbiosis' 으로 끝나며, 매우 성공적으로 공생하는 분노 세균 한 쌍이 생태적 안정성에 도달하는 지점으로 귀결됩니다.” 이것은 항상성의 한 유형이다.
하지만 분노를 유발하는 모든 아이디어가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대 의견과의 균형에 도달하는 건 아니다. 일부 아이디어는 상호 간의 현 재 상황에서 너무나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사회 유기체가 신속하게 반응해 그것을 해체하거나 중성화시킨다. 이런 아이디어는 외부세계에서 사회 유기체로 들어온 침입자로 여겨지며, 사회 유기체가 스스로 정의하는 자신의 정상 상태에 대한 위협이 된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이 정상 상태를 수용 가능한 행동 규범의 문화적 기준으로 정의할 수 있다. 허용 범위를 벗어나는 아이디어는 질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나 기생충 같은 위협 요소로 취급되며, 사회 유기체의 세포가 방어 반응을 일으키도록 자극한다. 여기서 생명체의 다섯 번째 규칙이 소셜미디어에 적용되는 방식을 볼 수 있다. 즉 사회 유기체는 외부 자극에 반응해 적응하고 스스로를 보호한다.
- 사회 유기체는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항체를 개발한다. 어린 시절 더 많은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우리 몸은 더 강하게 자란다. 마이클과 내가 자랄 때, 학교의 누군가가 수두(주로 아이들을 일주일 정도 가려움증에 시달리게 만드는 전염성이 강한 질병)에 걸렸다는 소식이 들리면 부모님들은 일부러 자기 자녀를 아픈 아이의 집에 데리고 가서 수두에 노출되도록 했다. 이것은 아이가 나중에 다시 질병에 걸리는 걸 막기 위해 미리 항체를 만들 수 있게 하려는 아 이디어였다. 자녀의 건강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이런 행동은 겉 으로 보기에는 무모해 보이지만, 폐렴이나 뇌염과 같은 심각한 합병 증의 위험이 훨씬 높은 10대 사춘기나 성인기보다 유년기에 이 질병 에 걸리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는 걸 고려하면 합리적인 추론에 의한 것이었다. 1995년에 항체를 만드는 훨씬 더 안전한 방법을 제공하는 완벽한 수두 백신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위협적인 바이러스나 박테 리아의 DNA에서 파생된 백신의 개념은 동일한 핵심 아이디어에 기반을 둔다. 우리에게 외면적으로 해가 되는 것에 노출되는 게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든다는 점이 우리의 유전적 특징이다.
-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는 자신의 저서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왔는가The Better Angels of Our Nature: Why Violence Has Declined》에서 '문명화 과정'에 관한 사회학자 노르베르트 엘리아스Norbert Elias의 이론을 인용했다. '문명화 과정'이란 유럽 사회가 어떻게 더 평화로워졌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중세 시대부터 나타난 사회적 은혜와 예절의 발전을 다룬 것이다. 과거에는 연회에 초대를 받으면, 적을 죽이고 음식을 먹는 데 사용된 도구인 칼을 가지고 가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었다. 음식 주위에 모여서, 그 칼로 동물 사체에서 한 조각을 잘라내고 같은 칼에 그 조각을 꽂아 입 으로 가져갔다. 이 날카로운 칼의 주변에 있는 문제점은 의견이 다른 누군가가 칼에 찔릴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는 주인이나 손님 모두에게 편안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초기 중세 사회에서는 폭력이 일상생활의 일부였다. 그것에 대해 무엇을 할 수 있었겠는가?
- 해결책은 테이블 매너의 진화였다. 결국에는 개인 칼을 사용해 음식을 먹는 것이 용인될 수 없었고, 식사용 날붙이류(포크와 나이프)의 아이디어가 도입되었다. 포크가 발명되었고 특수하고 덜 치명적인 나이프가 식탁에 배치되어 손님이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칼을 칼집에서 꺼낼 필요가 없도록 했다. 식탁용 날붙이류의 적절한 사용 에 관한 예절이 등장했다. 나이프를 입으로 가져가지 마십시오', '나 이프로 음식을 휘젓지 마십시오' 같은 주로 테이블 나이프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에 관련된 것이었다.
칼싸움을 유발하는 위험에 대한 실용적인 해결책으로 시작된 예절은 갈등을 막기 위한 일련의 체득되는 문화 규칙으로 발전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러한 종류의 미묘한 변화는 점점 더 많은 영역 에서 폭력을 용인할 수 없는 행동으로 인식하는 가치 체계가 발전하 도록 도왔다. 스티븐 핑커의 말에 따르면, 노르베르트 엘리아스의 연구는 유럽인들이 점점 더 충동을 억제하고, 행동의 장기적인 결과를 예상하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을 고려하는 과정과 (복수를 당연시하는) 명예의 문화가 존엄성의 문화로 나아가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이것은 도덕적 진화 과정이었다.
- 견제받지 않는 권력과도 같은 중앙 통제 프로그램을 통해 페이스북은 자의적이고 주관적인 진실을 만든다. 이는 우리가 따르도록 페이스북이 설계한 삶의 이상적인 그림일 뿐이다. 오랫동안 사용자가 마우스 클릭으로 페이스북 게시물에 대한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는 '좋아요1ike' 버튼뿐이었다. 이 플랫폼은 이후로 '사랑', '하하haha', '와우wow', '슬픔'과 '분노' 이모티콘을 추가했지만 여전히 싫어요 dislike’는 없다. 페이스북은 불협화음의 공동체가 되기를 원치 않으며, '귀하는 누군가가 공유하는 정보에 슬픔이나 분노를 느낄 수는 있지만, 그 사람의 의견에 반대해서는 안 됩니다'라고 말하는 듯하다(틀림없이 페이스북은 그 일을 내부 직원인 검열자에게 맡긴다). 우리는 거기에 순응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페이스북을 행복한 뉴스와 이미지만을 위한 곳으로 사용한다. 그들은 완벽한 삶, 완벽한 자녀, 행복한 결혼, 직업에서의 성공 등 꿈결같은 자아를 창조한다. 페이스북랜드 Facebook-land는 디즈니랜드 Disneyland와 같다. 그곳은 우리가 순종적인 자아를 만드는 동화의 나라다.
페이스북의 목표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음으로써 광고 플랫폼으로서 자신의 가치를 돋보이게 하는 것이다. 이 회사는 '당신'을 광고주에게 판매하는 사업에 종사한다. 페이스북의 알고리 즘이 당신의 진정한 정체성, 당신의 표현, 당신의 친밀감, 당신의 사 적인 대화와 욕망을 알기 때문에, 당신은 이 회사의 귀중한 패키지 상품이 된다. 또한 그 알고리즘은 어떤 콘텐츠가 잘 먹히는 지를 파 악해 광고주들에게 제공할 대상을 지정할 수 있다. 분명히 페이스북 은 회원들의 건전한 SNS 활동을 위해 자신의 '공동체'가 관리하는 검열 정책을 부과한다고 주장하겠지만, 이 회사의 가장 큰 관심사는 긍정positivity을 판매하는 데 있다
- 대부분 젊은이들은 페이스북 계정을 폐쇄하지 않는다. 다른 사이트에서 자신의 신원을 입증할 페이스북 계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폐쇄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페이스북 계정 사용 빈도를 점점 줄 이며 다른 방식으로 활용한다. 이런 경향이 페이스북에 얼마나 큰 피 해를 줄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용자 수 감소는 페이스북에 호의적이지 않다. 이것은 이 책의 다른 곳에서 설명한 진화론적 압력과 완전히 일치한다. 사회 유기체는 특정 플랫 폼에서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그곳에서 떠날 것이다. 결국 페이스 북은 스스로 진화하지 못하면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다.
물샐틈없는 검열은 어떤 경우에도 불가능하다. 창조적인 사람들은 (정부의 통제든 사기업의 통제든) 통제를 벗어나는 방법을 항상 찾아낸다. 중국의 '네티즌netizen'들이 이 문제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보라.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같은 사이트를 차단하는 '중국 정부의 방화벽 만리장성'을 뚫기 위해 많은 중국인들이 VPN Virtual Private Network (가상사설망)을 활용한다. 웨이보처럼 통제가 심한 중국 내 소셜미디어 사이트에서 정부 검열관이 차단하는 핵심 단어를 우회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중국 네티즌들은 미묘한 말장난처럼 보이는 독특한 언어를 만들어냈다.
-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엄격히 통제하고 우리와 같은 연구자들에게 비용을 청구하는 데이터는 이제 그 데이터를 생산하는 사람들(당신과 나와 같은 사람들)에 의해 통제될 것이다. 암호화, 분산 컴퓨팅 기 반 보안과 옵트인/옵트아웃opt-in/opt-out (사전 허락 사후 허락) 조항 을 통해, 우리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메타 데이터 형식으로 배포해서 개인 정보를 보호하는 동시에 사회 유기체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우리는 이러한 투명한 시스템을 활용해 '좋아요’, ‘리트윗', '공유'의 주체가 실제 참여자인지, 자동화 된 '봇bot 인지, 방글라데시의 저임금 '좋아요 알바 노동자' 집단인 지 여부를 명확하게 파악하는 실시간 감시를 설계할 수 있다(방글라데시는 세계의 '좋아요 알바 노동자' 의 40퍼센트를 차지하는 국가다). 중앙화된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가지는 창조적인 콘텐츠에 대한 권리와 돈에 대한 장악력을 없앰으로써 우리는 사회 유기체의 집단적 산출 물에 대한 마지막 주요 제약 권력을 무력화시킬 것이다. . 이 분산형 소셜미디어 경제는 금방 도래하지는 않는다. 실효성을 위해 블록체인 서비스는 더욱 견고한 기본 인프라뿐만 아니라 네트 워크 효과를 필요로 할 것이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거대 기업들 은 이런 네트워크 효과를 그들의 시장 점유율을 보호하기 위한 자본 의 형태로 이미 축적했다. 그러나 젊은 고객 이탈에서 광고 차단에 이르기까지 기존 모델의 시스템과 기술의 변화가 일어남에 따라 중앙 집중식 플랫폼을 소멸시키는 전환점이 도래하지 않을 거라는 보장은 없다. 실리콘밸리의 역사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통신 기술이 고도로 가속화된 진화 과정에 종속된다는 점이다. 분산된 미디어 환경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일찍 도래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오래된 모델을 도태시키는 진화적인 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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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한 숫자들

사회 2021. 7. 17. 19:35

- 측정은 우리가 하는 일에 영향을 미친다. 측정에 결함이 있다면 결정이 왜곡될 수 있다. 성과에 대한 우리의 측정에 결함이 있다면, 그에 따른 추론에도 결함이 있을 수 있다. (스티글리츠-센-피투시 보고서(2009년))
- GDP는 '글로벌 데이터 문제(Global Data Problem)'다. GDP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집계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점과 산 출 방식도 집계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GDP의 목적이 집계가 아니기 때문에 발생하는 심각한 문제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GDP는 경제 생산을 위해 전 세계가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점을 전혀 고려하 지 않는다. 경제 활동이 전적으로 지속 가능한 수준에 못 미치면, 수치가 증가해도 결국은 실익이 없게 될 가능성이 있다. 
둘째, GDP는 돈을 받지 않는 활동을 전체적으로도, 부분적으로도 집계하지 않는 다. 전체적이라는 말의 뜻은 이렇다. 집계되는 것만 중요하다면, GDP 는 경제를 좁은 범위에서 평가하고 문화적 공공재 등 인간의 다른 생 산물을 평가절하하는 것에 대해 일정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 부분적 이라는 말은, GDP가 이미 구조적으로 불평등이 심한 현실에 따른 성 별 편향적인 측정치라는 뜻이다.
- 집계 불이행이라는 말은 정치적 동기에 의해 집계를 이행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렇게 집계되지 않는 현상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첫 번째, 최하층에 있는 사람과 집단에 대한 집계 불이행이 있을 수 있다. 이 형태의 집계 불이행은 이들에게 또 다른 수준의 소 외를 일으킨다. 예를 들면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 는 통계에서 이들이 빠지는 것이다. 두 번째, 집계되지 않을 능력을 가짐으로써, 특히 과세와 규제로부터 수입과 부를 은폐해 더 많은 힘 을 갖게 되는 최상층 사람들과 집단들이 있을 수 있다.
이 두 가지 현상은 모두 무작위로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 의도 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집계되지 않는 현상은 우연에 의한 것이 아니라 권력이 반영되는 현상이다. 
- 개발 담론에서 사망 등록의 문제는 별로 두드러지지 않는다. 아마 삶의 권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사망을 집계하지 않는 것은 더 깊은 불평등을 드러내는 동시에 본 질적으로 해롭기도 하다. 이런 제도적인 불평등에 눈을 감는 것은 그 불평등에 대처하는 움직임을 방해할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언론은 사망률 집계 불이행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통계를 수집해왔다. 너무나 소외돼 있어 공무원들이 사망에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들과, 사망률을 기록하지 않기로 한 강력한 세 력에 의해 사망이 무시되는 사람들에 대한 통계다.
두 번째 집단의 예로는 미국 경찰의 총격으로 희생당한 사람들과 기타 살인 행위로 희생당한 사람들을 들 수 있다. 2014년 3월까지 거 의 10년 동안 미국 사법통계국 Bureau of Justice Statistics은 '체포 과정에서 의 사망'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포기했다. 뉴욕시 경찰국NYPD 같은 미국 최대 경찰국 중 일부가 참여를 하지 않 았기 때문이다. 1년 후인 2015년 3월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자체 집계를 시작했다. 6개월 후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미국 법 집행기 관 및 정치인 고위급 회의에서 《가디언》과 《워싱턴포스트》가 체포 과정에서의 사망에 대한 더 좋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받아들 일 수 없는 일이며 '터무니없으며 당황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 명목상 민주주의 국가에서 사람들이 정치적인 힘을 행사하지 못 하게 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처럼 투표 에서 이들을 배제하는 법을 제정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런 노골적 인 접근 방법은 점잖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 때문에, 요즘 에는 좀 더 교묘한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투표를 제한하는 법률을 도 입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특정한 집단에 체계적인 영향을 미친다. 는 것을 알고 선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형사사법체계가 인종차별 적인 편향이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중범죄자들의 권리를 박탈 함으로써 그 편향이 투표 패턴에 미치는 영향을 더 크게 만들 수 있 다. 2018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플로리다주는 이 법을 폐지해 약 140 만 명에게 투표권을 돌려줬다. 하지만 여전히 이런 법은 미국의 다른 주 여러 곳에서 시행되고 있다. 
이스라엘 네게브 사막의 베두인족, 미국 캔자스주 도지시티에 거주하는 히스패닉계 미국인 같은 소외된 시골 인구들을 배제하려면 집에서 몇 킬로미터 안에 투표소가 없게만 만들면 된다. 두 번째 방법은 특정 집단들이 투표를 하기 어렵게 만드는 방법 이다. 즉, 특정 집단 전체를 완전히 배제하지 않으면서 그 특정 집단 의 전체적인 영향력을 제한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사진 부착 신분증 소지를 의무화하는 것은 평균적인 투표 성향을 변화시킬 수 있다. 텍사스주처럼 학생증은 안 되지만 총기 소지 허가증은 투표용 신분증 으로 허가하는 움직임은 앞으로도 계속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투표 당일에 등록을 하기 어렵게 만드는 방법이 이용되기도 한다. 에모리 대학의 캐럴 앤더슨Carol Anderson은 신분증이 있어야 하지만 관공서가 너무 멀어 필요한 서류를 떼기 힘들게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 했다(예를 들어 조지아주), 현재 노스다코타주에서는 신분증법에 따 라 투표를 위해서는 주거 주소가 있어야 하는데, 이는 신분증상 주소 가 우체국 사서함으로 돼 있는 약 5,000명의 아메리카 원주민의 권 리를 사실상 제한하는 조치라고 할 수 있다.
- 다국적기업 그룹들은 그들의 경제 활동이 일어나는 지역에서 과세대상 소득을 이전할 수 있다. 부유한 OECD 국가들이 주도하는 국가 간 조세 조약들이 심각한 결함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조약들 은 1920~1930년대 국제연맹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구분회계Separate accounting라는 접근 방법을 취하고 있다. 구분회계는 다국적기업 그룹 에 속한 각 법인을 각자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분리된 법인으로 취 급하는 접근 방법이다. 실제로 다국적기업 그룹에 속한 법인들의 이 윤 극대화는 중앙에서 한꺼번에 통제되며, 이런 구분회계가 일반적 인 경제 논리에 어긋남에도 불구하고 이 방식이 채택된 것이다. 
이 시스템은 팔 길이 원칙arm’s length principle을 따른 것이다. 같은 그룹 내 회사들 사이의 거래는 그 회사들이 같은 집단의 일부가 아니라, 서로 관계가 없는 것처럼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는 원칙이다(즉, 서로 팔 길이만큼 떨어져서 활동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자유시장에 서 공개적으로 거래되는 기본적인 물품들이라고 해도 그 가격이 어느 정도인지 검증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룹 내에서만 의미를 가지며, 공개적으로 거래되지 않는 지적재산 같은 무형자산의 경우 팔 길이 가격 책정은 거의 불가능하다.
- IMF가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의 모든 외국인 직접 투자 중 거의 40%가 가짜다. 실제로 경제적인 실체가 전혀 없는 외국 법인들을 통과하는 액수는 12조 달러에 이른다. 크고 작은 경제 규 모를 가진 나라들에 대한 투자의 상당 부분이 작은 조세 관할권들로 부터 서류상으로 이뤄진다. 이런 투자의 많은 부분은 국내 투자로 위 장한 우회 투자로, 조세나 규제를 회피하거나, 이해 충돌을 숨기거나, 외국인 투자자 혜택을 얻기 위한 것이다.
통계 왜곡의 가장 두드러진 예로는 2015년 아일랜드의 GDP가 26% 금두하고 이와 과려해 국가 자본이 거의 2,700억 달러 폭증한 현상을 들 수 있다. 이는 애플이 세금 문제 때문에 기업을 재정비하면서 2,000억 달러가 넘는 무형자산을 아일랜드의 애플 자회사 중 한 곳으로 재배치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아일랜드의 공식 GDP와 실제 경제적 성취 사이의 간극이 노동시장 정체 현상을 숨겼. 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아일랜드의 보통 사람들은 거시적인 통계 왜곡으로 전혀 또는 거의 혜택을 받지 못했다. 
- 헨리의 분석과 궤를 같이해 TJN이 공개한 연구 보고서 〈불평등: 당신은 그 절반도 모른다(불평등이 우리 생각보다 더 심한 이유)〉는 이렇게 부를 숨길 때 나타나는 또 다른 결과에 대해 다뤘다. 일단 세 수 손실이 심각해지고, 이 세수 손실은 그 자체로 불평등을 심화한다. 건강, 교육 등에 대해 이미 이뤄진 공공지출 부담을 저소득 집단들이 주로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런 피해가 세 가지 방식으로 더 심화되기 때문이다.
첫째, 실제 불평등은 기록되는 불평등보다 더 심할 것이다. 공식통계는 신고되지 않는 부와 소득을 반영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대중과 정책 입안자들이 불평등의 실제 규모를 분명히 알게 된다면 재 분배 압력이 거세질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재분배 압력 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
둘째, 데이터의 부재는 정책 비효율성과 직결된다. 역외의 부와 소득이 실제로 얼마나 되는지 모른다면 조세 당국의 집행을 기대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조세 정책이 개선되기 힘들어지고, 그 결과로 최종적인 불평등의 정도는 더 커질 것이다.
셋째, 데이터의 부재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정책을 더 퇴행시킬 가능성이 높다. 정책 입안자들이 소득과 부를 위한 활동에 직접세를 부과하지 못한다면 재정 압박은 소비 감소 그리고/또는 부가가치세 같은 소비세에 더 의존하는 조세 정책 퇴행을 일으키게 될 것이다. 이 두 경우 모두에서 더 많은 부담을 져야 하는 것은 저소득 집단들이며, 그 결과는 불평등의 심화가 될 것이다. | 전체적으로 볼 때, 역외의 부와 소득을 집계하지 못하면 기록되든 그렇지 않든 국가적 불평등 수준의 상승을 일으킬 것이다. 
- '불법 자금 흐름'이라는 용어가 대중화된 것은 미국의 사업가 레 이먼드 베이커Raymond Baker가 설립한 국제금융청렴기구Global Financial Integrity, GFI에 의해서다. 베이커는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 서 수십 년을 일했으며, 2005년 《자본주의의 아킬레스건 Capitalism's Achilles Heel》이라는 책을 출간한 사람이다. 베이커의 평가에 따르면 불 법 자금 흐름에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 첫째, 거대 부패grand corruption 다. 불법 흐름 전체로 보면 몇 퍼센트에 불과하다. 둘째, 범죄 수익 세탁이다. 전체의 4분의 1에서 3분의 1 사이를 차지한다. 셋째, 상업적 조세회피commercial tax evasion 다. 기업들의 거래가 조작을 통해 이뤄지 는 이런 조세회피는 전체의 3분의 2 정도를 차지한다. 이 책의 목적은 부패에 대한 당시의 표준적인 시각이 놓치고 있는 부분을 부각하는 것이었다. 즉, 이 책은 부패가 저소득 국가 정부들의 문제라기보다는, 대부분 저소득 국가에서 활동하는 고소득 국가 출신 민간 영역 행위 자들의 문제라고 주장한 것이다. 
- 힘이 있는 데이터는 절대적일 뿐만 아니라 상대적이기도 하다. 힘이 있는 데이터는 적절한 범위의 비교를 가능하게 하는 데이터, 적절한 기준denominator이 있는 데이터다. 우리 데이터에 기준이 없다면 그 데이터는 힘이 없다. 우리는 공정성이 상대적인 개념이라는 것을 태어날 때부터 알고 있다. 기준을 통제하는 사람은 공정성에 대한 우리의 생각도 통제한다. 꼬리감는원숭이가 나오는 유명한 영상을 생 각해보자. 이 원숭이는 일에 대한 대가로 오이를 받고 좋아하지만, 다 른 원숭이가 같은 일에 대한 대가로 포도를 받자 분노한다. 부러움이 아니었다. 분노의 대상은 자기보다 더 좋은 보상을 받은 원숭이가 아니라, 잘못된 보상을 한 시스템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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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은 없다

사회 2021. 7. 17. 19:33

- 전 지구적 차원에서 고려해볼 때, 자본주의의 특징은 상 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생산되고 나서 버려지는 물건들과 동시에 극심한 궁핍과 생필품을 얻기 위한 만연한 투쟁 사이의 격차, 또는 몹시 고된 과로를 겪는 사람들과 동시에 실업으로 무기력한 상태에 있는 사람들 사이의 심각한 격차라고 할 수 있다.
- 17세기경부터 공유 자원 및 공동 자원은 거대한 저 항에 맞서 대개 무력으로 몰수되었고, 사유재산의 형태로, 즉 일부 사람들만이 소유하고 통제할 수 있는 형태로 분배 되었다. 이 과정은 유럽에서는 서서히 진행되었고,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는 식민지적 탈취가 느닷없이 진행되었다. 자본주의의 시작과 전 지구적 확산은 이전에는 자원을 관리하 는 데 있어 사유재산제도가 존재하지 않았거나 제한적인 방 식으로 이용되었던 곳에서 그 제도가 폭력적으로 도입되면 서 이루어졌다. 전 세계적으로 자원이 이러한 방식으로 분 배되면서 새로운 소유주들이 땅, 원료, 노동 도구와 다른 자 원들을 어떤 상태로 제공하는지에 관계없이 사람들은 생계 를 위해서 일을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 장기간에 걸쳐 가치가 도출되는 다른 자산들과 마찬가지로, 인적 자본에서도 신뢰할 수 없는 수익률이 투자자 들의 관계 속에 스며든다. 내가 서안지구 정착촌에서 목격 한 불안감이 1세대 정착민들의 장성한 자녀를 중심으로 해서 나타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그들은 다른 곳의 새로운 중산층이 갔던 길을 그대로 따라갔는데, 이는 물질적 이익을 얻는 데에 더 많은 돈이 들고 그에 대한 보상이 적어지면서 인적 자본이 더욱 강조되는 그런 길이었다. 그리고 지역 사회의 활용 여부와 관계없이, 인적 자본에 대한 투자는 종종 장기적이고 세대에 걸쳐 이루어진다. 인적 자본은 자녀에 대한 부모의 투자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이러한 유대관계가 인적 자본 투자를 수용하는 데 익숙해진 만큼, 이러한 투자는 가족을 하나로 묶는 정서적 유대관계를 고취한다. 극심해지는 인적 자본 투자와 그 결과의 불확실성은 가족의 유대관계를 지나치게 소모한다.
- 1960년대에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한 마을 아이들은 대부분 방치되었다. 부모들은 최소한 동등한 수준의 상속을 받을 사람과 결혼할 기회를 망칠 수 있는 행동을 자 녀들이 하지 못하도록 막는 데에 전념했다. 하지만 1980년 대에 이르러서는, 인적 자본이 앞서 나가는 삶의 주요한 수 단이 되었고, 가족은 자녀 중심적이 되었다. 이제 자녀의 기 술과 감성을 함양하는 것은 부모의 의무가 되었다. 이 자녀들은 잠재적으로 생산적 활동과 연결될 수 있는 독특한 욕구와 능력을 표현하는 것을 직접 경험하였다. 그들은 부모 보다 더 자유롭고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느꼈다.
이러한 변화는 불리한 환경에서 잘 해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강화했다. 1960년대에 한 가족의 재산은 부모가 사망할 때까지 부모의 통제하에 있었다. 부모와 자녀의 이 해관계가 가족의 재산을 보호하고 증가시켜야 한다는 것에 궤를 같이했다. 하지만 1980년대에는, 자녀들이 부모가 권 장한 목표 이외의 다른 목표를 추구할 수 있었기 때문에, 부 모는 학비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버렸다. 콜리어는 자신의 부모처럼 자녀에게 존경심을 요구하기보다는 자녀의 애정 을 얻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부모들에 관해 기술한다. 콜리어는 오래된 가부장적 전통에서 해방된 것으로 추정되는 엄마들의 위치에 대해 숙고한다. 그러나 그들은 남편과 재산을 공유했던 그들의 어머니가 남편에 의존했던 것보다 훨씬 더 남편의 높은 소득 능력에 의존하게 되었다. 이제 여성들은 자녀에 대한 걱정만큼 남편의 건강과 행복에 대해 걱정해야 했다. 동시에 결혼은 숙명적인 안정된 제도라기보다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취약한 계획의 일종이 되었다. 게다. 가 성인 남성과 여성은 노년이 된 부모를 돌보겠다고 부모 를 안심시켜야 했다. 노인들은 버림받는 것을 두려워했고, 부모에 대한 사랑의 보살핌을 거부하는 행위를 두고 자녀들이 훨씬 더 신뢰할 수 있는 가족에 대한 의무감보다는 개인적인 욕망을 우선시하는 증거로 보았다.
- 오랫동안 사람들의 사회적 지위가 소비선택을 반영 하고 강화해온 미국에서는, 보호를 받지 못한 노동자들이 정치적 수렁에 빠져 있다. 생활방식을 유지하기 위해 의존 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을 낮추는 구조가 그들의 노동 소득을 깎는 구조와 결부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국적 소매기업인 월마트(Walmart)는 이러한 복잡한 관계를 전형적으로 보여준다. 월마트가 확장되는 곳마다, 직종별 평균 임금률은 하락한다. 그런데도 월마트는 노동자들에게 그들의 가족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더 낮은 가격을 누리는 폭넓은 사회적 목표에 공헌하기 위해 높은 임금을 포기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월마트는 소위 낮은 물가와 저임금의 절충이라는 주제에 관한 국민적 담화에 미국 대중 대다수가 참여하도록 설득했다. 이 프레임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이익을 오로지 소비자의 관점에서만 생각하도록 장려할 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소비를 애국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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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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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심리학

심리 2021. 7. 17. 19:32

- 우리는 초년기에 이미 '사춘기'라는 시험지를 받은 적이 있다. 사춘기의 심리적 과제는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보편적인 답안을 쓰면 되었다. 그런데 중년의 심리적 과제는 고유성을 요구한다. 즉 보편적 답안지는 교과서에서 배울 수 있지만 고유성의 답안지는 오직 내가 누구인지를 탐구할 때 발견되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다. 이것이 중년의 심리적 과제가 자신의 내밀한 정신구조 속에서 그 비밀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다. 
- 사춘기는 영어로 puberty다. pube는 음모陰毛를 상징한다. 그러므로 puberty는 생식기능이 완성되는 시기를 말한다. 즉 puberty는 생리학적 조망을 주축으로 한다. 그런데 이 puberty 를 동양에서는 사춘기思春期로 번역했다. 말하자면 동양의 언어 선택은 생물학적 조망보다 심리학적 조망이 더 우선되어 있다고 볼 여지를 가진다. 사춘기를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생각의 싹들이 한껏 피어오르는 시기’라는 말이다. 봄에는 꽃과 잡초를 가리지 않고 온갖 생명들이 오른다. 어느 것이 곡식이고 어느 것이 잡초인지 구분이 되지 않기에 좌충우돌하기 마련이다. 마구잡이로 자라던 생 각들은 사춘기를 지나는 동안 사회적으로 적합하지 않는 것들을 가려내면서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 위주로 생각의 나무를 키운다.
사전에는 정식으로 등록되어 있지 않지만 갱년기를 표현하는 또 다른 용어는 '사추기思秋期' 또는 '행년기 幸年期'이다. 갱년기가 육체적 변화에 중심을 둔다면, 말 그대로 사추기는 정신적 변화를 통한 정신적 성숙을 함의하고 있다. 사추기는 청년기 동안에 사고의 토대가 되었던 심리적 과정들 을 점검하고 거둬들이는 시기다. 행년기는 이러한 사추기를 더 적극적으로 해석한다. 즉 성숙한 생각들을 추수하는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인생 최대의 은총을 누리는 시기가 시작된다는 의미다.
그런데 인생의 진정한 안정기로 전환되어야만 하는 시점에서 많은 이들이 마음의 브레이크에 걸리고 있다. 그것은 사추기가 되지 못하고 갱년기가 되어 버릴 때 일어난다. 중년을 그야말로 몸의 변화에 맞춘 갱년기라는 음울한 들판이 될 것인지, 아니면 삶이 무르익는 황금의 들판이 될 것인지는 중년을 맞이하는 사람의 마음 자세에 달려 있다.
- 마음의 병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병이 없는 것이 더 좋아 보이지만, 병을 앓는 것 역시 꼭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다. 건강을 위협 받을 때 우리는 건강에 대해 생각하고 보다 더 조심스럽게 건강을 챙기기 때문이다. 만일 중년에 공허감을 느끼지 않으면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는 길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할 수도 있다. 공허감을 내면세계를 탐험하기 위한 초대장으로 인식할 수 있다면, 그것은 최선을 다해 살아온 자기 삶의 훈장이라고 말해도 결코 어긋나지 않을 것이다.
- 자기 삶에 책임을 지는 일이다. 자기 삶에 책임을 지는 사람만이 자기 감정과 생각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의식할 수 있다. 그것은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를 아는 일이다. 중년이 되어서도 남을 탓하는 마음으로 가득 차 있다면 그는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비록 그것이 억울함의 연속, 불행의 연속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통해 자기 자 신을 알 수 있다면, 고통은 더 없는 지혜와 성숙의 원동력으로 환원된다. 표면적인 출세, 표피적 성공을 거두었다고 할지라도 그것들이 자기 인식으로 연결되지 못할 때 공허감은 그를 사로 잡고 말 것이다.
- 동물적인 것에 집착하는 현상은 영혼을 잃어버린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현대 과학이 인간의 가치 중심을 육체적인 것으로 옮겨 놓았다. 섹스가 강조되는 사회, 사랑이라는 말이 곧 섹스와 동의어가 될 때, 사람은 자연을 거스르는 이상 행동을 하도록 강요된다. 폐경기의 여자가 우울증에 걸리고, 약화된 남성성으로 심리적 위축을 겪는 것은 모두 육체적인 것에만 삶의 의미와 가치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젊음엔 젊음의 가치가 있고 늙음엔 늙음의 가치가 있다. 늙음 의 가치를 알지 못하는 한 늙음은 불행이고 슬픔이며 고통이 된 다. 젊음의 가치가 육체적인 것이 우선되었다면 늙음의 가치는 정신적인 것이 우선되는 게 옳다. 늙음은 질주하던 삶을 멈추어 정비하고 마무리하는 시기다.
- 중년의 갈등과 혼란은 공동체 안에 자신이라는 존재가 없었다는 깨우침이다. 부부는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자신과 동일시하면 서 살아왔다. 그런데 어느 날 보니 가족은 내가 아니었다는 것을 문득 알아차린 것이다. 가족은 '나'가 될 수 없다. '나'가 될 수 없기에 나의 입장에서 내가 되어 주지 못하는 것이다. 그것을 알아차릴 때의 충격은 참으로 크다. 가족에 대한 동일시가 크면 클수록 그 충격 또한 커진다. 그러므로 중년의 갈등은 공동체로부터 개인이라는 독자성에 대한 일깨움이다. 가족이 아닌 나 자신을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중년이다.
- 중년이 되면 마음을 쉴 곳이 없다고 하소연하는 경우가 많다.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있어도 그들의 외로움은 달래지지 않는다. 그래서 찾아오는 것이 우울증이다. 섹스가 외롭고 쓸쓸한 마음을 해결해 줄 수 있다고 하는 주장이 바로 중년을 더욱 혼란 속 으로 몰고 간다. 섹스가 사랑을 확인하는 요소가 되면, 자연스러 운 성적 감퇴 현상은 비정상이 된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려고 약을 복용하고, 새로운 대상을 찾 아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보고자 하는 욕망이 생긴다. 그러나 자연은 유한한 것이 법칙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자연의 유한한 법칙을 부정하는 것이다. 너무나 명백하고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의 변화를 부정하려고 할 때 사람은 변칙적인 행동도 불사하게 된다.
이것은 정신의 영역이 육체적 영역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그러므로 중년의 문제를 육체적 관점에서만 해결하고자 한다면 균형은 깨지고 만다. 중년에 서서히 허물어지는 육체는 그 육체를 넘어서라는 자연의 법칙은 아닐까? 마지막 낙엽을 떨어지지 않게 누군가 실로 묶어준다고 해서 겨울이 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봄에 찬란한 생명들이 새롭게 피어나는 것은 가을의 단풍이 낙엽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 본능적 에너지를 심리학에서는 리비도라고 말한다. 리비도가 섹스 에너지로만 한정되어 버리면, 섹스나 행복에 집착하게 된 다. 반면에 리비도가 내적 탐구를 여는 충동 에너지가 되면, 내 면의 '신비한 힘의 경험'과 더불어 '나'가 누구인지를 알게 해 준다. 그래서 칼 융은 리비도가 자기 탐구적 에너지로 바뀌면 '정신적 창조로의 변환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 중년이 지나서도 성적 본능에 집착하거나 행복에 집착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충동력은 생물학 단계에 머물러 있다. 그러므로 성적 충동에 대한 정직한 인식을 갖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존재의 근원에 대한 인식이자 이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식과 이해가 있을 때만이 인간은 동물적 차원에서 벗어날 수 있다. 육체적 영역에서 정신적 영역으로의 변환은 중년에 찾아온 '허무'라는 손님을 잘 영접함으로써 일어난다.
허무가 왜 자신을 찾아왔는지. 허무가 자신에게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를 심사숙고해야 한다. 그것을 융은 육체적 충동이 정신적 충동으로 변환되는 일이라고 말한다. 허무는 중년에 주 어지는 존재의 숙명이다. 그 숙명을 잘 받아들인다면 정신적 성장의 길로 인도되겠지만, 거부한다면 정신적 퇴행으로의 문으로 들어가게 된다.
- 융에 의하면 콤플렉스는 정신적 체질과 같아서 미리 정해져 있다. 각 개인의 성격적 특성은 미리 정해진 콤플렉스에 의해서 결정된다. 우리가 개인마다 고유한 견해를 갖는 것도 이런 정신 적 구조에 기인한다. 콤플렉스는 우리에게 심적인 동요를 일으 키는 본질적인 근원이기도 하다. 우리는 콤플렉스를 강한 의지 로 억압할 수는 있지만 콤플렉스를 없애버릴 수는 없다. 뿐만 아니라 콤플렉스는 자율적 정신이다. 자율적 정신이란 의식의 지 배를 받지 않고 단독으로 움직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의식적 억압이 느슨해지면 언제든지 다시 등장한다.
그래서 융은 개인의 삶이 안락할지 아니면 고통 속에 있을지 는 콤플렉스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 콤플렉스에 대한 공포는 강한 선입견을 의미한다. 선입견을 가지고 있으면 상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상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때 문제는 일어나기 마련이다. 동일시를 하게 되면 상대의 감정과 나의 감정은 밀접하게 연결된다. 말하자면 그것은 감정적으로 집착하는 것이다. 감정적으로 집착하면 나의 행 복과 불행이 상대의 행동에 의해 결정된다. 자신의 행복이 타인 에 의해 좌우된다면 그것은 불행한 일이다.
- 관계는 심리적인 거리를 둘 때에만 가능하다고 융은 말한다. 너는 내 것이고 나는 네 것으로 동일시되어 있으면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거리가 존재하지 않는다. 물건을 눈앞에 너무 바싹 갖다 대면 정확하게 볼 수 없다. 본다는 것은 대상과 나 사이에 볼 수 있는 거리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러므로 너와 나 사이에 거리가 없으면 진정한 심리적 관계가 일어나지 않는다.
- 중년에 일어나는 심리적 문제, 심리적 현상들은 모두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지 못하는 것에 그 원인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 그리고 사랑의 결실로서 자식을 얻는다. 가족이라 는 이름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이었다. 그들이 '나'와 분리된 객체 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일에 오히려 죄의식을 느꼈다. 그러나 그 들이 '나'가 될 수 없다는 사실과 마주할 때 누구나 공포를 느낀 다. 결코 흔들리지 않으리라 믿었던 견고한 믿음의 대지에 예고 없는 지진이 일어난 것이다.
그 과정은 중년에게 엄청난 충격이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의식적으로 정밀하게 경험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 아는 어떤 경우에라도 자신이 무너지는 일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아는 결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보지 않으려 한다. 나쁜 일, 위험한 일 조차도 합리화함으로써 스스로를 안심시키려 든다. 
- 무엇보다도 중년이 느끼는 가장 큰 고민 중의 하나는 소외감 이다. 중년에 마주해야 하는 현실적 삶은 뚫을 수 없는 거대한 장벽처럼 그를 가로막고 있다. 죽음의 절벽 앞에서 숨이 멎을 것 같지만 주변을 둘러보아도 구원의 손길은 보이지 않는다. 자기 감정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는 중년이 할 수 있는 해결책은 혼란한 자기 자신을 잊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아주 성실하기만 하던 남편이 어느 날 갑자기 전혀 다른 사람 으로 변해 버렸다는 하소연을 많이 듣는다. 드라마나 영화의 가 장 뜨거운 주제 중의 하나인 중년의 사랑도 바로 중년의 심리적 혼란에 기인하고 있다. 사랑은 복잡하고 혼란한 자신을 잊게 해 줄 가장 강력한 중독 현상이다. 그것은 이성을 온전하게 마비시킬 수 있는 본능적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 인간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 중 그냥 일어나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 만일 어떤 것이 이유도 모른 채 자기 삶 안에서 자꾸만 반복되어 일어난다면, 그것은 자신이 반드시 의식해야만 하는 내면세계의 메시지다. 그러므로 중년은 '나'를 떠나 방황하는 시기가 아니라, 외면했던 '나 자신으로 돌아오는 사색하는 시기여야 한다.
- 나를 위한 삶이 아닌 것은 타인을 위한 삶도 되지 못한다. 자 신을 지키지 못한 사람이 타인을 지킬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헌신이 커질수록 상대에 대한 바람도 커진다. 우리는 모두 가족을 위해 산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실 조금만 자기 자신을 정직하게 보는 사람이라면 가족을 위한 삶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 다. 가족과 자신을 동일시한 것일 뿐이다.
가족과 내가 하나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어느 날 각자 자신의 삶으로 돌아갈 때 느끼는 허망함과 배신감은 참으로 클 수밖에 없다. 부부로 살다가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마음이 변했을 때 배신감을 느끼면서 나오는 말은 어김없이 '네가 나한테 어찌이럴 수 있어?'이다.
-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이라는 말은, 인간은 너무도 불완전한 존재라는 말이다.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더 아름답다. 융은 '완전 한 인간'이 아닌 '온전한 인간'을 추구해야 한다고 했다. 정신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정신의 추함까지 인식해야만 온전한 정신본연을 회복한다.
즉 자신이 얼마나 추하고 비도덕적이고 비지성적인 사람인지 를 처절하게 알아차리는 사람만이 균형적 삶을 살 수 있다. 자신이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타인의 완벽하지 못함을 참지 못한다. 헌신하는 사람은 자신의 헌신에 대한 자부심 또한 크다. 자부심이 커질 때 헌신적이지 못한 상대의 태도에 더 분개하게 되는 것이다.
- 현실적 삶에 뿌리 내려야만 하는 젊은 시절에는 내적으로 여러 가지 욕망과 충동이 일어나더라도 잘 견디어 나간다. 바꾸어 말하자면 삶에 대한 긴장감으로 인해 내면의 충동을 느낄 여지 가 없었다는 말이다. 하지만 현실적 삶이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갖추어지면서 억압되어 있던 욕망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이 욕망 중에서 흔히 가장 강하게 인식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성 적인 문제다. 이것이 중년의 나이에 불나방 같은 사랑을 찾아 나서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융은 이 성적 충동을 단순히 육체적이고 감각적인 것으로만 보지 않는다. 말하자면 중년 갈등의 문제를 정신의 구조 적인 문제로 보는 것이다. 중년의 위기는 영혼의 탯줄을 잘라내 라는 소명의 목소리라고 본다. 탯줄이란 무엇인가? 탯줄은 엄마 와 아기의 혼연일체다. 즉 엄마도 아기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탯줄을 잘라야 한다. 이것을 심리적으로 해석한다면, 나약한 자아의식은 무의식이라는 정신의 어머니에게 정신의 탯줄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즉 자아가 무의식 상태로 있다. 는 말이다. 무의식 상태란 바로 집단의식의 상태를 말한다.
지금껏 가족이라는 집단의식 속에서 습관적으로 살아왔다. 습관적이라는 말은 의식하지 않아도 살아지는 삶이다. 심리학적으로 말하자면 무의식적 상태다. 집단의식에는 '나'라는 개인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중년은 집단의식에서 자신의 존재 를 인식할 수 있는 시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 말을 가족을 떠나라는 말로 오해한다면 곤란하다. 다만 가족이라는 의존적 정신 상태에서 개체로서의 진정한 의미를 찾을 때가 되었다는 것이다. 실망하는 마음은 의존하는 마음에서 온다.
- 모든 의존적 삶은 서로를 정신적 탯줄에 묶어 놓는 것이다. 정신적 탯줄을 끊는 일은 서로를 살리는 일이다. 생명력을 키우고 힘을 얻어내는 일에는 고통이 필수적으로 따른다. 모든 신화의 주체는 바로 영웅이다. 영웅은 바로 이처럼 험난한 정신적 삶을 극복해 내는 사람이다. 이 영웅의 길은 중년에 이르면 어차피 가 야 한다. 다만 그 길을 자발적으로 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운 명에 떠밀려 문 밖으로 내동댕이쳐지는 그 순간까지 나오려고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 나에게 아픔이 주어졌다는 것은 그 아픔을 통해서 반드시 배워야 할 것이 있다는 의미다. 아픔 속에서 배우지 못한다면 아픔은 그저 고통일 뿐, 그것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육체가 심각한 노동을 감수하는 것은 노동을 통해서 보상을 받기 때문이다.
아픔은 마음의 노동이다. 힘겨운 마음의 노동을 하고서도 아 무런 보상을 얻어내지 못한다면 그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 고통을 통해서 그 의미를 안다는 것은 고통이 나에게 주는 보상 이다. 보상은 그 의미를 아는 만큼 커진다. 아픈 과거를 그대로 묻어버리고 찬란한 미래를 상상하면서 빈자리를 채우려 한다면 그것은 마치 뿌리 없는 나무와 같다. 미래는 과거라는 징검다리 가 있기 때문에 올 수 있는 것이다.
신경증은 변환의 시점에서 변환을 거부할 때 발생하는 마음의 질병이다. 변환은 자기 문제를 인식하고 이해하여 수용함으로써 일어난다. 변환은 삶의 자세에 대한 태도의 변화이다. 과거에 집 착하거나 과거를 단절하려는 것은 모두 자기 인식에 대한 거부 이다. 어느 쪽이든 좁은 통 속에 갇혀 밖으로 나오지 않으려 한다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우울한 날을 참고 견디면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푸시킨)
- 사람은 고통이 일어나지 않으면 자기 삶의 방식에 대해 회의를 느끼지 못한다. 중년에 일어나는 갈등과 고통을 힘들지만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 중년의 고통은 무의식적 삶에서 일어나는 최초의 자각이다. 그 자각이 말하고 있는 것은 미성숙에서 성숙 으로의 요구이고, 의존적 삶에서 홀로서기를 하라는 명령이다. 이 명령에 충실한 사람은 개성화라는 고유한 세계로 들어서게 된다. 그것이 진정한 창조의 세계다. 
삶을 창조적으로 살 수 있을 때 사람은 감성적 면을 유지하면서도 의식적 질서를 잘 잡을 수 있다. 그는 상황에 따라 소녀소년으로 행동해야 할지 어른으로서 행동해야 할지를 잘 판단한다. 물론 이러한 판단이 자유자재로 가능하려면 자신에 대한 정 직한 인식 훈련이 깊어진 경지까지 가야 한다. 심리적 홀로서기 를 잘못 이해하면 마치 이혼하고 혼자 살아야만 하느냐고 물을 수 있다. 심리적 홀로서기는 흔히 말하는 철든 사람이다. 철든 사람은 자기만의 이기적인 인식에서 벗어난 사람이다. 그러므로 홀로서기는 진정한 조화다.
- 삶의 경우에도 혼자라는 외로움을 느낄 때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즉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으 로 돌아갔을 때 비로소 자신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그러므로 진정한 심리적 독립을 위해서는 내면에 근원으로 있 는 어머니 상, 아버지 상이 현실적으로 투사된 가족과 사회에 자 신이 어떻게 의존되어 있는지를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의존되어 있는 것으로부터 떨어져 나오는 일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그 과정이 순조롭게 일어나지 않을 때 의존되었던 지난날을 그리워하면서 자기 연민에 빠지거나 새로운 행복을 찾을 수 있다면서 자기기만 속으로 들어가기 쉽다.
하지만 과거에 매달리는 것도, 미래의 판타지에 열광하는 것도,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을 회피하는 일이다. 물론 사람이 자기 자신의 참모습을 직시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이나 자기 비하에 쉽게 빠져 버린다.
- 중년까지는 외적인 욕망으로 치달아 왔었다. 외적인 욕망을 위해서 우리는 자연의 본성을 벗어나야만 했다. 즉 문화와 지식 으로 자신을 다듬고, 사회적 인간으로서의 본분을 잘할 수 있도 록 훈련되어져야만 했던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훈련들이 자신 의 본성을 외면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학습된 자신 의 모습을 자신의 진짜 모습으로 착각하면서 살아왔던 것이다. 그런데 중년이 되면 본성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욕망이 되살아난 다. 왜냐하면 본성이 바로 정신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중년의 위기가 대부분 도덕적 갈등에 직면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리비도는 본능적인 충동력이다. 이 충동력이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 그것이 옳다거나 옳지 않다는 판단의 문 제 안에 있지 않다고 융은 말한다. 왜냐하면 융이 보기에 모든 문화의 발전은 본성의 충동력에서 오기 때문이다. 우리는 본능적 충동을 의지로 억압하고 있어서 그것이 우리 안에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자신이 일상적 삶을 습관적으 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림으로써 내적 변화가 일어나 게 된다. 몸의 피가 골고루 흐르지 않으면 육체는 병에 걸린다. 마찬가지로 정신 에너지도 골고루 흐르지 않고 특정한 곳에 비정상적으로 집중되어 있으면 신경증이 발생한다. 
정신적 에너지가 무의식으로 흘러들어가 버리면 의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정신적 에너지가 없어진다. 의식적으로 사용되어야 할 에너지가 사라졌을 때 사람은 우울증을 앓게 된다. 무의식의 내용들이 활성화되면 부정적인 생각들에 시달리게 되고, 자아의식이 위축되는 심리적 증상이 일어나며, 식욕이 저하되거나 두통·소화장애 같은 신체 생리적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무의식으로 흘러든 에너지를 의식으로 되돌리려면 부정적인 생각들이 무엇인지 알아내야만 한다. 즉 자기 내면에 어떤 것들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명료하게 인식해야만 한다는 말이다. 잊어버리려고 애를 쓸수록 더 깊이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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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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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의 비밀

경제 2021. 7. 17. 19:31

- “국민들이 은행 시스템을 이해하게 되면 내 생각에 내일 아침이 오기도 전에 당장 혁명을 일으킬지도 모른다.”
“화폐 문제를 해결하는 청년들이 있다면 그들은 세상을 위해 역사상 어떤 군대보다 더 중대한 일을 한 것이다." (헨리 포드)
- “작은 비밀만 보호하면 된다. 큰 비밀은 대중이 믿지 않아 저절로 보호되기 때문이다." (마셜 매클루언)
- 우리 가운데 대다수는 다음 두 가지를 철석같이 사실로 믿고 있다.
1 통화는 국가가 경제의 필요에 따라 창조한다. 틀렸다.
2 누군가가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은행은 다른 누군가가 은행에 예금한 돈을 빌려준다. 이 역시 틀렸다.
- 이 책에서 우리가 주장하는 바를 딱 한 페이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현행 화폐 시스템의 실상은 매우 단순하다. 사람들이 은행에서 차입하 는 과정에서 통화가 창조되고 배분된다는 사실이다.
대출을 제공하는 은행에는 정말 멋진 일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은 행은 신용으로 만든 돈을 대출했음에도 이 돈을 수령하는 차입자와 그 것을 사용하는 시민에게는 채무라는 근심거리를 안겨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통화는 차입에서 나오며, 그래서 통화 자체가 채무인 것이다.
결과 1 : 누구나 돈이 필요하므로 모두가 채무를 질 수밖에 없다. 
결과 2 : 경제가 잘 돌아가면 돈이 더 많이 필요해지므로 채무도 그만 큼 증가한다. 
결과 3 : 누가 빚을 갚으면 돈의 양은 그만큼 소멸된다! 
전체 결과 : 채무는 상환될 수 있다고 말하면서 통화 시스템의 개혁에 는 침묵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해법은 채무 축소가 아니라 화폐개혁에 있기 때문이다.
- 여러 종류의 통화가 존재한다.
먼저 본원통화다. 이것은 상업은행(우리가 계좌를 가지고 있는 일반은행)이 중앙은행(은행들의 은행)에 개설한 계좌에 보유하고 있는 지급준비금 을 말한다. 본원통화는 경제 속에서 유통하지 않으며 중앙은행과 일반은 행의 계좌 속에만 존재한다. 그것은 은행 간 교환통화로 그리고 은행통화에 대한 이론적 담보물로 기능한다. 
다음은 은행통화다. 이것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일체의 통화 를 말한다. 은행통화는 은행이 대출이나 당좌대월(마이너스통장 ? 옮긴이)을 승인할 때마다 또는 은행이 자신의 비용을 지출할 때마다 창조되 는 통화의 양으로 형성된다. 은행통화는 물질적인 돈(또는 명목통화)과 비물질적인 돈(또는 '신용통화)으로 구성된다.
먼저, 명목통화(fiat money: 신뢰confiance라는 뜻의 라틴어 fiducia에서 나온 말로, 명령통화라고도 한다 ― 옮긴이)는 사람들이 주머니나 지갑 속에 지니 고 있는 동전과 지폐다. 신용통화와 달리 이 돈은 물질적 형태를 띠고 있 어 눈으로 볼 수 있다. 금전 또는 '현금' 이라고 불리는 이 돈은 오늘날 유통 중인 통화 전체의 약 5퍼센트를 차지한다(그 비중은 나라와 기간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날 수 있다).
다음, 신용통화(scriptural money: '쓰인' 이라는 의미의 라틴어 scruptus에서 나왔다)는 유통 중인 통화량의 약 95퍼센트를 차지한다. 이것은 우리가 매일 (은행카드, 개인수표, 이체, 자동납부를 통해) 사용하는 돈이다. 이 통화 는 물질적인 형태가 아니므로 보이지 않으며 (오늘날에는 ― 옮긴이) 디지 털 형태를 취한다. 즉 이 돈은 오직 우리의 계좌나 통장에 기입된 수치 형태로만 존재하며, 은행만 접근할 수 있는 민간은행 전산망을 통해 한 계좌에서 다른 계좌로 이체될 뿐이다.
민간은행 시스템은 어떻게 보면 국가 대신 통화의 창조와 유통을 담 당하는 특권적인 하청업자'다. 따라서 명목통화와 신용통화는 서로 교환될 수 있다. 당신이 현금인출기에서 현금을 인출하면 인출한 만큼 비물 질적인 돈이 유동적인 돈으로 바뀐다. 즉 신용통화의 일부가 명목통화로 바뀐 것이다. 마찬가지로 당신이 은행에 현금을 예치하면 물질적인 돈이 비물질적인 돈, 즉 당신 계좌 속의 수치로 바뀐다. 
- 만약 차입자가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은행의 결산에 불균형이 발생한다. 즉 자산 측(대차대조표의 차변)에 충분한 수치가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은행의 수익 모델은 수치들을 빌려주고 대략 그 두 배에 달하 는 수치가 되돌아오도록 요구하는 데 있다(부동산 대출의 경우 평균 수익률 이 대체로 두 배 정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차입자가 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하면 이 수익 모델은 더 이상 작동할 수 없다. 자산 측면에 등재된 대 출(통화 창조)의 반대급부인 차입자의 채무 인정에 해당하는 수치가 소 멸해버리기 때문이다. 이때 은행은 '파산' 위험에 놓인다고까지 말할 수 있다. 이 지적은 회계적 관점에서는 옹호될 수 있다. 왜냐하면 이 수치는 창조된 후 모두를 위해 경제 속에 확산해버렸으므로 (최초의 ― 옮긴이) 계좌로 되돌아오지 않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상호 교차하는 이해관계로 얽힌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를 지 탱하는 관계이므로 어느 한 은행이 곤란에 빠지면 다른 모든 은행도 당장 위협을 받게 된다. 그렇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지급불능의 파도가 일어나 자가 증식하는 방식으로(어떤 이의 지급불능은 다른 이의 지급불능을 초래한다) 번져나가면, 경제주체들(가계와 기업)은 미래에 대한 신뢰를 상실하고 차입을 중단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직접적인 결과는 통화량 이 더 이상 이전 수준을 유지할 수 없으며, 신규 대출이 없는 한 통화량 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로 인한 또 다른 직접적인 후과는 기 업들은 여전히 동일한 기계와 동일한 도구를 가졌으며 모두가 언제든지 생산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현실은 변함이 없음에도 교환수단이 감소한 탓에 판매와 구매라는 거래가 방해받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사람과 생산물 그리고 재화와 서비스는 여전히 그대로 있는데 단지 화폐라는 증표가 부족한 것이다. 계좌에 수치들이 없다는 이유로 교환은 불가능해지고 사회는 위험에 빠진다!!
- 당신이 빚지고 있는 '대출금을 상환한다면, 이는 무엇보다 당신이 공동의 통화량에서 돈을 조금씩 빼내어 별도로 간직하는 데 성공했음을 뜻한다. 그래서 당신이 상환을 실행하면 은행 직원은 컴퓨터 안에 있는 당신 계좌를 열어 당신이 갚아야 할 돈이 있음을 확인한 뒤 해당 금액을 은행 계좌로 이전한다. 그 즉시 은행 대차대조표의 대변에 기록된 금액 (은행이 당신에게 갚아야 하는 돈)과 차변에 기록된 금액(당신이 갚아야 하는 돈)은 제로로 되돌아간다. 당신 처지에서 보더라도 마찬가지다. 당신 계 좌의 수치도 제로로 되돌아간다. 계좌는 빈다. 모든 것이 '대출'이 이루어지기 이전과 동일한 상태로 되돌아간다. 돈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이렇게 대출금이 상환될 때마다 은행으로 되돌아간 금액은 그만큼 화폐 공동체의 계좌들에서 소멸된다. 그리고 유통 중인 돈의 총량도 그만큼 줄어든다.
- 경제위기의 시기에 통화량이 감소하는 까닭은 상환되어 사라진 돈이 더 이상 신규 대출을 통해 보충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따라서 유통 중인 통화량은 갈수록 적어지며, 이로 인해 경제위기는 심화한다. 이는 위기 를 야기하는 위기가 있음을 말해준다. 그렇다, 이런 형편없는 일이 있다니. 이것이 경기변동을 증폭하는 이른바 '경기 순행적' 효과다. 이는 자동차가 탈선하는 경우에 나타나는 현상과 거의 같다. 탈선하지 않는 한 탈선은 일어나지 않지만, 일단 탈선하기 시작하면 끝장이다. 탈선은 전복으로 이어진다. 경제위기가 지속될 때 이런 일이 일어난다. 이제 경제 는 전복된 상태로 출발한다. 이런 상황은 위기이므로 차입하려는 사람은 갈수록 줄어들고 은행도 대출을 자제하는 경향을 보인다. 즉 모두가 좀더 신중해진다. 간단히 말해 신규 대출이 줄어들고, 미상환 대출금은 좋 든 싫든 계속 상환된다. 결국 대출금 상환 속도가 돈이 새로 창조되는 속 도보다 빠르기 때문에 통화량이 줄어든다. 이에 따라 유통 중인 수치들 도 갈수록 줄어든다. 모두들 수치가 부족해지고 갈수록 구매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사람들이 더 적게 구매할수록 판매자들의 벌이도 줄어든다. 모두가 어떻게든 뭔가 - 이것은 임금과 교환되는 자신의 노동시간일 것이다 - 를 팔아야 하기 때문에 결국 모두가 점점 팔기 어려워진다. 위기는 연장되고 확산된다.
- 이로부터 다음과 같은 결론이 도출된다. 만약 생산이 증가할 수 있다 면 돈이 새로 주입된다고 해서 물가가 상승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새로 유입된 돈이 생산을 증가시키지 못할 때만 물가가 상승한다. 설사 물가상승이 유발된다 하더라도 한 사람의 판매는 다른 사람의 임금이 되므로 물가와 임금이 동시에 상승하는 것은 구매력에는 물론 공동의 복지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을 것이다.
- 어쨌든 은행가는 신중한 사람들이다. 전반적인 파산 자체가 좋은 일이 아닌 데다가 특히 교역에 좋지 않다. 그래서 그들은 (대출 대상자를 -옮긴이) 선별한다. 화폐를 실물경제에 공급해야 한다고 해서 아무에게나 신용(대출)을 줄 수는 없는 일이다. 진지한 사람들이 필요하다. 그들은 가난한 사람들, 즉 일단 채무를 지면 매월 상환액 때문에 수지를 맞추기 어려울 사람들은 최대한 걸러내고자 한다. 이런 사람이 아니라 책임감 있고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창조된 채무- 통화(빛을 동반하는 통화,옮긴이)로 구매할 수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노동과 수고 그리고 땀인데, 이것들은 모두 부자와 중요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좋아하지 않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채무는 피로를 구매하는 것이다. 따라서 (채무-통화의  옮긴이) 발행자가 가능한 한 오래 그리고 되도록 안락한 삶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노력과 삶의 시간을 판매 하겠다는 사람(열심히 일해서 빌린 돈을 갚겠다는 의지와 능력이 있는 사람 - 옮긴이)을 찾아야 한다. 은행가에게 중요한 것은 규칙성이지 금액이 아니다. 이를테면 직업적인 채무 통화 창조자는 언제나 예술가보다는 적더라도 일정한 임금을 받는 공무원을 선호한다. 
- 은행업계는 대출을 통해 확실하게 돈을 벌기 위해 대기업에도 관심을 기울 인다. 특히 국가와 탄탄한 관계를 맺고 이를 통해 혜택을 누리는 대기업이라면 금상첨화다. 은행-국가 기업이라는 삼각동맹은 가장 높은 수준에서 작동하고, 그 시너지 효과는 아주 단순하면서도 매우 강력하다. 예를 들어 은행은 기업에 대출하고, 국가는 기업에 공공 시장을 제공한다. 또는 은행이 국가에 대출하고, 국가는 이 돈으로 기업에서 뭔가를 구매한다. 이러한 행태는 만약 여기에 채무-통화 시스템만 없다면 만사가 국가에, 즉 우리들 국민에게 아주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예를 들어 공공적자가 만약 채 무 없는 통화로 시행되었더라면 비용을 창출하지 않으면서, 즉 세금 없이 사회 에 경제적 에너지를 가져다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공공적자가 채무-통화로 시행되면 다른 차입들과 마찬가지로 그 이자는 은행으로 들어간다. 어떤 경우든 이자를 지불하는 주체는 국민이다. 말하자면 가격 또는 세금을 통해, 그리고 세 금은 그만큼 더 많은 노동이다! 더구나 이 노동을 모두가 (공평하게 ― 옮긴이) 부담하는 것도 아니다.
- 어쨌든 새로운 공동 규칙이 확립되거나 새로운 화폐가 채택될 수 있는 것은 많은 논쟁과 사색을 거친 다음의 일일 것이다. 결정은 가능한 한 가 장 민주적인 방식으로 내려야 한다. 최소한 국민투표를 통해서 말이다. 이 탐색의 도정을 시작하기 위한 기반으로 먼저 이미 탐색되었던 길들 을 살펴보는 것이 유용할 듯하다.
- 우선, 통화는 투자 계획이나 개인적인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여러 형태 의 보조금으로 배분될 수 있다. 또한 통화는 공공 서비스의 대가 지불용 쿠폰 형태나 지출을 동반하지 않는 (예를 들어 일정액의 세금 감면) 형태로 배분될 수도 있다. 그리고 국가는 통화 창조의 일정 부분을 보유함으로써 공공 적자에 기 인한 현행 국가채무를 대체할 수 있다.
끝으로, 통화는 보편적 배당금의 형태로 시민 자격을 갖추었다고 판정 된 모든 사람들에게 공정하게 그리고 규칙적으로 배분될 수 있다. 위의 어떤 경우든 준수해야 할 첫 번째 조건은, 모든 시민이 화폐 앞에 서 평등하다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자유와 평등의 원리를 문자 그대로 준수한다면 통화 발행이 이 원리들이 준수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수준, 즉 개인의 수준에서 시행되어야 한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신규 통화가 경제에 주입되는 방식은 시민들의 근본적인 자유와 평등의 원리를 존중해야 한다. 미래 세대는 통화의 자연스러운 축장에 기인하는 가처분 통화량 감소의 희생자가 됨으로써 자신의 공정한 몫을 수령하지 못할 수 있다. 이러한 피해를 야기하지 않으려면 통화 발행은 시간적인 단절 없이 규칙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상적인 상태라면 공동체가 사용하는 화폐는 공동체에 의해 창조되 는 것이 마땅하다. 공동체가 발행하는 통화는 발행 비용 이외의 다른 어떤 비용도 유발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어떤 경우든 이 화폐는 채무를 동 반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서 상환도 이자도 아예 없어야 한다. 
요약해보자. 공동의 교환수단이 자유와 민주의 원리에 부응하려면 그것을 사용하는 공동체의 공동 결정에 의거해 관리되어야 하며, 그 외의 다른 어떤 방식으로도 관리되어서는 안 된다.
- “돈은 어디에서 나오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정답은 다음과 같다. “돈은 대출을 통해, 즉 누가 차입을 할 때마다 창조된다.” 대출을 승인할 때마다 은행은 해당 금액의 돈을 창조하며, 은행이 고객의 계좌 에 넣어주는 순간 이 돈은 통화량에 추가된다. 그리고 중앙은행은 법정 지급준비금을 조정한다. 이처럼 중앙집권적이고 근본적으로 불균형을 유발하는 성격을 띤 통화 창조 · 배분 시스템이 지구상의 모든 나라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여기에서 비롯되는 효과가 각 나라 국민들 전체의 경제적 건강과 금융적 안 정 그리고 사회 조직에 확실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을 곧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다시 정리해보자. 먼저, 정치인들이 은행가들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국민의 환심을 사서 선거에서 이길 수 있게 해줄 통화 창조권을 가진 것 이 바로 은행가들이기 때문이다. 다음, 은행가들이 정치인들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자신들이 통화에 대한 커미션을 회수할 수 있게 하는 징세 권을 가진 것이 바로 정치인들이기 때문이다.'
한편, 화폐는 분업과 교환을 가능하게 만들고, 이에 따라 상호 생산공 동체를 형성하는 시민들은 부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국가는 이 부에 대 한 과세를 통해 획득한 소득을 통화 발행자들과 나누어 가질 수 있다. 그 런데 만약 국가가 물리적 강제력을 독점하지 못한다면, 국가는 아예 존 재할 수 없거나 존재한다 하더라도 정당성이나 힘은 고사하고 약간의 소득조차 확보할 수 없을 것이다. 처벌의 공포와 차압당할 우려가 없는데도 자발적으로 세금을 납부할 사람이 있을까? 따라서 이러한 통화 발 행 시스템에서 강제력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어쨌든 금융 부문은 일군의 복잡하고 난해한 규칙을 매개로 국가를 설 득해 통화 창조의 관리와 통화 임대료의 수령 권한을 넘겨받는 데 성공 했다. 그리고 거의 모든 나라에서 중앙은행은 정부로부터 완벽하고 근본 적인 독립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바로 이러한 화폐적 특권의 획득이 라는 단순한 사실 덕분에 통화 발행 센터는 최종적으로 국가와 제휴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국가마저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 다시 한 번 더 권력은 국민의 손에서 빠져나갔고, 투표가 무용지물이 된 것도 이미 오래된 일이다.
- 부동산 부문에 관한 한 프랑스 최고 전문가의 한 사람인 자크 프리깃 (Jacques Friggit)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2000년에 15년 동안 모은 돈으로 살 수 있었던 주택을 2012년에 사려면 32.5년이 필요하다! 단독주택과 아파트를 모두 포함한 기성 주택 가격지수는 1970년을 100으로 할 때 2011년에는 1,745가 되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어떻게 이토록 엄청난 가격상승이 가능한 것일까? 문제를 거꾸로 뒤집어보면 현실에서는 통화의 가치가 세월과 더불어 상실된 것일 수도 있는데, 혹시 우리가 이 사실을 전혀 몰 라서 그런 것은 아닐까? 현재의 시스템이 가치가 감소하지 않는 실물자 본에서 나오는 소득으로 살아가는 소유자들은 보호하는 반면, 가치가 감 소하는 통화로 지불되는 임금소득으로 살아가는 임차인들에게는 불리 하도록 특별히 고안되었기 때문은 아닐까? 실물로 부를 축적한 사람은 보호하지만 아무것도 갖고 있지 못한 대중은 희생시키는 그런 시스템 말이다. 실제로는 부동산의 가치가 오르는 것이 아니라 통화의 가치가 떨어지 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물가상승이 만들어내는 환상의 희생자다. 통화 인플레이션(가치 하락을 말한다 옮긴이)을 물가상승으로 혼동한 것이다.
부동산 붐은 유독 실물재화의 보유자에게는 이득을 주는 반면 통화의 보유자에게는 손실을 입힌다. 이 때문에 자신의 노동을 담보로 빵 몇 조 각을 구걸하기 위해 시스템에 복종할 수밖에 없는 신세대에게서 자신의 부를 실물 형태로 축장할 시간을 가졌던 구세대로 돈 따라서 노동, 에너지, 자원 등이 이전될 수 있다. 
- "모든 나라가 채무를 지고 있다면 도대체 돈은 다 어디로 갔을까?" (우디 앨런)
- 자신의 거주지를 진정으로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것은 마치 미국의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Thomas Jefferson, 1743~1826) 의 예언이 실현된 것이나 다름없다.
"나는 은행기관들이 전투 준비가 완료된 군대들 전부보다 더 심각하 게 우리의 자유를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언젠가 국민 들이 통화의 통제권을 민간은행에 맡기게 된다면 은행과 이를 중심으 로 번창할 기관들이 사람들의 소유물 일체를 빼앗아가는 일이 벌어질 것이다. 그들은 먼저 인플레이션을 통해서, 이어서 불황을 통해 빼앗아 갈 것이다. 이 과정은 아이들이 그들의 부모가 쟁취했던 땅에서 집도 절도 없이 살아가는 사태가 벌어지는 날이 올 때까지 지속될 것이다.”
- 대다수 나라의 국민들은 일상적으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욕망 사이에서 딜 레마에 시달린다. 하나는 기본적인 필요의 충족에 불가결한 통화를 구하기 위 해 도시에서 살 수밖에 없다는 불가피성이고, 다른 하나는 자연과 더불어 조용 히 살고 싶다는 정당한 욕망이다. 1960년대까지는 그래도 가능했던 전원주택 소유라는 희망은 이제 더는 실 현될 수 없는 꿈이다. 유일한 해결책은 노동의 장소에서 멀리 떨어진 주변 지역 에 거주지를 건설하는 것이다. 이 또한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물자를 운송 하는 비용을 증가시킨다. 자동차 사회로의 진화는 생활수준 향상이 조장하는 자율성과 자유라는 욕구 에 기인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석탄 소비는 국민이 부유해진 결과로 보 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사실을 말하자면 그것은 현행 화폐 시스템이 자신의 생존 과 이익을 위해 강요하는 의무적인 성장이다.
- 누가 진정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가? 국가가 채무 통화의 창조를 통제하면 경제 전체에 관한 통제를 강화 할 수 있다. 사실 국가는 적자의 증가를 통해 창조된 통화라는 양식(糧 食)을 자신이 원하는 사람(그리고 부문)에게 배분하는 행위만으로도 경제 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다. 통화 배분을 통해 국가 는 누구에게 어떤 조건으로 분배할지, 어느 부문을 발전시키거나 발전을 억제할지, 어느 공장을 가동시키고 어느 공장을 폐쇄시킬지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채무의 증감을 통해 예산을 통제함으로써 엄밀한 분석에 의거하여 경제를 이끌어나갈 수 있다 해도 문제는 이러한 정부 의 분석이 정치적 반대자들의 분석과 다를 수 있고, 또 국민에게 유용하 거나 지구에 바람직한 분석과 상충될 수도 있다는 데 있다. 채무는 알리바이로 활용되기도 한다. 불황기에 과도하다고 판단되는 비목을 의도적으로 축소하고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비목을 보전하고자 할 때 특히 그러하다. 또한 채무는 전비(戰費) 조달이나 절대 권력의 유 지를 위한 핵심 도구가 되기도 한다. 이 경우 선택은 무엇이 가장 유용한 지, 무엇이 가장 경제적인지 또는 가장 친환경적인지에 따라 이루어지 는 것이 아니라 권력을 장악한 사람들이 원하는 바에 따라 이루어진다. 채무는 이들이 원하는 곳에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고갈되지 않는 수단인 반면, 이들이 더 이상 원하지 않는 곳에 자금 공급을 중단하는 데는 완벽한 알리바이가 된다. 누구나 권력만 가지고 있으면 항상 옳을 수 있다!
세계의 정부들은 모두 동일한 관점을 견지한다 ?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공공적자를 축소해야 한다, 수출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불가피한 일로 간주되는 이유는 현행 화폐 시스템의 성격 때문이다.
- 수출이 생존의 문제로 여겨지면 정부가 사망 위험에 빠진 어떤 산업에 보조금을 주거나 경쟁력 있는' 부문에 투자하기 위해 나라 전체와 아이 들을 빚지게 만드는 결정을 수락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치부된다. 이를 금융 독재로 보거나 시민들이 자기 자신과 자신의 소득을 처분할 수 있 는 자유에 대한 통제를 남용하는 것으로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 지만 화폐는 공익을 반영하지 않으며, 그런 경우가 있다 해도 아주 드물 다. 오히려 화폐는 정치인들의 의지와 권력을 반영한다. 정치인들도 화 폐 시스템에 대항해 싸울 때가 있긴 하지만, 이 경우에도 이 시스템이 가진 막대한 힘이나 파급효과를 알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
- 채무-통화는 늘 상환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채무-통화가 늘 재창조되어 야 한다. 여기에서 필연적으로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온다. 개인은 필요한 재화 와 서비스를 구입하기 위해 빚을 져야 하고, 기업은 투자하기 위해 차입을 해야 하고, 정부는 공공 서비스를 위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 는 것이다. 이것이 최소한 동일한 통화량이 유통 속에 남아 있게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 오늘날 지배적인 담론은 화폐적 원리에 대한 무지와 정치적 관리에 불가결한 현상 유지라는 의지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 담론은 모든 사람에게 일을 하라고 몰아붙이며, 완전고용을 최고의 해법으로 찬양하고, '백 수'를 '일하는 사람들의 희생으로 살아가는 기생충이라 비하한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정치와 결탁한 은행 부문이 누리는 부가 기하급수 적으로 증가해왔으며, 이 부는 생산이나 노동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니라 정반대로 금융과 부동산 그리고 산업 관련 재산의 소유에 기반을 둔다. 게다가 이 부는 시스템이 항구적으로 창출하는 이자라는 지대 덕분에 스스로 증가한다. 시스템에 의해 자동으로 축장되는 이윤이 급증하고 있 지만, 이 이윤은 그 소유자들의 개인적인 활동과는 아무 관계도 없다. 지배적인 담론은 말한다. 나라는 빚지고 있고, 국제수지는 적자이고, 국가 예산은 만성 적자이므로 실업자들에게 일자리를 되찾아주고, 생산 하고, 수출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출을 줄여야 한다고.
이 담론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철저하게 따져보려면 금융 시스템의 사 악한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 이 시스템 아래에서 생산자는 공동의 이자 를 지불하기 위해 이윤 극대화를 추구해야 하고, 소비자 역시 똑같은 이 유로 소득 삭감을 감수해야 한다. 이런 조건 아래에서라면 균형적인 사 회의 건설은 이룰 수 없는 꿈이라는 점을 금세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반론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현직 노동자의 경우 임금을 수령할 때 일부는 사회적 분담금으로 지불 해야 한다. 이 사회적 분담금 덕분에 이 노동자처럼 임금을 받는 행운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론적으로는 생활수당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노동자는 노동시간의 일부를 다른 어떤 사람에게 나누어주기 위해 일을 덜 해도 되는 처지에 있지 않다. 그는 이미 부분적으로 그들을 위해 일하 고 있기 때문이다.
실업자 쪽에서 보면 문제는 그가 일자리를 구하기가 불가능한 상황에 놓였다는 데 있다. 모든 일자리가 이미 누군가에 의해 점유되었고, 이들 은 절대 일자리를 놓아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실업자가 스스 로를 고용할 수 있는 가능성은 일자리를 구하는 것보다 훨씬 낮다. 그는 통화 창조의 금융 회로에서 완전히 배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이 금융 회로에 예속되어 저축을 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시스템은 철저하게 봉쇄되어 있다. 그러므로 정치인들이 바뀌 어도 그들이 임기 내내 비효율적인 동일한 조치들만 채택한다고 해서 전혀 놀랄 일은 아니다.
- 불행하게도, 개인이나 기업이 교환에 필수적인 통화를 확보하기 위해 채무를 질 수밖에 없는 것과 꼭 마찬가지로 제3세계 나라들 역시 자국의 인프라스트럭처를 건설할 수 있게 해줄 통화를 확보하기 위해 채무를 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미국이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을 앞세워 시행한 정책은 그 들이 표방한 목적을 달성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들이 대출의 정당화를 위해 알리바이 또는 구실로 삼았던 현지 국민들의 부유화는 전혀 실현 되지 않았고, 제3세계든 남유럽이든 거액의 채무를 지도록 강제당하다. 시피 했던 나라들은 이 채무를 전혀 상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상환 불가능할 정도로 늘어난 채무 원리금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나라 들은 채권자들이 강요하는 조건을 수락할 수밖에 없었다. 이 조건에는 시장개방(채권국들이 제3세계와 남유럽 국가들의 자원과 산업적 ·사회적 · 자연적 재산을 싼값으로 취득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 국내 지출의 최대한 축소(긴축), 채무 이자 지불을 위한 추가 차입의 지속 등이 포함된다. 이렇게 해 서 채권자들은 약탈적인 시스템의 무한 지속을 보장받는다. 그런데 여기 에 추가되는 또 다른 악행이 있다. 그것은 신용(대출) 제공을 아주 독특 한 무역협정과 연계하는 것이다.
결국 가난한 나라가 채무를 상환할 수 있으려면 자국의 자원을 판매하는 방법밖에 없다. 마치 어떤 사람이 피를 흘리게 해놓고 그의 몸에 수 혈을 해주면서 그가 받은 피뿐만 아니라 그가 이전부터 갖고 있던 피까 지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다. 긴축과 구조조정 정책은 이러한 (해당국의 자원 옮긴이) 추출 과정을 용이하게 만들기 위해 시행된다. 사실 이 조치들은 해당국의 국내 활동을 둔화시킴으로써 창출된 수익의 거의 전부가 채권자한테 돌아갈 수 있게끔 만든다. 환자를 착취하기 위해 그 를 충분히 질식시키는 것이다. | 이렇게 해서 부국들은 전 세계와 그 부에 대한 경제적 · 정치적 통제권 을 장악하고 채권국들은 채무국들에 대한 영원한 통제력을 지니게 된다.
모든 유형의 차입에 동일한 방식으로 적용되는 시행 원리는 다음과 같 다. 채권자의 목적은 채무자가 채무(이자 또는 원리금 옮긴이)를 지불할 수 있는 상태와 질식해버리는 상태 사이에서 나름의 균형을 찾는 데 있 다. 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비결은 채무자가 지급불능 상태에 빠지지 않을 정도로 완전히 질식시키지는 않는 데 있다. 중요한 것은 채무 상환 이 아니라 이자의 유입이라는 항구적인 흐름이다. 채권자로서는 오히려 채무가 영원히 상환되지 않는 편이 바람직하다. 이자만 규칙적으로 불입 되면 문제 될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채무자가 이자를 계속 지불 할 수 있을 정도로 빈약한 식사를 하면서 살아 있는 편이 더 낫다. 그러 면 채권자는 잠을 자면서도 부유해질 수 있다.
- 세계은행은 채권 발행으로 시작한다. 이에 따라 세계은행은 자신의 컴퓨터 안에 있는 '채권' 항목에 수치들 을 기입한다. 이 수치들은 기입하기 직전까지도 존재하지 않았지만 하나 의 '가치'를 지닌다. 판매되는 것은 수치가 아니라 나중에 이보다 약간 더 큰 수치를 수취하는 권리다. 언제 수취하는가? 어떤 이가 그 이자를 지불할 때다.
이제 세계은행은 이 액면가치를 나중에 그보다 약간 더 많은 가치로 지불하겠다고 약속함으로써 누구에게나 채권을 판매할 수 있다. 단, 이 거래는 당신과 같은 개인이 아니라 전 세계에 산재한 상업은행을 대상 으로 한다. 세계은행은 막 발행된 따끈따끈한 채권을 이들에게 판매한 다. 역으로 상업은행들은 이 돈을 세계은행에 보내고, 이어서 세계은행 은 그것을 개도국들에 보낸다. 그렇다면 상업은행들은 이 돈을 도대체 어디에서 구했을까? 아무 데서도 구하지 않았다. 그들은 당신이 대출을 받을 때 당신에게 하는 것과 정확하게 똑같은 짓을 한다. 당신이 당신의 채무증서(당신의 대출 계약서, 즉 당신이 발행한 차입증서 옮긴이)를 완벽 하게 새로운 돈과 교환하듯이 상업은행들은 세계은행이 발행한 채권, 즉 채무증서를 받고, 흠, 해당 금액을 자신의 대차대조표에 기입한 다음 이 를 세계은행에 지불하는 것이다! | 이제 사람들이 당신에게 다음과 같은 의문을 제기한다고 하자. “그럴 리가 있나. 그럴 수는 없어. 어쨌든 세계은행이 빈국들에 이자를 붙여서 빌려주기 위해 새 돈을 창조하는 것은 아닐 거야!” 당신은 이렇게 대답 한다. “그래, 사실 그런 식으로 일이 전개되지는 않지.” 그러고는 설명하 기를, “사실 세계은행이 스스로 돈을 창조하는 건 아니고, 세계은행은 단 지 채권을 발행해 전 세계의 은행들에 팔았을 뿐이야. 은행들은 이 채 권을 담보로 그에 상응하는 금액(채무증서)을 자신들의 차변에 기입함과 동시에 세계은행에 줄 돈을 자신들의 대변에 기입할 수 있게 되는 거지.” 만약 사람들이 “그렇다면 이건 마술이 아닌가!" 라고 말한다면, 당신은 다음과 같이 답해도 된다. “그렇습니다." 따라서 세계은행은 애당초 단 한 푼도 창조하지 않았음에도 어마어마 한 새 돈을 갖게 된다. 금기는 지켜졌고, 돈은 창조되지 않았다. 감쪽같 이 사라져라(마술을 부리면서 지르는 소리 옮긴이)! 세계은행 옆에는 그보다 훨씬 강력한 기관인 국제통화기금이 있다. 대중은 국제통화기금을 곤란에 빠진 나라들에 대부될 기금이 집결되 어 있는 하나의 센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국제통화기금의 대외 커뮤 니케이션 부서들은 대중이 그렇게 생각하거나 말거나 내버려두는 경향 이 있지만, 어쨌든 국제통화기금이 회원국 정부들의 분담금으로 조성된 일종의 공동 기금을 가지고 있으며, 각 회원국은 필요할 때 이 돈을 꺼내 쓸 수 있음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은 국제통화기금에 관한 하 나의 아름다운 전설이자 국제금융에 관한 가장 관대한 버전이다. 실상은 이와 전혀 다르다.
사실 국제통화기금은 정확하게 부분 지급준비금 제도 아래에 있는 시 중은행처럼 작동한다. 말하자면 국가들이 '분담금'으로 불입한 기금은 결코 사용되지 않으며, 이 기금은 그것이 창조할 수 있는 금액에 대한 담 보로만 쓰인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국제통화기금이 부르키나파소나 그리스에 돈을 빌려줄 때, 시중은행이 당신에게 아파트 구입 자금을 빌 려줄 때와 꼭 같은 방식으로 일을 진행한다. 즉 컴퓨터 화면에 몇 줄 기 입하는 것이다. 반면에 부르키나파소는 대출받기 직전까지도 존재하지 않던 돈으로 30년 동안 빚을 지고, 그보다 두 배가 넘는 돈을 갚아야 한 다. 이 나라는 그 돈을 무엇으로 갚을까? 자신이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 든 상관없다. 노동, 자원, 공공서비스, 지하자원, 토지, 건조물, 기념물, 항구, 공항 등 돈이 되는 것이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이 시스템은 거대한 진공청소기다. 블랙홀이다.
- 경제학의 공식 견해는 모든 것이 항상 균형을 이룬다는 것이다. 즉 생 산한다는 단순한 사실이 이 생산물을 구매해줄 소득을 반드시 창출한다 는 것이다. 채무는 절대 고려되지 않으며, 가격은 무한히 유연하게 변동 하며, 그 수준은 오로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고 본다.
공식 경제이론은 채무가 중립적인 것이며 구매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 다고 간주한다. 채무에 기인하는 비용은 당연히 가격에 포함되지만 그렇게 하 지 않으면 기업은 수입으로 지출을 보전할 수 없어 필연적으로 파산한다. 가격에 추가되는 이 돈은 은행 시스템이 흡수한 뒤 은행의 지출(임 금·배당 · 구매 등)을 통해 경제 속에 다시 투입된다. 지급준비금으로 축장 된 이윤도 역시 투자 형태로 재투입된다. 이처럼 모든 이자가 다시 배분 된다. 따라서 어떤 문제도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균형을 이루기 때문이다.
- 그럼에도 채무 원금이라는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 은행 통화는 차입을 통해 경제에 주입되어 유통 중이다. 하지만 그것은 언젠가 은행 으로 되돌아와야 한다. 채무 상환이 이루어질 때마다 바로 이 통화가 유 통에서 빠져나간다. 이 흐름은 어쨌든 이론적으로는 유통 회로 속에 들 어올 새로운 차입으로 상쇄된다. 그러나 원금의 상환 역시 기업에 의해 보장되고 또 지불되어야 하는 부담이므로 기업이 자신의 수지균형을 맞 추려면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 이 사소해 보이는 문제에 경제학자들은 어떻게 답할까?
- '이자 불입용 통화의 부재'라는 문제를 아래의 논지로 반박하는 분석 가들이 있다. 즉 시스템에서 유출되는 이자 불입이 새로운 '대부'를 창 조해 새로운 통화 창조자(차입자는 대출을 받으면서 돈을 창조하는 데 기여한 다 ― 옮긴이)의 필요를 충족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나아가 이들은 이자로 유출된 돈은 은행이 운영비를 지출할 때 어쩔 수 없이 다시 경제 에 주입된다고 주장한다.
바로 여기에 문제의 핵심이 있다. 왜냐하면 이러한 주장들은 통화가 계속 유통되고 경제가 파탄 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이자가 재투 자되거나 재대출되어야 한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회 전 체는 구성상 이러한 재투자의 연속에 의존하며, 이에 따라 이 재투자가 요구하는 경제적 확장에도 의존하는 것이다.
더욱이 이자가 은행 자신의 지출을 통해 유통 속에 다시 들어온다 해도 이 돈 역시 다름 아닌 은행 자신이 애당초 회계 조작을 통해 창조했던 채무-화폐에 속한다. 그런데 이 회계 조작으로 총 통화량에 새로운 통화가 부가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은행은 자기 자신에게 일방적이고 사 전적으로 부를 창조해준다. 은행 통화는 세상 그 누구보다 먼저 발행자 에게 이익을 가져다준다. 그로 인해 초래될 물가상승이라는 위험은 단지 그 돈이 사회의 다른 부문들로 확산된 이후에야 나타난다. 이러한 매우 독특한 상황 덕분에 통화 발행자는 이익을 누린다. 그는 통화 창조를 통 해 일종의 '항구적인 내부 거래'를 시행하는 위치에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즉 그는 약간의 인플레이션 위험도 나타나기 전에 가장 낮은 가격으 로 모든 부를 획득할 수 있는 것이다.
- 노예 시스템에서 피지배자는 지배자의 소유물이다. 노예는 주인을 떠 날 수 있는 신체적 자유권이 없다. 그런데 채무-화폐 시스템에서 시민은 기초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시스템에 복종할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상 황을 벗어날 수 있는 물질적 가능성을 갖고 있지 않다.
그런데 노예 상태란 단지 주인에 대한 절대적인 복종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한 개인이나 한 공동체의 자율성을 해칠 정도로 극단적 인 의존 상태를 지칭할 수도 있다.
노예가 주인을 떠날 수 없듯이 시민은 일자리를 떠날 수 없다. 양자의 유사성은 그 상이성 못지않게 뚜렷하다.
- 이제 장해의 정체가 밝혀졌다. 용의자는 인간의 탐욕도 인간의 본성도 아니며, 은행가 개인이나 국가 또는 정치인은 더더욱 아니다. 용의자는 바로 낡아빠지고, 반생산적이고, 전적으로 부적절한 금융 시 스템이다. 우리는 이 시스템에 스스로를 예속시켰으며 그 대가를 치르는 중이다.
- '그물 던지기' 수법 
0. '무엇'(건물, 신생 기업의 주식, 금, 비트코인 등)을 구매한다. 
1. 이 '무엇'에 대출, 즉 통화를 집중적으로 주입해 가격을 오르게 하고, 대중이 이 무엇의 거래를 통해 이익을 볼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한다.
2. 호황 상태가 조성되고, 더 많은 차입과 더 많은 투자가 유발된다. 
3. 차입/투자가 쇄도해 가격을 올린다. 이득을 볼 수 있다는 희망에 끌린 구매자가 더욱 늘어난다. 
4. 최대한 많은 사람이 그물 속으로 들어오기를 기다린다. 
5. 환매(還賣)한다. 
6. 거품이 폭발한다. 
7. 상환불능 사태가 누적된다. 
8. 은행과 투자자의 대차대조표가 암울해진다. 
9. 대출이 축소된다. 
10. 불황이 정착된다. 
11. 기다렸다가 사이클을 다시 시작한다.
위기의 근원은 바로 이 사이클이다. 기존의 대(大)금융위기는 물론 금융 거 품까지 모두 그러하다. 이 사이클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토대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 그것은 신용 할당에서 나오는 자의적이고 비대칭적인 통화 창조의 원리 들이다.
주의: 심오한 교리의 전수자들, 즉 통화 발행자들과 이들과 제휴한 고위 의사 결정자들은 이 사이클을 활용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부유해질 수 있다. 이것 이 부와 혁신을 낚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그물 던지기 수법이다. 이 사이클이 길면 길수록 이 수법은 더 많은 수확을 안겨준다.
- 채무는 구조적인 것이고 상환될 수 없는 것이기에 - 화폐 창조의 구조 자체를 바꾸지 않는 한 ? 통화 창조자들은 이자라는 무한하고 항상적인 흐름을 영원히 보장받는다! 국가 채무의 경우 이 유입은 우리 모 두가 지불하는 세금에 포함되었으며, 세금 총액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자는 그 크기만큼 국민의 부, 노동, 노력, 자원, 창의성이 아무 성과 도 없이 헛되게 지출되었음을 뜻한다. 그것은 비용 한 푼 들이지 않고 (사회 전체의  옮긴이) 회계를 담당하는 자들에게 그 서비스를 이용하는 대가로 의무적으로 지불하는 세금이며, 그 액수는 이용도에 비례해 증가 한다. 거래가 늘어날수록 관련 수치들도 증가한다. 이에 따라 채무가 증 가하고, 이자 지불도 늘어난다!
- 민간 상업은행들은 유통 중인 통화의 약 95퍼센트를 발행한다. 그 규 모는 경제의 가장 큰 부문들은 물론 저축기관이나 퇴직연금 또는 보험 회사 등 다른 어떤 금융기관보다 훨씬 크다. 심지어 각국의 정부 예산 규 모보다도 훨씬 크다. 따라서 경제는 국민 전체의 관심사보다 은행 부문 의 관심사에 우선적으로 부응할 수밖에 없다. 그럼으로써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시민들이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채무를 상환할 수 없는 처지에 빠진 사람은 채무불이행을 신청한 뒤 재산을 팔아치우든가 아니면 차압을 당해야 한다. 채무를 계속 상환할 여력이 있는 사람일지라도 상환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 이 또한 경제활동 전체를 둔화시킨다.
그래서 정부는 한편으로는 미래의 세금, 즉 국민의 노동을 담보로 삼 아 지급불능 사태로 무너지게 된 은행들을 구조할 수밖에 없고, 다른 한 편으로는 당연히 축소된 활동 부문을 메우기 위해 공공지출을 증대할 수밖에 없다. 이에 필요한 자금 역시 공공 적자, 즉 국민의 미래 세금을 통해 조달된다. 마침내 모든 것이 시민들에게 전가된다. 결국 화폐의 유일무이한 담보물은 언제나 인간존재 그 자체인 것이다.
- 화폐 프로토콜과 사회적 갈등 
채무-화폐는 지출되지 않으면 이익을 가져다준다. 지출하지 않은 화폐를 남에게 빌려주면 이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자는 부를 갖고 있지 않은 자에게서 부를 우려낼 수 있어 생산에 종사하지 않아도 된다. 바로 이 때 문에 채무 화폐는 축장되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어떤 보완 화폐의 단위는 '녹는다. 마이너스 이자가 적용되는 경우가 그러하다. 이 경우 통화는 축장이 아니라 오히려 지출이 조장된다. 돈을 보유할수록 돈의 가치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거래의 빈도가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나고(유통 속도 V가 상승한다), 당연히 지역의 경제활동이 그만큼 활성화한 다. 그러나 이러한 감가 화폐를 선택하면 장기적으로는 화폐단위의 가치 잠식 때문에 통화량이 줄어든다. 게다가 통화의 축장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앞 페이지를 보라)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 우리의 경제가 만성적인 불안정에 빠지게 된 근본원인은 화폐 때문이 아니라 채무 때문이다. 모두가 채무를 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통화의 부 족 때문이다. 이처럼 강제된 채무로 인한 통화의 상대적 가치 감소 때문 에 사람들은 자기 돈의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저축을 몽땅 증권시장에 서 운용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주가는 미친 듯이 변동하며, 이는 역 으로 투기를 조장한다. 금융시장은 저축기관이 아니다. 금융시장의 역할 은 산업과 상업 그리고 기업의 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금융시장은 이 역할을 완전히 방기해버렸다.
- 미국에는 1913년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설립되는 과정에서 국제 은행가들이 연합해서 벌였던 이면공작을 자세히 기록한 문서들이 있다. 그리고 2004년에 월가의 5대 회사 컨소시엄이 '피카르드 규칙' (Regle Picard: 투 자은행의 레버리지 계수를 12로 제한한 규칙 ― 옮긴이)을 폐지하기 위해 꾸 몄던 조작에 관한 자세한 기록도 있다.
그러나 나는 지도자들, 적어도 정치 지도자들이 그러한 공모를 꾸밀 만큼 경제에 관한 의식이 명민하다는 데 찬동하지 않는다. 
- 일국적 또는 국제적인 책임을 질 만한 사람들이 화폐 그 자체는 물론 화폐가 사회와 나라 그리고 세계 전체에 끼치는 효과에 대해 얼마 나 무지한지 알 수 있다. 자신들이 화폐에 관해 배운 것, 즉 국립행정학교(ENA: Ecole nationale d'administration)나 파리정치대학(Sciences Po)에서 교수들의 강의를 통해 배운 공식적인 메시지만 알고 있을 뿐이다. 그들은 '술탄의 궁전' 소속이므로 공동 규칙의 결정 과정과 이 규칙 을 시행할 수 있게 하는 공권력의 통제에 접근할 수 있다. 이처럼 한 나 라를 법률의 힘을 빌려 이끌어나가게 해주는 권력은 중독성이 매우 강 하다. 그렇다면 정치 세계가 시민들에게 의사결정의 자율성을 부여할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은 확실한 듯하다. 
- 마이클 허드슨(Michael Hudson)은 오늘날의 경제적 진실을 다음과 같이 간결하게 요약했다. “상환될 수 없는 채무는 상환되지 않을 것이다.” 이 문장은 우리 시대의 딜레마를 아주 잘 요약해준다.
우리는 채무가 은행통화의 거대한 피라미드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여기서 새로운 대출(신용)은 앞선 대출의 이자를 지불할 수 있게 해줄 뿐이며, 이 과정은 계속 반복된다. 이 모든 것은 어떤 실물에 대해 서도 가치를 전혀 증대시키지 않으며, 사회에 어떤 부도 가져다주지 않 는다. 아니, 오히려 해만 끼친다.
따라서 진짜 질문은 “이 채무를 갚아야 할까 갚지 말아야 할까?" 가 아 니라 “이 채무를 갚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다.
- 이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고전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일정수의 기업과 개인이 지급불능을 선언하도록 내버려둔다. 이 는 수많은 파산과 소외 그리고 실업자를 뜻한다(이 방법은 몇 달 전부터 스 페인에서 시행되고 있다 2013년). 다음, 생존자들은 천천히 지불함으로써 채무에서 해방되게 한다. 지금과 같은 리듬이라면 이 과정은 10~15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이 옵션에는 부작용이 따른다. 사람들의 노력이 모두 기존의 채무 상환에만 봉사할 뿐 투자와 부 그리고 고용 창조에 필요한 자금의 조달에는 기여하는 바가 전혀 없는 것이다. 그 결과 노동시장에 신규로 진입하는 청년들은 새로운 판로나 창업 또는 혁신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구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 이런 사회는 병들고 정체된 사회다.
그런데 이렇게 병들고 정체된 사회는 중대한 사회적·정치적 문제를 발 생시킬 수 있는 완벽한 부식토가 된다(참고로, 이런 부류의 불황 중 가장 최근 에 발생한 것이 1929년부터 15년여에 걸쳐 진행된 이른바 대공황일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제안에 깔려 있는 아이디어는 이 불가피한 탈채무 과정 의 소요 기간을 단축하는 동시에 새로운 에너지의 보고(寶庫)를 활용하 기 위해 당장 채무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수단을 찾아내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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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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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의 마법

인문 2021. 7. 17. 19:27

십여년 전쯤 네이버에 지식인의 서재라는 섹션이 연재된 적이 있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지식인들과 일부 해외 유명작가들이 자신의 서재를 소개하고, 감명깊게 읽었던 책도 소개하는 섹션이었다. 짤막한 영상으로도 만들어져 있어서 읽어볼 만한 책을 찾아볼 때 유용했던 프로그램이었다. 출연한 분들 중에는 문학작가들이 많아서 추천도서 중에는 소설의 비중이 높았다. 개인적으로 사회과학이나 인문학 서적을 좋아하다보니, 지식인의 서재에서 추천받은 책 중에서 '총, 균, 쇠', '빈 서판' 같은 책을 찾아 읽기도 했다. 

이 책은 교육전문가 김승교수와 김미란교수가 대화형식으로 김승교수의 독서법 및 지식을 체계화하는 방법에 대해 안내하는 책이다. 처음에는 제목만 보고 예전 네이버의 '지식인의 서재'와 유사한 종류일 것이라고 여겼는데, 단순한 책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저자가 걸어온 삶의 궤적 속에서 꾸준히 지식을 축적하고 자신만의 서재를 만들어온 과정을 담고 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만의 서재를 갖고자 하는 로망을 꿈꾸본다. 천장까지 닿는 높은 책꽃이가 벽면을 두르고 있고, 가운데는 원목 책상을 갖추고서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자신만의 공간을 꿈꾼다. 하지만 저자는 서재라는 것을 단순히 집 안의 별도의 공간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베이스캠프로 정의하고 있다. 즉, 서재를 목표로 하는 정상에 도달하기 위한, 다음의 도약을 준비하는 전진기지로 여기는 것이다. 

저자가 20여년간 책을 읽으며 삶의 방향과 목표를 찾아내고, 그것을 이루어온 과정은 일반인이 따라하기 힘들어 보이기도 한다. 하루에 한 권씩 책을 읽는 것도 어렵지만, 독서 이후 꼼꼼하게 기록으로 남긴 지식바인더나, 36개의 테마 일기장에 대한 소개에서 저렇게 실천하기까지 얼마나 치열한 지식에 대한 갈망이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그 비결은 스스로 목표를 갖고 삶의 변화를 일으키려는 의지와 제자들과 대중에게 그 변화의 여정을 소개하고 싶은 저자의 열정이 아니었다면 20여년간 꾸준히 실천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저자에게 서재는 단순히 책을 모아놓고, 책을 읽는 공간 그 이상이다. 물리적으로 화이트보드룸, 바인더룸, 미디어룸, 이동카트, 잡지꽂이, 심지어 벤치의자까지 구비해 놓았다. 이런 공간에서 저자는 서재를 사유와 변화의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놓았고, 이 안에서 지식을 탐구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만의 서재를 꾸미면서 살기에는 좀 팍팍한 삶일 수 있다. 집 한켠의 작은 서재가 아니더라도 디지털 공간 속에 나만의 서재를 꾸며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일단 난 매일 작은 책 두 권은 기본적으로 가지고 다닌다. 한 권은 인 생의 방향에 관한 책이며 다른 한 권은 인생의 방법에 관한 책이다.
책을 읽을 때는 습관적으로 2트랙을 유지한다. 적절한 균형을 항상 유지하려는 것이다. 아침에 두 권의 책을 가지고 나올 때의 선정기준 은 여러 가지이다. 지성과 감성, 방향과 방법, 원대함과 치열함, 미래와 현재, 종교와 과학, 인문학과 성공학 등의 균형이다.
비품 중 갤럭시 노트는 철저하게 그림그리기 및 스케치 용도이다. 이 기기는 서재에 있는 대형 화이트보드와 연결되어 있다. 화이트보드에 그린 그림은 갤럭시 노트를 활용해 세부적으로 다듬는다. 강의기획, 작품구상, 콘텐츠 설계 및 구조화 등의 작업이 갤럭시 노트로 이루어진다.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는 오로지 모바일 독서와 강의를 위해 특화된 기기이다. 반복적으로 읽어야 할 책, 페이지 분량이 너무 많은 책, 종이 가독성이 떨어지는 책 등 용도에 따라 iBooks에 세팅하여 가 볍게 읽는다. 종이책과 아이패드리딩을 연동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일단 독서의 필요와 종류에 따른 구분과 창의적 독서가 일어난다. 또한 읽은 책의 활용도가 폭발적으로 향상된다. 삼성노트북은 글쓰기 용도로 사용하고, 맥북은 그래픽 용도로 사용한다. 
그러고 보니 이 기다란 가방은 사무실과 같은 존재이다. 내가 머무는 모든 곳이 지식사무실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 가방 안을 채우는 모든 지식은 나의 베이스캠프 서재와 연동되어 있다. 또한 서재의 모든 데이터베이스는 웹 드라이브와 클라우드에 동기화되어 있다. 이것이 나의 삶이고 나의 일상이다.
- 가장 발전한 문명사회에서도 책은 최고의 기쁨을 준다. 독서의 기쁨을 아는 자는 재난에 맞설 방편을 얻은 것이다. (랄프 왈도 에머슨)
- 폭넓은 시야에서 깊이 있는 시각을 지나 마지막은 날카로운 시선이 죠. 세 가지 프로세스가 다양한 리듬을 구성하며 반복되고 있어요. 시 야에서 시각을 지나 시선으로 가는 흐름에 기초하여, 관심에서 관찰로 그리고 통찰로 이어지는 것이고요. 이것이 또 넓이와 깊이, 높이로 이 어지는 것이죠. 이를 정리해 보면, 1단계는 넓은 독서, 관심의 폭, 폭넓은 시야', 2단계는 '깊은 독서, 관찰의 깊이, 깊이 있는 시각' 그리고 3단계는 '높은 독서, 통찰의 안목, 날카로운 시선입니다.
- 이스라엘 사람들은 일 년 중 일정한 주간에 '광야주간 Tent Week'을 갖습니다. 이는 과거 자신들의 선조가 모세와 함께 이집트를 탈출하여 40년 동안 여호와의 인도를 따라 광야생활을 했던 방식으로 돌아가는 초심회복의 방식입니다. 지금도 여전히 그들은 특정 주간에 광야의 텐트 경험을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하면서 자신들의 역사성과 신앙을 점검합니다.
- 변화의 크기와 속도를 매일 경험하는 사람은 보통 사람보다 더욱 본질을 추구한다. 이것이 바로 변화를 담는 그릇이며 넉넉한 내공이기 때문이다. 바람이 거셀수록 ‘뿌리 깊은 나무'는 흔들림 없이 자리를 지 킬 수 있다.
변화 앞에서 본질을 추구하는 방법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독서이다. 본질을 추구하는 독서란, 본질을 추구하도록 하는 도서를 잘 선택 하는 것과 함께 본질을 추구하는 방법으로 독서하는 것이다. 먼저 도서를 선택하는 것은 단순히 책을 사는 행위가 아니라 독서의 목적을 알고 그 목적에 따라 책을 선택하고 읽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독서의 목적이 없는 사람은 늘 주위의 목소리를 듣고 책을 선택하는 '베스트 셀러 구매족'이 되는 것이다.
반면 독서의 목적, 즉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알고 그 필요에 따라 책을 선택하는 사람은 주도적인 책 구매자가 되는 것이다. 독서의 목적 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독자의 읽는 이유와 저 자의 집필의도가 서로 연결되는 과정을 말한다. 저자는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를 정하고, 장르와 분야를 결정하며 최적의 독자층에 맞게 글 을 쓴다. 대부분의 책은 처음 기획 단계부터 독자층을 결정하고 시작 된다. 한편, 독자는 책을 통해 얻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책의 분류체 계에 들어가서 책을 탐색하고, 선택하여 구입한 뒤, 읽는 행위를 한다. 
- 글을 지으려는 사람은 먼저 독서의 방법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우물을 파는 사람은 먼저 석 자의 흙을 파서 축축한 기운을 만나게 되면 여기서 더 파서 여섯 자 깊이에 이르게 되고 그 탁한 물을 퍼내고 나서 더 파서 아홉 자 깊이까지 파내려 간다. 아홉 자의 깊이까지 판 후에야 맑고 맛이 있는 물을 만날 수 있게 된다. 이 물을 끌어 올려 천천히 음미해 보면, 그 자연의 맛이 그저 물이라 하는 것 이상의 그 무엇이 있음을 깨 닫게 된다. 이 정도 깊이의 물이라야 물 이상의 가치가 있고, 그것을 마시는 사람들은 오장육부와 피부가 좋아지게 되고, 음식을 맛있게 할 수 있고, 고기도 익히고, 옷도 빨고, 땅에 물을 주어 어디든지 쓰이지 못할 데가 없게 된다. 하지만 우물을 판다고 해놓고서는 겨우 석 자 깊이 정도만 파고 나서 얻게 된 젖은 흙을 가져다가 부엌 아궁이의 모서리에나 바르면서 우물을 판 보람으로 삼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오직 책만 읽는 바보 중에서)
- 만약 바쁘다는 이유만으로 달리는 연습을 중지한다면 틀림없이 평생 동안 달릴 수 없게 될 것이다. 계속 달려야 하는이유는 아주 조금밖에 없지만 달리는 것을 그만둘 이유는 대형트력 가득히 있다. 우리가 할일은 '아주 적은 이유'를 하나하나 소중하게 단련하는 것뿐이다. (달리기를 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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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고교수학에서 벡터와 행렬이 빠지게 되었다는 뉴스기사를 본 적이 있다. 이유는 고등학생들의 학업부담을 줄이고 사교육을 완화하고자함이라고 한다. 세상은 AI 및 빅데이터의 시대로 바뀌고 있는데, 고등학교에서 행렬과 벡터가 빠지고, 확률과 통계는 선택과목으로 전락해 버렸다. 특히 AI의 핵심인 딥러닝의 핵심은 선형대수학이다. 선형대수는 간단히 말해 벡터와 행렬이다. 

그리고, 몇 년전에 모 대학교 공과대학에서 교수를 하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공대에서 1학년 때 미적분학을 배우는데, 수업을 듣고 미적분학 연습문제를 풀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아서, 미적분학 문제풀이 과목이 개설되었다고 한다. 왜 그런지 이유를 물어보니, 수능 문제풀이 중심으로 배우다 보니, 기본원리 수업을 듣고나서 스스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예전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한 대학원에 와서도 스스로 논문을 찾아 읽고, 학위논문을 쓰기 위한 테마를 선정해서 연구나 실험을 계획하는 능력이 부족하여 대학원생들을 지도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하소연도 들은 적이 있다.

이런 현상은 학생들의 수업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 20년간 교육부에서 어려운 수학내용을 하나 둘씩 빼내버린 탓도 있겠지만, 학생들이 수학공부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현상에도 원인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은 타이완 사범대학 전기과 조교수로 재직중인 라이이웨이 교수가 지은 책이다. 저자는 실제 조작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생각을 자극하고 놀이를 통해 수적감각으 키우도록 하는 데 관심이 많으며, 모든 사람이 삶에서 수학을 보고 수학을 사랑하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 소개된 15가지 수학실험의 주제는 모두 일상에서 맞닥뜨릴 수 있을 만한 상황을 전제로 한다. 오히려 너무 일상적이라서 얼핏보면 이런 것과 수학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수학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생활의 모든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다. 종이와 연필로만으로 무언가를 해결한다는 것은 일견 멋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수학에 흥미가 없는 경우 따분하기만 하다. 수학을 단지 머리로만 이해하고 푸는 것이 아니라 실제 손과 머리를 써서 실험하다보면 수학적 원리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자연스레 수학에 대한 흥미를 가질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머리로만 이해한 것은 쉽게 잊어버리기 쉬운데, 손으로 직접 해 본 것은 더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다.

요즘 청소년들은 바쁘다. 어른보다 더 바쁘다. 바쁜 와중이지만 수학에 대해 재미있는 실험을 통해 관심을 갖게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혹시 아는가 이런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수학자, 세계적인 AI과학자가 나올지...

 


*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수학을 공부하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믿기지 않게 보이는 일들이 있다. (아르키메데스)
- 인간의 어떠한 탐구도 수학적으로 보일 수 없다면 참된 과학이라 부를 수 없다. (레오라르도 다 빈치)
- 수학이 어렵다고 해서 걱정하지 마세요. 장담컨대, 나는 여러분보다 훨씬 더 수학이 어려웠으니까요. (아인슈타인)
- 대자연의 책은 그 언어를 아는 사람들만이 읽을 수 있다. 이 언어는 수학이다. (갈릴레이)
- 가장 발전한 문명사회에서도 책은 최고의 기쁨을 준다. 독서의 기쁨을 아는 자는 재난에 맞설 방편을 얻은 것이다. (랄프 왈도 에머슨)
- 어려운 문제를 풀어보려 하라. 어쩌면 네가 그것을 풀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다른 것을 얻을 수 있다. (존 리틀우드, 수학자)
- 어릴 때, 나는 계산이 아주 느렸다. 그래서 그런지 선생님은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나를 한 단계 낮은 반으로 보내버렸다. 다행히 그 반에는 관찰력이 좋은 선생님이 한 분 계셨는데 그는 나에게 '얼마나 오랫동안 계산하든 다 괜찮아'라고 말해 주었다. (로저 펜로즈)
- 많은 사람이 공부가 매우 무미건조하다고 느끼지만 단조로운 사막을 걷다 보면 오아시스를 볼 수 있다. (토키에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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